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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연한 응징” 논평속 미묘한 시각차/전씨 구속­정치권 반응

    ◎검찰권위 무시 전격구속 자초­여권/정치권 사정 등 우려 “3당3색”­야권 여야 정치권은 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구속된데 대해 『예상됐던 일』이라는 반응이었지만 야3당은 각기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여권◁ ○…청와대는 전날과 같이 전씨의 구속에 대해 공식 논평을 하지 않았으며 김철정무비서관 등 일부 실무비서진만 사무실에 나와 밀린 업무를 챙겼다.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전씨가 검찰의 권위를 무시하려다가 조기 구속을 자초한 것 같다』고 말했다.다른 관계자는 『청와대 어느 수석실도 김대통령에게 전씨 구속상황을 챙겨 별도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비서관은 『이 시점에 무슨 장외집회냐』고 새정치국민회의측을 못마땅해 하면서 김대중 총재가 제의한 「5자회담」에 대해서도 『검찰이 엄정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정치적으로 어쩌자는 것이냐』고 수용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민자당도 『예견된 일』이라면서 더이상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손학규 대변인이 논평을 냈을 뿐이다.그러나 당직자 비상연락망을 유지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중앙당사에는 휴일임에도 손대변인을 비롯,상당수 사무처 요원이 나오는등 긴장을 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민자당은 전씨의 전격 구속을 계기로 대구·경북정서가 나빠져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까 걱정하고 있다.인적정비와 관련,정호용·허화평·허삼수 의원 등 12·12 및 5·18관련자들과 금진호의원등 노태우씨 비자금사건 관련자들의 사법처리가 불가피해지면서 「물갈이」가 촉진되지 않겠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 ○…야권은 『당연하고 적절한 조치』로 여기고 있다.그러나 진상조사 방법과 처벌대상에 대해서는 야3당의 입장이 제각각이었다. 국민회의는 검찰의 공정한 수사에 의문을 제기하며 특별검사제의 도입을 요구했다.민주당은 특검제를 주장하면서도 검찰의 수사로도 괜찮지 않느냐는 눈치다.동시에 관련자 전원의 처벌쪽에 무게를 더 싣는 분위기다.자민련은 역사에 불행한 일이라면서 당내 관련자들의 거취에 신경쓰는 표정이다. 국민회의는 이날 『만시지탄이나 구속은 당연하다』는 논평을 냈다.그러면서 전씨의 사법처리에 대해서는 강경입장으로 선회했다.김대중 총재는 이날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시국강연회에서 『전씨가 저지른 엄청난 죄과나 반성없는 태도로 봐 구속은 당연하며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이규택 대변인은 『후안무치한 전씨의 행동에 대한 적절한 응징』이라면서 거듭 관련자 전원의 사법처리를 주장했다. 자민련은 『우리 역사에 불행한 일』이라며 짤막히 논평했다.다소 뜻밖이라는 반응도 보였다.
  • 노씨 일반 미결수와 똑같이 “점호”/노씨 구속­구치소 생활

    ◎식사·수의·난방시설 예우 없어/운동시간 재소자와 별도 격리 노태우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는 박철언 자민련 부총재,이종구 전 국방장관,이건개 전 대전고검장 등 새정부 출범 이후 각종 비리로 구속된 「거물」들이 거쳐간 곳으로 유명하다.지금도 이형구 전 노동부장관 등 4천여명의 미결수들이 수감돼 있다. 노씨는 이곳에서 일반 미결수와 똑같은 대우를 받게 된다.다만 재소자들도 신문 등을 통해 노씨가 이곳에 온 줄 알고 있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계호조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노씨는 1.1평 크기의 독방 4개를 터서 만든 4평 남짓한 독방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구치소측은 노씨의 수감에 대비,전날 이 방의 침구와 사물함,수세식변기 등의 청소를 이미 모두 마쳤다. 노씨가 수감되는 감방도 다른 미결수들이 수감된 방과 마찬가지로 건물복도에만 난로를 피울 뿐 별도의 난방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이번 겨울이 노씨에게는 생애 가장 길고 춥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노씨가 16일 하오 구치소에 도착한 직후 이송된 관계서류를 통해 본인임을 확인받고 최석립 전 경호실장이 가져온 흰색 상의 및 회색 바지로 된 한복으로 갈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구치소측은 한복이 준비되지 않았을 경우 베이지색 점퍼를 제공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노씨는 이어 구치소에서 지급하는 세면도구 등 관급품을 지급받고 구치소 수칙을 들은 뒤 간단한 건강진단을 받았다. 식사는 쌀과 보리가 8대 2로 섞인 1식3찬의 관식이 주어지나,검찰조사 때도 자택에서 가져온 식사를 한 사실로 미뤄 사식이 전해질 가능성이 높다. 수형생활은 일반 재소자와 마찬가지로 상오 6시30분에 기상나팔과 함께 일어나야 하며 아침 저녁으로 일어서서 점호를 받아야 한다.또 이름 대신 칭호번호로 불린다.하루 1시간 이내의 운동시간이 주어지나 일반 재소자들과 격리시키기 위해 7∼8평 규모의 별도의 공간이 배려된다. 면회는 일반 재소자는 하루 1차례 7분 이내로 제한돼 있으나 노씨의 경우 구치소 전면에 마련된 특별면회실에서 대상이나 시간에 제한없이 면회를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생활 중 노씨의 건강이 악화될 경우 우선 구치소 내의 병동으로 이감되며,상태가 심각해지면 서울대병원이나 국군통합병원에 입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노태우씨 비리 수사­여권의 수습책

    ◎노씨 수사협조 촉구… “사법처리” 확고/「제2사정」 우려 일부에선 신중론/정치권 확산 대비 수위조절 모색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철야 검찰소환조사로 비자금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헌정 사상 초유인 전직대통령 소환은 김영삼대통령이 강조한대로 「법앞에는 만인이 평등하다」「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여권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 것이다. 민자당은 1차 검찰조사가 끝난 2일,손학규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노전대통령이 조사에 임하는 자세가 성실하지 못해서 조사에 큰 진척이 없었다면 유감스런 일』이라면서 검찰의 진실규명 노력과 노전대통령의 수사 협조를 거듭 촉구했다.이렇듯 여권의 철저한 사법처리 원칙은 확고하다. 그러나 이 사건에 부수적으로 파생되고 있는 정치적 사안들을 앞으로 어떻게 매듭짓느냐가 여권이 짊어진 숙제다.이 사건이 노씨 개인의 치부,부정축재로만 규명된다면 문제는 간단하다.사법처리후 전직대통령의 위상을 감안해 사면조치 등 거취문제만 국민여론에 따라 매듭지으면 된다.그러나 아직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비자금의 일부가 여야 정치인과 대선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이미 국민회의의 김대중총재는 노씨에게 20억원을 받았다고 시인까지 했다.그냥 덮어두기에는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지금 정치권에서는 이권과 관련해 「여야 거물 정치인 누구는 얼마를 받았다」「모정치인의 1백억원 비자금 구좌를 확인했다」는 등 소문이 나돌고 있다.이런 분위기가 앞으로 정치권에 대한 「제2의 사정」과 대폭적인 물갈이및 정계개편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여권으로서도 마냥 이러한 정치적 부담을 외면 할 수만은 없게 됐다.내년 총선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여권 안에서는 정치적인 사안들에 대한 저울질이 한창이다.물론 비자금사건 자체를 정치적 문제와 연계시키자는 의도는 아니다.다만 정치적 파장에 대한 수위조절이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비자금 정국에 대해 여권은 그동안 강경론 일색이었으나 이제 조심스럽게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강경쪽에서는 노씨의 구속등 사법처리와 여야 정치지도자를 포함,정치권 전반에 대한 비리조사 등 정치권 정화까지 겨냥했다.그러나 밝혀지기 어려운 대선자금등에까지 공방이 장기간 계속된다면 오히려 불똥이 다른데로 옮겨 붙어 비자금 사건의 본질이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민자당의 한 당직자는 『정치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강경론을 주장했던 한 핵심당직자도 『국민여론은 매우 가변적』이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결국 노씨에 대한 분노 여론이 여권의 대처에 따라 정치권으로 옮겨올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따라서 노씨의 비자금 사건이 대선자금의 규명과 6공 비리수사,사정정국까지로 확산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의 연장선상에서 여권 내부의 파워게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야 3당의 반응과 대응/“노씨 불성실한 답변” 맹비난/국민회의­“정치적 흥정 말라” 대선자금 규명 초점/민주당­노씨 공격에 비중/자민련­일단 사태 주시 검찰의 노태우 전 대통령 소환조사와 관련해 국민회의와 민주당,자민련 등야권은 2일 일제히 노전대통령의 불성실한 답변자세를 비난하고 나섰다.「합작쇼」「짜맞추기 수사」라면서 여권과 노전대통령의 정치적 절충 가능성을 경계했다.그러면서도 국민회의는 여권에,민주당은 노전대통령에 공세의 무게를 둔 반면 자민련은 원칙론을 내세우며 사태추이를 주시하는 모습을 보여 「3당3색」의 양태를 극명하게 드러냈다.이번 사건 이후의 목표와 이를 위한 대응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노전대통령의 소극적인 답변에는 야권 모두가 반발하는 모습이다.3당 대변인들은 『국민들의 분노와 배신감만 증폭시켰다』(국민회의 박지원),『자기 과오를 참회하지 않고 국민의 동정을 사기 위해 보통사람 이상의 연기를 하고 있다』(민주당 이규택),『국민과 함께 실망을 금할 수 없다』(자민련 구창림)고 맹비난했다.검찰의 귀가조치에 대해서도 못마땅해 했다.짜맞추기식 수사를 의심하면서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데도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누가 「정치적 흥정」을 시도하고 있느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시각이 달랐다.국민회의는 이를 김영삼 대통령이라고 몰았다.박대변인은 『김대통령이 노씨로부터 받은 대선자금을 밝히기는 커녕 공갈과 협박,회유등으로 정치적 흥정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의 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씨가 이번 사건을 적당히 미봉해 정치적 탈출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노전대통령쪽을 겨냥했다.『검찰이 정치적 절충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노씨를 즉각 구속해야 한다』는 「충고」를 곁들이기도 했다. 자민련은 구대변인을 통해 『대선자금이 밝혀지지 않는 한 비자금정국의 종결은 있을 수 없다』고 여권을 압박했지만 그다지 힘이 실린 눈치는 아니다. 이런 상이한 태도에서도 엿보이듯이 국민회의는 검찰수사를 여권과 노전대통령의 흥정으로 치부하면서 김대중총재가 노전대통령으로부터 받은 20억원의 굴레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김총재가 뒷전으로 물러앉는 대신 지도위원회의나 「김대통령 자금수수진상조사위」등을 통해 당 중진들이 대선자금 공방의 최전선에 포진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에비해 민주당은 노전대통령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자금에만 집착하면 국민회의를 도와주는 꼴이 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김대중 총재를 김대통령 이상의 공격목표로 삼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국민회의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선자금쪽보다는 일단 노전대통령에 대한 투명한 수사 촉구에 역점을 두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종필 총재의 1백억원 수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자민련은 나머지 3당을 피아로 구분짓기 어려운 상황이다.풍향과 풍속을 재가며 한발씩 내딛는 「줄타기」가 불가피하다.엄정한 검찰수사와 즉각적인 대선자금 공개를 당론으로 내세우되 절대 다른 당에 앞서가지는 않는다는 전략을 기조로 공조와 대립의 전술을 병행할 전망이다.
  • 6공 비자금 파문­연희동 분위기·동향

    ◎“언제 털어놓나” 시점에 부심/여당보다 책임있는 「정부 처방전」 요구/일부선 단안 촉구… 청와대와 담판 모색 6공 비자금 파문에 대한 들끓는 여론과 여권의 강도 높은 처리방침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연희동측이 「자체 조치」의 시점을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해창 전청와대비서실장과 최석립 전경호실장은 26일 하오 노태우전대통령의 연회동 자택을 방문,3시간여동안 「대책회의」를 가졌다.동양투금에서 2백68억원의 차명계좌가 추가로 발견된 직후였다. 논의의 핵심은 검찰수사에 의해 속속 비자금의 실체가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자구 노력」을 미루고 있을 것이냐 하는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실장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만 했다.그러나 그는 전날 서동권 전안기부장과 함께 노전대통령을 만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책임있는 정부의 처방전』을 선행조건으로 강조했다. 비자금 전모의 자진공개와 대국민사과,국고헌납및 낙향 등 민자당의 김윤환 대표위원을 통해 제시된 여권의 비공식 수습방안으로는「용단」을 내릴 수 없다는 연희동측의 불안감과 불신감의 표시로도 비쳐졌다.정전실장은 『지금 우리가 조치할 수 있는 일은 없으며 책임 있는 정부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다』면서 『당에서 나설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책임 있는 정부」란 28일 귀국하는 김영삼 대통령을 지칭하는 듯했다. 민자당이 「정치적 해결설」을 일축하며 연희동측과의 타협 사안이 아님을 분명히 한 상태지만 김대통령의 의중을 타진한 뒤에야 사과든 낙향이든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연희동측 내부에서도 노전대통령의 조속한 단안을 건의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수석비서관을 지낸 한 인사는 『6·29를 단행하던 각오로 모든 것을 국민앞에 털어 놓고 국민의 처분을 기다리는 길밖에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수 측근들은 검찰을 통해 중간발표 형식으로 정부의 처리수준이 가늠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정전실장도 『우리가 무얼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혹시라도 먼저 공개한 비자금 전모 가운데 일부라도 미처 챙기지 못한 계좌가 수사에서 튀어나오거나 극도로 국민감정이 악화된 시점에서 전모를 먼저 밝히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연희동측이 「먼저 털어놓기」를 망설이는 또 하나의 배경으로는 비자금의 사용처 가운데 지난번 대선에서 여야 모두에게 유입됐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 선거지원금이라는 「뜨거운 감자」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그대로 모두를 털어놓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노전대통령과 측근들간의 불화설 등 연희동 내부의 이상기류도 노전대통령의 「마음을 비우는」 시기를 지연시키고 있는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 김정일 군 간부 환심사려 벤츠 선물/귀순 최주활 상좌 일문일답

    ◎병력 70% 전진 배치… 93년 미그21기 생산/군 간부 「외화벌이 밀수」 성행… 50%는 착복/인민군서 25개사 운영… 남한쌀 군량미 비축 가능성 귀순한 북한 인민무력부 후방총국 소속 최주활상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외신 기자와 자유총연맹,함북도민회 회원 등 3백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종 또박또박하고 침착한 말투로 김일성 사후 북한내부의 권력상황,첨단무기실태와 전쟁준비 실상 등을 1시간 40여분동안 낱낱이 폭로했다.최상좌의 일문일답 내용을 간추린다. ◇귀순동기와 과정 ­귀순동기는. ▲해외공관 무관으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반인민적,1인 독재의 북한 체제에 반감을 가지게 됐다.지난 5월 27일 중국에 무역실무대표단으로 파견돼 연길등지에서 남한 실업가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하면서 남한의 실상을 알게 됐고 지난 6월19일 잦은 접촉을 이유로 북한 당국으로부터 『승인없이 남한인과 접촉한다』는 이유로 소환명령을 받고 귀순을 결심했다.북한에 소환되면 정치적으로 매장될 것이 뻔하고 게다가 김정일 체제가 몇년 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차라리 남한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지난 82년 7월 체코주재 북한대사관 부무관으로 근무하면서 본국의 긴급 명령으로 화염방사기 등 군사과학비밀자료를 수집하다가 추방당했는데 이후 3∼4달동안 제대로 인사조치도 안해주는등 조국이 「쓴 웃음」으로 대해 불만과 회의를 품었다. ○망명자는 3대를 멸족 ­귀순경로는. ▲혼자 무역실무 대표단을 이탈해 중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조선동포의 도움으로 동남아로 탈출,귀순하게 됐다. ­귀순하기전 가족과 상의했나. ▲북한에 2남1녀를 두고 있어 귀순을 결심하는데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북한에서는 귀순자나 망명자 가족들에게 「3대를 멸족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가족들을 「관리소」라고 부르는 정치범수용소에 뿔뿔이 흩어지게 한뒤 굶어 죽게 만든다.북한에 남은 가족도 기자회견 사실이 알려지면 곧바로 처리될 것이다. ­군인 신분으로 연변에서 남한의 기업인들과 접촉하는 것이 가능한가.최근 자진월북한 것으로 북한에서 보도한 안승훈목사에 대해 아는 바는. ▲군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연변에서 무역실무대표단 활동을 벌였다.북한에서 군인출신이 남한인을 만나는 것은 엄격히 금지돼있다.내가 접촉했던 남한 기업인들은 나를 북한 축산총국 융성회사 직원으로만 알고 있다.안승훈목사에 대한 것은 내가 북한을 떠난 뒤에 일어난 일이라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납치됐을 가능성이 높다.연변에서 나를 감시한 조선인민정찰국 요원 리봉식의 기본 공작임무가 남한사람을 만나 월북하도록 포섭하는 것이다.남한의 장교급이상 군인을 월북시키라는 지시를 받은 리봉식이 이를 실행하는 것이 어렵자 대신 안승훈목사를 납치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일성 사후 변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지 1년3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의 권력승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김정일은 국가지도자로서 반드시 갖춰야할 자질인 군사및 경제분야의 분석능력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군사전문가들이 쓴 책을 보고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것처럼 군사지침을 발표하는 실정에서 알력이 심한 군부내의 세력들을 장악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같다.국가경제적으로도 최악의 상태에 몰린 현 상황에서 주석직을 승계하는 것은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또한 성격이 조급하고 변덕스러우며 사생활이 문란한 점도 지도자로서의 자질과는 거리가 멀다. ○군 요직에 자파 속속 배치 ­김일성 사후 김정일 지도체제 구축정도와 군부내 최근 동향은. ▲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하려해도 군에서 받쳐줄 사람이 없다.김정일은 군부를 장악하기 위해 인민군 작전국장 김명국대장,보위국장 원응희대장,3군단장 장성우대장 등 군부내에서 총애하는 인물들을 요직에 배치했다.그러나 상당수 군간부들이 속으로 김정일에 반대하고 있다.김정일은 이들의 환심을 사기위해 최근 평양시 대동강구역에 호화주택을 건설해 자기 이름으로 군고위간부들에게 선물하고 올들어서는 20여명의 군단장급들에게 3∼4년밖에 되지 않은 고급 벤츠 승용차를 최신형 벤츠로 바꿔주기도 했다. ­최근 남한측에서 북한에 지원한 15만t 규모의 쌀이 군량미로 쓰이지는 않나.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일부는 인민들에게 배포가 되었겠지만 군량미나 비상시 예비용으로 비축됐을 가능성이 크다.최근 강원도,양강도,함경도 등에서는 지난 93년 12월부터 쌀배급이 아예 없어 14∼15세 아이들이 당이나 군 간부 집을 전전하며 동냥을 하는 것이 예사로운 일이다.얼굴이 붓고 굶어죽는 노인들도 많았다.북한 당국은 오래도록 「자력갱생」을 외쳐왔기 때문에 남한에서 쌀을 지원받은 사실을 극비로 하고 있다.당국의 감시가 심하지만 당시 쌀 수송에 관여했던 노동자 등을 통해 결국 남한에서 쌀이 온 사실을 입에서 입을 통해 알게 될 것이고 북한주민들은 고마움도 느끼고 적대감도 해소될 것이다. ­현재 인민군의 외화벌이 상황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인민군은 경제난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식량과 피복 등을 자체적으로 충족시키려고 외화벌이에 나서 현재 인민군 산하에는 25개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특히 융성무역회사는 종업원 수만 2천명이 넘고 신진합작회사·수산기지·일본수출공사 등을 갖고 있다.그러나 외화벌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군고위간부들이 돈을 가로채며 비리를 일삼고 있다.7백만원을 벌어들이면 3백만원쯤은 간부들의 주머니로 들어간다.실제로 올해초 함경북도 6군단이 아편밀수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과정에서 수익의 50%를 관련자 40여명이 5만∼10만달러씩 착복했다가 적발된 적이 있다. ○김일성배지 아직 착용 ­아직 김일성배지를 착용하는가. ▲공식적으로 김일성배지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국가안전보위부 직원들에게는 김정일배지를 비공식적으로 지급했으며 이 배지들이 외부로 유출돼 일부는 김정일배지를 달고 다니기도 한다. ­군내부의 세대교체를 둘러싼 원로·신진 세대간 갈등은. ▲김정일은 군내부 원로들을 잘 우대해주는 한편 신진세력들에 대해서도 군사칭호등을 격상시키는등 양쪽으로부터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의 군사동향 ­북한의 전쟁준비 상황은. ▲김정일은 현재 국방공업건설에 주력한다는 방침아래 러시아제 탱크와 각종 신형무기를 모방,생산하고 사정거리가 다양한 로켓을 양산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로켓 개발은 평양시 부근 「돼지공장」이라 불리는곳에서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다.또 사정거리 50㎞로서 서울에 직접 사격할수 있는 1백75㎜ 주체포와 함께 93년부터는 사정거리 1천㎞의 로켓도 생산하고 있다.80년대 후반에는 각종 러시아제 전투용 경비행기를 자체 생산했고 93년에는 비밀리에 미그21기의 시험생산을 하는등 전쟁준비에 필요한 무기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현재 2천만 인구 가운데 정규군만 1백20만에 이르고 교도대·노농적위대 등 전체 인민을 전투병력화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이와 함께 80년대 중반부터 「훈련소」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기계화군단을 7개나 증강했고 93년에는 남한의 특공대에 대비해 양강도·황해도 등지에 3개의 군단을 새로 편성했다. 북한군은 현재 각 10만명씩으로 이뤄진 4개 군단을 휴전선 부근에 두고 서해와 동해에 각 1개 군단씩 두고 황해도와 개성주변에 기계화군단을 배치하는등 무력의 70%를 평양 이남지역에 전진 배치하고 있으며 전시에 대비,훈련의 60∼70%를 야간에 실시하고 있다. ­북한의 전쟁 시나리오는. ▲첫째,북한의 현 정세가 극도로 불안하고 경제적으로도 혼란을 겪고 있어 북한 주민들사이에는 『차라리 한번 싸워보고 죽자』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김정일이 이같은 혼란한 민심을 이용,전쟁을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한미정전 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미군이 철수한 뒤 전면 도발할 가능성도 있다.일부 장성들은 우선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주타격대상으로 삼아 수천명을 사살,미국내 반전 시위가 거세게 일도록해 한미간 군사동맹체제를 깬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셋째,미국을 중심으로한 서방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북한 특정지역을 타격하면 이를 계기로 핵무기를 동원,전면전을 일으키겠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인민군 병사들은 일단 전쟁이 나면 남한 사회의 지도급 인사들이 해외로 도피할 것이기 때문에 손쉽게 무력적화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색무기개발 상당히 진척 ­북에서 느끼는 한국군에 대한 생각은. ▲장성급 등 군 고위간부들은 남한군이 현대 과학기술을 도입,최첨단 무기를 갖추는등 발전상을 잘 알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정보가 차단된 병사들은 한국군이 미군의 괴뢰군이며 전투력도 보잘 것 없어 손쉽게 물리칠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개발 상황은. ▲핵무기개발 상황은 북한내 최대 극비사안의 하나이기 때문에 나도 알 수 없다.그러나 평북 영변군 원자력연구소 감찰과에 근무하는 처남에게서 지난 88년 김정일이 연구소를 방문해 연구 결과를 둘러보고 상당히 만족,1대에 30만달러짜리 최고급 버스 2대와 모피코트를 선물한 사실을 알았다.이같은 사실로 미뤄 김정일의 관심속에 핵무기 개발사업이 상당히 진척한 것으로 보이지만 핵무기가 『있다』,『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현황은. ▲독가스를 비롯한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여러 정황으로 봐서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지난 74년 러시아 부무관으로 활동했던 김종찬씨가 화학무기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는 소문을 들었으며 그후 김씨가 훈장을 받는등 초고속 진급을 한 적이 있다. ◇체제몰락 가능성 ­4∼5년뒤에 북한체제가 몰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어떤 형태가 될 것으로 보는가. ▲현재 북한의 경제는 더이상의 후퇴가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진 상태이다.이런 상황에서 경제적 개방은 불가피하며 남한과의 경제교류도 점점 더 활발해질 것이다.이런 개방움직임을 통해 자연히 북한 인민들사이에 자유민주주의 사상이 널리 파급될 것이고 군부내 불만세력들이 이를 틈타 개혁 쿠데타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개혁쿠데타 일으킬것 ­기존 대미자주화노선에서 최근 대미·일 실용외교노선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에 대한 군부내 강경파의 반응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도는 미국이 남·북한 등거리정책을 펴 남한내에 주둔하는 주한미군을 철수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미군이 철수한뒤 쌍방이 군대를 일정수준으로 감소하고 동시투표를 실시하면 사상교육이 잘된 2백50만 북한당원을 동원해 북한 대통령을 당선시킨다는 것이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고려민주연방공화제의 기본 구도다. ­군수산업이 침체되고 대외교역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진·선봉지역을 특수구역으로 개방한의미는. ▲군수산업과 민간산업은 전혀 별개로 운영되며 군수산업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군수산업의 침체는 사회주의경제이론 자체의 모순에서 기인한다.개인의 이익이 없는 상태에서 생산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또 그동안 질적 개선없이 양적 팽창에만 치우쳐 외국에 진출하지 못한 것도 대외교역 약화의 원인이다. ◎「김정일의 군 장악 여부」 정부측 평가/“군 간부들 겉으론 충성­속으론 불만”/올 시찰 13차례… 반대세력 조직화 시기상조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최고 권력자가 그 권좌를 움켜쥐기 위해서 유념해야 할 모택동의 어록으로 병영사회인 북한체제에 꼭 어울리는 경구가 아닐 수 없다. 이같은 맥락에서 13일 귀순,기자회견을 가진 북한군 상좌 최주활씨가 김정일의 북한군 장악력에 의문을 제기해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귀순자중 최고위계급 상좌(중령과 대령사이)인 그는 『김이 북한군부를 제대로 장악치 못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당총비서·국가주석 취임등 권력승계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이같은 증언을 계기로 북한전문가 집단에서 소수설에 그쳤던 김정일의 「권력기반 이상설」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지금까지는 경제난등 총체적 난국에도 불구,김정일이 당·정·군을 대체로 원활하게 통제하고 있다는게 중론이었다. 최씨의 회견을 지켜본 정부의 한 북한전문가는 『김이 북한군을 외형적으로 통제하고 있지만 「군심」은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우선 김일성과 같은 세대인 「빨치산 1세대」와 당시 「소년병」이었던 「혁명 1.5세대」가 김정일을 마음 속에서 애숭이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그의 군경력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동구 유학을 다녀와 해외사정에 밝은 상당수 고급장교들도 내심 김정일의 권력승계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게 다수 귀순자들의 증언이었다.실제로 고급장교 일부가 지난 92년 4월25일 인민군창설 기념식때 김일성부자를 제거하는 쿠데타를 음모했다가 발각돼 처형당한 기록도 있다.소련판 웨스트포인트격인 「푸른제 종합군사대학」 유학파인 안종호상장등 소장파 군관들이 그 비극의 주인공이었다. 김정일이 군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도 역설적으로 그가 군통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금년들어 김의 23차례 「현지지도」 가운데 군부대 시찰이 13번이나 된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 준다.김이 최근 각종 행사에서 당정치국 상무위원,당비서등 당직은 제쳐두고 국방위원장겸 최고사령관이라는 군직함만을 사용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지만 북한군부내 반대세력이 아직 조직화되지는 않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김정일이 당 지도부와 공안기관을 통해 군을 감시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생전의 김일성이 북한의 군사력을 인민무력부·호위총국·사회안전부·국가안전보위부 4각 편제로 상호견제토록 교묘한 장치를 해놓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일 구마모토아트폴리스「신치주거단지」(세계의명소/걸작건축감상:23)

    ◎도시민 주거 특성·자긍심 높인 “집합 주택”/40대 건축가 5명,5개 구역 나눠 “개성 설계”/단지마다 독창적 공간 창출… 문화도시로/호소가와 전 총리 지사시절 「지자체 특색」 살린 작품 지난 8월15일 조선총독부에서 중앙청으로 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그 역할이 속절 없이 바뀌기를 거듭하던 한 건물의 첨두를 잘라 버리는 의식이 거행되었다.해방 50주년을 기념하여 일제의 잔재를 상징적으로나마 끊어버리자는 취지에서였다.그 전에도 옛 청와대 건물을 헐어내고 새로 지은 적이 있고,현 서울시청사도 곧 새로 짓는다고 한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재임기간 중에 무언가 잊혀지지 않을 만한 업적을 남겨놓으려 한다.그런데 이런 업적이 무형의 것이기보다는 실제로 가서 보고 만질 수 있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그래서 인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가들은 기념비적인 건물을 지어놓고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간다.인도의 타지마할,중국의 자금성,영국의 트라팔가 광장 등이 옛날의 예라면,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미국 애틀랜타의 카터 도서관 등이 오늘의 예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좋은 예보다는 실패한 경우가 더 많다.박정희 대통령 시대에는 전통건축양식을 본떠 지어졌으나 박대통령이 좋아하던 계란색으로 온통 뒤덮여 그 성격이 모호해져 버린 현충사 등의 기념건물이 있었다.전두환 대통령시대는 아직도 빗물이 몇십군데에서나 새고 있다는 천안 독립기념관이나 공사중단의 상태로 볼성 사납게 남아있는 평화의 댐을 남겨 놓았다.그리고 노태우 대통령 시대는 부실공사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주택 200만호 등의 대역사를 남겨놓았다.마지막으로 김영삼 대통령은 과거와의 차별화에 주력하는 때문인지 짓기보다는 헐기에 더욱 관심을 쏟는 듯하다. ○“양보다 질” 높이 평가 이웃나라 일본은 조금 다르다.몇년전 일본 총리를 지냈던 호소카와(세천호희)는 구마모토현(웅본현)지사로 재직 중이던 1988년,구마모토 아트 폴리스(ArtPolis)라는 도시설계 및 환경설계운동을 추진했다.이것의 근본 취지는 지방자치제의 특색을 살린 도시·건축문화를 추구하자는 것이었다.지역 내의 모든 개발행위가 궁극적으로는 그 지역의 문화적 자산이 되기 때문에 환경설계나 건축행위의 결과는 양보다는 질의 측면에서 평가받아야 하고,이를 통해 미래의 세대에게 자랑스런 문화적 도시환경을 물려주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지자체 위주의 도시건축운동은 매우 독창적인 도시공간의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실제는 구마모토시가 국제적인 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일신해가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대한주택공사의 연구원들이 현지를 방문하고 돌아와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구마모토 아트 폴리스의 작품으로 선정된 집합주택은 도시민 주거특질의 향상이라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목표의 달성뿐만 아니라 지역내 주민들의 자긍심 향상이라는 비가시적 정주성을 고양하는 사회정책적인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구마모토 아트 폴리스 작품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신치(신지)주거단지를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신치 단지는 전체 면적이 약4만여평으로 1960년대에 지어진 7백여 가구의 저소득층 주거단지를재개발하여 시영 영구임대 아파트를 건립한 것이다.1991년에 입주가 시작되어 1995년 현재 1천여가구 4천명의 입주가 거의 완료된 상태다. ○지형맞게 높낮이 살려 이 단지는 동서로 길게 뻗어 있는데 이것을 일본의 대표적 건축가인 아라타이소자키(기기 신)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면서 5개의 존으로 나누었으며 각각의 존을 일본의 40대 건축가 5명이 하나씩 나누어 나름대로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아파트 건물군을 설계하였다. 단지 서쪽 끝의 A단지는 2,3층 아파트 건물이 중정을 둘러싸고 서 있고 그 양쪽 외곽으로 5층 건물 2동이 길게 배치되어 있다.건물의 외벽은 어두운 색을 주조로 하여 차분한 느낌이 들게 했으며 외부공간은 단지 원래 지형에 맞추어 높낮이를 그대로 살려 넓은 계단을 놓고 그 사이에 잔디밭과 얕은 인공연못을 설치하였다.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아주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우리네 시끌벅적한 아파트 단지와는 아주 대조적이다.게다가 과감하게 1층 부분을 빈 공간으로 처리하여 보행자의통로로서 또한 뜨거운 여름날 그늘진 휴식처로 쓸 수 있도록 한 점은 본받을만 하다. 두번째로 개발된 B단지는 1백50m가 넘는 긴 아파트 건물 2동이 넓은 보행자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세워져 있다.이 건물 역시 어두운 색을 썼고 높이도 5층에 지나지 않는다.이 단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앙의 보행자 도로인데 아무런 조경시설물 없이 콘크리트 바닥에 가로등만이 있는 이른바 미니멀리즘(minimalism)에 입각한 설계다.나름대로 저소득층의 아파트 단지 관리비를 아끼자거나 혹은 건축가의 철학에 따라 자연과 대비되는 철저한 인공의 삶터를 창출하자는 의도에서 이렇게 해 놓았을 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네 정서로는 영 이해할 수가 없는 그런 장소가 되고 말았다.건축이 형태만을 위한 추상예술이냐 아니면 삶을 위한 도구인가를 따지는 건축계의 끊임 없는 논쟁은 바로 이런 곳에서 출발하는 것일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낙천적인 삶을 표현 건물 입구부분의 계단실은 건물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 돌출되어 있는데 1층부의 콘크리트 상자와그 위의 철골구조는 마치 교도소의 입구 같은 느낌이 들어 이 B단지만큼은 실패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여기서 실제로 살고 있는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구마모토 아트 폴리스 작품에서 산다는 자긍심이 앞설지 혹은 이렇게 비인간적인 장소에서 사는 것을 불만족스러워 할지 한번쯤 제대로 연구해 볼 일이다. C단지의 아파트 역시 길게 들어서 있는 건물인데 밝은 색과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창문과 베란다를 배치하여 지루하지 않은 입면을 가지고 있다.획일적인 입면에 비해 거기 들어가 사는 사람들의 제각기 다르며 또한 복잡다난한 삶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어 흥미롭다. D단지의 아파트는 다분히 유희적이다.검정색과 밝은 원색을 자유분방하게 쓰고 옥외 계단은 제멋대로 갖다 붙여놓은 듯하다.여기서는 다양하고 낙천적인 삶의 모습이 느껴진다.저소득층을 위한 시영 영구임대 주택이 흔히 가질 수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버리려는 건축가의 노력이 돋보이기는 하나,너무나 유희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어 그의 의도가 반감되어 버리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E단지의 아파트는 저소득층 중에서 최상위층을 대상으로 한 건물로서,1층 주호에는 독립된 정원을 가질 수 있는 배려를 해 놓았다.역시 밝은 색과 다양한 형태를 적절히 조합하여 낙천적이고도 고급스러운 삶의 모습을 담으려 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임대 아파트 개발에 일본 최고의 건축가들을 초청하여 밝고 낙천적인 이미지를 창출해내고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낸 구마모토현의 호소카와 지사는 결국 일본 총리까지 지내게 된다.무슨 기념관이다 무슨 박물관이다 하는 곳에 자신의 족적을 남기기 보다는 이렇듯 주민의 실제적 삶에 이바지하는 일을 남기는 것에 가치를 둔 한 정치가의 탁월한 견해가 부럽다.
  • 한국에선…/늘어나는 일 음식점(한국속의 일본,일본속의 한국:12)

    ◎일식집 체인화… 10년새 5배 증가/로바다야끼 등 9천곳… 거부감 희석/중년 생선회·초밥… 젊은이 오뎅·우동 즐겨/“분별없이 외래음식문화 수용” 크게 우려/ 저녁 8시쯤 젊은이들로 북적거리는 서울 신촌거리의 일식전문 Y음식점.소기업체에서 무역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남철 과장(36)이 직장동료 5명과 함께 생선회를 주메뉴로 회식을 하고 있다. 이 곳은 그가 직원회식 때나 「바이어」접대가 있을 때면 즐겨 찾는 단골식당이다.모임 때마다 음식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다 생선회로 모아지기 일쑤고 바이어들도 일본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언제부터인가 자주 찾게 됐다. 이 곳은 특별한 일식당이 아니다.1·2층을 합쳐 1백평 남짓한 규모로 일본풍의 밝고 깨끗한 분위기가 돋보일 뿐이다. ○일급요리로 여겨 이날 이 곳에서는 기업체 회식과 인근 대학교 교수모임,석사과정 학생과 교수회식,호젓하게 식사를 즐기려는 연인 등이 찾았다.이들은 깔끔한 분위기에서 생선 회와 초밥 등을 즐길 수 있는 일식당이 특별한 만남의 장소로 제격이라고 입을 모은다.일본음식이 가깝고도 먼 이웃 한국에서 일급요리로 톡톡히 대접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들어 젊은이들의 식문화에 변화조짐이 일고 있다.생선회같은 고급요리뿐만아니라 일본 대중음식을 중심으로한 「우동」「오뎅」「로바다야끼」 등의 체인점들이 막국수·칼국수 식당 등을 대신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몇년전 피자·햄버거 전문점이 선풍을 몰고온데 이어 또 한차례 식문화가 일본색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정혜요리학원 한정혜 원장(60·일본요리카운슬러)은 『일식체인점은 식단이 단순하고 소량인데다 밝고 깨끗한 실내분위기가 요즘 신세대의 성향과 맞아 떨어진데 따른 것』이라며 이같은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음식업협회중앙회에 등록된 전국의 음식점수는 지난 6월말 현재 32만3천7백10개.이 가운데 로바다야키·기소야등 체인점을 포함한 일식당은 9천36개이다. 서울의 경우 2천8백27개로 30%정도가 집중돼 있다.특히 부유층이 많은 강남및 서초구에는 각각 3백94개와 2백17개로 가장 많고 대학가인 신촌일대에는 40여곳이나 몰려있다. 일식당은 10년전인 85년 1천9백49개에 불과했으나 93년 7천3백여개,지난해 8천5백개,올 상반기에만 5백여곳이 늘어 해마다 1천여곳씩 생겨나고 있으며 10년새 5배나 급증했다. 쉐라톤 워커힐호텔 일식당 「석정」 주방장 다카하시 다케후미씨(44)는 『일본 요리는 신선도 등 자연의 맛과 색을 최대한 살려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참기름·깨소금 등 양념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섬세한 기술과 정성이 필요하며 조리가 까다롭고 담백하다.양념의 맛과 재료의 맛을 절묘하게 배합한 한국요리와는 대조적이라고 강조했다.일본요리는 또한 깔끔하며 음식의 양도 많지 않은 것이 신세대의 취향에 맞다. ○강남·서초에 많아 식당도 일본풍이 물씬 풍기는 내부장식을 바탕으로 깨끗하고 정돈된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고객들에게 이색적인 분위기로 호감을 주고 음식도 위생적일 것이라는 신뢰감을 준다.게다가 손님을 깍듯이 모시는 절도있는 접대관습도 일본음식이 손님을 끄는 이유의 하나가 되고 있다. 이같은 일본의 식문화는 현재 우리 생활에 깊숙히 파고들었으며 일부는 이미 한국화된 것도 있다. 다카하시씨는 『한국인들이 일본음식을 통해 일본을 이해하고 일본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갖게 된 측면도 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신세대들이 유행처럼 일식 체인점을 찾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음식의 특성상 의류나 액세서리의 유행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한국음식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으며 한국음식의 일본이식을 위해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에 대해 자성의 소리도 높다. 손경희 연세대 생활과학대학장은 『일본음식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아 번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같은 흐름을 막을 길은 없다』면서 『그러나 식문화는 물론 외래문화를 받아들이는 데는 분별있는 수용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음식 알릴때 일제시대의 향수를 느껴서 또는 유행을 좇아 일본음식을 선호하고 우리와 유사한 음식임에도 일본 것이라는 이유로 일식당을 찾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음식 가운데도 갈비·불고기 등은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음식가운데 하나다.이 음식들도 일본 대중속에 파고들어 한국을 이해시키는 기능이 강조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식문화를 대표해서 「김치」와 「우동」이 종종 대비되고 있다.한국음식은 맵고 일본음식은 달다는 통념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우동을 「짜다」고 하는 한국사람과 김치를 「달다」고 하는 일본사람도 있다.음식은 통념에 의한 것이 아닌 개개인의 입맛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그저 음식일 뿐이다. 그러나 그 음식 속에는 그 나라의 문화가 담겨 있고 침투력도 강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5대 개혁과제」 복귀용 구호 인상/DJ 회견 내용속의 「비논리」

    ◎정국 위기론­뚜렷한 근거없이 아전인수식 진단/민주당 내분­상당부분 자기책임… KT에 떠넘겨/통일의 주역­지역 등권론 외치며 민족통합 될까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의 18일 기자회견내용은 2년7개월만에 대국민약속을 뒤엎고 정계에 복귀,민주당을 깨고 신당을 창당해야만 하는 불가피성을 국민에게 이해시키기에 미흡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반응이다.「솔직하고 진솔한 자세」를 다짐했지만 정작 회견의 많은 부분은 아전인수식 변명으로 일관한 인상이 짙다는 지적이다. 김이사장은 정계은퇴 번복에 대한 사죄대목은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한마디로 넘어가고 은퇴당시와 현재의 상황변화가 엄청나 번복이 불가피하다는 점만 강조했다.현상황을 「심각한 국가적 위기」라고 진단하는 그는 『은퇴당시 기대대로 정부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을 다하고 있었다면 정계에 복귀할 엄두도 낼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말하자면 정부와 야당인 민주당이 모두 잘못해 국가적 위기상황을 초래,그 해결을 위해 자신의 정계복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시국을 국가적 위기라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설령 그의 인식이 옳다고 하더라도 그런 상황이 곧바로 자신의 정계복귀를 정당화하는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각론으로 들어가 민주당의 난맥상과 관련,김이사장은 「9인9색」의 계파정치를 문제삼았다.그러나 그 원인의 대부분을 그 자신이 제공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즉 은퇴이후에도 권노갑 부총재를 대리인으로 하여 당무에 대한 수렴청정을 계속해왔으며 이것이 곧 이기택총재의 지도력 약화,민주당의 분란으로 연결돼왔다는 것이다. 이총재측은 『김이사장측이 이총재와 당을 흔들어 내분을 일으켜놓고 그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적반하장이라고 비난하고 있다.「한지붕밑 아홉가족」이 된 것도 김이사장의 원격조정을 위한 「분리·견제」전술의 결과라는 주장이다.또 총재를 「얼굴사장」으로 격하시키고 「오너」가 설쳐댄 결과 이총재가 대통령의 대화상대가 될 수 없었다면 그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느냐고 따진다. 경기지사 선거패배의 책임을 묻는 것 또한 명분이 약하다는 분석이다.서울에서 승리한 것은 오로지 김이사장의 공로이고 경기도 패배는 이총재만의 책임이라는 것도 자연스럽지 못하며 책임을 묻더라도 당헌·당규절차에 따라 전당대회를 통해 해야 하는 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다.전당대회에서의 폭력사태등 불상사가 우려된다고 했지만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은 일체 생략한 채 신당을 창당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김이사장이 제시한 신당의 5대개혁과제에도 모순이 적지 않다.우선 젊은 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정치를 표방했지만 정국을 「후(후)3김시대」로 역류시킨 그가 과연 이런 역할을 자임할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또 개혁과제로 「단계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의 주역」을 자임하고 나선 데 대해서도 지역등권론을 들고나와 지역분할구도를 더욱 강화시킨 그가 민족의 대통합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체적으로 김이사장이 제시한 신당의 개혁과제는 앞으로의 추진과정을 지켜봐야겠으나 자신의 정계복귀를 정당화하는 구호에 불과한 인상이라는 게정치권의 중론이다. ◎「대권 4수의 길」 DJ의 정당편력/87년 평민당 창당… 두번째 대권도전 고배/「꼬마 민주당」과 합당… 92년 대선 패배후 은퇴 「대권4수」의 길로 다시 들어선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은 40여년동안 숱한 정당생활을 거쳤다. 김이사장은 30살 때이던 지난 54년 목포에서 무소속 후보로 3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원내진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김영삼대통령이 25살의 나이로 최연소 당선기록을 세운 때였다.58년 4대 총선에 민주당후보로 나섰으나 낙선했고 5대 때 강원도 인제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으나 5·16으로 며칠만에 내놓았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정당에 참여한 전력은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다.광복직후 여운형의 건국준비위원회와 좌익정당인 신민당에 잠시 참여했다.좌익에 환멸을 느껴 탈퇴했지만 이 경력은 그에게서 평생 「색깔론」의 꼬리를 떼어놓지 못하게 한 빌미가 됐다. DJ(김이사장)는 첫 소속정당인 민주당에 입당하면서부터 장 면박사의 총애를 받아 민주당 구파의 맥을 잇게 된다.60년 신구파의 대립으로 구파가 분당,신민당을 창당할 때 그는 민주당에 남아 있었다. 그러다 「5·16」으로 정치규제에 묶여 있던 인사들과 63년 민주당 재창당에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했다.65년에는 민주당이 윤보선총재가 이끄는 민정당과 통합,민중당을 창당할 때 합당 중재역을 맡았다. 그는 67년 양대 선거에 대비해 야권 통합운동이 본격화되면서 민중당과 신한당이 통합된 신민당에 참여했다.김대통령과의 경쟁은 원내총무 경선에서 처음 시작됐고 그는 패배했다. 이어 71년 신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서 대선 첫 패배를 맛보게 된다.72년 유신이후 망명생활을 하다 73년 일본에서 납치사건을 겪고부터 「재야」에 몸담게 된다.80년 「서울의 봄」 때도 김영삼총재의 신민당에 입당하지 않고 재야에 남아있었다. 80년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은뒤 무기징역,20년형으로 감형되는 과정을 거쳐 82년 도미,민주화 투쟁을 계속했다. 3년 뒤인 85년 2·12 총선 직전 귀국,김대통령과 함께 민추협공동의장 자격으로 신민당 돌풍을 일으키며 정치재개의 발판을 마련했다. 87년 이른바 「이민우구상」 등과 관련,김대통령과 함께 신민당의 대다수 의원들을 이끌고 통일민주당을 창당했으나 야권 대통령후보 단일화 문제로 김대통령과 결별,제갈길로 나섰다.이 때 평민당을 창당,대선에 두번째 도전해 다시 실패하지만 이듬해 여소야대 정국아래 제1야당의 총재가 됐다.그러나 90년 「3당통합」으로 하루아침에 소수야당의 총재로 전락했고 몇차례의 재야인사들을 흡수하면서 당명을 신민당으로 바꾸었다.이어 14대 총선에 대비,이기택 총재의 「꼬마민주당」과 합당,이총재와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듬 해인 92년 대통령선거에 세번째 도전하게 되지만 또다시 패배한 뒤 93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으로 떠났다.
  • 출발전 차량점검… 사고·고장 막자/휴가철 안전운전 이렇게

    ◎냉각수·오일 반드시 확인… 넉넉히 보충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자동차에 가족과 친지들을 태우고 공해의 도시를 벗어나 자연의 품으로 떠나는 여행길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그러나 준비 없이 떠나면 고생길이 될 수도 있다.특히 초보 운전자에게 장거리 운전은 부담스럽다. 피곤할 때는 휴식을 취하고,과속을 하지 않는 게 안전운행의 첫걸음이다.떠나기 전에 차량을 점검하는 것도 기본이다.무더운 날씨와 장마에 대비,즐거운 바캉스가 되기 위한 안전운전 요령을 살펴본다. ◇엔진과열(오버히트) 날씨가 더워지면서 가장 자주 겪는 문제다.자동차가 더위를 먹으면 엔진소리가 요란해지면서 엔진룸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현상이다.십중팔구 냉각수가 부족하거나 호스막힘 때문이다. 엔진과열을 막으려면 냉각수를 보충하고,라디에이터 그릴도 청소해야 한다.냉각수를 채운 뒤에는 꼭 오일을 점검해야 한다.오일 없이 운행하면 엔진과열로 화재가 날 위험이 크다. 냉각수는 라디에이터와 연결된 위·아래 2개의 고무호스에서 새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임부분을 꼭 조이고,고무호스의 상태를 확인해 운행중에 터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냉각수의 양은 정상이어도,팬벨트에 문제가 있어 송풍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냉각수의 온도가 올라갈 수 있으므로 팬벨트의 작동상태를 수시로 살펴야 한다. 다른 부분에는 이상이 없으나 무리한 운전으로 엔진과열이 생기면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진 곳에 차를 세우고 보닛을 열어 엔진을 식혀야 한다. ◇빗길 운전 비가 오거나 그쳤더라도 길 바닥이 젖어있으면 정지거리가 평소보다 늘어난다.그만큼 조심운전과 속도 감축이 필요하다.핸들이나 브레이크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타이어가 멈춘 채 미끄러지는 록 현상과 차가 거꾸로 돌아버리는 스핀 현상을 막으려면 브레이크 페달을 조금씩 여러차례 밟아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물웅덩이는 피하는 게 좋다.어쩔수 없이 지날 경우에는 저단기어로 바꿔 천천히 통과해야 한다.웅덩이를 지난 후에는 브레이크 페달을 가볍게 밟아 브레이크 성능을 확인하는 게 좋다.브레이크 안에 물이 들어가면 성능이 떨어지므로 브레이크를 여러번 밟아주어 라이닝에 묻은 물기를 말려주는 게 좋다.고속으로 달릴 때 한쪽 바퀴만 물웅덩이와 접촉하면 핸들이 한 쪽으로 쏠릴 위험도 있다. ◇모래나 자갈도로에서의 운전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피한다.차가 모래나 자갈도로에서 달리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좌우로 쏠리고 특히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굴러 떨어질 수도 있다.이 때는 짧게 짧게 브레이크를 자주 밟아주는게 사고를 막는 길이다.모래에 빠진 경우에는 멍석이나 지푸라기를 구해 구동바퀴 앞에 깔아놓고 기어를 2단에 놓은 뒤 천천히 빠져나오면 된다. ◇브레이크 고장 불볕 더위 속에서 내리막길을 장시간 달리다 보면 갑자기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 경우가 있다.날씨가 더워지면서 뜨거운 땅의 열과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잦은 브레이크 사용에 따라 발생한 열 등이 브레이크 라이닝 근처의 브레이크 액을 끓여 기포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당황은 금물이다.3·2·1단의 순으로 기어를 바꿔 속도를 낮춘뒤 절벽이 아닌 쪽으로 차를 비스듬히 세운다.긴 내리막길에서는 2단기어(급경사인 경우는 1단)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작동 에어컨은 냉각장치 뿐 아니라 습기와 먼지를 없애 차안을 쾌적한 상태로 유지시키는 장치다.에어컨은 엔진의 힘에 의해 작동되므로 너무 많이 사용하면 엔진에 무리가 생겨 에어컨이 제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따라서 오르막이나 교통체증이 심한 곳에서는 되도록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에어컨을 틀어도 찬 공기가 나오지 않으면 에어컨 벨트가 늘어지거나 끊어지지 않았는 지를 점검해야 한다. ◎정비서비스/자동차 5사 전국 72곳 특별정비/20일부터 새달13일까지 25일간 실시/현장 응급조치·소모부품 무료 제공 피서지에서 자동차에 이상이 생긴 경우에는 자동차 업계가 마련한 여름철 특별정비 센터를 찾아가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현대·기아·대우·아시아·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 5개사와 자동차 정비업계는 올해에도 고속도로 휴게소와 해운대 경포대를 비롯한 주요 휴양지에서 특별정비 서비스를 제공한다.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 38곳,국도 휴게소 8곳,해수욕장과 휴양지 26곳 등 모두 72곳에서 서비스 활동을 벌인다. 특별 서비스 기간은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25일간이다.서비스 시간은 상오 8시30분부터 하오 8시까지다.고장 차량의 현장 응급조치와 팬벨트·퓨즈 등 간단한 소모성 부품을 무료로 제공한다.특히 여름철의 안전운행 및 차량관리 상담도 한다.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일어나는 각종 고장이나 이상 여부를 점검해준다. 현대자동차써비스는 18개 해수욕장·4개 휴양지 등에서 정비센터를 연다.특별 서비스동안 모두 연인원 5천7백37명과 1천7백38대의 차량이 동원된다. 기아자동차는 도로 서비스코너·해수욕장·휴양지 등 전국 34곳에서 연인원 2천명·차량 1천6백대를 동원해 각종 서비스를 한다.대우자동차는 기존에 설치,운영하던 고속도로 휴게소의 서비스 코너외에 해운대를 비롯한 해수욕장과 설악산 등 국립공원·주요국도 등 모두 27개소의 서비스코너에서 활동한다. 아시아자동차는 주문진·대천해수욕장·무주구천동 등 모두 15곳에서 서비스 활동을 한다.연인원 6백25명과 4백25대의 차량을 투입한다.쌍용자동차는 연인원 8백명의 애프터서비스 직원과 4백여대의 애프터서비스 차량을 투입한다.14곳의 고속도로 휴게소 코너를 비롯,사람이 많이 몰리는 해수욕장 및 유명 휴양지에서 실시하며,서비스 기간 중 순회서비스(패트롤서비스)를 병행하여 효과를 높인다. ◎사고차리/책임·종합보험 영수증 출발전 챙겨야/부상자는 후송후 3시간내에 신고를/쌍방과실때 면허·검사증등 주지말것 휴가철에는 평소보다 교통사고가 더 자주 일어난다.특히 피서지에서 사고를 당하면 남감해지기 일쑤다.「피서지에서의 교통사고」에 대비,사고 처리절차및 행동요령을 알아본다. 여행을 떠날 때는 안전표지판과 예비 타이어·전구·퓨즈·공구·손전등·보조열쇠등 안전장비를 점검해야 한다.자동차사고에 대비,책임보험과 종합보험 영수증을 잊지 말고 챙겨야 한다.이밖에 자동차검사증과 운전면허증·주민등록증,사고지점을 표시할 수 있는 짙은색 스프레이 등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철저한 사전준비와 조심운전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가 일어나면 사고현장을 보존해야 한다.사고상황과 자동차 위치를 스프레이로 표시하고 카메라가 있으면 사진을 찍어둔다.자동차에 같이 탔던 사람이나 다른 목격자의 이름·주소·전화번호를 알아두고 상대방 운전자의 이름·주소·전화번호·운전면허번호·차량등록번호도 확인한다. 부상자가 있으면 곧바로 인근병원에 후송조치하고 경상이더라도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경찰서가 있는 곳은 사고발생후 3시간 이내,경찰서가 없는 곳은 12시간 이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20만원이하의 벌금및 면허정지등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쌍방 과실인 경우에는 일방적으로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거나 면허증·검사증 등을 넘겨주지 않는 것이 좋다.왜냐하면 상대방의 책임을 면제 또는 덜어주는 증서를 써주거나 약속한 경우 보험회사의 보상책임이 없는 손해부분은 운전자가 직접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접촉사고는 현지에서 서로 사고내용을 확인,「사고발생 신고서」를 작성한뒤 나중에 보험회사에 연락,처리해도 된다.보험회사와 연락이 안돼 피해자의 응급처리 비용을 지불했을 때는 치료비 영수증과 진단서등을 발급받은뒤 추후에 보험회사에 청구하면 되돌려받을 수 있다. 렌터카 이용자가 늘고 있는데 렌터카는 반드시 등록된 회사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등록된 렌터카는 대부분 대인·대물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간혹 종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차가 있을 수 있어 사전에 보험회사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가까운 친구나 친지 사이라도 자동차는 빌리거나 빌려주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바람직하다. 11개 손해보험 회사들은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다음달 26일까지 설악산과 속초·강릉·제주등 전국 주요 휴양지에 「자동차사고 하계보상 서비스센터」를 설치,운영한다.보험회사들은 보상직원및 정비요원을 상주시켜 사고접수는 물론 차량수리비 현장지급,보험가입 사실 증명원 발급 등의 업무를 처리한다.
  • 미·일/마주 달리는 「자동차분쟁」

    일본의 자동차시장 개방문제에서 야기된 미·일간의 무역분쟁이 강경일변도로 치닫고 있다.이같이 양측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배경이 무엇이며 앞으로 이문제가 어떻게 종결될지 세계의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특파원들을 통해 미·일간의 무역분쟁의 배경과 전망을 알아보고 이 분쟁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짚어본다. ◎미의 전격제소 속사정/20개월협상 소득없자 「강수」선택/대일 적자 60%가 차… 대선겨냥 재계 달래기 미국이 일본과의 본격적인 무역전쟁 개시를 알리는 출사표를 던졌다.캔터 미무역대표부(USTR)대표는 10일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클린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일본의 자동차및 자동차부품의 시장개방거부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키로 하는 한편 일본상품에 대한 보복조치를 위해 제재리스트를 수일내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WTO에 대한 제소는 곧 필요한 절차를 밟아 앞으로 45일내에 조치를 취하고 보복조치에 따른 제재리스트는 사실상 실무작업을 마친 상태이므로 클린턴 대통령이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주말께공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재리스트에는 일본 고급승용차등 50억∼70억달러상당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최고 1백%인상하고 미니밴의 차종분류를 소형승용이 아닌 트럭으로 재분류,관세율을 현행 2.5%에서 20%로 올리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그러나 30일간의 공고기간을 통해 미국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재조정하게되면 10억∼15억달러어치에 대해서만 보복관세가 적용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미국이 왜 일본에 대해 무역전쟁의 선전포고와 같은 이같은 강수를 구사하는가.이에 대한 답변은 10일 있은 로라 타이슨 국가경제위원회(NEC)의장,캔터 대표,론 브라운 상무장관 등 소위 클린턴행정부의 「무역3총사」의 합동기자회견에서 잘 나타나 있다. 무엇보다 미국의 대일무역적자 6백60억달러의 60%가 자동차부문에서 발생하고있고 이는 미국의 총무역적자의 25%에 해당되는 것이다. 미국은 균형무역을 위해서는 이 부문의 일본시장개방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문제가 안풀린다고 보는 것이다. 타이슨의장의 표현대로 『지난 20개월동안 수천시간에 걸친 협상을 했으나 합의에 도달할 수 없었으며 이제 남은 것은 행동뿐』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미국내 외국산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34%인데 비해 일본내 외국산자동차시장점유율은 4.6%이고 이중 미국산은 1.5%에 불과하고 자동차부품은 그 정도가 더 심해 이의 균형노력이 필요불가결하다는 것이다.시장폐쇄의 일례로 미국에서 1백60달러에 팔리는 미국산 자동차 제네레이터가 일본에서는 4배에 가까운 6백달러에 판매되고있다. 셋째는 클린턴 행정부가 내년의 미대통령선거를 앞두고 2백50만명에 이르는 미국의 자동차산업및 판매종사자들의 여망을 수용하지않을 수 없는 점이다. 뿐만아니라 이 문제에 관한한 미의회가 초당적으로 적극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클린턴 대통령으로서는 우선 「초강수」를 구사하는 것이 정치적으로도 유리한 것이다. ◎일본은 왜 느긋한가/잦은 으름장 경험 “별 재제없을 것”/맞제소로 시간벌어 재협상서 타협 모색 미국의 대일본제재조치가 발표된 11일 일본측의 반응은 우선 「예상한 범위내」라는 것이었다.도쿄외환시장에서도 특별한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다.미국과 일본은 지난 81년부터 자동차분야 협상을 벌여왔다.부시행정부 당시에 일본은 1백90억달러를 웃도는 자동차부품 구매계획을 제시,다소 진정국면으로 들어서기도 했다.클린턴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20개월전부터 재차 자동차협상을 벌이게 됐다. 일본으로서는 무역협상의 「양보의 역사」를 되풀이해 왔다는 자성도 있다.또 벼랑끝까지 가도 미국의 제재는 별게 아니라는 점도 믿는 구석이다.우선 제재가 미국정부 생각대로 가지도 않겠지만 간다 하더라도 일제 고급자동차의 관세를 10%에서 20%로,미니밴의 관세를 2.55%에서 20%로 올려도 그 피해액은 수십억달러의 수출분야에 그친다.일본은 수출이 국내총생산의 10%미만인데다 연간 무역흑자만 1천억달러 이상의 거대경제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WTO에 제소할 경우 흥정할 수 있는 시간을 1년이 넘게 벌게 된다.미국이 제재에 덧붙여 WTO에 제소하겠다고 한 데 대해 일본은 다소 허를 찔린듯한 표정이다.WTO제소는 일본과의 협상의 문을 닫겠다는 뜻이 아닌가라는 지적도 나온다.하지만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주된 반응.WTO에서 일본시장이 폐쇄적이지 않다는 것을 제3국에 이해시키는 것도 쉽지 않지만 미국의 일방적 조치도 동조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일본시장의 폐쇄성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나가노 다케시 일경련 회장은 10일 『일본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미일관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할 것을 요망하기도 했다. 또 지난 81년 1백33억달러 수준의 대미흑자가 엔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백억달러수준에 이르기까지 5천4백21억달러 이상의 대미누적흑자를 기록했다.자동차분야에서만 지난해 대미흑자의 60%인 3백6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일본이 승용차와 화물자동차에서 81년 이후 기록한 대미누적흑자는 2천7백90억달러에 이른다.미국으로서는 일본의 자동차 시장을 개방시키지 않고서는 무역적자문제의 해결을 꾀하기는 불가능한 지경인 점을 일본이 감안,미국과 협상을 통해 마찰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일본은 시간을 벌면서 미국과 물밑 접촉을 통해 문제해결을 도모하게 될 것 같다.이를 위해 아직까지는 원칙 사수의 강경자세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반사이익 보다 「차전쟁」불똥 우려/미 강경조치는 한·중 등 겨냥한 다목적용/차판매망 문제 삼을수도… 사전대비 필요 미·일간의 자동차 분쟁이 제재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업계는 미·일간의 자동차 전쟁으로 반사적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십자 포화의 타기트가 일본에 이어 우리에게 넘어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고 있다. 통상산업부는 11일 자동차 분야에 대한 미국의 대일 보복조치로 우리나라가 얻을 반사적 이익은 별로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이재훈 미주통상과장은 『보복조치의 대상이 고급 승용차와 미니밴 스포츠카 등으로 이 분야에 대한 우리의 생산 실적이 미미하고,대미 수출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산업연구소의 남명현 과장은 『미국의 대일 보복관세부과 및 WTO 제소는 일본 이외에도 한국과 중국 동남아권에 대한 시장확대를 겨낭한 다목적 공세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분석하고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자동차 판매망 문제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일간의 자동차 분쟁은 기본적으로 연간 6백50억달러에 이르는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로 빚어진 것이기 때문에 대미 무역적자를 보이는 우리와는 상황이 다르다.한덕수 통상무역실장은 『한·미 자동차 통상현안의 하나였던 자동차 수입관세 및 취득세의 인하 조치에 대해 미국이 어느 정도 만족하는 상황이므로 미·일간의 분쟁이 우리에게 확대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다만 우리나라의 자동차 형식승인 제도 등이 미국에는 투명하지 못한 규제로 비쳐지고 있으므로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제도를 미리 개선하는 등의 사전대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재윤 통산부 장관은 『수입자동차의 형식승인 대상 38개 항목의 성능시험 제도를 대폭 간소화 하는 내용의 개선 방안을 건설교통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우리나라는 지난 해 6월 미국에 제시한 자동차 시장 접근 개선 방안에 따라 미국차를 포함한 외국산 승용차의 수입이 지난 93년 1천여대에서 작년에는 2천대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 통산부는 미국의 대일 WTO 제소 및 보복관세 부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일 분쟁의 협상을 통한 타결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이재훈 미주통상과장은 『미국은 클린턴의 재선을 위해 현안인 대일 무역적자의 해소를 위한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나 WTO를 통한 분쟁해결까지는 최소한 1년이 걸린다』며 『미국은 일본과의 반도체 협상 및 중국과의 지적재산권 협상에서 301조의 발동을 발표한 뒤 30일간의 예비기간에 재협상을 통해 타결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루지에로 WTO 사무총장은 『미·일 자동차 분쟁을 WTO에 회부할 경우 WTO 분쟁해결 시스템이 파괴될 것』이라며 미·일 양측에 대해 WTO 제소 방침의 철회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민주/계파갈등 상존…KT앞날 험난/전대서 총재로 추대는 되었지만…

    ◎내분 임시봉합… 동교계 지원이 절대변수/지방선거 참패땐 당권투쟁 재연 불보듯 이제부터는 「이기택 총재」다.그토록 갈망했던 제1야당의 총재 자리였다.그가 총재로 추대된 24일 임시전당대회에서 그의 얼굴에는 연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이날 만큼은 그의 날이었다. 그는 더이상 「9인9색」의 한명이 아니다.웬만한 일은 단독으로 결정해도 되게 됐다.그래서인지 비장한 각오도 엿보인다. 이 총재는 총재직 수락연설에서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강력하고 효율적인 지도력을 발휘하겠다』고 선언했다.지금까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나약하고 우유부단한」이라는 수식어를 그의 이름 앞에서 지워버리겠다는 뜻이다.그만큼 의욕도 대단하다.한 측근은 『내일부터 당이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했다.명실상부한 「이기택당」으로 만들 생각인듯 보이기도 한다.당의 체질개선과 개혁작업에 한껏 체중을 싣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홀로서기의 본격 점화로도 읽혀진다. 이 총재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도 야심찬 복안을 갖고있다고 한다.이를 바탕으로 8월 정기전당대회에서 다시한번 총재직을 거머쥔뒤 총선을 거쳐 대권도전에 성큼 다가선다는 심산같다.원내의석도 1백석이상으로 늘려 제1야당으로서는 지난 85년 옛 신민당(1백3석) 이후 최대숫자를 구축하겠다는 의욕도 보이고 있다.따라서 당운영 방안등에 있어 독자노선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총재의 앞날이 순탄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험난하다는 표현이 오히려 정확하다.우선 그는 한시적 사령탑에 지나지 않는다.지방선거 결과도 때에 따라서는 「사약」이 될수도 있다. 또 「태양론」으로 극에 달했던 당내갈등이 여전히 시한폭탄이다.언제 어떤 식으로 터질 지 누구도 예측을 할 수가 없다.무엇보다 이번 지도체제 개편은 「12·12투쟁」의 갈등과 전당대회를 둘러싼 내분을 임시봉합한데 따른 부산물에 불과하다.결국 동교동계의 지원없이 이 총재가 그의 구상을 제대로 펼칠 것인지 많은 사람들은 의아해 한다.실제로 이총재와 동교동계의 갈등은 곪을 대로 곪은 양상이다.이날 아침까지도 양쪽이 대의원수 문제로 으르렁거린데서도 잘 나타난다. 동교동계는 이 총재와의 「불안한 동거」를 청산하겠다고 이미 마음을 굳히고 다른 대안을 찾고 있으며 이번에 민주당에 합류한 이종찬,김근태 카드를 적절히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방선거에 대비한 영입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머리를 아프게 하는 대목이다.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충청권과 영남권에 대한 공략도 「자민련」의 출현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놓여 있다.이총재가 자기의 정치생명을 좌우할지도 모를 가장 중요한 길목에 들어선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임시전당대회장 스케치/중량급 입당 등 「깜짝쇼」 없어 분위기 침체/총재추대에 영남 대의원만 “이기택” 연호 24일 하오 2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제5차 임시전당대회는 전국에서 올라온 4천여명의 대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축제분위기 속에서 3시간 남짓 진행됐다.그러나 대표경선등 지도부 선출이나 중량급인사의 입당발표등 「깜짝쇼」가 이뤄지지 않은 탓인지 긴장감이나 열기는 기대에 못미쳤다는 것이 중론.특히 대의원수 조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일부 대의원들의 돌출행동이 우려됐으나 별다른 소동은 없었다. ○…당헌개정안 의결과 총재단 선출,총재 연설,야권통합 선언,통합대표 인사,결의문 채택등의 순서로 진행된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총재단 선출.김말용전당대회의장이 『개정된 당헌에 따라 이기택대표를 새총재로 선출한다』고 선포하자 이기택총재는 대의원들의 환호속에 단상앞으로 다가가 손을 번쩍 들어 총재직을 수락.이어 김의장은 나머지 최고위원 8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부총재로 선출됐음을 선언.한편 이총재가 부총재들과 손을 맞잡고 대의원들의 환호에 답례하는 동안 단상 좌측에 자리잡은 부산·경북·대구등 영남지역의 대의원들은 「이기택」을 연호했으나 나머지 대의원들은 박수로만 환영하는 대조적 모습을 보여 눈길.이총재는 총재수락연설을 통해 『정통야당 민주당의 총재로서 역사를 되돌리려는 어떤 불순한 시도도 단호히 배격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4대 지방선거의 승리와 정권교체의 그날을위해 전진하자』고 독려. ○…이 총재의 야권통합 선언에 이어 이종찬새한국당대표와 김근태 통일시대국민회의 대표가 단상에 오르자 대의원들은 「민주당 만세」「야권통합 만세」를 외쳐 행사장의 열기는 최고조에 이르는 모습.이새한국당대표는 통합을 축하하는 인사말에서 『만년야당이 집권하는 신화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대의원들의 환호에 답례. ○…레이저 광선이 난무하는 가운데 중간에 열린 축하행사에는 농악패의 사물놀이속에 가로 5m,세로 3.5m의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해방이후의 야당사를 그린 극영화를 10분 남짓 상영.여기에는 최근 폭발적 인기를 모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광주사태 장면등이 일부 삽입돼 눈길. ○…이날 행사에는 최근 정가의 쟁점이 되고 있는 행정구역개편논의의 주역인 민자당의 김덕용사무총장과 손학규의원이 참석해 이채.또 이동진·이영일·오유방·김봉욱 전의원 등 새한국당쪽 인사 30여명과 정동익·김희선·이목희씨등 통합에 참여하는 재야인사 50여명도 참석.이밖에 이기택 총재의 부인 이경의 여사로부터최근 신장을 기증받은 이건자씨(46)와 미스코리아 한성주양도 자리해 눈길.
  • 쑥대밭 도시에 폭우 덮쳐“수해비상”/장대비속 고베 복구현장 스케치

    ◎방수포 덮어 건물 추가 붕괴 막기 안간힘/열차 2개선 운행재개… 구호품 속속 도착 22일 아침 쏟아지기 시작한 폭우는 고베의 집 지붕을 온통 파란색으로 바꾸었다.지난 17일의 지진으로 지붕이 파손된 집들이 빗물이 새어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파란 플라스틱으로 지붕을 덮은 때문.일부 파손됐더라도 그나마 집이 남아 있는 사람은 다행인 편.혼잡한 임시수용소보다는 야외가 더 낫다며 야외에서 생활해온 일부이재민은 22일 폭우에 황급히 임시수용소를 찾는가 하면 일부는 모포에 타르를 칠해 방수포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들에겐 자신의 어려운 처지와는 관계없이 궂은 비를 뿌려대는 하늘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다.용케 방수포 한장을 구한 니시카와 노보루씨는 『전가족 7명이 한장의 방수포에 의지해 비를 피해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곁에는 75세된 누이가 젖은 몸을 떨며 앉아 있다.이들은 영하를 밑도는 차가운 날씨에 비까지 내리자 독감이 유행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고베 집지붕 파란색 그러나 대부분의 고베시민은 쏟아붓는 장대비에도 불구,그동안 끊긴 전기와 수도 등이 상당부분 회복된 데 힘입어 복구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지진으로 지반이 약화돼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피해지역의 복구작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돼 고베시 전지역의 40%에 수돗물과 가스공급이 재개되기 시작했다.고베시당국은 1백50만 시민 가운데 이제 1백만명에게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또 일부가 임시영안실로 사용되고 있는 고베시내 3백여개 학교중 3분의 1가량은 오는 23일부터 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곳곳 산사태 우려 시내 곳곳에서는 불도저가 동원돼 지진으로 갈라진 도로를 메우는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재민을 위한 1천가구분의 임시주택건설이 시작됐다. 이밖에 건물이 추가로 붕괴될 위험이 있는 지역에서는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채 건물을 부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피해가 경미한 건물에 대해서는 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다.지진으로 운행이 중단된 후쿠치야마선과 한큐 이타미선이 정상운행되기 시작했으며 이들 복구된 선로와 뱃길을 통해 지진피해복구를 도우려는 자원봉사자와 구호물자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 ○가스·전기 공급 시작 고베시를 비롯한 피해현장에는 현재 일본자위대와 소방대원·경찰관·민간자원봉사자 등 5만명이 투입돼 구조및 복구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또 생존자 수색작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스위스구조단에 이어 프랑스에서 파견된 60명의 구조요원과 4마리의 수색견이 이날 아침부터 작업에 합류했다.그러나 복구과정에서 사망자의 시체가 속속 발굴되면서 사망자수가 이날 현재 5천명에 육박하자 구조대원들은 물론 일본당국도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정 잠재운 일지진/사회당 분열상 주춤/우파의원 24명 탈당계 제출하자 비난 빗발/“복구가 우선” 결행 유보한계 거리모금 활동 지진으로 정치권이 바빠지면서 일본 사회당의 분열 움직임이 둔화되고 있다.사회당위원장인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총리에게 뜻밖의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이다. 지진 발생 전날인 16일까지만 해도탈당파인 야마하나 의원등 24명은 원내교섭단체로서의 사회당 이탈계를 제출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탈당도 불사하기로 했었다.20일부터 시작되는 통상국회에는 새 교섭단체를 구성해 독자적인 활동을 벌이겠다며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17일 일어난 대지진은 이런 움직임을 한순간 정지시켜 버렸다. 좌·우파사이에서 중재 활동을 벌여오던 구보 서기장은 20일 『지진대책이 최우선 과제다』라고 전제하면서 『복구체제가 궤도에 오르면 신교섭단체 구성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그는 또 『이번 국회는 지진대책과 그 예산 문제를 다루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해 분당 움직임을 둘러싼 첨예한 당내 갈등에 한숨돌릴 여유가 생겼음을 숨기지 않았다. 야마하나 의원 등도 이번 국회는 사회당 소속으로 활동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야당인 신진당이 정부 여당에 먼저 정치휴전을 제의할 정도로 지진은 정치권의 움직임을 지진대책에 묶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진이 발생한 바로 그날 아침 TV뉴스에 교섭단체 이탈계를 제출할 것이란 보도가 나가자 야마하나 의원 사무실에는 『비상사태에 상식 밖의 행동』이라는 비난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야마하나 의원은 18일 『신당결성 활동은 계속한다』고 말하면서도 지진대책을 국회가 심의하는 동안 새 교섭단체를 결성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했다.그리고 19일에는 도쿄 신주쿠역 앞에서 벌인 사회당 모금 캠페인에는 사회당의 띠를 두루고 모금함을 들고 참여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신당 결성 움직임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은 지진발생지역인 효고현 출신의원들이었는데 정부 여당의 지원이 절실한 지금 무라야마 총리에게 활을 겨누기가 쉽지 않은 처지다.우파는 결국 2월초 신당 결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2월말 정도로 미루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무라야마 총리쪽은 2월11일 예정의 임시당대회에서 당기구로 신당준비회를 구성해 우파의 기선을 제압하는 방안,지진대책에 2개월이 걸리면 그 다음에는 지방선거가 이어지므로 임시당대회도 연기하고 느긋하게 대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만큼 여유가 생겼다.무라야마 총리는 이번 지진으로 국가적인 위기상황 대처에 서투르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당내 문제에 대해서는 꽤 많은 시간을 벌고 있다.
  • 민자 14개상위 단독운영 이모저모

    ◎공무원 1백여명 나와 북적/내무위/관계장관 불러 새해살림 편성 문의/내무위/지자법은 토론 유보/농림수산위/가뭄보상 놓고 격론/재무위/WTO법안 보고받아/행정경제위/「세계화」 구체안 모색 민자당은 21일 「12·12사건」처리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정국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무·외통·국방위등 14개 상임위별로 간담회를 가져 민주당의 등원거부가 계속되더라도 예산및 법안처리를 위해 국회운영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소관 상임위별 예산안과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주요 법안을 다룬 이날 상임위는 대부분 주요 법안이 본회의 보고및 상임위 회부절차를 마치지 않은 까닭에 모두 정식 회의가 아닌 민자당 소속의원및 정부관계자들의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국회 내무위 회의실에서 열린 내무위 간담회는 이날 최형우 내무부장관과 1백50여명의 내무부 관계자들이 몰려나오고 모친상을 당한 김길홍의원과 아시아·태평양의원연맹(APPU)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최운지의원을 뺀 소속의원 모두가 참석하는등 정식회의에 손색이 없을 정도.회의에서는 정부측의 새해 예산안 설명에 이어 국민운동지원법안,농어촌특별회계 재원배분,국립과학수사연구소 보강,광주민주화운동 보상및 후속조치 방안등에 대한 정부보고가 있었으나 당무회의에서 논란이 치열했던 지방자치법개정안등 의원입법안에 대한 토론은 유보. 내무위는 22일에도 중앙선관위와 경찰청의 예산안보고및 현안보고를 듣기로 하는등 사실상 단독국회 강행 모습. ○…농림수산위는 국회 농림수산위 소회의실에서 민자당측 간사인 민태구의원의 사회로 이석채 농림수산부차관으로부터 한해피해 현황및 보상대책에 관한 보고를 청취. 정부 쪽에서는 이차관과 5∼6명의 실무자가,의원들도 민의원과 정창현·이강두·신재기의원등 4명만이 참석,단출한 회의였으나 의원들은 한해의 30%수준으로 책정한 정부의 보상안에 대해 우루과이라운드(UR)타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편을 들어 50%이상 보상을 강력히 요구.이 때문에 회의장인 소회의실 밖까지 의원들의 고성이 새나오는등 「양보다 질」로 일하는 상임위상을 과시.농림수산위는22일 당소속의원 모두가 참석한 가운데 농어촌정비법·농어가부채경감특별조치법·농지개량조합법등 7개 법안을 심의할 예정. ○…국방위는 이병태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새해 국방예산안을 보고받고 이건영의원등을 중심으로 노후된 포탄의 처리문제등 구체적인 군수물자 관리방안을 논의. ○…재무위는 이날 열린 상임위 가운데 가장 이른 시간인 상오 7시30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임창열 재무부1차관보를 출석시킨 가운데 금융·세제 개혁에 따른 세법개정안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관련 부수법안등 22개 법안의 개요를 보고받고 23일 상오10시 2차 간담회를 갖기로 결정. ○…보사위는 서상목 보사부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국민건강증진법과 의료분쟁조정법 가운데 논란이 되고 있는 조항을 심의.이날 회의에서는 담뱃갑의 앞뒷면에 유해경고문을 삽입하려던 처음의 안을 한미합의양해록 수정뒤로 보류시키고 의료분쟁 조정기간을 1백50일에서 90일로 단축. ○…행정경제위는 세계화에 발맞춰 정부조직의 합리적 개편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하고 정부의 공무원연금제도 개편안이 국민의 세금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여론을 감안,보완한다는 원칙을 확정. ○…교통위는 「교통진흥법」을 제정,종합적인 교통공급의 확대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문화체육공보위는 오인환 공보처장관을 출석시켜 KBS수신료 통합고지의 문제점에 대한 보완을 요구. ○…이날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교통위 간담회에는 김명규·이윤수·이석현의원등 민주당 의원이 참석해 눈길. 민주당 지도부가 이미 소속의원에게 국회차원의 공식·비공식 행사에 참석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상황에서 이들의 간담회 참석이 민주당 지도노선에 대한 이탈징후가 아니냐 하는 분석까지 한때 대두. 그러나 김의원등은 『지난주 간담회를 갖자는 제의가 있어 거부했더니 그럼 밥이나 먹자고 해 참석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면서 『민자당이 일제히 간담회를 여는 사실도 몰랐다』고 해명. ◎민자 단독본회의 결정과 향후정국/막후협상 무위… 여야 정면대결 국면/민자/야 태도변호 난망… 강경대응 급선회/민주/영수회담 희박… 장외투쟁 강화할듯 경색정국의 정상화를 위한 여야협상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민자당이 22일 국회 본회의 소집을 결정함으로써 여야는 정면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정국전망◁ ○…여야는 21일 상오만 하더라도 『당분간 더 절충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하오들어 민자당이 본회의 소집결정을 내리는 등 국회운영 강행을 선언함으로써 결국 힘겨루기단계에 들어갔다. 따라서 극적인 돌파구나 상황반전이 없는한 여야는 이미 밝혀온대로 민주당불참 국회의 운영강행과 대규모 장외투쟁 돌입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다만 그 시기는 여론의 눈치를 살피느라 아직은 유동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민자당의 이날 국회운영공세는 다분히 국회운영 강행에 대한 여론을 떠보고 민주당의 대응수위도 재보기 위한 탐색용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22일의 본회의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여부와 그에 따른 여론의 추이가 여야의 앞으로의 행동반경을 결정짓는 주요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날 민자당의 본회의 소집은여야가 그동안 『상대방의 태도변화가 없다면』이라는 전제아래 밝혀온 행동대책을 처음 실천에 옮기는 것이라는 점에서 지루하게 전개돼온 대치정국의 대세를 가름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민자당◁ ○…일요일까지의 여야 막후협상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으나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자 『이제는 별도리가 없다』며 결국 민주당이 불참하더라도 22일부터 국회를 재가동하기로 결정. 이날 상오 민자당은 국회 14개 상임위별로 일제히 간담회를 가짐으로써 사실상 국회 재가동에 돌입.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예정에 없이 긴급소집된 고위당직자 간담회에서는 야당의 태도변화가 없으면 단독국회 운영을 강행하기로 한 지난번 의원총회 결의를 확인했으며 이어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도 이를 재확인. 확대당직자회의에서 김종필대표는 『욕을 먹더라도 집권당이 책임질 일은 책임지고 소신있게 해나가야 한다』고 단독으로라도 국회를 운영할수 밖에 없음을 강조. 이한동 원내총무도 민주당의 동태를 상세히 보고한뒤 『지금으로선 야당의 자세가쉽게 변할 것같지 않다』고 동조했고 문정수 사무총장은 『야당이 장외투쟁을 하면 당내 전조직을 통해 그 문제점을 알리겠다』고 강경대응을 시사하는등 최종 협상결렬에 대비한 대책논의가 주조. ▷민주당◁ ○…민주당은 이날 아침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12·12」를 논의하는 청와대회담이 돼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앞으로의 2∼3일을 회담성사의 고비로 보고 일단 청와대의 태도변화를 기다린다는 방침이다.그러나 청와대 쪽의 태도로 보아 성사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이기택대표는 이와 관련,23일쯤 최후통첩성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 뒤 장외투쟁을 선언할 방침.민자당의 단독국회 강행 움직임에 대해서는 여전히 「엄포용」으로 치부하면서도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속으로 곤혹스러운 표정.
  • 공화·민주 「초당협력」 오래 못간다/클린턴의 국정행보 어찌 될까

    ◎의료개혁·재정정책 등 후퇴 예상/외교 강화·행정명령으로 돌파 모색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와 민주당의 행정부가 과연 협력을 할 수 있을까.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대참패를 맛본 클린턴 대통령은 이제 공화당이 장악한 1백4대 의회와 언제 어떻게 타협하고 또 대결하느냐를 두고 고심할 수 밖에 없다. 클린턴 대통령은 대참패의 결과가 드러난 9일 하오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의회의 새로운 공화당 지도부에 초당적 협력정신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같은 협력정신 속에서 충분히 국정을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하원의장으로 내정된 공화당의 뉴트 깅그리치 원내총무는 이날 일련의 텔레비전 대담에 출연,『소수당인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도 클린턴 대통령과 깅그리치 총무는 대결 불사의 각오도 숨기지 않았다.클린턴 대통령은 『과거에 실패한 정책으로는 결코 되돌아갈 수 없으며 국가이익과 국민생활에 직결된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반면 깅그리치 총무는 『클린턴 대통령이 협력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96년(차기 대통령선거)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민주당행정부와 공화당 지배의 의회가 초당적 협력정신을 발휘해 국정을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소지는 분명히 있다.그러나 그 폭은 그렇게 넓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분석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클린턴 대통령이 2년전 대선 당시 내건 「신민주당원」의 중도노선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면 공화당과 협력할 여지는 많아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운신의 폭은 아주 협소할 것이다. 리온 파네타 백악관비서실장은 클린턴대통령이 사회복지개혁,의료개혁,재정적자 축소 등을 계속 추진할 것이며 공화당도 이같은 개혁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그러나 공화당의 협조를 얻으려면 당초의 민주당 안에서 크게 후퇴,정책의 성격과 방향자체를 대폭 수정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백악관의 핵심보좌관들은 이미 수주전부터 의회가 공화당의 수중에 들어갈 경우에 대비,클린턴 대통령의 국정수행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의 전략 목표는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로부터의 구속을 최대한 배제하고 96년 대선고지까지 세계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유지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들의 구상은 ▲가능한 한 초당적 협력을 얻어내고 ▲더 많은 외국방문을 통해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으로서 이미지를 충분히 제고하며 ▲국회의 승인이나 입법 뒷받침이 없어도 운용이 가능한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정책을 수립·집행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는 몰라도 공화당은 내년 1월3일 새 의회가 회기에 들어가면 이번 선거 직전 국민들에게 제시한 「미국과의 계약」의 실천을 위해 곧바로 행동에 돌입할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따라서 클린턴과의 한판 승부는 피할 수 없는 입장이다.공화당후보 3백여명이 서명한 이 「미국과의 계약」은 ▲균형예산 추구를 위한 헌법수정안 ▲범죄방지 관련 복안 ▲복지수혜 축소 ▲사형제도가 포함되는 범죄방지법안의 재심의 ▲자녀 보유 부모에 대한 세금공제 ▲세율 인하 등을 유권자들에게 약속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에 비추어 클린턴 대통령과 공화당지도부는 초창기에 일부 타협을 할지 모르나 오월동주식 협력은 결코 길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전통의상 「걀라비야」·「타란」 서구화물결에 점차 퇴조

    ◎김수정기자 이집트 패션기행/카이로 부유층여성들은 양장으로 멋내/중고교복은 흰 상의·감색 바지… 우리 비슷 「옷은 그 사회의 역사성과 개인의 생각,지위를 대변한다」는 말을 피부로 실감 할 수 있는 나라,또 사회가 개방되는 것과 여성들의 노출이 심해진다는 논리의 예외를 보여주는 나라가 요즘의 이집트다. 외세의 침입을 많이 받은 역사와 관광산업의 발달 등으로 회교권에서는 비교적 국제화되고 여권 또한 신장된 나라 이집트에는 다양한 색감·디자인의 현대의상과 신비로운 분위기의 희고 검은 전통의상이 동시에 물결치고 있다.도시와 시골의 패션풍경이 다르고 부자와 가난한 이,깨친 이와 못깨친 이의 의상이 극명하게 대비를 이루며 모래빛으로 뒤덮인 사막의 나라를 역설적으로 조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집트인들이 본격적으로 서구식 양장을 입고 패션감각을 키운 것은 지난 19 40년대 영국으로부터 독립,사회개혁을 단행할 즈음이라고 이집트인들은 전한다. 이후 계속되는 개방으로 어깨가 드러난 짧은 치마차림,거의 반라인 웨딩드레스등이 60∼70년대초까지 유행했으나 80년대 들어 다시 보수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그래서 비교적 양장을 즐기는 도시 여성들도 치마길이가 짧거나 폭이 좁은 노출된 옷을 입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집트 의사와 결혼,6년째 카이로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이정희씨(34)는 『70년대 중동전쟁을 거친뒤 이집트인들은 「가까워진 종말」에 대비,좀더 정숙한 몸가짐을 해야 한다는 종교적 생각을 하게 되면서 옷차림이 보수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카이로등 도시 여성들은 패션 감각을 갖고 있으며 흰색과 붉은색등 밝은 원색을 선호한다고 카이로 관광초급대를 졸업한뒤 외국인 관광가이드로 뛰고 있는 아멜 켄드리양(25)은 밝힌다. 이집트에서 도시·농촌을 막론하고 가장 눈에 많이 띄는 옷차림은 전통의상 「걀라비야」에 머리수건을 두른 모습.시골로 갈수록 걀라비야 차림이 많아지며 수도 카이로의 일부 부유 계층은 세계 유명 디자이너의 양장으로 멋을 낸다.남녀공용인 걀라비야는 둥근 목선으로 긴팔,통자루 모양의 원피스드레스로 풍성한 실루엣.이집트 특산의 순면을 소재로 가슴선까지 단추로 앞여밈이 돼 있다.남성은 흰색,여성은 검은색을 주로 입지만 파랑 연두 베이지색과 꽃무늬 등으로 다양하게 염색해 입기도 한다. 걀라비야는 요즘같은 가을에도 낮기온이 섭씨 31도 정도인 아열대 사막건조기후에서 온몸에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을 막아주며 흡수성·통기성 또한 뛰어난 실용적인 옷이라고 이집트인들은 자랑한다.한벌에 10달러 안팎이면 감촉좋은 걀라비야를 장만 할 수 있다. 남성들은 머리에 흰색의 면으로 된 머리수건을 둘둘 말아 써 햇빛을 가리고 여성들은 「타란」이라는 머리수건을 쓰고 다닌다.눈만 가리고 머리·목 전체를 가리는 경우도 간혹 있으나 대체로 얼굴은 다 드러낸다.여대생이나 직장여성이 많은 도회지에서는 타란을 쓰지 않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검은색과 흰색,꽃무늬가 있는 이 타란은 미용및 종교적 이유와 함께 「정숙한 여인」임을 상대방 남성에게 표현하는 다목적의 얼굴수건이다. 중고교생들은 흰색 상의와 감색·회색 하의로 된 교복을 입는데 디자인이 3∼4가지된다.남학생의 옷은 바지슈트로 「바들라」라고 부르며 여학생은 스커트·블라우스로 된 「타야르」란 교복을 입는데 색깔만 단순할 뿐 우리나라 학생들의 교복과 별 차이가 없다. 현대와 전통,빈과 부,개혁과 보수로 뒤엉킨 이집트 패션의 모습은 바로 5천8백만 인구중 50%가 문맹이며 GNP 1천달러에 머물고 있는 후진성을 벗고 파라오 시대의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이집트사회의 역동성을 드러내는 한 지표 역할을 하는 듯 하다.
  • 불 파리근교 소재/국제 공동작업장/「병기고」의 실험미술 첫 국내전

    ◎갤러리 아트빔,새달 7일까지 신예작가전시회/한·불출신 6명 설치예술·회화 출품/색채 효과 우수… 병풍 으용한 벽지그림도 프랑스 파리 근교에 위치한 실험성 짙은 공동 미술 작업장 「병기고」­.과거 탱크공장 병기창으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한 공간으로 흔히 아르스날이라고 불리는 이 공동작업장 「병기고」가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고국의 무대를 포기하고 새 영역을 찾아 뛰어든 일단의 모험심 강한 한국인 작가들에 의해서였다. 지난 91년말 재불 한인작가 권순철 이영배등 10여명이 모여 「소나무그룹」을 결성,프랑스 국방성의 허가를 받아 공동작업장을 마련한게 바로 「병기고」의 발단. 이후 각국의 젊은 작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현재 5천㎡ 넓이의 「병기고」는 각국 45명의 작가들이 모여들어 명실공히 국제 작업장으로 불리는 실험무대로 자리잡았다.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멕시코·헝가리·캐나다·일본·중국·미국·루마니아등 각국의 젊은 작가들이 평면과 입체등 다양한 경향을 한자리에 모여 시도하고 있는 다국적 공동작업장이란 점 말고도 이들의 실험성 짙은 작업형태로 인해 관광명소로까지 각광받고 있는 분위기다. 갤러리 아트빔이 지난 3일부터 오는 10월7일까지 한달여동안 마련하는 「병기고의 신예들」전시회는 「병기고」의 한국출신 젊은 작가 4인과 프랑스출신 작가 2인의 작품을 국내에서 처음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한국출신중에선 김형기 유봉상 이영배 홍순명등이 참가하고 있고 프랑스 출신으로는 프랑소와즈 니에와 장 드 피에파프가 처음으로 한국에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작가중 김형기는 자연의 질서를 해부해 간결한 기법으로 표현하는 설치미술을 소개하며 유봉상은 한 화면에 서정성과 기하학적 추상 분위기를 동시에 드러내는 독특한 화풍을 선보이는데 특히 색의 혼합과 강렬한 대비가 두드러져 색채 퍼레이드를 표출한다. 이영배는 갖가지 포즈의 인체로부터 추상성을 이끌어내는 회화를 보여주는데 숯이라는 독특한 재료를 통한 흑백의 대담한 대비로 단순 명료한 화면을 창출하고 있고 홍순명은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을 반복적인 요소나열과 결합을 통해 역설적인 효과를 이끌어내는 설치작업을 갖고 국내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한편 한국의 고전적인 병풍의 파노라마식 그림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프랑스 작가 프랑소와즈 니에는 길다란 벽지그림을 늘어뜨리거나 펼쳐보이는 작업을 통해 동양적인 이미지를 벽지그림위에 쏟아넣고 있으며 장 드 피에파프는 나무와 벽지등 혼합재료를 써 점진적으로 밝기를 더해가는 빛을 묘사해 어둠의 속성을 표현한 특이한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
  • 그라나다/투우장의 열광(아랍서 지중해까지:12)

    ◎성난 소 돌진때마다 관중 함성/죽음앞 투우사의 공포 대리체험… 소 쓰러지면 광기는 절정에 스페인영화 「피와 모래」에는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다이얼로그가 나온다.데뷔전을 앞두고 있는 투우사 후안 가이알도와 그를 가르친 조수는 한밤중에 경기장을 둘러보고 있다. 조수­여기다.여기가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라마이스트란자 경기장이다.어떠냐? 가이알도­느낌이 다르군요.관중이 없어서요. 조수­관중이 있건 없건 마찬가지야.경기장에서 너는 혼자다.너와 수소와 너를 괴롭히는 공포뿐이야.관중은 보이지도 않을 거야. 가이알도­나는 무섭지 않아요. 조수­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위험을 알아야 한다.공포를 알아야 살 수 있어.돈이 아니라 생명을 거는 거야.관중은 네가 죽음과 가까워지는 걸 지켜보는 거야.공포가 너의 유일한 친구야. 가이알도­말했잖아요.나는 무섭지 않아요. 5월3일,하오5시20분쯤 그라나다시 외곽에 있는 투우장에 도착했다.그날은 닷새 동안 계속된 축제의 마지막 날이었다.마침 축제기간에 그라나다를 방문했던 것이,투우를 볼 수 있는 행운으로까지 이어졌다. 경기장 바깥에는 관객들이 타고온 승용차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고,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표를 구하려는 사람들,관계자들이 북적거리고 있었으나,어딘지 한산한 느낌이었다.그들이 보기에 일급 투우사가 나오는 경기가 아닌 모양이었다. ○그늘진 쪽이 1등석 우리가 일인당 4천 페세타씩 주고 산 입장권은 그늘쪽의 2층석(솜브라 그라다)이었다.자리를 찾아 앉고보니,투우장에서 양지와 그늘의 차이는 아주 무자비했다.작열하는 햇빛이 강렬한만큼,그늘은 짙고 서늘했다.때문에 원형 경기장의 스탠드 상단이 만든 그늘 속에 잠겨있는 좌석과 햇빛을 정면으로 마주보는 좌석은 그늘과 양지이기 이전에,가진자와 못가진자로 대비되고 있었다.그늘(Sombra)과 양지(Sol)가 스페인 사회를 부와 빈으로 이분하는 대명사가 되기도 한다는 뜻을 실감할 수 있었다.(우리와 반대개념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그날의 관람석 대비는 그늘과 양지겸 그늘(시작할 때는 양지이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그늘로 변하는 자리)쪽이 거의 가득 차 있는데 반해 순전히 양지쪽은 빈 자리가 많았다. 투우는 경기 당일 바람의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대체로 그늘쪽 일층석(바레라) 앞에서 벌어진다.그곳엔 전주들과 유명인사들,투우관계 전문가들이 자리잡고 있다.영화나 소설에서는 열애에 빠진 투우사가 바레라에 앉아있는 자기의 연인에게 투우 시작전 망토를 벗어주고 소를 살해하기전 목숨을 건 사랑의 징표로 소의 죽음을 바친다는 뜻으로,모자를 벗어 어깨 너머로 던져주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마침내 입장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울렸다.백마를 탄 두 사람의 검은 기사의 선도를 받으며 세 사람의 투우사(마타도르),아홉명의 단창잡이(반데릴레로),네명의 말탄 창잡이(피카도르),그리고 죽은 소를 끌어내가는 세 필의 말과 말몰이꾼들,검은 바지에 붉은색 상의 차림의 투우시중꾼들이 세 줄로 나란히 서서 입장했다. ○소의 운명에 비애감 투우사와 단창잡이들은 왼쪽 어깨에만 걸친 카포테(한쪽은 분홍색,다른 한쪽은 노란색 플란넬 천으로 만든 케이프)를 팔꿈치 밑에감아서 한껏 맵시를 뽐내고 있었다.본부석에 인사를 하고 나서 그들은 차례로 바레라와 투우장울타리 사이의 좁은 통로(칼레혼)로 들어갔다.그와 동시에 투우사와 단창잡이들이 일제히 펼쳐든 분홍색 카포테가 관중의 마음을 긴장시켰다. 수소의 출현을 알리는 힘찬 나팔소리.관중석이 술렁거렸다.날카로운 커다란 뿔을 가진 검은 수소 한 마리가 꼬리로 제 뒷다리를 후려치면서 경기장 안으로 달려나왔다.잘 다져놓은 모랫바닥이 깊숙이 패이면서 수소가 질주할 때마다 모래바람을 날렸다.하얗게 빛나는 모래바닥에 드리워진 고독한 그림자가 섬뜩한 비애를 느끼게 했다.타고난 본능적 힘 때문에 인간으로부터 대결의 표적이 된 비극적 동물. 첫번째로 출연하는 투우사와 그를 보조하는 세 사람의 단창잡이들이 번갈아가며 카포테 깃을 잡고 돌진해오는 수소를 살짝살짝 피하기(베로니카)를 여러차례.그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호레이」를 외치며 투우사의 전의를 부추겼다.투우사는 이 베로니카를 통해 수소의 성질·힘·달리는 속도를 파악한다고 한다. 말을 탄피가도르가 등장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제 힘에 겨운듯,뿔로 경기장 울타리를 들이받아보던 수소가 말이 있는 쪽으로 둘진했다.말은 얼굴과 몸에 보호대를 하고 있었으나,소가 날뛸 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것 같았다.소가 말을 받으려는 아슬아슬한 순가에 피카도르는 창끝으로 수소의등을 내리찍었다.가죽처럼 매끄러운 검은등을 타고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등에 상처를 입어 약이 오른 수소가 또다시 말을 공격했다.달아나는 말을 뒤쫓아 수소는 보호벽 안으로까지 달려들어갔다.투우사가 그앞으로 가서 카포테로 소를 유인해 끌어냈다. 그 다음은 단창잡이들 차례였다.단창은 7㎝정도에 알록달록한 장식이 달려 있다.단창잡이들은 한사람이 한쌍의 단창을 수소의 목덜미에다 꽂았다.소의 들은 흘러내리는 피로 붉게 젖었다. 마침내 투우사가 칼과 무레타(붉은천)를 가지고 등장했다. 멀리서 보기에 그것은 아주 선연한 붉은색이었으나,실제로는 때가 묻어 우중충하고,소가 흘린 핏자국으로 얼룩져 있다고 한다.또한 바뀌는것을 막기 우해 각자의 이름이새겨져 있다.투우사에게 있어 무레타는 자신의 생애,피와 땀,고뇌와 고통,투혼이 남김없이 새겨져 있는 벽화와 같은 것이다. 헤밍웨이의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중에는 일급 투우사에 관한 묘사가 나온다. 「로메로는 난폭한 동작을 피하고,수소의 기분을 혼란시키거나 숨을 헐떡이게 하지 않고 천천히 힘을 소모시킨다.그는 어떤 경우에더 수소 곁에서 움직인다.그는 절대로 몸을 비틀지 않는다.그의 몸가짐은 항상 꼿꼿하고 순수하며 자연스러운 선을 유지한다」 투우를 처음보는 내 눈엔 우리의 투우사가 어는 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어쨋든 그의 자세는 비교적 꼿꼿하고 침착해 보였다. 투우에는 소의 영역과 투우사의 영역이 있다고 한다.투우사가 자신의 영역에 머물러 있는 한 비교적 안전하고,소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만큼 위험이 커진다.「한창 때의 벨몬테는 언제나 소의 영역에서 투우를 했다.그는 이렇게 하여 비극이 닥쳐오는 흥분을 관중에게 안겨주었다.관중은 벨몬테를 보기 위해서,비극적인 흥분을 맛보려고,혹은,벨몬테의 죽음을 지켜보려고 투우장으로 오는 것이다.15년전에는 벨몬테를 보고 싶으면 그가 살아있을때 빨리 가보는게 좋다는 말까지 있었다.그 이후 그는 천마리도 넘는 소를 죽인 것이다.-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 중에서- ○경기장 핏자국 선명 무지한 나의 눈에도 우리의 투우사는 절대로 자기의 영역을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관중은 그의 무난한 연기에 만족하는 듯이 보였지만 스스로에 대한 불만스러워 하는 자기자신의 눈길만은 결코 피할 수 없을 터였다. 어쨌든 그는 칼자루만 남긴채 긴칼을 수소의 목덜미에 깊숙히 박아 넣음으로써 수소의 육중한 몸을 모래바닥 위에 쓰러뜨렸다.세 필의 말이 나와서 죽은 소를 끌어내간 자국이 피의 피륙을 경기장에 펼쳐놓은 것처럼 선명했다. 관중석에는 열광하는 함성과 하얀 손수건의 물결이 출렁거렸다.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경기장에서 빛이 사라질 때까지 아직 다섯마리 수소의 죽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비극적 흥분을 선사하기 우해. 그들의 그런 야만적(?) 향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페인의 하늘아래서 햇빛으로부터 무자비하게 쫓겨보아야 알 수 있을 것같다.땅도 집도 모두가 하얗게 타오른는 정오,나는 사크로몬테(집시의 마을)언덕에 서있었다. 한낮의 끓어오르는 죽음같은 열기에 존재감을 몽땅 빼앗기고 자신이 텅 비어버리는 아득한 현기증.몸에 상처를 내어서라고 존재감을,현실감을 되찾고 싶어지는 이상한 광기의 꿈틀거림. 투우는 수소와 맞서 죽음의 공포앞에 자기를 던짐으로써 비극적 흥분이 불러일으키는 존재의 확인의식이랄 수 있다.무레타는 우우사의몸 구석구석을 핥듯이 스치는 면도날같은 공포의 혀이다.아이러니컬하게도 살았음의 존재감은 바로 그때 가장 극명해진다.스페인 관중은 투우사를 통해 그 공포르 대리체험하려는 것이다.
  • “바람 솔솔” 모시옷 인기/색상·디자인 다양화… 신세대도 즐겨

    ◎값싼 중국산 수입… 한벌 3만∼30만원 한동안 패션가의 뒤편으로 물러났던 우리 전통의 삼베·모시옷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연일 땡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여름들어 급격히 눈에 띄고 있는 이들옷 차림은 중년이상의 여성들 뿐 아니라 젊은 신세대 여성들의 현대적인 옷차림에까지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특히 수년전만 해도 호사스런 여름옷으로 통하던 모시는 최근 소득수준의 향상과 함께 값싼 중국산 모시의 수입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더운 여름나기에 안성맞춤인 모시는 까칠까칠한 촉감과 통기성등 특유의 장점외에도 색상과 질감이 최근 패션가에 유행하는 「자연주의」와 부합하는 멋스러움이 있기 때문에 올 여름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패션전문가들은 분석한다.즉 실용적이면서 패션감각에 뒤지지 않는 다목적의 의류품목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비,모시옷을 찾는 사람이 2∼3배 늘었다는 서울 광장 주단도매시장의 경우 다양한 치수의 기성복들이 나와있는데 한산모시제품은 한벌 30만원대,중국산은 3만∼5만원대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들 시장옷은 주로 중년이상의 남녀나 국교생등 아이들 옷으로 인기.품질에 따라 다르나 대체적인 가격은 간편하고 앙증맞게 만든 조끼가 1만원선,적삼·저고리등이 1만7천∼2만3천원선,치마가 1만7천∼2만원선이다.입기 편하게 목부분을 둥글게 처리하거나 끈대신 단추·지퍼를 다는 등 대부분이 입기에 간편하게 디자인된 제품. 색상은 고유의 옅은 갈색과 흰색외에 분홍색·수박색·감색·포도색등으로 다양하다. 주로 흰색 상의와 짙은색 하의의 연출이 선호되며 아이들의 옷으로는 노란색과 분홍색등 고운 색상이 인기다. 한복선이 그대로 살아있는 모시옷패션을 부담스러워 하는 20대 초반 젊은 여성들이 즐겨 입는 옷은 유명디자이너들이 내놓은 모시소재의 서구식 디자인.한복디자이너에서 양장디자이너로 변신,파리 프레타포르테등 세계무대에 진출한 이영희씨는 『슬립드레스나 겹쳐입기등 최신 유행스타일에 우리의 전통소재 모시와 한복선을 조화시킨 젊은 감각의 의상을 만들었다』며 모시를 소재로한 제품이 국내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이씨는 모시의 구겨지는 성질을 보완하기 위해 직조 과정에서 실크를 섞어 넣기도 하고 색깔이 다른 모시를 첨가,줄무늬 모시를 만들기도 했다.색상은 주로 베이지나 아이보리 흰색을 기본으로 갈색과 시원한 느낌의 쪽빛을 많이 썼다. 또 최근 전세계적인 유행패션인 겹쳐입기가 가능하도록 조끼등의 다양한 품목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슬립드레스와 같은 유행스타일을 제시해 무더위속의 청량감을 연출하고 있다.
  • “새를 돌보며…” 신종레저 인기

    ◎가 애조운동서 비롯… 희귀들새 보호로 승화/작은 숲 만들어 자연보존… 먹이상자도 설치 최근 새를 찾고 즐기며 돌보는 여가활동이 새로운 레크리에이션으로 세계에 확산되고 있다. 이 레크리에이션은 새를 찾아 나서는 「새 산책」을 비롯,새 먹이가 드문 계절,정원에 먹이와 새집·목욕물등을 공급해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조류에서 산에서나 볼수 있는 희귀야조까지 보호하고 함께 즐기는 것. 최근 대한위생학회 조윤승명예회장은 이런 여가활동이 가장 활발한 캐나다 에드먼튼시의 활동을 보고 돌아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새 산책」은 새의 활동이 왕성한 여름철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인원은 새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인 10여명의 소그룹이 적당하며 망원경과 새분류 야외용자료·필기구등을 휴대하고 아침 일찍 출발한다.출발전 망원경을 알맞게 조정해 놓는 것이 좋다. 의복은 너무 밝은 색을 피하고 편안하면서도 호주머니가 넓은 겉옷을 갖추고 습지에 젖을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새산책」은 새를 찾아 관찰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안내자의 기술적인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각자의 감각이 중요하며 많은 경험을 요한다.안내자는 동행인에게 관찰의 기회를 가능한한 많이 주도록 하되 희귀종·멸종위기종에 대한 무분별한 접근이나 방해는 막아야한다. 이 레크리에이션은 캐나다인 샤론 웨버여사의 애조운동에서 비롯되었다. 숲속·풀밭·공원·정원등에서 계절따라 매력적이고 우아한 자태로,또는 아름다운 지저귐과 소리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새를 아끼고 사랑하자는 운동이다. 웨버여사는 어려서부터 새에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온갖 새 정보와 자료뿐만아니라 새 먹이·용기·새집·탐조기구·새완구까지 소장한 열성파였다.그는 소장한 각종 자료등 정보를 여러 애조가들과 공유하기 위해 「애조센터」를 건립했으며 조회장도 이 곳을 방문한 뒤 국내보급운동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웨버여사의 애조운동은 인구 80만의 전원도시이자 쓰레기 분리수거의 선구적 역할을 한 「푸른 상자」로 잘 알려진 애드먼튼시민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다른 도시로 번져 나갔다.이 곳 시민들은 우선새들이 찾아올수 있도록 정원에 나무를 심어 조그마한 숲을 만들고 새의 종류·습성을 고려해 고안된 집과 먹이상자를 설치했으며 먹이는 곡물·열매·양기름·설탕물등 영양까지 배려했다. 이같은 시민들의 정성으로 현재 이 곳에는 80여종의 야조중 30여종이 시민과 가까이 지내고 있다. 조회장은『시민과 당국이 장기간의 계획과 출중한 지혜로 다목적 수림대 조성과 내나무갖기등 녹지공간조성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도 얼마든지 새와 함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엔고/기업 환차손줄이기 부심/국내업체 “90엔대 대비” 나서

    ◎선물환거래등으로 단기적 벌충 열중/금융기법엔 한계… 결제방식 변경 모색 엔화가 치솟는다.이에 따른 국내 기업의 명암은 산업별로 엇갈린다.전반적으론 우리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는 이점이 있지만 대일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 때문에 마이너스 영향 또한 적지 않다. 특히 엔화 차관을 비교적 많이 쓰는 포철과 한전 등은 이자 부담이 크게 늘고,엔화 결제를 하는 기업들은 환차손도 늘어난다. 최근의 엔고는 일본의 무역흑자 축소를 겨냥한 미국의 압력에서 시작됐으나,지난 주말 나폴리에서 열린 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에서도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해 완전히 고삐가 풀린 상태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국제금융 연구실의 이원 주임연구원은 『현재 달러당 97엔까지 절상된 엔화는 앞으로 95엔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미국의 경기가 현재의 금리를 올릴만큼 과열상태가 아니므로 엔고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그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그것은 엔고에 따른 수입품의 가격인상으로 국내에 인플레 요인이 발생할 경우』라며 『미국은 90엔까지는 지켜 볼 생각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엔고는 물론 수출기업에 큰 도움이 된다.엔화가 10% 평가절상될 때 우리 수출은 연 평균 2.7% 증가하고 국민총생산도 0.8%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금성사의 경우 올 상반기 수출은 총 17억5천만달러로,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8.2%가 늘었다.이에 따라 올해 수출 목표도 당초 35억달러에서 4억∼5억달러 늘린 40억달러로 높여 잡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단기적 반사이득에 취해 장기적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역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이다.지난 85년 플라자 합의에 의해 1차 엔고현상이 나타났을 때 우리 기업들은 구조조정 없이 수출이 늘어나는 데에 도취했었다.그러나 결과적으로 일본에 의존하는 기계류 등 자본재 때문에 대일 무역적자가 크게 늘어났던 쓰디쓴 경험을 했다. 삼성전자 구매담당 이중용이사는 『엔고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적 수단으로 우선 수입 결제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대일 의존도가 높은 전자부품의 경우 엔화 결제가 아닌 달러화나 마르크화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장기적으론 원·부자재 수입선을 다변화해야 하지만,결재방식 변경은 당장의 협상으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금성사 이찬호 자금담당 이사는 『엔고에 따른 환차손을 단기적으로 메우기 위해선 선물환거래 등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금융기법만으로는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1백%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1천억엔에 달하는 엔화 부채를 지닌 포항제철은 올해 수출을 통해 8백억엔을 벌고,수입과 부채의 원리금 상환으로 5백50억엔을 지불할 예정이어서 큰 문제는 없지만 언제나 엔화의 향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국 엔고에 따른 과실은 취하되,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선 대일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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