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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수많은 시선들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수많은 시선들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김탁환 지음/돌베개/352쪽/1만 3000원“끔찍한 불행 앞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참사의 진상이 무엇인지를 찾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의 목소리와 작은 희망들을 문장으로 옮기고 싶었다.” 지난해 장편 ‘거짓말이다’로 요산김정한문학상을 수상한 김탁환 작가의 수상 소감이다. 작가는 이 바람을 소설집으로 세상에 내보냈다. 세월호를 망각의 늪에 침몰시키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8편의 중단편소설로 엮였다. ‘이기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모두 직접적인 희생의 당사자가 아닌 주변의 관찰자들이다. 사람의 눈동자를 그 사람의 지문만큼이나 선명하게 기억해 내는 눈동자 수집가, 세월호 희생 학생의 책상을 촬영하며 학생의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해 주는 사진작가, 세월호 생존 학생들과 상담을 진행한 세월호특조위 조사관 등의 시점이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서사들에 다른 색채를 입힌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담고자 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참혹함과 분노, 슬픔을 딛고 서로의 어둠을 지키는 방풍림 같은 이들이 있어 우리는 감히 희망을 말할 수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J.K 시몬스의 ‘나의 사랑, 그리스’ 예고편 공개

    J.K 시몬스의 ‘나의 사랑, 그리스’ 예고편 공개

    로맨틱 드라마 ‘나의 사랑, 그리스’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나의 사랑, 그리스’는 낭만과 신화의 나라 그리스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세대,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세 커플이 사랑에 빠지고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는 과정을 그렸다. 공개된 예고편은 영화 속 세 커플들이 사랑에 빠지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자신들의 사랑으로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순수하고 젊은 커플과 힘겨운 현실을 피해 사랑 안으로 숨고 싶은 커플, 사랑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중년의 커플이 각기 다른 색채의 사랑을 보여준다. 영화는 이렇게 현재를 살아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의 문제를 세 커플의 모습을 통해 사랑의 깊이와 의미를 전한다. ‘위플래쉬’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 연기파 배우 J.K 시몬스가 낭만적 사랑의 전령사로 돌아와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부드럽고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나의 사랑, 그리스’는 그리스 개봉 당시 최고 흥행을 기록하며 11주간 상위권에 머물렀다. 국내에서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되어 재미와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영화는 오는 4월 20일 개봉예정이다. 15세 관람가. 114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갤러리 써포먼트 11일까지 손은영 초대전

    갤러리 써포먼트 11일까지 손은영 초대전

     이국적인 색채와 현대적인 조형미로 작업하는 손은영 작가의 초대전이 갤러리 써포먼트(http://www.suppoment.com)에서 11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집으로..’라는 주제로 개개인이 느끼는 집이라는 정서를 작가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풀어낸 신작 15점을 선 보인다. 작가는 이전의 작업인 꽃을 재해석한 작업인 ‘꿈꾸는 정원’ 시리즈에서 좀 더 큰 시점으로 바라보며 작업했다. 문의 (070)8244-0604.
  • 갤러리 써포먼트 손은영 초대전

     이국적인 색채와 현대적인 조형미로 작업하는 손은영 작가의 초대전이 갤러리 써포먼트(http://www.suppoment.com)에서 11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집으로..’라는 주제로 개개인이 느끼는 집이라는 정서를 작가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풀어낸 신작 15점을 선 보인다. 작가는 이전의 작업인 꽃을 재해석한 작업인 ‘꿈꾸는 정원’ 시리즈에서 좀 더 큰 시점으로 바라보며 작업했다. 문의 (070)8244-0604.
  • [런웨이 조선] 비애의 色 축제의 色 ‘백색’

    [런웨이 조선] 비애의 色 축제의 色 ‘백색’

    한국인이 즐겨 입었던 백색은 시대에 따라 보는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르게 해석되었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한마디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백색에 대한 우리의 감정과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느낌은 확실히 달랐다.일본의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가 바라본 한국인의 옷은 아무런 색도 지니지 않은 흰빛이거나 연한 옥색이었다. 흰색이든 옥색이든 무엇이 문제였겠는가? 한국인의 옷에 대한 그의 감상은 남녀노소 모두가 같은 색의 옷을 입고 있다는 것에 대한 낯설음이었다. 막부시대 이후 기모노는 대담한 장식과 함께 더욱 화려해졌다. 그런 기모노를 보고 자란 그였기에 충격은 더했을지 모른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조선의 벗’으로 알려져 있다. 식민지 지배를 받던 조선의 상황에 가슴 아파하고, 조선을 침탈한 일본의 만행을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는 외부자의 시선으로 한국인의 흰옷을 바라보았다. 그에게 있어 한국인의 흰옷은 나라를 잃은 사람들의 일상화된 ‘상복’이었고, 색채의 결핍에서 온 애상의 미였다. 반면에 프랑스의 화가 조세프 드라 네지에르는 흰색을 한국인의 색으로 인정했다. 그는 흰색에서 어떠한 슬픔도 찾지 않았으며, 하나의 색으로 뭉뚱그려 바라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백옥같이 밝은 흰색에서 거칠고 투박한 흰색까지 아주 다양한 하얀색들을 있는 그대로 만났고, 그 속에서 생동감을 느꼈다. 조선의 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흰옷의 물결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하모니였다. 그가 감상한 흰옷은 음색의 향연 그 자체였다. 그렇기에 세계 정세가 어떻게 바뀌더라도 한국인들은 영원토록 ‘백색 왕국’을 만들 것이며, 그렇게 불릴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흰옷 사랑은 그 전통이 오래됐다. 태양을 신으로 하는 원시신앙에서부터 유래하는 한국인의 흰색은 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에 이르는 불교사상, 조선시대의 유교사상과 융합되면서 한민족을 대표하는 상징색이 되었다. 그렇기에 한국인이 느끼는 흰색은 단순한 색이 아니라 신성한 색, 상서로운 색, 자연 그대로의 색, 정신 또는 사상을 담은 색으로 인식하였으며, 그 속에서 우리 민족의 고유한 미적 감각과 문화를 담아냈다. 서직수는 1766년(영조 41) 진사시에 합격한 후 능참봉에서 시작하여 통정대부 돈령부 도정을 지낸 인물이다. 소색(素色) 도포를 입고, 동파관을 쓰고 있는 모습에서 꼿꼿한 선비의 정신이 느껴진다. 소색은 흰색의 다른 표현이다. 소색은 본성, 본질, 본원, 시초의 뜻을 가진다. 결국 인간의 티 없는 본질, 물들지 않은 진심으로 우주 최고의 정신을 품는다. 한원진은 송시열의 학문을 이은 권상하의 수제자이다. 성리학 연구에 몰두한 학자답게 심의를 입고 복건을 쓰고 있다. 흰옷에 검은색의 연을 두른 심의는 다른 포와는 달리 상의와 하상(下裳)을 따로 재단하여 허리에서 이었다. 의는 하늘을 상징하는 건(乾)이며, 상은 땅을 상징하는 곤(坤)이다. 건은 곤을 통섭하므로 이 둘을 이어 붙임으로써 우주를 형성하게 된다. 결코 다른 색으로 물들일 수 없는 소색에서 출발하여 흰색으로 마무리 짓는다.이렇게 심오한 의미를 갖고 있는 흰옷임에도 불구하고 야나기 무네요시는 한국인의 흰옷에서 상복(喪服)을 떠올렸다. 우리 민족이 겪어 온 고통스럽고 의지할 데 없는 경험이 흰옷과 잘 어울리지만 몹시 원망스럽고 억울하거나 안타깝고 슬퍼 응어리진 한(恨)을 드러내기에 최적화된 것으로 표현했다. 그는 단순히 복색으로 드러나는 소색 또는 흰색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이야기했을 뿐이다. 오히려 직물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한국인이 즐겨 입는 평상복은 목면이나 명주로 만든다. 상복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삼베와는 전혀 다른 직물이다. 상복을 입는 사람은 죄인이다. 죄인으로서 죽은 자에 대한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상복은 삼베 올의 굵기를 달리해서 만들었을 뿐 색상으로 슬픔을 표현하지 않는다. 프랑스의 여행가이자 시인이며 문화인류학자인 조르주 뒤크로는 ‘가련하고 정다운 나라’(1904년)에서, 한국인의 흰색을 동심 어린 조선인들의 성향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미국인 G W 길모어는 조선 면포의 탁월함까지도 간파했다. 조선의 의류는 보통 면포인 무명을 가장 많이 입으며, 복색은 한국인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담은 백색이라고 했다. 그들은 서울 어디를 가서도 볼 수 있는 한국인의 밝은 흰옷에서 축제 같은 분위기를 느끼고, 그 속에서 한국인들의 천진난만한 쾌활함을 찾아내기까지 했다. 한국인의 색으로 인정했고 순수함의 결정체라고 생각한 백색이 누구에게는 슬픈 비애의 색으로, 또 누구에게는 기쁜 축제의 색으로 다가갔다. 결국 한국인의 백색은 누가 어떤 상황에서 느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리의 흰옷은 오히려 비어 있는 색이기에 앞으로 더 많은 가능성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 친문 색채 빼고 ‘호남 중용’…安·李 핵심 측근 끌어안을 듯

    친문 색채 빼고 ‘호남 중용’…安·李 핵심 측근 끌어안을 듯

    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전 대표의 인재풀은 ‘대세론’의 주인공답게 2012년과 비교하면 양과 질, 스펙트럼까지 모든 면에서 두껍고, 깊어졌다. 친문(친문재인) 색채를 뺀 채 ‘호남 중용’에 초점을 맞췄던 경선캠프 기조는 안희정·이재명 측 인사들을 보듬는 ‘원팀’ 콘셉트를 더할 뿐 본선에서도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문재인 사람들’ 중 상당수는 집권한다면 중책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임종석·송영길 ‘달라진 文 인재풀 경선캠프에선 임종석 비서실장과 송영길 총괄선대본부장은 달라진 ‘문재인 사람’의 면면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둘은 호남 출신으로 86(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그룹이란 공통분모를 가졌다. 본래 박원순 시장 사람인 임 실장은 합류 당시 ‘비선들에 의해 밀려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이젠 캠프를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본부장은 캠프 출근 첫날 “공공일자리 공약 메시지가 잘못 나갔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지만, 4선 의원의 정치력을 앞세워 연착륙했다. 호남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희석시키고, 호남 경선 압승에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캠프 관계자는 “참여정부 출신들이 후보를 어려워하는 반면, 임 실장은 후보에게 편하게 농담을 건넬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2012년 대선부터 문 후보의 생각을 ‘메시지’로 담아내 온 신동호 메시지팀장은 임 실장, 송 본부장 모두와 각별한 인연이다. 참여정부 공보담당비서관과 봉하마을 사무국장 등 문 후보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김경수 캠프 대변인은 문 후보의 속마음을 가장 잘 헤아리는 측근으로 꼽힌다. 그가 “아마 대표님의 생각은 그럴 것”이라고 전하는 문 후보의 의중은 틀리는 법이 없다. 지난해 총선에서 컷오프된 이후 독일로 떠났다가 캠프 상황실장으로 복귀한 강기정 전 의원과 캠프 본부장들(전략 전병헌, 조직 노영민, 홍보 예종석, 정책 홍종학, SNS 윤영찬, 방송토론 신경민, 미디어 박광온, 총무 김영록, 여성 남인순), 특보단장을 맡은 김태년·민병두 의원도 계속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 핵심들도 적극적으로 끌어안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들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위촉하지만, 안 지사와 이 시장이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인 만큼 상징성을 지닌 핵심 참모들에게 중책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 측 박영선 의원멘토단장과 이 시장 측 정성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여전히 함께하는 참여정부 사람들 참여정부부터 손발을 맞췄던 문 후보의 오랜 측근들도 여전히 힘을 보탠다. 특히 과거 ‘3철’(이호철·양정철·전해철)로 꼽혔지만, 최고위원인지라 경선단계에서 결합하지 않았던 전해철 의원과 2012년 대선캠프의 핵심이던 홍영표 의원 등도 본선에서는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양정철 비서실 부실장과 김경수 대변인, 윤건영 상황실 부실장 외에도 경선룰 협상을 담당했던 황희 의원과 박선원·김현 상황실부실장, 권혁기 캠프 부대변인, 송인배 일정총괄팀장, 유송화 수행2팀장, 오종식 정무팀장, 정태호 정책상황실장 등도 참여정부 출신이다. 이밖에 ‘부산대통령’ 발언으로 경선 경쟁자와 국민의당 반발을 불러왔던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서훈 전 국정원 3차장, 정의용 전 주제네바대표부대사 등도 캠프 소속이다. ●‘문재인노믹스’를 만드는 학자들 2012년 ‘박근혜의 경제교사’였던 보수 경제학자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가 위원장을, 재벌개혁론자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중도 성향의 김호기 연세대 교수가 부위원장을 맡은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는 좌우를 넘나드는 ‘문재인 인재풀’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문 후보의 깨알 같은 분야별·지역별 공약을 생산해낸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소장 조윤제 전 주영대사)에는 1000여명의 교수들이 참여하는 등 캠프의 두터움을 대변한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자문위원장을, 한완상 전 한성대 총장과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각각 상임고문과 부소장을 맡았다. 더불어포럼은 문 후보를 지지하는 사회 각계인사들의 모임으로 효암학원 채현국 이사장이 상임고문을 맡았고, 김응용 전 프로야구 감독과 안도현 시인, 정동채 전 문화부 장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참여정부와 국민의정부 시절 장차관 60여명으로 구성된 ‘10년의 힘 위원회’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이 위원장을,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과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각각 상임고문을 맡았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도서관의 4월, 변신의 계절

    도서관의 4월, 변신의 계절

    디지털 혁명으로 위상이 위축된 도서관이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는 등 역할을 다변화하고 있다. 한국도서관협회가 정한 제53회 도서관주간(12~18일)을 맞아 각 지자체 도서관은 세대별 눈높이에 맞는 풍성한 행사를 진행한다. 도서관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4월 일주일간 열린다.2일 군포시에 따르며 중앙도서관은 새롭고, 다양한 독서·문화행사로 시민들에게 다가선다. 오는 12일 여행의 기술을 주제로 특강을 한다. 2015년에 발행된 75종 935권의 잡지를 시민들에게 5권씩 나눠 주는 행사도 마련한다. 15일에는 ‘마리오네트 거리의 악사’ 줄인형 콘서트를 연다. 정보소외계층을 위해 웹 접근성을 높인 성남시 중앙도서관은 ‘책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체험행사를 12일 진행한다. 16쪽의 책을 직접 만들어 보며 평소 궁금했던 책의 제작과정을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안양시 평촌도서관은 15일 도서관 사서와 함께 ‘책병원 의사가 되자’를 열어 훼손된 책을 직접 수리하는 체험행사를 개최한다. 안양 삼덕도서관은 유아들을 대상으로 ‘책 읽어주는 할머니’ 행사를 4월 한 달간 진행한다. ‘당나귀를 속인 여우’, ‘돼지 삼형제’ 등의 동화를 8명의 할머니가 번갈아 가며 들려준다. ‘아주 특별한 책의 도시’를 자처하는 고양시도서관센터는 지난해에 이어 인문학필리버스터 시즌 2를 아람누리도서관에서 개최한다. 15일부터 이틀간 하루 12시간의 장시간 릴레이 강좌가 이어진다. 고양시에 사는 분야별 전문가 10명이 강의하며 10회 연속 수강자에게는 청중 필리버스터상을 준다. 의왕시 중앙도서관은 21일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의 콜라주 작품들을 안데르센의 동화와 함께 감상하는 융합예술프로그램 ‘그림 읽어주는 베토벤-마티스’를 공연한다. 13일에는 ‘불안과 걱정에서 벗어나는 엄마만의 행복법’을 주제로 ‘대한민국 엄마 구하기’ 강좌를 열어 진정한 엄마의 역할을 제시한다. 글 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온라인 성남 탄천의 밤이 밝아진다.

    경기 성남시는 새달 3일부터 5월 1일까지 탄천과 그 지천에 있는 나트륨 조명(150w) 1036개를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램프(50w)로 교체한다고 31일 밝혔다. 특히 현재 8룩스(lux)인 조도는 13룩스까지 높아져 밤 시간대에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는 시민의 안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이를 위해 도비 2억3000만원 포함, 사업비 2억9000만원을 확보하고 지난 24일 시공사를 선정했다. 교체 작업이 끝나면 전력 소비가 30% 정도 줄어 하천등 전기요금이 연간 1억6000만원에서 1억1000만원대로 줄어든다. 붉은색 계열이던 램프 불빛도 백색계열로 바뀌어 멀리서도 물체를 알아보고 자연색에 가깝게 색채를 볼 수 있다. 앞서 시는 2013∼2016년 1억5700만원을 투입해 하천등 시설에 달린 나트륨램프 479개를 고효율로 교체했다. 판교 택지개발사업 당시 시행사인 LH가 탄천 지천에 설치한 조명시설의 485개 고효율 램프와 이번 추가 교체 분량까지 포함하면 하천등 시설 고효율 램프는 모두 2000개로 늘어난다. 이는 성남 탄천·지천(46.72㎞) 하천등 시설에 달린 램프 2450개의 82%에 해당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安, TK·강원서 72% 압승…“안철수의 시간 시작됐다”

    安, TK·강원서 72% 압승…“안철수의 시간 시작됐다”

    파죽의 4연승… 누적 66.25% 22% 손학규·11% 박주선 압도 “팍팍 밀어주이소” 사투리 구애도 30일 국민의당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네 번째 순회경선(대구·경북·강원)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또 한번 압승을 거뒀다. 호남 2연전과 부산·울산·경남에 이어 보수 색채가 짙은 국민의당 불모지 격인 대구·경북·강원에서도 안 전 대표가 파죽의 4연승을 거두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문재인 전 대표의 ‘대항마’임을 입증했다.안 전 대표는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선에서 유효투표 1만 1296표 가운데 8179표(72.41%)를 얻어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2213표(19.59%), 박주선 국회 부의장은 904표(8.00%)에 그쳤다. 누적 득표율도 안 전 대표가 66.25%(7만 5471표)로 손 전 대표(22.56%·2만 5695표)와 박 부의장(11.19%·1만 2744표)을 멀찌감치 밀어냈다. 안 전 대표와 손 전 대표의 차이는 거의 5만표(4만 9776표)에 이른다. 안 전 대표 측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에서 “‘안철수의 시간’이 시작됐다. 분열이 통합되고, 경제가 도약하고, 자강안보로 평화를 되찾을 대한민국의 시간이 시작됐다”면서 “반드시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 교체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안 전 대표도 합동연설회에서 “안철수의 시간이 시작됐다”며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 교체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 전 대표는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았던 민심이 총선 열풍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변화와 개혁을 원하는 절절한 민심”이라며 “국민에 의한 연대, 오직 그 길만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라고 밝혔다. 연설 말미에는 “야물딱지게 하겠습니다. 팍팍 밀어주이소”라고 경상도 사투리로 구애하기도 했다. 손 전 민주당 대표는 “각 당 경선이 막바지에 이르러 새로운 대선 구도를 모색하고 있다. 집권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대선 전 연대와 연합이 필요하다. 대선 이후 협치나 정책경쟁론은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고 안 전 대표를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다음달 1일 경기, 2일 서울·인천을 거쳐 마지막으로 4일 대전·충남·충북·세종에서 후보를 확정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72초TV ‘오구실’ 시즌3, 4월 4일 첫방 앞두고 티저영상 공개

    72초TV ‘오구실’ 시즌3, 4월 4일 첫방 앞두고 티저영상 공개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그룹 ㈜칠십이초(대표: 성지환)의 핵심 브랜드인 72초TV의 감성드라마 ‘오구실’ 시즌3가 4월 4일 첫방을 앞두고 72초TV 유튜브 채널, 및 72초 드라마 페이스북 페이지, 네이버TV, 피키캐스트에서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72초TV가 공개한 ‘오구실’ 시즌3의 티저 영상에는 단란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 오구실의 하루가 담겨있다. 아침에 비몽사몽 일어나 출근을 하는 구실의 모습,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퇴근 길에 커피 한 잔의 여유로 행복해하는 구실의 모습 등은 평범한 우리의 일상과 닮아 있어 공감을 자아낸다. 한편 오구실의 세번째 시즌은 또 한번의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구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지난 시즌들에 이어 ‘오구실’만의 잔잔한 색채로 변하지 않은 듯 하지만 전과는 조금 다른 궤도에 놓인 구실이의 일과 연애, 일상을 그려낼 예정이다. 본편은 오는 4월 4일부터 72초TV 유튜브 채널, 및 72초 드라마 페이스북 페이지,네이버TV, 피키캐스트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총 2개의 시즌을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TV 등에서 공개해온 오구실의 누적 통합 조회수는 1200만. 웹 플랫폼에서 저력을 입증한 ‘오구실’은 JTBC2 및 KBS N 등 방송 채널에도 특별 편성된 바 있다. 제작사인 ㈜칠십이초의 성지환 대표는 “ 오구실 시즌3의 본편 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티저영상에는 소소한 하루를 살아가는 ‘구실’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아보았다”며, “평범한 ‘구실’의 하루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기를 바라며, 4월 4일에 첫 방송되는 오구실 시즌3에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공사장 가설울타리에 의왕시만의 스토리 담는다

    공사장 가설울타리에 의왕시만의 스토리 담는다

    경기 의왕시는 대규모 공사장의 가설 울타리를 지역 특색과 시정을 나타내는 표준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배포·활용키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의왕백운밸리 개발, 장안지구 개발 사업현장을 비롯해 농어촌 공사부지, 재개발·재건축 도시정비 사업장 등의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울타리 표준디자인 주요 테마는 의왕의 랜드마크, 시민과 함께하는 도시갤러리, 의왕 상징문구 ‘행복 가득한 사람 중심 의왕’, 의왕백운밸리와 장안지구 도시개발을 위한 ‘창조도시 의왕’ 등 네가지다. 각 현장은 이를 토대로 한 기본형과 응용형을 주변 여건과 상황에 맞춰 변형할 수 있다. 의왕 색채 체계를 기준으로 주변환경과 조화롭게 색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의왕 상징요소, 슬로건 워트마크, 권장서체, 그래픽패턴 적용도 규정에 맞아야 한다. 표준디자인 적용 울타리에는 상업적 목적을 가진 어떤 광고물도 부착할 수 없다.  시는 공사장마다 불규칙한 디지안과 불법 광고물로 도배됐던 울타리가 표준디자인 활용으로 도시미관을 개선하고 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도움을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제 시장은 “의왕시만의 스토리와 특색을 담은 수준 높은 디자인을 개발해 예산을 줄이고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런웨이 조선] “비너스의 곡선도 못 따라갈 美” 파리지앵이 탐낸 조선의 모자들

    [런웨이 조선] “비너스의 곡선도 못 따라갈 美” 파리지앵이 탐낸 조선의 모자들

    서양 사람들에게 한국의 아얌, 남바위, 조바위는 왜 그렇게 갖고 싶은 모자였을까? 단순히 새롭고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이었을까, 아니면 예술품을 알아보는 탁월한 심미안에 기인할 것일까. 19세기 말 즈음, 한국을 다녀간 외국인들 중, 조선의 난모(煖帽·추위를 막기 위해 쓰던 방한용 모자)를 극찬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으니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프랑스의 민속학자 샤를르 바라는 한국을 ‘모자의 왕국’이라 칭했고, 그 당시 외교관이었던 모리스 쿠랑은 ‘모자 발명국’이라고 했다. 심지어 프랑스 화가 조세프 드라 네지에르는 “모자에 관한 한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자문을 해 주어도 될 수준”이라고 했다. 모두가 한국 모자의 다양성에 놀라고 작품성, 예술성에 감탄했다. 더욱이 이들은 놀라움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모자의 우수성을 벤치마킹하고, 세계에 소개하고자 했다.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한국관이 마련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 당시 파리박람회 한국관 모습을 담은 그림을 보면, 조선사람 중 모자를 쓰지 않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전면 중앙에 당당하게 서 있는 조선의 여성이다. 이 여성은 한쪽 다리를 앞으로 뻗고 가장자리에 모피를 두른 두루마기를 입었다. 팔에는 토시를 하고 손에는 주머니를 들었다. 거기에 붉은색의 아얌, 같은 색의 두루마기, 게다가 신발 색과 조화를 이루어 런웨이를 걸어가는 패션모델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프랑스 화보지 ‘르 프티 주르날’도 이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프랑스 사람만 한국의 모자에 반했을까? 고대 로마의 조각에 나타난 아름다움을 볼 만큼 보았다고 자부하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의 저자 새비지 랜도어는 “비너스의 곡선미조차 한국 여성이 입고 있는 한복과 아얌의 아름다움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극찬했다. 한국을 가장 많이 그린 목판화가로는 영국의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를 꼽을 수 있다. 그녀는 특히 한국 여성의 남바위, 풍차에 매료되었다.아얌은 크게 머리에 쓰는 모자 부분과 뒤에 늘어지는 댕기의 드림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때 모자는 하단부와 상단부로 나누어지는데 하단부에는 검을 털을 덧대고, 상단부에는 비단을 누벼 줄무늬를 만든다. 그리고 뒤통수 쪽에 두 가닥의 댕기를 늘어뜨린다. 남바위는 이마에서부터 삼단의 곡선이 마치 제비꼬리와 같은 모양이다. 귀와 머리, 이마를 가리며 가장자리에는 털로 선을 둘러 뒷덜미를 덮는다. 이때 가장자리에 두른 털은 돈피(獤皮), 사피(斜皮)라고도 하는 ‘담비’의 털을 최고로 쳤다. 담비는 족제빗과에 속하는 포유동물로 몸통은 가늘고 길며, 꼬리가 전체 몸통의 3분의2 정도로 매우 길다. 털은 색채가 매우 아름답고 윤택이 나며 치밀하고 부드럽다. 또 가볍고 보온력이 뛰어나 조선시대 여성들에게 가장 사랑받던 귀한 모피이다. 여기에 볼을 가리기 위한 볼끼를 붙이면 ‘풍차’가 되어 남바위에 또 다른 새로움을 더한다. 모피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드러나는 모자다. 반전은 정수리에 있다. 모자는 머리를 덮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조선 여성의 난모는 어느 것 하나 정수리를 덮는 것이 없다. 오히려 정수리를 열어 놓고 그 위에 산호줄 또는 끈목을 늘어뜨리고 앞뒤에 비단술을 매달아 놓는다. 한 발짝만 움직여도 산호줄, 비단술이 움직이고 뒤 댕기가 흔들리는 보요(步搖)의 미다.조바위는 어떨까? 프랑스의 판화가 폴 자쿨레는 한국인에게 특히 애정을 갖고 있었던 화가이다. 20세기 초, 그는 일본에서 익힌 판화 기법으로 한국인의 모습을 그렸고, 여기에도 조바위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영국의 영사관으로 조선에 왔던 칼스 역시 여성의 모자 중 조바위를 가장 매력적이면서 한국적인 것으로 꼽았다. 조바위는 앞이마에서 볼을 지나 뒷목에 이르기까지 유려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모자이다. 이마를 가리고, 볼 부분의 외곽선을 따라가며 홈질이 되어 있다. 볼 덮개는 안으로 오그라들고, 쪽진 머리는 밖으로 나오도록 뒤를 살짝 팠다. 가장자리에는 비단으로 바이어스를 만들어 덧대어 깔끔함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조바위 안으로 양 볼이 오긋하게 들어가고 귀를 가리면 바람이나 추위를 막기에도 좋았다. 쪽진 머리와 가장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조바위는 한국인을 위한 맞춤형 모자다. 그러나 조바위가 조선시대 여성에게 가장 사랑받았던 이유는 또 있다. 이마와 양 귀를 덮는 조바위는 여성의 얼굴이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가리마를 따라 꿴 산호 구슬이 이마로 흘러내리면 시선은 자연스레 여인의 이목구비에 집중하게 된다. 동양 여성의 얼굴을 더욱 작고, 입체적으로 만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얼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들에게는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조바위, 그냥 두고 가기엔 너무 아까운 모자였을 것이다.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 [이주의 어린이 책] 아이야! 문 열면 사랑의 세상이 보인단다

    [이주의 어린이 책] 아이야! 문 열면 사랑의 세상이 보인단다

    문/이지현 지음/이야기꽃/48쪽/1만 6000원의심 가득한 눈초리, 무심함으로 뭉친 무표정, 서로가 서로를 향해 던지는 불신의 눈빛…. 생기도 온기도 찾아볼 수 없는 무채색 세상은 바로 저 바깥, 우리가 걷는 거리와 같다. 한껏 경직된 몸과 표정으로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나아가는 소년이 있다. 소년의 손엔 열쇠 하나가 들렸고, 벌레 한 마리가 앞서며 소년을 재촉할 뿐이다. 소년이 당도한 곳은 낯선 문 앞. 거미줄이 가득한 낡고 닳은 문 앞에서 소년의 얼굴에 망설임이 맴돈다. 하지만 문을 여니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색채와 형태가 한가득 소년을 반긴다. 문 밖 세상에는 문 안 세상과 다른 언어, 행동, 태도가 펼쳐진다. 함께 부딪치고선 소년이 괜찮은지 살피는 배려의 말이 있다. 소년의 배고픔을 눈치채고 팔을 덥석 잡아끄는 손길이 있다. 서로 다른 언어가 오가도 전혀 소통에 지장이 없는 교감과 믿음이 있다. 같은 종족이 아니어도 평생을 약속하고 담뿍 축하를 건네는 차별 없는 시각과 사랑이 있다. 제각기 다르고 낯선 문을 스스럼없이 들어서고 인사를 건네는 열린 마음이 있다. 문장 하나 없이 그림으로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책은 ‘다르다’를 ‘아니다’로 규정하려는 어른들의 세계를 정색하고 부정하는 대신 영리한 길을 택했다. 재치 있는 형상과 다정한 색채가 일렁이는 상상의 세계와 다채로운 문을 펼쳐 놓음으로써 ‘문 밖의 세계로 나가 보라’고 손을 내민다. 첫 그림책 ‘수영장’으로 미국일러스트레이터협회에서 2015년 최고의 그림책상을 수상한 이지현 작가의 신작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친절한 ‘낮’ 콘서트, 가격까지 착해

    친절한 ‘낮’ 콘서트, 가격까지 착해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장들이라면 저마다 적어도 하나씩은 꾸리고 있는 마티네 콘서트가 올해 롯데콘서트홀의 가세로 더욱 풍성해진다. 프랑스어로 낮 공연을 뜻하는 마티네는 바쁜 일상으로 저녁에는 공연장을 찾기 힘들었던 직장인과 보다 친절한 연주회를 원하는 관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훌륭한 공연장 시설에 견줘 티켓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객석 점유율은 80~90%를 넘나든다.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이 국내 원조 격이다. 2004년부터 매월 둘째 주 목요일 오전에 ‘11시 콘서트’를, 2010년부터 토요일 오전에 ‘토요 콘서트’를 열고 있다. 전문 음악가들이 해설자로 나서는 게 특징이다. 올해 11시 콘서트는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토요 콘서트는 전주시향 상임지휘자 최희준이 해설을 맡아 새 단장했다. 11시 콘서트는 조재혁의 시연과 다른 연주자 두 명의 협연 형식으로 열린다. 토요 콘서트는 KBS교향악단 등이 연주한다. 2만~2만 5000원. (02)580-1300.경기 분당 성남아트센터는 16일을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매달 셋째주 목요일 오전 11시 마티네 콘서트를 연다. 성남 마티네 콘서트의 특징은 한 음악가의 세계를 탐닉하는 학구적인 색채를 띤다는 점이다. 2015년 슈베르트, 지난해 슈만에 이어 올해는 브람스 작품 중심으로 레퍼토리를 마련했다. 서울시향 부지휘자 최수열이 지휘봉을 잡고 배우 김석훈이 해설을 맡아 3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여러 오케스트라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2만 5000원. 1544-8117.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은 오는 28일부터 ‘온 에어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마티네 대열에 뛰어든다. 6~8월을 제외하고 12월까지 매달 마지막 화요일 오전 11시 30분이다. 주제가 있는 라디오 공개 방송 형식에 해설을 곁들인다. 소프라노 조수미의 전담인 최영선이 지휘봉을 잡고, 배우 이아현이 해설을 맡았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4월부터는 예매 관객 대상으로 사연과 신청곡을 받아 레퍼토리에 반영할 예정이다. 3만원. 1544-7744.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은 대표적인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주는 마티네 콘서트를 5년째 열고 있다. 서울시오페라단이 매달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화요일 오전 11시 세종체임버홀 무대에 오른다. 다음달부터 10월까지 같은 장소에서 두 달에 한 번씩 세 번째 토요일 오후 1시에 앙상블 마티네(오른쪽)가 곁들여진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꾸리는 실내악 중심의 앙상블 마티네는 3년째로, 올해는 모차르트의 작품과 생애를 알아보는 프로그램으로 짜였다. 2만~3만원. 1544-1555.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추함도 아름답다, 그 역설의 미학

    추함도 아름답다, 그 역설의 미학

    현대적 혼돈·불안 강렬히 표현 동물·붕괴 건물·뭉개진 육체 등 불쾌함 속 실존적 고민 드러내 “美·醜 고정관념 돌아보는 계기”먼지, 머리카락, 말라비틀어진 귤껍질, 곰팡이…. 눈에 띄기 무섭게 빗자루로 쓸어 버려지는 더럽고 하찮은 것들이 작가 함진에게는 너무 소중한 것들이다. 그는 이런 것들에 섬세한 감성과 보살핌을 담아 작품을 만든다. 꼭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보기에 불쾌하지도 않다. 불결하고 하찮으며 참담한 인간의 바닥을 보여주는 서용선의 회화 ‘개 사람’은 불편할 정도로 강렬한 색채와 거친 붓자국으로 채워진 화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진한 감동을 안긴다. 이근민 작가의 ‘매터 클라우드’는 동물의 지방덩어리를 뭉쳐놓은 것 같은 모양이다.도대체 아름다움과 추함의 기준은 언제부터, 누가 정한 것일까? 우리는 관습이 규정한 ‘아름다움’을 보고 습관적으로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욕망이나 선망을 일으키는 아름다움의 상대적 가치인 추함은 대개 불쾌함이나 반감을 일으키는 형상들로 여져져 왔다. 그러나 고전적인 세계관에서 볼 때 강렬하고 극단적이어서 추하다고 여겨졌던 고딕이 훗날 미적 표현양식의 하나로 정의됐던 것처럼 추함은 동시대 미술에서 새로운 조형의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대미술관이 올해 첫 기획으로 마련한 ‘예술만큼 추한’전은 아름다움과 대치되는 ‘추’(醜)의 감각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대적 혼돈과 불안을 강렬하고 저항적인 시각언어로 그려낸 작가 13명의 회화, 조각, 영화, 설치 작품 50여점으로 전관을 채웠다.작가 구지윤은 “재건축 공사장의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드러난 철근과 부서진 콘크리트 덩어리가 해체되고 파괴된 인체처럼 보였다”며 “빠르게 쌓고 허무는 건물의 조립과 해체의 과정을 보면서 불안정한 현대사회의 공허함과 우울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의 회화작품 ‘얼굴-풍경’, ‘속임수 거울’에는 인체기관구조를 알아볼 수 없게 해체된 형상이 마치 부서진 건물처럼 서 있다. 심승욱은 스스로 속해 있는 사회의 불합리와 부조리한 현실을 직시하며 경직된 구조 속에서 소비되는 인간의 감정에 주목한다. 짓다 말고 버려진 미완성의 구조물 같은 설치작품 ‘부재와 임재 사이’에는 우리의 상처와 기억이 혼재돼 있다. ‘안정적 불안정성-고립주의의 환상 속에서’는 4개의 확성기에서 유명 정치인들이 각자의 주장을 담은 연설이 흘러나오는 작품이다. 붓이 아닌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오치균 작가의 1980년대 후반 회화작품 ‘인물’, ‘홈리스’는 비참할 정도로 뭉개지고 일그러진 인체를 담고 있다. 최영빈이 그린 인체는 더욱 기괴하다. 다각도의 오묘한 공간과 배경 위에 뒤틀린 몸에 다리와 팔이 아무데나 붙어 있고 입술, 혀, 이빨이 그려진 인체 형상으로 존재적 불안감과 내적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정면을 응시하는 몽타주가 나열된 이강우의 사진작업 ‘생각의 기록’은 역사 속에 놓인 개인의 내면과 실존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스페인 영화감독 루이스 부누엘과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가 공동으로 각본을 맡아 제작한 흑백 무성영화 ‘안달루시아의 개’는 공포스럽고 괴기스러우며 불쾌감을 자극하는 영상들로 채워져 있다. 눈을 면도칼로 사정없이 자르는 잔인한 장면을 시작으로 구멍 난 손 위에 개미 떼가 들끓고 잘려 나간 채 여전히 움직이는 손목 등 보기에도 끔찍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전통적인 영화의 순차적 스토리텔링 양식에 반발한 최초의 초현실주의 영화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프랑스계 작가 올리비에 드 사가장의 ‘변형’(2011)은 자신의 몸에 물감을 떡처럼 바르고 그 위에 나뭇가지를 꽂아 넣는 등의 퍼포먼스를 담은 영상작품이다. 프랑스 앵포르멜 미술의 대표화가 장 뒤뷔페는 “추하다고 여겨지는 것들도, 사람들이 흔히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들만큼이나 아름답다”고 했다. 아름다움과 추함의 경계 짓기를 부정했던 그의 1954년 작품 ‘아버지의 충고’도 선보이고 있다. 정영목 서울대미술관장은 “추함과 아름다움을 습관적으로 규정한 측면이 있다”면서 “낯설고 불편한 작품들을 통해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해 생각해 보는 전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5월 14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그림서 흘러나온 사랑 이야기… 외롭지만 따스한 순수의 노래

    그림서 흘러나온 사랑 이야기… 외롭지만 따스한 순수의 노래

    화려한 원색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독특한 회화세계를 구축한 화가인 동시에 글을 쓰는 작가 황주리가 두 번째 소설집 ‘한 번, 단 한번, 단 한 사람을 위하여’(노란잠수함)를 펴냈다. 2012년 첫 소설집 ‘그리고 사랑은’을 펴낸 뒤 지난해까지 집필한 단편 소설 7편과 직접 그린 그림들을 함께 엮었다.‘사랑의 미술관, 황주리 그림소설’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은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쓸쓸하고 외로운, 그러나 따뜻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심한 듯 하면서 섬세하고, 위트 넘치고, 기발한 내용들을 편안한 스타일로 풀어간다. 첫 소설집이 글을 쓰고 나서 이미지를 그렸다면 이번 책은 그림이 먼저 있었고 글이 나중에 따라왔다. ‘불도그 편지’는 작가의 동생을 유난히 따랐던 불도그 ‘베티’를 모델로 한 38점의 그림을 토대로 완성한 것이다. 온 가족의 사랑을 받다가 훈련소에서 생을 마친 불도그의 눈으로 인간의 세계를 따스하게 그려낸다. ‘한 남자와 두 번 이혼한 여자’는 안경을 오브제로 한 회화작업이 바탕이 됐다. 전문대학의 안경과를 나와 안경사 자격증을 따고 안경점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어느 날 학창 시절 수학을 가르쳐 준 친구 오빠와 재회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화가가 쓴 그림 소설이라는 장르적 특성은 작품 곳곳에서 드러난다. 한 팔이 없는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꺼야’는 ‘그대 안의 풍경’ ‘맨해튼 블루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등 무채색 작품들이 우울한 백그라운드 뮤직처럼 펼쳐진다. 소설 ‘바오밥 나무를 좋아하세요?’는 연작 회화 ‘식물학’, ‘그대 안의 풍경’과 함께했다. 그림을 보며 소설을 읽다 보면 여행지에서 찍은 슬라이드를 보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작가는 “피아노를 치는 열 개의 손가락 같은 그런 그림, 그런 소설을 쓰고 싶었다”며 “지구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의 모든 사랑 유전자를 담아 오늘까지 지속돼 온, 사물과 식물과 동물과 우주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짝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책 제목은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한 마디만 더’에서 따왔다. 책은 두 가지 표지로 나왔다. 남녀가 입맞춤하는 모습에 가시 돋친 선인장이 포개진 흑백 표지, 그리고 화사한 색채작업의 표지를 하나 더 만들어 내놓았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오늘 탄핵심판 선고…박 대통령 운명 결정할 ‘8인의 재판관’ 성향은?

    오늘 탄핵심판 선고…박 대통령 운명 결정할 ‘8인의 재판관’ 성향은?

    헌법재판소가 10일 오전 11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최종 선고를 내린다. 박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8명의 헌법재판관에게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관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3명과 대법원장이 지명한 3명, 국회가 선출한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되며 임면권자는 대통령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 38일 간 탄핵심판 좌장 역할을 맡은 이정미(55·16기) 재판관은 2011년 3월 14일 이용훈 전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아 최연소 헌법재판관이 됐다. 사회적 약자의 권리보호를 중요시하는 판결을 내려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판관 중 가장 어리고 사법연수원 기수도 늦지만 매끄럽게 심리를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6년의 임기를 마치고 13일 퇴임한다. 주심재판관으로 탄핵심판 중추 역할을 한 강일원(58·14기) 재판관은 2012년 9월 20일 국회 선출(여야 합의)로 임명됐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사법정책실장, 대법원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판사 출신이다. 2014년 12월부터 베니스위원회 헌법재판공동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정무 능력과 국제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냉철한 판단력으로 자칫 답보 상태에 빠질 수 있었던 탄핵심판을 신속하게 진행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재판관이 퇴임한 이후 권한대행을 이어받는 김이수(65·9기) 재판관은 2012년 9월 20일 국회 선출(야당 몫)로 임명됐다. 통합진보당을 해산한 정당해산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내는 등 헌재 내 대표적인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특허법원장과 사법연수원장 등을 지낸 판사 출신이다. 이진성(61·10기) 재판관은 2012년 9월 20일 양승태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아 임명됐다. 법원행정처 차장과 서울중앙지법원장 등 법원 요직을 거친 판사 출신이다. ‘온건한 합리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권한대행, 강 재판관과 함께 본격 변론에 앞서 쟁점 정리를 담당하는 준비절차 ‘수명재판관’으로 지정됐다. 김창종(60·12기) 재판관도 2012년 9월 20일 양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아 임명됐다. 대구·경북에서 주로 활동한 대표적인 지역법관이다. 1985년 대구지법 판사로 임관한 후 2012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될 때까지 27년간 줄곧 대구고법·대구지법 관할지역에서만 일했다. 경북 구미 출신이다. 안창호(60·14기) 재판관은 대전지검장과 광주고검장, 서울고검장을 지내다 2012년 9월 20일 국회의 선출(여당 몫)로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법무부 특수법령과장, 대검 공안기획관,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공안통 검사 출신이지만 ‘합리적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용호(61·10기) 재판관과 서기석(63·11기) 재판관은 2013년 4월 19일 박 대통령이 임명했다. 충남 출신으로 건국대를 나온 조 재판관은 춘천지법원장과 서울남부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 서울고법원장 등을 지낸 정통 법관 출신이다. 통진당 해산에 찬성하고 교원노조법 헌법소원 사건에서 합헌 의견을 내는 등 보수적 색채를 보였지만, 자발적 성매매 처벌 사건에서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진보적 의견을 내기도 했다. 보수 성향인 서 재판관은 부장판사 시절에 헌재 연구부장으로 파견 근무한 경력이 있고 법원 내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통했다.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거쳐 청주지법원장과 수원지법원장,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냈고, 법원 재직 당시 업무량이 많고 업무 강도가 세기로 유명했다. 치밀하고 꼼꼼한 스타일의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헌재는 13일 이 권한대행이 퇴임하면 김이수 재판관을 소장 권한대행으로 당분간 7인 체제로 운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 독주 속 튀어나온 오사카 초등학교 사건/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 독주 속 튀어나온 오사카 초등학교 사건/이석우 도쿄 특파원

    거칠 것 없이 질주를 거듭하며 집권 5년차로 들어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앞에 돌연 걸림돌이 튀어나왔다. 아베 총리의 이름을 딴 한 사립 초등학교의 설립 과정에서 ‘국유지 헐값 매각’ 사실이 드러났고 부인 아키에 여사가 관련돼 시끄럽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오사카 모리토모 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 이사장 등을 국회 증인으로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모리토모 학원은 지난해 학교 부지 예정지를 공식 평가액의 7분의1 수준(14% 수준)인 1억 3400만엔(약 13억 4000만원)에 수의계약으로 정부로부터 사들였다. 가고이케 이사장은 ‘아베 신조 기념 소학교(초등학교)’를 짓는다며 모금 활동을 했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 이름을 명예 교장으로 올렸다. 파문이 확산되자 아키에 여사는 명예교장직을 사퇴했다. 학교 이름도 슬그머니 바뀌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나와 처가 관계가 있다면 총리와 국회의원 모두 그만두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이 과정에서 가고이케 이사장이 개헌을 주장하는 ‘일본회의’ 오사카 지부 임원이란 점이 알려졌다. 일본회의는 아베 총리 등 집권세력이 깊이 관여하는 국수주의 단체다. 실제 모리토모 학원이 운영하는 유치원이 국수적이고 민족 차별 교육을 해 온 것이 드러났다. 이 유치원은 학부모에게 “(한국의) 마음을 계속 가진 사람이 일본인의 얼굴을 하고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것이 문제”란 내용의 책을 배포했다. 홈페이지에는 “한국, 중국인 등 과거의 불량 보호자”라는 표현을 담은 글을 올렸다. 이 같은 국수적 태도는 과거보다 더 공개적이고 대담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유치원은 2015년 운동회에서 원생에게 “아베 총리 힘내라. 안보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서 잘됐다. 어른은 (중국과 영토분쟁 대상인) 센카쿠열도와 독도를 지키고 일본을 악(惡)으로 취급하는 중국과 한국은 마음을 고쳐라”라는 내용을 읽고 선서하도록 했다. 어린 학생이 배우는 교과서에서 일본의 침략 전쟁과 국가 범죄를 지우고 국수적인 태도를 몸에 배게 하려는 아베 내각의 시도는 이 유치원의 행태와 일맥상통한다. 우익 인사의 교육 재단에 국유지를 헐값에 매각한 것은 우연일까. 지난 4년은 아베 총리 1인과 총리 관저에 권력 집중이 가속화되고 일본 사회가 더 국수적으로 변한 시기다. 무기력한 야권에 대한 민심 이반, 중국의 부상과 군사대국화 등은 일본 내 민족주의 색채와 강한 지도자 출현에 대한 열망을 자극했다. 자민당은 5일 도쿄에서 열린 당 대회에서 두 차례, 6년까지만 가능했던 집권당 총재 임기를 3차례 9년까지로 늘렸다. ‘특정인’을 위한 임기 연장으로 아베가 2021년까지 집권당 총재와 총리직을 계속 유지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대세를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는 일본의 정치문화에서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은 자칫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탄생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최근 터진 국유지 헐값 매각 사건은 영향력을 키운 국수세력이 일본 사회에서 점점 더 견제받지 않는 존재로 커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나 남중국해 인공 섬 설치 등에서 보여 준 시진핑 중국 정부의 거친 행보가 국제 규범을 뒤흔들고 동북아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상황에서 아베의 폭주까지 겹칠 때 동북아 갈등의 골은 위험 수위까지 치달을 수 있다. 중·일의 폭주에 대처하는 국가적이고 국민적인 지혜가 시급한 때다. jun88@seoul.co.kr
  • 2021년까지… 아베 ‘초장기 집권’ 길 열렸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총재 임기를 ‘연속 3번, 9년까지’로 늘리는 당 규칙 개정안을 확정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21년 9월까지 집권당 총재와 총리 자리를 맡는 길이 열리는 등 초장기 집권이 가능해졌다. 자민당은 5일 도쿄에서 제84회 당 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당 규칙 개정안을 확정했다. 자민당은 그동안 총재 임기를 연속 2번, 6년으로 제한해 왔다. 총재 임기를 연속 2번, 6년으로 제한한 당 규칙에 묶여 있던 아베 총리는 이날 결정으로 내년 9월 2기 총재직 임기를 마친 뒤, 다시 3번째 연임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집권당 내에서 현재 아베 총리의 대적할 만한 경쟁자가 없다. 제1야당인 민진당(옛 민주당) 등 야권도 지리멸렬한 상황이다. 오는 2021년 9월까지 아베가 집권당 총재 및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게 된 셈이다. 아베 총리가 3번째 총리로 선출되면 1차 집권(2006~2007년) 시기를 포함해 재임일 3000일을 넘길 수 있게 된다. 일본 최장수 재임 총리 자리를 바라보게 된다. 역대 최장수 재임 총리는 가쓰라 다로(1848~1913년)로 세 차례에 걸쳐 2866일간 총리직을 맡았다. 아베 총리는 교전권을 부인한 평화헌법 개정에 더 속도를 내면서 일본을 더욱 국수적인 방향으로 몰고 갈 전망이다. 그는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를 위한 헌법 개정을 자신의 정치적 최대 목표라고 강조해 왔다. 아베 총리는 2012년 자민당이 마련한 개헌안 초안에 기초해 개헌을 추진할 자세다. 이 초안은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개편해 정식 군대화해 외국과 전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평화헌법 개정에 초점을 맞췄다. 또 ‘국가의 상징’으로 규정한 일왕을 ‘국가 원수’로 바꿔 놓는 등 국수주의적 색채도 더했다. 일본의 과거 국가범죄를 부정하고, 초·중·고교 교과서 개정 등을 주도해 온 아베 내각의 역사 수정 시도도 가속화될 분위기다. 아베 총리는 이날 당대회 연설에서 “개헌 발의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리드해 나가겠다”며 “일본을 책임져 온 자민당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한 개헌 의지를 밝혔다. 그는 올 초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헌법이 시행된 지 70년이 된다”면서 “새로운 나라, 새로운 70년을 위한 헌법 개정안을 국회가 마련해 달라”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최근 커지고 있는 오사카 학교법인 모리토모 학원에 대한 정부의 초등학교 부지 헐값 매각은 아베 총리의 초장기집권 첫 번째 고비가 될 전망이다. 모리토모 학원은 아베 총리의 이름을 딴 초등학교 설립을 추진하면서 모금을 해 왔고, 부인 아키에 여사를 명예교장에 위촉했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당 대회에서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플로리다 골프회동에 대해, “누가 이겼는지 국가기밀”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확실히 잘했다. 대단한 골퍼”라면서 “나의 첫 샷도 인생 ‘베스트 5’에 들어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그냥 이해하고 받아들이라니요 침묵·방관에서 깨어나야 변해요

    그냥 이해하고 받아들이라니요 침묵·방관에서 깨어나야 변해요

    그냥 좋게 받아들이세요/글·그림 마리아 스토리안/강희진 옮김/북레시피/104쪽/1만 4000원성폭력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인 ‘그냥 좋게 받아들이세요.’ 억울한 피해자에게는 억장이 무너지는 말이지만 성폭력 문제에서 피해자가 약자가 되는 부당한 현실을 반증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스코틀랜드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성폭력을 경험한 익명의 인터넷 사용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쓴 그래픽 노블이다. 저자는 직접 인터뷰한 그들의 경험과 기억을 묶어 20가지 짧은 이야기와 삽화를 담았고, 이를 통해 전 세계 남녀가 겪는 성희롱, 폭행, 성적 학대의 현장을 강렬하고 생생하게 전달한다. 일종의 성폭력 예방 프로젝트로 어떤 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 가야 할 것인지 해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2016 SICBA(스코틀랜드 인디펜던트 코믹북 어워즈) 베스트 그래픽 노블상을 비롯해 2016 올해의 책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내가 열다섯 살 때였다’라는 제목의 첫 번째 이야기는 만원 지하철 안에서 자행되는 눈에 띄지 않는 공격을 폭로한다. 지하철에서 어린 소녀의 치마 속을 더듬는 녹색과 주황색 손들은 흑백의 선 위로 서로 얽히고 겹치며 스멀거리는 느낌을 전한다. 책 속의 손자국은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피해자 마음속의 상처를 표현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낯선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변덕에 따라 사적 혹은 공공장소에서 학대와 폭력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한 여성은 첫 연애에서 데이트 폭력을 당한 경험을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고 위로받았지만, 반년 뒤 바로 그 친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 이 여성은 “배신감, 죄책감, 자기 혐오, 그때의 감정들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 연인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데이트 폭력의 현장도 고발한다. 툭하면 손찌검을 하고 성관계를 거부하는 여자친구를 강제로 성폭행한 남성은 울며 싫다고 저항하는 여성에게 ‘울지 말고 즐기라’는 말로 언어 폭력을 가한다. 이뿐만 아니라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남녀 친구 사이에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성폭력, 오래 알고 지낸 사이에서 부지불식간에 자행되는 성폭력은 물론 공공장소에서 노골적인 성적 농담을 던지거나 아무렇지 않게 신체적 접촉을 행하는 경우 등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여성만이 성폭력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남성이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집요하게 스토킹을 하는 여성, 툭하면 자살 협박으로 남자친구를 위협하고 헤어진 남자친구 집에 몰래 들어와 성폭행을 시도한 여성도 가해자다. 저자는 우리(가해자)의 행동을 되돌아보게 함으로써 고민 없이 저지르는 행동이 우리(피해자)에게 얼마나 큰 고통으로 전해지는지를 알려 준다. 동시에 폭력이나 학대의 희생자들에게는 결코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일깨운다. 서정적이지만 독특하면서 함축적인 그림체와 다양한 색채는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책 말미에 ‘일러두기’를 통해 성희롱과 폭력의 희생자가 됐을 때 할 수 있는 일과 생존자를 돕고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문제의 근원이 여성의 존엄성 부족에 있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피해자가 무시당하지 않고 분명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이 책을 썼다”면서 “피해의 생존자들, 방관자들이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를 꾀하기를 열망한다”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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