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4-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944
  • [케이블 하이라이트]

    ■니키타 3(OCN 밤 11시) 전직 디비전 요원이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으로 당선돼 미국을 방문한다. 디비전은 대통령을 납치해 바꿔치기 할 계획을 세우지만, 다름 아닌 미국 대통령이 자신들을 죽이려 한다는 걸 알고 충격에 빠진다. 한편 니키타와 마이클은 무기상을 잡아 그가 거래하는 틈에 어맨다를 찾기로 한다. 그러나 무기상은 무기를 손에 넣은 채 유유히 탈출하고 마는데…. ■제7회 렉서스 골프 아카데미 최강전(J 골프 밤 11시) 이번 결승전은 올해 여러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휩쓴 ‘홀인원 골프클럽’과 수많은 명장면을 연출해내며 역대 최강의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기흥 C. C.’와의 대결이라 더 흥미를 끌고 있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두 팀의 전반부 경기는 올해 최종 경기인 만큼 치열한 싸움이 예고된다. ■만두명가(올리브 밤 8시) 이번 시간에는 ‘복을 품은 만두’를 주제로 한다. 복을 바라는 마음은 음식에서도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만두는 ‘복을 싸서 먹는다’라는 의미로 다양한 맛과 모양으로 발전해 왔다. 고운 색과 독특한 모양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천의 향토 음식 볏섬만두부터 왕의 수라상에 올리던 궁중음식 보만두까지 복과 만두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본다. ■미소년 통신:은희 상담소(QTV 밤 11시) 멤버들이 유닛으로 나뉘어 매주 화요일은 ‘은희 상담소’, 목요일은 ‘DJ 갓알지’를 ‘보이는 라디오’ 콘셉트로 진행한다. ‘은희 상담소’는 문희준과 은지원이 MC로 나서며, 첫 게스트로는 ‘빠빠빠’로 열풍을 몰고 온 크레용 팝이 출연한다. 크레용 팝은 팬들과의 다양한 에피소드부터 소속사 괴짜 사장과의 이야기들을 모두 공개한다. ■금세기 최고의 혜성, 아이손(내셔널지오그래픽 밤 10시) 지난해 9월 ‘국제과학광학네트워크’(ISON)에서 최초 발견 당시 촬영된 사진과 NASA에서 허블 망원경으로 촬영된 혜성의 사진 등이 공개된다. 뿐만 아니라 아이손 혜성의 이동 궤적과 태양을 지난 이후에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 등 아이손 혜성의 모든 것을 면밀히 탐구한다. ■원피스 4(애니맥스 밤 8시) 엔젤섬 주민들은 코니스 덕분에 에넬의 계획을 미리 알게 된다. 모든 주민은 서둘러 클라우드엔드로 탈출하기 시작한다. 에넬은 루피한테 번개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새로운 공격 방법을 모색한다. 한편 방주가 드디어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하고, 하늘은 뇌운으로 뒤덮이자 스카이피아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인다.
  • 감추고 싶은 내 흉터… 흔적없이 다시 활짝 웃고 싶다면

    감추고 싶은 내 흉터… 흔적없이 다시 활짝 웃고 싶다면

    흉터 없이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가벼운 찰과상 흔적부터 큰 수술 자국까지 유형과 종류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흉터를 불가피하게 여겼고, 이 때문에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곤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흉터를 치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갑상선 수술 후 남은 흉터 치료에 실손보험이 적용되는 등 흉터를 단순한 미용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한 요인으로 보기 때문이다. 흉터 치료는 흉터의 크기와 깊이, 색깔이나 아문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깊고 큰 흉터는 해당 부위를 절개해 정리한 뒤 다시 봉합하는가 하면 작은 흉터는 레이저나 필러, 줄기세포 등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전문의들은 “수술이나 외상으로 생긴 흉터도 꾸준히 치료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특히 미용시술의 경우 절개하는 방향을 주름결과 맞추거나 시술 후 따로 흉터 관리를 하면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흉터(반흔)는 손상된 피부가 치유·재생된 흔적이다. 수술이나 외상으로 진피층까지 손상되면 진피층의 콜라겐이 과다하게 증식하는데, 이 콜라겐이 얇아진 피부를 밀고 나와 흉터로 남는 것. 이 가운데 가벼운 외상이나 미용수술 등으로 생긴 흉터는 2~3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면 원래의 피부색과 비슷하게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상처가 깊거나 제왕절개 등 외과적 수술 흔적은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와는 달리 피부조직의 비정상적인 재생으로 생긴 흉터도 있다. 비대흉터와 켈로이드가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비대흉터는 보통의 흉터와 달리 더 단단하고, 흉터가 돌출해 있으며, 표면이 붉고 울퉁불퉁하다. 또 켈로이드는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 부위보다 넓게 자라 정상 피부까지 침범해 치료가 까다롭다. 이 경우에는 주로 스테로이드 등 약물요법을 병행해 치료한다. 절개 부위가 큰 수술 흉터나 심하게 돌출된 흉터는 절개 후 봉합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이 경우 수술 후 2~3개월 동안 흉터가 붉게 보이다가 6~12개월에 걸쳐 서서히 색깔이 옅어져 피부색과 흡사하게 된다. 흔적이 희미하고 얕은 흉터는 레이저로 치료한다. 이 치료 역시 색이 옅어져 피부색과 비슷해지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또 다양한 성장인자를 가진 줄기세포를 주입해 흉터 부위의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색깔을 연하게 하는 치료도 최근 시도되고 있다. 멀티홀 복합치료도 대표적인 흉터치료법으로 꼽힌다. 미세한 다륜침으로 비정상적인 피부 결합조직을 정리한 뒤 여기에 극미세 레이저를 투사해 피부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은 “1550㎚ 파장의 레이저로 피부 1㎠당 2000여개의 미세열 치료구역을 만들어 피부를 재생시키기 때문에 기존 핀홀법에 비해 피부 재생효과가 크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미용시술은 보통 피부 주름결이나 모발에 가려지는 부위를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반재상 바노바기성형외과 원장은“불가피하게 절개 부위가 큰 치료의 경우 실밥 제거 후 1주일 무렵부터 레이저토닝이나 프락셔널레이저 등으로 흉터관리 시술을 시작하며, 돌출된 흉터는 보톡스 등으로 치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해마다 300만명 다녀가는데… 순천만 갈대밭 아직도 못 가봤나요

    [주말 인사이드] 해마다 300만명 다녀가는데… 순천만 갈대밭 아직도 못 가봤나요

    세계 5대 연안습지이자 갯벌로는 국내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가입한 순천만이 늦가을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순천만은 22.6㎢의 갯벌, 5.4㎢의 갈대 군락지, 75㎢의 해수역, 220여종의 철새, 120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생태보고다. 또 세계 제일의 여행 잡지인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3개를 받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인정받은 데다 갯벌로는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명승지로 지정된 곳이다. 순천만에는 매년 3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4계절 모두 제 나름대로 멋을 풍기고 있지만 11월과 12월 초순까지가 가장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갈대밭, 농게와 짱뚱어의 몸짓,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수많은 새들이 날갯짓하며 먹이를 주워 먹는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1964년 출간한 이래 현재까지도 한국 문학 사상 최고의 단편소설로 평가받고 있는 ‘무진기행’ 작가 김승옥이 표현한 순천만이다. 하늘이 내린 정원이라 불리는 순천만에 들어서면 아! 여기가 순천만이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갈대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갈대는 수많은 이야기를 건네온다. 계절마다 다른 색깔로 사람들을 만난다. 5.4㎢의 드넓은 벌판에 자리잡은 순천만 갈대는 요즘 같은 늦가을이면 누렇게 빛나는 황금색을 띤다. 갈대밭길 사이로 걸어가는 사람들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다. 모래가 많은 서해안 갯벌과는 달리 밀가루를 반죽한 듯 순전히 펄로 이뤄진 갯벌에는 게와 짱뚱어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갈대를 뜯어먹기도 하고 연신 집게로 젓가락질을 하는 게를 보면서 너무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순천만의 또 다른 명물 짱뚱어의 몸짓도 예사롭지 않다. 낮은 곳에 깃드는 생물이란 의미의 저생생물 짱뚱어는 남해한 서부와 서해안 남부 지역의 한정된 곳에서 서식한다. 또 하나, 용산전망대를 오르지 않고 순천만을 봤다고 할 수 없다. 용이 승천하다 순천만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내려와 머문 곳이라 전해지는 용산은 용이 누워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여의주로 불리는 자그마한 언덕도 있다. 2.6㎞ 거리의 용산은 산은 아니지만 조금 걷다 보면 땀도 나고 등산하는 기분이 든다. 보조전망대를 지나 드디어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사진으로 무수히 봐왔던 순천만을 상징하는 S자 수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망대는 전국에서 온 사진작가들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항상 모여 있다 보니 일반인들은 사진 찍기가 곤란한 경우도 많다. 종전과 다른 색다른 갈대의 모습을 보노라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굽이도는 물줄기와 사이사이에 둥근 원을 그리며 자리잡은 갈대 군락, 빨간색의 칠면초 군락, 그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철새들은 도심에서 느끼는 모든 힘겨움과 근심을 일순간에 사라지게 한다. 순천만 갯벌에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빛깔이 고운 칠면초 군락은 이즈음에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다. 일곱 번 옷을 갈아입는 칠면초는 염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가지 색으로 단정짓지 못한다. 칠면초가 몸이 붉어지는 때는 가을로, 지금 순천만에 가면 붉디붉은 칠면초를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은 추우면 추울수록 수많은 겨울 철새가 몰려오는 곳이다. 국내 최대 흑두루미 월동지인 순천만은 최근 겨울을 나는 흑두루미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66%증가했다. 22일 현재 순천만에는 흑두루미 663마리, 재두루미 2마리, 큰고니 22마리를 포함한 1만여 마리가 관찰됐다. 개체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순천만의 풍부한 생태자원 때문이다. 사방의 공간이 탁 트인 갯벌은 잠을 자는 장소로 부족함이 없고 제방 너머 들판에는 먹잇감이 풍부하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는 순천만 안에 있는 자연생태관이다. 1층에 들어서면 3m 높이의 흑두루미가 관람객을 맞는 자연생태관은 순천만의 다양한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일반인들의 생태 학습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순천만에 사는 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과 영상관, 낮에는 새를 보고 밤에는 별을 보는 천문대 등이 갖춰져 있다. 겨울 철새들과 순천만 습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8~35인승의 생태체험선을 타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하루 10~17차례 운항하는 생태체험선은 평일에는 오후 2시쯤, 주말에는 오전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 있다. 왕복 30분, 3㎞ 정도를 운항하는 이 배를 타고 순천만 갯벌을 따라가면 바로 눈앞에 수많은 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생태해설사 한영미씨는 “철새들 사이에도 소문이 났는지 겨울 철새가 매년 더 많아 찾아온다”며 “주말에는 1000대1 이상 될 정도로 배를 타기 위한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반드시 봐야 할 코스다”라고 말했다. 자연 그대로를 뽐내는 순천만에는 문학의 향기도 가득하다.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정채봉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에서 700m 정도 방죽길을 따라가다 보면 운치 있는 순천문학관이 관광객들을 손짓한다. 하얀 솜을 자랑하는 목화밭, 흥부집에 온 것 같은 초가집 위의 박들은 편한함과 함께 도시 탈출을 느끼게 해준다. 순천문학관은 순천을 대표하는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고 정채봉의 생애와 문학 사상을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 이 두 작가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순천에서 보내면서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해왔다. 두 작가의 육필 원고와 작품·편지 등 손때 묻은 물건이 전시돼 있으며, 이곳을 둘러보면 두 작가의 삶과 문학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이 유명한 생태 관광지로 보전된 데에는 순천만에 사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민과 시민단체, 해당 공무원이 하나로 뭉쳐 순천만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인안들판에서 거둔 벼의 10% 정도를 두루미 먹이로 다시 부려준다. 공무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순천만 갯벌지기단’을 결성해 정기적으로 조류와 식물, 갯벌과 주민들의 동태를 모니터링한다. 공무원들은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의 질서 유지와 안내까지 맡으니 눈코 뜰 새 없다. 2003년 이들 세 주체는 순천만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순천만협의회를 구성했고, 2004년에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개장했으며, 2006년에는 람사르 사이트에 등재됐다. 순천만에서 경관농업으로 생산되는 쌀은 2009년 9월 친환경인증을 획득해 ‘흑두루미 쌀’로 탐방객들에게 판매되고 있고, 그중 일부는 겨울철새 먹이로 제공된다. 순천시는 갯벌 인근의 생태 환경을 훼손하는 음식점 등을 이전시키고 동천과 그 인근의 농경지, 나대지를 매입해 습지로 복원하는 등 그간 흐트러진 생태 환경을 복원하는 데도 주력했다. 순천만 사람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도 걱정이다. 순천만과 연결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과 낙안읍성, 드라마촬영장, 송광사, 선암사 등은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 칠면초의 붉음, 황금빛 갈대, 높다란 하늘, 들판 그리고 순천만을 찾는 사람들, 이렇게 순천만의 늦가을은 깊어가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해마다 300만명 다녀가는데… 순천만 갈대밭 아직도 못 가봤나요

    [주말 인사이드] 해마다 300만명 다녀가는데… 순천만 갈대밭 아직도 못 가봤나요

    세계 5대 연안습지이자 갯벌로는 국내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가입한 순천만이 늦가을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순천만은 22.6㎢의 갯벌, 5.4㎢의 갈대 군락지, 75㎢의 해수역, 220여종의 철새, 120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생태보고다. 또 세계 제일의 여행 잡지인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3개를 받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인정받은 데다 갯벌로는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명승지로 지정된 곳이다. 순천만에는 매년 3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4계절 모두 제 나름대로 멋을 풍기고 있지만 11월과 12월 초순까지가 가장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갈대밭, 농게와 짱뚱어의 몸짓,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수많은 새들이 날갯짓하며 먹이를 주워 먹는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1964년 출간한 이래 현재까지도 한국 문학 사상 최고의 단편소설로 평가받고 있는 ‘무진기행’ 작가 김승옥이 표현한 순천만이다. 하늘이 내린 정원이라 불리는 순천만에 들어서면 아! 여기가 순천만이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갈대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갈대는 수많은 이야기를 건네온다. 계절마다 다른 색깔로 사람들을 만난다. 5.4㎢의 드넓은 벌판에 자리잡은 순천만 갈대는 요즘 같은 늦가을이면 누렇게 빛나는 황금색을 띤다. 갈대밭길 사이로 걸어가는 사람들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다. 모래가 많은 서해안 갯벌과는 달리 밀가루를 반죽한 듯 순전히 펄로 이뤄진 갯벌에는 게와 짱뚱어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갈대를 뜯어먹기도 하고 연신 집게로 젓가락질을 하는 게를 보면서 너무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순천만의 또 다른 명물 짱뚱어의 몸짓도 예사롭지 않다. 낮은 곳에 깃드는 생물이란 의미의 저생생물 짱뚱어는 남해한 서부와 서해안 남부 지역의 한정된 곳에서 서식한다. 또 하나, 용산전망대를 오르지 않고 순천만을 봤다고 할 수 없다. 용이 승천하다 순천만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내려와 머문 곳이라 전해지는 용산은 용이 누워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여의주로 불리는 자그마한 언덕도 있다. 2.6㎞ 거리의 용산은 산은 아니지만 조금 걷다 보면 땀도 나고 등산하는 기분이 든다. 보조전망대를 지나 드디어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사진으로 무수히 봐왔던 순천만을 상징하는 S자 수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망대는 전국에서 온 사진작가들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항상 모여 있다 보니 일반인들은 사진 찍기가 곤란한 경우도 많다. 종전과 다른 색다른 갈대의 모습을 보노라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굽이도는 물줄기와 사이사이에 둥근 원을 그리며 자리잡은 갈대 군락, 빨간색의 칠면초 군락, 그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철새들은 도심에서 느끼는 모든 힘겨움과 근심을 일순간에 사라지게 한다. 순천만 갯벌에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빛깔이 고운 칠면초 군락은 이즈음에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다. 일곱 번 옷을 갈아입는 칠면초는 염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가지 색으로 단정짓지 못한다. 칠면초가 몸이 붉어지는 때는 가을로, 지금 순천만에 가면 붉디붉은 칠면초를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은 추우면 추울수록 수많은 겨울 철새가 몰려오는 곳이다. 국내 최대 흑두루미 월동지인 순천만은 최근 겨울을 나는 흑두루미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66%증가했다. 22일 현재 순천만에는 흑두루미 663마리, 재두루미 2마리, 큰고니 22마리를 포함한 1만여 마리가 관찰됐다. 개체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순천만의 풍부한 생태자원 때문이다. 사방의 공간이 탁 트인 갯벌은 잠을 자는 장소로 부족함이 없고 제방 너머 들판에는 먹잇감이 풍부하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는 순천만 안에 있는 자연생태관이다. 1층에 들어서면 3m 높이의 흑두루미가 관람객을 맞는 자연생태관은 순천만의 다양한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일반인들의 생태 학습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순천만에 사는 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과 영상관, 낮에는 새를 보고 밤에는 별을 보는 천문대 등이 갖춰져 있다. 겨울 철새들과 순천만 습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8~35인승의 생태체험선을 타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하루 10~17차례 운항하는 생태체험선은 평일에는 오후 2시쯤, 주말에는 오전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 있다. 왕복 30분, 3㎞ 정도를 운항하는 이 배를 타고 순천만 갯벌을 따라가면 바로 눈앞에 수많은 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생태해설사 한영미씨는 “철새들 사이에도 소문이 났는지 겨울 철새가 매년 더 많아 찾아온다”며 “주말에는 1000대1 이상 될 정도로 배를 타기 위한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반드시 봐야 할 코스다”라고 말했다. 자연 그대로를 뽐내는 순천만에는 문학의 향기도 가득하다.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정채봉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에서 700m 정도 방죽길을 따라가다 보면 운치 있는 순천문학관이 관광객들을 손짓한다. 하얀 솜을 자랑하는 목화밭, 흥부집에 온 것 같은 초가집 위의 박들은 편한함과 함께 도시 탈출을 느끼게 해준다. 순천문학관은 순천을 대표하는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고 정채봉의 생애와 문학 사상을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 이 두 작가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순천에서 보내면서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해왔다. 두 작가의 육필 원고와 작품·편지 등 손때 묻은 물건이 전시돼 있으며, 이곳을 둘러보면 두 작가의 삶과 문학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이 유명한 생태 관광지로 보전된 데에는 순천만에 사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민과 시민단체, 해당 공무원이 하나로 뭉쳐 순천만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인안들판에서 거둔 벼의 10% 정도를 두루미 먹이로 다시 부려준다. 공무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순천만 갯벌지기단’을 결성해 정기적으로 조류와 식물, 갯벌과 주민들의 동태를 모니터링한다. 공무원들은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의 질서 유지와 안내까지 맡으니 눈코 뜰 새 없다. 2003년 이들 세 주체는 순천만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순천만협의회를 구성했고, 2004년에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개장했으며, 2006년에는 람사르 사이트에 등재됐다. 순천만에서 경관농업으로 생산되는 쌀은 2009년 9월 친환경인증을 획득해 ‘흑두루미 쌀’로 탐방객들에게 판매되고 있고, 그중 일부는 겨울철새 먹이로 제공된다. 순천시는 갯벌 인근의 생태 환경을 훼손하는 음식점 등을 이전시키고 동천과 그 인근의 농경지, 나대지를 매입해 습지로 복원하는 등 그간 흐트러진 생태 환경을 복원하는 데도 주력했다. 순천만 사람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도 걱정이다. 순천만과 연결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과 낙안읍성, 드라마촬영장, 송광사, 선암사 등은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 칠면초의 붉음, 황금빛 갈대, 높다란 하늘, 들판 그리고 순천만을 찾는 사람들, 이렇게 순천만의 늦가을은 깊어가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문화단신]

    현대 색 입은 오페라 ‘카르멘’ 고양문화재단이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오페라극장에서 자체 제작 오페라 ‘카르멘’을 선보인다. 정은숙 전 국립오페라단장이 예술감독을 맡고 연출가 양정웅, 지휘자 이병욱, 무대 디자이너 임일진 등 국내 정상급 제작진이 손을 잡았다. 오페라, 연극, 뮤지컬 등을 넘나드는 양정웅 연출은 “현대 스페인을 배경으로 관객들이 친숙하면서도 낯선 카르멘을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돈 호세는 현대 군복을 입고 등장하고 카르멘은 유럽 배낭여행 중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집시로 그려진다. 집시들이 플라멩코를 추는 술집은 현대적이고 세련된 바로 바뀌고, 투우사는 레드카펫 위를 걸으며 아이돌처럼 등장한다. 2만~8만원. 1577-7766. 발렌티나 리시차 피아노 리사이틀 건반 위의 검투사 발렌티나 리시차가 오는 24일 GS칼텍스 예울마루,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시간에 걸친 리사이틀을 갖는다. 화려한 기교와 강력한 파워, 유연한 타건으로 청중을 뒤흔드는 피아니스트 리시차는 라흐마니노프의 6개의 프렐류드,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7번, 리스트의 ‘죽음의 무도’ 등 폭넓은 레퍼토리로 객석을 압도할 예정이다. 두 번째 인터미션 뒤에는 한국 관객을 위한 리시차의 특별한 선물이 마련된다. 이번 공연은 오푸스 마스터스 시리즈의 하나로 작곡가 류재준이 선정한 연주자들로 꾸며지는 프로그램이다. 5만~13만원. 1544-5142.
  • 극장가에 부는 재개봉 열풍 왜?

    극장가에 부는 재개봉 열풍 왜?

    요즘 극장가에 재개봉 열풍이 한창이다. 지난 2월 18년 만에 재개봉한 영화 ‘러브레터’가 전국 관객 4만여명을 동원하면서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앞다퉈 추억의 영화들을 다시 상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중문화 전반에 복고 열풍이 불고 있는 데다 흥행에 대한 위험 부담이 없고 수입 가격도 높지 않은 점 등이 재개봉 열풍의 가장 큰 이유다. CGV가 재개봉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2011년 초 한 기획전에서 상영했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예매 개시 30분 내에 매진되면서였다. 이후 ‘대부’는 90%, ‘빌리 엘리어트’도 76%라는 높은 평균 객석 점유율을 보였다. 특히 올 초 밸런타인데이에 개봉한 ‘러브레터’의 성공으로 수입 배급사들은 재개봉 영화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CGV는 ‘4월 이야기’ ‘시네마 천국’ ‘라붐’에 이어 지난 14일에는 ‘터미네이터2’를 줄줄이 재개봉했다. CGV는 예술영화 상영관인 무비꼴라쥬를 통해 ‘이달의 배우’ 등 각종 기획전으로 추억의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전국 32개 관에서 오는 27일까지 1980~2000년대를 풍미했던 히트작 중 원작의 화질과 음질을 향상시켜 상영하는 ‘롯데시네마 리마스터링 명작 열전’을 개최한다. 상영작은 ‘레옹’ ‘해피 투게더’ ‘8월의 크리스마스’ ‘유 콜 잇 러브’ ‘올드보이’ 등 총 8편이다. 이 가운데 ‘연인’은 복원된 오리지널판을 재수입해 심의를 거쳐 무삭제 버전으로 상영한다. 28일부터 상영되는 기획전 ‘왕가위 3색 로맨스’에서 ‘동사서독 리덕스’는 시간의 로맨스, ‘화양연화’는 금지된 로맨스, ‘중경삼림’은 이별의 로맨스라는 주제로 상영된다. 메가박스도 다음 달 13일까지 1990년대 한국의 멜로 대표작들을 재개봉한다. ‘영화, 연애를 담다’ 기획전의 일환으로 ‘해피엔드’ ‘봄날은 간다’ ‘접속’ ‘클래식’을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일주일씩 연이어 상영한다. 이와 함께 매주 토요일 영화 관람 후 강연과 질의응답을 묶은 특별 프로그램인 무비아카데미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CGV 프로그램팀의 최승호 과장은 “본격적인 멀티플렉스 시대가 열린 2003년 이전의 영화들을 DVD와 TV로만 접해야 했던 중장년층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면서 “중장년 관객이 주를 이루지만 당시 청소년이어서 관람하지 못했던 20대 관객의 수요도 많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샘표식품 요리교실, 무채 썰기 솜씨는 ‘초짜’ 김장 김치 손맛은 ‘진짜’

    샘표식품 요리교실, 무채 썰기 솜씨는 ‘초짜’ 김장 김치 손맛은 ‘진짜’

    결혼 12년차인 맹현숙(39)씨는 올해 본의 아니게 ‘김장 독립’을 선언했다. 매년 시댁에서 김장김치를 가져다 먹었는데, 시어머니로부터 “이제부터 너희들이 알아서 김장해라”는 말씀을 들었기 때문이다. 직장에 다니는 맹씨는 오는 22, 23일을 김장하는 날로 잡아놓고, 금요일인 첫날에는 하루 휴가까지 냈다. 김장 독립 첫해인 만큼 시어머니가 올해만 일손을 돕겠다고 했지만, 배추를 절이고 김장 속을 만드는 건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혼자 끙끙 앓던 맹씨는 김장하는 법을 알려주는 요리교실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필동 샘표식품의 요리교실 지미원. 오후 7시가 되자 맹씨를 비롯한 17명의 남녀가 모여들었다. 초보들을 위한 ‘김장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김치를 먹을 줄만 알았지, 직접 만들어 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주부, 예비부부, 미혼여성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이홍란 지미원 원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김장하는 날 빠질 수 없는 수육 삶기로 수업이 시작됐다. 큼지막한 삼겹살을 된장, 커피가루, 향신채소를 넣은 물에 넣어 끓이자 구수한 고기 냄새가 진동했다. 다음은 배추 절이기. “요샌 김장하기 정말 편해졌지요? 바쁜 분들은 배추 직접 절일 필요 없어요. 전화로, 인터넷으로 절임배추 주문만 하면 집으로 배달해주잖아요. 직장 다니는 저도 김장할 때 절임배추를 쓴답니다.” 이 원장의 말이다. 올해는 김장을 직접 담그겠다는 주부들이 많아졌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초 1460명의 여성 소비자 패널을 대상으로 김장 설문조사를 한 결과, 77.4%가 올해 김장을 직접 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68.3%)보다 9.1%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특히 40대 미만 젊은 주부들의 김장 계획이 눈에 띄게 늘었다. 25~40세 주부의 62.1%만 지난해 김장을 했다면, 올해는 10% 포인트 증가한 72.8%가 김장을 하겠다고 밝혔다. 직접 김장을 하는 이유는 50.1%가 ‘안전해서’를 꼽았고, ‘입맛에 맞아서’(34.7%), ‘더 경제적이어서’(11.7%)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이렇다 보니 유통업체들의 김장 재료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지난달 24일부터 2주 동안 전국 56개 매장에서 절임배추 예약판매를 실시했다. 지난해에는 100t을 준비해 수도권 7개 매장에서 4일간 5900박스(59t)를 팔았는데, 올해는 물량을 대폭 늘려 1000t을 준비했고 이 가운데 2만 5000박스(250t)가 판매됐다. 농협 관계자는 “올해 배추, 무 등 김장채소 작황이 좋아 김장비용 부담이 줄었기 때문에 직접 김치를 담그려는 가정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물량을 지난해보다 10배 늘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에서는 지난달 17일부터 31일까지 절임배추(20㎏·1박스) 1만 8000여개가 팔려 5억 1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절임배추 가격이 지난해보다 15% 싸졌는데도, 매출이 40% 이상 증가한 것이다. 홈플러스의 절임배추 예약 실적은 지난해보다 229.4%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인 옥션이 이달 1~13일 김장 재료 매출을 분석한 결과 천일염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0% 증가했고, 김치통(85%) 절임배추(50%), 고춧가루(25%), 새우젓(20%)의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이달 들어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50% 이상 증가했는데 대용량을 선호하던 과거에 비해 160ℓ 이하 작은 제품의 판매가 25%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에서도 이달 1~12일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늘었다.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는 배춧값이 폭등했던 지난해에는 78만대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82만대가 팔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장을 하겠다는 가정이 늘어난 데에는 김장철만 되면 치솟던 채소와 해물 가격이 크게 내린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올해 김장비용이 4인 가족 기준(20포기) 15만 5361원으로 지난해(19만 6740원)보다 21% 저렴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시세를 보면 김장 주 재료인 배추, 무, 고춧가루, 미나리 등이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격만 보면 어느 때보다 김장에 도전하기 좋은 해인 것이다. 김장 가구가 증가하면서 사먹는 김치의 판매량은 줄어들었다. 롯데마트의 이달 1~13일 포장김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교실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2명은 남성이었다. 이 중 조남철(35)씨는 1년 반 동안 만난 여자친구 박정혜(29)씨와 함께 김장수업을 신청했다. 내년 상반기에 결혼할 예정이라는 두 사람은 신혼 때부터 양가에 손 벌리지 않고 둘이서 김장을 하겠다고 말했다. 자취 15년차로 요리를 좋아한다는 조씨는 “어머니가 보내주신 김치로 찌개를 만들어 먹는 건 쉬운데 직접 김장하는 건 만만치 않은 것 같다”면서 “집에 가서 다시 만들어 본 다음 여자친구에게 김치 프러포즈를 해야겠다”며 웃었다. 김장 초보들을 난관에 빠뜨린 건 다름 아닌 무채썰기였다. 이 원장은 “무채를 너무 가늘게 썰 필요가 없다”면서 “오래 보관하다 보면 얇게 썬 무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장 초보들이 썰어 낸 무채는 두꺼워도 너무 두꺼웠다. 동그란 무를 일정한 두께로 썰려면 적지 않은 내공이 필요한 듯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함께 근무한다는 임나래(26), 전아람(27), 유리알(30)씨 등 3명은 새끼손가락 굵기만 한 무채를 버무려 개성(?) 넘치는 김장김치를 완성했다. 동료들과 함께 수업을 신청한 임씨는 “어머니의 전라도식 김치는 맛이 진한데, 젓갈을 많이 안 쓰는 서울식 김치도 시원해서 맛있는 것 같다”면서 “결혼하면 신랑과 나의 취향을 절충해서 젓갈 사용량을 결정하겠다”며 웃었다. 결혼 3개월차 주부인 안수연(38)씨는 김치를 좋아하는 신랑을 위해 올해 첫 김장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안씨는 “시댁은 거리가 멀고, 친정은 딱 한 집 먹을 만큼인 5포기밖에 김장을 안 해서 직접 담그려고 한다”면서 “2주 뒤에 김장 날짜를 잡아놓고 인터넷 카페에서 공동구매로 질 좋고 저렴한 절임배추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장 속을 만들려면 필요한 재료가 많은데 뭐가 좋은지 몰라 사지 못했다”면서 “수업에서 배운 대로 색이 예쁘고 단맛이 나는 고춧가루, 투명한 생새우, 6월에 담근 새우젓 등을 골라서 맛있는 김치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초보를 위한 쉬운 레시피 <재료> 배추 3포기, 천일염 3컵, 물 18컵(소금과 물의 비율 1대6), 무 1㎏(약 2개), 갓 250g, 미나리 30g, 멸치액젓 또는 까나리액젓 반컵, 새우젓 반컵, 쪽파 80g, 다진 마늘 50g, 다진 생강 10g, 설탕 3큰술, 고춧가루 2~2½컵 <배추 절이기> ① 너무 무겁지 않은 배추를 골라 누런 겉잎을 떼고 반을 가른다. 두꺼운 꼭지 부위를 V자로 잘라 낸 뒤 약간의 칼집을 내준다. ② 천일염과 물을 1대 6으로 섞는다. ③ 배추를 소금물에 담갔다가 꺼낸 뒤 배춧잎 사이에 소금을 살살 뿌린다. ④ 넓은 통에 배추 단면이 위를 향하게 차곡차곡 쌓고 남은 소금물을 뿌린 뒤 무거운 것을 눌러 8시간 이상 둔다. 배추의 위치를 위아래로 바꿔가며 고루 절인다. ⑤ 다 절여지면 소금기를 깨끗이 씻어내고 배추를 엎어 물기를 뺀다. <배춧속 넣기> ① 무는 0.5㎝ 너비로 채썬다. 갓, 쪽파, 미나리는 3㎝ 길이로 썬다. ② 무채와 액젓, 새우젓, 다진 마늘, 다진 생강, 설탕, 고춧가루를 넣고 잘 버무린다. 무채가 빨갛게 되면 갓, 쪽파, 미나리를 넣고 버무린다. ③ 절인 배춧잎 사이에 김장 속을 넣고, 마지막 겉잎을 사선으로 감싸듯이 말아준다. 자른 면이 위로 가도록 저장용기에 담는다. <맛있는 김장 비결> ① 김장 속에 다진 생강은 필수. 마늘량의 6분의 1이 적당하다. ② 새우젓은 6월에 담근 육젓이 비싸지만 맛이 좋다. 생새우를 추가하면 시원한 맛이 강해진다. ③ 지역에 따라 굴, 갈치, 북어를 김치에 넣기도 하지만 해물을 많이 넣으면 빨리 먹어야 한다. 오래 두면 군내가 심해진다. ④ 젓갈 향이 싫다면 북어·다시마 육수를 넣어 감칠맛을 낼 수 있다. ⑤ 빨리 익게 하려면 찹쌀풀을 쑤어 넣지만 보통 김장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⑥ 저장용기의 3분의2 정도만 김치를 채운다. 발효과정에서 김칫국물이 넘칠 수 있다. ■도움말:이홍란 샘표 지미원 원장
  • 빼면 잘 팔린다…식품업계 웰빙바람 타고 ‘마이너스 마케팅’ 대세

    빼면 잘 팔린다…식품업계 웰빙바람 타고 ‘마이너스 마케팅’ 대세

    김모(33)씨는 지난 주말 김밥을 싸려고 대형마트에서 장을 봤다. 그의 장바구니에는 달걀, 햄, 어묵, 단무지 등 김밥 재료가 담겼는데, 각 제품의 겉포장마다 ‘無’라는 글자가 크게 인쇄돼 있었다. 적게는 3개에서 많게는 7개까지 합성첨가물을 쓰지 않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채소도 무농약이나 유기농만 고른다는 김씨는 “임신부인 아내와 첫째 아이의 건강을 생각해서 무첨가 식품이 있으면 좀 비싸더라도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와 건강을 따지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합성첨가물을 뺀 무첨가 가공식품의 인기가 높다. 이른바 ‘마이너스 마케팅’이다. 내수시장 포화로 한계를 느낀 식품업계는 일반 제품에 비해 10~20%가량 비싼 무첨가 제품을 내세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무첨가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육가공식품인 햄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산 돈육 함량이 고급 햄을 가르는 기준이었지만, 최근에는 화학성분을 누가 더 많이 뺐느냐가 관건이 됐다. 현재 이마트에 진열되는 120여개 냉장 햄 중 39%에 이르는 48개 제품이 첨가물을 줄이거나 넣지 않은 ‘건강 햄’이다. 건강 햄 비중이 10%에 그쳤던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난 것이다. 하연교 이마트 바이어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반영해 제조사들이 잇따라 건강 콘셉트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다른 상품군에서도 이런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무첨가 햄의 ‘원조’를 자처한다. 2010년에 5년간의 연구·개발(R&D) 끝에 합성아질산나트륨, 합성착향료, 합성보존료, 에리소르빈산나트륨, 전분 등 다섯 가지 식품첨가물을 뺀 ‘더 건강한 햄’을 출시했다. 불그스름한 색을 내서 고기와 비슷해 보이고, 식욕도 돋우는 아질산나트륨은 수십년간 가공 햄의 필수 성분처럼 여겨졌다. 이 성분이 들어가지 않으면 햄이 허여멀건해서 맛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아질산나트륨 대신 채소 샐러리에서 추출한 식물 성분으로 햄의 색깔과 맛을 냈다. 더 건강한 햄은 출시 6개월 만에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지난해 매출이 700억원으로 7배 성장했다. 올해 매출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식구들의 건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부들이 많아지면서 무첨가 햄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면서 “2011년부터 건강 햄이 시장점유율 1위(닐슨)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첨가 햄 시장에 청정원과 롯데푸드도 뛰어들었다. 청정원은 지난 3월 프리미엄 냉장 육가공 제품인 ‘건강생각’을 출시했다. ‘건강한 마이너스’를 콘셉트로 한 제품으로 합성아질산나트륨, 산화방지제, 합성색소 등 여섯 가지 첨가물을 뺐다. 국내산 돼지고기만 사용하고 합성첨가물과 정제염 대신 채소 분말과 천일염을 사용했다. 한 달 뒤인 4월에는 롯데푸드가 일곱 가지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은 엔네이처 햄 시리즈를 선보였다. 롯데푸드는 건강 햄 시장의 규모를 고려해 엔네이처의 매출 목표를 올해 460억원, 2015년 1200억원으로 잡았다. 풀무원은 대부분의 제품에 마이너스 마케팅을 추구한다. 최근에는 향미증진제인 L글루타민산나트륨(MSG), 합성착향료를 넣지 않고 표고버섯과 무, 양파, 양배추 등으로 맛을 낸 라면인 ‘자연은 맛있다’ 시리즈가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자연은 맛있다 꽃게짬뽕’은 한 봉지 가격이 1470원(대형마트 기준)으로 라면 판매량 1위인 농심 신라면(634원)보다 2배 이상 비싸다. 그렇지만 출시 2개월 만에 200만개 이상 팔렸다. 풀무원은 반찬류에도 합성첨가물을 뺀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 13일 내놓은 ‘바람건조 꼬들단무지’는 빙초산, 사카린나트륨, L글루타민산나트륨, 합성착색료, 합성보존료를 사용하지 않고 과일야채발효당, 벌꿀을 첨가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1켤레 125만원!’…비쿠냐 양말 화제

    ‘1켤레 125만원!’…비쿠냐 양말 화제

    누가 신을까? 해외에서 무려 125만 원짜리 양말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비쿠냐(Vicuna)의 털로 만든 모직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패브릭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양말은 독일의 프리미엄 레그웨어 브랜드 ‘팔케’(FALKE)가 제작한 것이다. 이 양말은 단 10족만 제작됐으며, 가격은 125만 원 상당이다. 같은 소재의 직물로 제작한 풀오버 스웨터는 단 20벌만 제작됐으며 가격은 3450만원에 달한다. 팔케 측은 “우리는 비쿠냐 모직을 이용해 최초로 프리미엄 양말을 제작했다”면서 “이 모직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어떤 모직보다 가볍고 따뜻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말의 컬러는 비쿠냐 모직의 천연 색상으로, 색이 바래지 않고 오랫동안 고급스러움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이 양말은 특별히 제작된 고급 나무 상자에 포장돼 있으며, 양말을 구매하는 사람에 한해 증정된다. 한편 비쿠냐 모직은 ‘모직계의 황금’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치가 높다. 희소성이 있는데다 털을 채집하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고지대에 서식하는 라마의 일종인 비쿠냐는 현존하는 동물의 털 가운데 최상급의 털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재 자체가 매우 촘촘하고 섬세해서 염색이 불가하다는 특징도 있다. 또한 비쿠냐는 제한된 공간에서 사육을 할 경우 굶어죽기 때문에, 털 채집은 야생 비쿠냐에게서만 가능하다. 비쿠냐 한 마리에게서 한 번에 채집 가능한 털의 양은 0.45㎏에 불과한 것도 비쿠냐의 희소가치를 높이는데 큰 몫을 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살벌하네!’ 도로서 운전시비중 ‘도끼남’ 등장

    ‘살벌하네!’ 도로서 운전시비중 ‘도끼남’ 등장

    주차장에서 다른 운전자와 시비가 붙자 손도끼를 들고 나와 위협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던 ‘도끼녀’에 이어 ‘도끼남’이 등장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오후, 중국 항저우의 한 대로변에서는 운전자 A씨(파란색 상의)와 B씨(검정색 상의)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다. B씨는 운전 도중 중앙선을 침범했고, 이 때문에 A씨의 차량은 더 이상 앞으로 가지 못한 채 도로에 멈춰서야만 했던 것. A씨가 곧장 차에서 나와 강하게 항의하자 B씨 역시 차에서 내려 이에 대응했다. 놀랍게도 B씨의 손에는 성인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길이의 큰 도끼가 들려있었다. 사고를 내고서도 흉기를 들고 나온 ‘적반하장’의 B씨는 이를 휘둘렀지만 다행히 손에서 놓쳤고, 곧바로 A씨가 도끼를 손에 쥔 뒤 대화를 시작했다. 당시 사진은 이를 지켜본 목격자가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서 일파만파로 퍼졌다. 공개된 사진에는 도끼의 주인인 검정색 상의의 남성이 이를 휘두르는 모습이 없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오히려 피해자인 파란색 상의 남성이 ‘도끼남’으로 오해받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중국 ‘도끼녀’ 기사 보러가기(클릭) 한편 얼마 지난 뒤 경찰이 출동했고, 두 운전자는 합의 끝에 현장에서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누가 신지?” 125만원 짜리 희귀 비쿠냐 털 양말 판매

    “누가 신지?” 125만원 짜리 희귀 비쿠냐 털 양말 판매

    누가 신을까? 해외에서 무려 125만 원짜리 양말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비쿠냐(Vicuna)의 털로 만든 모직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패브릭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양말은 독일의 프리미엄 레그웨어 브랜드 ‘팔케’(FALKE)가 제작한 것이다. 이 양말은 단 10족만 제작됐으며, 가격은 125만 원 상당이다. 같은 소재의 직물로 제작한 풀오버 스웨터는 단 20벌만 제작됐으며 가격은 3450만원에 달한다. 팔케 측은 “우리는 비쿠냐 모직을 이용해 최초로 프리미엄 양말을 제작했다”면서 “이 모직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어떤 모직보다 가볍고 따뜻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말의 컬러는 비쿠냐 모직의 천연 색상으로, 색이 바래지 않고 오랫동안 고급스러움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이 양말은 특별히 제작된 고급 나무 상자에 포장돼 있으며, 양말을 구매하는 사람에 한해 증정된다. 한편 비쿠냐 모직은 ‘모직계의 황금’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치가 높다. 희소성이 있는데다 털을 채집하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고지대에 서식하는 라마의 일종인 비쿠냐는 현존하는 동물의 털 가운데 최상급의 털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재 자체가 매우 촘촘하고 섬세해서 염색이 불가하다는 특징도 있다. 또한 비쿠냐는 제한된 공간에서 사육을 할 경우 굶어죽기 때문에, 털 채집은 야생 비쿠냐에게서만 가능하다. 비쿠냐 한 마리에게서 한 번에 채집 가능한 털의 양은 0.45㎏에 불과한 것도 비쿠냐의 희소가치를 높이는데 큰 몫을 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충남 태안 게국지와 내포 우거지김치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충남 태안 게국지와 내포 우거지김치

    간밤에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농부들 맘은 조급해졌다. 뒤란에 와르르 쏟아진 은행은 물론이고 콩이며 감 등 남은 곡식을 거둬들여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속이 꽉 찬 김장배추를 얻으려면 날 잡아 짚으로 묶어주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무는 단맛을 채우면서 굵어가고 아낙들은 포구를 어슬렁거리며 젓갈준비를 한다. 황석어를 달여 놓고, 까나리액젓, 새우젓, 조개젓이 집안 물림대로 준비된다. 서리 두어 번만 더 내리면 김장을 해 부칠 참이다. 한데 태안 아낙들은 1년 내내 ‘겟국’을 모으며 ‘김장 그 후’를 기다렸다. ‘그 후’라는 것이 허접한 시래기뿐일 텐데 왜 사내들은 막걸리 잔을 상상하며 빈 밭에서 갈배추를 줍고 아낙들은 연중 겟국을 모을까. 태안이 감춰 둔 그 맛이 무엇일까. 그들에게 게국지는 과거부터 내려온 어머니의 향수이자 냄새로도 구별되는 유전자 같은 음식이다. 태안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사철 해산물이 풍부하다. 싱싱한 갯것을 즉석에서 굽거나 끓여 먹기도 하지만 냉장고가 보편화되지 않았을 때에는 천일염을 툭툭 뿌려 말리거나 염장을 했다. 그래서 태안에서 흔한 꽃게나 박하지, 능쟁이, 농게를 소금물에 담가 먹는 일은 흔한 일상이다. 살펴보면 이렇다. 본래 태안에서의 꽃게 장은 간장이 들어가지 않는다. 대체로 고춧가루를 빨갛게 이겨 즉석에서 담근 ‘무젓’을 즐긴다. 재료가 싱싱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꽃게는 간장게장 맛만 한 것이 없다. 하지만 양조간장이 나오기 전, 집 간장은 귀했다. 미역국을 끓이거나 나물을 무칠 때 아껴 넣을지언정 헤프게 게장을 담가 먹지는 못했다. 해서 태안에서는 천일염으로 소금 장을 만들었다. 짭조름하게 간을 맞춘 소금물을 설설 살아 움직이는 꽃게에 부었다. 사나흘 지난 후 게에 간이 배면 소금장을 따라내 와르르 끓였다. 완전히 식혀 다시 꽃게에 붓는다. 두어 번 반복하면 게장은 맛이 든다. 지금 간장게장에 비하면 짜고 비린 듯하지만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꽃게를 담갔던 소금장은 버리지 않고 다시 게장을 담글 때마다 소금 한 줌을 넣고 끓이기를 반복, 연중 사용했다. 그러니 10월 가을 꽃게 때부터 시작된 이 소금장은 달여서 다음 해 5월, 장이 노랗게 밴 암꽃게에도 부어졌다. 여름이면 꽃게 금어기다. 이때는 갯벌에서 잡은 황발이, 즉 농게에 이 겟국을 부었다. 밥맛이 없는 여름철 최고의 반찬이었다. 게 맛을 아는 태안 사람들에게 농게는 일품이다. 능쟁이, 칠게가 이품이면 꽃게는 미안하게도 삼품이다. 이렇게 달여 붓기를 반복하는 동안 소금장은 색이 검게 되며 게에서 빠져나온 온갖 미네랄과 칼슘, 아미노산이 소금장에 고스란히 녹아든다. 늦가을. 모양 좋은 배추는 포기김치를 담그고 우거지와 밭에 뒹구는 갈배추를 거둬들일 차례다. 갈배추는 머리만 툭툭 쳐서 함지박에 넣고, 노랗게 익은 호박을 착착 썰고, 덜 익은 끝물 고추와 마늘, 생강을 이겨 게국지로 간을 한다. 새우젓을 더 넣는 경우도 있으나 이렇게 허드레 배추와 겟국을 넣고 아무렇게나, 막 버무린 김치가 본래의 태안 게국지다. 사나흘 지나 간이 배면 냄비에 담아 보글보글 지져 먹는다. 짭조름한 게국지의 묵은 맛과 호박의 들큼함, 배추의 달게 씹히는 맛이 어우러져 기막힌 시절김치가 된다. 금방 먹어야 질기지 않으나 좀 짜게 담가 늦봄에 삭았을 때 지져 먹는 맛 또한 특별하다. 게국지는 냄비에 김치와 쌀뜨물을 부어 아궁이 잔불로 자글자글 끓이기도 하지만 향수를 떠올리는 옛사람들은 가마솥에 찐 게국지가 으뜸이라고 말한다. 밥이 우르르 끓으면 양재기에 이 김치를 담고 솥 귀퉁이에 넣어둔다. 그러면 밥물이 적당히 들어가 부드럽고 간이 잘 맞는 게국지가 된다. 밥 한 술 떠서 시래기를 쭉쭉 찢어 숟가락에 얹으면 천상의 음식이 부럽지 않다. 이 게국지와 비슷한 것이 내포 쪽 ‘우거지김치’다. 김장을 한 함지박에 시래기를 넣고 남은 양념으로 그릇을 씻어내듯 버무려 항아리에 넣어 둔 김치다. 좀 짜게 담가 봄에 먹는다. 봄볕이 들면 시래기는 하얗게 꽃가지가 핀다. 그런데 이 곰팡이 냄새가 지독한 시래기를 지져 먹는 맛이라니. 항아리 위쪽의 두어 포기를 걷어내고 폭 삭은 김치를 보시기에 꺼내면 이 ‘군둥내’로 온 동네가 소란스러웠다. 이 우거지김치는 사람 손이 닿으면 금방 삭아서 항아리를 여는 즉시 이웃들과 나눠 먹었다. 요즘 주거환경에서는 냄새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지만 옛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건강한 발효식품이다. 어떤 음식이든 방송을 타면 소란스러워진다. 게국지도 마찬가지여서 태안, 안면도 권을 여행하다 보면 식당마다 게국지 간판이다. 김치에 꽃게나 대하를 넣어 김치찌개처럼 끓이거나 해물탕처럼 내놓는 ‘유사 게국지’가 많다. 1년 삭힌 게국을 구하기 힘들 뿐더러 요즘 사람들이 맛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치냉장고가 생기면서 김장이 빨라졌다. 그러나 여전히 서리 먹은 무와 배추가 달고, 김장은 추울 때 해야 제맛이다. 단맛이 밴 무를 채로 쳐서 그 해 해팥을 삶아 무시루떡을 하던 김장하는 날. 그리고 그 김장의 편린 태안 게국지. 삭혀 군둥내 나는 과거의 힐링 음식들이 식탁에서 사라져가니 아쉽고 그립다. 심하게 편두통을 앓던 어느 겨울날. 뜨끈하게 끓여낸, 짜디짠 할머니의 게국지 한 사발로 힘을 얻었던 적이 있다. 바닷바람이 허름한 천막을 들추며 솨솨 거리면서 들어왔고, 등이 굽은 할머니가 비척거리며 끓여 주던 영혼의 음식. 그 오랜 기억 속의 게국지가 그리운 만추다. 천일염과 가을 바람 태안의 우럭과 만나 시원한 젓국이 되니 우럭은 보리누름이 최고라는 말이 있다. 4~6월 산란기 때 살이 올라 달고 기름이 끼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닷가 사람들은 봄과 가을 두 철이라고 말한다. 교미기간인 가을 또한 영양분이 올라 살이 단단하고 달다. 게다가 갓 잡은 우럭을 찬바람에 두어 날 말리면 배때기에 기름이 노랗게 올라 찌거나 탕을 끓였을 때 감칠맛이 빼어나다. 생선은 갓 잡아 신선한 것도 좋지만 천일염을 뿌려 두어 날 바람에 말린 것이 가장 맛있다. 태안에서는 연중 우럭이 올라온다. 과거 우럭을 잡는 토속적인 방법은 독살이다. 바닷가에 오목하게 함정을 파놓고 돌로 담을 쳐 놓아 밀물 때 들어온 생선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전통 어로방식이다. 지금도 남면 등 해안가에 독살이 남아있다. 독살에서 우럭이 많이 잡히면 “진미 났다” “꽃이 난다”고 외치며 동네 사람들과 나눠먹었다. 이렇게 흔하니 태안의 제사상에는 우럭포가 올라간다. 포를 쪄 상에 올렸다가 음복 후 술안주로 살을 발라 먹는다. 이때 남은 머리와 뼈를 쌀뜨물에 넣고 팔팔 끓여내면 국물이 뽀얗게 올라온다. 제사상에 올렸던 두부부침을 넣기도 했는데, 다진마늘 정도만 곁들였다. 새우젓이나 천일염으로 간을 한다. 이렇듯 가을에 잘 말린 우럭포로 젓국을 끓이면 비리지도 않고 담백하여 그 시원한 맛이 속풀이로 일품이다. 태안 미식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침상 차림은 역시 우럭젓국이다. 글 사진 음식평론가 손현주 marrian@naver.com ●여행수첩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으로 빠지면 철새들의 은신처인 서산AB지구를 지나 태안북부와 안면도로 빠지는 사거리를 만나게 된다. 어느 쪽으로 빠지든 태안여행은 바다와 소나무 숲을 낀 느린 성찰이 가능하다. 무작정 아무 포구나 숨어들어도 해산물이 풍부하여 식도락의 즐거움은 크다. 요즘 꽃게, 대하, 굴이 많다. 근래 저녁놀이 곱다. →제철 맛집(041) 솔밭가든(안면도 673-2034, 게국지, 우럭젓국 정식), 곰섬나루(남면 675-5527, 점심 예약제), 토담집(태안시내 674-4561, 우럭젓국, 간장게장), 향토꽃게장(태안시내 674-5591, 우럭젓국, 간장게장), 진국집(서산시내 665-7091, 게국지 백반)
  • 세인트제임스 시크릿 코드의 숨은 비밀은?

    세인트제임스 시크릿 코드의 숨은 비밀은?

    세인트제임스 겨울 코트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스트라이프의 베스트셀러 세인트제임스에서 겨울을 맞아 여성용 8버튼 더블 코트를 선보였다. 스트라이프 패턴 마린 룩의 대표 아이템인 세인트제임스 제품은 몇 십 년이 지나도 옷감이 상하지 않고 색이 바래지 않는 품질과 베이직 한 디자인으로 국내 TV, CF는 물론 스타들의 일상패션에서도 눈에 띄는 아이템으로 유명하다. 미쓰에이 수지부터 손연재, 한가인, 송혜교와 같은 셀러브리티들은 물론 최근 대세로 불리는 김수현, 이종석 등이 착용한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인트제임스에 따르면 올 여름 가장 강력하게 유행했던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겨울까지 그 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세인트제임스의 스트라이프 패턴이 클래식하고 스타일리쉬 한 스타일링을 원하는 셀러브리트들에게 식지 않는 꾸준한 사랑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인트제임스에서는 여성고객들을 위해 스타일리쉬한 8버튼 더블 코트를 선보였으며, 이 코트에는 시크릿 코드가 숨어 있다고 전해져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 것. 알고 보니 세인트제임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트라이프 패턴이 코트 안감에 처리돼 있는 것이 바로 이 코트의 숨은 비밀로 밝혀졌다. 세인트제임스 여성용 8버튼 더블 코트는 앞쪽에 닻 모양이 새겨진 8개의 더블 버튼이 달려 있으며, 앞서 소개한 것처럼 코트 안쪽에 스트라이프로 안감 처리가 되어 있다. 허리 양쪽에는 2개의 포켓이 달려 있고 왼쪽 포켓에 Madmoiselle 세인트제임스 로고가 붙어 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본격적인 겨울 시즌을 준비 하기 위해 두툼한 겨울용 코트를 찾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올 겨울을 대표할 패션 아이템으로 세인트제임스의 여성용 8버튼 더블 코트가 주목 받고 있다. 따뜻한 보온효과와 함께 패셔너블함을 어필할 수 있는 감각적인 세인트제임스 여성 코트는 세인트제임스 국내 공식 홈페이지 플랫폼(www.platformshop.co.kr)과 세인트제임스(www.saint-james.co.kr) 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시회 여는 68살 동갑내기 화가 박대성 & 임동식, 그들의 이야기

    전시회 여는 68살 동갑내기 화가 박대성 & 임동식, 그들의 이야기

    68세 동갑내기인 두 화가는 너무나 닮았다. 자아와 피아, 종교의 두터운 장벽을 넘어 예술혼을 불태우는 동양화가 박대성은 자신의 삶에 장애를 안기고 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간 사람들조차 용서했다고 말했다. 서양화가 임동식은 평생 독신으로 예술의 길에 천착하고 있다. 각각 경북 경주와 충남 공주 원골에 정착해 자연과 교감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도 닮았다. ■ 용서하니 나를 찾고 수묵화로 삶을 얻다 “그 사람들은 벌써 다 용서했지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저를 예술가라 부르겠어요. 민족의 아픔이고 역사의 탓이죠.” 작가의 눈가에 살짝 이슬이 맺혔다. 6·25전쟁 직전 경북 청도의 한약방에 출몰한 공비들에 의해 왼쪽 팔을 잘린 후, 40여년간 누구나 상상이 가능한 삶을 살아온 동양화가 박대성(68)의 이야기다. 당시 세 살이던 아이의 아버지는 공비의 칼에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작가는 “신체 장애를 다룬 기사는 많이 나왔다”면서 화제를 돌렸다. 커피 한 잔을 놓고 시작한 작가와의 대화는 그렇게 한 시간가량 무르익었다. ‘외팔이’ 소년은 병풍 그림으로 소일하며 자랐다. 묵화부터 고서에 이르기까지 독학으로 연습을 거듭했다. 정규 교육을 받진 않았지만 수묵화가 외면당하는 한국 화단에서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69년부터 잇따라 여덟 번이나 국전에 입선했고 1979년 중앙미술대전에선 대상을 받았다. 아픔이 없었던 건 아니다. “열아홉 살 때인가, 그림을 공부하는데 앞날이 너무 막막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어요. 그런데 부산 용두산공원에서 관상을 봐 주던 노인이 서른 살을 넘기면 운이 좋아진다고 해서 잠시 미뤘죠. 스물세 살 때 독학으로 국전에서 입선했습니다(웃음).” 수묵화로 한평생을 바친 작가에게는 지금 ‘대가’라는 호칭이 따른다. 내년 가을에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 그의 이름을 내건 시립미술관이 문을 연다. 작가는 1989년부터 경주로 내려가 칩거하며 산사의 풍경 등을 화폭에 담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이어 가는 ‘원융’(圓融)전에도 가로 8m의 대작 ‘불국설경’ ‘부처바위’ 외에 도자기와 글씨를 그린 ‘고미’ 등 수묵화 50여점이 내걸렸다. 성철 스님의 장삼과 500나한을 그릴 만큼 불심이 깊지만 그는 가톨릭 신자다. 마지막 과업은 화단에서 찬밥이 돼 버린 한국화를 되살리는 일이다. 작가는 “수묵화를 그리니 대낮이 가장 어둡고 칠흙 같은 밤이 가장 밝다는 역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시골가니 나를 찾고 자연에서 붓을 잡다 “옆집 우 사장이 권해서 그렸는데 역시 토박이라 남다른 풍광을 알고 있더군요. 다른 사람 눈이 훨씬 뛰어납디다.” 10여년간 외국에 머무르다 귀국해 충남 공주의 원골마을에 정착한 ‘귀농 화가’ 임동식(68)은 팔랑귀란 소리를 듣는다. 수채화같이 맑은 색감을 강조하는 화가는 애초 그림을 접을 뻔했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독일 함부르크로 유학 가 설치미술에 푹 빠져 살았다. 그러다 문득 시골 고향이 생각났다. 1990년대 초 원골마을로 들어왔다. 농사나 지으며 살려다가 그림을 그려 보라는 주위의 권유에 다시 붓을 잡았다. 밥집 사장이자 친구인 ‘우 사장’의 아들 결혼식 선물로 내놓은 그림에 반응들이 좋았던 덕분이다. 이후 작가는 우 사장이 알려주는 동네 곳곳을 돌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풍경화 연작 시리즈 ‘친구가 권유한~’이 나왔다. 그림에선 저 멀리 강이 흐르는 풍경과 바람 부는 들판의 경치가 맑게 펼쳐진다. 오래된 벽화처럼 바스러질 듯하지만 그림엽서에서나 볼 수 있는 수채화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작가는 “타인의 시각을 표현한 작업이 흥미로웠다”면서 “나 혼자였다면 절대 못 그렸을 작품들”이라며 겸손해했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온 작가가 원골마을에 처음 정착했을 때 주변에선 신흥 종교의 교주 정도로 치부했다. 말수도 없이 덥수룩한 수염을 지닌 사내가 홀로 다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지미술을 한다며 몸을 부대끼자 동네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을 열었다. 우 사장은 아예 자신의 트럭에 화구를 싣고 다니며 작가에게 산골 풍경 곳곳을 그리게 했다. “넥타이도 혼자서 못 고른다”던 화가는 원골 주변의 풍경을 나름의 맑은 색감으로 풀어놨다. 자연을 벗 삼아 그린 그림 20여점은 오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이화익갤러리 ‘사유의 경치Ⅱ’전에서 펼쳐진다. 유화 물감으로 그린 그림인데도 은은한 느낌이 나는 건 물감에 기름을 섞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안 써 본 색깔이 많다”면서 “앞으로 그 미지의 색을 찾아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지중해의 빛-幻’ 전

    ‘지중해의 빛-幻’ 전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활동하는 화가 이현이 오는 17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인전 ‘지중해의 빛-환(幻)’을 열고 있다. 2000년부터 스무 차례 전시회를 열며 소개해 온 ‘지중해의 빛’ 시리즈 50여점을 모았다. 작가는 27살 때 로마로 유학을 떠나 국립로마미술대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이번 전시에선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작품들의 명쾌한 선과 면, 색의 대비가 돋보인다. 이탈리아 국립 베네치아궁전박물관에서의 전시도 앞두고 있다. (02)580-1300.
  • 色입힌 골목길… 품격 있는 갤러리로

    色입힌 골목길… 품격 있는 갤러리로

    도봉구가 쌍문동 골목길 미관 개선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고 12일 밝혔다. 지역만의 특화된 경관을 만들기 위해 덕성여대와 디자인 업무협약을 맺고 2011년부터 벌이고 있는 도시갤러리사업 가운데 하나다. 이번 프로젝트는 방학역 철도 밑 통행로 경관 개선, 도봉청소년독서실 경관 개선에 이은 세 번째 사업이다. 이번 프로젝트 대상지인 쌍문동 우이천로 38다길은 비탈지고 좁은 골목길에 오래된 주택이 밀집한 곳이었다. 빛바랜 담장과 구조물들로 삭막한 분위기를 풍겼다. 버려진 자투리땅에는 쓰레기, 생활 폐기물 등이 널부러져 있었다. 덕성여대 교수와 학생, 색채심리 전문가, 미술 작가 등이 참여해 골목에 새롭게 색을 입히고 이야기를 심었다. 주민 의견도 반영했다. 담장에는 자연을 주제로 한 벽화를 그렸다. 평범했던 나무는 설치 예술 작품으로 꾸며졌다. 우두커니 서 있던 전봇대는 형형색색의 춤추는 기둥으로 변신했다. 이렇게 골목길은 생기를 되찾았다. 총괄기획을 맡은 덕성여대 김명옥 예술대학장은 “골목길은 개인의 공간이기 이전에 공공의 공간”이라며 “골목길 170m를 한폭의 작품으로 인식해 다채로운 색채가 선으로, 면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게 꾸몄다”고 설명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몰래 복사해 쓴 윈도우즈… MS는 알고도 모른 척할 뿐

    몰래 복사해 쓴 윈도우즈… MS는 알고도 모른 척할 뿐

    ‘지금 당신의 PC에는 정품 소프트웨어(SW)만 깔려 있습니까.’ 이 질문에 가슴에 손을 얹고 당당하게 ‘예’라고 답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최근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의 사정은 좋아지고 있다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SW 불법 복제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업체들은 당하고만 있을까. 불법 복제가 지능화되는 만큼 여기에 발맞춰 이를 막는 ‘기술적 보호 조치’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11일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SW 불법 복제 피해 건수는 4만 5709건으로 피해액은 986억원에 달한다. 가장 많이 불법 복제된 SW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로 지난해 1만 661건 피해가 접수됐으며 피해액은 41억 6300여만원으로 기록됐다. 패키지당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설계 프로그램 ‘오토캐드’는 피해액이 230여억원에 달한다. 불법 복제와 복제 방지 기술은 컴퓨터의 역사와 함께한다. XT, AT(286) 시절부터 컴퓨터 좀 배웠다는 사람들은 통칭 ‘디스켓’으로 불린 5.25인치, 3.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PC에 꽂아두고 별 죄책감 없이 ‘disk copy a: b:’(A드라이브의 내용을 그대로 B드라이브로 복사하라는 내용의 DOS 명령어)를 입력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불법 복제를 막는 초보적인 기술적 보호조치는 특히 게임 SW에서 많이 썼던 ‘암호표’였다. 정품 SW 구입 시 함께 제공하는 매뉴얼에 패스워드 표를 실어두고 SW를 실행할 때 랜덤 좌표의 패스워드를 입력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SW와 함께 암호표까지 복사를 하자 이후에는 짙은 색 배경에 검은 글씨로 암호표를 만들어 복사를 막는 방법까지 나왔다. 현재는 제품 CD 자체를 복사하지 못하도록 한 ‘CD 레코딩 방지 기술’과 SW를 설치 시 ‘시리얼 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 가장 대중적이다. 한글과컴퓨터, 안랩, 이스트소프트 등 개인들도 많이 쓰는 SW 저작권사들이 이 방식을 많이 택하고 있다. ‘오토캐드’나 ‘포토샵’ 같은 고가 SW에 적용되는 보호조치는 더 고차원이다. 이들 제품은 성공적으로 SW를 설치한 후에도 별도로 인터넷 인증, 전화 인증을 받아야 사용이 가능하다. 일회성 인증이 아니라 SW를 쓸 때마다 인증을 받는 방식까지 나왔다. 한 SW업체 관계자는 “포토샵 제작사인 어도비는 최근에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마다 인터넷으로 로그인을 하도록 하고 로그인을 안 하면 기능을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예 하드웨어를 통제하는 방식도 있다. 설계 프로그램을 만드는 솔리드웍스 같은 업체는 PC에 장착된 랜 카드의 고유번호인 ‘맥 어드레스’를 수집해 어떤 PC에서 언제 SW를 사용했는지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매사에서 애초 계약한 라이선스보다 많은 사람이 접속하면 이를 차단하거나, 특정 IP주소를 가진 사람은 아예 SW 사용을 못하게 하기도 한다. SW를 구매하면 구동에 필요한 별도 부품을 설치해주거나 이동식디스크 형태의 열쇠를 제공하는 ‘하드웨어 락(lock)’, SW 설치 후 인증 파일을 PC에 설치해주는 ‘소프트웨어 락’ 방식도 있다.문제는 기술적 보호조치가 진화하면 또 그만큼 복제 기술도 진화한다는 점이다. 대중적인 ‘CD 복사 방지+시리얼 입력’ 방식은 이미징 기술과 가상 드라이브의 활용, 인터넷을 통한 시리얼 공유 등으로 해결이 가능해, 지금도 수많은 개인 사용자들은 이 방법으로 불법 SW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 복제는 ‘창과 방패’의 관계처럼 제작사가 걸어놓은 복제 방지 기술을 다른 기술로 깨버린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불법 복제는 당연히 ‘불법’인 만큼 여기에는 항상 법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관계자는 “인터넷에 도는 불법 시리얼 번호 목록이나 이를 통해 인증을 받은 사용자 목록쯤은 업체들도 확보하고 있다”며 “다만 개인 사용자와 저작권 문제로 송사를 벌이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판단해 별도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의 마음이 언제 바뀔지 모를 일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달라진 고려항공 女승무원 유니폼…짧아진 치마·드러난 목선

    달라진 고려항공 女승무원 유니폼…짧아진 치마·드러난 목선

    북한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최근 여승무원의 유니폼을 새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여행사’는 11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고려항공 여승무원의 새 유니폼을 공개했다. 새 유니폼은 재킷과 치마 모두 감색으로 바뀌었다. 기존 유니폼은 상하의 모두 붉은 색이었다. 또 기존 유니폼과는 달리 목선이 드러나는 디자인을 선택해 여성미를 강조한 것도 특징이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고려항공 여승무원은 오른쪽 가슴에는 금색의 고려항공 배지를, 왼쪽 가슴에는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이 들어간 배지를 달았다. 치마 길이도 과거 붉은색 유니폼 보다 무릎 위로 훨씬 올라가 짧아졌다는 평가다. 또 금색 줄을 두른 모자로 눈에 띈다. 고려항공의 이런 변화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7월 초 평양 순안공항을 시찰하면서 “안내원(승무원)의 복장을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잘 만들어주며 여객들에게 봉사하는 식사(기내식)의 질을 높이라”라고 지시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홈쇼핑 첫 출전 1시간 3억 매출… ‘악마베이스’ 뭐길래?

    홈쇼핑 첫 출전 1시간 3억 매출… ‘악마베이스’ 뭐길래?

    뷰티브랜드 라라베시가 출시한 ‘악마베이스 레오팝’이 홈쇼핑 방송 첫 출전에서 1시간 만에 3억 원의 판매고를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7일 밤 11시45분부터 60분간 진행된 CJ홈쇼핑 방송에서 악마베이스 레오팝은 본격적인 강추위로 베이스 제품의 매출이 떨어지는 시기임에도 불구, 홈쇼핑 첫 방송에서 3억 원을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프라임 타임이 아닌 심야 방송 시간대이었음에도 방송 10여분 만에 주문 콜이 쏟아지기 시작해, 예상을 뒤엎은 판매고를 올리면서 홈쇼핑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악마베이스 레오팝은 가벼운 발림감과 뛰어난 커버력을 동시에 갖춘 혁신적인 포뮬러를 자랑하며, 20~30대 여성들의 필수품인 BB크림, CC크림, 파운데이션의 장점을 모두 결합한 베이스 제품으로 등장했다. 악마베이스 레오팝은 여성들의 베이스 제품의 컬러가 21호, 23호에 한정돼 있다는 인식에서 탈피, 30여 가지의 베이스 컬러를 연출할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 또한 직렬형태의 듀얼 컬러 팩트를 개발, 두 개의 펌프 엔진을 이용해 컬러 믹스를 손쉽게 완성, 얼굴과 목의 경계선이 없는 자연스러우면서 화사한 피부톤을 30시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이 제품의 특장점 중 하나다. 악마베이스의 출현에 일부 뷰티 전문가들은 “여성들의 베이스 제품에 대한 니즈를 간파한 제품으로 한국 여성들의 피부톤 모두를 사로잡은 제품으로 비비크림, CC크림, 파운데이션을 올킬 시킨 제품”이라며 호평하기도 했다. 자신의 피부 톤에 맞는 베이스 컬러를 연출하면서, 얇고 가벼운 발림감으로 30시간 색 지속력을 가진 특장점으로 온라인 상에서는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악마베이스 레오팝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가운데, 라라베시는 오는 14일 CJ홈쇼핑을 통해 라라베시의 대표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악마크림’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악마베이스 레오팝 관련 자세한 사항은 정보는 라라베시 공식 쇼핑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사동서 심우채 화백 개인전

    인사동서 심우채 화백 개인전

    30년간 수채화만을 고집해 온 심우채 화백의 개인전이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심씨는 바위나 여체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옮겨온 작가다. 화려함과 유행을 멀리하고 자연주의 경향의 선과 색을 독창적으로 표현해 왔다. 전시회에는 ‘묵언Ⅱ’ 시리즈 22점이 나왔다. 추계예술대 서양화과와 홍익대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지냈다. (02)736-1020.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