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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해외 유학파 인재가 중국을 떠나는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해외 유학파 인재가 중국을 떠나는 까닭은

     중국 최고의 이공계 명문 칭화(淸華)대의 최연소 정교수이자 세계적인 생명과학자인 옌닝(顔寧·40·여) 박사가 지난달 10년 간의 중국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히는 바람에 중국 과학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옌 교수는 올가을부터 모교인 미국 프린스턴대 분자생물학과 교수직을 맡을 예정이다.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지난해 6월 선정한 중국을 과학강국으로 이끈 ‘스타 과학자’ 10인 가운데 한 명인 옌 교수는 뛰어난 연구 실적과 함께 중국 ‘과학계의 여신’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로 더욱 유명세를 떨쳤다. 미 프린스턴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그는 2007년 30세의 ‘어린 나이’로 칭화대 최연소 박사 지도 교수로 부임했다. 중국이 혁신 주도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유치한 유학파 최고 연구 인재들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다. 37세이던 2014년 포도당수송체 GLUT1의 결정구조를 분석하는데 성공해 세계 과학계가 50년 동안 풀지 못했던 난제를 6개월 만에 해결한 데다 중국 연구환경과 관료주의에 대해 과감히 비판하는 등 ‘과학 여제’로서 걸출한 명성을 쌓았다. 그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암과 당뇨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물리 구조를 규명하는 혁혁한 성과도 냈다. 앞서 4월에는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던 생명공학자 차이지제 교수가 독일 쾰른대 교수로 떠났다.  중국 과학계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경제발전을 위해 해외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에 나서 1949년 이후 해외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유학파 인재들이 중국 낙후한 연구 환경에 대한 불만을 품고 해외로 다시 나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청년보는 중국과학원과 공동으로 중국 내 30∼40대 과학연구 인력 106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들 중 5년 내 해외로 나가 연구활동을 할 계획이 있는 사람이 156명(14.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중국 내 기업이나 다른 연구소로 옮길 생각을 하는 과학자도 19.7%에 이른다. 특히 해외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46%의 응답자들은 다시 출국할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돈’이나 ‘간판’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경력 축적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로 다시 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베이징(北京)의 싱크탱크인 중국과세계화연구센터(中國與全球化硏究中心)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중국으로 복귀한 해외파 과학자들 가운데 응답자의 70%는 외국으로 다시 돌아가기를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의 40%는 심각한 오염을 중국을 떠나고 싶은 이유로 들었다.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와 낮은 직업 만족도, 음식 안전 우려, 자녀 교육 문제, 높은 주택가격, 복잡한 대인관계, 문화적 갈등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고도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2000년대 들어 파격적인 연봉과 애국심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해외에서 공부한 인재들을 국내로 불러들였다. 중국 정부는 돌아온 이공계 박사급의 우수 과학 인재에게 집과 정착금을 제공하고 연구기관을 주선하는 등 막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요즘도 해외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정착하는 인재들에게 베이징과 상하이(上海)의 후커우(戶口·호적) 등 혜택이 주어진다. 이렇게 해서 해외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는 해외유학파를 이른바 ‘하이구이(海歸)’라고 부른다. 해마다 해외 유학을 마친 박사급 인재 3만 9000명을 포함한 41만 명 정도의 중국인 유학생이 조국으로 되돌아와 국가 경제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교육부가 발표한 ‘중국유학생취업청서’에 따르면 개혁개방 이후 지난해 말까지 귀국한 해외유학생 수는 무려 260만 명에 이른다. 현재 각계에서 활약 중인 해외 유학생 출신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천지닝(陳吉寧) 환경보호부장을 비롯해 위생부장을 지낸 천주(陳竺) 중국 적십자회 회장, 천스이(陳十一) 난팡(南方)과학기술대 총장, 장차오양(張朝陽) 써우후(搜狐)닷컴 회장, 리옌훙(李彦宏) 바이두(百度) 회장, 천펑(陳峰) 하이항(海航)그룹 회장, 류촨즈(柳傳志) 롄상(聯想)그룹 명예회장, 스이궁(施一公) 칭화(淸華)대 부총장, 룽융투(龍永圖) 전 대외경제무역 부부장, 딩레이(丁磊) 왕이(網易) 회장, 류칭(柳靑) 디디추싱(滴滴出行) CEO, 황웨이(黃維) 난징(南京)공대 총장, 첸잉이(錢潁一)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장, 추이웨이청(崔維成) 상하이해양대 심해과학기술연구센터 주임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무엇보다 중국 과학계의 열악한 연구환경 풍토에 대한 불만과 실망감이 적지 않았다. 대우가 좋지 않아 혁신 연구에 적극성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항목에 “그렇다”(76.9%)고 답했다. 집중이 어려운 어수선한 분위기(68.2%), 연구비 분배 불합리(61.5%), 독립적 연구공간 부족(55.5%), 평가 기준 불합리(50.8%) 등도 주요 문제점으로 꼽혔다. 이들이 과학자라는 직업을 택한 이유에서도 “조국의 과학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은 12.2%에 그쳤다. 애국심에 호소해왔던 과학계 풍토가 점차 사그라지고 있는 얘기다. 대신 ‘자신의 관심에 따른 자연적인 선택’이라는 응답이 62.5%로 가장 많았다. 더 좋은 직업이 없어서(18.6%), 부모와 선생님의 추천(6.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과학협회의 한 관계자는 “중국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해외에서 국내 인재를 발굴해 영입하는 사례가 옌 교수 한 개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구이하이’(歸海·해외 복귀)가 일상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까닭에 옌 교수가 미국행을 택하게 된 배경을 두고 중국 과학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단순한 개인적 발전을 위한 선택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중국 과학계에 대한 누적됐던 불만으로 미국행을 결심한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옌 교수는 2015년 프린스턴대로부터 교수직 제의를 받았다며 한 환경에서 너무 오래 머물러 있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태하고 무지해질 수 있는 점을 우려해 미국행을 결정했다고 공산당 이론지인 광명일보(光明日報)가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의 환경 변화가 과학 부문에서 새로운 업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프린스턴대에서 칭화대의 국제협력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쭤(張佐) 칭화대 대변인도 옌 교수 등 최고 연구자가 중국을 떠나는 것은 중국 교수들이 세계 최고 대학에서 가르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중국의 연구역량 강화를 재조명하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옌 교수가 과거에 제기했던 중국 과학계의 불만들이 재조명되면서 그의 미국행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014년 옌 교수는 2014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중국 정부가 프로젝트 연구비 지급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중국 과학 연구 환경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했다. 그는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에 ‘포도당이 단백질을 옮기는 구조와 원리’ 프로젝트의 연구비 지급을 신청했지만 기금위원회는 별다른 답변도 없이 두 번이나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국 과학계의 관료주의가 성공 가능성이 적은 연구에 연구비 지급을 지연시킨다”며 “성공 가능성이 낮아도 기초 연구는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옌 교수가 중국 당국의 거듭된 연구비 지급 거부 등으로 관료주의에 지칠 때쯤 받은 프린스턴 대학의 영입 제의를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설악산과 호흡하며 진로체험 수학여행

    설악산과 호흡하며 진로체험 수학여행

    생물학자·환경교육전문가 강연 “미래세대 끼 찾고 꿈 키우세요”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2박 3일 동안 설악산국립공원에서 미래세대들이 자연체험형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미래를 탐구할 수 있도록 ‘진로체험형 수학여행’을 운영했다고 4일 밝혔다. 진로체혐형 수학여행은 서울 양천중학교 학생 240여명을 대상으로 설악산국립공원의 자연 및 문화자원 등을 이용해 자연체험과 진로체험이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번에 처음 시도하는 진로체험형 수학여행은 자연체험 위주의 기존 국립공원 수학여행과 달리 국립공원 녹색직업(레인저)에 대해 소개하고 직접 체험도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참여 학생들은 국립공원과 녹색직업에 대한 이론교육을 받고, 설악산국립공원 현장에서 생물학자, 안전관리전문가, 환경교육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레인저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진로체험과 연계한 수학여행을 통해 우리의 미래세대들이 국립공원에서 녹색직업을 체험하고, 자신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로체험형 수학여행 참여를 원하는 학교는 국립공원관리공단 탐방해설부(033-769-9573)로 문의하면 된다.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정유라, 우리 아빠는 김관진 아저씨 하고만 형님동생해요”

    “정유라, 우리 아빠는 김관진 아저씨 하고만 형님동생해요”

    31일 귀국하는 정유라씨의 ‘생물학적 아버지’ 정윤회씨가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과 형님동생하는 사이라는 주장이 나왔다.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지난 29일 방송된 SBS 러브FM 라디오 ‘정봉주의 정치쇼’에 출연해 “정유라에게 ‘유연아(정유라의 개명전 이름) 박원호 원장님이 너네 아빠하고 형님 동생 한다던데’하고 물어보니 정유라가 ‘웃기지 마요. 생물학적인 우리 아빠(정윤회)는요. 김관진 아저씨하고만 형님동생해요’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이에 주진우 기자는 “록히드마틴과 박근혜 정권의 연결고리가 그쪽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 쇼에는 정봉주 전 의원, 주진우 기자,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등장했다.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은 “김관진 장관하고 형 아우 한다. 만약 김관진 장관이 맞다고 한다면 이게 방위산업비리에 접근할 수 있는 손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노승일 전 부장은 “당시에 정유라의 남편하고 남편 친구가 군대 해결이 안 된 시점에서 독일에 왔었는데, 제가 남편 친구에게 ‘너네 군대 어떻게 하냐’ 물으니 ‘회장님(최순실 씨)이 알아서 해주실거예요’라고 딱 얘기하더라”고 말해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 김관진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사드 배치를 진두지휘했다. 청와대는 31일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 누락 논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방부가 4기 추가 사실을 보고서에서 의도적으로 누락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구 온난화, 불면증·고래몸집도 키운다

    지구 온난화, 불면증·고래몸집도 키운다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지난해 7월 말부터 8월 한 달 내내 한반도는 그야말로 펄펄 끓는 가마솥 속에 있는 것처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무더위가 계속됐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는 최악의 가뭄과 홍수, 사상 최악의 허리케인, 열파(熱波·장기간의 이상고온 현상)와 폭염 등 다양한 형태의 극단적 날씨에 시달려 왔다. 많은 과학자들은 이런 극단적 날씨 변화는 결국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전 세계적 추세로 자리잡으면서 최근 과학자들은 단순한 기후변화 추이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인간과 생태계 변화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불면증은 빛 공해, 각종 스트레스, 커피 같은 기호식품의 과다 섭취를 포함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얼마 전에는 공기오염도 불면증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제는 기후변화도 불면증의 원인으로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 공공정책전문대학원, 의대, MIT 미디어 랩,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정신과, 샌디에이고주립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샌디에이고), UC리버사이드 공동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 평균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냉난방 시설을 가동하기 어려운 저소득층과 체온 조절이 쉽지 않은 영유아 및 노년층에게 그 피해는 더 많이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26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갖고 있는 2002~2011년 공중보건조사에서 무작위로 선별한 76만 5000명의 데이터와 미국해양대기관리청(NOAA) 산하 국립환경정보센터(NCEI)의 주요 도시의 기온변화 데이터를 비교했다. 그 결과 밤 기온이 1도 상승하면 미국인 약 940만명이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여름철엔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3배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봄이나 가을, 겨울철 1도 상승으로 940만명이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면 여름철 1도 상승으로는 약 2800만명이 불면증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또 지금 추세로 지구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세기말인 2099년에는 지금보다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이 4배 이상 늘 것으로 예측됐다. 닉 오브라도비치 케네디스쿨 교수는 “밤에 너무 덥거나 추우면 숙면을 취할 수 없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기후변화가 수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인간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대왕고래(흰수염고래)는 지구상에서 현존하는 동물 중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한다. 북반구에 서식하는 대왕고래는 몸길이가 24~26m, 무게 125t, 남반구에서는 이보다 더 큰 33m에 179t에 이른다. 대왕고래는 과거 공룡을 포함해 지금까지 알려진 지구상의 모든 생존 동물 중에서도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시카고대 지구물리학과, 스탠퍼드대 생물학과, 워싱턴 국립자연사박물관 고생물학과 공동연구진은 고래의 이런 전무후무한 거대한 몸집은 300만~450만년 전 지구가 빙하기에 접어들면서 폭발적으로 커지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을 ‘영국왕립학회보B-생명과학’ 2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자연사박물관에 보관된 멸종 고래의 두개골 화석과 현존 고래의 골격 140여종을 비교하는 한편 당시 기후 및 해양환경 예측 데이터와 연결해 분석했다. 그 결과 마이오세 후기인 약 500만년 전 빙하기가 시작되면서 고래의 덩치가 두 배 이상 커져 현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꽁꽁 얼어붙은 육지의 공룡들이 멸종한 것과 달리 바닷속에는 영양염류와 플랑크톤, 크릴새우 등 고래의 먹잇감들이 오히려 늘어나면서 고래의 몸집이 커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레이엄 슬레터 시카고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가 고래 같은 동물의 몸집 변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는 변화에 약한 생물종의 멸종과 개체 감소로 인해 해양 생태계의 구조와 다양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원자력硏, 새달 입자빔 활용 워크숍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6월 1~2일 경북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입자빔 활용 워크숍’을 연다. 연구원에서 운영 중인 양성자가속기, 전자가속기, 사이클로트론 등 가속기 시설을 활용한 연구개발 성과를 공유하고 공동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했다. 국내외 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하는 워크숍에서는 초청강연과 주제발표, 포스터 논문 발표 등을 진행한다. 앞서 31일에는 경주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에서 우주방사선 분야 전문가회의가 열린다. ●바이러스 관찰 광학현미경 개발 포스텍(총장 김도연) 창의IT융합공학과 김철홍 교수와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김윤석 교수 공동연구팀은 ‘원자힘 현미경’(AFM)에 레이저 시스템을 결합시킨 새로운 형태의 현미경을 개발했다.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빛’ 최신호에 발표한 이 광학현미경은 전자현미경과 비슷한 수준의 8나노미터(㎚)의 해상도를 갖고 있어서 독감바이러스까지도 관찰이 가능하다. 또 관찰 대상에 특수처리가 필요 없어 소형 반도체, 신약 개발 등 생물학이나 화학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식품硏, 친환경 향기분석법 개발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박용곤) 식품분석센터 장혜원 박사팀은 식품에 쓰이는 향미소재를 추출하기 위한 친환경 환경분석법을 개발하고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향미소재는 소비자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첨가물질이지만 과학적 분석 및 추출법이 없었다. 연구팀은 ‘헤드스페이스 교반막대추출기술’(HS-SBSE)을 활용해 항암, 항염증, 항산화 기능 때문에 최근 많이 쓰이는 국내 자생식물 오미자의 향을 추출하고 분말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세균조차도 다양성을 추구한다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세균조차도 다양성을 추구한다

    우리는 살면서 꽤 많은 사람을 만난다. 출퇴근 버스와 지하철 안, 오가는 거리에서 그리고 텔레비전이나 영화 등을 통해서 말이다. 그리고 누군가와 닮은 사람을 보면 신기해한다. 왜냐하면 지구상에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외모, 성격, 태도, 가치관 등이 똑같은 경우는 없다.비슷할 것 같은 부모 형제도 다르다. 물론 유전적으로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는 예외이지만. 동물이나 식물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개나 고양이, 다양한 종류의 가축들, 더 나아가 야생의 동물들은 물론 대다수의 식물, 심지어 곰팡이와 버섯까지 같은 종이라도 동일한 개체는 없다. 세균이나 단세포 진핵생물은 제외하더라도 매우 많은 종류의 생물들은 모두 조금씩이라도 다르다.왜 그럴까. 정답은 생물들의 유성생식 때문이다. 유성생식을 하면 생물 개체들은 다양한 특징을 나타내게 된다. 반면 무성생식을 하는 세균이나 단세포 진핵생물은 복제품처럼 똑같은 개체가 존재한다. 유성생식은 암컷의 난자와 수컷의 정자가 수정돼 자손이 태어나는 번식 방법이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면서 부모의 염색체(유전물질)가 자손에게 전달된다. 사람은 아버지로부터 가장 큰 염색체인 1번에서 가장 작은 염색체인 22번까지, 그리고 성염색체를 포함해 23종 23개 염색체가 전달되고 어머니에게서도 마찬가지로 23종류 23개 염색체가 전달된다. 23개 염색체에는 약 2만 1000개의 유전자를 비롯한 모든 유전정보가 담겨 있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돼 태어난 아기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전부 23종류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게 된다. 아이는 나중에 배우자와 만나 자손을 낳을 때 23종류 23개의 염색체를 전달한다. 이 아이가 태어날 때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받은 1번 염색체 중에서 1개가 선택되고 2번 염색체 중에서 1개가 선택되는 등 이렇게 23번 염색체까지 선택이 이루어진다. 그러니까 이 아이가 자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염색체의 조합은 2의 23제곱개로 약 840만 가지의 생식세포가 생길 수 있다. 여기에다 배우자도 같은 수의 생식세포가 생길 수 있으니까 정자와 난자가 만나 생긴 자손의 유전적 다양성은 적어도 70조(840만×840만) 가지가 된다. 그러니까 형제자매라도 유전적으로 동일할 가능성은 많아야 70조분의1로 사실상 0에 가깝다. 유성생식 과정을 통해 이렇게 다양한 유전적 조성을 갖게 되면 생물들은 다양한 환경에 대비할 수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기생생물과의 싸움이다. 사람을 비롯한 수많은 동식물은 많은 종의 세균과 미생물이 서식하는 숙주이다. 이 기생생물들은 매우 빠르게 다양한 변이를 만들어 낸다. 이에 대응해 숙주인 동식물이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면역 관련 세포를 만들 유전적 다양성이 필요하다. 남미의 한 양서류는 기생충이 창궐하면 유성생식, 기생충이 잦아들면 무성생식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유성생식을 통해 생존에 적합하지 않은 유전자를 가진 자손은 자연 도태됨으로써 생존에 부적합한 유전자를 솎아 내는 효과도 있다. 이런 이점 때문인지 무성생식을 하는 동물인 담륜충도 외부의 유전자를 몸 내부로 받아들여 자신의 유전적 조성을 다양하게 만든다. 또한 세균도 다른 세균과 활발하게 유전자를 교환해 유전적 다양성을 만들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역사 국정교과서가 폐지됐다. 순전히 생명과학의 관점, 즉 생물의 존속에 다양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반추해 보면 이는 타당한 것 같다. 왜냐하면 다양성은 강한 콘텐츠를 만드는 유용한 수단이고 그것이 교과서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일 것 같기 때문이다.
  • 최순실, 정유라 집착이 왜 강한지 들어봤더니...“시험관 아기”

    최순실, 정유라 집착이 왜 강한지 들어봤더니...“시험관 아기”

    덴마크에서 최근 항소를 철회하고 다음달 한국으로 들어오기로 한 정유라(21)씨에 대해 그의 어머니 최순실(61)씨의 집착이 유별나다. 최순실씨의 집착과 관련해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정유라씨를 최씨의 “시험관 아기”라고 밝혔다. 노승일 전 부장은 지난 24일 MBN ‘뉴스와이드’에서 “정유라씨에 대한 엄마 최순실의 관심이 상식이 지나칠 정도다. 왜 그렇게 집착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노 전 부장은 “최씨를 과거부터 도와줬던 지인들을 만났는데 최씨가 정윤회씨와 결혼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못 가졌었다”며 “시험관 아기로 태어난 게 정유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유라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생물학적 아빠’라고 표현한 것은 정자만 제공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지능 유전자 52개 발견… IQ 높일 수 있을까?

    [핵잼 사이언스] 지능 유전자 52개 발견… IQ 높일 수 있을까?

    사람의 지능과 관련한 유전자 52개를 발견했다고 과학자들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밝혔다. 특히 이 중 40개는 지금까지 지능과의 관련성이 밝혀진 적이 없는 유전자다.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제네틱스 최신호에 실린 이번 논문에 따르면 새로 발견된 이들 ‘지능 유전자’는 수만 명의 지능지수(IQ) 검사 결과의 약 20%를 설명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네덜란드 신경유전체학인지연구센터(CNCR)의 다니엘러 포스투마 연구원은 “처음으로 IQ에서 상당한 유전적 영향을 감지할 수 있었다”면서 “이 결과는 지능의 생물학적 근거에 관한 지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IQ 높은 것은 자폐증과 가장 큰 연관성 보여 새롭게 발견된 높은 IQ와 관련한 유전자 변이 대부분은 특히 신경세포의 분화와 시냅스(신경정보 전달경로)의 형성 등 뇌세포 생성을 제어하는 데 관여하는 것이었다. 30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이번 연구팀은 선행 연구 13건에서 수집한 유럽인 참가자 약 7만 8000명의 유전자 프로파일과 IQ 검사 기준의 지능 평가를 상세하게 분석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높은 IQ와 관련한 유전자 변이 대부분은 학교에 더 오래 다니고 유아기에 머리둘레가 더 크며 키가 더 크고 심지어 금연에 성공한 사례와 같은 다른 특성과도 연관성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장 강한 연관성 중 하나는 자폐증으로, 자폐증을 앓는 사람들은 IQ가 높을 가능성이 컸다고 포스투마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높은 IQ와 관련한 유전자 변이는 자폐증 스펙트럼 장애가 생길 위험이 증가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었다”면서 “특히 ‘생크3’(SHANK3)이라는 이름의 유전자는 이런 관련성을 설명하는 매우 유력한 후보”라고 설명했다. 생크3 유전자는 조울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지능 유전자를 모두 찾아내려면 수백만 명분의 게놈(전체 유전 정보)을 해석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원시 자료와 계산 능력은 아직 손에 넣지 못하고 있다고 포스투마 연구원은 말했다. 또한 그는 “지능과 관련한 유전자는 수천 개가 있다”면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유전자 52개를 발견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생 성공은 대뇌피질 크기 아닌 단련에 달려” 그렇지만 이 모든 유전자를 발견하더라도 지능 측정 결과를 유전자로 설명할 수 있는 비율은 50%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머리가 좋아지는 것에 기여하는 유전적 특성을 모두 찾아낸다고 해도 IQ 수치를 높이거나 인생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성공에 결부되는 주된 요인은 자신의 대뇌피질(회백질)을 원래 크기의 크고 작음에 불문하고 단련하는 것”이라면서 “만일 유전적으로 소질이 큰 사람이 학습에 전혀 힘쓰지 않는다면 이를 통해 성공할 기회는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돌아온 황새 떠난 먹황새

    돌아온 황새 떠난 먹황새

    천연기념물인 황새(제199호)와 먹황새(제200호)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둘 다 한국에서 멸종됐지만, 황새는 복원돼 자연방사까지 했다. 먹황새는 복원한다는 목소리만 있고 실행이 없다.25일 문화재청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야생 황새는 1971년 4월에, 먹황새는 1968년 여름에 사라졌다. 마지막 황새는 충북 음성에서 사냥꾼의 총에 맞아 숨졌다. 먹황새는 국내 유일의 서식지인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낙동강변 절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종적을 감췄다. 황새는 이후 충남 예산군과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의 적극적인 복원 사업에 힘입어 162마리까지 불어났다. 15마리는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고, 지난해 5월과 올해 5월에 자연상태에서 새끼 2마리씩이 탄생했다. 이달 말과 7월에도 역시 자연상태에서 4마리씩이 탄생할 예정이다. 반면 먹황새 복원은 깜깜무소식이다. 10년 전 안동의 먹황새 서식지 복원에 나선 경북도와 안동시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북도 등은 국내 먹황새 도래지 중 한 곳인 충북 청원군이 복원을 추진하던 중 어려움을 호소하며 문화재청에 이 사업을 반납하자 2008년부터 직접 추진하겠다며 사업을 가져왔다. 당시 용역보고서는 2011년까지 300억원을 들여 먹황새 종(種) 복원 생태연구센터를 설치하고 연못과 인공습지 등을 조성하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실행된 것은 없다. 2008년부터 먹황새 종 복원 프로젝트에 동참한 박희천(전 경북대 생물학과 교수) 조류생태환경연구소장은 “먹황새 한 쌍을 러시아나 일본·중국에서 들여와 알을 부화시키는 등 개체 수를 늘린 뒤 텃새화할 준비는 다 돼 있다”며 “경북도와 안동시가 용역보고서대로 예산을 편성해 투입하면 먹황새 복원은 언제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넘쳐야 흐른다…서천 국립생태원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넘쳐야 흐른다…서천 국립생태원

    “진화는 그래서 언제나 결론적이다. 다 벌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성패가 가려진다. 따지고 보면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초대 국립생태원장을 지낸 최재천 교수(63)의 저서, ‘거품예찬’에 나오는 구절이다.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생명 논리는 결코 인간을 예외로 두지 않는다. 인간은 자연이고, 자연은 인간이다. 2014년 1월, 충청남도 서천군에 문을 연 국립생태원은 국내의 여러 생태관들 중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대 규모임은 당연하거니와 누가 보아도 분명 솜씨있게 조성한 생태관이자, 뛰어난 환경보존지역이다. 방문객들은 이 곳에서 가성비 최강의 나들이 경험을 하고야 만다. 실제 국립이라는 명칭 아래 숨어(?) 겨우 턱걸이 수준 정도의 전시, 관람 환경을 제공하는 몇몇 박물관이나 체험관들의 야속함에 속상한 적이 있는 기억이 있다면 이곳은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립생태원의 설립 목적은 바로 생태와 생태계에 관한 조사ㆍ연구 및 전시·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수행하여 환경을 보전하고 올바른 환경의식을 함양하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일반인 관람을 위한 에코리움을 포함하여 금구리 구역, 하다람 구역, 고대륙 구역, 나저어 구역 등 총 5개의 큰 구역으로 조성하였다. 우선 에코리움은 국립생태원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관람 공간으로 1900여 종의 식물과 230여 종의 다양한 동물들이 2만 1000평방미터에 나누어 전시되고 있다.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 등으로 구분된 에코리움에서는 기후대별로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거나 식재되어 있어 생태원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특히 에코리움에서는 어린이 체험 교실 등 다양한 해설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초, 중등 학생이 있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는 재미와 아울러 흥미있는 생물학적인 지식까지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에코리움을 나와 밖으로 나가면 다양한 생태환경도 만날 수 있다. 우선 금구리 구역은 기존에 이 지역에 있던 용화실못을 중심으로 하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습지 생태계를 구성하여 놓은 곳이다. 이 곳에서는 한반도 습지와 수생식물습지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동, 식물을 직접 만지며 배울 수 있는 체험학습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도심 환경에 익숙한 자녀들에게 풍부한 자연의 맛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또한 하다람 구역에서는 한반도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데 이곳에서 백두산,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등 고산에 자생하는 희귀식물인 구상나무, 눈향나무, 시로미 등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기후대별 삼림식생을 확인할 수 있다. 고대륙구역에서는 우리나라 대표적 사슴류의 서식공간을 재현하여 노루와 고라니의 생태계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게 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새들이 서식하는 공간인 나저어 구역에서는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황새와 함께 연못을 휴식처로 제공하여 야생에서 날아드는 다양한 종류의 백로류와 오리류도 감상할 수 있게 하였다. 이처럼 이 곳에서는 관람객 모두가 자연의 일부가 되어 여러 동, 식물 등의 생태환경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늦봄, 넘쳐흐르는 자연의 기운을 국립생태원에서온몸으로 만끽해보자. <국립생태원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꼭이라는 말을 넣고 싶다. 생태계에 대한 인식을 넓힐 수 있는 귀한 시간이다. 2. 누구와 함께? -초등학생이 있는 가정이라면. 3. 가는 방법은? -충청남도 서천군 금강로 1210/ 기차로는 장항역 하차 후 국립생태원 서문/ 하구둑행 농어촌버스(파란색)나 군산시내버스(72번) 4. 감탄하는 점은? -규모다. 국립이라는 말에 걸맞는 수준. 특히 에코리움의 전시관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더 유명해져야 한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에코리움 내의 개미 전시실, 여러 체험교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장소가 너무 넓어 외곽으로 빠지기는 힘들다. 에코리움 내부 2층에 식당 수준도 괜찮은 편. 간단한 과일이나 도시락을 사오는 것도 좋다.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nie.re.kr/contents/siteMain.do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군산 근대 역사관, 채만식 문학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국립생태원 체험의 꽃은 체험교실 참관이다. 반드시 홈페이지나 현장에서 진행되는 체험교실에 참여하여 다양한 설명을 들어보자. 알찬 하루가 열릴 것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황새는 ‘훨훨’, 먹황새는 ‘헉헉’

    황새는 ‘훨훨’, 먹황새는 ‘헉헉’

    ‘황새는 훨훨, 먹황새는 헉헉!’ 충청지역에서 멸종위기종인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복원 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경북 북부지역의 국내 유일 먹황새(〃제200호) 서식지 복원 사업은 장기간 겉돌아 대조를 보이고 있다. 24일 경북도와 안동시에 따르면 2008년부터 안동 도산면 가송리 국내 유일의 먹황새 서식지 복원에 나섰다. 가송리 일대에 인공 번식한 먹황새를 방사해 알을 까고 새끼를 치게 하는 등 옛 서식지 그대로 복원시키는 사업이다.이를 위해 먹황새 종(種)복원 생태연구센터를 설치하고 연못과 인공습지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예산 300억원도 연차적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가송리는 조선총독부 시절 때부터 먹황새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50년 전인 1967년 여름 둥지가 있던 학소대 절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텃새인 먹황새가 모두 날아간 뒤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먹황새가 잠시 머무르는 도래지는 국내에 여러 곳이 있으나 알을 낳고 부화시킨 서식지는 안동 도산면 가송리가 유일하다. 이곳에는 1938년 조선총독부가 세운 먹황새 서식 기념비가 있다. 먹황새는 몸 전체가 검정색을 띠며 배는 흰색, 다리는 붉은색으로 몸길이가 96㎝나 되는 황새과의 대형 조류다. 유럽, 시베리아, 중국, 일본, 아프리카, 인도 등지에 소수가 분포하는 세계적인 희귀조류다. 하지만 도와 시는 사업 추진 10년이 되도록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업 추진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먹황새 종복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박희천(전 경북대 생물학과 교수) 조류생태환경연구소장은 “연구소에서는 알을 부화시켜 개체 수를 늘린 뒤 텃새화시킬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정작 사업 추진에 나선 경북도와 안동시는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사업 추진을 위해 용역을 실시한 이후 흐지부지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연구센터 등은 2015년 충남 예산에 황새 8마리 첫 자연방사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황새가 살았던 충북 미호천 일대에 추가 방사를 추진하고 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동네 공기’가 나빠서 잠 못 드는 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동네 공기’가 나빠서 잠 못 드는 밤

    이산화질소·초미세먼지 영향 오염물질 혈액에 녹아 잠 방해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를 쓴 고대 그리스 작가 호메로스(?~BC 750)는 “잠은 눈꺼풀을 덮어 선한 것, 악한 것, 모든 것을 잊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돈키호테를 쓴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1547~1616)는 “수면은 피로한 마음의 가장 좋은 약”이라고 했습니다.잠은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데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고갈된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해 활발한 뇌 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뇌과학의 발달로 잠이 우리 신체와 뇌에 미치는 영향이 속속 규명되고 있지만 아직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이 때문에 생물학자들은 “만약 잠이 우리 몸에 정말로 중요한 기능을 하지 않는다면 진화가 만들어 낸 가장 큰 실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삶의 3분의1 정도 되는 시간을 ‘잠’으로 보냅니다. 그렇지만 각종 스트레스와 밤에도 대낮처럼 환한 빛공해 때문에 불면증과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불면증 환자는 400만명에 이르며 이 중 80% 이상은 수면장애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돼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도 합니다. 스트레스와 조명뿐만 아니라 깨끗하지 못한 공기도 수면장애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이 발표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워싱턴DC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흉부학회(ATS) 국제연례콘퍼런스에서 발표됐습니다. 연구팀은 연구에 참여한 1863가구의 집 주변을 포함해 미국 내 6개 대도시의 지난 5년간 이산화질소와 초미세먼지(PM2.5)의 농도를 조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실험 참가자들이 살고 있는 집 안의 이산화질소 같은 공기오염물질과 초미세먼지 농도를 추정했다고 합니다. 초미세먼지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입자가 작아 코점막에 걸러지지 않고 폐의 세포까지 침투해 천식이나 폐질환을 일으키고, 고농도의 이산화질소는 눈과 코점막을 자극해 만성기관지염, 폐렴, 폐출혈, 폐수종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손목시계 형태의 수면측정기를 착용하게 하고 1주일 동안 잠을 자는 시간과 깨어 있는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분석 과정에서 연구팀은 대기오염이 수면 시간과 질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나이와 흡연 여부, 수면 무호흡증 같은 요인들은 배제했습니다. 그 결과 대기오염이 심한 곳에 사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숙면을 취할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 이산화질소 농도가 높은 곳에 사는 경우 그렇지 않은 곳에 사는 사람보다 수면의 질이 60% 가까이 떨어지고, 미세먼지가 심하면 50% 정도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마사 빌링스 워싱턴대 의대 교수는 “코와 비강, 후두는 모두 공기오염물질에 자극받을 수 있으며 혈액에 녹아들면서 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호흡 문제뿐만 아니라 수면장애까지 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기오염이 수면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인지, 차량 소음 같은 다른 요인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많은 과학자는 대기오염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중요한 연구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춘곤증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공기오염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봄철 한반도를 휩쓰는 중국발 황사와 대기오염물질이 밤잠을 빼앗아 낮에 꾸벅꾸벅 졸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대기오염이 우리의 낮뿐만 아니라 밤까지 빼앗아 가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edmondy@seoul.co.kr
  • 머리는 타고난다? IQ 관련 유전자 52개 발견

    머리는 타고난다? IQ 관련 유전자 52개 발견

    사람의 지능과 관련한 유전자 52개를 발견했다고 과학자들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특히 이 중 40개는 지금까지 지능과의 관련성이 밝혀진 적이 없는 유전자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논문에 따르면, 새롭게 발견된 이들 ‘지능 유전자’는 수만 명의 지능지수(IQ) 검사 결과의 약 20%를 설명할 수 있다. 이는 우리 지능의 20%가 이런 유전자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 연구를 이끈 네덜란드 신경유전체학·인지연구센터(CNCR)의 다니엘러 포스투마 연구원은 “처음으로 IQ에서 상당한 양의 유전적 영향을 감지할 수 있었다”면서 “이 결과는 지능의 생물학적 근거에 관한 지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새롭게 발견된 높은 IQ와 관련한 유전자 변이 대부분은 특히 신경세포의 분화와 시냅스(신경정보 전달경로)의 형성 등 뇌세포 생성을 제어하는데 관여하는 것이었다. 30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이번 연구팀은 선행 연구 13건에서 수집한 유럽인 참가자 약 7만8000명의 유전자 프로파일과 IQ 검사 기준의 지능 평가를 상세하게 분석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높은 IQ와 관련한 유전자 변이 대부분은 학교에 더 오래 다니고 유아기에 머리둘레가 더 크며 키가 더 크고 심지어 금연에 성공한 사례와 같은 다른 특성과도 연관성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장 강한 연관성 중 하나는 자폐증으로, 자폐증을 앓는 사람들은 IQ가 높을 가능성이 컸다고 포스투마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높은 IQ와 관련한 유전자 변이는 자폐증 스펙트럼 장애가 생길 위험이 증가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었다”면서 “특히 ‘생크3’(SHANK3)라는 이름의 유전자는 이런 관련성을 설명하는 매우 유력한 후보”라고 설명했다. 생크3 유전자는 조울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조현병이나 비만증을 앓는 사람들에서는 높은 IQ와 관련한 특정 유전자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물론 지능 유전자를 모두 찾아내려면 수백만 명분의 게놈(전체 유전 정보)을 해석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원시 자료와 계산 능력은 아직 손에 넣지 못하고 있다고 포스투마 연구원은 말했다. 또한 그는 “지능에 관련한 유전자는 수천 개가 있다”면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유전자 52개를 발견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이 모든 유전자를 발견하더라도 지능 측정 결과를 유전자로 설명할 수 있는 비율은 50%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머리가 좋아지는 것에 기여하는 유전적 특성을 모두 찾아낸다고 해도 IQ 수치를 높이거나 인생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 유전자의 영향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각각 독립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능을 높이는 요인이 되는 것은 (지능 유전자의 순수한 개수뿐만 아니라) 여러 유전자 변이에 의한 특정 패턴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성공’에 결부되는 주된 요인은 자신의 대뇌피질(회백질)을 원래 크기의 크고 작음에 불문하고 단련하는 것”이라면서 “만일 유전적으로 소질이 큰 사람이 학습에 전혀 힘쓰지 않는다면 이를 통해 성공할 기회는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에서 이념 대립이란?/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열린세상] 한국에서 이념 대립이란?/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유력 후보들은 확실한 ‘내 편’을 만들기 위해 보수 대 진보, 또는 좌파 대 우파라는 진영 논리로 이념 대립을 부추겼다. 새 정부는 그렇게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이념으로 대립하는가? 한국인은 무엇으로 한민족임을 인식하는가? 국적인가, 생물학적인 인종인가, 문화공동체인가? 사실 그것이 불분명하다. 우리에겐 공통의 이념이 없다. 공통의 역사관도 없고, ‘아리랑’ 외에는 한국인임을 확인하는 음악도, 춤도, 스토리도 없다. 사실은 그런 것들이 민족적 자존심의 바탕인데 말이다. 필자의 지인인 교토대학의 오구라 기조(小倉紀蔵) 교수는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라는 책에서 한국은 이(理)와 기(氣)의 시스템으로 움직인다고 본다. 또한 북한은 주체사상 하나로 일색화됐다며 스스로 사상대국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렇게 한국 국내에서나 남북 간에나 이념적 대립이 심한가? 그래서 아이들 학교급식도 이념 문제가 되는 것인가? 필자는 지금도 궁금한 게 있다. 일제 치하에서 억눌려 살던 한국인들이 해방되자마자 왜 이념을 이유로 서로 갈라져 증오하고 죽이기까지 했을까? 도대체 어떤 이념적 에너지가 북한식 세습 독재체제를 합리화시키는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사회주의나 독재의 형태는 모두 중세시대에 싹튼 유토피아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조르주 뒤비는 “이념은 어떤 개인이 창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되는 인간 생활 질서의 한 형식”이라고 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직접 체득한 이념을 스스로 자신들의 사회 규범이나 제도로 정착시킨 서구 사회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이념을 수정해 발전시켜 왔다. 그래서 사회 구성원들 간의 이념적 갈등도 그렇게 치열하지는 않다. 반면 외래 이념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후진 사회에서는 대중이 이념적 트렌드를 선도하지 못하고, ‘도입되는’ 외래 이념에 대한 사후적인 ‘예스’, ‘노’의 찬반 논쟁은 곧 치열한 투쟁으로 변하곤 한다. 그래서 무조건적인 복종이나 치열한 저항이 겉모양은 정반대이지만 그 본질에는 후진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흔히 보수의 원조로 영국의 철학자인 에드먼드 버크를 든다. 버크는 공포정치화된 프랑스혁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급격한 사회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후 보수는 기존의 제도와 관습을 유지하는 것, 진보는 기존 사회 질서를 더 빠르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이념으로 정착됐다. 경제 면에서 자유방임주의는 보수이고,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약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은 진보다. 그러나 오늘날 정치경제 정책은 보수와 진보의 경계가 불명할 정도로 통합적으로 돼 가고 있다. 이러한 보수, 진보의 기준은 우리에게도 기본적인 이념의 지표가 되고 있지만 그런 것들은 우리 자신의 역사적 경험칙에 의해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한국의 자생적 이념은 북한 문제에 대한 태도와 지역주의를 기준으로 갈라져 있다. 그것은 이념의 본래 개념인 사회생활의 양태라기보다는 이념을 가장한 정치적인 대립의 산물이다. 이념을 가장한 편 가르기는 사람들에게 어느 한 편에 속한다는 소속감을 부여해 사회문제를 단순하게 이분법으로 보는 편안함을 준다. 무엇에든 “좌다 우다”, “종북이다 수구꼴통이다”로 갈라서 대립시키면 누가 내 편인지 금방 알 수 있다. 편 가르기는 급기야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분야, 학계로까지 번지더니 이제는 외교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이념을 내세운다. 이런 환경에서는 한국 외교가 정말 힘들어진다. 북한 문제나 안보 문제가 편 가르기로는 해결될 리 없다. 우리의 새 대통령은 외교안보 정책에서 대립적 진영 논리의 장벽을 타파하고 국가의 운명 앞에서 온 국민이 협력하는 통합의 비전을 제시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그것이 우리나라의 외교 역량을 키우는 첫걸음이다. 마침 미국도 북한에 대한 강한 압박과 동시에 대화의 창도 열어 놓는 압박과 관여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대통령의 비전을 실현하는 것은 관료들의 이념적 진영 논리가 아니라 정책 합성 능력이다. 그래야 정치권과 학계, 언론 등 이해관계자들의 협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스스로, 호모 사피엔스는 멸종한다

    스스로, 호모 사피엔스는 멸종한다

    호모 데우스/유발 하라리 지음/김명주 옮김/김영사/630쪽/2만 2000원 하라리 “현 인류는 시한부적 존재”…‘기술혁명의 힘’ 악용 땐 지옥 건설 인류의 빅히스토리를 다룬 전작 ‘사피엔스’에서 현생 인류를 무책임한 신(神)으로 비난할 때부터 예고된 경고가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이었다.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의 신작 ‘호모 데우스’(Homo Deus)를 한 줄의 서사로 줄이면 ‘인간이 신이 될 때 역사는 끝날 것’이다. 그 앞줄에는 한 문장이 더 있다. 호모 사피엔스를 유일한 인류 종(種)으로 만든 능력, ‘인간이 신을 발명했을 때 역사는 시작되었다’라는 하라리적 관점이다. 현 인류를 시한부적 존재로 상정한 하라리 교수의 예측은 다소 불편할지는 몰라도 충격적이지는 않다. 호모 사피엔스는 이미 또 다른 인류 종의 멸종을 주도하고 목격해 온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10만년 전 인류는 호모 에렉투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등 최소 여섯 종이 존재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경쟁 종들을 모두 멸종시킨 건 이 종만이 협력할 줄 알고 신화를 지어내거나 믿는 인지혁명(7만년 전) 덕분이었다. 사피엔스는 더욱 분발해 1만 2000년 전 농업혁명을 성공시켰고 500년 전부터 과학혁명을 수행해오고 있다.하라리 교수가 인간의 학명인 ‘호모’와 신이라는 뜻의 라틴어 ‘데우스’를 조합한 책 제목을 쓴 건 지금의 인류 역시 우수한 새로운 종의 출현으로 멸종될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다. ‘호모 사피엔스 세계를 정복하다’, ‘호모 사피엔스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다’, ‘호모 사피엔스 지배력을 잃다’ 등 3부로 구성된 책은 인류와 동물의 관계부터 훑는다. 전 세계 대형동물(몸무게가 킬로그램 단위인 동물들)의 90%를 인간과 가축으로 재편한 인류가 동물을 다뤄 온 방식(단일적 생태 단위 구축과 멸종)을 통해 초지능적 존재가 자신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현 인류를 어떻게 대할지 본다. 2부에서 인류가 구축해 온 정신적 성채인 자유의지와 고색창연한 인본주의의 쇠퇴를 짚고 마지막 3부에서 신에게 도전하는 인류의 미래를 그려 나간다. 호모 사피엔스가 꿈꿔 온 ‘상상의 산물들’(불멸·신성·행복)이 기술혁명을 통해 실현되는 미래로의 여정이다. 바벨탑과 같이 신에 대한 인류의 도전은 실패했고, 그 대가는 컸다. 오히려 하라리 교수는 허구적 존재였던 신은 이제 초지능적 네트워크로 실재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본다. 미군 등이 시험 중인 인간 뇌에 전극을 이식하는 ‘경두개 직류 자극’ 기술은 사랑, 분노, 두려움, 우울감 등 감정과 욕망마저 인위적으로 설계한다. 인간의 자유의지조차 조작될 수 있는 셈이다.인류는 건강을 꿈꾸며 자발적으로 생체정보를 네트워크에 제공하고 있으며 게놈 기술 등 생명공학과 비유기체 합성 기술, 인간과 기계가 결합한 사이보그 공학은 인류가 죽음을 극복해 가는 경로가 된다.하라리 교수가 그리는 호모 데우스 시대는 섬뜩하다.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경제적 불평등은 생물학적 불평등으로 전이된다. 경제력을 기반으로 불멸의 신체 능력을 획득할 수 있는 계급과 그렇지 않은 계급의 운명은 달라진다. 불멸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인간들의 유전자만 후손에게 이어진다. 저자가 예측하는 “인류 진화의 다음 단계” 모습이다. 산업혁명이 농민을 노동자로 전환시켰다면 오늘날 도래할 기술혁명은 인공지능(AI)에 소외된 “쓸모없는 계급”, 즉 백수들을 양산한다. 이들 잉여인간은 초지능적 네트워크라는 ‘데이터교’가 주는 환락에 탐닉할 뿐이다. 하라리 교수의 예측대로라면 호모 사피엔스의 상당수는 호모 데우스로의 진화 과정에서 탈락한다. 미래 어느 시점엔가 ‘자연선택을 통한 적응’이라는 기존의 진화론마저 깨질 수 있는 셈이다. 전 세계에서 500만부 넘게 팔린 전작을 통해 인류사를 풀어가는 탁월한 이야기꾼 자질을 보인 그는 속편에서는 과학과 철학, 종교, 경제, 생물학 등 학문적 경계를 종횡무진하며 한층 무르익은 입담을 드러낸다. 저자의 시선은 낙관으로 향하지 않는다. 업그레이드된 인간 모델로 진화하려는 욕망을 멈출 브레이크는 기대하지 말라는 쪽이다. 인류의 지난 발자취를 거울 삼아 내놓은 이 서늘한 경고를 외면하지 말자. “인류는 지금 전례 없는 기술의 힘에 접근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다가올 몇십 년 동안 우리는 유전공학, 인공지능,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 또는 지옥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현명한 선택이 가져올 혜택은 어마어마한 반면 현명하지 못한 결정의 대가는 인류 전체를 소멸에 이르게 할 것이다. 현명한 선택을 하느냐 마느냐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서문 ‘다시,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남극이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축복? 재앙?

    남극이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축복? 재앙?

    남극이 빠른 속도로 녹지화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더럼대학, 영 남극조사연구소 등 남극대륙 공동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새로운 이끼류 2종을 발견했으면, 이들은 과거에는 1년에 평균 1㎜ 미만으로 자라던 것들인데, 이제는 평균 3㎜ 이상 성장하고 있다”면서 “지구에서 가장 멀면서도 가장 추운 곳이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받는 것을 보여주는 놀라운 증거”라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18일 발행된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을 통해 발표됐다. 논문의 주저자인 영국 엑스터대학 매튜 어메스베리 연구원은 “사람들은 남극을 얼음으로 뒤덮인 곳으로 여기고 있지만 우리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남극대륙의 일부는 녹색이고, 앞으로 더욱 푸르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남극은 기온이 0도 이상을 기록하는날이 1년에 손꼽을 정도였지만 최근 들어 급속온난화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온도의 상승은 이끼의 양과 종의 증가로 나타났다. 최근 기후 통계를 보면 이끼의 성장양이 4배에서 5배로 증가했다. 물론 남극 이끼의 성장은 대규모의 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북극과 비교하면 아직 여전히 완만한 추세이긴 하다. 연구진들은 현재 보여지는 변화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빙하가 녹는 데 따라 얼음이 없는 육지가 늘어나는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남극 생태계 및 지질학적 변화는 현 세기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온실가스 배출이 통제되지 않는다면 남극대륙은 얼음이 없는 백악기 때와 같은 지질시대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새 새명의 힘…김태연 작가 개인전 ‘정치배양’개최

    새 새명의 힘…김태연 작가 개인전 ‘정치배양’개최

    최근 미술계에서 작품 속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 살아 움직이는 듯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영은미술관은 지난달 29일부터 제 2전시실에서 김태연 작가의 개인전 ‘정치배양’(靜置培養)을 열고 있다.이번 전시회는 자연과 인공생명의 경계를 가상생명 이미지의 영상과 사진, 실제로 배양된 미생물을 통해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태연 작자는 코넬 대학교 (Cornell University)에서 순수예술을 전공하고,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 (School of Visual Arts)에서 석사, 홍익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작가는 그동안 생명의 움직임에 많은 관심을 쏟았고, 이를 생물학과 연계한 작업으로 다양하게 표현해 왔다. 김 작가의 드로잉은 새로운 생명이 자라나 생기 있게 움직이는 모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작가는 2015년 전까지 주로 회화적 방식으로 표현했지만, 최근에는 가상 생명의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실제 미생물을 배양하는 방식으로 가상과 실재를 동시에 선 보이고 있다. 식물의 뿌리나 잎 속의 엽록체를 추출해 시각예술 작업을 하기도 했다. 김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 대해 “미시적 시선으로 자연적인 생명과 인공적인 생명의 혼성과 경계를 가상생명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려 한다”면서 “전시 제목인 정치배양(靜置培養)은 미생물의 배양법 중의 하나로 이번 전시에서 작품을 만드는데 사용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김 작가의 개인전은 오는 6월 4일까지 계속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 세계 건조지대서 한반도 면적 21배 ‘희망의 숲’ 찾았다

    전 세계 건조지대서 한반도 면적 21배 ‘희망의 숲’ 찾았다

    벌목·농경지 개간에 삼림 파괴 아마존 한 해 서울 8.6배 소멸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00~2010년 전 세계 삼림면적이 매년 521만㏊씩 줄었다. 특히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은 2015년 한 해 동안만 서울 면적의 8.6배인 약 5200㎢가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숲은 전 세계 열대 우림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지구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의 4분의1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존 숲 파괴는 전 지구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바이오연료가 숲 파괴 가속화 숲의 파괴는 불법 벌목과 농경지 확보가 주된 이유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농경지를 확보하면서 오히려 숲을 파괴한다는 역설도 존재한다. 석탄과 석유를 대체하기 위한 바이오 연료는 콩, 옥수수, 사탕수수는 물론 음식물 찌꺼기, 폐목재 등 다양한 원료에서 추출할 수 있다. 이 중 생산효율이 높고 쉽게 바이오 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곡물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바이오연료 사용이 늘어나면서 원료가 되는 작물들을 재배하기 위해서 브라질이나 인도네시아 등에 위치한 열대우림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의 속도로 삼림 파괴가 진행된다면 2060년쯤에는 열대우림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숲이 파괴되면 강하게 내리쬐는 태양열과 빛 때문에 토양이 건조해지고 그에 따라 증발하는 수분이 줄어 강수량이 감소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지구 전체의 평균온도가 올라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 생태계의 먹이사슬과 경쟁적 상호작용을 무너뜨려 멸종하는 생물종들도 늘어난다. 실제로 올 초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척이라고 할 수 있는 영장류의 60% 이상이 멸종하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대륙 안쪽에서 새로운 숲 발견 그런데 지난 12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줄어든 만큼 새로운 숲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이번 연구는 FAO, 유엔개발계획(UNDP)과 미국, 벨기에, 영국, 호주, 아르헨티나, 튀니지, 터키,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브라질, 키르기스스탄, 니제르 등 13개국 20개 기관과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까지 참여한 대규모 국제공동연구진이 진행했다. 연구팀은 지구 육지표면의 40% 이상을 차지하지만 삼림이나 대지 구성 분포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건조지역을 집중 분석했다. 중위도 고압대가 발달하는 대륙의 서쪽이나 중앙아시아 같은 대륙의 안쪽, 바다의 습한 바람이 거의 미치지 않는 지역에서 발달된 건조지역은 강수량이 부족해 식물의 정상적인 성장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연구팀은 이를 위해서 구글에서 최근 개발한 초고해상도 ‘구글 어스’ 이미지를 이용해 이들 지역을 가로, 세로 각각 1m 크기로 구역화해 21만장의 인공위성 이미지를 확보해 수백명의 연구자가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식물이 살 수 없을 것이라 여겨졌던 건조지대에서 이전에 보고됐던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숲이 분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렇게 발견된 숲의 면적은 4억 6700만㏊(467만㎢)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한반도 면적(22만㎢)의 약 21배, 아마존 열대우림의 3분의2 정도 수준이다. 연구팀은 건조지역 숲의 발견으로 세계 삼림 면적의 추정치가 9%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장프랑수아 베스텡(벨기에 브뤼셀 자유대 교수) FAO 자문관은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보호론자들이나 연구자들이 전 지구적으로 삼림지대를 보존하고 복원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전 세계의 삼림들이 처리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새로 만들어지는 산소량, 지구온난화 저지 정도를 좀더 정확하게 추정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고속도로서 길 잃은 악어 도우려 나선 男, 하마터면…

    고속도로서 길 잃은 악어 도우려 나선 男, 하마터면…

    미국의 한 남성이 길을 잃은 채 고속도로에 나와 위험해 처한 악어를 맨손으로 구조하려다 그만 팔을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미국의 한 파충류 학자가 110kg에 달하는 거대한 악어에 팔을 물리는 봉병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5시 30분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70번 고속도로에서 한 운전자가 거대한 악어를 목격했다고 제보했다. 악어가 고속도로 위에 나타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자칫하면 교통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 또한 포획 전문가들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약 2시간 이상이 소요될 예정이었다. 이에 인근 파인놀쇼어즈 수족관 소속 파충류학자 프레드 보이스는 제보를 받고 자신이 직접 악어를 제압하려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먼저 악어가 흥분하지 않도록 머리 부위에 수건을 던져 시야를 차단하려 했다. 이후 조심스럽게 뒤쪽에서 접근해 주둥이를 잡으려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악어를 제압하는 사진을 자랑스럽게 올려 놓을 정도로 악어를 다루는 데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이 악어는 화가 난듯 갑자기 뒤돌아서며 보이스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때 그의 팔이 살짝 물렸고, 그는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해당 악어는 이후 도착한 노스캐롤라이나 야생동물협회 전문가들에 의해 안전하게 포획돼 야생으로 돌려보내 졌다. 당시 포획 작전에 참가한 생물학자 로비 노빌은 지역방송에서 장비를 사용해 악어를 안전하게 포획했다고 밝히면서도 자신과 같은 공인된 전문가들만이 법적으로 야생에서 악어를 다루는 것이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악어에 물린 보이스는 현재 치료를 받고 퇴원해 회복 중이라고 수족관 측은 밝혔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인공지능 시대의 일자리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인공지능 시대의 일자리

    역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탄핵으로 예정보다 수개월 일찍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다. 신임 대통령에게 주어진 과제 중 특히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해 문 대통령은 81만 개 공공부문 일자리 만들기를 대표적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고 취임 당일 첫 번째 업무지시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어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으니 정부가 나서서 공무원 채용을 늘리고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공공부문 일자리는 지속적인 정부 재정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무한정 늘릴 수만은 없다.인공지능과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의 발전은 장기적으로 일자리 전망을 어둡게 한다. 머지않은 장래에 운전기사, 배달부, 점원 등 블루칼라 일자리뿐 아니라 의사, 변호사, 기자, 자산관리사, 회계사 등 화이트칼라 전문직도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 이미 국내 병원 여러 곳에서 암환자 치료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고 신문기사 중 로봇기자가 쓴 것이 점점 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여야만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인공지능과 로봇이 발전하면 할수록 더 많은 직업과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신기술은 일자리를 없애기도 하지만 새로 만들기도 한다. 신기술로 인해 수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진 사례로 생명공학(BT) 분야를 꼽을 수 있다. 1980년대 미국의 분자생물학자들이 개발한 유전자 클로닝 기술에 기반해 수많은 생명공학 회사들이 창업되었고 기존 제약회사들에도 혁신을 가져왔다. 치료제가 없는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신약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BT는 제약 산업 이외에도 농업, 축산, 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수많은 사업기회와 일자리를 만들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제조 시설을 갖춘 바이오 및 제약회사에 고용된 인원만 약 9만 4000명에 달하고 매년 수백 명의 석사, 박사 등 고학력자들을 신규 채용하고 있다. 아직 제조 시설이 없는 신생기업과 출연연구소, 대학에서 일하고 있는 연구자를 포함하면 수십만 명에 달하는 생명과학 전공자들이 불과 30여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기존 생명공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최신 기술로서 새로운 사업기회와 일자리를 만들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생명공학 기술이 시험관에서 유전자를 잘라 붙여서 클로닝한 후 세포 내 유전체에 무작위로 도입하는 데 비해 유전자 가위는 살아 있는 세포 내의 유전자를 잘라 붙여 수술하는 도구다. 기존 생명공학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을 유전자 가위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생명공학은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되고 있다. 런던 비즈니스스쿨의 린다 그래턴 교수가 최근 발표한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유전체 설계자, 인공 생명체 디자이너, 유전자변형 곡물 및 가축 개발자는 물론이고 심지어 아기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유전자 가위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직업이 유망하다고 예측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하고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인공지능과 로봇 산업은 민간 기업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자발적으로 개발하고 도입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역할이 제한적이고 투자 효과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이에 비해 생명과학 분야는 일자리 창출과 다양한 산업 분야의 혁신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분야다. 투자 대비 고용 효과가 큰 분야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생명과학과 바이오 제약산업에 대한 새 정부의 관심과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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