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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왕릉에 얽힌 이야기속으로

    왕릉으로 소풍을 갔던 기억이나, 서울 지하철역에 선릉·공릉·태릉 등이 있는 것을 보면 조선왕릉의 존재는 친숙한 편이다. 그러나 내년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조선왕릉에 담긴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현직 기자이자 왕릉 문화관광해설자인 한성희씨가 쓴 ‘여기자가 파헤친 조선왕릉의 비밀’(2권, 솔지미디어 펴냄)은 남북한에 있는 42개 조선왕릉에 얽힌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조선왕릉은 단순히 왕과 왕비의 무덤만은 아니다. 풍수지리학·조경학·건축학·석조미술학에다가 역사·정치·경제행정은 물론, 복식·음식문화·제기·의전 등 조선사의 거대한 종합 박물관이다. 저자는 당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정치적 사건부터 풀리지 않는 역사적 미스터리, 왕릉 주변의 자그마한 호기심까지 세심하게 소개한다. 군사정권에 짓밟힌 희릉과 효릉, 예릉, 의릉, 서삼릉 등에서 벌어진 수난사를 들여다보면서 문화재 훼손에 대한 따끔한 경고도 던진다. 또 세종대왕을 황제로 추숭하는 등 왕릉 성역화 작업이 이뤄졌던 것에 대해 비판하고, 많은 사료를 뒤져 ‘연산군이 독살당했다.’는 증거를 당당히 제시한다. 이와 함께 왕릉을 산책하며 발견한 아름다운 사계절의 생명력을 경쾌하게 전달함과 동시에 ‘왜 왕릉 근처에는 숯불갈비집이 많을까.’라는 사소한 호기심까지 충족시켜 준다. 권 1만 5000원.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OUR STORY] 설악四季 찰칵찰칵 30년 사진작가 성동규씨

    [OUR STORY] 설악四季 찰칵찰칵 30년 사진작가 성동규씨

    만산홍엽. 국내 단풍 1번지 설악산이 붉디 붉은 속살을 아낌없이 드러내며 절정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마등령은 물론, 수렴동 대피소와 양폭산장 등 설악산의 단풍명소들은 마치 빨간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하다. 지난달 하순 대청봉을 중심으로 시작된 단풍은 하루 25㎞씩 남진(南進)을 거듭하며 설악산은 물론 전국의 산들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설악산에는 단풍만 있는 것이 아니다.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설악의 비경만을 카메라에 담아 온 산악 사진작가 성동규씨 또한 설악의 일부분으로 자리하고 있다. 설악산 길이라면-설령 길이 아니라 해도-모르는 곳이 없고, 풀 한 포기인들 그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전설적인 인물. 쉰아홉의 나이가 무색하게 여전히 설악의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추석연휴로 인한 교통체증 때문에 다녀올 엄두를 못냈다면 이번 주가 설악의 단풍을 감상할 절호의 시기. 도발적인 자태로 우리곁에 다가온 설악의 유혹에 흠뻑 빠져 보자. 성씨가 견마잡이를 자청하고 나섰다. 글 사진 속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사진작가 성동규씨의 설악산 단풍예찬 “설악의 단풍은 맑고 윤기가 납니다. 수분과 일조량이 잘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죠.” 중청봉 대피소앞 바위에 올라 선 성씨가 산아래를 굽어보며 설악단풍 예찬론을 펼쳤다. “위도상 한대성 수종의 남방한계선과 온대성 수종의 북방한계선이 맞물린 곳에 위치해, 수종이 다양하고 색채변화가 심한 것도 자랑입니다. 단풍이나 벚나무처럼 잎이 붉어지는 나무와, 신갈나무 등 잎이 노랗게 변하는 나무들이 한곳에 어우러져 있죠. 게다가 몸빛깔이 하얀 사스래나무와 일년내내 푸른 소나무 등이 뒤섞여 형형색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해요. 단풍색깔이 온통 붉기만 하다면, 그 단순함에 금방 싫증을 내고 말겠죠. 마치 이리저리 얽히고 설킨 우리네 인생살이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이산 저산의 빨갛고 노란 단풍들이 서로가 자기 색깔을 뽐내며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모습에서 신비로움마저 느껴집니다.” 한줄기 바람소리가 짐승의 날카로운 울부짖음처럼 귓전을 찢으며 계곡사이를 내달렸다. 그리고 운무사이로 살짝 모습을 드러낸 설악. 용의 이빨처럼 생긴 용아장성도, 공룡의 등줄기를 닮은 공룡능선도 온통 울긋불긋한 빛깔을 한 채 아래로 줄달음을 치고 있다. 천하절경이 따로 없다. 설악의 요염한 자태에 취한 이방인의 볼 또한 점차 붉게 변해가던 즈음, 문득 성씨의 이력이 궁금해졌다.30여년동안 오로지 설악산만을 카메라에 담아 온 이유는 무엇일까. 충남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68년, 맹호부대 통신병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면서부터 그의 사진인생은 시작된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장에서 접한 미국의 사진 전문잡지 ‘라이프’는 그를 평생 사진에만 빠져 살게 할 만큼 강렬한 충격을 안겨주었다.71년 베트남에서 돌아와 사진현상소를 운영하며 지내던 그는 산악사진가 안승일씨를 따라 설악산을 둘러보다 이번엔 설악의 자태에 매료되고 만다. “내설악 백담골을 지나 양폭산장까지 가던 중에 그만 맑고 고운 설악의 속살을 보고 말았어요. 마음으로만 설악산을 짝사랑하다가 73년 봄 마침내 이곳으로 이사를 왔죠. 설악을 영원히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요.” 그때부터 기다림, 외로움 등과 싸우는 고통스러운 나날들이 계속됐다. 굶는 일은 예사. 몇날며칠을 세수 한번 못하고 꼬박 한자리에서 지낸 적도 허다했다. 어느 해 겨울인가는 꼬박 30일을 야영하다 한 컷도 못찍고 내려온 적도 있다. “그렇지만 그 고통의 순간들은 마침내 산과 자신이 혼연일체가 되는 순간 희열로 용솟음치죠. 그리고 떨리는 가슴으로 셔터를 누르면 금속음이 정적을 깨면서 산은 정지된 채 사진가의 가슴에 흡인됩니다.” 그의 사진일기를 보면 설악에 대한 연모의 정이 얼마나 깊은지 가늠해볼 수 있다.‘산은 평등하고, 평화와 자유가 있다. 찬밥 한덩이와 된장찌개, 필름 몇 롤만 있으면 무한정 산에 머무는 행복이 있다. 자연이 연출하는 아름다움을 나만의 생각으로 사각틀 속에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그런 산을 나는 좋아한다. 아직까지도 자연의 섭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난 시각장애인이나 다름없다. 설악은 그런 나를 여전히 포용하고 가르쳐 준다. 그래서 나는 설악을 사랑하고, 오늘도 산에 오른다.’ 성씨가 당일 단풍산행 포인트로 추천한 곳은 세 곳.“우선 설악동에서 출발해 천불동 계곡의 양폭산장 주변을 둘러볼 것을 권하고 싶어요. 단풍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고, 암석사이에 뿌리박고 선 식물들의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리도록 푸르른 계곡수와 어우러져 그야말로 절경이죠.” 두번째 포인트는 수렴동 대피소에서 봉정암에 이르는 등산로. 노란 단풍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군데군데 빨간 단풍이 액센트를 더해준다. 백담계곡을 지나 수렴동계곡과 상류의 구곡담계곡에 이르는 지역이 그중 압권이다. 만해 한용운이 이 곳을 오르내리며 ‘님의 침묵’을 탈고했다고 전해진다. 수렴동대피소에서 수렴동계곡과 갈라지는 가야동계곡은 행락객들의 발길이 드물어 평화롭기 그지없는 곳. 여유있는 산행을 즐기기에 적당한 곳이다. 세번째 포인트는 마등령 오르는 길. 공룡능선 등 기골이 장대한 산세와 어우러진 단풍이 일품인 곳이다. 역광으로 단풍을 보며 오르기 때문에 가장 설악산답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중청봉 대피소처럼 쉬었다 갈 곳이 없다는 것이 한가지 흠. “각 지역에 따라 단풍이 어떤 특색을 보이는지, 주변의 생명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 보세요.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이 있는 인간세상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겁니다. 그때쯤이면 비로소 산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고요.” 묘한 화두를 던진 성씨는 단풍이 구름과 조화를 이룬 마등령을 찍겠다며 능선너머로 총총이 사라져 갔다.
  • [씨줄날줄] 사향노루/강석진 수석논설위원

    20여년전 기자 초년병 시절 이야기다. 한약재 시장인 서울 경동시장에서 사기혐의로 몇 사람이 체포됐다. 사기 수법이 기상천외했다. 국산 사향노루를 잡아 대형 냉장고에 놓고서, 비밀리에 원매자를 구하면 배꼽 밑 향낭에서 사향액을 주사기로 뽑아 ‘국산 사향 원액’이라고 속여 팔아온 것이었다. 이들은 범행 후 다시 외국산 사향의 묽은 액을 주사기로 냉장 사향노루의 향낭에 집어 넣었다가 원매자가 나타나면 똑같이 주사기로 뽑아 팔다가 붙잡혔다. 도대체 사향이 뭐기에 그런 기발한 수법까지 동원할까 궁금해 사전을 보니 우황청심환이나 공진단 등 한약에 들어가기도 하고, 최음제로도 쓰이는 비싼 동물성 향료라고 나와 있었다. 공진단이라는 한약이 남성들의 진기를 보한다는 설명도 재미 있었다. 요즘 말로는 만성피로 증후군을 해소하는 데 잘 듣는다는 것이다. 사향노루는 궁노루라고도 하며 가곡 비목에 등장한다.‘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의 궁노루가 사향노루. 예전에는 우리 땅 남단인 전남 해남에도 있을 만큼 널리 서식했지만 지금은 멸종 위기 보호동물이다.1987년 강원 소금강에서 한 마리 잡혔다가 자연으로 돌아간 것이 마지막 소식이었다. 추석 전 환경부가 사향노루 한 마리를 공개했다. 인공 증식과 유전자 확보를 위해 지난해 9월 강원 양구에서 생포한 것이다. 향주머니가 달린 숫놈으로, 잡을 당시 생후 15개월쯤 된 것으로 추정된다. 곧 암놈도 생포해 번식을 꾀하는 한편 멸종에 대비해 유전자를 보존할 계획이라고 한다. 연구기간은 3년. 양구는 2004년에, 비록 주검 상태였지만 야생 여우가 발견돼 환경보호운동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곳이다.‘숲이 깊어야 도깨비가 나온다.’라는 말이 있듯이 군사보호구역으로 보존돼 온 오지에서 궁노루랑 여우랑 명맥을 유지해 온 것이 반갑기만하다. 사향노루가 죽어 향료가 되어서야 기운을 돋우어 주는 게 아니라, 살아 자연의 생명력을 나누어 주는 때가 머지 않아 올 것만 같다. 사할린 근해에서는 학명에 코리아가 들어간 귀신고래 개체 수가 늘어난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사향노루 번식 사업이 성공하길 기원한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KBS 2TV 드라마 ‘황진이’의 하지원

    KBS 2TV 드라마 ‘황진이’의 하지원

    “재주 많은 만능 엔터테이너 황진이를 보여드릴게요. 너무 기대가 많아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자신은 있습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잘 모르면 그런가보다 하고 말지만, 유명한 캐릭터는 끊임없이 비교 평가당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황진이’는 이미 여러차례 선보인데다, 요즘 사극이라는 장르 자체가 상한가다.‘베테랑’급 배우 하지원이 긴장하는 이유다. “사람들이 그냥 알고 있는 황진이는, 흥미있는 연애담쪽에 치우쳐 있어요. 제가 보기엔, 황진이가 요즘 태어났으면 연예인이 됐을거예요. 글·그림·춤·노래 어느 하나 빠지는게 없거든요. 이 모습을 정확하게 보여드릴게요.” 황진이에 대한 이런 분석은 황진이에 대한 평가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정말 ‘악바리’예요. 기녀들의 수련방식을 따라 촬영하는데 그 과정을 어떻게 다 참아냈는지 모르겠어요.” 최근 촬영한 분량은 폭포물 아래서 수련하는 장면. 물이 워낙 차다보니 머리가 깨질 듯 아파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단다. 그걸 따라하려니 몸 성할 날이 없다.‘다모’와 ‘형사’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경험이 풍부하다(?) 믿었는데 너무 힘들다.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황진이의 넘치는 ‘끼’. 가야금에다 ‘남자의 악기’라는 거문고에까지 도전했다. 대역없이 하려다 보니 지독한 연습은 필수다. 여기다 능숙한 춤사위까지 보여야 한다.“한국무용이라는 게, 어깨가 들썩이는 게 모든 걸 절제한 상황에서 가슴에서 우러나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안 되니까…. 한번 연습하고 나면 다리가 마비될 정도인데도 아직도 많이 부족하네요.” 궁중무용을 비롯, 검무·교방무·장고춤 등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대략이나마 익혀야 하는 춤이 30가지가 넘는다. 그러다 보니 밥 먹고 잠 잘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 그나마 좋은 소식이라면 사극 최대의 적으로 꼽히는 가채를 실제 쓸 기회가 그리 많아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4∼5㎏을 넘는 무게 때문에 금세 뒷목이 뻣뻣해지는 가채라도 피해갈 수 있어 다행이다. ‘황진이’는 하반기 최대 화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출생의 비밀’에다 기생 수련 과정에서 벌어지는 황진이와 부용(왕빛나 분)간의 대립·갈등 구조를 품고 있어서 언뜻 ‘대장금’의 흥행코드를 떠올리게 한다.‘동북공정 사극’이라 부를 수 있는 남성사극이 가득한 브라운관에서 어느 정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도 관심이다. 여기다 송혜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황진이’도 대기 중이다. 그래서인지 ‘황진이’ 제작발표회는 여느 때와 달리 무속인 출신 한영애와 퓨전국악팀의 진혼제 퍼포먼스, 처용무 공연에 이어 주연배우들의 화려한 한복 패션쇼 등으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그래도 가장 가슴 떨릴 사람은 2년6개월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하지원 자신이다.“많은 남자들이 황진이에게 빠져들었듯, 제게도 드라마에도 많은 남자들이 빠져들었으면 좋겠어요.” ‘황진이’는 11일 KBS 2TV에서 첫 선을 보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Zoom in 서울] 내집앞이 미술관

    [Zoom in 서울] 내집앞이 미술관

    서울의 잿빛 도심이 화려한 색채 예술로 다시 태어난다. 하늘을 지붕삼은 거대 미술관으로의 변신인 셈이다. 서울시는 28일 도심 전체를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공개했다. 서울이 문화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예술성 높은 미술작품을 거리 곳곳에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바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다. 시는 당장 40여곳의 장소를 물색해 거리벽화 20점과 조형물 20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추가로 160점의 작품을 설치하는 등 연차적으로 확대해 2010년쯤에는 내 집 앞에서도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도시 곳곳에 미술작품을 설치한다. 도심을 예술가의 상상력이 넘치는 문화공간으로 새단장하겠다는 청사진이다. 현재 시내에 설치된 미술작품은 조형물, 기념비, 동상 등 모두 3500여점이 넘는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대형 건물 신축시 미술품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건축법에 따라 제작된 것으로 작품이라 할 만한 조형물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공공 미술품의 경우 예술성이 높지만 그 숫자가 400여점에 불과한 데다 대부분 공원에 집중돼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거리벽화의 경우에도 예술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담벼락이나 공사현장에 그려놓은 벽화가 1000여개나 되지만 이 가운데 거리벽화라 칭할 만한 작품은 없다는 게 시측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값싼 유성페이트로 제작한 탓에 오히려 거리 미관을 해치는 흉물이 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는 수준높은 미술작품을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끌어내 생활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데 목적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도시 공간에 예술적인 생명력을 불어 넣어 세계적인 예술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10월 중 예술가를 중심으로 한 ‘서울시 공공미술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공미술품 설치 장소 및 작품 콘셉트를 결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장소를 우선 선정해 작품을 설치하고, 기존에 설치된 작품도 예술성 논란이 있거나 미관을 해치는 경우 교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범적으로 거리벽화가 마련될 곳으로는 남대문시장, 청평화시장 등 재래시장과 고가차도 교각, 세종문화회관 신관 등이 물망에 올랐다. 마포구청 옹벽, 연대 앞 옹벽, 인사동 조형갤러리 건물 등 기존 벽화도 교체된다. 조형물 설치장소로는 선유도, 서울시 청사, 청계천 가로변, 인사동, 홍대앞, 지하철옆 입구 등이 논의되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현대판 유정회” vs “십자군 운동”

    “현대판 유정회” vs “십자군 운동”

    한나라당과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연대 움직임을 둘러싸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연일 가시돋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현대판 유신정우회(유정회)의 과거로 가는 수구동맹”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자, 한나라당은 “얼치기 좌파에게서 나라를 구하기 위한 십자군 운동”이라며 반박했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은 27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발전적 보수 시민운동, 공동체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사상운동을 표방했던 뉴라이트가 한나라당에 들어간 것을 보니 과거로 가는 수구동맹에 편입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에 안타깝다.”면서 “한나라당의 유정회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유정회는 멀쩡한 지식인들이 유신정권에 발탁돼 독재권력의 거수기 역할을 했다.”면서 “뉴라이트도 바깥에서 운동을 한다면 수구세력을 변화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을텐데 한나라당에 들어가 생명력을 잃게 됐다.”고 꼬집었다. 노식래 부대변인은 “수구세력을 변화시키겠다던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뜬금없이 한나라당과 연대하는 것은 정치욕과 출세욕을 채우기 위해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의 이중대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이에 한나라당 박영규 수석부대변인은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수구 좌파에게 더이상 나라를 맡겨서는 안된다는 구국의 일념에서 생긴 것이며, 얼치기 좌파가 망쳐놓은 경제와 교육을 회생시키기 위해 탄생한 합리적 개혁보수 세력”이라면서 “2007년 대선에서 수구좌파를 상대로 한 한나라당의 십자군이며, 정치적 동지로 함께 갈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어린이책꽂이]

    ●개미나라에 간 루카스(존 니클 글·그림, 조세현 옮김, 비룡소 펴냄) 조만간 국내 개봉할 애니메이션 ‘앤트 불리’의 원작. 개미들을 못 살게 굴던 아이가 결국 개미떼의 공격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 폭력의 부당함, 협동의 미덕을 일깨우는 그림책.4세 이상.9000원. ●역사를 만든 사람들 시리즈(브리지트 라베 등 글, 장피에르 조블랭 등 그림, 다섯수레 펴냄) 인종차별에 항거했던 마틴 루서 킹, 음악가 모차르트, 과학자 아인슈타인, 마르코 폴로 등 역사 속 위인들의 이야기 시리즈. 간결하고 쉬운 문장, 주인공이 살았던 시대정서가 녹아든 글 구성이 돋보인다. 중학생. 각권 9000원. ●사라진 고래들의 비밀(곽옥미 글, 유기훈 그림, 사계절 펴냄) 인간의 무관심과 마구잡이 포획으로 사라지고 있는 고래 이야기를 동화로 꾸몄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져 있을 만큼 우리 민족의 오랜 친구인 고래의 존재가 팬터지 동화 속에서 생명력을 얻는다. 초등3년 이상.7500원. ●중세기사 어린이는 어떻게 살았을까?(롤프 크렌처 글, 마티아스 베버 그림, 김희상 옮김,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800년 전 서유럽 어린이들은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역사교양서. 두 소년을 주인공으로 동화처럼 펼쳐보이는 이야기 구성이 쉽고 흥미롭다. 초등3년 이상.8500원.
  • [데스크시각] 서울시장님,그거 문화재 되겠습니까? /서동철 공공정책부장

    육조(六曹)거리였던 세종로에서 조선시대 관아(官衙)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1967년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대원군 시대에 부활된 삼군부(三軍府)의 청헌당(淸憲堂)이 남아 있어 옛 체신부의 일부가 들어 있었다. 이 청헌당을 공릉동의 육군사관학교로 옮기고 지은 것이 정부중앙청사이다. 문화재를 몰아낸 자리에 관청 건물을 세운다는 것은 요즘 같은 ‘보존 지상주의’시대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당시 정부는 아예 청헌당을 건축자재로 매각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고 한다. 자칫 붐을 이루던 일본인 기생관광용 요정으로 추락할 수도 있었다. 조선초기 삼군부에서 예조(禮曹)로, 다시 삼군부로 역사를 이어온 터에 중앙청사가 지어지는 과정을 몰문화적 군사정권의 횡포로만 보고싶지는 않다. 개발시대에도 개발시대 나름의 논리는 있게 마련이다. 당시 청헌당 보존과 중앙청사 건립을 국민투표에 부쳤다면 ‘조국 근대화’시대에 걸맞은 현대식 정부청사에 기꺼이 ‘한 표’를 던질 국민이 아마도 더 많지 않았을까. 요즘 경복궁이 단계적으로 복원되어 옛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면서, 조선시대 육조거리도 복원하면 더욱 훌륭한 문화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2000년 역사도시 서울이 고풍스러운 모습을 조금이라도 되찾기를 바라는 보통사람들의 목소리일 것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이들은 세종로 주변의 정부기관들이 옮겨간 이후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황당한 꿈만은 아니라고 날개를 편다. 물론 문화예술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벌써부터 정부기관이 떠난 세종로는 문화공간과 열린광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중앙청사까지 매각해 행정도시 건설비에 충당하겠다는 완강했던 방침에서 한발 물러서 길 건너편의 문화관광부 청사만 매각한다는 수정안을 최근 내놓았다. 문화재로 떠받들어지는 건축물이라고 지을 때부터 후세의 인정을 받겠다고 벼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궁궐도 아닌 관아는 쓰임새에 충실하면 되지 않았을까. 청헌당이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조선시대 조정의 관아라는 희소성이 먼저 작용한 것은 틀림없다. 나아가 지금도 날선 듯 치켜올라간 청헌당의 처마선에서 열강의 침략이 가시화되던 시기, 문약(文弱)해진 조선의 분위기를 추슬러 보겠다는 의지를 읽었다면 너무 ‘오버’하는 것일까. 깊은 뜻은 몰라도, 중앙청사라도 보존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일단 환영할 만하다. 중앙청사의 보존은 20세기 후반기 대한민국 정부의 ‘물리적 흔적’을 남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육조거리가 복원되면 참 멋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흔쾌하지 않았던 것도 한 시대를 조금 더 되살리기 위해 다른 한 시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중앙청사는 예술품일 수 없지만 ‘정부의 역사’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문화재라고 생각한다. 개발독재시대 권위주의의 상징이라는 비난은, 한편으로 이 건물에 내포된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같은 차원에서 이조(吏曹)터에 자리잡은 문화부 청사를 팔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아쉽다. 조선왕조에서 대한민국에 이르는 ‘관가(官街)’라는 세종로의 역사성이 훼손되리라는 것은 너무나도 뻔하기 때문이다. 정부청사를 보존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도 이렇듯 골치가 아픈데, 고유한 건축양식마저 완전히 생명력을 잃어버린 마당에 상징성있는 관청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은 정말로 큰 일이다. 21일 아침 서울신문은 서울시가 새청사를 세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너무 서두르지 말라는 판에 박힌 충고는 하고 싶지 않다. 다만 ‘문화시장’이 되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이것만은 묻고 싶다. “시장님, 새로 짓는 건물이 훗날 문화재가 되겠습니까?” 서동철 공공정책부장 dcsuh@seoul.co.kr
  • 보습 화장품 제대로만 활용해도…

    보습 화장품 제대로만 활용해도…

    건조한 가을에는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이다. 특히 피부 건조는 노화와 관계가 높아 늘 신경을 써야 한다. CNP차앤박 피부과 박연호 원장은 “피부에 유수분 밸런스가 깨지면 피부가 쉽게 지치고 늘어져 주름을 만든다. 수분을 공급하기 위해 성인은 하루 1.5ℓ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고, 샤워나 목욕 후 3분이내 꼭 피부에 필요한 보습제를 사용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은 피부에 코팅막을 입혀 피부수분을 오래도록 지켜주기도 한다. 가을에 새롭게 나온 수분 제품들, 어떤 장점을 안고 있고 최적의 사용법은 무엇일까. # 빛나는 얼굴을 만든다. LG생활건강의 ‘수려한 자우크림’의 주요성분은 땅 속의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송로버섯. 기운을 보충하는 강력한 한약재로 잔주름이 많거나 탄력이 부족한 피부에 좋다. 흑삼, 환소단도 피부에 건강과 생기를 준다. 얼굴에 고루 바른 뒤 얼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아래에서 위쪽으로 끌어올리듯 마사지한다. 양 손을 비벼 따뜻하게 만든 뒤 얼굴을 감싸 흡수를 돕는다. CNP차앤박화장품은 보습력이 탁월한 씨앤피 스킨-라이트닝 프로페셔널 마스크(사진 (1))를 내놓았다. 해조류, 알로에, 장미 추출물 등 다양한 천연 추출물이 함유된 겔 타입으로 밀착감이 뛰어나다. 천연 소재를 사용해 냉장보관해야 한다. 얼굴에 30∼40분 정도 붙이면 피부에 수분과 탄력을 보충한다. 코리아나의 비취가인 생기크림(사진 (2))은 녹용, 감초, 구기자 등의 한약 성분으로 만든 제품.20년 이상 된 참나무를 800℃의 온도에서 일주일 정도 태운 참숯으로 만든 참숯수(水)가 영양과 수분이 빠르게 흡수되도록 돕는다. 이마는 둥글리듯, 잔주름이 생기기 쉬운 눈가와 입가는 부드럽게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마사지한다. 얼굴뿐만 아니라 목에도 같이 바른다. 한국화장품의 에이쓰리에프온 워터리 프레시 크림(사진 (3))은 피부 보습과 탄력 강화에 탁월한 마치현추출물, 아지레라인,EGF 성분 등이 들어있다. 바르자마자 피부에 흡수돼 산뜻한 수분 크림이라, 아침에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 복합효과를 보자. 랑콤은 브랜드 최초의 영양크림인 ‘뉴트릭스’를 70년 만에 재탄생시켰다. 재생효과가 높아 2차대전 직후 의사들이 상처치유 처방전으로도 사용했다고 알려진 이 제품은 로열젤리가 주성분이다. 높은 보습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기도 해 피부가 당기고 거칠며 미세한 주름이 생긴 피부에 적당하다. 아이오페의 슈퍼바이탈 크림(사진 (4))은 피부 생명력이 떨어지는 총체적인 피부고민을 관리하는 식물성 오메가-3가 들어있는 제품. 콜라겐 생성을 촉진시켜 탄력이 떨어진 피부조직을 강화하고, 모이스트-24 성분이 뛰어난 보습효과를 준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분량을 이마, 양 볼, 턱에 나누어 놓은 뒤 부드럽게 펴 발라주고 가볍게 두드린다. 이지함화장품의 셀라벨 타임 퍼펙션은 세월의 흔적을 지운다. 독자 개발한 이지함 리페어링 콤플렉스가 피부 속 깊이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고,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피부 본래의 탱탱함을 되살린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피부보습 상식 ABC 좋은 수분 제품을 쓰더라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완전한 효과를 볼 수 없다. 수분 공급을 위한 몇 가지 상식을 알아두자. # 수분크림은 토너와 세럼 다음에 기본적인 스킨케어의 순서는 토너→세럼→크림 순이다. 크림은 수분함량이 높은 것부터 바른다. 바르는 양은 보통 피부에 촉촉한 막이 형성된 듯한 느낌이 드는 정도가 적당하다. # 시너지 효과를 주는 조합 수분 공급과 영양 공급은 역할이 다르다. 복합 효과가 있는 제품이 아니라면 수분크림과 영양크림을 함께 써야 유수분 밸런스를 맞추고,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 손끝으로 톡톡, 정성스럽게 바를 때는 손으로 톡톡 두드려서 흡수가 잘 되도록 돕는다. 손바닥으로 얼굴을 5초 정도 감싸서 잠깐이나마 흡수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도 좋다. # 메이크업 효과도 높이자 파운데이션에 수분제품을 섞으면 투명하고 촉촉한 표현력이 올라간다. 로션과 파운데이션을 1대3으로 섞는 게 기본. # 워터 스프레이는 가볍게 메이크업을 한 뒤 워터 스프레이를 뿌리는 것은 보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분이 증발되면서 피부가 더욱 건조해질 수도 있다. 보습제가 함유된 제품으로, 얼굴에서 30㎝ 정도 떨어져서 전체적으로 가볍게, 또는 티슈를 한 겹 대고 뿌려주는 게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움말: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DHC코리아 광고홍보팀 김주희
  • [발언대] 태평로와 을지로에 소나무 가로수를/정동일 서울 중구청장

    서울의 중심인 남산에 아름다운 소나무 숲을 조성하고 태평로와 을지로, 청계천로를 따라서 소나무 거리를 조성하자.“아니, 도심 한복판에 무슨 소나무 거리? 소나무 숲?”이냐고 의아해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고 많은 가로수 가운데 왜 하필 소나무인가라고. 그러나 빼곡한 빌딩 숲과 수많은 인파 사이로 사시사철 푸른 자태를 뽐내고 서 있는 소나무 띠를 상상해 보자. 생각만 해도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도심 한복판에서 아름드리 소나무가 뿜어내는 솔향기의 청신한 맛을 만끽하게 하고, 또 일상의 지친 심신도 정한케 해주니 말이다. 요즘은 일부러 도시를 벗어나 숲을 찾아 나서지 않고서는 소나무를 쉽게 접할 수 없지만, 사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란 사람치고 소나무 그늘 밑에서 한여름 더위를 식히곤 하던 추억이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어디 이뿐인가. 우리 아버지 세대는 구황이 들 때 소나무의 속껍질인 송기를 벗겨 떡도 만들고 죽도 쑤어 먹었다. 송편을 만들 때 솔잎이 필수적이듯 소나무는 대들보가 되기도 하고, 갓난아이가 태어나면 솔가지를 매단 금줄을 쳐서 나쁜 기운을 막았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러서는 소나무관에 묻혀 자연으로 돌아갔다. 이처럼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소나무에 신세를 짐으로써 우리 민족은 늘 소나무와 함께 살아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온갖 풍상을 이겨내며 언제나 변함없이 꿋꿋하게 서 있는 소나무의 기상(절개와 의지)을 견주어 한민족의 상징으로 표현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민족의 역사 속에 함께하며 애환이 서려 있고, 우리에게 친숙한 소나무가 언제부터인가 우리 곁에서 멀어졌으니 민족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소나무 숲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으로 이어지는 애국가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서울 중심부 중구에 소나무 가로수와 숲을 조성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 우리나라 삼림 면적의 40%를 차지하는 소나무에 대해 우리가 언뜻 알고 있는, 공해에 약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랄 만큼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이 뛰어나다. 흙 한 줌 없는 바위 틈에서도 푸르고 울창하게 자라는 것을 보더라도 그 강인한 생명력을 알 수 있다. 이는 좋은 토양뿐 아니라 다른 나무들이 자랄 수 없는 곳에서도 뿌리를 내릴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는 방증이다. ‘솔이 번성해야 나라가 잘된다.’는 혹자의 말을 기억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100년전 한반도의 70% 이상이 아름드리 소나무로 채워졌던 때처럼 이젠 민족 정기를 지켜온 소나무를 심는 운동에 적극 나서 건강한 서울,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본다. 이에 필자는 중구의 구목(區木)이요, 잎이 많고 단면적도 넓어서 수증기를 수분으로 만들어 뿜어내는 증산량이 활엽수보다도 더 큰 소나무를 서울 도심에 가로수로 심고, 숲을 조성해 민족의 정기를 되살려 서울시민들에게 소나무의 기상을 불어넣어 서울을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변모시켜 나가고자 한다.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
  • “베란다를 푸르게 더 푸르게”

    “베란다를 푸르게 더 푸르게”

    ‘넓은 아파트 베란다에 꽃이 피고 나비와 벌이 찾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35평형 아파트로 이사온 뒤 베란다를 마주할 때마다 고민스러웠다. 버려진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때마침 서울시와 자치구가 실내에서 식물을 심고 가꾸는 요령을 알려주는 특별 강좌를 10월말까지 진행한다. 시민들의 요청이 빗발쳐 마련한 강좌다. 8일 중구 구민회관에서 한국실내조경협회 회장 윤평섭 교수의 강의가 있었다. 소책자 ‘실내녹화는 이렇게’와 작은 화분을 나눠주고 화분 고르는 법부터 차근차근 설명했다. 베란다 정원 만들기에 도전하는 시민을 위해 강의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사각형 화분이 아파트에 어울려 최근 실내원예 스타일은 작고 복잡한 것에서 크고 단순한 것으로 바뀌고 있다. 딱딱한 것보다 부드러운 식물이, 다색보다 단색이 각광받는다. 그중에서도 녹색·갈색·무채색 계열의 자연친화적인 색채가 단연 인기다. 붉은색이나 푸른색은 튀어서 통일미를 깨기 쉽다. 특히 붉은색은 정서를 불안하게 만들므로 집안에서는 적당하지 않다. 유럽의 어느 마을은 ‘빨간 꽃을 심지말자.’는 캠페인을 열기도 한다. 통일미의 핵심은 선과 색채다. 예를 들어 아파트 등 현대식 건물에는 사선으로 된 화분이 어울리지 않는다. 수평선과 수직선을 가진 사각 모양이 벽과 조화를 이룬다. 베란다 바닥타일 선에 맞춰 화분을 배치하면 금상첨화다. 현대식 건물에 살면서 한옥과 어울리는 곡선 화분을 습관적으로 구입하지 말자. 나무 화분도 실내에는 적당하지 않다. 나무는 자연과 어우러진 옥외 공간에 알맞은 재질이다. 천장이나 벽, 테이블, 피아노, 소파 등과 같은 계열의 색채를 선택하면 부드럽고 고상하다. 옷과 신발 색깔을 맞추면 멋스러워지는 것과 같은 이유다. 통일성은 단순하고 자극이 없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산세비에리아에 대한 오해 최근 산세비에리아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공기정화·전자파 차단·음이온 발생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부터다. 실제로 산세비에리아는 독특한 효능을 지녔다. 다만 태국·타이완 등 동남아시아에서 자란 식물이라 실내온도 30∼35도에서만 그 효능을 발휘한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환경에서는 재배해도 제역할을 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값싸고 관리가 쉬운 식물이 실내 녹화에 적당하다. 유연하고 신선한 녹색을 띠며 잎이 작고 좁은 것, 잎에 밝은 무늬가 있는 것, 파스텔톤의 꽃이 핀 것을 고르자. 남이 갖지 않은 독특한 식물을 ‘과시용’으로 구입하는 것도 피하자. 식물에도, 인간에게도 이롭지 못하다. 공간별로 살펴보면 침실은 빛의 진입이 어렵기에 선인장류나 팔레놉시스, 아이비가 알맞다. 주방에는 조리할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산호수·싱고니움·스킨답서스가, 욕실에는 암모니아와 같은 악취를 없애는 관음죽, 스파티필름류, 보스턴고사리가, 공부방에는 컴퓨터 전자파를 차단하는 로즈마리, 파키라가 안성맞춤이다. 정리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Book Review] 건국 공간속의 외세 다시보기

    오래된 풍경 하나. 남한은 북한을, 북한은 남한을 소련과 미국의 꼭두각시로 여긴다. 남북은 미국과 소련의 후원 없이는 태어날 수 없는 정부였다는 식이다. 그런데 정말 그렇기만 했을까. 가르마를 타 한쪽으로 머리카락을 빗어넘기는 단정함은 머리카락의 자연스러운 숨결을 반드시 죽게 한다. 풀이과정 없이 답안만 앙상하게 남는 격이다. ‘우방과 제국, 한미관계의 두 신화’(창비 펴냄·이하 ‘신화’)와 ‘북조선 탄생’(서해문집 펴냄·이하 ‘탄생’)은 역사의 머릿결을 자연스럽고 입체적으로 되살려 놓은 책이다.‘신화’는 국사학자로서는 처음으로 한·미 관계를 분석한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노작이다. 찰스 암스트롱 미 컬럼비아대 한국학연구센터소장이 쓴 ‘탄생’은 흔히 90년대 초반 소련 비밀문서가 공개되면서 부정·극복됐다는 브루스 커밍스류의 수정주의가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우선 ‘신화’를 관통하는 저자의 생각은 미국 자체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와 동북아 전략이라는 ‘이해관계’ 사이에서 줄타기한 국가라는 것이다. 지금 부시 정부야 주먹질이 전부인 줄 알지만, 냉전기 미국 정부는 공산진영에 대한 ‘봉쇄(Containment)전략’을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군사력뿐 아니라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를 굉장히 꼼꼼히 따졌다는 것. 흔히 말하는 ‘세계여론’에 민감했던 이유다. 그러니 자연스레 미국의 대외정책은 시기와 국면에 따라 유동적이었다. 이 유동성이 바로 한국의 자율공간이다. 한국은 과연 이 빈 공간을 잘 이용했을까. 저자는 부정적이다.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을 무조건 퍼주는 ‘우방’이나 언젠가는 다 먹어치울 ‘제국’이라는 이분법으로만 봤기 때문. 그러니 미국의 대한 정책에 잘 대응하지도 못하고, 지나온 대미 관계에서 교훈도 얻지 못한다. 세세하게는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발전이론가 로스토를 재조명한 4부와 박정희 정권 때 미국의 집요한 김종필 제거전략과 역풍을 다룬 5부가 흥미롭게 읽힌다. 역사의 숨결을 풍성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탄생’은 더 많은 눈길이 간다. 저자는 북한 건국의 키워드로 ‘민족주의’와 ‘혁명’을 제시한다. 원제가 ‘북조선 혁명(The North Korean Revolution 1945-1950)’이다. 국가 성립기 북한은 가장 급격한 사회변화를, 그것도 동유럽과 비교했을 때 아주 토착적인 방식으로 추진했다는 것.‘북한의 소비에트화’가 아니라 ‘소비에트의 북한화’였고, 그 중심에는 민족주의가 있었다는 얘기다. 북한이 지금도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는 것도 소련에 의해 세워진, 소련을 아주 가져다 베낀 나라가 아니라 이런 북조선혁명의 특성 때문이다. 저자는 여기에다 가부장적인 유교 문화를 포갠다. 지금 북한 형편이야 어처구니없지만,1950년에는 지금의 상황을 예측이나 했겠느냐는 게 저자의 반문이다. 어쨌든 남한은 성공했으니 훌륭했고, 북한은 실패했으니 절대악이라는 희한한 논리가 학문의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불온’할 수 있겠다. 번역자 김연철(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이정우(‘통일한국’ 편집장)가 여기저기 ‘이 책의 논의는 전적으로 학술적인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대목은 씁쓸하기도 하다. 이미 승패가 확연히 갈린 상황에서 이런 북한연구 성과 소개마저 조심스럽게 만드는 남한의 상황은, 트라우마일까 콤플렉스일까. 각각 1만 7000원,2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년 하이라이트 (3라운드)] 백의 약점을 찌르다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년 하이라이트 (3라운드)] 백의 약점을 찌르다

    이번에는 3라운드에서 한판을 소개한다. 허영호 5단은 올해 비씨카드배에서 우승한 강자. 반면 홍장식 5단은 무명기사에 속한다. 그렇지만 2003년 LG배 세계기왕전 본선에 오른 적이 있으므로 실력은 녹록지 않다고 봐야 한다.81년생으로 97년에 입단했다. 두 기사 모두 1라운드에서 1패를 당했지만 2라운드에서 승리하여 탈락의 위기를 모면했다. 장면도(93∼96) 백이 하중앙에 거대한 세력작전을 펼친 모습. 흑은 곳곳에 실리를 많이 챙겼지만 하변을 전부 백에게 내주면 이길 수 없다. 더구나 지금은 중앙 흑돌의 타개가 우선이기 때문에 섣불리 하변에 쳐들어갈 시간도 없다. 흑93,95가 중앙 흑돌에 생명력을 불어 넣은 좋은 수순이다. (참고도) 흑1,3이면 중앙 흑돌은 간단하게 살릴 수 있다. 그러나 백4의 모자 씌움을 당하면 하변이 전부 백집으로 확정된다. 이제 와서는 흑A로 움직이는 수도 불가능하다. 중앙에 백돌이 놓이면서 백 진영이 보강됐기 때문이다. 이것은 흑이 무난히 지는 진행이다. 실전진행(97∼107) 흑97로 움직인 수가 백의 약점을 정확히 찔러간 호착이다. 중앙 백돌 석점은 절대로 버릴 수 없는 요석이므로 106까지 살렸는데, 그 와중에 우상귀 백 대마가 전부 잡히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문제는 중앙 흑 대마의 사활인데, 과연 선수를 잡은 백은 이 흑돌을 잡을 수 있을까? 유승엽 withbdk@naver.com
  • 양천구 정수장 부지 4만여평·1만평 호수 ‘청소년의 숲’으로 숨쉰다

    양천구(구청장 이훈구)는 방치된 시유지인 신월정수장 부지에 ‘청소년의 숲’과 ‘영어체험마을’을 조성, 서남권 주민들에게 대형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수장 부지는 4만 2000평에 이르는 녹지와 1만평 규모의 호수가 있어 친환경적 개발을 거치면 주민의 쉼터로 탈바꿈할 수 있다. 남부순환도로와 경인국도가 만나는 신월IC 옆에 위치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구는 2003년 12월 정수장이 폐쇄되면서 2009년까지 이곳에 주민의 휴식 공간과 영어마을을 포함한 청소년 문화체험 공간 등을 만들 계획이다.e게임장과 번지점프장, 산책로 등과 함께 주변 7개 초·중학교의 영어·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청장은 “양천을 교육과 환경이 어우러진 생명력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며 이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신월정수장이 시유지여서 사업시행이 순조롭지 못하다. 서울시로부터 기본설계용역비로 5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나 이후 토지매입과 실시설계, 영어마을 시설공사, 부대시설 설치 등 723억원에 이르는 예산확보가 쉽지 않다. 특히 영어체험마을 건립은 항공기 소음이 심하다는 이유로 최근 서울시로부터 ‘보류’ 판정을 받았다. 신월정수장은 김포공항으로 내리는 비행기의 항로 아래 위치해 비행기 착륙시 평균 75㏈(데시벨)의 소음이 발생한다는 게 이유다. 따라서 구는 현재 정수장 부지를 녹지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그에 맞춰 방음대책을 마련하고 영어마을 유치에 실패할 경우 자체적인 영어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구 관계자는 “신월정수장의 공원화는 신월·신정동 등 주변의 노후화된 주거단지의 환경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서 “시와 협의해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총리실 공공기관간 이해조정 법제화 ‘갈등관리 법안’ 진전없어

    총리실이 추진하는 ‘공공기관의 갈등관리에 관한 법률’이 ‘총리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실효성은 없지 않으냐.’는 지적 속에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총리실은 정책환경이 복잡해지고 여러 부처가 관련되는 정책이 많아지면서 갈등·이견이 커지다 보니 자연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조정의 필요성을 느껴왔다. 이에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중립성과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갈등조정회의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했다. 법안에는 정책을 추진할 때 환경영향평가를 사전에 하듯 갈등영향분석을 실시토록 하고, 이를 심의하는 갈등관리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갈등관리를 조사·연구할 갈등관리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법안은 지난 5월말 국회 정무위원회에 넘겨진 뒤 전체회의에서 심의는커녕 아직 소위원회조차 한발짝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에서조차 법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갈등·이견이 있는 정책의 조정역할을 맡은 총리실의 조정력에 힘을 실어줄 수는 있지만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강제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이 정치권이 이 법안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학계에서도 “법이 만들어지면 생명력을 갖고 지켜져야 하는 안정성이 중요한데 이 법은 그런 측면에서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총리실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갈등 해결은 물론 예방차원에서 갈등관리를 위한 절차 등을 규정하게 되면 그 자체로 효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으나 내부에서조차 “이번 회기에 통과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美압박 ‘눈덩이’ 기로에 선 북한

    미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도를 더해 온 북한에 대한 전방위 포괄 압박이 가시적 ‘성과(?)’를 내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7월 미사일 발사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나온 이후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북한의 전통 우방국들조차 미국의 금융거래 제한 조치에 동참하면서 북한의 숨통을 죄고 있다. 북한을 막다른 길로 몰아가서는 안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대량살상무기(WMD)차단 및 자위 차원의 법집행이라는 미국의 입장은 철학적으로 갈등·마찰 소지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올 가을 한반도 상황의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미,“북한 완전 고립됐다.” 스튜어트 레비 미 재부부 차관은 지난 28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재정적으로 완전히 고립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 몽골 등이 미국에 협조하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미국의 노력은 내달 4∼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머린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는 29일 “금융망의 테러 목적이나 WMD확산목적 악용을 우려한다.”면서 헨리 폴슨 미 재무 장관이 APEC회의에 참석,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같은 조치들이 북한의 북핵 포기 결단을 유도하는 압박인 동시에, 지난해 말 유엔에서의 인권 결의안 채택 및 탈북자 미국행 수용 등의 정책을 통해 북한의 체제 자체 전환을 꾀하는 ‘전환 외교’차원의 행보로 보고 있다.●6자 회담 살아 있나? 북핵문제의 유일한 외교적 해법틀이란 점에서 6자회담은 여전히 생명력을 갖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고, 북한 역시 지난 26일 성명에서 미국의 금융제재를 비난하면서도 6자회담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문제는 금융제재와 관련, 북·미 양측이 한치의 양보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9·19 공동성명 채택 이후 북한의 핵폐기 의지 자체를 의심하고 있는 미국은 중국도 협조하고 있는 카드, 즉 북한을 효과적으로 비틀 수 있는 금융압박을 손에서 놓을리가 만무하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4월 후진타오-부시 정상회담 직후 평양으로 달려간 리자오싱 외교부장에게 “금융제재 모자를 쓴 채 6자회담에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 말은 일종의 ‘교시’. 북측이 태도를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란 시사다. 미국의 금융제재가 폐쇄경제 체제인 북한에 실질 효과를 내진 않을 것이란 진단도 있다. 하지만 확산방지구상(PSI)강화로 무기·마약 거래가 차단되고 중국에서조차 금융거래가 제한되는 상황은 아무리 고립에 익숙한 북한이라 해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거나, 중국을 방문, 중국측과 화해를 하고 은행의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토박이 임영환할아버지가 본 난곡 어제 오늘

    토박이 임영환할아버지가 본 난곡 어제 오늘

    판자촌이 몰려 있던 서울 관악구 신림 7동 난곡 일대가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했다.31일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됐다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1960년대부터 형성된 난곡은 관악산에 둘러싸여 ‘하늘아래 첫 동네’로 불렸다.40년 동안 난곡을 지켜온 임영환(71) 할아버지는 지금의 난곡을 ‘별천지’로 표현했다. ●과거 공무원이던 임 할아버지는 월세로 전전하는 생활이 지겨워 1968년, 산동네에 5만원짜리 집을 샀다. 용산·금호동에서 쫓겨난 도심 철거민도 이때부터 난꽃 향기가 가득한 난곡에 정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관할구청이 흙바닥에 흰색 분필로 금을 그어 구역을 나누고 철거민들에게 나눠줬어. 집은 주민들이 각자 알아서 지었지….” 형편에 따라 벽돌로, 흙으로, 판자로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도로쪽으로 조금씩 늘려 집을 짓다 보니 골목은 좁아지고 집들은 다닥다닥 붙었다. 산동네라 등잔불이 전기를, 지하수가 상수도를 대신했다. 들어오는 버스도 없었다. 흙탕길을 30∼40분 걸어 난곡사거리까지 나와야 버스를 탈 수 있었다.1970년대 중반에야 포장이 되고 전기가 들어왔다. 하지만 1990년대에도 재래식 공동화장실은 생명력을 이어갔다. 난곡은 정이 넘치는 동네였다. 이웃 아주머니가 일터에 나간 부모의 아이들의 저녁을 챙기고, 경조사 때는 이웃들이 한마음으로 도왔다.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담을 쌓고 도로를 고쳤다. ●현재 1995년 주택 재개발이 시작됐다. 외환위기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다 2000년 대한주택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선정되면서 본격 추진됐다.2003년 11월 재개발의 첫 삽을 뜬 뒤 3년 만에 완공됐다.24∼44평형 2810가구와 임대 17평형 512가구다. 판자촌이던 이곳은 13∼20층짜리 43개동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다. 옆 동네로 이사한 임 할아버지는 “별천지지. 우리집 옥상에서 바라보면 ‘내가 살던 동네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난곡의 변화한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파트 단지는 친환경적으로 꾸며졌다. 산동네의 장점을 충분히 살린 덕분이다. 가파른 경사를 활용해 아파트 단지 중앙에 실개천을 만들었다. 물길을 따라 폭포와 전통 정자, 연못 등 쉼터가 놓였다. 전국에서 온 수십년생 나무가 곳곳에서 그늘을 드리운다. 아파트를 휘감은 산책로(3.5㎞)를 따라가면 관악산 등산로로 이어진다. 편의시설도 잘 갖춰졌다. 아파트 입구는 대리석으로 꾸며 고급 호텔을 연상케 한다.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퍼팅장, 인라인 스케이트장 등도 곳곳에 자리한다. 도로를 붉은색 블록으로 깔고, 가로등을 푸른색으로 꾸몄다. 반재훈 단장은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주거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미래 난곡의 변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2008년 난곡로가 6개 차로로 확장되고 가운데 2개 차로에 경전철인 유도고속차량(GRT)이 달린다.2호선 신대방역까지 8분이면 도착한다. 김효겸 관악구청장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난곡은 첨단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면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버린 땅이 주민 산책코스로

    ‘도봉산이 보이고 중랑천이 흐르는 코스모스 꽃밭에 놀러 오세요.’ 도봉구(구청장 최선길)가 중랑천변의 불법 건축물을 정비한 뒤 임시로 조성한 꽃밭이 주민들의 산책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폭염이 내리쬐는 대낮에도 도봉산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덕분에 산책객의 허리춤까지 피어오른 코스모스가 끊임없이 하늘거린다. 꽃밭 주변을 에워싼 해바라기는 따가운 햇볕을 가릴 정도로 키가 훤칠하다. 서울지하철 7호선 도봉산역과 중랑천 사이의 도봉동 일대는 지난해 도봉구가 서울시와 함께 식물생태공원을 조성하려고 부지 매입을 끝내고 개발을 기다리던 땅이다. 넓이가 축구장의 6배인 1만 3762평이나 된다. 그러나 공원 조성이 늦어지면서 불법 노점이 들어서고 잡초가 무성해졌다. 구는 공원을 만들 때까지라도 꽃밭을 만들기로 하고 생명력이 강한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씨를 뿌렸다. 도봉구는 꽃이 예상밖으로 만발하자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개화기간에 꽃밭을 개방했다. 불법건축물이 또 들어설까봐 다른 기간에는 울타리를 잠가둘 수밖에 없다. 하루 개방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해질 무렵이면 아이들 손을 붙잡고 나온 가족들이 많다. 도봉구 관계자는 “개발을 앞둔 땅이 지저분하게 방치되는 경우가 많으나 자치구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아시아 52개 도시의 멋과 맛

    울란바토르와 암만, 베이루트, 교토, 베이징, 두바이, 자카르타…. 이들 도시는 그 나라보다는 도시 자체로서 더 유명한 곳들이다. 세계화 시대에 국가간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이제는 도시가 점차 힘과 명성을 얻고 있다. 아리랑TV가 15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8시에 방송하는 26부작 다큐멘터리 ‘아시아 앤드 더 시티’(Asia and the Cities)는 아시아 24개국 52개 도시들이 품고 있는 문화의 궤적을 좇아간다. 각 도시의 독특한 전통과 현대, 음식문화, 풍속과 생활,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까지 아시아 최고의 맛과 멋을 보여준다. 특히 오랜 세월 속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문명과 새롭게 발전해가는 현대문화, 지금까지 남겨진 전통과 현재가 맞물려가는 아시아 도시들의 생명력과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까지 담아낸다. 1부 ‘중국 베이징’편에서는 뒷골목 ‘후통’에서 살아가는 중국 소시민들을 만난다. 또 중국인들의 차(茶)문화와 요리의 역사 등을 통해 음식천국인 베이징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전통한옥 800여채를 중심으로 양반문화를 지켜가고 있는 도시는 다름아닌 우리나라 전주다. 기와와 처마, 대청마루에서 궁중한정식, 비빔밥, 한복, 한지공예품 등 가장 한국적인 전주의 의식주 문화도 1부에서 함께 소개된다. 몽골의 푸른 하늘과 광활한 초원의 도시 울란바토르. 전통축제 ‘나담’의 길거리 음식과 3종 경기, 전통음악 등에 담긴 몽골인들의 정서는 2부에서 만날 수 있다. 또 서구와 동양,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공존하는 요르단 암만의 신비로운 풍경과 문화도 소개된다. 이와 함께 중국 대륙 서쪽 끝에 위치한 사막의 오아시스 우룸치에서 살고 있는 소수민들의 다양한 문화, 지중해 연안의 항만도시 레바논 베이루트의 자유로움,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의 이색적인 축제와 전통문화, 세계적인 중개무역의 허브도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화려한 변신도 볼 수 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빈대의 역습/황진선 논설위원

    자연의 역습의 대표적인 사례는 지구온난화일 것이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로 지구의 기온은 지난 100년간 평균 0.6도나 올라갔다. 온난화와 함께 역습의 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메뚜기 떼 공습이다. 2004년 11월, 리비아·이집트·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일대는 서아프리카에서 이동해온 메뚜기 수십억마리의 습격으로 천문학적인 피해를 보았다.1998년 3월 마다가스카르에도 수십억마리가 훑고 지나갔다. 마다가스카르와 유엔은 메뚜기 떼를 퇴치하기 위해 군대와 농약과 항공기를 동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중국과 페루도 종종 메뚜기 떼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6월 충북 영동에서 갈색 여치가 수만마리씩 떼를 지어 날아다니며 30여 농가의 과일을 닥치는 대로 갉아 먹었다. 요즘 미국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전에 창궐했다가 1950년대에 사라진 빈대가 다시 나타났다고 한다. 미 해충관리협회는 지난 4년간 4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6.5∼9㎜인 야행성 해충인 빈대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빈대는 귀찮은 존재다.‘빈대 붙는다.’거나 ‘빈대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나.´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빈대를 얕봐서는 안될 것 같다.2년 전 한 TV 드라마가 그 이유를 보여주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들끓는 빈대로 잠을 잘 수 없게 되자 밥상 위로 올라가 잠을 잤는데, 빈대들은 밥상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그래서 다시 밥상 네 다리에 물을 담은 양재기를 하나씩 괴어놓고 잤는데, 이틀만에 다시 물리기 시작했다. 빈대들이 천장으로 올라가 사람을 향해 툭툭 떨어졌던 것이다. 이는 드라마 주인공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 나오는 장면을 재연한 것이다. 빈대가 늘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DDT 사용이 금지된 지 수십년이 지났다든가, 여행객들이 묻혀온 것이라는 의견이 있으나 정확하지는 않다고 한다. 그러나 메뚜기 떼의 습격과 마찬가지로 환경변화에 따른 ‘빈대의 역습’일 수도 있다.TV 드라마가 보여주었듯이 빈대는 무한한 생명력을 지녔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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