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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 불법 쓰레기 수출국] 허술한 통관에 판치는 브로커… 쓰레기, 플라스틱 명찰달고 수출

    [한국은 불법 쓰레기 수출국] 허술한 통관에 판치는 브로커… 쓰레기, 플라스틱 명찰달고 수출

    “브로커들은 상품코드를 플라스틱으로 속여 물류업체에 전달하죠. 플라스틱과 다른 이물질들이 섞여 있어도 세관에서 걸리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사실상 불법 쓰레기를 동남아시아로 떠넘기는 셈이죠.” 8년여간 재활용업계에 몸담았던 김상돈씨(가명)는 16일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이 수출품으로 둔갑해 해외로 보내지고 있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필리핀에 불법 수출됐다가 현지 세관에 적발된 폐기물만 6500t에 달했다. 김씨는 “이런 방식으로 불법 수출되는 폐기물이 연간 20만t에 이른다”며 “한 번에 벌크선으로 2만t씩 내보냈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수거·선별·재활용을 맡은 민간 업체가 보조금에 의존해 생명력을 유지하는 지금의 ‘재활용 체계’를 손보지 않는 한 불법 폐기물 수출이 사라질 수 없다고 말한다. 최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통관을 강화해 수출 길이 사실상 막혔지만 통관이 느슨해지면 ‘저렴한 폐기 비용’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수출을 재개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전까지 국내 어딘가에 불법 쓰레기 집하장을 조성하거나 불법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재활용 폐기물처리 시장은 ‘흑자’가 나야 생존할 수 있는 민간 영역이다. 폐기물관리법 제14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일반 생활폐기물과 달리 분리 배출되는 재활용품들은 민간업체가 수거해 선별업체에서 분류하고 재활용업체에서 다시 제품으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선별 후 나온 잔재 폐기물’이다. 잔재 폐기물은 선별업체들이 재활용할 수 있는 폐기물을 골라내고 남은 것을 의미한다. 전체 수거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용할 수 없으니 처리하는 게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다. 선별업체들은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재활용업체에 넘긴 실적을 바탕으로 환경부 산하 법인인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서 보조금을 받지만 잔재 폐기물 처리에 대한 보조금은 없다. 결국 잔재 폐기물은 선별업체의 ‘혹’으로 남게 되는 셈이다.보통은 잔재 폐기물을 지자체 매립장과 소각장 등에 보내 국내에서 처리하는 게 ‘적법한 절차’이지만 처리 비용이 t당 15만원이나 된다. 하지만 해외로 몰래 빼돌리는 방법은 이보다 싼 10만~12만원 수준이다. 한 선별장에서 1년에 1만t 정도를 처리하는 것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이다. 김씨는 “잔재 폐기물을 싸게 처리하려다 보니 편법과 탈법이 발생한다”며 “재활용업체들이 정부의 지원금에 의존하는 상황에선 해외로 불법 수출되는 폐기물이 사라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의 해외 수출에는 먹이사슬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수출품에 대한 통관 조사가 상대적으로 유연하다는 제도적 맹점도 악용하고 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폐기물을 해외로 빼돌리는 과정에 브로커가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홍 소장에 따르면 브로커들은 민간 선별업체에 접근해 12만원 정도의 처리 비용을 제시하고 선별 후 잔재 폐기물을 수거해 간다. 브로커는 몇 단계를 거쳐 화주를 대신해 수출 업무를 처리하는 ‘포워딩 업체’로 보낸다.이 과정에서 수출신고필증은 잔재 폐기물이 아닌 폴리에틸렌(PE) 등 플라스틱으로 둔갑한다. 폐기물은 규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유해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과 처리를 통제하는 ‘바젤협약’에 따라 유해 폐기물을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게 금지돼 있다. 현재 환경부는 수출입폐기물 포털시스템인 ‘올바로 시스템’에서 수출입 폐기물을 관리하고 있다. 수출입 폐기물은 바젤협약으로 수출할 수 없는 ‘수출입 규제 폐기물’과 관리에 따라 수출할 수 있는 ‘수출입 관리 폐기물’로 나뉜다. 브로커들이 잔재 폐기물을 수출할 수 있는 것은 환경부에 폐기물을 수출 신고하는 과정이 모호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신고증명서를 제출하고 조건을 갖추면 수출 허가가 나온다”면서 “현장 확인은 첫 승인 후에만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세관도 컨테이너를 검사하지만 수출품인 데다 반입국의 ‘수입자’가 명시돼 있고, 무게가 맞으면 별다른 조사 없이 그대로 통관시키고 있다. 특히 선별 조사에 대비해 컨테이너 문쪽에 정상적인 플라스틱 제품을 놓고 뒤쪽에 폐기물을 숨기는 ‘커튼 치기’ 수법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쓰레기 처리시설이 부족하고 선별업체의 재정 상황이 열악한 것도 불법 수출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지적된다. 홍 소장은 “선별장에서 얼마만큼의 선별 후 잔재 폐기물이 나왔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잔재 폐기물의 양을 허위로 신고하고 나머지는 싼값에 해외로 빼돌리는 게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불법 쓰레기 수출의 후유증은 심각하다. 수출국은 오명을 쓰게 되고, 반입 국가는 처리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재활용 수출품’이라는 말만 믿고 물건을 받아들인 포워딩업체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브로커들은 포워딩업체의 거래 특성을 노렸다. 포워딩업체는 통상적으로 ‘후불’로 거래를 진행한다. 현지에서 수입자가 물건을 인수하면 운송 대금을 지급받는 체제다. 통상 운송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면 컨테이너 안의 물건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후불로 한다고 해서 손해를 보는 일은 드물다. 컨테이너 운송비가 300만원 정도인데 운송비보다 컨테이너 안 물건의 가격이 적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내용물이 폐기물이라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물건을 인수하면 오히려 처리 비용까지 떠안게 돼 피해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동남아 국가 세관의 검사가 강화되면서 폐기물이 발각돼 컨테이너가 통관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적발된 한국발(發) 폐기물 사태가 대표적이다. 결국 포워딩업체는 물건 값도 받지 못하고, 수출한 현지에서 폐기물까지 처리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한국의 브로커는 이런 상황까지 노리고 포워딩업체에 접근해 ‘통관 브로커’를 소개해준다. 컨테이너가 항구에 오랜 시간 체류하면 여기서 나오는 ‘지연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더욱이 해운업체에서 컨테이너를 빌려 물품을 운송하기에 컨테이너를 반납해야 하는 업역 특성상 브로커의 이런 제안을 거절하기 힘들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을 우려한 포워딩업체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브로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실제 지난해 베트남에 선별 후 잔재 폐기물을 수출하고 통관조차 하지 못한 A포워딩업체는 통관 브로커 비용으로 3000만원, 폐기물 처리 비용으로 2000만원을 지불한 후에야 한국으로 넘어올 수 있었다. 폐기물 관리를 총괄하는 환경부는 이런 불법 쓰레기 수출 과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필리핀에 불법 수출하다가 적발된 재활용 업체를 예외적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에 불법 쓰레기 수출이 적발돼 수사를 받고 있는 재활용업체가 매우 드문 경우”라면서 “현재로서는 다른 불법 수출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장관의 책상] 샌프란시스코 ‘39번 부두’를 아시나요/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장관의 책상] 샌프란시스코 ‘39번 부두’를 아시나요/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도시의 이름을 빌려 온 이탈리아의 수호성인 ‘성 프란치스코’(San Francesco)의 은총을 받아서일까.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는 1년 내내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와 세계적인 교육·문화 시설을 갖춘 미국 서부 해안의 항구도시로 미국 내에서도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우리에게는 아름다운 주홍빛 다리인 금문교와 실리콘밸리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 도시의 ‘39번 부두’(Pier 39) 또한 매력적인 관광지이다. 39번 부두는 한때 방치되고 후미진 곳이었다. 하지만 일광욕을 즐기는 바다사자들이 모여들면서 한 해 1000만명이 찾는 명소로 탈바꿈하게 됐다. 항만으로서의 제 기능을 잃고 사람의 왕래가 뜸해진 퇴락한 39번 부둣가에 바다사자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였다. 초기에는 바다사자 특유의 소리와 냄새로 민원이 끊이질 않았지만 바다사자들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39번 부두는 활기를 되찾고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우리 바다에도 이에 못지않게 매력적인 다양한 바다동물들이 살고 있다. 동해의 물개, 제주의 남방큰돌고래, 서해의 점박이물범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점박이물범은 크고 까만 매력적인 눈망울과 귀여운 외모로 2014년 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로 선정될 만큼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점박이물범은 매년 겨울 중국 발해만에서 새끼를 낳고 봄에 백령도로 돌아온다. 관광객에게는 반갑고 귀여운 손님이지만 지역 어민들에게는 통발 등 각종 어구와 어장을 망치고 우럭과 노래미 등 주요 수산자원을 놓고 경쟁하는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점박이물범에게도 이럴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다. 과거 충남 연안까지 자유롭게 살아가던 이들은 연안의 급속한 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백령도 주변에서 주로 머물게 됐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2300여 마리에 달하던 개체 수가 지금은 400여 마리까지 줄어들었다. 게다가 이제는 체온 조절과 호흡을 위해 꼭 필요한 쉴 공간조차 부족해 좁은 백령도 물범바위 한 곳을 차지하기 위해 생존을 건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지켜보면서 백령도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지역사회가 좋은 아이디어를 냈다. 점박이물범에게 새로운 쉼터를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이 계획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은 물범 개체 수가 늘어나 어업에 미칠 피해를 우려하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수산자원 증대를 위한 어초 기능을 겸비한 쉼터 조성 방안이 마련되고 생태관광으로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에 지역 어민들의 동의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 결과 지난 11월 말 점박이물범을 위한 쉼터 조성 공사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샌프란시스코 39번 부두의 변신은 단순히 희귀한 바다동물을 볼 수 있어서만은 아니다. 해양생물과 더불어 살 수 있도록 해양생태계를 지키고 가꿔 나가는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노력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었다. 점박이물범의 쉼터 조성 역시 지역의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됐다는 측면에서, 분명 백령도에서도 39번 부두의 기적과 같은 멋진 변화를 재현해 낼 수 있다고 본다. 해양생물 보호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이제 겨우 시작 단계다. 현 세대와 미래 세대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서 이런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가 대자연 속에서 다른 존재들과 함께 살아가듯이, 점박이물범 역시 인간과 공존해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도록 도와야 한다. 그것이 생명력 넘치고 건강한 우리 바다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내년 봄에는 백령도로 돌아와 새로운 쉼터에서 새끼들을 돌보며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아갈 점박이물범들을 만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 빈곤층 예산 깎고 세비 올리고… 밥그릇만 챙긴 ‘탐욕의 여의도’

    저소득층 취업·청년 일자리 지원금 등 사회복지관련 1조 2000억원 줄였지만 국회의원들 수당은 1.8%·182만원 인상 문희상 의장 지역구 등엔 SOC 수십억원 나눠먹기식 깜깜이 증액 올해도 버젓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지난 8일 새벽 통과시킨 내년도 예산에서 민생 복지예산은 삭감된 반면 국회의원 세비 인상과 지역구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액 등 여야 ‘의원 밥그릇 챙기기’에는 이견이 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에서 청년일자리 예산은 1240억원 깎이는 등 사회복지예산 1조 2000억원이 감액됐다. 실업자를 위한 구직급여 예산은 2165억원 삭감됐고, 주요 일자리사업 예산은 4000억원가량이 삭감됐다. 보건복지위는 지난달 28일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에게 월 10만원의 기초연금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하고 4102억원 증액을 의결했지만 내년도 예산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저소득층에게 월 30만원씩 3개월 동안 지원하는 취업성공패키지 예산도 412억원 깎였다. 농민들의 쌀값 인상 요구에도 불구하고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소득보전직접지불기금은 3242억원 감액되기도 했다. 반면 내년도 국회의원 수당은 공무원 공통보수 증가율 1.8%가 적용돼 올해 1억 290만원보다 182만원 증가한 1억 472만원으로 늘어났다. 국회사무처는 “2019년 의원의 총보수는 전년과 같은 활동비 연 4704만원을 포함해 1억 5176만원으로 전년 대비 1.2% 수준 증가했다”며 “이는 장관급은 물론 차관급보다도 상대적으로 작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사무실운영비, 차량유지비, 유류대 등 특정 지원 경비 등을 포함하면 2019년 국회의원이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은 1억 600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회의원 내년 연봉 셀프 인상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청원 게시글이 불과 3일 만에 20만명 가까운 동의를 얻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서 “국회의원 세비(수당) 인상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빗발치고 있다”며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반면 올해도 여야 간 속기록이 남지 않는 깜깜이 증액 심사 속에 나눠먹기식 SOC 예산 증액이 이뤄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 갑에서는 망월사역 시설 개선비가 15억원, 의정부 행복두리센터 건립비가 10억원 각각 증액됐다. 여야 실세뿐 아니라 수십명의 의원이 각 지역의 도로 확장, 저수지 정비, 추모공원 조성, 경찰서·파출소 신·증축, 문화재 보수, 하수관로·하수처리장 예산 등 지역구 예산을 챙겨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9일 “의원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력을 위한 이기주의로 국가정책을 차선으로 놓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주말의 커튼콜]‘반지’에 대하여…‘작은 거인’ 연광철의 조언

    [주말의 커튼콜]‘반지’에 대하여…‘작은 거인’ 연광철의 조언

    1일 종로 JCC아트센터에서 독주회국내 제작 ‘바그너 반지’ 대해 “클래식한 연출 선행됐어야” 조언“국립오페라단이 오페라하우스 갖고 있도록 해야” 강조 ※‘주말의 커튼콜’은 최근 화제가 됐거나 내한을 앞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한 유럽의 명문 오페라 극장 밀라노 라 스칼라와 베를린 슈트츠오퍼 공동제작의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에서 거인 ‘파졸트’ 역으로 열연한 베이스 연광철(54). 171cm의 작은 키인 그의 뒤로 거인을 의미하는 거대한 그림자가 연출된다. 그의 파트너로 함께 나오는 2미터 가까운 키의 거인 형제 ‘파프너’에 비해 머리 하나 작은 그이지만, 거대한 그림자 실루엣과 묵직한 그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저게 바로 작은 거인이구나’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든다.  최근 호평과 악평의 극단적 평가가 오간 국내 자체 제작 ‘라인의 황금’으로 바그너와 ‘반지 사이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조금 높아졌지만, 사실 한국에서 연광철을 빼고는 바그너를 얘기할 수 없다. 1996년부터 ‘바그너의 성지’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출연하며 세계 무대를 오간 그는 내년에도 베를린필과의 협연 등 바쁜 일정이 예고돼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결국 음악이 먼저  “지금 우리나라 관객들이 바그너를 감상하는 현 시점에서는 좀더 클래식하고 좀더 전통적인 연출이 선행된 다음 이같은 작품이 무대에 올려졌다면 훨씬 더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번 ‘라인의황금’의 제작사 월드아트오페라는 연광철에게 몇차례 출연을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무대를 제집 드나들듯 올랐던 그가 자국 제작의 첫 ‘반지’ 무대에 오르는 것만큼 좋은 뉴스거리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그가 2부인 ‘발퀴레’부터 무대에 출연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그는 선을 그었다. 2~3년의 스케줄이 이미 짜여진 상태에서 그런 대형작품에 출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연광철은 이번 작품을 총괄한 독일 출신 거장 예술가 아힘 프라이어에 대해 “훌륭한 연출가이자 미술가”라고 평가하면서도 자신의 예술관과는 다소 거리가 있음을 시사했다. 미술가답게 시각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성악과 오케스트라 등 음악적인 면이 오히려 방해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연광철은 “개량한복을 보더라도 옛날 한복이 어땠고,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우리는 어느날 갑자기 ‘모던’한 개량한복을 본 것”이라고 비유하며 “우리 관객들에게 클래식한 바그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10~20년 있었다면 더욱 성공적인 작품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연광철은 아힘 프라이어가 연출한 차이콥스키 ‘예브게니 오네긴’과 바그너 ‘파르지팔’ 등의 작품을 함께 한 적이 있다. 함부르크에서 ‘파르지팔’에 출연할 당시 그 역시 이번 ‘라인의 황금’ 출연가수들처럼 얼굴에 가득 화장을 하고 무대에 서기도 했다.  연광철은 과거 경험을 소개하며 바그너 작품을 국내 무대에 올리는 프로덕션이 고려해야할 점도 조언했다. 그는 “2013년과 2016년 국립오페라단에서 ‘파르지팔’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무대에 올릴 때 당시 연출가에게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서는 흔들리는 배가 나와야하는 등 반드시 보여줘야 할 장면들을 설명했다”면서 “우리나라 관객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관객들이 납득할수 있는 이유를 무대 위에서 충분히 보여주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롱런 위해서는 테크닉과 기교만 중요한 게 아냐”  ‘농부의 아들’이라는 성장스토리, 청주대 음악교육과 출신으로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는 세계적 성악가가 된 그의 성공스토리, 무대에 더 서기 위해 서울대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온 이야기 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등 후보에도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그는 아직은 무대에 더 있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는 “우리나라는 현재 음악가들이 먹고 살기 위해 할 수 없이 무대에 작품을 올리는 구조인데, 좀더 좋은 작품이 엄선돼 무대에 올라가야 한다”며 “세계 어느 나라에 가도 극장이 없는 국립오페라단은 없다. 예술의전당도 국립오페라단이 오페라하우스를 갖도록 해야한다. 그런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광철은 올해 8월 베를린 국립오페라 극장(슈타츠오퍼)에서 독일어권 성악가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칭호인 ‘카머젱거(궁정가수)’를 수여 받으며 다시한번 유럽이 인정하는 성악가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보통 극장에 전속돼 있고 정년이 보장된 경우 칭호를 받게 되는데, 저는 이제 극장 전속 가수가 아닌데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놀랐다”며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극장이 길러낸 가수가 세계에서 활동한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광철은 1일 서울 혜화동 JCC아트센터에서 독주회를 갖고 10~14일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한다. 전남대 음악학과 박은식 교수가 피아노 연주로 함께하는 독주회의 레퍼토리는 슈베르트의 가곡 ‘송어’, ‘봄의 믿음’, 슈만의 ‘그대는 한송이 꽃처럼’, ‘연꽃’ 등 독일 레퍼토리와 ‘그대 있음에’, ‘사월의 노래’ 등 한국 유명 가곡이다.  연광철은 후배 성악가들에게 전할 조언에 대해 “테크닉이나 기교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한 시대에 외국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 젊은이들은 한정된 울타리 안에서 사는 것 같다”며 “똑같은 노래가 외국에서 어떻게 불려지고 있는지 등을 설명하고, 가수로서 긴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접근을 해야한다고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내년 8월말 새 상임지휘자 키릴 페트렌코를 맞이한 베를린 필하모닉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투어를 진행하는 등 새해에도 해외 무대에 잇따라 설 예정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씨줄날줄] 청와대 사칭 사기는 진행 중/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청와대 사칭 사기는 진행 중/박현갑 논설위원

    최고 권력을 사칭한 사기는 권력에 대한 접근이나 정보 우위를 내세운 사기꾼이 잇속 극대화나 피해 최소화를 하려는 피해자의 약점을 노리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 시절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계속될 정도로 생명력이 질기다.1957년 8월 말 태풍 피해가 심했던 경주, 영천, 안동 등 경북 지역 경찰서장과 지역 유지들은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 행세를 하는 사기꾼에게 농락당한다. “아버지 밀명으로 풍수해 상황을 시찰하고 공무원 비리를 내사하러 왔다”는 사기꾼에게 최고급 호텔 숙박 제공과 관광 안내는 물론 여비와 수재의연금 명목으로 돈까지 건넸다. 사기 행각은 이 대통령의 양아들과 동기동창인 경북지사의 아들에게 들키면서 3일 만에 끝났으나 공직자들의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조소는 계속됐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금융실명제로 자금줄이 묶인 기업을 노린 ‘검은돈’ 대출 사기가 많았다. 5, 6공화국 시절에는 국유지 불하 특혜나 특혜 대출 사기가 횡행했다. 국민의정부 시절에는 취업 사기가 많았다. 박근혜 정부 때는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의 6촌 동생으로 대통령 통치자금 부서 직원이라는 사기꾼의 사기 행각이 화제였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청와대 사칭 사기가 잇따르면서 ‘청와대 사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지난해 12월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출소한 최모씨는 수감 중 알게 된 여성 A씨의 딸에게 “임종석 비서실장과 15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어머니를 사면시켜 주는 조건으로 임 실장이 돈을 요구한다”고 속여 3000만원을 가로챘다. 한병도 정무수석 보좌관을 사칭한 사기꾼은 리조트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4억원을 가로챘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사기도 있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은 시장 시절인 지난해 12월 김모(49·구속)씨로부터 ‘‘권양숙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딸 비즈니스 문제로 5억원이 급히 필요하니 빌려주시면 곧 갚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올 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4억 5000만원을 보냈다. 돈을 보낸 시점이 6·13 지방선거 공천을 앞둔 때라 공천 문제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있다. 김씨는 전과 6범의 휴대전화 판매원으로 민주당 선거운동원으로 일할 때 입수한 정치인들의 휴대전화 번호로 권 여사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사칭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화 시대에 청와대에 대한 정보 접근은 과거보다 용이하다. 그런데도 청와대 사칭 사기가 여전하다니 ‘청와대는 무소불위’라는 국민 인식은 크게 바뀐 것 같지 않아 씁쓸하다. eagleduo@seoul.co.kr
  • 77년간 외지 떠돌던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진주에 귀환·복원

    77년간 외지 떠돌던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진주에 귀환·복원

    국보 제105호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이 외지로 반출돼 떠돌다 77년만에 경남 진주로 귀환해 원래 모습대로 다시 세워졌다. 국립 진주박물관과 진주불교사암연합회는 27일 국립진주박물관 야외전시장에서 이날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점안식(點眼式)과 복원기념식을 했다고 밝혔다. 점안식은 석탑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의식이다.범학리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화강암 석탑이다. 산청군 산청읍 범학리 둔철산 자락 경호강이 내려다 보이는 곳(범호사지)에 처음 세워졌다. 조선시대 절이 사라지면서 무너져 내린 상태로 절터에 방치돼 있던 것을 1941년 한 일본인 골동상이 매입해 대구지역 공장 공터에 옮겨 놓았다. 조선총독부 박물관이 유물 실태조사 과정에서 대구에 있는 석탑을 확인하고 압수해 1942년 조선총독부 박물관으로 옮겼다. 미군 공병대가 1946년 5월 서울 경복궁 안에 석탑을 세웠으나 1994년 경복궁 정비사업으로 다시 해체돼 23년간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햇빛을 보지 못하고 보관돼 있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귀중한 문화재가 수장고에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이관을 요청해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해 2월 국립진주박물관에 이전·전시를 결정했다. 진주박물관은 야외 석조물 정원에 부지를 조성해 석탑을 원형 그대로 조립해 세웠다. 특히 진주박물관은 석탑 반출 과정에서 없어진 하대석을 복원하면서 석탑을 처음 만들때 사용했던 원석인 섬장암((閃長岩)을 산청 범학리 근처 정곡리 폐 채척장에서 찾아내 이 원석을 이용해 훼손된 석탑을 원래 모습으로 복원했다. 복원된 범학리 석탑은 높이 4.145m, 무게 12t이다. 범학리 석탑은 경남지역 석탑 가운데 탑 외부에 부조상이 새겨져 있는 유일한 탑으로, 상층 기단에는 신장상((神將像) 8구, 1층 탑신에는 보살상 4구가 정교한 조각기술로 새겨져 있다. 이같은 신장상과 보살상 조합은 독특한 사례로 통일신라 후기 석탑 양식 연구에 중용한 지표가 되는 등 범학리 석탑은 뛰어난 학술적 가치가 인정돼 1962년 국보로 지정됐다. 최영창 국립진주박물관장은 “오랫동안 여러 곳을 떠돌아 다녔던 석탑이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와 세워져 안식과 함께 생명력을 되찾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범학리 석탑은 오는 30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종영, 정소민 “치열했던 작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종영, 정소민 “치열했던 작품”

    배우 정소민이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뽐냈다. 정소민은 지난 22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에서 로.코에 이어 멜로까지 다 되는 여배우임을 입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유진강 역을 맡은 정소민은 밝고 사랑스러워 보이지만 어린 시절 아픔을 겪은 아이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절대적인 믿음과 사랑을 주는 나무 같은 캐릭터를 심도 있게 그려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괴물 같은 김무영을 좋은 사람으로 변하게 만드는 모습에서는 사랑스러운 눈빛과 심쿵 하게 만드는 환한 미소로 ‘로코퀸’ 다운 면모를 보여주었으며, 이별의 아픔을 묵묵하게 이겨내는 음소거 절규 장면에서는 절절함을 소리 없이 표현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는 김무영이 총을 들게 된 이유를 알고 김무영을 찾아가 담담하지만 강하게 설득하는 장면에서는 복잡하고 절절한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냈으며, 정소민 특유의 외유내강 연기가 폭발함으로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정소민은 그녀만의 독보적인 마스크와 안정적인 연기력과 대사 전달력, 캐릭터 흡입력은 완벽한 조합을 이루어내며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정소민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그래서 소중하고 행복했던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촬영이 끝났습니다. 너무 많은 걸 느끼고 배운 작품이어서 감사한 일이 참 많았습니다.”며 힘들었지만 소중했던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드라마가 끝났지만 저는 진강이와 무영이가 끝이 아닌, 그들만의 내일이 있는 아름다운 세상 속에서 계속 만들어나갈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그동안 시청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며 따듯하면서도 아름다운 종영 소감을 전해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가슴속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정소민은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을 통해 미스터리 멜로까지 다 되는 배우로 다시 한번 믿고 보는 배우임을 입증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열린세상] 생각의 틀과 흥망성쇠/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열린세상] 생각의 틀과 흥망성쇠/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개인과 국가의 흥망성쇠가 생각의 틀에 의해 좌우된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필자의 고향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경주 남산의 동쪽 기슭에 자리잡은 작은 마을이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20여호에 불과한 가난한 농촌 마을에서는 부자인 편이었다. 아버지는 ‘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임을 뜻하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철석같이 믿으셨다. 근대화 개발이 한창이던 60년대 이웃 도시 울산으로 집과 농토를 옮기라는 고모부의 끈질긴 설득에도 끝까지 고향 농토를 지키셨다. 당시 울산의 10배였던 경주 고향 마을 농토의 가치는 50여년이 지난 지금 울산 지역의 20분의1로 떨어졌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근면 성실한 삶의 태도를 지금도 존경하지만 경직된 생각의 틀이 엄청난 부의 차이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30대 중반까지 이어졌다.우리나라에서 이런 사례는 주변에 셀 수 없이 많다. 대부분의 장년과 노년층들은 필자의 이야기에 공감할 것이라고 본다. 유연한 생각의 틀로 변화의 흐름을 읽어 온 사람들은 번영의 대열에 빠르게 합류하고, 그러지 못한 경우에는 개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를 우리는 쉽게 목도한다. 우리 사회도 두 개의 큰 생각의 틀이 지배하고 있다. 이른바 ‘보수’와 ‘진보’ 두 진영은 각자의 가치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으나, 서로 순기능을 발휘하기보다는 많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해 왔다. 우리 국민은 이분법적 사고의 틀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국민은 좌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이 높은 합리적이고 살기 좋은 나라를 원할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타인의 생각과 가치를 수용하고, 경청하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이는 개인, 조직, 사회, 국가 모두에 적용된다. 유연성이야말로 생각의 틀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포용적 발전으로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미래학자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의 저서 ‘2030 기회의 대이동’에는 신궁이 되길 원하는 궁수가 그 비결을 찾아 떠나는 일화가 등장한다. 수소문 끝에 신궁이 있다는 산을 찾아갔더니 소문대로 명중된 과녁만 있었다. 그는 신궁에게 비결을 물었고,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활을 먼저 쏘아라. 그런 다음 붓으로 과녁을 그려 넣으면 된다.”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지만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던지는 시사점은 의미가 크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많은 윤택함과 편리함을 선사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파괴적 혁신과 신기술의 범람 속에서 인공지능의 혜택이 소수에게 장악돼 불평등을 심화시키거나 유전자가위 등의 의생명과학기술은 인간 존엄성을 파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은 2019년도에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선다. 혁신성장의 필두로 꼽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 등 4차 산업의 핵심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보인다. 하지만 재정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미래 R&D의 성패는 규제 혁파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 등의 위협이 두려워 합리적 규제 개혁을 외면하고 기존의 틀에 안주한다면 4차 산업혁명의 골든타임도 끝나고 말 것이다. 기회와 위험은 동시에 찾아오기 마련이다. 위기에 가린 기회를 잡으려면 기존 프레임을 깨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인류는 위기 요인을 극복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 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과 누구도 생각지 못한 길로 나아가는 용기가 이를 가능케 했다. 미래를 완벽하게 그릴 순 없다. 거듭된 실패가 사회를 개선하고 발전시킨 원동력이었음을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해 목표를 정하고 골든타임에 시위를 당겨라. 그리고 끊임없이 보완하고 수정해 나가라. 그러면 화살이 과녁의 중앙에 명중할 것이라 믿는다. 4차 산업혁명의 불길이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우리의 산업 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를 잡기 위해 경직된 생각의 틀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다. 유연한 생각의 틀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
  • [황규관의 고동소리] 김수영 생각

    [황규관의 고동소리] 김수영 생각

    올해는 김수영이 불의의 사고로 이승을 떠난 지 50년이 되는 해인데, 한국작가회의가 주최하는 사후 50주기 행사가 11월 들어 시작됐다. 정확하게는 지난 6월 16일이 그의 기일이었다. 심포지엄 같은, 재미는 좀 덜한 행사가 주이지만 사실 심포지엄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연구 결과를 접하는 것도 의미는 있을 것 같다. 일각에서는 일찍부터 ‘김수영 신화’를 지적했지만, 달리 말하면 김수영이 끼친 영향이 그만큼 지대하다는 뜻도 된다.새로운 해석은 언제나 환영받을 일이다. 하지만 해석이란 것 자체가 해석 대상에 먼저 충실해야 가능한 법이다. 그런 차원에서 김수영 해석이 오늘날 얼마만큼 시 자체에 충실했는지 자문해 볼 문제다. 또는 해석을 위한 해석이나 단순한 오마주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도 새로운 해석이 인식해야 할 과제다. 김수영 해석에서 이와 같은 것이 지켜지지 못할 때 신화를 조성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김수영의 시는 적지 않은 작품이 명료하게 포착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 난해성이 연구자와 비평가를 끊임없이 매혹하는 원인 같다. 그 난해성을 조금 더 명료하게 밝혀 내는 것이 연구와 비평의 몫이겠으나, 김수영의 시는 자구 하나하나에 사로잡힌 독자를 집어삼키는 늪이기도 하다. 도리어 김수영 시가 어떤 상태에서 시작됐는지 접근해 가는 것도 다른 해석을 얻는 방법 중 하나다. 언어를 무시한 방자한 해석을 독려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김수영 ‘너머’다. 우리가 김수영을 읽는 이유에서 이 ‘너머’가 빠진다면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반의 반도 그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김수영의 시는 현실의 ‘너머’를 끝끝내 꿈꾸기 때문이다. 김수영은 분명히 “시인의 스승은 현실이다”라고 했지만, 그의 시가 보여 주듯 시적 상상력은 현실을 단순히 재현하고 비판하는 것에 머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상이 필요하다고 김수영은 생각했다. 현실을 ‘바로 보고’, 자기 자신을 영원히 고쳐 가야 할 운명이란 이것과 통한다. 사상이 있어야 시의 형식도 가능하다는 인식은 김수영으로 하여금 독특한 시적 입장을 갖게 만들었다. 사상을 가지고 현실을 바로 보고 넘어가려는 과정은 김수영에게 결국 심각한 싸움을 안겨 주었다. 김수영이 말하는 사상은 언제나 현실에 발을 디딘 채 춤을 추는 동작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즉 그는 현실을 통해 사상을 구성했고, 그 사상을 가지고 현실과 싸웠던 것이다. 시에서 정치성은 특정 정파나 정권에 대한 어떤 입장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시의 정치는 불의와 부조리에 대한 저항만이 아니라 지금과는 다른 시간을 향한 싸움이다. 이 싸움은 사실 사상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다. 사상 자체가 현실 너머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김수영 시에 아직 생명력이 살아 있다면 그것은 그가 이 현실과 사상의 변증법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수영은 5·16쿠데타로 심한 내상을 입었다. 5·16은 김수영에게 단순한 정치적 패배만 안긴 것이 아니라, 심각한 존재론적 위기도 안겨 주었다. 이때 김수영은 역사에 대한 인식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된다. 그것은 먼저 한국전쟁 때 실종된 동생을 떠올리면서 희미하게 드러나지만, 훗날 실패한 혁명을 곱씹으면서 시간에 대한 인식을 겹쳐 놓기도 한다. ‘먼 곳’에 대한 꿈과 시적 투신은 지난 역사에 대한 재해석과 동시에 진행됐으며 그는 점점 눈의 밝기를 달리하면서 언어를 혁신해 갔다. 그 혁신의 과정에서 난해성이 필요 이상으로 부가됐다는 것은 조금 유감이지만, ‘언어의 간지’를 감안한다면 그렇게 책망할 일만은 아니다. 오늘날 시인들은 이 언어의 간지에 무지하거나 그것을 나태하게 대하지만, 그것마저 서늘하게 인식해야 진정한 새로운 시는 탄생하는 법이다. 그리고 이때 시인의 영혼에 죽음의 빛이 드리워진다. 죽음 없이는 새로 시작하는 사태는 오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김수영은 그것을 알았던 것 같다. 따라서 김수영이 언제나 머리맡에 두었던 ‘죽음’은 소멸로서의 죽음이 아니라 부활의 뜻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나는 김수영을 ‘생명의 시인’으로 읽는다.
  • [공연리뷰] 오프닝부터 압도적 무대·음악… 배우들은 아프리카 초원이 됐다

    [공연리뷰] 오프닝부터 압도적 무대·음악… 배우들은 아프리카 초원이 됐다

    주술사 개코원숭이 ‘라피키’가 부르는 ‘서클 오브 라이프’(생명의 순환)와 함께 대극장은 아프리카 사바나의 초원으로 변신했다. 얼룩말, 가젤, 코뿔소, 코끼리 등으로 변장한 배우들의 코스튬은 디테일한 아이디어에 감탄과 환호를 자아내게 했다. 지난 7일부터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시작된 뮤지컬 ‘라이온킹’의 인터내셔널 투어 공연은 왜 이 작품이 20년간 전 세계에서 사랑받으며 롱런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자리였다.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이야기와 음악은 사실 익숙하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모티브로 한 주제의식과 다문화적 메시지가 세대를 초월하는 교훈을 던진다고 의미를 부여하기에도 조금은 진부하다. 작품이 지닌 생명력의 답은 무대에 있었다. 처음부터 강펀치를 날리고 시작하는 권투경기처럼 ‘서클 오브 라이프’ 오프닝 무대에 이어 어린 사자 ‘심바’와 ‘날라’의 ‘프라이드랜드’ 신, 악역 ‘스카’와 하이에나 떼의 ‘코끼리무덤’ 신, 밀림의 사자왕 ‘무파사’가 죽음에 이르는 ‘들소 떼’ 신 등 강렬한 장면이 이어졌고, 객석의 관객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한국 공연에 맞춰 대사에서 대구 서문시장과 용인 에버랜드를 언급하거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히트곡 ‘렛잇고’를 부르는 등의 위트도 객석에 웃음을 자아냈다. 9일 공연에 앞서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클 캐슬 인터내셔널투어 프로듀서는 “사실 자막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 시각적으로 압도하기 때문에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작품”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고 이 같은 화려한 앙상블이 객석에 피로감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배우가 직접 아프리카의 초원을 연기하고, 천으로 강물을 표현하면서 무대는 오히려 여백이 보일 만큼 단순하기도 했다. 높은 천장 아래 무대의 여백은 조명디자인을 맡은 도널드 홀더의 연출로 태양에서 정글로, 또 반딧불이가 가득한 밤하늘로 변화했다. 엄청난 물량 투입을 자랑하는 뮤지컬들이 공연이 끝나고 공허함을 남기는 것과 달리 ‘라이온킹’은 단순한 무대연출을 통해 오히려 긴 여운을 남긴다. 결국 ‘라이온킹’은 배우의 몸짓에 최대한 의존하면서 인간의 상상력이 무대에서 어떻게 창조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그러한 무대가 관객의 공감을 얻었기에 지금까지 전 세계 20개국 100개 이상 도시에서 공연되며 작품이 사랑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제작진이 이 작품을 엔터테인먼트이자 예술이라고 자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상주 연출가 오마르 로드리게스는 기자간담회에서 “스태프 한 명 한 명을 예술가로 인정해 주고, 이들이 늘 새로운 마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 “20년간 ‘라이온킹’이 높은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을 기념하는 해외투어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라이온킹’ 공연은 대구를 시작으로 내년 1월 서울 예술의전당, 4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각각 진행된다. 대구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공연리뷰]20년 롱런의 비결은 무대...뮤지컬 ‘라이온킹’

    [공연리뷰]20년 롱런의 비결은 무대...뮤지컬 ‘라이온킹’

    주술사 개코원숭이 ‘라피키’가 부르는 ‘서클 오브 라이프’(생명의 순환)와 함께 대극장은 아프리카 사바나의 초원으로 변신했다. 얼룩말, 가젤, 코뿔소, 코끼리 등으로 변장한 배우들의 코스튬은 디테일한 아이디어에 감탄과 환호를 자아내게 했다. 지난 7일부터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시작된 뮤지컬 ‘라이온킹’의 인터내셔널 투어 공연은 왜 이 작품이 20년간 전 세계에서 사랑받으며 롱런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자리였다.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이야기와 음악은 사실 익숙하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모티브로 한 주제의식과 다문화적 메시지가 세대를 초월하는 교훈을 던진다고 의미를 부여하기에도 조금은 진부하다. 작품이 지닌 생명력의 답은 무대에 있었다. 처음부터 강펀치를 날리고 시작하는 권투경기처럼 ‘서클 오브 라이프’ 오프닝 무대에 이어 어린 사자 ‘심바’와 ‘날라’의 ‘프라이드랜드’ 신, 악역 ‘스카’와 하이에나 떼의 ‘코끼리무덤’ 신, 밀림의 사자왕 ‘무파사’가 죽음에 이르는 ‘들소 떼’ 신 등 강렬한 장면이 이어졌고, 객석의 관객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한국 공연에 맞춰 대사에서 대구 서문시장과 용인 에버랜드를 언급하거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히트곡 ‘렛잇고’를 부르는 등의 위트도 객석에 웃음을 자아냈다. 9일 공연에 앞서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클 캐슬 인터내셔널투어 프로듀서는 “사실 자막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 시각적으로 압도하기 때문에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작품”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고 이 같은 화려한 앙상블이 객석에 피로감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배우가 직접 아프리카의 초원, 강물 등을 표현하면서 무대는 오히려 여백이 보일 만큼 단순하기도 했다. 높은 천장 아래 무대의 여백은 조명디자인을 맡은 도널드 홀더의 연출로 태양에서 정글로, 또 반딧불이가 가득한 밤하늘로 변화했다. 엄청난 물량 투입을 자랑하는 뮤지컬들이 공연이 끝나고 공허함을 남기는 것과 달리 ‘라이온킹’은 단순한 무대연출을 통해 오히려 긴 여운을 남긴다. 결국 ‘라이온킹’은 배우의 몸짓에 최대한 의존하면서 인간의 상상력이 무대에서 어떻게 창조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그러한 무대가 관객의 공감을 얻었기에 지금까지 전 세계 20개국 100개 이상 도시에서 공연되며 작품이 사랑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제작진이 이 작품을 엔터테인먼트이자 예술이라고 자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상주 연출가 오마르 로드리게스는 기자간담회에서 “스태프 한 명 한 명을 예술가로 인정해 주고, 이들이 늘 새로운 마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 “20년간 ‘라이온킹’이 높은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을 기념하는 해외투어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라이온킹’ 공연은 대구를 시작으로 내년 1월 서울 예술의전당, 4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각각 진행된다. 대구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의 미래개혁, 우회론적 중국 모델과는 다른 모습일 것/박두복 국립외교원 명예교수

    [열린세상] 북한의 미래개혁, 우회론적 중국 모델과는 다른 모습일 것/박두복 국립외교원 명예교수

    핵·경제 병진노선의 종결을 선언한 북한에 경제가 최대의 정치 문제로 부각되면서 국가 정책의 중심 과제가 되고 있다. 앞으로 북핵 문제가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해 가면서 북·미 관계가 정상화돼 가는 경우 북한에서 경제 문제는 더욱 절실한 어젠다로 대두할 것이다. 경제발전에 대한 절실한 요구는 경제발전을 속박해 왔던 기존 체제에 대한 개혁으로 연결되면서 북한에서의 개혁은 하나의 시대정신으로 나타날 것이다.북한이 본격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때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거나 기존의 이념이나 가치 체계와 모순되는 새로운 현상들이 불가피하게 출현할 것이다. 이러한 모순이나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데 중국에서 앞서 이루어져 온 선행 경험들은 훌륭한 방향타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 북한의 개혁은 우회 전략에 기초한 중국의 개혁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은 지금 북한의 지도체제 등 국내 정치적 상황과 조건이 1970년대 말 개혁이 시작됐던 중국의 경우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북한에는 김정은이 개혁정책을 추진할 때 저항하는 보수세력이 기본적으로 존재하지 않은 반면 개혁 초기 중국의 개혁세력은 방대한 보수세력의 저항에 직면해 있었다. 무엇보다 북한에선 김정은이 김일성주의(주체사상)에 대한 절대해석권을 장악하고 있지만, 당시 덩샤오핑을 비롯한 개혁세력들은 마오쩌둥사상의 해석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에선 이데올로기가 특수한 지위를 갖고 정책 결정 과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개혁·보수 간에 심각한 노선 투쟁이 진행된다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데올로기의 작용은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한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사상’(마오사상)을 중국 현대화나 개혁개방의 가장 심각한 걸림돌로 보았기 때문에 마오사상의 수정이 없는 개혁개방은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이데올로기의 해석권이 없었던 덩샤오핑에게 마오사상의 수정은 그만큼 어려운 과제였다. 따라서 덩샤오핑은 마오사상과 기존 정책 노선의 수정이나 조정에 대단히 신중하고 우회적인 접근이 불가피했다. 이념적·이론적 대응 장치 없이 기존 체제나 지도이념 및 정책 노선의 수정을 추진하는 경우 보수세력으로부터 치명적인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수정이나 조정에 앞서 이를 정당화하고 합법화할 수 있는 이론적 체계나 틀을 당의 결의로 확립해 가는 과정을 선행시키는 우회적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덩샤오핑을 비롯한 개혁세력들은 마오사상의 수정에 앞서 마오사상을 ‘영원불변의 진리’에서 ‘일정한 역사조건(시간과 공간 개념)의 산물’로 규정하고 이데올로기도 역사 조건의 변화에 따라 부단히 변화해야 생명력을 갖고 발전할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의 생태학적 발전론’을 확립했다. 그리고 경제적 효율성과 생산성 증대를 위해 절실했던 비사회주의(자본주의) 요소의 도입을 위해 이를 합법화하고 정당화하는 논리로 ‘사회주의 초급단계론’과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을 확립해야 했다. 보혁의 갈등이 없는 북한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데올로기의 작용은 민감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없고, 특히 이데올로기의 해석권을 김정은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 요소의 도입에 앞서 이를 정당화하고 합법화하는 과정을 선행시켜야 했던 중국의 우회 방식을 따를 필요가 없을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이 김일성주의의 계승자로 김일성주의에 대한 철저한 수정이나 부정은 자기 부정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한계성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과거 김정일이 중국의 개혁방향과 성과를 이미 적극적으로 수용했고, 특히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강조됐던 김정일의 혁신적 사고방식(신사고)과 실효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가치 체계는 김정은의 실용주의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김정은의 실용주의가 이데올로기의 중요성을 약화시키면서 ‘발전’을 명분으로 김일성주의에 대한 수정이나 개혁이 가능해질 것이다. 북한의 미래 개혁은 우회 전략에 기초한 중국의 점진주의와는 다른 방향으로 보다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이다.
  • 배우 신성일씨 폐암으로 타계…한국 영화사 최고 스타

    배우 신성일씨 폐암으로 타계…한국 영화사 최고 스타

    ‘은막의 스타’ 신성일씨가 4일 오전 2시 25분 폐암으로 타계했다. 81세. 신성일 측 관계자는 이날 “한국영화배우협회 명예이사장이신 영화배우 신성일께서 4일 오전 2시 반 별세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뒤 전남의 한 의료기관에서 항암 치료를 받아왔다. 전날 오후 한때 고인이 별세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단지 위중한 상태로 전해져 오보인 것으로 정정됐다가 결국 몇 시간 뒤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60~197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국민적 스타 배우였다. 본명은 강신영이지만 고 신상옥 감독이 지어준 예명 ‘신성일’을 주로 썼고, 이후 본명을 표기해야 하는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앞두고 예명과 본명을 모두 살린 ‘강신성일’로 개명했다. 1937년 서울에서 태어난 신성일씨는 생후 사흘 만에 부모의 이사로 대구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1956년 경북고를 졸업, 1966년 건국대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60년 신상옥 감독, 김승호 주연의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고인은 1964년 ‘맨발의 청춘’으로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별들의 고향’(1974년), ‘겨울 여자’(1977년) 등 숱한 히트작에 출연하며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남자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다작이 성행했던 시대적 특성을 감안해도 신성일씨는 출연 작품 수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출연 영화 524편, 감독 4편, 제작 6편, 기획 1편 등 데뷔 이후 500편이 넘는 다작을 남겼다. 1963년 한 해에만 ‘청춘교실’ 등 21편에 출연했으며, 1964년에는 ‘맨발의 청춘’ 등 32편, 1965년 ‘흑맥’ 등 34편, 1966년 ‘초우’ 등 46편 영화에 출연했다. ‘안개’ 등 51편 영화에 출연한 1967년은 그의 일생에서 가장 많은 영화에 출연한 해였으니, 이해 제작된 한국 영화는 총 185편이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기록적 다작 속에서 생명력 있는 행군을 펼친 것은 한국 영화사에서 그 예를 찾기 불가하다”며 “기록적 출연 편수야말로 그 스타성 증거”라고 평했다. 명성만큼이나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1968년과 1990년 대종상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며,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최우수연기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 대종상영화제 공로상, 부일영화상 공로상 등 수없이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영화 관련 단체 활동도 적극적이었다. 1979년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을 맡았으며, 1994년에는 한국영화제작업협동조합 부이사장을 지냈다. 2002년에는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과 춘사나운규기념사업회 회장직을 맡았다. ]1993년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언론과정, 1997년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2000년 경희대 대학원 사회학과를 수료했다. 대구과학대학 방송연예과 겸임교수, 계명대 연극예술과 특임교수를 맡아 후진 양성에 힘을 기울였으며, 자서전 ‘청춘은 맨발이다’, 인터뷰집 ‘배우 신성일, 시대를 위로하다’ 등의 저서를 남겼다. 고인은 영화계 성공을 발판으로 정계에도 진출했다. 1981년 제1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국국민당 후보로 서울 마포·용산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으며,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역시 낙선했다. 그러나 삼수 끝에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대구 동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의정활동을 펼쳤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이 그의 조카다. 고인의 생전 마지막 공식 활동은 지난달 초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이었다. 그는 부산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이장호 감독, 배우 손숙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레드 카펫을 밟았다. 전찬일 평론가는 “신성일은 투병 와중에도 그가 아니면 소화해내기 힘들 파격적 의상과 환한 미소로 부산영화제 개막식을 빛냈다”면서 “부산영화제 개막식 주인공을 단 한 명 꼽으라면 단연 신성일이었다”고 평했다. 영화계에서는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영화인장을 거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영화인 단체 대표들이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한국영화인단체총연합회 지상학 회장과 배우 안성기가 공동장례위원장을 맡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 당대 최고의 여배우 부인 엄앵란 씨와 장남 석현·장녀 경아·차녀 수화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4호실에 차릴 예정이었으나 23호실로 옮겨졌다. ☎ 02-3010-2000(대표번호)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800만원대 카메라·팬심 무장한 ‘찍덕’… 오늘도 기다림과 싸운다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800만원대 카메라·팬심 무장한 ‘찍덕’… 오늘도 기다림과 싸운다

    “○○○ 오늘 예쁘다.”, “○○○ 여기 좀 봐줘.” 지난 26일 오전 7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 입구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위키미키’, ‘우주소녀’, ‘에이프릴’, ‘공원소녀’, ‘NCT127’, ‘스트레이키즈’, ‘골든 차일드’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남녀 아이돌그룹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입구에 모인 팬들과 취재진이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 대면서 공간은 아침인데도 대낮같이 밝아졌다. 그들의 손에는 일명 ‘대포’ 렌즈가 장착된 전문가용 DSLR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내 아이돌’의 모습을 어떻게든 더 좋은 화질로 찍어 남기기 위해서였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곳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포토존에서 밤을 새운 팬도 있었다.●‘찍덕·홈마’로 진화한 오빠부대 남자 가수를 좋아하는 여고생 팬, 일명 ‘오빠부대’는 1980~90년대에 전성기를 이뤘다. 지금은 ‘팬클럽’으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특정 가수를 사랑하고 그들의 사진을 공유하며 세상을 다 가진 듯 흐뭇해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가장 변한 점이라면 바로 ‘카메라’다. 최근 망원렌즈를 장착한 DSLR 카메라로 아이돌 가수의 출퇴근, 공항 입출국, 공연 모습을 찍어 공유하는 팬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들은 10~20대 사이에서 ‘찍덕’(사진 찍는 덕후), ‘홈마’(홈페이지 마스터)라고 불린다. 유난히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팬들이 가수의 모습을 찍어 팬클럽 카페에 올렸던 것이 ‘찍덕’의 시초다. 카메라 기술이 발달하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용량이 큰 높은 화질의 사진을 누가 빨리 인터넷에 올리느냐를 놓고 경쟁이 후끈하다. 찍덕 중에서도 사진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홈마’가 탄생했다. 홈마들은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해 자신의 서명을 새긴 사진을 올리며 팬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한 손에는 ‘대포’ 카메라, 한 손에는 사다리. 여의도에서 만난 ‘찍덕’의 모습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았다. 한 신인 여자 아이돌그룹의 홈마인 이모(19)씨는 카메라 가격을 묻는 질문에 “보디와 렌즈 2개, 나머지 부수 장비를 다 합치면 출고가로 800만원”이라고 답했다. 이씨의 카메라는 ‘오막포’라고 불리는 ‘캐논 EOS 5D MARK4’였다. 보디 가격은 출시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3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고급 망원렌즈는 ‘백사투’라 불리는 캐논의 ‘EF 100-400 F4.5-5.6 L IS Ⅱ USM’과 ‘새아빠’라 불리는 ‘EF 70-200mm F2.8L IS ll USM’으로 가격은 각각 200만원대다. 무게를 모두 더하면 10㎏을 가뿐히 넘긴다. 이씨는 “백사투는 공연장에서 멀리 있는 아이돌을 당겨 찍을 때 좋고, 새아빠는 밝은 렌즈라 인물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면서 “팬이라면 이 정도는 기본으로 가지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아 뒀던 돈과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 그리고 대학 합격 선물로 아버지께서 보태 주신 돈으로 장만했다”면서 “넉넉하지 않은 홈마들은 대부분 더 좋은 장비를 마련하려고 알바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홈마가 되려고 독학으로 여기까지 왔다”면서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한 명의 팬이라도 더 생기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찍덕이 갖출 첫 번째 덕목은 ‘팬심’ 찍덕들은 장비에 투자하는 돈보다 한 컷을 찍기 위한 ‘기다림과의 싸움’이 더 힘들다고 말한다. 가수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쉽게 뛰어들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음악 프로그램 출퇴근 모습을 찍는 것은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정해져 있기에 경쟁도 더 치열해 밤샘 대기는 예삿일이다. 추운 겨울에는 사다리가 대신 줄을 서는 것으로 찍덕 간에 합의가 이뤄지기도 한다. 하지만 방송국 관계자가 사다리를 싹 치워 버리는 날에는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시작으로 다시 줄을 서야 한다. 또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몇 시에 도착할지 알 수 없다는 점도 견뎌 내야 할 부분이다. 오전 7시 전후 출근길과 오후 7시 전후 퇴근길까지 12시간을 버티는 찍덕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한 찍덕은 “팬 사인회에서 만난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아이돌 가수가 저를 알아보고 ‘사진 잘 보고 있다’, ‘예쁘게 찍어 줘서 고맙다’고 말해 줬는데, 그 한마디에 힘들었던 것이 한순간에 녹아내렸다”고 말했다.가장 좋은 각도에서 예쁘게 나온 사진을 찍었다고 다가 아니다. 인터넷에 먼저 올리기 위한 2차전이 벌어진다. 자신의 ‘최애’ 아이돌의 모습을 찍은 찍덕은 사다리나 바닥에 앉아 가장 잘 나온 사진을 서너장 고른다. 이어 카메라의 액정 화면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는다. ‘프리뷰’(예고용) 사진으로 일종의 ‘맛보기’다. 화질은 떨어지지만 사진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리는 다른 팬들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면 팬들도 그 홈마의 홈페이지를 떠나지 않고 고화질 원본 사진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게 된다. BTS의 팬 서모(28)씨는 “홈마가 올린 사진으로 월드투어 중인 BTS의 모습을 안방에서 편하게 고퀄(높은 품질)로 볼 수 있었다”면서 “홈마들이 해외 일정을 따라다니며 꾸준히 사진을 올려 준 덕에 52일이라는 공백기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신 촬영해 촬영본 파는 ‘대리 찍사’도 홈마들은 한 번에 보통 200장 내외의 사진을 찍는다. 이 가운데 3~4장만이 포토숍 수정 과정을 거쳐 홈페이지에서 생명력을 얻는다. 이런 사진이 쌓이면 홈마들은 포토북이나 달력을 만들어 팬들에게 판매한다. 이런 ‘굿즈’(기획상품)의 가격은 1만원에서 5만원까지 다양하다. 홈마의 명성이 높을수록 굿즈 가격도 올라간다. 일부 홈마들은 미공개 사진을 판매용 포토북과 달력에 포함해 팬들의 구매를 유도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대리 찍사’도 생겨났다. 성능 좋은 고가의 카메라가 없거나 사정상 촬영하러 나갈 수 없는 팬들을 위해 대신 현장에 나가 촬영한 뒤 사진 파일을 한꺼번에 되파는 사람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방식을 ‘데이터 판매’라고 부른다. 대리 찍사로 용돈벌이를 한다는 김모(18)씨는 “가장 비싸게 팔아 본 데이터는 인기그룹 ‘워너원’의 사진으로, 하루 촬영분에 80만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아이돌 가수 사진 팔이’가 활발해지자 팬들 사이에서는 “홈마의 소득이 월 수백만원에 이를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대해 한 홈마는 “사진을 팔아 얻는 수익이 월 수백만원에 달하는 홈마는 유명세를 탄 상위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최근에는 ‘아이돌 사진으로 번 돈을 아이돌에게 다시 쓰자´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났다. 굿즈를 팔아 번 돈으로 지하철 전광판에 아이돌 가수의 생일 축하 광고를 내는 방식이다. 팬들 내부에서도 일종의 ‘자정 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글로벌 사해 화장품 시크릿, 신제품 런칭

    글로벌 사해 화장품 시크릿, 신제품 런칭

    사해는 일반적인 바닷물보다 염도가 9배나 높아 생물이 살지 못하는 바다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해 주변의 진흙에 각종 미네랄이 농축돼 피부미용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코스메틱 원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클레오파트라도 사해 소금과 진흙으로 젊음을 유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사해에는 마그네슘과 나트륨, 칼슘, 브롬, 칼륨, 철분 등 다양한 미네랄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러한 사해의 강점을 첨단 기술력과 배합해 스킨케어, 메이크업 제품을 출시한 브랜드가 있다. 바로 이스라엘 사해 화장품 브랜드 ‘시크릿’이다. 시크릿은 최근 한국에서 지난 6일 개최된 ‘2018 코리아 컨벤션 열정(Passion)’을 통해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20종 라인업을 출시했다. ▲사해 심층수와 에센셜 오일 성분이 탄력과 윤기를 부여하는 ‘리워터 페이스 오일’ ▲사해 소금을 함유하고 있으며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 차단 등의 3중 기능성을 갖춘 ‘루미너스 커버 쿠션 파운데이션‘ ▲사해 소금 및 미백 효과와 자외선 차단 기능을 보유한 ‘씨씨 크림’이 새롭게 출시되었다. 남성을 위한 제품으로는 ▲산뜻한 젤 타입으로 건조한 눈가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는 ‘맨 파워 씨 아이 젤’ ▲사해 소금과 피지 조절 성분이 남성의 피부를 부드럽게 매끄럽게 표현해주는 ’맨 쿠션 파운데이션‘이 신제품 라인업에 올랐다. 여기에 포이트 메이크업 제품으로 ▲자연스러운 발색과 뭉침 없이 깔끔한 연출이 가능한 ’아이브로우 펜슬‘ ▲실키한 텍스처가 선명한 발색을 도와주는 ‘뮤즈 틴티드 립스틱’ ▲산뜻하면서도 깊은 보습력을 자랑하는 ‘래디언트 립글로스’ 등의 색조 화장품이 첫 선을 보였다. 시크릿다이렉트코리아 관계자는 “수천 년에 걸쳐 지속된 사해의 생명력은 클레오파트라의 에피소드에서 알 수 있듯이 예로부터 기록에 의해 미용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며 “시크릿은 사해에 정통한 뷰티 전문 연구진을 보유하고 첨단 기술력으로 사해로부터 소금과 머드를 비롯한 각종 영양성분을 추출해 스킨과 바디 케어에 도움을 주고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크릿은 전 세계 40개국 600여 곳에 전문 코스메틱 매장을 운영하며 리테일 판매와 네트워크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사해 화장품 브랜드로서 브랜드 파워를 계속 키워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멸종위기 ‘구상나무’에 관심을, 반려나무 입양 프로젝트

    멸종위기 ‘구상나무’에 관심을, 반려나무 입양 프로젝트

    산림청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사회혁신기업인 트리플래닛이 공동 진행하고 있는 백두대간 생태계 보전과 복원을 위한 ‘반려나무’ 입양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구상나무’에 대한 관심과 보존을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Save Our Trees)다.산림청은 앞서 지난 4월 트리플래닛과 공동으로 삼척 산불피해 복구 숲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 10일 시작된 크라우드 펀딩에는 26일 현재 300명이 넘는 후원자가 참여하면서 후원금이 1000만원을 넘어섰다. 반려나무 입양 프로젝트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https://tumblbug.com/mytreeplanet03)에서 11월 11일까지 진행한다. 후원자가 반려나무를 입양하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내 관상침엽수림에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멸종위기 수종 한 그루를 심는 방식이다. 수목원은 11월 3일 후원자를 초청해 고산 수종인 구상나무 150그루와 눈측백나무 100그루을 심을 계획이다. 반려나무 수종은 백두대간 대표 고산식물인 ‘만병초’가 선정됐다. 해발 1000m 이상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만병초는 만병을 고치는 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백두산·설악산·지리산·울릉도에서 자라며 영하 30도 환경에서도 생존하는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수목원은 만병초가 상징성뿐 아니라 쉽게 가꿀 수 있고 예쁜 꽃도 피워 키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기남 백두대간수목원 기획운영본부장은 “백두대간 생태계와 멸종위기종 보호에 대한 관심을 높이자는 취지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면서 “후원자에게는 수목원에 직접 나무를 심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 봉화에 조성된 백두대간수목원(5179㏊)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사라져 가는 백두대간의 멸종위기 식물 보존을 위해 2018년 5월 개소했다. 아시아 최초의 멸종위기 야생식물 종자를 영구 보관하는 ‘시드 볼트’가 설치돼 있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호랑이를 우리가 아닌 풀어서 기르는 최대 규모(4.8㏊)의 호랑이숲이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최악의 방사능 환경에서 살아남은 ‘울버린’ 미생물

    [달콤한 사이언스] 최악의 방사능 환경에서 살아남은 ‘울버린’ 미생물

    데이노코쿠스, DNA 재조합으로 체르노빌에서도 생존미생물의 생존전략…방사성물질 분해에도 활용가능1986년 4월 26일 당시 소비에트연방 우크라이나 공화국 수도인 키예프시에서 남쪽으로 130㎞ 떨어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20세기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그 이후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체르노빌 일대는 모든 동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지역으로 변해 사람의 접근이 통제되고 있다. 이렇듯 지옥도 같은 지역에서도 살아남는 미생물의 생존전략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임상용 박사팀과 프랑스 원자력청 그루트 박사 공동연구팀은 방사선 저항성이 있는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라는 미생물의 생존전략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FEMS 미생물학 리뷰’ 최신호에 실렸다. 지금까지는 데이노코쿠스가 강한 방사능 환경속에서도 살아남는데는 독특한 생존전략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11종의 데이노코쿠스속(屬) 미생물들의 생존전략은 각기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지역을 조사하던 과학자들에 의해서 처음 발견된 데이노코쿠스는 강한 방사선에 노출되도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방사성폐기물을 분해하는 능력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사람은 10그레이(㏉)의 방사선에만 노출되도 수 일 내에 사망하고 생명력이 아무리 강한 미생물도 200㏉ 이상에서는 살아남지 못하는데 데이노코쿠스는 5000㏉의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는 방사선이 어떤 물질에 흡수되는 양을 표시하는 단위이다.데이노코쿠스가 강한 방사능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방사선으로 파괴된 DNA 조각을 다시 연결시켜 생체를 재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영화 ‘엑스맨’에 등장하는 주인공 중 한 명인 ‘울버린’처럼 자가재생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방사선폐기물 처리나 방사선 항암 치료, 방사선 저항성 바이오소재 개발에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표된 전 세계 296편의 논문에서 보고된 약 250개 방사선 저항성 단백질을 바탕으로 11종의 데이노코쿠스속 미생물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방사선 저항에 핵심적인 단백질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지만 DNA 손상을 복구할 수 있는 단백질과 작동 메커니즘은 11종 모두 다르다는 것을 새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미생물의 방사선 저항성 원리를 체계적으로 정립할 뿐만 아니라 고등동물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체의 방사선 반응 원리를 규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방사선 저항성 미생물을 이용한 다양한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낙연 “경찰버스, 수소버스로 교체 제안”

    이낙연 “경찰버스, 수소버스로 교체 제안”

    외국인 관광안내업 최소 자본 2000만원 86개 업종 105건 ‘창업규제 혁신안’ 확정이낙연 국무총리는 24일 “서울 광화문에서 공회전하는 이른바 ‘닭장차’라고 불리는 경찰버스를 수소버스로 교체해 가기를 공개적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전기차 이용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전기차와 함께 수소차도 더 활발히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우리는 수소차와 연료전지 등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며 “얼마 전 대통령께서 파리에서 시승한 수소차도 우리 기업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양산한 차량”이라고 소개했다. 이 총리는 “(수소버스로 교체하면) 도심의 미세먼지도 줄이고 수소차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 높여 수소차 내수를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전기차·수소차 시대로 질주하는 해외 시장에 우리 기업의 수출을 늘리려면 국내 수요도 그것을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무조정실에 11월 중 수소차·전기차의 확산을 위한 규제개선 방안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이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관광안내업이나 펫보험과 치한보험 등 소액·단기보험업 창업이 가능하도록 86개 업종 105건의 ‘창업규제 혁신방안’을 확정했다. 그동안 외국인 개인 관광객을 안내하는 사업을 하려면 단체관광객 안내 사업과 동일하게 일반여행업으로 등록해야 했다. 자본금은 최소 1억원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해 외국인 대상 소규모 관광안내업을 신설했다. 이에 필요한 자본금이나 시설 요건을 2000만원 수준으로 낮췄다. 소액이나 단기보험 등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보험을 판매하는 업종을 차릴 때도 생명이나 질병 등을 다루는 일반보험업으로 허가를 받아야 했다. 자본금은 최소 50억원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보험업법을 개정해 소액·단기보험업에 대한 별도의 허가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애완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펫보험, 억울한 성추행 누명을 썼을 때를 대비한 치한보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맞춤형 보험업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 총리는 “창업은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경제의 생명력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문화로 거듭난 공간] “수준 높은 작품 전시는 공간 가치 높이는 전략”

    [문화로 거듭난 공간] “수준 높은 작품 전시는 공간 가치 높이는 전략”

    제주 원도심에 자리한 예술공간 이아는 서울의 유명 갤러리보다 수준 높은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경모(55) 이아 센터장은 “쉬운 작품으로 도민들과 친숙해지기보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작품을 지속적으로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전시회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번에 했던 ‘회화의 귀환’ 전시회에는 서승원, 이건용을 비롯한 한국의 유명 작가들과 제주 지역 실력파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했다. 지역 미술을 활성화하면서 중앙과 지방의 경계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주는 전시회를 주로 기획한다. 제주 작가들이 다른 지역 유명 작가들과 함께한다는 자긍심을 주고 싶었다. 제주 작가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 →지난 전시회를 보니 독특한 게 많더라. -제주 도민들에게 이채로운 작품을 보일수록 이아에 관심이 쏠린다. 예컨대 지난 6~7월 ‘부재의 기술’ 전시회는 조각, 회화 분야 뉴미디어 작품을 대거 선보였다. 제주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작품을 많이 전시했다. ‘쇼킹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아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관심도 많아진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긴 어렵지 않을까. -예술을 매개로 주민과 소통하고 지역을 생성의 공간으로 바꾸는 게 이아의 역할이다. 일반인들이 관객으로 찾는다고 대학 졸업작품전이나 미술을 취미로 하는 이들 수준의 작품을 걸어 놓는다면 그야말로 ‘하향평준화’가 된다. 그러면 이 공간이 지닌 ‘아우라’가 허물어진다.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모든 예술을 추동하는 것은 고급 예술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수준 높2은 작품으로 공간이 가진 가치를 상향시키는 전략을 써야 한다. →4층 레지던시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레지던시에는 6개월씩 국내외 작가 9명이 입주한다. 지원도 많이 한다. 이 공간이 있을 만한 곳이라고 작가들이 생각한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자면 이곳이 생기 있는 곳이라는 의미도 된다. 예술의 원천은 생명력이다. 이런 생명력을 지닌 작가가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레지던시에서 거주하는 작가를 교육에도 투입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행정가가 소통하는 것보다 예술을 매개로 하는 게 성과가 더 좋지 않겠나. →성과가 금방 드러나지는 않을 텐데. -속도가 빠르다고 좋은 게 아니다. 가시적 결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예술을 매개로 해 폐산업시설을 살려내고 그 지역을 활성화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많다. 그런 공간을 잘 살펴보면 단기간에 성과를 낸 곳이 있던가. 뉴욕에 있는 자메이카 센터 포 아트의 경우 40년 동안 노력을 기울였다. 이아는 개관 1년도 채 안 됐지만, 단기간에 비해 역동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자부한다. →제주도라서 운영에 어려운 점이 있나. -예술로 지역을 바꾸는 일은 인내와 끈기, 전문성, 그리고 지역민과 내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일선에서 많이 겪었다. 전문 기획자로서 이 지역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알아채고, 한국 미술의 국제성과 보편성을 담아내는 전시회를 꾸준히 진행해 바꿔 나가려 한다. 지역에 없던 것이 생기다 보니 지역민들 보기에는 의구심이 있을 수 있다. ‘저런 공간이 있어 봤자 지역이 얼마나 발전할까’ 이런 생각도 들 것이다. 제주도는 특히나 그런 경험이 많질 않다. 설득하고, 함께 공감하고, 진정성 있는 예술을 보여 주는 공간으로서 이아를 지켜봐 달라. 글 사진 제주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제주의 바람마저 화폭에 담다… 故 변시지 작가 전시회

    제주의 바람마저 화폭에 담다… 故 변시지 작가 전시회

    제주 출신으로 고향의 자연과 풍물을 주로 그린 고 변시지(1926~2013) 작가의 전시가 서울에서 열렸다. 공익재단법인 아트시지(이사장 변정훈)와 에스팩토리(대표 이호규)는 ‘변시지의 작가노트’전을 오는 7일까지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 A동 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변시지 작가는 바람, 파도, 바다, 오름, 초가집, 정랑, 말, 까마귀 등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과 풍물을 주로 그린 작가이다. 이번 전시는 2013년 작고한 작가의 작품 80여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회다. 황토색과 거침없는 필치를 구사함으로써 제주의 자연과 생명력을 드러내는 작가 특유의 독창적인 화법을 이번 전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2007년 6월부터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에서 전시한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품 뿐만 아니라 작가노트 및 원고에 남긴 글을 함께 감상함으로써 작가의 예술관을 엿보고 작품이 탄생한 사유의 과정을 추적한다. 전시는 3개의 섹션으로 구성한다. 첫 번째 섹션 ‘제주에 산다’에서는 제주의 자연환경에 주목하고 그것을 화폭에 담고자 했던 시도들을 전시한다. 두 번째 섹션 ‘바다를 묵상하다’는 자연에 대한 예술가로서의 시선과 태도를 보다 드러내는 작품으로 구성된다. 세 번째 섹션 ‘바람이 불면 모든 것은 하나가 된다’에서는 제주의 자연 풍경을 빌어 철학적 사유와 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던지는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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