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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완서 살아가는 이야기] 한심한 피서법

    교외의 어떤 식당에서였다. 넓은 마당에 큰 나무와 원두막이 산재해 있고, 자판기까지 있는 게, 점심 후의 한참 더운 시간을 손님들이 냉방된 실내에 늘어붙어 있지 않고 빨리 나가도록 하는 방법으로 아주 그럴듯해 보였다. 나는 친지하고 주차장으로 가는 포장된 통로 옆 벤치에 앉아서 자연바람을 쐬며 도시에서 나온 사람들의 모처럼의 한가로운 한 때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별안간 내 앞을 지나던 멋쟁이 아줌마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길에서 펄쩍 한 길은 뛰어올랐다. 사람들이 일제히 우리 쪽을 보았다. 하이힐 까지 신은 아줌마를 그렇게 높이 뛰게 한 것은 어쩌다가 길을 잘못 들어 건조한 양회바닥까지 기어 나온 한 마리의 지렁이였다. 그까짓 지렁이 한 마리에 저렇게 호들갑을 떨어 사람들을 놀라게 할 건 뭔가. 나는 그 아줌마를 한심하게 여기며 나무가장귀 같은 걸로 지렁이를 꿰서 젖은 흙이 있는 데로 옮겨주었다. 나는 아마도 지렁이 같은 건 손으로 주물러도 아무렇지도 않을 만큼 흙하고 친밀하다는 걸 과시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나를 바라보는 딴 아줌마들의 시선은 마치 땅꾼 바라보듯 징그럽고 뜨악해하는 티가 역력했다. 늙은 농부처럼 의젓해 보이고 싶어 한 내 순간적인 발상은 저절로 무안해졌다. 농사꾼은 못 되더라도 흙이라도 가까이하며 살려고 전원생활이라는 걸 해본 지 십년이 가깝지만 그동안 겨우 지렁이를 안 무서워하게 된 정도지 땅과 풀에 기생하는 딴 생명력은 사실은 아직도 나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복중이 힘든 것은 더위 때문만은 아니다. 습기와 기온이 극에 달했을 때 흙과 수목사이를 날고 기는 미물들의 활동과 번식력도 최고조에 달한다. 너무 자주 온다 싶게 연막소독차가 마을을 돌기 때문인지 거의 파리나 모기를 보기 힘들다. 그 대신 그보다 더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이 어디서 그렇게 생겨나는지, 나는 그것들이 아무리 성가셔도 발본색원할 방도를 모른다. 성가시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해꼬지도 곧잘 한다. 한번은 발등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고 반사적으로 손바닥으로 발등을 친 게 작은 날벌레를 때려잡게 되었다. 때려잡았다는 말이 웃길 정도로 그건 무게도 형태도 없는 작은 먼지에 불과했다. 그러나 물린 발등은 곧 부어오르고 그 부기는 일주일이나 갔다. 마당에서 불개미의 소굴을 발견하고 살충제를 미친 듯이 퍼부은 적이 있는데 그것도 작년에 한번 물려본 경험 때문이다. 불개미에 물리고도 그 작은 것에 어떻게 그런 모진 이빨이 있을 수 있는지 믿어지지 않았다. 과일을 먹고 난 껍질을 잘 간수하지 않고 그냥 벌여 놓고 자고나면 다음날 아침에 어김없이 하루살이보다도 작은 날벌레들이 그 주위에서 어지러운 군무를 펼치고 있다. 그것들도 이빨이나 침 외의 시신경이나 청신경도 있는 것 같다. 내 힘으로는 손뼉소리만 요란하게 낼 뿐 한 마리도 때려잡지 못한다. 결국은 또 살충제를 뿌린다. 그리고 그것들의 출처를 궁금해한다. 밤사이의 문단속이나 방충망에 이상은 없다. 그것들이 곤충이든 아니든 엄연히 날아다니고 위험을 피할 본능을 가진 생명체이니 알에서 부화했든 어미가 낳았든 유전자를 물려주려고 짝짓기 한 암수가 있었을 게 아닌가. 그러나 미물들의 돌연한 출현은 그런 상식을 황당하게 만들고 차라리 이 후덥지근한 무더위 속에서 포화상태가 된 습기의 입자들이 부화했다고 여기는 것이 훨씬 덜 황당하게 여겨진다. 족보 없는 것에 대한 공포감에 대항하는 방법은 살충제밖에 없다. 예전에 우리 할머니는 시궁창에 더운 물을 버릴 때도 큰 소리로 ‘뜨거운 물 나간다.’고 경고하고 버리셨다. 나는 그게 미생물에까지 미치는 예전사람들의 자연사랑인 줄 알고 기렸는데 그게 아니라 공포감이 아니었을까. 미물에게도 복수심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문득문득 소름이 돋는 게 요즘의 내 피서법이다. 소설가
  • CEO는 ‘블루오션 전략’을 읽는다

    CEO는 ‘블루오션 전략’을 읽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1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 여름에 꼭 읽어야 할 책으로 ‘블루오션 전략’과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등이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CEO 중 63%는 한 달에 1∼2권의 책을 읽고 24%는 3∼4권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쁜 와중에도 6권 이상 읽는다는 CEO도 4.3%였다. 독서를 하는 주된 목표는 시대 트렌드 포착(38%), 경영 아이디어 발굴(30%), 삶의 지혜 획득(28%) 순이었다. 가장 즐겨 읽는 분야는 단연 경제·경영관련 도서(71%)였고 역사·철학(14%)이 다음이었다. 연구소는 “기술·산업이 복합화되고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CEO들의 높은 지적 수준을 요구한다.”면서 “조직 내에서 올라오는 단편적인 정보나 자료에 매몰되지 않도록 다양한 독서를 통해 생명력이 긴 지식을 흡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참생명의 물 ‘淸水’/최미숙 증산도 부산당리도장 수호사

    동서양을 막론하고 물을 신성시하지 않는 민족이나 종교는 거의 없다. 하물며 과학과 철학에서도 생명의 기원이 물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지 않는가? 한민족은 그 어느 민족보다도 물을 신성시한 민족이다. 동의보감에는 물의 종류만도 서른 몇 가지라고 하니 우리 조상님의 물에 대한 고찰은 참으로 경이롭다. 기도를 할 때 모시는 정화수를 증산도에서는 천지를 받는 청수로 여기며, 이를 경건히 모시고 생명의 율려인 태을주를 읽으며 새벽을 열고 밤을 닫는다. 처음 증산도 도문에 입도하여 왜 청수를 모시고 기도를 해야 하는지를 듣고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체험적으로 확연히 와닿진 않았었다. 단순히 예법으로 받아들였고, 교육을 통해 기본적인 원리만 알고 있었던 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왜 청수를 모시고 기도해야 하는지 명백히 체험하게 되었다. 오래 전이라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날은 유난히도 피곤하였고, 뭔가 가슴이 사무치는 날이었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와 피곤하고 지친 심신을 일으켜 목욕재계를 하고 청수를 모셨다. 흰 사기그릇에 채워진 물은 내 묵은 마음이라 여기며 비워내고 새로 길어온 맑은 청수를 새마음이라 생각하며 채워넣었다. 그러자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으로부터 샘물 같은 밝음이 퐁퐁 솟아나는 듯하였다. 신단 위에 청수를 올리고 읍을 한 후 절을 하였다. 하늘과 땅과 인간이 하나 되는 반천무지의 절 법으로 천천히 대자연의 기를 느끼며 절을 하였다. 그런데 그날 처음으로 나는 매우 신비로운 체험을 하게 되었다. 마치 융단과도 같은 빛의 폭포가 청수물과 절 하는 나를 이어주고 있었다. 뭔가 알 순 없었지만 신성한 기운이 청수그릇으로부터 절하는 나의 머리로, 어깨로, 팔·다리로 내려와 나를 감쌌다. 피곤은 싹 사라지고 오히려 등줄기로부터 전율이 오르며 머리는 청명해지고 마음은 한없는 경건함과 기쁨으로 가득차 올랐다. 청수에서 나온 융단 같은 신성한 기운이 마치 양수가 태아를 감싸듯 나를 감싸고 있었던 것이다. 물은 우주 만유의 생명의 근원이기에, 정성스레 모신 물에서는 우주에 가득 찬, 생명을 낳고 기르는 조화 성신의 기운이 흘러나오며, 그로 인해 나의 묵은 영혼이 정화되고 새롭게 태어남을 나는 알게 되었다. 그날 이후 청수 모시는 즐거움에 빠져들었다. 이른 새벽 도장의 여섯 그릇의 청수를 모시며 벅찬 충만감으로 기도하고 수행했다. 도전의 어려운 부분도 쉽게 읽히고 기도와 수행의 기운으로 신도들의 병을 치유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맑은 이른 아침의 샘물처럼 청명했고 즐거웠으며,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증산 상제님께서는 이 청수물을 복록수라고 하셨다. 천지의 복을 가져다주는 복록수. 삶의 풍요를 가져다 주는 복록수. 무엇보다 건강한 생명을 내려주는 복록수. 그 복록수를 마시라고 하셨다. 얼마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에모토 마사루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는 책을 보았다. 그 책은 물이 바로 생명, 신 그 자체란 걸 말해주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에, 문자에, 음성에 반응하는 살아 있는 물! 증산도 수원도장에서 청수로 모시기 전의 일반물과 기도하고 태을주 수행을 한 청수물의 샘플을 에모토 마사루 씨에게 전한 일이 있다. 지금도 그때 찍힌 두 가지 물의 결정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너무도 아름답고 선명하던 그 육각수의 물! 이전의 파괴된 수돗물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환경 오염으로 육각의 결정이 파괴된 물이, 정성스럽게 모시고 천지의 생명주문인 태을주를 읽었을 때 살아 있는 생명력 넘치는 육각의 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우리 몸 또한 한 덩이의 물과도 같다. 스스로 살아 숨쉬고 움직이는 한 덩이의 고귀한 생명수다. 하지만 오염된 환경과 각박한 삶으로 인해 우리의 몸과 마음은 파괴되고 숨가빠하고 있다. 기실 마음 놓고 먹을 물도, 안심하고 들이마실 수 있는 공기도, 제대로 된 먹을거리도 찾아보기 힘든 현실 아닌가? 우리 몸은 갈수록 독소로 채워져 변형되어가고 있다. 청수(淸水)! 글자 그대로 맑은 물, 우주 생명의 물이다. 이와 하나 되어 천지의 율려인 태을주를 읽어 혼탁해진 우리 영혼의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한다면, 어떤 환경이라 할지라도 건강한 활력이 넘치는 생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아울러 깊은 장막으로 가려졌던 우주 조화의 신비의 문을 열어, 천지와 함께 영원불멸의 생명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최미숙 증산도 부산당리도장 수호사
  • 경기 양주시 덕정 5일장-솔부추·콩된장 웰빙식품 ‘손짓’

    경기 양주시 덕정 5일장-솔부추·콩된장 웰빙식품 ‘손짓’

    지난 7일 오후 4시쯤 경기도 양주시 덕정역 앞 도로변에 있는 ‘덕정5일장’의 채소 장터는 40∼50대 여성 10여명이 시끌벅적 떠들어대고 있었다. 저녁 반찬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장에 들른 이들은 장터에 나온 솔(잎)부추·열무·오이·호박 등 여러가지 채소들에 대해 “싱싱하네.”,“시들시들하네.” 등 각자 품평을 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덕정 5일장의 꽃’은 단연 ‘솔(잎)부추’라고 할 수 있죠. 쇠고기 안심·등심 등 값비싼 고기집에 가면 참기름을 넣어 만든 소금장에 찍어 먹도록 야들야들하게 생긴 솔잎과 같은 채소가 나오잖아요. 그게 바로 ‘솔부추’라고 하죠.” 친구와 함께 찬거리를 고르던 주부 김민숙(47·양주시 회암동)씨는 “‘솔부추’는 일반 부추처럼 뻣뻣하지 않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과 소스를 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피를 맑게 해 주고 피로 회복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남자들이 먹으면 다음날 오줌 줄기가 집 앞 담장을 넘어간다고 해서 ‘월담초’라고도 불리고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고기맛 더해주고 피로 회복·정력에도 ‘그만´ 이 덕분에 ‘덕정장’의 최고 유명 브랜드는 ‘솔부추’로 꼽히고 있다. ‘쭉쭉 빵빵하게 빠진’ 줄기와 짙은 녹색을 띠고 있는 잎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솔부추’는 매운 맛을 내는 ‘알린’ 성분이 풍부하고 매콤한 향기가 진하다. 매콤한 향은 고기의 노린내를 없애고 입안을 개운하게 해 주기 때문에 고급 음식점에서 생채로 주로 이용된다. 몸을 덥게 해주는 보온 효과가 있어 피로 회복에 좋고, 피를 맑게 해 허약체질 개선과 성인병 예방 등에도 효과적이다. 가격은 단(200g)에 2000원 안팎이다. ●천연비료로 키워 ‘안전´ 박종서 양주 회천농협 전무는 “‘솔부추’는 솔잎처럼 생겨 ‘솔잎부추’, 실과 같다 하여 ‘실부추’, 칼슘·철분·비타민 함량이 풍부해 ‘영양부추’라고 하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건강식품”이라며 “중국에서 한반도로 건너온 ‘솔부추’가 남하를 하다가 산자수명(山紫水明)한 이곳에서 터전을 잡아, 양주가 사실상 원산지나 다름 없을 정도로 많이 재배되고 품질도 뛰어나다.”고 설명한다. 옆에 있던 최완석 상무도 “‘솔부추’는 집안 장독대 주변에 스스로 자라날 정도로 끈끈한 생명력을 지녀 병충해에 강하고 비료 대신, 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잔류농약 조사에서 한번도 농약이 검출된 적이 없는 무농약 웰빙 식품”이라고 거들었다. ●100여년 역사… 하루 평균 5000여명 발걸음 양주시 덕정역 앞 도로변을 쭉 따라 자리잡고 있는 ‘덕정 5일장’은 100여년의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깊은 장터. 경기도 북부지역을 주로 누비는 도부꾼 150여명이 2일과 7일에 한데 모여 채소·과일·의류·생선·생활용품과 잡살뱅이 좌판을 벌여놓고 손님들을 맞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오기봉(73·양주시 고읍동)씨는 “덕정장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동두천과 가까워 미군의 병참기지 역할을 하며 군인 관련 물품들이 넘쳐 흘러 꽤 흥청거렸다.”며 “하지만 우시장 등 가축시장이 없어지면서 장터도 급속히 쇠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아직도 장을 찾는 사람들이 하루평균 5000명을 넘을 정도로 5일장의 면모를 나름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콩간장 등 가정집서 담가 ‘덕정장’이 내세우는 또다른 ‘자랑거리’는 100% 콩된장·간장 가게.100% 자연산 콩된장·간장을 비롯해 콩된장·간장으로 삭힌 깻잎·고추, 청국장 환·분말가루 등 다양한 콩관련 상품들을 선보였다. 예부터 유명한 좋은 물로 된장과 간장을 빚고 있는 덕분이다. 인근 옥정(玉井)동의 경우 물이 좋아 ‘옥처럼 빛나는 우물’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정도로, 조선시대 때는 임금님들이 이 지역의 회암사에 들렀다가 꼭 이곳으로 와 물을 한번 마시고 갔다고 한다. 콩된장·간장을 판매하던 최수정(34·양주시 회정동)씨는 “이 콩된장은 공장이 아니라 가정집에서 직접 담그는 제품인 만큼 믿을 수 있고 우리 할머니나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데다, 된장을 담근 물에 철분이 없는 덕택에 된장맛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말한다. 값은 100g에 600원이다. ●박물관에 간 듯 민속공예품 즐비 민속공예 코너도 ‘덕정장’의 명물이다. 짚으로 만든 짚신과 쬐꼬마한 바지게·삼태기, 고리버들로 만든 앙증맞은 키, 왕골 바구니, 삿갓, 대나무로 만든 죽부인·카시트…. 비록 좌판을 벌여 놓고 손님을 맞고 있지만, 마치 ‘민속 박물관’에 와 있는 분위기에 빠져들게 한다. 가격은 대나무 카시트(2개) 1만 5000원, 죽부인 1만원, 키 5000원, 바지게 1만원, 왕골 바구니 1만원, 삼태기 7000원, 짚신 5000원 등이다. ‘덕정장’이 농협 직거래장터와 함께 사이좋게 ‘동거’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장터와 맞닿아 있는 회천농협 앞에서 농협측은 자두·참외·수박·감자 등 과채류와 식용유 등 가공식품 등을 내놓고 있고, 도부꾼들은 바로 옆에다 시게전·과일·건어물·의류·애완동물 등의 각종 좌판을 벌여놓고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농협의 한 직원은 “이곳에서 장사를 하겠다는데 어떻게 말리겠느냐.”며 “크게 ‘환영’할 일이 아니지만, 서로 돕는다는 생각으로 우리 농산물 판매하는 데에만 신경을 쓴다.”고 털어놨다. 양주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찾아가는 길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1호선 의정부역에서 하차, 기차로 갈아탄 뒤 덕정역에 내리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강북지역에서는 서울시청에서 종로를 거치는 3번 국도를 타고 의정부를 경유하면 되고, 강남지역에서는 동부간선도로를 거쳐 3번 국도에 오르면 도착한다. 버스를 이용하려면 종로 5가에서 지선버스 1018번, 미아삼거리에서 1048번이나 광역버스 9019번 등을 타면 된다. ■ “솔부추 칼국수·만두 맛은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솔부추’는 양념장의 생채로 사용되는 것 외에도 칼국수·만두 등 다양한 식재료로도 쓰인다. 하지만 ‘솔부추’ 칼국수·만두는 아직 보편화되지 못한 게 흠. 현재 ‘솔부추’ 칼국수·만두를 선보이고 있는 곳은 경기도 양주시 옥정동의 ‘독바위 칼국수’(031-859-3191)가 유일할 정도다. ‘솔부추’ 해물 칼국수는 ‘솔부추’를 갈아 즙으로 만든 뒤, 밀가루와 함께 부어 반죽을 한다. 이때 일반 칼국수 반죽할 때보다 물을 바특하게 해야 제 맛을 낸다. 반죽이 끝나면 끓는 물에 새우·오징어·굴·만디기(미더덕)·바지락 등 5가지 이상의 해물과 호박·감자·당근·파 등 갖은 야채를 썰어 넣어 끓이면, 부추 향이 코를 살짝 자극하는 녹색을 띤 칼국수로 변신한다.‘솔부추’ 한 단(200g)이면 20인분 정도를 만들 수 있다. 가격은 1인분에 5000원이다. ‘솔부추’ 만두는 ‘솔부추’를 다져서 고기와 두부, 숙주나물 등을 섞어 만두피로 싼 뒤 삶으면 된다. 왕만두 형태로 1인분(6개)에 5000원. 이곳에서 만난 정용택(36·서울시 강서구 염창동)씨는 “볼일 보러 이곳에 들렀다가 이곳 사람들이 ‘솔부추’ 칼국수·만두가 맛있다고 하기에 한번 와 봤는데, 정말 맛이 일품”이라며 “물론 ‘솔부추’ 해물 칼국수가 그윽한 부추 향에다 쫄깃쫄깃한 면발이 입맛을 돋우지만,‘솔부추’ 만두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은 기가 막히게 좋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양주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원리설명·경험시범·이해쏙쏙

    원리설명·경험시범·이해쏙쏙

    이달부터 주5일제 근무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초등학생들의 체험학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의 중요성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정작 학교와 자녀들에게만 맡겨 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다 보니 말이 체험학습이지 수박 겉핥기식의 눈요기로 끝나거나 시간을 때우는 데 그치기도 한다. 하지만 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학생과 어머니,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마련, 인기는 물론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오류동 오정초등학교 과학실험실. 은점토로 장신구를 만드는 은공예가 한창이었다. 여느 초등학교의 과학실험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었지만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학생과 교사는 물론 엄마까지 참여하고 있었다. “은점토는 왜 안 녹지?” 6학년 재영(13)이는 머리를 갸웃거렸다. 불로 가열해도 은이 녹지 않는 것이 신기한 모양이었다. 은점토로 만든 별과 하트, 십자가가 가스레인지 위에서 서서히 굳어지며 특유의 빛깔을 드러내고 있었다.“은은 뜨거우면 더욱 단단해지는 특성이 있어.” 엄마 이호경(42)씨는 아는 한도 안에서 재영이에게 자세히 설명해줬다.“960도가 넘으면 은도 녹아요.” 양정임 교사가 한마디 거들자 둘은 ‘아하 그렇구나.’라는 표정으로 실험에 빠져들었다. 옆자리에 있던 4학년 병우(11)는 다른 것이 궁금한 모양이다.“은점토는 액체야, 고체야?”“은점토는 액체인데 구우면 물기가 빠져 고체로 변해.” 엄마 이영숙(42)씨의 설명에 병우는 눈이 빠져라 은점토를 바라보았다. 과학실험이 한창인 이 모임은 일명 ‘오정 가족과학탐험대’. 지난 3월 생긴 교내 과학동아리다. 학생 20명과 학부모, 교사가 매주 수요일 교내 실험실에서 다양한 과학실험을 한다. 주5일제 수업으로 학교가 쉬는 넷째주 토요일에는 식물원과 갯벌 등지로 현장 체험학습을 떠난다. 학생들의 과학실험에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이유는 학생들에게 일상 생활에서 경험하는 과학 원리를 부모와 함께 생각해 보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국물에 소금을 넣으면 맛이 짜지는 이유 등 생활 속에서 과학 원리를 배우면서 자녀와 부모간에 대화를 나누면 학생들의 관심도 그만큼 높아지는 데 착안했다. 엄마와 학생이 함께 배우기 때문에 학습 효과는 훨씬 높다. 학생들은 엄마가 설명해 주는 일상 생활에 응용되는 사례를 들으면서 과학에 쉽게 재미를 붙인다. 정원(11)양은 “학교 과학수업은 딱딱하지만 엄마랑 같이 배우면 모르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 저절로 재미있어진다.”고 했다. 효정(13)양도 “엄마랑 같이 얘기하면서 배우니까 지루하지 않다.”고 했다. 생활에 밀접한 실험이 많다 보니 학생들의 호기심과 흥미도 커진다. 어머니 노여정(39)씨는 “지난주 전기회로를 배운 뒤 아이에게 ‘컴퓨터는 전기회로로 구성돼 있다.’고 알려주자 ‘컴퓨터를 뜯어 보겠다.’며 평소에 없던 강한 호기심을 보였다.”며 놀라워했다. 엄마와 함께 실험을 하기 때문에 실험에 따른 위험 부담도 줄어든다. 야빈(13)양은 “금속재료를 땜질하거나 물질을 연소시킬 때 불이나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겁이 났지만 엄마랑 같이 하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동아리의 가장 큰 효과는 부모와 자녀간에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어머니 은경희(39)씨는 “예전에는 아이가 학교생활에 대해 얘기를 통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호박 기르기’와 ‘목화 기르기’ 등 공통 관심사가 생겨 더 친해졌다.”며 미소지었다. 정미숙(43)씨는 “지난 5월말 현장 체험학습을 하러 여주 천문대에 갔는데 아이가 요즘 학교에서 별자리에 대해 배운다는 것을 알게 돼 저녁 시간에 함께 산책하면서 북두칠성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호경(42)씨는 “최근 경기도의 한 식물원에서 현장 체험학습을 하면서 아이와 함께 자생식물의 이름을 알아맞히면서 아이와 눈높이가 같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자녀와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했다. 학생들을 위한 동아리이지만 학생들만 배우는 것은 아니다. 어머니도 자녀에게서 평소 알지 못했던 창의성과 다양성을 찾고 배운다. 한상희(41)씨는 “양초를 만들 때 얼음으로 구멍을 내는 과정이 있었는데 어른은 같은 크기의 구멍을 가지런히 냈는데, 아이는 크기가 다른 구멍을 이곳 저곳 가리지 않고 내는 것을 보면서 아이의 창의성을 알게 됐다. 고 했다. 하미정(38)씨는 “현장 체험학습으로 서해안 대부도와 강화도 갯벌에 갔었는데 내가 느끼지 못했던 두 곳의 차이점을 아이가 자세히 말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유정현 연구부장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만 과학을 접하는 반면 동아리 학생들은 학부모와 대화하면서 과학에 대한 자극을 늘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어머니는 재교육을 받고, 학생은 학습 욕구를 얻는 효과가 있다.”며 학부모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의 장점을 설명했다. 양정임 교사는 “가정과 학교를 연결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냥 놀면서 보낼 토요 휴무일을 공부도 하고 레저활동도 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실험과 현장체험 학습 실생활 탐구능력 키워 가족과학탐험대는 과학에 흥미를 갖고 실생활에서 스스로 탐구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교육은 실생활과 관련된 재미있는 실험과 현장체험학습으로 구성돼 있다. 매주 수요일에 실시하는 과학실험은 ‘물질의 상태변화’와 ‘생물의 생명력 실험’,‘지시약 만들기’ 등 모두 30개의 주제로 짜여 있다. 이 가운데 껍데기가 열릴 때까지 조개를 가열하는 ‘생물의 생명력 실험’은 실제 조개탕을 끓일 때 원리를 살펴볼 수 있다. 고체와 액체, 기체 등 파라핀의 상태변화를 관찰하는 ‘물질의 상태변화’도 생활 속에서 양초를 만드는 방식과 같다. 이들 주제는 변화의 모습이 뚜렷해 실험보고서를 쓰기 쉬운 공통점이 있다. 변화를 쉽게 느낄 수 없으면 학생들이 싫증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매월 학교 휴무일인 넷째주 토요일에 실시하는 현장체험학습은 별자리를 관측하는 세종천문대와 개부처손과 깽깽이풀 등 희귀·멸종위기 식물들을 다수 보관하고 있는 한택식물원, 공룡알 화석지 등 과학교육에 꼭 필요한 10여개 과학 현장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 가족과학탐험대의 교육 수준은 초등학교 교육 과정보다 조금 심화된 중학교 1∼2학년 수준이다. 현재 인원은 학생 20명와 학부모 20명, 교사 3명이다.4∼6학년 학생 가운데 희망자를 선착순으로 뽑는다. 학부모 참여는 필수요건이다. 올 첫 해부터 신청자가 많이 늘어 내년부터는 4∼6학년 각 2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수업은 무료다. 서울 남부교육청에서 연간 200만원을 활동비로 지원하고 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이종산 오정초등학교 교장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살리는 길만이 침체된 과학교육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오정초등학교 이종산(57)교장은 “과학 교육은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목표인데, 이를 위해서 과학을 즐길 수 있는 주변환경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가족이 과학을 함께할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가족과학탐험대를 시작한 이후 학생들의 호기심이 왕성해져 이메일을 통해 과학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서 “특히 과학에 무관심하던 학부모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장이 가족과학탐험대를 만든 것은 과학교육에 늘 아쉬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예전에는 작은 실험 하나를 하더라도 직접 냄새를 맡고 조작해 보면서 흥미와 호기심을 보였는데 요즘은 과학실험 과정을 담은 비디오와 CD가 실험을 대체해 학생들이 재미를 느끼지 않게 됐습니다.” 그는 “오늘날 과학교육이 뒤처진 데는 신경쓸 것이 많은 실험을 부담스러워해 미디어로 편하게 수업을 하는 교사들의 책임도 크다.”면서 “이 문제를 고민하다가 어머니와 함께하는 실험과 현장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옛 제자들이 이공 계열 교수가 된 모습을 보면서 어린 시절 흥미가 진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학생들이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교사의 소임”이라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희귀 화분 10여종 270개 학생들이 가꾸며 관찰 오정초등학교에는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 바로 학생들이 아무 때나 관찰할 수 있는 ‘교재 식물원’이다. 교내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설치한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교문에서 교실까지 교과서에 나오는 40여종의 식물 가운데 서울에서 보기 어려운 식물을 화분에 심어 놓은 것이다. 인터넷과 사진을 통해서만 식물을 볼 뿐 직접 냄새를 맡고 만져 보기 어려운 도시 학생들을 위한 배려다. 종류는 벼와 밀, 목화, 옥수수, 조롱박, 파초, 호박, 수세미, 파초호박오이 등 모두 10여종, 화분만 270여개에 이른다. 이를 가꾸는 것은 학생들 몫이다. 전교생이 각자 관찰하는 식물이 한 가지씩 있고 화분 한 개당 5명의 학생이 관찰한다. 학생들은 매일 한 차례 등교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자기가 맡고 있는 식물을 관찰하고, 매주 한 차례 일지를 적어낸다. 오는 10월에는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1년 동안 정성껏 기른 벼를 탈곡한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쌀을 생산하는 것이다. 지난 5월에는 밀을 수확해 ‘밀 튀겨먹기’ 행사도 열었다. 이밖에도 본관에 설치된 민물고기 수족관도 자랑거리다. 하천에서 놀 기회가 거의 없는 도시 학생들을 위해 미꾸라지와 메기, 다슬기 등 민물어류를 기르고 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볼만한 전시회]

    ●정우범 수채화전 19일까지 인사동 선화랑. 자연의 풍경, 정물, 여인상등 일반적인 소재를 다룬 그의 수채화속에는 다른 작가와 확연히 구별되는 작품 세계가 있다. 물에 적신 종이를 놓고 붓에 물감을 두드리는 방법의 독특한 표현기법은 작품의 생명력을 더해 준다.(02)734-0458●팝팝팝 한일미술전 31일까지 가나아트센터. 백남준, 강영민과 무라카미 다카시, 구사마 야요이 등 韓·日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4인의 다양한 팝 아트 작품 100여점이 전시된다.(02)720-1020●자연의 기록전 31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 자연이 갖는 내면의 표정과 특징을 기록, 시각화한 전시회.12명의 작가는 자신의 시각으로 자연의 표정을 담아냈다.(02)2124-8800
  • [사설] 수도권 규제완화, 기업이 답할 차례

    정부가 어제 올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확정하면서 투자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천명했다. 오는 12월 수도권발전종합대책 결정에 앞서 기업의 첨단산업 신설 내인가를 수리하는 한편 환경보전대책을 전제로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이 가능토록 규제를 합리화하는 등 투자와 소비를 살리는 쪽으로 수도권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경제가 이대로 갈 수는 없으며, 이런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정부의 인식은 확고하다.’는 말로 규제 완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재정의 여력이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넘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민간부문에 대해 ‘환경을 만들어 줄 테니 투자해달라.’는 시그널을 던진 것으로 이해된다. 물론 수도권 규제 완화가 최종 확정되기까지 환경부 등 관련부처나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의 반발 등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기업의 대표적인 투자애로 요인으로 지목된 수도권 규제 완화와 관련해 지역균형 개발이라는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상충될 수 있는 카드를 꺼낸 것은 우리 경제가 처한 국면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유가 등 대외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성장률 전망치마저 4%를 밑도는 등 성장 동력이 고갈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게 우리 경제의 현실이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기업들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정부의 조치에 화답(和答)해야 할 때라고 본다. 규제 완화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느니, 새로운 내용이 없다느니 불평을 늘어놓는다면 실력이나 기술 부족을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린다는 시민단체의 비판을 인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글로벌 경쟁 시대라고 하지만 확고한 내수가 뒷받침되지 않은 나홀로 질주는 결코 생명력을 지닐 수 없다는 것이 기업의 불문율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기업의 투자 확대는 기업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서도 불가피한 선택인 것이다. 국민경제와 국가 장래를 걱정하는 진정한 기업가 정신을 기대한다.
  • [씨줄날줄] 福부부/육철수 논설위원

    복부인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우선 돈이 많아야 하고, 정확한 정보와 분석력을 갖고 있어야 하며, 시간도 넉넉해야 한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기본’에 불과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이 따라 줘야 한다. 돈·정보·시간·운이라는 4박자 가운데 하나라도 삐걱하면 복부인의 반열에 오르기란 쉽지 않다. 복부인은 복덕방에서 ‘복(福)’이란 접두어를 딴 조어인데 이름에 걸맞지 않게 부동산 투기로 큰 이익을 남긴 주부를 나쁘게 부르는 말로 자리잡았다. 이 명칭은 1970년대 중반 강남개발 붐을 타고 항간에 떠돌다가 70년대 말쯤 공식적으로 언론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당시 우리 사회는 넘치는 건설 수요에다 부동산 투기 광풍이 일었고, 대외적으로는 수출·입이 지상과제였다. 그 틈바구니에서 보석밀수가 횡행해 ‘보석부인’이란 말이 나왔고, 골동품에 손대는 ‘골부인’도 함께 등장했는데 유독 복부인만 수십년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5공’ 때는 군장성 부인들이 ‘빨간 빽바지’ 차림으로 원정투기를 벌인 일화로 유명하다. 복부인이 부동산 투기와 동의어로 쓰이다시피 하는 것도 어찌 보면 ‘투기사(史)’에서 그들의 폐해가 적지 않았다는 방증일 것이다. 복부인의 등장은 사회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70∼80년대 월급 생활자들의 아내들은 종자돈을 굴릴 곳을 찾다가 부동산과 마주쳤다. 당시에는 남편의 수입만으로는 살아가기 힘든 때라 돈 불릴 방법을 고민하지 않는 아내들은 무능한 여자 취급받기 십상이었다. 남편들도 아내가 부동산으로 떼돈을 벌어들이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겼다. 복부인이 되려면 돈과 정보가 기본이어서 돈 많은 재벌·기업가의 아내나, 개발정보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공직자의 아내가 특히 많은 점은 그리 이상할 것도 없다. 돈은 많아도 공직자와 ‘끈’이 없는 주부들은 막차를 타거나 헛다리 짚기 일쑤였다. 전국 각지의 집값·땅값이 복부인의 치맛바람이 일단 스쳐야 뜬 걸 보면 그들의 위력은 대단했다. 이제 7월부터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되면 주말에 돈있고 할일 없는 부부들이 대거 ‘땅 쇼핑’에 나설 것이라는 달갑잖은 소식이다. 바야흐로 ‘복부부’ 시대가 도래한다는 건데, 부동산 시장에서 또 분탕할 요량이면 복부인만으로도 골치아프니 남편들은 좀 참았으면 좋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그 영화 어때?] 2일 개봉 ‘태풍태양’

    데뷔작 ‘고양이를 부탁해’ 한편으로 2001년 영화판에 ‘예술영화 다시 보기’ 운동을 불지폈던 정재은 감독. 그가 4년만에 두번째 영화 ‘태풍태양’(제작 필름매니아·2일 개봉)으로 팬들을 찾아왔다. 여성감독의 차분하고 꼼꼼한 시선으로 동요하는 청춘을 묘파했던 데뷔작과 이번 작품은 다른 듯하면서도 닮았다. 전작이 스무살 여자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잡았다면, 새 영화 역시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엉거주춤하는 스무살 언저리 청년들의 시행착오에 주목했다. 청소년과 성년의 모호한 경계에 일군의 캐릭터들을 일렬로 세워놓은 설정까지도 닮았다. 이란성 쌍둥이인 듯 ‘고양이를‘의 팬들을 덮어놓고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에는 그러나 분명 에너지는 더 많아졌다. 내내 바퀴가 멈추지 않는 영화 속 소재(인라인 스케이트)도 에너지의 폭발력을 화면 밖으로 뿜어내는 장치로 효과만점이다. 학교생활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는 고교생 소요(천정명)의 유일한 즐거움은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원들과 어울리는 시간이다. 신들린 스케이팅 실력을 가졌으나 미래에 대한 계획이라곤 손톱 만큼도 없는 자유주의자 ‘모기’(김강우), 그런 무계획한 면모 때문에 모기를 좋아한다는 여자친구 한주(조이진), 모기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나 그와는 딴판으로 강한 리더십을 보이는 ‘갑바’(이천희). 학교 밖으로 뛰쳐나온 소요는 한동안 자신에게 인라인 기술을 아낌없이 전수해주는 모기를 친형처럼 따른다. 그러나 스케이팅을 맹목적으로 즐기는 일 말고는 세상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으려는 모기의 폐쇄적 행동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얼핏 청소년들의 방황에 카메라를 들이댄 그렇고 그런 청춘영화로 접어버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화의 설득력은 특별하다. 기성세대의 가치관으로는 뭣 하나 반듯할 것 없는 캐릭터들의 파열음은, 후반부로 갈수록 ‘소음’이 아니라 영화를 위한 ‘질서’임을 분명히 밝힌다. 모기와 갑바의 충돌, 그 사이에서 좌표를 정하지 못하고 불안한 소요의 눈빛, 감정기복 없이 그들 모두를 바람처럼 껴안는 한주의 캐릭터가 어느 하나 버릴 게 없이 끝까지 톱니를 물고 돌아간다. 스타배우 없이도 드라마의 흐름에 몸을 맡길 준비가 된 관객들에겐 좋은 점수를 얻을 것같다. 그러나 ‘고양이를‘이 그랬듯 완성도와 흥행의 함수관계가 꼭 비례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영화의 생명력이 얼마나 길지는 미지수다.12세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최흥미 개인전 6월 12일까지 송파구 풍납동 아산갤러리 . 파리에서 활동중인 작가의 ‘생명의 리듬’시리즈 작품들로 꾸며진 전시회. 꽃, 풍경, 동물, 인간 등을 소재로 생명의 상징인 붉은색과 대비되는 검정색을 주로 사용해 새로운 조형성을 보여준다. 먹물과 동양화물감, 소금으로 작업하는 그의 작품을 보면 마치 활화산이 분출하는 듯한 느낌으로 강한 생명력을 전달한다.(02)3010-6869 ■ 한애규 개인전 13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 테라코타 작업으로 여성성과 모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온 작가의 신작전. 자연스럽고 친근한 재료인 흙으로 원만하고 부드러운 형상의 생명체들을 표현, 지친 현대인들이 기대고 싶고 휴식하고 싶은 포용력을 가진 대자연으로 형상화한다. 인간존재와 역사에 대한 작가의 사색을 만나볼 수 있다. ■ TEN by EIGHT(10X8) 4일부터 30일까지. 인사동 북스갤러리.(02)737-3283 A4용지의 작은 크기의 그림과 사진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조셉 레이. 첸 리 등 한국에 와서 작업을 하는 외국 미술인들이 한국 미술계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재밌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 점점발전소 Power Station 오는 7월10일까지. 동숭동 마로니에미술관 (02)7604-724 마로니에미술관이 리노베이션하면서 처음으로 갖는 기획전. 김나영, 김수범, 김수연, 김신일, 박지은, 송재호, 안규철, 이주영, 윤사비, 오세환 등의 작가가 참여, 공간에 대한 독자적인 작업 방식을 보여준다. 뮤지컬 ■더 씽 어바웃 맨 4일부터 무기한 대학로 신시뮤지컬극장. 한진섭 연출, 성기윤 이정열 김경선 출연. 뮤지컬 ‘아이 러브 유’의 작가 조 디피트로와 지미 로버츠 콤비의 야심작. 전형적인 샐러리맨과 자유분방한 예술가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통해 들여다보는 남자에 관한 모든 것.1544-1555. ■ 카르멘 19일까지 리틀엔젤스예술회관(02)545-7302. 고선웅 작·연출, 나현희 김영민 문수 출연. 불꽃같은 여인 카르멘의 사랑과 열정을 그린 창작뮤지컬. ■ 지하철1호선 무기한 학전블루소극장(02)763-8233. 김민기 번안·연출, 김현국 주현종 서오순 출연. 옌볜 처녀의 눈에 비친 서울 사람들의 풍경.11년째 장기운행중이다. ■ 그리스 8월7일까지 충무아트홀(02)556-8556. 이지나 연출, 로큰롤 선율에 실린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 ■ 아이 러브 유 26일까지 연강홀(02)501-7888.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 이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 ■ 리틀 샵 오브 호러스 7월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02)556-8556. 이항나 연출, 김학준 양소민 박지일 출연. 식인식물을 내세워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풍자하는 코믹호러극. 연극 ■인형의 집 8∼10일 LG아트센터. 유럽 연극의 미래로 일컬어지는 독일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의 화제작. 역대 ‘인형의 집’중 가장 충격적인 결말로 관객을 전율케 한다. 노라역의 안네 티스머는 최근 ‘리퀘스트 콘서트’내한공연에 출연했던 배우.(02)2005-0114. ■ 셜리 발렌타인 7월17일까지 산울림소극장(02)334-5915. 윌리 러셀 작·글렌 월포드 연출, 손숙 출연. 홀로서기를 꿈꾸는 40대 중년여성의 유쾌한 일탈. ■ 짬뽕 7월3일까지 인아소극장(02)2266-0867. 윤정환 작·연출, 윤영걸 공상아 출연.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처를 웃음으로 승화한 연극. ■ 위트 7월10일까지 정미소(02)3672-3001. 마거릿 에든슨 작.‘죽음조차 나를 죽일 수 없다’는 배우 윤석화의 모노드라마. ■ 산불 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80-4115. 차범석 작·임영웅 연출, 강부자 이승옥 출연. 한국전 당시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 극사실주의 연극. 어린이 ■ 하륵이야기 3일∼7월14일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02)977-4856. 인형, 가면, 소품 등 다양한 오브제와 재활용품 악기를 활용한 극단 뛰다의 가족극. ■ 돌아온 리틀 드래곤 7월3일까지 라트어린이극장(02)560-0999. 어린이 영어연극으로 처음 선보였던 ‘리틀 드래곤’의 업그레이드 버전. ■ 잠자는 숲속의 공주 12일까지 두레홀(02)741-5970. 고전 동화를 각색한 가족뮤지컬. 라이브 음악이 흥을 돋운다. ■ 노노 이야기 19일까지 상상나눔시어터(02)741-2323.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뮤지컬. 무용 ■ 컴플렉션스 댄스 컴퍼니 내한공연 2·3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02)796-0117. ■ 양혜진 전통춤판 3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02)6406-3306. ■ 수잔 버지 ‘달 그림자 속의 테라스’ & 안성수 ‘전야’ 7·8일 오후 8시 포스트극장(02)337-5961. ■ 안은미 ‘레츠 고’ 4·5일 오후 5시 서강대 메리홀(02)738-3931. 콘서트 ■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개교 50주년 기념 강동석 초청 음악회 2일 오후 7시30분 8세에 첫 연주회를 가져 ‘신동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불린 강동석은 현재 영국의 ‘세계 음악 인명사전’, 프랑스의 ‘연주가사전’에 이름이 수록될 정도로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도전하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빈틈없는 기교, 완벽한 활놀림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02)761-1587 ■ 안데르센 콘서트 3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02)541-6234. ■ 다니엘 리 첼로 리사이틀 5일 오후 7시,6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02)1588-7890.
  • 맨 얼굴로 선 엄지공주 엄지원

    맨 얼굴로 선 엄지공주 엄지원

    가당찮은 편견일 수도 있겠으나, 엄지원(28)에게서는 늘 ‘물’의 이미지가 잡힌다. 좀더 직설적으로 그건 ‘눈물’의 이미지에 가깝다. 방금 전까지 울다가 눈자위를 말리고 있는 듯 조금은 우울하고 또 조금은 닫힌 인상의 여배우. 기자의 물색없는 이미지 해설(?)에 정작 그는 고개를 주억거린다.“아마도 눈 때문일 거예요….” 별나게 물기가 많은 눈동자 때문에 슬퍼보일 거라고 스스로를 말하는 엄지원은 그러나 스크린 밖에서는 그지없이 밝고 참하다. 기자처럼 편견을 가진 이들이 어디 한둘이었을까. 한번쯤 그 가당찮은 색안경 너머로 포르륵 날아올라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극장전’(제작 전원사·27일 개봉)에서 마른 풀잎처럼 가벼워진 걸 보면 말이다. 제58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로 국내 개봉도 하기 전에 국제적 화제가 된 영화에서 그는 두 가지 질감의 1인2역 캐릭터를 연기했다. 전반부에서는 긴 생머리를 한가닥으로 묶은 열아홉살 소녀, 후반부에서는 집요하게 따라붙는 낯선 남자를 덤덤히 상대해주는 여배우로 왔다갔다 했다. 중학교 첫사랑을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보내거나(1부), 사랑고백을 하며 덤비는 팬에게 역시 하룻밤을 허락하는(2부) 캐릭터 모두가 예측불허의 엉뚱함을 지니긴 했다. 그럼에도 “경쾌함과 청순함은 한순간도 잃지 않는 드문 배역”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화장기 하나 없는 맨얼굴로 찍은 영화예요. 아시죠? 촬영 당일 아침에야 배우 손에 대본을 쥐어주는 게 홍 감독 스타일이란 거요. 연기에 선입견을 입힐 여지를 아예 주지 않겠다는 계산에서죠. 정말이지 다시는 못해볼 별난 경험을 많이 했어요.” 촬영용 의상을 따로 장만할 일도 없었다. 그저 옷장에 있던 수수한 티셔츠나 외투 몇 벌이면 그걸로 충분했다. 대사가 많은 롱테이크 부분을 찍을 때 자주 NG를 냈던 기억 빼고는 모든 게 부담없이 즐거운 경험이었다. 위태로운 10대, 당당하면서도 소시민적 결을 드러내는 여배우의 모습을 동시에 연기하기까지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홍 감독에게서 출연제의를 받았을 무렵 그렇잖아도 뭔가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컸었다.”면서 “그 즈음 출연했던 영화 ‘주홍글씨’나 TV드라마 ‘매직’의 캐릭터를 사랑했으나, 가공의 인물에 머물러 있다는 답답함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솔직한 구석이 많다.“원래 홍 감독 영화를 그닥 좋아하진 않았거든요. 그러면서도 전작들 모두를 극장에 가서 꼬박꼬박 챙겨본 걸 보면 이번 영화는 필연인 모양이네요.” “꼼꼼하고 소심한 A형”이라는 그는 원래 ‘연습형 연기’가 체질. 압구정동에 카페를 내는 게 꿈인 다방 레지 역을 했던 곽경택 감독의 ‘똥개’(2003년)때는 스쿠터를 몰고 줄담배를 피워야 했다. 현악기라면 질색을 했건만 변혁 감독의 ‘주홍글씨’(2004년)때는 죽어라 첼로 연습에 매달려야 했고. 안방극장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TV드라마 ‘폭풍속으로’를 찍을 때도 극중 타투이스트 역할을 위해 문신전문가 뺨치는 기술을 익혔다. 그런데 이번엔 그냥 놀았다.“감독님께 뭐라도 준비하면서 (촬영을)기다려야 되지 않겠냐고 아무리 물어봐도 ‘아무 생각말고 푹 쉬라.’는 대답뿐이셨다.”며 웃었다. 한 이미지에 붙박이지 않고 여러 장르를 두루두루 섭렵하겠다는 속내가 암팡지다. 자신 속에 들어앉은 다양한 ‘필살기’를 찾아내기 위해서란다.“제가 무협만화광이라서 잘 아는데요. 줄창 한 가지 필살기만 쓰면 핸디캡도 그만큼 많아지거든요. 필살기를 여러개 개발해둬야 생명력이 길지 않겠어요?” 그래서 말인데 빠른 시일 안에 꼭 한번 로맨틱 코미디를 찍어봤음 싶다.“그게 틀림없이 엄지원의 필살기가 될 듯한데 그런 책(시나리오)이 안 들어온다.”며 장난기를 드러낸다.“충무로 제작자들에게 소문 좀 내달라.”며 살짝 치올리는 입매가 ‘극장전’의 열아홉살 소녀 영실이처럼 말갛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기고] 인간배아는 생명이다/이동익 가톨릭대 윤리학 교수

    황우석 교수의 인간배아 줄기세포 생산에 관한 연구 결과 발표에 온 세계가 떠들썩하다. 난치병 환자들로부터 직접 체세포를 추출하여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고, 또 인간배아를 만드는 데 이전의 0.1%의 성공률을 6% 가까이로 끌어올렸다는 것이 황우석 교수팀의 놀랄 만한 성과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성간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의 배아 복제 성공도 큰 성과로 평가하기도 한다. 황 교수의 표현대로라면 젓가락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우리 민족이기에 이룰 수 있었던 우리 민족만의 위대한 성과이다. 그런데 이 표현이 필자에게 매우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세계가 깜짝하는 이 놀라운 성과가 단지 젓가락질의 격찬이지, 의학을 비롯해 세상의 모든 학문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인간의식의 통합과 조화라는 참된 인간됨의 구현과는 오히려 거리가 먼 표현처럼 들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황 교수의 연구 결과를 놓고 우리나라의 모든 언론이 앞다투어 그 성과를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노벨상 수상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개인적 칭찬에서부터 미래의 인류사회에 미칠 놀라운 변화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가지고 설명함으로써 온 국민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다. 건강과 무병장수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진대 국민들은 벌써부터 그렇게 살게 되었다고 착각할 정도이다. 언론의 힘이랄까? 난치·불치병으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환자들에게 당장 삶의 의욕을 불어넣어주고 있으니…. 이렇게 막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일부 언론이 인간 배아를 단순한 세포 덩어리로 묘사하고 있다는 게 매우 놀랍다. 하기야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서도 인간 배아를 일정기간까지 분열한 세포덩어리로 간주하고 있으니 악법과 막강 언론으로부터 세뇌되는 일반 국민의 생명의식을 무어라 탓할 수 있겠는가? 중등 생물 교육을 받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생명의 단위는 세포이고 그 세포가 생명의 주체라는 점에서 세포 역시 엄연한 생명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더구나 인간 배아는 이 시기에 한 사람의 고유한 인간으로서의 독자적인 특성을 갖게 된다. 이미 한 사람의 고유한 유전인자가 주어지고, 역동적으로 자기 생명을 전개해 나가면서 경탄할 만한 생명력을 보여주는데, 이를 어떻게 단순한 세포덩어리라고 하면서 세상을 호도할 수 있단 말인가? 두 해 전쯤 생명윤리법 논의가 한창일 때 황 교수는 한 공개된 장소에서의 토론회에서 인간 배아를 단순히 세포덩어리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런 학자적 양심에서 어떻게 생명인 인간 배아를 파괴하는 연구를 자랑스럽게 정당화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생명체인 인간 배아에 대한 일부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역시 우리 사회에 얼마나 엄청난 생명경시 현상을 부추길 것인지에 대해서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매우 크다.0.1∼0.2㎜밖에 안 되는 미미한 배아가 희생되어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쾌유와 기쁨을 주기 때문에 선한 일이고, 노벨상을 받을 만하다고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 이미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우뚝 선 낙태 천국으로 만들고 말았다. 이런 논리의 발전이 아마 머잖아 안락사까지도 합법화되는 우리나라로 만들고 말 것이다. 소생 가능성이 없는 말기환자라고 해서 더 이상 존엄성을 가진 인간이 아니라는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 내가 살고 있다면 그 얼마나 끔찍할까? 한 사회에서 질병 없이 건강한 삶을 산다는 것은 그 사회 구성원의 정당한 권리이며, 이를 위해 그 사회는 여러 의무를 갖는다. 그러나 그 의무를 위해 절대 생명의 가치관을 버릴 수는 없다. 질병을 극복하는 것보다 생명권을 존중하는 것이 더 앞선 의무이기 때문이다. 황우석교수의 배아연구를 통해 예상되는, 같은 결과를 목표로 하면서도 생명체인 인간배아의 파괴를 요구하지 않는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연구에 더욱 관심을 가질 때이다. 이동익 가톨릭대 윤리학 교수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뜰아래 반짝이는 햇살전 6월20일까지 울산 현대예술관. 현대예술관 개관 7주년 기념전. 이승환 임병남 진원장 3인의 작가가 눈부신 햇살을 가득 맞은 붉고 노오란 꽃과 푸른 산을 풍경으로 한 자연 소재를 해학적 서정적으로 표현한 유화작품 20여점이 전시된다.(052)235-2143. ■ 마상원 개인전 6월14일까지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서호미술관.(031)592-1864. 살아 움직이는 것과 그에 관련한 생명력에 대한 추상적, 구상적 이미지들을 다양하면서도 화사한 색상을 통해 표현했다. ■ 라틴아메리카 미술의 오늘 29일까지 종로구 사간동 화랑 베아르떼.(02)739-4333.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 전시한다. 플로라 훵, 호세 안토니오 다빌라, 클라우디아 바르다사노, 라몬 치리노스, 알후레도 소사브라노 등 10명의 작가가 출품했다. ■ 2005 김곤 6월6일까지 강남구 도곡동 한우리 미술관.(011)239-8545. 전통 서예와 문인화에 현대성을 녹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수묵화를 통한 문인화만을 주장하지 않고 채색을 사용하면서도 서정적이며 시의성을 연출함으로써 문인화의 근본정신을 살렸다. 뮤지컬 ■ 리틀 숍 오브 호러스 27일부터 동숭아트센터. 이항나 연출, 김학준 양소민 박지일 출연. 식인식물을 내세워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풍자하는 코믹호러극. 시간이 흐를수록 거대해지는 식인식물의 외양과 ‘미녀와 야수’‘인어공주’의 작곡가 앨런 맨켄의 주옥 같은 선율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02)556-8556. ■ 로미오와 줄리엣 29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23-0986. 유희성 연출. 조정은 민영기 출연.2003년 한국뮤지컬대상 5개 부문을 수상한 화제의 뮤지컬. ■ 틱틱붐 29일까지 신시뮤지컬극장.1588-7890. 조너선 라슨 작, 심재찬 연출, 이석준 배해선 출연.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를 꿈꾸는 가난한 뮤지컬 작곡가의 꿈과 좌절. ■ 백조의 호수 29일까지 LG아트센터(02)2005-0114. 매튜 본 안무·연출,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현대적으로 재창작. 남성백조의 힘이 무대를 장악한다. ■ 인당수 사랑가 무기한 발렌타인극장 3관(02)741-9120. 박새봄 작·최성신 연출, 서정금 강은경 김준원 김도현 장재용 출연. 우리 가락에 전통의 소리를 접목해 창작한 한국형 뮤지컬. ■ 달고나 31일까지 PMC자유극장(02)739-8288. 오은희 작·이현규 연출, 정의욱 임진아 이장훈 출연. 추억의 가요로 엮은 옛이야기. 연극 ■ 셜리 발렌타인 7월17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윌리 러셀 작·글렌 월포드 연출, 손숙 출연. 지중해 여행을 통해 홀로서기를 꿈꾸는 40대 중년여성의 유쾌한 일탈. 감자 튀김을 요리하고, 수영복 차림으로 말을 건네는 손숙의 모습을 볼 수 있다.(02)334-5915. ■ 산불 28일∼6월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80-4115. 차범석 작·임영웅 연출, 강부자 이승옥 출연. 한국전 당시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 극사실주의 연극. ■ 짬뽕 7월3일까지 인아소극장(02)2266-0867. 윤정환 작·연출, 윤영걸 공상아 출연.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처를 웃음으로 승화. ■ 위트 7월10일까지 정미소(02)3672-3001. 마가렛 에든슨 작.‘죽음조차 나를 죽일 수 없다’는 배우 윤석화의 모노드라마. ■ 용띠위에 개띠 이만희 작·이도경 연출, 이동경 백채연 출연. 용띠 남편과 개띠 아내의 별난 사랑이야기. 어린이 ■ 돌아온 리틀 드래곤 7월3일까지 라트어린이극장(02)560-0999.어린이 영어연극으로 처음 선보였던 ‘리틀 드래곤’의 업그레이드 버전. ■ 잠자는 숲속의 공주 6월12일까지 두레홀(02)741-5970.고전 동화를 각색한 가족뮤지컬.라이브 음악이 흥을 돋운다. ■ 노노 이야기 6월19일까지 상상나눔시어터(02)741-2323.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뮤지컬. ■ 흥부와 놀부 6월30일까지 전쟁기념관문화극장(02)3676-5551.고전소설을 참여마당놀이 형식으로 재구성한 가족극. 무용 ■ 2005 의정부 국제음악극 축제 폐막작 ‘와유’(WAHYU) 28일 오후 7시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031)836-1566. ■ 국제현대무용제-야스민 고더 ‘두개의 웃기는 핑크’ 28일 오후 5시 서강대 메리홀(02)738-3931. ■ 국제현대무용제-알코 렌즈 ‘헤로인’ 29일 오후 5시 서강대 메리홀(02)738-3931. ■ 국제현대무용제-사사 ‘‘쑈쑈쑈:쑈는 계속되어야 한다’를 재활용하다’ 30일 오후 8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02)738-3931. 콘서트 ■ 산울림 음악연-29년 동안의 설레임 28일 오후 7시 장충체육관 (02)322-7221. ■ 5060 효 콘서트 추억의 가요무대 27일 오후 5시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 1544-1555. ■ 2005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 반쪽이전 27일 오전 11시, 오후 5시, 28일 오후 2시, 오후 5시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031)828-5841∼2.
  • 35년만에 다시보는 ‘임영웅 산불’

    35년만에 다시보는 ‘임영웅 산불’

    극작가 차범석의 ‘산불’은 한국 사실주의 연극에서 첫 손 꼽히는 명작이다.1962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이진순의 연출로 초연된 이래 40년 넘는 세월동안 영화와 드라마, 오페라로 숱하게 옷을 갈아입으며 끊임없는 생명력을 자랑해왔다. 칠레 저항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각색을 거쳐 내년에는 창작뮤지컬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연극사의 대표작을 시대별로 선별해 재조명중인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윤택)이 이 작품을 놓칠 리 없다.28일부터 새달 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산불’은 사실주의 연극의 대가 임영웅이 35년만에 다시 연출을 맡았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산불’의 시공간적 배경은 한국전이 한창이던 1951년, 소백산맥 줄기의 한 촌락. 남자들은 모두 전쟁터에 끌려가거나 죽고, 여자들만 남아 과부촌이 된 마을에 한 남자가 흘러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국전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들 가운데서도 ‘산불’이 유독 빛을 발하는 것은 민족의 비극이라는 측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 자체를 사정없이 짓밟는 야만적이고, 비문명적인 전쟁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1970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이후 두번째로 ‘산불’의 연출을 맡은 임영웅 연출가는 “이 작품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35년만에 다시 보니 놓쳤던 게 많았다는 반성이 든다.”고 회고했다. 당시 생략했던 부분을 모두 되살려 원작 그대로 공연할 예정이다. ‘산불’은 쟁쟁한 출연진으로도 유명하다.62년 초연땐 박상익, 백성희, 나옥주, 김금지 등이 출연했고,70년 공연에선 백성희, 손숙, 박정자, 윤소정 등이 열연했다. 이번 무대에는 이미 두 차례 ‘산불’에 출연한 적이 있는 탤런트 강부자가 마을이장 양씨역으로 등장하고, 권복순, 곽명화, 양말복 등 국립극단 배우들이 출연한다. 남자 주인공 규복역은 ‘떼도적’의 카알로 분했던 주진모가 맡는다.1만2000∼3만원.(02)2280-411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이야기] 도시속 생태체험

    [서울이야기] 도시속 생태체험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은 모두 자연학습장 도시의 일상에서 자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책을 감명 깊게 읽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직까지 여운을 진하게 남기는 책을 꼽는다면 포리스트 카터가 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라는 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언제부터인가 잊어버렸던 과거의 자연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게 하는 구절이 있다.“수백 수천 마리의 생물들이 개천을 따라 살고 있었다. 만일 거인이 되어 그 구불구불 흘러가는 개천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면 개천이야말로 생명의 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바로 그 거인이었다. 키는 겨우 1m 정도밖에 안 되었지만, 나는 거인처럼 쪼그리고 앉아 실개천들이 졸졸거리고 흘러내리면서 만들어낸 작은 웅덩이들을 연구하곤 했다. 개구리 알들이 웅덩이 속에서 잠자고 있었다. 포도송이처럼 오글오글 모여 있는 젤리 모양의 투명한 작은 공들 속에는 검은 올챙이들이 들어 있었다. 부화되어 나올 날을 기다리면서….” 물이 있고 흙이 있는 어느 공간에서나 우리는 움직이는 무언가를 관찰할 수 있다. 그것을 주의 깊게 바라보기만 한다면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서울에도 구석구석 관찰하고 생명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은 무한히 많다. 최근 환경교육에서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고 있는 체험학습 또는 체험교육은 주5일 근무제의 시행과 더불어 주말 여가활동의 일환으로도 어린이, 청소년을 비롯하여 일반 어른들에게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울은 전형적인 대도시이지만, 녹지 및 오픈스페이스의 면적이 서울시 전체면적의 40%에 달하는 등 풍부한 자연환경이 함께하고 있다. 도시 외곽의 산림과 도심을 가로지르는 한강, 그리고 많은 지천과 습지자원 등 녹지와 물로 이루어진 자연자원이 풍부하다. 이와 함께 자연을 느끼고 이해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져 생태체험은 이제 우리 생활 속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숲속 여행 2000년부터 시작된 서울시 숲속 여행 프로그램은 서울의 9개산과 서울대공원이 대상이며, 매월 1,3주 일요일 또는 2,4주 일요일로 나누어 매회 60여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신청은 서울시 공원과나 각 자치구 공원녹지과로 전화하거나 서울시 숲속 여행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만남의 장소에서 10명 정도로 그룹을 나누고 각 그룹별로 한 명의 숲 해설가 선생님을 따라 숲속여행을 시작한다. 때로는 어른과 아이를 구분하여 그룹을 나누기도 한다. 숲을 거닐면서 그동안 쉽게 지나쳤던 산과 관련된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내용을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자연과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 숲속 여행이 끝나면 모두 모여 자연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손수건에 나뭇잎 물들이기, 숲에서 주운 나뭇잎이나 꽃잎 등을 이용하여 작품 만들기 등 다양하다. 대부분 가족단위인 참가자들은 함께 모여 작품을 만든다.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산이 아닐지라도 틈날 때마다 가보지 않은 여러 산을 신청하여 참여하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숲속 체험을 하는 만남의 장소는 대중교통이 잘 연결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서울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또 특정한 산을 여러 번 반복해서 참가하는 것도 좋다. 동일한 공간이라 할지라도 안내를 해주는 해설가가 바뀌면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강변의 습지체험 태백시 금대산 계곡으로부터 김포시 월곶면으로 흐르는, 서울의 도심을 가로지르는 한강은 서울의 상징이다.1980년대 초부터 이루어진 한강종합개발사업을 통해 한강변에 공원이 조성되면서 과거의 수자원 이용 수준에서 벗어나 생태, 문화, 레저를 고려한 복합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한강에는 둔치를 따라 크고 작은 습지들이 모여 있다. 생명력이 풍부한 습지는 시민들에게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체험 장소의 역할을 한다. 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습지 생물들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강서습지생태공원은 강서구 개화동에 위치하며, 자연관찰 학습장, 운동시설, 자전거도로 등의 시설이 있다. 이곳은 한강의 배후습지로 갈대, 물억새 등과 같은 다양한 습지식물이 자라고 조류, 어류, 수서곤충의 서식처 역할을 한다. 강동구 고덕동 소재의 한강변에 조성된 고덕수변 생태 복원지는 물가에 새들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넓은 모래톱으로 형성되어 많은 철새들이 서식하고 있다. 물가의 버드나무숲은 꿩·해오라기의 서식처이며, 건생초지로 이루어진 얕은 둔덕은 야생화가 만발하여 나비나 잠자리와 같은 곤충의 서식처가 된다. 한강의 또 다른 명소인 여의도샛강 생태공원은 1997년 9월 국내 최초로 조성된 생태공원이다. 하천부지를 친환경적 생물 서식처로 복원하고, 생태적 자정능력을 갖추도록 하여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조성하였다. 이러한 습지와 생태공원에서는 자원봉사자가 진행하는 생태학교가 운영되고 있어, 미리 예약을 하면 안내를 받으며 자연관찰을 할 수 있다.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이용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각 관리사무소로 연락하면 된다. 한강에 조성된 자전거 길을 따라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인 자전거를 이용하여 생태체험장인 습지까지 찾아갈 수도 있어, 자전거여행의 즐거움과 자연관찰의 유익함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에서는 공원 안내책자 및 자연학습기록장 등 다양한 관련 자료를 제작하여 생태학습을 돕고 있다. ●도심의 자연학습장, 공원 도심의 높은 건물들 사이에는 크고 작은 많은 공원들이 있다. 도심의 공원은 시민들에게 일상생활에서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주요한 공간으로 휴식 및 운동 등을 위한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현재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21개의 도시공원 중 11개 공원(남산공원, 낙산공원, 용산공원, 월드컵공원, 여의도공원, 보라매공원, 길동자연생태공원, 독립공원, 시민의숲, 천호동공원, 영등포공원)에서는 환경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립공원, 시민의숲, 천호동공원, 영등포공원에서는 계절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나머지 공원에서는 연중상설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프로그램 내용은 자연생태 체험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문화 및 환경학습을 포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며, 부모가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각 공원 홈페이지 및 전화를 통해 참가 신청이 가능하다. 자원봉사자 선생님의 상세한 설명을 들으며 현장에서 관찰하거나 직접 작업을 해보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학습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자연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환기시킨다. 조류관찰과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해설가와 2시간 남짓 걸으며 관찰하면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 이렇게 다양하고 아름다운 새들이 있었나 하고 깜짝 놀라게 된다. 상기한 도시근린공원 외에 우면산생태공원, 아차산생태공원과 같은 자연생태공원도 다양한 생태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 모두 밖으로 나가 자연을 느껴보자. 자연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배움터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놀이공간이기도 하다. 장난감이 없어도 자연 속에 놓여진 아이들은 오랜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자연 속에는 함께 할 수 있고 계속해서 움직이는 그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자연체험은 아이들의 자연과 삶에 대한 이해와 학습효과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주말시간 등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주말 여가활동의 하나이기도 하다. 주5일제가 실시되면서 상당수의 사람들은 자기계발에 주말시간을 활용하고 있지만, 새로운 한 주의 충전을 위한 여가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아직도 도시를 벗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자연을 찾아 떠나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자동차여행을 대표적인 여가생활로 생각한다. 그러나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한나절 정도의 시간과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도시에서 온 가족이 진지하고 다양한 체험을 하며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관찰하고 체험하는 과정 속에서 도시에서의 생명과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되고 가족간의 사랑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다양하다. 경작지, 텃밭, 물웅덩이 등 크고 작은 다양한 생물서식지가 모두 그 대상이 된다. 생태체험을 시작할 때는 해설가의 설명이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모르는 것을 질문하면서 자연에 대한 이해를 다지게 되면, 개인적으로도 자연학습기록장을 가지고 체험학습을 할 수도 있다. 생물도감을 뒤적이면서 몰랐던 생물종의 이름을 찾아내면 내 것이 되어 잊혀지지 않게 된다. 서울시에서는 현재 산, 공원, 하천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생태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문제점 및 이에 대한 보완책을 살펴보면, 첫째,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공간의 생태적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프로그램 개발의 미흡함이다. 특히, 공원의 경우는 공원 조성방식이 비슷하여 차별성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새롭게 공원시설을 할 경우에는 생태프로그램까지 고려하여 특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생태체험의 공간유형을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숲과 습지뿐만이 아닌 경작지나 재개발지 등 도시의 다양한 유형이 각기 나름의 생태적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인위적인 토지이용과 결합된 문화 및 생태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 해설가의 설명뿐만이 아닌 오감을 이용하여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훨씬 큰 흥미와 학습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오감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이를 위한 시설 도입이 필요하다. 넷째, 자연학습장으로서 실내외 공간의 적절한 활용방안 마련 등 향후 지속적으로 생태체험 공간 및 프로그램을 보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송인주 서울시정개발 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부연구위원
  • [토요일 아침에] 등불을 들고 종로 네거리에 서서 / 원철스님 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연등행렬의 일원으로서 지난 8일 동대문운동장에서 종로를 거쳐 우정국로를 함께 걸었다. 그런데 차를 타거나 혹은 보행로를 걸으면서 지나쳤던 그 거리가 아닌, 또 다른 생경함으로 닿아왔다. 인도에서는 부분적으로 보이던 것들이 8차선 아스팔트 중앙선 위에 서 있으니 종로거리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내가 어느 위치에서 사물을 보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사실이지만, 그걸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 개인적으로 얻은 소득이라면 소득이라 하겠다. 늘 현실에 매몰되어 눈앞에 떨어진 일의 처리에 급급하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전체는 망각하기 마련이다. 종로거리를 가로막고 차지한다는 것은 권위주의 시절 국가원수 나들이나 군사퍼레이드 혹은 그 반대로 1970∼80년대 스크럼을 짠 대학생들이나 할 수 있는 일종의 ‘권력적 행위’였다. 요즘 같은 다양화한 시대에는 ‘문화권력’‘환경권력’‘노조권력’이란 말까지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실정이니 혹여 이게 ‘종교권력’으로 남들에게 비쳐질까 적이 조심스럽다. 승용차를 몰고 나왔다가 영문도 모른 채 마냥 통제를 기다리다가 교통방송으로 급히 채널을 맞추던 씁쓰레한 기억을 남들에게 전가시켜야 하는 까닭이다. 그러기에 오랜 시간 길을 차단함으로 인하여 생기는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문화적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시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또 다른 부담으로 어깨를 짓누른다. 다행이도 연등축제는 600년 역사의 고도 서울을 더욱 볼거리가 다양한 전통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유감없이 발휘토록 하는 데 일조를 해왔다. 해마다 해외 방문객의 참관이 늘어가더니, 이제 국내 모든 축제를 통틀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행사로 자리매김되었다. 이는 테마 자체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해 보인 것이라 하겠다. 그 이유는 박제된 행사가 아니라 신라·고려시대의 연등회가 조선을 거쳐 오늘까지 면면히 이어진, 생활 속에 살아 있는 세시풍속으로서의 생명력 때문일 것이다. 특히 개인용 팔각등은 동양에서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의 디자인임을 이번에 다시 알게 되었다. 절집은 각 산중마다 독특한 문화가 있다. 이를 가풍(家風)이라고 부른다. 중국 선종은 오가칠종(五家七宗)이라고 하여 각기 독특한 수행문화를 꽃피웠다. 우리나라의 각 사찰 역시 나름대로 독자적인 전통을 지켜왔고 또 가꾸어 나가고 있다. 그런 저변문화들은 연등 속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뭔가 젊고 참신한 면을 강조하는 연등이 있는가 하면, 서구적인 듯하면서도 동양의 미를 한껏 드러내는 퓨전등도 더러 보인다. 붉은색 톤의 오방 빛깔을 통하여 전통의 담지자로서 위상을 한껏 강조한 등불도 보인다. 연등이 단순하게 일률적으로 정형화된 틀이 아니라 그 절 나름대로의 사세(寺勢)와 문화적 안목의 결합체로 나타난 것이다. 고대희랍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한낮에도 “어둡구나! 어둡구나!”하면서 등불을 들고 다녔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참으로 밝혀야 하는 자기 내면세계의 반조(返照)는 게을리 한 채, 외형적인 것만 추구하고 바깥으로만 치닫는 풍토의 만연을 경계하는, 노 선지자의 대중을 향한 연민이기도 하다. 등불은 자기를 태워서 주변을 밝힌다. 이는 희생과 봉사의 뜻이다. 등불은 어둠을 밝음으로 바꾸어 준다. 이는 지혜의 빛으로 온 세상을 밝혀가라는 의미이다. 참 등불은 믿음으로 심지를 삼고 자비로 기름을 삼으며 생각으로 용기(容器)를 삼는다. 그 빛으로 부(富)에 대한 지나친 욕심과 명예에 집착하는 어리석음과 이웃에 대한 무관심을 되돌아보라는 메시지를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내 몫의 연등을 켜면서 이렇게 발원해본다. 이 정성 다하여 연등을 올리오니 온누리를 두루 밝게 비추게 하소서. 내 이제 스스로 등불이 되게 하여 모든 이의 어둔 맘이 밝아지게 하소서. 원철스님 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 국내 첫 태교콘서트… 20일부터 정동극장서

    국내 첫 ‘태교 콘서트’가 열린다.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37)씨가 20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정동극장에서 태교 콘서트 ‘피아노로 쓰는 태교일기’를 마련했다. 재즈음악을 이용해 태교를 하는 새로운 시도다. 정동극장 개관 10주년 기념공연의 일환으로 80분 동안 펼쳐지는 이번 공연에서 곽씨는 탄생의 영광을 그린 ‘그레이스(Grace)’, 태아를 편안하게 하기 위한 자장가를 재즈로 편곡한 ‘룰라비(Lullaby)’, 파란 하늘을 보며 느낀 생명력을 표현한 ‘서니 데이즈(Sunny Days)’ 등 자신의 앨범에 담긴 음악 중 듣기 쉬운 곡들 위주로 들려준다. 이밖에 만화 ‘백설공주’와 ‘피노키오’ 등 인기만화의 주제곡도 재즈로 편곡해 연주하며, 공연 도중 관객들의 태교 이야기를 듣고 태어날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는 시간도 마련했다. 2003년 2집 ‘데이지’를 발표하고 연주와 강의활동을 해오고 있는 곽씨는 “지난해 결혼 10년 만에 어렵게 첫 아들을 얻고는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면서 “태교 음반을 찾던 중 잔잔하다는 이유만으로 허무와 고독, 상실감을 느끼게 하는 부적절한 음악이 태교용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을 알았고, 이에 제대로 된 태교음악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공연을 관람하는 임산부에게는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세번째 아이를 임신한 임산부는 50%, 임신 8∼9개월의 임산부는 40%, 임신 7개월의 임산부는 30% 할인된 가격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평일 오후 3시, 토·일요일 오후 2시·4시.2만 5000∼3만원.(02)751-1500.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일상의 자연’ 강렬한 색채로 재창조

    강렬한 색채와 힘찬 붓놀림으로 자연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색채화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Joy of Colors’(색채의 향연)라는 기치 아래 모인 한국 구상회화의 대표적인 색채화가 김종학, 김용철, 사석원. 이들의 3인전이 오는 12일부터 25일까지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꽃과 나무, 새, 당나귀, 병아리 등 자연이 주인공들이다. 김종학의 ‘붓꽃’‘달과 나팔꽃’, 김용철의 ‘온수리 매화’‘모란꽃’, 사석원의 ‘꽃과 당나귀’‘매화와 병아리’등 작품 모두 한결같이 자연의 아름다움이 넘쳐난다. 밝고 생동감 넘치는 필치와 색감들로 그려진 자연의 모습은 아름다움에 빠져 자칫 놓치기 쉬운 자연의 내재적인 미(美)와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양한 원색의 색채로 자연의 기쁨을 표현해 내는 김종학은 이번 전시회에서 꽃들의 다양한 세계로 안내할 예정이다. 작품 ‘붓꽃’은 짙은 초록색 잎·줄기에 매달린 보랏빛 꽃과 파란 나비가 처절할 정도의 생명력을 보여준다. 25년전 서울을 떠나 설악산 인근에서 칩거하며 설악산의 야생화등을 화폭에 담아내기에 그는 ‘설악산의 화가’로 불린다. 그림을 그리지 않을 때에는 목기, 자수등 골동품 수집에 열심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색채를 보다 현대적으로 승화시켜 세련되게 구사하는 그의 색채감은 이런 그의 취미와 무관해보이지 않는다. 김용철은 발광하는 듯한 강렬한 색채와 거침없는 선을 구사하는 작가다. 우리 고유의 민화와 화조도, 수탉, 장승, 해와 달 등의 소재를 즐긴다. 작품 ‘모란꽃’을 보면 옛날 우리 어머니들이 시집올때 가져 온 베갯머리에 수놓은 모란꽃을 연상시킬 정도로 ‘과거적’인 색채감이 두드러진다. 그렇지만 과거에 머물지 않는 묘한 울림이 있다. 그는 현재 홍대 미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보니 전업작가만큼 작품활동이 활발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보다 본격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젊은 작가로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 사석원의 작품은 동물과 산수의 모습을 친근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이다. 꽃을 등에 한짐 지고 행복하게 웃고 있는 듯한 ‘꽃과 당나귀’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도 즐거운 당나귀의 눈과 입을 통해 작가의 ‘따뜻함’이 전달된다. 그는 두껍게 덧칠을 하는 마티에르를 이용, 색채의 풍부함과 생동감을 표현해 낸다. 마치 꿈틀거리는 붓터치와 역동적인 분위기는 고흐의 작품과 이미지가 상통한다. 그는 오지여행을 즐기며 자유분방함에 뛰어난 글솜씨까지 갖췄다. 이화익 대표는 “60대(김종학),50대(김용철),40대(사석원)의 세대는 다르지만 이들은 다양하고 강렬한 색채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색채화가로 구상미술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인사동에서 선재미술관 옆 송현동으로 갤러리를 이전하면서 마련한 이화익갤러이의 재개관전이다.(02)730-7818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유림 속 한자이야기] (70) 巫山之夢(무산지몽)

    儒林 (323)에는 巫山之夢(무당 무/뫼 산/어조사 지/꿈 몽)이 나오는데,‘남녀간의 密會(밀회)나 情交(정교)’혹은 ‘덧없는 한때의 꿈’을 이르는 말이다. ‘巫’는 工(공)자 모양을 가로 세로로 놓은 형태의 도구인데, 가로로 놓였던 부분이 小篆(소전)에서 人(인)자처럼 변하여 오늘날의 字形(자형)으로 변했다.用例(용례)로는 ‘巫覡(무격:무당과 박수),巫女(무녀:무당),巫俗(무속:무당의 풍속)’ 등이 있다. ‘山’자는 산 모양을 본뜬 것이다. 참고로 ‘岳’은 산 뒤에 두어 봉우리의 산이 더 보이는 글자이니 山보다는 더 높고 큰 산의 상형이다.山자의 用例에는 山戰水戰(산전수전:세상의 온갖 고생과 어려움을 다 겪었음),山海珍味(산해진미:산과 바다에서 나는 온갖 진귀한 물건으로 차린 맛이 좋은 음식)’ 등이 있다. ‘之’자는 ‘止’(지)와 ‘一’(일)을 합친 글자이다.止는 본래 발을 뜻하였으나 점차 ‘그치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이렇게 발을 나타내는 止 아래에 출발선 또는 지면을 가리키는 一을 넣어 ‘어디론가 가다.’라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夢’자의 원형은 현재의 字形(자형)에서 ‘夕’(저녁 석)이 생략된 형태로,‘꿈’을 뜻하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본래 ‘어둡다, 컴컴하다.’는 뜻의 ‘夢’자가 ‘꿈’의 뜻으로 자리잡더니 오늘날까지 그 생명력을 연장하고 있다.夢寐(몽매:잠을 자면서 꿈을 꿈),蒙昧(몽매: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움),夢死(몽사:헛되이 살다 죽음),夢想(몽상:실현성이 없는 헛된 생각을 함) 등에 쓰인다. 巫山之夢은 文選(문선)에 수록된 高唐賦(고당부)에서 비롯된 말이다. 전국시대 楚(초)의 襄王(양왕)이 宋玉(송옥)과 함께 雲夢(운몽)이라는 곳에서 놀다가 高唐館(고당관)이라는 곳에 이르렀다. 왕은 때마침 기이한 형상의 구름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송옥에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송옥은 다음과 같은 사연을 들려주었다. 선대의 어떤 왕이 고당관에서 宴會(연회)를 열고 즐기다가 잠시 낮잠을 자게 되었는데, 꿈속에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 자신을 巫山(무산)에 사는 여인이라고 소개하며 왕의 잠자리를 받들고자 왔다고 하였다. 왕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魅惑(매혹)되어 雲雨(운우)의 情(정)을 나누었다. 헤어질 무렵이 되자 그녀는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 양대 아래에 머물면서 朝夕(조석)으로 그대만을 그리워하겠노라.’는 말을 남기고 자취를 감추었다. 다음날 아침 왕이 巫山 쪽을 바라보니 꿈속에서 만난 여인의 말대로 산봉우리에 아름다운 구름이 걸려 있었다. 왕은 그곳에 朝雲廟(조운묘)라는 사당을 세웠다. 유사한 말로는 중국 당나라의 淳于(순우분)이 술에 취하여 홰나무의 남쪽으로 뻗은 가지 밑에서 잠이 들었는데 槐安國(괴안국)으로부터 영접을 받아 20년 동안 영화를 누리는 꿈을 꾸었다는 데서 유래한 ‘南柯一夢(남가일몽)’,盧生(노생)이라는 사람이 邯鄲(한단)이란 곳에서 呂翁(여옹)의 베개를 빌려 잠을 잤는데, 꿈속에서 80년 동안 부귀영화를 다 누렸으나 깨어 보니 메조로 밥을 짓는 잠깐 동안이었다는 데서 유래한 ‘邯鄲之夢(한단지몽)’이 있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본사 주최 ‘세계 거장 판화대전’ 지상갤러리] (17·끝) ‘Female Torso and Sculpture IdeasⅠ’

    [본사 주최 ‘세계 거장 판화대전’ 지상갤러리] (17·끝) ‘Female Torso and Sculpture IdeasⅠ’

    ‘헨리 무어’ 作. 석판화 28.3×40.3㎝.1979. 영국 출신의 헨리 무어(1898∼1986)는 전위적이고 추상적 형태조각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작가다. 모델링에 의한 전통적인 형태의 조각을 거부하고 상징화된 인체의 조형성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현대조각에 큰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그는 1919년부터 리즈의 미술학교와 런던 왕립미술학교에 다니며 조각을 배웠고 그때 대영박물관에서 원시 미개문화의 조각을 통해 자연재료를 이용한 단순한 형체를 연구했다. 또한 파리와 이탈리아를 다니며 당시 전위조각의 동향을 접하면서 독자적인 작품을 추구해 나갔다. ‘Female Torso and Sculpture Ideas Ⅰ’ 작품은 여인의 몸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단순하면서도 유기적인 형체를 통해 인체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이 분출한다. 하나의 조각상이 작품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서 있는 모습, 길게 드러누운 모습, 고개 숙여 엎드린 모습 등이 서로 다른 크기로 연결성을 갖고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1930년대부터 길게 드러누운 여인이라는 주제가 무어의 전형적인 작품 형태다. 조각을 위한 소묘 중에는 ‘런던 방공대피소 풍경’이 유명하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기 간 2005년 5월7일(토)까지 (전시기간 중 무휴, 전시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장 소 서울신문사 서울갤러리 전관(한국프레스센터 1층) ●입장료 성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 ●단체접수 및 문의 서울신문사 (02-2000-9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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