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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이공계, 선배가 가르친다

    선배 학부생들이 신입생들에게 기초과목을 가르치고 학점을 주는 제도를 서울대가 도입했다. 서울대 자연대 관계자는 16일 “기초가 부족한 이공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선배 학부생들이 수업을 진행하는 ‘기초과목 수준별 교육’ 제도를 이번 학기부터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이 제도를 위해 자연대 수리과학부, 물리천문학부, 화학부, 생명과학부 등 4개 학부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수학, 기초물리학, 기초화학, 기초생물학 수업을 새로 개설했다. 자연대는 이 기초과목들의 수업 강의를 맡기기 위해 각 학부별로 성적이 뛰어난 3,4학년 재학생 30명씩을 ‘학부생 조교’로 선발했다. 학부생 조교는 매달 30만원의 강의료를 받고 1인당 5∼10명의 신입생을 상대로 일주일에 두 차례,2시간씩 수업을 진행한다.
  • 美언론 “최홍만은 만화 속 돌연변이” 비난

    美언론 “최홍만은 만화 속 돌연변이” 비난

    “최홍만은 만화 속 돌연변이” 북미 격투기사이트 ‘셔독’(sherdog.com)이 표도르 에멜리아넨코(31·러시아)에 대한 기사에서 최홍만과의 경기가 그의 상품성을 더욱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사이트는 지난 10일 표도르가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로 몸값만 치솟고 있다는 내용의 ‘표도르 실패’(The Fedor Fiasco)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지난 2006년 12월 마크 헌트와의 대전 이후로 제대로 된 헤비급 경기를 갖지 않아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가 무의미하다는 것. 사이트는 소위 ‘몸값 거품’을 비판하는 이 글에서 “M-1 글로벌과의 계약 소식에 그의 복귀를 기대했지만 (팬들은) 만화 속 돌연변이나 다름없는 최홍만과의 김빠지는 경기를 봐야했다.”(vapid fight against Marvel Comics mutant Hong Man Choi)며 최홍만과의 경기는 표도르의 복귀전이 될 수 없다고 비꼬았다. 또 “앤더슨 실바, 퀴튼 잭슨 등의 선수들은 최고의 격투가들과 겨뤄가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고 비교하면서 “만약 실바가 ‘생물학적인 변종들’(medical oddities)과 싸웠다면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표도르와 최홍만의 경기를 거듭 꼬집었다. 한편 셔독은 이 글에서 표도르는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해 보일 활동을 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그의 거창한 수식어는 갈수록 의미를 잃어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최홍만을 격투가로 인정하지 않는 목소리는 이 뿐 아니다. UFC 전 헤비급 챔피언 프랭크 미어는 미국 ‘CBS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표도르의 가장 최근 경기인 최홍만전은 스포츠라기보다 유희에 가까웠다.”며 표도르를 자극하기도 했다. 또 국내 종합격투기 선수인 유양래도 지난 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홍만 선수를 인정할 수 없다.”며 “기술적인 면은 높게 평가할 수 없다. 럭키펀치만 조심한다면 내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공약公約이 아니라 공약空約이라 합니다. 구체적인 정책, 실시 기한, 계량화된 목표 등은 여기엔 없습니다. 상투적인 구호나 비현실적인 정책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거리에서, 시장에서, 회사에서, 학교에서, 집에서 그리고 술자리에서 제 목소리를 내보지 못한 우리 이웃들의 갈증과 소박한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잘 가려듣고 누구를 찍을지 한번 생각해보시겠습니까?취재, 글 강성봉, 표세현, 박은애 기자 | 일러스트 홍원표 자연을 보호하고 경제도 살리는 비방이 있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무엇을 하지 않을까를 먼저 고민하겠다. 다른 것은 몰라도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드는 일 따위는 하지 않겠다. 간척지로 땅을 조금 버는 것은 그보다 더 큰 해안선을 잃어버린다는 뜻이다. 자연이 만든 해안에는 땅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개펄은 생태계가 숨 쉬는 곳이고, 바다는 인간 정서를 순화시키는 관광자원이기 때문이다. 간척지에 카지노를 세워 돈 중독 환자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 어떻게 건강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나? 내가 대통령이라면 동해, 서해, 남해 인근에 버려진 한옥 마을을 보수하거나 신설해 100퍼센트 한국적인 관광자원으로 가꾸겠다. 참신한 마음을 가진 의욕적인 사람들이 그곳에 이주해 관광사업을 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재정을 지원해주겠다. 지방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청년실업과 인구분산에 상당한 기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남해의 시골 마을은 전직 대통령만이 낙향하는 곳은 아닐 테니까. (천종태, 생물학자, 49세) 분유 값을 확 내리겠다 출산 장려를 위해 분유와 기저귀에 부과되고 있는 부가세를 감면하겠습니다. 정말 기저귀, 분유 값 비싸서 어디 아이를 키우겠어요? 제조회사는 프리미엄 운운하면서 비싼 제품만 선보입니다. 부모 입장에서 좋은 거 먹이고 싶어서, 별 효과 없다는 거 알면서도 비싼 제품을 사게 됩니다. 성분 표시를 정확히 하고 품질관리도 엄격하게 해서 가격을 내려야 육아비 부담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김효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차장, 38세) 나이가 뭔 죄냐 각종 시험, 자격증 나이 제한을 폐지한다. 또 방송이나 신문 기사에 나이 표기를 강력하게 금지하여 출연자나 취재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것이다. 특히 전국노래자랑 같은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일본에서는 이런 경우가 없다. (유영주, 주부, X세) 북한산을 응급실로 긴급 이송하겠다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하고 나서 도봉산 탐방객 수가 455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전년도에 비해 2.5배 이상 늘어났고 198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죠. 다시 말해 숲 속 등산로에 왕복 8차선 고속도로가 생기고 있다는 이야긴데, 34년 동안 도봉산 밑에서 걸인 생활을 해온 이봉철 씨가 “산을 아주 죽일 셈이냐”고 말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 휴식년제 구간을 확대하고 등산객의 동선을 자연 친화적 등산로 쪽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북한산을 응급실로 보낼 것입니다. 한동안 편히 쉴 수 있도록~! (이진기, 거벽등반가, 38세) 우리나라에도 문화대통령 나올 때가 됐다 나는 문화대통령이 되겠다. 한 해를 시작하거나 끝맺을 때 음악회에 참석하여 문화를 향유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많이 보여주고 싶다. 만날 싸우는 모습만 보여주면 지겹지 않겠는가. 또한 청소년 문화지원정책을 추진하겠다. 요즘 아이들이 놀 만한 공간이 너무 없다. 아이들이 공짜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을 각 도시마다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디자인 작품집이나 문집 같은 문화활동 실적을 공증을 거쳐 제출하면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는 제도도 마련하겠다. (최봉희, 파주공업고등학교 교사, 44세) 고양이 밥통을 설치하라 분리수거장에 있는 음식물 수거통 옆에, 길고양이를 위한 밥통을 따로 마련하여 수거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밤새 고양이들이 쓰레기봉투를 물어뜯는 일도 사라질 것으로 봅니다. (김진학, 경비원, 62세) 풍경과 가옥만큼은 지방색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재정에 손실이 있더라도 농촌 지역의 보기 흉한 아파트들을 허물고 지역 특색에 맞는 주거단지를 개발할 것이다. 디자인의 지역적 특성화를 점진적으로 유도해서 경기도스러운 건물, 강원도스러운 건물, 충청도스러운 건물, 전라도스러운 건물, 경상도스러운 건물, 제주도스러운 건물을 지어 우리나라를 여행할 때도 다른 지역에 왔다는 느낌이 들 수 있게 만들겠다. (오영욱, 건축가, 32세) 재래시장으로 다시 오시라! 내가 여기서만 15년을 장사했는데 이렇게 힘든 적이 없어요. 이제 막바지까지 온 거 같아요. 딸 셋 키우느라고 집 융자까지 다 뺐어요. 남편은 지금 일을 못 구해서 집에 있는데 일자리 창출, 창출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 위주로 뽑을 게 아니고, 한 우물 파온 사람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해요. 어려운 사람들을 기술적으로 양성하는 제도도 있어야 하고요. 지금 제 남편은 한 이틀 일 나가고 회사가 망해버려 월급 못 받고 쫓겨났어요. 노동청에 이야기하려 해도 시일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그 사람들도 돈 못 주니까 망한 거 아니겠어요. 이젠 자신감과 의욕도 상실하고 일하기가 무서운 거죠. 보수가 제대로 나와야 일할 의욕도 생기는 건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근방에 마을버스 돌도록 정류장도 만들고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 거예요. 손님이 잘 다니도록 지붕으로 마무리하고, 시장 정리도 좀 하고요. 젊은 엄마가 유모차 끌고 나오면 편하게 장 볼 수 있게 말이죠. 친절해야 하고 물건이 좋아야 하는 건 우리 상인들의 몫이고요. (이화선, 재래시장 상인, 48세) 둘이 잘 맞으니까 같이 살아라 결혼 적령기의 젊은이들에게 아예 나라에서 짝을 정해주겠어요. (강승정, 대학원생, 26세) 먼저 노인들의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드리겠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노인들의 표를 몰아가는 선심성 공략만 내세웁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말도 못 하는 노인들을 소홀히 대합니다. 아마 70퍼센트 가량의 노인들이 연금혜택을 못 받을 겁니다. 지역이나 계층 간의 소득 재분배보다 더욱 절실한 것은 세대 간의 재분배입니다. 오늘날 풍요로운 사회를 일군 이들이 바로 노인들이기 때문입니다. 주머니 털어 아이들을 교육시켰건만 지금은 젊은이들의 호주머니만 풍요롭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노인 연금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박재간, 저술가, 85세) 학교엔 기숙사를, 청소년에겐 자유를! 모든 고등학교에 무료 기숙사를 만들어 학생들이 자유롭게 머물도록 만들겠어요. 청소년들도 부모님 품에서 벗어나 우리들만의 세상을 누릴 권리가 있거든요. 당연히 B사감은 없어야죠! 자율 규칙으로. 귀찮게 하는 동생도, 컴퓨터 끄고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엄마도 없는 세상에서, 친구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고민도 이야기하고 스트레스도 팍팍 풀고 싶어요. 물론 같이 공부도 하면서 말이죠. (박종헌, 고등학생, 17세) 돈 안 되는 예술이라 홀대하면 쓰나 실험극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실험극을 해서 먹고살 수 있도록 순수예술 분야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하고 싶은 공연보다는 ‘돈이 되는’ 공연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예술성을 추구하는 소수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겠다. (변희철, 연극배우, 30세)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반도 대경사 사업’ 실시하겠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 대경사大傾斜 사업’을 시행할 것이다. 서울과 부산에 각각 높이 1킬로미터 정도의 탑을 쌓은 뒤 경사면으로 이을 것이다. 그 경사면으로 컨테이너를 밀어 떨어뜨려 물류를 수송하면 물류비가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문제는 나중에 어떻게 컨테이너를 멈추는가인데 이것도 다 방법이 있다. 운동에너지는 마찰면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감소한다는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즉 다시 말해 그냥 놔두면 된다는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보다 이게 더 현실적이고 실현가능성이 높다. 현해탄이나 서해 너머로도 설치해서 일본과 중국 간의 물류 소통도 원활하게 하자. 아, 그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동수용소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노동수용소라는 말이 좀 험하긴 한데, 별다른 곳은 아니고 일하고 싶은 사람들만 들어가서 일하는 곳이다. 허드렛일이라도. 또 학교에서 아이들 공부 안 한다고 때려잡는 것보다 진로 교육을 많이 시키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중점적으로 시키자. (김종대, 취업준비생, 30세) 누구나 평온하게 잠들 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다 나는 우리나라가 누구나 최소한의 잠자리를 가질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빈집이나 오래된 연립주택을 싸게 사서 장기간 노숙자에게 저가로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실시하거나, 정부에서 직접 개방형 노숙자 쉼터를 마련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쉼터는 빡빡하고 권위적이다. 공공성이 담보된 쉼터를 운영하면 노숙자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노숙자들이 집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다. 알코올 중독이나 도박 등 사회적 질병을 무상 치료하는 국가적인 시스템 마련이 더욱 중요하다. 한 가지 더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 초·중·고등학교 독서 교육을 강화했으면 한다. 고전은 기본으로 읽고, 자기 분야별 관심사에 따라 별도로 읽는 것이다. 그리고 독서 능력을 테스트하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와 같은 논술시험이나 에세이로 대학 입시를 대체하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의 기본적인 인문 교육이 잘됐으면 좋겠다. (최준영, 성프란시스코대학 교수, 41세) 난 대통령 절대 안 해 영부인 시켜주면 모를까. (김현진, 대학 강사, 32세) 이런 공약도 있습니다 햇빛이 잘 들어오는 곳에만 집을 짓는 법을 시행하겠습니다. _최병준 핀란드 노키아 부사장이 오토바이를 몰다가 과속으로 걸려서 낸 벌금이 3억! 벌금에도 누진세를 적용한다. _한민영 승용차 위주가 아니라 화물 위주의 고속도로를 만들겠다. _이무림 철도역이나 버스 터미널에 관광안내소를 대폭 늘리고 거리엔 휴지통을 더 많이 마련하겠다! 5미터 당 한 개씩 배치할 거야. _임재영 전용면적 얼마 이상의 건물에 탁아소 설치를 의무화하여 엄마랑 아기랑 함께 출퇴근하는 명랑사회 이룩한다. _임수정 2~3년 근속자에게 반년 무급 휴가 제공, 단 세계일주 프리티켓 지급하여 근무의지 고취! _이재호 국민건강진흥을 위한 다이어트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어떨까? _강혜림(가명) 세금 내는 만큼 투표수 차등 배분, 방송국 드라마 편성 상한제 실시, 유명무실해진 공공질서 법률 강화하고 고속도로에서 고장 난 차량 주인에게 과태료를 물린다. 너무 파격적인가? _신원 밝힐 수 없음 * 취재와 사진 촬영에 협조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낙동강특별법이 페놀사태 초래

    낙동강특별법이 페놀사태 초래

    낙동강 페놀 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1주일이 흘렀다. 하류 수계에서 더이상 페놀이 검출되지 않아 다행이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낙동강 수질보호를 위해 제정된 ‘낙동강수계 물관리 및 주민지원 법률’(이하 낙동강특별법)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왜 낙동강에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지 낙동강특별법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낙동강특별법은 2002년 제정 당시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와 업계의 이해관계를 지나치게 수용한 나머지 ‘수자원 보호’라는 본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낙동강특별법을 하루빨리 손보지 않으면 유해물질 유출사고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부산 식수원 김해시가 좌우 지난 8일 낙동강 하구언을 경계로 부산시와 마주보고 있는 경남 김해시 상동면 일대. 부산지역 식수원의 94%를 담당하는 물금취수장과 매리취수장이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도 이곳엔 골재 채취업체와 레미콘 업체 등 크고 작은 공장이 550여개나 밀집해 있다. 상수원 지역이라기보다 공단지역으로 부르는 게 더 어울릴 듯싶다. 현재 김해시는 이곳에 부산시의 반대를 무릅쓰고 13만 2598㎢ 규모의 ‘매리공단’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야 할 곳에 거대 공단이 들어설 예정인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다름아닌 ‘낙동강수계물관리및주민지원에관한법률’(이하 낙동강특별법) 때문이다. 낙동강특별법에 따르면 지천의 연평균 수질이 1급수를 유지하거나 본류(원수)보다 양호할 경우 별도의 상수원보호구역을 지정하지 않아도 된다.‘낙동강특별법이 영남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는 지자체들의 요구를 반영해 예외조항을 둔 것이다. 낙동강특별법이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을 지자체장의 몫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상수원보호구역 설정이 ‘정치적 논리’에 휘둘릴 소지가 큰 대목이다. 특히 김해시 물금취수장과 매리취수장처럼 취수지(경남)와 물 사용지(부산시)가 다를 경우 단체장이 해당지역 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을 추진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수돗물을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 ‘재산권 제한’을 감수해가며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에 동의하라고 설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최근 부산시와 김해시 간에 낙동강 상수원 주변 수변구역 지정 등을 약속한 ‘낙동강 상수원 보호 등을 위한 공동협약안’이 무효화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이번에 사고가 난 코오롱유화 같은 화학공장들이 낙동강 수계에 계속 지어지더라도 이를 제한할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지자체장에 지정권도 무리 수질오염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완충저류조 설치의 의무화도 지지부진하다. 완충저류조가 설치되면 공단의 유해물질 유출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지만 현행 낙동강특별법에는 유해물질을 1일 200t 이상 배출하거나 폐수의 배출량이 1일 5000t 이상인 산업단지에만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개별 사업장에 대해서는 강제조항도 없다. 비용부담에 불만을 토로하는 업계의 반발을 감안한 탓이다. 만약 특별법 제정 당시 코오롱유화공장과 같은 주요 유해물질 공장에까지 완충저류조 시설을 의무화했다면 이번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여기에 현행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으로 국한된 특별법의 수질관리 기준에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를 추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구태우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수질관리를 강화할 때마다 기업의 폐수처리 비용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업계가 수질기준 강화를 상당히 부담스럽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부산가톨릭대 김좌관(환경공학과) 교수는 “자치단체 간에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낙동강특별법으로 낙동강을 되살린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목표수질 강화와 다양한 유해 오염원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대책 등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부산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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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과학기술부 ◇과장급 △장관 비서관 박융수△감사총괄담당관 전희두△인사과장 윤인재△운영지원〃 편경범△창의혁신담당관 박필환△인재정책총괄과장 김규태△과학기술정책〃 문해주△정책조정지원〃 조성찬△우주정책〃 최은철△협력총괄〃 이인일△전문대학지원〃 승융배△유아교육지원〃 강영순△연구정책〃 김주한△대학제도〃 오승현△원자력정책〃 김진홍△민원조사팀장 송지광△사학감사〃 이지한△기획담당관 변기용△재정총괄팀장 박준△규제개혁법무담당관 최운백△비상계획〃 노병석△과학기술인력과장 정병선△산업인력양성〃 임창빈△지식서비스인력〃 이동진△진로취업지원〃 이용균△학생장학복지〃 임준희△평가기획〃 김광호△학교정보분석〃 구연희△대학정보분석〃 우명숙△인력수급통계〃 이경희△우주개발〃 이기성△핵융합연구〃 엄재식△과학기술문화〃 박영숙△연구성과관리〃 류혜숙△투자분석기획〃 정희권△교육복지기획〃 정병걸△디지털지방교육재정팀장 강구도△학생건강안전과장 박희근△직업교육정책〃 김영곤△다자협력〃 최은옥△양자협력〃 고서곤△재외동포교육〃 신강탁△국립과학관추진기획단 기획〃 김홍진△울산국립대학건설추진단 기획〃 이만희△원자력방재〃 김호성△이러닝지원〃 전우홍△지식정보기반〃 한승일△평생학습정책〃 이진석△교육단체협력팀장 하수호△교직발전기획과장 오순문△학교제도기획〃 성삼제△인문사회연구〃 이동호△학술연구진흥〃 박주호△대학연구지원〃 오석환△학술연구윤리〃 이승복△대학경영지원〃 구자문△학연협력지원〃 송기동△연구단체감사팀장 이경우△국립과학관추진기획단 건설과장 피승환△울산국립대학건설추진단 시설〃 이연생△행정정보화담당관 김두연△영재교육지원과장 이진규△교육시설지원〃 박철희△과학기술전략〃 용홍택△정책자문지원〃 정택렬△거대과학협력〃 정경택△원자력협력〃 김대기△원자력안전〃 배재웅△방사선안전〃 구혁채△원자력통제팀장 박진선△잠재인력정책과장 강건기△기초연구지원〃 김선옥△미래원천기술〃 배태민△융합기술팀장 한성환△연구환경안전과장 이창윤△연구기관지원〃 노환진△과학기술정보〃 최규현△홍보담당관 전만수△특수교육지원과장 장병연△교과서선진화팀장 민병관△교육과정기획과장 신인철△학력증진지원〃 김양옥△국립과학관추진기획단 전시팀장 김철근△영어교육강화추진단장 심은석△교육분권화〃 김영철△대학자율화〃 이기봉△영어교육강화추진단 송기민(영어정책총괄팀장) 김동원(교원능력개발〃) 금용한(교육과정개선〃) 정관수(교육기반조성〃)△교육분권화추진단 박기용(교육분권화총괄팀장) 송인빈(초중등교육제도이양〃) 송인빈 김보엽(교원제도이양〃)△대학자율화추진단 김병규(대학자율화총괄팀장) 김두용(대학학사자율화〃) 식품의약품안전청 △기획조정관실 연구기획조정담당관 임철주△식품본부 식품평가부 식품미생물과장 황인균(식품안전국)△식품평가부 식품잔류약품〃 홍무기△〃 식품오염물질〃 이종옥△〃 용기포장〃 이영자△〃 신종유해물질〃 최동미△〃 유해물질관리단 위해기준〃 이동하(영양기능식품국)△바이오식품팀장 박선희△영양기능식품기준과장 권오란△영양평가〃 박혜경△식품첨가물〃 홍진환(의약품안전국)△의약품평가부 의약품기준〃 김인규△〃 항생항암의약품〃 최보경△〃 기관계용의약품〃 서경원△〃 마약신경계의약품〃 이선희△〃 생물학적동등성평가〃 최돈웅△〃 품질동등성평가팀장 김영옥△〃 의약외품과장 김은정△〃 화장품평가팀장 최상숙△생약평가부 생약기준과장 제금련△〃 한약평가팀장 강신정(생물의약품국)△세균백신과장 강석연△바이러스백신〃 반상자△혈액제제〃 홍성화△재조합의약품〃 손여원△유전자치료제〃 박윤주△세포조직공학제제〃 안치영△생물진단의약품〃 허숙진(의료기기안전국)△의료기기허가심사팀장 유규하△의료기기평가부 의료기기기준과장 조양하△〃 전자의료기기〃 정희교△〃 방사선표준〃 오헌진△〃 방사선안전〃 김혁주(국립독성과학원)△연구기획〃 오혜영△실험동물자원〃 채갑용△독성연구부 일반독성〃 강태석△〃 생식독성〃 정수연△〃 유전독성〃 박순희△〃 면역독성〃 박귀례△〃 독성병리〃 정자영△〃 분자생물〃 정혜주△약리연구부 안전성약리〃 김혜수△〃 대사약리〃 최기환△〃 생명공학지원〃 김형수△위해평가연구부 위해성평가〃 유태무△〃 위해관리기술연구〃 이효민△〃 내분비장애평가〃 한순영△〃 인체노출평가〃 윤혜성△〃 응용통계〃 남봉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시험분석〃 강찬순△부산〃 시험분석센터 식의약품분석〃 조대현△〃 〃 유해물질분석〃 김소희△경인〃 시험분석센터 식의약품분석〃 김옥희△〃 〃 유해물질분석〃 김희연△대구〃 시험분석〃 김순한△광주〃 시험분석〃 송영미△대전〃 시험분석〃 이진하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시장 연구실장 朴海植 동아일보 ◇승진 △상무 겸 인쇄인 崔孟浩(이사)△논설주간 裵仁俊(이사대우)△편집국장 林彩靑△재경〃 李喜準 중앙일보 △영어신문본부장 직무대행 김동균 MBC △보도국 정치국제 총괄데스크 김세용△〃 탐사보도팀장 도인태△〃 선임기자 권재홍 선동규 한국해양대 △교무처장 최일동△학생〃 예병덕△기획〃 남기찬△도서관장 정연철△평생교육원장 하해동△국제교류협력원장 류동근△마린시뮬레이션센터소장 정태권△영남 시 그랜트(SEA GRANT) 대학사업단장 박석주 미래에셋증권 ◇이사 △강남1지역본부 퇴직연금컨설팅팀장 李星勳
  • [스포츠 라운지] ‘잔디 박사’ 심규열 한국잔디연구소 부소장

    [스포츠 라운지] ‘잔디 박사’ 심규열 한국잔디연구소 부소장

    “프로들이라면 잔디의 습성을 배워야 합니다. 재능이란 게 원래 잔디처럼 푸르지만 자꾸 밟아주고 북돋아주지 않으면 결국 색이 바래고 맙니다. 보기에 좋다고 내버려두면 뿌리째 망가지는 게 프로들의 기량입니다.” 필드의 봄이 그리 멀지 않은 2월의 마지막 주.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부설 한국잔디연구소의 부소장 심규열(48) 박사에겐 가장 바쁜 시기다. 그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잔디 박사’ 가운데 한 사람이다. 지난 1987년 작고한 서울대 염도희 교수가 ‘국내 1호’라면 그는 ‘5호’쯤 된다. 1989년 개설된 한국잔디연구소 창설 멤버. 대학 재학 시절부터 30년 가까운 시간을 그는 잔디와 함께했다. 강산이 세 번 바뀐 그 시간 동안 그가 배운 건 ‘누워서도 꿋꿋하고 강인한 잔디 같은 삶의 철학’이다. 최근 실외스포츠에서 잔디를 빼놓는 건 ‘어불성설’이다.“한국의 스포츠 경기장에서 잔디의 중요성이 확립된 건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부터”라는 게 심 부소장의 설명. 개최 3년 전부터 5명으로 구성된 조직위원회 잔디전문위원으로 참가했던 그는 아찔했던 순간을 지금도 기억한다. “일본과 10개씩 나눠 가진 경기장을 양잔디로 조성하는 데 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려 대전경기장만 한국잔디를 깔기로 했지요. 근데 국제축구연맹(FIFA) 실사단이 개막 3개월 전 방문해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당장 양잔디로 바꾸지 않으면 경기장을 일본으로 넘기겠다는 거예요. 부랴부랴 밤샘 작업으로 겨우 대전경기장을 지켰죠.” 밤샘 작업은 이후 서울시청 광장 조성으로 이어졌다. 이번엔 “예산 낭비”라며 반대한 시민단체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잔디를 전공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잘한 사업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어 그는 “시민들의 정서를 부드럽게 하고, 대기 오염 방지와 지표면의 온도를 낮추는 등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데 잔디만 한 게 없다.”면서 “땅 속의 수분을 머금고 증발시키는 잔디밭은 아스팔트보다 약 20도 가까이 낮추는 ‘에어컨 기능’을 한다.”고 예찬론을 폈다. 지금 그의 ‘본업’은 잔디를 통한 골프장 코스 관리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자료에 따르면 2월 현재 국내에는 403개의 골프장이 있다. 이 가운데 양잔디로 조성된 곳은 모두 44개. 추운 지방에서도 잘 자라는 한지형 잔디가 양잔디의 대부분이다. 물론, 버뮤다그라스 같은 난지형 잔디도 있긴 하다. 통상 그린에는 벤트그라스를, 페어웨이엔 켄터키블루그라스를, 그리고 러프엔 톨패스큐라는 억센 잔디를 심는다. 그러나 고급화를 지향했던 제주 지역의 골프장들은 차츰 아열대화하는 한국 남부 지역의 기후 변화에 따라 난지형인 한국잔디로 바꿔가는 추세다. 심 부소장이 귀띔하는 잔디를 이용한 타수 줄이기 팁.▲그린에서 상대적으로 밝게 보이는 곳이 잔디가 누워 있는 부분. 그 결대로 치면 공의 스피드가 빨라진다.▲그린 주변에 연못이 있을 경우 잔디는 그 방향으로 눕는다. 따라서 물쪽이 그린 스피드가 빠르다.▲배토 작업 직후 모래가 보이는 그린은 그만큼 스피드가 빠르다. 사이사이에 채워진 모래가 잔디의 높이를 상쇄시키기 때문이다. 글 사진 원주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심규열 박사는 누구 ●출생 1960년 9월30일 하동생 ●학력 하동 악양중-진주 대아고 -경상대 농생물학과-경상대 대학원(식물병리학 전공·농학박사) ●경력 서울·울산·인천월드컵경기장 자문위원·한·일월드컵축구 조직위원회 잔디 자문위원·한국식물병리학회 부회장·한국잔디학회 상임 이사·경희대 골프경영학과, 단국대·건국대 농축대학원 강의 ●저서 골프장 관리의 기본과 실제·잔디 수목 병해충 원색도감·친환경 골프장 조성 및 관리
  • [책꽂이]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이다 루이즈 헉스터블 지음, 이종인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르 코르뷔지에, 미스 반 데어 로에와 함께 20세기 3대 건축가로 꼽히는 미국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7)의 전기. 작품세계는 물론 파렴치한으로까지 몰린 유별난 여성편력 등 그의 전생애가 밀도있게 정리됐다. 을유문화사의 ‘현대예술의 거장’ 시리즈 16번째.2만원.●감각의 매혹(조앤 에릭슨 지음, 박종성 옮김, 에코의서재 펴냄) 창조적 발상의 근원이자 원동력인 ‘감각’의 역할과 중요성을 사회심리학적으로 분석했다. 인간의 감각은 80세에 이르러 가장 밝은 빛을 발한다고 주장했다. 모차르트, 릴케, 피카소, 아인슈타인 등 위인들의 창조적 발상의 원천을 짚었다.1만 2000원.●다중(多衆)(안토니오 네그리, 마이클 하트 지음, 조정환 등 옮김, 세종서적 펴냄) 두 저자의 전작 ‘제국’에서 제국을 전복시킬 잠재적 가능성으로 제시했던 ‘다중’(multitude)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다뤘다.‘다중’은 하나의 통일성이나 단일한 동일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수많은 내적 차이로 구성된 점에서 ‘민중’과 구별된다고 주장했다.2만 5000원.●한국으로부터의 통신(지명관 지음, 창비 펴냄) 한림대 지명관 석좌교수는 1970∼1980년대 일본의 진보 성향 월간지 ‘세카이(世界)’에 ‘TㆍK生’이란 익명으로 유신 선포,87년 민중항쟁 등 격동의 한국정치를 칼럼으로 연재했다. 당시 칼럼들을 통해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황을 재구성하고 역사적 의의를 되짚었다.2만 8000원.●장승(육명심 사진, 뿔 펴냄) 사진작가 육명심이 1982년부터 1988년까지 7년간 경기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 곳곳을 뒤지며 찍어 모은 한국의 장승 사진집. 장승의 유래와 기능, 고사 등에 대한 지은이의 단상과 장승 관련 속담, 금지어 등이 88장의 사진과 나란히 담겼다.5만원.●낯설지 않은 아이들(로이 리처드 그린커 지음, 노지양 옮김, 애플트리태일즈 펴냄) 인류학자인 저자는 딸의 자폐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자폐증에 대한 인식변화를 모색했다. 자폐증을 보는 각 나라의 인식차이, 치료법 등이 두루 소개됐다.1만 6000원.●진화의 외도(마티아스 글라우브레히트 지음, 유영미 옮김, 들녘 펴냄) 도덕적으로 비난받는 ‘외도’가 생물학적으로 프로그래밍된 본능적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아내의 외도를 감지하는 순간, 남성의 정자 배출 수가 급증한다는 사실 등을 진화심리학 측면에서 접근했다.1만 2000원.●연변, 조선족 그리고 대한민국(이상규 지음, 토담미디어 펴냄) ‘중국통’으로 알려진 이상규 시인이 중국 조선족 사회를 동포애 넘치는 시선으로 바라본 에세이. 중국 변방의 소수민족으로서 국외자의 편견을 받는 그들을 이제는 수평적 소통대상으로 껴안아야 한다는 주장이다.1만원.●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제레미 머서 지음, 조동섭 옮김, 시공사 펴냄) 캐나다 신문기자 출신의 지은이가 프랑스 센 강변의 고서점 ‘셰익스피어&컴퍼니’에서의 이야기를 정리한 에세이.‘문학박물관’으로 세계적 관광명소가 된 고서점에서의 에피소드들이 흥미롭다.1만 2000원.
  • 최근 10년 ‘학진’ 게재 논문 전무

    최근 10년 ‘학진’ 게재 논문 전무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0년 동안 학술진흥재단(학진) 통합연구인력정보에 한 건의 논문도 게재하지 않았다.1998년 5월 경기대 통일안보연구원이 발행한 세미나 논문집에 실린 ‘IMF 관리경제와 통일안보정책’이 9번째이자 마지막이었다. 남 후보자는 건국대 학사·영국 에든버러대 석사·영국 런던대 박사에 이어 1983년부터 국방대학원 교수로 활동했으며 1998년 9월부터는 경기대 통일안보대학원(현 정치전문 대학원) 교수로 재직해 왔다. 경기대로 자리를 옮긴 뒤 학진에 게재된 논문이 한 편도 없다는 얘기다. ●대부분 주·월간지, 이익단체 소식지 기고 이는 이명박 첫 내각의 교수 출신 다른 장관 후보자들과도 확연히 비교된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인 김도연 교육과학부장관 후보자는 학계의 거두답게 29년 동안 모두 147건의 논문을 학진에 게재했다. 역시 29년 동안 성심여대와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한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장관 후보자도 중복 게재 논란이 일고 있긴 하지만 모두 36건의 논문을 게재했다. 인하대 법학부 교수인 이영희 노동부장관 후보자 역시 28년 동안 모두 35건의 논문을 게재했다. 실기 중심의 중앙대 연극학과 교수 출신인 유인촌 문화부장관 후보자와 지난해 9월 전남대 응용생물학부 교수가 된 정운천 농수산식품부장관 후보자는 비교 잣대로 삼기 어렵다. 게다가 국회전자도서관에서 학위논문과 학술지 영역에서 상세검색된 남 후보자의 문서 70건 가운데 페이지 수가 10장 이하인 문서는 44건으로 63%에 이르렀고 30장 이상은 5건에 불과했다. 주·월간지나 이익단체 소식지 등에 기고한 글이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학진 관계자는 “학진에 게재되는 논문은 페이지 수 등도 구체적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논문의 질적인 측면이 우수하고 논문 심사와 검증시스템으로 객관성을 인정받는 논문이라고 볼 수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같은 교수들 사이에서도 부끄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남 후보자와 같이 북한학을 전공하고 있는 한 교수는 “학진의 등재 및 등재 후보 학술지에 속해 있는 정치학회지, 국제정치학회지 등에 실리지 않는 논문은 질이 떨어진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면서 “25년 동안 9건이라는 건 학자로서 학문적 소양을 닦는 데는 신경쓰지 않고 대외활동에만 매진한 것으로 보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자녀 교육비 4800만원 이중공제도 남 후보자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유학 중인 아들(24)의 교육비로 매년 700만원(공제한도)씩 3년 동안 모두 2100만원을 소득공제를 받았다.2004년에는 아들과 딸의 교육비로 1400만원을 공제받았다.2003년에는 아들과 딸의 교육비로 500만원(공제한도)씩 1000만원을 공제받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해외 유학 중인 자녀의 교육비도 증빙자료를 첨부하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면서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모두 공제 대상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득세법상 맞벌이 부부는 부부 가운데 한 사람만 소득공제를 받아야 하는데, 남 후보자는 부인 엄미숙 교수도 함께 이중공제를 받았다는 것이다. 공제한도가 300만원이던 2002년에는 남 후보자가 300만원, 엄 교수가 600만원을 공제받아 300만원을 이중공제받았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핵심 과학자 포닥을 키워라] (하) 일본에서 배우는 ‘포닥키우기’

    [핵심 과학자 포닥을 키워라] (하) 일본에서 배우는 ‘포닥키우기’

    |워싱턴·도쿄 박건형특파원|“그 많던 일본인은 다 어디로 갔을까?” 미국 국립보건원(NIH) 분자생물학 파트장이자 미 국립과학원 종신회원인 파스탄 아이라 박사는 “NIH는 그대로 있지만, 연구원들의 인종은 계속 바뀐다.”면서 “10년 전 포스트닥터(이하 포닥·박사후연구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일본인은 더이상 찾기 힘든 대신 한국인과 중국인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미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연구진 중에서는 인도인이 가장 많고 중국인과 한국인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인도와 중국의 총인구가 각각 10억명을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총 인구 대비 미국내 연구자 비율은 한국이 단연 1위인 셈이다. ●국내 순환 구조 만들어낸 일본 “과학인력 육성을 위해서 미국식 모델보다는 일본식 모델을 연구해야 한다.” 과학기술정책을 연구하는 국내외 연구자들은 한국의 역할 모델은 일본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독보적으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국과 한국 사이에는 ‘규모의 경제’라는 거대한 장벽이 있다. 전 세계 다른 국가의 과학기술 예산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의 과학기술 예산을 가진 미국은 우리나라로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대상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장용석 수석연구원은 “실패 확률이 높은 곳에도 과감히 투자를 하고, 중복투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미국식 과학 육성정책은 오로지 미국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반면 일본은 효율성을 중시한다는 측면에서 한국과 상당히 닮아 있다. 무엇보다 일본은 현재 한국이 안고 있는 ‘이공계 두뇌 해외 유출’이란 문제를 이미 90년대 초중반에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일본 대학과 연구소들도 국제 사회에 우수 논문을 내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고, 외국에서 발표한 논문을 발판삼아 일본 국내 대학 교수로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결국 일본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를 추적해보면 한국의 이공계 위기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일본의 대학과 연구소는 ‘토종 박사’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정부는 이공계 두뇌 유출을 막기 위해 체계적으로 처우를 개선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학-석사-박사-포닥-교수 또는 연구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시스템도 정착시켰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의 김유수 박사는 “외국에서 박사 과정이나 포닥 과정을 밟을 경우 톱 클래스의 성과를 내지 않는 한 돌아올 자리가 없다.”면서 “일본 국내에는 석사나 박사 과정 단계에서 이미 평생 연구 방향을 정한 사람들이 차례로 다음 단계로 차근차근 도약해가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연구직 도입, 지방대 육성 시급 특히 일본 시스템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계약직 연구원의 처우’다. 한국의 대학이나 국책연구소가 계약직의 연봉이나 복지를 정규직에 비해 낮게 책정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연구성과물과 철저히 연계한 계약직 처우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5년 단위의 계약 기간에 뚜렷한 결과물을 내거나 목표를 달성하면 계약 연봉 이외에 상당한 수준의 인센티브를 추가로 준다. 김 박사는 “한 프로젝트에서 성과물을 내면 다른 연구소나 대학을 찾아 또다시 장기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프리랜서’의 개념이 정착돼 있다.”면서 “연구원이 일자리를 찾아 고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마구 부려먹고 버리는 한국식 계약직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연구원들도 결과물에 대한 보상이 충분히 이뤄지는 만큼 우수한 논문을 내려고 힘을 쏟게 마련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만난 한인 연구원들은 이공계 인력을 키우기 위한 다른 방안으로 ‘전문연구직 도입’과 ‘지방대 육성’을 꼽았다. NIH의 김모(35) 박사는 “한국에서는 학부 고학년생이나 석사 과정의 학생이 주로 실험용 고급 기계의 운용과 해석을 맡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에는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전문직 종사원이 있다.”면서 “연구의 효율성은 물론, 고급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이모(36) 박사는 “해외 포닥들이 지방대 취직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수 학생이나 기자재 부족 등 기본적인 연구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라도 정부가 지방대의 재정과 시설 확충에 더 많이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itsch@seoul.co.kr
  • “역사적 인물은 자폐증 통해 천재성 발휘”

    “역사적 인물은 자폐증 통해 천재성 발휘”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을 비롯해 몇몇의 유명 정치가와 예술가들이 자폐증을 앓아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일랜드 트리니티 대학(Trinity College)의 마이클 핏젤라드 정신의학과 교수는 “자폐증과 같은 정신질환이 창조적인 천재성과 큰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핏젤라드 연구팀은 자폐 증상을 가졌으면서 역사적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 160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생물학적인 기질과 특징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자신의 내면세계에 파묻혀 강박적 행동을 반복하는 자폐증의 행동적 특징이 한 분야에 철저하게 몰입하도록 만들어 천재성 발휘에 큰 역할을 한다는 상관관계를 알아냈다. 따라서 자폐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역사적 인물은 다소 복잡한 주제에 대해서 20~30년간 연구, 역사적으로 주목받을 만한 업적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핏젤라드 교수는 “분열된 성격으로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할 수 없었던 뉴턴은 3일 내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한 것으로 유명하다.”며 “자폐증 기질을 가진 정치가 드골과 미국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도 창조적인 천재성을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또 “유명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이 여러가지 철학적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할 수 있었던 것은 아스퍼거장애(Asperger’s syndrome)의 기질을 가졌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핏젤라드 교수가 예로 든 역사적 인물에는 영국 출신의 유명 공상과학 소설가 H G 웰스와 독일 철학자 칸트 그리고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이 있었다. *아스퍼거장애: 자폐증과 비슷한 발달장애로 소리·맛·냄새·시각에 예민하고 특정한 주제에 흥미가 생기면 몰두하는 경향이 강하다. 사진=데일리텔레그래프 온라인판(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지 오웰·아인슈타인·토마스 제퍼슨·칸트·H G 웰스·모짜르트)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Local] 경북, 전국 첫 식품안전팀 운영

    경북도는 20일 식·의약품의 안전 및 육성을 위한 전담 부서인 식품안전팀을 신설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에는 처음이다. 식품안전팀은 5급 팀장으로 모두 13명으로 구성됐으며 앞으로 식·의약품의 생산에서 최종 소비까지 유통 전 과정을 관리하고 점검해 주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 특히 국내 및 수입산 식품에 잠재해 있는 물리적·화학적·미생물학적 유해물질을 생산에서 판매 단계까지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식·의약품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는 안전관리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김병국 식품안전팀장은 “경북의 식·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며 “경북이 사고없는 식·의약품 청정지역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여성&남성] 軍가산점 부활, 총성없는 전쟁

    [여성&남성] 軍가산점 부활, 총성없는 전쟁

    군가산점제 부활을 놓고 ‘남녀 성(性)대결’이 한창이다. 지난 13일 군필자에 한해 취업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하자 여성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남성들은 ‘본회의에서 우리의 2년을 확실히 보상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인터넷에는 욕설까지 난무하며 인신공격 일색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감정의 골은 벌어질 대로 벌어졌다. 이 생각의 차이를 어떻게 좁혀나갈 수 있을까. 군가산점제에 대한 여(女)와 남(男)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아울러 군가산점제를 찬성하는 여와 반대하는 남의 조금은 색다른 이야기도 다뤄본다. ■ 남성 “2년 복무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 ● 군대는 취업의 ‘장벽’ “남자가 군대에 2년간 머물며 포기할 게 너무 많은데, 충분히 보상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회사원 권모(34)씨는 군가산점 부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남자가 군대에 다녀오는 동안 버릴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남성이 말하는 ‘2년에 대한 보상’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남자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군 미필자는 자기계발할 시간이 있잖아요.”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이모(29)씨는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군필자가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군 복무로 인해 학업의 연속성이 끊기면서 보는 손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여성에게도 사회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군가산점제 사용을 3∼4차례로 제한한다는 조항이 있어 여자에게 크게 불리할 것이라 보지 않습니다. 또 법안을 발의했을 때 사회적 요소를 많이 고려하기도 했고요. 위헌소송으로 갈 것을 예상해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법안을 그렇게 허술하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장애인을 위한 우대제도도 많이 생겨나는데 군대를 다녀온 사람에 대한 일련의 혜택은 무척 필요하기 때문이죠.” 서울의 모대학병원 레지던트 4년차인 오모(30)씨는 억울한 사연을 털어놨다.4년 전 레지던트 선발 과정을 생각하면 밤에 잠을 설친다. 예전에는 레지던트 선발 과정이나 전문의 스태프 발령시 군필자에게 3년간 가산점을 주는 제도가 있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군가산점제를 위헌이라고 결정한 1999년 이후 이런 혜택이 모조리 없어졌다.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 소위 인기 학과에는 여자가 더 많이 선발되는 등 역차별을 당하는 사례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민간회사에서조차 인정해주는 군필자의 호봉 산정도 의사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군대 갔다온 남자에게 레지던트 선발 과정에서 혜택이 있었는데, 이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걸요. 저도 아직 군대를 가지 않았는데 내년쯤 공중보건의로 갈 생각입니다. 군대 가서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바에야, 공중보건의로 지원해서 월급을 받는 게 백배 낫지 않겠어요?” ● “군 가산점제는 국가 안보를 지키는 일” 병원에서 근무하는 김모(30)씨도 같은 생각이다. 김씨는 우리 나라가 분단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 분단국가인 만큼 군대에 대한 젊은이의 인식을 바꾸게 하기 위해서라도 군가산점은 필요하다는 것이다.“젊은이가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에는 어떤 식으로라도 사회에서 혜택을 주는 부분이 있어야죠.” 만일 군복무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다면 모두 국방의 의무를 소홀히 할테고 결국 국가의 안보에 치명타를 받게 될 것이란 얘기다. 우리 사회는 군필자에 대한 보상이 너무 미약하다는 것이 김씨의 생각이다. 컴퓨터 관련부품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임모(30)씨는 군가산점제에 ‘부분 찬성’하는 입장이다. 군대를 다녀왔다고 무조건 군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국가 공무원 시험과 같은 공익적 성격이 있는 것은 군가산점제를 시행하는 게 옳다고 믿는다. “회사 성격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무원 시험 같은 국가시험은 경쟁률도 치열하고 공익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에 군가산점을 부여해야 하겠지만 민간업체 중에서 군가산점이 큰 의미가 없는 곳은 안 줘도 된다고 봅니다. 국가에서 이 기준을 확실히 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일부 남성들 ‘반대’의견도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는 정모(29)씨는 군가산점제 부활에 반대한다. 현재 국회 국방위를 통과한 군가산점 개정안은 공무원시험 등 국가에서 주관하는 시험을 치르는 남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므로 또다른 차별이라는 것이다. 공무원 시험처럼 경쟁률이 치열한 시험에서는 단 몇점 차이만으로 당락이 좌우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채용시험은 사람 인생이 걸린 문제인데, 군대에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가산점을 부여받는다는 건 좀 위험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입사 4년차 김모(30) 대리는 군대를 다녀왔다고 해서 그다지 손해본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군대에서도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못할 뿐, 사회에서 필요한 ‘인생 공부’를 많이 하고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군대 요즘 좋아졌잖아요. 남자가 군대에 있는 동안 오히려 사회에 필요한 기술을 더 많이 배워 오는 일도 많은 것 같아요. 경제가 침체됐을 때 군대가 오히려 도피하는 창구가 되는 경우도 많지 않나요? 군대를 다녀오는 게 꼭 남자에게 손해가 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군가산점제요? 분야에 따라 다른 것 아닌가요? 우리 같은 영업사원 중에는 여자가 거의 없어요. 회사에서도 여자를 별로 선호하지 않고요. 그러잖아도 여자가 취업하기 불리한 분야가 많은데 이번에 통과된 법안 때문에 취업하려는 여성이 더 불리해질까 걱정이네요.” 제약업체에 근무하는 성모(30)씨는 영업사원으로 일한 지 3년째이지만 여자사원이 들어오는 일을 본 적이 별로 없다. 제약영업의 특성상 여자가 일하기 힘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도 여자보다는 남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유럽의 선진국처럼 육아정책 등 여성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는 이미 남녀평등이 이뤄진 사회이기 때문에 남자가 군대에서 고생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해줘야죠. 하지만 우리나라가 어디 그런가요? 아직 여성에 대한 불평등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것들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 하나의 남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여성 “차라리 취업 뒤 다른 혜택 마련을” ● ‘일상의 차별’ 심각한데 군가산점제가 웬 말? “왜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나요? 군대를 다녀와서 남자만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군가산점제를 찬성하는 남성들이 애용하는 ‘여성 상위시대’란 말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서울의 한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모(27·여)씨는 군가산점제가 국회 국방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밤잠을 설쳤다.“군가산점제 시행의 전제조건은 ‘남성과 여성이 완전히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전제 하에 ‘남성이 군대문제로 차별받고 있기 때문에 군가산점제라는 혜택을 부여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 전제 자체가 맞는 건가요? 여성들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는 ‘소수자’입니다.” 김씨는 여성에 대한 ‘일상의 차별’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여자라는 이유로 취업에서 조직생활까지 냉대받는 현실 속에서 군가산점제가 시행된다는 사실은 김씨의 눈에 그저 ‘모순투성이’로 비쳐질 뿐이다. 직장인 주모(27·여)씨도 분노하기는 마찬가지. 지난 2005년 외국계 회사에 취업한 주씨는 취업하기까지 낙방의 고배를 여러번 마셔야 했다고 말했다. 학점, 토익, 인턴경력 등 취업에 필요한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췄음에도 서류통과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 반면 뒤에서 맴돌던(?) 남자 선배와 동기들은 취업난에도 ‘무사통과’였다.“사실 그 친구들에 비해 떨어질 이유가 전혀 없었어요. 이력서가 무척 화려했거든요. 며칠간 잠을 잘 수가 없더군요.” 유명 대기업을 지원해서 10차례 이상 ‘쓴 맛’을 봤던 주씨는 결국 여성차별이 덜하다는 ‘외국계 기업’에 원서를 제출한 뒤 겨우 회사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취업 시즌만 되면 ‘모든 여성은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말이 있어요. 저 역시 그랬어요. 취업을 준비하는 다른 남자들에 비해 모자랄 게 전혀 없는데 왜 이렇게 홀대를 받아야 하는지 정말 억울했습니다. 이 와중에 군가산점제까지 시행되면 여성들은 어떻게 일하란 소린가요.” ● “남성들의 피해의식 공감하지만….” 일부 여성들은 군 복무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는 생각을 같이 하지만 ‘군가산점제는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남자들 군대 이야기 들으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창 젊은 나이에 자유도 박탈당하고 자기 계발도 못하니까요. 그러나 군가산점제는 좋은 방안이 아닌 듯싶습니다. 취업은 사회생활의 ‘첫단추’인데 시작부터 차별을 해서는 안 되죠.” 취업준비생 안모(25·여)씨는 “사회에 발을 들여놓는 첫 단계부터 차별을 하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차별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푸념했다. 특히 남녀가 모두 취업난을 겪는 상황에서 군필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사회적 위화감만 더 키울 뿐이라는 것이다.“차라리 취업 뒤에 군필자에 대한 다른 혜택을 지원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군가산점제는 많은 여성들을 맥빠지게 하거든요. 남자만 군복무를 할 수 있는데 이게 취업으로 곧바로 연결된다면 곧 생물학적 차별이죠. 민주주의 국가에서 벌어져서는 안 될 일 아닐까요? 다른 보상 방안을 생각해 줬으면 합니다.” 직장인 김모(27·여)씨도 다른 보상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이를 취업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많다고 말한다. 김씨는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꺼내들었다.“남자들 군대 보상해줘야죠. 얼마나 고생인가요. 그러나 여성의 고통도 심해요. 아직 가사와 육아의 부담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남성들도 많이 ‘도와주는’ 분위기라지만 ‘도와주는’ 수준에 불과할 뿐이죠. 결국 여성들은 직장보다는 가정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회사에서는 남성을 선호할 수밖에 없죠. 일에만 몰두할 수 있으니까요. 당연히 채용도 여자보다는 남자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고요.” 김씨는 여성이 가사와 육아의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암묵적인 ‘남성 우대’ 채용 문화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군가산점제는 이런 채용 문화를 제도적으로 합법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회사에서 남자 간부들은 ‘여자들은 무조건 일찍 퇴근하려 한다.’,‘여자들은 조직에 융화될 줄 모른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이는 여성이 가사와 육아의 부담을 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군가산점제는 이런 비합리적인 의식들을 제도적으로 ‘합법화’시킬 소지가 큽니다. 군대에 대한 보상은 해줘야 하지만 채용과 연결지어서는 안 됩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요.” ● ‘군가산점 찬성’목소리도 그러나 모든 여성들이 군가산점제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여성들은 군가산점제가 군필자들의 ‘잃어버린 2년’을 보상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보통 군대를 가는 시기가 대학생 시기인데 한창 취업준비할 나이잖아요. 그렇다면 취업 이후보다 취업 이전에 보상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죠.” 직장인 이모(30·여)씨는 군가산점제가 여성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상을 위해서는 군가산점제가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남성들이 군대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부분이 취업이기 때문에 여기에 혜택을 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장인 손모(27·여)씨는 여성을 위해 군가산점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문제에 수많은 안티 세력이 생긴 근본적인 이유가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의 ‘피해의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피해의식’은 상당부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솔직히 맞는 소리죠.2년 동안 조선시대 노비나 경험해 볼 수 있는 ‘밑바닥’을 체험하고 오잖아요.” 손씨는 여성의 인권을 위해서는 차라리 군가산점제라는 혜택을 주고 ‘제로 베이스’에서 여성운동을 시작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여성들이 자신의 인권을 말할 때 일단 남성의 군복무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여성들도 더욱 당당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장수 비결은 小食보다 균형잡힌 식사”

    “장수 비결은 小食보다 균형잡힌 식사”

    영양의 균형을 잡는 것이 적게 먹는 것보다 장수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이광범 교수와 시드니대학 스티븐 심슨 박사팀은 18일 초파리 실험 결과 섭취한 총 열량보다는 섭취한 먹이 중 탄수화물과 단백질 비율이 수명과 평생 산란수에 더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초파리 1008마리를 대상으로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비율이 다른 7가지 먹이를 먹이면서 초파리가 섭취한 영양분과 열량을 측정하고, 이들의 생존기간과 일생동안 낳은 알의 수, 하루 동안 낳은 알의 수 등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초파리의 수명연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열량을 적게 섭취하는 ‘소식’(小食)이 아니라 섭취한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비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생물학계에서 예쁜 꼬마선충과 초파리, 생쥐 실험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장수의 가장 큰 비결은 소식’이라는 학설을 뒤집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섭취한 단백질과 탄수화물 비율이 1대2인 초파리들은 평균 수명이 26일에 불과했으나 1대4인 초파리는 36일,1대16인 초파리들은 평균 57일에 달했다. 초파리의 평균수명은 35∼40일 가량이다. 그러나 번식능력은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증가했다. 섭취한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비율이 1대16인 초파리들은 하루에 낳은 알의 수가 평균 2.7개에 불과했으나 1대4인 초파리는 4.6개였고 1대2인 초파리는 5개였다. 이 교수는 “균형잡힌 음식물 섭취가 건강한 노화에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같은 종 안에서도 발달단계나 생리적 상태, 외부 환경 등에 따라 다른 만큼 개별 개체에 맞는 적정 영양 요구량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핵심 과학자 포닥을 키워라] (중) 누가 그들을 외국으로 보냈을까?

    |워싱턴 박건형특파원|미국 워싱턴DC와 볼티모어, 메릴랜드 등 3개주를 묶은 권역은 생물학과 의학에 있어서는 ‘성지(聖地)’와 같은 동경의 대상이다. 이 세 지역에 걸쳐 전 세계 생물학과 제약을 주도하는 미 국립보건원(NIH)과 세계 최고의 의학대학 존스홉킨스대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박사후연구원(Post doctor·이하 포닥)으로 일하는 한국 박사는 지난 10년간 폭발적으로 늘었다.NIH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경상 박사는 “15년 전 처음 부임했을 때 한국 사람은 단 세 명뿐이었다.”면서 “요즘은 중국을 제외하면 외국인 중에서는 한국인이 가장 많고, 포닥 공고를 내면 한국인들이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정도”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물 해외유출로 이어져 해외 포닥은 이공계 두뇌의 해외 유출 주범이다. 가장 활발히 연구활동을 펼칠 시기에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이들이 낸 연구결과물은 해당 국가의 재산으로 귀속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해외 포닥은 당장에는 우리나라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국내 연구소나 대학 대신 외국 연구기관의 포닥을 택하는 것일까? NIH와 존스홉킨스대에 근무하는 한인 포닥들은 대부분 ‘생활 수준과 연구 환경을 비롯한 처우´,‘유명 저널에 논문 게재’라는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NIH에 근무하고 있는 김모(38) 박사는 “연봉이나 생활수준은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좀더 유명한 저널에 우수한 논문을 싣는 것은 국내보다 미국의 유명 연구기관에 있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존스홉킨스대의 임모(34) 박사도 “우수한 논문을 한국에서 내는 것이 쉽다면 굳이 미국으로 나올 이유가 없었다.”고 거들었다. 이들이 ‘논문’을 최우선시하는 것은 앞날에 대한 ‘보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일하는 한인 포닥들의 첫 번째 목표는 국내 대학 교수로 금의환향하는 것이다. 두 번째가 미국내 정규직 연구원이 되는 일이고, 세 번째가 미국내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처’,‘사이언스’,‘셀’ 등 유명 저널에 포닥 과정에서 논문을 실으면 국내 유명 대학 교수자리는 거의 예약해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해외 포닥을 통한 논문 게재 후 교수 채용’이라는 선배들의 길을 답습하는 후배 박사들이 많아지면서 부작용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년 정도에 불과했던 해외 포닥 기간은 국내 대학의 교수 채용 공고가 줄어들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7년 이상으로 계속 길어지고 있다. 최근 NIH에 온 이모(33) 박사는 “막상 와서 보니 5년 이상 포닥을 하고 있는 선배들 중 상당수가 계속해야 할지, 다른 길을 찾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면서 “그나마 해외 포닥 경험이 없으면 국내에서 교수가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외로 나오는 박사들이 줄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과학계 암흑기 위기 직면 국내 연구소에서 일하는 포닥들은 이공계 위기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일각에서는 ‘국내 출신 박사들이 국내에서도 우수한 논문을 내고 있다.’는 정부와 일부 학계 관계자들의 주장은 ‘착시효과’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생명공학연구원에서 일하는 김모(35) 박사는 “최근들어 급격히 늘어난 토종파들의 우수 논문은 90년대 초중반 ‘이공계 반짝열풍’으로 인해 유입된 우수 인재들에 힘입은 바 크다.”면서 “이들의 시대가 지나가고 이공계 기피 현상이 본격화된 후 입학한 학생들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하면 한국 생명공학계에 암흑기가 닥칠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박사들이 논문을 내고 교수가 되기 위해 해외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서도 역설적으로 국내 대학과 연구소의 인적구성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해외 우수인력 유치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인력 유출이 가속화되자, 그 자리를 몽골과 동남아 등 과학 후진국 출신들이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유명 대학 생물학과 교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일하려고 한국을 찾는 외국 학생들의 의욕은 좋지만, 그들의 역량은 학교의 기대치에 턱없이 못미친다.”며 “실험을 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계속 떨어지는데,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kitsch@seoul.co.kr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토종 원예자원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토종 원예자원

    꽃은 종족번식을 가능케 하는 생식기관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인류사회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름다운 것을 좇아온 인류가 꽃을 아름다운 것 중의 아름다운 것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이고, 잎의 모양이나 특징이 특별한 것, 수형이 좋은 것들은 사람들이 가까이 두고 싶어 하는 대상이 되어 왔다. 우리 선조들은 한란이나 춘란이 보여주는 형태와 생태적 습성이 군자의 고고함을 상징한다 하여 가까이 두어 즐겼다. 사시사철 살찌지 않고 변함이 없는 난초의 잎에서 지조(志操)의 덕을 찾으려 했고, 절제 속에서도 사방을 풍성하게 하는 꽃향기를 발산하는 데서 지족(知足)의 정신을 찾고자 했다. 일본인들도 풍란을 사무라이의 상징처럼 여겨 귀하게 길러왔다. 서양인들이 장미, 붓꽃, 백합 같은 식물에 보이는 애정은 그 역사가 깊다. 사람들이 꽃이나 잎, 수형을 즐기기 위해 심는 식물을 원예식물이라 한다. 야생에서 온 것을 대량으로 증식만 시켜서 심는 것도 있지만, 원예식물 대부분은 화단이나 화분에서도 잘 자라며, 꽃을 더욱 크고 아름답게 개량한 것들이다. 이런 과정을 품종개량이라 하는데, 교배, 접목, 돌연변이 유도 등 생물학적으로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원예품종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종(原種)의 확보다. 다양한 특징을 가진 원종이 많으면 많을수록 새로운 품종, 보다 나은 품종을 개발하기 쉽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원종을 확보하거나 지키기 위해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종자전쟁’이니 ‘유전자전쟁’이니 하는 말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백합을 좋아하는 유럽인들은 세계 여러 곳으로부터 나리 원종을 수집해 이를 유전자원 삼아 다양한 품종을 개발해 냈다. 서양의 원예회사들과 식물원들도 아시아의 옥잠화류, 붓꽃류, 작약류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품종개량에 아시아의 어떤 원종이 유전자원으로 사용되었는지조차 밝히지 않은 채 수많은 개량종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 자생식물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유럽, 미국, 일본 등 원예 선진국에 일찌감치 유출되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98% 정도가 이미 외국으로 반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의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된 나도승마는 자생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오래 전에 유럽으로 건너간 후 그곳의 많은 식물원에서 키워지고 있다. 유럽으로 건너간 구상나무는 인기 높은 크리스마스트리로 팔리고 있다. 서울 북한산의 정향나무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스킴라일락이 되어 우리나라에 역수입되고 있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미선나무는 일본에 나가 흰개나리로 둔갑된 후 다시 수입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세계적으로 울릉도에만 나는 섬말나리는 나리 가운데 크고 탐스러운 꽃이 피는 것으로 유명한데, 일본에서 이미 ‘죽도백합’이라는 이름으로 인기가 높다. 흑산도 등 서남해안의 섬에 자라는 토종 옥잠화 종류는 미국으로 건너가 잉거비비추가 되어 세계 옥잠화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꽃이 예쁠 뿐만 아니라 상록성이지만 추위에 강한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외국에 유출되지 않은 토종식물 가운데, 개느삼 같은 식물은 원예종으로 개발할 가치가 매우 높다. 키가 적당하고, 꽃도 아름다우며, 키우기도 어렵지 않으니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다른 토종식물들의 경우에도 종 자체는 이미 유출되었다 하더라도 유전자원 측면에서는 풍부한 유전자원을 우리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원예식물로 개발할 여지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원예식물로 개발한 우리 꽃이나 우리 꽃을 개량하여 만든 원예품종이 국제 원예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은 접한 적이 없다. 서양의 장미, 카네이션, 튤립, 선인장을 들여와 잘 재배하여 세계시장에 내다 파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꽃을 인기 높은 원예식물로 개발해 세계시장에 내놓을 때 부가가치는 더욱 높다. 우리 꽃, 우리 유전자원을 개량하여 세계 원예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노력은 어쩐지 부족한 감이 있다. 우리 꽃을 세계에 파는 것은 우리의 문화와 정신을 지구촌에 심는 일이기도 한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국내학계 통섭 논쟁 ‘솔솔’

    국내학계 통섭 논쟁 ‘솔솔’

    ‘통섭(統攝)’을 놓고 국내 학계에 논쟁이 솔솔 지펴지고 있다. 최근 지식계의 대표적 화두 가운데 하나가 통섭이다. 미국의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책 ‘통섭’(1998)이 화두의 발원지고, 윌슨의 제자이자 2005년 책을 번역·출간한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화두의 전파자다. 최 교수 스스로 “통섭이라는 용어와 개념은 꺼내 놓기 무섭게 날개 달린 듯 학계는 물론 기업과 사회로 퍼져나갔다.”고 평할 만큼 통섭은 사회적 인지도를 한껏 높이고 있다. 통섭은 분과학문간의 장벽을 뛰어넘어 ‘지식의 대통합’을 주창한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다양화되고 전문화되는 현대 지식 사회에선 매우 호소력 있는 메시지임에 틀림없다. ●“통섭은 과학제국주의” 반면 한국을 벗어나면 통섭은 매우 논쟁적 개념이다.‘몰논쟁적’인 국내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미국에서 윌슨의 통섭론은 인문학자와 사회과학자뿐 아니라 윌슨과 같은 생물학자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 국내의 ‘통섭 논쟁’은 이제 발아 단계다. 더디지만 싹은 트고 있다. 윌슨의 논리를 ‘미신’이라고 비판하는 미국 시인 웬델 베리의 ‘삶은 기적이다’(녹색평론사)도 2006년 번역돼 나왔다. 국내 ‘통섭 현상’을 바라보는 비판론의 골자는 한국 통섭론자들이 통섭의 양지에만 주목하고 음지는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판론의 일차 타깃은 통섭이란 번역어다. 영어 단어 ‘consilience´를 최 교수는 통합, 통일, 일치, 합치 등 익숙한 용어 대신 전문 학술용어 뉘앙스가 강한 ‘통섭’이라고 옮겼다. 한자어 또한 ‘사물에 널리 통한다.’는 뜻의 ‘통섭(通涉)’이 아닌 ‘거느닐 통´(統)과 ‘잡을 섭´(攝)을 붙여 ‘큰 줄기를 잡다.’란 의미로 풀이했다. 김흡영 강남대 신학부 교수는 최 교수의 번역을 윌슨의 과학제국주의를 그대로 이식한 용어라고 혹평한다. 김 교수는 최근 출간된 ‘배움과 한국인의 삶’(전상인·정범모·김형국 엮음, 나남 펴냄)에 실은 글 ‘통섭을 반대한다’에서 “(최 교수가) 기존의 ‘두루 통한다’는 말을 쓰지 않고 고의적으로 ‘포섭하여 통제한다’는 의미의 한자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가 보기에 자연과학의 인문학 ‘정복’을 암시하는 윌슨의 통섭론은 과학제국주의이자 황우석 사태가 보여준 과학파시즘적 요소를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학적 현상→심리학적 현상→생물학적 현상→물리학적 현상’으로 이어지는 환원주의 입장을 취하는 윌슨의 논리도 비판 대상이다. 김 교수는 “윌슨에 의하면 환원주의 방법론을 채택하지 않은 것은 과학이 아니고, 윌슨의 통섭론은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환원주의 방법론으로 재편하자는 것”이라면서 “이미 본토에서 부적격 판정이 난 실패한 기획이 뒤늦게 한국에 전파돼 유능한 통섭전도사들의 화려한 수사학에 의해 성공적으로 부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는 윌슨과 다르다” 당사자인 최 교수의 설명은 다르다. 환원주의가 통섭적 연구를 위한 하나의 방법론일 수는 있으나 모든 통섭적 연구가 환원주의적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학문의 대통합이 오로지 자연과학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진정한 통섭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원활한 소통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통섭론이 윌슨의 한계를 극복·발전시킨 것이란 뜻이다. 최종덕 상지대 교양과 교수는 지난해 7월 ‘통섭에 대한 오해’(한국의철학회 여름 세미나 발표)란 글에서 “최재천 교수가 통섭을 환원적 통합이 아닌 상호적 통합에 있다고 믿는다면 윌슨 저서의 유명도에 의존하지 말고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으로 태도를 분명히 한 뒤 통섭의 의미를 전개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논쟁은 이제 시작 단계다. 활발한 공방을 거친 후에야 한국적 통섭론은 왜곡과 발전적 극복 사이에서 제 길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의학계 ‘논문표절’ 국제 망신살

    국내의 한 의대 교수가 해외 유명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이 저명한 외국 과학자의 논문을 도용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과학계는 지난해 3월 강성근 서울대 교수의 ‘늑대 논문’ 조작, 같은해 9월 이동희 서울시립대 교수의 간암세포 논문 도용 사건 등에 이어 또다시 빚어진 논문 표절논란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11일 과학계에 따르면 인제대 의대 한진 교수가 지난달 단백질학 관련 학술지인 프로테오믹스(Proteomics)에 기고한 ‘인체와 영혼 사이의 끊어진 고리(The missing link betwe en body and soul)’라는 제목의 논문이 기존에 발표된 7개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도용된 논문의 원저자 중의 한 명인 미국 델라웨어 대학의 맥도날드 교수가 블로그를 통해 밝힌 뒤 생물학 관련 사이트로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맥도날드 교수는 한 교수의 논문과 이전에 발표된 7개 논문을 비교 분석하면서 “최소한 13개 문단이 그대로 도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그는 “기존 논문들은 미토콘드리아(세포호흡에 관여하는 세포 소기관의 하나)의 역할 규명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한 교수는 이들 연구결과를 도용해 전혀 다른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계는 단백질학계의 권위있는 프로테오믹스가 표절 사실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공동 저자인 카이로대학의 모하메드 와다 교수와 원거리상으로 저술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 같다.”면서 “이미 학술지측에 논문게재 철회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교수는 공동저자 중 누가 표절을 주도했는지 등 논문 작성과 관련된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프로테오믹스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연세대 생화학과 백융기 교수는 “한 교수 논문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지만 아직 사태의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의 한 교수는 “2006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 이후 연구윤리 교육을 계속 실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그러나 일부 연구자의 부도덕한 행태로 인해 생물학계 전체가 매도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과학터치] (12) 강원대 생체이용률조절연구실

    [과학터치] (12) 강원대 생체이용률조절연구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 후보 물질 하나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질병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건당국은 후보물질이 실제로 가치를 인정받아 상용화될 경우 연간 5억∼40억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과 기업들은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 신약개발에 매달린다. 신약개발은 화학합성이나 천연물 추출 등의 신물질 탐색, 전(前)임상시험, 임상시험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후보물질은 치명적인 부작용이나 효과미달 등으로 인해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신약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존 약물의 장단점을 파악해 개선함으로써 약효를 높이고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의약품 시장의 80%는 먹는 알약이나 캡슐 형태의 먹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이들 약품은 체내 전달 과정이 복잡하고 물리·화학·생물학적 인자들이 서로 뒤엉켜 존재한다. 때문에 약물의 정확한 생체내 효과를 조절하고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체순환계로 들어가는 약물의 양과 흡수속도를 감안해 이를 조절하고 예측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생체이용률’이다. 생체이용률은 환자의 외부 상황과 질병의 진행상태를 감안해 최적의 처방을 내리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약품의 투여용량을 감소시키고,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생체이용률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되는 추세다. 강원대학교 생체이용률조절연구실 이범진 교수팀은 특허가 만료된 기존의 유명 의약품을 개선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 교수팀은 약물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생물 약제학적 특성을 분석하고, 첨가제를 이용해 기존 약품의 효율을 높이거나 새로운 제조기술을 만드는 등 많은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교수팀은 첨가제의 활용기술과 제어방출기술, 코팅기술, 가용화기술 등을 이용한 개량신약 등을 개발해 국내외 학술논문, 강연 및 세미나, 언론 매체 등을 통해 널리 알리고 실제 상용화시켰다. 이러한 공로로 2005년 이선규 약학상, 강원대학교 총장 표창, 과학기술우수논문상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상을 받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의약품 개발은 많은 인자를 동시에, 그리고 포괄적으로 고려하는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다.”면서 “개별 기업들이 신물질에 치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우리는 기존 약품과 신약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 조율하는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아마존서 새로운 종의 원숭이 발견됐다

    아마존서 새로운 종의 원숭이 발견됐다

    최근 브라질에서 새로운 종의 원숭이가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University of Auckland)의 장 필립 부빌(Jean-Phillipe Boubli) 교수는 “브라질 아마존 (Amazon) 부근에서 우아카리원숭이(uakari monkey)과의 하나로 추정되는 새로운 원숭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우아카리 원숭이는 남아메리카산 원숭이류 중에서 꼬리가 짧은 종으로 부빌 교수가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의 국경지대에 살고 있는 야노마모 인디언(Yanomamo Indians)의 사냥에 따라나섰다가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빌 교수는 이 원숭이를 우아카리원숭이의 학명인 ‘카카자오’(Cacajao)와 지난 2003년에 죽은 브라질의 유명 생물학자인 호세 마르시오 아이레스(José Márcio Ayres)의 이름을 딴 ‘카카자오 아이레시’(Cacajao ayresii)라고 이름 붙였다. 카카오 아이레시는 주로 강가 인근 숲에서 서식하며 집단 생활을 하는 ‘시드 이터’(Seed-eater·식물 종자를 먹는다)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빌 교수는 “이번 발견은 우리 인간이 아마존의 생태학적 다양성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며 “이들의 서식지가 아직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아니어서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Italo Mourthe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열린세상] 영어는 영어일 뿐/김형태 변호사

    [열린세상] 영어는 영어일 뿐/김형태 변호사

    40년전 시인 신동엽은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고 하는 고장’을 부러워하는 산문시를 썼다. 그 고장에서는 광부들의 뒷주머니마다 하이데거며 러셀, 장자가 꽂혀 있다. 삼등열차 대합실 뙤약볕 아래 휴가 여행 떠나는 총리가 기차표 끊으려 서 있는데 역장은 그저 ‘기쁘시겠오.’ 인사 한마디 던지고 지나친단다. 40년 전 ‘그 고장’보다 지금의 우리가 더 잘산다. 하지만 시인의 꿈은 아직도 그저 영원한 꿈으로만 남아 있다. 대통령 자리에 앉지도 않았건만 당선자 말 한마디에 전봇대가 뽑히고 모든 아이들이 영어에 목을 매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세상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사랑은 나의 천국, 사랑은 나의 지옥’하는 유행가 가사는 정확히 이치를 알아본 거다. 좁은 땅덩어리에 가진 것은 사람뿐이니 세계화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이 부동산이 급등하자 은행에서 돈을 마구 빌렸다가 거품이 꺼지면서 우리 주가지수도 덩달아 급락했다. 잘못은 미국이 했는데 그 손해는 내 주머니에서 충당된다. 그래도 여전히 세계화의 그림자는 못 보고 빛만 따라가는 이들이 많고도 많다. 총리가 휴가여행 가려고 뙤약볕 아래 줄서 있는 나라는 못 되더라도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수천만 국민들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건 분명 아니지 싶다. 사람의 살림살이뿐 아니라 수억년 내려온 한강과 낙동강이며 백두대간 산줄기까지 바꾼다는 데는 할 말이 없다. 나라가 온통 영어 때문에 법석이다. 공용어로 삼자는 이까지 있다. 말과 글은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선다. 그 말과 글을 쓰는 사회의 사고방식, 제도, 관습, 문화 그 자체다. 수천년 이어져 온 우리 문화에 서구의 유일신 사상은 없다. 놀라운 일을 겪으면 대개 ‘세상에 이럴 수가’나 ‘아이구 어머니’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런데 영어 쓰는 이들은 ‘오 마이 갓’, 신을 찾는다. 어느새 우리 주변에도 ‘오 마이 갓’을 외치는 이들이 늘어간다. 도봉산 포대능선을 힘겹게 올라 건너편 눈 덮인 산을 바라보며 ‘야’하고 감탄하는데 옆의 젊은 처자는 ‘와우’하고 좋아한다. 일본이 내선일체(內鮮一體)를 내세워 일본말만 쓰도록 강요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의 손으로 우리의 사고방식, 문화를 바꾸려 안달이다. 요즈음은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해서 새로운 정보가 너무 많고 어렵다. 보통사람들은 우리말과 글을 통해서 이해하고 내 것으로 삼기에도 벅차다. 서울대 영어강의에서조차 우리말 강의 때에 비해 20%도 못 가르쳤다는 이야기를 교수로부터 들었다. 망치 찾다가 도둑 놓치는 격이다. 최첨단 과학계의 성과들은 한국에서도 거의 동시에 번역 출판된다. 일반인들이 우주 양자론이며 진화생물학, 뇌 과학을 알기 위해 영어원서를 뒤적일 필요는 없다. 영어가 실제로 필요한 이들은 국민들 중 극히 일부다. 학자, 연구자들과 외교, 무역 등 국제업무관련 종사자 정도다. 이 소수의 필요 때문에 우리나라의 모든 아이들을 영어에 목매게 하는 것은 분명 잘못이다. 학교 영어수업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또다시 학원에서 과외를 받아야 하는 아이며 학부모들이 참 딱하다. 아이들을 외국에 조기유학 보내는 것도 영어 습득보다는 끝없는 경쟁위주 교육에 지친 것이 더 큰 이유 아닌가.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고 하는 고장에서는’ 대학도 평준화되어 있고 청소년기 1년은 학교 안 가고 하고 싶은 일을 한다. 그래도 학업성취도며 대학 평가는 세계 1위다. 그곳에서는 광부가 러셀을 읽고 대통령이라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 병을 싣고 삼십리길 시인의 집을 놀러가더란다. 김형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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