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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최저임금委 파행 저임 근로자만 손해

    최저임금 협상이 결국 파국을 맞았다. 법정 시한을 넘겨가며 막판 줄다리기를 하던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5명과 사용자위원 9명이 서로 상대방의 최종안에 반발해 사퇴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 전체 위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명이 사퇴키로 함에 따라 표결 자체가 불가능하게 됐다. 공익위원들이 올해(시급 4320원)보다 260~300원 오른 4580~4620원의 구간을 최종 조정안으로 제시한 가운데 근로자위원들은 460원(10.6%) 오른 4780원을, 사용자위원들은 135원(3.1%) 오른 4455원을 제시했다고 한다. 1987년 최저임금위가 출범한 이후 만장일치 합의가 네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매년 파행을 거듭한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그해 임금협상의 가이드라인이 된다는 강박관념과도 무관치 않다. 이 때문에 ‘노동자의 생계비, 유사노동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결정토록 된 최저임금 결정기준은 늘 뒷전으로 밀린 채 힘 겨루기 형식으로 결정되곤 했다. 특히 올해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노동자 평균임금의 50%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기로 결의한 상황이어서 예전보다는 훨씬 힘든 협상과정이 예고됐던 터다. 법이 정한 최저임금 최종 결정시한인 8월 5일까지는 아직 한달이 남아 있다지만 노·사 어느 한쪽의 극적인 양보가 없는 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저임금은 노동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는 법적 안전판이다. 대상만 256만명에 이른다.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2006년 12.3% 올렸다가 아파트경비직에서 대량 해고사태가 빚어졌던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 아직도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196만명이나 된다. 지난해 위반 적발건수가 8025건임에도 처벌받은 경우는 단 3건뿐이다. 이러한 모순된 현실부터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
  • 최저임금委 파행 저임 근로자만 손해

     최저임금 협상이 결국 파국을 맞았다. 법정 시한을 넘겨가며 막판 줄다리기를 하던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5명과 사용자위원 9명이 서로 상대방의 최종안에 반발해 사퇴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 전체 위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명이 사퇴키로 함에 따라 표결 자체가 불가능하게 됐다. 공익위원들이 올해(시급 4320원)보다 260~300원 오른 4580~4620원의 구간을 최종 조정안으로 제시한 가운데 근로자위원들은 460원(10.6%) 오른 4780원을, 사용자위원들은 135원(3.1%) 오른 4455원을 제시했다고 한다.  1987년 최저임금위가 출범한 이후 만장일치 합의가 네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매년 파행을 거듭한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그해 임금협상의 가이드라인이 된다는 강박관념과도 무관치 않다. 이 때문에 ‘노동자의 생계비, 유사노동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결정토록 된 최저임금 결정기준은 늘 뒷전으로 밀린 채 힘 겨루기 형식으로 결정되곤 했다. 특히 올해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노동자 평균임금의 50%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기로 결의한 상황이어서 예전보다는 훨씬 힘든 협상과정이 예고됐던 터다. 법이 정한 최저임금 최종 결정시한인 8월 5일까지는 아직 한달이 남아 있다지만 노·사 어느 한쪽의 극적인 양보가 없는 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저임금은 노동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는 법적 안전판이다. 대상만 256만명에 이른다.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2006년 12.3% 올렸다가 아파트경비직에서 대량 해고사태가 빚어졌던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 아직도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196만명이나 된다. 지난해 위반 적발건수가 8025건임에도 처벌받은 경우는 단 3건뿐이다. 이러한 모순된 현실부터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
  • “창업지원은 회사·직원 동반성장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했으면…”

    “창업지원은 회사·직원 동반성장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했으면…”

    “KT의 인재 경영은 직원들의 인생을 설계하고 조직 내 인간적 가치를 높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게 핵심입니다. 이 점에서 창업지원 제도 등 KT의 생애설계 프로그램은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입니다.” 김상효 KT 인재경영실장은 지난 29일 “21세기 한국 사회의 특징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노후 불안정이 커지고 있다.”면서 “창업지원 휴직제도는 창업을 준비하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한 KT만의 경영 서비스”라고 말했다. 창업 휴직제는 회사와 직원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일종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라는 게 그가 내린 정의다. 그는 “경영진으로서는 직원들이 현재 직무에 몰입하기를 원하지만 세컨드 라이프 설계를 도와야 한다는 점도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생애설계 프로그램에 대한 직원 만족도가 높고 노후에 대한 불안이 해소돼 결과적으로 업무 생산성은 오히려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KT의 창업 휴직제는 2005년부터 재직자에 대한 교육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생애설계 프로그램을 퇴직 예정자들로 확대한 것이다. 재직 중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경영진이 제안한 후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이석채 회장이 내세우는 기회와 보상을 통해 성장하는 일터 제공이라는 ‘그레이트 워크 플레이스’(Great Work Place)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김 실장은 “창업하면 1년 이내 80%가 실패한다는 말이 많은데 퇴직하는 순간 미래를 준비하는 건 너무 늦다.”며 “회사를 다니면서 철저히 준비된 창업을 하고 능력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빌 클린턴 대통령 때 연방정부가 각 기업들에 직원들의 재취업과 창업 지원 제도를 적극 도입하면 구조조정과 공장 이전 문제를 정부가 지원한다는 약속을 했고, 이후 미국 기업들은 직원들의 세컨드 라이프 설계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KT의 생애설계 프로그램이 국내 기업에도 확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델파이코리아와 오티스 등에서 지난 30여년간 인사관리를 담당했다. 지난해 KT 인재경영실장으로 온 그는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발전하고, 직원과 회사가 동반자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타임오프’ 신경전에 자동차 노사 ‘몸살’

    ‘타임오프’ 신경전에 자동차 노사 ‘몸살’

    현대자동차·한국지엠 등 자동차업계가 타임오프(근무시간 면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30일까지 임금인상과 타임오프 실행 등의 갈등으로 파업 찬반 투표가 진행 중이다. 또 얼마 전 현대차 노조원 자살에 따른 파문이 일단락됐지만 아직도 노조의 타임오프 적용 유급자 명단 제출 거부 등으로 노사 간에 갈등을 빚고 있다. 타임오프란 회사가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노사교섭, 산업 안전 등 노무 관리적 성격의 업무를 하는 전임자에 한해 근로시간을 면제해주고 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타임오프 인원은 법으로 정한다. 즉, 타임오프는 과도한 노조 전임자 수를 줄이는 법안으로 1997년 만들어졌다. 13년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 1일부터 시행 중이다. 박지순 고려대 교수는 “과도한 노조 전임자로 인한 생산성 저하와 부작용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비용’으로 전가됐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단일 사업장인 현대차 노사는 타임오프 도입에 관해 아직 합의하지 못하고 소모적인 신경전만 1년째 이어가고 있다. 사측은 법에 따라 지난 4월 1일부터 타임오프 적용을 받는 유급 전임자 24명의 명단을 제출하도록 노조에 요구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노조 탄압’이라며 줄곧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현대차 임·단협에서 타임오프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며 사상 최대실적을 올리는 현대차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사측은 노조가 주장하는 노조의 전임자 수 유지와 근로시간 면제 대상 확대 요구는 노조 간부들의 기득권 보호를 위한 억지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조합간부들이 업무 시간에 버젓이 도박과 스크린 골프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인원이 부족해 노동 운동에 제약이 생긴다는 것은 정당성이 없을뿐더러 왜곡된 주장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얼마 전 현대차 전·현직 노조 간부 13명은 업무시간에 사내 PC를 이용해 사설 경마와 도박을 하다가 적발됐다. 한국지엠 노사도 타임오프를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타임오프 적용 대상 노조 전임자 14명의 명단을 요구했으나 노조 측은 거부하고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 허용과 함께 타임오프제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드는 수레의 바퀴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동차업계 노조는 임단협에서 무리한 요구로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최근 쉐보레 브랜드 도입 이후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임금인상을 위해 30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사측의 적극적인 협상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다. 현대차 노조도 임단협에 임금인상뿐 아니라 25년 이상 장기근속자 자녀 취업 가점 부여와 재직 중 사망 시 직계가족 또는 배우자 1인 우선채용 등을 요구해 비판을 받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하나금융 300억 출연 케어센터 운영 어르신 취업·교육 기회 더 많아져야”

    “하나금융 300억 출연 케어센터 운영 어르신 취업·교육 기회 더 많아져야”

    정해붕 하나은행 부행장은 26일 “나눔 은행, 문화 은행, 푸른 은행이라는 3가지 지향점을 향해 하나은행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각각의 지향점은 환경을 저축하는 푸른 은행,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 은행, 문화와 경제가 함께하는 문화 은행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독거노인에게 전화를 거는 사랑잇기 캠페인은 나눔 은행을 실천하기 위한 활동이다. 사랑잇기 캠페인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고 서울신문이 후원하는 활동이지만, 참여와 실천을 강조해 온 하나은행의 사회 공헌 활동 방침과도 맞아떨어졌다. 하나은행은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하나사랑 봉사단’을 운영하고, 사회복지법인인 ‘하나금융 공익재단’과 금융 소외 계층의 자활을 돕는 ‘하나미소희망재단’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공익재단이 설립 될 때 하나은행·하나대투증권·하나캐피탈 등 계열사가 300억원을 공동 출연했다. 노인요양시설인 하나케어센터와 영·유아 보육시설인 하나푸르니어린이집을 건립·운영한다. 정 부행장은 “고령화 사회는 단기적으로 생산 인구 감소와 사회 비용 증대에 따른 여러 문제점을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봤을 때 고령 인구의 취업 훈련 기회와 취업 기회 확대 등을 통해 경제활동 인력 확보 등 긍정적 참여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건강한 고령사회를 위한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기업, 민간이 협력해 생산성을 끌어내기 위한 다각도의 시도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이 사회 공헌 활동에 참여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사회 공헌 활동의 출발점은 기업시민주의에 있다. 기업은 주요 경제주체 가운데 하나이지만, 시민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진다. 이 의무 수행 중심에 사회 공헌 활동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하나은행의 생각이다. 하나은행이 진행하는 사회 공헌 활동은 사회의 실질적 필요와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대내적으로는 임직원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것이다. 대외적으로 기업 이미지를 높여 궁극적으로 경영성과가 향상되는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면 더 좋을 것이다. →독거노인 사랑잇기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독거노인 100만명 시대가 찾아오면서, 이들의 우울증 경험률이 41%나 되는 등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노인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사회 공헌 활동을 하던 중 보건복지부로부터 사랑잇기 사업에 참여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전화로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취지를 높이 샀다. 독거노인의 고독사 문제를 비롯해 고령화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사랑잇기 사업으로 인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독거노인 사랑잇기처럼 기존 업무를 사회 공헌과 연결 지은 활동이 있는가. -하나은행은 유언 대용과 수익자 연속이 가능한 ‘하나 리빙 트러스트’를 금융권 최초로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생전 및 사후에 신탁재산의 수익권을 취득할 수 있는 수익자를 지정해 신탁계약에 의해 상속플랜을 달성할 수 있게 한 금융권 최초 신탁상품이다. 유언장 없이도 금전, 증권,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의 전체 관리가 가능하고, 고객이 생전에 지정한 방식으로 사후에도 상속인 등을 위해 종합적인 자산 관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선진국처럼 세금 혜택을 준다면, 건전한 상속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SC제일銀 노조 “오늘부터 무기한 총파업”

    SC제일은행 노조가 성과급제 도입에 반발해 2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 사그라졌던 스탠더드차타드(SC) 그룹의 한국시장 철수 소문도 다시 퍼지기 시작했다. SC제일은행 사측 관계자는 26일 “성과주의 제도를 도입해도 구조조정은 없다.”면서 ▲자녀수에 관계없이 자녀 학자금을 연간 한도 제한없이 전액 지급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때 최하 등급 비율을 2%로 제한 등을 내용으로 한 합의문안을 노조에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회사 측 제안은 오히려 예전보다 후퇴한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사측은 계약직과 비노조원 등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 중심으로 영업점을 꾸릴 계획이다. 지난 5월 30일 노조의 ‘하루 파업’에는 3400여명의 노조원 가운데 22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하며 국내 소매금융 시장에 진출한 SC그룹도 6년 동안 국내에 5조원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1000억원의 배당을 챙겨간 게 회수의 전부다. 이처럼 자금 회수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올해 초 영업점 27개 폐쇄, 연수원·합숙소에 이어 전산센터 등 부동산 매각 추진이 맞물리며 한국 철수설이 나왔다. 최근에는 우리금융 인수가 어려워진 산은금융이 SC제일은행 소매금융 분야를 노린다는 소식까지 맞물려 지난 4월 피터 샌즈 SC그룹 회장이 방한해 철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 철수설이 퍼지고 있다. 지난해 직원 1인당 생산성은 4923만원으로 1억 2202만원인 신한은행이나 7512만원인 우리은행에 크게 못 미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박범신 “난 강력한 표창을 든 청년 작가”

    박범신 “난 강력한 표창을 든 청년 작가”

    “작가가 늙고 안 늙고는 서사 구조가 아니라 문장의 날에 있습니다. 나는 여전히 예민한 감수성을 지녔고 원한 것이 아니기에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39번째 장편소설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문예중앙 펴냄)를 내놓은 작가 박범신(65)은 ‘영원한 청년 작가’임을 강조했다. 다음 달 말에 막내아들이 결혼하고, 대학 교수직도 정년을 맞아 인생의 역할 3분의2가 끝난다고 말하는 작가의 모습이 허허로웠다. 미국 시인의 시구에서 제목을 따온 ‘나의 손은’에는 자본주의의 폭력성에 대해 강력히 발언하고 싶다는 작가의 주제 의식이 담겼다. 소설이 발화된 계기는 한 재벌 회장이 사람을 패고 돈을 준 사건이었다. 작가는 “실내 야구장처럼 돈만 내면 사람을 팰 수 있는 세상 구조가 굉장히 나를 괴롭혔다.”고 말했다. 소설의 주인공 ‘나’는 방화범으로 몰려 4년간 갇혔던 교도소에서 출옥하고 노숙자로 10여년을 떠돌다 고향으로 돌아온다. 개를 잡는 일을 했던 아버지와 살았던 무허가 판자촌 자리에는 원룸빌딩 ‘샹그리라’가 들어서 있다. 우연히 집주인 이사장에게 관리인으로 고용된 ‘나’는 잔혹한 자본주의의 표본과 같은 이사장의 잔인성을 볼 때마다 손바닥에 생겨난 말굽이 단단해진다. ‘나’는 폭력의 화신인 말굽이 날뛸 때마다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희대의 연쇄살인마 또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보고서로 읽힐 수도 있는 ‘나의 손은’은 여러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시골 마을에서 악의 화신이 각종 이권을 누리며 군림한다는 설정은 만화 ‘이끼’와 비슷하고, 사이비종교에 대한 묘사에서는 소설 ‘1Q84’가 생각난다. 주인공 ‘나’의 개장수 아버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수취인불명’의 등장인물 같기도 하다. 작가는 어디선가 본 듯한 대중적인 이야기라는 의견에 “문장이 함유한 다양한 중층 이미지가 있기에 똑같은 이야기를 써도 똑같은 평가가 나오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 역시 ‘촐라체’처럼 인터넷에 연재됐다. 작가는 컴퓨터로 6개월간 소설을 쓰는 동안 실제로 손바닥에 말굽과 같은 굳은살이 생기는 느낌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60대 작가인 황석영, 최인호에 이어 박범신의 신작까지 가세하면서 한국 문학계는 최근 남성 독자의 유입으로 활기를 얻고 있다. 특히 박범신의 ‘나의 손은’은 25년간 문학 청년을 지도한 작가의 흡입력 있는 문장과 섬뜩한 하드 고어 영화 같은 분위기 등으로 ‘읽을 만한 소설이 없다’는 갈증에 시달렸던 남성 독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만하다. 게다가 악의 화신 이사장에게 바쳐진 아기보살이 ‘소녀시대’ 춤을 추는 장면의 묘사는 노래 가사처럼 반짝반짝 눈이 부시다. 작가는 그 비결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제자들과 노래방에 가는데 모두 연예인처럼 춤을 춘다. 춤 동작에 대한 묘사를 해오라고 했더니 문학도답게 잘 해오더라.”고 털어놓았다. 1973년 등단해서 39년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온 그는 최근 1년 반 동안 ‘은교’ ‘비즈니스’ 등 세 권의 장편소설을 내는 무서운 생산성을 과시했다. 하지만 “양으로는 도스토옙스키만큼 못 썼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술을 먹어도 심심하고, 일을 해도 심심하다. 글을 쓸 때만 완벽한 구원의 느낌을 받는다.”는 박범신은 뭘 쓸지 모르겠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름이 지나면 고향인 충남 강경에 거처를 마련해 내려갈 계획이라는 작가는 “강력한 표창을 든 청년 작가로 진군해볼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앞으로 10년간 열심히 써보려고 한다는 박범신이 있기에 한국 문학은 더 흥미진진할 것 같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새달 착수

    올해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올해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의 기본설계자로 ‘한국생산성본부’를, 주간사업자로 ‘한국능률협회컨설팅’과 ‘기술과 가치’를 선정하고 7월부터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본설계자는 오는 9월까지 조사대상 사업, 사업별 가중치, 조사표 설계 등을 담당한다. 주간사업자는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오는 9~12월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결과 분석을 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공공기관 서비스에 대해 간접고객인 일반 국민까지 평가에 참여하는 국민체감도 항목이 추가됐다. 조사결과는 12월에 발표해 경영정보시스템인 ‘알리오’에 공시할 계획이며, 내년 3~6월에 이뤄지는 201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정한 조사가 이뤄지고 일반 국민도 공감하는 조사가 되도록 실사 과정을 엄격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부고]

    ●최동규(한국생산성본부 회장)윤규(중소기업중앙회 강원지역본부장)씨 부친상 2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4일 오전 9시 (02)3010-2265 ●송재웅(보험월드 대표이사)씨 별세 대호(미디어프론트 팀장)준호(인도네시아 거주·코린도 과장)씨 부친상 22일 서울대병원, 발인 24일 오전 9시 (02)2072-2027 ●조성일(진유원 관리이사)씨 모친상 성두현(단국대 출판부)씨 장모상 2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4일 오전 8시 (02)3010-2292 ●조해연(한국야구위원회 원로자문위원)씨 부인상 21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3일 오전 8시 30분 (031)787-1511 ●김경희(노암초 교사)영애(사업)정환(롯데카드 업무팀장)남형(대한항공 과장)씨 모친상 장영진(교사)엄중기(GM코리아 차장)씨 장모상 2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3일 오전 10시 30분 (02)3010-2291 ●김종근(전남대 의과대학 부학장)경근(대신증권 운암동지점 영업부장)보근(인천 모아치과 원장)씨 모친상 고용(전남대 기초교육원 교수)박영섭(박영섭치과 원장)씨 장모상 22일 전남대병원, 발인 24일 오전 9시 (062)220-6981 ●노인택(영화인협회 이사·광고제작사협회 부회장)씨 별세 승국(상상공작소·낙스앤남아미술센타 대표)거경(상상액터스아카데미 〃)씨 부친상 2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4일 오전 8시 40분 (02)3010-2231
  • 기업들 ‘여름나기’ 해법도 갖가지

    기업들 ‘여름나기’ 해법도 갖가지

    예년보다 빨라진 불볕더위. 축축 늘어지는 몸과 마음처럼 산업 현장에서의 생산성 역시 하락하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갖가지 ‘여름나기’ 해법을 내놓고 있다. 아이스크림 제공, 노타이 근무 등은 물론 점심시간 연장, 낮잠제도 운영 등이 시행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다음 달 1일부터 8월 말까지 매일 오후 3시에 현장 근로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제공할 계획이다. 공장 식당마다 제빙기도 설치, 얼음도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했다. 기아자동차는 특별 간식으로 수박화채나 얼음 미숫가루 등을 제공한다. 현대모비스는 휴가 직전 250여 협력업체에 1억원어치의 수박을 배달할 계획이다. 철강업계는 평소 직원들이 뜨거운 용광로와 함께 일하는 만큼 직원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는 7~8월 의사와 간호사 등의 진료팀을 현장에 보내는 순회진료 활동을 벌인다. 현대제철은 혹서기에 공장을 보수하고, 근로자들에게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등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현장 업무가 위주인 건설업계도 여름 대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대다수 회사들은 7~8월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인 오후 1~3시에는 외부 작업을 하지 않거나 아예 작업을 중단하도록 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근로자들이 짧은 낮잠으로 불볕 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시에스타’ 제도를 시행 중이다. SK건설은 집중호우로 인한 감전 사고에 대비해 전기를 쓰는 모든 기계에 누전차단기를 설치하고, 질식을 막기 위해 탱크 등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하기 전 산소농도 측정을 의무화했다. 점심 시간도 늘어난다. 현대중공업은 7월 20일부터 8월 24일까지 점심 시간을 30분 연장하고, 한방갈비탕 등 보양식을 매일 제공한다. 대우조선해양은 기온이 섭씨 28도 이상 올라가면 점심 시간을 30분, 32도 이상으로 치솟으면 1시간 연장한다. 삼성중공업은 매일 오전 11시 50분 온도가 28.5도를 넘으면 30분, 32.5도를 넘기면 1시간씩 늘리고 있다. 유통업계는 여름철 고객의 불쾌지수를 낮추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소공동 본점, 잠실점 등 2008년 이전에 지은 점포의 주 조명등을 150W 전구에서 열 발생률이 낮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단계적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점포별 출입구에 에어 커튼을 설치하고, 실내주차장에는 이동형 냉방기를 마련했다. 롯데마트도 7월까지 전국 64개 매장에서 쓰는 150W 전구를 모두 LED 제품으로 교체하고 전국 41개점 건물 유리창에 열 차단 필름을 붙일 계획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삼성전자, 세계 TV시장 전부문 석권

    삼성전자, 세계 TV시장 전부문 석권

    그동안 액정표시장치(LCD) TV에 밀려 사양길로 접어들었던 플라스마 디스플레이패널(PDP) TV가 입체영상(3D) TV의 등장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자연스러운 색감과 빠른 응답속도로 눈에 편안한 화면을 제공하는 데다, 최대 단점이던 발열 및 전력소모도 크게 개선해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17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세계에서 PDP TV 107만대를 판매하며 29.2%의 점유율(판매량 기준)로 그간 ‘부동의 1위’였던 파나소닉(28.3%)을 앞질렀다. 삼성전자가 PDP TV 사업을 시작해서 파나소닉을 앞지른 것은 처음이다. 금액기준 점유율에서는 파나소닉이 1위지만 삼성전자와 불과 0.8% 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3D화면 장점 작년 시장 29% 신장 삼성전자의 PDP TV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에 PDP 모듈을 납품하는 삼성SDI도 처음으로 파나소닉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65만대를 판매해 1분기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파나소닉(119만대)을 밀어냈다. 삼성이 PDP TV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는 파나소닉을 제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렇듯 국내 업체들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세계 PDP TV는 총 1910만대가 팔리며 전년보다 29%나 급상승했다. 2008년 1510만대에서 2009년 1480만대로 하락하며 ‘사망선고’를 받을 처지까지 내몰렸지만 보란 듯이 기사회생했다.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PDP TV의 순항이 이어져 국내 업체들의 질주가 계속될 전망이다. PDP TV의 부활은 3D TV의 대중화에 따른 ‘반사이익’ 덕분이다. 영화나 스포츠 등을 초대형 디스플레이의 3D 화면으로 즐기려는 북미 및 유럽 지역 소비자들에게 LCD TV보다 저렴하면서도 응답속도가 빠른 PDP TV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디스플레이서치는 PDP TV에서 3D TV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5.1%에서 2014년에는 89.3%까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만큼 3D 기능을 최우선시하는 소비자에게는 PDP TV가 가장 좋은 대안 가운데 하나라는 의미다. ●삼성·LG 추가 시설투자 안할 듯 PDP TV 고유의 부드러운 화면도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PDP TV는 초당 600장의 화면을 구현해 잔상이 없지만, LCD TV의 경우 초당 240장의 화면을 소화해 스포츠 등 움직임이 빠른 영상을 구현할 때 잔상이 생겨나기도 한다. 다만 삼성이나 LG 모두 더 이상 PDP 사업에 추가적인 시설투자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판매량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LCD TV의 10% 수준에 불과한 데다, 앞으로 2~3년 안에 개발될 것으로 보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TV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판단때문이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PDP TV가 최근 인기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TV 시장이 LCD TV에서 OLED TV로 진화해 가는) 메가 트렌드를 거스를 순 없다.”면서 “기존 PDP 라인의 생산성을 극대화해 늘어나는 TV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공공기관 경영평가] 대한주택 보증·가스안전공사·에너지관리공단 ‘등급 역전’

    [공공기관 경영평가] 대한주택 보증·가스안전공사·에너지관리공단 ‘등급 역전’

    기획재정부가 올해 실시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등급 역전’에 성공한 기관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크게 향상된 기관 실적을 앞세워 평균 이하의 등급을 끌어올린 사례들이다. 우선 대한주택보증은 지난해 기관 평가에서 S∼E등급 중 D등급을 받았으나 이번 평가에선 B등급으로 두 계단 올라섰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보증사고가 늘면서 회사 사정이 안 좋아졌고, 지난해 평가에선 1인당 생산성 등 정량적인 평가항목에서도 나쁜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기관장 평가 등급(보통)은 그대로지만 기관 평가에선 환매조건부로 사들인 지방 미분양 주택의 채권 회수율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최근 만기가 도래해 건설업체가 되사가지 않은 물량이 거의 없을 정도다. 회사 관계자는 “2009년 분양 시장 침체로 보증료 수익은 감소한 반면 보증손실 충당부채가 9000억원 늘면서 7000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지난해에는 5506억원 흑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고·정산 보증금액이 줄고 그만큼 충당금을 쌓을 수 있었다. 사고 발생률이 줄고 기존 사고사업장 처리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지난해 채권 회수금액은 사상 최대인 5000여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도 마찬가지다. 2009년 경기가 나빠지면서 가스안전검사 수수료와 진단 용역료 같은 주 수입원이 크게 줄면서 지난해 평가에서 악영향을 받았다. 이 같은 대외환경 변화가 반영되지 않아 기관 평가에선 D등급을 받았으나 올해에는 등급이 B로 격상됐다. 회사 관계자는 “가스사고 50% 감축 노력과 안전기술 해외수출, 직급 파괴 인사 등이 점수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외부 경영 여건이 호전되면서 검사사업 분야의 계량점수가 상승한 점도 등급 상승의 이유로 꼽힌다. 인건비, 사업비, 경영관리 등 재무지표들이 전반적으로 나아졌다는 것이다. 역시 D등급에서 B등급으로 올라선 에너지관리공단도 환경변화가 경영지표에 영향을 끼친 경우다. 공단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개발, 에너지·자원개발관리 등 핵심적인 연구·개발(R&D) 업무가 지난해 에너지기술평가원으로 넘어가면서 경영지표가 상승할 수 있었다.”면서 “비용은 투입되지만 성과를 낼수 없는 영역들에 대한 계량지표가 이제까지는 좋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직이 개편되면서 자리 잡은 새로운 전략과 체계적인 시스템이 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원동력이라는 평가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은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따라 지난해 8월 한국청소년수련원과 한국청소년진흥센터가 통합해 출범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올해 경영평가 점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향상된 것에 대해 진흥원 내부에서는 “기관이 통합해 새 출발하면서 사업별 목표를 전년 대비 120% 이상 설정해 부서별 책임관리 체제로 성과를 관리한 덕분”이라고 자체 분석했다. 지난해는 이질적인 두 기관이 합쳐지는 어수선한 상황이었던 만큼 일찌감치 ‘목표 관리’를 더욱 철저히 했다는 게 진흥원 측의 설명이다. 진흥원은 기관 통합에 따른 경영성과 저하를 막고 사업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기 경영계획을 세웠다. 기관장 주도 아래 월별 및 분기별 성과를 점검하고 업무 효율성을 파악하기 위해 사업·부서별 평가회의,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 등 다양한 전략들을 구사했다. 황수정·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태블릿PC 이번엔 8.9인치 승부수

    태블릿PC 이번엔 8.9인치 승부수

    국내 태블릿PC 업체들이 7인치, 10.1인치 모델에 이어 8.9인치 모델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될 8.9인치 태블릿PC가 애플의 ‘아이패드2’를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9월쯤 갤럭시탭 8.9인치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1기가헤르츠(㎓)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초고속패킷접속플러스(HSPA+) 21Mbps망을 지원하고 전·후방 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최근 내놓은 ‘갤럭시탭 10.1’과 사양에서 크게 다르지 않지만 휴대성이 강화됐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세계 최초로 미국 뉴욕에 첫선을 보인 갤럭시탭 10.1(와이파이 버전)을 구하기 위해 ‘베스트바이’ 매장에 200여명이 줄을 서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에 한껏 고무된 삼성전자는 여세를 몰아 8.9인치 제품도 하반기 시장 안착을 자신하고 있다. 갤럭시탭8.9에는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클라우드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초부터 개발에 착수해 제품을 완성한 상태”라면서 “현재 갤럭시S2와 갤럭시탭10.1에 대한 인기가 높아 갤럭시탭8.9 출시 시점은 시간을 두고 지켜보며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전시회’(CES2011)에 세계 최초로 8.9인치 태블릿PC인 ‘옵티머스 패드’를 내놓은 LG전자도 하반기에 부가 기능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수정하는 등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1㎓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500만 화소 카메라, 입체영상(3D) 비디오 촬영 지원 듀얼 카메라 등을 제공한다. 국내 출시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자신들이 8.9인치 태블릿PC의 ‘원조’인 만큼 앞으로도 8.9인치 제품을 메인 모델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8.9인치는 휴대성과 생산성을 고려할 때 최적화된 크기”라면서 “당분간 제품 크기에는 변화를 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7인치 태블릿PC ‘아이덴티티’ 시리즈로 유명한 중소업체 엔스퍼트도 현재 8.9인치 모델 시제품을 생산해 테스트하고 있다. 하반기에 새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쌓아온 인지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B2C(소비자 시장) 영역을 공략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태블릿 업계는 8.9인치 디스플레이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7인치(갤럭시탭)와 10인치 안팎(아이패드·갤럭시탭10.1)의 중간 크기여서 애매할 수도 있지만, 가지고 다니기에도 편리하고 가독성이 좋아 생산성도 높일 수 있는 사양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구글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3.0(허니콤)을 탑재하려는 태블릿 제조사들에 8.9인치 디스플레이 제품 생산을 요청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태블릿 업계에서 8.9인치에 대한 개발 요구가 큰 편”이라면서 “향후 태블릿PC 디스플레이 싸움은 10인치대 제품과 8.9인치 제품 간 대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제활동의 중추 25~49세 첫 감소

    경제활동의 중추 25~49세 첫 감소

    경제활동의 중심인 핵심생산 가능인구(핵심 생산층)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핵심생산층의 감소는 노동 투입량이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낮춰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고령화에 따른 정부 복지지출 증가로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 저출산의 여파로 인한 노동력의 고령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생산성과 출산율 제고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4일 통계청의 2010년 인구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현재 내국인 기준 핵심생산층은 1953만 8000명으로 5년 전 조사 때인 2005년(1990만 5000명)에 비해 36만 7000명 줄었다. 핵심생산층은 생산가능인구(15~64세) 중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인 25~49세를 뜻한다. 이 연령층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활력이 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핵심생산층이 줄어든 것은 1949년 인구총조사를 실시한 이래 처음이다. 핵심생산층은 1949년 562만 5000명에서 1960년 710만 7000명으로 늘어났다. 1975년 1012만명으로 1000만명 선을 넘어선 뒤 2005년 조사 때 1990만 5000명으로 2000만명에 육박했다.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49년 27.9%에서 1980년 31.4%로 30% 선을 넘어섰다. 2005년 42.3%로 정점에 달했으나 지난해 40.7%로 낮아졌다. 성별로는 남자 핵심생산층이 2005년 1002만 8000명으로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었지만 5년 만인 작년에는 984만 6000명으로 다시 100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여자 핵심생산층도 2005년 987만 7000명으로 정점을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969만 3000명으로 감소세로 반전됐다. 반면 총인구는 2005년 4704만명에서 지난해 4799만명으로 늘어났다. 인구가 늘어났는데도 핵심생산층이 줄어든 것은 저출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기간에 낳는 평균 출생아 수)은 통계청이 첫 수치를 갖고 있는 1970년 4.53명에서 지난해 1.22명으로 떨어진 상태다. 통계청 관계자는 “1955~1963년 전후 베이비붐 세대들이 핵심생산층에서 빠져나가는 데 비해 새로 핵심생산층에 들어오는 인구가 이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핵심생산층이 줄어드는 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조세연구원은 현재의 출산율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취업자 수 감소로 2009년 4% 중반에서 2020년 3%, 2030년 2%로 , 2050년 0.5%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핵심생산층 감소를 해결하려면 생산성 제고, 출산율 높이기, 외국인 노동력 활용 등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며 “교육수준이나 삶의 질, 고령층 노동수요 등 달라진 부분도 있는 만큼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전면 주5일제 수업 부작용 최소화가 요체다

    초·중·고교에서 격주로 운영하는 주5일제 수업이 내년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된다. 매주 토요일엔 수업이 없게 된다. 2004년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된 이후 8년 만이다. 우선 시·도 교육청별로 10% 안팎의 초·중학교에 대해 오는 2학기부터 시범 운영할 수 있는 길도 터놓았다. 전면 시행은 정치권과 시민 및 교원단체, 학부모들 사이에 찬반이 첨예하게 갈린 탓에 쉽사리 결정할 수 없었던 민감한 사안이다. 가정을 떠나 사회 및 문화 환경에까지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따라서 격주 5일제 수업에서도 상당한 부작용이 나타난 만큼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다 철저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점을 새삼 강조한다. 주5일제 수업은 분명히 대세다. 삶의 질 향상이라는 주5일제 근무와 맞물려 도입된 제도다. 주5일제 수업을 찬성하는 측처럼 자유롭고 창의적인 체험활동, 가족 간의 유대 강화 등이 가능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교직원들의 근로시간 단축과 능률 및 생산성 향상, 나아가 시간적 여유에 따른 레저·관광산업 육성도 꾀할 수 있다. 정부도 돌봄교실, 방과후학교 확대 등의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은 팍팍한 서민들의 형편과 치열한 경쟁만이 상존하는 교육 현실이다. 전면 시행이 현행 ‘놀토’(노는 토요일)처럼 학원 가는 날을 더 늘어나게 할 개연성이 크다.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사교육비 부담을 더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는 교육 현실의 개선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학생들의 고통만 가중시키고 경쟁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제도의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토요일에도 일해야 하는 맞벌이 가정 자녀에 대한 배려, 학습 부진 학생의 지도, 청소년을 위한 문화시설의 확충 등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남은 기간 문제점을 하나하나 점검하며 빈틈없이 준비해도 예상 밖의 허점이 드러날 수 있다. 전면 주5일제 수업의 조기 안착은 교육 및 관계 당국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등의 정교한 협력체제 구축과 학부모들의 협조 여부에 달렸다고 본다.
  • [기고] 세금·공과금 납부체계 선진화를/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기고] 세금·공과금 납부체계 선진화를/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정보기술(IT) 강국 코리아를 주제로 한 TV 광고를 보면서 최근에 세금, 공과금을 낸 경험과 비교할 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세금·공과금 납부는 은행 방문이나 인터넷 납부만 가능하고, 납부 시간은 은행영업시간인 오후 4시 30분, 인터넷 납부는 평일·토요일 밤 11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세금·공과금 납부 방식, 시간 등의 제한으로 국민은 불편하다. 또한, 인터넷 납부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을 배려한 납부 방식은 없다. 특히 기업은 국가, 자치단체, 정부기관 등에 내는 세금 및 공과금의 종류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국세(소득세·법인세 등), 지방세(재산세·자동차세·지방소득세 등), 세외수입(환경개선부담금·교통유발부담금) 등이 있으며, 공과금의 종류도 다양하다. 납부 시기가 서로 달라서 제때 내지 못해 추가금을 부담하는 때도 종종 있다. 전국에 여러 사업장을 가진 기업은 세금, 공과금 납부 시기가 되면 회계부서 인력을 총 투입해 전국 사업장의 각종 납부고지서 도달 여부와 납부 금액을 확인하여 내는데, 불편함과 비용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기업체는 연간 세금 및 공과금을 최소한 13차례 정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의 노력으로 국세·지방세의 인터넷 신고 납부가 가능하여 다소 편리해졌으나 아직도 인터넷 신고 납부가 되지 않는 공과금도 많고, 납부 인터넷 사이트가 별도로 되어 있어 각각 접속하여 내야 하므로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또한, 부동산이나 자동차를 사들이려면 지방세는 자치단체, 부동산은 등기소, 자동차세는 등록관서에서 납부서를 받아 은행에 내거나 개별 납부 사이트에 접속하여 이용하여야 하므로 비용과 시간이 오래 걸린다.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비효율적인 납부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기업 회계업무 담당자의 납부 불편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납부 불편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번거로운 납부 체계 개선은 필요하다. 특히, 미국·영국 등 선진국은 과세 기관이 지출하는 행정 비용보다 납부자가 지출하는 유·무형의 납세순응비용(Compliance Cost·납부의 의무를 충족하고자 납부자가 지출하는 자원의 가치)을 주목하고 있다. 세금이나 각종 공과금을 한 곳에서 편리하게 통합 납부할 수 있게 된다면 방문 및 대기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기업은 생산성이 향상되고 국민은 생활비 절감이 가능해질 것이다. 각종 세금, 공과금을 수납하는 은행에서도 종이 고지서 및 세금·공과금을 한 번에 통합처리할 수 있어 비용이 절감되고 국제적인 금융기관 간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따라서 선진국으로 가려면 비효율적인 각종 세금, 공과금의 납부 시스템을 개선하여 기업의 경쟁력 향상 및 국민의 편익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통합 납부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 전면 주5일제 수업 부작용 최소화가 요체다

    초·중·고교에서 격주로 운영하는 주5일제 수업이 내년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된다. 매주 토요일엔 수업이 없게 된다. 2004년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된 이후 8년만이다. 우선 시·도 교육청별로 10% 안팎의 초·중학교에 대해 오는 2학기부터 시범 운영할 수 있는 길도 터놓았다. 전면 시행은 정치권과 시민 및 교원단체, 학부모들 사이에 찬반이 첨예하게 갈린 탓에 쉽사리 결정할 수 없었던 민감한 사안이다. 가정을 떠나 사회 및 문화 환경에까지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격주로 시행한 주5일제 수업에서도 상당한 부작용이 나타난만큼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다 철저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점을 새삼 강조한다.  주5일제 수업은 분명히 대세다. 삶의 질 향상이라는 주5일제 근무와 맞물려 도입된 제도다. 주5일제 수업을 찬성하는 측처럼 자유롭고 창의적인 체험활동, 가족간의 유대강화 등이 가능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교직원들의 근로시간 단축과 능률 및 생산성 향상, 나아가 시간적 여유에 따른 레저·관광산업 육성도 꾀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도 돌봄교실, 방과후학교 확대 등의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은 팍팍한 서민들의 형편과 치열한 경쟁만이 상존하는 교육 현실이다. 전면 시행이 현행 ‘놀토(노는 토요일)’처럼 학원가는 날을 더 늘어나게 할 개연성이 크다.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사교육비 부담을 더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는 교육 현실의 개선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학생들의 고통만 가중시키고 경쟁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제도의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토요일에도 일해야 하는 맞벌이 가정의 자녀에 대한 배려, 학습부진 학생의 지도 등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남은 기간 문제점을 하나하나 점검하며 빈틈없이 준비해도 예상밖의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는 사안이다. 전면 주5일제 수업의 조기 안착은 교육 및 관계 당국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등의 협력체제 구축과 학부모들의 협조 여부에 달렸다고 본다.
  • [CEO칼럼] 숨은 2인치를 찾아라/고광현 애경산업 대표

    [CEO칼럼] 숨은 2인치를 찾아라/고광현 애경산업 대표

    예전 TV 광고 중에 ‘숨은 2인치를 찾아라.’는 것이 있었다. 일반 TV보다 화면이 2인치가 커진 TV의 장점을 선전하는 것이었는데, 한층 넓어진 화면으로 축구 경기를 보면 골잡이의 멋진 슈팅 모습에서 호쾌한 골인 장면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내용과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수년 전 광고지만 여전히 기억이 생생한 이유는 당시 광고를 보면서 기업인들이 새겨야 할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서다. ‘2인치 커진 화면처럼 생각을 넓히면 안 보이던 것이 보인다.’는 것 말이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가 기업들의 고민이다. 그러나 이 광고처럼 ‘숨은 2인치’를 찾아낸다면 굳이 획기적인 발명이 아니어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미국 주방용품업체 옥소는 모범이 될 만하다. 이 회사는 흔한 주방기구에서 주부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점을 찾아내 이를 개선한 제품을 내놓아 늘 화제가 됐다. 기존 감자깎이 칼은 손잡이의 폭이 좁아 손에서 쉽게 미끄러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포착해 고무 재질로 손잡이를 만들고 폭도 넉넉하게 늘린 제품을 출시해 호평을 받았다. 안쪽 경사면에 눈금을 새긴 계량컵, 뚜껑 위 단추만 누르면 통이 빙글빙글 돌아가 채소의 물기를 빼주는 샐러드 스피너(야채 탈수기) 등 기존 제품에서 살짝 비튼 신제품이 히트 상품이 된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이처럼 기업들에는 , 익숙한 것이 자아내는 불편과 불만을 캐는 일이 ‘숨은 2인치’를 발견하는 일일 터다. 발상의 전환은 여기서 시작된다. 우리 회사에서 1998년 처음 농축세제를 내놓으면서 세제 적게 쓰기 운동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캠페인과 교육만으로 과용 습관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았다. 대충 감으로 세제를 쓰던 소비자들에게 계량컵을 이용해 양을 측정하는 일이 ‘숙제’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에 착안해 지난해 친환경 세제를 출시하면서 세탁볼 겸용 계량 뚜껑을 고안해 냈다. 뚜껑에 세제를 따른 뒤 세탁기에 뚜껑째 넣기만 하면 저절로 정량 사용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색하지 않고 쉽고 간단하게 다가가니 거창한 캠페인 없이도 세제 사용 습관이 올바르게 정착돼 가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번 사고의 틀을 깨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됐다. 요즘 기업들 사이에서 문제 해결 방법으로 ‘트리즈(TRIZ) 이론’이 뜨고 있다. 옛 소련 과학자 겐리히 알츠슐러가 개발한 창의적 문제해결을 위한 이론인데, 주어진 문제에 대해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정의하고 그 결과를 얻는 데 관건이 되는 모순을 극복할 최적의 해결방안을 얻는 방법에 대한 이론이다. 트리즈는 구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한꺼번에 해결하려 하지 말고 필요한 부분만 나눠서 생각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분할의 원리, 익숙한 대칭구조에서 탈피해 비대칭 구조로 만들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비대칭성, 연관된 기능을 수행하는 요소를 통합하면 효율이 높아진다는 통합의 원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이론의 바탕에는 틀을 깨고 시야를 넓혀야 해결의 열쇠가 보인다는 ‘숨은 2인치’의 원리가 깔려 있다고 본다. 우리 회사도 적극적으로 이 이론을 수용해 왔다. ‘나누고 쪼개면 잘 팔린다.’는 원리에 따라 샴푸나 주방세제에 리필제품을 늘리고, ‘제거·추출·분할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에 맞춰 항공 가격의 거품을 뺐으며, ‘뭔가 튀는 구석을 만들거나 시간을 공간처럼 차별화’하는 논리를 적용해 백화점에 판매와 여가를 결합한 리테일테인먼트(Retailtainment) 개념을 도입하는 등 생산성 향상을 꾀해 왔다. 최근 일본 세라믹 업체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쓴 ‘왜 일하는가’를 읽었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그는 저서에서 ‘인생과 일=능력×열의×사고방식’이라는 경영공식을 제시했다. 여기에 ‘숨은 2인치’를 찾아낼 수 있는 창의성을 하나 덧붙인다면 금상첨화일 듯싶다.
  • 한·EU FTA효과 거품?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정부 전망치가 부풀려졌다는 분석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5일 민주당 박주선 의원에게 제출한 ‘한·EU FTA 경제효과 분석’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한·EU FTA 발효로 5년 뒤 국내 경제의 국내총생산(GDP)은 2.2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0월 “한·EU FTA로 10년 뒤 국내 GDP는 5.62%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축산·낙농업을 포함한 산업 생산은 5년 뒤 324억 2400만 달러(약 35조여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한·EU FTA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던 금속기계 분야도 5년 뒤 최대 43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기관이 유사한 분석 방법을 쓰고도 정부가 예측한 FTA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드러나 ‘거품’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FTA의 긍정적 효과는 시장 선점효과 하락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10년 뒤 생산성이 5.62% 늘어난다는 정부 전망은 매우 높은 수치라는 분석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공기관 경영 평가 글로벌 지표 확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글로벌 평가지표 도입이 확대된다. 글로벌 평가지표란 공공기관의 경영실적을 자신의 전년도 실적이 아닌 글로벌 우수기업 실적과 직접 비교 평가하는 방식이다. 기획재정부는 2일 공공기관별 해외 유사·경쟁 기관 현황, 공공서비스 특성, 글로벌 경쟁 여건 등 관련 자료 수집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오는 9월까지 글로벌 평가지표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12월까지 공공기관의 의견수렴과 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공공기관별 글로벌 평가지표를 ‘2012년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실적 평가편람’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평가지표가 쓰이는 공공기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전력, 가스공사, 도로공사, 부산항만공사, 철도공사 등 16개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은 지난해까지는 생산성을 전년도 실적치와 비교해서 평가했으나 올해부터는 영국 히드로 공항,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등 세계 5대 공항의 자산수익률과 비교 평가하는 방식이다.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평가지표를 통해 세계적으로 우수한 기업과의 경쟁을 유도,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공공서비스의 품질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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