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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남미 경제진출의 교두보 구축/한·멕시코 정상회담의 함축

    ◎태평양시대 대비,협력 강화 포석/합작생산·자원개발등 호혜경협 모색 노태우대통령과 살리나스 멕시코대통령과의 25일 한­멕시코정상회담은 대중남미진출 경제교두보 구축외교라고 평가된다. 이와함께 노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우리나라 국가원수로서는 최초의 중남미방문을 실현한 것으로 21세기 태평양시대에 대비한 태평양연안국간의 상호협력을 증대하기 위한 중장기 외교포석이라고도 할수 있다. 이날 양국정상은 한­멕시코간의 경제협력을 강화키로하고 이에따라 멕시코내에 한국전용공단 건설을 검토하기로 의견을 접근시켰다. 한국이 기계설비와 자본을 투자하고 멕시코가 인력및 일부 부품을 제공해 재수출하는 일종의 보세수출 지역형태의 한국전용공단건설을 검토하자는 것이다. 앞으로 멕시코측이 우리기업에 대해 공장부지의 저가임대,원자재수입시 관세면제,부품제공비율등 구체적인 투자유치정책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성사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만약 한국전용공단이 건설되면 한국의 대멕시코 투자가 크게 확대되는 것은 물론 이들 제품이 미국이나 캐나다로 진출하는 길이 매우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멕시코는 미국·캐나다와 함께 지난 6월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체결협상을 벌이고있어 이들 3개국이 곧 북미공동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양국외무장관회담에서는 경제협력강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으로 「경제사회기획협력의정서」와 「양국과학협력협정」이 서명,체결되었다. 양국정상은 쌍무관계의 강화방안으로 항공협정의 개정,자원및 수산협력을 중대하기로 하는 한편 특히 한국측은 우리의 미주개발은행(IDB)가입에 멕시코측이 적극지원해주도록 요청했다. 지난 89년 11월부터 발효된 양국 항공협정은 서울∼멕시코시티간 직항노선만을 개설키로 되어있으나 우리측은 그동안 미국경유 노선 개설을 위한 이원권을 요청해왔는데 이번 정상회담으로 양국간 항공협정개정협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측은 또 멕시코로부터 원유와 동정광·아연정광을 수입해온 실적을 내세워 앞으로 광물개발을 위한 합작투자사업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무역은 86년이래 매년 40%씩 성장,작년엔 우리가 수출 5억6천만달러,수입 2억6천만달러로 왕복무역규모는 8억달러에 이르고 있는데 이번 양국정상회담을 계기로 통상규모가 크게 신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들이 중남미제국에 투자를 원활히 하기위해서는 IDB가입이 절실하다.지난 79년 11월 가입신청을 냈는데도 현재 회원국 44개국중 23개국의 지지만을 확보하고 있어 아직 가입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앞으로 우리나라의 대멕시코 투자가 확대되고 양국간의 경제협력이 긴밀해지면 IDB가입문제도 풀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의 또다른 성과는 한­멕시코 양국이 환태평양국가의 일원으로서 공동협력과 보조를 취해 나갈 수있는 바탕을 마련한 것이다. 양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신흥공업국으로 발돋움한 중진국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광대한 영토,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는 멕시코와 한국과는 경제협력의 보완성이 큰데다 태평양시대의 개막을 앞당김으로써 상호의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회담에서 멕시코측은 아시아·태평양각료회의(APEC)의 참여를 적극 희망했다. 특히 한국은 오는 11월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제3차 APEC총회를 개최하는 주최국이기 때문에 멕시코 입장에서는 이번 회담이 좋은 기회라고 할수 있다. 노대통령은 이날 APEC가 아직은 비공식협의체이고 특정국의 회원가입 여부는 기존회원국(서울총회에서 중국·대만·홍콩이 가입되므로 총회원국은 15개국)과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설명,회원국들과 협의를 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멕시코뿐만 아니라 칠레·페루·에콰도르·아르헨티나등 다른 중남미제국들도 이미 문서를 통해 가입을 표명했기 때문에 중남미국가들이 APEC에 가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멕시코는 지난 7월 중남미국가간의 결속과 국제사회에서의 역량확대를 위한 「이베로­아메리카」(스페인·포르투갈 포함 중남미제국)정상회담을 주최하는등 역내국가중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APEC와 중남미제국이 연계되는 태평양공동체형성에 큰 몫을 차지할가능성이 크다. 이번 회담은 또 남북한 유엔가입에 따른 우리의 평화통일정책을 중남미에,널리 이해시키는데도 기여했으며 특히 북한의 국제 핵사찰수용과 핵개발포기에 중남미국가들도 우리와 인식을 같이 하게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노­살리나스 회담은 비록 한­멕시코간의 지리적 거리는 멀지만 태평양연안국가로서 「환태평양지역협력」의 공동이상과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노 대통령 공식만찬 답사 한국과 멕시코가 마주한 태평양지역은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과 무한한 잠재력위에 발전의 힘이 분출되고 있습니다.우리 두나라를 포함한 태평양연안 국가들은 더욱 활발한 교류를 통해 이해를 증진하고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바탕으로 교역과 경제협력을 촉진해 나가야합니다.우리 두 나라는 서로에게 소중한 동반자로서 손에 손잡고 21세기 태평양시대를 함께 열어갈 것입니다. 멕시코는 우리에게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협력의 파트너입니다.멕시코를 포함한 북미지역에서 자유무역이 진전됨에 따라 경제협력의 영역은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우리 두나라 관계는 모든 분야에서 더욱 확대 강화되어갈 것입니다. 우리는 남북한이 서로를 인정하는 바탕위에서 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 나감으로써 자주적이고 평화적 통일을 실현해가려 합니다.나는 멕시코정부와 국민이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우리에게 보내준 지지에 감사드리며 통일의 길로 나아가는 우리를 계속 성원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 농축산물 37개 품목 집중 육성의 배경

    ◎“고품질·고생산성화”… UR파고 넘는다/노동집약서 탈피,자본·기술영농 전환/벼농사 위탁 회사 1천2백여곳 신설/밭작물은 수요맞춰 용도별 생산/화훼공판장 확충… 직거래 체계 정립/한우 우량품종 늘려 육질 고급화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농축산물 품목별 경쟁력제고대책은 우리농업을 한차원높은 산업으로 발전시켜 우루과이 라운드(UR)협상타결 이후에도 우리농업이 살아날 수 있는 종합적이고도 장기적인 발전계획이다.따라서 이 대책은 농민들이 서둘러 품질개량등에 힘쓰면 앞으로 본격적으로 밀어 닥칠 농축산물 수입개방에 적극 대처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는데 그 큰 뜻이 있는 것이다.특히 우리의 농업이 이제까지 벼농사중심으로 생산기반이 확충되어 왔고 농가소득증대만을 위한 소득보상적 가격지지정책에 치중해온 농정에서 탈피,개방화 시대에 맞춰 국제경쟁력을 완전히 확보할 수 있는 농정으로 전환시키는 대책이라는 점에서 우리 농민들에게 희망찬 꿈을 안겨주리라고 전망된다.사실 우리 농촌은 외부로부터는 UR농산물협상등 개방화의물결이 거세게 밀려오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농업인구가 점차 줄어들고 노령화·부녀화되어 기계화되지 않고서는 영농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우리농업을 잔존시키기 위한 근원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책이 필요했다.이에 정부는 농업구조개선과 함께 지난해 9월부터 개방화에 대비한 품목별 경쟁력 제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근 1년만에 이를 내놓게 된것이다.앞으로 10년간 총 35조5천59억원을 투입,생산구조를 개선하고 품종개발과 품질을 꾸준히 개선해 우리 입맞에 맞는 우리 농산물을 신선하게 공급해 나간다면 외국산 농산물과의 경쟁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 틀림없다. ○품목별 경쟁력 제고 대책 ◇식량작물 ▲쌀=어린모 기계이앙 재배를 96년까지 40만㏊로 확대.노력비 56% 절감이 가능한 직파재배를 97년까지 40만㏊로 확대.전업농 경영규모를 4∼6㏊(평균 5㏊)로 확대.전업농과 10㏊이상의 협업농을 각각 3만호씩으로 늘리고 50㏊이상의 위탁영농회사를 1천2백44개소 설치.미곡종합처리장을 96년 4백개,2001년 1천2백개소로 늘림. ◇밭작물 품목별로 용도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하고 소비수요에 부응한 용도별 생산으로 전환. ▲보리=일반보리를 맥주보리로 대체.건강,무공해식품으로 수요 적극 개발. ▲콩=장류,두부제조용 국산 콩의 개발 적극 추진.나물콩과 풋콩,밥밑 콩의 품종개발. ▲옥수수=곡실용에서 청예용,생식용 단옥수수,찰옥수수 등으로 전환.간식용은 당도,청예용은 후기록체성,다수성 품종개발 보급. ▲감자=전분과 칩 등 가공용에 적합한 고전분 내병성 품종개발 보급.인공씨감자의 실용화.가공개발 확대 및 연중생산 재배기술 개발. ▲고구마=식용은 고감미성,밤고구마,줄기나물용,가공용은 고전분,고단백 등의 용도에 맞는 품종 개발 보급.생식용 ◇과수 ▲사과=봉지 씌우지 않고도 색과 맛좋은 품종 개발. ▲배=과즙이 많고 당도가 높으며 저장성이 높은 품종 개발. ▲복숭아=주식용 고당도 품종 개발. ▲감귤=고당도·저장성이 강하고 껍질이 얇은 품종 개발. ▲1∼1.5㏊규모의 전업농 중심으로 일관 기계화·관수시설 설치 확대. ▲포도 감귤 복숭아 등의 하우스재배로 단경기에 조기출하하여 가격보장. ▲산지 저장시설을 확충하여 과실의 선도를 유지하고 출하조절로 가격안정. ▲30㏊이상 집단재배단지중심의 영농기계화 및 수확후 처리시설 집중지원. ▲2001년까지 청과물 종합유통시설 92개소 설치. ◇시설채소 소비자 기호에 부응하는 우량 고품질 품종개발보급. ▲품목=수요를 감안,시기별 가격경쟁력 확보. ▲비닐하우스=철제(PET)온실 및 유리온실로 바꾸는 등 시설 현대화및 자동화. ▲채소주산단지=채소 종합유통시설 2백51개소 설치. ◇화훼 ▲남부지방=난,카네이션,거베라 등 동계절화 재배. ▲도시근교및 꽃 주산지=직·공판장 개설,직거래 체계확립. ▲종합시범단지=카네이션·장미등 화훼 종합시범단지 95년까지 조성. ▲전업농 경영규모=0.4㏊에서 0.6∼1.0㏊로 확대. ▲경매제=공판장을 통한 경매제 정착,수출시장 개발과 지원체제 구축. ◇축산물 ▲한우=기술집약적 사육으로 육질을 고급화. 10마리내외의 부업형으로 유지,한우개량단지 1백개소를 중심으로 우량개체 선발,고급육 생산으로 품질경쟁력을 제고.출하체중을 현재의 4백㎏에서 95년 5백50,2001년에 6백50㎏ 이상으로 늘림. ▲돼지·닭=자본집약적 사육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 ▲젖소=기술·자본집약적 사육으로 신선유제품 생산. ▲전업농 규모를 돼지는 5백∼1천마리,닭은 2만∼3만마리로 늘림. ▲낙농=착유우 30∼40마리의 전업농을 육성,품종개량을 통한 산유능력 제고로 마리당 산유량을 3백5일기준 5천3백㎏에서 7천㎏으로 늘리고 유지방률도 3.6%에서 3.7%로 높임. ▲산지의 부분육 가공으로 생축단계에서 부분육 유통으로 전환. ▲축사시설=자동화와 분뇨처리시설 집중지원으로 생산비절감과 공해 방지.축산물 종합판매장을 1백50개소로 확대.
  • 가입신청서 제출한 노창희 유엔대사

    ◎“높아진 국제지위 발판,통일외교 펼때”/“유엔 이용한 북의 정치선전 대비해야 노창희 유엔대사는 5일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유엔 사무총장에게 한국의 유엔가입 신청서를 제출,유엔 가입에 필요한 요식행위를 마친 뒤 『이제 곧 한국의 유엔 가입이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유엔대표부를 책임진 일선 외교관으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노대사는 한국의 유엔 가입은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발언권을 강화해 줄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며 또 하나는 남북한 관계를 보다 정상화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그러나 유엔 가입이 실현된다 해서 저절로 국제적 위상과 발언권이 강화되고 남북한 관계가 정상화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국제평화와 안정문제 등 세계의 많은 문제에 대해 직접 우리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갖게 돼 분명히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발언권이 강화될 토대가 마련되는 것은 틀림 없는 일이지만 어떤 목소리를 낼까 부단히 연구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노대사는 지적했다. 노대사는 특히 북한의 비현실적인 여러 노선,예컨대 하나의 조선정책,대남혁명통일전략 등 교조적인 사고방식이 아직도 기회 있을 때마다 고개를 쳐들고 있음을 지적,북한은 그같은 생각을 버리고 남한은 북한의 잘못된 생각을 바꿔주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령 북한이 유엔에 가입한 뒤 평화협정 체결,한반도 핵문제,주한미군문제 등을 가지고 종전처럼 계속 선전적 차원에서 유엔을 이용하려 한다면 남북한의 관계는 당분간 오히려 악화될는지도 모른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노대사는 그러나 북한이 종래의 고집을 버리고 유엔에 가입키로 하는 등 역사의 물결에 순응했 듯이 시간이 가면 현재 그들이 고수하고 있는 많은 비현실적인 노선과 정책들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88년 가을의 서울올림픽 성공을 예로 들어 『서울올림픽 이후 3년도 못되는 기간 동안 한반도 주변환경이나 국제사회가 얼마나 급격히 변화했느냐』고 반문하면서 남북한 관계의 전반적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으며 『이런 속도로 가속이 붙는다면 금세기내 민족통일의 기반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노대사는 『이제 통일을 위한 주변 환경을 급속히 정비하여 본격적으로 남북관계 발전에 신경을 써야 될 시점』이라며 『이번 유엔 가입이 조국의 통일을 향한 첫 걸음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북한도 그런 차원에서 유엔에 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엔본부 이모저모/「남북 나란히 배석」 북측 소극적 반응/“옵서버 설움 씻게됐다” 대표부 희색 【뉴욕 연합】 ○…노창희 유엔대표부 대사는 5일 하오 3시27분께(미국 동부표준시간·한국시간 6일 상오 4시27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38층 사무총장실로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총장을 방문,역사적인 한국의 유엔가입신청서를 제출. ○…5일 유엔가입 신청을 마침으로써 사실상 유엔가입 절차를 끝낸 유엔대표부외교관들은 감개무량한 표정들. 노대사는 물론이고 신기복 차석대사를 비롯한 유엔 외교실무자들은 그동안 비정상적이었던 우리 외교의 일각이 정상화된데 의미를 부여. 대표부의 일선 실무자들도 옵서버시절의 설움을 회고하며 파행을 거듭해온 우리의 유엔 외교가 정상화된데 기쁨을 표시하면서 이번 우리의 유엔 가입이 한국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 ○…남한대표부는 5일 상오 북한대표부측에 우리의 유엔가입 신청 사실을 사전에 통보하는 친절을 베풀었으나 북한대표부측은 『이미 알고 있었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노대사는 남한대표부의 한 실무자(참사관급)를 북한대표부 실무자와 접촉케 해남한이 5일 하오에 유엔가입 신청을 한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자신이 지난 5월27일제의한 남북한 유엔대사 접촉 희망을 상기시켰으나 북한대표부측 실무자는 여전히 남북한 유엔대사 접촉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게 한국 대표부 실무자의 전언. ○…남북한이 유엔에 가입할 경우 동서독처럼 유엔총회의 좌석을 이웃으로 할것인가 아니면 알파벳 순으로 따로 앉을 것인가가 주목됐는데 북한쪽이 남북한 이웃좌석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여 ROK의 대한민국과 DPRK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별도의 좌석에 앉게 됐다. 오는 9월17일 개막되는 46차 유엔총회에서는 제비를 뽑아 파나마가 맨 앞줄 첫번째 좌석에 앉게 돼 ROK(대한민국)는 앞에서부터 8∼9번째 좌석에,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는 훨씬 뒷좌석에 자리를 차지하게 돼 남북한간에는 가입초기부터 상당한 거리가 두어지는 듯하다. ○…유엔대표부는 눈앞에 다가온 유엔 가입을 앞두고 회원국 대표부에 걸맞는 공관이 필요하다고 판단,적당한 건물을 물색중.
  • 통일정책의 변화와 대응(남·북한 유엔시대:6·끝)

    ◎북한 「고려연방제」 수정 불가피/동시가입 따라 「단일의석」 전제 붕괴/9월전 「남북연합」과 유사안 나올듯/우리측,대화 통한 점진적 신뢰구축 계속 모색 오는 9월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으로 이어질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이 앞으로 남북한의 통일정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현재까지 나온 결론은 한마디로 남과 북의 통일정책은 단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바뀔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오히려 북한은 기존의 대남 혁명노선,통일전선전략을 수정하지 않은 채 불가침선언 선 채택,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 등 이른바 평화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입증하듯 북한은 유엔가입 결정을 발표한 후 방송보도 및 고위관리들의 해외발언 등을 통해 「하나의 조선」 논리를 결코 포기하지는 않았을 뿐 아니라 『대남 정책의 기본입장을 바꿀 생각도 없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반면 우리 정부도 최호중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이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대남 정책이 변했다고 볼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이에따라 우리의 대북 정책의 기본입장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듯 점진적이고 기능적인 교류협력의 확대를 통해 통일을 지향하겠다는 기존의 통일정책에 수정이 가해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정부는 오히려 북한이 유엔가입 결정을 계기로 불가침선언 조기 채택과 주한미군 및 핵 철수 등 정치 군사적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에 대비,기존의 「선 신뢰회복 후 정치·군사적 현안논의」라는 대북 정책의 논리적 설득력을 보강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정부는 북한이 유엔가입 결정과 때를 맞춰 남북한 정치인·학자·언론인들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오는 7월 하순이나 8월초 개최,통일의 방도에 관해 협의하자고 제의하는 등 기존의 통일전선전략에 기초한 대남 선동을 늦추고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남북고위급회담 등 남북간 공식적인 당국간의 대화가 상당기간 열리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또 이 같은 판단과 더불어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이 독자적이고 합리적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라 중소의 압력,더 나아가 이를 가능케 한 우리의 북방정책의 성과라는 점에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당국은 현행 대북 정책이 실효를 거두고 있으며 통일의 길을 여는 정도라는 자신감을 보다 강하게 갖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우리의 대북 정책방향도 상당기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기존의 패턴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단기적인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이나 학자,대부분의 국민들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이 장기적이고 궁극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주장에 이의를 달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남북이 유엔에 가입하겠다는 것은 곧 모든 문제를 무력이 아닌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유엔헌장의 정신에 동의하면서,국제무대에서 책임있는 한 구성원으로 역할하며 서로의 실체를 존중하겠다는 선언인만큼 남북간 평화공존의 바탕 위에서 통일로 이어지는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에서이다. 특히 북한이 이번 결정을 외부로부터의 「강요된 선택」이었음을 강조하고 있으나 「합리주의와 현실주의」에 눈뜨고 있는 자신들의 변화를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남북관계도,북한의 대남 정책도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경우 북한 통일정책의 기본골격의 하나인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이 다른 모든 정책에 앞서 수정,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에 대해 『기존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에 따른 북한의 유엔정책은 연방제 실시 후 단일국호하에 유엔에 가입하거나,통일이 되기 전 북과 남이 유엔에 들어가는 경우에는 하나의 의석으로 공동가입하는 것이었으나 남북이 유엔에 동시가입키로 결정한 이상 올 가을 유엔에 가입하기 전에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은 수정발표될 수박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정내용은 남북지역정부에 외교 군사 입법권을 공식적으로 부여하는 것으로 우리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남북연합과 개념상 상당히 접근된다는 것. 그러나 이 수정통일안 역시 남북연합을 통해 공동체 형성의 기반을 닦은 후 궁극적으로 통일헌법에 의한「1국가 1체제」의 통일국가로 나아간다는 우리의 통일방안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리할 수밖에 없다. 또 북한이 정치협상회의 소집 주장 등 통일전선전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권한과 책임있는」 당국간의 대화를 통한 통일방안 모색이라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대북 입장과도 근본적인 차이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남북 관계개선의 돌파구를 열 각종 방안들이 「바람직하고 또 실현성 있는」 정책들로 제시되고 있으나 이를 풀어나갈 실마리는 남북당국간 회담인 고위급회담의 재개에서 찾아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또 유엔헌장 정신의 수용으로 북한이 고위급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의했던 「남북한간 화해와 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의 근본정신에도 사실상 동의한 것으로 간주,회담 재개시 이를 채택할 수 있도록 북한을 설득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결국 남과 북의 유엔 동시가입이 곧 남과 북의 통일정책이 전향적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북관계가 좀더 합리적이고 현실에 기초한 바탕 위에서 풀려나갈 가능성을 높여준 것만은 확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 “대북방 통신교류 확대에 주력”/「체신의 날」… 송언종장관 인터뷰

    ◎「우체국의 지역정보센터화」 적극 추진/전국 전화요금 단일제도 10년 안 실현 통신기술 혁신,통신시장 개방,통신사업 구조조정 등 국내 정보통신업무가 급속한 변화의 물결을 맞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우편물 소통 24억2천만통,전화회선 보유수 1천5백29만 회선을 돌파,통신부문에 있어서는 일찌감치 세계 9위권의 선진국 수준에 진입한 상태,정부는 이에 걸맞게 94년 「꿈의 통신망」인 종합정보통신망(ISDN) 구축,95년 국내최초의 통신위성 무궁화호 발사 등 야심적인 계획들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장개방 등의 환경변화는 미래에 대해 낙관만을 할 수 없는 중대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22일 제36회 체신의 날을 맞아 송언종 체신부 장관으로부터 우리나라 체신사업이 처해 있는 상황과 당면과제,환경변화와 관련한 앞으로의 정책방향 등을 들어보았다. ­정보사회의 선도자로서 체신부의 역할이 한층 주목받고 있는데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일은. ▲「정보의 고속도로」라 불리는 광케이블 시설을 비롯해서 통신시설을 계속 현대화하고 첨단기술을 개발하며 정보통신사업을 적극 육성해서 통신의 국제화 시대에 대비하고 대북방 통신교류를 확대하는 일들에 주력하고 있다. 전국 우체국의 온라인망에 행정전산망을 연결시켜 민원·위업·부동산정보를 제공하는 등 우체국을 지역정보센터화하고 전파이용을 활성화하는 것도 주요사업 중 하나다. ­체신사업의 바탕은 역시 우정인데 아직도 우편배달이 늦게나 분실되는 일이 있다. ▲그점이 큰 걱정이다. 그렇게 된 이유는 엽서·인쇄물·광고선전물 등 우편물량은 날로 늘어가는데 이를 처리할 인력은 마음대로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편사업은 연간 1천억원 이상 적자가 나 결손분을 한국통신 배당금과 체신금융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래서 일손을 더는 방법으로 하루에 편지 2백50만통을 자동처리하는 우편집중국을 건설하는 등 기계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국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송 장관은 규격봉투가 아니거나 우편번호칸이 붉은 색으로 쳐 있지 않은 것은 기계가 읽지 못해 결국 수작업을 해야 한다며 재삼 협조를당부했다.) ­국내 우편사업은 연간 1천억원 이상 적자이고 전화사업은 시내전화에서 나온 결손분을 시외전화와 국제전화요금에 부담시켜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불합리한 요금체계는 개선해야 하지 않겠는가. ▲연구중에 있다. 우편요금은 현재 우편물의 내용과 형태에 따라서마 달라지지만 앞으로는 배달속도까지 요금에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면 광고용 인쇄물 같은 것은 천천히 배달하는 대신 싼 요금을 적용해주고 기한내에 배달해야 될 우편물은 조금 비싼 요금을 받아서 빨리 배달해 주는 형식이다. 전화요금은 거리별 요금단계를 축소해 오는 2001년에는 전국 단일요금제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조정해오고 있는데 문제는 시내전화와 시외전화의 통합과정에서 시내전화요금 상승이 불가피한 것을 물가문제와 관련해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이다. ­당장 이달부터 국제 데이터베이스산업이 개방되는 등 통신시장 개방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견해는. ▲통신서비스교역이 무분별하게 개방될 경우 정보통신이 발달하지 못한 나라는 산업화의 초기에 산업화가 늦은 나라들이 겪어야 했던 것과 같은 불행을 겪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정부의 개방안은 통신시장은 원칙적으로 개방돼야 하나 그 시기는 좀더 여유를 두고 시행돼야 한다는 기본입장 아래 작성된 것이다. 완전개방 예정시기인 94년 이전까지는 국내업체 육성책을 펴겠다.
  • 여야,전열다듬기 어떻게 하고있나

    ◎“넘치고 처지고”… 광역의원 후보 인선난/선정작업 착수… 계파별 조정에 고심/민자/통합계기 비호남인사 영입 주력/평민/민주/「이름 알리기」 겨냥,조기확정·연합공천 모색 여야는 정당공천제로 실시되는 광역지방의회선거에 있어 승패를 가름짓는 1차 관건은 추천후보선정에 있다고 보고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민자당은 기초의회선거와는 달리 광역선거에서는 여권 후보 난립방지를 위한 사전후보 조정작업을 치밀하게 벌일 계획이며 여당에 비해 인물난을 겪고 있는 야당측은 유력인사 영입 등을 추진중이다. ○공고일 10일전쯤 확정 ○…민자당은 광역의회 공천자를 일찍 확정할 경우 선거분위기가 과열되고 공천탈락자들의 반발도 거세질 것을 우려,선거공고일 10일전쯤에 최종공천자를 확정한다는 방침. 그러나 이미 지구당별로는 지역기반이 탄탄한 인사를 중심으로 내부 후보자 선정작업에 돌입했으며 특히 당내 계파별 후보조정에 고심. 민자당내에서는 3당 합당으로 탈락한 구지구당위원장들이 민정동우회·민우회·민주산악회·월계수회 등의 이름으로 광역선거에서 독자후보를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지도부가 바짝 긴장. 민자당은 이들 사조직이 독자후보를 내거나 특정 무소속후보를 지원하는 행동을 보일 경우 여권조직에 균열이 생겨 야당측에 어부지리를 줄수도 있다고 판단,당공천자 이외의 여권내 후보출마를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 민자당은 이를 위해 현재 현역 및 전직 지구당위원장간,또 공조직과 사조직간 조직분규를 빚고 있는 전국 20여개 지구당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해 독자후보추천 등의 행위를 당기확립차원에서 엄중조치한다는 생각. 또 후보선정에 있어 계파별 안배도 지양하고 지역신망 및 당선가능성을 중시함으로써 광역선거도 기초와 마찬가지로 「인물본위 선거전」으로 몰고간다는 전략. 민자당은 광역의회 선거일이 6월10일 전후로 확정될 경우 4월말 지구당별로 후보신청접수를 받아 지구당추천심사위 심사를 거쳐 중앙당에 단수 혹은 복수후보자를 추천토록 한뒤 중앙당 공천심사위를 거쳐 5월초쯤 공천자를 확정할 예정. 이 경우 경합이 없는지역부터 먼저 공천하고 경합지역은 후보단일화작업이 완료된후 공천자를 확정하는 등 공천발표를 2∼3차례 나눠 단계적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중. 민자당이 광역후보공천에서 신경을 쓰는 부분은 여성 등 참신한 인사추천과 사무처요원들의 광역의회진출,그리고 다른 지역에 비해 출마희망자가 적은 호남지역에서의 공천자 선정 등. 공천후보자 결정은 1차적으로 지구당위원장들에게 일임한다는 원칙이나 여성 및 사무처요원의 상당수 공천을 위해서는 중앙당이 적극 간여할 예정. ○전선거구에 공천 계획 ○…평민당은 오는 4월9일 신민주연합당(신민당)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계기로 전국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내세운다는 목표아래 조직점검과 유력인사 영입작업에 착수. 평민당은 우선 신민당 창당준비위에 가담한 4천8백50명의 발기인 가운데 지구당위원장이나 광역의회출마를 희망하는 1백여명중 60여명 정도를 광역선거에 내세울 방침. 또 신당준비위 인사들 가운데는 중부·영남권출신의 유력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어 이들을 통해 유력인사를 끌어들인다면 전선거구 출마 목표가 무난히 달성될 것이라는 설명. 그러나 기존의 지구당에서 확보하고 있는 광역선거 출마희망자들은 지구당 부위원장급 등 「함량미달」이 지구당간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당선가능성을 고려할 때 고질적인 「인물난」은 여전하다는 것이 고민. 이들 지구당 간부들은 투쟁경력으로만 무장돼 있을뿐 성장배경과 학력·자금력 등이 우선시되는 광역의회후보로 내세우기에는 무리라는 평가. 평민당은 이에따라 지구당 위원장이 단수로 추천한 인사를 중앙당이 임명하는 당초의 후보추천방식을 복수추천방식으로 바꿔 후보공천에 있어 중앙당의 재량권을 강화하기로 결정. 김봉호 사무총장은 이는 ▲후보 결정자와 기존조직과의 마찰을 피하고 ▲탈락자들의 지구당 위원장에 대한 저항을 방지하며 ▲유능한 신인을 발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 평민당은 여권에서 5월에 「기습선거」를 실시할 것에 대비,4월말까지는 외부인사영입작업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아래 각지구당 위원장들에게 4월 임시국회 이전까지 후보추천자명단을 제출하라고 통보. ○당대회통한 “바람” 모색 ○…민주당은 4월중순부터 5월중순까지 44개 지구당 창당대회와 기존 68개 지구당의 개편대회를 통해 광역의회선거를 앞두고 민주당바람을 확산시키는 한편 이들 창당 및 개편대회에서 광역의회 의원후보를 선출해 일찌감치 지명도를 높이겠다는 계획. 광역의회후보자 추천은 지구당 위원장의 재량권하에 지역내 지명도 및 당선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토록하고,특히 참신한 인물쪽에 비중을 두어 차제에 민주당의 이미지 제고도 겨냥할 방침. 민주당은 현재 당내 지자제대학을 수료한 지구당당직자 등 2백명을 대상으로 출마여부를 타진중에 있으며 지역내 유명인사 및 기초의회의원 당선자 중에서도 유망한 인물을 탐색중. 민주당은 특히 광역의회선거에서 영남과 중부권에서 대량득표,전국평균 30% 의석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도권에서는 평민당 및 재야 등과의 연합공천에도 문호를 개방해둔 상태. 한편 민중당도 내주초 지자제대책위를 구성,광역의회의원 후보자 선정기준 등을 마련할 예정인데 현재까지는 기존 60개 지구당을 중심으로 1백여명이 후보자를 낸다는 계획이며 인물난 극복 대책으로는 국민연합·노총 등 사회단체들과의 연합공천문제도 검토중.
  • 상대 비방전화 빗발… 부산서만 1백60건(지자제표밭)

    ◎“소신 밝혀라” 여설취소후보 불러내 청취/무관심 여파… 부정선거 고발 한건도 없어/“왜 특정후보 현수막만 걸렸나” 따지자 연설회장 변경 ○혈서써 지지 호소 ○…기초의회 의원자리를 놓고 한울타리 안에서 2명의 후보자가 출마,화제가 되고 있는 진안군 정천면에서는 송근섭후보(55)와 박병렬후보(56)가 연설회를 취소하고 현수막은 물론 벽보마저 붙이지 않는 등 치열한 경합을 피하면서 조용한 선거운동으로 일관하자 유권자들은 입후보자들이 주민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 아니냐고 분개. 정천면일대 20대와 30대 유권자들은 두 후보가 담합,선거운동다운 움직임이 전혀 없자 지난주말에는 두 후보를 다방으로 초빙,소신 피력을 요구,경찰이 특정후보를 겨냥한 지지모임인 것으로 잘못알고 조사에 착수하는 해프닝을 연출. 두 후보를 초빙한 청년유권자들은 『두 후보가 유권자들의 권리를 마음대로 박탈,이를 되찾기 위해 후보들로부터 소신을 들어보려한 것이 무슨 죄가 되느냐』며 항변. 한편 지난 20일 하오3시 전주동국교에서 열린 전주시 중노2동시의원 입후보 합동연설회에서는 노점상 대표로 출마한 임평식후보가 『시의원이 되면 가진자의 부정부패를 없애는데 신명을 바치겠다』는 연설을 마친뒤 자신의 손가락을 깨물어 화선지에 「빈민위해 목숨바쳐 임명식」이라고 혈서를 쓰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방향전환을 모색 ○…부산지역 각종 사회단체들이 기초의회선거에 대비해 설치한 부정선거 고발센터에 시민들의 고발이 전혀 없어 위축된 선거분위기와 시민들의 무관심을 반영. 부산 YMCA와 YWCA는 지난 6일부터 각각 부정선거 고발센터를 설치하고 자원봉사자 1백여명을 모집,시민들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고발접수는 전무. 또 지난 12일 부민련 등 23개 재야단체가 공동발족한 지방의회선거 시민대책본부에도 역시 부정사례에 대한 시민고발이 없자 관계자들은 선거운동 규제로 선거분위기가 극도로 위축된 데다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무관심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이에따라 이들 단체는 당초 목표로 한 공명선거 감시기능에서 지자제선거법의 문제점 개선과 관권개입 적발 등으로 방향전환을 물색. ○…기초의회의원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특정후보를 비방하는 허위전화가 각 구청 선관위에 쇄도,선관위 직원들이 이를 확인하느라 진땀. 이들 허위전화제보는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 특히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부산시 선관위가 21일까지 집계한 것만도 1백60건에 이른다고. 특히 부산시 남구 선관위측은 지난 15일 박모후보가 유권자들을 관광버스에 태우고 있다고 전화제보를 받고 비디오까지 동원해 현장에 갔다가 사실이 아닌 것을 확인했다는 것. ○“집안도 못다스려” ○…21일 열린 충북 청주시 서문동선거구 합동유세에서는 팽팽한 접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두 정씨 후보가 공명선거를 다짐하던 등록직후와는 달리 서로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을 퍼부어 유권자들이 빈축. 이날 유세에서 먼저 등단한 정모후보(47)가 『집안도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주민대표로 나설수 있느냐』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자 뒤이어 등단한 또 다른 정모후보(52)는 『도내 출마자 가운데 전과자가 많다는데 유권자들이 잘판단해 표를 줘야한다』고 응수. ○검찰에 옥중고발 ○…21일 하오 수원시 남창동 남창국교에서 열린 팔달동선거구 합동연설회장은 2명의 후보 가운데 1명이 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돼 김성겸후보(53)만이 나와 10여분간 연설한 뒤 퇴장. 이날 연설회장에는 유권자 1백여명이 나와 김후보의 연설을 들었으나 지난 16일 같은 선거구에 출마한 오찬성후보(51)가 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되면서 김후보를 같은 혐의로 검찰에 옥중 고발한 탓인지 더욱 가라앉은 분위기속에서 진행.
  • 기초의회 선거 출마판도 분석

    ◎“농다 도소”… 자영업출신이 절반 넘어/40∼50대 76%… 정당경력자 60% 차지/경쟁률 저조,“과열방지” 긍정적 평가/전문지식인 빈곤 지역이익 집단화 우려도 시·군·구의회 의원선거 후보등록이 13일 마감됨에 따라 전국의 유권자들은 어떤 사람이 어느지역에 얼마만큼 나와서 당선의 고지를 향해 뛰고 있는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국 3천5백62개 선거구에서 4천3백4명의 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마감일인 13일까지 총 1만1백24명이 후보등록을 마쳐 전국평균 2.3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 13대 총선 경쟁률이 4.7대 1이었던데 비하면 경쟁률이 절반수준에 머문 셈. 당초 선관위측과 정치권에서는 30년만에 재개되는 지자제선거가 주민자치를 갈구하는 국민들의 관심으로 미루어 볼때 평균 4∼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후보등록 마감결과 경쟁률은 3대 1에도 못미쳤고 전국의 전 선거구중 12.4%나 되는 4백40여곳이 경합자가 없어 무투표당선이 확실시되는 등 당초 예상보다 무투표 당선지역도 훨씬 많았다. 이같은당초 예상보다 낮은 경쟁률을 보인 것은 정치불신이 국민들간에 뿌리깊이 자리잡은데다 각 정당들이 후보난립을 막기 위해 친여야 후보들을 사전조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후보등록률이 저조하다고 해서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지역내 유지그룹과 문중·동창들간의 사전조정에 의한 후보난립 방지는 오히려 과열·타락선거의 예방효과와 함께 주민자치의 조기정착 효과를 가져온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며 일본의 경우도 무투표 당선지역이 평균 13%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등록률이 저조한 가운데서도 경기·강원·충남 등 중부권 지방은 평균 3대1 가까운 높은 경합을 나타냈으며 서울·부산·대구·대전 등 대도시는 2대 1에도 못미치는 낮은 경쟁률을 보여 대도시 일수록 입후보자가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주민자치를 위한 지방의원 후보들이 어떤 사람들로 돼있나 하는 점이다. 12일까지 등록한 8천5백29명의 후보중 자영업을 포함한 상업종사자가 2천5백14명(29.4%)으로 가장 많고 농축수산업 2천4백96명(29.2%),기업가 1천4백95명(17.5%),사회단체종사자 4백43명(5%),전직공무원 3백25명(4%)순이며 기타직종이 1천2백29명 등이다. 직업을 세분해보면 기업체사장·농협조합장·의사·약사·간호사·세무사·부동산중개인·건설업자·운수업자·새마을금고 이사장·농어민후계자·자영농어민 등 1백여종이 넘는다.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는 상업 및 회사원·의·약사 등 자영업·전문직종인의 등록이 70%를 상회하고 있으며 이중 운수업과 공인중개사·세무사·노조관계자 등의 진출도 눈에 띄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방에서는 농·축·수산업 및 자영사업자의 후보등록이 과반수를 넘고 있으며 전문직종인의 등록은 20%에 못미치고 있다. 이들 직종중에는 자영사업이외에 지역방범위원·새마을관계자·구동자문위원 등 명예직을 겸직하고 있는 친여성향 후보자가 두드러지고 있다. 탄광촌이 있는 강원도와 공단 밀집지역엔 전·현직 노조간부들도 입후보했는데 한국노총은 전국적으로 모두 4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들 후보자중 지역문제 또는 교육·공해·교통 등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거의없어 자칫 지방의회가 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명예 또는 사익보호 차원에서 「지역이익 집답화」할 우려도 없지않다. 또 이들중 정당경력자가 59.7%나 되고 친여야 무소속후보자까지 합치면 전체 75% 이상이 정당 색을 띠고있어 기초의회가 지역문제보다는 기존 여야 정치권을 소규모화한 대결상을 나타낼 가능성도 크다. 현재 후보자중 정당출신을 보면 민자당 45.2%,평민당 12.6%,민주당 1.8%,민중당 0.1%이며 무소속은 39.3%에 이르고 있다. 이번 기초의회선거가 정당추천을 배제했음에도 60%가 정당소속 임을 미루어 볼때 지난 60년 시·읍·면 의회선거에서 정당추천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81.3%나 되는 무소속이 당선된 사실과 크게 대비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3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국민들의 정치성향이 높아진데다 현재의 정당들이 기초의회를 중앙정치의 「말단신경조직화」를 겨냥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전국 지방의회 의원후보자중 연령별 분석을 보면 50대가 43%,40대 33.9%,60대 12.5%,30대 9.8%,20대 3%순이며 70대 이상 고령자도 몇명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40∼50대가 주축이된 지방의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참고로 지난 60년 시행된 시·읍·면 의회선거 당시에는 40대 34.8%,30대 42.1%,20대 12.2%,50대 10%,60대 이상이 0.9%로 나타나 30년전보다 현재가 평균 10년 정도 고령화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60년 기초의회선거 당시에는 직업별 분포가 농업이 85.7%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현재의 상업 또는 전문직종 출신이 두드러지는 점과도 크게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번 기초의회선거 후보자들의 학력을 살펴보면 12일 마감기준으로 전체 8천5백29명중 국졸이하 6백80명(8%),중졸 9백87명(11.6%),고졸 4천10명(47%),대졸 2천8백43명(33%)으로 고등학교졸업 수준이 가장 많으며 다음이 대졸학력순이다. 60년 지자제선거에서 국민학교졸업이 60.5%나 되는 대졸자가 2.4%에 불과했던 사실로 미루어보면 30년간 국민들의 학력도 엄청나게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재 91.5%가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국회의원들과 비교해본다면 기초의회 의원후보자의 학력은 한단계 정도 낮은 수준이며 연령면에서는 비슷한 수준이다. 또 이번 기초의회의 여성후보자는 12일까지 총 71명으로 전체후보자의 8.3%에 이르고 있다. 지난 13대 총선에서 여성후보자의 비율이 2.2%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지방의회에서의 여성참여 및 활동에 대한 기대가 상당수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여성후보들의 직업 및 학력을 보면 대부분 새마을부녀회 회장 등 주민들과 접촉이 많은 활동을 벌이고 있거나 사회단체 또는 유아원 운영 등 자영사업자이며 특히 고졸 또는 대졸의 학력을 가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남성후보들보다 학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제2후세인」방지”… 중동평화군 생긴다(걸프전후의 새 기류:2)

    ◎애·사우디등 연합,상비군 창설 움직임/미선 이란까지 편입,범아랍 결속 모색 사담 후세인의 수중에서 쿠웨이트를 해방시킨 미국과 연합국들은 이제 걸프지역에서 「전쟁 재발방지」라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 이 지역의 구안보질서는 사라졌다. 산유국의 토후들이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주변 국가들에게 돈을 나눠주거나 미국이나 소련에게 은밀히 지원 약속을 요청하던 방식은 이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앞으로 걸프 역내안보는 ▲가시적인 미국 지원과 ▲강력한 아랍평화 유지군이라는 두개의 기동에 의존하게 될것으로 보인다. 사실,이번 대 이라크군에 참가한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 등의 부대를 혼합해 상설지역군을 창설하는 방안은 이미 관계국 사이에 조용히 검토되고 있었다. 중동에서 군사동맹이 소리없이 태동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겠다. 중동의 이러한 새 안보체제가 대비코자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라크의 침공 재발방지다. 미국 주도 다국적군은 쿠웨이트 전역에 배치됐던 이라크군의 전투력을 전면 파괴함으로써 사담 후세인의 주변국 공격 위협능력을 사실상 제거했다. 그래서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달 27일 이라크군에 대한 공격중단을 선언한 것이었다. 이라크는 아직도 많은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쿠웨이트 점령에 동원되지 않은 병력이기 때문에 이번 전쟁에서 거의 피해를 받지 않았다. 미 군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티그니스­유프라테스강 이북에 남겨진 이라크군의 대부분은 보병 부대였다. 주변국 침공에 필요한 중무기는 쿠웨이트 침공에 동원됐다가 이번에 연합군에 의해 대부분이 파괴됐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사담 후세인이 주변국을 위협할 만한 충분한 군사력을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연합군은 판단하고 있다. 전후의 중동에 안보기구 구성이 필요하다는 논의는 작년 8월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시 이를 저지할 장치가 없었다는 점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라크군의 전진을 봉쇄할 아랍군도 없었고,한편 미국의 병력과 장비공수는 지구를 반바퀴나 돌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경비가 들어야 했다. 걸프 주둔 미군들은 이제 곧 철수를 시작해야 한다. 펜타곤 관리들은 걸프지역을 제2의 한국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한국의 경우처럼 불안한 평화 때문에 미군을 수십년동안 주둔시키는 일이 없도록 이번엔 평화보장장치를 단단히 해두겠다는 얘기다. 지난달 8개 아랍국 대표들은 카이로 회담에서 이집트 사우디 시리아군 등으로 구성되는 평화유지군의 창설을 제의했다. 이 평화유지군은 사우디와 그 주변국들의 지역 협의체인 「걸프협조회의」(GCC)의 군대에 대체될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평화유지군은 독립적인 연합사령부나 재조직된 아랍연맹의 지휘를 받게 될것으로 알려졌다. 전후의 중동안보기구는 그 구성이 어떻게 되든간에 두가지 특성을 지닐 것이 확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다. 하나는 아랍국가들과 서방간의 밀접한 군사협력이다. 그동안 아랍국가들은 서방측과의 협력이 야기할 정치적 위험성 때문에 대미 군사협력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왔다. 그들은 미국과의 군사협력을 비밀에 부치거나 아예 외면했다. 그 결과 미국은 걸프지역에 소규모의 해군력 밖에 유지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후세인을 격퇴하기 위해 지난 7개월간 유지해온 아랍국가들의 이같은 알레르기를 없에 버렸다. 물론 미지상군 주둔에 대해서는 여전히 지지하지 않지만 미군장비의 비축과 이의 유지에 필요한 병력배치에 대해서는 훨씬 수용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이번 걸프전으로 드러난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 중의 하나는 미국이 중동지역에,특히 오만에 군사물자를 비축해왔다는 것이다. 이 비축 물자는 이번 전쟁에 소요된 것에 비하며 미미한 양이었다. 이젠 이런 일들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지는 한편 미국과 걸프국가들이 여러 수준에서 군사 협조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후 중동 안보의 또 하나의 신기원은 걸프지역의 비아랍국,즉 이란과의 밀접한 협조일 것이다. 걸프지역 해안의 절반과 역내 7개 아랍국가의 총인구보다 갑절이나 많은 인구를 가진 이란은 이 지역의 주요 세력이다. 이란은 호메이니옹 집권 12년간 이슬람 혁명의 수출과 보수적인 아랍군주의 전복을 추진했기 때문에 주변 아랍국가들과의 긴장관계를 지속해왔다. 이란은 걸프지역의 안보를 단기적으로 다국적 아랍군에 맡기는 것을 찬성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역내 안보문제에 보다 큰 목소리를 내려고 들 것이다. 다국적 아랍군이 구성되면 무엇보다도 비걸프국가인 이집트에게 주요 역할이 부여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도기적으로 이란은 그들의 간섭주의적 대외정책이 과거의 일이라고 다짐하면서 신뢰 구축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다국적 평화군 구성을 서둘러 추진하지는 않겠지만 결국 그 일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아랍국가들은 이란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더라도 이란을 지역 안보의 동반자로 맞아들이는데 소극적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란은 중동의 일원이 되어야 하며,또 평화유지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지역안보의 특정 역할을 담당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 워싱턴의 구상이다.
  • 개혁입법 임시국회서 타결 기대/노대통령 연두회견 1문1답

    ◎의료진 페만 파견은 유사시 대비 긴요/UR협상 유리하게 이끌어 농민이익 보장/과학기술 개발에 96년까지 11조 투자 ▲먼저 지난 3년간의 국정 운영소감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께서는 외치에는 강하고 내치에는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첫번째 질문부터 상당히 어렵군요. 방금 지적하신 외치에는 강하고 내치에는 약하다는 지적을 이해합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이를 받아들여서 국정에 좋은 참고로 하겠습니다. 이제는 큰 전환기를 매듭짓는 시기에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국민들 스스로가 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찾았습니다. 여기에 무엇을 해결해야 할 것인가 하는 창조적인 저력을 국민들은 갖추고 있습니다. 또 무엇을 해야되느냐 하는 국민적인 합의가 이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가장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민주주의를 시행해 나아가는데는 역시 그 바탕으로 안정을 확고히 이룩해야 된다하는 합의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시행해야 할 일들을 많이 벌여 놓았습니다. 이제는 임기 4년째로 들어가는 시점에서 이제 그것을 하나하나 결실을 맺지 않으면 안될 때입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을 마무리짓기 위해 모든 일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차원에서 내각진용을 갖추었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앞으로 대야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가실 계획입니까. 그리고 평민당에서 여야 총재회담을 제의했는데 대통령께서는 김대중 평민당총재를 언제 만나실 계획인지요. 국가보안법 및 안기부법 개정안 등 개혁입법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해 나갈 계획인지요. ○야와의 대화 문호개방 『두말할 나위없이 민주정치라는 것은 대의정치를 뜻하는 것이겠지요. 이런 입장에서 여야관계는 두개의 큰 수레바퀴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여야는 상대적이며 국정의 책임을 함께 나누는 입장이 바람직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같은 맥락에서 야와 언제나 대화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있습니다. 지금 국회에 개혁입법안이 제출되어 있는 상태라고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야가 얼굴을 맞대어 빨리 타협을 해 결론을 얻는것이 앞으로의 일들입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아무쪼록 이 개혁입법이 완전히 타결되어 통과 되기를 기대하고 또 촉구해 마지 않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를 언제,어떤 방식으로 결정하실 생각인지 말씀해 주시고 아울러 그 여권의 후보는 지금의 민정당내 인물에서 국한될 것인지도 함께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민주절차로 후보 선정 『민자당 당헌의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서 후보자는 선출되는 것이 원칙적이고 또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시기는 나의 임기만료 1년 전후가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자당내에는 다음 정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당의 후보는 국민의 여망에 따라서 또 국민이 바라는 분이 반드시 선출되리라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내각제 개헌을 해야할 상황이 올 것으로 봅니까.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군의료진 파견외에 전투병력 파견을 고려하십니까. ○유엔의 결정 지지해야 『내각제의 개헌문제는 수차 국민에게 나의 뜻을 밝혔습니다. 다수 국민이 원하지 않는 개헌은 할수없는 것입니다.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질문인데 세계의 평화를 위해 지금 이바지하고 있는 미국을 지원한다 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 유사시에 대비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의료진을 파견하기 위한 여러가지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중동에 있는 이런 나라들의 요청에 의해 지금 그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고 멀지않아 국회에 동의안을 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전투병을 파견한다는 것은 어느 다른 나라로부터 요청받은 바도 없고 따라서 검토한 바도 없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남북 정상회담의 연내 실현가능성과 대화전망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불법 방북은 용납 못해 『남북관계는 우리가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여러가지 대화·교류를 바탕으로 해서 장래에 대해 조심스러우나 희망을 모두 갖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 북한은 진퇴양난의 기로에 빠져있고 큰 갈등을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사정을 직시하면서 인내로써 끈기있게 현실적인 접근을 하나하나 해나가야 됩니다. 이렇게 되어나갈때 우리가 기대하는 대망의 남북통일도 금세기안에 반드시 이룩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또 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오래전부터 제안하고 있습니다. 남북간에 쌓인 오해와 불신관계는 정상이 만나서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었을 때 훨씬 더 쉽게 불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남북관계의 진척을 더 촉진시킬 수 있다고 믿어마지 않습니다. 이래서 여러차례 제안했던 남북 정상회담은 지금 김주석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일부 인사들이 정부 창구를 무시하고 법과 절차를 전부 무시해 버리고 북한이 원하는대로 하겠다는 방법을 택해서 북으로 가겠다,북한과 접촉을 하겠다 하는 것은 불법이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금년에 중국과의 관계개선 전망은 어떻습니까. 또 올해 우리의 유엔가입이 실현될 것인지요. ○동시가입 지속적 추진 『우리와 중국간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보나 지리적으로 보나 빨리 관계정상화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달중에 서울과 북경에 상호 무역대표부를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진전은 양국간의 교류·교역을 더욱 확대해 줄 것입니다. 중국과의 관계정상화도 멀지 않은 장래에 이룩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도 좋다고 봅니다. 남북한 대화를 통해 동시가입을 설득시키려는 목표에서 작년에 우리는 단독유엔가입 신청을 유보한 것입니다. 우리는 금년에도 동시가입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끝내 북한이 여기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우리가 계속 북한이 응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유엔회원국 대다수가 우리가 가입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북한이 만약 가입하지 않는다고 하면 우리나라도 먼저 가입을 하되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가입을 우리가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문을 열고 북한의 순차적인 가입을 환영하고 지원을 하게될 것입니다』 ▲내일 가이후 일본총리가 방한하게 되면 재일동포 법적 지위문제 등 현안이 모두 해결될 수 있습니까. 또 미·일·중·소 등 한반도 및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실 것입니까. ○한·일 새로운 관계로 『말씀대로 내일 일본의 가이후 총리께서 우리나라를 방문,정상회담을 갖게 되겠습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작년에 이룩한 양국간의 새로운 관계를 더욱 확실히 굳히는 성과를 거두리라고 기대합니다. 과거의 역사를 깨끗하게 청산하는 차원에서 상징적인 것이 이제 우리 동포들의 법적인 지위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내가 작년에 제기는 해서 매듭을 짓는다는 합의를 이룩했습니다만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이것이 매듭지어지리라고 기대해마지 않습니다. 또 무역역조를 시정하는 경협문제도 우리가 소망하는 방향으로 일본의 협력을 얻는다든가 또 그외에 문화교류를 위시한 선린우호관계를 한 차원 더 높이는 문제를 내일 회담을 통해 성과를 이루기를 우리는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화해와 협력의 물결이 저 동유럽에서 이제는 바야흐로 동북아까지도 미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 새로운 상황에 놓여있는 우리 외교의 중점방향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할때 세가지를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안보·정치·경제 등의 모든 면에서 소위 국익이 무엇인가 하는 판단을 해서 이 국익을 최대한으로 신장하는 방향의 외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국제정세의 급변하고 있는 흐름에 능동적으로 우리의 외교역량을 갖고 활용하여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시키고 또 평화와 통일을 촉진시키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로는 전세계 여러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우리가 기여를 하고 또 우리의 주변 여러나라들과 조화를 이룩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지방자치제 선거 등 올해 불안요인을 많이 갖고 있는 물가를 어떻게 잡아서 경제안정을 이룰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물가안정이 최대 과제 『역시 물가안정이라는 것은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봅니다. 정부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확고하게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최선의 노력과 또 모든 정책수단을 다 동원할 것입니다. 특히 선거에 나가는 통화는 절대적으로 억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과 인력대책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금년 이 부문에 1조2천억원이 투자될 것입니다. 또 민간부문의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세제와 금융상의 혜택을 제공해 주도록 해서 96년까지 무려 11조원의 투자를 이루도록 할 것입니다. 선진국들과의 기술협력에도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되겠습니다. 소련과의 첨단기술협력은 우리의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새로운 출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미 통상마찰 및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실 계획입니까. ○한·미 마찰 해소에 노력 『미국과의 관계가 폭이 넓어지기도 하고 또 깊어지기도 하니까 문제들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되니까 마찰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행스럽게 마찰이 생겼지만 계속 노력을 해서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해소가 되고 있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의 농산물 분야에서 우리 농민에게 손해를 주는 품목들이 있습니다. 이런 예외의 품목에 대해선 유예기간을 우리가 최대한 얻고 그것을 활용해서 우리 농민들의 이익을 최대한도로 보장하는 여유를 마련하면서 우루과이라운드를 성공적으로 타결지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죄와의 전쟁에 국민들의 자발적인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이 있습니까. 또 집권후반기의 공직기강 확립은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입니까. 『국민의 시각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겠습니다마는 지난 「10·13 특별선언」 이후에 민생치안 관계는 많이 호전되었다고 봅니다. 보고에 의하면 강력범 발생률은 9%정도 낮아져가고 있고 발생한 강력범을 검거하는 율은 크게 향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겠습니다. 경찰이 불철주야 노력해서 심야 영업단속이나 퇴폐업 단속·교통혼잡 등등이 많이 나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들이,특히 도시 시민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을 정도로 치안이 안정이 되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아직 국민들이 많이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노력은 계속해서 펼쳐져야 됩니다. 국민이 이만하면 안심할 수 있다 할 때까지 범죄와의 전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될 것입니다. 그동안 특명사정반이 많은 활동을 함으로써 지도층이 자숙하게 되었고 특히 공직자들의 기강이 많이 확립되었습니다. 부동산투기를 잡는데도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특명사정반이 한시적인 기구이기 때문에 작년 연말로 해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더욱더 지속해야 되겠다는 국민들의 여망에 따라 청와대에 과거에 없앴던 사정수석을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특히 이번 지방자치 선거에서 염려가 되는 공직자들의 동요나 기강 이완을 예방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과열과외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입시제도나 또 다른 분야의 성장에 비해 엄청나게 낙후된 교육환경문제,대학교육의 질적문제,이러한 여러가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대학입시 다양화 모색 『과도한 진학열,획일적인 입시위주의 교육 등의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원에서 각계각층의 의견도 듣고 교육자문위원회에서 전문적인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만 대학입시를 자율화하는 것을 위시해서 대학을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자율입시를 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는 대학은 독자적으로 입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학력고사와 적성검사같은 것을 적용하기를 원하는 대학은 그것을 반영하게 하는 개혁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한번의 학력고사,한번의 시험으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도 시정을 해야 되겠고,입시과목이 너무 많은 것도 고쳐서 과목도 줄이고 학생들의 부담도 줄이는 방향으로 교육개혁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이것이 너무 급작스럽게 이루어졌을 때는 혼란이 따를 것이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검토할 수 있는 기간을 주어 94년부터 시행될 수 있게 할 작정입니다. 아울러서 정부는 고등학교의 실업계 교육을 확대시키고 이공계 대학 정원도 늘려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대학교육의 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우수대학을 대학원 중심으로 개선해 나가는 방안도 구상중에 있습니다』
  • 전 전대통령,연희동 오던 날

    ◎769일만의 “환속”… 은은한 찬불가 마중/“그동안 배려로 인생 새로 깨달아” 출발인사/“대통령 보필 잘하라” 청와대 참모에 당부도/전직의원등 1백명과 악수뒤 사저 안으로/“송구영신” 글귀넣은 난초화분 보내/노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가 2년1개월여의 백담사 은둔생활을 마치고 30일 상오9시 하산,이날 하오2시 연희동 사저로 귀가. 지난 88년 11월23일 5공비리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한 뒤 강원도 인제군의 자그마한 산사인 백담사로 「유배」돼 숱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반승반속의 생활을 해온 전전대통령 내외는 정확히 7백69일만에 「환속」한 셈. 전전대통령으로서는 지난 12월31일 국회 5공·광주 특위합동청문회에 출석,증언한후 백담사로 돌아간지 만 1년만에 다시 서울 땅을 밟은 셈인데 지난해의 굳은 얼굴과 달리 비교적 밝은 표정. ○주민에 손들어 답례 ▷연희동 사저 도착◁ ○…전전대통령과 부인 이순자여사를 태운 서울2 두6759호 베이지색 그랜저승용차가 백담사에서 4백여리 길을 달려와 먼지를 뒤집어 쓴채이날 하오1시54분 연희2동 사저입구 골목길에 도착하자 주위에 모여있던 주민들이 박수를 치며 환영. 검은색 오버코트에 미색 머플러를 두른 전전대통령은 미소를 띠며 차에서 내리자마자 몸을 돌려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승용차 옆에 대기하고 있던 최석립 대통령 경호실차장,김원환 서울시경국장과 악수를 하며 『고생했다』고 노고를 치하. 전전대통령은 오랜 산사생활과 29일 밤 잠을 설쳤는지 약간 여윈 모습이었으며 검은색 오버코트에 물방울무늬의 검은색 머플러를 한 이여사는 엷은 화장을 했고 사저로의 귀환이 기쁜듯 시종 웃는 얼굴. 전씨부부는 서울 조계사와 수국사 연합합창단 69명이 부르는 찬불가 「나의 연꽃」 「보현 행원」의 은은한 합창소리가 계속 들려오는 가운데 골목길에 늘어서 대기하고 있던 주민대표·스님대표 및 이한동의원 등 현직의원,김용갑씨 등 전직각료,유흥수씨 등 전직의원 등 모두 1백여명의 환영인사들과 6분여 동안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반갑게 인사. 전전대통령은 주민대표들에게는 『일요일인데 쉬지않고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스님들에게는 『바쁘실텐데… 추운데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고 했고 전현직 의원들과 전직 각료들에게는 『오래간만입니다』 『반갑습니다』고만 인사를 했는데 김정례 전 보사장관에게는 어깨를 두드렸다. 이어 전씨부부는 불교합창단이 있는 곳으로 가 합장을 하며 인사를 했는데 집문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과의 일체 대화를 나누지 않고 하오2시 정각 그대로 집안으로 들어가 아쉬움을 남겼다. 전전대통령은 집안에 들어가기 직전 『집에 돌아오신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라는 기자질문에 말없이 미소만 띈채 대문안으로 들어갔는데 사전에 기자들과의 만남은 일체 계획하지 않았었다는 후문. ▷노대통령 안부 전달◁ ○…노태우대통령은 이날 하오1시40분쯤 붉은 꽃이 화사하게 핀 난초화분을 연희동으로 보내 전전대통령의 귀환을 환영했는데,화분리본에 「송구영신」의 글귀를 써넣어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비서실쪽에서는 지난 27일 백담사를 다녀온 김영일 사정 수석비서관이 영접나와 전전대통령에게 인사한 후 집안으로 들어가 노대통령의 간절한 「안부말씀」을 전달. 노대통령은 하오3시30분쯤 정해창 대통령 비서실장을 김수석과 함께 다시 연희동으로 보내 자신의 「기쁨 마음」을 간곡히 전언. 전전대통령은 안현태 전 경호실장 등 측근들과 함께 정실장으로부터 노대통령의 「안부말씀」을 전해 듣고 자신의 경험을 피력하면서 『잔여임기가 2년이지만 나머지 1년은 선거 등으로 경황이 없기 마련』이라며 『지금부터가 중요한 시기이니만큼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이 노대통령을 잘 보필하여 역사에 훌륭한 업적을 남길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는데 노대통령과의 짙은 「우정」이 넘쳐흐르는 분위기였다고. ○아침부터 친척 모여 ▷영접인사들◁ ○…이날 전전대통령의 연희동 집 귀환을 앞두고 자택주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친인척들의 출입이 잦았으며 상당수의 신·구 정치인들이 인사차 찾아와 눈길. 이날 상오 전전대통령의 친형 전기환씨 부부와 처남 이창석씨 부부,동서 김상구 전 의원 부부 등이 전전대통령을 맞을 준비로 여러차례 집을 들락거렸고 5공출신의 정치인들로는 김용갑 전 총무처장관이 이날 정오 무렵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이한동·정동성·권해옥·이원조·이학봉·강성모의원(이상 민자)과 권익현·김정례·권정달·유흥수·이영일·홍우준·이대순·한갑수·김정남 전 의원 등이 눈에 띄었고 이원홍·이상의·김주호·이해원 전 장관 등과 고명승 전 보안사령관 등의 인사들도 연희동 자택에서 미리 기다리다 전전대통령을 영접. ○“막상 떠나니 섭섭” ▷백담사 출발◁ ○…전전대통령 내외는 30일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새벽4시에 새벽예불을 올린 뒤 상오8시쯤 대웅전인 극락보전에서 차남 재용씨와 막내아들 재만씨 등 가족들과 신흥사 혜법주지 등 전국 각지에서 온 조계종 스님 등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지막 「하산예불」. 전전대통령은 하산예불이 끝난 뒤 상오8시30분쯤 「서울귀환에 즈음해 국민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발표문을 보도진에게 배포한 뒤 백담사 출발에 앞서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해주는 여유를 보이기도. 전전대통령은 『감개무량하시지 않습니까』라는 기자들의 물음에 『감개무량할 것 까지는 없고…』라고 말끝을 흐린 뒤 『남들이 서울로 돌아가게 돼 기쁘겠다고 하지만 막상 이곳을 떠나자니 섭섭한 마음도 있다』고 소회를 피력. ○…전전대통령 내외는 상오9시 정각 백담사를 출발,귀경길을 재촉. 백담사는 백담사 일주문에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분 서울 귀환 환송」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거는 한편 전전대통령 내외가 거처하던 만해당의 문마다 자물쇠를 채워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는 등 「환송」에 신경을 쓰는 모습. 전전대통령 내외는 이에 앞서 29일 저녁 가족과 장세동 전 안기부장,안현태 전 청와대 경호실장,허문도 전 통일원장관,이양우변호사,민정기비서관 등 「백담사 캠프」와 귀경이후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한편 서의현 조계종 총무원장,김도후 백담사 주지 등과 가족예불을 드리고 만찬을 함께 하며 지난 2년여 동안의 산사생활을 회고하며 환담. ○차량행렬 2백여m ▷귀경연도◁ ○…상오9시에 백담사를 떠난 전전대통령의 차량행렬은 원통∼인제∼홍천∼양평∼구리∼워커힐∼올림픽대로∼양화대교 등을 거쳐 약 5시간만인 하오2시께 연희동 사저에 도착. 전전대통령의 하산행렬은 민정기 비서관이 탄 로열프린스 승용차가 선도했고 이어 선도경호차량,전전대통령 차량 순으로 뒤를 이었는데 전전대통령 승용차 뒤편엔 안전경호실장,이량우 고문변호사 등 측근 차량,장남 재국씨 부부 등 가족·친지차량,서총무원장 등 조계종 차량을 포함해 20여대의 차량이 줄을 이어 대열의 길이가 2백여m에 이를 정도. 11시50분께 경기도 양평군 용문사 근처의 파라다이스호텔에 도착한 전전대통령 일행은 전전대통령의 제의로 복지리로 점심식사를 들며 휴식을 취하기도. ○대학생들,반대시위 ▷연희동 주변◁ ○…이날 전전대통령의 연희동 사저 주변에는 20개 중대 2천4백여명의 경찰병력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어 긴장된 분위기. 경찰은 이날 하오1시55분쯤 전전대통령 내외가 무사히 이곳에 도착해 집안으로 들어가자 비로소 안도하는 모습들. ○…이날 전전대통령의 사저 골목입구에는 이웃사촌 명의의 『수현이 할아버지 할머니 환가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주민일동 명의의 『건강한 모습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눈길. 또 연희2동 부녀회 회원 1백여명은 골목입구의 어린이놀이터에 쌀막걸리 육개장밥 등을 준비해와 환영나온 주민들을 접대하기도. ○…연세대 학생 50여명은 이날 하오1시10분쯤 학교 교문앞에 모여 전전대통령 내외의 환가에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10여분 남짓 농성을 벌였다. 학생들은 유인물에서 『현정권이 전씨를 다시 불러들인 것은 5공으로 회귀하려는 국민 기만행위이며 민주세력에 대해 탄압을 가중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산사생활 감사 표시 ▷백담사 주변◁ 전전대통령이 막상 2년1개월여만에 「삭풍의 광야」로 불리는 이곳 백담사를 떠나자 현지 주민들은 대체로 『섭섭하다』는 반응을 보여 인정에 약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성을 그대로 반영. 백담사 홍천 총무스님(40)은 전전대통령이 전날밤 만해당에서 차를 나눈 자리에서 『노태우대통령을 비롯해 입산을 하도록 배려해 준 여러분들이 고맙기 그지없다. 만약 내가 이곳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처럼 값진 새삶을 알지 못하고 말았을 것』이라며 산사생활에 감사를 표시했다고 전언.
  • 여권 「은둔청산」 추진의 안팎

    ◎“범여 결속”… 집권후반 안정도모 포석/5공세력 포용,정치적 안전판 확보 겨냥/지자제선거등 「대사」 앞두고 우군화 모색 6공의 5공 포용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이 백담사에 2년 넘게 은둔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내 하산 및 연희동사저 복귀를 강력히 희망한 것은 바로 이같은 포석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전 전 대통령의 하산을 계기로 앞으로 5공인사들의 정치적 입지모색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3당통합으로 5공의 여권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민자당과 이따금 마찰음을 낼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6공 여권이 5공을 포용하려 하는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각종 「정치대사」를 앞두고 5공이라는 걸림돌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의 지방의회선거를 비롯,지방자치단체장선거,14대 총선,차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5공인사들이 정치세력화하여 6공 여권의 입지를 훼손토록 방치하기보다는 일부 포용을 통해 범여 세력군으로 결집시켜야겠다는 판단이다. 특히 지방의회 진출을 희망하는 여성향 인사들은 대개가 5공때부터 뿌리를 같이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중앙에서부터 6공과 5공을 확실히 우군화 해두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둘째는 민자·평민으로 2분화되는 양당 정치구도에 대비하고 집권 종반기,정권재창출과정에서 여권의 층을 두터이 함으로써 정치적 안전판을 최대로 확보하자는 계산이다. 3당통합·민자당 출범으로 정치권이 이미 양당구도로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기본적으로 현 여권과 성향 및 기반을 같이하는 제3의 정치세력군이 등장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또한 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6공정권의 창출의 모태였던 5공세력의 불만을 어떤 형태로든 어느 정도 수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전 대통령의 「환속」이 가시화되자 정치권과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은 정중동속에 활로를 모색해오던 구여권세력들의 향후 정치적 행보와 범여권의 결속 여부. 6공 출범과 함께 소외감을 느끼며 나름대로의 재기 및 입지확보를 노리는 구여권세력을 큰범주로 나누면 이양우·민정기·안현태·장세동씨 등 백담사 측근과 민정당 시절 11·12대 의원을 지내다 13대 공천에서 탈락한 전직 의원모임인 민우회(회장 김숙현 전 의원),3당통합 이후 지구당위원장직을 상실한 구민정당 지구당위원장들로 구성된 민정동우회(회장 장성만)와 특별한 소속을 갖고 있지 않지만 새로운 진로를 모색중인 권익현·권정달씨 등으로 구분. 24일 청와대로부터 하산권유를 받은 백담사 측근들은 우선 전 전 대통령이 큰 잡음없이 무사하게 연희동사저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하는 만큼 특별한 정치적 코멘트를 삼가하는 분위기. 그러나 민정동우회와 민우회 등의 일부 인사들은 전 전 대통령의 하산을 계기로결집력을 갖고 행동노선을 정리하자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개진하고 있어 구여권내의 교류가 한층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 특히 구민정당 창당 10주년을 맞아 새해 1월15일 1천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구상했다가 민자당 지도부의 설득으로 모임준비를 취소했던 권정달씨 등 구여권 인사들은 최근 구민정당 발기인 1백여명을 포함,2백여 명의 핵심인사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갖기로 다시 결정해 주목. 권씨는 25일 구여권세력의 향후 진로 등과 관련,『과거 정치를 같이했던 사람들끼리 가끔 만나 교분을 나누고 있으나 새로운 정당 결성 등에 대해서는 특별히 얘기가 오간 것이 없다』고 설명하고 『새해 봄으로 예상되는 지방의회선거 등에서 민자당이 어떻게 해나가는지 우선 지켜보겠다』며 당분간 관망자세를 유지할 뜻을 피력. ○…구여권의 이같은 행보 속에서 민자당측은 5공세력과의 화해와 포용을 위한 접촉 및 후속조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게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 지난달부터 김윤환 민자당 원내총무를 5공과 6공세력의 재결합 창구로 내세웠던 민자당측은 그 동안 민우회·민정동우회 멤버들과의 접촉결과 등을 토대로 향후 정치구도에 이들의 입지를 확보해주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중이다. 지금까지 범여권 인사들간의 접촉에서 14대 총선과 관련,분구 예정지구당의 지구당위원장 배정,지방자치단체장 후보 배분 등이 구여권 인사포용의 활로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윤곽은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 ○…노 대통령의 5공 포용전략은 이미 지자제 실시 등 5공의 정치 민주화 약속이 일단락되면서 하나씩 실천에 옮겨지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 노 대통령이 5공시절 민정당 대표위원을 지낸 권익현씨를 지난 11월 대통령특사로 남미에 파견한 것을 계기로 5공인사들과의 교감을 확대해왔고 권씨를 통해 미국에 머물러 있는 정호용씨와도 「앙금」을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가에서는 최근 노 대통령이 단행한 군 주요인사에서 전 전 대통령의 사람으로 알려진 김진영 교육사령관을 대장으로 승진시켜 한미연합사부사령관으로 보임시킨 것이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정치사는 이제 과거를 부정하고 단절시켜왔던 나쁜 전통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것은 바로 노 대통령의 5공 포용작업이 깊숙히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따라서 전 전 대통령의 하산과 함께 구여권의 결속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6공과 독자노선을 걷는 정치세력화의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 백담사측은 6공 이후 지나치게 평가절하됐던 전 전 대통령 중심의 5공 치적에 대한 재평가와 명예회복에 초점을 맞출 것이고 이미 이에 대해서는 청와대측과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큰 마찰은 없을 것으로 여권 인사들은 지적. 전 전 대통령이 6공에 대한 섭섭함이 풀어지고 자신의 위상이 재정리될 경우 정치적 영향력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필요 이상의 활동이나 움직임은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다만 6공이 5공세력을 포용하는 과정에서 5공인사들을 어느 수준에서 흡수,통합을 시도하느냐에 따라 구여권 인사들의 새로운 이합집산이 이뤄질 전망.
  • 삼성생명,유럽시장 진출/런던등에 현지법인 설립

    ◎교보·대생도 발판 모색 삼성생명은 17일 재무부로부터 영국 런던과 저지군도에 현지투자법인 설립허가를 획득,업계최초로 유럽금융시장에 진출한다. 내년 3월 설립예정인 저지군도 현지법인은 자본금 1천만달러 규모로 유럽에서의 유가증권투자 및 향후 영업에 대비,조사업무를 담당하며 런던 현지법인의 설립자본금은 1백93만달러이다. 삼성의 유럽진출은 오는 93년 유럽공동체 통합 및 자본시장의 개방에 맞춰 자산운용의 효율을 높이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해외투자에 나선 삼성은 지난달 현재 미·일·불 등 세계 10개국에,총 1백92억원 규모의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해 24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밖에 교보·대생등 6대 생보사들도 미·일에 주재사무소를 설치한데 이어 유럽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안국 등 손보사들도 공동으로 대 유럽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 「남북 평화공존」­「하나의 조선」이 평행선/기조연설 남ㆍ북의 입장

    ◎선 신뢰구축이 긴장완화 첩경 강조 남/유엔 가입 등 긴급과제 다소 융통성 북/노 대통령 메시지가 돌파구 마련할지도 남북 쌍방은 17일 상오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총리회담 첫날 공개회의에서 각각 강영훈 총리와 연형묵 총리의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1차 서울회담에서 밝혔던 원칙과 제안들을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1시간40여분 동안 진행된 쌍방의 기조발언은 실체 인정을 통한 평화공존체제 구축과 「하나의 조선」정책 고수가 주조를 이뤘으며 이 부분에서 가장 현격한 의견차를 노정,회의가 끝난 뒤 남북 총리는 서로 악수도 교환하지 않는 등 2차 평양회담의 전망이 밝지 않음을 나타냈다. 우리측 강 총리는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 논리인 「하나의 조선」정책의 허구성과 1차 서울회담에서 북측이 제시했던 긴급과제 3개항의 부당성을 원칙론적 차원에서 조목조목 지적하는 등 시종 강한 톤으로 우리 입장을 전개했다. 강 총리는 특히 『북측이 남조선 혁명노선을 포기하지 않고 대결정책을 계속 추구한다면 남북고위급회담의 진전을기대할 수 없으며 대결상태 해소와 화해협력도 이룩될 수 없다』며 북측의 「하나의 조선」정책 전환을 강력히 촉구했다. 강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과거 남북대화 과정에서 북측의 억지 주장을 가능한 한 받아들이던 입장에서 크게 선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뼈대를 바로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우리 체제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다시 말해 최근 일북 관계개선에서 나타나고 있는 북의 2개 조선 인정 정책으로의 전환조짐을 차제에 확인해본다는 것이다. ○유엔 가입 저지 총력 그러나 공식회의에서 우리측이 이같이 이례적인 강성발언을 피력한 것은 18일의 비공개회의에서 원칙면에서의 우위를 차지,대북 협상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측은 우리측의 상호실체 인정을 통한 평화공존체구축 주장은 두개의 조선을 고착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하나의 조선정책을 완강히 고수하는 입장을 보였다. 북한측이 일북 관계개선 등 대외 개방정책으로 전환하려는 기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이같이 대남 「하나의 조선」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아직 북측이 기본입장 전환의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는 데서 나온 것으로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연 총리는 1차 서울회담에서 3대 긴급과제를 총리회담의 선결조건이라고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긴급과제의 하나인 유엔 가입문제를 빼고는 다소 신축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북측이 실무접촉과 함께 총리회담에서 유엔 가입문제를 논의하고,총리회담에서 쌍방이 합의할 때까지 어느 일방도 유엔 가입을 하지 않는 등의 3개항의 새로운 안을 제시해온 것은 북측이 우리의 유엔 가입저지에 얼마나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느냐를 입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유엔 가입문제는 앞으로 총리회담의 지속 및 진전과 맞물려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은 우리측의 남북관계 기본합의서 제안을 거부하면서도 합의서의 일부 내용을 포함한 불가침선언을 채택하자고 주장,입장변화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리측도 북측의 3개 원칙을 수용,일부 내용을 개정한기본합의서를 제시했다. 북의 제안에서는 무력의 단계적 감축을 주장하고 있어 신뢰구축 선행이라는 우리측과는 입장을 달리하고 있으나 무력감축이 배제될 경우 이번 회담에서 합의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기본합의서 형식으로 될지 불가침선언 형식으로 될는지는 비공개회의에서 협의를 해 봐야겠지만 이번 회담에서 어느 정도의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내야겠다는 쌍방의 의견이 부합되면 이 부분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 ○총리회담 희석 겨냥 연 총리는 이날 기조발언 처음과 끝부분에서 총리회담 의제를 정치ㆍ군사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등 3가지로 늘릴 것을 두 차례에 걸쳐 거듭 강조했으며 1차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교류협력보다는 정치군사적 대결상태 해소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측의 의제와 관련한 새로운 제의는 총리회담에서 그들이 선호하는 정치ㆍ군사적 문제를 중점 거론하고 총리회담의 초점을 흐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강 총리는 이날 새로 3개 당면과제를 제시하고 상당히 구체적인 통신ㆍ통상ㆍ통행의 3통협정안을 제시했다.최소한 비방 중상금지 선언이나 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 정도는 합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이 비공개회의에서 어떻게 나올는지가 2차 평양회담의 관건이라할 수 있다. 강 총리가 18일 하오 김일성 주석과의 면담에서 주고받을 대화내용과 김 주석에게 전할 노태우 대통령의 구두메시지,이에 대한 김 주석의 노 대통령에 대한 구두메시지 등은 공식적인 총리회담과는 별개로 첨예한 이견대립 부분을 좁힐 수도 있을 것이다. □남북총리 기조연설 입장 대비표 ●남한 ▲관계개선 기본원칙 ㆍ「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 합의서」 전문에 7ㆍ4남북공동성명의 정신을 수용 ㆍ상호체제 인정,존중 및 상대방 내정 불간섭 ㆍ범법자 석방문제는 내정간섭 ㆍ북측 보도매체의 공정성 필요 ㆍ「남조선 혁명」노선 포기 ㆍ남북간 물자교류와 경제협력 적극 추진 ㆍ60세 이상 이산가족 고향방문 우선 실현 ▲중요제안 ㆍ남북 통행ㆍ통신 및 경제교류협력에 관한 제안(3통협정 구체적 제시) ㆍ교류협력협의회와 정치군사협의회의 구성ㆍ운영 ▲토의순서(1차 때와 통일) 선 다각적인 교류ㆍ협력 실시문제 ▲제안 주요내용:통행협정(10개항) ㆍ육로의 경우 장단과 판문점을 통과 지점으로 하고 경의선 철도와 문산,개성간 도로연결 ㆍ방문자에 대한 신변안전ㆍ무사귀환 보장 ㆍ남북통행위원회 설치 운영 ㆍ서울,평양,판문점에 공동연락사무소 설치,운영 ▲제안 주요내용:통신협정(9개항) ㆍ우편물 교환장소를 판문점으로 하고 주 1회 교환을 원칙으로 한다 ㆍ정치ㆍ군사적 목적 이용 금지 ㆍ남북통신위원회 설치,운영 ㆍ남북통신기술단 운영 ▲제안 주요내용:통상협정(13개항) ㆍ교환대상 품목은 상호보완원칙에 의해 선정 ㆍ교류물자 가격은 국제시장 가격을 고려,당사자간 합의에 의해 결정 ㆍ청산결제방식으로 거래 ㆍ스위스 프랑으로 결제 ㆍ비관세 ㆍ공동 대외진출과 협력사업 추진 ㆍ쌍방 부총리급을 위원장으로 한 남북경제협력공동위 설치운영 ▲1차 때와 비교:남북관계 기본합의서 ㆍ1차 때와 동일,다만 전문에 북측 주장인 7ㆍ4공동성명 수용 ▲1차 때와 비교: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방안 ㆍ3통협정으로 세분화 ▲1차 때와 비교:정치ㆍ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ㆍ1차 때와 동일 ▲1차 때와 비교:북측이 제시한 3대 선결과제 ㆍ1차 때와 마찬가지로 북측과의 합의도출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 피력 ●북한 ▲관계개선 기본원칙 ㆍ통일문제 해결에 철저한 주체 설정 ㆍ유럽식 신뢰구축방안과 독일식 통일과정 반대 ㆍ쌍방 모두 통일지향적 자세 견지 ㆍ상호불신에 대한 공동인식 필요 ㆍ정치 군사적 대결상태의 우선 해결 ㆍ통일문제 해결의 가깝고 합리적인 방도 모색 ㆍ단일제도에 의한 통일방안 반대 ㆍ자주ㆍ평화통일ㆍ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 원칙 재확인 ▲중요제안 ㆍ남북 불가침선언 초안 ㆍ유엔 가입과 관련한 3개항 제의 ㆍ의제토의를 「정치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다방면적인 협력ㆍ교류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 등으로 3분화 ▲토의순서(1차 때와 동일) ㆍ선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문제(의제에 대한 일괄합의,동시집행원칙 새롭게 제시) ▲제안 주요내용:불가침선언 초안(7개항) ㆍ무력 불사용 및 불침범 ㆍ분쟁의 대화,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ㆍ불가침 경계선은 휴전협정 당시 군사분계선으로 한다 ㆍ군비경쟁 중지 및 무력의 단계적 감축 ㆍ쌍방군사 당국자간 직통전화설치 운영ㆍ통일실현 때까지 유효 ▲제안 주요내용:유엔 가입관련 제의 ㆍ유엔 가입문제 해결 위한 공동노력 ㆍ합의도출까지 토의 계속 ㆍ합의 전에 어느 일방의 유엔 가입 반대 ▲1차 때와 비교:남북관계 기본 합의서 ㆍ구체적으로 채택할 필요없고 불가침선언으로 대체 ▲1차 때와 비교: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방안 ㆍ1차 때와 동일,우선적으로 정치ㆍ군사문제 해결 주장 ▲1차 때와 비교:정치ㆍ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ㆍ1차 때와 동일 ▲1차 때와 비교:북측이 제시한 3대 선결과제 ㆍ팀스피리트훈련:고위급회담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만이라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수준으로 약간 후퇴(1차 때:앞으로 2∼3년 중지주장) 방북구속자 석방:1차 때와 동일
  • 유럽중심부에 거듭난 「게르만」

    ◎1990년 10월3일 통일… 새독일의 위상/인구 8천만ㆍGNP 1조3천억불의 부국/향후 10년간 국부 두배로… 「제2기적」 기대 1990년 10월3일 0시. 동서로 갈리어 반세기를 살아온 게르만민족이 45년만에 다시 하나가 되는 역사적 순간이다. 통독은 전후 미소를 축으로 한 냉전체제의 종언이자 새로운 탈냉전시대를 출범시키는 출발이기도 하다. 이제 독일 민족은 지나간 분단의 세월속에 쌓인 한과 고통을 라인강물에 띄워보내고 흑적황 3색의 독일깃발을 다시 유럽 복판에 세우는 환희의 순간을 맞고 있는 것이다. 통독은 유럽,나아가 세계질서의 재편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동구와 소련 등 사회주의 국가들의 일당체제붕괴에 이어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와해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으며 NATO의 기능도 군사조직에서 정치조직으로 변모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하나의 유럽」을향한 국제질서 재편작업이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렇다고 통일독일의 장래가 모두 장미빛으로 밝은 것만은 아니다. 아직도 넘어야할 고비가 많다. 베를린장벽이 무너진지 1년도 못돼,그것도 수십만명의 미국과 소련 군대가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통독을 실현시킨 패전 독일민족의 능력을 바라보는 우리의 감회는 실로 착잡하다. 이같은 역사적 순간을 맞아 서울신문은 김진천 파리특파원과 이기백 정치부기자를 역사의 현장에 특파,통독과정을 살펴보고 유럽의 새질서 태동을 점검해 보기로 한다. ▷인구ㆍ영토◁ 통일독일의 인구는 서독의 6천1백만명과 동독의 1천6백60만명을 합해 총 7천7백60만명. 1억명 이상의 10개국과 8천3백만명의 멕시코에 이어 세계 12번째 인구대국. 영토는 서독의 24만8천7백6㎢와 동독의 10만8천3백33㎢를 더한 총 35만7천39㎢로 한반도(22만1천㎢)의 약 1.6배 크기. 2차대전 패전으로 폴란드영토가 된 오데르∼나이세강 동쪽의 실레지아 등 10만3천㎢의 옛독일땅에 대해서는 통일후에도 영토권을 주장하지 않기로 약속된 상태. 수도는 베를린으로 결정됐으나 현재 본에 위치한 행정부가 옮겨갈지 여부는 추후 논의대상이다. 국기ㆍ국가ㆍ국명 등은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합되는 만큼 서독것을 그대고 쓰되 동독인들의 자존심을 고려한 추후변경여부는 미지수. ▷역사◁ 지난 4세기 발트해연안 및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살았던 게르만족의 대이동으로 독일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됐다. 그러나 독일민족은 중세에 들어서도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분열상태를 지속,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으며 철혈재상인 비스마르크가 등장,1871년 독일제국이 탄생됐다. 제1차대전의 패배로 제정은 무너졌으며 바이마르공화국시대(1919∼1933)로 들아갔으나 소당분립,정쟁격화 등으로 혼란이 계속되던중 1933년 히틀러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히틀러는 게르만 제1주의를 내걸며 사상최대의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으나 1945년 패전으로 독일은 동서독으로 분단의 길을 걷게 됐다. 서독은 동독과 수교한 국가들과는 외교관계를 맺지않는다는 냉전시대의 할슈타인원칙을 표방했었으나 브란트전총리는 지난 1969년 집권한 뒤 동방정책을 표방,상호교류를 확대시켜 오늘의 통일을 이룬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었다. 동서독은 72년 기본조약체결,73년 유엔동시가입,74년 상주대표부 설치를 거쳐 80년대에는 양국정상의 상호방문이 실현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동서 데탕트와 고르바초프의 개방정책,동구권의 민주화열기로 지난 61년 구축됐던 베를린장벽이 철폐됐고 지난 7월 통화통합으로 사실상 통독이 가시화됐다. ▷국내정치◁ 통일과 동시에 동독정부 및 의회는 소멸되며 오는 12월2일 전독총선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현서독정부가 계속 집권한다. 다만 총선전까지 동독지역의 대표성을 인정하기위해 메지에르 총리등 독독 지도자들이 서독 행정부에 무임소장관으로 기용되며 4백명의 동독인민의회의원중 인구비례에 따른 1백44명이 서독연방의회(하원)에 자동진출한다. 전독총선에서는 상원 56석(서독지역 41,동독지역 15)과 하원6백85석(서독지역 5백41,동독지역 1백44)의 임자를 가려 하원의 다수당이 통일독일의 명실상부한 초대 집권당이 된다. 동서독의 집귄기민당을 비롯,사민ㆍ자민당 등은 이미 전독총선에 대비해 정당통합절차를 마쳤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결과를 놓고 볼때 기민당을 주축으로 한 중도우파연정이사민당의 인기도를 훨씬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통독후 총선까지 2개월 사이에 극심한 경제혼란 등 이변이 없는 한 콜 서독총리의 초대 독일재상 꿈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 통독을 가능케 한 주요인이 서독의 경제력 때문이라는 분석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만큼 막강한 서독의 경제력은 동독과의 통합으로 더욱 힘을 발휘하여 마르크화의 위력이 유럽을 강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독은 지난 89년 총GNP(국민총생산)에서 1조2천억달러를 기록,미국 소련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제대국으로 통일을 계기로 경제전망이 더욱 밝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독은 EC(유럽공동체) 총생산량 가운데 25% 정도를 점유하고 있으나 서독경제력의 10%수준인 동독을 흡수,30%선을 상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통독은 단순합계로 현상태에서 유럽내 라이벌인 프랑스 영국보다 경제력에서 50∼80%를 능가하게 됐다. 서독은 EC의 대 동구 및 소련교역량 가운데 3분의1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나 동구권내에서우수한 공업국인 동독을 흡수함으로써 이지역을 기반으로 하게될 경우 대 동구 교역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동구는 독일의 영향을 받아 위성국으로 전락할 가능성까지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을 정도이다. 반면 서독은 통독으로 낙후된 동독을 희생시켜야 하는 책임을 맡게되어 통일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서독정부는 지난 5월 1천1백50억마르크(약 7백억달러)의 통일기금을 조성키로 했으나 동독을 서독의 수준으로 상향평준화시키기 위해서는 모두 1조∼2조마르크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독정부가 앞으로 10년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동독의 철도 도로 전신 등 기간산업에 투자하고 동독의 실업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려면 이와 같은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독의 8천여 국영기업 가운데 이미 20%가 서독과의 경쟁에서 도태됐으며 30%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서독은 동독의 1백50억달러에 이르는 외채를 청산해야 하며 올 하반기에만 3백30억마르크의 예산적자가 예상되는 등 열악한 동독재정을 떠맡아야 할 입장이며 동독주둔 소련군의 철수비용 및 통일에 대한 보답으로 1백80억마르크를 지불키로 되어있다. 그러나 현 동독경제의 상태 및 막대한 투자재원부담이 통독의 앞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서독은 지난 88년 7백억달러의 국제수지흑자를 기록하는등 외환보유고 세계 2위의 부국이기 때문에 이러한 재원은 별 문제가 될 수 없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고 있으며 대 동독투자로 1백여만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독이 90년대를 통해 연평균 7∼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현재의 GNP보다 배로 확대돼 제2의 라인강의 기적이 동독에서 만개하게 될 것이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군사력◁ 서독의 48만8천7백명과 동독의 17만2천명을 합해 통일독일의 총병력은 66만명인 것으로 돼 있지만 민주화이후 동독군의 탈영이 속출해 실제병력수는 이보다 다소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통일독일은 군대를 37만명이하로 유지하고 화생방무기를 생산하거나 보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여서 통일후 절반 가까운 병력감축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 「열사의 전선」 사우디서/강석진특파원 제2신

    ◎「페만 요충」 다란항엔 미군 북적… “전선 실감”/유전 밀집… 미군 최대의 보급기지/미군들,모래색 위장… 사막전 대비/보도진ㆍ쿠웨이트 난민으로 호텔방 동나 모래 땅 다란의 하늘에 떠 흐르는 달은 옥빛이었다. 평소같으면 페르시아만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속에 조용히 잠이 들었을 다란은 지금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기자들로 북새통이다. 쿠웨이트로부터 직선거리로 3백여㎞밖에 떨어지지 않은 다란항에 기자가 도착한 것이 30일 하오 2시반. 천신만고끝에 다란 인터내셔널호텔 2층 미­사우디 합동공보실에 도착,등록을 마쳤다. 등록번호는 305. 세계각국에서 몰려든 보도진들은 이미 이곳에 들어와 있는 쿠웨이트인들과 함께 다란의 모든 호텔을 점거하고 있었다. 그다지 넓지 않은 합동공보실은 사방 벽에 나붙은 각종 메모와 미군의 홍보물,30일과 31일의 일정을 알리는 게시물들로 눈이 어지러웠다. 사막전에 맞게 모래색으로 물들인 위장복을 입고 팔소매를 걷어올린 흑인 여군병사가 등록용지를 내준다. 등록용지에는 가장 가까운 가족의 이름을 적는 난도 마련돼 있어 전선이 가까움을 실감케 한다. 사우디정부는 미군 옆방 사무실에서 등록을 받았다. 사우디정부의 등록용지에는 사진이 한장 필요했다. 사우디정부쪽에 등록이 돼야 ID카드가 발급되며 ID카드가 있어야 미군이 마련하는 전선시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끔 절차가 마련돼 있었다. 아랍말로 계급이 모가템이라는 이브라힘 셰라프 사우디 공군장교에게 ID카드용 등록용지를 내밀었다. 미남에다 웃기 좋아하는 그는 여기저기서 몰려드는 각국 기자와 농담을 주고 받으며 전화로 30분이 넘게 환담을 계속하면서도 좀처럼 움직이질 않는다. 언제 ID카드가 발급되느냐는 질문에는 『기다려 보라』는 정도의 의미로 『인샬라 자고』하고는 자리를 떠 버린다. 벽에 걸린 전선시찰 프로그램 희망자란에 보도진의 이름들이 꽉 메워져 있었다. 31일에 마련된 시찰코스는 페르시아만에 있는 미 전함 위스콘신호 시찰에 5명,미 해병 28 팍스 비아 헬로기지 시찰에 24명이 배당돼 있고 그밖에 제24보병사단 기지시찰이 있었다. 마지막 코스는 다란항에 있는 기지시찰로 소요시간이 2시간 정도에 불과한 비인기코스인 까닭에 26번째로 등록할 수 있었지만 앞의 두 코스엔 신청자가 몰려 등록을 할 수 없었다. 해병기지 시찰은 등록순서를 기준으로 24명이 선정됐고 위스콘신호 방문코스는 풀기자단이 구성됐다. 이곳은 쿠웨이트 침공후 이라크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침공한다면 첫번째 공격목표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만큼 중요한 전략요충. 사우디아라비아 공군기지가 있고 동부 유전지대와 가까우며 미군들이 공항을 이용,병력과 물자를 수송하고 있는 곳이어서 사태 초기에는 이라크의 공격을 우려,공항이 폐쇄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보도진이 몰려들고 있고 미군당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몰려드는 보도진을 위해 합동공보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는 최전방 거점도시라고 할 수 있는 이곳에 한국기자로서는 처음으로 「입성」했으나 국제적으로는 3백5번째 쯤이었다. 합동공보실의 운영은 미군은 24시간 오픈체제고 사우디아라비아도 24시간 운영한다고 했지만 하오 8시가 넘으니 사우디아라비아쪽은 심부름하는 소년만이 덩그러니 앉아 있다. 더 이상 취재를 기대할 것이 없어 다란시내로 나와보니 곳곳에서 미군 차량들이 눈에 띄었다. 공항에서는 미군 수송기의 이ㆍ착륙이 빈번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입국한 뒤로 처음으로 차도르를 쓰지 않은 여성들이 활보하는 것을 목격한 곳도 이곳이다. 취재진들인 이들 여기자의 스스럼 없는 행동,담배를 피우며 취재진을 상대하는 미 흑인여군을 보는 것이 신기하다. 제다에서 접촉을 시도해도 번번히 거절하던 쿠웨이트 정부관계자들도 이곳에 와서 보니 게시판에 『부디 전화를 걸어 달라』는 메모를 걸어 놓고 있었다. 기자가 리야드의 사우디아라비아 공보부에 전화를 걸면 『할말이 없으니 다란쪽에 연락하고 리야드에는 들를 필요도 없다』고 딱 잘라 말할 만큼 아직도 사우디아라비아는 접근하기에 쉽지 않은 사회임이 분명하지만 이곳 다란에서는 외국보도진들과 주둔 미군들에 묻어온 개방적 생활방식이 바야흐로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진공해 들어가는 교두보가 되고 있었다. 차도르를 쓰지 않고 담배도 피는 여성들과 접촉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인들도 사태가 사태이니만큼 거부하지는 못하고 관망하는 태도였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사태는 서방문화의 아랍 「침공」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 「불가침협정」 신뢰 장치가 관건/정부의 협정안 준비 배경과 내용

    ◎미·일·소·중의 연대보장안 강구/남북 고위급 회담서 실질토의 모색 한소 정상회담이후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우리측의 노력이 다각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남북 불가침협정 체결추진 움직임이 그 어느때보다 가시화되고 있다. 남북 불가침협정문제는 군축문제와 함께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대화테이블에서 본격 거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성철통일원장관은 26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답변을 통해 정부는 국제정세 변화에 따른 남북 관계개선에 대비,남북 불가침협정안을 마련중이라며 불가침협정안에는 ▲현 경계선의 존중과 상대방의 정치·사회질서 인정(상호불간섭) ▲무력불사용및 분쟁의 평화적 해결 ▲불가침의 국제적 보장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불가침협정은 휴전협정에 대체할 대안으로 지난 74년 당시 박정희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①상호불가침 ②내정불간섭 ③휴전협정의 효력유지 등 3개항을 내놓고 그 체결을 제의한 것이 시발이었다. 그 뒤 정부는 16년동안 이같은 원칙적인 정신에 따라 일관성있게 남북 관계개선 방안을 제의했으며 각종 국제기구에서 그 원칙을 천명해 왔으나 남북한간의 입장차이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것이다. 전두환 전대통령이 지난 82년 1월22일에 제시한 「민족화합 민주통일방안」에도 남북 불가침협정이 포함돼 있으며 노태우대통령의 88년 10월18일 유엔총회연설,89년 9월11일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도 그 내용이 들어 있다. 불가침협정 체결제의는 당초 북한측에서 먼저 거론한 것이었다. 북한은 63년 10월23일 최고인민회의 3기 1차회의에서 「남북한 평화협정 체결」 결의를 했다. 당시 북한의 평화협정의 개념은 남북 상호 불공격을 약정한다는 것이었으며,남북한이 협정의 당사자가 된다는 입장은 73년 4월5일 최고인민회의 5기 2차회의의 「대남 평화협정체결」 결의때까지 계속되다가 74년 당시 박대통령의 남북 상호불가침 협정제의를 계기로 한국을 배제시키고 미국과 직접 협상하겠다는 자세로 전환했다. 지금까지의 남북 불가침협정문제는 어느 의미에서는 남북한이 각각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선전차원의 일방적 제의나 선언으로 이어져 왔다는 것을 부인키 어렵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측이 마련중인 복안은 「발표」나 「선언」의 형식적인 제의가 아니라 남북 고위급회담의 의제에 올려 실질토의로 연결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져 우리 측의 대화 적극성을 시사해주고 있다 하겠다. 우리측이 이번에 마련중인 안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불가침협정의 신뢰성과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때와는 달리 미·소·중·일 등 한반도 주변 4강대국의 상호불가침 국제적 보장 방안이 추가된 것이다. 국제적 보장 방안으로는 ▲미·소·중·일의 남북한교차 승인 ▲남북유엔동시가입 ▲소련의 아세아집단 안보회의 개최및 우리의 동북아 6개국 평화협의회 창설 실현 등으로 구체화될 수 있다고 통일원 관계자는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주변정세 변화를 남북 관계개선의 획기적 전기로 삼으려는 우리측의 이같은 적극적 노력이 결실을 맺을지는 불투명하다. 그렇지만 최근의 국제정세변화가 북한측에 개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북한측이 어느 정도 내부정비가 끝나면 현실적 필요성으로 인해 과거 경직된 자세에서 벗어나 대화에 적극 응할 여지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통일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측이 최근 제의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군축제안」이 종래와는 달리 다소 신축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새 군축안 4개항에는 남북 신뢰조성 방안이 첫 항목에 올라 있어 군축과 신뢰구축의 우선순위를 놓고 군축선행을 고집해 온 북한이 스스로 도식을 뒤집는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남북 불가침협정 체결을 위한 남북쌍방의 노력이 한층 강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건영기자〉
  • 민자,정상회담 후속조치 다각 추진

    ◎통일기반 구축에 당정 “긴밀공조”/「방미성과」 활용,정국흐름 주도/대소 정치인 교류넓혀 수교역할 분담/남북 새 시대 대비,내각제 추진도 모색 민자당은 한소 정상회담이 이제까지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중요한 전기로서 남북 관계진전뿐만 아니라 내치에도 큰 영향을 미치리라고 판단,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착실하게 추진해 나가는데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한소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서 민자당은 크게 세갈래를 생각하고 있다. 첫째는 한소 정상회담에 따른 양국간 조기수교,그리고 한ㆍ중및 남북한 정상회담 추진으로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둘째는 북방무드를 정치ㆍ경제ㆍ사회등 내치에 연결시켜 침체된 사회분위기를 고양시키는 일이며 셋째는 이렇게 고무된 분위기를 타고 내각제 개헌등 정치일정을 순조롭게 진행시키자는 것이다. 첫번째 과제인 북방정책의 마무리 추진과 남북대화를 위해 민자당은 당내의 북방정책 특위를 설치했다. 아직 구체적 인선은 안된 상태이지만 곧 민정당 중진인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하는등 당내 외교통들을 총집결시켜 정부측의 북방외교를 측면지원할 방침이다. 대소관계의 경우 이미 양국 정상간 만남이 이뤄졌으므로 정부 차원의 실무교섭만이 남았다고 볼 수 있으나 아직 당차원에서 정치적 지원의 여지가 남아 있으며 중국및 북한과의 관계개선에는 「밀사」나 「특사」의 역할이 필요한 상태라는 것이 민자당측의 판단이다. 민자당은 노대통령의 소련방문이나 고르바초프의 방한등 고도의 정치교섭을 요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당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상당히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따라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은 고르바초프의 측근인 프리마코프 전연방회의의장과 이그나텐코 소뉴타임스편집장의 방한을 초청해 놓고 있다. 이그나텐코편집장은 곧 서울에 올 예정이며 프리마코프도 8,9월쯤 방한할 것으로 예상돼 이들이 가져오는 메시지의 내용 여하에 따라 노대통령의 연내 방소성사가 판가름나리란 것이 김대표 측근들의 관측이다. 이와 별도로 박준규국회의장의 모스크바 방문도 추진되고 있어 한소 정치인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관계에 있어서도 김대표가 무언가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포철회장으로서 일본내의 중국통들과 밀접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박태준최고위원의 역할도 주목된다. 당외곽기구로서 북방문제연구소장직을 맡아 중국을 수차례 방문,중국측 고위인사들과 접촉을 가졌던 나창주의원도 한중 막후대화에 일조를 할 것으로 전망되며 당외인사이긴 하지만 김복동ㆍ금진호씨 등도 중국의 고위층과 선을 닿고있어 측면지원이 예상된다. 대북문제에 있어서는 공식적으로는 국회회담이 있으나 그동안 대북비밀접촉을 주도해온 박철언 전정무1장관이 계속 비중있는 역할을 수행하리라 보여진다. 민자당은 이와함께 이번 한소 정상회담의 성공을 내치로 연결시켜 정국주도권을 공고히 하려하고 있다. 그동안 경제정책ㆍ이문옥 전감사관문제로 야당측에 공세거리를 제공,어려운 국면을 맞았던 것에서 탈피해 북방열기를 계속 고조시켜 이달 중순 소집예정인 임시국회까지 대야우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생각이다. 민자당은 북방무드를 전 사회적으로 전파시키기 위해 정상회담을 특집으로 다룬 당보와 홍보팸플릿을 대량 제작,배포할 예정이며 중앙당뿐 아니라 지구당별로 노대통령의 정상외교 홍보를 강화하라는 지침을 시달했다. 또 당내에 민생대책특위를 새로 설치하고 경제활성화 방안을 적극 강구하는 등 북방열기전파에 당력를 쏟고 있다. 민주계를 중심으로한 당일각에서는 북방및 남북문제의 진전추이에 따라 보다 획기적으로 국가보안법을 개정하는지 아예 폐지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으나 아직은 소수의견이다. 마지막으로 민자당은 한소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방및 남북 관계진전과 연관된 장기 정치일정을 짜고 있다. 즉 한소 수교달성에 이어 신중하고 차분하게 한중및 남북한 정상회담 추진,평화통일이 결코 실현불가능한 것이 아니란 점을 모두에게 인식시키겠다는 것이다. 그 이후 평화통일을 대비하는 정체로서 내각제도입을 국민앞에 내놓을 수 있다는게 민자당측의 장기 계획이다.
  • 부시,비 미군기지 이전 적극 검토/임대연장협상 실패 대비

    ◎미 이익 보호위해 대체지역 물색 【워싱턴ㆍ시드니 AP 로이터 연합】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은 16일 미국은 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안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리핀 기지들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현재 진행중인 필리핀내 미군기지 임대연장 협상이 실패할 경우 이들 미군기지를 피리핀 외의 다른 장소로 옮기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시대통령은 이날 니카라과와 파나마에 대한 원조승인을 하원에 호소하기 위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지난 14일부터 필리핀측과 미군기지 임대기간 연장을 위한 회담을 시작한 미국 대표단은 확신을 갖고 성실히 이번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미국은 필리핀의 요구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이 오는 91년 9월로 임대기간이 만료되는 필리핀내 미군기지들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당초 필리핀에 대해 지원을 약속했던 원조액중 무려 2억2천2백60억만달러가 미달됐으며 이 부족액이 채워지지 않으면이번 협상이 곤경에 빠질 수도 있다는 필리핀 협상대표들의 경고에 대한 미국측의 답변으로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
  • 심야 경제장관회의 소집이 뜻하는 것

    ◎“경제 꼭 회생시킨다” 정책의지 표명/증시ㆍ분규 맞물린 불안의 심각성 인식/“이대론 안둔다” 투기등 원인처방 모색 월요일밤의 긴급경제장관회의는 논의된 대책이상의 놀라움을 던져주고 있다. 이날 갑작스럽게 소집된 경제장관회의에서 논의된 것은 최근의 증시붕괴문제와 격화된 노사분규문제로 갑작스럽게 생겨난 주제도 아니거니와 딱 부러지는 대책이 확정되어 나온 것도 아니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서 정부가 확고하고도 강경한 입장을 표명,심야회의를 열어서라도 팽배해 있는 국민의 불안심리를 화급히 잡아주자는데 의미가 있다. 경제장관회의가 긴급소집되기까지 이날 정부관계부처의 움직임은 숨가빴다. 증권시장이 문을 열자마자 대폭락을 감지한 재무부는 상ㆍ하오에 걸쳐 마라톤회의를 계속했고 드디어 사상최대 폭락으로 최종종합주가지수가 확인되자 진념 재무부차관은 증시현상을 분석한 자료를 들고 청와대로 직행,김종인경제수석과 숙의를 거듭했다. 그후 대통령의 긴급지시가 내려지고 ADB(아시아개발은행)총회 참석차 방콕에서 막 뉴델리로 떠나려던 정영의재무장관에게 비행기탑승직전 급거 귀국명령을 내린데 뒤이어 이날 야간경제장관회의를 소집케 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결정된 대책의 주요골자는 「돈 안푸는 증시활성화 방안」과 「노사분규 현장에 공권력 투입을 통한 적극 대처」로 요약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12ㆍ12증시부양조치 등을 포함,주가폭락사태를 막기위해 온갖 정책수단들을 동원해 왔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증시개입에도 불구하고 증시의 폭락사태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며 30일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주가지수 7백선마저 무너지는등 증시붕괴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30일 밤 긴급경제장관회의에서 증시안정문제가 비중있게 논의된 것도 증시붕괴를 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정부의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증시활성화를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이미 거의 대부분 사용됐을 뿐만 아니라 최근 폭등추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에 미칠 악영향 등을 감안할 때 돈을 풀어 증시를 살리는 방식은 위험부담이 크고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는 통화량의 증가를 초해하지 않고 증시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방안들이 집중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경제는 그동안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수출이 되살아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내수업종을 중심으로 부분적으로나마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국책 및 민간경제연구기관에서도 이같은 추세라면 늦어도 올 하반기부터는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을 제시하는등 지난 2년반 동안의 긴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능케했다. 그러나 작년을 고비로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던 노사분규는 최근 KBS사태를 기점으로 현대중공업파업,공권력투입에 의한 강제해산,현대계열사의 잇단 파업 등으로 비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시기적으로 「메이데이」와 맞물려 전노협등 일부과격 노동운동단체들이 전면적인 연대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하는등 노사현장은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이날 밤 철야 경제장관회의 끝에 공권력을 통한 강경대처방침을 천명하게 된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의 폭락국면속에서도 증권시장의 자생력을 키우고 투자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는 풍토를 조성,증시의 건전육성을 도모해 나간다는 정책을 유지하려고 애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 계속됐던 증시부양책이 별 효과를 내지 못한데다 「12ㆍ12부양조치」로 증시에 지원된 2조8천억원의 자금이 결과적으로 증시를 부양하지도 못한채 통화관리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자성이 크게 작용한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27일 청와대 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원칙확인이 또 다시 정부의 증시에 대한 무관심으로 확대되면서 이후 연이틀 대폭락장세를 보이며 바닥모를 심연으로 빠져듦에 따라 더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국면에 도달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의 주가폭락사태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투자자들의 시위ㆍ항의소동이 자칫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될 경우 산업현장에서 빚어지는 노사갈등과 맞물려 걷잡을 수 없는 사회ㆍ정치적 불안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취해진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우리 경제의 현실은 성장을 떠받쳐왔던 수출이 4월들어 지난 27일 현재 40억8천1백만달러(통관기준)로 전년 동기대비 6.4% 증가에 그쳤고 지금까지의 연간누계도 1백79억8천4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0.5% 증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무역적자는 28억달러에 달하는등 수출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물가는 올들어 4개월동안 소비자물가지수가 연간 억제목표선에 육박하는 4.7%를 기록하는등 안정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부동산투기 과열과 이로 인한 집값,전월세폭등은 서민생활기반을 위협,또는 노사분규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긴급지시가 나오고 경제장관회의가 열린 것이나 이같은 정부의 의지와 관심표명이 폭락증시를 얼마나 회복시킬지는 미지수다. 우선 증시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웬만큼 충격적인 조치가 아니고서는 떠나버린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려놓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논의된 내용도 인위적인 증시부양책보다는 간접적인 증시안정유도에 모아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나치게 느긋한 정책대안에 불과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증권ㆍ보험사의 부동산처분 역시 약효가 즉시 나타나는 것이 아닌데다 대부분 업무용ㆍ투자용으로 「합법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어서 정부의 처분지시가 얼마만큼 먹혀들지도 의문이다. 증권ㆍ보험사 사장단이 1일 상오 사장단회의를 열어 정부의 부동산처분지시를 어느 정도 수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실현된다해도 부동산처분을 통한 주식매입은 시차가 있는데다 이들 기업의 보유부동산이 대부분 점포 신ㆍ증설에 따른 것이어서 처분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이날 긴급경제장관대책회의는 증시회생의 즉효를 노렸다기보다는 부동산투기근절을 통해 흔들리는 물가를 잡고 장기적으로 증시의 회복을 겨냥한 다목적조치로 볼 수 있다. 특히 5월1일 메이데이를 기점으로 폭발될 수 있는 노사분규의 불씨를 잠재우고 증시폭락으로 흐트러지기 쉬운 민심을 바로잡고자 하는데 의미를 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가 대기업의 부동산에 대해서도 비업무용판정기준을 강화하고 비업무용부동산의 처분을 강력,추진키로 한 것은 부동산투기가 경제를 좀먹고 물가와 증시 등에 치명적인 폐혜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명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와 관련 은행감독원이 여신관리대상 49개 계열기업군에 대해 특별시나 도심권내에서 체육 및 휴양시설,연수원등 용도의 부동산취득을 금지토록 한 것이나 국세청과 은행감독원이 금명간 기업의 비업무용부동산 실태조사에 전면나서기로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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