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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종오 “부담도 즐긴다” 김장미 “내 피는 맛없어”

    진종오 “부담도 즐긴다” 김장미 “내 피는 맛없어”

    “모기보다 낯선 조명, 산만한 분위기에 적응하는 게 더 급선무인 것 같다.”(진종오) “4월 프레올림픽 때 한 방도 안 물렸다. 내 피가 맛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장미) 개막이 50일도 남지 않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길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사격 대표팀의 두 기둥이 모기에 대한 두려움부터 털어냈다. 2004 아테네 은 1개, 2008 베이징 금 1개·은 1개, 2012 런던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던 진종오(38·kt)는 16일 충북 진천 제2선수촌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 도중 “4년마다 돌아오는 부담 아닌 부담을 이젠 즐기게 됐다”며 특유의 여유를 부렸다. 그는 오는 8월 7일(이하 한국시간)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한국에 첫 금빛 낭보를 전할 작정이다. 이 금메달만으로도 올림픽 4개 대회 연속 메달에 올림픽 사격 최다 메달의 영예를 차지하게 된다. 나흘 뒤 50m 권총까지 우승하면 한국 선수 최초로 올림픽 개인전 3연패 위업을 달성한다. 진종오는 “재미있을 것 같다. 나 자신과의 싸움을 즐겨보고 싶다”고 했다. 두 달 전 리우 경기장을 체험한 그는 “그곳이 가을이라 모기는 긴팔, 긴바지 단복으로 대비하면 그만이고, 이번 대회부터 결선뿐만 아니라 본선부터 음악을 크게 틀 수 있는 데다 다른 종목 선수들도 에어컨 바람을 쐬러 와 떠들곤 할 것이다. 그래서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상순(57) 대표팀 총감독은 “새로 지어진 리우 경기장의 천장이 이곳 선수촌 높이의 곱절이고 LED 조명이라 선수촌 조명도 바꿨다”며 “아제르바이잔 바쿠월드컵과 다음달 청주 한화회장배 사격대회를 마친 뒤 마무리 훈련에 들어가는데 런던 때 금 3개, 은메달 2개보다 나은 성적, 한국 메달의 30~40%를 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4년 전 여자 25m 권총에서 깜짝 금메달을 땄던 김장미(24·우리은행)는 “내려올 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2연패를 목표로 잡았다”면서 프레올림픽에서 입상에 실패한 것과 관련, “올림픽을 목표로 길게 달린다고 생각해 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얼마 전 노랑머리였다가 최근 검정색으로 바꾼 이유를 묻자 “평상시 은색보다 금색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모두 17명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데 한국 속사권총 첫 메달을 겨냥하는 김준홍(26·KB국민은행), 한국 소총 첫 2연속 메달을 꿈꾸는 김종현(31·창원시청), 여갑순과 강초현의 영광을 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여자 10m 공기소총의 박해미(26·우리은행) 등이 주목된다. 진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노란 안전지대… 종로 ‘옐로 카펫’

    노란 안전지대… 종로 ‘옐로 카펫’

    어린이 사망 사고 원인 44%가 ‘교통사고’. 이 중 특히 횡단보도 부근에서의 사고 비율은 81%에 달한다. 이에 종로구가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옐로 카펫’ 사업을 시작한다. 종로구는 지역 초등학교 횡단보도 앞에 옐로 카펫을 설치한다고 9일 밝혔다. 옐로 카펫은 국제아동인권센터가 어린이 보행 안전을 위해 고안한 교통 안전시설이다. 아이들이 주변과 구분되는 공간에 들어가 있고 싶어 하는 심리를 활용했다. 횡단보도 대기 인도와 벽면에 삼각형 모양의 노란색 알루미늄 스티커(그래픽 노면 표시제)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어린이들이 그 안에서 안전하게 대기하고, 운전자들은 멀리서도 색 대비로 아이들을 잘 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벽면에는 사람을 인식해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태양광 램프도 설치해 밤에도 어린이들이 눈에 잘 띄게 한다. 구는 지난 2일 서울시, 녹색어머니회 등과 함께 혜화동 하비에르 국제학교에 옐로 카펫을 처음 설치했다. 올해 혜화초(혜화동), 효제초(효제동), 재동초(가회동), 독립문초(무악동) 등 초등학교 횡단보도 주변에도 옐로 카펫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구는 어린이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위해 ‘안심귀가 워킹 스쿨버스’ 등 사업을 운영 중이다. 교통안전 교육을 이수한 교통안전 지도사가 통학 방향이 같은 저학년 초등학생들을 모아, 노선별로 인솔하는 사업이다. 김영종 구청장은 “어린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생활 속 안전망 확충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면서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운전자와 주민들 모두 아이들의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우주를 보다] 다이아몬드처럼 찬란한 ‘성운 속 별’

    [우주를 보다] 다이아몬드처럼 찬란한 ‘성운 속 별’

    다이아몬드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천체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돼 화제다. 8일(현지시간)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사진 속 천체는 ‘적색 직사각형’(Red Rectangle)이라는 이름을 가진 기이한 성운이다. 이 성운은 지구로부터 약 2300광년 거리에 있는 외뿔소자리(유니콘)에 있는데, 초기 지구에서 관측한 사진에서는 붉은색에 직사각형처럼 보여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하지만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함께 운용 중인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선명한 사진에서는 직사각형보다 알파벳 엑스(X)자형에 가깝다. 마치 다이아몬드와 같은 결정체에 빛이 반사돼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이 성운의 중심에는 ‘HD 44179’라는 명칭을 가진 별이 있다. 우리 태양처럼 질량이 그리 크지 않은 이 별은 현재 진화 마지막 단계에 있다. 초신성 폭발을 하게 되는 질량이 큰 별들과 달리, 이 별은 최후의 단계에서 수축해 크기가 작고 밀도는 큰 백성왜성이 된다. 그런데 이런 별의 중력은 비교적 작으므로, 별 바깥 부위에 있는 가스나 먼지 같은 물질은 우주 공간으로 확산하고 만다. 이게 바로 성운이다. 이런 성운은 겉으로 봤을 때 행성처럼 보여 행성상성운으로도 불리며 현재 사진 속 성운은 바로 전 단계인 원시 행성상성운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성운에서 나온 빛이 X자형으로 보이는 것은 이 천체 중심에 있는 별이 짝별(쌍성)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NASA는 설명한다. 우리 태양은 홀로 존재하지만 우주에 있는 대부분의 항성이 이런 짝별을 이루는 데 질량이 비슷한 두 별이 서로 인력으로 공전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특히 이 짝별 주위로는 마치 도넛처럼 생긴 두꺼운 먼지가 둘러싸고 있는데 망원경이 있는 지구 쪽에서는 측면을 보는 것이어서 가장자리만 보여 빛이 X자형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이번 사진은 허블 망원경에 있는 첨단관측카메라(ACS)의 고해상도 채널을 사용해 관측한 것이다. 사진 속 적색광은 F658N 필터를 통과해 붉게 보이는 것으로 수소에서 나온 빛으로 추정되며, 더 광범위한 파장의 주황빛은 F625W 필터를 통과시켜 푸른색에 가깝게 만들어 색 대비를 극대화한 것이다. 사진=ESA/Hubble and 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해외여행 | 핀란드-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 레비Levi

    해외여행 | 핀란드-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 레비Levi

    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레비Levi 북부 핀란드, 이 혹한의 땅에 발을 디딘 가장 큰 목적은 오로라를 보는 것이었다. 핀란드 레비에서 보낸 나흘의 이야기는 밤과 낮으로 나뉜다. 겨울의 북극에서는 어둠의 기세가 등등하다. 낮은 맥을 못 춘다. 정오가 돼서야 동이 트고, 점심 식사 후 두 시간 가량 소요되는 일정 하나를 마치면 다시 어둠의 세계다. 밤은 온전히 오로라를 기다리는 시간으로 점철됐다. 지루하지 않았냐고? 전혀! 이곳에서 겪은 모든 일들에는 ‘난생처음’이라는 수식이 붙었기에 하나같이 소중했다. ●조용하고 아담한 스키 마을 레비Levi “어서 와, 이런 추위는 처음이지?” 감각을 자극하는 주변의 모든 환경이 말을 거는 것 같다. 도착한 날의 기온은 영하 31도. 예보에 따르면 기온은 점점 더 내려갈 예정이다. 상상 이상의 추위, 경험한 적 없는 냉기다. 이 정도의 날씨라면 추위, 냉기보다 더 가혹하고 거친 단어가 필요하다. 들숨에 들어오는 공기는 뾰족하게 날을 세워 폐부를 찔렀고 내뱉은 날숨은 공중으로 흩어지기 전 해마의 형태로 잠시 얼어붙는 듯했다. 내복, 바지, 스웨터, 양말 등 모두 두 겹씩 입었다. 몸 구석구석에 핫팩을 붙이고 옷 입는 시간만 대략 20분이 걸렸다. 장갑, 목도리, 모자까지 쓰고 나면 북극의 패션 테러리스트가 됐다.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감각은 둔해졌지만 그만큼 마음은 든든했다. 문제는 이렇게 대비해도 춥다는 것. 입김은 콧수염이나 눈썹에 붙어 고드름이 됐고, 안경도 얼어붙어 앞을 보기 힘들 정도였다. 발에 붙여둔 핫팩은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이기지 못했고 외부 공기와 접촉한 핫팩은 얼고 부풀어 올라 아이스팩과 형태와 기능이 동일해졌다. 맨손으로 차 트렁크, 문고리 혹은 삼각대의 다리 부분을 잡으면 순간접착제를 바른 듯 살이 달라붙었다. 접촉한 것들과 분리되기 위해서는 살점이 뜯기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카메라도 걱정거리. 혹한에 배터리 방전 속도가 LTE급으로 빨라졌고, 입김이 닿은 카메라 뒤판은 얼음 알갱이로 뒤덮였다. 셔터가 올라갔다 얼어붙어 내려가지 않는 횟수도 빈번해졌다. 일행 중 한 사람의 셔터 릴리스 선은 꽁꽁 언 채로 두 동강이 났다. 전선이 냉각된 후 끊어지는 추위, 곁에서 직접 보지 않았다면 과장된 엄살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꼭 다시 가고 싶다. 지금부터의 이야기가 진짜다. 헬싱키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두 시간을 날아 레비 인근의 키틸래 공항Kittila Airport에 도착했다. 키틸래 공항에서 북쪽으로 2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이발로 공항Ivalo Airport을 경유했으니, 헬싱키에서 직항으로 왔다면 약 한 시간 거리다. 공항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레비는 핀란드 최고의 스키리조트 마을로 명성이 자자하다. 멀지 않은 과거에는 젊은 사람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고 노인만 100명 남짓 남았던 시골 마을이었지만, 1964년 첫 번째 스키 슬로프를 개장한 이후 조용했던 마을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후 면세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관광산업이 활성화됐고 현재, 전체 인구 약 5,000명 중 2,500여 명이 관광업에 종사하며 한 해 40만명의 여행자들을 맞는 관광지로 성장했다. 겨울에는 스키를 비롯해 허스키 썰매, 순록 썰매, 스노모빌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여름에는 트레킹, 하이킹, 백야 골프 등을 즐길 수 있다. 핀란드 최대의 스키리조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총 43개의 슬로프를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 전체 규모에 비해 레비 시내는 소박한 편이다. 레스토랑, 기념품 숍 등 필요한 것들이 적재적소에 정량으로 있어 과잉과 소모가 없는 편안한 느낌이다. 겨울 평균 기온은 영하 20도지만 우리가 머문 기간은 이상 기후로 훨씬 더 추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차갑고 고요한 밤의 이야기 꿈엔들 잊힐리야 오로라Aurora 태양이 발산하는 플라스마 중 극소량이 지구의 보호막을 뚫는다. 그리고는 지구 자기장의 영향으로 극지방으로 끌려들어와 대기권의 가장 바깥쪽 열권에서 방전되며 빛을 발하는 현상, 오로라다. 북극에서 발생한 오로라의 이름은 오로라 보리앨리스Aurora borealis 혹은 노던 라이츠Northern lights, 우리말로는 북극광, 그리고 이곳 핀란드에서는 여우불이라는 뜻의 레번툴레Revontulet다. 나에게 오로라는 평생을 꿈꿔 온 소망의 이름이다. 여기까지 왔지만 본다는 확신은 없었고 기대만 가득했다. 운이 따라야 볼 수 있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었다. 오로라를 예보하고 시간대별로 지수를 표기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내가 어쩔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가이드는 날씨가 너무 추우면 오히려 보기 어렵다고 말했고, 오로라 지수를 너무 믿지 말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별이 수천개는 보이는 밤하늘이라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행운을 빌어 주었다.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명제를 마음에 품었다. 해보는 데까지 해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도착 이틀째부터 영하 40도의 혹한에서 서너 시간씩 사흘을 버텼다. 일명 ‘뻗치기’를 감행했다. #first night 첫날밤, 가이드가 알려준 숲으로 향했다. 숙소인 레비 툰투리 호텔Spa Hotel Levi Tunturi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작은 호수를 둘러싼 겨울 숲, 그 건너편에는 아담한 평원도 있었다. 가이드는 이곳이 인공광이 거의 없어 인근에서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이라고 했다. 출발 전부터 꼼꼼하게 장비를 챙겼고, 어둠 속에서 촬영 방법을 연습했다. 준비한 것을 차근차근 재현할 차례였으나 혹한에 몸과 마음은 따로 놀았다. 장갑 속에 감춰둔 둔한 손의 감각으로는 어둠 속에서 초점을 맞추는 것부터 노출을 조절하는 일까지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허둥거리며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나타나기만 하면 된다. 한 시간쯤 지나자 하늘빛이 미세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일단 셔터를 눌렀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사진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말을 들은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명민한 카메라는 하늘에서 색색의 빛줄기 수십 개가 쏟아져 내리는 순간을 잡아냈다. 오로라처럼 움직이진 않았지만 빛줄기는 계속 색을 바꾸고 있었다. 오로라인가 아닌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오로라를 본 경험이 있는 동행인은 명백한 오로라라고 했다. 촬영은 두 시간가량 이어졌다. 이것이 오로라만큼 드문, 상층의 구름에서 떨어진 공기 중의 얼음 알갱이들이 달빛 혹은 주변의 인공광을 반사하며 일어나는 빛기둥light pole 현상이라는 사실은 서울에 와서야 알게 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econd night 전날 촬영한 빛기둥을 오로라라고 믿었기에 둘째 날엔 더 대담해질 수 있었다.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인다는 숲을 버리고 조금 더 드라마틱한 장소를 찾아 도착한 곳은 레비 툰투리Levi Tunturi다. 산이라고 하기엔 낮고 동산이라 부르기엔 높은 해발 531m, 우리말로 ‘재’라고 표현하면 알맞은 이곳을 레비 사람들은 ‘레비 펠Levi Fell’이라고 부른다. 해질녘의 레비 펠은 겨울 왕국의 모습 그대로다. 핀란드 최고의 캐릭터인 무민을 쏙 빼닮은 스노 몬스터Snow Monster 수천 개가 핑크빛으로 물든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무민 마을에 잔치라도 벌어진 듯한 동화 같은 풍경은 어둠이 짙어질수록 엄숙하고 장엄한 정취를 덧입었다. 우주 깊은 곳에 떠다니는 외계행성에 발을 디딘 듯한 착각이 일 정도였다. 이곳에 오로라가 나타난다면 지상 최고의 오로라 사진을 얻을 수 있겠다며 기대했지만 하늘이 흐렸고, 날이 습했고, 재 마루에 멈춰 선 구름은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철수했다. #third night 마지막 밤까지 오로라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조바심이 요동쳤다. 마음을 가다듬고 저녁 식사 자리로 향했다. 처음으로 해외에서 생일을 맞은 저녁상에는 초를 밝힌 작은 컵케이크와 서울에서 준비한 3분 미역국이 맑게 빛나고 있었다. 소박하지만 감동적인 생일상에 마음이 울컥해졌다. 오로라를 보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며 초를 불었다. 십분쯤 지났을까. 이미 퇴근한 가이드가 되돌아와 말했다. “지금 밖에 오로라가 있어. 앞으로 몇 시간 동안 볼 수 있을 거야.” 이런 걸 ‘기적’이라고 말하나.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늘을 보며 달려가다 뒷걸음치기를 반복했다. 오로라를 보는 순간, 인생 최고의 생일선물을 받았다는 감동에 가슴이 벅찼다. 수직으로 서서히 솟구쳐 창공으로 올라간 초록빛은 일렁이고 움직이고 너울너울 넘실대며 제 길을 갔다. 빛기둥을 보았던 숲으로 향했다. 멀리서 시작된 올챙이 형상의 초록빛은 별이 총총히 빛나는 검은 하늘을 가르고 번져 나가며 춤을 췄다. 설산을 넘는 북극의 요술 여우의 꼬리가 산꼭대기를 스칠 때 일어나는 스파크라는 핀란드 신화도, 어린 영가들이 춤을 출 때 일어나는 불빛이라는 그린란드의 신화도, 죽은 영혼들이 해골로 축구시합을 벌이는 광경이라는 이누이트족의 신화도, 모두 오롯이 믿어질 만큼 경이롭고 신비로웠다. 영하 40도의 혹한에도 춥지 않았다. 오로라는 땅 위의 사람들을 제대로 홀렸다. 확신했다. 언젠가 인생이 끝날 때 스쳐갈 나의 주마등에, 이 순간 눈앞에 펼쳐진 오로라의 춤이 선명히 새겨질 게다. ●청명하고 귀한 낮의 이야기 진짜 행운이함께 했나 봐! 네 시간, 하루 중 푸른 하늘과 흰 설원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짧은 만큼 값지고 소중하니, 가능한 짜릿하게 즐겨야 한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first day 첫날은 이른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다. 레비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140km 떨어진 헤타Hetta로 향했다. 아침이지만 어두운 사위를 가르기 위해 상향등을 켜고 달려야 했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상향등이 눈을 비추면 별처럼 빛났다. 풍경은 화면 가득 노이즈가 반짝이는 오래된 필름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다행히 길이 미끄럽진 않았다. 녹아서 질퍽이는 습설이 아닌 건설인 까닭이다. 운전자와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축복의 눈이다. 일명 파우더 스노, 넘어져도 아프지 않고 포근하게 느껴질 질감이다. 가이드는 이동하는 동안 헤타에 대해 설명했다. 스칸디나비아 북쪽, 핀란드 북쪽, 러시아 콜라반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목민족인 사미족의 사미랜드, 헤타는 그곳으로 가는 관문이라 했다. 이 지역에 사는 주민의 20퍼센트는 사미인, 그중 8퍼센트가 사라져 가는 사미어를 쓰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헤타 펠 라플란드 방문자 센터Hetta Fell Lapland Visitor Center에서 사미 문화와 전통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실, 헤타에 온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순록 농장 방문. 우리에게 루돌프로 더 잘 알려진, 아름다운 뿔을 가진 순록을 만난다는 기대로 마음이 들떴다. 농장을 방문하는 것이니 무리 지어 움직이는 순록들을 만날 거라 기대했지만, 추운 겨울 동안은 대부분 주인이 만들어 둔 우리 안에서 지낸다고 한다. 아쉬움은 순록 썰매를 타는 것으로 달랬다. 운동장 한 바퀴 거리를 돌아보는 짧은 여정이었지만, 하얀 설원 위를 네 마리의 순록이 끄는 네 개의 썰매가 천천히 움직이는 풍경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고개를 돌려 돌아보면, 뒤 썰매를 끄는 순록이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힘이 넘치게 좋은데다 마음도 급해 앞 썰매를 제치고 싶다는 듯 씩씩거리며 콧김을 내뿜었다. 맑은 눈망울, 둔탁한 턱의 모양새는 소를 닮았다. 사미족에게 순록은 우리네 옛 시절의 소와 같은 의미다. 함께 살고 함께 일하다가 그 끝엔 고기, 가죽, 뿔까지 모든 것을 내주는 존재. 반려이자 삶의 밑천이다. #second day 노래가 절로 나왔다. 흰 눈 사이로 스노모빌을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일정 중 가장 신나는 경험을 꼽으라면, 단연 스노모빌 타고 달린 순간이라 답하겠다. 눈 덮인 구릉을 오르락내리락, 아름다운 숲길 사이를 쌩쌩, 드넓은 설원을 최고 시속 90km로 시원하게 달리는 것만큼 재밌는 일이 또 있을까. 삼십분을 줄기차게 달리다가 코스 중간에 있는 150년 된 전통 가옥에서 몸을 녹이고 되돌아오는 여정이다. 준비할 것은 운전면허증과 방한대책. 한국 운전면허증, 국제운전면허증 모두 제출 가능하다. 면허증을 제출하고 사인을 하고 나면 우주복 스타일의 두꺼운 방한복을 나눠준다. 거기에 투박한 방한 부츠를 신고, 복면과 헬멧을 차례로 쓰고 스노모빌 작동법을 간단히 익히면 준비완료. 가이드가 선두에 서고 차례로 질주를 시작한다. 추위는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의 양에 정확히 비례했다. 바로 앞 스노모빌이 날려 보내는 눈가루는 헬멧에 붙은 바람막이 아크릴에 켜켜이 쌓여 시야를 가렸고, 얼굴을 싸맨 검은 복면은 본래의 색을 감추고 흰빛으로 반짝였다. 길을 잘못 들어 돌아 나오던 중 작은 전복사고가 있었다. 유턴하다 스노모빌과 함께 넘어졌는데, 다행히 폭신한 눈밭 위여서 다치진 않았다. 추위와 작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즐겁게만 기억되는 이유는 설원에서 마주한 일출 때문이다. 지평선에 걸린 동그란 해가 오메가를 만들었고, 하늘과 눈밭은 파스텔톤의 붉은빛으로 곱게 물들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핑크빛이 모여 스스로를 뽐내는 듯한 풍경은 더없이 우아했다. 더불어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선명한 일출을 만났으니 정말 운이 좋다는 가이드의 말에 위안을 얻었다. 어쩌면 이번 여행, 진짜 행운이 함께했는지도 모르겠다. #third day 3일 내내 허스키 썰매 타기 체험을 무척 기대했었다. 허스키는 달리기를 사랑하는 견종이다. 허스키 썰매에 올라 만끽하는 속도감, 스릴보다 본능에 충실하게 사는 허스키들은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가 더 궁금했다. 설원을 누비는 허스키 사진을 볼 때마다, 내 집 전기장판 위에서 본능을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나의 허스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쉽게도 허스키를 타고 달리는 2km의 여정은 취소됐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다. 허스키 사파리는 11월부터 4월까지 운영하지만, 영하 35도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면 운영하지 않는단다. 사람도 허스키도 빠른 속도로 달리기에 부담스러운 온도다. 농장 인근의 핀란드 말들과 허스키들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대신했다. 탈것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설원을 누빌 차례다. 스노슈잉은 넓은 타원형에 그물을 덧댄 스노슈(설피)를 신고 눈밭을 걷는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넓은 면적으로 체중이 분산돼 눈 속으로 빠지지 않기 때문에 20cm 깊이의 설원도 걸을 만하다. 추운 날씨였지만, 그간 움츠러든 몸을 움직여 피를 돌게 한다는 차원에서 해봄직하다. 걷다 보면 상쾌한 기분마저 든다. 일상으로 돌아온 후, 언뜻언뜻 생각나는 사소한 풍경들이 있다. 순록의 착한 눈매, 추위를 피해 들어선 핀란드 전통 가옥에서 마신 커피의 온기, 장작 타는 냄새. 문득 생각나는 사람들도 있다. 허스키 농장에서 노견 클로디를 바라보던 주인의 애정과 감사가 가득한 눈빛, 일부러 찾아와 오로라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전한 가이드의 잔잔한 목소리와 차분한 말투. 모두, 불현듯 떠오르는 조각난 추억이지만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되어 같은 지점으로 향한다. 그 끝엔 평온이 있다. 혹한의 공기를 더없이 따뜻하게 데우는 평온을 찾아 꼭 다시 가리라. 그땐, 너와 함께.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Finland Levi AIRLINE핀에어는 인천-헬싱키 구간을 주 7회(매일) 운항한다. 헬싱키까지 비행시간은 약 10시간. 레비로 가려면 헬싱키-키틸래 구간을 이용해야 한다. 핀에어를 이용할 때 기대되는 것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헬싱키 반타 공항의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이 같은 층에 있어 동선이 짧고 환승 절차가 효율적인 데다, 공항 곳곳에 탐나는 핀란드 디자인 제품과 캐릭터를 판매하는 숍, 아늑한 분위기의 레스토랑과 카페가 자리한 것도 큰 장점이다. 지루할 틈이 없는 공항이다. 2014년 새롭게 문을 연 핀에어 프리미엄 라운지는 6개의 독립된 샤워실, 핀란드식 사우나까지 갖추고 있어 장시간 비행에 지친 승객에게 온전한 휴식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라운지는 핀에어 플러스 플래티넘Finair Plus Platinum, 골드 회원 및 원월드Oneworld 에메랄드, 사파이어 카드 소시자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다. www.finnair.com Hotel 스파 호텔 레비 툰투리Spa Hotel Levi Tunturi레비 지역에 최초로 생긴 호텔이다. 1981년, 마당이 있는 11개의 라플란드 스타일의 통나무집으로 영업을 시작한 호텔은 5년 전 3층 규모의 건물을 증축해 성업 중이다. 패밀리, 스탠더드 트윈, 슈퍼리어 트윈, 주니어 스위트, 스위트 총 다섯 개의 룸 타입이 있으며 주니어 스위트, 스위트룸을 예약할 경우 방 안에서 핀란드 사우나를 이용할 수 있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스파는 핀란드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7개의 실내 및 실외 풀이 있고, 9개의 사우나 시설을 완비했다. www.hotellilevitunturi.fi activity스노슈잉 en.lapinluontoelamys.kotisivukone.com허스키사파리 www.polarlightstours.fi스노모빌을 비롯해 레비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은 www.levi.fi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staurant 아틱 레스토랑 스노 돔Arctic Restaurant Snow Dome특이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호기심 많은 여행자라면, 호텔 레비 파노라마에서 운영하는 아틱 레스토랑 스노 돔으로 가볼 것을 권한다. 식기와 음식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올겨울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아티초크 수프와 순록 찜 요리가 맛있다. 애피타이저와 메인 요리는 스노돔 안에서,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진 디저트는 따뜻한 호텔 내 식당으로 이동해 먹는다. www.golevi.fi/en/snowdome Tip오로라 촬영 팁 어두운 곳에서 초점을 맞출 땐 랜턴이 있으면 유용하다. 오로라만 촬영할 경우 초점거리를 무한대로 두면 되지만, 앞부분에 나무나 집이 있는 경우는 초점을 앞에 맞춰야 한다. 암흑 속에서 초점 맞추는 일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랜턴을 챙겨 가자. 발밑에 폭신한 눈밭이 있다면 트라이포드는 최대한 땅에 닿도록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촬영하는 동안 서서히 눈을 파고 들어가 완전히 흔들린 사진을 찍게 된다. 셔터 릴리스보다는 무선 동조기를 챙겨가는 게 편하다. 앞서 언급했듯, 전선이 끊어질 정도의 혹한을 견뎌야 한다. 오로라는 한번 생겨나면 두 시간 가량 지속된다. 적정 노출에 한해 다양한 셔터스피드로 촬영해 볼 것. 다른 느낌의 오로라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문유선 취재협조 핀에어 www.finn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올봄 속옷은 파스텔톤 색상·시스루가 대세

    올봄 속옷은 파스텔톤 색상·시스루가 대세

    속 비치는 듯한 효과… 어깨 노출도 고려 꽃샘추위 때문에 아직은 두꺼운 모직 코트로 몸을 감싸고 있는 3월이지만 속옷에서는 벌써 봄기운이 느껴진다. 국내 주요 속옷 업체가 소개하는 올봄 최신 속옷 디자인을 모아봤다. 13일 속옷 업계가 출시한 올봄 여성 속옷은 대체로 파스텔톤 색상으로 통일됐다. 미국의 색채 전문 연구 기업 팬톤이 발표한 올해의 색상으로 파스텔톤의 핑크와 블루인 로즈쿼츠와 세레니티가 뽑힌 것과도 관련 있다. 불황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를 주는 부드러운 색상이 선호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비비안과 프랑스 수입 란제리 브랜드 바바라에서 출시한 올봄 여성 브래지어 제품은 여리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파란색으로 만들어졌다. 강지영 비비안 디자인 팀장은 “파란색이 짙으면 세련됐지만 차가운 느낌을 주는 데 올봄에는 세레니티처럼 여성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색상을 뽑았다”면서 “베이지나 핑크 같은 붉은색의 속옷에만 익숙한 사람이라도 올봄에는 파란색 속옷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스의 ‘캔디플라워’는 핑크와 라벤더블루 색상을 적용하고 브래지어 컵 전체에 핑크색의 레이스 프릴을 부착해 솜사탕처럼 꾸민 게 특징이다. 김대현 좋은사람들 마케팅팀 과장은 “올봄에는 화사한 색상과 레이스를 부착한 꽃무늬의 속옷이 다채롭게 출시되면서 여성미를 극대화한 디자인이 주목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올봄 시스루의 유행도 계속된다. 시스루란 원단 위에 레이스나 망을 덧씌워 안이 보일 듯 말 듯 섹시한 느낌을 주는 것을 말한다. 비비안의 봄 신상품 ‘스위트볼륨’ 브래지어의 블랙 색상 제품은 안쪽에 베이지색의 원단이 덧대어져 있어 마치 속이 비치는 듯한 시각적인 효과를 준다. 또 섹시쿠키의 ‘시스루 하트 브라’는 시스루 느낌의 브래지어에 레이스를 적용하고 장식 어깨끈에는 하트 모양의 장식을 붙였다. 올봄·여름 어깨를 노출하는 오프숄더 패션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여 이를 겨냥해 장식 어깨끈을 과감하게 디자인한 것이다. CJ오쇼핑은 올봄을 맞아 스페인 속옷 브랜드인 ‘프라미스’(PROMISE)를 단독 입점해 다음달 중 판매할 계획이다. 이 브랜드는 유럽과 미국 등 25개국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로 여성스러운 디자인이 특징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프라미스는 홈쇼핑에서 팔릴 예정인 만큼 가격 대비 성능에 초점을 맞춰 해외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봄 남성 속옷에서는 역동적인 남성미가 돋보인다. 다크네이비 등 어두운 색상 중심에서 밝은 오렌지, 부드러운 핑크색 등으로 포인트를 주고 있다. 무늬는 불규칙한 느낌의 기하학 무늬와 체크, 물결 느낌의 스트라이프 등으로 역동적인 게 특징이다. 비비안의 남성브랜드 젠토프를 담당하는 신유리 디자이너는 “최근 스포티즘의 유행으로 상의 러닝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스포티한 느낌의 속옷 세트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숭고한 사랑이 슬픈 아름다움으로 피어나는 ‘십자가의 길’

    숭고한 사랑이 슬픈 아름다움으로 피어나는 ‘십자가의 길’

     사순절을 맞아 예수님의 수난과 고난을 ‘가시관과 꽃’으로 풀어낸 제13회 정란숙 개인전이 2일부터 서울 중구 명동성당 신관의 ‘갤러리 1898’에서 열린다.  오는 8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는 예수님이 사형을 선고 받고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무덤에 묻히는 ‘십자가의 길, 14처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작가는 백합, 수선화, 제비꽃, 능소화, 초롱꽃, 도라지꽃, 패랭이꽃, 엉겅퀴, 해바라기, 흰 장미, 하얀 소국, 매발톱 꽃, 극락조 꽃을 예수님이 머리에 쓴 가시관과 짝을 이뤄 ‘깊고 슬픈 구원의 사랑’으로 승화해 화폭에 담고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다’라는 제목의 제2처 이야기는 이른 봄 흙을 밀어내고 꽃을 피우는 수선화 다발 위에 여러 겹의 빨간색 가시관이 초록색과 붉은 색의 대비를 이루고 있다. 고결한 자존심을 뜻하는 하얀 수선화는 잿빛 바탕에 그려져 있는데, 작가는 예수님의 수난이 시작됨을 상징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는 ‘14처 이야기’ 외에도 평소 자신의 브랜드로 되어있는 ‘대바구니 작가’답게 충남 당진 인근의 캐톨릭 성지 풍경과 나란히 대바구니 속에 삽교천 방조제를 그려 넣은 ‘당진에서 1박2일’을 비롯해, ‘바티칸을 바라보다’ 등의 작품들도 선을 보이고 있다.   많은 역경 속에서도 신앙의 힘으로 치열하게 작업을 해온 작가의 이번 전시는 국춘심 방그라시아 수녀의 말처럼 “한 화가의 영혼이 전하는 숭고한 아름다움”이 캔버스마다 묻어나고 있다. 작가는 전시회를 열기에 앞서 17개월 간에 걸쳐 성경을 필사를 하면서 기도하고 이웃과 세상을 위해 ‘희망과 구원’을 간구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시수도청사 동아대 석당박물관 ‘빛을 입다’

    임시수도청사 동아대 석당박물관 ‘빛을 입다’

    동아대 석당박물관이 화려한 빛으로 새 단장,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한다. 부산시와 동아대는 오는 3월 3일 오후 6시 30분 동아대 석당박물관 경관 조명 점등식을 하고 가동에 들어간다고 29일 밝혔다. 부산시는 근대역사를 간직한 석당박물관에 5억원을 들여 발광다이오드(LED) 경관 조명 439개를 설치했다. 석당박물관은 과거 임시수도청사와 경남도청으로 사용되다 지금은 동아대에서 박물관으로 사용 중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근대 건축물로 국가등록문화재에 등재됐으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이번 경관 조명으로 석당박물관은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하고, 문화재적 가치를 한층 높여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게 됐다. 석당박물관 경관 조명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각각의 공간들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조성됐으며, 봄·여름과 가을·겨울이 대비되는 2가지 색으로 이미지를 연출했다. 또 대학 캠퍼스의 상징성과 젊음을 반영해 각종 축제와 행사를 위한 다양한 이미지 연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빛으로 새로운 옷을 갈아입은 석당박물관이 문화와 불거리가 부족한 서부산 지역의 품격 있는 관광인프라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1월 영화 관객 급감

    흥행작 없어… 방학 성수기 무색 겨울방학 성수기로 분류되는 1월 극장 영화 관객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4년 연속 관객 2억명 돌파에 적신호가 켜졌다. 2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은 관객은 1688만 560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나 줄었다. 특히 넷째 주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4%나 급감했다. 막바지에 ‘쿵푸팬더3’가 개봉하지 않았더라면 낙폭이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1월 관객이 2000만명을 밑돈 것은 4년 만이다. 2013년 2366만 780명, 2014년 2359만 6646명, 지난해 2248만 4091명이었다. 관객 발길이 잦아든 주요 원인으로는 오랜만에 들이닥친 한파와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었던 점이 꼽힌다. 특히 한국 영화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1월 한국 영화 관람객은 2013년 1199만 570명, 2014년 1361만 834명, 2015년 1401만 9496명으로 해마다 증가했지만 올해는 762만 4824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지난달 한국 영화의 외화 대비 관객 점유율은 45.2%를 기록하며 2012년(49.6%) 이후 4년 만에 외화에 밀렸다. 조성진 CGV 홍보팀장은 “날씨가 워낙 추워 관객들이 극장을 찾지 않는다”면서 “겨울 성수기를 끌고 나갈 만한 이렇다 할 영화가 없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영화 多樂房] 캐롤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은 1950년에 발간한 그의 저서에서 겉으론 사교적인 듯 보이지만 실상은 고립감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묘사한 바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고독한 군중’(Lonely Crowd)은 집단 윤리와 기업 논리 아래 개인의 성취 혹은 행복을 추구하지 못한 채 살아가던 당시 미국 소시민들을 적확하게 표현한 단어다. 순종적인 성품과 안정적인 생활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는 1950년대를 관통하며 가속화된다. 영화 ‘캐롤’에서 이처럼 보수적인 사회가 용납하지 못하는 사랑에 빠져든 테레즈(루니 마라)는 캐롤(케이트 블란쳇)에게 말한다. “난 언제나 혼자 새해를 보냈어요. 군중 속에서요. 올해는 혼자가 아니에요”라고. 동성 간 사랑을 다룬 영화들은 기본적으로 성적 소수자들의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포함하게 마련이지만, 금기된 사랑의 표본이라는 측면이 보다 강조된 작품도 많다. ‘브로크백 마운틴’(2005)이 그랬던 것처럼 ‘캐롤’은 사랑의 두 주체가 동성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로 인물들의 정서적 교감에 집중한다. 자신의 인생에 무엇인가가 결핍돼 있음을 감지하며 살고 있던 테레즈와 캐롤은 여느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강한 자성을 느낀다. 애인이 있는 젊은 백화점 직원과 이혼소송 중인 중산층 부인 사이에 극복해야 할 점이 많다는 사실은 동성애라는 특수성과 함께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의 보편성까지 포괄하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토드 헤인즈 감독은 오프닝 신에서 50년대 영화처럼 정지된 이미지를 배경으로 출연진과 스태프의 이름이 커다란 글씨로 지나가게 하면서 아예 관객들을 그 시절의 영화관으로 옮겨 놓는다. 획일화된 문화와 가치관을 거부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두 여인의 여정에 관객들이 온전히 동참하게 되는 것은 이처럼 용의주도한 연출 때문이다. 영화의 모든 요소가 나무랄 데 없이 합을 맞춘 수작이지만, 자칫 자극적으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우아한 멜로 드라마로 완성시키는 데 훌륭하게 기여하고 있는 것은 미술과 의상이다. 이미 ‘파 프롬 헤븐’(2002)에서 50년대 미국을 재현한 바 있는 헤인즈 감독은 이후 십여 년의 세월을 반영하듯 훨씬 원숙하게 그 시절과 그 시절의 사람들을 묘사한다. 특히 리얼리티를 살리면서도 드라마의 감성을 듬뿍 담아 놓은 공간 연출은 주목해 볼 만하다. 너무 평화로워 보여서 오히려 긴장감이 느껴지는 크리스마스 시즌 뉴욕의 거리와 레스토랑, 수많은 사람이 오가고 있음에도 냉랭한 기운이 감도는 백화점, 계급 차의 대비와 정서적 공감대가 함께 느껴지는 두 사람의 집 등 캐롤과 테레즈가 함께 있는 공간들은 매 장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의 격정과 ‘브로크백 마운틴’의 고적함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작품이다. 2월 4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단순함에 끌리다

    단순함에 끌리다

    여성에게 그릇은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이다. 맛없는 음식도 정갈한 접시에 담으면 유명 셰프의 요리처럼 감쪽같이 탈바꿈한다. 혼자 밥을 먹더라도 예쁜 접시에 소담하게 담아서 먹으면 최고의 한 끼 식사를 즐기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이 때문에 하나씩 그릇을 사 모으는 취미를 가진 이들도 많다. 요즘은 어떤 그릇이 여심을 저격하고 있을까. 최근 그릇 판매 경향을 보면 ‘실용주의’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2~3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북유럽풍 인테리어로 그릇 역시 북유럽풍 상품이 여전히 가장 잘 팔리고 있다. AK플라자는 24일 주부들이 많이 찾는 AK플라자 분당점의 북유럽풍 식기 매출이 전년 대비 24.4% 신장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반 수입 식기 매출은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 AK플라자 분당점에는 북유럽 리빙 편집매장 ‘테이블5’가 있다. 주말 하루 평균 2000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이곳에서는 채도가 높은 선명한 색이 특징인 꼬떼따블의 식기가 인기다. AK플라자 관계자는 “분당점에서 북유럽풍 소품이 인기를 끌자 수원점에도 관련 편집매장을 꾸며 놨을 정도”라고 말했다. 화려한 무늬나 꾸밈 없이 단순함 자체로 세련된 멋을 주는 게 북유럽풍 디자인의 특징이다. 김남제 롯데백화점 생활가전부문 바이어는 “섞어 쓰기 좋은 단순한 디자인이 인기”라면서 “최근 북유럽 인테리어가 각광받으면서 집안 분위기를 고려해 어울리는 식기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딸라나 로스트란드 같은 북유럽풍 식기나 영국산 덴비, 로얄알버트, 로얄코펜하겐, 포트메리온 등 수입 식기류가 인기이지만 한국도자기나 행남자기 등은 매출이 20% 이상 빠졌다”고 덧붙였다. 북유럽풍 식기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핀란드의 ‘이딸라’가 있다. 이딸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떼에마 컬렉션’은 원, 정사각형, 직사각형 등 가장 기본이 되는 형태에 흰색, 청자색 등 기본 색상으로 구성해 음식을 가장 돋보이게 해주는 게 특징이다. 이딸라 관계자는 “떼에마 컬렉션은 화려한 색상의 한식과 잘 어울리고 화려한 테이블보와도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면서 “꽃, 과일, 기하학적인 무늬가 들어간 접시와 섞어 쓸 경우 개성 있게 연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디자인이 인기이다 보니 다른 식기 브랜드에서도 최대한 디자인을 절제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 로얄코펜하겐의 한식기는 백색 자기에 블루 핸드 페인팅 문양을 입혔다. 이로써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한식기의 멋을 살린 게 특징이다. 올해의 유행 색상을 단색으로 한 그릇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색채 기업 팬톤은 올해의 컬러를 핑크색과 하늘색으로 정했다. 이탈리아 명품 도자기 식기 브랜드 VBC까사는 고유의 레이스 문양이 들어간 상품에 파스텔톤 핑크와 블루, 화이트 등의 단색으로 만든 그릇을 선보여 주부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광주요는 단순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젊은 층을 공략한 상품을 출시했다. 광주요의 ‘캐주얼라인’은 한국 전통 ‘사발’을 주제로 한 생활자기로 한국 고령토와 천연 광물에서 나오는 첨가물만 사용해 인위적인 첨가물 없이 구워 낸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자연스러운 아이보리색, 청자색, 연갈색이 나온다. 광주요 관계자는 “밥그릇, 국그릇, 접시 3~4개를 포함한 1인 세트가 11만원부터 시작해 다른 제품 라인과 비교해 가격이 4분의1 수준”이라면서 “하나의 자연스러운 색상으로만 된 그릇을 선호하는 젊은 층이 주로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유럽풍 식기의 열풍 속에서 역설적으로 재질부터 자기와 차별되는 ‘유기’가 젊은 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김남제 바이어는 “과거 유기라고 하면 옛날 그릇 같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은데 요즘 유기 제품은 예전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서구식 식생활에 맞춘 깔끔한 디자인도 많이 나와 저가 대중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활 유기 중에 인기 있는 대표 브랜드로는 토탈아트가 있다. 최민혜 토탈아트 과장은 “유기는 금속 재질이라 열 전도율이 뛰어나 뜨거운 음식에 대한 보온력이 있어 겨울철 안성맞춤인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 과장은 “유기 자체가 시부모 예단 이미지가 강했는데 요즘 젊은 층의 소비 수준이 높아져 유기를 구입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더불어 종류도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궁중음식을 담는 듯한 전통적 디자인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젊은 층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파스타볼, 샐러드, 스테이크 원형 접시 등 다양한 용도의 유기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소변 색깔로 보는 건강 진단법 8가지

    [건강을 부탁해] 소변 색깔로 보는 건강 진단법 8가지

    건강 상태가 좋을 때 소변은 맑고 투명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세계적인 병원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소변은 노란색으로 투명하기만 하면 설령 진하거나 조금 옅더라도 충분히 건강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조금 색상이 진할 경우 대부분 물을 자주 마시는 것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몸에 병이 생겼을 때는 소변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최근 미국 매체 리틀띵스닷컴(www.littlethings.com)은 클리블랜드와 메이요 클리닉 등 일류 병원에서 밝힌 소변 색상·상태에 따른 다양한 증상 8가지입니다. 평소 자신의 소변 상태가 좀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이를 보고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호박색(Amber) 소변 색상이 평소보다 좀 더 어둡다면 체내 수분이 부족하거나 화장실을 자주 안 가서 그런 것일 수 있습니다. 소변은 몸에서 독소를 빼내는 기능이 있으니 참지 말고 신호가 오면 화장실에 다녀오고 부족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2. 무색투명 위와 반대로 수분이 지나치게 많아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어요. 신장 기능이 따라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저나트륨증이 생겨 몸에 다양한 질병이 나타날 수 있다는데요. 우선 두통이나 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정신 이상, 의식 장애, 간질 발작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아주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3. 갈색 콜라처럼 소변 색상이 진해지면 심각한 수분 부족 상태일 수도 있다는데요.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누에콩(파바콩)이나 알로에 같은 것을 너무 많이 먹어도 이런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클로로퀸과 프리마퀸와 같은 항말라리아제와 메트로니다졸(후라질주)과 니트로퓨란토인과 같은 항생제, 카스카라(갈매나무 일종)나 센나(차풀)과 같은 생약 성분을 포함한 변비약, 메토카르바몰과 같은 근육이완제를 투여했을 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네요. 4. 거품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것 같으면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이는 단백뇨일 가능성이 있다는데요. 메이오 클리닉에서는 소변의 거품이 신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5. 분홍색 또는 붉은색 이때는 다양한 요인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사탕무와 블랙베리, 대황 등 음식의 영향도 있지만, 요로 감염이나 신장 질환, 전립선 이상, 심지어 암일 가능성도 있다는데요. 그 외에 항암약제나 변비약, 결핵약을 투여받으면 소변 색상이 붉은 오렌지처럼 변할 수 있다고 합니다. 6. 주황색 분홍색처럼 주황색도 여러 요소가 있을 수 있다네요.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간이나 쓸개관(담관)에 문제가 있으면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론 소변 색상이 어두우면 수분 부족일 수도 있지만 짙은 주황색이 나온다면 만일을 대비해 검사해 둡시다. 7. 파란색 또는 녹색 흔히 보기 어려운 색깔이죠? 만약 소변에서 이런 색깔이 비쳤다면 유심히 보셔야겠습니다. 혈액 속에 칼슘이 쌓이는 희귀 유전 질환인 고칼슘혈증일 가능성도 있지만 종종 음식과 그 색소에 의한 영향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신장과 방광의 기능을 검사하기 위한 약물을 사용했을 때에는 비슷한 증상이 나올 수 있다네요. 지속해서 이런 색상이 나올 때는 주의해야겠습니다. 8. 탁하거나 흐리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요로감염증이나 신장결석에 의한 영향입니다. 음식이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붉은색이 아니어도 미량의 혈액이 섞여 탁해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방광염일 때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는 배뇨할 때 통증이 동반된다고 하네요. 임신 중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므로 불안할 때는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리틀띵스닷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소변으로 보는 건강 진단법 8가지…주황색은 위험?!

    소변으로 보는 건강 진단법 8가지…주황색은 위험?!

    건강 상태가 좋을 때 소변은 맑고 투명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세계적인 병원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소변은 노란색으로 투명하기만 하면 설령 진하거나 조금 옅더라도 충분히 건강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조금 색상이 진할 경우 대부분 물을 자주 마시는 것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몸에 병이 생겼을 때는 소변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최근 미국 매체 리틀띵스닷컴(www.littlethings.com)은 클리블랜드와 메이요 클리닉 등 일류 병원에서 밝힌 소변 색상·상태에 따른 다양한 증상 8가지입니다. 평소 자신의 소변 상태가 좀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이를 보고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호박색(Amber) 소변 색상이 평소보다 좀 더 어둡다면 체내 수분이 부족하거나 화장실을 자주 안 가서 그런 것일 수 있습니다. 소변은 몸에서 독소를 빼내는 기능이 있으니 참지 말고 신호가 오면 화장실에 다녀오고 부족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2. 무색투명 위와 반대로 수분이 지나치게 많아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어요. 신장 기능이 따라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저나트륨증이 생겨 몸에 다양한 질병이 나타날 수 있다는데요. 우선 두통이나 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정신 이상, 의식 장애, 간질 발작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아주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3. 갈색 콜라처럼 소변 색상이 진해지면 심각한 수분 부족 상태일 수도 있다는데요.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누에콩(파바콩)이나 알로에 같은 것을 너무 많이 먹어도 이런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클로로퀸과 프리마퀸와 같은 항말라리아제와 메트로니다졸(후라질주)과 니트로퓨란토인과 같은 항생제, 카스카라(갈매나무 일종)나 센나(차풀)과 같은 생약 성분을 포함한 변비약, 메토카르바몰과 같은 근육이완제를 투여했을 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네요. 4. 거품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것 같으면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이는 단백뇨일 가능성이 있다는데요. 메이오 클리닉에서는 소변의 거품이 신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5. 분홍색 또는 붉은색 이때는 다양한 요인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사탕무와 블랙베리, 대황 등 음식의 영향도 있지만, 요로 감염이나 신장 질환, 전립선 이상, 심지어 암일 가능성도 있다는데요. 그 외에 항암약제나 변비약, 결핵약을 투여받으면 소변 색상이 붉은 오렌지처럼 변할 수 있다고 합니다. 6. 주황색 분홍색처럼 주황색도 여러 요소가 있을 수 있다네요.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간이나 쓸개관(담관)에 문제가 있으면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론 소변 색상이 어두우면 수분 부족일 수도 있지만 짙은 주황색이 나온다면 만일을 대비해 검사해 둡시다. 7. 파란색 또는 녹색 흔히 보기 어려운 색깔이죠? 만약 소변에서 이런 색깔이 비쳤다면 유심히 보셔야겠습니다. 혈액 속에 칼슘이 쌓이는 희귀 유전 질환인 고칼슘혈증일 가능성도 있지만 종종 음식과 그 색소에 의한 영향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신장과 방광의 기능을 검사하기 위한 약물을 사용했을 때에는 비슷한 증상이 나올 수 있다네요. 지속해서 이런 색상이 나올 때는 주의해야겠습니다. 8. 탁하거나 흐리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요로감염증이나 신장결석에 의한 영향입니다. 음식이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붉은색이 아니어도 미량의 혈액이 섞여 탁해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방광염일 때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는 배뇨할 때 통증이 동반된다고 하네요. 임신 중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므로 불안할 때는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리틀띵스닷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 車 7000만원에 팔아요, 색깔만

    이 車 7000만원에 팔아요, 색깔만

    차량 정체가 심한 도심 속에서 시속 300㎞ 이상의 속도를 내고 굉음에 가까운 배기음을 내는 차를 수억원이나 주고 살 사람이 우리나라에 과연 얼마나 있을까. 슈퍼카는 땅덩어리가 큰 미국이나 유럽의 부호들이나 타는 차가 아닐까.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시속 300㎞ 이상 속도를 낼 수 있는 고성능 슈퍼카는 일반 자동차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비싸지만 한국에서도 잘 팔린다. 2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최소 억대 가격으로 시작하는 고성능 자동차인 포르쉐는 지난 11월까지 우리나라에서만 3670대를 팔았다. 전년 대비 53.4% 증가한 수치다. 최고 10억원에 달하는 모델을 보유한 람보르기니는 올해 국내에서 4대가 팔렸다. 새로운 슈퍼카들도 국내에 속속 들어오고 있다. 영화 007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차량으로 유명한 영국의 애스턴 마틴은 지난 3월 국내에 공식 출시돼 올해에만 30대 넘게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한국에서 슈퍼카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이다. 아직 한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글로벌 슈퍼카 업체들은 시장진입을 검토하고 있고 이미 한국에 들어온 슈퍼카 업체들은 고객층을 더 넓히기 위해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상현실 통해 구매자가 원하는 사양 구현 슈퍼카 업체들의 기본 전략은 ‘희소성’ 이다.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나만의 차’를 판매한다는 것이다. 수억원대에 달하는 차를 살 수 있는 고객이 한정돼 있는 만큼 차를 구매하는 고객의 만족감을 최대치로 높여 주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이들 슈퍼카는 일반 완성차 업체들처럼 연간 생산량에 목을 매지 않는다. 오히려 연간 판매량을 제한하고 차를 구매하려는 이들을 애타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한다. 대부분의 슈퍼카 브랜드들은 고객들이 계약 과정에서부터 수십 개에 달하는 옵션을 모두 선택한 뒤에야 차량을 제작하는 ‘주문제작’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의 경우 국내에서 신차를 출시할 때 가장 중요한 차량 가격은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고객이 선택하는 옵션에 따라 많게는 수억원까지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페라리 국내 공식 수입 업체인 ㈜FMK의 도움을 받아 페라리의 구매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보니 그럴 만했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페라리 전시장에 들어서니 전시차들 한쪽에 눈에 띄는 방이 보였다. 화면 속 가상현실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차량에 원하는 사양을 골라 모니터에 실제 구현해보는 ‘컨피규레이터 룸’이다. 여기서 지난해 페라리 모델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캘리포니아T의 주문 과정을 체험해 봤다. 캘리포니아T는 페라리 모델 중 비교적 저렴한 2억원대 후반이 기본 가격이다. 그러나 첫 선택 옵션인 차량 색상부터 추가 가격이 붙는다. 기본 7가지 색상 외에 스페셜 색상인 ‘지알로 트리폴로 스트라토’를 선택하자 60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여기에 차량 지붕 색을 다르게 하는 ‘투톤’ 옵션을 추가하자 1000만원이 추가됐다. 차량 휠 색상은 물론 휠 내부에 보이는 브레이크 캘리퍼의 색상도 기본 색상 외에는 추가 비용이 들어갔다. 차량 내부에 적용되는 옵션은 더 많다. 내장재 색상부터 소재도 가죽, 혹은 알칸타라(부드러운 스웨이드 느낌의 고급 소재) 등으로 선택할 수 있다. 또 운전석과 보조석 시트의 박음질 모양과 박음선의 색깔도 하나하나 선택이 가능하다. 물론 선택 사양에 따라 모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핸들 모양과 소재, 내부 바닥재의 소재와 색깔도 모두 선택할 수 있는 옵션에 포함돼 있다. 세부적인 옵션은 모두 건너뛰고 빠르게 선택한다고 했지만 1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일반적인 고객들은 옵션 선택하는 데에만 2~3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이종률 ㈜FMK 제품전략기획팀 과장은 이 과정들을 건너뛰고 기성 모델을 구매하길 원하는 고객들도 있느냐는 질문에 단호히 “없다”고 답했다. 그는 “페라리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나만의 차’를 갖고 싶어 구매를 선택한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모든 옵션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고른다”고 말했다. 출고까지 최대 6개월을 기다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없는 ‘나만의 옵션’을 원하는 고객들인 것이다. 2억원 후반대에서 시작해 옵션을 모두 선택한 캘리포니아T의 최종 가격은 3억원을 넘어 4억원 가까이 됐다. 이 과장은 “캘리포니아T 고객들이 선택하는 평균 옵션 가격은 8000만~1억원”이라고 귀띔했다. ●본격적인 시장확대 ‘희소성과 대중성 사이’ 슈퍼카 브랜드인 페라리는 이탈리아 본사 정책이라는 이유로 정확한 국내 판매 수치도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올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급격한 성장세와 맞물려 이들 슈퍼카의 판매 전략도 조금씩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존 고정 고객층이 아닌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페라리의 경우 지난해 출시한 캘리포니아T가 국내 판매량 증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2억원대의 가격이 신규 고객 수요를 끌어들인 것이다. 페라리는 최근 미국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을 준비하면서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기존에 연간 7000대를 유지하던 생산량을 9000대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페라리는 그러나 생산량 확대가 수요보다 적은 공급을 유지하는 페라리의 기본 경영방침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페라리 ‘488 스파이더’ 국내 출시를 위해 방한한 레노 데 파올리 페라리 한국·일본 총괄 디렉터는 페라리의 경영전략 변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점진적이고 자연스럽게 성장하되 인위적인 판매 확대는 없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희소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럼에도 수억원대에 달하는 슈퍼카 시장은 한국에서 여전히 성장 중이다. 슈퍼카보다 상대적으로 고급스러움이 강조된 수억원대의 럭셔리 브랜드 밴틀리와 롤스로이스도 올 11월까지 국내에서 360대, 54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각각 15.0%, 28.6% 성장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중성과 거리를 두고 희소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슈퍼카 브랜드의 한국 시장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그 겨울…탐욕을 벗다

    그 겨울…탐욕을 벗다

    올겨울 따뜻하면서도 화려한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을 때 ‘퍼’(동물의 털로 만든 옷)만큼 제격인 소재는 없을 것 같다. 고급스러운 모피 코트 하나 가지는 게 어머니세대 부(富)의 상징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커다란 모피 코트를 입고 다니면 부유한 느낌이 아니라 동물 학대로 손가락질받기 바쁘다. 토끼털 코트 1벌을 만드는 데 30마리의 토끼가 이용되고 밍크 코트 1벌에 밍크 55~200마리가 필요하다. 모피 코트 1벌을 위해 수많은 동물들이 희생되는 탓에 모피 코트에 대한 선호도가 예전만큼은 아니다. ●채식주의 빗댄 ‘비건 패션’ 대세로 떠올라 이 때문에 ‘페이크 퍼’(인조 털)나 ‘페이크 레더’(인조 가죽) 등을 이용한 ‘비건 패션’이 착한 패션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하고 있다. 비건 패션이란 채식주의자(비건)처럼 동물을 이용하지 않고 최대한 느낌을 살려낸 것을 말한다. 비건 패션은 오리털이나 거위털을 이용한 다운 패딩도 거부한다.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비건 패션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패션업계에서 친환경주의자이자 동물애호가로 유명하다. 그가 만든 옷과 가방, 신발 등에는 동물의 가죽이나 털이 사용되지 않는다. 이번 겨울 컬렉션에 등장한 스텔라 매카트니의 대표 핸드백인 팔라벨라백은 동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인조 가죽과 털을 이용했다. ●진짜 모피와 달리 다양한 색 연출·물세탁 가능 페이크 퍼는 동물의 털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 외에도 소재 활용이 자유롭고 진짜 모피와 달리 물세탁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LF의 여성 편집형 리테일 브랜드 앳코너는 올겨울 페이크 퍼 제품군의 물량을 전년 대비 10배가량 늘렸다. 이수진 앳코너 디자인실장은 “페이크 퍼의 가장 큰 장점은 진짜 모피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색상을 활용해 염색 가공이 쉽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페이크 퍼를 활용해 만든 코트만이 페이크 퍼 패션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말자. 페이크 퍼를 캐주얼하게 입는 게 요즘 스타일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구호’는 올겨울 실제 밍크 느낌의 페이크 퍼 외에도 무스탕 느낌의 캐주얼한 페이크 퍼 상품을 출시했다. 또 에잇세컨즈는 페이크 퍼 소재를 활용한 복숭아 빛깔의 스웨트셔츠를 선보였다. 페이크 퍼 전문 쇼핑몰 몰리올리의 김진선 디자인실장은 “퍼 코트같이 부담스러운 패션은 사라져 가고 있다”면서 “페이크 퍼 재킷에 캐주얼한 데님이나 레깅스를 입고 스니커즈를 신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칼라·소매 등 부분 처리 제품으로 스타일 UP 페이크 퍼 스타일을 처음 시도할 때 칼라나 소매 부위에 부분적으로 퍼 처리가 된 스타일의 제품을 골라도 좋다. 크게 튀거나 부담스러운 느낌이 아니면서도 칼라나 소매 부위에 덧댄 페이크 퍼가 주는 개성 덕분에 멋스럽게 연출하기 좋다. 페이크 퍼로 만든 옷이 부담스럽다면 페이크 퍼를 활용한 액세서리에 도전해도 좋을 듯하다. 예를 들어 퍼 슬리퍼, 퍼 클러치백 같은 것들이다. 특히 퍼 클러치백은 겨울철 어둡고 칙칙한 느낌을 주는 검은색 코트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이다. 이 실장은 “요즘 출시되는 퍼 클러치백은 대체로 화사한 색상이 많아 딱딱한 옷차림뿐만 아니라 청바지 등의 캐주얼 복장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추천했다. ●모발처럼 광택·염색 드러나는 게 좋은 제품 질 좋은 페이크 퍼를 고르는 법은 간단하다. 김 실장은 “페이크 퍼를 사람의 머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찰랑찰랑하고 윤기가 나며 염색이 매끄러운 모발이 건강하고 아름다워 보이듯 페이크 퍼 역시 광택과 염색, 부드러움 등이 표면에 잘 드러나는 게 좋은 제품이라는 이야기다. 페이크 퍼의 관리는 까다롭지 않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신소재 R&D팀 이정훈 책임은 페이크 퍼 구입 후 처음에는 드라이하고 나중에 물세탁을 한 뒤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책임은 “페이크 퍼의 모발은 보통 아크릴로 만들어지는데 염착성(천 등에 물이 드는 것)이 다소 떨어지는 성분이므로 햇빛에 말리면 색의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재 자체에 탄성과 회복력이 있으므로 모발이 눌리거나 엉킨 부분은 툭툭 털어 브러시로 빗어 주면 원래 형태로 복원된다. 다만 모발 기장이 긴 제품일수록 털 빠짐이 잘 일어난다. 이 때문에 이런 제품은 찬물에 중성세제를 이용해 손세탁하거나 세탁기의 울코스로 단독 세탁 하는 게 좋다. 또 평소 입었을 때 먼지가 달라붙거나 모발들이 엉키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뒤집어서 자주 털어 주고 브러시로 빗질해 주면 오랫동안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영화 多樂房]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잔’

    [영화 多樂房]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시내 중심부의 요소요소에 들어선 데 이어 중저가 커피 브랜드와 개인 숍들도 크고 작은 골목의 모퉁이를 차지하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의 커피 원두 수입량은 3.6% 증가했고, 지난해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41잔이었다고 한다. 우리는 분명 커피의 향과 맛에 점점 더 중독되어 가고 있다. 영화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 잔’은 제목부터 이토록 커피를 즐기는 현대인의 취향과 호기심을 잘 공략한다. 커피의 종류나 질 만큼이나 커피를 마시는 장소와 분위기도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는 정공법으로 그러한 욕구와 호기심을 넉넉히 충족시킨다. 미사키는 8년 전 배를 타고 나갔다가 실종된 아버지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간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린 시절 헤어져 소원했던 사이지만, 미사키는 아버지와의 기억을 더듬으며 창고를 개조해 커피숍을 연다. 하나밖에 없는 이웃, 싱글맘 에리코는 미사키와 자신의 아이들이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하며 좀처럼 미사키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십대에 엄마가 된 후, 돈을 벌기 위해 남자들을 상대해온 에리코의 서글픈 삶에는 아이들도 이웃도 자리를 잡을 여유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미사키가 위험에 처해있을 때 우연히 에리코가 도와주게 되면서 두 사람은 한 잔의 커피와 함께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음식을 통한 힐링 영화의 계보를 잇고 있지만, 이 영화에서 커피 자체보다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은 커피와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요다카 커피점’은 미사키와 에리카 가족들의 만남과 치유가 이루어지는 곳으로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주요 공간이자 하나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쓰레기로 가득 차 있던 창고가 빈티지한 느낌이 잘 살아 있는 아늑한 커피숍으로 바뀌면서 시작된다. 로스팅 머신-토마스 기차를 닮은-이 커피를 볶는 장면에서는 커피 향이 느껴지고, 바다의 빛깔과 부러 맞춘 푸른 색의 오브제들과 의상에서는 압둘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라는 영화 제목을 떠올리게 할 만큼 기분 좋은 온기가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인물들 간의 대화에서는 서로를 보듬는 배려와 진솔함이 묻어난다. 이러한 요다카 커피점의 행복한 기운은 다른 공간으로까지 전이되는데, 요다카 커피점과 대비되는 에리카의 집은 갈등과 소통 불능의 공간으로 묘사되면서 극 중반까지 긴장감을 유발시키지만, 미사키와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된 후부터는 가족 간에 웃음꽃이 피어오르고 민박을 해왔던 이전의 기능까지도 되찾게 된다. 정말 ‘세상의 끝’에 서 있다고 느낄 만큼 절박할 때, 커피 향은 물론이요 바다의 물결과 파도 소리,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땅끝 마을에서의 커피 한 잔이 간절해질 것 같다. 5일 개봉. 12세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와우! 과학] 극희귀종 ‘오무라 고래’ 야생서 첫 영상 포착

    [와우! 과학] 극희귀종 ‘오무라 고래’ 야생서 첫 영상 포착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극희귀종인 오무라 고래가 야생에서 처음으로 포착됐다. 최근 야생생물보전협회(Wildlife Conservation Society) 살바토레 케르치오 연구원은 마다가스카르 인근 해안에서 살아있는 오무라 고래의 모습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름조차도 생소한 이 고래는 지난 2003년 처음 일본인 고래학자 오무라 히데오에 의해 발견돼 그의 이름을 따 오무라 고래(Omura whale)라는 이름이 붙었다. 문제는 거의 사람에게 발견된 적이 없는 고래이기 때문에 생태 등 연구된 것도 거의 없다는 점. 이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멸종됐을 가능성도 제기해왔으나 이번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연구에 탄력이 붙게됐다. 살바토레 연구원은 "수년동안 관련 학자들이 조사에 나섰으나 거의 발견된 적이 없어 미스터리한 고래로 남아있었다" 면서 "그 이유는 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살며 특유의 물을 뿜는 모습도 보이지 않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오무라고래는 길이가 약 11m 정도로, 고래종 중 작은 덩치에 속하며 턱주변 색깔이 묘하게 대비된다. 오른편 턱이 흰색으로 보이는 반면 왼쪽은 검정색인 것.  살바토레 연구원은 "야생에서의 생태모습을 담은 첫번째 영상" 이라면서 "오무라 고래는 낮은 수심에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며 사냥 모습, 소리 등을 담아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월에도 오무라고래가 오래만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안타깝게도 죽은 채 호주 해안으로 밀려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상생경영 특집] 두산그룹, 16개국 임직원 1만여명 맞춤형 봉사활동

    [상생경영 특집] 두산그룹, 16개국 임직원 1만여명 맞춤형 봉사활동

    두산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사회 일원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 의무’로 정의하고 ‘이웃과 더불어 삶’을 실천하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두산인 봉사의 날’이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3월과 9월 매년 2회 두산 임직원들은 한날 동시에 한국을 비롯해 미주, 유럽, 중국, 중동 등 세계 각지의 사업장 인근 지역사회와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한다. 지난달 14일에 열렸던 봉사의 날에는 세계 16개국 1만여명의 두산 임직원들이 참여해 200여곳에서 맞춤형 봉사를 진행했다. 이날 한국에서는 아동 교통안전 시설물 설치, 노인시설 등 소외계층 방문 봉사, 헌혈, 도로 보수 지원, 지역 환경 정화 등을 했다. 미국에서는 음식기부(푸드뱅크) 활동과 공공시설 보수 지원, 중국에서는 아동복지시설 방문 봉사와 환경 정화 활동을 펼쳤다. 또 영국과 독일 등에서는 지역 커뮤니티 센터와 복지시설 개·보수 등을 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도 임직원과 함께 ‘아동이 안전한 거리를 만들자’는 구호를 내걸고 ‘옐로 카펫’ 설치 활동에 참여했다. 옐로 카펫은 횡단보도 앞 보도를 노랗게 칠해 안전한 곳에서 아이들이 신호를 기다리게 하고 색 대비를 활용해 운전자에게 아이들이 잘 보이게 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개념이다. 이날 박 회장과 임직원들은 서울 중구청과 중구 내 9개 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와 자율방범대의 도움을 받아 어린이들의 왕래가 잦은 횡단보도 14곳에 옐로 카펫을 설치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펑리위안, 영국에서 패션외교

    펑리위안, 영국에서 패션외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영국을 국빈 방문해 300억 파운드(약 54조원) 규모의 교역 및 투자에 관한 협력에 서명 중인 가운데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패션 외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전직 가수이자 패션 아이콘인 중국의 여왕”이란 영국 데일리메일의 보도가 나올 정도로 높았던 영국 내 기대에 펑 여사는 적극 부응했다. 19일 저녁(현지시간)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할 때 펑리위안 여사는 푸른색 외투를 선택했다. 시 주석은 펑 여사의 외투 색과 같은 짙푸른 색 넥타이의 정장 차림으로 환대를 받았다.  이튿날 런던 버킹엄궁 근처 호스 가즈 퍼레이드 환영식에서 펑 여사는 흰색 투피스 자태를 뽐냈다. 이어 시 주석이 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의 로열 갤러리에서 상하원 연설 할 때 펑 여사는 중국 전통문양을 새긴 진회색 코트를 입고 경청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주재한 국빈만찬에서 펑 여사의 선택은 발등을 덮을만큼 긴, 윤기나는 남색 드레스였다. 흰색 옷을 입은 여왕, 중국을 연상시키는 붉은 색 드레스의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빈과 대비를 이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해외여행 | [Surprising China] 간쑤성- 실크로드의 숨결이 흐르는 간쑤성 甘肃省

    해외여행 | [Surprising China] 간쑤성- 실크로드의 숨결이 흐르는 간쑤성 甘肃省

    거친 모래 바람 속에서 힘겹게 걸음을 내딛는 대상隊商을 상상해 본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사막을 지나 눈앞에 오아시스가 나타났을 때, 그 마음은 어땠을까. 그들은 목을 축이고 절벽에 작은 구멍을 내어 그 안에 불상을 모신 다음 머리를 숙였다. 목적지까지 잘 보살펴 달라고 기도했다. 간쑤성 (감숙성, 甘肅省) 여행은 타임머신을 타고 실크로드의 모험가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동과 서를 이어 준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감동을 느끼러 가는 길이다. 황허가 품은 도시 란저우 간쑤성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마타페이옌마답비연, 馬踏飛燕상이다. 피 같은 땀을 흘리며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는 천하제일마 마타페이옌. 하늘을 나는 제비를 밟고 달릴 정도로 빠르다는 한무제의 한혈마를 생각하며 간쑤성 여행을 시작한다. 간쑤성에는 실크로드의 대표 관광지인 모까오쿠 (막고굴, 莫高窟)와 바람이 불면 노래를 부른다는 모래산 밍샤산 (명사산, 鳴沙山), 만리장성의 서쪽 끝인 자위관 (가욕관, 嘉峪關)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치차이산 (칠채산, 七彩山)이 있는 장예 (장액, 张掖) 곽거병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주취안 (주천, 酒泉),마이지산 (맥적산, 麥積山)이 있는 톈수이 (천수, 天水)까지 자연과 역사, 문화적 가치가 있는 스폿들이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간쑤성 여행은 성도인 란저우에서 시작한다. 1,400여 년의 역사를 품은 란저우는 서북지방 최대의 공업도시이며 교통의 요지로 베이징과 바오터우, 시닝, 우루무치, 시안과 철도로 연결되어 있다. 도시 한가운데로 ‘어머니의 젖줄’ 황허 (황하, 黄河)가 유유히 흐르고 있는데 란저우 시민들과 여행자들은 시내에 있는 물레방아 공원에서 한가롭게 산책을 하며 황허를 만난다. 황허에서 볼 수 있는 란저우의 명물 중 하나는 양피화즈 (양피벌자, 羊皮筏子). 양피화즈는 양가죽에 바람을 넣어 만든 전통적인 뗏목으로 과거 황허를 건너는 데 중요한 운송수단이었다. 본격적인 실크로드 여행을 떠나기 전에 꼭 들러 봐야 하는 곳이 란저우의 간쑤성 박물관이다.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박물관으로 실크로드 교류사를 보여 주는 유물들이 35만점 이상 전시되어 있다. 실크로드의 상징인 마타페이옌의 진품도 볼 수 있다. 박물관을 돌아본 후에는 한무제 때 곽거병 장군이 갈증에 시달리는 병사를 위해 채찍을 들어 다섯 개의 샘이 솟게 했다는 우취안산 (오천산, 五泉山)과 란저우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바이타스 (백탑사, 百塔寺)공원을 들러 보는 것도 좋다. 란저우에 왔다면 니우로우미엔 (우육면, 牛肉面)을 꼭 맛보자. 중국 다른 지방에 가도 ‘란저우 니우로우미엔’을 내놓는 음식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국물은 매콤하고 고기가 푸짐하게 올라가 있다. 쫄깃한 면발도 잊지 못할 식감을 안겨 준다. 절벽의 불상들, 톈수이의 마이지산 석굴 란저우와 시안 사이에는 중국 최초 통일국가인 진나라의 역사가 시작된 도시 톈수이 (천수, 天水)가 있다. ‘하늘의 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톈수이에는 윈깡스쿠 (운강석굴, 雲崗石窟), 롱먼스쿠 (용문석굴, 龍門石窟), 둔황스쿠 (돈황석굴, 敦煌石窟)와 함께 중국 4대 석굴로 불리는 마이지산 석굴이 있다. 마이지산 숲을 따라 가면, 여러 개의 구멍이 뚫린 거대한 석굴이 눈에 들어오는데 멀리서 보면 보릿단을 쌓아 놓은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마이지 (맥적, 麥積)라는 이름이 붙었다. 미로처럼 연결된 굴 안에 7,200여 개의 불상이 남아 있다.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만들 수 있었을까. 감탄사 없이 한걸음도 지나기 힘들었다. 실크로드 길은 시안에서 시작해 톈수이, 란저우를 거쳐 장예로 이어진다. 하염없이 달리고 달려도 풍경 하나 바뀌지 않는 길이다. 바로 허시훼이랑 (하서회랑, 河西回廊)이다. 허시의 ‘허’는 황허를 의미하고 ‘시’는 황허의 서쪽지역을 말한다. 황허 서쪽의 좁고 긴 길인 허시훼이랑은 전략적 요충지로 언제나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허시훼이랑을 지키기 위해 한나라 때는 만리장성의 서쪽경계인 자위관을 만들었다. 몇 시간 동안 풍경 하나 변하지 않는 길이지만 역사를 떠올리면 그 길 위에 흥미진진했던 이야기들이 마구 피어 오른다. 치차이산의 장예와 곽거병의 일화가 있는 주취안 란저우에서 허시훼이랑을 따라 510km 달리면, 마르코폴로가 1년간 머물렀던 장예가 나타난다. 장예에는 신비로운 색을 뿜어내는 놀라운 산이 있는데 ‘장예단하국가지질공원 张掖丹霞國家地質公園’으로 불리는 치차이산이다. 빨간색과 노란색이 섞여 오묘한 빛을 내는 산들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전체 네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구역마다 맛이 다르다. 비가 오면 색이 진해져 더욱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 준다. 대불사에 있는 와불상도 유명하다. 흙으로 빚어 금빛을 칠한 석가모니열반상은 중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다. 와불상 주위로는 10대 제자와 18나한상이 늘어서 있고 벽에는 ‘서유기’와 ‘산해경’의 내용이 그려져 있다. 치차이산에서의 감동을 안고 서쪽으로 달리면 주취안이라는 도시가 나타난다. 주취안이라는 이름은 주취안이라는 작은 샘에서 나왔다. 한무제 때로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간다. 한무제가 전쟁에 승리한 곽거병 장군에게 승리의 선물로 술을 한 병 내렸다. 곽거병 장군은 이 술을 혼자 마실 수 없다며, 앞에 있는 샘에 술을 부어 부하들과 함께 마셨다. 그런 이유로 샘의 이름은 주취안이 되었고, 곽거병 장군이 술을 부은 샘이 있는 곳이라 하여 이 도시의 이름도 주취안이 되었다. 주취안에서 서쪽으로 더 달리면 만리장성의 서쪽 끝 자위관이 나타난다. 자위관은 서역의 침입에 대비해서 1372년 명나라 때 만든 성으로 높이 10m, 둘레 733m에 달한다. 자위관에는 적의 동태를 살피는 3개의 망루가 있으며 박물관에서는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실크로드의 꽃 둔황 간쑤성의 성도는 란저우지만 간쑤성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는 둔황이다. 과거 실크로드의 풍부한 문화유산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수많은 문화유산 중에서도 백미는 모까오쿠다. 모까오쿠는 불안한 대상들이 마음을 위로하고 안녕을 빌기 위해 만든 석굴로 사람들은 1,000년 동안 무려 1.7km에 달하는 절벽에 735개의 석굴을 만들었다. 하나의 석굴은 하나의 절이다. 각 석굴마다 부처님을 모시고 있고 벽화도 그려져 있다. 모까오쿠는 16국 시대인 366년 처음 생겼다. 낙준이라는 승려가 석산 위에 나타난 부처의 상을 보고 만든 것이 시작이다. 이후 14세기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 수많은 승려와 조각가가 석굴을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까맣게 변한 것도 있고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오묘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옥색이나 자주색, 노란색 등 여러 색이 석굴 안을 아름답게 밝히고 있다. 수많은 석굴 중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17호 굴이 가장 중요한 석굴이다. 고대 불교경전이 쌓여 있어 ‘장경동’이라고도 불린다. 17호 굴 다음에는 61호 굴을 봐야 한다. 이 굴에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 실사 지도로 꼽히는 오대산지도라는 벽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지도에서 신라 고승의 사리탑으로 추정되는 탑이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남아 있는 석굴은 수백개에 이르지만 관람객들이 볼 수 있는 석굴은 몇 개 되지 않는다. 미리 예약을 하면 가이드와 함께 1시간 동안 10여 개 정도의 석굴을 돌아보게 된다. 바람 따라 모래가 노래하는 밍샤산 둔황에서 5km 위치에 바람이 불면 모래가 노래를 한다는 밍샤산이 있다. 높이 1,600m에 동서로 40km, 남북으로 20km나 이어져 있는 모래산이다. 밍샤산에 가면 사막을 가르는 낙타의 행렬이 눈앞에 펼쳐진다. 밍샤산에는 초승달 모양의 작은 오아시스인 웨야취안 (월아천, 月牙泉)이 있다. 사람들은 대낮에 초승달을 보기 위해 사막을 오른다. 곱고 부드러운 모래에 발이 푹푹 빠진다. 모래산에 올라 뒤돌아보면 황홀한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웨야취안은 오랜 세월 사막의 나그네들에게 생명수를 제공해 주었다. 연간강수량 39mm에 증발량이 2,800mm. 모래산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수천년간 마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신비롭기만 하다. 단오날이 되면 액을 막기 위해 밍샤산 정상에서 웨야취안까지 미끄럼을 타곤 했다고 한다. 해가 질 무렵 밍샤산의 모래언덕에 앉아 웨야취안을 내려다보면, 이곳이 선계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힘들었던 시간들이 영사기 필름 돌아가듯 돌아가고 가슴 속 깊은 곳에 있었던 이야기들이 하나 둘 터져 나오려고 한다. 톈수이에서 시작해 란저우, 장예, 주취안, 둔황을 통해 새로운 길로 떠나는 이들을 생각하며,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돌아본다. 단순히 자연풍광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과거를 통해 오늘을 돌아보게 하는 것, 간쑤성 여행이 다른 여행과 다른 점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채지형 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트래비CB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travel info Gansu Airline 간쑤성 여행은 란저우에서 시작해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 여행하는 방법과 둔황에서 시작해 란저우 방향으로 여행하는 방법이 있다. 이때는 인천-우루무치 구간을 오가는 대한항공 등을 이용한 후, 우루무치에서 둔황으로 이동하면 된다. 인천에서 우루무치까지는 약 5시간 소요된다. TIP 시차 | 베이징과 동일하게 서울보다 1시간 늦다. 그러나 서쪽에 위치해 있어 여름에는 밤 10시가 되어야 해가 진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둔황의 경우, 행정구역은 간쑤성이지만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가까워 신장 타임을 기억해야 한다. 은행과 우체국 등은 베이징 시간을 따르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베이징 시간보다 2시간 늦은 신장타임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주의사항 | 건조하기 때문에 물을 잘 챙겨 마셔야 하며 수분크림과 미스트를 준비해 가면 도움이 된다. 선글라스와 모자는 필수.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여름에 가더라도 얇은 가디건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activity 밍샤산에서 낙타 타기 밍샤산에는 모래언덕 내려오기와 낙타 타기를 즐길 수 있다. 이른 아침 낙타에 올라 밍샤산을 돌아보는 기분은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즐거움을 안겨 준다. 나무토막을 들고 모래언덕 위에 올라가 모래를 타고 시원하게 내려오는 액티비티도 도전해 보자. 쉽고 재미있다. 대신 온몸에 모래가 잔뜩 묻으니 중요한 디지털기기는 비닐로 싸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둔황 야시장도 놓치지 마세요 둔황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해주는 것은 둔황 야시장이다. 과일과 견과류, 각종 기념품과 먹거리가 넘친다. 함께 여행하는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밤을 즐기기 좋다. 양꼬치가 특히 인기다. 원하는 부위를 고르면 즉석에서 구워 준다. 꼭 맛봐야 할 것이 하미과. 멜론처럼 생겼는데 겉은 노랗다. 둔황에서 세상에서 가장 달달한 메론을 맛보게 될 것이다. 기념품으로는 밤에도 보이는 야광술잔과 실크로드의 아이콘인 낙타인형. 한 땀 한 땀 손으로 파 낸 목판 장식품도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DMZ 접경지 철원 동송 예술가들이 접수하다

    DMZ 접경지 철원 동송 예술가들이 접수하다

    강원도 철원군 동송(東松)은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에서 약 10㎞, 민간인통제선에서 약 5㎞ 거리에 위치한 상업 중심지역이다. 주민들과 외출나온 전방 군인들의 평범한 일상이 존재하는 공간은 얼핏 보기엔 긴장 상황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곳곳에 냉전 이데올로기의 잔재가 살아 있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힘이 얽혀 ‘느슨한 긴장감’이 있는 동송을 예술가들이 접수했다. DMZ와 그 접경지역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리얼 디엠지프로젝트’는 네 번째를 맞는 올해 ‘동송세월’(同送歲月)이라는 제목으로 현장 예술축제를 열고 있다. 동송은 1914년 동송면이라는 호칭이 생긴 이후 1945년 해방과 함께 북한의 영토에 속했다가 1953년 한국전쟁 정전 후 다시 남한에 수복되어 오늘까지 이어진다. 미술가, 건축가, 시인, 문화기획자 등으로 구성된 참여작가 49명은 동송의 장소적 정체성을 활용한 회화, 사진, 조각, 설치, 글쓰기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작업들을 시내 곳곳에서 선보이고 있다. 금학로에 있는 커피숍 앞에 작은 꽃밭이 있다. 천일홍, 채송화, 메리골드 등 일년생 화초들은 전방 군인들의 군화에 묻은 흙에서 찾아낸 씨앗을 키운 식물치료 작가 김이박의 작품 ‘이사하는 정원-DMZ’다. 작가는 “동송에서 군인들이 자주 가는 식당, 노래방 등의 발판에서 두 달 넘게 흙을 채집해 씨앗을 찾고 서울의 작업실에서 키워 이곳에서 전시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는 민통선 안팎을 식물들이 군화에 묻어서 자유롭게 드나든다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강현아는 이평로 86 텃밭을 활용해 ‘동송 DMZ 생태관광’ 코너를 만들었다. 인간의 손이 타지 않는 DMZ 안에 기이한 생태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는 발상에서 시작된 작업으로 담벼락에 작가의 상상력으로 지어낸 동식물의 드로잉을 붙여 놓고 망원경으로 감상하도록 했다. 대인지뢰 사고에 대비한 ‘발목보호 검독수리’, 혹독한 추위를 견디려는 ‘방한털 산양노루’, 야간 매복 훈련에 참여하는 ‘소등반딧불이’, 변종 물고기인 ‘탄피 물고기’, 철책을 따라 다니는 ‘삼팔따라쥐’, 감시초소에 서식하다 보니 고개가 북을 향하게 된 ‘북향 금강초롱꽃’ 등은 모두 비무장생이다. 철원 감리교회에서는 조영주의 영상물 ‘DMG-비무장 여신들’을 볼 수 있다. 철원 안보관광 해설사로 일하는 7명의 여성들이 흰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DMZ 내 군사시설에서 공습경보 사이렌과 새소리에 맞춰 고요하게 춤을 춘다. 도시에서는 존재감을 잃어버린 공중전화가 동송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통신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점에 착안해 이재호 작가는 길거리의 공중전화를 비닐포장재로 덮은 ‘위장-공중전화’를 선보였다. 철원경찰서 관전치안센터 앞에도 작품이 있다. 시멘트를 백두산 모양으로 쌓아 놓고 백두산 천지의 사진을 재촬영한 이미지를 병치시킨 권용주의 ‘우리 정상에서 만나요’다. 통신기기점 쇼윈도에는 DMZ와 관련된 웹상의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강신대 작가의 ‘#DMZ’가 선보인다. 철원 동송의 첫인상과도 같은 동송 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유목연이 ‘통일국수’를 말아 주고 건축가 김동세와 설치미술가 정소영이 일시적인 사적 공안 ‘터미널: 가깝고도 먼’을 설치했다. 동송농협지하에서는 프랑스 작가 알랭 드클레르크가 PC방에서 전투게임을 하는 병사들의 모습과 소이산의 참호, 스위스의 지하 벙커를 이용한 영상 작품 ‘헤드쿼터’, 최진욱의 노동당사 회화작품, 최대진이 안보관광지에서 본 시설들을 찰흙으로 만들어 재구성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전방에 근무하는 군인들의 심정을 다독이려는 작가들의 마음도 엿보인다. 진희웅은 제분소 벽면에 네온으로 ‘정말 다 괜찮을 거야’라는 작품을 설치했다. 조혜진은 손뜨개로 만든 화환을 희망포토스튜디오에 설치해 놓고 군인들과 가족들이 활용하도록 했다. 금학로의 성심약국에서는 군인들의 마음병을 치유할 수 있도록 정원연 작가가 약초와 천연꿀로 만든 ‘군심환’을 구할 수 있다. 전쟁을 책으로 배운 세대인 작가들이 한반도의 분단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은 저마다 독특하고 흥미롭다. 주민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지역에서 50년째 군장비와 패치를 판매해 온 류선규(72)씨는 “일반인들이 멀고 위험하게 느끼는 전방을 예술적인 시각에서 보고 알리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기획자 김선정 예술감독은 “지난해까지 민통선 안쪽에서 행사를 가졌지만 올해는 프로젝트가 지역사회에 좀더 친밀하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참여자들이 지역민들의 일상공간으로 들어갔다. 개별작업과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지역 공동체와의 소통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붉은 색 전시 입간판을 세우고 전시설명문을 붙여 놓았지만 자칫하면 놓칠 수도 있고 워낙 작품이 많아서 운동화끈을 단단히 조이고 나서야 한다. 동송 전시는 오는 23일까지 이어지고 29일부터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재구성해 선보인다. (02)739-7098. 글 사진 철원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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