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생명력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이건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9억원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비 소식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방사성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38
  • 사람처럼 숨 쉬는 ‘첨단 바이오 물질’ 개발

    사람처럼 숨 쉬는 ‘첨단 바이오 물질’ 개발

    공상과학소설·판타지 영화 속에는 몸에 상처를 입더라도 별다른 의학시술 없이 자동 치유해내는 신비의 생명체들이 자주 등장한다. 또 의자, 책장 등의 가구나 자동차 등의 운송수단이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에 따라 자동으로 사이즈가 조절되고 외형이 훼손되더라도 알아서 복구하는 경우도 접할 수 있다. 그야말로 생명이 담긴 ‘무생물’인 것이다.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 같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우리 체내 박테리아(세균)야말로 세상 그 누구보다 자가 치유 능력이 뛰어난 생명체이며 앞서 언급된 마법 같은 일들을 현실에서 이뤄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박테리아를 활용하면 앞서 언급된 생명이 담긴 ‘물품’을 제작할 수 있지 않을까? 미국 과학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 연구진이 대장균에서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에 금속나노입자를 접목해 ‘바이오 생물질(生物質)’로 변환시키는데 성공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빠르게 변화하는 생태환경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는 물질을 만들어내기 위해 살아있는 유기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들이 모티브로 삼은 대상은 다름 아닌 사람의 ‘뼈’인데 스스로 칼슘 구조를 변화시키고 특정 단백질을 생산해 성장해나가는 원리를 실제로 적용해보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 수억 년간 생화학적 진화를 거듭해온 박테리아(세균)를 이용해야했다. 특히 박테리아는 질소를 고정해 단백질을 생산해내는 능력이 있고 이를 활용해왔다. 이에 연구진은 수많은 박테리아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유전공학 실험을 실시했다. 이 실험을 위해 고심 끝에 선택된 것은 인체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대장균’. 그 이유는 접촉능력이 좋고 변형이 쉬워 합성이 용이한 특정 섬유질(curli fiber)을 생산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 대장균과 금속 나노입자를 접합해 새로운 ‘바이오 생물질’로 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대장균 속 섬유질은 접합과정에서 세균 상호간 신호물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AHL’과 표면 단백질을 숨겨버리는 ‘csgA 유전자’의 충돌을 막아 생물질 생성에 큰 도움을 줬다. 해당 기술은 각종 폐기물을 바이오연료로 변환하거나 효율성이 극대화된 배터리 등을 생산해내는데 당장 적용될 수 있고, 나아가 (영화 속에서나 보던)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맞춰지는 생활용품을 개발하는데 응용될 수 있다. 이 바이오기술로 탄생된 물질은 스스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생명력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주도한 MIT 티모시 루 연구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플랫폼, 즉 광합성 물질과 곰팡이를 이용한 바이오 물질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해당 연구결과는 국제과학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지난 3월 23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사진=라이브 사이언스닷컴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꼭 살게요~” 엄마 손 꼭잡은 아기 감동

    “꼭 살게요~” 엄마 손 꼭잡은 아기 감동

    영국에서는 ‘어머니날’ (3월 네번째 일요일)인 지난 30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동남부 콜드스트림의 한 병원에서 엄마와 아기가 단 20분 간의 특별한 상봉을 가졌다. 언론에 공개된 사진 한장으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 주인공은 엄마 클레어 크래시(34)와 딸 에밀리. 모녀의 사연은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엄마 배 속에서 무럭무럭 아이가 커가는 기쁨도 잠시, 지난 2월 27일 에밀리는 단 24주 만에 세상 빛을 보게됐다. 합법적으로 낙태도 가능한 기간이었지만 클레어는 출산을 고집했고 결국 아기는 535g 몸무게로 세상에 태어났다. 신생아의 몸무게가 3~4㎏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5분의 1 수준. 몸집이 성인 손바닥보다 작은 이 아기는 산부인과 간호사들도 안기 힘들 정도로 약하고 작아서 곧 세상을 떠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아기의 생명력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고 의료진도 아기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결과, 현재는 736g 몸무게로 다소 성장한 상태다. 이같은 아기의 고통을 한달이나 멀리서 지켜만 봐야하는 엄마의 마음이 아픈 것은 당연한 일. 결국 지난 30일 병원 측의 배려로 엄마와 아기의 첫 면회가 이루어졌다. 애초엔 단 10분만 허용할 예정이었으나 엄마를 만난 아기의 심박수와 체온 등이 변화가 없어 시간은 두배로 늘어났다. 엄마 클레어는 “간호사가 아기를 데리고 나오는 순간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면서 “아기를 안아보기 위해 무려 한달을 기다렸다” 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아기가 내 손안에 쏙 들어올만큼 작았지만 내 품 속에 편안히 잠든 것을 보게 돼 한없이 기뻤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직 아기의 생명은 장담하기 힘든 것으로 전해졌으며 에밀리 가족은 막대한 병원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각계의 도움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세상을 바꾸는 착한 돈(기 소르망 지음, 안선희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 프랑스 사회학자인 저자는 1년 동안 미국에 머물면서 미국의 기부문화를 취재했다. 현재 모든 유럽 국가는 사회연대, 고등교육, 비상업적 문화 발전을 위한 분배적 역량이 바닥나 버렸다는 문제의식에서 해법을 찾아보자는 의도였다. 기 소르망은 미국의 적극적인 복지문화가 복지국가 위기를 극복할 중요한 대안이 되리라고 본다. 기부는 철저히 시민사회의 자발성에서 비롯하는 문화란 점에서다. 사회 이념과 무관하고 국가나 시장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비영리 영역, 즉 ’제3영역‘이 존재함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부가 그 제3영역에 속한 분야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불평등은 심화하는 반면 국가의 행정력과 재원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생기는데, 수많은 기부자와 자원봉사자들이 그 공백을 메우도록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관점을 전개한다. 332쪽. 1만 3600원. 사이퍼펑크(줄리언 어산지 등 지음, 박세연 옮김, 열린책들 펴냄) ‘사이퍼펑크’란 대규모 감시와 검열에 맞서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강력한 암호 기술을 대대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창하는 활동가들이다. 비리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1990년대 이래 그 중심인물로 활약했다. 책은 어산지가 가택연금된 상태에서 인권운동가를 후원하는 보안전문가 제이컵 아펠바움(전 위키리크스 대변인), 비정부기구인 ‘유럽디지털권리’ 공동 설립자 앤디 뮐러마군, 시민권리단체 ‘라 카드라튀르 뒤 네트’의 설립자 제레미 지메르망과 나눈 토론을 정리한 것이다. 이들은 인터넷이 전체주의의 가장 위험한 조력자로 변신한 과정을 폭로하면서 미래를 위해 가장 긍정적인 해법을 찾아 나갈 것을 촉구한다. 어산지는 암호 기술을 통해 국가권력의 대규모 감시와 검열에 영향을 받지 않는 새로운 영토를 창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240쪽. 1만 4000원. 유럽 사상사 산책(이와타 야스오 지음, 서수지 옮김, 옥당 펴냄) 유럽 사상의 본질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단순 명료한 구성으로 알기 쉽게 설명했다. 유럽 사상은 그리스 사상과 히브리 신앙이라는 두 주춧돌 위에 세워져 2000년에 걸쳐 깊이를 더하고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했다. 그리스 사상의 본질은 인간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자각, 그리고 이성주의다. 인간이 본래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라는 자각에서 민주주의가 비롯됐다. 이성주의라는 사상의 뿌리에서는 궁극적 실체를 탐구하는 철학과 자연의 현상을 설명하는 과학과 순수이론을 추구하는 수학이 탄생한다. 유대교에서 시작된 히브리 신앙은 천지 만물의 창조주에 대한 믿음을 기본으로 신의 모습을 본뜬 자유로운 존재로서의 인간, 기독교의 핵심인 사랑과 용서로 생명력을 얻는다. 책의 3부는 중세철학과 이성주의, 경험주의, 사회철학과 실존철학까지 유럽철학의 중요한 대목을 발췌했다. 315쪽. 1만 9800원. 나, 건축가 구마 겐고(구마 겐고 지음, 민경욱 옮김, 안그라픽스 펴냄) 자연스러운 건축, 작은 건축, 약한 건축을 추구하는 세계적 건축가 구마 겐고의 에세이. 세계를 무대로 숨 가쁘게 뛰는 건축가가 느끼는 감정과 경험, 그리고 철학을 담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국립요요기경기장의 아름다운 지붕 곡면에 쏟아지는 빛을 보면서 건축가가 되기로 결심한 것부터 어릴 적 살았던 요코하마의 낡은 목조건축을 아버지와 함께 뜯어고치던 추억, 독일의 건축가 브루노 타우트가 디자인한 담배상자를 보여 주며 상자의 디자인에 대해 얘기하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 등을 담담하게 담았다. 많은 사람의 비판과 관심을 동시에 받았던 데뷔작 M2에서 5대 가부키 극장, 외관이 없는 공공건축물 아오레나가오카 등 작품들에 대한 그의 철학도 소개한다. 시각문화 전문출판사 안그라픽스의 크리에이터를 다루는 ‘나’ 시리즈의 연속물이다. 344쪽. 2만원.
  • [씨줄날줄] 파킨슨의 법칙/서동철 논설위원

    행정학자들이 입에 잘 올리는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공무원 숫자는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고, 정부 조직도 비대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그럴 듯하게 설명한다. 아주 거칠게 뭉뚱그리면 이런 내용이다. 공무원이란 곧 규제를 만들어 내고 관리하는 주체인데 규제를 늘려나가다 보면 당연히 공무원 숫자는 더 많이 필요하게 된다. 그렇게 공무원 숫자를 늘리고, 조직을 키우면 다시 그 사람과 조직이 또 다른 규제를 불러 더 많은 사람과 더 큰 조직이 필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1955년 이런 학설을 제시한 노스코트 파킨슨은 영국의 경제학자다. 학계에 들어서기 전에는 해군에서 일했다고도 하고, 식민지 관리 부처에서 근무했다고도 알려지는 인물이다. 어쨌든 영국의 식민지는 갈수록 줄어들어 식민지 관리 부처의 할 일이 적어졌으니 직원은 줄어드는 것이 상식이다. 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으니 해군 조직도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었지만 실상은 반대로 흘렀다는 것이다. 그제 청와대에서 규제 개혁을 위한 ‘끝장 토론’이 벌어졌다. 그동안 규제에 한이 맺히다시피했던 민원인들의 속풀이는 어느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할 말을 다하는 분위기였다. 대통령은 “공무원들의 자세와 의지, 신념에 따라 규제 개혁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규제 일선의 공무원들은 귀담아들어야 할 이야기다. 그런데 지금까지 공무원의 본업은 규제 개혁이 아니라 규제였다. 정부는 규제 개혁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역대 정부의 공직사회 팽창 정책이 오늘날 ‘첩첩산중 규제’를 낳은 것이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특정 부처의 예를 들어 안 됐지만, ‘끝장 토론’에서 화제가 된 여성가족부를 한번 보자. 게임업체 대표는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게임산업이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고, 그 도화선이 된 것이 셧다운제”라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규제 폐지를 요구했다. 다른 사람은 다 없어져야 할 규제라는데 여가부만 긍정적 정책이라고 주장하면 그것이 바로 파킨슨이 말하는 ‘조직의 존재 의의를 보여주기 위한 규제’일 것이다. 규제 개혁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규제의 주체인 공무원을 줄이는 것이다. 장기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끝장 토론’에서 오간 ‘푸드트럭’ 논의에서 작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푸드트럭’을 합법화하면 형평성 차원에서 다른 노점도 배려해야 하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않을 것이다. 그러니 공무원의 개념을 차제에 ‘못하게 하는 역할’에서 ‘할 수 있게 하는 역할’로 아예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이미 적지 않은 공무원은 이렇게 바뀌어 있다. 나머지도 싹 바꿔야 한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530g, 성인 손보다 작은 ‘엄지공주’ 기적 탄생

    530g, 성인 손보다 작은 ‘엄지공주’ 기적 탄생

    엄마 뱃속에서 40주를 채우지 못하고 고작 24주만에 세상에 나온 ‘엄지공주’가 기적적으로 생존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월 영국의 클레어 크레시(34)는 임신 24주 만에 딸 에밀리 그레이스를 조산했다. 에밀리의 출생 당시 몸무게는 고작 530g 정도. 최근 신생아의 몸무게가 3~4㎏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5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몸집이 성인 손바닥보다 작은 이 아기는 산부인과 간호사들도 안기 힘들 정도로 약하고 작아서 아이가 곧 세상을 떠날 것이라는 예측이 분분했다. 하지만 아기의 생명력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고 의료진도 아기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결과, 생후 3주차인 지금까지 인큐베이터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아기의 엄마인 크레시는 “갑자기 복통이 생겨서 응급차를 불렀는데 금세 아기가 태어날 줄은 몰랐다”면서 “에밀리는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로 향해야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막 태어난 아기를 처음 봤을 때 충격 때문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아기가 세상을 떠날까봐 매우 두려웠다”고 덧붙였다.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에밀리는 생후 3일 만에 스스로 호흡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의료기기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의료진은 “아기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3일 만에 호흡을 했고 14일만에 처음으로 눈을 떴다. 이것도 큰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직 폐가 완전하게 성숙되지 않아 호흡이 불안정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에밀리같은 ‘엄지공주’가 화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 영국에서 임신 21주 만에 태어난 아밀리아 테일러는 당시 체중 280g, 신장 24㎝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아기’ 로 기록된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액티브X에 막혀 중국에선 ‘천송이 코트’ 사고 싶어도 못 사”

    “액티브X에 막혀 중국에선 ‘천송이 코트’ 사고 싶어도 못 사”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나온 ‘천송이 코트’, 중국에서는 사고 싶어도 못 산다.” “규제는 빙산 같아서 물 위 8%보다 물 아래 안 보이는 92%가 훨씬 위험하다.”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는 산업 현장 곳곳에서 경제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에 대한 지탄이 줄줄이 이어졌다. 현장에서 규제로 직접 고통받고 있는 기업인, 중소상공인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작정한 듯 규제 혁파에 대한 ‘갈증’을 드러내 보였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이지철 현대기술산업 대표이사는 신제품 개발 시 받아야 할 ‘인증’이 너무 많아 판매에 나서기도 전에 지친다는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인증에 많은 비용, 시간이 들어 중소기업인들이 애로를 겪는다”며 “냉동 공조 장비의 경우 일부 제품 인증은 수수료만 600만원에 달한다”고 하소연했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 실현’의 일환으로 창업 재도전을 위한 ‘안전망’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창업 재도전이 어렵다는 푸념도 나왔다. 실제로 창업 실패 경험이 있다는 유정무 IRT코리아 대표는 “창업 실패를 하면 일시적으로 신용불량 상태가 된다”며 “창업 재도전 기업인에게 신용정보 조회를 한시적으로라도 면제해 주는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법인 연대 보증’을 창업자들이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식당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동포 아줌마’ 고용에도 상당한 ‘손톱 밑 가시’가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미정 정수원돼지갈비 사장은 “내국인은 4대 보험만 들면 되는데 외국인은 고용지원센터, 출입국사무소 신고 등 네 번이나 더 행정 업무를 봐야 한다”고 전했다. 9년간 푸드트럭을 제조해 온 두리원 FnF 배영기 사장은 “식품위생법상 푸드트럭 영업이 불법이고,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일반 트럭은 푸드트럭으로 개조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규제가 풀려 합법적인 푸드트럭 1호가 탄생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러자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1톤 화물차를 푸드카로 개조하는 것은 서민 생계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전향적으로 방법을 찾으려 한다”고 답했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규제도 지적을 받았다. 10년 전에 비해 택배 물량은 3배가 늘었는데 택배 차량은 제한돼 있다거나, 1988년에 400달러이던 면세 물품 구입 한도가 지금도 똑같다는 지적 등이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규제는 빙산 같아서 물 위 8%보다 물 아래 안 보이는 92%가 훨씬 위험하다”며 “한국 경제가 타이타닉이 되지 않도록 물밑 빙산을 녹여 달라”고 촉구했다. 이 부회장은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몰에 ‘액티브X’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며 “‘천송이 코트’를 중국에서는 사고 싶어도 못 산다”고 지적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기도 했던 게임 규제 때문에 입은 피해를 언급하며 규제 개혁을 호소했다. 강신철 네오플 대표는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점점 생명력을 잃어 국내 시장은 절반 이상이 외국산 게임에 잠식당했다”며 “2010년 입법화된 셧다운제로 2009년에 3만개가 넘었던 게임업체 수가 4년 만에 반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여러 규제가 뒤엉킨 ‘덩어리 규제’를 일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정 사업에 걸린 규제가 10개인데 9개만 풀어서는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완화와 별개로 규제가 명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현장에서 공무원들의 ‘자의적 판단’으로 소상공인들이 불편을 겪고 부정부패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장은 음식점 지하수 사용 문제를 예로 들며 “자의적 판단으로 행정 집행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영업 규제에 관한 행정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규제 개혁을 ‘기업 특혜’로만 보는 국민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보는 순간 유혹에 빠져…‘팜므파탈 물고기’ 화제

    보는 순간 유혹에 빠져…‘팜므파탈 물고기’ 화제

    프랑스 단어인 팜므 파탈(Femme fatale)은 ‘치명적인 여인’이라는 뜻으로 흔히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을 파멸로 이끄는 악녀(惡女)를 일컫는 용어로 쓰인다. 이들은 캐릭터 상 아름다운 미모의 소유자일 경우가 많은데 이 별명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물고기’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치명적인 아름다움으로 보는 이들을 매혹시키는 열대어 ‘베타’의 다양한 모습을 20일(현지시간) 소개했다. 태국 방콕 출신 사진작가 비자루트 앙카타바나니치(43)의 개인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베타의 모습은 무척 황홀하다. 적색, 흰색, 푸른색 빛깔과 청명한 물속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모두를 감탄시킨다. ‘베타’는 아반티나과 물고기로 동남아시아 늪지에서 주로 서식한다. 삼투어(Siamese Fighting Fish)라고도 불리는데 ‘파이팅 피시’라는 말처럼 외모와 어울리지 않게 난폭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한 어항에 수컷 두 마리를 넣어두면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싸우는데 태국에서는 이런 습성을 이용해 베타를 도박판에서 활용하기도 한다. 국내의 버들붕어와 먼 친척관계며 몸길이는 평균적으로 5㎝ 정도다. 거친 성격만큼 생명력도 강해 수질오염이 심하거나 여과기가 없는 어항에서도 잘 살아남아 초보자들이 키우기 좋은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이는 베타가 다른 어류와 달리 수면 위 공기호흡을 가능하게 하는 ‘라비린스’라는 보조호흡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Caters News Agency/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스페인 무적함대, 英에 대패 후 쇠퇴…화려했던 조국에 대한 향수 써내려가

    소설 ‘돈키호테’의 주인공 돈키호테가 작품 속에서 쇠락한 기사의 모습을 보여 줬듯이 이 소설이 나온 1605년 스페인에서는 기사도 문학의 대중적 인기가 식어가기 시작했다. 그에 앞서 1588년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영국의 함대에 대패하면서 스페인 역시 쇠퇴하기 시작했다. 즉 해양제국을 건설했던 스페인은 영국과 네덜란드처럼 새롭게 떠오르는 신흥 강대국에 패권을 물려줬고, 이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기사도 문학마저 쇠퇴했을 때 ‘돈키호테’가 나온 것이다. 발간 400년이 지났음에도 ‘돈키호테’는 카니발의 주제로, 뮤지컬과 발레의 소재로, 소설 그 자체로 반복되며 회자되고 있다. 과거 화려했던 순간에 대한 향수라는 감정을 이 소설만큼 직설적으로 써 내려간 작품을 찾기 어려움을 방증하는 셈이다. 풍차를 향해 지치지 않고 싸움을 붙이는 돈키호테의 모습 때문에 자신의 생각에 빠져 무엇인가에 돌진하는 인간형을 우리는 ‘돈키호테형 인간’이라고 한다. 세계가 빠르게 변할수록, 가치관의 전복이 수도 없이 많이 일어날수록 모두에게 내재된 돈키호테적 성향이 발현되는 일은 필연적이다. 이것이야말로 400년 전 소설 ‘돈키호테’가 새롭게 생명력을 지니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새정치민주연합, 민생과 혁신에 명운 걸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어제 통합신당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를 열고 통합신당의 명칭을 ‘새정치민주연합’(약칭 새정치연합)으로 확정했다. 이로써 국회 의석수 130석의 야당이 본격 행보를 개시했다. 지난 2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6·4 지방선거 전 ‘제3지대 신당’ 창당을 통한 통합을 전격 선언한 지 14일 만이다. 새정치연합은 미래지향적인 새 정치와 시대통합 정신을 당명 결정의 배경으로 밝혔다. 여권의 불통 행보를 견제하며 그들의 공언대로 혁신과 통합의 가치를 실현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전개된 통합 과정과 양측의 행보를 감안하면 현실적인 우려를 낳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은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과 안철수 새정치 세력의 행보를 기억하고 있다. 정부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대어 특정 지역의 민심을 좇으며 분열과 대립의 마이너스 정치를 해오지 않았는가 진지하게 되돌아 보기 바란다. 오죽하면 ‘못난이 싸움’이라는 소리까지 들었겠는가. 대선 패배 이후 좀처럼 지리멸렬한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해온 만큼 이번 통합 드라마에서 입체적인 감동의 요소가 반감된 것이 사실이다. 어제 발기인 대회에 앞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친노와 비노 진영 간에 고성이 오간 데서 보듯 계파 간 갈등과 대립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새정치연합이 눈앞의 선거 일정에 쫓겨 정당의 노선과 뼈대가 되어야 할 정강정책도 성안하지 못한 채 출발한 점은 유감스럽다. 경제와 복지, 대북·통일 정책, 이념적 지향성 등을 명문화한 정강정책은 당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 요소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창당발기 취지문을 통해 민주적 시장경제와 민생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복지국가, 비핵화와 평화체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평화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부인사로 구성된 창당준비위 산하 새정치비전위원회도 급박한 창당과정과 선거를 앞둔 정치상황이 새 정치의 논의와 실천에 장애가 될 수 있다며 시대적 좌표와 비전을 정강정책과 당헌당규에 분명히 담을 것을 요구했듯 통합 명분에 걸맞은 보다 확고한 정강정책 등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통합신당이 태생 과정의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하고 생명력을 지닌 정치집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정치혁신에 일로매진하고, 민생문제에 올인하는 자세를 견지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기존 정치와 정치권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이번 통합으로 수도권 단체장 선거 등에서의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식의 현실 타산에 안주해선 안 된다. 지방선거용 정당으로 차기 총선 무렵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새누리당의 지적은 단순한 정치공세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감동을 주는 정치만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은 무엇보다 우리 정치의 강고한 기득권 구조를 타파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본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새정치공동선언문을 열어보라. 새로운 리더십을 통한 소통과 협치, 철저한 정치혁신과 기득권 내려놓기, 과감한 정당혁신, 새 정치를 위한 국민연대….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희생과 헌신의 실천이 관건이다. 새정치연합이 ‘헌 정치의 이합집산’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민생과 혁신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 [커버스토리] 인생 2막 실패기

    [커버스토리] 인생 2막 실패기

    스포츠 스타들의 인생 1막은 화려하다. 일거수일투족이 세간에 오르내린다. 모든 인간관계가 호의 속에서 형성된다. 하지만 현실의 세계는 속고 속이는 약육강식의 ‘차가운 정글’이다. 또 스포츠 스타들은 회사원, 자영업 등 다른 직업에 비해 생명력이 매우 짧다. 운동 선수들은 체력적 문제, 부상, 또는 경기력이 후배들보다 떨어지는 상황 등 다양한 이유로 대략 30대 중·후반에 은퇴를 맞게 된다. 그러나 은퇴 뒤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차분하게 준비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스타들은 인생 2막에서 쓰디쓴 실패를 맛보는 경우가 많다. 좌절감 속에 범죄를 저지르거나 자살을 하는 경우까지 있다. ●프로야구 4번타자 이호성 ‘비운의 스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의 4번 타자 이호성은 인생 2막 최대 실패자로 꼽히는 비운의 스타다. 골든 글러브 2회 수상에 빛나는 이호성은 은퇴 뒤인 2004년 웨딩사업에 뛰어들었다. 연매출 70억~80억을 올리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화상 경마장 사업에 투자해 110억원대의 부도를 맞았다. 그로부터 3년 뒤 이호성은 내연녀와 자녀를 살해한 뒤 자신도 투신, 생을 마감했다. 전 프로농구 선수 정상헌도 지난 1월 법원에서 처형 살해 혐의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농구스타 현주엽은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했고 농구천재 방성윤은 동업자 폭행 혐의로 구설에 올랐다. 선수 시절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돈을 인생 2막을 시작하며 무리한 욕심을 부려 한순간에 잃은 스타들도 많다. 한국인 최초로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벨트를 찼던 박종팔 역시 은퇴 뒤 큰 실패를 맛봤다. 선수생활을 끝낸 그는 술집경영 등 사업 실패, 스포츠센터 투자 실패, 지인의 배신 등을 겪으며 90억원대의 재산을 날렸다. 이로 인해 박종팔은 아내를 잃었고, 자신 역시 화병으로 인해 당뇨, 심장병, 뇌졸중을 앓았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유도스타 김재엽도 은퇴 뒤 사업가로 변신했으나 역시 20억원을 날렸다. 그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혼 등 악재가 겹쳐 노숙생활까지 했고 이후 자살을 기도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지금은 복싱교실을 운영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의 인생 2막 실패기는 해외에도 부지기수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스타 커트 실링은 2009년 은퇴 뒤 현역 시절 자신의 등번호를 딴 게임회사 ‘38스튜디오’를 설립해 사업가로 변신했다. 하지만 회사의 부도로 투자금 5000만 달러와 로드아일랜드주로부터 대출 보증받은 7500만 달러마저 허공에 날렸다. 그 결과 실링은 주 정부 보증을 통한 은행 대출 과정에서 담보로 등록했던 2004년 챔피언십시리즈의 더 유명한 ‘핏빛 양말’까지 지난해 경매에 내놨다. 실링은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인 2004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발목 인대 수술을 받은 불완전한 몸 상태로 마운드에 올라 역투했다. 흰 양말에 피가 맺혀 팀의 상징인 ‘레드삭스’로 변하자 팬들은 그의 핏빛 투혼을 칭송했다. 소장가치 1억원 이상의 의미가 있는 양말마저 빚 청산을 위해 팔아버린 실링은 이후 다시 방송 해설위원으로 변신해 활동해 왔으나 지난달 암 발병 사실을 밝히며 투병 중이다. 선수 시절 복잡하고 화려한 사생활 때문에 인생 2막의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1980년대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미남 스타로 이름을 날린 스티브 가비는 점잖고 지적인 외모로 야구장을 찾는 여성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야구장에선 좋은 매너와 팬 서비스로 ‘미스터 클린’이라고 불렸지만 유니폼을 벗기만 하면 카사노바로 변했다. 1983년 대학시절 만난 부인과 이혼한 그는 사업가인 주디스 로스와 동거에 들어갔고, 여비서와도 관계를 맺었다. 세일즈우먼 셰릴 몰턴도 만나고 있었다. 세 여자의 구혼 요청에 시달리던 그는 문란한 사생활 때문에 선수로도 신통찮은 성적을 거뒀다. 1988년 은퇴를 결심한 가비는 이듬해 결혼식을 올렸는데, 상대는 또 다른 여자인 캔디 토머스였다. 이후 가비는 수많은 여인들의 양육비 청구소송에 시달려야 했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 핵이빨로 전락하더니…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 프로농구(NBA)를 풍미했던 앨런 아이버슨은 필라델피아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득점왕을 네 번이나 차지한 슈퍼스타였다. 2000~01시즌 필라델피아를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고 자신은 MVP에 선정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특히 플레이오프까지 포함해 19연승을 달리며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LA 레이커스를 상대로는 1차전에서 48점을 쏟아붓는 맹활약을 펼치며 레이커스의 연승 행진을 멈추게 하기도 했다. 필라델피아 프랜차이즈 사상 최다인 40점 이상 득점 기록(76경기)을 보유하고 있고 팀 내 3점슛 최다 성공 기록(885개)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이버슨은 악동 기질과 낭비벽으로 실패를 거듭했다. 필라델피아 래리 브라운 감독과 끊임없이 충돌하며 잡음을 만들었고, 결국 필라델피아를 떠나 덴버, 디트로이트, 멤피스 등 여러 팀을 전전했다. 그가 NBA에서 벌어들인 돈만 무려 1억 5400만 달러(약 1700억원). 하지만 돈이 들어오는 대로 흥청망청 쓰는 버릇을 버리지 못했고 2012년 NBA를 떠나기 직전 법원으로부터 한 보석상에게 진 빚 86만 달러를 상환하지 못해 은행계좌를 압류당했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미국 메이저 실내축구리그 소속 뉴욕 로체스터 랜서스로부터 게임당 출전료 2만 달러의 계약을 제의받는 수모까지 겪어야 했다. 결국 돈이 급했던 아이버슨은 은퇴하지 않고 터키리그로 떠났고 지난해 은퇴했다. ●스포츠 이외 분야 교육 전혀 안 이루어져 스포츠 스타의 인생 2막 실패의 ‘아이콘’으로 마이크 타이슨 이상의 인물이 있을까. 1986년 20세에 최연소 헤비급 세계챔피언이 된 뒤 현역 시절부터 범죄와 기행으로 점철된 삶을 살았던 타이슨은 1997년 WBC 타이틀전에서 에반더 홀리필드의 귀를 물어뜯어 ‘핵주먹’에서 ‘핵이빨’로 전락했다. 이후 마약 중독에 빠진 끝에 2006년 은퇴했다. 독보적인 권투 실력으로 엄청난 갑부가 됐으나 방탕한 생활과 마약 복용으로 추락을 거듭하다 파산 신청까지 했다. 정신을 차린 타이슨은 2009년 라키하 스파이스와 결혼한 뒤 돈 관리를 아내에게 맡겼다. 타이슨은 최근 “100일 동안 술을 마시지 않았고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지독한 알코올 중독으로 죽음 직전에 있는데 술에 취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타이슨은 현재 연극배우로 변신한 상태다. 이처럼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화려한 인생 1막을 마치고 인생 2막에서 많은 좌절을 겪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 선수로서의 성공만을 위해 한 분야에 올인, 인성이나 사회화 등 스포츠 이외의 분야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화려한 선수 시절의 허명에만 갇혀 전업이나 사업에 필요한 태도와 자세를 보이지 않는 것도 인생 2막에서 실패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프로야구 두산의 투수 출신 이경필 해설위원은 “인생 2막을 시작할 때는 밑바닥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정통 MMORPG 에오스 ‘카르딜라’ 업데이트 “이벤트 혜택 깜짝”

    정통 MMORPG 에오스 ‘카르딜라’ 업데이트 “이벤트 혜택 깜짝”

    정통 MMORPG 에오스 ‘카르딜라’ 업데이트 “이벤트 혜택 깜짝” 정통 MMORPG ‘에오스’가 신규 클래스 ‘워록’을 포함한 대규모 업데이트 ‘카르딜라’를 13일 적용한다. 에오스 카르딜라 업데이트는 암흑술사 클래스 ‘워록’의 등장과 신규 파티던전 ‘붉은 요새’, ‘파괴된 카르딜라’, 최상위 공격대 던전인 ‘암흑 성채’를 추가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또 에오스는 신규 전장인 ‘투쟁의 골짜기’와 ‘투기장’ 시스템을 오픈했고, 최고 레벨 무한 사냥터 및 모바일 앱 전문기술을 추가했다. NHN블랙픽은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를 기념해 다양하고 파격적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에오스 ’접속!카르딜라’ 이벤트는 14일부터 매일 1시간 이상 ‘에오스’를 플레이해 참가할 수 있다. 던전이용권과 복원의 마법잉크, 용사의 축복이 담긴 ‘카르딜라 정복 지원 상자’를 제공한다. 또 ‘정복!카르딜라’ 이벤트를 통해 신규 클래스 ‘워록’ 20레벨 달성하거나, 신규 전장인 ‘투쟁의 골짜기’에서 한 번만 플레이해도 추첨을 통해 각각 50명에게 문화상품권(5만원)과 브리츠 포터블 스피커(BR-Sound Bar)를 증정한다. ’복귀!에오스2014’ 이벤트에서는 오는 23일까지 에오스 휴면 이용자가 복귀하면 8만원 상당의 캐시아이템을 주는 파격적인 행사를 갖는다. PC방 이용자를 위한 혜택도 강화했다. 공격력·방어력·전장포인트가 30% 증가하고 만레벨 피로도는 30%줄어드는 상시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그것이다. 이외에도 23일까지 접속과 동시에 에너지가 100% 충전돼 공격력과 최대 생명력 10% 버프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에오스 업데이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http://eos.hangame.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숲에서 들려오는 봄소식/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

    [열린세상] 숲에서 들려오는 봄소식/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

    바야흐로 3월, 봄이 왔다. 봄은 푸른 새싹과 노란 꽃잎으로, 향긋한 꽃향기로, 그리고 따뜻한 햇살로 다가온다. 봄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단연 숲이다. 언 땅이 녹으면 숲 속 바닥에서 갈색 낙엽을 덮고 있던 작은 풀꽃 몽우리들이 하나 둘 연둣빛 고개를 내밀면서 봄을 재촉한다. 메말랐던 나무는 물기를 한껏 머금어 싱싱한 줄기와 잎을 펼치고 완연한 봄을 실감케 한다. 예년보다 따뜻했던 겨울을 지나 가장 먼저 들려온 봄꽃 소식의 주인공은 ‘복수초’이다. 복수초라는 이름에는 복(福)과 장수(壽)의 바람이 담겨 있다. 이 꽃은 이른 봄, 눈 속에서 꽃이 펴 설연화(雪蓮花), 그리고 얼음 사이에서 꽃이 핀다고 해 빙리화(氷里花) 또는 얼음꽃이라 한다. 올해 복수초는 평균 개화일보다 1∼2주 빨리 노란 꽃잎을 펼쳐 봄을 재촉했다. 1월 말 제주도에서 시작된 복수초 개화(開花)는 전라남도 완도, 경상남도 울산, 경기도 용인을 지나 지난 2월 초에는 서울까지 이어졌다. 복수초와 함께 봄의 전령으로 불리는 ‘풍년화’, 기분 좋은 향기로 다가오는 ‘납매’, 변산아씨라고 불릴 만큼 고운 자태의 ‘변산바람꽃’, 솜털 보송한 ‘노루귀’ 등 봄꽃 소식이 숲에서 들려온다. 숲 속 낮은 곳에서 많은 봄꽃들이 피어오르면서 세상은 비로소 봄옷을 제대로 갖춰 입게 된다. 봄꽃을 통해 진정한 봄은 숲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숲에서 들려오는 또 다른 봄소식은 청정 임산물인 고로쇠수액을 채취한다는 것이다. 얼어붙은 땅이 녹아 나무의 생명력이 샘솟기 시작하면 고로쇠나무의 수액 채취가 시작된다. 올해는 대한(大寒)을 지난 2월 초부터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3월 초 강원도 등 중부지방까지 전국적으로 고로쇠수액이 채취되고 있다. 고로쇠나무는 뼈에 이롭다는 뜻의 ‘골리수’(骨利樹)라고 부른다. 이 이름의 유래처럼 고로쇠수액은 골다공증 예방뿐만 아니라, 혈압강하, 위장병, 숙취해소 등에 효능이 있는 참살이(웰빙) 음료이다. 천연 건강음료로서 고로쇠수액의 수요가 늘어나자 불법 채취가 우려되고 있어 올바른 채취방법에 대한 교육과 철저한 단속으로 수액자원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이에 산림청은 수액채취에 따른 나무 생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가슴높이 지름 10cm 미만의 나무에 대한 수액은 채취를 금하고 있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고로쇠수액의 높은 수요에 발맞춰 지난 10년 동안 인공조림 가능성과 재배·관리법을 연구한 결과 1그루당 연간 약 3ℓ의 수액 채취가 가능함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풀꽃이 피고 나무에 물이 오르면서 본격적인 봄맞이를 해야 할 때가 되었다. 우리가 해야 할 봄맞이 준비의 첫 단계는 ‘나무심기’이다. 올해 첫 나무심기는 지난 2월 19일 진도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산림청은 2월 하순부터 4월 말까지를 나무심기 기간으로 정하고, 여의도 면적의 75배에 달하는 2만 2000 ha에 52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도에서도 ‘생명의 숲 살리기’ 100만 그루 나무심기를 2월 하순부터 시작하여 3월 하순까지 마칠 계획이며, 온대남부지역(전라남도, 경상남도)은 3월 초순부터 4월 초순, 온대중부지역(충청남·북도, 전라북도, 경상북도)은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 온대북부지역(경기도, 강원도)은 3월 하순부터 4월 하순까지 북상하면서 이어진다. 나무를 심는 시기는 심은 후 활착(活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역에 맞는 시기에 심는 것이 좋다. 봄기운이 돌아 초목의 싹이 돋고 겨울잠 자던 개구리도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을 지나면서 숲에서 들려오는 봄소식이 더욱 풍성해졌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 외에도 숲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꾸준히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때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펼치고 가까운 숲을 찾아 크게 심호흡해 보자. 온몸으로 봄을 느끼며 새로운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 [김준의 바다맛 기행] (5)봄을 부르는 도다리쑥국

    [김준의 바다맛 기행] (5)봄을 부르는 도다리쑥국

    “할머니 뭐하세요?” “쑥 캐는 거여.” “쑥이 어디 있어요?” “젊은 사람이 이것도 안 보여?” 손에 든 쑥을 보여 주며 미소를 지었다. 봄 햇살에 두툼한 모자 사이로 삐져나온 하얀 머리카락이 반짝였다. 신기하게 작은 칼을 덤불 속으로 쑥 밀어 넣을 때마다 어린 쑥이 하나씩 올라왔다. 나그네들에게는 보이지도 않는 어린 쑥을 할머니는 용케도 잘 찾아냈다. 이렇게 작은 쑥을 뭐에 쓰려는 걸까 궁금했다. “팔아. 시장에다. 배로 보내. 쑥국 끓이는 데 쓴대.” 할머니가 꾸꿈스럽게 어린 쑥을 찾아낸 데는 이유가 있었다. 봄철을 맞아 도다리쑥국을 개시한 식당의 주문 때문이었다. 재배한 쑥이 아니라 섬에서 자란 쑥이라 향기도 좋고 비싼 값에 팔리기 때문에 용돈 벌이로 꽤 짭짤했다. 물메기 철이 끝난 경남 통영의 추도 양지바른 곳에 주저앉아 일없이 캐고 계셨다. 해마다 봄이면 순례처럼 통영을 찾는다. 동피랑이 그리워서도 ‘김약국의 딸’이 보고 싶어서도 아니다. 도다리쑥국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지난해 욕지도에서 도다리쑥국을 맛보고 반한 아내와 함께 사천으로 향했다. 그런데 통영과 달리 식당 입구에 붙어 있을 줄 알았던 ‘도다리쑥국 개시’라는 현수막을 찾을 수 없었다. 너무 이른 것일까. 작은 식당에서 겨우 도다리쑥국을 발견했다. 마침 주인이 빈 식탁에서 쑥을 다듬고 있었다. 도다리쑥국은 관광객이 찾기 전까지 남해안의 가정에서 봄철에 입맛을 돋우기 위해 끓이던 음식이었다. 통영이 관광지로 주목을 받으면서 덩달아 도다리도 봄철이면 귀한 대접을 받게 됐다. 도다리는 범가자미, 물가자미, 문치가자미 등과 함께 가자미목 붕넙칫과에 속한다. 도다리라는 고유 명칭을 가진 물고기가 있지만 가자미를 총칭해 ‘도다리’라고도 한다. 도다리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넙치도 가자미목 넙칫과에 속하는 어류다. 도다리나 넙치 외에도 서대까지 포함할 경우 가자미목은 종류가 자그마치 500여종에 달한다. 그러니 도다리와 넙치는 사촌뻘이 되는 생선이다.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는 가자미는 20여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넙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연산이다. 도다리쑥국엔 문치가자미를 많이 사용한다. 봄철에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반면 겨울철에 동해에서 많이 잡히는 물가자미는 가자미식해로 이용한다. 봄 내음이 향긋한 도다리쑥국을 먹고 나니 피로는 저만치 사라졌다. 수족관에 든 고기들이 보일 만큼 기운도 솟았다. 구경을 하고 있자니 주인이 따라 나와 하나둘 설명을 해 주었다. 그중 인상적인 생선이 돌도다리였다. 회를 쳐 놓으면 돔하고도 바꾸지 않을 만큼 맛이 좋다고 했다. 주인장은 친절하게 일본에선 ‘이시가레이’로 부른다는 말을 덧붙였다. 도다리를 회로 먹으려면 여름이 제철이라는 사실도 알려 줬다. 아울러 지금은 도다리에 살이 차지 않아 쑥국용으로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다리에 살이 찰 무렵이면 쑥이 너무 커져 둘은 잘 어울리지 않게 된다. 결국 도다리쑥국은 어린 쑥이 중심이고 도다리는 곁다리인 셈이다. 이것이 도다리는 봄철이 제철인 것처럼 와전돼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사천 수산시장에서는 도다리쑥국용 도다리를 참도다리라고 팔고 있었다. 살펴보니 문치가자미였다. 문치가자미는 겨울에서 봄 사이에 산란을 한다. 그러니 일찍 산란을 하지 않는 이상 봄철에 살이 오르지 않아 맛이 떨어진다. 식당 주인의 말처럼 도다리회나 탕을 원한다면 여름철이나 가을철을 권한다. ‘우해이어보’ 또한 “도달어(?達魚)는 가을이 지나면 비로소 살이 찌기 시작해서, 큰 것은 3~4척이나 된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가을도다리라고 하고, 혹은 서리도다리라고 한다”고 적고 있다. 이 생선이 도다리인지 문치가자미인지 알 수 없다. ‘자산어보’는 가자미류를 ‘소접’이라 했다. 접(?)이라 표현한 건 모양새가 나비(蝶)와 닮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 도다리라는 고유 이름을 가지고 있는 물고기가 있긴 하다. 하지만 양식이 어렵고 어획량도 많지 않아 쑥국은 말할 것도 없고 활어로도 공급이 부족하다. 도다리나 넙치 등 가지미류는 치어 시절엔 농어처럼 좌우 대칭에 일반 어류처럼 눈도 좌우 양쪽에 제대로 자리해 있다. 하지만 자라면서 몸의 한쪽을 바닥에 붙이고 눈도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옮겨진다. 또 넙치는 지렁이, 조개 등을 잡아먹기 위해 제법 날카로운 이빨이 생긴다. 넙치와 도다리는 생김새가 비슷해 ‘좌광우도’ 혹은 ‘둘둘삼삼’으로 기억했다. 머리를 앞에 두고 ‘좌측’에 눈이 있으면 ‘광어’(넙치), ‘오른쪽’에 있으면 ‘도다리’로 구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도다리는 눈이 왼쪽에 있는 경우도 있다. 이수광은 ‘지봉유설’에 가자미를 비목어로 적었다. 태어날 때 양쪽으로 태어나지만 자라면서 한쪽으로 나란히 눈이 몰리기 때문이다. 비목어는 잠시도 떨어져 살 수 없는 부부 사이를 뜻하기도 한다. 나머지 반쪽을 찾아 평생을 다니다 상대를 만나면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어떻게 먹을까 직접 캐서 파는 ‘봄쑥’ 넣고 강한 양념 피해야 향 살아나 가자미는 넙치와 함께 살이 희고 식감이 쫄깃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회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횟집 메뉴의 머리를 장식한다. 가자미는 회보다 국, 조림, 구이, 식해 등으로 많이 요리했다. 국을 대표하는 건 도다리쑥국이다. 봄철 입맛을 돋우는 음식으로는 봄나물을 넘어설 것이 없다. 겨우내 파래, 매생이, 감태에 의존하다 땅에 달래, 냉이, 쑥이 움트기 시작하면 비로소 몸도 기지개를 켠다. 이 무렵 남쪽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것이 도다리다. 바다의 기운만으로는 나른한 봄을 맛보기 부족했기 때문이다. 도다리미역국도 도다리쑥국으로 바꿨다. 몸이 원하기 때문이다. 그중 관광객들을 사로잡은 것이 도다리쑥국이다. 도다리쑥국은 진한 생선 국물 맛보다는 담백한 쑥의 향이 강해야 한다. 따라서 강한 양념을 하지 않는다. 도다리의 내장과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쑥을 씻어 준비해 둔다. 가능하면 재배한 쑥보다 시장 골목에서 할머니들이 직접 캐서 파는 해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쌀뜨물, 무, 된장 등을 넣어 국물을 만든 후 도다리를 넣고 끓인다. 도다리가 다 익으면 대파와 고추 등을 넣고 다시 팔팔 끓인 후 마지막으로 쑥을 얹은 다음 한소끔 더 끓이면 된다. 쑥을 넣고 너무 끓이면 향이 사라지기 때문에 숨이 죽을 정도면 먹기 시작하는 게 좋다. 삼천포에서는 도다리쑥국과 함께 황칠이쑥국도 인기다. 황칠이는 ‘삼세기’라는 못생긴 바닷고기를 말하는데 보통 ‘삼식이’라 부른다. 이뿐만 아니라 남해에서는 봄철에 물메기나 조개에 쑥을 넣어 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그러니 도다리, 삼세기, 물메기, 조개는 조연이고 쑥이 주연인 셈이다. 그런데도 쑥은 앞자리를 도다리에게 내주고 뒤로 물러나 조용히 섬사람들의 기운을 돋우고 부실한 몸을 튼실하게 챙길 뿐이다. 예부터 쑥은 구황식물이었고 강한 생명력의 상징이다. 게다가 해풍을 맞고 자란 쑥, 언 땅을 비집고 가장 먼저 올라오는 쑥은 그 자체로 약이다. →음식 궁합 도다리는 무와 잘 어울린다. 무국을 끓일 때 식해를 만들 때 넣어도 좋다. 이른 봄에는 쑥을 넣어 봄의 나른함을 잊기도 했다. →고르는 방법 좋은 도다리는 몸에 윤기와 탄력이 있어야 하며, 냄새가 나지 않아야 한다. 봄에 작은 도다리를 사다가 머리를 제거하고 내장을 꺼낸 후 용기에 담아 냉동 보관해 두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맛집 해녀 김금단 회 포차 (055)643-5136, 두미도마을식당(마린센터, 이상 경남 통영시 욕지면).
  • [영화 多樂房]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영화 多樂房]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불치병에 걸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 보게 되는 흔한 가정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상황에 닥친 사람들은 자신이 그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대개의 환자들은 병에 대한 부정, 분노와 두려움, 지푸라기라도 잡고픈 절박함 등의 감정을 순차적으로 겪게 된다. 로데오 게임을 즐기는 텍사스의 ‘상남자’ 론 우드루프(매슈 매코너헤이)도 예외는 아니다. HIV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은 론은 동성애 혐오자였던 만큼 자신의 병을 극구 부정하지만, 곧 하루라도 더 살 방법을 찾아 나선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에이즈에 걸려 30일 시한부 인생 판정을 받고도 7년이나 더 살았던 실존 인물을 그린 영화다. 그가 이런 기적을 이루어낼 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복합약물요법’ 덕분인데, 그는 이 방법으로 수많은 다른 환자들의 생명까지도 연장시켜 주었다. 그 자체로 영화화되기에 손색 없는 소재지만, 장자크 발레 감독은 여기에 독특한 캐릭터들과 속도감 있는 연출을 보태 한층 신선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영화의 주인공은 방탕하고 괴팍하다. 그는 알코올과 코카인, 섹스를 즐기며 남성성을 과시하다가 에이즈에 걸린다.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면서 자연히 이런 것들과는 멀어지게 되나, 매사 과격한 그의 언행은 거의 고쳐지지 않는다. 착하고 성실했던 사회적 약자가 청천벽력처럼 불치병에 걸려 눈물을 자아내게 만드는 멜로드라마와는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이 영화는 론에 대한 동정심이나 감정이입을 의도적으로 차단시킨다. 영화 내내 그가 환자복을 입은 모습조차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론을 환자가 아니라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운명을 지닌 한 인간으로 느끼게 만든다. 침대에 누워 있는 대신 론은 적극적으로 삶을 연장시켜 나간다. 론의 어머니가 그린 야생화는 억세고 끈질긴 그의 생명력을 암시하는 오브제이다. 그는 자신과 같은 상황에 있는 환자들에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못한 약을 어렵게 구해다 팔면서 점차 가치 있는 삶을 살게 된다. 애벌레의 분비물로 만든 약에 대해 공부하던 론이 한 실험실의 문을 열자 눈앞에 수백 마리의 나비가 날아다니다가 론에게 살포시 내려앉는 장면은 너무나 인상적이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야생화, 그것도 그윽한 향기까지 뿜어내고 있는 꽃으로서 그의 존재가 강렬하게 전달되는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적과도 같은 실화를 다루면서도 핸드헬드 촬영을 통해 현장의 거친 분위기를 주로 살리고, 클로즈업이나 롱테이크를 배제함으로써 담백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간 연출 방식이 특별하다. 덧붙여 올해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에서 각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매슈 매코너헤이, 재러드 레토의 앙상블은 눈이 부실 정도이며, 특히 레토의 게이 연기는 발군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그의 수상에 이견을 달기는 쉽지 않으리라. 6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시간과 빛이 빚어낸 마법

    시간과 빛이 빚어낸 마법

    푸른빛이 감도는 밤바다를 배경으로 하얗게 불을 밝힌 나무가 외롭게 서 있다. 사람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지만, 나무는 마치 크리스마스트리인 양 빛의 알갱이들을 조심스럽게 열매처럼 품고 있다. 도대체 나무의 정체는 무엇일까. 조심스럽게 ‘포토샵’ 등 눈부신 기술 발전이 낳은 합성 사진은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의 대답은 단호하다. “바람이 드문 새벽녘과 일몰 때 서너 시간씩 버티고 기다려 찍은 연출 사진입니다. 포토샵 같은 기술의 힘을 빌리진 않았죠. 필름 카메라와 산더미 같은 짐을 이고 조수 한 명과 제주 곶자왈 곳곳을 돌았습니다.” 사진작가 이정록(43)은 이렇게 밝은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메커니즘에 천착해 ‘생명나무’ 연작을 찍고 있다. 나무에 무수히 많은 전구가 달린 듯하지만 사실 전구는 촬영장 근처에 단 한 개도 없었다. 작가는 “커다란 나무에 오로지 서치라이트, 플래시를 4시간 넘게 비추면 나무가 전구를 켠 듯 판타지를 연출한다”고 말했다. 그가 나무에 천착한 것은 2006년 겨울부터. “우연찮게 나무에 빛을 비추다가 나무가 하얗게 스스로 발광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스쳐 가듯 생명력을 본 것이죠. 이때부터 나무는 하늘과 땅을 이어 주는 영매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는 31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신세계갤러리에서 이어지는 개인전 ‘섬의 생명나무’(Tree of Life in Island)’전에선 우리나라 남해에 주로 서식하는 예덕나무를 소재로 15점의 신비로운 사진을 선보인다. 원시의 생명성을 표현하기 위해 그동안 주로 사용하던 감나무를 포기하고 달걀 모양의 잎을 가진 아담한 예덕나무를 모델로 삼았다. 이 나무는 하늘과 땅, 현실과 피안을 이어 주는 오브제가 됐다. 작가는 나무에 흰색 물감을 칠해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했다. 나무 한 그루를 골라 차에 실은 뒤 이곳저곳을 돌며 촬영했다. 그는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어떤 세계를 사진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당신의 힐링, 자연엔 킬링… 자연 훼손하는 캠핑의 두 얼굴

    당신의 힐링, 자연엔 킬링… 자연 훼손하는 캠핑의 두 얼굴

    홍천강을 낀 수려한 풍광의 소남이섬. 그러나 지금 그곳은 굳게 문이 닫혀 있다. 매주 캠핑족들이 몰려오면서 섬 전체가 순식간에 쓰레기섬으로 변한 탓이다. 강물을 더럽힌 기름띠, 인근 주민의 논밭에 가득한 배설물과 오물, 밤잠을 설치게 만든 소음까지. 조용한 시골 마을은 살기 힘든 땅으로 변했다. 캠핑의 두 얼굴, 그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지역 주민과 나, 그리고 자연의 공생은 불가능한 것일까. EBS의 ‘하나뿐인 지구’는 28일 밤 8시 50분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를 방영한다. 프로그램은 ‘캠핑장으로 향하는 당신의 텐트와 차는 얼마나 큽니까’, ‘캠핑장에 무엇을 남기고 어떤 것을 채워 옵니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캠핑족 200만명 시대.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1박 2일간 그곳에 남긴 흔적은 누군가에게는 상처로 남는다. 풀내음은 고기 굽는 냄새로, 풀벌레 소리는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로 변하고 있다. 자연이 주는 기쁨은 음주와 소음으로 바뀌어 있다. 고가 장비의 경연장으로 변한 캠핑장은 도시의 생활을 쏙 빼닮기까지 했다. 제작진은 캠핑이 최근 딜레마에 빠진 현실을 꼬집는다. 사람들이 상상하는 캠핑은 하늘을 지붕 삼아 나만의 작은 집을 세우고, 그곳에서 흘러가는 해와 달을 마주하며, 숲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다. 그렇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때이기도 하다. 추위와 무더위도 자연 속에선 추억이 된다. 그러나 캠핑장에 도착하려면 꽉 막힌 도로를 지나야 하고, 어렵게 도착한 캠핑장에선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텐트를 치고 나면 먹고 마시다 어느새 하루가 다 지나간다. 이튿날이면 시간에 쫓기듯 다시 도시로 향해야 한다. 사람들이 가고 남은 캠핑장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사람들이 몰려들다 보니 자연 훼손도 불가피한 일이 됐다. 캠핑은 오히려 자연에 해를 끼치고 힐링을 얻고자 떠난 캠핑이 ‘소비’로 얼룩지는 지금, 캠핑은 딜레마에 빠졌다. 히말라야 산맥의 북서쪽 가셔브럼 4봉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등정한 전문 산악인 유학재씨. 그는 야영을 갈 때마다 꼭 챙겨가는 물건이 있다. 배설물을 보관하는 친환경 에코백이다. 산 이곳저곳에 얼룩진 배설물의 흔적들이 안타까워 그는 이 에코백을 직접 개발했다. 프로그램은 자연 속에서 사람들이 머물다 간 자리에는 우리가 모르는 ‘흔적’이 남는다고 조언한다. 쓰레기와 오·폐수, 상처 난 나무와 숲 등이다. 자연의 생명력을 앗아가는 이런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청춘] 박태원 ‘천변풍경’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청춘] 박태원 ‘천변풍경’

    최근 화제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놀랍게도 ‘구운몽’이 언급되었다. 남자 주인공 도민준의 “조선이 낳은 신개념 판타지 소설”이라는 한 마디에 관심이 폭발하는 바람에 고전 소설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이 조금씩 늘 것 같은 희망이 생긴다. 물론 ‘구운몽’의 가치를 신개념 판타지 소설로만 정의할 수는 없다. 이 작품이 갖는 의미를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이런 의미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먼저 알고 스스로 소화할 수 있는 다음에 찾아도 충분하다. 어떤 작품이든 감상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스스로 읽으면서 어떤 느낌으로든 문학 작품과 마주한다면 그 순간부터 문학이 주는 무한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소설이라는 문학 장르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삶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소설을 그저 국어 공부로 배웠거나 배우고 있는 많은 이들도 국어 교과서를 보면 ‘삶의 조건’이라든지 ‘인간의 갈등’이라는 범주에 소설이 들어간다는 것쯤은 알 것이다. 소설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는 데 꼭 있어야 할 학문이다. 소설이 허구의 이야기이긴 하나 현재 우리의 삶과 동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아무리 독특한 인물이나 사건, 배경이 등장해도 결국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기저로 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실제 존재하는 곳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라면 그 느낌이 더 생생하게 와 닿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1930년대 청계천 주변에 사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다룬 박태원의 ‘천변풍경’(川邊風景)은 80여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어도 읽어 볼 맛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현재와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천변(川邊)은 청계천 주변을 이르는 말인데 알다시피 청계천은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이다. 예전처럼 사람들이 모여 살지는 않아도 놀이 공간으로, 문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기에 이 책의 인물들을 알아가는 데도 어렵지 않다. 그런데 왜 청계천일까. 먼저 작품 속에서 청계천이란 공간은 닫혀 있으나 결코 답답하지 않다. 모두 50절로 이루어진 각각의 에피소드는 철저하게 청계천을 중심으로 벌어진다. 간혹 관철동이라든지 종로라는 곳이 등장하지만 그저 스쳐가는 장소일 뿐이다. 특히 1절에 등장하는 빨래터는 은밀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작가가 청계천 부근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인지 몰라도 서울에서 이만한 소통의 공간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이곳은 여전히 소통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 작품에 나오는 빨래터는 이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소식을 통해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소통의 공간, 카페로 이어지고 있으니 천변의 풍경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닫혀 있지만 결코 짓누르지 않고 남의 고통을 즐기기보다 함께 안타까워해 주는 공동체적 의식이 존재하는 곳, 예나 지금이나 청계천은 여전히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공간의 미학이 살아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청계천은 또 어느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시골에서 갓 올라온 창수에게 그곳은 혹독한 서울의 맛을 알게 해 준 동시에 서울내기 같은 약삭빠름을 배우게 되는 장소이고, 죽지 못해 살았던 처녀 과부 금순에게는 조금만 견디면 가족을 만나고 새 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의 공간이다. 호된 시집살이와 남편의 외도로 마음 편할 날이 없는 이쁜이에게는 돌아가고 싶은 그리움의 공간이기도 하다. 현대인에게도 이곳은 사랑하는 사람과 손잡고 걷고 싶은 공간이고,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나 잠깐 휴식을 취하고 싶은 공간이다. 청계천은 변함없이 각각의 사연을 갖고 있는 변화무쌍한 공간이다. 그래서 더 정겹다. 원래 청계천은 조선 시대부터 생활하천의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한강과 달리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청계천은 도심에서 발생하는 온갖 쓰레기를 묵묵히 받아들여 서울이 도시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작품에서도 청계천의 이런 우직하고 포용적 모습이 한껏 드러난다. 집도 절도 없는 깍쟁이 떼도, 행세깨나 하는 약국집 주인이나 포목점 주인도 모두 청계천에서 울고 웃는다. 어떤 사람이 와도 청계천은 넉넉하게 보듬어 줄 수 있는 마음씨를 가진 공간이다. 지금도 그렇다. 수많은 걱정거리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청계천 변을 걷는다. 도심을 생명력 있게 흐르는 냇물을 보며 머리를 식히고 시름을 잊으려 한다. 그래서 청계천은 여전히 우리를 품어 주는 포용적 공간이다. 이런 공간이니 이 공간 안에 있는 사람은 작가에게 얼마나 매력적이겠는가. 이 책에 50명도 훨씬 넘는 등장인물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만 해도 20명에 가깝다. 처음엔 1절부터 등장하는 여러 아낙네의 이름만 기억하기도 벅차 책을 덮을까 고민하게 되지만 읽다 보면 어느새 그 많은 숫자는 사라지고 흥부가 자식 알아보듯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이 작품의 묘미다. 이는 재봉이나 점룡이 어머니를 관찰자로 내세워 다른 인물들을 살펴보는 서술과 작가가 직접 개입해 설명하는 서술이 조화롭게 이루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민주사나 약방 주인, 강석주 같은 부정적 남성들과 만돌어멈이나 하나꼬 같은 전근대적 여성들처럼 몇 개의 인물군으로 구분해 놓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게다가 그들 모두 얼마든지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그 친근함이 숫자를 덮고도 남는다. 이런 사람들 역시 지금의 천변 풍경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가상이 아닌 현실의 공간을 배경으로 다양한 삶의 모습을 아무런 극적 장치 없이 그려낸 작품은 ‘천변풍경’ 이후에도 얼마든지 있다. 이문구의 ‘관촌수필’이 그렇고,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이 그러하고 위기철의 ‘아홉 살 인생’ 또한 그러하다. 이런 책들이 계보처럼 이어지는 이유는 결국 인간의 가장 솔직하고 진실한 모습은 저 먼 곳이 아닌 우리 주변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내 인생의 깨달음은 나와 주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것이 바탕이 되어 더 크고 멋진 인생의 풍경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이러한 작품들이 말해 주는 것은 아닐까.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 볼 이유는 충분할 듯싶다. 많은 이들이 ‘천변풍경’을 평가하면서 모더니즘과 리얼리즘, 또는 영화적 시점의 도입이라든가 메타 소설적 기법 같은 말을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 소설을 읽을 때 문학적 가치까지 섭렵해야 한다는 조건은 없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낯선 말들이 잔뜩 있어 읽기 곤란하다면 그것마저 넘기면서 읽어도 좋다. 그저 청계천이라는, 언제든 찾아가 볼 수 있는 공간을 배경으로 1930년대를 살아냈던 삶의 모습이 2014년에도 계속 이어져, 사람 사는 것은 어느 때나 마찬가지라는 점만 이해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어느 날 문득 청계천을 걷다가 여기쯤이 빨래터였을까, 저기 어디쯤에 이발소가 있지 않았을까 가늠해 보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청계천은 지금도 흐른다. ■ 소설가 박태원은 소시민 소재로 세태 풀어내… 월북 후 실명·전신불수에도 대하소설 집필 1930년대 소시민의 일상생활을 소재로 세태를 풀어낸 소설가 박태원(1910~1986)의 호는 ‘구보’다. 1933년 이태준, 정지용, 김기림, 이상 등과 함께 구인회 일원이었다. 그의 호에서 알 수 있듯이 단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박태원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목적 없이 외출한 소설가 구보가 겪은 단편적인 사건과 그에 따른 구보의 생각을 서술한 작품이다. 전차를 탔다가 선봤던 여자를 봤지만 못 본 척하다가 후회하거나 찻집에서 중학교 시절 열등생이 예쁜 여성과 있는 것을 보며 여성의 허영심을 탓하는 등 요즘 말로 ‘찌질한’ 모습들과 함께 돈 때문에 매일같이 살인, 방화범의 기사를 쓰는 사회부 친구에게 느끼는 연민과 같은 구보씨의 생각이 뒤섞여서 나열된다. 기승전결의 소설 구성과 거리가 있지만, 한편으로 몇십 년이 지난 지금 보면 당시의 일상사를 엿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게 박태원 작품의 힘이다. 박태원은 한국전쟁 중 북으로 넘어가 평양문학대학 교수를 지낸 월북작가다. 1965년 실명하고, 75년 고혈압으로 인해 전신불수가 됐지만 아내의 도움을 받아 대하소설 ‘갑오농민전쟁’을 완성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유일 낙화장 김영조씨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유일 낙화장 김영조씨

    우리 전통 화법 중에 ‘낙화’(畵)라는 것이 있다. 화선지, 나무, 천, 가죽 등의 재료 표면을 인두로 지져서 글씨와 문양을 그려 넣는다. 붓이 아닌 인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회화와 공예의 기술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점에서 조선시대에는 상당히 수준 높은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다가 근대에 이르러 그 맥을 잇는 사람이 점점 사라지면서 일반인들과도 거리가 멀어졌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낙화를 그리려면 고도의 수련과 많은 시간이 요구되고, 따라서 끊임없는 장인정신으로 달궈진 예술 혼이 아니면 견뎌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통을 잇는다는 것은 무한한 인내와 끊임없는 정진이 요구된다. 지난 13일 충북 보은군 보은읍 대야리, 25번 국도를 따라 속리산 방향으로 가다가 누청삼거리 부근에 버섯 모양의 집 두 동이 마당을 사이에 두고 서로 사이좋게 마주보고 있었다. 한 집은 ‘청목화랑’이고 다른 한 집은 ‘낙화 체험장’이다. 먼저 ‘청목화랑’으로 들어갔다. 입구에는 8m 길이의 12폭 병풍 ‘낙화강산무진도’(畵江山無盡圖)가 떡하니 진열돼 있었다. 이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이인문(李寅文)의 ‘강산무진도’를 전통 낙화 기법으로 재현해 놓은 것이다. 이인문은 단원 김홍도와 함께 정조, 순조 때를 대표하는 화가로, 그의 작품인 ‘강산무진도’는 조선 회화사에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최대 걸작 중의 하나다. ‘어떻게 이런 대작을 인두로 다 그렸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몇 발자국 옮기자 종이가 아닌 나무에 직접 그린 ‘신선암 마애보살상’이 눈에 들어왔다. 좌우로 낙화산수도, 사군자, 연과 버들 등 여러 그림들이 앙증맞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래저래 합해서 모두 100여점이다. 김영조(64)씨는 국내 유일의 전통 낙화장인(충북 무형문화재 제22호)이다. 22세 때 낙화에 입문해 끊어질 위기에 처한 전통 낙화의 맥을 계속 이어간다는 사명감으로 42년째 낙화 인생의 길을 오롯이 걸어오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일까. 그가 오는 5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아솔로 비엔날레에 참가해 한국 낙화의 전통미를 한껏 알릴 예정이다. 그토록 소망했던 우리의 전통 낙화가 처음으로 외국 나들이를 하게 된 것이다. 하여 김씨는 어느 때보다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화랑 옆에 있는 작업실에서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눴다. “비엔날레는 이탈리아 예술도시 아솔로에서 5월 한 달간 열립니다. 베니스 비엔날레처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조직위원회에서 초청하는 전문작가들만 참가한다는 점에서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 낙화가 그들과 함께 세계에 알려진다고 생각하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그는 아솔로 비엔날레에 애지중지 여기는 작품 7점을 엄선해 전시할 예정이다. 단순히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 낙화 기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 과정까지 시연할 예정이다. 그가 아솔로 비엔날레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이렇다. 지난해 9월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에 참가한 이탈리아 작가와 에이전시들이 전시된 낙화와 대작을 시연하는 김씨의 모습을 보고 감동받아 그를 초청했다. 불에 달군 인두로 그려도 타지 않고, 특유의 원근법으로 살아 있는 산수화를 잘 표현해내는 것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낙화는 중국과 한국에만 있는데 특히 한국의 낙화를 더 알아줍니다. 예술성이 높아 회화의 한 장르로 인식되고 있지요. 이번 아솔로 비엔날레를 통해 세계적인 낙화 예술이라는 것을 확실히 각인시키겠습니다.” 낙화 전수자인 그의 딸 유진씨도 동행해 비엔날레 현장에서 함께 시연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낙화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그는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조선 초기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면서 “오세창의 ‘근역서화징’ 등에 낙화와 관련해 1598년에 태어난 정부인 장씨를 언급하고 있어 문헌상으로는 400년 역사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기록에 따르면 1822년쯤 밀양 박씨 박창규가 임금님 앞에 가서 시연할 정도로 이름을 날렸으며 당시 장안 양반집에 낙화 그림이 한 점씩은 대부분 있었을 정도로 크게 유행했습니다.” 김씨의 스승은 일제강점기 때 활발히 활동했던 운포 백학기와 설봉 최성수의 계보를 잇는 전원 전창진이다. 전원은 1972년 서울 종로에서 한국낙화연구소를 차려 낙화를 가르치며 작품활동을 하다가 나중에 출판업으로 전향했다. 당시 전원의 제자가 여러 명 있었으나 김씨가 오늘날까지 유일하게 맥을 잇고 있다. 김씨는 1950년 충남 부여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때 충북의 천도교 책임자로 독립운동을 하다가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닮아서인지 정치에 관심이 많아 27세 때 부여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가족의 생계는 어머니가 책임을 졌다. 이후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김씨 가족은 서울 뚝섬 쪽으로 이사했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가정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다. 게다가 당시 서울시가 무허가촌에 살고 있는 시민을 강제로 경기도 성남으로 이주시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가족 모두 성남으로 이사를 했다. 장남인 김씨가 미술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생활 전선으로 뛰어들게 된 계기였다. 원래 김씨는 미술대학에 들어가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좋아해 어쩌다 용돈이 생기면 곧바로 종이를 사다가 하루 종일 그림을 그렸다. 어머니를 도와 바느질도 곧잘 했다. 지금의 예능적 끼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중학교 때에는 동양화를 좋아해 각종 미술대회에서 입상했다. 이런 김씨를 보고 미술 선생도 미술분야로 진로를 정해 보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모든 꿈을 접고 취직하기로 마음을 돌렸다. 취업을 위해 여기저기 다니며 알아보던 중 어느 날 우연히 ‘낙화연구생 모집’이라는 신문광고를 보게 됐다. 이게 뭘까. 그때만 해도 낙화라는 말이 생소했다. 그러나 그림도 배울 수 있고 취업도 보장된다는 내용에 곧바로 모집광고를 낸 종로에 있는 한국낙화연구소로 달려갔다. “그때 장교빌딩 5층에 학원(낙화연구소)이 있었지요. 30여명의 수강생들에게 낙화를 가르치는 전창진 선생님의 모습이 아주 특이했습니다. 마음이 금방 끌리더군요. 처음에는 아주 재미있었지만 나중에는 무척 어렵더라고요.” 그는 집이 성남이라 낙화연구소에서 기숙하며 열심히 배웠다. 스승이 그려준 낙화를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그렸다. 낙화의 소재는 주로 동양화에 등장하는 것들이었다. 처음에는 사군자로 시작해 나중에는 꽃과 새, 산수, 인물 등을 배워 나갔다. 잠 잘 시간을 줄여가며 낙화에 몰두했다. 그렇게 2년이 지날 무렵이었다. 낙화연구소의 운영이 점차 어려워졌다. 30명이 넘던 수강생들이 날이 갈수록 점점 줄어들었다. 결국 연구소는 문을 닫았다. 하지만 김씨는 남아 있는 낙화연구소 수강생 5명과 함께 종로2가 건물에 사무실을 얻어 합숙을 하며 낙화를 연습했다. 나중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제작과 판매를 하며 사무실을 운영했다. 그러나 1년쯤 지나자 같이 활동했던 멤버들이 모두 떠나버렸다. 혼자 남게 된 그는 기념품을 제작해 전국 유명 관광지를 다니며 판매했다. 다행히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그러던 1977년 대구 동아백화점에서 전시를 하게 됐다. 100여점을 풀어놨는데 10여점이 팔렸다. 이어 속리산 입구에 기념품 상점을 열었다. 그곳에서 10여년 동안 기념품을 팔면서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을 마련했다. 그동안 소망했던 일, 즉 자신의 공방을 열어 본격적으로 전통 낙화를 다시 시작한 것도 그때였다. 박물관이나 전시관 등에 가서 전통회화를 감상하고 연구를 했다. 회화와 도록에 나와 있는 유명 화가의 그림을 모사하기도 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나무에 낙()을 하는 기술과 종이에 낙을 하는 기술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인두의 온도가 적당하고 손놀림이 빨라야 종이가 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고, 인두의 열로 그림과 선의 음양을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이후 무수히 많은 실패를 거듭하며 반복된 노력 끝에 마음대로 종이에 낙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게 됐다. 그는 2007년부터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을 시작으로 여러 공모전에 10여 차례 수상을 하게 됐다. 그러자 주위에서는 김씨의 낙화기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후대에 전승해야 한다며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을 것을 권했다. 결국 심사과정을 거쳐 2010년 10월에 지정됐다. 그동안 그린 낙화는 수천점에 이른다. 외국인들에게는 그의 산수화와 마애불이 특히 인기가 높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좋은 작품을 국내외에 꾸준히 선보이고 후진 양성에 진력해 예술적 생명력을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영조씨는… 1950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배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2년 낙화에 입문했다. 1977년 대구 동아백화점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1979년 청목화랑을 개원했다. 2010년에 충북무형문화재 제22호 낙화장으로 지정됐으며 현재 한국 낙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국내외 활동 이력으로는 일본 궁기현(宮岐縣) 낙화전(2003년), 인도 세계공예심포지엄 워크숍 참가(2012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통공예작가 워크숍 참가(2013년) 등이 있다. 주요 수상으로는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특선(2007년),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입선(2008년),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장려상(2009년) 등이다.
  • 미래식량 ‘스피루리나’, 제대로 알고 먹기

    미래식량 ‘스피루리나’, 제대로 알고 먹기

    스피루리나(스피룰리나, Spirulina)가 새로운 슈퍼푸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녹색의 미세조류 스피루리나는 그 역사가 무려 35억 년이나 된다. ‘꼬였다(spiral)’라는 뜻의 라틴어를 어원으로 스피루리나는 16세기에는 아즈텍, 마야인들이 주식으로 삼았고 열대지역의 소금호수나 섭씨 50도의 고온과 강알칼리성 환경에서도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식물이다. 스피루리나는 클로렐라보다도 더 많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 고단백 식품으로 필수아미노산이 균형 있게 들어 있어 미래의 단백질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50가지 필수 영양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에서는 스피루리나를 미래식량으로 지목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스피루리나를 ‘안전하며 이상적인 식품’이라고 평가했다. 스피루리나는 항산화 효과로도 유명하다. 카로티노이드, 클로로필, 피코시아닌 등의 천연 파이토케미칼이 포함되어 있으며 항산화 효소(SOD), 감마리놀렌산(GLA) 등의 영양 성분도 풍부하다. 미국 프리미엄 천연 식물원재료 비타민 전문브랜드 네이처스플러스(Nature’s Plus)는 스피루리나의 영양을 그대로 담은 천연 식물원재료 멀티비타민 ‘소스오브라이프’를 판매하고 있다. 소스오브라이프는 네이처스플러스의 베스트셀러로서, 미국 건강기능식품 전문잡지 비타민리테일러가 주관하는 ‘올해의 비타민상(Vity Awards)’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스오브라이프 멀티비타민&미네랄’에는 12종류의 비타민과 8종류 미네랄, 스피루리나 500mg을 비롯, 각종 식물영양소가 고르게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 C 500mg을 넣어 항산화 효과를 극대화시켰으며, 과일, 야채, 곡물, 허브, 해초 등의 천연 식물원재료를 사용해 채식주의자도 마음 놓고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 브랜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합성감미료, 합성착색료, 합성착향료를 사용하지 않아 안전성 면에서도 탁월하다. 스피루리나 고유의 녹색으로 인해 ‘소스오브라이프’ 정제는 녹색을 띄고 있으며, 미세한 식물 입자가 산재해 있어 정제의 색상이 균일하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소스오브라이프’는 ‘소스오브라이프 멀티비타민&미네랄’, ‘소스오브라이프 맨’, ‘소스오브라이프 우먼’, ‘소스오브라이프 프리네이탈’ 등 4가지 제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소스오브라이프 맨’은 남성 맞춤형 멀티비타민으로 에너지 생성을 도와 피로 및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 B군과 남성 건강에 도움을 주는 아연 등이 포함됐다. 여성 맞춤형 멀티비타민 ‘소스오브라이프 우먼’은 혈액생성에 필요한 철분과 엽산, 뼈 건강에 중요한 칼슘 등 여성에게 필수적인 성분으로 구성됐다. 스피루리나는 각각 125mg씩 들어있다. ‘소스오브라이프’는 전국 백화점과 약국, 온라인몰(www.npshop.co.kr)을 통해 구입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3500곡 작사… 전설의 작사가 정두수

    [김문이 만난사람] 3500곡 작사… 전설의 작사가 정두수

    1961년 어느 봄날이다.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서울 서대문에 살던 그는 걸어서 남대문 직장까지 출퇴근했다. 하여 덕수궁 돌담길을 하루에 두 번씩 걸어다녔다. 당시 돌담길은 우마차도 안 다니던 한적한 산책로였다. 그러나 주말이면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거리를 걸었던 연인들은 대부분 사랑에 실패한다’는 속설도 생겨났다. 대학을 나오면 대체로 남자는 군대를 가고 여자는 시집을 가는 결혼 적령기에 이른다. ‘덕수궁 돌담길을 가지 마라, 징크스가 있다’라는 생각을 하며 약간 취기에 젖은 채 늦은 밤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다. 제대복을 입은 한 청년이 돌담길에 기대 처절하게 울고 있었다. 무슨 사연일까. 그는 집에 와서 펜을 들고 써내려 갔다. ‘비 내리는 덕수궁 돌담길을/ 우산 없이 혼자서 거니는 사람/ 무슨 사연이 있기에 혼자 거닐까/ 저토록 비를 맞고 혼자 거닐까/ 밤비가 소리없이 내리는 밤에~’ 그로부터 2년 후였다. 부산문화방송 전속 가수로 있던 고등학교 동창생이 시 한 편 달라기에 ‘덕수궁 돌담길’을 아무 생각 없이 건네줬다. 어느 날 정두수 작사, 한산도 작곡, 진송남 노래로 방송을 타기 시작했다. 게다가 품위 있고 격조 높은 서정가요로 선정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제1회 국제신보사 제정 작사상을 비롯해 문화공보부와 전국예술인총연합회 제정 작사상을 받았다. 이후 그는 ‘마포종점’, ‘흑산도 아가씨’, ‘가슴 아프게’, ‘마음 약해서’ 등 온 국민의 심금을 울리며 한국 가요를 대표하는 작사가로 인기를 끌었다. 이미자, 패티김, 남진, 나훈아, 배호, 문주란, 최희준, 하춘화, 주현미, 조용필, 태진아, 설운도, 조항조 등 명가수들과 함께하며 우리나라 대중가요사를 썼다. 그가 작사한 노래만 해도 무려 3500곡이 넘는다. 시대를 초월해 항상 가요 현장에서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이라는 명콤비는 말 그대로 ‘가요산맥’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의 노래 시(詩)들은 대중성뿐만 아니라 작품성까지 인정을 받았고 각종 시상식에서 390여 차례 넘는 수상 기록을 남겼다. 고향 하동 등 전국 13곳에 노래비가 세워져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지난 6일 우리나라 가요사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작사가 정두수(77)씨를 경기 광주 자택에서 만났다. 그는 시인 정공채의 동생이다. 오는 4월 말 고향에 정 시인과 나란히 시문학관이 생긴다. 감개가 무량할 터. 환하게 웃으며 담배를 한 대 피운다. “그동안 작사도 작사지만 시를 쓴 것도 많아요. 서사집이자 장시집인 ‘백두대간’도 있고 ‘사랑으로 꽃핀 노래’ 1, 2권도 있어요. 형님은 ‘정공채 문학관’, 저는 ‘정두수 시문학관’이 생기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정두수 노래비도 그 옆에 있지요.” 정씨는 ‘알기 쉬운 작사법’, ‘한국가요 걸작선집 해설’, ‘노래 따라 삼천리’ 등 책을 여러 권 썼다. 시집은 4권이다. 다 함께 전시된다. 잠시 회상을 한다. 담배 한 대를 더 입에 문다. 그래서 물었다. “선생님 대표곡을 굳이 꼽으라면 어떤 것일까요.” “‘흑산도 아가씨’, ‘가슴 아프게’ 등 많지요.” 시곗바늘을 돌린다. 1965년 봄이다. 작곡가 박춘석씨와 충무로에서 가수 신카나리아가 운영하는 다방에서 만났다. 석간신문을 펼치다가 순간적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다름 아닌 ‘흑산도 어린이들과 청와대 육영수 여사의 이야기’였다. 내용은 이러했다. ‘흑산도 어린이들의 꿈, 이뤄지다! 영부인 도움으로 해군함정에 실려와 서울 구경도 하고 청와대를 방문해 학용품을 받다’이다. 방학을 이용해 서울로 오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거센 풍랑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육 여사가 나서서 소원을 들어줬다는 미담 기사였다. 정씨는 박씨에게 “이번 이미자 노래는 흑산도로 합시다. 어린이 대신 아가씨로 해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 정약전이 조선 정조 때 유배지 흑산도에서 죽었다는 내용과 당시 전남 강진에 유배된 정약용도 바다를 바라보며 흑산도의 형을 간절하게 그리워했다는 내용 등을 귀띔했다. 박씨도 ‘좋다’고 했다. ‘남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 번 만 번 밀려오는데/ 못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이때부터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이미자 노래’라는 셋을 하나로 묶는 고정 레퍼토리가 시작됐다. ‘그리운 가슴마다’ ‘삼백리 한려수도’ ‘황혼의 블루스’ ‘한번 준 마음인데’ 등이 연이어 탄생한 것이다. 이번에는 ‘가슴 아프게’를 뒤적인다. 1966년 어느 봄날이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비를 맞으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젊은 여주인이 혼자 라디오 앞에 앉아 열심히 연속극을 듣고 있었다. 그때였다. ‘부웅~’ 하는 뱃고동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술집에서 뛰쳐나왔다. 소년 시절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서 보낸 시절이 떠올랐다. 궂은 날씨 때문인지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가슴이 답답했다. 저절로 ‘무엇이 이토록 가슴을 아프게 하는가. 바다와 나 사이를 짓누르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중얼거렸다. 그렇게 써내려 갔다. 19세의 신예 남진이 혜성같이 등장했고 국내는 물론 일본 열도까지 뜨겁게 달군 한류 1호 ‘망향의 노래’로 빅히트했다. “노래마다 대부분 사연이 조금씩 있어요. ‘마포종점’은 마지막 전차에서 이별하는 것이고 나훈아가 불러 크게 히트시킨 ‘물레방아 도는데’는 어린 시절 헤어진 삼촌과 애틋한 그리움을 담은 것이지요. 1972년에 써서 문주란이 부른 ‘공항의 이별’은 서독으로 가는 광부와 간호사들이 김포공항에서 가족들과 이별하는 내용을 다룬 것입니다. 이미자와 남진한테 약 500곡씩 써준 것 같네요.” 그의 휴대전화 컬러링은 ‘물레방아 도는데’로 했다. 가장 애착이 가느냐고 물었더니 “고향 하동을 노래했고 ‘소식도 없는 주인공’은 바로 일제강점기에 전쟁터로 끌려가 주검으로 돌아온 삼촌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의 문학성과 음악성은 한학자인 조부, 시인인 형, 그리고 하동포구라는 지리적 배경이 한몫한다. 특히 어릴 때 하모니카 불기를 좋아해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동래고 2학년 때 진주 개천예술제 시부문에 참가해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 무렵 고향이 진주인 가수 남인수씨를 만나 음악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시를 써 주기도 했다. 또한 ‘남인수 모창’을 그럴듯하게 했다. 1961년 국민재건운동본부에서 주최한 시 현상 공모에서 ‘공장’이란 제목으로 당선했다. 이듬해 KBS의 건전가요 가사 공모에 ‘즐거운 여름’으로 최우수상에 뽑혔다. 작사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즐거운 여름’은 원래 현인씨가 불렀으나 나중에 서수남·하청일씨가 불러 히트시켰다. “시인이 되려면 신춘문예나 현대문학 등 문예지를 통해 등단해야 하는데 당시 국내에는 공식적인 작사가 등용문이 없었어요. KBS 공모전에 당선하니 모두 작사가로 인정해 주더군요. 상금도 많아서 전세금으로 충당했습니다. 그러다가 1963년 MBC 전속 가수였던 양병철씨가 대중가요 전문 작사가의 길을 가라고 권유했어요. 그래서 미리 써둔 ‘덕수궁 돌담길’을 주었지요. 한산도씨가 작곡을 하고 진송남이 불러 히트시키면서 지구레코드사 소속 전속 작사가가 된 것입니다.” 작사가, 작곡가, 가수 중에 누가 영향력이 클까라는 우문을 던졌다. 노래 내용이 있어야 작곡을 하고 부르는 것이 아니냐고 지체 없이 반문한다. 역사성과 아픔이 적힌 시를 보고 곡을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사는 아버지이고 작곡은 어머니로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와 작사의 한계에 대해 물었더니 “둘 다 어렵다. 요즘도 생각이 날 때마다 메모를 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경우가 많다”며 웃는다. 그러면서 최근에 작사한 것을 잠시 보여 준다. ‘비 오는 날은 가수 배호가 어떨는지요/ 그의 노래는 비 오는 날 더 흐느끼기 때문이다/ 결박당한 야수의 울부짖음처럼~’ “일반인들은 (작사가를) 그저 유행가 가사나 적는 사람으로 여길지 몰라도 시대의 정서를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시인은 작사가를 한 수 아래로 보려고 하지만 그들에게 유행가 노래 한번 만들어 보라고 하면 아마 도망갈걸요. 가수의 성향과 음색, 작곡자의 취향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거든요. 조용필, 이미자가 생명력이 긴 것도 바로 옛 가요의 정서를 바탕으로 현실을 노래하기 때문이지요.” 현재 작사가로 활동하는 사람은 1만여명 되는 것으로 전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저작권료는 얼마나 되느냐고 하자 “좀 받고 있지만 얼마인지 정확히 모른다. 왜냐하면 집사람 주머니에 들어가기 때문”이라며 웃는다. 부인은 경희대 성악과 출신이고 슬하의 딸 셋 중 둘째는 성악을 하고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작사가 정두수는… 1937년 경남 하동 출생이다. 부산 동래고와 서라벌예대 문창과를 나왔다. 1961년 국민재건운동본부가 주최한 시 현상 공모에서 ‘공장’이라는 제목으로 당선했다. 1962년 KBS 건전가요 공모에서는 ‘즐거운 여름’이 당선됐다. 1963년 가요 ‘덕수궁 돌담길’로 대중 작사가로 데뷔했다. 이후 ‘흑산도 아가씨’의 이미자, ‘가슴 아프게’의 남진, ‘물레방아 도는데’의 나훈아, ‘공항의 이별’의 문주란, ‘그 사람 바보야’의 정훈희를 비롯해 조용필, 하춘화, 진송남, 은방울 자매, 패티김, 들고양이, 최희준, 김부자, 설운도 등 인기가수 100여명이 그의 노래를 불렀으며 지금까지 작사한 곡은 3500여곡에 이른다. 1995년 장시 ‘지리산’ ‘섬진강’ ‘백두대간’ ‘하동포구 이야기’ 등을 발표했다. 그의 노래비가 전국 13곳에 세워져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알기 쉬운 작사법’ ‘시로 쓴 사랑의 노래’ 등이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