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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多樂房]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영화 多樂房]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는 한 여성의 자살 미수를 둘러싸고 주변 인물들이 기억과 진실의 조각들을 짜맞추는 과정을 그린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신작이다. 그의 전작인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2011)를 관통하는 플롯의 다층적 구조와 윤리적 문제의식은 여전하거니와 인물들 간의 관계까지 더욱 예민하게 얽혀 있어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무엇보다 전작의 문화적, 종교적 코드를 상당 부분 대체한 섬세한 캐릭터의 구축이 이 영화의 스토리텔링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아마드는 이혼을 마무리 짓기 위해 4년 만에 마리의 집으로 온다. 마리의 근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아마드는 그녀가 다른 남자(사미르)와 동거 중이며, 그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아마드의 의붓딸인 루시는 더욱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하는데, 사미르의 아내가 자살을 시도해 현재 혼수상태이며 그녀가 이 지경이 된 것은 사미르와 마리의 불륜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마드는 정신없이 쏟아지는 정보들 가운데서 상황을 판단하려 애쓴다. 그는 그가 이곳에 온 목적 그대로 ‘좋게 끝내기 위해’ 갈등의 중재를 자처하지만, 정보가 한 가지씩 늘어날수록 혼란은 가중되고 진실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루시와 마리, 사미르, 그리고 후반부에 등장하는 세탁소 직원까지 이 영화의 인물들은 자신이 아는 만큼의 진실에 매달리고, 그 후에는 못 미더운 추측으로 일관한다. 불완전하고 자의적일 수밖에 없는 ‘과거’(영화의 원제는 ‘더 패스트’다)의 속성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과거’의 불확실성은 현재와 미래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과연 사미르의 아내는 깨어날 것인가. 사미르와 마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리고 루시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은 사소한 일에도 날카롭게 반응하는 마리와 사미르의 신경증으로 표출된다. 아마드가 도착한 후 두 사람의 대화는 한순간도 평화롭지 않다. 아마드와의 불편한 동거는 사미르의 자동차 안에 매달린 샹들리에가 찰랑거리듯 두 사람 사이에 마찰음을 일으킨다. 이처럼 감독은 인물의 심리를 매순간 적절한 사운드로 때로는 조심스럽게, 때로는 거침없이 표현한다. 하물며 미장센은 편집증적이라 할 만큼 빈틈이 없다. 일례로 새로 페인트칠 중인 마리의 집은 전남편과 애인, 그리고 아이들이 함께 머무는 복잡미묘한 공간으로서 인물들의 불안정한 심리를 대변하는 완벽한 세트이다. 밝은 색의 페인트는 새 삶에 대한 마리의 욕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상 그 욕구는 스스로도 정돈되지 못한 채 집안을, 그리고 아마드의 옷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만다. 페델리코 펠리니는 ‘8과 1/2’에서 창작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시나리오를 완성시키지 못하고 있는 유명 감독을 보여 주며 “영화는 어디에도 없다”는 대사를 남겼다. 이 시대의 스토리텔러, 아스가르 파르하디는 이 영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진실은 어디에도 없다.” 다만, 영화는 바로 여기에 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
  • 차이나 옆에 러시아타운 인천 중구 특화거리 조성

    인천시 중구 신포동에 ‘러시아 특화거리’가 조성될 전망이다. 시는 20일 신포시장 인근 우현로 39번길 신한은행∼김내과의원 구간(256m)을 러시아 특화거리로 조성할 것을 중구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중구는 이 구간을 특화거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곳에 ‘러시아 색’을 입히자는 게 시의 제안이다. 시가 구상하는 콘텐츠는 ▲러시아풍 아치·상징조형물 설치 ▲상점 간판에 러시아어 병기 ▲러시아 전통상품 판매소 설치 등이다. 사업 대상지에는 현재 러시아 음식점 1곳 등 82개 점포가 있다. 이곳은 선린동에 있는 ‘인천차이나타운’과 가까워 러시아 특화거리가 조성되면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의 정체성에 부합하고,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으로 시는 판단하고 있다. 시는 특화거리 사업과 관련, 내년도 본예산에서 1억원을 확보했으며 중구는 내년 추가경정예산에 10억원가량을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별그대’ 표절 의혹 휩싸여…강경옥 만화 ‘설희’ 등 모티브된 광해군일기 내용은?

    ‘별그대’ 표절 의혹 휩싸여…강경옥 만화 ‘설희’ 등 모티브된 광해군일기 내용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방송 2회 만에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만화가 강경옥은 20일 자신의 블로글르 통해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연출 장태유)가 자신이 연재 중인 만화 ‘설희’의 내용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별그대’는 광해군일기에 기록된 한 이상현상을 모티브로 한다. 광해군일기에는 1609년 하늘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나타나 우레와 같은 소리와 함께 빛을 내며 날아다녔다는 내용이 나온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유성이나 UFO로 보일 법한 내용이다. 만화 ‘설희’ 역시 400여년 전 광해군일기에 실린 이상현상을 모티브로 출발한 작품이다. 외계인에게 납치된 뒤 치료를 받아 젊은 모습으로 400년 이상을 살아온 주인공이 전생의 인연을 찾아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기본 줄거리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인연이 닿은 미국의 유명 톱스타가 설희에게 연심을 품기도 한다. ’설희’와 ‘별그대’ 두 작품은 이 기록을 근거로 조선시대에 UFO가 한반도를 찾아왔다는 상상에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별그대’에서는 이 때 찾아온 외계인이 젊은 모습 그대로 400여년을 살아오면서 과거의 인연과 똑같이 생긴 현대인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다음은 두 작품의 모티브가 된 광해군일기 내용. ”간성군에서 8월 25일 오전 9시 즈음에 푸른 하늘에 쨍쨍하게 태양이 비치었고 사방에는 한 점의 구름도 없었는데, 우레 소리가 나면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향해 갈 즈음에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 보니, 푸른 하늘에서 연기처럼 생긴 것이 두 곳에서 조금씩 나왔습니다. 형체는 햇무리와 같았고 움직이다가 한참 만에 멈추었으며, 우레 소리가 마치 북소리처럼 났습니다.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 1년 9월 25일)“ “원주목에서는 8월 25일 사시 대낮에 붉은 색으로 베처럼 생긴 것이 길게 흘러 남쪽에서 북쪽으로 갔는데, 천둥소리가 크게 나다가 잠시 뒤에 그쳤습니다.” “강릉부에서는 8월 25일 사시에 해가 환하고 맑았는데, 갑자기 어떤 물건이 하늘에 나타나 작은 소리를 냈습니다. 형체는 큰 호리병과 같은데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컸으며, 하늘 한가운데서부터 북방을 향하면서 마치 땅에 추락할 듯하였습니다. 아래로 떨어질 때 그 형상이 점차 커져 3, 4장(丈) 정도였는데, 그 색은 매우 붉었고, 지나간 곳에는 연이어 흰 기운이 생겼다가 한참 만에 사라졌습니다. 이것이 사라진 뒤에는 천둥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가 천지(天地)를 진동했습니다.” “춘천부에서는 8월 25일 날씨가 청명하고 단지 동남쪽 하늘 사이에 조그만 구름이 잠시 나왔는데, 오시에 화광(火光)이 있었습니다. 모양은 큰 동이와 같았는데, 동남쪽에서 생겨나 북쪽을 향해 흘러갔습니다. 매우 크고 빠르기는 화살 같았는데 한참 뒤에 불처럼 생긴 것이 점차 소멸되고, 청백(靑白)의 연기가 팽창되듯 생겨나 곡선으로 나부끼며 한참 동안 흩어지지 않았습니다. 얼마 있다가 우레와 북 같은 소리가 천지를 진동시키다가 멈추었습니다.” “선천군(평안북도 서부에 있는 군)에서 오시에 날이 맑게 개어 엷은 구름의 자취조차 없었는데, 동쪽 하늘 끝에서 갑자기 포를 쏘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 올려다보니, 하늘의 꼴단처럼 생긴 불덩어리가 하늘가로 떨어져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불덩어리가 지나간 곳은 하늘의 문이 활짝 열려 폭포와 같은 형상이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상 모든 색을 카피한다…스마트 색상 복사기 등장

    일상 모든 색을 카피한다…스마트 색상 복사기 등장

    일상에서 사물이 지닌 어떠한 색상도 간편하게 카피할 수 있는 휴대용 스마트 색상 복사기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디자인전문지 패스트코디자인는 최근 클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공개된 ‘에스와치메이트 컬러 캡처링 큐브’(SwatchMate Color Capturing Cube)를 소개했다. 호주의 기술자들이 개발한 이 기기는 밑면에 내장된 컬러 센서를 통해 사물이 지닌 색상을 클릭 한 번으로 캡처할 수 있다. 이를 동기화 시켜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블루투스를 통해 전송, 저장할 수 있으며 추후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트와 같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통해 그 색상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동기화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최대 20개의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디자이너나 아티스트 등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일상 생활에서 자신이 원하는 색상 정보를 담아둬 쓰고 싶은 이들도 활용하면 흥미로울 듯싶다. 현재 이 제품은 킥스타터에서 출자를 위해 투자금을 모금하고 있으며 이미 목표 금액 5만5000호주달러의 2배에 달하는 10만호주달러를 투자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기본 사양 제품의 가격은 85호주달러다. 사진=킥스타터/유튜브(http://youtu.be/lpmBGs_qOt4)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요염한 고양이’ 한지민, ‘청순 글래머’의 변신

    ‘요염한 고양이’ 한지민, ‘청순 글래머’의 변신

    ‘플랜맨’의 히로인 한지민의 색다른 변신이 눈길을 끌고 있다. 새달 9일 개봉할 예정인 새해 첫 코미디 영화 ‘플랜맨’에서 한지민은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한 ‘유소정’으로 변신, 독특한 패션 스타일을 선보인다. 한지민이 연기하는 유소정은 자유로운 성격의 소유자이자 밴드의 보컬로 남다른 음악 세계를 자랑하는 독특한 캐릭터로 완벽한 플랜을 추구하는 ‘정석(정재영 분)’과는 다르게 기분 내키는 대로 모든 일을 즉흥적으로 실행한다. 때문에 그녀는 성격만큼이나 자유롭고 독특한 패션 스타일링을 연출한다. 그녀는 밝은 색으로 염색된 웨이브 헤어와 앤티크한 미니원피스로 유소정의 사랑스러움을, 클럽에서 공연할 때는 깜찍한 고양이 분장부터 고양이 머리띠, 펑키한 의상들로 엉뚱함을 발산한다. 공개된 스틸 속 한지민의 ‘유소정’ 패션은 그동안 그녀가 선보였던 단아하고 청순한 모습과는 180도 변신한 모습으로 영화 속 그녀가 선보일 파격적인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핑크’ 레알 마드리드? 유출된 레알 새 유니폼 반응 극과극

    ‘핑크’ 레알 마드리드? 유출된 레알 새 유니폼 반응 극과극

    “끔찍하다 VS 신선하다” 새 해를 앞두고 유럽 명문 구단들의 14-15시즌 유니폼 디자인들이 속속 유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AS로마의 14-15시즌 유니폼 디자인 초안이 누출되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네티즌들의 극찬을 샀으며, 그 이전에는 FC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바이에른 뮌헨의 유니폼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새 시즌부터 퓨마가 제작한 유니폼을 입는 아스날 유니폼 디자인이 유출되기도 했다. 이번에 SNS를 통해 유출된 레알 마드리드의 14-15시즌 어웨이 유니폼도 팬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디자인대로 제작이 된다면 유럽에서도 최고의 전통과 명성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가 ‘핑크’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서기 때문이다. 팬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핑크색은 레알 마드리드가 쌓아온 이미지에는 맞지 않다는 의견이 더 많이 눈에 띈다. ‘끔찍하다’라거나, ‘게이 같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팬들도 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오히려 산뜻하고 좋다’라거나, ‘레알이라서 더 이런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것 같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SNS를 통해 팬들에 의해서 유출되거나, 때로는 고의적으로 제작업체에서 ‘흘리기’도 하는 다음 시즌 유니폼 디자인은 팬들의 반응에 따라서 그대로 제작이 되기도, 반응이 너무 안 좋을 때는 다른 디자인의 유니폼이 제작되기도 한다. 유니폼 제작업체의 입장에서는, 팬들의 반응을 미리 살펴볼 수도 있고, 기대감을 높여 판매를 촉진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이성모 스포츠 통신원 London_2015@naver.com
  • 넉달 얼었다 녹았다 고돼도 노란황태 맛, 황제 안부럽다

    넉달 얼었다 녹았다 고돼도 노란황태 맛, 황제 안부럽다

    동해 가는 길. 슬그머니 대관령 옛길로 빠져본다. 노란 황태 쭉쭉 찢어 끓여낸 맑은 탕 한 그릇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두부와 무를 넣고 담백하게 끓여낸 황태해장국은 어느 집을 가든 맛이 비슷하다. 술 좋아하는 아버지 해장을 위해 아침이면 북어를 두드리던 어머니 생각이 절로 난다. 식당마다 찜, 구이, 무침 등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지만 고추장을 발라 구운 황태구이의 유혹은 크다. 토속 곤드레 막걸리가 자석처럼 달라붙는다. 게다가 황태는 숙취해소는 물론 노폐물 제거, 혈관질환 등에 두루 좋다고 하니 연말 덕담만으로도 얘기는 더 길어진다. 대관령은 역시 대관령이다. 흰 자작나무숲을 지나 옛 휴게소 인근에 다다르자 기온은 영하로 곤두박질친다. 몇 날 며칠 눈이 퀭하도록 골바람이 솟구치고 눈이 억수로 퍼부어야 만들어지는 것이 노랑태이고 보면 지금 날씨는 시작에 불과하다. 덕장촌이 있는 인제 용대리 사람들 말처럼 영하 10도까지 떨어져야 한다. 콧속이 쩍쩍 달라붙는 추위가 석 달간 매섭게 몰아쳐야 질 좋은 황태가 나온다. 한 그릇이 나오기까지 황태의 숙명은 이렇게 모질다. 생태, 동태, 북어, 황태, 백태, 흑태, 깡태…. 명태의 다른 이름들이다. 날이 너무 추우면 색이 하얗게 변해 백태가 되고, 따뜻하면 검은 먹태(찐태)다. 북쪽 함경도 원산이 명태의 본향이듯이 밤과 낮 사이 생선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이듬해 4월까지 천천히 말라야 더덕처럼 살이 부풀어 오른다. 그래서 ‘황태의 맛은 하늘이 내린다’고 한다. 황태가 밥상에 오르려면 서른 세 번 손이 가야 한다. 하늘도 따라줘야 하지만 거진항에서 받은 명태 배를 갈라, 꽁꽁 언 손 털어가며 덕장에 널고 거둬들이는 등 사람의 뼈에 바람이 배야 가능한 일이니까. 이렇듯 잘 말라 폭신하고 노르스름한 황태 한 마리에는 자연과 인간의 노고, 우주의 기운이 배어 있다. 음식을 단지 허기 메우기 위한 일상으로 여기기에는 녹록지 않은 이유다.
  • [열린세상] 자살을 예방하는 디자인/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열린세상] 자살을 예방하는 디자인/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오늘 일본 고베에서는 ‘자살방지와 공동체 지원’을 주제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포럼이 열린다. 이 자리에 세계적인 사회학, 의학, 심리학자와 행정가들이 모여 국가성장 저해요인인 자살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높은 일본은 지난 15년간 매년 3만명이 넘는 자살자가 발생했고, 국가적 차원의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처음 3만명 이하로 감소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최고의 자리는 한국이 물려받았다. 우리는 그 불명예를 8년째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2004년 ‘자살예방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후 민·관 합동으로 ‘자살예방종합대책’을 세우는 등 노력을 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여전히 자살 고(高)위험 국가로 남아 있다. 자살 가능성이 높은 정신건강 고위험자도 368만여명에 이른다니 이제는 자살문제 전문가, 디자이너, 자살 경험자, 자살자 유가족이 원탁에 앉아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우선 지자체와 전문가들이 할 일은 다리, 육교, 건물옥상 등 자살 빈발 공간을 찾아 자살예방 설계기법을 적용하는 일이다. 미국 워싱턴DC의 듀크 엘링턴 다리에 철제 벽을 설치하고, 펜스를 다리 안쪽으로 기울어지게 디자인해 쉽게 올라가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투신자 수를 줄인 사례는 세계의 공공디자인에 영향을 주었다. 민·관이 협력하여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는 ‘자살방지 공공디자인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위험 시설물 설계에 적용해 나가자. 한국형 우울증 예방디자인을 개발하자. 일본의 ‘노호혼(のほほん)’ 캐릭터는 고개와 발을 끄덕거리는 한가로운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 태평하게 한다. 노호혼은 행운을 기원하는 선물로 주고받는데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하회탈도 좋고 뽀로로의 웃는 얼굴도 좋다. 우리 문화 콘텐츠 가운데서 최고의 행복감이 표출된 이미지를 찾아 조형적으로 정리하고 일상생활에 다차원적으로 적용해 나가자. 근자에 서울 마포대교, 한강대교 난간에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이 게시된 것 같이, 감성에 다가가는 사랑의 글이나 형상이 결정적인 순간에 마음을 돌리게 할 수 있다. 한때 부산 태종대는 자살바위로 유명했다. 이 경치 좋은 곳에 자살사건이 꼬리를 물자 고심하던 부산시가 자살 지점에 ‘모자상’을 설치했고, 그 결과 자살의 빈도는 현저히 줄었다. 세상과 등지려는 순간 어머니의 사랑을 떠올린 것이다. 조형예술과 한국인 특유의 감성이 맞아떨어진 한국형 자살방지디자인 사례다. 빛과 색의 디자인은 우울증 치료에 도움을 준다. 도쿄시는 한 해에 2000여명이 전철선로에 투신자살을 기도하자 야마노테센(山手線)의 역마다 투신자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푸른색 LED조명등을 설치해 큰 효과를 보았다. 우울증 치료에 활용되는 이 푸른색 조명등으로 인해 도쿄 지하철은 역내 조명디자인 개념을 전면 바꾸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투신방지를 위한 스크린 도어가 보편화돼 있지만 이러한 노력은 조명디자인과 색채디자인으로도 확대돼야 한다. 소셜미디어에 자살 모니터링시스템을 연결하자. 연전에 페이스북은 자살방지 툴을 개발했다. 페이스북 이용자의 글에서 자살 관련 언어와 행태가 반복 감지되면 네트워크상의 친구들에게 알림 메일을 보낸다. 또 ‘국립자살방지구명통신망’에 자동 연결되고, 동시에 자살을 생각하는 당사자에게도 정보의 익명성이 유지된다는 연락이 간다. 한국의 주요 포털도 ‘자살’ 관련 검색 빈도가 높거나, 블로그에 관련 글을 게재하면 상시 자동검색 기능을 통해 자살예방 상담전화가 안내되고 24시간 상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디자인하자.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정신의학자, 심리학자, 행정가와 디자인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자살 예방 연구개발에 나서도록 지원하자. 한국 특유의 자살환경 분석에 기초한 ‘자살방지 디자인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거 및 공공장소의 자살 다발 공간에 적용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국민들이 공유하도록 하자.
  • 색다른 산타 오시네! 도봉구청 곳곳에

    색다른 산타 오시네! 도봉구청 곳곳에

    올해 크리스마스는 과학으로 즐겨 보는 게 어떨까. 도봉구가 과학 체험과 퍼포먼스를 잔뜩 준비해 크리스마스 축제를 연다. 오는 24일부터 닷새 동안 청사 곳곳에서 도봉과학창의축전 ‘빛으로 즐겨라, 크리스마스 판타지’를 마련하는 것. 2009년 시작한 축전은 최대 10만명 인파를 기록했을 만큼 인기를 끄는 지역 축제다. 노원구와 경기 의정부시 등 인접 지역에서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지난해까지 여름방학 때 열렸는데, 올해엔 여름 전력난 탓에 미뤄져 겨울방학 기간에 개최된다. 해마다 우주, 로봇, 3차원 입체(3D), 뇌로 각각 주제를 달리하며 열렸다. 올해는 빛과 색, 영상의 융합 과학이 테마다. 명사 초청 과학특강으로 꾸리던 개막 이벤트도 올해엔 시각 효과를 극대화한 공연으로 대신한다. 첫날 오후 2시 어둠, 빛, 음악을 내세운 화려한 레이저 가면 퍼포먼스와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의 공연이 어우러진다. 박지혜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한국인 최초로 시즌 개막 독주회를 가졌으며 강연쇼 테드에도 나섰던 실력파 연주가다. 흥미진진한 체험도 풍성하다. 빛의 탄생과 역사, 삼원색, 편광 현상, 굴절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 빛으로 이뤄진 터널을 통과하거나 홀로그램도 체험하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레이저 보안 시스템에서 나오는 레이저를 피해 목표물에 도달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레이저를 활용한 스포츠 클레이사격도 빼놓을 수 없다. 눈을 즐겁게 하는 라이트 아트 작품도 전시된다. 새로운 개념의 3D 영상을 감상하고,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로봇·블록 놀이터 공간이 들어선다. 온 가족이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와 조명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둘째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는 가족 파티, 합창대회, 매직판타지, 희망 드림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이 이어지고 28일 오후 6시 ‘라이트 버블 판타지’가 폐막 공연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science.dobong.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공유, 커피색 달달했던 그 남자 무채색 ‘짐승남’이 되다

    공유, 커피색 달달했던 그 남자 무채색 ‘짐승남’이 되다

    연말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용의자’(24일 개봉)는 올해 개봉한 남파 간첩 소재 영화의 결정판이 될 만한 액션물이다. 90억여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이 영화는 그간 국내에서 시도되지 않은 색다른 무술과 카 액션 등 한층 진화된 액션 세계를 펼쳐보인다. 할리우드의 ‘본 시리즈’를 진화시켰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는 원신연 감독의 욕심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영화의 중심에는 배우 공유(34)가 있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비롯해 각종 CF에서 부드러운 이미지로 각인된 그는 아내와 딸을 죽인 자를 찾아 남한으로 망명했지만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쫓기는 북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을 연기했다. →강렬한 ‘짐승남’ 이미지가 크게 어색하지 않다. 데뷔 후 처음 액션 영화에 출연한 이유는. -갑자기 변화된 이미지에 많은 분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사실 군에서 제대하고 액션 영화 출연 제의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정작 나는 남성미 넘치는 소위 ‘상남자’ 이미지에 대한 갈증이 별로 없었다. 개인적으로 마초적인 것을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액션 영화를 남자 배우가 거쳐야 할 관문인 것처럼 생각하는 전형성도 싫었다. 하지만 내심 볼거리에만 치중한 국내 액션 영화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다. 원 감독님을 만나 이런 걱정이 많이 불식됐다. →영화 속 지동철은 말수가 적고 건조해 무채색처럼 극성이 배제된 인물인데. -지동철은 모든 것을 잃고 모든 희로애락을 버릴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아내가 죽고 아이가 살아 있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만이 그를 유일하게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때문에 다큐멘터리처럼 전반적으로 감정이 배제됐고 대사도 거의 없었다. 그 점이 다른 남파 간첩을 소재로 한 영화와 달랐고, 상업성을 희석시킨 지점이라고 생각했다. 배우에게 대사가 없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숙제지만 동기 부여가 되기도 했다. 손발이 묶인 채 눈으로, 몸짓이나 액션으로 동철의 처절한 심리와 고독함이 전해지기를 바랐다. →어떻게 보면 건조하고 담담한 공유 자신의 모습과도 닮은 것 같다. -지동철은 오직 생존과 본능을 위해 싸우는 인물이고 융통성이 없기 때문에 하나의 목표만으로 우직하게 버틴다. 나 역시 동철처럼 보수적이고 고지식한 면이 있다. 실제 성격이 굉장히 ‘드라이’한 편이다. 촉촉하고 살가워 보이는 이미지와는 좀 차이가 있다. 어렸을 때는 찧고 까불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안에 있던 것들이 크기가 커지고 색이 짙어지는 것 같다. →그럼에도 영화는 액션 영화로서의 문법에 충실한 편이다.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동철이 교수대에서 목이 묶인 채 어깨를 탈골해 탈출하는 장면이다. 목의 줄과 와이어를 쥔 스태프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점점 몸이 아래로 떨어지고 목이 조여왔다. 의식이 혼미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상의를 벗어야 했기 때문에 3개월가량 다이어트를 한 데다 반나절 동안 찍어 육체적으로 더욱 힘들었다. 눈에 핏발이 서고 몸에 핏대가 서는 장면도 실제로 카메라에 찍힌 것이다. 지동철을 압축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데다 감독도 가장 신경을 쓴 장면이다. →계단을 차로 후진하거나 와이어에 의지해 80m 높이의 암벽에 오르고 18m 아래의 한강으로 낙하하는 장면 등을 거의 직접 소화했는데. -계단 후진 장면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것이라 성취감도 있고 짜릿했다. 별다른 안전 장치가 없는 데다 중간에 서면 차가 전복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가속기를 계속 밟았다. 차 안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정면에서 얼굴이 찍힌 장면이 있어야 보는 관객들도 실감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에서는 액션도 드라마를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됐기 때문에 30%가량만 대역이 촬영하고 나머지 장면은 직접 찍었다. 하지만 우리 영화에는 맥락과 상관없이 이유 없이 몸을 드러내는 등 눈요기나 보여주기식 액션 화법은 등장하지 않는다. →후반부에 부성애를 드러내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지만 나이가 차면서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부성애가 있는 것 같다. 지동철도 남자로서 본능적인 부성애가 있었을 것이다. 전작 ‘도가니’에서도 아이 아빠 역할을 했기 때문에 충분한 연민이 있었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나이에 맞는 연기와 인생 경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40대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2년가량 찍은 ‘용의자’를 통해 얻은 점은 무엇인가.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처음에 이 작품을 거절한 것도 워낙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대작이라는 부담 때문이었다. 큰 작품을 해보니 주연 배우의 책임감이 더 크다는 걸 느꼈다. 스크린 너머까지 캐릭터를 잘 전달하는 것이 배우의 최대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에서 눈과 몸짓으로만 마술 부리듯 감정을 전달하는 한 단계 높은 연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 →드라마 복귀작 ‘빅’의 성적이 다소 저조하기도 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5년 만에 드라마를 찍었는데 비생산적인 시스템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더라. 결과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다. 그동안 너무 공백이 길었는데 나를 지지해주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1년에 한두 편씩 다양한 작품에 꾸준히 출연할 것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유시민, 박대통령 겨냥 “반인반신 지도자의 따님”

    유시민, 박대통령 겨냥 “반인반신 지도자의 따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송년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북한은 ‘위대한 수령’의 손자가, 남한은 반인반신(半人半神) 지도자의 따님이 다스리고 있다”고 주장, 논란이 되고 있다.  유 전 장관은 문성근 전 민주통합당 대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 함께 ‘시민들, 민주주의 파괴와 맞짱 뜨다’라는 주제로 진행한 ‘3색(色) 토크’에서 “북한의 장성택 처형과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은 같은 성격”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 의원 등이 구속된 RO(혁명조직)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일부 보수매체 보도가 인민일보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을 ‘박근혜씨’ 또는 ‘박통 2세’라고 호칭하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 박통 2세가 그런 말씀을 하셨잖아요. 국가 분열하는 언동을 용납 안 하겠다고…”라고 말했다. 또 행사를 마치면서도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는 것이) 박근혜씨를 대통령으로 뽑아서 그렇다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친일파가 정권을 잡아서 그렇다고도 하고…”라고 주장했다.  이날 송년행사에 참석한 친노(노무현 전 대통령) 인사들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6년 동안 우리가 믿었던 선거제도의 공정성은 국정원과 군, 국가기관의 극악스러운 범죄로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전 총리도 “1980년대 대학가에 붙었던 대자보가 2013년에 다시 붙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민주주의 역사가 30년 전으로 후퇴했다는 상징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세상이 잘 돌아가고 희망으로 가득 찼다면 오늘 (우리가) 이렇게 모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명숙 전 총리,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도종환 민주당 의원 등 친노 인사들과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4) 배우자로 선택받기 위한 처절한 노력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4) 배우자로 선택받기 위한 처절한 노력

    10~70대 남자에게 배우자의 조건을 조사했더니 1위가 예쁜 여자, 2위가 예쁜 여자, 3위가 고운 여자란다. 참 남자들은 여자를 선택하는 데 일관성이 있다. 물론 여자는 돈 많고 능력을 갖췄으며 잘생긴 남자를 선호한다. 외모가 첫 번째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사랑을 고백하고 연인을 고르는 것처럼 동물도 구애를 하고 짝짓기를 할 배우자를 고른다. 암컷, 수컷만 있으면 무조건 짝짓기를 할 것이란 짐작은 오해다. 동물들도 남자처럼 외모가 가장 중요한 배우자 선택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집단생활을 하는가, 일부일처제로 생활하는가에 따라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기도 하고 수컷이 암컷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암컷에게 선택권이 주어졌다. 따라서 암컷에게 선택받으려면 온갖 방법이 동원돼야 한다. 사람들도 프러포즈를 할 땐 남자가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밀면서 여자에게 결혼해 달라고 구애하지 않는가. 흔히들 암컷이 화려하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암컷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수컷의 외모가 화려하다. 공작새를 봐도 암컷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원앙새도 수컷을 암컷으로 여길 만큼 자태가 곱다. 화려할수록 간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제비처럼 검은색과 흰색을 가진 경우엔 꼬리의 길이와 좌우대칭이 중요한 선택 조건이 되기도 한다.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꼬리 깃털은 공중에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아먹는 제비에게 정교하고 미세한 비행 조정 능력을 주기 때문이다. 새와 원숭이도 색을 구별하는 능력을 가졌다. ‘맨드릴’이라는 원숭이는 마치 얼굴에 빨강, 파랑, 흰색 물감을 덧칠한 듯 아주 화려하다. 세계동물백과사전 표지 모델로 등장하기도 한다. 어른 수컷의 상징으로 암컷을 두고 수컷끼리 싸울 때 맨드릴의 얼굴만 봐도 도망갈 정도다. 이는 곧 우두머리 자격을 갖췄다는 것을 뜻한다.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이유가 비단 외모 때문만일까. 외모가 수컷을 평가하는 잣대여서다. 선명하고 화려하고 멋진 몸은 건강을 뜻하고, 먹이 활동을 잘하는 능력을 보이기 때문에 암컷뿐 아니라 태어날 새끼에게도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즉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좋은 유전자를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와 같은 건 아닐지. 색 못지않게 중요한 배우자 선택의 또 다른 신호는 소리다. 산길을 걷다 보면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는 즐거운 대화처럼 들린다. 지저귀는 소리는 짝을 유혹하는 구애 신호다. 물론 황새나 독수리처럼 노래를 하지 않는 새도 있지만, 새들처럼 완벽한 노래를 만들어 사용하는 동물도 없다. 그럼 노랫소리의 의미는 무엇일까. 적이 영역을 침범할 때도 연인과 사랑을 나눌 때도 무리 속 문화 전달 역할을 한다. 그러면 배우자를 찾으려 부르는 노래는 무엇이 다를까. 배우자를 찾는 지빠귀는 24시간 중 10시간을 노래한다. 배우자를 찾을 때까지 줄곧 노래한다. 특히 암컷이 다양한 노래를 부르는 수컷을 선택한다. 휘파람새는 새끼 때부터 아빠의 노래를 배우고 자라는데 조사 결과 실제 새끼 때부터 건강하게 잘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있는 연구 결과도 있다. 추기경새를 연구한 학자는 암컷과 수컷이 노래 습득 능력에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암컷이 수컷에 견줘 3배쯤 빨리 습득한다. 암컷은 노래를 꼭 들어야 배울 수 있지만, 수컷은 노래를 듣지 않아도 자신만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한다. 어른 추기경새의 노래는 거주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왜 암수의 학습 능력이 다른지 밝혀지진 않았지만 수컷의 학습 능력은 그 지역의 방언을 습득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만큼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능력 있는 수컷을 암컷이 싫어할 이유가 있을까. 수컷이 암컷을 선택하는 동물일 경우에도 컬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노래를 누구나 기억한다. 원숭이 엉덩이가 모두 빨간 것은 아니다. 집단으로 생활하는 비비 원숭이는 수컷이 지배하는 전형적인 일부다처제 생활을 한다. 수컷에게 선택받기 위해 암컷은 빨갛게 부어오른 엉덩이를 이용한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국립공원에 사는 29마리 암컷 비비 원숭이를 13개월 동안 연구했다. 22마리의 부어오른 엉덩이 치수를 재고 이 암컷들에 대한 수컷들의 반응을 관찰했다. 연구 결과 가장 크게 부어오른 빨간 엉덩이를 갖고 있는 암컷이 무리나 서열, 나이와 상관없이 수컷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수컷들은 암컷의 엉덩이 수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조금이라도 더 큰 엉덩이를 가진 암컷을 찾기 위해 몸싸움도 불사한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선택받은 암컷 비비 원숭이는 우두머리 수컷 비비 원숭이의 자리를 노리는 수컷과 권력 싸움이 생겼을 때 새로운 우두머리를 결정하는 막강한 지위를 가졌다는 것이다. 결국 암컷의 선택에 따라 배우자가 바뀔 수 있다.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은 남자지만 그 남자를 지배하는 자는 여자라고 했다. 비단 사람 세상에서만이 아닌가 보다. 실제로 동물의 사회에서 암컷은 막강한 지위를 지녔다. 예컨대 코끼리의 경우 나이가 가장 많은 암컷이 무리를 이끈다. 그러면 수컷 코끼리는 무엇을 할까. 무리 중 가장 힘센 수컷은 여왕의 눈에 들면 무리의 선두에 서서 길을 안내하고, 적이 나타났을 땐 목숨을 내걸고 싸워 여왕과 무리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수컷은 이렇게 생명을 아끼지 않고 헌신적인 봉사를 해야 한다. 모계 중심 사회를 형성하는 코끼리 사회에서 여왕 코끼리의 명령은 곧 법이다. 여왕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자에게 중징계를 가함으로써 절대통수권자인 여왕의 명령을 준수하도록 유도한다. 무리의 길잡이 역할에다 힘이 가장 센 수놈이 헌신적인 봉사와 노력만 할 뿐, 여왕한테 장가 한번 가지 못한 것을 불평 삼아 자기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땐 우선 여왕이 한두 차례 점잖게 경고한다. 그래도 이 어리석은 수놈 코끼리가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힘세다고 으스대며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매정하고 냉철한 여왕은 집단폭행을 지시해 모든 무리에 본보기를 보여 준다. 이쯤에서 인류의 역사상 천하를 호령한 여왕들이 떠오르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대표적인 모계사회 동물엔 하이에나과에 속하는 점박이와 줄무늬 하이에나가 있다. 하이에나 하면 흔히 다른 동물이 사냥한 고기를 빼앗거나, 먹고 남은 썩은 고기만 먹는 야비한 동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이에나도 무리를 지어 양, 염소, 어린 동물 등 힘이 약한 동물을 공격해 먹잇감을 얻는다. 다만 썩은 고기도 먹기에 청소부라는 별명이 붙었을 따름이다. 썩은 고기를 먹어도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 튼튼한 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특징으로 하이에나는 겉으로 봐서 암컷과 수컷을 구별하기 어렵다. 외부로 보이는 생식기의 구조가 거의 비슷해서다. 그래서 고대에는 하이에나를 두 개의 성을 가진 양성동물이라고 여겼다. 하이에나는 암컷인 우두머리를 따라 집단행동을 하는데 무리끼리 결속력은 어느 동물에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우두머리가 죽으면 명령 체계가 무너져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단점이 있다.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할 땐 복잡한 인사 의식이 있다. 수컷이 주둥이를 땅바닥으로 향하게 하고 암컷에게 접근해 다시 인사를 하는데, 이때 생식기의 냄새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배우자로 선택받은 수컷은 다른 암컷과도 짝짓기를 하는 일부다처제의 행운을 갖는다. 하지만 알파 암컷이 있어 무리의 우두머리를 차지하고 암컷 새끼는 그대로 어미의 지위를 물려받는다. 왜 일부다처제이면서도 프라이드라 불리는 사자 무리처럼 우두머리는 수컷이 아닐까. 약육강식의 법칙대로다. 암컷의 크기가 수컷보다 20% 이상 크기 때문이다. 하이에나의 무리는 클랜(clan)이라 불리는데 동물들 중 가장 큰 무리를 이루고 있다. 그 무리를 암컷이 지배하고 있으니 사람이나 동물이나 여성과 암컷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가히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서울동물원에는 얼룩무늬 하이에나와 줄무늬 하이에나 두 종류가 있다. 하이에나를 관람할 때 누가 암컷이고 수컷인지 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과거에 남자들은 연애할 때와 결혼한 후에 여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고 했다. 요즈음 그랬다간 여자들에게 쫓겨나기 쉬울 터다. 동물 세계에서 선택받은 수컷은 어떻게 행동할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kbs6666@seoul.go.kr
  • [포토] ‘이서현닷컴’ 여성스포츠모델들, ‘4인 4색’

    [포토] ‘이서현닷컴’ 여성스포츠모델들, ‘4인 4색’

    스포츠모델 김민채, 이연주, 김나현, 한지은이 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모르하우스에서 열린 종합피트니스 웹진 이서현닷컴(www.e-seohyun.com) 런칭 프레스 초청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취업 전 ‘자신감성형’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취업 전 ‘자신감성형’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외모’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취업준비생들의 치아교정은 하나의 ‘스펙 만들기’가 될 정도다. 특히 치열이 고르지 못한 사람의 경우 치아를 드러내면서 당당하게 말하거나 웃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다소 자신감 없고 소극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실제로 치아를 고르게 배열하는 것으로도 더 세련된 인상을 갖게 해 신뢰감을 주고, 말하거나 미소를 지을 때 자신감 있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많은 취업준비생이 치아교정을 준비하게 된다. 하지만 면접을 하루 앞두고 치아교정을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치아교정 중에 면접을 치른다면 부착된 교정장치로 인해 오히려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강정호 오늘안치과 원장은 “불규칙한 치아는 보통 2년 이내의 치아교정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때문에 치아가 고르지 못한 사람의 경우 단기간 내에 해결이 가능한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처럼 기간이 오래 걸리는 치아교정의 단점을 보완해 고안해낸 치과치료가 일명 ‘치아성형’ 이라고 불리는 ‘라미네이트’ 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예인 치아성형’으로 이름나 있다. 라미네이트의 시술 목적은 웃을 때 드러나는 앞니를 중심으로 치아의 불규칙을 개선해 외모를 세련되게 만드는 데 있다. 불규칙한 기존 치아의 표면을 깎아낸 후, 치아 색과 재질이 유사한 판을 그 위에 덮어 치아의 배열과 색상, 모양을 이른 시일 안에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라미네이트 시술은 치아가 불규칙한 경우 치아 삭제량이 많아지게 되어 치아 건강에 다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 개선한 치료가 바로 ‘미니쉬 라미네이트’로, 치아의 삭제량을 최소화함으로써 치아의 표면을 거의 삭제하지 않고 라미네이트 치료를 하여 치아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고 심미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우수하고 아름다운 치아로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미니쉬 라미네이트‘는 짧은 시간안에 빠르게 치아를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교정장치를 따로 할 필요가 없어 면접을 앞둔 취업준비생이나 시간을 쉽게 내기 어려운 아나운서, 연예인들이 특히 많이 찾는 치료로 알려졌다. 특히 치과 내부에 라미네이트 전문 치아 기공소가 함께 있는 경우 하루 만에 치아성형을 진행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강정호 원장은 “아름다운 치아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치아 삭제량을 최소로 진행해야 치아건강을 유지하면서 아름다운 치아를 가질 수 있다”며 “다만 치아 불규칙이 심한 사람의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치아 삭제량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치아를 개선하기보다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치아교정으로 치아를 개선하는 것이 치아 건강에 이로우므로 미니쉬 원데이 치아성형을 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세계 56개국 중계… 화려한 참석자 면면에 서구 사교계 ‘최고 행사’

    세계 56개국 중계… 화려한 참석자 면면에 서구 사교계 ‘최고 행사’

    세계 최대의 가구기업 이케아, 통신장비의 명가 에릭손, 비행기 엔진에서 시작해 자동차 업계에 큰 획을 그은 볼보와 사브. 인구 900만명에 불과한 스웨덴은 인구 대비 글로벌 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다. 성냥, 지퍼, 몽키스패너, 종이 위에 필름을 덮은 우유팩도 스웨덴이 자랑하는 발명품이다. 잉그리드 버그먼과 그레타 가르보 같은 세계적인 배우, 팝의 전설인 아바 역시 스웨덴 출신이다. 하지만 스웨덴 사람들에게 ‘스웨덴 최고의 브랜드’를 물어보면 대부분 ‘노벨상’을 첫손에 꼽는다. 노벨 시상식과 만찬에 초대받았다고 하면 누구나 부러워하고, 초청자들에게는 아낌없는 편의가 제공된다. 특히 노벨재단의 주최로 열리는 노벨 만찬은 호화로움과 참석자들의 면면 덕분에 스웨덴은 물론 서구 사교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행사다. 많은 언론이 노벨 만찬의 메뉴를 놓고 예상기사를 내보내고, 노벨 만찬을 주관한 요리사는 평생이 보장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준만큼 재단의 콧대도 높다. 주최측인 노벨재단 관계자들과 수상자들을 제외하면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초청을 받고도 만찬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저녁 한끼에 1인당 2500크로나(약 40만원) 수준. 참석자들의 드레스코드는 남성은 연미복과 보우타이, 여성은 이브닝 드레스다. 만찬장 앞은 수많은 관람객들로 마치 영화제를 연상케 한다. 10일(현지시간) 진행된 시상식과 노벨 만찬은 스웨덴 국영 SVT와 로이터통신 주관 아래 전세계 56개국에 생중계됐다. 오후 7시.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브 16세 부부를 시작으로 스웨덴 왕족들과 올해 노벨상 수상자 부부들이 파이프오르간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스톡홀름 시청 블루홀의 메인 계단을 천천히 걸어 내려오면서 만찬이 열렸다. 1901년 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된 첫 노벨 만찬 참석자는 113명. 올해 노벨 만찬에 초청된 사람이 1250명이라는 점만 봐도 노벨상의 명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 수 있다. 만찬이 열리는 블루홀은 실제로는 붉은색 벽돌로 덮여 있다. 설계를 담당한 건축가 라그나 오스트베리가 당초 푸른색으로 구상했지만, 붉은 벽돌색에 반해 생각을 고쳐먹고 이름만 남겨뒀기 때문이다. 행사 참석자들의 가이드와 연사 소개는 스웨덴 대학생들이 맡았다. 스웨덴 외교부의 마들렌 브로넨은 “학생들이 꿈과 목표를 만들 수 있는 경험을 주기 위한 오래된 전통”이라며 “평범한 학생들 중에서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은 국왕 부처와 수상자들이 앉는 메인 테이블을 비롯해 모두 62개의 테이블로 꾸며졌다. 워낙 많은 사람이 참석하다 보니 요리사 43명, 서빙을 담당하는 웨이터와 웨이트리스 270명이 동원됐다. 이날 행사에 사용된 접시는 7000여개, 잔은 5000여개, 식기는 1만벌에 이른다. 노벨 만찬은 단순히 밥을 먹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스웨덴 문화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전 세계에 자랑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노벨재단 관계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마다 각 나라가 자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애쓰지만, 스웨덴 입장에서는 매년 기회가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만찬 행사는 3명의 소프라노로 구성된 오페라 그룹 ‘디바인’이 주도했다. 디바인은 19세기 실존했던 스웨덴의 전설적인 소프라노 제니 린드(1820~1887)를 기리는 창작뮤지컬 ‘나이팅게일’을 3막에 걸쳐 공연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만찬 메뉴는 세 가지 코스로 구성된다. ‘최고’를 지향하는 노벨 만찬은 원래 두 개의 전식과 두 개의 메인요리, 디저트 등 다섯 가지 코스로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하지만 참석자가 늘어나면서 점차 줄어 이제는 전식, 메인, 디저트 등 세 가지로 진행된다. 올해 전식은 ‘당근으로 장식한 꾀꼬리버섯과 송로버섯 모자이크’, 메인요리는 ‘노르웨이산 랍스터와 가자미, 크림치즈와 시금치로 장식한 랍스터, 아몬드와 감자 퓨레’, 디저트는 ‘노벨 얼굴을 그린 초콜릿과 산자나무’ 등이 준비됐다. 와인은 프랑스산 샴페인 및 레드와인, 이탈리아산 디저트와인이 제공됐다. 만찬이 끝나자 수상자들의 소감 발표가 이어졌다. 노벨 시상식은 수상만 한 뒤 만찬이 끝난 뒤에 소감을 말하는 특징이 있다. 물리학상은 피터 힉스 교수, 화학상은 마이클 레빗 교수, 생리의학상은 랜디 셰크먼 교수, 경제학상은 유진 파마 교수가 각각 공동수상자들을 대표해 단상에 올랐다. 힉스 교수가 조용히 감사의 말만 전한 데 반해 레빗 교수는 유창한 스웨덴어로 감사인사를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내가 소감 발표를 위해 스웨덴어를 한 것은 이 나이에도 내가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셰크먼 교수는 수상소감에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과학연구 지원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3시간 30분이 넘게 진행된 만찬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전체가 금박으로 장식된 시청사 2층의 ‘골든 홀’로 자리를 옮겨 무도회를 밤늦게까지 이어갔다. 수상자들을 비롯해 백발이 성성한 참석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도 자리를 떠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스톡홀름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강한나 물망 영화 ‘순수의 시대’ 노출 수위는…

    강한나 물망 영화 ‘순수의 시대’ 노출 수위는…

    배우 강한나와 신하균이 영화 ‘순수의 시대’ 출연 배우로 물망에 올랐다. 강한나와 신하균이 출연 물망에 오르고 있는 영화 ‘순수의 시대’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복수를 위해 한 남자에게 접근한 기녀가 점차 그에게 빠져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강한나와 신하균 측은 출연 제의를 받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한나는 지난 10월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파격 드레스로 주목을 끌었다. 강한나와 신하균이 실제로 호흡을 맞출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한나는 다음 주 첫 방송되는 MBC 수목극 ‘미스코리아’로도 시청자를 찾는다. ’순수의 시대’는 한국판 ‘색, 계’로 홍보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노출 수위가 높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블라인드’의 안상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산뜻한 옷’ 갈아입는 폐기물 운반차

    ‘산뜻한 옷’ 갈아입는 폐기물 운반차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에 반입되는 폐기물 운반차량의 외관 색상과 디자인이 바뀐다. SL공사는 폐기물 운반차량의 외관을 깨끗하고 산뜻한 이미지로 바꾸기 위한 최종 디자인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현재 수도권매립지 반입 폐기물 차량의 디자인은 10년 전에 바꾼 것으로 색상이 심하게 퇴색되고, 시대변화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SL공사 송재용 사장은 “폐기물 운반차량의 디자인을 바꾸기 위해 전문가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한 뒤, 전문업체와 협약을 체결해 시제품 제작과 함께 모니터링도 병행해서 진행했다”면서 “새로 확정된 차량 디자인은 폐기물의 종류를 구분하기 위해 색상을 자주색과 연두색 두 가지로 달리 사용했다”고 밝혔다. 자주색은 열정과 정의 그리고 신뢰의 의미와 함께 건설폐기물을 운반하는 차량 디자인이다. 또 연두색은 자연과 생명 그리고 건강한 사회구현의 의미와 함께 생활폐기물과 사업장폐기물을 운반하는 차량이다. 보색으로 쓰인 하얀색은 환경실현, 회색은 화합의 의미를 각각 담았고, 곡선은 포용을 통해 지역주민과 소통하며 성장 발전하는 공사의 비전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L공사는 폐기물 운반차량의 디자인 개선과 함꼐 비산먼지와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 적재함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폐기물 차량 전용 세차장도 매립지 안에 만들고 있다. 송 사장은 “모든 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차량 통행으로 발생되는 비산먼지와 악취 등이 줄어들고, 시민들에게도 산뜻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 새로운 디자인의 적용을 위해 매뉴얼 작성과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면서 “디자인 개선에 따른 운반업체의 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지하철 의자 밑에 숨어 女 몰카 찍다가…

    지하철 의자 밑에 숨어 女 몰카 찍다가…

    중국의 한 남성이 지하철 의자 밑에 누워 숨어 있다가, 의자에 앉는 여성들의 다리를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인터넷에는 익명의 한 네티즌이 ‘베이징 지하철 2호선에서 촬영한 사진’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설명에 따르면 사진 속 남성은 하루 전인 6일 오후 2시 30분 경, 베이징 지하철 2호선의 한 객차 의자 아래 숨은 상태로 여성들의 다리 사진을 몰래 촬영하고 있었다. 30대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마스크를 쓰고 짙은 색 옷을 입고 있었으며, 머리 부분을 광고지 등으로 가리고 있었다. 이 남성이 몰래 촬영하고 있던 여성 승객 2명은 20대 후반으로, 짙은 검은색 스타킹과 겨울용 부츠를 신고 있었다. 남성은 의자 아래에서 20여분 간 몰래 이들의 사진을 찍고 있었고, 여성들은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대화를 나누기에 바빴다. 이를 포착하고 인터넷에 올린 네티즌은 “우리가 자신의 존재를 파악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남성은 아무렇지도 않게 의자 아래에서 나와 다음 역에서 내렸다. 여성들은 앞으로 지하철을 탈 때 의자 아래를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뻔뻔한 변태행각으로 주위를 놀라게 한 이 남성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지 언론과 네티즌 사이에서는 동일한 범죄가 재발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특집다큐 이종욱 펠로십 의료봉사 아프리카에 희망을 심다(KBS1 일요일 오후 4시 10분) 에티오피아와 탄자니아를 잇는 이동 진료가 시작됐다. 에티오피아의 한국 병원인 명성 기독병원과 이종욱 펠로십을 연수한 에티오피아와 탄자니아의 의사들이 오지 마을의 환자들을 찾아 길을 떠났다. 한편 하루하루 죽기만을 기다리던 환자들은 의사들의 방문에 눈물을 쏟았는데…. ■2013 희망로드 대장정 제4편(KBS1 토요일 오후 5시 30분) ‘검은 진주’라 불리는 나라, 가나. 그곳에선 굶지 않으려고 카카오 농장, 바닷가 일터로 내몰린 아이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아무도 돌아봐 주지 않는 수천명의 버려진 아이들의 일상에 선 가수 정윤호. 아이들의 땀과 눈물로 얼룩진 희망 로드가 시작된다. ■왕가네 식구들(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수박은 왕돈에게 전에 살았던 셋방주인을 소개시켜주고, 세달은 돈을 구하러 이리저리 찾아다닌다. 민중은 앙금이 집안에서 고생하는 걸 보고 가족회의를 열어 집안 가사를 식구 전부 나눠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이에 앙금과 왕봉은 기분 좋아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15분) 2012년 4월 19일 새벽 두 시경. 경남 사천 사주리의 한 주택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 최 모 씨의 몸에 수차례 칼에 찔린 상처가 남아 있었는데 치명적인 것은 목에 남은 자상, 그리고 배와 가슴에 깊게 들어온 4차례의 칼자국이었다.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MBC 일요일 밤 8시 45분) 아무것도 모르고 스키장에서의 더블 데이트를 추진한 하림과 하경. 재민은 미주에게 자상한 하림의 모습이 탐탁지 않으면서도, 미주에게 방해가 되지 않겠다고 한다. 한편 호섭은 연희에게 미안하다고 하지만, 연희는 호섭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겠다고 한다. ■특집 EBS 스페이스 공감(EBS 일요일 밤 9시 15분) 2013 헬로루키의 왕좌가 밝혀질 이번 방송은 독창적인 음악색과 밴드의 합(合)을 들려줄 뮤지션들의 무대로 가득 채워진다. 2013년 5월부터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올라온 6팀의 ‘올해의 헬로루키’ 후보들의 음악 세계로 빠져본다.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9시 15분) 가요평론가 이백천이 출연한다. 이백천은 서울 무교동 ‘세시봉’에서 MC를 맡으며 통기타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1971년 명동의 ‘청개구리집’, 1980년대 ‘르 시랑스’ 등에서 활약하며 청년문화를 이끌었고 조영남, 양희은, 김민기 등 포크송 주역들을 발굴한다.
  • 과거로의 시간여행…응답하라 ‘목포 1897’

    과거로의 시간여행…응답하라 ‘목포 1897’

    고백부터 하자. 전남 목포에서 일제강점기가 남긴 몇몇 흔적들만 보면 됐지 싶었다. 저 유명한 ‘목포 오거리’에서 시작해 근대의 낡은 풍경들을 보며 설렁설렁 걷다가 유달콩물, 혹은 팥죽이나 한 그릇 사 먹고 돌아올 요량이었다. 그러다 유달산 비탈에서 낡은 동네를 만났다. 다순구미와 보리마당이었다. 머릿속에서 뎅~ 종소리가 울렸다. 이렇게 기막히고 치열한 풍경을 보았나. 재개발이 예정된 동네는 ‘응사’(응답하라 1994) 세대조차 상상 못할 옛 모습을 품고 있었다. 그로테스크한 느낌의 조선내화 굴뚝 너머로 곧 스러질 집들이 시루떡처럼 쌓인 풍경 말이다. 멀리서 다순구미의 전체적인 모습부터 살피자. 그 뒤 마을에 드는 게 순리다. 들머리는 고하도(高下島)다. 목포 코앞의 섬이다. 지난해 6월 목포대교와 연결되면서 뭍이나 다름없게 됐다. 죽교동 쪽에서 목포대교에 오르면 5분 안쪽에 섬에 닿는다. 고하도는 허사도와 이웃했다. 워낙 작아 뒤돌아보면 금방 시야에서 사라지기 일쑤였고, 그 탓에 본 게 허사가 됐다 해서 허사도다. 지금은 목포 신항이 들어서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섬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허사가 된 셈이다. 고하도는 용을 닮았다. 활처럼 휘어 목포 앞바다를 감싸고 있다. 섬의 끝자락 ‘용오름’까지는 약 3㎞. 잘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왕복 약 2시간 30분이면 돌아볼 수 있다. 시간이 촉박하다면 고하도에서 가장 높은 뫼막개(뫼봉)까지만 가도 된다. 고갯마루에 서면 목포의 아이콘 유달산(228m)이 손에 잡힐 듯하다. 목포 시가지와 삼학도 등도 죄다 눈에 담긴다. 고하도가 아니었다면 여태 볼 수 없었던, 매우 낯선 풍경이다. 고하도에서 보는 유달산의 자태가 당당하다. 남정네 ‘알통’을 닮은 암릉들이 여기저기 솟았다. 목포 사람들이 유달산을 목포의 아버지, 봉긋봉긋 솟은 삼학도를 어머니라 부르는 이유, 뫼막개에 서면 알게 된다. 유달산은 아래로 여러 마을들을 거느렸다. 그 가운데 가장 도드라진 풍경을 선보이는 곳이 다순구미(온금동)와 보리마당(서산동)이다. 다순구미는 볕이 잘 드는 곳이란 뜻이다. ‘다순’은 ‘따숩다’란 사투리가 어원이다. ‘구미’는 바닷가 곶부리 뒤편의 후미진 곳을 일컫는다. 이걸 그대로 한자로 옮긴 게 온금동이다. 마을은 옛 째보선창 뒤편의 유달산 자락에 매달려 있다. 마을에 들면 시간이 멈춰 선다. 외려 객의 시간이 과거로 끌어내려진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골목은 또 다른 골목으로 이어지고, 씨줄날줄로 얽힌 골목 마디마디엔 수많은 기억이 저당 잡혀 있는 듯하다. 산비탈을 따라 파랗고 노란 집들이 오종종하게 서 있다. 골목엔 무거운 적막이 머문다. 주민들에게 눈인사를 건네도 심드렁한 반응으로 되돌아오기 일쑤다. 과거를 목격한 객의 눈은 즐겁지만, 정작 주민의 삶은 낡은 만큼 팍팍한 게다. 다순구미 이야기를 듣자. 곽순임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다. 1897년 10월 1일, 목포가 ‘개항’했다. 근대적 의미의 통상항이 됐다는 뜻이다. 이듬해부터는 일본인들이 본격적으로 이주해 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유달산 아래, 그러니까 현재 근대역사관(옛 동양척식회사 목포지점) 등이 있는 평지 지역을 빠르게 장악했다. 1930년대 발간된 ‘목포부사’에 ‘유달산 자락 빼면 평평한 땅은 한 평도 없다’는 내용이 담긴 걸 보면, 사실상 목포의 핵심 지역이 죄다 일본인 손에 들어간 셈이다. 노른자위 땅을 잃은 목포 사람들은 인근 유달산 자락에 하나둘 정착하게 된다. 그곳이 다순구미다. 예전 다순구미엔 ‘조금새끼’들이 살았다. 조금 물때에 밴 자식이라는 뜻이다. 주민들이 질색하며 싫어하는 표현 중 하나다. 조금은 바닷물이 조금밖에 들지 않는 때다. 물고기도 잘 잡히지 않는다. 물고기를 잡아 연명해야 하는 주민들은 으레 물이 잘 나는 사리 때 출어해 조금 때 돌아오곤 했다. 여러 날 색에 주린 남정네들이 집에 와 할 일이란 불을 보듯 뻔한 것. 이 마을에 생일이 같은 ‘조금새끼’들이 여럿인 건 그런 이유다. 다순구미는 곧 사라진다. 재개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가장 높은 곳. 햇살이 밝고 따스하다. 철거를 앞둔 마을의 처연한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무말랭이 널린 바위에 앉아 앞바다를 보고 있자니 잠이 쏟아진다.왈왈 개 짖는 소리마저 자장가다. 보리마당 이야기도 짠하다. 보리마당은 현 서산동 가장 윗자락의 너른 공터를 이른다. 이름 그대로 보리를 털어 말리던 곳이다. 오래전 목포 인근의 섬 사람들은 보리나 벼 등을 수확한 뒤 목선에 바리바리 실어 목포까지 날라야 했다. 섬엔 변변한 도정 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보리는 정미소 가기 전, 그리고 도정을 마친 뒤 각각 볕에 말려야 한다. 보리마당은 바로 그 작업을 벌이던 공간이다. 섬 주민들이 정미소가 있던 도심 외곽에 며칠씩 머물다 보니 자연스레 이들을 상대로 국밥집과 여관, 시장 등도 생겨났다. 지금은 명맥만 남은 백반거리, 팥죽거리 등도 따지고 보면 이때부터 조성됐던 셈이다. 흔히 다순구미와 보리마당이 같은 지역인 것처럼 표현되곤 하지만, 사실 별개의 마을이다. 아리랑고개(옛 말태기재)를 경계로 윗자락은 다순구미, 아래쪽은 보리마당이다. 시간이 된다면 두 마을을 엮어 돌아보는 게 좋겠다. 예까지 와서 목포의 상징 유달산에 오르지 않을 수 없다. 다소 된비알도 있지만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노적봉이 들머리다. 이순신 장군이 정유재란 때 노적(곡식 따위를 수북이 쌓은 것)처럼 보이게 해 왜구를 속였다는 바위다. 이난영 노래비와 오포대, 몇 개의 정자를 거푸 지나면 마당바위에 닿는다. 너른 바위에서 굽어보는 풍경이 ‘기가 맥히’다. 마당바위 바로 앞은 일등바위다. 유달산 최고봉이다. 그 아래로 이등바위와 삼등바위가 늘어서 있다. 일등바위 아래쪽 암벽엔 홍법대사(774~835)와 부동명왕상이 조각돼 있다. 홍법대사는 일본 진언종의 개창조사다. 홍법대사가 새겨진 곳엔 거의 예외 없이 부도명왕상도 함께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공부를 마친 홍법대사가 일본으로 돌아오다 큰 풍랑을 만났을 때, 부동명왕이 항해 안전을 지켜줬다는 설화를 조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일등바위에서 맞는 해넘이 모습이 장하다. 남들 내려오는 저물녘에 유달산에 오른 것도 이 모습을 보자는 뜻이었다. 사방이 툭 트였다. 그 너른 공간을 보석 같은 풍경들이 채운다. 삼학도가 아스라하고, 멀리 바다 위로 섬들이 둥실 떠 있다. 목포대교와 고하도가 화려한 경관 조명을 켜면, 가장 귀가한 산 아래 집들도 그제야 하나둘 불을 켠다. 평온한 풍경이다. 하산길은 좁고 급하다. 군데군데 세워진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천천히 내려와야 한다. 글 사진 목포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승용차로 갈 경우 서해안 고속도로 끝까지 간 뒤 초원호텔 앞 우회전(영산로), 목포 해양대학 방면으로 좌회전(유달로), 보리마당 방면으로 좌회전(보리마당로)해 아리랑고개를 넘으면 온금동이다. 유달동 주민센터 272-3665. KTX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목포역에서 근대역사문화거리와 유달산이 멀지 않다.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현 근대역사박물관) 건물과, 지점장 사택 등을 휘휘 돌아본 뒤 옛 일본영사관 옆길로 유달산에 오르면 된다. 지점장 사택은 요즘 찻집으로 쓰인다. →잘 곳:신시가지인 하당 쪽에 깔끔한 숙소들이 많다. 샹그리아 비치 관광호텔(285-0100)은 객실에서 맞는 바다 풍경이 빼어나다. 시설도 깨끗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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