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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여행 | 시코쿠 너와함께 걷고 싶어

    해외여행 | 시코쿠 너와함께 걷고 싶어

    일본은 익숙하지만 시코쿠는 낯설다. 일본 열도를 이루는 네 개의 주요 섬 가운데 가장 작은 섬 시코쿠. 올 시코쿠 레일패스를 이용해 섬 전역을 두르고 가로지르는 철길 따라 시코쿠 한 바퀴를 달렸다. 남자한테 차여서 시코쿠라니 내 얘기는 아니다. 내게 처음으로 시코쿠를 알려 준 책 제목이 2009년에 출간된 <남자한테 차여서 시코쿠라니>였다. 시코쿠에는 일본 불교 진언종의 창시자인 홍법대사의 족적을 따라 섬 전역에 1번부터 88번까지 번호가 매겨진 사찰을 걸어서 순례하는 길이 있다. 1,400km에 달하는 이 순례길을 통칭 ‘오핸로’, 순례자를 ‘오핸로상’이라고 하는데, 작가가 오핸로를 걸으면서 만난 어느 오핸로상의 사연을 짓궂게 제목 삼았더랬다. 천여 년이 넘게 이어진 불가의 수행인데 최근에는 종교적인 색채가 옅어지고 자기 스스로를 되돌아보거나, 나락으로 떨어진 끝에 인생의 전환점 또는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걷는 이들이 많다고. 스물여덟의 나는 당장 시코쿠로 달려가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덩그러니 놓여 있는 석사 졸업장, 장렬히 전사한 연애 그리고 겁 없이 뛰어든 책 작업. 그러나 자신이 없었다, 민낯의 나를 마주할. 어찌어찌 5년이 지나고 나는 다시 한번 시코쿠에 혹했다. 여전히 오핸로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겁쟁이에게 시코쿠의 해안과 산간으로 이어지는 철로를 따라 시코쿠 일주를 할 수 있는 레일 패스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남자한테 차이지 않은 채 시코쿠로 향했다. 차였어야 좀더 그럴싸했을라나? ●가가와현香川 호빵맨 기차 타고 호로록호로록 다카마츠역 플랫폼에 기차가 들어서자 여기저기 기분 좋은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호빵맨 기차다. 사진 찍기 바쁜 여행자들뿐만 아니라 출근길의 회사원들도 힐끔힐끔 뒤를 돌아본다. 시코쿠 기차 여행을 하는 동안 한 번은 탈 수 있겠지? 조바심 내지 않고 고토히라행 기차에 몸을 싣는다. 고토히라역을 빠져 나오니 단정한 목조건물에 저마다 개성 있는 간판을 내건 상점들이 줄을 선다.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우동집. 라멘, 소바 등과 함께 우동은 일본의 대표 면 요리인데, 우동 하면 역시 사누키 우동이다. 사누키는 이곳 시코쿠 가가와현의 옛 지명이니 제대로 찾아왔다. 가가와현은 일본에서 가장 크기가 작은 현이라 하는데 이 작은 지역에 우동 가게만 800여 곳이 넘으니 말이다. 우동집에서 한 그릇 뚝딱 비우는 것도 좋지만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우동 체험 교실이 있다기에 냉큼 달려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나카노 우동 학교의 1일 우동 체험은 흥에 겹다. 손으로 치댄 반죽을 신나는 음악에 맞춰 발로 밟아가며 반죽한다. 수타에 족타가 가미된 반죽이다. 한편 미리 숙성시켜 놓은 반죽을 밀대로 늘려, 먹기 좋게 칼로 자르는 것은 우리의 칼국수와 다르지 않으니 나름 솜씨 발휘를 해본다. 완성된 면은 바로 삶아서 먹을 수 있지만 방금 치댄 반죽은 그래도 조금 숙성시키는 것이 낫겠지. 그 사이 곤피라 신사에 다녀오기로 한다. 나카노 우동 학교가 있는 상점가에서 계단길이 시작된다. 곤피라 신사의 본궁까지는 785개의 돌계단 참배길을 올라야 한다. 호젓한 산길이라 계단이 그리 버겁지는 않다. 천년 전에 들어선 곤피라 신사는 연간 400만명의 참배객이 찾는 손꼽히는 신사다. 본래 신사와 불교 사찰이 함께 자리했는데 메이지유신 이후부터 ‘사누키 곤피라상’이라 부르는 바다의 수호신만 모시고 있다. 한참을 올라 본궁 가까이에 이르렀는데 계단 한 칸이 내려가 있는 곳이 나타났다. 사실 본궁까지의 계단은 786계단인데 786은 ‘번민’이라는 뜻의 일본어 ‘나야무’와 발음이 비슷해 계단 하나를 내려 785계단으로 만들었다고. 이윽고 785계단을 오르자 본궁과 함께 멀찍이 세토내협과 탁 트인 사누키 평원, 그리고 후지산을 닮아 ‘사누키 후지산’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이노야마가 한눈에 펼쳐진다. 참배객들은 그곳에서 부적을 사서 소원을 빌기도 하고 길흉을 점치는 제비 ‘오미쿠지’를 뽑기도 한다. 모두에게 신의 보살핌이 함께하기를. 계단길을 오르내렸더니 시장기가 돈다. 도착 시간에 맞춰 나카노 우동 학교 식당에는 팔팔 끓는 솥이 대기하고 있다. 아침나절에 반죽하고 칼질한 우동면을 삶고 요리조리 입맛대로 간을 해서 호로록. “국물이 끝내줘요”라고 했던 우동 광고가 떠올랐다. 글쎄, 국물 맛도 좋았고 시장이 반찬이라지만 그보단 사누키 우동의 쫄깃한 식감이 젓가락질을 더욱 바쁘게 했다. 체면치레고 뭐고 없다. 쉼 없이 호로록호로록. 배불리 먹고 고토히라역으로 되돌아오니 호빵맨 기차가 발 앞에 멈춘다. 생각보다 빨리 재회했네. 오보케역까지 호빵맨과 함께 달린다. 열차의 좌석 시트와 객차 인테리어도 호빵맨 일색. 동심에는 나이 제한이 없나 보다. 객차 안에 어린아이 하나 없었지만 귓전에 어린아이마냥 들뜬 목소리가 계속 맴돌았으니. ●도쿠시마현德島 아찔하고도 아름다운 협곡을 따라 산골마을 간이역에서 호빵맨 기차와 안녕을 고한다. 오보케역이다. 자연스럽게 숨을 크게 들이마실 만큼 좋은 기운이 가득하다. 오보케는 2억년에 걸쳐 형성된 협곡 지대라 했다. 나룻배를 타고 협곡을 거슬러 유람을 할 수도 있고 차를 타고 산자락 높은 곳에 올라 협곡을 조망할 수도 있다. 버스가 드문드문 다니는 산골마을이지만 역 앞에 항시 대기 중인 택시를 이용해 한결 수월하게 협곡을 둘러볼 수 있다. 2시간에 6,000엔이면 충분. “이곳의 가을 단풍이 정말 예뻐요. 지난주에 태풍이 와서 그렇지 여기 물이 얼마나 투명하고 맑은데요, 에머랄드 그린이에요. 일교차가 커서 메밀 농사가 잘된답니다. 이야 메밀소바가 참 맛있지요.” 오보케에서 나고 자랐다는 택시 기사의 고향 자랑을 들으며 구불구불 산길을 달려 카즈라바시에 다다른다. 카즈라바시는 협곡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다. 깊은 산 속에서 넝쿨을 늘어뜨리며 자라나는 다래나무로 엮었다. 엉금엉금, 주춤주춤, 흔들거리는 다리 위에서 발걸음 내딛기가 쉽지 않은데 십여 미터 아래로 빠른 물살을 타고 흐르는 계곡을 보니 더 아찔하다. 후들거리는 것이 이 다리인지, 내 다리인지. 다시 택시를 타고 산길을 탄다. 일본어 히라가나의 ‘ひ(히)’자 모양으로 물길이 흐르는 계곡을 지나 이야 계곡까지 왔다. “이 계곡에서 떨어지면 구급차를 부르지 않고 스님을 부른답니다.” 택시 기사의 농담에 어째 등골이 오싹해진다. 아득히 이야 계곡이 내다보이는 벼랑 끝 바위 위에 조각상 하나가 눈에 띈다. 오줌 누는 아이 동상이다. 아주 오래 전 산골마을 아이들이 이 바위에 올라 오줌 누기 시합을 벌이곤 했단다. 어린 날의 치기로 치부하기엔 꽤나 비장했을 시합이었을 텐데 어째서인지 내 입가엔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그래, 이만한 높이에서 오줌 줄기 시원하게 뻗을 줄 아는 꼬마라면 골목대장 자리 정도는 충분히 차지할 만하겠다. ●고치현高知 술이 술술, 푸짐하고도 즐겁게 고치는 호탕했다. 고치현 출신으로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사카모토 료마’의 기개도 한몫을 하지만 그보다는 양껏 즐기는 고치의 술 문화에 한 표를 던져 본다. 조금은 의외다. 예의와 절제의 미덕을 자랑하는 일본이 아니던가. 그러나 예부터 고치 사람들은 술을 즐기고, 삶을 즐길 줄 안다 했다. 일례로 손 안에 천원이 주어졌다고 하자. 가가와 사람들은 천원을 저금하고, 에히메 사람들은 천원을 고스란히 쓴단다. 그런데 고치 사람들은 천원을 더 보태 술을 마신다고. 해질녘 고치 특유의 사와치 요리와 게이샤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강가의 요정 ‘하마초’로 향했다. 요정에 들어서자 기모노 차림에 새하얀 얼굴을 한 게이샤가 마중한다. 조금은 주눅이 든 채 그녀가 이끄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이내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커다란 접시에 음식이 담겨져 나왔는데, 고치의 ‘사와치 요리’는 큰 접시에 초밥, 생선회, 가다랑어 타타키 등의 요리를 푸짐하게 담아 여럿이 나누어 먹는 방식을 가리킨다. 대개 일본 음식 하면 소량이지만 먹기 아까울 만큼 정갈하게 차려낸 가이세키 요리를 떠올리게 되는데 완벽한 반전이다. 고치의 사와치 요리는 손님과 주인, 남성과 여성 어느 누구 차별 없이 한자리에 모인 이들 모두가 함께 술을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게이샤가 알려준 술자리 게임도 가지각색. 캬, 그녀들의 춤사위에 술이 술술, 고치의 밤이 깊어 갔다. 기분 좋게 마신 술은 뒤끝이 없었다. 호빵맨에 이어 이번에는 피규어로 가득한 기차를 타고 여정을 이어 간다. 피규어 제조사 ‘카이요도’의 피규어를 기차 안팎에 디자인한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 시만토강을 끼고 산허리를 돌아나가는 기찻길은 창가에 바싹 붙어 앉게 했다. 기차에서 내려 카이요도의 피큐어 컬렉션을 모아 놓은 카이요도 하비관과 일본의 전설 속 요괴 ‘갓파’ 조형물을 전시하고 있는 갓파관까지 두루 둘러본다. 그리고 시만토강이 내려다보이는 휴게소에 들러 지역 특산물로 정성스레 조리해 꽃모양 바구니에 소복하게 담아 주는 ‘도오와 가고젠’으로 꼬르륵 하는 배꼽시계를 달랜다. 소박하지만 맛깔스런 밥상이었다. ●에히메현愛媛 그 길을 너와 함께 걷고 싶었어 고치현에서 에이메현 마쓰야마로 가는 길에 히자카와 강변에 아름다운 정원을 품고 있는 가류산장에 잠시 들렀다. 참 정성들여 지은 집이다. 억새를 이어 우진각 지붕을 올린 안채 ‘가류인’은 일본의 전통적인 농가 스타일로 집안의 장식만으로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단장을 했다. 정원을 지나 절벽 위에 지은 암자 ‘후로완’은 더더욱 운치가 있다. 가을밤 만월이 떠오르면 강물에 비친 달그림자가 후로완의 천장에 아른거린다고. 툇마루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신선놀음이다 싶은 곳이었으니 엉덩이 떼기가 힘들더라. 아쉽다 아쉽다 되뇌며 돌아섰는데 이내 나를 호들갑떨게 한 것이 있으니, 오즈시에서 마쓰야마까지 동행할 ‘이요나다 이야기’ 열차다. 세토내협 이요나다의 청명한 바다를 바라보면서 에이메현의 좋은 식재료로 만든 식사까지 즐길 수 있는 관광열차로 2단의 나무 찬합에 정갈하게 차려 나온 도시락에 감탄하기 바쁘게 차창 밖 풍경이 다시 혼을 뺏는다. 바다야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지만 기차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는 마음을 더없이 설레게 했다. 시코쿠 기차 여행의 마지막 여장을 마침내 마쓰야마에 풀었다. 두 손 가볍게 어슬렁어슬렁 도심 나들이에 나선다. 로프웨이를 타고 표고 132m 가쓰야마산 정상에 위치한 마쓰야마성에 올랐다. 그 성에서도 가장 높은 망루 천수각에 이르니 마쓰야마 도심과 너른 평야 그리고 멀찍이 세토내해가 드넓게 펼쳐지는 풍경이 가슴을 탁 트이게 했다. 성의 가장 중심이 되는 본성 앞으로 도열한 벚꽃나무도 맘을 간지럽힌다. 마른 가지와 초록 잎사귀만 달려 있지만 두 계절이 지나면 봄바람 타고 아름다운 꽃길이 되겠지. 상상만으로 흐뭇해진다. 마쓰야마성에서 내려오니 기적 소리 울리며 도심을 가로지르는 증기기관차가 눈에 띈다.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에서 ‘성냥갑 같은 기차’라 묘사한 것을 재현한 ‘봇짱 열차’다. 일본어로 도련님을 봇짱이라 한다고. 칙칙폭폭 소리를 내진 않았지만 덜컹이는 노면을 따라 충분히 추억 속에 빠져들 만했다. 참 바삐 달렸다. 기차 타고 시코쿠 한 바퀴. 혼자였지만 외롭지 않았다. 속닥속닥, 철길 닿는 곳마다 새로운 시코쿠가 귓가를 간질였으니. 혼자였기에 다시 가고 싶어졌다. 너와 함께 걷고 싶은 그곳 시코쿠로.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JR시코쿠 www.jr-shikoku.co.jp ▶travel info Shikoku Airline 아시아나 항공이 시코쿠 가가와현의 다카마쓰(OZ16609:00, 15:20)와 에이메현의 마쓰야마(OZ17615:10)로 주3회(화·금·일요일) 직항을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약 1시간 40분. PASS 올 시코쿠 레일패스All SHIKOKU Rail Pass 올 시코쿠 레일패스는 JR시코쿠를 비롯하여 지역간 특급열차, 사철, 전차 등 총 연장 1,100km에 달하는 시코쿠 지역의 모든 철도를 정해진 기간 내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티켓이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특별 요금으로 2일권 6,300엔, 3일권 7,200엔, 4일권 7,900엔, 5일권 9,700엔 4종류의 패스가 있다. 자신의 여행 일정에 맞추어 적합한 패스를 선택하면 된다. 출국 전 국내에서 바우처를 구매한 다음 일본 현지 JR시코쿠 여행 센터에서 패스로 교환할 수도 있고, JR시코쿠 여행 센터에서 바로 구매할 수도 있다. 캐리어 등의 짐은 코인로커를 이용하거나 역무실에 맡길 수 있다. 코인로커는 1일 300~600엔 선, 역무실은 짐 1개당 410엔이다. HOT SPRING 3,000년 역사의 도고온천 도고 온천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으로 일본 국가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목욕탕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유명하다. 2시간에 한 번씩 온천의 증기가 건물 전체를 에워싸는데 그 모습 또한 장관이다. 그러나 이것은 맛보기. 욕탕에 몸을 담가야 제대로다. 훈훈한 기운이 노곤해진 여행자의 몸과 마음을 스르르 풀어내준다. SHOPPING 에히메의 좋은 것을 담아 에히메즘Ehimesm 특산물, 공예품 등 에히메현의 자원으로 만든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숍이다. 특히 볕 좋고 물 좋은 환경으로 고품질의 면화가 생산되고 그로 인해 일찍이 방직기술이 발달한 에히메현 이마바리시의 타올은 인기가 높다. 100여 년 역사의 고급 타월로 품질은 물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www.ehime-esm.jp 고치의 호빵맨 사랑 호빵맨 테라스Anpanman Terrace 시코쿠 고치현 JR고치역 안에 위치한 호빵맨 전문 캐릭터숍이다. 호빵맨의 작가 야나세 다카시가 고치현 출신이라 고치현에서는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호빵맨 캐릭터를 마주하게 되는데 호빵맨 테라스가 그 절정. 호빵맨 완구, 호빵맨 학용품, 호빵맨 액세서리 등 호빵맨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이 한데 모여 있어 호빵맨 마니아들에겐 이곳이 곧 천국이다. 다카마츠의 비밀창고 키타하마 앨리Kitahama Alley 시코쿠 가가와현 다카마츠 항구 인근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쇼와시대(1926~1989) 초기에 사용하던 옛 항구의 곡물창고를 개조한 곳으로 창고의 외관은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에 각기 개성 넘치는 헤어숍, 카페, 레스토랑, 소품숍, 라이브 펍, 서점 등 10여 개의 상점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www.kitahama-alley.jp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국내여행 | 3인 3색 각별한 제주여행기① 나는 제주에서 예술을 탐닉한다

    국내여행 | 3인 3색 각별한 제주여행기① 나는 제주에서 예술을 탐닉한다

    트래비스트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니 사실은 그냥 ‘제주’라고 운을 띄웠을 뿐이었죠. 하지만 여행을 사랑하고 그 기록을 소중하게 여기는 트래비스트들은 말했습니다. 각자의 행복했던 제주의 추억을 공유해도 좋겠다고요. 에디터 천소현 기자 나는 제주에서 예술을 탐닉한다 “국내외에 수많은 미술관과 갤러리가 있지만 유독 제주를 예찬하는 이유는 제주가 가진 ‘섬’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온전히 ‘나’를 마주하다 최근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면서 여행의 콘셉트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나의 경우는 퇴근 후 자기계발 차원에서 수강하곤 했던 미술관 전시 리뷰가 어느새 전문적인 취미가 되었고, 이후 여행 콘셉트가 아트 투어로 구체화된 경우다. 여행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배움의 과정인데, 특히 미술관으로 떠나는 여행의 장점은 작품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이해하는 과정에서 내면을 채우고 비움을 반복하면서 치유와 사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제주는 나에게 낯설어서 더 좋은 여행지다. 국내외에 수많은 미술관과 갤러리가 있지만 유독 제주를 예찬하는 이유는 제주가 가진 ‘섬’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오랫 동안 외부와 단절된 채 고유의 지질학적, 생물학적, 역사적 가치를 보존해 왔던 제주는 시간이 지나면서 외부와의 소통을 발판으로 삼아 제주 특유의 색채를 갖게 되었고 이제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여행지가 되어 국내외 여행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 그리고 최근 제주는 또 한번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바로 아트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2003년 전국 문화 예술인들이 저지리문화예술인마을에 입주한 것을 시작으로 제주시는 유명 예술인 유치를 위해 부동산 취·등록세를 감면해 주는 등 아티스트들을 위한 정책을 시행했다. 수려한 자연경관뿐 아니라 정책적인 지원까지 더해지자 제주는 예술가들이 선호하는 작업공간으로 부상했다. 최근엔 외국의 유명 작가들까지 제주에 둥지를 틀고 제2의 고향이자 작업실로 제주를 찾고 있다. 특히 중국 현대미술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평정지에부터 천페이, 로지에, 쉬저 등 다수의 중국인 화가들이 터를 잡아 제주는 국제적인 예술 허브로도 인식되고 있다. 이렇듯 제주는 예술가와 그 애호가들이 함께 일구고 가꾸고 만들어 나가는 아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주 전역에는 다양한 카페들이 즐비해 있는데 특히 갤러리와 카페를 겸한 갤러리 카페가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파란 제주 하늘을 친구 삼아 따스한 커피 한잔과 예술을 만끽할 수 있는 갤러리 카페 여행도 가능하다. 오로지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예술을 선물하는 곳, 내면을 이해하고 발견하며 멋진 예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아트 유토피아가 바로 제주다. ▶트래비스트 오윤희의 제주도 아트 투어 추천 명소 거친 초원을 지상의 낙원으로 성 이시돌 목장 제주의 거친 초원을 지상의 낙원으로 만든 사람. 가난으로 항상 허기졌던 제주 주민들에게 자립의 힘을 키워 준 아일랜드인 맥그린치 신부의 애정이 가득 담긴 곳이다. 특이하게도 이라크 바그다드의 건축 양식인 테쉬폰이 있어서 제주의 경관과 더불어 건축 공부도 할 수 있는 안성맞춤 아트 스폿이다. 064-796-0396 www.isidore.co.kr 제주에 터를 잡은 예술인들을 만나다 제주현대미술관+저지문화예술인마을 먹의 향기에서, 연의 놀음에서, 조각의 형상에서, 카메라 렌즈로 바라본 예술을 탐하고 싶다면 제주현대미술관을 방문해 보자.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제주현대미술관 안에 위치한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제주에 거주하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 마을로 그들이 작업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특히 제1호 외국인 입주 작가인 평정지에의 스튜디오는 꽤 신선하다. 064-710-7801 www.jejumuseum.go.kr 제주를 대표하는 예술 공간 제주도립미술관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제주도립미술관은 제주를 대표하는 미술관이다. 한국 화단의 거목, 장리석 화백의 기증품이 상설 전시되고 있으며 미술관 외관은 제주만의 자연 경관과 어우러져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1층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미술관의 여유를 즐겨 보자. 064-710-4300 jmoa.jeju.go.kr 비운의 천재, 그 흔적을 좇다 이중섭 미술관 제주를 대표하는 미술관이라면 이중섭 미술관을 빼놓을 수 없다. 생生의 자독自瀆과 자학自虐 속에서 제주까지 내려와 예술을 꽃피웠던 작품과 격변하는 역사 속에서 영혼을 불태운 그의 흔적을 좇아 이중섭 미술관을 방문해 보자. ‘황소’로 유명한 그의 미술관은 제주 서귀포시 서흥동에 자리 잡고 있다. 근처 이중섭 생가에서는 그가 실제 거주했던 방을 관람할 수 있다. 064-733-3555 jslee.seogwipo.go.kr 제주에 한평생을 바친 사진가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필름에 담은 제주는 어떤 모습일까?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제주에 영혼을 바친 사진작가, 절벽에 몸을 매달고 목숨을 걸며 사진을 찍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김영갑 사진작가의 갤러리 두모악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에 위치해 있다. 노인과 해녀, 오름과 바다, 들판과 구름, 억새 등 그의 눈에 비친 제주를 감상하고 싶다면, 제주에 한평생을 바친 예술가를 기리고 싶다면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방문하자. 064-784-907 www.dumoak.co.kr 글·사진 Traviest 오윤희 *트래비스트는 <트래비>에서 선발한 행복한 여행기록자들입니다. 매월 다양한 분야의 신선한 콘텐츠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미각의 발견 in Italy②파르마Parma-이탈리아 치즈의 왕

    해외여행 | 미각의 발견 in Italy②파르마Parma-이탈리아 치즈의 왕

    ●파르마Parma ▶food origin 이탈리아 치즈의 왕,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Parmigiano-Reggiano 파르마는 몰라도 파마산 치즈를 모르는 이는 드물 터. 우리가 파마산 치즈라 부르는 것은 사실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로, 이탈리아 파르마에서 생산되는 치즈를 말한다. 자연 방목한 소에서 짜낸 신선한 우유를 응고시켜 틀에 넣고 한 달가량 가염한 후 저장고에서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36개월의 숙성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파르미지아노’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이 같은 파르마 지역 생산자들의 장인정신과 엄격한 관리 덕분일까. 파르미지아노는 나폴레옹이 사랑한 치즈, 이탈리아 치즈의 왕 등의 화려한 수식어를 입은 것은 물론 특유의 풍부한 향과 진한 맛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파르마에서는 각종 샐러드와 파스타에 파르미지아노를 뿌려 먹는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고 있어 파르마 시내의 어느 레스토랑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치즈 고유의 맛과 향을 느끼고 싶다면 시내의 식료품점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가리발디 광장Piazza Garibaldi 인근에 위치한 ‘라 프로슈테리아La Prosciutteria’는 12~36개월까지의 숙성 기간을 거친 파르미지아노부터 파르마 지역의 특산물까지 다양한 식재료를 취급하고 있다. 파르마의 자연과 시간이 선물한 맛 파르마에서는 볼로냐의 생햄, 모르타델라보다 더 수준 높은 프로슈토 디 파르마Prosciutto di Parma와 쿨라텔로 디 지벨로Culatello di Zibello도 만날 수 있다. 짭조름한 맛이 일품인 프로슈토는 파르마 지역 목초지에서 자란 돼지고기를 전통 생산방식에 따라 만든 것을 최고로 친다. 하지만 프로슈토라는 이름을 얻기 위해서는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와 같이 몇 가지 ‘자격’을 갖춰야 한다. 그 첫째는 돼지의 엉덩이와 허벅지의 부드러운 살을 소금에 절여 최소 9개월, 최대 24개월간 숙성시킬 것. 둘째 자연 바람에 완전히 건조할 것.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킨 프로슈토는 적당한 염분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샐러드, 파스타, 피자에 잘 어우러질 뿐더러 프로슈토 자체로도 훌륭한 메인 요리가 된다. 쿨라텔로 디 지벨로는 돼지의 뒷다리 중에서도 큰 종아리 근육으로 만들어 프로슈토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맛을 자랑한다. 이 역시 파르마에서 만든 것을 최고로 치는데 포 강변의 짙은 안개와 습한 기후에서 1년간 숙성시켜야만 쿨라텔로 특유의 풍미를 내기 때문이라고. 이처럼 수준 높은 파르마의 햄을 맛보고 싶다면 9~10월경에 열리는 ‘파르마 햄 페스티벌’을 주목하자. 생산 과정부터 시음까지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Festival del Prosciutto www.festivaldelprosciuttodiparma.com La Prosciutteria via Strada Farini, 9/c 43121 Parma Italy +39 0521234188 www.noidaparma.it ▶in the city 마리 루이즈가 사랑한 도시 볼로냐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파르마는 나폴레옹의 두 번째 부인이자, 그의 총애를 한몸에 받은 마리 루이즈Marie Louise가 사랑한 도시다. 실제로 그녀의 흔적은 왕립극장Teatro Regio과 그녀를 기리기 위해 세운 글라우코 롬바르디Glauco Lombardi 박물관 등 파르마 시내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특히 왕립극장은 1829년 마리 루이즈가 가난한 음악도를 위해 직접 건립한 것으로, 음악과 예술을 향한 그녀의 애정 덕분에(?) 베르디와 토스카니니 등 이탈리아 음악의 거장들이 파르마에서 대거 배출됐다. 지금까지도 왕립극장에서는 매년 베르디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고 있으니 파르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의 공연 일정부터 먼저 체크해 보자. 이어서 방문해야 할 곳은 세계적인 유적이 모여 있는 두오모 광장Piazza Duomo이다. 이곳에 자리한 파르마 대성당Parma Cathedral은 건축 당시 이탈리아 로마네스크 양식의 심플한 성당이었지만 이후 바로크,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며 다양한 건축양식이 더해졌단다. 실제로 정갈한 외관과 달리 성당 내부는 고딕 양식의 장엄함과 프레스코 벽화의 화려함으로 가득하다. 이중 성당의 돔에 그려진 ‘성모 승천’은 빛과 색채를 다루는 예술가로 손꼽히던 안토니오 코레지오Antonio Correggio의 작품. 완벽하게 둥근 형태의 돔과 코레지오의 뛰어난 묘사력 그리고 화려한 색채가 어우러져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으면 천사들이 중앙의 빛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실제로 당시 이 작품을 본 대성당의 주교가 ‘이곳이 바로 성모가 올라간 곳’이라고 말했다고 하니 왠지 한 번 더 바라보게 된다.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민희 취재협조 Emilia Romagna Regional Tourist Board (APT Servizi) www.emiliaromagnaturismo.com, Direzione d’Area ENIT이탈리아관광청,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s.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맑은 심성 화폭에 담아 세상과 소통

    해맑은 심성 화폭에 담아 세상과 소통

    “전시회를 하게 돼서 행복해요. 앞으로 훌륭한 화가가 되고 싶어요.”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자그마한 전시공간 사이아트스페이스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조신욱(23)은 아주 특별한 청년이다. 비록 자폐 장애 때문에 학업과 생활에 어려움이 많지만 그림을 그리는 게 그저 좋았고, 미술에 대한 소질을 개발해 대학(백석예술대)에도 진학했다. 다음달 졸업을 앞두고 4년제 대학에 편입을 준비 중인 그는 이번에 작가로서 첫 데뷔전까지 갖고 있다. 자폐 증세가 있는 아동이 치료 목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전시를 갖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작가로서 성장해 개인전을 여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와 같은 환경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이번 전시회에는 고 3때 그린 자화상부터 미술학원에서 그린 최근의 자화상, 친구들과 미술학원 선생님 등을 담은 인물화와 삼청동, 인사동, 파주 헤이리의 거리 풍경들을 담은 유화와 아크릴화, 수채화들이 소개됐다. 유화 작품에는 졸업작품으로 준비한 대작 ‘버스’도 있다. 어떤 형체는 뒤틀려 있고 신체 비율이 안 맞는 것도 있지만 과감하고 거침없는 색채로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방식과 감각을 구사한 작품들은 원초적이면서 순수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전시를 준비하느라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힘든 것 없었어요. 그냥 그림 그리는 게 좋았어요. 색깔을 마음대로 골고루 쓸 수 있어서 그림 그리는 게 좋아요”라고 대답한다. 그에게 하루 얼마나 그림을 그리는지 묻자 “월요일과 토요일은 4시간,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4시간에서 8시간”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단답형이지만 묻는 말에 또박또박 답하는 아들을 대견스럽게 바라보고 있던 어머니 유성희씨는 “10살 때부터 취미 수준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클라리넷이나 피아노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 봤는데 본인이 힘들다며 그만두고 미술에만 특히 흥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림을 그리면서 많이 안정되고 행복해해서 마음이 놓였는데 고3 때 미술대학에 가서 그림을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며 “2년 동안 본격적으로 입시 준비를 했고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운좋게 일반 미술대학에 들어갔고, 좋은 교수님들을 만나 이렇게 전시회까지 갖게 됐다”고 말했다. 조신욱은 순수한 마음으로 혼을 담아 그리는 그림을 통해 세상과 훨씬 쉽게 소통하고, 천진무구한 그를 꼭 빼닮은 맑은 그림들로 세상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사한다. 대학에서 그를 지도해 온 백석예술대 회화과 학과장 조미혜 교수는 “조신욱은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고 오직 그림에만 몰입한다. 최고의 작품은 작가 본인의 이미지를 그대로 닮은 것인데 조신욱의 깨끗한 심성이 작품에 배어난다. 작품은 마치 그를 보는 것처럼 순수하기 때문에 감동을 준다”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한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소장은 “자폐장애아들은 일반적으로 언어능력은 떨어지지만 빛과 색채에 민감한 특성이 있는데 조신욱은 특별히 색채와 형태에서 강렬하면서도 개성 있는 표현이 두드러진다”면서 “야수파나 표현주의 작가들이 그들의 주관과 감정 표현을 위해 사물을 의도적으로 과장하거나 변형시켰지만 조신욱의 작품에선 변형이 자연스러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했다. 이 소장은 “조신욱은 탄탄한 데생력을 갖췄고, 흑백 중간톤을 적절히 사용하며 안정된 명도대비를 구사하는 등 작가로서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은 ‘명암과 선이 잘 표현된’ 자화상,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시원한’ 하늘색이라는 그는 그림이 원하는 대로 그려지지 않을 때엔 잠시 붓을 놓고 “그림을 잘 그리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했다. “그러면 힘이 생기고 그림이 잘 그려진다”며 맑게 미소 지었다. 전시는 오는 12일까지. (02)3141-8842.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자비에 돌란 감독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 티저 예고편

    자비에 돌란 감독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 티저 예고편

    제6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자비에 돌란(26) 감독의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가 오는 15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제67회 칸영화제에서 ‘마미’로 장 뤽 고다르의 ‘언어와의 작별’과 함께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당당히 거장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는 매일 같이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는 질풍노도의 16살 소년 ‘후베르트’와 변덕스러운 엄마 ‘산탈’의 치열하고도 리얼한 애증 보고서로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의 수입과 배급을 맡은 엣나인필름 측은 개봉에 앞서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이번 티저 예고편을 통해서 독특하고 과감한 앵글과 강렬한 색채, 인상적인 사운드 활용 등 ‘돌란 시그니처’라 불리는 영상 언어의 향연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연출은 물론 연기자로 참여한 열아홉 자비에 돌란의 어린 시절 모습도 엿볼 수 있다. 특히 “난 더 이상 엄마의 아들이기 싫다”고 분노의 감정을 내뱉다가도 이내 “엄마 사랑해요”라며 애틋한 고백을 전하는 후베르트의 모습은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동시에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봤을 ‘애증’이라는 감정에 대해 솔직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의 최근작 ‘마미’는 ‘엄마’라는 존재의 위대함과 강인함을 드러내, 보다 성숙한 시선을 보여주었다면 ‘아이 킬드 마이 마더’는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모티프로 해 변덕스러운 사춘기인 십대의 시선으로 바라본 엄마를 향한 사랑과 증오를 담아냈다. 두 작품에 대해 자비에 돌란 감독은 “‘아이 킬드 마이 마더’때를 생각하면 나는 아마도 엄마를 벌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로부터 겨우 5년이 지났는데, 이제 난 ‘마미’를 통해 엄마의 복수를 청하고 있는 것 같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엣나인필름 측은 “‘엄마’라는 공통된 소재로 전혀 다른 세상을 그려 낸 이 두 작품은 자비에 돌란의 놀라운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영상=엣나인필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진화하는 생활문화동호회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진화하는 생활문화동호회

    ‘두둥 딱! 둥둥 딱! 둥둥둥.’ 지난 26일, 노인요양시설 ‘수원연세실버벨리’에서 웅장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성 타악 동호회 ‘소리파워’가 신명나는 공연에 나선 것이다. 병원 생활에 지친 할머니, 할아버지는 희색이 도는 얼굴로 북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들썩이며 춤판을 벌이는 분위기에 힘이 난 단원들은 그 어느 공연 때보다 더 열심히 북을 두드렸다. 용환숙 소리파워 단장은 “이번 공연이 어르신들의 영혼을 어루만져 주고, 삶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밤벨뮤직평생교육원. ‘훌라춤에 흥겹던 기쁨도, 와이키키해변의 단꿈도….’ 낯익은 패티김의 노래 한 곡조가 들려온다. 60세 이상의 할머니 훌라댄스 그룹 ‘아이샤’의 송년음악회 춤 연습이 한창이다. 이들은 지난달 전국생활문화동호회축제에 참가해 관중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국내 최초, 최고(最古)의 훌라댄스 동호회다. 김창수 밤벨뮤직평생교육원장은 “할머니들은 하와이 전통악기인 우쿨렐레도 같이 배울 만큼 열정이 대단하다”고 소개했다. 문홍자 단장은 “음악 봉사 활동을 통해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위문 공연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고 말했다. 이처럼 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을 테마로 한 동호회 활동이 점차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단순한 취미 활동을 뛰어넘어 문화 사각지대에 대한 봉사 공연과 재능 기부를 통해 주민 간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가까이 다가서는 자원봉사단체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의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각 지자체 문화원에서 운영하는 강좌를 통해 쌓은 실력으로 재능 기부를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서울 영등포문화원에서 서예를 배우고 있는 김건섭씨는 “새해를 맞아 지역 주민들의 가훈을 써 주는 일에서 큰 보람을 얻는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전통악기 소리가 너무 좋았다는 초급 해금반의 강명식씨는 “실력을 빨리 키워서 청아하고 애절한 해금의 소리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며 연습에 열중했다. 대다수 동호회들은 아마추어 수준을 넘는 실력이다. 서울 송파아코디언앙상블의 최홍근 단장은 “처음엔 중·장년 교육생들이 여가 선용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봉사 공연을 할 만큼 수준급이 됐다”고 자랑했다. 영등포문화원의 한국무용 강사 박정혜씨는 “공연을 나가서 전공자들이라고 말하면 모두 속아 넘어간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국적인 색채가 짙은 동호회일수록 연말 봉사 공연이나 지역 축제에서 섭외 1순위다. 스코틀랜드 민속 악기인 백파이프를 연주하는 동호회는 이용기 단장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백파이프라는 악기를 접하게 함으로써 활성화시킬 목적으로 만든 동호회다. 최근 정부는 ‘문화가 있는 삶’을 표방하면서 생활문화예술 정책을 활성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전국 100여개의 우수 생활문화동호회 축제를 개최했다. 문체부 지역전통문화과 이은복 과장은 “생활문화동호회의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국민들의 일상 속 문화 융성 체감도를 높이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생활문화동호회의 봉사 공연이 한창이다. 한 해 동안 농사지어 수확한 열매를 모두에게 나눠 주는 의미일 것이다. 이들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나눔과 기부로 승화시키면서 지역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다. 꾸준한 연습과 공연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불법 잡으면, 동네가 예뻐져요] 강남은 간판 미인

    강남구가 대로변에 난립한 불법 간판을 아름답고 안전하게 정비하자는 취지로 추진하고 있는 ‘2014년 간판개선사업’을 마쳤다고 25일 밝혔다. 구는 지난 2월부터 ‘선릉로(선정릉역~한티역) 1.9km’와 ‘도산대로(청담사거리~영동대교 남단) 0.68km’ 등을 집중 정비구간으로 정하고 각 거리의 특색에 맞게 총 711개의 불법간판을 정비했다. 또 312개 점포의 형광등 간판을 친환경 발광다이오드(LED) 간판으로 교체했다. 집중 정비구역이었던 선릉로 구간은 분당선 개통으로 지역상권 활성화와 관광객 유입이 기대되는 곳이다. 또 도산대로 구간은 청담동 명품거리와 가까워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이에 따라 구는 2곳의 간판정비에 따라 관광객 유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구는 디자인·미술·색채 분야의 전문가들로 ‘간판개선 디자인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획일적인 디자인을 제한하고 다양하고 참신한 디자인을 반영했다. 또 ‘주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업체선정과 디자인협의 등에 주민의견을 반영했다. 이외 건물주의 자발적인 외벽보수와 도색을 유도해 향후 지속적인 사후관리 협조체제도 마련했다. 한편 구는 2011년부터 간선대로변을 중심으로 간판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시 자치구 중 최대의 보조금를 받은 바 있다. 구 관계자는 “간판은 단순한 광고물이 아닌 거리 미관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면서 “이번 사업을 통해 도시환경이 한층 더 깨끗해졌으며, 앞으로도 국제도시의 면모를 갖춰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독사 잡아먹기 위해 뱀과 맞서 싸우는 숲때까치

    독사 잡아먹기 위해 뱀과 맞서 싸우는 숲때까치

    화려한 색채의 작은 새가 독사를 잡아먹으려고 뱀에 대항해 싸우는 영상이 화제다. 지난 201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 국립공원 남부에 위치한 스쿠쿠자에서 남부 덩굴뱀(Southern Vine Snake)을 잡아먹는 회색머리 숲때까치(Greyheaded Bush Shrike)의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을 보면 나무 위에 앉아 있는 화려한 색채의 숲때까치 한 마리의 모습이 보인다. 독사로 알려진 덩굴뱀을 목격한 숲때까치가 땅 아래로 내려와 뱀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새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란 뱀이 인도를 벗어나 숲으로 도망가려 하지만 숲때까치는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숲때까치가 머리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하자 덩굴뱀이 성가신 듯 재빠르게 자리를 피한다. 잠시 뒤, 숲으로 달아나는 덩굴뱀을 끝까지 쫓아가 공격을 감행한다. 유튜브에 게재된 이 영상은 현재 775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Kruger Sighting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서울광장] 헌재의 통진당 해산, 후폭풍을 우려한다/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헌재의 통진당 해산, 후폭풍을 우려한다/문소영 논설위원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소속 국회의원직 박탈”을 발표한 12월 19일 오전 10시 30분 TV 생방송 중인 법정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지만 담담했다. 헌재는 2004년 10월 신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을 위헌 결정할 때 조선시대 이래 서울이 수도라서 ‘관습헌법’에 어긋난다는 기막힌 논리를 개발해 냈던 기관이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었던 덕분이다. 한국의 법체계는 불문법(관습법)이 아니라 성문법에 기초한 나라인데 말이다. 1987년 민주화 운동의 결과물로 1988년 헌법재판소가 최초 설립됐으니 “그래도 헌재가…”라고 막연한 기대를 품었던 모양인지라 일부는 해산 결정이 나오자 “헌재가 존속살인을 했다”거나 “개헌해 헌재를 폐지해야 한다”는 과격한 발언을 했다. 1970~80년대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수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던 민주화 운동의 결과물 중 하나가 헌재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그런 반응을 한 것이다. 헌재가 “북한식 사회주의 추종의 해악”을 청산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통진당 해산’을 결정함에 따라 ‘당신 종북이야’ 하면 누구나 꼼짝할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커졌다. 지난해에도 국가정보원의 간첩 조작 사건이 있었던 나라가 ‘우리’나라다. 사실 그 우려는 하늘이 무너지면 어찌할까와 같은 기우가 아니다. 헌재의 결정이 나자마자 고영주 변호사 등은 통진당 당원 전원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을 했다. 고영주 변호사의 이력이 특이한데, 그는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된 부림사건의 담당 검사였다. 1981년 부산 지역 최대 공안사건인 부림사건은 33년 만인 지난 9월 대법원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에 고 변호사는 어떤 사과나 반성도 없이 “좌경화된 사법부가 자기 부정을 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니 검찰이 통진당원 3만여명에 대해 국보법을 적용할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다. 한국 헌정 사상 초유라는 정당 해산은 필연적으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1956년 공산당 해산을 결정한 뒤처럼 진행될 가능성이 큰데 독일은 공산당원 12만 5000명에 대한 공안수사를 했다. 헌재의 정당 해산 결정 이후 사람들이 헌재를 비판하는 발언의 양식은 이러하다. “나는 통진당을 지지하지 않지만…”이라는 단서를 반드시 앞에 붙인다. 사람들은 자신의 사상이나 이념적 색채를 공중 앞에 명확히 하려는 욕구를 왜 갑작스럽게 갖게 된 것일까.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종북 사냥’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는 의식·무의식적 발로가 아닐까 싶다. 이런 현상이야말로 헌재의 결정이 오히려 헌법 정신을 왜곡·굴절시켰다는 증거가 아닐까. 헌재재판관 8대1이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정당 해산이 결정났지만, 소수 의견을 낸 김이수 헌재재판관의 주장에 관심이 더 쏠린다. 김 재판관은 “우리가 오랜 세월 피땀 흘려 어렵게 성취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성과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라며 유일하게 기각 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은 “부분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을 전체에 부당하게 적용하는 것으로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며 “북한의 주장과 유사하다는 점만으로 북한 추종성이 곧바로 증명될 수 있다고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통진당 해산의 원인인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선동사건은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그런데 헌재가 먼저 ‘통진당은 종북 집단’이란 낙인을 찍은 것도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일각에서 12월 19일 헌재 결정이 당선 2주년 축하 선물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실 더 신경이 쓰이는 대목은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영국의 BBC 등 외신에서 “박근혜 정부가 정치인을 종북으로 몰고,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비판하는 가운데, 세계 헌법재판기관 회의체인 베니스위원회에서 ‘헌재 해산 결정문’을 보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베니스위원회는 정당 해산의 근거를 폭력의 행사 등으로 엄격하게 하고, 당원 개별 행위를 정당에 책임을 묻지 못하는 등의 규정을 1999년 발표했다. 검찰의 산케이 기자 기소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외신의 비판을 받았다. 이제 헌재 결정이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될까 걱정된다. symun@seoul.co.kr
  • 2014년 미술계 ‘한숨과 환호’

    2014년 미술계 ‘한숨과 환호’

    2014년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국내 미술계에 그나마 한 가닥 숨통이 트인 한 해였다.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한국관이 사상 처음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고, 한국의 독창적인 단색화(모노크롬)가 국내외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 미술시장의 경기는 아직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회복되지 못했다. 사건 사고도 많았다.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이 학예사 채용 비리로 검찰 조사를 받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고,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은 현직 대통령을 풍자한 걸개그림 전시가 유보되면서 대표가 사퇴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단색화의 재조명 1세대 이우환 작가, 한국인 첫 파리 베르사유궁서 개인전 작가 6명 美서 작품 소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단색화가 국내외에서 새롭게 조명받았다. 단색화는 1970년대 시작된 한국 고유의 화풍으로, 여러 색채 대신 한 가지 색채나 그와 비슷한 색채로 구성하는 회화 양식이다. 1세대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이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표 작가는 이우환이다. 1976년 작 ‘선으로부터’가 지난 11월 열린 미국 소더비경매에서 추정가를 두배 이상 넘어서는 216만 5000달러(약 23억 7000만원)에 팔렸다. 이우환은 지난 6월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궁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블룸앤드포갤러리에서 열린 ‘다방면에서:단색화와 추상’전에는 권영우, 박서보, 윤형근, 이우환, 정상화, 하종현 등 단색화 대표 작가 6인의 작품 40여점이 소개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도 단색화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의 깊이를 소개하는 ‘텅 빈 충만-한국 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전을 기획해 해외 23개국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순회전을 열고 있다. 비엔날레의 민낯 광주·부산 등 국내 비엔날레 파행·혹평 베니스 국제건축전서 한국관 황금사장상은 쾌거 지난 6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14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한국관이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예술과 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건축가 조민석이 커미셔너를 맡은 한국관은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바탕으로 남북한의 건축 100년을 조망한 전시 ‘한반도 오감도’를 선보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짝수해를 맞아 9월부터 광주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비엔날레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창설 20주년을 맞은 제10회 광주비엔날레는 제시카 모건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큐레이터가 총감독을 맡아 ‘터전을 불태우라’라는 주제로 전시를 열었다. 본 행사 기획은 호평을 받았지만 앞서 개막한 특별전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홍성담 작가의 걸개그림 전시가 유보되면서 작가들의 참여 철회가 잇따르는 등 파행이 계속되다 끝내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의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부산비엔날레는 전시감독 선정 등을 놓고 잡음이 계속된 데 이어 프랑스 출신 올리비에 케플랭 감독이 밋밋한 전시를 내놔 혹평을 받았다. 미디어 작가 박찬경이 예술감독을 맡은 ‘미디어시티서울 2014’가 ‘귀신, 간첩, 할머니’를 주제로 열린 데 이어 ‘달그림자’를 주제로 한 창원조각비엔날레가, 대구에서는 ‘사진의 기억’을 주제로 한 사진비엔날레, 충남 공주 금강 쌍신공원에서 금강자연비엔날레가 잇따라 열렸다. 하지만 이벤트성 연례행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대미술관 잡음 정형민 관장, 면접시험 개입 등 제자 부당 채용 개관 첫 개인 비리로 검찰 수사 ‘미술계 충격’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자신의 제자와 전 부하 직원을 학예연구사로 부당 채용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돼 10월 직위 해제됐다. 정 관장은 지인 2명의 서류전형 채점 결과를 조작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하고 면접위원도 아니면서 면접시험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 1월 19일까지가 임기인 정 관장은 2개월 정직 처분을 받아 사실상 임기가 종료됐다.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관장이 개인 비리로 직위 해제되고 검찰 수사까지 받은 것은 처음이어서 미술계의 충격은 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서울관을 개관했으나 특정 대학 출신으로 편중된 개관전 작가 선정을 놓고 갈등이 불거졌고 정 관장의 채용 비리로 압수수색을 받는 등 홍역을 치렀다. 그 와중에 서울관은 2013년 11월 13일 개관 후 총누계로는 102만 281명이 찾아 도심 미술관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는 동양그룹이 빼돌린 미술품을 대신 팔아 주고 이 중 일부 판매 대금을 넘겨주지 않은 혐의로 지난 9월 구속됐다. 추상과 구상의 조화를 추구하는 ‘하모니즘’ 창시자인 원로화가 김흥수 화백이 6월 9일 95세의 나이로 별세했고, 대한민국예술원이 여류화가 천경자에 대한 월 수당 지급을 중단하면서 천 작가의 생사를 둘러싸고 가족과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강렬한 색채·곡선… 생태주의 예술 완성… 옥상 정원 창시자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강렬한 색채·곡선… 생태주의 예술 완성… 옥상 정원 창시자

    강렬한 색채와 곡선을 사랑한 화가, 시대를 앞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주장하며 친환경 디자인을 실천한 건축가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바서는 1928년 빈에서 태어났다. 본명이 프리드리히 슈토바서인 그는 한 살 때 아버지를 잃고 유대인인 어머니와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2차 세계대전 중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으로 모자는 유대인 집단 거추지로 강제 이주하고, 외가쪽 가족 69명이 몰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다. 이때의 아픈 경험은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 평생 자유와 평화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게 된다. 일찍이 색채와 형태에 대해 남다른 감각을 보이며 미술에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전쟁으로 파괴된 도심의 건물 잔해 속에서 피어난 새싹을 접한 후 자연정신주의를 예술의 화두로 삼게 된다. 전쟁 후 약 3개월간 빈 예술아카데미에서 공부했으며 이후에는 여행과 독서로 견문을 넓히며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작업실을 따로 두지 않고 여행을 하면서 기차나 비행기, 배 안에서도 그림을 그리고 이젤 대신 바닥에 종이를 펼쳐 놓고 그림을 그렸으며 하나의 작품에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색채의 마술사’라고 불릴 정도로 색을 조합하는 능력이 탁월했던 그는 생명의 다양함과 무한함을 색채를 통해 표현했다. 강렬한 색채와 함께 그의 그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은 나선이다.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지 않고 끝없이 돌고 있는 나선이야말로 생명과 죽음이 끝없이 순환하는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자연의 유기적인 모습을 회화와 조각을 통해 표현했던 그는 강렬한 보색 대비에 곡선과 나선형이 두드러진 작품들로 1952년 빈 아트클럽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후 1962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성공리에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생태주의를 주창한 진보적 예술가로 두드러진 활동을 펼친 그는 1967년 뮌헨에서 나체로 ‘세 번째 피부의 권리’를 선언하는 연설을 한 데 이어 그 이듬해에 다시 나체로 인간적 공간의 회복을 주장하는 연설을 했다. 1970년대 초부터 관심의 영역을 건축으로 확대했다. 당시 건축이 보여 주는 자로 잰 듯한 형태, 무미건조한 콘크리트, 개인의 정체성을 감추게 만드는 획일적인 건축물은 범죄자나 다름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그는 “여러분은 지구에 잠시 들른 손님입니다. 예의를 갖추세요”라며 진정한 땅의 주인은 나무임을 강조하고 땅을 차지한 건물 옥상에 나무를 심었다. 요즘 흔히 접하는 옥상 정원의 창시자가 바로 그다. 1983년 빈 시의 공동주택을 의뢰받은 그는 1986년 자신의 건축 철학을 담아 개성이 넘치는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를 완성했다. ‘쿤스트하우스 빈’(1991), 빈 외곽의 스피툴라우 소각장, 오스트리아 슈타이어마르크주의 블루마우 온천 마을이 그의 작품이다. 자연보호, 산림보호운동, 반핵운동 등 환경운동가로도 활약했던 2000년 태평양을 항해하던 중 엘리자베스 2호 갑판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다른 별에서 온 것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지녔던 이 예술가의 유언에 따라 뉴질랜드에 있는 ‘행복한 죽음의 정원’ 안에 자신이 심은 나무 아래 묻혔다. 자연 속으로 돌아가도록 관 없이, 나체로 묻어 달라는 그의 유언대로. 그의 나이 71세였다. lotus@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오스트리아 빈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오스트리아 빈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오스트리아 수도 빈은 묘한 매력이 있는 도시다. 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합스부르크 제국의 수도로서 오랫동안 유럽의 중심에 있었던 도시 곳곳에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물들이 가득하고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등 유명한 예술가들이 활동했던 곳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예술의 도시’로서 이 도시가 지닌 진짜 매력은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부딪쳐 만들어 내는 창조적인 에너지에서 비롯된다. 고전적 회화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자신들의 예술 세계를 자유롭게 펼쳤던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 등 빈 분리파 작가들, 호화로운 고전양식을 비판하며 순수하고 합리적인 건축을 탐구한 근대건축의 선구자 아돌프 로스 등이 이런 에너지를 만들어 낸 주인공들이다. 20세기 초 모더니즘 선구자들의 뒤를 이어 등장한 인물이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1928~2000)다. 그가 설계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빈 시가 운영하는 임대주택임에도 여느 미술관이나 역사적인 건축물 못지않게 많은 사람의 발길을 모으며 빈의 이미지를 풍요롭게 한다. 창조적이고 선구적인 마인드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주창해 온 독특한 예술가의 영감과 철학을 그대로 담은 거리의 살아 있는 미술관이다. 그의 회화작품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낸 듯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52가구의 주택과 다섯 개의 상업 시설 그리고 어린이 놀이터와 윈터가든 등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이루어진 집합주택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집합 주택과는 너무 다르다. 화려하고 고색창연한 건축물로 가득한 빈 중심가에서 걸어서 15분가량 떨어진 헤츠가세역 근처에 있는 이곳은 큰길에서 벗어난 약간 후미진 길의 모퉁이에 있지만 멀리서 봐도 금방 눈에 띈다. 그만그만한 베이지색의 단조로운 건물들 사이에서 알록달록한 색깔로 칠해진 외벽에 구불구불한 곡선으로 이어지는 건물들의 옥상, 초록빛 자연으로 뒤덮인 건물이다. 모르고 지나가던 사람도 “저건 뭐지?”하면서 멈춰 서 올려다보게 될 정도로 독특하다. 어린아이가 찰흙을 주물러서 만든 것처럼 구불구불한 곡선에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등 원색의 물감을 발라 놓았다. 건물 높이는 3층부터 9층까지 높낮이가 다르고 창문도 모양이 모두 제각각이다. 동화의 나라에 나오는 왕궁처럼 금빛을 칠한 둥근 탑도 보인다. 창문과 벽면을 타고 식물이 자라고 건물 꼭대기에도 나무들이 푸릇푸릇 자라고 있다. 1980년대 초 빈은 중산층을 위한 주택이 부족해 싼값의 임대주택을 대량 건립하고 있었다. 시간과 비용을 적게 들여 세운 대규모 공동주택은 여러 가지 면에서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딜레마에 빠진 시 당국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인간적인 건축을 주장한 미술가·건축가 겸 생태운동가인 훈데르트바서에게 새로운 공동주택의 설계를 맡겼다. 중산층을 위한 이상적인 주택을 지어 보자는 시 당국의 제안을 받은 훈데르트바서는 삭막하고 무미건조한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꿨을 아름다운 왕궁 같은 집을 구상했다. 강렬한 색채와 자연을 닮은 부드러운 곡선이 조화를 이루는 인간적인 집, 자연이 함께 살아 숨쉬는 생태적인 집이었다. 그는 자신의 조각과 회화에서 사용한 개념과 철학을 건축 디자인에 그대로 적용했다. “삶을 담는 건축(집)은 삶의 한 부분으로 어우러져야 하며 이를 위해선 가능한 한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이어야 한다”고 믿었던 그는 ‘건축은 네모’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가장 자연에 가까운 나선형을 도입했다. 다름과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그는 창틀에 변화무쌍함을 주었다. “우리는 개개인이 모두 다른 모습과 취향을 갖고 있다. 각자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조화로운 공동체를 이뤄가는 것처럼 집도 각자 다른 모양이 하나의 집합 주택을 이루는 것이다. 집은 벽으로 이뤄진다고 하지만 나는 집이 창문들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건물의 창문은 사람이 각자 다르듯이 다른 모양이어야 한다.” 1986년 2월 완공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의 52가구 중에는 정말로 같은 집이 하나도 없었다. 각 주택의 규모는 30~150㎡로 다양하고 바닥, 벽, 창문, 계단, 손잡이 등까지 각양각색이다. 안으로 들어가서 확인을 할 수는 없었지만 겉으로 볼 수 있는 창틀만으로도 그 변화무쌍함을 알 수 있었다. 각자 다른 모습의 작은 덩어리들이 모여서 하나의 생명체를 이루듯 인간적인 건축이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중시한 훈데르트바서는 개별적인 녹지공간이 없는 서민용 공동주택에서 가능한 한 자연과 가까이 하도록 배려했다. 집 주변과 옥상은 물론이고 창가, 테라스 등 공간마다 화초들이 자라고 있다. 개인적인 파티나 휴식을 취하도록 윈터가든도 두었다. 훈데르트바서는 그는 건축 콘셉트를 설명하면서 “인간은 세 겹의 피부를 갖고 있다. 하나는 실제 피부, 두 번째는 의복이고 세 번째 피부는 그가 살아가는 거주지다. 세 개의 피부는 지속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새로워져야 하고 자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며 생물체는 살아갈 수 없다”면서 거주자들이 외벽과 내벽 어디든 손이 닿는 곳은 원하는 대로 장식하고 바꿀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누구도 그의 말을 따르지 않고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을 원형대로 보존하고 있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는 그의 작품을 상설전시하는 미술관 쿤스트하우스 빈이 있다. 원래 1892년에 지어진 가구공장을 훈데르트바서의 디자인으로 리모델링해 1991년 오픈한 쿤스트하우스 빈은 그의 철학과 생태운동을 보여 주는 회화작품, 그래픽 아트, 건축, 태피스트리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에선 안을 들여다볼 수 없었지만 쿤스트하우스 빈은 건물 내부까지 들어가 그의 건축 철학과 신념을 눈으로, 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외벽에 알록달록한 타일을 붙여 놓고 창문틀이 제각각인 미술관 건물로 들어가면 모든 것이 구불구불한 곡선이다. 안뜰에 있는 테라스 카페의 의자 등받이도 구불구불하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나선형이다. 공간마다 나무와 풀이 자라고 곡선으로 된 복도는 바닥까지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놓았다. 화장실의 거울도 자유로운 곡선이다. 전시실의 조명은 어두운 편이다. 작품의 색이 바래지 않도록 최소한의 조도를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작품들은 벽에 바짝 붙어 있지 않고 약간 사이를 두고 걸려 있는데 이는 벽과 그림이 숨을 쉬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처음엔 무척 낯설었지만 자연스러운 곡선으로 지어진 공간에 이내 익숙해졌다. “자연에는 직선이 없으며 인간은 이 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한다”는 그의 믿음대로였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물고기의 안식처, 금강 여울에 흐르는 생명의 소리

    물고기의 안식처, 금강 여울에 흐르는 생명의 소리

    금강 여울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꾸구리와 퉁사리, 감돌고기가 산다. 사람에겐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물고기들에겐 안식처가 되어 주는 여울의 돌은 무수한 생명을 떠받치는 힘이다. 4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되는 ‘코리언 지오그래픽’ 10부작 중 9편 ‘금강 여울은 머물지 않는다’는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천혜의 경관인 금강 여울의 물길을 따라간다. 여울은 물이 고이지 않고 잔물결이 이는 경사진 곳으로, 한반도 고유종인 감돌고기와 퉁사리, 꾸구리 등이 산다. 금강 여울은 토종물고기들에게 소중한 서식처이자 산란장이다. 세상에서 오직 한반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국적인 색채와 몸매를 가진 물고기들의 신비한 생태의 장이다. 금강의 지천 중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전북 진안군의 운일암반일암에는 5월 산란철이면 꺽지와 감돌고기의 종족번식을 위한 사투가 벌어진다. 서식공간이 줄어들어 멸종위기 동식물 1급으로 보호받고 있는 감돌고기는 꺽지의 큼지막한 돌 아래 산란장에 알을 낳고 수컷 꺽지에게 알을 맡기는 방식으로 번식한다. 퉁사리는 세계적으로 한국의 금강과 만경강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토종물고기로, 지금은 멸종위기 1급 어류가 됐다. 금강에서 퉁사리 탐사에 나선 제작진은 주로 밤에 활동을 하며 돌 틈에 서식하는 퉁사리의 신비를 영상으로 포착했다. 적벽강을 휘감아 흐르는 금강은 사람의 손때를 덜 탄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 금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어부에게 강은 어떤 존재인지 들어본다. 물고기들의 안식처이자 아이들의 놀이터이기도 한 금강을 후대에 어떻게 물려줄지 고민해 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국내 1호 컬러리스트 김민경의 색, 그리고 삶

    국내 1호 컬러리스트 김민경의 색, 그리고 삶

    아리랑TV의 간판 토크쇼 ‘디 이너뷰’는 2일 밤 7시 컬러리스트라는 직업을 한국에 처음 알리고 전파한 김민경 한국케엠케색채연구소 소장을 만나 그의 인생 이야기와 더불어 다양하고 신비한 컬러의 세계에 대해 알아본다. 어린 시절 화가 이모부와 도예가 이모 밑에서 그림을 배웠다는 김 소장은 이모부가 운영하는 미술학원에 매일 출근 도장을 찍었고 이후 응용미술을 전공했다. 그는 프랑스 유학 시절 원단 공장에서 ‘블루’ 한 가지 색깔을 수천 가지로 구분해 사용하는 것을 보고 매료돼 컬러의 세계에 입문하게 됐다. 그렇게 14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90년대 초 한국에 들어온 김 소장은 다양한 분야에 컬러 마케팅을 도입해 보려고 시도해 봤지만 자신을 써 주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 있을 때 한 화장품 회사에서 색채 마케팅을 함께해 보자는 제의를 받았고 당시 화장품에 색채 마케팅을 도입해 국내 최초의 펄 립스틱을 만들었던 것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화장품은 물론 가전제품, 자동차, 대단위 국가사업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컬러 마케팅을 접목해 국내 컬러리스토 1호로 인정받았다. 그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모든 물건에는 색깔이 있고, 그 색깔은 광고나 디자인 못지않게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컬러리스트는 인간이 다루는 모든 색을 디자인하고 연구개발해 트렌드를 선도하고 가치를 높이는 직업”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김 소장은 컬러테라피 심리치료에 대해 소개하고 MC 제니퍼에게 직접 테라피 요법도 선보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숭실사이버대학교, 직업별 특성 살린 5개 학과 신설

    숭실사이버대학교, 직업별 특성 살린 5개 학과 신설

    한국 최초의 대학 숭실대와 함께하는 최초의 사이버대학, 통일시대를 선도하는 스마트 교육플랫폼 숭실사이버대학교(총장 한헌수)는 12월1일부터 2015학년도 1학기 신ㆍ편입생을 모집한다. 숭실사이버대학교는 15년 이상의 온라인 교육 노하우와 안정적인 교육플랫폼을 기반으로 스마트 러닝 등 기술적인 발전과 오프라인 대학의 명성을 더해 통일시대를 선도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기초교육을 강화하면서 다양한 융합연계전공을 창출하여 경제대국 통일시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융합형 창조인을 육성하기 위하여 최첨단의 스마트 교육플랫폼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를 반영한 융복합 인재교육 프로그램으로 ‘치유상담’, ‘노인케어’, ‘생활안전지도’, ‘색채상담코디네이터’와 같은 학문간 융합을 통하여 본인의 전공분야에서 확장된 관련분야와 연관하여 융합형 실무를 배울 수 있다. 또한 융합형 교육지도자 양성을 위한 ‘어린이 한자 지도사’, ‘어린이멀티미디어기획전문가’, ‘유아미술지도사’와 같은 인재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본 대학은 연계전공 프로그램운영을 통해 학문의 융합을 선도하고 있다. 컴퓨터정보통신학과를 주관학과로 운영중인 ‘스마트폰 기술’ 연계전공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소속학과의 학위와 실무적인 연계전공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다. 본 대학은 재교육과 실무중심의 융합형 특화과정을 강화할 예정이며, 성공적인 특화과정을 발굴하여, 융합형 연계전공 학위과정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숭실사이버대학교는 2015학년도 모집학과 중 기독교상담복지학과, 뷰티미용예술학과, 청소년코칭상담학과, 외식창업경영학과,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 등 5개 학과를 신설하며 현장 맞춤형 실무 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기독교상담복지학과는 폭넓은 지식과 따뜻한 감성을 갖춘 기독교상담복지사 육성을 목표로 청소년상담사, 직업상담사, 사회복지사, 평생교육사, 목회상담사를 지향하는 이들을 위해 개설됐다. 뷰티미용예술학과에서는 특정분야의 미용전문가를 양성했던 기존 학과와는 달리 헤어, 피부, 메이크업, 분장 교육을 통해 토탈 미용예술전문가를 양성한다. 무엇보다 뷰티스타일리스트, 두피전문가, 아로마테라피스트 등 직업 선택군의 폭이 넓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청소년코칭상담학과는 최근 수요가 늘어난 청소년지도사, 청소년상담사, 학습코칭지도사, 독서논술지도사 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에 필요한 소년지도, 상담, 코칭을 동시에 육성하는 원스톱교육서비스로 취업과 연계된 자격증 중심 커리큘럼을 진행한다. 외식창업경영학과는 치열한 외식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외식전문가를 키워내기 위해 외식산업 특성에 맞는 성공전략 교육, 지속 가능한 외식창업 노하우 전수, 외식 분야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와 상호교류를 지원한다.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는 창의적 문제해결 교육과 선진화된 코딩교육으로 소프트웨어를 신규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학과로 ICT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신 성장동력인 빅데이터(Big Data)분석가 양성을 위한 혁신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숭실사이버대학교는 재학 중 개설 전 강좌, 졸업 후 개설 전공과목 평생 무료수강 시스템이 가능하고, 100% 온라인 수업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출퇴근 시간 강의수강으로 정규 4년제 학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신ㆍ편입생 전원 저렴한 등록금과 다양한 장학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입학 지원자 중 특별장학 대상자는 직장인, 개인사업자, 주부, 전문계 고등학교 졸업자, 전문대학 졸업(예정)자, 방송통신고 출신자, 검정고시 출신자, 여성가장, 다자녀부모, 사회봉사, 학교장 추천자 등이 해당된다. 이 외에도 산업체(안행부)ㆍ군ㆍ중앙부처공무원전형, 학사편입학, 기회균등ㆍ장애인ㆍ새터민ㆍ농어촌특별전형, 시간제등록에 따라 다양한 전형별 장학혜택도 제공한다. 군장학 제도는 현역 군인 뿐만 아니라 가족, 예비역에게도 장학혜택을 확대하여 군 관련 대상들에게 경제적 부담 없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수혜조건은 군인의 경우 복무확인서를, 가족의 경우 가족임을 증명할 수 있는 가족관계증명서를, 예비역의 경우 경력증명서를 제출함으로써 장학대상자가 될 수 있다. 또한 교회 재직 및 소속 증명이 가능한 목사, 강도사, 전도사 및 그 가족들에게 교역자 장학제도를 마련하여 입학 시 장학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자세한 입학전형 및 입학상담은 02-828-5501, 또는 숭실사이버대학교 입학홈페이지를 통해서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거스른 힘… 리움 ‘중력의 계단’ 설치미술가 엘리아손

    거스른 힘… 리움 ‘중력의 계단’ 설치미술가 엘리아손

    삼성미술관 리움 개관 10주년 기념전시회 ‘교감’에 신작 ‘중력의 계단’을 발표한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올라푸르 엘리아손(47)이 지난달 28일 특별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엘리아손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년간 미술과 과학, 자연현상을 접목한 감각적인 설치작업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 왔다. 강연에 앞서 만난 올리아손은 리움 로비 안쪽 계단에 설치된 자신의 작품 ‘중력의 계단’에 대해 “계단이라는 공간이 미술관에서 감흥을 주는 장소는 아니지만 이런 실용적인 공간에서도 마술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태양계를 빛의 고리들로 형상화한 것으로 천장과 전면 벽을 거울로 덮어 무한히 확장된 우주공간을 연출하고 LED조명과 거울에 비친 환영으로 빛의 원을 완벽하게 시각화한 것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태양계에 존재하는 공간의 법칙과 아울러 계단을 오르면서 중력을 거스르는 행위가 거울에서는 정반대로 나타나는 현상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엘리아손은 물, 안개, 이끼, 얼음, 빛, 온도, 무지개, 거울 등을 재료 삼아 인간의 지각능력과 자연법칙의 관계, 시간성을 풀어냄으로써 우리의 평범한 지각방식을 벗어나는 다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우주공간과 그 안에 존재하는 태양과 행성의 규칙적인 운동, 그 공간 안에 있는 감상자와의 관계는 그가 최근 즐겨 다루는 주제다. 빛과 색채의 지각적 인식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온 그는 “주제나 접근방식, 제공하는 경험은 작품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깔린 주제는 세상과 인간의 관계”라며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따라 세상이 바뀌고, 우리도 바뀐다.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방식을 경험하게 해 줌으로써 인식을 확장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창의력이나 독창성은 주변 시스템과 관계를 맺고 그 안에 속해 있을 때에만 발휘되는 것입니다. 예술작품도 마찬가지예요. 작품이 혼자만 존재한다면 그것을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할 때 모든 것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죠.” 그는 자신의 작품이 지닌 독창성이 혼자만의 내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관계 속에서 창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그의 스튜디오에서는 전 세계에서 온 각 분야의 전문가 90명이 협업을 통해 그의 작업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실현에 옮긴다. 미술사학자, 심리학자, 건축가, 디자이너, 재료 공학자 등 학문적 연구를 하는 팀과 메탈, 유리, 나무 등의 장인들이 함께 일한다. 그는 “중요한 것은 경험의 의미, 경험의 과정”이라며 “심리학, 사회과학, 건축, 공간지각 등 모든 것들과 연관된 연구자들과 함께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하는가, 어떻게 경험하는가, 왜 어떤 사람이 어떤 특정한 경험을 하게 되는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파리의 루이뷔통 재단 미술관에서 개인전이 예정돼 있고 내년 2월엔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갖는 개인전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3월엔 중국 광저우 현대미술관 전시가 잇따라 계획되어 있다. 하지만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 이런 예술전시만은 아니다. 그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느끼게 하는 ‘아이스 워치’ 프로젝트, 태양 에너지에 대한 이해와 재생에너지·대체에너지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리틀 선’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고 5년 전부터는 공간 경험을 위주로 하는 실험적 아트스쿨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태양에너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에 사는 이들을 위해 태양전지로 작동하는 노란색 해바라기 같은 램프를 보급하는 ‘리틀 선’ 프로젝트에 대한 열정은 각별하다. “내가 속한 예술계는 고가의 예술작품을 다루는 분야이고 인적자원도 풍부합니다. 이런 프로젝트는 부나 인적자원이 풍부하지 않는 지역과 대화를 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창의성을 발휘해서 예술을 하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 다른 사람들의 행복과 연관되어 있을 때 느끼는 보람이 더 크죠. 누군가를 대신해서 예술작품을 하는 것이 예술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단체장 발언대] 박춘희 송파구청장

    [단체장 발언대] 박춘희 송파구청장

    현대인은 자유롭게 사고하며 즐겁게 살아가길 원한다. 그래서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의 여행이 단순히 돌아보고 쉬는 것이었다면 이젠 새로운 스토리텔링 콘텐츠(storytelling contents), 즉 문화 콘텐츠가 여행의 ‘화두’다. 따라서 기존의 관광 인프라만으로 관광객의 발걸음을 잡아 두기엔 부족하다. 한국 최초 비언어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 ‘난타’의 경우 1997년 초연 이래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상품으로 성장했다. 지난 10월 1000만 관객 기록을 돌파했으며 공연 횟수만도 3만회를 넘는다. 불경기라 공연에 관객이 들지 않는다는 요즘에도 평균 객석 점유율이 90%가 넘고 이 중 외국인 관객이 80%를 넘는다.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잘 만들어진 문화 콘텐츠는 관광의 중심에서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을 수 있다. 지역의 정체성을 담고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관광산업의 핵심 부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요즘 송파구는 뮤지컬 ‘온조’를 무대에 올렸다. 이 작품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다. 사실(fact)인 백제건국신화와 허구(fiction)인 온조의 러브스토리를 더해 만든 서울 자치구 최초의 브랜드 뮤지컬이다. 명동이나 경복궁, 남대문시장 같은 전통적인 관광지보다 홍대, 삼청동, 강남 등 신흥 관광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2012년 올림픽공원과 방이맛골, 석촌호수, 123층 롯데월드타워 등을 잇는 잠실 일대 2.3㎢ 구간이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서울의 관광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더불어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건이 됐다. 특히 13억 중국인 관광객의 수요를 생각한다면 동양적인 색채와 정서가 담긴 ‘온조’ 스토리는 놓칠 수 없는 볼거리로 충분하다. 물론 최고의 콘텐츠로 자리 잡기까지는 앞으로 더 보완하고 다듬어 까다로운 국내외 관객들의 입맛을 만족시켜야 할 것이다. 스토리텔링에 기반을 둔 관광 콘텐츠의 다양화, 그리고 관광객의 양적 확대와 질적 성장 등은 지속적인 도시 브랜드 마케팅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는 모두가 미래 관광도시를 그려 볼 때다.
  • 대만 ‘反中’ 정치신인의 반란… 양안관계 요동

    대만 ‘反中’ 정치신인의 반란… 양안관계 요동

    지난 29일 치러진 대만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당이 참패한 가운데 국민당의 텃밭인 수도 타이베이(臺北)에서 압승한 무소속 커원저(柯文哲·55) 시장 당선자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커원저 당선자는 상대편인 롄잔(連戰) 국민당 명예주석의 아들 롄성원(連勝文·44) 국민당 후보에 비해 자금과 조직력에서 뒤처지는 정치 신인이지만 25만 표가량의 차이로 여유 있게 당선됐다고 대만 언론들이 30일 보도했다. 제1야당인 민진당은 앞서 자당 후보의 지지율이 커원저보다 낮게 나오자 일찌감치 후보를 철회하고 커원저를 지원해 왔다. 국립 대만의대 외상의학부 주임 겸 교수인 그는 ‘대만의 민심’을 내세워 젊은 층을 공략한 결과 20~30대 유권자로부터 몰표를 얻었다. 부패 혐의로 장기 복역 중인 야당 출신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의 후원인으로, 2012년 천 전 총통을 수술한 뒤 가석방까지 주장한 친야당 성향의 인물로 유명하다. 커원저는 타이베이 시장이 대만 총통의 등용문이란 점에서 유력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다. 다만 대만 대선이 2016년 1월로 1년 남짓 남은 터라 일단 민진당과 협력해 정권교체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그의 당선은 과도한 중국의 영향력을 반대하는 대만의 민심이 압축된 결과라는 점에서 중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로 그는 무소속이지만 정책 방향은 대만 독립 노선을 추구하는 민진당과 같은 색채를 띠고 있다. 당선 직전 기자회견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경제 협력의 기초인 92컨센서스(九二共識)에 대해 “그 내용이 도대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해 중국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1992년 체결된 92컨센서스는 양측 모두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양측이 각각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중화민국(대만) 각자의 국호를 사용한다’(一中各表)는 것으로 대만이 독립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커원저는 지난 3월 국민당이 연내 비준을 공약한 양안 서비스무역협정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국회 점거 시위를 지원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당이 텃밭인 타이베이를 포함한 직할시 6곳 가운데 5곳을 야당에 내주며 역대 최악의 참패를 기록함에 따라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 주석직에서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은 전국 총 22개 지역의 시장 선거(직할시 6개, 현급시 16개)에서 기존 15개 가운데 겨우 6개 지역만 건졌다. 빈과일보(蘋果日報)는 이날 “친공산당 인사들의 배만 불린 마 총통의 양안 정책에 민심이 고개를 돌린 것”이라고 전했다. 우둔이(吳敦義) 현 부총통이 차기 주석으로 거론된다. 이번 선거는 2016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만큼 향후 정권교체는 물론 양안 관계 재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안 간 서비스무역협정 등 일련의 경제 협력 정책들이 ‘올스톱’될 것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도 이에 대해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마샤오광(馬曉光) 대변인은 선거 직후 성명을 내고 “이번 선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며 “양안 동포들이 어렵게 얻은 양안 관계의 성과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이지안 리메이크 앨범 ‘STORY’, 음원 차트 강타 할까?

    이지안 리메이크 앨범 ‘STORY’, 음원 차트 강타 할까?

    올 여름 ‘나쁜 연인’으로 각종 음원차트를 강타한 이지안의 리메이크앨범 ‘STORY’가 들뜬 연말 분위기속 차분하고 맑은 힐링음악의 정수를 선사하고 있다. 특유의 청아한 음색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이지안의 이번 앨범이 두드러지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깐깐하기로 유명한 월트디즈니 측에서 인어공주 OST ‘PART OF YOUR WORLD’와 뮬란의 OST ‘REFLECTION’의 리메이크를 정식으로 허가해 준 것. 보통 월트디즈니의 음악은 단순 커버곡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정식 리메이크 허가를 받고 정규앨범으로 발매하는 것은 쉽지가 않아 ‘STORY’는 관련업계의 주목과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조디벤슨이 불러 더욱 화제를 모았던 ‘PART OF YOUR WORLD’는 이지안의 풍부한 감성과 유니크한 목소리를 통해 원곡을 능가하는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어린아이처럼 맑고 깨끗한 그녀의 음색은 세상의 일부가 되고 싶어하는 인어공주의 꿈과 내면의 순수한 감정들을 더욱 실감나게 그려낸다. ’뮬란’의 OST ‘REFLECTION’ 또한 이지안의 차분한 감성이 곡에 담겨,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이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STORY’에는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다양한 곡들이 수록돼 있다. 작곡가 이경섭의 극찬을 받아 대중적 색채를 추가한 ‘나가거든’, 이지안의 보컬과 최상의 조화를 이루는 80년대 인기곡 ‘바위섬’, 싱어송 라이터 강인원, 권인하, 김현식이 함께 불러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주제곡이자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비오는 날의 수채화’ 등 보석처럼 빛나는 5곡이 수록되어 있다. 각각의 리메이크 곡들은 이지안의 소녀처럼 달콤한 보이스와 짙은 호소력으로 청중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전한다. 제작사인 안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올 한해 유난히 사건사고를 많이 겪었던 국민들의 정서를 보듬고 대중들에게 위안과 힐링을 선물할 수 있는 곡들을 선별, 리메이크했다”며 “매력적인 뮤지션 이지안의 애절한 감성보이스가 연말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재 복원-伊에서 길을 찾다] (상)피렌체 국립복원연구소

    [문화재 복원-伊에서 길을 찾다] (상)피렌체 국립복원연구소

    로마제국이 자리했던 이탈리아는 역사와 예술, 건축의 나라다. 엄청난 문화유산을 지닌 문화재 보존·복원의 강국이기도 하다. 전 국토가 거대한 문화재나 다름없는 이곳이 지닌 가장 큰 강점은 기술 못잖게 건강한 보존 철학에 있다. 2000년 넘은 폐허에까지 넉넉히 품을 내주는 이탈리아를 찾아 그 의식과 실천 과정을 엿봤다. 우리에게 ‘문화재’란 개념이 등장한 건 불과 반세기 안팎. ‘숭례문 사태’를 겪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지 고민해 본다. “돌과 나무, 쇠를 다듬는 진일보한 기술이 있는데 굳이 수백년 전 전통 기술에 집착한 이유를 알 수 없어요. 전통 기법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온 이탈리아에서도 그토록 전통 안료나 기법에 매달리진 않죠. 보여주기식 ‘쇼’에 그쳤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장인이라면 단지 기술적 차원이 아니라 정치적 압력에 견디는 강건한 복원 철학과 윤리부터 갖춰야 합니다.” 지난 7일 이탈리아 피렌체 포르테자 다 바소의 국립복원연구소(OPD). 30년 가까운 목재 복원 경력을 지닌 페테르 스티베르크(60) 교수는 한국의 ‘숭례문 사태’에 날 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숭례문 사태는 근현대 이탈리아에서 흔히 접했던 정치적 복원의 전형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스티베르크 교수는 “문화재 복원에도 늘 실험가 정신과 혁신이 강조된다. 상황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숭례문 복원만큼은 어리석은 결정을 내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년이란 턱없이 짧은 준비 기간과 3년간의 복원도 마찬가지다. 단 한 점의 옛 미술품이라도 통상 수십년 걸려 복원하는 이곳 관례상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판단이란 것이다. 이어 무솔리니의 파시즘 정권을 비롯해 피렌체, 베네치아 등 도시국가의 색채가 여전히 강한 지역의 시장들이 정권을 잡자마자 벌였던 업적 홍보용 문화재 복원 사업들을 예로 들었다. “국가가 경직될수록 이런 성향이 강해지는데, 나름의 장인 정신과 복원 원칙이 없다면 쉽게 휘둘리고 만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비롯해 세계 곳곳의 다양한 목조 문화재를 손질해 온 그의 옆에는 조각가 도나텔로의 유작인 ‘막달라 마리아’가 자리하고 있었 다. 야윈 얼굴, 깡마른 팔과 다리로 말라 비틀어진 이 나무껍질 같은 목조각은 피렌체 두오모 박물관에 산 조반니 세례당의 ‘천국의 문’과 함께 나란히 전시됐던 작품이다. 최근 복원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목조 건물의 단청이 떨어지듯 표면이 벗겨져 나간 이 목조각을 두고 그는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창의적으로 복원한다”고 말했다. 스티베르크가 몸담은 OPD는 1588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이 설립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화재 복원기관이다. 이탈리아 통일 이전부터 회화류와 목조각 복원 분야에서 이름을 떨쳤다. 지금도 유럽에서 가장 큰 복원 연구소 중 하나다. 이곳에선 회화·석재·청동·유리·귀금속 등 11개 분야로 나뉘어 60여명의 인력이 전문성을 뽐낸다. 피렌체 아카데미아미술관에 전시된 다비드상의 복원도 OPD가 담당했다. 지금도 연구실 곳곳에선 레오나드로 다빈치의 미완성작인 유화 ‘동방 박사의 경배’, 현대미술의 아이콘인 잭슨 폴록의 100억원대 회화, 조르조 바사리의 회화 작품들이 현대기술과 전문가들의 손끝을 타고 새 생명을 얻고 있다. 크리스티나 임프로타 석재 부문 교수는 “1966년 11월 아르노강 대홍수는 OPD가 세계적 명성을 얻는 계기가 됐다”면서 “당시 피렌체를 덮친 기름과 진흙, 오물 등이 역사적 미술품 대다수를 오염시켰으나 세계 곳곳에서 전문가들을 끌어모아 되돌려 놨다”고 증언했다. 스페인 내전 당시 산산조각 났던 산 조반니 디 우베라 성당의 미켈란젤로 조각상도 다른 기관들이 복원을 포기했지만, 이곳에선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이 조각상은 내년 초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곳의 강점은 끊임없는 교육과 혁신이다. 매년 5명가량의 학부생을 선발해 5년 과정으로 가르친다. 지금도 학생들은 볼로냐 페트로냐성당 복원 현장에 상주하며 실습을 이어가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화학, 물리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모아 항생제를 활용한 벽화의 곰팡이 제거 등 창의적 복원 방식을 쏟아낸다”며 “이렇게 한 건의 작업을 마칠 때마다 책으로 펴내 모든 이들과 공유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피렌체(이탈리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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