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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털·내장까지 완벽 보존…4만 년 전 죽은 ‘시베리아 털코뿔소’ 공개

    털·내장까지 완벽 보존…4만 년 전 죽은 ‘시베리아 털코뿔소’ 공개

    약 4만 년 전 시베리아 툰드라(동토지대)에서 강물에 빠져 익사한 것으로 보이는 어린 털코뿔소 사체가 발견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시베리안 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연구진은 이날 사하공화국 수도 야쿠츠크에서 여러 언론 매체를 초빙하고 최근 발견 사실을 공표한 털코뿔소 사체를 공개했다.지난해 8월 사하공화국 아비스키 지역의 영구동토층에서 발굴된 이 털코뿔소 사체는 털가죽뿐만 아니라 치아와 내장 일부 등 다양한 신체 조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특히 털코뿔소의 내장이 거의 완벽하게 보존돼 있어 이 동물이 죽기 직전 마지막 식사로 어떤 먹이를 먹었는지까지 분석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지금까지 조사에서는 이 털코뿔소가 4만 년 전부터 2만5000년 전 사이 이 지역에서 서식한 몸길이 2.36m, 키 1.3m의 3, 4살 된 아성체로, 여름 무렵 티레흐타흐강에 빠져 익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방사성탄소연대측정 분석이 아직 끝나지 않아 공식적인 생존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또 이 털코뿔소가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 서식한 또 다른 멸종 동물인 동굴 사자들에게 쫓기고 공격당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에 따라 이 동물에 관한 첫 조사에서는 이들 포식자의 이빨 자국이 남아있는지를 살피는 작업도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번 털코뿔소는 지역주민 알렉세이 사빈에 의해 처음 발견됐고 그가 이 사실을 당국에 신속하게 알린 덕분에 전문가들은 이 사체를 야쿠츠크까지 안전하게 옮길 수 있었다. 그후 이 얼어붙은 사체가 녹기 시작하자 전문가들은 이 털코뿔소의 삶과 죽음에 관해 더 많은 사실을 알아내기 위해 해부학적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사공화국과학원의 발레리 플로트니코프 박사는 “이 털코뿔소의 보존 상태는 특별하다”면서 “우리는 이 털코뿔소를 자세히 연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전문가들을 초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반신은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 이 동물이 죽기 전까지 매우 잘 먹었고 심지어 피부 속 지방까지 가루 상태로 보존됐다”면서 “성별은 곧 확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이 털코뿔소가 영구동토층 덕분에 신체의 80%가 온전하게 보존됐다고 말했지만, 이 동물을 복원하는데 DNA가 충분하게 남아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앞서 이 지역에서는 또 다른 털코뿔소 사체가 발굴돼 현재 종 복원을 위한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2010년 발견돼 사샤라는 이름이 붙여진 새끼 털코뿔소는 3만4000년 전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후 7개월쯤 숨진 사샤는 약간 붉은 빛이 도는 금빛의 곱슬거리는 털을 지녔다. 이 색은 털코뿔소가 오늘날 아프리카 회색 코뿔소들과 현저하게 다른 모습이었다는 점을 뜻한다. 하지만 사샤의 이마에 살짝 나와 있는 두 개의 뿔 돌기는 이 종이 새끼이고 다 자라면 오늘날 코뿔소보다 훨씬 더 컸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때 러시아 등 유럽 일대에서 서식한 털코뿔소는 약 1만4000년 전 기후 변화로 멸종하기 전까지 서쪽으로는 영국부터 동쪽으로는 중국과 심지어 대한민국에 걸쳐 넓은 지역에서 서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시베리안 타임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000만원에 사겠다” 美 인기 캐릭터 닮은 돌멩이 화제

    “1000만원에 사겠다” 美 인기 캐릭터 닮은 돌멩이 화제

    미국의 인기 캐릭터 ‘쿠키 몬스터’를 빼닮은 돌멩이가 SNS상에 공개돼 화제다. 미국 지질학자 마이크 바워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캐릭터와 매우 비슷하게 보이는 돌멩이 사진을 소개했다. 사진 속 돌멩이는 지난해 11월 브라질 리우그란데두술주 솔레다지(Soledade) 부근에서 발견된 석영의 일종이다. 마노라고도 불리는 이 광물은 브라질 외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채굴되지만 지역의 토양에 따라 색과 모양 그리고 무늬 등 특징이 전혀 달라 광물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런데 바워스가 자신이 수집한 이 광물을 절반으로 절단해보니 그 단면이 그야말로 쿠키 몬스터와 똑같이 생겼다는 것이다. 쿠키 몬스터는 미국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세사미 스트리트’의 인기 캐릭터 중 하나인데 이름처럼 쿠키를 매우 좋아한다.마노 전문가이기도 한 바워스는 “이것이야말로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쿠키몬스터라고 해도 좋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비슷한 것도 있었지만 이것은 반으로 나눈 양면에 무늬가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보기 드문 사례다. 마노 중에는 부엉이나 겁먹은 얼굴로 보이는 것도 있지만 이 돌처럼 뚜렷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워스가 공개한 이 광물을 본 사람들 중에는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이 줄을 잇고 있다. 그중에는 1만 달러(약 1100만 원)가 넘는 꽤 큰 돈을 제시한 사람도 5명이나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마이크 바워스/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8명의 교수가 분석한 BTS의 8색 매력...“시대정신에 전세계 열광”

    8명의 교수가 분석한 BTS의 8색 매력...“시대정신에 전세계 열광”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많고 많은 아이돌그룹 가운데 왜 유독 방탄소년단(BTS)은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됐을까. 8명의 교수가 각자 분야에서 각자 시각으로 방탄소년단의 8색 매력을 연구한 대중서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동아시아연구원은 국제정치학, 사회학, 미디어 연구 등 사회과학 분야 교수들의 분석을 담은 ‘BTS의 글로벌 매력 이야기(사진)‘를 낸다고 27일 밝혔다. 필자들은 미국의 팝이 장악한 세계 대중문화 질서 속에서 한국 음악인이 주류로 나서서 이처럼 존재감을 확보한 적이 없었다면서, 방탄소년단을 그저 아이돌그룹이 아닌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연구 이유를 밝혔다. 그동안 대중문화나 문화산업 분야 연구에서 벗어나, 분석 분야 역시 국제정세, 방탄소년단 노랫말, 그리고 소통 등으로 다양화했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20세기 중반 이후 세계 문화지형 변화를 우선 요인으로 짚는다. 미국 문화 주도 지형에 변동이 생기면서 전 세계적으로 문화적 위계가 약화했고, 여기에 취향 다변화, 디지털 미디어 개인화 등이 진행돼 한국 아이돌도 세계에 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최샛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방탄소년단이 그동안 한국 아이돌에서 벗어나 ‘진정성을 지닌 예술가’로 차별화한 점을 꼽았다. 방탄소년단의 매력을 다룬 신문 기사를 분석해보니 ‘텍스트(퍼포먼스, 실력)’, ‘생산(케이팝 시스템)’, ‘소비(팬덤)’, ‘사회(밀레니얼세대)’, ‘분배(소셜미디어)’의 이른바 ‘문화 다이아몬드 모형’에서 고루 역량을 보였다.하영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는 방탄소년단의 무게감을 꼽는다. 방탄소년단을 단순한 문화 혼종이 아닌, ‘현대 문명의 한계를 고쳐보려는 21세기 신문명 건축의 전위체’로 결론짓는데, 이들이 복합적인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뜻이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던지는 메시지를 중시했다. 히트곡 ‘FAKE LOVE’를 비롯해 여러 곡에서 진정한 자기애와 공생의 모색, 문명의 자기모순 극복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가치를 담아 공명을 준다는 것이다. 노랫말을 분석한 김수정 국민대 사회학과 객원교수도 진정성, 유대의식, 향상심과 온전한 삶에 대한 열망을 품은 노랫말이 곧 ‘시대정신’이 됐고, 전 세계 청년세대의 공감을 불렀다고 분석했다. 이혜은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유튜브 댓글을 분석했는데,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처럼 팬들의 소통이 아닌, 팬인 ‘아미’가 팬심 표현 수단으로 할 정도로 강렬하다고 설명했다. 안미향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는 대중음악 전문매체 ‘빌보드’의 기사를 분석한 결과, 2017년을 기준으로 긍정적 기사가 급증하며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한층 높였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의 ‘차별성’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방탄소년단 사례가 문화강국의 꿈을 꾸는 한국에 시사점이 분명하다고 조언했다. 보편성을 추구하면서도 ‘가끔’ 한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손열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기존 한류 외교도 벤치마크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처럼 보편적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스토리텔링, 연대의식 고취, 취향 공동체, 초국적 문화네트워크 구축, 지역적으로 차별화된 공공외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홍보보다 공감과 소통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제2의 방탄소년단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억압 속에서 강렬해지는 춤사위… 손뼉과 발소리가 만들어 낸 자유

    억압 속에서 강렬해지는 춤사위… 손뼉과 발소리가 만들어 낸 자유

    흑과 백, 억압과 자유, 폭력과 사랑, 남성과 여성…. 지난 22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첫 시작을 알린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에는 온갖 대립이 얽혀 있다. 무대 곳곳에 보이는 장치는 물론 극의 내용, 배우들의 연기와 몸짓 모든 것이 90분간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도록 팽팽하다. 빈 무대부터 마음을 바짝 조이게 한다. 정동극장의 프로시니엄(아치형) 형태 무대는 아무 배경도 없는 흰 바탕 벽과 사이사이 기둥 모양으로 뚫린 공간들이 열을 짓고 있다. 밝은 색 조명이 더해져 따뜻한 듯하면서도 왠지 숨이 막힌다. 가족들을 보호하는 공간이 돼야 할 집이 오히려 그들을 옥죄는 감옥이 돼 버린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그 자체를 보여 준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1930년대 초 스페인 남부 지방 한 마을에 사는 여인 베르나르다 알바가 두 번째 남편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다섯 딸에게 극도로 절제된 삶을 강요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알바는 “이제는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이라는 선언과 함께 “내 보호 안에서만 편안하게 숨 쉴 수 있지”, “여기서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나”라고 말하며 딸들에게 검은 상복을 입히고 수나 놓으며 지내도록 한다.2018년 초연에서 알바를 연기했다가 직접 라이선스를 따 와 제작자로도 변신한 정영주와 7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이소정의 카리스마는 등장부터 압도적이다. 그러나 첫째 딸이 젊고 잘생긴 청년 뻬뻬와 결혼을 약속하게 되면서 자매들은 애써 감춰 둔 욕망을 터뜨린다. 언니와 결혼하기로 한 뻬뻬에게 사랑을 느낀 동생들이 밀회를 즐기거나 그의 사진을 훔치는 등 사랑과 질투, 온갖 욕구가 뒤엉켜 갈등이 증폭된다. 극을 풀어 가는 공연의 백미는 플라멩코다. 손뼉과 발바닥 소리가 만드는 리듬만으로도 경직 속에 꿈틀거리는 자유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빨강, 초록 등 원색 조명 속에서 펼쳐 내는 강렬한 플라멩코 춤사위는 폭풍우 같은 욕망으로 뒤덮인 내면과 고뇌를 극대화한다. 무대를 채우는 여성 배우 10명은 이처럼 오로지 자신들이 가진 힘으로 극을 이끈다. 이번 재연 무대는 더블 캐스팅으로 모두 18명이 모였다. 2018년 우란문화재단에서 초연한 ‘베르나르다 알바’는 당시 ‘미투 운동’ 분위기에 힘입어 여성 서사극으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 올린 작품은 더욱 넓어진 무대에서, 결국 인간이 만들어 낸 폭력의 사슬과 그를 벗어나고자 하는 자유를 훨씬 더 강렬해진 에너지로 쏟아 낸다. 연태흠 연출도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여성들의 서사이기도 하지만 역사로부터 만들어진 폭력의 순환 구조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배우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두 자리 띄어 앉기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개막하며 어려운 시기를 뚫겠다는 의지까지 더해진 공연장의 공기마저 색다른 느낌을 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종철 성추행 사건 보선 변수… 민주당 악재일까 반사이익일까

    김종철 성추행 사건 보선 변수… 민주당 악재일까 반사이익일까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진보진영 인사들의 잇단 성비위 논란이 기본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하겠지만, 한편으론 정의당이 보궐선거를 포기할 경우 이탈표를 결국 민주당이 흡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월 보궐선거의 귀책사유가 있는 민주당은 정의당 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성비위 문제가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정의당에 의해 가장 감추고 싶은 이슈가 재부각됐기 때문이다. 실제 야권에서는 정의당이 아닌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6일 “민주당의 뻔뻔함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자당 광역단체장의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후보까지 낸 여권에서 이제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김근태 부대변인은 “민주당은 정의당 성추행 사건에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적반하장의 행태”라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진보진영 유력 정치인들의 충격적인 성비위 사건이 연달아 터진 건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야권이 이 문제를 계속 정치적으로 활용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이 당 쇄신 차원에서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예상치 못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누구보다 색이 선명한 정의당 지지층이 투표 자체를 포기할 순 있어도 대안으로 보수정당을 택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정의당이 추구하는 이념·정책 등이 민주당과 맞닿을 수 있지만 국민의힘과는 불가능하다”며 “정의당이 선거를 포기한다면 지지층은 민주당 쪽에 표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당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정의당이 후보를 내고 끝까지 선거운동을 해 주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리뷰] 플라멩코로 그리는 자유와 욕망…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의 에너지

    [리뷰] 플라멩코로 그리는 자유와 욕망…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의 에너지

    흑과 백, 억압과 자유, 폭력과 사랑, 남성과 여성…. 지난 22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첫 시작을 알린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에는 온갖 대립이 얽혀 있다. 무대 곳곳에 보이는 장치는 물론 극의 내용, 배우들의 연기와 몸짓 모든 것이 90분간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도록 팽팽하다. 빈 무대부터 마음을 바짝 조이게 한다. 정동극장의 프로시니엄(아치형) 형태 무대는 아무 배경도 없는 흰 바탕 벽과 사이사이 기둥 모양으로 뚫린 공간들이 열을 짓고 있다. 밝은 색 조명이 더해져 따뜻한 듯하면서도 왠지 숨이 막힌다. 가족들을 보호하는 공간이 돼야 할 집이 오히려 그들을 옥죄는 감옥이 돼 버린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그 자체를 보여 준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1930년대 초 스페인 남부 지방 한 마을에 사는 여인 베르나르다 알바가 두 번째 남편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다섯 딸에게 극도로 절제된 삶을 강요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알바는 “이제는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이라는 선언과 함께 “내 보호 안에서만 편안하게 숨 쉴 수 있지”, “여기서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나”라고 말하며 딸들에게 검은 상복을 입히고 수나 놓으며 지내도록 한다. 2018년 초연에서 알바를 연기했다가 직접 라이선스를 따 와 제작자로도 변신한 정영주와 2014년 ‘태양왕’ 이후 7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이소정의 카리스마는 등장부터 압도적이다.그러나 첫째 딸이 젊고 잘생긴 청년 뻬뻬와 결혼을 약속하게 되면서 자매들은 애써 감춰 둔 욕망을 터뜨린다. 언니와 결혼하기로 한 뻬뻬에게 사랑을 느낀 동생들이 밀회를 즐기거나 그의 사진을 훔치는 등 사랑과 질투, 온갖 욕구가 뒤엉켜 갈등이 증폭된다. 극을 풀어 가는 공연의 백미는 플라멩코다. 손뼉과 발바닥 소리가 만드는 리듬만으로도 경직 속에 꿈틀거리는 자유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빨강, 초록 등 원색 조명 속에서 펼쳐 내는 강렬한 플라멩코 춤사위는 폭풍우 같은 욕망으로 뒤덮인 내면과 고뇌를 극대화한다.무대를 채우는 여성 배우 10명은 이처럼 오로지 자신들이 가진 힘으로 극을 이끈다. 이번 재연 무대는 더블 캐스팅으로 모두 18명이 모였다. 2018년 우란문화재단에서 초연한 ‘베르나르다 알바’는 당시 ‘미투 운동’ 분위기에 힘입어 여성 서사극으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 올린 작품은 더욱 넓어진 무대에서, 결국 인간이 만들어 낸 폭력의 사슬과 그를 벗어나고자 하는 자유를 훨씬 더 강렬해진 에너지로 쏟아 낸다. 연태흠 연출도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여성들의 서사이기도 하지만 역사로부터 만들어진 폭력의 순환 구조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배우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두 자리 띄어 앉기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개막하며 어려운 시기를 뚫겠다는 의지까지 더해진 공연장의 공기마저 색다른 느낌을 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갤러리 선정 강병섭 작가 ‘같은 곳 또다른 공간’전 열려

    서울갤러리 선정 강병섭 작가 ‘같은 곳 또다른 공간’전 열려

    ‘서울갤러리 전시작가 공모’ 선정 강병섭 작가의 개인전 ‘같은 곳 또다른 공간’전이 서울신문(프레스센터) 1층 특별전시장에서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서울갤러리 작가 공모전은 서울신문·서울갤러리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한국미술협회가 후원했다. 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내적인 무력감과 공허함, 그리고 자아정체성의 불규칙적인 변화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고 타인을 쫓아가게 되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작가는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이상(理想)에서 오는 갈등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내면세계의 중점을 작품에서 전개하고자 했다. 그 내면의 공간이 색의 융합을 통해 이상세계가 진정으로 바라는 유토피아적 관점을 가지고 긍정적인 이상세계를 말하고자 했다.이번 전시에서 강병철 작가는 ‘광화문’, ‘뉴욕 타임스퀘어’, ‘베를린 라이히스타크’ 작품 3점을 선보인다. 작가가 여행을 통해 직접 보고 느낀 것을 작가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표현했다. 네온사인과 회색조 건물이 풍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도심의 모습을 투명하고 따스한 색채로 현실과 이상을 대비시키며 상상 속 도시의 유토피아적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고풍스런 장지에 청량하고 경쾌한 파스텔 석채(돌가루)를 더해 차가운 도시의 회색빛을 선명한 핑크와 블루, 파스텔 색채로 입힌다. ‘뉴욕 타임스퀘어’는 100호 짜리 5연작으로 강병섭 작가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 작품이다. 기존에 수묵과 담채로 전통 동양화를 그려왔던 작가는 어려운 시기에 그림을 포기하려고 했으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떠난 전시에서 그에게 뉴욕이라는 도시는 삭막하거나 비정한 모습이 아니라 문명의 다이나믹함과 다채로운 문화가 생기를 더하는 파라다이스적 도시였다. 그는 문명의 도시에서 의외의 치유의 시간을 갖게 되었고 잃어버릴 뻔 했던 창작의욕을 얻고 그때부터 뉴욕을 그리게 됐다고 한다.강병섭 작가의 작품에는 도심의 파스텔톤 건물과 함께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다른 모습으로 표현돼있다. 사진을 찍는 사람, 대화하는 사람, 전화하는 사람, 싸우는 사람 등등. 그런데 사람들의 얼굴에는 표정이 그려져 있지 않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수많은 표정을 갖고 있는데 그 사람의 얼굴에 표정을 그려놓는 순간 감정이 하나로 한정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서울갤러리 선정작가 전시에서는 그림 앞쪽에 세워진 자유의여신상, 여행객 등의 판넬을 통해서 마치 그 장소에 있는 느낌을 받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강병섭 작가에게 여행이란 일상을 벗어나서 다른 세상의 공간을 경험하고 싶은 행위다.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도시 여행자의 시선을 마주하게 된다. 작가가 경험한 세상의 다양한 풍경과 사람들과의 만남, 소통을 통해 같은 시공간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만나게 해주는 매개체적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색의 심리적 효과를 이용해 대중들에게 밝고 따뜻한 색채감으로 삶의 긍정적 에너지를 보여주어 잠시나마 쉬어가도록 하여 바쁜 현대인들이 그의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따뜻함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의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에 들어가면 강병섭 작가의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다른 선정작가 및 국내 유명작가들의 작품도 감상하고 미술계 소식도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보궐선거 새 변수 떠오른 ‘정의당 사태’

    보궐선거 새 변수 떠오른 ‘정의당 사태’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진보진영 인사들의 잇단 성비위 논란이 기본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하겠지만, 한편으론 정의당이 보궐선거를 포기할 경우 이탈표를 결국 민주당이 흡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월 보궐선거의 귀책사유가 있는 민주당은 정의당 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성비위 문제가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정의당에 의해 가장 감추고 싶은 이슈가 재부각됐기 때문이다. 실제 야권에서는 정의당이 아닌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6일 “민주당의 뻔뻔함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자당 광역단체장의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후보까지 낸 여권에서 이제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김근태 부대변인은 “민주당은 정의당 성추행 사건에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적반하장의 행태”라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진보진영 유력 정치인들의 충격적인 성비위 사건이 연달아 터진 건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야권이 이 문제를 계속 정치적으로 활용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이 당 쇄신 차원에서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예상치 못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누구보다 색이 선명한 정의당 지지층이 투표 자체를 포기할 순 있어도 대안으로 보수정당을 택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정의당이 추구하는 이념·정책 등이 민주당과 맞닿을 수 있지만 국민의힘과는 불가능하다”며 “정의당이 선거를 포기한다면 지지층은 민주당 쪽에 표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당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정의당이 후보를 내고 끝까지 선거운동을 해 주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판판이 터지는 판화 속 일상의 해학

    판판이 터지는 판화 속 일상의 해학

    서양식 왕관을 쓴 익살스런 표정의 호랑이가 한옥 기와지붕 위에 떡하니 앉아 있다. 저 멀리 남산 아래엔 빌딩 숲이 펼쳐져 있다. 민경아 작가의 리놀륨 판화 작품 ‘서울, 범 내려온다’다.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 인기에 편승한 건가 싶지만 민 작가는 수년 전부터 민화 속 호랑이를 주요 소재로 차용해 왔다. ‘현실과 가상’,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혼재된 이미지를 통해 익숙한 듯 낯선 세계를 만들어 낸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정승원 작가는 독일 유학 시절 친구와 여행 다녔던 추억을 남기려고 판화 작업을 시작했다가 실크스크린에 흠뻑 빠졌다.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을 끌었다. 그의 작품들은 카툰이나 일러스트레이션처럼 밝고 유쾌하다. 잊고 지낸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 절로 미소가 떠오른다.서울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새달 7일까지 열리는 ‘해학의 풍경’ 전에서 민경아·정승원을 비롯해 강행복, 김상구, 김희진, 박재갑, 이언정, 홍승혜 등 판화 작가 8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판화’라는 제한된 장르 안에서도 뚜렷한 개성과 독창적인 작업으로 이름난 작가들이다. 김희진은 판을 만들어 종이나 천에 여러 번 찍어내는 판화의 개념을 뒤집는다. 조각칼로 파낸 나무에 색을 입힌 목판 그 자체가 단 하나의 작품이 된다. 홍승혜의 판화는 화려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일본에서 7년간 유학하면서 익힌 수성목판 기법으로 섬세하면서도 따뜻한 색채를 표현했다. 목판화의 대가 김상구 작가의 작품에선 풍부한 회화성과 칼맛이 선명하게 부각된 목판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목판과 목판을 겹쳐 찍어 가며 우연과 필연이 빚은 조화에 천착하는 강행복, 도시의 풍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언정, 김상구 작가에게서 판화를 배운 박재갑 전 국립암센터 원장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이계선 통인화랑 관장은 “위축되고 지루한 일상에서도 웃음을 잃지 말자는 뜻으로 기획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탕·찜·회·볶음·구이… ‘맛’강한 오징어

    탕·찜·회·볶음·구이… ‘맛’강한 오징어

    마른오징어는 한때 땅콩과 찰떡궁합을 이루며 기차 안이나 영화관에서 즐겨 먹는 ‘국민 주전부리’로 이름을 날렸다. ‘심심풀이 오징어·땅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마른오징어 특유의 쫄깃쫄깃한 식감과 감칠맛이 땅콩의 고소한 맛과 잘 어울렸다. 하지만 어느새 국산 오징어 어획량 감소로 금징어(금+오징어)가 되면서 귀한 주전부리가 됐다.오징어는 팔다리가 대가리에 붙은 두족류다. 즉 10개의 팔다리가 매달려 있는 곳이 대가리다. 팔다리 중 유난히 긴 두 개는 먹이를 잡거나 교미를 할 때, 나머지 여덟 개는 먹이를 먹을 때 쓴다. ‘동의보감’, ‘규합총서’ 등 옛 문헌을 보면 오징어는 우리말로 오중어·오증어·오직어로 불렸다. 한자로는 ‘오적어’(烏賊魚)로 표기했다. 까마귀를 해치는 물고기란 뜻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는 ‘까마귀가 물 위에 죽은 척하는 오징어를 먹으러 달려들면 되레 오징어가 발로 까마귀를 휘감아 바닷속으로 끌고 가 잡아먹었다’고 소개했다. 오징어의 먹물에서 까마귀의 깃털 색이 연상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먹물이 있어 묵어(墨魚)라고도 불렸다. 오징어는 1년생 회유어종이다. 제주, 부산 해역에서 산란해 봄철 난류를 타고 북한 동해 수역으로 북상한 뒤 7~9월 우리나라 수역 쪽으로 다시 내려와 산란한 뒤 죽는다. 우리 연안에는 참오징어·무늬오징어·쇠오징어 등 10여종이 산다.오징어는 낮에는 수심 100~200m에서 놀다가 밤이 되면 수면 가까이 떠오르는 야행성이다. 불빛을 좋아해 오징어잡이 배들은 전깃불로 밤바다를 훤히 밝히며 녀석들을 유혹한다. 7~9월 속초나 주문진, 울진, 구룡포, 울릉도 연안에서 가장 많이 잡힌다. 오징어 하면 울릉도를 가장 많이 떠올린다. 굴비 하면 영광이 떠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울릉도는 오징어가 잘 잡히지 않는 겨울철인 요즘 때아닌 오징어 풍어로 관문인 도동항을 비롯해 덕장, 횟집 수족관 등 섬 전체에 오징어가 지천으로 널렸다. 경북 울릉군 관계자는 “울릉도 오징어는 전국 유통량의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유명세는 단연 최고”라면서 “울릉도와 독도를 찾는 관광객 가운데 울릉도 오징어를 찾지 않는 사람이 드물다”고 했다. 이성용 울릉수협 상무는 “육지에서 위판되는 오징어는 주로 산 채로 활어차에 실려 운반되거나 얼음을 채워 전국 수산시장으로 수송되나 교통이 열악한 울릉도는 위판 오징어를 대부분 건조한다”고 소개했다. 울릉군은 지역 명물인 오징어의 브랜드화와 산업화에 나섰다. 2001년부터 매년 오징어 성어기인 7~8월 휴가철에 오징어축제를 개최해 제품 홍보와 소비 촉진을 꾀한다. 축제는 오징어 맨손잡기, 오징어요리 시식회, 오징어 배 가르기, 냉동 오징어 분리하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마련된다. 오징어잡이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울릉도에서는 오징어 건조뿐만 아니라 각종 조리법이 축적됐다. 그래서 울릉도에는 싱싱한 오징어로 만드는 각종 요리를 내놓는 가게가 많다. 산오징어를 이용한 회와 물회, 채소무침, 볶음, 불고기, 통찜, 순대, 튀김, 먹물탕, 냉채, 자장, 장조림 등 다양하다. 산오징어회의 경우 채를 썰어 놓은 오징어를 상추나 깻잎에 올리고 된장과 마늘, 고추, 부추 등과 함께 한입 가득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오징어가 크면 좀 다른 방식으로 회를 먹을 수 있다. 채 썰 듯 가늘게 썰지 않고, 너붓하게 포를 뜨듯 회를 떠서 내기도 한다. 같은 오징어라도 물리적인 모양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싱싱한 회를 먹으려면 무엇보다 좋은 오징어를 골라야 한다. 최상급 오징어는 표면이 투명하고 색이 짙으며 광택이 난다. 눈이 맑고 튀어나와 있으며 살은 탱탱하다. 껍질이 벗겨진 것은 신선도가 떨어지기 쉬우므로 피한다.오징어불고기도 별미다. 살짝 데친 오징어에 고추장과 양파, 마늘, 명이나물 등 양념을 입혀 석쇠에 다시 구우면 평소 오징어를 싫어하는 사람도 즐겨 먹는다. 내장을 빼내고 각종 채소와 찹쌀밥을 볶아 오징어 속을 채운 후 찜통에 쪄낸 오징어순대 맛도 일품이다. 오징어 특유의 고소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이런 오징어 요리들은 요즘 울릉도를 가지 않더라도 동네 횟집 등에서 얼마든지 맛볼 수 있는 시절이 됐다. 그만큼 오징어가 국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수산물이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전국의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20 해양수산 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가운데 15%가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로 오징어를 꼽았다. 이어 고등어(12.4%), 김(11.4%), 갈치(7.7%), 새우(7.4%), 광어(6.3%) 등이 뒤를 이었다.오징어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 울릉도에선 오징어를 해체하고 난 부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든다. 오징어내장탕이 대표적이다. 나리분지 ‘산마을식당’(054-791-4643) 주인 한귀숙(67·울릉군슬로푸드 지회장)씨는 “오징어내장탕은 과거 울릉도 주민들이 먹을 게 없던 시절 호박잎을 함께 넣어 영양 보충을 위해 만들어 먹던 음식”이라며 “이제는 오래된 전통 음식이자 관광객이 즐겨 찾는 대표 음식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오징어는 타우린의 보고다. 육류보다 20배 이상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마른오징어 표면에 붙어 있는 하얀 가루 성분이 바로 타우린이다. 마른오징어를 구울 때 흰 가루를 털어 버리면 소중한 영양소를 잃게 된다. 타우린은 기억력을 향상시켜 주고 치매를 예방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박사 연구팀은 타우린이 치매의 60~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타우린은 단백질 함유량이 소고기의 3배 이상으로 풍부하고 혈압 조절, 당뇨 예방, 피로 회복에 효능이 있다. 음주 뒤 숙취 해소도 돕는다. ‘동의보감’에는 ‘오징어 살이 기를 보호한다’고 쓰여 있다. ‘의지를 강하게 하고 여성의 생리불순을 치유하며 남성의 정액을 많게 한다’는 대목도 나온다. 김종식 울릉군 해양수산과장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오징어를 많이 좋아하고 오징어가 몸에 이로운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만큼 산업화를 위해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세균 잡고 멋은 살리고… ‘우리집 공기’가 달라졌어요

    세균 잡고 멋은 살리고… ‘우리집 공기’가 달라졌어요

    겨울·봄철마다 극성인 미세먼지로 집집마다 자리한 ‘필수가전’이 된 공기청정기가 공기를 정화시켜 주는 데서 더 나아간 다양한 기능으로 ‘진화’를 꾀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간 확산세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업체들은 항바이러스, 항균 성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또 개인의 취향과 공간에 맞는 색과 패턴을 직접 골라 적용한 패널로 ‘인테리어 효과’를 높이고 있다. 기존 제품과 같은 사이즈임에도 공기 청정 면적을 넓혀 공간을 개방하는 최근 주거 트렌드를 겨냥하기도 한다.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비스포크 큐브 에어’는 세 가지 살균 기능을 적용해 공기 청정 성능을 더 높였다. 일부 모델에 적용된 전기 살균 시스템으로는 전기장을 발생시켜 집진필터에 포집된 세균을 99% 없애 준다. 국제시험·검사기관인 인터텍 검증을 받은 국내 연구기관이 실험한 결과 필터에 균을 주입하고 3시간 동안 작동하면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이 99%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화아연 항균 섬유로 만들어진 항균 집진필터는 청정기를 따로 가동하지 않아도 필터 속 세균 증식을 99.9% 억제해 준다는 설명이다. UV LED 살균 기능은 팬 가장자리까지 살균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 신제품은 특히 비스포크 스타일을 적용, 패널만 바꿔 주면 분위기 전환을 꾀할 수 있다. 헤링본, 스트라이프 등 2가지 패턴과 그레이, 베이지, 테라코타, 딥그린 등 4가지 색상을 제공해 소비자가 8가지 선택지로 자신의 취향을 공간에 표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내 면적에 따라 한 개 제품을 단독으로 두거나 두 개를 결합해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다. 비스포크 큐브 냉장고와 함께 두면 통일감 있는 인테리어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LG전자의 주력 제품인 ‘LG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는 바이러스와 세균을 99.9% 제거해 주는 트루 토털케어 필터를 처음 적용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시험한 결과 해당 필터는 쥐코로나바이러스를 99.9% 없애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색포도상구균, 폐렴간균, 대장균도 99.9% 제거해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특허만 34개로, LG만의 독자적인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 상단의 클린 부스터는 클린부스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최대 24% 빠르게 실내 공기를 정화해 준다. SK매직의 신제품 ‘올클린 공기청정기’도 8단계의 ‘올인원 케어 필터’를 적용했다. 이 가운데 프리, 집진필터로 이뤄진 2중 항균 필터는 항균, 항바이러스, 항곰팡이 기능을 갖췄다.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가족이 함께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고 실내 활동이 증가하면서 큰 평수 주거가 늘고 주방, 거실, 방 등의 공간을 개방하는 인테리어가 유행하고 있다. 이에 대형 면적을 아우를 수 있는 공기청정기도 출시됐다. 위니아딤채의 ‘위니아 퓨어플렉스 공기청정기’의 경우 크기가 비슷한 다른 제품들이 보통 24평(79.3㎡)~26평(85.9㎡)의 면적의 공기를 정화한다면, 30평형(100.2㎡)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게 청정 기능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빨지 말고 삶으세요… 적은 빨래용 살균 세탁기

    빨지 말고 삶으세요… 적은 빨래용 살균 세탁기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이후 위생에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들을 위해 살균소형세탁기를 처음 시장에 내놨다. 감염병 확산 이후 의류 위생 관리를 위해 옷과 수건 등을 자주 삶거나 소량의 빨랫감을 자주 세탁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데 착안해 3㎏ 용량의 소형 세탁기를 두 가지 모델로 출시했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살균소형세탁기는 고온으로 더 깨끗하게 삶을 수 있는 90도 삶음 세탁, 일반적인 옷감 살균에 적합한 70도 살균 세탁, 속옷이나 아기 옷 세탁에 용이한 40도 위생 세탁 등 세탁수 온도가 직관적으로 표기돼 있다. 때문에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설정으로 세탁물을 관리할 수 있다. 기존 삼성 전자동 세탁기의 세탁 온도가 최대 60도인 점을 감안하면 삶음 기능이 특히 두드러진다. 색상은 기존에 초대형 전자동 세탁기에 적용했던 블랙 캐비어 컬러를 도입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2002년 첫 출시 이후 20년간 꾸준히 인기를 끈 ‘아가사랑’ 세탁기 신제품도 함께 나왔다. 아가사랑 세탁기는 기존 그랑데 AI 세탁기에 도입된 그레이지 컬러를 입혀 젊은 세대의 취향을 겨냥했다. 양혜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소비자들이 위생과 건강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있어 전자동 세탁기에 최적화된 세탁 성능과 위생 기능을 적용해 신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까지 삼성전자 의류 케어 제품군에 적용된 차별화된 위생 기술을 통해 소비자들의 일상에 안심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해리스 부통령 공식 트위터 계정 방탄소년단 팔로잉 “아미 맞아?”

    해리스 부통령 공식 트위터 계정 방탄소년단 팔로잉 “아미 맞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BTS 팬클럽 ‘아미’(ARMY)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음악 매체 빌보드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취임 이후 개설한 공식 트위터에서 777개 계정을 팔로잉했는데 여기에 BTS가 포함됐다. 해리스 부통령이 BTS를 팔로잉한 것은 ‘매의 눈’을 가진 일부 누리꾼에 처음 포착됐고, 이 소식은 BTS 팬들에게 순식간에 알려졌다. 빌보드는 “해리스 부통령이 BTS의 열성 팬일지도 모른다”며 “팬클럽 ‘아미’의 일원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애청곡 목록에 BTS 노래가 있다는 점도 밝혀졌다. 한 누리꾼은 해리스 부통령의 ‘스포티파이 여름 플레이리스트’에 방탄소년단의 ‘보이 위드 러브’(Boy With Luv)가 있었다면서 이를 캡처해 트위터에 올렸다. 해리스 부통령이 스스로 방탄소년단 팬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방탄소년단 팬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고, 해리스 부통령이 ‘아미’로 이미 활동하고 있을 것이란 추측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BTS 팬인 해리스 부통령이 뛰어난 취향을 가졌다”고 평가했고, 다른 누리꾼은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 가사를 인용해 “해리스 부통령이 ‘펑크와 솔’로 이 도시를 밝히고 있다’”고 환영했다. 또한 방탄소년단 팬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BTS를 백악관에 초청한다면 어떻게 될까”, “해리스 부통령이 현관 앞에 앉아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보이 위드 러브’를 부르는 장면을 상상해보라”는 반응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한편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취임 선서 사진을 올리며 “그녀는 진짜 아미, 난 당신을 퍼플한다(I PURPLE U)”라고 적은 누리꾼도 있었다. 부통령의 옷차림이 보라색이었던 것을 가리킨 것인데 보라색은 미국의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자 1972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던 셜리 치솜이 선거운동 기간 주로 썼던 색이다. 부통령뿐만아니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모두 보랏빛 계열의 의상을 차려 입은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또 보라색은 민주당의 상징색인 푸른색과 공화당의 상징색은 붉은색을 섞을 때 나오는 색이라 초당적 색깔로 통한다. 통합의 메시지를 담은 색깔이었던 셈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알록달록 무지개 섬으로 오세요”…전남 신안 컬러마케팅

    전남 신안군의 컬러마케팅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신안군은 22일 관내 모든 섬마을 주택 지붕을 무지개 색깔로 단장해 섬 전체를 관광상품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은 섬마다 특색을 살려 343개 마을 모든 지붕 색을 코발트블루·하늘·파랑·갈색·보라·초록·노란·주홍색으로 칠할 계획이다. 벽체는 모두 흰색으로 통일했다. 원추리의 섬 홍도는 주홍색, 안좌면 퍼플섬은 보라색, 수선화의 섬 선도는 노란색으로 지붕을 단장한다. 또 수국의 섬 도초와 해당화의 섬 비금은 코바트블루로 색깔 맞춤을 하는 중이다. 앞서 신안군은 경관 색채와 꽃과 나무를 이용한 컬러마케팅으로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안좌면 반월·박지도 일명 ‘퍼플섬’에는 지난 2년 동안 관광객 50만명이 찾아와 보라색을 즐기고 갔다. 예전에 이 섬에는 관광객이 없었으나 양쪽 섬의 관문인 퍼플교(1.5㎞)와 문브릿지(380m)를 비롯해 도로와 이정표, 공중전화 부스, 식당의 식기까지 모두 보라색으로 바꾼 뒤 관광명소가 됐다. 이 소문은 전국을 넘어 홍콩, 독일까지 퍼져 외국인 관광객들도 몰리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1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신안군은 유인도 76개에 14개 읍·면, 343개 마을로 구성됐다. 광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포착] 정장일색 참석자 속 손뜨개 장갑…취임식 ‘밈’ 된 샌더스

    [포착] 정장일색 참석자 속 손뜨개 장갑…취임식 ‘밈’ 된 샌더스

    각계 고위급 인사들이 명품 정장을 차려입고 총출동하는 대통령 취임식에 알록달록 손뜨개질한 털장갑을 끼고 등장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미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벌써부터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는 샌더스 의원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 ‘밈’(meme) 열풍이 불고 있다. 20일(현지시간) SNS에는 샌더스 의원이 취임식장 의자에 홀로 앉아있는 장면을 비둘기가 있는 한적한 공원, 지하철 좌석, 핫도그 트럭 등에 합성한 사진이 “패션 아이콘, 버니 샌더스”라며 웃음을 주고 있다. 길거리에서 샌더스가 홀로 ‘의료 개혁’ 문구가 적힌 좌판에 앉아 있는 합성 사진도 눈에 띄었다. 샌더스 지지자 공식 계정인 ‘피플 포 버니’에서는 밈 경연 대회를 개최 중이다. 샌더스가 이날 취임식에 꼭 끼고 나온 장갑은 2년 전 한 지지자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몬트 지역 교사인 젠 엘리스는 이날 NBC 방송에 “스웨터 털실을 풀어 장갑을 떴는데 장갑을 끼고 나와 너무나 영광”이라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샌더스는 이날 베이지색의 모자 달린 등산점퍼를 턱밑까지 여미고 취임식에 참석했다. 고어텍스 소재의 점퍼에 알록달록한 줄무늬 털장갑을 매치했다. 샌더스는 휴대폰 카메라로 취임식 장면을 찍거나 다른 참석자에게 인사할 때를 빼놓고는 장갑을 꼭 끼고 있었다. 샌더스는 취임식 이후 CBS 뉴스에 출연해 “(지역구인) 버몬트에서는 따뜻하게 입는다. 우리는 추위가 어떤 건지 알고 있다. 멋진 패션에 대해 그다지 고려하지 않는다. 이게 오늘 내가 한 일”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80세인 그는 미 정치권에서 ‘진보의 아이콘’으로 통하며,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물러나며 바이든을 지원했다. 한때 노동장관 입각설도 돌았지만 의회에 잔류한 상황이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속보] 검찰, ‘김학의 출국금지’ 관련 법무부 압수수색

    [속보] 검찰, ‘김학의 출국금지’ 관련 법무부 압수수색

    [속보] 검찰, ‘김학의 출국금지’ 관련 법무부 출입국본부 압수수색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미 대통령 취임식 눈길 사로잡은 패셔니스타, 해리스 부통령 의붓딸

    미 대통령 취임식 눈길 사로잡은 패셔니스타, 해리스 부통령 의붓딸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최고의 패셔니스타는 단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의붓딸 엘라 엠호프(22)였다. 새엄마의 푸른 빛이 감도는 보랏빛 패션은 역사적, 정치적 의미가 상당했지만 말이다.  1.8m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느라 참석자 숫자가 적긴 했지만 부통령의 부군 더글러스 엠호프와 전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엘라는 이날 시상식에서 아무런 역할이 없었고 바이든 대통령과 새엄마의 취임 선서, 동갑내기 계관시인 어맨다 고먼의 시 낭송을 듣고 일어서 손뼉을 마주친 것뿐이었다. 하지만 많은 카메라 기자들과 눈썰미 있는 패션계 인사들이 그녀가 입은 롱코트에 시선이 꽂혔다. 저유명한 뉴욕 파슨즈 스쿨에서 섬유학을 전공하는 그답게 코트는 누가 보더라도 멋져 보였다. 곱슬머리를 가운데 가르마 타고 검정 마스크 안에 뭔가를 숨긴 듯한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사실 엘라는 오래 전부터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뜨개질해 지은 옷들을 입은 사진들을 올리면서 빼어난 패션 취향을 뽐내곤 했다. 그는 개러지(Garage) 인터뷰를 통해 “전에도 말했듯이 내 스타일은 아주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취임식이란) 기념비적인 자리인 만큼 예외가 될지도 모르겠다. 아주 기념비적인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입은 코트는 명품 브랜드 미우미우의 장식이 딸린 A라인 코트와 아주 비슷해 보인다고 패션 전문 인스타일은 전했다.  여성 잡지 마리 클레르는 많은 미국인들이 엘라가 계속 이렇게 돋보이는 감각을 보여주길 바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라의 오빠 콜(27)은 얼마 전 뉴욕 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CNN 방송에서 아버지를 보는 게 아직은 좀 이상하다”면서 “우리는 평생 정치와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아서 이전까지는 있을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엘라는 “대선 당일 부모님을 보고 나서야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실감 났다”라면서 “부모님을 전 세계와 공유한다는 생각이 멋지면서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자메이카 이민자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아래 태어난 해리스 부통령은 유대인 변호사인 엠호프와 2014년 결혼했다. 엠호프가 16년을 함께 한 전처 커스틴과 이혼한 지 몇 년 뒤였다. 콜과 엘라는 부모의 이혼 당시 각각 중학생, 초등학생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보라색 옷으로 눈길을 끌었다. 보라색과 흰색은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으로 쓰이는 색이다. 보라색은 미국의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자 1972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던 셜리 치솜이 선거운동 기간 주로 썼던 색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모두 보랏빛 계열의 의상을 차려 입은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또 보라색은 민주당의 상징색인 푸른색과 공화당의 상징색은 붉은색을 섞을 때 나오는 색이라 초당적 색깔로 통한다. 통합의 메시지를 담은 색깔인 셈이다.  CNN은 “해리스가 보라색 옷을 입은 것은 본인에게 매우 중대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치솜이 해리스의 정치적 여정에 영감을 주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의 흑인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보랏빛 의상을 통해 첫 여성·흑인 부통령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해리스 부통령은 승리 연설 땐 흰색 정장을 입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딸 얘슐리(39)는 절대로 아버지 행정부에서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다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자녀들이 정치와 거리를 두려는 모습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큰 딸 이방카를 비롯해 사위 재러드 쿠슈너, 오빠, 오빠의 약혼녀까지 워싱턴 정가를 주름잡으려 했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부분 색맹’ 개·고양이 눈에 비친 우리집 방은 이런 모습

    ‘부분 색맹’ 개·고양이 눈에 비친 우리집 방은 이런 모습

    개와 고양이가 부분 색맹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1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미국의 한 인테리어업체 자료를 인용해 똑같은 장소를 바라보는 사람과 개와 고양이의 시각 차이를 분석했다. 동물의 망막에는 시각세포가 있고, 이 시각세포 안에는 원뿔모양의 원추세포와 막대모양의 간상세포가 있다. 원추세포는 밝은 곳에서 색을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며, 막대세포는 어두운 곳에서 빛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 중 적추체, 녹추체, 청추체로 구성된 원추세포 덕에 우리는 적색과 녹색, 청색을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개와 고양이는 원추세포 수도 적고 그 종류도 부족해 모든 색을 구별하지는 못한다.적녹색 색맹인 개는 적색과 녹색은 보지 못하고 청색과 노란색은 감지한다. 근시에 회색 계열의 음영과 밝기 차이를 구분하는 능력도 사람보다 떨어진다. 데일리메일은 개가 시각보다 후각과 기억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가구 배치를 달리 할 때는 한 번에 가구 하나씩만 옮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대신 시야가 넓다. 사람의 시야각은 190도 정도인데 비해 개는 정면을 바라보면서도 240도의 넓은 시야각을 유지한다. 견종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대체로 코가 길수록 시야각도 넓다.고양이도 적녹색 색맹이다. 적색과 녹색은 구별하지 못한다. 또 심한 근시라 멀리 있는 사물은 잘 보지 못한다. 대신 시야가 넓고 중복 시야도 충분하다. 고양이의 시야각은 200도 정도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원근감과 입체감이 뛰어나며 사냥감과의 거리를 쉽게 파악한다. 깜깜한 밤에도 물체 구별에 능할 만큼 야간 시력 역시 뛰어나다. 망막 뒤쪽에 있는 ‘타페텀’이 반사판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도 약한 불빛을 잘 감지한다. 이는 개도 마찬가지다.번외로 금붕어는 적색, 녹색, 청색은 물론 근자외선까지 인식한다. 시야각이 320도로 넓어 등 바로 뒤를 제외하고는 모든 범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물 속에서는 동체 시력이 인간의 수십 배 수준이다. 시력이 떨어져 초점은 희미해도 눈앞에 움직이는 미끼나 먹잇감은 놓치지 않고 빠르게 잡아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실적 부진 편의점 빅3, 올해 실속경영 ‘3색 전략’

    실적 부진 편의점 빅3, 올해 실속경영 ‘3색 전략’

    시장 포화로 성장 정체에 빠진 GS리테일·BGF리테일·코리아세븐 등 편의점 3사가 2021년을 변혁의 해로 정하고 실적 부진 타파를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GS25)과 BGF리테일(CU)은 지난 한 해 각각 매출 8조 9417억원(영업익 2676억원)과 6조 2019억원(영업익 1695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비상장사인 3위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3조 613억원(영업익 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BGF리테일) 또는 영업이익(GS리테일)이 소폭 상승한 면도 보이지만 이전과 비교할 때 전반적으로는 저조한 성적이란 평가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는 그동안 빠르게 외형을 성장시키며 고속 성장을 이뤄 왔지만 대세 하락기를 맞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 전국 1만 6937곳이던 편의점 수는 2019년 4만 672곳으로 10년간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전국 어디서나 편의점을 찾을 수 있을 만큼 점포 수가 늘어난 반면 과도한 경쟁으로 점포당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실적 부진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편의점 3사는 올해를 기점으로 양적 확대 대신 질적 차별화를 내세우며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고 있다. 부채 비율이 더 높은 GS리테일이 GS홈쇼핑을 인수하는 데 대한 주주 반발에도 불구하고 양사 통합을 결정한 허연수(60) GS리테일 부회장은 오는 7월 합병을 앞두고 시너지 방안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통합 전략 마련에 치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1년을 지나는 이건준(57) BGF리테일 사장은 지난해 ‘MZ세대’를 겨냥한 컬래버레이션 제품인 ‘곰표 맥주’ 등으로 인기를 끌면서 올해도 이색적인 마케팅을 이어 갈 전망이다. 동시에 해외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몽골에서 점포 100여곳을 출점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고, 지난해 말 말레이시아 진출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코리아세븐은 편의점 3사 가운데 코로나19 타격을 유독 세게 맞았다. 세븐일레븐이 주택가 인근보다는 관광 상권에 점포를 많이 두고 있어 코로나19에 따른 관광객 감소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기 때문이다. 2019년 말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보다 99%나 쪼그라든 영업이익과 신용등급 강등 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최경호(53) 코리아세븐 대표(전무)의 어깨가 무겁다. 올해 세븐일레븐은 일반 점포 대비 20% 이상 매출이 잘 나오는 프리미엄 점포 ‘푸드드림’을 확대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주호영·윤건영 충돌…“오만하다”vs“소설가 권한다”

    주호영·윤건영 충돌…“오만하다”vs“소설가 권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더불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탈원전 감사를 놓고 충돌했다. 주 원내대표는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이 주인’이라고 외치는 윤건영 임종석씨,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1년 남았다. 권력의 내리막길”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불법으로 조작하고, 감사원의 감사를 피하기 위해 산업자원부 공문서를 400건 이상 파기한 자들을 처벌하지 않아야 하는가. ‘왜 빨리 (월성 1호기를) 폐기하지 않았느냐’는 대통령의 호통이 면죄부가 되는 건가”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출된 권력, 국민의 위임을 받은 대통령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대통령 심복들의 오만한 발언들이, 문 대통령이 은밀하게 저지른 많은 불법과 탈법을 증언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할 뿐”이라고 비아냥댔다. 야권 대선 주자로 언급되는 원희룡 지사도 페이스북에서 임 전 실장을 향해 “뭘 감추려 하는지 모르겠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이란 좌표를 찍었다”며 “대통령 주변의 일그러지고 비뚤어진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을 어디까지 망가뜨릴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전날 최재형 감사원장을 겨냥해 “집을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 들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 했더니 주인행세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주 원내대표가) 제 이야기의 취지를 매우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국회의원보다 소설가를 권해드리고 싶다”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주 원내대표의 의도는 분명하다. 무리한 수사를 종용해 문재인 정부를 흠집내려는 것, 더 나아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오만’이라는 색을 씌우는 것”이라며 “억지 주장에 힘 쓸 시간에 월성원전에서 유출된 삼중수소로 인한 주민 안전을 좀 더 챙겨 보시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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