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1-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445
  • [일요영화]

    [일요영화]

    ●대마법사 멀린 1,2부(KBS2 오후 11시15분) 아서 왕 이야기는 국내에서도 각종 출판물이나 영상으로 널리 알려졌다. 아서 왕 하면 원탁의 기사, 엑스칼리버, 카멜롯 외에도 영원한 도우미 마법사 멀린이 떠오른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멀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TV용 영화이지만, 샘 닐, 이자벨라 로셀리니, 룻거 하우어, 헬레나 본햄 카터, 마틴 쇼트, 미랜다 리처드슨 등 국내에도 익숙한 인기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판타지 영화를 제작해온 홀마크 엔터테인먼트가 1998년 만들었다.90분짜리 2편으로 이뤄진 작품을 KBS가 4편으로 나눠 2주 동안 방영한다. 1부 ‘악마의 후계자’와 2부 ‘아서 왕의 승리와 멀린의 복수’에서는 멀린의 성장기와 아서 왕과의 만남, 그리고 아서 왕의 죽음을 다룬다. 멀린(샘 닐)은 악의 여왕 맵(미랜다 리처드슨)이 어둠의 세계를 이끌어갈 지도자로 만들기 위해 창조한 마법사다. 열일곱 살까지 평범한 인간으로 자란 멀린은 어느 날 니무에(이자벨라 로셀리니)를 구하려다 자신에게 마법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멀린은 자신에게 억지로 마법을 강요하는 맵과 갈등을 일으킨다. 멀린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맵이 지원하는 볼티건(룻거 하우어)에 맞서 유서 왕을 돕는다. 멀린은 유서 왕의 혈육인 아서(폴 커런)를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시키고 그에게 신검 엑스칼리버를 주며 브리튼의 왕위에 오르게 하는데…. ●호랑이를 구하라(EBS 오후 1시50분) 국내에서는 ‘록키’(1976)로 유명한 존 G 아빌드슨 감독이 연출했다. 또 유명한 코미디 배우 잭 레먼이 진지한 연기를 보여주며 말론 브랜도, 알 파치노, 로버트 레드포드 등 쟁쟁한 배우들을 제치고 당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몰락 위기에 처한 의류 사업가가 보내는 하루 반나절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았다. 반전 운동과 흑인 운동으로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격한 갈등을 겪었던 1970년대 미국의 자화상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직 공장을 운영하는 사업가 해리 스토너(잭 레먼)는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또 가족들과는 화목하지 못하고 2차 대전 당시 전우들은 모두 죽고 자기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거래처의 압박 등 숨막히는 현실은 덤이다. 해리는 우연히 만난 여인 마이라와 잠시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하지만, 곧 냉혹한 현실로 돌아가게 된다. 그는 사업유지를 위해 보험금을 타려고 자신의 공장에 불을 지르려 하는데….1973년작.99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그린마일(EBS 오후 11시30분) 할리우드 영화계가 자랑하는 작가 가운데 한 명인 스티븐 킹의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 사형수와 간수장의 만남과 헤어짐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주연 톰 행크스와 마이클 클라크 던컨 외에도 데이비드 모스, 해리 딘 스탠튼, 게리 시니즈, 샘 록웰 등 연기파 배우들이 나와 열연을 펼친다.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은 1981년 ‘헬 나이트’ 등 공포 영화 연출부로 영화계에 입성했다. 역시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데뷔작 ‘쇼생크 탈출’(1994)로 단숨에 A급 감독 대열에 섰다.2001년 짐 캐리 주연의 ‘마제스틱’까지 휴머니즘이 짙게 깔린 작품을 만들고 있다. 제목 그린마일은 사형수가 감방에서 나와 사형집행실까지 가는 녹색길을 가리키는 은어다. 폴 에지콤(톰 행크스)은 어느 날 60년 전을 떠올린다. 루이지애나주 콜드마운트 교도소에서 사형수 감방 간수장을 하던 시절이다. 폴은 사형수들의 난폭한 행동에도 불구, 그들이 사형집행일까지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어느 날 백인 쌍둥이 여자아이를 강간한 뒤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흑인 코피(마이클 클라크 던컨)가 이송된다.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초자연적 능력을 지닌 코피는 사실 억울한 누명을 썼다. 폴도 코피가 어수룩하게 보일 정도로 순진한 인물이라는 점을 깨닫고 의아해한다. 코피는 폴을 괴롭히던 방광염을 낫게 하고, 폴은 점차 코피의 무죄를 확신하게 되는데….1999년작.188분. ●다크 블루(KBS2 밤 12시15분) 액션 스타 커트 러셀을 좋아하고, 나아가 경찰 영화를 즐겨보는 팬이라면 놓치면 안 되는 작품. 미 평론가들은 커트 러셀이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1992년 로드니 킹 사건으로 LA 폭동이 일어나기 직전을 배경으로 했다. 경찰청 내의 비리와 음모, 흑백 갈등 등을 3대에 걸친 경찰 집안을 통해 그리고 있다.1950년대를 무대로 한 ‘LA 컨피덴셜’(1997)을 연상케 한다. 또 덴젤 워싱턴 주연의 ‘트레이닝 데이’(2001)에 좋은 점수를 줬던 팬이면 만족할 만하다. 미국 LA 경찰청 소속 특수수사대의 베테랑 형사 엘든 페리(커트 러셀)는 신참 바비 코프(스콧 스피드맨)와 파트너를 이루게 된다. 페리는 코프에게 부패 등 경찰 생활의 이면에 대해 알려주게 된다. 강력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LA 사우스센트럴 지역은 이들이 살인자를 잡아야 할 곳일 뿐만 아니라, 범죄자보다 더욱 잔인하게 변해가는 자기 자신과도 싸워야 하는 곳인데…2002년작.118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300만유로 뒤샹의 ‘샘’ 파손

    |파리 함혜리특파원|화장실 변기에 ‘R 무트’라는 서명 하나만을 달랑 남긴 채 1919년 앙당팡당(Independent) 전시회에 출품돼 세계 예술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프랑스 화가 마르셀 뒤샹(1887∼1968)의 걸작 ‘샘’이 70대 남성이 휘두른 망치에 의해 파손됐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프로방스 출신의 76세 노인은 지난 4일 낮 파리 퐁피두 센터에 전시돼 있던 이 작품에 망치를 휘둘러 일부를 깨뜨린 뒤 경찰에 검거됐다고 현지 언론이 6일 보도했다. 이 작품의 가치는 300만유로(약 36억원)로 추산된다. 언론들은 ‘샘’이 수리를 위해 곧바로 철거됐다고 전했다. 이 노인은 자신의 행위가 20세기 초 다다이즘 예술가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종의 퍼포먼스 예술이었다고 강변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1993년에도 남부 님에 전시 중이던 이 작품에 방뇨한 적이 있다. 다다이즘의 선두 주자인 뒤샹의 이 작품은 어리숙한 예술가가 출품했으면 한 대 쥐어박고 내동댕이쳤을 텐데 상대가 20세기를 대표하는 대가라서 심사위원들은 아무 말도 못한 채 끙끙거린 것으로 유명하다. 예술이라 하자니 내키지 않고 예술이 아니라고 하자니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다다이즘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일어난 예술 운동으로 과거의 모든 예술 형식과 가치를 부정하고 비합리성, 반도덕, 반심미적인 것을 찬미했다.‘샘’은 AP통신이 2004년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피카소의 걸작들을 제치고 현대 예술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으로 꼽혔다.lotus@seoul.co.kr
  • ‘속빈 흙벽돌’ 국내 첫 발견

    ‘속빈 흙벽돌’ 국내 첫 발견

    8세기 초 통일신라시대 사람들의 이상향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문양을 담은 공심전(空心塼·속이 텅 빈 흙으로 구운 특수벽돌)이 경북 경주에서 발견됐다. 성림문화재연구원(원장 정영호)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경주시 내남면 화곡지구 지표수보강 개발사업부지내 가마와 공방지에서 8세기 초의 것으로 보이는 문양이 부조된 공심전편 1개체분과 ‘나라 국(國)’ ‘샘 천(泉)’ ‘보배 보(寶)’자 등이 새겨진 명문토기편, 여인상 및 기마인물상 토우 등 다양한 유물을 발굴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원은 특히 공심전은 원래 중국 한나라에서 무덤이나 계단 축조 등에 사용됐던 전돌로 국내에서 발견되기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전돌의 복원 크기는 가로 40㎝, 세로 25㎝, 높이 15㎝ 정도로 사슴과 사슴새끼·토끼·구름·모란 등이 부조돼 있다. 또한 ‘국’자가 도장으로 찍힌 명문토기도 처음 발견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번에 발굴된 공심전편은 실제 그림이 1점도 전하지 않는 통일신라시대 회화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발레 하이라이트’로 여는 2006 희망의 새해

    강수진, 유지연, 배주윤, 이원국, 김주원, 이원철…. 발레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화려한 무대가 신년 벽두부터 열린다. 새해 1월4일과 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립발레단(예술감독 박인자) 주최로 선보이는 ‘2006 희망의 새해를 여는 스페셜 신년 갈라’. 해외에서의 활약이 눈부신 한국 출신의 스타 무용수들이 한자리에서 기량을 겨루는, 한해에 두번 만나기 어려운 프로그램으로 공연계의 화제이다. 국내 최고의 발레리나이자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강수진(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출연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반색할 팬들이 많을 듯. 거기에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에서 뛰고 있는 배주윤,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의 유지연 등 ‘해외파’가 가세한다. 지난해 12월 ‘호두까기 인형’을 끝으로 무대를 떠났던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원국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 반갑다. 또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 이원철, 장운규 등도 탄탄한 기본기로 개성을 뿜어낼 예정이다. 무대를 더욱 역동적으로 다듬어줄 해외 스타들도 눈에 띈다. 최근 몇년 동안 국내 팬들도 꽤 많이 끌어모은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의 이고르 콜브, 볼쇼이 발레단의 안드레이 볼로틴 등이 온다. 화제작들의 하이라이트만을 간추린 덕분에 한눈 팔 틈이 없다는 점은 갈라 프로그램 최고의 미덕. 이번에도 국내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이 엄선됐다. 이틀간의 공연에서 소개될 레퍼토리는 각각 11편. 장운규가 주도한 40여명의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발란신의 대표작 ‘심포니 인 C’로 막을 연다.9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립발레단 정단원으로 발탁된 신인 김리회의 기량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강수진의 대표작 ‘카멜리아 레이디’ 중 블랙 파드되, 배주윤의 ‘에스메랄다’ 중 그랑 파드되, 김주원·이원철의 ‘차이코프스키 파드되’, 김지선·이원국의 ‘스파르타쿠스’ 중 아다지오, 전효정·정주영의 ‘스프링 워터’, 홍정민·김준범의 ‘파리의 불꽃’ 중 그랑 파드되, 윤혜진·김현웅의 ‘돈키호테’ 중 그랑 파드되,‘바우치사라이의 샘’ 등이 공연된다. 이들 가운데 최대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강수진의 블랙 파드되일 것이다.1999년 강수진에게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최고 여성무용상을 안긴 작품으로, 이번에는 프랑스 파리오페라 발레단의 마뉴엘 레그리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이처럼 한국, 독일, 러시아, 프랑스 발레단원들의 역량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이 공연의 매력포인트로 꼽힐 만하다. 협연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 후쿠다 가즈오. 만 5세 이상.5만∼15만원.(02)587-6181.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숫자로 본 2005 스포츠](7)행운만은 아닌 ‘7’

    동·서양을 막론하고 ‘7’은 행운의 숫자로 통한다. 하지만 2005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 스포츠 스타들이 일궈낸 이 숫자에는 그들만의 땀과 남모르는 눈물까지 숨어있다. 그들에게 ‘7’은 행운이 아니라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인 것이다. ●‘파워 코리아’ LPGA 7승 달성 대표주자 박세리(28·CJ)와 박지은(26·나이키골프)의 부진 속에서도 미여자프로골프(LPGA) 그린을 누빈 한국 여자선수들은 시즌 7승을 합작해 냈다. 역대 최다승을 올렸던 지난 02∼03년(8승)에는 못미쳤지만 지난해(4승)에 견줘 진일보한 성적. ‘코리안 파워의 2세대’로 불리는 이미나 김주연(이상 24·KTF), 장정(25)은 물론 한희원(27·휠라코리아) 강수연(29·삼성전자) 등 맏언니들의 투혼이 빚어낸 결과다. ‘7승’의 대미를 장식한 건 프로 새내기 이지영(20·하이마트). 데뷔 첫 무대인 지난 5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6개월 후인 11월 LPGA 투어 CJ나인브릿지대회를 통해 마침내 투어 정상에 올랐다. 안니카 소렌스탐, 소피 구스타프손(이상 스웨덴) 등 쟁쟁한 스타들을 여유있게 제친 그는 향후 2년간 투어 전경기 출전권을 손에 쥐며 제주가 만들어낸 ‘제2의 신데렐라’로 이름을 올렸다. 내로라하는 스타들의 샷을 줄줄이 망가뜨린 제주의 호된 비바람은 그에게는 오히려 ‘변신’의 요술이었다. ●‘골리앗’ 일곱번째 K-1 무대에서 무릎 모래판의 ‘골리앗’으로 천하장사 반열에까지 오른 최홍만(25)이 이종격투기 선수로 거듭난 건 지난해 말. 배신자란 비난과 함께 ‘볼거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터져나왔지만 최홍만은 이를 기우로 돌려 놓았다. 지난 3월 K-1 서울대회에 처녀 출전, 일본 스모 요코즈나 출신의 아케보노에게 TKO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9월 K-1월드그랑프리 16강전에서 ‘야수’ 밥 샘에 화끈한 KO승을 거두는 등 6승을 내달렸다. 그러나 그의 연승 행진은 ‘강적’ 레미 본야스키와의 8강전에서 멈췄다. 본야스키의 노련한 경기운영과 날카로운 로킥에 판정패한 것. 첫 패배를 통해 최홍만은 채워야 할 2%를 여실히 보여줬다. 단조롭고 소극적인 경기운영과 미숙한 원투 펀치. 그리고 상대의 공격을 빠져나가는 스피드가 그것. 최홍만은 오는 31일 일본 오사카돔에서 열리는 ‘K-1 다이너마이트’ 출전도 저울질 중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왕달걀’ 비밀은 삼투현상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왕달걀’ 비밀은 삼투현상

    요즈음에는 달걀의 종류도 퍽 많아졌다. 유정란, 무정란, 특란, 보통란…. 달걀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여러 종류의 달걀이 선보이게 되는 것 같다. 닭은 일반적으로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 알을 낳는다. 일조시간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뇌에 있는 뇌하수체라는 호르몬 샘이 자극을 받아 배란을 유도, 알을 낳는 것이다. 그러나 낮이 짧은 겨울에도 달걀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이는 닭이 알을 낳는 습성을 이용, 양계장에서 밤 늦게까지 밝은 빛을 쬐어줘 닭의 몸이 ‘날이 오랫동안 밝으니 알을 낳을 때가 되었나보다.’라는 착각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달걀을 생산하는 데에도 생물학적 지식이 응용되고 있는 셈이다. 오랫동안 그리고 지금 현재도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는 달걀을 이용한 과학실험을 해보자. ●닭의 ‘착각’에 즐거운 양계장 달걀과 식초(8% 빙초산), 컵, 랩, 바늘을 준비한다. 우선 달걀은 깨끗이 씻어 식초가 담긴 컵에 넣고 랩으로 컵의 윗부분을 감싼 뒤 하루 밤과 낮 동안 안전한 곳에 보관해 둔다. 컵에 랩을 씌워야 하는 이유는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동시에 강한 식초 냄새가 밖으로 새어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때 컵의 크기는 달걀이 컵 안에서 회전할 수 있을 만큼 여유있는 것이 적당하다. 보통의 달걀의 무게는 약 60g인데, 이 가운데 11% 가량이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딱딱한 겉껍질이다.60g의 11%면 7g 정도이므로 달걀 껍질의 탄산칼슘을 모두 녹이는 데는 최소한 8.5g의 식초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달걀을 식초에 담그면 곧바로 기포가 생기면서 껍질이 녹기 시작한다. 식초 속에서 하루 밤낮을 지낸 달걀은 껍질이 녹아내리고, 안쪽에 있는 하얀 막만 남은 상태가 된다. 또 물이 달걀 안쪽으로 스며들어 달걀 크기가 식초에 넣기 전보다 부풀어 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달걀을 컵에서 꺼내 접시 위에 놓고 바늘로 찌르면 물이 마치 분수처럼 솟아오르게 된다. 속껍질만 남은 달걀을 농도가 높은 설탕물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 자세히 관찰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달걀의 크기가 작아지고 쭈글쭈글해지는 현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물질은 농도 높은곳서 낮은곳 이동 물질은 일반적으로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데, 이같은 특성을 ‘확산’이라고 한다. 즉 밀도 차이가 있는 두 물질이 섞이면서 밀도가 균일하게 바뀌는 것이다. 예컨대 컵의 물에 잉크를 한방울 떨어뜨리면 시간이 흐르면서 잉크가 퍼져 나가는 것도 확산이다. 또 달걀 안쪽의 막은 양질의 반투막이다. 반투막은 막에 아주 미세한 구멍이 뚫려있어 용액에 녹아있는 물질(용질)은 통과시키지 못하지만, 물처럼 상대를 녹이는 물질(용매)은 통과시키는 막을 의미한다. 따라서 달걀의 반투막을 경계로 양쪽 용액의 농도 차가 발생할 때 물은 확산에 의해 반투막을 자유롭게 통과한다. 그러나 달걀 속 단백질을 비롯한 각종 영양분, 즉 용질은 반투막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질을 ‘삼투 현상’이라고 한다. 달걀이 커진 이유는 바로 삼투 현상 때문이다. 즉 확산만 고려하면 달걀 속 영양분은 바깥으로 흘러나와야 하지만, 반투막이 이를 막아 오히려 달걀 바깥쪽 수분이 안쪽으로 스며들게 된다. 반투막은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에도 사용되며, 신장병이 있는 사람들의 인공신장에서도 반투막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식초로 겉껍질을 녹여 물렁한 속껍질만 남은 달걀은 ‘초란’이라 불리며, 예부터 우리 선조들의 영양식으로 애용돼 왔다고 한다. 홍준의 한성과학고 교사
  • [조용섭의 산으路] 금정산(801.5m 경남 양산시)

    [조용섭의 산으路] 금정산(801.5m 경남 양산시)

    ‘아뿔사, 발을 잘못 들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을 즈음에는 때가 너무 늦어 있었다. 금정산(801.5m)을 그저 산길 걸음만으로 다녀 오려고 한 것은 실수였다. 산자락 곳곳에 드리워진 역사의 촉수(觸手)를 간과하고서는 걸음과 생각이 따로 놀아 도무지 나아갈 수 없음을 느꼈기 때문이다.‘느낌 산행’이라는 자기최면으로 산길을 둘러보지만 마뜩찮은 마음 여전하다. 금정(金井, 금샘)은 황금 빛 나는 샘, 범어(梵魚)는 하늘에서 내려와 금샘에서 살던 물고기. 부산의 진산으로 부산의 역사와 함께한 금정산과 수많은 고승을 배출한 ‘범어사’의 이름은 이런 유래를 갖고 있다(동국여지승람). 또 금정산은 백두대간 강원도 태백 피재에서 낙동강의 동쪽 울타리를 이루며 천리길을 달려온 낙동정맥의 남쪽 마지막 주봉(主峯)이라는 지리적 의미도 큰 곳이다. 산길은 범어사에서 출발, 북문-정상(고당봉)-금샘을 차례로 들른 뒤, 다시 북문으로 되돌아 와 동문-남문을 거쳐 만덕고개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범어사에서 대성암, 금강암 등 부속암자를 오른쪽에 끼고 오르는 산길은 너른 돌길과 계단으로 이어진다. 오른쪽 출입을 막고 있는 계곡 쪽의 수많은 바위들은 토르(tor)라고 하는 금정산의 대표적인 암괴지형의 일부라고 한다. 범어사-북문 1.2km, 북문-고당봉 1km로 범어사에서 약 1시간 2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산성에 걸쳐 있는 북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너른 광장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이 곳은 습지복원을 위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북쪽으로 바위지대를 이루는 정상의 모습이 가깝다. 세심정(샘)을 지나 잠시 진행하면 금샘 갈림길이 있는 깔끔한 샘터(고당샘)를 만나고 왼쪽으로 올라 바위지대로 들어서서 고모당을 만나면 정상은 지척이다. 거대한 암괴로 이루어진 정상에 서면 북동쪽의 천성산을 비롯한 헌걸찬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남동쪽 번화한 시가지 너머로는 광안대교와 부산 앞바다가 아스라이 보인다. 서쪽 산자락 아래로 보이는 큰 물길은 바로 낙동강, 이 곳에서 바라보는 해질녘 풍경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금샘은 정상에서 동쪽 암릉으로 내려서거나 고당샘으로 되돌아 나와 들어서면 된다. 촘촘히 서있는 ‘금샘 가는 길’ 이정표를 따라 마지막 바위지대를 올라서면 툭 튀어 나온 바위 홈(샘)에 물이 꽁꽁 얼어 있는 금샘을 만난다. 금샘에서 북문으로는 정면 남쪽으로 난 길을 내려서거나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나오면 된다. 북문에서 금정산성을 끼고 동문-남문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주능선 길은 거의 임도 수준으로 너르고 이정표 등 안내표시도 잘 되어 있어 운행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능선 중간,4망루 인근의 무명리지, 나비암을 비롯한 바위지대는 부산 산악활동의 요람으로 눈여겨볼 만한 곳들이 많다. 북문에서 동문까지는 1시간20분이 걸린다. 동문을 지나 차량이 다니는 산성고개에 닿으면 정면의 너른 길로 진행하여 남문-2망루(왼쪽)로 이동하거나, 고개 왼쪽 산성을 따라 대륙봉을 거쳐 2망루로 진행하면 된다(동문-남문 50분 소요).2망루에서는 만덕고개로 방향을 잡고 능선을 내려서며 산행을 마친다.(남문-만덕고개 40분 소요) 만덕고개에서 10여분 내려서면 버스가 다니는 터널 입구 도로에 닿는다. 시간과 체력에 여유가 있으면 만덕고개에서 계속 진행하여 가파른 계단 길을 오른 뒤, 어린이대공원 만남의 광장에서 초읍동으로 하산해도 좋다. 이 경우 운행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더 소요된다. ■ 자가용 경부고속도-노포IC-범어사 ■ 대중교통 부산역, 부산종합터미널 등에서 지하철1호선 범어사역-범어사 행 90번 버스 ■ 숙박 동래 온천장, 범어사 입구의 숙박업소 이용
  • [뉴스피플]기적의 도서관·북스타트 운동 주도 도정일 경희대교수

    [뉴스피플]기적의 도서관·북스타트 운동 주도 도정일 경희대교수

    도정일 경희대 교수는 명함이 여러개다. 교수직 외에 ‘책읽는 사회만들기 국민운동’(책읽는 사회) 상임대표,‘책읽는 사회문화재단’ 이사장,‘북스타트 운동’ 한국 위원회 위원장 등. 강의 및 연구와 함께 누구보다 전방위적 비평과 저술을 통해 국내 문화담론을 주도해왔으면서도, 그가 일군 독서운동 성과는 눈부시다.2001년 이후 ‘책읽는 사회’를 맡아 다양한 활동을 해왔지만, 그중 핵심은 ‘기적의 도서관’과 ‘북스타트 운동’이다. 16일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에서 ‘부평 기적의 도서관’ 준공식이 열렸다. 이는 지난 2003년 처음 문을 연 ‘순천 기적의 도서관’이후 아홉번째. 기적의 도서관은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이 읍·면·동 단위에도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도 교수가 기획했다. 취학전 아동들과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책도 보고, 인형극이나 동화극도 즐길 수 있는 ‘아이들의 천국’이다. 아기와 함께 온 엄마들을 위한 수유실과 아기 수면실도 있다. “아이들과 부모, 지자체 모두 만족하는 도서관이 기적의 도서관입니다. 사업을 함께했던 한 방송사의 책 관련 프로그램이 지난해 없어져, 사업비 때문에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지자체들이 건물은 자신들이 세울 테니 프로그램이라도 지원해달라고 해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북스타트 운동은 지난 2003년 4월부터 시작했다. 이 운동은 생후 1년 미만의 아기들이 유아때부터 책을 장난감 삼아 놀면서 책 읽기를 좋아하게 만드는 시민운동으로,1992년 영국에서 시작해 일본·미국·캐나다 등에서 활발히 진행중이다. 생후 1년 미만의 영아와 부모가 예방접종을 위해 보건소에 오면 북스타트 안내실에서 아이 책과, 안내책자, 회원카드 등을 무료로 나누어주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도 교수는 “이 운동에 참여한 아기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3배나 더 책에 관심을 갖고, 집중력, 언어습득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와있다.”며 “아이들이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상관없이 문화적 혜택을 골고루 받는 평등운동의 의미도 있다.”고 강조한다. 독서운동에 나선 것에 대해 그는 90년대 ‘인문학의 위기’ 담론이 불거진 것이 계기가 됐다고 했다.“학자들이 저마다 위기상황을 외치면서도, 자리보전에만 관심이 있을 뿐 구체적 대책 마련이나 실천이 없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인문학 위기의 핵심은 독서의 부재다, 인간과 사회의 성장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책 읽기 운동부터 시작하자라는 생각으로 책 읽기 운동에 나섰지요.” 도 교수는 “‘부자=성공’이란 논리가 우리사회에서 무비판적으로 수용되고 있다.”며 “그러나 정작 경제적 포만감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는 모른다.”고 꼬집는다. 그는 시장 가치 이외의 또 다른 지속적 정신 에너지가 있을 때 결국 경제성장도 지속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는 함석헌 선생의 말씀을 소개하며 ‘생각의 샘은 곧 책’이라고 덧붙였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킬러 엘리트(EBS 오후 11시30분) 샘 페킨파 감독하면 선혈과 슬로 모션으로 대표되는 폭력 미학의 거장이라는 말이 우선 떠오른다. 유려한 총격전이 번뜩이는 ‘와일드 번치’(1969),‘겟어웨이’(1972),‘관계의 종말’(1973) 등이 대표작이다. 그의 미학은 오우삼, 월터 힐, 쿠엔틴 타란티노 등으로 이어져 내려온다. 특히 선과 악의 구분을 거부하는 무정부주의적 반골 정신도 그의 특징. 하지만 이 작품은 폭력보다는 인간 내부의 고통과 갈등에 초점을 맞추며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외적인 폭력보다는 내면의 폭력을 탐구하고 있는 것. 앞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1972)에서 호흡을 맞췄던 로버트 듀발과 제임스 칸이 함께 출연해 빼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마이크 로켄(제임스 칸)과 조지 한센(로버트 듀발)은 사설 정보원이다. 망명 정치가를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마이크는 동료인 조지가 고의로 쏜 총에 맞는다. 마이크는 수술을 받지만 거동이 불편하게 되고, 상사인 콜리스(아서 힐)와 사장인 웨이번(기그 영)은 퇴직하라고 강요한다. 복수심에 불타 재활에 열중하는 마이크. 마침내 다시 권법과 검도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다. 콜리스는 일본 자객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타이완 정치가를 보호하는 일을 마이크에게 부탁하고, 마이크는 밀러(보 홉킨스)와 맥(버트 영) 등 옛 친구를 고용하는 조건으로 일을 맡는데….1975년작.124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SBS 오후 11시55분) 추석 때마다 찾아왔던 성룡처럼, 이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해리포터가 기다려진다.2001년부터 12월을 흥행의 마법으로 물들이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시리즈 4편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다. 그런데 주인공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등이 훌쩍 커버렸다. 조엔 롤링의 소설 속에 나오는 그런 느낌이 아니어서 아쉬운 생각마저 든다.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풋풋함과 비교해보면 더욱 그럴 것이다.1편의 감독은 ‘나홀로 집에’의 대명사 크리스 콜럼버스다. 차라리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처럼 여러 편을 몰아서 찍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꿈도 꿔본다. 부모를 잃고 이모네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는 갖은 구박 속에 불쌍하게 살고 있다. 언제나 재미있는 일이라곤 없었던 생일이지만, 열한 번째 생일날은 무언가 다른 것 같다. 바로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입학 허가서를 보내온 것. 게다가 마법학교의 사냥터지기인 해그리드(로비 콜트레인)가 찾아와 해리가 마법사의 혈통을 지녔다는 사실을 알려주는데….2001년작.152분.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0) 차와 시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0) 차와 시

    첫눈이 내렸다. 하얀 차꽃을 뿌리듯 대지에 살짝 몸을 올린 눈들이 마냥 한가롭기만 하다. 천둥처럼 섞어치던 바람도 어느새 깊은 잠에 들어가고 온 산은 그냥 적막에 빠져 있다. 너무도 자비로운 평화의 침묵이다. 평화는 내면의 침묵에서부터 시작된다. 침묵은 산란한 마음속에서 살아가는 일상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한다. 침묵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삶의 눈을 뜨게 된다. 자비로운 평화와 침묵은 일상의 나를 보고 그속에서 냉철한 지혜의 길이 어디에 있음을 알게 한다. 그것이 바로 차의 마음이요 차의 길이다. 얼마 전 한 차인이 일지암에 찾아왔다. 그 차인은 오랫동안 지리산 화개에서 차 살림살이를 하고 있는 차꾼이다. 한잔의 차를 마시다 말고 깊은 한숨을 쉰 그는 나에게 물었다.“스님 현재 우리나라 차소비의 주류가 어디에 있는 줄 아십니까?” 현재 우리나라 차 소비의 70%는 이른바 대기업이 일상음료로 생산하는 ‘티백’녹차이다. 그리고 나머지 25% 정도는 두물차인 세작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가장 상품의 차라고 말하고 그 차를 마셔야 제대로 된 차를 마시는 것 같은 ‘우전’의 시장가치는 5% 내외다. 차에 대한 소비자의 시각이 많이 왜곡되어 있는 것이다. ‘우전’은 현재 우리나라 차 시장에서 가장 앞선 브랜드요, 상징성 있는 차 상품으로 차인들뿐만 아니라 일반대중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이른바 최상품의 차로 불리는 ‘우전’을 우리 차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삼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인식이다. 그것은 향후 중국차 시장과의 경쟁에서 우리 차가 살아남을 수 있는 공간이나 여지가 무척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전이란 말은 곡우 전후로 딴 찻잎을 말한다. 여기에서 우전이란 찻잎이 충분히 제다할 수 있을 만큼 자란 시기란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같은 뜻이 와전돼 무조건 곡우 전후로 찻잎을 따야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차상품으로 인식되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차를 제다할 수 있을 만큼 자라는 것은 매년 그 기후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 어떨 때는 곡우 전에 충분히 자란 때도 있고 어떨 때는 너무 어려 비비기도 어려운 상태도 있다. 그러나 차를 제다하는 차인들은 이같은 것을 무시하고 곡우 전후에 차를 억지로 생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럴 경우 찻잎을 따기도 어렵고 차를 제다하기도 어렵다.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중국차와의 경쟁력이다. 향후 차 시장이 개방되면 중국차는 그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물밀듯이 한국 차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중국에서 햇차는 우리보다 훨씬 앞선 청명 전에도 생산이 된다. 또한 사계절 내내 햇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우전으로 대표되는 우리 차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나는 차인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절기에 따른 것이 아니라 차 생산자가 차밭에서 처음 딴 것을 첫물차 두물차 세물차로 나누어 생산하는 것이 매우 좋을 듯하다. 앞서 언급했지만 차의 본성은 고요하고 사색적이고 이지적이다. 찻잔속에 찻잎이 퍼지며 연두색 색깔을 토해내면 그속에는 우주의 순환을 보는 듯한 정신적 심의(心意)가 싹튼다. 그런 점에서 차는 사람의 뜻과 마음을 키우는 날개와 같은 것이다. 한 잔의 차속에, 한 잎의 찻잎 속에 삶과 죽음의 문제, 심(心)과 색(色)의 문제 등 보다 근원적인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마력이 깃들어 있다. 차인들은 차를 통해 만난 내적 깨달음을 시로 표현한다. 진정한 차인은 차를 통해 자신을 깨우쳐 인격의 완전함을 지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시는 차의 마음이요, 노래인 것이다. 옛 차인들은 한 잔의 차를 마시면서 그 마음을 그대로 노래했다. 초의 추사 다산 등 우리나라의 차인들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의 차인들 역시 차의 마음을 시를 통해 마음껏 노래한 것이다. 그같은 노래들은 아이로니컬하게도 과거의 차를 알 수 있는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남기고 있다. 먼저 신라·고려 시대의 차는 곧 잊혀진 우리 차에 대한 복원기록 같은 것이다. 마치 기록할 때처럼 당시의 상황을 짐작케 한다. 고려시대 문신이었던 김극기의 ‘한송정을 돌아보며’라는 시는 좋은 예이다. “외로운 정자가 바다를 임해 봉래산 같으니/지경이 깨끗하여 먼지 하나 용납 않는다/길에 가득한 흰 모래는 자욱마다 눈인데/솔바람 소리는 구슬 패물을 흔드는 듯하다/여기가 네 신선이 유람하던 곳/지금에도 남은 자취 참으로 기이하여라/주대는 기울어 풀속에 잠겼고/다조는 나뒹굴어 이끼 끼었다/양쪽 언덕 해당화는 헛되이/누굴 위해 지며 누굴 위해 피는가/내가 지금 경치를 찾아 그윽한 흥취대로/종일토록 술잔을 기울이네/앉아서 심기가 고요하며 물(物)을 모두 잊었으니/갈매기들이 사람 곁에 날아 내리네” 김극기는 금강산을 유람하고 돌아오던 길에 신라시대 화랑들이 호연지기를 기르며 차를 달여 마셨던 한송정에 들르게 된다. 그리고 묘련사의 석지조를 발견하게 된다. 김극기는 옛 차인들이 유적들을 돌아보며 그 회한을 읊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차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차시들은 충담사, 김지장 스님, 이규보 등 대문장가들의 시선집에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는 이 차시들을 읽으며 당시 차인들의 멋과 풍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차시의 정수는 바로 차의 마음을 담은 것들이다. 먼저 대각국사 의천의 차시다. “북쪽 동산에서 새로 만든 차를/동쪽 숲에 사는 스님에게 보냈도다/한가로이 차 달일 날 미리 알고/찬 얼음 깨고 샘줄기를 찾는다” 겨우내 차를 그리워했던 차인의 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차시다. 대각국사는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 먼 남쪽에서 한 차인이 보낸 햇차를 선물받는다. 그 기쁨을 대각국사는 미처 녹지 않은 땅을 일궈 물을 찾는 심정으로 햇차를 기다린 심정을 한 편의 시로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고려 희종때 스님인 진정국사의 차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귀한 차는 몽정산의 차 맛을 이었고/샘물은 혜산천에서 길어 온 것 같구나/졸음을 쓸어내고 정신을 맑게 하니/손님을 대하여 다시 여유가 있네/단이슬이 땀구멍에서 솟아나고/공산의 운제상인이/차 자리를 마련했다고 함에/시원한 바람이 겨드랑이를 식혀주네/어찌 영약을 구해서 마셔야만/불그레한 얼굴로 지낼 수 있다 하겠는가” 고려시대 지배계층인 귀족과 스님들은 중국의 명차로 알려진 몽정산의 몽정차를 마셨다는 것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육유가 최고의 물로 인증한 혜산천의 물을 상징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그 당시 육우의 다경을 비롯한 중국의 다서들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많은 다인들에게 읽혀졌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차인 가족으로 알려진 혜거도인 홍현주가의 차시도 볼만하다. 초의 스님의 ‘동다송´을 오늘에 있게 한 주인공인 혜거도인 홍현주가는 아버지 어머니를 비롯, 자식들 모두가 차를 즐긴 당대 최고의 세력자 집안이었다. 그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차를 마시며 지은 차시가 있다. “비 갠 뒤 갓 돋은 달 밝으니/흐르는 그림자 성긴 발에 어리네/먼 데서 오신 손님은 흥도 많으셔/맑은 빛은 모두 싫어하지 않는구나/허공이 밝으니 하늘은 넓고 넓어/이슬이 내려 옷을 적시네/누각은 허공속에 걸렸는데/산봉우리에 달이 걸렸네/구름으로 들어가면 구름 밖은 고요한데/별들은 나무 사이에 걸렸네/밤을 재촉하여 등을 걸었는데/바람이 읊조리니 호각소리가 짧아지도다/…차는 익어 시정에 젖어드니/거문고 맑은 소리 고운 손에 울린다/참으로 다정하고 즐거운 마음을/가도 가도 버릴 수 없네/머리 들어보니 은하수는 기우는데/이 기쁨 달님에게 물어본다” 먼저 아버지인 족수 거사 홍인모가 운을 뗀 후 그의 어머니인 영수합 서씨, 두 형과 여동생 유한당 홍씨, 그리고 홍현주가 돌아가면서 쓴 연시다. 한가족이 달빛을 풍광삼아 차를 즐기는 향취를 그대로 드러내는 아름다운 차시인 것이다. 차시 가운데 빠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바로 당대 최고의 천재시인 설잠 김시습이다. 설잠 김시습은 앞서 밝혔듯이 직접 차를 가꾸고 제다했던 차인이었다. 그가 차를 마시며 지은 연시 한토막을 소개해 본다. “밤에 듣는 소리는 패옥 같은데/새벽에 물 길으면 빛이 옥 같네/절아이 산차를 달이려/달이 담긴 찬 샘물 길어오누나/새벽해 떠오를 때 금빛 전각 빛나고/차 김 날리는 곳 서린 용이 날개치네/절이 오래되어 솔은 천길이나 자랐고/산 깊어 달이 한 무더기라” 매월당 김시습은 차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차의 마음을 담은 많은 차시들을 남겼다. 매월당은 이시에서 새벽에 물을 길어 돌솥에 끓이는 소리를 마치 아름다운 패옥 같다고 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달이 담긴 샘물 그리고 천길이나 자란 소나무속에 달과 함께 마시는 차의 기쁨과 아름다움을 절절히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근대 다인의 차시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바로 송광사의 다송자 스님이다.“뜰 아래는 차 샘이요, 뜰 위에는 정자 있어/집의 문 넓고 멀어 남쪽바다 눌렀구나/거울속 빛과 소리 천년을 숨어 있고/그림속 강산은 점점이 푸르다/백척난간에 바람이 머무는데/한 잔 뇌소차에 꿈을 깨는구나/책상 앞에 앉아 창랑곡을 떠올리니/물 맑으면 갓끈 씻고 물 흐리면 발 씻으리” 다송자 스님은 근대 차인으로서는 보기드물게 80여편에 이르는 빼어난 차시를 남겨 우리의 마음을 청량하게 한다. 비우고 비워 마침내 허공에 다다른 담백한 차생활을 전해주고 있다. 차는 곧 시며 선이다. 그것은 차를 통해 우리는 내적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는 심의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깊은 산사에서, 활발한 도심에서 살며 차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차의 효용성이랄 수 있다. 그런 아름다운 마음을 노래하는 즐거움 또한 이 시대 차인들이 회복해야 할 정신사인 것이다. 일지암 암주 ■ 효당 최범술과 차의 길 “육신을 가볍고 쾌하고 부드럽게 하는 것” 웰빙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웰빙이란 글자 그대로 인간의 삶을 자연친화적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인간의 풍요로운 삶을 마치 값비싼 고급문화를 향유하는 것으로 환치하는 ‘우’를 범하며 살고 있다. 웰빙이란 앞서 전제했지만 인간의 삶을 자연과 함께 자연스럽게 호흡하며 살게 하는 것이다. 그속에는 삶의 순리와 역리를 거스르지 않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존재하며 평범하면서도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는 삶의 리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의 차 은사인 효당 최범술 스님은 ‘차(茶)의 길’을 이렇게 설파하셨다.‘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시는 차에도 법도가 있다.’는 것이다. 효당 스님은 차를 끓이기 위해 불을 피우고 물을 재우고 법제된 찻잎을 넣어 차를 우려내는 것 하나하나에 그에 따르는 모든 행위가 갖추어져 있는 것을 ‘차를 통하여 생활하는 것’이라고 했다. 효당 스님은 “우리 인간 사회생활 그 어느 것이 그렇지 않음이 없겠으나 모든 인간사회의 복잡다단한 사회생활을 이와 같은 기호 속에서 가볍고 쾌하고 편안하고 부드럽게 조화된 상태에서 등장시켜 고요한 속에서 차생활을 해온 것이다. 이같은 차생활은 차나 무순이나 잎으로 법제된 차에만 국한시킬 필요는 없겠으나 위에서 말한 찻잎이 그러한 모든 요소에 적합하다 하겠다. 그러기에 선인들은 차를 인간생활상의 기호면에 등장시켜 그것이 지니는 맛과 멋을 통하여 인간답게 생활해온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 차란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었고 인간문화생활의 생활까지 통틀어서 ‘차생활’이라는 말로 범칭하게 되고 이와 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을 차인이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효당 스님은 여기에서 차의 맛을 문제삼는다.“차맛을 자세히 음미하면 쓰고 짜고 떫고 시고 단 여러 가지의 맛들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이는 우리 인간들의 일상 생활속에서 있을 수 있는 갖가지 맛을 보면서 살아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동고동감(同苦同甘)한다는 표현처럼, 맛의 말로써 나타내니 모든 인간 사회생활 그곳에서 한껏 묘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리라.”로 정의하고 있다. 차뿐만 아니라 이 세상 많은 것들이 자세히 음미하면 모든 오감을 다 가지고 있다. 그러나 차는 다른 것들보다 더욱더 명징하게 오감을 전해준다. 효당 스님은 함께 고통받고 함께 기쁨을 느낀다는 ‘동고동감’을 통해 차와 인간삶의 절묘한 조화가 어디에 있는지를 우리에게 일깨우고 있다. 우리의 삶이란 곧 번뇌고 환희인 것이다. 번뇌와 환희의 찰나지간 바뀜이 우리의 그날 그날 삶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효당 스님은 차인의 진정한 길은 그같은 동고동감 속에서도 늘 고요하고 평화스럽게 자신을 온 우주와 함께 호흡하라고 권한다. 육신을 가볍고 쾌하고 부드럽게 하는 길이 바로 다도의 길인 것이다. 다도의 길은 또 고인물이 흐르는 물로 말미암아 맑은 여울로 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차 한잔에 한 생각을 모으고 그 모두 어진 생각으로 온 우주와 합일이 되고 그 합일된 바탕 속에서 자신의 내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을 얻는 것이다. 다도의 길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효당 스님은 매일매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권한다.“우리 인간이란 매우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이다. 제일 가깝고 쉽고 평범한 큰길이 있음을 잊은 채 멀고 어렵고 까다로운 샛길을 찾는다. 발걸음을 멈춰 다시 한번 돌아보자.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어느 길인가를. 그리고 차와 선이 있는 길이라면 우리 선인들의 슬기가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걸어가자.”
  • [조용섭의 산으路] 경남 산청 웅석봉(1099m)

    [조용섭의 산으路] 경남 산청 웅석봉(1099m)

    ‘앞서 가던 문춘 참모가 걸음을 멈추고 한참 정면을 바라보고 있더니 뒤를 돌아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동무들! 저기가 달뜨기요. 이제 우리는 지리산에 당도한 거요!” 눈이 시원하도록 검푸른 녹음에 뒤덮인 거산이 바로 강 건너! 저편에 있었다.’ 이태(李泰)씨의 수기 ‘남부군’에서 빨치산들이 지리산으로 이동하는 여정 중의 한 내용이다. 그 당시 빨치산들이 입버릇처럼 되뇌었다는 ‘달뜨기’는 웅석봉(1099m 경남 산청)을 일컬음인데, 산청읍 쪽에서 바라보는 북사면의 산자락은 오금이 저릴 정도로 험한 산세를 이루고 있고, 정상에서는 북서쪽의 능선을 따라 지리산 동부능선과 맞닿는 지리산권역의 헌걸찬 봉우리이다. 산길은 59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밤머리재(산청 삼장면, 금서면)를 출발하여 웅석봉에 오른 뒤, 다시 능선 갈림길(삼거리)로 되돌아와 감투봉∼이방산을 거쳐 덕교마을(삼장면)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웅석봉 헬기장 아래의 샘은 말라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식수는 미리 준비하도록 한다. 밤머리재에는 주차하기 너른 공간이 있다. 산길은 고개 동쪽 비탈길로 들어서며 시작된다. 약 20분 진행하면 북쪽 기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만나고, 지곡사 방향 갈림길이 있는 왕재까지는 다시 1시간여를 더 올라야 한다. 마치 분화구를 에워싸듯 빙 둘러 이어지는 북북서 방향, 왕산∼필봉산 능선의 모습이 이채롭다. 산길은 아주 잘 나있고 곳곳에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어 진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왕재에서 30여분이면 웅석봉 정상과 감투봉∼이방산 갈림길이 있는 능선의 평평한 숲속 삼거리에 닿는다. 이 곳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방산 방향)이 이른바 ‘달뜨기능선’으로 정상을 다녀와서 진행하여야 할 방향이다. 삼거리에서 약 50분이면 정상에 올랐다가 되돌아 올 수 있다. 지금까지의 가파른 길과는 달리 정상 부근은 아주 완만한 산세를 이룬다. 정상에 서있는 표지석에는 이 산의 이름이 유래된 곰이 새겨져 있는데, 가파른 벼랑을 이루는 북사면 자락을 내려다보면 곰이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이 실감날 정도로 아찔한 모습이다. 웅석봉은 지리산을 가장 잘 바라다 볼 수 있는 곳, 눈(雪)을 이고 있는 웅혼한 지리산의 모습은 생각만해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정상에서 정면(동북방향)으로 나있는 길은 지곡사나 어천으로 연결된다. 삼거리로 되돌아오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능선산행이 시작된다. 인적 드문 호젓한 길이 이어지고 중간중간 시계가 트인 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지리산은 경외심을 품게 할 정도로 웅장한 모습이다. 삼거리에서 1시간30분쯤 진행 이후 만나는 오른쪽 급사면으로 내려서는 길은 딱바실골을 거쳐 홍계리로 이어지는 길인데, 다소 험한 코스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딱바실골/마근담 이정표를 지나 감투봉까지는 삼거리에서 적어도 3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운행시간이 늦어졌다면 감투봉 지나 만나는 임도를 따라가다가 덕교마을로 내려서도록 한다.(1시간 소요) 감투봉에서 이방산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이방산에서는 능선을 잠시 다시 되돌아 와 왼쪽(서쪽) 덕교리 하산길로 들어서면 된다.(1시간20분 소요) ■ 자가용 대진고속도∼단성IC(지리산)∼20번국도∼시천면(덕산)∼59번도로∼밤머리재 ■ 대중교통 밤머리재로는 버스가 다니지 않으므로 진주에서 중산리나 대원사 행 버스로 덕산 하차, 택시 이용(요금 1만 3000원 055-972-6363). 하산 후 차량회수도 택시 이용.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진주행 버스로 원지 하차. ■ 숙박 대원사와 대포리 등의 민박집 이용(털보농원 055-972-6901) ■ 문의 산청군 문화관광과 055-970-6421
  • ‘청계천 발원지’ 청운동에 표석 설치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는 청계천 발원지로 확인된 종로구 청운동 벽산빌라 뒤편의 약수터 인근에 발원지 표석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표석이 설치되는 곳은 대간첩 작전 도중 순직한 고 최규식 경무관 동상이 있는 청운동 창의문길 부근이다.조선시대 문헌 등에 따르면 청계천 발원지는 현재 행정구역상 청운동과 백운동에 속하는 북한산과 인왕산의 하천과 샘 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5만원의 행복] 단풍구경 못한 당신 달래며 은행나뭇잎 비가 내리네

    [5만원의 행복] 단풍구경 못한 당신 달래며 은행나뭇잎 비가 내리네

    꼭 멀리 가야만 여행이 아니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서울 근교에도 훌륭한 여행지가 많다. 특히 경기도 양평 주변에는 넉넉한 가을을 느끼기에 좋은 운길산 수종사, 아이들의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서울종합촬영소, 우리의 영 원한 학자인 다산 정약용 생가, 물고기 를 맨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경기도 민물고기연구소와 각종 갤러리 등 많은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가을 끝자락을 붙잡는 수종사·여유당 ●일찍 일어나야 더 멋진 여행을∼ 일단 양평일대는 차량 정체로 소문난 곳이다. 특히 당일 여행의 경우 무조건 아침 일찍 출발해야한다. 그래야 차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동네에서 파는 1000원짜리 김밥이라도 좋다. 김밥 6줄과 음료수, 과자 등을 사서 출발, 차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시간을 절약함과 동시에 돈도 아낄 수 있다. 북한강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제일 먼저 들를 곳이 다산 정약용생가. ●학자의 숨결을 느끼며 아침 9시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도 없고 한적해서 좋았다.“아빠, 이게 수원 화성을 쌓을 때 썼던 거중기예요.”라는 아이. 역시 어젯밤에 여행을 위한 사전공부의 효과가 있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 자리잡은 다산 생가는 정약용이 태어나 유년시절과 말년을 보낸 곳이다. 생가로 가는 길가에선 목민심서 글귀를 새긴 나무기둥과 수원화성 축조에 쓰인 거중기와 녹로의 모형을 볼 수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다산의 생가 ‘여유당(與猶堂)’이 눈에 들어온다.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과 선이 아름다운 여유당의 어울림은 은은한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홍수에 떠내려갔던 여유당을 1975년 복원했다. 낮은 돌담 너머로 보이는 생가는 ㅁ자의 전통 한옥으로 고풍스러운 맛이 그대로 남아 있다.40여평 규모의 다산전시관에는 목민심서·흠흠신서 등 다산의 저서와 서화, 수원화성을 쌓을 때 이용한 거중기 모형이 전시돼 있다. 다산 생가에는 가을이 한창이다. 아이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어른들은 의자에 앉아 따뜻한 캔커피를 한잔 하며 여행의 여유를 즐겨도 좋다. 주차장·입장료 무료.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월요일 휴무.(031)576-9300. 30∼40분 정도 돌아보고 떠나자. 정약용의 묘역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동방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사찰 수종사로. ●동방의 아름다운 사찰 다산 생가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운길산 수종사가 있다. 입구부터 가파른 오르막의 연속이다. 아이들과 걸어 간다면 1시간은 더 걸린다. 차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편하다. 일반 승용차로 갈 수는 있지만 순탄치않다. 길이 좁고 경사가 심하다.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길에 차를 세워놓아 운전하기도 쉽지않다. 하지만 차로 오르다 보면 길가에 주차할 만한 공간이 곳곳에 있다. 어린 아이를 업고 올라가느라 힘들지 않으려면 조심스럽게 차를 몰고 올라가야한다. 오전 10시쯤 차를 중턱에 세워놓고 5살짜리 아들 손을 잡고 걸었다. 정말 이젠 가을의 끝이다. 파란 하늘과 도도히 흐르는 북한강을 바라보며 걸었다.10분을 걷자 “아빠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업고 가.”라며 아이가 주저앉는다. 할 수 없이 아이를 업었다. 카메라 가방을 어깨에 둘러메고…. 생각보다 힘들다. 포장도로가 끝나고 흙길을 따라 걸으니 수종사 입구가 나온다. 단풍이 좋다는 산이나 사찰에 많이 가보았지만 이렇게 운치있고 아름다운 곳은 처음이다. 옅은 파스텔처럼 번지는 단풍의 아름다움, 저 멀리 보이는 북한강, 고즈넉한 자연스러움을 간직한 사찰 역시 조선의 문호 서거정이 ‘동방에서 제일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사찰’이라 칭송했다는 것이 이해가 간다. 조선시대 세조가 북한강 뱃길로 한양으로 향하다가 맑고 은은히 퍼지는 종소리를 듣고 운길산을 뒤졌으나 절은 안 보이고 작은 암굴에 모셔진 16나한을 발견한다. 그때 세조가 들은 종소리는 굴 천장에서 떨어진 물소리의 울림이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절을 지을 것을 명하니 바로 수종사(水鐘寺)다. 이런 전설을 가진 수종사에는 유명한 것이 두개 있다. 첫번째가 물(水)이다. 입구에 있는 석간수 샘은 이래저래 수종사 최고의 보물이다. 물 맛을 알아본 다산 정약용이 시인묵객들을 모아 수종사에 머무르며 석간수로 우린 차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최고의 찻물로 이름이 높다. 대웅전 마당에 있는 다실‘삼정헌’에서는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차를 나누어준다. 북한강의 장쾌한 경치를 바라보며 마시는 차맛은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두번째는 수종사 쌍은행나무다. 세조가 절을 짓고 기념으로 심었다고 한다. 나무 아래는 525년 되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위세가 당당하며 긴 세월동안 모진 풍파를 다 겪었지만 아직도 위태로운 벼랑끝에 꼿꼿하게 버티고 서 도도히 흐르는 북한강과 남한강을 지키고 있다. 바람이 불자 은행나무 비가 내린다. 황홀감이 느껴졌다. 파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가지 밑에는 노란 양탄자가 깔려 있다. 수많은 은행잎이 떨어져 만든 그림이다. 은행을 찾아 줍는 이, 나무 밑에 자리를 깔고 여유를 즐기는 이, 디카를 꺼내 연신 연인의 표정을 담는 사람들…. 오르기가 힘들어 중간에 포기했으면 정말 아쉬웠겠다. 배가 고프다고 보채는 아이들 때문에 서둘러 하산한다. 내려오는 길은 편하다. 서 있어도 자동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는 비탈이기 때문이다. ●양수리의 맛집 오전 10시에 수종사에 올라갔다 오니 12시가 지났다. 자동차로 5분 거리의 ‘죽여주는 동치미국수’로 갔다. 얼음이 버적버적 얼큰한 동치미 국물에 쫄깃한 국수를 말아준다. 별로 맵지 않아 초등학생 정도면 먹는 데 지장이 없다. 함께 나오는 동치미 국물에 씻은 배추김치 같은 김치도 맛이 그만이다. 어른 둘, 아이 둘이면 국수 셋에 녹두전 하나면 OK. 국수 5000원, 녹두전 1만원.(031)576-4070. 빨리 먹고 오후 1시까지 서울종합촬영소로 가자.‘월컴투동막골’을 무료로 볼 수 있다. ■ 내친김에 들러보는 서울종합촬영소·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 ●신난다, 재미있다 10분 거리에 한국영화의 메카인 서울종합촬영소가 있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모두 1만원.(031)579-0605.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오후 1시쯤 도착했다면 바로 매표소 옆에 있는 시네극장으로 가자. 오후 1시부터 영화가 무료로 상영된다.11월은 ‘웰컴투 동막골´이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후 1시·3시 두번, 평일에는 오후 1시30분에 한번 상영한다. 영화를 보았으면 무조건 영상지원관 2층으로 가자. 제일 재미있는 곳이 영상체험관. 유료시설로 입장료와 별도로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아이들이 좋아한다. 엘리베이터와 영상 시뮬레이터를 이용하여 고층 빌딩 안 영화제작 현장을 느낄 수 있는 ‘스튜디오X-prees’부터 청색스크린 앞에서 촬영한 후 암벽이나 다리 같은 배경화면을 합성하는 ‘매직박스’, 타임터널 등 재미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매시 15분마다 입장할 수 있다. 그다음 미니어처 체험전시관으로 가자. 무료. 매시 정각과 30분에 입체영화를 상영한다.‘원더풀데이즈’라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을 3D로 만들어 특수안경을 쓰고 본다.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영상에 아이들이 손을 내밀어 허공을 휘젓는다. 스케일은 작지만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보는 것과 같다. 이제는 오후 4시면 야외 세트장이나 1층 전시실을 둘러보고 돌아가든지 아니면 내친김에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로 가자. ●팔뚝만한 잉어를 맨손으로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031-772-3480)는 무료이며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다. 서울종합촬영소에서 빨리 움직여야한다. 학습관 1층 수족관에 들어 있는 황쏘가리, 어름치 등의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쉬리와 각시붕어 등 우리나라 토종물고기들이 아름답게 전시되어 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그래도 ‘공짜’라는데…. 살아 있는 물고기들로 가득찬 1층 전시실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첨단 전자장비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시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물고기를 판박이 할 수 있는 ‘내가 만든 물고기’, 박제 물고기에 낚싯바늘을 대면 물고기 이름이 나오는 ‘낚시체험’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야외에서는 좁은 수로의 야외수족관에 잉어, 붕어, 피라미 등을 풀어 놓아 누구나 잡을 수 있게 만든 ‘터치 풀’이 인기. 아이의 성화에 못이겨 팔을 걷어 붙이지만 피라미나 붕어 등 작은 물고기는 도저히 잡을 수 없고 가장 큰 잉어를 노렸다. 족히 60㎝이상 될 크기의 잉어들의 몸놀림도 예사롭지않다. 결국 아빠들 몇 명이 마음을 합했다. 두 사람은 물고기를 몰고 한 사람은 구석에서 기다렸다. 몇 번을 허탕 친 끝에 간신히 잡았다.“우와∼.”아이들의 탄성에 아빠들도 힘이 난다. 가을이 아쉬워 떠난 여행, 이렇게 하루가 아쉽게, 그러나 재미있게 지나갔다.
  • [쉬어가기˙˙˙] 볼턴 감독, A매치 부상보험 들어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의 샘 알라다이스 감독이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각국 클럽과 축구협회 사이의 알력을 해소하려면 보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 클럽팀 소속 선수들이 A매치 출전, 부상이나 피로 때문에 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될 경우 협회가 이를 보상하기 위해 보험에 들어야 한다는 것. 알라다이스는 “프로팀은 선수들에게 많은 돈을 지급하고 있는데 왜 그들이 국가대표로 뛰다 다쳐 축구를 할 수 없게 될 경우에도 클럽이 그들에게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 국가브랜드 높이기 한창

    국가브랜드 높이기 한창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는 국제사회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반영한 흐름을 타고 발전해왔다. 당초 산파역을 맡은 나라는 한국과 호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나라들이 똘똘 뭉치는 데 따른 대응 차원의 확대 재편이었다. 이후 유럽연합(EU)에서 배제된 미국이 적극 가세한 데다 미국의 지역경제 패권을 견제하려는 중국과의 긴장 속에 현재와 같은 APEC 구도가 형성됐다. 상대적으로 강대국들의 입깁이 센 APEC 내에서 아세안 국가들도 나름대로 입지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국가 위상 제고를 위한 치열한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4개국은 선발주자로서 아세안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나라가 의욕있게 추진 중인 국가브랜드 업그레이드 전략을 들여다보면 항상 지도자들이 그 핵심에 있다. 우리에겐 ‘리더십 연구’의 귀감이 될 수 있는 이들 나라들의 ‘국격(國格) 높이기’ 전략을 지도자 중심으로 살펴본다. ■ 압둘라 말레이시아 총리압둘라 아흐메드 바다위(65) 말레이시아 총리가 지난해 3월 총리직에 오른 이후 과제는 아시아의 정치 거물 마하티르 전 총리의 그림자를 벗는 것이었다. 이재현 동남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 처방을 거부하고 판정승을 거둔 마하티르가 남긴 큰 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문제였다.”면서 “그러나 근검 절약하고 깨끗하다는 이미지로 그 우려를 불식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압둘라 총리의 조부·부친은 사우디에서 회교율법을 공부했고, 총리 자신도 말라야 대학 이슬람학과 출신이다.1년 반 통치 평가는 성공적이다.202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다는 청사진, 즉 ‘비전 2020’국가개발 청사진을 추진하고 있다. 공항·항구에 집중 투자해 2020까지 동남아 최고의 물류기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마하티르 시절부터 콸라룸푸르에 멀티미디어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바이오밸리 건설에 착수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가 남긴 유산 ‘아시아적 가치’는 반민주적으로 악용돼 왔다는 비판도 있지만 업적으로 기여한 측면도 있다. 강한 이미지의 마하티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압둘라 총리는 온화한 이미지로 다인종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통합·화합에 나서고 있다. 국민들은 그를 ‘압둘라 아저씨’란 뜻인 ‘팍 라’로 부른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유도요노 印尼 대통령수실로 밤방 유도요노(56)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국가 경영 포인트는 수하르토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잃어버린 아세안(ASEAN)내 지도적 국가의 부활이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쓰나미’(해일)로 정치적 시험대에 놓였으나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정치적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아체 반군과의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정정 불안을 해소시켰다. 휴양지 발리에서 빈발한 테러를 기화로,‘인간안보’ 내세우며 지역 리더로 재부상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되면서 APEC에서, 동아시아 공동체에서 활발한 행보 중이다. 한국 동남아연구소의 전제성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하락세에 들어섰던 인도네시아가 유도요노 집권 이후 반환점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과거 청산’에서 자유롭다. 군 출신이지만 국내 인권탄압 문제에 연루되지 않았다. 미국 포트 베닝 보병학교, 포트 리벤워스 지휘 참모대학을 수료하고 웹스터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은 엘리트다. 와히드 정부에서 광업에너지부 장관을 시작으로 정·관계 경력을 쌓았다. 부친도 군인 출신이다. 부인 크리스타아니 헤라와티는 인도네시아 군사학교 교장이자 외교관이던 사르오 에디 위보오 장군의 딸이다. ■ 탁산 태국 총리2001년 23대 총리로 취임한 탁신 시나왓(56)총리는 지난 3월 24대 총리로 임기를 다시 시작했다.‘마약과의 전쟁’등 강력한 추진력이 트레이드마크처럼 돼 있다. 전통적으로 총리의 정치적 리더십이 미약한 것으로 정평이 난 태국 정치지형이 탁신 이후 바뀌고 있다. 지난 2월 총선 때는 탁신 총리의 ‘타이 락 타이’당(애국당)이 500석 가운데 377석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이동윤 동아시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 정당이 과반을 넘어선 것은 태국에선 처음”이라면서 “서구 언론들은 무대포라고 비판하지만 조직적이고 합리적인 아이디어맨”이라고 평가했다. 탁신 총리는 대중영합주의라는 야당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저소득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역내 리더십을 주창하는 한편, 마약·매춘 문제에 강력하게 대처해, 얼룩진 국가 이미지를 쇄신하는 국가파워 업그레이드 전략을 쓴다. 경찰 간부 출신으로 미국 이스턴 컨터키 대학과 샘 허스턴 주립대에서 범죄학 석·박사를 마쳤다. 정계 입문 전엔 통신산업에 뛰어들어 국내 5대 기업의 회장까지도 오른 최고 경영자(CEO)출신이다. 태국의 전통외교 ‘Bamboo Policy’를 이어받아 국익 극대화에 힘쓰고 있다는 평가다. ■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청렴한 정부’‘껌조각 찾을 수 없는 거리’등 클린(clean) 브랜드로 유명한 싱가포르가 리셴룽(李顯龍·54) 총리를 중심으로 재도약을 위한 발상의 전환을 시도 중이다. 야심찬 도전의 핵심은 아시아판 라스베이거스 건설. 싱가포르의 국토 면적은‘점’으로 불릴 정도로 작다. 서울보다 80㎢ 넓는 정도다. 그렇지만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로 역내 최선진국이다. 국경을 맞대고 정치적 긴장관계에 있는 말레이시아가 물류중심 국가로 상승을 시작하자 고부가가치 오락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 센토사섬에 대형 카지노 단지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리셴룽 총리는 리콴유 초대 총리의 장남. 권력을 세습했다는 태생적 한계를 ‘국가 부흥’의 모습으로 극복하려 애쓰고 있다. 2004년 경제 성장률은 전년보다 9배 높은 8.1%를 기록했다. 거리에 침만 뱉어도 벌금을 내는 도덕률을 우선하는 나라가 오락시설로 승부를 낸다는 것 자체만 해도 엄청난 변신이다. 대신 카지노 등 오락시설에는 마약과 매춘 등 부정적인 결과가 동반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해 주제를 ‘가족형’ 오락단지로 추진하고 있다. 바다를 메워 국토를 넓히는 사업도 계속하고 있다.
  • 제시카 알바 주연 ‘블루스톰’

    비취빛 맑은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바하마 군도. 쭉쭉빵빵, 울룩불룩 몸짱 남녀 두 커플이 연신 물속으로 자맥질을 해댄다. 이들은 오래전 보물을 그득 싣고 난파된 해적선 ‘제퍼호’의 흔적을 찾는 중. 자레드(폴 워커)와 샘(제시카 알바)은 섬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스쿠버 다이빙을 가르치며 살아가는 평범한 커플이다. 가진 것이라고는 물이 새들어오는 낡은 배 한 척뿐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기에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유일한 꿈은 오래전 난파된 보물선을 찾아 부자가 되는 것. 자레드의 친구이자 성공한 변호사인 브라이스(스콧 칸)와 그의 여자 친구 아만다(애쉴리 스콧)도 역시 일확천금을 노리고 있다. 큰 허리케인이 바닷물속을 한바탕 휘집고 지나간 어느날 이들의 눈앞에 ‘제퍼호’의 잔해와 함께 놀랄 만한 광경이 펼쳐진다. 얼마전 수천만달러어치의 마약을 싣고 가다 추락한 비행기가 모습을 드러낸 것. 하지만 브라이스와 아만다는 자레드와 샘 몰래 마약을 빼돌려 한몫 챙기려다 거대 마약조직의 위협에 빠진다. 결국 샘은 마약 조직의 인질로 잡히고, 자레드는 ‘12시간 안에 모든 마약을 찾아오라.’는 거래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식인 상어떼가 득실거리는 바닷물속으로 몸을 던진다.17일 개봉하는 존 스톡웰 감독의 영화 ‘블루 스톰’(Into the Blue)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상업 영화. 해양 액션 어드벤처라는 문패를 달고 있지만, 막상 문을 열고 들어서면 내용보다는 ‘볼거리’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 액션 장면이 아닌 제시카 알바의 아슬아슬 수영복과 식인 상어의 섬뜩한 몸놀림에서 스릴감을 더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성근 스토리 얼개로 영화 곳곳에 지루함이 배어있기는 하지만, 이국적이고 화려한 화면에서 나오는 재미는 그런대로 즐길 만하다.15세 이상 관람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마광수의 섹스토리] 어느 여자의 일

    [마광수의 섹스토리] 어느 여자의 일

    아침 일찍부터 전화벨이 울렸다. 어젯밤 늦게까지 일을 하느라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는데, 단잠을 깨우는 전화벨 소리에 무척 짜증을 내며 일어났다. 전화를 건 사람은 중개인 여자였는데, 무척 흥분된 목소리였다. 어떤 돈 많은 남자가 수표 몇장을 던져주며 일을 부탁했는지 그녀는 내게 온갖 아부를 다 떨며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둥, 굉장히 많은 돈을 받을 거라는 둥, 정신없이 수다를 늘어놓았다. 오후 3시로 약속을 잡고서, 자명종을 1시에 맞춰놓고 나는 다시 긴 꿈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오늘 어쩌면 굉장히 괜찮은 날이 될 거라는 은근한 기대와 함께…. 일어나자마자 샤워를 했다. 비누액을 마구마구 풀어 욕조에 부어넣고, 그 속에서 내 큰 젖가슴과 그 뭉툭한 아랫부분을 만지작거리면서 나는 누군가 내 몸에 이 비누액을 발라주고 똥그란 내 젖꼭지를 가지고 놀아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생각하며 흥분하고 있었다. 며칠 전에 마련한 내 검정색 망사 브래지어와 팬티는 늘 내게 아름다운 상상을 하게 만드는데, 오늘도 그 망사에 거의 터져나올 듯 감싸여진 내 두 가슴과, 망사 구멍을 통해 빠져나온 음모는 내 아랫부분을 검은 숲에 들러싸인 신비의 샘처럼 보이게 했다. 거의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진보라색의 웨이브진 머리카락이 물기에 젖어 온몸을 감싸고 있는 것이, 검정색 속옷과 함께 아주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진한 초록색 아이섀도를 칠하고, 남자의 성기 길이만한 귀걸이를 매달고나니 그 끝이 내 어깨를 스치는데, 마치 남성의 심벌이 내 음모를 삭삭 스쳐가는 듯해 순간 짜릿한 흥분을 느꼈다. 요즘 유행하는 깔깔이 천으로 만든 나풀거리는 치마와(이것은 거의 360도로 펼쳐지는데, 내가 남자 위에 올라타고 다리를 벌리고서 아주 편하고 자연스러운, 그리고 허벅지까지는 약간의 윤곽이 흐릿하게 드러나 보이는 치마이다), 젖꼭지의 위치가 정확히 드러나는 몸에 딱 들러붙는 아주 연한 금색의 민소매를 입었다. 옷을 입는 동안 나는 늘 그렇듯이 아주 발랄한 록음악을 틀어놓았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가슴도 한번 흔들어보고, 의자에 앉아 성교의 순간을 생각하면서 몸에 리듬을 주어 움직여보기도 하고, 신음소리도 내어 보았다. 마지막으로 독한 향수를 뿌리고 나서 15㎝ 높이의 하이힐을 신으니까 외출준비는 끝났고, 나는 아주 상쾌한 기분으로 집을 나설 수 있었다. 그는 깨끗하게 생기고 부유해보이는 40대 중반의 남자 유부남이었다. 부인과 아이들이 해외여행 중이라서 말벗이라도 삼을 겸해서 불렀다는 그의 말은 나를 아주 편하게 일할 수 있게 했다. 그래서 내겐 그에게 아주 멋진 서비스를 제공해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 목욕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그는 그의 침실로 나를 안내했다. 깨끗한 시트와 부드러운 담요, 그리고 오리털을 넣었다는 베개가 두 개 놓여 있었다. 공간도 넓고 부드러운 카펫이 깔려 있어서 일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나는 그에게 옷을 벗으라고 정중하게 말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그를 ‘주인님’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했더니, 그는 내게 그러면 자기 옷을 벗겨달라며 침대에 눕는 것이었다. 내가 가방을 열어 필요한 물건들을 탁자에 놓고난 뒤 침대 곁으로 옮기는 동안 그는 꿈쩍않고 내 젖가슴만 쳐다보았다. 내게 일을 부탁한 모든 남자들이 늘 내 가슴을 만지거나 그 크고 부드러운 품속에 묻히길 좋아하듯이, 그 역시 그것을 원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곧 그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은근한 미소를 지어보였고, 되도록 그의 몸에 살짝살짝 손이 닿도록 하여 그가 서서히 흥분하는 모습을 즐겼다. 그리고 마지막 옷을 벗겨낼 때 나는 가만히 내 오른손이 그의 페니스를 스쳐내려오게 했고, 마지막으로는 새끼손가락의 긴 손톱으로 그걸 긁으면서 내려왔다. 그리고 그의 가슴 위로 다리를 벌린 채 올라앉아 그의 얼굴부터 만지기 시작했다. 머리를 넘겨주고 크림을 담뿍 발라 얼굴 근육을 만져주고 풀어주고 내 솜씨를 다하여 안마를 시작했다. 손톱, 발톱을 손질할 때는 되도록 내 가슴 가까이 가져와 젖꼭지가 발가락 사이에 끼도록 넣기도 하며 웃기도 했다. 그는 내가 시키는 대로 잘 따랐고, 나의 안마에 매우 흡족해하며 때로는 신음소리와 함께 꿈틀거리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 남자는 참을성이 대단했다. 내가 안달이 날 정도로 내 몸에 손을 안 대는 것이었다. 아직 아랫도리 안마를 시작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저 내 긴 머리카락만 만질 뿐 손을 대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그의 오른쪽 허벅다리 안마를 시작할 즈음 그가 갑자기 내게 겉옷을 벗고 하라고 명하였다. 내심 기다렸던 바라 나는 재빠르게 그럼 옷을 벗겨달라고 말했다. 그는 웃으면서 내 검정색 치마를 벗기기 시작했는데, 손을 깊숙이 넣어 그곳을 한번쯤 만져줄 거라는 나의 예상을 완전히 뒤로한 채 내 옷을 간단히 벗겨버리는 것이었다.“뭐 이런 놈이 다 있어….” 나는 기껏 흥분하려던 기분을 망치고 말았다. 하지만 나는 검정 망사의 브레지어와 팬티 차림으로 그의 얼굴쪽에 엉덩이를 내민 채 그의 몸 위에 걸터앉아 성기의 안마를 시작했다. 내가 남자의 페니스를 만져주는 솜씨는 유명했다. 가만히 주물러주고 만져주고 긴 손톱으로 긁어주고, 마지막엔 깔끔하게 입속에 넣고 놀아준다. 이 남자 역시 그것을 만질 때만큼은 무척이나 흥분되는 듯했다. 그는 갑자기 나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나의 아랫부분을 더듬었다. 가는 망사에 덮인 뭉툭한, 그리고 보드라운 나의 음부를 그는 아주 잘 만져주었다. 나는 몹시 흥분했고, 내 혀를 한껏 깊숙이 그의 성기에 디밀어 빨아주고 핥아주었다. 그 후 재빠른 솜씨로 안마를 마치고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작업으로 그의 성기 끝부분에 나의 망사 팬티에 덮인 부분을 가져다 대고서 나의 온몸에 율동을 주며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그의 성기 끝에 내 음부를 떼었다 붙였다 하기를 반복하였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이때 몹시 흥분한다. 그도 역시 미칠 듯 몸을 비틀면서 신음소리를 내더니 갑자기 나를 침대 위에 눕혔다. 그리고 내 위에 올라탔다. 순간적으로 위치가 바뀌자 당황하는 나를 바라보더니, 그는 갑자기 내 브래지어와 팬티를 벗긴 채 내 손을 이끌어 욕실로 데려갔다. 그러고는 내 몸에 비누칠을 하겠다며 욕조 속에 다리를 벌린 채 누우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여자노예에게 하듯 내게 명령을 하고, 내 몸을 만져주는 남자가 나는 무척이나 좋았다. 그는 내 몸을 부드럽게 만져주어 나를 흥분케했다. 우리는 아주 즐겁게 목욕탕에서 놀았다. 비누칠을 마치고 샤워기 밑에서 우리는 서로의 몸을 만지작거리며 마구마구 키스하고 장난치고 처음으로 그의 성기가 내 몸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옴을 느끼며 아주 긴 성교를 나누었다. 그는 내 몸에서 손을 뗄 줄 몰랐다.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고, 한번 맛을 들이자 통 정신을 못차리는 것이었다. 나더러 눈을 감으라고 하고서는 서서히 내 몸을 만져주거나 그의 몸을 만져달라고 하였다. 욕실을 나오고 나서는 무척이나 인상적인 일이 있었다. 그는 돋보기를 가져와 나의 몸 이곳저곳을 쿡쿡 찌르면서 그곳에 돋보기를 밀착시켜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어디서 구했는지 내 몸에 꽉 끼는 타이트 스커트를 가져와 입게 하고는, 그 속으로 자기의 오른쪽 발을 집어넣는 것이었다. 우리는 있는 힘을 다해 그의 발이 내 음부에 찰싹 달라붙게 하였다. 그러자 치마는 터질 듯 팽팽하게 되어버렸다. 결국 그가 발끝으로 내 음부를 톡톡 찰 즈음 해서 내 발끝이 그의 성기를 스치게 되었다. 우리는 번갈아가며 서로의 성기를 톡톡 찼다. 또 나는 그에게 내가 흥분하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자 그는 매우 재미있어 하며 행동으로 내게 가르쳐주었다. 그것은 내가 자위행위를 할 때 쓰는 방법이었는데, 내 음부의 쫑긋 솟은 부분을 손으로 긁어주면서 내 젖꼭지를 빨아주는 방식이었다. 그는 세게 또는 약하게 볼륨을 주면서 그곳을 긁어주었고, 나는 몸을 흔들기도 하고 비틀기도 하면서 아주 열정적으로 신음하였다. 그리고 흥분이 절정에 달하자 그에게 제발 성기를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나는 눈을 감고서 그의 페니스를 찾았고, 그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깊이 삽입을 하지 않고 자기의 성기 끝으로 내 음부만을 톡톡 건드렸다. 그러다가 내가 미칠 듯 흥분하자 내 입 속에 그의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나는 온 힘을 다해 그것을 빨아주었다. 그 일이 끝나자 그는 힘차게 그의 페니스를 내 몸 속으로 밀어넣었다. 아아아…너무나 황홀한 순간이었다. 그의 혀가 내 젖꼭지와 입술을 오갈 때…. 그리고 그의 힘찬 몸놀림과 손놀림…. 그리고 내 엉덩이부터 머리 꼭대기까지 더듬어주는 그의 손…. 나는 오르가슴을 맛보았다. <끝> 마광수는 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사랑의 슬픔´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13) 차와물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13) 차와물

    새벽달빛이 창문 틈으로 비집고 들어온다. 풀벌레소리는 어느새 수곽의 물소리에 젖어들고 있다. 새벽예불을 위해 가만히 문을 열면 사방은 바로 고요해진다. 인간의 소음에 모든 삼라만상이 긴장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 분별과 자만으로 인해 자연과 소통하지 못한다.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인류최악의 강진도 제일 먼저 동물들이 그 반응을 보인 것은 그 같은 자연과학적인 현실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가만히 문을 열고 나와 발우를 부여잡고 청수(淸水)를 공양하기 위해 자우홍련사 툇마루를 나선다. 오렌지처럼 푸른 달빛이 축축한 대지에 차가운 기운을 전달하고 있다. 맑고 청아한 물소리가 내 영혼을 먼저 깨운다. 초의스님이 그토록 사랑했던,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샘물인 유천의 물소리다. 산등성위에 살짝 얹힌 두개의 바위 틈 사이로 대나무가 박혀 있다. 그 대나무를 타고 세 개의 작은 수곽을 지나 유천의 물이 숙성되면 암반으로 흘러넘친다. 마치 안개비처럼 산구름처럼 소리없이 물이 흘러내린다. 그 물소리가 혼탁한 세상을 맑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유천에 가볍게 반배를 한다. 그리고 발우를 수곽에 얹으면 또르륵 이슬방울처럼 스며드는 유천의 물은 마치 광망한 바다에 아침을 물고 나오는 붉은 해가 세상에 젖어들 듯 장엄한 울림을 전해준다. 발우에 담긴 유천의 물을 부처님께 공양한다. 지심귀명례 지심귀명례. 물에 대해 초의스님은 이렇게 말했다.“물은 차의 몸이요 차는 물의 정신이 되는 것이다.” 물은 차의 맛을 좌우한다.“나에게 젖샘이 있어 이 물을 떠서 찻물을 끓이면 수벽탕이나 백수탕이 돼버리니 어찌하면 목멱산 아래 해거옹에게 이 물을 드릴 수 있을까.”라며 찻물을 끓이는데, 좋은 물을 권하고 있다. 찻맛의 절반은 물맛이라는 말이 있다. 차는 물에 우려내는 것이므로 물의 등급에 따라 찻맛과 그 효능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옛 차인들은 물을 차를 내는 데 가장 우선순위로 두었다. 차를 우려내는 데 있어서 물은 그 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찻물을 구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게 되었다. 그나마 좋은 찻물을 먹을 수 있었던 산골이나 시골지역도 개발의 바람과 대기오염으로 인해 그 안전성을 보장받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은 현대산업사회의 폐해가 자연환경에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차인들에게 차의 물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좋은 차는 좋은 물을 통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의스님은 “차는 물의 마음과 정신이요, 물은 차의 몸이니 참 된물(眞水)이 아니면 다신(茶身)을 나타낼 수 없고, 참된 차 (眞茶)가 아니면 수체(水體)를 나타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물과 제대로 된 차가 만났을 때 좋은 차는 그 생명력이 살아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어떤 물이 참된 물일까. 환경이 오염돼 버린 현재의 지구촌에서는 좋은 물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다만 옛날 차인들이 추천했던 물의 품수(品水)를 통해 차를 우려내기 위한 참된 물을 정의해볼 뿐이다. 물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물에서 모든 생명은 태어나고 졌다. 물의 존재는 곧 생명체의 존재와 연결되어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좋은 물을 마시면 육신과 영혼을 증장시켜주는 역할을 하지만 나쁜 물을 먹었을 때는 육신과 영혼을 갉아먹는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정말로 순수한 물은 바로 깨달음을 얻은 부처 같은 물이다. 무색(無色), 무미(無味), 무취(無臭)한 것이 참된 물인 것이다. 초의스님께서는 이렇게 소중한 물에 대해 여덟가지 덕(八德)이 있다고 했다. 가볍고(輕), 맑고(淸), 시원하고(冷), 부드럽고(軟), 아름답고(美), 냄새가 나지 않고(不臭), 비위에 맞고(調滴), 먹어서 탈이 없는(無患) 여덟가지로 물의 덕을 설명하고 있다. 초의스님의 설명에 따른다면 물은 완전무결한 식품이다. 인간이 즐길 수 있는 모든 맛과 효용을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 이렇게 완전무결한 것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에는 품천(品泉)이 있다. 육우는 (다경)에서 물의 등급을 “산의 물을 쓰는 것은 상품이고, 강물은 중품이며 우물물은 하품이다.”고 평하고 있다.(자천소품)(煮泉小品)에는 “돌은 금의 근본이요, 돌에서 흐르는 정기는 물을 낳는다.”고 깊은 산중에서 나오는 물이 최고임을 밝히고 있다. 산중의 물중에서도 최고는 이름난 명산의 샘물이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샘물은 바로 돌샘이다. 돌은 산의 뼈요, 물은 산의 골수같은 것이기 때문에 돌샘에서 나오는 샘물이 최고인 것이다. 돌샘은 산의 정기가 모인 것으로 담백하고 맑고 차기 때문에 물을 길어놓아도 오랫동안 물의 기운이 그대로 유지된다. 산중의 물중 산마루에서 솟아나는 샘물은 맑고 가벼우며, 돌 사이에서 나는 석간수는 맑고 달며, 자갈샘은 차갑다. 땅밑의 샘은 담백한 물을 뿜어내고 황석(黃石)에서 솟아나는 물은 좋은 물이다. 다만 청석(靑石)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결코 좋지 않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계곡의 물은 발원지에서 멀수록 좋으며 그 흐름이 조용하고 완만하게 흐르며 맑아야 한다. 또한 계곡 위쪽의 인적이 끊어진 곳이어야 한다. 흐르는 물이 발원지에서 멀수록 좋은 것은 물이 흐르면서 광물질 이물질 등이 자연스럽게 여과되어 어느정도 흐르면 담백한 물이 되기 때문이다. 좋은 명산의 물중에서도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샘에 고여 있는 물이다. 물이 넘쳐 흐르지 않고 고여 있다는 것은 샘이 죽어 있을 뿐만 아니라 물도 함께 죽어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음은 강물이다. 강물 역시 명산을 발원지로 해서 시작해 흐르는 물이 좋다. 강물은 또한 오염도를 줄이기 위해 가능하다면 인간에서 멀리 떨어진 것이 좋으며 빛깔은 맑으며 물맛은 지극히 찬 것이 좋은 것이다. 다음은 우물물이다. 인가가 밀집된 지역에서 인공적으로 솟아나게 하는 샘물인 우물물 중에서도 돌이나 모래속에서 솟아나는 상품의 물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우물물은 가까이에 있는 인간의 오물이 섞일 수도 있고, 기름진 논이나 비옥한 땅에서 건수가 스며들 가능성이 많아서 제일 하품으로 쳤던 것이다. 이밖에도 호수물, 빗물, 웅덩이물 등이 있으나 찻물로서 적합하지 않다. 물은 흐르는 유천(流川)이 좋고 돌틈의 석간수가 솟아나는 샘물이 좋다. 물의 종류에는 하늘의 은택으로 내린 샘물인 영천(靈泉), 하늘에서 떨어지는 하늘 물인 천수(天水), 바위틈에서 솟아 흐르는 지천(地泉), 강물인 강수(江水), 우물물인 정수(井水), 유황성분이 함유된 온천(溫泉),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약수(藥水)가 있다. 이중에서 현재 찻물로 쓰일 수 있는 물은 영천 지천 정수 정도일 뿐이다. 현대에는 그 만큼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물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다천(茶泉)이 몇군데 존재한다. 신라시대의 다천으로 사선(四仙)들이 차를 달여마신 강릉 한송정, 보천과 효명 두 태자가 차를 달여마시고 차공양을 올린 오대산 서대 우통수, 고려시대 송악의 안화사(安和寺) 샘물, 충주의 달천수(達川水), 금강산에서 시작되어 한강으로 흐르는 우중수(牛重水), 속리산 삼타수(三陀水), 초의스님이 마셨던 두륜산 일지암의 유천(乳泉)등이 있었다. 현존하는 다천중 가장 유명한 것은 경주 기림사의 오종수(五種水)다. 석간수로 최상의 찻물로 꼽히며 물색이 음수(陰水)중 음수인 감로수(甘露水), 물맛이 젖처럼 달콤하며 마시면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지는 화정수(和靜水), 물에 기운이 있어 장수가 된다는 장군수(將軍水), 눈이 맑아지는 물인 안명수(眼明水), 까마귀가 쪼는 자리에 물빛이 배어 그 자리를 파서 감로수가 샘솟았다는 오탁수(烏啄水)가 그것이다. 초의스님이 계시던 일지암의 유천(乳泉)도 명수(明水)중 명수다. 초의스님은 “나에게 젖샘(乳泉)이 있어 이 물을 떠서 찻물을 끓이면, 수벽탕이나 백수탕이 돼버리니, 어찌하면 목멱산 아래 해거옹에게 이 물을 드릴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고 있다. 일지암의 유천은 찻물로는 최상의 물로 평가할 수 있다. 오죽하면 초의스님이 젖샘이라고 불렀겠는가.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써야 할 찻물은 어떤 것이 있는가. 차를 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물의 소중함과 귀함을 알고 있으나 도시에서 찻물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우선 가장 좋은 찻물은 아침일찍 인근에 있는 높은 명산의 약수터 물을 길어 오는 것이다. 국가기관으로부터 검증을 받은 약수터인가를 확인한 후 찻물을 먹을 만큼 길어다 길게는 일주일, 짧게는 2∼3일 동안 먹는 것이다. 그다음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생수(生水)다. 인위적으로 생산한 생수는 요즘 차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생수의 생명은 짧다.3∼4일이 지나면 생수의 본 성품이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정수기를 통해 걸러진 물도 찻물로 쓰기도 한다. 그러나 정수기를 통해 정수된 물은 많은 부분에서 물의 본 성품을 강제로 빼앗아버려 썩 좋은 찻물은 아니다. 마지막으로는 우리가 가장 흔히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이다. 수돗물을 찻물로 쓰기 위해서는 하루쯤 침전해야 한다. 침전하는 도구로는 옹기항아리가 가장 좋으며 유리병도 무방하다. 옹기항아리나 유리병 바닥에 삼투압을 할 수 있는 물질인 맥반석, 돌, 굵은 모래등을 가라앉혀 놓으면 맛있는 물을 얻을 수 있다. 여름에는 뚜껑을 삼배보자기로 덮는 것이 좋으며 겨울에는 본래 뚜껑을 덮어두면 된다. 한 항아리의 물은 3분의2만 쓰고 나머지는 허드렛물로 쓰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일지암 암주 ■ 김노경과 초의스님 ‘유천일화’ 일지암에는 유천이란 샘물이 있다. 유천(乳泉)은 말뜻 그대로 마치 어머니의 가슴에서 나오는 젖처럼 맑고 담백한 천상의 물이라는 뜻이다. 그야말로 생명을 기르는 젖과 같은 샘이다. 명나라 전예형은 (자전소품)에서 “젖샘이란 종유석의 샘이며 산골의 고수다. 그 샘물의 빛깔은 희고 비중은 무겁다. 매우 달고도 향기로워서 마치 감로와 같다.”고 적고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물에 대한 비유다. 유천에 대한 또 다른 일화가 있다. 바로 추사의 부친인 김노경과의 일화다. 추사의 부친이었던 김노경은 일지암에서 가까운 완도 고금도에 유배를 왔다. 그곳에서 4년을 보낸 김노경이 마침 그 유배가 풀렸다. 해배가 되어 서울로 돌아가던 도중 김노경은 일지암을 들를 결심을 했다. 그가 촉망하는 아들 추사의 인품에 비해 초의스님의 인품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시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노경은 초의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그의 학식과 선풍이 뛰어남을 알았다. 그런 그가 초의스님이 권하는 유천을 맛보았다. 김노경은 중국의 유명한 차와 물에 대해 깊은 조예가 있었다. 유천의 물을 맛본 김노경은 “일지암 유천의 물은 그 물맛이 ‘수락’보다 더 좋다.”고 극구 칭찬을 했다. 일지암 유천의 물맛은 참으로 뛰어나다. 당나라 때 소이는 (탕품)에서 물을 끓이는 기술에 따라 3품, 뜨거운 차를 잔에 따르는 솜씨에 따라 3품, 탕기의 종류에 따라 5품, 물을 끓이는 땔감의 종류에 따라 5품 등으로 분류했다. 소이는 이 중 가장 잘 끓인 물을 ‘득일탕’(得一湯)이라 했고 그 다음을 어린탕, 너무 많이 끓어버린 물을 백수탕으로 구분해놓았다. 좋은 물도 물이지만 좋은 용기에 잘 끓여야 제대로 된 찻물이 된다는 뜻이다. 소이는 “사람이 백살을 넘은 것처럼 너무 오래끓은 물을 이야기하다가, 때를 놓치거나, 볼일 때문에 내버려두다가 비로소 사용하려면 물은 이미 성품을 잃은 뒤다. 감희 묻거니와 머리털이 희고 얼굴이 창백한 나이 많은 늙은이가 활을 들고 과녁을 맞힐 수 있겠는가. 아니면 씩씩하게 높은 곳을 올라가거나 활발하게 걸어서 멀리까지 갈 수 있도록 돌이킬 수 있겠는가.” 끓인 물이 차의 생명을 좌우한다는 것은 조금 과장일 수 있다. 그러나 물 못지 않게 끓이는 물에 대한 차인의 정성은 소중해야 한다.
  • [조용섭의 산으路] 울산시 울주군 신불산

    [조용섭의 산으路] 울산시 울주군 신불산

    능선 동쪽 자락으로는 마치 이 산상의 부드러움을 떠받치듯 신불공룡(칼바위)능선을 비롯한 아름답고 헌걸찬 암릉들이 들어서 있어 전혀 다른 느낌의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길은 간월산장에서 출발하여 홍류폭포-공룡(칼바위)능선-신불산-신불재-영축산-지산마을로 내려서는 코스로 잡았다. 억새산행의 명소로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이 곳의 산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고, 이정표도 잘 들어서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그렇지만 간월산장을 출발, 약 10여분 진행하여 다리(매점)를 지나면 왼쪽 홍류폭포로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직진하는 길은 간월재를 경유해 신불산으로 올라서게 된다. 홍류폭포는 수량은 그리 많지 않으나 높이가 33m에 이르며 그 모습이 자못 위압적이다. 치성드린 흔적이 곳곳에 있다. 폭포 왼쪽으로 길이 열리는데 비로소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급사면 오름길은 시작부터 숨이 가쁘다. 군데군데 바위지대가 나온다. 하지만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 칼바위능선이 가까워지면 규모가 꽤 큰 슬랩을 지나는데, 고정로프를 잡고 오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칼바위능선에 도착하면 구급함이 있는 305번 표시목이 나온다. 폭포에서 1시간10분 소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본격적인 암릉산행이 시작된다. 암릉 뒤 멀리 부드러운 모습의 신불산 정상이 보인다. 암릉 위험한 곳에는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잘 나 있다. 칼바위능선을 약 1시간 남짓 오르다보면 신불산 정상에 닿는다. 허물어진 돌탑, 통신시설 등 정상의 모습이 많이 훼손되어 안타깝다. 정상에서는 다시 되돌아서서 신불재 방향으로 향한다. 그림처럼 펼쳐지는 광활한 신불평원의 풍경에 가슴이 탁 트이며 일상의 찌든 때가 다 날라가는 듯하다. 신불재는 4거리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잠시 내려서면 샘이 있고 유인대피소(관리인 엄성효)가 있다. 대피소에서 바로 내려서면 가천마을로 하산할 수도 있다.(1시간 소요) 영축산으로 가려면 신불재에서 정면(남쪽) 억새밭 사이 오름길로 올라서야 한다. 혹시 역광에 비늘처럼 퍼득이는 이파리와 빛이 부서지는 억새를 만날 수 있다면 행운이다. 능선턱을 넘어서면, 왼쪽 산자락에 드리워진 암릉과 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신불산에서 영축산까지 약 1시간 소요된다. 영축산 하산길은 잠시 내려서면 대피소가 나오고 임도로 길이 나있는데, 중간중간 숲으로 내려서는 지름길이 있다. 불보사찰 통도사를 품고 있는 산자락답게 숲의 모습이 울창하고 깨끗하다. 날머리인 양산 하북면 지산마을까지 약 1시간30분 소요된다. 간월산장(20분)-홍류폭포(1시간10분)-칼바위능선(1시간)-신불산(1시간)-영축산(1시간30분)-지산마을. 총소요시간 5시간. 가을산은 기상변화가 심하므로 방수방풍의, 보온복, 장갑, 모자 등을 반드시 준비하여 저체온증 등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또 해가 빨리 지므로 야간산행에 대비하여 헤드램프나 손전등을 준비하는 게 좋다. 자가용 경부 고속도로-서울산IC-언양-작천정-등억온천. 대중교통 동서울을 비롯, 각지에서 언양으로 직접 접근. 울산이나 부산(노포동 터미널 20분 간격 운행)으로 가서 언양행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 언양터미널에서 등억행 시내버스는 1시간 간격 운행. 택시 이용시 요금 7000원/자가용 이용시 (신평)통도사-언양 버스편으로 차량회수. 숙박 들머리인 등억리 온천지구와 날머리인 통도사 지구에 숙박시설이 많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