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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모닝 닥터] 후유증 없는 미래 척추치료, 미세 현미경이 연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척추질환이 제대로 규명되고 치료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들어서이다. 이 시대의 척추수술 기법은 한마디로 미세 현미경의 시대라고 규정할 수 있다. 사실, 1950년대까지 대부분의 척추질환이 규명됐다. 1937년 러브라는 의사가 처음으로 후방 디스크감압술을 시행한 후 40년이 지난 1977년에 카스파와 야살길이 디스크수술에 현미경을 도입하면서 미세 현미경수술의 장을 열었다. 미세한 신경과 척추관을 현미경으로 정밀하게 수술함으로써 척추수술이 실질적인 치료법으로 정착된 것이다. 이로써 수술 성적이 현저하게 향상되어 현재 척추수술의 표준이 되었다. 이와 더불어 척추 진단의 획기적인 진보는 MRI(자기공명영상)의 개발이다. 1895년 뢴트겐이 발명한 X레이 기기는 20세기 들어 추간판조영술과 CT 검사로 발전했다. 이어 1970년대에는 MRI 개발로 정밀한 척추질환 진단이 영상검사로 이뤄지게 됐다. 미세 현미경과 MRI가 현재의 아이콘이라면, 미래의 척추치료는 척추 내시경과 재생치료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들어 척추 내시경시술이 태동했으며, 이때부터 미세침습 척추수술이라는 용어가 적용됐다. 한마디로, 최소한의 절개로 정상조직은 보호하면서 병변 부위만을 선택적으로 손보는 기술이다. 척추내시경과 미세침습 척추수술의 발달로 수술 후유증이 적어 일상 복귀가 빨라지는 효과가 뚜렷해지더니 2000년대 들어서는 미세 현미경과 척추내시경이 혼용되고, 표준수술법과 미세침습 척추치료법이 공존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미래의 척추치료는 로봇과 내비게이션 기술을 활용하거나 줄기세포를 이용한 생물학적 재생치료, 인공 디스크치환술 등이 주목받을 것이다. 그래서 로봇이 척추질환을 치료하고, 손상된 신경을 오롯이 재생하는 꿈 같은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안용 서울우리들병원장
  • [열린세상] 세대교체의 신화/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열린세상] 세대교체의 신화/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우리나라의 압축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야기하면서 여러 요인 중의 하나로 한국사회의 역동성이 거론된다. 최근 경제가 부진한 것을 두고 한국사회의 장점인 역동성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현상과 관련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한때 “빨리, 빨리”라는 구호는 졸속의 상징으로 비판의 대상이었으나 요즘 역동성의 표현으로 마치 경제성장을 견인한 동력이었던 것처럼 이를 재평가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이 역동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한 것이 빠른 세대교체로 인식되고 있다. 이미 1970년대 초에 당시 야당의 김영삼·김대중 후보는 40대 기수론을 제창하여 정계에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킨 바 있었다. 몇 십년 후 아이러니하게도 두 분 모두 고령에 출마하여 세대교체의 요구를 방어하는 입장에 서기도 했지만. 근대 이후 우리 문학, 특히 소설에서는 이른바 ‘아버지의 부재’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이것은 유교 가부장제의 쇠퇴를 암시하기도 하지만 빠른 세대교체 풍조와도 관계가 없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중·노년층이 빠르게 퇴진하고 사회 주도층의 연령이 낮아진 것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도 45세 혹은 50세 이전의 조기 정년을 의미하는 ‘사오정’과 ‘오륙도’란 자조적인 말이 유행하지 않았던가? 물론 이러한 현상은 옛날에도 있었다. 조선 세조 때 여진족을 정벌한 남이(南怡)는 20대의 청년으로 오늘의 국방부장관 격인 병조판서를 지냈고, 이시애(李施愛)의 난을 평정한 구성군(龜城君) 이준(李浚) 역시 20대에 참모총장 격인 오위도총관에 임명되었다가 곧바로 국무총리 격인 영의정이 되었다. 두 사람의 급격한 부상은 세대교체라는 말조차 무색할 정도였다. 이들은 훈구(勳舊) 세력을 억제하려는 세조의 의도에 따라 종실 혹은 그 인척이어서 나이 불문하고 기용된 것이니 세대교체의 본뜻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할 것이나 후일 40대에 정승이 된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 등은 ‘흑두재상’(黑頭宰相)으로 불렸으니 당시 젊은 기수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워낙 짧았으니 40대라고 해서 젊은 것도 아니었다. “인생 70은 예로부터 드물었다(人生七十古來稀)”는 시구로 ‘고희’(古稀)라는 숙어를 남겼던 시인 두보(杜甫)는 40대 중반에 이미 “흰 머리 긁적일수록 짧아지고, 다 모아도 비녀 하나 꽂지 못하네(白首搔更短, 渾欲不勝簪)”라고 늙음을 한탄하였다. 또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문장가 한유(韓愈)는 ‘진학해’(進學解)라는 글에서 학생들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머리는 벗겨지고 이는 빠졌다(頭童齒豁)”고 묘사하고 있는데 그때 그의 나이 겨우 40대 초반이었다.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짧았고 그만큼 조로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쇠라는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나라의 명장 마원(馬援)은 “늙어도 더욱 강건해야 한다(當益壯)”고 외치며 60대에 전장에 나가 싸워 이겨 오늘날 ‘노익장’(益壯)의 미담을 남겼다. 청나라의 대학자 유월(兪?)은 어떠한가? 60세 무렵까지 빈둥대며 별다른 업적이 없었던 그는 어느 날 “꽃은 졌지만 향기는 남아 있다”라는 시를 읊으며 분발한다. 즉, 몸은 늙었지만 정신은 살아다는 셈인데, 그는 이후 80대 중반까지 장수하며 부지런히 연구하여 ‘춘재당전서’(春在堂全書)라는 대작을 남겼다. 역동성이 반드시 세대교체로 인해 생기는 것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실례들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지금은 역동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는 하지만 과거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기에도 고령의 관료들이 국정을 운영했으며, 현재 세계 경제의 엔진이라 할 정도로 최고의 성장률과 역동성을 자랑하는 중국 정계의 파워 엘리트도 아직은 우리 식의 세대교체와는 거리가 먼 고령 그룹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박근혜 정부의 각료 구성을 보면 이전에 비해 연령층이 한층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이들이 기존의 세대교체 신화에 매몰되지 않고 얼마든지 역동성 있는 경제, 소생의 경제를 이룩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 다만 ‘노익장’의 이면에는 ‘노건불신’(健不信)이라는 복병이 있다는 것을 항시 유념하면서 말이다. ‘노건불신’, 곧 노인이 건강을 과신하면 언제 탈이 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 뉴칼레도니아 원시기록

    뉴칼레도니아 원시기록

    이 작은 섬나라에 ‘낙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소설1)과 드라마2)였다. 여행기자로서의 명명은 좀 달라야 한다는 부담감. 그러나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찬사는 이미 다 사용됐다. 검증만이 남았다. 1)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일본 여류작가 모리무라 가쓰라가 1965년 출간한 소설로 우베아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베아는 뉴칼레도니아 본섬에서 북동쪽으로 자리잡은 로와요떼 군도 중 하나다. 소설(영화화되기도 했다)의 유명세 덕택에 일본인들이 종종 찾아오지만 아직 개발의 손길을 덜 타서 파라디 우베아라는 이름의 호텔이 하나 있을 뿐이다. 2) <꽃보다 남자> 2009년 초 방영된 KBS 드라마로 뉴칼레도니아에서 촬영된 장면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켜 한국에 ‘프렌치 파라다이스’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민호(구준표 역), 구혜선(금잔디 역), 김현중(윤지후 역), 김범(소이정 역), 김준(송우빈 역) 등이 이 드라마의 성공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프랑스 죄수들이 건설한 도시 누메아에는 현재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40%가 살고 있다 New Caledonian History 그들은 배를 타고 왔다 섬이란 묘한 곳이다. 그 은근한 고립감은 사람을 유혹하기도 하고, 또 숨 막히게 하기도 하므로. 뉴칼레도니아는 침묵 같은 섬이다. 한번 흘러들어간 이야기조차 다시 나오는 법이 없다. 여기서 영원히 머물러도 좋다고 생각해서였을 것이다. 그것이 낙원의 속성이므로. 그 섬에 죄수들을 보낸 이유 1864년 5월, 처음 이 섬에 도착한 프랑스 죄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가장 가깝다는 대륙인 호주조차 1,000km 이상 떨어져 있는 고립무원의 섬이 그들에게 낙원으로 보일 리 없었다. 정치범, 관습범, 매춘부, 강제 추방자들은 지금도 비행기로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거리를 몇 달간 배에 실려 항해한 끝에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 도착했다. 지금은 본섬인 라 그랑드 떼르와 하나로 연결된 누메섬이 당시 입도하는 죄수들이 건강검진을 받던 관문이었다. 이 섬의 원래 주인은 3,000년 전부터 살고 있었던 카낙족Kanak1)이었지만 뉴칼레도니아라는 이름을 붙여 준 것은 제임스 쿡(1728~1779) 선장이었다. 1774년 항해에서 자신의 고향이었던 스코틀랜드(옛 이름이 ‘칼레도니아’였다)를 연상시키는 섬을 발견하고 뉴칼레도니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1853년 이 섬을 점령한 사람은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였고 프랑스식 정식 명칭은 누벨칼레도니Nouvelle-Caledonie다. 수도 누메아Noumea를 프랑스처럼 만드는 과업은 죄수들의 몫이었다. 1864년 첫 이송 이후 22년 동안 2만1,000여 명의 프랑스 죄수들이 75회에 걸쳐 뉴칼레도니아에 실려 왔다. 98%의 남자, 2%의 여자(고아, 과부, 창녀, 알콜중독자 등)로 구성된 그들은 8년간의 의무 노동으로 항구와 도시를 건설했다. 우엔토로 언덕128m이나 F.O.L 전망대에 올라가면 당시에 지어진 ‘신식민지 스타일’, 혹은 ‘뉴트로피컬 스타일’ 건축물들이 알알이 섞여 있는 풍경이 촘촘하게 들어온다. 1877년 완공된 (현재의) 누메아 시립 박물관이나 1887년부터 10년 동안 건설한 생 조셉 성당2)도 그중 하나다. 형을 마친 사람 중 많은 인원이 섬에 남았다. 가족들의 여행 경비를 지원할 정도로 프랑스 정부의 지원이 적극적이었다. 누메아의 고아만Baie de L’Orphelinat에는 이름 그대로 고아원이 있었다. 이곳 출신들은 대부분 죄수들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00만명 미군이 남긴 것 낙원이 따로 있겠나. 정 붙이고 살다 보면 낙원이지. 하지만 1853년 니켈3)이라는 노다지의 발견은 뉴칼레도니아를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만들었다. 땅속이 다 금고라서 이 ‘그레이 골드’를 그냥 꺼내 쓰기만 하면 된다. 그 수혜를 받는 뉴칼레도니아의 인구는 고작 25만여 명. 그래서 이 섬에는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인구의 15%가 20세 이하라서 섬은 여유로우면서도 활기차다. 이주민과 기독교도의 증가에 따라 식민 체제를 굳힌 이 섬에 낯선 신인류가 착륙한 것은 1942년이었다. 이후 4년 동안 15척의 군함을 타고 자그마치 100만명이 넘는 미군이 이 섬을 거쳐 간 이유는 뉴칼레도니아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미군과 연합군의 태평양 사령부였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고 퇴군길에 미군은 들고 왔던 무기와 군함을 거두어 갔지만 초콜릿, 껌, 코카콜라, 비타민, 파이, 담배 등을 남겨 놓았다. 재즈와 클럽 문화도 남겨졌다. 별다른 나이트라이프가 없는 섬에서 클럽은 여행자들의 오아시스가 됐다. 해상에 방갈로처럼 떠 있는 레스토랑과 바 ‘르 루프Le Roof’는 젊은이와 여행자에게 지나치기 어려운 방앗간이라 주중에도 항상 붐비고 주말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멜라네시안4) 혼열인 듯 건강한 피부색을 지닌 여인의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미군들은 구매력이 높은 손님이기도 해서 뉴칼레도니아에 처음 상점이 생긴 것도 이 시기였다. 그린 파파야 사슴 구이, 생선 샐러드, 일데뺑의 달팽이 요리. 박쥐 스튜 등은 뉴칼레도니아에서 처음 맛보는 별미였다. 과일과 채소를 파는 상점들도 생겨났다. 모젤 항구Port Moselle 앞 아침 시장의 풍경 너머에 그런 스토리가 있었다니, 생선 한 마리도 예사롭지 않다. 와인, 치즈 등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도 분명하고 낯선 열대의 과일, 아시아 음식들, 그리고 마이크로네시안의 주식인 타로토란와 얌참마 등, 작은 시장 안에 뉴칼레도니아의 역사와 문화가 모두 섞여 있었다. 뉴칼레도니아는 이제 프랑스의 식민지가 아니라 자치령이다. 2차 세계대전 전후 가속화된 인종차별금지와 탈식민지화의 영향으로 1946년에는 시민권 권리 법규가 금지되었고 1957년에는 보통 선거권이 실행됐다. 1998년에는 누메아 조약을 통해 자치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이점 때문에 실제로 완전 독립을 원하는 여론은 크지 않은 편. 하지만 낙원에도 만장일치란 없는 것인지, ‘선 경제자립, 후 독립’을 주장했던 카낙의 민족지도자 ‘장 마리 치바우Jean-Marie Tjibaou’는 1989년 극단주의자에게 암살당하고 말았다. 2014년과 2018년에 독립과 관련된 투표가 있을 예정이지만 찬성이 다수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한다. 1) 카냑족 멜라네시안에 속하는 카냑족은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절반 이상이며 나머지는 유럽 혼열과 아시안, 폴리네시안 등이다. 하와이 말로 ‘사람’을 뜻하는 ‘카나카’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전통의상인 뽀삐네popinee를 고수하며 아직도 짚으로 만든 지붕에 흙벽으로 이뤄진 전통 가옥 ‘꺄즈case’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2) 생 조셉 성당 꼬꼬디에 광장 근처 경사면에 우뚝 자리한 생 조셉 성당은 당시 남태평양 유일의 고딕성당이었다. 지금도 누메아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소리 울림이 좋아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 공연을 한 적도 있다.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99%는 기독교이며 구교와 신교의 비중이 6:4 정도다. 3) 니켈 뉴칼레도니아는 캐나다,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 니켈 수출국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25%, 생산량의 12%를 차지한다. 채광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초기에는 산에 불을 놓아서 오래도록 꺼지지 않으면 니켈광산이 있는 곳으로 추정했다. 가볍고 단단해서 동전의 원료로 사용되는데 한국에서는 수년 전 포스코가 진출해 광산개발사용권과 한국수출권을 획득했다. 4) 멜라네시안 멜라는 ‘검다’는 뜻으로, 원주민들이 피부색이 어두워서 붙여진 이름. 오스트리아 북동쪽으로 파푸아뉴기니, 비스마르크 제도, 솔로몬제도, 뉴헤브리디스, 바누아투, 피지 등이 멜라네시아Melanesia에 속한다. 서태평양 지역은 폴리네시아, 마이크로네시아, 멜라네시아로 구분되지만 그 기준은 그리 명확치 않다. New Caledonian Ecosystem 야떼를 여행하는 법 잠깐 사이였는데 일행을 놓쳤다. 좀 전까지 사람을 피해 일정한 거리를 두며 숨바꼭질을 하던 카구Cagou새들의 태도가 돌변했다. 상대가 수적으로 적다는 것을 파악하자마다 눈빛이 달라졌다. 빨간 눈동자로 레이저를 쏘듯 째려보며 포위망을 좁혀 왔다. 겁 없는 녀석들. 그러나 오싹한 기분.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을 쳐야 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지구상에서 오직 뉴칼레도니아에만 살고 있으며 국조로 보호받고 있는 카구새1)는 날지 못한다. 울음소리도 얄궂어서 마치 짖는 듯하다. 천적이 없어서 나는 기능이 퇴화할 정도로 태평성대를 누리던 카구 새들은 개와 고양이 등 뉴칼레도니아에 살지 않았던 외래종이 유입되면서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현재는 400여 마리밖에 남지 않는 국제보호조류다. 놀라운 것은 카구새가 뉴칼레도니아에 사는 7,000여 가지 희귀 동식물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 이 섬이 아니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나무와 꽃들의 원조는 공룡 시대 이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간단히 말해 뉴칼레도니아는 생태적으로 시간이 멈춘 섬이다. 그 이유는 지리적 환경에 있다. 뉴칼레도니아는 뉴질랜드, 호주와 남극과 함께 곤드와나Gondwana 대륙에 속해 있다가 약 6,000만년 전에 뉴질랜드와 함께 떨어져 나왔다. 그후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가라앉아 2,300만년 전 즈음에는 대륙의 93%가 바다 밑으로 잠겨 버렸다. 그때 가장 높은 지대에 속했던 지역이 현재의 뉴칼레도니아와 뉴질랜드다. 오랜 시간 동안 극적인 지각변동과 기후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뉴칼레도니아는 여전히 공룡시대와 가장 유사한 생태계를 유지고 있다. ‘생물학적 노아의 방주’, ‘생태계의 엘로라도’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종 다양성에 있어서 아마존, 인도-말레이시아, 파푸아뉴기니, 마다가스카르에 이어 세계 5위로 꼽힌다. 그 원시의 자연은 멀리 있지도 않다. 누메아의 주택가에서는 마당의 정원수가 바오밥 나무다. 붉게 펄럭이는 꽃 때문에 불꽃나무라고 불리는 플레시아나도 흔한데 역시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나무다. 공원의 절반 정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블루리버파크The River Blue Park라면 또 얼마나 많은 희귀종들을 보유하고 있겠는가. 수도 누메아에서 남동쪽으로 1시간 정도 차를 몰아 야떼Yate지역에 도착했다. 공룡보다 오래된 소나무 가이드 프랑소와 트랑Francois Tran씨는 생태학자이자 한번 들은 한국어 단어까지 정확하게 구사하는 비상한 기억력,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어려운 설명들은 하나로 지루하지 않았다. 뉴칼레도니아의 생태계를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적임자였다. 공원으로 진입하는 동안 프랑소와씨가 가장 열정적으로 설명한 것은 아로카리아Aroucaria 나무였다. 뉴칼레도니아의 대표 수종인 이 나무는 사실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기가 힘든 만큼 까마득한 소나무의 조상님이다. 2억5,000만년 전 중생대 초반에 나타났으니 공룡보다 오래 살아남은 셈. 공룡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때 뉴칼레도니아를 찾아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로카리아가 추운 날씨에 적응한 것이 지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침엽수종의 소나무이고 더운 지방에서는 잎 모양이 넙적하고 부드러운 카오리 나무가 됐다. 그 잎 모양도 제각각이어서 현재 전 세계에는 19종의 아로카리아 나무가 남아있는데 그중 13종을 블루리버파크에서 볼 수 있다. 숲에서 직접 마주친 수령 1,000년 이상의 카오리 나무는 그 그늘의 폭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높이 40m, 둘레 2.7m, 펼친 가지의 폭이 35m나 된다. 얼마 전에는 수령 700년 이상의 카오리나무 350그루가 새로 발견되기도 했다. 4,50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카오리 나무는 어떤 모습일지는 도무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야떼는 열대림과 건조림2)이 섞여 있는 거대한 산림이다. 완주하려면 며칠씩 걸리는 트레킹 코스에 캠핑장, 호수, 연못, 폭포 등을 모두 포함한다. 그중에서 블루리버파크는 야떼 호수를 중심으로 9,000ha에 이르는 땅이다. 야떼Yate호수는 수력발전용 댐 건설로 생긴 담수 인공호수다. 호수에 잠긴 냐울리Niaouli3) 고사목은 물비늘을 뚫고 금방이라도 솟아오를 것 같았다. 오래 쳐다보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세기말적인 풍경이어서가 아니라 오후의 눈부신 은광 때문이었다. 드넓은 숲을 탐방하느라 점심 피크닉이 꽤나 늦어졌었다. 프랑소와씨가 만들어 온 새콤한 샐러드에 금방 구워낸 사슴고기, 멧돼지 소시지를 더하니 색다른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프랑스식인지, 원주민식인지 모르겠지만 이날의 점심은 2시간 가까이 충분한 휴식과 수다로 채워졌다. 우리와 계절이 반대인 뉴칼레도니아는 가을이 깊어지고 있었다. 지금쯤은 평균 기온 15~25℃ 사이의 겨울을 관통하고 있을 것이다. 뉴칼레도니아 사람들은 이런 환경을 ‘에버 스프링’이라고 부른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뉴칼레도니아의 숲에는 분명 영원에 가까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블루리버파크 | 위치 누메아에서 동쪽으로 45km 거리. 차로 45분 정도 소요된다. 개장 오전 7시~오후 5시(입장은 오후 2시까지 가능, 월요일 휴관) 입장료 400퍼시픽프랑 문의 687-43-61-24 가이드 투어 예약 칼레도니아 투어스 687-78-68-38 caledoniatours@lagoo.nc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카구새 몸 크기가 평균 55cm로 눈동자는 빨간 색이고 부리도 다리도 붉다. 수명이 30년 정도 되는 카구새는 1년에 1개의 알을 낳아 35일간 품은 후 부화시키는데 분가할 때까지 7~9년 정도를 가족 단위로 생활한다. 날지 못하는 대신 뛰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며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면 한쪽 다리를 세워 바로 도망갈 자세를 취한 상태로 멈춰서 경계한다. 2) 냐울리 껍질이 하얗고 속살은 검어서 나무다멜라누까(블랙 & 화이트)라는 별칭이 있다. 껍질이 마치 종이처럼 벗겨지는데 불이 붙어도 겉만 타고 안은 잘 타지 않아서 목재로 잘 사용된다. 수액에 여러 가지 효능이 있어서 감기약이나 비누를 만들고, 사탕으로 먹기도 한다. 3) 열대림 vs 건조림 칼레도니아의 서쪽 해안지대, 한 해 강수량이 50cm~1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400여 종 이상의 식물들이 살고 있다. 냐울리 나무는 대표적인 건조림 수종이다. 건조한 환경에 적응해서 자라는 키 작은 관목지대를 ‘마이닝 마키아Maquis miniers’라고 부른다. 반면 동쪽 해안의 한 해 강수량은 3~6m 정도라서 풍성한 열대우림을 이루고 있다. 이 중 82%가 고유종이다. New Caledonian Island 비오는 날의 일데뺑 일데뺑Ile des Pins으로 가는 에어칼레도니 비행기는 20분간 태평양 바다 위에 떠 있었다. 바케트를 닮았다는 본섬과 그 둘레로 푸른 띠를 그린 라군들, 그리고 작은 부속섬들을 감상하기 위해서였지만 날이 흐렸다. 뿌연 시야에 잡히는 것은 가물거리는 형상들뿐이었다. 그리고 흐린 날씨는 일데뺑 일정 내내 계속됐다. 부니 나무를 닮은 사람들 기대에 찼던 오로 자연풀장Baie d’Oro et Piscine Naturelle에 도착했을 때에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얕은 수심, 투명한 물, 고운 모래사장, 앙증맞은 열대어 무리까지, 완벽한 스노클링 조건을 갖춘 오로 풀장이었지만 단 한 가지, 날씨가 받쳐주지 않았다. 수온이 뚝 떨어져 수영은 포기. 입고 온 비키니가 무색했다. 하지만 그런 날씨조차 자연의 일부가 아니던가. 쭉쭉 뻗은 아로카리아 나무의 결기도,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숨기고 있는 오로만의 청정함도 그대로였다. 해가 없어도 열대어들은 열심히 빵을 먹기 위해 모여들었고, 사위는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게다가 아름다운 해변, 그 하나만을 기대하기에는 일데뺑은 의외로 큰 섬이었고 풍경은 여러 갈래다. 첫 갈래는 일데뺑의 남동부, 귀향자 수용소였다. 1871년 파리 코뮌이 실패로 끝난 후 쏟아진 정치범들, 알제리에서 일어난 까빌 반란 사건의 정치범 등 중범죄자들은 외딴 섬 안의 또 다른 외딴 섬인 일데뺑까지 보내져 수용소에서 생을 마쳤다. 규모가 꽤 컸던 이 수용소는 지금 폐허 위의 폐가로, 넝쿨에 휩싸여 있다. 시간의 옷을 입고, 숱한 이야기의 무대가 되었을 장소의 기운은 예사롭지 않았다. 수용소를 출발한 차가 쿠토 비치Baie de Kuto에서 카누메라 비치Baie de Kanumera로 연결되는 도로를 달릴 때였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울창한 부니Bugny 나무가 드리운 그늘 터널이었다. 부니 나무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거대한 ‘엔트’처럼 금방이라도 어깨를 흔들며 걸어 다닐 것 같았다. 우락부락하지만 강하고 듬직한 모습. 바오 마을Vao Village에서 만난 카낙족의 모습은 부니 나무를 닮아 있었다. 어떤 경계도 느껴지지 않는 적당한 무관심, 그러나 건네는 인사를 따뜻하게 받아주는 온정. 그리고 호기심보다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 이 마을의 중심인 바오 성당은 1860년 죄수들에 의해 건립된 것으로 멀리서 보면 전면 입구의 파사드와 후면의 붉은 첨탑이 퍼즐처럼 겹쳐 스위스 산장처럼 아담해 보인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생 모리스 기념비는 온통 산호석과 전통장승, 꽃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처음 가톨릭을 전파해 준 선교사들을 기리를 마음이 지극해 보였다. 바다거북과 함께 춤을! 일데뺑에서 다시 모터보트를 탔다. 마치 인형 속에 더 작은 인형이 줄줄이 나오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작은 섬에서 또 작은 섬으로, 그리고 더 작은 섬으로 가는 중이다. 아직 정박할 만한 곳이 없는데 보트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다. 거북이의 등장이었다. 뉴칼레도니아의 바다에는 녹색 바다거북, 큰머리 거북, 붉은 바다거북 등이 살고 있다고 들었다. 배의 추격을 물리치고 도망가려는 거북이를 노칠세라 한 남자가 첨벙 물속으로 다이빙을 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이 거북이가 아니라 듀공dugong이었다면 그의 다이빙은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다. 돌고래와 인어 전설의 기원이라는 듀공은 해초를 먹고 살기에 ‘바다의 소’라고 불리지만 몸길이가 3m나 된다니 말이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앵무조개1)도 뉴칼레도니아의 심해 속에 살고 있다. 3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새하얀 모래사장이 등장했다. 마치 사막의 신기루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기이하나 한편으로는 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마저 솟구친다. 배에서 내려 모래섬 위에 발을 내딛고 나서야 비로소 이 새하얀 모래섬이 현실임을 실감케 된다. 지금 내가 내려선 곳이 바로 그 유명한 노깡위Nokanhui Island라는 황홀한 현실. 이 풍경을 가능케 한 것은 라군2)이었을 것이다. 폭이 55~78km밖에 되지 않고 길이는 500km에 이르는 뉴칼레도니아는 섬의 둘레를 따라 세상에서 두 번째로 긴 1,600km의 라군석호이 띠를 두르고 있다. 섬과 산호초 사이의 바다를 이르는 라군은 파도가 없어 항상 잔잔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일데뺑과 로와요떼 군도에 속하는 리푸, 마레, 우베아섬 등의 작은 섬들이 자리잡고 있다. 산호가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은 따뜻한 수온과 풍부한 햇볕이다. 산호초가 많으면 물속에 산호공급이 활발해 수중생물에게도 살아가기 좋은 조건이 된다. 그래서 산소탱크를 메고 깊은 바다에 들어가지 않아도 뉴칼레도니아에서는 살아있는 바다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앙증맞은 조개껍데기와 산호 조각을 모아서 손바닥 위에 굴리면 만화경을 보는 것처럼 변화무쌍하다. 그런 자잘한 재미를 만끽하지 않는다면 노깡위를 섭렵하는 산책은 채 20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 산책을 잠시 방해했던 것은 트리코레예라고 불리는 무지개뱀Rainbow Snake이었다. 빠비용처럼 띠무늬를 지닌 이 바다뱀은 물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다 인기척에 놀라서 나무더미 사이로 몸을 숨겼다. 독이 있지만 입이 너무 작아서 사람을 물 수는 없다고 하니 두려워할 존재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손에 쥔 마트료시카 인형은 개인 소유인 메트르Maitre섬이었다. 파도를 헤치는 요트 항해 끝에 도착한 이 섬은 2004년 에스카파드 아일랜드 리조트Escapade Island Resort의 개장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뉴칼레도니아 유일의 수상 방갈로가 S자로 줄지어 선 풍경은 꿈꾸던 바다 위의 휴가를 현실로 재현한 느낌이다. 테라스에 설치된 계단의 마지막 스텝은 열대어가 유영하는 바다다. 비 오는 일데뺑 여행은 마치 그 마지막 계단에서 우뚝 멈춰 서 버린 듯한 느낌이었지만, 그것이 다시 뉴칼레도니아를 가고 싶게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뉴칼레도니아 관광청 www.new-caledonia.co.kr, 에어칼린 www.aircalin.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앵무조개 3억4,000만년 전부터 살았던 두족류 동물로 수심 150~600m의 심해에 살고 있다. 지름 20cm, 혹 9cm의 크기로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갈색의 방사상 띠로 이루어진 껍질의 무늬가 앵무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앵무조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누메아 아쿠아리움에서 살아있는 앵무조개를 볼 수 있다. 2) 뉴칼레도니아 라군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24,000㎢의 라군으로 2008년 7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폭이 좁게는 30km, 최대 200km까지 펼쳐진 곳도 있다. 둘레의 총 길이는 1,600km로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다음으로 길다. ▶travie info 항공편 2008년부터 에어칼린이 인천-누메아 사이를 주 2회(월, 토, 약 9시간 30분 소요) 운항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기내 환경 업그레이드로 이코노미 좌석이 기존보다 15도 더 젖혀지며 손잡이도 자유자재로 조절이 가능해졌다. 개인별 최신 통합 리모콘뿐 아니라 USB 및 애플용 포트도 탑재했다. 이 밖에도 한국인 통역원이 탑승하고 있으며 기내식으로 김치를 제공하는 등 지역 맞춤형 서비스도 충실하다. 동계시즌인 10월30일부터는 수·일요일로 요일을 변경해 신혼여행객이 이용하기에 더 편리해질 예정이다. 문의 02-3708-8581 시차 한국보다 2시간 빠르다. 날씨 평균 기온 15~32도 사이의 초여름 날씨. 계절은 한국과 반대다. 화폐 퍼시픽프랑을 쓴다. 한국에서는 달러보다 유로화로 바꿔 가는 것이 유리한데 환전 수수료가 높으므로 웬만한 것은 카드로 결제하는 게 낫다. 물가는 유럽 수준.
  • ‘한국 유학 4년’ 에악타상 태국 명문대 전임교수로

    ‘한국 유학 4년’ 에악타상 태국 명문대 전임교수로

    한국에 유학 온 태국 20대 여성 연구자가 환경분야의 우수한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박사학위 취득과 동시에 태국 명문대 전임 교수로 임용됐다. 건국대(총장 송희영)는 공과대학 환경공학과 박사과정생인 눔폰 에악타상(29)이 태국 타마사대학교 전임 교수로 임용됐다고 18일 밝혔다. 에악타상은 태국 타마사대와 AIT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2009년 한국으로 유학 왔다. 미생물연료전지를 이용한 황계열 악취제거 기술개발 연구사업에 참여하면서 황산염 환원균주가 만들어내는 생물학적 나노물질의 특성을 밝혀냈고 이를 국제학회와 국제 저명학술지 등에 발표하면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 성장 멈춘 8살 소녀…인류 ‘노화’ 막는 열쇠?

    성장 멈춘 8살 소녀…인류 ‘노화’ 막는 열쇠?

    성장이 멈춘 8살 소년이 인류의 노화를 막는 열쇠를 갖고 있을까? 아기의 몸을 가진 8살 소녀의 사연이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오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인기 케이블TV 프로그램 TCL이 방송할 예정인 이 소녀의 이름은 미국 몬태나주(州) 빌링스에 사는 개비 윌리암스(8). 소녀는 8살 나이지만 몸무게는 고작 4.98kg이다. 몸무게만 아기인 것은 아니다. 태어난 지 얼마 후 성장을 멈춰 투명한 피부는 물론 머리카락도 아기 수준 그대로다. 소녀의 증상이 의학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특이한 유전적 결함으로 인한 성장 저해 원인이 인간 노화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학 연구가 리처드 워커는 “세계 곳곳에는 윌리암스와 같은 유사한 사례가 몇 건 있다” 면서 “인간은 한번 성장을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는데 이들은 어느순간 성장을 멈췄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우리가 인간을 성장시키는 특정 유전자를 파악하고 활동을 정지시킬 수 있다면 생물학적으로 불로장생이 가능하다” 면서 “알츠하이머등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질병에서 인간을 해방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추파카브라?…괴생명체 출몰에 주민 공포

    전설의 추파카브라가 또다시 나타난 것일까. 최근 러시아 인근 벨라루스에서 괴생명체가 나타나 지역주민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사진 속 짐승이 최근 한 농장에 출몰해 소와 송아지들의 다리를 사납게 물어뜯으며 공격해 이를 잡으려던 농부로부터 살해당했다. 그런데 죽임을 당한 동물의 생김새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들짐승의 모습이 아니어서 지역주민은 물론 수의사들까지 당혹스럽게 했다. 수의사들은 최근 숲 속에서 사냥꾼들에게 쫓기다가 초자연적인 것처럼 갑자기 사라진 동물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 사냥꾼 중 일부는 그 생명체의 생김새가 전체적으로 하이에나와 유사하지만 여우와 너구리, 개의 특징을 지녀 여러 종이 결합한 돌연변이로 여겼다. 이에 대해 수의사들은 그 생명체를 논란거리(센세이션)으로 묘사하면서도 혹시라도 되살아날 것을 염려해 태워버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논란이 된 동물은 조기 발견으로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인근 우크라이나에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가 사살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그 생명체는 개나 여우 같은 생김새를 보이면서도 앞다리는 캥거루처럼 짧은 특징을 지녔었다. 사람들은 그 생명체가 과거 옛소련 시절 화학 또는 생물학적 무기 개발에 관련한 동물실험이 시행됐던 공장에서 탈출한 하이브리드(잡종)이거나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돌연변이 여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생물학자들은 1939년 옛소련 농장에서 길렀던 너구리였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면서 방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한편 추파카브라는 스페인어로 ‘빤다’는 뜻의 추파와 ‘염소’란 뜻의 카브라를 합친 말로, 멕시코 전설에 나온 염소의 피를 빨아먹는 동물에서 유래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무려 17m…거대 입 가진 고대 괴물 물고기

    몸길이 17m에 달하는 고대 물고기의 실체가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 제프 리스턴 교수팀은 3일(이하 현지시간) 사상 최대 경골어류로 알려진 리드시크티스(Leedsichthys)의 생물학적인 특징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23일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피어리뷰 저널’(peer-reviewed journal)로 공개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리드시크티스는 약 1억 6000만년 전인 중생대 중기 서식했고 공룡 멸종과 같은 시기 절멸했다. 리드시크티스는 기존 연구를 통해 몸길이 13.5~17m 정도로 추정됐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골격 화석으로는 그 증거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어류의 골격 대신 내부 성장 구조를 분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는 나이테를 분석해 나무 나이와 크기를 추정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라고 한다. 최대 수명 40년 정도로 추정된 이 물고기는 20년쯤 지나면 몸길이는 8~9m까지 성장하고 38년쯤 살면 16.5m까지도 자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오늘날 가장 큰 어류인 고래상어보다도 큰 크기다. 참고로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고래상어는 12.6m로 알려졌다. 또 리드시크티스의 무게는 기존 3.5~4톤이 아닌 무려 21.5톤으로 추정됐다. 이는 2층 버스 2대 혹은 지상 최대 포유류인 아프리카코끼리 3마리를 합친 무게라고 한다. 아울러 이 거대한 물고기는 커다란 입을 가지고 있어 한번에 수천 마리의 새우나 해파리와 같은 작은 어류를 흡입하듯 잡아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은 “이 거대 물고기의 먹이 개체 수가 절멸 당시 크게 변했을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로 당시 해양의 생태학적 생산력 변화를 짐작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하루 40명 비극… 한강변 뛰는 사람 늘수록 자살 인구 줄 수 있다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9년 연속 자살률 1위인 우리나라에서는 시간당 1.6명, 1일 평균 40여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우울증 환자의 15%가 자살을 시도하고 있으며, 자살자의 80%가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우울증 환자의 자살 시도가 뇌의 생물학적 변화와 연관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영민 교수는 우울 정도가 비슷한 38명의 우울증 환자를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그룹(17명)과 자살을 시도하지 않은 그룹(21명)으로 나눠 뇌파분석법(LDAEP)으로 세로토닌 활성도를 측정했다. 뇌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은 평온감과 위로감 등 정서적 본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불안·우울·죄책감·자살 등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 자살을 시도하지 않았던 환자의 세로토닌 활성도가 0.90이었던 반면 자살 시도자는 1.45에 그쳐 자살 시도자의 세로토닌 활성도가 50%가량 낮았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세로토닌 저하 상태가 심하다. 또 비슷한 수준의 우울 상태라도 세로토닌 활성도가 낮으면 자살시도자에게서 절망감 점수는 1.6배(8.7점→13.7점), 자살사고 점수는 무려 2.8배(7.1점→19.8점)나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영민 교수는 “이는 세로토닌 활성도가 저하된 사람이 자살에 훨씬 더 취약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같은 수준의 우울증이라도 세로토닌 수치가 낮은 환자가 자살에 더 취약하므로 자살 시도를 반복하는 환자는 반드시 세로토닌과 관련된 약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특히 자살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자살에 대한 정신건강의학적 치료와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벼운 우울증의 경우 꾸준한 운동요법이 세로토닌 분비를 늘려 도움이 된다”면서 “운동을 하면 세로토닌의 모태가 되는 ‘BDNF’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기분장애학회(ISAD) 정동장애 학술지(Jouranl of Affective Disorders) 최근호에 게재됐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아기가 생후 1년간 엄마와 지내야 하는 이유

    아기가 생후 1년간 엄마와 지내야 하는 이유

    생후 1년 미만인 아기가 단 하룻밤이라도 엄마와 떨어져 있으면 정서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대학 연구진은 1998~2000년생 아기 5000명과 부모의 데이터를 수년간 조사한 결과, 아기는 생후 1년 미만일 때 1주일에 하룻밤이나 그 이상 엄마와 떨어져 지내면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며, 추후 부모와의 유대도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혼과 가족 저널’(Journal of Marriage and Family) 1일 자로 밝혔다. 아기는 생물학적으로도 주 보육자를 필요로 하는 데 이는 일반적으로 부모가 맡는다. 특히 아기는 아빠보다 엄마를 필요로 하며 1살이 되기 전에 엄마와 얼마나 양질의 시간을 보냈느냐에 따라 성인이 되고 나서도 부모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사만다 토넬로는 “이번 조사가 맞벌이 가정뿐만 아니라 이혼 조정 시 양육권을 결정하고 판단하는 자료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심리학적으로도 12개월 미만의 유아에 관한 양육권은 부친이 아니라 모친에게 주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태우 닥터U와 함께 원장은 “서양에서는 주로 아기를 다른 방이나 전용 침대에서 재우므로 함께 밤을 보내라는 말은 한집에서 자라는 의미이니 오해가 없길 바란다”면서 “오히려 아기를 끼고 자면 영아급사증후군(SIDS)의 위험성이 있으니 아기 침대나 다른 방에 재우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사진=해당 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6개 부처 분산 새만금 개발 업무 일원화

    오는 9월 12일 발족하는 새만금개발청이 정부세종청사에 문을 연다. 새만금개발청의 발족을 계기로 정부는 농업용지 조성 및 농산업단지 개발, 주춤했던 민간 투자 활성화 조치를 확대해 나가기로 하는 등 박근혜 정부의 새만금사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13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정부는 차관급 중앙행정기관으로 출범하는 새만금개발청을 정부세종청사에 두고 중장기적으로는 새만금 내로 옮기기로 했다. 개발청이 출범하면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6개 기관으로 나뉘어 제각각 이뤄지던 개발사업이 일원화된다. 정부는 우선 농업용지를 조성하고 이를 환경 친화적인 고품질 수출 지향형 농산업단지로 키워 나가는 방안에 힘을 쏟기로 했다. 해외 자본 등 민간 투자가 저조해 산업·도시용지의 조성, 개발이 저조한 상황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인프라 사업과 농업용지 사업이라도 활성화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지난 4일 농업용지 7개 공구 가운데 제5공구(15㎢, 450만평)에서 배수로 설치 작업 등 용지 조성 공사가 착공했고 농어업회사 입주 부지(7㎢, 210만평)도 내년까지 마무리된다. 나머지 6개 공구(70.6㎢)는 2015년부터 연차적으로 용지 조성 공사를 착공, 농업법인 등에 장기 임대해 미래 농업 모델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농업용지 개발에 맞춰 정부는 새만금호의 목표 수질을 농업용지의 경우 4등급, 도시용지는 3등급으로 맞추기 위해 오염원이 유동적인 ‘비점(非點)오염원’ 및 지류(支流) 대책의 수위를 높이는 수질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부터 전주천 등 오염이 심한 지역을 ‘비점오염원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에만 적용했던 수질오염 총량제를 2016년부터 분뇨 등에서 발생하는 인화합물 합계인 총인으로까지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5∼6등급 수질에 머물러 있는 지류에 대해서는 오염원 정밀조사가 실시된다. 한편 개발청이 개별 프로젝트별로 인센티브 재량권을 갖는 투자 유치 협상권 제도 도입도 고려 중이다. 앞서 정부는 12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새만금위원회를 열고 ‘새만금사업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中서 12살 소녀 출산, “교사 3명이 성폭행”

    中서 12살 소녀 출산, “교사 3명이 성폭행”

    성폭행당해 아이까지 출산한 12살 중국 소녀가 자신을 가르친 교사들을 범인으로 지목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이미 한 74세 노인이 DNA 검사를 거쳐 체포돼 선고까지 받았으나, 소녀는 진범이 아니라고 진술했다. 10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후난성 융저우시 치양현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생인 시시(가명)는 성폭행을 당해 두달 전 여아를 출산했다. 그리고 인근 마을의 74세 노인이 범인으로 체포돼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연금 수급자인 이 남성은 DNA 검사 결과 시시가 낳은 아이의 생물학적 부친으로 드러나 공안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시는 자신을 성폭행한 범인이 “노인이 아니라 3명의 교사”라면서 “지난해 6월부터 자신을 교사 3명이 번갈아 수차례 성폭행했다”고 진술했다. 시시와 그의 부모는 경찰이 은폐 목적으로 그 노인에게 자백을 강요했으며 DNA 결과 또한 조작된 것으로 생각했다. 또한 시시는 수사 기간 동안 문제의 세 교사가 경찰에게 돈을 건네는 순간을 봤으며, 학교장으로부터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시로부터 범인으로 지목당한 교사들과 학교 측은 소녀의 증언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정기적으로 성생활하는 사람이 더 젊어 보여…

    정기적으로 성생활하는 사람이 더 젊어 보여…

    정기적인 성생활이 오랫동안 사람을 젊어 보이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5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윅스 박사의 연구가 애정 생활을 활발히 하는 나이 든 남녀가 그들의 실제 나이보다 5~7세는 더 젊게 보이는 것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왕립 에든버러병원의 노년심리학과장을 지낸 윅스 박사는 “모든 연령대의 사람이 건강한 성생활의 이점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40~50대 중에서는 평균보다 50% 이상 성생활 하는 사람들이 더 젊어 보였다. 윅스 박사는 “성생활로부터 오는 즐거움이 젊음을 유지하는 핵심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또 다른 연구에서도 규칙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성생활을 하는 부부는 조기 사망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결과를 보였다. 생물학적 측면에서 보면 성생활은 신체에 즐거움을 주는 천연 화학물질인 엔도르핀 분비를 유도한다. 이 물질은 천연진통제로서 통증과 불안을 없애고 쉽게 잠들 수 있도록 한다. 또 순환계를 활성화해 심장에 좋고 건강한 피부색이 유지되도록 한다. 이 외에도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생장호르몬을 분비해 주름을 예방한다. 성관계는 지방을 태우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며 스트레스를 완화한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2013년 영국 심리학협회(BPS) 연례회의를 통해 발표됐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내가 더 예뻐” 미스 게이 선발대회 1-2위 무대 혈투

    “내가 더 예뻐” 미스 게이 선발대회 1-2위 무대 혈투

    최고의 미녀(?)를 뽑는 대회가 순간 격투기로 돌변했다. 남미에서 열린 미스게이선발대회에서 1위와 2위가 혈투를 벌였다. 그러나 순위는 변하지 않았다. 페루의 밀림지역인 산후안의 타라포토에서는 최근 도시축제가 열렸다. 다양한 행사 중에는 최고의 미인을 뽑는 미스게이선발대회도 포함돼 있었다. 행사는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치열한 경쟁 끝에 미스게이 1위 발표를 앞두고 남은 참가자는 단 2명. 드디어 기다리던 심사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졌다. 사회자가 1위로 호명된 참가자의 손을 번쩍 들었다. 예상치 못한 사태는 바로 이때 벌어졌다. 2위가 된 참가자 “심사가 엉터리로 이뤄졌다. 분명 내가 더 예쁜데 1위가 아니라는 게 말이 되느냐”라면서 1위 후보에게 덤벼들었다. 엉겹결에 기습공격을 당한 1위도 참고만 있진 않았다. 두 사람은 무대 위에서 난투극을 벌였다. 사회자가 두 사람을 말렸지만 떼어놓긴 쉽지 않았다. 드레스 등 고운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섰지만 두 사람은 생물학적으로는 분명 힘센 남자들이었다. 현지 언론은 “미의 경연대회는 매번 치열한 싸움지만 이번에는 무대에서 진짜로 싸움이 붙었다”면서 대회가 폭력으로 얼룩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2위가 주먹다짐까지 벌이며 항의했지만 심사위원회는 심사결과를 번복하진 않았다. 사진=아메리카노티시아스 캡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인류의 생존, 수수께끼에 달렸다!

    인류의 생존, 수수께끼에 달렸다!

    하버드 대학의 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은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이탈리아 피렌체의 한 병원에서 깨어난다. 마지막으로 캠퍼스를 걷고 있었다는 사실이 생각날 뿐 며칠간의 기억은 지워진 상태다. 담당 의사에게 자초지종을 들으려는 찰나 검은 가죽옷을 입은 여성이 나타나 의사를 살해한다. 미모의 젊은 영국인 의사 시에나 브룩스의 도움으로 간신히 병원을 탈출한 랭던은 자신의 외투에 숨겨진 최첨단 실린더를 발견한다. 실린더 안에 감춰진 것은 단테의 ‘신곡’에 나타난 지옥을 묘사했다고 알려진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다. ‘인페르노’는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이 ‘로스트 심벌’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로스트 심벌’에서 미국 워싱턴을 배경으로 비밀 결사조직 프리메이슨의 이야기를 다뤘던 그는 ‘인페르노’에서 무대를 다시 유럽으로 돌려 놓는다. 암호와 상징, 기호를 바탕으로 작품을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단테와 보티첼리 등 여러 예술품을 주요한 소재로 차용하는 점은 그대로다. 이번 작품이 다루는 것은 인구 문제다. 비밀 단체 ‘컨소시엄’의 암살자와 정부가 보낸 군인들에게 쫓기던 랭던은 자신이 대규모의 생물학적 테러에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베일에 싸인 유전 공학자 버트란드 조브리스트는 세계 인구가 과잉이라며 생존을 위해서는 ‘지구를 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신이 어떤 단추를 누르면 인류의 절반이 죽지만 지금 당장 누르지 않으면 100년 후에는 모두가 죽는다’는 것이다. 인류를 인페르노, 즉 지옥으로 몰아넣으려는 조브리스트의 계획을 막는 것이 랭던의 임무다. 전작들처럼 ‘인페르노’ 역시 빠른 전개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구조를 선보인다. 작가가 6개월에 걸쳐 조사했다는 단테와 피렌체, 베네치아 등에 대한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사실들을 읽는 재미도 있다. 다만 극적 반전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설정을 욱여넣은 것은 약점이다. 작품은 출판되자마자 미국과 영국에서 20만부 이상씩 팔리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암호와 상징의 소설가답게 단테가 지옥을 원으로 묘사한 것에 착안해 원주율(3.1415)을 변형한 ‘2013년 5월 14일’을 출판 날짜로 정했다. 해외에서의 평은 다소 엇갈린다. 뉴욕타임스는 “트릭으로 가득 찬 소설”이라는 호의적인 평을 내놓았지만 옵서버는 “댄 브라운은 단순히 못난(bad) 게 아니라 미친(mad) 것 같다. 인페르노는 난잡한 속임수가 뒤섞인 끔찍한 소설”이라는 악평을 쏟아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잘나가던 은행딜러, 왜 자기 무덤 팠을까

    금융시장에서는 어처구니없는 거래로 치명적 손실과 결과가 종종 빚어진다. 1995년 233년 역사의 영국 최고 상업은행 베어링스 은행의 파산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능한 수석 딜러가 파생금융상품 불법거래로 무려 13억 달러를 날려 은행이 문을 닫은 사건이다. 2006년 미국 대형 헤지펀드 아마란스 어드바이저의 파산, 2008년 프랑스 2위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이 선물거래로 49억 유로의 손실을 입은 사고도 ‘잘나가는’ 딜러의 예상 밖 선택과 거래가 원인이었다. 이런 대규모의 금융사고, 다시 말해 모두가 믿었던 딜러들의 기대 밖 행동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지목했던 ‘탐욕’ 때문일까, 아니면 시스템 분석오류가 원인일까. ‘리스크 판단력‘(존 코츠 지음, 문수민 옮김, 책읽는수요일 펴냄)은 그런 경제분석과는 전혀 다른 쪽에서 원인을 찾아내 센세이션을 부른 책이다. 생물학적 요인, 바로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주범이다. 저자는 월스트리트 베테랑 트레이더에서 영국 케임브리지대 신경과학자로 변신한 인물. 그가 책에서 2005년 런던의 금융회사 트레이더 250명의 타액 샘플을 채취, 분석해 소개한 결과는 아주 흥미롭다.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을수록 더 많은 수익을 올린다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날과 낮은 날의 수익 차를 1년 기준으로 계산하면 거의 백만 달러에 육박했다. 이 결과를 통해 저자는 금융시장의 비이성적 과열과 비관주의가 생겨나는 원인을 ‘승자효과’로 주목한다. 동물 세계에서는 수컷이 암컷을 두고 벌인 싸움에서 승리하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급상승한다. 이 호르몬은 산소 운반량과 근육량을 높여주며 자신감도 불어넣는다. 승리할 확률도 덩달아 높아진다. 금융시장에서도 그런 현상은 마찬가지로 반복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자만에 빠진 트레이더는 위험한 규모의 포지션을 마음대로 매매하게 되고 결국 수익은 떨어지지만 경영진은 이전의 성과만 믿고 방관하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저자는 승승장구하는 트레이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리스크 관리야말로 이른바 ‘스타 트레이더’에 더 집중돼야 함을 강조한다. 반대로 트레이딩 현장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중년 이후의 남성이나 여성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다양성의 해법이 눈길을 끈다. 1만 5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영상문화의 홍수가 아무리 거세도… 문학의 힘 무시 못해”

    “영상문화의 홍수가 아무리 거세도… 문학의 힘 무시 못해”

    “영상이 글의 행간을 옮길 수 있을까. 문장과 문장 사이의 공간과 침묵, 말줄임표와 마침표의 느낌을 영상이 오롯이 담기는 불가능할 것이다.”(이현수) “삶의 온갖 양상을 표현하는 문학만의 방식이 있다. 후세가 지금의 사회를 이해하고 인식하는 데 가장 적합한 것은 문학이라는 형식 아닐까.”(판샤오칭)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두 여성 소설가가 영상문화 시대 문학의 가치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소설가 이현수(54)는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신기생뎐)의 원작자이고, 중국 소설가 판샤오칭(范小靑·58)은 직접 극본을 써 본 인기 드라마 작가이기도 하다. 이들은 “문학과 영상이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큰 물줄기는 같지만 결국 지류는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두 여성 작가가 지난 26일 제7차 한·중작가회의가 열린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서 만났다. 1996년 제1회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이씨는 소설집 ‘토란’과 드라마로도 각색된 장편 ‘신기생뎐’ 등을 쓴 중견 작가다. 제4회 루쉰문학상을 수상한 판샤오칭은 국내 독자에게는 ‘맨발의 완선생’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2011년 제5차 한·중작가회의에도 참석했던 두 사람은 이번에는 소설 분과에서 파트너가 돼 서로의 작품 ‘향화’(판샤오칭)와 ‘용의자 김과 나’(이현수)를 바꿔 읽었다. 화제는 문학과 영상문화의 문제에서부터 여성 작가의 정체성으로까지 종횡무진 옮겨 다녔다. 드라마 ‘푸에씨 집에 딸이 있네’의 극본을 썼던 판샤오칭은 “스트레스에 시달려 한 편만 쓰고 드라마 일을 그만뒀다”고 운을 뗐다. 제작자와 감독이 작품의 대중성과 흥행을 강요하는 데 버틸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원고지 2000장짜리 소설과 500장짜리 드라마 극본의 보수가 비슷할 정도로 중국 드라마 작가의 보수와 위상은 크게 높아졌다”면서도 “순수문학은 물질적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가 중요하다. 소설은 나를 위해 쓰지만 드라마는 남을 위해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기생뎐’이 원작의 취지와는 크게 다른 방향으로 각색되며 홍역을 치렀던 이씨도 “영상매체와 소설은 엄연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신기생뎐’은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았고 당시 그는 “다시는 드라마나 영화 판권 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는 “드라마의 수준이 크게 높아졌지만 여전히 상업적인 작품들의 영향이 크다”면서 “과거 문학작품을 원작에 가깝게 각색해 방영하던 드라마처럼 순수문학과 영상문화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늘어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화는 여성 작가의 정체성 문제로 이어졌다. 판샤오칭은 “여성 작가의 작품에는 여성이라는 자의식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는데, 나와 이 작가는 모두 후자에 가까운 것 같다”고 작품 세계를 평했다. 두 사람이 여성스러운 문체나 내용보다는 이야기의 보편적인 힘에 주목한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문학이 심리뿐만 아니라 생리적 표출의 결과라는 점에서 작품에서 여성성을 완전히 탈피할 수는 없다는 지점에도 동의했다. 판샤오칭은 “예컨대 군대를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군인에 대한 글을 쓸 때 세밀한 묘사보다는 남과 다른 시각을 중요시하는 게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생물학적 성별 차이가 작품의 차이로 나타난다는 견해다. 최근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을 다룬 장편 ‘나흘’을 낸 이씨도 “분단국가에서 남성들은 군대 문제를 자주 다루지만 여성들은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면서 “군대처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분야를 다룰 때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21세기가 문학을 벼랑 끝으로 내몬 시대라는 진단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그리고 그 위기 앞에서도 창작의 자세만큼은 결코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는 작가 정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같았다. “소설가는 쏟아부은 노력만큼 거두지 못하는 사람이다. 문학의 진정한 가치란 본래 창작의 과정에서 빛나는 것이다.” 글 사진 샤먼(중국 푸젠성)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펭귄이 하늘을 날지 못하는 이유는?…비밀 풀렸다

    오랜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안긴 ‘펭귄이 하늘을 날지 못하는 비밀’이 풀렸다. 조류에 속하는 펭귄은 그럴듯한 모양의 날개를 가지고 있어도 땅 위를 뒤뚱뒤뚱 걸어다닐 뿐 하늘을 날지 않아 일반인은 물론 학계에서도 큰 관심을 가져왔다. 최근 영국 에버딘 대학교와 중국 과학원등 공동 연구팀은 이같은 펭귄의 비밀을 밝힌 논문을 미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발표했다. 그간 펭귄이 하늘을 날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이론이 제시된 바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땅 위에 펭귄을 잡아먹는 천적들이 별로 없어 굳이 하늘을 날 필요가 없었다는 것. 또 한가지 주요 이론은 생물학적 가설이었다. 바로 하늘을 날 때나 잠수할 때 모두 날개를 사용하는데 서로 기능이 달라 두 능력이 모두 발달하기 힘들었다는 이론이다. 연구팀은 생물학적 진화 가설에 무게를 실어 펭귄과 ‘친척’에 가까운 바다오리를 집중 연구했다. 바다오리는 잠수에 능할 뿐 아니라 펭귄과 달리 하늘도 잘 날아다닌다. 논문의 공동저자 에버딘 대학교 존 스피크맨 교수는 “바다오리의 활동을 분석한 결과 바다오리는 잠수할 때의 에너지 소모는 적은 반면 하늘을 날 때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소모했다.” 면서 “두 능력을 모두 가진 바다 조류들에게 이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펭귄은 하늘을 나는 능력을 포기하는 대신 에너지 소모가 적은 잠수하는 능력을 키웠다는 설명. 스피크맨 교수는 “펭귄에게 있어 하늘을 나는 것은 값비싼 행동이었다.” 면서 “잠수에 주력해 먹이를 잡아 먹으며 살면서 점점 날개도 작아지는 쪽으로 진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코 막던 곳에서 콧노래 휴식처로… 부산 수영하수처리장의 변신

    생활 폐수가 모여 악취를 풍기던 부산 수영하수처리장이 주민 휴식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부산시는 8일 부산환경공단 내 수영 하수처리장 1단계 지하화 공사 준공식을 연다. 이 사업은 2028년까지 연차적으로 시설개선사업을 시행하는 ‘부산시 하수처리시설 기본계획’에 따른 것이다. 1988년 설치돼 24년째 가동 중인 수영하수처리장은 그동안 수영·동래·연제구 등에서 발생한 하루 22만t의 생활하수를 표준활성 슬러지 공법으로 처리해 왔다. 이 공법은 위가 열린 대형 처리시설에서 침전, 여과 등의 간단한 처리과정을 거쳐 방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시설 노후화와 상류의 분류식 관로 공사로 유입수질이 악화하면서 이 공법으로는 2008년부터 강화된 방류수 수질기준을 지키기 어려워지자 고도처리 공법인 MBR(Membrane Bio-Reactor)을 도입했다. 이 공법은 미생물을 이용해 하수를 생물학적으로 분해한 뒤 분리막(0.04㎛)을 통과시켜 부유물질, 대장균 등을 제거하는 것이다. 시는 구조물 위에 4834㎡의 공원을 조성해 주민 휴식공간으로 제공했다. 공원은 어방광장(시민전시공간), 물너울탐방로, 수영 8경 탐방로, 해사 너울 길 등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여성, 태어날 때부터 과식하게 돼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생물학적으로 폭식증 등의 섭식장애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켈리 클럼프 교수가 이끈 연구팀에 따르면 여성의 뇌는 태어날 때부터 과식하도록 프로그램돼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폭식증 등의 섭식장애에 걸릴 확률이 10배 이상 높다고 한다. 이는 지금까지 심리적 요인과 사회적인 압력이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연구팀이 이 같은 요인을 배제하기 위한 쥐 실험 결과, 암컷 쥐가 수컷보다 6배 이상 당분이 높은 음식을 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과식이 두뇌의 보상체계(reward system)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연구팀은 여성의 보상체계가 고지방이나 당분이 높은 음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를 추가 실험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섭식장애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Eating Disorders) 온라인판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왼손잡이는 창의적 우뇌형? 우울증은 세로토닌 부족 탓?

    왼손잡이는 창의적 우뇌형? 우울증은 세로토닌 부족 탓?

    남성은 무신경하고 대범하지만 용기를 가진 반면, 여성은 세심하고 사랑을 갈구한다는 게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누구나 쉽게 “이 모든 것은 성별 뇌의 차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등 뇌 활동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기가 개발되면서, ‘사랑과 기억력 등 사람의 모든 것을 곧 설명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 또한 커지고 있다. 서점에 나열된 책은 ‘뇌의 진실’을 말해주겠다며 독자들을 유혹하고, 언론은 매일같이 ‘무엇을 하면 뇌가 어떻게 된다’는 기사를 쏟아내기에 바쁘다. ‘뇌과학’과 ‘신경과학’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인간 두뇌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내세워 ‘두뇌 활동 지도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각기 수십조원이 투자되는 연구 계획들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대중들의 관심사가 된 게 뇌의 신비다. 사람들은 스스로 어떤 행동을 왜, 언제 하게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뇌’가 알고 있다고 믿는다. ‘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이미 생활 속에 녹아 있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에 대해 의사가 아니더라도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흐름이 막혔다”고 당연하다는 듯 말한다. 중년의 사람들에게는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뇌를 끊임없이 훈련시켜야 한다”고 조언하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당신의 뇌 구조가 ‘다중 작업’(멀티태스킹)에 적합하지 않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다. 과학이나 의학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은 일반적으로 연구비 증액과 과학자들의 사기진작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과학자와 의사들에겐 이런 ‘신경과학의 대중화’가 달갑지 않다. 사람들이 뇌에 대해 흔하게 하는 말이나 상식들이 과학이나 심리학과는 점차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경과학이 과학적 근거를 전혀 갖지 않았지만 그 어떤 심리학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혈액형과 성격’의 뒤를 이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신경과학’의 전성시대가 아니라 ‘민간 신경과학’의 전성시대라고 꼬집는 학자도 많다. ‘민간 신경과학’은 사람들 스스로 신경과학 전문가라고 믿는 데서 시작된다. “남자들은 섹스에만 관심이 있다”거나 “슬플 땐 한번 울면 기분이 나아진다”는 것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경험=과학’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특히 신경과학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과 용어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철수가 우울한 것은 일자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다른 사람이 “실직한 사람이 모두 우울한 것은 아니다”라는 경험적 근거로 반박할 수 있다. 하지만 “철수가 우울한 것은 뇌 속의 화학적 불균형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설사 과학자라고 하더라도 명확하게 반박하기 어려워지고 듣는 사람들은 이를 쉽게 믿게 된다. 신경과학에 대한 지식들이 과학에서 시작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1980년대 이후 뇌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뇌 스캔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학자들은 사람들의 행동이나 감정의 변화에 실제로 뇌 활동이 연관돼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문제는 정작 과학자들은 뇌 스캔을 통해 혈액이나 세포의 움직임을 본 것뿐이지, 정확히 어떤 작용을 본 게 아니라는 점이다. 화려해 보이는 뇌 스캔 사진들은 사실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담고 있고, 대부분 실체가 규명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일부분이 번쩍이거나 색깔이 변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 특히 대부분의 연구는 부정적이고 비정상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뇌의 변화가 이런 문제점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과대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자 클리오드나 오코너는 10년 동안 발표된 신경과학 논문과 신문기사를 분석해 “신경과학은 사람들의 편견을 뒷받침해 주는 증거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약물 남용자, 범죄자, 동성애자, 비만한 사람 및 정신 건강 질환을 가진 사람 등이 특이한 두뇌 유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비만은 낮은 지능과, 사춘기는 불쾌함 및 사회불안, 여성은 불합리한 비이성적 존재로 뇌과학을 통해 연결됐다. 영국일간 가디언의 과학칼럼니스트 버간 벨은 최근 칼럼에서 “잘못된 민간 신경과학의 득세에 따라 생물학적으로 지루하고 상투적인 선입견이 대서특필되고, 과학이라는 단어가 잘못 사용되는 문화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벨은 최근 잘못 사용되고 있는 수많은 민간 신경과학의 사례 중 주목할 만한 5가지를 제시하며, 편협한 민간 신경과학의 남용을 경고했다. ‘왼손잡이는 오른쪽 뇌를, 오른손잡이는 왼쪽 뇌를 사용하며 오른쪽 뇌는 창의적이고 왼쪽 뇌는 이성적’이라는 것 또한 가장 널리 퍼진 상식이다. 하지만 이는 왼손잡이 위인들이 예술과 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에 생긴 믿음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과학자들은 뇌의 어느 부분이 창의와 이성을 담당하는지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도파민은 행복을 느끼는 호르몬’이라는 지식 역시 단편적이다. 도파민은 집중력을 관장하고, 여성의 모유 수유량을 조절하는 등 수십 가지 역할을 한다. 행복을 느끼는 것 역시 ‘무언가를 하고 싶은 욕구’를 일으키는 도파민의 일부 기능에 대한 부수적인 효과일 뿐이다.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우울증을 일으킨다는 것은 대중들 사이에선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제약회사 ‘화이자’와 ‘릴리’가 자사의 우울증 치료제 ‘졸로프트’와 ‘프로작’을 쉽게 팔기 위해 대중들에게 알기 쉬운 설명을 지어낸 것에 불과하다. 세로토닌과 우울증의 명확한 관계는 아직도 연구 단계에 놓였다. 지난해 학교폭력이 사회문제화되면서 한국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비디오 게임, TV폭력, 포르노는 뇌를 퇴화시킨다’는 주장 역시 과학적 근거는 미약하다.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은 뇌신경세포의 연결상태일 뿐이다. 문제 학생이나 실험대상자들만으로 뇌 기능이 떨어졌는지를 명확하게 밝히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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