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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쉿! 560년 비밀 속으로[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쉿! 560년 비밀 속으로[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야생에는 세계를 보존하는 힘이 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는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 때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었다. 자연 속에서 삶의 근본적인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경기 포천에 있는 국립수목원(광릉숲)은 위대한 야생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560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은 긴 세월만큼이나 신비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조선 7대 임금인 세조의 무덤인 ‘광릉’을 보호하기 위해 광릉숲 전체를 1468년 ‘능림’으로 지정하면서 오랜 기간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됐기 때문이다. 올가을 반가운 소식은 일반 관람객들이 들어갈 수 있는 숲이 추가된다는 것이다. 국립수목원 전나무 숲길 인근에는 최근 ‘비밀의 정원’이 조성돼 18일 처음으로 공개된다. 그동안 ‘비개방 지역’이었던 이곳은 560년간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없었던 지역이다. 자연이 빚어낸 색채들의 아름다운 향연이 펼쳐진 수목원을 지난 11일 임영석 국립수목원장과 함께 돌아봤다. ●‘비밀의 정원’ 18일부터 일반인들에게 처음으로 공개 가을빛으로 완연한 국립수목원 산책로를 따라 18일 개방하는 비밀의 정원으로 향했다. 비밀의 정원은 육림호와 전나무 숲길 인근에 최근 조성한 1000㎡ 규모의 숲이다. 비밀의 정원은 비개방 지역이었던 이곳에서 수백년 넘은 밤나무가 발견되면서 밤나무를 볼 수 있도록 길이 200m 정도의 산책로를 만들었다. 국립수목원은 전체 면적이 1200만㎡에 달하지만 보전과 산림생물종 연구를 위해 대부분이 비개방 지역이고 102만㎡만 수목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수목원 규모만 축구장 140개 크기다. 굳게 닫혀 있던 비밀의 정원 입구로 들어서자 천혜 자연을 품은 숲이 펼쳐졌다. 육림호까지 내려가는 작은 하천을 건너 언덕길을 오르자 산초나무, 서어나무, 다래나무, 까치박달, 졸참나무, 생강나무, 음나무, 박쥐나무 등 야생에서 오랜 시간을 버텨 온 나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에 방치된 고사목들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멧돼지 목욕 터를 지나 5분 남짓 산길을 오르자 산책로 끝에 웅장한 모습의 밤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둘레가 어른 2~3명이 감싼 크기다. 아직 정확한 수령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백 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비밀의 정원은 일반 관람객에게 처음 개방하는 곳이다 보니 아직 수목원 안내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곳이다. 개방 후에도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별적으로는 방문할 수 없고 수목원에서 운영하는 숲해설가의 안내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18일 광릉숲친구들과 산림생산기술연구소, 남양주시와 경기도 관계자 등을 초청해 비밀의 정원 개방 행사를 한 뒤 19일부터 일반 관람객들의 사전 신청을 받아 관람이 시작된다. 숲해설가와 동행하는 관람은 하루 한 번 선착순으로 10명 내외를 모집하며,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1시간 동안 진행된다. 국립수목원은 1987년 개원 당시에는 광릉수목원이었으나 1999년 국립수목원으로 승격했다.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연간 40만명이 찾는다. 임 원장은 “국립수목원은 다른 수목원과 달리 인공적으로 조성한 곳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면서 “온대 북부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온대 활엽수 성숙림으로 방문객들이 오래 와서 머물며 우리 숲의 가치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을빛으로 물든 전나무 숲길과 육림호 비밀의 정원을 나와 수목원의 인기 명소인 전나무 숲길을 걸었다. 길이가 200m에 이르는 숲길은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길 중 하나다. 1923~1927년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 숲에서 종자를 가져와 증식한 것으로 수령이 100년이 넘은 오래된 나무들이다. 숲길에서는 전나무에서 발산하는 피톤치드를 느낄 수 있다. 전나무 숲길을 내려오자 멀리 수리봉(535m) 아래 육림호가 반긴다. 육림호는 연잎으로 덮인 연못과 가을빛이 물든 나무들이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하게 만든다. 육림호 뒤편 습지식물원 너머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심은 은행나무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광릉시험림으로 불리던 1970년 식목일에 이곳을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나무를 사랑하고 산림을 애호하는 것이 나라를 사랑하는 길’이라며 은행나무와 함께 전나무와 잣나무 9000그루를 심었다. 식수 당시 14년생 나무였던 은행나무는 역사를 간직한 채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국립수목원에는 역대 대통령들이 식목일을 전후해 모두 기념식수를 위해 다녀갔다.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기념비 주변 등에서는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식수를 볼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유엔이 정한 ‘세계산의 해’를 맞아 산림 헌장을 제정한 뒤 강원도 평창에서 가져온 17년생 금강소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고산식물인 주목,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신품종인 ‘금빛노을’로 불리는 황금색 주목,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구상나무를 각각 심었다. 인근에는 국내 임업에 이바지한 인물들을 기리는 ‘숲의 명예 전당’이 있다. 기업 임업의 효시인 최종현 SK그룹 창업주와 충남 태안에 천리포 수목원을 만든 미국계 귀화 한국인 민병갈 박사 등의 동판을 볼 수 있다. ●석가모니가 득도한 ‘인도보리수’ 후계목 국제적멸종위기종(CITES) 열대 식물을 볼 수 있는 열대식물자원 연구센터에는 2014년 인도 정부로부터 받은 ‘인도보리수’가 있다. 한국과 인도의 역사·문화 교류를 기념하기 위해 받은 나무로 석가모니가 득도한 불교 4대 성지인 ‘부다가야 마하보디’ 사원에 있는 인도보리수의 후계목이다. 인도보리수는 전 세계 불교 신자들에게 신성시되는 인도에서 반출이 엄격하게 제한된 나무다.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며 국내에는 유일하게 수목원에서 볼 수 있다. 인도보리수는 부다가야 마하보디 사원에서 보리수 씨앗을 7개월 동안 정성 들여 키운 것으로 국내에 들여올 때는 화분에 담긴 30㎝ 크기의 작은 묘목이었다. 이곳에서 자라면서 3m 이상의 큰 나무가 됐다. 인도 정부의 요청에 따라 번식이 제한돼 있어 지금도 화분에서 자라고 있다. 인도보리수는 뽕나무과의 활엽수로 가지가 많아 하나의 작은 숲을 형성할 정도로 무성하다. 나무의 수명은 900~1500년이다. 인근에 있는 산림박물관은 동양 최대 규모의 산림박물관이다. 한국의 전통 양식으로 설계됐으며, 내부와 외부를 모두 국산 목재와 석재로 마감했다. 5개의 전시실에는 숲과 자연식물, 세계임업, 한국임업 등에 관한 내용을 볼 수 있다. ●가을을 알리는 ‘계수나무’의 달콤한 향기 산림박물관에서 수목원 정문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가을빛으로 가득하다. 단풍뿐 아니라 숲에서 나오는 자연의 달콤한 향기가 코끝으로 전해진다. 가을을 알리는 계수나무의 향기다. 가을이면 계수나무의 작고 동그란 초록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달콤한 향을 뿜어낸다. 중국과 일본이 원산지인 계수나무는 낙엽활엽교목이다. 원래 계수나무는 한반도에 자생하지 않아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도입됐다. 수목원에는 1920년 일본에서 들여온 계수나무의 ‘모수’(母樹)가 있다. 전국에 있는 대부분의 계수나무들이 관상수원에 있는 이 나무의 자손이다. 수목원에는 어린 나무부터 고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 945종이 분포하고 있는 산림 자원의 보고다. 또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를 포함한 3977종의 곤충과 까막딱따구리, 올빼미 솔부엉이 등 조류 180종 등이 서식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도 다양하다. 이곳에 있는 두메부추는 국내 북부지역에서만 생육하는 다년생 식물이다. 20~30㎝의 식물로 8~9월 연분홍색의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광릉과 봉선사로 이어진 2.3㎞ 산책로 수목원 주변으로도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다. 수목원에서 광릉과 봉선사로 이어지는 길도 수목원 못지않게 아름답다. 수목원에서는 광릉과 봉선사까지 나무 데크로 조성된 산책로가 이어진다. 수목원 입구에서 광릉까지는 650m로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다. 광릉에서 1.7㎞(도보 25분) 정도 걸어가면 고려 시대 사찰인 봉선사가 나온다. 광릉은 조선 7대 세조와 정희왕후 윤씨의 능이다. 조선왕릉 최초로 왕과 왕비의 능을 서로 다른 언덕 위에 따로 만들었다. 세조의 유언에 따라 무덤 둘레에 병풍석을 세우지 않았고,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하마비가 남아 있다. 입구에서 왕릉까지는 숲길을 따라 500m 정도 걸어가면 된다. 봉선사는 고려 광종 때인 969년 운악산 기슭에 운악사라는 이름으로 세운 사찰이다. 정희왕후가 세조의 무덤을 보호하기 위해 중창하면서 봉선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내부에는 조선 범종의 귀중한 연구자료인 봉선사대종(보물 397호)이 있다. ■ 여행수첩 사전 예약 : 국립수목원은 생태 보존을 위해 사전 예약(홈페이지 오전·오후 구분 예약)을 받으며 입장 인원(3500명 이하)이 제한돼 있다. 주차장은 사전 예약 차량만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이며 주차료는 승용차 3000원이다.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현장 입장도 가능하다. 운영 시간 : 4~10월은 오전 9시~오후 6시, 11월~3월은 오전 9시~오후 5시까지다. 월요일 휴무다. 가는길 : 국립수목원은 포천시와 남양주시 경계에 있다. 국립수목원은 포천시 소홀읍이지만 바로 옆에 있는 광릉과 봉선사는 남양주시 진접읍이다.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과 지하철 4호선 진접역에서 21번 버스가 운행한다. 의정부역에서 45분, 진접역에서 30분 정도 걸린다.
  • 가을 되니 기운 없고 나른… 노화 아닌 ‘추곤증’ 탓일 수도

    가을 되니 기운 없고 나른… 노화 아닌 ‘추곤증’ 탓일 수도

    기온 변화로 인해 쉽게 피로해져비염·가려움 등 알레르기도 기승생강·대추차로 몸 따뜻하게 하고과격한 운동 대신 실내 운동 해야 밤낮의 기온이 크게 차이 나는 환절기에는 건강했던 사람도 체력이 떨어지거나 시름시름 앓기 십상이다. 봄에 자도 자도 졸리고 입맛이 떨어지는 춘곤증이 오는 것처럼 가을에는 나른하고 무기력해지는 추곤증이 온다. 계절은 달라도 원인이 비슷한 쌍둥이 증상인 셈이다. 기온 변화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면 만성 피로가 올 수 있어 몸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7일 대한한의사협회에 따르면 봄에는 날이 따뜻해지면서 체내 에너지가 활성화되지만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쉽게 피로를 느낀다. 이때 소화기관이 약해져 소화불량이나 나른함, 무기력감이 나타날 수 있다. 가을에는 음기(차가운 기운)가 강해지고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 주는 양기가 약해진다. 이에 우리 몸이 에너지를 보존하려고 애를 쓰면서 쉽게 피로해진다. 특히 폐는 한의학에서 호흡뿐만 아니라 면역을 담당하는 중요 장기인데, 가을철 건조한 날에는 폐의 기운이 약화해 체력이 크게 떨어진다. 요즘 몸이 예전 같지 않다면 나이 탓을 할 게 아니라 계절적 요인을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의학에선 알레르기도 바람(풍사), 추위(한사), 습기(습사)와 같은 환경 요인으로 생긴다고 본다. 이소연 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환절기에는 찬 바람과 기온 변화로 몸의 에너지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코가 막히고 재채기가 나거나 피부가 가렵고 두드러기가 나는 알레르기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온 변화로 폐의 기운이 약해지면 비염과 같은 알레르기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감기와 독감도 한의학에선 찬 바람(풍한)이나 열(풍열) 때문에 생긴다고 본다. 이 이사는 “찬 바람이 몸에 들어오면 기운의 흐름이 막혀 코가 막히고 재채기가 나며 몸이 으슬으슬 춥고 피로해지는데, 이런 경우가 풍한으로 인한 감기”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열이 몸에 침입해 열감이 나고 두통, 발열, 인후통이 생기며 기침이 심해지는 증상은 풍열로 인한 감기나 독감으로 본다. 환절기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몸의 기혈 순환을 돕고 나쁜 기운을 막아야 한다. 침 치료로 몸의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거나 뜸 치료로 몸을 따뜻하게 해서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다. 아울러 인삼, 황기와 같은 약재로 기운을 보충하고 폐 기능을 강화해 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일 수 있다. 생강차나 대추차처럼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차를 마셔도 기혈 순환과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기침에는 도라지, 생강탕, 오미자, 파뿌리 달인 물이 좋다. 환절기에 몸져눕지 않으려면 몸이 기온 변화에 적응할 때까지 조심조심 생활하는 수밖에 없다. 찬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문을 꼭 닫고 자고 과격한 운동은 피한다. 피로는 그때그때 풀고 춥더라도 뜨거운 물로 샤워하지 않는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야 체온이 급격히 변하지 않는다. 외출 후에는 손발뿐만 아니라 입안도 닦는다. 심장과 혈관도 환절기가 오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 혈관이 갑자기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에 부담을 준다. 특히 동맥경화증·고지혈증·당뇨병·고혈압 환자와 노인 등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높은 사람이 쌀쌀한 날씨에 갑자기 노출되면 흉통이 악화하거나 심장 발작이 생길 위험이 그만큼 커진다. 따라서 추워지기 시작하면 혈압을 더 자주 측정해 상태를 파악해야 하며, 꾸준히 운동하되 쌀쌀한 날은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는 편이 좋다.
  • 극단으로 쪼개진 세계서 ‘연결 고리’를 찾다

    극단으로 쪼개진 세계서 ‘연결 고리’를 찾다

    대화는 막히고 모순·고통만 가득느슨하지만 연결 가능성도 확인“주변 죽음 목격한 감정이 시가 돼누구든 읽고 있다면 이어져 있어” 갈라진 세계는 모순과 고통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거기에서도 시인은 ‘연결’의 가능성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달까지 간다는 돌고래의 초음파가 갑자기 텔레파시로 수신되는가 하면 어느 날은 두 마리 물고기가 등을 붙인 모양을 한 생강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이토록 나약하고 느슨한 이어짐. 이것만으로 충분한지 알 수는 없지만, 시인은 그 흐릿한 희망을 위해 삶의 한 토막을 기꺼이 독자에게 내준다. 손미(42) 시인의 새 시집 제목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는 절실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다. ‘사분오열’이라는 말이 적확하게 들어맞는 시대다. 세계는 극단으로 쪼개지고 상대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공동체의 연대 같은 것을 이야기할까. 아직도 그런 뜨뜻미지근한 말을 믿느냐며 비웃음만 살 것이다. 너무 순진한 제목 아닌가. 하지만 이런 현실을 시인이 모를 리 없다. “우리는 공간을 메우기 위해 계속 말을 했다/너와 나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사람이 지나가고/잔이 깨지고/피투성이 바람이 지나가고//우리는 멀어지는 사이를 메우기 위해/계속 말을 했다/말은 떠다니고/그러다/너는 박차고 일어나/걸어 나가고//말이 끝나면 정말 끝이 날까 봐/나는 계속 말을 했다”(‘혼잣말을 하는 사람’ 부분·32쪽) ‘너와 나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그 안에 자꾸 다른 것들이 끼어든다. 지나가는 사람과 깨진 잔, 피투성이 바람은 우리의 소통을 가로막는 존재다. 심지어 우주선이 발사되고 그것은 하늘까지도 찢어 버린다. 사정이 녹록지 않지만 시적 주체는 포기하지 않는다. 계속 혼잣말을 하면서 그 사이를 메우고자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간 닿을 것이기에. “등으로 달려갔다 끝까지 널 응시하면서/잘 잊었으니 내게 상을 줘야 한다…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행성을 뒤집어서 우리의 방향이 바뀐다면/마주볼 수 있을까…등으로 달려간다/끝까지 마주보면서 멀어진다”(‘역방향’ 부분·38~39쪽) ‘마주보면서 멀어진다’는 문장은 읽는 이를 매혹하고는 좀처럼 놔주지 않는다. 록밴드 잔나비의 메가 히트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의 한 구절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마주보던 그대로 뒷걸음치면서 서로의 안녕을 보아요.” 잔나비는 이렇게 노래했다. ‘너와 내가 마주보면서 멀어지는’ 똑같은 장면에서 잔나비는 ‘이별의 예의’가 무엇인지 생각한다. 손미는 다르다. ‘등으로 달리며 멀어지고 있는 우리’가 마주볼 수 있는 단 하나의 가능성인 ‘행성을 뒤집는’ 상상까지 펼친다. “한 사람을 갈라서 열어 본다//잡아먹은 동물들이/손바닥을 내밀어 내게 각설탕을 준다…한 사람의 배를 열면/골목 골목 골목/잡아먹은 닭 돼지 소/도굴 도굴 도굴/멸망 멸망 멸망/비 비 비”(‘수술’ 부분·66쪽) 사람은 동물을 잡아먹지만 동물은 사람에게 손을 내민다. 우리가 놓친 연결의 희망은 여기에 있는 것 아닐까. 시집 곳곳에서 시인의 통렬한 반성이 느껴진다. 돌고래의 초음파가 달까지 간다는데 왜 우리에게는 들리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것에 귀를 기울이는(‘텔레파시 연구회’) 한편 산책하다가 새에게 잡아먹혔을 땐 당황하지 않고 기꺼이 인간이길 포기한 뒤 새의 알이 되어 새로서의 미래를 꿈꾸는(‘새를 먹을 때 내가 울까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문학동네 편집자와의 인터뷰에서 시인은 “나이가 들며 주변의 죽음을 많이 목격했고, 그 과정에서 경험한 감정이 고여 자연스레 시가 됐다”고 했다. “이제 이 시들은 제가 가 보지 않은 곳으로 걸어갈 테지요. 걱정되면서도 설레는 마음입니다. 누구든 읽고 있다면, 쓰고 있다면 이어져 있다고 믿습니다. 제 삶의 한 토막을 읽어 주는 귀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서울 중구, 추석 맞이 직거래 중구장터 운영

    서울 중구, 추석 맞이 직거래 중구장터 운영

    서울 중구는 추석을 맞이해 9월 4일부터 5일까지 중구청 앞 광장에서 직거래 장터를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중구장터는 전국의 품질 좋은 농·특산물을 주민에게 산지 직송으로 저렴하게 공급하는 한편 농가의 판로 확보를 도울 수 있다. 충북 영동, 전북 부안, 경북 문경, 강원 횡성 등 19개 시·군의 36개 업체가 참여해 지난해(16개 시·군, 29개 업체)보다 장터 규모가 커졌다. 경기 여주시(참기름, 들기름), 충북 영동군(사과, 포도), 전북 부안군(버섯, 젓갈), 경북 문경시(오미자청), 강원도 횡성(한우)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농·특산물 221개 품목이 구민을 찾아간다. 시중가 대비 최대 55%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으며 카드결제와 온누리상품권 구매도 가능하다. 오전 11시, 오후 1시와 3시에는 횡성 한우, 원주 청국장, 무주 절임무, 고성 생강청 등을 특가로 판매한다. 이번 장터에 참여하는 업체는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또한, 중구는 구민들이 우수한 품목을 지속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AI 내편중구를 통해 업체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먹거리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추석 상차림이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지역 농·특산물을 만나볼 수 있는 직거래 중구장터에서 구민들이 알뜰하게 명절 준비를 하고 지역 농가도 돕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무더울수록 지친 입맛을 깨워 주는 자극, 스파이스 이야기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무더울수록 지친 입맛을 깨워 주는 자극, 스파이스 이야기

    유난히 계속되는 더위와 비에 몸도 입맛도 지치는 요즘이다. 여기가 동남아시아인지 아닌지 헷갈린다는 말이 어느새 ‘밥 먹었냐’는 말처럼 안부 인사가 됐다. 날씨가 더울수록 우리의 입맛은 자극적인 걸 원하게 된다. 한국의 음식이 점차 맵고 단 자극적인 맛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지적이 어떤 문화 현상일 수도 있지만 이렇듯 날씨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음식을 자극적으로 만들어 주는 요소는 달고 짜고 신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이른바 다섯 가지 맛의 크기가 커질수록 자극적이라고 하지만 보통은 다채로운 향과 촉각이 자극을 유발한다. 촉각이란 마라처럼 혀를 얼얼하게 만들어 준다든가 혀의 미뢰를 괴롭히는 매운맛 같은 것도 여기에 속한다. 인간의 식문화는 다채로움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짠맛에 해당하는 소금, 단맛의 설탕, 신맛의 식초, 감칠맛의 장류의 조합만으로는 맛의 다채로움을 표현하기에 부족한데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향신료, 스파이스다. 영국 옥스퍼드 사전에 따르면 향신료는 여러 가지 강한 풍미와 향기가 나는 식물성 물질로 열대성 식물에서 주로 얻으며 양념에 사용한다. 우리가 잘 아는 후추를 비롯해 정향, 넛맥, 메이스, 생강, 시나몬, 아니스, 올스파이스, 팔각, 회향 등이 향신료에 속한다. 고추도 향신료에 속하는데 주로 생으로 쓰거나 건조해 음식에 사용하며 달콤한 향을 내는 바닐라와 쌉싸름한 카카오도 향신료에 해당한다. 간혹 허브와 향신료를 혼동하기도 하는데 이 둘은 다르다. 바질이나 로즈메리, 타임, 민트 등으로 대표되는 허브는 주로 식물의 잎에서 얻는 반면 향신료는 뿌리나 꽃, 줄기 등에서 얻는다는 차이가 있다.향신료의 원산지는 무더운 열대 지역이다. 향신료가 독특한 향과 맛을 갖게 된 이유는 환경과 연관이 있다. 기온이 높고 습한 열대는 병원균이나 해충 박테리아 등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다. 이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낸 화학물질이 바로 향신료가 가진 독특한 아로마의 정체다. 항균성분이 있어 음식에 사용하면 인체에 해로운 박테리아의 서식을 억제해 주는 역할도 한다. 동남아나 인도 등 무더운 지역에서 음식에 향신료를 듬뿍 넣는 것도 이 때문이다. 향신료는 재료 자체의 맛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기보다는 음식에 독특한 향을 입혀 준다. 구운 고기를 처음엔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 몰라도 계속 먹다 보면 금방 질리기 마련이다. 이때 고기에 후추를 뿌리면 알싸하고 매운맛이 한 겹 더해지면서 단조로운 고기의 맛이 한층 더 복잡해진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이 입체적이면 맛의 실체를 확인하고자 무의식적으로 구미가 계속 당기게 된다. 즉, 향신료를 쓰면 좀더 오래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음미하며 먹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서양에서 향신료는 인류가 교역을 시작할 때부터 함께해 온 오랜 기호품이었다. 당시 후추를 포함한 대부분의 향신료는 인도에서 지중해까지 육로를 통해 거래됐다. 먼 길을 거쳐 왔으니 값이 비싼 건 당연했다. 로마가 번영을 누리던 무렵 상류층 사람들은 재산을 털어서라도 향신료를 구하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 향신료를 얼마나 많이 소유하고 있느냐는 그 사람의 지위를 말해 주는 척도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와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비싼 향신료를 음식에도 적극 활용했다. 중세까지 유럽인들은 향신료를 잔뜩 넣은 음식으로 부를 과시했지만 향신료가 바다를 통해 대량으로 들어와 흔해지자 오히려 요즘처럼 향신료를 최소한으로 쓴 음식들이 유행하게 됐다. 근대가 열리면서 식문화도 함께 변한 것이다. 향신료는 고기뿐 아니라 수프 같은 국물요리부터 제빵, 와인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 사용된다. 감자 퓌레를 만들 때 맛이 밋밋해지는 것을 피하려면 육두구와 후추를 적당히 넣어 주는 것이 좋다. 사과와 시나몬의 조합은 빵이나 쿠키, 차를 만들 때 널리 사용되는 조합이다. 향신료마다 어울리는 음식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 특정 향신료의 향과 맛이 곧 음식의 정체성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국의 음식이 새롭고 신기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맛과 향 때문이다. 나라마다 주로 사용하는 향신료가 다르기에 우리는 향신료 향을 통해 음식의 국적을 짐작할 수 있다. 인도의 향신료 혼합물인 마살라는 커민, 고수씨, 카다멈, 계피, 정향, 후추, 넛맥, 강황 등 거의 모든 향신료를 조합해 만든다. 중국 쓰촨요리에는 화자오라고 불리는 쓰촨후추가 필수며 태국요리에는 타마린드, 카다멈, 커민이 주로 쓰이면서 레몬그라스, 카피르 라임, 타이 바질과 같은 식물성 허브들로 맛을 낸다. 겨울철 독일이나 북유럽 등지에서 사랑받는 뱅쇼나 글루바인과 같은 뜨거운 와인에는 시나몬과 정향이 맛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향신료는 잘만 사용하면 평소 먹던 음식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도 있다. 늘 먹는 조합이 단조롭다면 한 번쯤 과감하게 새로운 향신료를 음식에 넣어 먹어 보자. 더위에 지친 입맛을 깨울 뿐 아니라 요리하는 재미도 함께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할미가 들려주는 인생 그림책 펼쳐봐유… 책방이 되살려낸 핫플 책마을 즐겨봐유 [박상준의 書行(서행)]

    할미가 들려주는 인생 그림책 펼쳐봐유… 책방이 되살려낸 핫플 책마을 즐겨봐유 [박상준의 書行(서행)]

    평균 나이 82세. 스물세 명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그림책을 그리고 썼다. ‘가마니 팔러 가는 날’, ‘할머니의 꽃밭’, ‘친구 이야기’ 등의 제목이다. 글과 그림 실력은? 그걸 어찌 가늠할까. 인생을 실력으로 살아내는 건 아니지 않은가. 스물세 권의 그림책에는 각기 다른 삶의 이력이 있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지켜낸 세월들, 때로는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낸 생의 흔적들, 이들 내면에 굳은살이야말로 인생 그림책이 갖는 매력이기도 하다. 뜨거운 여름, 충남 부여 송정그림책마을에서 찾을 수 있는 보물 같은 생이다.●그림책 읽어 주는 할머니 송정그림책마을이 자랑하는 ‘들려주는 그림책’ 프로그램. 오늘 낭독의 주인공은 1943년 강경에서 태어나 스물한 살에 결혼으로 이주한 박송자 작가 할머니다. 옆자리 작가 할아버지는 사람들이 잘 볼 수 있게끔 박송자 할머니의 그림책을 높게 펼쳐 넘기고 있다. 환상의 짝꿍? 물론 낭독 내용과 그림책은 가끔 엇박자가 나기도 한다. “거, 잘 좀 혀 봐요!” 사회를 보던 박상신 마을 대표가 타박하며 장난을 건다. 책장이 다시 이야기를 찾아 빠르게 넘어간다. 박송자 작가 할머니의 그림책은 ‘맘씨도 착허고 인정도 많은 남편’ 자랑으로 시작한다. 할머니는 남편과 자신을 닭에 빗대어 그렸다. 두 마리 닭이 전통 혼례를 올리는 장면은 무척이나 다정하다. 그런데 다음 장으로 넘어가며 슬그머니 방향을 튼다. ‘근디 술을 너무 좋아해.’ 듣던 이들은 이미 까르르다. 짐작 간다는 눈치다. 그러나 몇 장을 더 넘기니 그림 속 수탉은 술병 대신 짐 보따리를 들었다. 박송자 할머니 작가는 ‘근디 오십 년이 흐르고 나니께 좀 달라졌어. 정말로 신기햐’라고 썼다. 할머니 무릎 아프다며 무거운 건 절대 못 들게 하고, 꽃도 예쁘게 잘 키우고 할머니께 이런 말도 할 줄 안다. ‘나 겉은 사람헌티 어찌 왔는가. 항시 고마우이.’ 10분 남짓한 낭독의 시간, 두 사람의 인생이 그림처럼 지나간다. 그 제목이 ‘꽃 심는 닭’이라니. 쓱쓱 색연필로 그려낸 책 속의 닭 부부는 깃털마저 얼마나 아름다운지. 뭉클한 감동은 ‘아직 술은 못 끊었다’는 박상신 대표의 한마디에 다시 속절없이 무너지기는 한다만. 박송자 작가 할머니의 남편은 이만복 작가 할아버지다. 그는 ‘나는 농부여’를 그리고 썼다. ‘꽃 심는 닭’의 스핀오프랄까. 스물세 권의 그림책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지만 마을 사람 서로가 아는 이야기다. 그러니 스물세 권을 합치면 송정그림책마을의 역사다.●3년간 ‘그림책 읽는 마을 찻집’ 조성 이리 적으니 송정그림책마을의 그림책이 근래에 완성된 것만 같다. 낭독이야 현재진행형이지만 그림책은 2017년에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 ‘그림책 읽는 마을 찻집 조성 사업’으로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과 함께 3년 동안 이뤄진 프로젝트다. 처음 2년여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울려 노래하고 춤도 추며 가슴 밑바닥의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각 잡고 마주 앉아 질문하고 답하는 인터뷰가 아니라 그들의 생으로 스미는 과정이었다. 구술한 사연을 채록하니 이미 480쪽 분량의 책 한 권(‘하냥 살응게 이냥 좋아’(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 한울림))이었다. 다음 7개월은 그림을 배웠다. 학교도 다녀 본 적 없는 어른들 가운데는 그림을 처음 그려 보는 이가 적잖았다. 옆 사람 얼굴에 종이를 대고는 이목구비의 윤곽을 따 보기도 하며 그림과 친해지는 시간, 농사짓고 자식 키우고 인생 다 똑같이 살았다던 할머니, 할아버지는 조금씩 자신의 인생을 빗댄 고유한 이야기를 각자의 필체와 색감으로 그려 냈다. 그로부터 7년, 이들이 그린 스물세 권의 그림책은 여전히 송정그림책마을찻집 테이블 위에 놓여 마을을 찾는 이들을 변함없이 반갑게 맞이한다. 또한 작가가 된 할머니, 할아버지는 자신이 쓴 그림책을 직접 읽어 주고 마을을 같이 산책하며 그 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때로는 마을을 찾는 이들을 위해 도시락을 싼다. 농사짓는 중간에 짬을 내 하는 일이다 보니 들려주는 ‘그림책’(10인 이상), ‘할머니 도시락’(20인 이상) 등은 일정 인원 이상이 돼야 하지만 직접 그림엽서를 만들어 부치고 1년 뒤 받아 보는 ‘느린 그림엽서’ 등은 개인 단위 체험이 어렵지 않다.●산뜻한 찻집에서 작가와의 만남을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송정그림책마을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송정그림책마을찻집에서 그림책과 함께하는 독서다. 송정그림책마을찻집은 전통을 내세운 ‘찻집’과는 거리가 있다. 산뜻한 2층 벽돌집이다. 남쪽으로 길고 넓은 창을 냈는데 반대편에 걸린 그림 액자가 단연 눈길을 끈다. 할머니, 할아버지 작가들의 원화로 서울에서 전시도 가졌다. 찻집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바람을 담아 설계했다. 그들은 찻집이 그림책 전시 공간이길 원했다. 그들이 세상을 떠나도 그림책은 남을 것이고 그림책이 고향 마을에서 그들의 자녀를, 그리고 마을을 찾는 이들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랐다. 마을의 이야기가, 마을의 역사가 그림책을 빌려 오래도록 지켜지고 전해지기를 소망했다. 그래서 송정그림책마을찻집은 손님을 맞는 장소이자 마을 사랑방이고 그림책 전시관이자 마을 이야기의 아카이브다. 찻집 운영 또한 할머니 작가들이 맡는다. 매실차, 생강차, 미숫가루 등은 마을에서 직접 수확한 재료로 만든다. 차나 커피 한잔을 건네받으며 그날의 할머니가 그린 그림책은 무엇인지 여쭤 보고 그 책을 넘겨 보는 것만으로 이미 특별한 환대다. 그러니 그림책을 읽다 고개를 들어 할머니와 눈을 맞추고픈 건 어찌할 수 없는 ‘팬심’이다. 좀더 용기를 내서 그림책 속 이야기를 물어도 좋고, 구매한 그림책에 사인을 받아도 좋겠다. 쑥스럽다면 방명록에 가벼운 안부를 남길 수 있다. 이 역시 이 작은 마을에 각자의 마음을 포개어 보는 화답이기도 하다.●삶이란 인생 캔버스를 채우는 것 무더위가 서둘러 기승을 부리는 6월의 끝자락, 할머니 작가가 타준 미숫가루를 마시며 여름 더위를 씻는다. 창밖은 여름인데 찻집 안은 안온하다. 안과 밖이 다른 뜨거움이다. 탁자 위에는 비 온 다음날의 하늘처럼 무지개 같은 스물세 권의 그림책이 반짝인다. 어쩜 저리도 다른 그림책들이 태어날 수 있었을까? 자식과 손주의 이름으로 불리던 이들은 이제 작가라 불리며 뒤늦게 자신의 이름을 찾았다. 당연한 그 사실이 새삼 반갑고 놀라우며 신기하다. 우리에게는 우리 각자의 생이 있다. 그 생의 지문이 어느 하나 같지 않아 부러움과 시기, 질투가 이는 것일 텐데 이곳에서는 그저 각기 다름이고 다른 귀함일 뿐이다. 나날이 무미한 반복인 듯하지만 결국에는 모두가 각자의 캔버스를 채워 가며 사는 것이다. 그래서 한 권 한 권의 그림책에서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광휘의속삭임, 문학과지성사)이 떠오르는 건 어찌할 수 없다. ‘사람이 온다는 건 /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 …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유월의 푸른 들녘과 키 큰 느티나무와 길가의 대숲을 바라보며, 스물세 사람의 일생과 더불어 마을의 일생 그리고 언젠가 그려낼 우리 자신의 일생 그림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의 읽다 말 책과 문장 찾기를 포기하기로 한다. 대신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린 방문객, 찻집 앞 기록비에 적힌 스물세 작가의 이름을 하나하나 읊조려 본다.“김영자, 김옥이, 김외숙, 노재열, 박남순, 박동근, 박동년, 박상신, 박상진, 박송자, 박신태, 박일규, 박지순, 박춘자, 안정순, 양예연, 이만복, 이정의, 임숙철, 전열귀, 조명자, 최순희, 허경.” 그사이 박지순, 허경, 박동년 세 어른이 세상을 떠났다. 그럼에도 그들의 그림과 이야기는 남아 마을의 동무들과 같이 산다. 사람이 쓴 책 가운데 가장 위대한 책은 사람 그 자신이 써 나간 생일지 모르겠다. 폭염보다 뜨거운 오늘의 깨침이었다.●그림책의 뿌리, 100년 야학당 송정그림책마을은 밀양 박씨 집성촌이다. 역사는 1623년 인조반정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박정예씨가 노모를 모시고 피신하다 정착한 땅이 지금의 터다. 마을은 이야기 지도가 있고 안내판이 있어 산책하기에 수월하다. 스물세 권의 그림책을 힌트 삼는 것도 재미다. 특히 문패에 주목해야 한다. 그림책을 쓴 작가 할머니, 할아버지의 집 앞에는 그림 문패가 걸려 있다. 낯선 집 대문 앞을 서성이는데 왠지 친근한 건, 그 너머 삶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까닭이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눈이라도 마주치면 정겹게 인사를 건넬 수 있어서, 그들의 표정에 그림책 속 이야기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굳이 한 권을 꼽자면 야학당 앞집에 사는 박신태 작가 할아버지의 ‘야학당이 만들어진 이야기’다. 박신태 작가 할아버지는 그림책을 낭독하는 끝 무렵에 꼭 야학당 교가를 구성지게 부른다. 그가 공부하고 ‘나의 살던 고향은~’ 노래를 배우고 처음 유성기를 보고 들은 곳이 야학당이다. 송정그림책마을 야학당은 1925년에 문을 열어 30년 가까이 마을 교육을 책임졌다. 보통 농사일이 끝난 11~1월 사이 겨울에 석 달 동안 밤마다 열렸다. 야학당이 지어진 과정도 의미 있다. 기록된 바에는 ‘땅 있는 사람은 땅을 내고, 나무 있는 사람은 나무를 대고, 어떤 사람은 목수가 되어’ 참여했다 전한다. 초등학교가 생기며 역할이 다한 후에도 건물만은 그 자리에 상징처럼 남았다. 그러니 송정그림책마을 정신의 근간이자 뿌리다. 하반기에 실감형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마을역사박물관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그림책 정거장·벽화 골목도 명소 야학당 주변 골목은 벽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국전통문화학교 학생들이 8개월에 걸쳐 그린 벽화로 또 하나의 마을 그림 이야기다. 요란하지 않고 정겨운 그림들이다. 그 가운데 옛 야학당 풍경과 교가를 적은 벽화는 막 야학당을 지나와 한번 더 눈여겨보게 된다. 송정그림책마을 공공시설 프로젝트로 조성한 ‘그림책 정거장’ 역시 빠질 수 없다. 버스정류장과 방문자안내소를 겸한 시설이다. 부여 읍내에서 송정그림책마을까지는 하루 세 차례 버스가 다닌다. 한 시간 가까이 걸리지만 정류장에 내려서는 순간 찌뿌둥하던 몸과 맘이 주름을 편다. 그림책 정거장 옆 마을광장은 냇둑을 따라 소나무가 줄지어 선 모습이 용 꼬리 같다고 해 ‘청룡’이라고 부른다. 가지런한 벽돌 바닥과 너른 그늘을 드리운 느티나무와 팽나무 고목이 압도한다. 그 곁에는 층층이 쌓은 책 위에 소녀처럼 웃고 있는 할머니상이 마중한다.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박지순 작가 할머니가 모델이다. 할머니 옆에 앉아 산과 들로 부는 바람 구경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송정그림책마을 대표 포토존이다. 작가 할아버지가 안내하는 이야기 산책의 출발점 역시 마을광장이다. 찻집으로 향하는 길가는 대숲이 시원하다. 대숲 뒤편에는 대나무 말고 마을에서 가장 나이 많은 500년 수령의 ‘도토리나무’도 있다. 찻집 지나서는 우물터에서 원두막 쪽으로 크게 돌아 걸을 수 있고, 야학당 쪽으로 마을을 가로질러 걸을 수도 있다. 마을 곳곳이 마을의 나이처럼 푸근하다.●담배 가게 개조한 동네 책방 책방세간 부여에는 책에서 출발한 또 하나의 마을이 있다. 읍내에서 백마강 건너편은 규암마을, 자온길로 불린다. 수북정이 지지대 삼은 바위 이름이 자온대, 규암바위다. 과거에는 규암나루가 있어 오일장이 설 만큼 붐볐다. 규암마을이 다시 알려진 건 7년 전 책방세간이 들어선 후다. 책방세간은 80년 된 담배가게를 개조한 동네 책방이다. 세간은 살림살이를 뜻하는 단어다. 그래서 책방 안에는 작은 소품 숍이 있다. 책은 물론 우리 생활의 오래고 소중한 물건들을 빌려 세상과 사람 사이를 잇겠다는 의지일 거다. 내부는 옛 건물의 대들보와 서까래, 출입문을 그대로 살렸다. 하지만 샹들리에, 담배 은박지를 차용한 벽 등 요즘 감각이 두드러진다. ●규암마을 자온길 만들어 상권 부활 규암마을은 책방세간에 그치지 않는다. 자온길 프로젝트를 주목할 만하다. 규암리는 상권이 쇠퇴한 마을이었다. 책방세간 박경아 대표가 중심이 돼 마을 빈집 10여채와 땅을 매입, 임대하고 지역 이야기를 공간으로 되살려 내며 변화했다. 옛 양조장을 활용한 ‘자온양조장’, 옛 요정의 허름한 양옥과 한옥을 감쪽같이 개조한 카페 ‘수월옥’, 넓은 마당을 가진 한옥 스테이 ‘작은한옥’ 등은 그 연장선이다. 장소성을 지켜 규암마을의 고유한 분위기와 어우러지게 했다. 덕분에 마을 전체가 점과 점을 잇는 길로서 자리매김했다. 이름난 한두 장소만 보고 떠나는 것이 아닌 마을을 걷고 누리는 즐거움이 더한다. 마지막 토요일에는 백마강 변 123사비 아트큐브 일대에서 공예마을 규암장터가 열린다. 29일이 상반기 마지막 장이다. 마을 가게 대부분은 오후 6시면 문을 닫으니 해가 지기 전에 찾아야 한다.● 부여 송정그림책마을 -오전 10시~오후 5시, 연중무휴 누리집 www.sjpicturebookcafe.co.kr (041)837-8030
  • 농식품 트렌드가 한눈에…경북농식품산업대전 대구 엑스코서 열려

    농식품 트렌드가 한눈에…경북농식품산업대전 대구 엑스코서 열려

    경북도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대구 엑스코에서 ‘K-경북푸드, 세계의 중심에 서다!’ 라는 주제로 ‘2024 경북농식품산업대전’을 개최한다. 세계로 향하는 K-경북푸드의 우수성을 알리고, 식품산업의 국제적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정했다. 올해로 10회째다. 이번 행사는 22개 시군, 식기업, 유관기관 등 210여 기관과 기업이 참여, 빠르게 변화하는 농식품 산업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우수 농식품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도내 식품기업의 수출과 국내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국내외 바이어, 산업 관계자 50여명도 참여한다. 또 종전 소비자 중심에서 벗어나 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소비처 확대로 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한 차원이다. 이번 산업대전은 경북 농식품 가공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주제 전시관(K-FOOD 글로벌관, 탐나는 기업관, 전통주관), 22개 시군 홍보관, 식품기업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행사 첫날 ‘청년들이 들려주는 경북푸드 이야기’ 라는 주제로 도내 농식품 우수기업 대표 3명(이우락 농부플러스 대표, 김민희 미니공작소 대표, 김승수 라온타운 대표)의 창업 비하인드와 성공 스토리를 담은 토크콘서트를 진행해 식품산업의 트렌드를 공유한다. 둘째 날에는 사전접수 및 현장 참가를 통해 선발된 초등학생들이 참여하는 ‘어린이 골든벨’ 행사가 열린다. 농식품 상식에 대한 OX 퀴즈 등을 통해 식품의 소중함을 깨닫고 우리 농산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흥미 유발을 돕는 자리다. 60여 종 이상의 경북 전통주를 한눈에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전시관으로 구성한 전통주관에서는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전통주’ 프로그램을 매일 3회 운영한다. 와인 에티켓 설명 및 시음, 안동소주 칵테일 시연 등으로 우리 술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배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경북 6차산업 체험관’ 에서는 신선한 우리 농산물로 만드는 농식품 만들기 체험(삼색인절미, 그라인더 생강소금, 크로와상 샌드위치 등)을 매일 4회 진행한다. 즉석농식품경매, 선착순이벤트, 인증 미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로 방문객이 우리 농식품을 좀 더 다채롭게 느끼며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라는 말처럼 우리 K-푸드의 경쟁력은 이미 세계에서 그 진가를 뽐내고 있다”며, “경북 하면 떠오르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 K-경북푸드가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23년 말 기준 도내 식품 제조·가공 업체 수는 2643곳, 매출액은 4조 5498억원으로 연매출 100억원 이상 기업이 83곳에 이른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9억 3314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최근 10년간 약 3.4배 성장세(2013년 2억 7222만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농식품 가공산업 집중 육성에 따른 농산물의 부가가치 창출과 수출 대상국 현지에 맞는 제품 다양화, 시장 다변화 노력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다섯가지 매운맛 조합 ‘맵탱’ 라면… 매콤함 종류·강도 과학적 설계

    다섯가지 매운맛 조합 ‘맵탱’ 라면… 매콤함 종류·강도 과학적 설계

    삼양식품은 지난해 8월 신규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을 론칭하고, ‘맵탱 흑후추소고기라면’, ‘맵탱 마늘조개라면’, ‘맵탱 청양고추대파라면’을 선보였다. 맵탱은 소비자들이 매운 라면을 찾는 다양한 상황에 주목해 다채로운 매운맛을 구현했다. 스트레스 해소, 해장, 기분 전환 등 각 상황에 적합한 매운맛을 완성하기 위해 ▲화끈함 ▲칼칼함 ▲깔끔함 ▲알싸함 ▲은은함 등 다섯 가지로 매운맛을 세분화해 적절히 조합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취향과 상황에 맞게 매운맛을 선택할 수 있도록 ‘스파이시 펜타곤’ 지표를 개발해 맵탱 제품 패키지에 적용했다. 스파이시 펜타곤은 맵탱 제품에서 느낄 수 있는 매운맛 종류와 강도를 한눈에 보기 쉽게 그래프로 도식화한 것으로, 맵탱 브랜드가 제공하는 다채로운 매운맛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맵탱 흑후추소고기라면은 화끈하고 칼칼한 매운맛을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매운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제격이다. 소고기 육수의 진한 국물에 흑후추로 은은한 매운맛을 추가하고, 하늘초를 넣어 혀와 목을 자극하는 화끈하면서도 칼칼한 매운맛을 완성했다. 맵탱 마늘조개라면은 속이 풀리는 알싸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바지락과 홍합을 활용한 조개 육수를 기본으로 새우와 오징어를 넣어 시원하면서도 개운한 국물을 완성하고, 마늘의 알싸한 매운맛과 풍미를 담았다. 맵탱 청양고추대파라면은 무, 마늘, 생강 등 다양한 채소를 푹 끓여내 만든 채수와 청양고추, 대파를 사용해 깔끔한 매운맛을 강조했다. 삼양식품은 맵탱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0월 맵탱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푸드트럭 ‘맵탱 GO’ 행사를 한 달 동안 전국에서 진행했다. 맵탱 GO는 소비자가 매운맛의 취향을 조사하는 ‘Mep-BTI’ 테스트에 참여한 뒤 선정된 라면 한 가지를 시식하는 순으로 구성했다. 최근에는 맵탱의 새 광고 캠페인 모델로 배우 이이경을 선정하고 신규 광고를 공개했다. 예능과 드라마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이경의 이미지와 다채로운 매운맛을 구현한 맵탱의 브랜드 이미지가 잘 어울려 모델로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광고는 스트레스 해소, 해장, 기분 전환 등이 필요한 순간에 맞춰 맵탱의 다채로운 매운맛을 선택하는 내용으로 한강 편, 캠핑 편, 여행 편, 배달 편, 우유 편 총 5가지 에피소드로 만들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황매화꽃이 필 때 생각나는 사람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황매화꽃이 필 때 생각나는 사람

    우리에게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이 있다. 그러나 식물을 관찰하는 나에게 계절은 더 촘촘히 쪼개져, 봄 또한 네 계절로 나뉜다. 복수초와 산자고·생강나무와 매실나무꽃이 피어나는 첫 번째 봄, 개나리와 철쭉·벚나무 꽃이 피는 두 번째 봄, 돌배나무와 수수꽃다리·황매화와 튤립꽃이 피는 세 번째 봄, 마지막으로 다채로운 장미들이 꽃을 피우는 네 번째 봄. 지금 나는 세 번째 봄을 지나는 중이다. 숲과 정원에는 다양한 동물의 등장에 맞춰 다채로운 색의 봄꽃들이 피어난다. 흰 꽃의 분꽃나무와 귀룽나무, 보라색 수수꽃다리와 분홍빛 철쭉. 그리고 연한 빛깔 꽃들 사이에서 선명하게 샛노란 황매화꽃도 눈에 띈다. 황매화는 도시의 아파트, 빌딩, 관공서, 공원 등의 화단에 심기는 우리나라 주요 조경 식물이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소나무 아래, 사람들이 오가는 화단 가장자리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다. 특별한 관리 없이도 잘 자라며 때가 되면 화려하게 꽃을 피워 우리나라 도시 화단에 없어서는 안 될 식물이 됐다. 황매화라는 이름은 매화를 닮은 노란 꽃을 뜻한다. 4월에 피는 이들 꽃은 개나리와는 조금 다른 진노란 빛이다. 우리가 밝고 옅은 노란색을 가리켜 개나리색이라 부르듯 일본 사람들은 노란색과 주황색 사이의 진노랑을 야마부키(황매화)색이라 부른다. 일본에서는 황매화가 우리나라 개나리의 존재감에 견줄 만한 대중적인 식물인 셈이다. 황매화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 분포하며 학명의 종소명 자리에는 일본을 뜻하는 라틴어명 ‘자포니카’가 쓰여 있다. 매년 황매화꽃이 만개할 때면 나는 자연스레 한 인물을 떠올린다. 19세기 플랜트 헌터(식물 사냥꾼)로 활약한 윌리엄 커. 황매화의 속명 케리아(kerria)는 이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커는 영국 큐가든 소속의 원예가였다. 박물학자인 조지프 뱅크스 경으로부터 식물 채집 임무를 부여받은 그는 1804년 중국 광저우에 파견됐다. 플랜트 헌터로서 8년간 중국에 머무르며 사철나무, 참나리, 남천, 베고니아, 마취목 등 현재 세계의 정원에 식재되는 주요 식물들을 영국에 보냈다. 영국을 넘어 세계의 정원 풍경을 바꾼 역사적 인물인 셈이다.하지만 영국을 떠난 지 10년 만인 1814년, 그는 3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아편 중독. 중국에서 일하는 동안 그는 아편 중독자가 됐고 1812년 스리랑카로 파견됐을 때는 이미 상당히 아픈 상태였다고 한다. 공식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플랜트 헌터로 중국에서 살기에 넉넉한 봉급을 받지 못한 점도 아편에 빠지게 된 원인 중 하나라 추측한다. 영국이 중국을 모함하기 위해 수출한 아편은 본국을 위해 일하던 국민까지도 곤경에 빠지게 했다. 불순한 저의는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도 갉아먹는다. 커가 중국에서 채집해 영국으로 보낸 식물 중에는 황매화도 있다. 후에 그의 공을 기리기 위해 식물학계는 황매화 속을 케리아라 명명했다. 내가 이 계절의 황매화를 보고 나와 전혀 다른 시공간에 살던 한 인물을 떠올리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황매화 속에는 황매화만큼이나 우리나라 화단에 많이 심기는 죽단화도 있다. 커가 황매화를 영국에 보내기 전인 1776년, 스웨덴의 식물학자 툰베리가 먼저 황매화를 유럽에 소개했으나 당시 채집된 표본이 황매화가 아닌 죽단화였던 데다 채집된 자료가 충분치 않아 황매화 속은 혼돈의 식물이란 멍에만 지닌 채 더는 분류학적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 황매화와 죽단화는 언뜻 같아 보이지만 꽃의 형태와 색이 다르다. 황매화는 홑꽃잎이지만 죽단화는 겹꽃잎이며, 황매화는 꽃 색이 노란색에 가깝지만 죽단화는 주황색에 가깝다. 식물의 노란색은 다 같지 않다. 황매화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바로 지금이다. 그러나 이들이 봄에만 볼만한 것은 아니다. 가지가 연두색인 황매화는 겨울 동안 흰말채, 노랑말채와 함께 갈색빛 화단에 화사한 빛깔을 더해 준다. 조경가들은 춥고 긴 겨울에도 제 몫을 해내는 황매화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황매화 가지에는 지는 꽃과 피는 꽃이 공존한다. 꽃이 더 오래 피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식물의 전략이다. 지는 꽃 중에는 꽃잎이 흰색인 것도 있는데, 이것은 빛과 온도에 의해 색이 바래는 현상이다. 5월이 돼 꽃이 지면 한 개에서 다섯 개 사이의 씨앗을 담은 열매가 열리고, 여름과 가을을 지나며 열매는 갈색으로 익어 갈 것이다. 꽃이 진다는 것은 열매의 생장이 시작된다는 의미와도 같다.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 ‘할매니얼 열풍’에 유통가 떡지순례부터 한정판 양갱까지 출시

    ‘할매니얼 열풍’에 유통가 떡지순례부터 한정판 양갱까지 출시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간식 열풍이 계속되면서 유통업계는 전통 디저트들을 발굴하거나 재해석한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12일 SSG닷컴은 전국의 실력 있는 떡집을 발굴해 온라인 판로 개척과 브랜드 마케팅을 지원하는 ‘미식 크리에이터 발굴 프로젝트-떡지순례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프로젝트 첫 가게는 남해 ‘중현떡집’과 의정부 ‘복화당’으로, SSG닷컴 미식관에서 소개한다. 두 곳 모두 인지도가 높은 오래된 떡집이지만, 지방에 위치해 오프라인 구매가 쉽지 않았다. 이 곳들은 100% 주문 생산 방식을 고수하는 점이 특징이다. 중현떡집은 46년 전통을 지닌 쑥떡 맛집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국 4대 떡집으로 불린다.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찹쌀과 쑥잎 원물로 만든 수작업 떡으로 첨가물이나 보존제를 넣지 않은 쑥떡이다. 1982년 의정부에서 시작한 복화당은 인절미 맛집으로 정평이 났다. 국내산 찹쌀을 사용한 숙성 제조 공정을 채택해 글루텐이 없다. 쌀 100% 카스텔라 인절미, 흑임자 인절미 2종류의 떡을 판매한다. 팔도는 지난달 ‘비락식혜 제로’를 선보였다. 비락식혜는 할매니얼 트렌드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전년 대비 18% 신장을 기록했다. 비락식혜 제로는 제품 맛은 유지하며 설탕과 당류·칼로리 제로를 구현했다. 전통 음료 컨셉에 건강 트렌드를 결합해 식혜를 즐기는 기존 고객과 건강관리에 민감한 신규 소비층을 동시에 공략한다.할매니얼 트렌드와 더불어 가수 비비의 신곡 ‘밤양갱’이 큰 인기를 끌면서 양갱도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정판 밤양갱 신제품까지 나왔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달 22일부터 한정판 ‘비비X밤양갱’을 판매했다. 크라운제과의 밤양갱 10개를 한 봉지에 담고, 포장지에 비비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은 지난달 12일 메세나협회장 취임 간담회에서 “노래 밤양갱 덕에 (연양갱의) 생산량을 늘렸다. 이 노래가 히트를 하며 덕을 많이 보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 KGC인삼공사는 ‘정관장 수제약과’를 출시하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홍삼 본연의 풍미가 느껴지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허니레드진생, 시트러스유즈, 진저츄, 인절미쇼콜라 4가지 맛으로 구성됐다. 허니레드진생 수제약과는 홍삼과 조청으로 만든 베이스에 홍삼봉밀절편 토핑을 더한 제품이다. 시트러스유즈 수제약과는 유자청과 유자채를 토핑으로 구성해 상큼하고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진저츄 수제약과는 생강과 조청에 대추를 올려 향긋하고 고급스러운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인절미쇼콜라 수제약과는 콩가루에 초코커스터드 크림을 조합해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 [포착]지금 뭐하는 겐가…‘코 후비적’ 손으로 피자 반죽한 직원 영상 충격

    [포착]지금 뭐하는 겐가…‘코 후비적’ 손으로 피자 반죽한 직원 영상 충격

    일본의 유명 프랜차이즈 피자 매장의 직원이 코를 후빈 손으로 피자 반죽을 하는 모습의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니칸스포츠 등 현지 언론의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전날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 있는 한 도미노피자 매장에서 피자 도우를 반죽하던 남성이 코를 후빈 다음 반죽에 묻히는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남성은 파란색 라텍스 장갑을 낀 상태였지만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다. 또 코를 후비적거린 손을 반죽에 묻히면서 카메라 방향을 응시한 것을 보아, 영상이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영상이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자 도미노피자 측은 “영상이 도미노피자 매장 내에서 촬영된 것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인정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피자 도우는 24시간 발효 과정을 거쳐야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피자의 재료로 쓰이는데, 영상 속 반죽은 발효되기 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문제의 매장에 보유하고 있는 모든 피자 반죽(도우)을 폐기하라고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또 “문제의 동영상을 촬영한 직원은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할 예정이며, 법적 조치까지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현지 언론은 문제의 점포가 13일 현재는 영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갈수록 잦아지는 일본 내 ‘위생 테러’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앞서 지난해 1월 일본의 한 유명 스시 프랜차이즈 매장을 방문한 10대 소년이 모두가 공유하는 간장병을 혀로 핥거나 손가락에 침을 묻혀 레일 위를 지나가는 초밥을 만지는 등의 위생 테러를 저질러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또 다른 회전초밥 프랜차이즈에서는 한 남성이 생강 절임 통에 담배꽁초를 넣는 행각을 벌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 가수♥개그우먼 ‘공개열애’ 220일 만에…결국 이별했다

    가수♥개그우먼 ‘공개열애’ 220일 만에…결국 이별했다

    가수 신성과 개그우먼 박소영이 220일간의 만남에 마침표를 찍었다. 7일 방송된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 101회에서 신성은 그동안 핑크빛 무드를 이어온 박소영과 220일간 만남을 정리했다. 먼저 신성과 박소영의 데이트 현장이 펼쳐졌다. 이날 신성은 박소영에게 “국수를 좋아하니까 오늘은 내가 잔치국수를 만들어주겠다”며 예약해 놓은 파티룸으로 갔다. 두 사람은 알콩달콩 채소를 볶고 계란 지단을 만들며 잔치국수를 완성했고, 신성표 잔치국수를 맛본 박소영은 “우리 엄마 국수보다 더 맛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식사 후 신성은 박소영을 위한 따뜻한 생강차를 대령하며 “저번에 통화했을 때 내가 했던 얘기, 생각해 봤어?”라고 물었다. 이에 박소영은 “그동안 오빠와 저의 모습을 많이 응원해주셔서 처음엔 기쁘고 행복했다. 그런데 갈수록 부담감이 생겼다. 주위서 결혼도 타이밍이라고 하시는데, 결혼을 생각했던 나이가 하루하루 지나가니까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게 오빠에게 부담감을 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신성은 “사실 무명 생활을 오래 겪다 보니까 형편이 넉넉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기반을 마련한 다음에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하다. 부모님 앞에서는 ‘걱정말라’고 했지만, 결혼에 대한 압박감이 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박소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가 정말 안타까운 건 타이밍인 것 같다”고 한 뒤, “우리 이제 서로의 자리에서 각자 더 행복한 모습으로”라고 이야기하다가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신성 역시 눈시울을 붉히더니 박소영을 다독여주면서 “소영이가 우리 가족들에게 큰 행복을 줬다”며 그간의 추억을 회상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 강원도 [고향사랑기부제 함께 나눠요]

    강원도 [고향사랑기부제 함께 나눠요]

    강원도는 새해를 맞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목록을 새롭게 구성했다. 도가 지난해 말 답례품선정위원회를 열고 선정한 107개 답례품은 도내 전 지역을 아우르는 농산물, 축·수산물, 특산물, 가공품, 공예품 등이다. 농산물은 쌀, 잡곡, 꿀, 버섯, 시래기, 냉동 찰옥수수, 홍삼 등이 있고, 축·수산물 중에서는 한우, 한돈, 닭갈비, 젓갈, 황태, 오징어순대, 대게살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특산물은 황태껍질부각, 건곤드레, 잣떡·취떡 우유전병 등이고, 가공품으로는 참기름·들기름, 고추장·된장, 머루 와인, 치즈, 초콜릿, 과일잼, 생강청, 도라지 엑기스, 조청, 한과, 유산균 등을 고를 수 있다. 옻칠 수저, 키친세트 등의 공예품도 선보인다.도는 ‘관광 일번지’답게 국립춘천숲체원 숙박권, 속초 서핑 강습권, 홍천 알파카월드 입장권, 정선 가리왕산 케이블카 이용권, 인제 슬링샷&번지점프 체험권 등 다양한 관광상품도 답례품으로 내걸었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강원상품권도 답례품으로 마련했다. 답례품 가격대는 최저 1만원, 최고 50만원이다. 도는 고향사랑기부제의 활성화를 위해 ‘국민 멘토’ 김미경 MKYU 대표와 포크록 가수 임지훈씨, 김영철 바인그룹 회장 등을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휴가철 관광지와 추석 연휴 기간 기차역, 버스터미널 등에서 리플렛을 나눠주며 홍보활동도 펼쳤다. 임영빈 강원도 고향사랑기부금팀장은 “기부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각적이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답례품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 경북도 [고향사랑기부제 함께 나눠요]

    경북도 [고향사랑기부제 함께 나눠요]

    경북도는 올해 고향사랑기부금 모금 목표치를 10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인 지난해 목표액 5억원을 3000여만원 초과 달성한 데 힘입었다. 도가 지난해 목표치를 넘긴 데는 연말 들어 기부액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 컸다. 11월 초까지만 해도 개인 기부자 대다수는 전액 세액공제 기준치인 10만원씩 기부했다. 이마저도 하루 한두명에 그쳤다. 그러나 11월 중순 이후 기부자가 하루 4~17명(40만~170만원)으로 늘었다. 도는 세액공제 효과를 경험한 이들이 늘면서 올해 더 많은 기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홍보와 독려도 이어갈 방침이다.특히 도는 최근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청년층을 겨냥한 답례품 12개를 추가했다. 백골뱅이, 문어숙회, 호두먹빵, 커피드립백, 달빵(크림빵), 카스테라빵, 생강진액, 김치, 밀키트(흑돼지), 반려동물간식, 삼겹살, 장류 등이다. 이로써 답례품은 46개 품목으로 늘었다. 대부분 3만원대다. 연간 기부액 상한액인 500만원 기부자에게는 경북 도자기 명장이 만든 150만원 상당의 도자기를 준다. 양재곤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향사랑기부금 개인 최고 기부 한도액인 500만원을 도에 쾌척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고향 발전이란 좋은 뜻으로 동참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기부자와 도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진정한 경북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설맞이 경기도 농특산물, 최대 40%까지 할인 판매

    설맞이 경기도 농특산물, 최대 40%까지 할인 판매

    ‘경기도 농특산물 설 판촉전’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경기도와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설을 앞두고 23일부터 ‘경기도 농특산물 설 판촉전’을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한다. 농특산물과 선물 세트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이번 행사에는 도내 우수 생산 농가 100여 곳이 참여한다. 온라인플랫폼 ‘마켓경기’에서는 다음 달 5일까지 400여 상품에 대해 최대 2만원 할인이 가능한 20% 할인 판매 행사를 진행한다.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는 마켓경기(https://smartstore.naver.com/dndnsang) 누리집에서 모두 3500장의 할인쿠폰을 선착순 내려받을 수 있다. 친환경 유통센터 내 곤지암 지역 먹거리 직매장에서 ‘근하신뇽(龍) 설맞이 할인전’을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진행한다. 떡국떡, 유정란, 곰탕, 불고기, 곱창김 등 14개 상품을 최대 40%까지 할인 판매한다. 또 다음 달 1~4일 롯데아울렛 광교점 내 이벤트홀에서는 파주 사과즙, 화성 샤인머스켓, 용인 동물복지 유정란, 평택 벌꿀, 남양주 배즙, 연천 꿀생강청, 김포 방울토마토 등 경기농촌융복합(6차) 가공인증 설 선물 세트를 판매한다. 최창수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은 “설을 맞이하여 도민의 물가 부담을 경감시키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지역농산물을 적극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회, 2024년도 예산안 심사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회, 2024년도 예산안 심사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회(위원장 남영숙)는 제343회 경북도의회 제2차 정례회 기간인 지난달 29일과 30일 농수산위원회를 개최해 농축산유통국, 해양수산국, 농업기술원에 대한 2024년도 세입·세출 예산안을 심사했다. 농수산위원회 소관 3개 국원에서 제출한 2024년도 일반회계 세출예산 총규모는 1조 2707억 5898만원(일반회계 기준 도비의 11.43%)으로, 전년 대비 159억 9135만원으로 1.24% 감액된 규모이다. 우선 이철식(경산) 위원은 과거 농가형 농산물 가공창업이나 농가맛집 사업 등의 지원을 받은 농가가 현재 폐업이나 업종전환을 했는지에 대한 사후 관리가 전혀 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 성과가 불분명하거나 지원취지가 퇴색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할 것을 주문했다. 노성환(고령) 위원은 농민사관학교가 운영비 및 교육지원비 등 많은 예산을 지원받고 있음에도 개설 과정 일부는 교육생 모집이 안 되어 불필요한 수강생을 모집하는 등 불합리한 예산 집행이 확인된다고 지적하며, 실효성이 없는 과정을 줄이는 등 예산 편성·집행을 철저히 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창욱(봉화) 위원은 경북은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어, 이러한 농작물에 대한 재해보험 가입이 필요하고, 재해에 따른 요율 적용 현실화 등이 필요함에도 정부 방침이라는 이유로 보험 혜택이 충분하지 않음을 지적, 정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하는 등 농작물재해로 인해 농업인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서석영(포항) 위원은 중국 선단의 남획과 고수온 등의 요인으로 동해안 오징어 채낚기 어업인들이 지금 숨이 넘어가고 있는데 집행부의 대처가 안일하다고 지적, 그들의 경영안정 대책 마련 등 근본적인 해결책 모색을 당부했다. 신효광(청송) 위원은 경북은 사과 재배면적 기준 대한민국 전체 60%에 해당하는 주산지이고, 사과 다축 재배를 할 경우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증대, 기계화 등이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농업기술원은 사과 다축재배 기술에 관한 연구에 집중하고, 농축산유통국은 대대적인 농가 지원사업을 시행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충원(의성) 위원은 경북 생강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40%(1만t)에 달하는 데 반해 농업기술원이 생강과 관련한 연구 실적이 없다고 지적하며, 노지 재배 시 극심한 고온에 취약하고 계절성이 강해 저장이 어려운 생강에 대해 농업기술원이 현장에 필요한 연구와 지원을 선도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덕규(경주) 위원은 일부 보조사업의 경우 농어업인들의 만족도가 높아 지원을 희망하는데도 불구하고 예산이 특정 시군에만 편중 지원되는 사업이 있다고 지적, 수요조사 시 농어업 일선 현장의 수요가 반영될 수 있도록 홍보에 철저히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근수(구미) 위원은 농촌체험휴양마을 대부분은 과거 많은 예산을 지원받아 지어졌고 계속해서 사무장인건비, 시설개보수 등 예산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특정 마을의 경우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는 곳도 있음을 지적, 국비가 전액 감액되어 어려움에 부닥친 농촌체험휴양마을에 대한 도비 지원은 타당하나, 내년에는 마을별로 성과를 분석해 데이터화하고 반드시 필요한 곳에만 예산을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황재철(영덕) 위원은 농축산유통국과 농업기술원 사업 예산을 분석해보면 유사․중복 사업이 많다고 지적하며, 농축산유통국과 농업기술원이 상호 협의해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주고받을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남영숙(상주) 농수산위원장은 농업기술원에 대해 그 역할이 영농기술 개발임에도 R&D예산 편성이 많지 않음을, 농축산유통국에 대해서는 여성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예산 부족을, 해양수산국에 대해서는 환동해산업연구원 이관 이전과 이후의 예산 내역이 달라진 게 없음을 지적했다. 또한 의회가 집행부 예산을 무조건 삭감하기 위해 심사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지역 의정활동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가깝게 듣고 있는 의원들이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이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조언을 하는 것임을 명심하고, 한 푼의 예산도 불합리하게 집행되지 않도록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매년 집행부 예산을 감액하던 것에서 벗어나 여성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부문의 예산 일부가 증액된 것이 이번 농수산위원회 예산 심사에서 가장 눈에 띈 대목이다.
  • 이마트, 식물성 재료로 만든 ‘노브랜드’ 피자·만두·아이스크림 출시

    이마트, 식물성 재료로 만든 ‘노브랜드’ 피자·만두·아이스크림 출시

    이마트를 대표하는 PL 노브랜드가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 피자, 만두, 아이스크림을 출시하고 최근 판매를 시작했다. 노브랜드가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식물성 식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가 이번에 새로 선보인 ‘베지 피자’는 치즈를 포함해 동물성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도우에서부터 맥주 부산물인 ‘맥주박’을 활용한 대체 밀가루 ‘리너지 가루’를 썼다. 리너지 가루는 일반 밀가루를 사용할 때부터 탄소 배출과 물 사용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친환경적이면서도 단백질 함유량은 일반 밀가루의 2배, 식이섬유는 20배 많아 영양적으로도 우수하다. 치즈를 쓰지 않았지만 토마토 소스와 버섯 애호박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 풍부한 채소 토핑으로 피자 맛을 구현했다. 베지 피자는 1판당 318g으로 가격은 5980원이다. 기존 노브랜드 냉동피자와 가격이 비슷해 가성비도 갖췄다. 고기를 넣지 않은 ‘노브랜드 베지 교자’ 2종도 눈길을 끈다. ‘베지교자 야채’는 두부 당면 대파 부추 당근 마늘 생강 표고버섯 등 채소로만 만들었다. 고기를 빼고 채소 재료로 만두소를 가득 채워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더 강해졌다. ‘베지교자 김치’는 김치와 채소가 어우러져 질척이지 않고 탱글탱글한 식감을 구현했다. 노브랜드 베지교자는 630g 한 봉지 판매가격이 4680원으로 시중에서 판매 중인 ‘식물성 재료로 만든 만두’에 비해 약 35% 저렴하다. 노브랜드는 우유 등 동물성 재료를 배제한 ‘플랜트 베이스드’(Plant Based) 아이스크림 3개도 내놓았다. ‘플랜트 베이스드 망고 젤라또’와 ‘플랜트 베이스드 바닐라 젤라또’에는 우유를 넣지 않았다. 두유와 코코넛오일이 우유를 대신해 쫄깃한 젤라토 맛을 살렸다. 414ml 1통 가격이 5980원으로 시중 유사 상품에 비해 10% 이상 싸다. ‘플랜트 베이스드 레몬 소르베’도 유지방 재료를 쓰지 않았다. 프랑스식 전통 소르베(셔벗)는 우유 성분을 넣지 않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우유를 얼린 후 만드는 셔벗이 대중화됐다. 이번에 노브랜드가 선보인 레몬 소르베는 프랑스식 전통 소르베에 잘 부합하는 제품이다.
  • 죽방렴 어업·독뫼 감농업… 세계농업유산 등재 추진하는 지자체들

    죽방렴 어업·독뫼 감농업… 세계농업유산 등재 추진하는 지자체들

    각 지역에 고유한 형태로 뿌리내린 농·어업 유산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시키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전통 시스템 보전은 물론 지역 관광 활성화, 농산품 수출 증대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 남해군은 500년 전통 어업인 ‘죽방렴 어업’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하고자 막바지 노력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죽방렴은 바다 한복판에 참나무 기둥을 세우고 대나무를 엮어 넣은 ‘V자형’ 구조물이다. 물살과 물때를 이용해 고기가 안으로 들어오면 가뒀다가 건지는 재래식 어항이다. ‘죽방렴 멸치는’ 최상급으로 인정 받는다.남해군은 내년 세계중요농업유산시스템 사무국 현장 실사를 앞두고 죽방렴 어업 원형을 복원하기 위해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원형고증 학술연구 용역을 추진하고 있으며 죽방렴어업보존회 역량강화 등도 꾀하고 있다. 군은 섬 주민이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고안한 전통 함정어업이 유지·계승되고 있고 지금까지도 어업인 소득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등재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해 ‘독뫼 감농업(구릉산지인 독뫼에서 이뤄지는 감 재배)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계기를 발판 삼아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경북 의성 전통수리 농업시스템, 경북 울진·울릉 돌미역(돌곽) 떼배 채취어업, 전북 완주 생강 전통농업 시스템, 전남 보성차농업, 전북 부안·전남 신안 곰소천일염업 등도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선정하는 세계중요농업유산은 독창적인 농업시스템(어업·임업 포함)과 생물다양성 및 전통 농어업 지식을 보전하기 위해 2002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 제도다. 2019년까지 21개 나라의 57개 농업유산이 등재됐다. 국내에서는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 금산 전통 인삼농업, 제주 해녀어업 등 7건이 등재됐다.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신청하려면 먼저 국가농어업유산으로 지정돼야 한다. 이후 관련 사업을 수행하고 나서 신청 자격을 얻어야 하는데, 이때는 국가 농어업유산심의위원회 승인 등을 받아야 한다. 등재 신청 후에는 세계중요농업유산시스템 사무국 서류평가와 현장실사, 집행위원회 심의 등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고유 농·어업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지키는 동시에 지역민 생계수단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기회”라며 “세계인을 사로잡는 새로운 킬러 관광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방식으로 재배한 특산품은 명품화를 이루기도 좋다”며 “경제 활성화, 주민 소득 증대도 기대되기에 도전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 ‘냠냠’ 중국만두… ‘깔끔’ 돼지국밥… ‘칼칼’ 대구탕… ‘싱싱’ 자연산 회

    ‘냠냠’ 중국만두… ‘깔끔’ 돼지국밥… ‘칼칼’ 대구탕… ‘싱싱’ 자연산 회

    식도락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해양도시인 부산에서는 수산물을 식재료로 한 음식은 물론 세계 각국의 음식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 기막힌 오션 뷰와 함께 음식을 즐기는 미식도 곳곳에서 가능하다. 부산시는 국내 최초 맛집 가이드인 ‘블루리본’과 함께 지역 맛집 100곳을 선정했다. 이 중에서 14일 시티투어버스 노선 주변 맛집을 소개한다. ①신발원(동구 대영로243번길 62, 오전 11시~오후 8시, 화요일 휴무) 시티투어버스 출발지인 부산역 인근 차이나타운에 있는 만두 전문점이다. 두꺼우면서도 부드러운 만두피에다 생강과 돼지고기를 넣은 속이 조화를 이루는 중국 만두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팥빵, 달걀빵 등 중국 빵을 판매한다. ②합천국밥집(남구 용호로 235, 오전 8시~오후 10시, 연중무휴) 레드라인 첫 정류장인 유엔평화공원 근처에 있다. 돼지국밥을 주문하면 고기와 내장을 맑은 국물에 깔끔하게 토렴해 내준다. 모둠따로, 순대따로, 내장따로, 그냥 따로국밥 등 네 가지 국밥 메뉴가 있다. ③아저씨대구탕(해운대구 달맞이길62번가길 31, 오전 7시~오후 9시, 2·4주 월요일 휴무)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의 대구탕이 인기다. 부산 8경 중 하나로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 해운대 달맞이길에 있다. ‘식객’ 허영만 화백과 배우 정우씨가 다녀간 곳으로도 유명하다. 대구 머리를 넣어 국물 맛을 내고 밑반찬으로 장아찌와 멍게젓을 내준다. ④동백섬횟집(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209번나길 17, 오전 10시~오후 10시, 연중무휴) 회가 싱싱하기로 유명한 자연산 횟집이다. 레드라인 마린시티 정류장 근처에 있다. 회를 주문하면 여러 가지 해물과 튀김 등이 함께 나온다. 초밥용 밥에 생선회를 얹어 초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식사로는 매운탕과 생선찜이 나온다.
  • 물가 잡는 ‘빵·라면 사무관’ 등장… 정부 “모든 차관 ‘물가책임관’ 지정”

    물가 잡는 ‘빵·라면 사무관’ 등장… 정부 “모든 차관 ‘물가책임관’ 지정”

    신속한 물가 대응 위해 현장반 설치기재부 계란·대파·배추 산지 점검28개 농식품 물가 담당 공무원 지정산업부, 연말까지 6천개 주유소 점검aT 김장비용 21.8만원, 9.4% 하락 정부가 모든 차관에 ‘물가안정책임관’ 역할을 부여하고 물가잡기에 올인했다. 현장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14개 부처 차관과 간부가 총출동하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도 본격 가동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9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 등 물가·민생 안정대책을 점검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첫 물가관계차관회의다. 앞으로 모든 부처 차관은 각자 소관 품목의 가격·수급을 점검하고 품목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물가안정책임관 역할을 하게 된다. 일부 물가 담당 부처 중심으로 대응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 중심의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각 부처는 신속한 물가 대응을 위해 자율적으로 현장 대응반도 설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물가안정 현장대응팀을 가동해 계란·대파·배추 등 주요 농축산물 산지를 점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도 물가안정대응반을 가동해 산지·유통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했다.체감 높은 빵·우유·라면 등 9개 밀착관리커피·음료업체 달려간 간부 “협조 당부” 농식품부는 이날 한훈 농식품부 차관 주재로 농식품 수급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빵 등 28개 주요 농식품 품목의 물가 관리 전담자를 지정하는 ‘농식품 물가 관리 대응체계’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수급상황실은 당초 식량정책실장이 상황실장을 맡아왔으나 이제는 차관 직속으로 격상해 매주, 매월 농식품 물가를 엄중 관리하기로 했다. 수급상황실은 ▲총괄반 ▲원예농산물반 ▲축산물반 ▲식량·국제곡물반 ▲식품·외식반 등 5개 반으로 구성된다. 원예농산물반에서 배추, 무, 사과 등 9개 품목을 관리하고 축산물반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달걀 등 4개 품목을 전담한다. 또 식량·국제곡물반에서는 쌀 가격을 집중적으로 보고, 식품·외식반에서는 빵, 우유 등 식품 9개 품목과 햄버거, 치킨, 피자 등 외식품목 5개 등을 관리한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지금껏 신선 농축산물 중심으로 품목별 담당자를 지정해 관리해 왔으나 앞으로는 가공식품도 물가 체감도가 높은 빵, 우유, 스낵과자, 커피, 라면, 아이스크림, 설탕, 식용유, 밀가루 등 9개 품목을 중심으로 사무관급 담당자를 지정해 밀착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농축산물 물가는 기상재해 여파로 1년 전보다 8% 상승했고,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각각 4.9%, 4.8%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3.8%)을 웃돌았다. 농식품부는 기상 악화와 가축전염병 발생 등을 물가 변수로 꼽았다. 간부들은 현장으로 달려갔다.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이날 마포구 국내 커피업계 시장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 본사를 찾아 “할당관세, 수입 부가가치세 면세 등 정부 지원을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가격 안정에 최대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할당관세 연장도 적극 협의하겠다고 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커피는 물가 가중치가 높고 소비자 체감도도 높은 품목으로 꼽힌다. 양 정책관은 또 경기 안성시 롯데칠성음료 안성공장을 찾아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음료·주류 수출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는 “음료, 주류 등의 수출 선전으로 올해 들어 10월까지 농식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한 74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면서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기름값 뛸라…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 산업부 중심의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은 매주 주유소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유통 단계의 불법행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호현 에너지자원실장 주재로 업계와 기관간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석유제품 가격 동향과 가격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국민의 석유가격 부담 완화를 위해 유류세 인하 및 유가연동보조금 지급을 연말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점검단을 또 연말까지 6000개 이상 주유소의 가격·품질을 특별점검하고 유류세 인하 연장 등 가격 안정 정책의 실효성을 점검한다. 이미 그간 약 3000개 이상의 주유소 점검을 실시했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www.opinet.co.kr) 사이트와 앱을 통해 경로별, 지역별, 고속도로별로 가격이 낮은 주유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음달부터는 위법행위 주유소도 지도에 공개한다.산업부는 지난달 14일 한-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타결로 인해 내년부터 UAE에서 수입되는 원유에 대한 관세가 인하돼 국내 석유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실장은 “민생부담 완화를 위해 정유업계도 최대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로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서는 7월 수준인 배럴당 80달러 초반대로 하락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물가부담은 여전한 상태다. 국제유가는 지난 7일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81.6달러, 휘발유 가격은 이달 첫째주 현재 ℓ당 1746원으로 완만한 하락세다. 앞으로 부처 간 공조가 필요한 사항은 매주 열리는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공유해 논의하기로 했다.김장 배추 1년 전보다 13.8%↓, 무 45%↓소금은 15% 올라…대파 14%·생강도 9%↑ 기재부에 따르면 배추는 관련 대책 발표 이후 지난 7일 기준 가격이 지난 달 초보다 50%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6일 기준 배추 20포기 김장 비용이 21만 8425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9.4%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 16개 전통시장과 34개 대형 유통업체에서 주요 김장재료 14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다. 품목별로 보면 김장 주재료인 배추 소매가격은 1년 전보다 13.8% 하락했고, 무 가격은 45.1%, 깐마늘은 32.0%, 양파도 25.7% 낮아졌다. 새우젓과 멸치액젓은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11.0%, 5.0% 하락했다. 다만 소금은 14.6% 비싸고 대파와 생강도 각각 13.9%, 9.9% 올랐다. aT 관계자는 “배추는 출하 지역이 확대되면서 공급이 증가하고 있어, 가격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휘발유·경유 가격이 4주 연속 하락하고 농산물 가격도 점차 안정화되는 등 물가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물가 안정 기조가 안착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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