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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학년도 새 대입안] 대학 “내신 불신 여전” 부정적

    [2008학년도 새 대입안] 대학 “내신 불신 여전” 부정적

    교육부의 대입개선안 확정 발표로 대학측이 고민에 빠졌다. 조금이라도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변별력 확보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야 할지 뚜렷한 해법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각 대학이 내신의 신뢰도를 이유로 새 대입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어떻게 학생을 뽑나.” 각 대학은 내신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피력하며 구체적인 전형 방법을 어떻게 개발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대는 학생·학부모가 혼란을 겪지 않도록 빠른 시일안에 전형 방법을 발표한다는 방침이지만, 내부 논의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완진 입학관리본부장은 “학생, 학부모가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 ‘서울대는 어떻게 학생을 뽑을 계획인가.’라는 점이다.”면서 “아직 확정된 것은 하나도 없고 매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내신의 신뢰성만 확보된다면, 좋은 학생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김 본부장은 이어 “수능 등급제는 수능의 자격시험화로 획기적인 변화”라면서도 “내신의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고교와 교육부가 강구할 차례”라고 지적했다. 고려대 이정석 입학관리팀장은 “학생부 비중이 늘어나 내신부풀리기로 인한 신뢰도 저하를 막을 수 없다.”면서 “지금까지는 수능을 통해 확인했는데 수능마저 등급화로 변해 학생 선발에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연세대 백윤수 입학관리처장은 “변별력을 어떻게 강화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수능 1등급 % 비중을 높이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이화여대 박동숙 입학관리처장은 “내신과 논술, 심층면접을 위주로 뽑는 것인데 아직까지 뭐가 나을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면접·논술 강화등 다양한 방안 모색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자체 면접과 논술 강화 등 변별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관리처장은 “2008년도 입시의 형태는 고등학교에서 내신을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논술과 심층면접을 활용해 인문대, 사회대, 경상대, 자연대 등의 분야별 논술 유형을 다양하게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외대 김종덕 입학처장은 “대학에 자율권을 부여해 본고사 형태의 시험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금세 허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교육부가 너무 통제하면 언젠가는 폭발할까 걱정”이라며 본고사 허용 등을 거듭 주장했다. 김효섭 이효용기자 newworld@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WTA투어 우승으로 돌아온 ‘코트의 연인’ 전미라

    [스포츠 라운지] WTA투어 우승으로 돌아온 ‘코트의 연인’ 전미라

    러시아의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 열풍이 한반도를 강타한 지난 3일 서울 올림픽테니스코트에서 열린 한솔코리아오픈의 또 다른 관심은 전미라(26·삼성증권)의 재기 여부에 쏠렸다. 소속팀 후배 조윤정(24)과 짝을 이룬 전미라는 타이완의 정 추안 치아-수 웨이 조와 마지막 세트 마지막 순간까지 듀스를 거듭한 끝에 이겨 한국 여자선수로는 첫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우승컵을 안았다. 기자회견장에서 전미라는 “얼마만의 인터뷰인지 모르겠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5년은 족히 넘었을 시간. 그 긴 시간 동안 전미라는 극히 소수를 제외한 이들에겐 거의 잊혀진 존재였다. ●너무 일찍 핀‘코트의 신데렐라’ 전미라의 라켓 인생은 10세때 시작됐다. 군산 문화초등학교 3년때 테니스부를 지나다 코트에 널린 수백개의 노랑색 테니스공이 너무 예뻤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 팀에 들어간 전미라는 학년이 바뀔 때마다 재능을 발했다. 영광여중 2년때부터 국제무대를 밟기 시작한 그가 ‘코트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것은 영광여고 1년때인 1993년. 와일드카드로 나선 국제테니스연맹(ITF) 서킷 1차대회에서 쟁쟁한 실업 선배들을 제치고 4강에 든 데 이어 2차대회에서 우승, 국내 테니스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년 뒤 처음 밟은 메이저대회인 윔블던 주니어부에서는 결승까지 오르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비록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에 져 준우승에 머물렀고, 이듬해 같은 대회에서 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에 져 8강에 그쳤지만 분명히 한국 여자테니스를 이끌 기대주로 우뚝 서 있었다. 현재 전성기를 맞고 있는 아멜리 모레스모(프랑스)와 ‘복식 전문가’ 카라 블랙(미국) 등도 당시 전미라와 주니어부 코트를 휘젓던 선수들. 그러나 이후 이들이 탄탄대로를 걷는 동안 제자리였다. 팬과 언론의 지나친 기대와 국내팀 입단 파문까지 어깨를 짓눌렀다. 신데렐라이긴 했지만 화려한 드레스를 벗어야 할 시간은 너무 빨리 찾아왔다. ●예선결승서 3번 실패한 윔블던 본선무대 라켓을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지금까지 딱 한번 했다. 실제로 1년동안 코트를 떠나기도 했다.‘윔블던 주니어 동기’들이 투어 무대에서 경쟁력을 쌓으며 ‘싸움닭’으로 커가는 동안 그는 단 한 명의 코치와 지루하게 공을 치고 받으며 ‘집닭’ 신세에 머물러야 했기 때문. 1998년말 은퇴를 선언한 뒤 꺾인 듯했던 라켓을 다시 손에 쥐어준 이는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 주 감독은 어린 전미라를 ‘재목’으로 낙점하고 물밑 지원을 해준 사람이다. 국내팀 입단 당시 본심과는 달리 은사에게 등을 돌린 전미라는 “떠나더라도 미안한 마음은 털고 떠나라.”는 주 감독의 말에 코트로 복귀했다.1년만.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련 때문이기도 했다. 전미라가 지금까지 메이저대회 단식 본선에 오른 것은 단 한 차례.2002년 US오픈을 제외하곤 예선에서 번번이 쓴 잔을 들었다. 특히 그토록 갈망하던 윔블던 본선 코트는 예선 결승에 세 차례나 선 전미라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윔블던코트에 대한 그의 욕망은 지금도 변함없다. 마치 어린 시절 자신을 사로잡은 노랗고 예쁜 테니스공처럼 윔블던의 파란 잔디는 지금 27살을 앞둔 그를 여전히 유혹한다. 전미라는 얼굴만큼 성격도 시원하다.“성적 안좋으면 잘라버리겠다.”는 주 감독의 협박(?)에도 주눅드는 기색이 없다. 보통 선수들과는 달리 수많은 관중 앞에서 더욱 펄펄 뛰는 자신감과 당돌함은 그만의 무기다.29일 개막하는 전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던진 한 마디.“전미라 아직 살아 있어요. 이번 대회 목표는 우승이 아니라 한동안 잊혀진 제 모습을 팬들께 되돌려 주는 거랍니다.” 글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전미라는 누구 ●생년월일 1978.2.6 ●출생지 전북 군산 ●학교 군산 영광여중·고, 한국체대 ●체격 174㎝ / 64㎏ ●소속 삼성증권(1999년) ●세계랭킹 176위 ●국제경력 WTA 투어 복식우승 (2004.10 한솔코리아 오픈)·ITF(국제테니스연맹)서킷 단식우승 7회·복식 우승11회·US오픈 본선 1회전(2002.9)·윔블던 여자주니어 준우승(1994.7)
  • ‘박수근 작품’展 유화 볼만

    서양화가 박수근의 고향인 강원도 양구군 양구면(현 양구읍) 정림리 생가터에 자리잡은 양주 군립 박수근미술관.6년간의 준비 끝에 2002년 이 미술관이 개관할 때 미술관이 갖고 있던 박수근 작품은 드로잉 40점과 판화 24점, 동화책·삽화첩 각각 1점이 전부였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소장품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한층 풍성해졌다.‘굴비’‘앉아있는 두 남자’‘빈 수레’ 등 3점의 유화를 비롯해 수채화 ‘그림물감’, 크레파스화 ‘열대어와 병아리와 벌과 새’ 등이 새로 목록에 올라 소장품은 모두 102점으로 늘어났다. 개관 2주년을 맞아 열린 ‘고향으로 돌아온 박수근의 작품들’전에는 70여점의 작품이 전시돼 그의 작품세계를 두루 엿보게 한다. 유화는 모두 1960년대 작품으로 특히 ‘앉아있는 두 남자’와 ‘굴비’에는 박수근 특유의 두꺼운 마티에르 효과가 잘 드러나 있다. 수채화 ‘그림물감’은 지금은 사라진 ‘New Cosmos’표 12색 물감과 붓 두 자루를 단순한 구도로 그린 작품. 이번 전시에는 판화원판과 연하장판화도 공개한다. 박수근은 본격적인 판화가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1958년 창립된 한국판화가협회의 창립회원으로 참여했을 만큼 판화에 애정을 가졌다. 그는 연말이면 자신의 판화를 연하장으로 만들어 지인들에게 보내곤 했다. 전시는 내년 3월31일까지.(033)480-2655.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코리아 콘돔 짱” 佛 르몽드 1면서 극찬

    |파리 연합|한국 콘돔업체가 개발해 시판중인 발기지속용 콘돔 ‘롱 러브’를 소개하는 서울발 기사가 프랑스 권위지 일간 르몽드의 26일자 1면에 실려 눈길을 끌고 있다. 르몽드는 ‘한국, 콘돔 비아그라를 개발하다’란 제하의 기사에서 유니더스가 개발한 ‘콘돔 비아그라’란 별칭으로 불리는 롱 러브는 마취 효과를 내는 겔(gel)이 들어 있어 남성의 사정을 늦춰주고 섹스 지속 시간을 3∼4배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롱 러브로 인해 유니더스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고 소개하고 “당분간 이 분야에서 롱 러브가 세계에서 가장 앞선 제품”이라는 유니더스 김덕성 사장의 말을 전했다. 또 세계 5대 콘돔 제조업체 중 하나인 유니더스는 ‘즐김’과 ‘보호’를 접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콘돔 시장에는 다양한 색, 형태, 향기를 지닌 50여종의 모델이 있지만 롱 러브가 가장 독창적이라고 덧붙였다.
  • ‘5초의 승부’를 잡아라

    ‘5초의 승부’를 잡아라

    기업들의 하반기 채용을 위한 면접이 다음달 중순까지 진행되면서 취업 준비생들의 마음이 바쁘다. 면접의 성패는 짧은 시간 안에 면접관에게 보여지는 이미지, 바로 첫인상. 실제로 최근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국내외기업의 인사담당자 10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80.6%가 지원자의 인상을 채용 기준의 하나로 고려하며, 이 중 18%는 상당히 비중을 두는 것으로 응답했다.73.3%에 달하는 응답자가 인상 때문에 면접에 감점을 준 적이 있을 정도니, 오죽하면 면접을 ‘5초의 결전’이라고 할까. 최고의 컨디션으로 면접에서 자신감을 보일 수 있는 이미지 전략을 세워 보자. ■ 취업 마지막 관문 면접…피부관리·패션 2주전략 ●D-14:관리 돌입 지원자의 피부가 깨끗하지 않으면 게을러 보일 뿐만 아니라 깔끔하지 못한 성격으로 보여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볼과 턱 등에 여드름이 생겼다면 매일매일 이중세안으로 피부에 쌓인 노폐물을 말끔히 제거해야 한다. 엔프라니 ‘화이트제닉 멜라닌 락 스팟케어’, 마몽드 ‘허니 슈가 필링’, 코리아나 ‘자인 생기팩’ 등 색소침착을 막고 각질을 제거해 깨끗한 피부톤을 유지해 주는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도 좋다. 이미지를 좌우하는 하얀 치아를 위해 2주 동안 치아미백을 할 수 있는 ‘클라렌’을 사용하거나, 깔끔한 옷테를 해치는 비듬 제거를 위해 스벤슨코리아가 진행하는 2주 집중관리 ‘이머전시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하고 깔끔한 머리관리를 하는 것도 좋다.(1588-4247) ●D-7:트러블 관리 면접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 마음이 초조해져 피부가 급격히 건조해지고 트러블이 생기기 쉽다. 부분적인 손질이 중요한 시기. 수면 부족으로 생기는 눈 밑 그늘은 표정을 어둡게 하므로 반드시 손질해 주어야 한다. 엔프라니의 ‘페어웰 링클 비주얼 리페어·아이 포커스 패치’나 DHC ‘눈 전용 시트팩’ 등 간단히 붙이는 제품으로 생기있고 탄력적인 눈관리를 할 수 있다. 대화할 때 가장 많이 시선이 가는 입술도 필수로 관리해야 할 부분. 입이 마르면 입술에 침을 바르는 행동으로 자신감이 없다는 평을 받기 쉽다. 입가에 일어난 하얀 각질도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뉴트로지나 립 모이스춰라이저’,‘니베아 립케어 모이스쳐’,‘바디샵 비타민 E립케어’ 등으로 입술을 촉촉하고 건강하게 관리한다. ●D-3:막판 집중 관리 여성 지원자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다. 들뜨지 않고 자연스러운 면접당일 메이크업을 위해 피부보습을 위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 태평양 라네즈 ‘워터 슬리핑 팩’은 바르고 바로 잘 수 있는 신개념 팩으로 바쁜 지원자에게 권할 만할 제품. 미래파 ‘에센스 마스크’나 애경 ‘포튠 멀티 솔루션 마스크 팩’은 남성이 사용할 만한 제품이다. ●D-1:무리하지 않는 관리 면접 전날에는 평소 사용하던 제품으로 피부에 무리를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이중세안을 한 뒤 화장솜에 화장수를 충분히 적셔 피부결 방향으로 부드럽게 닦아 내거나 얼굴에 올려 놓고 2∼3분 후에 제거해 피부결을 정돈한다. 눈이 붓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화장솜을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한 뒤 자기 전에 눈 위에 2∼3분 올려 놓아 피로를 풀어 준다. ■ 단정·깔끔한 첫 인상 시선 ‘확~’ ●D-데이:옷차림에 승부수 면접용 옷차림의 정답은 깔끔하면서 단정한 차림이다. 여성은 치마나 바지 정장이 가장 무난하다. 무릎 위로 5㎝ 이상 올라가지 않는 치마, 화려한 장식 대신 목 부위가 깔끔하게 처리된 블라우스가 좋다. 베이지색과 회색은 차분하고, 갈색과 남색은 세련돼 보인다. 핸드백, 구두, 스타킹은 옷과 같은 계열로 매치시킨다. 특히 구두는 적당한 높이에 앞이나 뒤트임이 없는 기본형으로 신는다. 남성은 자신의 체형이 어떤지 체크해 어울리면서도 결점을 감추는 정장을 준비한다. 키가 크고 마른 사람은 진한 색상에 각진 어깨선을 강조하는 디자인이 좋다. 너무 헐렁하게 입으면 말라보여 NG. 뚱뚱한 사람은 세로줄 무늬가 있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좁아지는 진한 색의 정장으로 둔한 인상을 감소시킨다. 키가 작고 말랐다면 중간톤의 회색·갈색 계열로 볼륨감 있는 정장이 좋다. 화장은 분위기에 맞게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포인트. 자신의 피부보다 약간 밝은 톤으로 연출하고 중간톤의 입술색상으로 차분하면서 이지적인 이미지를 표현한다. 남성은 남성용 컬러로션으로 피부결을 부드럽게 연출한다. 앞머리가 눈을 가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긴머리는 깔끔하게 묶어 깨끗한 인상을 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영화속 수능잡기]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Honesty is the best policy.’(솔직한 것이 최선의 정책)라는 외국 속담이 있다. 솔직함의 미덕이야 백 번을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마음에 담고 있는 것을 모두 쏟아내는 것이 ‘솔직’이라면 이건 좀 곤란하다. 우리의 내면에는 순진함만이 거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파하는 마음, 나를 앞질러 가는 사람이 넘어지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마음, 타인을 내 욕망의 대상으로 삼고 싶은 마음…. 그대로 표출되면 문제가 될 것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그런 마음을 여과없이 드러낸다는 것, 내 욕망의 원칙대로 살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좀 위험한 발상이다. 물론 혼자 사는 세상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세상에는 내가 아닌 타인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나의 자유는 아무래도 타인의 자유가 시작되는 곳에서 끝날 수밖에 없다.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장편 ‘진주 귀고리 소녀’를 영화화한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16세 소녀 그리트는 아버지가 시력을 잃자 화가 베르메르의 집에 하녀로 들어간다. 베르메르는 장모와 아내, 여섯 아이의 가장이다. 그만큼 책임이 무겁다. 베르메르는 색채와 빛 등 회화의 세계를 하나둘 알아보는 그리트의 재능을 알아보고 색을 보는 법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말없는 교감(交感)을 한다. 교감이란 마음의 주고받음이다. 너와 하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의 주고받음을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살짝 벌어진 입술이 무척 관능적인 이 소녀를 화가인 베르메르는 욕망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가벼운 포옹도, 입맞춤도 없다. 베르메르는 그녀에게 어떤 사랑도 고백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관객들조차 저들이 정말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의심이 간다. 모든 욕망은 즉각적인 실현을 꿈꾼다. 그러나 세상에는 나의 욕망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잡아먹는 자, 즉 포식자의 욕망의 반대쪽에는 잡혀먹히는 자, 즉 피식자의 욕망이 있다. 그 욕망은 서로 충돌한다. 충돌하는 곳에는 반드시 다툼이 있다. 동물의 세계에서 다툼은 힘센 자에 의해 평정된다. 힘센 자의 욕망만이 최후에 승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문명의 세계에서는 다르다.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 문명의 세계다. 문명이 없는 곳에 예술도 없다. 예술은 욕망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세계다. 자신의 속을 뒤집어 보이며 내 마음은 현재 이런 상태야, 라고 말하는 데에는 아무런 기교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나의 ‘꾸밈없는’ 내면을 바라보는 자는 몹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타인의 불쾌감을 고려하여 나는 내 욕망을 포장하고 꾸민다. 그러나 포장과 꾸밈 속에는 여전히 나의 욕망이 들어 있다. 단지 그것은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영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화가 베르메르의 욕망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예술가는 욕망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숨긴다. 그것은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겠다는 예술가의 고려다. 그것은 나의 욕망만이 보상받아야 할 최우선의 것은 아니라는 겸손의 표현이기도 하다. 나는 내 욕망을 보여주고 말할 권리가 있지만 당신에겐 그것을 보고 싶지 않고 언급하고 싶지 않은 욕망이 있다. 통속적인 예술가들은 이 사실을 곧잘 잊어버린다. 피터 웨버 감독, 스칼렛 요한슨·콜린퍼스·톰윌킨슨 주연.2004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수도이전 위헌 파장] “땅값 폭락하나” 충청권 부동산시장 패닉

    [수도이전 위헌 파장] “땅값 폭락하나” 충청권 부동산시장 패닉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의 위헌결정 파장이 산업계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올 연말부터 충청권에서 아파트를 본격 분양하려던 건설업체들은 예상치 못한 악재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연말까지 충청권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무려 1만 5000가구에 이른다. 특히 충청권에 아파트 사업지를 사두었던 건설업체는 손실이 불가피해졌다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또 행정수도 이전을 겨냥해 충청권으로 공장을 이전하려던 업체들은 한숨을 짓는 반면 서울·수도권에서 아파트 분양 계획을 갖고 있는 업체들은 중장기적으로 호재라며 반색하고 있다. ●분양 앞둔 주택업체 울상 위헌 결정으로 가장 타격을 받은 업종은 건설업계. 건설경기 연착륙 수단 가운데 하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이 연구결과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건설투자 효과는 41조원에 달할 것으로 밝혔었다. 건설업계가 무엇보다 우려하는 것은 충청권 아파트 분양의 어려움이다. 올 연말부터 대전, 충남, 충북 등 충청권에서 1만 5000여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하려던 21개 건설업체는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호재 덕을 기대했지만 이제는 이를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오는 12월 충남 계룡시에서 1038가구의 아파트 분양 계획을 세웠던 포스코건설은 이번 위헌 결정으로 분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지역내 자체수요가 있기는 하지만 행정수도 위헌판결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대책을 숙의 중”이라고 말했다. ●손익계산 분주한 산업계 건설업계와 달리 제조업계는 위헌 결정이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주히 손익계산을 하고 있다. 타격이 예상되는 기업은 충청권으로 공장을 이전했거나 이전을 고려중인 업체다. 서울·수도권에서 충청권으로 공장 이전을 위해 지난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지방이전기업 지원자금(총 2068억원)을 받은 업체는 14곳으로 이 가운데 12곳이 충청권을 이전지로 낙점한 상태다. 안양의 유유와 부천의 쉐프네커풍정, 시흥의 포커스전자는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로 입주했거나 입주를 준비 중이다. 화성의 세화피앤씨와 서울의 한우티앤씨도 충북 진천으로 사업장을 옮기기로 했지만 행정편의 등 반사이익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부동산 시장, 충청권 공황-수도권 희색 신행정수도이전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충청권 부동산 시장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투자자들은 땅값을 날리게 됐다며 헌재 결정을 믿으려 들지 않고 있다. 투자자 이명희씨는 “정부 발표만 믿고 모든 재산을 쏟아부었는데 머리를 둔기로 얻어맞은 기분”이라며 망연자실해했다. 이씨는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뒤늦게 투자했다가 날벼락을 맞았다.”면서 “누가 보상해주는 것이냐.”고 물었다. 아직 잔금을 치르지 않은 매수인들은 부동산 계약을 당장 해지하기 위해 땅주인을 찾아 헤매고 있다. 충남 연기군 금남면 영티리 땅 900평을 2억원에 사기로 하고 계약금 2000만원을 건넨 투자자는 “계약금을 날릴 각오가 됐다.”면서 “하루종일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땅주인을 찾아다녔다.”고 밝혔다. 부동산중개업소에는 해약 여부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행정수도 이전 호재를 안고 지난해 초부터 급등한 충청권 땅값은 폭락, 이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전 아파트 시장과 천안, 아산, 오송, 오창 등 주변 지역 땅값·집값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행정수도 이전이 무산되면 서울·수도권은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의 수도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진 데다 충청권 부동자금이 수도권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에서 22일 모델하우스를 열 예정인 S사에는 이날 위헌 결정이 나자 분양계획을 묻는 전화가 수요자와 중개업소 등으로부터 많이 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대표는 “서울·수도권에 반사이익이 기대되지만 집값 급등보다는 심리적으로 하락세를 둔화시키는 정도일 것”이라며 “신규분양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찬희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건반위로 神들의 산책

    건반위로 神들의 산책

    ‘광기의 예술혼’ 데이비드 헬프갓,‘건반 위의 철학자’ 러셀 셔먼,‘탐구정신의 소유자’ 엠마누엘 액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들이 잇따라 내한 공연을 갖는다. 가을의 스산함을 아름다운 건반의 향기로 감싸안을 거장들의 3인3색 무대에 귀를 기울여보자. ●데이비드 헬프갓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연주로 1969년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보기 드물게 스승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고, 그 뒤 정신분열증으로 쓰러져 10년동안 세상으로부터 잊혀진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 영화 ‘샤인’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가 7년만에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호주 멜버른 태생으로 시릴 스미스로부터 사사한 헬프갓은 84년 재기에 성공했다. 이번 무대에서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을 비롯해 라흐마니노프와 멘델스존 등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친숙한 명곡과 ‘샤인’의 배경음악인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등을 연주한다.23일 오후 7시30분,24일 오후 5시.3만∼7만원.(02)543-3482. ●러셀 셔먼 부인인 피아니스트 변화경과 함께 명문 음대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 재직하면서 한국인 제자를 많이 길러낸 러셀 셔먼. 한국과 인연이 깊은 피아니스트인 그가 4년만에 한국을 찾는다. 백혜선, 박수진, 이방숙, 이미혜 등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가 모두 셔먼의 제자들. 뉴욕 태생인 셔먼은 부조니와 쇤베르크의 제자였던 에드워드 슈토이에르만을 사사했고, 인류학을 전공해 ‘건반 위 철학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베토벤 소나타와 협주곡 전곡을 녹음했으며, 베토벤 소나타 ‘열정’으로 뉴욕타임스 10대 음반에 선정되기도 했다. 연주테크닉에 대한 조언부터 연주가 인간 내면에 일으키는 정서적 반응까지 담은 책 ‘Piano Pieces’(1996)는 곧 국내에서 출간될 예정. 이번 내한 무대는 베토벤, 드뷔시, 바르톡, 리스트의 작품들로 꾸며진다.21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24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8일 오후 7시30분 대구 동구 문화체육회관.3만∼7만원.(02)541-6234. ●엠마누엘 액스 아이작 스턴(바이올린), 요요마(첼로)와 함께 소니 클래식의 대표적 아티스트인 엠마누엘 액스가 29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년만의 내한무대를 갖는다. 액스는 김영욱, 요요마와 함께 ‘액스-김-마 트리오’로 활동했고, 요요마와 함께 녹음한 음반으로 그래미상을 세차례나 수상했다.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수록한 앨범으로 올해 초에도 그래미상 최우수 기악 솔로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폴란드 태생인 그는 74년 아르투르루빈슈타인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해, 고전과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레퍼토리를 구축해왔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베토벤의 초기 소나타 두 곡과 쇼팽의 발라드 전곡을 연주한다.2만∼9만원.(02)720-6633.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산 산 산] 연천-­철원 고대산

    [산 산 산] 연천-­철원 고대산

    고대산은 경원선 철도가 휴전선에 막혀 더 이상 달리지 못하고 멈추는 곳인 우리나라 최북단에 았는 산으로 연천군과 철원군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출입이 통제됐던 군사지역으로, 맑은 날 정상에 오르면 북녘 산하는 말할 것도 없고 남측 최전방 지역인 백마고지·노동당사·철원 전망대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산이다. 또한 가을 단풍이 곱기로도 유명하다. 산행은 신탄리역에서 매바위, 표범폭포를 거쳐 정상에 오른 후 삼각봉과 대광봉을 거쳐 A코스로 하산하는 코스를 잡았다. 산행거리는 약 8㎞.4시간이면 충분하다. 신탄리역 철길 건너편에 있는 음식점에서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C코스로 올라 B코스나 A코스로 하산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C코스는 마을로 들어서지 않고 포장도로를 따라간다.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위쪽으로 나무가 우거진 곳에 C코스로 산행기점 안내판이 있다. 붉은 색의 단풍이 우거진 등산로를 따라 10여분을 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능선으로 오르면 B코스와 연결되며, 왼쪽으로 내려서면 C코스이다.B코스로 능선을 오르다 보면 다소 가파른 오르막이 반복된다. 정상 1㎞라는 푯말부터 고대산의 백미이자, 난코스가 시작된다. 폐타이어를 이용해 군인들이 계단을 만들어놓은 것 같은데 ‘깔딱고개’ 중에서도 최고로 힘든 것 같다. 정말 40분이 4시간처럼 느껴졌다. 정상에서 울긋불긋해진 산들과 산명호 저수지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정상엔 헬기장이 설치돼 있고 그 곳에서 10여m 아래 벼랑 위에도 헬기장이 설치돼 있다. 아래쪽 헬기장에 내려가니 정상보다 이 쪽의 조망이 더 훌륭하다. 철원평야 쪽을 내려다보면 아스라이 먼 산과 철원평야의 희미한 모습들만이 보일 뿐이지만 반대편인 이 쪽에서는 가까운 산들의 뚜렷한 능선과 웅장한 산세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하산은 삼각봉과 대광봉을 돌아보고 A코스로 잡았다. 낙엽 떨어지는 소리, 도토리 구르는 소리를 벗삼아 내려왔다. 산세가 가파르고 험하다. 특히 하산길에 발목을 다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고대산 입장료는 1000원. 교통편은 의정부역에서 매시 20분마다 열차가 출발한다. 신탄리역까지 1시간10분쯤 걸린다. 의정부역(031-872-7788), 신탄리역(031-834-8887). 산행팁:등산로 주변에 먹을거리가 많다. 고대산가든(031-834-4001), 야평손두부식당(834-8297)은 국산콩으로 만든 두부(5000원), 순두부(3000원), 돼지고기 김치두루치기(1만원), 명산식당(834-9219)은 오리 로스구이(2만 5000원) 등이 맛있다. 실전명산 순례 중에서 hss@korea.com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1)양양 동해신묘와 연어잡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1)양양 동해신묘와 연어잡이

    지극히 좁은 곳에서 산과 바다와 강을 두루 만나는 곳을 고르라면, 서슴없이 양양을 꼽을 만하다. 가을빛이 짙어져 설악산 정상에서부터 단풍이 하산을 시작할 무렵이면 솔냄새 자욱한 산중보배(山中寶貝) 송이가 고개를 내밀어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송이는 영물이어서 아무 산에나 나지 않는다. 단풍이 져서 남대천에 잎을 떨구면 동해에는 본격적으로 연어가 올라온다. 계절의 신호는 분명한 것이어서 한 치의 어김이 없다. 송이와 연어가 자연의 순리를 따라서 순회한다면, 남대천변의 동해신묘에는 동해신이 주석하고 있다. 서울에서 정동(正東) 방향인 정동진이 드라마 ‘모래시계’ 때문에 급작스럽게 각광을 받았던데 비해 정작 동해의 중심인 동해신묘(東海神廟)는 아는 이조차 드물다. 역사교육 부재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해신(海神) 포세이돈 신전에는 뜨거운 감동을 표하는 한국인들이 정작 자신의 조상들이 모시던 동해신묘에는 무감각하니 그 얼마나 자괴스러운 일인가. 그렇듯 자신의 것을 챙길 줄 모르니 일본이 동해를 일본해(Japan Sea)로 명명하고 전세계에 홍보하는 일까지 벌어진다는 생각도 든다. ●동해의 문화 상징물 1호 양양 남대천변에 동해신묘의 잔흔이 있다. 건물을 복원하여 명색이나마 구비하여 놓았다. 십여년 전에는 허물어진 터전에 부서진 비석 하나만 달랑 서있던 곳이다. 강원도 양양의 동해신사(東海神祠), 황해도 풍천의 서해신사(西海神祠), 나주(지금의 영암)의 남해신사(南海神祠), 그리고 바다가 없어 해신을 모실 수 없는 북쪽에는 강신(江神)으로 함북 경원의 두만강신사, 평북 의주의 압록강사를 모셨다. 남한에는 동해묘와 남해신사 둘뿐인데, 남해신사는 장소가 불명확한 반면 동해묘는 비석이 남아 있어 터전이 확인이 되는 남한땅의 유일한 곳. 읍치 단위나 개별적으로 용신, 해신 등에 제사지내는 신사 굿당 등은 즐비하지만 국가 제사터는 매우 드물기에 이곳이 더욱 각별하다. 동해의 문화적 상징물 1호는 두 말할 것 없이 바로 양양의 동해신묘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이르길 ‘동해신사’에서 춘추로 제사 지낸다고 하였고,‘여지도서’에는 ‘동해묘’가 정전 6간에 신문 3간, 전사청 2간, 동서재 각 2간 등 대단히 큰 규모였음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일찍이 고려사에도 동해신사가 양주(襄州)에 있다고 하였다. 양주는 오늘날의 양양군이니 동해신묘는 최소한 고려시대의 중사(中祠)로 인정받아 마땅하다. 국가에서는 강향사(降香使)를 보내 국가에서 내린 향으로 제를 올리게 하였다. 향을 사르면서 국가적인 운명을 걸고 동해 용왕에게 신탁의 말을 듣듯 장엄한 제례를 봉행하였다. 해신에게 국태민안과 풍농·풍어를 기원하고, 큰 격변이 있을 때마다 신의 노여움을 달랬다. 경종2년(1722)과 영조28년(1752)에 양양부사 채팽윤과 이성억에 의해 각각 중수되었으며, 정조24년(1800)에 어사 권준과 강원도관찰사 남공철의 주장으로 재차 중수되었다. 중수 당시인 1800년에 남공철이 지은 ‘동해신묘중수기사비’가 지금까지 전해진다. 비문에는 바다와 왕이 동급(海輿王公同位)이라고 하였으며, 만물을 윤택하게 하는 것에 물보다 더함이 없다고 하였다. 담장이 쇠락하고 민가가 제당 가까이 들어차 있어 닭과 개소리가 들리지 않게끔 하여 산천제사를 엄숙하고 공경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서울에서 향과 축을 보내어 제를 모시니, 백성들은 해신 보기를 부모와 같이 한다고도 하였다. 동해신묘에 철퇴가 가해진 것은 일제 통감부 시절인 순종2년(1908년) 12월 26일. 명을 받은 최종락 양양군수가 훼철에 나섰으니, 그가 갑자기 죽은 것은 동해신의 노여움 때문이란 전설도 전해진다. 제사(祭祀)와 건물은 사라졌으나 양양의 민중은 여전히 ‘성전터’라 부르고, 신전 일대의 소나무를 ‘동해금송란’이라 하여 일체 손대지 않았다. 국가제사의 단절과 무관하게 민중의 삶 속에서 장기지속적으로 신성성이 이어졌다는 증거이다. ●신묘 부순 군수 갑자기 숨져 훼철 당시에 동해신묘중수기사비는 동강나 개인집에 보관되어 오다가 근년에 제자리를 찾았다. 동해신묘 폐지는 당연히 동해를 일본해로 바꾸기 위한 일제의 전략이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 동해 명칭이 문제가 되고 있는 작금의 실정에서 동해신묘는 동해를 고유명사를 사용한 국가적 신전의 역사적 증거물로 내세울 만하다. 현재의 동해신묘 앞에는 현대식 콘도들이 곳곳에 들어섰다. 동해신묘 원형 복원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며 파괴되는 현실을 가슴아파 하는 고경재 양양문화원장은 지형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지금 보는 풍경은 전혀 옛모습이 아니지요. 현재 콘도가 들어찬 동해에서 신전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둥글게 에워쌌습니다. 이곳은 개(바닷가)인지라 글자 그대로 모래를 쌓아서 인공으로 조성한 조산에 신전을 세우고 둘레에는 해자처럼 바닷물을 돌게 하였지요. 장관이었습니다.” 지명도 조산동이다. 규장각에 있는 옛지도에서 신묘를 둥글게 굽이도는 바닷물을 확인할 수 있다. 오늘의 양양시내까지도 바닷물이 들어 왔으니 바뀌어도 엄청 바뀌었다. 동해 바닷물이 넘실대는 신묘가 전승되었다면 동해안 최고의 명소가 되었음직하다. 말하자면 국가적 해상신전이었던 셈인데 문화재청에서는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다. 동해신묘에서 굽어보이는 지근거리가 남대천 하구다. 낙산대교에서 바라보면 바다와 강이 만나는 모래톱이 푸른색과 흰색으로 묘한 대조를 이룬다. 모래톱에서 한창 연어를 낚고 있다. 남대천에는 지금 연어떼가 올라오고 있다. 멀리 태평양을 돌고돌아 험난한 여정을 끝내고 돌아오는 연어의 모천회귀는 너무도 많은 이들이 노래한지라 재론이 불필요할 것이다. 올해에도 10월23일부터 어김없이 연어축제가 열려 호기심을 자아낸다. 동해신묘에서 다리를 건너 연어연구의 메카인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의 연어연구센터를 찾았다. 연구센터의 주 임무는 치어방류. 양양 남대천 앞바다는 물론이고 DMZ 남강에까지 방류, 연어를 통한 통일문화 형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연어는 왕연어 홍연어 은연어 곱사연어 시마연어 등 종류도 다양한데, 우리나라에 회유하는 연어는 아시아 전역과 서부 베링해에 분포하는 아시아계군(Chum salmon)이다. 방류된 치어는 북해도를 거쳐 베링해와 북태평양에서 성장한 뒤 회유해 2∼5년 후에 동해안으로 되돌아와 산란한 뒤 생을 마친다. 연구센터에서는 고성의 명파천으로부터 북천 남대천 연곡천과 남해안의 남강 섬진강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에서 어미 포획과 치어 방류사업을 펴고 있다. 이채성 연어연구센터장은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들려준다.“송어와 산천어는 동일종입니다. 하천에만 머무는 놈이 산천어이고, 바다에 나갔다 오면 시마연어가 되지요. 먼 바다를 순회하고 돌아오는 놈은 대부분 암컷인데 강으로 되돌아와서 산천어를 만나 결혼하게 됩니다.”다른 놈은 암수가 같이 바다로 나갔다 오는데 유독 시마연어만은 암컷 홀로 회유에 나선다. 이 문제는 일제시대에 수산시험장에서 15년간 어류양식의 초석을 닦은 우치다(內田惠太郞)가 가장 고민했던 문제이기도 하다. 산천어와 연어의 논란 많은 논쟁을 종식시킬 만한 연구 성과다. 서유구의 ‘전어지’에 ‘송어는 주로 동북의 강과 바다에서 나는데, 생긴 모양이 연어와 비슷하며 살이 많고 맛도 일품’이라고 적은 기록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는 순간이다. ●연어는 선사인들도 즐겨 먹어 붉은 색으로 변한 하천 연어는 맛이 없다. 산란으로 기력이 쇠진한 상태이기 때문. 반면에 은빛의 바다연어는 맛이 좋아 먹을거리로 이용되는 연어는 대부분 정치망으로 잡아올린 것들이다. 수온변화 등으로 회귀량도 당연히 줄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치어방류량을 늘리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닐성 싶다. 국립수산과학관 수자원관리조성센터의 정달상 박사는 어란을 소수의 샘플에서만 채취해 치어를 만듦으로써 빚어지는 ‘연어 근친상간’의 생태적 비극을 경고한다. 돌아오는 연어의 양도 중요하지만, 부모-자식, 언니-동생 같이 같은 종의 ‘인공연어’만이 지배하고, 실제의 자연연어는 내몰려 결국 종다양성이 깨지고 마는 문제까지 예상해야 하는 문제 아니겠는가. 바다에 신이 있다면, 해신의 ‘보이지 않는 손길’은 바로 이러한 종다양성까지 지켜보고 관장하는 것이 아닐까. 연어는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선호한 어류였다. 남대천변에는 이른바 오산리유적이라는 선사시대의 중요한 유적이자 생태환경의 보고인 쌍호가 있다. 이곳에서는 엄청난 선사유물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 중 커다란 낚시바늘이 눈에 띈다. 석호(潟湖,lagoon) 인근에서 살던 선사인들이 연어 등을 낚는데 쓰였으리라. 그네들은 연어를 날로 먹고, 구워 먹고, 말려서 갈무리해 두었다가 먹기도 했을 것이다. 오산리 포구를 찾아가니 선사 이후 수천년 뒤의 후예들도 해풍에 연어를 말리느라 정신들이 없다. 북미 인디언들의 연어잡이와 흡사한 삶이 한반도에서도 지금껏 이어지고 있으니, 남대천변의 해양문화적인 삶은 국제 공통문화의 또다른 사례 아닌가. 더 나아가 쌍호의 선사문화가 암시하는 석호의 해양문화적 중요성에 더해 남대천의 연어를 굽어보는 동해신묘까지 있으니, 해중보배(海中寶貝)의 땅이 바로 남대천변의 기수대가 아닐까 싶다.
  • 밝고 화사한 부츠 가을거리 점령

    밝고 화사한 부츠 가을거리 점령

    때이른 부츠가 거리를 점령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도 있겠지만 한결 가벼워진 느낌의 밝고 화려한 색들로 장식한 부츠가 많아지면서 ‘부츠=겨울 아이템’의 공식이 깨지고 있다. 매 시즌별 패션 트렌드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명동을 둘러보면 짧은 치마에 무릎까지 올라오는 니삭스를 신거나,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듯한 느낌의 부츠를 코디네이션해 귀엽게 연출한 여성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청강문화산업대학 패션디자인과 조영아 교수는 “국내외에서 열린 올 가을·겨울 패션쇼에서 스웨이드, 양털로 만든 부츠가 등장해 부츠의 인기를 어느 정도 예견했다.”며 “갈색, 카키색, 회색 등 전통적인 가을색 대신 밝고 화사한 색상의 부츠가 유행하는 것은 불황, 혼란 등 불안한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을부터 부츠를 신겠어요 가을 부츠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보통 부츠 판매는 11∼12월초가 최대 성수기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두 달 정도 성수기가 빨리 찾아왔다. 옥션(www.auction.co.kr)의 신발 카테고리에서 9월부터 10월 첫째주까지 부츠 판매를 집계한 결과 하루 평균 250켤레, 총 8781건의 부츠가 팔렸다.10월 들어서는 하루 1000켤레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같은 기간의 판매량(1252건)에 비해 무려 7배가 증가한 수치다. 옥션에서 부츠를 판매하는 정종배씨는 “가벼운 스웨이드 원단에 보라, 분홍, 녹색 등 밝은 색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의 무채색 가죽 대신 가벼운 소재의 화려한 부츠들이 나오면서 때이른 감이 있는 가을에 부츠가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리를 날씬하게 올 가을·겨울 부츠 트렌드는 ‘로맨틱 빈티지’다. 주름 장식을 붙이거나 몸통에 자연스럽게 주름이 잡히도록 한 ‘루스(loose) 부츠’가 올 시즌에 반드시 사야할 아이템으로 꼽힌다. 루스 부츠는 굵거나 휜 다리라도 결점을 자연스럽게 감춰주고 가늘고 날씬한 다리는 더욱 돋보이는 효과가 있어 인기 만점. 소재는 빈티지의 영향으로 부드러우면서 낡아 보이는 앤티크한 느낌을 주는 스웨이드가 강세다. 탠디의 강선진 디자인팀장은 “고급스러운 스웨이드를 사용해 자연스러운 주름을 잡은 통부츠 스타일이 인기를 모은다.”며 “지난 봄·여름에 유행했던 ‘콧대 높은 힐’과는 다르게 부츠는 낮고 안정된, 또 앞코가 동그란 스타일이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양털부츠의 유행은 지금부터 최신 유행 경향을 발빠르게 좇아가는 강남, 압구정, 명동에서는 미니스커트에 양털부츠를 신은 젊은이를 종종 볼 수 있다. 천연 양모의 보송보송한 털이 포근하고 보온효과도 좋아 인기. 올 시즌 트렌드 중 하나인 모피(fur)의 영향으로 부분적으로 송치(송아지털), 토끼털 등과 콤비하거나 부츠 전체를 양털로 만든 둥근 모양의 다양한 파스텔 컬러 부츠가 핫 아이템이다. 2∼3년 전 할리우드를 강타한 어그(ugg) 부츠도 올 시즌 인기 절정이다. 할리우드에서는 인기가 시들해져 어쩌면 올 시즌이 지나면 사라질 아이템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호주의 양털 신발을 가리키는 ‘어그’제조사가 유명해져 브랜드화됐다.(투박하고 못생긴 ‘어글리(ugly) 부츠’라고 불렸다가 줄임말 어그가 됐다는 설도 있다.) 그동안 인터넷몰에서 수입 판매했지만 올해는 그 인기에 힘입어 로드숍(가두점)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랜드로바가 수입하는 ‘헬리한센’은 14만∼17만원선의 천연 양털부츠를,‘버팔로’는 수입 양털부츠를 29만 8000원에 판매 중이다. 슈즈 멀티숍 ‘오마이솔’은 자체 쇼핑몰(www.omyshoes.com)을 통해 미국산 양털부츠를 20만∼30만원선에 독점 판매하고 있다. ●미네통카, 아지닥, 아콘… 양털부츠의 종류도 다양하다. 어그 디자인을 기본으로 약간의 변화를 준 부츠가 함께 인기몰이 중이다. 발목이나 앞부분을 끈으로 묶는 레이스 업(lace-up) 디자인도 사랑받는다.‘미네통카’가 대표적. 모델 케이트 모스가 즐겨 신어 관심을 끈 미네통카는 무릎까지 올라오는 길이로 바지보다는 치마에 더 어울린다. 아콘이나 아지닥 부츠도 어그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관심을 모으는 제품. 털이 약간 뻣뻣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저렴해 한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스웨이드나 양털의 치명타는 물기와 먼지. 스웨이드, 퍼가 사용된 부츠 등은 보관과 손질이 어렵기 때문에 구입 전 보관법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 스웨이드는 눈, 비 등에 젖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젖었다면 흡수성이 좋은 종이나 거즈 등으로 빨리, 가볍게 닦은 후 그늘에서 말린다. 먼지에 의한 가벼운 오염은 딱딱한 나일론 브러시나 지우개로 조심스럽게 문질러 제거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儒林(203)-제2부 周遊列國 제4장 喪家之狗

    儒林(203)-제2부 周遊列國 제4장 喪家之狗

    제2부 周遊列國 제4장 喪家之狗 공자로서는 영공의 태도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아들인 태자 괴외는 남자를 죽이려 했다가 실패한 후 송나라로 망명하였는데, 영공은 이러한 아들의 충정은 모르고 젊은 미남자와 간통을 계속하고 있는 아내에게 빠져 함께 수레를 타고 있었던 것이다. 그보다 공자를 더 분노케 하였던 것은 환관 옹거를 한 수레에 태운 것이었다. 환관 옹거는 태자 괴외가 고용한 자객 희양속으로부터 남자를 보호하였던 내시였다. 이후부터 남자는 옹거를 총애하여 애지중지하였다. 원래 환관은 시중을 드는 근시일 뿐 함께 수레를 탈 수 있는 존재가 못 되는 미천한 신분이었다. 그러나 영공은 옹거를 태운 수레를 타고 시가를 행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본 공자는 다음과 같이 탄식한다. “나는 아직 색을 좋아하는 것만큼 덕을 좋아하는 군주를 본 적이 없다.(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 영공에게 환멸을 느낀 공자는 다시 위나라를 떠날 것을 결심한다. 이번에도 목적지는 진나라였으나 우선 봄에 위나라를 떠나 조나라를 거쳐 여름에 송(宋)나라를 지나게 되는데, 여기서도 공자는 생명의 위협을 받는 큰 수난을 겪게 된다. 공자는 조나라를 지나서 송나라로 들어간 후 제자들과 함께 큰 나무 밑에서 예에 대한 강습을 하고 있었다. 이때 송나라의 사마인 환퇴(桓 )가 공자를 죽이기 위해서 칼을 빼어 들었다. 환퇴가 공자를 죽이려 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분명치 않으나 사기는 ‘일찍이 환퇴가 공자로부터 창피를 당해 그 분풀이를 하기위해서 감행하였다.’라고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환퇴는 직접 공자의 몸을 베지는 못하였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로부터 군자를 죽인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게 되었으므로 환퇴가 선택한 방법은 우연을 가장한 사고사였다. 그래서 환퇴는 단칼에 공자가 강습을 하고 있던 큰 나무의 밑둥을 베어 버린 것이었다. 쓰러진 나무에 의해서 공자가 압사당하여 죽으면 살인자라는 불명예는 벗어나면서도 소기의 목적은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공자는 가까스로 쓰러지는 나무로부터 벗어났다. 놀란 제자들이 달려와서 말하였다. “선생님, 큰일 날 뻔하였습니다.” 그러나 쓰러졌던 공자는 일어서서 몸에 묻은 먼지를 떨면서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다. “하늘이 내게 덕을 부여해 주셨거늘 환퇴, 제까짓 게 나를 어찌할 수 있겠는가.(天生德於予 桓 其如予何)” 그러나 이렇듯 생명의 위협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공자를 죽이려다 실패한 환퇴는 군사들을 몰고 계속 공자를 추격하고 있었다. 궁여지책으로 공자는 제자들과 일단 헤어지기로 한다. 함께 일행을 이루면 자연 적들의 표적이 될 수 있었으므로 뿔뿔이 흩어져 개인 행동으로 방향을 바꾸어 정나라로 갈 것을 결의하고 단신으로 정나라로 향한다. 간신히 정나라로 들어간 공자 일행은 서로의 안부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였다. 제자의 한 사람인 자공(子貢)이 무사히 정나라로 입국하여 가장 먼저 스승을 찾아 헤맸다. 자공은 위나라 사람으로 이름은 단목사(端木賜)였다. 공자보다 31세나 아래였으나 특히 외교면에 있어서 월등한 재능을 갖고 있었다. 훗날 실제로 정계로 나아가 뛰어난 외교활동을 펼침으로써 사기는 이러한 자공의 활동을 ‘노나라를 보존시키고(存魯), 제나라를 혼란에 빠트리고(難齊), 오나라를 패망시키고(破吳), 진나라를 강하게 만들고(彊晉), 월나라를 패자가 되게 하였다(越).’고 극찬하였는데, 무엇보다 자공이 특별하였던 것은 스승을 모시는 지극정성이었다.
  • [여성&남성] 진정한 의미의 양육은 아이와 엄마 의사소통

    [여성&남성] 진정한 의미의 양육은 아이와 엄마 의사소통

    “진정한 보살핌은 일방적인 시혜·수혜의 관계가 아닌 상호성에서 시작합니다. 양육자와 피양육자가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나아가는 것이죠.” 지난 15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전시실.30대 엄마 서너명이 10세 미만의 자녀들과 머리를 맞대고 굵은 씨줄에 갖가지 색의 날줄을 교차시키며 올이 굵은 천을 짜고 있었다.13일부터 15일까지 열린 ‘2004 서울여성문화축제 유쾌한 치맛바람-보살핌 風’의 하나로 선보인 체험 행사다. 딸 진아(9)·선아(6)와 직조를 하고 있던 박재은(35·여)씨는 “아이와 마주앉아 같은 작업을 한다는 느낌이 너무 좋다.”면서 “어떤 색깔과 굵기의 실을 선택할지를 상의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색다른 체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아이는 절대적으로 내가 희생해 보호하고 책임져야 하는 대상이라는 일종의 ‘모성 신화’에 젖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서로 협력하면서 아이가 생각하는 세계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보살핌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아양은 “엄마와 의견이 다를 때 서로 왜 이게 좋은지 이야기하면서 한올한올 짜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고 거들었다. 행사를 기획한 권젬마(31) 대전대 겸임교수는 “옆에서 지켜보면 엄마의 양육 태도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옆에 앉아 100% 돕고 보살핌만 주고자 하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재료 선택에서부터 디자인까지 혼자 끝내버리는 엄마도 있다는 것. 하지만 권 교수는 일방적으로 지켜보고 감독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아이와 공동작업을 해나가며 점차 바람직한 양육자와 피양육자의 관계를 찾아나가는 것 같다.”고 협력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살핌 風’에는 이밖에도 진정한 양육의 의미를 묻는 다채로운 전시·공연들이 이어졌다.10년 이상 작가활동을 한 엄마들의 갈등을 표현한 ‘나쁜 엄마들, 땅에 발붙이다’전시회는 ‘작가활동’과 ‘엄마로서의 활동’에 대한 강박관념과 죄책감을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모성 신화를 깨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부부 만화가 모임 ‘만만디’는 ‘좌충우돌 육아만화’에서 연애, 신혼, 태교, 출산, 육아 등 시기별 에피소드를 통해 양육에 대한 부부의 고민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재단법인 서울여성의 홍보기획담당 김나연씨는 “여성은 ‘보살핌’이라는 행동 안에서 아름다운 희생과 숭고한 모성으로 승화되는 잘못된 믿음을 담고 있다.”면서 “이번 행사는 이같은 고정관념을 깨고 보살핌의 시작은 여성 자신을 스스로 보살피는 것에서 비롯되며, 그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이 함께 능동적인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담았다.”고 밝혔다. 글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발암 사탕’ 6개제품서 금지 색소

    ‘발암 사탕’ 6개제품서 금지 색소

    서울환경연합은 시판되고 있는 사탕, 초콜릿, 빙과류 등 27개 어린이 식품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11개 제품(사탕류 6개)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적색 2호’ 색소가 검출됐다고 19일 밝혔다. 적색 2호는 어린이들의 눈길을 끌 수 있도록 화려한 색을 내는 재료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76년 발암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이 색소는 김치, 메주, 고춧가루, 카레, 토마토 케첩, 젓갈, 어묵 등 47개 식품에서는 이미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면서 “더욱 안전에 유의해야 할 어린이 식품에 금지조항이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공연 단신] 삼청각, 거장 7인 릴레이 공연

    전통문화공간 삼청각이 개관 3주년을 맞아 20일부터 전통예술 명인들의 릴레이 공연인 ‘거장의 예술세계-7인7색’을 마련한다. 무용, 판소리, 무속, 거문고 등 각 분야 명인들의 무대가 나흘씩 펼쳐진다.▲20∼23일 배정혜(승무, 산조춤)▲27∼30일 김일구(판소리, 아쟁산조)▲11월3∼6일 박병천(진도씻김굿)▲11월10∼13일 하용부(밀양백중놀이)▲11월17∼20일 김무길(거문고산조)▲11월24∼27일 신영희(판소리)▲12월1∼4일 황병기(가야금산조).1만∼4만원.(02)3676-3456.
  • [19일 TV 하이라이트]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SBS 오후 11시5분) 비, 한가인, 김선아, 김수로, 김장훈, 송은이가 출연한다. 스타들의 휴대전화 속에 숨겨진 특별한 사진을 엿보는 ‘셀카 짱 콘테스트’. 멋진 내 모습을 주제로 스타들의 사진을 공개한다. 또한 비와 김선아가 공개구혼 스캔들이 나면 어떤 반응들을 보일지 가정해 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탈레반 시절, 여성들이 처음으로 실시되는 대선 투표에 참여했다. 여성들은 가족의 반대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선거에 참여하는데 탈레반이 저지른 버스폭발로 여성 선거 직원이 사망하기도 했다. 여성들의 권리가 억압돼 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선거에 참여하는 여성들을 찾아가본다. ●일과 사람들(EBS 오전 7시10분)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과 은은한 빛깔, 투박하지만 곱고 정감이 있는 전통한지의 세계로 떠나본다.3대째 전통한지를 제조해 온 장응렬씨를 찾아가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를 삶고, 세척해서 표백하고, 분쇄해 색을 입혀 비로소 아름다운 한지가 탄생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특선다큐(iTV 오후 9시) 해커는 정부나 민간 기업의 온라인 상의 보안을 위협하는 기술을 갖고 있으며, 컴퓨터만 있으면 정치적인 통제나 상업적인 제재도 가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컴퓨터 기술을 갖고 있는 영국과 미국의 젊은이들을 만나 왜 해킹을 하는지, 해킹에 대한 어떤 환상을 갖고 있는지 들어본다. ●TV특종 놀라운 세상(MBC 오후 7시20분) 울산의 한 자동차 회사에서 스피드 주차, 회전 묘기 등 자동차 묘기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자동차 기인을 만나본다. 한 남자가 몸의 반을 가릴 정도로 크게 풍선껌을 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크기의 풍선껌 불기. 여기에는 과연 어떠한 비밀이 숨어있는 것일까. ●아름다운 유혹(KBS2 오전 9시) 다급해진 성필은 돈을 주겠다고 창수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성필의 메시지를 확인한 창수는 양쪽에서 돈을 뜯어낼 궁리를 한다. 재혁은 세희에게 전셋집을 알아보라며 돈을 건네고, 정희는 그 돈을 갖고 창수를 만나러 간다. 기태는 낯선 사람들의 차를 타고 가는 정희를 뒤쫓아 간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희수의 설득에 영실은 덕배에게 진수와 함께 외식하자며 화해를 청한다. 둘만의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은수와 정희는 정식에게 예를 올리려하고 영란은 둘 앞을 가로막아 선다. 참다 못한 정애는 장바구니를 영란에게 집어던지고, 그 광경을 본 지웅은 울음을 터뜨린다.
  • [儒林 속 한자이야기] (41)

    儒林 193회에는 ‘美人計’(아름다울 미/사람 인/꾀 계)와 ‘傾國之色’(기울 경/나라 국/어조사 지/색 색)이 나온다. 姜太公(강태공)이 집필하였다는 ‘六韜’(육도)에서는 이른바 美人計(미인계)를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무기를 써야만 상대방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먼저 상대방 신하들을 포섭해 군주의 눈과 귀를 막아버리고,美人(미인)을 바쳐 군주를 유혹하라.” 적군의 위세가 강하고 장수의 통솔력이 출중하다면 전면전보다 적의 힘을 분산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럴 때는 미리 알아서 땅을 떼어 주거나 은밀하게 뇌물을 바치거나 美人計로 상대방 장수의 넋을 빼는 등의 방법이 있다. 이 가운데 미인계는 별다른 밑천 없이 상대방의 체질을 약화시키고 自中之亂(자중지란)에 빠져들도록 하는 妙策(묘책)이다. 傾國之色은 ‘혹하여 나라가 기울어져도 모를 정도의 미인’이라는 뜻이다. 傾자는 人(사람 인)과 頃(기울 경)을 조합하여 ‘기울다.’라는 뜻을 나타내었다. 발음 요소에 해당하는 頃자는 본래 머리가 ‘기울어지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다. 후에 ‘잠시’ 등으로 쓰이는 예가 빈번하자 傾(기울 경)자를 새로 만들었다.傾은 ‘기울다.’란 뜻 외에도 ‘다투다.’,‘다치다.’ 등이 있다.用例(용례)로는 傾斜(경사:기울어짐),傾聽(경청:귀를 기울여 들음),左傾(좌경:공산주의나 사회주의 따위의 좌익 사상으로 기울어짐) 등을 들 수 있다. 國자는 원래 ‘或’으로 썼으나 점차 ‘혹시’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자 본래의 뜻을 보존하기 위하여 ‘國’과 ‘域’을 새로 만들었다.或자는 특정 지역을 나타내는 ‘口’와 ‘긴 창’의 상형인 ‘戈’, 그리고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한 시설물인 ‘一’을 합하여 ‘방책을 설치하고 삼엄하게 경계하는 구역’을 의미하였다. 후대로 오면서 점차 그 의미가 확대되어 ‘나라’를 뜻하게 되었다.國이 쓰인 단어에는 國紀(국기:나라의 기강),國旗(국기:나라를 상징하여 정한 깃발),國事(국사:국정),國史(국사:자기 나라의 역사) 등이 있다. 之는 止(지)와 一(일)을 합친 글자이다.止는 본래 발을 뜻하였으나 점차 ‘그치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이렇게 발을 나타내는 止 아래에 출발선 또는 지면을 가리키는 一을 넣어 ‘어디론가 가다.’라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色자는 ‘사람 인’(人)과 ‘병부 절’( )의 변형이 합쳐진 글자인데,‘얼굴 빛’이 본래의 뜻이라는 설과 ‘성행위’를 나타낸 것이라는 설이 있다.色에는 ‘빛’,‘낯’,‘여색’,‘갈래’,‘색칠하다.’ 등의 뜻이 있다. 몇 가지 용례를 들어보면 脚色(각색:희곡이나 시나리오로 고쳐 쓰는 일),巧言令色(교언영색:아첨하는 말과 알랑거리는 태도),色狂(색광:색에 미친 사람) 등이 있다. 傾國이라는 말의 유래는 한무제(漢武帝) 때의 歌客(가객) 李延年(이연년)이 자기 누이동생을 가리켜 “한번 돌아봄에 城(성)이 무너지고 다시 돌아봄에 나라가 기울도다.”(一顧傾人城 再顧傾人國)라고 읊은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또 李白(이백)의 ‘淸平調(청평조)’에서 “모란꽃과 미인이 서로 반긴다.”(名花傾國兩相歡)라고 읊은 구절과 白居易(백거이)가 ‘長恨歌(장한가)’에서 “한나라 황제는 여색을 즐겨 절세의 미인을 찾는구나.”(漢皇重色思傾國)라고 한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殷(은)나라의 마지막 왕 紂(주)를 酒池肉林(주지육림)과 烙之刑(포락지형)을 일삼는 暴君(폭군)으로 만든 稀代(희대)의 毒婦(독부) 己(달기),越(월)나라의 勾踐(구천)이 吳(오)나라의 夫差(부차)에게 西施(서시)라는 미녀를 보내 吳나라를 破滅(파멸)시킨 일, 중국 封建社會(봉건사회)의 황금 시대라 일컬어졌던 唐(당) 왕조를 기울게 한 楊貴妃(양귀비) 등은 역사 속에 등장하는 대표적 傾國之色이다. 경기도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이라크 파병관계자 대거진급

    정부는 15일 송기석(육사 29기) 합참 작전부장을 중장으로 진급시키는 등 육·해·공군 장성급 105명에 대한 정기 진급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대통령 재가를 받기에 앞서 국방부 인사제청위원회가 수차례 거듭 열릴 정도로 인물에 대한 검증기능이 강화된 게 특징이다. ●청와대 재가 직전 상당수 진급자 바뀐 듯 장성 진급인사를 위한 국방부의 제청 및 인물검증 과정이 과거에는 형식적으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매우 철저하게 이뤄졌다. 국방부 권영준(소장·해사 27기) 인사국장은 “이번 인사는 철저한 추천·제청·인사검증 단계를 거쳐 개인품성과 전문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대통령 재가절차를 불과 몇시간 앞둔 이날 새벽에도 인사제청위원회를 다시 열었다. 여기서 사생활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진 모 인사를 준장 진급자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등 수명의 명단이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과거에는 군정권(인사권)을 쥐고 있는 각 군 총장이 진급 대상자를 결정해 국방부에 올리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수정없이 청와대에 올리는 게 관행이었다.”며 “이번처럼 국방부가 제청권을 강하게 행사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파병업무 관계자들 희색 이라크 파병업무를 맡은 합참 관계자들이 진급한 점이 눈에 띈다. 이라크 파병업무의 실무 책임자인 송기석 작전부장이 중장으로 진급했고, 송완섭(3사 13기) 해외파병과장이 ‘별’을 달았다. 한편 이번 인사에선 육군의 송기석 부장과 임충빈(육사 29기) 소장 등 2명, 해군 남해일(해사 25기) 소장, 공군 배창식(공사 21기) 소장 등 4명이 중장으로 진급, 군단장과 해·공군의 교육사령관에 나란히 보임됐다. 육군 장종대(육사 32기) 준장 등 13명과 해군 도종칠(해사 29기) 준장 등 5명, 공군 이광희(공사 22기) 준장 등 4명은 각각 소장으로 진급했다. 육군 정지용(육사 35기) 대령 등 52명과 해군 13명, 공군14명 등 대령 79명이 준장으로 진급했다. 국방부는 이날 김성일(공사 20기) 공군 중장을 국방정보본부장에, 방판칠(학군 8기) 중장을 합참 인사군수본부장, 윤연(해사 25기) 중장을 해군 작전사령관에 각각 보임하는 등 주요 직위 전보 인사도 함께 단행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문장으로 보는 유럽사/하마모토 다카시 지음

    문장(紋章)이란 원래 가문을 표시하는 도형을 말한다. 그것은 중세 유럽의 기사가 전장에서 적과 아군을 구별하기 위해 방패에 그린 문양에서 비롯됐다. 이후 군주나 귀족들의 권위를 과시하는 상징물이 됐고 나아가 도시나 길드, 교회, 대학 등 공동체의 상징으로도 이용됐다. 문장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지금도 엄연히 살아 숨쉰다. 유럽 어디를 가든 탑이나 성문, 시청, 선술집 간판, 가구 등에는 문장이 새겨져 있고 심지어 맥주나 와인의 상표, 수표, 공식서류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이같은 문장의 의미와 변천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유럽사를 들여다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장으로 보는 유럽사’(하마모토 다카시 지음, 박재현 옮김, 달과소 펴냄)는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문장이 유력한 키워드임을 보여준다. 일본 간사이대 교수인 저자는 문장이라는 창을 통해 중세와 근대, 현대에 걸친 유럽의 역사를 폭넓게 살핀다. 교회에서는 어떤 문장이 사용됐을까. 교회에서 처음 문장을 사용한 사람은 13세기 말 교황 보니파티우스 8세. 그후 교황과 주교들은 각기 고유한 문장을 채택해 자신의 직무와 그에 따른 생활신조를 나타내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3중관과 성배, 교차된 열쇠로 이뤄진 문장을 사용한다. 문장은 차별의 표지로도 사용됐다. 황색과 세로 줄무늬는 유대인 차별의 대표적인 상징.1215년 로마의 제4회 라테라노 공의회에서는 유대인의 옷차림을 규제하는 결의가 이뤄졌다. 그후 1267년 빈의 성무원(聖務院, 개신교의 최상위 입법기관)에서는 유대인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뾰족한 모자를 쓰게 했다. 모자의 색은 대개 황색이었으며, 미파르(mi­parti, 세로로 색 구분이 된 옷)를 입도록 요구받았다. 또한 나치스는 유대인들에게 ‘황색 다윗의 별’을 가슴에 붙이게 했다. 황색이나 세로 줄무늬는 매춘부나 광대의 상징. 사형 집행인은 줄무늬 작업용 바지를 주로 입었고,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전설에 나오는 주인공인 쥐잡이 남자의 복장도 줄무늬 바지다. 책은 일본의 문장에 대해서도 다룬다. 유럽과 거의 같은 시기에 성립된 일본의 문장은 곡선을 이용해 우아하고 섬세하게 그려진 것이 특징. 저자는 가문(家紋)으로 발달한 일본의 문장에서는 미적 감각을 중시하는 대칭형의 문장 원칙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말한다. 문장학 혹은 기장학(旗章學)은 우리에게는 무척이나 낯선 분야다. 소략하지만 문장학 입문서로 흥미롭게 읽을 만하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감자야 그림 그리자/에바 헬러 지음

    그림은 붓으로만 그려야 한다고? 천만의 말씀. 호기심과 상상력만 있다면 손가락에 물감을 묻혀 그려도 얼마든지 훌륭한 그림이 될 수 있다. 물론 감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독일의 색채 전문가인 에바 헬러가 쓴 ‘감자야 그림 그리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을 활용해 아이들이 미술을 보다 편하고 쉽게 접근하는 방법을 일러 준다. 감자는 쉽게 구할 수 있고, 모양 만들기도 편해서 오래 전부터 그림 도구로 즐겨 사용해 왔다. 작은 감자를 반으로 잘라 파란색 물감을 묻혀 동글동글하게 찍으면 예쁜 포도송이가 된다. 감자 반토막을 다시 세로로 자르면 직선을 찍을 수 있는 식빵 모양의 감자 도장이 만들어진다. 절반은 노란색, 절반은 빨간색 물감을 칠하고 살짝 돌려서 찍으면 두가지 색이 겹쳐 나온다. 온갖 종류의 과일과 꽃, 풍뎅이, 자동차 등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감자의 화려한 변신이 놀랍다. 유아용.9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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