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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와 협력 수위 높이는 삼성전자

    MS와 협력 수위 높이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의 ‘정보기술(IT) 공룡’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강화해 더욱 강력한 기기 사용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패트릭 쇼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기기를 오래 유지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들은 노트북 곁에 스마트폰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기기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힘들게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기기간에 막힘 없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우리의 모바일 기기가 세계의 어떤 PC 기기와도 원활하게 작동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쇼메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일상생활 전체에서 끊김 없이 연결되는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를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카테고리를 개척하고, 개방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MS는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다. 두 회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다양한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서비스간에 매끄러운 연결성으로 모바일에서 더욱 강력한 생산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정식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은 퀵 패널에서 바로 윈도우 PC를 연결해 알림을 확인하고 메시지에 답장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갤럭시노트10에는 최적화된 MS의 모바일 이메일 솔루션인 ‘아웃룩’이 기본 탑재되며, 올해 가을부터는 갤러리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기반의 MS 원드라이브와 자동으로 동기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MS는 이날 모바일과 PC의 장점을 결합한 갤럭시북S도 선보였다. 갤럭시 북은 퀄컴의 7nm PC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cx’를 탑재했다. 또한 갤럭시노트10 공개 행사에는 MS의 사티아 나델라 CEO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나델라 CEO는 두 회사의 파트너십을 소개하며 이번 협업이 PC와 모바일 기기 간 경계를 허물며 생산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경남도, 가축 폭염피해 예방 위해 영양제 지원

    경남도, 가축 폭염피해 예방 위해 영양제 지원

    경남도가 가축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축산 농가에 가축 영양제를 지원한다. 도는 7일 가축이 폭염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질병에 걸려 폐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축산농가에 사료첨가제를 지원하는 사업을 올해 처음 시행한다고 밝혔다. 도는 지난해 폭염으로 도내 축산농가에서 닭, 오리, 돼지 등 많은 가축 폐사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이상 기후에 대비한 축산농가 사료첨가제 지원 사업을 올해 신규 축산시책으로 추진한다.전체 사업비는 8억 7500만원으로 도비 1억 7500만원, 시·군비와 축산농가 자부담 각 3억 5000만원이다.. 사업지원 대상은 이상기후에 민감한 돼지, 닭, 젖소, 한우 등을 사육하는 축산업 허가(등록)를 받은 농가 및 영농법인이다. 사료첨가제는 사육가축 종류에 따라 규산염제나 비타민제로 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지원 단가는 포대 당 3만원(규산염제 20kg, 비타민제 1kg)으로 보조 60%, 자부담 40%이다. 제품은 조달청 등록물품이나 도내 등록된 보조사료 생산업체에서 구입하면 된다. 농가에서 원하면 다른 시·도에서 생산된 제품도 구입할 수 있다. 도에 따르면 사료첨가제는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결핍영양소인 각종 천연 물질 및 기능성 첨가제로, 가축 질병을 예방하고 사료 효율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다. 육질, 육량, 착유량, 산란율 등 생산성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여 가축 폐사율을 줄이기 위해 모든 가축 종류에 사용한다. 양진윤 도 축산과장은 “여름철 폭염이 이어지면 가축도 고온 스트레스나 열사병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생산성 저하와 폐사가 우려되기 때문에 축산농가에서는 가축 영양공급과 축사 냉방장비 가동 등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 피해는 한우는 실외 온도가 섭씨 20도 이상 올라가면 사료섭취량이 감소한다. 비육우는 섭씨 30도 이상에서 발육이 정지되고 젖소는 생산성이 떨어져 우유생산량이 20%까지 감소될 수 있다. 또 돼지는 번식 능력과 사료섭취량이 줄어들어 폐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기고] 주력 산업 고도화와 혁신성장/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기고] 주력 산업 고도화와 혁신성장/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최근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 이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등으로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고 대내적으로는 저성장, 투자 감소, 내수 기반 약화 등 각종 악재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집권 3년차를 맞는 문재인 정부는 핵심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와 함께 혁신성장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정책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란 거대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기존 산업과 신산업 간 충돌은 불가피해 보이나 혁신성장을 받쳐줄 주력 산업을 고도화하면서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 이해당사자들의 갈등을 해소하고 민간투자 활성화를 통해 혁신성장을 이뤄야 하는 것이 바로 정부의 역할이다. 과학기술과 산업생태계 혁신은 단순히 구호로만 외쳐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조와 조정을 통해 연구계 및 산업계 현장에서 체감하고 정착될 수 있는 세밀한 정책적 방안이 요구된다. 과거의 타성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 제품과 서비스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법·제도 환경을 정비하고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타파해야 하며 최근 도입된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현장에서 성과가 나타나야 한다. 이번 일본과의 소재 무역 마찰을 계기로 향후 글로벌 무역 분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근본적 한계와 주력산업 고도화에 대한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대규모 설비투자에 의존한 제조업 생산성을 기반으로 완성품 중심의 주력산업을 통해 고속·압축 성장을 해 왔다. 완성품 생산 중심의 산업구조는 핵심 소재부품의 원활한 공급 없이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본 이외 대체 국가로서 미국, 독일 등의 글로벌 소재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을 통한 국내 생산기지의 구축, 과거보다 더욱 높은 수준의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실질적 협업, 정부 연구개발사업의 지속적 투자와 성능평가 인증제도 도입,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 의한 미래소재 원천기술 확보와 기술지원, 전문화된 소재부품 강소기업 육성 등이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 삼성전자, 세계 첫 6세대 V낸드 SSD 양산

    삼성전자, 세계 첫 6세대 V낸드 SSD 양산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반도체의 공정 미세화 한계를 극복한 ‘6세대(1xx단) 256Gb(기가비트) 3비트 V낸드’를 기반으로 한 ‘기업용 PC SSD’를 양산해 글로벌 PC 업체에 공급했다고 6일 밝혔다. 100단 이상 셀을 한 번에 뚫는 단일 공정으로 만들면서 속도, 생산성, 절전 특성을 동시에 향상시켜 역대 최고 제품 경쟁력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기업용 250GB SATA PC SSD 양산을 시작으로 글로벌 고객 수요 확대에 맞춰 올해 하반기 512Gb 3비트 V낸드 기반 SSD와 eUFS 등 다양한 용량과 규격의 제품을 계속 출시할 계획이다. SSD는 소음이 없으며 발열이 적고 빠른 입출력 속도를 지닌 보조기억장치, eUFS는 모바일 메모리를 말한다. 삼성전자는 6세대 V낸드를 통해 역대 최고 데이터 전송 속도와 양산성을 동시 구현하며 초고적층 3차원 낸드플래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은 3차원 CTF 셀을 최상단에서 최하단까지 수직으로 한 번에 균일하게 뚫는 공정 기술을 적용해 9x단 이상 V낸드를 생산하는 곳은 현재 업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국민 절반 “SNS·현실 괴리감”… 빈곤세대 “디지털·현실 모두 불행”

    국민 절반 “SNS·현실 괴리감”… 빈곤세대 “디지털·현실 모두 불행”

    국민 2명 중 1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현실의 ‘나’ 사이에 괴리를 느끼고 있으며, 37.4%는 지인이 SNS에 올린 사진이나 글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심리학자 리언 페스팅어의 사회비교이론과 같이 사람들은 SNS 속 타인의 삶과 현실의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며 스스로 불행을 만들어간다. 그러나 SNS에 비친 타인의 삶 또한 절반은 과장되거나 위장된 삶일 뿐이다. 서울신문과 인터넷윤리학회,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과 세종리서치는 6일 만 19세 이상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디지털 세상에 의존하는 현대인의 삶을 들여다봤다.SNS에서 보여지는 나의 모습과 현실의 나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응답은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가 50%를 웃돌았다. 이 중에서도 40대는 가장 많은 60.2%가 괴리감을 느낀다고 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김태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에릭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관계를 보면 중년의 시기는 생산성과 침체 사이에서 갈등하는 시기”라며 “가족과 사회에 기여하면서 자기효능감과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실패로 인해 침체되기도 한다. 자신도 모르게 SNS에서 ‘생산성’의 측면을 노출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침체’의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에 괴리감을 강하게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괴리감은 자신의 경제 수준을 중간층(58.8%) 또는 상위층(57.6%)이라고 밝힌 사람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스스로 하위층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49.3%만이 괴리감을 느꼈다고 했다. 김 교수는 “SNS에 전시한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을 하위층은 비현실적이거나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여기는 반면 중·상위층에게는 ‘이룰 수 있는 현실’에 좀더 가깝기 때문에 그 괴리에서 오는 결핍을 피부로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지인이 SNS에 올린 글이나 사진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37.4%가 ‘있다’라고 답했다. 이런 경향은 남성(33.2%)보다는 여성(41.7%)에게서 두드러졌다. 또한 20대 52.6%, 30대 47.6%, 40대 38.3%, 50대 30.8%, 60세 이상 25.5% 순으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특히 20대 2명 중 1명이 박탈감을 호소한 데에는 SNS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청년층의 특성뿐만 아니라 이들이 처한 빈곤한 경제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좋은 일자리를 얻지 못해 내 삶은 갈수록 초라해져 가는데 SNS를 통해 엿본 타인의 삶은 불행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실제 조사에서도 이런 박탈감은 경제적 상위층(29.2%)보다 하위층(39.4%)에서 높게 나타났다.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해외의 어느 해변가, 새로 산 물건과 지적 수준을 나타낼 책.’ 어느덧 과시의 장이 돼 버린 SNS와 현실의 나를 자꾸 비교하는 습관은 마음을 멍들게 한다. 응답자의 22.3%는 디지털과 현실, 두 세상 모두 행복하지 못하다고 했고 10.0%는 현실보다 디지털 세상이 행복하다고 답했다. 3명 중 1명(32.3%)은 현실 세상이 불행하다고 느낀 것이다. 두 세상 모두 행복하지 않다는 응답은 60세 이상(31.0%)과 30대(23.4%), 20대(23.0%)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제적 하위층(29.7%)에서 이런 답변을 한 사람이 많았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빈곤하다는 청년층과 노년층이 디지털, 현실 어느 곳에서도 행복을 느끼기 어려워했다. 현실보다 디지털 세상이 행복하다는 응답은 40대(12.8%)와 50대(13.4%)에서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의 56.9%가 SNS를 매일 이용한다고 답할 정도로 SNS는 일상의 일부분이 됐지만, 아직 ‘디지털 시민’에 걸맞은 규범은 자리잡지 못했음도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타인이 허락을 구하지 않고 자신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SNS에 올려 피해를 입은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23.0%는 ‘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타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릴 때 동의를 구한 적이 있다는 사람은 24.4%에 그쳤다. ‘내가 올리는 글, 사진, 영상 등이 다른 이를 불편하게 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10명 중 7명(69.7%)이 ‘없다’고 답했다. 김미량 한국인터넷윤리학회 회장은 “디지털 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인식과 태도가 아직 갖춰지지 못해 나타난 결과”라면서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우리가 느끼는 가치 혼동과 태도에 대해 다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민성’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지연 상명대 휴먼지능정보공학과 교수도 “디지털 세상을 이해하며 위험성과 영향력을 파악하고 올바른 가치에 기반해 판단할 수 있는 ‘생각하는 디지털 시민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최근 논란이 일었던 게임중독 질병 분류에 대해 61.5%는 반대, 33.7%는 찬성했다. 다만 반대 의견을 낸 응답자 가운데 37.2%는 ‘질병 분류에는 반대하나 별도 조치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69.0%)은 하루 평균 1시간 이내로 컴퓨터와 스마트폰 게임을 했고, 1~2시간 17.3%, 3~4시간 9.1%, 5~10시간 3.8% 순으로 나타났다. 10시간 이상 한다는 응답자는 1%에도 못 미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가족 돌봄은 회생 어렵다… 사회적 돌봄으로 ‘젠더 갈등’ 풀자

    가족 돌봄은 회생 어렵다… 사회적 돌봄으로 ‘젠더 갈등’ 풀자

    한국 사회에 변혁의 바람을 몰고 온 ‘미투’ 운동의 진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각계각층에서 터져나온 여성들의 목소리는 공고하게 이어져 온 남성 중심적 폭력 문화의 민낯을 들춰냈고, 남성 중심 권력 구조에 균열을 냈다. 불법촬영 규탄 시위, 낙태죄 폐지 등 여성 관련 이슈가 주요 의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성폭력 대책과 성평등 정책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반발과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일부 사건은 여혐 대 남혐의 대결 구도로 비화됐고, 역차별을 거론하며 페미니즘에 반기를 드는 남성들도 늘어났다. 서울신문 부설 서울젠더연구소는 출범에 맞춰 국내 대표 여성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인 조한혜정(71) 연세대 명예교수에게 ‘지속가능한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에 대해 물었다. 조한 교수는 가깝게는 근대의 근간을 형성해 온 군사주의와 과학기술주의에 대해, 멀게는 긴 인류사를 통해 구축돼 온 가정과 공공 영역 분리에 대해 근원적 성찰을 하지 않으면 미래를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나치게 비대해진 ‘교환 영역’(시장)과 ‘재분배 영역’(국가)을 축소시키는 한편 장기적으로 공존의 원리인 ‘호혜의 영역’을 사회의 핵심으로 삼고 확장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담은 지난달 서울젠더연구소장 김균미 대기자가 진행했다.-2018년 미투 운동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재 상황을 진단한다면. “한국에서는 2005년에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남학생의 진학률을 추월했다. 그런데 아직도 여성을 자신의 소유물이나 노리개처럼 여기면서 폭력적으로 대하는 남성들이 남아 있다. 미투 운동은 ‘더이상 그런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여성들의 단호한 선언이다. 이전의 성폭력 폭로 사건이 피해자를 대변하는 운동이었다면 현재 미투 운동에서는 당사자들이 직접 발언을 하고 나섰다. 이 현상은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의 ‘1·2차 근대’의 개념으로 풀어내면 이해가 쉽다. 1차 근대의 주역은 중세 신분제에서 해방된 남성들이었다. 그들은 산업 역군이자 제국주의 전쟁의 참전자로 1등 시민의 자리에 있었다. 여성들은 그들을 보조하는 현모양처, 가정주부의 자리에 있었다. 2차 근대에 접어들면 남녀 모두가 경제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립가능한 개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여성 운동 차원에서 보면 1차 근대에서 여성은 경제·사회적 자립을 위한 동등한 권리 운동을 펼쳤다. 그런데 2차 근대에 가면 개인의 존엄과 자율적 삶을 존중하자는 운동을 벌인다. 서지현 검사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는 2차 근대의 대표적 사례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된 여성들이 작은 폭력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회원리 자체의 근원적 변화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 -최근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백래시(반발·반격)가 심각한데 이를 어떻게 보시는지. “1차 근대에서 2차 근대로 넘어서는 과도기 현상이다. 2차 근대에 접어들면 여성들도 온전한 독립이 가능해져서 공사 영역에 걸쳐 자율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반면 직장만 있으면 결혼하고 가장으로서 어깨를 펴고 살 수 있으리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며 성장한 남성들에게는 수난 시대가 시작된다. 현재 한국의 ‘일베화 현상’이나 여혐 대 남혐 구도는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 나온 병리적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1차 근대적 여권 운동은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여성의 좌절’과 함께 ‘남성의 좌절’도 다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 남자와 여자 모두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살되 그간의 발전주의가 파생시킨 문제들을 해결하는 협동적 주체가 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남녀 갈등의 원인 중 하나로 군대 문제가 꼽히는데 교수님께서는 오래전부터 해결 방안으로 사회복무제를 제시하셨다. “한국의 남성 의무복무제는 성차별 체계의 핵심이다. 최근까지 월급 호봉이나 공무원 채용 시험에 가산점을 주는 보상제도가 있었다. 군대를 가지 않은 존재를 따돌리거나 2등 시민으로 취급하는 풍토가 만연해 있었다. 공무원시험 시 군 가산점을 두고 여성과 장애인 대표가 위헌 소송을 내 1999년에 승소했는데, 이 즈음에 병역 제도를 2차 근대적 시점에서 개혁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병사가 총 들고 싸우는 시대도 지났고, 기강을 세우기 힘든 상황에서 군대는 청년 직업훈련소화하고 있다. 냉전 체제는 북한의 개방으로 전혀 다른 지평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년들을 위한 훈련은 이제 재난과 재앙의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어야 한다.” -‘젠더’를 둘러싼 논란을 해결하려면 일자리와 결혼, 돌봄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기성 정치인이나 관료, 부모들은 자기 세대의 세계에 갇혀 평생 일자리와 결혼을 전제로 해법을 내려고 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혼자서도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앞서 말했지만 1차 근대는 아내가 돌봄을 맡고 남편이 돈을 벌면서 유지됐다. 2차 근대는 여자가 사회에 나간 반면 남자들이 가정의 돌봄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여자들이 사회에 나가며 만들어진 공백을 메울 것이라 예상했다. 현실은 어떤가. 어릴 때부터 입시 공부와 직장을 얻기 위한 준비만 한 여성은 남성 못지않게 돌봄에 서툴다. 그렇게 성장한 많은 ‘능력 있는’ 여성들은 출산하고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직장에 가고 싶어 한다. 여성들은 남성 못지않게 돈벌이에 몰두하면서 육아를 맡을 사람을 고용하거나 어린이집에 장시간 맡겨 두려 한다. 그렇게 ‘기획된 가족’의 아이들은 장시간 학교와 사교육 시장에 맡겨져 관리·보호된다.” -돌봄의 공백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보인다. “그간 가족에게만 맡겼던 돌봄을 ‘사회적 돌봄’의 개념으로 풀어내는 것이 바로 여성가족부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1차 근대에서 제기된 생산성, 곧 여성 노동과 인권 문제를 다루면서 동시에 2차 근대의 생산성이 핵을 이루는 사회적 돌봄에 바탕을 둔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거시적 기획을 시도했어야 했다. 사회복무제는 그런 2차 근대적 기획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일 것이다. 남녀 모두가 성인이 되는 시점에 갖가지 위기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하고 아이와 약자를 보호하는 주체가 되는 훈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최근 어린이집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사회복무를 하는 청년 남녀가 참여하게 되면 지혜롭게 풀어 갈 수 있다. 스무살 즈음의 모든 국민들이 천재지변에 대비하고 약자를 돕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으면서 사회의 책임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더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족 단위 돌봄을 회생시키려 하기보다 사회적 관계망 안에서 호혜적 관계를 맺고 다음 세대를 함께 키우는 즐거움을 경험하는 새로운 인프라를 만드는 데 세금을 써야 한다.” -‘토건 국가’에서 ‘돌봄 사회’로의 전환을 강조해 오셨다. “경제학자 낸시 폴브레가 쓴 ‘보이지 않는 가슴’이라는 책이 있다.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잘 굴러간다고 하지만 실은 ‘보이지 않는 가슴’이 있어 가능했음을 보여 주는 책이다. 돌봄은 존재와 존재의 만남, 소통과 이해와 공존의 행위다. 그러나 도구적 합리성이 주도하는 사회에서는 이 영역을 무시해 왔다. 여성들, 특히 1차 근대에서 열렬한 운동을 했던 페미니스트들도 돌봄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가정주부 시대에 어머니들이 강요받은 비지불 노동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한 것이다. 돌봄 사회에서 말하는 ‘돌봄’은 가족을 넘어선 ‘사회적 돌봄’이다. 사회적 돌봄이 가능한 사회는 결혼을 강요하기보다 동거를 장려하고 의무적 제도가 아닌 실질적 지원을 하는 사회다. 더 나아가 돌봄은 창의의 근원이다. 창의성은 돌봄이 있는 여유로운 환경에서 나온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더 자연스럽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코리빙 스페이스’(co-living space), 자신이 원하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밤낮없이 연구하는 ‘리빙 랩’(living lab), 이들이 모여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는 ‘창의적 공유지,’ 이런 크고 작은 공동체적 시공간이 돌봄 사회로의 전환을 가능케 하는 기반이다.”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성평등 교육은 중요한데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무엇보다 남자들에 대한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남자들은 소통을 하지 못하는 조직에서 성장하지 않았나. (그 조직에서) 정말 열심히 일을 했고, 사실상 그것밖에 선택지가 없었던 거다. 그런 이들은 나이가 들면 점점 더 귀가 잘 안 들리는 존재가 돼 간다. 여자들이 처음 공적 영역에 들어갈 때 적극적 조치가 필요했듯이 남자들을 돌봄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게 하려면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관리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비폭력 대화 등 훈련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남자아이들 문제도 심각하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부터 제대로 사회화되지 못하고 있다. 존경스러운 남자 모델도 없고, 어머니나 여자 교사와 거리감을 느끼면서 온라인 전쟁 게임에 몰입하거나 남자 패거리 문화에 휩쓸리게 된다. 아버지가 가르쳐 주지 못한 소통과 돌봄의 능력을 키워 줄 수 있어야 한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분법적 구도로 접근하면 역효과만 난다. 각자의 경험을 꺼내 놓고 함께 배워 가는 리빙랩과 같은 분위기에서 시대 변화를 배우고 스스로를 알아 갈 수 있게 도와야 한다. 현재는 소수의 전문가들이 연구할 시간도 없이 분주하게 ‘계몽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평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국가의 대대적인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다.” -젠더 이슈와 관련한 다양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발족한 서울신문 서울젠더연구소에 기대하는 역할이 있다면. “‘젠더’는 생물학적 성과 구분되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성으로서 남성 중심의 사회가 어떻게 구성돼 왔는지 살펴보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단어다. 남녀로 구성된 사회가 긴 인류사를 통해 왜 이렇게 적대적 사회가 됐는지 거시적 관점을 갖고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연구하고 해결해 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현재 세계가 돌아가는 현실을 보면 이 작업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근대의 원리였던 발전주의적 언어를 넘어 근대를 성찰하는 언어로 시대의 문제를 연구하고 풀어낼 것을 기대한다. 페미니즘은 다음 세대가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선언이다. 서울젠더연구소가 남녀와 세대 등으로 나눠진 이들이 같이 모여 의논하고 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면 좋겠다. 특히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2차 근대의 성찰적 페미니즘의 토대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김균미 젠더연구소장 kmkim@seoul.co.kr정리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여성·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 교수는… 연세대 명예교수. 1981~2013년 연세대 사회학과·문화인류학과 교수로 일했다. 1980년대 여성주의 동인 집단 ‘또 하나의 문화’와 함께 여성주의적 공론의 장을 열었고, 1990년대에는 서울시립청소년 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를 설립해 청소년 대안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2000년대부터는 서울시 마을공동체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민관 협력의 다양한 모델을 제시했다. 곳곳의 마을을 돌봄과 소통이 있는 배움터로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 ‘성찰적 근대성과 페미니즘’, ‘학교를 찾는 아이 아이를 찾는 사회’, ‘학교를 거부하는 아이 아이를 거부하는 사회’,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 ‘다시, 마을이다’, ‘가족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 ‘선망국의 시간’ 등이 있다.
  • 내년 최저임금 8590원… 월 179만 5310원 확정

    내년 최저임금 8590원… 월 179만 5310원 확정

    ‘업종별 구분 적용 않는다’ 내용도 명시 한국노총 “최저임금 논의 보이콧” 반발정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40원(2.9%) 오른 시급 8590원으로 확정했다.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노동계의 이의제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저임금위원회가 의결한 대로 결정한다는 내용의 고시를 관보에 5일 실었다. 고시에는 월 노동시간 209시간(주휴시간 35시간 포함)을 적용한 월 환산액 179만 5310원도 병기했으며 업종별로 구분해서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명시했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내년에 적용하는 최저임금안에 대한 한국노총의 이의제기서를 자세히 검토했다”면서 “절차상 하자가 없었고 최임위에 부여된 적법한 권한 내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판단해 재심의를 요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저임금법상 정부는 최임위의 결정에 대한 이의제기가 합당하다고 판단하면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한 적은 최저임금제를 시행한 1988년 이후 한 번도 없다. 앞서 한국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노동자의 생계비나 유사 노동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결정기준으로 밝힌 최저임금법에 비춰봤을 때 법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정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부가 재벌 대기업에 집중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최저임금 문제를 자영업자와 노동자들의 ‘파이 싸움’으로 놓아둔 채 구경만 하고 있다”면서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을 보호하긴커녕 더욱 나쁘게 하려는 최저임금제 개악 논의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반발했다. 임 차관은 “내년 최저임금 수준이 노동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근로장려금을 내실 있게 집행하고 사회보험료 등을 지원하는 것을 통해 저임금 노동자들이 생계 안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최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 대상국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관련 영향을 받는 기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임 차관은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이) 해외 품목을 수입할 때 필요한 산업안전상 절차들을 빠르게 처리하는 등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2008년부터 임금 불평등 줄었지만 임금 상승률이 낮아진 하향 평준화”

    대졸자 공급 늘어 중상위 임금 정체 교육·기술 혁신 통해 생산성 높여야 2008년부터 우리나라 근로자 간 임금 불평등은 줄었지만 이전보다 임금 상승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하향 평준화’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혁신과 대졸자 수요는 정체된 반면 대졸자 공급은 늘어난 데 기인한 것으로 교육 혁신과 기술 진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30일 KDI 정책포럼에 실린 ‘임금격차는 어떻게, 왜 변해 왔는가?’ 보고서를 통해 “1980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 근로자의 임금 불평등이 개선과 악화를 반복했고 전반적으로 임금 상승은 둔화됐다”면서 “2008~2016년에는 임금이 하향 평준화됐다”고 분석했다. 고 위원은 근로자의 임금 불평등도 추이를 1기(1980~1994년), 2기(1995~2007년), 3기(2008~2016년)로 나눠 분석한 결과 1기에는 임금이 상향 평준화된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 시기 상위 10% 근로자의 임금은 연평균 6.6% 올랐는데, 중위 임금과 하위 10% 근로자의 임금은 각각 9.2%씩 올랐다. 이는 중화학공업 등에서 숙련된 고졸 기술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대졸자와의 임금 불평등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2기는 임금 불평등이 확대된 시기로, 상위 10%의 임금은 연평균 5.6% 상승한 반면 중위 임금이나 하위 10% 임금은 각각 4.0%, 3.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보기술(IT) 발달에 따른 대졸 고숙련 인력의 생산성과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으로 임금 불평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인 3기에는 임금의 연평균 상승률이 상위 10%(1.1%), 중위(1.1%), 하위 10%(3.0%)를 막론하고 모두 둔화됐다. 중상위 근로자의 임금 상승이 정체되면서 역설적으로 임금 불평등도가 개선된 것이다. 고 위원은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둔화되고 기술 혁신이 정체된 상태에서 대졸자에 대한 수요는 정체됐다. 하지만 진학률이 높아지며 대졸자 공급은 연평균 4.3%씩 증가해 대졸 임금 프리미엄이 다시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 위원은 “임금은 생산성을 반영한다는 사실을 볼 때 규제 완화, 산업 구조조정, 교육, 노동 등 부문별 개혁을 통해 혁신과 기술 진보를 촉진해야 한다”면서 “대학 교육의 양적 확대보다 뒤처진 대학을 중심으로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스템반도체 최대 40% 세액공제… 기업 부담 줄여 리스크 대응

    시스템반도체 최대 40% 세액공제… 기업 부담 줄여 리스크 대응

    바이오베터 기술 등 신성장 R&D 포함 기업인 상속·증여세 할증률 20%로 낮춰 5년간 4680억 세수 줄 듯… 재정악화 우려정부가 기업의 세 부담을 줄여 주는 한시적 ‘감세 인센티브’ 카드를 꺼냈다. 향후 5년간 약 4680억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불황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을 감안한 처방이지만 세입 기반 확충 노력이 미진한 점을 들어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25일 발표한 ‘2019년 세법개정안’에는 기업이 혁신 성장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도록 하는 방안이 전진 배치됐다. 정부는 내년부터 신성장·원천기술 R&D 비용 세액공제 대상에 시스템반도체 설계 및 제조기술과 제약·바이오 분야의 ‘바이오베터’ 임상시험 기술을 추가한다. 정부는 기업이 신성장·원천기술에 해당하는 173개 기술 R&D 비용을 지출한 경우 대기업에는 20~30%, 중견기업에는 20~40%, 중소기업에는 30∼40%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다음 연도로 혜택을 넘길 수 있는 세액공제 이월 기간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한다. 신약 개발 등에 10년 이상 소요되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내국법인이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외국연구기관에 대한 위탁연구비도 세액공제 대상에 넣는다. 국내회사가 외국에 자회사 형태로 연구기관을 두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기업의 반도체 가공 양성설비, 신소재 생산설비 등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에 적용하던 투자세액공제율도 내년 1년간 한시적으로 1%에서 2%로 올린다. 중견기업은 3%에서 5%로, 중소기업은 7%에서 10%로 상향 조정된다.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 대상에는 의약품 제조·물류산업 첨단설비도 추가된다. 정부는 기업들이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 확대만으로 5320억원의 세수 절감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창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군산, 거제, 통영, 고성 등 고용·산업위기지역 9곳에서 창업한 기업에 대해 기존 5년간 소득세·법인세를 100% 감면해 주던 혜택에 더해 추가로 2년간 50%를 깎아 주기로 했다. 부모가 창업자금을 자녀에게 증여할 때 최대 5억원까지 증여세를 면제해 주는 창업자금 증여세 과세 특례가 현재는 제조업 위주 업종에만 주어졌지만, 내년부터는 통역, 경영컨설팅 등 서비스업도 혜택을 받는다. 기업인들의 세 부담도 줄어든다. 정부는 기업 상속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대가로 붙는 상속·증여세 할증률을 현행 최대 30%에서 20%로 낮추기로 했다. 중소기업은 할증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다. 상속·증여세 할증률 완화는 기업 대주주(오너) 경영자들의 가업 상속 부담을 완화해 주는 내용으로, 재계의 숙원을 일부 반영한 것이다. 이 밖에 앞으로 업무용 승용차 유지비를 비용 처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작성해야 했던 운행기록부 부담도 줄어든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소재 부품산업 육성책은 이번 개정안에서 빠졌다.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조만간 세제, 예산, 금융 지원 등을 포괄하는 지원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번 세법 개정은 올해를 기준으로 향후 5년간 약 4680억원의 세수 감소 효과를 낸다. 사실상 기업 감세 기조로 전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앞으로 복지 지출 등 재정 수요가 늘어나고 세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고소득층 5년간 3773억원 증세

    고소득층 5년간 3773억원 증세

    내년부터 연봉 3억 6000만원 이상을 받는 고소득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대기업 임원의 퇴직소득에 대한 과세도 강화된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고소득층의 세 부담이 올해 대비 3773억원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최근 극심한 투자 부진 해소를 위해 기업들의 설비투자에 5500억원 규모의 세제 혜택도 부여된다. 정부는 2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19년 세법개정안’을 확정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근로소득공제 한도를 최대 2000만원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간 총급여가 3억 6250만원을 초과하는 근로자는 근로소득공제 한도를 넘어서면서 세 부담이 늘게 된다. 대상은 2017년 기준 전체 근로소득자 1800만명 중 0.11%에 해당하는 2만 1000명 정도다. 정부는 또 내년 이후 법인 회장, 대표이사, 전무이사, 상무이사 등 임원이 퇴직할 때 지급받는 2012년 이후(퇴직소득 한도 도입 기점) 퇴직금 중 퇴직소득으로 과세하는 한도를 축소하기로 했다. 퇴직소득은 근로소득보다 세 부담이 낮다. 또 내년부터 1년간 대기업의 자동화 설비 등 생산성 향상시설 투자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이 1%에서 2%로 상향 조정된다. 세금을 덜 내면서 투자금액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는 가속상각특례 적용 기한도 기존 연말에서 내년 6월 말까지 6개월 연장한다. 정부는 세제개편에 따른 누적 효과를 향후 5년간 분석한 결과 총급여 67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세 부담이 3773억원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서민·중산층(-1682억원), 중소기업(-2802억원), 대기업(-2062억원) 등은 모두 줄어든다. 서울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인도 농촌서 생산성 향상 위해 여성들이 택한 건…‘자궁적출술’

    인도 농촌서 생산성 향상 위해 여성들이 택한 건…‘자궁적출술’

    인도의 마하라슈트라주 비드 지역에서 지난 3년간 젊은 여성 4500여명이 자궁적출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알자지라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현지 의사들이 공포심을 조장하며 불필요한 수술을 종용한 탓도 있지만 월경이 생산성을 저해한다는 인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농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37살 푸쉬파는 10여년 전 자궁적출술을 받았다. 생리 때마다 많은 양과 복통 때문에 2년간 약을 먹어도 해결되지 않자 의사가 수술을 제안했다. 푸쉬파는 “당시 결정이 쉽진 않았지만 남편도 그렇게 하길 바랐고 생리통이 일을 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줬다”면서 “그렇지만 자궁을 적출한 뒤 호르몬 불균형을 겪고 있고 체중이 약간 늘었다”고 말했다. 다소 건조한 기후인 비드 주민들은 사탕수수 재배를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수확기인데 이 때 대부분의 비드 지역 여성들은 새벽 4시에 일어나 가족들의 밥을 챙기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한다. 사탕수수를 베고 수확한 사탕수수를 서로 묶은 뒤 머리에 이는 일을 반복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고된 데다 수확량이 많아 화장실을 가는 시간마저 자유롭지 않다. 45세 사탕수수 농부인 루크미니 탄달은 지난해 11월 비드 도심에 있는 병원을 찾아 월경 때마다 찾아오는 복통에 대해 호소했다. 그러자 의사는 자궁적출술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암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할로 메디컬 파운데이션’의 회장인 샤쉬칸트 아칸카리 박사는 “몇몇 비윤리적인 병원이 이윤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성들에게 ‘자궁적출술이 암을 예방한다’고 조언한다”면서 “그러나 불필요한 자궁 적출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도 보건·가족 복지부로부터 지역 보건 전문가로 지정된 우샤 라오사헵은 “물론 탐욕적인 의사들이 있는 것도 맞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농장주들과의 계약할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궁적출술을 받는다”고 말했다. 비드 지역 농장주들이 여성들이 생리를 한다는 이유로 ‘덜 생산적’인 노동력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탄달도 의사의 말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암에 대한 염려보다 “수술을 하면 더 많은 돈을 벌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마하라슈트라주의 자궁적출술 평균 비용은 3만 5000루피(약 508달러·약 60만원)이지만 여성 농부들의 하루 평균 임금은 202루피(2.93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사탕수수 농장들이 두 사람을 한 세트로 보고 여러 사람과 동시에 계약하기 때문에 1년짜리 계약을 사전에 맺으면 선불로 15만루피(약 2175달러)를 벌 수 있다. 그만큼 업무 강도가 높고 매일같이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자신이 자궁적출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고지하며 생리 기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낸다. 인권변호사인 바진데르 만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비드의) 여성 인권이 유린되고 있음이 틀림없다”면서 “만약 계약 때 수술을 종용하거나 자궁적출술을 받은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을 차별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당장에 지역 노동청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사탕수수 업무와 계약이 공식화돼 있지 않아 여성들이 신고를 하려면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의사들의 상술과 생산성 향상이 아니더라도 인도 농촌 지역에서 생리는 여성만의 문제로 터부시되고 있다. 어떤 마을에서는 아직도 생리 중인 여성을 불경한 것으로 취급해 생리 기간에 사원이나 부엌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가 하면 아무도 만지지 못하도록 오두막에서 따로 살게끔 한다. 때문에 아이를 더 낳을 계획이 없는 여성들은 자궁이 더 이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비드 지역 여성인권운동가 마니샤 토클은 “이는 심각한 문제이며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해결책의 하나가 될 수 있다”면서 “자궁적출술을 받은 여성들은 반드시 그에 따른 후속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드의 움라드 자하기르 마을에서 기혼 여성 중 유일하게 자궁적출술을 받지 않은 농부 드와르카 산디판(40)은 “여성들을 위한 확대된 고용계획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교육도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권리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한국산업인력공단, NCS 기반 교육… 현장 맞춤형 인재 기른다

    한국산업인력공단, NCS 기반 교육… 현장 맞춤형 인재 기른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과정평가형 자격’ 확산에 나서기로 했다. 24일 공단에 따르면 1973년 국가기술자격법을 제정한 뒤 국가기술자격은 국내 산업화를 촉진하고 경제와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데 필요한 기술인력을 공급하는 등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됐지만 일부 직종에서는 산업계가 원하는 분야와 수준으로 개발되지 못해 직무능력 신호 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공단은 교육·훈련과 자격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목적으로 2015년 도입한 과정평가형 자격을 확산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 4년간(2015~2018) 과정평가형 자격 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자격취득자에 대해 기업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정평가형 자격 취득자는 검정형 자격 취득자에 비해 더 높은 취업률(73.8%)을 보이기도 했다. 학력이나 전공, 경력 응시제한 없이 취득할 수 있어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동만 공단 이사장은 “앞으로 과정평가형 자격이 기업 생산성 향상과 근로자 일자리 문제 해결 모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끊이지 않는 논란의 먹거리, 푸아그라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끊이지 않는 논란의 먹거리, 푸아그라

    20년도 더 된 어느 여름날로 기억한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면 TV에서는 납량특집이라는 이름으로 공포 드라마를 방영했다. 여러 귀신과 요괴들 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둔 건, 인간의 간을 빼 먹어 사람이 되려 했던 구미호였다. 당대 미녀 스타가 구미호 연기를 했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구미호의 서사 부분에 강한 흥미를 느꼈다. 그 많은 부위 중에 왜 하필 간일까. 꽤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알게 됐다. 간만큼 폭발적인 풍미와 농후한 맛을 선사해 주는 부위가 없다는 걸. 간이 얼마나 맛있으면 벼룩의 그것도 탐하겠는가. 간을 먹는 행위에 어떤 사회·정치적 함의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단지 ‘맛’에 대한 직감 내지는 본능의 투영이리라. 간에 대한 애정은 동서고금을 막론한다. 음식에 간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나라를 꼽자면 단연 프랑스다. 거의 매 끼니마다 먹는 샤퀴테리의 파테에는 닭 간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세계 진미 중 하나로 꼽히는 거위 간이 프랑스어로 불리는 것만 봐도 이 사람들이 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푸아그라의 ‘푸아’는 간을, ‘그라’는 지방을 뜻한다. 그러니까 우리말로 하면 지방간이다. 중년 남성들이 특히 두려워하는 단어이지만, 프랑스어로 불릴 때는 아우라를 뿜어내는 게, 푸아그라다.푸아그라는 대부분 한 번 익힌 형태로 유통된다. 거위 자체 지방으로 간을 천천히 익히는데 잘못 익힌 돼지 간이나 닭 간의 퍼석함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푸아그라는 본디 거위 간을 지칭하지만 오리 간으로도 만든다. 간 자체의 풍미가 떨어지지만, 오리가 거위보다 덜 민감하고 사육하기 좋고 생산성도 높아 거위를 대체하기도 한다. 당연히 가격도 더 저렴하다. 푸아그라라고 팔리는 요리 중에 특별히 거위라고 지칭하지 않는다면 대부분 먹게 되는 푸아그라는 오리일 가능성이 높다. 푸아그라는 최고급 요리의 대명사이자, 동물학대의 전형이라는 극단의 이미지를 갖는다. 푸아그라를 얻기 위해선 거위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고 먹이를 강제로 주입해 간을 비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수많은 논란에도 왜 이런 과정을 거치는 걸까. 배경은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2500년쯤 만들어진 이집트 벽화엔 거위에 억지로 먹이를 먹이는 모습이 있다. 이를 근거로 이집트인들이 푸아그라를 발견, 내지는 발명했다고 추정한다. 약간의 서사를 덧붙이면 이렇다. 야생 거위는 늦가을에 겨울을 나기 위해 먹이를 가능한 최대한 섭취하는데 어떤 이집트인이 이 시기에 거위 간이 특히 맛이 좋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게 됐다. 이 별미에 매료된 이들이 곧 사시사철 푸아그라를 먹기 원하면서, 억지로 거위에게 먹이를 주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렇게 강제급식이라 불리는 ‘가바주’가 탄생했다. 혹자는 이집트에 살던 유대인들이 가바주를 발명했고 중세를 거쳐 유럽 특히 지금의 알자스 지방에 자리잡아 전통방식으로 푸아그라를 생산했다는 설도 있다. 지금도 푸아그라로 가장 유명한 프랑스 도시는 알자스 스트라스부르다.비판에도 불구하고 푸아그라를 생산하는 농가에서는 가바주가 비윤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시선으로 먹이를 억지로 먹이는 게 불편해 보일 수 있지만, 가능한 한 거위가 편할 수 있도록 먹이를 먹이고 거위가 실제로는 그렇게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푸아그라=가바주’라는 공식을 깨고 그 옛날 푸아그라를 처음 발견했던 시절의 방식대로 자연스러운 푸아그라를 생산하는 이도 있다. 스페인 엑스트라마두라 지방에서 푸아그라를 만드는 에두아르도 소사가 그러한 인물이다. 소사는 거위를 체계적으로 사육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땅에 날아든 야생 거위들이 스스로 먹이를 찾아 먹도록 하고 일년 중 거위 간이 가장 부푼 시기에 잡아 푸아그라를 생산한다. 당연하고 응당 그래야 할 것 같은 이야기 같지만, 2006년 소사가 프랑스 식품박람회에서 푸아그라로 혁신상을 받았을 때 전 세계가 충격을 받았다. 모두가 가바주 없는 푸아그라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소사는 지금도 기존 푸아그라 생산자들에게 그가 만든 건 진정한 푸아그라가 아니라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자신의 일에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그가 만든 푸아그라는 어쩌면 그를 비난하는 사람의 말처럼 전통적인 의미의 푸아그라가 아닌 단지 거위 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맛을 보면 그 모든 논쟁이 다 무슨 소용일까란 마음이 든다. 언젠가 한국에서도 소사가 만든 자연스러운 거위 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 당정 “정규직 전환기업 세액공제 기간 연장”

    당정 “정규직 전환기업 세액공제 기간 연장”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정규직 전환 기업 세액공제가 연장되고 근로장려금 최소지급액이 상향되는 등 민간 투자를 촉진하고 포용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조만간 종합적인 세제 대응 방안이 마련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2019 세법개정안을 22일 협의해 발표했다. 당정은 정규직 전환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전환 인원 1인당 중소 1000만원·중견 700만원) 적용 기한을 연장한다. 또 상생형 지역일자리 기업의 투자세액공제율을 높이고, 중소기업 청년취업자 소득세 감면 대상에 들어가는 서비스업종을 확대하기로 했다. 서민·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면세농산물·중고자동차 의제매입세액공제 적용 기한을 연장하고 근로장려금 최소지급액도 상향한다. 사적연금에 대한 세제 지원도 확대된다. 이와 함께 당정은 앞서 발표한 민간투자 촉진 세제 3종 세트(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율 한시 상향, 투자세액공제 적용 대상 확대 및 일몰 연장, 가속상각 6개월 한시 확대)를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은 “6월 임시국회에서 합의하지 못한 세법과 2019 세법개정안, 일본 수출 규제 관련 세제 지원 방안 중 중요한 법안들을 8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당정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당정 “반도체 소재 국산화 촉진…R&D 세액공제 대폭 확대”

    당정 “반도체 소재 국산화 촉진…R&D 세액공제 대폭 확대”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9 세법 개정안 당정협의’에서 향후 도입할 세법 개정안에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방안을 포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일본 수출규제 품목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 확대가 필요하다고 의견이 많이 나왔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정협의에서 “R&D 비용에 대해 과감한 세액공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업 스스로 부품·소재 국산화에 나설 수 있는 동인을 만들어야 한다. 과감한 세제 지원이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추가 규제를 공언하는 만큼 당장 공격하는 에칭가스 등 반도체 핵심 소재에만 (세제 지원이) 그치면 안 된다”며 “일본 독점에 가까운 부품·소재가 국산화되도록 폭넓게 검토해달라”고 정부에 당부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우리 소재·부품 산업의 대외의존도를 완화하고 근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술, 예를 들면 불화수소 제조기술 등에 대한 R&D 비용 세액공제 적용 확대 등 세제지원 방안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우리 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완화하고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핵심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술에 대해 신성장 R&D 비용 세액공제 적용을 확대하는 등 세제 측면에서도 적극 지원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설비투자에도 세제 지원을 대폭 늘려달라”며 “기업이 유휴 자금을 자본투자에서 다시 설비투자로 돌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경제침략이 한층 강화되거나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져 있다. 민관이 힘을 합쳐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는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국회에서 추경 처리는 반드시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당정협의를 마친 뒤 조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당정은 금년 세법개정안은 경제활력 회복 및 혁신성장 지원, 경제와 사회의 포용성 강화, 조세제도 합리화 및 세입기반 확충이라는 3대 기본 방향 아래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정은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율 한시 상향, 투자세액공제 적용대상 확대 및 일몰 연장, 가속상각 6개월 한시 확대 등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민간투자 촉진세제 3종 세트’를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주세 개편, 가업상속 지원세제 실효성 제고, 내국인 면세점 구매한도 상향, 승용차 구입시 개별소비세 한시 감면 확대, 외국인 관광객 성형·숙박요금 부가가치세 환급특례 연장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밖에 신성장기술·원천기술 R&D 비용 세액공제(20∼40%) 대상기술 및 이월기간 확대, 창업자금 증여세 과세특례 적용대상 등 확대, 벤처기업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대한 비과세 한도 확대 등 이미 발표한 혁신성장 세제지원 방안도 이번 세법개정안에 담았다. 정규직 전환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전환인원 1인당 중소 1000만원·중견 700만원) 적용기한 연장, 상생형 지역일자리 기업 투자세액공제율 확대, 중소기업 청년 등 취업자 소득세 감면대상 서비스업종 확대 등 일자리 관련 세제지원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In&Out] 자동차산업의 실사구시/배충식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In&Out] 자동차산업의 실사구시/배충식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최근 자동차시장과 기술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큰 과도기에 놓여 있다. 정부는 수소시대를 예고하며 충전 인프라 구축과 수소전기차 기술 견인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차 보급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요구와 세계적인 온실가스 규제 추세에 발맞춘 국가 차원의 의지, 아울러 화석연료 고갈에 대응한 에너지자원 안보 강화 취지도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휘발유차, 경유차로 대표되는 내연기관차를 감축 또는 퇴출하자는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내연기관차 감축을 선언한 서구 국가들의 움직임을 원용한 측면도 있겠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숙고할 면이 적지 않다. 내연기관차 퇴출을 선언한 영국, 네덜란드는 자체적인 자동차 기술이 없어 산업적인 중요성이 낮다. 노르웨이는 수력 등 자연자원을 활용한 발전을, 프랑스는 풍부한 원자력으로 발전을 해 전기차 보급에 유리하다. 미국, 일본, 독일은 자동차산업이 기간산업이라서 정부가 내연기관차 감축을 선언하는 데 소극적이다.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의 이면에는 내연기관차 기술 개발의 한계와 자국 산업 보호의 정책적 의도가 깔려 있다. 정부는 2040년에 배터리 전기차 830만대 보급, 수소전기차 620만대 생산이라는 계획을 표방하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노후 경유차를 전기차로 치환하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계획대로 전기차를 보급할 경우 지원금으로만 수십조~수백조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당분간 세계시장에서 내연기관차의 경쟁력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생산성과 경쟁력 저하로 수익률이 급격히 낮아졌고, 이로 인해 부품산업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경유차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알려졌지만 올해 유럽에서 발표된 신차의 경우 배출가스가 최신 규제인 유로6 기준의 10분의1 수준을 달성해 입자상물질(PM)과 질소산화물(NOx) 등 환경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무리해서 노후 경유차를 비싼 전기차로 교체하는 것보다 신규 경유차로 교체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전기차는 무거운 차체로 도리어 더욱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 발전과 수소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상생 발전을 위해서는 면밀한 분석과 균형 잡힌 지원을 전제로 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당분간 수익 모델인 내연기관차의 기술 개발에 전력해 환경성을 개선하고, 전기차 기술과의 요소별 상생발전 전략을 수립하면서 장기적으로 수소전기차에 대한 기초기술 개발을 통해 경제성 확보 노력을 병행할 때다. 20~30년 이상 걸릴지 모를 일을 10년 안에 하려다 보면 부작용이 파괴적일 수 있다. 실용적이고 과학적인 분석과 합리적인 전략 실행은 자동차산업의 실사구시를 구현하는 길일 것이다.
  • “가치 없는 노동은 없어…중증장애인의 ‘노동’ 새 기준 만들 것”

    “가치 없는 노동은 없어…중증장애인의 ‘노동’ 새 기준 만들 것”

    “가치 없는 노동은 없다.” 장애인일반노동조합이 전태일 열사의 기일인 오는 11월 13일에 공식 출범한다. 전체 장애인의 노동 문제를 아우르는 첫 장애인 노동조합이다. 이달 6일 장애인 교원 노동조합인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조’(장교조)도 출범하는 등 장애인의 노동권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정명호(29) 장애인일반노동조합 준비위원장은 21일 “중증장애인의 ‘노동’을 새롭게 정의하겠다”며 “자본이 규정한 생산력에 따른 기준이 아닌, ‘일할 수 있는 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가져가는’ 새로운 기준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장애인일반노동조합을 꾸리게 된 배경은. “장애인 일반노조를 처음 구상한 건 2017년 11월이다. 10년 넘게 장애인운동을 하며 가슴 한구석에 뭔가 답답함이 있었다. ‘왜 이 사회는 장애인, 특히 중증장애인들이 노동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왜 장애인은 시설에 수십년 처박혀 살아야 하며 주변에 장애인 실업자가 넘쳐나는가.’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과 지난해 2월부터 준비 모임을 했고, 이번에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노조 규모는. “20여명이 준비위원으로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준비위원과 더불어 현재 조합원 가입 신청도 받고 있다. 일하는 장애인은 물론, 일할 의지가 있는 장애인 실업자 등 최대한 많은 조합원을 모으려고 한다.” -출범 이후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 “장애인은 실업자가 상대적으로 많다. 30대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1.92% 정도다. 법정 고용률 3.1%에 훨씬 못 미친다. 그나마 장애인노동자 대부분이 50인 이하의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일하다 해고되고 승진에서 차별받는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인 장애인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할 것이다. 아울러 중증장애인의 ‘노동’을 새롭게 정의해 자본이 규정한 생산력에 따른 기준이 아닌, ‘일할 수 있는 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가져가는’ 새로운 기준을 규정하는 대안도 논의하고 있다.” -장애인의 노동을 ‘새롭게 정의한다’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 “예를 들어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해 광화문 농성을 할 때 중증장애인들은 1842일 동안 농성장을 지켰고, 역사 측에서도 1842일 동안 역사 경비를 했다. 둘 다 ‘지키는’ 노동을 했는데 한쪽은 의미가 없는 노동, 다른 한쪽은 의미가 있는 일, 즉 임노동으로 인정됐다. 자본의 관점에선 농성장을 지킨 장애인의 ‘노동’은 이윤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므로 노동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헌법이 규정한 권리와 의무 중에는 노동과 함께 ‘교육’이 있다. 몇 가구 살지 않는 작은 섬에 취학 연령의 아이가 있다면 국가는 교육의 받게 할 의무를 지키려고 분교를 세우고 교사를 파견할 것이다. 하지만 중증장애인의 ‘노동의 의무’는 국가가 아예 내버려두고 있다. 특히 최중증장애인에게는 존재하는 것, 살아있는 것 자체가 노동이다. 우리는 우리 몸에 맞는 노동을 쟁취하려고 한다.” -어떤 연유로 장애인 노동문제에 주목하게 됐나. “19살에 어떤 센터에서 일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부당한 노동 착취였다. 나는 손발을 움직이기 어려워 입으로 전동휠체어를 운전하고, 언어 장애 때문에 보완대체의사소통(AAC) 프로그램으로 소통한다. 그런데 내 장애에 맞지 않는 빠른 업무처리를 강요받아 1년 만에 그만뒀다. 그 직후 민들레장애인자립센터에서 일하게 됐다. 그곳에서 장애인운동에 대한 올바른 전망을 찾고 치열하게 토론하며 중증장애인의 권익옹호 활동도 열심히 했다. 연대활동으로 동광기연, 한국GM 등 인천지역 장기투쟁 사업장 집회에 자주 나가면서 중증장애인의 노동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장애인 노조는 왜 한 번도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나도 그 점이 궁금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세계적으로도 장애인노조가 거의 없었다. 아마 다른 나라도 중증장애인들은 노동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선진국은 노동을 대체하는 복지가 이미 잘 되어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한국 사회의 장애인운동은 2000년대 이후 장애인이동권 투쟁을 시작으로 탈시설, 자립생활 운동,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투쟁 등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장애인의 노동할 권리’ 문제는 약간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노동’은 장애인의 여러 가지 권리(이동, 교육, 자립생활, 편의시설, 문화, 건강 등) 중 가장 핵심적인 권리다. 장애인 노동의 문제를 장애인일반노동조합 운동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는 최저임금 적용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헌법은 인종, 성별, 장애 등의 문제로 노동을 차별하진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임금 적용 제외를 시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단 3개 국가뿐이다. 저는 ‘노동의 평등성’을 이야기하고 싶다. 최근 가사노동을 새로운 기준으로 재평가하는 것과 같이 장애가 있는 노동자의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동’ 또한 사용가치가 있는 노동으로 평가해야 한다. 단지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장애인의 노동을 평가절하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법을 제정하는 국회(1.4%), 학생 교육을 책임지는 각 시도교육청(평균 1.7%) 등이 여전히 장애인의 고용을 회피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올해 법정 의무고용률 3.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실효성 있는 의무고용제도를 위해서는 먼저 의무고용률을 장애인등록률(4.5%) 정도로 대폭 올려야 한다. 또한 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 내는 고용부담금(벌금)도 최저임금의 두 배 정도로 올려야 한다.” -현장에선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얼마나 심한가. “아직 장애인노조 준비위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도 며칠 전 천안에서 일하던 경증장애인(6급)이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전화로 상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많은 장애인이 일터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이 50인 이하의 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장애인 일반노조가 정식 출범하면 실태조사부터 시작해서 각종 차별 사례와 그 대안을 찾을 것이다.” -취업을 하려는 장애인은 먼저 어떤 벽에 부닥치게 되나. “취업원서를 잘 쓰면 서류 심사를 통과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면접을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휠체어를 타고서 면접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 장애인은 투명인간이 된다. 아무리 ‘스펙’이 좋아도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시장에서 배제당하는 것이다. 각 유형의 장애에 맞는 편의시설 설치 등에 1인당 1000만원, 최대 3억원까지 무상지원해주는 제도가 있는데도 기업들은 조그만 턱 하나, 책상 높이 등을 조절하기보다 장애인 고용을 회피하는 방법을 택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장애인의 노동은 이윤을 가져다주지 않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노동’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우리는 그 틀을 깨려고 한다. 비장애인 노동자이든 장애인 노동자이든 그 ‘노동’이 동등한 처우를 받게 하겠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정부는 OECD 규제보고서 귀담아들어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영국 재무장관을 만나 규제샌드박스를 이야기했더니 한국이 영국보다 광범위하게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규제샌드박스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노는 모래 놀이터처럼 새로운 산업이나 기술의 출시를 막는 불합리한 규제를 잠시 면제·유예해주는 제도다. 영국 재무장관이 어떤 점에서 놀랐는지 의아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같은 날 발간한 구조개혁 연례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완화를 권고했다. 물론 OECD는 보고서에서 ‘정부가 혁신적이라고 판단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핀테크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2년간 면제된다’며 규제샌드박스에 대해서도 썼다. OECD의 권고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 도입, 국회 발의 법안에 대한 규제 영향 평가 적용, 행정지도 자제, 서비스 시장에서 대기업 진입 장벽의 철폐 등이다. 네거티브 규제는 관련 법률에 할 수 없는 것만 적기 때문에 이를 빼고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이나 창업자의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2000년대부터 네거티브 규제를 하겠다고 말은 해왔다. 행정지도는 관련 법률에는 없는 ‘그림자규제’로 해당 당사자들에게는 사실상 법률처럼 작용한다. OECD 지적대로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인구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고 노동시장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구조로 돼 있다.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 또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1%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이 2.2%인데 이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은 반영되고 일본의 수출규제는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상반기에 편성된 추경은 언제 국회를 통과할 지 알 수가 없고 일본의 수출규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꾸준히 한국의 규제완화와 노동시장개혁을 주문해왔다. 이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듣기에는 현재 경제상황이 너무 암울하다. 홍 부총리와 정부는 OECD의 권고를 이제는 실행해야 한다.
  • 스타트업 오에스원 딥러닝·컴퓨터 비전으로 ‘농산물 자동 선별기’ 개발 박차

    스타트업 오에스원 딥러닝·컴퓨터 비전으로 ‘농산물 자동 선별기’ 개발 박차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많은 양의 빅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해 인공지능(AI)을 구축하고 매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은 이미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구글은 유튜브에 등록된 동영상 중 고양이 동영상을 식별하는 딥러닝 기술을 개발했으며, 음성인식과 번역을 비롯해 로봇의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에도 딥러닝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에서 네이버가 음성인식을 비롯해 테스트 단계의 뉴스 요약, 이미지 분석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외에도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이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나 제품을 선보이는 사례도 있다. 딥러닝 어플리케이션 스타트업 ‘오에스원(대표 송창근)’은 인공지능 딥러닝과 컴퓨터 비전을 이용한 ‘농산물 자동 선별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에스원에 따르면, 농산물의 모양과 색깔, 크기에 따라 다양한 등급으로 선별하는 것 외에도 농산물에 생긴 흠집과 멍 등을 감지할 수 있다. 여기에 다른 품목과의 분류도 가능해 세분화된 품질관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카메라에 상품이 인식되는 순간 즉시 선별과정을 끝내 선별 작업 중의 상품 손상률을 낮춘다. 이외에도 업체는 실사용자를 위해 직관적 디자인을 적용해 쉬운 조작이 가능하도록 하며, ‘라즈베리파이’, ‘아두이노’ 등 오픈소스 기반으로 개발해 비용 부분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오에스원 송창근 대표는 “오에스원은 글로벌 컨설팅 출신 전문가들의 많은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과 현장의 실무적 요구사항을 적절히 반영한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라며 “마케팅, 농산물,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고객 만족도 향상, 생산성 향상, 삶의 질 향상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에스원은 현재 인공지능 딥러닝 중심으로 한 맞춤형 광고 솔루션 ‘스마트 사이니지’, ‘유동인구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비접촉 당도 측정기 △매장 내 고객 패턴 분석기 △불량 측정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발빠른 한은의 금리인하, 앞으로도 선제적이어야

    한국은행이 어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 포인트 내렸다. 시장의 예상 시점인 8월보다 한달 빠른 반가운 결정이다. 그러나 금리인하 배경이 암울한 게 문제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지난 4월 발표한 2.5%에서 2.2%로 0.3% 포인트 낮췄다. 올 1분기 -0.4% 역성장에 오는 25일 발표될 2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도 썩 좋지 않다는 의미이다. 수출은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전년보다 줄었다. 특히 전체 수출의 20%가량인 반도체 수출이 지난달 25.0%나 줄어든 상태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가 반도체에 집중돼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내린 뒤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하 외에) 적극적인 재정정책, 더 나아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조정과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은의 2.2% 경제성장률 전망에는 아직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반영돼 있다. 추경을 반영했는데도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1.1%에서 0.7%로 0.4% 포인트나 낮췄다. 내수 부진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사는 다음 금리인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이달 말 금리를 내리고 올해 안에 한번 더 내릴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한은은 연준이 금리를 내린 뒤 금리를 내렸는데 이번에 그 관행을 깨고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한은의 선제적 대응은 계속돼야 하고 국회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동참해야 한다. 한은은 한국 경제가 물가상승 등 부작용 없이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이 연평균 2.5~2.6%라며 2017년 추정치보다 0.3% 포인트 내렸다. 인구 고령화에 경제구조개혁이 더딘 상태에서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지면 저성장이 고착화할 수 있다. 암울한 경제 상황과 미래 전망에 국회도 추경안 통과와 입법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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