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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우! 과학] “당신은 ‘○○세’까지 살 수 있다” 알려주는 앱

    [와우! 과학] “당신은 ‘○○세’까지 살 수 있다” 알려주는 앱

    과학의 발전이 아직까지 인간에게 불로장생을 가져다주지는 못하지만, 몇 년 더 살 수 있을지 예측해 주는 수준까지는 발전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물리기술대(Moscow Institute of Physics and Technology) 연구진은 사고나 자살 등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을 제외하고, 현재의 신체 상태와 생활 습관을 기준으로 ‘죽음의 날짜’를 예측할 수 있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03~2006년 조사된 미국 건강영양조사(NHANES) 데이터에서 신체퐐동 기록 및 의료 데이터를 분석한 뒤 AI 프로그램에 이를 입력했다. AI 프로그램은 이 데이터를 통해 해당 데이터 주인의 생물학적 나이 및 사망위험을 예측하고, 실제 결과와 비교 분석하는 작업을 거쳐 수명을 계산하는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렇게 ‘훈련된’ AI는 사용자의 스마트폰 가속도계 데이터를 분석, 정확도 높은 수명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가속도계는 스마트폰이나 피트니스 트래커 및 다양한 IT제품 내부에 탑재돼 움직임이나 체온 등을 감지하는 센서다. 연구진은 “이미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에는 신체 활동을 감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내장돼 있다. 우리가 개발한 AI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모은 운동량과 수면시간 등의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수명을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앱을 사용해 본 한 영국인 남성은 “나의 현재 생활습관이나 운동량 등을 입력한 결과 예상 사망 시점이 69.2세로 나왔다”면서 “내가 70세도 되기 전에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나는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 평소 정크푸드를 많이 먹고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잠을 자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한다”면서 “때문에 이 앱이 말해주는 예상 잔여 수명이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는 말하기 힘들 것”이라고 사용 소감을 밝혔다. 빠르게 진화하는 IT업계에서 건강과 AI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왔다. 기존의 스마트폰부터 웨어러블 기기까지, 현재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내장돼 있다. 이번 연구로 개발된 앱은 기존 프로그램들이 쏟아내는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남은 수명을 미리 예측하고 이를 사용자에게 알려줌으로서, 보다 건강한 삶을 위해 스스로의 생활습관을 반성하고 개선해나갈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26일자에 실렸다. 한편 현재 이 앱(Gero)은 애플 스마트폰 기기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균미 칼럼] 위니 리의 용기, 그리고 미소

    [김균미 칼럼] 위니 리의 용기, 그리고 미소

    단단하고 차분하다.10년 전 자신이 당한 성폭력 사건을 바탕으로 쓴 자전소설 ‘다크 챕터’의 국내 출간에 맞춰 한국에 온 위니 리(40)에 대한 첫인상이다. 방한 전부터 작가의 이력과 작품이 화제가 됐었다. 성폭력의 트라우마는 완전히 극복한 것인지, 북투어하면서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계속 반추하는 것이 힘들지 않은지, 한국의 미투 운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등 궁금한 게 많았다. 대만계 미국인 2세인 위니 리는 미국 뉴저지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엘리트다. 하버드대를 나와 변호사가 된 언니와 달리 위니는 아일랜드 문화와 신화에 관심이 많아 대학 졸업 후 영국 런던에서 영화제작자로 활동한다. 혼자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는 그는 2008년 4월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 힐스에서 하이킹을 하다 생면부지의 15세 현지 유랑민 소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위니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좋아하던 영화 제작 일도 접는다. 부모님이 걱정할까 봐 3년 반이 지난 2011년 성탄절에야 그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자신을 되찾기까지 2년여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겠다고 마음먹고 글을 쓰기 시작하기까지 5년 반이 걸렸다. 소설을 읽는 내내 불편했다. 위니를 만나기 전까지도 불편함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하지만 경찰·검찰 조사와 피고 측 변호인단의 인신공격성 심문과 사건을 선정적으로 바라보는 대중의 호기심을 견뎌 내고 담담한 표정으로 앉아 자신의 얘기를 하는 위니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위니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책을 쓴 것은 성폭력 피해자를 나약한 생존자로 바라보는 세상의 시각을 교정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해자의 잘못인데 피해자가 왜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지, 자신 속으로 움츠린 피해자들에게 괜찮다고, 당신 탓이 아니라고 말한다. 얘기를 나눌수록 어쩌면 이리도 우리와 비슷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숲길같이 위험한 곳을 여자가 왜 혼자 가느냐, 여행을 왜 혼자 가느냐, 쓸데없이 왜 남자에게 호감을 표시하느냐는 등 피해자 탓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남자 지인들은 성폭행 사실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침묵하거나 매우 불편해했다고 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것 같지 않나. 사건이 터질 때마다 쏟아지는 왜 여자가 밤늦도록 술 마시고 다니느냐, 치마가 왜 그렇게 짧으냐, 화장을 왜 그렇게 진하게 했느냐는 등 피해자가 마치 원인을 제공한 것처럼 피해자를 탓하는 소리를. 얼굴을 찌푸릴 수는 있어도 범죄의 타깃이 돼도 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남녀는 생물학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갖다 붙이는 것도 기가 막힌다. 꽃뱀 논리도 그렇다. 위니는 영국 등에서 성범죄 신고의 2%만이 허위 신고라는 통계가 있다며 어떤 여자가 성폭력 피해자로 유명인이 돼 돈과 이름을 알리길 원하겠느냐고 반박하는데 공감이 가고도 남는다. 더 조심하지 않았다고 피해자를 탓하는 왜곡된 인식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 너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무서워서 그런다는 식의 무책임하고 방관자적 태도는 이제 그만하자. 성폭력 가해자가 생판 모르는 남인 경우보다 직장 동료, 선후배, 친인척 등 아는 사람인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고 성폭력 대상이 될까 봐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어야 하나. 최근 들어 미투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있다. 파괴력이 큰 유명 인사와 관련된 실명 폭로가 뜸해지고 있고, 수사 결과도 언제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생긴 조급증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위니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남자들이 변해야 한다. 한국에서 ‘위니’가 꼭 나올 필요는 없다. 하지만 위니의 주장처럼 피해자에 대한 편견을 깨고 연대와 지지로 미투 운동의 동력을 살려 나가야 한다. kmkim@seoul.co.kr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봄날에 생각하는 진정함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봄날에 생각하는 진정함

    각종 식물에서 어김없이 잎이 돋고 꽃이 피는 아름다운 봄날을 어지럽히는 것은 미세먼지만이 아니다. 과거에 행한 불법과 거짓들이 밝혀져 추한 모습으로 뉴스에 등장하는 사람들 말이다. 우리가 마음 가볍게 봄을 맞이하는 것을 방해하는 그들의 공통점은 한때, 이른바 잘나가던 시절에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기는커녕 이용하고 심지어 괴롭히며 자신만의 이익을 탐한 것이다. 하늘을 향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봄의 화사함과 반대로 끝 모르게 추락하는 인생들을 보며 인간의 추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토록 날카롭게 가르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조화에 있고, 조화는 다른 요소들을 배려하는 질서에서 얻어진다. 식물의 잎들은 제멋대로 돋지 않고 엄밀한 질서를 따른다. 그 질서란 줄기를 중심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가능한 한 아래의 잎을 가리지 않는 위치에 나선형을 이루며 돋는 것이다. 위에서 잎들을 내려다볼 때 서로 겹치는 것이 드문 이유는 잎 하나하나가 정성을 다해 다른 잎을 배려하며 돋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질서를 잎차례라고 한다. 잎차례는 첫 번째 잎 바로 위, 정확히 같은 위치에 다른 잎이 올 때까지 그리는 나선의 회전수를 분자로 하고, 첫 번째 잎을 제외하고 그동안 만나게 되는 잎의 수를 분모로 한 분수다. 예로 질경이의 잎차례는 8분의3인데, 잎이 8개가 나올 때까지, 곧 질경이가 식물로서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위에서 보아 잎들이 서로 겹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식물의 종을 서로 구분해 주는 것이 바로 잎차례이니, 잎들이 정성을 다해 지키는 질서가 그 식물의 존재 조건이자 정체성인 셈이다. 꽃잎에게도 질서가 있다. 꽃술을 허점 없이 감싸면서도 서로 배려해 꽃잎들을 최대로 노출함으로써 벌레들을 유혹해 꽃가루받이가 가장 잘 이루어지도록 한다. 꽃잎들이 정성을 다해 지키는 이러한 배려의 질서 덕에 꽃나무는 열매를 맺고 종족을 이어 갈 수 있다. 누구에게나 식물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잎들과 꽃들이 따르는 배려의 질서 속에 놀라운 미학의 원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잎차례의 분모와 분자, 꽃잎의 수는 모두 피보나치 수열을 이루는 수다. 중세 유럽의 가장 탁월한 수학자로 꼽히는 피보나치는 1202년 “암수 한 쌍의 다 자란 토끼가 매달 한 쌍의 새끼를 낳고 새끼는 두 달 뒤부터 생산을 시작한다면 한 쌍의 새끼 토끼가 1년에 몇 쌍의 토끼를 생산하겠는가?”라는 다소 엉뚱한 문제를 제시한다. 달별로 토끼 쌍의 수를 계산하면 1, 1, 2, 3, 5, 8, 13, 21…가 된다. 앞의 두 항을 더하면 다음 항이 되는 재미있는 수열이다. 19세기에 피보나치 수열이라 이름 붙여지는 이 수열이 갖는 매우 중요한 특성은 인접한 두 항 사이의 비율이 황금비, 곧 1:1.618…을 중심으로 커졌다 작아졌다 하면서 점차 황금비에 접근한다는 점이다. 황금비는 누구나 아름다움을 느끼는 가장 조화로운 비례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일찍이 생물학자 톰슨이 “황금비는 대립하는, 어느 면에서는 경쟁관계에 있는 요소들이 지나침이나 부족함이 없이 조화를 이루는 것을 상징하는 비례”라고 말했듯이 황금비의 아름다움은 배려와 조화의 질서가 낳은 것이다. 공존을 위한 배려와 조화의 질서를 따르는 정성스런 마음을 성실함 혹은 진정함이라고 한다. 아름다움은 질서에서 얻어지는 것이니 자연이든 사람이든 그 아름다움의 출발점은 진정함이다. 무릇 미학은 진정함이 질서를 낳고 질서가 아름다움으로 표현되는 논리적 과정을 거쳐 생성된다. 진정함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려면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지은 것으로 전하는 동양의 고전 ‘중용’을 읽는 것이 좋다. 이 책의 25장에 “진정함(誠)은 (자연이) 스스로 이루는 것이고, 도(道)는 (사람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진정함은 만물의 끝이자 시작이며, 진정함 없이는 만물이 존재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진정함을 귀하게 여긴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진정함은 우주 만물이 존재하는 기본 조건으로, 우리는 그것을 자연으로부터 배워 인간답고 아름다운 삶을 꾸려 가야 한다.
  • “물 닿은 목욕 장난감, 세균 최대 7500만 마리 번식”(연구)

    “물 닿은 목욕 장난감, 세균 최대 7500만 마리 번식”(연구)

    과학적 호기심에 한계는 없다. 스위스와 미국의 과학자들이 고무오리와 같이 신축성 있는 플라스틱으로 제조된 장난감을 욕조에 담갔을 때 일어나는 불편한 진실을 밝혀냈다. 스위스 정부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이번 공동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어떤 플라스틱 재료든지 목욕물에 담그면 세균과 곰팡이 번식하는 이상적인 조건을 만들었다. 스위스 연방 수생과학기술연구소(EAWAG)와 취리히 연방공과대, 미국 일리노이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목욕 장난감의 내부 표면에서 밀집하게 성장한 세균과 곰팡이가 발견됐으며 이 때문에 오염된 물이 장난감을 쥐어짤 때마다 흘러나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다양한 미생물의 성장이 플라스틱 소재뿐만 아니라 욕조를 사용한 사람에 의해서도 촉진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실제 사용된 목욕 장난감과 사용한 적이 없는 장난감으로 비교 실험을 진행했다. 11주 동안 평균 목욕 시간에 맞춰 일부 장난감은 깨끗한 물에 담갔고 나머지 장난감은 비누, 그리고 땀 같은 체액으로 오염된 물에 담갔다. 욕조에서 꺼낸 뒤에는 세척해 말렸다. 하지만 실험 기간 이후 이들 장난감을 잘라내 그 속을 확인한 결과, 내부 표면에는 제곱센티미터(㎠)당 500만~7500만 마리의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물의 오염 정도에 따라 플라스틱 장난감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실제 목욕에 사용된 장난감의 약 60%와 더러워진 물에 담근 새 장난감 모두에서 곰팡이종이 발견됐다. 레지오넬라와 녹농균과 같이 잠재적인 병원성 세균은 모든 장난감 중 80%에서 확인됐다. 가장 큰 문제는 따뜻한 물이 장난감 속에 고인다는 것이다. 이는 종종 저품질의 중합체를 형성하는 데 이는 자라나는 세균 집단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유기 탄소 화합물을 방출한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목욕하는 동안 체액에 의해 질소와 인 같은 다른 주요 영양소와 추가적인 세균이 더해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이 종종 얼굴에 물을 뿜는 장난을 하기 위해 장난감 속에 물을 집어넣는 과정에서도 세균과 곰팡이 증식이 유발됐다. 이에 대해 EAWAG의 미생물학자 프레데릭 함메스 박사는 “이는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눈이나 귀, 심지어 장내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함메스 박사는 목욕 장난감을 제조하는 데 사용하는 고분자 물질에 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andriano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지구에 가장 많은 화합물을 먹을 때 벌어지는 일들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지구에 가장 많은 화합물을 먹을 때 벌어지는 일들

    지구에 존재하는 단일 종류 화합물로 가장 많은 것은 ‘셀룰로오스’다. 해마다 10억t씩 생산되는 셀룰로오스는 식물의 세포벽 성분이다. 나무뿐만 아니라 면화, 채소에서도 발견된다. 목조건물, 면바지, 종이에도 포함돼 있어 우리가 의식주를 포함한 모든 문화생활을 누리는 데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이런 셀룰로오스는 녹말처럼 탄수화물이면서 포도당으로 구성되어 있다.인간은 녹말은 소화시킬 수 있지만 셀룰로오스는 소화시킬 수 없다. 포도당을 연결하는 방식이 녹말과 셀룰로오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과 달리 말, 코알라, 코끼리, 초식성 새, 많은 영장류, 토끼와 일부 설치류 그리고 소, 들소, 사슴, 양 같은 반추동물 등 꽤 많은 동물들이 셀룰로오스를 주식으로 삼아 에너지를 얻는다. 셀룰로오스를 소화시키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동물들은 대부분 긴 소화기관을 갖고 있다. 반추동물은 되새김위를 이용해 셀룰로오스를 분해하고 흡수한다. 또 몸속에 있는 공생 미생물과 세균의 도움으로 셀룰로오스를 분해하기도 한다.육식동물도 셀룰로오스를 먹이로 삼는 경우가 있다. 흔히 판다라고 불리는 대왕판다가 그 주인공이다. 매일 대나무 잎만 씹고 있지만 대왕판다는 엄연히 식육목에 속하는 곰과의 구성원이다. 대왕판다 유전체를 분석해 보면 다른 곰과 마찬가지로 육식동물의 특징을 갖고 있어 셀룰로오스를 소화할 수 없다. 그러나 대왕판다는 셀룰로오스를 소화시키는 다른 동물들처럼 공생 미생물로 셀룰로오스를 소화시킨다. 대왕판다와 공생하는 미생물의 유전체에는 셀룰로오스 분해효소 유전자가 들어 있다. 공생 미생물만 있으면 육식동물이 초식동물 코스프레를 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곰팡이 중 일부도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데 이런 엄청난 분해 능력 덕분에 막대한 양의 물질이 지구에서 재순환할 수 있다. 소화시키기가 어려울 뿐 사람도 셀룰로오스를 섭취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셀룰로오스 섭취로 에너지를 얻을 수는 없지만 그를 통한 몇 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는 대장 건강이다. 셀룰로오스가 풍부한 채소를 섭취하면 분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식도, 위, 소장을 지나 대장에 이르게 된다. 셀룰로오스는 덩어리를 이루어 물리적으로 대장 벽을 자극하게 되고 원활한 배변을 유도한다. 그러므로 대장 건강에 유익한 역할을 한다. 실제 셀룰로오스가 풍부한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대장암이 예방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둘째는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포만감을 느끼지만 에너지 흡수가 일어나지 않아 에너지 저장에 따른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 그뿐만이 아니다. 인간에게도 공생하는 미생물이 있는데, 야채를 섭취하면 비만 유도물질을 막는 미생물이 증가하여 비만을 막을 수 있다.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아프리카 시골에서 사는 어린이들과 이탈리아 도시 어린이 집단의 식단과 장내 세균의 분포를 관찰한 적이 있다. 아프리카 아이들은 채소 위주의 소박한 식단인 데 반해 이탈리아 아이들은 기름기 많은 고기 위주의 식단이었다. 연구자들은 아프리카 아이들의 대장에는 의간균 계열의 미생물이 많고 이탈리아 아이들 대장에는 후벽균 계열의 미생물이 많은 것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이 연구를 통해 아프리카 아이들이 섭취하는 채소의 섬유소 덕분에 의간균이 늘었고 이 균들 중 일부가 점액을 분비해 장벽을 튼튼히 만들어 후벽균에 의해 만들어지는 비만 유도물질의 흡수를 막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육류를 많이 섭취하더라도 섬유소를 일정 정도 먹으면 비만에 이르지 않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한다. 삼겹살을 된장에 찍어 파, 마늘과 함께 상추에 싸서 한 입 가득 먹는 친숙한 모습을 보면 따로 배우지 않았는데도 셀룰로오스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한국인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제 작심삼일 다이어트는 그만두고 공생하는 미생물을 믿고 삼시세끼 채소부터 먹어 보자.
  • 15년 전 칠레 발칵 뒤집은 15cm ‘외계인’ 미라의 정체는

    15년 전 칠레 발칵 뒤집은 15cm ‘외계인’ 미라의 정체는

    15년 전 남미 칠레 아타카마 사막 광산마을 노리아에서 발견된 몸길이 15.2㎝의 미라가 사산(死産)된 여자아이로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이 미라가 처음 발견되자 틀림 없는 외계인이라는 주장이 들끓었다. 미라는 스페인의 개인 수집가에 팔렸다. ‘아타’(Ata)로 이름 붙여진 이 미라의 뼈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한 과학자들은 아타가 사산(死産) 여자아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사산된 여아가 아니면 태어난 뒤 곧바로 죽은 여아일 것이라는 게 이들의 추정이다. 미라는 보라색 리본에 묶인 흰옷에 감싸인 채로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아타가 매우 특이한 돌연변이를 지닌 것으로 판단했다. 통상 12쌍의 갈비뼈를 지닌 사람에 비해 아타는 갈비뼈가 10쌍 뿐이다. 또 두개골은 비정상적으로 가늘고 긴 모양을 하고 있었다. 미국 스탠퍼드대 미생물학자 겸 면역학자 개리 놀란 교수는 이 미라를 접하고 연구 제의를 받자마자 연구에 착수했다.그는 2013년 아타가 인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타의 심각한 기형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캘리포니아대로 자리를 옮긴 그와 동료들은 아타의 유전자 구성을 완전히 분석해 발표했다. 아타의 뼈에서 뽑아낸 DNA를 토대로 골격 기형을 일으키거나 기형을 재촉한 것으로 알려진 최소 7개의 유전자를 발견해 냈다. 아타의 신장과 비정상적인 갈비뼈 및 두개골 모양 등을 자세히 규명해 냈다. 횡경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선천성 이상증세 ‘선천성횡경막탈장’에 시달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타의 DNA가 다른 칠레인들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놀란 교수는 “아타가 사산아이거나 출생 후 곧바로 죽었을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심한 기형으로 제대로 먹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타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어야 했지만 발견된 지점으로 미뤄 그럴 형편이 못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내용은 유전체학 분야 학술지 ‘게놈리서치’(Genome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모의 무관심이 아이 유전자를 바꾼다

    부모의 무관심이 아이 유전자를 바꾼다

    사람들이 보이는 행동과 특성, 성격은 유전자(본성) 때문인지, 환경(양육)에 따른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철학자는 물론 과학자들에게도 숙제로 남아있다.이런 상황에서 미국 생물학자들이 환경결정론에 무게를 싣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솔크생물학연구소 유전학연구실 연구팀은 어미 양육태도와 환경에 따라 새끼의 DNA가 변한다는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2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앞서 2005년에 포유류 뇌에 있는 특정 유전자가 유전정보를 게놈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점프 유전자’로 이름붙인 L1유전자는 유전정보를 새로운 위치로 복사하거나 붙여넣기를 하는 것으로 연구팀이 밝혀냈다.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해 어미와 새끼간 친근감이 유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했다. 연구팀은 어미 쥐가 새끼 쥐를 얼마나 많이 핥아주고 돌봐주는지를 살펴보고 새끼 쥐에게서 L1 유전자 발현 정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좀 더 세심한 보호를 받은 생쥐의 해마에서 L1 유전자의 발현이 적게 나타났으며 두뇌의 유전적 다양성이 더 풍부한 것을 발견했다.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한 새끼의 해마에서는 복사된 L1 유전자가 더 많이 발견됐다. L1 유전자가 많이 나타난다는 것은 똑같은 유전자가 복사돼 여러 곳에 붙여넣어짐으로써 뇌 구조나 뇌신경회로가 단순해진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L1 축적이 뇌의 해마에서 많이 나타나고 뇌의 다른 부위나 신체조직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도 발견했다. 해마는 환경 자극에 민감하고 감정, 기억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 부위다.연구자들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어린 시절 환경이 사람의 뇌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뇌 유전자의 변화나 미세조정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우울증, 조현병 같은 신경정신질환은 물론 사이코패스 같은 정신장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레이시 베드로시안 박사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DNA는 안정적이며 변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번 연구로 DNA도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게 됐다”며 “변화된 DNA가 기능적으로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에서 뇌를 연구하고 있는 카이스트 출신 한국인 과학자 송새라 박사와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대(UC샌디에고) 의대에서 아동 뇌질환을 연구하는 조셉 그리슨 교수는 “L1은 설치류의 뇌에서 활발하게 나타난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사람에게 직접 연관시켜 이해하는 것은 무리라고 평하기도 했다. L1 관련 활성요소들이 설치류 게놈에서는 3000~4000개 정도 나타나지만 인간 게놈에서는 80~100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부모의 양육, 자녀의 성인기 DNA에 영향 줘”(사이언스紙)

    “부모의 양육, 자녀의 성인기 DNA에 영향 줘”(사이언스紙)

    과학자들이 ‘본성 대 양육’에 관한 또 다른 퍼즐 조각을 찾아냈다. 미국 솔크 생물학연구소 연구팀은 어머니가 자녀를 보살피는 방식이 그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DNA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보고서를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23일자)에 발표했다. 이는 양육이 자녀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심지어 이 연구에서는 어머니가 보살피는 방식이 조현병 발병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증거도 발견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한 개인의 DNA는 어렸을 때 양육된 방식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아동기의 주변 환경이 사람의 두뇌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일련의 연구가 나오고 나서 발표된 것으로, 우울증이나 조현병 같은 신경정신계 장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프레드 게이지 교수는 이 연구는 DNA에 관한 우리의 근본적인 이해를 바꿔놨다고 밝혔다. 그는 “DNA는 우리 몸을 안정적이고 변함 없이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일부 DNA는 알고보니 훨씬 더 역동적이었다. 세포 속에서 복제하고 여기저기 날뛸 수 있는 ‘점핑 유전자’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우리의 DNA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소 지난 10년 동안 오늘날 과학자들은 포유류의 뇌에 있는 대부분 세포가 DNA 변화를 겪고 있음을 알아냈다. 공식적으로, ‘길게 산재한 핵 성분들’(LINEs·long interspersed nuclear elements)로 알려진 이들 ‘점핑 유전자’ 때문에 DNA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2005년 이런 점핑 유전자 중에서 LINE-1(L1)으로 불리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L1은 이전에 게놈 속 다른 위치에서 ‘스스로 복제해 붙여넣기’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구팀은 L1 유전자가 발달 중인 신경 뇌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뇌세포의 미세조정 기능 사이에 잠재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성을 만들지만, 신경정신계 질환 발병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고 말했다. 연구에 주저자로 참여한 트레이시 베드로시안 교수는 “오랫동안 우리는 이런 세포의 DNA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알았지만, 임의적인 과정으로 생각했다. 아마 두뇌나 주변 환경에 어느 정도 자주 변화를 일으킬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어미 쥐들과 그 자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성적 돌봄의 자연적 변화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나서 각 자손의 뇌 영역 해마를 관찰했다. 해마는 기억력은 물론 어떤 무의식적 기능과 감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모성적 돌봄과 L1 복제 유전자 사이에서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양육에 신경쓰는 어미를 둔 쥐는 뇌에 점핑 유전자 L1을 더 적게 갖고 있지만, 양육이 소홀한 어미를 둔 쥐는 유전적으로 더 다양한 L1 복제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우연이 아님을 확인하기 위해 각 부모 쥐의 DNA를 검사해 자손이 실제로 부모에게서 L1 유전자를 물려받았는지를 확인하는 등 여러 대조군 실험을 진행했다. 추가로 연구팀은 양육에 소홀한 어미에게서 태어난 쥐를 주의를 기울이는 어미가 기르도록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실험했다. 그 결과, 부주의한 어미에게서 태어났지만 자상한 어미에게서 자란 쥐는 자상한 어미에게서 태어났지만 무관심한 어미가 기른 쥐보다 L1 복제 유전자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부주의한 어미의 자손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그 스트레스는 점핑 유전자를 더 자주 복제해 복제된 점핑 유전자가 날뛰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가설을 세웠다. 흥미롭게도 모성적 돌봄과 알려진 다른 점핑 유전자 수 사이에서 유사한 상관관계는 없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L1 유전자에 고유한 역할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그래서 연구팀은 DNA에 존재하는 화학물질 패턴을 통해 유전자 복제 여부와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DNA 메틸화’를 확인했다. 이 경우 알려진 다른 점핑 유전자의 메틸화는 모든 자손에서 같았다. 하지만 L1 유전자만이 달랐던 것이다. 양육에 소홀한 어미를 둔 쥐는 자상한 어미를 둔 쥐보다 눈에 띄게 적은 메틸화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해 게이지 교수는 “이번 결과는 어린 시절 방치가 다른 유전자들에서 DNA 메틸화 패턴이 바뀌는 점을 보여주는 기존 연구와 일치한다”면서 “우선 유전자 변화에 관한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개입 전략을 세울 수 있어 이번 결과는 희망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미국 솔크 생물학연구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7년 공부 마친 의대생, TV시청 후 제빵사로 전향

    7년 공부 마친 의대생, TV시청 후 제빵사로 전향

    중국에서 의학을 공부하는데 수년을 바친 한 남성이 영국TV 프로그램을 본 후, 제빵사의 길로 전향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황샤오빈은 중국에서 가장 권위있고 오래된 고등교육기관인 저장대학교에서 7년 동안 의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2015년 석사학위도 받았다. 황씨는 의사가 되거나 추가로 의학 공부를 더 할 계획이었으나 영국 BBC TV의 ‘폴 할리우드의 브레드'(Paul Hollywood’s Bread) 시리즈물을 시청한 후 인생의 경로가 완전히 달라졌다. 프로그램에 영감을 받아 자신의 열정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그는 “7년 간 공부했지만 점차 의학에 대한 열정을 잃었다. 반면 빵을 만드는 것은 정말 흥미롭다. 효모 및 세포 조직을 이해하는데 화학과 생물학이 필요하다”며 “제과점을 운영한다는 것은 나만의 왕국을 가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황씨의 부모는 제과점을 열겠다는 아들의 결정을 당연히 반대했다. 황씨의 어머니는 “중학교를 졸업한 사람도 누구라도 빵집을 열 수 있다. 하지만 내 아들은 이미 석사 학위 보유자”라며 아쉬워했고, 친구들은 “그의 7년이 허비되었다”며 어리둥절해했다.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에도 황씨는 자신의 사업을 운영할 수 있어 행복하다. 황씨의 가게는 아직 높은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그는 단념하지 않았다. 그는 “삶의 어떤 단계에서든 관계 없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이는 낭비도 동정받을 일도 아니다”라며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았다. 사진=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휘발유 만드는 세균이 나왔다고?

    휘발유 만드는 세균이 나왔다고?

    1986년 스위스 취리히 호수 바닥에서 발견된 휘발유 만드는 세균의 비밀이 30여년이 지난 뒤 마침내 밝혀졌다.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바이오에너지연구소(JBEI),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 버클리), 대만 타이페이 의과대학, 덴마크 공과대학 공동연구팀은 메타유전체학과 생화학 기법을 활용해 세균이 어떻게 휘발유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화학생물학’ 19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1986년 스위스 미생물학자들은 취리히 호수 바닥에서 휘발유 성분 중 하나인 톨루엔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세균을 발견했다. ‘톨루모나스 아우엔시스’라고 이름붙여진 이 세균은 단백질을 가수분해해서 나오는 아미노산 중 하나인 페닐알라닌과 페닐계 전구물질을 톨루엔으로 전환시킨다. 이런 특성 때문에 ‘세균을 많이 배양한다면 연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시되면서 많은 과학자들은 세균이 톨루엔을 만들어 내는 원리를 밝혀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지만 톨루모나스는 실험실에서 배양하기 까다로와 지금까지 생성 원리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톨루모나스 만큼은 아니지만 소량의 톨루엔을 만들어 내는 세균을 버클리 틸덴 국립공원 한 호수 바닥 진흙에서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세균의 유전자를 검사해 톨루엔 생성에 관여할 것으로 보이는 유전자 600개를 골라냈다. 그 다음 이 유전자들을 정밀분석한 결과 ‘GREs’라는 유전자가 톨루엔 생성에 관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GREs 유전자가 톨루엔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배양하기 쉬운 다른 미생물 유전자를 변형시켜 톨루모나스처럼 톨루엔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해리 벨러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지구환경과학부 박사는 “톨루모나스가 톨루엔을 만들어 내는 이유는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세균들을 물리치기 위한 것과 세균이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 위한 두 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직은 자연에서 합성된 톨루엔보다 원유에서 뽑아낸 톨루엔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톨루엔을 만들어 내는 미생물이 탄생하더라도 시장성을 갖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호킹, 뉴턴·다윈 곁에 잠든다

    호킹, 뉴턴·다윈 곁에 잠든다

    올 가을 웨스트민스터 사원 안치 주임신부 “호킹 당연히 이곳에” 지난 14일(현지시간) 76세로 타계한 세계적 이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아이작 뉴턴, 찰스 다윈과 나란히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힌다. 근대 과학의 선구자로 불린 뉴턴과 진화론을 창시한 다윈에 버금가는 예우를 받게 된 셈이다.웨스트민스터 사원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호킹 박사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모시기로 했다”면서 “호킹 박사의 유해가 화장된 뒤 올가을 추수감사 예배 중 사원에 안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역대 영국 군주 17명, 총리 8명을 포함해 영국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의 마지막 휴식처로 꼽힌다.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물리학자 뉴턴이 1727년 이곳에 안장됐다. 진화론을 창시해 당시 신으로부터 특별한 권위를 부여받았던 인간을 생물학적 대상으로 내려놓는 사상의 혁명을 일군 ‘종의 기원’ 저자 다윈도 1882년에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잠들었다. 가장 최근에 안치된 유명 인사는 영국의 세계적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1989년)이며 최근 안치된 과학자로는 핵물리학의 선구자 어니스트 러더퍼드(1937년)와 전자를 발견한 조지프 존 톰슨(1940년) 등이 있다. 호킹 박사는 블랙홀과 관련한 우주론과 양자 중력 연구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21세부터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루게릭병을 앓으며 평생 휠체어 생활을 했지만 이를 극복한 위대한 인간으로서도 평가받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존 홀 주임신부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호킹 박사가 이곳에 잠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과학과 종교가 삶과 우주의 신비에 대한 위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호킹 박사의 유족들은 이에 앞서 오는 31일 케임브리지대의 그레이트 세인트 메리 교회에서 비공개 장례식을 거행한다. 장례식에는 가족과 친구, 동료들만 초대될 예정이다. 교회는 호킹 박사가 50년 넘게 우주의 비밀을 파헤친 곤빌앤드케이스 칼리지 인근에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지구상 최후의 수컷 북부 흰코뿔소 ‘마지막 사진’ 공개

    지구상 최후의 수컷 북부 흰코뿔소 ‘마지막 사진’ 공개

    지난 19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수컷 북부 흰코뿔소의 마지막 순간이 사진으로 공개됐다. 20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해외언론은 아프리카 케냐 울페제타 자연보호구역에서 안락사된 수컷 코뿔소 '수단'의 마지막 모습을 공개했다. 죽음을 예감한듯 눈을 감고 조용히 누워있는 코뿔소가 바로 지구 상에 단 한마리 남아있었던 수컷인 북부 흰코뿔소 수단이다. 그 옆에서 기도하듯 고개를 떨군 사람은 지금까지 수단을 지켜왔던 관리 책임자 자카리아 무타이다. 이 사진이 촬영된 직후 수단은 안락사돼 사실상 종의 최후를 맞았다. 올해 나이 45세인 수단은 노화 관련 감염으로 위독한 상태였다. 지난해 오른쪽 뒷다리에 감염이 발견돼 치료를 받고 회복했지만 최근 감염 부위 아래쪽에 또다시 2차 감염이 발생해 끝내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그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 관계 기관은 북부흰코뿔소를 ‘멸종 위급’ 동물로 지정하고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와 시험관 시술 기술 등 첨단 기술로 무장한 생물학자들을 투입해 종 보존에 나섰었다. 케냐 정부 역시 수단을 보호하기 위해 24시간 경비를 강화하고 수의사를 대기시키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이번에 수단이 세상을 떠나면서 이제 남은 북부 흰코뿔소는 암컷 두 마리뿐이다. 나진과 파투는 각각 수단의 딸과 손녀지만, 종의 보존을 위해 과학자들은 인공 수정을 계획 중이다. 이마저 실패한다면 앞으로 북부 흰코뿔소는 지구 상에서 완전히 멸종하게 된다. 북부흰코뿔소의 멸종위기는 물론 인간 탓이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서식지 훼손과 밀렵으로 종이 급감한 것. 특히 코뿔소의 뿔은 중간상인을 거쳐 중국과 베트남등으로 밀매되는데 특별한 약효가 있다는 소문 때문에 고가에 거래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최후의 수컷 북부 흰코뿔소 안락사…사실상 멸종되다

    [와우! 과학] 최후의 수컷 북부 흰코뿔소 안락사…사실상 멸종되다

    지구 상에 마지막 남은 수컷 북부 흰코뿔소가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고 미국 CNN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간) 일제히 전했다. 아프리카 케나 울페제타 자연보호구역에서 삼엄한 경비 속에 보호받으며 지냈던 수컷 코뿔소 ‘수단’은 올해 나이 45세로, 나이가 많아 노화 관련 감염으로 위독한 상태였다. 지난해 오른쪽 뒷다리에 감염이 발견돼 치료를 받고 회복했지만 최근 감염 부위 아래쪽에 또다시 2차 감염이 발생해 끝내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수단의 건강 상태가 극도로 악화돼 수의사들은 결국 안락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국제동물보호단체 와일드에이드는 설명했다. 울페제타 자연보호구역의 엘로디 샘피어 대표는 “수단은 거대한 몸집과 달리 성격이 온순했다. 어떠한 순간에도 사나운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또 그는 “연구자들이 남겨진 두 암컷 중 한 마리에게 인공 수정하기 위해 수단의 유전 물질을 채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 관계 기관은 북부흰코뿔소를 ‘멸종 위급’ 동물로 지정하고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와 시험관 시술 기술 등 첨단 기술로 무장한 생물학자들을 투입해 종 보존에 나섰었다. 케냐 정부 역시 수단을 보호하기 위해 24시간 경비를 강화하고 수의사를 대기시키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수단이 세상을 떠나면서 이제 남은 북부 흰코뿔소는 암컷 두 마리뿐이다. 나진과 파투는 각각 수단의 딸과 손녀이지만, 종의 보존을 위해 과학자들은 인공 수정을 계획 중이다. 이마저 실패한다면 앞으로 북부 흰코뿔소는 지구 상에서 완전히 멸종하게 된다. 와일드에이드의 피터 나이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전 세계가 수단의 안타까운 죽음에서 코뿔소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모든 코뿔소 뿔 밀거래를 끝내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코뿔소 뿔의 가격은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밀렵이 성행해 모든 코뿔소 종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부흰코뿔소의 멸종위기는 물론 인간 탓이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서식지 훼손과 밀렵으로 종이 급감한 것. 특히 코뿔소의 뿔은 중간상인을 거쳐 중국과 베트남등으로 밀매되는데 특별한 약효가 있다는 소문 때문에 고가에 거래된다. 사진=울페제타/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낙태 수술 받으려 국경 넘은 아일랜드 12세 소녀 사연

    낙태 수술 받으려 국경 넘은 아일랜드 12세 소녀 사연

    낙태를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는 아일랜드의 한 10대 소녀가 낙태를 위해 국경을 넘은 사실이 들통 나 관련 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아이리시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아일랜드 경찰은 지난해 한 12세 소녀가 영국을 방문해 낙태수술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당시 뱃속 아이의 생물학적 친부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15세 소년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아일랜드는 임신부의 생명에 위험이 있을 때만 법적으로 낙태를 허용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낙태를 하면 최대 징역 14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아일랜드는 1983년 개정된 법을 통해 “태어나지 않은 생명의 권리”를 인정한다. 때문에 태아는 동등한 생명권을 가지고 있으며, 근친상간에 의해 임신했을 때에도 ‘반드시’ 출산해야만 한다. 이러한 법률 탓에 아일랜드에서는 낙태 수술을 받기 위해 가까운 영국을 찾는 여성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BBC에 따르면 2016년에만 아일랜드 여성 3256명이 낙태 수술을 받기 위해 영국으로 출국했다. 1983년 이후 낙태 수술을 받기 위해 국경을 넘은 여성은 약 15만명으로 추정된다. 타국으로 낙태수술을 받으러 갈 비용이 없는 여성들은 의사의 처방없이 낙태약을 복용하다 부작용을 겪거나 목숨을 위협받기도 한다. 실제로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지난 1월 “2000명이 넘는 여성이 (낙태)약을 먹고 비극을 맞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적발된 사례는 여성이 낙태를 위해 국경을 넘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여성이 12살의 소녀라는 점에서도 당국의 우려가 쏟아졌다. 아일랜드에서는 남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17세 미만일 경우 성관계를 맺는 것이 불법이다. 문제는 미성년 임신과 관련해 아동학대가 인정될 경우에도 임신 시 낙태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이번에 조사를 받게 된 12세 소녀 역시 15세 소년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임신했으며, 이러한 경우에도 낙태가 허용되지 않자 현지 단체의 도움을 받아 영국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및 태아의 인권을 두고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아일랜드 정부는 낙태금지를 규정한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 관련 법안을 마련했다. 유권자들은 오는 5월 예외가 거의 없는 낙태금지를 규정법의 폐지 여부를 놓고 투표하게 된다. 국민투표에서 낙태금지 조항 폐지가 결정되면 아일랜드 정부는 임신 초기 12주 동안에는 아무런 제약 없이 낙태를 허용하는 방안을 입법화할 예정이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년 전보다 나이 천천히 먹는 미국인

    지난 20년 동안 미국인의 노화 속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인들이 ‘나이를 천천히 먹고 있다’는 말이다. 미국 예일대 의대 병리학과,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데이비스 노년학스쿨 공동연구진은 전미 건강영양조사(NHANES) 지표들을 분석한 결과, 최근 수십년 동안 미국인의 평균 연령이 늘어나고 생물학적 노화 속도 역시 늦춰지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인구통계학 분야 국제학술지 ‘인구학’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1988~1994년 이뤄진 ‘NHANES 3’와 2007~2010년 조사된 ‘NHANES 4’의 데이터를 비교해 연령대별 생물학적 연령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면밀히 조사했다. 연구팀은 건강 행동에 대한 문진 결과를 비롯해 혈액 내 헤모글로빈, 총 콜레스테롤, 크레아틴 수치, 알부민, 혈압 및 폐활량 데이터, 신진대사 정도, 신체 기관 기능 및 각종 염증 수치를 자세히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연령층에서 생물학적 연령이 20년 전보다 낮아졌음을 확인했다. 노화 속도가 늦춰진 것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미국 내 남성 흡연율이 점점 낮아지는 것이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또 전 연령층에서 이 같은 추세가 나타난 것은 의학 기술의 발전 때문이라고 추정되지만, 좀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사망위험, 흑인이 백인보다 45%↑ (연구)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사망위험, 흑인이 백인보다 45%↑ (연구)

    흑인이 백인에 비해 미세먼지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진은 펜실베이니아주 서부에 사는 평균나이 59세의 성인 171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 중 66%는 여성, 45%는 흑인이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먼지의 입자가 2.5㎛이하인 극미세 먼지(PM2.5)는 자동차나 공장, 발전소, 화재, 간접흡연 등을 통해 발생되며, 이러한 극미세먼지에 만성적으로 노출될 경우 혈당 농도가 높아지고 혈관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심장질환이 유발되거나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아진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심장질환 관련 입원이나 수술 여부, 심장 발작과 뇌졸중, 전반적인 건강상태와 생활습관, 주거 환경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흑인은 백인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많은 미세먼지와 검은 탄소에 노출되며, 미세먼지로 인한 심혈관 질환과 사망의 위험이 4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흑인이나 다른 소수인종은 백인에 비해 고속도로와 같은 환경오염이 심한 지역과 가까이에 사는 경우가 많으며, 이것이 미세먼지에 노출돼 심혈관 질환과 사망의 위험을 더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수입이 많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대기오염의 영향은 더 적게 받는 경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흑인이 백인에 비해 심장질환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훨씬 높은 이유는 대기오염에 더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면서 “빈곤한 지역과 더러운 공기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관계가 있다”고 전했다. 자세항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인 ‘동맥경화증, 혈전증 및 혈관 생물학 저널(the journal 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 15일자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지름신’ 부르는 뇌

    쇼핑 중독, 수집 강박, 이유 없는 도벽, 게임 중독 등을 일으키는 뇌의 부위를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확인했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김대수, 기계공학과 이필승 교수 공동연구팀은 뇌 시상하부 앞쪽에 있는 ‘내측 시삭전야’(MPA)라는 부위가 소유 본능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연구 결과를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신호에 실었다. 지금까지 내측 시삭전야는 수컷의 성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뇌 부위로만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또 MPA 움직임을 조절해 동물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기술도 개발했다. 연구팀은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장난감을 갖고 놀게 하고 다른 그룹에는 아무 것도 주지 않고 놀도록 한 뒤 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장난감을 갖고 노는 쥐들에게서 MPA 신경회로가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생쥐의 뇌에 광섬유를 심은 뒤 빛으로 해당 부위를 자극하자 생쥐들이 장난감 뿐만 아니라 주변의 물건에 집착하는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MPA가 중독현상에 관여하는 중뇌의 ‘수도관주위 회백질’(PAG)로 흥분성 신호를 보낸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 시스템을 MPA-PAG신경회로라고 이름 지었다. 연구팀은 귀뚜라미의 MPA-PAG회로를 자극하자 먹잇감에 대한 사냥행동이 증가한다는 것도 추가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생쥐의 머리에 눈 앞에 물체가 보일 수 있도록 장치를 씌우고 MPA-PAG회로를 무선으로 자극해 생쥐가 눈 앞의 물체를 따라가도록 하는 조종기술도 개발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으로 MPA가 물건에 집착하도록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기계공학적으로 해당 뇌 부위를 무선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든 대표적인 융합연구 성과”라며 “수집 강박, 이유 없는 도벽, 게임중독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포착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스티븐 호킹의 주옥같은 어록…“고개를 들어 별을 보라”

    스티븐 호킹의 주옥같은 어록…“고개를 들어 별을 보라”

    “고개를 들어 별들을 보세요. 제발 당신 발만 쳐다보지 말고…”“비록 움직일 순 없어도 마음 속에서 나는 자유롭습니다.”13일(현지시간) 76세로 세상을 떠난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주옥같은 어록을 남여 인류에게 커다란 영감을 줬다. 장애를 극복해낸 그는 어떤 면에서 죽음도 극복했다는 평을 받는다. ‘루게릭병’이라는 역경을 이겨내고 상상 이상의 족적을 남긴 고인의 말은 꼭 과학 계통뿐 아니라 모든 인생의 구석구석을 아우를만한 황금 나침반 같은 것이었다. 역대급 천재로 기억되는 고인은 먼저, 지능을 다른 각도에서 정리했다. 그에게 지능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는 “내 아이큐가 몇인지 모르겠다. 자기 아이큐를 뽐내는 이들은 모두 루저들”이라고도 일갈했다. 과학과 신학의 영역을 넘나드는 통찰적 언명과 지식인의 겸양을 현시하는 언급도 많았다. “신은 존재할지 모른다. 그러나 과학은 창조자(창조주)의 도움 없이 우주를 설명할 수 있다”라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신은 가끔은 주사위를 안 보이는 곳으로 던진다”고 했고, “내가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 뭔가를 보탰다면, 나는 그것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인류의 진화에 관한 간명한 주장도 많이 회자한다. “우리는 매우 평균적인 별의 한 소행성에서 원숭이들이 진화한 종족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주를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이 우리를 매우 특별한 무엇으로 만든다.” 그러나 그의 어록 중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인생에 관한 말들이다. 20대부터 희소병을 앓는 그는 “비록 내가 움직일 수도 없고, 컴퓨터를 통해야만 말할 수 있다고 해도 나의 마음속에서 나는 자유롭다”고 했다. 낙천적 기질과 유머도 있었던 고인은 “인생은 웃기지 않으면 비극일 것”이라고 했다. 장애인들에게도 그의 촌철살인은 이어졌다. “당신이 장애가 있더라도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라. 장애 탓에 못 하는 것들이 있어도 너무 유감스럽게 생각 마라.” 그러나 무엇보다도 철두철미 지식인이었던 그의 앎에 대한 태도는 후학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지식(앎)의 가장 큰 적(敵)은 무지(또는 무식)가 아니라, 기존 지식이 주는 환상이다.” 다음은 호킹 박사의 출생부터 타계까지의 연보다 ▲ 1942년 1월 8일 = 영국 옥스퍼드에서 생물학자인 아버지 프랭크 호킹과 어머니 이소벨 호킹 사이의 네 자녀 중 첫째로 출생 ▲ 1952년 = 사립학교 ‘세인트 올번스 스쿨’ 입학 ▲ 1959년 = 옥스퍼드대 장학생 입학 ▲ 1962년 = 케임브리지대에서 우주론 연구 시작 ▲ 1963년 = 21살 나이로 루게릭병과 함께 시한부 2년 진단 ▲ 1965년 =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만난 현대언어 전공자 제인 와일드와 결혼 ▲ 1967년 = 큰아들 로버트 출생 ▲ 1970년 = 딸 루시 출생 ▲ 1974년 = 세계 최고(最古) 자연과학학회인 ‘로열 소사이어티’ 회원 선출. 32살로 최연소 중 한 명 ▲ 1979년 = 케임브리지대학 수학과의 루카시언 석좌교수 임명(~2009년). 아이작 뉴턴도 이 자리 역임. 셋째 아이 티머시 출생 ▲ 1985년 = 스위스 제네바 병원에 폐렴 입원. 수술 후 생존했지만, 목소리 상실. 이듬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전자 음성합성장치를 통해 대화 시작 ▲ 1988년 = 우주 빅뱅이론 관련 기념비적 대중 과학서 ‘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 출간 ▲ 1990년 = 첫 한국 방문. ‘우주의 기원’과 ‘블랙홀과 아기우주’ 주제 강연 ▲ 1995년 = 자신의 간호사인 일레인 메이슨과 재혼 ▲ 2000년 = 두 번째 방한. 제주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 `코스모 2000‘ 참석 ▲ 2007년 = 일레인 메이슨과 이혼 ▲ 2009년 = 급성 호흡기 감염 증세로 입원했다가 회복 ▲ 2018년 = 76세 일기로 타계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와우! 과학] 세계서 가장 공격적인 뱀상어가 좋아하는 수온은?

    [와우! 과학] 세계서 가장 공격적인 뱀상어가 좋아하는 수온은?

    해외 연구진이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상어로 알려진 뱀상어가 전 세계 주요 해안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이유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줄무늬가 호랑이 무늬를 닮아 호랑이상어로도 불리는 뱀상어(Tiger shark)는 온대 해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야행성으로서 밤에는 먹이를 찾아 얕은 바다로 나오고 낮에는 깊은 물속에 머무른다. 뱀상어는 상어류 중 가장 난폭한 성질을 가졌으며 특히 사람을 공격하는 빈도수가 잦아 식인상어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최근 영국 벨파스트 퀸스대학과 로햄튼대학 공동 연구진은 하와이에 서식하는 뱀상어의 등지느러미와 꼬리에 수온 및 상어의 활동과 이동 속도를 측정하는 전자장치를 부착한 뒤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뱀상어가 가장 선호하는 수온은 22℃이며, 뱀상어는 너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이 최적의 온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의 어류가 그렇듯 상어 역시 주변의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냉혈동물)이다. 이 때문에 수온이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낮아질 경우 서식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문제는 지구 온난화로 수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해안가에서 뱀상어와 사람의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수온 상승으로 사람이 수영하는 구역과 뱀상어의 활동 구역이 겹치면서 뱀상어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는 것. 연구진은 “해안 온도가 1~2℃만 상승해도 뱀상어의 활동 영역이 변화될 수 있다. 예컨대 과거 겨울철에는 시드니 해안에서 뱀상어를 거의 볼 수 없었지만, 수온 상승으로 인해 겨울철에도 뱀상어를 많이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드니와 같은 세계 일부 지역에서는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상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상어의 공격을 막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상어의 서식 환경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해양동물이 육지에 사는 동물보다 기후변화에 더 신속하게 반응한다며, 지구 온난화가 동물과 사람의 생활영역에 미치는 변화에 대해 더욱 자세히 연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의 유명 인문학 출판사인 ‘와일리’가 발간하는 학술지 ‘글로벌 생물학 변화’(Global Change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명경재의 DNA세계] SF에서 보던 재생의학 가능해질까

    [명경재의 DNA세계] SF에서 보던 재생의학 가능해질까

    “손톱을 자르면 손톱만 자라고, 헌혈을 하고 나면 다시 피가 정상적인 양으로 돌아온다.”어떻게 각각의 조직, 기관들이 다른 조직, 기관이 아닌 원래의 조직, 기관을 만들어 내는 걸까?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수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많은 세포들은 모두 똑같지 않고,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특정한 조직, 기관을 만들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다양성 덕분에 우리가 보고 접할 수 있는 생명체가 만들어진다.어떻게 난자와 정자가 만나 만들어진 하나의 세포에서 이렇듯 다양한 세포가 만들어져서 각각 다른 형태의 생명체를 만들어 나갈까? 이 질문은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생물학자들의 주된 관심사가 되어 왔다. 난자와 정자 수정 직후에는 세포의 분열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난다. 이때는 모든 세포가 거의 같은 모양으로 유지되며 세포 수를 늘리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척추동물의 경우 낭배가 형성되는 시기가 오면 세포 수를 늘리는 세포분열은 줄어들고 다양한 조직, 기관을 이루는 세포로 변화하는 세포 분화과정에 돌입한다. 이런 변화의 주요 원인은 세포들이 만들어 내는 단백질 발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낭배 형성 시기에 무슨 일이 일어나서 세포분열을 지속하던 세포들이 분화를 시작할까’ 하는 질문은 많은 연구자들이 여전히 궁금해하는 생물학 분야의 큰 수수께끼 중 하나다. 최근 줄기세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그에 따라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줄기세포는 아직 분화가 결정되지 않은 세포들로 다양한 조직, 기관으로의 분화가 가능하다. 낭배 형성이 이루어질 때까지의 세포분열을 활발히 하는 세포들과 비슷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줄기세포들은 특정한 신호를 외부에서 줄 경우에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가 가능하다. 현재 많은 연구도 어떻게 줄기세포를 특정 조직으로 분화시킬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을 찾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줄기세포가 특정 조직으로 분화하는 것도 낭배기 세포가 특정 조직으로 분화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포 내 단백질 발현 차이로 발생한다. 세포 내 단백질 발현이 세포마다 달라지는 것은 유전자를 구성하고 있는 DNA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단백질 때문이다. DNA는 핵산으로 이루어진 이중나선 구조로 되어 있는데 세포 내에서는 각종 단백질이 이를 둘러싸서 크로마틴이라는 형태로 존재한다. DNA를 싸고 있는 단백질 중에 가장 많은 단백질은 ‘히스톤’으로 다섯 가지의 단백질이 DNA의 일정한 크기를 반복적으로 감고 있다. 히스톤 단백질은 인산화, 유비퀴틴화, 아세틸화 같은 많은 변이가 생길 수 있는데 이런 변이를 통해 DNA에 있는 유전정보가 켜지거나 꺼지는 온ㆍ오프 조절이 이루어진다. 히스톤 변이뿐 아니라 DNA 자체의 변이도 유전정보의 온ㆍ오프를 조절한다. 앞서 말한 낭배기 세포나 줄기세포 분화는 대부분 히스톤 단백질, DNA 변이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분화뿐만 아니라, 암세포나 세포 노화 역시 이런 히스톤 단백질의 변이가 상당 부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DNA의 염기서열을 결정한 후 과학자들은 DNA나 히스톤의 변이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전체적인 작용 원리를 알아내는 때가 도래하면 낭배기 세포와 줄기세포들이 특정한 조직, 기관을 만들어 내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날이 오면 각종 질병들의 치료가 가능해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혹시 그런 날이 오면 가끔 SF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조직, 기관을 완전히 되살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영원히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그런 날도 오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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