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샌들
    2026-07-11
    검색기록 지우기
  • 80조원
    2026-07-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02
  • 학교에서 ‘~님’ ‘~쌤’ 호칭으로 수평적 문화? 교사들 ‘갸우뚱’

    학교에서 ‘~님’ ‘~쌤’ 호칭으로 수평적 문화? 교사들 ‘갸우뚱’

    서울시교육청이 본청과 교육지원청, 일선 학교에서 호칭을 ‘~님’ 등으로 바꾸는 등의 방안을 추진한다. 여름에 반바지와 샌들을 신도록 독려하고 불필요한 의전도 없애는 등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시도된다. 그러나 정보기술(IT)업계 등 기업에서 시행하는 호칭 파괴가 교육 현장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수평적 호칭제 도입’ 등 10개 과제를 담은 ‘서울교육 조직문화 혁신방안’을 8일 발표했다. 혁신방안에는 본청과 산하 교육지원청, 직속 기관, 일선 학교 등 모든 기관에서 구성원 간 호칭을 ‘~님’이나 ‘~쌤’ 등으로 통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교육청은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장과 교직원, 학생들이 ‘~님’ 호칭을 사용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욕설이 줄고 상대를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됐다는 사례를 들고 있다. 본청에서는 간부들이 앞장서 시행하고 교육현장에서는 혁신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실시를 안내해 학생회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주도하는 언어문화개선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시범실시를 할 학교의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름철은 ‘반바지와 샌들’ 기간으로 정해 운영하는 등 복장 자율화를 추진하고, 회의 전 다과와 음료, 명패 등을 없애는 등 불필요한 의전도 줄인다. 건배사 안 시키기, 점심시간 이용하기, 문화회식 등 회식문화도 개선한다. 주52시간 근무제를 맞아 상급자 눈치를 보지 않고 퇴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팀장급 이상은 월 1회 이상 반드시 연차를 쓰도록 하는 등 연차사용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들 방안 중 본청에서 시행할 수 있는 것들은 본청에서 먼저 실시하고, 학교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은 일선 학교에 안내해 자발적으로 확산되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교사는 “온라인이나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님’은 비하나 비꼬는 의미로도 쓰인다”면서 “교권침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선생님’이라는 호칭마저 없애버리면 학생 지도에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확정된 계획이 아닌 방침 수준의 기본계획이지만,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한 혁신 방안을 교육청이 정하고 일선 학교에 안내한다는 것 자체가 수직적인 조직문화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세부적인 계획을 세울 것”이라면서 “호칭 사용 등 구체적인 내용은 각 학교별로 상황에 맞게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겨울에도 핫 뜨거… 동남아에 꽂힌 맥주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겨울에도 핫 뜨거… 동남아에 꽂힌 맥주

    쌀 섞은 라거 위주서 크래프트 유행 소득 증가·새것 선호… 시장 급성장 소규모 양조 허용 베트남 ‘블루오션’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이맘때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샌들을 신고 한량처럼 어슬렁 어슬렁 숙소 주변을 걷다가 얼음을 동동 띄운 맥주나 한잔 시원하게 들이키는 상상, 한번쯤은 해보셨을겁니다. 다행히 우린 비행기를 타고 5시간 남짓만 가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줄 곳에 닿을 수 있습니다. 바로 겨울철 휴가지 1순위로 꼽히는 동남아시아입니다. 덥고 습한 동남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맥주입니다. 대표적인 국가인 태국과 베트남의 맥주 시장 규모만 봐도 이 지역 사람들아 맥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두 국가의 맥주 판매량은 2017년 기준 각각 2080억 리터, 3917억 리터에 달합니다. 특히 태국보다 인구가 더 많은 베트남은 아시아에선 규모가 중국과 일본에 이어 3위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10위권입니다. 맥주가 ‘국민 술’인 셈이죠. 스타일로 분류할 때 동남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가볍고 시원한 맥주는 ‘미국식 부가물 라거’에 속합니다. 맥주에 쌀이 들어갔기 때문인데요. 미국식 부가물 라거란, 맥주에 보리가 아닌 쌀, 옥수수 등의 기타 곡물을 첨가해 저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효모로 발효한 맥주를 뜻합니다. 과거 미국에선 맥주 만들기에 적합한 보리 품종인 두줄보리가 귀했습니다. 대신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쌀과 옥수수를 넣어 맥주를 만든데서 유래한 스타일이죠. 옥수수가 흔한 멕시코에선 부가물 라거 맥주를 만들 때 주로 옥수수를 사용하고 쌀이 풍부한 태국과 베트남 등의 라거는 양조 시 쌀을 애용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맥주에 이 ‘부가물’들이 들어가면 진한 맥아의 맛이 묽어지고 마실 때 입안에 느껴지는 무게감도 가벼워지는 효과가 납니다. 물론 ‘기타 곡물을 넣은 맥주는 진정한 맥주가 아니다’, ‘유럽식 보리 100% 맥주만이 오리지널이다’라고 주장하는 ‘맥주 덕후’들도 있겠지만, 어쨌든 1년 내내 여름인 지역에서 마시기에 이 부가물 라거는 최적의 맥주 스타일인 셈입니다. 얼음 타서 마시는 ‘부가물 라거’가 오랫동안 지배해 온 이 지역에서도 최근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크래프트 맥주 열풍이 동남아 시장을 피해갈 순 없었기 때문인데요. 5~6년 전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이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유로모니터 이오륜 선임연구원은 “새로운 맥주에 대한 욕구가 소득 증가와 맞물려 동남아의 프리미엄 수입 맥주 및 크래프트 시장을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찾은 태국 방콕 수쿰빗 지역의 한 크래프트 맥주 펍은 평일 저녁인데도 늦게까지 현지인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요. 이 펍을 운영하는 한국인 안태영(34)씨는 “태국인 평균 임금을 생각하면 한 잔에 6000원이 넘는 크래프트 맥주는 매우 비싼 술이지만,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방콕 시내에만 3호점을 준비 중”이라고 하더군요. 맥주 맛은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IPA에 커피를 넣은 신선한 시도도 인상적이었고요. 더운 지역이다 보니 크래프트 맥주들도 전반적으로 가벼운 보디감을 가져 마시기도 편하더군요. 놀라운 점은 소규모 양조장이 맥주를 제조해 판매를 할 수 없게 돼 있는 정부의 강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태국인들이 크래프트 맥주를 즐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태국 맥주 시장은 2개의 거대 맥주 회사가 시장을 93% 이상 차지하고 있는 독과점 구조인데요. ‘싱하’를 제조하는 ‘분 라드’ 양조장 규모가 가장 크고 ‘창’ 맥주로 유명한 ‘타이 비버리지 PCL’이 그다음입니다. 소규모 양조장의 외부 유통을 허락하지 않았던 2014년 4월 이전의 한국 맥주 시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수요를 법이 가로막는 현실을 태국의 ‘맥덕’들은 인근 캄보디아와 베트남에 양조장을 지어 맥주를 만들고, 자국으로 역수입하는 방식으로 타파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관계자들은 “소규모 양조 면허에 대한 빗장이 풀릴 가능성은 현재로선 적다”고 하네요. 소규모 양조가 가능한 베트남에서는 국내 크래프트 맥주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호찌민을 중심으로 수십 개의 양조장과 펍이 성업 중인데요. 초창기인 지금은 외국인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국내 맥주 업계 관계자들은 “머지않아 베트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인건비가 싸고, 부동산 등 양조장을 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국내 관계자는 “이미 블루오션 단계를 넘어선 국내 크래프트 맥주 회사들 사이에선 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맥주 비즈니스를 할 때 베트남이 가장 적합한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macduck@seoul.co.kr
  • 미니스커트 입으면 경찰서 못들어가?…아르헨서 논란

    미니스커트 입으면 경찰서 못들어가?…아르헨서 논란

    황당한 '드레스코드'를 시행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한 경찰서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아르헨티나 산루이스주에 사는 여성 플로렌시아는 최근 운전면허증을 갱신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았지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필요한 서류를 챙기지 않거나 면허갱신을 위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문제는 옷이었다. 플로렌시아가 경찰서를 찾은 날 여름이 한창인 산루이스주에선 온도가 40도까지 치솟았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면서 플로렌시아는 약간은 노출이 있는 원피스를 골라 입었다. 신발은 샌들을 선택했다. 더위를 견디기 위한 고육책(?)이었지만 이게 문제가 됐다. 이런 차림으로 경찰서를 찾은 플로렌시아에게 안내데스크에 있는 경찰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라고 입장을 불허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읽어보라면서 손가락으로 데스크에 붙은 안내문을 가리켰다. 안내문엔 이른바 "부적절한 옷을 입은 경찰이나 민간인의 입장을 금지한다"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반바지, 미니스커트, 민소매, 야구모자, 쪼리 등 구체적인 예시까지 친절하게 표시돼 있었다. "입은 옷 때문에 경찰서에 못 들어간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항의하는 플로렌시아에게 경찰은 "벌거벗고 경찰서에 오는 건 말이 되느냐"고 오히려 벌컥 화를 냈다. 그러면서 경찰은 "그런 차림으로 성당에 가는 사람이 있느냐"며 "경찰서를 찾을 때도 최소한 예의를 갖춘 복장을 하고 와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괜히 자신에게만 시비를 거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경찰의 '드레스 코드'엔 예외가 없었다. 플로렌시아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바지를 입고 찾아온 한 남자가 경찰서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가는 걸 목격했다"고 말했다. 플로렌시아는 복장을 이유로 경찰서 입장을 불허하는 건 명백한 차별행위라며 문제의 경찰서를 아르헨티나 연방정부 반차별위원회에 고발했다. 사진=경찰이 붙여 놓은 '드레스코드' 안내문 (출처=플로렌시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진정한 상남자’…달려오는 차로부터 여친 구한 남성 (영상)

    ‘진정한 상남자’…달려오는 차로부터 여친 구한 남성 (영상)

    한 남성이 재빠른 몸놀림으로 여자 친구의 생명을 구했다. 그는 중심을 잃고 질주하는 차의 진로 밖으로 여자 친구를 밀어내 큰 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 데일리뉴스는 하마터면 과속 차량에 치일 뻔했던 한 연인의 아찔한 사고 순간을 공개했다. 지난 10일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에 길을 걸어 내려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포착됐다.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남성과 검은 조끼, 샌들 차림의 여성은 이야기를 하며 나란히 걷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회색 차량이 그들을 향해 빠른 속도로 돌진해왔다.차를 발견한 남성은 반사적으로 여자 친구에게 몸을 돌려 차가 덮칠 1차적 위험을 차단했고, 여자 친구를 부여잡은 뒤 차가오는 길 밖으로 밀어내며 함께 땅에 몸을 던졌다. 회색 차는 그들 바로 옆에 담을 들이받고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질주를 멈췄다.선명하지 않은 CCTV속에는 바닥에 주저앉은 연인이 일어서서 먼지를 터는 동안에도 떨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두 사람은 재빨리 피한 덕분에 심각한 부상이나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차량 운전자 외에 다른 탑승객이 있었는지, 그들도 무사했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다니, 진정한 상남자다”, “그가 먼저 차를 보지 않았다면 그들은 정말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거나 “차가 총알보다 더 빨랐다.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그는 여자 친구를 걱정했고, 행동으로 보여주었다”면서 남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유튜브 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향유고래 사체의 뱃속에서 5.9㎏의 플라스틱 쓰레기

    향유고래 사체의 뱃속에서 5.9㎏의 플라스틱 쓰레기

    인도네시아 해변에 떠밀려 온 고래 주검의 뱃속에서 무려 5.9㎏이나 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나왔다. 남동쪽 술라웨시섬의 와카토비 국립공원은 최근 카포타섬 근처 바다를 둥둥 떠다닌 몸 길이 9.5m의 향유고래 사체의 위에서 115개의 플라스틱 컵(750g). 19개의 강화플라스틱(140g), 4개의 플라스틱병(150g), 25개의 비닐봉지(260g), 3.26kg의 줄 조각들, 고무 샌들 둘(270g)이 나왔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세계자연기금(WWF) 인도네시아 지부의 해양종 보존 코디네이터인 드위 수프랍티는 플라스틱 때문에 고래가 죽었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털어놓은 뒤 “우리가 이 고래의 죽은 원인을 추론할 능력은 안되지만 우리가 본 것은 정말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동남아 국가들에서는 함부로 바다에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2015년 맥킨지 해양보전 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다섯 나라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60%를 바다에 버리고 있다. 비닐봉지는 수많은 해양생물들의 죽음을 불러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6월에는 태국 남부의 해변에 검은고래 주검이 떠밀려 왔는데 비닐봉지 80개가 발견돼 큰 놀라움을 안겼다. 올해 초에는 대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각별한 제재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10년 안에 3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하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해 말 유엔은 매년 대양에 떠다니는 100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해양생물들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경고했다.한편 위 그래픽을 보면 북한이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바다에 함부로 버리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원피스’ 상디·세일러문 ‘턱시도 가면’ 성우 김일 별세

    ‘원피스’ 상디·세일러문 ‘턱시도 가면’ 성우 김일 별세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캐릭터 상디의 한국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 김일이 18일 별세했다. 52세. 한국성우협회에 따르면 김일은 이날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1990년 KBS 성우극회 22기로 성우 생활을 시작한 김일은 애니메이션 ‘지구용사 선가드’의 한불새, ‘달의 요정 세일러문’의 레온(턱시도 가면), ‘원피스’의 상디, ‘강철의 연금술사’의 매스 휴즈 등 주로 미소년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 밖에도 외화에서 윌 스미스, 양조위, 성룡, 아담 샌들러 등의 목소리를 담당하곤 했다. 또 SBS ‘도전 1000곡’,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KBS ‘TV쇼 진품명품’ 등에서도 활약했다. 빈소는 인제대학교 일산 백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0일 오전이다. ☎ 031-910-7444.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미경의 사진 산문] 아름답게, 그러나 ‘발언’하는

    [박미경의 사진 산문] 아름답게, 그러나 ‘발언’하는

    아이는 해안가 바위에서 바다를 향해 몸을 던졌을 것이다. 수면과 공중의 한 지점에 몸이 멈춰 있다. 파란 반바지에 노란 샌들, 신나게 물놀이 중인 여름날의 아이다. 사진 프레임 밖에 있을 바위처럼 개구쟁이 친구들도 주변에 여럿 함께일지 모른다.아이의 옷 색깔만큼이나 분명한 시각적 정보에도 불구하고 직관은 다르게도 작동한다. 아이는 마치 허공으로부터 추락하는 듯 보인다. 수면 위에 그려진 동심원의 중앙이 아이의 몸을 빨아들이는 것도 같고, 표정을 알 수 없는 얼굴 역시 수상쩍다. 멀어지면서 점점 짙푸른 물색처럼 불안이 짙어진다. 이것은 진짜 즐겁게 물놀이 중인 아이의 사진일까? 사진의 배경은 일본의 섬 ‘오키나와’다. 누군가에게는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같은 아름다운 관광섬이고, 누군가에게는 제주도처럼 전쟁과 학살의 상처를 깊이 지닌 섬이다. 이 사진은 사진가 한금선의 ‘백합이 피었다’ 전시작 중 하나다. 오키나와 해변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을 비롯해 길, 바다, 나무, 비행기가 긋고 지난 창공의 흰 빗금,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미군기지의 장벽, 놀이기구, 백합꽃까지…. 사진가는 자신이 선 장소에서 맞바라 보이는 풍경과 대상을 찍었다. 그러나 그녀가 찍은 것은 오키나와의 현재가 아니라 과거의 시간이다. 이 공간을 찍으면서 저 너머의 시간을 찍는 일은 가능한가? 지금 여기의 공간에서 공간이 품고 있는 어느 기억을 사진으로 찍는 일.한금선이 2015년에 처음 그곳을 방문했을 때는 오키나와에 대해 잘 모르고 갔다 한다. 사진을 찍기 위한 목적으로 간 것도 아니다. 다만, 일본의 제주도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관광지로 알려진 해변 곳곳에 미군기지들의 높은 장벽이 둘러쳐진 풍경을 보면서 “시각적으로 또 다른 세계 하나가 더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가라면 누구나 반응할 수밖에 없는 시각적 코드였기에 절로 사진기가 들려졌다. 그러고는 보이는 풍경 이면이 궁금해졌다.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한결같이 ‘발언이 필요한 곳’에서 사진 작업을 해 왔다. 결국 두 번, 세 번 이어진 방문을 통해 미군기지가 세워진 현재를 중심으로 오키나와 학살을 비롯한 참혹한 과거사로 들어갔다. 군사기지가 늘비한 풍경 안에 감춰진 전쟁과 학살의 상처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살아남은 오키나와 주민들의 증언을 통해 변방의 섬인 오키나와의 역사를, 가족이 가족을 죽여야 했던 대학살의 이야기를 들었다. 학살 터들을 다녔고, 생생하게 그려진 오키나와 학살도를 보았다. 지역 사진가들이 남겨 놓은 당시의 기록들을 보면서 사진이 들려주는 증언도 들었다. 온몸으로 들어서 온몸이 아팠다. 이후로 아름다운 관광섬으로서 눈앞에 펼쳐진 오키나와의 지금 풍경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굴절됐다.” 실제로는 바닷물 속에서 헤엄을 치며 노는 중인 아이를 프레임에 담아 셔터를 누른 것인데, 정서적으로는 그 바다로 사라졌을지 모를 누군가를 찍고 있었다. 그러자 눈앞에 펼쳐진 평이한 풍경들이 분절되거나 구부러지면서 그 풍경 안에 내재돼 있던 불안이 함께 찍혔다. 유난히 발달한 사진가 한금선의 통각이 풍경에 개입해 ‘한금선의 오키나와’인 ‘백합이 피었다’를 이룬 것이다. 빛과 색감, 구도 등 물리적으로 아름다우면서, 그러나 ‘발언’하는.
  • 메트로시티, 시그니처 레이어링 프라그랑스 ‘LA ROSA BIANCA’ 론칭

    메트로시티, 시그니처 레이어링 프라그랑스 ‘LA ROSA BIANCA’ 론칭

    데이라이트/문라이트의 2종 선봬.. 레이어링해 특별한 나만의 향 만든다 메트로시티(METROCITY)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플라워 화이트로즈가 프라그랑스로 새롭게 탄생했다.20일 메트로시티가 선보인 ‘라 로사 비앙카’(LA ROSA BIANCA)는 메트로시티를 상징하는 화이트로즈를 떠오르게 하는 프라그랑스이다. ‘꽃의 여왕’ 장미 중에서도 가장 퀄리티가 높은 불가리안 로즈로부터 추출된 천연 향을 담았으며, 데이 향인 데이라이트(DAYLIGHT)와 나이트 향인 문라이트(MOONLIGHT)의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용량은 50ml/100ml이다. 데이 향과 나이트 향을 사용자 각자에게 어울리는 향으로 레이어링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데이라이트는 황금빛 태양 아래 아침의 이슬을 머금은 장미와 같은 향이다. 레몬/베르가못/유칼립투스의 탑노트를 시작으로, 불가리안로즈/바이올렛/오키드의 사랑스러운 미들노트가 은은하게 이어진다. 머스크/시더우드/바닐라가 마지막까지 남아 오랜 시간 고급스러운 잔향을 느낄 수 있다. 문라이트는 짙은 밤 하늘 은은한 달빛이 비추는 듯 관능적인 향이다. 깊이감이 느껴지는 센슈얼함에 강한 여운을 남기는 것이 특징. 하루 일과 후 특별한 자리에서 ‘또 다른 나’를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블랙페퍼의 탑노트에 불가리안 로즈/플럼/오키드가 연결된다. 샌들우드/머스크/바닐라가 마지막을 감싼다. 관계자는 “두가지 버전으로 제작된 라 로사 비앙카는 시그니처 레이어링 프라그랑스”라면서 “프라그랑스 그 이상의 크리에이티브하고 유니크 한 향을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라 로사 비앙카는 메트로시티 매장 및 메트로시티 공식 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데이라이트와 문라이트 두 제품을 50ml세트로 구매할 경우 특별 제작된 패키지에 선물포장된다. 유튜브와 메트로시티 공식 SNS를 통해 라 로사 비앙카의 특별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처음 그대로… 작은 삶들이 모여 있었다

    처음 그대로… 작은 삶들이 모여 있었다

    해발 1650m 위치한 고원 도시 연평균 기온15℃ 반팔차림 여행객 당황 흐몽·자오 등 다양한 소수민족 거주 다낭·하노이와 다른 매력 즐길수 있어얼마 전 막을 내린 아시안 게임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끈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4강에 드는 성적을 거두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우리가 히딩크의 나라 네덜란드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했던 것처럼, 지금 베트남 사람들의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는 최고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에도 타이밍이 있는데 아마도 베트남으로 여행을 가야 한다면 지금이 적기가 아닐까. 뜻밖의 환대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요즘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베트남의 여행지는 다낭이라고 한다.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이 가는지 여름휴가를 다녀온 지인은 강릉 경포대에 다녀온 것 같다는 소감을 농담을 섞어 이렇게 늘어놓기도 했다. “가끔 베트남 사람들이 보이더라구.” 만약 당신이 하노이, 호찌민, 다낭을 이미 다녀왔다면, 그리고 베트남의 매력에 빠져서 베트남에 다시 여행을 가고 싶다면 사파(Sapa)를 권해 드린다. 조금 더 베트남다운 베트남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사파는 베트남 북서부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라오까이(Lao Cai)에서 약 30㎞ 정도 떨어진 도시다. 하노이에서는 380㎞ 정도 떨어져 있다. 1922년에 만들어진 고원도시로 흐몽족, 자오족 등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그들의 독특한 문화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열악한 도로 사정으로 찾는 여행자들이 드물었지만 지금은 도로가 많이 개선되어 접근하기가 쉬워져 다시 주목받고 있다.사파는 좀 춥다. 해발 1650m의 산악지대에 자리잡은 탓이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 15도 대다. 반팔에 슬리퍼 차림으로 사파 버스 정류장에 내린 여행자들은 적잖이 당황한다. 오들오들 떨며 어깨를 감싸 쥔다. 샌들 사이로 삐져나온 발가락은 오그라든다. 이런 여행자들을 위한 옷가게 들이 정류장 근처에 있다. 짝퉁 ‘노스OOO’ 상표를 단 초록색과 검은색 패딩을 잔뜩 걸어놓은 옷가게 주인들이 여행자들을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던진다.여행자들이 사파를 찾는 이유는 다양한 소수민족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이 개발됐다고는 하지만 사파에는 아직도 진짜 모습을 간직한 소수민족 마을이 있다. 대표적인 소수민족은 흐몽족이다. 19세기 중국에서 내려와 사파에 자리를 잡은 이들은 지금도 사파 인구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흐몽족은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과 태국, 라오스 등 여러 나라에 거주하고 있다. 고산지대에 살며 과일이나 약초 등을 재배하고 소, 돼지, 닭과 같은 가축을 기르며 살아간다. 블랙, 화이트, 레드, 그린, 플라워 등으로 명명된 여러 개의 그룹이 있는데 서로 약간씩 다른 관습과 문화를 지니고 있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블랙 흐몽족은 짙은 남색으로 염색된 의상을 입고 원통 모양의 모자를 쓴다. 각반과 같은 정강이받이를 다리에 착용하고 은장신구로 몸을 많이 치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메인 스트리트에는 프랑스식 건물들이 즐비하다. 프랑스 식민시대의 유산이다. 프랑스인들은 남쪽에 달랏을, 북쪽에는 사파를 자신들의 휴양지로 개발했다. 프랑스에 저항했던 게릴라들의 주둔지였던 까닭에 한동안 잊혀져 있던 사파는 1990년대 중반부터 마을 주변에 드넓게 형성된 스펙터클한 자연경관이 외국 배낭여행자들에게 알려지면서부터 관광지로 인기를 얻게 된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이렇게 가혹한 여름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이렇게 가혹한 여름

    평생 처음 여름이 힘들게 느껴졌다. 발이 산적 발같이(산적의 발을 본 적 없으니 정확한 비유는 아니다만) 거칠어졌다. 샌들을 신을 때 남부끄러울 지경으로 우락부락 흉한 발 꼴을 면하자고 양말과 운동화를 신고 고양이 밥을 주러 다녔는데, 발 꼴이고 뭐고 열에 들뜬 눈으로 삼선 슬리퍼에 발가락만 간신히 꿰고 나가곤 했다.혹독한 추위는 악의에 찬 듯이 느껴지는데 혹독한 더위는 가혹한 무심이 느껴진다. 이렇게 더워서야 여름이 좋다는 말도 살 만한 제 처지를 자랑하는 말이 되리라. 이제 에어컨이 생활필수품이 되려나 보다. 벽에 구멍 뚫는 게 싫어서 에어컨을 마다했는데 아무래도 내년엔 에어컨을 들여놓고 여름을 맞아야겠다. 우리 집 노령 고양이들이 날이 갈수록 더 힘들어한다. 이러다 고양이 잡겠다. 나 역시 땀범벅이 돼도 샤워 한 번 편히 못 하는 게 여간 불편하지 않고. 보일러 파이프가 기온에 달궈져 방바닥이 뜨끈뜨끈하니까 둘째 고양이 보꼬가 욕실 타일 바닥에 진을 치고 있다. 생각하면 이놈들한테 짜증이 버럭 난다. 집에 냉풍기 한 대와 서큘레이터 한 대가 있는데, 한 공간에 잘 배치하고 세숫대야에 얼린 물병들을 담아 놓으면 제법 지낼 만하다. 그런데 기껏 최상의 배치를 해 놓으면 딴 방으로 홱 가 버리는 것이다. 입 짧은 손자한테 한 술이라도 더 먹이자고 밥그릇이랑 숟가락 들고 쫓아다니는 할머니처럼 냉방기 일습을 그 방으로 옮겨 놓으면 또 자리를 뜨고. 마음대로 해. 결국 냉방기를 각 방에 나눠 놓았다. 어제 낮은 이번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웠다. 기온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내 체감온도는 그랬다. 방바닥에 누워 낮잠을 자는데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팔뚝에서도 땀이 줄줄 흘렀다. 맥을 못 추고 까무룩 잠들었다가 깨니 저녁이었다. 어쩌면 다른 날도 그만큼은 더웠는데 집에 있지 않아서 몰랐을까. 그랬다면 우리 야옹이들한테 미안하다. (에어컨) 없는 집에서 체온 하나 줄이자고 낮에는 카페에 가 있었는데, 찜통 속에 야옹이들을 두고 나 혼자 시원하게 지낸 것이다. 앞으로 더 더울 건가, 계속 더울 건가. 숨 막히는 공기 속에서 첫째 고양이 란아는 안절부절못하고 자리를 옮겨 다니며 엎드려 있고, 보꼬는 토하고. 우리 이제 어떡하지. 절망과 공포로 처량해져서 쪼그리고 앉아 있는데 폭우가 쏟아졌다. 비가 그친 뒤 우리 동네 고양이들 밥 주고, 아랫동네 고양이 밥을 챙기러 들어왔다가 어제 편의점에서 산 샌드위치를 당장 안 먹으면 버리게 될 거 같아서 먹고 잠깐 누웠는데 또 잠이 들었다. 눈을 뜨자마자 가슴이 철렁했다. 밥 안 주고 잠들어 버렸구나. 이럴 때 곰곰 생각해 보면 이미 준 뒤여서 곰곰 생각해 봤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진짜 아직 안 줬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다 됐다. 허위허위 밥을 꾸려 나갔다. 청량한 바람이 넘실거렸다. 몇 시간 사이에 계절이 바뀐 듯 몸에 닿는 공기가 서늘했다. 집에 돌아와 옥상에 내놓은 욕실용 플라스틱 낮은 의자에 앉았다. 하늘은 회청색, 구름으로 덮여 달도 안 보인다. 바람이 끝없이 불고 건너편 지붕들 너머 숲에서 풀벌레들 합창소리 들린다. 유리문 너머로 방에서는 냉풍기 돌아가는 소리. 새벽 세 시. 야옹이들은 예제서 널브러져 잠들고. 실로 오랜만에 심신이 정화되고 진정되는 좋은 밤이다. 문득 이 시간이 참으로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여기까지가 말복 새벽에 쓴 글이다. 이틀 뒤 폭염이 재개됐고 란아 몸이 나빠졌다. 단순한 열사병인 줄 알았는데, 폐에 농양이 찼단다. 항생제를 쏟아부어도 염증이 안 잡히고 더이상 치료책이 없다고 해서 이제 퇴원시키러 갈 참이다. 두 달 전 병원에 갔을 때 의사 선생님이 특히 옆구리에 솟은 멍울이 불길하다고 했는데, 란아 나이도 많고 하니 칼 대면 사람도 고생이고 고양이 고통도 커질 거라고, 일단 두고 보자고 했다. 내 사는 형편을 우선으로 생각한 의견일 수도 있었는데, 나 편하자고 그대로 따랐다. 아, 에어컨이라도 진작 놓아 줄걸. 란아, 란아, 란아….
  • 디스코팡팡 “여고생, 몸매 죽인다” 멘트 안 하면 망한다?

    디스코팡팡 “여고생, 몸매 죽인다” 멘트 안 하면 망한다?

    “속옷 노출해 아저씨들에게 활력 주자” 심각한 성적 농담·인종차별 발언 난무 DJ들은 “욕설도 친근함의 표시” 항변휴일이던 지난 5일 푹푹 찌는 날씨 속에도 인천 중구 월미테마파크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특히 이 공원의 ‘명물’인 원형 놀이기구 ‘디스코팡팡’이 단연 인기를 끌었다. 탑승객들은 쉼 없이 빙빙 돌며 덜컹거리는 디스코팡팡에서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연출했고, 관람객들은 이를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조종실에 앉은 DJ가 기구 위에서 허둥대는 탑승객들을 향해 성적 농담을 쏟아내자 아이를 데리고 나온 일부 관람객들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의 눈과 귀를 가린 채 황급히 자리를 떴다. DJ는 놀이기구에 탑승한 여고생을 향해 “몸매는 죽이는데 얼굴은 죽이고 싶다. 뒷모습은 레이싱 모델인데 앞모습은 카센터”라며 외모를 비하하는 농담을 던졌다. 또 두 젊은 커플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뒤엉키자 “이게 말로만 듣던 단체전인가. 좋으냐”라며 ‘19금’ 멘트도 서슴지 않았다. 주로 젊은 여성들이 DJ의 입담 타깃이 됐다. DJ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에게 “담요 찾았다며? 안 궁금해. 내가 여기서 여성 치마 600만장을 뒤집었다”고 하는가 하면 “내가 치마 입고 타라고 했나? 아가씨가 직접 탔지. 밑에 있는 아저씨들에게 생활의 활력을 드리자”라고 말한 뒤 기구를 사정없이 튕겨 여성의 속옷 노출을 유도했다. 인종·지역 차별적인 발언도 쏟아냈다. 한 탑승객의 의상을 언급하며 “옷을 개성공단에서 샀나. 함경북도 출신인가”라고 했다. 중국인 관광객에게는 “왜 우리한테 황사를 보내느냐”, “꽃게 좀 그만 잡아 가라” 등과 같은 발언으로 불쾌감을 줬다. 베트남에서 온 탑승객에게는 “한국에서 샌들에 양말 신으면 창피한 거야”라며 면박을 줬다. 지난 6일 찾은 서울의 한 실내 디스코팡팡도 마찬가지였다. DJ는 학생들이 탄 상황에서 거리낌 없이 수차례 욕설을 했고, 여학생을 ‘걸레’라고 부르기도 했다. 한 여중생 일행은 “약간의 욕설을 섞는 것은 괜찮지만 ‘걸레’라는 표현은 심했다”며 불쾌해했다. 발언 수위가 세다는 지적이 많다는 것을 DJ들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할 말이 있다”며 항변했다. 인천 디스코팡팡의 DJ는 “시대가 바뀌었으니 우리끼리 서로 조심하자고 얘기를 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의 멘트도 서비스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탑승하세요. 운행 시작합니다’라고만 말하면 손님이 오지 않을 게 뻔하고, 이곳 상권도 다 무너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한 DJ는 “마치 방송 예능처럼 재미로 하는 것일 뿐 악의를 갖고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그게 불쾌하면 안 타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교수는 “과거에는 농담으로 받아들인 것도 성에 대한 감수성이 민감해지면서 더는 웃어넘길 수 없는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글·사진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문화마당] 여름 돌보기/김소연 시인

    [문화마당] 여름 돌보기/김소연 시인

    옥수수 한 상자가 배달돼 왔다. 시골에서 옥수수 농사를 하는 지인이 해마다 이맘때면 보내주는 선물이다. 상자를 열어 빼곡하게 누운 옥수수들을 꺼내어 다듬으면서 번번이 나는 ‘아, 여름이로구나’ 한다. 옥수수 껍질을 약간 남겨둔 채로 옥수수 한 상자를 한나절을 들여 모두 쪄낸 다음 두세 개씩 나누어 냉동고에 넣어 두고 그때그때 꺼내 데워 먹는다. 냉동고가 옥수수로 그득해지면 여름 한철을 잘 먹고 지낼 것 같은 포만감에 미리 뿌듯해진다. 칼국수집에 들어가 칼국수가 아닌 콩국수를 찾고, 콩물을 한 병 사들고 집에 돌아오는 날이 잦아지는 게 내겐 본격적인 여름이다. 그런 날은 우뭇가사리 가루로 묵을 쒀서 오이를 채썰어 넣고 콩물을 부어 저녁으로 먹는다. 수박을 쪼개 접시에 담아 책상에 앉는다. 메타세쿼이아 숲이 울창한 창문 바깥을 내다본다. 누군가에겐 복숭아로, 누군가에겐 자두나 참외로 다가올 각자의 여름을 상상해 본다. 누군가에겐 팥빙수로, 누군가에겐 소매 없는 셔츠와 반바지와 샌들로, 누군가에겐 물놀이로 여름이 다가올 것이다. 며칠 전에는 술자리에 앉아 있다가 바깥에 나가 길가에 쪼그려 앉았다. 야외에 죽치고 앉아 친구들과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기에 참 좋은 밤이었다. 조금 있으면 논이 많은 우리 동네엔 개구리들이 시끄럽게 울어댈 것이다. 엄마에게 여름은 오이와 열무로부터 시작된다. 오이지를 담그고, 열무김치를 담근다. 비빔밥에서부터 냉국까지, 수많은 변주 속에서 오이지와 열무가 엄마의 여름 밥상을 책임진다. 아삭아삭한 소리가 입안에서 울려 퍼지면, 엄마의 여름은 무더움의 시간이 아니라 시원함의 시간인 것만 같아진다. 여름에는 살림을 더 잘 돌보아야 한다. 빨래를 더 자주하게 되고 빨래는 더 더디 마르고 이불도 자주 빨아야 한다. 음식은 쉬이 상하고 욕실이며 주방을 더 정갈하게 유지하기 위해 집안일에 할애하는 시간도 더 많아진다. 습기도 다스려야 하고 벌레도 다스려야 한다. ‘아 덥다’ 하면서 늘어져 있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지난 일요일엔 집에서 부산하게 여름을 돌보며 하루를 보내다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걸어도 걸어도’가 생각나서 다시 보았다. 옥수수만큼이나 고레에다의 몇몇 영화가 여름을 여름답게 상기시키기에 안성맞춤이다. 한여름에 장남을 잃었던 가족이 기일을 함께 지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이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죽은 장남을 더 찬란하게 기억하고 있는 부모와 주눅이 든 차남의 새 식구들의 만남은 어딘지 껄끄럽다. 기일엔 ‘요시오’라는 사람이 해마다 찾아온다. 죽은 장남이 물에 빠진 이 사람을 구하려다 죽게 됐기 때문이다. 생명의 은인의 기일에 찾아온 요시오가 돌아간 다음 차남은 어머니에게 이제 저 사람을 그만 오게 하자고 말한다. 우리 만나는 걸 괴로워하는 것 같다면서. 그때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을 한다. “그래서 부르는 거야. 겨우 10년 정도로 잊으면 곤란해. 그 아이 때문에 우리 준페이가 죽었으니까. 증오할 상대가 없는 만큼 괴로움은 더한 거야. 그러니 그 아이한테 일년에 한 번쯤 고통을 준다고 해서 벌받지는 않을 거야. 그러니까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오게 할 거야.” 무심한 듯 혼잣말인 듯 내뱉는 어머니의 초점 없는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잔인함으로써 무더운 여름의 속살이 드러나는 듯한 순간이다. 어머니는 그런 눈빛으로 가족들이 모이는 그날에 부엌에서 하루 종일 음식을 만들었다. 감자 샐러드를 만들고 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며 옥수수튀김을 만들었다.
  • 당뇨발, 더워도 양말 신으세요

    당뇨발, 더워도 양말 신으세요

    세균 번식·감염 위험 높아 외부 자극 안 받게 보호해야당뇨병의 합병증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당뇨발’이다. 작은 상처에서 시작하지만 가볍게 생각하다가 발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는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세균 번식이 빨라 더욱 주의해야 한다. 8일 안정태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에게 여름철 당뇨 환자의 발관리법에 대해 문의했다. Q. 당뇨발이란. A. 당뇨병 합병증은 높은 혈당이 몸 곳곳의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면서 발생한다. 당뇨발은 말초혈관질환, 신경병증, 궤양 등 당뇨병으로 인해 생기는 발의 모든 문제를 말한다. 당뇨 환자의 60~70%는 당뇨발을 경험한다. 당뇨발 증상 중에 가장 흔한 것이 ‘족부궤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만 4364명이 당뇨병성 족부궤양으로 병원을 찾았다. Q. 왜 다리를 절단하는 극단적 상황이 벌어지나. A. 당뇨 환자는 신경손상으로 통증, 온도 변화에 둔감해져 상처가 나도 모른 채 방치하기 쉽다. 또 말초혈관질환이 있으면 상처에 혈액 공급이 줄어 다친 부위와 궤양 등 감염증이 잘 낫지 않게 된다. 작은 상처로 시작해도 쉽게 궤양으로 진행되고 감각이 둔해져 방치하는 사례가 많아 절단 수술까지 갈 수 있다. Q. 여름철에 더욱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A. 당뇨발 환자는 평소에도 관리가 중요하지만 요즘처럼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더욱 세심한 발 관리가 필요하다. 더운 날씨 때문에 샌들, 슬리퍼 착용이 늘어 외부 자극에 노출될 때가 많고 고온 다습한 여름 환경 때문에 세균이 잘 번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부 자극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 더워도 양말을 신고 가급적 발을 잘 보호할 수 있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실내에서도 슬리퍼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대신 땀이 많이 날 수 있어 자주 씻고 씻은 뒤에는 발가락 사이를 충분히 말려야 한다. 발을 손처럼 자주 들여다보고 상처가 생겼는지, 색깔은 어떤지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Q. 궤양이 생겼을 때 주의할 사항은. A. 당뇨 환자는 발에 작은 상처가 생겨도 일단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발에 궤양이 생겼을 때 가장 중요한 치료는 죽은 조직을 제거하고 궤양 부위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는 것이다. 만약 궤양이 심해져 손상 부위를 제거해야 한다면 당뇨발 전문가를 통해 궤양의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이 막혔다면 혈관을 뚫어 놓고 정리해야 한다. 혈관을 정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술하면 오히려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혈관이 막혀서 피가 흐르지 않는 상황에서 무작정 상처 부위를 제거하고 꿰매 놓으면 치료가 되질 않는다. 정상적인 신체에서는 병변을 제거하면 말초 혈행이 더욱 풍부해지면서 상처 치유를 촉진하지만 혈관 상태가 좋지 않으면 상처가 더욱 악화하고 더 썩어 들어가는 사례가 아주 많다. Q. 수술을 피하려면. A. 당뇨발 치료의 가장 큰 목표는 가능하면 절단 수술을 피하는 것이다. 설사 발가락이 없더라도 발 뒤꿈치가 남아 있어 두 다리로 딛고 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의 질에 큰 차이가 생긴다. 그래서 당뇨발의 치료는 처음부터 전체적인 통찰을 해서 접근해야 한다. 무릎 주변의 절단술은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무릎 주변의 절단은 이후 활동량 저하, 말초 순환계 변화가 필연적으로 나타나 환자의 생존율이 일부 암에 비견될 정도로 크게 낮아진다. 따라서 당뇨병 초기부터 혈액 순환 상태, 혈당 조절, 신경통 등의 합병증 관리, 감염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진료가 필수적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여름이 두려우셨죠? 구두부터 벗으세요

    [메디컬 인사이드] 여름이 두려우셨죠? 구두부터 벗으세요

    덥고 습할 때 발생하는 ‘여름병’ 빙초산·습진약, 오히려 역효과 부모 발 각질로 자녀들도 감염 발수건·욕실 슬리퍼 따로 써야 초여름에 접어들면서 신경 쓰이는 병이 하나 늘었습니다. 바로 ‘무좀’입니다. 무좀은 5월부터 본격적으로 환자가 늘기 시작해 7월에 최고조에 이르는 전형적인 여름병입니다. 그런데 환자 대부분은 병원을 가지 않고 병을 방치합니다. 치료해도 잘 낫지 않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대로 병을 알면 완치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무좀의 정식 명칭은 ‘발백선증’입니다. 주로 발가락 사이나 발바닥에 들러붙는 곰팡이균의 일종인 ‘백선균’에 의해 생기는 병입니다. 곰팡이균은 덥고 습한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여름에 왕성하게 번식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무좀이 곰팡이균에 의해 발병한다는 건 어린이들도 아는 상식입니다. 문제는 균을 잡는 방법에 대해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식초 고집하다 세균 침투 ‘식초’가 무좀에 특효약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발을 식초에 담그면 곰팡이균 번식을 억제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왜 좋은 약을 놔두고 하필 부작용이 많은 식초를 고집하느냐”고 반문합니다. 식초에 세균이 숨어 있는 각질층을 녹이는 기능이 있지만 동시에 다른 세균이 침투할 공간도 열어 준다는 것입니다. 이주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4일 “식초나 빙초산은 자극성 피부염이나 2차 세균 감염을 일으키기 쉽다”며 “심하면 발가락이 달라붙어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집에 상비약으로 둔 ‘습진약’을 쓰는 분도 있는데 이것도 위험한 행동입니다. 부신피질호르몬 성분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오히려 백선균 번식을 돕는 역효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습진과 무좀은 증상이 비슷해 구분하기 어려운데 병원에서 진균 배양검사를 받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무좀은 재발하기 쉽다고 믿는데 실제로 ‘재감염’ 사례가 많습니다. 특히 가족 사이의 감염 위험이 가장 큽니다. 이 교수는 “무좀 환자의 25~30%는 가족 중 환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본다”며 “가족 감염은 가장 빈번한 감염 경로”라고 지적했습니다. 어린이 무좀 환자의 대부분은 부모의 발에서 떨어진 각질에 의해 감염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환자의 발수건과 슬리퍼를 구분해 사용하고 가족을 위해 적극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위생이 열악했던 과거에 무좀 환자가 많았을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현대에 들어 환자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주범은 ‘구두’입니다. 김범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1950~1960년대에는 무좀 환자가 많지 않았지만 구두와 양말을 신고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감염 위험이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름철에 구두 대신 샌들을 신으면 무좀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어쩔 수 없이 구두를 신어야 한다면 가급적 2켤레 이상 구입해 정기적으로 갈아 신고 신지 않는 신발은 햇빛에 잘 말려야 합니다. 집에 도착하면 바로 발을 비누로 깨끗이 씻고 잘 말린 다음 맨발로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무좀은 50대 이상 중노년층에서 환자가 많습니다.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낮아져 감염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리 항진균제 사용법을 알아 둬야 합니다. 기본적인 치료법은 ‘바르는 약’입니다. 약을 바를 때도 요령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6주 이상 끈기를 갖고 발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증상이 약간 완화됐다는 이유로 치료를 중단하다가 각질층, 발톱 아래에 잠복해 있던 곰팡이균이 다시 성장해 무좀에 시달리는 사례가 많습니다. 각질층이 두꺼워지는 무좀은 치료법이 복잡합니다. 이런 무좀은 먼저 병원에서 각질층을 걷어 내는 치료를 받은 뒤 항진균제를 사용해야 합니다.●발톱 무좀은 먹는 약 사용 필수 근본적인 치료법은 ‘먹는 약’입니다. 김 교수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가장 최단 기간에 무좀을 치료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피부과가 있는 병원을 찾아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을 동시에 처방받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환자들은 먹는 약 사용을 꺼립니다. 간에 해로울 것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개발된 약들은 간 독성 위험을 낮춰 간 질환자가 아니라면 부담 없이 복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발톱 무좀은 바르는 약으로 완치하기가 어려워 먹는 약을 권합니다. 김 교수는 “바르는 약이 발톱 부위에 깊숙이 침투해 곰팡이균을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남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먹는 항진균제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을 함께 사용하면 효과가 가장 좋다”고 밝혔습니다. 가렵다고 긁으면 2차 감염을 일으켜 치료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발에 있던 곰팡이균이 손이나 손톱으로 옮아갈 수도 있습니다. 바닷가에 갈 때는 소금물을 깨끗이 씻는 것도 중요합니다. 김 교수는 “피부 겉면에 소금기가 남아 있으면 삼투압 현상으로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 발을 촉촉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효과가 좋다고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다른 환자가 함부로 먹는 것도 위험한 행동입니다. 김 교수는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안전한 약 복용 방법 설명을 듣고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발렌시아가 75만원짜리 신발 ‘저렴 버전’ 내놓은 자라

    발렌시아가 75만원짜리 신발 ‘저렴 버전’ 내놓은 자라

    스페인의 SPA브랜드 자라(ZARA)가 프랑스 명품브랜드 발렌시아가 신발의 ‘저렴이’ 버전을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자라가 출시한 신발은 발렌시아가가 최근 출시한 495파운드(한화 약 73만원)의 10분의 1 가격인 49.55파운드(약 7만 3500원)에 불과하다. 세부적인 디자인과 소재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자라의 상품은 마치 양말을 신은 듯 끈이 없는 디자인과 밑창의 컬러, 신발의 높이 등 전반적인 디자인에서 발렌시아가의 상품을 연상케 한다. 두 브랜드의 제품 모두 남녀 공용으로 출시됐으며, 발렌시아가는 올해 초에, 자라는 그 이후에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발렌시아가의 상품은 현재 매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여전히 인터넷에서는 뜨거운 인기를 자랑한다. 이러한 사실은 전 세계 패션 마니아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졌다. 일각에서는 언뜻 보면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꼭 닮은 ‘저렴한 발렌시아가 버전’의 상품이 출시된 것에 반가움을 표시하면서도, 디자인 베끼기가 아니냐는 공방도 쏟아지고 있다. 자라가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의혹’이 쏟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영국에서 한화로 약 81만원에 판매되던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샌들과 유사한 디자인의 제품을 4만 5000원에 판매했고, 유명 구두디자이너 마놀로 블라닉의 구두와 유사한 제품은 원래 브랜드보다 14배 저렴한 7만 40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한편 디자인 베끼기 논란 및 저렴한 가격이라는 환영을 동시에 받고 있는 자라는 세계적인 SPA브랜드다. SPA는 자사의 기획브랜드 상품을 직접 제조하여 유통까지 하는 전문 소매점을 뜻한다. 소매점이 정책 결정의 주체가 돼 대량생산방식을 통해 제조원가를 낮추고 유통단계를 축소시켜 저렴한 가격에 빠른 상품 회전을 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42년 만에 잡은 ‘美 살인의 추억’… 그놈은 전직 경찰이었다

    42년 만에 잡은 ‘美 살인의 추억’… 그놈은 전직 경찰이었다

    최소 12건 살인·50여건 강간 피해자 대부분 10~40대 여성 첫 범행 30분 거리 자택서 체포 7년간 경찰 근무… 1986년 잠적 경찰 경험으로 추격 따돌렸을 듯 DNA증거 확보 살인 혐의 기소 42년간 경찰의 추격을 따돌렸던 연쇄 살인·강간범 ‘골든스테이트 살인마’가 붙잡혔다. 그는 전직 경찰이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25일(현지시간) 1970~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최소 12건의 살인, 50여건의 강간을 저지른 용의자 조지프 제임스 드앤젤로(72)를 경찰이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일단 DNA 증거를 확보한 2건의 살인 혐의로 드앤젤로를 기소했다. 골든스테이트 살인마는 1976년 첫 범행을 했다. 그는 당시 남편이 비운 집에 침입해 아들이 보는 앞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했다. 이후 10년간 살인·강간으로 캘리포니아 일대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살인마의 수식어로 캘리포니아의 별칭인 골든스테이트가 붙은 것은 그가 캘리포니아에서만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피해자 연령대는 13~42세였다. 집에 혼자 있는 여성, 자녀와 함께 있는 여성, 남편 또는 연인과 함께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범행 후에는 피해자 등을 살해하기도 했다. 총 120여채의 가옥에 침입했다. 그는 범행 때마다 장갑에 복면을 사용,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1986년 돌연 잠적했다. 살인마가 경찰 출신이라는 사실에 미국 사회는 경악했다. 드앤젤로는 1973~1979년 캘리포니아의 오번과 엑스터에서 경찰로 근무했다. 약국에서 개 방충제와 망치를 훔치다가 적발돼 해고당했다. 경찰은 당시 구입한 약품과 망치를 범행에 사용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살인마가 공격을 시작했을 때 그는 이미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어떻게 사람들을 공격할지 궁리하면서 동시에 경찰이 되는 법을 습득하고 있었던 것”이라면서도 “그가 경찰로 근무하면서 배운 전술, 전략 덕분에 오랜 세월 경찰 추격을 따돌렸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수사 당국은 살인마의 첫 범행 40년을 맞은 지난 2016년 수사를 재개해 결국 검거에 성공했다. 용의자의 장성한 자식들이 이번 수사에 협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하고 5만 달러(약 5500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수사를 지휘한 앤 마리 슈버트 새크라멘토카운티 검사는 “이 일이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는 일과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또한 바늘이 건초더미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어떻게 드앤젤로를 골든스테이트 살인마로 특정했는지 수사 당국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1978년 발생한 2건의 살인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DNA가 드앤젤로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골든스테이트 살인마가 오랜 시간 체포를 피하고 무기류 사용법에 능숙한 점에 비추어 경찰 또는 군 출신이라는 데에 무게를 두고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앤젤로는 지난 24일 오후 첫 범행을 저지른 지역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떨어진 새크라멘토시 외곽의 자택에서 체포됐다. 그의 이웃으로 20여년을 산 케빈 타피아는 “아침 일찍 잔디를 깎는 등 사소한 문제로 이웃에게 소리치기도 했다. 소름 끼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조금 이상한 사람이기는 했다”고 CNN에 말했다. 골든스테이트 살인마에게 1976년 성폭행당한 제인 카슨 샌들러는 “그날 이후로 매일 밤 범인이 붙잡히기를, 강간당하는 꿈을 꾸지 않기를 기도해 왔다”고 NYT에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경찰 6600명 투입하고도 잡지 못하는 日 신출귀몰 탈옥수

    경찰 6600명 투입하고도 잡지 못하는 日 신출귀몰 탈옥수

    일본의 한 교도소에서 탈옥 사건이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난 가운데, 무려 6600명의 경찰이 투입되고도 탈옥수를 찾지 못하자 경찰이 사과의 뜻을 밝히기에 이르렀다. 재팬타임스 등 현지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탈옥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8일 오후 7시, 일본 중부 마쓰야마 교도소다. 절도죄로 교도소에 들어온 탈옥수는 히라오 다쓰마(27)이며, 그가 교도소 내 작업장에서 자취를 감춘 뒤 교도소 인근 동네에서는 “차가 없어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다쓰마가 복역 중이던 곳은 ‘담 없는 교도소’로 유명한 인권 교도소로, 강화도만한 섬에 있다. 다쓰마가 탈출한 뒤 현지 경찰은 섬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섬과 본토를 잇는 길을 곧바로 차단하고 검문했지만 소용없었다. 다만 이후 다쓰마가 남긴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남의 차에 들어가 현금 9000엔(약 9만원)을 훔치거나, 다른 사람의 샌들과 스마트폰, 지갑을 훔쳐가는 등 도둑질이 이어졌다. 교도소가 있는 동네에 사는 사람의 차를 훔쳐 가려다 실패하기도 했는데, 차량 옆에는 ‘차 좀 빌릴게요’라는 손편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섬을 완전히 차단했으니 본토로 건너가지 못했다는 사실만은 자명한데, 문제는 아직까지 현지 경찰이 탈옥수의 ‘숨바꼭질’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약 열흘 동안 젊은 탈옥수 한 명을 잡기 위해 투입된 경찰 인원만 6600명에 달한다. 무려 6600명의 경찰이 나섰지만 탈옥수 한 명을 잡지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의 무능함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결국 요코 카와카미 법무성 장관은 “이번 사건이 해당 지역 주민들,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매우 유감스럽게 느낀다”고 사과했다. 여전히 섬에 갇혀 있을 탈옥수 한 명에 대한 수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제의 ‘담 없는 인권 교도소’가 1961년 개소 이래 57년 간 총 20명이 탈출했다는 점에서 해당 교도소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리뷰]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에는 홍상수와 술, 그리고 김민희가 있다

    [리뷰]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에는 홍상수와 술, 그리고 김민희가 있다

    (*본문에 영화의 줄거리가 포함돼 있습니다) “술, 술, 술. 술 아니면 그런 일 없었어. 살면서 하는 95% 실수는 술 때문이야 정말.” “한심한 사람 같으니라고. 젊은 여자한테 하룻밤 취해 넘어가서…” 홍상수 감독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가 베일을 벗었다. 17일 오후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가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국내에선 처음으로 상영됐다. 이번 작품 역시 그간 홍상수 감독 영화가 그랬듯 ‘술’과 ‘여자’가 극을 이끌었다. ‘영화감독’ 역시 극 중 한 인물로 그려졌다. 전반적으로 영화 곳곳에 깔린 자조 섞인 대사가 실웃음을 나게 했다.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는 개봉 시기로 따지면 김민희와 홍상수의 4번째 영화다. 촬영 시기는 두 사람의 첫 작품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이후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2016년 6월쯤 촬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불륜 사실이 알려지기 전 이미 두 사람은 ‘클레어의 카메라’를 찍었다.  “내 꼴이 이상해.” -소완수 (극 중 영화감독, 정진영 분) “한심한 사람 같으니라고.” -남양혜 (장미희 분) 영화 속 등장하는 대사다. 극 중 영화감독으로 등장하는 소완수(정진영 분)는 홍상수 감독과 거의 닮아있다. 김민희를 만나기 전 살찌고, 덜 세련됐던 홍상수 감독이 영화에 그대로 나타난 줄 착각할 정도였다. 그의 차림새와 말투, 술을 삶의 대부분에서 즐기는 애주가적 면모까지도 소완수와 홍상수는 한 인물처럼 오버랩 된다. 헤어스타일을 비롯해 홍 감독이 즐겨입는 셔츠, 심지어 샌들까지도 영화 속 소완수는 홍상수처럼 생겼다.극 중 감독인 소완수는 영화배급사에서 일하고 있는 전만희(김민희 분)와 칸 영화제에 출장 중 술에 취해 하룻밤을 보낸다. 이를 알게 된 소완수의 오랜 연인이자 배급사 대표 남양혜(장미희 분)는 만희를 가차 없이 해고한다. 명확한 해고 사유도 주지 않는다. 그저 ‘부정직하다’는 말만 반복해 늘어놓는다.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에 만희는 칸에서 더 머무를 이유가 없지만, 싼값의 티켓은 한국으로 더 일찍 돌아갈 수도 없게 한다. 이 때문에 일없이 칸에 남은 만희는 이곳저곳을 유유자적 돌아다닌다. 그 길에서 파리에서 온 클레어(이자벨 위페르 분)를 만난다. 클레어는 카메라와 파란색 작은 가방만 들고 칸을 누빈다. 그곳의 모든 사람과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클레어의 카메라에 만희는 ‘예쁜 단골’이다.만희와 클레어는 서로 찍고 찍히며, 칸의 곳곳을 둘러본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삶과 가치를 나눈다. 영화는 인물들의 엉켜있는 속사정을 우습게 만들 정도로 더할 나위 없이 평온한 칸의 경관을 비춘다. 그래서 극 중 인물들이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실 만큼 괴로워하고, 주머니 속 담배를 연신 꺼내 물며 답답해해도, 관객은 인물들 사정에 크게 동요되질 않는다. 크게 특별할 것 없는, 밋밋한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그리는 홍 감독의 그간 영화들과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만희가 결코 ‘나(관객)’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 ‘만희는 김민희’라는 현실 속 상황이 극에도 그대로 묻어있기 때문일는지도 모르겠다. 만희와 소완수, 만희와 남양혜, 만희와 클레어. 만희가 걷고, 만나는 이들의 순간은 영화에 아주 ‘정직’하게 담겼다.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것을 아주 천천히 다시 쳐다보는 겁니다.” -클레어 대사 中 극 중 대사인 “모든 것을 아주 천천히 다시 쳐다보는 것”과 같이 메가폰을 잡은 홍상수 감독의 애정 어린 시선은 오롯이 만희(김민희)에 집중돼 있다.“싸구려 호기심의 대상이 돼서 좋은 게 뭐야. 넌 너무 예뻐. 아무것도 안 해도 예뻐” “네가 가진 그대로 살아. 뭘 홀리려고도 하지 말고” “넌 영혼이 예뻐. 당당히 살아라” -극 중 소완수 대사 中 만희를 아끼는 마음이 느껴지던 이 대사들도 완수의 입을 빌렸을 뿐, 김민희에 대한 홍 감독의 애정 그 자체였다. 논란 속에도 영화는 계속된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 후’, ‘클레어의 카메라’에 이어 올해 개봉 예정인 ‘풀잎들’까지. 지난해 열린 칸 영화제에서 ‘클레어의 카메라’는 상영 후 30초 동안 기립 박수를 받았다고 했지만, 국내 관객은 어떤 시선으로 영화를 만날지. 68분 러닝타임 내내 마음이 걸렸다. ‘클레어의 카메라’. 오는 25일 개봉. 68분. 15세 관람가. 사진=영화 ‘클레어의 카메라’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부산 대표 신발브랜드 9개사 선정...부산신발 육성 나서

    부산 브랜드 신발 육성사업이 추진된다.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 신발산업진흥센터는 ‘2018 부산브랜드 신발 육성사업’ 대상으로 지역 신발업체 9개사를 선정하고 기술개발 및 사업화 등을 지원한다고 9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해마다 부산지역 신발업체 5개사를 선정해 지원해왔으나 올해는 젊은 아이디어로 창업한 스타트업 4개사를 추가로 선정했다.이들 업체에는 최대 5000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된다. 지원업체로 선정된 이너스코리아의 ‘케이아이’는 신규 가공기법과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다용도(일상화 및 샌들) 기능과 계절성(여름 및 겨울)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조립신발’을 개발한다. 하백디자인연구소의 ‘꼬맘슈’는 LED 빔 캐릭터를 이용해 아동에게 걷고 싶은 흥미를 유발하는 스마트 기능을 갖췄다. 보스산업의 ‘엘라숍’은 낙상방지 기능과 통증 완화 기능을 구비한 고령자전용 신발이다. 나노텍세라믹스의 ‘스티코’는 잘 미끄러지지 않는 고기능성의 암벽화를 개발하고 포즈간츠의 ‘포즈간츠’는 기존의 정형화된 신발 디자인의 틀을 깨고 젊은 소비자를 위한 신개념 스니커즈를 만든다. 스타트업지원과제 선정 기업은 총 4개사로 메트레이드코리아는 가볍고 잘 미끄러지지 않는 스트리트화 ‘박스앤콕스’를 개발하고 팀스티어는 한국의 멋을 담은 신발브랜드를 제작한다. 브랜드비의 ‘라라고’는 온도 변화에 따라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기능을 유지하는 어린이 신발을 만들고 비와이에스의 ‘바이디바이’는 자동차를 모티브로 한 스니커즈를 개발한다. 스타트업 지원 기업은 종업원 수 1∼2명,창업 1∼2년 미만이 대부분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엠비의 추억/홍지민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엠비의 추억/홍지민 사회부 차장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게 된 지 20년도 넘었지만 대통령이나 훗날 대통령이 된 사람과 직접 마주쳐 본 경우는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처음은 2002년 7월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여운과 효순이·미선이 사건의 비통함이 교차하던 때였다. 당시 MB는 서울시장 임기를 막 시작한 터였다. 그날 오전 시 간부들과 첫 정례회의를 가졌다. 여름 수방대책을 꼼꼼하게 따져 묻던 모습이 생각난다. 시장으로서 첫 인상은 괜찮았다.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그날이 여전히 생생한 것은 오후 늦게 있었던 일 때문이다. 한국을 월드컵 4강에 올려놓은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주는 행사가 시청에서 열렸다. 국민 영웅 ‘희동구’가 온다는 소식에 시청 바깥은 시민들로, 안은 시청 직원들로 붐볐다.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기자들과 시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진 행사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마지막에 돌발 상황이 생겼다. MB가 “내 아들인데…”라고 말하며 돌연 한 청년을 단상으로 불러 올렸다. 이시형씨다. 요즘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된 문제의 다스에 입사하기 훨씬 오래전의 그였다. 영국 명문 축구단의 유니폼을 걸쳤다. 반바지에 샌들을 끌었다. 껌도 씹었다. 히딩크 감독과 환하게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인도 받았다. MB 사위도 단상에 올랐다. 대기업 팀장이랬다. 그나마 양복은 입었다. 올해 한국타이어 대표이사가 된 조현범씨다. 곳곳에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가족 행사로 착각한 거 아냐?” MB를 다시 만난 건 반 년 뒤 이듬해 1월이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이 열렸다. MB는 200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출판기념회를 열며 불법 홍보물을 대량 배포하고 자신의 저서를 불법 기부했다며 선관위가 고발한 사건이었다. 검찰은 여섯 차례나 소환을 통보했다. MB는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 업무상 이유를 댔던 것으로 기억된다. 공소시효에 쫓긴 검찰은 MB를 조사도 하지 않고 재판에 넘겼다. 워낙 이례적인 일이라 ‘눈치보기’라는 뒷말도 나왔다. 기소된 지 한 달 반 만에 MB는 30여명을 대동하고 법정에 나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변호인 중 한 명이었다. 첫 재판은 오래 걸리지 않는 게 보통인데, 그날은 예외였다. 검찰 측 신문 강도가 높았다. MB는 좋게 말하면 꼼꼼하게, 부정적으로 말하면 꼬박꼬박 훈계하듯 반박했다. 요는 출판기념회는 선거운동이 아니며 출판기념회 일은 고향 후배에게 일임했기 때문에 불법적인 일이 있었어도 자신은 지시하지도 않았고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요즘과 겹치는 모습이다. 검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했지만 법원은 결국 무죄 판결했다. 2018년 3월 14일. 긴 시간이 흘렀다. 다시 MB를 유심히 지켜보게 됐다. 이번엔 TV를 통해서다. 마음 아팠다. 개인적인 연민은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또다시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된 그 자체에 비애를 느꼈다. 불타오르는 숭례문을 새벽까지 지켜보며 가슴 한구석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통령 자리는 독이 든 성배인가. 언제까지 우리는 반복되는 비극과 마주해야 하는가. 위정자, 그리고 그 가족, 주변 사람들의 마음가짐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통령이 되었으니 이 정도는 해도 괜찮겠지’가 아니라 ‘대통령이 되었으니 이러한 일은 결코 하지 말아야지’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 icar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