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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문이불여일행] 하품 스무번 대신 낮잠 20분을 택하다

    [백문이불여일행] 하품 스무번 대신 낮잠 20분을 택하다

    백문이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 백번 듣고 보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실제로 해보는 것, 느끼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보고 듣는 것’ 말고 ‘해 보고’ 쓰고 싶어서 시작된 글. 일주일간 무엇을 해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나누고 이야기하고 싶다. ● ‘하품’이 쏟아진다… 멈출 수가 없다 이른 아침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고, 지하철을 탄다. 출근하는 사람들로 꽉 찬 지하철에 몸을 실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기운이 빠진다. 하품을 하며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다가 회사에 도착한다. 업무에 열중하다 보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식사 후 다시 자리에 앉으니 하품이 쏟아진다. 하품은 한번 시작되면 멈출 줄을 모른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다. 의학적으로도 하품은 잠이 오려고 할 때나 무료할 때 일어나는 ‘무의식적인’ 호흡동작이니까. 그렇게 앉은 자리에서 하품을 스무번이나 했다. 안구건조증이 심한 내 눈에서 하품 할 때마다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입을 한껏 벌려 하품을 하면 멈출 것 같은 기분에 입을 가리지 않고 하품을 했더니 “입 찢어지겠다”란 소리를 들었다. 졸리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20분만 푹 자면 누구보다 말똥말똥하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직장인 10명 중 7명 “졸음이 업무에 지장을 준다”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다.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20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 97.3%가 ‘근무 시간에 졸음을 느낀 적이 있는가’란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졸음이 밀려오는 시간으로는 ‘오후 2~3시’가 49.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후 1~2시’가 27.0%로 그 뒤를 이었으며 다음이 오후 3~4시(12.8%)였다. 응답자 90.1%가 직장에서 공식적으로 낮잠을 허용하는 제도인 시에스타(siesta)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업무 집중도가 높아질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39.0%로 가장 많았고, ‘업무 능률이 오를 것 같아서(34.1%)’, ‘피로를 풀 수 있을 것 같아서(15.4%)’, ‘졸음과의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8.3%)’, ‘업무 시간에 쉴 수 있어서(2.8%)’ 순이었다. 근무 도중 잠이 쏟아지면 ‘커피 등 각성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음료를 마신다’는 답이 60.3%로 가장 많았다. ‘잠깐 휴식시간을 갖는다’가 30.9%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정신력으로 버틴다(19.0%)’거나 ‘몰래 쪽잠을 잔다(15.2%)’, ‘담배를 피운다(14.7%)’, ‘산책,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푼다(13.4%)’, ‘세수를 한다(5.5%)’는 의견이 있었다. ‘졸음이 업무에 지장을 준 적이 있는지’란 질문에는 직장인 10명 중 7명에 해당하는 76.4%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졸음이 업무에 끼친 영향으로는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답변이 46.8%로 가장 높았다. ● 낮잠은 ‘꿀맛’… 그런데, 잘 수가 없다 낮잠을 자기로 했다. 1층 로비로 내려갔더니 동그란 공 모양의 의자 몇 개가 보인다. 사람들은 의자에 걸터앉아 통화를 하거나 옆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일단 앉았는데 등받이가 없어서 그런지 허리가 더 아픈 기분이다. 애써 눈을 감고 잠을 청해 봤지만, 옆 사람의 통화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불안한 마음에 휴대폰으로 남은 시간을 쳐다봤다. 자야 하는데…잠을 잘 수가 없다. 정해 놓은 15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다음날엔 사무실에서 자기로 했다. 차마 엎드려 자지는 못하고,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척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전날 야근을 해서인지 찰나의 순간에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10분이 지났다. 몸이 개운했지만 마음은 불편했다. 업무 중에 졸았다는 눈초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주변 직장인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모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신입사원 A씨(26)는 “상사와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별도의 휴게시간이 없어 고민하다가 매장을 돌아본다고 하고 창고에서 몰래 쪽잠을 잤다”면서 “20분을 잤는데 몸이 개운해져서 퇴근시간까지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종사하는 2년차 사원 B씨(28) 역시 “휴게실이 따로 없어 점심시간에 카페에 가서 잠을 청한다. 그렇게라도 쉬지 않으면 오후 내내 업무가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수면실이 갖춰진 회사도 있지만 정작 필요할 때 이용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의류회사에 다니는 5년차 사원 C씨(29)는 “업무특성상 야근이 잦지만, 산더미 같은 업무량에 잠깐 자고 오겠다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눈꺼풀이 반쯤 감겨 어쩔 땐 사람이 아닌 기계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 낮잠 권하는 사회… “짧지만 굵게 일하자” 수면전문가 사라 메드닉 교수는 “잠이 부족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며, 낮잠을 자지 않고 하루종일 생산성을 유지하기는 사실상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2001년 미국에서는 수면 부족 때문에 매년 180억달러 규모의 생산성 손실을 가져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이 지난해 9월 발표한 국가별 수면 연구에 따르면 일본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22분이다. 조사 대상인 멕시코(7시간6분) 캐나다(7시간3분) 독일(7시간1분) 영국(6시간49분) 미국(6시간31분) 등 6개국 중 가장 짧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최근 정부차원에서 ‘건강 증진을 위한 수면 지침’을 발표하고 “오후 시간에 30분 정도 짧은 잠을 자는 것은 작업 능률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잠을 권했다. 근면 성실함을 중요시 하는 일본 기업 분위기상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일본 IT업체 휴고는 오후 1시부터 4시 사이에 전 직원이 30분 동안 낮잠을 잘 수 있게 했다. 전화 음성 안내도 ‘4시 이후에 연락을 주거나 메일을 보내 달라’고 해 놓았다. 나카타 다이스케 휴고 사장은 “지금까지 낮잠이 문제가 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오히려 직원들의 실수가 줄어들고 시간 활용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며, 실적 또한 크게 올랐다”고 평가했다. 학교와 카페도 낮잠 열풍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후쿠오카의 메이젠고교는 점심식사를 마친 학생들이 15분 동안 낮잠을 잔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낮잠을 자게 한 뒤 졸업생의 대입센터시험(우리나라의 수능시험) 평균점수가 상승하고 진학률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도쿄 도심에 위치한 여성전용 낮잠카페 ‘코로네’는 낮잠과 점심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낮잠+점심 세트메뉴’가 850엔(8500원)이다. 하루 이용자는 40~50명으로 20~30대 직장인이 많다. 이용객들은 점심시간 1시간 동안 낮잠카페에서 30분 정도 숙면을 취하고 점심을 먹는다. 서울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카페 ‘낮잠’ 역시 음료 1잔 포함 시간당 5000원으로 해먹 위에서 낮잠을 잘 수 있다. 지정한 시간에 깨워주는 알람서비스도 제공된다. 점심시간이면 인근 직장인들이 몰려와 책을 읽거나 낮잠을 청한다. 하버드대 수면연구원인 로버트 스틱골드는 “낮잠은 아주 효과적인 문제 해결자다. 요즘 같은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얼마나 오랫동안 일하느냐보다 짧은 시간 ‘능률적’으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회사에서 ‘전략적인 낮잠’을 장려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낮잠 잘 자는 법… 커피·20~30분·스트레칭 ‘낮잠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는 많다. 20~30분 짧은 낮잠은 오후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게끔 도와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야 낮잠을 효과적으로 잘 수 있을까. 첫째, 낮잠을 자기 직전에 카페인을 섭취한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은 밤잠을 설치게 할 수는 있지만, 낮잠엔 도움이 된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커피를 마신 뒤 30분 뒤에 가장 높게 발휘되기 때문이다. 즉 커피를 마시고 나서 30여분간 낮잠을 자고 깨어나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둘째, 낮잠은 알람을 맞춰 놓고 20~30분만 짧게 자야 한다. 수면전문가인 마이클 브루스 박사는 “낮잠은 30분을 넘겨선 안 된다. 30분 이상 자게 되면 깊은 잠에 빠져 쉽게 깨어나기 힘든 상태가 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낮잠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면, 낮잠의 효과는 없다”고 덧붙였다. 셋째,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에 기대서 잔다. 엎드리거나 고개를 숙이는 자세는 목과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가급적 머리 받침이 있는 의자에서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에 편하게 기댄 자세가 가장 적합하다. 이 때 팔은 팔걸이에 올리고 다리는 가볍게 벌린다. 발 받침대나 책을 이용해 다리를 올리는 것도 좋다. 낮잠을 잔 후에는 목을 양 옆으로 눌러주거나 기지개를 켜듯 팔을 뻗어 경직된 근육을 풀어준다. ● 낮잠의 기술… 이색 낮잠도구들 1) ‘티알티엘 낮잠 스카프(Trtl Nap Scarf)’는 부드러운 소재로 목 주위에 두르면, 스카프 안에 있는 골재가 머리를 감싸준다. 온라인 가격은 30달러(약 3만3천원)이며 전 세계로 배송도 해준다. 2) ‘타조베개(Ostrich Pillow)’는 생김새가 조금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완벽하게 빛을 차단해준다. 모래 속에 머리를 넣은 타조의 습성을 반영하여 ‘타조베개(Ostrich Pillow)’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3) ‘넵 애니웨어(NapAnywhere)’는 휴대가 간편하다. 꺼내서 펼친 뒤 대기만 하면 목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며 숙면을 돕는다. 4) 구글의 ‘넵 팟(Nap pod)’은 캡슐 모양의 낮잠 기계다. 빛과 소음이 차단되며, 이 안에 들어가 원하는 시간을 설정하고 알람이 울릴 때까지 낮잠을 잘 수 있다. 구글 관계자는 “넵 팟이 없는 직장은 완전한 직장이 아니다. 우리가 일요일에 아주 좋아하는 축구 경기를 보기 직전에도 5~15분 정도 낮잠을 자며 에너지를 보충한다. 그런데 직장에서 낮잠을 자면 안 된다는 법이 있느냐”고 이 같은 시설을 마련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 고령화에 대비한 인재 양성해야/이용걸 세명대총장·전 기획재정부 차관

    [열린세상] 대학, 고령화에 대비한 인재 양성해야/이용걸 세명대총장·전 기획재정부 차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정 연설에서 미국의 발전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교육을 참고해야 할 모범 사례로 소개했다. 여러 장소에서 한국의 교육 경쟁력이 높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발전에는 교육을 통한 우수한 인적 자원이 기반이 됐다는 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뚜렷한 물적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우수한 인적 자원 확보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라는 엄청난 태풍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의 출산율은 1.2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지금은 근로자 5.6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지만 2030년에는 1.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출산율 제고, 여성 및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율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와 꼭 병행해야 할 정책이 국민 각자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정책 강화다.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효율적 방법은 교육이다. 초중등학교는 저출산으로 인한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라는 태풍 속에서 거의 빠져나오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 1인당 학생수가 선진국 수준으로 낮아지고, 내국세의 일정 비율이 지원되는 교육 재정이 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교육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반면 대학은 몇 년 후 저출산의 쓰나미가 덮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대학 교육을 논의할 때 많이 언급되는 부분이 대학 진학률이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과잉 투자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꼭 필요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대학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정부는 대학 진학률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대학 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대학 교육을 시킬 필요는 없지만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적극 대응하려면 오히려 대학 교육 기회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가 경공업에서 벗어나 중화학공업으로 또 전자산업으로 발전하게 된 것도 대학 교육을 받은 우수한 인력자원이 풍부했기 때문이 아닌가 반문해 본다. 특히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결혼하기도 어려운 우리 사회 분위기와 대학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각종 경험과 학문을 탐구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고려해 볼 때 교육 기회를 축소하기보다는 대학 교육의 질을 대폭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 5년 내에 대학은 양적 측면에서 엄청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어떻게 대학의 초과 정원을 축소할 것인가. 대학 교육은 자기 책임하에 이루어지므로 시장원리에 따라 학생의 선택에 의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으나 이는 대학 및 인재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가속화할 뿐 아니라 지역 발전의 토대가 되는 지방 대학을 고사시킬 우려가 크다. 지방 대학은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재의 공급, 지역 문화, 지식공동체의 중심 역할에 더해 청년을 지역사회에 유지시켜 주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사실 수도권 인구 분산, 지역균형 발전을 촉진하는 데 대학의 지방 분산, 특히 명문 대학의 지방 이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 60년간 우리 사회가 급속히 발전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측면이 간과되고 대학 설립이 수도권에 집중됨에 따라 불균형 성장이 가속화됐다. 이제 대학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시점에 이러한 우(愚)를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 수도권 대학은 우수 인재 및 연구능력 향상에, 지방 대학은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력 양성 및 지역 문화 육성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추진돼야 한다. 대학의 교육 내용도 인생 100세 시대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문 교육과 다양한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인성,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돼야 한다. 인생 이모작, 삼모작에 필요한 지식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도 대학에 주어진 새로운 역할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위기에 빠진 우리의 미래는 우수한 인력 양성으로 돌파가 가능하다. 초중등 교육뿐 아니라 마무리 교육인 대학 교육에 대한 재정지원과 사회적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세종시 ‘스마트팜’ 메카로 거듭난다

    세종시 ‘스마트팜’ 메카로 거듭난다

    세종시가 농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어우러지는 ‘스마트 농업’의 메카로 거듭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세종시는 30일 황교안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치원읍 대동초등학교 강당에서 전국 14번째 창조경제혁신센터인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세종센터) 출범식을 가졌다. 세종센터는 세종시 조치원읍 구 교육청사 1~2층에 820㎡ 규모로 들어선다. 앞서 지난해 10월 인근에 문을 연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후원사인 SK가 지원한다. 세종센터의 핵심은 농업과 ICT 기술의 결합을 통한 ‘농촌형 창조경제 모델’의 개발이다. 세종시와 SK는 이를 위해 우선 ICT 기술을 농업에 적용하는 스마트팜을 주요 사업으로 제시했다. 스마트팜이란 비닐하우스에 온·습도 센서 등을 설치하고 인터넷을 연결,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재배시설을 제어하는 지능형 농장이다. 이미 지난해 10월 세종시 연동면 소재 농가 100가구에 스마트팜 사업을 시범적으로 벌이고 있다. 농림부는 스마트팜으로 딸기 농사를 지은 농민 1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성과를 평가한 결과 생산성은 22.7% 증가했고, 노동력과 생산비용은 각각 38.8%와 27.2%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산업(양식), 축산업(축사·양돈·양계), 임업 등으로도 스마트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종센터와 SK는 또 도농(도시-농촌) 상생을 모토로 하는 스마트 로컬 푸드 사업도 제시했다. 지역 농산물과 ICT를 접목해 농산물의 기획생산은 물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내용의 스마트 로컬 푸드 시스템과, 농산물 생산부터 판매까지 마을공동체가 관리·운영하는 로컬푸드 연계형 두레농장이 대표적이다. 스마트 로컬 푸드 시스템과 관련해, SK는 다품종·소량의 농산물을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과 주문직배 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예정이다. 당장 인근 지역 농민과 행정중심복합도시 주민을 온라인·모바일로 연결하는 로컬푸드 플랫폼인 로컬푸드 직매장 1호점이 7월 말 정부세종청사 인근 도담동에서 오픈한다. 오는 9월 세종시 연동면에 8250㎡(약 2500평) 규모로 만들어지는 두레농장은 ‘스마트 농업’의 결정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두레농장은 스마트팜과 스마트 로컬 푸드 시스템 외에 지능형 영상보안장비 등 시설을 갖추고 예비 귀농인, 여성·영세농민들에게 제공된다. 세종센터와 SK는 아울러 대덕연구단지와 협업을 통한 스마트 농업벤처 육성 사업도 지원한다. 대덕특구에 있는 각종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장비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정부출연 및 농식품 분야 기관이 보유한 2600여건의 기술특허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정보 데이터베이스(DB)도 제공된다. 농업벤처 지원을 위한 20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도 운영된다. 이 밖에 대덕특구 및 전남·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스마트 농업벤처 육성을 위한 협력체제도 구축된다. 같은 농업을 주제로 한 창조경제혁신센터끼리 강점을 연계·활용해 스마트 농업벤처를 공동 발굴·육성하자는 취지다. 황교안 총리는 “농업분야에도 창조경제를 구현해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만들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농촌’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면서 “세종센터에서 농업벤처인들의 성공신화가 만들어지고 그 같은 신화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은행권 임금피크제 10년… “정년 못 채우고 퇴직금만 줄었다”

    은행권 임금피크제 10년… “정년 못 채우고 퇴직금만 줄었다”

    내년부터 60세 정년 의무화를 앞두고 정부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임금피크제 전면 시행을 발표했다. 정부는 비교적 일찍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금융권이 모범이 되라고 주문했지만, 정작 금융권에서도 임금피크제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는 있지만 기대 소득이 적거나 조기 퇴직 관행 때문에 제도가 유명무실했다. 구체적인 실행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신문이 28일 10대 주요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산업·기업·외환·씨티·SC)의 임금피크제 도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민·우리·하나·외환·산업·기업 등 6개 은행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은행권 정년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60세)을 제외하고 58세이다. 대개 55세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고 60세까지 정년을 보장받는 식이다. 하지만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기업·외환은행은 임금피크제를 선택하거나 적용받은 직원이 대상 직원의 10%도 안 됐고, 하나은행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리은행은 40%, 국민은행과 공공기관인 산업은행만 대부분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다고 답했다.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에 임금피크제를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은 명예퇴직 등으로 나갔다는 의미다. 현재 농협·SC 등 다른 은행과 정년이 현재 55세인 보험업권도 노사 간에 임금피크제를 논의 중이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보험업권은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인 55세가 되기도 전에 퇴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직원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한 대형 생명보험사 차장급 직원은 “임금이 줄어든다 해도 대부분의 직원들은 회사에 남는 것을 원하지만 정년 자체가 지켜지지 않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고 토로했다. 현행 임금피크제의 연봉 감액률이 높아 차라리 희망 퇴직을 하는 게 더 낫다는 계산도 있다. 임금피크제 적용 시 5년간 받을 수 있는 임금은 직전 임금의 240~290% 수준이다. 이 때문에 기대소득이 줄어드는 것보다 희망 퇴직을 통해 일시에 보상받는 게 훨씬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를 고르면 ‘뒷자리’로 물러나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도 선택을 어렵게 만든다. 대개 영업직에 국한되거나 기존 업무에서 물러나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은행 역시 임금피크제 개선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에게 은행 출납업무를 맡기는 문제로 노사 간에 갈등을 겪기도 했다. 시중은행 차장급 직원은 “선택지가 주어지면 월급을 적게 받더라도 당연히 회사에 남는 것을 택하겠다”면서도 “정년을 채우기도 전에 후배들을 위해 용퇴해 달라는 게 은행권의 기본적인 정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 일자리 확대와 중장년층 고용 보장을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이 필요하지만, 실질적인 정년 보장과 정교한 프로그램 없이는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승철 삼정KPMG HR컨설팅본부장은 “근로자 입장에서는 남은 기간의 소득이 임금피크제를 통해 보장될 수 있어야 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이 향상돼야 한다”면서 “인건비를 줄인다고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므로 임금 감소로 인한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명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임금피크제에 대한 구체적인 안도 없이 정부가 60세 정년 의무화부터 성급하게 도입한 면이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노사정(노동자·기업·정부)이 모여 임금피크제 정착을 위한 가이드라인부터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단독] [19대 국회 평가] 1만 3215건 발의에 통과 6.3%뿐… 자신이 낸 법안 반대·기권도

    [단독] [19대 국회 평가] 1만 3215건 발의에 통과 6.3%뿐… 자신이 낸 법안 반대·기권도

    19대 국회는 ‘일하는 국회’를 내세웠지만 ‘무능한 국회’라는 오명만 썼다. 여야 의원들은 법안을 ‘우후죽순’처럼 쏟아냈을 뿐 정작 처리는 뒷전이었다. 생산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의원 7명 중 1명, 입법 실적 2건 이하 22일 서울신문과 법률소비자연맹이 공동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대 국회가 출범한 2012년 5월 30일 이후 이날까지 접수된 법안은 모두 1만 4924건이다. 휴일 포함 하루 평균 13.4건이 접수된 셈이다. 이는 지난 18대 국회 4년 동안 접수된 전체 법안 1만 3913건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헌정 사상 최고치다. 역대 국회 법안 발의 건수는 17대 7489건, 16대 2507건, 15대 1951건, 14대 902건 등이었다. 여야 의원들이 대표 발의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한 법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입법 활동을 활발히 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19대 국회 3년 동안 발의·처리 법안이 가장 많은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김우남 의원으로 70건이다. 이어 새정치연합 강창일 의원 58건,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 53건,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과 새정치연합 주승용 의원 각 48건 등의 순이었다. 반면 지난 3년간의 임기를 채운 여야 의원 257명 가운데 ‘입법 제로’ 의원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새누리당 황진하 의원 등 2명이다. 입법 건수가 1건에 불과한 의원도 이재오, 정병국(이상 새누리당), 김한길, 박지원, 유인태, 이석현(이상 새정치연합) 의원 등 3선 이상 6명을 포함해 총 11명이다. 입법 건수 2건에 그친 의원은 박덕흠, 신동우, 장윤석, 주호영, 홍일표, 이인제(이상 새누리당), 김태년, 문병호, 신기남, 우원식, 정세균(이상 새정치연합), 심상정 의원(정의당) 등 12명이다. 재·보궐 선거를 통해 회기 중간에 들어온 의원(실적 0건 12명, 1건 9명)까지 포함할 경우 입법 실적이 2건 이하인 의원은 총 46명으로 집계됐다. ●“처리 법안 중 폐기 법안 절반 이상” 19대 국회 발의 법안 중 88.5%인 1만 3215건은 정부가 아닌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원안 가결(285건) 또는 수정 가결(550건)돼 지금까지 빛을 본 법안은 6.3%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미처리 상태(9583건)로 남아 있거나 대안 반영 등을 이유로 폐기(2641건) 또는 철회(155건)됐다. 의원 입법안의 가결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이유는 법안 제출 자체가 졸속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역구 주민이나 상임위 관련 기관·단체 등의 이해를 반영한 ’민원 입법’, 정부의 재정 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선심 입법’, 여야의 정치 쟁점에 앞다퉈 개정안을 내놓는 ‘전시 입법’,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에 엇비슷한 법안을 무더기로 제출하는 ‘숟가락 얹기 입법’ 등의 관행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안 반영을 이유로 폐기되는 법안도 문제로 꼽힌다. ‘대안 반영 폐기’는 법안의 취지는 같으나 내용이 다를 경우 대안을 만들어 통과시킨 뒤 나머지 법안들은 폐기하되 처리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실제 19대 국회 처리 법안 4951건 중 대안 반영 폐기 법안이 전체의 56.1%인 2777건에 이른다. 홍금애 법률소비자연맹 기획실장은 “처리 법안 가운데 폐기 법안이 절반을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 과잉 발의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대안 반영 폐기 법안의 상당수는 내용이 다른 ‘상임위원회 대안’이 통과되더라도 처리 법안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의원 가운데는 자신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 반대표 또는 기권표를 행사하거나 아예 표결에서 빠진 의원도 적지 않다. 19대 국회 1년차(2012년 6월~2013년 5월)에 자신이 대표 법안을 발의하고도 정작 표결에는 불참한 의원이 유재중, 윤상현, 이윤석, 이한구, 한기호(이상 새누리당), 강기정, 노웅래, 변재일, 신계륜, 이상직(이상 새정치연합) 의원 등 10명이나 됐다. 3년차(2014년 6월~2015년 5월)에도 자신의 발의 법안에 기권한 의원이 김재원, 김정록, 윤영석, 조원진(이상 새누리당), 강창일, 김관영, 김영록, 김윤덕, 백재현, 이미경(이상 새정치연합) 등 10명이다. ●법안 낸 의원들 불참 10명·기권 10명 해당 의원들은 “수정안에 찬성했다”, “본회의에 출석했지만 잠시 자리를 뜬 상태에서 법안이 가결됐다”, “표결 시 버튼 누르는 시기를 놓쳤다” 등으로 해명하고 있지만 궁색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19대 국회 들어 ‘법안 발의’라는 양적인 면에서는 팽창했으나 ‘법안 처리’라는 질적인 면에서는 저조한 실정이다. 의원 입법과 정부 입법을 합쳐 원안 또는 수정안이 가결된 비율이 전체의 12.8%(1912건)에 그치고 있다. 발의 법안 대비 가결 법안 비율은 14대 72.7%, 15대 57.4%, 16대 37.8%, 17대 25.5%, 18대 16.9% 등으로 하락 추세다. 이처럼 법안 처리가 저조한 이유는 여야가 정치 현안을 두고 극한 대치를 반복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는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 공방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수정 논란, 4월 임시국회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 논란에 각각 매몰돼 사실상 ‘빈손 국회’로 마무리됐다. 앞서 세월호 참사 이후인 지난해 5월 2일부터 9월 29일까지 150일 동안 여야 대치로 국회 본회의에서는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M16·콜트...200년 역사 ‘총기 명가’의 몰락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M16·콜트...200년 역사 ‘총기 명가’의 몰락

    -관급·내수 독점이 '독'으로...파산보호신청 어릴 적 일명 ‘BB탄 총’ 꽤나 가지고 놀았다는 사람들이라면 일명 ‘에무십육(M-16)'이나 ‘콜트 45’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미국의 콜트(Colt)라는 회사가 내놓은 소총과 45구경(11.43mm) 권총을 뜻하는 이들 이름은 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몇 번쯤은 들어보았을 만큼 유명한 총이다. 이 같은 걸작들을 만들어내며 세계 총기 역사에 한 획을 그었으며, 약 200여 년간 미국 총기의 상징처럼 군림해 왔던 총기 명가(名家)인 콜트(Colt)가 과도한 채무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지난 14일(현지시간) 파산 보호 신청을 냈다. 전 세계적으로 1,000만 정 이상이 생산된 M-16과 추정 불가능한 수량이 생산된 콜트45라는 히트작을 내놓았으며, 총기 소유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가장 미국스러운 총’의 상징처럼 사랑 받았던 이 회사는 갑자기 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일까? -서부를 제패한 권총 '전설의 시작' 1836년 사무엘 콜트(Samuel Colt)가 설립한 콜트는 설립 초기부터 리볼버(Revolver) 권총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였다. 서부영화를 보면 보안관이나 카우보이들이 허리춤에 차고 다니던 바로 리볼버 권총은 19세기 후반 금속 탄피의 등장과 함께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콜트 역시 초창기에는 리볼버 권총 시장 확대에 따라 시장에 뛰어든 수많은 총기 회사 가운데 하나였다. 이러한 시기에 콜트가 내놓은 콜트 SAA(Single Action Army) 권총은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아 미 육군에 제식 채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보안관과 카우보이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앞 다퉈 구매하면서 ‘서부를 제패한 권총’이라는 별칭까지 얻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SAA는 높은 신뢰성과 명중률을 가진 우수한 권총이었지만, 19세기 후반은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총기와 탄약이 개발될 정도로 빠른 기술 변혁기였기 때문에 새로운 권총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에 콜트는 총기 설계에 있어 천재로 불리던 존 브라우닝(John M. Browning)을 영입해 새로운 총기 개발에 나서는데, 이때 존 브라우닝은 “총알이 발사될 때 생기는 반동과 가스를 이용해서 다음 탄이 자동으로 장전되는 총을 만들 수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고, 결국 그러한 총기를 설계해 냈다. 1896년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번호 580924가 바로 브라우닝이 만들어낸 최초의 자동권총이었다. 콜트에서 브라우닝 주도로 자동권총 개발이 한창 진행되던 1899년, 미국은 필리핀을 침공해 각지에서 필리핀 원주민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미국은 이 전투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권총의 위력이 너무 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대상으로는 효과적이었던 기존의 리볼버식 권총이 필리핀 원주민들에게는 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가운데 미군은 모로족(Moros)이라는 부족에게 경악했다. 한 전투에서 미군 장교가 돌진해오는 모로족 전사의 가슴에 6발의 권총탄을 명중시켰는데, 그 전사가 그대로 달려들어 자신을 쏜 미군 장교를 칼로 난자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미군은 ‘최후 방어 무기’인 권총의 위력 강화를 요구했고, 여러 메이커가 차세대 권총 사업에 참가했는데, 여기서 승리한 것이 콜트의 M1911 모델이었다. 이 권총은 자동으로 재장전되는 자동권총이었으며, 대단히 강력한 45ACP 권총탄을 사용해 이전에 사용하던 리볼버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위력을 자랑했다. 이 권총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또 한 번 대박을 쳤고, 콜트를 굴지의 거대 총기회사의 지위에 올려놓았다. 이 권총은 개량을 거쳐 M1911A1이라는 명칭으로 우리 군도 사용 중에 있는데, 한때 9mm 권총탄을 사용하는 베레타 M92 시리즈 등에 밀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미군 장병들이 앞 다퉈 구매하고 있을 정도로 우수한 성능과 신뢰성을 가진 ‘명품 중의 명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위기 후에 찾아온 꿈같던 시절 콜트의 전성기는 제2차 세계대전이 마지막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국은 더 이상 대규모 군대를 유지할 여력이 없었고, 많은 부대를 해체하면서 이들이 쓰던 총기들을 우방국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남는 총기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민간 시장에서의 총기 가격도 폭락했고, 구태여 비싼 신품 총기를 구입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러던 시기에 콜트는 과감한 투자를 했다. 아말라이트(Armalite)라는 업체가 시험적으로 개발했던 AR-10/15 계열의 판권을 사들였다. 목재로 된 총몸을 사용했던 기존의 소총들과 달리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총열덮개와 손잡이, 개머리판은 당시 병사들에게 적지 않은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었다. 콜트는 5.56mm 소총이었던 AR-15에 약간의 개량을 거쳐 XM16E1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판매를 시작했는데, 미 공군이 기지 방어용으로 소량을 구매했고, 이 가운데 일부 물량이 월남전 초기에 베트남군에 지급되어 실전에 데뷔했다. 우려와 달리 생각보다 준수한 성능을 발휘한 덕에 육군은 “이것이 우리가 찾던 미래형 소총”이라며 제식 채용을 결정했고, M16이라는 이름으로 미 육군 전투부대에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다. 제식 채용에 들뜬 콜트는 홍보용 팸플릿에 ‘휴대성과 신뢰성, 명중률이 우수한 미래형 소총‘이라며 과대 광고를 시작했고, 이 광고를 본 병사들은 “신형 소총은 청소할 필요가 없다”면서 총기 관리를 게을리 했다. 그 결과 작동 불량이 속출했고, 당시 납품되었던 불량 탄약 문제까지 겹치면서 어느 한 전투에서는 총기 고장으로 인해 부대원의 60%가 죽거나 다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미군은 즉각 M16 성능 개량과 탄약 개선 작업에 착수했고, 1967년부터 M16A1을 실전에 배치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우리 파월 국군이 사용했던 주력 소총이자, 우리나라도 면허생산해서 대량으로 보유했던 바로 그 소총이다. M16A1 소총은 1980년대에는 M16A2 소총을 거쳐 2000년대에는 M16A4 등 다양한 개량형과 파생형을 선보이며 끊임없이 진화했고, 1,000만 정 이상 생산되며 콜트 최대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그 단축형인 M4 시리즈가 히트를 치며 콜트로 하여금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만들었으나, 이러한 꿈같던 시절은 오래 가지 않았다. -끝없는 내리막길 콜트의 위기는 최대의 호황을 누리던 1986년에 처음으로 찾아왔다. 당시 콜트는 M16A1에 이어 M16A2를 미 육군에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지만, 회사의 이익률 증가에 비해 급여 인상이 충분치 않다는 노조가 무려 4년간 대규모 파업을 하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강경 노조의 파업에 사측은 긴급히 모집한 대체 인력을 투입해 생산 라인을 돌렸지만, 미숙한 대체 인력들의 숙련도는 크게 떨어졌고,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 것은 물론 납품한 소총의 품질이 형편없어 미 육군으로부터 잦은 컴플레인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미 육군은 콜트를 버리고 벨기에 총기회사 FN의 미국 현지법인에 M16A2 생산을 주문했다. 파업으로 가장 큰 고객을 빼앗기고 매출에 치명타를 입은 콜트는 결국 1992년 파산 신청을 하고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새로운 경영진이 긴급 자금 수혈과 대규모 구조 조정을 통해 1994년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콜트가 정신을 차리고 난 뒤에는 시장 상황이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콜트는 M16의 단축형인 M4 카빈을 내놓아 좋은 평가를 얻었지만, 이것이 콜트를 살릴 수는 없었다. M16 계열의 특허 독점기간이 끝나 이제는 그 어떤 총기회사도 마음만 먹으면 M16이나 M4의 ‘짝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었고, 세계 유수의 총기 메이커들이 너나 할 것 없이 M4를 만들어내면서 콜트는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명품 총기 메이커 시그 사우어(SIG-SAUER)가 신뢰성과 명중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SIG516을, 독일의 총기명가 H&K가 우수한 신뢰성과 확장성을 가진 HK-416을 시장에 내놓아 고급형 M4 시장을 장악했고, 미국 내에서는 LWRC에서 M6를 내놓는가 하면, 심지어 중국의 NORINCO(北方工业)에서 CQ-A 소총을, AK소총으로 유명한 러시아 칼라시니코프(Kalashinikov)에서 VEPR-15를 발매하면서 저가형 M4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은 세계적인 총기 메이커들이 미국 시장에 현지 법인을 내고 몰려드는 춘추전국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콜트는 신형 총기 개발을 게을리 했고, 20여 년 전의 교훈을 잊은 노조는 다시금 투쟁과 태업을 일삼았다. 결국 미 육군은 지난 2013년 2월, 12만 정 규모의 M4 소총 신규생산 납품 계약 공개 입찰에서 콜트를 탈락시키고 또 다시 FN의 손을 들어주었다. 미군이 사용하는 모든 총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미국 내에서 생산된 것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의존해 내수 군납 시장만 바라보고 살던 콜트는 기술 개발을 등한시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소극적이었으며, 내부적으로는 노조 활동 확대에 따른 생산성 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결국 콜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법원에 파산보호신청(Chapter 11)을 제출했다. 법원이 이를 수용하면 콜트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현재 쌓여 있는 부채 상환 시기 연장 등의 조치를 받은 뒤 새로운 경영진을 찾게 될 것이다. 현재 콜트가 가진 채무는 3억 5,500만 달러(약 3,900억 원). 콜트는 일부 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대규모 구조 조정을 통해 사업 지속을 위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으나, 콜트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시장에 경쟁자는 너무도 많고, 콜트는 기술이나 생산성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콜트 몰락의 사례는 비단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수 시장 독점과 그로 인한 호황에 도취해 새로운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하고, 노사분규만 일삼는 기업은 제아무리 초일류 제품을 개발했던 경험이 있더라도 시장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교훈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콜트 몰락 사례는 관급과 내수시장 독점으로 먹고사는 국내 일부 기업들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야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그 유명한 M16의 美 ‘총기 명가’는 왜 몰락했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그 유명한 M16의 美 ‘총기 명가’는 왜 몰락했나

    - 관급과 내수 독점이 '독'으로 어릴 적 일명 ‘BB탄 총’ 꽤나 가지고 놀았다는 사람들이라면 일명 ‘에무십육(M-16)'이나 ‘콜트 45’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미국의 콜트(Colt)라는 회사가 내놓은 소총과 45구경(11.43mm) 권총을 뜻하는 이들 이름은 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몇 번쯤은 들어보았을 만큼 유명한 총이다. 이 같은 걸작들을 만들어내며 세계 총기 역사에 한 획을 그었으며, 약 200여 년간 미국 총기의 상징처럼 군림해 왔던 총기 명가(名家)인 콜트(Colt)가 과도한 채무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지난 14일(현지시간) 파산 보호 신청을 냈다. 전 세계적으로 1,000만 정 이상이 생산된 M-16과 추정 불가능한 수량이 생산된 콜트45라는 히트작을 내놓았으며, 총기 소유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가장 미국스러운 총’의 상징처럼 사랑 받았던 이 회사는 갑자기 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일까? -서부를 제패한 권총 '전설의 시작' 1836년 사무엘 콜트(Samuel Colt)가 설립한 콜트는 설립 초기부터 리볼버(Revolver) 권총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였다. 서부영화를 보면 보안관이나 카우보이들이 허리춤에 차고 다니던 바로 리볼버 권총은 19세기 후반 금속 탄피의 등장과 함께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콜트 역시 초창기에는 리볼버 권총 시장 확대에 따라 시장에 뛰어든 수많은 총기 회사 가운데 하나였다. 이러한 시기에 콜트가 내놓은 콜트 SAA(Single Action Army) 권총은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아 미 육군에 제식 채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보안관과 카우보이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앞 다퉈 구매하면서 ‘서부를 제패한 권총’이라는 별칭까지 얻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SAA는 높은 신뢰성과 명중률을 가진 우수한 권총이었지만, 19세기 후반은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총기와 탄약이 개발될 정도로 빠른 기술 변혁기였기 때문에 새로운 권총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에 콜트는 총기 설계에 있어 천재로 불리던 존 브라우닝(John M. Browning)을 영입해 새로운 총기 개발에 나서는데, 이때 존 브라우닝은 “총알이 발사될 때 생기는 반동과 가스를 이용해서 다음 탄이 자동으로 장전되는 총을 만들 수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고, 결국 그러한 총기를 설계해 냈다. 1896년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번호 580924가 바로 브라우닝이 만들어낸 최초의 자동권총이었다. 콜트에서 브라우닝 주도로 자동권총 개발이 한창 진행되던 1899년, 미국은 필리핀을 침공해 각지에서 필리핀 원주민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미국은 이 전투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권총의 위력이 너무 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대상으로는 효과적이었던 기존의 리볼버식 권총이 필리핀 원주민들에게는 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가운데 미군은 모로족(Moros)이라는 부족에게 경악했다. 한 전투에서 미군 장교가 돌진해오는 모로족 전사의 가슴에 6발의 권총탄을 명중시켰는데, 그 전사가 그대로 달려들어 자신을 쏜 미군 장교를 칼로 난자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미군은 ‘최후 방어 무기’인 권총의 위력 강화를 요구했고, 여러 메이커가 차세대 권총 사업에 참가했는데, 여기서 승리한 것이 콜트의 M1911 모델이었다. 이 권총은 자동으로 재장전되는 자동권총이었으며, 대단히 강력한 45ACP 권총탄을 사용해 이전에 사용하던 리볼버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위력을 자랑했다. 이 권총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또 한 번 대박을 쳤고, 콜트를 굴지의 거대 총기회사의 지위에 올려놓았다. 이 권총은 개량을 거쳐 M1911A1이라는 명칭으로 우리 군도 사용 중에 있는데, 한때 9mm 권총탄을 사용하는 베레타 M92 시리즈 등에 밀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미군 장병들이 앞 다퉈 구매하고 있을 정도로 우수한 성능과 신뢰성을 가진 ‘명품 중의 명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위기 후에 찾아온 꿈같던 시절 콜트의 전성기는 제2차 세계대전이 마지막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국은 더 이상 대규모 군대를 유지할 여력이 없었고, 많은 부대를 해체하면서 이들이 쓰던 총기들을 우방국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남는 총기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민간 시장에서의 총기 가격도 폭락했고, 구태여 비싼 신품 총기를 구입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러던 시기에 콜트는 과감한 투자를 했다. 아말라이트(Armalite)라는 업체가 시험적으로 개발했던 AR-10/15 계열의 판권을 사들였다. 목재로 된 총몸을 사용했던 기존의 소총들과 달리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총열덮개와 손잡이, 개머리판은 당시 병사들에게 적지 않은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었다. 콜트는 5.56mm 소총이었던 AR-15에 약간의 개량을 거쳐 XM16E1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판매를 시작했는데, 미 공군이 기지 방어용으로 소량을 구매했고, 이 가운데 일부 물량이 월남전 초기에 베트남군에 지급되어 실전에 데뷔했다. 우려와 달리 생각보다 준수한 성능을 발휘한 덕에 육군은 “이것이 우리가 찾던 미래형 소총”이라며 제식 채용을 결정했고, M16이라는 이름으로 미 육군 전투부대에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다. 제식 채용에 들뜬 콜트는 홍보용 팸플릿에 ‘휴대성과 신뢰성, 명중률이 우수한 미래형 소총‘이라며 과대 광고를 시작했고, 이 광고를 본 병사들은 “신형 소총은 청소할 필요가 없다”면서 총기 관리를 게을리 했다. 그 결과 작동 불량이 속출했고, 당시 납품되었던 불량 탄약 문제까지 겹치면서 어느 한 전투에서는 총기 고장으로 인해 부대원의 60%가 죽거나 다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미군은 즉각 M16 성능 개량과 탄약 개선 작업에 착수했고, 1967년부터 M16A1을 실전에 배치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우리 파월 국군이 사용했던 주력 소총이자, 우리나라도 면허생산해서 대량으로 보유했던 바로 그 소총이다. M16A1 소총은 1980년대에는 M16A2 소총을 거쳐 2000년대에는 M16A4 등 다양한 개량형과 파생형을 선보이며 끊임없이 진화했고, 1,000만 정 이상 생산되며 콜트 최대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그 단축형인 M4 시리즈가 히트를 치며 콜트로 하여금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만들었으나, 이러한 꿈같던 시절은 오래 가지 않았다. -끝없는 내리막길 콜트의 위기는 최대의 호황을 누리던 1986년에 처음으로 찾아왔다. 당시 콜트는 M16A1에 이어 M16A2를 미 육군에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지만, 회사의 이익률 증가에 비해 급여 인상이 충분치 않다는 노조가 무려 4년간 대규모 파업을 하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강경 노조의 파업에 사측은 긴급히 모집한 대체 인력을 투입해 생산 라인을 돌렸지만, 미숙한 대체 인력들의 숙련도는 크게 떨어졌고,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 것은 물론 납품한 소총의 품질이 형편없어 미 육군으로부터 잦은 컴플레인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미 육군은 콜트를 버리고 벨기에 총기회사 FN의 미국 현지법인에 M16A2 생산을 주문했다. 파업으로 가장 큰 고객을 빼앗기고 매출에 치명타를 입은 콜트는 결국 1992년 파산 신청을 하고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새로운 경영진이 긴급 자금 수혈과 대규모 구조 조정을 통해 1994년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콜트가 정신을 차리고 난 뒤에는 시장 상황이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콜트는 M16의 단축형인 M4 카빈을 내놓아 좋은 평가를 얻었지만, 이것이 콜트를 살릴 수는 없었다. M16 계열의 특허 독점기간이 끝나 이제는 그 어떤 총기회사도 마음만 먹으면 M16이나 M4의 ‘짝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었고, 세계 유수의 총기 메이커들이 너나 할 것 없이 M4를 만들어내면서 콜트는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명품 총기 메이커 시그 사우어(SIG-SAUER)가 신뢰성과 명중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SIG516을, 독일의 총기명가 H&K가 우수한 신뢰성과 확장성을 가진 HK-416을 시장에 내놓아 고급형 M4 시장을 장악했고, 미국 내에서는 LWRC에서 M6를 내놓는가 하면, 심지어 중국의 NORINCO(北方工业)에서 CQ-A 소총을, AK소총으로 유명한 러시아 칼라시니코프(Kalashinikov)에서 VEPR-15를 발매하면서 저가형 M4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은 세계적인 총기 메이커들이 미국 시장에 현지 법인을 내고 몰려드는 춘추전국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콜트는 신형 총기 개발을 게을리 했고, 20여 년 전의 교훈을 잊은 노조는 다시금 투쟁과 태업을 일삼았다. 결국 미 육군은 지난 2013년 2월, 12만 정 규모의 M4 소총 신규생산 납품 계약 공개 입찰에서 콜트를 탈락시키고 또 다시 FN의 손을 들어주었다. 미군이 사용하는 모든 총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미국 내에서 생산된 것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의존해 내수 군납 시장만 바라보고 살던 콜트는 기술 개발을 등한시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소극적이었으며, 내부적으로는 노조 활동 확대에 따른 생산성 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결국 콜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법원에 파산보호신청(Chapter 11)을 제출했다. 법원이 이를 수용하면 콜트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현재 쌓여 있는 부채 상환 시기 연장 등의 조치를 받은 뒤 새로운 경영진을 찾게 될 것이다. 현재 콜트가 가진 채무는 3억 5,500만 달러(약 3,900억 원). 콜트는 일부 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대규모 구조 조정을 통해 사업 지속을 위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으나, 콜트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시장에 경쟁자는 너무도 많고, 콜트는 기술이나 생산성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콜트 몰락의 사례는 비단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수 시장 독점과 그로 인한 호황에 도취해 새로운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하고, 노사분규만 일삼는 기업은 제아무리 초일류 제품을 개발했던 경험이 있더라도 시장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교훈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콜트 몰락 사례는 관급과 내수시장 독점으로 먹고사는 국내 일부 기업들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야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유한킴벌리, 요실금 제품 ‘디펜드 스타일 언더웨어’ 유럽에 수출한다

    유한킴벌리, 요실금 제품 ‘디펜드 스타일 언더웨어’ 유럽에 수출한다

    유한킴벌리가 액티브시니어를 위한 요실금 제품 ‘디펜드 스타일 언더웨어’의 유럽 수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럽 첫 수출국은 영국과 네덜란드로 2년 전 호주, 일본에 이어 시니어용품 선진국 시장에 잇달아 진출하게 되었다. 첫 수출물량은 2억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영국과 네덜란드의 요실금 언더웨어 시장은 연간 2,400억원 규모로 이는 연간 100억원 정도의 국내 요실금 언더웨어시장에 비해 24배 규모이다.(2014년말 기준, 유로모니터 자료) 디펜드 스타일 언더웨어의 최근 5개월간 국내 판매 실적 또한 전년대비 46.3% 성장할 정도로 크게 신장되고 있어 향후 성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유한킴벌리는 합작투자사인 킴벌리클라크의 판매네트워크를 통해 유럽시장을 공력한다.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하기스 기저귀와 아기물티슈, 화이트/좋은느낌 생리대, 디펜드 언더웨어 등으로 2,345억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유한킴벌리 전체 매출(1조 4천억)의 약 17%에 해당하는 수치로 이러한 수출성과는 아기기저귀 외에도 아기물티슈, 요실금언더웨어 등 수출품목의 다변화 전략을 통해 달성 가능했다. 특히, 유한킴벌리가 2012년 10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디펜드 스타일 언더웨어’는 높은 품질과 생산성을 인정받아 2013년 호주와 일본 시장 진출에 이어 올해 유럽시장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유한킴벌리는 수출품목의 확대와 함께 향후 이스라엘과 터키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지속적인 소비자조사를 통해 제품 개발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주요한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펜드 스타일 언더웨어의 제품개발도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결과다. 유한킴벌리가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요실금으로 불편함을 겪는 소비자들은 요실금 언더웨어 사용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디펜드 스타일 언더웨어 신제품은 이러한 요실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반영한 제품으로, 속옷 같은 착용감과 옷맵시로 겉으로 보기에 표시가 나지 않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또한, 소취 성분이 함유된 제품도 출시되어 냄새에 대한 걱정도 덜어준다. 남성과 여성의 요실금 증상 차이를 분석해 남성용 제품과 여성용 제품을 구분한 것도 특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환경관리/이시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기고]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환경관리/이시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세계적인 경영 석학 마이클 포터 교수는 1995년 “잘 설계된 환경 규제는 환경보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기술혁신을 통해 기업 생산성을 제고한다”며 기술의 혁신과 기업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합리적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른바 ‘포터 가설’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난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환경보전법, 폐기물관리법 등 오염물질별 특성에 맞는 관련법 제정을 통해 환경오염 방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수질·대기 등 개별법을 통한 관리는 특정 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이고, 훼손됐던 환경을 회복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40여년간 지속된 개별법 체계는 환경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산업·기술의 융합과 탈경계가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하나의 사업 공정 안에서도 각종 오염물질이 복잡하게 상호 작용하고 전이 효과가 있음에도 기존 법체계는 사업장에 설치된 환경오염 배출 시설을 오염 매체별로 따로 허가를 받고 관리한다. 배출 기준 또한 사업장의 특징이나 주변 여건을 반영하지 못해 민원으로 이어져 기업들도 적극적인 투자나 개선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됐다.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 부족, 형식적인 허가 검토, 신규 오염물질 관리항목 확대 등으로 정부와 기업 간 상호 부담만 가중되며 시설허가, 환경오염, 과도한 단속과 위법이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통합환경관리제도는 환경 허가와 관리를 현실에 맞게 정상화하고, 기술혁신과 환경관리의 효율을 기하고자 하는 ‘포터 가설’의 발전적 투영이라 할 수 있다. 환경관리를 통합한다는 것은 매체별로 허가받던 절차와 서류를 단순 합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틀 안에서 오염 매체를 분석하고, 사업장 특성과 주변 여건을 반영해 배출 기준을 설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포함한다. 여기에는 최적가용기법(BAT)이라는 현재 이용 가능한 최적의 환경관리 기법이 작용하는데 정부와 산업계는 자율과 협력을 통해 오염 저감효과 및 경제성 있는 기법을 취사선택해 적용할 수 있다. 통합 관리는 오염물질을 줄이고,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함으로써 환경개선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독일·영국 등 유럽연합(EU)에서는 1990년대부터 통합허가제도 시행을 통해 환경 사고 감소와 보조자재 소비량 30∼50%, 에너지 소비량 15∼25%를 감축했다. 행정 비용도 2007년 약 2억 유로를 절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지난해 말 ‘환경오염시설의 통합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대기·수질·토양 등 9개 매체별로 중복·분산됐던 인허가를 하나로 통합하고 업종별·시설별 사업장 특성과 배출 기준에 따른 맞춤형 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으로 2017년부터 업종별로 시행 시기를 정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환경관리 체계가 40여년 만에 정책적 대전환이 이뤄진다. 양립이 어려웠던 환경과 경제의 소모적인 논쟁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일본은 1970년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시키는 과정을 통해 세계 최고의 자동차 강국으로 부상했다.
  •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근무시간 다이어트? 딴 나라 얘기랍니다 !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근무시간 다이어트? 딴 나라 얘기랍니다 !

    일부 가족친화형 기업을 빼고는 시간제·재택 근무 등의 ‘유연근무제’가 겉돌고 있다. 출산과 보육, 자기 계발을 위한 대책이지만 현실에서는 ‘그림의 떡’에 가깝다. 워킹맘들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남모르게 가해지는 불이익 등을 우려해 신청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워킹맘 공무원이라고 다를 건 없다. 민간의 참여 확대를 끌어내려면 정부부터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0년 7월 20일 이명박(MB) 대통령이 주재한 ‘스마트워크 활성화 전략’ 회의. 2015년까지 공무원의 30%가량을 재택 근무나 모바일 근무로 대체하겠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사무실에 출근하는 대신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이용해 집이나 혹은 전용시설(스마크워크센터)에서 업무를 보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출산 증가와 생산성 향상, 정보기술(IT) 발전을 기대했다. 5년이 지난 지금 스마트워크는 여전히 ‘딴 나라’ 얘기다. ●유연근무제 공무원 16% 그쳐 행정자치부는 2010년 근무 형태를 다양화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총 근무시간만 채우면 일주일에 3~4일만 출근해도 되고, 출근 시간도 오전 7~10시 사이에 마음대로 선택하게 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이런 ‘파격’을 도입했으니 민(民)보다 훨씬 앞서간 관(官)의 행보였다. 육아 부담과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여성 공무원에게는 귀가 번쩍 뜨이는 소식이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현실은 직장 상사와 동료들의 눈치 때문에 신청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행자부는 올 3월 재도전에 나섰다. 이번엔 유연근무제 활용 결과를 부서장과 부원 평가에 반영하도록 했다. 당시 이재영 행자부 정책기획관은 “유연근무제가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고 저출산 극복 및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출근 1시간 늦출 뿐… 워킹맘 혜택 못 봐 하지만 2개월이 지난 지금 가시적인 성과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유연근무제의 ‘7가지 유형’(시간제 근무, 시차 출퇴근, 근무시간 선택, 집약근무, 재량근무, 재택근무, 스마트워크) 가운데 시차 출퇴근만 이용자가 늘었을 뿐이다. 시차 출퇴근도 출근 시간을 1시간 늦추는 반쪽짜리다. 정시 퇴근이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부처 50개 기관(15만 493명)에서 유연근무제를 단 하루라도 이용한 공무원은 모두 2만 4259명(16.1%)이다. 중복 숫자를 감안해도 많지 않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시차 출퇴근(77.8%·1만 8853명)과 ‘국회 출근’으로 의미가 바뀐 스마트워크(8.3%·2003명) 이용자가 전체의 86%를 넘는다. 육아에 더 많은 신경을 쓸 수 있는 재택근무 이용자는 0.6%(154명)에 불과하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유연근무의 기본 전제가 정시 퇴근 보장인데 공무원 사회에서는 아무래도 힘들다”면서 “결국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간 근로단축제 한 해 700여명뿐 민간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만 8세 이하 자녀가 있는 근로자는 주 15~30시간으로 줄여 일할 수 있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가 법으로 보장돼 있다. 하지만 이용자가 거의 없다. 2011년 39명, 2012년 437명, 2013년 736명만 이용했다. 자신이 빠지면 주변 동료가 일을 떠맡아야 하는 데다 기업들도 그런 직원들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의 시간제 일자리도 정부에 등 떠밀려 하다 보니 질 나쁜 ‘파트 타임직’을 양산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당 17시간 미만을 일한 근로자 수는 117만 7000명(여성 74만 2000명·63.0%)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은 4대 보험 가입 등의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규직과 차별 없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부 의도와 다르게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한 유통업체는 지난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거꾸로 주 40시간을 근무하는 촉탁직 판매와 진열 직원들을 시간제 일자리로 전환하려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기업 관계자는 “시간제 일자리는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기업들에게 손해”라면서 “그러다 보니 일부 기업에서 비용을 줄이려는 꼼수가 나타나면서 시간제 일자리가 왜곡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쟁취한 재택근무… 만족도 최고 이렇듯 재택·시간제 근무로 가는 길은 험난하지만 일단 그 길을 가는 데 성공한 워킹맘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주 4일 집에서 일하고 하루만 출근하는 서울시 정보기획단 소속의 최지혜 주무관은 “두말할 것도 없이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최 주무관의 4살된 딸은 피부염과 아토피가 심해 어린이집도 다니지 못할 형편이었다. 재택근무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휴직을 해야만 했다. 최 주무관은 “공직 분위기가 엄격해서 신청해도 받아들여질까 반신반의했는데 운 좋게 잘 풀렸다”면서 “재택근무라도 동료와 수시로 메신저로 소통하고 민원은 전화로 처리하고 있어 업무 차질은 없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고용센터에서 취업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양은영 주무관은 육아 휴직이 끝나고 복귀한 뒤 3년째 하루 6시간만 근무하고 있다. 전일제보다 임금은 25% 가까이 깎였지만 육아와 가사, 직장 일을 모두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 양 주무관은 “시간제 근무 취지를 살리려면 그에 맞는 업무를 맡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민원 업무에 배치되면 퇴근 시간이 일러 동료들에게 (일을 떠넘기는) 민폐를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오늘의 눈] 누구를 위한 모듈화인가/유영규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누구를 위한 모듈화인가/유영규 산업부 기자

    글로벌 제조업계에 ‘모듈화’ 바람이 거세다. 전자, 자동차, 항공, 기계산업까지 예외가 없다. 모듈화란 기능이나 조립 영역별로 비슷한 일을 하는 부품들을 하나로 결합해 더 큰 단위의 부품 덩어리(모듈)로 만든 후 조립하는 공정을 말한다. 1000개의 레고로 모형 자동차를 만든다고 치자. 과거방법(셀 방식)은 완성품 제조업체가 정해진 순서대로 레고 1000개를 큰 뼈대부터 하나하나 끼워 맞추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모듈화는 뼈대와 지붕, 범퍼, 엔진 등 미리 레고를 조립한 뒤 이 덩어리를 조립하는 식이다. 제조업체 입장에서 보면 모듈화는 장점이 많다. 이전까지 모든 부품 설계부터 생산, 조립, 검사까지 온전히 완제품 제조업체가 담당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물건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은 물론 복잡한 과정이 줄다 보니 불량률도 감소한다. 조직이 작아지고 생산 단계가 축소되면서 제조원가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 자동차 업계는 모듈화를 통해 가격 대비 품질 경쟁력이 35%나 향상된다고 본다. 이런 배경에서 모듈화는 생산성 향상의 혁신 사례로 추앙받는다. 그럼 모듈화는 기업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이로운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스마트폰이나 자동차를 가지고 서비스센터에 가면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모듈화를 이뤄 낸 제품일수록 각 기업의 서비스센터에서 갈아 주는 부품도 덩어리째 공급되는 일이 다반사다. 과거 1000원짜리 부품 하나를 갈면 됐지만 이젠 부품 덩어리째 갈아야 한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제 스마트폰 액정 유리가 깨지면 10만원 이상을 들여 디스플레이 패널까지 통째로 갈거나 부품 하나의 불량 때문에 메인보드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공조기 부품 하나가 말썽을 부리면 최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 이상을 들여 전체를 교환해야 한다. 불가능한 작업은 아니지만 이미 생산 단계를 단순화해 놓은 기업들이 굳이 애프터서비스만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 이유는 없다. 물론 올라간 수리비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 넓게 보면 모듈화는 노동 시장에도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과거 공장에는 전체 공정을 이해하는 숙련공이 절실히 필요했지만 변화 중인 지금의 공장에선 숙련공 자리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해진 순서대로 모듈을 서로 끼워 맞추기만 하면 일에 전문가를 대거 투입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숙련공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은 곧 좋은 일자리의 감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회사 입장에선 언제든 대체 가능한 노동자에게 높은 임금을 건넬 이유가 없다. 필요하면 다른 인력을 단기간 교육해 투입하면 그만이다. 모듈을 공급하는 부품업체 역시 마음에 안 들면 바꾸면 그만이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미 국내 대기업들이 호기 좋게 저개발 국가로 공장을 옮기는 배경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인 흐름을 우리만 거스를 수는 없다. 단 얇아지는 TV와 향상되는 자동차 성능에 찬사를 보내기 전에 우리에게 어떤 현실이 다가오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whoami@seoul.co.kr
  • [시론] 프랑스 데자뷔/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시론] 프랑스 데자뷔/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프랑스에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대사로 근무할 당시 친하게 지낸 한 대사의 이야기다. 당시 그의 운전기사가 수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을 하기에 계속 지적하던 차에 더는 안 되겠다 해서 이 직원을 해고하려 했더니 자를 수가 없다는 대사관 직원들의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유는 프랑스의 경우 법적으로 정규 직원의 해고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데 있었다. 일반 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규제의 보호를 등에 업은 직원들이 생산성을 올리려 하기보다는 적당히 시간만 때우다 퇴근하는 사례도 종종 들렸다. 그래서인지 프랑스에서는 가급적 정규직을 뽑으려 하지 않는다. 그 결과 많은 젊은이들이 실업자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국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이나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 인력들도 취직이 잘 되지 않다 보니 프랑스로 돌아가지 않는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미국, 영국 런던, 싱가포르 등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경우가 많다. 싱가포르에만 5만명의 프랑스인이 근무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규직에 대한 지나친 보호가 사회 전체에 피해를 끼치고 있는 단적인 사례가 아닐까.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장 티롤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가 오늘날 프랑스 고용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프랑스는 이 때문에 기업들이 정규직 대신 기간제 계약직을 채용하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는 10%가 넘는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다.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25%에 달한다. 지방으로 가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프랑스 도서 지역의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2012년 기준으로 53.9%다. 한 집 건너 실업자가 한 명씩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파리 외곽 지역만 나가도 대낮에 젊은이들이 한가롭게 노닥거리는 모습도 눈에 많이 띈다. 2012년 프랑스 북부 도시인 아미앵에서는 청년들이 높은 실업률 때문에 유혈 폭동까지 일으켰을 정도다. 언론에 비친 티롤 교수는 독일과 스칸디나비아 사례를 부러워했다. 독일은 2000년대 들어 정권을 이어 가며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를 바꾸는 하르츠 개혁을 단행했다. 파견제·저임금 근로자를 양산한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고용 효과는 대단했다. 실업자 수가 2001년 308만명에서 2005년 457만명으로 늘며 정점을 찍었지만 2012년에는 231만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4시간짜리 파트타임 직업, 8시간 풀타임 등 일자리도 다양해져 근로자 만족도 역시 높다고 한다. 프랑스와 정반대다. 우리나라 사정은 어떤가.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뚜렷한 방침도 없이 정년은 연장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통상임금 판결이 있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다. 파견제나 사내도급 등 원활한 노동 사용도 어려워지고 있다. 들리는 이야기론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더 투자하겠다’고 본사에 이야기하면 말리는 분위기라고 한다. 강성 노조 등 노사 문제나 과도한 노동규제 등이 걸림돌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끌어내기 위한 노사정 대타협은 성과 없이 끝났고, 이제 공은 정부로 넘어간 상황이다. 노동계 등 이해관계자 문제 때문에 많은 반대가 불가피하지만 더 늦어지면 안 된다. 지금도 체감실업률이 10%에 달한다. 해외 투자가들이 투자를 더 꺼리게 되면 어쩌나 불안하기도 하다. 2012년 유럽 2위였던 프랑스 자동차 업체 푸조 시트로앵의 프랑스 공장이 문을 닫았다. 유럽 재정위기로 시장수요가 줄어든 점이 가까운 원인이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문제가 됐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과도한 정규직 보호, 강성 노조를 중심으로 한 경직된 노사문화는 비효율성의 악순환을 낳았다. 이 회사는 대규모 감원과 함께 프랑스 내 공장 폐쇄를 단행한다. 노사 협상엔 양보도 없었고 결국 승자는 아무도 없었던 셈이다. 인터넷에서 한 장의 사진을 봤다. 문을 닫은 프랑스의 푸조 시트로앵 공장 사진이었다. 정문은 굳게 닫혀 있고 인적도, 지나는 차도 없는 을씨년스러운 사진이다. 한때 세계 4위의 자동차 생산 대국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을 호령했던 프랑스. 우리나라를 보며 데자뷔처럼 겹쳐지는 건 왜일까.
  • 냉해에 5배 강한 벼 유전자 기술 첫 개발

    냉해에 5배 강한 벼 유전자 기술 첫 개발

    냉해에 5배나 강하면서도 정상적인 생육이 가능한 벼 생산 핵심 기술을 우리나라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식물의 냉해 스트레스를 막을 수 있는 유전자원을 발견함에 따라 향후 냉해 예방을 통한 농작물의 생산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수부 산하 극지연구소 이형석 박사팀과 연세대 김우택 교수팀은 최근 5년간 남극의 춥고 척박한 땅에서 꽃을 피우는 볏과 식물 ‘남극좀새풀’을 연구했다. 남극좀새풀이 세포 손상 방지 효과가 높은 결빙 방지 단백질 유전자를 가진 것을 포착하고 저온 적응 핵심 유전자(DaCBF7)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논문명 ‘남극좀새풀 DaCBF7 유전자를 활용한 내냉성 벼 연구’)는 식물학 전문 학술지인 ‘플랜트 사이언스’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DaCBF7 유전자는 저온에서도 냉해를 입지 않도록 식물체에 다양한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핵심 유전자다. 연구팀은 해당 유전자를 일반 벼에 도입해 심각한 냉해를 미칠 수 있는 온도인 4도에서 8일간 배양하는 내냉성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저온에서 생존 능력이 현저히 향상되는 등 냉해에 5배나 강한 것을 확인했다. 일반 벼는 11%만 살아남았지만 형질전환 벼는 평균 54%, 최고 79%의 생존율을 보였다. 특히 일반 벼의 생육조건인 28도에서도 생장 속도에 전혀 차이가 없었다. 그동안 겨울철 추위에 강한 밀과 보리의 유전자를 작물에 도입한 사례가 있었지만 유전자 도입 이후 성장이 느려지거나 개체가 작아지고 꽃이 피는 시기가 늦어지는 등 작물 생산성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형석 박사는 “극지식물의 유전자원을 활용해 냉해 피해를 입기 쉬운 농작물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적 가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지속·희망퇴직 없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지속·희망퇴직 없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2018년까지 현재 11조원인 기업가치를 30조원대로 높이고 글로벌 톱 30위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 철수설이 나돌았던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이달 초 실시한 특별퇴직 등 더이상의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 사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이노베이션 사옥에서 지난 1월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수익·사업구조 혁신으로 현재 당면한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사장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겠다”며 원유도입 다각화, 석유개발 부문 생산성 증대, 화학·윤활유 부문 프리미엄 제품 생산 확대 등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정 사장은 신규 투자와 관련해 “당분간 성장 여력을 키운 뒤 투자를 하는 ‘안정 속 성장’ 기조를 이어 갈 것”이라면서도 “필요 시 언제든지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석유수출기구(OPEC)에서 감산하지 않겠다는 결정에 따라 미국 셰일가스 업자들이 타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올 3분기가 지나고 나면 이러한 타격을 받은 회사가 슬슬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고 이때가 자산을 인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며 해외 에너지 업체의 인수·합병(M&A) 가능성도 내비쳤다. 정 사장은 지난해부터 제기돼 온 전기차 배터리 사업 철수설에 대해서는 “포기 안 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제가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후 가장 먼저 결정한 게 배터리 부문 투자”라며 “현재 유럽의 한 완성차 업체에도 수주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또 이달 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희망퇴직과 관련해 “앞으로 (임기 중) 추가 특별퇴직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SK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장 등을 맡으며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정 사장은 지난해 12월 그룹 임원 인사를 통해 SK C&C 사장에서 SK이노베이션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유한킴벌리, 2015 환경정보공개 대상 선정

    유한킴벌리, 2015 환경정보공개 대상 선정

    생활혁신기업 유한킴벌리(대표이사 사장, 최규복)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원장 김용주)에서 주최한 2015 환경정보공개대상에서 환경정보의 성실한 이행은 물론, 전사적 환경경영을 위한 노력의 성과를 인정받아 대상인 환경부장관상에 선정되었다.유한킴벌리의 환경경영은 원료 절약형 설계 및 에너지의 절감,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서의 환경부하 최소화 등을 통해 나타나고 있으며, 협력업체에 대한 환경경영 지원과 품질경영 지원 등 상생경영 실천으로 우리 사회에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국내 최장수 공익캠페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로 잘 알려진 유한킴벌리는 환경경영 비전을 수립하고 모든 제품에서의 환경부하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 원료•에너지에 절감과 재활용 노력 등과 함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통해 지구환경보전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전사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대책팀을 구성하여 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다각적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자발적 온실가스 배출 감축사업을 등록하는 등 회사 내부의 환경경영에 그치지 않고 정부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적극 참여 하고 있다. 아울러 화장지 및 방향제 제품에 대해 환경표지 인증 23건,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제품에 대해 탄소성적표지 인증 7건을 획득 및 유지함으로서 환경부하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하기스 아기기저귀와 아기물티슈, 좋은느낌과 화이트 생리대, 크리넥스 미용티슈, 스카트타올 등이 생활용품 대표제품으로 변함없이 사랑 받고 있으며, 그린핑거 스킨케어, 더블하트 육아용품, 디펜드 요실금언더웨어, 에어플렉스타올 등 새로운 제품군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유한킴벌리는 세계적 품질력과 생산성을 앞세워 전 세계 32개국에 프리미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농촌기술개발의 ‘여왕벌’

    농촌기술개발의 ‘여왕벌’

    “꿀을 생산하지 않고 꽃가루 수정만 하는 전문 벌이 있는데 ‘뒤영벌’이라고 합니다. 농가에서는 ‘꽃가루 수정 노동’을 대신 해주는 소중한 일꾼으로 통합니다.” 윤형주(53) 농촌진흥청 연구관이 뒤영벌의 인공 대량증식에 성공해 지난달 ‘과학의 날’에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윤 연구관은 28일 “땅속에 사는 야생 벌인 뒤영벌을 실내에서 키울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면서 “작물의 꽃가루 수정을 사람이 했을 때와 뒤영벌이 했을 때를 비교하면 노동력이 96% 절감되고 생산성도 20% 가까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수입 대체 효과만 연간 70억원 이상이고 경제적 파급 효과는 3조원을 웃돈다. 꿀벌은 꿀 생산과 꽃가루 수정을 동시에 하지만 달달한 작물만 좋아하는 단점이 있다. 반면 뒤영벌은 꽃가루 수정만 하다 보니 토마토, 가지, 피망, 파프리카, 고추 등 달지 않은 작물을 수정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수입 초기에는 뒤영벌 1통(여왕벌 1마리, 일벌 80마리) 가격이 25만원이었는데 지금은 6만 5000원까지 내려갔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가족친화기업 특집] GS그룹, 둘째·셋째 낳을 때마다 출산 축하금

    [가족친화기업 특집] GS그룹, 둘째·셋째 낳을 때마다 출산 축하금

    GS그룹은 직원들에게 일과 삶의 조화를 강조한다. 이를 통해 회사는 조직의 활력과 생산성을, 개인은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GS리테일은 다자녀 출산을 지원하는 축하금을 준다. 둘째, 셋째, 넷째를 출산할 때마다 보너스를 지급하는 식으로 출산을 장려한다. 효도를 장려하는 의미로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임직원에게 매월 소정의 금액도 지원한다. GS홈쇼핑은 계열사 내에서도 다양한 가족 연계 이벤트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린이날에는 자녀 초청 패밀리 데이를 열어 부모의 회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자녀들의 입학과 졸업에 맞춰 대표이사가 편지와 함께 선물을 주기도 한다. 자녀를 출산하면 아기용품도 전달한다. GS건설은 건설업계 최초로 사내 어린이집을 설립해 여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줄여 주고 있다. 전문 보육교사들이 상주해 생후 13~48개월 유아들을 돌봐 준다. 미취학 아동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1년간 120만원, 중·고등학교 자녀에 대해서는 학자금을 전액 지원해 직원들의 경제적인 부담도 줄여 주고 있다. GS E&R은 매월 셋째 주 수요일 조기 퇴근을 장려하는 패밀리 데이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 농민 품삯 고민 줄여준 ‘농기계 에디슨’

    농민 품삯 고민 줄여준 ‘농기계 에디슨’

    “농촌에 가면 노인과 부녀자만 많고 힘을 쓸 청년은 없어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소형 농기계를 개발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강태경(51) 농업연구사는 농진청에서 ‘농기계 에디슨’으로 통한다. 1992년 입사해 22년 동안 20여종의 농기계를 개발했다. 지난달에는 농업용 무인헬리콥터를 개발해 대통령 표창(과학기술진흥유공)도 받았다. 무인헬리콥터로 논에 볍씨와 농약을 뿌리는 기술이다. 전국에 230대가 보급돼 전체 논 면적의 20%가량에 무인헬리콥터로 농약을 뿌린다. 농민들은 김매기에 드는 비싼 품삯을 아낄 수 있다. 농약 사용량이 30%나 줄어서 농약 값 부담도 줄었다. 강 연구사는 “미국에서는 넓은 논에 경비행기로 볍씨와 농약을 뿌리지만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무인헬리콥터를 써야 한다”면서 “그동안 일본에서 무인헬리콥터를 수입했는데 이번에 국산화에 성공해 더 싼 값으로 보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 옥천이 고향인 강 연구사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었다. 힘든 논·밭일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가졌고 학업으로 이어져 농업기계공학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농민 입장에서 농사를 편하게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 보니 개발한 기계 중 50% 이상은 대량 생산돼 실제 농사에 쓰이고 있다. 2010년 개발한 ‘밭작물 중경제초기’는 밭 이랑 사이의 잡초를 뽑고 흙을 갈아주는 기계로 사람이 일할 때보다 10배나 빨리 제초 작업을 끝낼 수 있다. 2011년 농가에 보급한 ‘양파 정식기’를 쓰면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했던 양파 심기와 수확을 기계로 간단히 끝낼 수 있다. 사람이 밭 10a에 양파를 심으려면 50시간이 들지만 이 기계를 쓰면 5시간 안에 마친다. 강 연구사는 “논농사는 95% 이상이 기계화됐지만 밭농사는 기계화율이 55%에 불과하다”면서 “밭작물마다 특성에 맞게 씨를 뿌리고, 모종을 옮겨 심는 농기계를 만들어서 밭농사 기계화율을 논농사만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간선택제 일자리 2년 어디까지 왔나] (중) 직장맘·기업 만족도 쑥쑥

    [시간선택제 일자리 2년 어디까지 왔나] (중) 직장맘·기업 만족도 쑥쑥

    #근로복지공단 제2콜센터의 김연미(31·여)씨는 하루 4시간 30분만 근무한다. 상담업무를 맡고 있는 김씨는 이전 직장에서 출산 이후 1년 3개월 동안 육아휴직을 쓴 뒤 복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하루 종일 일하다 보니 ‘아이에게도 자신에게도 못할 일’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결국 회사를 그만둔 김씨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다가 우연히 시간선택제 일자리 공고를 발견했다. 김씨는 “전일제 근무보다는 적지만 안정적인 급여를 받고 오전 근무 이후 퇴근해 아이를 돌볼 수 있어서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김씨는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시간선택제로 일할 생각이다. ●CJ 채용 경단녀 49.6%가 시간선택제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20~60대까지 누구나 활용 가능한 근무 형태이지만 주로 20~30대 직장맘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출산 이후 아이 양육과 일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15~54세 기혼 여성 956만 1000명 가운데 경력단절 여성은 197만 7000명에 이른다. 기혼여성 5명 가운데 1명이 출산과 육아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는 셈이다. 지난 3월 기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20대 64.1%에서 30대에는 58.5%로 줄어든다. 이러한 ‘M자형’ 고용구조(출산·육아기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아지는 구조)는 능력 있는 여성이 사회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 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CJ가 채용한 경력단절여성 중에서 시간선택제 근무를 선택한 비율은 49.6%에 달했다. 이 밖에도 20대는 학업, 40~50대는 보육 및 자기계발, 50대 이상은 퇴직 준비와 건강 등을 이유로 시간선택제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에어코리아 근로자 이직률 0.9%P↓ 일하는 사람뿐 아니라 기업도 시간선택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0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도입 기업 가운데 75.0%가 ‘인력난 해소, 생산성 향상, 근로자 만족도 제고 등의 효과를 거뒀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항공여객 운수사업을 하고 있는 ㈜에어코리아는 시간선택제 도입 전인 2011년 95시간에 달했던 평균 연장근로시간이 제도 도입 이후인 2014년에는 45시간으로 줄었다. 이직률도 2011년 3.2%에서 2014년 2.3%로 감소했다. 한국고용정보는 시간선택제 도입 이후 경쟁회사 대비 생산성이 18% 가까이 상승했다. 고용노동부는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5 시간선택제 일자리 심포지엄’을 열어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무실에 ‘자연의 소리’ 흐르면 생산력↑

    사무실에 ‘자연의 소리’ 흐르면 생산력↑

    물이 흐르는 소리나 폭포수가 떨어지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가 직장인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지적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 렌슬러 폴리테크닉공대(Rensselaer Polytechnic Institute) 연구진은 직장인이 하루의 절반 이상을 머무는 사무실은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요소가 지나치게 많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조나스 브라치 박사는 “최근 많은 사무실에서는 인공음향을 이용해 소음을 제어하는 기술인 ‘사운드 마스킹’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사운드마스킹에 어떤 음향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사무실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운드마스킹은 일정한 주파수에서 일정한 음압을 내는 인공음향을 발생해 주변 소음을 덜 인식하게 만드는 소음제어기술이다. 지나치게 조용한 곳에서는 인공음향을 흘려보내 타인의 소리를 덜 의식하게 하거나, 시끄러운 공간에서는 인공음향으로 타인의 소음이 덜 거슬리게 해주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연구진은 이 같은 ‘사운드마스킹’과 유사하게,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소음에 덜 민감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집중력을 높여줌으로서 생산성 및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실험참가자 12명을 대상으로 ▲소음이 없는 매우 조용한 사무실 ▲화이트 노이즈가 흐르는 사무실 ▲자연의 소리(특히 산 속 개울가 소리)로 사운드마스킹 한 사무실 등 3가지 조건에서 각각 같은 업무를 실시하게 했다. 이후 실험참자들의 업무 완성도 및 효율성 등을 체크한 결과, 자연의 소리를 들은 참가자들의 업무 완성도 및 효율성 점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산 속 개울의 소리는 고정화 되어 있지 않은 ‘랜덤’ 성격이 매우 강하다. 때문에 지나치게 소리에 집중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사운드마스킹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이기도 하다”면서 “사무실 뿐 아니라 병원 등에서 자연의 소리를 사운드마스킹으로 활용하면 환자의 기분전환을 유도해 증상을 완화하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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