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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시, 2020년 지방세 체납정리 평가 ‘우수’ 수상

    광주시는 경기도가 주관한 2020년 지방세 체납정리 평가에서 ‘우수’ 기관으로 선정, 기관표창과 함께 3000만원의 시상금을 받게 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경기도가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체납정리, 체납처분, 체납관리단 채용, 실태조사 추진실적, 기관장 관심도 등 5개 항목 17개 지표로 체납업무 전반에 걸쳐 평가가 이뤄졌으며 광주시는 평가항목 전반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그동안 시는 체납 징수를 위해 부동산, 차량, 예금, 급여 등 압류와 부동산 및 자동차 공매, 매월 새벽 추적영치를 추진하고 체납자 실태조사 요원을 채용해 체납 안내로 납부를 독려하고 생계형 체납자 복지 및 일자리 연계에 활용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 관계자는 “올해에는 고액·고질 체납자에 대해서 강력한 징수활동으로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체납자에게 체납처분 유예 등 지방세 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전주시 전국 최초로 재난기본소득 지급-타 지자체 확산 관심

    전북 전주시가 전국에서 최초로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결정해 타 지자체로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달 전국 최초로 ‘착한 임대인 운동’을 쏘아올린 전주시는 13일 코로나19로 소득절벽에 직면해 생계가 어려워진 서민 5만여명에게 오는 4월부터 52만여원을 직접 지급하기로 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주시는 이날 열린 전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재난 기본소득지원금 263억 5000여만원 등 총 556억 5790만원 규모의 긴급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됨으로써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자체 예산으로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하하게 됐다. 전주시 재난 기본소득 지원은 김승수 시장이 불을 지폈다. 김 시장은 지난 10일 시의회 임시회에서 “코로나19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일용직 근로자, 실직자, 생계형 아르바이트 등 취약계층 5만여명에게 50만원씩을 지원하자”고 긴급 제안했다. 코로나19로 생계 위기에 직면한 시민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사안의 시급성에 뜻을 같이한 시의회는 애초 이달 20일 열기로 한 임시회를 열흘 앞당겨 지난 10일 개회한 데 이어 전주시가 당초 책정한 ‘1인당 50만원’ 지원을 ‘52만 7158원’으로 2만 7158원을 늘려 신속 처리했다. 재난기본소득은 실업자와 비정규직 등 5만여명이 대상이다. 지역은행의 체크카드 형태로 4월에 지원되며 3개월 안에 전주지역에서 사용해야 하는 조건이다. 전국 최초로 도입된 ‘전주형 재난 기본소득’은 일부 지자체의 재난 기본소득 지원 제안에 정부가 난색을 보이는 가운데 전주시가 자체 예산으로 전격 추진한 것이어서 다른 지자체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다른 지역 시도지사들도 재난 기본소득 지원을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전주형 재난 기본소득’은 정부 예산이 아닌 시 자체 예산으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이와는 결을 달리한다. 대다수 지자체가 재난 기본소득 지급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은 낮은 재정자립도와 부족한 예산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전북만 하더라도 전주를 제외한 다른 지자체는 아직 재난 기본소득 지원을 고려하고 있지 않아 이들 지역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도 클 것으로 보인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최근 재난 기본소득에 대해 “재정이 허락한다면 대구시 재정으로 어떻게든 해드리고 싶다”면서도 “국가적 재정이 허락할지는 조금 더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타 지자체들도 사정은 다르지만, 재난 기본소득 또는 유사 형태의 지원책을 모색할 기세다. 정치권 역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경기 부양과 위기 직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일정 수준의 재난 기본소득 지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4·15 총선을 앞두고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돈이 남아도는 지자체는 없다. 다만 예산 사용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도로 하나를 깔지 못하더라도 소득 절벽에 직면한 서민들이 삶의 끈을 놓지 않도록 민생대책을 더 강력히 추진해 코로나19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시의 이같은 결정에 정치권도 크게 환영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성주 예비후보(전주병)는 “전국 최초로 전주시에서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전주시의 선제적이고 과감한 예산편성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민생당 정동영 예비후보(전주병)도 이를 환영하면서 “IMF 이후 최대 국난인 코로나19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전폭적인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이와 별도로 100억원의 추경예산을 전주시에 편성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단독] 벌금 대신 직장 도전 장발장의 ‘홀로 서기’…“정상적 생활로 복귀”

    [단독] 벌금 대신 직장 도전 장발장의 ‘홀로 서기’…“정상적 생활로 복귀”

    전주지검 ‘취업성공’ 기소유예 실시 가난·범죄·생계 곤란 ‘악순환’ 끊기 60대 참여자 “깨진 가정 회복 원해”“일자리가 없어 하루 한 끼도 겨우 먹었는데, 노역장까지 갔다면 이후엔 살아가는 것도 쉽지 않았겠죠.” 지난 1월 21일 임시로 머물고 있던 전주의 한 고물상에서 만난 곽종인(62·가명)씨는 담담히 말했지만 상황은 절망적으로 보였다. 덤프트럭 운전기사였던 곽씨는 지난해 무보험 운전(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로 벌금 250만원 기소를 앞두고 있었다. 곽씨는 동생의 사업에 선 보증 빚 3억원을 떠안으면서 보험료를 연체했다. 채권자들의 빚 독촉에 시달리다 아내와 이혼하고 두 딸과도 연을 끊었다. 그나마 지인 고모(60)씨가 운영하는 고물상 사무실을 거처로 제공해 숙식만 겨우 해결했다. 고씨는 “(곽씨는) 보증 빚만 아니었어도 착실하게 잘 살았을 사람”이라면서 “주변에 피해를 줄까 도움을 청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전주지검은 노역을 피하기 어려웠던 곽씨에게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 기소유예 제도를 제안했다. 절망적 삶에 단비 같은 기회였다. 그는 취성패 3단계까지 이수해 운전이나 경비직 업종 복귀를 준비 중이다. 곽씨는 “꼭 재활해 깨진 가정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고 희망했다. 생계형 범죄자들은 벌금을 내지 못해 유치된 강제 노역으로 생계가 끊기고, 생활고에 시달리다 다시 범죄의 유혹에 빠진다. 가난→범죄→형벌로 인한 생계 단절→가난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죄를 용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삶의 환경을 바꾸지 않는 한 19년형을 살고 나와 다시 은식기를 훔쳤던 장발장이 될 수밖에 없다. 핵심은 ‘홀로 서기’다.‘취성패’ 프로그램은 전주지검이 지난해 9월부터 생계형 범죄자들에게 시범 실시하고 있는 기소유예 제도다. 고용노동부가 2009년 저소득층 구직자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한 취업성공패키지와 연계한 제도다. 생계형 초범자에 한해 재활 기회를 부여한다. 취성패는 면담을 통해 참여자의 적성에 맞는 직종을 찾는 1단계, 해당 업종의 직무 연수를 받는 2단계,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3단계로 구성됐다. 다문화 가정 자녀인 최우영(20·여·가명)씨는 고교 3학년이었던 지난해 8월 편의점에 두고 간 지갑을 훔친 혐의로 체포됐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갑에 손을 대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검찰이 기소했을 때 지갑 속 현금이 사라졌다며 피해자가 5만원을 합의금으로 요구했던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경찰이 자백을 하지 않으면 ‘거짓말 탐지기나 최면 조사를 하면 더 큰 처벌을 받는다’고 겁을 줘 합의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주지검은 최씨가 학생이고 동종 전과가 없는 만큼 취성패 프로그램으로 계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씨는 “취성패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라는 검사의 권유에 벌금형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었다”고 말했다. 당장 눈앞의 벌을 면하자고 시작한 취성패는 삶에 대한 최씨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극심한 방황의 시간을 보냈던 최씨는 상담사 면담과 직업 훈련을 거치면서 스스로의 힘으로 ‘홀로 서기’ 희망을 갖게 됐다. 최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진학보다는 취성패로 취업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한 것을 보면 (내가) 철이 든 것 같다”며 “얼른 취업해서 돈도 모아 자립하고 싶다”고 말했다. 캐드 관련 자격증도 딴 그는 현재 2단계를 이수 중이며 조만간 인테리어 관련 국가훈련기관에 입소할 예정이다. 이연숙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취업지원팀장은 “전주지검에서 기소유예 조건으로 넘어오는 청년 대부분이 가정환경의 어려움 등으로 자신이 사회적으로 버려졌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관심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이런 친구들은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취성패 기소유예를 담당하는 박동주 전주지검 검사는 “(취성패 기소유예를 하려면) 피의자 중 가능한 대상자를 찾아 직접 불러 면담하고 계도 가능성도 판단해야 한다”면서 “약식기소로 넘기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지만 ‘사람을 죽이는(벌하는) 검사’가 아닌 ‘사람을 살리는 검사’라는 보람을 느끼게 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전주지검 의 취성패 기소유예 제도는 아직 한계도 분명하다. 이 같은 제도 운영을 위한 검찰의 인력과 인프라 부족, 편견 등이 큰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박 검사도 “사건을 하나하나 다시 살핀 뒤 피의자와 직접 면담하고 기소유예 처분을 하려면 더 많은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제도를 처음 도입해 시행한 당시 전주지검장이었던 권순범 현 부산지검장은 “경미한 생계형 범죄자들에 대해 기계적으로 벌금을 구형하면 다시 벌금을 마련하려고 또 어려운 처지에 빠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검찰이 이들을 조건 없이 기소유예하는 것보다는 사회 적응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제도 안착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재기의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전주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벌보다 새 삶 주는 檢 취·성·패 실험…스무살, 방황의 끝에서 ‘자립의 꿈’꾸다

    벌보다 새 삶 주는 檢 취·성·패 실험…스무살, 방황의 끝에서 ‘자립의 꿈’꾸다

    다문화 가정 자녀인 최우영(20·여·가명)씨는 고교 3학년이었던 지난해 8월 편의점에 두고 간 지갑을 훔친 혐의로 체포됐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갑에 손을 대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검찰이 기소했을 때 지갑 속 현금이 사라졌다며 피해자가 5만원을 합의금으로 요구했던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경찰이 자백을 하지 않으면 ‘거짓말 탐지기나 최면 조사를 하면 더 큰 처벌을 받는다’고 겁을 줘 합의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주지검은 최씨가 학생이고 동종 전과가 없는 만큼 취성패 프로그램으로 계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씨는 “취성패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라는 검사의 권유에 벌금형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었다”고 말했다. 당장 눈앞의 벌을 면하자고 시작한 취성패는 삶에 대한 최씨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극심한 방황의 시간을 보냈던 최씨는 상담사 면담과 직업 훈련을 거치면서 스스로의 힘으로 ‘홀로 서기’ 희망을 갖게 됐다. 최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진학보다는 취성패로 취업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한 것을 보면 (내가) 철이 든 것 같다”며 “얼른 취업해서 돈도 모아 자립하고 싶다”고 말했다. 캐드 관련 자격증도 딴 그는 현재 2단계를 이수 중이며 조만간 인테리어 관련 국가훈련기관에 입소할 예정이다.이연숙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취업지원팀장은 “전주지검에서 기소유예 조건으로 넘어오는 청년 대부분이 가정환경의 어려움 등으로 자신이 사회적으로 버려졌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관심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이런 친구들은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취성패 기소유예를 담당하는 박동주 전주지검 검사는 “(취성패 기소유예를 하려면) 피의자 중 가능한 대상자를 찾아 직접 불러 면담하고 계도 가능성도 판단해야 한다”면서 “약식기소로 넘기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지만 ‘사람을 죽이는(벌하는) 검사’가 아닌 ‘사람을 살리는 검사’라는 보람을 느끼게 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전주지검 의 취성패 기소유예 제도는 아직 한계도 분명하다. 이 같은 제도 운영을 위한 검찰의 인력과 인프라 부족, 편견 등이 큰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박 검사도 “사건을 하나하나 다시 살핀 뒤 피의자와 직접 면담하고 기소유예 처분을 하려면 더 많은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제도를 처음 도입해 시행한 당시 전주지검장이었던 권순범 현 부산지검장은 “경미한 생계형 범죄자들에 대해 기계적으로 벌금을 구형하면 다시 벌금을 마련하려고 또 어려운 처지에 빠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검찰이 이들을 조건 없이 기소유예하는 것보다는 사회 적응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제도 안착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재기의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전주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단독] ‘주운 체크카드 쓴 기초수급자’ 벌금형…63%가 “죄에 비해 처벌 무겁다”응답

    재발 방지 해법 ‘직업교육 프로그램’ 가장 많아 ‘장발장형’ 범죄에 대한 국민의 온정은 살아 있다. 25일 서울신문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벌금 3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의 생계형 범죄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안타깝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지난 연말, ‘인천 장발장 부자’ 사건으로 빈곤층에 대한 의구심과 배신감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난 이후라 더 의미 있다. 이들 부자는 인천의 한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고 후원까지 받았지만 과거의 부도덕한 행실이 드러나며 후원 취소가 잇달았다. 설문 응답자들은 장발장형 범죄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사회 구조적 불평등’(80.1%)을 1순위로 꼽았다. 이어 ‘장기화된 경기 침체’(35.9%), ‘개인의 부도덕 및 탈선’(26.9%), ‘엄벌주의 법제도’(4.4%)가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54.2%가 장발장형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해법으로 ‘직업교육 프로그램 제공’을 꼽았다. 이외에 ‘노역 대신 사회봉사제도 확대’(17.7%)와 ‘경미한 생계범죄 초범에 대한 훈방조치’(14.8%), ‘벌금 분납 확대’(8.8%) 등도 현 제도 내 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됐다. 이 같은 응답들은 생계형 범죄자에게 사회 복귀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낸다. ‘지원할 필요 없다’는 응답은 4.5%였다. ‘범죄자의 경제적 상황이나 건강 등에 상관없이 정해진 법대로 처벌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다. ‘그렇다’가 48.6%, ‘아니다’가 43.2%로 높았다. 특히 이 항목에서는 연령대별 의견 차이가 두드러졌다. 2030 세대는 법대로 처벌해야 한다는 응답(253명)이 ‘아니다’(140명)보다 많은 반면, 4050세대는 법대로 해야 한다(179명)는 의견보다 법대로만 해선 안 된다(240명)는 답변이 더 많았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해 조국 사태를 겪으며 젊은 층이 공정성에 대해 더 민감해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장년층이 청년들보다 경험이 많기 때문에 범죄에 보다 관대하고 너그러워진다”면서 “이런 세대별 특징도 함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처벌 수준과 일반 국민들의 법감정 간 격차도 설문을 통해 드러났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실제 사건에 대한 질문 항목에서는 응답자들 다수가 “죄에 비해 과한 형벌이 내려졌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40대 여성 A씨는 버스에서 주운 체크카드로 5만원 상당의 식료품을 결제해 점유이탈물횡령 혐의 등으로 약식명령 벌금 250만원 선고를 받았다.<2월 17일자 3면>이에 대해 63.0%가 ‘저지른 죄에 비해 처벌이 과했다’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31.4%는 ‘적절했다’를, 5.6%는 ‘더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성천 중앙대 법학과 교수는 “양형 기준이 구체적으로 없다 보니 법적 판단 기준과 국민 법감정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다”고 봤다. 이어 “이 틈을 메우기 위해선 개별 판결에 대한 법관의 설명이 필요한데 현재로선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여기서 발생하는 억울함, 부정적 감정이 사법 불신까지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울산시 지방세 체납 고강도 징수

    울산시 지방세 체납 고강도 징수

    울산시가 지방세 체납자에 대한 고강도 징수를 벌인다. 울산시는 21일 ‘2020년 지방세·세외수입 체납액 정리대책 보고회’를 개최해 고강도 체납세 징수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울산시의 올해 지방세 체납액 정리 목표는 이월 체납액 741억원의(전년도 대비 7%) 57% 상향인 422억원을, 세외수입은 이월 체납액 799억원의 22%(전년도와 동일)인 176억원 등 총 598억원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반기 4월~6월, 하반기 10월~11월 연 2회 체납세 일제 정리 기간을 운영하고 구·군에서도 구·군별 실정에 맞게 징수 계획을 수립·운영한다. 이 기간 울산시는 구·군과 합동 징수기동반을 구성해 체납자 현장 방문 후 체납 원인과 생활 실태를 분석, 맞춤형 현장 징수 활동을 강화한다. 1000만원 이상 고액·상습 체납자는 특별관리하고, 호화·사치 생활을 하는 체납자가 있으면 가택 수색 및 동산 압류를 할 계획이다. 또 5000만원 이상 고액 체납자는 출구금지 조치하고, 재산을 빼돌린 체납자에 대해서는 지방세범칙사건 조사를 강화할 예정이다. 자동차세 체납자는 체납차량 번호판 영치반을 연중 상시 운영하고, 시·구·군 합동번호판 단속 활동을 월 2회 전개할 예정이다. 대포차는 발견하는 즉시 견인하여 공매 조치한다. 다만, 생계형 체납자는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회생 및 재기를 적극 도울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체납액 징수에 시·구·군 전 행정력을 집중해 체납액은 반드시 징수한다는 조세 정의 확립을 위해서도 체계적이고 강도 높은 징수활동을 전개하겠다”며 “체납액 납부 의지가 있는 선의의 체납자에게는 경제적 재기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단독] 감자 5개 훔친 죗값 50만원… 지명수배된 80세 폐지 노인

    [단독] 감자 5개 훔친 죗값 50만원… 지명수배된 80세 폐지 노인

    연금 30만원,벌금 50만원 감당 못해이대로 검거되면 강제노역할 수밖에 조선 말 사회상을 담은 김동인의 역사소설 ‘운현궁의 봄’에는 ‘물고기 밥 도적놈들’이 나옵니다. 영의정 김좌근의 첩 양씨가 한강의 물고기들에게 자선을 베푼다며 뿌린 스무 섬의 하얀 쌀밥 부스러기를 쫓아 강에 뛰어든 굶주린 백성들이 도적놈입니다. 아랫마을 차손이와 가족들은 물고기 밥을 훔친 죄로 엉덩이 뼈가 부러지도록 매를 맞고 마을에서 쫓겨납니다.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은 동시대 조선의 백성들이었습니다. 지금도 생계형 범죄자들을 현대판 장발장으로 부릅니다. ‘3만 5320명.’ 지난해 벌금형을 선고받고 돈이 없어 감옥으로 간 환형유치자 숫자입니다. 서울신문은 가난이 또 다른 형벌로 작동하는 사법제도의 구조를 살폈습니다. 모두 7회에 걸쳐 엄벌주의 형사절차 이면에 팽배한 사법 불신과 사회적 약자들이 맞닥트린 사법 권력의 두 얼굴을 들추고자 합니다.독거노인 이병준(80·가명)씨는 ‘죽음’과 ‘경찰’ 중 누가 먼저 찾아올지 모르는 삶을 버티고 있다. 그는 절도죄로 선고받은 벌금 50만원을 내지 않아 지명수배 중이다. 폐지인 줄 알고 주운 박스 안 ‘감자 다섯 알’을 훔친 죗값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개월 전 식도암 선고까지 받았다. 몸무게가 10㎏ 가까이 빠지면서 제 몸 하나 움직이기도 버겁다. 잡히면 노역을 가야 하지만, 도망조차 갈 수 없다. “경찰이 와서 잡아가도 별수 없지요.” 그는 지난달 16일 경기 성남시의 반지하 방에서 체념한 듯 말했다. 2018년 10월 그날도 여느 때처럼 주택가에 버려진 종이박스를 리어카에 실었다. 안에 감자가 들어 있는 줄은 나중에 알았다. 몇 시간 후 경찰이 그를 찾아왔고, 법원은 약식명령으로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나는 박스 줍는 사람이니 박스만 생각하고 주워 온 것이지 감자를 훔쳤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억울함에 정식 재판을 청구했지만 고의적으로 감자를 훔친 절도범이라는 법의 판단은 엄중했다. 그가 두 달여 전 아파트 재활용 수거장에서 주워온 빈병 때문에 생긴 또 다른 벌금형 전과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씨가 법의 심판대에 처음 선 건 2017년 거리에 있던 천막을 고물상에 팔아 3000원을 받은 죄였다. 2심에서 무죄가 나왔지만 검찰은 상고했다. 법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듯했다. 이씨의 절도 혐의는 대법원까지 가서야 무죄로 끝이 났다. 이씨는 여든 줄에 달게 된 전과보다 지명수배 꼬리표가 된 두 사건으로 떠안은 벌금 80만원(총 100만원 중 20만원 납부)이 더 두렵다. 그는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이 아니다. 10년 전 연락이 끊긴 부인과 자녀들의 소득이 있다는 이유였다. 매달 받는 기초노령연금 30만원으로는 병원비를 감당하기 버겁다. 간간이 휴대전화로 수신되는 ‘현재 지명수배 중이며 전국 어디서나 불시에 검거될 수 있습니다’라는 검찰청 문자만이 안부를 묻는 유일한 존재다. 국선 변호를 맡은 송종욱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이씨의 궁핍한 경제적 사정을 호소하며 벌금 50만원이 선고되면 노역장에 유치될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며 “재판부는 이씨의 유사 범죄 전력과 벌금 50만원이 소액이라고 판단해 검찰 구형대로 선고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2015년 2월 설립된 후 지난 1월까지 장발장은행이 지원한 벌금 대출자 792명을 전수 분석한 결과 기초생활수급자가 223명(28.2%·중복포함), 한부모가정 146명(18.4%), 장애인 67명(8.4%)이었다. 대출 신청 당시 ‘직업이 없다’고 밝힌 이는 전체의 32.3%(256명)였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미세먼지 저감…국민 실천과 동참이 필요하다/윤창렬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

    [월요 정책마당] 미세먼지 저감…국민 실천과 동참이 필요하다/윤창렬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

    겨울이 다가오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비상이 걸렸다. 왜 겨울철에 미세먼지가 악화되는 것일까. 고농도 미세먼지는 대기 정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내 배출원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로 쌓이고, 중국 등 국외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까지 축적되면 고농도 상황이 발생한다. 전 세계적 기후변화로 최근 한반도의 대기 정체는 심화하고 있다. 단시간에 개선이 어려운 기상 여건은 논외로 하더라도, 고농도 미세먼지에 대응하려면 국내 미세먼지 배출과 국외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우선 국내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에서 이달 초 산업과 생활 모든 분야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당장 이번 겨울에 대응할 특단의 대책도 필요했다. 이를 위해 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 ‘계절관리제’라는 강력한 단기처방을 내놓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이끄는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500명의 국민정책참여단의 숙의와 100여명의 전문가 의견을 수차례 취합해 정부에 제안한 것이다. 이에 따라 4개월 동안 수도권에서 생계형을 제외한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이 제한되고, 공공부문 2부제도 수도권과 대도시에서 실시된다. 전국의 미세먼지 배출사업장에 대한 지도·점검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석탄화력발전소도 일부 가동을 중단하거나 출력을 줄여 운영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고농도 비상 저감조치 발령일에만 시행하던 것을 4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실시해 기저(base) 농도를 미리 낮추기 위해서다. 계절관리제가 본격 시행되면 국민 불편과 부담도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에서는 경영 부담의 우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올봄 최고 농도 135㎍/㎥에 도달했던 악몽 같던 미세먼지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 가장 강력한 처방을 내놓았다. 불편과 부담을 최소화할 보완책도 마련했다. 노후차 저공해 조치 지원사업을 신청하면 5등급 차량이라도 운행할 수 있다. 친환경 차량과 임산부·영유아등원 차량 등은 2부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배출사업장도 적발만을 위한 단속이 아니라 배출 기준을 준수하도록 사전에 안내하고, 첨단장비를 통해 선별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소규모 사업장에는 한 곳당 1억원 안팎의 배출저감시설 지원책도 마련해 놓고 있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해외 영향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한국과 중국은 ‘맑은 하늘 계획’ 양해각서(MOU) 교환 등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스스로 ‘람천보위전’(藍天保衛戰·푸른 하늘을 지키기 위한 싸움)으로 명명한 강력한 저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동북아 3개국 간 미세먼지 발생 기여율을 분석한 대기오염물질(LTP) 보고서도 발표된 바 있다. 한중일 3국이 미세먼지 이동 실태를 공동으로 규명한 연구 결과다. 국외 영향을 줄이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소모적인 책임공방보다 ‘각자 또 함께’ 미세먼지를 줄일 방안을 논의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이번 겨울에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단 계절관리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발생 빈도와 농도는 감소할 수 있을 것이다. 미세먼지는 인간이 만들어낸 것으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과제다. 계절관리제는 미세먼지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조치다. 국민의 실천과 동참이 필요하다. 생활주변의 난방온도 낮추기, 대중교통 이용, 일회용품 사용 자제 등 작은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나 하나의 작은 참여와 행동이 우리와 미래세대에 맑은 공기로 돌아올 것이다.
  • [박록삼의 시시콜콜] ‘생계형 적합업종 1호’ 되면 동네서점이 살까?

    [박록삼의 시시콜콜] ‘생계형 적합업종 1호’ 되면 동네서점이 살까?

    2년 전인 2017년 1월 새해 벽두 송인서적 부도 소식이 터져나왔다. 일반인들이야 그 심각성을 전혀 체감할 수 없는 얘기지만, 출판계는 발칵 뒤집혔다. 송인서적은 연간 매출 규모 500억~600억원에 이르는 국내 2위 서적도매점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전국 소매서점에 배포하는 역할, 즉 출판사와 동네서점을 연결하는 ‘책 중간도매상’이었다. 700여개 출판사와 거래 관계에 있었고, 2000여 전국 동네서점들과 거래했다. 송인서적의 소매서점 공급 마진이 5%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화제가 됐다. 부도 금액은 200억원 규모였다. 출판쟁이, 동네서점 사장님들의 시름이 말할 수 없이 깊던 때였다. 20년 전인 1999년 전국에 걸쳐 4595개이던 동네서점은 점점 줄어들다가 2017년 2050개까지 감소했다. 20년 전에 비하면 절반도 남지 않은 셈이다.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등 대형서점에 대한 선호가 앞선데다 알라딘, 예스24 등 인터넷 서점이 도서 구입의 주요 루트로 자리잡으며 동네서점의 줄폐업은 필연적 현상이었다. 그저 학교 앞에서 중고생 참고서를 팔며 연명하기 급급할 따름이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3일 심의위원회를 열고 ‘서적, 신문 및 잡지류 소매업’, 즉 동네 서점을 ‘생계형 적합 업종 1호’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등 대형서점들은 향후 5년 동안 새로운 매장을 열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조치다. 고사(枯死) 위기에 허덕이는 동네서점으로서는 가뭄에 내린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짙은 아쉬움이 곧바로 든다.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출판계에서는 흔히 출판생태계라는 표현을 자주 쓰곤 한다. 책의 콘텐츠를 만드는 저자, 그 콘텐츠를 책으로 만드는 편집인과 발행인, 그 책을 유통시키는 서적도매점, 동네 서점 및 대형서점, 최종적 상품인 책을 사서 읽는 독자와 도서관 등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상황에서 각자의 역할 속에서 상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드러낸다. 어느 한 부분을 강화하거나 지원한다고 해서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움을 뜻하기도 한다. 예컨대 저자가 아무리 좋은 내용의 글을 써도, 출판사가 시대의 흐름과 가치에 부합되는 기획 방향으로 책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제대로 빛을 보기 어렵다. 좋은 책을 만들어냈어도 서점에 제대로 깔리지 못해 독자와 만날 기회가 차단된다면 그 또한 의미가 없다. 모든 조건을 다 갖추더라도 독자들이 책을 사거나 보지 않으면 진짜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출판생태계는 그대로인 상황에서 동네서점만 뚝 떼어내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보호해준다면 동네서점 사장님들 입장에서 진정한 보호받는 느낌, 뭔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길까. 사실 책을 잃지 않는 문화 또한 도도한 흐름을 어찌해볼 수 없는 듯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0.8권, 2011년 12.8권, 2013년 11.2권이던 국민 1인당 연간 평균 독서권수가 2017년 9.5권으로 낮아졌다. 또다른 통계인 연간 독서율은 일반도서(종이책) 기준으로 성인 59.9%다. 어른 10명 중 4명은 1년 동안 1권도 종이책을 읽지 않은 셈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유튜브, 페이스북 등으로 정보와 지식을 취득하는 세상이니 누군가의 지적 게으름이나 세상의 부박함을 탓하기도 어렵게 됐다. 다시 송인서적 얘기다. 출판생태계를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 모아져 송인서적은 다시 회생절차를 밟았다. 한국출판인회의와 대한출판문화협회 등 출판계의 성원이 이어졌고, 온라인서점을 운영하는 인터파크가 인수인으로 나섰고, 결국 그해 말 인터파크가 56%, 채권자인 출판사들이 44% 지분을 보유하기로 하며 다시 살아났다. 정겨우면서도 구태의연한 어음 거래 관행도 많이 근절됐다하니 이 또한 반가운 일이다. 이와 같은 출판계의 생태계 보전에 대한 간절한 자구 노력이 있는 만큼이나 정부의 출판·유통 지원 정책도 좀더 실효성 있게 펼쳐졌으면 좋겠다. 동네서점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라면 중소벤처기업부 혼자 진행할 것이 아니라 출판 담당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업해서 좀더 실질적이면서 선순환적 구조를 만드는 데 치중되어야 한다. 그래야 구체적인 규제를 받는 대형서점들 역시 출판생태계의 일원으로서 기꺼운 마음으로 함께하지 않겠나. 박록삼 논설위원 youngtan@seoul.co.kr
  • 동네서점, 생계형 적합업종 1호… 대형서점 신규 출점 제한

    동네서점, 생계형 적합업종 1호… 대형서점 신규 출점 제한

    위반 때 처벌… 매출 5% 이행강제금도 1년에 1개씩 신규 서점 내는 것은 허용 업계 “동네서점 법적 보호로 명맥 유지” 온라인 유통 확대 추세… 실효성 의문동네서점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서점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했다.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로 대표되는 대형 서점들의 신규 출점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강력한 조치여서 오프라인 유통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일 심의위원회를 열고 ‘서적, 신문 및 잡지류 소매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 1호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서점연합회는 서점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이 만료돼 보호 장치가 사라지자 동반성장위원회에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을 신청한 바 있다. 기존 중소기업 적합 업종 제도는 대기업 진출을 자제해 달라는 권고적 성격을 띠지만, 생계형 적합 업종 제도 아래서는 대기업의 신규 인수, 추가 사업 개시·확장이 향후 5년 동안 금지된다. 대기업이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위반 기간 동안 매출액의 5% 이내에서 이행강제금도 부과된다. 서점업이 법적 보호를 받게 되면서 동네서점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현재 영세 소상공인이 국내 서점업의 90%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 연매출 2억 2600만원, 영업이익 평균 214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영세하다. 심의위원회도 “대기업 1곳이 신규 출점할 때마다 인근 4㎞내 동네서점이 18개월 만에 3.8개씩 폐업하고, 매출도 월평균 310만원에서 270만원으로 감소하는 등 영향이 커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서점들이 신규 오프라인 매장을 내기보다는 온라인 유통을 확대하는 추세여서 지정 효과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그럼에도 동네서점들이 명맥을 잇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네서점은 2007년 3247곳에서 2017년 2050곳으로 40% 가까이 줄었다. 정부는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이 대기업의 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한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일부 예외 사항도 함께 발표했다. 우선 대기업이 한 해 1개씩 신규 서점을 내는 것을 허용하고, 기존 오프라인 서점을 폐점한 뒤 인근에 이전 출점하는 것을 신규 출점으로 보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카페 등 다른 업종과의 융복합형 서점 중 책 판매 매출 비중이 50% 미만이고, 책 판매 면적이 1000㎡ 미만이면 서점업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종학 중기부 상생협력지원과장은 “예외 사항은 서점연합회와 대기업 사이에 합의를 이룬 내용”이라면서 “다만 영세서점의 주요 취급 서적이 학습참고서임을 감안해 대기업 신규 출점을 허용하는 경우에도 3년 동안 초중고 학습참고서를 판매하지 않도록 했다”고 전했다. 서점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은 오는 18일부터 2024년 10월 17일까지 유효하다. 중기부는 이달에 생계형 적합 업종 추가 지정을 예고한 상태여서 서점업 외 지정 업종도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중고자동차판매업, 장류(간장·고추장·된장·청국장) 제조업, 두부와 유사식품 제조업, 기타인쇄물업이 등이 지정을 기다리고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경제 블로그] 중고교 3년씩이라 전월세 기간 4년으로 한다는데…

    정부와 여당이 전월세 세입자가 원하면 임대차 계약을 최대 4년까지 연장해 주는 ‘주택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해당 법률 자문을 맡았던 법무부 정책위원회의 한 위원은 19일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중고등학교 교육이 3년 단위이기 때문에 교육 기간을 고려해 전학 등 불편함이 없도록 3년이나 4년으로 주거안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집을 옮길 때 우선순위로 고려되는 자녀 교육 문제를 가장 염두에 뒀다는 얘기입니다. 이 위원은 또 “다음달 예고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때문에 ‘로또 분양’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로 전셋값이 올라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려던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 공약이라 1~2년 전부터 논의됐던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주거안정’이라는 선의의 취지와 달리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이 제대로 분석됐는지 의문이라는 것입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장기간 축적된 임대료 시장 통계를 바탕으로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시행하는 미국 일부 주와 달리 한국은 전월세의 경우 전수조사가 아니라서 현재 임대차 거래 4분의1만 전세 확정일자 등을 통해서 들여다보는 실정”이라면서 “일정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정책을 시행하려면 적어도 수요에 대한 통계와 정책 영향 등을 장기 시계열을 통해 분석해야 하는데 이번 안은 다소 성급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배제된 채 법무부와 여당 사법개혁 당정협의회에서 불쑥 정책이 발표된 것도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섣부른 선심 정책으로 입길에 오를 만한 또 다른 이유입니다. 실효성 논란도 제기됩니다. 올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35만 가구이고, 내년에도 2017년과 비슷한 30만 가구가 공급될 예정인 만큼 물량 변수 때문에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질 요소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외국에서는 오히려 임대주택 공급이나 법인 임대사업자 육성, 임대료 보전을 통한 주거 바우처 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이렇게 시장을 옥죄는 최후의 직접적 규제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전월세 공급이 많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1998년 임대차 계약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바뀌었을 때 서울 주택 전셋값이 역대 최고인 23.68%로 올랐던 것처럼 제도 시행 전 임대료 급등에 대한 부작용도 마땅한 해결책은 없습니다. 임대료가 높지 않은 지방에서 은퇴 소득으로 삼고 있던 생계형 임대인을 보호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보이지 않는 청년 가난

    [홍석경의 문화읽기] 보이지 않는 청년 가난

    1989년에 프랑스로 유학을 간 나에게 서구 청년들의 현실을 일깨워 준 두 편의 영화가 있다.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1985년 작 ‘집도 법도 없이’(한국에서는 ‘방랑자’라는 로맨틱한 제목으로 개봉)와 에리크 로샹 감독의 1989년 작 ‘동정 없는 세계’다. 첫 영화는 프랑스 남부를 떠돌다 죽는 20살 주거 부정 여성의 이야기이고, 후자는 학업도 일도 사랑도 미래도 하늘마저도 흐릿한 파리에 사는 가난한 20대 중반 청년의 이야기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 가난을 구할 수는 없고, 청년기에 맞는 가난은 더 큰 좌절로 다가온다. 프랑스의 동시대 청년들이 이 두 영화에 감정이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 속 최루탄 냄새 가시지 않은 캠퍼스를 벗어나 안락하고 평온해 보이는 프랑스에서 동년배 청년들이 이처럼 암울한 인생 이야기에 강하게 동일시하고 있다니 대체 내가 모르는 이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두려웠다. 부모의 이혼과 재혼, 새로운 형제자매와의 동거로 재구성된 가족 스토리 속에서 집을 떠나 대학에 진학하면 대부분 프랑스 청년은 부모와의 직접적 유대 관계가 소원해진다. 성탄절 때나 만나는 남의 남편이나 부인이 된 부모, 더이상 경제적 지원자가 되지 못하는 부모는 갈수록 멀어진다. 이 청년들에게 대학생과 주거부정자의 차이는 크지 않다. 대학생이라는 위치가 보장하는 기숙사 거주와 생활 속 할인 혜택을 걷어내면 사회경제적으로 부랑자와 단 한 발자국 차이라고 보르도대학 시절 내 학생들은 증언했다. 1989년에 친구들의 아파트를 전전하며 담배를 빌려 피우던 파리의 휴학생은 30년이 지난 지금에는 인공지능과도 경쟁해야 하니 그의 일자리와 미래는 더욱 혼미해졌다. 이것이 무료 대학과 온갖 실업수당과 지원제도가 있는 프랑스에서 대를 물려 재생되는 보이지 않는 가난한 청년들의 모습이다. 30년 후 개인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맞은 한국 청년들의 모습은 어떻고, 이들은 어떤 모습에 동일시할까. 지원제도 등 객관적 지표가 말하는 한국 청년들의 가난은 훨씬 엄혹할 것인데 그 현실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 사회 불평등에 대한 담론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온 지난 한 달 특권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가르는 보이지 않은 선에 대한 분노가 ‘울타리 밖 청년’의 가난을 더욱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스카이(SKY) 진학을 둘러싼 가진 자들의 경쟁은 지방대학생들을 소외시켰고, 이를 멀리서 쳐다보는 대학에 진학할 수 없었던 청년들을 소외시킨다. 한국에서 이 소외의 사슬은 가난이고, 이 사슬은 대학 내부에도 쳐 있다. 소득분위 9, 10등급 학생이 70퍼센트가 넘는다는 스카이 대학, 내 관심은 숫자로도 드러나지 않는 30퍼센트 학생이다. 점심을 못 먹는 학생이 수백 명이라는 신촌의 명문대 사례가 말해 주듯 이들 중 일부는 매우 가난하다. 이 학생들은 높은 대학 문턱을 넘은 후에도 체계화된 선행학습과 외국 체류로 영어와 수학 실력을 갖춘 부유층 학생과의 갭을 극복하기 힘들다. 지척의 집에서 부모가 해 주는 밥을 먹는 강남의 학생들과 기숙사나 반지하에 살며 끼니를 때우는 학생들은 체력까지 불평등하다. 긴 세월 사회의 주변부에서 어려움을 혼자 해결하는 데 익숙한 이 학생들은 사회에 대한 기대가 없으니 학교에서 제공하는 기회와 도움을 찾지도 않고 알지 못한다. 종종 장학금 신청을 놓치는 것도 많은 시간을 생계형 아르바이트에 쏟아 넣는 이 학생들이다. 교수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학식의 질적 향상, 생계형 장학금제도 정착, 이들이 당장의 학사경고를 면하게 돕는 일 정도다. 이 글을 쓰며 이러한 한국 청년의 현실을 재현하는 텍스트가 있는지 찾아봤다. 어른들이 보지 않는 웹튠이나 게임판타지소설, 웹드라마 속에 있을지언정 대중매체 어디에도 이들의 모습과 이들의 가난은 없다. ‘미생’이나 ‘프로듀스101’ 같은 프로그램이 우회적으로 분투하는 가난한 청년들을 재현하고 있을까. 새벽 3시 불켜진 기숙사로 쌩하게 달리는 오토바이 배달 청년을 본다. 저 질주의 끝에는 그걸 시킨 다른 청년의 밤샘 분투가 있다. 이들의 성취만이 가시적일 뿐 이들의 가난은 보이지 않는다.
  • 취약계층 위한 비과세 종합저축, 부자 노인들이 혜택 본다

    65세 이상 고령층·장애인 등 가입 대상 금융소득 상위 30%, 세제혜택 91% 차지 “금융자산 많은 고령층은 가입 제한해야” 취약계층의 생계형 저축을 위한 비과세 종합저축의 혜택이 이른바 ‘부자 노인’에게 주로 돌아간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9 조세특례 심층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비과세 종합저축 가입자와 금융소득 분포를 추정한 결과 가입자 중 금융소득 상위 30%에 돌아가는 조세지출액이 전체의 9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이들을 위한 조세지출액이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비과세 종합저축 과세 특례는 만 65세 이상의 노인 또는 장애인, 생활보호대상자 등 취약계층의 생계형 저축에 대해 1인당 5000만원까지 이자·배당소득 과세를 면제하는 제도다. 정부가 연간 3000억원을 들여 지원하고 있다. 금융소득 상위권에 주로 혜택이 돌아가는 이유는 소득 상위일수록 가입률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소득 하위 50%의 가입률은 평균 3%에 불과하지만, 상위 50%의 가입률은 69%였다. 상위 10%의 가입률은 81.5%이고 하위 10%의 가입률은 0.7%였다. 지난해 12월 말 은행연합회 기준 비과세 종합저축 계좌 가입자는 427만명, 계좌 수는 804만좌다. 조세지출 규모가 지난해 기준 연 3206억원에 달하지만, 혜택이 소득이 높은 노인에게 더 많이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이런 문제를 감안해 비과세 종합저축 가입 대상자에서 금융소득 종합과세자를 제외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 해당하려면 보유 금융자산이 9억 7600만원에 이르러야 한다. 기재부는 보고서에서 “만 65세 이상 노인 중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을 보유한 경우 정부가 저축·자산형성 지원을 할 타당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광진에 ‘인생 이모작’ 캠퍼스… 50플러스세대 취·창업 돕는다

    광진에 ‘인생 이모작’ 캠퍼스… 50플러스세대 취·창업 돕는다

    “컴퓨터 해킹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알면 방어도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컴퓨터 분야에 약한데 나이에 상관없이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중곡 4동에 사는 민순옥(60)씨는 서울시 ‘50플러스재단’ 중부캠퍼스와 동부기술교육원을 둘러본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이날은 광진구 인생이모작자문위원회 5명과 중장년층인 50~64세를 지칭하는 ‘50플러스세대’ 34명 등 40여명이 50플러스세대 지원 관련 기관을 방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방문지였던 서울시50플러스재단 중부캠퍼스(마포구 공덕동)에서는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50플러스세대를 위한 정책들과 교육과정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재단에서는 현재 중부캠퍼스와 함께 서부캠퍼스(은평구 녹번동), 남부캠퍼스(구로구 오류동)를 운영 중이다. 광진구 자양동에는 2021년까지 동부캠퍼스가 건립될 예정이다. 이들은 이후 강동구에 위치한 서울시립 동부기술교육원으로 이동해 취업준비생을 위한 교육시설을 견학했다. 이곳은 15세 이상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100% 국비를 지원받아 무료로 취업준비 훈련을 할 수 있다. 광진구 인생이모작위원회 위원장을 겸하는 김강열 동부기술교육원장은 “현장에서 기술을 배우는 사람들 중 70% 이상이 취업에 성공했다”면서 “주변에 취업이나 창업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정보와 도움을 주고자 현장 방문을 기획했다”고 전했다. 마지막 방문지는 광진구에 건립예정인 50플러스 동부캠퍼스 예정부지였다. 현재 주차장인 이곳은 서울시에서 45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김선갑 광진구청장도 함께 참여해 공사 진행현황에 대해 점검하고 주민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김 구청장은 “동부캠퍼스 건립 계획이 수립된 게 2014년인데 5년째 건립이 안 되고 있다”면서 “내년에 착공하기로 했는데 서울시와 일정을 당길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구는 현재 구청 민원복지동 2층에 50플러스상담센터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맞춤형 상담을 통해 인생 재설계를 돕고, 문화·여가 프로그램인 생활공예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한 자격증 취득과 재취업을 지원하는 인생 이모작프로그램 7개를 운영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동부캠퍼스에서 50플러스세대를 대상으로 건국대 등 인근 대학과 중소기업이 연계된 취·창업을 지원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는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의 기존 캠퍼스에는 생계형 취·창업 프로그램보다는 인문학 중심의 프로그램들이 많다”면서 “동부캠퍼스에서는 50플러스세대만을 위한 생계형 취창업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주변 도움으로 지금의 내가 있다…이제는 후배들에게 돌려줍니다

    주변 도움으로 지금의 내가 있다…이제는 후배들에게 돌려줍니다

    “클래식 음악을 한다고 하면 부유한 집안일 거라는 인식이 많은데 그렇지만은 않아요. 주변 사람들의 후원과 도움이 없었다면 미국 유학도, 지금의 저도 없을 겁니다.” 2017년 6월 세계적 권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30)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미 2008년 플로리다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시작으로 7번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지만, 세계 3대 콩쿠르(쇼팽·차이콥스키·퀸 엘리자베스)에 버금가는 국제 콩쿠르 우승 특전은 앞선 콩쿠르와는 차원이 달랐다. 선우예권은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으로 상금 5만 달러(약 5600만원)와 3년간 미국 투어, 음반 발매 등을 지원받았다. 그 후 2년간 세계 클래식 무대의 러브콜을 받으며 쉼 없이 피아노 앞에 앉았다. 연주회를 거듭할수록 “감정이 소모되고 힘이 빠진다”는 그가 이번에는 피아노를 통한 ‘채움’을 준비하고 있다. 장소는 서울 명동대성당 대성전, 연주회 수익금은 전액 후배 피아니스트 7명에게 돌아간다. 오는 26일 오후 8시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선우예권과 함께하는 명동대성당 음악회’는 사회공헌을 위한 성당의 역할이라는 명동성당의 고민과, 20대를 ‘생계형 음악가’로 콩쿠르에만 매진한 선우예권의 고민이 맞닿으면서 이뤄졌다. 1970~1980년대 민주화의 성지인 명동성당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어떻게 ‘빛과 소금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던 성당 측은 ‘대중 음악회’를 떠올렸고, 성당 측의 제안을 받은 선우예권은 고민 없이 바로 수락했다. 지난 19일 명동성당에서 만난 그는 “반 클라이번 우승 이후 얻은 것만큼 고마움 또한 컸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제가 저보다 어린 연주자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지금은 티켓 오픈 1~2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그도 2년 전까진 연주할 무대가 간절했다. 연주자로서 삶을 유지할 돈은 더욱 절박했다. 2005년 미국 유학길에 오를 당시 커티스 음악원을 선택한 건 전액 장학금이 보장됐기 때문이었다. 8번의 국제 콩쿠르 우승 배경에는 “상금으로 생활비를 해결해야 했다”는 매우 현실적인 동기도 있었다. 그는 “처음 유학 갈 때 어머니가 다니시던 교회에서 장학금도 주시고, 크리스마스 때면 라면과 과자가 담긴 상자도 보내 주시곤 했다”며 힘들었던 시절, 자신을 도운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연주자로서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선우예권은 그가 받았던 도움을 이제는 후배들에게 돌려주고자 한다. 그는 자신의 연주회 이후 매달 1회씩, 총 7명의 피아니스트가 명동성당에 오르는 ‘코리안 영 피아니스트 시리즈’의 예술감독을 맡아 그들을 대중에게 알린다. 해외 콩쿠르에서 연주력을 인정받은 임주희(19), 이혁(19), 이택기(21), 김송현(16), 최형록(25), 홍민수(26), 임윤찬(15)이 선우예권의 선택을 받았다. 이들을 후배가 아닌 ‘동료’라고 부르며 선정 배경을 소개한 선우예권은 “일일이 가정사를 모르니 저보다 경제적으로 잘사는 친구들도 있겠지만(웃음), 이 친구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검정 샌들을 신고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최형록에게 구두 한 켤레를 선물했다. “인터뷰에 샌들을 신고 와도 괜찮을 줄 알았다”는 후배의 말에 선우예권은 반 클라이번 우승 당시를 떠올렸다. “부상으로 1만 달러 정도 쇼핑을 할 수 있는 지원을 받았어요. 막 연주자 활동을 시작하는 친구에게 신발이나 연주복 등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입니다. 저도 이 친구들한테 공연하는 날 신을 구두를 사 주고 싶었는데 그게 오늘 앞당겨졌네요. 하하.”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수원시, 비양심 체납자 찾아내 강력한 징수 활동 펼친다

    수원시, 비양심 체납자 찾아내 강력한 징수 활동 펼친다

    경기 수원시가 수원에서 지방세는 체납하고 수도권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 고액·상습 체납자를 추적해 징수하기로 했다. 수원시는 19일부터 두 달 동안 수도권에 거주하는 지방세 고액·상습 체납자를 찾아내 징수 활동을 한다고 6일 밝혔다. 징수 대상은 수원에서 지방세를 내지 않고 서울특별시, 수원시를 제외한 경기도, 인천광역시로 이주한 500만원 이상 체납자들이다. 수원시가 파악한 수도권 거주 지방세 고액·상습 체납자는 194명, 체납액은 34억 3300만원이다. 이들은 관외에 살면 징수반이 직접 찾아오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렵지 않아도 체납액을 납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는 징수과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징수반을 구성해 체납자의 주소지, 거소지, 사업장 등을 찾아가 체납자의 체납 원인, 생활실태 등 징수 가능 여부를 파악할 예정이다. 1000만원 이상 고액 체납자는 명단을 공개하고, 5000만원 이상 체납자는 법무부에 출국 금지조치를 요청한다. 고의로 납부를 기피하는 체납자는 재산 조회 후 부동산·예금·급여 등을 압류한다. 또 가택수색 후 현금, 가재도구와 귀금속 등 유체동산을 압류해 공매할 예정이다. 생계형 체납자는 예금압류 해제와 사회적 지원 상담을 병행한다. 수원시 징수과 관계자는 “고의로 납부를 기피하는 비양심 체납자는 끝까지 체납액을 징수해 조세정의를 실현하고, 생활이 어려운 체납자에게는 체납처분 유예·경제 회생 등을 지원하는 맞춤형 징수 활동에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현대자동차, 청년·소상공인·다문화가정 지원…상생경영 통해 희망주는 기업으로

    현대자동차, 청년·소상공인·다문화가정 지원…상생경영 통해 희망주는 기업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비롯한 상생경영을 통해 지구촌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2월 ‘미래를 향한 진정한 파트너’라는 중장기 비전을 선포한 이후 그룹 통합 사회공헌 체계 구축과 함께 새로운 사회공헌사업을 실천하고 있다. 먼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07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을 설립했다. 2011년에는 사회공헌 의지를 담아 재단명을 ‘현대차 정몽구 재단’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8500억원에 이르는 사재를 출연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청년과 여성, 장년층 일자리 확대 및 임직원의 봉사활동, 국제 사회 재난 구호 활동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사회적기업 지원을 확대해 2022년까지 총 1600개의 청년 신규 일자리를 마련하기로 했으며 생계형 차량 지원 사회공헌 사업인 ’기프트카 캠페인‘을 통해 사회 취약계층을 중점 발굴하며 소상공인 창업 지원도 강화했다. 기프트카 주인공으로 선정되면 현대차 포터, 스타렉스, 기아차 봉고, 레이 등 창업계획에 가장 적합한 차량과 함께 차량 등록에 필요한 세금과 보험료를 지원받는다. 또한 500만원 상당의 창업자금 및 창업교육, 맞춤컨설팅 등 종합적으로 제공받게 된다. 교육 격차 해소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차그룹 대학생 교육봉사단 H-점프스쿨’은 현대차그룹이 사회적기업과 함께 우수 대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멘토링을 제공하고, 대학생들은 1년여간 저소득층 청소년의 교사로 활동하는 교육 격차 해소 프로그램이다. 2013년 1기 50명에서 시작해 기수마다 대학생 교사 선발과 지원 대상을 확대해 왔으며 지난해까지 6년간 대학생교사 592명을 선발, 총 19만 7000여 시간의 교육봉사를 통해 저소득층이나 다문화가정 등 소외 청소년 2225명에게 교육을 제공해 왔다. 올해부터는 대학생 교사와 대상 지역을 늘려 더 많은 대학생들과 소외 청소년들이 경험과 기회, 배움을 나눌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다문화가정 지원에도 앞장선다. 지난해 9회째를 맞은 ’다문화가정 고향방문지원 수기 공모전‘은 다문화가정에서 겪을 수 있는 이민생활 에피소드, 한국생활 적응기 등 다문화 가정생활과 관련된 자유 주제로 진행됐는데 자녀가 있는 다문화가정의 국제결혼 이민자 및 가족 구성원 등 총 120명이 응모했으며, 이 중 20명의 사연이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현대자동차는 우수작으로 선정된 다문화가정 20가족들에게 고향방문 지원금 (300만원 상당의 여행 상품권), 고급 여행용 가방 등 총 7000만원 규모의 상품을 전달했다. 지난해 1월에는 국내 결혼이주 후 베트남으로 귀환한 여성의 성공적인 정착과 자립을 위한 시설인 ’한-베 함께돌봄센터‘도 개관했다. 글로벌 재난 재해 피해복구에도 현대차그룹은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강진과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에 차량 등을 포함해 모두 50만 달러를 지원했다. 현대차그룹이 지원한 성금은 인도네시아 중앙정부 측과 협의해 인도네시아 현지 피해 복구를 위해 쓰였다. 현대차그룹은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부터 2018년 라오스 홍수까지 해외 대규모 재해에 성금 및 생필품 지원은 물론 현지 구호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양극화·청년실업·인구절벽 해결은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해소부터”

    “양극화·청년실업·인구절벽 해결은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해소부터”

    동반성장위원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해 2010년 출범한 민간 자율 기구다. 기업의 동반성장 수준을 평가하는 동반성장지수 발표와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동반위의 고유 업무다. 그런데 지난해 2월 권기홍(70)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주요 업무가 늘었다.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해소 운동이다. 올 들어 ‘혁신주도형 임금격차 해소 협약’으로 업그레이드해 진행 중이다. 권 위원장을 지난 2일 만나 동반성장, 상생협력의 의미와 과제 등에 대해 물었다. 또한 원로 경제학자이자 참여정부 첫 노동부 장관을 지낸 전직 관료로서 현재 한국 경제의 현안과 노정(勞政) 갈등 양상에 대한 의견도 들었다.-임금격차 해소 운동을 중점 업무로 삼은 배경은. “청년실업, 양극화 심화 및 중산층 붕괴,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절벽 등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야기하는 본질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라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의 노력만으로는 개선되기 어렵다. 국가가 나서야 하고, 대기업의 동참도 필요하다. 현재까지 기업 27곳과 총 8조 166억원 규모의 임금격차 해소 협약을 맺었다. 협약 내용은 협력기업 근로자의 임금 및 복리후생 증진, 임금지불능력 제고, 경영안정을 위한 금융지원 등이다. 연내 20~30개 협약을 추가로 체결할 계획이다. 구체적 효과보다 임금격차 해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확산이 더 중요한다고 본다.” -혁신주도형 동반성장 모델을 강조하고 있다. 어떤 개념인가. “임금격차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궁극적으로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술경쟁력을 강화하는 혁신 활동을 통해서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지 않나.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개방형 혁신이다. 이전에는 새로운 기술의 발명이 혁신이었다면, 지금은 기존 산업을 융·복합하는 것이 혁신이다. 자율주행차, 수소차 산업이 그런 예다. 융·복합하려면 개방이 필수다. 산업 간 횡적인 개방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종적인 개방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동반위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기술혁신으로 동반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혁신성장은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와 함께 J노믹스의 세 축이다. 정부가 지난 2년간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를 강조하느라 혁신성장은 속도가 더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소득주도성장이 너무 전면에 나서면서 혁신성장에 발동이 늦게 걸린 측면이 없지 않다. 초기에 혁신성장 문화를 정착시켰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 최근 정부가 스타트업과 벤처 등 신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주력 산업인 제조업 혁신에도 힘을 쏟겠다고 한 것은 늦었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다.” -매년 동반성장지수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데 실효성이 있나. “동반성장지수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별 동반성장 수준을 평가하고 계량화한 지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동반위 조사 결과를 합산해서 발표한다. 단순히 기업을 평가한다는 의미보다는 기업의 적극적인 활동과 노력을 유인하고, 동반성장 문화 확산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데 의미가 있다. 2011년 첫해에 56개사가 참여했는데, 지금은 190여곳으로 늘었다. 평가가 잘 안 나올 경우 기업 가치 훼손에 대한 부담과 우려가 있는 것 같다. 긍정적 의미에서의 ‘사회적 압력’이다. 지금은 대다수 기업에 동반성장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가 있다. 이런 인식의 변화가 반갑고, 뿌듯하다.” -지난 연말부터 시행된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를 지원하는 기능을 동반위가 맡고 있다. 민간 자율 합의인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과 달리 법적 규제가 따르는 제도여서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다. “생계형 업종을 보호·육성하는 것은 소상공인의 생존권 보호와 국민경제의 균형 발전에 필요한 장치다. 다만 무조건적인 규제만이 올바른 길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대·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함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육성하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한다.” -우리 경제의 대내외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저성장, 저고용, 저소득이 일반화된 이른바 뉴노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사실상 6% 이상의 고성장시대는 끝났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잠재성장률의 지속적인 하락이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 여파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내년부터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 미만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내년부터 10년 동안 생산가능인구가 해마다 30만명 이상으로 빠르게 줄어 잠재성장률은 갈수록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따라서 거시적으로 경제활동 참가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높이는 데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 -참여정부 초대 노동부 장관 재임 시절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당시에도 혼란이 적지 않았는데, 현재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논란을 어떻게 보고 있나. “2003년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할 때 나라가 망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 어떤가. 주 52시간 근무는 정확히 얘기하면 ‘노동시간의 단축’이 아니라 ‘노동시간의 정상화’다. 법조문의 모호성 때문에 논란이 있던 부분을 명확하게 정리한 것이다. 중소기업과 노동계 양쪽 다 타당하고 현실적인 반대 이유가 있으나,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노동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지속가능한 한국 사회 구축을 위해 성공적으로 정착시켜야 하는 제도다. 다만 정부가 너무 성급하게 정책을 추진하면서 혼란이 가중된 점은 안타깝다. 주 5일 근무제는 전면시행까지 7년 반이 걸렸는데, 주 52시간 근무제는 그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조정이나 적용 예외 분야의 확대 검토 등 제도적 보완 조치와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더불어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나누기 등 상생협력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와 대기업, 노동계의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도 극심하다. 어떤 해법이 있을까. “사회안전망이 아직 취약한 현실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대단히 중요한 이슈다.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13%가 최저임금 이하를 받고 있다. 이들의 최저임금을 올려서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주 52시간 근무제와 마찬가지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보완장치가 미비했던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있다. 그렇다 해도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견해에는 동의할 수 없다.” -노정 관계도 심상치 않다. “노정 관계가 삐걱거리는 이유는 정부와 노동계가 서로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존중사회를 표방한 정부를 향해 노동계는 숙원사업을 단번에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정부는 노동계가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기를 바라는데 쌍방의 기대가 어긋나니 불협화음이 나는 것이다. 정부가 사회적 대타협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도 문제다. 대타협을 전제로 대화를 시도하면 노동계는 자신들이 이용당한다고 여기기 쉽다. 대타협이 아니라 대화를 지속적으로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시도가 축적돼서 소타협이라도 차근차근 이루는 게 중요하다.” coral@seoul.co.kr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은 ▲1949년 대구 출생 ▲서울대 독어독문과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경제학 석·박사 ▲1985년 영남대 경제학 교수 ▲1997년 더불어복지재단 이사장 ▲2003~2004년 노동부 장관 ▲2005~2008년 단국대 총장 ▲2018년 2월 제4대 동반성장위원장
  • 재벌개혁 ‘뒷걸음’… 소주성 가계부채 해소 공약 실천 ‘0’

    재벌개혁 ‘뒷걸음’… 소주성 가계부채 해소 공약 실천 ‘0’

    공정경제 11개항목 변질·진행없음 ‘절반’ 시행령만 바꾸면 되는 총수사익 편취 손놔 가맹점주 보호 단체 신고제도 국회 낮잠 가계부채 총량 축소 약속 실효성 떨어져 서민 주거비·통신비 부담 완화도 ‘헛구호’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은 ‘경제·민생’ 분야다.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웠지만 분배를 통한 소득 증대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와 상위 20%(5분위) 가구의 소득 차가 5.47배로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로 벌어져 빈부 격차가 오히려 커졌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3%로 역성장했다. ●경제·민생 관련 법안 상당수 ‘계획만’ 경제가 나빠지면서 재벌 개혁 칼날은 점점 무뎌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대기업에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 등 당근을 주면서 공정경제 확립을 위한 주요 공약들은 추진력을 잃었다. 서울신문과 참여연대가 점검한 39개 경제·민생 국정과제 세부 항목 가운데 ‘이행완료’ 항목은 5개(12.8%)였다. 21개(53.9%) 항목이 ‘이행 중’으로 분류됐다. 이행했거나 이행하려고 노력 중인 비율이 66.7%인 셈이다. 수치로만 보면 다른 분야에 비해 높다. 하지만 이행 중인 항목을 뜯어보면 상당수는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거나 정부가 계획만 발표한 상태다. 당초 계획과 달라진 ‘축소·변질 이행’은 7개(17.9%), 아예 추진조차 하지 않은 ‘진행 없음’은 6개(15.4%)였다. 특히 공정경제 분야가 심각했다. 39개 항목 중 공정경제 관련 11개 항목에서는 ‘축소·변질’(27.3%), ‘진행 없음’(27.3%) 평가를 받은 항목이 절반을 넘었다. 재벌 개혁 후퇴에 따른 결과다. 정부는 재벌 총수일가의 전횡을 막기 위해 지난해까지 다중대표소송제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보수 야당과 재계의 저항에 부딪혔다. 평가단은 “정권 초기에 드라이브를 걸었어야 할 개혁 입법을 미룬 결과”라고 지적했다. 집권 3년차인 올해도 법 개정에 실패하면 재벌 개혁은 사실상 물 건너갈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규제 대상 상장사 기준을 총수일가 지분율 30% 이상에서 20%로 낮추고, 총수일가 지분율 50% 이상 자회사도 규제하기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것도 야당의 반대로 법 개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평가단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강화는 정부가 시행령 개정으로도 할 수 있는데 시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복합 쇼핑몰 월 2회 휴무 의무화도 막혀 ‘을’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며 내세운 대통령 직속 ‘을지로위원회’ 설치 공약도 별 성과가 없다. 지난해 11월부터 공정위 주도로 6개 관련 부처가 모여 ‘공정경제 전략회의’를 열고 있지만 회의체 이상의 역할은 못 했다. 편의점과 치킨집 등의 가맹점주를 보호하기 위해 가맹점사업자단체 신고제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2016년 7월 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발의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논의되지 않고 있다. 같은 당 이학영 의원이 대리점 사업자들에게 단체구성권을 주는 내용으로 발의한 대리점법 개정안 역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공약도 후퇴했거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해 5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동반성장위원회가 기존에 지정한 73개 업종으로 제한됐다. 이 업종에 진출하는 대기업에 매기는 강제금은 원안에서 정했던 매출액의 최대 30%에서 5%로 쪼그라들었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복합쇼핑몰 월 2회 휴무 의무화는 소비자 피해 논리에 막혔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복합쇼핑몰 영업 제한은 대형마트 규제보다 이해관계자가 많아 이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9%에서 5%로 내리는 등 지난해와 올해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을 두 차례 개정해 임차인을 보호한 것은 좋은 점수를 받았다. 법 개정으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늘었다. ●공공임대주택도 임대료 높아 포기 속출 서민 주거비와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토교통부가 2017년 12월 서민주거 안정과 주거복지 확대를 위해 공공임대주택과 공공분양주택 등을 100만호 공급하겠다는 주거복지로드맵을 발표했지만, 28만호의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중 임대료가 높은 행복주택(19만 5000호)이 67%를 차지했다. 임대료 부담에 입주를 포기하는 저소득층이 많다. 평가단은 “공공임대주택 공급보다는 임대료 지원에 불과한 전세임대만 확대했다”면서 “10년 분양전환주택 7만호를 장기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 발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통신비와 관련해 평가단은 “정부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와 5G용 단말기 출시에만 혈안이 돼 5G 고가 단말기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꼬집었다.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한다는 ‘가계부채 위험 해소’ 공약 6개 중에서 제대로 이행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정부가 2017년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에서 정하는 최고금리를 일원화하고 단계적으로 20%로 인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법안들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2월 최고금리를 24%로 내렸지만, 미국(8~18%)과 일본(20%) 등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겠다는 약속도 실효성이 떨어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가계부채 연착륙을 유도하려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고 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도입했지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뒤 뒷북을 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올해부터 서울 노후차·오토바이 ‘퇴출’…전기차 집중보급

    올해부터 서울 노후차·오토바이 ‘퇴출’…전기차 집중보급

    7월부터 서울 사대문 안 녹색교통진흥지역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 통행이 제한된다. 또 예산을 투입해 미세먼지를 내뿜는 배달용 오토바이를 친환경 전기 오토바이로 교체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15일 이런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지금 미세먼지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달라는 시민의 요구에 맞춰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12월부터 5등급 차량 운행 적발시 과태료 시는 우선 7월 1일부터 한양도성 내 면적 16.7㎢의 ‘녹색교통지역’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한다. 11월까지 계도 기간을 두고 12월 1일부터 적발시 과태료 25만원을 부과한다. 적용 대상은 전국에 등록된 5등급 차량 245만대다. 이들 차량은 청운효자동, 사직동, 삼청동 등 종로구 8개동과 소공동, 회현동, 명동 등 중구 7개동에 진입하면 12월부터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시는 물류 이동 등을 고려해 오전 6시부터 오후 7∼9시 사이에 운행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녹색교통지역을 오가는 5등급 차량은 하루 2만~3만대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7월까지 자동차통행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시범 운영 기간 녹색교통지역에 진입한 5등급 차량에 운행 제한 계획을 스마트폰으로 안내할 계획이다. 차주에게는 우편물 등으로 개별 안내한다. 녹색교통지역 내 거주자가 소유한 5등급 차량 3727대에 대해서는 조기폐차 보조금 한도액을 기존 165만에서 300만원으로 2배 바까인 높인다. 거주자가 저공해조치 신청을 하면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단속을 유예한다. 서울시는 3개 분야 ‘미세먼지 10대 그물망 대책’도 내놨다. 우선 프랜차이즈·배달업체와 협력해 소형 승용차보다 6배 이상 많은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엔진 이륜차 10만대를 2025년까지 전기이륜차로 교체할 계획이다. 올해는 맥도날드, 피자헛, 배민 라이더스, 부릉 등과 협의를 거쳐 전기이륜차 1000대를 보급한다. 또 ‘경유 마을버스 제로화’를 목표로 내년부터 중형 경유 마을버스 89대, 소형 경유 마을버스 355대를 전기버스로 교체한다. 이를 위해 시비와 국비 50%씩 총 440억원을 투입한다. 어린이 통학 차량은 보조금을 지원해 올해부터 2022년까지 모두 1400대를 전기차, LPG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시는 가정 내 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공동주택의 환기장치(공조기)를 개인 관리에서 아파트 공동 관리 방식으로 전환해 관리사무소가 정기점검과 필터 주기적 관리를 맡도록 할 계획이다. 친환경 콘덴싱보일러는 올해 보급 목표를 1만 2500대에서 5만대로 늘려 2022년까지 10년 이상 노후보일러 90만대를 친환경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녹색교통지역 내 전기차 보급 70%로 확대 공회전이 잦은 경찰버스와 자동차 정비업소 관리도 강화한다. 경찰버스가 엔진을 끈 상태에서도 냉·난방이 가능하도록 상반기 중 녹색교통지역에 전원공급장치 30개를 설치하고, 연내 비상대기장소 15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와 협력해 경찰버스의 전기·수소버스 전환도 추진한다. 자동차 정비업소는 공회전을 집중 단속한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녹색교통지역 내 전기차 비율을 70%까지 늘린다는 목표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저소득층 생계형차량 조기 폐차 보조금 한도액을 최대 300만원으로 올리고, 매연저감장치 비용을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5등급 차량의 조기 폐차 보조금을 300만원까지 올릴 수 있도록 환경부에 보조금 지침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노후 경유차 단속, 공공기관 주차장 2부제 등을 상시로 하는 ‘미세먼지 시즌제’와 차량 강제 2부제 및 운행제한 대상을 4등급 차량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황보연 기후환경본부장은 “환경부와 함께 올해 12월 시즌제 시행이 목표”라며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효과에 따라 4등급 운행 제한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시비 1719억원을 포함한 2900억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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