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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빨간 우체통/윤재철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빨간 우체통/윤재철

    빨간 우체통/윤재철 누구에게도아직 부치지 못한편지 한 통쯤은 있어빨간 우체통 거기 서 있다 키는 더 자라지 않는 채짜장면집 배달통처럼모서리는 허옇게빛도 바랜 채 차들 잠시 머물다 떠나는신호등 앞 길가플라타너스 그늘 아래하루 종일 하품하며 그래도 누구에게나아직 받고 싶은편지 한 통쯤은 있어빨간 우체통 거기 서 있다 다질링을 여행할 때였지요. 눈발이 날렸습니다. 커피 가게도 식당들도 문을 닫았군요. 알 수 없는 이유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지요. 티베트 수제비를 파는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고수를 넣은 뜨끈한 수제비를 먹는 동안 문설주에 매달린 A4 크기의 빨간색 우체통을 보았습니다. 색도 바래고 녹도 슬었습니다. 식탁에 앉아 엽서를 씁니다. J 여긴 추워. 지붕에 큰 배를 올려놓은 호텔에서 시를 쓰다 잠들었지. 해발 2500미터. 왜 배가 필요하지? 노아의 방주? 사랑해. 2통의 엽서를 썼지요. 수신인은 나였습니다. 추운 날 먼 곳에서 편지를 쓰면 마음이 따뜻해지지요. 먼 훗날 낡은 엽서 한 장 찾아올지 모릅니다. 곽재구 시인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모과, 쓸모없고 못생긴 열매라는 편견/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모과, 쓸모없고 못생긴 열매라는 편견/식물세밀화가

    충북 청주 나의 외할머니 댁 근처에는 심어진 지 500여년 된 모과나무 한 그루가 있다. 명절날 외할머니 댁에서 친척들과 왁자지껄 시간을 보내다가 나만의 조용한 시간이 필요할 때면 나는 종종 이 모과나무 근처를 배회하다 돌아온다. 조선시대 이 근처에 기거하던 유학자 류윤은 세조의 부름에 불응하며 자신을 모과나무에 비유해 ‘나는 모과나무처럼 쓸모없는 사람’이라 했다고 한다. 모과나무가 쓸모없다는 말은 열매가 딱딱하고 맛이 없어 과일로 먹지 못한다는 의미일 것이다.실제로 모과나무는 열매가 딱딱하고 텁텁한 데다 맛도 시어 생과로 먹을 수가 없다. 게다가 여느 과일처럼 표면이 둥글지 못하고 울퉁불퉁해서 예로부터 못생기고 쓸모없는 나무라 불려 왔다. 지난달 동네 공원에 있는 모과나무에 노란 열매가 열린 것을 보고 사진을 찍는데 지나가던 어르신이 내게 다가와 “모과 열렸네. 그런데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잖아요. 못생긴 모과를 뭐 하러 찍어요”라고 말씀하며 가셨다. 나 역시 웃으며 넘기긴 했지만, 사실 이 말에 공감할 순 없었다. 모과나무는 너무나 아름다운 꽃과 수피와 수형을 지닌 나무이기 때문이다. 물론 열매도 더없이 소중하다. 봄에 피는 분홍색 꽃, 그리고 수피가 벗겨지면서 드러내는 다채로운 껍질색은 모과나무가 도시 공원에 많이 심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들은 특별한 관리 없이 열매도 잘 열린다. 열매는 과일로 먹을 순 없을지언정 차나 술로 가공해 먹기 좋다. 열매 살이 두껍고 딱딱한 특징은 가공 후에도 오래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된다. 평소 두통이 잦아 향수와 디퓨저를 쓰지 못하는 내가 유일하게 차 안에 두는 향 대용품도 모과나무 열매다. 어떤 향이든 맡으면 금방 두통이 밀려오는데 모과의 향은 아무리 맡아도 기분이 좋다. 마당에 모과나무를 키우는 지인이 이 사실을 알고는 겨울이면 내게 모과 열매를 대여섯 개씩 보내고, 나는 차 안에서 이 달콤한 모과 향기를 맡으며 산으로 들로 식물을 관찰하러 다닌다. 모과가 천연향료로서 좋은 이유는 또 있다. 다른 열매는 시간이 지나 썩거나 녹으면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도 하는데, 모과는 시간이 오래 지나도 달콤한 향이 지속된다. 이것은 열매 속 씨앗을 번식시킬 동물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혹하기 위한 모과만의 생존 전략인 것 같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열매에 끈적끈적한 액체가 묻어나며 향이 짙어진다. 향을 내는 정유 성분이 밖으로 방출되는 현상이다. 그러니 모과나무는 나에게만큼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하고 아름다운 열매다. 모과나무의 열매, 그리고 할미꽃과 호박꽃. 모두 우리나라에서 ‘못생김’의 대명사로 불리는 식물들이다. 그러나 이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그림으로 기록하면서 정말 못생긴 것은 식물이 아니라 이들을 멀리에서만 바라보고 편견을 가졌던 내 편협한 마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들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식물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이미 원예산업 속 식물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연구를 통해 식물 연구자들 역시 화려하고 눈에 띄는 식물을 선택하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호주 커틴대의 킹슬리 딕슨 박사 연구팀은 식물 연구자들이 자기 분야에서 어떤 기준으로 연구할 식물을 선택하는지 조사했다. 1975년부터 2020년까지 발표된 알프스 자생 식물 논문 280편을 대상으로, 연구 주제로 선택된 식물종의 색과 형태 그리고 눈에 잘 띄는 특성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연구자들은 작은 꽃보다 크기가 큰 꽃을, 초록색과 검은색처럼 눈에 띄지 않는 색보다 분홍색, 흰색 꽃과 같이 화려한 색의 꽃을 훨씬 더 많이 선택해 연구했다고 한다. 개체의 희귀성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무엇보다 자연에 많지 않은 파란색 꽃이 가장 많이 연구됐다. 딕슨 박사가 이 연구를 통해 전하고 싶은 바는 연구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생태계에 중요하거나 긴급한 보전이 필요한 식물을 놓치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식물의 외형은 식물의 가치 혹은 효용성과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연구자도 동물이자 인간이기에 이에 따른 한계성은 있고, 눈이 있는 한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지배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의식적으로라도 작거나 어두운 색의 식물처럼 눈에 띄지 않는 존재를 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어떤 식물이 특별히 중요하고 인류의 복지에 도움이 될지는 우리가 자세히 조사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애니·그림·인형… 아이들 상상력, 조롱박 하나에 다 들었네

    애니·그림·인형… 아이들 상상력, 조롱박 하나에 다 들었네

    “와!” 지난 16일 인천 강화군 교동초등학교 강당. 대형 스크린을 바라보는 아이들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스크린에는 조롱박 인형들이 등장해 ‘이솝 우화’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펼쳐 내고 있었다. 지난 두 달간 진행된 주제 중심 학교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 ‘어쩌다 귀농’을 통해 아이들이 힘을 보태 빚어낸 8분짜리 애니메이션이다. 이날 교동초 아이들은 그림을 그려 넣은 깨진 박 조각, 직접 만든 조롱박 인형들을 전시하며 즐거워했다. ‘어쩌다 귀농’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로 탐구생활’ 사업 공모에 선정돼 지난달부터 교동초 약 50명의 아이들을 찾아갔다. ‘예술로 탐구생활’은 사회 환경 변화를 고려하고 미래 시대에 걸맞은 창의·융합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새롭게 시도한 학교 문화예술교육 사업이다. 환경, 기후, 데이터, 사물, 기술생태, 공동체 등 우리 삶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들을 놓고 일부 예술 분야와 일부 교과목이 아닌 모든 예술 분야와 모든 교과목으로 범위를 확장해 예술가와 교사가 함께 프로젝트를 꾸린다는 게 기존과 달라진 점. 사업 첫해인 올해 전국 213개 그룹이 예술과 사회적 이슈, 과학, 기술 등을 아우르는 프로젝트로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생산하는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했다. ‘어쩌다 귀농’은 강화도로 귀농한 배우들이 만든 ‘귀농극단 조롱박’이 주축이 됐다. 단풍나무 잎에 가치를 부여해 마을을 바꾼 일본의 ‘이로도리’, 색이 다른 벼를 논에 심어 한 편의 그림을 만드는 ‘논아트’ 등에서 영감을 얻은 이 극단은 직접 농사지은 조롱박으로 인형을 만들어 공연과 예술 교육을 하는 그룹이다.교동초 저학년 아이들은 박을 망치로 깨뜨린 뒤 깨진 조각에 ‘동물’, ‘나’, 그리고 자유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말풍선과 함께 만화의 한 컷을 연출했다. 고학년 아이들은 조롱박 자체를 다듬고 덧붙이고 색칠해 직접 인형을 만들었다. 또 귀농극단 조롱박이 준비한 애니메이션을 토대로 장면을 나누고 역할을 분담해 음향, 촬영, 편집, 대사 등을 자신들 눈높이로 새롭게 바꿔 교동초만의 ‘토끼와 거북이’를 탄생시켰다. 귀농극단 조롱박의 권영솔씨는 “농업 혹은 농촌이라고 하면 노동을 떠올리기 쉬운데 농업과 예술이 결합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치와 관점을 심어 주고 싶었다”며 “다행히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고 조롱박이라는 재료에서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디지털이나 영상 분야까지 컬래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계속 확장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 조금 더 몸 만들어요…맘껏 뽐낼 해변이 기다려요

    조금 더 몸 만들어요…맘껏 뽐낼 해변이 기다려요

    여행지에 대한 정보보다 여행 준비를 위한 정보가 더 중요한 시기다. 코로나19 시대라 그렇다. 우리도, 상대국도 감염병 정책이 널뛰듯 급변한다. 그러니 바깥 나라를 돌아보려면 발빠른 적응이 필수다. 변화무쌍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만이 코로나 시대의 유일한 여행법인 셈이다. 얼마 전 다녀온 태국 푸껫에서도 그랬다. 애초 태국행을 결정했을 때는 한국도, 태국도 해외 입국자 무격리였다. 한데 출장을 코앞에 두고 오미크론이 불거졌다. 10일 격리로 돌아선 우리 정부와 달리, 태국은 ‘테스트 앤드 고’ 정책을 고수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제한 없이 여행할 수 있게 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제 태국도 7일 격리로 돌아섰다. 태국 정부는 21일 ‘테스트 앤드 고’를 유보하고 ‘샌드박스’ 제도를 다시 적용한다고 밝혔다. 샌드박스는 지정 장소에서 일정 기간(7일)을 보내면 격리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앞서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한 푸껫이 이번에도 샌드박스 지역으로 재지정됐다.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이 중요한 나라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 조사에서 늘 선두권을 유지할 만큼 가까운 나라이기도 하다. 국민 대다수에게 관광이 필수 먹거리인 만큼 격리 정책에 대한 해제 압박 역시 우리보다 거셀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해도 당분간은 보다 꼼꼼한 여행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충’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준비해 갈 필수 서류는 코로나백신예방접종증명서, 영문 PCR 음성 확인서다. 예방접종증명서는 주민센터 등에서 무료로 발급해 준다. 영문 PCR 음성 확인서는 선별검사소가 있는 큰 병원에서 발급해 준다. 검사 방식은 우리도, 태국도 신속(RT) PCR이다. 발급 수수료는 15만원 안팎이다. 본인 이름과 한국 주소의 영문 표기가 서류마다 일치하는지 신경 써야 하고, 현지 숙소 주소 등도 꼼꼼하게 표기하는 게 좋다. 푸껫행 직항편 탑승 시간을 기준으로 72시간 전에 발급된 RT PCR 음성확인서만 유효하다. 방콕행이 아닌 푸껫행 직항편이란 것에 유의해야 한다. 방콕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푸껫으로 가는 직항편은 아직 재개되지 않았다. 예전처럼 싱가포르를 경유해 가는 것이 대안이 될 듯하다.태국에 도착하면 곧바로 PCR 검사를 받는다. ‘테스트 앤드 고’ 때는 공항 외부 병원에서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검사를 받았다. 이 정책이 복원되기 전까지는 공항에서 검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6시간 정도 걸린다. 음성이 확인돼야 비로소 숙소의 방 밖으로 나올 수 있다. 모차나(Morchana) 앱도 설치해야 한다. 우리의 쿠브(COOV) 비슷한 백신 패스다. 푸껫 경계의 검문소 등에서 이 앱이나 백신접종증명서를 요구할 때도 있다. 태국 내 PCR 검사는 2회다. 도착 즉시 받고, 출국 72시간 전에 또 한 번 받는다. ‘에어텔’ 상품처럼 숙박과 PCR 검사를 합한 상품도 있다. 예를 들어 페닌슐라 방콕 호텔에 투숙할 경우 검사비용은 2400밧(약 8만 5000원)이다. 3900밧(약 14만원)에서 할인된 가격이다. 다른 호텔들도 2000~3000밧 선에서 PCR 검사를 진행해 준다.모든 여행자가 만들어야 했던 ‘타일랜드 패스’는 일시 중단됐다. 이미 패스를 받은 여행자에게만 한시적으로 무격리 입국을 허용할 예정이다. 코로나 여행자보험, 푸껫 샌드박스 전용 입국허가서(COE)도 필수다. 자세한 내용은 태국관광청 누리집(www.visitthailand.or.kr)에서 확인하는 게 좋겠다. 이제 여행지를 말할 차례다. 태국 사람들에게 푸껫은 우리의 제주와 같은 곳이다. 누구나 가고 싶어 해도, 높은 물가 때문에 누구도 쉽게 갈 수 없는 곳이었다. 요즘 푸껫은 다시 태국 사람들의 천국이 됐다. 물가도 내려갔고, 외국 여행객 숫자도 확 줄었다. 특히 소란과 무례의 대명사인 중국 관광객이 사라진 것에 만족해하는 눈치다. 푸껫 여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사멧낭시다. 팡아만 일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풍경의 언덕’이다. 단순한 전망대를 넘어 ‘답답증’에 걸릴 듯한 시야를 뻥 뚫어 주고 방문객의 심상을 음유시인처럼 만들어 주는 놀라운 곳이다. 행정구역은 짱왓팡아다. 우리 식으로는 팡아도(道)쯤 되려나. 한데 방문객 대부분은 짱왓푸껫에서 온다. 사실상 푸껫과 가깝다는 뜻이다. 현지인의 발음을 우리 식으로 표기하면 ‘사메드 나~앙 시’에 가깝다. 태국관광청의 공식 표기 역시 ‘Samed Nang Chee’다. 한데 구글 지도나 현지인 사이에선 ‘Samet Nang Che’로 표기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여명의 사멧낭시를 ‘영접’하려면 푸껫에서 늦어도 새벽 5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현지 여행업체에선 ‘푸껫에서 30분 거리’라고 호언장담하지만, 이 시간 안에 닿으려면 ‘목숨 걸고’ 달려야 한다. 푸껫 중심부 숙소에선 승용차로 최소 1시간 30분, 푸껫 중북부에서도 1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1㎞ 정도. 돈을 내더라도 가급적 사륜 지프차로 오르길 권한다. 제법 된비알이어서 걸어서 오르면 이후 일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사멧낭시로 가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섬이 있다. 돌올하게 솟구친 기상이 어디서 보든 사뭇 당당하다. 현지인이 전해준 전설에 따르면 이 바위 섬은 젊은 남자 스님이 변한 것이다. 전설이 그럴싸해지려면 상대가 있어야 할 터. 이 스님을 만나러 가는 여성 보살이 또 한 명의 주인공이다. 한데 스님이 있는 곳까지 가는 게 문제였다. 맹그로브 숲을 넘고, 팡아만의 물길을 헤치려면 치맛단을 걷어야 했다. 바로 이 장면, 그러니까 치맛단을 걷어 올린 여성 보살의 모습이 바로 사멧낭시다. 전망대 정상에 오르면 팡아만 일대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베트남 할롱베이처럼 대부분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이다. 사멧낭시는 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사이에서도 해돋이 명소로 급격히 발돋움하는 중이다. 캠핑을 하며 은하수를 촬영하는 이들도 많다. 은하수가 흐르는 어두운 밤을 지나 해가 뜨는 새벽까지, 사멧낭시엔 늘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캠핑을 원할 경우 주민에게 텐트를 대여할 수 있다. 긴팔원숭이 재활센터(Gibbon Rehabilitation Project의 약자인 GRP로 불린다)도 깊은 인상을 받은 곳 중 하나다. 요즘 태국에서 활발하게 확산되고 있는 동물권에 대한 각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GRP는 일부 활동가들이 인간과의 경쟁에서 상처받은 긴팔원숭이를 돌보는 곳이다. 이 센터에서만 30년 동안 350마리가 넘는 긴팔원숭이를 구조했다고 한다. 긴팔원숭이는 야생의 곡예사다. 시속 60㎞의 속도로 나무 사이를 오갈 수 있다. 타고난 성악가이기도 하다. 보통 가족 단위로 사는데, 영역을 방어하기 위해 고음의 소리를 낸다.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선율 덕에 태국 사람들은 긴팔원숭이를 ‘숲의 여왕’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서식지가 파괴되고 밀렵이 성행하면서 멸종 위기까지 내몰렸다.GRP에서 생활하는 긴팔원숭이들은 한때 인간들의 노리개였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녀석도 있고, 음식점이나 절집 등의 호객 행위에 동원된 녀석도 있다. 어릴 때는 그나마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만, 힘이 세지고 공격적인 나이가 되면 그냥 버려진다. 야생의 생존 방식을 미처 배우지 못한 채 말이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GRP엔 긴팔원숭이 15마리가 살고 있다. 원래 14마리였으나, 최근 구조된 ‘새미’가 합류하면서 수가 늘었다. 이들은 대부분 유무형의 상처를 안고 있다. 실명과 백내장에 시달리고, 손과 발이 절단된 녀석도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영원히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GRP에 머물 수밖에 없다. 새로운 짝에 적응한 몇몇 개체만 야생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GRP에서 300m 정도 올라가면 방패 폭포가 나온다. 이 공원의 유래가 된 유명한 폭포다. 가볍게 산책 삼아 다녀올 만하다. GRP 인근의 무슬림 마을에선 고무농장, 파인애플 따기, 염색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태국도 우리처럼 마을 단위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내놓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파통 중심부의 방라로드는 푸껫에서 가장 현란한 밤 풍경을 선보이는 곳이다. 출입구 쪽에서 체온을 재고 입장할 수 있다. 주말 무렵엔 관광객들로 북적대지만 평일엔 예전 활기를 되찾지 못한 분위기다. 카타, 카론 등 유명 해변들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다만 ‘해방구’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선지, 외국 관광객 대부분은 관광지 내부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태국인들과 비교되는 장면이다.코랄섬은 찰롱 부두에서 스피드 보트로 10분 남짓 걸리는 섬이다. 거리가 가까워 시간이 많지 않은 여행자에게 제격이다. 푸껫 일대의 다른 섬처럼 스노클링, 투명 카약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해변은 텅 비었다. 태국인과 몇몇 외국 관광객들이 그 너른 해변을 독차지하고 있다. 자연 회복 등을 이유로 문을 닫았던 크라비의 마야 비치는 내년 초 열릴 예정이다.푸껫 올드타운은 뜻밖에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중국과 포르투갈 양식이 결합된 치노 포르투기스(Chino Portuguese) 양식의 건물 등 독특한 건물들이 많다. 푸껫 올드타운은 1800~1900년대 주석 채굴 황금기에 형성된 마을이다. 노다지를 찾아 태국으로 이주해 온 중국인, 말레이시아인들이 모여 산다. 푸껫 올드타운이 말레이시아 이포, 페낭 등의 올드타운과 판박이처럼 닮은 건 이 때문이다. 푸껫 올드타운의 주민 역시 대부분이 중국계다. 중국 이민자의 후손은 바바()라고 부른다. 이들은 태국인으로 살지만 바바로서의 정체성도 잊지 않는다. 미국 배우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가 영화 ‘비치’(2000) 촬영 당시 묵었던 앙앙(on on) 호텔 화장실처럼, 지금도 오래된 건물의 화장실 벽엔 남자는 바바, 여자는 뇨냐(娘惹)라고 적혀 있는 걸 볼 수 있다.고풍스런 건물 일부엔 그래피티도 그려져 있다. 가장 유명한 건 태국 예술가 앨릭스 페이(파타폴 탱루엔)가 그린 ‘빨간 거북이 마디’다. 중국인의 ‘최애’ 색인 빨간색 등껍질을 이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의 다른 작품처럼 주인공 이마에 세 번째 눈이 달린 것이 특징이다. 태국의 존경받는 왕 라마 9세의 벽화도 있다. 그를 구름 위의 존재로 표현했다. 태국인들이 그를 얼마나 존경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방콕에 왕궁-새벽사원 코스가 있다면, 푸껫엔 빅부다 왓찰롱 코스가 있다. 빅부다는 이름처럼 높이 45m의 거대한 불상이 있는 곳이다. 높은 곳에 자리를 잡아 전망도 훌륭하다. 왓찰롱은 푸껫을 대표하는 사원이다. 다양한 형태의 불교 전각들을 만날 수 있다. [여행수첩] -우리나라 여행객 대부분이 한번은 들렀을 파통의 쇼핑몰 정실론은 아직도 폐쇄 중이다. 푸껫 시내의 로빈슨 백화점은 문을 열었다. 귀국 선물 등을 살 수 있다. -숙박업체들은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해변과 바짝 붙은 몇몇 리조트는 성수기의 투숙률을 회복해 가는 듯하다. 다만 가격은 여전히 낮게 형성돼 있다. 30만~40만원대의 고급 리조트들도 20만원 대에 묵을 수 있다. 외국 관광객은 태국 정부가 인증한 코로나 안심 마크 ‘SHA+(플러스)’를 획득한 숙소에서만 묵을 수 있다. 대부분 숙박업체들이 인증 마크를 받긴 했지만 가급적 대형 리조트에 묵길 권한다. 푸껫 시내 인터콘티넨털 호텔, 센타라 리조트, 카타타니 리조트 등이 ‘SHA+’급 숙소들이다. 다들 해변을 끼고 있는 고급 리조트이다. 푸껫 공항 위에 있는 살라푸껫 호텔도 권할 만하다. 푸껫 시내에서 30~40분 떨어진 북부에 있는데, 그만큼 한적해서 좋다. 호텔 앞 너른 해변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시야를 가리는 섬도 없다. 이 분위기엔 팝송 ‘워터 이즈 와이드’가 딱일 듯하다. -원춘(One Chun) 레스토랑은 꼭 들르길 권한다. 메뉴 하나하나 흠잡을 데 없는 맛을 선사한다. 푸껫 올드타운 초입에 있어 찾기는 쉽지만 주차 공간은 없다.
  • 조금 더 마음 달래요, 눈이 부신 절경이 있잖아요

    조금 더 마음 달래요, 눈이 부신 절경이 있잖아요

    여행지에 대한 정보보다 여행 준비를 위한 정보가 더 중요한 시기다. 코로나19 시대라 그렇다. 우리도, 상대국도 감염병 정책이 널뛰듯 급변한다. 그러니 바깥 나라를 돌아보려면 발빠른 적응이 필수다. 변화무쌍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만이 코로나 시대의 유일한 여행법인 셈이다. 얼마 전 다녀온 태국 푸껫에서도 그랬다. 애초 태국행을 결정했을 때는 한국도, 태국도 해외 입국자 무격리였다. 한데 출장을 코앞에 두고 오미크론이 불거졌다. 10일 격리로 돌아선 우리 정부와 달리, 태국은 ‘테스트 앤드 고’ 정책을 고수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제한 없이 여행할 수 있게 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제 태국도 7일 격리로 돌아섰다. 태국 정부는 21일 ‘테스트 앤드 고’를 유보하고 ‘샌드박스’ 제도를 다시 적용한다고 밝혔다. 샌드박스는 지정 장소에서 일정 기간(7일)을 보내면 격리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앞서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한 푸껫이 이번에도 샌드박스 지역으로 재지정됐다.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이 중요한 나라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 조사에서 늘 선두권을 유지할 만큼 가까운 나라이기도 하다. 국민 대다수에게 관광이 필수 먹거리인 만큼 격리 정책에 대한 해제 압박 역시 우리보다 거셀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해도 당분간은 보다 꼼꼼한 여행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충’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준비해 갈 필수 서류는 코로나백신예방접종증명서, 영문 PCR 음성 확인서다. 예방접종증명서는 주민센터 등에서 무료로 발급해 준다. 영문 PCR 음성 확인서는 선별검사소가 있는 큰 병원에서 발급해 준다. 검사 방식은 우리도, 태국도 신속(RT) PCR이다. 발급 수수료는 15만원 안팎이다. 본인 이름과 한국 주소의 영문 표기가 서류마다 일치하는지 신경 써야 하고, 현지 숙소 주소 등도 꼼꼼하게 표기하는 게 좋다. 푸껫행 직항편 탑승 시간을 기준으로 72시간 전에 발급된 RT PCR 음성확인서만 유효하다. 방콕행이 아닌 푸껫행 직항편이란 것에 유의해야 한다. 방콕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푸껫으로 가는 직항편은 아직 재개되지 않았다. 예전처럼 싱가포르를 경유해 가는 것이 대안이 될 듯하다.태국에 도착하면 곧바로 PCR 검사를 받는다. ‘테스트 앤드 고’ 때는 공항 외부 병원에서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검사를 받았다. 이 정책이 복원되기 전까지는 공항에서 검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6시간 정도 걸린다. 음성이 확인돼야 비로소 숙소의 방 밖으로 나올 수 있다. 모차나(Morchana) 앱도 설치해야 한다. 우리의 쿠브(COOV) 비슷한 백신 패스다. 푸껫 경계의 검문소 등에서 이 앱이나 백신접종증명서를 요구할 때도 있다. 태국 내 PCR 검사는 2회다. 도착 즉시 받고, 출국 72시간 전에 또 한 번 받는다. ‘에어텔’ 상품처럼 숙박과 PCR 검사를 합한 상품도 있다. 예를 들어 페닌슐라 방콕 호텔에 투숙할 경우 검사비용은 2400밧(약 8만 5000원)이다. 3900밧(약 14만원)에서 할인된 가격이다. 다른 호텔들도 2000~3000밧 선에서 PCR 검사를 진행해 준다.모든 여행자가 만들어야 했던 ‘타일랜드 패스’는 일시 중단됐다. 이미 패스를 받은 여행자에게만 한시적으로 무격리 입국을 허용할 예정이다. 코로나 여행자보험, 푸껫 샌드박스 전용 입국허가서(COE)도 필수다. 자세한 내용은 태국관광청 누리집(www.visitthailand.or.kr)에서 확인하는 게 좋겠다. 이제 여행지를 말할 차례다. 태국 사람들에게 푸껫은 우리의 제주와 같은 곳이다. 누구나 가고 싶어 해도, 높은 물가 때문에 누구도 쉽게 갈 수 없는 곳이었다. 요즘 푸껫은 다시 태국 사람들의 천국이 됐다. 물가도 내려갔고, 외국 여행객 숫자도 확 줄었다. 특히 소란과 무례의 대명사인 중국 관광객이 사라진 것에 만족해하는 눈치다. 푸껫 여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사멧낭시다. 팡아만 일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풍경의 언덕’이다. 단순한 전망대를 넘어 ‘답답증’에 걸릴 듯한 시야를 뻥 뚫어 주고 방문객의 심상을 음유시인처럼 만들어 주는 놀라운 곳이다. 행정구역은 짱왓팡아다. 우리 식으로는 팡아도(道)쯤 되려나. 한데 방문객 대부분은 짱왓푸껫에서 온다. 사실상 푸껫과 가깝다는 뜻이다. 현지인의 발음을 우리 식으로 표기하면 ‘사메드 나~앙 시’에 가깝다. 태국관광청의 공식 표기 역시 ‘Samed Nang Chee’다. 한데 구글 지도나 현지인 사이에선 ‘Samet Nang Che’로 표기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여명의 사멧낭시를 ‘영접’하려면 푸껫에서 늦어도 새벽 5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현지 여행업체에선 ‘푸껫에서 30분 거리’라고 호언장담하지만, 이 시간 안에 닿으려면 ‘목숨 걸고’ 달려야 한다. 푸껫 중심부 숙소에선 승용차로 최소 1시간 30분, 푸껫 중북부에서도 1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1㎞ 정도. 돈을 내더라도 가급적 사륜 지프차로 오르길 권한다. 제법 된비알이어서 걸어서 오르면 이후 일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사멧낭시로 가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섬이 있다. 돌올하게 솟구친 기상이 어디서 보든 사뭇 당당하다. 현지인이 전해준 전설에 따르면 이 바위 섬은 젊은 남자 스님이 변한 것이다. 전설이 그럴싸해지려면 상대가 있어야 할 터. 이 스님을 만나러 가는 여성 보살이 또 한 명의 주인공이다. 한데 스님이 있는 곳까지 가는 게 문제였다. 맹그로브 숲을 넘고, 팡아만의 물길을 헤치려면 치맛단을 걷어야 했다. 바로 이 장면, 그러니까 치맛단을 걷어 올린 여성 보살의 모습이 바로 사멧낭시다. 전망대 정상에 오르면 팡아만 일대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베트남 할롱베이처럼 대부분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이다. 사멧낭시는 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사이에서도 해돋이 명소로 급격히 발돋움하는 중이다. 캠핑을 하며 은하수를 촬영하는 이들도 많다. 은하수가 흐르는 어두운 밤을 지나 해가 뜨는 새벽까지, 사멧낭시엔 늘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캠핑을 원할 경우 주민에게 텐트를 대여할 수 있다. 긴팔원숭이 재활센터(Gibbon Rehabilitation Project의 약자인 GRP로 불린다)도 깊은 인상을 받은 곳 중 하나다. 요즘 태국에서 활발하게 확산되고 있는 동물권에 대한 각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GRP는 일부 활동가들이 인간과의 경쟁에서 상처받은 긴팔원숭이를 돌보는 곳이다. 이 센터에서만 30년 동안 350마리가 넘는 긴팔원숭이를 구조했다고 한다. 긴팔원숭이는 야생의 곡예사다. 시속 60㎞의 속도로 나무 사이를 오갈 수 있다. 타고난 성악가이기도 하다. 보통 가족 단위로 사는데, 영역을 방어하기 위해 고음의 소리를 낸다.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선율 덕에 태국 사람들은 긴팔원숭이를 ‘숲의 여왕’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서식지가 파괴되고 밀렵이 성행하면서 멸종 위기까지 내몰렸다.GRP에서 생활하는 긴팔원숭이들은 한때 인간들의 노리개였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녀석도 있고, 음식점이나 절집 등의 호객 행위에 동원된 녀석도 있다. 어릴 때는 그나마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만, 힘이 세지고 공격적인 나이가 되면 그냥 버려진다. 야생의 생존 방식을 미처 배우지 못한 채 말이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GRP엔 긴팔원숭이 15마리가 살고 있다. 원래 14마리였으나, 최근 구조된 ‘새미’가 합류하면서 수가 늘었다. 이들은 대부분 유무형의 상처를 안고 있다. 실명과 백내장에 시달리고, 손과 발이 절단된 녀석도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영원히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GRP에 머물 수밖에 없다. 새로운 짝에 적응한 몇몇 개체만 야생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GRP에서 300m 정도 올라가면 방패 폭포가 나온다. 이 공원의 유래가 된 유명한 폭포다. 가볍게 산책 삼아 다녀올 만하다. GRP 인근의 무슬림 마을에선 고무농장, 파인애플 따기, 염색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태국도 우리처럼 마을 단위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내놓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파통 중심부의 방라로드는 푸껫에서 가장 현란한 밤 풍경을 선보이는 곳이다. 출입구 쪽에서 체온을 재고 입장할 수 있다. 주말 무렵엔 관광객들로 북적대지만 평일엔 예전 활기를 되찾지 못한 분위기다. 카타, 카론 등 유명 해변들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다만 ‘해방구’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선지, 외국 관광객 대부분은 관광지 내부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태국인들과 비교되는 장면이다.코랄섬은 찰롱 부두에서 스피드 보트로 10분 남짓 걸리는 섬이다. 거리가 가까워 시간이 많지 않은 여행자에게 제격이다. 푸껫 일대의 다른 섬처럼 스노클링, 투명 카약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해변은 텅 비었다. 태국인과 몇몇 외국 관광객들이 그 너른 해변을 독차지하고 있다. 자연 회복 등을 이유로 문을 닫았던 크라비의 마야 비치는 내년 초 열릴 예정이다.푸껫 올드타운은 뜻밖에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중국과 포르투갈 양식이 결합된 치노 포르투기스(Chino Portuguese) 양식의 건물 등 독특한 건물들이 많다. 푸껫 올드타운은 1800~1900년대 주석 채굴 황금기에 형성된 마을이다. 노다지를 찾아 태국으로 이주해 온 중국인, 말레이시아인들이 모여 산다. 푸껫 올드타운이 말레이시아 이포, 페낭 등의 올드타운과 판박이처럼 닮은 건 이 때문이다. 푸껫 올드타운의 주민 역시 대부분이 중국계다. 중국 이민자의 후손은 바바()라고 부른다. 이들은 태국인으로 살지만 바바로서의 정체성도 잊지 않는다. 미국 배우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가 영화 ‘비치’(2000) 촬영 당시 묵었던 앙앙(on on) 호텔 화장실처럼, 지금도 오래된 건물의 화장실 벽엔 남자는 바바, 여자는 뇨냐(娘惹)라고 적혀 있는 걸 볼 수 있다.고풍스런 건물 일부엔 그래피티도 그려져 있다. 가장 유명한 건 태국 예술가 앨릭스 페이(파타폴 탱루엔)가 그린 ‘빨간 거북이 마디’다. 중국인의 ‘최애’ 색인 빨간색 등껍질을 이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의 다른 작품처럼 주인공 이마에 세 번째 눈이 달린 것이 특징이다. 태국의 존경받는 왕 라마 9세의 벽화도 있다. 그를 구름 위의 존재로 표현했다. 태국인들이 그를 얼마나 존경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방콕에 왕궁-새벽사원 코스가 있다면, 푸껫엔 빅부다 왓찰롱 코스가 있다. 빅부다는 이름처럼 높이 45m의 거대한 불상이 있는 곳이다. 높은 곳에 자리를 잡아 전망도 훌륭하다. 왓찰롱은 푸껫을 대표하는 사원이다. 다양한 형태의 불교 전각들을 만날 수 있다. [여행수첩] -우리나라 여행객 대부분이 한번은 들렀을 파통의 쇼핑몰 정실론은 아직도 폐쇄 중이다. 푸껫 시내의 로빈슨 백화점은 문을 열었다. 귀국 선물 등을 살 수 있다. -숙박업체들은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해변과 바짝 붙은 몇몇 리조트는 성수기의 투숙률을 회복해 가는 듯하다. 다만 가격은 여전히 낮게 형성돼 있다. 30만~40만원대의 고급 리조트들도 20만원 대에 묵을 수 있다. 외국 관광객은 태국 정부가 인증한 코로나 안심 마크 ‘SHA+(플러스)’를 획득한 숙소에서만 묵을 수 있다. 대부분 숙박업체들이 인증 마크를 받긴 했지만 가급적 대형 리조트에 묵길 권한다. 푸껫 시내 인터콘티넨털 호텔, 센타라 리조트, 카타타니 리조트 등이 ‘SHA+’급 숙소들이다. 다들 해변을 끼고 있는 고급 리조트이다. 푸껫 공항 위에 있는 살라푸껫 호텔도 권할 만하다. 푸껫 시내에서 30~40분 떨어진 북부에 있는데, 그만큼 한적해서 좋다. 호텔 앞 너른 해변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시야를 가리는 섬도 없다. 이 분위기엔 팝송 ‘워터 이즈 와이드’가 딱일 듯하다. -원춘(One Chun) 레스토랑은 꼭 들르길 권한다. 메뉴 하나하나 흠잡을 데 없는 맛을 선사한다. 푸껫 올드타운 초입에 있어 찾기는 쉽지만 주차 공간은 없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절망의 끝에서 부르는 희망 노래/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절망의 끝에서 부르는 희망 노래/미술평론가

    1930년대 말 세계 곳곳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스페인에서는 내전이 진행 중이었다. 일본은 중국을 침공했다. 독일은 오스트리아를 합병하고 체코를 압박했으며, 이탈리아는 알바니아ㆍ루마니아ㆍ그리스로 손을 뻗쳤다. 영국과 프랑스는 이 사태를 무력하게 바라보기만 했다. 파리에서 활동하던 몬드리안은 파시즘의 그림자가 짙어지자 1938년 런던으로 피신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전선은 곧 유럽 전역으로 확장, 이듬해 6월 파리가 독일군에 함락됐다. 영국도 안전하지 않았다. 런던에 폭탄이 떨어지자 몬드리안은 뉴욕행 배에 몸을 실었다. 그는 1910년대 파리에 유학하면서 큐비즘을 접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큐비즘은 한물간 듯했다. 큐비즘을 이끌던 피카소와 브라크는 구상적 요소를 재도입하며 뒷걸음쳤지만, 몬드리안은 자신의 작업을 끝까지 밀고 나갔다. 1920년대 몬드리안은 색, 면, 선으로만 이루어지고 지시 대상이 완전히 소거된 순수추상에 도달했다.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1930년)은 추상회화의 전범이라고 할 만하다. 삼원색과 검정, 흰색, 몇 개의 직선만으로 완벽한 균형과 조화를 이룬 화면을 만들어 냈다. 영원할 것 같은 평온함과 이지적인 아름다움이 그 공간을 지배한다. 1940년 10월 몬드리안은 뉴욕에 도착했다. 화가 해리 홀츠먼 부부는 그를 따뜻이 맞아 주었고 뉴욕의 화랑은 그를 유럽에서 온 대가로 떠받들었다. 그는 마천루가 빼곡하게 솟은 현대적 도시 뉴욕을 좋아했다. 대서양 건너편에서는 파괴와 살육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그곳을 벗어난 화가의 그림은 명랑하고 유희적이다. ‘브로드웨이 부기우기’에서 몬드리안은 늘 사용하던 검은색 격자 대신 노란 선으로 화면을 분할했다. 가로세로로 교차하는 노란 선 위에 빨강, 파랑, 회색 점들이 찬란하게 아른거린다. 네온사인과 자동차 불빛이 반짝이고 자동차의 클랙슨과 부기우기가 들려오는 듯하다. 잠시 모든 걸 잊고 노란색이 주는 기쁨에 빠져 본다. 내일 또 배반을 당할지라도 지금은 희망을 부여잡고 싶다.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미술평론가
  • 히말라야·엄홍길·북한산 3색 기상… 강북 ‘산악문화HUB’서 체험해요

    히말라야·엄홍길·북한산 3색 기상… 강북 ‘산악문화HUB’서 체험해요

    엄 대장의 고산 도전·삼각산 등 주제로배낭 메고 장애물·암벽 체험 과제 수행“청소년들 호연지기·체력 키우기 바라”“이 자리가 강북의 명소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명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청소년이 산악문화HUB를 방문해 진취적 기상과 호연지기를 기르고, 더 나아가 명산인 삼각산(북한산)에 오르면서 불굴의 도전 정신과 체력을 키우기를 바랍니다.”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이 공들여 추진한 ‘우이동 산악문화HUB’가 지난 17일 개관식을 시작으로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2012년 시행사 부도와 시공사 법정관리로 중단되며 7년 간 방치됐던 우이동 유원지 조성사업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셈이다. 산악문화HUB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의 히말라야 도전과 북한산을 주제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해 만든 산악 전시 체험관이다. ‘HUB’라는 이름은 ‘히말라야’ ‘엄홍길’ ‘북한산’의 앞 글자 알파벳에서 따왔다. 북한산 둘레길 시작점인 우이동에 최근 들어선 휴양콘도미니엄 파라스파라 서울의 시행사인 삼정기업이 강북구에 기부채납했다. 개관식엔 엄 대장과 함께 이재후 엄홍길휴먼재단 이사장, 엄 대장과 히말라야를 등반하며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박정오 삼정기업 회장, 지역 국회의원과 시·구의원 등이 두루 참석했다. 박 구청장은 인사말에서 “중단됐던 콘도미니엄 공사에 박 회장이 나서 주고, 엄홍길휴먼재단이 적극 도와준 덕에 이곳이 설 수 있게 됐다”며 “북한산에 오는 모든 분들이 ‘HUB 한 번 가보자’ 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사 뒤 체험관을 둘러보는 일정이 이어졌다. 시설은 산악체험관, 엄홍길 전시관, 기획전시실, 기념촬영 장소 등으로 이뤄졌다. 체험관을 방문할 때는 땀 흘릴 각오를 해야 했다. 단순 전시가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힘을 써야 하는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배낭을 메고 과제를 수행하고 울퉁불퉁한 장애물을 건너기도 한다. 6~7m 높이의 볼더링(인공암벽) 벽도 마련돼 있다. 엄홍길 전시관에선 엄 대장이 실제 히말라야 16좌에 오르는 장면과 경로를 AR로 볼 수 있다. 엄 대장 음성 안내에 따라 VR·AR 효과가 가미된 암벽 운동기구를 오르는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엄 대장이 실제 히말라야 등정에 사용했던 장비도 관람할 수 있다. 16좌 등반 도중 유명을 달리한 엄 대장 동료 10명을 기억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 괴롭힘 당하는 제자 위해 치마 입은 남자교사들

    괴롭힘 당하는 제자 위해 치마 입은 남자교사들

    남다른 성적 정체성으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제자를 위해 스페인의 남자교사들이 치마를 입고 교단에 서 화제다. 학교장은 "학교는 수학이나 국어 그 이상을 배우는 곳이 되어야 한다"며 남자교사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스페인 우엘바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학교에는 성적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5학년 여학생이 있다. 생물학적으론 분명 여자로 태어났지만 자신을 남자로 느끼는 이 여학생은 성적 정체성 때문에 괴롭힘을 당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단의 여자 친구들은 여학생을 구타하고 여자화장실 사용을 금지했다. 남학생들도 여학생을 괴롭히긴 마찬가지다. "네가 여자지 남자냐?"라며 놀려대고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현지 언론은 "남학생들도 여학생의 화장실 사용을 금지했다"며 "여학생은 등교 후 화장실조차 못가는 신세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자 학생 보호에 나선 건 교사들이었다. 교사들은 우선 여학생을 괴롭히는 학생들을 불러 차분하게 대화를 나눴다. 학교장 호아킨 페르난데스는 "여학생이 어릴 때부터 성적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어 언젠가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지만 결국 악행을 당하기까지 이르렀다"며 "더 이상 문제를 방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성적 정체성과 관련된 혼란은 죄가 될 수 없지만 괴롭힘은 나쁜 일이자 죄가 된다는 교사들의 말에 가해자 학생들은 눈물을 흘리며 반성을 했다고 한다. 교사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특히 남자교사들이 여학생 보호와 응원에 적극 나섰다. 남자교사들은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치마를 입고 출근하기 시작했다. 네일까지 예쁜 색으로 칠하고 교단에 서는 남자 교사도 있다. 학부모들에겐 통신문을 돌려 양해를 구했다. 교사들은 "성적 정체성을 놓고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있다. 모두가 그 학생을 도와야 하니 이해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다행히 반대 또는 반발하는 학부모는 단 1명도 없었다고 한다. 한 교사는 "성적 정체성 혼란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 여학생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데 목적이 있었다"며 "다행히 교사들이 전면에 나선 후 괴롭힘은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대한항공 노조 “승무원 성 상품화”…‘룩북’ 유튜버 고소

    대한항공 노조 “승무원 성 상품화”…‘룩북’ 유튜버 고소

    대한항공 노조 “승무원들이 좌절감을 느끼고 있어”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대한항공 승무원 유니폼과 유사한 의상을 입고 소개하는 소위 ‘룩북’ 영상으로 선정성 논란을 빚은 유튜버를 경찰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정보통신망법상 모욕·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2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승무원 제복을 입고 음란행위를 하는 A씨의 모습에 성 상품화의 대상이 된 승무원들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승무원 복장을 통해 관심을 끌어 (후원 플랫폼) 패트리온에서 성 상품을 판매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일 유튜버 A씨는 자신의 채널에 속옷 차림으로 등장해 대한항공 승무원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갈아입으며 소개하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A씨는 영상에 남긴 댓글에서 “착용한 의상은 특정 항공사의 정식 유니폼이 아니고 유사할 뿐, 디자인과 원단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노조 관계자는 A씨의 주장에 대해 “색도 같고 누가 봐도 대한항공 승무원 유니폼을 연상할 수 있는 의상”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회사도 따로 법리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사 사례에 대해서도 조합원들을 위한 대응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유튜버에 성매매 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발 당하기도 지난 19일 또 다른 유튜버 B씨는 “A씨의 영상이 성매매방지특별법을 위반할 여지가 있다”며 경찰에 A씨를 고발했다. B씨는 “A씨가 한 달에 100달러를 결제한 유료 멤버십 VIP 회원들에게만 공개한 영상을 공개한다”며 모자이크 처리가 된 장면을 올리기도 했다. 이어 “수위가 너무 높아서 유튜브로 공개하기 어렵다. 이 다음 부분은 속옷까지 모두 벗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승무원복을 입고 ‘손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면서 본인의 몸을 만진다. 이게 성 상품화가 아니면 도대체 뭐냐”라며 “이건 룩북이 아니라 ‘야동’”이라고 주장했다.
  • 빅데이터로 실내 공기질 챙기는 영등포

    빅데이터로 실내 공기질 챙기는 영등포

    서울 영등포구가 어린이집, 경로당 등에 ‘실내 공기질 측정기’를 무료로 설치한다고 20일 밝혔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일상 속 미세먼지의 저감과 실내 공기질 관리에 대한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구는 지역 내 어린이집 72곳과 경로당 5곳, 지역아동센터 2곳에 미세먼지 측정값을 색깔로 표시해 알려주는 공기질 측정기를 무상 설치하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이번에 설치된 측정기는 시계 형태로 미세먼지 농도를 파랑(좋음), 초록(보통), 노랑(나쁨), 빨강(매우 나쁨) 등 색으로 나타내 공기질 상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시간을 나타내는 숫자의 색상은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표시하고, 분을 나타내는 숫자의 색상은 국가측정망으로부터 전송받은 실외 미세먼지 농도를 표시한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할 경우 깜박거림으로 환기가 필요하다고 알려준다. 앞으로 구는 오염 발생이 심한 공공시설을 선별, 공기질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개선 방안을 찾을 예정이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앞으로도 미세먼지 저감과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에 힘써 지속가능한 환경친화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성폭행당했다고 한 적 없다” 펑솨이의 첫 인터뷰에도 의구심 여전

    “성폭행당했다고 한 적 없다” 펑솨이의 첫 인터뷰에도 의구심 여전

    중국의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장가오리 전 중국 부총리의 강압에 의해 성관계를 했다고 폭로한 뒤 처음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성폭행 피해를 주장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20일 싱가포르의 중국어매체 연합조보가 트위터 계정에 올린 동영상에 따르면 펑솨이는 이 매체와 전날 상하이에서 진행한 짧은 인터뷰에서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운을 뗀 뒤 “나는 누군가가 날 성폭행했다고 말하거나 쓴 적이 없다. 이 점은 분명히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일 자신이 장가오리 관련 문제를 공개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글에 대해 “개인적인 문제”라면서 “다들 많이 오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펑솨이는 당시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장 전 부총리와 내연 관계였으며, 장 전 부총리가 2018년 은퇴한 뒤 장 전 부총리 집에서 한 차례 자신의 의사에 반해 성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결국 당일의 성관계가 ‘성폭행’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그간 세간에 알려졌던 내용을 부인한 것이다. 당초 펑솨이가 웨이보에 올린 글에 따르면 [장 전 부총리는 톈진시 당 서기로 재직했던 2007년부터 2012년 사이에 펑솨이와 성관계를 맺었고,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했던 2012년 11월 이후 연락을 하지 않다가 2018년 은퇴 후 어느 날 펑솨이에게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베이징에서 함께 테니스를 친 뒤 장 전 부총리 및 그의 아내와 함께 장 전 부총리 집에 갔다가 그곳에서 의사에 반해 성관계를 가졌다]는 것이 펑솨이가 웨이보에 밝힌 주장이었다.다수 외신들은 펑솨이가 웨이보에 ‘성폭행’ 등 직접적인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그가 설명한 정황이 성폭행에 해당한다고 보고 ‘성폭행 의혹’ 등의 표현을 사용해왔다. 이날 인터뷰에서 펑솨이는 자신이 베이징 자택에서 지낸다고 밝혔으며, ‘자유롭게 지내고 있느냐’는 질문에 “늘 매우 자유롭게 지낸다”라고 답했다. 또 펑솨이가 지난달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여자프로테니스투어(WTA) 측에 보냈다는 중국 관영 영문매체 CGTN의 보도를 놓고 진실성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자신이 처음 중국어로 쓴 내용과 CGTN이 영문으로 전한 보도 내용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CGTN은 지난달 18일 “펑솨이가 WTA 투어에 부낸 메일을 입수했다”면서 메일을 통해 펑솨이가 ‘성폭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펑솨이는 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가진 영상통화에 대해 “집에서 (통화를) 했다”면서 “바흐 위원장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출국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무엇인가를 증명하기 위해 출국할 필요는 없지만 이후에 경기 참관 등을 위해 나갈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어 베이징에서 무엇을 하며 지내냐는 질문엔 “다음에 이야기하자”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펑솨이는 상하이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대회에 출전한 계기에 현지에서 짧은 인터뷰를 했다고 연합조보는 전했다. 연합조보는 기사와 함께 인터뷰 동영상을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펑솨이는 ‘중국’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붉은 색 티셔츠를 파카 안에 입고 있었으며, 왕년의 중국 농구스타 야오밍 등과 걸어가다가 요청에 응하는 식으로 스탠딩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인터뷰가 사전에 조율된 것인지, 아니면 즉석에서 돌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펑솨이는 인터뷰 요청에 거부감을 표시하거나 주저함 없이 적극적으로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펑솨이가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11월 2일 자신이 올린 웨이보 글을 통해 장가오리 사건이 불거진 이후 처음이다. 스스로 육성으로 장가오리 사건을 언급한 것도 처음이다. 그러나 펑솨이에 대한 중국 당국의 통제 또는 관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의심이 불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인터뷰로 논란이 가라앉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번 인터뷰 역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펑솨이 사태가 지속적인 악재로 부상한 장가오리 관련 의혹을 펑솨이가 스스로 나서 해소하길 바라는 당국의 직간접적 요구에 부응한 것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여전히 남을 가능성이 있다. 펑솨이는 2013년 윔블던, 2014년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복식 우승자로 2014년 복식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지난달 장가오리 문제를 폭로한 이후 한동안 행방이 묘연하자 테니스계 스타들과 유엔, 미국 정부 등이 나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 삼성폰도 현대차도… 이제 중국에선 안 통하는 ‘K브랜드’

    삼성폰도 현대차도… 이제 중국에선 안 통하는 ‘K브랜드’

    그간 한국 기업들에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던 중국 소비자 시장이 ‘무덤’으로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년째 이어지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극약 처방을 내리고자 혁신팀을 신설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공장 매각과 고위 경영진 교체 등 다양한 조처에도 올해 ‘최악의 판매량’ 성적표를 받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한국 브랜드 제품들이 선진국에는 인지도 경쟁에서, 토종 업체들에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넛크래커’(호두까기 도구) 신세가 됐다는 분석이다. 19일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디바이스 경험(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 직속 중국사업혁신팀을 꾸렸다. 한 부회장이 중국 사업 전반에 걸쳐 ‘대수술’을 집도하겠다는 뜻이다. 과거 중국인들이 ‘부의 상징’으로 여기던 삼성의 휴대전화가 자취를 감추는 등 어려움이 커지자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말에 이재용 부회장이 위기 상황을 확인하고자 중국 출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3∼2014년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를 넘었지만 2019년부터 1% 밑으로 떨어졌다. 샤오미와 화웨이, 오포, 비보 등 현지 제품들이 급성장한 결과다. 올 가을 폴더블폰을 내놓으며 권토중래를 노렸지만 이렇다할 반등은 나오지 않고 있다.한때 중국 시장에서 고속 질주하던 현대차·기아에도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올해 1~11월 현대차는 34만 9000대, 기아는 14만 1000대를 판매했다. 코로나19 사태와 반도체 대란으로 판매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각각 22%, 28% 줄었다. 올해 판매량은 2009년(81만대) 이후 1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BYD)와 니오,샤오펑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국 기업들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일본 기업을 넘어서는 특수를 누렸다.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감도가 높았고 조선족의 기여도 상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전체 중국법인 매출은 1475억 달러(약 171조원)로 전성기인 2013년(2502억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현 상황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으로 중국 정부가 ‘한한령’(한류제한령)을 내린 결과로 본다. 하지만 극심한 미중 충돌 상황에서도 애플은 올해 10월 현지 업체를 누르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역시 2012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으로 홍역을 치렀음에도 건재하다. 이를 종합하면 중국에서 ‘K브랜드’의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는 냉정한 진단이 나온다. 베이징의 한국 기업인은 “앞으로 5~10년 뒤가 진짜 문제”라며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브랜드와의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하면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K브랜드 퇴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정의당, 새 정당 이미지 공개...沈 “다양한 색이 연대하는 미래”

    정의당, 새 정당 이미지 공개...沈 “다양한 색이 연대하는 미래”

    “한국 정치 새 이정표 담은 노랑·빨강·초록·보라색”정의당은 17일 기존에 당을 상징하던 노란색에 빨강, 초록, 보라 네 가지 색깔을 더한 새 정당 이미지(PI·party identity) 서브 컬러를 공개했다. 정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PI 서브 컬러 발표회를 열어 새 이미지를 보여주며 “새로운 색깔을 더해 새로운 가치 혁신의 비전을 국민들께 선보인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각각의 색에 ‘너랑노랑’, ‘피땀빨강’, ‘산들초록’, ‘평등보라’라고 이름 붙였다. 노랑은 희망과 연대, 빨강은 노동, 초록은 공존과 기후위기 대응, 보라는 평등과 페미니즘을 각각 상징한다. 심상정 대선 후보는 “다양한 색들이 연대하고, 공존하는 사회가 바로 저 심상정이 달려가고자 하는 미래이고, 제가 제시한 다당제 책임 연정의 색깔”이라며 “(대선까지) 남은 82일 동안에 빨강, 녹색, 보라색이 모두 손잡을 수 있도록 노란 희망의 원을 더 넓게 그리겠다”고 말했다.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여영국 대표도 “한국 정치가 향해야 할 곳을 상징하는 새 이정표”라며 “한국 사회의 미래를 담고 국민들의 희망을 담는 색이 될 수 있도록 심상정 후보와 함께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엉뚱한 고지도, 어쩌면 반할 지도

    엉뚱한 고지도, 어쩌면 반할 지도

    조선·중국 중심 1600년대 ‘천하도’ ‘불사국’ ‘소인국’ 문학적 요소 가미 역사·이야기 담은 옛 지도 매력 조명 전국 목장 정보 담은 실용적 지도도160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조선 후기의 세계지도 ‘천하도’(天下圖)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내부의 대륙과 외부 고리 형태의 다른 대륙, 안팎의 바다로 구성돼 있다. 여기엔 당시 조선, 일본, 류큐(오키나와) 등 몇몇 아시아 지명이 확인되지만, 눈이 하나인 사람들이 산다는 ‘일목국’,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국’, 작은 사람이 사는 ‘소인국’ 등 상상 속 나라들도 등장한다. 동시대 중국에선 이미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의 윤곽이 뚜렷한 ‘곤여만국전도’(1602)가 제작됐음에도 유독 조선에서 이런 지도가 보편화한 이유는 무엇일까.지리학 박사인 정대영 국립대구박물관 학예사는 신간 ‘알고 보면 반할 지도’를 통해 이처럼 고(古)지도에 담긴 인문지리학적 사고의 흐름을 펼쳐냈다. 저자는 옛 지도가 단순히 지리 정보를 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명품 그림 못지않은 미적 감흥과 문학적 요소, 간절한 소망, 회한, 유머, 세계관이 응축된 종합예술작품이라고 규정한다. ‘천하도’는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화이(華夷)사상을 뚜렷이 반영한다. ‘제2의 중국’을 자처하던 조선 후기 지식인들은 오랑캐라고 무시하던 여진족의 청나라가 중국을 통일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조선이 망한 명나라를 계승한다는 ‘소중화’(小中華) 의식은 오히려 심화됐고 사회는 전보다 보수화됐다. 유럽인들이 세계를 탐험해 만든 지도가 앞에 있었음에도 유학자들은 평생 갈 일 없는 나라 대신 중국 고대 문헌 ‘산해경’에 나온 상상 속 국가로 자신들만의 세상을 창조한 것이다. 이 지도의 틀을 벗어나는 데는 200년 가까이 걸렸다.저자는 단순히 조선의 문화 지체 현상을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다. 조선에서 ‘천하도’를 만든 이유가 유교와 소중화 의식 때문이었다면 서양의 천하도는 기독교 때문에 나왔다. 중세 유럽에서 유행했던 ‘T-O’ 지도는 성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유럽, 아프리카, 중동만이 세상 전부였다. 자신이 살아가는 장소가 얼마나 작고,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인식하지 못하는 인간의 편협함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적이다. 실측에 근거한 한반도 지도로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1861)를 떠올리지만 정교한 지도가 나오기까지 결정적 역할을 한 선각자들은 따로 있었다. 18세기 학자 정상기는 똑같은 축적을 기준 삼아 전국을 8장의 지도로 그려낸 ‘동국지도’를 제작했고, 19세기 최한기는 중국 자료를 활용해 지구본을 본뜬 세계지도 ‘지구전후도’(1834)를 만들기도 했다.저자는 전란을 겪은 조선 후기 사회가 관념론에만 빠져 지도의 실용성을 마냥 외면하지는 않았다는 점도 강조한다. 농사의 근간이 되는 소와 말의 건강은 국가의 사활이 달린 문제였다. 1663년 ‘목장지도’는 전국 138개 목장 소재지 지도에 목장 면적, 소, 말 통계를 기록했다. 첫 장에 중국 황제에게 예물로 바칠 말들이 그려져 흥미를 자아낸다. 병인양요(1866) 등을 겪은 대원군 시대 제작된 ‘1872년 지방지도’는 산뜻한 색과 지역에 대한 묘사가 일품이다. 불꽃이 사그라지기 전 찬란했던 왕조 문화의 정점을 보는 듯하다. 현대 지도는 정확한 만큼 주관이 개입될 여지는 사라졌다. ‘사람’ 이야기와 역사 속 사연이 묻어난 옛 지도의 매력에 흠뻑 젖다 보면 오늘날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을 뒤로 두고 보는 우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2월 세 번째 주말 전시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2월 세 번째 주말 전시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12월 세 번째 주말을 맞아 주변의 가볼 만한 미술 전시를 추천한다. 조경주 작가의 개인전 ‘행복향기’가 오는 24일까지 서울신문사 1층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 꽃향기가 물씬 풍기는 그림이 추운 겨울 관람객을 찾아간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예쁜 집과 사람, 강아지, 나비, 해, 바다 등은 아기자기한 일상의 행복을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작가는 모든 사람의 삶의 노래가 자신의 그림처럼 화사하고 행복해지기를 바랐다. 이경희 작가의 개인전 ‘소심한 인간이 기억을 얻는 방법’이 오는 20일까지 인천시 중구 스타파이브 갤러리에서 열린다. 기질적으로 타고난 성격이 소심일 때, 모든 경험은 상처에 가까운 기억으로 남는다고 작가는 바라봤다. 상처가 상흔이 되어 체화되지 못하고 다시 상처가 되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체화되지 못한 잔여 감각, 잔여 감정을 다룬다. 지야솔 작가의 개인전 ‘내 이름으로부터’가 오는 31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페이지룸 8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페이지룸8이 기획한 12월 연례 그림책 출간 및 전시 프로젝트에 해당하며 지야솔 작가의 첫 개인전이기도 하다. 지야솔 작가의 그림책에 실린 석판화 원본 25점과 그림을 모티프로 작가가 직접 만든 작은 도자 작품 22점도 함께 선보인다.2021년 CR 신진작가 공모에 선정된 무니페리 작가의 개인전 ‘빈랑시스 檳榔西施’가 내년 1월 8일까지 서울시 마포구 씨알콜렉티브에서 열린다.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무니페리의 국내 두 번째 개인전이다. 앞서 비거니즘과 페미니즘의 교차 지점을 탐구해온 작가는 이번에는 다양한 사회적 맥락들이 만들어내는 오염의 알레고리에 관해 탐구한다. 손우정, 정해진 작가의 ‘호!호랑!호랑이’가 내년 1월 12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슈페리어 갤러리에서 열린다. 2021년을 정리하고 다가오는 2022년 호랑이의 해를 맞아 호랑이를 모티프로 작업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호랑이의 현대적 의미에 대해 되짚어본다. 아담 핸들러 작가의 ‘LOVE AT FIRST SIGHT : GHOST STRIKES SEOUL!’이 내년 1월 28일까지 서울시 용산구 더 트리니티 갤러리에서 열린다. 미국의 떠오르는 아티스트 아담 핸들러는 ‘고스트 시리즈’와 ‘여자 아이 시리즈’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들을 귀엽고 재치 있게 표현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연작 중 가장 잘 알려진 ‘고스트 납치(Ghost Abduction)’ 시리즈의 캔버스 및 종이 회화 페인팅 작품 신작 총 33점이 전시된다. 강미선 작가의 개인전 ‘수묵(水墨), 쓰고 그리다’가 내년 2월 6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 강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한지의 물성과 먹의 본질에 대해 탐구해 온 작가다. 그는 여러 겹의 한지를 쌓아 올리고, 표면을 두드려 한지 고유의 질감을 살리고, 그 위에 일상의 풍경과 사물을 담담한 먹빛으로 그려내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정서를 전한다.초현실주의 거장들을 만나볼 수 있는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 걸작전’이 내년 3월 6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모든 작품은 세계적인 박물관 보이만스 판뵈닝언의 소장품이다. 초현실주의의 시초가 된 다다이즘 운동부터 초현실주의 이후 싹튼 추상파 운동까지 아우르며 정신적이고 몽환적인 초현실주의 운동의 특징과 맥락을 세부적으로 담아냈다. 문지혜 작가의 개인전 ‘파라다이스’가 내년 3월 13일까지 경기도 용인시 뮤지엄그라운드 3전시실에서 열린다. 뮤지엄그라운드 신진작가 지원전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리는 전시다. 문 작가는 개인의 여행 경험과 현대사회의 복잡한 상호관계를 토대로 오브제 ‘핀’을 이용한 작품 고유의 표현방식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스페인 초현실주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의 전시 ‘이매지네이션 앤드 리얼리티(Imagination and Reality)’가 내년 3월 20일까지 서울시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에서 열린다. 전시는 전 생애에 걸친 회화 및 삽화, 설치작품, 영상, 상업광고 등의 걸작 총 140여 점을 소개하며 다방면으로 천재적이었던 달리의 예술성을 조명한다. 전시 ‘소망을 새기다’가 내년 4월 30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에서 열린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의 스물 여덟 번째 소장품 테마전으로 행복, 건강, 부귀, 자손번창 등 길상적인 의미를 새긴 다채로운 문양판과 관련 소장 유물을 볼 수 있다. 또한 상설전시에는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 남녀 화장도구, 화장용기, 장신구 등 화장 관련 유물을 선보인다.현재 진행 중인 전시에 이어 주목할 만한 예정 전시를 소개한다. 게티이미지 사진전 ‘세상을 연결하다’가 오는 22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지난 25년간 인류의 기록을 이미지와 영상으로 보관해 온 게티이미지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소개한다. 세대와 성별, 국적을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담은 사진들을 ‘연결’이라는 키워드로 선보일 예정이다. 제서영 작가의 개인전 ‘페이시스 오브 에피파니(Faces of Epiphany)’가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시 서대문구 갤러리 아미디 신촌에서 열린다. 제 작가는 우리 삶의 가장 원시적이면서 하나뿐인 장소(집)의 특징을 다룬다. 그 안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정체성과 사고의 영향과 변화, 동시에 그 안에서 깊고 변하지 않는 가족관계의 진실들을 보여준다. 이예림 작가의 개인전 ‘시티 트립(City Trip)’이 오는 21일부터 내년 2월 5일까지 경기도 이천시 병원安갤러리에서 열린다. 도시 여행을 하고 싶은 위로와 힐링의 아트백신 병원安갤러리에서 2021년 마지막을 장식하고 2022년 새해를 열어 줄 예정이다. 여행 감성이 느껴지는 작품들은 다채로운 색을 통해 색을 탐하는 색채 여행으로 인도해 준다. 이규태 작가의 개인전 ‘순간의 기억’이 오는 22일부터 내년 2월 20일까지 서울 용산구 알부스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는 움직이는 그림을 구현하는 애니메이션에서 경험과 순간의 포착을 그리는 일러스트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장르를 균형 있게 넘나들며 펜이나 색연필 같은 단순한 재료로 우리의 눈을 붙잡는 따듯하고 아름다운 메시지를 전한다. 더 많은 전시 소식과 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전시장 운영 상황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방문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확인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바란다.
  • 성남버스터미널 문 안닫고 운영하나…성남시 1억3000만원 특별 지원

    경기 성남시는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이 경영난을 이유로 내년부터 장기휴업을 예고한 가운데 국토부, 경기도와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간다. 고속·시외버스터미널로 성남의 관문 역할을 해온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은 민간((주)엔에스피)에서 운영하는 업체로, 지난 7일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시에 휴업신청서를 제출했다. 휴업을 하게되면 당장 지방을 오가는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 노선운행이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전망이다. 이에 시는 국토교통부, 경기도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하고, 휴업에 따른 대처방안과 경제적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달 중 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성남종합버스터미널에 1억3000만원 규모의 성남형 5차 연대안전기금을 특별 지원한다. 내년엔 경기도와 공동으로 터미널형 경기버스 라운지조성사업비 9억6000만원, 터미널 시설개선사업비 4억원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오는 21일 은수미 시장과 터미널측 임원진과의 면담을 갖고, 터미널 휴업에 따른 해결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성남시는 지난해 성남종합버스터미널 노후시설물 개선사업비 2억1000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은 부산, 대구, 광주, 전주, 진주 등 전국 각지에서 오는 54개노선의 고속·시외버스가 운행되고, 이용객은 하루 평균 3500여명이다. 시 관계자는 “성남시는 버스터미널 인허가 권한을, 국토부는 고속버스 인면허권을, 경기도는 시외버스 인면허권을 갖고 있는 만큼 공동 대처와 지원이 절실하다”며 “93만명 단 한 분의 시민이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대처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두 달 된 신생아 할퀸 토네이도…양초공장 94명은 ‘기적의 생존’

    두 달 된 신생아 할퀸 토네이도…양초공장 94명은 ‘기적의 생존’

    미국 켄터키주의 소도시 메이필드에서 담배 농사를 짓는 크로퍼드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밤 폭풍우를 뚫고 들려오는 아기 울음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이웃집을 향해 달려가 보니 이웃 부부의 8살 아들과 3살 딸은 무너진 집 잔해 속에 파묻혀 울고 있었고 갓난아기가 기저귀만 찬 채 바닥에 누워 있었다. 31세 동갑내기 부부인 제이컵과 에마, 5남매 중 두 아이는 온데간데없었다. 몇 시간에 걸친 수색 끝에 부부와 두 아이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인구 1만명이 살고 있는 메이필드는 지난 주말 미국 중부 6개 주를 휩쓴 토네이도로 주택가와 시내가 초토화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한 가족 내에서 네 명이 숨지면서 이 마을 공동체가 산산조각 났다”고 전했다. 이번 토네이도는 최소 87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잠정 집계됐다. 100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보다는 인명피해가 줄었지만 현장 수습과 피해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현재까지 켄터키주에서 최소 74명, 다른 주에서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예상보다 적었던 것은 집이 무너지지 않은 주민들이 자신의 집에서 피해자들을 머물 수 있게 했고, 노숙자들이 대피소로 피신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또 110명이 밤샘 근무 중이던 메이필드의 양초공장에서도 94명이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베시어 주지사는 “실종자가 105명에 달해 사망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에는 생후 2개월 된 신생아부터 86세 노인까지 포함돼 있다. 지역사회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지방법원 판사와 교도소의 재소자들을 대피시켰던 교도관 등도 목숨을 잃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메이필드에서는 주택과 사업체 등 약 2만 6000개의 건물에 전기가 끊겼다. AP통신에 따르면 켄터키주 정부는 메이필드시를 비롯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 완전히 복구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소매에 일장기 가슴에 일본 쓴 게 전통인가”…미스 일본 의상 논란

    “소매에 일장기 가슴에 일본 쓴 게 전통인가”…미스 일본 의상 논란

    13일(현지시간) 종료한 제70회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일본 대표가 착용한 의상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허프포스트재팬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중에서도 이스라엘 에일랏에서 강행된 미스 유니버스 대회 전통 의상 경연에서 일본 대표인 와타나베 주리가 착용한 의상이 비판을 받고 있다. 와타나베가 착용한 의상은 분홍색 기모노풍의 드레스로 소매는 일장기 장식이 돼 있다. 또 가슴 윗부분에는 ‘일본’이 한자로 쓰여져 있었다. 드레스 색에 맞춰 분홍색 부츠와 가발 차림으로 양손에는 행운을 상징하는 마네키네코를 들고 의상을 선보였다. 그러자 일본 네티즌들은 강하게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이 의상을 소개한 주일 이스라엘대사관 페이스북에 “미적 감각도 격식도 없다. 일본 역사와 문화를 완전히 우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해당 의상은 내년 일본과 이스라엘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이스라엘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것이다. 환영과 축하의 의미를 담아 10~20대 패션의 중심지인 하라주쿠의 패션 스타일과 기모노를 융합시켰다는 게 이스라엘대사관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의도가 그렇다 하더라도 각국 대표가 자국의 문화를 바탕으로 한 의상을 제작해 경연을 벌인다는 취지에서 다소 빗나갔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2일 먼저 소개된 의상에서 벨트 부분은 일본 왕실을 상징하는 국화 문양으로 만들어졌지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실제 대회에서는 변경되기도 했다. 한 일본 네티즌은 “이것이 해외에서 본 일본의 이미지라 생각된다면 유감스럽다”라고도 했다.
  • 녹차 감별 ‘티 소믈리에’ 들어보셨나요?

    녹차 감별 ‘티 소믈리에’ 들어보셨나요?

    녹차도 와인처럼 맛과 품질을 감별하는 녹차 감별 전문가가 양성된다 경남 하동군은 지역 특산물인 차(茶) 산업을 활성화하고 내년 하동 세계차 엑스포 성공 개최 등을 위해 티 소믈리에(Tea Sommelier)와 차 품평사를 양성한다고 13일 밝혔다. 하동군 화개면 지리산 자락은 우리나라에서 차를 가장 먼저 재배한 차 시배지다. 화개면 야생 차밭에서 전통 방식으로 차를 재배해 생산하는 농법은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하동군은 지난달부터 하동군 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 주관으로 ‘2021년 티 소믈리에 및 차 품평사 양성교육’을 시작해 1기 40명이 지난 10일 수료식을 가졌다. 티 소믈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차를 시음하면서 차 특징과 배경을 공부한 뒤 차를 찾는 사람들에게 각자 취향과 상황에 맞는 차를 소개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차 품평사는 차의 종류별 특성을 정확히 알고 우려낸 차의 색과 향, 맛, 우린 잎을 보고서도 그 차의 원형을 찾아낼 수 있는 지식과 기능을 갖춘 차 전문가로 과학적인 방법으로 차 품질을 평가한다. 1기 양성 교육은 하동군민 40명을 대상으로 티 소믈리에와 차 품평사 각 20명씩 나누어 지난 11월부터 4주간 진행됐다. 초급 전문가로서 기본소양을 갖춘 티 소믈리에와 차 품평사들은 2022년 하동 세계차엑스포의 하동 야생차웰니스케어센터와 하동 야생차유통센터를 운영하는 인적자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 재계 “CPTPP 가입 자체는 바람직…日 경쟁품 등 협상 신중해야”

    재계 “CPTPP 가입 자체는 바람직…日 경쟁품 등 협상 신중해야”

    정부가 13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을 공식화하자 재계는 반기면서도 신중한 협상을 당부했다. 반면 타격이 우려되는 농축산 분야에서는 즉각 반대 성명을 내고 정부의 협정 가입 추진 철회를 촉구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당시와 같은 극렬한 농민 반발도 우려된다.재계는 이날 정부의 CPTPP 가입 추진과 관련해 별도의 논평은 내지 않았으나 “바람직한 방향의 정책 결정”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한국무역협회는 환영 입장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업계 의견 수렴과 구체적인 협상 전략 수립을 강조했다. 제현정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통상지원센터 실장은 “원칙적으로 우리 기업에 이익이 되는 협정이라면 들어가는 게 맞지만, 항상 협상이라는 것은 우리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이익은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라면서 “특히 CPTPP에는 국내 제조업계에 민감한 대일본 경쟁품목이 포함된 만큼 치밀한 협상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 실장은 “협정을 맺게 되면 이미 가입해있는 일본의 자동차와 기계, 화학 분야의 시장도 개방되는데 일본 기업의 경쟁력이 한국에 비해 우위에 있는 영역이라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 역시 긍정적 평가와 함께 ‘전략적 활용’을 건의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국제통상질서가 급변하는 시점에 정부가 메가 FTA의 하나인 CPTPP 가입을 위한 협상과 사회적 논의에 착수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일부 취약 업종과 중소 제조업체 등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만큼 해당 업종과 기업의 경쟁력 등을 감안해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수출 5대 강국의 목표를 향해 기업들이 더욱 노력하겠다. 정부는 포괄적·점진적 CPTPP 가입 검토 등 우리 기업의 무역영토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협정 가입을 촉구한 바 있다. 우리나라 주요 교육국인 베트남,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의 농식품 수입에 따른 농축산업계 타격은 정부가 풀어야 할 장기 과제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CPTPP 가입 선언은 우리 농업, 나아가 먹거리 주권 포기나 다름없다”며 정부에 철회를 요구했다. 협의회는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수입 농산물의 증가는 장기적으로 농업 생산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더 큰 대가를 지불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정부와 정치권은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이어 “250만 농업인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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