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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멀리 다른 별에도 혜성은 있다

    저 멀리 다른 별에도 혜성은 있다

    혜성의 정체는 물과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여러 얼음과 먼지가 모여 형성된 ‘더러워진 눈사람’이다. 본래는 태양계 외곽에 있던 얼음 천체가 우연히 태양에 근접한 타원 궤도를 돌게 되면 휘발성 물질과 먼지가 증발하면서 거대한 꼬리를 만든다. 그런데 이런 혜성이 태양계에만 있을까? 최근 천문학자들은 세계 최대의 전파 망원경인 알마(ALMA)를 이용해서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에도 혜성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보통 혜성 자체는 수백 광년 밖에서 관측하기에는 너무 어두운 존재다. 하지만, 혜성의 고향인 카이퍼 벨트와 유사한 천체는 발견할 수 있다. 카이퍼 벨트는 태양-지구 거리(AU)의 30~50배 정도 거리에 있는 얼음 천체들의 모임으로 단주기 혜성의 고향이다. 지구에서 130광년 떨어진 젊은 별인 HR8799는 네 개의 큰 행성을 거느리고 있다. 그런데 이 행성계 외곽에서 새로운 얼음과 먼지의 고리가 발견되었다. 위치는 150~420AU로 태양계의 카이퍼 벨트를 확대한 것처럼 생겼는데, 과학자들은 고리의 모습으로 볼 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행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시에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자들은 역시 알마 관측 데이터를 사용해서 지구에서 160광년 떨어진 젊은 별인 HD181327 주변에도 얼음 및 먼지 입자들이 모인 고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관측 결과들이 시사하는 것은 태양계의 카이퍼 벨트와 유사한 구조물이 다른 행성계에도 드물지 않게 존재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저 멀리 외계 행성에서도 긴 꼬리를 가진 혜성을 관찰하기는 어렵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혜성은 단순히 아름다운 꼬리를 가졌을 뿐이 아니라 태양계의 진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직 논란이 있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지구의 물 가운데 상당수는 혜성에서 기원했다고 믿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단주기 혜성의 고향인 카이퍼 벨트와 유사한 천체가 계속 발견되는 것은 지구와 유사한 조건을 가진 외계 행성이 드물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혜성의 재료들이 미래 바다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을 제공할 수 있고, 그 바다에서는 생명체가 탄생할 수도 있다. 앞으로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가 계속될 것이다. 사진=아만다 스미스/ 캠브리지 대학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아하! 우주] 저 멀리 다른 별에도 혜성이 있을까?

    [아하! 우주] 저 멀리 다른 별에도 혜성이 있을까?

    혜성의 정체는 물과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여러 얼음과 먼지가 모여 형성된 ‘더러워진 눈사람’이다. 본래는 태양계 외곽에 있던 얼음 천체가 우연히 태양에 근접한 타원 궤도를 돌게 되면 휘발성 물질과 먼지가 증발하면서 거대한 꼬리를 만든다. 그런데 이런 혜성이 태양계에만 있을까? 최근 천문학자들은 세계 최대의 전파 망원경인 알마(ALMA)를 이용해서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에서도 혜성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증거를 발견했다. 보통 혜성 자체는 수백 광년 밖에서 관측하기에는 너무 어두운 존재다. 하지만, 혜성의 고향인 카이퍼 벨트와 유사한 천체는 발견할 수 있다. 카이퍼 벨트는 태양-지구 거리 (AU)의 30~50배 정도 거리에 있는 얼음 천체들의 모임으로 단주기 혜성의 고향이다. 지구에서 130광년 떨어진 젊은 별인 HR8799는 네 개의 큰 행성을 거느리고 있다. 그런데 이 행성계 외곽에서 새로운 얼음과 먼지의 고리가 발견되었다. 위치는 150~420AU로 태양계의 카이퍼 벨트를 확대한 것처럼 생겼는데, 과학자들은 고리의 모습으로 볼 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행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시에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자들은 역시 알마 관측 데이터를 사용해서 지구에서 160광년 떨어진 젊은 별인 HD181327 주변에도 얼음 및 먼지 입자들이 모인 고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관측 결과들이 시사하는 것은 태양계의 카이퍼 벨트와 유사한 구조물이 다른 행성계에도 드물지 않게 존재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저 멀리 외계 행성에서도 긴 꼬리를 가진 혜성을 관찰하기는 어렵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혜성은 단순히 아름다운 꼬리를 가졌을 뿐 아니라 태양계의 진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직 논란이 있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지구의 물 가운데 상당수는 혜성에서 기원했다고 믿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단주기 혜성의 고향인 카이퍼 벨트와 유사한 천체가 계속 발견되는 것은 지구와 유사한 조건을 가진 외계 행성이 드물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혜성의 재료들이 미래 바다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을 제공할 수 있고, 그 바다에서는 생명체가 탄생할 수도 있다. 앞으로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가 계속될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아하! 우주] 지구 생명체의 ‘기원’, 태양에서 찾았다

    [아하! 우주] 지구 생명체의 ‘기원’, 태양에서 찾았다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태양에서 잇달아 발생한 ‘슈퍼플레어’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태양 슈퍼플레어는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폭발 현상인 태양 플레어보다 수백만~수십억 배에 달하는 초대형 태양 플레어로, 그 에너지는 원자폭탄 1000조 개를 한꺼번에 터뜨린 폭발력과 맞먹는다. 플레어는 태양의 채층(표면)에서 일시적으로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런데 40억 년 전쯤, 우리 태양에서 잇달아 발생한 슈퍼플레어가 끊임없이 방사선을 쏟아내 지구를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환경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최신호(5월2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태양은 에너지가 지금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약했지만, 활동만큼은 훨씬 심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복해서 발생한 슈퍼플레어로 지구 대기중의 질소(N2) 분자가 분해돼 질소산화물(N2O, 아산화질소)과 사이안화수소(HCN)가 생성됐다고 연구팀은 추정한다. 여기서 아산화질소는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온실가스가 되며, 사이안화수소에서는 단백질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이 만들어진다. 질소는 모든 생명체에 꼭 필요한 원소로, 초기 지구의 대기 중에 존재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질소가 분자 형태에서는 화학적으로 불활성이라서 이보다 반응성이 큰 형태로 변환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 변환이 매우 높은 온도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태양을 닮은 다른 별들의 탄생부터 수억 년 뒤까지의 모습을 망원경으로 관측해 얻은 데이터를 사용해 만든 초기 지구 대기에 관한 화학적 성질 모델에 기반을 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센터의 블라디미르 아에로페찬 박사는 태양의 열을 가두기 위한 효율적인 온실가스가 없었으면 40억 년 전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온난 습윤한 행성이 아니라 표면 천체가 얼어붙은 눈 뭉치로 남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에 생명체가 처음 등장한 당시에는 태양이 지금처럼 밝고 뜨겁지 않아 지구 환경 역시 춥고 어두웠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한다. 이 가설은 ‘어두운 젊은 태양의 역설’(faint young sun paradox)로 불리며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지만, 이번 최신 모델은 당시 지구의 하층대기 중에 질소산화물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이에 대해 아에로페찬 박사는 “생명체의 생체 분자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우주의 요소를 우리 모델은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모델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모 항성으로부터 강력한 방사선에 노출된 다른 행성에서도 같은 결과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연구를 검토한 미국 칼세이건 연구소의 행성 과학자 람세스 라미레스 박사는 “같은 시기의 화성도 역설적으로 온난 습윤이었다는 것을 이번 지질학적 증거는 시사한다”면서 “지구뿐만 아니라 화성에서도 비슷하게 태양과 대기 간의 상호 작용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심장질환 예방하는 ‘변이 유전자’ 최초 발견 (연구)

    심장질환 예방하는 ‘변이 유전자’ 최초 발견 (연구)

    심장 건강을 지켜주는 변이 유전자의 존재가 최초로 확인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최고의 유전체 의학 전문기업인 디코드 제네틱스(deCODE Genetics)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심장마비나 심근 경색, 고콜레스테롤 등의 위험을 감소시켜주는 희귀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아이슬란드 국민 2600명과 의 의료 및 게놈(세포나 생명체의 유전자 총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와 동시에 4개국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39만 8000명의 게놈 데이터 및 가족병력을 면밀하게 살폈다. 그 결과 아이슬란드 국민 120명 중 1명 꼴로 변이 유전자인 ASGR1을 가졌으며,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좋은 콜레스테롤을 제외한 각종 나쁜 지방이 모두 포함돼 있는 ‘Non-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것을 확인했다. 또 조사 대상 전체를 비교했을 때, 이 변이 유전자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3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이 변이 유전자는 다른 장기의 건강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 변이 유전자가 실제 어떤 작용을 통해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학계는 이 변이 유전자의 특성을 이용해 심장질환 위험을 낮추는데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심장병 전문의인 안네 티브예르그-한센(Anne Tybjaerg-Hansen) 박사는 “이를 이용한 새로운 약은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정확히 이것이 어떤 반응을 통해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로 본다면 변이 유전자 ASGR1이 염증 반응을 줄이는데 효과를 보이면서 심장 건강을 지켜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지(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자연선택 관점에서 풀어 쓴 생명체의 진화

    자연선택 관점에서 풀어 쓴 생명체의 진화

    리처드 도킨스의 진화론 강의/리처드 도킨스 지음/김정은 옮김/옥당/472쪽/2만 2000원 자연선택에 초점을 맞춰 복잡한 생명체의 진화 과정을 풀어냈다. 치밀한 논거와 합리적 추론을 토대로 쉽고 간명하게 서술했다. 책에 따르면 30억~40억년 전 원시 지구 바닷속 단순 유기 화합물의 묽은 혼합액(원시 수프)에서 우연히 최초 복제자가 발생했다. 이 최초 복제자는 수십억년에 걸쳐 다양한 생명체와 그 구성 요소들로 진화했다. 저자는 “생명의 기원이 되는 최초 복제자는 우연한 화학적 사건을 통해 저절로 생겨났고 자가 복제는 한 특성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어떤 복제든 완벽할 순 없다. 복제를 거치는 동안 무작위적인 실수, 즉 돌연변이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돌연변이는 자가 복제 능력을 잃고 집단에서 사라지기도 하고 더 빠르고 효율적인 복제 성질을 획득해 집단에서 다수를 차지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과정이 자연선택의 과정이었다”며 “복잡한 생명체는 자연선택의 점진적인 축적에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눈이나 다른 생체 기관의 복잡성을 들며 설계자를 거론하는 ‘지적 설계론’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만약 우리가 신을 우주의 설계자로 생각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처음 출발했을 때와 정확히 같은 위치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생명체들의 화려한 배치를 구성할 수 있는 설계자라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지적이며 복잡해야 할 것이다.’(118쪽) 이 책은 영국왕립연구소의 대중 과학 프로그램 ‘크리스마스 강연’ 내용을 보완하고 재구성했다. 저자는 1976년 펴낸 ‘이기적 유전자’에서 생명체는 이기적인 유전자를 운반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과학계를 발칵 뒤집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뱀상어떼 혹등고래 집단 포식…피로 물든 청정해역

    뱀상어떼 혹등고래 집단 포식…피로 물든 청정해역

    호주 대륙의 서쪽 끝 에메랄드 빛의 샤크만(Shark Bay)이 피로 물들었다. 호주 해양레저업체 에코 어브롤호스(Eco Abrolhos)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드론을 이용해 샤크만에서 포착한 아찔한 광경을 공개했다. 당시 에코 어브롤호스는 관광객들을 보트에 태우고 여행 중이었다. 영상에는 약 70마리의 뱀상어떼가 혹등고래 사체를 둘러싸고 포식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고래의 사체에서는 피가 흘러나왔고 에메랄드빛 바다는 서서히 검붉은색으로 변해갔다. 에코 어브롤호스가 공개한 영상은 현재 235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14,000회 이상 공유되는 등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한편 호주 대륙의 서쪽 끝, 여러 섬에 둘러싸여 있는 샤크만(Shark Bay)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 보호지역으로, 4,800㎢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지역에 거대하고 풍성한 해조 숲이 있으며, 듀공(dugong, 바다소) 개체군이 서식하고,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 가운데 하나인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 조류 콜로니 퇴적물 화석)가 이곳에 있다. 샤크만은 멸종 위기에 처한 5종의 포유동물 서식지이기도 하다. 사진·영상=Eco Abrolhos/페이스북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지구 생명체 기원은 ‘태양 슈퍼플레어’ 때문”(NASA)

    “지구 생명체 기원은 ‘태양 슈퍼플레어’ 때문”(NASA)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태양에서 잇달아 발생한 ‘슈퍼플레어’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태양 슈퍼플레어는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폭발 현상인 태양 플레어보다 수백만~수십억 배에 달하는 초대형 태양 플레어로, 그 에너지는 원자폭탄 1000조 개를 한꺼번에 터뜨린 폭발력과 맞먹는다. 플레어는 태양의 채층(표면)에서 일시적으로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런데 40억 년 전쯤, 우리 태양에서 잇달아 발생한 슈퍼플레어가 끊임없이 방사선을 쏟아내 지구를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환경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최신호(5월2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태양은 에너지가 지금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약했지만, 활동만큼은 훨씬 심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복해서 발생한 슈퍼플레어로 지구 대기중의 질소(N2) 분자가 분해돼 질소산화물(N2O, 아산화질소)과 사이안화수소(HCN)가 생성됐다고 연구팀은 추정한다. 여기서 아산화질소는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온실가스가 되며, 사이안화수소에서는 단백질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이 만들어진다. 질소는 모든 생명체에 꼭 필요한 원소로, 초기 지구의 대기 중에 존재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질소가 분자 형태에서는 화학적으로 불활성이라서 이보다 반응성이 큰 형태로 변환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 변환이 매우 높은 온도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태양을 닮은 다른 별들의 탄생부터 수억 년 뒤까지의 모습을 망원경으로 관측해 얻은 데이터를 사용해 만든 초기 지구 대기에 관한 화학적 성질 모델에 기반을 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센터의 블라디미르 아에로페찬 박사는 태양의 열을 가두기 위한 효율적인 온실가스가 없었으면 40억 년 전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온난 습윤한 행성이 아니라 표면 천체가 얼어붙은 눈 뭉치로 남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에 생명체가 처음 등장한 당시에는 태양이 지금처럼 밝고 뜨겁지 않아 지구 환경 역시 춥고 어두웠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한다. 이 가설은 ‘어두운 젊은 태양의 역설’(faint young sun paradox)로 불리며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지만, 이번 최신 모델은 당시 지구의 하층대기 중에 질소산화물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이에 대해 아에로페찬 박사는 “생명체의 생체 분자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우주의 요소를 우리 모델은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모델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모 항성으로부터 강력한 방사선에 노출된 다른 행성에서도 같은 결과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연구를 검토한 미국 칼세이건 연구소의 행성 과학자 람세스 라미레스 박사는 “같은 시기의 화성도 역설적으로 온난 습윤이었다는 것을 이번 지질학적 증거는 시사한다”면서 “지구뿐만 아니라 화성에서도 비슷하게 태양과 대기 간의 상호 작용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석유 대신 옥수수로 ‘녹색화학’ 관심 집중

    석유 대신 옥수수로 ‘녹색화학’ 관심 집중

    # 1956년 독일의 제약회사 그루넨탈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수면제’라며 ‘탈리도마이드’를 출시했다. 일반인에게도 부작용이 없고 심지어 약물 복용을 피해야 할 임산부들에게도 안전하며 입덧까지 줄일 수 있다고 광고를 해 1957~1962년까지 불티나게 팔렸다. 문제는 1959년부터 이 약을 복용한 전 세계 46개국 임산부에게서 팔과 다리가 없거나 눈이나 얼굴이 변형된 상태의 아이들이 태어났고 그중 1만명 가까운 아이들이 사망했다는 점이다. # 2000년대 중반 국내에서는 원인 불명의 폐질환으로 입원하는 임산부와 영유아가 늘어났다. 결국 폐가 굳어지는 원인 불명의 질병 때문에 140여명의 임산부와 영유아가 목숨을 잃고 1200여명이 피해를 입었다. 가습기의 물때와 세균을 제거하는 데 쓰이는 살균제의 원료가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이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사건이지만 최근 들어 밝혀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은 1950년대 말 ‘탈리도마이드 기형아 사건’에 비견되며 ‘한국판 탈리도마이드 사건’ 또는 ‘최악의 바이오사이드 사건’이라고 불리고 있다. 바이오사이드는 생활 속에서 세균과 해충 등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되는 살균화학물질을 말한다. 많은 사람이 이번 사건으로 화학물질, 특히 살균·제균·항균·방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제품들에 대한 공포감을 갖게 됐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23일 “언젠가부터 시작된 기업의 무차별적 살균 마케팅 때문에 사람들은 우리 주변이 세균과 곰팡이로 가득 차 있고 이것들을 모두 없애지 않으면 심각한 질병에 걸리거나 심지어는 죽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공포감을 갖게 됐다”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살균제들이 세균이 아닌 사람들을 공격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함께 인체에 덜 유해한 화학공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케미포비아 때문에 사람과 환경이 공생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만드는 ‘녹색화학’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화학물질 합성 연구는 ‘어떻게 하면 기능이 우수한 물질을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처럼 기능성과 경제성에 연구가 집중되다 보니 생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과 부산물, 생산된 물질의 환경적 영향,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은 고려의 대상이 되질 못했다. 반면 녹색화학은 물질 합성 과정에서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거나 발생하지 못하도록 하고 생산공정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것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녹색화학은 1991년 미국 환경보호국(EPA) 폴 아나스타스 박사와 존 워너 박사가 ‘녹색화학의 12가지 원칙’을 제창하면서 시작됐다. 12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한 대표적인 녹색화학 기술은 ▲친환경 합성법 ▲생명체의 합성 방법 모사 2가지다. 친환경 합성법은 최종산물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사용되는 원료물질은 물론 중간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까지도 환경과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초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이소듐 이미노디아세테이트’(DSIDA)라는 물질이 필요한데 이것을 만들 때 기존에는 독극물인 시안화수소(HCN)를 사용했다. 문제는 화학반응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인체 유해 부산물이 나오기도 하고 DSIDA 1㎏당 140g의 폐기물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폐기물에는 포름알데히드와 시안화 화합물이 포함돼 있다. 그렇지만 녹색화학에서는 촉매로 ‘디에탄올아민’이라는 물질을 산화시켜 DSIDA를 만드는데 유해한 부산물은 물론 폐기물도 나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식물이나 곤충의 몸속에서 일어나는, 말 그대로 ‘친환경’ 화학반응을 화학실험실과 공정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도 녹색화학의 대표적 기술 중 하나다. 합성섬유나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 기존에는 석유를 원료로 한 합성고분자물질들을 이용했는데 최근에는 옥수수나 폐목재 등을 이용한 친환경 고성능 고분자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도 대표적인 자연모사 녹색화학 공정기술 중 하나다. 실제로 식물은 인체에 유해한 유기용매 없이 생체촉매인 효소를 이용해 자연 그대로의 실온에서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면서 색깔을 내거나 성능이 좋은 살충제 등을 합성하고 있다. 생체모방 공정은 고온 고압이라는 인위적인 환경을 만들지 않고도 복잡한 합성 과정을 줄이고 높은 생산 효율을 내고 있어 최근 많은 연구자가 주목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심장 건강의 파수꾼 역할하는 ‘변이 유전자’ 최초 발견

    심장 건강의 파수꾼 역할하는 ‘변이 유전자’ 최초 발견

    심장 건강을 지켜주는 변이 유전자의 존재가 최초로 확인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최고의 유전체 의학 전문기업인 디코드 제네틱스(deCODE Genetics)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심장마비나 심근 경색, 고콜레스테롤 등의 위험을 감소시켜주는 희귀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아이슬란드 국민 2600명과 의 의료 및 게놈(세포나 생명체의 유전자 총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와 동시에 4개국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39만 8000명의 게놈 데이터 및 가족병력을 면밀하게 살폈다. 그 결과 아이슬란드 국민 120명 중 1명 꼴로 변이 유전자인 ASGR1을 가졌으며,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좋은 콜레스테롤을 제외한 각종 나쁜 지방이 모두 포함돼 있는 ‘Non-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것을 확인했다. 또 조사 대상 전체를 비교했을 때, 이 변이 유전자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3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이 변이 유전자는 다른 장기의 건강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 변이 유전자가 실제 어떤 작용을 통해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학계는 이 변이 유전자의 특성을 이용해 심장질환 위험을 낮추는데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심장병 전문의인 안네 티브예르그-한센(Anne Tybjaerg-Hansen) 박사는 “이를 이용한 새로운 약은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정확히 이것이 어떤 반응을 통해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로 본다면 변이 유전자 ASGR1이 염증 반응을 줄이는데 효과를 보이면서 심장 건강을 지켜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지(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길섶에서] 둥지/박홍환 논설위원

    콧바람 쐬러 가끔 찾는 한강 수계의 한 수로에서 검둥오리 일가족이 부들밭 가운데에 보금자리를 짓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했다. 흔치 않은 기회여서 한 시간 가까이 관찰했다. 연두색 햇부들이 30㎝ 정도 높이로 성기게 솟고 있는 수로의 가장자리가 이들의 새 터전이다. 겨우내 삭아 내린 부들 줄기가 켜켜이 쌓여 한눈에도 꽤 단단해 보인다. 집짓기 재료는 삭은 부들 줄기다. 주둥이로 물고 툭툭 쳐 대며 딱 맞는 재료를 골라내는 모습이 영락없는 전문가다. 한 입 거들겠다며 새끼도 나섰지만 물장구치며 장난하기 바쁘다. 둥지는 시나브로 모양을 갖췄다. 얼키설키 엮었지만 빈틈은 보이지 않는다. 중국 베이징의 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鳥巢)를 빼닮았다. 곧 무성해질 부들 줄기가 울타리가 돼 주리라. 한나절 꼬리를 물며 자맥질하다가도 오리 가족은 해가 지면 어김없이 합심의 둥지로 모여들 것이다. 때 되면 가정을 이뤄 함께 터전을 만들고, 그 보금자리에서 새 생명을 잉태하고 양육하는 것은 생명체 공통의 유전자다. 한 뼘 둥지는 고사하고, 연애조차 엄두를 못 내는 우리 젊은이들, 이러다 유전형질마저 바뀌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심장질환 예방하는 ‘변이 유전자’ 최초 발견

    심장질환 예방하는 ‘변이 유전자’ 최초 발견

    심장 건강을 지켜주는 변이 유전자의 존재가 최초로 확인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최고의 유전체 의학 전문기업인 디코드 제네틱스(deCODE Genetics)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심장마비나 심근 경색, 고콜레스테롤 등의 위험을 감소시켜주는 희귀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아이슬란드 국민 2600명과 의 의료 및 게놈(세포나 생명체의 유전자 총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와 동시에 4개국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39만 8000명의 게놈 데이터 및 가족병력을 면밀하게 살폈다. 그 결과 아이슬란드 국민 120명 중 1명 꼴로 변이 유전자인 ASGR1을 가졌으며,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좋은 콜레스테롤을 제외한 각종 나쁜 지방이 모두 포함돼 있는 ‘Non-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것을 확인했다. 또 조사 대상 전체를 비교했을 때, 이 변이 유전자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3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이 변이 유전자는 다른 장기의 건강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 변이 유전자가 실제 어떤 작용을 통해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학계는 이 변이 유전자의 특성을 이용해 심장질환 위험을 낮추는데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심장병 전문의인 안네 티브예르그-한센(Anne Tybjaerg-Hansen) 박사는 “이를 이용한 새로운 약은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정확히 이것이 어떤 반응을 통해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로 본다면 변이 유전자 ASGR1이 염증 반응을 줄이는데 효과를 보이면서 심장 건강을 지켜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지(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유로파의 바다, 지구와 닮았다”…과연 생명체 있을까?

    “유로파의 바다, 지구와 닮았다”…과연 생명체 있을까?

    태양계 내에서 지구 외에 가장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천체가 있다. 바로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Europa)다. 지름이 3100km에 달하는 유로파는 지구의 달보다 약간 작지만 그 특징은 완전히 다르다. 수많은 크레이터로 '멍자국'이 가득한 달과 달리 유로파는 표면이 갈라진 얼음으로 뒤덮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는 그 아래에 거대한 바다가 있다는 사실과 함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합리적인 추측으로 이어진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는 유로파의 바다가 생산하는 수소와 산소 비율이 지구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잘 알려진대로 수소와 산소는 생명체 존재에 필수적인 요소로 유로파가 원시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졌다면 생명체가 싹트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NASA 행성과학자 스티브 반스 박사는 "비율로 보면 수소 생산보다 산소가 대략 10배는 더 높다"면서 "유로파의 암석 내부도 기존의 생각보다 더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NASA가 이처럼 유로파와 관련된 논문을 내놓는 이유는 2020년대 중반까지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오바마 행정부가 NASA의 유로파 탐사 계획에 사인한데 이어 미 의회도 20억 달러의 예산을 승인해 프로젝트에 '날개'를 단 상태다. 현재까지 발표된 유로파와 관련된 논문은 사실 사진 등을 분석해 이루어진 것으로 실제 그 밑에 바다가 있는지 혹은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밝혀내기 위해서는 한마디로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이를 위해 NASA는 유로파의 얼음 지각을 뚫고 그 아래 무인 잠수정을 내려보내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NASA의 계획은 2020년대 중반 탐사선을 유로파에 보내 근접비행하며 데이터를 모으고, 9개의 과학장비들을 바다에 투척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비 중에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포함해 얼음 투과 레이더, 열감지기 등이 포함돼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나무 마음으로 봅니다 눈으로 느낍니다

    평생 나무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와 나무 앞에만 서면 가슴이 설레는 ‘나무 인문학자’의 10개월에 걸친 나무 답사 동행은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길을 안내해 주지만 사람 눈높이의 나뭇가지는 살펴보지 못해 종종 가지에 찔리거나 부딪치는 경험을 했던 피아니스트는 평생 나무를 연구해 온 나무 학자와의 첫 만남에서 ‘나무는 장애물’이라고 스스럼없이 답했다. 피아니스트 김예지(36). 두 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은 그녀는 각종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21세기를 이끌 우수 인재’로 선발되는 등 장애를 딛고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녀는 장애인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전형으로 숙명여대에 입학했고, 독주회와 오케스트라 협연에서 당당히 연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56) 인하대 겸임교수. 그는 김예지를 만난 후 ‘눈으로 보는 나무’가 아니라 후각, 청각, 촉각으로 나무를 느끼는 법을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에 걸친 두 사람의 남다른 동행 이야기는 ‘슈베르트와 나무’(휴머니스트)라는 제목의 신간에 오롯이 담겼다. “예지씨를 만나고 난 후 시각의 절대적인 힘에 의존해 온 나무와의 소통으로는 나무의 실체에 다가설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나무를 보는 게 아니라 온몸의 감각으로 느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죠.”(고) “나무는 여전히 제게는 장애물이에요. 하지만 나무와 음악이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나무의 생명의 기운이 치열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잎이나 꽃이 앙증맞게 돋았다가 시들어 버리는 나무처럼 음악도 끊임없이 변하거든요.”(김)두 사람은 풍성한 낙우송이 여름 뙤약볕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숙명여대 캠퍼스에서 첫 만남을 가진 후 예지씨의 경기 여주 시골집, 충북 괴산 오가리, 천리포수목원 등을 차례로 다니며 백송, 능소화, 은행나무, 느티나무, 치자나무, 자귀나무 등을 만났다. 예지씨는 “피아노를 연주하다 여리게 쳐야 하는 순간에는 자귀나무 꽃의 부드러운 꽃술을 만졌을 때의 느낌을 떠올린다”며 “제 음악을 통해 나무의 느낌을 전할 수 있는 생생한 이미지가 생겼다”고 말했다.고 교수는 나무에서도 피아노와 같은 음악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거든다. “세상의 모든 생명체에는 오감으로 전해지는 신호가 있어요. 소리도 있죠. 봄 햇살이 따스해지면 뿌리로부터 물을 끌어올리는 소리가 드러나요. 이른 봄 청진기를 나무 줄기에 대보면 마치 사람의 심장에서 온몸에 맑은 피를 밀어내는 쿵쾅거림과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죠. 특히 다른 나무보다 줄기 안에 물을 많이 품은 단풍나무들은 생명의 고동 소리가 더 우렁차거든요.”고 교수는 예지씨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무를 탐색하는 데 차츰 익숙해졌다고 말한다. 손으로 나무 껍질을 어루만지며 딱딱한 열매와 말랑말랑한 꽃봉오리 향기를 맡고, 나무와 자신과의 거리를 감지하며 이전에 몰랐던 나무의 모습을 발견하는 경험이다. 고 교수는 이를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사물을 사유하는 예지씨의 방식이며 무언가를 만진다는 건 사랑’이라고 말했다. 예지씨는 고 교수와의 동행을 통해 조금씩 변했다. 나무를 알게 되면서 음악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 당당하게 말하게 됐다. 연주회에 나무 영상을 함께 보여주면 어떻겠느냐는 고 교수의 난데없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시각과 청각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공연을 생각하게 됐다. 두 사람은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시각 장애라는 건 큰 장애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됐죠. 그동안 시각으로만 봐 온 나무들을 다시 처음부터 찾아볼 생각이에요. 예지씨가 바라본 나무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거든요.”(고)“장애, 비장애를 떠나서 날마다의 삶을 열심히 사니까 다음날이 오는 게 아니겠어요. 제가 가진 시각 장애는 평생 극복의 대상이 될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김)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나무 마음으로 봅니다 눈으로 느낍니다

    나무 마음으로 봅니다 눈으로 느낍니다

    평생 나무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와 나무 앞에만 서면 가슴이 설레는 ‘나무 인문학자’의 10개월에 걸친 나무 답사 동행은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길을 안내해 주지만 사람 눈높이의 나뭇가지는 살펴보지 못해 종종 가지에 찔리거나 부딪치는 경험을 했던 피아니스트는 평생 나무를 연구해 온 나무 학자와의 첫 만남에서 ‘나무는 장애물’이라고 스스럼없이 답했다. 피아니스트 김예지(36). 두 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은 그녀는 각종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21세기를 이끌 우수 인재’로 선발되는 등 장애를 딛고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녀는 장애인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전형으로 숙명여대에 입학했고, 독주회와 오케스트라 협연에서 당당히 연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56) 인하대 겸임교수. 그는 김예지를 만난 후 ‘눈으로 보는 나무’가 아니라 후각, 청각, 촉각으로 나무를 느끼는 법을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에 걸친 두 사람의 남다른 동행 이야기는 ‘슈베르트와 나무’(휴머니스트)라는 제목의 신간에 오롯이 담겼다. “예지씨를 만나고 난 후 시각의 절대적인 힘에 의존해 온 나무와의 소통으로는 나무의 실체에 다가설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나무를 보는 게 아니라 온몸의 감각으로 느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죠.”(고) “나무는 여전히 제게는 장애물이에요. 하지만 나무와 음악이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나무의 생명의 기운이 치열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잎이나 꽃이 앙증맞게 돋았다가 시들어 버리는 나무처럼 음악도 끊임없이 변하거든요.”(김) 두 사람은 풍성한 낙우송이 여름 뙤약볕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숙명여대 캠퍼스에서 첫 만남을 가진 후 예지씨의 경기 여주 시골집, 충북 괴산 오가리, 천리포수목원 등을 차례로 다니며 백송, 능소화, 은행나무, 느티나무, 치자나무, 자귀나무 등을 만났다. 예지씨는 “피아노를 연주하다 여리게 쳐야 하는 순간에는 자귀나무 꽃의 부드러운 꽃술을 만졌을 때의 느낌을 떠올린다”며 “제 음악을 통해 나무의 느낌을 전할 수 있는 생생한 이미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나무에서도 피아노와 같은 음악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거든다. “세상의 모든 생명체에는 오감으로 전해지는 신호가 있어요. 소리도 있죠. 봄 햇살이 따스해지면 뿌리로부터 물을 끌어올리는 소리가 드러나요. 이른 봄 청진기를 나무 줄기에 대보면 마치 사람의 심장에서 온몸에 맑은 피를 밀어내는 쿵쾅거림과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죠. 특히 다른 나무보다 줄기 안에 물을 많이 품은 단풍나무들은 생명의 고동 소리가 더 우렁차거든요.” 고 교수는 예지씨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무를 탐색하는 데 차츰 익숙해졌다고 말한다. 손으로 나무 껍질을 어루만지며 딱딱한 열매와 말랑말랑한 꽃봉오리 향기를 맡고, 나무와 자신과의 거리를 감지하며 이전에 몰랐던 나무의 모습을 발견하는 경험이다. 고 교수는 이를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사물을 사유하는 예지씨의 방식이며 무언가를 만진다는 건 사랑’이라고 말했다. 예지씨는 고 교수와의 동행을 통해 조금씩 변했다. 나무를 알게 되면서 음악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 당당하게 말하게 됐다. 연주회에 나무 영상을 함께 보여주면 어떻겠느냐는 고 교수의 난데없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시각과 청각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공연을 생각하게 됐다. 두 사람은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시각 장애라는 건 큰 장애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됐죠. 그동안 시각으로만 봐 온 나무들을 다시 처음부터 찾아볼 생각이에요. 예지씨가 바라본 나무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거든요.”(고) “장애, 비장애를 떠나서 날마다의 삶을 열심히 사니까 다음날이 오는 게 아니겠어요. 제가 가진 시각 장애는 평생 극복의 대상이 될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김)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지구 닮은 별, 1284개 더 있다

    지구 닮은 별, 1284개 더 있다

    NASA “행성 가능성 99% 이상” 550개선 지구 같은 암석층 발견 9개는 액체 상태 물 존재할 수도 지구형 외계행성 2325개로 늘어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행성을 찾는 ‘행성사냥꾼’ 눈에 1284개의 새로운 지구형 행성이 포착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1일 새벽 2시(한국시간)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지난해 7월 발견한 항성 ‘케플러452’와 그 주변을 도는 행성 ‘케플러452b’를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4302개의 행성 후보를 추가로 찾아냈으며 이 중 1284개는 행성일 가능성이 99%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나머지 3018개는 행성일 가능성이 낮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천문현상 때문에 나타난 데이터로 추정됐다. 이로써 이전에 발견된 행성 1041개를 포함해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외계행성 수는 모두 2325개가 됐다. 이번 분석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에 실렸다. 엘런 스토판 NASA 본부 수석과학자는 “이번에 발견한 1284개의 외계행성 중 550개는 지구처럼 암석층을 갖고 있으며 크기도 비슷하다”고 밝혔다. 특히 550개 중 9개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과 거리가 적당히 떨어져 있는 ‘생명체 거주 가능지역’(Habitable zone)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지구처럼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것으로 NASA 과학자들은 분석했다. 행성은 ‘암석형’과 ‘가스형’으로 나뉘는데 목성처럼 가스 형태로 구성된 행성보다는 지구처럼 암석으로 이뤄진 행성에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름에서 따 온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2009년 발사돼 지구에서 1억 2070만㎞ 떨어진 궤도를 돌면서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찾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공식임무는 2012년에 끝났지만 NASA는 외계행성뿐만 아니라 초신성까지 관측하는 새로운 임무 ‘K2’를 부여했다. 지난달 7일 고장으로 일주일 동안 ‘위급모드’로 운영되기도 했지만 닷새 만에 정상상태를 회복해 임무를 수행 중이다. NASA는 더 넓은 관측영역에서 ‘제2의 지구’를 찾기 위해 2018년 외계행성탐색위성(TESS)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을 띄우고 2020년 초에는 광시야 적외선 서베이 망원경(WFIRST)을 발사할 예정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주를 보다] 볼품없는 돌덩어리…토성 위성 에피메테우스

    [우주를 보다] 볼품없는 돌덩어리…토성 위성 에피메테우스

    태양계 내 행성 중 가장 신비롭게 보이는 토성은 아름다운 고리 뿐 아니라 수많은 위성을 거느린 ‘달부자’ 로도 유명하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촬영한 토성의 달 에피메테우스(Epimetheus)의 모습을 공개했다. 군데군데 크레이터 자국이 선명한 에피메테우스는 일반적으로 상상되는 달의 모습과는 달리 볼품없는 바위덩어리로 보인다. 토성의 다른 위성들처럼 그리스신화에서 이름을 따온 에피메테우스는 지름 약 113km의 작은 크기로 울퉁불퉁한 모양에 표면은 얼음으로 덮혀 있다. 토성과는 약 15만 km 떨어져 있다. 특히 형제 달 야누스(Janus)와 공전궤도를 공유하고 있지만 특이하게도 서로 충돌하지는 않는다. 이같은 특징 때문에 전문가들은 과거 한 몸이었던 위성이 운석과 충돌해 두개로 쪼개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같은 과거 때문인지 NASA가 이 사진에 붙인 제목은 '고달픈 삶'(Hard Knock Life). 하나의 줄로 보이는 토성의 고리를 배경으로 한 이 사진은 지난해 12월 6일 포착됐으며 탐사선과의 거리는 불과 2690km다. 한편 현재까지 확인된 토성의 달은 모두 62개로 이중 53개만 공식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어 이름을 외우는 것도 쉽지 않다. 이중 대표적인 달은 타이탄(Titan)으로 태양계 내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또다른 달 엔셀라두스(Enceladus) 역시 뜨거운 물과 수증기가 주기적으로 분출하는 온천을 가진 위성으로 인류의 주요 탐사목표 중 하나다. 사진=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이언스+] 심해 해파리·아귀…외계같은 공간 ‘마리아나 해구’

    [사이언스+] 심해 해파리·아귀…외계같은 공간 ‘마리아나 해구’

    지구 밖 미지의 우주를 탐사하기 위한 인류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사실 지구상에도 전인미답의 공간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서태평양 마리아나 해구(Mariana Trench)가 그 곳이다. 마리아나 해구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비티아즈 해연(1만 1034m)과 챌린저 해연(1만 863m)이 있는 곳으로 아직도 확인되지 않은 다양한 심해생물이 살고있다. 최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HD급의 생생한 화면으로 마리아나 해구의 심해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지난 4월 20일(현지시간) 부터 오는 7월 10일까지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마리아나 해구 속 해양 생태계를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신종 생명체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탐사를 위해 NOAA는 수압을 견디기 위해 특수제작한 원격조정장비(ROV)를 해구 깊은 곳으로 보냈으며 현재 약 4000m 수준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특히 얼마 전 NOAA는 약 3700m 깊이에서 발견한 신종 해파리(jellyfish)를 촬영한 바 있다. 마치 SF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 해파리는 칠흙같은 심해 속에서 화려하게 발광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한 탐사팀은 보랏빛을 발하는 심해 해삼(아래 사진), 심해 아귀, 은상어, 화산 지형 등 쉽게 보기 힘든 심해 생태계의 신비를 ROV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NOAA 측은 "이번 탐사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심해 생태계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심해 생명체 뿐 아니라 용암이 흐른 흔적 또한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NOAA는 마리아나 해구 가장 깊은 곳에서 나는 소리를 청취한 바 있다. 지상의 기압보다 1000배가 넘는 챌린저 해연의 수압을 견뎌내기 위해 티타늄으로 제작한 특수 케이스에 수중청음장치를 넣어 실험을 실시한 연구팀은 예상대로 지진 소리와 고래의 울음소리를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4등급의 슈퍼태풍이 바다를 강타하는 소리도 녹음됐으며 심지어 콘테이너 선박의 스크류 회전 소리가 불협화음처럼 섞여나왔다. 무려 11km 바닷 속에도 인간이 만들어낸 소음이 흘러 들어간 것. 연구를 이끈 NOAA 소속 해양학자 로버트 지악 박사는 “깊은 바닷속에서도 계속 소음이 흘러나와 조용한 평화의 공간은 아니었다”면서 “심해는 주로 지진 소리가 지배하는데 특히 리히터 규모 5 수준인 경우에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커다란 소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깊은 해저가 이처럼 시끄러운 것은 해수면이 소리를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우주에 뜬 거대 빛 가리개…제2의 지구 찾는다

    [아하! 우주] 우주에 뜬 거대 빛 가리개…제2의 지구 찾는다

    비록 관측 기술이 매우 발전하기는 했지만,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을 직접 관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 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별에 비해 너무 어둡기 때문이다. 이를 관측하는 것은 흔히 서치라이트 옆에 있는 반딧불을 관측하는 것에 비교되곤 한다. 사실 별과 행성은 수십 억 배의 밝기 차이가 있으므로 이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나사의 과학자들은 가능한 관측 방법을 찾고 있다. 이들이 생각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거대한 차단막과 코로나그래프를 조합하는 것이다.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JPL)의 닉 시글러(Nick Siegler)와 그의 동료들은 별빛을 막는 거대한 빛 가리개인 스타쉐이드(Starshade)를 연구하고 있다. 우리가 차량용 햇빛 가리개를 이용해서 눈부심을 방지하고 먼 장소까지 보듯이 스타쉐이드는 별에서 오는 밝은 빛을 가려서 주변의 행성에 빛만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데 워낙 행성보다 별이 밝으므로 보통의 빛 가리개로는 관측이 힘들다. 스타쉐이드는 야구장만 한 큰 차단막으로 강력한 우주 망원경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따라서 이를 우주로 발사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문제다. 제트 추진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스타쉐이드를 종이접기 방식으로 매우 작게 접어서 발사하는 방식을 연구 중이다. 이 차단막을 통과해서 오는 희미한 행성의 빛은 다시 코로나그래프를 통해서 주변의 빛을 차단한 상태에서 관측한다. 만약 성공하면 과학자들은 외계 행성의 빛을 포착해서 상세한 분석을 진행할 것이다. 여기에는 대기의 화학적 구성, 표면 온도와 같은 결정적인 정보가 숨어있다. 이 정보를 알게 되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인지 아닌지 추정이 아니라 꽤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거대한 차단막을 우주 공간에서 정확히 펼치는 것은 우주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나사라도 적지 않은 도전이다. 따라서 현재는 스타쉐이드의 프로토타입이 연구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망원경과 스타쉐이드가 조합되면 우리는 외계 행성의 모습을 더 쉽게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지구와 완전히 흡사한 제2의 지구를 찾는 날이 올지 모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스타쉐이드, ‘제2의 지구’ 찾는 거대 별빛 차단막

    스타쉐이드, ‘제2의 지구’ 찾는 거대 별빛 차단막

    비록 관측 기술이 매우 발전하기는 했지만,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을 직접 관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 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별에 비해 너무 어둡기 때문이다. 이를 관측하는 것은 흔히 서치라이트 옆에 있는 반딧불을 관측하는 것에 비교되곤 한다. 사실 별과 행성은 수십 억 배의 밝기 차이가 있으므로 이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나사의 과학자들은 가능한 관측 방법을 찾고 있다. 이들이 생각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거대한 차단막과 코로나그래프를 조합하는 것이다.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JPL)의 닉 시글러(Nick Siegler)와 그의 동료들은 별빛을 막는 거대한 빛 가리개인 스타쉐이드(Starshade)를 연구하고 있다. 우리가 차량용 햇빛 가리개를 이용해서 눈부심을 방지하고 먼 장소까지 보듯이 스타쉐이드는 별에서 오는 밝은 빛을 가려서 주변의 행성에 빛만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데 워낙 행성보다 별이 밝으므로 보통의 빛 가리개로는 관측이 힘들다. 스타쉐이드는 야구장만 한 큰 차단막으로 강력한 우주 망원경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따라서 이를 우주로 발사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문제다. 제트 추진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스타쉐이드를 종이접기 방식으로 매우 작게 접어서 발사하는 방식을 연구 중이다. 이 차단막을 통과해서 오는 희미한 행성의 빛은 다시 코로나그래프를 통해서 주변의 빛을 차단한 상태에서 관측한다. 만약 성공하면 과학자들은 외계 행성의 빛을 포착해서 상세한 분석을 진행할 것이다. 여기에는 대기의 화학적 구성, 표면 온도와 같은 결정적인 정보가 숨어있다. 이 정보를 알게 되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인지 아닌지 추정이 아니라 꽤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거대한 차단막을 우주 공간에서 정확히 펼치는 것은 우주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나사라도 적지 않은 도전이다. 따라서 현재는 스타쉐이드의 프로토타입이 연구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망원경과 스타쉐이드가 조합되면 우리는 외계 행성의 모습을 더 쉽게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지구와 완전히 흡사한 제2의 지구를 찾는 날이 올지 모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아하! 우주] 태양 1억배 폭발…최후 맞은 ‘거대 별의 일생’

    [아하! 우주] 태양 1억배 폭발…최후 맞은 ‘거대 별의 일생’

    3000만 년 전쯤, 태양 1억 개 정도가 동시 폭발한 것과 맞먹는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한 거대 별의 흔적을 천문학자들이 발견했다. 태양보다 크기가 200배 더 컸던 이 초신성이 폭발을 일으켰을 때 그 잔해는 시속 3600만㎞의 속도로 우주 전역에 퍼져나갔다고 한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 대학이 이끈 국제 연구팀은 지난 2013년부터 밤하늘에서 관측돼온 초신성 2013ej(SN 2013ej)의 폭발을 분석하면 우리에게 우주의 별이 어떻게 생을 마감하게 되는지 단서를 더 가르쳐줄 것으로 생각한다. 연구팀은 물고기자리 방향에 있는 나선은하 M74에서 폭발로 생을 마감한 이 초신성 잔해를 분석했다. 이 초신성이 폭발했을 때 발생한 빛은 지구에 도달할 때까지 3000만 년이 걸렸다. 그만큼 멀고도 아득한 곳에 존재했던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천문학자 고빈다 둥가나 연구원은 “우리는 초기 데이터로 초신성에 관한 많은 특징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이 초신성은 엄청난 연료를 태워버린 매우 거대한 별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수많은 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를 사용해 우주 모서리에서 450일 동안에 걸쳐 발생한 초신성 폭발을 연구했다. 이들은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초신성 폭발의 온도와 질량, 반지름은 물론 구성 성분과 잔해 확산 등 특징이 어떻게 변했는지 계산했다. 이 측정으로 연구팀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기 전 원래 별은 태양 질량의 15배 정도 되는 작은 별에서 시작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별은 초기 폭발에서 10일 만에 섭씨 1만2200도까지 타올랐고 50일 뒤에는 섭씨 4220도로 빠르게 식어갔다. 반면 우리 태양은 현재 섭씨 5480도 정도로 불타고 있다. 심지어 연구팀은 이 별이 폭발하기 전에 그 주위에 많은 행성을 거느리고 있었다고 예측했다. 이 연구를 총괄한 로버트 케호 교수는 “만일 당신이 근처에 있었다면, 당신은 별 표면에서는 핵이 가열돼 붕괴하는 것을 볼 수 없으므로, 사전에 초신성 폭발이 일어날지 알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이후 별은 갑자기 폭발을 일으켰고 당신은 사라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문학자들은 이번 초신성 잔해를 연구함으로써 폭발 이후 무엇이 발생하는지 밝히길 원한다. 이 별의 밀도가 더 컸으면 초고밀도 중성자별이 될 수 있었겠지만, 그보다 더 컸다면 아마 블랙홀이 만들어질 때까지 폭발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생각한다. 케호 교수는 “초신성 핵이 붕괴하고 그 폭발로 인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아는 것은 특히 까다롭다”면서 “이번 초신성을 구성하는 성분은 천문학자들이 다양한 모델 비교를 통해 별의 죽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므로 매우 흥미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일부 데이터를 사용해 이 천체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면서 “이는 새로운 유형의 천체로서 우리에게 더 큰 우주와 언젠가 암흑 에너지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문학자들은 별들의 스펙트럼(분광) 방출을 연구함으로써 서로 다른 스펙트럼을 측정하는 표를 통해 별의 구성 성분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사용해 별의 구성과 초신성 폭발 전후 상태에 관한 증거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태양계가 만들어진 방법에 관한 더 많은 단서도 얻을 수 있다. 케호 교수는 “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모든 기록을 갖고 있다”면서 “이들은 우리를 구성하는 원소를 만들 뿐만 아니라 그 폭발에서 나온 충격파를 통해 우리 태양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별의 붕괴와 항성계 형성의 원인이 되는 초신성 잔해는 성간 공간에서 물질로 이뤄진 분자 구름에 충돌한다”면서 “초신성과 그 모성에서 만들어진 무거운 원소는 대부분 지구형 행성과 생명체에 필요한 구성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인 ‘천체물리학회지’(The 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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