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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저성장 탈출해야 복지·일자리 가능하다

    우리 경제가 본격적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어 걱정이다.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1년 3.6%에서 지난해 2%로 뚝 떨어졌다. 잠재성장률을 훨씬 밑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분기에 비해 0.4% 성장하는 데 그쳐 7분기 연속 0%대의 성장세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환경 악화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데다 가계 부채와 부동산 경기 침체, 취업난 등의 여파로 내수마저 얼어붙어 있으니 성장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3%대 중반 정도로 예측되고 있는 잠재성장률이 올해부터 5년간 3%를 턱걸이하다가 2020년대는 2%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오는 2017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점도 경제성장엔 마이너스 요인이다. 새 정부는 성장이 사실상 정체하는 시기가 머지않아 온다는 인식을 하고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데 정책의 주안점을 두기 바란다. 우선 일본 아베 정부의 엔저 정책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상정하고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조치부터 조속히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독일 등 선진국들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엔저 정책을 노골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의 통화팽창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에 중대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를 완화할 거시건전성 조치가 빨리 나오길 기대한다. 차기 정부도 성장을 하지 않고서는 복지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 벽에 부딪힐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경제 부흥을 국민 안전과 함께 국정운영의 2대 축으로 삼겠다고 밝힌 데서 그런 기류가 읽혀진다. 경제 뇌관이라 할 가계부채의 합리적인 해결로 소비가 살아나게 하고 기업의 투자 활성화로 수출과 일자리 창출이 이뤄져야 한다. 조세저항이나 기업의 투자 심리 위축 등의 변수로 미루어 볼 때 당분간은 법인세나 부가가치세 인상과 같은 증세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성장을 통해 법인세 등 세수(稅收)와 일자리를 늘리는 경제정책은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설비투자를 늘리기는커녕 되레 1.8% 줄였다. 세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대기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작용했을 수 있다. 투자 규모가 기업들이 가진 능력에 비해 낮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투자가 부실해서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없기에 투자 유인책을 보강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잠재성장률을 1% 포인트 높이면 연간 6만개의 일자리와 수조원의 세수 확보 효과가 생긴다고 한다. 새 정부는 중소 수출기업 육성, 새로운 수출 상품과 시장 개척, 신성장동력의 추가 발굴, 경제체질 개선 등으로 저성장을 극복하기 바란다.
  • 한국, 11년 만에 초저출산국 탈출

    한국, 11년 만에 초저출산국 탈출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1.30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2001년 이후 11년 만에 초저출산국가(합계출산율 1.30명 이하)의 굴레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회의를 열고 향후 인구정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지난해 11월까지의 출생아와 최근 3년간의 12월 출생아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30명보다 높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1월까지의 출생아는 450만 6000명으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01년 1.30명으로 떨어진 이후 2005년 1.08명, 2007년 1.25명, 2009년 1.05명, 2011년 1.24명 등 초저출산 현상이 11년간 지속돼 왔다.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제정된 후 출산, 양육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고 2010년 이후 25~34세 여성의 혼인율이 증가한 것이 소폭이나마 출산율이 상승한 배경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합계출산율이 1.30명을 넘어도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며 지금과 같은 저출산 현상이 유지되면 2060년에는 총인구가 4400만명, 생산가능인구는 2200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초고령화의 그늘

    초고령화의 그늘

    젊은 사람이 부양해야 할 노인들은 많아지는데 높아진 노인 실업률은 낮아지지 않고 있다. 지금은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는 핵심생산인구(25~49세)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10년 후엔 2명당 노인 1명, 20년 후엔 1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한 60대 이상 연령층의 실업률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여전히 경제활동을 원하기 때문이다. 22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와 통계청, 유엔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 노년부양비는 16.7%로 추정된다. 노년부양비란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당 노년(65세 이상) 인구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생산가능 인구 100명이 노인 16.7명을 부양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의 괴리가 크다. 높은 대학진학률 등을 고려하면 20대 초반까지는 대부분 부양 능력이 없다. 평균 은퇴시기를 고려하면 50대 후반과 60대 초반 인구는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가 적다. 이에 따라 핵심생산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노년 인구를 뜻하는 ‘실제 노년부양비’를 봐야 한다. 올해 핵심생산인구는 1978만 4000명인 데 반해 65세 이상 인구는 613만 8000명이다. 핵심생산인구 3.2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셈이다. 이 비율은 10년 후인 2023년엔 52.0%로 예측돼 핵심생산인구 2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22년 뒤인 2035년엔 100.2%로 1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강상희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이 추세대로 간다면 세대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며 “세금 부담도 크게 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0세 이상 연령층의 실업률만 급격히 증가했다. 2009년 1.4%에서 2010년 2.4%로 1.0% 포인트 급등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5%와 비슷한 수준이다. 실업률이 외환위기 때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연령층은 노년층이 유일하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노년층은 노후 준비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은퇴해 경제 활동 참여율은 빠르게 상승했지만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충분하지 못해 실업률이 높아졌다”면서 “다른 연령층과 구분된 노년층만의 고용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현재 64%… 매년 1%P↑ 무리 질 낮은 한시 일자리 양산 우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일자리 공약인 ‘늘·지·오’(새 일자리를 늘리고·기존 일자리는 지키고·일자리의 질을 올리는 정책) 정책을 통해 ‘고용률 70%’ 달성을 제시했지만 고용 통계와 현실을 감안하면 ‘공수표’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고용률 70% 달성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두는 일자리 로드맵 마련’과 관련, 새 정부가 출범하면 즉시 조치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고했다.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주무 부처도 인정한 셈이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로 실질적인 고용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세 이상 64세 이하 인구 고용률은 이명박 정부 출범 첫 해인 2008년 63.8%였다. 2009년 62.9%, 2010년 63.3%, 2011년 63.9%로 고용률은 해마다 ‘±1%’ 포인트 안팎으로 움직였다. 이명박 정부는 정권 초부터 ‘잡셰어링’을 비롯해 대대적인 일자리 창출에 나섰지만 결국 OECD 평균 고용률(2011년 64.8%)보다 낮은 결과가 나왔다.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1% 포인트씩 상승해야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고용률 0.1% 포인트 올리는 것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비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고용률 70% 달성을 막는 요인이다. 비경제활동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 학생과 주부, 노인,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자 등을 의미한다. 비경제활동 인구는 2010년 1584만명, 2011년 1595만명, 2012년 1608만명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고용률 수치에 매달리다 보면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근로 시간이 짧은 시간제 근로자의 비율은 2008년 7.6%에서 2012년 10.3%로 5년간 2.7% 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고용률도 오르지 않고 일자리의 질만 나빠졌다는 것을 뜻한다. 박 당선인의 청년층 해외취업 공약인 ‘K-Move’도 이명박 정부의 해외 취업 장려정책과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아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근본적인 경제 구조 개혁 없이는 이명박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공공근로와 같은 한시적 일자리로 중·장년층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장률 5% 유지와 대기업 노조의 결단 등 기득권의 양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고용률 70% 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늘·지·오 공약에서 ‘늘’과 ‘지’는 배치되는 측면이 있는데 기득권층의 일자리를 지키다 보면 신규 일자리를 늘리기가 어려워진다”면서 “해고되더라도 고용보험 지원금이 크게 늘어나 기존 생활에 타격을 적게 받는 등 사회안전망 확충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의 과제] (5) 저출산·고령화 해소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의 과제] (5) 저출산·고령화 해소

    13년 전인 2000년 ‘고령화사회’(만 65세 이상이 인구의 7% 이상)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2018년이면 ‘고령사회’(65세 이상 비중 14% 이상)에 접어들게 된다. 일본이 24년, 미국이 72년, 프랑스가 115년 걸린 ‘고령화사회→고령사회’ 도달을 우리나라는 불과 18년 만에 맞게 되는 것이다. 고령화와 저출산은 동전의 양면이다. 아이를 적게 낳으니 나라가 빨리 늙어 가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는 나라를 뿌리부터 쇠약하게 만드는 일종의 재앙이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 속도는 무섭게 가속도가 붙어 있다. 박근혜 정부가 과거 어느 정부보다도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하는 이유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이석례(59·여)씨는 자녀 셋이 석·박사 과정을 마칠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뒷바라지했다. 늘그막에 애들 덕을 보겠다고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다들 크고 나면 최소한 노후 걱정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자녀들이 결혼을 하고 나서도 아등바등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회의감에 빠졌다. “자기들 먹고살기도 힘든데….” 허무와 우울이 가슴을 때렸다. 이씨는 글쓰기를 통해 노후를 설계해 나갔다. 대학 문턱을 넘지 못해 배움에 목말랐던 이씨는 1998년 40대 중반에 방송통신대 국문학과에 입학해 10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내친김에 문예창작 석사 학위까지 받은 이씨는 시인 겸 수필가로 등단했다. 한국어 강사, 논술 교사 등의 자격증도 따 요즘은 다문화센터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능력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멋진 할머니’가 되는 것이 이씨의 목표다. 서동진(52)씨는 은행원이었다. 1997년 외환 위기 때 다니던 은행이 퇴출되는 비극을 겪었다. 이후 사업가로 변신한 서씨는 2001년 우리나라의 유자차를 중국의 대형 유통 매장에 입점시키며 ‘수출 유공자’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국산 차를 수출하기 위해 중국에 세운 유통회사를 현지 직원들의 농간으로 빼앗기고 말았다. 법정 투쟁 끝에 관련자들은 형사 처벌을 받았지만 막대한 비용 부담 때문에 회사를 되찾기 위한 민사소송을 포기했다. 2011년 빈손으로 한국에 돌아온 그는 재기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중소기업개발원 등에서 재기를 위한 교육을 받는 한편 중국에서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리포트 공모전에 응모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을 돕는 데 기여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실시한 제2회 ‘8만 시간 디자인 공모전’ 에세이 부문 수상자들이다. 이씨와 서씨가 마냥 행복하기만 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들에겐 최소한 미래에 대한 희망은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자)가 가구주인 102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노후 소득 보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당 평균 노후 준비 부담액은 월 19만 8800원이었다. 금액 자체가 크지 않은 가운데 소득 계층별로 양극화가 심했다. 소득 하위 20%인 사람들은 5만 3600원에 불과해 상위 20%(49만 1200원)와 9.2배의 격차가 났다. 우리나라는 2001년 이후 출산율 1.3명 미만의 ‘초저출산’을 거듭해 왔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30년 5216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2060년에는 인구의 약 40%를 노인 계층이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 중 50세 이상의 비중은 2005년 20%에서 2016년 30%, 2051년 40%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세금 감소 등으로 재정 수입은 줄지만 노인들을 위한 복지 지출은 증가한다.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국내총생산(GDP)의 9.6%였던 공공복지 지출이 2050년에는 21.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재정도 저출산의 여파로 압박을 받게 된다. 보건사회연구원은 2055년에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수급자보다 적어지고 건강보험의 누적 적자가 2030년 3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은 대선 과정에서 출산율 증대의 해법으로 ▲보육시설 확충 및 양육비용 국가 지원 확대 ▲임신 기간 중 근로시간 단축, 아빠 유급 출산휴가 실시 등의 여성 근무 여건 개선안을 제시했다. 고령화에 대비해서는 ▲정년 연장 및 노인 일자리 확대 ▲중증질환에 대한 100% 건강보험 적용 등을 공약한 상태다. 박 당선인은 후보 시절 “법안을 제정한다고 해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고 큰 부담 없이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잘 지원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저출산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차기 정부가 임기 5년 동안 저출산, 고령화를 해소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고 미래를 위한 주춧돌을 얼마만큼 확충하느냐 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첫발을 들이는 2018년은 박근혜 차기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해다. 그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의 과제] (2)잠재성장률을 올려라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의 과제] (2)잠재성장률을 올려라

    우리 속담에 ‘3대 가는 부자 없다’라는 말이 있다. 바꿔 말하면 물려받은 재산을 제대로 관리해야만 상당 기간 먹고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국가 경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각종 자원이 풍부하거나 내수시장이 큰 부자 국가는 위기가 몇 년 지속돼도 큰 문제 없이 굴러간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물려받은 재산이 변변찮은 ‘자수성가형’ 국가는 위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달리는 자전거’처럼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 일정 정도의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1%(추정치) ‘저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자칫 2%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잠재성장률을 계속 밑도는 수준이다. 1일 기획재정부와 국내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3% 중후반이라는 게 대체적인 공감대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의 연평균 잠재성장률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현대경제연구원은 3.8%, 삼성경제연구소는 3.6%를 제시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추산치는 3.4%로 가장 낮다. 한국은행과 KDI, 현대연 등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고도성장기였던 1970년대 10% 정도에서 1980년대 8~9%로 하락했다. 1990년대 들어 6~7%로 다시 떨어졌다가 1997년 환란을 계기로 4%대 후반으로 급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금융 위기를 거치며 3% 후반대로 더 쪼그라들었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KDI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 2.9%, 2031년부터 2040년까지 1.9%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삼성연은 같은 기간 각각 2.8%, 2.2%, LG연은 2.8%, 2.5%를 제시했다. 해외 시각은 더 비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011년부터 2030년까지 2.7%를 기록한 뒤 2030년 이후 30년간 1.0%로 처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1.0%의 잠재성장률은 국가 부도 상태인 그리스(1.1%)보다 낮은 수준이다. 미국(2.1%), 영국(2.2%)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2031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01년 대비 3.4% 포인트나 떨어질 것으로 OECD는 예측하고 있다. 이는 룩셈부르크와 더불어 34개 OECD 회원국 중 가장 가파르다. 우리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스페인(-2.0% 포인트), 호주(-1.0% 포인트) 등보다도 감소 폭이 크다. 멕시코(0.6% 포인트), 일본(0.7% 포인트) 등은 되레 잠재성장률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차(국가)의 속도(잠재성장률)를 높이려면 더 많은 땔감(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을 넣는 동시에 엔진(생산성) 효율을 높여야 한다. 생산성을 단기간에 높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요소 투입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요소 투입 감소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잠재성장률 하락이라는 ‘비극’에 직면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자 부문은 외환 위기 이후 급격한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실질 고정투자 증가율은 1970년대 연평균 17.8%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3%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8월 이후부터는 설비투자가 아예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 자본의 해외 투자 비율 역시 1980년대 1% 미만에서 2010년에는 8% 안팎까지 뛰어올랐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약화도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656만명인 국내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7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돼 2060년에는 2187만명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역 조건 악화에 따라 수출로 인한 실질 이익도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의 성장 동력인 정보기술(IT) 산업의 수출 비중이 2000년 이후 점차 낮아지고 있어 신성장 산업 모색이 절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를 늦추려면 지금까지 주춤했던 자본 축적 확대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기업들이 투자 활성화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실효성 있는 투자 인센티브 패키지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기업이 함께 중장기 투자 계획을 짜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용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 업종의 육성도 과제로 꼽힌다. 제조업으로 고용과 성장률을 늘리기에는 우리 경제가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인당 국민소득이 5만 달러에 육박하는 싱가포르의 전례처럼 투자 대비 실적이 높으면서도 고용 효과가 큰 금융과 교육, 의료, 관광 등의 서비스 업종 발전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 통일도 잠재성장률 확충에 도움이 될 변수로 꼽힌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인 고령화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부에 따르면 2050년 기준으로 통일이 될 경우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67.9%에서 70.2%로 증가한다. 반면 노인인구 비중은 22.1%에서 17.2%로 크게 감소한다. 대북 설비투자 증가와 분단 비용 감소 등도 이점으로 지적된다. 최광해 재정부 장기전략국장은 “2030년대에 통일이 된다고 가정하면 통일 비용에 따른 재정 부담에도 불구하고 잠재성장률이 0.86∼1.34% 포인트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용어클릭] 잠재성장률 노동과 자본 등 동원 가능한 생산요소를 모두 투입해 한 나라의 경제가 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최대의 생산 능력.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어느 정도의 잠재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우리나라는 속도가 가파르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 [대선 정책 검증] (7·끝) 여성·보육 공약

    [대선 정책 검증] (7·끝) 여성·보육 공약

    우리나라 대선 최초로 유력한 여성 후보가 등장하면서 여성의 사회적 불평등, 육아, 일자리 창출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지만, 정작 대선 후보들의 여성 정책은 다른 공약에 비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여성 정책은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비중 감소, 여성 경제활동 저하, 기회의 불평등, 비정규직 증가 등 사회 성숙과 경제 성장을 더디게 하는 각종 병폐와도 맞닿아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전 세계의 공통적인 고민거리이지만, 한국은 특히 그 속도가 빠르다.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정책을 정교하게 제시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공약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한 출산장려 정책이 핵심이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여성경제활동에 방점을 찍은 게 특징이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세부 실행 계획이 부족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남녀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크다. 남성이 100만원을 받는다면 여성은 61만원가량 받는다는 얘기다. 2위인 일본(29%)과 비교해도 10% 포인트 차이가 난다. 여성 임금은 2000년에도 남성 대비 40%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였다. 일본이 2000년 34%에서 2010년 29%로, 미국이 23%에서 19%로 격차를 줄이는 동안 한국은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1989년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세우고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벌칙 조항을 명시했지만 실제 집행이 이뤄진 사례는 거의 없다. 여성 비정규직 문제로 들어가면 심각성이 더 크다. 올해 3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3월 기준 여성 비정규직은 448만 9000여명으로 1년 전 441만 4000명보다 7만 5000명 늘어났다. 반면 남성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388만명으로 지난해 3월 389만 8000명보다 1만 8000명이 줄어들었다. 고용형태의 차이는 남녀 간 임금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최저임금 미달자 중 기혼여성 비율은 51.9%로 절반이 넘는다. 여성의 고용 불안은 출산율 저하를 낳고 노동가능 인구 감소를 불러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여성이 일자리를 갖지 않고 전업주부로 지내도 출산율이 늘어난다는 논리는 일부 외벌이 고소득 가정에 해당하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여성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성평등 문제 제기에 따른 남성 역차별 논란 때문에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 때마다 여성정책이 번번이 뒤로 밀리고 있는 것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특히 두 후보 공약의 문제점으로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를 고려하지 못한 채 개별적인 정책을 나열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여성 배려와 보육 지원 측면에서 실현 가능성 있는 공약들을 제시했으나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여성 일자리 정책은 지엽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여성·보육 정책은 박 후보와 크게 다르지 않고 일자리 대책도 비교적 다양하게 제시했지만, 참여정부 정책의 연장선상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성일자리 정책 박 후보는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민간 부문에서 여성인재 10만명 양성 ▲공공기관 여성관리자 목표제 도입 ▲여성관리자 확대 민간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여성인재 아카데미를 설립해 여성 리더 육성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공공기관에서부터 여성 일자리를 확대해 민간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성인재를 육성, 여성의 사회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반면 문 후보는 ▲사회복지분야 서비스 여성일자리 40만개 확충 ▲성별 임금격차 해소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 절반으로 축소 ▲장관직 등 고위직에 여성 30% 이상 기용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성의 공공부문 진출을 확대한다는 면에선 박 후보의 공약과 유사하지만,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 축소 등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는 게 다른 점으로 꼽힌다. 김은희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는 박 후보의 공약 중 여성 일자리 창출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정책으로 여성을 채용하는 민간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꼽았다. 다만 “여성 관리직 확대보다 시급한 문제인 여성 비정규직 문제나 성별임금 격차 해소에 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문 후보가 여성근로자 절반 축소와 임금격차 해소를 공약으로 내건 것은 바람직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남희 서울대여성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박 후보의 정책 중 적합성이 가장 높은 공약으로 공공기관 여성관리자 목표제를 꼽고 “여성인력 진출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결정권한이 있는 관리직 여성 진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공기관이 모델을 제시하고, 민간의 변화도 견인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의 공약에 대해선 “공공부문, 특히 돌봄 분야의 일자리 확대와 처우 개선은 중요한 과제”라며 “여성 근로자 중 돌봄 영역 종사자의 비중이 높아 적절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성일자리 대부분이 불안정한 저임금 직종에 몰려 있는 산업 구조와 현실이 정책 의지로 어느 정도 변화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두 후보의 여성 일자리 정책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비정규직의 60% 이상이 10인 이하의 영세사업장에 근무하고 있어, 고용안정을 위해선 중소 영세업체 안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10인 이하 사업장은 정부가 4대 보험 중 고용보험을 부담해 주거나 사업장을 지원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민간기업 인센티브 공약이 이와 비슷하지만, 업체 성격에 따라 지원을 세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공공부문에 많기에 공공부문과 공기업부터라도 비정규직을 줄여나가면 여성은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보육 정책 여성 일자리 창출과 병행해야 할 정책이 보육 지원이다. 아이를 마음 놓고 낳을 수 있도록 보육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지원해 준다는 것이 두 후보의 보육 공약 핵심으로 꼽힌다. 가장 참신한 공약으로는 전문가 대부분이 두 후보의 공통 공약인 남성 출산휴가 보장을 꼽았다. 박 후보는 남성 출산휴가를 100% 유상휴가로 한달간 제도화한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문 후보는 남성 육아휴직 1개월간 통상임금을 100%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교수는 “이 공약이 실현된다면 남성의 양육과 돌봄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젠더 관점이 강화되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예산 부담, 기존 노동관행과 성역할 분담 인식에 따른 재계의 반발이 예상돼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참신하지만 대기업을 위한 것이지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출산휴가 3일을 쓰는 것도 월급을 받는 직장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인데, 비정규직 근로자가 한 달간 육아휴직에 들어간다는 것은 사실상 사표를 내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대기업보다 형편이 어려운 중소기업에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 100% 유상휴가를 육아휴직으로 보내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두 후보는 이에 대한 대책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남성의 출산휴가가 유급으로 바뀐다면 오히려 산모의 출산휴가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무상보육 전면 확대’, ‘셋째 자녀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 등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공약으로 꼽았다. 박 후보는 0~5세 양육수당 지급, 임신 중 부분적 근로시간 단축제, 셋째 자녀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을, 문 후보는 0~5세 무상보육 전면 확대, 12세 미만 아동도 월 10만원 아동수당 지급, 출산장려금 지급 확대 등을 보육 정책의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제는 예산이다. 무상 급식, 무상 의료, 무상 보육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기는 했지만, 이를 감당할 예산 확충이 가능한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때문에 재원 마련이나 세부 실행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정책검증단 명단 김은희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이남희 서울대여성연구소 책임연구위원.
  • [서울광장] 과거 부정과 세대 갈등/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과거 부정과 세대 갈등/오승호 논설위원

    다수 2030세대들이 안철수 전 후보에게 열광했던 것은 사회학적으로 보면 세대 간의 갈등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정권교체’ 같은 구호에 별 관심이 없다. 새누리당이든 민주통합당이든 기성 정치인은 무조건 싫어하는 이유는 간명하다. 부모 세대에 비해 좋은 환경에서 공부도 많이 했는데 왜 취직이 안 되느냐는 것이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직장 구하기가 지금보다는 쉬워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과거 굴뚝산업이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했던 것과는 달리 정보사회에서는 소수의 핵심 고급 인재 위주로 노동시장이 재편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4년제 대학의 평균 취업률이 55.9%이니, 두 명 중 한 명은 백수가 되기 쉽다. 우리의 진정한 미래인 젊은이들은 세대 간 불평등으로 화가 잔뜩 나 있다. 대통령 선거일을 불과 보름 남겨놓고도 후보들이 너나없이 과거 부정에 몰입해 걱정이다. 젊은 세대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 가겠다는 후보들의 ‘과거 싸움’을 보면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 후보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 생각해 봐야 한다. 사회 경험이 없는 자식 세대에게 미래에 나아갈 길을 제시하지는 못할망정 과거는 잘못됐다고 폄하만 한다. 이런 행태가 세대 갈등만 더 키울 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과거 싸움만 하다가 미래를 설계할 공약집 하나 내놓지 못해서야 될 말인가. 일자리 문제가 아니라도 기성세대와 미래세대 간 충돌이 불가피한 사안들이 적지 않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올해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6.2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오는 2040년에는 1.7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때 가서 미래세대들은 무엇이라고 할 것인가. 과거세대가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후손들에게 무거운 짐만 물려줬다고 원망할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대책은 1990년대에 이미 추진했어야 했는데 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화급하다.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 위한 연금 개혁이 실패라도 한다면 차세대들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고, 자녀가 부모를 사랑하는 것은 인간적인 현상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치매에 걸린 부모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느끼는 연민이란다. 이런 아름다운 사랑은 후손들에게도 이어져야 한다. 로런스 J 코틀리코프와 스콧 번스는 공저 ‘세대충돌’(CLASH OF GENERATIONS)의 ‘몰려 오는 세대폭풍’ 편에서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앞으로 10년간 부자 증세 등으로 세수를 2조 5000억 달러 늘려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쓰기로 합의한 것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세대 간 균형이고 지금 세대와 훗날 세대 사이의 평화인데, 이는 재정 적자를 더 줄여야 이룰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2조 5000억 달러가 아닌 20조 달러 정도 재정을 조정해야 하는데 미래 세대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의 기성세대들이 자신들과 자식들에게 한 일을 생각하면 미국은 통째로 나사가 빠졌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도 생산가능인구가 2016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게 되면 성장률이 떨어질 여지가 많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내놓은 복지공약을 시행하려면 5년간 220조~340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표만 의식한 나머지 무턱대고 과거를 부정해 신구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달라져야 한다. 보수세력이든 진보세력이든 나라의 미래를 위해 견지할 가치가 있는 정책은 인정하고 칭찬해야 한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선조들의 삶의 지혜가 얼마나 많은가. 폐족(廢族)의 실세니, 빵점 정부의 공동책임자니 같은 과거부정형 헐뜯기를 하면서 소통이나 사회통합을 외치는 정치권에 2030세대들이 화나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기 바란다. osh@seoul.co.kr
  • [씨줄날줄] 백세인구/오승호 논설위원

    정부는 매년 10월 2일 노인의 날에 청려장(靑藜杖) 수여식을 갖는다. 그해 100세가 된 노인들이 대상이다. 청려장이란 명아주라는 풀로 만든 가볍고 단단한 지팡이로, 건강과 장수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통일신라 때부터 임금이 80세가 넘은 노인에게 조장(朝杖)을 하사했던 유래가 있는 지팡이라고 한다. 올해 청려장을 받은 노인은 남성 192명, 여성 1009명 등 1201명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청려장 수상자는 2009년 884명, 2010년 904명, 2011년 927명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2005~2010년 78.2세로 20년 전(1985~1990년)의 69.8세에 비해 8.4년 늘었다. 평균수명 연장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유엔의 통계자료를 통해 세계 74개국의 평균수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수명 연장 속도가 한국보다 빠른 나라는 7개국뿐이었다. 방글라데시, 이집트, 니카라과, 베트남 등이다.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수가 21명 이상일 때 장수마을이라고 한다. 전남 담양·함평·영광·곡성·보성·구례·진도 등이 해당된다. 경남 거창·산청, 경북 예천·상주, 전북 순창, 충남 청양도 장수마을로 꼽힌다. 많은 곳이 해발 300~400m 높이에 구릉지형으로 지리산을 끼고 집중돼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 총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3.1%에 불과했지만 인구 고령화가 급진전되면서 2000년에는 7.2%로 높아졌다. 오는 2017년에는 14.0%, 2026년에는 20.8%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에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6.2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하지만, 2020년에는 4.5명당 1명, 2060년에는 1.2명당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체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도달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에는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은 17년. 일본(24년) ,프랑스(115년), 영국(46년), 미국(72년) 등 선진국에 비해 속도가 훨씬 빠르다.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수는 2명이다. 프랑스(36명), 일본(20명), 미국(18명)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지만, 고령사회 진입 속도로 미루어볼 때 100세 이상 인구 비율은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노인 건강과 행복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65세이상 이혼뒤 재혼 男 4.5배·女 6.4배↑

    65세이상 이혼뒤 재혼 男 4.5배·女 6.4배↑

    지난해에 65세 이상 고령자가 이혼한 뒤 재혼한 건수가 2000년에 비해 남자는 4.5배, 여자는 6.4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자의 남은 생애는 남자가 17.2년, 여자가 21.6년으로 4.4년 차이가 났다. 고령자 성비(여자 100명당 남자)는 올해 70.1에서 2030년에는 81.1로 개선될 전망이다. 27일 통계청은 10월 2일 ‘노인의 날’을 앞두고 관련 통계를 수집·정리한 ‘고령자 통계’를 발표했다.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우리나라의 총 이혼건수(11만 4284건) 중 남자 고령자는 4484건(3.9%), 여자 고령자는 1789건(1.6%)을 차지한다. 재혼은 남자가 2234건, 여자가 799건으로 2000년에 비해 각각 2.3배, 4.0배 늘었다. 특히 고령자의 이혼 뒤 재혼건수는 각각 1638건, 595건으로 2000년보다 각각 4.5배, 6.4배나 급증했다. 노인들이 ‘황혼이혼’ 뒤에도 개인의 행복을 찾아 새로운 배우자를 찾는 추세가 강해졌다는 뜻이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고령자 비율은 올해 11.8%에서 2030년 24.3%, 2050년 37.4%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저출산 추세가 계속되면 노인 1명을 부양하기 위한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올해 6.2명에서 2030년 3명, 2050년 1.4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자 성비는 70.1로 남자가 여자의 70% 수준에 그치지만 2030년엔 성비가 81.1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와 농어촌 고령자의 생활·의식 차이를 비교한 결과 ‘가족생활 전반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농어촌이 53.5%, 도시가 45.0%였다. ‘자녀 관계에 만족한다’는 대답도 농어촌 68.9%, 도시 60.0% 등으로 농어촌이 높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한국경제 저성장 고착화에 경각심 가질 때

    우리 경제가 심상치 않다.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가 수출환경 악화와 소비 및 투자 심리 위축 등 대내외 악재로 위축되면서 성장률이 급락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3.6%에서 2.5%로 떨어뜨렸다. 넉달 만이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과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5% 내외로 수정한 바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만이 3%대 성장 전망을 고수하고 있으나 조만간 수정이 불가피할 것 같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대 중반으로 추락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자칫하다가는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도 못한 채 저성장의 고착화라는 덫에 걸려 주저앉을 수도 있다. 정부는 최근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감세를 통해 재정 지원을 강화하는 2차 경기부양 카드를 내놓았다. 하지만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와 야당의 반대로 관련법령의 처리가 미뤄지면서 시장 혼란만 부채질하고 있다. 게다가 임기말과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이 맞물리면서 기업들도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투자를 미루고 버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다른 경제주체인 가계는 빚에 짓눌려 이자 내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경제민주화’든, ‘온돌 성장론’이든, ‘일자리 대통령’이든 모두 공허할 수밖에 없다. 아궁이에 불이 지펴지지 않는데 함께 나눌 온기가 어디 있겠으며, 파이가 커지지 않는데 어떻게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나겠는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방법은 분명하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잠재성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부채 의존적인 가계와 기업구조를 건전화하고 금융·의료·관광·교육 등 서비스분야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고통과 갈등이 뒤따르더라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그래야만 생산가능인구 급락에 따른 성장 둔화와 자산가격 하락, 정부부채 상승 등 앞으로 닥칠 험난한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다. 국가신용등급 상승이라는 외부 칭찬에 도취돼 안주하기엔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너무 심각하다. 정부는 물론 대선주자들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 OECD 34개국 통계로 본 한국의 고용·과학기술의 현주소

    OECD 34개국 통계로 본 한국의 고용·과학기술의 현주소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취업자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7번째로 많이 늘어났지만 노동생산성은 여전히 하위권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역시 가장 길지만 임금은 중간 정도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 고용의 ‘빛과 그림자’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통계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최장’ 기획재정부가 16일 내놓은 ‘한국 고용의 현주소: OECD 국가와 주요 고용지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4.6시간으로 34개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었다. 금융위기 이후인 2008~2011년 취업자 증가 수는 41만 5000명으로 터키, 멕시코, 독일 등에 이어 7번째였다. 우리나라보다 생산가능인구가 많은 일본이나 영국, 프랑스 등보다 증가 폭이 더 컸다. 실업률(3.5%)과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의 비중(6.8%)은 OECD 회원국 중 낮은 편이었다. 연평균 실질임금은 3만 5406달러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중간 정도다. 반면 2010년 기준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23번째에 불과했다. 바꿔 말하면 ‘긴 노동시간으로 낮은 생산성을 메우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66.2%로 OECD 평균(70.6%)에 못 미쳤다. 특히 청년층과 25~54세 여성의 참가율이 저조했다. 경제성장률 대비 취업자 수 증가율을 뜻하는 고용탄성치도 0.29로 독일(0.93), 호주(0.86), 프랑스(0.47) 등보다 낮았다. ‘고용 없는 성장’ 추세가 선진국들보다 더 심각하다는 얘기다. ●과학기술 질적역량은 낙제 과학기술산업 평가에서는 전자정부와 무선 브로드밴드 가입자 수에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공동연구나 국제공동특허 등에서는 최하위권으로, 질적으로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OECD가 지난 13일(현지시간) 공개한 ‘2012년 OECD 과학기술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 중 한국과 프랑스만이 연구개발(R&D) 투자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기업 R&D 지출은 2001년부터 10년간 연간 9.5%씩 증가했다. 한국은 22개 지표 중 전자정부와 무선 브로드밴드 가입자 수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5개 지표에서 OECD 회원국 중 상위 5위 안에 포함됐다. 반면 해외 공동연구 논문 비율은 39위, 해외 공동특허 비율은 42위, 총고용 중 과학기술직 비율은 33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두걸·박건형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광장] 주택시장에 봄날은 없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주택시장에 봄날은 없다/우득정 논설위원

    우리 경제는 집값 폭락으로 인한 ‘하우스 푸어’ 급증과 지난 6월 말 현재 922조원에 달한 가계부채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한쪽을 늦추면 다른 쪽이 무너진다. 양쪽 다 시한폭탄이다. 정부는 지난달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대책을 내놓았으나 임시방편일 뿐이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 국면을 헤쳐 나가자면 획기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훈풍을 불어넣지 않는 한 내수진작은 공염불이다. 가장 먼저 정치권에서 정세균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가 임대 카드를 들고 나왔다. “금융기관과 정부가 공동출자해 국민주택 규모의 하우스 푸어 중 희망자의 주택을 매입한 뒤 임대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집값 하락세가 장기화하면 무엇보다 가계와 기업이 소비와 투자를 줄여 경기 위축이 가속화된다. 대출금을 갚지 못해 금융권의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등 한국경제에 대재앙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채권자와 정부가 선제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세일 앤드 리스백’으로 모양새를 조금 바꿨다. 하우스 푸어의 집을 정부가 사들인 뒤 이를 원주인에게 임대하되 집주인이 여력이 생기면 우선적으로 되살 수 있게 환매(還買) 권리를 부여하자는 내용이다. 우리금융이 이달부터 하우스 푸어 구제책으로 도입을 추진하려는 대책과 매입 주체만 다를 뿐 방식은 같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집값 버블 붕괴로 하우스 푸어가 양산되고 있는 미국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올해부터 시작한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은 주택시장 침체로 매매가 끊긴 상황에서 하우스 푸어는 길거리로 내몰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회사로서는 추가 부실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찬성론자들은 몇 조원 정도의 주택안정기금만 선제 투입하면, 그대로 방치할 경우 예견되는 수십조원의 사후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소 108만 가구(현대경제연구원 추계)로 추정되는 하우스 푸어가 극빈층으로 전락하면 결국 재정에서 떠맡게 된다는 논리에 근거한다. 하지만 이러한 대증요법으로 지금의 집값 폭락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까. 반대론자들은 도덕적 해이 논란과는 별도로 우리나라 인구 구조상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집값 상승이 불가능하다며, 재정 투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고 예단한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감소하던 시기에 부동산 버블이 터졌다. 일본은 1990년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최고치인 69.7%였을 때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면서 ‘잃어버린 10년’에 진입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경제가 활력을 잃고 소비가 감소하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져든 것이다. 미국도 2005년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정점인 67.2%를 기록한 뒤 3년 후 금융위기와 집값 대폭락사태를 맞았다. 지금 스페인도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핵심생산가능인구(25~49세)가 감소세로 돌아선 뒤 앞으로 4년 후에는 생산가능인구도 줄어들기 시작한다. 생산력 저하와 함께 구매력도 떨어진다는 얘기다. 더구나 감소 속도는 일본과 독일에 이어 세계 세번째다. 주택건설촉진법이 제정되던 1972년에는 평균 가구원 수가 5.37명이었으나 2010년에는 절반 수준인 2.69명으로 떨어졌다. 자녀를 출가시킨 뒤 부모가 사망할 때쯤이면 집 한 채가 남아돈다는 뜻이다. 최근 주택가격전망지수 조사에서 계속 100을 밑도는 것은 이러한 인구 추이와 무관하지 않다. 게다가 주택보급률은 2008년 100%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102.3%에 이른다. 따라서 베이비붐 세대의 인구 팽창에 맞춰진 주택정책과 주거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해답은 없다. 집은 더 이상 재테크 수단도, 노후를 보장하는 곳간도 아니다. 고통스럽더라도 이것이 현실이다. djwootk@seoul.co.kr
  • ‘메이드 인 차이나’ 이제 옛말 ‘젊은 인력의 땅’ 동남아 뜬다

    필리핀 세부 발람반의 한 조선소에서 일하는 현장 감독 호세 위니리토 탄퀴스(47)는 5만 8000t급 선박 ‘오션 심포니’의 진수식에서 필리핀 깃발을 올리며 벅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1살 난 아들 존과 함께 땀흘려 밥벌이를 한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배 덕분에 아들은 신발이며 옷이며 사고 싶은 걸 사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탄퀴스와 아들 존에게 ‘일할 수 있는 기쁨’을 안겨준 곳은 필리핀 회사가 아니다. 일본 제2의 선박회사 쓰네이시홀딩스다. 조선소를 최근 필리핀으로 확대한 쓰네이시홀딩스는 제2의 조선소 부지로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을 물망에 올리고 있다. “(동남아시아) 근로자들의 나이가 일본 근로자 평균 연령의 절반밖에 안 된다.”는 게 이유다. 세부에서만 1만 5000명의 근로자를 거느리고 있는 쓰네이시홀딩스는 올해 이 조선소에서 11척의 선박을 진수했다. 세부 지사에 직원 1만 4000명을 둔 미쓰비시전자도 중국의 공장을 세부로 옮기려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이처럼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제조업 엔진들의 일자리가 동남아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기존 제조업 강국들의 노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역내에서 가장 젊은 동남아의 노동력이 기업들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 10개 회원국의 젊고 값싼 노동력, 높은 경제성장률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전 세계의 공장, 일자리, 투자 등이 동남아로 몰려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세안 국가들의 통화가치 향상과 소비 및 자산 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동남아로 일자리가 이동하는 현상이 “인구배당 효과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구배당 효과는 전체 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많아지면서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일본 3대 무역상사 가운데 하나인 이토추상사의 마루야마 요시마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과 일본은 이미 인구배당 효과가 끝났고 중국도 곧 이 효과가 그칠 것”이라면서 “하지만 아세안 지역은 현재 인구배당 효과가 진행되고 있으며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월 메릴린치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의 2020년 노동인구는 2010년보다 1800만명, 31% 늘어나 7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는 19% 늘어난 2200만명, 인도네시아는 1800만명 늘어난 1억 8000만명까지 노동력이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중국은 2020년 9700만명으로 정점을 찍으면서 노동자 수가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노동인구의 중간값 연령이 37.8세로 2010년보다 세 살 많아지기 때문이다. 2020년 일본과 한국 노동인구의 중간값 연령은 각각 48.5세, 43.4세로, 필리핀의 23.9세, 말레이시아의 28.4세와 비교하면 최대 2배에 이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생산가능인구 이미 감소하는데…

    생산가능인구 이미 감소하는데…

    전국적으로 2017년부터 시작될 것이라던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가 서울, 부산, 전남 등 일부 시도에서는 2010년에 이미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는 대구, 전북, 경북까지 더해 6개 시도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 전망이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0~2040년 장래인구추계 시도편’에 따르면 2010년 부산의 생산가능인구는 전년보다 0.59% 줄어들었다. 서울(-0.44%), 전남(-0.03%)도 마찬가지다. 내년(2013년)에는 부산의 생산가능인구가 올해보다 0.8% 줄어든다. 서울은 0.13% 줄지만 경기는 1.36% 늘어 대조를 이룬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의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인구 이동 탓이다. 이웃하는 경기나 인천, 경남 등의 신도시 개발로 젊은 층이 대도시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한시적 현상일 뿐이다. 전국의 생산가능인구는 2010년 현재 359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2.8%를 차지하나 2016년 3704만명(72.9%)을 정점으로 2017년부터 감소한다. 2020년부터는 모든 시도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어 2040년에는 2010년보다 19.8%가 줄어들 전망이다. 영남권의 2040년 생산가능인구는 2010년보다 29.4%(274만명)나 줄어든다. 부산(-36.7%), 대구(-31.4%), 경북(-28.7%) 등 감소 폭이 가장 큰 3개 시도가 영남권에 위치해 있다. 2040년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16개 시도에서 모두 60% 이하다. 전남은 47.9%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문제는 부양 부담의 가중이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 인구(유소년 및 고령자)를 뜻하는 총부양비는 2010년 37.3명에서 2040년 77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전남이 56.2명으로 가장 높다. 유소년 인구 100명당 고령 인구를 의미하는 노령화지수는 2010년 68.4명에서 2040년 288.6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유소년 1명당 노인 3명인 셈이다. 김태헌 교원대 사회교육과(인구학) 교수는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겠지만 효과로 나타나는 데는 20~30년이 걸린다.”며 “당분간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그 안에서 여성과 50대 중·후반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것이 공백을 메우는 대책”이라고 조언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커버스토리] 가장 늙은 도시 경북 군위군, ‘초동안 마을’ 만들기 비법은

    경북 군위군은 2010년 말 기준 노인인구(7805명)가 전체 인구(1만 9794명)의 39.4%를 차지해 전국에서 ‘가장 늙은 도시’다. 노인인구 비율이 경북 의성군(38.5%), 전남 고흥군(38.2%), 전북 임실군(37.7%), 경남 합천군(37.3%), 전남 신안군(37.1%)을 앞질렀다. 군의 인구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셈이다. 이는 같은 해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울산 북구의 노인인구 비율 5.3%의 8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유엔이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비중이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 기준을 2배나 넘어섰다. 농촌 지역의 특성상 군의 고용률(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가운데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해 77.6%로 전국 최상위권이다. 특별시, 광역시를 제외한 9개 도의 시·군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인구 45%가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라 여성과 노인까지 농업에 종사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군의 재정 여건은 최하위권이다. 올해 전체 예산은 2079억원이며 재정자립도 10.1%에 불과하다. 이 중 190여곳의 경로당 운영비 등 노인복지비가 117억원으로 5.6%를 차지한다. 재정에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생산성 관련 예산은 적다. 따라서 도로와 학교, 병원 등 공공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젊은 인구의 도시 전출 등으로 1970년대 초반 7만명을 상회하던 인구가 이후 계속 감소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젊은 인구의 감소로 아기 울음소리는 갈수록 듣기 어려워지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군의 출산율은 0.44명이다. 전국 평균은 1.23명이다. 이러다 보니 빈집과 휴경지가 늘고 있다. 올해 빈집은 1500여채, 휴경지는 전체 경지 면적(9500㏊)의 3%가 넘는 300여㏊로 파악된다.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 등으로 이모작 경지 면적이 감소하면서 덩달아 농가 소득도 줄고 있다. 군 관계자는 “심각한 고령화 현상으로 각종 사회적 문제가 양산되고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체와 골프장 유치 등을 통한 젊은 인구 유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커버스토리] ‘메이저’ 코리아 고령화가 덫

    [커버스토리] ‘메이저’ 코리아 고령화가 덫

    23일 오후 6시 36분 우리나라 인구는 5000만명을 넘어선다.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2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인구 5000만명)에 가입하는 것이다. 경제 규모로 볼 때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편입되는 셈이다. 내수를 통해 한 나라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최적의 인구는 1억명이라고 한다. 일본이 1987년에 세계 최초로 20-50클럽에 가입할 수 있었던 것도 1억 2000만명을 넘어선 인구 때문이었다. 강호인 조달청장은 22일 기자와 만나 “인구 규모는 국력이나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인구는 곧 국력이라는 얘기다. 그는 “2007년 1인당 국민소득이 6만 4141달러로 세계 3위 국가였던 아이슬란드가 얼마 지나지 않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구제금융을 받아 파산한 것은 인구 32만명으로 소규모 개방경제의 덫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인구 5000만명으로 규모를 키운 우리나라는 이제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둔 국가 장기 비전을 내놓아야 할 때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 등의 숙제를 풀기 위해 ‘복지의 리모델링’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기종 통계청장은 “인구 5000만명 돌파는 경제·사회·복지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시기가 왔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창호 한국재활복지대학 총장은 “치매에 대해 정부가 간병인과 의료비를 지원해 주면 가족 구성원은 생산적인 활동을 통해 세금을 조금 더 낼 수 있다.”면서 “복지를 국가와 국민이 서로 투자하는 개념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2007년 기획예산처 재정전략실장 시절 국가미래전략인 ‘비전 2030’ 작성의 실무총책을 맡았다. 삶의 질을 높이고 잠재성장률을 키우는 키워드는 역시 ‘복지’다. 경제부처의 고위 관계자는 “이번 정부가 경제 위기 등 현장의 문제에 대응하는 데 집중했다면 다음 정권에서는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이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덜 쓰고 성장의 열매를 좀 더 많은 사람이 나누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인구 구조를 볼 때 출산율을 높여 생산가능인구 감소세를 줄이는 한편 개개인의 행복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 5000만명 시대는 앞으로 33년간 지속된다.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다. 2045년이면 우리나라 인구는 4000만명대로 줄어든다.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2010년 3598만 3000명에서 2040년에는 2887만 3000명으로 80.2% 규모로 줄어든다. 독일(78.4%)과 일본(75.5%)을 제외하면 주요국 중에 상당히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노인부양비(생산가능인구 가운데 고령자 비율)도 2040년 57.2%로 2010년(15.2%)의 3배를 넘게 된다. 북한도 2037년 인구가 2654만명으로 정점에 이른 뒤 감소한다. 통일시대를 맞더라도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경하·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커버스토리] 생산가능인구 2016년 3704만명 정점 후 감소…노년 부양비 2040년 57.2명… 中의 1.5배

    [커버스토리] 생산가능인구 2016년 3704만명 정점 후 감소…노년 부양비 2040년 57.2명… 中의 1.5배

    한국 인구가 5000만명을 넘어서는 6월 23일, 전 세계 인구는 70억 5000만명이다. 한국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0.71%를 차지한다. 세계 196개국 중 인구 5000만명이 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26개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000만명이 넘는 나라는 9개다. 중국(세계 1위·13억명), 일본(세계 10위·1억 2000만명)이 이웃 국가라 일반인의 체감도가 낮지만 우리나라는 인구 규모 면에서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다. 인구 5000만 돌파가 반갑지만은 않은 것은 저출산 고령화 때문이다. 저출산이 계속되는데 인구가 늘었으니 고령화 부담이 더 늘어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중간층 연령(중위 연령)은 37.9세지만 2040년에는 52.6세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3704만명으로 정점에 달한 뒤 줄어든다. 그러나 인도는 2040년까지, 브라질은 2030년까지 생산가능인구가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과 영국도 이민정책으로 2040년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2020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2040년에는 2010년의 88.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가능인구는 줄고 고령층은 늘어나니 노인 부양이 발등의 불이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수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2010년 15.2명이지만 2040년에는 57.2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63.3명) 다음으로 높고 브라질(26.6명)의 두 배, 중국(36.9명)의 1.5배 수준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2010년 현재 65세 이상 고령자 100명 중 7명(7.3%)이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20.3%), 일본(12.5%)보다는 낮지만 2050년에는 이 비중(39.4%)이 일본(47.8%)에 이어 가장 높을 전망이다. 전경하·이성원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광장] 고용률과 노령화 딜레마/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고용률과 노령화 딜레마/우득정 수석논설위원

    민주통합당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2017년까지 고용률을 선진국 수준인 70% 선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초 정책 세미나에서 “고용률을 경제정책의 중심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도 2010년 1월 21일 첫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성장률 못지않게 고용률을 경제정책의 핵심지표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15세부터 64세까지인 생산가능인구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고용률과 경제활동인구가 차지하는 경제활동참가율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에서도 국민경제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삼고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고용 없는 성장’과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고용률은 경제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우리나라 인구 구조의 추이와 전망에 따르면 올해 생산가능인구는 전 인구의 73.1%이다. 전체 인구의 중위연령은 39.1세, 생산가능인구 대비 65세 이상 비율인 노년부양비는 16.1%, 0~14세 인구 대비 65세 이상 비율인 노령화지수는 77.9%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2002년 65.4%에서 지난해에는 65.9%로 지난 10년간 65.3~66.1%에서 정체돼 있다. 고용률은 2002년 63.3%에서 지난해에는 63.8%로 63.0~63.8%에 머물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고용률은 63.3%로 영국 70.3%, 일본 70.1%, 미국 66.7%에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4.6%에도 밑돈다. 우리나라 청년(15~24세)들은 높은 대학진학률, 군 복무, 취업준비 장기화 등으로 노동시장 진입이 늦기 때문이다. 우리의 청년 경제활동참가율은 25.5%로 영국(62.9%)이나 미국(55.2%), 일본(43.1%), 프랑스(39.7%)에 비해 현저히 낮다. 반면 부실한 연금제도와 자녀 뒷바라지로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에 노인들은 늦도록 일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층의 고용률은 28.7%로 미국(16.2%)이나 일본(21.3%)보다 높을뿐더러 OECD 평균(12.3%)보다 2배 이상 높다. 지난 10년간 51.1~53.2%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20~30% 포인트 뒤지는 여성의 고용률도 낮은 고용률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의 사유별 분포에서도 확인된다. 가사가 36.7%인 585만 4000명, 통학이 26.7%인 425만 4000명, 연로 및 심신장애가 12.9%인 205만 5000명, 그냥 쉼이 10.0%인 160만명, 육아가 9.2%인 146만 9000명, 취업 및 진학 준비가 3.2%인 51만 8000명이다.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지연으로 2003년 37.7세였던 임금근로자의 평균연령은 지난해에는 40.9세로 높아졌다. 현대차는 43세, 현대중공업은 43.9세에 이른다. ‘다이내믹 코리아’가 아니라 ‘늙고 병든 코리아’다. 향후 전망은 더 우울하다. 민주당이 고용률 70% 달성을 공약한 2017년에는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72.6%, 중위연령은 41.9세, 노년부양비는 19.2%, 노령화지수는 104.1%에 이른다. 2020년에는 각각 71.1%, 43.4세, 22.1%, 119.1%, 2030년에는 각각 63.1%, 48.5세, 38.6%, 193.0%에 이를 전망이다. 청년층과 여성의 노동시장 편입 촉진과 더불어 출산과 이민정책에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노령화의 늪에 빠져 대한민국의 지속성에 적신호가 울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오늘날 스웨덴을 세계가 부러워하는 복지국가로 만든 사회민주당의 최초 여성 당수인 모나 살린은 “인간의 자유를 위한 전제조건은 고용”이라고 지적했다. 일자리는 가계소득의 원천이자 자아실현과 자유 그리고 행복의 토대다. 개인이나 가정에 닥칠지도 모르는 사회적 위험에 대비해 국가가 제공하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기도 하다. 정부와 정치권은 지금 일자리 창출로 고용률을 높이되 동시에 노령화의 딜레마도 헤쳐 나가야 하는 난제에 직면해 있다. djwootk@seoul.co.kr
  • 취업 46만명 늘었지만 고용의 질 ‘글쎄’

    취업 46만명 늘었지만 고용의 질 ‘글쎄’

    1분기 취업자 수가 10년 만에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의 고용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는 기미다. 하지만 주 36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가 늘어나는 등 고용구조 변화도 감지된다. 고용의 양뿐 아니라 질 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계청은 3월 취업자 수가 2426만 5000명으로 지난해 3월보다 41만 9000명 늘었다고 12일 밝혔다. 1~3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6만 7000명 늘어 2002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실업률은 3.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 포인트 낮아졌다. 송성헌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하는 과정인 데다 50대 이상 경제활동 참가자가 늘어 취업자 수가 늘었다.”면서 “3월부터 정부 일자리 사업이 시작되면서 공공서비스 등 노인 일자리 사업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3월 고용률은 58.6%로 전년 동월보다 0.3% 포인트 올랐고 이 가운데 50대 고용률이 0.9% 포인트, 60대 이상 고용률이 0.4% 포인트 올랐다. 20대 청년 고용자 수도 3월에 3만 6000명 늘었다. 20대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인구 감소효과를 제거하면 6만 6000명 늘어난 것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반면 30대 취업자 수는 9만 5000명(인구 감소효과 제거 시 1만 5000명) 줄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고졸 취업대책과 청년 인턴제도가 효과를 내면서 20대 취업자 수가 늘었지만 30대 후반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30대 중후반 여성들이 결혼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면서 30대 취업자 수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취업전선에 있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시간제 근로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의 임금근로자는 2005년 401만명에서 2011년 366만명으로 줄었지만 이 중 시간제 근로자는 32만명에서 44만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들은 임금이 낮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에 주로 분포돼 있다. 취업을 못한 이들이 낮은 임금의 임시직에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를 다르게 해석했다. 재정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단시간 근로 동향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주 40시간제 확대, 근로형태 다양화, 맞벌이 여성 증가 등으로 주 36시간 미만 단시간 취업자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선진국형 고용구조로의 변화”라고 평가했다.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증가 폭은 2009년 33만 7000명에서 2010년 50만 7000명, 2011년 91만 7000명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13.2%, 2010년 15.2%, 2011년 18.7%로 올라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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