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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진 페미니스트 여대생, 성소수자 혐오만 키웠다

    급진 페미니스트 여대생, 성소수자 혐오만 키웠다

    서울 6개 여대 연합 1만명 반대 서명 “생물학적 여성 아닌 사람이 공간 위협” 사회적 한계 부딪힌 트랜스젠더 커밍아웃 “세상 원망하지 않아… 한발 물러서겠다”“세상을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부대끼며 같이 사는 곳이잖아요. 저는 한발 물러서지만 다른 분들이 열심히 살아 줄 거라 믿습니다.” 성전환 수술 이후 여성으로 숙명여대 법대에 최종 합격했지만, 학내외 반발에 부담을 느껴 결국 입학을 포기한 트랜스젠더 A씨는 지난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30일 트랜스젠더 여성으로서 여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처음 알려진 뒤 서울 6개 여대 래디컬 페미니즘(급진적 여성주의) 동아리를 포함해 1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반대 서명에 동참하며 A씨의 입학을 반대했다. 이들은 입학 반대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는 등 노골적인 혐오를 뿜어 냈다. A씨의 결정으로 입학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성소수자를 향한 우리 사회의 혐오는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무서워할 필요 없어” 이번 사건은 그동안 숨어 지내던 트랜스젠더가 커밍아웃하며 존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트랜스젠더의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 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최소 5만명에서 최대 25만명 정도로 추정할 뿐이다. A씨는 처음 합격 소식을 전하며 “트랜스젠더도 당당히 여대에 다닐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힘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육군 복무 중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 수술을 받은 변희수 하사가 강제 전역을 앞두고 “여군으로 계속 복무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A씨의 합격 소식 이후 일부 학생들의 조롱과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들은 대자보 등으로 생물학적 여성이 아닌 A씨가 ‘진짜 여성’의 공간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20년 남짓 남성으로 살다가 성전환을 하고 굳이 여대에 들어오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이에 A씨는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정체성을 사회가 규정한 것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일 뿐”이라면서 “다르다고 무섭다고 한다면 이 세상은 살 수가 없다. 자신과 같은 사람은 세상에 한 명도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A씨가 ‘롤모델’로 꼽은 박한희 변호사도 “상대방이 나와 같은 복잡한 생각과 삶의 여정을 가진 인간이라는 점에서 출발했으면 한다”며 “트랜스젠더는 조롱과 모욕을 위한 가상의 캐릭터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같이 살아가는 존재”라고 말했다. ●여성만이 가장 큰 약자라는 전제 버려야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트랜스젠더가 본인을 위협한다는 주장에는 여성만이 약자라고 보는 전제가 깔렸다”면서 “트랜스젠더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존재로 평생 차별을 겪는데, 성소수자 등 다른 사람도 약자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미국의 갤럽 혐오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트랜스젠더 10명 중 8명이 혐오 범죄를 겪었다고 답했다. 그중 폭력을 당한 건 32%로, 전체 성소수자(25%)와 비교해도 높은 비율이다. 보다 폭넓게 소수자 인권을 포용하는 문화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학 연구자인 권김현영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는 “법적 성별까지 여성으로 인정받은 A씨가 정정당당히 합격했는데도, ‘출신성분’으로 입학을 막은 건 페미니즘이 아니라 집단 괴롭힘에 불과하다”면서 “강간 범죄를 저지를 거라는 둥 잘못된 편견으로 소수자를 악마화하는 행동 자체가 차별이라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차별금지법 등 혐오 표현과 차별에 대해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시리아 난민아동 보듬는 세서미스트리트

    시리아 난민아동 보듬는 세서미스트리트

    50년 이상 세계 아동의 사랑을 받아 온 인형극 형태 미국 TV 교육프로그램 ‘세서미스트리트’가 중동 난민 어린이들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를 방영한다. 8일(현지시간) 세서미 워크숍에 따르면 새 캐릭터 바스마, 자드, 마주자를 출연시킨 새 프로그램을 시리아, 요르단, 이라크, 레바논 지역 어린이 채널과 유튜브를 통해 최근 방송했다. 새 콘텐츠는 시리아 내전으로 장기 이재민이 된 어린이들에게 놀이와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고안된 인도주의 프로그램의 하나다. 제작자인 스콧 캐머런 세서미워크샵 수석 프로듀서는 “우리는 3~8세 아이들이 감정을 다스리는 걸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서 “바스마가 어둠을 무서워하는 장면에서 많은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어둠을 통해 ‘두려움’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새 콘텐츠는 당연히 교육, 심리 전문가들과 함께 작업했다. 세서미워크숍과 제휴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국제구조위원회(IRC)의 책임자 마리애느 스톤은 “이 인형극이 발달의 중요 단계에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은 일상적으로 폭력에 노출되고 돌봄을 받지 못해 장기적이고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양육의 부재로 인해 신경학·생물학적 발육 과정이 붕괴될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뇌발육의 결정적 단계에서 유독성 스트레스를 겪는 아이들은 일생 따라다닐 수 있는 심각한 장애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새 인형극은 감정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봉사자 수천명은 4개국 진료소, 지역사회 센터, 가정 등 아이들이 모이는 곳을 방문해 이 프로그램에서 나온 내용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할 예정이다. 극 중 가장 친한 5살 친구들인 바스마, 자드는 또다른 염소 친구 마주자와 함께 괴로운 감정을 경험하고 토론한다. 바스마와 자드는 그럴 때마다 다섯까지 세기, 배꼽으로 숨쉬기, 그림으로 표현하기 등 방법으로 감정을 다스린다. 각 회의 후반부는 실제 어린이들과 유명인들이 이들 캐릭터와 함께 게임을 하거나 노래를 부른다. 가디언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어린이 난민은 500만명 이상이 발생했다고 썼다. 인근 국가 수용소 이곳저곳에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조기 지원과 교육은 지역별로 엄청난 격차가 있다. 다수는 극심한 폭력 상황을 경험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서미 스트리트는 늘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다양한 문제에 대처하는 걸 도왔다. 2017년엔 자폐증이 있는 줄리아라는 캐릭터를 도입했고, 지난해엔 미국 전역을 뒤흔들었던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에 중독된 부모를 둔 아이들을 돕기 위해 칼리라는 작은 녹색 캐릭터를 만들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수술 안한 트랜스젠더 박한희 변호사 “숙명여대 포기 지지”

    수술 안한 트랜스젠더 박한희 변호사 “숙명여대 포기 지지”

    학내 반대와 차별적 시선에 부딪혀 숙명여자대학교 입학을 끝내 포기한 트랜스젠더 학생에 대해 박한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가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트랜스젠더인 박 변호사는 숙명여대 법과대학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A씨(22)가 롤모델로 꼽았던 인물이다. 박 변호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A씨는 등록들 안하기로 했습니다”라며 “A씨는 앞으로도 계속 우리들과 함께 어울리고 살아갈 거라는 점에서 당사자분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변호사는 숙명여대 내의 ‘페미니즘’을 내세운 단체들이 A씨의 입학에 대해 거센 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좌절감을 나타났다. 그는 과거 성별 고정관념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했던 자신이 여성·남성의 절대적인 모습은 없다는 것을 ‘페미니즘’을 통해 알게 됐다며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 트랜스젠더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목소리에 정말 깊은 좌절과 괴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입학 조건을 ‘생물학적 여성’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박 변호사는 “염색체는 단지 X와 Y 기호 외에 무슨 의미를 가질까요?”라며 “세포 속의 23쌍 중 1쌍에 불과한 염색체가 진지한 정체성의 호소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일지 전 정말 모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안전을 이유로 여성 전용 대학에 트랜스젠더의 침입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안전 문제는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분리하고 추방하며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안전하고 그러면서도 자신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우리의 지향점이 되어야 하고 또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박 변호사는 “상대방이 나와 같은 복잡한 생각과 삶의 여정을 가진 인간이라는 점에서 출발해줬으면 한다”라며 “트랜스젠더들은 조롱과 모욕을 위한 가상의 캐릭터도 아니고 인터넷의 밈(재미를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인터넷 상의 그림, 사진 또는 짧은 영상)도 아닌 현실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같이 살아가는 존재들”이러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변호사는 A씨와 같이 용기를 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감추지 않고 나섰고 각계각층에서 이를 지지해 줬다며 “앞으로도 계속 자신답게 살아가며 이를 드러내는 존재들은 계속 나타날 것이고 우리 사회도 변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변호사는 남중, 남고를 거쳐 포항공대 기계공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했지만,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며 우울증을 겪었고,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커밍아웃을 결심하고 2013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했다. 대학원 입학 후 성 정체성을 공개했고, 로스쿨 졸업 후 그 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면서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변호사가 됐다. 그는 2017년 방송된 EBS ‘까칠남녀’의 성소수자 특집방송에 출연해 “난 아직도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1번”이라며 “난 수술하지 않았고, 앞으로 수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는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으면 성별정정 허가를 해주지 않는다”며 “수술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성별정정을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화학 귀마개로 소음으로 인한 청력손실 막는다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화학 귀마개로 소음으로 인한 청력손실 막는다

    보고 듣고 말하고 맛보고 느끼는 인간 오감의 어느 하나만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손가락에 작은 가시가 박혔을 때의 불편함이나 감기로 코가 막히는 것은 물론 냄새를 맡지 못하게 되면 도무지 음식 맛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일이다.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 오감에 문제가 생긴 이들의 불편함은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을 수준일 것이다. 최근에는 각종 소음과 이어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청각기능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청력을 잃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고 한다. 생물학자들이 이같은 후천적 청력상실을 막을 수 있는 화학적 귀마개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대 생물학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이비인후과 공동연구팀은 청력 손실을 막을 수 있는 수용체를 확인했으며 이를 활용해 청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음을 미리 차단해 청력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7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3일자에 실렸다. 이번에 발견한 수용체는 신경세포에 있는 분자의 일부로 내유모세포(inner-ear hair cells)에서 증폭된 소리정보를 뇌의 청각피질로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각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유모세포에서 신경세포로 음을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팀은 유모세포에서 신경세포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수용체 중 일부라도 ‘GluA2’라고 불리는 단백질이 부족해지면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청력손실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해 GluA2 감소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을 투약한 결과 쥐가 소음에 노출되더라도 청력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내유모세포와 신경세포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해 청각손상을 막아주는 일종의 ‘화학적 귀마개’를 씌운 것이다. 연구팀이 시도한 화학적 귀마개는 큰 소리로 인한 피해를 막아줄 뿐 일상적 소리를 차단하거나 교란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결과를 군(軍)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임무 수행 중 폭발음과 총성 등 큰 소음에 자주 노출되는 군인들은 전쟁 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뿐만 아니라 청각손실 같은 신체적 손상도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티븐 그린 아이오와대 교수(신경과학)는 “영구적 청력 손상은 우리가 안전하다고 생각한 수준의 소음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현재 기술로는 청각 신경세포나 유모세포를 재생할 수 없기 때문에 소음 노출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화학적 귀마개는 일상적으로 소리를 듣는데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청각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소음을 차단해줄 수는 있지만 아직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한 날씨에 오래 생존…인체 면역력 떨어지면 쉽게 감염될 수 있어

    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한 날씨에 오래 생존…인체 면역력 떨어지면 쉽게 감염될 수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무서운 속도로 전 세계로 확산 중인 가운데 최근 중국 보건당국은 “신종 코로나가 온도 20도, 습도 40~50% 환경에서 공기 중에 최장 5일간 생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수의 국내 전문가들은 중국 발표는 바이러스가 가장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든 상태에서 나온 실험실 결과로 일상생활과는 전혀 다르다고 지적하지만 사람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실내 활동 많은 겨울에 감기 더 많이 걸려 신종 코로나가 기온이 20도보다 낮은 겨울철에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는 이유는 뭘까.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5도 이하, 습도 20~30%의 춥고 건조한 상태일 때 오래 생존하기 때문이다. ‘여름 감기는 개도 걸리지 않는다’는 옛말처럼 겨울에 감기에 쉽게 걸리는 이유도 바이러스의 이런 생존 특성 때문이다. 계절성 감기의 10~15%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인 신종 코로나가 겨울철에 무섭게 번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수철 연세대 생물학 교수는 “바이러스가 숙주 바깥에서는 단순한 물질일 뿐이기 때문에 춥든 덥든 몸 바깥 외부에서는 구조를 유지하기 어럽다”며 “겨울철에 감기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되는 것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실내활동이 많아지고 환기가 자주 되지 않으면서 공기 내 바이러스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날씨가 추우면 체온이 내려가면서 인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쉽게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온 높아지면 바이러스 전파력 낮아져 전문가들은 2002년 겨울에 발생했다가 이듬해 기온이 높아지면서 세력이 약화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처럼 날씨가 풀리는 봄이 되면 신종 코로나 역시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전파력도 낮아져 확산이 멈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겨울이 바이러스의 전성시기로 알려져 있지만 모든 바이러스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기온이 높고 습한 여름철에도 결막염이나 영유아 열감기를 유발시키는 아데노바이러스, 급성후두기관지염과 폐렴을 유발시키는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기승을 부린다. 뇌수막염바이러스, 웨스트나일바이러스, 뇌염바이러스 등도 덥고 습한 날씨에도 세력을 떨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뾰족한 주둥이 가진 선사시대 해양 파충류, 9년만에 신종 확인

    뾰족한 주둥이 가진 선사시대 해양 파충류, 9년만에 신종 확인

    송곳처럼 뾰족한 주둥이를 지닌 선사시대 해양 파충류의 존재가 새롭게 세상에 드러났다는 내용의 논문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실렸다. 미국 알래스카주립대 북부박물관의 고생물학자 팻 드러켄밀러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2011년 지구 최대의 온대우림으로 알래스카주 동남부 통가스 국유림에서 발굴된 파충류 화석을 연구해 탈라토사우루스 신종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화석은 발굴팀이 해당 지역을 조사하던 당시 조수가 매우 낮아져 섬 해변에 묻혀있던 화석이 포함된 암석이 우연히 모습을 드러냈을 때 운 좋게 발견됐다. 발굴팀 일원인 미국 산림청 소속 지질학자 짐 바히탈 연구원은 “화석을 암석과 완전히 분리하는 데 몇 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분석 결과, 화석 속 생물은 약 2억2000만 년 전 생존한 탈라토사우루스의 신종으로 밝혀졌고, 연구진은 이 종에 대해 전설의 바다괴물 구나카데이트(Gunakadeit)의 이름을 따서 구나카데이트 호세아(G. joseeae)라는 학명을 붙였다. 신종의 몸길이는 같은 속보다 훨씬 작은데 75~9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종이 생존했을 당시 발굴 지역은 당시 수온 10~20℃로 더 따뜻한 곳이였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이 종이 특화된 생김새 때문에 오히려 멸종을 자초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불러일으켰다. 연구 공동저자인 미 밴더빌트대학의 닐 켈리 박사는 “이 종은 얕은 바다에서 먹이를 사냥했지만, 해수면이 높아져 먹잇감이 바뀌자 갈 곳을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탈라토사우루스는 육생 파충류 가운데 처음으로 다시 바다로 들어가 적응한 종들 중 하나”라면서 “이들 파충류는 몇천만 년간 번성했지만, 상대적으로 화석은 드물어 이번 표본은 이들이 어떻게 진화하다가 궁극적으로 멸종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중대한 자료”라고 말했다.연구를 이끈 드러켄밀러 박사는 “이 파중류는 매우 날카로운 주둥이를 갖고 있어 놀라웠다. 말 그대로 그 모습은 바늘처럼 보였다”면서 “이는 이 종이 당시 얕은 해양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이런 생김새를 갖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종은 아마 뾰족한 주둥이를 산호의 갈라진 틈에 쑤셔넣고 먹잇감을 잡아먹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동물들의 감옥’ 동물원·수족관, 멸종 위기종 보호 수단이라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동물들의 감옥’ 동물원·수족관, 멸종 위기종 보호 수단이라고?

    방학이 되면 집에만 있는 것을 지겨워하는 아이들 등쌀에 부모들은 동물원이나 수족관, 과학관, 박물관 같은 곳을 많이 찾습니다. 물론 요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게 되지만 말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원과 수족관의 역사는 인류가 지구상에 등장할 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야생동물을 가축화하고 사육하는 대상으로도 봤습니다. 이후 왕족과 귀족들은 진기한 동식물을 보고 즐기기 위해 동물원, 식물원, 수족관을 만들었습니다. 현재와 같은 형태를 갖춘 최초의 동물원은 1752년에 만들어진 오스트리아 빈의 쇤브룬 동물원입니다. 이후 유럽 각지에 식물원과 동물원이 설립됐습니다. 과학 연구와 대중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이지만 사실은 제국주의 성과를 과시하려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1960년대 이후 생물학자들이 여러 동물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동물들도 인간처럼 행복, 분노, 수치심 등 감정이 있다는 것을 속속 밝혀냈습니다. 이 때문에 동물을 가둬서 구경거리로 만드는 현재의 동물원과 수족관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 더블린대, 아일랜드 골웨이국립대, 종360보전과학연합, 덴마크 서던덴마크대,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공동연구팀은 동물원과 수족관이 야생에서 위협받는 멸종위기종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논문을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5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종360보전과학연합에서 관리하는 동물정보관리시스템(ZIMS) 데이터와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에 가입된 58개국 458개 동물원과 수족관에 있는 2만 2000여종의 생물과 동물원, 수족관 관람객에 대한 분석을 했습니다. 분석 결과 매년 동물원과 수족관을 찾는 관람객은 전 세계 77억명 중 10%에 해당하는 7억~8억명이며 이를 바탕으로 WAZA는 야생보전 프로그램에 매년 3억 5000만 달러(약 4160억원)를 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동물의 종류가 많은 곳보다 코뿔소, 호랑이, 코끼리, 곰처럼 크고 상징적인 동물이 있는 동물원에 관람객이 더 많이 몰리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논문이 눈길을 끄는 것은 동물원이 동물의 행복권을 해치기 때문에 축소하거나 없애기보다는 쉽게 볼 수 없는 동물과 다양한 종의 동물을 동물원에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관람객이 동물원을 찾게 된다면 수익금을 바탕으로 더 많은 종 보존기금을 확보해 멸종위기종 동물을 더욱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된다는 결론이지요. 인간의 활동 때문에 멸종하는 동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를 보존하기 위한 기금을 확보하고 동물보호의 중요성을 알린다는 차원에서 동물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은 타당합니다. 그렇지만 동물원에 갇혀 사는 동물들이 스트레스로 인해 이상현상들을 보이는 것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멸종위기종 동물 보존 수단이라는 동물원의 가치와 동물원 내 동물들의 권리를 어떻게 동시에 만족하게 할 수 있을지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dmondy@seoul.co.kr
  • 신종 코로나 등 감염병 비행중 전염 막을 최선은

    신종 코로나 등 감염병 비행중 전염 막을 최선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며, 같은 공간에서 누군가 기침만 해도 신경이 쓰이는 때다. 그런데 감염병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탄다면 어떨까. 불안감을 덜기 위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만큼 위험하진 않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전문가들을 취재해 비행기에서 병에 전염될 가능성에 관해 보도했다.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병에 걸린 환자와 기내에서 가까이 앉으면 당연히 전염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환자와 같은 줄이나 앞, 뒤쪽 두 줄에 앉게 될 승객에게는 감염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항공사 측이 알려줘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2018년 보잉사가 지원해 미 국립과학원 회보에 실린 연구에서는 이보다 위험 지역이 더 좁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가장 취약한 자리는 아픈 승객 바로 앞자리이며 양쪽 각각 두 자리와 바로 뒷자리도 취약하다. 연구는 침이나 콧물 등을 통한 ‘비말전염’의 경우에 해당한다. 창가 좌석에 있는 승객보다 통로 승객이 감염 위험이 더 크다는 점도 연구 결과에 포함됐다. 환자나 환자 주변에 앉은 승객들이 지나가며 바이러스가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 상대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통로를 지나다니는 경우가 많은 통로 승객이 환자 주변을 지나갈 확률이 높다. 비행기 안 공기는 대체로 건조하다. 찰스 게바 애리조나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일부 바이러스, 인플루엔자는 건조한 공기에서 더 생존력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비행기 좌석 테이블과 화장실 문손잡이에서 인플루엔자, 노로바이러스와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건조한 공기는 코와 입, 피부 점막을 자극한다. 이는 승객들이 신체 부위를 긁거나 눈물 등 체액을 배출하게 한다. 미시간대 의대 소아과 하워드 마르켈 교수는 “콧속에 미세한 상처가 있다면 바이러스가 착륙하기에 완벽한 장소”라고 말했다. 연구논문 제1저자인 에머리대 비키 헤르츠버그 박사 설명과 WP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환자와 상당히 떨어진 창가 자리에 앉아서 가급적 일어나지 말고 좌석 테이블도 내리지 않는 게 안전할 것 같다. 하지만 WHO는 “연구 결과 기내에서 감염성 질환이 전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여객기에 사용되는 고효율 미립자 공기 필터가 끊임없이 공기를 재순환하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비행기는 좁은 실내에서 장시간 많은 사람들과 가까이에 있어야 하는 버스, 지하철, 영화관 등과 비슷하지만 헤파 필터가 장착된 여과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기내는 기본적으로 무균상태이며 감염 위험은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WP는 이륙 전 공기순환 장치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 전염병 확산 가능성은 있다고 썼다. 헤르츠버그는 공기순환 장치 바로 밑에서 환자가 기침을 하면 오히려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그럴 경우 공기 흐름은 환자가 뿜은 비말을 끌어당겨 당신에게 밀어 떨어뜨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점점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반딧불이…인공조명·투어관광 탓 (연구)

    점점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반딧불이…인공조명·투어관광 탓 (연구)

    전 세계에서 2000여 종의 반딧불이 서식한다고 알려진 가운데 그중 일부가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미 터프츠대의 새라 루이스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진이 세계 여러 지역에서 반딧불이를 연구하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개체 수와 위협 요인 등을 조사한 결과, 일부 종은 멸종 위기에 있으며 그 원인은 서식지 감소와 농약 사용 그리고 인공 조명 등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식지 감소에 대해 루이스 교수는 “어떤 반딧불이 종은 특정 환경 조건이 아니면 번식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 반딧불이 중 1종(학명 Pteroptyx tener)은 번식을 위해 맹그로브 등 습지가 필요하다”면서 “그렇지만 이런 습지는 팜유의 원료가 되는 기름야자 농장이나 해산물 양식장으로 바뀌고 있어 반딧불이 서식지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딧불이에게 또 다른 위협은 야간에 사용하는 인공 조명이 있다. 가로등과 광고 조명 외에도 도시 주변의 하늘까지 확산하는 이런 빛은 때때로 보름달 만큼 밝다. 연구에 참여한 같은 대학의 애벌론 오언스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런 빛 공해에 대해 “인간을 포함한 생물의 생체 리듬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짝짓기 상대를 찾는 반딧불이에 있어서도 큰 방해가 된다”고 지적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이 높고 광량도 많은 LED 전구의 보급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 지표의 23% 이상이 야간에도 어떤 인공 조명에 비춰지는 상태가 돼 있다는 추산도 있다. 이들 연구자는 또 네오니코티노이드와 같은 농약 사용이 반딧불이 멸종의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오니코티노이드는 미국에서 옥수수와 콩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고 있다.이밖에도 인간과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죽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와 대만 그리고 일본 등에서는 반딧불이가 많이 서식하는 곳으로 관광객들을 데려가는 이른바 ‘반딧불 투어’라는 형태의 관광 명소가 오랫동안 인기를 끌고 있다. 연간 20만 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런 명소에서는 반딧불이의 서식 환경이 파괴되거나 날 수 없는 일부 종이 관광객들에게 밟혀 죽는 사태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산하 반딧불이 전문그룹에 속한 전 세계 전문가 35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 전 세계 반딧불이가 직면한 위협을 분류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현재 반딧불이 개체 수에 관한 증거 대부분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므로 그보다 장기적인 관찰 조사를 통해 감소 실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논문에 명시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학술지 ‘바이오사이언스’(Bioscience) 최신호(3일자)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정승민의 막론하고] 음모론은 관료의 자업자득

    [정승민의 막론하고] 음모론은 관료의 자업자득

    강연을 연기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이다. 아닌 게 아니라 거리마다 마스크 물결이다. 핵미사일이 아니라 전염병이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이라는 경고가 피부로 다가온다. 팬데믹(pandemic)으로까지 번지는 우한발(發) 역병의 원인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박쥐나 뱀 같은 야생동물을 먹는 몬도가네식 음식문화에서 비롯됐다는 다수설부터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음모론까지 무성한 의견이 분출 중이다. 언제나처럼 시간이 지나면 정설이 자리잡겠지만 흥미로운 대목은 베이징에 대한 반감이다. 생물학무기를 개발하려다 어떤 연유로 퍼져 나왔다는 ‘우한괴담’은 확산 일로다. 공교롭게도 신종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에는 중국의 ‘국보급’ 전염병 연구시설마저 있다. 황화론부터 시작되는 뿌리 깊은 중국혐오증(Sinophobia)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날개를 달았다고나 할까. 대조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지금 워싱턴도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다. 독감에 1500만명이 걸렸고 8000여명이 숨졌다. 그런데도 별말이 없다. 생명을 단순 수치로 비교할 수 없다고 해도 시진핑으로서는 억울할 만하다. 차이가 뭘까. 관료적 비밀주의의 지분이 크다. 2003년 사스가 번질 때도 베이징 당국은 정보를 드러내기보다는 숨겼다. 있는 그대로 실상을 공지하지 않고 유리한 소식만 제공했다. 다 함께 공유하지 못하다 보니 제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위기를 키웠다. 반면교사의 교훈은 이번에도 작동하지 않는 듯하다. 어느 중국 전문가는 정보의 검열과 통제에만 집중하는 전체주의적 방식을 지적하면서 우한 사태의 키워드를 ‘기만’으로 집약했다. 초기에 바이러스가 우려된다는 내용을 SNS에 올린 이들은 체포되기까지 했다. 유튜브와 팟캐스트가 판치는 개인 미디어 시대에 정보가 적시적기에 공급되지 않으면 뜬소문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위기관리의 제방을 무너뜨리는 현실을 모르는 것이다. 게다가 자리를 걸고 위기를 관리해야 할 의료 책임자나 행정관리들은 줄줄이 ‘뻘짓’만 해댔다.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전염성이 강하지 않고 예방과 통제가 가능하다는 궤변에다 우한시민 10만명이 참석하는 연회를 허용하는 등 무책임 일변도였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다가 별안간 인구 1100만명의 대도시를 전격 폐쇄하니 뒤통수를 맞은 인민들의 상상력은 천지사방으로 뻗어나갈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중국발 괴담은 중국 관료들의 자승자박인 셈이다.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을 때 일본 정부는 방사능이 퍼져 나갈 예측 데이터를 국민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국민적 혼란을 우려해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 당국자들의 사후 변명이다. 한국의 공직자들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몇 해 전 일어난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바이러스 사태도 정부가 초기에 신뢰를 얻지 못해 온갖 루머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렀다. 규정과 위계에만 집착하다가 정작 국민과 불통하는 관료주의로는 위기를 대처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관료의 본질은 더 높은 자리나 더 많은 권한이 아니라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공익적 판단과 결정을 하는 데 있다. 무사안일과 복지부동 대신 국리민복과 적극행정을 하라고 관례와 법규가 뒷받침하는 것이다. 무슨 사건이 터져도 책임자를 가릴 수 없고 복잡한 절차를 통해 상황을 은폐하는 데 그것이 악용된다면 국민을 위한 정부가 국민을 해치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 비상시에 신임을 얻으려면 평시에 투명해야 한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은 공자왈의 세계가 아니라 공직 사회의 최우선 덕목이다. 어떤 정부든 ‘소문의 벽’을 쌓기 시작하면 노상 괴담과 음모론의 늪에 빠져 허우적댈 것이다.
  • 세계 최대 바닷새 앨버트로스, 불법 조업 선박 조사하다

    세계 최대 바닷새 앨버트로스, 불법 조업 선박 조사하다

    신천옹(信天翁)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세계 최대 바닷새 앨버트로스의 도움으로 불법 조업을 감시하는 프로젝트 연구의 성과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1월27일자)에 발표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 연구는 앨버트로스 169마리의 등 부분에 소형 전자기기를 부착해 인도양 남부에서 남극 수역을 항해하는 선박들을 조사한 것이다. 그 결과, 조사 대상이 된 선박의 약 3분의 1이 남극이빨고기와 남극빙어 그리고 크릴새우 등을 불법 조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령의 프린스에드워드 제도를 비롯해 프랑스령의 크로제 제도와 케르겔렌 제도의 인근 바다는 풍부한 어장으로 알려져 불법 조업하는 어선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소속 해양생물학자이자 이번 연구를 주도한 앙리 위메스키슈 박사는 불법 조업을 하는 선박을 이런 방법으로 추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비행 중인 앨버트로스는 약 30㎞나 떨어진 해역이라도 선박을 발견하면 다가간다. 위메스키슈 박사에 따르면 알바트로스는 장거리를 날 수 있는 데다가 어선에서 잡아들이는 물고기를 먹기 위해 접근하는 습성이 있어 이런 첩보 임무에 최적화됐다는 것이다.연구팀은 위치 탐지를 위한 GPS 안테나와 선박용 레이더를 탐지하기 위한 안테나, 본부에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한 안테나 그리고 이런 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광 패널을 장착한 소형 기기를 만들어 앨버트로스의 등 부분에 장착했다. 이들 앨버트로스는 등에 매달은 기기의 무게를 신경쓰는 것 같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모든 앨버트로스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6개월 동안 4700만㎢가 넘는 넓이의 해역을 순찰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모든 등록 어선에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탑재돼 있으며 전원을 항상 켜둬야 한다. 이에 대해 웨메스키슈 박사는 “중국이나 스페인 선박 중에는 배타적 경제 수역에 접근하기 위해 신호를 끊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는 이들 선박이 경계 부근에서 불법 조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이들 어선도 어선끼리 충돌을 피하려면 레이더는 반드시 켜놔야 한다. 이 점에 착안한 연구팀은 앨버트로스가 특정 어선에 접근하면 등에 달린 기기를 통해 레이더 신호를 탐지, 그 좌표를 전송받는 것이다. 그 결과, 탐지된 모든 어선 353척 중 약 30%가 AIS 전원을 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선박이 배타적 경제수역에 있을 경우 불법 조업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앨버트로스가 불법 조업을 감시하는 이 프로젝트는 환경 보호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데 야생동물의 도움을 받는 ‘바다의 파수꾼’이라는 의미를 지닌 오션 센티넬(Ocean Sentinel)이라고 불리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부분이다. 이에 대해 관련 연구팀은 현재 뉴질랜드와 하와이에서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상어나 바다거북 등 해양생물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트랜스젠더 신입생/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트랜스젠더 신입생/박록삼 논설위원

    “너무 욕을 먹어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기분이다.” 올해 숙명여대 법학부에 합격한 A(22)씨의 발언이다. A씨는 지난해 8월 태국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두 달 뒤 법원에서 성별정정 허가까지 마친 ‘여성’이다. 지난주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여대 입학생’으로 보도됐을 때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최근 벌어졌다. 입학등록 마감(7일)을 앞두고 숙대 재학생과 입학생들이 A씨의 입학을 반대한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깊은 상처를 입게 됐다. 많은 이들이 부러워할 만한 대학에 합격했지만 그는 별로 행복하지 않은 듯하다. 그의 입학을 반대하는 측은 힐난하듯 발언했다. “왜 굳이 여대를 가서 논란을 자초하나”, “그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과, 그와 함께 여자화장실, 여탕, 여대를 이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했다. 일견 이해되는 면도 없지 않다.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지만, 사회적으로 소수자인 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느껴왔을 불안과 두려움, 혐오·차별의 수위가 짐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부 숙대 재학생들의 반발은 방어기제에 가까울 수도 있다. 하지만 ‘생물학적 성별’에만 얽매이는 인식은 성소수자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다. 현대사회는 남과 여뿐만 아니라 제3의 성도 인정하는 추세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 최근 2~3년 한국 사회를 들썩거리게 했던 남성 혐오와 여성 혐오는 합리적인 이들로부터 배척받았다. 다양성과 평화로운 공존을 부정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도 여성으로 전환된 A씨가 여대를 가든, 남녀공학에 진학하든 그의 자유다. 개인이 행복추구권을 실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성별정정 신청에 대해 법원은 일관성 없이 판결했지만, 2006년 대법원에서 호적상 성별정정을 허가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흔들림 없이 가고 있다. 국가 역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단순한 동정이나 배려가 필요한 차원이 아니다. 법적으로 불허되고 있는 동성결혼의 합법화 등은 성소수자들에게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A씨가 앞으로 맞닥뜨려야 할 차별의 벽은 대단히 높고 공고할 수도 있다. 성평등의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숙대에도 활동 중인 성소수자 모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 A씨가 학업활동을 하는 데 세상의 편견이 굴레가 되지 않도록 이들이 함께할 것을 기대한다. 인권이 확장돼 자리잡은 사회는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인권 영역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A씨를 따뜻하게 품은 대학 친구, 선배들이 A씨와 함께 세상에서 훨훨 날길 바란다.
  • [요즘 과학 따라잡기] 신종 코로나, 이것만은 지키자/신인수 식약처 소통협력과장

    “바이러스는 기생할 숙주가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생명체가 아니다”라는 30년 전 일반 생물학 강의가 생각난다. 지금은 바이러스는 엄청난 국민적 관심을 받는 미생물이다. 하지만 1982년 미국 서부에서 에이즈가 처음 발생하기 이전만 해도 바이러스는 큰 관심을 받는 미생물이 아니었다. 바이러스는 표면에 있는 열쇠가 특정 세포에 있는 자물쇠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야만 증식할 수 있다. 이런 특이적 결합이 있어야 해서 동물 감염 바이러스와 사람 감염 바이러스가 구분되고 이것을 ‘종 특이성’이라고 한다. 드물게 이런 자연의 기본 법칙을 뛰어넘는 바이러스가 생기는데 바로 ‘인수 공통 감염’ 바이러스다. 인수 공통 감염 바이러스 중에는 변이가 쉬운 RNA 바이러스가 많다. 유전자는 크게 DNA와 RNA로 나뉘는데 사람은 DNA로 유전자가 구성돼 있다. 두 가닥으로 구성된 DNA는 서로 톱니바퀴처럼 꽉 물려 있어서 변이를 잘 일으키지 않지만 한 가닥인 RNA는 쉽게 바뀔 수 있다. 인플루엔자 변이가 많은 건 RNA를 유전자로 가졌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는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 올바른 손 씻기로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우리는 소위 ‘신종플루’ 때도 손 씻기로 신종플루 유행률이 뚝 떨어진 경험이 있다. 그래도 만약 기침과 열이 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 교수의 제안처럼 나는 ①집에 머물고 ②1339에 전화 걸고 ③그 지시에 따르겠다.
  • 트위터 신종코로나 가짜뉴스 퍼뜨린 블로거 계정 폐쇄, 그의 항변은

    트위터 신종코로나 가짜뉴스 퍼뜨린 블로거 계정 폐쇄, 그의 항변은

    트위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발병과 관련해 음모론을 늘어놓은 금융 전문 블로거의 계정을 영구 폐쇄했다. 트위터는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금융·시장 전문 블로거인 ‘제로 헤지(Zero Hedge)’가 운영 규정을 위반했다며 계정을 영구 폐쇄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글은 완전히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는 계정을 폐쇄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는데 로이터 통신과 워싱턴 포스트(WP)는 제로 헤지가 최근 게시한 신종코로나와 관련한 음모론이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제로 헤지는 지난달 29일 ‘신종코로나 배후에는 이 사람이?’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구체적 근거도 없이 중국의 한 과학자가 바이러스 균주를 만들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한편 해당 과학자의 개인 정보로 추정되는 이름과 사진, 이메일, 전화번호 등을 게시했다. 무엇이 신종코로나를 촉발했는지 알기 원하는 사람은 해당 과학자를 찾아가라고 제안하기까지 했다. 제로 헤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2009년 개설됐는데 ‘핀 트윗(Fin Twit)’이란 별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타일러 더든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든은 블룸버그 통신에 이번 징계에 대해 “정의롭지 못하고 내게 설명한 것과 완전 다른 이유들 때문에 시작됐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제로 헤지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공교롭게도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가 우리 팔로워이기도 해서 그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답이란 이렇다. 우리는 하나를 얻으면 그걸 바로 독자들과 공유하려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숨죽이고 있을 수는 없다. 오늘날 거대 미디어들이 그렇게도 많은 중국의 동물들이나 시장들에 가까이 가보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 우리는 기사가 힘있는 자들의 구미에 맞는지 따져볼 계획이 없다. 그저 우리의 탐사 노력을 계속할 따름이다. 만에 하나, 우리 블로그에 들어오는 트래픽 손해를 좀 보더라도 말이다”라고 적었다. 이 블로그는 주로 금융시장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제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계정 팔로워는 67만명에 이른다. WP는 제로 헤지가 최근 몇 년 사이 우파적 음모론을 전파해왔다고 전했다. 트위터는 물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최근 신종코로나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해당 계정을 폐쇄하거나 게시글을 삭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에 따르면 제로 헤지는 신종코로나가 생물학 무기로 만들어졌다는 근거 없는 주장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는 박쥐 등 야생동물을 먹는 식습관, 살아있는 동물과 동물 사체, 인간이 어울려 지내는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발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럿거스 대학의 화학생물 교수인 리처드 에브라이트는 “바이러스 유전자와 속성에 비춰볼 때 신종코로나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바이러스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랜스젠더 입학 반대” 숙명여대 재학생 찬반 논쟁

    “트랜스젠더 입학 반대” 숙명여대 재학생 찬반 논쟁

    “취향 존중과 같이 생활하는 건 달라” 일부 총동문회에 이메일 등 집단행동 찬성 측은 “차별·혐오 말라” 성명서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가 숙명여자대학교에 합격한 것을 두고 재학생들 사이에 격렬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반대 측은 여성성은 인위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학교가 트랜스젠더의 입학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성전환 여성의 합격을 환영하는 학생들은 ‘생물학적 여성만이 진정한 여성’이라는 주장은 차별이자 혐오라고 맞섰다. 2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기 전 법원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 정정을 허가받은 A(22)씨는 올해 숙명여대 법과대학에 합격했다. 성전환자가 여대에 합격한 사례는 처음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A씨의 입시전형 절차에 문제가 없었으며 트랜스젠더라고 해서 입학을 불허할 근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A씨의 합격 소식을 접한 일부 학생은 입학처에 항의전화를 하고 총동문회에 항의 이메일을 보내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숙명여대 커뮤니티인 ‘스노로즈’ 게시판에는 트랜스젠더의 입학을 반대한다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 한 재학생은 “수술로 성을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들은 본인이 상상하는 여자를 동경해 모습을 바꾼 남성일 뿐”이라며 “그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과 여자 화장실, 여대, 여탕까지 그들과 함께 이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염색체와 성기의 형태로 여성과 남성을 가르고 트랜스젠더 여성을 배척하는 사고가 편협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숙명여대 공익인권학술동아리 ‘가치’는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통해 “성기를 기준으로 여성을 구별하는 생각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기존의 여성 혐오적 시각을 답습한다”며 “누군가의 인권 신장은 당신의 인권 침해로 이어지지 않는다. 인권은 총량이 정해진 파이 싸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어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처럼 숙명여대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여성 역시 수많은 트랜스젠더의 용기가 돼 대학이 누군가를 배제하지 않는 배움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신종 코로나’ 中 실제 감염자, 7만5000명 이상일 것”(연구)

    “’신종 코로나’ 中 실제 감염자, 7만5000명 이상일 것”(연구)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최초 발병지인 우한 내 감염자 수는 7만 5000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 국제학술지 '랜싯'에 실렸다. 홍콩대학 연구진이 우한에서 다른 국가로 여행하는 사람들의 수와 우한의 인구, 국제 통계 및 감염 확진자 증가폭 등을 고려했을 때, 1월 25일 기준으로 우한 지역의 추정 확진자는 7만 5815명(신뢰구간 95%)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지역 전체에서 1월 25일 기준 확진자 수는 761명으로, 이번 연구결과의 1%에 불과하다. 중국 당국이 오늘(1일) 0시 기준으로 확진자 수보다도 7배 가까이 많다. 연구진은 생물학과 물리학 분야에서 쓰이는 ‘마코프 체인 몬테 카를로’(Markov chain Monte Carlo) 통계기법으로 감염자 숫자를 추정한 결과, 바이러스의 확진자 규모가 6.4일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또 감염자 한 명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계수는 2.68로 추정됐다. 이러한 예측에 따르면 1월 31일 기준, 우한 지역의 확진자는 15만 1630명이라는 추정치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수에 대한 공식 수치가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7일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연구진 역시 바이러스 감염자의 수치가 실제 환자 규모보다 지나치게 낮은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감염병 모델링 전문가들은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2만 5000명가량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잠복기에 있는 환자를 포함한 수치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하는 통계는 확진 환자에 국한된 것으로, 실제 환자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타인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무증상 감염’과 관련한 갑론을박도 치열하다. 중국과 일본의 보건당국 관계자가 무증상 감염의 가능성을 인정한 데 이어 미국 보건당국 관계자와 WHO 대변인도 무증상 감염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여전히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전염성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전문가들도 상당수 존재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1만 1791명, 사망자는 259명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보는 ‘생물무기’의 공포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보는 ‘생물무기’의 공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근거 없는 가짜 뉴스들이 번지고 있다. 다양한 가짜 뉴스 가운데 하나가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래 중국이 은밀한 생물무기 개발계획의 하나였으며 우한 바이러스학 연구소에서 누출되었다는 것이다.우선 생물 무기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병원체를 전쟁이나 테러에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최초 확산된 중국 우한에는 중국과학원 우한 국가생물안전실험실이 있다.지난 2015년 문을 연 중국과학원 우한 국가생물안전실험실은 생물안전 4등급인 BL4 실험실로 알려져 있다. BL4 실험실은 우주복 같은 완전 밀폐된 의복을 입는 실험실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비롯하여 두창바이러스, 라싸열 바이러스 등 사람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며 전염성이 높아 공중보건 상 심각한 위험을 가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제4위험군 병원체를 다루고자 할 때 사용 주로 사용된다. 이와 관련하여 해외 매체에서는 이를 근거로 몇몇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의구심을 증폭시켰다.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를 증명할 근거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중국은 생물무기금지협약에 가입한 나라이다. 생물무기금지협약이란 생물무기 및 독소무기의 개발과 생산 그리고 비축 및 금지와 폐기에 관한 협약으로 1975년 3월 발효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1980년대에 생물무기 개발계획을 은밀히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소련의 생물무기 기관이었던 바이로프레파라트(Biopreparat) 지휘관이었던 케니스 알리벡은 정찰위성을 통해 중국의 핵실험장 근처에서 생물무기 연구시설과 공장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밖에 소련은 중국 국내에서 발생한 출혈열 증상이 생물무기 연구시설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2002년 미국 정부는 화학무기 및 생물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을 이란에 공급한 중국 기업 3곳에 대해 제재조치를 부과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정부는 2002년 하반기에 군사 및 민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기술에 대한 기술 수출 관리 조례를 시행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생물무기는 보호 장비나 백신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치료제인 백신의 경우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이를 분석하고 임상실험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반면 생물무기는 생산비가 싸고 적은 양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북한도 1987년에 생물무기금지협약에 가입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생물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염병 예방을 위해 2017년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BL4 실험실을 설치했으며, 이 보다 등급이 낮은 BL3 실험실은 60개에 달한다. 이밖에 우리 군에는 생물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가 2002년 창설되었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는 전∙평시 적 화생방 테러 및 공격으로부터 국민과 군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의 주요행사 때마다 화생방 방호작전과 경호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군 유일의 국가급 화생방 전문연구기관인 화생방방어연구소를 운영하면서 화생방전에 대비하는 장비와 물자의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다이노+] 영화 ‘쥬라기 공원’ 속 초대형 공룡의 ‘2m 다리뼈’ 발견

    [다이노+] 영화 ‘쥬라기 공원’ 속 초대형 공룡의 ‘2m 다리뼈’ 발견

    영화 ‘쥬라기 공원’에도 등장했던 초식공룡 브라키오사우루스의 길이 약 2m짜리 다리뼈 화석이 발견됐다. 30일 호주 ABC뉴스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유타주(州) 모리슨지층에서 고생물학 연구진이 브라키오사우루스의 우측 상완골(앞다리 윗부분 뼈)을 온전하게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고생물학자들이 발굴한 이번 뼈의 길이는 201㎝로, 이는 이번 발굴 작업에 참여한 어떤 사람의 키보다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석이 지금까지 발견된 브라키오사우루스의 어떤 화석보다도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고 평가했다.   발굴팀 일원인 미 웨스턴대 해부학자 매슈 웨델 박사는 “브라키오사우루스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지만, 발견된 화석은 극히 드물다”며 “지금까지 이 종의 뼈가 10개 정도 발굴됐으니 이번 뼈까지 더하면 11개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전 미국에서 발견된 이 종의 상완골은 두 개뿐이며, 이번 뼈가 시기상 가장 오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스윈번대학의 공룡 전문가인 스티븐 포로팻 박사는 이번 발견이 매우 드문 사례라는 점에 동의했다. 그는 “흥미로운 발견이며 매우 의미심장하다. 골격 전체가 발견된 적은 없다”면서 “흔히 미디어에 나오는 모습은 기라파티탄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기라파티판은 동아프리카에서 서식한 브라키오사우루스과 용각류 공룡이다. 또 그는 “앞으로 화석을 더 많이 발견할수록 우리는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어떤 동물이었는지 즉 그 해부학적 구조와 공룡의 가계도 그리고 행동과 생태학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에 따르면 이 화석 뼈는 지난해 5월 팀원 브라이언 앵 연구원에 의해 처음 발견됐으나, 험준한 지형에서 거대한 뼈를 발굴하는 데 허가를 받기까지 5개월 정도 걸렸다. 문제는 기존 방식으로 발굴하면 시간이 지연되고 그러면 겨울비가 내려 지면에 노출된 화석 일부가 빗물에 씻겨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차량이 발굴지까지 접근할 수 없고, 헬기를 띄우기 위한 자금을 마련할 시간도 충분치 않았던 발굴팀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화석을 옮기기로 결정했다.발굴팀은 화석 뼈와 주변 바위를 함께 석고 등으로 감싼 뒤 나무 막대를 부목처럼 고정했다. 그 무게는 무려 450㎏에 달했다. 이후 화석을 좀 더 평평한 땅 위로 옮긴 뒤 말을 동원해 옮길 수 있었다. 발굴팀 관계자는 “이번 작업은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일 중 가장 복잡한 것이었다”고 말했다.한편 브라키오사우루스는 용각류에 속하는 목이 긴 초대형 초식공룡으로 약 1억5000만 년 전인 쥐라기 후기 북아메리카 등에서 서식했다. 이들은 보통 몸길이 약 30m, 키 약 12.5m, 몸무게는 약 30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매슈 웨델, 브라이언 앵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예술가와 마주하다 사랑의 의지가 솟았다

    예술가와 마주하다 사랑의 의지가 솟았다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헤더 로즈 지음/황가한 옮김/한겨레출판/412쪽/1만 4800원‘쿨’이 넘쳐서인지 사랑 얘기가 귀하다. 황인찬 시인은 ‘사랑 같은 것은 그냥 아무에게나 줘버리면 된다’(시집 ‘사랑을 위한 되풀이’ 중)고 했는데. 너무 귀해서 감히 엄두를 못 내는 것인지 너무 흔해서 하찮아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추천사 장인’ 김현 시인이 쓴 “이 소설은 감히 당신을 ‘모든 형태의 사랑을 해내고자’ 노력하는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이다. 소설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작가 헤더 로즈가 세게적인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공연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 2010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예술가와 마주하다’에서다. 관객들이 줄을 서서 마리나와 마주 앉는 것이 전부인 이 공연을 3주간 관람하고 4번 의자에 앉았던 작가는 애초에 허구의 인물을 창조하려던 계획을 틀어 실제 마리나를 등장시킨다. 소설에는 공연에서 마리나와 마주했거나,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얘기가 각 장마다 펼쳐진다. 영화 음악 작곡가 아키 레빈, 전직 미술 교사 제인 밀러, 레빈의 지인이자 미술 비평가인 힐라야스, 암스테르담에서 온 입양아 출신의 박사과정생 브리티카 등이다. 레빈은 투병 중인 아내 리디아의 뜻에 따라 의료 대리인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만, 아내와 딸과 함께했던 삶으로부터 소외되었다는 생각에 우울증에 빠진다. 아내의 칫솔 없이는 자기 칫솔도 구분하지 못하는 레빈이건만, 아내는 단호하게 말한다. “난 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나를 돌보면서 당신까지 돌볼 순 없어.”(105쪽) 아픈 몸으로 레빈과, 레빈의 예술 작업을 돌볼 수는 없다는 선언이었다.소설 속 여성인 리디아도, 마리나도 지극히 극기하는 삶을 산다는 점에서 소설은 페미니즘적 서사를 지닌다.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마리나는 밀로셰비치 치하의 조국이 종교적 피바다로 변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몸을 혹사시키는 내용의 고행에 가까운 작품으로 승화해 선보인다. 한편 리디아에게서 마냥 돌봄을 받던 인물인 레빈이 선보이는 다음 행보에서는 ‘페미니즘 그 너머’를 시사하기도 한다. 마리나에 대한 짧은 전기이자 그의 작품을 겪은 관람객들의 방대한 리뷰이기도 한 소설은 끊임없이 오늘날 예술과 사랑의 역할을 묻는다. ‘예술가와 마주하다’ 같은 작품이 주는 역할은 비평가 힐라야스의 말을 빌면 다음과 같다. “역사적으로 예술가의 역할은 우리를 자극하고 색깔이나 질감이나 내용으로 시선을 끄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유튜브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중략) MoMA의 아브라모비치는 미래의 예술이 어떻게 변화해갈 것인가에 대한 두 가지 방안이다. 어쩌면 예술은 우리에게 사색, 심지어는 정지의 힘을 일깨우는 뭔가로 진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201~202쪽) 한편 사랑의 역할은 이렇다. ‘사랑은 많은 것의 원인이 된다. 일련의 생물학적, 화학적 상호작용. 엄습하는 책임감. 낭만화되고 표면화되어 있던 정상성의 보이지 않는 압박. 생식에 필수적인 특정 형태의 결합. 고독을 방지하고 사회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77쪽) 예술이라는 것의 효용은 결국 ‘고양’에 있는 듯하다. 보는 이로 하여금 사랑이나 그 밖의 다른 것을 깨닫거나 움직이게 하는 고양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은 여지없이 사랑이 예술을 지탱하거나, 예술이 사랑을 지탱하고 있다. 그렇게 ‘예술가와 마주하다’가 쏘아 올린 고양감으로 헤더 로즈는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을 썼고, 한국에서는 김금희 작가가 ‘너무 한낮의 연애’를 썼다. 소설 주인공 양희가 벌이는 관객과 무대에서 마주하는 그 연극 퍼포먼스는, ‘예술가와 마주하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딱 한 잔만, 딱 한 모금만하다간 ‘노인 뇌’ 된다

    [달콤한 사이언스] 딱 한 잔만, 딱 한 모금만하다간 ‘노인 뇌’ 된다

    새해가 되면서 굳은 마음으로 금연, 금주를 결심했더라도 기분이 좋다든지, 스트레스가 많다든지 다양한 이유로 작심삼일로 끝낸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딱 한 모금의 담배나 한 잔의 술도 매일 한다면 뇌가 급속도로 노화돼 인지능력 퇴화나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의대 신경영상·정보연구소, 분자·전산생물학부, 신경과학부 공동연구팀은 조금씩이라도 매일 흡연과 음주를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뇌 나이가 더 많고 손상도 심하다는 연구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31일자에 발표했다. 폭음과 줄담배가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적은 양이라도 매일 흡연과 음주를 하는 사람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연구팀은 영국 의학 빅데이터인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사람 중에서 45~81세 남녀 1만 7308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뇌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구조적 뇌 자기공명영상’(MRI), 흡연 및 음주 습관 관련 정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뇌 나이를 파악했다. 그 결과 매일 한 개피 이상 흡연하는 사람은 1년에 1갑 이하의 담배를 피우거나 비흡연자에 비해 1갑당 0.03년씩 뇌 나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45세의 성인이 매일 1갑씩 1년 동안 담배를 피운다면 비흡연자에 비해 뇌 나이가 10살이 많은 55세의 뇌를 갖게 설명이다. 또 매일 알콜 1g씩 마시는 사람은 한 달에 맥주 한 잔 이하로 마시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0.02년씩 뇌 연령이 증가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알콜 1g은 알콜 5%의 맥주 4분의 1잔 정도에 해당되는 분량이다. 맥주 4분의 1잔이라도 매일 마시게 되면 1년 뒤 같은 나이의 비음주자보다 뇌는 7년 이상 더 늙어있다는 설명이다. 아더 토가 교수(신경해부학)는 “담배와 술이 뇌신경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음주보다 흡연이 더 치명적”이라고 지적하며 “나이가 들수록 흡연과 음주는 뇌의 노화를 빠르게 만들어 인지능력 퇴화로 인한 치매나 신경퇴행성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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