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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탐욕적 인간 행위의 결과물 ‘미세먼지’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탐욕적 인간 행위의 결과물 ‘미세먼지’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한반도의 하늘은 연일 잿빛이다. “몇 년 있으면 방독면 쓰고 다니는 사람도 있겠어”라는 농담이 객쩍은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요즘이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라는 대책을 내놓았고, 이에 어떤 자치단체장은 ‘왜 헛돈을 쓰냐’며 트집을 잡았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호흡 공동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놓으며 정쟁 말고 무엇이라도 함께 실천하자고 일침을 가했다.미세먼지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그래서 어떤 이는 ‘중국 탓’만 하고, 다른 사람은 국내 발생 요인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환경운동을 해 온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 박병상 소장의 책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야기’에서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한·중 합작’으로 지목한다. “중국 동부 해안의 산업 단지와 핵발전소를 지나는 미세먼지는 편서풍을 타고 산성비뿐 아니라 중금속과 방사성물질까지 몰고” 한반도로 진출한다. 서해안 넓은 갯벌이 시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문제는 지난 수세기의 세월 동안 삶의 터전이었던 갯벌을 매립하고 거기에 화력발전소를 가득 채워 놓은 것이다. 이 화력발전소에서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가 배출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미세먼지 소식을 전하는 뉴스는 대개 마스크를 꼭 챙기라는 말로 끝난다. 하지만 마스크로는 어림도 없다. ‘머리카락의 수백분의1에 불과한 초미세먼지’를 마스크 정도로는 막을 수 없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숨쉬기 곤란할 정도로 촘촘한 필터”도 무사통과해 허파꽈리에 박힌다. ‘침묵의 살인자’라 부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박 소장은 단언한다. “화력발전소가 가동되는 한 침묵의 살인자의 발생을 현재 어느 기술로도 막기 어렵다.” 가전회사들이 앞다퉈 공기정화기를 내놓고 있지만 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더더욱 항균필터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되어 정부로부터 회수 명령까지 받은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적지 않으니, 온 가족 안심 지킴이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미세먼지 저감 대책 중 가장 큰 헛발질은 아마도 2016년 봄 발표된, 일명 ‘고등어 사태’가 아닐까 싶다. 당시 정부는 정확한 통계는 대지 않은 채 “고등어를 구울 때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발표했고, 이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재단법인 카오스가 기획한 ‘지구인도 모르는 지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현상을 이야기할 때 종종 등장하는 고등어는 전혀 다른 대기오염 현상”이다. 미세먼지나 대기오염은 외부 공간을 기준으로 삼는 반면 음식을 만들 때 나오는 물질은 실내 대기오염을 유발한다. 고등어를 조리하고 삼겹살을 구울 때 연기가 미세먼지 농도를 증가시키는 건 맞지만, 단지 실내 공기의 질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몰린 고등어는 그해 판매량이 급감했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삶만 팍팍해졌다. 미세먼지와 관련해서 소개했지만, 두 권의 책이 미세먼지만 다룬 것은 아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지구온난화와 핵발전소, 기후변화, 4대강, GMO 등의 문제를 ‘환경운동을 하는 생물학자’의 눈으로 분석한다. ‘지구인도 모르는 지구’는 지구과학, 지질학, 환경학, 공룡학, 해양학 등 전문가들의 시선에서 지진, 미세먼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등 지구가 당면한 문제를 다각도로 다룬다. 결론은 하나다. 미세먼지 등 모든 재앙은 결국 탐욕적 인간 행위의 결과다. 장동석 출판평론가
  • 현실 속 프랑켄슈타인…장기이식은 ‘성공’ 실험실 장기는 ‘첫발’

    현실 속 프랑켄슈타인…장기이식은 ‘성공’ 실험실 장기는 ‘첫발’

    “창조주여, 제가 부탁했습니까? 진흙에서 저를 빚어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제가 애원했습니까? 어둠에서 절 끌어내 달라고?” (‘프랑켄슈타인’ 서문에 실린 존 밀턴 ‘실낙원’의 한 구절) 영국의 소설가 메리 셸리(1797~1851)는 남편 퍼시 셸리와 시인 조지 바이런 경의 대화, 당시 유행하던 괴기소설 등에 자극을 받아 21살이 되던 1818년 괴기소설 ‘프랑켄슈타인-근대의 프로메테우스’를 발표했다.무생물에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스위스 제네바의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죽은 사람의 뼈와 장기, 피부 등을 이용해 8피트(244㎝)의 인조인간을 만들어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괴물은 인간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자신과 똑같은 형태의 신부까지 요구했다. 그렇지만 새로운 인종이 나와 인간을 멸망시킬까 봐 두려워했던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요구를 거부했다가 죽임을 당한다. 사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창조한 과학자의 이름이었을 뿐 괴물에게는 이름이 없었다. 그렇지만 1931년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에서 처음 영화로 만들어진 이후 수많은 작품에서 괴물의 이름으로 차용됐고 ‘죽음으로부터 환생’이라는 소재는 현대 공포영화에서 다양하게 변형돼 사용되고 있다. 올해는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발표된 지 200년이 되는 해다. 셸리는 소설을 쓰면서 영국의 전기화학자 험프리 데이비의 전기분해 기술,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 에라스무스 다윈의 자연발생실험 등 당대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을 활용했지만 사람과 똑같은 형태와 기능을 가진 인조인간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단순한 공상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지만 생물학이나 생체공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프랑켄슈타인’ 몬스터는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이번 주 호의 표지와 커버스토리로 ‘프랑켄슈타인’을 선정해 인조인간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들이 현재 어느 수준까지 왔는지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했다. 셸리가 묘사한 프랑켄슈타인 몬스터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이식을 비롯해 생체공학, 기계공학, 유전자 가위기술, 배아복제기술 등이 필요하다. 특히 인간과 비슷한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장기이식 기술이 핵심이다. 1950년대 신장이식이 성공한 뒤 간, 심장, 췌장, 소장 등 다양한 장기의 이식이 속속 성공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신경과 모세혈관을 비롯해 인체를 이루는 대부분의 기관을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다른 사람의 신체기관이 아닌 환자 자신의 세포를 떼어내 원하는 기관으로 분화시켜 이식할 수 있는 실험실 생체장기(오가노이드) 기술도 인조인간을 만드는 데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이 부분의 기술은 실제 사람의 장기 크기가 아닌 수 ㎜~1㎝ 수준에 불과해 당장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또 손이나 다리가 절단된 환자나 군대에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외골격 로봇 같은 생체공학 기술도 미래의 프랑켄슈타인 몬스터를 만드는 데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사이언스는 21세기에 들어서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드러나지 않은 ‘잠재적 프랑켄슈타인 박사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연구자들은 그런 외골수 과학자들이 만들어 내는 괴물을 ‘실존적 위험’(existential risk)이라고 부르고 있다. 실존적 위험은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영구적이고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일컫는 것으로, 이 같은 위험한 연구에는 윤리적이고 인문학적 문제들이 포함돼 있는 만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사이언스는 지적했다. 네덜란드 바헤닝언 대학교 윤리철학자 헨 벤 데 벨트 교수는 “과학자들이 프랑켄슈타인 몬스터 같은 인조인간을 만드는 것은 두렵기는 하지만 과학 발전을 위해서는 포기해서는 안 될 문제”라며 “만약 18세기에 지금과 같은 연구윤리위원회가 있었더라면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결론은 좀 더 해피엔딩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해외 우수인재 유치에 ‘올인’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해외 우수인재 유치에 ‘올인’하는 중국

    중국 베이징시 외국전문가국(外國專家局)은 지난 2일 사주 조지(Saju George)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아시아·중동·아프리카 지역 인사 담당 임원에게 ‘해외 우수인재 확인증’을 발급했다. 이어 총구(Chong Gu) 미 퍼듀대학의 교수와 루치오 소이벨만(Lucio Soibelman) 미 남가주대 교수가 우수인재 확인증을 받았고, 조 케저(Joe Kaeser) 독일 지멘스그룹 회장 등 여러 명의 다국적기업 임원들도 우수인재 확인증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중국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5일 보도했다. 해외 우수인재 확인증을 받은 외국인 전문가는 5년 또는 10년짜리 복수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들은 비자 만료 시까지 자유롭게 중국을 드나들 수 있고 한 번에 최장 180일까지 중국에 체류할 수 있다. 기존 체류기간(90일)보다 두 배로 늘려준 것이다. 비자는 최단 하루 만에 발급되며, 발급 비용은 무료다. 이들 우수인재 전문가의 배우자 및 자녀도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발급 대상자는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세계 일류 대학의 교수나 박사학위 취득자, 올림픽 메달리스트, 국가대표팀 혹은 성(省)급 팀에서 활약하는 코치 및 선수, 중국 국영 매체의 편집인, 중국 평균 임금의 6배 이상을 받는 외국인 등이다. 지난해 베이징 시민들의 연평균 수입은 9만 2477 위안(약 1520만원) 안팎이다.중국 정부가 외국의 우수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 2기를 맞아 경제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해외 우수인재 수요가 많은 첨단과학 육성을 제시한 만큼 이를 뒷받침할 세계적인 과학자와 기업인 등을 영입하기 위해 비자의 장기 발급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놨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외국전문가국과 외교부, 공안부는 공동으로 1일부터 이런 내용의 ‘외국 우수인재 비자제도 시행방법’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은 것은 과학과 기술 등의 분야에서 최고의 외국인 우수인재를 끌어들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목적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해외에서 활약하는 중국 출신 우수인재를 불러들이는 데 주력해오던 중국이 앞으로는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해외 우수인력을 대거 확보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에 새로 도입한 비자정책은 본국과 중국을 자주 오가는 외국인 우수 인력이 편하게 일하고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이보다 앞서 2004년부터 미국과 유럽 선진을 따라잡는다는 전략에서 과학자와 발명가, 기업 경영인 등 국가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외국인에게 영구거류증(그린카드)을 발급해 주고 있다. 2016년 2월 국가기관과 연구소에서 일하는 외국인에게만 주던 그린카드 발급 대상을 확대했고, 지난해에는 그린카드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자격 요건도 대폭 완화했다. 지난해 유럽 출신 노벨상 수상자 2명에게 영주권을 부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베리나르트 페링하(네덜란드)와 2002년 수상자 쿠르트 뷔트리히(스위스)가 그 주인공이다. 페링하는 분자기계를 설계·제작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받았고, 상하이 화동(華東)이공대학의 자가치료 물질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생물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 분자 질량과 3차원 구조를 알아내는 방법을 개발해 노벨상을 수상한 뷔트리히는 상하이과기대학에서 인간 세포 수용체를 연구하는 팀을 지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외국인 우수인재를 정부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러시아의 장비제조 전문가, 쿠바의 생물학 전문가 등 외국인 인재가 대거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우수인재들과는 달리 일반 외국인에 대해서는 중국의 비자 발급과 이민 제도가 매우 엄격한 편이다. 취업비자 발급에 제한이 많고, 이미 발급한 비자에도 수시로 엄격한 규정을 적용해 통제한다. 취업비자를 받아도 매년 또는 2년에 한 번 갱신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비판적인 성향의 인사에게는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등 비자 제도를 자의적으로 운용하기도 한다.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미국 외교협회(CFR)의 아시아 연구 주임은 “중국 정부에 비판적이거나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인사에게는 비자가 발급되지 않는다”면서 “이들 인사에게 비자가 발급되더라도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기 일쑤다”라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중국 정부는 그동안 경제·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인재 확보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해외에 있는 자국 출신 우수인재를 본토로 불러들이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왔다. 2008년부터 시작한 ‘천인(千人)계획’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세계 일류 대학교수와 다국적 기업의 기술 전문가 등 최우수 인재 1000명을 유치하는 계획이다. 이들에 대한 대우는 각별하다. 영입이 확정된 인재에겐 100만 위안이 넘는 보조금을 일시금으로 지급하고 영주권을 발급한다. 각종 세금 공제 혜택을 주고 정부가 직접 나서 자녀 취학도 도와준다. 이 덕분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중국계 미국인 양전닝(楊振寧·96) 박사와 컴퓨터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 수상자인 야오치즈((姚期智·72) 박사가 미 국적을 포기하고 중국 국적을 취득했다. 두 박사는 모두 중국에 거주하면서 중국 명문 칭화(淸華)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안후이(安徽)성 출신인 양 박사는 1945년 미국에 유학했다. 시카고대에서 엔리코 페르미에게 수학하고 1966년 뉴욕주립대 교수가 됐다. 1957년 ‘약한 상호작용에 의한 패리티(parity) 비보존(非保存) 이론’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상하이에서 태어난 야오 박사는 국공 내전 기간에 부모를 따라 대만으로 이주한 뒤 1972년 미 하버드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컴퓨터 양자정보과학 분야의 탁월한 연구성과로 튜링상을 수상했다. 닝촨강(寧傳剛) 칭화대 물리학과 교수는 “다른 중국계 과학자들이 외국 국적을 포기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과학연구 자금 지원을 받기 쉬워지면서 젊은 중국계 과학자 사이에선 외국 국적을 포기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에는 ‘천인계획’을 2012년 ‘만인(萬人)계획’으로 규모를 확대했다. 향후 10년 동안 자연과학과 철학, 사회과학 분야 등의 우수인재 1만 명을 키우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세계적인 과학자 100명을 배출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들에게는 연구과제 선정부터 처우까지 특별 대우해준다. 연구과제는 스스로 정하게 하고 번잡스러운 보고는 면제 해준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도 인재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둥(廣東)성 선전 등은 해외 유학을 갔다가 현지에 정착한 중국인 인재를 귀국시키기 위해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에게 최고 50만 위안의 창업 자금과 임대아파트 등을 제공한다. 중국의 재외공관도 귀국을 원하는 유학생에게 창업경진대회 참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국내 귀환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공부한 중국인 유학생 중 82%인 43만 2500명이 귀국했다. 2012년(72%)에 비해 10%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자외선, 전염병 퇴치 한줄기 빛?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자외선, 전염병 퇴치 한줄기 빛?

    물리학자들이 흔히 하는 농담 중에 만약 신이 세상을 만들었다고 한다면 태초에 “빛이 있으라”는 말 대신 ‘맥스웰 방정식’을 말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9세기 영국의 물리학자 제임스 맥스웰은 그 이전까지는 전혀 다른 현상으로 알려진 전기와 자기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며 이것들이 만들어내는 장(場)의 움직임인 전자기파가 바로 ‘빛’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현상을 간단한 수식으로 만든 것이 맥스웰 방정식이구요. 맥스웰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만 빛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빨간색 가시광선 바깥 쪽에 있는 적외선과 보라색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 자외선보다 파장이 더 짧은 X선도 빛이라고 보고 있습니다.특히 자외선은 살균효과가 뛰어나 어린 아기가 있는 집이라면 하나 정도는 갖고 있는 자외선 살균기는 물론 휴대용 칫솔 살균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병원이나 실험실 같은 곳에서도 자외선 램프를 이용해 미생물을 제거하는 데 쓰고 있지요. 그렇지만 자외선이 사람에게 직접 닿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자동차나 건물 유리창에 자외선을 차단하는 필름을 붙이는 것도 그래서지요. 이런 상황에서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방사선학 연구팀은 ‘파장이 짧은 자외선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생물학 분야 오픈데이터베이스인 ‘바이오 아카이브’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살균용 자외선 램프의 파장은 254나노미터(㎚)인데 이는 피부와 안구를 관통해 암이나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다수의 연구결과들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이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이 눈이나 피부 바깥쪽을 통과할 수 있는지 시험해 왔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222㎚ 파장의 자외선은 피부 표면의 세균들은 제거하지만 피부를 뚫고 들어오지는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학교나 극장, 붐비는 비행기, 식품가공 공장 등 다양한 곳의 조명으로 단파장 자외선 램프를 설치한다면 ?각종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열린 공공장소에서 공기를 통해 옮겨지는 각종 미생물과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지 실험을 했습니다. 통제된 공간에서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살포한 다음 222㎚의 자외선 램프에 노출시킨 것입니다. 그다음에 개에게 단파장 자외선에 노출된 인플루엔자균과 그렇지 않은 균을 주입한 뒤 관찰했습니다. 연구팀은 단파장 자외선에 노출된 인플루엔자가 개의 몸속에 들어가서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데이빗 브레너 교수가 자외선을 이용한 살균 연구에 돌입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고 합니다. 5년 전 자신의 절친한 친구가 비교적 가벼운 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입원했다가 약물내성 세균에 감염돼 세상을 떠난 뒤부터 슈퍼박테리아와의 전쟁에 뛰어든 것입니다. 물론 의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이런저런 반론들을 내놓고 있기는 합니다만 기대감이 더 큰 분위기입니다. 의과학의 역사는 사람과 병균 간의 끊임없는 전쟁으로 쓰여져 왔습니다. 20세기 초·중반 페니실린의 발명으로 세균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듯 싶었지만 과도한 항생제의 사용으로 슈퍼박테리아가 나타나면서 최근 인간이 밀리는 듯한 분위기가 됐지요. 이번 단파장 자외선의 효과를 발견함에 따라 슈퍼박테리아와의 전쟁에서도 승리할 듯 싶습니다. 세균과의 전쟁, 과연 이번에는 인간의 완전한 승리로 끝날 수 있을까요. edmondy@seoul.co.kr
  • 굶주린 독수리가 물어간 반려견… ‘기적의 생환’

    굶주린 독수리가 물어간 반려견… ‘기적의 생환’

    독수리가 낚아채간 반려견이 몇 시간 만에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지난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굶주린 독수리가 지난 2일 오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州) 리하이강 인근 한 주택에서 비숑 프리제 반려견 ‘조이’를 낚아채더니 날아가 버렸다. 언니집에 놀러왔던 펠리페 로드리게즈는 조이의 비명소리를 듣고 창문으로 달려갔고, 조이를 문 독수리를 목격했다. 7살 된 반려견 조이는 무게 8파운드(3.6㎏)에 불과했다. 로드리게즈는 차를 몰고, 인근을 돌아다니면서 조이를 찾아다녔다. 하늘에서 독수리 떼도 자취를 감췄고, 작은 조이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로드리게즈는 집에 돌아와서 언니를 기다렸다. 견주 모니카 뉴하드가 집에 돌아오자, 로드리게즈는 이 소식을 전했다. 반려견 4마리 중 1마리가 독수리에게 물려갔다고 털어놨다. 뉴하드와 가족들은 충격을 받았고, 슬픔에 빠졌다. 뉴하드는 곧바로 페이스북에 조이의 사진과 함께 조이를 목격한 사람이 있는지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조이가 살아있을 거라고 기대하진 못했다. 가족들은 독수리가 조이를 해쳤을 것이란 생각에 큰 희망을 갖진 못했다. 게다가 페이스북에선 뉴하드 가족이 반려견을 홀로 방치한 것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그런데 기적처럼 몇 시간 뒤에 한 여성이 조이를 발견했다고 연락해왔다. 크리스티나 하트만은 견주의 집에서 4마일(약 6.4km) 떨어진 길가에서 조이를 발견했다. 조이는 추위에 얼어붙어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고드름이 털에 주렁주렁 매달렸지만, 작은 상처만 있을 뿐 크게 다치지 않은 상태였다. 하트만은 조이를 집으로 데려가서, 몸을 녹이게 하고 밥을 줬다. 그리고 견주에게 연락한 뒤에, 견주가 데리러 올 때까지 기다렸다. 조이와 재회한 견주는 하트만을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뉴하드는 “나는 모두에게 감사한다”며 “그러나 내가 조이 보호자로서 집에 없었던 점에 대해 정말 유감이란 점을 모두 알았으면 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AP통신은 겨울에 작은 개나 고양이 주인은 독수리와 매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수리·매 보호소 ‘호크 마운틴 생추어리’의 생물학자 로리 굿리치는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지만,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라며 겨울철 물이 얼고 먹이가 부족해지면 “좀 더 넓게 먹이를 찾아 다닌다”고 설명했다. 노트펫(notepet.co.kr)
  • ‘달걀’ 섭취한 임신부, IQ 높은 아기 낳는다(연구)

    ‘달걀’ 섭취한 임신부, IQ 높은 아기 낳는다(연구)

    하루에 달걀 9개 분량에 해당하는 ‘콜린’을 섭취한 임신부가 지능지수(IQ)가 높은 아기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콜린은 비타민B군 복합체의 일종으로, 기억력과 정보처리 능력을 높인다. 콜린은 달걀노른자에 많으며 개당 약 115㎎을 함유한다. 하지만 임신부에게 권장되는 하루 콜린 섭취량은 약 480㎎이므로, 달걀로만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 물론 붉은 고기나 생선, 가금류, 콩, 또는 견과류 등으로도 콜린을 섭취할 수 있지만, 많은 임신부가 권장량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미국 코넬대 연구진이 임신부의 콜린 섭취량이 아기의 두뇌 발달 수준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임신 후기(임신 29주차)에 들어선 임신부 26명을 대상으로 콜린 섭취량에 따라 비교 분석했다. 참가 임신부 중 절반에게는 하루 권장 섭취량인 콜린 480㎎을, 나머지 절반에게는 그 두 배에 달하는 콜린 930㎎을 매일 보충제로 출산할 때까지 먹게 했다. 그리고 이들 참가자가 낳은 아기들이 생후 4개월과 7개월, 10개월, 그리고 13개월이 될 때마다 기억력과 정보처리 능력에 관한 평가를 시행했다. 그 결과, 하루에 콜린을 권장 섭취량에 두 배에 달하는 930㎎을 섭취한 어머니들이 낳은 아기들은 기억력과 정보처리 능력에 관한 반응 속도가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능력은 지능지수(IQ)를 정하는 데 부분적으로 관여한다. 연구를 이끈 마리 코딜 박사는 “동물 실험에서 임신한 쥐들의 식단에 콜린을 추가로 보충하면 새끼 쥐의 인지 기능에 평생 혜택을 줬다”면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우리 연구도 비슷한 결과가 발견된다는 몇 가지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실험생물학회 연합 저널’(Journal of the Federation of American Societies for Experimental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 nd3000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한국인 과학자 포함 美연구팀 모낭 갖춘 피부세포 배양 성공

    한국인 과학자 포함 美연구팀 모낭 갖춘 피부세포 배양 성공

    표피층, 진피층, 피하지방층으로 이뤄진 피부에는 수십종의 세포가 존재한다. 이런 복잡한 구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동물이나 사람의 피부와 똑같은 피부조직을 만들려는 시도를 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그런데 한국인 과학자가 포함된 미국 연구팀이 털이 자라는 모낭까지 갖춘 피부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미국 인디애나대 의대, 스탠퍼드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생쥐의 줄기세포를 채취해 실험용 접시에서 피부 모낭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으며, 이 내용을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지난 2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에는 인디애나 의대 이비인후과 연구실에서 박사후과정 연구원으로 있는 한국인 과학자 이지윤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앞서 연구했던 줄기세포를 이용해 내이(內耳)세포를 재생하는 기술을 활용해 배양하기 어렵다는 모낭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생쥐의 내이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실험용 접시에서 배양해 ‘피부 오가노이드’를 만들었다. 오가노이드는 일종의 실험용 미니 장기이다. 연구팀은 태아가 자라는 것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실험용 접시에 담긴 생쥐의 내이세포를 배양했다. 배양을 시작한 지 8일이 지난 후부터는 피부 유기질세포라는 둥근 모양의 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이 관찰됐고 20일이 지나면서부터 피부 모낭세포가 형성돼 실제로 털이 자라는 것이 관찰됐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전체 피부 구조를 구현하는 데 중요한 청사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발효 음식 이야기] 맥 빠진 하루 달래주는 구세주

    [발효 음식 이야기] 맥 빠진 하루 달래주는 구세주

    맥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발효주다. 긴 시간 인류 역사와 함께하는 동안 맥주는 더러운 물로 인한 전염병을 막아주는 고마운 식수이자 새해 새 출발을 축하하는 건배주, 든든한 한 끼 식사, 세금이나 노동의 대가 등 만능 재주꾼으로 활약해 왔다. 미국의 정치인 벤저민 프랭클린이 “맥주는 신이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가 행복하길 바라는 증거”라고 칭송했듯 인간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동료가 돼준 것은 물론이다.맥주는 기원전 3500~3000년쯤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수메르인들은 보리를 물에 담가 발아시켜 말린 뒤, 이것을 굵게 빻아 만든 가루로 반죽해 빵으로 구워냈다. 다시 이 빵을 찢어 항아리에 넣고 한동안 물에 담가두는 방식으로 자연발효해 원시적인 형태의 맥주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당시의 맥주는 현재와 같은 기호식품이라기보다 식사에 가까웠다. 실제로 맥주를 ‘액체 형태의 빵’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맥주는 화폐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는데, 수메르인들은 노동의 대가로 일정 정도의 맥주를 지급받고, 또 이 중 일부를 세금으로 국가에 납부했다고 기록돼 있다. 바빌로니아에서도 이런 맥주 문화가 이어졌다. 당시 맥주양조기술자는 신관과 동격으로 대우받을 정도로 높은 신분이었다. 이들은 맥주를 제조하는 공로가 인정돼 병역을 면제받기도 했다. 이집트에서도 현대의 맥주양조법과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맥주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리스, 로마를 거쳐 유럽으로 전해진 맥주는 중세시대에 이르러 수도원의 자산이 됐다. 수도사들이 금식기간에 유일하게 먹을 수 있었던 맥주는 포만감과 영양분을 제공하는 고마운 식사였다. 또 수도원마다 고유한 맥주 양조법이 자리를 잡으면서 수도원의 소중한 재원으로 기능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맥주 발효기술이 발전해 현대와 같은 다양한 맥주들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15세기에 이르러서는 비로소 맥주에 홉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현대와 같은 맥주가 완성됐다. 홉은 맥아의 단백질을 침전시키고 각종 균의 번식을 막아줘 저장성을 높여주는 맥주의 원료다. 맥주 특유의 씁쓸한 맛과 향은 바로 이 홉에서 비롯된다. 맥주는 인류의 목숨을 구한 기특한 음식이기도 하다. 중세시대 흑사병이 창궐해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을 때, 오염의 우려가 있는 물 대신 안전한 음용수로 일반 대중에게 널리 보급된 것이다. 이 무렵부터 맥주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됐다. 급기야 1516년 독일의 빌 헬름텔은 정해진 원료 외에 다른 재료로 맥주를 만들 수 없다는 내용의 ‘맥주 순수령’을 공표하기에 이른다. 이 법령은 독일 맥주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지금까지도 정통 맥주의 근간이 되는 항목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맥주의 근대화는 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됐다. 영국의 제임스 와트가 발명한 증기기관은 맥주 양조에도 혁신을 가져왔다. 물을 운반, 저장하고 맥아를 분쇄하는 등의 일련의 과정에 동력이 이용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19세기 프랑스의 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가 발명한 열처리 살균법에 의해 맥주의 장기보관이 가능해졌으며, 1881년 덴마크 칼스버그 연구소의 과학자 에밀 한센이 파스퇴르의 이론을 응용해 효모의 순수 배양법을 발명함으로써 맥주의 품질을 한 차원 높였다. 맥주 양조는 일반적으로 제맥, 담금, 발효 및 저장, 여과공정 순서로 이뤄진다. 제맥은 보리의 싹을 틔워 효소를 생성하고 딱딱한 전분질을 용해가 쉬운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다. 침맥과 발아, 건조의 단계로 다시 나뉜다. 담금은 맥아즙을 제조하는 과정으로, 맥아에 물을 부어 가열해 당을 추출해내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맥아즙은 가열해서 살균하는데, 이때 홉을 넣는다. 홉까지 들어간 맥아즙을 식히고 다시 효모를 넣으면 7~10일 동안의 발효 과정이 시작된다. 발효란 효모가 맥아즙과 결합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발효를 거친 맥주는 맛과 향이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숙성을 거쳐서 침전물과 불필요한 성분을 제거해내는 3차례의 여과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맥주의 종류는 크게 상면발효와 하면발효로 나뉜다. 상면발효 맥주는 영국, 미국, 캐나다, 벨기에 등에서 주로 생산되며, 말 그대로 발효 중 표면에 떠오르는 효모를 사용하는 맥주다. 10~25도의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발효시키기 때문에 색깔이 짙고 알코올 도수도 높은 편이다. 페일에일, 포터, 스타우트 등이 있다. 하면발효 맥주는 반대로 발효 중 밑으로 가라앉는 효모를 사용해 저온에서 발효시킨 맥주다. 전 세계 맥주 생산량의 약 80~90%를 차지하는 대중적인 맥주다. 담백하면서 상큼하고 시원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며, 라거 맥주가 대표적이다.맥주의 주 원료인 맥아는 보리나 밀 등의 곡류에 물을 줘서 싹을 내어 말린 것으로, 아밀라아제와 프로테아제 등의 성분이 들어 있어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치킨이나 피자처럼 기름진 음식과 함께 먹으면 더부룩함을 해소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이 때문이다. 또 맥아에는 각종 비타민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독소 배출에도 도움을 준다. 맥주 효모에는 단백질, 미네랄을 비롯해 모발에 영양을 주는 비오틴 성분이 함유돼 있어 탈모 예방 효과가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맥주효모를 활용한 탈모 예방 기능성 상품이 출시되기도 한다. 맥주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바로 흰 거품이다. 맥주에 거품이 생기는 이유는 맥주에 녹아 있던 탄산가스가 병 뚜껑이 열려 잔에 따라지는 과정에서 압력이 빠르게 감소하는 데다, 잔의 벽에 부딪치면서 가스가 방출돼 표면으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거품이 나지 않게 잔에 가득 채우는 것이 맥주를 제대로 따르는 법이라고 알기 쉽지만, 사실 거품은 공기와의 접촉으로 산화될 수 있는 맥주를 보호하는 가림막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거품이 생기도록 따르는 것이 좋다. 이상적인 맥주와 거품의 비율은 7:3으로, 맥주잔의 약 2~3㎝ 높이가 적당하다. 맥주를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온도는 여름에는 6~8도, 겨울에는 10~12도, 봄·가을에는 8~10도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시장은 오비맥주가 약 60%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트진로가 26%, 롯데주류가 4%로 뒤따르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세계 각국에서 들어온 맥주 보급이 늘면서 수입맥주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맥주시장의 국산맥주 점유율은 2014년 93.9%에서 지난달 말 기준 약 90%대로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수입맥주 점유율은 7.8%에서 10%대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든 수제맥주까지 시장에 진입하면서 맥주시장이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류업체들은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오비맥주는 호가든 체리, 믹스테일 아이스 등 최근 2년 동안 신제품을 7개나 잇따라 시장에 선보였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현행법상 맥주의 기준인 ‘맥아 비율 67%’보다 맥아 함량이 적은 발포주 ‘필라이트’를 내놨다. 필라이트는 출시 6개월 만에 1억캔(355㎖ 기준)이 판매되는 등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롯데주류도 지난 6월 도수 4.5도의 라거 맥주 ‘피츠 수퍼클리어’를 내놔 출시 100일 만에 판매량 4000만병(330㎖ 기준)을 돌파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알쏭달쏭+] 술 마시면 왜 암에 걸릴 위험 높아지나

    [알쏭달쏭+] 술 마시면 왜 암에 걸릴 위험 높아지나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반드시 멀리해야 할 식품 중 하나는 술이다. 최근 영국의 유력 연구기관은 알코올과 암세포 간의 연관관계를 밝힌 논문을 발표했다. 영국 최고의 연구기관으로 꼽히는 MRC(Medical Research Council) 분자생물학 연구진이 실험용 쥐에게 희석된 알코올인 에탄올을 먹인 뒤 조혈모세포의 DNA 염기서열 및 염색체를 분석한 결과, DNA의 기본 구조인 ‘이중 나선’이 에탄올을 먹기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바뀐 것을 확인했다. 이중 나선은 DNA의 기본 분자구조로, 당과 인산으로 된 두 가닥의 사슬이 염기에 의해 이어져 있는 구조를 뜻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에탄올을 먹은 쥐의 이중 나선이 처음과 다르게 뒤엉켜 있거나 염색체의 배열이 바뀌어 있었으며, 이는 DNA의 손상 및 더 나아가 암으로 이어질 위험을 높인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이 체내에서 분해될 때 독성 물질 중 하나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생성되는데, 연구진은 이 아세트알데히드가 적혈구와 백혈구 등의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혈모세포의 DNA를 영구적으로 변화시켜 DNA의 손상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인체는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발생했을 때, 이를 없애는 효소인 알데히드 디하이드로게나제(ALDH2)라는 효소를 방출한다. 하지만 섭취한 알코올의 양이 지나치게 많거나 선천적으로 ALDH2 효소가 결핍된 사람들은 아세트알데히드를 제거하지 못하고, 이렇게 쌓인 아세트알데히드가 DNA를 변형·파괴해 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 ALDH2 효소가 결핍돼 있거나 이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변이된 사람은, 이 효소가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사람에 비해 아세트알데히드로 인한 DNA 손상 정도가 4배 더 높다는 사실이 쥐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알코올은 간암과 유방암을 포함해 대장암과 구강암, 후두암 등 주요 암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통해 알코올이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세트알데히드와 같은 알코올 독성 물질이 DNA를 손상시키고 이것이 ALDH2와 같은 효소 분비를 방해해 암 유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술 마시면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 찾았다 (네이처)

    술 마시면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 찾았다 (네이처)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반드시 멀리해야 할 식품 중 하나는 술이다. 최근 영국의 유력 연구기관은 알코올과 암세포 간의 연관관계를 밝힌 논문을 발표했다. 영국 최고의 연구기관으로 꼽히는 MRC(Medical Research Council) 분자생물학 연구진이 실험용 쥐에게 희석된 알코올인 에탄올을 먹인 뒤 조혈모세포의 DNA 염기서열 및 염색체를 분석한 결과, DNA의 기본 구조인 ‘이중 나선’이 에탄올을 먹기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바뀐 것을 확인했다. 이중 나선은 DNA의 기본 분자구조로, 당과 인산으로 된 두 가닥의 사슬이 염기에 의해 이어져 있는 구조를 뜻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에탄올을 먹은 쥐의 이중 나선이 처음과 다르게 뒤엉켜 있거나 염색체의 배열이 바뀌어 있었으며, 이는 DNA의 손상 및 더 나아가 암으로 이어질 위험을 높인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이 체내에서 분해될 때 독성 물질 중 하나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생성되는데, 연구진은 이 아세트알데히드가 적혈구와 백혈구 등의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혈모세포의 DNA를 영구적으로 변화시켜 DNA의 손상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인체는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발생했을 때, 이를 없애는 효소인 알데히드 디하이드로게나제(ALDH2)라는 효소를 방출한다. 하지만 섭취한 알코올의 양이 지나치게 많거나 선천적으로 ALDH2 효소가 결핍된 사람들은 아세트알데히드를 제거하지 못하고, 이렇게 쌓인 아세트알데히드가 DNA를 변형·파괴해 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 ALDH2 효소가 결핍돼 있거나 이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변이된 사람은, 이 효소가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사람에 비해 아세트알데히드로 인한 DNA 손상 정도가 4배 더 높다는 사실이 쥐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알코올은 간암과 유방암을 포함해 대장암과 구강암, 후두암 등 주요 암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통해 알코올이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세트알데히드와 같은 알코올 독성 물질이 DNA를 손상시키고 이것이 ALDH2와 같은 효소 분비를 방해해 암 유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젖당 분해 효소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문소영 금융부장

    [데스크 시각] 젖당 분해 효소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문소영 금융부장

    진화생물학에 ‘선택압’(selective pressure)이라는 용어가 있다. 자연돌연변이체를 포함하는 개체군에 선택적 증식을 재촉하는 생물적, 화학적 또는 물리적 요인을 말한다. 돌연변이 형질이 유리한 환경에 노출되면 급속하게 선택적 증식을 해 적응해 나간다. 선택압을 최근 번역된 마를린 주크의 ‘섹스, 다이어트 그리고 아파트 원시인’(위즈덤 하우스 펴냄)에 나온 사례로 설명해 보겠다. 보통 포유동물은 유아기를 마치면 젖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사라져 젖당이 몸에 들어오면 복통이나 장염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흔히 ‘우유 알레르기’라는 증상이다. 그런데 성인이 돼서도 젖당을 분해하는 활성형 효소를 가진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 약 30% 정도가 된다. 아프리카 수단 등과 북유럽 등에 거주하던 인류다. 혹독한 추위와 더위를 피해 소 등을 키울 수 있었던 지역으로, 물 부족으로 가축에서 우유를 공급받아야 했던 인류다. 즉 우유를 마실 수밖에 없던 지역의 인류는 강한 선택압을 받아 그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고 확산했다는 것이다. 특정한 유전자의 유전 빈도가 변화한다는 ‘유전자 부동’ 개념이 개입하면 젖당 분해 효소를 가진 인류의 탄생 가설을 더 확실히 설명할 수 있다. 돌연변이는 우연한 것으로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 그러나 우유를 물 대신 마셔야 하는 아프리카 사막이거나 부족한 단백질과 탄수화물 등을 유제품으로 대체해야 하는 북유럽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었고, 마침 선택압이 강한 지역이었다. 결국 돌연변이 유전자는 꾸준히 확장해 독립할 정도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광범위한 유전적 확산의 시작은 멀리 가 봐야 2만년 전, 짧게 잡으면 2000년 전에 불과하다. 500만년 전 인류 ‘루시’로부터 살펴보면 눈 한 번 깜빡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알려진 자연선택의 개념은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고, 선악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며, 환경에 최적으로 적응한 종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다윈주의’는 승자 독식과 같은 탐욕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변질하기도 했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도 “인간 종의 역사는 전쟁이다”라고 인간의 본성을 갈등과 폭력에 맞추었다. 하지만 최근의 생물학과 인류학의 연구는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 된 수단은 탐욕과 폭력, 극단적 이기심의 실현이 아니라 공감과 배려와 협력이었다고 다양하게 증명하고 있다. 영장류 행동분석 학자인 프란스 드 발은 “(인류는) 긴 세월의 평화로운 화합 속에서 짧은 폭력적 대립이 있었을 뿐”이라며 “인간의 본성을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것’으로 볼 때와 우리의 밑바탕에 협동과 유대 의식이 있다고 볼 때 세우는 사회의 경제선은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동물행동학과 진화생물학 등을 장황하게 끌어온 이유는 “우리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산다. 그러나 그 환경은 인간이 만들었다”는 인류학자 앨런 로저스의 말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는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변화시킨다. 문재인 정부에서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시험대에 올랐다. 주변에서도 ‘알바’를 해고한다. 알바를 고용하고 적자를 감당하라고 감히 말할 수는 없다. 최저임금 1만원은 사회 양극화 해소라는 한국의 사회적 선택압일 수 있다. 이 선택압에 지혜롭게 적응해 간다면 한국 사회가 선진국과 다른 방식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지도 모른다. 마치 젖당 분해 효소를 갖춘 30% 인류의 시작처럼 말이다. symun@seoul.co.kr
  • 개 [키우는] 팔자가 상팔자

    개 [키우는] 팔자가 상팔자

    ‘다사다난’이란 말조차 부족할 만큼 많은 일이 있었던 2017년 ‘닭의 해’가 지나고 60갑자의 서른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2018년 ‘무술년’이 밝았다. 무술년을 ‘황금 개의 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는 십간(十干)의 ‘무’(戊)가 흙의 기운을 상징하고 방향으로는 중앙, 오방색 중 노란색(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옛 사람들이 ‘노란색=황금’을 연상했기 때문에 ‘황금 개의 해’라고 부르고 있지만 색깔만 놓고 엄격히 따지면 ‘누런 개(누렁이)의 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중동·유럽 등… ‘개의 기원’ 說說 개는 포유류 중 가장 오래된 가축으로 약 400여 종이 추운 극지방에서 더운 열대지방까지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다. 개는 약 1만 8000여년 전 빙하시대 말기부터 인간과 함께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9500년쯤 페르시아 베르트 동굴에서 주인과 함께 매장된 강아지 화석이다. 실제로 과학계에서는 개의 기원을 두고 중동, 유럽, 동아시아, 시베리아 기원설 등 다양한 가설을 제시하고 있지만 확실한 지지를 받는 연구결과는 없는 상태다. 가장 최근인 2016년 중국과학원 연구자들은 1000여개의 전 세계 개의 DNA를 분석한 결과 ‘개의 기원은 중국 남방’이라는 주장을 미국국립과학원이 발행하는 학술지 ‘PNSA’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2011년 스웨덴과 중국 과학자들은 전 세계에서 채취한 수컷 개들의 DNA 속 Y염색체를 분석한 결과 개가 처음 가축화된 것은 중국 양쯔강 남부지역이라는 논문을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유전’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 논문에서 스웨덴 연구팀은 모계 혈통을 보여주는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을 통해 양쯔강 남부지역이 개의 발원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많은 학자들은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의 가축화가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늑대와 개는 완전히 분리돼 진화 그렇다면 개의 친척인 늑대도 반려동물로 키울 수 있을까. 지난해 캐나다와 미국, 헝가리 공동연구진은 늑대와 개는 유전학적으로 이미 완전히 분리돼 진화해 왔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린 늑대는 반려견처럼 키울 수 있지만 커갈수록 육식동물의 전형적인 본성이 드러나기 때문에 애완용으로는 키울 수 없다는 것이다. ●노인 수명 연장·건강 유지 도움 오랜 세월 사람과 친구가 된 개는 사람의 건강에도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2016년 미국 미주리대 의대와 오하이오주 옥스퍼드 마이애미대 노인학과 공동연구팀은 반려견을 키우는 60세 이상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2~5년가량 더 오래 산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노인학 분야 국제학술지 ‘제론톨로지스트’에 발표했다. 개를 키우는 것이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육체적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노인들 대부분이 일주일에 150분 이상 개와 함께 산책하면서 자칫 부족할 수 있는 운동량을 채우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반려견을 키우는 노인들은 실제 체질량(BMI) 수치가 낮아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줄고 정서적 안정감도 높아지면서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을 앓는 경우도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노인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아이들 건강에도 반려견이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영국 런던대 의대 연구팀은 2065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활동량을 조사한 결과 반려견을 키우는 어린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신체 활동량이 더 많아 비만이 될 확률이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개 진화중 인지·교감 함께 발달 한편 개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침팬지보다 상호작용 능력이 뛰어나다. 반려견들은 주인이 하품을 하면 주인의 감정에 맞춰주기 위해 따라서 하품을 하기도 한다. 이 같은 개의 능력은 훈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천부적으로 타고난 것이라는 사실이 영국 에이버테이대 진화생물학 연구팀에 의해 밝혀지기도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 반려견이나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개, 주인 없이 버려진 유기견들을 관찰한 결과 사람의 특정한 행동에 대해 반사적으로 같은 행동을 보이는데 이는 단순히 주인과의 관계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들이 진화과정에서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인지능력을 발전시켜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현존하는 세계서 가장 위대한 과학자 10인은?

    현존하는 세계서 가장 위대한 과학자 10인은?

    인류 역사에 이름을 남긴 과학자들을 보면 살아있을 때 높은 평가를 받은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묵묵히 연구하는 특성상 일반인들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온라인 미디어 ‘빅 싱크’는 과학자들의 훌륭한 업적을 생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현존하는 위대한 과학자 10인을 선정해 소개했다. 다음은 순위에 상관없이 소개된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1. 팀 버너스 리(1955년생) 영국 태생의 컴퓨터 과학자다. 오늘날 네트워크 사회의 기초가 되는 월드와이드웹(WWW·World Wide Web)의 하이퍼텍스트 시스템을 고안·개발했다. URL, HTTP, HTM 역시 그가 설계했으며, 1991년에는 세계 최초의 웹사이트를 공개하기도 하다. 2004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게 기사 작위를, 최근에는 IT계 노벨상인 튜링상을 받기도 했다. 2. 스티븐 호킹(1942년생) 현재 우주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과학자다. 1988년 출판한 저서 ‘시간의 역사’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20년 동안 1000만 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블랙홀 연구에 있어 매우 날카로운 고찰을 했는데 블랙홀이 양자역학적인 효과로 인해 방출하는 열복사는 그의 이름을 따서 ‘호킹 복사’로 불리게 됐을 정도다. 근위축성 측색경화증(ALS)으로 휠체어를 타고 있지만, 권위 있는 물리학자로서 존경받아 세상의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 3. 제인 구달(1934년생) 영국의 영장류학자로,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침팬지 전문가다. 55년이 넘는 오랜 기간 야생 침팬지들의 사회적이고 가족적인 교류 형태를 연구해왔다. 그녀의 혁신적인 연구는 인간뿐만 아니라 침팬지도 도구를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또 침팬지의 폭력적인 성격에 관한 선구적인 관찰 연구를 해 그 안에서도 어린 원숭이를 사냥하고 포식하는 개체의 실태를 밝혀내기도 했다. 1977년부터는 제인 구달 연구소를 설립해 환경 보호와 생물 다양성 등에 관한 문제에 과감하게 나서고 있다. 4. 앨런 구스(1947년생)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이자 우주론자로, 우주의 급팽창(인플레이션)이론을 처음 제안했다. 이는 우주가 처음에는 천천히 커지다가 어느 순간 빛보다 빠르게 급팽창하고 다시 느리게 확장했다는 이론이다. 이를 통해 우주의 탄생을 설명하는 표준 모형인 빅뱅 이론이 설명하지 못한 부분을 대부분 해결한 공로로 기초물리학상과 캐블리상을 받았다. 5. 아쇼케 센(1956년생) 인도의 이론 물리학자로, 끈 이론을 여러 분야에서 다각적으로 연구해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9년 ICTP 상, 1994년 샨티 스와럽 바트나가 과학기술상, 2001년 파드마 쉬리 상, 2012년 기초물리학상 등을 받았다. 6. 제임스 왓슨(1928년생) 미국의 분자 생물학자이자 유전학자이다. 1953년 발표한 DNA의 ‘이중 나선’ 구조의 공동 발견자로,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중 나선 구조의 발견은 이후 분자 생물학에서 비약적인 발전으로 이어졌고 그의 공적이 재평가돼 2002년 의학분야에서 가장 저명한 게어드너재단 국제상을 받았다. 7. 투유유(1930년생)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한 말라리아 예방약을 만들어낸 공로로 중국 여성 최초로 2015년 노벨상을 받았다. 그녀는 중국 전통의학을 기초로 삼아 중개똥쑥에서 아르테미시닌과 다이하이드로아르테미시닌을 발견했다. 이를 이용한 치료로 열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건강을 크게 개선했다. 8. 노암 촘스키(1928년생)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정치 활동가로, 많은 분야에서 세계적인 영향을 끼쳤다. ‘현대 언어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인지 과학 분야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100여 권의 저서를 집필하고 다양한 분야를 선도하면서 동시대적인 비판까지도 겸비한 그는 오늘날 미국의 외교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9. 야마나카 신야(1962년생) 줄기세포 연구자로, 신체의 기존 세포에서 다양한 줄기세포(iPS 세포)를 생성하는 기술을 공동 발견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2013년에는 마크 저커버그 등 실리콘밸리 거부들이 만든 ‘생명과학 혁신상’을 받아 300만 달러(약 33억 원)의 상금을 거머쥐기도 했다. 10. 엘리자베스 블랙번(1948년생) 호주와 미국의 이중 국적을 가진 분자 생물학자로 항노화 분야, 특히 염색체 말단부인 텔로미어가 염색체를 보호하는 원리를 규명하고 텔로미어를 보호하는 효소 텔로머레이스를 발견한 공로로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치매, 암 잡고 미지의 영역 탐구 위해 3490억 투자한다

    치매, 암 잡고 미지의 영역 탐구 위해 3490억 투자한다

    인간에게 남은 유일한 미지의 영역으로 불리는 ‘뇌’를 탐구하고 암을 정복하기 위한 신개념 항암제 개발 등 바이오 분야 연구를 위해 정부가 349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3157억원보다 10.5% 늘어난 것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8년도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 연구개발(R&D) 사업 종합시행계획’을 수립하고 바이오 분야 원천기술개발 사업을 본격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바이오분야 역시 4차산업혁명을 추동할 수 있는 혁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로 신약개발, 헬스케어, 뇌연구, 치매 정복 등에 집중 투자한다. 치매와 각종 감염병 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이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정부가 추진하는 치매 국가책임제와 발맞춰 치매 연구에 지난해 투입된 50억원의 2배에 가까운 97억원이 투자된다. 상반기 중에 보건복지부와 함께 ‘국가 치매 연구개발 중장기 전략’도 발표할 예정이다. 메르스나 지카바이러스, 사스 같은 감염병 연구에도 지난해 164억원보다 85억원 늘어난 249억원이 투입되며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 대응을 위해서 각각 54억원이 투자된다.가장 많은 R&D 투자가 이뤄지는 분야는 신약개발이다. 지난해 예산보다 5억원 정도 늘어난 594억원을 투입해 신개념 항암제, 유전자 치료제 등 신약 후보물질 32개를 발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로봇 기술 융합연구에는 19억원, 신경생물학,뇌공학 등 뇌연구에는 작년(334억원)보다 46억원 많은 380억원을 배정했다. 이와 함께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 352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환자들을 직접 대하는 병원에서 환자 친화적인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6개의 벤처기업이 병원에 입주해 현장 기반 신개념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의료기관 내 벤처입주사업’과 임상 의사들도 연구에 몰입해 연구자나 창업가로 새로운 경력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의사 과학자 연구역량 강화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바이오분야는 기술 선점 및 시장 선도를 위한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는 분야로 2018년을 바이오경제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향후 글로벌 바이오 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녹말 먹고 글리코겐 만들기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녹말 먹고 글리코겐 만들기

    대학원 시절 밤낮으로 실험에 매달려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가 한 학기에 한두 번 있는 실험실 회식은 한 줄기 빛이었다. 모처럼 실험과 연구의 긴장에서 해방돼 마음 편하게 동료 대학원생은 물론 지도교수까지 일상을 주제로 이야기하며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배를 꽉 채워 회식이 끝날 때쯤이면 내 지도교수님은 꼭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이제 녹말로 입가심해야지. 누구 면이나 밥 먹을 사람?” 음식이 더 들어갈 공간도 없는데 웬 녹말?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녹말이 많이 들어 있다. 그렇기에 우리 입맛에 익숙한 성분이기도 하다. 쌀, 보리, 밀, 호밀,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에는 에너지를 저장한 녹말이 풍부하다. 이것을 재료로 밥, 다양한 종류의 빵, 시리얼, 피자 도우 등 많은 먹거리가 만들어진다. 녹말은 대개 평균적으로 식사량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사람의 몸은 대략 물 66%, 단백질 16%, 지질 13%, 무기염류 4%, 탄수화물 0.6%, 기타 0.4%로 구성되어 있다. 녹말을 포함한 탄수화물은 사람의 몸 전체 구성 성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 이유는 탄수화물이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가장 먼저 소모되는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녹말은 포도당 수천개가 결합해 만들어졌다. 녹말을 섭취하면 입과 소장에 있는 소화효소가 녹말을 포도당으로 분해한다. 이 포도당들은 혈관을 통해 개별 세포로 전달된다. 이 세포들은 포도당을 생물들이 소모하는 에너지 형태인 ATP로 변환시키고, 일부는 이산화탄소로 바꾸어 몸 밖으로 내보낸다. 식생활이 서구화됐다지만 여전히 우리 주식은 쌀이다. 쌀은 찹쌀과 멥쌀이 있는데 찰기가 있는 찹쌀은 찰벼에서, 상대적으로 찰기가 덜한 멥쌀은 메벼에 나온다. 같은 벼인데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녹말을 구성하는 포도당의 배열 때문이다. 포도당이 한 방향으로만 결합하면 곧게 뻗친 아밀로스라는 구조가 생기고 두 방향 이상으로 결합하면 가지가 많이 달린 아밀로펙틴이라는 구조가 생긴다.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이 어우러져 녹말을 만든다. 녹말에서 가지가 많이 달린 아밀로펙틴의 비중이 커지면 가지에 아밀로펙틴들끼리 서로 더 많이 얽혀 녹말은 끈적끈적해진다. 반대로 아밀로스의 비중이 커지면 찰기가 감소한다. 전 세계 쌀 생산량의 90%에 해당하는 안남미(인디카)는 아밀로스의 비중이 25% 정도로 우리가 섭취하는 쌀(자포니카)의 아밀로스 비중 20%보다 많아 푸석하게 느껴진다. 또 포도당 수천개가 결합하는 방식이 조금 바뀌면 글리코겐이 만들어진다. 녹말의 아밀로펙틴과 비슷한 글리코겐은 동물에서만 만들 수 있어 ‘동물 녹말’이라고도 한다. 글리코겐도 녹말처럼 에너지 저장 형태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지방은 탄수화물의 장기적인 저장 형태인데 반해 글리코겐은 단기간 저장하는 형태여서 에너지가 필요할 때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글리코겐은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선수들이 ‘당충전’에 응용한다. ‘당충전’이란 운동 시합 때 더 오랫동안 힘을 유지하거나 피로도를 늦추려고 글리코겐을 평소의 2~3배 정도로 늘리는 것을 말한다. ‘당충전’은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우선 경기 시작 약 1주일 전에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은 채 지칠 때까지 운동해서 몸에 있는 글리코겐을 고갈시킨다. 그다음 경기 이틀 전에 운동은 줄이면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시합 당일에 사용하게 될 에너지의 저장형태인 글리코겐이 간과 근육에 쌓이게 된다. 커다란 탄수화물 분자에는 녹말과 글리코겐 외에 여러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셀룰로오스도 있다. 이 세 가지 모두 포도당을 이용해 결합 방식을 달리하면서 만들어진다. 이렇게 생물은 동일한 재료를 사용해서 쓰임새가 다양한 여러 가지를 만들어낸다. 경제성과 다양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홍수같이 밀려오는 많은 일 속에서 삶을 경영해야 하는 우리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 인간 DNA 98%는 ‘긁지 않은 복권’

    인간 DNA 98%는 ‘긁지 않은 복권’

    정크 DNA/네사 캐리 지음/이충호 옮김/해나무/440쪽/1만 8000원흔히 유전자(DNA)에는 세균이나 효모에서부터 코끼리, 고래까지 온갖 생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암호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2001년 2월 30억쌍의 염기로 이뤄진 인간 게놈 지도가 완성됐을 때 암호화 정보를 가진 DNA는 전체의 2%인 2만여 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 98%는 이렇다 할 기능이 없는 정크(쓰레기)로 취급됐다. 하지만 연구가 거듭되며 유전자 발현 조절, DNA 손상 복구, 단백질 생산과 운반 등 정크 DNA가 굉장히 다양한 일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또 일부는 희귀질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규명돼 치료와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분자세포생물학자인 저자는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이 많은 정크 DNA의 흥미진진한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구석기 라이프 스타일이 좋다고?

    구석기 라이프 스타일이 좋다고?

    섹스, 다이어트 그리고 아파트 원시인/마를린 주크 지음/김홍표 옮김/위즈덤하우스/464쪽/1만 8000원이런 광경을 상상해 보자. 뉴욕 맨해튼의 좁은 아파트 발코니에 핏물 흥건한 돼지고기가 즐비하게 내걸려 있는 풍경. 멀쩡해 보이는 남자들이 큰 바위 들기, 큰 동물 도살하기 등 ‘수렵채집인처럼 운동하라’는 지침에 따라 덩치만 한 역기를 들고 진땀을 빼는 모습. 동굴에 살던 원시인들이 자주 피를 흘렸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에서 작정하고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는 이들의 모습. 뜨악하게 들리겠지만 한때 지구 한편에서는 ‘종교’처럼 떠받들여진 ‘구석기 환상’들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구석기 다이어트로 몸매를 가다듬었다고 자랑했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기 이전의 식습관대로 불을 가하지 않은 자연 음식, 고기를 먹고 유제품은 배제해야 한다는 ‘구석기 식단’이 암, 비만 등 ‘현대의 저주’로 불리는 질병에서 우리를 구할 것이라는 주장들이 한껏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람들은 왜 바삭한 음식을 좋아할까’란 물음에도 구석기 찬양론자들은 ‘과거 인간이 벌레를 우두둑 씹어먹었던 때의 기쁨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는 괴이한 주장을 펼쳤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도 “농경은 인류의 비극”이라고 총평했다. ‘농경이 시작되면서 성적 불평등이 나타나고 질병이 만연했으며 전제 정치가 판을 치게 됐다’는 것이다. 식습관에서 점화된 구석기 생활 방식을 향한 찬양은 운동, 섹스, 가족 문화, 육아 등 우리의 삶 전체를 아우르며 퍼져 나갔다. 전체 진화의 시계뿐 아니라 인간 진화의 시계에서도 농경과 정착의 시기는 눈 깜빡할 정도의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구석기 식단은 우리 유전자에 이상적으로 들어맞는 유일한 식단”이라는 주장은 질병의 공포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을 매혹적으로 파고들었다.하지만 책은 인간의 유전자나 행동 방식이 특정한 시기에 완전히 적응했다는 이 주장들이 착각이자 궤변임을 입증하는 증거들을 인류 진화의 역사 속에서 ‘이 잡듯이’ 꺼내놓으며 괴멸시킨다. 진화생물학자이자 동물 행동을 연구하는 생태학자인 저자는 방대한 연구 사례를 가져와 위트 있는 문장으로 명쾌하게 결론 내린다. ‘구석기 조상들의 생활 방식이 우리 본성에 어울린다는 전제는 일종의 집단 기억 상실증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현대인들을 구석기에 대한 환상에 젖어들게 한 가장 큰 요인은 아마 암, 결핵 등 죽음과 맞닿은 질병일 것이다. 2010년 이집트 학자 로살리 데이비드와 마이클 짐머만은 고대 미라와 고문서까지 살린 연구를 통해 “자연환경에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대기오염부터 식단, 삶의 양식 전반에 걸쳐 암은 인간이 만든 질병이다”라고 주장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정말 우리 조상들은 암에서 자유로웠을까. 1996년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이집트의 고대 유골 샘플 905종에서 5개의 암, 유럽 유골 2547종에서 13개의 암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적은 수치로 보이지만 암이 뼈까지 흔적이 남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이는 현대의 암 발병률과 맞먹는 것이라는 결론을 낸다. 결핵도 마찬가지다. 결핵은 고대 이집트 미라의 폐와 다른 기관에서도 발견된다. 사냥과 채집 생활을 하던 초기 인류도 결핵균으로 시름시름 앓았던 것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염원은 햄버거나 아스팔트 도로 등 현대적 이기가 등장하기 이전 사회를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구석기에 대한 환상은 우리의 몸과 행동 방식과 조화를 이루는 환경이 한때 있었다는 안도감(하지만 착각)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진화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인간이) 임의로 설정한 일정한 시기에 완벽하게 적응했다거나 완벽한 건강을 유지했다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대신 질병은, 생명이라는 것이 끊임없는 견제와 균형의 연속이고 끝이 행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사실을 증언한다. 역사를 통해 보면 삶에는 역겹고 잔인하며 짧은 단계가 언제든 있었다. 진화는 계속되지만 방향은 없다. 빛을 따라 미리 정해진 길을 걷지 않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생리대, 내년부터 모든 성분 표시된다

    생리대, 내년부터 모든 성분 표시된다

    내년부터는 생리대, 마스크 등의 제품 외부에 모든 성분이 표시된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부터 달라지는 식·의약품 분야 주요 정책을 공개했다. 식품 분야에서는 내년 1월부터 소비자가 식품의 제품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표나 단락 등으로 내용을 구분하고, 표시사항 활자 크기를 10포인트 이상으로 확대·통일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2월에는 위해 수산물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항생제 같은 잔류물질 관리방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4월에는 계란을 안전하게 유통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식용란을 전문적으로 선별·포장하는 ‘식용란선별포장업’ 영업이 신설된다. 축산물의 위생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식용란선별포장업(4월)과 햄, 소시지, 햄버거패티 등 식육가공품(12월)에도 해썹을 의무 적용하기로 했다. 사람과 동물 간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 동물카페 등의 출입구에 손 소독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7월 시행된다. 의료제품 분야에서는 의약품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제조소 관리 강화, 생물학적 제제 등의 보관을 위한 전용 냉장고·냉동고 사용 규정 폐지, 화장품 온라인 품질교육시스템 구축 및 운영 등의 제도가 시행된다.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 및 불법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용 마약류의 생산, 유통 등 전체 취급 내역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식약처에 보고하는 제도도 5월에 시행된다. 6월에는 맞춤형화장품을 제도화하고, 천연·유기농화장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천연·유기농화장품 인증 제도가 도입된다. 내년 10월부터 소비자 알 권리 확보를 위해 제품 용기나 포장 등에 모든 성분을 기재토록 하는 의약외품 전성분 표시 대상이 생리대, 마스크 등까지 확대된다. 위생용품 분야에서는 식당용 물티슈, 일회용 기저귀 등 위생용품 안전관리를 위한 ‘위생용품 관리법’이 4월부터 시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과학 발전이 인간 본성 선하게 만들까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과학 발전이 인간 본성 선하게 만들까

    ‘인간의 본성은 선한 것일까, 아니면 악한 것일까’라는 문제는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의 많은 철학자들의 연구 주제였습니다. 사실 성선설과 성악설을 비롯해 이 문제에 관한 모든 논쟁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인간은 본래 착한 성품을 타고 나는데 세파에 찌들어 악한 마음을 갖게 되는 만큼 교육을 통해 본성을 되찾도록 해 줘야 한다는 성선설과 인간의 본성은 악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 악한 마음을 순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영국의 철학자 존 로크는 ‘빈 서판’론을 통해 인간의 마음은 백지처럼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20세기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뇌과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인간 본성에 대한 연구에 뇌과학자, 진화생물학자 같은 과학자들이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진화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스티븐 핑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빈 서판’,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등의 책을 통해 인간 본성의 근원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등이 극찬을 한 책이기도 합니다. 서평들을 보면 인간의 마음과 인류 문명을 탁월하게 해석한 명저라고 하지만 막상 책을 본다면 쉽게 책을 구입하거나 읽을 엄두가 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1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기 때문입니다. ●“과학발전→소통 활발→폭력성 감소” 간단히 내용을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현재보다 과거가 더 낭만적이었고 20세기가 가장 폭력적인 시대였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지만 수많은 그래프와 표, 인류 역사를 분석한 결과 폭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고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들이 악마를 제압함으로써 평화로운 시대가 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핑커는 거버넌스의 변화와 과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면서 폭력성이 줄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노트르담대, 애팔래치안주립대, 위스콘신·메디슨대 인류학과 공동연구진이 “인구의 크기가 증가하면서 군대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줄어 폭력성이 줄어들게 돼 보이는 것일 뿐 인간 본성에 변화는 없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PNAS’ 12월 11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계 연구자인 김남철 위스콘신·메디슨대 인류학과 교수도 참여했습니다. ●“인구증가로 군대 감소… 본성 그대로” 연구의 출발점은 “오늘날 폭력에 희생되는 사람의 비율이 낮다는 주장을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연구팀은 기원전 2500년 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295개 사회, 430건의 전투를 정밀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전체 인구규모와 군대의 규모 비율, 그리고 군대의 규모와 사상자 수를 비교분석한 것입니다. 그 결과 인구 크기에 증가해 군대는 작아지고 전문화되면서 전투에서 사상자 수도 줄어든다는 말입니다. 연구팀은 100명의 성인으로 구성된 집단에서 4분의1에 해당되는 25명이 전투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1억명의 인구집단을 가진 국가에서 2500만명의 병사들을 갖는다는 것은 효율성은 물론 수송과 보급 같은 병참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런 불일치를 ‘비례축소’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기술과 거버넌스의 진보 덕분에 인류가 좀더 평화적이고 선한 천사로 변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물론 스티븐 핑커 교수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연구결과가 ‘인간 본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지요. 핑커 교수의 주장처럼 인간의 폭력성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든지, 이번 연구결과처럼 인구증가에 따라 전쟁과 전쟁 사상자가 줄어드는 것이든지 간에 2018년에는 전쟁이나 아동폭력 같은 안 좋은 소식은 이제 그만 들리는 평화로운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dmondy@seoul.co.kr
  • 경찰 ‘탄저균 백신 수입’ 보도 인터넷 매체 수사 착수

    경찰 ‘탄저균 백신 수입’ 보도 인터넷 매체 수사 착수

    ‘청와대가 탄저균 백신을 구입해 직원들만 예방주사를 맏았을 것’이라는 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에 청와대가 사실이 아니라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을 통해 청와대 직원들의 탄저균 백신 접종 의혹을 보도한 인터넷 매체 ‘뉴스타운’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죄로 처벌해 달라며 지난 25일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파이낸셜뉴스가 26일 보도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법리 검토를 한 후 조만간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뉴스는 전했다. 앞서뉴스타운은 청와대가 북한의 생물학 무기 공격에 대비해 외국에서 백신을 수입했고, 청와대 직원 500명이 이 탄저균 백신 주사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청와대는 “2015년 미군기지 탄저균 배달 사고가 이슈화한 뒤로 탄저균 대비 필요성이 대두해 치료 목적으로 백신을 구입했다”면서 예방접종은 고려하지 않고 치료 목적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백신 도입은 이번 정부에서 추진한 것이 아니다. 청와대 경호처가 (박근혜 정부 집권 때인) 지난해 초 해외에서 탄저균 백신 도입을 추진했고 올해 예산에 탄저균 백신 도입 비용이 반영됐다”면서 “청와대 신뢰를 훼손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조처를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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