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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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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은 샘물처럼 맑은 삶을 사셨습니다”

    선생님은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를 좋아하셨습니다. 선생님이 번역하신 프로스트 시구에 샘물을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쌓였던 낙엽을 거두어내면 맑은 모습을 드러내는 호젓한 곳의 샘물입니다. 선생님은 샘물처럼 맑은 삶을 사셨습니다. 맑은 것이 가려지기 쉬운 세상에서 선생님은 맑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맑음은 드높은 것이면서도 근접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가까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작은 것들과 지나가는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시고 사랑하고 그 아름다움을 기리셨습니다. 그러기에 맑음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선생님의 맑음은 극히 가깝게 있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사랑에는 사사로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사람 하나하나 극진하게 사랑하시는 사랑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살아오신 어려운 시대, 겪으신 어려움을 생각할 때, 선생님이 견지하신 맑음과 사랑은 우리에게 모든 어려움 가운데에도 삶의 작은 경이들이 일어나고 우리가 그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하였습니다. 이 원한과 분노와 절규의 시대에, 선생님의 모습은 우리에게 우리 스스로도 교활한 지혜를 멀리하고, 큰일에서나 작은 일에서나 보다 순수하고 참되어야 한다는 것을 되돌아 깨닫게 하였습니다. 이것은 선생님을 가까이에서 뵐 수 있었던 사람에게는 물론 그러하였지만, 글로써 선생님을 대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나왔던 어두운 나날에, 선생님의 글은 널리 희망과 위안의 씨앗을 심어 주셨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 저는 저희 가족과 함께 선생님을 찾아뵐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세상을 뜨신 돌연한 전언을 듣습니다. 작년 2월 선생님의 외손 스테판 재키군의 연주회에서 선생님을 뵈온 것이 마지막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선생님의 건강이 쇠하신 것을 가슴 아프게 지켜보면서도, 스테판군이 할아버지에게 헌정하는 연주를 선생님께서 수납하실 수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였습니다. 쇠약하신 몸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선생님의 삶에 큰 기쁨이 되실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스테판군이 헌정한 쇼팽의 C 샤프 단조 야상곡을 이제 새삼스럽게 생각합니다. 그것은 깊은 슬픔을 담은 곡이었지만, 그 슬픔은 깊은 평화와 긍정을 품은 슬픔이었습니다. 저는 세상 떠나심의 큰 슬픔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삶이 큰 평화와 긍정과 완성의 삶이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것으로써, 선생님의 세상 뜨심을 슬퍼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선생님의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애도와 위안의 말씀을 삼고자 합니다. 2007년 5월27일 김우창 삼가 적음
  • [어린이책꽂이]

    ●생생한 역사화에 뭐가 담겨 있을까(이주헌 지음, 다섯수레 펴냄) 역사화가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한 것은 르네상스 때부터. 이 시대는 고대 그리스·로마의 문화와 예술 전통이 부활한 시기다. 역사화는 타임머신을 타고 그 당시로 돌아간 듯, 역사의 흐름을 박진감 넘치는 이미지로 체험하게 만든다.19세기 러시아 화가 일리야 레핀이 17세기 러시아 황실의 권력투쟁을 소재로 그린 ‘소피아 알렉세예브나 황녀’를 보면 그런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화가 렘브란트는 ‘눈먼 삼손’을 통해 유혹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한 영웅임을 그대로 보여 준다.1만 2000원.●건축물에 얽힌 12가지 살아 있는 이야기(김선희 지음,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손꼽히는 부석사 무량수전 뒤편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다. 부석이라 불리는 이 바위는 부석사를 지키는 용이 바위로 변한 것이고, 그 용은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를 흠모한 어느 여인의 환생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 온다. 석굴암과 관련해서는 세 조각으로 깨어진 천장돌을 선녀가 붙여 놓고 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신라인들은 일부러 바닥 아래로 차가운 샘물이 흐르게 해 석굴 안의 습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전통 건축물 속에 살아 숨쉬는 역사를 다룬 책.9500원.●조선의 글씨를 천하에 세운 김정희(조정육 지음, 아이세움 펴냄) 추사 김정희는 서재에서 공부에 정진하는 한편 시간만 되면 명승지를 찾아 다녔다.‘만권의 책을 읽고 만리 길을 여행해야 한다.’는 ‘만권독서 만리행(萬卷讀書 萬里行)’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이 책은 그림을 그리듯 글을 쓰고, 글을 쓰듯 그림을 그림 선비 김정희의 삶과 예술을 다룬다. 미술평론가인 저자는 추사의 ‘세한도’에서 뒤틀리고 말라 비틀어진 늙은 소나무가 김정희를 상징한다면, 싱싱한 소나무는 한결 같은 마음으로 김정희를 돌봐준 이상적을 상징한다고 말한다.9500원.●화가들의 천국 물랭 루즈2(그라디미르 스무자 지음, 이주영 옮김, 아트북스 펴냄) 프랑스 남부 귀족가문에서 태어난 툴루즈 로트레크는 어린 시절 불의의 사고로 두 다리의 성장이 멈춰버리는 바람에, 상체는 성인의 몸이지만 어린 아이의 다리를 가진 기형적인 외모를 갖게 됐다. 성인이 된 후에도 그의 키는 152㎝에 불과했다. 이 책은 난쟁이 화가 로트레크와 19세기 파리 풍경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예술만화. 파리의 홍등가 몽마르트에서 흥청망청 밤생활을 즐기던 로트레크는 어느날 아름답고 신비한 여인 미미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1만 5000원.
  • 어린이가 되는 행복이 있는 5월의 소식

    어린이가 되는 행복이 있는 5월의 소식

    # 사실은 먹고 살기 바쁜 때일수록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한다. 책 속에 제대로 먹고 올바로 사는 길이 다 나와 있다. 훤히 뚫린 그 길은 거들떠도 안 보고 공연히 딴 데만 기웃대다 청춘을 탕진하고 인생을 허비한다. 책 속에는 없는 것이 없다. 삼라만상이 다 들어있다. 그래서 책 읽기는 세상 읽기다. 책을 안 읽는 사람은 세상 읽기도 엉망이다. 생각의 힘이 책에서 나온다. 삶의 깨달음이 책에서 나온다. 성공한 사람들 곁에는 늘 책이 있다. 그들은 아무리 바빠도 책을 달고 산다. ..........책을 제대로 읽으면 중심이 딱 잡힌다. 눈빛이 깊어지고 마음속에 샘물처럼 차오르는 것이 있다. 책 한 권과 만나 인생이 뒤바뀐다. 책 한 권 때문에 삶의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책의 한 대목 앞에서 벼락을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고, 감전된 것처럼 전율을 느낀다. 그 책을 읽기 전의 나는 읽은 후의 나와 완전히 다르다. 한 권의 책으로 인해 존재 차원의 업 그레이드가 이루어진 것이다 ◈ 정민교수의 <스승의 옥편>에 들어있는 ‘독서의 보람’(마음산책)에서 정민 교수의 글을 읽고 아직 할 수 있을 적에 독서를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사실 요즘은 깊이 공들여 읽는 책 보다는 대충 눈도장만 찍으며 가볍게 보는 책이 더 많은 것 같아 저도 걱정입니다. 5월의 나무 아래서든, 홀로 머무는 방에서든 좋은 책을 많이 골라 읽는 여러분의 모습을 기대 해 봅니다. TV 보는 시간을 1시간만 줄여도 책을 읽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거에요. 주부 여러분들은 따로 서가가 없으면 부엌 한 모서리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책과 만나는 시간을 가지면 합니다. ▶ 요즘 제 책상 위에 있는 책들은: <세계5대종교 개관>(박양운/가톨릭 신문사), <삶의 지혜를 나누는 40가지 멘토링>(로버트 J. 윅스.황진아 역/바오로 딸), <40대여 숲으로 가자>(안미경.공선옥 외/바오로 딸), <섬에서 보낸 백년>(조용미/샘터), <세계의 명언1.2>(이동진 편역/해누리), <위대한 결정>(앨런 액셀로드. 강봉재 역/북스코프), <오늘은 맑음>(박경학 외21인/샘터), <안중근>(이상현 글. 노희성 그림/영림 카디널), <빨간 양철지붕 아래서>(화가 오병욱 산문집),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에프라임 키숀. 반성완 역/마음산책), <상실수업>(A.퀴블러로스. 김소향 역/이레), <바다를 품은 책>(정약전의 자산어보를 시인 손택수가 풀어씀/아이세움), <홀로 앉아 금을 타고>(이지양/샘터), <호랑이 발자국>(손택수/창작과 비평사), <둥글이 누나>(권영상 소년소설/사계절), <지금은 공사중>(박선미 동시집/21문학과문화), <영원한 아이>(필립 포레스트. 이상해 역/열림원)등입니다. ▶ 포도나무 뒤에는 포도주 빚는 이가 있고/그 뒤에는 세월을 이어 온 그의 기술이 있고/그 모든 것 뒤에는 포도나무를 키우는/햇빛과 비 그리고 창조주의 뜻이 있노라 -작자 미상-<복있는 사람>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올 조이스 럽 수녀의 <느긋하게 걸어라>는 책에서 소개된 글인데 좋아서 나눕니다 ▶ 지난 4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이라고 명명하고 싶을 만큼 안팎으로 안 좋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렇듯 아프고 어둡고 고통스런 체험을 통하여 우리는 인간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인식하며 좀 더 겸손해 질 수 있고 다시 삶의 의미를 배울 수도 있다고 봅니다. (구체적 예들을 여기서 다시 되풀이하지 않아도 제가 종종 게시방에 올린 내용들로 짐작하시리라 믿어요) ▶ 올 봄에는 지난 일 년 간 밀린 편지 회신을 쓰기 시작했답니다. ‘비록 늦었지만 안 하는 것 보다는 낫다’고 자위하며 지인의 도움을 받아 우선 봉투 작업을 하였는데 시일이 너무 지나 이미 제대를 한 군인도 있고, 병원에서 퇴원을 한 독자도 있고, 교도소에서 출소를 한 재소자도 있고... 더러는 때를 놓쳐버려 안타깝기도 하였는데 전화번호가 적힌 곳은 전화로라도 잠시 인사를 하니 매우 놀라는 눈치였지요. 불의의 사고로 장기 입원한 청년에게 답을 보내도 되돌아올 것 같아 겉봉에 적힌 손전화로 연락을 하며 편지 속의 여자 친구 안부까지 물었더니 너무 감동하면서 ‘바로 2달 전에 헤어져 괴로워하고 있는 중’이라기에 주소를 물어 책 2권을 작은 위로로 보내 준 일도 있답니다. 편지쓰기가 저에겐 언제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걸 보면 이 일을 통하여 사랑의 사도직을 하도록 부름 받은 것으로 제 나름대로 해석해 보기도 합니다. ▶ 곤지암에 있는 성분도 복지관 20주년 기념 도예전(2007.5.2-8)에 이어 6.15일에는 요즘 부쩍 사랑 받는 가수 바비킴(김도균 안토니오)의 컨서트를 복지관 잔디밭에서 하기로 하였으니 그 근방에 사시는 분들은 오셔도 좋을 것 같네요. KBS ‘낭독의 발견’에서 이분이 해인의 시 ’나를 위로하는 날’을 낭송하면서 실의에 빠졌을 적에 이 시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미국에서의 이민생활 체험과 10년간의 무명시절을 돌아보며 서울 주보에 이 가수가 쓴체험담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 가수의 파랑새라는 노래를 다들 좋아 하는 것 같고,<하얀거탑>이라는 드라마의 주제곡이기도 했던 ‘소나무’라는 노래로인기를 끌었다고 하네요. ‘Follow your soul’이라는 2집 앨범발매 기념 컨서트도 성황리에 마쳤다고 하던데... 공교롭게도 (제 어머니가 머무시는) 여동생 집과 본당이 같아서 바비킴의 어머니와 먼저 전화하고 만남을 약속하였지요. 여러분도 관심 갖고 노래를 한 번 들어보세요. 지난번에는 <부활>을 소개하더니 이번에는 바비킴을... 제가 무슨 가수 소속사의 홍보대사 같기도 하네요. 호호호... 참 5월19일 오후 4시에는 안양 성 라자로 마을 25주년 기념 자선 음악회 ‘그대 있음에’가 서울 세종 문화회관에서 있는데 마침 특강으로 서울에 있을 무렵이라 가 보려고 합니다. ▶ 4월 24일 부산 시민회관에서 있었던 ‘휴 컨서트’ 후반부에 소리꾼 장사익님이 노래를 하여 해운대해변 관광도서관 주부들과 같이 감상을 하러 갔었답니다. 수녀원의 조팝나무 꽃으로 저의 시집 두 권을 장식하여 선물로 들고 갔더니 매우 기뻐하시며 ‘고마워유! 한 달 간 미국에 잘 다녀 올게유 ‘하셨지요. 시인들의 시가 이분의 목소리를 통하여 아름답고 깊이 있고 구성진 울림으로 살아나는 목소리의 예술! 계속 좋은 노래를 많이 불러야하는데 이분도 건강이 안 좋다니 걱정입니다. ▶ 기도청합니다 ♥ 성주간에 화재가 나 많은 것을 잃어버린 왜관 성 베네딕도 수도원의 빠른 안정과 재건을 위하여... ♥ 결혼식 준비를 다 마치고 갑자기 예비사위가 죽어 실의에 빠진 화가 박윤숙(베아타) 모녀를 위하여... ♥ 그리고 며칠 전 난소암 수술 받고 입원 중인 화가 김점선(글라라)님을 위하여... ♥ 그리고 나날이 힘들게 야위어가시는 저의 모친 김순옥(펠리치따스)님을 위하여서도... 동생이 미국에 가 있는 동안 별 일 없도록- ▶ ‘사람이란 무릇 사람을 돌볼 수 있어야 한다. 아프고 가난한 자에게 자신을 낮출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은 높아진다’ <자산어보>에 나오는 정약전의 이 말에 한참 동안 마음과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노력한다고 해도 저 역시 부족함이 많지만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몫만큼,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돌보려는 섬김의 사랑을 실습하기로 해요. 늘 감사하는 마음 5월의 눈부신 신록 안에 기도와 함께 담아 드립니다. 5월엔 모처럼 부산 바위섬 소모임도 고즈넉한 전통찻집 <나비춤>에서 할 것입니다. 저의 동시 한 편으로 5월 소식을 마무리 합니다. <해인 글방>에서 안녕히! ♡ 엄마를 부르는 동안 - 이해인 - 엄마를 부르는 동안은 나이 든 어른도 모두 어린이가 됩니다 밝게 웃다가도 섧게 울고 좋다고 했다가도 싫다고 투정이고 변덕을 부려도 용서가 되니 반갑고 고맙고 기쁘대요 엄마를 부르는 동안은 나쁜 생각도 멀리 가고 죄를 짓지 않아 좋대요 세상에 엄마가 있는 이도 엄마가 없는 이도 엄마를 부르면서 마음이 착하고 맑아지는 행복 어린이가 되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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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황병기 가야금 명인

    [인터뷰] 황병기 가야금 명인

    전화를 걸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여보세요? 누굴 찾으세요?황병기 선생님 계십니까? 잠깐만 기다리세요. 여보, 전화 받으세요. 당신 전화예요. 소설가 한말숙 선생님인가 보다 생각하고 있을 때 네, 전화 바꿨습니다. 차분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떻게 오지요? 차로 오나요? 전철을 타고 가려고 합니다. 5호선을 타고 충정로역에서 내려 8번 출구로 나오세요.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오거리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경기대학을 지나서 오거리에서 내리세요…. 딴 생각은 말고 내가 알려준 대로만 따라오면 됩니다.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사람에게 처음 전화를 걸 때 느끼는 약간의 불안함과 긴장감이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편안함 때문일까요? 오는 길을 아주 상세하게 일러주시는 자상함 때문일까요? 수화기를 내려놓을 때 서대문구 북아현동 황병기 선생님 댁으로 가는 길이 환하게 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가야금과의 첫 인연은 ‘부산 피난 때 우연히’ 고은별 | 선생님과 가야금과의 첫 인연이 어떻게 맺어졌는지 궁금합니다. 황병기 | 제가 제동 초등학교에 다닐 때 방과 후에 모든 학생이 무엇인가 특기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때 내가 합창반에서 노래를 했는데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마음속으로 악기 하나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6·25 전쟁이 일어나서 부산으로 피난을 갔는데 천막에서 공부를 했어요. 피난 학교 근처에 고전 무용 학원이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그곳에 세 들어 사는 김철옥(金喆玉) 할아버님께서 연주하시는 가야금 소리를 들었는데, 생전 처음 듣는 그 가야금 소리에 그만 매혹되었지요. 그래서 아무 목적 없이 그냥 그 소리가 좋아서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에서 법대를 졸업했지만 가야금이 좋아서 매일 연습했습니다. 74년 내가 서른여덟이었을 때, 이화여대에서 제게 국악과 과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때 며칠 생각을 했고 내 스스로가 음악을 버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아 그때부터 음악만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오직 음악만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영혼을 쓰다듬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고은별 | 그렇게 음악만 하고 살아오셨는데, 지금 행복하신가요? 황병기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사는 것이지요. 뭣 하러 생각을 해요. 그렇게 되었다는 얘기지요. 행복할 것도 없고 행복하지 않을 것도 없고….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죽을 때까지 살고 싶어요. 고은별 | 음악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황병기 |나는 그냥 좋아서 음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음악가로 이름이 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음악 자체가 좋아서 한 것입니다. 음악의 기능이 다양하지만 나는 오락으로서의 음악은 하지 않습니다. 하고 싶지도 않고요. 영혼을 쓰다듬는 음악을 하고 싶고 앞으로도 사람들이 전심전력을 다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나의 첫 번째 음반이 1965년 미국, 하와이에서 나왔는데 음악 비평 잡지인 《하이파이 스테레오 리뷰(Hifi Stereo Review》에서하이 스피드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정신을 해독시켜 주는 음악이다,라고 평했습니다. 내 인생을 걸고 싶은 음악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고은별 | 국악계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지 않습니까? 황병기 | 그렇습니다. 주로 오락용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요. 그것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오락용 음악은 하지 않습니다. 내가 전통음악 작곡과 연주를 병행하는 데 연주자로서 전통음악을 참 좋아합니다.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는 한 곡이 70분입니다. 나는 그것을 작곡했다고 하지 않아요. 전통적으로 우리들은 음악이 어느 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예술에 있어서는 누구누구 작(作)이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그냥 만들 뿐이지 내 작품이라고 해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아름다우면 되는 것이지요. 인도에서도 고대(古代) 시인들이 아무리 아름다운 시를 썼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냥 아름다우면 됐지 누가 만들었나 하는 것을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예술품이 누구의 작품이라는 개념은 서양의 사고 방식입니다. 새로 나올 앨범 5집에 들어갈 작품 중에 <낙도음(樂道吟)>이란 것이 있어요. 고려시대 이자헌이라는 사람이 음악으로 높은 자리에 있다가 벼슬을 버리고 강원도 청평산에 들어가서 일생 동안 거문고만 하다 죽었는데, 그 사람이 쓴 시 중에 <낙도음(樂道吟)>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자기에게 거문고가 좋은 것이 있어 한 곡조 타도 무방하겠지만, 알아들을 사람이 너무 없구나 하는 내용의 시입니다. 그러니까 거문고를 타지 않겠다는 뜻이지요. 그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것입니다. 나는 제일 즐거운 것이 내 방 안에서 스스로 가야금을 타는 것입니다. 아무도 내 음악을 들어주지 않아도 좋아요. 내 스스로 음악회를 열어 관객들이 와 주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요즈음 맛있는 청량음료가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즐겨서 사먹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인공적으로 어떤 맛도 내지 않은 깊은 산 속의 샘물을 마시고 싶은, 청량음료가 아닌 순수한 물을 마시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나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순수한 물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있지요. 나는 그런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은별 | 은은하게 달빛이 비치는 한옥(韓屋)의 아늑한 방 안에, 촛불이 켜져 있고 동양란(東洋蘭) 꽃잎의 향이 깊고 그윽할 때, 선생님의 가야금 소리를 들으면 모든 것이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황병기 |내 음악에 대해서 수필가가 글을 써서 수상(受賞)까지 한 것도 있고 시를 쓴 분도 있고 화가들도 내 음악을 듣고 그림을 그린 적이 있습니다. 2004년 미국 서부지역 산타 크루즈라는 곳에서 공연을 했을 때, 태디 빌이라는 원로 무용가가 작곡가인 남편과 함께 연주를 들으러 왔습니다. 산타 크루즈라는 곳이 봄 여름 약 6개월 간 비가 오지 않아요. 그러다가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비가 내리는데, 그 부부가 첫 비가 오는 날에, 35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내 음악을 들었다고 합니다. 65년 하와이에서 나온 LP 음반에 수록된 <가을>이라는 곡을 들었다고 해요. 그 말을 듣고 무척 감동했습니다. 고은별 | 최근에 유럽과 일본에서도 연주하셨지요? 황병기 |2006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런던, 파리, 니스에서 독주회를 했고 6월에는 베르사이유 왕궁과 알제리 국립극장에서, 12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국립 국악 관현악단과 함께 연주를 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한·영 상호 방문의 해 개막식 때 연주를 했고, 프랑스 공연은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행사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일본에서 공연한 한·일 문화 교류의 밤에서는 일본 천황의 차남 아키시노 왕자의 부인 기코 왕자비<공식 명칭-아키시노 노 미야의 비(妃) 기코(紀子)>가 9월 6일 일본 황실에서 고대하던 아들을 출산한 후 처음으로 이번 공연에 참석해 공연장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할 정도로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기코 왕자비는 주요 단원들을 만나 연주자 한 명 한 명에게 질문을 하고 느낀 점을 말해 주며 우리 음악과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일본 공연 가기 전에 이미 공연장 좌석이 전석 매진되었고, 웨이팅 리스트(waiting list 대기자 목록)가 100명이 넘었습니다. 홋카이도(北海島)에서도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대성황이었습니다. 우리 전통음악에 뜨겁게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고 흐뭇했습니다.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좋아서 하면 됩니다 고은별 | 선생님은 국악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입니다. 홈페이지(www.bkhwang.com)에 들어가 방문자들이 남겨 놓은 글들을 읽어보았는데 가야금을 열심히 해서 선생님같이 되고 싶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꿈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황병기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좋아서 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서 하면 인생도 즐겁고 진짜 내면의 힘이 나오는 것이니까요.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즐기는 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지요. 잘 해야겠다는 마음도 버리고 그냥 즐기면 되지요. 그러면 그 안에서 힘이 나옵니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 4시에 찾아갔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6시가 되어갑니다. 아래 층에서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는 소리가 들려와서 서둘러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현관에 화분이 놓여 있고 직경이 30㎝ 정도 되어 보이는 바위 하나가 있는데 가운데서 물이 퐁퐁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옆 투명한 화병 속에서 한 아름의 화사한 진분홍 꽃들이 환하게 웃으며 안녕! 하고 손짓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을>이라는 가야금 곡을 나도 한 번 꼭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글 고은별     월간 <삶과꿈> 2007.02 구독문의:02-319-3791
  • 음료업계 벌써 ‘여름전쟁’

    올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음료업계가 어느 해보다 치열한 ‘여름 격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신제품 출시와 각종 경품행사가 줄을 잇는다. 가장 경쟁이 심한 차(茶) 시장에서는 너도 나도 빅 모델을 기용했다. 그동안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국내 음료시장에 올 여름 더위가 상승세 반전의 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부추기고 있다. ●신제품 출시·각종 경품행사 ‘후끈´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코카콜라는 콜라와 녹차 마케팅 비용을 지난해보다 20% 높여 책정했다. 판촉행사 시기도 예년보다 1개월가량 앞당겼다. 이달 29일까지 ‘코카콜라 제로’ 출시기념 경품 행사를 연다. 훼미리마트에서 코카콜라 제로 캔과 페트 중 하나를 사는 사람들 중 100쌍(200명)을 뽑아 광고모델 에릭과 함께 하는 파티 초대권을 준다. 2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는 ‘맑은 하루 녹차’ 이벤트를 연다. 신입사원이 회사 적응기, 각종 사연 등을 미니홈피(www.cyworld.com/harugreentea)에 보내 채택(당첨자 발표 5월11일)되면 녹차 2박스를 회사로 무료 배달한다. 롯데칠성도 새로 내놓은 프리미엄 주스 ‘트로피카나’와 ‘오늘의 차’, 곧 출시될 원두커피 캔 음료 등을 안착시키기 위해 지난해보다 30∼40% 많은 30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잡아놨다. 해태음료는 ‘자몽에이드’ 등 청소년이 많이 먹는 음료에 대해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시음행사를 연다. 또 지산 컨트리클럽에서 소년소녀가장돕기 성금 마련을 위한 ‘제6회 썬키스트 아마추어 여성 초청골프대회’를 5월21일 개최한다. 실력에 관계없이 만 25세 이상의 아마추어 여성골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라운드 비용은 전액 주최 측에서 부담한다. 현대약품 ‘미에로화이바’는 7월31일까지 동유럽 글로벌캠프 이벤트를 통해 110명에게 7일간 오스트리아 빈, 체코 프라하,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 동유럽 배낭 여행의 기회를 준다. 병 뚜껑에서 유럽 배낭여행 메시지를 찾거나 제품 병 뚜껑 10개 혹은 10개 들이 박스의 야채·과일 그림을 보내면 된다. 웅진식품은 마케팅 비용을 20% 늘려놓고 ‘자연은’ 시리즈와 ‘하늘보리’ 등 제품을 리뉴얼할 계획이다. 동원F&B도 여름 휴가철에 고속도로 휴게소나 주유소에서 ‘동원샘물’ 시음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녹차시장 빅모델 기용 경쟁 차 시장에서는 빅 모델을 쓰는 것이 붐이다. 지난해 남양 ‘17차’가 전지현을 모델로 써 재미를 본 게 다른 업체들을 자극했다. 동원F&B는 ‘부드러운 L녹차’ 모델로 아이비를, 코카콜라는 ‘하루녹차’ 모델로 한예슬을 각각 기용했다. 광동 ‘옥수수 수염차’는 보아, 롯데칠성 ‘오늘의 차’는 비, 웅진식품 ‘하늘보리’는 현빈, 해태음료 ‘차온’은 정우성·지현우를 각각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코카콜라 이지연 차장은 “음료업체들이 올 여름 무더위 예보에 맞춰 과감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면서 “시기가 지난해보다 크게 앞당겨진 것은 물론이고 마케팅 비용도 대폭 높여 잡았기 때문에 사상 최대의 격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3조 4000억대시장 점유율 변화 주목 올해 불붙을 마케팅 전쟁이 음료계의 시장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국내 음료시장의 규모는 3조 4000억원대다. 롯데칠성이 38%대의 시장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한국코카콜라와 해태음료가 각각 15%와 13%로 뒤를 잇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케이블·위성방송]

    ●MBC MOVIES09:00 미스 에이전트 11:00 웨딩크래셔 13:00 개그야 15:00 황금어장 17:00 킹스턴 19:00 보디가드 21:00 황야의 무법자 23:00 럭키넘버슬레븐 fi●SBS드라마플러스08:00 연인이여 10:20 헤이헤이헤이 11:30 TV동물농장 12:30 일요일이 좋다 13:40 장난스런 키스 18:10 내 남자의 여자 20:40 놀라운대회 스타킹 23:00 외과의사 봉달희●CBSTV09:00 사랑의 말씀 10:00 지구촌강단(재) 12:00 음악은 샘물처럼 13:00 명성어린이 예배 14:00 명성의 말씀 15:00 중문의 말씀 16:00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WOW 한국경제TV07:00 와우 메디컬 센터 13:00 생방송 창업 정보센터 17:00 성공창업 유망프랜차이즈 20:00 웰빙 파노라마 22:00 우리 아이 똑똑한 부자 만들기 02:00 국민주식고충처리반●논픽션Q채널09:00 TV특종 놀라운 세상 11:00 요리보고 세계보고 12:00 21세기 유토피아의 조건, 과학영재 13:00 인간극장 16:00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20:00 7일간의 아시아●현대홈쇼핑 09:20 생활 SHOW핑 11:20 디지탈 줌 인 14:20 아디다스 특집전 15:20 On Fashion 17:00 뷰티카페 18:00 옴부즈맨-현대홈쇼핑을 말한다 23:30 금호 유니버셜 저축보험●KBS N SPORTS10:00 날아라 슛돌이 11:00 2007 K리그 대구FC:울산 현대 17:00 2007 삼성 파브 프로야구 현대:롯데 21:50 2006-07 이탈리아 세리에 A축구 24:00 2007 한일 프로배구 탑매치
  • [세계 물의 날] 물 생명의 어머니

    [세계 물의 날] 물 생명의 어머니

    물은 모든 생명의 기원이다. 물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낳고 기른 어머니다. 인류의 문명은 물이 풍부하고 땅이 기름진 강가에서 발달했다. 우리는 물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시고 있지만 그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간다. 앞으로 물이 귀해져 더 이상 물 쓰듯 물을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유엔이 물의 소중함을 알리려고 1992년에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더없이 고마운 물을 제대로 이해하고 더 잘 쓰기를 기대해 본다. 서울·나주·태백·과천 사진 글 김명국·도준석기자 daunso@seoul.co.kr “기후 온난화로 가뭄·홍수가 발생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수자원 보존·개발 논의는 과거 통계에만 바탕을 둘 것이 아니라 극한 상황에 대비해 깊이 있게 다뤄져야 합니다.” 곽결호(61)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물의 날을 맞아 “전국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물 부족이 심각한 곳도 많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물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판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곽 사장은 “2011년 우리나라 물 부족량이 연간 3억 4000만t이라는 전망치는 ‘총량 개념’”이라면서 “지역적인 물 부족 현상을 감안하면 연간 부족량은 7억 9000만t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수자원은 전기나 가스처럼 전국 네트워크 구축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한강물이 홍수로 넘쳐나도 이 물을 가뭄에 시달리는 지역으로 보내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것이다. 곽 사장은 “기후 변화로 홍수·가뭄 빈도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극한 상황에 대비한 준비를 강조했다. 대안으로 홍수나 가뭄 등을 대비한 댐 건설과 하천 정비 등을 제시했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대규모 댐을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 홍수·가뭄이 잦은 지역을 골라 중소 규모 댐을 건설하되 환경 파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에서 한탄강댐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는 것과 관련,“부처간 충분한 논의와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친 뒤 당초 계획했던 다목적댐 건설에서 후퇴, 홍수 조절댐으로 결정했고 이미 착공한 상태”라며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댐이 건설돼도 평소에는 현재 수량을 유지하고 홍수 때만 한시적으로 물을 가두어 생태·환경에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물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지적했다. 그는 “이미 다국적 물 기업이 국내에 진출했다.”면서 “164개 수도 사업자의 효율적인 구조 개편과 전문 물 기업들의 경쟁 체제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깐깐한 수질 관리도 강조했다. 곽 사장은 “정수장 물은 생수나 먹는 샘물에 결코 뒤지지 않는데 소비자들은 수질이 떨어지는 물을 마시고 있다.”면서 “상수도 공급관 교체와 수계별 맞춤형 수질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수를 막기 위해선 “돌발 호우에 대한 감지 및 예측능력을 높이고 유역 전체가 홍수 위험을 분담할 수 있는 치수대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곽 사장은 환경부장관을 지낸 ‘물 박사’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화호조력발전소 건설 등 CDM사업(청정개발체제사업), 하천정비, 지방상수도 효율화, 해외 수자원사업에도 본격 진출하고 수공을 세계적인 물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맑은물 밝은세상] (1) 깨끗이 쓰고 재활용하자

    [맑은물 밝은세상] (1) 깨끗이 쓰고 재활용하자

    물은 생명의 젖줄이자 천혜의 자원이다. 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인간의 윤택한 삶은 기대할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물의 중요성을 잊은 채 물을 더럽히고 헛되이 버리다가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나아가 생명을 잃거나 엄청난 재앙을 자초하기도 한다. 논란은 있으나 유엔은 우리나라를 물부족 국가로 분류한다. 물을 아끼고 현명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서울신문은 물의 중요성을 알리고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물 사랑 캠페인’ 기획기사를 격주로 싣는다. 국무회의 석상이나 정부부처 청사에 들어가는 물은 우리가 시중에서 구입하는 먹는 샘물(생수)이 아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서울시가 걸러낸(정수)수돗물을 페트병에 담았을 뿐이다. 시민들에게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임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다. 월드컵경기 응원이 뜨거울 때 서울시청 앞에서 무료로 나눠준 물도 역시 모양새만 생수이지 실제는 수공이 대청댐에서 취수한 물이었다. ●“수돗물 안전… 직접 마시기엔 글쎄”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수돗물을 믿고 마실까. 수돗물시민회의가 조사한 지난해 서울 시민들의 수돗물 신뢰도는 76.5%였다.2004년 신뢰도 57.7%에 견주면 크게 향상됐다. 이 정도면 많은 사람들이 수돗물을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정작 수돗물을 그대로 마신다는 대답은 24.4%에 불과하다. 수돗물을 직접 마시기에는 어딘가 미심쩍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최근 국립과학원은 전국 96개 대형(하루 5만t 이상) 정수장의 취수원(정수하기 이전 원수) 34%에서 설사·발열·뇌수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자양·구의·암사·풍납(이상 한강 수계)·강정·매곡(낙동강)·칠보(섬진강)취수장 등 7곳은 100MPN/100L 이상 검출돼 기준을 넘어섰다. 감염력이 가장 강력한 로타바이러스 검출 농도도 미국 평균(3.6MPN/100L)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그렇지만 가정 상수도는 걸러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냥 마실 정도로 깨끗한 물이라도 상류 취수원 자체가 오염됐고, 크고 작은 오염사고가 자주 일어나면서 가정 상수도까지 오염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수도 관리의 중요성 또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우리가 버린 물은 우리에게 그대로 돌아온다. 최익훈 환경관리공단 하수정책지원팀장은 “큰 오염사고가 터져 사회적 파장이 불 때나 하수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곤 한다.”면서 “우리가 버린 물은 그대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닫고 하수도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외계층 물공급 확대와 물 산업 육성 시급 전반적으로 먹는 물 공급량과 수질은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도 많은 지역·주민들이 물 고통을 받고 있다. 전기·통신 서비스는 산간 오지에서도 받을 수 있다. 인프라를 까는 데 엄청난 재원이 들어가지만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보편적인 서비스이기 때문에 정부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2005년 말 현재 전국 상수도 보급률은 90.7%에 머물고 있다. 특별·광역시는 98.8%, 시지역은 97.3%이지만 면단위 농어촌은 35.2%에 불과하다. 경기 이천에서 발생한 지하수오염 사고 역시 농어촌지역의 열악한 상수도 보급이 불러왔다. 심심찮게 일어나는 집단 식중독 원인도 알고보면 오염된 지하수로 밝혀진 사례가 많다. 정부가 상수도 정책의 초점을 수질 개선과 함께 소외 계층에 맞춰야 할 때이다. 물 산업을 적극 키워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물 전문 조사기관인 글로벌 워터 인텔리전시에 따르면 2004년 기준 세계 물 산업 규모는 연간 5400억달러에 이른다.2014년에는 연간 8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 나라에도 이미 선진국 물 업체가 진출했다. 최승일 고려대 교수는 “우리나라 물산업 육성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면서 “부처간 협력과 관련 업계의 해외진출, 수도사업의 효율적인 체제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한국 ‘물쓰듯’ 해도 되나 아낄 줄 모르고 헤프게 쓰는 경우를 들어 흔히 ‘물쓰듯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245㎜로 세계 평균을 조금 넘는다. 그렇지만 물 이용 측면에서는 불리한 조건을 안고 있다. 높은 인구밀도를 감안하면 세계 평균의 8분의1에 불과하다. 더욱이 여름철에 집중호우가 발생하는데다 산악지형이고 하천 경사가 급해 가두지 못하고 바로 흘려보낸다. 강수량은 적지 않은데 물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가졌다. 결코 물을 물쓰듯 하면 안 되는 이유다. 가뭄과 홍수도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최근 들어 그 빈도가 높아졌다. 근본적인 치수(治水)대책과 다양한 수자원 개발이 절실하다.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363ℓ 정도로 일본, 캐나다, 스위스 등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렇지만 물값(가정용 상수도 기준)은 가장 싸다. 우리나라 물값과 비교해 미국은 1.5배, 일본은 3배, 독일은 5배 비싸다. 국내 다른 공공요금 지출액과 견줘봐도 그야말로 물값에 불과하다. 상하수도요금 대비 전기요금은 2.5배, 통신요금은 8.2배 비싸다. 수돗물 요금은 생산 원가 대비 82.8%수준이다. 아울러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선 전국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 유역별 물 정보 파악과 재해에 신속하게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다목적댐의 운영으로 가뭄과 홍수를 극복한 사례는 통합 물관리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유효 저수량을 기준으로 15개 다목적댐이 64%를 차지한다. 전력 생산과 재해 극복 효과 또한 크지만 환경 문제, 재산권 침해 등으로 댐 건설의 사회적 여건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다목적댐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효율적인 물관리 방안을 놓고 진지하게 검토해볼 때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정부 ‘좋은물’ 환경 계획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우리나라 물의 85%를 ‘좋은 물(두번째 등급인 Ⅰb 수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수질 목표는 수소이온농도(pH) 6.5∼8.5,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2㎎/L 이하, 부유물질량 25㎎/L 이하, 용존산소량 5㎎/L 이상, 총대장균은 500/100mL 이하로 정했다. 물고기가 뛰놀고 아이들이 멱감을 수 있는 환경이다. 이를 위해 32조 7000억원이 투자된다. 정책의 초점은 BOD 등 오염물질 관리 위주의 물환경 정책에서 벗어나 수생태 건강성 복원과 위해성 관리에 맞춰졌다. 물 관리 대상을 상수원 상류뿐 아니라 관리의 사각지대였던 하구·연안·실개천까지 관리 범위를 넓혔다. 소규모 비점오염원 관리를 강화하고 콘크리트 일색의 지방하천 2만 1800km의 25%를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시키는 계획도 들어 있다. 상수원 상류에 수변생태벨트를 조성, 환경정화 능력을 키우기로 했다. 특정 수질 유해물질 항목을 현행 17종에서 35종(EU 수준)으로 확대한다. 산업폐수의 업종별 배출허용 기준을 설정하고 배출시설에 허가갱신제도를 도입해 최적 처리기술 적용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수질환경기준 및 평가기법도 인체 위해성 평가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한다. 올해 사람의 건강보호기준 항목을 5개 추가하고,43개 항목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수질오염총량제를 확대 시행하기 위해 4대강 수계에 포함되지 않은 형산강·태화강·안성천 등 모든 수계 및 마산만 등 연안·하구로 대상지역을 넓힐 방침이다. 하수도 보급률도 선진국 수준인 90%까지 올려놓을 계획이다. 하수관거 확대와 개·보수, 하수처리구역 확대 등에 집중 투자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7)안평대군의 집과 별장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7)안평대군의 집과 별장

    ●세종이 당호를 지어준 비해당 안평대군(安平大君·1418∼1453)이 혼인하면서 경복궁에서 살림을 내어 나간 뒤에, 인왕산에 저택을 짓기 시작했다.1442년 6월 어느날 경복궁에 들어가자 세종이 물었다. “네 당호(堂號)가 무엇이냐?” 안평대군이 대답을 못하자, 세종이 시경에서 증민(蒸民)편을 외워 주었다. 지엄하신 임금의 명령을 중산보가 받들어 행하고, 나라 정치의 잘되고 안됨을 중산보가 가려 밝히네. 밝고도 어질게 자기 몸을 보전하며,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게으름없이 임금 한 분만을 섬기네. 이 시는 노나라 헌왕(獻王)의 둘째 아들인 중산보(仲山甫)가 주나라 선왕(宣王)의 명령을 받고 제나라로 성을 쌓으러 떠날 때에 윤길보(尹吉甫)가 전송하며 지어준 것이다. 이 시의 마지막 구절 원문은 “숙야비해(夙夜匪解) 이사일인(以事一人)”인데, 세종이 여기서 두 글자를 따 “편액을 ‘비해(匪懈)’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재주가 뛰어난 안평대군이 장자가 아니었기에, 자신이 왕위에 있는 동안은 물론, 동궁이 즉위한 뒤에도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게으름없이 임금 한 분만을 섬기라.”는 당부를 ‘비해(匪懈)’ 두 글자에 담아 집 이름으로 내려준 것이다. 인왕산 기슭 수성동에 비해당을 지은 뒤에 안평대군은 집 안팎의 아름다운 꽃과 나무, 연못과 바위 등에서 48경을 찾아냈다. 중국에서 소상팔경(瀟湘八景)을 그림으로 그리고 시를 짓는 문인들의 관습이 유행하자 조선에서도 그런 풍조가 생겼는데, 안평대군은 무려 48가지의 아름다운 경치를 찾아냈다.48경은 다양한 장소와 시간에 따라 “매화 핀 창가에 흰 달빛(梅窓素月)” “대나무 길에 맑은 바람(竹逕淸風)” 등의 네 글자로 명명되었다. 누군가가 그림을 먼저 그리고 안평대군이 칠언 화제시를 지었다. 그 다음에는 당대의 문인학자들을 인왕산 기슭 비해당으로 초청하여 48경을 함께 즐기며 차운시를 짓게 했다. 우리 조상들은 요산요수(樂山樂水)라는 말 그대로 산과 물을 즐겼는데, 안평대군은 한강가에도 담담정(淡淡亭)이라는 정자를 세웠다. ‘동국여지비고’에는 담담정을 이렇게 소개하였다. “마포 북쪽 기슭에 있다. 안평대군이 지은 것인데, 서적 1만권을 저장하고 선비들을 불러모아 12경 시문을 지었으며,48영을 지었다. 신숙주의 별장이다.” 안평대군은 서적만 1만권을 소장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서화·골동품을 수집하였다. 신숙주가 1445년에 쓴 ‘화기(畵記)’를 보면 안견(安堅)의 그림 30점, 일본 화승 철관(鐵關)의 그림 4점, 그리고 송나라와 원나라 명품 188점을 소장했다고 한다. 그 가운데 곽희(郭熙)의 작품이 17점이나 되는데, 이 그림은 안견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안평대군이 문인 학자들에게 인심을 얻자, 수양대군은 김종서와 황보인을 죽이고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잡은 뒤에 안평대군까지 처형하고는 이 정자를 빼앗아 신숙주에게 하사하였다. 안평대군이 주택이나 별장을 아름답게 꾸미고 완상하던 취미는 그가 역적으로 몰려 처형된 뒤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 성종 때에는 호화주택과 별장을 금지하라는 명령까지 내릴 정도가 되었다. ●몽유도원도를 인왕산에 실현한 별장 무계정사 1447년 4월20일 밤에 안평대군이 박팽년과 함께 봉우리가 우뚝한 산 아래를 거닐다가, 수십 그루 복사꽃이 흐드러진 오솔길로 들어섰다. 숲 밖에서 여러 갈래로 갈리며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는데, 마침 어떤 사람이 나타나 “이 길을 따라 북쪽으로 휘어져 골짜기에 들어가면 도원(桃源)입니다.” 하고 알려 주었다. 말을 채찍질하며 몇 굽이 시냇물을 따라 벼랑길을 돌아가자 신선마을이 나타났다. 안평대군이 박팽년에게 “여기가 바로 도원동이구나.”하고 감탄하면서 산을 오르내리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복사꽃이 우거진 낙원에 다녀온 이야기를 도연명(陶淵明)이 ‘도화원기(桃花源記)’라는 글로 소개한 뒤에, 무릉도원은 중국과 조선 문인들에게 이상향으로 널리 알려졌다. 안평대군은 꿈에서 처음 가본 곳이지만 그곳이 바로 무릉도원임을 깨닫고, 화가 안견에게 꿈 이야기를 하며 그림을 그려 달라고 부탁하였다. 안견이 사흘 만에 그려 바친 그림이 바로 일본 덴리대학 중앙도서관에 소장된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이다. 도연명 이후에 많은 문인들이 무릉도원을 꿈꾸었고, 고려시대 문인 이인로는 청학동(靑鶴洞)을 찾아 글을 지었다. 안평대군은 그림이 완성 된지 3년 뒤인 1450년 설날에 치지정(致知亭)에 올라 ‘몽유도원도’라는 제첨(題簽)을 쓰고 시를 지었다.(유영봉 교수 번역) 세간의 어느 곳을 무릉도원으로 꿈꾸었던가? 산관의 차림새가 오히려 눈에 선하더니 그림으로 보게 되니 정녕 호사로다 천년을 전해질 수 있다면 ‘내가 참 현명했구나’ 하리니. 안평대군은 꿈속에 거닐던 복사꽃 동산을 인왕산 기슭에서 실제로 찾아 별장을 지었다. 안평대군과 사육신의 문장은 상당수 없어졌는데, 다행히도 박팽년이 그 별장에서 지은 시 아래에 안평대군의 글이 덧붙어 있어, 별장 지은 사연을 알 수 있다. “나는 정묘년(1447) 4월에 무릉도원을 꿈꾼 일이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9월 우연히 유람을 하던 중에 국화꽃이 물에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는, 칡넝쿨과 바위를 더위잡아 올라 비로소 이곳을 얻게 되었다. 이에 꿈에서 본 것들과 비교해 보니 초목이 들쭉날쭉한 모양과 샘물과 시내의 그윽한 형태가 거의 비슷했다. 그리하여 올해 들어 두어칸으로 짓고, 무릉계(武陵溪)란 뜻을 취해 무계정사라는 편액을 내걸었으니, 실로 마음을 즐겁게 하고 은자들을 깃들게 하는 땅이다. 이에 잡언시 5편을 지어 뒷날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질문에 대비하고자 한다.” (유영봉 교수 번역) ●안평대군 죽은뒤 무계정사 철거 무계정사(武溪精舍)라는 집 이름은 글자 그대로 ‘무릉계에 자리한 정사’라는 뜻인데, 한시 5수 뒤에 “경태(景泰) 2년 신미”라고 쓰여 있어 1451년에 창건했음을 알 수 있다. 창건연대는 유영봉 교수가 최근의 논문 ‘비해당 사십팔영의 성립 배경과 체제’라는 논문에서 밝혀냈다. 수성동에 있던 비해당에서 인왕산 기슭을 넘어 무계정사까지 가는 길은 그다지 멀지 않다. 안평대군은 꿈속에 노닐던 곳이라고 하며 별장을 지어 문인학자들을 초청하고 시를 읊거나 활을 쏘며 놀았다. 하지만 단종실록 원년 5월19일 기사에는 이곳을 방룡소흥지지(旁龍所興之地)라고 하며 안평대군을 비난했다. 왕기가 서린 곳인데, 장자가 아닌 왕자가 왕위에 오를 곳이란 뜻이다. 계유정난 직전에도 수양대군 파에선 안평대군이 무계정사 지은 뜻을 왕권탈취에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실제로 계유정난이 성공한 뒤인 10월12일에는 “처음부터 지을 장소가 아니었으니 무계정사를 철거하라.”고 사간원에서 아뢰었으며,10월25일 의정부에서 안평대군을 처형하자고 아뢴 죄목 가운데 첫번째가 바로 이 자리에 무계정사를 지었다는 점이었다. ‘몽유도원도’에는 김종서, 이개, 성삼문, 신숙주, 정인지, 서거정 등 당대 최고의 문신 23명이 참여하여 친필로 글을 썼다. 그러나 6년 뒤에 계유정난으로 수양대군이 정권을 잡으면서 세종과 안평대군이 아꼈던 이들의 운명은 크게 둘로 갈라졌다. 신숙주·정인지 등은 수양대군을 도와 정난공신에 오르고, 안평대군과 김종서는 목숨을 잃었으며, 성삼문·이개·박팽년 등의 사육신은 3년 뒤에 단종 복위운동을 계획하다가 실패하여 모두 역적으로 처형당하고 집현전까지 폐지되었다. 무계정사는 곧 무너지고, 지금은 안평대군의 예언 그대로 그림만 1000년을 남아 전한다. 자하문터널 위 부암동사무소 뒷길을 따라 올라가다 돌계단을 오르면 무계동(武溪洞)이라 새긴 바위가 나타나고, 그 뒤에 정면 4칸, 측면 1칸반의 오래된 건물이 서있다. 주소로는 종로구 부암동 329-1, 서울시 유형문화재 22호인데, 이곳이 바로 무계정사 터이다.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4)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4)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 바뀐 이후 섬 전체는 개발이 가속화되어 민속촌이 아니고선 옛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제주시에서 남서쪽 직선거리로 15㎞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유수암 마을. 제주시와 가까운 거리에 있음에도 해안 일주도로에서 멀리 있는 까닭에 개발이 늦어졌다. 돌로 담을 쌓고, 초가를 짓고, 돌하르방을 만들었던 제주사람들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원래 물이 용출되는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마을 이름이 유수암(流水岩). 마을로 들어서자 샘물이 나오는 공동빨래터에서 동네아낙들이 방망이질을 하고 있었다. 요즘은 집에 거의 세탁기가 있어 빨래하는 모습을 보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마치 잃어버린 시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신기한 광경을 보고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는 기자에게 아흔의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카랑카랑한 강위원 할머니의 말이 떨어진다. “늙은이 찍엉 뭣에 쿠꽝?” 며느리를 집에 들여도 시어머니랑 각자 살림을 할 정도로 생활력이 강한 제주의 여인네들. 허벅(제주방언. 물을 길어 나르는 동이)에 지고온 빨랫감을 물에 헹군 뒤 양손에 잡고 쥐어짜는 손아귀에선 억센 섬여인의 힘이 느껴진다. 예로부터 빨래터는 방망이를 두드리며 삶의 고단함을 해소하는 곳이자 옹기종기 모여 이웃간의 정을 나누며 동네의 이 소문 저 소문을 전하던 곳이다. 한동안 이방인은 알아들을 수 없는 그녀들만의 진짜 사투리 대화로 시끌벅적하다. 마을 정중앙을 흐르는 유수암천에서 내려오는 첫물은 받아서 음용으로 쓴다. 그리고 흘러 내려온 다음 물은 몸을 씻는 데 사용하고 세 번째는 빨래를 하는 데 사용하는데 물쓰는 일을 마치 곡식 아끼듯 한단다. 집과 밭의 둘레에 나지막이 둘러쳐진 전통 돌담은 거친 제주바람을 꿋꿋이 이겨내며 주민들과 수십년 동안 정겨운 동거를 해오고 있다. 돌을 다루는 장인 정신과 돌을 이용하는 삶의 지혜가 녹아 있는 듯 느껴졌다. 대부분의 마을 농가는 감귤을 재배한다. 최근 들어서는 귤값이 폭락해 귤농사를 접고 감자를 재배하거나 목축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단다. 조랑말은 제주의 중산간 지역에서 반야생 상태로 서식하며 긴 세월 동안 제주 환경에 적응하여 온 작은 말이다. 자그마한 체격으로 환경에 대한 강한 적응력과 지구력을 갖고 있어 흔히 제주민에 비유되기도 한다. 마을에는 외지인들도 들어와 산다. 전직 은행 간부 출신인 문주용(60)씨는 새삶의 터전을 관광 마을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펜션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유채도 같이 재배하고 있다. 기존의 유채에 있던 독성을 없앤 개량 유채품종을 키워 마을 전체가 노란 유채물결로 덮이는 꿈을 꾼단다. 원래 제주도에는 한라산 주변에 주택들이 발달하여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4·3사건 이후 마을 전체를 중산간 마을 아래로 이주시키는 바람에 위로는 마을이 거의 없다. 유수암리는 해발 300m 정도의 중산간 마을로서 섬 전체가 개발로 인해 점차 원형을 잃어 가고 있지만 아직도 제주도 특유의 풍물과 마을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돌이 한데 어우러져 ‘제주의 향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유수암 마을. 그곳에선 유구한 ‘탐라 역사’의 숨결과 향기가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사진 글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태백산 용정 ‘으뜸 명수’로

    강원도 태백시가 한국의 명수(名水) 100선 가운데 으뜸 샘물인 용정(龍井)을 명물로 가꿔 나가기로 했다. 태백산 9부 능선인 해발 1470m에 위치한 용정은 남한에서는 가장 높은 곳에서 솟는 자연 샘물이다. 동해 바닷물과 연결된 성스러운 물길이라는 전설이 스며 있는 용정은 해마다 10월3일 개천절 천제의 제수(祭水)로 쓰이고 있다. 특히 가뭄, 홍수 등 기상여건이나 여름, 겨울 등 계절의 변화에도 그 수량이 변하지 않는 신비한 샘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여름에는 무더위와 산행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단숨에 식혀 줄 정도로 물이 차고 한겨울에도 샘물이 얼지 않아 태백산을 오르는 수많은 등산객에게 생명수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태백시는 이 샘물의 수질, 수량, 계절별 평균 수온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일대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등 명실상부한 한국의 으뜸 명수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태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씨줄날줄] 한천작우(旱天作雨) /함혜리 논설위원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007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한천작우(旱天作雨)’를 꼽았다. 맹자의 ‘양혜왕장구 상’편에 등장하는 한천작우는 ‘한여름에 심하게 가물어서 싹이 마르면 하늘은 자연히 구름을 지어 비를 내린다’는 뜻이며 군주의 폭정에 대한 천벌의 의미도 갖고 있다. 양혜왕은 전국시대 7국 중 하나인 위나라의 왕이다.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한천작우’가 좋은 뜻을 담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대권 후보의 한사람으로서 좀 경솔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참여정부 말기의 국정혼란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내년 대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우리사회에서는 맹자를 거론하는 일이 늘고 있다. 그만큼 사회가 혼란스럽다는 것을 방증한다. 맹자가 활동했던 전국시대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나라들 사이에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임금들은 백성들의 삶을 생각하지 않고 전쟁에만 몰두했으며 벼슬아치들은 부귀와 출세만을 위해 온갖 부정과 부패, 사치만을 일삼았다. 전쟁과 흉년으로 들판과 거리에는 굶어죽은 시체들이 널려 있었고 백성들은 먹고 살기 위해 서로 속이고, 죽이는 등 혼란이 극에 달했다. 맹자는 이런 혼란을 극복하는 길은 인의(仁義)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사상은 당시의 많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너무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받아 들여지지 않았지만 후세의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진리의 샘물처럼 받아들여 진다. 깊은 통찰과 논리정연함으로 현대인에게 수많은 사색의 자료를 제공하고 인간과 사물, 사회에 대한 판단과 실천의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 맹자의 사상이다. 그런데 실천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무의미하다. ‘한천작우’의 원전인 양혜왕 편의 불기살인장(不嗜殺人章)은 인자(仁者)에게 천하의 민심이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2007년에는 시원한 빗줄기를 내릴 진정한 지도자가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경제플러스] LG경제硏, ‘내년 경영포인트’ 제안

    환율 불안에 북핵, 대선까지 겹쳐 불확실성이 큰 내년 경영환경을 돌파하려면 기업들이 고객이 동경하는 꿈과 이야기를 상품 개발과 광고, 판촉 등에 접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LG경제연구원은 25일 ‘내년 기업경영 포인트 7가지’라는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불확실한 내년 경영환경을 돌파하려면 ▲꿈을 파는 드림케팅(꿈+마케팅) ▲숨은 고객 발견 ▲시나리오 경영 ▲창의적 기업으로 변신 ▲경영의 시스템화 ▲글로벌 인재확보 ▲품질혁신 등 7가지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연구원은 기업들이 상품 자체를 강조하기보다는 상품에 담긴 의미인 꿈과 이야기를 제공, 소비자와 교감을 유도하고 단순히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상품을 넘어 꿈을 주는 드림케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예컨대 순수와 건강이라는 꿈과 이야기를 담아 마케팅을 펼친 먹는 샘물 ‘에비앙’을 예로 들었다. 제품 차별화에 유리할 뿐 아니라 고소득 시대의 효과적 마케팅 수단이라는 분석이다.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2) 전남 신안군 암태면 당사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2) 전남 신안군 암태면 당사도

    목포에서 직선거리로는 불과 20㎞이지만 뱃길로 2시간30분이 걸려 도착한 전남 신안군 암태면 당사도. 겨울의 찬 바닷바람이 배에서 내린 몇 안 되는 방문객을 종종걸음치게 한다. 면적은 4.38㎢, 둘레라고 해봐야 채 9㎞가 안 된다. 그나마 최근에는 가구 수가 줄어 학생이 있는 가구가 이주해 오면 주택개량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할 만큼 작고 외로운 섬이다. 물이 귀하다 보니 식수도 마을 뒷산 정상부근에 파 놓은 인공저수시설에서 받은 빗물을 사흘에 한번 꼴로 공급받는다. 주요한 생업은 김 양식업. 일제 시대부터 시작한 김양식으로 한 때 “개도 돈을 물고 다녔다.”는 말이 돌 정도로 호시절을 구가했지만 다른 지방의 김양식업이 성행해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시세가 폭락했다. 그러다 보니 빈집들이 하나둘 늘어나 이제 60여호에 주민 120여명 정도만 남았다. 그래도 주소득원은 여전히 김 양식업. 섬 대부분이 김발로 둘러싸여 있다.35년째 김발을 손질하고 있는 이상백(53) 이장은 바닷가의 칼바람을 맞으면서도 김 자랑을 멈추지 않는다.“당사도 김은 전국에서 최고입니다. 다른 곳에선 김이 물에 잠겨서 자라는 부류식이지만, 여기서는 일정한 시간 햇볕을 받을 수 있는 지주식으로 재배해서 맛과 색깔에 있어서 비교가 안 됩니다.” 바닷가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암태 초등학교 당사도 분교에서는 섬에서 유일한 학생인 김정재(12)군이 선생님과 마주보며 대금 연주를 하고 있었다. 성만 알려줄 뿐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는 30대 초반의 오 교사는 “마을 사람들이 학교일에 적극적이고 애정과 관심이 높다. 무엇보다도 학교가 살아 남아야 섬도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학교 발전을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오 교사는 정재군에게 사회성을 길러주고 어휘력을 늘려주기 위해 신문을 읽히고 운동도 함께 한다. 학교는 주민들의 복사나 팩스 이용 및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공동의 사무공간이다. 장래 꿈이 컴퓨터 기술자인 김군에겐 친구가 없다. 그래서 “한 달에 두 번씩 본교가 있는 암태도로 가서 받는 협동수업이 기다려진다.”며 외로움을 표현한다. 최근 신안군은 당사도 분교에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학생이 이주하는 가구에 주택개량 자금을 지원하고, 소득원개발을 위해 8억원을 투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6가구가 지원을 하였고 지금도 계속 모집중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외지인의 발길이 잦아졌다. 마을의 반대편 방죽골에는 이순신 장군이 열두 척의 전함으로 명량해전을 치른 후 팠다는 우물이 있어서 가뭄에도 항상 샘물이 솟았다지만 이젠 제멋대로 자란 잡목으로 찾아갈 길조차 없다. 이름에 모래사(沙)가 들어 있을 정도도 모래가 많은 섬이었지만 과도한 모래채취로 검은 바위가 백사장 위로 흉칙하게 드러나 있어 당사도(唐沙島)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한다. 외로운 섬의 삶은 힘들고 척박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어 온기를 불어넣는다. 청각 장애인이면서도 ‘당사도의 맥가이버’인 부권수(45)씨다. 마을의 농기계나 선박, 가전제품 등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마을에서 김 양식에 사용하는 배도 부씨가 직접 만들었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소소한 민원 때문에 농사와 김양식에 지장을 받지만 “그래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고맙기만 하다.”며 싱글벙글이다. 청각 장애인인 아내와 항상 웃는 얼굴로 사는 그는 나보다 이웃이 먼저이고, 없이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조만간 입주할 도회지 사람들과 당사도 개발계획이 주민들에게 진정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더욱이 내년말 목포∼압해도간 연륙교가 개통되면 20여분 만에 당사도에 이를 수 있다니 도시인들의 거친 발길에 자연 경관이 훼손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 걱정이 기우(杞憂)이기를 바라며 돌아오는 뱃길을 재촉했다. 사진 글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꿈★물살은 계속된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꿈★물살은 계속된다

    |도하(카타르) 임일영특파원|‘꿈은 계속된다.’ 천식으로 콜록거리던 5살때 첨벙거리던 수영장은 그에겐 샘물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시아 3개 봉우리 등정을 마친 그가 서 있는 곳은 넓디 넓은 호수다. 이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곳은 올림픽이라는 더 크고 넓은 바다다. 한국 남자수영의 ‘미래’ 박태환(17·경기고2)이 8일 새벽 하마드 아쿠아틱센터에서 벌어진 도하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결선에서 14분55초03(아시아 신기록)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세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사상 첫 수영 남자 3관왕. 박태환이 새로 고쳐 쓴 한국수영의 역사다. 한국 남자수영은 첫 출전한 지난 1954년 2회(마닐라)대회 이후 66년 방콕대회까지 노메달에 그친 뒤 70년 방콕대회와 74년 테헤란대회에서 조오련이 연속 2관왕(자유형 400m·1500m)에 올랐고, 그 뒤 다관왕은 없었다. 따라서 박태환은 이날 32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수영 최다관왕으로 탄생한 셈. 또 남녀를 통틀면 1982년 뉴델리대회에서 여자 개인혼영 200m와 배영 100m·200m를 휩쓴 최윤희 이후 24년 만이다. 이후 대회 때마다 금메달 고작 1∼2개로 근근이 버티던 한국수영은 박태환의 ‘트리플 골드’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박태환 자신 역시 세계무대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자유형 200m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6개 종목에 출전, 금 3개와 은 1개 동 2개를 챙겨 단일 대회 최다 메달리스트 확정도 유력시된다. 이제 관심은 ‘탈아시아’. 박태환은 자유형 200m와 400m, 그리고 이날 1500m에서 중국의 장린을 내리 따돌린 데 이어 일본의 호소카와 다이스케, 마쓰다 다케시 등을 차례로 제치고 당당히 ‘아시아 지존’의 자리를 꿰찼다. 아시아가 더 이상 그의 무대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더욱이 세계랭킹조차 없었던 자유형 100m에서까지 은메달을 낚아채며 스프린터로서의 가능성까지 발견했다.‘중·장거리 전문’에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성장한 것은 이번 대회를 통해 가장 주목할 대목이다. 박태환 마음은 벌써 베이징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argus@seoul.co.kr
  • [월드이슈] 아동 비만을 잡아라

    |파리 이종수특파원|“비만은 어릴 때 잡아야….” 유럽 주요국의 비만 예방 대책의 고갱이는 어린이에 맞춰진다. 보통 어릴 적 비만이 성인이 돼서까지 계속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아동 비만율이 높은 프랑스가 가장 적극적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고강도의 비만 대책을 발표했다.‘과체중과 비만 예방을 위한 음식물’ 시행령의 핵심은 학교에 청량음료와 고열량 과자를 넣은 자동판매기 설치를 금지한 것. 동시에 음식물 관련 규정도 강화했다. 이전에 의무화됐던 오전 간식을 학교 자율에 맡겼다. 간식 시간에 음료수는 물을 비롯, 설탕이 안 들어간 주스, 지분을 반쯤 제거한 우유를 권장한다. 빵이나 시리얼도 설탕을 넣지 않은 제품을 제공하도록 했다. 냉동 샘물 사용은 적극 권장했다. 이밖에 시행령에는 학교 급식상황 개선, 신체 운동과 스포츠 활동 촉진 방안도 포함됐다. 그리스는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는 어린이들의 먹거리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안으로 다이어트 식품을 추천하고 여름캠프를 운영하면서 패스트푸드의 해로운 점을 교육한다. 영국에서도 어린이를 겨냥한 음식물 광고와 판촉을 엄격히 규제하는 한편, 예방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vielee@seoul.co.kr
  • 괴테, 순수한 동방을 노래했다

    “북쪽, 서쪽, 남쪽이 산산조각 나고/왕좌들은 부서져 왕국마다 떨고 있으니/달아나라 그대여, 순수한 동방에서/옛 족장들의 숨결을 맛보아라/사랑과 술과 노래 더불어/키저의 샘물이 그대를 젊게 하리니.” 독일의 문호 괴테가 쓴 ‘헤지르’라는 시의 한 대목이다. 헤지르는 마호메트가 기원 622년 고향 메카로부터 메디나로 이주해 이슬람의 기원을 세운 사건을 가리키는 아랍어 ‘헤지라’를 프랑스어로 옮긴 것. 괴테는 아랍 문화가 프랑스를 통해 유입됐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프랑스어 번역을 택했다. 괴테는 일찍이 ‘세계문학’을 주창했다. 문학이란 모름지기 각 민족이 지닌 개별성을 존중하는 한편 인류의 보편적이고 우주적인 세계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데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괴테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글을 썼다.‘서동(西東) 시집’(안문영 등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은 괴테의 그런 문학관이 그대로 녹아 있는 세계문학의 모델이 될 만한 작품이다. 괴테는 근대 유럽이 마지막으로 낳은 ‘보편적 천재’, 근대 최고의 교양인으로 불린다. 시·소설·희곡 등 문학 장르에서 뿐만 아니라 해부학·광학·식물학·광물학 등 자연과학 부문에서도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 게르만적이고 현학적인 자만에서 벗어나 세계시민으로서의 시각을 얻기 위해 괴테는 이슬람 세계와 중국은 물론, 한국에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을 기울였다. ‘서동 시집’은 괴테가 중세 페르시아의 시인 하피스의 시들을 읽고 감흥받아 지은 연작시 형태의 시집이다.239편의 시가 12개의 시편으로 나뉘어 묶였다.‘서동’은 유럽과 동양의 세계를 아우른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말. 괴테는 나폴레옹 전쟁 이후 국수적인 민족주의로 인해 유럽이 극심한 분열에 빠진 데 대해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그 때 읽은 하피스의 순결한 시들은 괴테로 하여금 내면의 원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할 만큼 충분히 감동적인 것이었다. 노시인의 눈에 비친 동방 세계는 신과 족장의 권위를 경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자유분방한 시인의 노래를 사랑할 줄 아는 순수의 땅 그 자체였다.‘서동 시집’은 그처럼 젊고 순수한 동방에 대한 찬가다. “존경하는 마음으로/그대의 질문에 답하노라/내가 복 받은 기억력 덕분에/‘코란’이 명한 유언을/고스란히 간직하고/경건한 자세를 지녀/평범한 일상의 해악이/나뿐만 아니라/선지자들의 말씀과 그 씨앗을/소중히 여기는 자들을 건드리지 못하므로/내게 그런 이름을 주었노라.”(‘하피스’중에서) 아랍어로 하피스는 ‘코란’을 완전히 외우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새롭고 낯선 문화를 받아들여 내적인 조화를 이룩하고 민족간의 이해를 도모하려는 드넓은 포용의 정신이 전편에 넘쳐 흐른다. 괴테는 동방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매우 개방적이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마르코 폴로를 비롯해 하피스의 시를 번역한 폰 하머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왜곡된’ 동방수용사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괴테의 이 같은 깨어 있는 의식은 오늘날까지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1998년 유대 출신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 석학 에드워드 사이드가 유대·아랍 민족간의 화합을 위해 만든 오케스트라의 이름을 ‘서동 시집 오케스트라’라고 지은 것도 그 한 예로 들 수 있다. 책에는 괴테가 ‘서동 시집’에 실린 시들의 내용과 문체가 당시 독자들에게 낯설게 비칠 것을 염려해 지은 ‘서동 시집의 더 나은 이해를 위한 메모와 논고’도 함께 실려 있어 관심을 모은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5) 청계천 ‘스프링’

    [거리 미술관 속으로] (5) 청계천 ‘스프링’

    청계천의 상징조형물 스프링(Spring·샘)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작품이다. 공공미술에 팔을 걷고 나선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설치한 첫 작품이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국내 미술계는 “청계천에 웬 인도양 조개냐.”며 시선이 곱지 않다. 청계천을 구경나온 시민들은 스프링 앞에서 “뭘 의미하는 작품인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비평이든 비난이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일단 작품을 아는 게 우선이다. 모양새부터 보면 전체적으로 다슬기를 닮았다. 이 작품을 디자인한 클래스 올덴버그와 쿠제 반 브르겐 부부는 인도양 조개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한다. 거기에 한국적 이미지를 부여했는데, 한복의 옷고름과 보름달의 이미지가 투영됐다. 대체 옷고름과 닮은 구석이 어디냐 싶으면 작품 안쪽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스프링 내부의 꼭대기에서 아래까지 늘어진 붉고 푸른 두개의 리본이 옷고름을 닮았다. 알루미늄 리본은 사슬처럼 얽혀 있는데 우리나라의 생명공학 발전을 상징해 DNA구조처럼 엮었다고 한다. 그럼 보름달은 어디 있을까. 칠흑 같이 어두운 밤에 스프링을 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어둠 속에서 조명이 환하게 켜진 스프링의 둥근 입구는 청계천에 떠오른 보름달 같다. 굳이 상징성을 따져 본다면 스프링은 청계천의 원천이다. 스프링 안쪽에는 이름 그대로 샘이 숨어 있는데, 그 물은 청계광장 바닥의 물길을 따라 청계천과 하나가 된다. 이같은 작품이 도마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제작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탓이다. 열린광장과 어울리지 않게 작가 선정을 포함한 전 과정이 폐쇄적이었고, 제작비도 34억원이나 들었다. 청계천에 한번도 와보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도 마뜩잖다. 그럼에도 스프링은 청계천의 명물이다. 작가의 의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들은 그 샘물에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빈다. 하나의 몸짓이 꽃이 되듯, 조형물에 불과한 스프링이 청계천의 샘이 되어 가고 있는 셈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종교·문화재플러스] 디지로그 시대 목회전략 세미나

    국제제자훈련원(원장 옥한흠)과 팻머스문화선교회(대표 선량욱)는 30일 오후 1시 사랑의교회에서 ‘디지로그(digital+analog)시대-예배부흥과 목회전략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한다. 다일교회 최일도 목사(‘디지털 시대, 아날로그적 영성으로 부흥하라’)의 강의에 이어 최홍준(호산나교회), 박은조(샘물교회), 이찬수(분당우리교회) 목사가 현장경험을 살린 강의를 통해 한국교회의 부흥방안을 제시한다. 젊은층의 교회참여를 부흥시키기 위한 예배문화 콘텐츠 전시회도 있다.(02)541-6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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