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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보기 좋은 떡’만 좇다 생물다양성 놓칠라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보기 좋은 떡’만 좇다 생물다양성 놓칠라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는 ‘내용이 좋으면 겉모양도 반반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겉모양새를 잘 꾸미는 것도 필요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돼 있습니다. 보기 좋은 떡이 맛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아 선택한 다음 후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성과 엄격한 방법론으로 무장한 과학자들은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과연 그럴까요. 이탈리아 토리노대 생명과학·시스템생물학과, 나폴리 페데리코2세대학 생물학과, 수자원연구소 분자생태학연구그룹, 오스트리아 쿠르틴대 분자·생명과학부, 베를린 자연사박물관 자연인문학연구실, 핀란드 헬싱키대 국립자연사박물관 공동연구팀은 과학자들도 연구 가치보다는 쉽게 눈에 띄고 아름다운 식물을 연구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12일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식물학’ 5월 11일자에 실렸습니다. ●과학자도 화려한 식물 연구에 치중 연구팀은 프랑스 동남부와 이탈리아 서북부에 걸쳐 있는 ‘마리팀 알프스’ 지역에서 자라는 전체 식물종과 최근 45년 동안 이들 지역에 대한 연구 논문 280편에 등장하는 식물 113종을 비교했습니다. 분석 결과 연구자들은 생태학적 중요성보다는 색깔이 화려하거나 접근하기 쉬운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처럼 지리적, 형태학적 특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자들은 푸른색을 띠는 식물들을 가장 많이 연구했고, 그다음으로 흰색, 빨간색, 분홍색 꽃을 피우는 식물들을 주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식물의 크기 역시 연구자들의 주목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생물다양성 차원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희귀성이란 특성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끄는 동인이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녹색, 갈색을 띤 식물이나 키가 작은 식물보다는 화려하고 크기가 큰 식물들에 주목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미적 편향성 탓 생물다양성 보전 발목 이탈리아 토리노대 마르티노 아다모 박사는 “이번 연구는 생물학자들이 자연을 연구할 때 미적 편향성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며 “미적 편향성은 전체 생태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보존 노력이 필요 없는 식물에 대한 관심을 높여 생물다양성 보전 차원에서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했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서는 충분한 사전 정보가 없기 때문에 시각, 청각, 후각 같은 첫인상에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보기 좋은 떡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경우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대체로 보기 좋은 것들이 그렇지 않은 것들보다 피해를 덜 준다는 점을 오랜 진화의 역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나태주 시인은 대표작 ‘풀꽃’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라고 말합니다. 세상이 각박해지고 ‘빨리빨리’에 너무 익숙해지다 보니 모든 것에 지나치게 빨리 결론을 내리고, 다른 면을 발견하더라도 첫인상을 쉽게 바꾸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사실 첫인상이 맘에 들지 않았던 사람이나 사물에서도 자세히 보면 좋은 점 하나쯤은 발견할 수 있습니다. 풀꽃이란 시처럼 좀더 시간을 갖고 기다려 주고 오랫동안 알아 간다면 좋은 점을 훨씬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edmondy@seoul.co.kr
  • 세계서 제일 큰 ‘금개구리’ 콘서트홀 오래 보려면… 주변 생태계도 보전을

    세계서 제일 큰 ‘금개구리’ 콘서트홀 오래 보려면… 주변 생태계도 보전을

    “개발이냐, 보호냐가 아니라 생존 문제”신도시 공사 성토·훼손 행위 중단시켜세계 최대의 ‘집단서식지’로 인정 받아멸종위기종만 보호 땐 생태계 단절 우려“금개구리를 보호하려면 우선 주변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잘 보전해야 한다.” 세종 호수공원 주변 장남평야(장남들판) 보전 시민모임의 조성희 사무국장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금개구리 서식지가 축소된 상황에서 주변을 둘러싸고 공사가 진행되면서 생태계의 단절이 생기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장남평야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내 호수공원의 일부를 포함한 금강의 범람습지로 논농사를 하던 곳이다. 그는 “개발이냐, 보호냐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면서 “개발지상주의를 외치면 더 잘사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살 수가 없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현재 기후변화가 잘 보여 준다”고 했다. 생물학자들은 지난해 지구상에서 수많은 생물이 사라지는 6차 생명대멸종이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했고, 세계자연보전기금(WWF) 보고서는 1970년부터 2016년까지 척추동물 개체군 규모가 평균 68% 감소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습지에 사는 금개구리는 물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는 생태적 특성을 지닌다. 올챙이 때는 수서곤충의 먹이가 되고 성체가 되면 작은 날벌레를 먹이로 삼는다. 조 사무국장은 “파충류와 조류의 먹이가 돼 먹이사슬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고 사람들에게는 귀찮은 모기들을 많이 먹는다”고 설명했다.그는 2013년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를 중심으로 한 시민들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본부가 신도시 공사 과정에서 금개구리의 안정적인 서식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장남들판 환경지킴이 운영에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확인된 금개구리 개체수는 2만 5000여 마리에 이른다. 조 사무국장은 “세종과 대전·충남의 시민들이 LH 세종본부에 공동조사를 요구하고 성토·훼손 행위를 중단시켜 금개구리 보호를 위해 노력했다”면서 “세계 최대의 금개구리 집단서식지로 인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개구리뿐만이 아니다. 지난 7년여 동안 무농약 친환경 논농사가 이뤄지면서 멸종 위기 2급인 맹꽁이, 물방개, 대모잠자리의 서식이 확인되고 민물조개로 멸종위기 1급인 귀이빨대칭이도 발견됐다. 그는 “각종 공사로 단절되고 망가진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매주 시민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LH 세종본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금강유역환경청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사무국장은 “멸종위기종만을 보전하기 위한 정책은 섬처럼 단절된 서식지만 남겨 두고 보호 의무를 다했다는 식의 면피용이 될 수 있다”면서 “생물종 보호 중심의 환경영향평가가 서식지와 생태계 보전으로 전환돼야 실질적으로 보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伊동굴서 네안데르탈인 화석 대거 발견…맹수가 먹은 흔적도

    伊동굴서 네안데르탈인 화석 대거 발견…맹수가 먹은 흔적도

    이탈리아의 한 동굴에서 네안데르탈인 화석이 대거 발견됐다고 현지 문화관광부가 8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로마와 나폴리 사이 해안에 있는 산펠리체치르체오 마을 인근 과타리 동굴에서 최근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9명의 화석은 모두 성인의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중 하나는 청소년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탈리아 문화관광부는 또 네안데르탈인 8명의 화석은 5만~6만8000년 정도 됐으며 가장 오래된 1명의 화석은 9만~10만 년 됐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발굴된 2명과 함께 이 동굴에서 나온 네안데르탈인은 총 11명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대해 이 기관은 “이번 발견은 이 지역이 네안데르탈인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한 곳임을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다리오 프랑체스치니 문화관광부 장관도 “이번 발견은 세계에서 주목할 특별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발굴 작업을 이끈 프란체스코 디마리오 박사는 “이번 발견은 이 지역에서 많은 네안데르탈인이 살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발굴에서 인류학 연구를 주도한 마리오 루비니 박사도 “이번 발견은 이탈리아 인류 역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네안데르탈인은 한 인간종의 정점으로,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최초의 인간 사회를 대표하는 인류 진화의 핵심적인 하나의 단계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과타리 동굴은 1939년 2월 인근 호텔 직원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으며 2019년 10월부터 발굴 조사가 진행됐다. 얼마 뒤 고생물학자 알베르 카를로블랑 박사가 이 동굴에서 최초의 네안데르탈인 두개골을 발굴했다. 동굴은 극히 오래전 산사태에 의해 폐쇄돼 내부의 모든 것이 잘 보존돼 있다. 이에 따라 조사를 통해 서서히 비밀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굴에서는 동물의 뼈도 다수 발견되고 있다. 특히 하이에나들의 뼈와 이들 포식자의 먹잇감이 된 동물들의 뼈도 나오고 있어 이들 맹수가 잡은 먹이를 동굴로 가져다 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심지어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에도 날카로운 무언가에 의해 구멍이 뚫린 흔적이 발견됐는데 처음에는 이들의 식인 문화로 인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하이에나 같은 맹수 뼈의 발견으로 동물에게 희생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하이에나에게 직접 희생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동물에게 희생된 뒤 하이에나가 시신을 동굴로 가져온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게다가 코끼리와 코뿔소, 거대 사슴, 동굴곰, 야생마 그리고 멸종 거대 소인 오로크스 등 대형 포유류의 뼈도 발굴되고 있고 뼈의 상당 부분은 날카로운 무언가로 뜯어먹을 때 생긴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어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넓적다리 크기도 매머드…10만 년 전 거대 매머드 화석 발견

    넓적다리 크기도 매머드…10만 년 전 거대 매머드 화석 발견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매머드 뼈 화석 일부가 발견됐다. 지난달 30일 올랜도 센티널은 플로리다주 아카디아에서 콜롬비아매머드 대퇴부(넓적다리) 화석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현지 아마추어 고생물학자 데릭 데메테르와 헨리 새들러가 ‘화석 사냥꾼’ 사이에서는 보물창고로 불리는 피스 리버 하류에서 길이 120㎝, 무게 22㎏에 달하는 뼈 화석을 발굴했다. 강 하류 침전물 사이에 숨죽이고 있었던 화석은 매머드 중에서도 덩치가 가장 큰 콜롬비아매머드의 것이었다. 보존 상태도 매우 뛰어났다. 인근 대학교 직원인 데메테르는 “콜롬비아매머드의 대퇴골 화석을 발견했다.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무게도 무게지만 발견 자체로 놀라운 일”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중학교 교사인 새들러 역시 “일생에 단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발견이다. 운이 좋은 것 같다”고 좋아했다.두 사람은 수년 전부터 매머드는 물론, 지구상 상어 중 가장 거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메갈로돈, 신생대 에오세 시기(약 5300만∼5000만 년 전)에 나타난 글립토돈 등 수천 점의 화석을 발굴했다. 하지만 이렇게 큰 매머드 화석은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방사성탄소연대측정 전이지만, 밀도 등을 생각했을 때 뼈대 나이는 10만 년 정도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매머드는 불과 1만 년까지 시베리아와 북미 일대를 누비고 다녔다. 심지어 시베리아 북동부 브란겔섬에 고립돼 왜소화된 매머드는 불과 3700년 전에 멸종했다. 그중 후기 플라이스토세(12만9000~1만2000년 전)에 살았던 콜롬비아매머드는 키 4m, 무게 10t에 이르는 거대한 몸집으로 매머드의 상징처럼 여겨진다.그간 콜롬비아매머드 진화에 대한 여러 가설이 난무했으나 최근 연구 결과 콜롬비아매머드는 약 42만 년 전 크레스토브카 계통과 털매머드가 만나 태어난 교잡종으로 드러났다. 2021년 3월 11일 자 ‘네이처’에 따르면 100만 년도 더 된 초기 플라이스토세(258만~78만 년 전) 매머드 시료 두 점과 약 60만 년 전 중기 플라이스토세(78만~12만9000 년 전) 매머드 시료 한 점의 게놈을 해독한 결과, 북미의 콜롬비아 매머드 게놈의 약 40%는 크레스토브카 계통에서, 40%는 털매머드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0%는 후기 플라이스토세의 털매머드에서 온 것으로 확인됐다. 즉 42만 년 전 크레스토브카 계열과 털매머드 사이의 잡종으로 태어난 콜롬비아매머드 후손이 약 10만 년 전 북미로 건너온 털매머드와 또 만나 피가 섞인 것이다. 이처럼 10만 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콜롬비아매머드의 화석을 발견한 데메테르와 새들러는 “화석을 통해 한때 플로리다 초원에 매머드가 돌아다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당신도 경이로움을 느낄 것”이라면서 “덕분에 시간여행을 한 기분”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굴러다니는 게 화석” 4억4000만년 전 화석으로 만든 中 화장실

    “굴러다니는 게 화석” 4억4000만년 전 화석으로 만든 中 화장실

    중국 지방공항이 고생대 화석을 펴발라 화장실을 만들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CCTV 강연 프로그램 ‘카이쟝라’에 출연한 지층 고생물학자는 구이저우성 구이양롱동바오국제공항 화장실에서 고생대 화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중국과학원 원사이자 난징대학교 지구과학공학대학원 교수인 션수중 박사는 이날 공항 화장실에 사용된 대리석이 수억 년 전 조개 화석을 품고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공항 화장실은 바닥부터 벽면, 세면대, 변기까지 온통 화석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고생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션수중 박사는 “세면대 대리석 안에 들어있는 하얀 무늬가 보이는가. 고생대 초기 완족류화석”이라면서 “대리석을 뜯어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화석 껍데기에는 고생대 당시 바닷물의 온도 같은 지구의 수많은 비밀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화석 화장실’은 많은 학자의 관심을 끌었다. 직접 현장을 찾아 화석을 관찰한 장쑤성 지질학회 전문가는 “사진으로 봤을 땐 3억 년 전 고생대 데본기 완족동물(stringocephalus) 화석이 아닐까 했는데, 쉔슈중 박사와 함께 현장을 살펴보니 4억4000만 년 전 고생대 실루리아기 완족동물(Paraconchidium shiqianensis) 화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방송 이후 고생대의 비밀을 품고 있는 화석이 한낱 화장실에 있어도 괜찮은가에 대한 논란이 일자, 공항 관계자는 “화석이 맞다. 건축 재료로 구입한 것이다. 하지만 화석이 포함된 석재는 매우 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젠성석재자연사박물관 설립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구이저우성은 화석 밭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화석이 발견되는 곳이다. 고대 생물의 왕국이라고도 불린다. 화석이 포함된 석재도 매우 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화석이 포함된 석재를 건축 재료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전했다. 석재의 순도와 밀도, 외관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업계에서는 원시조개꽃이라는 의미로 화석 대리석을 ‘해패화’라 부른다. 희소성이 없어 가격도 비싸지 않다. 이런 종류의 석재는 화석을 좋아하는 고객에게만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또 다른 석재업계 관계자도 “진귀한 화석은 확실히 보호해야 하지만, 이런 완족류 화석은 곳곳에 널려 있다. 과학적으로 연구 가치가 높지 않다. 발에 채는 돌멩이에도 화석이 있을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공항 화장실은 방송 이후에도 여전히 사용 중이며, 몰려든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평방미터당 200위안(약 3만5000원) 대리석 가격 역시 1000위안(약 17만 원)으로 5배가 치솟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스코틀랜드 고지서 10억년 된 화석 발견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스코틀랜드 고지서 10억년 된 화석 발견

    스코틀랜드 고지대에서 나온 약 10억 년 된 미세 화석은 생명체 진화에 있어 중요한 잃어버린 연결 고리일 수 있다고 과학자들이 밝혔다. 영국 셰필드대와 미국 보스턴칼리지 공동연구진은 토리돈 호수 근처 암석에서 두 개의 뚜렷한 세포 형태 배열로 이뤄진 구형 원시 생물의 미화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비셀룸 브라시에리’(Bicellum Brasieri)라는 학명이 붙여진 이 화석화 된 생물은 단세포 생물보다 복잡하지만 완전한 다세포 생물은 아니어서 그 중간 단계에 있는 생물로 추정되며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초기 형태의 다세포 생물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약 40억 년 전 단세포 생물의 출현과 약 6억 년 대기 중 산소 농도의 급상승으로 생물 종이 급증한 ‘캄브리아기 대폭발’ 사이의 간극을 메꾸는 것이다. 이른바 원생대로 불리는 이 고고학적 틈새 시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에 확인된 생물을 시작으로 연구를 진행해나가면 단세포 생물이 어떻게 오늘날 수많은 동물로 진화할 수 있었는지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특히 이번 화석은 스코틀랜드 북서부 고지대에 있는 토리돈 호숫가 암석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호수 바닥에 살던 이 멸종 생물들은 녹조류와 육지 식물의 조상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찰스 웰먼 셰필드대 교수는 “복잡한 다세포화의 기원과 동물의 기원은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들 중 두 가지로 여겨진다. 우리 발견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밝혀준다”면서 “이번 발견은 다세포 동물의 진화가 최소 10억 년 전 일어났으며 동물 진화 이전의 초기 사건은 바다가 아닌 호수와 같은 담수에서 있어났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폴 스트로터 보스턴칼리지 교수도 “생물학자들은 동물의 기원에는 단세포 생물에서 이전에 진화했던 기존 유전자의 통합과 용도 변경 등이 포함돼 있다고 추측했다”면서 “우리가 비셀룸 (브라시에리)에서 보는 것은 5억 년 뒤 동물 게놈에 통합됐을지도 모르는 세포와 세포의 접착 및 세포 분화를 포함한 유전자 체계의 한 사례”라고 말했다. 앞으로 연구진은 다세포 생물의 진화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화석을 찾기 위해 스코틀랜드의 사암 퇴적물을 조사할 계획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셰필드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도킨스, 트랜스젠더 비하 논란에 ‘휴머니스트 상’ 취소

    도킨스, 트랜스젠더 비하 논란에 ‘휴머니스트 상’ 취소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등의 책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리처드 도킨스가 트랜스젠더 비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미국 휴머니스트협회(AHA)가 1996년 도킨스에게 수여한 ‘올해의 휴머니스트 상’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AHA는 당시 도킨스의 책이 과학적 개념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데 중대한 공헌을 했다며 상을 줬다. 하지만 이달 초 도킨스가 트위터에 흑인인권 운동가 레이철 돌레잘을 트랜스젠더에 비교하는 글을 올리며 논란이 됐다. 돌레잘은 백인인데도 흑인 행세를 하며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에서 활동하다 정체성이 발각되자 쫓겨난 인물이다. 도킨스는 “어떤 남자는 여자로 식별되길 원하고, 어떤 여자는 남자로 식별되길 원한다. 그들이 스스로 정체화하는 것을 부정하면 당신은 비난받을 것”이라며 “논의해 보자”는 글을 올렸다. 백인 돌레잘이 스스로 흑인이라고 규정했다 비난받은 것처럼, 다른 성으로 불리길 원하는 트랜스젠더도 비난받는 게 당연하다는 취지다. 그는 과거에도 “트랜스여성은 여성인가? 염색체로 정의하면 그렇지 않다”며 “나는 예의상 ‘그녀’라고 부른다”고 했다. 사회에서 차별받는 성소수자로서의 상황을 이해하지 않고 성별을 ‘취사선택’하는 것처럼 보는 그의 발언은 곧장 비판받았다. 미국인 무신론자단체(AA) 법률·정책 부회장이자 트랜스여성인 앨리슨 길은 그의 발언이 트랜스젠더에 대한 증오표현을 더욱 강화할 거라며 “이 국가에서 수백만 명에게 미칠 파장을 고려할 때 도킨스가 앞으로 더 많은 이해와 존중을 담아 이 문제를 다루기 바란다”고 했다. AHA는 “지난 몇 년간 도킨스는 과학적 담론이라는 미명하에 소외된 집단을 비하했다. 이는 인본주의적 가치에 반한다”며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의 발언은 트랜스젠더 개인의 정체성이 ‘사기’이며, 동시에 흑인의 정체성도 사람들이 편리한 대로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기게 한다”며 “후속 해명은 민감성도, 진정성도 없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해변가에 인파 우르르…‘집단면역’ 근접한 이스라엘의 자신감

    해변가에 인파 우르르…‘집단면역’ 근접한 이스라엘의 자신감

    봉쇄 완화에도 감염지표 꾸준히 개선1월 하루 1만명→최근 100~200명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여전히 유지 해변에 사람들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발 디딜 틈이 없다. 코로나 이전의 모습이 아니다. 방역수칙을 무시하는 몰지각한 행동도 아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독립기념일을 맞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해변가 모습이다. 이스라엘이 백신 접종 ‘속도전’으로 코로나19 집단면역에 근접했다는 자신감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 율리 에델스타인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은 오는 18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고 15일 밝혔다. 에델스타인 장관은 “마스크는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그러나 이제 실외에서는 더는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내에서는 계속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적용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 동안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으나, 이번에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동의했다고 보건부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만 해도 대응 부실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백신 확보에 있어서는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선두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조기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대규모로 확보해 빠르게 접종을 진행하면서 상황을 역전시켰다. 지난해 12월 19일 접종이 시작된 이후 약 4개월 만에 전체 인구의 57%가 넘는 533만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인구도 49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3% 이상이다. 이스라엘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월부터 5차례에 걸쳐 봉쇄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했다. 봉쇄조치 완화에도 감염지표는 꾸준히 개선됐다. 특히 접종률이 50%를 넘어서면서 뚜렷한 감염률 하락세가 이어졌다. 1월 중순 하루 1만명이 넘기도 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100∼200명대를 유지하고 있고, 전체 검사 수 대비 감염률은 0.3∼0.5%대를 나타낸다. 양성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환자는 3200여명, 이 가운데 중증 환자는 221명이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의 컴퓨터 생물학자인 에란 시걸 박사는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정상화하고 부림절, 유월절 등 축제가 있었지만, 감염지표는 악화하지 않았다”면서 “이스라엘이 집단면역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공룡의 왕’ 티라노사우루스, 25억 마리 있었다

    [달콤한 사이언스] ‘공룡의 왕’ 티라노사우루스, 25억 마리 있었다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공룡이 등장하는 영화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룡’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도 다름아닌 티라노사우루스이다. 폭군 도마뱀이라는 뜻의 티라노사우루스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서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화석이 주로 발견된 곳은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지역이다. 고생물학자들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생태 뿐만 아니라 과연 티라노사우루스가 백악기에 얼마나 많이 살았을까라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를 수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미국 고생물학자들이 티라노사우루스가 지구에 등장해 사라질 때까지 약 25억 마리가 살았을 것이라는 추정을 처음으로 내놨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통합생물학과, 캘리포니아대 고생물학박물관, 샌디에고 자연사박물관 공동연구팀은 중생대 백악기 약 250만년 동안 25억만 마리가 살았으며 한 세대(19년) 기간에는 약 2만 마리가 존재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 16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체질량과 동물의 인구밀도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다무스의 법칙’을 이용해 티라노사우루스의 분포를 분석했다. 특히 티라노사우루스가 현재 파충류처럼 냉혈동물이 아닌 온혈, 반온혈동물이라는 가정에서 분포를 계산했다. 실제로 비슷한 크기와 형태를 갖고 있더라도 생태학적 차이가 날 경우 동물의 개체군 밀도는 큰 변화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재규어와 하이에나는 크기가 거의 비슷하지만 하이에나는 재규어보다 50배나 더 큰 인구밀도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를 사자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도마뱀인 코모도도마뱀의 중간정도 에너지 요구사항을 가진 포식자로 가정했다. 또 백악기 말에는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작은 중간 크기의 포식자가 존재하지 않았는데 이는 어린 티라노사우루스가 그 생태학적 틈새를 메웠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의 평균수명은 15.5년이었으며 최대 수명은 20년 후반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성인기의 티라노사우루스의 평균 몸무게는 5.2t이었으며 가장 큰 것은 7t까지 자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이런 생태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 한 세대는 약 19년이었으며 평균 밀도는 100㎢ 당 1마리가 살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여기에 티라노사우루스가 존재했던 북미지역 지리적 범위는 약 230만㎢이고 250만년 동안 존재했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몬테카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그 결과 한 세대 동안 2만 마리 정도가 살았을 것이며 12만 7000세대가 이어졌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25억 마리 정도가 지구상에서 존재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렇지만 연구팀은 화석 기록으로만 정량적 추정을 했기 때문에 불확실성 범위가 매우 크다고도 밝혔다. 실제로 연구팀에 따르면 95%의 신뢰범위에서는 세대당 1300~32만8000마리, 백악기 전체로 따지자면 1억 4000만~420억 마리까지 추정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찰스 마샬 교수는 “현재 화석으로만 존재하는 생물의 개체수를 추정해 고생물학자들이 화석을 발굴할 때 놓칠 수 있는 종의 숫자를 추정할 수 있도록 해 그들의 생태를 좀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데 이번 연구에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조개 캐다가”…거대 공룡 발자국 화석 발견한 여성

    “조개 캐다가”…거대 공룡 발자국 화석 발견한 여성

    약 1억7500만 년 전 한 거대한 육식공룡의 발자국 화석을 영국의 요크셔 해안에서 한 여성이 발견했다. 13일(현지시간) BBC뉴스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마리 우즈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당시 저녁식사 재료로 조개를 캐기 위해 필리 인근 해안에 갔다가 우연히 공룡 발자국 화석을 찾아냈다.고고학자이기도 한 우즈가 발견한 공룡 발자국 화석의 길이는 약 91㎝. 이는 지금까지 요크셔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전해졌다.전문가들은 이 발자국 화석이 1억7500만 년 전부터 1억 6400만 년 전 사이 살았던 몸길이 8~9m의 육식공룡 메갈로사우루스가 남긴 것이라고 추정한다.우즈는 인터뷰에서 “저녁거리로 조개 몇 개를 캐려고 했는데 그 화석을 발견한 뒤로 신경이 쓰여 별로 캐내지 못했다. 화석화된 이 발자국은 파손되기 쉬운 상태이고 해수면과도 가까워 바다로 유실될 우려가 있다”면서 “존 옥슬리(고고학자)가 와서 일련의 사진을 찍었기에 수집이 불가능하면 3D 모델로 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즈는 발견 직후 ‘영국 제도의 공룡들’(Dinosaurs of the British Isles)이라는 책을 쓴 유명 고생물학자인 딘 로맥스 박사 등 전문가들에게 연락했다. 로맥스 박사는 우즈의 발견은 실제로 재발견이라고 밝혔다. 왜냐하면 지난해 11월 화석 수집가인 롭 테일러가 이 화석을 부분적으로 발견했었기 때문이다. 당시 테일러가 요크셔의 화석 사진을 공유하는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를 통해 자신이 발견한 화석 사진을 공개했었지만, 화석의 형태가 완벽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따라서 누구도 이 화석의 진정한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요크셔 해안에서 어린 시절부터 화석을 찾아왔다는 로맥스 박사는 “이번 화석은 지금까지 요크셔에서 발견된 가장 큰 수각류 발자국으로, 거대한 육식공룡이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화석을 모양을 보고 확실히 거대한 수각류가 남긴 것임을 알았다”면서 “고관절까지 높이는 약 2.4m, 몸길이는 8~9m에 달하는 진정한 쥐라기의 대왕(real Jurassic giant)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맥스 박사는 또 “정확히 어떤 공룡 종이 이 발자국을 남겼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이런 발자국은 쥐라기 중기 거의 같은 시기에 살았던 메갈로사우루스라고 불리는 영국에서 발견된 공룡과 비슷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즈뿐만 아니라 로맥스 박사 등 전문가들은 이 발자국 화석이 바닷물에 의해 씻겨져 영원히 사라지기 전 보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만일 성공하면 이 화석은 스카버러에 있는 로툰다 박물관에 전시될 계획이다. 한편 요크셔 해안은 공룡 발자국 화석이 종종 발견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곳으로 알려졌다. 사진=마리 우즈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젠더 모자이크(다프나 조엘·루바 비칸스키 지음, 김혜림 옮김, 한빛비즈 펴냄) 이스라엘 신경과학자 다프나 조엘 등이 ‘남녀의 뇌 구조가 달라서 능력과 사고 방식이 다르다’는 통설에 반론을 제기한다. 저자는 성인 14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람들이 대체로 남녀의 사고 구조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두뇌는 남녀의 특징이 혼합된 ‘모자이크’ 같다고 주장한다. 264쪽. 1만 6500원.물고기 박사가 들려주는 신기한 바다 이야기(명정구 지음, 산지니 펴냄) 해양생물학자인 저자가 40여년간 전 세계 바다를 누비며 만난 물고기와 해양생태계를 한 권에 담았다. 저자는 우리가 몰랐던 물고기의 사생활을 이야기하며, 수억년 동안 생태계의 질서를 지켜 온 물고기들은 지구의 ‘진정한 터줏대감’이라고 부른다. 256쪽. 1만 8000원.충선생(곽정식 지음, 자연경실 펴냄) 포스코 등 기업에서 35년간 근무했던 저자가 곤충, 자연, 사람에 대한 통찰을 통해 배우는 삶의 지혜를 엮었다. ‘늘 신중한 잠자리’, ‘늘 배고픈 사마귀’ 등 생물체 21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그들의 생태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270쪽. 1만 5000원.집값은 잡을 수 있는 것인가(이상현 지음, 한울엠플러스 펴냄) 도시 설계학자의 시각으로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저자는 집값 상승이 주택 공급 부족 때문이라는 주장에는 부정적이며, 집값은 실수요 시장이 아닌 가수요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국가균형발전으로 서울 집중을 해소하고 정책 목표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우선 얻을 것을 제시한다. 320쪽. 2만 3000원.시간의 압력(샤리쥔 지음, 홍상훈 옮김, 글항아리 펴냄) 중국의 대표적 소설가 샤리쥔이 춘추전국시대부터 중국 역사 속 한 획을 그은 인물들에 대해 탐구한 에세이. 시인 굴원과 삼국지의 영웅 조조, 역사가 사마천 등 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 영웅들의 아픔과 인격을 해부한다. 512쪽. 2만 5000원.기후변화 시대의 사랑(김기창 지음, 민음사 펴냄) ‘방콕’의 김기창 작가가 기후변화를 테마로 쓴 단편소설 모음집. ‘하이 피버 프로젝트’, ‘약속의 땅’ 등 10편을 통해 이상 기후에서 촉발된 다양한 미래상을 그려 냈다. 기후 변화로 말미암은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고안된 안전 도시 ‘돔시티’가 환경뿐 아니라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지적한다. 332쪽. 1만 4000원.
  • [열린세상] 볼링공에 부딪친 좁쌀, 대멸종의 주범/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볼링공에 부딪친 좁쌀, 대멸종의 주범/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지난 5억년 동안 지구 생태계는 다섯 차례의 대멸종을 겪었다. 가장 최근의 사건은 중생대 백악기 말에 공룡을 포함해 생물종 75% 이상이 사라진 것이다. 원인으로는 소행성 충돌이 가장 유력하다. 6600만년 전 지름 12㎞가량의 바윗덩어리가 지구와 초속 18㎞로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경쟁 이론이 있다. 대멸종을 전후해 수십만 년 동안 거대 화산이 지속적으로 분출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방출된 온실가스와 황화물이 이미 기후변화와 멸종을 일으키고 있었으며, 대충돌은 촉진제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다. 문제의 화산은 인도 서부에 두께 2㎞, 넓이 50만㎢에 이르는 용암 지대를 남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화산의 역할은 미미했다. 지난 6일 미국 뉴욕시립대 연구팀이 미국국립과학원 회보에 발표한 논문을 보자. 우선 대멸종 시기 이전 수십만 년에 걸쳐 지구온난화가 진행됐다는 사실은 최근 확인됐다. 문제는 데칸 화산에서 대멸종을 유발할 정도로 많은 온실가스가 분출됐는가의 여부였다. 연구팀은 지하에 응결된 마그마 방울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분석했다. 그 결과 문제의 화산은 분출 초기에 지구 기온을 섭씨 3도 정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멸종 즈음에는 온난화에 그다지 기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월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도 비슷한 내용이다. 해양생물 화석을 분석한 결과 화산 활동은 점진적으로 지구 온도를 섭씨 2도 정도 높였다. 하지만 대멸종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많은 종이 좀더 시원한 극지방 쪽으로 이동했다가 대충돌 이전에 원래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화산 원인설은 힘을 잃었다. 남은 것은 충돌설뿐이다. 하지만 지구의 지름은 1만 2700㎞에 이른다. 지구가 볼링공이라면 소행성은 좁쌀보다 작았다. 이것이 대사건을 일으킨 배경은 따로 있다. 하필이면 지구상에서 최악의 지점에 충돌한 것이다. 지금의 멕시코만, 유카탄반도를 포함하는 얕은 바다였다. 이곳의 기반암이 유황을 대량 포함한 광물인 석고였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충돌 각도까지 가장 많은 양의 지각을 증발시킬 수 있는 60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깊이 30킬로미터, 폭 100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충돌구가 생겼다(이곳은 계속 무너져 내려 현재는 폭 200킬로미터, 깊이 수 킬로미터가 됐다). 그곳에 있던 석고는 고압과 고열에 의해 증발해 버렸다. 에어로졸로 변한 황화물은 수증기와 합쳐져 햇빛을 차단했다. 지구 기후 모델에 따르면 1000억t의 황이 대기에 뿌려지면 15년 이상 평균 기온이 섭씨 26도 내려간다. 대부분 지역이 영하로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보수적으로 잡아도 3250억t이 흩뿌려진 것이다. 2019년 9월 미국국립과학원 회보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그렇다. 햇빛이 50%가량 차단되자 광합성을 하는 식물과 플랑크톤이 죽었다. 탄수화물을 기반으로 하는 먹이사슬 전체가 붕괴했다. 몸무게 25㎏이 넘는 육지의 네 발 동물은 모두 사라졌다. 공룡은 새를 제외하고는 멸종했다. 이렇게 비어 버린 생태적 지위는 살아남은 동식물이 번성해 모두 메웠다. 대멸종 직후인 신생대 제3기 전반에 특히 포유류가 번성했다. 공룡 시대에 10여종에 불과했던 것이 말과 고래, 박쥐와 영장류로 진화한 것이다. 만일 소행성이 태평양이나 대서양의 깊은 바다에 충돌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지구의 자전 속도는 초속 465m, 공전 속도는 초속 30㎞다. 소행성이 몇 분만 더 이르거나 늦게 충돌했다면 1억 3000만년 이상 육상을 지배하던 공룡이 멸종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지구에 생명이 탄생한 것은 대략 40억년 전쯤이다. 당시와 동일한 환경을 재현해 놓고 40억년이 지나면 지금과 같은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진화생물학자들에 따르면 그럴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한다. 사람을 뜻하는 호모 속(屬)이 출현한 것은 약 250만년 전, 사피엔스 종이 진화해 최상위 포식자가 된 것은 약 30만년 전이다. 인류가 생태계 최정상을 차지한 것은 어느 모로 보아도 우연에 불과하다. 기후 재앙이나 여섯 번째 대멸종을 일으킬 자격은 특히 없다.
  • 벌레 토네이도?…비온 뒤 땅위 나온 지렁이 떼 모습에 ‘깜짝’

    벌레 토네이도?…비온 뒤 땅위 나온 지렁이 떼 모습에 ‘깜짝’

    최근 미국의 한 지역에서 꽤 많은 비가 내린 뒤 땅 위로 올라온 지렁이 떼가 토네이도처럼 원을 그린 채 꿈틀거리는 기묘한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5일 오전 뉴저지주 호보켄의 한 공원 근처 보도에서 한 여성이 지렁이 몇백 마리가 땅위에 올라와 그중 일부가 원을 그린 기묘한 상태로 제자리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지렁이는 땅 위로 나오면 무리를 이루는 습성이 있고 실제로 몇천 마리가 밀집한 사례도 보고됐지만, 이런 원형 패턴을 형성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지 생물학자인 유경수 미네소타대 교수는 “비가 오고 난 뒤 지렁이가 떼로 나타나는 사례는 보고됐지만 이처럼 토네이도 패턴을 이루는 사례를 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 모습은 정말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지렁이 토네이도’ 또는 ‘웜네이도’로 불리는 이 현상을 목격한 여성은 이후 호보켄 시의회의 티파니 피셔 의원에게 사진을 찍어 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들 사진을 본 일부 네티즌은 “성경 속 재앙 같다”, “웜 문을 준비하는 의식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웜 문은 3월의 보름달을 지칭하는데 봄에는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지렁이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 레딧닷컴 사용자는 이들 지렁이가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현상에 들어섰다고 추측했다. 이는 군대개미가 주요 서식지에서 떨어져 나와 길을 잃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개미들은 둥지에서 나오는 페로몬 체취를 찾지 못해 동료들의 체취에 의지한 채 서로 따라가기 시작해 지쳐서 죽는 것으로 끝나는 끝없는 순환 속에 빠지는 것이다. 이 현상은 애벌레와 코이 잉어 무리에서도 관찰된다. 또 다른 가설은 근처 가로등에 의해 발생한 자기장이 이들 지렁이의 길 찾는 감각 기능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미국 국립보건원 보고서에 따르면, 예쁜 꼬마선충 등 일부 벌레는 자기장을 감지해 길을 찾는 능력을 지녔는데 이를 자기장 감지 감각이라고도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티파니 피셔/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인류 발길 따라 8년간 1만 2000㎞ 걷고 2만 6000㎞ 더 걷겠다는 이 남자

    인류 발길 따라 8년간 1만 2000㎞ 걷고 2만 6000㎞ 더 걷겠다는 이 남자

    2013년 1월부터 세계를 8년째 걷고 있는 사람이 있다. 두 차례 퓰리처상을 탄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미국인 기자 폴 살로펙(59)이다. 대략 8만년 전부터 5만년 전 사이에 인류가 이동하기 시작한 행로를 따라 걸어 자신의 여행을 ‘에덴 밖으로의 산보(Out of Eden Walk)’라고 이름 붙였다. 영국 BBC 트래블이 ‘세계를 사랑할 50가지 이유- 2021’ 코너에 30일 그를 소개해 눈길을 붙든다. 아프리카 서부 에티오피아를 출발해 실크로드를 거쳐 인도와 중국, 시베리아, 아메리카 대륙의 서쪽 해안을 따라 아르헨티나 최남단 티에라 델 푸에고까지 36개국 3만 8000㎞를 걸을 생각이었는데 8년이 지난 현재 1만 2000㎞ 밖에(?) 걷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쿠데타로 한창 시끄러운 미얀마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여행 목적은 느린 방식의 삶이 가능한지와 얼마나 중요한지, 그것을 통해 어떤 성찰과 풍경, 사람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지다. BBC 트래블은 코로나19가 여행에 어떤 여행을 미쳤는지, 8년 넘게 계속 걸음을 옮기게 만든 힘이 무엇인지, 그의 여행이 어떤 유산을 남기길 원하는지 등을 물었다.(영어 문장은 200자 원고지 70장에 이르러 듬성듬성 옮기는 점을 양해바란다.)Q: 당신과 마지막으로 인터뷰한 것이 여행 2년째였던 6년 전의 터키 동부였다. 당신의 여정은 이 행성이 마주한 최근의 위기 때문에라도 더 중요하거나 절실해진 것 같은데? A: 거의 모든 사람처럼 나도 팬데믹에 영향을 받았다. 국경은 닫혔고 움직임은 제한됐다. 미얀마 북부에서 걸음을 멈췄는데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린다. 다행스러운 것은 걷는 일이 참을성을 가르친다는 점이다. 눈앞의 지평선만 보면 (옛 인류와 나 사이에) 달라진 것은 많지 않다. 코로나가 내 여정의 메시지를 더 긴급한 것으로 만들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조금 더 끈질기게 만들었다. 팬데믹은 우리가 서로 의존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모두가 나을 때까지 우리는 낫지 못할 것이다. 우리 안전은 상호적이다. Q: 종군기자로도 활약했으니 여행이나 스토리텔링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렇게 여행하게 만드는 힘은 뭔가? 무엇이 걷도록 고취시키는지 말해줄 수 있나? A: 이번 프로젝트는 스토리텔링에 관한 것이다. 걷기는 그 임무에 그저 오래 된 이동수단일 뿐이다. 고대 그리스인이나 서부 아프리카인이나 중국의 유교 철학자 모두 그렇게 돌아다녔다. 인류는 도보 여행과 내러티브를 연결시키는 것이 몸에 배여 있고 그렇게 오랫동안 문화를 배우고 공유했다. 난 몇년 동안 전통적인 해외 특파원으로서 비행기나 차를 타고 다니며 속보를 써댔다. 정보혁명은 그 과정의 속도를 높였을 뿐이다. 오늘날 우리의 얘기는 빛의 속도로 날아간다. 해서 이번 프로젝트는 그 흐름을 완전히 뒤집는다. 더 느린 방식으로 정보를 모으고 더 인간적인 속도, 석기시대처럼 시속 5㎞로 돌아다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걷는 일은 한 얘기를 다른 것에 원초적인 방식으로 연결시킨다. 쓰기 전에 더 많이 생각하게 만든다. 난 “느린 저널리즘”이라고 부르는데 발견하는 일의 가장 오랜 형태다. 무엇이 계속 나아가게 하느냐고? 내게 떠오른 얘기들이다. 결코 끝나지 않고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각각이 늘 새로운 질문을 품고 있다.Q: 무엇이 고대 인류의 이동경로를 따라가겠다고 결심하게 만들었나? A: 유전학과 인류학을 공부하며 지구촌 인구 전체가 얼마나 긴밀히 연결돼 있었던가에 꽂히게 됐다. 아프리카 밖의 우리 같은 이들은 어제 ‘어머니 대륙’을 떠나 흩어진 이들의 후손이다. 유전적으로 그렇다. 그리고 난 세상에 처음 살았던 이들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이 얼마나 변변치 않은지로 괴로워했다. 30만년의 인류사 가운데 대부분의 탐사와 성취는 발로 이뤄낸 것이다. 그 여정이야말로 우리가 지금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력을 선사하는 과정이었다. 우리 운명은 과거보다 훨씬 더 지금 얽혀 있다. 미국이나 미얀마에서 일어난 일이 무엇이든 당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없다고 믿는다면 바보다. Q: 흑인목숨도소중해(BLM) 운동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A: 걸으면 겸손해진다. 곧 여러분도 어느 곳의 누구든 95%는 같은 걱정을 한다는 점을 알게 된다. 사랑이나 그것의 결핍, 아이들의 운명, 상사가 싫다는 등의 얘기를 한다. 미국만의 카스트 제도가 오랜 기간 쌓인 결과다. 경청이야 말로 인간을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Q: 어떻게 기록을 남기는지, 어떤 유산을 남기길 원하는지? A: 주 단위로나 밤새 정리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홈페이지에 대략 160㎞씩 끊어 기록물들을 올린다. 교육이 진정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문화 커뮤니티가 내 일에 자극받아 속깊은 스토리텔러가 돼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아울러 티에라 델 푸에고에서 내 여행이 멈췄을 때 다른 이들이 이어갔으면 한다. Q: 세상은 정말 대단한 곳이다. 당신이 걸으며 우리 행성과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얘기해줄 수 있나? A: 걸음은 이상적인 방식으로 세상에 대해 가르친다고 생각한다. 지평선은 주어져 있고 몸의 한계, 예를 들어 보폭에 제한을 받는다. 땅에 발을 디디면 겸손해진다. 인생에 좋은 것들은 많은데 사랑, 우애, 음식, 대화 등 필연적으로 느림으로 주어진다. 나날이 신성한 것이다. 깨어나 커피 한 잔 들고 배낭을 꾸려 움직이며 해가 지면 반대로 한다. 도착하면 출발할 때의 일을 잊어버리곤 한다. 사실 자동차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도 무한반복되는 일이다. 일어나서는 다음은 어디에서 자는지조차 모른다. 삶의 방향성은 지속적으로 동쪽을 가리키지만 말이다.Q: 여정을 짜면서 힘들었던 일은? 그리고 다음에 어디로 향하는가? A: 7만년 전과 6만년 전 사이에 인류는 아프리카를 겨우 벗어났을 뿐이다. 사막이나 대양, 얼음에 가로막혔다. 내게 오늘 다음 장애물은 인위적인 것, 정치적 장벽이다. 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 두 나라는 인류의 이동과 문화에 중요한 곳인데 그곳을 거닐 수 있는 비자를 얻지 못해 결국 우회했다. 지금 팬데믹으로 닫힌 국경들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는데 한두 달에 끝나길 희망한다. 그러면 미얀마에서 중국으로 넘어갈 작정이다. 그곳에서 유학자들이 강조한 덕(德)과 유(遊)의 균형을 취하는 방법을 훈련할 생각이다. 대략 6000㎞ 정도로 1년 반을 생각하고 있다. Q: 당신의 여행은 지역민들을 연결시키는 목적도 있는데 온전히 혼자 하는 것처럼 들린다. 도움을 주거나 동반하는 이를 말해줄 수 있나? A: 에티오피아를 출발하면서부터 길잡이와 인터뷰 통역의 도움을 받기 위해 현지인과 함께 움직였다. 하지만 현지인의 도움을 얻는 것이야말로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란 것을 금세 깨달았다. 그들이 없으면 내가 훨씬 배우는 것이 적을 것이고, 독자들과 공유하는 것도 적을 것이다. 특히 여성과 동반하면 인류의 반쪽이 문을 열게 도움을 준다. 에티오피아 낙타 유목농, 미국인 고생물학자, 은퇴한 사우디아라비아 육군 장교들, 터키 사진작가들, 조지아 고교생들과 인도 작가들이 가족처럼 움직였다.Q: 여행을 마치면 가장 먼저 뭘하고 싶은가? A: 걷다 보면 기대를 접는 법을 배운다. 아무런 생각이 없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호주 평원서 4만 년 전 ‘나무타기 캥거루’ 화석 발견

    호주 평원서 4만 년 전 ‘나무타기 캥거루’ 화석 발견

    호주 남서부 지역에서 추정 체중 40㎏의 거대한 몸집에도 나무 위 생활에 적응한 수수께끼의 진화를 이룬 약 4만 년 전 멸종 캥거루의 거의 완벽한 화석이 발견됐다. 이 화석이 고생물학자들을 더욱 놀라게 한 이유는 현재 나무가 없는 평원에서 발견됐다는 점에 있다. ‘콩루우스 키체네리’(Congruus kitcheneri)라는 학명이 붙여진 이 멸종한 나무타기 캥거루의 화석은 지난 2002년 널라버 평원의 틸라콜레오(주머니사자) 동굴에서 발굴됐다. 동굴에서 암수 한 쌍으로 발견된 이 종은 4만 년 전 멸종한 여러 몸집이 큰 동물들 중 하나에 속한다. 사실 이 종은 1989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지만, 당시 연구할 수 있는 화석은 두개골과 치아뿐이어서 이 종이 나무 위에서 생활했던 것은 밝혀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 종에는 원래 ‘왈라비아 키체네리’(Wallabia kitcheneri)라는 학명이 붙여졌었다.반면 머독대의 내털리 워버턴 연구원과 플린더스대의 개빈 프리도 연구원이 발견한 이 나무타기 캥거루의 화석은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돼 있어 이 종이 어떻게 생활하고 움직였는지를 자세히 연구할 수 있었다. 워버턴 연구원은 “이 나무타기 캥거루 종은 다른 캥거루나 왈라비보다 길고 구부러진 발톱을 지닌 유별나게 긴 발가락을 지녔다”면서 “다른 캥거루들보다 길고 움직이기 쉬운 목은 먹기 좋은 나뭇잎을 찾기 위해 머리를 다양한 방향으로 뻗는데 유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캥거루가 삶의 절반은 나무 위에서 생활헀다고 추정한다. 오늘날 살아 있는 극소수의 몸집이 작은 나무타기 캥거루 종도 나무 위에서 사는데 적응했지만, 이 종은 커다란 몸집을 갖고도 나무 위에서 살았다는 것이다. 워버턴 연구원에 따르면, 이 캥거루는 나무에 오를 때 코알라와 다른 몸집이 큰 영장류를 섞어놓은 것처럼 움직었다. 특히 이 나무타기 캥거루 화석이 발견된 지역은 현재 나무가 전혀 없는 널라버 평원이라는 점이 연구진의 이목을 끌었다. 널라버는 라틴어로 나무가 없다는 뜻이다. 이 일대는 원래 이 캥거루가 살았던 약 5만 년 전까지도 나무가 없는 평원으로 생각됐었다. 하지만 나무타기 캥거루가 발견되면서 이 지역은 한때 현재 모습과 전혀 달리 나무가 무성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워버턴 연구원은 덧붙였다. 덩치가 큰 이 캥거루가 왜 나무에 오르게 됐는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워버턴 연구원은 “나무를 타기 위해 몸을 들어올리는 데는 많은 에너지와 강한 근육이 필요했을 것”이라면서 “나무 위에는 그 노력만큼이나 좋은 먹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영국학사원이 발행하는 ‘로열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파도 타는 남성 뒤 거대 가오리 점프!…포토밤 사진 화제

    파도 타는 남성 뒤 거대 가오리 점프!…포토밤 사진 화제

    바닷가에서 파도 타기를 하는 한 남성의 뒤쪽에서 거대한 가오리 한 마리가 물밖으로 뛰어오르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화제다. 미국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새틀라이트 비치에 사는 아마추어 사진작가 러스티 에스캔덜이 도시 해변에서 파도 타기를 하던 남성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다가 가오리가 도약하는 모습을 우연히 카메라에 담았다. 당시 가족, 친구들과 함께 휴일을 즐기러 해변을 찾았던 작가는 가오리가 사진에 찍힌 사실을 원래 몰랐다. 작가는 “서퍼의 등 뒤로 물보라가 튀어오르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물고기인지 뭔가가 뛰어오른 줄로만 알았다”면서 “집에 가서 찍은 사진을 보니 만타가오리가 멋지게 찍혀 있었다”고 회상했다. 촬영 당시에는 러스티의 딸과 그 남자 친구가 바닷속에 있었는데 해양생물학자이기도 한 이 두 사람 역시 만타가오리가 물속에 있던 모습을 목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작가는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는데 네티즌들로부터 “멋진 사진”, “서퍼는 만타 가오리를 봤을까?”, “서퍼가 만타가오리의 사진에 포토밤한 것” 등의 반응이 이어지며 사진은 순식간에 확산했다. 포토밤은 사진 촬영 중 의도하지 않은 장면이 포착된 것을 말한다. 도시에서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한다는 작가는 정기적으로 해변으로 나와 사진 촬영을 즐기는데 이번 사진 역시 이런 부지런함 덕분에 포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작가는 사진에 찍힌 서퍼와는 아는 사이가 아니었지만, 사진이 확산한 뒤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 남성 역시 사진을 보고 놀라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대왕쥐가오리라고도 불리는 만타가오리(학명 Mobula birostris)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가오리로, 몸의 폭은 약 8.8m에 달한다. 느린 속도로 헤엄쳐 회유어에 속하는 만타가오리는 스페인어로 만타라고 불리는 망토를 펼친 듯한 모습 덕분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만타가오리가 도약하는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짝짓기 의식이나 기생충을 떨쳐버리려는 동작 또는 큰 소리를 내며 의사소통하는 수단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 취약종(VU)으로 분류되는 이 가오리는 원래 한 종밖에 없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2009년 매우 비슷한 리프 만타가오리(학명 Mobula alfredi)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 종의 차이점 중 하나는 뒷면 모양으로 직선적인 것이 만타가오리, 브이(V)자 모양인 것이 리프 만타가오리로 구분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나우뉴스] 싸움에 졌나…대왕오징어 빨판 자국 남은 향유고래 사체 발견

    [나우뉴스] 싸움에 졌나…대왕오징어 빨판 자국 남은 향유고래 사체 발견

    호주에서 대왕오징어와 싸운 흔적이 몸에 남아있는 향유고래 사체가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ABC뉴스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 특별한 향유고래 사체는 지난 6일 빅토리아주 필립섬 포레스트 케이브스 해변으로 떠밀려왔다.이 고래 사체는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5㎞나 떨어진 곳까지 악취를 풍겼다. 하지만 거대한 고래가 떠밀려 왔다는 소식을 접한 많은 구경꾼이 해변으로 몰려 들었다. 현지 당국은 이런 고래 사체로부터 300m 이내로 접근하거나 사체의 일부를 가져가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굶주린 상어가 냄새를 맡아 해변과 가까운 곳까지 다가올 수 있고 사체 속에 미지의 병원균이 있을지도 몰라 접근을 금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밤 사이 누군가가 고래의 턱 일부분을 떼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고래 사체는 생물학자들에게 완벽한 연구 대상이 된다. 고래의 표본을 채취할 수 있는 사례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호주 번우롱 환경센터 등 전문가들은 조사를 통해 이 고래 사체의 표면에서 빨판 자국과 같은 것을 확인했다. 빨판의 지름은 최대 1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 고래가 생전에 대왕오징어와 사투를 벌였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번우롱 환경센터의 교육 담당자 마이크 클리랜드는 설명했다.이 향유고래의 몸길이는 약 16m, 대왕오징어 중에는 몸길이 18m가 넘는 개체도 존재하므로, 만일 이런 오징어와 맞붙었다면 쉽지 않은 싸움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향유고래는 수심 1㎞ 이상의 심해까지 잠수해 대왕오징어를 사냥하는 데 이들 오징어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촉수를 휘감으며 저항한다. 그때마다 이런 빨판 자국이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향유고래가 죽은 이유가 대왕오징어와의 싸움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 명확한 사인을 알 수 없어 단지 자연사해 해변까지 떠밀려왔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번 고래 사체가 발견된 해변은 차량이나 중장비의 진입이 어려워 당국은 사체를 그대로 놔둘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깁슬랜드 환경토지수자원계획부/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싸움에 졌나…대왕오징어 빨판 자국 남은 향유고래 사체 발견

    싸움에 졌나…대왕오징어 빨판 자국 남은 향유고래 사체 발견

    호주에서 대왕오징어와 싸운 흔적이 몸에 남아있는 향유고래 사체가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ABC뉴스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 특별한 향유고래 사체는 지난 6일 빅토리아주 필립섬 포레스트 케이브스 해변으로 떠밀려왔다.이 고래 사체는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5㎞나 떨어진 곳까지 악취를 풍겼다. 하지만 거대한 고래가 떠밀려 왔다는 소식을 접한 많은 구경꾼이 해변으로 몰려 들었다. 현지 당국은 이런 고래 사체로부터 300m 이내로 접근하거나 사체의 일부를 가져가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굶주린 상어가 냄새를 맡아 해변과 가까운 곳까지 다가올 수 있고 사체 속에 미지의 병원균이 있을지도 몰라 접근을 금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밤 사이 누군가가 고래의 턱 일부분을 떼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고래 사체는 생물학자들에게 완벽한 연구 대상이 된다. 고래의 표본을 채취할 수 있는 사례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호주 번우롱 환경센터 등 전문가들은 조사를 통해 이 고래 사체의 표면에서 빨판 자국과 같은 것을 확인했다. 빨판의 지름은 최대 1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 고래가 생전에 대왕오징어와 사투를 벌였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번우롱 환경센터의 교육 담당자 마이크 클리랜드는 설명했다.이 향유고래의 몸길이는 약 16m, 대왕오징어 중에는 몸길이 18m가 넘는 개체도 존재하므로, 만일 이런 오징어와 맞붙었다면 쉽지 않은 싸움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향유고래는 수심 1㎞ 이상의 심해까지 잠수해 대왕오징어를 사냥하는 데 이들 오징어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촉수를 휘감으며 저항한다. 그때마다 이런 빨판 자국이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향유고래가 죽은 이유가 대왕오징어와의 싸움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 명확한 사인을 알 수 없어 단지 자연사해 해변까지 떠밀려왔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번 고래 사체가 발견된 해변은 차량이나 중장비의 진입이 어려워 당국은 사체를 그대로 놔둘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깁슬랜드 환경토지수자원계획부/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시계·전화도 없이…성인남녀 15명 동굴서 40일 갇혀 지내는 이유

    시계·전화도 없이…성인남녀 15명 동굴서 40일 갇혀 지내는 이유

    성인남녀 15명이 동굴 속에서 무려 40일을 거주하는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특히 이들에게는 문명생활에 필수적인 시계, 전화 등이 제공되지 않는다. 지난 1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프랑스 남서부 아리에 주에 위치한 한 동굴에서 15명의 성인남녀들이 40일 간 갇혀지내는 세계 최초의 실험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과학적인 목적을 띤 이 프로젝트의 명칭은 '딥 타임'(Deep Time). 이 실험의 목적은 시간의 개념이 사라진 폐쇄된 공간에서의 장기 격리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것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오후 8시 동굴에 들어간 이들은 앞으로 40일 간 태양빛을 보지 못한다. 보도에 따르면 27~50세 사이로 구성된 피실험자들은 모두 자발적인 지원자들로 직업도 의사, 간호사, 생물학자, 교사, 경비원 등 다양하다.특별한 실험에 참여하지만 보상 한 푼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높여있는 환경은 가혹하다. 먼저 이들은 빛 한줄기 들지않는 공간 속에서 평균 12℃의 동굴 온도와 95% 습도에 익숙해져야 한다. 또한 음식은 제공되지만 페달 보트 시스템으로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야 하며 필요한 물도 끌어와야 한다. 다만 동굴 안에는 잠을 자는 공간, 생활 공간, 연구를 수행하는 공간 등의 별도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그나마 독립적인 생활은 가능하다. 흥미롭게도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된 계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장기간의 봉쇄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탐험가이자 인간적응연구소 설립자인 크리스티안 클로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삶의 방식이 변화했는데 우리는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면서 "시공간 기준점의 상실에 적응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연구하는 것이 이번 실험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이런 유형의 연구는 인체의 생리적인 부분을 연구하는데 목적이 있었다"면서 "이번에는 인간의 인지적, 정서적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헤어졌지만 이별은 아니더라… 아무도 모르는 우리만의 기억

    헤어졌지만 이별은 아니더라… 아무도 모르는 우리만의 기억

    암모나이트는 국화 모양의 주름 껍데기를 가진 연체동물로, 중생대(약 2억 4500만년 전부터 6500만년 전까지)에 번성하다 멸종했다고 알려졌다. 채 100년을 살기 어려운 인간으로서 중생대 운운하기만 해도 아득해진다. 그것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잘 가늠조차 안 되는 무수한 시간의 집적이다. 그러나 중생대가 추상적이기만 한 지질 시대의 한 시기는 아니다. 이를 증거하는 구체적 사물이 존재해서다. 예컨대 암모나이트 화석이 그렇다. 이는 무수한 시간의 집적물이다. 이것을 ‘누군가는 알지 못하는, 우리만의 어떤 특별한 순간이 있었음을 나타낸 흔적’이라고 바꿔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 적어도 영화 ‘암모나이트’에서는 그래야 할 것 같다. 이 작품을 만든 감독 프랜시스 리는 “과거의 사랑으로부터 큰 상처를 받은 사람이 다시 사랑하고, 사랑을 받기까지 마음을 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것이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영화의 열쇳말은 세 가지다. 상처, 사랑, 자취. 연결하면 ‘상처를 보듬은 사랑의 자취’다. 첫 번째 열쇳말 상처. 1840년대 영국에 사는 여성의 삶은 계층에 상관없이 쉽지 않았다. 유산계급의 유한부인 샬럿(시얼샤 로넌 분)은 유산의 아픔에 더해 자기 의견을 무시하는 남편 때문에, 무산계급의 고생물학자 메리(케이트 윈즐릿 분)는 경제적 곤란에 더해 자기 업적을 깎아내리는 남성 학자들 때문에 괴롭다. 우연히 만났지만 샬럿과 메리가 계층과 성별 관습을 넘어 가까워지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상처의 유형이야 다를지언정 상처 입은 자는 또 다른 상처 입은 자를 알아보고 가까이 다가서는 법이다.두 번째 열쇳말 사랑. 샬럿과 메리의 친밀한 관계는 연인으로 거듭난다. 남모르게 사랑을 나누면서 이들은 자신이 상처 입은 외톨이가 아님을,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짝일 수 있음에 기뻐한다. 물론 둘의 밀애는 밝힐 수 없는 동시에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샬럿은 메리와 함께한 바닷가 마을을 떠나 남편이 있는 런던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자리”를 뜻하는 세 번째 열쇳말 자취는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다. 두 사람이 공유한 나날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결코 소멸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중생대가 지나가 버렸음에도 그때가 분명하게 실재했음을 가리키는 암모나이트 화석은 그런 까닭으로 세 가지 열쇳말을 이은, 상처를 보듬은 사랑의 자취를 은유한다. 보통의 회자정리(會者定離)는 분해돼 없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알지 못하는, 우리만의 어떤 특별한 순간’은 암모나이트 화석처럼 길고 오래 남기도 한다. 프랜시스 리는 이 점을 강조한다. 생존하지 못해도 보존됨으로써 ‘암모나이트’의 인물들은 스스로가 한때 ‘단단한 사랑의 주체’였음을 입증해 낸다. 샬럿과 메리가 영영 이별한다 해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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