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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직장·가정에서 좌절하는 남성… 이제는 지원 정책 시작할 때”

    “학교·직장·가정에서 좌절하는 남성… 이제는 지원 정책 시작할 때”

    영국 태생으로 미국에서 장성한 아들 셋의 미래를 20여년 내내 걱정했다. 남학생들은 학교에서 성적·수업태도 모두 여학생에게 뒤떨어지는 경향이었고, 직업 시장에서도 남성의 경쟁력은 날로 저하됐다. 아이를 낳는 데 기여하고 돈만 벌어 오면, 심지어 그마저 못 해도 아버지의 존재감을 봐 주던 가부장제는 퇴조했다. 남성의 고군분투와 좌절을 주제로 책을 쓰기로 하자 주변에선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상책인 ‘고통뿐인 이슈’”라고 뜯어말렸다. 하지만 여성 차별 해소에 더 힘쓰는 동시에 남성 지원 정책을 시작하자고 백악관을 설득했다.주인공은 2017년 ‘미국의 사상가 50인’에 오른 리처드 리브스(53)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지난달 공개된 신간 ‘오브 보이스 앤드 맨’(Of Boys and Men·사진)을 앞에 두고 지난 15일 그와 줌 인터뷰를 했다. -남성이 살기 어려워졌다고 인식한 계기는. “세 아들을 키우면서 학교, 노동시장, 가정에서 경제적 불평등에 좌절하는 남성들을 목격했다. 현재의 미국 사회에서 경제·사회적 변화의 지점을 살피면서 남성의 불평등 문제가 ‘실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 (남성 위주였던) 제조업 경제는 (여성에게 기회가 넓은) 서비스업 경제로 이동했다. 게다가 남성은 학교에서부터 여성보다 더 학업에 어려움을 겪기 일쑤라, 기술과 훈련이 필요한 직업이 증가하는 현시대에 고전하게 된다. -교육 제도가 남성에게 불리하다는 주장인가. “여성 친화적이다. 최근 수십년간 학교에서 여학생들은 남학생을 월등하게 추월했다.(미국 국립교육통계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 학위 수여자 중 57%가 여성이다.) 숙제와 집중 등 학업기술도 여학생들에게 유리하다. 남학생들은 오래 앉아 집중하는 기술을 상대적으로 어려워한다.(리브스는 충동조절, 계획능력, 미래지향 능력 등과 관련된 뇌 전전두엽 피질의 경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2년 빨리 성숙한다는 연구 결과를 저서에서 제시했다.)” -가족 내 남성의 역할이 변했나. “많은 국가에서 경제적으로 독립한 여성은 반드시 가족을 가질 필요가 없어졌다. 자녀를 원한다 해도 남성과의 결혼이 선결 조건은 아니다. 결혼율은 하락하고 출산율도 떨어졌다. (돈과 자녀의) ‘공급자’로서 역할을 잃은 남성들이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질문에 답해야 한다. 남성의 역할은 무엇이고, 이상적인 남성상이란 또 무엇인가.” -여성 차별이 견고한데 기득권을 누려 온 남성의 고충을 강조하는 게 불편하지 않나. “남성의 문제를 제기하면 반(反)페미니스트로 보일 수 있다. 미국 여성의 평균 임금은 여전히 남성의 82% 수준이고 고위직 여성 비율도 적다. 특히 정치적으로 성평등 문제는 한쪽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남성이 힘들다는 것과 페미니즘이 ‘제로섬 게임’은 아니다.” -정부의 남성 지원 정책이 왜 필요한가. “여성들을 남성 위주의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관련 직업으로 끌어오고, 여성의 경력 사다리를 구축하는 지원 정책을 늘려 온 것처럼 현재 여성 위주의 ‘HEAL 직업’(보건·교육·행정·문맹퇴치전문가를 뜻하는 Health·Education·Administration·Literacy의 줄임말)에 더 많은 남성을 진출시킬 수 있다. ‘레드셔팅’(Redshirting·미국에서 남학생들의 뇌 발달이 여학생보다 느린 것을 감안해 한 학기나 1년 늦게 입학시키는 경향)도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판단일 수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 남성 지원 정책을 제안했나. “백악관에서 나는 ‘걸으면서 껌을 씹을 수 있다’는 표현을 강조했다. 현재 미국 사회에서도 진보 진영은 여성이 직면한 문제만 보고, 보수 진영은 남성이 직면한 문제만 본다. 남성이 모순적으로 (내가 그래도 남자인데 하는) 전통적인 남성성을 고수하려고 남성 정책에 거부감조차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는 남성 정책을 시작해야 하는 세대다. 결국 남녀 모두가 번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 여성들이 (차별해소 대신) 남성의 실패를 원하는 건 아니다.” -한국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결정했다. “오히려 확대해 여성 정책을 계속하면서 남성 정책까지 포괄하는 게 나은 선택이었다. 정치적 행위가 남녀 간 ‘문화전쟁’으로 비화한 것 같다. 만약 미국의 보수 정부가 남녀 문제를 모두 다루는 백악관 ‘성 정책 위원회’(Gender Policy Council)를 없앤다면 반대가 많을 것이다.” 
  • [석학인터뷰]“학교·일터·가정에서 좌절하는 남성…그들을 도울 때“

    [석학인터뷰]“학교·일터·가정에서 좌절하는 남성…그들을 도울 때“

    폴리티코 ‘미국의 사상가 50인’ 선정된 리처드 리브스신간서 남성 계급 경제적 퇴조와 남성정책 필요성 다뤄 학교서 여학생에 떨어지는 남학생들, 뇌발달 지연 영향제조업→서비스업 변화에 공장 자동화로 남성직업 퇴조여전한 여성차별 개선 매진하되 남성 정책도 시작할 때“한국, 여가부 폐지보다 확대해 남성정책 포괄시켰어야” 미국에서 3명의 아들이 장성하는 25년간 아버지는 아들들의 미래를 걱정했다. 남학생들은 학교에서 성적·수업태도 모두 여학생에 뒤떨어지는 경향을 보였고, 직업 시장에서도 남성의 경쟁력은 날로 저하됐다. 아이를 낳는데 기여하고 돈만 벌어오면, 혹은 심지어 그마저 못해도 아버지의 존재감을 봐주던 가부장제는 퇴조했다. 그는 이제 이들을 도울 정부의 남성지원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다. 그가 남성의 고군분투와 좌절을 주제로 책을 쓰기로 하자 주변에선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상책인 ‘고통 뿐인 이슈’”라고 뜯어 말렸다. 그는 남녀 문제를 ‘제로섬 게임’(한편의 이득과 다른 편 손실을 더하면 ‘0’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데 더 이상 동의할 수 없었다. 그리고 여성 차별을 해소하는 데 더 노력하는 동시에 미국 정부도 남성 지원 정책을 시작하자고 백악관을 설득했다.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해체에 반대 입장을 밝힌 그는 바로 리처드 리브스(53)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경제 불평등 전문가로 2017년 ‘미국의 사상가 50인’이 됐던 그는 지난달말 공개된 신간 ‘오브 보이스 앤 맨’(Of Boys and Men)을 통해 남성 계급의 경제적 퇴조와 남성 정책의 필요성을 탐구했다. 사회 곳곳에 여성 차별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그 스스로도 도전적 주제로 평가한 그의 저서를 책상 앞에 두고 지난 15일 줌 인터뷰를 나눴다.●“충동조절 담당하는 전전두엽 피질, 남학생이 발달 2년 늦어” -남성이 살기 어려워졌다고 인식한 계기는. “(경제불평등) 전문가로서 늘 사회 내 경제적 기회 이동에 관심을 두고 있다. 아들들을 키우면서 학교, 노동시장, 가정에서 경제적 불평등에 좌절하는 남성들을 목격했다. 현재의 미국 사회에서 경제·사회적 변화의 지점을 살피면서 남성의 불평등 문제가 ‘실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구직 시장에서 남성들이 고전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동안 자동화는 공장 등 전통적으로 남성 직업 영역에서 진행됐다. 자유무역, 즉 세계화의 퇴조로 저렴한 노동력의 국경 이동이 줄면서 타국의 제조업으로 이동하는 기회도 줄고 있다. (남성 위주였던) 제조업 경제는 (여성에게 기회가 넓은) 서비스업 경제로 이동했다. 게다가 남성은 학교에서부터 여성보다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더 많아, 기술과 훈련이 필요한 직업이 증가하는 현 시대에 고전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교육 제도가 남성에게 불리하다는 주장인가. “현대의 교육시스템은 여성 친화적이다. 최근 수십년간 학교에서 여학생들은 남학생을 월등하게 추월해왔다. 50년전에 여성이 열악했던 교육의 성불평등은 이제 반대 방향으로 남성에게 작용한다.(미국 국립교육통계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 학위 수여자 중 57%가 여성이었다) 과학자들은 여학생들이 조금 더 일찍 성숙하고 두뇌가 더 빠르게 발달한다고 말한다. 숙제와 집중 등 학업기술도 여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유리하다. 남학생들은 오래 앉아 집중하는 기술을 상대적으로 어려워한다. (리브스는 충동조절, 계획능력, 미래지향 능력 등과 관련된 뇌의 전전두엽 피질의 경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약 2년 빨리 성숙한다는 연구 결과를 저서에서 제시했다)” ●“여성의 경제적 독립에 돈·자녀 공급자로서 전통적 남성상 퇴조” -가족 내 남성의 역할이 변했나. “많은 국가에서 경제적으로 독립한 여성은 반드시 가족을 가질 필요가 없어졌다. 자녀를 원한다해도 남성과의 결혼이 선결 조건이 아니다. 결혼률은 하락하고 출산율이 떨어졌다. 가정에서 전통적인 (돈과 자녀의) ‘공급자’로서 남성 역할은 사라졌다. 남성들이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질문에 답해야 한다. 남성의 역할은 무엇이고, 이상적인 남성상이란 또 무엇인가.” -여성차별이 여전히 견고한 데 기득권을 누려온 남성의 고충을 강조하는 게 불편하지 않나. “맞다. 남성의 문제를 제기하면 반(反)페미니스트로 보일 수 있다. 미국 여성의 평균 임금은 여전히 남성의 82% 수준이고 고위직에서 여성 비율도 적다. 특히 정치적으로 성평등 문제는 한쪽 편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남성이 힘들다는 것과 페미니즘이 ‘제로섬 게임’도 아니다. 남성의 고충과 여성이 겪는 차별은 둘 다 사실이고, 둘 다 변화시킬 수 있다. 나는 나를 페미니스트라고 여기지만 그렇다고 남성의 문제를 외면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례로 (미국) 남성에게서 약물중독, 알콜중독, 자살율 등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난다. 이를 외면하는 건 무책임하다.”-정부의 남성지원 정책이 왜 필요한가. “정부가 그동안 여성들을 남성 위주의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관련 직업으로 끌어오고, 여성의 경력 사다리를 구축하는 지원 정책을 늘려온 것처럼 미래 산업에 대한 남성의 직업 교육 투자나 특화된 정신건강교육 등의 정책을 모색할 수 있다.” ●“남학생의 학교 지연 입학, 생물학적 자연스런 판단” -구체적인 남성 지원책에 무엇이 있나. “예를 들어 현재 여성 위주의 ‘HEAL 직업’(보건·교육·행정·문맹퇴치전문가를 뜻하는 Health·Education·Administration·Literacy의 줄임말)에 더 많은 남성들을 진출시킬 수 있다. 돌봄 등 다양한 서비스에 남성들이 편입되야 한다. 현재의 학제에서 ‘레드셔팅’(Redshirting·미국에서 남학생들의 뇌발달이 여학생보다 다소 느린 것을 감안해 한 학기나 1년 늦게 입학시키는 경향)도 비난받아선 안된다.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판단이 될 수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 남성 지원 정책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나. “백악관에서 남성 정책의 필요성을 얘기할 때 나는 ‘걸으면서 껌을 씹을 수 있다’(남녀 정책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의미)는 표현을 강조했다. 우리는 더 많은 여성 정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남성 정책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 현재 미국 사회에서도 진영간 괴리가 분명히 있다. 진보진영은 여성이 직면한 문제만 보고, 보수진영은 남성이 직면한 문제만 본다. 심지어 남성이 모순적으로 (내가 그래도 남자인데 하는) 전통적인 남성성을 고수하기 위해 남성 정책에 대한 거부감조차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는 남성 정책을 시작해야 하는 세대다. 결국 남녀 모두가 번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 여성들이 (차별을 해소하자는 것이지) 젊은 남성의 실패를 원하는 건 아니다.” -한국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결정했다. “그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나는 한국 정부가 여성가족부를 오히려 확대해 여성 정책을 계속하면서 남성 정책까지 포괄하는 게 나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행위가 남녀 간 ‘문화전쟁’으로 비화되는 것 같다. 만약 미국의 보수 정부가 남녀 문제를 모두 다루는 백악관 내부 기구인 ‘성 정책 위원회’(Gender Policy Council)를 없앤다면 반대가 많을 것이다.” ●“젊은 여성들 원하는 건 차별 해소, 젊은 남성의 실패 아냐” -전 세계 남성 지원 정책 움직임이 있나. “그간 많은 면에서 양성평등의 선구자였던 북유럽 국가들이 남성 문제를 꽤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리브스는 저서에서 교육선진국인 핀란드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전체 여학생의 20%가 최고 등급을 받았지만 남학생은 9%뿐이었다고 지적했다) 핀란드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육아를 위한) 유급휴가를 평등하게 부여한다. 스코틀랜드는 남녀간 대학 학위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현상에 주목하면서 모든 대학 입학에서 남성 비율을 높이는 정책을 쓴다. 중요한 지점은 이 국가들이 남성과 여성 어느 한쪽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회가 아니라는 점이다.”리처드 리브스는 누구: 계층·불평등 문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로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워릭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2012년 영국 부총리 산하 전략국장을 역임했고, 런던의 싱크탱크인 데모스 이사와 공공정책연구소(IPPR) 연구원을 지냈다. 영국 가디언의 미국 워싱턴DC 특파원으로 활동하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미래중산층협의체 소장 및 아동·가족센터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한국에 ‘20vs80의 사회’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기회 사재기’(Dream Hoarders) 외 ‘올 마이너스 원’(All Minus One),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등이 있다.
  • [K-CSI] 성범죄 사건 증거물과 남성의 유전자만 검출하는 방법

    [K-CSI] 성범죄 사건 증거물과 남성의 유전자만 검출하는 방법

    성범죄의 사건의 증거물   성폭력 관련 증거물들은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은 피해자 및 가해자의 신체 그리고 범죄 현장 등에서 주로 발견된다. 남성 신체 및 옷 등에 묻어 있는 여성의 분비물(질내용물 및 타액 반흔), 여성 채취 질내용물, 여성의 음부 주위에서 채취한 자연 탈락한 음모(용의자의 자연 탈락된 음모일 가능성이 있음) 등의 생물학적 증거물 등이 있고, 범행 현장에서는 이러한 인체분비물이 묻어 있는 범행 당시 사용한 휴지, 범인이 사정한 정액, 피해 여성이 입고 있었던 옷, 사건 현장의 이불, 담배꽁초 등 매우 다양한 형태의 증거물이 발견되고 있다. 정액 예비실험 성범죄 증거물에 대한 감정은 가장 먼저 육안 관찰을 통하여 정액으로 추정되는 흔적의 분포, 형태 등을 관찰한다. 다음으로 그 흔적이 실제로 정액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정액반응검사를 실시한다. 이를 SM 시험법이라고 한다. 이 방법은 정액에 다량으로 존재하는 산성인산화효소를 검출하는 실험으로, 보통 400배 정도 희석된 정액에서도 검출이 가능하며 마른 경우는 몇 년이 지나도 실험이 가능하다.정액반이 마른 경우는 많은 시간이 흘러도 정액검출실험이 가능하며 물론 유전자분석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상품화된 키트(PSA 검사-전립선특이항원을 검출)를 같이 사용하여 보다 편리하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유전자분석 성범죄에서 채취된 증거물은 대개 남성의 정액과 여성의 질내용물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들 증거물의 일부를 채취하여 유전자분석을 하면 정액의 양이 대부분인 경우 남성의 유전자형만 나오며, 정액이 질내용물에 매우 소량 섞인 경우(피해자가 질 내부를 세척한 경우 등)는 여성의 유전자형만 검출되기도 한다. 정액과 질내용물의 비에서 1:10 이상(2:8, 3:7, 4:6 등)이면 남성과 여성의 유전자형이 혼합된 형태로 검출된다. 혼합된 유전자형이 검출된 경우 여성의 유전자형을 감안하여 혼합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남성의 유전자형을 추정하여 용의자가 그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포함되는지 안 되는지를 판단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에 일치할 확률이 남성의 유전자형만 검출되었을 때보다는 많이 떨어진다. 따라서 남성의 유전자형만을 검출하기 위해 남성과 여성의 DNA를 분리하여 추출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정자는 질상피세포의 세포벽보다 구조가 견고하여 잘 깨지지 않는데 이러한 세포벽 구조의 차이를 이용하여 다른 시약을 처리하여 남성과 여성의 유전자형을 분리, 검출하는 방법이다. 시험 방법은 먼저 여성의 질상피세포만 깨뜨릴 수 있는 시약을 처리하여 여성의 DNA만 분리하고, 나머지 깨지지 않은 정자의 머리 부분은 다시 원심 침전하여 모은다. 이 모든 정자에 정자를 깨뜨릴 수 있는 더 강한 시약을 처리하여 남성의 유전자형 즉, 정자의 유전자형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성공 확률도 매우 높으며 비교적 정확하게 남성의 유전자형만 검출할 수 있다. 물론 정자가 완전히 깨진 경우는 이 방법을 사용해도 남성의 유전자형만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분리된 DNA 양의 차이로 남성의 유전자형을 추정할 수 있다. 정액의 양이 매우 소량인 경우는 상대적으로 양이 많은 여성의 유전자형에 가려져 남성의 유전자형이 검출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남성의 유전자형만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이 Y-STR 분석 방법이다. 이 방법은 성염색체 중 Y염색체 상에 존재하는 단연쇄반복 ( STR, Short Tandem Repeat)부위를 분석한다. 이는 남성에게만 있는 Y염색체 상의 좌위를 분석하기 때문에 소량의 정액이 섞인 경우도 남성의 유전자형을 검출할 수 있다. 
  • “이 사람의 성별은 X” 칠레 최초 ‘논바이너리 주민증’ 발급

    “이 사람의 성별은 X” 칠레 최초 ‘논바이너리 주민증’ 발급

    “칠레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지만 기쁘면서도 슬프다.” 주민증을 받은 셰인 시엔푸에고스(29)는 이렇게 말하며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시엔푸에고스는 칠레에서 아직까지는 단 1장뿐인 주민증을 가진 칠레의 첫 국민이다. 칠레는 14일(현지시간) 시엔푸에고스에게 논바이너리(Non-binary) 주민증을 발급했다. 논바이너리는 성별을 남녀 둘로만 구분하는 이분법적 분류를 거부하고 다양한 성별을 지칭하는 총칭이다. 시엔푸에고스가 받은 주민증의 성별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X로 표시돼 있다. 논바이너리 운동이 시작된 지 9년 만에 최초로 칠레가 발급한 논바이너리 주민증이다. 시엔푸에고스는 “역사적인 사건인 건 분명하지만 주민증을 받는 데 9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건 슬픈 일”이라면서 “다시는 나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상 첫 논바이너리 주민증을 받기까지 과정은 투쟁의 연속이었다. 시엔푸에고스는 행정 당국에 논바이너리 주민증 발급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지난해 소송을 냈다. 1심에서 그는 패배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성별을 남녀로 구분하는 건 전통적 분류법이자 생물학적 기준에 부합한다며 시엔푸에고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엔푸에고스는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항소, 2심에서 마침내 승소했다. 2심 재판부는 “생물학적 성보다 당사자가 느끼는 성을 존중해야 한다”며 행정 당국에 논바이너리 신분증을 발급하라고 명령했다. 시엔푸에고스는 “간단하게 행정절차로 발급받을 수 있는 주민증을 받기 위해 소송까지 해야 한다는 데 비애를 느꼈다”며 “앞으로 나처럼 불행한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시엔푸에고스의 바람일 뿐이다. 칠레에서 시엔푸에고스와 같은 이유로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는 사람은 이미 약 60여 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7명이 1심에서 승소했지만 행정 당국의 항소로 지루한 법정투쟁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논바이너리 주민증을 받는다고 투쟁이 끝나는 건 아니다. 시엔푸에고스는 “진정한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면서 “일상적인 삶 자체가 투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논바이너리 주민증을 인식하는 시스템이 칠레에 전무하기 때문이다. 시엔푸에고스는 “칠레 어느 곳에 가도 성별란에는 남녀만 기입할 수 있고 X 옵션은 없다”면서 “운전면허를 내거나 신용카드를 만드는 것, 인터넷사이트 회원 등록 등등이 모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미에서 논바이너리를 공식 인정하고 소송 등의 절차 없이 신청만으로 X 주민증을 내주는 국가는 현재 아르헨티나뿐이다. 중남미 대륙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을 허용한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7월부터 논바이너리를 인정하는 새 행정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본인이 원하면 누구든지 성별이 X로 표시된 논바이너리 주민증을 받을 수 있다. 
  • [핵잼 사이언스] 쥐라기 시대 어룡도 경쟁 대신 상생 택했다

    [핵잼 사이언스] 쥐라기 시대 어룡도 경쟁 대신 상생 택했다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것 같은 정글도 사실 여러 동식물과 미생물이 서로 얽혀서 공존하는 생태계다. 물론 치열한 생존 경쟁도 분명한 현실이지만, 같은 장소에서 먹이와 공간을 나눠서 서로 상생하며 살아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예를 들어 기린은 땅에 난 풀을 가지고 다른 초식동물과 경쟁하는 대신 남들이 먹기 힘든 나뭇잎을 먹기 위해 목이 길어지는 방향을 택했다. 주로 낮에 사냥하는 동물과 밤에 사냥하는 동물처럼 시간대를 나누는 방법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상생의 지혜가 상당히 오래전부터 이어졌다는 증거를 여럿 발견했다. 예를 들어 쥐라기 어룡도 경쟁 대신 상생을 선택했다. 어룡(Ichthyosaurs)은 돌고래를 닮은 중생대 해양 파충류로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형태로 진화하는 수렴 진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하지만 모든 어룡이 돌고래처럼 빠르게 헤엄치는 물고기를 잡아먹기 편한 긴 주둥이를 지녔던 것은 아니었다. 브리스톨 대학 과학자들은 영국 스트로베리 뱅크의 1억 8500만년 전 쥐라기 지층에서 넓은 주둥이를 지닌 어룡을 발견했다.연구팀은 고생물학자인 마리 애닝이 보관 중이던 독특한 외형의 어룡 화석을 고해상도 CT 스캔을 통해 파괴하지 않고 3차원적으로 재구성했다. 납작하게 눌려 있던 화석을 살아있을 때 모습으로 재구성한 결과 이 어룡은 길쭉한 주둥이 대신 범고래처럼 크고 둥근 형태의 입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다른 어룡은 핀셋처럼 긴 주둥이를 갖고 있어 작고 빠른 물고기나 연체동물을 잡아먹는 데 유리했다. 반면 뭉특하고 단단한 입을 지닌 어룡은 무는 힘이 매우 강해서 단단한 껍질을 지니고 있지만 속도는 느린 먹이를 잡는 데 유리했다. 따라서 다른 어룡과 먹이를 두고 경쟁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었다. 이렇게 먹이에 따라 특화된 종들이 등장하면 생물학적 다양성이 증가하면서 생태계는 더 풍요로워진다. 같은 먹이를 두고 경쟁하지 않기 때문에 개체수도 더 많아지고 환경 변화에도 강해진다. 이런 자연의 지혜는 수억 년의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 제주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금호건설 컨소시엄 선정

    제주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금호건설 컨소시엄 선정

    제주 공공하수처리시설(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의 시공사로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실시설계 적격자로 금호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도는 오는 12월까지 세부 실시설계와 기술심의위원회의 실시설계 적정성 심의, 설계경제성 검토 등을 거쳐 설계를 확정한 뒤 인허가 등을 차질없이 이행해 내년 4월 착공할 계획이다. 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금호건설 컨소시엄과 GS건설 컨소시엄 2곳이 지난 3월 입찰참가 자격 사전심사를 통과하고, 150일간 기본설계를 진행했다.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된 금호건설 컨소시엄은 기본설계 점수에서 95.48점을 얻어 GS건설 컨소시엄(85.38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본설계 평가에서 금호건설 컨소시엄은 심의위원 16명 중 12명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배점이 가장 높은 상·하수도와 토목 분야에서 최고점을 받아 입찰 수주에 성공했다. 금호건설 컨소시엄은 시공사로 금호건설㈜이 50%의 지분을 갖고 동부건설(15%), 한라산업개발(10%), 명현건설㈜(5%), 대창건설(7%, 제주), 원일건설(7%, 제주), ㈜종합건설가온(6%, 제주)으로 구성됐으며, 설계사로는 ㈜제일엔지니어링, ㈜건화, ㈜진우엔지니어링, ㈜선진엔지니어링, ㈜환경건설엔지니어링, 석우엔지니어링㈜이 참여했다. 이 사업은 제주하수처리장의 처리시설 용량을 기존 하루 13만 톤에서 22만 톤으로 확충하고, 모든 하수처리시설을 지하화해 악취를 차단하는 한편, 상부공간에 공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 3927억 원(국비 1840억원, 지방비 2087억원)을 투입해 2027년 말까지 준공한다. 방류수질 개선이 가능한 A2O+MBR 공정을 적용하며, 공사 중 하수량 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수처리 시설의 조기 준공을 제시했다. A2O공법이란 협기조, 무산소조, 호기조로 구성돼 외부반송 및 내부반송을 통해 질소 및 인을 제거하는 고도처리공법이며, MBR공법은 생물학적 처리 공정과 입자성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여과공정을 조합한 공법이다. 이번 사업의 실시설계 적격자는 앞으로 90일간 기본설계에 대한 세부적인 실시설계를 시행하고, 실시설계의 적정성과 설계경제성 검토를 거쳐 최종 확정하게 된다. 강재섭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현대화사업의 실시설계 적격자가 최종 선정된 만큼 시공사 및 한국환경공단 등과 긴밀히 협력해 주민 의견을 설계 내용에 최대한 반영하겠다”면서 “앞으로 진행되는 실시설계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고 계획된 기간 내에 착공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김만중 문학상 대상 소설부분 한강, 시부문 이재훈 작가

    김만중 문학상 대상 소설부분 한강, 시부문 이재훈 작가

    제13회 김만중 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소설부문에 한강씨, 시 부문에 이재훈 시인이 각각 선정됐다.경남 남해군은 올해 ‘제13회 김만중 문학상’ 심사결과 소설부문 대상은 한강씨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시 부문 대상은 이재훈씨의 ‘생물학적 눈’이 각각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소설부문 신인상은 서이제 소설가의 소설 ‘0%를 향하여’, 시·시조 부문 신인상은 박민혁 시인의 ‘대자연과 세계적인 슬픔’이 뽑혔다. 또 유배문학특별상은 남해 문학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고두현 시인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남해군은 지난 9월 27일과 29일 ‘제13회 김만중문학상 심사위원회’와 ‘제13회 김만중문학상 제3차 운영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수상자 선정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소설부문 대상 수상자 한강 작가는 2015년 소설 ‘채식주의자 The vegetarian’ 영어번역본을 출간해 2016년 5월 영국의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았다. ‘아제아제 바라아제’와 ‘포구’ 등의 작가인 한승원 소설가의 딸이다. 1999년 중편소설 ‘아기 부처’로 제25회 한국소설가문학상을 받았고 2000년에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2005년 ‘몽고반점’으로 제29회 이상문학상도 받았다.시·시조 부문 대상 수상자 이재훈 시인은 강원도 영월 출신으로 1998년 현대시에 ‘수선화’ 외 4편의 시를 발표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한국시인협회상 제8회 젊은시인상과 2014년 제15회 현대시작품상, 2017년 한국서정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소설 부문 대상 수상작 ‘작별하지 않는다’는 5·18 광주항쟁, 제주 4·3 사건 등 우리 근·현대사의 격렬한 통고 체험을 서사로 수용한 장편 소설로 탄탄한 서사와 작가 한강의 탁월한 소설 기법이 화학적으로 융화된 수작으로 꼽힌다. 시·시조 부문 심사위원들은 이재훈 시인의 시집 ‘생물학적 눈물’은 경험의 구체성과 인간 본질에 관한 개성적 사유를 결합했다고 평가했다. 유배문학특별상 수상자 고두현 시인은 고향에 대한 애잔한 그리움과 사랑이 진하게 배어 있는 시편들로 서정시의 미학적 성취를 끌어올리고 한국에서 가장 서정적인 고장 남해를 재발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해군은 오는 9일 김만중 유허지가 있는 ‘노도 문학의 섬’에서 시상식을 할 예정이다. 시상식은 지금까지 남해유배문학관에서 했으나 올해 처음으로 노도 문학의 섬에서 문학축전을 겸해 시상식을 한다. 각 부문별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원, 신인상과 유배문학특별상 수상자에게는 500만원을 준다. 남해군은 서포 김만중(1637~1692) 선생의 작품 세계와 문학 정신을 기리고 유배문학을 계승해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10년부터 해마다 김만중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한다.
  • 처치 곤란한 반도체 폐수, 빠르고 효과적으로 없앤다

    처치 곤란한 반도체 폐수, 빠르고 효과적으로 없앤다

    정밀성이 필요한 반도체나 전자제품을 생산할 때는 표면에 붙은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알코올류 용액이 사용된다. 한국은 반도체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만큼 반도체 폐수도 많이 발생한다. 반도체 제조 대기업 한 곳에서 하루에 나오는 반도체 폐수는 약 7만t에 이른다. 현재는 반도체 폐수를 처리할 때 역삼투압 방법, 오존, 생물학적 분해 등 방식을 활용한다. 이 같은 방법은 고농도의 반도체 폐수를 저농도로 낮추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알코올류를 완전히 분해처리 하는 것은 어렵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극한소재연구센터 연구팀은 빛으로 분해반응을 촉진시킬 수 있는 광촉매 재료에 극미량의 구리를 포함시켜 반도체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화공학 저널’에 실렸다. 알코올류는 물과 잘 섞이기 때문에 물리적 방법으로는 완전히 분리가 어렵다. 화학적, 생물학적 처리법도 있기는 하지만 비효율적이고 비용이 많이 든다. 이 때문에 다량의 깨끗한 물로 희석한 다음 방류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일반 산화제보다 강력한 산화력을 가진 물질로 물 속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고도산화공정에 산화철과 극미량의 구리를 촉매로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반도체 폐수에 투입되는 수자원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10의 알코올 폐수를 1 이하 농도로 낮추려면 처리하고자 하는 폐수의 10배 이상의 깨끗한 물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도 반도체 폐수를 인체에 무해한 수준으로 분해해 배출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실제로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받아 이번 기술로 분해한 결과 실험실과 똑같은 수준으로 분해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김상훈 KIST 박사는 “경기 평택과 이천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라인 신설이 예정돼 있어 반도체 폐수처리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적은 자원과 비용으로 반도체 폐수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항산화, 항염증 효과 세균 등 한반도 자생생물 467종 새로 발견

    항산화, 항염증 효과 세균 등 한반도 자생생물 467종 새로 발견

    과수농가 피해를 주는 해충을 막을 수 있는 벌, 병원균을 억제할 수 있는 세균 등 한반도에서 자생하는 생물 467종이 새로 발견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사업’을 통해 신종 생물 163종과 미기록종 304종을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사업은 2006년부터 곤충, 미생물 등 다양한 생물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알려지지 않은 생물을 찾는 연구사업으로 동굴, 토양, 오염지역, 청정지역은 물론 동물의 내장 등에 기생하는 생물까지 전국 단위로 다양한 환경을 대상으로 한다. 2006년부터 시작된 이 연구사업으로 국내 서식 약 1만 9000여 종의 생물을 찾아 국내외 학술논문에 발표해 지난해 기준으로 국가생물종목록 5만 6000여 종을 구축했다. 이번에 발견된 163종의 신종 생물 중에는 고치벌과에 속하는 긴배흰끝마디고치벌이 있다. 이 벌은 식물의 과실, 잎에 피해를 주는 초파리 등쪽에 알을 낳는 특징을 갖고 있다. 초파리 몸 속에서 부화해 성충이 되면 숙주를 죽이고 나오기 때문에 생물학적 방제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자원관은 기대하고 있다. 또 펄조개의 외투막과 몸 사이 빈 곳인 외투강에 기생하는 원생생물인 콘코프씨루스류도 이번에 처음 발견됐다. 이번에 처음 발견된 신종 생물체 중에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미생물들이 많이 포함됐다. 벼의 뿌리둘레인 근권에서 분리한 펠로모나스류 균주 P7, P8 두 종은 식중독이나 패혈증을 유발시키는 황색포도상구균, 표피포도상구균, 녹농균 같은 병원균의 생물막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균들은 숙주에 침투해 생물막을 형성해 면역체계나 항생제 작동을 차단한다. 생물막을 억제한다면 항생제 저항성을 없앨 수 있어 병원균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방사선 내성을 갖고 항산화, 항염증 효과를 보이는 히메노박터류 생물 3종을 포함한 산업적으로 유용한 생물 7종도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미기록종 304종 중에는 비단게 배 부분에 기생하는 비단게옆주머니벌레, 혹돔 아가미에서 찾아낸 부채꼴팔손이흡충 등이 포함돼 있다.
  • 잔디 생장 막고 누렇게 만드는 토양남조류 막는 미생물 발견

    잔디 생장 막고 누렇게 만드는 토양남조류 막는 미생물 발견

    국내 연구진이 파릇한 잔디의 생장을 막고 누렇게 만드는 생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미생물을 발견했다. 농약과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보이며 친환경이라는 점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토양 남조류 ‘구슬말’ 성장을 억제하는 미생물을 발견하고 실제 현장 적용까지 거쳐 활용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구슬말은 2020년 여름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에 대량으로 발생해 미관을 해치고 잔디 생육을 방해했던 남조류의 일종이다. 남조류는 녹조의 주요 원인으로 흔히 민물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바닷물은 물론 땅에도 있다. 생물자원관 연구팀은 대전현충원의 요청으로 구슬말의 생물학적 정보를 확인하고 땅에서 주로 서식하면서 유기물을 분해하는 미생물이자 항생제 원료로 쓰이는 방선균을 활용해 구슬말 제거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국내 토양에서 분리해 배양한 스트렙토마이세스 속(屬)을 포함해 방선균 약 300균주를 대상으로 실험실에서 구슬말 사멸실험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제거 효과가 좋은 방선균 2종을 선별하는데 성공했다.연구팀은 2종의 방선균 배양액을 물에 50배로 희석해 구슬말이 대량으로 발생한 국립대전현충원 묘역 중 30㎡에 지난해 9월 8일부터 5일 간격으로 5회 살포했다. 살포 효과를 관찰한 결과, 잡초나 조류(藻類) 방제용으로 쓰이는 농약의 70~80% 수준으로 구슬말 성장을 억제하고 잔디 생육까지 촉진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좀 더 넓은 1100㎡에 방선균 2종의 배양액을 살포하고 방제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또 방선균 배양액이 구슬말 방제에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해 관련 특허도 출원할 예정이다. 김창무 국립생물자원관 미생물자원과장은 “이번에 활용된 방선균에서 구슬말 사멸 관련 물질을 찾아내고 유전체 분석을 통해 활성물질의 대량생산 기술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며 “앞으로 3년 이내에 현장 적용 최적화 연구를 통해 구슬말이 대량으로 발생되는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핵잼 사이언스] 중국서 ‘완벽한 구체’ 보존된 1억년 전 공룡알 발견

    [핵잼 사이언스] 중국서 ‘완벽한 구체’ 보존된 1억년 전 공룡알 발견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된 1억여 년 전 공룡알 화석이 중국에서 발견됐다. 중국 안후이대학과 퍼헤이공과대학, 중국과학원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안후이성((省) 첸산현(縣)에서 발견된 공룡알 2개는 백악기 시대(약 1억 4500만 년 전부터 6600만 년 전)의 것으로 확인됐다. 공룡알 2개 중 하나는 형태 변화가 거의 없어 완전체에 가까우며, 또 다른 하나는 부분적으로 손상돼 내부가 노출돼 있다. 두 공룡알 모두 가장 바깥쪽 껍질 부분은 보존돼 있지 않았으며, 표면에는 풍화작용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완전체에 가까운 공룡알의 지름은 10.4~13.4㎝, 내부가 노출된 두 번째 공룡알은 약 10㎝ 정도로 작은 포탄 크기다.연구진은 이 알들이 조각류(Ornithopods) 공룡의 것으로 추정했다. 두 발로 걷는 초식공룡을 총칭하는 조각류 공룡에는 에드몬토사우루스, 하드로사우루스, 파라사우롤로푸스 등이 있다. 조각류 공룡은 백악기 후기까지 번성했으며, 가장 오랫동안 지구상에 살아남은 공룡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공룡알의 내부가 지금까지 발견된 것에 비해 밀도가 높고 크기도 크다는 점에서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공룡의 알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번 발견은 중국 동부 안후이성 첸샨 지층의 백악기 시대 환경에 대한 새로운 고생물학적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이번에 공룡알들이 발견된 안후이성 첸산현은 백악기 후기의 동물 흔적이 자주 발견되는 지역이다. 해당 지역에서는 다양한 공룡의 화석이 발견돼 왔으며, 안후이성 당국은 이러한 발견을 모은 국립지질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완벽한 구체로 보존된 1억 여 년 전 공룡알과 관련한 연구결과는 중국에서 발행되는 학술지인 고지리학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 “25년 안에 태양계 바깥에서 생명체 찾는다”

    “25년 안에 태양계 바깥에서 생명체 찾는다”

    인류는 지금껏 화성에 여러 대의 탐사 로버를 착륙시켜 생명체의 흔적을 끈기있게 탐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에 대한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 연구원은 앞으로 25년 안에 태양계 밖의 외계행성에서 생명체의 증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의 천체물리학자인 사샤 칸츠는 최근 대학의 새로운 '생명의 기원과 유포 센터' 개소식에서 이 같은 선언을 했다.  9월 2일 언론 브리핑에서 칸츠는 현재 진행 중인 기술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서, 연구자들이 머지않아 인류가 우주에 홀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칸츠는 "1995년에 내 동료와 노벨상 수상자인 디디에 쿠엘로가 우리 태양계 밖의 행성을 처음으로 발견한 이래 오늘날까지 5천 개 이상의 외계행성이 발견되었으며, 그 발견은 현재도 매일같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문학자들은 우리은하에 있는 1천억 개 이상의 별 각각에 적어도 하나의 동반 행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더 많은 외계행성들이 발견을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엄청난 수의 외계행성 목록을 갖게 될 것이다.  그 중 많은 수의 외계행성이 지구와 비슷한 환경에서 액체 물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생명체 서식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 만큼 모항성에서 적당한 거리에 있을 것이라고 칸츠는 주장한다.  "다만 중요한 점은 이 지구형 행성에 대기가 있다면 그 대기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우리가 현재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히는 칸츠는 "이 외계행성의 대기를 조사하고, 행성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관측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브리핑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팀이 최초로 먼 별의 주위를 도는 외계행성의 첫 이미지를 공개한 지 하루 만에 이루어졌다. 거대한 가스 행성인 HIP 65426 b는 목성의 12배 크기로, 모항성으로부터 태양-지구 간의 100배나 되는 거리를 도는 행성이다.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별과 은하를 찾기 위해 제작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이미 여러 개의 외계행성 대기에서 이산화탄소와 물을 감지하는 등 일련의 획기적인 업적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칸츠는 비록 웹이 가장 강력한 우주망원경이기는 하나, 액체 물이 존재할 수 있는 거리에서 별을 공전하는 지구 같은 행성을 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력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HIP 65426 시스템은 매우 특별한 시스템"이라고 밝히는 칸츠는 "그것은 별에서 아주 먼 궤도를 도는 거대한 가스 행성으로, 웹은 행성 사진을 찍을 수 있을 뿐, 그 이상의 관측은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으면서 "작은 행성을 관측할 수 있을 만큼 웹은 강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현재 천문학자들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같은 웹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장비가 이미 제작되고 있다.  칸츠와 그의 팀은 초거대 망원경(ELT)의 일부가 될 최초의 장비인 중적외선 ELT 이미저 및 분광기(METIS)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칠레의 유럽 남방 천문대에서 건설 중인 ELT이 2020년대 말에 완공되면 40m 구경의 세계 최대 광학 망원경으로 등극한다.  우주망원경은 먼 행성의 대기에서 산 유기체에 의해 생성되는 분자의 흔적을 찾기 위해 방대한 양의 외계행성들을 들여다 볼 것이다.  취리히 공과대학의 새로운 센터는 이 미래 임무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나아가 생명의 화학적 성질과 그것이 행성의 대기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향상시키기를 희망한다고 칸츠는 강조한다.  "우리는 생명체의 구성 요소와 화학반응의 경로 및 시간 척도, 외부 조건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를 얻어야 하며, 그로써 목표 별과 목표 행성의 우선 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하는 칸츠는 "생명의 흔적이 어느 정도까지 진정한 생물학적 지표인지 확인해야 하는데, 이는 행성 대기에서 가스를 생성할 수 있는 다른 과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성공에 대한 보장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과정에서 다른 것을 배울 것"이라고 다짐하는 칸츠는 비록 의욕적이긴 하지만, 태양계 밖의 생명체를 찾기 위해 자신이 정한 25년의 기간이 "비현실적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 “혼전임신해 결혼했는데 친자 아냐…결혼취소 되나요?”

    “혼전임신해 결혼했는데 친자 아냐…결혼취소 되나요?”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는 SOLO’(나는 솔로)의 ‘돌싱특집’에서 결혼 후 자식이 친자가 아님을 인지했다는 이혼 사유가 공개돼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ENA 플레이, SBS 플러스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솔로’에서는 ‘돌싱(돌아온 싱글)’ 회원들이 자기소개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남성 회원 영철의 자기소개에 여성 회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영철은 N사 상호금융 직원으로 10년차 근무 중임 밝혔고, 그림과 일렉 기타, 자전거 타기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긴다고 소개했다. 영철은 자녀가 있냐는 질문에 “자녀가 없다. 어차피 이혼 사유가 나올 것 같으니 말씀드리겠다”면서 “연애하다가 헤어졌는데 4개월 뒤에 임신했다고 연락이 왔다. 책임감으로 결혼했는데 내 아이가 아니었다. 1년 뒤에 그 사실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영철은 “헤어질 때 굉장히 마음이 안 좋고 증오했다. 시간이 지나니 그분 입장에서도 생각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끝났다. 그분도 일이 잘 처리됐다고 하더라. 그 이후로는 연락하지 않고 잘 끝났다”고 아픈 이혼의 경험을 털어놨다. 법조계에 따르면 결혼 후 아이의 친자확인 결과 친자관계 불일치로 나와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10년 전에 비해 약 2배가량 늘었다. 그러나 결혼 후 “사기 결혼 당했으니까 결혼을 취소해 달라”는 이유로 혼인 취소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류를 위조하는 등 적극적으로 속인 경우에 엄격한 요건에서 혼인 취소가 인정될 수 있는 것. 법률상 혼인 중에 출생한 자녀는 부부의 친자로 추정이 된다. 아내가 외도로 임신한 경우, 자녀의 생물학적 친부는 외도한 남성이지만 법적으로는 법률상 배우자인 남편이 친부가 되는 것이다.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민법은 친생추정 규정에 따라 형성된 부자 사이의 친자관계를 제거할 수 있는 규정인 ‘친생 부인의 소’를 인정하고 있다(민법 제847조)”면서 “만약 혼인 중에 출산한 아이가 혼외자라는 것을 알았다면 친생 부인의 소를 신속히 제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아기를 낳을 이유/번역가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아기를 낳을 이유/번역가

    주변의 친구와 선후배를 보면 대부분 학자여서 먼저 학위를 마치느라 결혼도 출산도 늦어진 경우가 많다. 그 바람에 뻔질나게 임신 클리닉에 다니는데도 아기를 못 가진 커플이 여럿이다. 상당히 안쓰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시각일 뿐, 젊은 사람은 의아해하며 “왜 그렇게 아기를 가지려 하죠?”라고 물을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결혼해 반지하방에 첫 살림을 꾸렸는데도 우리 부부는 “왜 아기를 가져야 하죠?”라는 의문을 못 가져 봤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성찰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했다. 결혼하면 으레 아기를 가지는 줄 알았고, 그래서 이듬해에 딸을 낳았다. 딸은 우리 부부에게 기쁘고 소중한 경험을 가져다 주었지만 성찰 부족의 대가는 혹독했다. 아내는 ‘경단녀’가 됐고 나는 아내에게 평생토록 못 갚을 미안함을 짊어졌다. 그 후에도 난 여전히 정신을 못 차렸다. 15년 전 신혼인 후배가 “저희는 애 안 낳고 둘이 재미나게 살렵니다”라고 했을 때 감히 충고랍시고 “아이도 안 낳으면서 뭐 얼마나 재미나게 살겠다는 거야?”라는 멘트를 날렸다. 역시 학자의 길을 걷던 그가 얼마나 처지가 어렵고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생각도 안 해 보고 말이다(다행히 그는 교수가 됐고 현재 세 남매의 아빠다). 늦은 감은 있지만 나는 이제 성찰을 마쳤다. 작년 합계출산율이 0.808명까지 떨어지고 2090년대에 인구가 3000만명대까지 떨어진다고 난리인 지금에야 젊은이들이 “왜 아기를 가져야 하죠?”라고 물으면 “꼭 가질 필요는 없지”라고 답할 수 있게 됐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데, 행복에 방해가 된다면 왜 굳이 출산을 해야 하나? 물론 아기를 낳을 그럴싸한 이유를 대는 이들이 많기는 하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낳아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훗날 다수의 고령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낳아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모두 나이 든 세대다. 정작 ‘나라의 미래’ 및 ‘고령 인구 부양’과 더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젊은 세대가 아기를 안 낳겠다는데 몇십년 후면 지구에서 사라질 그들이 무슨 권리로 감 놔라 배 놔라 하겠는가. 인구 감소는 환경수용력의 한계로 인한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추세라고 한다. 인구절벽에 대한 경고는 소비시장 위축을 우려한 경제성장론자들의 공포심 조장이라고도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생산력 발전이 장차 인구 감소의 부작용을 상쇄할 것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인구 감소를 둘러싼 그 어떤 담론도 오늘날 우리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아기를 왜 낳아야 하는지 긍정적인 이유를 제공해 주는 데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사실 가장 크고 구조적인 문제는 숨가쁘게 압축성장 시대를 달려와 여전히 그때의 가치관에서 못 벗어난 기성세대의 경직된 사고방식에 있기 때문이다.
  • 10살 ‘세계 최연소 트랜스젠더 모델’ 탄생…소년에서 소녀로 [월드피플+]

    10살 ‘세계 최연소 트랜스젠더 모델’ 탄생…소년에서 소녀로 [월드피플+]

    소년으로 태어나 소녀로 무대에 서는 아이가 있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세계 최연소 트렌스젠더 모델 노엘라 맥마허(10)가 오는 9월 뉴욕 패션위크 무대에 오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 출신인 맥마허는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을 여성으로 정체화한 '트랜스여성'이다. 맥마허의 생물학적 어머니인 디 맥마허(35)는 "아이가 3살이 되기 전부터 자기는 남자아이가 아니라고 말했다. 누군가 '남자애가 귀엽네'라고 하면 '남자애 아니고 여자애'라고 답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맥마허의 어머니도 생물학적 성별은 여성이나, 성 정체성은 남성인 '트랜스남성'이다. 맥마허의 생물학적 아버지와 이혼 후 현재는 역시 '트랜스남성'인 배우자와 결혼해 살며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다만 어머니는 누구도 맥마허에게 성전환을 강요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맥마허의 어머니는 "나도 내 배우자도 논바이너리(Non-binary,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 이분법에 속하지 않는 사람)다. 우리는 부모로서 아이들의 개인적 욕구를 받아들이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했다. 맥마허는 아주 일찍부터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들은 어릴 때부터 남자아이 옷을 입지 않았고, 여자아이처럼 행동했다. 결국 성별클리닉에 아이를 데려갔는데, 자신의 여성성을 자유롭게 표출하면서 아이가 비로소 안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 정체성 측면에 있어서는 맥마허가 우리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커밍아웃했다. 확실히 강하고 확신에 찬 정체성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이는 4살 때 '사회적 전환'을 마쳤고, 6살 때 아이의 법적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꿨다"고 맥마허의 어머니는 전했다.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맥마허는 이후 모델의 길로 들어섰다. 7살 때 시카고 패션위크 무대를 통해 모델로 데뷔했고, 올해 2월 뉴욕 패션위크를 통해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발을 들였다. 맥마허는 오는 9월 뉴욕 패션위크는 물론 내년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도 등장할 예정이다.  할리우드의 한 에이전시 관계자는 "맥마허는 하나의 현상이다. 겨우 10살이지만, 지금의 세상을 대표한다. 내년까지 최소 100만 달러(약 13억원)는 거뜬히 벌 것이다"라고 추켜세웠다. 물론 지금의 맥마허가 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특히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들의 성전환을 반대하면서 가족이 해체됐다.맥마허의 생물학적 아버지인 티머시 맥코드는 아들의 성전환을 격렬히 반대했다. 아내와 별거 후에도 아이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며 살뜰히 챙겼지만, 성전환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완강했다. 2016년에는 맥마허에게 남자아이 잠옷을 억지로 입히려다 팔을 골절시켜 경찰에 체포됐다. 아동을 위험에 빠트린 혐의로 유치장 신세를 진 그는 결국 유죄를 인정하고 아내와 그의 '트랜스남성' 배우자가 아이들을 입양하는 것에 동의했다. 맥마허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맥마허에 대해선 내게 발언권이 없다. 더는 내 아이가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모델로 활동하며 트랜스젠더로서의 삶을 너무 공개하는 것 아닌가 싶어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 安, 이준석 겨냥 “높은 위치 가지는 게 청년정치인가”

    安, 이준석 겨냥 “높은 위치 가지는 게 청년정치인가”

    다음달 19일 정계 입문 10년을 맞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작금의 정치권을 비판하면서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지난 23일 전자신문 창간 40주년 특별 대담에서 “여야가 권력 투쟁에만 매몰돼 민생 현안에 대한 언급이 상대적으로 너무나 적다는 것이 문제”라며 “정치의 본질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민생을 지키는 것이지, 여당과 야당 내 권력 투쟁이나 누가 당대표가 되고 이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대표 사태로 논란이 된 청년 정치에 대해서는 “청년 정치의 본질은 청년 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든지, 당 최고위원이 되든지 하는 게 청년 정치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청년이 가진 문제들에 대해 청년의 시각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청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물학적 나이와 상관없이 옛날 사고를 가진 청년이 있고, 나이가 많지만 청년의 마음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도 있다”며 “청년 정치가 마치 나이 어린 정치인이 높은 위치를 가지는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에는 정말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당권 도전에 대해서는 “(전당)대회가 언제 열린다는 말을 누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먼저 손 드는 것도 이상한 일”이라면서도 “전당대회 날짜가 정해지고 사람들이 입장을 밝힐 때가 뭘 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적기”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국민의힘이 이념 정당이 아니라 문제 해결 정당으로 바뀌고 약자를 품고 안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그런 모습으로 바뀌는 데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원숭이두창, 미국 ‘비밀 생물무기’…우연 아냐” 러 음모론 부채질 [월드PICK]

    “원숭이두창, 미국 ‘비밀 생물무기’…우연 아냐” 러 음모론 부채질 [월드PICK]

    러시아가 원숭이두창 확산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러시아가 ‘원숭이두창은 미국 정부가 은밀하게 만들어낸 생물 무기’라는 근거 없는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FP는 러시아 국방부와 관영 매체들이 원숭이두창 확산이 미국 탓이라는 음모론을 퍼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타스와 스푸트니크 등 러시아 관영 언론은 원숭이두창 유행이 본격화한 5월부터 음모론을 확대·재생산에 앞장섰다. 타스통신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미국 지원을 받은 나이지리아 실험실에서 퍼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보도에서 러시아 국방부 화생방 방어사령관 이고르 키릴로프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나이지리아에서부터 확산했다. 나이지리아에는 미국이 구축한 최소 4개의 생화학 실험실이 있다”며 원숭이두창 유행과 미국 사이의 관련성을 암시했다. 이어 “유럽과 미국 언론에 따르면 2021년 뮌헨 화상 안보회의 때 원숭이두창 대유행 상황을 가정한 대응 시나리오 논의가 있었다”며 “과연 이게 우연이겠느냐”고 강조했다.작년 3월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정부 당국자 등이 포함된 전문가 패널은 2022년 5월부터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로 퍼지는 상황을 가정, 생물학적 위협의 피해를 줄일 방안을 논의했다. 그때 제시된 시나리오는 실험실에서 조작된 병원균이 테러에 악용돼 1년 반 동안 30억명이 감염되고 2억 7000만명이 숨진다는 것이었다.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던 원숭이두창은 이후 여러 나라로 퍼졌다. 공교롭게도 안보회의 때 제시된 시나리오처럼 올해 5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확산했다. 지난달 23일 WHO는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FP는 러시아가 이를 빌미로 원숭이두창 유행이 미국 탓이라는 음모론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리나 야로바야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부의장은 4일 원숭이두창 미국 유출설을 주장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미국의 군사적 생화학실험실의 비밀’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러시아가 전염병과 관련해 ‘미국 배후설’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러시아는 코로나19 역시 미국 실험실에서 유출된 바이러스 탓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옛 소련 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유발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만들어내 흑인을 겨냥한 무기로 활용한다는 허위 정보전을 펼치기도 했다. FP는 이런 러시아의 선전전에 ‘미국은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비도덕적인 국가’라는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부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도를 훼손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풀이했다. 국내적으로는 러시아가 성소수자에 부정적인 정서를 부추겨 차별과 혐오의 선동정치에 이용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으로 FP는 추정했다.한편 ‘최후의 청정 지역’이었던 와이오밍주마저 뚫리면서, 미국 50개주(州) 전체가 원숭이두창 위험 지역이 됐다. 22일 와이오밍 보건 당국은 주도 샤이엔이 포함된 라라미 카운티에 사는 성인 남성 한 명이 원숭이두창 바이스러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의하면 5월 중순 매사추세츠에서 첫 번째 환자가 보고된 이후 미국에서는 22일까지 50개주 1만 4100명이 원숭이두창에 걸렸다. 17일 기준 전 세계 92개국 원숭이두창 환자는 약 3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 고콜레스테롤 잡는 약으로 대장암, 피부암 잡는다

    고콜레스테롤 잡는 약으로 대장암, 피부암 잡는다

    국내 연구진이 약물 재창출 기법을 통해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가 항암제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가천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신규 항암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세포 사멸과 질병’에 실렸다. 엠토르(mTOR)라는 신호전달 단백질은 암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이 높아 엠토르 저해를 통해 암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세포 내 엠토르 단백질에 의해 세포가 스스로를 파괴하는 자가포식 현상을 조절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단백질 3차원 구조를 분석해 화합물과 표적 단백질 사이 물리적 상호작용을 찾는 약물 재창출 전략으로 엠토르 억제성 항암제 개발에 나섰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FDA 승인 약물이나 임상 진행 중인 약물 중에 새로운 기능을 찾는 신약 개발 방식이다. 심혈관 치료제로 개발되던 비아그라를 성기능 개선제로 개발한 방식이다. 약물 재창출은 10년 이상 걸리는 신약 개발 기간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3391종의 약물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3차 구조 모델링 기술로 통한 엠토르 활성 저해능력을 보이는 약물만 골라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현재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는 ‘로미타피드’라는 약물에서 엠토르 활성 억제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생화학적, 세포 생물학적 분석을 통해 로미타피드의 항암 효능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대장암, 피부암 등 암세포에 로미타피드를 처리하면 암세포의 엠토르 활성이 효과적으로 억제되고 자가포식이 유도되면서 암세포가 사멸된다는 것을 관찰했다. 특히 대장암의 경우 기존 화학항암제보다 암세포 사멸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형암 치료용 항암제로 개발되고 있는 면역관문억제제를 로미티피드와 함께 사용하면 면역관문억제제만 사용했을 때보다 항암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윤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에 찾아낸 로미타피드의 새로운 항암 효능 성과는 향후 엠토르 억제, 자가포식 기반 항암제 개발과 임상 활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죽은 지 1시간 지난 돼지의 심장 되살렸다

    죽은 지 1시간 지난 돼지의 심장 되살렸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죽은 지 1시간이 지난 돼지의 심장 등 장기를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장기이식 수술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이식 가능한 장기의 수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뿐 아니라 손상된 장기의 복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희망이 제기된다. 네나드 세스탄 예일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3일(현지시간) 죽은 돼지의 심장과 뇌, 간, 신장 등 주요 장기의 기능을 다시 활성화한 실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세스탄 교수는 2019년 죽은 지 4시간이 지난 돼지의 뇌 일부 기능을 되살려 주목받은 신경과학자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위해 농장에서 사들인 보통의 돼지들을 마취 상태에서 심정지를 시켰다. 그 후 죽은 돼지의 혈관에 인공적으로 만든 ‘오르간엑스’(OrganEX)라는 혈액대체재를 투입했다. 오르간엑스는 영양분과 항염증제, 혈액응고방지제, 세포사 예방제, 신경차단제와 인공 헤모글로빈, 돼지 피 등이 섞인 특수용액이다. 그러자 죽은 돼지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고, 간에서 알부민(혈장 단백질의 구성성분)이 생성되고, 신장과 뇌세포 기능이 회복되는 등 신진대사 활동이 일어났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실험이 14일간 지속됐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오르간엑스에 신경차단제를 투입해 실험 중 돼지의 몸이 움직이는 현상이 관찰됐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판정됐다. 반면 실험대조군 돼지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오르간엑스 대신 사후에 인공심폐장치인 ‘에크모’(ECMO) 치료만 한 돼지들은 장기가 부어올랐고, 몸이 뻣뻣해지는 사후경직과 자줏빛 반점이 관찰되는 전형적인 ‘죽음’ 현상이 일어났다. 네이처지 발표에 앞서 오르간엑스 등의 기술 특허를 출원한 예일대는 현재로선 이 같은 연구가 사람에게 적용되는 건 한참 멀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뇌사 환자의 사후에 이뤄지는 장기 이식의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고, 이번 실험처럼 사체에서 되살린 장기의 이식 여부 가능성 등이 확인되면 의학의 새 지평을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이 연구로 인해 삶과 죽음에 대한 생물학적 경계가 모호해지는 등 윤리적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대 생명윤리학자 아서 캐퓰런은 “죽음을 순간이 아닌 과정으로 볼 경우 죽음에 대한 모든 정의가 도전받게 된다”고 짚었다.
  • “내 편 아니면 모두 틀렸어”… 기울어진 공감·자기확신, 혐오가 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내 편 아니면 모두 틀렸어”… 기울어진 공감·자기확신, 혐오가 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1회>혐오 택한 정의의 사도들 누구나 혐오자가 될 수 있다. 우리 곁의 보통 사람들이 사회 소수자를 공격하거나 차별을 요구하는 일들이 흔해졌다. 왜 그럴까. 서울신문 스콘랩은 선량해 보이는 이들이 어떤 이유로 혐오 감정을 품게 되고, 때때로 혐오 표현을 내뱉거나 차별적 행동까지 저지르는지 그 원인을 좇았다. 이를 위해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와 협업해 19~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한국리서치 진행)를 하고, 혐오 감정을 드러낸 12명을 따로 인터뷰했다. 기울어진 공감과 자기 확신. ‘혐오의 평범성’을 읽는 열쇠말이다.1. 내집단만 향하는 공감 소속 집단 지키려 소수자 밀어내 애착 클수록 이주민에게 부정적 제한된 공감력… 외집단엔 무관심  “이슬람 사원이요? 그걸 짓겠다고 주도하는 사람은 평범한 유학생이 아니라 탈레반 세력이에요. 한국 여성들이 남성 우월주의자인 이슬람 남성과 결혼하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 될 거예요.” 인터뷰에서 험한 말을 쏟아 낸 이는 대구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 A씨다. 평범한 자영업자인 그는 매주 하루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선다. ‘이슬람 사원 건립과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그가 3시간 동안 거리에서 외치는 구호다. 경북대 인근인 북구 대현동의 한 주택가에는 2년 가까이 긴장감이 맴돈다. 이 지역 유학생 등은 이슬람 사원이 필요해 2021년 9월 북구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원이 들어선다는 걸 알게 된 주민들이 집단 반대 민원을 제기했고, 북구는 지난해 2월 공사 중지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공사를 재개하도록 했지만 주민들은 공사 차량 진입을 막으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A씨는 18개월째 자비로 현수막과 피켓을 만들어 시위하고 있다. ‘무슬림 편드는 매국노들’, ‘이슬람 무서워 밤마실도 못 다닌다’ 등 혐오 표현으로 볼 만한 문구가 잔뜩 쓰여 있다. 페이스북에도 ‘다문화 정책은 피해자만 있고 수혜자는 딱히 없다’거나 ‘이슬람은 시민 인권팔이 단체들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사실 그는 사원이 들어서는 동네에 살지도 않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다. 그럼에도 혐오 표현까지 내뱉으며 강경하게 나서는 이유는 뭘까. A씨가 말했다. “제가 교회에 다니는데 이웃들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정의감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주민들이 말하지 않았으면 나서지 않았을 겁니다.” A씨가 특별한 사례인 것은 아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을 지켜야 한다는 정의감이 발동해 나와는 달라 보이는 소수자를 밀어내는 일이 흔하다. 사회적 공감능력은 떨어지는데 소속 집단을 향한 애착만 깊을수록 혐오의 농도는 짙어진다. 사회 소수자 중에서도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LGBT)는 내집단 애착이 강한 세력에 가장 쉽게 공격받는다. 조사 결과 성소수자를 ‘내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35.8%로 이주민(59.4%)보다도 훨씬 낮았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타고난 생물학적 성에 대한 자의식이 강하다. 자신들이 믿는 섭리를 벗어난 행위는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고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 16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인근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주도했지만 종교와 상관없는 ‘정의로운사람들’이라는 단체도 무대를 만들었다. 당시 연단에 오른 한 남성은 “군대에서 호모(동성애자를 낮춰 부르는 말) 상사가 신병을 엄청나게 성폭행하지만 신문에 보도조차 안 돼 정신이 망가진 이가 많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퍼뜨렸다. 이은택 정의로운사람들 대표는 “좌우를 떠나 우리 기준에 바르지 않은 것들을 지적하는 게 (단체의) 목적”이라면서 “동성애는 인간의 본질을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행사 당일 무대 위 연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동성애를 악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요즘은 잘못한 부분을 욕하면 혐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공감력은 떨어지는데 내집단 애착이 큰 사람일수록 이주민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들은 이주민을 혜택만 누리는 ‘무임승차자’로 본다. 이주민에게 혐오감을 느낀다는 김모(40)씨는 “조선족은 우리나라에서 건강보험 등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한국인의 박탈감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지역가입자는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오히려 평균 보험료보다 많이 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내국인과 달리 흑자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공감력과 외집단에 대한 공감력이 어긋나는 이유는 왜일까.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사람이 공감하는 데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제한돼 있는데 내집단에만 이를 강하게 발휘하면 외집단에는 오히려 무관심하거나 혐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슬람 전문가인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의식이 강해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살아가는 훈련이 덜 된 부분이 있다”면서 “그게 강한 혐오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2. 비뚤어진 자기확신 내 견해에 도움되면 거짓도 믿어 부정적 고정관념·혐오 고리 굳혀 “거부할 권리도 존중돼야” 정당화 자기 확신도 혐오의 기폭제다. 인터뷰에서 소수자 등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한 사람들은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했다.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가진 김모(40)씨는 “(혐오 대상과) 토론해 봐야 물과 기름 사이처럼 섞일 수 없다. 대화로 설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된다면 거짓 정보라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편향’ 탓에 거짓 주장을 믿기도 한다. 예컨대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드러낸 송모(33)씨는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언론을 모두 찾아보면서 팩트체크한다”며 자기주장에 확신을 표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는 정신병이라고 생각한다. 동물 중에는 동성애하는 사례가 없다”거나 “무슬림 등 이주민은 잠재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님을 명확히 밝혔고, 거의 모든 동물종에서 동성애가 발견됐다는 것이 생태학자들의 의견이다. 또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203만명·2020년 기준)의 범죄율은 1.7%로 내국인 범죄율(3.0%)보다 훨씬 낮았다. 잘못된 정보는 특정 계층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혐오의 고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인식조사에서 사회 소수자에 대한 여러 고정관념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었더니 ‘성소수자를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54.9%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런 생각은 혐오 표출을 정당화할 위험을 키운다. ‘이주민을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50.7%나 됐다.3. 접하지 못하면 커지는 편견 성소수자 만나본 이들 혐오 낮아 남성 나이들수록 성차별 완화돼  “만나서 다양한 가치 알아야 이해” 혐오와 부정적 고정관념은 당사자를 직접 만나 고충을 들어 봐야 줄어든다. 조사 분석 결과 성소수자를 직접 만나 보지도, 언론을 통해 접해 보지도 못한 응답자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평균 3.210(5점 척도)이었다. 반면 만나 본 적이 있는 응답자는 2.880으로 낮았다. 실제 정모(40)씨는 지난달 말 인식조사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싫다’, ‘혐오스럽다’고 답했지만 지난 14일 인터뷰에서는 “최근 아는 사람이 성전환 수술을 한 것을 보면서 그 사람들도 존중해 주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남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페미니즘을 온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조사에서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 감정(싫다·불편하다·혐오스럽다·꺼려진다·측은하다)을 높게(평균 3.814·5점 척도) 드러냈다. 이런 감정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드라마틱하게 줄어 60대는 2.738까지 떨어졌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남성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여성에게 우호적이 되는 건 과거부터 꾸준히 나타난 현상으로 ‘온정적 가부장주의’라고 부른다”면서 “결혼한 남성들은 딸이나 아내 등이 겪는 현실적 차별을 목격하면서 성차별적 성향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감의 반경을 키워야 혐오를 줄일 수 있다. 장 교수는 “직접 만나 봐야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 삿대질을 하다가도 동질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혐오, 차별 등 부당한 상황을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성별, 국적, 연령, 성적지향, 출신지역, 장애 등을 이유로 직장이나 학교, 군대 등 일상생활에서 혐오나 차별을 겪으셨거나 욕설, 폭행, 위협 당하셨던 경험이 있다면 제보(jebo@seoul.co.kr) 부탁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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