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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⑮ 충북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⑮ 충북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큰 나무 앞에 서면 먼저 뭘 하시나요? 사람을 만날 때처럼 나무에게도 인사를 하세요. 소리를 내서 해도 좋지만, 마음속으로라도 정성껏 인사를 하세요. 그리고 마음을 비우면 나무가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겁니다.” 스님의 목을 타고 내 귀에 들려온 이야기지만, 정작 내가 할 이야기였다. 산 속의 암자를 지으려고 산을 둘러보다가 나무 앞에 터를 닦으면서 스님이 가장 먼저 한 것은 나무에게 예를 올리는 일이었다고 한다. “처음에 와 보니, 나무 앞에 무너진 돌무지탑이 있었어요. 지금 저 돌무지탑은 그때 내가 다시 쌓은 거예요. 나무에게 올린 첫 인사였죠. 사람이야 무시로 들고 나지만, 나무는 수백 년 동안 이 자리를 지켜 왔으니, 여기 들어와서 진짜 주인인 나무에게 인사를 올리지 않을 수 없죠.” ●긴 세월의 풍진을 이겨 내고 살아남아 대개의 산중 암자가 그렇듯, 용곡리 현월암을 찾아가는 길도 그리 쉽지는 않았다. 길을 잘못 든 건 처음부터 암자가 아니라, 나무를 찾을 요량이었기 때문이다. 현월암을 500m도 채 남기지 않은 갈림길에서 처음엔 한적한 우래실 마을로 들어섰다. “고욤나무라 해도 다 쓸모없는 건 아녜요. 저 고욤나무는 옛날부터 신이 내린 나무라고 했지요. 무당이 오랫동안 지켰던 나무여서, 멀리서도 찾아와 기도를 올리곤 했지요. 저기 아래 개울 건너서 현월암 쪽으로 가면 볼 수 있어요.” 친절하게 나무 찾아가는 길을 안내한 사내는 고욤나무 가운데에는 세상에서 제일 큰 나무일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고욤나무는 서양에서 잘 키우지 않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키우는 나무이니 그럴 만도 하다. 동아시아에서도 감나무를 유난히 좋아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고욤나무라면 용곡리 고욤나무를 세상에서 제일 큰 고욤나무라 하는 게 결코 틀린 말이 아닐 수 있다. 떫어서 먹지 않는 열매인 고욤을 맺는 고욤나무는 좋은 감나무를 접붙여 키울 때 대목으로 쓰는 나무여서, 큰 나무를 보기 어렵다. 그런 보잘것없는 고욤나무 가운데 하나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는 소식은 무척 반가웠다. 그게 지난해 11월 22일이었다. 마을 사내가 가르쳐 준 대로 비좁은 길을 조심조심 돌아 나무를 찾아갔다. 길 끝 언덕 한쪽에 우뚝 서 있는 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나무 아래에 세 채의 작은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산중 암자가 현월암이다. ●감나무 접붙일 때 대목으로 활용 천연기념물 제518호인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는 여느 고욤나무와는 사뭇 달랐다. 이만큼 큰 고욤나무가 살아남았다는 게 그저 고마웠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그의 융융한 규모다. 고욤나무치고는 커도 너무 크다. 식물도감에는 고욤나무가 잘 자라야 10m 정도 크는 나무라고 나온다. 그러나 용곡리 고욤나무의 키는 그 두 배 가까이 되는 18m다. 사방으로 22m씩 고르게 펼친 가지펼침도 놀랍다. 수형도 범상치 않다. 흔히 보았던 고욤나무와는 사뭇 다르다. 고욤나무는 하나의 줄기가 우뚝 서서 곧게 자라는 나무다. 식물학 교과서에서 ‘직간성(直幹性)’이라 했던가. 그런데 이 나무는 사람 키 높이쯤에서 여섯 개의 굵은 줄기로 나눠지며 가지를 넓게 펼쳤다. 소나무에 빗대어 이야기하자면 반송에 가까운 모습이다. ●키 18m·사방 22m 가지펼침도 놀라워 나이는 250살 정도로 짐작된다고 하지만, 여느 고욤나무에 빗대어 보면 그보다 더 살았음 직하다. 산중에서 보물을 만난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탓에 그리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기야 앞으로도 수천의 세월을 더 살아내야 할 나무에게 그깟 나이가 무슨 의미이겠는가. 긴 세월의 풍진을 이겨 내며 살아온 나무이건만, 줄기나 가지에 상처 하나 없이 싱그럽다. 나이가 믿기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크기가 더 장하게 느껴진다. 줄기 표면이 규칙적으로 잘게 쪼개지는 고욤나무의 특징도 잘 드러난다. 10년, 20년이면 제 본성을 버리고 감나무를 위해 제 몸을 내주어야 하는 고욤나무지만, 나무는 제 본성을 하나도 잃지 않았다. 세월이 더께로 내려앉은 고욤나무 줄기 껍질의 두툼한 조각들은 신비롭기만 하다. 그야말로 처음 보는 훌륭한 고욤나무다. 말을 잊고 나무만 바라보고 있는데, 현월암 스님이 방문객을 배웅하러 방문 밖으로 나왔다. 배웅을 마친 스님에게 나무 이야기를 물었다. “천연기념물 돼 봤자, 우리가 좋을 게 뭐 있겠어요. 성가신 일만 많아지겠지요. 천연기념물 아니어도 마을 사람들이 신줏단지 모시듯 잘 모시고 있지요.” 천연기념물이 아니어도 잘 지켜질 것임은 틀림없다. 스님은 이참에 들어오는 길이나 정비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차나 한 잔 하자며 나그네를 방 안으로 끌어들인 스님의 나무 이야기는 무려 세 시간 넘게 쉼 없이 이어졌다. “나무가 왜 저리 많은 가지를 뻗어 낼까요? 생명의 본능이죠. 세상의 모든 생명들은 곁의 다른 생명체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려 합니다. 나뭇가지의 숫자는 그가 소통하려는 다른 생명체의 숫자와 다름없어요. 세월 흐르면서 가지의 수가 늘어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그 소통의 나뭇가지 하나가 바로 사람이란다. 그래서 나무에게 정성 들여 인사를 하고 마음을 비우면, 나무는 자신과 소통하려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풀어낸다는 말이다. 스님의 법명을 몇 차례 되풀이해 물었으나, 스님은 “그깟 법명 따윈 알아서 뭐 해요. 나무처럼 오래 남는 것도 아닌데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 말에 후드득 고욤나무 가지가 살랑인 건 스님의 화두를 깨우쳐서인가 건듯 불어온 바람 때문인가, 아리송했다. 글 사진 보은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충북 보은군 회인면 용곡리 산 97. 청원~상주 간 고속국도 회인나들목으로 나가서 곧바로 나오는 막다른 삼거리에서 좌회전한다. 2㎞쯤 가면 오른쪽으로 주유소를 지나고 삼거리가 나온다. 용곡리 쪽으로 우회전해 700m 가서 좌회전하면 곧바로 또 갈림길이 나온다. 좌회전하여 1㎞ 가면 개울가에서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길이 비좁아 조심해야 한다. 주위에 현월암 가는 길 허름한 안내판이 나온다. 현월암 쪽으로 400m 들어가면 길 끝에서 나무가 먼저 보인다.
  • 충무로·할리우드 물량공세 개봉박두

    충무로·할리우드 물량공세 개봉박두

    지난해 국내 극장가는 사상 최고 호황을 누렸다. 2009년 1조 998억원으로 입장 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사상 최고치(11월 기준 1조 486억원)를 경신했다. 2010년 전체 매출은 1조 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매출이 늘어난 것은 영화 관람료 인상 몫이 컸다. 전체 관람객은 줄어들었다. 한국 영화는 점유율과 매출액 모두 하락했다. ‘잭팟’도 드물었다. 국내 영화는 ‘아저씨’(622만명)와 ‘의형제’(546만명)가, 해외 영화는 2009년 말 개봉한 ‘아바타’를 빼면 ‘인셉션’(587만명)이 유일하게 500만명을 넘어섰다. 몇몇 적신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계 관계자들은 올해 국내 영화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대작들이 많이 밀고 들어오고 3차원(3D) 입체 영화 개봉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워낙 할리우드 강세라 일각에서는 한국 영화 약세를 점치기도 하지만 제작비 100억원대의 국산 대작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성급한 비관론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00억대 통큰 국산영화 출격 올해 가장 관심이 쏠리는 작품은 강제규 감독의 다국적 프로젝트 ‘마이웨이’다. 강 감독은 다시 한번 전쟁 스펙터클에 도전하며 2003년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8년 만에 영화계로 복귀한다. 장동건을 비롯해 일본의 오다기리 조, 중국의 범빙빙 등 아시아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에 징집됐다가 독일 나치 병사가 된 남자의 이야기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갖고 있는 국내 최대 제작비(160억원)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이다. 순제작비 300억원이 거론된다. 연말쯤 개봉 예정. 설 연휴를 앞두고 오는 27일 김석윤 감독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과 코믹 사극 맞대결을 펼치는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도 대작에 가깝다. 전쟁 장면이 많아 제작비가 80억원가량 투입됐다. 2003년 히트작 ‘황산벌’의 속편으로 백제 멸망 뒤 나당 연합군이 고구려 평양성을 공격하며 벌어지는 내용을 다룬다. 정진영, 이문식이 ‘황산벌’에 이어 또다시 출연한다. 여름에는 괴물을 소재로 한 공상과학(SF) 해양 스릴러 ‘7광구’가 주목된다. ‘화려한 휴가’로 광주 민주화운동을 생생하게 그렸던 김지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망망대해의 석유시추선에서 벌어지는 괴생명체와 인간의 대결을 그린다. 제작비 100억원 이상. 1000만명 관객 돌파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하지원, 안성기 등이 출연한다. 3D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리는 작품이다. 100억원대의 전쟁 스펙터클 ‘고지전’도 여름을 공략한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로 흥행 감독 입지를 굳힌 장훈 감독이 연출하고 드라마 ‘선덕여왕’의 박상연 작가가 시나리오를 써 관심이다. 고지 탈환을 위해 목숨을 건 공방을 벌이는 남북 병사들의 사연을 담았다. 신하균과 고수가 출연한다. 가을 즈음에는 새로운 오토바이 액션이 선보인다. ‘퀵’이다. ‘해운대’ 커플 이민기와 강예원이 주연을 맡았다. 오토바이 퀵 서비스 맨이 폭발물을 배달하게 되며 일어나는 사건을 다뤘다. ‘뚝방전설’의 조범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연말에는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의 최동훈 감독이 범죄 스릴러 ‘도둑들’을 갖고 돌아올 예정이다. 강우석 감독 등 지난해 ‘이끼’ 멤버들이 그대로 뭉쳐 청각장애인 야구부의 전국대회 도전기를 그린 ‘글러브’(1월 개봉),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긴 이규만 감독의 ‘아이들’(2월 개봉),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작품인 ‘달빛 길어올리기’(3월 개봉)도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주목되는 작품들이다. 美 대작 시리즈물 속편 상륙 할리우드는 프랜차이즈 시리즈물이 대세다. 신세대 공포 영화의 대명사 ‘스크림’이 11년 만에 찾아온다. 전편의 주인공들이 뭉치고 웨스 크레이븐이 메가폰을 잡은 4편이 4월 공개된다. 3D다. 조니 뎁 주연의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는 5월에 찾아온다.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이다. 올랜도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가 하차한 대신 페넬로페 크루즈 등이 가세했다. ‘엑스맨’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인 ‘엑스맨 : 퍼스트클래스’는 6월 개봉 예정이다. 원래 시리즈보다 더 앞선 시절을 그리는 프리퀄인 이 작품에서 ‘원티드’의 제임스 맥어보이가 자비에 교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국내에서 1편과 2편을 합쳐 1500만명 관객을 사로잡았던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3’가 7월 여름 대목의 정점을 찍는다. 1969년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날 외계 생명체 ‘트랜스포머’를 발견했다는 내용을 담아 호기심을 자극한다. 역시 3D로 로봇의 화려한 변신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샤이아 라보프가 여전히 주연. 감독과의 불화로 하차한 메건 폭스 대신 영국 출신의 모델 로지 헌팅턴 휘틀리가 합류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완결판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 3D도 여름 시장을 겨낭한다. 어둠의 제왕 볼드모트와 죽음의 마법에서 살아남은 해리포터가 드디어 목숨을 건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여성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트와일라잇 시리즈 완결판의 첫 포문인 ‘브레이킹던 1부’는 11월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트와일라잇’, ‘뉴문’, ‘이클립스’로 이어지는 이 시리즈는 수많은 여심(女心)을 설레게 했던 로버트 패틴슨과 테일러 로트너의 매력이 흥행 요소. 2부는 2012년 개봉 예정이다. 연말은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 4’를 통해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3D 여부는 아직 미정. 드림웍스가 5월 선보이는 ‘쿵푸 팬더2’와 디즈니가 6월 출격시키는 ‘카2’, 스티븐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이 손을 잡고 연말에 선보일 예정인 디지털 3D ‘틴틴의 모험’ 등 할리우드 대작 애니메이션들도 관심거리다. 홍지민·이경원기자 icarus@seoul.co.kr
  • “외계우주선 3대 지구로 돌진 중”

    “외계우주선 3대 지구로 돌진 중”

    인류가 최초로 외계생명체와 대면하는 두렵고도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질까. 아니면 이번에도 엄청난 충격만 남긴 채 그럴싸한 루머로 판명이 될까. 수년간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추적해 미국의 연구단체(SETI)가 최근 외계우주선 3대가 지구를 향해 돌진하고 있으며 곧 도착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내놓아 파장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대중지 위클리 월드 뉴스에 따르면 SETI는 “가장 큰 우주선의 지름이 240km나 되는 초대형 우주선 3대가 현재 명왕성 궤도 너머에서 지구로 돌진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 단체는 외계우주선들이 화성궤도에 진입하면 천체망원경으로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할 것이며, 현재 속도를 감안할 때 지구에는 2012년 12월 께 도착한다고 예상했다. 존 말리 박사는 “이번 발견은 미국 알라스카에 있는 오로라 관찰시스템(HAARP)로 이뤄졌다.”고 설명한 뒤 “우주에는 분명 많은 생명체와 문명이 존재하며 그들의 침입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또 SETI 측은 “얼마 전 위키리크스가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UFO관련 미국의 기밀문서 내용이 이 외계우주선의 접근 사안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미 미국 고위당국은 이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SETI는 외계 지적생명체를 찾는 단체로, 최초에는 미국 정부의 후원을 받는 국가지원 프로젝트로 시작했으나 국가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지원이 중단돼 현재 개인 및 기업들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⑬ 충북 보은군 장안면 서원리 소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⑬ 충북 보은군 장안면 서원리 소나무

    정이품송이 아프다는 소식이 처음은 아니다. 정이품 벼슬에 오르며 우리 나무 문화의 상징이었던 정이품송. 며칠 전에 그의 큰 가지가 또 부러졌다. 그에게 병색의 기미가 돈 건 1980년대 초였다. 처음엔 솔잎혹파리의 피해였다. 상처를 치료하고 더 이상 해충이 공격할 수 없도록 주위에 대규모의 방충망을 쳤다. 하지만 긴 세월을 살아온 정이품송은 두고두고 속앓이를 해야 했다. 1993년에 서쪽의 큰 가지가 부러진 건 치명적이었다. 균형을 잃은 정이품송에서 옛 기품을 찾기는 힘들어졌다. 그때부터 큰 바람만 불면 그의 안부가 걱정됐다. 기우가 아니었다. 늠름한 자태의 나무이건만 바람을 이기지 못해 굵은 가지들을 하나 둘 내려놓았다. 세상의 모든 생명체와 똑같은 운명을 가진 나무도 생로병사의 고리만큼은 벗어날 수 없는 법이다. ●정이품송 못지않은 기품과 멋 정이품송을 극진히 대접했던 것처럼 함께 문안 인사를 올려야 할 나무가 하나 있다. 정이품송에서 직선 거리로 4㎞, 고갯길로 7㎞쯤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정이품송의 정부인송인 서원리 소나무다. 서원리 소나무는 정이품송과 달리 뿌리 부근에서부터 줄기가 둘로 나누어진 채 우렁차게 솟아올랐다. 좌우로 멋쟁이 우산처럼 뻗어내린 나뭇가지의 모습은 한눈에도 정이품송과 잘 어울리는 배필이지 싶다. 나무의 나이도 정이품송과 비슷한 600살쯤이다. 정이품 나리 정부인으로서의 기품을 갖춘 건 물론이다. “서원리 소나무가 이제 우리나라 소나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나무의 명맥을 이어가야합니다. 우리 소나무는 너끈히 그럴 수 있을 만큼 멋진 소나무지요. 정이품송하고 정식으로 혼례까지 치른 나무인데, 소홀히 모실 수 있겠어요. 걱정 없습니다.” 서원리 마을 지킴이 정용호(56) 이장은 서원리 소나무가 정이품송 못지않게 훌륭한 나무라며, 정이품송이 안타깝게 볼품을 잃었지만, 서원리 소나무만큼은 오래도록 마을 사람들 스스로 잘 지켜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암나무 수나무가 따로 없는 소나무에게 딱히 부인 나무가 있어야 할 절실한 필요는 없다. 정이품송에서도 다른 소나무와 마찬가지로 암꽃과 수꽃이 한꺼번에 피어나기 때문이다. 부인송을 지정하고 일정한 혼례식까지 치른 건 정이품송을 극진히 모시던 사람들의 뜻이었다. 정이품송이 살아 있을 때 그의 장한 유전자를 온전히 보전해 나무가 죽더라도 꼭 닮은 후손을 보겠다는 심사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이품송처럼 훌륭한 유전자를 가지고 나이도 비슷하게 큰 나무를 인근에서 찾았다. 그게 바로 재 너머에 서 있는 천연기념물 제352호 보은 서원리 소나무였다. ●후계는 삼척 금강소나무에게 내줘 혼례식은 두 번이나 치렀다. 정이품송의 수세가 급격히 악화한 2002년과 그 이듬해였다. 사람들은 정이품송에서 피어난 수꽃의 꽃가루를 정성껏 채집해서 서원리 소나무의 암꽃에 묻혀 주었다. 정이품송의 유전자를 훌륭한 혈통을 가진 서원리 소나무에 수정한 것이다. 이 정도면 서원리 소나무는 근사한 첫날밤을 치렀으리라. 그러나 정이품송의 유전자를 온전히 보전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가까이에 정부인이 분명히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수꽃의 유전자를 완벽하게 보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소나무가 또 필요했다. 오래전부터 정부인으로 불리는 소나무가 있었음에도 산림청 임업연구원에서는 30여년에 걸쳐 전국의 소나무 가운데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소나무를 조사했다. 그 결과 삼척 준경묘의 금강소나무가 정이품송의 유전자를 이어받는 데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정했고, 2001년 5월 산림청장의 집례로 전통 혼례식을 치렀다. 이미 오래전부터 서원리 소나무가 정이품송의 정부인으로 지정된 상태였건만 그보다 더 좋은 유전자를 가진 95세 젊은 부인을 선택한 것이었다. 정실의 적자가 부실하여 또 하나의 소실을 취한 셈이다. 다행히 삼척의 금강소나무로부터 얻어낸 정이품송의 혈통 보존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현재 여덟 살 된 여러 그루의 정이품송 후계목은 한창 때의 정이품송을 빼닮은 모습으로 잘 자라고 있다. 그중의 한 그루는 서울 남산 공원에 옮겨 심기도 했다. ●우리 소나무 문화의 상징으로 남아 돌아보면 서원리 소나무가 굳이 정이품송의 부인이 되기 위해 무얼 시도한 적은 없다. 물론 조선시대 나무로서 최고의 영예를 안고 살아 가는 정이품송의 부인이 된다는 걸 서원리 소나무가 마다할 리는 없다. 그렇다고 나무가 굳이 정이품송의 부인이 되기 위해 간절한 마음을 품었던 적은 없을 게다. 그에게 정부인송이라는 이름을 붙여 준 건 사람들이었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이 정부인송이라 불러 주던 나무가 엄연히 정실인 자신을 놔두고 소실의 자손으로 정이품송의 후계를 이어 가는 사람들의 처사를 바라보는 느낌은 적이 안타까웠음직하다. 서원리 소나무만큼 훌륭한 소나무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자부하는 정용호 이장도 정부인송이 후손을 보지 못하고 다른 나무에서 후손을 봤다는 게 아쉽다는 말을 덧붙였다.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짙은 안개가 깔린 서원리 계곡의 아침. 서원리 소나무가 유난스레 처량 맞아 보였던 건 노환에 힘겨워하는 재 너머 정이품송의 초췌한 모습을 바라보고 돌아온 여운이 남은 탓일 게다. 끝내 우리 곁을 떠날지도 모르는 정이품송의 뒤를 이어 서원리 소나무는 속리산 자락에 남아 언제까지라도 정이품송 정부인송으로서의 기품을 오래도록 간직하리라. 글 사진 보은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충북 보은군 장안면 서원리 49-4. 경부고속국도 청원교차로에서 연결된 청원~상주 간 고속국도 속리산나들목에서 좌회전하면 1㎞ 못미처에서 장내삼거리에 이른다. 여기에서 우회전해 서원리 방향 505번 지방도로를 타고 개울을 따라 4.5㎞ 가면 왼편에 나무가 있다. 같은 방향으로 1.5㎞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법주사 방면으로 좌회전하고, 재를 넘어 3㎞ 조금 더 가면 다시 삼거리가 나온다. 우회전해 2㎞ 더 가면 정이품송이 있다.
  • 괴생명체 ‘빅풋’, 존재하지 않는다

    괴생명체 ‘빅풋’, 존재하지 않는다

    괴생물체 ‘빅풋’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는 빅풋의 실체를 둘러싼 과학자들의 진실 규명을 집중 조명했다. 빅풋 논란은 1811년 캐나다 숲속에서 길이 35cm, 폭 20cm의 거대 발자국이 발견되며 시작됐다. 이후 전 세계에서 비슷한 목격담이 들려와 이 생명체는 예티(히말라야), 요위(호주), 매핑과리(아마존) 등 여러 명칭으로 불리게 됐다. 일부 과학자들은 빅풋이 기원전 300만년 전에서 100만년 전까지 식물을 먹고 살았던 기간토피테쿠스의 후손이라고 주장했다. 신장 3~4미터에 몸무게 400~500Kg인 기간토피테쿠스는 직립보행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빅풋 조상설에 신빙성을 더했다. 빅풋 논란이 가속화된 시기는 2008년. 사람 형상을 한 거대 생물체의 사체 사진이 공개돼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 DNA 검사를 실시한 스탠포드 대학은 이 생물체가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적 없는 전혀 새로운 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결과에 의심을 품은 아이다호 주립대학은 독자적인 검사를 시행, 유전자 샘플이 오소리의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사체를 뒤덮은 갈색 털이 할로윈 의상인 것으로 밝혀지며 빅풋 논란은 한바탕 사기극으로 종결됐다. 그럼에도 빅풋은 여전히 영화와 소설 등의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초 발견지인 캐나다는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마스코트로 빅풋을 지정하기도 했다. 사진 = MBC ‘서프라이즈’ 캡쳐 서울신문NTN 임재훈 기자 jayjhlim@seoulntn.com
  • [글로벌 시대] 디지털 속의 아날로그 온기/임성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코리아 대표

    [글로벌 시대] 디지털 속의 아날로그 온기/임성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코리아 대표

    우리는 모두 연결돼 있다. 생태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프리초프 카프라는 ‘생명의 그물’에서 현대과학의 중요한 문제들, 생명의 구조와 과정을 그물이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한다. 1978년 제임스 러브룩은 ‘지구상의 생명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에서 ‘가이아 이론’을 이야기했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가이아 신은 대지이자 지구 자체를 의미하며, ‘가이아 이론’에 의하면 지구를 하나의 유기체로 본다. 푸른 하늘을 만드는 대기, 넘실대는 파도가 사는 바다, 풀과 나무들은 지구라는 하나의 생명체를 이루는 구성원이다. 물론 인간도 그 속에 포함될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우리 모두는 관계망 속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인간에 의한 개발과 오염이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으며 그것은 인간이 지구와 잘못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관계를 설정하느냐, 어떤 관계를 만드느냐가 지구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뜻이며 그건 사람도 마찬가지다. 웹상에서 이루어지는 인적 네트워크를 ‘소셜 네트워크’라고 부른다. 이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사회적 망이다. 망은 그물이다. 카프라가 말한 ‘생명의 그물’이고 ‘가이아 이론’이 이야기하는 관계망이다. 그물은 날실과 씨실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날실과 씨실의 촘촘한 관계망에 놓여 있다. 관계망 속에서의 관계 맺음이 또한 우리가 이 사회를 살아가는 방법이다.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은 개인마다 다르다. 이 시대에 많은 사람들은 웹상에서 관계를 형성한다. 트위터가 그렇고 페이스북이 그렇다. 새로운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 개념조차 이해하기 힘들어한다. 블로그와 메신저는 알겠는데, 트위터는 모르겠다고 말한다. 트위터도 이해가 힘든데 페이스북까지 등장했다. 시대는 변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도 달라졌다. 새가 한쪽 날개로 날 수 없듯 우리의 관계망 형성에도 균형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손끝에서 세상이 펼쳐지는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터치 한번으로 우리는 관계망에 접속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로니컬하게도 첨단 스마트폰을 움직이게 하는 건 손가락의 체온이다. 스마트폰이 반응하는 체온은 계량화된 수치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체온이 상징하는 것은 온기다. 우리는 살며 온기를 느낀다. 가슴 따뜻한 사연을 보고 온기를 느끼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온기를 느낀다. 서로에게 우산이 되어 주고, 서로에게 그늘이 되어 주고, 서로에게 따뜻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것이 온기다. 체온이 떨어지면 사람이 살 수 없듯 온기가 없는 사회는 유지될 수 없다. 만약 관계의 형성이 모두 웹상에서만 이루어진다면 그건 마치 우리가 느껴야 할 온기가 스마트폰이 인식하는 수치화된 체온으로 한정되는 것과 같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웹상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알고 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같이 슬퍼하고 같이 기뻐하고 의견을 나눈다. 그런데 만나 조근조근 이야기하며 부대끼고 손을 잡고 잔을 부딪치는 아날로그적 온기가 그리워진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는 촌스럽게 느껴진다. 그런데 촌스러운 것이 때로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휴대전화가 없었을 때, 하염없이 연인을 기다렸던 설렘, 신문과 책을 펼치고 찬찬히 읽어 가던 느림의 미학, 편리한 것과 행복한 것은 같지 않다. 생각해 보면 디지털이나 아날로그나 사람이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은 같다. 같은 가치를 어떻게 구현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나는 관계를 맺는 도리를 공자의 논어에서 찾아 본다. ‘입즉효 출즉제 근이신 범애중 이친인’(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 而親仁). 들어와 효도하고 나가 공손하며 삼가고, 미덥게 하고 널리 사랑하며, 어짐과 친하라는 뜻이다. 이 말속에는 가정에서 사회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모두 들어 있다. 그런 마음이라면 어떤 관계도 훌륭해질 것이다. 그러나 가끔 웹상을 벗어나 내 곁의 사람과 진심으로 만나기를 권해 본다. 오늘은 웹상에서 나누던 대화를 얼굴 마주 보고 커피 한잔해도 좋으리라.
  • 美물리학자 “외계인 침공…곧 지구 떠나야”

    美물리학자 “외계인 침공…곧 지구 떠나야”

    지난 4월 스티븐 호킹(68)이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제기한 가운데 최근 일본계 미국인 물리학자 미치오 카쿠(63) 역시 높은 지능을 가진 외계인이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해 다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미래학자이기도 한 뉴욕 시립대학의 미치오 교수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고도로 지능화된 외계 생명체 존재로 인한 위험성 때문에 인류는 머지않은 미래에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 미치오 교수는 일단 10년 뒤 지구가 ‘에너지 혼돈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석유를 능가하는 대체 에너지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인류는 과도한 기술 경쟁에 빠지면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은 큰 주목을 받았다. 미치오 교수는 지구 밖 우주에 고도로 지능이 발달한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한 뒤 “이들의 침입으로 인류는 지구를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고갈로 인한 과도 경쟁과 외계 생명체 침입으로 인한 ‘지구 위기설’을 주장한 미치오 교수는 “지구는 인류로 인해 머지않아 스스로 자멸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예측을 내놓았다. 한편 대표적인 지구 종말론자인 미치오 교수는 ‘평행우주론’ 창시자이기도 하다. 평행우주론이란 우리가 사는 하나의 우주(혹은 세상)에서 과거·현재·미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단일우주론에서 나아가 우리의 우주 옆에 시간은 공유하지만 공간이 다른 또 하나의 우주가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사진설명=스티븐 호킹이 상상한 우주생명체(위), 미치오 카쿠 교수(아래)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문화마당] ‘여전사 ’의 등장을 기대하며/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여전사 ’의 등장을 기대하며/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대중매체에서 ‘여전사’ 캐릭터는 이제 꽤 익숙한 개념이 되었다. ‘아마조네스’를 연상시키는 이 말은 특히 영화나 드라마, 만화 등을 통해 강한 여성의 상징으로서 본격적으로 유포되었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들은 여전사조차 아름다워야 하고 성적 매력을 갖춰야 한다. 앤절리나 졸리(‘툼 레이더’)나 밀라 요보비치(‘레지던트 이블’), 제니퍼 가너(‘엘렉트라’), 우마 서먼(‘킬빌’), 케이트 베킨세일(‘언더월드’) 등은 한결같이 미모와 멋진 몸매 그리고 섹시한 매력을 발산한다. 그 매력은 피투성이 트레이닝복을 입든, 가죽으로 온몸을 감싸든 가려지지 않는다. 그런데 여전사 계보에서 가장 앞에 서 있는 배우 시고니 위버에게는 이들과는 다른 매력과 아우라가 있다. 그는 눈에 확 띄는 미모도 아니고 멋진 몸매의 소유자라고 보기도 좀 그렇다. 182㎝의 큰 키와 마른 체격으로 섹시함보다는 지적이고 중성적인 매력이 돋보인다. ‘에이리언’ 시리즈 1~4(1979~1997)에서 강력한 우주 괴생명체와 싸우던 시고니 위버는 섹시하지 않아도 여전사가 얼마나 멋진 존재인지 보여주었고, 포악하고 영리한 최강의 적 앞에서 두려움과 공포를 떨쳐내고 적을 물리치는 기개와 슬기로움으로 강한 여성을 구현했다. 그 여전사 시고니 위버가 얼마 전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영화 홍보가 아니라 ‘세계 여성 리더십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온 것이다. 11월 29~30일 이틀간 열린 콘퍼런스에서 그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 제니 시플리 전 뉴질랜드 총리 등과 함께 특별 연사로 참석했다. 그는 연설에서 지구환경의 중요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 언급했다. 할리우드의 여전사가 환경운동가로 돌아온 것이다. 이미 그는 ‘정글 속의 고릴라’(1988)에서 인류학자이자 고릴라 보호운동가인 다이안 포시의 역할을 한 적이 있다. 다이안 포시는 밀렵꾼들에 의해 죽음을 당함으로써 충격을 주었는데, 시고니는 “박사의 죽음을 헛되이하지 않기 위해 그녀를 연기하고 싶었다. 그녀의 믿음과 열정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며 추모의 마음을 나타냈다. 이를 계기로 ‘다이안 포시 고릴라재단’ 명예회장을 맡으면서 환경운동가로 활동에 나서게 된다. 또한 바다생태계에도 관심을 가져 2006년 유엔 총회에 앞서 저인망 어업에 따른 문제점을 환기시키고 개선하려 노력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인가. ‘에이리언’의 여전사 시고니는 ‘아바타’(2009)에서 지구인들의 약탈로부터 판도라 행성의 생태계를 지키려는 과학자 그레이스 박사로 모습을 나타낸다. 조연이고 분량은 많지 않지만 맞춤 배역이었고, 예순의 나이에도 여전히 강하고 외려 더 현명해진 그의 존재감은 충만했다. 한국영화와 드라마에도 여전사 캐릭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드라마 ‘아이리스’의 첩보원들(김소연, 김태희)이나 ‘태왕사신기’의 여전사들(문소리, 이지아), 영화 ‘쉬리’의 이방희(김윤진), ‘형사’의 다모(하지원) 등이 그런 캐릭터들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들은 처음 주체적 캐릭터로 등장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주체성이 사라지고 여느 멜로드라마의 여성 주인공과 다를 바 없게 되어 여전사로서의 선명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한국 대중매체에서 여전사 캐릭터를 운위하기가 망설여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고니 위버는 영화에서 “의도적으로 강인한 여성 역할을 하지 않으며, 남자가 다가오기 전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여성을 그렸을 뿐”이라고 말한다. 결국 이러한 주체성이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나 자신의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시고니의 선택을 돋보이게 한 것이며, 오늘날 글로벌 여성 리더로서의 위상을 부여한 것이고,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현실에 참여하고 발언하는 활동가로서의 면모까지 만들어 준 것이리라. 그를 보면서 한국 대중문화에도 작품에서나 현실에서 명실상부한 ‘여전사’가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 신비의 ‘알비노 쿠쿠바라’ 세계 최초 발견

    호주에서 세계 최초로 알비노 쿠쿠바라 두 마리가 함께 발견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쿠쿠바라는 호주의 토종새이며, 뉴사우스웨일즈 주(州)의 주조(州鳥)로 우는 소리가 마치 사람이 웃는 소리처럼 들리는 새이다. 알비노 쿠쿠바라는 퀸즐랜드 주 케언즈의 타블랜드 숲에서 발견되었다. 케언즈 야생동물 협회는 지역에 불어 닥친 폭풍우 속 야생동물의 안전을 확인하던 중 바람에 날아간 새집 주변에서 흰색 물체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아기 쿠쿠바라라고 생각했으나 병원에서 확인한 결과 두 마리 모두 6주된 알비노 쿠쿠바라임이 확인됐다. 이글스 네스트 야생동물 병원의 운영자인 해리 쿤즈는 “어는 누구도 파란색 빛이 도는 날개를 한 알비노 쿠쿠바라의 존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며 신기해했다. 알비노는 선천적으로 멜라닌 색소의 부족에 의해서 생기는 현상으로 흰색의 외모와 붉은 눈을 그 특징으로 한다. 병원 직원들은 이 놀라운 생명체에게 ‘천국이 보낸 기적’이란 별명을 붙여 주었다. 야생상태에서는 그 외모로 인해 천적의 공격에 쉽게 노출되어 당분간은 병원에서 보호할 예정이다. 서울신문 나우누스 호주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월드컵 개최지’ 뜨거운 관심, 지하철 성추행범도 ‘광클릭’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월드컵 개최지’ 뜨거운 관심, 지하철 성추행범도 ‘광클릭’

    뒤숭숭한 한반도 정세는 여전하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벌써 단련된 듯 연평도 관련 검색어를 순위에서 밀어냈다. 한꺼번에 3개나 10위권 안에 올려놓았던 전주 결과와는 대조된다. 대신 지난 2일 밤부터 3일 새벽에 걸쳐 진행된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지 선정 결과에 지대한 관심을 쏟아부었다. ‘월드컵 개최지 발표’가 1위에 올랐다. 발표 이후 장외 공방도 뜨거웠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긴장과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 정세가 우리나라 탈락 배경의 중요 원인이었다는 등 패인 분석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지하철 성추행범’도 ‘광(狂)클’을 끌어냈다. 서울 2호선 신도림행 지하철에서 치마를 입고 잠든 젊은 여성을 성추행한 조모씨는 좁혀 오는 네티즌 수사망과 들끓는 비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자수했다. 조씨의 ‘범죄 행각’은 같은 지하철에 탄 한 시민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이다. 인터넷에서 이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이 분노하며 쉴 새 없이 퍼나른 끝에 자수를 끌어냈으니, 인터넷과 네수대(네티즌 수사대)의 힘을 새삼 확인시킨 사건이었다. 많은 이들을 실소(失笑)하게 한 ‘안상수 보온병’은 4위에 올랐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연평도 포격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불에 탄 보온병을 들고 “이것이 북에서 날아온 포탄 잔해” 라고 한 게 화근이었다. 당사자는 “방송기자들의 요청에 따른 연출 장면이었다.”며 무척 억울해했지만 이미 병역 기피 의혹으로 여론의 질타 대상에 오른 안 대표였기에 조롱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네티즌들은 “전쟁 나면 입대하겠다.”는 안 대표의 무책임한 발언까지 상기시키며 온갖 패러디를 쏟아냈다. 이 여파인지 ‘박해진 제보자’도 검색 수에서 강세(3위)를 보였다. 병역 기피 의혹에 휩싸인 탤런트 박해진의 법률대리인이 TV 인터뷰에서 “거짓 제보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말한 것이 발단. 네수대는 부지런히 고감도 레이더를 가동하며 제보자 찾기에 나섰다. 지난 3일 필로폰 상습투약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남격’ 김성민 소식(7위)도 단숨에 인터넷을 들끓게 했다. 또한 SBS 주말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현빈과 하지원의 영혼이 뒤바뀐다는 뉴스(6위) 역시 관심을 모았다. 경북 안동에서 시작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 파동과 지구 밖 행성에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슈퍼박테리아를 발견, 배양까지 하는 데 성공했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발표는 각각 8, 9위를 차지했다. “나 죽으면 청바지 차림으로 묻어 달라.”던 원로 영화배우 트위스트 김의 별세 소식(10위)은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필수원소 ‘인’ 없어도 생존… 우주 생물 가능성 높아졌다

    ‘우주 생명체’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중대 발표는 생명체의 생존 요건에 대한 획기적인 발견인 것으로 드러났다. 생명체가 살아가는 최소한의 요건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를 수 있고 전혀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나사의 연구 결과다. 즉, 지구 상의 생명체에 대한 지식으로는 우주인 또는 우주 생명체에 대해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때문에 이번 발견은 하늘의 별을 바라보기 시작한 이후 수천년간 인류가 꿈꾸고 찾아온 우주 생명체가 ‘상상 이상의 모습’일 수 있다는 근거로 평가되고 있다. 나사 우주생물학 연구원 펠리사 울프 사이먼 박사와 애리조나 주립대(ASU) 공동 연구진은 2일(현지시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생명체의 필수 원소 중 하나로 알려진 인(P) 대신 독성을 가진 비소(As)를 기반으로 살 수 있는 박테리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비소가 태양계 위성을 비롯한 행성에 널리 분포돼 있지만 생명체 생존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오히려 생존 요건에서 배제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주 생명체 발견의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진 셈이다. 나사는 지난달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외계 생명체에 대한 증거를 찾는 데 영향을 미칠 우주생물학적 발견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네티즌과 과학계가 이를 ‘우주 생명의 발견’으로 추측해 한층 기대감을 부풀려 왔다.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은 ‘인 대신 비소를 사용해 살 수 있는 박테리아’라는 제목으로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입증했다. 1950년대 왓슨과 크릭이 DNA의 구조를 발견한 이후 급속히 발전한 현대 생물학은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가 탄소(C), 수소(H), 질소(N), 산소(O), 인(P), 황(S) 등 6가지의 ‘생명체 필수 원소’를 기반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지난 수십년간 우주생물 탐사는 생물이 살기 위해서는 6가지 원소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울프 사이먼 박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동부 모노 호수의 침전물 속에서 발견한 박테리아 GFAJ-1을 인 대신 비소를 넣은 배양액으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연구진은 질량 분석을 포함한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해 GFAJ-1이 단백질, 지질, 핵산, DNA 등에서 배양액에 포함된 비소가 인을 완전히 대체해 생체 활동에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울프 사이먼 박사는 원소주기율표에서 인 바로 밑에 위치하면서 화학적으로 유사한 성질을 갖고 있는 비소와 인이 교환 가능할 것이라는 가설을 지난해 1월 국제천문학 저널에 발표한 이후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생명체를 찾아왔다. 나사는 ‘원소를 따라가라(follow the elements)’라는 우주생물학 연구팀을 구성해 이 가설을 입증하는 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왔다. 울프 사이먼 박사는 사이언스에서 “이번 발견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가 추정해왔거나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융통성을 가질 수 있음을 알려줬다.”면서 “생물학 교과서가 다시 쓰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 연구에 참여한 폴 데이비스 ASU 교수는 “이 박테리아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아예 필수 구성 요소가 필요치 않은 생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면서 생물학에 새로운 영역이 열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우주 환경에서 생물체 존재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비소가 인과 달리 태양계는 물론 우주 공간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원소인 까닭에서다. 실제로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을 비롯한 태양계의 위성에서도 비소는 중요한 구성 요소로 밝혀진 적이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생물 살 수 있는 슈퍼지구 수兆개”

    “생물 살 수 있는 슈퍼지구 수兆개”

    우주 속 별이 과학자들이 추정했던 것보다 3배가량 많고 적색왜성을 도는 ‘슈퍼지구’(지구와 비슷한 생명체 서식 조건을 갖춘 행성)도 수조(兆)개에 이른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피터 반 도쿰 예일대 교수의 연구팀이 최근 하와이 케크 천문대의 고성능 망원경으로 지구에서 5000만~3억 광년 떨어진 8개의 대형 타원은하를 표본 삼아 들여다보니 예상보다 20배 많은 적색왜성이 있었다. 또 이번 발견을 근거로 우주 속 별의 개수가 기존 추정치보다 3배 많은 3X10의23승(300000000000000000000000)개에 이르고 적색왜성 주위를 도는 슈퍼지구도 수조개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적색왜성은 보통 만들어진 지 100억년 이상 된 나이든 별로, 질량이 태양의 10~20%에 불과해 어둡다. 학자들은 지금껏 우리 은하와 인접 은하 밖에서는 적색왜성을 찾아내지 못했고 우주 공간에 얼마나 많은 적색왜성이 있는지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늙은 은하에는 젊은 은하들에 비해 20배나 많은 적색왜성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적색왜성을 도는 행성은 제법 늙은 별들로 (환경이 안정돼) 복잡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연구소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42광년 떨어진 별 GJ1214를 도는 행성 GJ1214b의 대기를 분석한 결과 이 행성이 수증기나 두꺼운 연기와 안개 등으로 덮여 있어 태양계 행성 중 해왕성과 비슷했다고 2일 네이처지를 통해 밝혔다. 이 혜성은 2009년 발견 뒤 ‘슈퍼지구’로 주목받았다. 연구진은 “행성에서 수증기가 발견됐으나 GJ1214b는 생명이 살 만한 환경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발견은 향후 연구 방향을 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씨줄날줄] 외계 생명체 소동/김성호 논설위원

    지구 밖에도 지적 능력을 갖춘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외계인설은 가설일 뿐이다. 그럼에도 외계인과 연관된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출몰사진은 곳곳에 등장한다. 외계인 목격담과 추측성 주장도 무성하다. 이런 주장이나 추측의 바탕에는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우주의 한 부분’이란 이론이 있다. 우리 은하에만 2000억∼3000억개의 별이 있고 우주엔 이런 은하가 수천억개나 된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외계인 논란의 시초는 1947년 미국 ‘로스웰 사건’으로 모아진다. 뉴멕시코주 로스웰 북서쪽에 추락한 괴물체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시체 4구. 미국 항공기지가 공군 기상관측용 기구로 결론냈지만 소문은 번져 갔다. 잔해에서 외계인 시체를 보았다는 목격담과 외계인 해부 비디오설이 파다하게 유포되고 생존 외계인이 네바다주 극비 연구소 ‘51지역’에서 UFO 기술을 전수했다는 설까지. 심지어는 케네디 대통령 암살과 아폴로11호의 달착륙 장면 조작설로도 연결짓는다. 미확인 소문과 괴담에 대해 미항공우주국(NASA)은 “인간처럼 진화한 형태의 생물체 정보는 없다.”고 일축한다. 그런데 외계인 존재의 인정과 대비로 경향이 기우는 것 같다. 유엔은 외계인을 맞을 지구대표인 UFO 대사를 임명했고, NASA도 외계인 정체 확인과 행성 간 이민 내용을 사명에 포함시키고 있다. 실제로 NASA는 외계인 탐사를 목적으로 케플러 궤도 망원경을 설치해 라디오 수신장치를 대폭 강화하는 추세다. NASA의 ‘중대 발표’가 지구촌을 흔들어 놓았다. “외계생명체 증거를 탐색하는 노력에 충격적 영향을 줄 발견”이란 예고로 메가톤급 관심을 모은 자리. 발표 내용은 외계 생명체의 존재가 아닌, 지구에서의 새로운 슈퍼미생물 발견이다.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도 미지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음을 확인시킨 정도이니 먹을 것 없는 잔치로 끝난 셈이다. ‘초록색 외계인’ 같은 공상 수준의 존재에 기대를 품었던 이들은 퍽 실망했을 것 같다. 지난봄 방송에서 “외계생명체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했던 스티븐 호킹 박사는 근저에 이런 말을 보탰다. “우주는 창조주의 뜻이 아니라 무(無)의 상태에서 탄생했다.” ‘과학은 신을 불필요하게 만들 것’이란 박사의 주장이 과학, 종교의 충돌에 국한하진 않을 터. 작은 지구에 몸과 마음을 가두는 편협을 거두라는 경고가 아닐까. UFO 대사가 임무를 수행할 날도 요원하진 않을 듯한데.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나사 중대발표는 외계인이 아닌 슈퍼 미생물 발견”

    “나사 중대발표는 외계인이 아닌 슈퍼 미생물 발견”

    ”12월 2일 오후 2시(미국 동부 현지시각) 워싱턴에 있는 NASA 본부에서 향후 외계생명체 연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주생물학적 발견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공지가 나간 후 세계는 나사가 ‘외계생명체를 발견’ 했을 지도 모른다는 추측에 열광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나사는 아직 외계생명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영국 언론 더 선(The Sun)紙가 엠바고를 지키지 않고 2일 오전 나사가 논의할 내용을 보도했다. 나사는 외계행성에서 외계생명체를 발견한 것이 아니라 바로 지구에서 이전에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슈퍼 미생물’을 발견했다. 지구 생물학자인 펠리사 울프-사이먼(Dr Felisa Wolfe-Simon) 박사는 2년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 모노 호수(Mono Lake)를 연구한 결과 비소와 같은 독성분 속에서도 살 수 있는 새로운 슈퍼 미생물을 발견했다. 이는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 속에서 우리가 알 수 없는 형태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 준다. 나사는 사이먼 박사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동시에 이번 발견을 통하여 외계생명체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논의 할 예정이다. 사이먼 박사 이외에 외계 행성의 생명체를 연구해온 생태학자 제임스 엘서( James Elser)와 화성과 토성의 달인 타이탄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참여하게 된다. 런던 행성 과학센터의 우주생물학 루이스 다트넬 박사(Dr Lewis Dartnell)는 “이것은 매우 놀라운 발견이다. 만약 비소성분을 신진대사로 이용하는 미생물이 존재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이 증명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사진=The Sun 기사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⑩ 논산 갈산리 쌍군송 마을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⑩ 논산 갈산리 쌍군송 마을

    나무가 견뎌내기에는 늦가을의 바람이 지나치게 매웠던 것이 분명하다. 단풍에도, 낙엽에도 순서가 있는 법이거늘, 그 지당한 자연의 순서가 이 가을에 바뀌었다. 큰 나무들이 유난히 그렇다. 겨울 오기 전에 나무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줄기 속에 담아두었던 물을 덜어내야 한다. 생명의 물이건만 자칫 몸 안에서 얼어붙으면 하릴없이 동해(凍害)를 입을 수 있어서다. 단풍은 나무가 수분을 덜어냈다는 증거다. 낙엽은 그 다음에 따라와야 맞다. 그런데 간간이 불어온 매운 바람은 나무들을 놀라게 했다. 수천의 가을을 겪었건만, 이 가을 바람에 든 추위가 뜻밖이었던 나무들은 채 단풍도 들지 않은 초록의 나뭇잎들을 서둘러 땅 위에 내려놓았다. 충남 논산시 광석면. 앞들에서는 쌀이 많이 나오고, 뒷산에서는 칡이 많이 자란다 해서 갈미(葛米) 마을이라고 부르던 갈산(葛山)리. 한눈에도 풍요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이 마을에서 사람살이를 지켜주며 정확히 355년을 살아온 나무가 있다. 독야청청 늘 푸른 소나무다. 쌍군송(雙君松)이라는 이름의 갈산리 소나무는 나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나무다. 대개의 경우, 300년쯤을 넘게 산 나무의 나이는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다른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나무는 낡은 세포 조직을 덜어내고, 해마다 새로운 세포를 키워낸다. 오래된 세포는 나무 줄기 안쪽에서 서서히 썩어 없어지기 때문에 오래된 생명의 흔적은 찾을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갈산리 쌍군송은 정확히 355살, 틀려봐야 고작 두세살쯤의 오차가 있을 뿐이다. 누가 언제 심은 나무인지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나무가 이곳에 처음 자리 잡은 건 1655년이다. 당시 이 마을에는 권육(1587~1654)이라는 선비가 살았다. 병자호란 때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을 호위하기 위해 청나라에 따라 들어갔던 그는 중국의 앞선 문물과 과학서를 접했고, 고국에 돌아와서는 이를 바탕으로 요긴한 생활품과 병기를 만들어냈다. 나중에 예조판서까지 지냈던 그가 67세에 세상을 떠나자, 효종은 손수 소나무 두 그루를 골라, 그의 묘 앞에 심도록 했다. 그것이 1655년의 일이다. ●효종, 신하 권육 죽자 손수 보내 마을 사람들은 임금이 내린 한쌍의 소나무가 황송했고, 임금의 뜻을 오래도록 기리기 위해 임금 군(君)자를 내세워 쌍군송이라 불렀다. 그 소나무가 여태껏 푸르게 살아 있는 것이다. 처음에 튼실한 묘목을 심었을 테니, 당시 대략 3년쯤 된 묘목이었을 것이다. 나무의 나이를 360살쯤으로 추정하는 근거다. 소나무라 했지만, 정확히는 바닷가에서 자라는 해송(海松), 우리말로는 곰솔이다. 최근 몇 해 동안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던 아름다운 곰솔들이 벼락을 맞거나 도시화의 피해로 잇달아 쓰러져 죽었다. 전주 삼천동 곰솔을 비롯해, 서천 신송리 곰솔, 익산 신작리 곰솔이 모두 생명을 잃었다. 오래된 곰솔을 보는 마음이 유난히 각별해지는 이유다. 더구나 임금이 손수 보낸 나무라니 더욱 각별하다. 쌍군송은 1982년 충청남도에서 지방기념물 제27호로 지정한 두 그루의 곰솔이다. 그중 한 그루는 16m의 키에 둘레가 3m 가까이 되고, 자람이 조금 늦은 다른 한 그루는 12m의 키에 둘레가 2m가 넘는다. 같은 시기에 심은 나무지만, 바람과 햇살에 따라 자람에 차이가 생겼다. 마을 안쪽 동산에 10여m의 거리를 두고 서 있는 한쌍의 곰솔은 제가끔 마을의 살림살이를 보살피듯 허리를 마을 쪽으로 살짝 굽혔다. 살아온 연륜에 비하면 규모가 큰 나무라 할 수야 없지만, 오랫동안 마을의 자존심으로 지켜온 만큼 여느 큰 나무 못지않은 도도한 기품을 갖췄다. 쌍군송은 지난 360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마을의 자랑거리이자 자부심이다. 나무 곁으로는 나무가 넉넉히 자랄 수 있는 생육 공간을 두고, 둘레에 울타리를 쳐서 엔간한 사람은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울타리 한쪽에 여닫이문이 있지만, 커다란 자물쇠가 입을 앙다물고 나무를 지키고 있다. ●도도한 기품으로 사람살이 지키다 “나무 보러 왔어? 이게 임금님 나무야. 임금님!” 옛 선비와 그를 추모한 임금의 배려를 떠올리며 넋을 놓고 있는데, 지팡이에 의지해 더듬더듬 다가오던 노파가 말을 걸어온다. 쌍군송 바로 앞 집으로 시집 와 60년 넘게 살았다는 노파다. ‘나무 앞에서 마을의 특별한 행사는 지내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지만, 노파는 들은 체하지 않고 제 이야기만 풀어 놓는다. 귀가 어두운 탓도 있겠지만, 60년 동안 보아온 나무의 사연이 많은 탓이 더 클 것이다. “얼마 전,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큰 나뭇가지 하나가 부러졌어. 그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좋았지. 좋았고 말고. 그때까지만 해도 저 뒤에 있는 집에 살던 사람이 나무를 보살폈는데, 지금은 떠났어. 이제는 시(市)에서 나무를 봐 주지.” ‘어디 가실 참이냐’고 어두운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묻자, 머리가 아프고 허리도 뻑뻑해서 병원에 가는 길이라 한다. 동구 밖으로 향하던 노파가 갑자기 나무 곁에 다가가려면 울타리 뒤로 돌아가야 한다며 나그네의 손을 잡아끌었다. 혼자 가도 된다고 만류했지만, 노파는 굳이 ‘내가 보여줘야 한다.’며 울타리 뒤편으로 접어드는 모퉁이로 나그네를 이끌었다. 어떻게든 나무를 잘 보여주려는 마음이 주름투성이의 깡마른 손아귀에 한가득 담겼다. 나무 줄기 바로 앞에까지 다가선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노파는 동구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갈산리 쌍군송은 그렇게 사람과 나무가 서로 보살피고 자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침묵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하기야 사람살이를 지켜주는 나무가 어디 갈산리 쌍군송뿐이겠는가. 나무 없이 세상의 어떤 생명체가 살아남을 수 있으랴. 글 사진 논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충남 논산시 광석면 갈산리 산 26-22. 천안 논산 간 민자고속국도의 서논산나들목으로 나가서 셋으로 나뉜 갈림길의 가운데 길로 들어서야 갈산리로 들어갈 수 있다. 입체교차로를 한 바퀴 돈 뒤, 곧바로 오른쪽으로 난 마을 길로 들어선다. 100m쯤 가서 좌회전하면 700m쯤 앞에 옹기종기 작은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이 보인다. 쌍군송은 마을 뒤편에 있어서, 마을 밖에서는 안 보인다. 골목 길 300m쯤 안쪽에 마을회관이 나오고 그 앞에 쌍군송이 있다.
  • [길섶에서] 반려동물/함혜리 논설위원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텔레비전 뉴스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어휴, 저런!” 소리가 나왔다. 연평도의 주민 한명이 황급히 섬을 빠져나가면서 키우던 개를 위해 밥을 여러 그릇 챙겨 주는 장면이었다. 가족처럼 아끼던 반려동물이지만 데리고 나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밥이라도 여러 끼니 차려주고 떠나는 주인의 마음은 미어졌을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개는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아침 신문에 난 사진을 보니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생후 2개월 된 강아지 한 마리가 큰 개에 물려 신음하는 것을 다른 개가 애처로운 듯 바라보는 사진이었다. 지금 연평도에는 주민들이 키우던 개와 고양이들이 방치돼 있다고 한다. 추위와 굶주림, 외로움에 고통 받고 있을 반려동물들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능력만 된다면 당장에 달려가 보살피고 싶은 심정이다. 동물구호단체와 수의사협의회 회원들이 연평도에 들어가 동물들을 보살핀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반려동물도 귀한 생명체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영화리뷰] ‘스카이라인’

    [영화리뷰] ‘스카이라인’

    어느 날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했다. 당연히 예고나 경고가 없다. 그저 거대한 해일처럼 덮쳐왔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빛에 몽유병 환자처럼 홀려 흔적도 없이 빨려 들어간다. 거대하고 기괴한 비행체가 하늘 곳곳에 떠 있고, 거기에서 나온 작은 비행체와 공룡 같은 직립 보행체가 사람들을 잡으러 다닌다. 친구 테리(도널드 페이슨)의 초대를 받아 미국 로스앤젤레스 초호화 아파트 펜트하우스에서 열린 생일 파티에 참석했다가 강력한 빛 때문에 잠에서 깬 제로드(에릭 벌포)와 일레인(스코티 톰슨) 커플의 눈앞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괴물체들은 아파트로 점점 다가오고, 제로드 커플과 테리 부부 등은 아파트에서 탈출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외계 침략자를 다룬 작품이라면 으레 이에 맞서는 사람들이 분연히 일어나고, 숱한 희생 끝에 결국 승리를 거둔다는 영웅적인 결말로 매듭 지어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영화 ‘스카이라인’은 이러한 궤적을 벗어난다. 천재지변 같은 변괴에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인간 군상에 초점을 맞춘다. 무수하게 많은 공상과학(SF) 영화에서 외계인과 인류의 영웅들이 육해공 전투를 벌이는 동안 땅 위에서 숨져가던 무명씨들을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으로 삼은 셈이다. 이러한 방식은 ‘스카이라인’이 처음은 아니다. 톰 크루즈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어다녔던 ‘우주전쟁’(2005)과 정체불명 거대 괴수의 출현으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셀프 카메라 형식으로 담은 ‘클로버 필드’(2008)가 앞서 나왔다. 아직까지 ‘약발’이 떨어지지 않은 이야기지만, 그렇기 때문에 ‘스카이라인’은 살인마에 쫓기는 공포 영화, 천재지변을 피해 달아나는 재난 영화 느낌이 강하다. 이야기가 단조롭고 긴장감을 빚어내지 못하는 원인이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주 무대가 아파트로 한정되는 점도 영화에는 족쇄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하늘로 빨려 올라가는 등 인상적인 장면도 있다. 외계의 괴생명체가 사람의 뇌를 이식해 활동한다는 설정도 독특하다. 그저 그런 작품으로 끝나버릴 수 있던 ‘스카이라인’이 막판에 반전을 일으키는 대목이다. 그런데 반전이 흥미를 돋우자마자 결과를 보여주지 않고 속편을 예고하며 끝나버려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할리우드 특수효과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고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2007)로 장편 데뷔한 콜린·그렉 스트로즈 형제가 메가폰을 잡았다. ‘바톤 핑크’, ‘파고’의 코엔 형제,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 ‘덤 앤 더머’의 패럴리 형제 등 공동 작업을 할 때 더욱 빛나는 형제 감독 계보를 잇는 이들이다. 93분. 12세 이상 관람가. 25일 개봉.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낮 기온 60도… 열사의 땅 ‘다나킬’

    한낮 기온 60도… 열사의 땅 ‘다나킬’

    그곳은 낮 기온이 60도에 육박한다. 겨울밤에도 3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영하 30도가 아니다. 영상 30도다. 물도 거의 없다. 화산 폭발과 지진도 자주 일어난다. 해발고도는 해수면보다 120m나 낮다. 지구 상에서 가장 낮은 지대다. 바닷물이 증발하고 남은 염분 퇴적층의 두께가 10㎝에 달한다. 말하자면 소금 사막이다. 지구 상에 그런 곳이 있다. 아프리카 북동부 내륙 에티오피아의 북부에 있는 다나킬 사막이다. 에티오피아를 비롯해 ‘아프리카의 뿔’이라고 불리는 10개국은 언젠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을지도 모르는 곳이다. 이런 척박한 다나킬 지대에도 과연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물론 산다. 동물, 곤충, 물고기가 살아가고 있다. 사람까지 산다. 불모지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한 사람들은 아파르 부족이다. 그들은 ‘용감한 전사’라 불린다. 지질학적으로나 기후적으로나 독특하고 가혹한 환경의 다나킬이지만 정보는 많지 않다. 에티오피아 정부의 거부로 여전히 미개척지로 남아 있는 곳이다. EBS가 ‘다큐 10+ 과학 다큐’ 시간을 통해 3부작 다큐멘터리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땅-다나킬’(The Hottest Place on Earth)을 내보낸다. 16일 시작해 3주 동안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한다. 영국 BBC가 제작·방송한 다큐멘터리다. 방송은 약 700만년 전 화산 활동과 지각 변동이 만들어낸 다나킬을 찾아간다. 첫 방문지는 달로 광산이다. 수많은 세월 동안 하루 2000만 마리의 낙타들이 이곳과 시장을 오가며 소금을 날랐다. 가스와 유황천을 내뿜고 있는 화산 지대에선 미지의 생물을 찾아본다. 수천년 전부터 다나킬에서 가축을 기르고 소금을 채취하며 살아온 아파르 부족도 만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제2의 몬탁괴물 발견?…호주해변 괴짐승 ‘발칵’

    호주의 고요한 해변에서 기이한 몰골을 한 정체불명의 동물 사체가 발견돼 “제 2의 몬탁 괴물이 아니냐.”는 추측이 모아졌다고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디거즈 해변에서 파도를 즐기던 서퍼들이 바다에 떠다니다가 모래사장으로 밀려온 흉측한 생김새를 한 동물 사체를 목격, 대소란이 일었다. 서퍼들은 생소한 외모를 한 동물의 사체의 사진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렸고, 이 사진은 금세 ‘제 2의 몬탁괴물’이란 별칭을 얻으며 인터넷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친구들과 한가로이 주말을 보내다가 사진을 찍었다는 피터 앳킨스은 “호주에서 흔히 보는 동물이 아니었을 뿐더러 긴 발톱과 삐죽한 입 모양이 인터넷이나 영화에서 봐온 괴물 같아서 소름이 돋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사진 속 동물은 양의 것처럼 회색털이 얼굴과 발·꼬리를 제외한 온몸 북슬북슬하게 나 있었으며, 날카로운 발톱과 쥐처럼 긴 꼬리 그리고 새의 부리처럼 뾰족한 주둥이를 가진 매우 생소한 생김새를 가졌다. 사진을 본 많은 네티즌들은 긴 꼬리로 미뤄 원숭이의 한 종류라고 추측하거나 남미나무늘보일 가능성도 제기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사진 속 생김새를 분석한 호주 타롱가 동물원 소속 전문가들은 이것이 북슬거리는 꼬리를 가진 주머니쥐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물에 오랫동안 떠다녀서인지 몸이 퉁퉁 불어 있었고 심한 피부염이나 화상으로 얼굴 형체를 잃은 탓에 생김새가 변형돼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면서 “이 동물이 호주 북동지역 일부에만 서식하기에 더욱 생소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08년 미국 롱아일랜드 해변에서 기이한 외모로 발견된 너구리가 일명 ‘몬탁 괴물’로 불리며 그 정체를 두고 1년 여간 뜨거운 논란을 지폈다. 유전자 분석 결과 괴생명체가 아닌 불에 그을린 너구리라고 확인, 해프닝이 일단락된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충무로 여배우 파워시대 ‘女·優·天·下’

    충무로 여배우 파워시대 ‘女·優·天·下’

    영화계 근심 가운데 하나가 ‘여배우 기근’이다. 올해 초 ‘의형제’부터 10일 개봉하는 ‘초능력자’까지, 대세는 ‘남녀 투톱’보다 ‘남·남 투톱’이 돼버렸다. 2008년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 이후 스릴러 강세 현상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여배우들이 설 자리를 잃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좋겠다. 올해 말부터 새해까지, 스크린에 새바람을 몰고올 여배우들의 영화가 다수 준비돼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여성 원톱 릴레이 향연 ‘남·남 투톱’의 대세 속에서 ‘여배우 원톱’ 영화들이 슬슬 기지개를 켠다. 우선 김하늘이 눈에 띈다. 지난해 ‘7급 공무원’에서 화려한 액션과 코믹 연기를 선보였던 김하늘은 안상훈 감독의 ‘블라인드’에 캐스팅됐다. ‘블라인드’는 뛰어난 감각과 능력을 가진 여자 경찰대생이 어느날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우연히 사이코 패스의 타깃이 돼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물이다. 끔찍한 범죄현장의 유일한 목격자가 ‘시각장애인’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시작되는 휴먼 스릴러로, ‘국민 남동생’ 유승호와 호흡을 맞춘다. 지난해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에서 주최한 시나리오 피칭 행사인 ‘2009 히트 바이 피치’에서 대상을 수상, 탄탄한 스토리 또한 검증이 됐다는 평가다. 최근 TV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꽃도령’으로 주목을 끈 박민영도 가세했다. 변승욱 감독의 ‘고양이’에 원톱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것. 그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고양이’는 애완견 숍에서 일하는 한 20대 여자가 고양이와 생활하면서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양이의 죽음 때문에 공포에 시달린다는 내용을 담은 호러물이다. 당초 ‘펫숍’이라는 가제로 알려졌으나 최근 영화 제목을 확정지었다. 새해 여름 개봉될 예정이다. 김하늘과 박민영 모두 남자 배우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릴러 영화에 원톱으로 출연한다는 점이 무척 이례적이다. 한류스타 송혜교도 ‘노바디 썸바디’(가제)로 오랜만에 얼굴을 비춘다. 송혜교는 최근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이었던 옴니버스 멜로 영화 ‘카멜리아’에 출연하는 등 간간이 얼굴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상업영화로 돌아온 것은 2006년 ‘황진이’ 이후 4년 만이다. ‘노바디 썸바디’는 한 방송국 PD가 약혼자를 뺑소니 사고로 잃고 난 뒤 주변과 갈등을 겪고 이 과정에서 성장한다는 내용이다. ‘집으로’의 이정향 감독이 8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는 것도 이목을 끈다. 김혜수·강수연… 여제의 귀환 한국 영화를 이끌었던 ‘기둥’들도 스크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부연설명이 필요 없는 강수연과 김혜수, 여기에 임수정과 하지원도 개봉작 준비에 여념이 없다. 2006년 ‘한반도’에서 명성황후 역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한 강수연은 이번 영화에서 다큐멘터리 감독 지원 역할을 맡았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버린 ‘조선왕조실록’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전주사고 보관본을 전통 한지로 다시 복원하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달 개봉을 추진하고 있다.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작품이다. 김혜수 역시 ‘여제의 귀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손재곤 감독의 ‘이층의 악당’에서 한석규와 함께한다. 2008년 ‘모던보이’ 이후 2년 만이다. 소설가를 사칭한 사기꾼이 신경쇠약에 걸린 독설가의 2층집에 들어오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서스펜스 코미디다. 25일 개봉 예정이다. 지난해 ‘전우치’로 610만명의 관객을 동원, 티켓 파워를 입증한 임수정도 장유정 감독의 ‘김종욱 찾기’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첫 도전이다. 여기에 ‘로맨틱 가이’ 공유와 함께 커플 신고식을 치러 관심도 높다. 뮤지컬이었던 이 작품의 대본을 쓴 장유정 작가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다. 새달 개봉 예정. 흥행 불패신화 가도를 달리고 있는 하지원의 복귀는 초미의 관심사다. ‘해운대’와 ‘내사랑 내곁에’에 이어 3D(3차원 영상) 블록버스터 영화인 ‘7광구’까지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영화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기획했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떠 있는 석유 시추선 ‘이클립스호’에서 벌어지는 심해 괴생명체와 인간의 사투를 그려냈다.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이 영화는 거품 논란이 일었던 3D 열풍을 이어갈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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