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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기기 규제 완화 연내 완료 ‘가속도’

    허가~건보 등재 520일→390일로 단축 의료진 편의 증진 기기 기술평가 없애 체외진단검사 선 시장진입·후 평가 적용 “환자 안전 위협·해외시장 신뢰 추락 우려”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의료기기 규제 혁신안을 연내에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의약품의 주요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허가 취소 사태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를 중심으로 산업 위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불안을 달래려고 계획했던 규제 완화에 더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기 규제혁신 방안’의 12개 세부과제 중 8개를 완료했으며 나머지 과제도 올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우선 의료기기 식약처 허가 이후 건강보험 등재까지 최대 520일이 걸리던 것을 최대 390일까지 단축하겠다고 했다. 신의료기술평가와 보험 등재심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심의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의료진의 편의와 생산성’을 증진시키는 의료기기는 신의료기술평가 없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안전성 우려가 적은 체외진단검사는 빨리 상용화될 수 있도록 시장에 먼저 진입하게 한 뒤 나중에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도록 하는 ‘선(先) 진입-후(後) 평가’ 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 4월부터 이미 감염병 체외진단검사에 이 제도를 시범 도입했다. 그 결과 건강보험 등재 신청까지 390일이 걸리던 것을 140일로 대폭 단축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의료기기 규제혁신 협의체’도 이달 중순부터 운영한다. 담당 부처와 관계기관뿐 아니라 의료기기 업체들이 참여해 규제혁신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한다. 이렇게 규제혁신안을 모두 마무리하면 심사 기간이 대폭 단축돼 의료기기와 신의료기술의 시장 진입이 빨라진다. 하지만 일부에선 규제 완화가 자칫 ‘제2의 인보사 사태’를 불러 환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옥석을 깐깐하게 가리지 않으면 안전성과 효용성이 없는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며 “환자 안전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허가한 제품에 문제라도 생기면 안전하고 효용성 있는 의료기기까지 해외 시장에서 신뢰도가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손호준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안전성에 대해선 사후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반영했다”며 “의료기기 업계에선 기존과 확연하게 달라진 게 없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로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인보사 논란에도 바이오·의료기기 분야의 규제 완화를 일관되게 추진할 방침이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국제 기준과 조화를 이루는 정도의 규제 합리화 방침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장기 침체 시그널… 실업률 상승·국가빚 급증 후폭풍이 더 위험

    장기 침체 시그널… 실업률 상승·국가빚 급증 후폭풍이 더 위험

    한국 경제가 직면한 ‘3저(저성장·저물가·저금리)라는 상황보다 이러한 현상이 고착화될 경우 몰고 올 실업률 상승과 국가채무 급증과 같은 후폭풍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3저로 ‘잃어버린 20년’에 빠졌던 일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뉴 노멀’ 시대에 진입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됐던 미국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실제 한국 경제가 구조적인 장기 침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이로 인한 부작용들도 속속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실업자 수는 총 124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 4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4.4%로 같은 기간 0.3% 포인트 올랐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11.5%로 1년 새 0.8% 포인트 뛰었다. 실업자 수와 실업률, 청년 실업률 모두 4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다. 정부가 만든 재정 일자리 외에는 민간 일자리 창출이 부진해서다. 이번 정부 들어 2년 동안 세 차례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것도, 내년 예산안 규모를 ’500조원+α’로 대폭 늘려잡은 것도 경기 부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세수 호황’이 막을 내린 상황에서 나랏빚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708조 2000억원으로 처음 700조원을 돌파한 국가채무는 올해 741조원, 내년 790조 8000억원, 2021년 843조원, 2022년 897조 8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0%가 안정적인 관리지표로 여겨졌는데 올해 39.4%에서 내년 40.2%, 2021년 40.9%, 2022년 41.6%로 상승하게 된다. 최근 재정 건전성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침체가 장기화되면 자본의 생산성이 낮아지는 점도 문제다. 고령화로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은 늘어나는데 일할 청년들은 줄어 투자할 곳이 줄어든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치 않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주력 산업으로 성장한 영향도 있다. 자본은 많은데 생산성이 낮아져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긴다. 기업들이 수익을 높이려고 중소기업에 납품단가를 후려치거나 독과점 시장을 만드는 등 진입 장벽을 높이게 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에 자본이 많으면 청년들이 돈을 쉽게 빌려서 창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진입 장벽이 높아지니까 청년 일자리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3저 기조가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외부 요인이 아닌 국내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4% 감소해 6개월 연속 줄었다. 설비투자도 지난 1분기에 전기 대비 9.1% 감소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투자가 줄어드는 이유는 기업들이 앞으로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경기는 나쁜데 임금은 계속 올라가는 구조여서 노동비 등 비용 문제를 정부가 개선해주는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저가 고착화되면 ‘국민들의 삶’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있다. 1995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경제 성장이 정체됐던 일본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경우 청년실업 문제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많은 청년들이 ‘프리터족’(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젊은층)이 됐다. 또 취업에 실패한 청년 상당수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되기도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직 일본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도 청년실업 문제가 부각되면서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노인과 여성 등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 문제를 드러내지 않는 사회적 특성 탓에 히키코모리라는 형태의 사회 문제가 발생했지만 우리는 좀 더 공격적인 ‘분노 범죄’ 형태로 표출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용어 클릭] ■‘뉴노멀’이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10년 동안 진행된 저성장, 저소비, 고실업, 고위험, 규제 강화 등의 세계적 경제 현상을 지칭한다. 현재는 변화된 경제 상황의 고착화로 통용된다.
  • [식품 속 과학] 식량자원의 확보와 육종 기술의 발달/박선희 한국식품안전관리 인증원 이사

    [식품 속 과학] 식량자원의 확보와 육종 기술의 발달/박선희 한국식품안전관리 인증원 이사

    인류는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끊임없이 동식물 품종을 개량해 왔다. 그 결과 더 많이 수확할 수 있었고, 더 맛있고 먹기 좋은 품종들이 탄생했다. ‘멘델의 법칙’ 발견으로 육종도 학문으로서 체계적으로 발전하게 됐다. 교잡육종, 돌연변이육종, 유전자 재조합, 표지선발(MAS·Marker Assisted Selection) 등의 기술에 이어 지금은 게놈 편집 기술에 이르고 있다. 전통적인 육종은 자연에서 발생한 돌연변이체에서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이후 방사선을 쪼이거나 화학약품 처리 등을 해 돌연변이를 유발하고, 이 중에서 좋은 것을 선발했다. 이렇게 선발된 우수 품종끼리 교배해 목적에 부합한 것을 만들어 내는 걸 교잡육종이라고 한다. 작지만 맛이 있는 사과와 맛이 없지만 큰 사과를 교배해 크고 맛있는 사과를 만들었다. 다만 이런 기술로는 게놈상 어디에서 변이가 일어나는지 알 수 없고 정확히 조절하는 게 어려워 여간해선 의도대로 되지 않는 게 문제였다. 1990년대에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등장했다. 종과 무관하게 원하는 특성을 지닌 유전자를 품종 개량하려는 작물에 넣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제초제 내성이나 병충해 내성을 높여 농업 생산성을 증진하려는 목적으로 이용됐다. 이렇게 개발한 콩, 옥수수, 면화 등이 전 세계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게 됐지만, 안전성 규제 장벽이 높아 다양한 작물에서 실용화하지 못했다. 1990년대 후반에 등장한 게놈 편집 기술은 과거 운에 맡겼던 돌연변이를 계획적으로 일으켜 정확성과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개선했다. 쉽게 갈변하지 않는 양송이, 자를 때 눈물이 나지 않는 양파, 쉽게 무르지 않는 토마토, 잘못 보관해도 솔라닌 독을 생성하지 않는 감자,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억제한 계란을 낳는 닭 등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품종 개발에 응용되고 있다. 물 부족과 지구 온난화로 농업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품종 개발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인류가 풍요롭게 살려면 작물이나 가축을 어디까지 개량해야 하고, 또 개량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술 개발이 비약적으로 이뤄지려면 소비자의 이해와 수용성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기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정보 교류가 더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 日기업들 “담배 피우는 신입사원 안 뽑아요”

    ‘금연 서약서’ 안 쓰면 임원 승진서 제외 직원 건강 손실·생산성 저하 차단 효과 일본은 오랫동안 담배에 관대한 나라였다. 하지만 내년 도쿄올림픽 등을 계기로 금연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내년 4월부터는 음식점 등에서 흡연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게 대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업무시간에는 회사 밖에서도 금연을 의무화한다든지 흡연자에 대해 채용·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기업들이 최근 줄을 잇고 있다. 임직원의 건강을 위하는 동시에 생산성 저하를 막자는 의미가 크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식품 대기업 아지노모토 본사에서는 지난 4월부터 업무 중에는 회사 안에서건 밖에서건 일절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 근무 시작 전이나 점심시간을 빼고는 담배를 이유로 중간에 자리를 뜰 수도 없다. 사내가 아닌 사외에서까지 금연을 사실상 강제하는 것은 예전 같으면 ‘개인의 자유를 속박한다’는 이유로 상상도 할 수 없었을 조치다. 아지노모토는 이를 통해 지난해 17%였던 임직원 흡연율을 내년까지 12%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 일본법인은 올해 안에 사내 흡연자를 없앤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 4월부터 흡연자의 경력 채용 및 계약직의 정사원 전환을 모두 중단했다. 비흡연자만 신입사원 지원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다. 지난 4월에는 히마와리생명, 아플락생명, 로토제약, 시세이도 등 20여개 기업이 ‘금연 추진기업 컨소시엄’을 조직했다. 각사의 노하우를 공유해 2022년까지 사원 흡연율을 12% 이하로 낮춘다는 게 컨소시엄까지 만들게 된 이유다. 히마와리생명의 경우 내년 봄 신규 채용 때부터 지원자격에 ‘금연’을 추가하는 한편 ‘업무시간 내 금연’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임원 승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나가사키대학도 지난 4월 국립대학 중 처음으로 흡연자는 교직원 선발에서 제외한다고 선언했다. 이런 기업·기관들의 금연 열풍은 ‘건강’과 ‘생산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조사기관 연구 결과 흡연자들의 직장 내 ‘생산성 손실시간’은 연평균 130시간으로, 비흡연자(78시간)의 1.7배에 이른다”면서 건강 손실에 따른 결근·휴가 등 근로 차질, 담배를 피우기 위한 업무 중 자리 비움 등 때문이라고 전했다. 유능한 인재 확보의 목적도 있다. 화이자 일본법인 관계자는 “젊은 세대일수록 간접흡연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강력한 금연제도는 인재 채용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남성 흡연율은 34%로 주요 7개국(G7) 중 프랑스(36%) 다음으로 높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담배가 사회에 끼치는 총손실액을 2015년 기준 1조 8000억엔(약 19조 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수원시, 몽골 사막에 일곱번째 ‘수원시민의 숲’ 조성

    수원시, 몽골 사막에 일곱번째 ‘수원시민의 숲’ 조성

    몽골 튜브 아이마크(道) 에르덴 솜(郡) 지역에 일곱 번째 ‘수원시민의 숲’을 조성중인 경기 수원시가 2일(현지시각) 현지에서 구주소나무 묘목 220그루를 심었다. 수원시민의 숲은 수원시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몽골 내 사막 확산을 방지하고 황사를 줄이고자 2011년부터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1시간 거리인 에르덴 솜 지역에 조성하기 시작했다. 중국 네이멍구(내몽고) 자치구와 인근 몽골 등에서 발생한 황사는 우리나라와 일본, 태평양 중앙부까지 도달해 인체 건강뿐만 아니라 해양의 식물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는 몽골 정부, 비정부기구(NGO)인 ‘푸른아시아’와 협약을 체결한 뒤 최근까지 에르덴 솜 지역 100만㎡ 넓이의 대지에 포플러 등 여러 수종의 나무 10만 그루를 심어 숲을 만들었다. 수원시민의 숲 조성사업은 2020년 마무리된다. 7번째 수원시민의 숲에는 1만1000 그루의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수원시는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2017년부터 자동 물주기 시설, 묘목장·퇴비장 등을 설치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지인들에게 나무관리교육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이영인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장을 비롯한 수원시 공직자, 수원시의원, 아주대학교대학원, 사단법인 휴먼몽골사업단, 사단법인 생태조경협회 관계자, 현지 주민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이영인 공원녹지사업소장은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황사의 70%가량이 몽골에서 발생한다”라며 “수원시민의 숲으로 황사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도록 몽골 정부와 협력해 지속 가능한 숲을 조성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바닥 안 보이는 수출… 경상수지 83개월 흑자행진 멈추나

    바닥 안 보이는 수출… 경상수지 83개월 흑자행진 멈추나

    “반도체·中에 의존하는 구조 개선해야” 정부,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거론 “외국인 배당 집중 때문… 일시적 현상”4월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5월에도 수출이 쪼그라들었다. 벌써 6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다. 정부는 하반기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영향권에 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9.4% 감소한 459억 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3월 -8.3%였던 수출 감소율은 4월에 -2.0%로 줄었다가 다시 커졌다.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업황 부진, 중국 경기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수출 물량은 0.7% 늘어 4월(2.3%)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한 게 위안거리다. 수출 감소가 물량보다는 단가 하락(-10.0%)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단가가 오르면 수출도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올 들어 단가가 급락한 반도체의 수출 감소율이 -30.5%에 달해 4월(-13.7%)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중국(-20.1%)과 유럽연합(EU·-12.6%)으로의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반면 대미 수출은 자동차와 가전에 힘입어 6.0% 증가했다. 5월 수입은 1.9% 줄어든 436억 4000만 달러였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2억 7000만 달러 흑자였다. 무역수지는 88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으나, 규모는 1년 전(62억 3000만 달러)보다 63.5% 급감했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달 31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녹실회의에서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거론했다. 한국은행이 오는 5일 공식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이례적이다.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경상수지는 무역수지와 서비스, 자본 등 무역외 수지를 합친 개념으로, 2012년 5월 이후 지난 3월까지 8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해 왔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 배당이라는 일시적 현상 때문”이라며 “무역수지는 걱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력 산업의 수출 약화와 대외 교역환경 악화, 노동비용 증가 등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상실 영향으로 당분간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과 반도체에 의존했던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서비스업 생산성 등을 키워 무역 흑자 대부분이 제조업에서 나오는 불균형도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서울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GS그룹 “소통·워라밸 강화…조직문화 개선·시너지 창출”

    GS그룹 “소통·워라밸 강화…조직문화 개선·시너지 창출”

    GS그룹은 임직원들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열린 조직문화 정착에 힘쓰는 한편 ‘워라밸’(일과 삶의 조화)을 통해 조직의 활력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계열사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2일 밝혔다. GS는 주 40시간 근무를 제도화하기 위해 PC 오프제와 휴가 사용 적극 권장 등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소통과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일상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은 “개방성과 유연성을 겸비한 창의적 조직 문화가 기반이 돼야 조직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며 “낡은 사고와 행동 패턴을 창조적으로 파괴하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여러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GS칼텍스는 구성원 간 원활한 소통과 협업 활성화를 위해 GS강남타워 27층에 230평 규모의 열린 소통공간 ‘지음’(知音)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또 직원들이 여가생활과 문화적인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주간의 재충전(리프레시) 기회를 적극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GS리테일은 내부 직원, 가맹 경영주, 파트너사, 고객 모두가 가감 없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핫라인인 ‘CEO에게 말한다’를 운영하고 있으며, GS홈쇼핑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뭉클(뭉치면 클래스가 열린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현대重 사태, 주총 고비 넘겼지만 노사 상생 노력 더 절실해졌다

    현대중공업이 31일 노조의 격렬한 반발 속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 27일부터 주총장인 울산 한마음회관을 불법 점거한 노조가 법원의 퇴거 명령도 무시한 채 주총장 진입을 강력히 차단하자, 사측은 이날 오전 장소를 울산대 체육관으로 변경해 주총을 강행했다. 기습적인 주총장 변경으로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피할 수 있었지만, 노조는 “주총 장소와 시간을 변경한 사측의 조치는 위법”이라며 주총 무효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혀 갈등은 여전히 남았다. 사측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리하는 물적분할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생산성 증대와 원가 절감 등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분리되면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 등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조선해양 본사가 서울에 설립되면 지역 경제가 위축될 것을 우려한 울산 시민들도 노조 주장에 동조했다. 이런 와중에 울산시장마저 노사 간 중재자 역할은커녕 삭발로 노조 편을 들어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었다. 까닥하면 공권력 투입 등 대규모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뻔할 정도로 사태가 악화할 때까지 정부는 강건너 불 보듯 했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출혈 수주 경쟁으로 한국 조선업이 백척간두에 선 지는 오래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조선업을 살리기 위한 최후의 불가피한 방책이란 점을 노조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사측은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 안정을 약속했지만, 노조는 ‘해고는 살인’이라는 한국의 고용현실을 고려할 때 더 확실한 안전장치를 요구하는 게 당연하다. 띠라서 회사는 직원들의 이런 불안감을 충분히 감안해 노조를 더 적극적으로 설득해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 노조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불안을 불법 시위와 폭력적 행위로 표출할 게 아니라 사측과 진정성있는 대화로 풀려는 자세를 보였어야 했다.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폭력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고, 국민의 외면을 자초할 뿐이기 때문이다. 주총은 끝났지만 현대중공업이 대우해양조선 인수를 완결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국내외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데, 독과점에 대한 우려로 EU, 미국 등 해외 공정거래 당국의 승인을 장담하기 어렵다. 노조가 계속 반발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무엇보다 노조의 주총 무효소송 판결 결과에 따라 논의가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주총 장소, 시간 변경을 이유로 주총 무효 판결이 내려진 선례가 있다. 그런 점에서 노사 모두 이제라도 대승적 차원에서 상생 협의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한다. 정부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주도한 조선업 구조조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기업의 일로만 치부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중재해야 한다.
  • [특파원 생생리포트]美, 확산하는 ‘로봇세’ 논란...아직 규정조차 없어

    [특파원 생생리포트]美, 확산하는 ‘로봇세’ 논란...아직 규정조차 없어

    전 세계에서 다양한 로봇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택배나 피자를 나르는 허드렛일부터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으로 똘똘 뭉친 로봇 자산운용사와 로보어드바이저, 의료용 로봇, 로봇 앵커까지 여러 분야에서 인간을 대신하며 기업의 생산성을 3배 이상 늘리고 있다. 특히 미국 기업의 로봇 채용이 봇물처럼 늘면서 ‘로봇세’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워싱턴DC 싱크탱크 관계자는 30일(현지시간) “이마존이나 알리바바 등은 물류센터에 사람 대신 수백에서 수천의 로봇을 채용하면서 기업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면서 “사람을 채용하면 걷을 수 있는 소득세와 급여세 등 세금의 누수가 생기고 이는 곧 사회보장제도 약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자동화로 대체될 수 있는 직업들은 미국 내 경제활동의 51%를 차지하며 이를 임금으로 따지면 연간 2조 7000억 달러(약 3200조원) 규모에 달한다. 결국 미 정부는 3200조원에 대한 세금 누수가 생기는 셈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바로 ‘로봇세’다. 사람을 대신해 공장에서 일하는 로봇이 사람처럼 세금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겸 고문은 로봇을 고용한 기업이 얻는 이득 일부를 로봇세 명목으로 걷어 이를 지역사회 등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이츠 등 로봇세 찬성론자들은 로봇 채용 기업 수익의 사회 환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세금 부과 대상인 로봇을 아직 어떻게 정의할지부터가 논란의 대상이라면서 먼저 법적 손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1시간 동안 했던 제품 분류에서 포장, 배송을 단 15분 만에 해치우는 아마존의 물류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일하며 이윤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세금을 매긴다면 인간보다 수백 배 무거운 물건을 옮기면서 제품 분류와 저장을 돕는 ‘지게차’도 세금을 내야 형평성이 맞다고 주장한다. 이에 로봇업계에서는 로봇세 도입 이전에 과연 세금을 부과할 로봇의 정의와 규정 도입 등 법적 손질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단순히 기계에 모두 세금이 적용될 수 있는지, 혹은 최근 개발 붐이 일고 있는 인공지능이 결합된 기계만 세금 부과 대상인지에 대해서도 이해당사자 간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어려운 집 ‘장남’ 같은 마음/백민경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어려운 집 ‘장남’ 같은 마음/백민경 산업부 차장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의 노동조합 조합원 조끼에는 ‘화합·단결’이 새겨져 있다. 2년 전엔 ‘단결·투쟁’이 적혀 있었다. 회사와 노조가 ‘단결’해서 ‘투쟁’하지 말고, ‘화합’해서 ‘하나가 되자’는 의미를 담아 새로 새겨 넣은 것이다. 지난 27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의 성장 전략 발표에서 최남규 SK인천석유화학 사장과 최근 재계 노사 문제를 얘기하다 나온 말이다. 최 사장은 “우리 노조는 ‘어려운 집 장남’ 같은 심정으로 회사를 바라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SK인천석유화학은 오늘이 있기까지 그간 숱한 시련을 겪었다. 1969년 경인에너지개발주식회사로 출발해 한화그룹 식구였다가 1999년 현대오일뱅크에 인수됐다. 이후 2001년 부도와 2003년 법정관리를 겪었다. 한솥밥 먹던 직원들은 눈물을 머금고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후 2006년 SK주식회사의 경영권 인수를 거쳐 2008년 SK에너지로 합병됐다. 2013년에야 인적분할을 통해 SK인천석유화학주식회사로 거듭났다. 최 사장은 “굴곡진 역사를 직원과 기업이 같이 겪다 보니, 일단 회사가 있어야 직원이 있다는 인식이 강하고 그래서 다른 기업에 비해 끈끈한 유대감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어려운 집 장남 같은 마음”이라는 그의 표현은, ‘집주인’(사주)이 바뀌고 ‘가족’(동료)이 떠나는 어려운 집안 사정 속에서 ‘장남’(노조)이 묵묵한 책임감으로 조용히 ‘집안’(인천석유화학)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 노사의 행보도 비슷한 맥락이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임금협상 갈등을 없앤 걸로 유명하다. 2017년부터 국내 대기업 최초로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임금 인상률을 결정한다. 소모적인 노사 투쟁을 줄여 생산성을 높이자는 차원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본사 구성원들이 매달 기본급의 1%를 기부하면 회사 역시 같은 금액을 내 ‘1% 행복 나눔’ 기금을 마련하고 이 돈을 협력사 직원 복지 등에 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노사화합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송철호 울산시장만 봐도 그렇다.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이 행복 나눔기금 23여억원을 울산을 포함해 66개 협력사 구성원과 저소득층에 전달했는데, 이 전달식에서 송 시장은 눈물을 보였다. 오랜 인권 변호사 생활 동안 첨예한 갈등 상황에 익숙했던 송 시장은 “그간 수많은 행사에 다녔지만 오늘이 가장 기분 좋고 가치 있는 자리 같다”며 이례적인 노사 화합에 대한 감동을 전하며 울먹였다. 하지만 4개월 뒤인 지난 29일 송 시장은 삭발식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서울 이전을 반대하면서 노사갈등 이슈의 중심에 섰다. 노사 화합에 감격해 눈물을 보였던 그가 불과 몇 달 뒤 그 대립의 정점에 뛰어들 만큼 노사갈등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연결돼 풀기 어려운 문제다. 현재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 이후 법인 분리 등을 이유로 노조 갈등을 겪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임단협조차 아직 끝내지 못했다. 현대중공업도 지금 진행 중인 물적분할이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이란 의혹까지 제기되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당장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다. 하지만 노사가 대립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확실하다. SK가 모든 면에서 본보기가 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비현실적인 우호관계’로 노사화합을 이뤄내고 협력사와 불우 이웃까지 챙기는 모습은 생각해 볼 만하다. white@seoul.co.kr
  • 지역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바람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30일 경북 영천시와 영천상공회의소, 경북테크노파크 등 3개 기관과 공동으로 영천첨단지구내 (주)금창 강당에서 스마트팩토리 설명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한 40여명의 기업대표 및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생산성 혁신사례 소개, 스마트팩토리 사업 참여 안내, 스마트팩토리 사업이 실시된 금창의 생산 공장을 둘러 보았다.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최기문 영천시장, 정서진 영천상공회의소회장은 지역 부품업계의 해외판로개척 지원, 입주부지에 대한 임대요건 완화, 기업운영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과 인센티브 요청 등 다양한 의견을 듣고 기업 건의사항을 관련기관에서 적극 대응하기로 하였다. 이인선 청장은??“입주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경영지원을 위해 유관기관과 힘을 합쳐 기업중심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65세 이상 고령인구 1%P 늘면 지역 총생산 4.5% 감소”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고령인구 비율이 증가한 지역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국회예산처가 내놓은 ‘산업 동향과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늘어난 지역은 GRDP가 줄어든 반면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율이 늘어난 지역은 GRDP도 덩달아 증가했다. 실제 고령인구 비율이 1년 전보다 1% 포인트 증가하면 지역의 GRDP는 4.5% 감소했으며,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1% 포인트 증가한 지역의 GRDP는 1.6%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 226개 시군구의 GRDP와 인구 자료를 이용해 인구구조 변화가 지역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비수도권에 비해 인구구조 변화의 영향을 더 받았다. 고령인구 비율이 동일하게 1% 포인트 증가했을 때 수도권 GRDP는 비수도권보다 1.01% 더 감소했다. 김경수 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인구 고령화가 노동 공급 감소, 노동 생산성 하락, 시장 규모 축소, 소비·투자 위축 등을 불러일으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최근 산업용 로봇 및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 증가는 고령화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기업 특집]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직급·세대별 의견 수렴… 경영에 반영

    [기업 특집]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직급·세대별 의견 수렴… 경영에 반영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워라밸’(일·가정 양립)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27일 K-water에 따르면 2017년 조직 문화를 전담하는 ‘조직문화혁신실’을 신설한 뒤 공공기관 중 최초로 ‘일·가정 양립을 위한 업무수행기준’도 제정했다. 우선 장기 휴가자나 유연근무자가 늘어남에 따라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든 ‘업무공유포털’이 가장 눈에 띈다. 부서 간 업무와 자료를 상시 공유할 수 있어 업무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경영진과 직원들 사이에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다양한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직급·세대별 의견을 수렴해 경영에 반영하기 위한 ‘직원이사회’, 경영진과 직원들이 경영 방향 등을 공유하는 ‘열린소통광장’ 등이 대표적이다. 직원 간 상호 배려를 위한 행동기준을 담은 ‘Do&Don’t List’도 만들었다. 또 ‘휴식이 있는 삶’을 위해 공공기관 최초로 2015년 ‘9to6 근무제’를 도입하고, ‘PC 오프제’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초과근무율이 2015년 12.0%에서 지난해 2.5%까지 떨어진 반면 1인당 생산성은 2017년 3억 200만원에서 지난해 3억 800만원으로 향상됐다. 이어 지난해에는 주 40시간 내에서 근무시간을 자율 조정할 수 있는 근무시간선택제, 자녀돌봄휴가제(2일) 등도 도입했다. 이학수 K-water 사장은 “일·생활 균형은 불필요한 일을 없애고 구성원 각자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라면서 “일하기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스마트공장’ 도입해도 고용 감소 우려 없다

    중소·중견기업 1곳 당 고용 증가 20여명 산재 등 노동자 기피 분야 먼저 도입을 제조업 공정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스마트공장’을 도입해도 당장 고용이 줄어들 우려는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모든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될 수 있다는 노동자의 우려를 없애려면 노동 친화적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KLI)이 27일 공개한 ‘고용영향평가 브리프’에 따르면 국내 기계산업 분야 중소·중견기업에서 스마트공장을 도입해도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고용의 증가나 감소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는 스마트 공장을 도입하는 기업에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비용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그간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면 일부 직무가 자동화돼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하지만 KLI가 분석한 결과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중소·중견기업 1곳당 평균 고용의 증가 규모는 20여명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났다. 이에 대해 KLI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래도 스마트공장이 고용을 감소시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우려를 줄이려면 스마트공장 도입이 실제로 노동자들에게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예컨대 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직무나 노동자가 근무를 꺼리는 분야에서 스마트공장 도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KLI는 “스마트공장의 도입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이라면서 “스마트공장을 노동 친화적인 방향으로 도입해 생산성 증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가정 내 성 불평등 심하면 성매매 관대”

    “가정 내 성 불평등 심하면 성매매 관대”

    “여성 폭력과 성희롱간 상관관계 높고 성평등 수치 낮으면 성폭력 수치 나빠” 양성평등·국민 성평등 조사 등에 활용“어떤 직장이든 여성이 많아지면 생산성이 떨어지게 돼 있다.”, “여성 차별·불평등이 거의 사라졌으므로 이제 더이상 성평등 정책이나 제도가 필요 없다.”, “성폭력이나 강간은 피해를 당한 여성의 옷차림이나 행동에도 원인이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이 같은 문항이 담긴 한국형남녀평등의식검사(개정판)를 27일 발표했다. 한국형남녀평등의식검사는 1999년 처음 만들어져 우리 국민의 성평등 수준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로 사용돼 왔다. 개정판에는 ‘여성의 권리 요구에 대한 태도’ 등 시대 변화를 반영한 항목이 추가됐다. 연구원 측은 “개정판 문항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성평등 이슈에 대한 태도와 여성 폭력이 연관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새 검사에서 여성 폭력과 성희롱 간 상관관계는 0.583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가정 내 성평등과 성매매 간 관계도 0.394로 어느 정도 관련이 있었다. 성평등 수치가 낮게 나온 이들은 성폭력 수치가 나쁘게 나올 가능성이 크고, 가정 내 성평등 태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성매매를 관대하게 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1999년 이 검사가 처음 개발됐을 때만 해도 ‘남녀의 권한과 권력관계에 대한 태도’ 등에 문항이 국한돼 연구에 한계가 컸다. 하지만 이번 검사는 달라진 시대상을 대폭 반영해 새로운 영역과 문항으로 꾸려졌다. 예를 들어 “여자들은 많은 여성 제도·정책이 있는 데도 끊임없이 요구만 한다”, “딸은 커서 전문직을 갖더라도 가사일과 육아를 잘할 수 있게 키워야 한다” 등이다. 해당 조사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2015년부터 발효된 양성평등기본법 제10조에 따라 이뤄지는 양성평등 실태조사에 쓰이고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통해 상시 국민 성평등 의식 조사 등에도 이용될 수 있다. 종합적인 ‘젠더 의식’을 측정할 수도 있다. 최근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불거진 성별 간 갈등을 예측할 수 있다. 성별 갈등은 성평등 의식이 낮은 사람과 높은 사람 사이에서 일어날 확률이 크기 때문에 이들의 태도를 측정하면 갈등의 내용과 방향을 내다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전북 상공인들 새만금 과도한 규제 완화 요구

    전북도상공회의소협의회가 새만금 산업단지의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전북상협은 27일 논평을 통해 “전북의 향토기업이자 국내 최대 닭 가공업체인 동우팜투테이블이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만금 산단으로 공장 신설 및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나 과도한 규제에 가로막혀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전북상협에 따르면 동우팜투테이블은 지난해 3월 새만금 산단 임대용지(13만㎡)에 30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신설, 150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새만금개발청이 산업단지 관리 기본계획 변경 고시를 통해 염료, 안료, 피혁, 염색, 석면, 도축업종, 시멘트 제품 제조업 등의 입주를 제한한다고 밝히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이로 인해 도축업종에 해당하는 동우팜투테이블의 공장 이전과 투자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전북상협은 새만금 산단의 입주 제한업종의 완화와 적극적인 규제 개선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새만금개발청을 비롯한 관계 부처에 전달했다. LG화학도 지난 2017년 새만금 산단 16만여㎡에 3400여억원을 들여 2차 전지의 핵심인 리튬 제조시설을 짓기로 투자협약까지 체결했으나 환경문제 등의 걸림돌로 경북에 공장을 건립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전북상협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잇따른 폐쇄로 전북경제가 큰 타격을 본 가운데 건실한 향토기업마저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고려한다는 사실은 지역의 산업 시스템을 돌아보게 한다”며 “새로운 기업유치도 중요하지만, 경쟁력 있는 지역 기업을 지켜내는 것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국내 제조업 기회 확대 위해 디지털혁신 가속화해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김대희)은 KISDI Premium Report(19-03) ‘디지털 혁신이 가져올 제조업의 변화와 대응방안’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촉발하고 있는 제조업의 생산방식, 가치창출방식의 혁신, 이러한 변화가 가져올 제조업의 새로운 기회에 대해 논의하며 국내 제조업의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위한 정책 과제들을 제시했다. 그동안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제조업의 산업 지형을 파괴하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의 구현을 가능하게 하며 성장 한계에 직면한 제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어 왔다. ICT전략연구실 이경선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제조 현장에서 디지털화, 지능화, 유연화가 진행됨에 따라 생산공정 전반의 효율성, 신뢰도, 민첩성, 시장 대응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있으며 이러한 제조 현장의 혁신적 변화는 실제로 비즈니스 전략 선택의 제약요소 완화로 이어지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고객 가치 창출을 지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재 소수 글로벌 선도기업들을 제외하면 제조업의 스마트화가 더디게 진행 중이라는 점에 우려를 표시하며 국내 제조업의 기회 확대를 위한 빠른 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도입 및 활용이 더디게 진행되는 이유로 중소제조기업의 디지털 역량 미흡, 높은 투자비용, 기술자산의 경직성, 기계 대체 가능성으로 인한 노동자들과의 갈등 등을 언급하며, 향후 국내 제조업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금 지원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정부의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노력에 더불어 ▲중소제조기업의 디지털 역량 강화 ▲제조혁신의 연결성·확장성·유연성 강화 ▲인간중심 기술개발 지원 등을 위한 정책적 노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활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걸친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들도 다양한 혁신주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향후 정부는 중소제조기업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와의 협력을 통한 혁신활동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특히, 스마트 공장 보급·확산에 있어 수직적 상생, 수평적 공생모델의 도입확대가 필요하며 다양한 혁신주체들과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오픈 협업, 첨단 기술의 중소기업 이전 및 활용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활용도를 높이고 기술도입 실패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연결성, 확장성, 유연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과제로 가치창출의 범위 확장을 위한 산업인터넷 플랫폼 구축 및 생태계 차원의 최적화 추진, 기술자산의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국제적 협업 강화 및 생산설비·솔루션의 연결·확장성 확대, 고객 대응력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품질관리, 유연생산 등) 지원 등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노동자와의 갈등 요인을 낮추기 위해 기술도입의 혜택이 노동자들에게도 돌아가는 인간중심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생산성 제고와 동시에 일자리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저부가가치·유해작업의 자동화 지원, 작업자가 기술도입에 따른 업무변화에 보다 쉽게 적응하고,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용자중심 시스템 개발 등을 제안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밀로 빚은 구수한 막걸리의 유혹…응답하라, 1970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밀로 빚은 구수한 막걸리의 유혹…응답하라, 1970

    세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막걸리의 주재료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쌀’이라고 생각했다면 밀레니얼 세대(2030)일 가능성이 큽니다. “요즘은 쌀막걸리가 흔하지만, 예전엔 밀막걸리가 대세였지…”라며 과거를 추억했다면 당신은 최소 197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X세대일 것입니다. 때아닌 ‘나이 드립’으로 이번 술 이야기를 시작한 건 막걸리로 독자들의 나이를 간파하기 위함은 아닙니다. 현대사의 굴곡과 함께한 우리의 ‘밀막걸리’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막걸리를 구입하기 위해 동네 슈퍼나 대형마트에 가면 쌀로 만든 막걸리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막걸리’ 하면 목넘김이 가볍고 청량하며 달콤한 쌀막걸리의 맛을 떠올리지요. 하지만 ‘막걸리=쌀막걸리’의 공식이 성립된 건 1990년 이후부터랍니다. 6·25전쟁이 끝나고 힘겹게 살았던 과거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 준 술은 밀로 만든 막걸리였습니다. 1965년 정부가 양곡관리법을 발표해 귀한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하면서 대부분의 양조장들이 25년간 미국에서 수입한 밀가루로 막걸리를 빚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중세시대 독일 바이에른 지방에서 공포됐던 ‘맥주 순수령’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이 법령은 우리와는 반대로 쌀이 아닌 밀로 술을 만들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시간이 흘러 한국인에게 ‘쌀밥’의 특별함은 사라졌습니다. 동시에 쌀막걸리를 마시는 일도 당연해지면서 그렇게 흔했던 ‘밀막걸리’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됐죠. 하지만 밀막걸리를 한 번이라도 맛본 주당들은 밀막걸리 특유의 구수한 맛을 잊지 못한답니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쌀막걸리와 반대로 목젖을 때려 주는 묵직함을 갖춰 모자란 ‘술배’를 채우기엔 안성맞춤이죠. 게다가 밀은 ‘찬 성질’의 곡물이어서 여름철 열기를 내려 주는 데도 제격입니다.쌀막걸리가 새하얀 우유 빛깔이라면 밀막걸리는 바나나우유처럼 노란색을 띱니다. 25년간 쌀막걸리를 먹지 못했던 시간 탓에 “밀막걸리보다 쌀막걸리가 더 좋은 술”이라는 편견도 남아 있지만, 이는 취향 문제일 뿐 우월함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양조와 발효 과정에서 밀막걸리가 더 까다로워 대형 양조장에서는 밀보다는 생산성이 높은 쌀막걸리 생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도구리에 있는 동해명주 양조장은 이제는 귀해진 밀막걸리를 ‘시그니처 막걸리’로 생산하는 대표적인 양조장입니다. 이곳의 밀막걸리 브랜드 ‘도구 막걸리’는 포항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지역 명물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양조장에서 맛본 도구 막걸리는 맛있어서 위험한 술이었습니다. 뒷맛에 잔당감이 거의 없어 보디감이 묵직한데도 질리지 않고 마실 수 있는 음용성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올해 64년째 운영되고 있는 이 양조장은 ‘밀레니얼 세대’인 양민호(38) 대표가 이끌고 있습니다. 양 대표는 2030세대이지만, 쌀보다는 밀막걸리 발효 냄새가 더 익숙한 타고난 양조가입니다. 방앗간을 하던 그의 아버지가 1985년 양조장을 인수해 2016년 그가 완전히 이어받았는데 다섯 살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밀막걸리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가 양조장을 맡은 이후 ‘아는 사람들만 먹었던’ 도구 막걸리는 포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막걸리로 거듭났습니다. 비결은 전통의 영역에 들어온 혁신이었습니다. 그가 양조에 쏟는 열정을 지켜보니 ‘젊은 장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는 ‘손맛’이 지배했던 오래된 양조장에 기술을 도입합니다. 그는 발효 과정에서 온도 변화에 민감한 밀막걸리의 온도를 실시간 체크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2014년 양조장 내부, 발효 탱크별 온도를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자 품질의 일관성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습니다. 실제로 “시스템 도입 이후 온도에 관한 데이터가 쌓이면서 버려지는 술의 양이 10분의1로 줄었다”고 하네요. 그는 “쌀막걸리 시장이 더 크지만, 오랫동안 밀막걸리를 만들어 온 양조장의 전통과 도구 막걸리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생각하면 밀막걸리 양조를 놓을 수 없다”면서 “지금은 밀막걸리와 함께 쌀막걸리·동동주만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 우아한 청주를 만들어 전통주의 고급화에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글 사진 macduck@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이야기] 밀로 빚은 구수한 막걸리의 유혹… 응답하라, 1970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이야기] 밀로 빚은 구수한 막걸리의 유혹… 응답하라, 1970

    세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막걸리의 주재료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쌀’이라고 생각했다면 밀레니얼 세대(2030)일 가능성이 큽니다. “요즘은 쌀막걸리가 흔하지만, 예전엔 밀막걸리가 대세였지…”라며 과거를 추억했다면 당신은 최소 197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X세대일 것입니다. 때아닌 ‘나이 드립’으로 이번 술 이야기를 시작한 건 막걸리로 독자들의 나이를 간파하기 위함은 아닙니다. 현대사의 굴곡과 함께한 우리의 ‘밀막걸리’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막걸리를 구입하기 위해 동네 슈퍼나 대형마트에 가면 쌀로 만든 막걸리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막걸리’ 하면 목넘김이 가볍고 청량하며 달콤한 쌀막걸리의 맛을 떠올리지요. 하지만 ‘막걸리=쌀막걸리’의 공식이 성립된 건 1990년 이후부터랍니다. 6·25전쟁이 끝나고 힘겹게 살았던 과거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 준 술은 밀로 만든 막걸리였습니다. 1965년 정부가 양곡관리법을 발표해 귀한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하면서 대부분의 양조장들이 25년간 미국에서 수입한 밀가루로 막걸리를 빚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중세시대 독일 바이에른 지방에서 공포됐던 ‘맥주 순수령’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이 법령은 우리와는 반대로 쌀이 아닌 밀로 술을 만들지 말라는 내용입니다.시간이 흘러 한국인에게 ‘쌀밥’의 특별함은 사라졌습니다. 동시에 쌀막걸리를 마시는 일도 당연해지면서 그렇게 흔했던 ‘밀막걸리’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됐죠. 하지만 밀막걸리를 한 번이라도 맛본 주당들은 밀막걸리 특유의 구수한 맛을 잊지 못한답니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쌀막걸리와 반대로 목젖을 때려 주는 묵직함을 갖춰 모자란 ‘술배’를 채우기엔 안성맞춤이죠. 게다가 밀은 ‘찬 성질’의 곡물이어서 여름철 열기를 내려 주는 데도 제격입니다. 쌀막걸리가 새하얀 우유 빛깔이라면 밀막걸리는 바나나우유처럼 노란색을 띱니다. 25년간 쌀막걸리를 먹지 못했던 시간 탓에 “밀막걸리보다 쌀막걸리가 더 좋은 술”이라는 편견도 남아 있지만, 이는 취향 문제일 뿐 우월함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양조와 발효 과정에서 밀막걸리가 더 까다로워 대형 양조장에서는 밀보다는 생산성이 높은 쌀막걸리 생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도구리에 있는 동해명주 양조장은 이제는 귀해진 밀막걸리를 ‘시그니처 막걸리’로 생산하는 대표적인 양조장입니다. 이곳의 밀막걸리 브랜드 ‘도구 막걸리’는 포항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지역 명물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양조장에서 맛본 도구 막걸리는 맛있어서 위험한 술이었습니다. 뒷맛에 잔당감이 거의 없어 보디감이 묵직한데도 질리지 않고 마실 수 있는 음용성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올해 64년째 운영되고 있는 이 양조장은 ‘밀레니얼 세대’인 양민호(38) 대표가 이끌고 있습니다. 양 대표는 2030세대이지만, 쌀보다는 밀막걸리 발효 냄새가 더 익숙한 타고난 양조가입니다. 방앗간을 하던 그의 아버지가 1985년 양조장을 인수해 2016년 그가 완전히 이어받았는데 다섯 살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밀막걸리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가 양조장을 맡은 이후 ‘아는 사람들만 먹었던’ 도구 막걸리는 포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막걸리로 거듭났습니다. 비결은 전통의 영역에 들어온 혁신이었습니다. 그가 양조에 쏟는 열정을 지켜보니 ‘젊은 장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는 ‘손맛’이 지배했던 오래된 양조장에 기술을 도입합니다. 그는 발효 과정에서 온도 변화에 민감한 밀막걸리의 온도를 실시간 체크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2014년 양조장 내부, 발효 탱크별 온도를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자 품질의 일관성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습니다. 실제로 “시스템 도입 이후 온도에 관한 데이터가 쌓이면서 버려지는 술의 양이 10분의1로 줄었다”고 하네요. 그는 “쌀막걸리 시장이 더 크지만, 오랫동안 밀막걸리를 만들어 온 양조장의 전통과 도구 막걸리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생각하면 밀막걸리 양조를 놓을 수 없다”면서 “지금은 밀막걸리와 함께 쌀막걸리·동동주만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 우아한 청주를 만들어 전통주의 고급화에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글·사진 macduck@seoul.co.kr
  • KDI “한국경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모습”… 성장률 낮췄다

    KDI “한국경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모습”… 성장률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렸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국면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예상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에 낮고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지는 것)의 경기 흐름도 섣불리 예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론이 거세질 가능성도 높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22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4%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KDI의 전망대로라면 올해 성장률은 유럽 재정위기의 후폭풍에 직면했던 2012년(2.3%) 이후 최저가 된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OECD는 전날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낮췄고, 한국은행도 2.6%였던 기존 전망치를 지난달 2.5%로 수정했다. OECD는 우리나라는 물론 대외 의존도가 높은 일본(0.8→0.7%)과 캐나다(1.5→1.3%), 멕시코(2.0→1.6%) 등의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실제 KDI는 투자와 내수가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최후의 보루’인 수출마저 바닥을 기면서 전반적으로 경기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설비투자가 4.8% 감소하고, 건설투자는 올해(-4.3%)에 이어 내년(-3.1%)에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582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559억 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의 가장 큰 요인은 당시 예상한 것보다 대외 경제 상황이 빠르게 둔화하면서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낮아진 데 있다”면서 “잠재성장률을 2.6∼2.7%로 보는데, 이번 성장률 전망은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건설·반도체 특수에 따른 착시 효과가 사라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저성장 기조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양적인 기여도가 줄고 있다”면서 “2015년 건설 호황, 이후 나타난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따른 설비투자 호황이 없어지면서 원래 추세대로 돌아오고 있는데, 이는 성장률 하락 추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DI는 경기 저점을 오는 4분기나 내년 상반기로 예상했다. 올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본 정부와 한은의 판단보다 경기 회복 시점을 더 뒤로 미룬 것이다. 그나마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은 정부 일자리 정책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 전망인 10만명 안팎의 두 배인 20만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전쟁 심화와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 대내적으로는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을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김 실장은 “최근 경제 상황을 판단했을 때 여러 위험 요인이 산재한 상황이기에 2분기 성장률이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기준금리 인하를 포함한 적극적인 수단을 시행하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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