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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되겠다는 마음(오성은 지음, 은행나무 펴냄) 삼십 여년을 함께하다 폐기를 앞둔 배의 밑바닥에서 바다짐승의 처절한 울음소리를 듣게 된 금광호 선장 이야기 ‘고, 어해’, 떠난 사람들을 기다리며 삶을 영위하는 남겨진 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무명의 사람들’ 등 8편의 따뜻하고 슬픈 이야기를 담은 오성은 작가의 첫 소설집. 244쪽. 1만 4000원.당신이 모르는 이야기(황시운 지음, 교유서가 펴냄)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황시운 작가가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 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이후 겪은 일들, 작가가 사랑하는 조카들, 제2의 고향인 탄광 마을 이야기, ‘쓰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 등을 풀어낸다. 어두운 세상에 긍정의 불을 밝히는 산문집. 296쪽. 1만 6000원.법, 문명의 지도(퍼난다 피리 지음, 이영호 옮김, 아르테 펴냄) 세계의 질서를 만든 4000년 법의 역사를 따라간다. 법체계 흥망성쇠를 문명, 제국, 사회의 맥락에서 탐구해 법의 본질은 무엇인지, 법 없는 사회는 성립 불가능한지, 법이 정의를 구현하는지 등의 질문에 답한다. 법학·역사학·인류학·고고학·동양학 등의 연구자들이 10년 동안 수행한 ‘옥스퍼드 리걸리즘’ 결과물. 640쪽. 4만원.에도로 가는 길(에이미 스탠리 지음, 유강은 옮김, 생각의힘 펴냄) 19세기 일본 작은 마을을 떠나 에도로 향한 쓰네노와 그녀의 가족들이 남긴 편지들과 19세기 에도에 대한 탄탄한 연구를 바탕으로 복작이고 소란스럽던 당시 에도를 생동감 있게 그렸다. 2020년 전미비평가협회상 수상작이자 지난해 퓰리처상 전기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논픽션. 392쪽. 2만원.똑똑해질 지도?(이안 라이트 지음, 옥창준 옮김, 그림씨 펴냄) 저자가 개설한 지도 사이트 ‘브릴리언트맵스’에서 골라 뽑은 103개의 지도들을 모았다. ‘사람과 인구’, ‘종교와 정치’, ‘힘’, ‘적과 친구’ 등 이색적인 11개 주제로 분류해 관련 정보 및 해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인포그래픽으로 만들었다. 224쪽. 1만 9500원.미래 진로 교육(이옥원 지음, 푸른들녘 펴냄) 경제교육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이자 한국경영지도연구원 부원장으로 일하며 경제·진로교육으로 전국을 누비는 저자가 모든 것이 바뀌는 대전환 시대에 ‘알파세대’ 우리 아이 키우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평균 6번의 직업 전환의 기회가 온다는 미래사회를 맞아 부모들이 미래의 직업을 살펴보고 핵심 역량을 키워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412쪽.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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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꽂이]

    가녀장의 시대(이슬아 지음, 이야기장수 펴냄) 매일 한 편씩 이메일로 독자들에게 글을 보내는 ‘일간 이슬아’로 알려진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할아버지가 통치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여자아이가 글쓰기로 가세를 살린다. 가부장도, 가모장도 아닌 ‘가녀장’이 집안 권력을 잡으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가족 이야기. 316쪽. 1만 5000원.아메리칸 프리즌(셰인 바우어 지음, 조영학 번역, 동아시아 펴냄) 민영교도소인 미국 루이지애나주 윈 교정센터에 교도관으로 위장 취업한 기자가 쓴 르포르타주다. 4개월간 교도관으로 일하며 교도소의 일상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미국 교도소 산업의 민낯과 인종차별의 현장, 그리고 교도관으로 일하며 겪는 인간성 상실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428쪽. 1만 8000원.삼국시대 손잡이잔의 아름다움(박영택 지음, 아트북스 펴냄) 미술평론가이자 수집가로도 유명한 저자가 직접 모은 가야·신라시대 손잡이잔 75점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흑색 경질 토기로 1000도 이상 고온에서 구워 낸 회청색 잔의 조형미는 물론 가야·신라인의 당대 생활, 미의식, 나아가 그들의 세계관까지 훑는다. 408쪽. 2만 6000원.마지막 지평선(아메데오 발비 지음, 김현주 옮김, 북인어박스 펴냄) 조물주가 세상을 창조했다면 그 조물주는 누가 만들었나. 빅뱅이 우주의 기원이라면 그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이탈리아 천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저자가 우주를 둘러싼 현대 물리학계의 공방을 풀어낸다. 이탈리아 학생과 교사 1만명이 최고의 과학 대중 저작물에 수여하는 아시모프상 수상작. 304쪽. 1만 8000원.우리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스테파니 카치오포 지음, 김희정·염지선 옮김, 생각의힘 펴냄) 신경 과학자가 최신 뇌과학과 행동과학 연구들, 그리고 독신주의자에 가까웠지만 한 남자에게 반해 결혼까지 이르게 된 경험을 기반으로 사랑의 작동원리를 분석한다. 저자는 사랑은 감정이 아닌 사고방식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308쪽. 1만 7800원.반도체 삼국지(권석준 지음, 뿌리와이파리 펴냄)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은 그야말로 전쟁 중이다.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려 하고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늘리려 한다. 미중 구도 대결 속에서 일본 역시 과거의 명성을 노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의 앞날을 전망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360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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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바이 R(전경린 지음, 문학동네 펴냄) 등단 27년에 이르는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치열했던 사랑이 저문 뒤의 풍경을 담은 7편의 이야기가 실렸다. 표제작 ‘굿바이R’은 주인공인 소설가가 자신의 소설 속 인물 R에 대한 꿈에 시달리다 발리로 떠나 그곳에서 만난 인물을 통해 R을 떠나보내고 새 출발의 길을 찾는 서사를 담았다. 304쪽. 1만 4500원.공정 이후의 세계(김정희원 지음, 창비 펴냄) 한국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키워드인 ‘공정’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해 온 저자의 첫 단독 저서. 공정이 어떻게 능력주의와 만나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지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여성할당제 등 익숙한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소모적인 공정 논란을 넘는 대안적 비전을 제시한다. 264쪽. 1만 7000원.롱 게임(러시 도시 지음, 박민희·황준범 옮김, 생각의힘 펴냄)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안보회의 중국 담당 국장인 저자가 초강대국 미국을 대체하기 위한 중국의 대전략과 그들이 100년간 이어 온 ‘롱 게임’을 다뤘다. 중국 대전략의 기원부터 실체, 전망에 이르기까지 촘촘하게 다뤄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 방향과 세계 질서를 이해하는 길잡이가 된다. 632쪽. 2만 7000원.위기와 ESPIONAGE(서정순·이일환 지음, 인트루스 펴냄) 정치, 경제, 안보,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위기가 작동하는 ‘복합위기 시대’를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정보다. 복합위기 시대 국가 정보와 위기 속 정보 공작과 첩보전을 다루는 이 책은 실패 및 성공 사례를 통해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나갈 통찰력을 준다. 348쪽.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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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안데르탈(리베카 랙 사익스 지음, 양병찬 옮김, 생각의힘 펴냄) 과연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의 유일한 주인일까. 이 책은 4만년 전 절멸한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안내서다. 저자는 협동과 이타심, 상상력, 미적 감각이 호모 사피엔스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첨단 과학기술과 고고학적 연구를 통해 네안데르탈인의 삶과 사랑, 예술, 죽음을 재구성했다. 660쪽. 3만원.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문학동네 펴냄) 60년 가까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습관처럼 모아 온 클래식 레코드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작가는 ‘중구난방 컬렉션’이라고 말하지만 클래식 팬으로서의 진지한 애정이 가득하다. 리스트 속에서 하루키 소설에 등장했던 흔적을 찾아내는 것도 재미다. 356쪽. 2만 5000원.워런 버핏의 위대한 부자 수업(존·타일러 롱고 지음, 배지혜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워런 버핏의 성공에는 기업을 보는 안목도 안목이지만 그가 10대 때부터 다져 온 ‘금융 문해력’이 큰 역할을 했다. 수십 년간 버핏의 ‘가치투자’를 가르쳐 온 저자가 독자들이 실생활에 버핏의 팁을 적용해 자산을 불릴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한다. 616쪽. 2만 6000원.잠자는 추억들(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문학동네 펴냄) 프랑스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가 2014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발표한 첫 작품이다. 청년기에 스치듯 만난 사람들과 바스러져 가는 그 시절에 대한 기억, 우연히 연루된 사망 사건을 되짚어 가는 자전적 소설이다. 스물한 개의 짧은 장(章)은 퍼즐 조각처럼 흩어져 있다. 독자는 탐정이 돼 주인공의 과거를 추적한다. 152쪽, 1만 4000원.루호(채은하 지음, 창비 펴냄) ‘사람으로 변신한 호랑이가 우리 곁에 살고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상상에서 시작한 한국형 판타지 동화다. 사람과 동물이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믿으며 살아가는 존재와 사람으로 변신한 동물을 괴물이라고 부르는 사냥꾼 사이에 박진감 넘치는 대결이 펼쳐진다.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작. 224쪽. 1만 800원.연금 부자 습관(강성민 지음, 좋은습관연구소 펴냄) KBS 라디오 PD로 일하며 공인회계사, 은퇴설계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저자가 인생 후반전 연금 부자가 되는 노하우를 담았다. 저자는 2019년부터 ‘강PD의 똘똘한 은퇴설계’라는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며 여러 재테크 전문가들을 만났다. 그렇게 모은 지식을 자신의 은퇴설계에 적용했다. 228쪽. 1만 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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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꽂이]

    숭배 애도 적대(천정환 지음, 서해문집 펴냄) 문화비평 전문가의 시각으로 자살 사건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개괄한 에세이.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분신한 무수한 열사나 노무현·노회찬 등 정치인, 최진실과 같은 연예인의 극단적 선택 이면을 분석한다. 극단적 대결의 정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관종 문화’ 등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400쪽. 1만 7000원.남극대륙(데이비드 데이 지음, 김용수 옮김, 미다스북스 펴냄) 미지의 얼음대륙 남극을 둘러싼 200여년의 탐험과 쟁탈전의 역사를 담았다. 1959년 남극조약에 따라 주권과 영토관할권 문제는 동결됐지만, 중국 등 새 국가가 합류하고 석유 발견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표면 아래서 각국의 경쟁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736쪽. 4만 5000원.폭격기의 달이 뜨면(에릭 라슨 지음, 이경남 옮김, 생각의힘 펴냄) 논픽션 작가인 저자가 제2차 세계대전 초기인 1940~41년 독일의 공습을 받은 영국 안팎의 정세를 생동감 있게 풀어냈다. 희미한 달빛에도 폭탄의 표적이 될까 봐 염려하던 영국인들의 이야기와 지도자의 관점에 따라 전세가 바뀌는 과정을 그렸다. 752쪽. 3만원.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에디 제이쿠 지음, 홍현숙 옮김, 동양북스 펴냄)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인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의 회고록. 지난 10월 101세로 별세한 그는 인간의 존엄성을 박탈당한 하루하루를 생생히 묘사하며 사랑과 우정, 친절과 희망,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우리 삶의 연료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272쪽. 1만 6800원.당신을 위한 클래식(전영범 지음, 비엠케이 펴냄)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누비며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 거장들의 삶과 작품이 우리에게 어떤 힘과 위안을 주는지 짚어 본다. 음악의 목적은 감동이니 클래식은 고급스럽고 엄숙한 예술이란 편견을 버리고 마음으로 느껴 보기를 권유한다. 275쪽. 1만 5800원.이제는 잊어도 좋겠다(나태주 지음, 앤드 펴냄)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이 첫눈 같은 유년 시절의 생생한 삶과 풍경을 재현한 자전적 기록. 1945년에 태어나 여섯 살 때 6·25전쟁을 겪은 저자는 외할머니와 곁방살이를 하던 기억을 비롯해 적막하지만 찬란하기도 했던 가족사를 회고한다. 인생을 사막에 비유한 나태주 시 세계의 근원을 짐작할 수 있다. 336쪽. 2만원.
  • ‘혼자 다하는 일자리’가 소득 격차 만든다

    ‘혼자 다하는 일자리’가 소득 격차 만든다

    커리어 그리고 가정/클라우디아 골딘 지음/김승진 옮김/생각의힘/488쪽/2만 2000원 공공 부문과 민간 기업을 비롯해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진출과 성장은 이제 당연시되고 있다. 적어도 기회의 균등이 과거와 비교하면 획기적으로 개선된 건 분명하다. 하지만 노골적인 성차별은 줄었다고 해도 남녀 간 소득 격차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학교 성적도 더 우수하고, 입사 성적도 앞서는 여성들이 왜 여전히 남성들보다 적게 버는 걸까. 하버드대 경제학과 최초의 여성 종신 교수이자 노벨 경제학상 단골 후보인 저자는 근본 원인을 ‘탐욕스러운 일’(greedy work)에서 찾는다. 많은 시간을 쏟아부을수록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대다수 일의 탐욕스러운 속성이 부부간 공평성을 깨뜨려 커리어의 격차를 유발하고, 커리어의 격차가 소득 격차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1990~2006년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첫 직장 입사 직후 여성은 남성 소득 1달러당 95센트를 벌었다. 하지만 13년 뒤에는 64센트로 떨어졌다.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여성이 출산과 육아로 남성보다 경력 단절을 길게 겪었고, 그에 더해 주당 노동시간이 남성보다 짧아졌다. 돌봄의 책임이 여성에게 훨씬 많이 부여되면서 시간적으로 유연한 일자리를 선호하게 되는데 그 탓에 여성의 소득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해법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저자는 성별 소득이 다른 직종보다 동등한 미국 약사 직군의 변화에서 실마리를 얻는다. 약국이 기업화되면서 한 약사의 일을 다른 약사가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게 되어 파트타임 약사가 시간당 임금에서 받던 불이익이 사라졌다. 특정한 약사가 일을 늘린다고 해서 막대한 보수를 받아야 할 이유도 없게 됐다. 이를 근거로 저자는 탐욕스러운 일자리에만 주어지던 보상을 줄이고, 유연한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 등 노동 구조와 환경을 바꿀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돌봄 제공자들이 생산적인 경제활동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사회가 돌봄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별 소득 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성 평등을 위한 일일 뿐 아니라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 고령화의 경고… 인플레가 온다

    고령화의 경고… 인플레가 온다

    노동시장 역할 중국, 고령화 시작임금 상승 → 인플레 → 금리 인상인도·아프리카 노동 공급 ‘물음표’ 코로나 탓 이동 막혀 불안감 가중중앙은행에 장기 통화정책 주문출생아 27만명, 사망자 30만명. 지난해 대한민국 인구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자연 감소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4명으로 역대 최저다. 고령화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르다. 그야말로 두 개 ‘폭탄’이 밑바닥에 도사린 모양새다. 찰스 굿하트 런던정경대(LSE) 교수와 경제 연구가인 마노즈 프라단이 낸 ‘인구 대역전´은 그래서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할 책이다. 저자들은 전 세계에서 인구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30년 이내에 전 세계에 대규모 장기 인플레이션이 도래할 것이라 경고한다. 흔히 인플레이션에 대해 이야기할 때, 경제학자 대부분이 경기 변동에 따른 중앙은행의 통화량 조절에 주목한다. 지난 수십년간 물가변동이 안정적이었던 이유는 중앙은행의 효율적인 통화정책 덕분이었다고 설명한다. 저자들은 좀더 먼 미래를 내다봤다. 인구구조 변화를 핵심 요인으로 삼고, 중국의 경제 성장 부진, 불평등 문제, 포퓰리즘의 대두, 부채와 세금 등 여러 요인을 결합했다. 저자들은 지난 40년간 세계경제가 순항할 수 있었던 이유로 노동인구 급증을 꼽는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노동시장으로 역할을 톡톡히 했다. 1990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무려 2억 4000만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유럽과 미국에서 증가한 규모의 4배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동유럽 노동인구(15~64세)도 급격히 많아졌다.그러나 이런 현상이 최고점을 찍은 ‘스위트 스폿’이 이제부터 꺾인다. 글로벌 노동시장에서 노동자 공급이 줄고, 임금이 상승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다.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이 재점화된다. 예컨대 가계 부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태에서 노부모와 성인 자녀들까지 부양가족이 돼 버리고, 매달 아파트 담보대출 이자는 오르기만 한다면 어떨까. 도미노처럼 다른 문제들도 연이어 터지고 만다. 누군가는 일본을 사례로 들며 우려를 다잡으려 할 수도 있다. 초고령화가 30년 전부터 진행됐지만, 생각보다 충격이 덜했다. 게다가 중국이 아니어도 인도, 아프리카에서 노동인구가 존재하지 않느냐고 한다. 저자들에겐 ‘안이한 생각’일 뿐이다. 중국도 이제는 고령화로 가고, 인도나 아프리카가 중국처럼 받쳐 줄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전 세계 대유행마저 겹치면서, 불안한 구름은 더 짙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장밋빛 미래만을 볼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인구변동 추세를 예측하지 못하면 결국 전 세계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 강조한다. 저자들은 그래서 각국의 중앙은행이 단기적인 통화정책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인구의 대역전을 앞두고 고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생생한 사례 대신 논문처럼 각종 통계자료와 분석자료로 가득하지만, 저자들의 경고의 메시지는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저자는 ‘굿하트의 법칙’으로 유명한 거시금융정책 석학이다. 이 법칙은 경제지표를 정책 목표로 삼고 규제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지표의 통계적 규칙성은 완전히 사라진다는 내용이다. ‘출산율’이라는 경제지표에 매달려 매년 예산을 늘렸지만 별다른 효과를 못 본 우리로선 특히나 이 법칙을 상기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국병원은 환자보다 병원중심”

    “한국병원은 환자보다 병원중심”

    “한국의 병원은 환자보다 의료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보다 편의성을 좀 더 강조합니다.” 호텔 로비처럼 으리으리한 대학병원, 잘 꾸민 카페 같은 동네병원. 외형으로만 보면 세계 어느 나라 못잖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병원을 다녀온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일까. 최근 ‘한국인의 종합병원’(생각의힘)을 낸 신재규(사진)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UCSF) 임상약학과 교수는 서울신문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병원들의 문제에 대해 의료 공급자 중심의 의료체계를 핵심으로 지적했다. 책은 4년 전 갑작스레 췌장암 진단을 받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치료와 돌봄을 위해 저자가 한국으로 와 대학병원, 대형약국, 동네의원, 동네약국 등 여러 의료기관을 두루 찾았던 경험을 토대로 썼다. 1차 의료기관인 동네의원이 위염으로 오인해 한 달 동안 투약 처방을 받았지만, 병세가 나아지지 않자 가족들은 대학병원으로 향한다. 동네병원이 위염으로 진단을 내렸던 터라 대학병원도 위염 전문 의사를 배정했다가 의사를 바꾼 뒤에야 췌장암 판정이 나왔다. 대학병원 의사들은 의무 기록을 미리 읽지도 않고,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 묻지도 않은 채 환자를 맞기도 했다. 초조한 환자와 가족 대신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대학병원 의사는 “항암치료 하면 한 3개월쯤 살겠다”며, 그야말로 ‘남의 일’처럼 대한다. 책에는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직접 진료 3차 의료기관에 진료 예약을 하는 시스템, 환자에 대한 정보 공유 부족, 소견서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이를 받아 처리한 대학병원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결국 환자와 환자의 가족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다. 어머니가 황달이 심해 시술을 받아야 하는데, 대학병원은 환자를 금요일에 입원시키고 당일 저녁 11시 MRI 검사 일정을 잡는다. 빠른 처리에 감탄한 것도 잠시, 검사 일정이 이내 토요일 새벽 2시로 바뀐다. 저자는 복도에 쓰여 있는 ‘외래’ 두 글자를 보고 이내 병원의 속내를 깨닫는다. 돈을 벌기 위해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시간 내내 비싼 MRI를 쉬지 않고 돌렸고, 어머니의 검사 일정이 뒤로 밀려난 것이다. 영리 추구에 여념이 없는 대학병원 탓에 저자의 어머니는 새벽에 잠도 제대로 못 잔 채 MRI 검사를 받아야 했다. 월요일 시술을 앞두고 감염 우려가 있는 암환자를 입원시켜 주말을 보내게 해놓고, 의사는 정작 주말 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은 채 레지전트나 인턴이 분주하게 움직인다.간호사에게서 “환자가 욕창에 걸리지 않게 가족이 환자의 자세를 바꿔줘야 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살펴보니, 1명의 간호사가 무려 12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었다. 1명의 간호사가 많아야 5명을 돌보는 미국과 달리 환자 가족까지 의료에 동원되는 이유다. “병원이 입원환자들의 돌봄을 모두 담당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환자의 치료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하면, 병원은 간호사 수를 적절하게 늘리고 간병인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미국과 한국의 의료체계와 비교하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의사와 간호사 수를 늘린다 해도 의료체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특히 1차 의료기간과 의료체계 자체에 문제가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은 1차 의료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현재로선 2차 의료 그리고 대학병원의 3차 의료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여러 의료제공자 간의 협력과 조정을 주도하고 이끌어낸 역할의 1차 의료제공자 제도를 조속히 확립해야 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고통스러운 항암치료 탓에 온 가족과 친지들이 모인 마지막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항암치료가 시작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의사가 잘 알려주지 않았다. 저자는 이를 두고 “아무리 의학지식이 뛰어나도,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가 글과 말로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으면 의료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의대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부터 의사소통 능력을 선발기준의 중요한 요소로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그의 어머니는 대학 병원을 나와 호스피스 병원에서 임종을 맞는다. 췌장암 진단 이후 동네병원과 대학병원에서는 고통스러웠지만, 그나마 호스피스 병원에서 환자로서 대우를 받으며 편안함을 느꼈다 한다. 그러나 호스피스 병원을 찾는 일 역시 쉽지는 않았다. 환자가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한국의 의료체계 전반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제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 제도와 환경에 익숙해져 있어서 문제가 있는지조차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도 밖에 있는 사람이 제도 안에 있는 사람들보다 문제를 더 잘 볼 수도 있습니다. 우선은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해야 제도 개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모두에게 익숙한 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 제가 그 역할을 조금이나마 했다고 생각합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돈 벌려고 외래 환자 목매는 한국 병원…“공급자 중심 체계 바꿔야”

    돈 벌려고 외래 환자 목매는 한국 병원…“공급자 중심 체계 바꿔야”

    췌장암 투병 어머니 이야기 책에 담아“MRI 돌리기 급급… 인턴이 주말 채워수가 낮은 탓 환자당 진료시간 짧아져맘놓고 진료할 수 있게 보상 방안 필요”동네병원에선 위염이었던 게 대학병원에선 췌장암 판정으로 바뀌었다. 금요일에 입원을 시키더니 주말 동안 의사는 코빼기도 안 보였다. 일흔셋 노모는 새벽 두 시에 일어나 MRI 촬영을 해야 했고,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환자와 가족 앞에서 의사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항암치료하면 한 3개월쯤 살겠네요.” 신재규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UCSF) 임상약학과 교수는 4년 전 췌장암 진단을 받은 어머니와 한국 병원에서 겪었던 몇 장면을 떠올렸다. 최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환자보다 의료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한국 의료체계 자체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황달이 심해져 입원한 어머니는 외래 환자들에게 밀려 새벽 2시에 MRI 검사를 받았다. 노모를 새벽에 깨워야 했던 신 교수는 복도에 적힌 ‘외래´라는 두 글자를 보고서야 깨달았다. 돈을 벌기 위해 외래 환자를 받아 진료시간 내내 MRI를 돌렸고, 어머니의 검사 일정은 자연히 밀리고 밀렸다. 수술 직전 주말 동안 환자를 돌본 건 레지던트나 인턴 의사였다. 이렇게 직접 경험한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신 교수는 책 ‘한국인의 종합병원’(생각의힘)에 꾹꾹 눌러 담았다.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직접 진료 3차 의료기관에 진료 예약을 하는 시스템, 환자에 대한 정보 공유 부족, 소견서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이를 받아 처리한 대학병원의 모습이 적나라하다.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받은 어머니는 결국 대학병원을 나와 호스피스 병원에서 임종을 맞았다. 그나마 호스피스 병원에서 환자로서 대우를 받으며 편안함을 느꼈다 한다. 그렇게 어머니를 보내면서 신 교수는 환자가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한국의 의료체계 전반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혹독한 항암치료를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받아야 했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의대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부터 의사소통 능력을 선발기준의 중요한 요소로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을 통해 한국은 진료 수가가 낮아 의사가 환자 한 명당 쓸 수 있는 진료 시간이 짧은 점을 지적하고, 의사가 시간에 쫓기지 않고 환자를 진료해도 경제적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상해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처음 마주하는 1차 의료기관의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제 경험엔 1차 의료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어요. 의료제공자 간의 협력과 조정을 주도하고 이끌어 내는 1차 의료제공자 제도부터 확립해야 합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평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 특집기획호

    서평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 특집기획호

    서평 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가 3월 정식 출간을 앞두고 특집 기획호를 발간했다. 잡지는 ‘뉴욕리뷰오브북스’, ‘런던리뷰오브북스’ 등 고급 서평 전문지를 모델로 한다. 강예린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권보드래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심채경 한국천문연구원, 조문영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등 사회학, 경제학, 자연과학, 인문학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3명의 편집위원이 참여한다. 앞서 진행한 펀딩에서 2주 만에 목표액의 971%를 달성해 화제가 됐다. 최근 이슈를 중심으로 하는 ‘ISSUE RE-VIEW’와 주제에 구애받지 않는 ‘RE-VIEW’로 구성했다. 여기에 소설과 에세이를 수록한 ‘LITERATURE’로 별책으로 따라온다. 특집 기획호 주제는 ‘2020: 이미 와 버린 미래’다. 김준혁 소아치과 전문의가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푸른역사)를 중심으로 감염병의 역사를 고찰하고, 공포를 이용해 누가 이득을 얻는지 질문을 던진다. 홍성욱 과학기술학자는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생각의힘), ‘마스크가 말해주는 것들’(돌베개) 등 코로나19 관련 서적을 돌아보며 팬데믹 사회를 성찰한다. 건축가 강예린이 ‘정크스페이스’(문학과지성사), ‘짓기와 거주하기’(김영사) 등으로 팬데믹과 공간을 이어본다. ‘RE-VIEW’에서는 특정 주제가 아닌 전문가들의 문제의식을 모았다. 사회학자 김홍중은 HBO에서 방영한 드라마 ‘체르노빌’로 참사의 흔적에서 존재론적 의미를 묻는다. 별책부록 ‘LITERATURE’에서는 김영민 교수의 신작 소설 ‘먹물누아르’를 비롯해 김초엽 작가 단편, 김혼비·박솔뫼 작가 에세이 등을 수록했다. 잡지 측은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한국에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서평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창간한다”고 소개하고 “좋은 책을 발굴하기 위한 사유의 장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짧은 소설, 에세이 등 다채로운 글을 수록해 다양성과 재미 역시 놓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소년이 이어도로 간 까닭은(이어도연구회 지음·펴냄) 20세기 말까지만 해도 아무도 본 적이 없는 상상 속의 섬이었던 이어도. 실제 이어도는 섬이 아닌 수중 암초였다. 2003년에 국내 최초 해양과학기지가 지어져 재탄생됐다. 이어도연구회가 그곳에 500년 된 이무기가 산다는 상상을 입혀 이를 퇴치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실었다. 109쪽. 1만원.물속에 쓴 이름들(손호철 지음, 이매진 펴냄) 진보 정치학자의 이탈리아 여행기. 로마, 피렌체 등 22일에 걸친 기행에 담긴 이탈리아는 다양한 사람들이 시대의 제약과 개인적 한계 속에서 자기만의 사상을 펼친 곳이다. 마키아벨리와 그람시를 중심축으로 단테, 갈릴레이, 다빈치 등 시대의 반항아들이 남긴 흔적을 돌아봤다. 344쪽. 1만 8000원.도덕적 혼란(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민음사 펴냄) 해마다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명되는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연작 단편 소설집. 자전적 요소가 반영된 한 여성의 삶을 유년부터 노년에 걸쳐 스냅 사진처럼 포착했다. 애트우드는 자신의 ‘가지 않은 길’을 상상하며 생의 단계에서 마주칠 수 있는 도덕적 혼란에 대해 말한다. 396쪽. 1만 6000원.내가 처음 뇌를 열었을 때(라훌 잔디얼 지음, 이한이 옮김, 윌북 펴냄) 신경외과 전문의이자 신경과학자가 들려주는 뇌 이야기. 실제로 만난 환자들의 이야기에 최신 뇌과학 정보와 두뇌 건강 관리법을 덧붙였다. 이야기들 사이사이 기억력, 언어, 창의력, 노화, 수면, 학습, 음주, 꿈, 치매까지 뇌와 관련한 정보를 총망라했다. 296쪽. 1만 5800원.비판 인문학 100년사(성일권 지음, 르몽드코리아 펴냄) 지난 한 세기의 인문학사를 10년 단위로 나눠 들여다본 저작.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부터 멀티미디어 시대의 집단지성에 이르기까지 사상적 흐름을 짚어보면서 21세기를 살고 있는 인류의 존재론적 의미를 탐구한다. 272쪽. 1만 6000원.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김은진 지음, 생각의힘 펴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연구사로 일하고 있는 미술보존가가 미술품 보존과학에 대해 썼다. 저자는 미술 복원 과정을 알게 되면 우리가 오늘 눈앞에서 보고 있는 예술 작품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304쪽. 1만 7000원.
  • 이민자는 내 일자리를 뺏지 않았다

    이민자는 내 일자리를 뺏지 않았다

    작년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 美 부부 경제학자 데이터 바탕한 검증·해법 찾는 ‘좋은 경제학’ 제시 이민자 유입 여파·세금 등 기존 관념 뒤집는 일침주류 경제학자들은 지금 지구촌에 몰아닥친 많은 어려움을 기존 경제학 논리로 극복할 수 있다며 끊임없이 해결책을 낸다. 그런데 왜 세상 곳곳에서 불평등과 부의 편중은 갈수록 심해질까.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의 부부 경제학자가 세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타의 학자들과는 사뭇 다르다. 나쁜 경제학을 버리고 좋은 경제학을 선택해 쓰자는 것이다. 두 사람은 가난한 나라,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에 천착해 온 경제학자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경제학을 현실로 끌어내렸다’는 평을 받은 이 책은 세상의 문제를 이상이 아닌 현실의 경제학으로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텍스트로 읽힌다. 두 사람이 말하는 좋은 경제학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이든 의문을 제기해 데이터에 바탕한 검증과 시실관계를 따져 접근 방식을 전면 수정하거나 해법을 찾는 것이다.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기 위해 단정적으로 말하고 예측하기를 좋아하는 정책 입안자들은 그 대척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들에 따르면 세금 인하로 경제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안에 지지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보수 경제학자 9명은 나쁜 경제학의 실행자라 할 수 있다. 그들은 향후 10년간 3%의 이득이 발생할 것이라며 맞장구를 쳤지만 결과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을 뿐이다.나쁜 경제학을 좋은 경제학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여러 사례를 통해 힘을 얻는다. 이주와 이주민 문제가 대표적이다. 저자들은 이민자들이 ‘물밀듯이’ 밀려온다는 정치가들의 주장은 선동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한다. 거꾸로 이주와 이민이 너무 적다는 게 문제임을 지적한다. 대다수 인종주의자들의 주장처럼 이민자 유입은 도착국 현지 노동자에게 해가 될까. ‘마리엘 보트리프트’(Mariel Boatlift)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음을 입증한다. 1980년 4~9월 쿠바를 떠나 미국 마이애미에 도착한 12만 5000여명. 이들이 들어오기 전후의 마이애미 거주자 임금과 고용률 변화를 애틀랜타 등 미국 도시 4곳과 비교한 연구에서 별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많은 이민자가 유입돼도 현지인 고용·임금에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게 결론이다. ‘경제학을 뒤집자’는 부부 학자의 주장은 경제 성장, 불평등, 일자리, 기본소득, 정부에 대한 신뢰, 사회 분열, 기후변화 등으로 다양하게 번진다. 세율을 낮추면 일할 유인이 커져 세수가 늘어난다는 ‘래퍼 곡선’의 허점을 들추는가 하면 모두에게 이득이 되고 고속 성장이 일어날 것이라던 무역을 놓고도 성장률을 약간 높이지만 실업률도 끌어올린다고 일침을 가한다. 성장 과정에서 수반되는 고통은 마땅히 감수해야 한다는 이론에도 맞선다. 돈과 존엄의 관계는 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사람들은 경제적 인센티브만을 좇는 게 아니라 존엄을 지키는 것도 중시한다는 점의 강조이다. 이를테면 가난한 사람들도 복지 혜택을 많이 받게 됐다고 해서 일을 그만두거나 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범죄자 취급을 받을 바엔 복지혜택 수혜를 포기하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울트라 슈퍼리치(초갑부)들의 소득 증가는 성층권으로 치솟았지만 나머지 99% 사이의 불평등은 점점 더 심화하고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그 거대한 어려움에 맞서 자명해 보이는 것의 유혹에 저항하고 ‘기적의 약속’을 의심하라고 계속 주문한 저자들은 이렇게 매듭짓는다. “경제학은 경제학자에게만 맡기기에는 너무나 중요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어떻게든 이기면 끝… 골프에서 드러나는 트럼프의 실체

    어떻게든 이기면 끝… 골프에서 드러나는 트럼프의 실체

    커맨더 인 치트/릭 라일리 지음·김양희 옮김/생각의힘/360쪽/1만 8000원 스포츠 기자였던 저자가 골프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실체를 파헤친 책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제목만 봐도 금세 안다. ‘커맨더 인 치트’는 ‘사기꾼 사령관’이라는 뜻이다. ‘총사령관’이란 뜻의 ‘커맨더 인 치프’를 절묘하게 비틀었다. 트럼프는 골프를 사랑한다. 임기 4년 차에 벌써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8년간 라운딩 기록을 넘어섰다. 그가 족저근막염을 앓고 있다는 게 사실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문제는 그에게 골프가 ‘양심 있는 게임’이 아니란 것이다. 골프공에 발을 대-트럼프의 별명은 ‘펠레’다-는 건 흔한 일이고, 다른 이의 공을 벙커로 집어던지거나 스코어를 제멋대로 기록하기 일쑤다. 흑인 배우 새뮤얼 잭슨의 경험담이 이를 잘 설명해 준다. 트럼프가 친 공이 호수에 빠졌는데 잠시 뒤 다른 공을 든 채 멀쩡한 얼굴로 “공을 찾았다”며 나오더란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이 장면을 눈 뜨고 지켜봤는데도 그랬다. 가문의 내력 때문이었는지 그에겐 승리만이 진리고 신앙이었다. 책은 트럼프를 향한 조롱과 야유로 가득하다. 그렇다고 마냥 킬킬대며 웃을 수만은 없다. “트럼프가 지금 대통령으로서 나라에 하는 모든 일은 이미 골프 칠 때 우리에게 했던 짓”이라고 한 인사가 말했듯 기상천외한 말바꿈과 속임수, 돌발행동이 골프장 안에서만 일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시련의 순간과 마주했을 때 어떤 이들은 일어섰고, 어떤 이들은 파묻혔다. 우리는 과연 어느 쪽에 서게 될까.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개발도상국들의 ‘저승사자’가 부의 재분배를 주장하다니

    개발도상국들의 ‘저승사자’가 부의 재분배를 주장하다니

    IMF, 불평등에 맞서다/조너선 D 오스트리·프라카시 룬가니·앤드루 버그 지음/신현호·임일섭·최우성 옮김/생각의힘/436쪽/1만 8000원“불평등은 경제를 약화시킨다. 부자들의 부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재분배하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 주류 경제학에 비판적인 학자가 폈을 법한 주장을 국제통화기금 IMF가 했다니 다소 의외다. 신자유주의의 첨병이자 한국 등 여러 개발도상국들의 구조조정을 요구한 ‘저승사자’였기 때문이다. ‘IMF, 불평등에 맞서다’는 “IMF가 달라졌다”고 역설한다. 10년 전부터 소득불평등 문제에 주목해 온 세 저자는 각각 IMF에서 연구국 부국장, 독립평가국 부국장, 역량개발기구 부국장이다. 이 엘리트 경제학자들은 2007~2008년 금융위기로 세계적 경제 침체를 목격한 뒤 IMF의 기존 정책 방향을 재검토하고, 불평등 연구를 통한 성찰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성장을 위해선 오히려 평등해져야 한다”는 주장은 각종 계량분석을 통해 뒷받침된다. 예컨대 개인 간 소득분배를 측정하는 지니계수를 사용할 경우 불평등이 10% 포인트 감소하면 성장 지속성은 50%가량 늘어난다는 것이다. “불평등 정책이 투자 의욕을 위축시킨다”는 반박에도 다양한 분석을 들어 재반박한다. 이론적으로 ‘포용적 세계화’의 목소리를 낸 결과 IMF의 ‘액션’은 달라졌을까. 해제를 쓴 이상헌 국제노동기구 고용정책국장은 “파격적이지만 ‘외교적 조심성’이 도드라진다”고 봤다. 고용 안정, 적극 분배, 교육·의료 서비스 개선을 제안하는 등 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건 사실이다. 다만 정책 변화를 적용하는 데 다소 더디다는 지적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미지의 지하탐험… 두려움 뚫고 신비를 건진다

    미지의 지하탐험… 두려움 뚫고 신비를 건진다

    언더그라운드/윌 헌트 지음/이경남 옮김/생각의힘/352쪽/1만 7000원 누구나 가 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엔 궁금증과 함께 두려움을 갖게 된다. 발아래의 땅속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의 천재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컴컴한 동굴이 주는 위협적인 두려움”을 말했고 로마제정시대의 정치가 세네카는 “동굴의 어둠 속에서 종교적 두려움에 영혼이 압도당한다”고 했다. 그 언사가 아니더라도 대개는 지하(underground)라는 말에서 땅속과 지옥, 금단의 영역을 떠올린다. 미국의 논픽션 작가 윌 헌트는 새 책 ‘언더그라운드’에서 그 두려움과 생경함의 지대를 표면 위로 생생하게 끄집어내 흥미롭다. 윌 헌트는 16살 때 우연히 집 앞의 버려진 터널 속을 찾아들었다가 지하세계 탐험에 천착하게 된 인물. 뉴욕의 지하철과 하수구를 시작으로 전 세계 20개국 이상에서 동굴, 지하묘지, 벙커 등을 탐험해 왔다. 책은 그 탐험 여정을 개인적인 탐험사에 머물지 않은 채 인간과 지하의 관계를 애정어린 눈길로 녹여내고 있다. 실제로 그는 NASA(미항공우주국)의 미생물팀과 지하 1.6㎞ 지점까지 내려가 생명의 기원을 추적하는가 하면 프랑스 파리의 카타콤(지하동굴묘지)과 하수도에서 팔꿈치로 진흙을 헤치며 탐험한다. 호주 원주민 가족과 어울려 오지의 3만 5000년 된 광산 속으로 들어가고 뉴욕 지하철 터널에 일기를 기록하는 유령 같은 그라피티 작가를 끈질기게 추적한다. 피레네산맥의 동굴 깊은 곳에선 구석기 예술가들이 만든 신성한 조각상과 마주치기도 한다. 책에선 지하세계를 탐닉하는 인물들의 신기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40년간 집 아래에 깊숙한 굴을 파 내려간 ‘두더지 인간’ 윌리엄 리틀, 1818년 땅속에 존재하는 미지의 존재를 좇겠노라 선포한 존 클리브스 심즈, 도시 아래의 어둠을 뚫고 고대의 물줄기를 따라 걸었던 스티브 덩컨…. 모두 지하에 대한 열망과 집착의 대명사로 통하는 인물들이다. 저자는 자신을 포함한 그 놀랄 만한 여정의 의미를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을 빌려 새긴다. “지하실로 내려간다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고, 불확실한 어원의 먼 복도를 헤매는 것이고, 언어 속에서 희귀한 보물을 찾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땅속 깊고 긴 심연은 우리가 무질서하고 비합리적인 존재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고 말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나는 엄마가 먹여 살렸는데(김은화 지음, 딸세포 펴냄) 오전 6시에 일어나 자식들 도시락부터 시부모 밥상까지 하루 열 번의 상을 차리고, 집 앞 물류 창고에서 8시간 이상을 꼬박 일했던 엄마의 노동은 무엇이었을까. 딸은 공장노동자부터 요양보호사까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엄마에게 기꺼이 ‘가장’이라는 타이틀을 바친다. 서른둘 딸이 예순셋 엄마의 얘기를 듣고 기록했다. 264쪽. 1만 4800원.정신의 삶(한나 아렌트 지음, 홍원표 옮김, 푸른숲 펴냄) 독일 태생의 유대인 철학사상가인 한나 아렌트가 쓴 마지막 저서. 정신 외부 세계를 중점적으로 연구했던 이전 저작들과 달리 정신 활동의 내부 세계에 천착해 기술했다. 정신 활동을 자아 정체성 형성과 관련된 ‘사유’, 품성의 형성과 관련된 ‘의지’, 인간성 형성과 관련된 ‘판단’, 세 가지로 분류해 조명한다. 744쪽. 3만 9800원.펭귄의 여름(이원영 글·그림, 생각의힘 펴냄) ‘펭귄마을’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남극 킹조지섬의 나레브스키 포인트. 세종과학기지에 머물며 펭귄마을을 5년째 방문하는 동물행동학자는 본업인 연구와 함께 틈틈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부지런히 펭귄의 여름을 기록했다. 짧은 다리, 불룩한 배로 뒤뚱거리는 모습 때문에 덤벙거릴 것 같은 펭귄은 사실 여름 내내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며 온종일 바다에 나가 먹이를 구해 오는 성실한 동물이다. 256쪽. 1만 5000원.칼을 든 여자(캐머스 데이비스 지음, 황성원 옮김, 메디치 펴냄) 동물이 접시 위에서 생을 다할 때까지 거치는 전 과정을 지켜보려는 어느 도축사의 다큐멘터리. 10년차 잡지 편집자로 사람들에게 최고의 삶을 사는 방법을 조언하다 환멸을 느낀 저자는 직장을 그만두고 도축과 정형을 배우러 프랑스 가스코뉴로 간다. 448쪽. 1만 8000원.할매의 탄생(최현숙 지음, 글항아리 펴냄) 태극기 부대 노인들의 삶을 그린 전작 ‘할배의 탄생’을 썼던 저자가 이번에는 경북 대구 우록리 할매들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한국전쟁도 비껴간 첩첩산중에서 시어머니와 남편의 눈치를 보며 농사를 짓고, 식구들 밥해 먹이고, 아이를 키웠다. 저자는 이들의 삶을 구술해 세상에 내놓는 일은 ‘고통의 전시’가 아니라 사람 안에 있는 힘과 흥을 끄집어내는 일이라고 말한다. 472쪽. 1만 9800원.그럼 동물이 되어보자(찰스 포스터 지음, 정서진 옮김, 눌와 펴냄) 인간이 아닌 동물의 몸으로 느끼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 수의사이자 변호사,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연구원인 저자는 오소리의 삶을 체험하려 황무지에 땅굴을 파고, 수달처럼 한밤중 강바닥을 뒤지며 먹이를 찾았다. 기행에 나선 이유에 대해 저자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풍부한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동물과 자연의 경이를 설명하는 책. 336쪽. 1만 5800원.
  •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토지’의 행간에서 읽는 인간의 품격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토지’의 행간에서 읽는 인간의 품격

    잃어버린 품격을 찾아서/김윤자 지음/생각의힘/232쪽/1만 5000원품격이란 무엇일까. 이를테면 악다구니 쓰는 이웃과 지인들을 보면서 대거리하거나 일희일비하는 게 아니라 문학작품의 다양한 인간군상과 그들의 대화를 떠올리는 것쯤 되겠다. 그러면서 인생의 맛을 역사와 문학에서 찾아내는 것. 그것이 품격 아닐까. 이 책에서 그 ‘문학작품’은 박경리의 ‘토지’다. ‘토지’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 우리나라가 격동하던 근현대사의 기간에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살아남고 뜻을 폈는지 그린 소설이다. 소설 자체가 다루는 세계의 규모도 크지만, 집필에 관련된 숫자도 남다르다. 26년, 소설이 집필된 시간. 4만여장, 소설이 펼쳐진 원고지의 분량. 600여명,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 작가 박경리의 머릿속에 펼쳐지던 드넓은 세상은 펜 끝을 거쳐 독자에게도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계급적 차이가 생각의 차이로 확장되는 순간에 송장환과 길상의 대화를 떠올리고, 선명하고 날카로운 적의가 드러나는 순간에 자유로운 인간이었던 목수 윤보의 말을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이 책의 저자 김윤자는 바로 그 세계로 독자들을 불러와, 함께 인간의 품격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경제학자다. 청주여자상업고교를 나와 공무원 생활을 하며 야간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신문기자로 근무하다 1980년 전두환 군부의 언론탄압사태로 강제 해직되면서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과로 진학해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는 굴곡의 삶을 거쳤다. ‘토지’와 같은 시대는 아니었지만, 이후로 이어진 엄혹한 역사 속에서 그는 ‘토지’의 인물들처럼 자신의 자리를 찾고자 다양한 선택의 갈림길에 맞서야 했을 것이다. 그가 ‘토지’를 처음 읽었던 때는 강제 해직 이후 대학원 시험을 치르고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던 때였다고 한다. 대학원에 떨어진다면 더는 견디기 어려울 것 같았던, 백척간두 앞에 선 것 같았던 그때 읽었던 ‘토지’를 그는 이후로도 여러 차례 읽는다. 처음에는 스토리의 재미를 따라가며, 나중에는 현재의 삶과 겹쳐서. ‘토지’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기꺼워하며 함께 읽을 만한 책이다. ‘토지’를 읽지 않았더라도 맥락을 짚어 가며 음미해 볼 만한 부분이 많다. 무미건조한 역사 서술과 다르게, 문학은 당시의 삶을 납작하게 전시해 놓는 데 만족하지 않고 이미 사라진 시대의 육성을 생생하게 되살려 놓는다. 이 책은 문학의 그 부단한 시도가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 전쟁은 세상을 협력하게 만든다

    전쟁은 세상을 협력하게 만든다

    초협력사회/피터 터친 지음/이경남 옮김/생각의힘/376쪽/1만 800‘인간사회의 발달은 전쟁을 빼놓곤 설명할 수 없다.’ ‘전쟁은 세상을 협력하게 만든다.’ 전쟁을 없애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요란한 지금, 전쟁 타령이 새삼스럽다. 하지만 따져보면 그 주장은 괜한 게 아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또 다른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창설된 유엔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치열한 경쟁 당사자 15개국이 지원하는 합작 프로젝트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은 또 어떤가. 현재 ISS를 지원하기 위해 세금을 보태는 사람은 전 세계 10억명이 넘는다. “나는 전쟁 예찬론자가 아니다.” 인류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피터 터친 옥스퍼드대 인류학과 연구교수는 결코 전쟁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지 않는다. ‘창조적 파괴’라는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유명한 말에 빗대, 전쟁을 ‘파괴적 창조’로 자리매김해 눈길을 끈다. 인류 사회의 진화 원인을 전쟁의 발전 과정에서 찾아낸 것이다. “인류가 거대한 협력체계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도, 오랜 평등의 시기를 마친 후 극도의 불평등 시기를 거쳐 또다시 평등한 시대를 열게 된 것도 전쟁 없이는 설명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리고 그 전쟁에 ‘협력’이란 결정적인 키워드를 얹는다.“어떻게 생면부지의 수많은 인간들이 협력하고 살아갈 수 있게 됐을까.” 책은 그 질문에서부터 시작한다. 많은 사가들은 협력의 진화를 농경사회에서 찾는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대표적이다. “최초로 농사를 지을 지역을 결정한 것은 지형이었고, 그것이 이후의 인간 역사를 엮어 갔다.” 하지만 터친 교수의 주장은 다르다. 농업은 복잡사회 진화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낯선 사람들과 협력할 줄 아는 인간의 능력.’ 터친 교수가 주목한 건 인류의 초협력성이다. 그는 그 초협력성이 바로 전쟁과 함께 발전돼 왔다고 일관되게 말한다. “집단의 생존이 좌우될 만큼 혹독한 환경적 조건에서라면 협력을 잘 이루어낸 집단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고 협력을 잘 이루어낸 집단일수록 더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널리 알려졌듯 유라시아 대초원에서 시작된 군사기술은 대륙과 산맥, 바다, 사막지대 등 지형을 가리지 않고 확산됐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이렇게 말한다. “농경지가 언제 어디서 큰 국가로 발전했는지 알려면 무엇보다 전쟁의 패턴을 잘 살펴야 한다.” 전쟁의 파괴적 창조성을 설파한 선인들은 숱하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전쟁에 주목한다. “소규모 수렵채집인과 농경마을에서 정교한 통치제도와 복잡하고 매우 생산적인 경제생활로 인간을 탈바꿈시킨 것은 집단 간 경쟁으로, 보통 전쟁의 형태를 띤다.” 그런가 하면 스위스 역사학자 야코프 부르크하르트는 전쟁과 파괴를 일삼는 힌두교 신 시바를 놓고 이렇게 설명한다. “파괴의 즐거움이 가득한 전쟁은 폭풍우처럼 대기를 맑게 씻어내고 용기를 한층 북돋우며 영웅적 성품을 회복시켜 준다. 국가는 원래 게으름과 배신, 비겁함을 몰아내고 회복한 영웅적 성품을 기반으로 설립되었다.” 하지만 ‘파괴적 창조’라는 전쟁의 발달과 확산은 책의 핵심 테마가 아니다. 그 주장의 요체는 확장된 사회나 국가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 협력의 가치를 제대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대규모 사회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전제가 깔렸다. 1970년대의 북아일랜드처럼 북아메리카나 서구 유럽에서도 협력은 한순간에 와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회 전반, 특히 규모가 큰 사회에서의 협력은 본래적으로 허약할 수밖에 없고 그럴 때 파괴적 창조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협력은 쉽게 와해되고 만다.” 책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역사는 과학’이라는 강변이다. “‘협력의 과학’을 이용해 효과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수단까지 개발해야 합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당신을 위한 동네병원, 3분짜리 ‘회전문 진료’ 말고

    당신을 위한 동네병원, 3분짜리 ‘회전문 진료’ 말고

    반딧불 의원/오승원 지음/생각의힘/256쪽/1만 4000원‘회전문 의료’, ‘3분 의료’라는 말이 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며 실제 의사가 환자를 면담하는 시간이 극히 적은 우리 의료계 현실을 지적하는 말이다. 또는 작은 병원에서도 ‘분 단위’로 환자를 면담하는 ‘인스턴트 진료’를 하는 의사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의료행위의 가장 큰 피해자는 물론 환자들이다. 이 책은 의사인 주인공 이수현이 동네 병원을 운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가상으로 풀어낸 ‘페이크 다큐’다. 자신이 치매인지 건망증인지 알고 싶어서 병원을 찾는 중년 여성, 알 수 없는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콜센터 직원, 늘 어깨에 무거운 피로를 짊어지고 사는 건설회사 영업부장…. 이들은 혹시 자신이 큰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알기 위해 ‘반딧불 의원’을 찾는다. 이 병원에 만병통치약이나 대단한 수술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올바른 의학 지식을 제공하고, 통계나 의학 논문 등 객관적인 ‘팩트’를 알려준다. 저자는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인터넷이나 방송 등에서 쏟아지는 갖가지 건강 정보 가운데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찾기 어려운 현실을 꼬집기도 한다. 차례를 쭉 읽다 보면 ‘이건 내 얘기 같다’며 관심이 가는 대목을 보기 위해 자연스럽게 책을 뒤지게 된다. 불면증, 피로, 다이어트…. 그렇게 찾아보게 되는 내용이 한두 개로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병원에 재직 중인 현직 의사다. 책 내용이 현실감이 있는 이유는 바로 저자 본인이 만난 환자 이야기를 각색해서 풀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반딧불 의원’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야간진료, 휴일 진료를 마다하지 않는 동네 병원, 자주 대화할 수 있는 주치의 같은 이웃 의사가 모두 ‘반딧불 의원’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통일 다룬 책 상반기 판매량 작년의 8배…트럼프 ‘거래의 기술’ 베스트셀러 등극

    [6·12 북미 정상회담] 통일 다룬 책 상반기 판매량 작년의 8배…트럼프 ‘거래의 기술’ 베스트셀러 등극

    출간 종수 절반에도 판매 폭발 “올림픽·정상회담 이슈가 견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관련 도서들도 상종가를 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북한 관련 도서 판매량이 지난 3년간 판매량과 맞먹을 정도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관련 도서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12일 온라인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팔린 북한·통일 관련 도서는 모두 2만 9950권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8배나 증가한 수치다. 출간 종수는 46권으로 지난해(88권)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판매량은 지난 3년간 전체 판매량에 맞먹는다. 손민규 예스24 사회·정치 MD(담당자)는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참가에 이어 두 차례 이어진 남북 정상회담이 관련 도서 판매량을 대폭 견인했다”고 분석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 관련 도서의 약진이 눈에 띈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이 화제가 되면서다. ‘거래의 기술’(살림)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와 어떻게 협상할 것인가’(한국경제신문사), ‘트럼프 시대 트럼프를 말하다’(서교출판사) 등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내건 책이 인기다. 예스24에 따르면 이 책들은 지난달 대비 무려 6.4배나 더 팔렸다. 특히 그의 자서전인 ‘거래의 기술’은 예스24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영풍문고 집계 결과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5배나 급증했다. 미국 NBA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선물했던 바로 그 책이다. 트럼프가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고 삶을 꾸려 왔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북한 관련 책 가운데에는 지난달 발간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3층 서기실의 암호’(기파랑)가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북한의 실상을 고발한 책은 3주 연속 예스24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평화학자이자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의 방북을 중재했던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의 ‘선을 넘어 생각한다’(부키)도 주목받는 책이다. 서울신문 강국진 기자가 ‘김정은과 트럼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한반도 비핵화는 실현 가능한가’ 등의 질문을 하고, 박 명예교수가 답을 제시했다. 영풍문고에 따르면 책은 지난달 대비 판매량을 2배 이상 넘기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이 밖에 탈북자 주승현씨의 자전적 에세이 ‘조난자들’(생각의힘)과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의 ‘70년의 대화’(창비) 등의 신간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쓴 ‘통일을 보는 눈’, 개성공단에서 근무한 남측 주재원들의 이야기를 엮은 ‘개성공단 사람들’ 등의 옛 책들도 다시 판매 순위권에 올랐다. 도서관에서도 북한·통일 관련 책의 대출이 증가 추세다. 도서관 대출 정보 플랫폼인 ‘도서관 정보나루’가 2013년부터 올해 4월까지 3627만여건의 대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새로운 100년’, ‘노무현 김정일 246분’, ‘서해전쟁’, ‘개성공단 사람들’, ‘북한 현대사’가 상위권에 올랐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지금까지 북한 관련 도서가 워낙 적어 일부 눈에 띄는 책과 과거 출간된 책들까지 독자들이 찾아보는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이 좋은 결과를 낸다면 앞으로 관련 도서 판매량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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