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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李小龍 탄생 70주년…중화권 뜨거운 추모열기

    27일 李小龍 탄생 70주년…중화권 뜨거운 추모열기

    영화배우이자 유명 무술인이었던 리샤오룽(李小龍·미국명 브루스 리) 탄생 70주년을 앞두고 중화권의 추모 열기가 뜨겁다. 리샤오룽 탄생 70주년을 이틀 앞둔 25일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과 그의 생가가 있는 홍콩 등에서는 그의 소년기를 그린 영화 ‘리샤오룽’이 일제히 개봉됐다. 친동생 리전후이(李振輝)의 동명소설 ‘리샤오룽, 나의 형제’를 각색한 영화 ‘리샤오룽’은 출생부터 18세 때인 1959년 단신으로 홍콩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갈 때까지의 일화를 그렸다. 메가폰을 잡은 홍콩의 유명감독 예웨이민(葉偉民)은 “가족 및 친지들의 증언 등을 통해 80%는 사실을 담았다.”면서 “리샤오룽 팬들에게 지금까지 수수께끼로 남았던 그의 소년기 진면목이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샤오룽의 아버지 리하이취안(李海泉)의 고향인 중국 광둥성 포산(佛山)시 쑨더(順德)구 쥔안(均安)진의 ‘리샤오룽 공원’에는 지난 23일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높이 18.8m의 리샤오룽 동상이 건립되는 등 중국 내에서도 리샤오룽 재조명 작업이 활발하다. 200만위안(약 3억 4200만원)이 투입된 동상에는 ‘쿵후의 왕’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쑨더구 정부는 거리 이름을 ‘샤오룽루’로 명명하는 등 리샤오룽을 브랜드화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1960~70년대 전설적인 무술 스타였던 리샤오룽은 미국 태생이지만 어린 시절 홍콩에서 자란 뒤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대스타가 됐다. 홍콩과 미국 할리우드에서 영화배우로 활동하면서 ‘용쟁호투’, ‘정무문’ 등 불과 5편의 주연 영화만을 남긴 채 1973년 7월 20일 서른둘의 짧은 생을 마쳤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아이유, 성숙한 눈화장…보석 눈물이 반짝

    아이유, 성숙한 눈화장…보석 눈물이 반짝

    여고생가수 아이유가 성숙한 눈화장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아이유는 21일 자신의 미투데이에 “오늘은 영웅호걸 하는 날”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아이유는 눈매를 강조한 메이크업으로 최근 유행하고 있는 ‘차도녀’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눈화장 외에도 부스스한 헤어스타일은 아이유에게 화려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매력을 극대화로 이끌어냈다. 깜찍한 표정과 함께 눈가에 보석으로 장식된 눈물 액세서리가 포인트로 반짝인다. 사진을 본 이들은 “이 메이크업은 왜 한걸까?”, “나날이 성숙해지는 아이유”, “정말 잘 자라고 있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아이유 미투데이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대구시 ‘지역경제 살리기’ 양면작전

    대구시가 지역 경제 살리기를 위해 양면작전에 나섰다. 삼성과 SK 등 대기업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지역에 진출한 대형 유통업체에는 기여방안을 내놓으라며 압박하고 있다. 대구가 유치를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대기업은 삼성. 삼성그룹의 발상지가 대구인 데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의사를 밝힌 바이오산업이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와도 연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는 25일 삼성그룹의 발상지인 중구 인교동 옛 삼성상회 터 기념공간 조성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 디자인 안이 최근 마무리됐으며 오는 12월 말 공사에 들어가 내년 3월 완공한다. 삼성상회 터는 28살 청년이었던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1938년 청과물과 건어물, 국수 등을 파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시는 삼성상회 터가 복원되면 지난 2000년 삼성상용차가 퇴출당해 성서공단에서 사업장을 철수한 이후 소원해졌던 삼성과 대구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복원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호암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구 오페라하우스 야외무대에 호암 동상을 세웠고 7월에는 김범일 시장이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 최지성 사장 등 삼성 고위 경영진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찬회동도 가졌다. 시는 또 동구 신용동 용진마을에 위치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를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시는 그동안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생가 관리에 난색을 보였다.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생가 직접 관리를 선택한 것은 노 전 대통령과 사돈인 SK그룹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딸 소영씨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부인이다. 그러나 시는 지역에 진출한 대기업 유통업체에 대해서는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갖고 대기업 유통업체 지역기여도 가이드라인과 중소상인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영업 순이익의 10% 지역 환원, 현금판매 매출액 지역 금융기관 15일 이상 예치, 매출의 30% 이상 지역생산품 매입, 인쇄물 발주물량 70% 이상 지역업체 배정 등 8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직후 홈플러스는 성서 홈플러스 환승주차장 2년간 사용료를 포함해 모두 10억원의 기부금을 시에 내놓았다. 시 관계자는 “유통업체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도 지역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대구 팔공산에 ‘왕건 역사체험길’ 내년 3월 완공

    대구 팔공산에 ‘왕건 역사체험길’이 조성된다. 11일 대구 동구에 따르면 국토해양부가 주관해 전국 13개 시·도 33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참여한 누리길 조성사업 공모에 동구의 팔공산 왕건 역사체험길이 선정됐다 누리길 사업은 지역주민과 도보여행자들을 위해 개발제한구역을 중심으로 기존의 산책길을 활용하는 친환경적 산책탐방로를 조성하는 것이다. 총 사업비 5억 4000만원을 들여 이 달 내 공사를 시작해 내년 3월쯤 완공할 예정이다. 모두 2개 구간으로 조성되며 1구간인 공산전투길은 신숭겸장군 유적지에서 만디 쉼터, 열째 고개를 거쳐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로 이어지는 18㎞이다. 2구간은 왕건행운길 14㎞로 안심역에서 혁신도시, 초례청과 초례봉까지 이어진다. 이 길은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과 팔공산에서 치열한 전투 끝에 패한 뒤 후퇴한 길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관악산 둘레길 13㎞ 내년 조성

    유종필 관악구 구청장은 가파른 산길을 벗어나 편안하고 쉽게 걸으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관악산 둘레길’을 내년 말까지 조성한다고 6일 밝혔다. ‘관악산 둘레길’은 산기슭과 중턱을 오르내리며 관악산 자락의 수려한 자연 및 생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사당역에서 시작해 관음사~낙성대공원~돌산~삼성산성지~난우공원~신림공원으로 이어지는 13㎞의 길이다. 관악산 둘레를 따라 곳곳에 있는 자연·역사·문화 등의 요소들을 엮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3개의 구간을 정했다. 모든 코스는 관악산 숲 가꿈이들과 여러 차례 답사를 통해 최적의 코스를 개발, 선정했다. 관음사에서 서울대까지 4㎞ 구간은 ‘애국의 숲길’로 강감찬 장군의 생가인 낙성대와 연계, 장군의 호국정신을 되새기며 유적을 돌아볼 수 있다. 이어 연주대와 돌산을 거쳐 서울시를 조망하고 관악산의 다채로운 숲속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체험의 숲길’(4.5㎞)이, 마지막 구간은 난우공원~신림공원~호암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사색의 숲길’(4.5㎞)로 편안한 숲길을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한편 관악구는 가칭 ‘관악산 둘레길’의 명칭을 오는 12일까지 홈페이지(www.gwanak.go.kr)를 통해 공모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 익산 ‘가람’ 이병기선생 생가 탱자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 익산 ‘가람’ 이병기선생 생가 탱자나무

    “처음 여기에 올 때가 58년 전이에요. 선생님이 예순셋 되시던 해지요. 저 탱자나무는 그때에도 저렇게 별난 생김새에 꽤 큰 나무였지요.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 조금 더 컸겠지만, 만날 보고 있으니 그리 큰 줄 모르겠어요.” 전북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에는 일제강점기 내내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맞서 싸웠던 시조시인 가람 이병기(李秉岐·1891~1968) 선생의 생가가 있다. 선생이 태어난 곳이며, 삶을 마친 곳이다. 대숲이 뒤란을 둘러싸고, 잘 자란 배롱나무·동백·산수유가 대문 앞 연못가에 늘어서있는 이 집은 전라북도 기념물 제6호로 보존된 문화재다. 옛집 한켠에 붙여서 새로 지은 집에는 이병기 선생의 셋째 며느리인 윤옥병(79) 할머니가 여섯 남매를 모두 대처로 내보낸 뒤, 홀로 살림을 꾸리고 있다. “선생님이 이 집에 오셨을 때에는 거동이 어려우셨어요. 뇌졸중이었지요. 워낙 말이 없는 분이었는데, 탱자나무 앞의 사랑채에 머무르시면서 문을 열고 하염없이 탱자나무를 바라보시곤 했어요. 겨우 기동하셔도 멀리는 못 가시고, 나무 주위를 산책하시는 게 전부였지요.” ‘수우재(守愚齋)’라고도 불리는 이 집은 선생의 조부인 이조흥이 조선 후기에 이곳에 터를 잡고 처음 지었다. ‘ㄱ’자형 안채와 ‘1’자형 사랑채, 그리고 울타리 바깥에 초가로 지은 ‘승운정’(勝雲亭)이라는 이름의 정자로 이뤄진 단아한 양반 가옥의 전형이다. 대문 앞에는 작은 연못을 파고 그 주위로 향나무, 산수유나무, 배롱나무, 동백을 심어 시인의 고향 집다운 운치를 이뤘다. ●수려한 자태로 자란 탱자나무 어린 시절을 이 집에서 보낸 선생은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거치면서 내내 이 집을 떠나 살아야 했다. 오로지 우리말과 글을 지키는 데 헌신한 선생은 한글을 지키고, 우리 전통 문학 장르인 시조를 되살리기 위해 늘 분주했다. 마침내 1942년에는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기까지 했다. 어두운 시대를 살아야 했던 선생에게 고향 집은 그저 그리움의 대상일 뿐이었다. 선생은 여러 편의 시를 통해서도 고향 집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드러냈지만, 귀향의 꿈은 언제나 마음속에 묻고 지내야 했다. 이 집에 돌아온 것은 1957년, 길에서 창졸간에 맞은 뇌출혈로 활동이 어려워진 뒤였다. 지친 몸이 되어서야 선생은 그토록 그리던 집에 돌아와 사랑채에 머무르셨다. 그리고 십년쯤을 힘겹게 버틴 선생은 이 집에서 고단했던 이승에서의 마지막 숨을 거뒀다. 그 사랑채 곁에 초가 지붕을 얹은 소박한 정자, 승운정이 있고 그 앞에 독특한 생김새를 한 탱자나무가 한 그루 있다. 전라북도 기념물 제112호인 이 탱자나무는 이 집을 처음 지은 선생의 조부께서 심은 나무로, 200 살쯤 된 큰 나무다. ●진한 향기… ‘가람’ 생가 상징물로 “선생님이 특별히 더 좋아하신 건 아니지만, 나무가 예뻐서 모두가 귀하게 여긴 나무지요. 요즘 찾아오는 사람들도 이 탱자나무를 신기한 눈으로 보곤 해요. 탱자도 많이 열리지만 쓸 일은 별로 없지요. 그런데 이 나무에 열리는 탱자는 향이 강해서 특별하다고들 하네요.” 이병기 선생과 탱자나무에 얽힌 특별한 추억은 따로 없다면서도 윤 할머니는 이 탱자나무가 이병기 생가를 상징하는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임을 은근히 드러낸다. 노랗게 익어 가는 탱자를 바라보는 윤 할머니의 차분한 눈빛에는 지사 후손으로서의 기품이 담겼다. 열매의 쓰임새가 많지 않은 탱자나무는 나무 줄기와 가지에 돋는 날카롭고 억센 가시 때문에 생울타리로 많이 심어 키운다. 낮은 키에 옆으로 넓게 퍼지기 때문에 낮은 울타리로 이만큼 좋은 나무도 없다. 그런 탱자나무를 이병기 생가에서는 조경수로 심었고, 나무는 그렇게 이 집 사람들의 마음에 맞춰 순하게 자랐다. 물론 탱자나무가 조경수로 쓰인 예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독특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여느 탱자나무가 뿌리 부분에서부터 여러 개의 줄기로 나누어져 자라는 것과 달리 하나의 줄기가 곧게 뻗어 오른 것부터 이병기 생가의 탱자나무는 독특한 모습이다. 하나로 뻗어 오른 줄기는 1.6m쯤 높이에서 6개의 가지로 나눠지면서 넓게 퍼져 둥근 형상의 수려한 모습을 갖췄다. 전체적인 키는 5m를 조금 넘게 자랐는데, 대개의 탱자나무가 3m 정도의 크기로 자라는 것에 비춰 보면 큰 나무에 속한다. 우뚝 선 줄기의 둘레는 60㎝나 되고, 좌우로 펼친 나뭇가지의 폭은 5m 나 된다. 사랑채 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져서 자랐기에 보는 방향에 따라 나무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어느 쪽에서 바라보든 한눈에 탱자나무로 여기기 어려울 만큼 전체적으로는 부드러운 모습이다. 그렇다고 해서 탱자나무의 본성인 사나운 가시를 잃은 건 아니다. 나무에 가까이 다가서면, 무성하게 돋아난 탱자나무 특유의 억센 가시가 눈에 들어온다. 안으로는 강한 본성을 갖췄지만, 바깥으로는 부드러운 인상이다. 외유내강(外柔內剛)이라 해도 되지 싶다. ●자연의 지혜·이치 고스란히 담겨 윤 할머니께 인사를 올린 뒤, 탱자나무 앞의 모정(茅亭)에 걸터앉아 말년의 이병기 선생처럼 나무를 한참 더 바라보았다. 나무처럼 꼿꼿하게 살아온 삶을 마감한 이병기 선생의 가쁜 숨이 꿈결처럼 손에 잡힐 듯 느껴진다. 남달리 큰 탓일까? 다시 보니 탱자나무의 가시가 사나워 보이지 않는다. 나뭇가지 사이로 삐죽삐죽 솟아나온 가시들은 마치 ‘가갸거겨’처럼 어지러이 늘어놓은 한글 자모의 삐침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나무는 그를 키우는 사람의 색깔과 분위기를 따라 분위기는 물론이고 생김새까지 바꾸어 나간다. 세상의 모든 나무에는 어우러져 살아가는 자연의 지혜와 이치가 고스란히 담긴다. 대개는 보잘것없는 울타리나무이지만, 이병기 선생의 생가에 터잡은 탱자나무는 온유한 외모에 강인한 정신을 갖춘 선생의 삶을 빼닮은 자태로 다시 태어났다. 한글날 다시 돌아보아야 할 나무인 까닭이다. 글 사진 익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국도 익산 나들목으로 나가서 오른쪽 익산 방면으로 들어선다. 곧바로 나오는 익산의 보석박물관을 끼고 우회전해 왕궁저수지를 거쳐 4㎞ 정도 가면 연명교차로를 만나게 된다. 여기에서 오른쪽의 논산 연무 방향으로 접어든 뒤, 0.6㎞ 가서 신리로 빠져나간다. 1.3㎞ 직진하면 왼편으로 나오는 마을길로 좌회전하여 0.6㎞ 가면 길 끝에 이병기 생가 주차장이 나온다. 서울에서 갈 때는 천안~논산 간 고속국도의 연무 나들목을 이용해 찾아갈 수도 있다.
  • “가야금산조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내 목표”

    “가야금산조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내 목표”

    “가야금을 탄 지 벌써 45년이나 됐어요. 내 인생, 남은 게 가야금밖에 더 있겠나요. 이번 공연에서 내 자식 같은 제자들과 혼을 다 바쳐볼 요량입니다.” 좀처럼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언론 인터뷰도 꺼리며 은둔 생활을 해 왔던 그다. 제자를 키워 내고 이따금 공연에 나섰던 게 전부였지만 오래 간만에 얼굴을 비쳤다. 가야금의 명인 인간문화재 양승희(62)다. 30일 서울 태평로의 한 찻집에서 그를 만났다. ●3일 제자 90여명과 웅장한 무대 양 명인은 중요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병창 및 가야금산조 보유자(인간문화재)다. 1970~80년대 창작 가야금곡을 양승희가 타지 않으면 연주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독보적인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 공으로 1988년 가야금 산조 준보유자가 됐고 2006년 인간문화재 반열에 올랐다. 양 명인은 특히 김죽파류 가야금산조의 대가다. 김죽파(1911~1989) 선생은 일제강점기 가야금 명인인 김창조(1865~1919)의 손녀로 할아버지에게 배운 산조를 자신만의 새로운 산조로 만들어 이를 다시 양승희에게 전수했다. “죽파 선생께서 유언을 남기시길 ‘김창조 선생의 산조를 세상에 널리 알려라.’라고 당부하셨어요. 제 평생의 과업입니다. 우리 민족의 한이 서려 있는 가야금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원이 없겠어요.” 3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펼쳐지는 그의 공연도 이런 죽파 선생의 뜻과 맞물려 있다. 1890년 김창조 선생이 선보인, 새로운 양식의 산조 탄생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공연 제목도 ‘산조 탄생 120주년 기념 공연’(2만~10만원, 02-3447-7337)이다. 김창조가야금산조 및 김죽파가야금산조, 그리고 가야금 병창 명기 명창, 방아타령 등 가야금의 모든 것을 양 명인과 그의 제자 90여명이 함께 연주하는 웅장한 무대다. “매일 고단한 연습 행군을 하고 있어요. 저는 아직도 새벽에 일어나 가야금을 탑니다. 오후가 되면 집에 제자들이 몰려와 밤 11시까지 연습을 하고요. 한두 명도 아니고 그 녀석들 밥 챙겨 먹이는 것도 참 일이죠. 하하. 그래도 늦게까지 연습하는 제자들을 보면 참 기특해요.” ●영암 가야금 테마공원 추진위원장 맡아 양 명인은 전남 영암에서 추진 중인 가야금 테마공원 조성공사 추진위원장도 맡고 있다. 김창조 선생의 생가에 건립되는 이 공원은 국립공원 월출산 자락 1만 7165㎡ 터에 19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다. 전시장과 공연장을 갖춘 기념관 건립과 사당 및 생가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생 목표도 뚜렷하다. 가야금 산조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 등록된 무형유산은 판소리와 강강술래 등 8개다. 양승희는 그가 이사장으로 몸담고 있는 한국산조학회에서 10년째 판소리를 알리기 위한 세미나를 주관하며 산조 알리기 활동을 하고 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록이 산조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요. 이렇게만 된다면 원이 없겠어요. 목표를 이룰 때까지 열심히 뛰어야죠.”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서귀포시, 30일부터 이중섭예술제

    천재 화가 이중섭을 기리는 예술제가 서귀포시에서 열린다. 서귀포시는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6일간 이중섭미술관 일원에서 ‘이중섭 예술거리에 흐르다’라는 주제로 ‘제13회 이중섭예술제’를 연다. 이번 예술제 기간에는 ‘대향(이중섭의 호)의 예술혼을 꿈꾸며’라는 내용으로 지난해 실시된 ‘돌담길 따라’라는 주제의 학생미술실기대회 수상작 60여점이 전시되며, ‘바다가 보이는 길목에서’란 깃발 전시회도 선보인다. 1일에는 이중섭 생가에서 서귀포시 대정읍 출신의 프랑스 거주 이정은 화가의 ‘소녀의 꿈(해녀)’ 작품 전시회, ‘길 떠난 화가에게 띄우는 편지’라는 편지쓰기와 탈 색칠하기 체험, 유치부와 고등부를 대상으로 한 ‘서귀포의 환상’이란 주제의 학생미술실기대회 등이 진행된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축제 참가자들을 위해 민요와 시낭송, 살풀이, 물허벅놀이 등으로 꾸며진 축하공연도 마련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오후 11시30분) 아빠 하철씨와 엄마 종례씨는 밤낮 없이 영월을 돌아다니며 고물과 폐지를 줍는다. 그렇게 해서 한 달에 버는 돈은 몇십만원 남짓. 아픈 우병이와 함께 다섯 가족이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돈이다. 여기저기 무너져 내린 흙집은 우병이에게 열악한 환경이지만, 보증금 없이 월세 12만원으로는 구할 수 있는 집이 없다. ●롤링 스타즈(KBS2 오후 4시30분) 마침내 다시 뭉치게 된 롤링스타즈 선수들은 수지와 함께 드라키성을 탈출하려 한다. 그러나 킹 드라키와 초코는 최후의 비밀 병기를 꺼내 이들의 앞을 막아서는데….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지구야구대표팀 롤링 스타즈! 지구를 구하기 위해 부활한 엽기 코믹히어로들의 모험과 활약상이 펼쳐진다. ●후+(MBC 오후 11시5분)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 지하철역의 영문 안내문을 보고 외국인들이 폭소를 터뜨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엉터리 영어 안내문은 단순히 웃고 넘길 사안이 아니다. 심지어 G20 안내 홈페이지를 비롯해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영문 홈페이지들은 대부분 잘못된 영어투성이다. 두 달 후면 G20을 개최할 글로벌 코리아의 현주소를 취재한다. ●한밤의 TV연예(SBS 오후 11시5분) ‘충무로 영화배우’라는 마지막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박상민. 조영구와 함께 22년의 연기 생활과 최고의 작품, 그리고 함께했던 동료들과의 추억을 이야기해 본다. 방송에선 볼 수 없는 스타들의 사소한 이야기, 이번 시간에는 ‘스타들은 평소, 무슨 차를 타고 다닐까?’라는 주제로 이야기한다. ●세계테마기행(EBS 오후 8시50분) 베라크루스에 남아 있는 코르테스의 생가와 식민 시절 최대 은광이었던 탁스코에서 식민지와 침탈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 이런 아픈 역사 속에서도 백인과 인디오가 결합한 메스티조(혼혈)문화를 탄생시킨 멕시코.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멕시코인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마리아치 음악에는 그 혼혈의 역사가 담겨 있다. ●꿈꾸는 U(OBS 밤 12시30분) 본격적으로 B급 토크의 진수를 보여 주기 시작한 꿈꾸는 U 지기들. 범상치 않은 이력을 가진 ‘옥션’, ‘자유로운 새의 춤’ 연출자들이 출연해 MC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입담을 자랑한다. 야심한 밤 방송 수위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토크로 스튜디오를 발칵 뒤집어놓는 좌충우돌 영상 수다가 펼쳐진다.
  • “지나친 분노·소심함이 기업 망친다”

    대기업을 망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그릇된 자세는 지나친 ‘분노’와 ‘소심함’이라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의 CEO 대상 지식·정보서비스인 ‘SERICEO’는 회원 535명을 대상으로 리더로서 조직에 해가 되는 요소가 무엇이냐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했다. 답안으로는 ‘손자병법’에 나온 장수가 빠지기 쉬운 5가지 ‘위험’을 제시했다. 5일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8.0%는 분노를 제어하지 못해 약점을 노출하고 만다는 뜻의 ‘분속가모야(忿速可侮也)’를, 25.4%는 싸움에서 살아남으려고 자신의 안위만 걱정하는 소심한 자세를 꼬집는 ‘필생가로야(必生可也)’를 꼽았다. 이 밖에 용기만 갖고 무작정 돌격한다는 ‘필사가살야(必死可殺也)’(17.9%), 지나치게 원칙을 고집해 실속을 놓치는 ‘염결가욕야(廉潔可辱也)’(15.0%), 인정에 얽매여 과감한 추진력을 잃어버리는 ‘애민가번야(愛民可煩也)’(13.3%) 순이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압축과 절제… 짧은 시에 서정시의 길을 묻다

    압축과 절제… 짧은 시에 서정시의 길을 묻다

    지난 4일 경남 창원 진해시민회관에서 제21회 김달진문학상 시상식과 제15회 김달진문학제가 서울신문사 후원으로 열렸다. 창원·마산·진해시가 통합된 이후 첫 행사로 열린 올해 김달진문학상은 시인 홍신선(66)씨와 문학평론가 홍용희(44)씨가 수상했고, 김달진문학상 젊은시인상에는 시인 손택수(40)씨, 젊은평론가상은 평론가 전도현(45)씨, 김달진창원문학상은 시인 박형권(49)씨, 김달진지역문학상은 김연동(62)씨가 받았다. 특히 올해 처음 만들어진 제1회 창원KC국제문학상에는 중국의 반체제 시인 베이다오(北島·61)가 선정됐다. ●日시인 야기 주에이 ‘하이쿠’ 매력 발표 시상식에 앞서 열린 문학심포지엄에서는 일본 시인 야기 주에이(八木 忠榮)와 중국인으로서 일본에서 활동하는 시인 톈위안(田原)이 참석해 ‘하이쿠’(俳句)라는 일본의 짧은 시가 품고 있는 매력과 의미에 대해 발표했다. 야기 주에이는 “하이쿠는 계절어나 17문자 등 정해진 형태나 형식이 있어서 쓰는 사람에게는 부자유스러운 구속처럼 보이지만 실은 반동적으로 정신을 자유롭게 풀어준다.”면서 “하이쿠에 담겨진 긴장감 속에 압축된 정신은 격렬하게 폭발하고 해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국어인 중국어와 일본어로 ‘양다리를 걸쳐서’ 시를 쓰는 톈위안은 올해 일본의 주요문학상인 ‘H씨 상’을 받았다. 그는 “일본어로 시를 쓸 때는 중국어의 리듬과 같은 음을 머릿속에서 떼어놓지 못하고 중국어로 시를 쓸 때는 중국어의 분명하고 뚜렷한 표현이 일본어의 애매함을 보완해 준다.”면서 “요즘 일본에는 산문시처럼 행을 나누지 않는 시 형식이 유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건청 한국시인협회장은 “최근 시가 무척 길어진 만큼 압축과 절제를 통해 시를 표출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시를 통한 서정을 강조하면서도 “굳이 하이쿠와 같은 형식이 아니라도 우리의 시조라든가 다른 형식을 통해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김달진 시인 생가·문학관 방문 5일 김달진문학제 참가자들은 경남 창원시 웅동 소사마을 김달진 생가와 문학관을 찾아 그의 도저한 작품 세계 및 정갈한 정신주의 시의 배경을 확인했다. 이후 이들은 ‘크루즈 국제시낭송음악회’를 갖고 황현산 고려대 교수의 문학특강을 비롯해 한·중·일 시인들의 시낭송을 진행했다. 글 사진 창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경술국치 100년]뮤지컬·특별전·순례로 부활한 3人의 우국충정

    [경술국치 100년]뮤지컬·특별전·순례로 부활한 3人의 우국충정

    한·일강제합병조약 체결 100주년인 올해는 일본의 식민통치를 거부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국민들에게 항일정신을 일깨운 수많은 우국지사의 100주기이기도 하다. 경북 안동·영양 일대는 어느 지역보다 많은 자정(自靖·자결)순국자를 배출했다.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아 단식으로 순사한 향산 이만도 선생과 그의 조카 이중언 선생, 또 향산의 제자로 동해 바다에 스스로 걸어들어가 도해(蹈海) 순국한 벽산 김도현 선생 등 세 분 의병장의 역사 현장을 찾아가 본다. 지금 안동은 향산과 이중언 선생을 기리는 분위기가 가득하다. 향산의 우국충정은 ‘락’이라는 뮤지컬로 만들어져 안동댐 민속촌의 동산서원에서 오는 10월까지 공연된다. 때 맞춰 한국고전번역원은 ‘향산집’ 7권 가운데 1권을 먼저 번역해 내놓았다. 이중언 선생은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8월의 독립운동가’로도 선정됐다. 안동독립운동기념관에서는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안동선비’라는 주제로 그의 나라사랑 정신을 보여주는 특별기획전을 새달 30일까지 갖는다. 1842년에 태어난 향산은 퇴계 이황의 후손이다. 1866년 대과에 장원급제한 그는 ‘선비로 나라에 일신을 바친 자는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부친의 당부를 실천에 옮겼다. 향산은 1876년 병자수호조약 체결을 반대하며 상소를 올린 면암 최익현 선생을 변호하다 파직됐고, 1895년 명성황후가 시해된 을미사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켰다. 1905년에는 을사늑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상소를 올리기도 했다. 합병조약이 맺어지자 단식 24일 만에 순국했다. 퇴계종가와 묘소가 있는 안동시 도산면 토계동에 있던 향산의 종가는 안동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 이르자 1975년 안동시 안막동으로 옮겨졌다. 선생의 순국을 기리는 가장 중요한 기념물이라고 할 수 있는 유허비는 시내에서 자동차로 40분 남짓 걸리는 예안면 인계리 청구마을 앞에 자리잡았다. 유허비각 주변에는 자그마한 크기의 향산공원이 조성됐다. 1949년 세워졌다는 유허비의 앞면 글씨는 백범 김구가 썼고 뒷면의 추도사는 위당 정인보가 지었다. 향산과 한 마을에서 1850년 태어난 이중언 선생은 1879년 대과에 급제하여 사헌부 지평 등을 지냈으나 외세의 발호를 목격하고는 낙향했다. 을미사변이 일어나자 예안의진(義陣)의 전방장으로 함창의 태봉전투를 이끌었다. 을사늑약이 체결되고 외교권이 박탈되자 ‘청참오적소(請斬五賊疏)’를 올려 을사오적의 목을 베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향산과 다르지 않은 궤적이다. 그는 향산의 부음을 들은 10월10일 선조의 사당에 참배하고 단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수많은 친지와 제자가 중단할 것을 권유했지만 선생은 ‘모두 부질없는 소리’라며 들으려 하지 않았다. 11월5일에는 순사가 찾아와 단식을 중단시키려 하자 “쫓아내지 않으면 내가 칼로 베겠다.”며 물리친 뒤 옷매무새를 정돈하고는 숨을 거두었다. 단식 27일 만이었다. 그는 가족들에게 봉서를 하나 남겼는데 ‘나의 갈 길은 사생취의(捨生取義), 목숨을 던져 의로움을 택하는 것뿐이다. 동포들이여 오직 힘쓰고 또 힘쓰라.’는 ‘경고문’이었다. 향산의 흔적을 찾는 것도 그랬지만, 영양유생 벽산의 자취를 찾아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전국 곳곳의 작은 음식점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자동차 내비게이션도 순국지사의 유적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벽산은 1852년 현재의 영양군 청기면 상청리에서 태어났다. 마을에선 1580년 처음 지어진 벽산의 생가와 1958년 세워진 유허비를 비롯하여 그의 흔적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마을 뒷산의 검산성(劍山城)이다. 벽산이 사재를 털어 쌓은 것이다. 길이 200m 남짓에 불과하고 높이도 2m가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뒷편으로는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하천이 흘러 자연해자의 역할을 한다. 결코 간단치 않은 방어력을 발휘했을 것이다. 벽산은 실천적이고 전투적이었다는 점에서 의병사에 특별한 족적을 남겼다. 그는 1896년 청량산에서 모병하여 8개월 동안 항쟁했고, 1906년에는 고종의 비밀명령을 받아 활동했으나 이듬해 2월 일본군에 체포되어 6개월 동안 대구감옥에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의 구국활동은 무력항쟁에 그치지 않고 상소운동을 벌이거나 서양 각국의 공사관이 만국공법론에 의거해 포고문을 보내 지원을 요청하는 등 외교론적 방법을 병행했다. 벽산은 병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상례가 모두 마무리되기를 기다려 1914년 영덕군 영해읍 대진 앞바다에서 순국한다. 동포들에게 충의로서 일제에 복수할 것을 강조하고 자신은 죽어서라도 기어이 왜를 멸망시키겠다는 내용의 글 ‘우리동포에게(與國內同胞)’는 순사 전날인 11월6일 새벽 반송정에서 남긴 것이다. 죽어서도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보호하겠다며 경주 감포 앞바다에 대왕암 수중릉에 묻혔다는 신라 문무왕의 염원과 닮은꼴이다. 벽산이 순국한 대진 산수암(汕水巖)에는 1971년 도해단(蹈海壇)이 세워졌고, 해마다 선생의 생일인 음력 7월14일 기념행사가 열린다. 산수암의 북쪽에는 대진해수욕장, 남쪽에는 대진항이 자리잡고 있다. 도해단을 찾아간 지난 23일에는 벽산의 96주기를 기념하는 ‘도해단 전례’가 있었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35~36도의 뙤약볕 속에서 대구와 안동, 영양 등지에서 승용차며 전세버스를 타고 온 100여명의 사람들이 선생의 우국정신을 기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글 사진 안동·영양·영덕 서동철부국장 dcsuh@seoul.co.kr
  • 지방투자 혜택 줬던 ‘임시투자세액공제’ 내년 폐지

    지방투자 혜택 줬던 ‘임시투자세액공제’ 내년 폐지

    지방자치단체들의 기업체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지방 투자의 핵심적 역할을 해왔던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가 내년부터 폐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기업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이외의 지방에서 설비 등에 신규투자할 경우 투자금액의 7%를 소득세,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것이다. 제조업·건설업·물류업 등 27개 업종이 대상이다. 투자대상은 토지·건물 등을 제외한 모든 설비투자를 포함한다. 지방 투자 활성화를 위해 1982년 도입됐다. ●“결국 지방 죽이면서 얻는 세수 확보”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지난 23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2010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제도 폐지로 1조 5000억원의 세수를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 내국인 근로자 고용이 1명 늘어나면 1000만원, 청년(15~29세)은 1500만원, 파트타임 근로자는 500만원씩 세액에서 빼주기로 제도를 신설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수도권 과밀화를 막기 위해 20여년 동안 설치해둔 ‘지방 보호 장치’를 하루아침에 없애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지방과는 아예 공존하지 않겠다는 소리와 다를 바가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시는 이 제도가 폐지되면 국가산업단지와 첨단의료복합단지, 경제자유구역 등에 기업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곳에 삼성과 SK 등 대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병철 회장 동상 건립, 삼성상회터 복원 등을 추진하며 삼성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SK에는 사돈관계인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를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시가 직접 관리하겠다고 나서기까지 했다. 김종찬 시 투자유치단장은 “열악한 투자환경으로 지역에 대기업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임시투자세액공제마저 없어지면 시가 목을 매고 있는 대기업 유치는 더 멀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 폐지는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를 죽일 수 있는 만큼 지역 기업인들은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 연장과 고용 증대 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안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조업체 84.7% “연장 필요” 강원도도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 폐지가 곧바로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도는 “이 제도가 폐지되면 기업의 투자계획이 취소되거나 축소될 것”이라며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를 연장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지역 경제계도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 폐지를 통한 세수 증대는 결국 ‘지방을 죽이면서 얻는 세수 확보’나 다름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경북도 이진관 투자유치단장은 “지방은 고용 없는 투자가 많다. 따라서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가 폐지되면 지역에 대한 기업의 설비투자가 줄어들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기존 제도를 유지하면서 고용창출 기업을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4.7%가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 연장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연장이 필요없다는 기업은 10%에 그쳤다. 전국종합·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여행가방]

    ●붉은 색 농축산물 다 모여라! ‘레드 컬러(Red Color)’ 농축산물을 키워드로 내건 축제가 열린다. 전북 장수군은 새달 10~12일 ‘2010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를 의암공원 일대에서 연다. 사과·한우·오미자·토마토·고추 등 붉은색을 띠는 농축산물은 장수군의 상징. 평균해발 450m 고원에서 키운 특산물들을 한자리에서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한우목장 체험, 사과-오미자 떡 만들기, 승마체험, 의암호 수상 자전거 체험, 추억의 놀이터 등 체험행사도 강화했다. 논개생가, 장수목장 등 장수군 주요관광지와 연계한 ‘애플러브투어’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www.jangsufestival.com, (063)350-2378. ●옛것 찾아 답사여행 떠나볼까 ‘사라져가는 것들 답사여행’을 진행하고 있는 나스페스티벌은 28일 강원도 정선 백전리 물레방아를 찾는다. 전형적인 산간 마을 가옥형태의 목조 방아실을 갖춘 물레방아로, 600여년 전부터 이 고장에서 불려지기 시작한 정선아리랑의 노랫말 속에 담겨 있기도 하다. 굴피집, 너와집, 귀틀집 등 강원 지역의 옛 주거문화를 재현한 아라리촌도 방문한다.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그때가 더 행복했네’를 출간한 이호준 작가도 동행한다. 참가비 4만원. www.nasfestival.com, (02)336-7722. ●여행자를 위한 강연 한마당 여행교육전문기업 라이프콤파스(www.lifecompass.co.kr)가 ‘성공을 위한 여행비법’을 전수하는 ‘유료’ 여행테마 강연을 마련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딴지일보 창간인 김어준씨, 철학자 김재기 교수(경성대) 등이 강사로 나선다. 26일 오후 7∼10시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다. 강연 뒤에는 강사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참가비 1만원. ●금산으로 인삼 드시러 오세요 제30회 금산인삼축제가 9월3~12일 충남 금산에서 열린다. 가장 인기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건강체험관에서는 사상체질 감별, 홍삼팩 마사지, 홍삼다이어트, 인삼족욕체험 등 다양한 대체의학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다. 수삼 225㎏을 3000ℓ의 술에 담근 초대형 인삼주도 개봉돼 10일 동안 방문객들에게 시음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기(氣)찬 생기하우스’ ‘스트레스 제로관’ 등도 운영된다. 아울러 중앙대 의류학과와 함께 하는 ‘인삼패션쇼’ 등 볼거리도 충실하게 준비했다.
  • 사람, 공간, 기억 그 틈바구니를 헤집다

    사람, 공간, 기억 그 틈바구니를 헤집다

    길 위에서 쓰여진 시는 길을 닮았다. 길을 걷는데 꼭 지도를 펴야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시어(詩語) 또한 굳이 지도를 펼쳐들지 않는다. ‘농무가 자욱한 길’인가하면, ‘파이프오르간 소리 아득히 들리는 작은 광장’이기도 하고, 아즈텍 문명 속 ‘기억의 형해만 남은 물의 신전’ 앞이기도 하다. 이렇게 서성이는 발걸음은 어떠한 공간 속에서 경계 짓기를 거부한다. 거듭되는 시어의 여정 또한 공간과 시간과 기억의 어느 범주에서도 정주(定住)를 거부한다. 시인 곽효환(43)의 두 번째 시집 ‘지도에 없는 집’(문학과지성 펴냄)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가고, 낯선 공간과 공간 사이를 헤매며, 기억과 기억의 틈바구니를 헤집은 뒤 만들어진 발자국으로 써내려간 작품들이다. 2006년 첫 시집 ‘인디오의 여인’을 펴낸 뒤 4년 만에 내놓은 시집에서 곽효환은 자신의 시 원형질을 새삼 확인한다. 그리고 선언하듯 당당히 노래한다. ‘지도에 없는 길이 끝나는 그곳에/ 누구도 허물 수 없는 집 한 채 온전히 짓고 돌아왔다’(표제작 ‘지도에 없는 집’). 실제 그의 시는 첫 시집이 그랬듯 끝없이 대륙 곳곳을 떠돈다. 북방의 칼바람과 대륙의 광활함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애써 웅혼함으로 치장하지 않는다. 시의 여정은 ‘전주천 공수레 다리 아래’에서 띄워보낸 ‘고무신 배’에서 출발한다. 유년의 기억이 호출해낸 작은 개울에서, 멕시코 붉은 고원으로, 어느 선인의 뒤를 밟아가는 중국 대륙의 열하, 고비사막, 상하이, 난징 등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곽효환은 회귀한다. 유년의 기억으로, 유년의 기억 속 함께 어우러졌던 이들 안으로 다시 돌아온다. ‘삼십 주기 기일을 며칠 앞두고 낡고 해진 아버지의 사진첩’(‘아버지의 사진첩’)을 뒤적거리고, 유년의 영웅이었던 ‘박치기왕 김일’을 추억하다가, 고향 마을 구멍가게의 ‘삐뚤빼뚤 엉성한 글씨로 쓴 외상장부’ 속에 ‘곽효환/ 연탄 두 장 막걸리 세 병’으로 남아있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그의 시적 회귀는 심리학적 퇴행 또는 감성의 반동과 연결지어지지 않는다. 내재되어있던 시 원형질의 강력한 확인이며 세계 속 보편적 존재로서 자아의 확인이다. 그래서 그는 우루무치에서 만난 ‘남산목장 신강-위구르 여인’의 뿜어지는 생명력의 관능 앞에서 처연해하며 그녀로부터 자신의 아내를 읽고, 아들을 읽는다. 또한 톨스토이 목조 생가에서 만난 ‘팔순의 고려인 노교수’에 자신의 아버지를 등치시킨다. 뒤이어 ‘…유목하는/ 길 위의 사람들에게 아득한 시절의 내가 있다’(‘나를 닮은 얼굴들’)는 사실을 퍼뜩 깨닫는다. 대륙의 기질이 이미 우리 안에 깃들어 있고, 우리의 인간 관계가 고향에, 가족에 머물러있지 않고 보편적 관계로 확장되어 있음을 체현한 것이다. 정과리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곽효환의 시는 광활한 대륙적 상상력과 내밀하고 푸근한 어머니 세계의 상상력이라는 두 축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그의 시가 서사적이면서도 서정적이라고 평가받는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곽효환은 2002년 등단했다. 현재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이다. 업무상 우리 문학과 세계 문학의 교류 등을 주로 맡다보니 길 채비가 잦았다. 길 너머에는 다시 길이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아마국수’ 함양서 가린다

    경남 함양군은 25일 전국 아마추어 반상(盤上)의 고수를 가리는 ‘제3회 노사초배 전국 아마바둑대회’를 28, 29일 이틀 동안 함양군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3회째 열리는 노사초배 아마바둑대회는 함양군이 2008년 함양방문의 해를 맞아 함양군 출신의 전설적인 천재 국수 노사초(본명 노석영) 선생을 기념하고 바둑의 고장 함양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대회는 전국대회와 지역대회로 나누어 열리며 아마최강부 우승자에게는 300만원, 단체전 우승 200만원, 여성부 우승 100만원 등 성적에 따라 모두 2400만원의 상금을 준다. 29일 10시 함양군청 대회의실에서 여류국수전 본선이 열린다. 대회 참가자 가운데 희망자 30명을 선정해 서능욱, 백성호 등 프로기사들과의 지도 다면기도 진행한다. 노사초는 일제강점기 말기 조선의 바둑 일인자로 명성을 떨쳤다. 전국을 유랑하며 바둑을 즐기다 1945년 5월 70세의 나이에 고향인 함양에서 별세했다. 함양군은 노사초 국수의 생가(경남도 문화재)가 있는 지곡면 개평마을에 2008년 8월23일 기념비와 정자를 세웠다. 함양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정부, 이란 수출피해 中企 최대 5억 지원

    국제적인 이란 제재 강화 조치로 인해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수출 중소기업에 대해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긴급 경영안정자금이 투입된다. 금융위원회와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은 이란과 교역하는 수출 중소기업에 정책자금 지원과 기존 여신 만기 연장 등의 혜택을 주는 ‘이란 관련 피해 수출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25일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이란과의 교역 피해가 확인된 기업 중 회생가능성이 큰 기업에 대해 이미 융자한 중소기업진흥기금의 원금 상환 기한을 1년 6개월 유예해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교역 피해가 확인된 기업은 저금리(연 3.7~5.4%)의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출 기간 3년, 대출금액 한도는 5억원 이내로 신용대출이다. 또 이란과 교역하는 기업이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을 신청할 경우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서 10억원 한도로 65~75%의 보증을 서는 특별보증을 서주기로 했다. 은행권도 수출환어음 매입에 어려움을 겪거나 결제대금 입금이 지연되는 이란 교역 기업에게 기존 여신의 만기를 연장해주기로 했다. 수출환어음 매입대금이 정상적으로 입금되지 않을 경우 거래 기업에게 매입대금 상환기간도 연장해줄 방침이다. 특히 무역보험공사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 기업은행에서 특별자금을 대출 받을 경우 대출금의 80%까지 신속한 보증을 지원하고 보증료도 낮춰줄 예정이다. 이 특별자금은 한 기업당 최대 3억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무역협회 정책협력실 안에 무역애로센터를 설치해 여러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중소기업의 피해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지원을 원하거나 이란 관련 수출 피해를 신고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은 무역협회 인터넷 홈페이지(www.kita.net)나 트레이드콜센터(1566-5114)로 문의·접수하면 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故육영수 여사 옥천군 생가 복원

    故육영수 여사 옥천군 생가 복원

    99칸 조선시대 전통한옥인 충북 옥천읍 교동리 고(故) 육영수 여사 생가가 복원됐다. 17일 옥천군에 따르면 국비 등 37억 5000만원을 들여 9181㎡에 안채, 사랑채, 중문채, 곳간채, 사당 등 건물 13채(711㎡)와 못, 연자방아, 뒤주 등이 최근 복원됐다. 육 여사 생가는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서거 후 방치되면서 지붕이 무너져 내렸고, 1999년에 석축과 담장을 남기고는 완전 철거돼 터만 남아 있었다. 본래는 1800년대 한옥이었다. 이후 옥천군은 유적훼손을 막기 위해 2002년 터 전체를 충북도 기념물(123호)로 지정받아 복원을 추진했다. 군 관계자는 “복원공사는 유족과 학계 전문가 등의 고증을 거쳐 최대한 원형에 가깝도록 시공했다.”면서 “지름 50㎝ 안팎의 소나무와 흙으로 구운 한식기와 등을 사용해 조선 전통한옥의 분위기를 살렸다.”고 말했다. 군은 육 여사 기념관을 짓고 주차장도 만들어 가까운 곳에 있는 ‘향수’의 시인 정지용 생가와 함께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옥천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방치되는 독립유적지] 신간회 창립본부 터 기념표석 하나 없이 모텔만…

    [방치되는 독립유적지] 신간회 창립본부 터 기념표석 하나 없이 모텔만…

    조국 독립을 위해 일제에 맞섰던 선열들의 항일 유적지에 대한 방치는 소중한 역사 자산에 대한 국민적 무지를 드러내고 우리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의 파고다공원(변형)·태화관(멸실)·독립문(변형), 충남 천안의 유관순 생가(복원), 충남 홍성의 김좌진 생가(복원), 경남 하동의 무명 의병 공동묘지(훼손) 등 1585곳의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를 3년 넘게 조사해 온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의 자료를 토대로 유적지 훼손 실상을 살펴본다. ●흔적조차 없는 안타까운 현실 서울 종로구 관수동 143번지. 나이스코리아 빌딩과 S모텔 등이 들어선 이곳은 1920년대 후반 활동했던 대표적인 항일단체인 ‘신간회’ 창립본부 터였다. 지금은 모텔 등이 들어서 신간회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주민 최모(55)씨는 “20년 넘게 이곳에 살았지만, 신간회 창립본부가 있었다는 사실을 들어 본 적이 없다.”면서 “신간회가 어떤 단체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관련 자료가 없어 어쩌면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좌우익 세력이 조국 독립을 위해 결성한 신간회 창립본부 자리였던 만큼 최소한 기념표석이라도 설치해 역사적 의미를 되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희제 선생이 국외 독립운동지도자들과의 연락망이자, 독립운동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부산에 설립했던 ‘백산상회’도 사라진 유적지다. 부산 중구 동광동 3가 12번지의 백산상회 터에는 프라임 원룸이 들어서 있다. 여기서 조금 떨어진 10-2번지에 백산기념관이 마련돼 있지만, 부산지역 독립운동과 관련된 학습장으로 활용하기는 미흡한 실정이다. 또 지리산 기슭인 경남 하동군 화개면 의신마을 인근 ‘항일의병 공동묘지’는 무덤 흔적만 남아 있다. 한·일 강제병합 2년 전 일제에 결사항전하다 최후를 맞이한 의병 30여명이 묻혀 있는 곳이다. 이른바 ‘무명 항일투사 공동무덤’으로 불린다. 과거사정리위워회가 이곳을 복원할 것을 권고했으나, 국가보훈처와 하동군은 계속 내버려 두고 있다. ●“정부·지자체 보전대책 세워야” 1921년 설립돼 경북 영천지역 민족교육의 산실로 불린 ‘백학학원’은 붕괴 직전의 폐가로 방치돼 있다. 백학학원은 이육사, 조재만, 이원대, 이진영 등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 잡초가 우거진 텃밭과 방문마저 떨어져 나간 폐가만 옛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에서 이육사 등 독립운동가들이 교육을 받았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일부에서는 이곳을 복원한 뒤 표지석과 안내판 등을 설치해 교육현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남 보성군의 교통 중심지인 복내면 복내리 379 일대는 ‘원봉’ 안규홍 의병부대의 손꼽히는 전투지다. 한말 후기 의병을 대표하는 안규홍 부대는 이곳에서 일본군에 맞서 항일투쟁을 벌였다. 당시 일본군 수비대가 주둔했던 건물은 사라지고 현재 민가가 들어서 있다.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안내판이나 표지석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서울 서대문형무소 동남쪽에 건립됐던 ‘독립문’(1879년 11월·서대문구 현저동 941)도 1979년 성산대로 고가도로 건설로 원래 위치에서 70m 떨어진 지점으로 옮겨졌다. 반면 3·1운동을 주도한 ‘유관순 열사 생가’(충남 천안)와 ‘손병희 선생의 유허지’는 복원돼 교육·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밖에 충남 홍성의 ‘김좌진 장군 생가’와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 겸 군무부장을 역임한 ‘조성환 선생 생가’, 충북 제천의 의병 창의지인 ‘자양영당’ 등도 복원돼 학생과 관광객을 맞고 있다. 이정은 연구위원은 “국내 유적지 가운데 상당수가 후손이나 기념사업 주체가 없어 방치·훼손되고 있다.”면서 “보전 가치가 높은 유적지는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보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독립유적지 92% 사라지거나 훼손…부끄러운 후손

    독립유적지 92% 사라지거나 훼손…부끄러운 후손

    올해는 광복 65주년, 경술국치 100년인 해다. 치욕스러운 역사에 대한 국민적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독립운동 유적지 10곳 가운데 9곳이 정부와 국민의 무관심으로 방치돼 이미 사라졌거나 훼손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13일 국가보훈처 용역의뢰를 받은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소장 김상기)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수천 곳(추정)의 독립운동 유적지 가운데 우선 보존 가치가 높은 1585곳을 대상으로 벌인 ‘독립운동 유적지 실태조사’에서 밝혀졌다. 조사는 2007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이뤄졌다. 전국적인 독립운동 유적지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충시설 지정 1616곳중 독립관련 29곳뿐 조사 결과 조사 대상 유적지 가운데 멸실돼 흔적을 찾기 어려운 곳이 무려 868곳(55%)으로 파악됐다. 521곳(33%)의 유적지는 변형됐고, 9곳도 상당 부분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형 보존유적지는 125곳(8%)에 불과했다. 나머지 1460곳(92%)이 이미 사라졌거나 심하게 훼손·변형돼 유적지의 기능을 잃었다. 이중 62곳은 그나마 복원됐다. 1920년대 후반 좌우익 세력이 합작하여 결성한 대표적인 항일단체인 ‘신간회 창립본부 터’(서울)와 1914년 독립운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에 설립된 ‘백산상회’ 등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독립운동가 ‘손병희 선생 생가’(충북 청원)와 ‘김좌진 장군 생가’(충남 홍성) 등 9곳은 다시 복원돼 교육·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위원 겸 군무부장을 역임하면서 한국광복군 창설의 기틀을 마련한 ‘청사 조성환 선생의 생가’(경기 여주)와 충북 제천의 의병 창의지인 ‘자양영당’ 등은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유적지다. ●광복 65년되도록 정부차원 조사 안해 연구소는 “유적지 훼손은 광복 65년이 지나면서도 정부가 단 한 차례도 실태조사를 벌이지 않은 무관심과 방치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내 항일 독립운동 및 6·25 전쟁과 관련된 전국 1616곳의 시설물 등을 현충시설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는 29곳에 불과할 정도다. 연구소 이정은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조사에서 빠진 미확인 유적지와 1차 조사 대상 가운데 심층조사가 필요한 유적지를 정밀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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