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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10·4선언과 한반도 평화/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10·4선언과 한반도 평화/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07년 정상회담의 시작은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어간 것으로 시작됐다. 비공식적으로 남북 밀사들이 넘나들었을 38선.1989년 평양축전을 마친 뒤 가냘픈 여대생 하나가 힘들게 걸어 내려온 그 선. 노무현 대통령은 전 세계의 기대와 호기심 어린 시선을 끌어모은 채 한걸음으로 성큼 넘어갔다.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비행기를 이용하여 방북했던 것보다 통일에 그만큼 더 가까워진 것 같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기간에는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다.10월3일 6자회담의 합의문이 그것이다. 단순하고 통상적인 합의문이 아니다. 북핵문제와 북한체제의 인정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풀었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북한은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핵시설의 불능화를 완료하기로 했다.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해 나가고 일본은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시키기로 했다. 게다가 나머지 5개국이 북한에 중유 100만t 상당의 경제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은 모든 문제의 선결조건이다. 지난 9월 APEC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핵이 폐기되면 자신의 임기 안에 북한과 종전협정을 체결하고 북·미수교와 평화협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것은 북한이 10년이 넘게 핵을 통하여 얻고자 추구했던 것이다. 먼 길을 돌아 양측이 확보하고 싶은 것을 달성하게 된 셈이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정점은 본항과 별항으로 구성된 10개항의 합의문 작성이다.2000년의 6·15 남북공동선언이 돌파구를 마련하고 얼개를 짠 것이라면 2007년의 10·4 남북공동선언은 자세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한 것이다. 처음 2007년 정상회담이 발표됐던 8월에 예상했듯이 항구적인 평화체제의 정착과 지속적인 경제협력에 큰 성과가 확인된다.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키고 서로 적대시하지 않으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켜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하기로 했다. 이에 기초하여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 연내에 비핵화 프로세스가 종결되면 한반도 어느 곳에서든 남북한과 미국 및 관련국이 평화협정까지 체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정치논리에 의하여 휘둘려왔던 남북의 경협문제도 안정궤도에 오르길 기대해 본다. 샌드위치 신세를 돌파할 한국의 경제를 위해서나 낙후한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해서나 다가올 통일한국에 이롭고 경사로운 일이 될 것이다. 하루빨리 백두산 직항로를 개설하고 경의선도 복구하자.2008년 북경 올림픽에는 기차타고 단일팀을 응원하러 가고 유럽으로 뻗어가자. 앞으로 1년 동안은 남북의 관계 장관, 총리, 정상의 회동은 물론 북·미의 정상도 만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자주 만나다 보면 건배사에서 무슨 말을 했네, 방명록에는 어떤 용어를 썼네, 김정일 위원장이 행보가 어떻네,2000년과 다른 것은 뭐네 하는 입방정은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정상회담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요, 이미 남북 간에 왕래가 잦아지면서 국민들에게는 익숙해진 것이다. 오히려 걱정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 뒤이다. 이라크 전쟁으로 부시 대통령의 인기도 바닥이며 임기가 1년여밖에 안 남았다.2008년 미국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부시의 북·미수교 정책은 돌이킬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남북정상회담 기간동안 딴전을 피우고 부시와 면담을 비공식적으로 추진하다 망신만 산 한나라당이 변화하는 한반도 문제에 어떻게 보조를 맞출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2007 남북정상선언] 경협분야=남북경협 궤도에

    [2007 남북정상선언] 경협분야=남북경협 궤도에

    남북정상회담 의제 설정에 관여했던 정부 관계자는 4일 “공동선언문에 경제협력 분야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2000년 ‘6·15 합의문’에서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해 신뢰를 다져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것에 비하면 매우 괄목한 만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부족한 것을 서로 주고받는 ‘유무상통의 원칙’과 민족내부협력사업의 특수성을 전제로 ‘우대조건과 특혜를 우선적으로 부여한다.’고 명시한 것은 사실상 ‘대북 마셜플랜’의 밑그림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물론 경협사업을 위한 재원조달이나 시기, 자원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 북한의 에너지난 해소를 위한 전력 송·배전 문제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남북 경협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사실 남북 경협문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북핵 문제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할 때 미 백악관은 “개성을 넘어서는, 추가적인 경협은 곤란하다.”고 공공연히 제동을 걸었다. 북한은 신의주와 나진·선봉지구 특구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으나 관심만큼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신의주는 중국의 동북3성 개발과 경쟁관계에 있고 나진·선봉은 일본인 납치문제 등으로 일본의 자본을 유치하지 못해 사실상 모두 실패했다. 게다가 두 곳 모두 인프라 투자가 부족했고 특구 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인 배후도시도 없었다. 전면적인 개방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피폐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남한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 역시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경제’에서 탈출하기 위한 대안의 하나로 북한을 선택해야 했다. 양측의 실리가 맞아떨어져 선언문에서 나타났듯이 평양과 서울을 잇는 동선에 경제특구 활성화를 모색하게 됐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해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한 것은 서해상에서의 충돌을 억제하려는 상징성도 있지만 개성공단을 경공업제품 생산기지로 발전시키려는 현실적 복안이다. 해주∼개성∼인천으로 이어지는 경공업 삼각지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해주는 수출전용공단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해주는 북한의 해군 전진기지가 있는 군사요충지로 북한이 개방에 난색을 표했던 지역이다. 따라서 이번 합의는 남북이 군사요충지 개방(안보)과 경협 연계라는 새로운 해법을 찾았다는 의미를 갖는다. 해주는 해주세멘트공장과 10월2일청년제련소 등 중공업 시설이 들어서 있어 공단조성에 유리한 면도 있지만 개성보다 노동력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또한 남포는 조선협력단지의 기능뿐 아니라 평양이라는 배후도시를 겨냥해 농업과 보건·의료, 생필품 등을 제공하는 산업단지로 활용할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기회다. 백두산∼서울 직항로 개설 역시 동북아 관광수요에 맞춰 관광레저 종합개발특구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원산 남쪽의 안변에 조선단지를 세우는 방안은 국내 조선업체들에는 환영할 만한 내용이다. 해외 수주량이 폭증,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인건비와 부지난 등으로 선박의 몸체를 중국 현지 공장에서 조달한다. 하지만 안변에 조선단지가 들어서면 북측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일본 자본을 유치하는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이 철도와 고속도로 개보수에 합의한 것은 경제특구의 성공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의식해서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통일국제협력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특구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해외의 관심을 유인하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인프라 개발이 최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북한내 철도·운송 부문의 개보수는 남한의 교통·물류망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에 이르는 물류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성∼신의주간 철도를 보수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응원단을 보내려는 것도 이같은 복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인프라 건설 등에는 초기 개발자금이 많이 드는 반면 회수 기간은 길다는 점이다. 따라서 국내에선 자칫 ‘퍼주기식’ 찬반 논쟁이 재연될 수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북한에 다녀온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남북 경협 관련 재원은 주로 민간 투자와 주변국들과의 국제협력을 통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남북이 경제특구를 추진하되 투자유치 설명회 등을 통해 북한의 대외신인도를 높여 외자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1. SOC 북한은 열악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관심을 갖고 있다. 남한도 SOC 투자는 미래의 통일 비용을 미리 지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큰 부담이 없다. 따라서 SOC투자는 철도와 도로, 항만시설 확충에 모아지고 있다. 먼저 선언문 5조에 나타난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경의선 철도 개보수 작업이 선행될 가능성이 높다. 코레일은 이철 사장이 와봐야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경의선을 통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북응원단 수송은 별도의 투자 없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경의선 개·보수작업은 중·장기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개성에서 신의주간 선로를 문산∼개성구간처럼 개·보수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낡은 교량을 교체·보완하거나 전선교체, 부분적인 선로 보수 등의 작업이 선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코레일은 이미 올림픽열차 운행 계획을 마련, 추진해오고 있으며 개성∼신의주간 철로 개보수 없이도 운행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철도 신호체계와 무전시스템이 달라 남쪽기관사가 기관차를 직접 몰고 가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안변과 남포항에 조선협력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4일밤 전화통화를 통해 “당장 조선소는 어렵고 선박 블록공장을 검토중”이라면서 “배 수리 공장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남포 영남 배 수리 공장에 투자를 확대하거나 별도 공장을 짓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은 선박블록공장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해양조선은 남포와 안변의 장단점을 놓고 고심했으나 남포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포는 북한의 배 수리 공장이 있어 대우조선이 조선소나 선박 블록 공장을 짓기가 수월하다. 북측도 이 공장의 근대화에 애착을 보이고 있다. 남 사장은 지난 5월 이 공장을 방문해 투자의 적격성을 살펴봤다. 하지만 주변의 인프라가 열악하고 수심이 얕은 게 흠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미현기자·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2. 자원개발 자원 개발은 함경남도 단천 특구의 지하자원 개발과 신안군 석회석 개발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남북 당국간에 단천특구를 공동 개발하기로 정상회담 전에 이미 합의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광물 매장량은 마그네사이트 40억t, 아연 2110만t으로 추산된다. 사업 주체인 광업진흥공사(광진공) 조사단이 지난 8월 현지 답사까지 마쳤다. 이달에 2차 현지 조사를 나갈 방침이다. 석회석 광산 공동개발 프로젝트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한호 광진공 사장은 지난달 북한을 방문해 황해남도 신안군의 석회석 광산을 공동개발키로 합의했다. 정상회담 공식 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 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부 계획을 밝힐 계획이다. 석유자원 개발도 관심거리다. 정상회담 선언문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올초 대형 유전이 발견된 중국의 보하이만 근처의 북한 서해유전 개발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신의주·남포 앞바다인 서한만, 원산 앞바다인 동한만 등에 50억배럴 안팎의 석유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해서다. 그러나 산업자원부의 실무팀은 “서해유전 공동개발과 관련해 진척된 논의가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혀 주요 의제로는 다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한강 하구의 골재사업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만성적인 골재난에 시달리는 국내 건설업계는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 한숨 돌리게 됐다. 준설 사업이 진행되면 강물 수위가 1m 낮아져 북한으로서도 골칫거리인 수해를 예방할 수 있다.‘윈·윈’ 사업인 셈이다. 산자부는 한강, 예성강, 임진강 등 한강 하구의 골재 부존량을 10억 8000만㎥로 추산했다. 이는 수도권 연간 골재 수요량(4500㎥)의 24배다. 앞으로 20년 이상 수도권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는 얘기다. 산자부측은 “이를 북한 바닷모래 가격으로 환산하면 28억달러(2조 5000여억원) 상당의 가치”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강 하구 모래는 바닷모래를 세척하는 해사가 아니라 질높은 강사라는 점에서 국내 건설업계는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3. 농어업·환경 농어업·환경 분야에서도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알찬 열매를 수확했다. 실현 가능성이 높아 짧은 시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 많다. 남측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얻고 북측은 ‘경제 갈증’을 해소하는 최적의 ‘윈·윈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먼저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조성을 통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 가운데 일부를 ‘남북 공동어로수역’으로 설정한 부분이 눈에 띈다. 정부는 이곳에서 남북의 어민들이 함께 조업하며 이익을 나누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남북간 긴장완화를 꾀하고 제3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방지함으로써 남북간 공동 번영의 기반을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NLL 인근에서 우리 어민들의 골머리를 썩게 했던 중국어선의 불법 ‘싹쓸이 조업’이 철퇴를 맞게 될 전망이다. 특히 연평도 꽃게 잡이 어민들은 씨가 마르다시피 한 연평어장에서 북측 어장으로 어로를 확대해 어획량 확보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조업으로 어족자원이 고갈될 가능성이 커 ‘쿼터제’ 등을 통한 어획량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농업협력 사업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남북은 농업협력 활성화를 위해 2005년 8월 1차 이후 중단된 남북농업협력위원회를 조기에 개최하기로 했다. 정부는 “시범농장 운영, 종자개발·처리시설 지원 등 기존 합의사항을 이행하면서 남측의 자본·기술과 북측의 토지·인적 자원을 결합해 북측의 식량난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해 온 ‘남북 공동협동농장’ 건설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정부는 개성공단 배후지역 등에 ‘시범협동농장’을 우선 조성한 뒤 한국농촌공사 등 정부가 직접 나서 ‘농업특구’ 사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밖에 남과 북은 자연재해 방지를 위해 산림녹화ㆍ병충해 방제 등 남북 공동대응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권 확보와 연계된 북한 지역의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한 대규모 조림 사업이 검토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4. 문화·체육·관광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서울∼백두산간 직항로 개설에 합의함에 따라 지금까지 중국으로 우회해 중국측의 장백산까지밖에 오를 수 없었던 백두산 관광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그러나 관광업계에서는 이같은 합의가 당장 백두산 전면 개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강산 관광처럼 국내 주관사를 지정, 지역을 제한해 여행을 허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강산처럼 제한적인 개방이 유력하나 민족 내부의 합의에 따른 것인 만큼 백두산과 개마고원이 개방 대상에 포함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직항로가 개설될 경우 북쪽의 혜산과 삼지연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혜산은 백두산과 가까워 많은 이점을 안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그러나 당장 백두산 개방이 실현되기에는 절차상의 어려움이 적지 않다. 정부 차원에서 항로 개설에 합의한 뒤 기준 항로와 항공사를 선정, 취항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며 금강산처럼 주관사가 북측과 합의를 거쳐 따로 여행 상품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정기윤 대리는 “이 직항노선을 국내선으로 보느냐 국제선으로 간주하느냐에 따라 경비는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만약 국내선으로 정리된다면 왕복 기준 항공료는 제주도와 비슷한 선에서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남북 정상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남북 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이용해 참가하기로 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백두산까지의 철길 관광도 가시권에 들었다는 게 관광업계의 시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강산 관광을 시행중인 현대아산측은 “2005년 7월에도 백두산 관광을 남북이 합의, 도로까지 닦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성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두산∼서울간 직항로가 개설되더라도 삼지연공항의 활주로를 보수해야 하는 만큼 백두산 취항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백두산 관광은 4∼9월까지만 가능해 실질적인 관광은 일러야 내년 4월이 될 전망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노 대통령 오찬 발언요지

    정상회담이 세계에 주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한반도가 더 이상 말썽의 지역, 불안의 지역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오전에 숨김 없이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분명하게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긍정적인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서, 미래 위한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서 합의했습니다. 논쟁이 따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솔직히 벽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남측은 신뢰하고 있는 사안에 북은 의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불신의 벽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개혁 개방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 그렇습니다. 어제 김영남 위원장과 면담에서도 그렇고 오늘 정상회담도 그렇고…. 속도에 있어서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많은 장애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개성공단의 경우 우리식의 관점이, 북이 볼 때는 남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역지사지하지 않은 표현입니다.‘개성공단의 성과를 얘기할 때도 역지사지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오전에 수행원들이 7개 분야에서 유익한 대화를, 많은 얘기를 나눴으리라 봅니다. 성과가 없더라도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자는 합의를 이룰 수도 있었으리라 봅니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 한국경제가 샌드위치에 끼어 있으니까 우리의 마음이 급하지요. 중국 물리쳐야 하고, 일본도 물리쳐야 하고 그러니까 마음 급하게 생각하고 있죠.‘바쁠수록 천천히 하자.’고 국민들에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불신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그렇게…. 차비가 많이 들었습니다.
  • [중계석] 동아시아, 서브프라임 성역 아니다/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와세다대 교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66·와세다대 교수) 전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19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사태가 동아시아에 10년 전 금융위기와 같은 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달러는 계속 떨어질 것이며 지속적으로 유럽 등 주변 국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이날 오전 옥스퍼드대학·중국사회과학원 등이 베이징대에서 주최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개편’ 심포지엄에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대단히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음에도 IMF가 아직 아무 일도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미국만의 문제로 그칠 일이 아니기 때문에 IMF가 각국 중앙은행의 협력을 강화해 집중 논의할 필요가 있으며, 이후 구체적 대안까지 내놓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공직자 시절이던 1995년 중반 엔고에 대한 기민한 대응으로 ‘미스터 엔’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IMF가 폐쇄적인 관료조직과 후진적인 의사결정체제로 세계 금융 시스템을 이끌어가는 데 많은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시아통화기금(AMF) 창립 필요성도 역설했다. 한편 그는 한국 특파원단과의 일문일답에서는 “중국인들이 도박을 하듯 주식을 하고 있다.”면서 “버블이 터지면 중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큰 충격을 던져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일방적인 무역흑자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하나의 전세계적인 구조에 의해 형성된 것이어서 해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한국의 샌드위치론’에는, 도리어 “한국 기업의 성장이 일본에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인도를 예로 들면 한국의 삼성이나 LG, 현대가 아주 공격적으로 잘 해나가 일본 기업보다 훨씬 낫다.”면서 “그래서 일본에서는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이지운 특파원 jj@seoul.co.kr
  • 흰털로 뒤덮인 ‘알비노 오소리’ 발견됐다

    온 몸이 하얀색 털로 뒤덮인 오소리가 발견됐다. 이 특이한 오소리는 최근 영국에서 발견된 ‘알버트’(Albert)라는 이름의 알비노(albinop) 오소리. 멜라닌 색소의 결핍으로 하얀색 털로 뒤덮인 채 태어난 이 오소리는 여느 오소리와 달리 뚜렷한 검은색과 흰색의 띠가 보이지 않는다. 또 토끼눈처럼 빨간 눈을 가지고 있는 것도 특색. 2주 전 유명 동물구호단체인 ‘시크릿세계야생센터’(Secret World Wildlife Centre) 구조대에 의해 발견되었을 당시 알버트의 몸은 야위었으며 여기저기 긁힌 상처들로 가득했다. 또 이미 다 성장한 오소리와 마찬가지로 닳은 이빨과 나쁜 시력을 가지고 있었다. 구조대측의 대변인은 “처음에는 오소리같이 생기지 않아서 북극곰이나 흰 족제비인 줄 알았다.”며 “알비노 오소리를 발견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현재 구조대측은 알버트에게 땅콩버터와 잼 샌드위치를 적절히 혼합시킨 고 영양가의 음식을 먹이며 체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경제현장 읽기] 한국경제 ‘샌드위치’ 언제까지

    [경제현장 읽기] 한국경제 ‘샌드위치’ 언제까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 여파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되고, 엔캐리 트레이드(일본에서 저금리로 엔화를 빌려 제3국에 투자한 자금)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美 투자자 위험회피… 신흥 증시 조정 가능성 LG경제연구원은 16일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의 글로벌 유동성 흐름’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7월 발생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로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주택시장과 국제금융시장이 추가 부실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하 시기를 최대한 늦출 가능성이 높지만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모기지 연체율 변화에 반영되기까지는 1년 정도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우선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지고 전반적인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고위험·고수익 자산에서 저위험·저수익 자산으로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 주식시장으로부터 자본유출이 확대되면서 조정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과열 양상을 보였던 인수합병(M&A) 시장도 진정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연구원은 또한 서브프라임 위기가 미국 실물경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부각되고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미국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경제가 호조를 지속하고 있어 전세계적인 불황국면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국내 부동산과 대출시장 상황을 재점검하고 국제금융시장 혼란과 미국경기 둔화가 미칠 부정적 영향을 주시하면서 통화정책을 결정하고 ▲기업들은 환위험과 유동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엔화 강세 지속… 세계경기 둔화 우려 엔캐리 트레이드 역시 세계·한국 경제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 및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발생 이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현재 엔화는 7월 고점을 기준으로 ▲미 달러화 대비 6.8% ▲호주 달러화 대비 11.4% ▲뉴질랜드 달러화 대비 18.6% 정도 각각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엔화 차입에 따른 비용부담 증가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엔화를 덜 팔고 있는데 이는 엔화 약세 기대심리가 크게 위축됐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의 대외 단기대출 규모가 3월 이후 줄고 있는 것도 단기대출을 통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공급을 줄이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금융시장에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급격히 진행될 것이라는 심리가 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1998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상황과 비교할 때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저금리 기조 및 풍부한 유동성 등으로 자산가격이 더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엔캐리 트레이드가 본격적으로 청산되면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는 곧 금융불안 심리 급증→유동성 악화→신용경색→투자·소비 위축→경기둔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다만 1998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과정에서의 경험을 살려 각국 정책당국이 초기에 적절히 대응한다면 부정적 영향을 상당히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특파원 칼럼] 귀공자 아베의 몰락, 그 여진은/ 박홍기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퇴장은 초라했다. 출범 때 ‘전후세대의 첫 총리’로서 갈채를 한몸에 받으며 ‘아름다운 나라로’를 외치던 패기는 전혀 찾을 볼 수 없었다. 사임을 밝힐 때는 눈물이 비칠 만큼 궁상스러웠다. 또 “무책임하다.”,“왜 이제서야”라며 국민들로부터 질타를 받아야 했다. 아베 총리의 사의는 확실히 느닷없다.“정권을 운영하는 게 더이상 곤란하다. 국면 전환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11월1일 만료되는 테러특별법을 연장할 수 없는 벽을 사임의 이유로 내세웠다. 일본 국민들은 사임의 시기와 명분에 어리둥절했다. 참의원 선거에 패배하면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하고도 국민들이 명확하게 ‘노’라고 했을 땐 총리직을 위해 안감힘을 썼다. 지난 10일 임시국회의 연설에서도 선거의 참패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국정 방향을 제시했던 터였다. 따져보면 국민의 지지가 없는 정국의 현실을 뒤늦게 깨달은 꼴이다. 자신의 몰락에 대한 자인이다. 아베 총리의 등장은 좀처럼 변화가 없는 일본 사회에 신선한 바람으로 다가왔다. 정치적 경륜은 일천한 ‘풋내기’였지만 개혁에 대한 확실한 소신이 내세웠던 까닭에서다. 취임하자 곧바로 미국에 앞서 중국과 한국을 방문, 관계 개선을 모색했던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지지율은 60%대를 웃돌았다. 지난해 10월9일 한·일 정상회담 뒤 청와대의 만찬장에서 한국어로 ‘한·일 우호협력관계의 발전을 기원하며’라는 등 만찬사를 읽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적 지도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데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전후체제의 탈피’라는 기치 아래 내세운 ‘아름다운 나라 만들기’는 추상적인 탓에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끼리끼리의 ‘친근 정치’에다 ‘관저 정치’는 당과 내각을 무력화시켰다. 더욱이 각료들의 비리 의혹을 무턱대고 “문제없다.”는 식으로 감싸고 나섰다. 관리능력과 내각통솔력의 부재다. 결국 ‘자신들을 위한 정치’에 국민들은 질렸다. 정치에서 멀어졌다. 반면 아베 총리의 허점을 꿰뚫은 민주당은 ‘생활이 제일’이라는 모토로 반사이익을 얻었다. 아베 총리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도련님이라는 뜻의 일본어인 ‘봇짱’이라는 별칭을 가졌듯 타협보다는 힘의 논리에 앞섰다. 과반수가 넘는 여당을 활용,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정대로 법안을 밀어붙였다.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법과 교육기본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민들의 눈에는 개혁 강박증이자 독선과 오기정치로 비쳐졌다. 아베 총리는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정치의 말로를 보여줬다. 일본 국민들도 깨달은 듯싶다. 국민들의 30%가 최근 총리로서의 자질로 정책실행력을,28%는 판단력을,18%는 예측력을 꼽았다. 국민적 인기, 윤리관, 인품, 국제적 감각 등은 6∼1%에 그쳤다. 일본의 외교 전문가는 “아베 총리는 ‘샌드위치’ 신세였다.”면서 “기득권의 힘에 눌려 개혁은 물론 국제관계에서도 어설플 수밖에 없었던 측면도 강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자민당은 23일 총재 선거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주변국과의 관계에 개선에도 적극적인 데다 협애한 역사인식에 사로잡히지 않은 총리를 뽑기를 기대한다. 엄정한 시선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도 100일이 채 남지 않았다. 일본과의 정치제도는 분명 다르다. 그렇지만 지도자의 리더십에 따라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다시 한번 증명해 줬다. 한국의 대선 후보들도 다소 욕심이겠지만 좀더 똑바로 민심을 들여다 봤으면 한다. 국민을 위한 각오도 새롭게 다지길 바란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버넌 스미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세계경제 전망’ 대담

    버넌 스미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세계경제 전망’ 대담

    서울신문사는 10일 연세대학교 상경대학에서 노벨상 수상자 버넌 스미스교수, 연세대학교 정창영 총장, 경제학과 한순구 교수와 ‘세계경제 전망’이라는 주제로 좌담을 가졌다. 좌담은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미스 교수가 ‘제2회 노벨연세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면서 마련됐다. 좌담은 편집국 임태순 부국장의 사회로 1시간 남짓 진행됐다. 스미스 교수는 가격 형성과 시장의 관계에 관한 실험적 연구를 통해 대안적 시장의 중요성을 밝히고 대안적 시장 모형을 엄밀한 조건하의 실험실에서 먼저 실험하면서 최적 모형을 찾아내는 이른바 ‘풍동 실험(wind-tunnel tests)’을 제창했다. 그는 제임스 멀리스 교수와 11일 오전 10시부터 11시40분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하향전망하는 등 여파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버넌 스미스 교수(이하 스미스 교수) 솔직히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아마 그래서 많은 기관의 예측이 엇갈릴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일어난 주택시장의 거품이 가장 큰 문제였을 것이다. 물론 1950년대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그 당시보다 거품이 더 크고 심각하다는 점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저소득 미국민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로 집을 샀지만 이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이 문제가 부동산 분야에만 해당된다면 공정한 해결책을 만들자는 예측을 할 수 있겠지만 다른 자산들과 연동돼 있으므로 예측은 더욱 힘들어진다. 사람들이 집을 사는 이유는 한 가지다. 어떤 바보에겐가 자신의 집을 팔고 자신은 발을 빼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반복된다. 현재의 시점에서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자신이 산 부동산을 다시 팔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세계 은행들은 투자가들의 유동성을 구축하는 쪽으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고 이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부동산과 금융 등은 서로 연결돼 있고 서로 의지하고 있으므로 결국은 한 곳의 유동성을 구축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일이다. 지금 투자가들이 유동성을 원하는 것 역시 부동산, 금융 등의 충돌을 좀더 완화시키기 위해서다. -정창영 연세대 총장(이하 정 총장)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는 처음에 예측했던 것보다 점점 커지고 있으며 정확한 피해를 규명하는 데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이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므로 결국은 진정국면으로 갈 것이다. -한순구 교수(이하 한 교수) 정 총장의 예측과 마찬가지로 서브프라임모기지가 장기적으로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제에는 호경기와 불경기의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고, 상당한 기간 호경기였던 미국 경제가 이제는 어느 정도 조정을 받는 사이클로 들어갈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스미스 교수에게 묻겠다. 당신은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 미국 증시의 낙관론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즉 현재는(지난 5월) 1990년대 말과는 달리 절대 거품상태는 아니라면서 주식매수에 나설 정도로 강세장이라고 했는데 이러한 견해는 아직도 유효한가. -스미스 교수 여전히 사람들이 주식을 살 때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저널에 기고했던 내용을 지적하는 것 같은데 1990년대 당시에는 성장과 생산성 향상이 거품으로 일어나고 있었고, 지금은 주식시장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점에서 분명 다르다. 또한 미국의 주식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낮아지기를 바라고 있고, 주식의 총량은 많아지고 있으므로 향후 당분간 주식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래서 지금이 매수자들이 주식을 살 기회라고 생각한다. 주식시장은 한번의 충격이 있으면 분명 떨어진다. 하지만 시장은 다시 그 충격을 회복한다. 실제 올해에 들어서 시장은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매수자들이 낙관적인 자세를 갖느냐에 달려 있다. ▶인터넷의 발달, 반도체 성능의 향상 등으로 모든 것이 고도화·집적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전 지구적인 빈부격차, 분배의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나. -정 총장 우선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반대한다. 지난 20여년 동안 개도국의 경제성장률은 선진국의 경제성장률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는 5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났다. 물론 아프리카와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가난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중국과 같은 개도국의 소득 불균형 역시 매우 악화돼 왔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 중 하나는 아프리카와 같은 지역을 다른 세계들과 소통시키는 것이다.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 소득불균형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더 많은 선진국들의 사회 정책들이 소개되고 활용되는 것이다. -스미스 교수 총장님 말씀에 동의한다. 대표적 문제는 아프리카다. 아프리카는 분명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자원을 정부가 소지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정부는 그 자원을 쥐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데만 사용하고 있다. 알래스카의 경우 천연자원을 판매해 만들어진 자금의 25%를 국민들에게 동등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투자계좌로 적립하고 있다. 곧 천연자원은 정부가 아닌 사람들에게 가야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정부는 국민들의 구호 자금조차 자신들의 힘을 넓히는 데만 쓴다. 이러한 악순환이 지속되는 원인은 종족간 싸움이 많아 통치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만 해결된다면 아프리카가 선진국이 되는 데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한국의 사회비용은 잘 쓰이고 있다. 특히 교육 등으로 잘 사용돼 왔고, 그 결과 많은 부를 획득하는 밑거름이 되었고, 빠른 경제성장을 해낼 수 있었다. -한 교수 전자통신 산업의 발달은 빈부의 격차를 늘릴 수 있는 요소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 하지만 반드시 후진국이 불리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제는 미국의 기업도 반드시 미국에서 공장을 차릴 필요가 없고 교통 통신의 발달에 따라 우수한 인력이 있고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 등지로 옮겨가고 있다. 따라서 오히려 후진국으로서는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해 외국으로부터의 투자를 늘리고 경제를 발전시킬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같은 이유로 1차,2차 산업이 퇴조하고 서비스업이 비대해지고 있다. 서비스업의 성장은 또한 고용없는 성장, 집중화라는 문제를 드리우고 있다. 고용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수는 없나. -스미스 교수 서비스업은 노동집약적이지 않다. 오히려 노동에 대해 안정적이다. 서비스업은 앞으로 얼마든지 더 늘어날 수 있으므로 고용을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서비스업에 일자리는 많은데 거의 모두가 전문직이라는 것이다. 옛날에는 젊은이들이 아버지 일을 물려받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두세 개의 직업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이직을 쉽게 할 수 있는 능력 역시 교육받아야 한다. 그럼 서비스업의 높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고, 서비스업은 반대로 고용을 늘리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용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수 없는지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미국이 아웃소싱을 멈춘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미국으로 인해 다른 나라가 전부 타격을 입고 타국의 아웃소싱 회사들이 다 무너질 것이다. 이는 당연히 좋은 전략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정책은 세계적인 경제 기계를 멈추지 않고 계속 돌리는 것이다. 즉 멈출 수 없는 기계를 돌리면서 고용과 성장을 동시에 이루어가는 것이다. 단 정부가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시장에 안정성을 부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정 총장 서비스업이 고용 없는 성장을 부른다는 의견 자체에 대해 반대한다. 오히려 고용 문제는 서비스업이 아니라 제조업에 있다. 또한 고용 없는 성장 역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실직률이 높아질수록 그것을 긍정적으로 보면 생산력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거쳐가야 하는 길이다. 하지만 고용창출을 위해 서비스업을 더 많이 만드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국경제는 앞서 가고 있는 일본과 격차가 벌어지고 뒤따라 오고 있는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샌드위치 신세에 처해 있다. 한국경제가 현재의 정체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경제에 대해 조언을 들려달라. -정 총장 중국과 일본에 끼인 경제상황에 대해 대부분 한국인들은 비관적인데 반해 긍적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지난 40년 동안 많은 발전을 했고, 인력자원을 축적해 왔으며,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우리는 중국보다 훨씬 많은 인적 자원을 집적해 왔으므로 그들의 급성장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오히려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일부는 지금의 상황을 두 마리 고래 사이에 끼인 새우 형상이라고 말한다. 물론 일본과 중국이 거대 경제국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더 빠르고 유연해지기만 한다면 새우가 아닌 돌고래가 될수 있다. 둘 사이에 끼이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탄력을 받아 튀어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스미스 교수 총장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오히려 한국과 중국에 쫓기고 있는 일본 경제에 해야 하는 질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다음의 세 가지 이유로 중국의 성장은 사람들이 예측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동안 지속될 것이다. 첫째로 시골 사람들이 전부 도시로 모이고 있다. 농업혁명은 사람보다 농업 기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력의 효율성 차원에서 경제 발전을 위한 인력이동이라고 보아야 한다. 중국 역시 농촌은 사람이 필요 없고 도시는 작아도 많은 사람이 필요하게 된다. 도시화가 경제 생산성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역사적으로 증명되었다. 둘째, 노동력이 풍부하므로 최첨단 기술만 사들이면 되는데 이미 중국은 한국에서 그 기술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곧, 경제성장을 위한 기술요소가 갖추어진 셈이다. 셋째, 중국은 사람들이 전문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 시키고 있다. 현재도 교육 붐이 일어나고 있고 한국과 같은 우수한 인재들을 계속 배출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세 가지 준비를 통해 미국, 한국의 적이 아니라 오히려 어울리는 우호적인 경제국이 될 것이다. ▶중국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불안한 측면도 많다. 중국경제의 역할이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아울러 한·중·일이 지역경제협력체로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스미스 교수 그 문제는 정 총장께서 더 잘 아실 것 같다. -정 총장 중국 경제가 좀더 투명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 일본·중국과 지역경제협력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농업 분야의 자유화에 대해 먼저 합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3국을 아우르는 정치적 리더십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한 교수 분명 중국 경제에 불안한 요소가 있고 앞으로 중국 경제가 등락을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일정기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본다. 한중일의 협력은 경제적으로는 바람직하지만,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갈 길이 멀다고 본다. 특히 북한 문제가 있고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인 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본다. 아직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일본과의 협력이 더 중요한 상황에서 중국과는 교역의 증대 정도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한다. 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기초과학은 자체 중요성보다 응용과학으로 발전될때 의미” “기초과학은 그 자체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실과 직결될 수 있는 응용과학의 영역으로 발전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교수들의 산업활동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일본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한국도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합니다.” 10일 연세대에서 개막된 ‘제2회 연세노벨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노요리 료지(野依良治·69) 나고야대 석좌교수 겸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 이사장은 과학의 연구와 교육 방식에 새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20년간 노벨 화학상 수상자들의 상당수는 기존 화학의 영역이 아닌 분자생물학이나 나노과학의 영역에서 배출되고 있다.”면서 “이는 전통적인 과학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만큼 전세계 연구자들과 교육자들은 변화를 인식하고 차세대 과학자를 육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요리 교수는 과학이 나갈 방향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환경적으로 무해한 녹색화학은 과학이 나아갈 분명한 방향”이라면서 “그러나 녹색화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유발했을 때의 인식과 동일한 수준의 인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사고의 전환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요리 교수는 9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일본 기초과학의 원동력으로 RIKEN을 꼽았다. 노요리 교수가 2003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RIKEN은 1917년 설립된 기초과학 종합연구기관으로 연구진만 3300여명에 이르며 세계 최대의 방사광가속기 ‘Spring8’과 세계 2위의 생물자원연구 시설 ‘BRC’ 등 최첨단 시설을 일본 전역에 걸쳐 보유하고 있다. 노요리 교수는 “RIKEN은 교육이 아닌 연구기관이라는 명확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면서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공학 등 광범위한 분야를 포함하는 기초과학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결과를 곧바로 학계 및 산업부문과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요리 교수는 이날 오전 연세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창의성과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노벨상 수상 당시를 회고하며 “여기 있는 한국 학생들도 언젠가 스톡홀름으로 초청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대담자 프로필 ●정창영(63) 연세대학교 총장 ▲학력 청주고등학교-연세대학교 경제학과-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 대학원(경제학 석·박사) ▲경력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제학과 교수(1971년 9월∼ ), 연세대학교 총장(2004년 4월∼ ), 한국경제학회 회장(2002년 2월∼2003년 2월),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2002년 6월∼2003년 6월), 한국대학가상교육연합 이사장(2004년 5월∼ ) ●버넌(79) 스미스 교수 ▲학력 하버드 대학교-하버드 대학원(경제학 석·박사) ▲경력 미국 공공선택학회·경제과학회 서부경제학회 회장, 국제실험경제학연구재단 총장 역임, 미국예술과학 아카데미 특별회원, 미국과학 아카데미 회원, 조지메이슨대학교 교수(2001년∼ ) ▲수상 애덤스미스상(1995), 노벨 경제학상(2002·대니얼 카너먼과 공동수상) ●한순구(38) 교수 ▲학력 서울대학교 경제학과-하버드 대학원(경제학 석·박사) ▲경력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2002년 9월∼ ), 한국계량경제학회 사무차장(2003년 3월∼2004년 2월)
  • 할리우드서 ‘김치’ 주제 영화 만든다

    할리우드서 ‘김치’ 주제 영화 만든다

    미국에서 최초로 ‘김치’를 주제로 한 할리우드 영화가 만들어진다. 한국에서 영화학을 전공하고 LA에서 영화기획사 ‘컨텐츠 시티’를 운영하는 스티브 신(52) 대표는 “2009년 미 전역 개봉을 목표로 김치를 주제로 한 영화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영화 ‘김치칸’은 어렸을 때 미국으로 입양된 한인이 실패를 거듭하다 미국인들 입맛에 맞는 ‘김치 샌드위치’ 등을 개발하며 대박을 터뜨린다는 줄거리. 현재 기획 막바지 단계인 ‘김치칸’은 9월 안에 시나리오 수정 작업을 마치고 10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촬영 장소는 LA 인근으로 영화 촬영을 위해 빅토빌에 있는 대형 음식점을 매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치전문 요리사 역의 주인공으로는 TV 시리즈 ‘로스트’의 스타 대니얼 대 김, ‘히어로즈’의 제임스 카이슨 이, 이연걸 주연 ‘워’의 성 강 등이 거론되고 있다. 10년 넘게 이번 영화를 준비해 온 신 대표는 “일본의 스시도 영화를 통해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며 “이번 영화로 김치의 맛과 우수성을 미국인에게 알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제임스 카이슨 이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myungwlee@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APEC 효과와 대선정국

    APEC 효과와 대선정국

    청와대는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의 새로운 프로세스를 남북이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자평이다. 핵심 관계자는 9일 “6자의 틀에서 샌드위치 신세에 머무르지 않고 한·미, 한·중, 한·러, 남북 관계를 긍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차분한 마음으로 시드니에 왔다가 생각보다 진전된 결과를 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진전의 공이 북한으로 넘어간 점이 중요한 의미로 부각되고 있다.10월 2∼4일 남북정상회담이 한·미 정상회담과의 선후 논란을 떨쳐버리고 한반도 문제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메신저 역할을 부탁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한국과 미국의 메시지를 동시에 안고 평양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APEC 효과’는 대선 정국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치컨설팅업체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남북정상회담의 의제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면서 “한반도 프로세스의 진전이 친노 후보에게 좋은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오는 15일 제주 경선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비경선 이후 광주·전남 정책토론회와 일부 TV 토론회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친노(親盧)의 협공’이었다. 주요 메뉴는 정통성 문제로 요약된다. 정동영 후보가 손학규 후보의 정통성을 물고 늘어지자, 친노 후보 3인방이 도리어 정 후보의 정통성을 문제삼는 형국이다. 참여정부의 단물만 챙기려 한다는 유시민 후보의 ‘곶감항아리론’이나 한명숙 후보의 ‘참여정부의 황태자’ 발언이 정 후보를 코너로 몰고 있다. 손·정 후보의 참여정부 실패론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프로세스의 선순환 가능성은 친노 3인방의 후보 단일화 명분을 제공하는 측면이 있다. 산술적으로 범여권 내 지지율 합계 35∼40%인 친노 단일 후보의 등장은 한반도 프로세스의 혜택이 겹치면서 범여권의 대선가도에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제주 경선은 처가쪽이 제주인 유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얼마전 당내 비공식 조사에서도 유 후보가 우세를 보였다는 전언이다. 이·한 후보의 연대 혹은 단일화 분위기가 유 후보의 ‘제주 바람’에 탄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울산에서 손·정 후보의 선전으로 2강 3약 구도가 지속될 것인지, 정통성 시비의 확산으로 친노 후보를 포함한 3강 구도 형성이 현실화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주에도 이명박 후보의 ‘구애’와 박근혜 전 대표의 ‘냉랭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양자 회동은 서로 팽팽한 긴장감만 확인하는 자리에 그쳤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면 청와대와의 싸움이 훨씬 쉬워질 것”이라면서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여전히 이 후보에게 혐의를 두고 의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40% 후반대까지 지지율이 떨어진 이 후보로서는 이번 주에도 계속 박 전 대표에게 구애의 제스처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9월 중 단행될 대선기획단 인선과 경기도당을 포함한 일부 시·당위원장 선출에서 이 후보가 박 전 대표에게 어떤 메시지를 건넬지도 주목된다. ckpark@seoul.co.kr
  • [We랑 외국어랑 놀자-영어] I’m broke today.

    A:We have two hours before the lunch.(점심 먹으려면 두 시간 남았네요.)B:Did you skip breakfast? Why do you keep talking about lunch? (아침 안 먹었어요? 왜 그렇게 점심 얘기를 계속하세요?)A:Well,I had breakfast but I am still hungry.What do you want to have for lunch? (글쎄요, 아침을 먹기는 했는데, 아직도 배가 고프네요. 점심으로 뭐 먹고 싶어요?) B:I haven’t decided yet but I think that it’s good to have a light meal. (아직 정하진 않았지만, 가볍게 먹는 게 좋을 것 같아요.)A:If you don’t mind,will you buy me lunch today? I’m broke today. (괜찮으시다면 점심 좀 사주시겠어요. 나 오늘 무일푼입니다.)B:I see.Now you’re talking.Okay,I will buy you sandwich for lunch. (이제야 알겠군요. 알았어요, 점심으로 샌드위치 사줄게요.) ▶ skip breakfast: 아침을 거르다.Skip은 생략하다, 건너뛰다 라는 말로, 요즘처럼 바쁜 현대인들이 아침을 거른다고 할 때 제격인 표현이다.“Be sure to have breakfast.Skipping breakfast is bad for your health.” (꼭 아침을 먹도록 하세요. 아침을 거르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keep∼ing:∼을 계속하다. 특정 행동을 계속 하는 경우, 계속해서 하다라고 할 때 계속이라는 뉘앙스를 주는 표현이 바로 keep이라는 동사이다.Keep 다음에 나오는 동사는 동명사 형태가 되어야 한다.Don’t stop there.Please keep going until you see a big building.(거기서 멈추지 말고, 커다란 건물이 보일 때까지 계속 가세요.)▶ broke: 파산한, 무일푼인, 동사 break의 과거형이지만, 형용사로 원래 동사와는 전혀 다른 뜻으로 사용된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회사가 파산하거나, 개인적으로 돈이 없어, 돈을 빌려야 하는 등의 경제적 상황을 의미하기도 한다.The company went broke last year.(그 회사 작년에 파산했어요.) Please lend me 20,000 won because I’m broke today.(이 만원만 빌려주세요. 오늘 돈이 하나도 없거든요.)박명수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교수
  • 스타벅스 러시아 1호점 오픈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인 커피숍 체인 ‘스타벅스’가 모스크바에 진출했다. AFP통신은 지난 10년간 러시아 진출을 노리던 미국 커피숍 체인 스타벅스가 6일(현지시간) 오랜 상표권 분쟁을 끝내고 모스크바에 1호점을 개점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캐럴 푸치크 스타벅스 대변인은 “모스크바 북쪽에 있는 소매유통점 메가몰에 러시아 1호점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매장에서는 허니 케이크, 머시룸 샌드위치같은 현지 전략용 메뉴도 함께 판매된다. 스타벅스는 지난 1997년 러시아에 상표등록을 했으나 2005년 러시아 기업이 유사 상표인 ‘스타르박스’를 등록하는 바람에 상표권이 박탈됐다. 스타벅스는 이에 반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승소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시론] 굴뚝산업 부활의 동력은 혁신/임영모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시론] 굴뚝산업 부활의 동력은 혁신/임영모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세계 기업의 평균 수명은 단 13년이다.30년이 지나면 80%의 기업이 사라진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 1955년 100대 기업 중 현재도 100대 기업에 포함되는 기업은 7개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듀폰,3M,GE 등 100년 이상을 생존한 기업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여 자신의 사업영역을 꾸준히 변화시켜 왔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미래에 대비하여 차세대 성장엔진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는 것만이 일상적인 기대 수명을 뛰어넘어 장기 생존의 번영을 보장해 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은 기술로 견제하고 중국은 빠르게 추격하는 샌드위치 상황에 처한 우리 기업에 새로운 성장엔진의 육성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다. 그렇다면 어떤 산업이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에 이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을까? 우리 기업과 정부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2000년대 초 정보통신(IT), 바이오(BT), 나노기술(NT) 등 소위 6T 분야가 각광을 받았다. 최근에는 생명·의료, 환경·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가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데 있어 한가지 고려해야 하는 점은 새롭게 부상하는 신규 산업에 너무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현재 자신이 속한 산업은 성장률이 둔화되고 경쟁이 치열해 수지 맞추기도 어려운 한물간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사양 산업으로 생각하는 분야에서 새롭게 성공을 거두는 기업들이 의외로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1990년대 말 불어닥친 IT열풍에 밀려 한물갔다고 취급받던 조선, 철강, 기계 등 소위 굴뚝산업의 부활이다. 조선산업은 육상건조공법, 쇄빙유조선 등 기존 업계의 상식을 깨뜨리는 혁신을 통해 양과 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라섰다. 또한 지난 5월에는 포스코가 100년 전통의 용광로 공정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파이넥스 공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양산에 들어갔다. 결국 상식의 벽을 뛰어넘는 창조적 발상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경쟁법칙을 만들어내면 모든 산업이 훌륭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기업은 스스로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창조의 단계에 진입해 있다. 신대륙을 안내하는 지도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신기술·신시장을 창조하는 선두 주자는 추종자(follower)와는 달리 높은 투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혼자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지금은 하나의 기업이 모든 영역을 커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산업역사를 돌이켜보더라도 불연속적인 혁신의 대부분은 동종 업계가 아닌 외부에서 발생했다. 과거 외부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한국 기업의 제품화 및 생산기술의 강점을 결합시켜 신산업을 창출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사례는 창조의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 우리 기업과 정부에 좋은 교훈을 준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혁신역량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기업과 국가의 울타리를 넘어 창조 단계의 불확실성을 함께 극복할 수 있는 혁신의 우군(友軍)을 확충할 때, 우리의 혁신역량은 한 단계 진보하고 지속적인 성장동력 창출이 가능해질 것이다. 임영모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뮤지컬의 모든 것 한눈에 쏘 ~ 옥

    뮤지컬의 모든 것 한눈에 쏘 ~ 옥

    뮤지컬에 대한 관객의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면서 극장에서 마련한 뮤지컬 강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극장으로서는 관객을 개발하고 관객으로서는 ‘알고 보는 공연’으로 관람 만족도를 높이는 셈이다. 클래식, 오페라 등 소수 마니아 계층의 사교장으로 인식됐던 문턱 높은 극장이 대중 공연인 뮤지컬로 일반 관객에게 다가갔다는 점에서도 극장의 뮤지컬 강좌는 호응을 얻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충무아트홀 등 강좌 잇달아 개설 지난 8월29일 저녁 7시 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아카데미의 ‘정오의 뮤지컬’. 이날 80여명의 수강생과 강사진은 지난 3개월간의 강의를 마치는 쫑파티를 마련했다. 유희성 서울시뮤지컬단장과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가 실기와 이론을 각각 도맡은 1기 수업이 끝나는 자리였다.‘정오의 뮤지컬’은 6월 모집한 1기 학생들 중 50% 이상이 9월21일부터 12월7일까지 진행되는 2기 강좌에 재등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매주 평일 점심 시간인 12시 5분부터 1시까지 열리는 수업의 정원 80명 중 80%는 광화문 인근 직장인이다. 샌드위치를 먹으며 뮤지컬 강의를 듣는 이들은 대부분 20∼30대. 인근 대기업의 임원들도 참석한다. 수강생인 이진경(39)씨는 “일반인도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전문 강의에 실전 경험도 나눌 수 있어 2기도 신청했다.”며 “극장에서 수업을 들으니 신뢰도 가고 친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뮤지컬 전용극장인 충무아트홀도 9월부터 뮤지컬 칼럼니스트 조용신씨를 강사로 초빙해 뮤지컬감상교실을 마련한다. 정원 50명인 이 강의는 9월6일부터 10월18일까지 매주 목요일 7주에 걸쳐 열린다. 충무아트홀 충무예술아카데미는 이를 위해 뮤지컬 동호회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10명씩 단체수강도 받는다. 고양 아람누리도 7월28일부터 무료 뮤지컬 감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12월8일까지 7회에 걸쳐 새라새극장과 아람마슬 영상실에서 열리는 이 강의에는 7∼8월 여름방학 기간동안 인근 가족 단위의 주민들이 극장을 찾으면서 150명에서 260명까지 몰리기도 했다. 성남아트센터도 2005년 12월부터 7∼13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영어뮤지컬 수업을 운영해 오고 있다. 이같은 극장의 뮤지컬 강좌 증가는 뮤지컬의 대중화에 기인한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세종문화회관의 임연숙 교육사업팀장은 “외부 컨설팅을 맡겨 관객들의 아카데미 강좌에 대한 수요를 조사한 결과 뮤지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고 밝혔다. 유희성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일반 관객들도 전문가 이상으로 뮤지컬에 대한 체험 욕구와 니즈가 크다는 걸 느꼈다.”며 “세분화되고 전문적인 강좌에 대한 수요가 더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극장은 관객 늘리고 관객은 감상법 배우고… 윈윈게임 이러한 극장의 뮤지컬 관객 교육은 5∼6년전 업계가 성숙하기도 전에 시장이 먼저 팽창한 뮤지컬의 저변 확대에 기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아무리 좋은 작품과 극장이 있어도 관객이 없으면 산업화도 작품 향유도 의미가 없다.”면서 “안정적인 관객 확보라는 점에서 극장의 뮤지컬 강좌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극장의 적극적인 관객 교육이나 애호가 집단 형성이 뮤지컬의 성장통을 감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원 교수는 또 뮤지컬은 독특한 표현과 해당 지역 속성을 반영한 작품이 많아 그 배경과 역사, 감상법을 알고 보는 재미가 교육열을 높이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예술의 전당 고희경 교육사업팀장은 “극장과 관객이 둘다 만족할 수 있는 목표를 가지고 작품뿐 아니라 작품의 사회적 배경이나 산업적 측면을 볼 수 있는 수업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1) 영원한 이방인 애버리진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1) 영원한 이방인 애버리진

    ‘호주댁’과 ‘쌕쌕이’를 아시나요. 전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를 가리키는 말이고 후자는 한국 전쟁 때 혁혁한 전공을 세운 호주전투기를 말한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이민국의 하나로, 캥거루와 코알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등의 아이콘으로 대표되는 호주의 실체를 양파 껍질 벗기듯 하나 둘 벗겨본다. 호주 시드니는 세계 3대 미항으로 불릴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연중 관광객들로 북적되는 서큘러 키 페리선착장 바로 옆에서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흰 물감으로 보디 페인팅한 건장한 체구의 흑인 남자들이 통나무 피리(디주리두)를 불면서 전통음악이 담긴 음악 CD를 판다. 독특한 악기소리에 관광객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구경하다 호주 돈 10달러(7360원)를 주고 CD 한 개를 사고 그들과 기념사진을 찍는다. 관광객 김영수(41)씨는 “호주 주류사회의 문화자원은 아니지만 잘 다듬고 발전시키면 새로운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非)호주적인 거리의 악사는 시드니 도심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호주의 그랜드캐니언 블루마운틴에서도 등장한다. 슬픈 전설이 새겨진 세 자매 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에코 포인트 한 구석에서 전통 돗자리를 깔고 디주리두를 불어댄다. 관광객들이 호주 돈 2달러를 내면 환한 얼굴로 기념사진을 찍게 해준다. 이들이 바로 호주가 자랑하고 싶지 않은 애버리진(이하 원주민)이다. 이들은 호주대륙에 백인들이 몰려오기 전 높은 수준의 문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았던 원주민들이다.4만여년 전인 제4빙하기 중반 인도네시아에서 호주대륙으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된다. 백인이 오기 전 원주민 인구는 최대 100만명이었고 200개의 언어와 600개의 방언을 사용했다. 하지만 백인들이 오면서 호주 대륙은 원주민에게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 되었다. 백인들은 총과 칼을 앞세워 원주민의 땅을 빼앗고 노예처럼 부려 먹었다. 원주민들은 보금자리에서 쫓겨나 떠돌거나 척박한 아웃백(호주의 오지)으로 강제 이주되기도 했다. 호주판 굴락(옛소련의 노동수용소)에서 원주민들은 백인들이 보낸 보호관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보호관의 비위를 거스르면 추방이나 재산 압수는 물론 정신병원에 갇히는 벌을 받았다. 100여년간에 걸친 백인들의 차별정책으로 원주민 수는 크게 줄었다. 한때 90% 가까이 줄었다가 지금은 조금 늘어 45만명선. 호주 총인구 2100여만명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동화정책으로 최대 희생양된 ‘도둑맞은 세대´ 호주에 남아공과 함께 대표적인 인종차별국가란 오명을 안겨준 차별정책의 하나가 동화정책이다. 원주민 아이들을 강제로 빼앗아 교회나 고아원 등 강제수용시설에서 기르며 영어를 가르치고 동화가 됐다고 믿으면 시민권을 주는 정책이다. 최대 10만명의 아이들이 희생양이 되었다. 이들이 바로 ‘도둑맞은 세대(Stolen Generation)´로 1900년부터 72년 동안 계속된 동화정책의 최대 피해자다. 지금은 차별정책이 폐지됐지만 원주민들은 여전히 차별정책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어른 4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류머티즘열 발병률은 세계 최고. 여성 사망률은 백인여성의 무려 6배나 된다. 가난과 차별의 이중고 속에서 원주민들은 어른이 돼도 직장을 구하기 어렵다. 놀면서 술과 마약에 찌든 어른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절망에 빠져 목숨을 버리기도 한다. 아이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4학년때 학교를 그만두고 길거리로 나선다. 파란만장한 생을 자살로 마감한 원주민 지도자 톱 라일리는 생전에 “백인들이 우리의 주권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당신들도 주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잘나가는 원주민들도 있다.2000년 시드니올림픽 육상에서 2관왕에 오른 캐시 프리만과 호주 럭비리그 대표선수로 활동했던 앤서니 먼딘, 포트 아델레이드 축구팀의 선수로 뛰었던 찰스 퍼킨스 등이 대표적이다. ●레드펀 블록 재개발땐 원주민에 토지 소유권을 하지만 이들처럼 개천에서 용난 사람은 드물다. 미국의 인디언처럼 처량한 신세가 돼버린 이들이 불평등의 멍에에 구부러진 등을 맞대며 살아가는 곳이 ‘레드펀 블록’이다.1973년 역근처 1에이커에 조성된 이 블록은 백인들에게 마약과 음주, 폭력이 만연한 곳이지만 애버리진에게 고향과 같은 곳. 대도시의 유일한 집단거주지로 원주민 젊은이들이 꼭 찾는 아지트다.3년전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던 이곳 주민의 대부분은 도둑맞은 세대 출신이다. 기자가 한때 하숙했던 집주인의 큰딸은 “레드펀은 무서운 곳”이라며 “밤엔 절대 가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아름다운 중세풍의 건물과 현대식 고층빌딩들이 하모니를 이뤄 작은 뉴욕을 연상시키는 도심지에서 차로 5분 거리인 레드펀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날선 풍경’에 적잖이 놀란다. 역사엔 경찰과 철도보안요원들이 경계의 눈초리를 연방 흘리고 있어 승객들은 절로 긴장하게 된다. 역사를 나오면 아침부터 깡마른 검은 피부의 여인이 말없이 종이컵을 들이댄다. 동정을 담은 동전이 종이컵에 들어가도 담배만 피워댈 뿐 고맙다는 말도 없다. 이 여인의 이름은 신디 프랜치(52). 나홀로 살며 교도소도 몇 차례 들락거려온 그녀는 마약중독에 따른 합병증으로 최근 병원에 실려갔다. 레드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임순영(51)씨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이곳 주민 일부는 아직도 가난과 백인에 대한 증오로 술과 마약에 젖어 살아간다.”고 말했다. 원주민 지도자 믹 먼딘(58)은 “레드펀 블록을 재개발할 때 원주민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주정부가 원주민의 토지 소유권을 인정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호주가 경치만큼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이런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씻김굿이 중요하다. 과거사에 대한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이 먼저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타스마니아 주정부가 주정부로는 처음으로 공식사과와 보상을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하지만 다른 5개주와 연방정부는 동참에 미적거리고 있다. 그렇게 돼야 레드펀 역사 담장에 대자보처럼 휘갈겨 쓴 ‘4만년 세월은 길고도 길다.4만년 세월은 내 가슴에 아직도 남아 있다.’ 라는 원주민의 절규가 봄날 눈 녹듯이 사라질 수 있다. 원주민이 진정으로 대접받는 날이 와야 호주가 자랑하는 다문화주의가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다. 원주민과 백인이 어깨춤을 덩실덩실 함께 추는, 진정한 호주로 거듭날 수 있다. siinjc@seoul.co.kr ■ “슬픈 과거 청산하고 미래 향해 나아가길…” 레드펀 자원봉사 임순영 선교사 “슬픈 과거에 더이상 머물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 호주 시드니 ‘레드펀 블록’에서 8년 동안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선교사 임순영씨가 30일 원주민들에게 들려주는 말이다. 백인들과의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자는 뜻이다.1988년 호주로 이민온 임씨는 “어려운 이웃들을 늘 돕고 싶었다. 해서 1999년 새순교회 선교팀의 일원으로 레드펀 블록에 들어왔다.”며 봉사를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임 선교사에 따르면 그가 봉사를 시작하던 당시엔 레드펀 블록은 무서운 곳이었다. 주민 90%가 마약중독자였고 무장 강도, 살인 등 강력범죄가 잦았다. 교도소를 밥먹듯이 드나드는 주민들은 오랫동안 실업자 신세였고 아이들은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며 범죄를 저질렀다. 뉴욕의 할렘가보다 위험했던 이 지역에 경찰들도 경찰차가 아니면 순찰하지 않을 정도였다. 길가에는 마약주사기가 널려 있고 구급차 사이렌이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며 가난과 백인들에 대한 증오로 주민들이 술과 마약에 절어 살다 죽어가는 절망뿐인 곳이었다. 하지만 임 선교사는 누구도 들어오길 겁내는 이곳에 들어왔다. 아내 최경섭(50)씨와 밤마다 원주민들을 찾았다. 샌드위치와 커피 등을 대접하며 그들의 아픈 마음을 달랬다.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다. 원주민들에게 두들겨 맞고 칼로 협박당하기도 했으며 아내는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그럼에도 임 선교사 부부는 물러서지 않았다. 봉사하러 왔다가 금방 떠나던 이전 사람들과 달리 한결같이 지극한 이들의 정성에 원주민들은 마침내 2003년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곳에 들어온 지 4년 만의 일이었다. 이때부터 원주민들은 임 선교사를 따랐고 임 선교사와 함께 레드펀의 어둡고 습한 분위기를 털어내기 시작했다.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05년부터 이 지역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약을 끊고 일자리를 구한 주민들이 하나 둘 생기고 범죄도 많이 줄었다. 임 선교사는 “기본 환경은 변하지 않았지만 주민들 사고가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 가장 큰 소득” 이라고 강조했다. 원주민 사이에 스탠리 리베카로 통하는 임 선교사는 “호주 내륙의 원주민들도 찾아가 아픈 과거를 보듬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손수 만든 음식 불우이웃과 나누는 성동구 ‘빵빵교실’

    손수 만든 음식 불우이웃과 나누는 성동구 ‘빵빵교실’

    “요리법도 배우고, 남 돕는 방법도 배웠어요.” 성동구가 방과후 공부방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빵·제과 등 요리를 가르치는 ‘빵빵교실’이 인기다. 빵빵교실은 방과후 공부방에서 공부하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제과·제빵·요리실습 등을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음식을 만들어 방과후 공부방 학생들은 물론 어려운 이웃들과 나눠 먹는다. 재미를 붙인 어린이가 엄마손을 이끌고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 성동구 행당동 소월아트홀 뒤편 85㎡의 허름한 가건물에 자리잡고 있는 빵빵교실에서는 지금 작은 기적들이 이뤄지고 있다. ●공부도 하고 요리법도 배우고 빵빵교실은 ▲영양빵 지원 ▲제과·제빵교실 ▲요리교실 ▲장애인·노인·아동 가정 반찬 배달 등 4개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어 20개 공부방마다 한달에 한 번씩은 참가할 수 있다. 맛있는 빵과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데다 만드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어 학생들의 참여율도 높다. 빵빵교실은 가정주부 중심의 ‘요리봉사단’ 40여명과 ‘제과·제빵봉사단’ 40여명 등 모두 80여명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돼 있다. 한 차례 교육을 실시할 때마다 방과후 공부방에서 20명 안팎의 학생들이 참가한다. 방과후 공부방과 빵빵교실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스스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서이다. 부모가 대부분 일터에 나가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경우 제때 식사는 물론 제대로 된 식사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빵빵교실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후 제과·제빵교실을 열고, 방과후 공부방 학생들에게 빵이나 쿠키 등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매달 첫째주, 셋째주 토요일 열리는 요리교실에서는 샌드위치나 비빔밥 등 학생들이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를 가르친다. ●나누는 기쁨을 알았어요 지난 21일 빵빵교실에 참가한 청소년 16명은 자신들이 만든 빵과 쿠키를 들고 인근의 ‘화성영아원’을 방문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베풀기보다는 주로 도움을 받았던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는 지금까지 맛볼 수 없었던 기쁨이다. 이날 영아원 방문에 참가한 이모(10·무악초등학교 3년)군은 “내가 만든 빵을 어린이들에게 나눠 줄 수 있어서 정말로 기뻤다.”며 즐거워했다. 또 매주 목요일은 빵빵교실에서 자원봉사자들과 방과후 교실 청소년들이 영양빵을 만드는 날이다. 이들은 만들어진 영양빵을 자신들만 먹지 않고 다른 방과후 공부방 학생들에게 나눠준다. 매월 마지막주 일요일은 성동구에 거주하는 장애인·노인·아동 가정 90여가구에 반찬을 배달하는 날이다. 이 날은 순수하게 빵빵교실 자원봉사자들만 참가한다. 김형곤 성동구청 가정복지과 팀장은 “어린이들에게 급식은 물론 나눔의 기회를 제공하는 유용한 프로그램”이라면서 “자원봉사자들이 너무 고생이 많다.”고 말했다. 빵빵교실의 비용은 KT&G복지재단에서 지원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씨줄날줄] 중국의 역습/구본영 논설위원

    지난 주말 남이섬에서 산둥성에서 온 중국 관광객들과 마주쳤다. 그들은 ‘겨울연가’의 주인공인 배용준과 최지우의 브로마이드 앞에서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말로만 듣던 한류의 위력에 얼마간 놀랐다. 서울도 아닌, 이곳까지 중국 단체 관광객이 몰려오다니…. 기자는 한·중 수교 15주년(24일)을 맞아 이보다 더 놀라운 소식을 접했다.312개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코트라의 설문조사였다. 두 나라간 기술격차를 묻자, 절반 이상이 한국의 기술적 우위를 인정하지 않았다.‘한국이 앞선다.”(47.7%)는 응답보다 ‘비슷하다.’(40.7%)와 ‘중국이 앞선다.’(10%)를 합친 응답이 더 많았다. 중국경제의 급성장이 한국에는 약이라기 보다는 독이라는 성급한 결론도 여기에 기인한다. 코트라가 3325개 한국기업에 ‘중국경제가 기회인가, 위기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런 인식이 표출됐다.‘위기’라는 답변이 28.2%로,‘기회’(20.8%)라는 응답보다 다소 많았다. 이런 비관론의 끝자락엔 반도국인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협공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샌드위치론’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제3자의 시각은 다르다. 저명한 글로벌경제 전문가인 데이비드 헤일은 최근 한 기고에서 “중국은 (한국경제에)기회이지, 위험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한·중·일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경쟁에서 기술력을 높일 기회도 동일하다는 진단이다. 하기야 중국은 반만년 역사를 통해 언제나 우리에겐 공룡과 같은 이웃이었지 않은가. 한 전문가는 “아편전쟁 직전까지도 중국은 전세계 총생산의 25%를 생산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동안 우리가 최근 수십년간의 작은 성취에 취해 이를 잊고 있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동북아 균형자’가 되느냐,‘샌드위치’가 되느냐는 우리가 선택하기 나름이 아닐까 싶다. 중국과의 협력과 경쟁은 어차피 세계화 시대의 숙명일 것이다. 같은 반도국인 고대 로마도 개방노선으로 대제국을 건설했지 않은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중국에 대한 불필요한 패배주의나 과도한 경계심보다 내실을 다지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특파원 칼럼] 黃공사 돌연사와 중국의 오만불손/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이해가 가지 않는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이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부장에게 직접 2차례나 원만한 해결을 당부했다고 한다. 양 부장이 ‘각별히 중시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왜 한달이 다 되도록 ‘사실’을 알기가 이토록 어려운가. 실체가 밝혀지기는커녕 도리어 이상한 일들이 더 많아지는 것은 또 왜인가? 문제의 병원인 ‘V클리닉’은 왜 갑자기 인터넷 검색이 안 되는가. 위생국이나 외교부가 아닌 중국의 또 다른 정부 당국이 나서야 가능한 일이 아닌가. 주중 한국대사관 황정일 공사의 돌연사를 둘러싼 ‘미스터리’는 손으로 세기도 어렵다. 문제의 의사는 왜 그리 만나기가 어려운가. 양국 대책회의에 나와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로 하고 2차례나 결석했다.2번째는 휴가를 갔다고 한다. 중국은 왜 ‘V클리닉’을 “수준이 낮은 동네 병원”이라고 주장하는가.V클리닉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캐나다 이민청이 비자 업무를 위해 지정한 건강검진 기관이다. 서울이라면 삼성병원, 세브란스 등 초1급 병원들이나 선정될 수 있다. 감기에 걸려 한번 가려 해도 20만∼30만원의 진료비 부담을 각오해야 하는 ‘고급 병원’으로 유명하다. 단순한 동네 병원일 수 없는 것이 산부인과에 응급진료까지 십수개의 진료과목이 개설된 곳이다. 병원측의 태도는 왜 갑자기 그렇게 달라진 걸까. 당초 사고직후 병원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한국측과의 연락이 두절됐다. 한국을 비롯, 베이징 주재 외국 언론의 전화 취재에는 “관계 당국의 지도에 따라 답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영결식에는 중국 외교부 인사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미 빈소에 다녀간 데다 ‘국익을 재는’ 외교관 신분으로서 굳이 찾아가는 것이 결례라고 생각했을 수 있겠다. 다만 황 공사의 사적이고, 오래된 중국 친구들에게는 미안한 일이다. 원천적으로 그의 부음을 접할 수 없었으니 영결식에 나타날 수 없었던 것 아닌가. 황 공사의 좋은 친구들까지 싸잡아 ‘비정하고 냉정한 중국인’으로 모는 것은 황 공사가 바라는 일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황정일 공사’라는 명패가 붙은 대사관 그의 집무실에는 그를 찾는 전화가 걸려온다. 도대체 휴대전화를 받지 않기 때문에 사무실까지 전화를 건 지인들이다. 왜 중국 신문들은 부음기사 한 줄 내지 않아 이 안타까운 장면을 연출하는가. 생각해 보면, 황정일 공사의 사망은 ‘시기’가 좋지 못했다. 하필 중국이 세계시장에서 신뢰와 품질의 위기에 몰린 이때다. 특히 사인을 둘러싼 여러 정황도 ‘내용’상 좋지 못하다. 식품·의약·의료, 중국에는 아킬레스건과도 같은 이 3가지 약점을 내포한 사건이다. 그가 먹은 샌드위치부터, 투약된 로세핀 주사약, 초진의 정확도 및 적절한 응급 진료여부까지…. 왜 하필 이 시기에 그런 ‘악성 사인(死因)’으로 횡액을 당했는지…. 한국 외교부는 이번 일을 ‘외교 문제화’할 것을 거듭 천명했다. 이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듣기 전까지 물러설 수도 없게 됐다. 그러나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번 대선에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거론해야만 하는 건가. 중국은 황 공사 사망 이후 현지 교포와 주재원들이 얼마나 동요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베이징 공항에서 20분이면 도착하는 왕징(望京)에 거주하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이들도 있다. 아플 때 빨리 비행기 타고 한국에 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24일 한·중수교 15주년을 맞은 중국주재 한국인들의 모습이다.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中은 ‘황공사 돌연사’ 해결을”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김하중 주중 한국대사는 24일 황정일 주중 한국대사관 정무공사 돌연사와 관련, 중국 정부에 사태를 원만히 해결해줄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김 대사는 이날 베이징 차이나월드호텔에서 열린 ‘한·중 수교 15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축사를 통해 양국 관계 발전을 설명하다가 갑자기 황 공사 사망 사건을 거론했다. 황 공사는 참치 샌드위치를 먹고 복통과 설사, 구토로 고생하다 지난달 29일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다가 갑자기 사망했다. 김 대사는 “최근 중국을 사랑하는 아까운 친구를 잃었다.”고 황 공사의 죽음을 애도하고 이어 “황 공사는 중국을 사랑한 나머지 중국에서 생명을 바쳤다.”면서 “그의 사인에 대해 말이 많지만 중국 정부가 황 공사를 친구로 생각한다면 문제를 원만히 처리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jj@seoul.co.kr
  • [韓·中수교 15주년] 수치로 본 한·중관계

    [韓·中수교 15주년] 수치로 본 한·중관계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한국과 중국이 24일로 국교 정상화 15주년을 맞았다. 최근의 수출 입액, 인적 교류 등을 비롯한 모든 통계를 보면 양국 간의 관계가 얼마나 빠르고 깊게 발전해왔는지 잘 알 수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매일 1억명 이상의 시청자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한국에는 현재 130여개 대학이 중문과를 개설하고 있으며 중문과 졸업생이 매년 3000명씩 쏟아져 나오고 있다. 중국에 온 외국 유학생 3명 중 1명은 한국인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중국어 능력시험인 한어수평고시(HSK)를 치른 응시생 16만 2000명 가운데 한국인이 61%인 9만 9000명이었다. 한국의 중국 열기는 미국, 일본과의 각종 수치를 비교하면 쉽게 드러난다.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한국인은 80만명이었지만, 중국을 다녀온 사람은 390만명이었다. 하루 평균 1만 1000명꼴이다. 상호 방문객은 92년 13만명에서 지난해 480만명으로 37배나 늘어났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항공편이 매주 200편인 반면 현재 매주 800여편의 항공편이 한국의 6개 도시와 중국 30여개 도시를 왕래하고 있다. 일본의 주당 550편을 훨씬 앞지른다. 중국에서 ‘한류(韓流)’를, 한국에는 ‘한풍(漢風·중국바람)’을 확인할 수 있는 단적인 사례들이다. ●양국 떼려야 뗄 수 없는 최대 교역국 양국은 무역 면에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한국은 지난해 중국의 4대 수출국,2대 수입국이 됐으며,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2대 수입국이 됐다. 그러나 한국측에서 볼 때 그림자도 드리워지고 있다. 최근 한국 드라마는 중국 TV의 ‘황금 시간대’에서 밀려났다. 중국과의 무역수지 흑자는 날로 줄어가고 있다.2005년 232억 7000만달러였던 무역흑자액은 지난해 209억달러로 축소됐다. 올 상반기에는 80억 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억달러 줄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날로 악화되는 경영 환경과 중국의 ‘견제’로 버티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을 대하는 중국인의 태도도 크게 변했다. 요즘은 어떤 대형 행사를 주관하더라도 중국의 ‘거물’들을 초청하기 어려워졌다.22일 한·중수교 15주년을 맞아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동감한국’(動感韓國·Dynamic Korea) 행사도 “그 규모와 의의에 비해 중국측 참석자의 무게감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게 한국측 참석자들의 대체적인 견해였다. 국정홍보처와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주관한 행사였지만 초라한 인상까지 주었다. 관계자들은 “한국 대기업의 총수가 와도 예전과 달리 이제는 장관급 한명 만나고 가기도 쉽지 않다.”고 전한다. ●中 급성장에 韓 자칫 샌드위치 전락 우려 또한 한·중 관계는 ‘교류의 불균형’ 상태다. 경제와 문화 방면의 비약적인 관계 발전에 비해 한·중 관계는 정치·군사적으로는 초보적 단계다. 전문가들은 “지역적·외교 역학적 관계를 감안하더라도 많이 모자란다.”고 지적한다.“한국과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동맹국가라면 한국과 중국은 아주 좋은 우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김하중 주중 한국대사의 말에서는 간접적으로 한·중 간 정치·군사 교류 측면에서의 부족함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역사 문제를 비롯한 ‘민족주의 갈등’은 날로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미봉으로 덮고 온 동북공정, 탈북자 문제 등은 언제든 양국 관계를 냉각시킬 수 있다. 한국은 중국의 ‘힘과 야망’에 긴장하고 중국은 한국의 반응에 불쾌해하고 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한국을 ‘샌드위치’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향후 15년은 모든 분야에서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양국 관계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공을 들이고 있는 ‘조화로운’ 양국관계를 모색하는 데 애써야 할 시점이다.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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