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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밀리 레스토랑 서비스 “글쎄요”

    TGIF 등 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경제불황 속에서 1인당 평균 2∼3만원의 비싼 음식값을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20∼30분씩 기다려야 할 정도이다.특히 매출액 1위를 달리고 있는 TGIF는 최근 음식값을 슬그머니 올려 다른 레스토랑마저 눈살을 찌푸리고있다. 소비자들은 과연 이들 패밀리 레스토랑의 음식과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을까.식도락동호회원 5명으로부터 ‘패밀리 레스토랑 품평’을 들어봤다. 이들은 학생 회사원 등 별도의 일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외식문화에 관심이 많아 하이텔 게시판인 ‘도마위에 생선’에 각종 식당에 관한 비평 등을 자발적으로 올리고 있는 ‘음식애호가’들이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관한 평가는. ■김현숙(27·요리공부) 음식값이 비싸면 서비스가 좋아야 하는데,인기가 높아지면서 서비스의 질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요.초기에는 왕비였지만 요즘은 ‘무수리’로 대접받는 느낌입니다. ■김종훈(24·회사원) 모든 레스토랑의 메뉴가 똑같습니다.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항상 똑같은 음식만 먹게되요.심지어 식당 위치마저 비슷하다니까요. ■추희경(26·번역가) 음식값에 붙는 10%부가세를 소비자가 부담하는만큼 좋은 서비스를 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죠. ■ 패밀리 레스토랑의 성공 이유는. ■하미란(25·학생) 갈비집 외에는 가족끼리 외식할 곳이 없었는데식구들과 함께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소비대상을 분명히 한 점이 성공요인으로 보입니다. ■손권석(26·학생) 보통 음식점과 호텔 사이의 가격대와 좀 더 나은서비스로 틈새시장을 공략했죠.예전에는 패밀리 레스토랑과 같은 분위기를 얻으려면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했잖아요. ■ 패밀리 레스토랑이 외식문화에 끼친 영향이라면. ■김종훈 새로운 서비스의 장을 열어 전반적으로 식당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봅니다.종업원이 몸을 낮춰 고객의 눈과 같은 위치에서 주문을 받는 ‘눈높이 서비스’ 등 소비자를 위한 발상은 참신하죠.생일파티를 열어 주는 것도 예전에 없던 새로움이죠. ■ 음식값이 비싼데도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는 까닭은. ■추희경 친구들을 만나 대접하거나기분을 내고 싶을 때 패밀리 레스토랑 외에 갈 데가 별로 없어요.하지만 사치라고 충분히 느낄 만큼20대가 쉽게 올 수 있는 곳은 아니죠. ■ 바라는 점이 있다면. ■손권석 일반적인 한국음식점을 더 좋아하고 패밀리 레스토랑에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20대가 마음놓고 즐길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니고,과소비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어요.외국에서 들어온 것이긴 하지만 좀 더 한국문화와 접목시켰으면 좋겠습니다. ■김현숙 음식점에서 10분 넘게 기다리면 짜증이 나요.성숙한 예약문화를 정착시켜 추운 식당입구에서 벌벌 떨며 기다리는 일이 없으면합니다. ■추희경 주고객이 젊은층인 만큼 우리나라 식문화를 바꿀 수 있는좋은 조건이라고 봐요.식당과 손님 모두 예의를 지켜 서버에게 막 대하는 것은 고쳐야죠.음식과 서비스에 불만이 있으면 싸우려 들지말고당당하게 항의하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입니다. 윤창수기자 geo@. **레스토랑 200% 이용하기 “카드 쿠폰 활용하면 각종혜택”. 값이 다소 비싼 패밀리 레스토랑.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카드와 쿠폰을 잘 활용해야 한다.미리 적립카드를 만들어 점수를 쌓아,VIP고객이 되면 각종 혜택을 얻을 수 있다.또한 둘보다 셋이 가는 식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갈수록 경제적이다.비용이 비싼 만큼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이용하는 것이 좋다. 각종 할인쿠폰은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다.베니건스(bennigans.co.kr)와 시즐러(sizzler.co.kr)에서는 음료와 생맥주 쿠폰을,시티넷(citynet.co.kr)과 스케이프(cityscape.co.kr)에서는 ‘우리들의 이야기’등 여러식당의 할인 및 음료쿠폰을 얻을 수 있다. 아웃백(outback.co.kr)에 사이버회원으로 가입하면 생일과 기념일에음식쿠폰을 보내준다. 마르쉐(marche.co.kr)도 사이버회원에게 음료쿠폰과 생일에는 조각케익 쿠폰을 제공한다. 베니건스는 점심과 디저트를 다섯번 먹으면 여섯번째는 무료로 음식을 준다. 윤창수기자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0)나그네살이

    *자취 허전함 달래준 '독일식 백반' 가자미구이. 독일의 집들은 동화 책에 나오는 장난감 집 같이 지붕의 경사가 가파르고 작은 유리창들이 평범하게 달려 있는데 두 손바닥을 펴서 모아놓은 것같은 지붕 아래에는 어디나 경사가 노출된 다락방이나 이층공간이 있다.현관도 그냥 한쪽 짜리의 격자 유리가 달린 도어일 뿐이다. 내가 외버넘에서 발견한 가정식 음식을 하는 식당이 그런 집이었는데 낮에는 집 앞에다 식탁 대여섯 군데를 내놓았고 문 옆에는 가판대와 작은 행거를 설치했다.행거에는 손으로 뜬 재킷이며 숄이나 스웨터를 걸어 두고 좌판 위에 각종 절임과 잼 같은 것들을 상표가 붙지 않은 맨 병에 담아서 팔고 있었다.여행자들이 한적한 섬마을을 돌아보다가 자전거나 차를 멈추고 들러서 털스웨터를 고르고 마음에 들면사기도 한다.식당의 주인인 할머니와 중년 아낙은 점심과 저녁 시간외에 한가할 적에 밖에 내놓은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뭔가 다정하게이야기 하면서 뜨개질을 한다.저녁 때에는 아마도 그댁 따님인 듯한십대의 소녀가 나와서 홀의 접대를 돕기도 한다.나는 주로 저녁 식사 무렵에 혼자 조리를 하기에 싫증이 날 적마다 그 집에 들러서 식사를 했다.의자와 식탁도 모두 투박한 나무들이고 장식장이며 집 안에보이는 것이 모두 그을린 듯한 나무들이다. 처음에 그 집에 들러서 맛 보았던 것이 ‘가자미 버터 구이’였다.북해에서 제일 많이 잡히는 것들이 대구와 연어이고 그 다음에 연안에서 흔한 생선은 고등어와 가자미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가자미는혀가자미라고 해서 손바닥만한 놈들이고 고등어도 우리네 꽁치만한크기의 잘디잔 놈들이다. 내가 처음에 그 섬에 갔을 때 내게 별장을 빌려준 독일 조각가 친구가족들과 함께 바닷가로 놀러 가서 ‘동양인의 신비’를 한껏 뽐낼수 있었던 것도 가자미 덕분이었다.물이 빠져 나가기 시작하는 갯벌을 맨발로 돌아다녔는데 어쩌다가 썰물이 미쳐 다 빠져 나가지 못하고 저지대에 웅덩이처럼 물이 고여 있는 곳이 있었다.그리고 그곳의갯벌은 우리네 같은 진흙 뻘이 아니라 짙은 회색의 모래였다.나는 무릎까지 차오르는 웅덩이 속을 거닐다가 문득,발바닥 아래에서 뭔가꿈틀하는 느낌을 받았다.어릴 적부터 영등포 샛강에 나가 놀던 경험으로 그것이 조개든 모래무치든 아니면 운좋게 뱀장어든 뭔가 생물이 분명하다는 걸 알고는 발을 떼지 않고 지그시 눌러 놓고 허리를 굽혀 발바닥 밑에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들이밀었다.퍼더덕 하는 것이분명히 물고기였다.엄지와 검지로 움켜쥐고 잡아 올렸더니 펄펄 뛰는 가자미였다.가자미는 물 밑바닥 모래 위에서 모래를 한꺼풀 뒤집어쓰고 납죽 엎드려 밀물이 들어오기만 기다리는 것이다.이를 눈치 채고는 발을 살살 끌면서 더듬고 돌아다니니 제놈들이 어디로 도망을가랴.부근의 모든 물웅덩이가 가자미의 은신처였던 셈이다.그래서 한 두어 시간 동안에 간단히 가자미 삼십여 마리를 발바닥으로 잡아 올렸고 독일인 친구는 그게 무슨 중국이나 일본의 감이 빠른 무사처럼보였던지 뒤에 다른 친구들 앞에서도 몇 번이나 내 자랑을 늘어 놓았다.우리는 티셔츠를 벗어서 거기다 싱싱한 가자미를 싸왔을 정도였다.그래서 독일 사람들이 이 생선을 얼마나 좋아하는가도 알게 되었다. 당뇨로 고생하던 극작가 뒤렌마트를 베를린에서 만났을 때에도 그의주식은 거의 날마다 가자미였다. 가자미는 흰살 생선으로 기름기가 적고 담백한 생선이다.이른바 혀가자미라는 작은 놈을 최상으로 치는데 뼈와 살이 연하기 때문이다.이것으로는 버터구이라고 하는 뫼니에르를 만들어 먹고,이보다 조금 커서 손바닥 크기 보다 넘치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오븐 구이를 해먹는다. 가자미의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겨 살을 포뜨기 한 다음소금과 후추를 뿌려서 밀가루 위에 두어번 굴리고 팬에 노릇노릇 지진다.프라이팬에 생선을 지지면 배어나온 물기가 남는데 거기에 버터를 넣고 레몬즙과 후추와 소금을 넣어 소스를 만든다.지진 생선에 소스를 끼얹고 다진 파슬리를 뿌리면 간단하게 끝난다. 오븐구이는 내장을 제거한 가자미에 레몬 즙과 화이트 와인을 뿌리고 통째로 오븐에 구워 낸다.뒤렌마트가 먹던 게 바로 이런 가자미 구이였다. 가자미 요리에는 감자가 곁들여지기 마련인데 뫼니에르와 구이에는감자도 달라지기 마련이다.버터구이는 아무래도 기름기가 있으니까파슬리 다진 것을 뿌린 으깬 감자가 제격이며 오븐구이에는 감자 소테나 지진 감자가 어울린다.나는 나중에 베를린에서 몇 년을 보내면서 감자 한 가지로 얼마나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가를 알게 되었다.버터 우유 생크림을 넣고 모차렐라 치즈로 맛을 낸 감자 그라탕은 바로 독일 가정의 식탁을 연상 시킨다. 자워크라프트와 아이스바인의 얘기를 해야겠다.우리네가 김치를 담가 먹는 배추를 서양 사람들은 중국 배추라고 부르지만 예전에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그들은 우리가 양배추라고 부르는 캐비지를 배추로알고 상식한다.그들은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발효 시켜서 먹는데 시큼한 맛이 슴슴한 백김치 비슷하다.초창기의 유학생들은 이것의 병조림을 사다가 고춧가루를 뿌려서 김치 대용으로 먹었고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넣고 돼지 비계를 넣어서 김치 찌개를 만들어 먹었다.이런독일식 양배추 김치를 자워크라프트라고 부른다.독일인들은 이것 때문인지 처음에는 조심스럽지만 일단 우리 김치를 한번 먹고나면 이내 김치광이 될 정도로맛을 들이게 된다.자워크라프트는 기름진 돼지고기와 어울리는 것이어서 주로 독일식 돼지족발 요리인 아이스바인과 곁들여 먹게 된다.성장한 여인들이 포크와 나이프로 족발을 요리조리 돌려가며 능숙하게 살을 발라 먹는데 나중에는 뼈만 달랑 접시위에 남게 된다. 스테이크는 어디나 있는 흔해빠진 음식이라 거론할 필요가 없겠지만종류가 하도 많은 독일 소시지 가운데 겉이 프랑크푸루트 소시지처럼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며 손가락만한 크기의 뉘른베르크 소시지를 감자 샐러드와 함께 생맥주 조끼를 옆에 놓고 먹는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바닷가가 한정되고 내륙이 더 많은 독일에서는 민물고기 요리도 발달해 있는데 특히 슈바르츠발트의 송어 요리와 훈제 뱀장어 요리는 햄이나 소시지에 질린 입맛을 돋우어 준다. 베를린에서는 미국식 햄버거나 피자가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하는데 터키 사람들이 들여온 되너 케밥 때문이다.이를테면 대중적인 면에서나 이방인이 들여와 입맛을 정착 시켰다는 면에서 되너 케밥은 독일의자장면이다.파리나 뉴욕에서도 간혹 눈에 띄었지만 역시 이것은 독일에서 대히트를 쳤다.육십년대에 독일이 풍요해지면서 노동 이민을 많이 받아 들일 적에 터키 노동자를 따라서 들어온 음식이 케밥인 셈이다.양고기 덩어리를 둥근 전열판 가운데에 꿰어 놓고 빙빙 돌려가면서 구우면 기름기는 계속해서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넓적한 칼로 익은 양고기의 표면을 얇게 저며내 부풀리지 않고 구운 담백한 인도나아랍식 빵의 속에다 잘게 썬 양파며 양배추 등속의 야채와 함께 넣어 드레싱을 치고 식성에 따라서는 작지만 독하게 매운 칠레 고추를 부벼서 뿌린다.넙적하고 둥그런 빵이 제법 크고 양고기가 몇장이나 겹쳐져 있어서 점심 때 거리나 공원 모퉁이에서 한 개만 먹으면 한끼를 든든하게 때운다. 황석영.
  • 대학로 노천카페 ‘연극인 클럽’ 새 명물

    서울연극제 개막에 맞춰 지난달 말 동숭동 문예회관옆에 문을 연 노천 카페가 대학로의 새 명물로 떠올랐다.한국연극협회가 연극제기간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연극인 클럽’이 그것.매일 오후1시부터자정까지 ‘영업’하는데,음료수 1잔에 1,000원, 생맥주 500cc1잔에1,500원,안주 3,000∼5,000원으로 인근 술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호주머니가 가벼운 연극인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 카페가 진짜 사랑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바로 공짜술을 즐길 기회가 많다는 것.카페에 들어서면 날짜밑에 이름이 빼곡히 적힌칠판이 놓여있는데,이 목록이 바로 그날 저녁에 손님들에게 생맥주를한턱 내는 ‘내가 살께,100잔’의 주인공들이다. 일종의 애교섞인 ‘골든 벨’인 셈.이런 날은 말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룬다.지금까지 참여한 ‘스폰서’들은 영화배우 문성근·방은진,김광림 연극원장,박웅연극협회이사장, 연극평론가 구희서 등 10여명.지난 22일에는 일간지연극담당기자들과 극단 학전 김민기대표가 합세해 300잔을 사기도 했다. 연극인 클럽의 ‘내가 살께,100잔’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운영되는 서울연극제 부대행사.2년째 축제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화기획자 강준혁씨가 아이디어를 냈다.연극제 기간만이라도 연극인들이부담없이 맥주 한잔하면서 서로 교류하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아닌게 아니라 이곳은 연극제에 참가하는 극단들의 ‘시파티’와 ‘쫑파티’,회식 장소로도 인기가 높아 늘 배우와 스태프들로 북적댄다. 그간 날씨가 궂어 ‘개점휴업’팻말을 내건 날이 많아서인지 남은 기간중에는 거의 날마다 ‘100잔’이 예약돼 있다.연극인클럽은 1차적으로 연극인들을 위한 자리지만 연극을 좋아하는 일반인들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열린 공간’.모처럼 대학로를 찾아 연극도 감상하고연극인들을 직접 만나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연극인 클럽은 연극제가 끝나는 10월15일까지 운영된다. 이순녀기자
  • 장애인 친구되어 영화·연극 함께

    “그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쁩니다.” 뇌성마비 장애인들의 문화 모임인 ‘그림상자’의 활동을 돕고 있는 박종희(朴鍾熙·31)씨는 매월 셋째주 일요일을 기다린다.그들의 손발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림상자는 회장인 정치호씨(32)가 지난 95년 4월 문화 현장에 가고 싶지만 혼자서는 다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장애인들과 함께 만들었다.회원 30명은지난 1월부터 박씨의 도움을 받아 한 달에 한 번씩 영화관이나 미술관 등을찾았다. 박씨는 연극이나 영화를 관람한 뒤 장애인들과 배우의 연기력,편집,음악,작품구성 등에 대해 토론한다.불편한 장비를 챙겨 뒀다가 장비 관리자나 구청에 고쳐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회원들을 극장 등에 데려다 주고,이들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화장실에 갈때 부축해 주는 박씨는 “장애인들에게 영화관이나 연극 무대의 문턱이 너무 높다”고 강조한다.이들을 돕기 전에는 영화 등에 관심이 없었지만 요즘에는 함께 본 뒤 소감을 얘기하며 많은 것을 배운다. 박씨가 그림상자를 알게 된 것은 지난 1월.이 모임회원들이 영화를 본 뒤서울 경희대 앞에 있던 박씨의 호프집에서 생맥주를 마시며 토론을 할 때 “모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러나 박씨는 지난 7월 손님이 줄어 호프집 문을 닫았다.장애인들을 실어나르던 승용차도 처분했다.박씨는 “직업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고있다”면서 “생활이 안정되어야 이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텐데…”라고 아쉬워 했다. 19일 서울 약수동에서 그림상자 회원들과 조촐한 송년회를 가진 박씨는 “내년에는 차를 구입해 회원들을 더욱 편하게 모시겠다”고 다짐했다. 회원들은 올해 본 영화 중 ‘쉬리’와 ‘라스베가스를 떠나며’가,연극은‘명성황후’가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창구기자 wi
  • [인천 화재참사] 불법영업 묵인

    “호프 러브(구 라이브Ⅱ)는 사실상 20세 이상은 입장이 불가능한 ‘미성년자 전용 술집’이었습니다” 참사현장을 지켜본 주변 상인들은 이렇게 입을모았다. 일부 상인들은 “실제 소유주 정모씨가 청소년 무상출입 등의 불법행위를무마하기 위해 명절때마다 관공서에 100∼200개의 돈봉투를 돌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A씨(37·주점 운영)는 “지난 봄까지 대리사장을 하던 B모씨(31)가 추석 등 명절에 100여개의 돈봉투를 직접 경찰과 구청 등에 전달했다”고 말했다.C모씨(60·여·음식점 운영)도 “종업원들이 ‘명절이면 대리사장이 100여개의 돈봉투를 준비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호프 러브는 경찰이나 구청의 단속을 쉽게 빠져 나갔다.단속 사실을 미리 알고 문을 닫거나 청소년들을 받지 않았다고 주변 상인들은 증언했다. 이곳에서 20년 동안 장사를 해온 D씨(51·주점 운영)는 “심지어 단속 나온 경찰이 입구에서 호프 러브에 ‘우리 단속 나왔다’고 미리 알려주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D모씨(49)는 “정씨의 승용차 크라이슬러가 경찰서에 들어서면 의경들이 방문 부서를 묻지도 않고 경례를 하며 문을 열어줬다”면서 “간부들과도 상당히 친한 듯 ‘나 왔어요’하고 인사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E모씨(37·주점 운영)도 “정씨가 주변 당구장 등에서 경찰들과 고스톱을 치는 모습도 자주 보았다”고 귀띔했다.호프 러브가 고용한 5∼6명의 속칭 ‘삐끼’들은 드러내놓고 호객행위를 했다.경찰을 만나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경찰들도“수고해”라고 답할 정도였다. 단속 등이 예상되면 언제나 건장한 청년들이 업소 문 앞에 버티고 서 있었다.어쩌다 청소년을 출입시킨 사실이 적발됐을 때도 가벼운 처벌만 받았다. 한 상인은 “지난해 9월쯤 적발됐을 때도 안에서 문을 걸고 버티다 뒤늦게문을 열었다”면서 “당시 안에 있던 미성년자 숫자는 3명으로 처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번 참사에 대해 ‘파렴치 상혼(商魂)’과 ‘몰염치 관혼(官魂)’의 합작품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유가족 보상 받을길 막막인천 인현상가 화재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화재보험금을 제외하곤 보상금을 받을 길이 막막해 장기간 소송에 매달려야 할 것 같다.이들은 화재사고를 낸 사람과 불법영업을 한 업주에게 보상금을 요구할 수 있고 건물주가가입한 화재보험금을 분배받을 수 있다.지하 노래방 내부공사를 한 것으로알려진 김모군(17)등이 경찰수사 결과 사고를 낸 사람으로 확정되면 이들을고용한 인테리어회사를 상대로 피해보상금을 요구해야 하나 사상자 수가 많아 지급능력이 불투명하다. 업소 폐쇄명령을 어기고 불법영업을 강행한 호프집 주인 김석이씨(33)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그러나 이 경우에도 김씨가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커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확정판결을 기다린 뒤 전반적인 피해보상을 산정해 보상을 요구해야 하는 등 불편이 따른다. 다행히 건물주 노모씨(57)가 1억원의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이 확인돼피해자와 유가족들이 보험금을 나눠 가질 수 있게 됐으나 사상자 수가 워낙많아 1인당 받을 액수는 얼마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피해자와유가족들은 가입이 확인된 화재보험금을 제외하곤 단시일내 보상금을 받을가능성은 희박하다. [특별취재반] *화재 상보·현장 지난달 30일 오후 6시55분쯤 인천시 중구 인현동의 4층짜리 상가건물 지하1층 ‘히트 노래방’에서 일어난 불은 계단을 타고 순식간에 2층 ‘호프 러브’ 생맥주집으로 번졌다.불길은 27분 만에 진화됐으나 실내 장식물이 타면서 나온 유독가스가 급속히 번지면서 2층 호프집에 몰려 있던 10대 청소년 130여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등 대형 참사를 빚었다. ■발화 지하 1층 노래방 공사현장에서 청소를 하던 중 깨진 전등에서 갑자기 불꽃이 발생해 종이에 옮겨붙었고,불길은 곧 시너통으로 번졌다.그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시너통이 폭발하면서 노래방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불은 계단과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간판 등을 타고 건물 2층으로 순식간에 번졌다. ■진화 및 구조 오후 7시8분쯤 화학차 3대,고가사다리차 1대,물탱크차 7대등 소방차 26대 및 구급차 22대 등 48대의 차량과 소방대원 190명이 현장에출동해 27분 만에 불을 껐다.소방대원들은 고가사다리차를 이용,가로 10m,세로 3m 가량의 유리창을 깨고 2층 호프집과 3층 당구장 안으로 들어가 모두 125명을 밖으로 옮겼다. ■현장 2층 호프집 내부는 전소되지 않았으나 우레탄 재질의 동굴형 계단과출입구쪽이 불에 시커멓게 그을린 상태였다.결국 사상자 대부분이 계단 장식물 등이 타면서 나온 유독가스에 질식해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사상자들은 1개밖에 없던 출입구가 불길 통로가 되자 오히려 반대쪽 주방에 50여명,20개 가량의 테이블 사이 3개 통로에 20여명씩 쓰러져 있었다.비상탈출구가 될 수 있었던 대형 유리창도 나무판으로 가려져 있어 깨뜨리지 못했다.바닥에는 운동화,가방,깨진 맥주잔,휴대폰 등이 널려 있었다.일부 사망자는 연기에 질식되지 않으려고 T셔츠로 얼굴을 가린 자세로 발견되기도 했다. [특별취재반]*건물관리인등 5명 영장 호프집 대형 참사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 중부경찰서는 지난달 31일 노래방 내부수리공사를 맡은 마상진(24·인테리어기사) 장명조(38·건물관리인) 신근철(36·전기설비업자) 양동혁씨(28·페인트공)와 노래방 종업원 임동현군(15)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별취재반]
  • 맥주업계 “술취했나’ 주세인하 앞두고 값 인상추진

    주세율은 내리는데 맥주 값은 오히려 최고 13% 인상될 전망이다.내년부터맥주의 특별소비세율이 130%에서 120%로 떨어질 것으로 발표되자 맥주 출고가격을 올려 주세율 조정에 따른 맥주값 인하부담을 최대한 줄이자는 속셈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1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OB맥주는 곧 오비라거와 카프리,버드와이저 등 병맥주는 6.6%,생맥주는 13%씩 가격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하이트맥주와 진로쿠어스도 OB맥주에 이어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500㎖짜리 오비라거 한병의 공장 출고가격은 현행 1,025원 13전에서 1,092원 75전으로 인상된다.또 소비자가격은 1,250원에서 1,350원으로 8% 오르고 음식점 판매가격은 2,500∼3,000원에서 3,000∼3,500원으로 17∼20%나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일반적으로 소매업소나 음식점의 판매가격은 주류업체의 가격인상폭 이상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맥주애호가인 박모씨(39·회사원)는 “맥주업체들이 가격인하 요인은 무시한 채 가격인상 요인만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내년 맥주세율인하 때도 설사 맥주업체가 그만큼 출고가격을 내리더라도 유통업체들이종전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반발했다.권모씨(41·회사원)도 “이번 맥주값 인상은 주세율 조정을 앞두고 실속을 챙기기 위한 업계의얄팍한 수“라며 “당초 세율인하 방침을 발표하면서 맥주값 인하를 예상했던 정부의 발표는 공염불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관계자는 “맥주 가격인상은 신고사항인 만큼 정부에서 간여할 사항이 아니고 업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OB맥주는 15일 아침까지만 해도 오늘 18일부터 맥주가격 인상 방침을밝혔지만 오후들어 “아직 결정한 바 없다”고 한발 후퇴,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다.그러나 전격적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맥주 가격인상설은 이미 주류업계에는 상당히 유포돼 있었다.지난 주부터서울 강남과 전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소주와 매실주에 이어 맥주도 사재기현상이 벌어졌으며,맥주업체마다 가격인상 여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추승호 기자 chu@
  • [발언대] ‘영수증 주고받기’ 장려정책 펴자

    얼마전 고속도로 휴게소주유소에서의 일이다.주유가 끝나서 현금 2만원을지불하고 영수증 주기를 기다리는데 주유원이 ‘빨리 차를 빼라’는 손짓을했다.나는 영수증을 달라고 재촉했다.시간이 1분쯤이나 흘렀을까.뒤차의 운전자가 문을 열고 나와 나에게 금방이라도 욕을 할 것처럼 무섭게 노려 보았다.뒤쪽 주유기에서도 주유가 끝나자마자(영수증도 받지않고) 차를 출발시키니 내 차가 앞을 막게 된 것이다. 지난달 이사한 친지의 집들이를 갈때 연쇄점에 들러 음료수 1박스를 사며영수증을 달라고 했다.연세가 60세쯤 돼보이는 주인이 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못 팔면 못팔았지 당신같은 사람한테는 안 팝니다.만원짜리를 갖고 그럽니까”라면서 음료수를 낚아채듯 되가져가는 것이 아닌가.주인뒤에놓여있는 금전등록기는 먼지가 뽀얗게 쌓인 비닐커버로 덮여있었다. 또 지난달 어느 생맥주집에서의 일이다.홀 면적이 100여평은 족히 돼보이는 큰 점포였다.나가면서 돈을 지불했는데 점원은 돈을 받고 ‘감사합니다’는 말만 하는 것이었다.그리고는 떠나지 않고 서있는 나에게 ‘왜 안가세요’하고 물었다.하도 화가 나서‘영수증을 받아야 가지’하고 나무랐다. 그러자 그 점원은 백지 영수증 용지를 끄집어 내더니 날짜도 적지 않고 ‘주대-이만원’이라고 써서 내주는 게 아닌가.카운터에 금전등록기가 있어서 ‘금전등록기로 발급해달라’고 말하니 점원의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해졌다. 바로 이것이 우리나라 영수증 주고받기의 현 주소다.대형 슈퍼마켓 등 계산대가 마련돼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영수증 거래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영수증을 받지 않으면 탈세로 연결되고 결국에는 나의 납세부담이 커지게 된다.이것은 결국 나의 주머니에서 돈을 훔쳐가는 공공연한 도적질인 셈이다. 국가는 소비자들을 이러한 범죄자들로부터 적극적으로 보호해야할 의무가있다.제출된 영수증에 대해 철저히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하는 등 ‘영수증주고받기’가 자리잡을 수 있는 법적 접근이 시급하다고 본다. 진준근[부산 남구 우암1동]
  • 가격담합 맥주3사 과징금

    국세청의 행정지도를 핑계로 값을 똑같이 올렸던 맥주제조 3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공정위는 26일 ㈜두산(옛 오비맥주)과 하이트맥주㈜,진로쿠어스맥주 등 3사가 98년 2월 병맥주와 캔맥주,생맥주 등 각 주종의 가격을 똑같이 올리는 부당공동행위를 해 총 11억4,600만원의 과징금을 물렸다고 밝혔다. 맥주3사가 가격담합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받기는 처음이다.행정지도를 핑계삼아 가격을 담합해 온 주류업계의 뿌리깊은 관행에 공정위가 철퇴를 가한것이다.과징금은 매출액 규모에 따라 두산이 2억3,800만원,하이트가 6억7,800만원,진로쿠어스가 2억3,000만원 등이다. 공정위는 “국세청이 맥주3사에 대해 평균 가격인상률이 한자릿수 이내가되도록 지도하긴 했으나 업체들이 종류별·규격별 인상률을 각각 8.5∼14.0%로 똑같이 한 것은 각 회사의 원가나 경쟁력을 무시한 것으로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 맥주3사, 출고가 담합여부 조사

    OB맥주와 하이트맥주,진로쿠어스 등 맥주 3사가 맥주 값을 서로 짜고 올린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 허찬무(許贊茂) 과장은 15일 “이들 3개사가 지난해 2월중 며칠 차이로 가격을 올리면서 병맥주와 생맥주,캔맥주 등 3개 품목의 공장출고가격을 똑같은 수준으로 결정,지금까지 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며 “3개사의맥주 출고가격은 1원 단위까지 같아 담합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허 과장은 “3사가 간접적인 의사표시로라도 담합을 시도했을 경우 혐의가인정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상 담합행위에 대한 처벌 수준은 매우 높아 매출액의 5%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대학마다 休學공황

    K대 히브리학과 92학번 가운데 현재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휴학중이다.대개는 생계가 어려워져 학비를 벌기 위해 휴학했다.남학생들은 건설 현장에서육체노동을 하거나 시장에서 채소 나르는 일을 하며 학비를 벌고 있다.여학생들도 생맥주집이나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번다. 정원이 60명인 Y대 신학과 3학년도 절반이 넘는 31명이 이번 학기에 휴학했다.7명은 입대할 예정이지만 24명은 학비를 벌거나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학업을 일단 중단했다. 대학들이 ‘휴학 공황’에 빠지고 있다.특히 상급 학년일수록 휴학생 비율이 높아 강의실은 텅 비어 있다.정원의 절반 이상이 휴학을 한 학과도 수두룩하다. ?왜 휴학 하나 서울 S여대 4학년 金모양(22)은 이번 학기에 이른바 ‘눈물의 휴학’을 하기로 결정했다.남동생이 대학에 입학하면서 아버지 수입으로는 한해 500여만원의 학비를 댈 수 없기 때문이다.얼마 전 전역한 朴모군(24)도 2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복학을 한 해 미뤘다. 취업난을 피하려고 졸업을 늦춰보려는 학생들도많다.어학공부를 하거나 컴퓨터자격증 시험 등을 준비하며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학생들이다. K대 공대 4학년 張모씨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휴학했다.S대 3학년 崔모씨도 일본어를 공부하기 위해 학교를 잠시 그만뒀다.Y대 경영학과 4학년 학생의절반 이상은 공인회계사 공부를 위해 휴학중이다. ?어디서 무엇을 하나 ‘휴학생에게 3D업종은 없다’ 이삿짐을 나르거나 공사장의 일용직도 마다하지 않는다.과외 아르바이트가 귀해진 탓에 보수나 직종을 가리지 않는다.Y포장이사 전문업체 崔모 사장(45)은 “일당이 높은 탓인지 최근 일자리를 찾는 대학 휴학생들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온다”고 전했다. 잠자리도 해결하고 공부도 할 수 있는 독서실 총무직도 인기다.고려대 국문과 3학년 李모군(24)은 “학교 주변의 독서실 총무직은 대부분 휴학생들이꿰차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늘어난 인턴사원 모집에 응시,2∼3만원의 면접비를 챙기는 ‘얌체족’도 생겨났다. 휴학을 하고 아예 작은 회사를 창업,본격적으로 돈벌이에 나선 학생들도있다.서울대 공대 3학년 崔모군(24) 등 4명은 어린이 학습지용 문제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를 설립,최근 한 학습지 회사와 계약을 마쳤다. 취업이 잘되는 학과로 옮기려는 ‘재수파’나 고시에 승부를 거는 ‘고시원파’도 있다.서울 K대 경영학과 3년 姜모씨는 이공계열의 컴퓨터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휴학을 하고 수학능력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얼마전 신림동 고시원에 들어온 서울 S대의 金모군(22)은 “한 과에서 10여명씩 무더기로 휴학을 하고 고시원에 들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학가 변화 “너는 휴학 안했니” 이화여대 4학년 李모양(23)은 이 말이친구들 사이에 첫 인사가 됐다고 전했다.건국대 문과대 4학년 金萬石씨(26)는 “복학을 하고보니 동기생들이 모두 휴학을 해 잘 알지 못하는 후배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휴학하지 않은 복학생은 ‘나홀로족’으로 불린다.휴학한 뒤 동료나 선·후배 눈에 띄는 것이 싫어 다른 학교 도서관을 전전하는 학생들을 일컬어 ‘철새족’으로 부르기도 한다. 휴학생이 많다 보니 같은 학번 친구들과 함께 졸업 사진을 찍기도 어렵다. 대학 주변에는 비싼 하숙집이 사라지고 잠만 자는 ‘쪽방’이 늘고 있다.대학가의 상점이나 술집들은 수입이 줄었다고 울상이다.동아리들도 회원을 구하지 못해 썰렁하다. 수업 분위기도 어수선해졌다.수강생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휴학생이 많다보니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심리적으로 불안해 하고 있다.이 때문에 결석률도 높다.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리 없다는 학교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 ‘포크음악 30년’ 부활의 축제 연다

    한국에 ‘포크’라는 음악장르가 뿌리내린 지 올해로 30년.70년대 전성기와 80년대 후퇴기를 거쳐 지금은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는 정도이다.이런 포크음악 진영이 오랜 침묵을 깨고 부활을 위해 뭉쳤다.‘한국포크음악 30주년기념사업회’가 연중 기획으로 추진중인 ‘99포크페스티벌’이 그것.오는 4월9·10일 이화여대 대강당의 대규모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공연과 캠프,학술대회가 마련된다. 국내 포크음악 역사의 출발점인 69년은 송창식 윤형주로 구성된 ‘트윈폴리오’가 데뷔앨범을 발표한 해.국내 첫 싱어송라이터인 한대수가 미국에서 귀국해 콘서트를 연 해이기도 하다.이때부터 대학가와 다운타운 음악다방을 중심으로 통기타문화가 유행처럼 번졌고,청바지 생맥주와 함께 청년문화의 상징으로 떠올랐다.통기타 반주에 실린 포크송은 때론 순수한 이미지의 찬송으로,때론 어두운 현실에 괴로워하는 예민한 감수성의 표출로 한시대를 풍미했다. 3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국내 포크음악은 숨쉴 공간조차 없이 옥죄여 있다.한국포크음악 30주년기념사업회는 이같은 현실을 안타까워한 음악인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지난 1월15일부터 열흘간 30여개의 포크가수팀이 참여한 ‘김광석 추모콘서트’가 연일 매진을 기록한 데 힘입어 본격적인 ‘포크음악의 부활’을 꾀하게 됐다. 이화여대강당에서 열리는 오프닝축제는 포크음악 30년사를 다양한 가수군과 영상 등으로 보여주는 매머드급 공연.서유석 송창식 조동진 김창완 시인과촌장 신형원 박학기 장필순 동물원 안치환 윤도현 등 70년대부터 90년대 포크가수 18개팀 22명이 참가한다. 이어 4월19일부터 5월2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는 오프닝축제에 참여했던 가수들이 하루 한차례씩 ‘골든포크시리즈’라는 이름으로 단독 공연을 갖는다.전 출연진이 통기타로만 연주해 포크음악의 진수를 들려줄 예정이다. 6월중에는 대학캠퍼스에서 ‘청년문화심포지엄’을 열어 청년문화의 기수로서 통기타음악이 갖는 의미에 관해 학술적으로 접근하는 기회를 마련한다.11월초에는 김민기의 노래굿 ‘공장의 불빛’의 일부를 무대에 올리고,김정호추모콘서트도 가질 계획이다.이밖에 밥 딜런,조안 바에즈 등 해외 음악인을초청해 6월중 세계 포크페스티벌을 여는 방안을 일산시와 협의중이며,?뉴밀레니엄 언플러그드 포크 콘서트(10월) ?통기타 전국투어(9월∼10월) ?여름 통기타캠프(7∼8월)등도 추진하고 있다.
  • TV로 잡은 在美교포 살인범

    한국 인터폴과 미국 FBI(연방수사국)의 공조로 살인 강도 용의자가 붙잡혔다.KBS-2TV ‘공개수배 사건 25시’ 프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4일 새벽 검거된 한국인 2세 미국시민권자인 데이비드 남씨(한국명 남대현·22)는 지난 96년 8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76세 노인을 권총으로 살해한혐의로 FBI의 지명수배를 받아오다 지난해 3월 국내로 도피,경주의 도자기회사인 삼국도요에 취업해 숨어 살아왔다. 남씨는 3일 밤 경주 보문단지의 한 생맥주집에서 TV를 보다 자신이 공개수배되자 깜짝놀라 삼국도요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사장은 남씨를 만나자고불렀고 남씨는 기다리고 있던 경찰에 붙잡혔다.경찰은 이미 남씨 비슷한 사람이 삼국도요에 근무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해 있던 참이었다. FBI가 한국 인터폴에 남씨의 검거를 요청했고 한국 인터폴은 ‘사건 25시’에 공개수배를 요청,방송이 나간지 불과 4시간 남짓만에 남씨가 검거된 것이다. 경찰은 남씨가 국내에 체류하는 동안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지 등을조사한 뒤 불법체류 혐의로 추방,미국 FBI에 인계할 예정이다.
  • 도약 ‘99격동의 산업현장-OB맥주 이천공장

    맥주시장 1위를 재탈환하라- 영원한 1등처럼 보이던 ‘맥주업계의 강자’ OB맥주가 3조5,000억원대의 맥주시장 1위자리를 경쟁업체인 하이트에 내준 지 벌써 3년.60년대 이후 7대3의 비율로 훌쩍 앞서가던 OB가 1위를 빼앗기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영원한 승자는 없는 법.OB가 1위를 빼앗기면서 모기업인 두산의 사세도 기울었다.재계에서 가장 먼저 구조조정의 깃발을 올린 이유를 주력업체인 OB맥주의 퇴락에서 찾을 수 있을 지 모른다.▒OB의 대반격 대반격은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신하리 27 0B맥주 이천공장현장에서 움트고 있다. 이곳은 하루에 500㎖들이 20만상자(1상자 20병기준),연간 5,400만 상자의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동양굴지의 맥주공장.한때 동양 제1의 규모를 자랑하던 ‘영화’를 되찾자는 운동이 현장에서 생산성 및 품질향상으로 나타나고있다.▒합작이후 이렇게 달라졌다 OB맥주는 지난해 9월 벨기에의 세계적인 맥주회사인 인터브루사와 50대 50의 합작사로 다시 태어났다.인터브루사는 버드와이저-밀러-하이네캔 다음가는 다국적 맥주회사. 이천공장은 지금 세계 46곳에 공장을 갖고 있는 인터브루사의 선진 생산기법과 관리·판매기법을 전수받느라 바쁘다. 합작 이후 연간 50억원의 생산원가를 절감하는 성과를 올렸다.외국기업을벤치마킹하던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대변화가 몰아쳤다. 이천공장 兪景在공장장(47)은 “배울 것이 너무 많다”면서 “원가절감과품질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외국기업과의 합작이 이뤄지자 처음에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420여명의 직원들도 이제는 평정을 되찾았다.연초 시무식때 현장을 방문한 토니 데스맷사장(51)을 대하는 직원들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金完植관리팀장은 “합작이후 책임과 권한이 명확해 졌다”고 말했다.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자율적으로 행사하되 책임은 분명하게 지우고 있다는 것.▒맥주 1병이 탄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0일 맥주를 병에 담는 공정이 이뤄지는 7,400평 규모의 드넓은 제품장은 컨베이어를 타고 오가는 맥주들로가득 차있다.5개 라인의 완전자동화시스템이 갖춰진 이 공장은 1라인에 2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맥주공장은 대개 담금-전발효-숙성 및 여과-제품화의 공정을 거친다.맥아를 만드는 공정까지 포함,한병의 맥주가 만들어지기 까지 보통 50여일이 걸린다.▒배보다 배꼽이 큰 주세 세금이 붙기 전의 맥주값은 소주값보다 싸다.소주2홉들이(360㎖) 1병의 출고가는 553원.여기에 주세 교육세 부가세 등 세금 190원이 붙는다.맥주 3홉들이(500㎖)의 출고가는 346원인 데 반해 세금은 679원이다.500㏄짜리 생맥주 한잔 값도 210원에 불과하다.魯柱碩
  • 맥주소비도 ‘IMF형’

    생맥주가 병맥주를 꺾었다.국제통화기금(IMF)한파가 기승을 부린 지난 한해동안 소비자들의 맥주 소비성향이 바뀌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병맥주는 7,212만4,000상자(500㎖X20병)가 팔려 97년 같은 기간보다 22.7%나 줄었다. 반면 생맥주는 같은 기간 1,921만상자(병맥주 포장단위로 환산)가 팔려 1년전보다 1.2% 줄어드는 데 그쳤다.전체맥주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병맥주가 97년 73.4%에서 69.1%로 줄었지만 생맥주는 15.3%에서 18.4%로 오히려 늘었다.
  • JP·TJ 내각제 앙금 씻었다

    ◎국정협의회·JP 訪日 환송 오찬서 자리 함께/저녁부터 다음날 점심까지 세끼 식사하며 덕담 金鍾泌 총리와 자민련 朴泰俊 총재가 세끼 식사를 계속했다.처음 있는 일이다.화합을 과시하는 의미가 있다.양 진영간 앙금을 씻는 ‘이벤트’가 된 셈이다.그 앙금은 朴총재의 ‘내각제 유동론’으로 촉발됐다. 두 사람은 27일 오찬 회동을 했다.서울 힐튼호텔 음식점에서 했다.具天書 원내총무,車秀明 정책위의장,李完九 대변인,趙榮藏 총재비서실장 등도 자리했다.朴총재가 샀다.하루 뒤 金총리의 방일을 명분으로 했다.金총리는 다녀온 뒤 식사를 내기로 했다. 이날 아침도 같이했다.총리 공관에서 국정협의회를 겸했다. 이날 국은 사실상 해장국이 됐다.전날 저녁에는 함께 술을 마셨다.車정책위의장 후원회에 들렀다가 저녁까지 동행했다.金龍煥 수석부총재,具총무,李龍萬 경제대책위원장 등 7∼8명도 따라갔다. 이날 오찬에서도 金총리는 생맥주 한잔을 비웠다.朴총재도 이틀째 술잔에 입을 댔다.술을 멀리하는 평소와는 달랐다.두 사람은 덕담(德談)을 주고받았다고 李대변인이 전했다. 朴총재는 “일본에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를 건넸다.金총리는 내년 초 朴총재의 중국 방문으로 화답했다. 자민련은 ‘두 어른’의 화합 행사에 장단을 맞췄다.朴총재의 발언에 못마땅해하던 金수석부총재가 선두에 섰다.金수석부총재는 “朴총재가 내각제 관련 발언이 그런 뜻이 아니라고 얘기한 만큼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시시비비를 끊었다. 또 “두 분은 마음으로 교환하는 관계이며 정례 회동을 가지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자민련 내홍(內訌)은 잠복하는 분위기다.하지만 내년 내각제 공론화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 북한 ‘민족정통성 선점’ 전략에 대비를/홍승길(전문가 기고)

    민족성은 한 민족이 지닌 정체성의 근원으로 대내적으로는 단합과 결속을 다지게 하고 대외적으로는 긍지와 자부심을 불러 일으키는 작용을 한다.이에 민족성을 지키는 일은 국민 모두의 몫인바 특히 남북한의 경우엔 통일의 주도권문제와 맞물려 있어 상호 경쟁적인 성격을 띌 수 밖에 없다.즉 우리 민족의 우수한 특성을 남북 어느 쪽이 더 많이 살려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 더 잘 구현해 내느냐의 경쟁이 불가피한 것이다. 민족성과 관련한 우리 한국사회의 현 실상은 어떠한가. 언어생활분야에서 나타난 한 예를 볼 때,우리 식품위생업종의 명칭의 경우 대부분 한글에서 영문으로 바뀌어진 상태이다.다방이 커피 하우스로 변하고 생맥주집과 통닭집은 호프와 치킨센터로,그리고 대중목욕탕이 대중 사우나로 영문화되더니 결혼예식장까지 웨딩 프라자로 변했다.앞으로 이발소마저 바버 숍으로 바뀌지 않을가 걱정이다. 어쨋든 우리는 민족성을 생활속에 살리는 일에 너무 소홀한 것 같다.설사 세계화·국제화 추세에 따른 것이라 할지라도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게다가 세계화·국제화가 자기 정체성,자기 민족성을 지니고 자존과 자애가 선행될 때 비로서 건전하게 이뤄지는 것인 바에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남한 외래화·북한 폐쇄화 그러면 민족성과 관련한 북한사회의 실상은 어떠한가. 북한은 모든 업종은 물론 대부분의 상품명도 얼음보숭이(아이스크림) 외통옷(원피스) 등 한글 일색이다.심지어 축구경기의 셰계적 공통어인 코너 킥도 모서리차기식으로 한글화하여 사용하는가 하면,의생활에 있어서도 “옷차림에는 민족성이 잘 나타난다”면서 여성들에게 흰저고리와 검정치마를 강요하는 등 우리와 비교할 때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폐쇄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그러면서 우리 한국의 민족성이 “국제화·세계화 소동으로 여지없이 유린말살되고 있다”고 비난,우리에 대한 비교경쟁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 이상의 단편적인 실상을 통해 민족성에 대한 남북한의 태도가 일부나마 드러났는바 우리의 무의식,무관심이 문제가 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북한이 민족성을 국가전략차원의 문제로까지 발전시키고 있어 경각심을 요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김정일은 올해 발표한 두차례의 ‘노작’을 통해 ‘민족성의 고수여부는 민족의 흥망을 결정하는 사할적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민족성을 ‘혁명과 건설의 근본원칙이자 확고부동한 노선’으로 제시했다. ○민족성을 전략차원 악용 여기서 우리가 더 경계해야할 것은 북한이 현재 사활을 걸고 있는 전민족통일전선전략을 펴면서 민족성을 ‘중요한 기치’로 내걸고 대남 민족주의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점이다. 김일성은 생존시 단군릉 재건과 함께 민족주의자를 자처하고 나선 바 있다.(90·8)이후 북한은 민족주의에 대한 관점을 종래의 ‘적대적 반동적 사상’으로부터 ‘애국적 진보사상’으로 재정립하고 민족주의자들과의 ‘단결과 합작’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우리와의 역량대결에서 패한 북한이 민족적 정통성을 선점하려는 새로운 대남도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이는 남북한간의 대결양상이 체제와 역량차원의 경쟁에서 정통성 차원의 경쟁으로 바뀌어 전개되고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통일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면 물리적 역량 못지않게 민족사와 전통의 진정한 계승자라는 대의명분을 선점하는 일이 중요하다.따라서 북한이 전개하고 있는 새로운 차원의 도전에 대한 우리의 응전에 결코 소홀함이 있어선 안될 것이다.
  • 월드컵축구예선 한국 UAE 꺾던 날

    ◎“또 이겼다”… 온국민 환호·열광/역·터미널TV앞 시민몰려 골순간 “만세” 함성/“새벽부터 기다린 보람”… 밤늦도록 승리 자축 한국 축구가 지난달 28일 일본 열도를 뒤흔든데 이어 1주일만에 서울 잠실벌에서 또다시 승전보를 울려,온나라를 승리의 환호로 몰아넣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98년 프랑스월드컵 최종 예선전에서 국민들의 열화같은 성원에 화답하듯 3대 0으로 대승을 거둬온 국민을 토요일밤의 뜨거운 환희속에 빠져들게 했다. 잠실 경기장에서 열광적인 응원을 보낸 관중들은 물론 TV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채 태극 전사들의 활약을 지켜본 국민들은 우리 팀이 골을 터뜨릴 때마다 “만세”를 외쳐 기쁨의 함성이 전국에 메아리쳤다. 평소같으면 주말을 맞아 시민들로 붐볐을 신촌과 강남 등의 유흥가는 축구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썰렁할 정도로 조용했으며 역·터미널·공항의 TV 앞에는 축구를 보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경기가 끝난뒤 술집 등 유흥가는 승리를 자축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축구 이야기로 밤늦게까지 시간가는줄 몰랐다. 이날 잠실주경기장에는 새벽부터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시민들이 몰려들었고 입장 시간인 하오 3시에는 경기장 입구에서 2호선 종합운동장 역까지 1㎞를 빽빽하게 늘어서 장사진을 이뤘다. 상당수 관객들은 우리 축구 선수단의 유니폼과 똑같은 빨간 T셔츠를 입고 손에 손에 태극기를 든채 입장,경기시간 내내 열화같은 응원을 펼쳤다. 특히 이번 월드컵 예선을 거치면서 한국의 ‘공식 응원단’으로 자리잡은 ‘붉은 악마들’(RED DEVILS)회원은 한일전 때보다 10배나 늘어난 3천여명이 나와 응원석을 가득 메웠다. 암표도 날개돋힌 듯이 팔려 1만원짜리 일반석표가 3배가 넘는 3만원,2만원권 지정석은 4,5만원을 호가했다. 맨 앞줄에서 경기장에 입장한 구자경씨(49·회사원·서울 송파구 삼전동)는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어제밤부터 나와 텐트를 치고 밖에서 기다렸다”면서 “경기 내내 있는 힘껏 소리높여 응원했지만 한국팀의 승리로 피곤한 줄 모르겠다”면서 즐거워했다. 인천해사고 1년 김대원군(17)도 “한편의 드라마였던 일본 원정경기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 태극전사들이 거둔 쾌승으로 너무 기쁘다”면서 “우리 팀의 승리가 확정되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우리나라가 일본을 꺾자 손님들에게 공짜 맥주를 제공했던 서울 신촌의 대형 K생맥주집에서는 이날도 모든 손님들에게 맥주 1병씩을 무료로 제공했다.주인 정전촌씨(56)는 “오늘 같은 승리의 신바람을 우리의 저력으로 결집시켜 프랑스로까지 이어가자”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경기장내 질서유지와 안전사고에 대비,17개 중대 2천여명의 병력을 경기장 주변에 배치했다.
  • 건축가 조성렬(이세기의 인물탐구:145)

    ◎한국 인테리어 디자인의 개척자/수직과 45도의 사선·정원과 반원 원칙 고수/칙칙한 도심 구석구석 화려하게 변모시켜 서구적 모더니즘과 큐빅운동으로 일관된 작업을 해온 건축가 조성렬은 60년대 중반 어둡고 칙칙했던 도심의 뒷골목을 밝고 빛나는 모습으로 바꿔논 선두주자의 한사람이다.당시 우리 건축물의 삭막한 현실을 돌아보면 그의 큐빅 사고력은 ‘한국 인테리어 디자인의 프론티어’라는 표현이 결코 무색하지 않다.큐빅운동을 구체적으로 분출시킨것은 70년대초 서울 중구 저동 백병원건너편에 자신의 파인힐 레스토랑 건물을 지으면서부터다.‘모던하다’는 호평에 걸맞게 파인힐은 오픈즉시 서울의 명소로 떠올랐고 그것은 다음에 전개될 큐빅운동의 효시이기도 하다.이후 드럼통과 막걸리 냄새로 찌들었던 관철동 명동을 아기자기한 커머시얼타운으로 탈바꿈해 놓았고 바로 청바지와 생맥주와 생음악이 있는 ‘청년문화’의 온상으로 정착되는데 기여했다. ○큐빅운동 효시 ‘파인힐’ 건립 지금의 중장년층이라면 ‘전설의 언덕’‘숲속의 빈터’‘밀밭’과 ‘태양의 길목’‘달마음’같은 시심을 자극하는 상호와 세련되고 아늑했던 휴식공간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이 장소들은 외부는 화려하고 내부는 간결하게 절제되어 즐거움과 낭만이 흘러넘쳤고 큐빅을 모듈로하면서도 대중속에 파고드는 프로젝트를 세운것이 특징이다.이른바 지붕면은 감추어진듯 수평선에 맞닿아 있고 수퍼그래픽으르 처리된 벽면과 하프의 선을 연상시키는 스페이스 파티션은 검정 빨강 흰색으로 전체 이미지를 순화시키고 있다. 7년간의 작업끝에 그는 72년 신세계화랑에서 ‘조성렬건축전’을 열었고 ‘조성렬작품집(실내+건축)’을 출간하기도 했다.그의 스승인 김수근은 서문에서 ‘자기작품을 한권의 책으로 출간한 최초의 작가’임을 전제하고 ‘순수한 작가로서의 자세에서 흐트러짐이 없이 철저하게 자기세계를 관리를 해온 완벽주의자’로 쓰고 있다. 건축계의 리더로 정상에 서기까지 그가 걸어온 과정은 남보다 두배의 정열과 노력의 결정임을 알수 있다. 전남 벌교 척영리에서 가난한 농가에 태어나 독실한 크리스찬인 부모덕분에 유아영세를 받았고 교회에서 준 장학금으로 순천에 있는 매산중고를 졸업했다.그림그리기를 좋아해서 서울대 미대 중등학교 교사양성소에 다니면서 건축가 이희태씨를 만난 것이 건축이 ‘종합미술’이라는 인식에 눈뜨게된 동기다.그때부터 ‘아름다운 건물’을 짓는다는 목표로 그래픽디자인과 도학에 빠져들고 ‘프린트’‘그래픽스’ 등의 외국잡지를 읽으면서 수준높은 디자인 감각을 깨우쳐 나갔다. ○그래픽디자인·단학에 심취 뒤늦게 60년에야 소망했던 홍대 건축과에 입학했고 정인국 엄덕문 김수근 김중업 등 한국건축을 주도하는 기라성같은 스승들로부터 ‘건축에대한 이지와 질서의 엄숙함’,‘조형의 낭만성과 아름다움의 감성적인 측면’을 답습했으며 일본에서 돌아온 김수근씨에게 ‘공학적 구조와 예술적 창조가 조화와 균형으로 합쳐진다’는 원리를 터득했다.특히 김수근씨는 ‘행동하는 지성,창조하는 감성’과 ‘공간사를 능란하게 운영하는 경영술의 귀재’로서 그는 김수근씨를 ‘미래의 자신의 자화상’으로 정하기도 했다.그러나 대학졸업후 취직이 쉽지않아 을지로에 있던 영광인쇄소에 다니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악보를 그리거나 포스터와 신문광고 우표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해보지 않은 일이란 없었다.다음해 신세계백화점 공채에 합격하여 쇼윈도 디스플레이와 그래픽일을 담당하다가 68년 한국무역박람회의 삼성관설계에서 ‘본구적인 질서의식과 미의식을 적용한 건축’으로 건축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또 신세계측의 신임을 받아 69년 일본 미스코시 인테리어 연수,70년엔 오사카 EXPO연수에 참가하여 인테리어 디테일과 테크닉에 대한 안목을 높였다.수직과 45도의 사선,정원과 반원의 원칙은 그때부터 지켜진 그만의 방법이다. 그런 한편으로는 이미 활동하고 있는 동료들보다 뒤쳐지고 있다는 안타까움에서 사보이호텔 골목에 있던 여동생이자 의상디자이너인 트로아조의 매장 2층을 빌려 큐빅공방을 만들었고 퇴근후 이곳에 와서 불모지인 실내건축과 디스플레이 영역에 몰입했다.이때 디자인 한것이 명동일대의 점포와 상업환경분야의 신조류를 형성하기에 이른 것이다.파인힐은 그렇게 탄생된 노력의 산물이자 뼈를 깎는 고통의 결과다.새벽 6시에 나와 회의를 하고 메뉴상품까지 개발하면서 9시에 신세계에 출근,다시 파인힐로 돌아와 한시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유니폼 의자 탁자 광고전단을 직접 구상하고 지시해 나갔다.‘어설프게 하면 혼탁해지거나 지탄을 받기 쉽지만 철두철미한 상업주의’는 파인힐시리즈를 탄생시키는데 어떤 장애도 받지 않는다는 자신감에서다. 그는 자신의 건축의 길은 우연이자 필연이라고 말한다.건축을 하게 된것은 전혀 우연이 아니라 처음부터 예정된 운명에 의해 건축과 관련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으며 지난날의 고생이 밑거름이 되어 자연발생적으로 토탈건축에 다다르게 됐다고 말한다.집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최명숙씨와의 사이에 남매,딸(현이씨)이 뉴욕 플랫미술학교에서 인테리어를 전공했다. 88년 강남구 삼성동에 지은 6층규모의 트로아조아트(TCA)빌딩에 그의 큐빅디자인연구소가 들어있다.3층까지는 의상전시실이고 4층은 건축관련 라이브러리,보는이의 각도에 따라 ‘새로운모습을 수반’하는 이 건물은 건축평론가 박암종에 의하면 ‘환경친화적인 측면에 맞추면서 내부는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는 능률적인 공간’을 창출하고 있다. 그는 전쟁기념관 독림기념관전시실에 이어 최근에는 국제공항고속도로 전시관과 박영덕화랑등의 전시관시리즈에 손대면서 강남일대의 골목들을 활성화하기 위한 장고에 들어가 있다.하고싶은 일만을 하기 때문에 모험과 도전은 배제되어 있으나 어떤 일에든 집요하게 파고드는 완벽성으로 인해 그에게선 작은 실수나 미흡함은 찾아볼수 없다.항상 녹슬지 않는 번뜩이는 디자인센스를 보여주면서 도시 구석구석의 질척한 모습을 화창하고 눈부시게 변모시키는데 그의 빛나는 두뇌는 멈추지 않게 될 것이다. □연보 ▲1936년 전남 벌교 출생 ▲1964년 홍대 건축학과 졸업 ▲1972년 조성렬건축전(신세계화랑),대한건축학회 정회원 ▲1976년 대구 조성렬건축디자인전 ▲1979∼81년 한국인테리어디자인 협회 초대회장 ▲1981∼85년 홍대 환경대학원 강사 ▲1982∼84년 독립기념관 기획위원,독립기념관전시 설계 사위원 ▲1991년 전쟁기념관 전시설계 ▲1992년 개인건축전(예술의 전당) 〈현재〉 큐빅디자인연구소 대표·미국 ASID(인테이러디자이너협회)정회원 ▷수상◁ 서울올림픽 유치공로 대통령표창· 서울올림픽 뉴델리국제전시회 특별상· 한국건축가협회 건축상(88년) ▷저서◁ 조성렬작품집(72년) 인테리어디자인(83년) 세계의 인테리어디자인(85년) 인테리어디자인의 실재(88년) 큐비즘의 조형세계(92년)
  • 놀이공원업계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피서객 ‘손짓’

    ◎본격 휴가철… ‘야간 고객을 잡아라’/서울랜드­매일 밤 11시까지 별빛 축제·‘끔찍 영화전’ 등 열어/에버랜드­나훈아·김건모·클론 등 출연 ‘서머 뮤직 페스터벌’/우방타워­미·가·브라질 등 올림픽 출전 다이빙선수 묘기도 “밤 손님을 잡아라”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놀이시설업체들이 야간 고객 유인작전에 나서고 있다.승용차 보급의 확대 및 조기출퇴근제의 시행으로 놀이공원에 대한 야간접근권이 용이해진데다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야간 놀이공원은 가볍게 찾을수 있는 피서지로도 적격이기 때문이다. 실제 놀이시설 야간입장객은 해마다 평균 10%이상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7,8월에는 20%이상 신장세를 보이고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각 놀이시설 업체들은 드라큐라,해골 등 납량물과 야간 영화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고객들을 손짓하고 있다. ▷서울랜드◁ 8월24일 매일 밤 11시까지 별빛 축제를 연다.이 기간동안 삐에로의 집에서는 ‘끔찍 영화전’을 상영한다.끔찍 영화전에는 헐리우드 공포 영화 매니어들이 끔찍 장면들을 모아 편집한 40여편의 영화를 매일 교대로 보여주게 된다.또 레이저와 불꽃놀이로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하는 환타즈믹스가 매일밤 펼쳐져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동화의 꽃나라’내에 있는 ‘자르당 무대’에서는 연인들을 상대로 매일 밤 7시에 ‘플라멩고 생맥주 파티’를 벌이고 호수옆 발라드 무대에서는 ‘발라드 인 베니스’라는 주제로 인기가수 제니퍼가 감미로운 사랑의 발라드들을 생음악으로 들여준다.평일과 토요일은 밤 7시40분,토요일은 8시40분. 또 8시30분을 전후해 세계의 광장에서는 서울랜드 무용단과 함께 트위스트를 배우는 트위스트 교실과 ‘스페인 라틴 라이브 음악과 플라멩고 공연단’의 열정에 찬 무대로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힐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에버랜드◁ 8월24일까지 서머 뮤직 페스티발을 연다.8월3일에는 김건모와 나훈아가,8월7일에는 댄스의 귀재 박진영,인기듀오 클론 등이 출연,노래와 춤을 선보인다.8월8일에는 재즈&블루스의 밤이 이어지며 8월9일에는 이미자,설운도,주현미,김연자 등이 나와 트로트를들려준다.8월10일에는 시나위,김종서 등이 출연,락음악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8월1일에는 요들송의 밤,8월4일에는 팝스 오케스트라의 밤,8월2일에는 관현악의 밤,8월5일에는 관악의 밤 행사가 마련돼 있다. 또 장미원에서는 매일 밤 3차례씩 연기자들이 드라큐라,도깨비,미이라 등으로 분장,거리공연을 하고 사진촬영에도 응해준다.또 빅토리아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화제작 ‘잃어버린 세계’를 평일에는 4회,주말에는 5회 상영한다.어른 4천원,어린이 3천원. ▷롯데월드◁ 여름방학을 맞아 보트로 급류를 타면서 공룡을 구경하는 ‘쥬라기 후룸라이드’를 선보였다.4인승 통나무 배를 타고 400여m의 수로를 따라 가다보면 티라노사우르스,아파토사우르스 등 공룡 애니메이션이 나와 무더위를 식혀준다.어른 3천500원,중고생 3천원,초등학생 2천500원. ▷우방 타워랜드(대구)◁ 밤 12시까지 개장하며 중앙광장 특설무대에서는 미국,캐나다,브라질 등 올림픽 출전 다이빙선수 6명이 나와 고공 다이빙,불꽃을 안고 물속으로 뛰어드는 불꽃 다이빙 등 10여가지의고난도 다이빙 묘기를 하루 5∼6회 선보인다.또 삼바,탱고,마카레나 등을 선보이는 삼바밴드 등 외국인공연과 카니발 퍼레이드 등이 펼쳐지며 영타운광장에서는 매일밤 6시 즉석노래자랑,댄스 콘테스트 등이 진행된다.
  • 거리 시음회·춤 콘테스트·다트게임/술 광고·판촉전략 “불꽃경쟁”

    「잘 알려야 잘 팔린다」 상품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소비자가 모르면 소용이 없다.소비자들에게 일단 강한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 3파전이 한창인 맥주시장은 상품의 특성 못지 않게 광고·판촉전도 치열하다.조선맥주가 하이트 엑스필을 두 종류로 나눠 흰색은 수컷,청색은 암컷을 상징하는 「커플마케팅」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랄랄라 춤」으로 재미를 본 OB맥주가 카프리를 「눈으로 마시는 맥주」라는 이미지를 심기에 주력하고 있다.소비자의 관심을 묶어두려는 전략이다.진로가 서울 신촌에 4층짜리 건물 전체를 맥주집(카스캐빈)으로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욱이 맥주 성수기를 맞으면서 업체별 광고·판촉전략은 갈수록 불꽃을 튀기고 있다. 조선맥주는 올 여름 판촉전략을 하이트맥주의 뒤를 이은 하이트 엑스필에 집중하고 있다.하이트 전문 시음팀과 엑스필 프로모션팀을 맥주 최대 성수기인 7∼8월에는 확대 운영,지역축제 대학축제 주민단합대회 등 각종 행사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전국 주요 해수욕장과 고속도로 휴게소,휴양지 등을대상으로 한 환경보호 캠페인과 각종 행사도 계획 중이다. OB는 상승 무드를 타는 카프리와 OB라거를 중심으로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있다.성수기를 앞두고 도우미 2명,영업사원 1명이 직접 업소를 돌면서 미니댄스 콘테스트,다트게임 등을 실시하는 「떴다 랄랄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지난 중순부터는 신촌 대학로 강남역 등 20대가 많이 모이는 지역과 대학가에서 가두시음과 함께 다양한 업소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진로도 만만치 않다.지난달 말 신촌에 카스맥주 신규 체인점인 「카스캐빈」를 연 것을 계기로 카스엔젤게임,다트게임 등의 행사를 이곳에서 주최,생맥주 전문점이라는 이미지를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임직원들은 업소를 직접 방문,「진로사랑」 거리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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