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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복제양 돌리와 유전자가위 기술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복제양 돌리와 유전자가위 기술

    1996년 7월 영국 로즐린연구소의 이안 윌무트 경은 277번의 시도 끝에 최초의 복제동물 돌리가 태어났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핵을 제거한 양의 난자에 체세포 핵을 주입해 인공 배아를 만든 뒤 대리모에 이식해 암수 교배 없이 최초의 복제양을 만들었다. 윌무트 박사팀이 276번의 실패 후 포기했다면 지금도 우리는 동물은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복제양 돌리의 탄생은 체세포 핵 안에 생명체 발생의 모든 정보가 담겨 있고 분화된 세포도 적절한 조건하에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분화되기 이전의 분화 만능성, 즉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후 세계 각국의 연구진들이 생쥐, 소, 돼지, 고양이, 개 등 다양한 동물의 복제에 성공하면서 체세포 복제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복제양 돌리의 탄생은 과학계를 넘어 일반인에까지 관심과 논란의 대상이 됐다. 동물 복제 기술을 이용해 우수 품종의 가축을 대량 생산할 수도 있지만 인간 복제에 활용돼 부모 없는 새로운 인간이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를 여러 명 복제할 수도 있겠지만 불순한 목적으로 히틀러 같은 독재자도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제된 인간의 법적 지위와 인권을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행스럽게 동물 복제 기술이 개발된 지 20년이 넘었으나 복제 인간이 출현하지 않았음은 물론 인간 복제를 시도한 사례도 알려진 바 없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법률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간 복제가 기술적으로 어렵고 인간을 복제해야 할 도덕적 근거와 필요성이 없어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체세포 복제를 통해 분화만능 줄기세포를 만들고 이를 세포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수년 전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미탈리포프 교수팀과 한국 차의대 이동률 교수팀이 각각 인간 체세포를 복제해 맞춤형 분화만능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이를 세포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2007년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교수팀이 난자를 사용하지 않고 인간 체세포에 역분화 유전자 4개를 주입해 유도 분화만능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한 이후 난자 사용이 필수적인 체세포 복제 방식의 줄기세포 연구는 더이상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야마나카 교수팀이 체세포 역분화를 처음 시도했을 때, 돌리의 성공적인 복제가 이론적 배경이 됐음은 부인할 수 없다. 동물 복제는 한국의 과학계에도 영광과 상처를 남겼다. 한국인 과학자들이 다양한 동물의 복제에 성공하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21세기 생명공학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개와 고양이를 복제한 연구자들은 아직까지 한국인과 조선족이 유일하다. 그러나 동물 복제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였던 황우석 박사팀이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논문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는 큰 후유증을 앓게 됐다. 체세포 복제는 최근 개발된 유전자가위 기술에 의해 활용성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자 변화 없이 동물 체세포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고 유전자가위로 질병 유발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특정 유전자를 강화, 교정해 우수 품종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례로 복제 전문가인 중국 연변대 윤희준 교수팀과 유전자가위 전문 기업 툴젠은 과도한 근육 발달을 억제하는 마이오스타틴 유전자를 제거해 슈퍼 근육 돼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슈퍼 근육 돼지는 단백질 함량은 높고 지방 함량은 줄어 중국인과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 집사가 꼭 알아야 할 ‘고양이의 5가지 응급상황’은?

    집사가 꼭 알아야 할 ‘고양이의 5가지 응급상황’은?

    늘 무심한 듯, 상냥한 듯 '집사'와 밀당의 끈을 놓지 않는 고양이는 그 시크함을 주 매력으로 삼는다. 하지만 밀당의 과정에서도 고양이 역시 정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는 온몸으로 그 신호를 보낸다. 언어체계가 다른 생명체 두 종의 만남에서 결국 눈빛과 몸짓 이상의 진실한 신호는 없는 까닭이다. 뉴질랜드헤럴드는 최근 '간과해서는 안될 고양이의 5가지 응급상황'을 소개했다. 첫째, 갑자기 특별한 이유 없이 짧은 시간에 몸무게가 빠지는 경우다. 고양이가 갑자기 다이어트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가능하면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암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간, 신장 질환, 혹은 당뇨, 심장병 등을 의심할 수 있다. 둘째, 발작 증상이다. 발작을 일으키는 이유는 단순히 신경 관련 증세만은 아닐 수 있다. 독이 든 뭔가를 먹었을 수 있다. 어떤 경우든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셋째, 기침이다. 사람이 기침하는 것이야 별로 해로울 것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고양이라면 경우가 달라진다. 천식, 폐렴 등 폐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넷째, 눈이 붉어지는 것 역시 주요한 응급상황이다. 물론 어떤 고양이는 눈이 충혈되는 현상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고양이라면 빨간 눈은 결막염, 녹내장에 걸렸음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으니 즉각적인 의료조치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잦은 구토다. 아기 고양이가 기침을 하면서 토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자주,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한 달에 한 번 이상 계속 구토를 한다면 장, 신장, 위 등에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의 행동을 잘 살폈다가 빈번하다 싶으면 수의사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진=ⓒ포토리아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세계서 가장 슬픈 ‘포켓몬 고’…시리아 내전 지역 어린이들

    국가를 막론하고 ‘포켓몬 고’ 열풍이 뜨겁다. 연일 인터넷에서는 노란색 몸집의 귀여운 피카추와 피카추의 친구들이 등장하는 기사와 게시물이 쏟아져 나온다. 대부분의 캐릭터 사진은 포켓몬 고 라는 게임을 소개하는 자료로 쓰이는데, 최근 느낌이 색다른 사진들이 공개됐다. 고작 10세 남짓으로 보이는 한 소년이 폐허가 된 건물 앞에 슬픈 표정으로 앉아있다. 이 소년의 곁에 앉아 소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또 하나의 ‘생명체’가 있는데, 이것이 다름 아닌 포켓몬 고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하나인 피카추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역시 어린 소년들이 피카추와 몬스터들의 그림과 함께 “제가 있는 이곳으로 와서 절 살려주세요”(I am here, come save me)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 한 장을 들고, 절망적인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이 사진들은 시리아 반정부 단체 연합인 ‘시리아 혁명군’(RFS)이 애니메이션이자 게임 캐릭터인 포켓몬스터를 이용해 내전으로 고통받는 시리아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포켓몬 고 속 캐릭터만 찾을 것이 아니라 시리아에서 처참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을 찾아 도움의 손길을 건네길 희망한다는 것이 시리아 혁명군이 전한 메시지다. 시리아 혁명군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21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와 한 인터뷰에서 “포켓몬 고의 인기에 편승해 처참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시리아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주의를 환기시키고 싶었다”면서 “사진 속 아이들은 무차별적이고 잔인한 폭격의 최대 희생자이며, 동시에 이는 국제사회의 무관심이 불러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하는 사진은 위의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름다운 석양빛 아래서 철조망에 가로막힌 아이들 옆에 함께 선 피카추, 폐허로 변해버린 도로와 학교에 휴대전화를 가져다대자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통해 몬스터가 아닌 의약품 혹은 수 권의 책이 등장하는 사진 등은 시리아 어린이들의 현실과 희망을 여실히 보여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미리 보는 목성계 생명체탐사선의 운명

    미리 보는 목성계 생명체탐사선의 운명

    스페이스 미션/크리스 임피·홀리 헨리 지음/김학영 옮김/플루토/724쪽/2만 8000원 2016년 7월 5일 전 세계인의 시선이 우주 너머로 쏠렸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가 쏘아 보낸 탐사위성 주노가 마침내 목성 궤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2011년 8월 발사된 뒤 약 5년 만이었다. 주노는 앞으로 20개월간 목성 상공을 돌며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의 민낯을 들여다보게 된다. 때마침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찾아 떠난 무인 우주탐사선 이야기를 다룬 ‘스페이스 미션’이 출간되어 눈길을 끈다. 저명한 천문학자와 영문학자, 나사가 함께한 우주탐사 역사 기록 프로젝트다. 1957년 옛 소련이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린 지 60년,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날아간 미국의 우주비행사들이 달 표면을 밟은 지 50년 가까이 우주를 향해 인류가 키워 왔던 꿈을 차곡차곡 정리했다. 그중에서도 최초로 화성에 안착한 바이킹, 바이킹의 뒤를 이어 화성을 본격 탐사하게 된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을 스쳐지나 태양계 바깥으로 날아간 보이저, 토성과 그 위성을 본격 탐사하는 카시니-하위헌스, 인류의 기원을 알아내기 위해 시속 2만 1000㎞의 혜성 빌트2를 따라갔다가 귀환한 스타더스트 등 11개의 무인우주탐사선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책 말미에는 앞으로 우리가 혹은, 우리의 자손들이 경험하게 될 차세대 우주 탐사 미션 6개도 다뤄진다. 당장 하나 꼽아 보자면 지구 바깥의 새로운 생명체의 가능성을 찾는 라플라스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이르면 2020년 두 개의 우주선 형태로 발사되어 2028년쯤 목성계에 당도하게 될 라플라스는 물의 존재가 거의 확실한 목성의 위성 유로파와 이오, 가니메데와 칼리스토를 조사하게 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모바일 픽!] 시리아 내전 지역 어린이들 곁에 앉은 포켓몬

    [모바일 픽!] 시리아 내전 지역 어린이들 곁에 앉은 포켓몬

    국가를 막론하고 ‘포켓몬 고’ 열풍이 뜨겁다. 연일 인터넷에서는 노란색 몸집의 귀여운 피카추와 피카추의 친구들이 등장하는 기사와 게시물이 쏟아져 나온다. 대부분의 캐릭터 사진은 포켓몬 고 라는 게임을 소개하는 자료로 쓰이는데, 최근 느낌이 색다른 사진들이 공개됐다. 고작 10세 남짓으로 보이는 한 소년이 폐허가 된 건물 앞에 슬픈 표정으로 앉아있다. 이 소년의 곁에 앉아 소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또 하나의 ‘생명체’가 있는데, 이것이 다름 아닌 포켓몬 고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하나인 피카추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역시 어린 소년들이 피카추와 몬스터들의 그림과 함께 “제가 있는 이곳으로 와서 절 살려주세요”(I am here, come save me)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 한 장을 들고, 절망적인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이 사진들은 시리아 반정부 단체 연합인 ‘시리아 혁명군’(RFS)이 애니메이션이자 게임 캐릭터인 포켓몬스터를 이용해 내전으로 고통받는 시리아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포켓몬 고 속 캐릭터만 찾을 것이 아니라 시리아에서 처참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을 찾아 도움의 손길을 건네길 희망한다는 것이 시리아 혁명군이 전한 메시지다. 시리아 혁명군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21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와 한 인터뷰에서 “포켓몬 고의 인기에 편승해 처참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시리아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주의를 환기시키고 싶었다”면서 “사진 속 아이들은 무차별적이고 잔인한 폭격의 최대 희생자이며, 동시에 이는 국제사회의 무관심이 불러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하는 사진은 위의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름다운 석양빛 아래서 철조망에 가로막힌 아이들 옆에 함께 선 피카추, 폐허로 변해버린 도로와 학교에 휴대전화를 가져다대자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통해 몬스터가 아닌 의약품 혹은 수 권의 책이 등장하는 사진 등은 시리아 어린이들의 현실과 희망을 여실히 보여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결코 그냥 넘기면 안되는 고양이 5가지 응급상황

    결코 그냥 넘기면 안되는 고양이 5가지 응급상황

    늘 무심한 듯, 상냥한 듯 '집사'와 밀당의 끈을 놓지 않는 고양이는 그 시크함을 주 매력으로 삼는다. 하지만 밀당의 과정에서도 고양이 역시 정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는 온몸으로 그 신호를 보낸다. 언어체계가 다른 생명체 두 종의 만남에서 결국 눈빛과 몸짓 이상의 진실한 신호는 없는 까닭이다. 뉴질랜드헤럴드는 18일(현지시간) '간과해서는 안될 고양이의 5가지 응급상황'을 소개했다. 첫째, 갑자기 특별한 이유 없이 짧은 시간에 몸무게가 빠지는 경우다. 고양이가 갑자기 다이어트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가능하면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암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간, 신장 질환, 혹은 당뇨, 심장병 등을 의심할 수 있다. 둘째, 발작 증상이다. 발작을 일으키는 이유는 단순히 신경 관련 증세만은 아닐 수 있다. 독이 든 뭔가를 먹었을 수 있다. 어떤 경우든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셋째, 기침이다. 사람이 기침하는 것이야 별로 해로울 것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고양이라면 경우가 달라진다. 천식, 폐렴 등 폐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넷째, 눈이 붉어지는 것 역시 주요한 응급상황이다. 물론 어떤 고양이는 눈이 충혈되는 현상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고양이라면 빨간 눈은 결막염, 녹내장에 걸렸음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으니 즉각적인 의료조치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잦은 구토다. 아기 고양이가 기침을 하면서 토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자주,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한 달에 한 번 이상 계속 구토를 한다면 장, 신장, 위 등에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의 행동을 잘 살폈다가 빈번하다 싶으면 수의사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진=ⓒ포토리아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미니스커트 입을 나이, 셀카 찍을 나이는 따로 있다?

    미니스커트 입을 나이, 셀카 찍을 나이는 따로 있다?

    흘러가는 세월을 잡을 수는 없다. 서서히 다가오는 노화를 막아낼 재간도 없다. 지구에 발을 딛고 사는 모든 생명체에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적용되는 원칙이다. 젊은 시절 즐겨 입곤 했던 몸에 달라붙는 청바지, 긴 머리 등을 나이가 들며서도 고집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물론 대부분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이겠지만) 이러한 모습에 눈살을 찌푸릴 수도 있다. 스스로 나이를 의식해 위축되기도 한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의 은퇴자커뮤니티인 '리타이어 새비'(Retire Savvy)가 조사한 '나이별로 하지 말아야할 패션과 행동'에 대해 보도했다. '리타이어 새비'는 영국인 2000명에게 물었다. 응답 결과는 경로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서구사회임을 감안하더라도 '좀 많이' 가혹하다. 아래와 같다. 어디까지 동의할 수 있나. 34세 셀카찍기를 멈춰라. 36세 채팅창을 닫아라. 38세 배꼽 피어싱이나 문신은 그만 하고, 사람들 많은 데서 술에 취하지 마라. 39세 미니스커트를 입지 마라. 40세 클럽에 발길을 끊어라. 42세 축구클럽 저지를 입고 돌아다니지 마라. 43세 레깅스는 안 입는 것이 좋다. 45세 축제 쫓아다니는 건 그만 할 때가 됐다. 46세 비키니 입지 말고 머리도 이제 짧게 잘라라. 47세 스키니 진 입지 말고 트위터도 멀리 해라. 49세 페이스북도 멈추고, 트레이닝복도 이제 그만 입도록 하라. 사람에 따라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나이 먹어가는 이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결과일 수도 있다. 이 응답 결과에 대해 클래르 매후드 '리타이어 새비' 대변인은 "우리 사회가 나이 든 사람들에게 없는 듯이 조용히 지내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실제 (나이 먹어가는) 꽤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그렇게 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 또한 확인했다"면서 "우리 커뮤니티에 있는 40대, 50대 혹은 60대조차도 뭇 사람들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축제, 클럽에 가기, 익스트림 스포츠, 활발한 SNS 등을 실제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날아다니는 미생물 비만을 전염시킨다?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날아다니는 미생물 비만을 전염시킨다?

    미생물은 육안의 가시한계를 넘어선 0.1㎜ 이하의 크기인 미세한 생물을 뜻한다. 주로 단일세포 또는 균사로 몸을 이루는데, ‘생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성장하고 분열하며 생육하는 살아 있는 존재다. 우리 몸 안에는 세포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약 100조개 이상, 4000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의 미생물은 인체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 나아가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미생물의 다양한 역사와 쓰임새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미생물을 향한 인류의 탐구, 어디까지 왔을까? ●비만 치료 ‘효자’로 떠오른 미생물 미생물은 크게 인체 내부, 특히 장(腸)에 존재하는 장내 미생물과 바다나 숲 등 쉽게 접하는 외부에 존재하는 환경 미생물로 나눌 수 있다. 과학계는 오래전부터 장내 미생물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질병 예방·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왔다. 최근 미생물이 ‘효자’로 떠오른 분야는 다름 아닌 ‘비만’이다. 장내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비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처음 입증된 것은 이미 10여년 전이다. 이후 세계 각국 연구진은 비만과 미생물 간의 연관관계를 밝히는 것에 주력해 왔는데, 2006년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비만인 쥐에서 채취한 장내 미생물을 날씬한 쥐에게 주입한 결과 마른 쥐가 급격하게 살이 찌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장내 세균은 후벽균(피르미쿠테스·)과 의간균(박테로이테데스)으로 분류한다. 이들 두 세균은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하는데, 이 균형이 깨질 경우 비만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후벽균의 경우 비만을 유도하는 성질이 있어 ‘비만 세균’이라고 부르는 반면 의간균은 비만을 막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장내 후벽균이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했지만, 체중 감량 52주 후에는 후벽균이 70%대로 떨어지고 거의 없던 의간균 비율이 20%까지 증가한 것이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이러한 장내 미생물 중 일부가 일종의 홀씨를 생성해 공기 중에 생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만이 ‘전염’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관심이 쏠린 바 있다. 과학 저널 네이처에 소개된 영국의 ‘웰컴 신탁 생거 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장내 세균을 통해 비만뿐만 아니라 대장염이나 크론병 등의 질병이 전이될 수 있으며, 이러한 사실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도 현재 세계 학계에는 뇌의 영역이라고 치부해 왔던 자폐증이나 우울증 역시 장에서 발생한 신경독소 물질이 뇌까지 이동하면서 유발될 수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강한 생명력… 화성탐사선 동행 계획도 미생물은 인체뿐만 아니라 생명이 존재하는, 혹은 생명이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존재한다. 과학계는 미생물이 현존하는 다양한 환경문제를 해결해 주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어 왔는데, 지난 5월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미국지질조사소(USGS), 버지니아해양과학원(VIMS) 연구진과 공동으로 지하수와 호수 녹조현상 간 상호작용에 미생물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호수에 질소화합물이 다량 유입되면 녹조현상이 유발되고 수질이 떨어지면서 물고기 등 수중생물이 폐사하거나 독소가 생산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호수로 질소가 유입되는 경로 중 하나가 지하수의 유입과 배출이며, 이때 미생물이 지하수가 포함한 해로운 형태의 질소를 무해한 질소로 변환시켜 주거나 해로운 질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학계는 미생물이 세계 곳곳의 수질 생태계를 파괴하는 녹조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생물은 우주 환경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일부 미생물은 생명체가 절대 살 수 없을 것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으며, 화성의 추운 기후와 낮은 중력, 그리고 높은 방사선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이러한 미생물은 지구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런 미생물의 특성을 이용해 미래의 화성 탐사선에 특정 미생물을 ‘동행’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NASA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일부 미생물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것이 미래의 화성 유인탐사 미션에서 상당히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美, 미생물 연구에 2년간 1390억 쏟아 미생물에 쏟아지는 관심을 입증하듯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임기 마지막 과학 프로젝트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군집)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미생물이 인간을 비롯해 소나 돼지 등 가축, 더 나아가 우주인에게까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이 사업에는 2년간 무려 1억 21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90억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투입된다. 한국도 세계적인 연구 움직임에 발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민간단체의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은 2014년이 돼서야 본격적인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나섰고, 관련 분야에 농림축산식품부가 2014년부터 연간 4억원을, 미래창조과학부와 보건복지부가 2015년부터 각각 10억원, 4억 9000만원을 투입했다. 투자액이 점차 늘고 있긴 하나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장내 미생물 분석은 장내 세균과 건강과의 연관성이 속속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로 떠올랐다. 미생물의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국적을 막론하고 전 세계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혜택’을 입을 수 있길 희망한다. huimin0217@seoul.co.kr
  • 몽골 아침 한국이 깨운다

    몽골 아침 한국이 깨운다

    지금 몽골에서 TV를 틀어보면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있다. 몽골 현지 방송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 방문을 계기로 한국을 소개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앞다퉈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인 MNB는 박 대통령이 몽골에 도착한 지난 14일부터 출국하는 오는 18일까지 닷새에 걸쳐 매일 아침 30분씩 한국의 경제혁신에 관한 5부작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첫 회에는 ‘스마트한 세상, 빅데이터’라는 제목으로 2013년부터 한국 정부가 각 부처의 데이터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무료로 개방하고 있는 공공데이터 개방 정책이 소개됐다. 18일 마지막 회에는 농업생산방식의 첨단화와 창의적 아이디어에 관한 내용이 방송된다. 이 방송은 이 5부작에 이어 한국의 문화융성과 평화통일 정책에 관한 특집을 곧 방영할 예정이다. MNB는 또 ‘떠오르는 한국’이라는 10부작 특집 다큐멘터리도 15일부터 매일 30분씩 방송하기 시작했다. 민영방송인 UBS는 15일부터 오후에 1시간씩 ‘경이로운 한국’이라는 특집 방송을 시작했다. 한국의 양념문화 및 한식, 한국의 소나무, 한국의 효도와 종갓집 문화, 한국의 퍼포먼스 유전자, 한국의 사찰, 제주의 자연에 어우러진 한국의 삶, 다양한 생명체의 보고인 한국의 갯벌 등 한국 문화의 구석구석을 방영한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한·몽골 방송사들의 특집 방송 편성은 한국의 역사, 전통, 문화, 예술, 가치, 정책, 비전 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함으로써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자평했다. 그렇지 않아도 몽골에서는 한류 열풍으로 케이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1998년 몽골 TV에 ‘모래시계’가 방송된 이후 한국 드라마들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아졌고, 2003년 방영된 ‘대장금’의 인기로 한국 음식에 관심도 커졌다. 동대문에서 유행하는 패션이 1~2주면 몽골에 상륙할 정도로 한국의 패션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다. 울란바토르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스키니 진은 과연 몇살까지 입어야 하는 걸까

    스키니 진은 과연 몇살까지 입어야 하는 걸까

    흘러가는 세월을 잡을 수는 없다. 서서히 다가오는 노화를 막아낼 재간도 없다. 지구에 발을 딛고 사는 모든 생명체에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적용되는 원칙이다. 젊은 시절 즐겨 입곤 했던 몸에 달라붙는 청바지, 긴 머리 등을 나이가 들며서도 고집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물론 대부분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이겠지만) 이러한 모습에 눈살을 찌푸릴 수도 있다. 스스로 나이를 의식해 위축되기도 한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의 은퇴자커뮤니티인 '리타이어 새비'(Retire Savvy)가 조사한 '나이별로 하지 말아야할 패션과 행동'에 대해 보도했다. '리타이어 새비'는 영국인 2000명에게 물었다. 응답 결과는 경로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서구사회임을 감안하더라도 '좀 많이' 가혹하다. 아래와 같다. 어디까지 동의할 수 있나. 34세 셀카찍기를 멈춰라. 36세 채팅창을 닫아라. 38세 배꼽 피어싱이나 문신은 그만 하고, 사람들 많은 데서 술에 취하지 마라. 39세 미니스커트를 입지 마라. 40세 클럽에 발길을 끊어라. 42세 축구클럽 저지를 입고 돌아다니지 마라. 43세 레깅스는 안 입는 것이 좋다. 45세 축제 쫓아다니는 건 그마 할 때가 됐다. 46세 비키니 입지 말고 머리도 이제 짧게 잘라라. 47세 스키니 진 입지 말고 트위터도 멀리 해라. 49세 페이스북도 멈추고, 트레이닝복도 이제 그만 입도록 하라. 사람에 따라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나이 먹어가는 이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결과일 수도 있다. 이 응답 결과에 대해 클래르 매후드 '리타이어 새비' 대변인은 "우리 사회가 나이 든 사람들에게 없는 듯이 조용히 지내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실제 (나이 먹어가는) 꽤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그렇게 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 또한 확인했다"면서 "우리 커뮤니티에 있는 40대, 50대 혹은 60대조차도 뭇 사람들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축제, 클럽에 가기, 익스트림 스포츠, 활발한 SNS 등을 실제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비만 치료부터 우주 정착까지…미생물 활용백서

    [송혜민의 월드why] 비만 치료부터 우주 정착까지…미생물 활용백서

    미생물은 육안의 가시한계를 넘어선 0.1㎜ 이하의 크기인 미세한 생물을 뜻한다. 주로 단일세포 또는 균사로 몸을 이루는데, ‘생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성장하고 분열하며 생육하는 살아있는 존재다. 우리 몸 안에는 세포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약 100조 개 이상, 4000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의 미생물을 인체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 나아가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미생물의 다양한 역사와 쓰임새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미생물을 향한 인류의 탐구, 어디까지 왔을까? ◆미생물 활용법-인체편 미생물은 크게 인체 내부, 특히 장(腸)에 존재하는 장내 미생물과 바다나 숲 등 우리가 쉽게 접하는 외부에 존재하는 환경 미생물로 나눌 수 있다. 과학계는 오래 전부터 인류에게 있어 장내 미생물이 생명유지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질병 예방·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왔다. 최근 미생물이 ‘효자’로 떠오른 분야는 다름 아닌 ‘비만’이다. 장내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비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처음 입증된 것은 이미 10여 년 전이다. 이후 세계 각국 연구진은 비만과 미생물간의 연관관계를 밝히는 것에 주력해 왔는데, 2006년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은 비만인 쥐에서 채취한 장내 미생물을 날씬한 쥐에게 주입한 결과 마른 쥐가 급격하게 살이 찌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장내 세균은 후벽균(피르미쿠테스·Firmicutes)과 의간균(박테로이데스·Bacteroidetes)으로 분류한다. 이들 두 세균은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하는데, 이 균형이 깨질 경우 비만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후벽균의 경우 비만을 유도하는 성질이 있어 ‘비만 세균’이라고 부르는 반면, 의간균은 비만을 막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장내 후벽균이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했지만, 체중 감량 52주 후에는 후벽균이 70%대로 떨어지고 거의 없던 의간균 비율이 20%까지 증가한 것이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이러한 장내 미생물 중 일부가 일종의 홀씨를 생성해 공기 중에 생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만이 ‘전염’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과학 저널 네이처에 소개된 영국의 ‘웰컴 신탁 생거 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장내 세균을 통해 비만뿐만 아니라 대장염이나 크론병 등의 질병이 전이될 수 있으며, 이러한 사실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도 현재 세계 학계에는 뇌의 영역이라고 치부해왔던 자폐증이나 우울증 역시 장에서 발생한 신경독소 물질이 뇌까지 이동하면서 유발될 수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미생물 활용법-환경편 미생물은 인체뿐만 아니라 생명이 존재하는, 혹은 생명이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존재한다. 과학계는 미생물이 현존하는 다양한 환경문제를 해결해주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어 왔는데, 지난 5월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미국지질조사소(USGS), 버지니아해양과학원(VIMS) 연구진과 공동으로 지하수와 호수 녹조현상 간 상호작용에 미생물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호수에 질소화합물이 다량 유입되면 녹조현상이 유발되고 수질이 떨어지면서 물고기 등 수중생물이 폐사하거나 독소가 생산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호수로 질소가 유입되는 경로 중 하나가 지하수의 유입과 배출이며, 이때 미생물이 지하수가 포함한 해로운 형태의 질소를 무해한 질소로 변환시켜주거나 해로운 질소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학계는 미생물이 세계 곳곳의 수질 생태계를 파괴하는 녹조현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생물은 우주 환경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일부 미생물은 생명체가 절대 살 수 없을 것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으며, 화성의 추운 기후와 낮은 중력, 그리고 높은 방사선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이러한 미생물은 지구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이런 미생물의 특성을 이용해 미래의 화성 탐사선에 특정 미생물을 ‘동행’ 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NASA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일부 미생물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것이 미래의 화성 유인탐사 미션에서 상당히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생물 연구에 쏟아지는 관심과 투자 미생물에 쏟아지는 관심을 입증하듯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임기 마지막 과학프로젝트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미생물군집)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미생물이 인간을 비롯해 소나 돼지 등 가축, 더 나아가 우주인에게까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이 사업에는 2년간 무려 1억 2100만 달러, 한화로 약 1390억 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투입된다. 한국도 세계적인 연구 움직임에 발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민간단체의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은 2014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나섰고, 관련 분야에 농림축산식품부가 2014년부터 연간 4억 원을, 미래창조과학부과 보건복지부가 2015년부터 각각 10억 원, 4억 9000만원을 투입했다. 투자액이 점차 늘고 있긴 하나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장내 미생물 분석은 장내 세균과 건강과의 연관성이 속속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로 떠올랐다. 미생물의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국적을 막론하고 전 세계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혜택’을 입을 수 있길 희망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이언스+] 공룡은 누가 죽였나?…용의자는 ‘화산과 소행성’

    [사이언스+] 공룡은 누가 죽였나?…용의자는 ‘화산과 소행성’

    오랜시간 동안 학계의 논쟁을 일으킨 공룡의 멸종 이유에 대한 또다른 이론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미시간 대학과 플로리다 대학 공동연구팀은 공룡이 화산폭발과 이후 이어진 소행성 충돌로 인한 '원 투 펀치'로 멸종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학계에서는 공룡의 멸종 이유를 놓고 무려 100여 가지의 이론을 내놓을 만큼 다양한 논쟁을 이어왔다. 그중 공룡을 멸종시킨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소행성과 화산이다. <용의자 1> 지금으로부터 6600만 년 전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거대한 소행성이 떨어졌다. 지름 약 9.6km에 달하는 거대한 소행성 충돌로 먼지와 이산화황 등 유독물질이 하늘을 덮으며 태양을 가렸고, 이로 인해 먹이사슬이 무너졌다. 이 여파로 백악기 말 공룡을 비롯한 당시 지구 생명체의 약 70%가 사라졌다. 이른바 ‘K-T 대량멸종 사건’이다. <용의자 2> 비슷한 시기 인도 데칸 고원에서도 대규모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이 여파로 지독한 유독 가스가 공기와 대기, 바다를 위험한 수준으로 오염시켜 먹이사슬이 붕괴됐다. 과거 여러 연구팀들은 소행성 혹은 화산을 공룡을 죽인 '단독' 용의자로 지목했으나 최신 연구에서는 '공범'이라는데 무게감을 두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공룡에 먼저 위해를 가한 용의자가 소행성이냐 화산이냐는 것. 이에 대해 지난 2014년 미 프린스턴 대학과 MIT 대학 공동연구팀은 소행성 충돌이 있기 전 거대한 화산이 폭발해 공룡 멸종에 중요한 이유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지난해 버클리 지질연대학센터 연구팀은 소행성 충돌과 이로 인해 이어진 화산폭발로 공룡이 멸종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논 바 있다. 이번에 미시간 대학 공동연구팀은 남극 대륙에서 발굴한 6550만년~6900만년 된 29개의 조개 화석을 새로운 기법으로 분석해 당시의 기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인도 화산이 폭발한 이후 수천 년 간 유독 가스가 대기를 덮어 바다의 온도가 7.8°C도 상승했다. 이어 소행성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15만 년 후 바다의 온도가 1.1°C 더 상승했다. 연구를 이끈 시에라 피터슨 박사는 "백악기 말기 대량 멸종은 화산 폭발과 소행성 충돌로 인한 '원 투 펀치'에 의한 것"이라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로 당시 생명체들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소행성이 떨어져 결정타를 날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공룡을 죽인 범인은 화산 폭발과 이어진 소행성 충돌"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명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동심과 휴식, 그 뒤엔 평생 ‘관람용’으로 살다 죽는 동물들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동심과 휴식, 그 뒤엔 평생 ‘관람용’으로 살다 죽는 동물들

    어린 시절이나 어른이 된 지금, 동물원은 여전히 신기하고 재밌는 곳이다. 호랑이·사자 등 맹수부터 해양 동물까지, 책이나 텔레비전 또는 영화에서나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동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순간, 마치 다른 세계에 당도한 듯한 신기한 기분마저 든다. 하지만 동물원의 존재가 한없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동물보호단체는 동물들을 좁은 우리에 가두거나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노출시키는 행위 자체가 동물학대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생생한 교육이 되고 어른에게는 작은 휴식을 가져다주는, 하지만 동물들에게는 본성과 자유를 박탈당한 공간, 동물원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자. ●동물원의 오랜 역사 인류의 농경사회가 시작된 뒤 인간은 더욱 높은 생산성을 위해 동물의 힘을 필요로 했다. 농경사회의 발달로 소유물의 개념이 생겨난 뒤 인간에게 동물 역시 하나의 소유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이는 더 나아가 권력의 상징으로까지 변모했다. 다양한 설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가장 오래된 동물원은 기원전 3500년경 고대 이집트 수도였던 히에라콘폴리스의 동물원이 꼽힌다. 히에라콘폴리스 지역의 한 터에서만 코끼리와 원숭이, 하마 등 112종의 동물 뼈가 발견된 바 있다. 이 지역이 고대 이집트 귀족들의 무덤이 있는 곳인 만큼 동물원은 지배계층의 향락과 매우 밀접한 관계였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기원전 275년 로마에서는 동물끼리 시합을 하거나 전투사와 동물이 싸우는 쇼가 인기를 끌었고, 15세기 들어 유럽에서는 동물의 사육과 전시를 동시에 하는 현대 개념의 동물원이 선을 보였다. 18세기에는 동물을 끌고 지방 곳곳을 순회하며 보여 주는 서커스단이, 19세기 중반에는 상업적인 수익을 위한 동물원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동물원의 진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처참하고 잔혹한 문화를 낳았다. 야생에서 살아가도록 태어난 동물들의 경우 인간에게 포획당한 뒤 비좁은 우리에 갇힌 채 죽음을 맞이하기 일쑤고, 일부 야생동물은 태생과 다르게 아예 동물원 안에서 태어나 평생을 ‘관람용’으로 살다 세상을 떠나야 한다. 인간의 호기심과 소유욕은 더 많은 동물의 감금으로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멸종되거나 멸종위기를 맞이해야 하는 동물들이 빠르게 늘어났다. ●전쟁터에 버려진 동물원부터 옥상 동물원까지 한 사람을 또 다른 사람의 소유물로 인식한 노예제도는 거의 사라졌지만, 하나의 동물이 한 사람의 소유물이 될 수 있다고 여기는 인식은 여전히 팽배하다. 마치 물건처럼 동물을 돈으로 사고팔거나 돈을 받고 이를 공개하는 행위 역시 그러한 인식이 낳은 결과 중 하나다. 국적을 막론하고 동물과 동물원이 상업적 수단으로 인정받으면서 동물원의 수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는데, 그중에는 인간에게 포획돼 갇힌 것도 모자라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는 싸움에 휘말려 종말을 맞이한 곳도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위치한 동물원이다. 2007년 개장한 칸유니스 동물원은 가자지구 내에 위치한 5곳의 동물원 중 한 곳이다. 170만명의 주민에게 즐거움을 주던 이 동물원은 얼마 전 ‘세계 최악의 동물원’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2008년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폭격과 이에 맞선 무장 조직 하마스의 전쟁으로 수천여명의 주민들이 죽어 나가는 상황에서 동물들이 그대로 방치돼 상당수가 굶어 죽은 것이다. 동물원 곳곳에는 죽은 동물의 사체가 미라처럼 굳은 채 버려져 있는데, 가자지구의 동물원 5곳 중 또 다른 한 곳인 알비산 동물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역시 내전으로 버려진 이 동물원의 동물들은 극심한 배고픔과 트라우마에 몸부림쳤다. 내전과 굶주림에 지친 원숭이 한 마리가 이미 죽어 부패가 진행된 또 다른 원숭이 동족 사체 곁에서 넋을 놓고 있거나 일부가 무너진 우리 안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무기력하게 늘어져 있는 사자의 모습 등은 죄책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비슷한 참상은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국내 한 지방 백화점의 옥상 동물원을 담은 동영상 한 편은 인간의 호기심과 욕심이 얼마나 잔혹한 결과를 낳았는지를 보여 주면서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옥상 동물원은 백화점 등 쇼핑센터가 고객 유치를 위해 제공하는 볼거리로서 현재도 유통업계에서 자주 활용되는 마케팅 방식 중 하나다. 당시 공개된 동영상은 좁은 옥상 동물원의 우리 안에서 사슴 한 마리가 머리를 찧거나 흔드는 행동을 반복하고 자신의 분변을 먹는 모습 등을 생생하게 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것을 좁고 단조로운 공간에서 동물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일으키는 정신병적 증세라고 단언했다. 동물보호단체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비난이 쏟아졌지만 국내에는 관련 법조항이 없어 처벌도 어려운 실정이다. ●동물권 그리고 동물원의 미래상 동물에게도 인권과 유사한 ‘동물권’이 있다. 호주 철학자 피터 싱어가 제시한 개념인 동물권은 동물이 그저 실험용이나 식량, 향락을 위한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되며 하나의 생명체로서 인간과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도덕적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식 습성을 무시한 환경의 동물원에 사는 동물이라면 동물권을 침해받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물원의 아픈 현실은 여전하지만 동물권의 확대와 함께 유의미한 움직임도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15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동물원은 동물과 역사적 건축물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동물원 폐쇄를 결정했다. 대신 이곳에 친환경 생태공원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은 “동물들이 자연이 아닌 건물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면서 동물들을 서식지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국내에서도 전주동물원이 동물들의 서식환경을 고려해 생태동물원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물의 습성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이를 통해 다방면에서 더 나은 인간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 무작정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역시 생명체인 동물에게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배제한 채 호기심으로 소유하려 한다면, 그것은 동물을 향한 ‘갑질’에 불과하다. 동물원이 동물 삶의 종착지가 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겠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인간은 창살 속 동물 앞에 떳떳한가

    [송혜민의 월드why] 인간은 창살 속 동물 앞에 떳떳한가

    어린 시절이나 어른이 된 지금, 동물원은 여전히 신기하고 재밌는 곳이다. 호랑이‧사자 등 맹수부터 해양 동물까지, 책이나 텔레비전 또는 영화에서나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동물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순간, 마치 다른 세계에 당도한 듯한 신기한 기분마저 든다. 하지만 동물원의 존재가 한없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동물보호단체는 동물들을 좁은 우리에 가두거나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노출시키는 행위 자체가 동물학대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생생한 교육이 되고 어른에게는 작은 휴식을 가져다주는, 하지만 동물들에게는 본성과 자유를 박탈당한 공간, 동물원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자. ◆동물원의 오랜 역사 인류의 농경사회가 시작된 뒤, 인간은 더욱 높은 생산성을 위해 동물의 힘을 필요로 했다. 농경사회의 발달로 소유물의 개념이 생겨난 뒤, 인간에게 동물 역시 하나의 소유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이는 더 나아가 권력의 상징으로까지 변모했다. 다양한 설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가장 오래된 동물원은 기원전 3500년 경 고대 이집트 수도였던 히에라콘폴리스의 동물원이 꼽힌다. 히에라콘폴리스 지역의 한 터에서만 코끼리와 원숭이, 하마 등 112종의 동물 뼈가 발견된 바 있다. 이 지역이 고대 이집트 귀족들의 무덤이 있는 곳인 만큼, 동물원은 지배계층의 향락과 매우 밀접한 관계였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기원전 275년 로마에서는 동물끼리 시합을 하거나 전투사와 동물이 싸우는 쇼가 인기를 끌었고, 15세기 들어서 유럽에서는 동물의 사육과 전시를 동시에 하는 현대 개념의 동물원이 선을 보였다. 18세기에는 동물을 끌고 지방 곳곳을 순회하며 보여주는 서커스단이, 19세기 중반에는 상업적인 수익을 위한 동물원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동물원의 진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처참하고 잔혹한 문화를 낳았다. 야생에서 살아가도록 태어난 동물들의 경우 인간에게 포획당한 뒤 비좁은 우리에 갇힌 채 죽음을 맞이하기 일쑤고, 일부 야생동물들은 태생과 다르게 아예 동물원 안에서 태어나 평생을 ‘관람용’으로 살다 세상을 떠나야 한다. 인간의 호기심과 소유욕은 더 많은 동물들의 감금으로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멸종되거나 멸종위기를 맞이해야 하는 동물들이 빠르게 늘어났다. ◆전쟁터에 버려진 동물원부터 비좁은 옥상 동물원까지 한 사람을 또 다른 사람의 소유물로 인식한 노예제도는 거의 사라졌지만, 하나의 동물이 한 사람의 소유물이 될 수 있다고 여기는 인식은 여전히 팽배하다. 마치 물건처럼 동물을 돈으로 사고팔거나 돈을 받고 이를 공개하는 행위 역시 그러한 인식이 낳은 결과 중 하나다. 국적을 막론하고 동물과 동물원이 상업적 수단으로 인정받으면서 동물원의 수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는데, 그 중에는 인간에게 포획돼 갇힌 것도 모자라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는 싸움에 휘말려 종말을 맞이한 곳도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위치한 동물원이다. 2007년 개장한 칸 유니스 동물원은 가자지구 내에 위치한 5곳의 동물원 중 한 곳이다. 170만 명의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이 동물원은 얼마 전 ‘세계 최악의 동물원’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2008년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폭격과 이에 맞선 무장 조직 하마스의 전쟁으로 수천 여 명의 주민들이 죽어 나가는 상황에서, 동물들이 그대로 방치돼 상당수가 굶어 죽은 것이다. 동물원 곳곳에는 죽은 동물의 사체가 미라처럼 굳은 채 버려져 있는데, 가자지구의 동물원 5곳 중 또 다른 한 곳인 알-비산 동물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역시 내전으로 버려진 이 동물원의 동물들은 극심한 배고픔과 트라우마에 몸부림 쳤다. 내전과 굶주림에 지친 원숭이 한 마리가 이미 죽어 부패가 진행된 또 다른 원숭이 동족 사체 곁에서 넋을 놓고 있거나, 일부가 무너진 우리 안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무기력하게 늘어져 있는 사자의 모습 등은 죄책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비슷한 참상은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해 국내의 한 지방 백화점의 옥상 동물원을 담은 동영상 한 편은 인간의 호기심과 욕심이 얼마나 잔혹한 결과를 낳았는지를 보여주면서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옥상 동물원은 백화점 등 쇼핑센터가 고객 유치를 위해 제공하는 볼거리로서 현재도 유통업계에서 자주 활용되는 마케팅 방식 중 하나다. 당시 공개된 동영상은 좁은 옥상 동물원의 우리 안에서 사슴 한 마리가 머리를 찧거나 흔드는 행동을 반복하고 자신의 분변을 먹는 모습 등을 생생하게 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것을 좁고 단조로운 공간에서 동물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일으키는 정신병적 증세라고 단언했다. 동물보호단체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비난이 쏟아졌지만 국내에는 관련 법조항이 없어 처벌도 어려운 실정이다. ◆동물권 그리고 동물원의 미래상 동물에게도 인권과 유사한 ‘동물권’이 있다. 호주 철학자 피터 싱어가 제시한 개념인 동물권은 동물이 그저 실험용이나 식량, 향락을 위한 도구로 쓰여져서는 안되며 하나의 생명체로서 인간과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도덕적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식 습성을 무시한 환경의 동물원에 사는 동물이라면 동물권을 침해받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물원의 아픈 현실은 여전하지만, 동물권의 확대와 함께 유의미한 움직임도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15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동물원은 동물과 역사적 건축물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동물원 폐쇄를 결정했다. 대신 이곳에 친환경 생태공원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장은 “동물들이 자연이 아닌 건물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면서 동물들을 서식지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국내에서도 전주동물원이 동물들의 서식환경을 고려해 생태동물원으로 탈바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물의 습성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이를 통해 다방면에서 더 나은 인간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 무작정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역시 생명체인 동물에게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배제한 채 호기심으로 소유하려 한다면, 그것은 동물을 향한 ‘갑질’에 불과하다. 동물원이 동물 삶의 종착지가 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겠다. 사진=ⓒerinassan / 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과학] 공룡, 화산과 이어진 소행성 ‘원 투 펀치’ 맞고 멸종

    [와우! 과학] 공룡, 화산과 이어진 소행성 ‘원 투 펀치’ 맞고 멸종

    오랜시간 동안 학계의 논쟁을 일으킨 공룡의 멸종 이유에 대한 또다른 이론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미시간 대학과 플로리다 대학 공동연구팀은 공룡이 화산폭발과 이후 이어진 소행성 충돌로 인한 '원 투 펀치'로 멸종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학계에서는 공룡의 멸종 이유를 놓고 무려 100여 가지의 이론을 내놓을 만큼 다양한 논쟁을 이어왔다. 그중 공룡을 멸종시킨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소행성과 화산이다. <용의자 1> 지금으로부터 6600만 년 전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거대한 소행성이 떨어졌다. 지름 약 9.6km에 달하는 거대한 소행성 충돌로 먼지와 이산화황 등 유독물질이 하늘을 덮으며 태양을 가렸고, 이로 인해 먹이사슬이 무너졌다. 이 여파로 백악기 말 공룡을 비롯한 당시 지구 생명체의 약 70%가 사라졌다. 이른바 ‘K-T 대량멸종 사건’이다. <용의자 2> 비슷한 시기 인도 데칸 고원에서도 대규모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이 여파로 지독한 유독 가스가 공기와 대기, 바다를 위험한 수준으로 오염시켜 먹이사슬이 붕괴됐다. 과거 여러 연구팀들은 소행성 혹은 화산을 공룡을 죽인 '단독' 용의자로 지목했으나 최신 연구에서는 '공범'이라는데 무게감을 두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공룡에 먼저 위해를 가한 용의자가 소행성이냐 화산이냐는 것. 이에 대해 지난 2014년 미 프린스턴 대학과 MIT 대학 공동연구팀은 소행성 충돌이 있기 전 거대한 화산이 폭발해 공룡 멸종에 중요한 이유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지난해 버클리 지질연대학센터 연구팀은 소행성 충돌과 이로 인해 이어진 화산폭발로 공룡이 멸종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논 바 있다. 이번에 미시간 대학 공동연구팀은 남극 대륙에서 발굴한 6550만년~6900만년 된 29개의 조개 화석을 새로운 기법으로 분석해 당시의 기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인도 화산이 폭발한 이후 수천 년 간 유독 가스가 대기를 덮어 바다의 온도가 7.8°C도 상승했다. 이어 소행성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15만 년 후 바다의 온도가 1.1°C 더 상승했다. 연구를 이끈 시에라 피터슨 박사는 "백악기 말기 대량 멸종은 화산 폭발과 소행성 충돌로 인한 '원 투 펀치'에 의한 것"이라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로 당시 생명체들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소행성이 떨어져 결정타를 날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공룡을 죽인 범인은 화산 폭발과 이어진 소행성 충돌"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명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주노, 목성 공전하는 갈릴레이 위성 모습 첫 공개 (영상)

    주노, 목성 공전하는 갈릴레이 위성 모습 첫 공개 (영상)

    미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탐사선 ‘주노’(Juno)가 마침내 목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가운데 이를 자축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주노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수석연구원 스콧 볼튼 박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인류 역사상, 육중한 천체가 다른 천체 가까이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면서 "오늘날까지 이 움직임은 상상으로만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NASA가 공개한 이 영상은 목성과 그 주위를 공전하는 갈릴레이 위성의 모습을 담고있다. 곧 영상으로는 작은 점 수준이지만 중심에 목성을 놓고 4개의 달들이 역동적으로 돌고있는 모습이 주노의 카메라에 직접 촬영된 것이다. 인류와 목성의 첫 만남은 지난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관측이 시작이었다. 당시 갈릴레이는 자체 제작한 망원경으로 목성을 비롯 태양계에서 가장 큰 활화산이 있는 이오(Io)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로파(Europa),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칼리스토(Callisto) 그리고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이자 ‘건방지게’ 행성인 수성보다 큰 가니메데(5262km)를 발견했다. 갈릴레이 위성은 이 4개의 달을 지칭하는 것으로 400년이 지나서야 인류는 그 전체의 움직이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것이다. 이 영상은 지난달 12일~29일 사이 목성으로 향해 날아가던 주노가 촬영한 이미지를 합쳐 제작됐으며 거리는 1600만 km~500만 km다. 볼튼 박사는 "태양계의 왕과 그 주위 제자들의 모습"이라면서 "지금까지 우리는 컴퓨터 애니메이션과 할리우드의 특수효과로 이같은 모습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1년 8월 발사돼 5년 가까운 세월동안 총 28억㎞를 비행한 주노는 앞으로 20개월 간 목성을 37차례 돌며 탐사에 나선다. 이 기간 중 주노는 목성 대기 약 5000km 상공에서 지옥같은 대기를 뚫고 내부 구조를 상세히 들여다보며 자기장, 중력장 등을 관측할 예정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남편의 50㎞ 구름층엔 태양계 초기물질… 생명 기원 알려줄까

    남편의 50㎞ 구름층엔 태양계 초기물질… 생명 기원 알려줄까

    로마 신화 속 최고의 여신으로, 결혼을 관장하고 질투의 화신으로도 불렸던 ‘주노’가 드디어 남편 ‘주피터’(목성)를 만났다. 지난 5년 28억㎞를 날아가는 여정 끝에 이뤄진 만남이다. ‘주노’, 인류가 보낸 우주탐사선이 목성의 극지방 상공 궤도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3개의 위성을 거느리는 목성은 태양을 제외한 모든 행성을 집어넣어도 자리가 남을 정도로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다. 목성의 이름인 주피터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로 불리는, 최고의 신이다. 주피터는 부정한 행위를 할 때면 이를 숨기려고 두꺼운 구름 장막을 치곤 해 누구도 그의 부정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유일하게 이 구름을 뚫고 주피터의 ‘딴짓’을 볼 수 있는 신이 그의 아내, 주노(그리스 신화의 헤라) 여신이었다. 목성 탐사선을 주노로 이름 지은 것도 신화에서처럼 목성을 둘러싸고 있는 50㎞ 두께의 두꺼운 구름층을 뚫고 목성 내부 구성을 알아내기 위한 임무를 정확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최영준 박사는 “목성은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위성을 처음 관측한 데 이어 1973년 파이오니어 10호, 1979년 보이저 1·2호가 목성을 스쳐 지나가면서 목성 영상을 지구로 전송했고, 1995년엔 갈릴레오 탐사선이 목성에 진입해 탐사활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는 행성”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는 “주노는 이전 탐사와 달리 목성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목성의 생성원인, 내부구조, 자기장, 대기특성 등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목성 궤도에 진입한 주노는 53.5일에 한 번씩 목성 주변을 돌면서 2018년 2월까지 20개월 동안 탐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주노에는 총 1만 9000여개의 태양전지를 탑재한 9m 길이의 팔이 3개 달려 있다. 보통 심(深)우주 탐사선에는 원자력 전지가 사용되는데 태양전지를 사용해 목성까지 탐사선을 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목성은 강한 방사선을 내뿜고 있기 때문에 나사 연구진은 방사선으로 인해 관측장비가 망가지지 않도록 200㎏에 달하는 티타늄 덮개를 씌웠다. 주노는 목성을 감싸고 있는 구름층에 5000㎞까지 근접해 금속성 액체 수소의 바다 아래 지구처럼 단단한 고체의 핵이 있는지 여부와 자기장, 대기 중 수분과 암모니아 함량, 오로라 현상 등 다양한 측면에서 관측하게 된다. 실제로 목성은 46억년 전 태양이 만들어지고 남은 먼지와 가스 등으로 형성된 태양계 최초의 행성이다. 두꺼운 구름층을 형성하고 있는 목성의 대기는 태양계 초기 물질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은 주노가 보내오는 목성의 대기와 지표면과 관련한 자료가 지구와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푸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노에는 목성의 대기 상태를 촬영할 컬러 카메라와 목성의 오로라 현상을 촬영할 자외선 및 적외선 관측장비, 산소와 수분 함량을 계측하는 장비, 중력과 자기장 측정 장비 등 9개의 최첨단 관측장비가 장착돼 있다. 이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들은 즉시 NASA에 전송된다. 주노 프로젝트 책임자인 스콧 볼턴 NASA 선임연구원은 “가벼운 기체인 수소나 헬륨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강력한 중력이 목성에서 어떻게 생겼는지 주노가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태양계와 지구 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데도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영준 박사도 “최근 목성의 크고 붉은 점인 대적반이 작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간혹 들을 수 있는데 주노를 통해 목성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천체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1억 달러(약 1조 2600억원)가 투입된 주노 탐사선은 20개월간 탐사가 끝나면 목성 구름층으로 떨어져 산화하도록 설계됐다. 주노에 묻었을지 모르는 지구 미생물로 인해 목성과 목성 위성 중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로파’가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목성 도착 주노에 대한 6가지 궁금증

    목성 도착 주노에 대한 6가지 궁금증

    태양계 거인을 향해 5년 전 날아올랐던 미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탐사선 ‘주노’(Juno)가 마침내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이하 현지시간) 목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이날 오후 NASA 측은 밤 11시 18분(한국시각 5일 낮 12시 18분)부터 주노가 목성 궤도 진입을 위한 감속 엔진의 점화를 시작해 밤 11시 53분에 목성 궤도에 들어섰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1년 8월 발사돼 5년 가까운 세월동안 총 28억㎞를 비행한 주노는 앞으로 20개월 간 목성을 돌며 탐사에 나선다. 인류를 대신해 무한도전에 나서는 주노와 미션에 대해 알아야 할 6가지를 정리해 봤다. 1. 태양계의 큰 형님 목성은 어떤 행성? 태양계의 5번째 궤도를 돌고 있는 목성은 지름이 14만 3000km로 지구의 약 11배에 이른다. 질량은 지구의 약 318배, 부피는 지구의 약 1400배나 되지만, 밀도는 지구의 약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목성은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된 가스 행성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거대한 덩치를 가진 목성의 자전속도가 태양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사실이다. 목성은 초당 12.6㎞의 속도로 자전해 한바퀴 도는데 채 10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2. 주노의 임무는? 목성은 지구와 달리 단단한 표면이 없는 가스행성이다. 목성의 상층 대기를 지나 더 깊이 내려가도 더 높은 압력의 가스층이 기다린다. 이 때문에 목성은 가스 거인(Gas Giant)으로도 불린다. 지난 1995년 주노의 선배인 갈릴레오호가 목성의 대기를 조사하며 암모니아 가스의 양을 측정한 바 있으나 문제는 내부 가스층을 들여다보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이번 주노의 주 임무는 목성 대기 약 5000km 상공에서 지옥같은 목성의 대기를 뚫고 내부 구조를 상세히 들여다보고 자기장, 중력장 등을 관측하는 것이다. 앞으로 주노는 20개월 간 목성을 37차례 돌며 조사에 나선다. 재미있는 점은 주노에는 레고인형들이 타고있다. 각각의 이름은 로마신화 속 주피터(Jupiter·그리스신화의 제우스), 그의 아내 주노(Juno·헤라) 그리고 인류 최초로 목성을 발견한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다. 이같은 이유로 목성(주피터) 탐사선에 주노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주노 인형은 돋보기를 들고있다. 이는 주피터가 종종 바람을 피울 때 구름으로 자신을 가리기 때문인데 돋보기는 구름 속을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3, 주노가 날아온 길 5년 전인 지난 2011년 8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한 탐사선을 실은 아틀라스 V 551 로켓이 힘차게 날아올랐다. 바로 태양 에너지로 작동하는 주노다. 지난 1월 13일 태양으로부터 약 7억 9300만㎞ 떨어진 지점을 통과, 태양에너지 탐사선으로는 가장 멀리 비행한 기록을 세운 주노의 총 비행거리는 28억 ㎞다. 4, 주노의 특징과 에너지원은? 농구장 만한 크기를 가진 주노의 에너지원은 태양이다. 무게가 4t에 달하는 주노에는 고효율 태양전지가 장착된 길이 9m의 태양전지판 3개가 탑재돼 있으며 500와트의 전력을 생산해 장착된 9개 기기를 운영한다. 특히 주노의 외부는 단단한 장갑차처럼 튼튼하다. 컴퓨터와 전자장비들은 모두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금고같은 공간에 보호되며 우주 방사선으로부터도 안전하다. 5. 인류의 목성 탐사 역사는? 인류와 목성의 첫 만남은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관측이 시작이었다. 당시 갈릴레이는 자체 제작한 망원경으로 목성을 비롯 태양계에서 가장 큰 활화산이 있는 이오(Io)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로파(Europa),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칼리스토(Callisto) 그리고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이자 ‘건방지게’ 행성인 수성보다 큰 가니메데(5262km)를 발견했다. 이후 망원경에 만족 못한 인류의 목성탐사는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태양계 너머를 보고싶었던 NASA는 파이오니어 10호를 발사해 처음으로 소행성대를 탐사하고 목성을 관찰한 우주선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후 외계인에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계속 여정을 떠난 파이오니어 10호는 해왕성을 건너 지금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지난 1979년에는 보이저 1호와 2호가 각각 목성을 지나치며 두 개의 고리와 몇 개의 달 그리고 이오에 활화산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인류의 본격적인 목성 탐사는 갈릴레오호가 시작이었다. 발사 6년 만인 1995년 12월 목성에 도착한 갈릴레오호는 2003년까지 주위를 돌며 독특한 대기와 주위 위성들에 대한 정보, 구름에 가린 대기 속으로 탐사선을 낙하시켜 관련 데이터를 얻어냈다. 이어 2007년에는 명왕성을 향해 가던 뉴호라이즌스호가 목성의 대기 폭풍과 링, 유로파, 이오의 새 사진을 촬영했다. 곧 목성 만을 탐사하는 것은 주노가 두번째다.  6. 주노의 운명은? 주노의 공식임무는 오는 2018년까지다. 이후 주노는 '남편 품'에 안기며 장렬히 전사한다. 물론 주노의 죽음 또한 탐사의 일환인데 NASA 측은 수명이 다 한 주노를 목성으로 서서히 하강시켜 충돌할 때까지의 데이터를 얻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中 과학굴기의 집념… ‘하늘의 눈’으로 빛나다

    [World 특파원 블로그] 中 과학굴기의 집념… ‘하늘의 눈’으로 빛나다

    국가의 뚝심… 세계최대 규모 완성 1993년 중국 천문과학자 10여명이 정부에 탄원서를 냈다. 이들은 “우주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전파망원경 제작이 필수이고, 기왕에 만들려면 미국 아레시보 천문대 망원경보다 더 크게 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과학원은 과학자들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후보지를 찾던 과학자들은 1996년 구이저우성 핑탕현 산속에서 천혜의 카르스트 지형을 발견했다. 웅덩이처럼 움푹 패여 땅을 더 팔 필요가 없었고, 배수가 탁월해 반사경 부식을 방지할 수 있었다. 반경 5㎞ 내에는 도시가 없어 전파 방해도 없었다. 과학자들의 끈질긴 연구가 계속되자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07년 전파망원경 프로젝트를 국가 역점사업으로 끌어올렸다. 망원경 이름은 ‘하늘의 눈’이란 뜻의 ‘톈옌’(天眼)으로 정했다. 2010년에는 11차 5개년 계획(2011~2015년)의 중점 과학프로젝트로 선정하고 2016년 여름 완공을 목표로 12억 위안(약 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 3일 드디어 축구장 30개 넓이(25만㎡) 반사판의 마지막 조각이 장착됐다. 총 46만개에 이르는 삼각형 모양의 반사 디스크를 머리카락 굵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이어 붙이는 조립작업이 완성된 것이다. 지름 500m 크기의 이 전파망원경은 애초 과학자들의 의지대로 아레시보 천문대(지름 350m)보다 두 배 가까이 크며 전파 수신력도 월등하게 지어졌다. 오는 9월부터 작동하는 ‘톈옌’은 우주 안에 존재하는 중성수소 가스, 성간 물질 등을 탐사해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는 한편 외계행성 간 미세 통신신호를 포착해 외계 생명체를 찾는 데 활용된다. 국방, 국가안보에 응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샤오녠 국가천문대 부대장은 “톈옌은 중국 천문학 연구의 첨단무기가 될 것”이라며 “20∼30년간 우주탐사 설비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목소리도 컸다. 인근 주민 9000여명이 강제 이주를 해야 했다. “폭죽을 터뜨려 허공에 돈을 날리는 것과 뭐가 다르냐. 차라리 그 돈으로 결식 학생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인터넷 매체 펑파이는 “톈옌 건립 계획은 한 번도 변경되지 않았다”면서 “기초과학은 반드시 투자한 만큼 되갚아 준다는 국가의 신념이 드러난 공정”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지금 “과학 기술이 강해야 인민 생활도 편해진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침을 그대로 밀고 나가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우주를 보다] 인류, 400년 세월 동안 ‘큰형님’ 목성을 보다

    [우주를 보다] 인류, 400년 세월 동안 ‘큰형님’ 목성을 보다

    지난 2011년 발사돼 5년을 쉼없이 날아간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주노(Juno)가 7월 4일(한국시간 5일 오후 12시 16분)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목성궤도에 진입한다. 지난 1월 13일 태양으로부터 약 7억 9300만㎞ 떨어진 지점을 통과, 태양에너지 탐사선으로는 가장 멀리 비행한 기록을 세운 주노는 목성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면 1년 8개월 간의 탐사활동에 들어간다. 이 기간 중 주노는 목성 대기 약 5000km 상공에서 대기와 자기장, 중력장 등을 관측해 태양계에서 가장 큰 거인의 내부 구조를 상세히 들여다 볼 예정이다. - 태양계 '큰형님' 목성 태양계의 5번째 궤도를 돌고 있는 목성은 지름이 14만 3000km로 지구의 약 11배에 이른다. 질량은 지구의 약 318배, 부피는 지구의 약 1400배나 되지만, 밀도는 지구의 약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목성은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이 아닌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된 가스 행성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거대한 덩치를 가진 목성의 자전속도가 태양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사실이다. 목성은 초당 12.6㎞의 속도로 자전해 한바퀴 도는데 채 10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 인류, 목성을 탐사하다 인류와 목성의 첫 만남은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관측이 시작이다. 당시 갈릴레이는 자체 제작한 망원경으로 목성을 비롯 태양계에서 가장 큰 활화산이 있는 이오(Io)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로파(Europa),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칼리스토(Callisto) 그리고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이자 ‘건방지게’ 행성인 수성보다 큰 가니메데(5262km)를 발견했다. 이후 망원경에 만족 못한 인류의 목성탐사는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NASA의 파이오니어 10호는 처음으로 소행성대를 탐사하고 목성을 관찰한 우주선이라는 기록을 남겼으며 컬러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다. 이후 계속 여정을 떠난 파이오니어 10호는 해왕성을 건너 지금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외계인에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지난 1979년에는 보이저 1호와 2호가 각각 목성을 지나치며 두 개의 고리와 몇 개의 달 그리고 이오에 활화산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995년~2003년은 목성 탐사선의 결정판 갈릴레오호의 시대다. 발사 6년 만인 1995년 12월 목성에 도착한 갈릴레오호는 목성과 대기, 주위 위성들에 대한 보다 생생한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으며 구름에 가린 대기 속으로 탑재한 탐사선을 낙하시켜 관련 데이터를 얻었다. 이어 2007년에는 명왕성을 향해 가던 뉴호라이즌스호가 목성의 대기 폭풍과 링, 유로파, 이오의 새 사진을 촬영했다.   그간 탐사선이 촬영한 사진을 순서대로 정리해봤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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