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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 숨결 스민 민화 판화로 재현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어제와 오늘의 판본 민화전」/닥지에 석판­세리그래피기법으로 제작/미 미술시장 진출… 영·독서도 공급요청 과거 우리 조상들의 생활속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민화가 판화를 통해 현대적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7일부터 18일까지 경복궁내 전통공예관에서 여는 「어제와 오늘의 판본민화전」은 민화 원화를 전통한지인 닥지에 석판과 세리그래피기법으로 재현한 현대적 판본민화등 민화 50점을 소개하는 전시회로 우리 고유의 민화를 현대판화기법으로 제작한 판본민화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란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의 독특한 정서와 해학이 담긴 민화는 솔직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갖춘 독창적인 그림.지난 60년대 이후 재발굴,문화재로 인식되기 시작해 일부 대학가와 일부 작가들에 의해 그려지고 있지만 고유 민화는 골동 소장품 정도로 인식된 채 사장 돼 가는 실정이다. 19 10년을 전후해 석판화 기법이 도입되면서 이 기법을 이용한 민화도 선보였다. 그러나 우리 회화사에서 순수 회화목적으로 제작된 민화 고판화는 미발굴 연구분야이다. 이번 전시는 사장 돼 가는 고유 민화를 판화기법을 통해 현대화시켜 실생활에 이용하고 국제시장에 내놓기 위한 자리로 도서출판 API가 그동안 제작해온 판본 민화의 성과물을 문화체육부의 후원으로 일반인들에게 보여주게 된 것. 석판과 세리그래피 기법으로 제작된 현대 판본민화 35점과 19 10년경 제작된 목·석판본 민화 15점을 선보이는데 당시 판본민화 제작에 사용된 판목 5점도 함께 전시한다. API측은 민화에 적합한 판화지로 자체개발한 순 한국산 닥지를 썼으며 전통민화의 조형성과 상징성 색채감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생활과 조화될 수 있도록 각 작품마다 평균 30∼40종에 달하는 색을 분리해 손으로 다시 그리는 작업을 거쳐 판화로 완성해 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API가 완성한 현대판본 민화는 모두 35종으로 이가운데 9종은 이미 미국 미술시장에 진출했으며 네덜란드 베르케르크,독일과 미국의 합작업체인 뜨느,영국 아크그룹등 판화 아트포스트등 복제미술품 전문 유통업체와 보급계약을체결했거나 상담중이며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아시아소사이어티,스미소니언 미술관,대영박물관,LA카운티미술관등으로부터 이 판본민화 공급을 요청받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PI측은 이번 전시를 토대로 판본민화를 1백종까지 늘려 제작하며 오는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되는 도서출판박람회에 참가해 민화를 널리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 통일논의 방향(남·북한 화해시대:4)

    ◎“한민족 공영” 원칙 평화통일 접점 모색/남 「3단계 3기조」·북 「10대 강령」/원칙·최종목표 등 유사점 많아 김영삼대통령과 북한 주석 김일성의 정상회담에는 따로 정해진 의제가 없다.관심사항이면 무엇이든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다.달리보면 의제가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두 정상이 반드시 짚어야 되고,짚고 넘어갈 게 틀림없는 의제가 있다.그것은 양쪽의 통일방안에 관한 논의이다.관계자들도 핵문제·남북경협·이산가족 재회등 다른 예상의제와 달리 여기엔 이견이 없다. 남북정상회담에 무게가 실리고 시선이 쏠리는 것은 회담의 주 목적이 민족의 평화적 통일에 있기 때문이다.정상회담은 바로 그 통일로 가는 노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따라서 두정상이 통일론에 대해 합의하든,그렇지 않든 논의 그 자체만으로도 통일의 거보를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전문가들도 『남북의 정상이 처음으로 마주앉아 양쪽의 통일방안을 놓고 공식으로 얘기하는 것이 바로 통일의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김대통령과김주석의 한판 논쟁이 불가피 해진다.가장 첨예한 문제이므로 벌써부터 두정상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이야기를 주고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물론 두정상은 서로의 통일안을 설명한 뒤 「평화통일」의 원칙을 확인하는 원론적인 차원의 대화를 나눌 것이다. 특히 김대통령은 그 특유의 설득력으로 새정부의 통일정책인 「화해·협력단계­남북연합­1민족 1통일국가」를 주요 골자로 하는 「3단계,3기조」를 설명할 것으로 예측된다.또 우리에게 흡수통일의 의사가 없음을 북측에 분명히 전달할 것이다. 김주석도 마찬가지다.연방제 통일안을 설명하면서 「10대 강령」을 다시금 확인할 게 분명하다. 남북의 통일방안은 그 원칙면에서,또 지향하는 최종목표에서 겉보기에는 크게 다르지 않다.우리가 「1민족 1통일국가」라면 북한은 「자주·평화·중립적 연방제 통일국가」이다.궁극적으로 둘다 통일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또 그 이념적 기초를 이루고 있는 우리의 3대 기조와 북한의 「10대 강령」도 얼핏보면 서로 통하는 대목이 많다.우리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구축된 자발적인 국민합의를 바탕으로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반면 북쪽은 민족애와 민족자주정신을 기초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또 한민족이 공존공영의 정신으로 서로 교류·협력하고,특정이념과 체제보다는 민족복리를 우선생각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이는 김대통령이 지난해 2월 취임사에서 『어떤 이념이나 체제도 민족을 우선할 수 없다』고 천명한 대목에서도 드러난다. 북한의 10대 강령도 단결의 원칙으로서 사상·제도·신앙의 차이를 초월하여 민족 공동의 최고이익에 모든 것을 복종시키길 주장하고 있다.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공존·공영·공리의 도모와 일체의 정쟁중지등 8개항을 요구한다.그리고 우리에게 10대 강령에 따라 외세의존정책을 포기하고 미군철수의지를 표명할 것등 4가지 요구사항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의 「3단계·3기조」 통일정책이 현실을 인정한 실질적인 방안이라면 북한의 「연방제 통일안과 10대 강령」은 이념적이고 보다 해석이 자유로운 정치적 색채가 짙다. 북한전문가들은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지적한다.정부의 한 당국자도 『북한과의 통일논의는 원칙적인 합의 속에 항상 함정이 있어왔다』고 설명했다.북한은 항상 합의문안에 대해 자의적으로 해석을 해 우리를 곤란하게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이들은 김대통령이 이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의전문제 현격한 의견차/오늘 2차접촉 진전 낙관”/실무접촉 윤여준대표 문답 우리측의 윤여준대표는 1일 3시간 남짓 걸린 남북정상회담 실무대표접촉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협상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윤대표는 『북쪽이 진지한 자세로 나왔으나 의견접근이 이뤄진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대표는 『합의를 보지 못한 「경호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의전문제」에 대해서는 의외로 북쪽의 이해가 부족했다』고 말하면서 「현격한 의견차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윤대표는 『내일 10시에 만날 때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2일의 2차 실무접촉 결과를 낙관했다.­이번에 합의가 안된 것은 북측의 정치적 의도 때문인가. ▲그렇다기 보다는 일반적인 정상회담의 관행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본다. ­의전문제에서 국가·국기게양 등이 생략된데 대한 북한측의 반응은. ▲그런 세부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는 오늘 없었다. ­선발대 파견에 대한 이견은 파견시기의 문제인가,아니면 선발대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인가. ▲북쪽도 선발대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으나 선발대가 해야 할 역할과 필요한 시간에 대해서는 이해의 차이가 있었다.
  • 중고교 기말고사 앞두고 알아본 효과적인 암기법

    ◎잠깬후 3∼4시간후 집중력 최상/「올빼미형」은 취침 10분전이 적당/힘든것부터 시작… 3회정도 반복을/정신적 안정에 「바로크 음악」 도움 중·고등학생들은 여름방학을 앞두고 기말고사에 대비해야 할때이다.공부중엔 때론 외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외우기는 시험공부를 수월하게 하고 공부시간도 줄이는 효과적인 공부방법.그러나 외우는데도 방법이 있다.사회복지법인 사랑의전화 이윤주 교육상담연구원의 도움말로 효과적인 암기요령을 알아봤다. 외우는데는 우선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교육학자들은 같은 지능과 시간을 들여서 외우기를 한다면 「잘 외울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외우는 사람이 더 잘 외우고 많이 외운다고 한다. 외울때는 단순히 머리로만 외우지 말고 이야기나 노래로 만들어 외우고 온몸을 이용하여 외운다.유사점과 차이점을 발견하여 서로 대조하거나 표를 만들어 외워도 효과적이다. 외우기에 적합한 시간은 통상 집중이 잘 되고 머리가 맑은 잠깬후 3∼4시간후인데 새벽에 힘이 나고 머리가 맑은 「참새형」에겐이른 아침이 좋고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올빼미형」에겐 잠들기 약10분전에 집중해서 외우는 것이 암기효과가 크다.외울때 중학생은 40∼45분,고등학생은 50∼60분에 각각 10∼15분씩 쉬는것이 효과적이다.단 쉴때는 놀지 말고 쉬어야 한다.또 5분 외우고 1∼2분 확인하는 식으로 짧게 나눠서 외우는 것이 암기효과를 높인다. 처음이 가장 잘 외워지므로 외우는 순서는 힘든것부터 시작하도록 한다.외워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3번정도 반복해주어야 하며 장기 기억으로 고정시키려면 적어도 이틀안에 반복,확인학습하는 것이 좋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공부하는 주변에 식물을 많이 놓아주면 도움이 된다.식물은 뇌를 신선하게 해주는 산소를 공급할 뿐아니라 색채심리학상 녹색은 살풍경한 환경에 비해 60%나 피로회복을 빠르게 하고 15%정도 집중지구력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다.또 자녀들이 공부할때 무조건 음악을 못듣게 하기보단 주변소음을 차단하고 정신을 집중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배경음악종류를 듣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배경음악으로는 사람이 가장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알파파가 많이 생성되는 상태의 맥박수와 일치하는 리듬을 지닌 바로크음악이 좋다.
  • 김경옥/신미경/정욱장/개성있는 인체조각전

    ◎여체와 자연미·인물표정 등 형상화/선화랑·서경·조형갤러리서 각각 작품 발표 개성이 있는 인체조각을 줄곧 제작해온 조형작가들의 개인전이 잇따라 열려 눈길을 끈다. 여체와 자연의 작가 김경옥씨가 선화랑(7월2일까지)에서 새로운 조형세계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어 신미경씨와 정욱장씨도 서경갤러리(29∼7월5일)와 조형갤러리(30∼7월9일)에서 각각 근작전을 갖는다. 이들 작가들은 복잡하지 않은 조형언어를 택하면서 인체에 대한 일관성있는 해석으로 독특한 이미지를 강하게 드러내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이가운데 김경옥씨가 일상의 체험을 다양한 여체와 자연의 조화로 다듬어 내는 서정성 강한 중견작가라면 신미경과 정욱장은 인체의 특성과 인물표정을 간결하고 소박하면서도 깊은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조각 형태로 형상화 하는 젊은 작가들이다. 김경옥씨는 주로 자신과 가족의 삶을 중심테마로 일상을 극화하는데 경도 되어온 작가로 비교적 밝은 분위기에 여성고유의 감수성을 잘 살려내고 있는게 특징.이번 전시에는 여체를 기본으로 꽃이나 과일 새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소재를 차용해 생명의 근원을 묻는 작품 3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작품에 색채를 사용해 회화적인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비해 신예작가 신미경은 평범한 인물상을 통해 세상사는 이야기를 함축해 보여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보통사람들을 비롯해 작가 자신의 모습,혹은 동화속의 주인공등 자신이 경험하고 관찰한 일상의 인물군을 지나치리만큼 솔직한 형태로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 그의 조각은 정면을 향해 무표정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왔으나 이번 전시에서는 간결한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물구나무와 만세등 인체의 대립되는 형상을 한 구조로 보여주는 「물구나무와 만세」와 같은 복합성을 띤 근작 30여점을 내놓는다. 한편 정욱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가장 변화된 면모를 보여주는 작가로서 종전 구상의 형태에서 벗어나 토르소의 형태가 강한 추상적인 이미지의 작품 25점을 내놓는다.
  • 노조전횡 차단…영국병 고쳤다/「기간산업 파업」 선진국의 대응 사례

    ◎영 최장기록 84년 탄광 노조 분규/대처,고용법 대수술 「불법폐단」 원천봉쇄/좌파노조,즉각 정부에 정면도전/등돌린 국민여론에 결국은 백기 한때 전세계 공산품의 3분의1을 생산하고 세계공산품시장 점유율이 25%를 넘어 「세계의 공장」으로 군림했던 영국경제가 쇠락의 길로 접어든 것은 만성적인 노사분규로 대변되는 「영국병」때문이었다. 영국경제는 60년대부터 시작된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생산력이 급속도로 둔화되면서 70년대 중반에는 세계수출시장 점유율이 8% 이하로 떨어졌다.실제로 61년부터 79년까지 20년간 영국에서는 총 4만7천5백50건의 각종 파업이 발생,한해 평균 2천3백78건꼴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특히 84년3월12일부터 시작된 탄광노조파업은 3백56일이라는 최장기 파업기록과 함께 당시 마거릿 대처총리의 단호한 대응으로 노조측이 완패함으로써 영국노동운동사에 한획을 그었다. 79년 총선에서 「노조를 길들여 놓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압승을 거둔 대처총리는 취임직후 고용법을 뜯어고쳤다.▲고용주에게 노조인정여부자율권부여 ▲클로즈드 숍(근로자의 노조자동가입의무화제도)폐지 ▲전체 노조원의 비밀투표를 거치지않은 파업의 불법화 ▲부당파업에 의한 피해발생시 노조측에 배상책임부여등을 규정,과격파가 주도하는 노동운동의 폐단을 없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방침에 좌파색채의 탄광노조가 정면으로 도전했다.영국석탄공사(NCB)가 경제성없는 광구폐쇄및 유휴광부 감원방침을 발표하자 탄광노조가 즉각 총파업을 선언,대처 보수당정부와의 싸움으로 전개됨으로써 정권차원의 위기로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철의 여인」대처총리는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만성적인 노사분규와 이로인한 고실업률·고물가로 대변되는 「영국병」이 영국경제에 미치는 폐해를 더이상 좌시할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에대해 고질적인 파업에 넌더리를 내고 있던 영국국민들은 대처총리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으며 다른 노조들은 동정파업을 거부했다.낙후된 영국경제의 활성화를 바라는 중산층의 열망이 탄광노조의 주장을 외면한 것이다. 결국 이 파업은 파업에 참가했던 광부들이 따가운 여론의 비난과 완강한 정부방침에 굴복,절반이상이 파업을 이탈하고 일자리로 복귀함으로써 이듬해 3월3일 탄광노조 스스로 무조건파업중지 결정을 내려 끝을 맺었다. 이 파업으로 영국은 60억파운드(한화 7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입었다.그러나 이를 계기로 영국경제는 고질적인 「영국병」에서 회복되기 시작했으며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물가 상승률은 한자리 숫자로 떨어졌다. ◎미 81년 연방항공관제사 파업/반국익 응징… 노조 강제해체·전원해고/“48시간내 복귀” 레이건명령 불복/연방법원선 “공무원 파업 안된다” 지난 81년 8월3일 본격적인 휴가기간을 앞두고 미국 전역의 5백여 공항이 마비상태에 빠졌다.연방정부 공무원 신분인 항공관제사 노동조합인 직업항공관제사기구(PATCO)가 일제히 총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전국 항공관제사 1만7천명 가운데 1만5천명이 가입해 있는 관제사기구는 당시 ▲연평균 3만3천달러의 봉급을 두배 인상하고 ▲주 40시간 근무를 30시간으로 단축할 것등을 요구하며 정부와 협상을 벌이다 제대로 관철되지 않자 대규모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의 파업에 따라 평균 1만4천편에 달하는 각종 민간항공기 운항이 절반이나 취소되고 민간공항 관제탑과 연락을 취하면서 군용기를 지휘하는 군용비행장 관제탑에도 비상이 걸려 사고위험이 높아졌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파업 4시간만에 긴급히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관제사들에게 48시간안에 복귀하지 않으면 모두 해고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또 토머스 플래트 연방지법판사는 「연방정부 공무원은 파업해서는 안된다」는 법규정을 들어 파업을 불법으로 판시,파업 1시간에 1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그러나 노조 간부들은 「어떤 불이익도 감수할 자세가 돼있다」며 파업을 강행,파업 4일째인 6일부터 해고통지서를 발부받고 주동자가 구속되는 충돌이 잇따랐다. 이 가운데서도 미국 관제사들의 파업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항공관제사단체연맹(IFATCA)이 세계 여러 나라에 미국행 항공기에 대한 항공관제를 거부할 것을 촉구했으며 유럽이 이에 호응,한때 미∼유럽간 항공로가 마비되기도 했으나 유럽의 관제거부는 미국의 외교활동으로 이틀만에 중단돼 큰 혼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미 정부측의 강경책에도 불구하고 파업은 2주일이나 계속됐지만 갈수록 파급효과는 떨어졌다.처음 며칠간 절반으로 떨어졌던 결항률이 관제사들의 복귀와 비조합원들의 총투입으로 운항률이 75%를 유지해 승객들의 큰 불편은 없었다.게다가 운항률이 어느 정도 떨어지자 항공기가 뜰때마다 만원을 유지,항공사로서는 오히려 파업이 지속될 수록 흑자를 보았다는 것이다. 또 관제사가 모자라도 안전사고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은게 정부로서는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니었으나 사고위험건수는 이전에 비해 두배로 급증했다.국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정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자 미정부는 노조원 전원 해고명령을 내리고 노조해체를 결정하게 됐다.
  • 베네치아의 유리산업(이탈리아 중소기업탐방:11)

    ◎“샹들리에는 세계적 수공예술품” 자랑/빛 투과성 높고 강도 일반유리의 배/8백년 전통비법에 현대기술접목/유리잔 13세기부터 수출… 오늘날엔 조명기구로 명성 「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3가지가 유명하다.미로 같은 수로위를 미끄러지듯이 오가는 「곤돌라」가 첫번째이고 바다 가재나 생선을 훈제한 해물요리가 두번째이다.또 하나는 「무라노」 유리로 불리는 유리제품이다. 이미 1200년대부터 수출을 할 만큼 이 곳 유리산업의 뿌리는 깊다.베네치아 공국은 일찍부터 상공업이 발달해 유리로 만든 잔이나 촛대,장식품들을 동아시아 지역까지 수출했다.그러나 잦은 전쟁으로 장인들이 죽고 화재가 빈번하자 당시 영주는 생산 비법을 지키기 위해 이들을 가까운 섬 「무라노」로 이주시켰다.이후 이들은 섬에 갇혀 대대로 유리제품만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 무라노에 남아있는 유리 공장은 약 1백여개 남짓.대부분 2∼3명의 장인들이 전통 기법으로 조명기구나 거울,그릇,장식품 등을 만든다.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지만 실용적인 제품보다 다소 장식에 치우친 것이 많다.지금은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 문을 닫는 곳이 많다.그러나 「무라노」란 명성은 건재하다. 이 곳에서 80년간 3대째 유리제품을 만드는 지노 마주카토씨는 『유리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지만 절대 강요하지는 않는다.이 곳의 모든 업체가 문을 닫아도 「무라노」유리는 여전히 세계적인 제품일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무라노가 이탈리아 유리 산업의 산파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무라노 섬에 모여 베네치아 근방에는 무라노의 명성을 바탕으로 전통 기법을 현대적으로 응용하여 실용적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8백년간 섬에 갇힌 장인들의 한이 금세기 들어 「고향」인 베네치아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셈이다. ○또렷한 색채 특징 무라노 유리의 특징은 또렷한 색채에 있다.「사비아」란 모래를 프랑스에서 수입,1천2백도로 지핀 화덕 「포르노」에 끓인다.여기에다 색소를 적절히 배합,무라노만의 색깔을 낸다.검정색은 망간,파랑색은 코발트,노랑색은 카드뮴,초록색은 산,빨강색은 금을 색소로 넣는다. 이어양끝에 구멍이 뚫린 「칸네」라는 쇠파이프로 액체와 고체의 중간 상태인 사비아를 건져내 여러가지 모양을 만든다.입으로 불기도 하고 칼로 자르고 다듬으면서 불과 2분안에 하나의 완제품을 만든다.물론 간단한 관광용품에 한해서이다.대형 조명기구는 한달이 넘게 걸린다. 마주카토씨가 운영하는 유리 공장은 관광용 말이나 잔 등도 만들지만 주로 조명기구를 생산한다.호텔 라운지에 쓰이는 대형 샹들리에에서부터 침실용 소형 전등 등 모든 조명기구를 만든다.모두 수작업으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리에다 조각을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그는 『남들과 똑같은 것을 만들어선 안된다.무라노란 이름에 약간의 기술만 더하면 1천만원 이상의 값도 받을 수있다.일반적인 「무라노」 유리는 베네치아에도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곳에서 전등과 그릇을 생산,매년 4백만달러 가까이 수출하는 산드로 조르다니씨도 『생산 비법이 아직도 무라노 사람에게만 전해져 경쟁력이 있지만 앞으로는 전통 기법에 의존해서는 안된다.새로운 색채도 개발하고 실용성도 살려야 한다』며 『무라노의 유리를 모방한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제품과 차별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개발에 힘써 베네치아에서 서쪽으로 80㎞ 떨어진 파도바의 노바라레시사는 지난 44년 밀라노에서 조명기구 수리소로 출발,50년 초부터 무라노 유리 제품을 조립해 조명기구를 만들기 시작했다.지난 72년 파도바에 유리 공장을 설립,본격적인 무라노 유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마르코 노바레시 사장은 『무라노 유리는 납을 섞는 크리스털보다 빛의 투명성이 높고 일반 유리보다 강도가 곱절 강해 일반 유리와 크리스털의 장점만을 섞은 것』이라며 『생산 기법은 무라노에서 직접 배워왔다』고 말했다. 조명기구는 제품을 보고 소비자가 선택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생산은 않지만 외국 유명 호텔에서 주문할 때는 특별히 만들어 준다고 한다.영국의 듀란트 호텔이나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호텔,사우디아라비아의 인터콘티넨털 호텔의 샹들리에는 모두 이회사 제품이다.근로자는 모두 90명으로 지난해 1천만달러어치의 매출을 올렸다.최근에는 색채와 디자인을 다양하게 접합시키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정부 도움 안바래 이탈리아 최대의 조명기구 생산업체 중 하나인 아르테미데사의 조반나 솔리나스 대외담당역은 『이탈리아 조명기구가 무라노 유리의 덕을 보는 것은 사실이다.조명기구에 쓰이는 유리는 무라노 것이 90% 이상이다』며 『그러나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데는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의 개발,그리고 매년 밀라노에서 열리는 피에라(전시회)의 역할도 컸다』고 말했다.이 회사의 디자이너는 10명 안팎이다. 무라노에서 5대째 유리를 만드는 분뇨 올란디노씨는 『정부가 도움을 준 적은 한번도 없고 오히려 세금만 30% 이상 거둬갔다.지금도 마찬가지이다.업체 스스로가 경쟁력을 키우고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생각이 오래전부터 몸에 배었다.8백년 이상을 견뎌온 것도 이 때문이다』고 전했다.
  • “신들린 사람 90%는 정신질환자”/연세대 전우탁교수 발표

    ◎환청·환시 등 뇌의이상에서 비롯/정신과적 약물치료 받으면 호전 영화 「엑소시스트」에서는 귀신들린 한 소녀와 영분별의 능력을 지닌 신부와의 귀신쫓기 대결이 실감나게 펼쳐진다.그러나 상식적으로 이 소녀가 보이는 증세를 간질병이나 정신착란증등의 정신병과 구별하기란 매우 어렵다. 과연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는 귀신들림이란 무엇인가.귀신들림과 정신질환은 어떤 관계가 있으며 이의 치료를 위해 목회자와 정신과의사들은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가. 지난13일 연세 의대 강당에서는 목회자와 정신과전문의,신학대교수등 3백50명이 이 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귀신들림에 대한 주제강연을 한 연세의대 전우탁교수(정신과)는 우선 『귀신들린 사람이 있을수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일반인들이 귀신들린 사람이라고 여기는 증상,즉 종교적인 내용을 횡설수설하기,의식을 잃는 심한 경기,환청,환시등이 뇌의 이상에서 생기는 질환과 비슷한게 문제』라고 밝혔다.더구나 병이 발생하기 전에 종교적인 배경을 갖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환청을 신의 목소리로 들었다고 하는등 종교적인 색채가 훨씬 두드러진다는 것이다.전교수는 특히 『정신과의사들의 경험과 문헌에 나오는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이들의 90%는 정신질환자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신질환자든 귀신들린자든 정신과적인 약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저항의 자연」「음미의 자연」 표출/송번수 타미스트리전

    ◎대표작 14점 선보여 오는 28일까지 토탈미술관(379­3994)에서 열리고 있는 송번수전은 타피스트리의 독특한 미적 쾌감과 작가의 작업양식 변천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섬유예술전시회랄 수 있다. 일반인들에게 회화나 조각등의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인식되지 않고 있는 타피스트리는 산업기술발달과 조형개념 변화에 따라 새롭게 자리매김되고 있는 미술장르중 하나.한때 색채도 없이 단순 회화를 모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잃어버린 예술」로 불려지기도 했으나 미술과 공예사이의 장벽을 허물고 본격 예술형식으로 복귀하면서 새로운 장르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작가 송번수씨(51)는 새로운 미술장르인 타피스트리에 천착해온 몇 안되는 국내작가로 이번 개인전은 지난 85년 서울갤러리에서 첫 타피스트리전을 가진후 지난 10년동안 매달려온 타피스트리 작업중 대표작 14점만을 가려 선보이는 의미있는 자리이기도하다. 전시의 가장 큰 흐름은 송씨가 타피스트리를 하나의 장식수단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조형적 사유체계를 드러내보이는 수단으로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다.즉 10년전 작품이 대체로 자연애에 바탕한채 힘차고 강인한 선의 결합구조를 통해 자연과의 합일 융화를 보여줬다면 이번 전시작품들은 자연에 대한 저항이나 다시 음미해야할 엄숙한 대상으로서의 자연을 표현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지구 달 태양을 암시하는 원이나 반원 또는 원의 절단부분들이 화면에 배치되는 가운데 마찰과 충돌을 나타내는 수직선 대각선등 선과 색상의 과감한 도입으로 체질적인 저항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견해들이다.
  • 정신지체아용/인지학습 SW개발/서울시립복지관­컴퓨터연구회 공동

    ◎도형·색 등 반복 교육… 지능발달 도와/다루기 쉽게 3개 키만 사요토록 고안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아쉬운 가운데 최근 정신지체아를 위한 컴퓨터 인지학습 프로그램이 개발됨으로써 「조그만 사랑」이 결실을 맺었다.보라매공원에 있는 서울시립 정신지체인복지관(관장 전익준)은 IBM사와 한국컴퓨터교사연구회(회장 김효원배명고교사)의 도움을 얻어 정신지체아용 SW 「알아봅시다」를 개발,지난 28일 시연회를 가졌다.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간 3천여만원을 들여 개발한 이 SW는 도형·색·위치·비교등 4개 분야를 반복학습함으로써 지능발달이 늦거나 지능(IQ) 70이하의 유아들이 사물을 빨리 인식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꾸며졌다. 특히 시용키를 스페이스바(항목이동시)와 엔터키(선택된 내용 확정시),ESC키(학습의 흐름을 바꿀때)등 3개만 사용토록 단순화해 부모나 선생님들이 조금만 도와주면 쉽게 다룰 수 있다. 도형학습의 경우 세모·네모·동그라미 등 3가지 모양을 반복 등장시켜 이들 모양과 비슷한 사물(예,동그라미=농구공·사과·시계등)을 인식토록 했다.학습시 어린이가 그림을 맞추면 즐거운 음악을 곁들여 학습의욕을 높여 주고 있다. 또 색채학습에서는 빨강·파랑·노랑·검정 등 8가지 색을 다루었고 위치학습에서는 위·아래·안·밖 등의 개념을,비교학습에서는 길이·양에 대한 이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용환경은 음악카드가 장착된 하드디스크에 10MB 이상 기억용량의 386DX2 이상이어야 한다. 이 SW를 개발한 김효원교사는 『보편화되는 컴퓨터를 장애인들도 편리하게 사용토록 해보자는 뜻에서 개발에 착수했다』며『회원중 특수교사가 몇안돼 완벽하게 만들지는 못했으나 앞으로 시각장애인을 SW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W개발에 장비와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IBM사의 고기병씨(공공기획부 차장)는 『현재 IBM에서는 소리를 컴퓨터 화면으로 표출시켜 정확한 발성연습을 돕는 청각장애인용 컴퓨터와 점자자판과 컴퓨터 화면의 글자를 읽어 주는 시각장애인용 컴퓨터 등을 개발,국내에 소개한 바 있다』며『이번 SW개발을 계기로 장애인들도 컴퓨터를 통해 잠재능력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SW는 우선 시립복지관에서 정신치료를 받고 있는 어린이 30여명과 조기교육을 받는 어린이 18명을 대상으로 활용하게 된다. 복지관의 문용수사회복지부장은 『각계의 지원으로 개발한 이 SW를 전국의 정신지체인 교육기관 등에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라며『교육의 효과를 높이려면 20인치 이상 대형컴퓨터가 필요한데 워낙 값이 비싸 구입을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 주윤발·브루스윌리스·케빈코스트너/세계적 배우들 TV출연 경쟁

    ◎색다른 볼거리제공·시청률 상승 기여/“개인 홍보 창구로 전락” 비난의 소리도 국내 텔레비전을 통해 세계적인 은막의 스타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최근들어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해외 연예인들의 방송출연은 그 얼굴이 그 얼굴인 국내 연예인들에 식상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공공재산인 방송전파를 외국 연예인들의 개인적인 홍보창구로 전락시킨다는 비난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달 21일 방송된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에서는 홍콩의 액션스타 주윤발이 모습을 나타냈고 29일엔 영화 「다이 하드」의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와 SBS 「스타와 이밤을」에 출연했다. 또 오는 5일엔 「JFK」 「늑대와 함께 춤을」 등으로 유명한 케빈 코스트너가 로스앤젤레스 현지 인터뷰형식으로 SBS「스타와 이밤을」에 출연한다. 영화 한편 찍는데 천문학적인 액수의 출연료와 까다로운 조건을 내거는 이들이 거의 무료로,그것도 자진해서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하는 주 목적은 흥행을 계산한 홍보 때문. 이는 우리의 구매력이 그들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이라는 수식어만 붙으면 무분별하게 찾아오는 구매층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윤발은 새 영화 「화기소림」 홍보차 내한했고 브루스 윌리스의 경우는 올 가을 서울 논현동에 오픈 예정인 식당 「플래니트 할리우드」의 한국지점 기공식 홍보차 한국을 찾았다.「플래니트 할리우드」는 브루스 윌리스가 실베스터 스탤론,아놀드 슈왈츠네거와 합작투자한 다국적 체인망을 가진 식당이다.케빈 코스트너의 경우 미국서 개봉중인 영화 「파라누이」와 제작중인 「전쟁」의 장면이 TV 프로에 삽입되는 것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했다. 해외 인기스타들의 TV출연은 대부분 방송사에 그들이 제의를 해오는 식으로 이루어 지는 것이 통례. 물론 본인이 직접 나서는 것이 아니라 홍보를 맡은 대행사나 수입 영화사가 중간에서 국내 방송 중 인기가 있고 흥행에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되는 프로들을 골라 섭외를 해 주고 스케줄을 짜 준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돈으로 계산되는 이들이 자진해서 출연하겠다는데 방송사 측에서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 MBC 예능1팀 지석원부국장은 『공짜로 시청자들에게 「별미」를 제공하고 시청률도 높일 수 있어 출연섭외가 오면 흔쾌히 받아 들인다』면서 『다만 간접 PR가 되지 않도록 홍보적인 색채가 나는 대화나 장면은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9일 「일요일…」의 시청률은 평상시의 32%보다 높은 35%로 나타났다.브루스 윌리스가 출연한 대가로 받은 것은 장죽과 갓,그리고 부인인 영화배우 데미 무어를 위한 한복 한벌이 고작이다. 그러나 아무리 직접적인 홍보는 아니었더라도 시청자들에게는 브루스 윌리스의 출연 자체가 관심거리인데다 방송 출연시 「플래니트 할리우드」 로고가 찍힌 모자까지 쓰고 나와 눈길을 끄는데는 일단 성공한 셈이다. YMCA 「좋은 방송을 위한 시청자모임」의 백윤경회장은 『홍보차 내한한 해외 유명 스타들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고 해서 경쟁적으로 출연시키는 것은 공공성을 생명으로하는 방송사가 취해선 안될 태도』라고 말했다.
  • 요가/“심장병 치료에 효과”/보급단체·요가교실 등 수련생들로 붐벼

    ◎서울대 등 5개대학서 정식과목 도입/명상­복식호흡 함께… 3개월이면 숙달 요가가 심장병등 각종 질병을 치료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건강증진 수단으로서 폭넓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요가 보급단체나 문화센터,구청등이 개설해 놓은 요가교실에는 요즘 남녀노소 없이 수련생으로 크게 붐비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국내 기업체의 경우 사원연수 교육프로그램으로 2백여차례에 걸쳐 요가교실을 개설했으며 올 들어선 백화점들까지 판촉활동의 하나로 이에 앞다퉈 가세,요가열기를 실감케 해준다.이러한 풍조를 반영하듯 서울대·이화여대·전북대 체육대등 국내 5개 체육대학이 요가를 정식과목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용인대는 요가학과를 개설하기도 했다. 요가는 국내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선풍을 일으켜 미국의 경우 현재 요가인구가 3년전의 2배를 웃도는 4백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외지는 전한다.따라서 미국의 스포츠센터나 헬스클럽에는 에어로빅 대신 요가를 배우려는 사람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으며 「제인 폰다 운동법」등 요가 비디오테이프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7천년의 전통을 가진 요가가 90년대 들어 새삼 건강증진 수단으로 급부상한 이유는 우선 몸에 무리를 주지 않은채 일상 생활의 피로를 풀어주고 현대인을 괴롭히는 소화장애,신경쇠약,만성신경통등의 심인성질환 치료에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더구나 요가가 심장박동에 좋은 영향을 미쳐 심장병환자의 치료및 심장질환자의 사후 프로그램으로 임상효과가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잇따라 인기를 더해가는 요인이 되고 있다.미국립보건원(NIH)은 한 걸음 더 나가 요가가 자기통제능력을 높인다는 점에 착안,마약중독자와 과대망상증환자에 까지 임상효과를 실험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0년대 이전의 고전적인 요가는 명상과 호흡조절,앉아서 하는 소극적인 운동으로 인해 신비적인 색채가 강하게 풍겼다.이와달리 90년의 이른바 개량형 요가는 호흡조절과 명상을 중시 하면서도 스트레칭과 에어로빅의 일부 요소를 받아들여 전신근육 운동을 크게 강화한 점이 특징적이다.그렇다고 해서 이 개량형 요가가에어로빅과 비슷한 것은 아니다. 한국요가회 김현수회장(59)은 『에어로빅은 격렬한 몸놀림 때문에 폐포가 너무 빠르게 축소·확산을 거듭,오히려 탄산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체내에 쌓일 뿐만 아니라 자궁이나 장간막이 쳐져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근육을 효과적으로 쓰지 못하는 에어로빅과 달리 요가는 물이 흐르듯 나긋나긋한 동작을 통해 옴몸의 근육을 풀어 주면서 몸을 유연하게 만든다』며 여성에게 매우 적합한 운동임을 강조했다.여기에 명상과 복식호흡법을 함께 하면 스트레스 해소등 심인성질환의 치료효과가 높게 나타나며 내적인 안정과 집중력도 키워진다는 것이다.실제로 배로 숨을 쉬며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호흡법은 혈액을 맑게 하고 내분비선기능을 강화하며,부드러운 전신운동과 명상은 중추신경과 자율신경을 강화해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회장은 『3개월 정도면 요가의 운동법과 호흡법을 익힐수 있다』며 『건강인의 경우 이 운동법과 호흡법을 하루 30분씩만실천해도 질병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세계적명문 디자인학교(이탈리아 중소기업탐방:8)

    ◎패션쇼용 아닌 실용디자인 교육/현장실습 위주… 예술가 보다 일꾼을 양성/전문학교 모두 20여개… 패션·가구 디자이너 연2만명 배출 『스타일을 정하는 게 디자인의 전부는 아닙니다.제품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의 간격을 좁히는 것이 디자인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세계적 패션 디자인 학교인 밀라노 「말랑고니」의 교장 루이사 빌라니씨는 디자이너와 소비자의 생각이 달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소비자가 바라는 것을 기업에 전달,상품화하는 게 디자이너의 「임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사회현상,문화 및 예술의 흐름,역사 등에 늘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일반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전위적인 디자인은 진정한 의미의 「디자인」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말랑고니는 3년과정의 디자인 전문학교이다.지난 36년 양복점을 운영하던 말랑고니씨가 우수한 재단사를 기르기 위해 설립한 뒤 50년부터 디자인 과정을 포함시켰다.이 학교는 처음부터 시장을 겨냥,실습 위주로 가르친다.실습 대 이론의 비율은 7대3 정도이다. 그나마 디자인 관련 기법을빼고는 예술사,복장사,문화사,서양사 등 역사 과정이 이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디자인을 하려면 반드시 배워야 할 기본 과목이라는 것이다.총 학생수는 1천여명이고 교사는 80여명이다.교사의 절반은 기업체나 유명 디자인 회사에서 직접 일하는 전문가들이다. ○학생작품이 상품 패션 업체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며 일주일에 세번씩 학생들을 가르치는 알베르토씨는 『현실 감각이 중요하다.학교라는 테두리에 갇혀서는 배우는 효과가 없다.일선에서 일하는 전문가들과 기업,소비자와 끊임없는 교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수업하는 모습을 보면 이같은 목표가 더욱 확실하다. 교사는 주제를 준다.학생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의 생각을 도면 위에 옮긴다.디자인이 끝나면 교사와 개별적인 대화를 갖는다.점수를 매기거나 평가하는 대신 유행의 흐름에 맞는지,실용성이 있는지 등을 서로 얘기한다.단순히 기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상품성을 가르친다. 3년째 접어들면 「마르조토」「미소니」「닐센」 등 세계적 디자인 회사에서 현장 경험을 쌓는다.루이사 교장은 『기업은 이론가를 원하지 않는다.직업 학교는 「일꾼」을 배출하는 곳이다.업계의 흐름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면 교육은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개인 양장점을 운영하다 이 학교에 입학한 35세의 루제로 데보리니씨는 『학교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이 곳 학생들의 작품은 그대로 상품으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1년 과정에 다니는 한국인 이영숙양은 『교사 1명이 7∼8명의 학생을 담당한다.색채학,마케팅,사회여성학 등 디자인과 관련된 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야 한다.한국에서 배우던 것과는 전혀 딴 판』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 이같은 사립 디자인 전문 학교는 20여개가 있다.정부가 운영하는 디자인 학교는 5개로 그래픽,패션,세라믹,가구 등 업종별로 특화돼 있다.고등학교를 마쳐야만 입학할 수 있으며 1,2,4년제 3가지 과정이 있다.일반 직업학교의 디자인 과정을 포함하면 매년 2만명의 디자이너가 배출된다.우리나라의 경우 한해 배출하는 섬유관련 전공자는 모두 6천명 안팎이며 이 중 디자인 과정만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은 10분의1도 안되는 실정이다.당연히 디자인부문이 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탈리아에는 디자인 전문 고등학교도 있다.주립이나 시립이 보통이며 패션,가구 업종을 중심으로 재단,자봉,염색,조각 등 전공이 구체적으로 나누어져 있다.일찌감치 진로를 결정해 주기 위한 것이다. ○전문고등학교도 밀라노에서 북쪽으로 40㎞ 떨어진 리소네의 「입시아」는 가구 디자인 고등학교이다.3년,5년 등 2개과정이 있으며 4년째부터 디자인을 집중적으로 배운다.그러나 절대 스타일에 치중하지는 않는다. 메로니 교장의 얘기다.『가구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나무의 특성부터 알아야 한다.나무마다의 탄성,강도,균열 등을 알아야 하중에도 견디고 휘어지지 않는 가구를 디자인할 수 있다.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염색 과정도 알아야 하고 나무의 색깔도 연구해야 한다』말랑고니처럼 업체에서 직접 일하기도 하고 교사들도 가구 회사의 디자이너,장인들로 구성돼 있다.1천명의 학생에 교사가 1백10명으로 학생 9명에 교사 1명꼴이다. 올해 19살인베로니카 아로시오양은 『무대 장치 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이다.가구업과는 다르지만 나무를 다루는 건 마찬가지이다』고 말했다.단순히 가구의 형태를 그리는 수업만 받았다면 전혀 생각지 못할 꿈이다. 지난 85년 피렌체시와 이탈리아 산업연합회가 공동으로 세운 패션 디자인 전문학교인 「폴리모다」도 다양성과 실습 이론을 철저히 지킨다.밀라노에 빼앗긴 「패션의 본고장」이란 명성을 되찾기 위해 설립됐다.특히 미국의 패션 디자인 학교 「FIT」와 교환 수업을 할 만큼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세계적 디자이너 베르사체 밑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디자이너 한기욱씨(35)는 『이탈리아의 디자이너들은 개성이 강하다.자기만의 색깔을 고집한다.그러나 늘 소비자의 욕구가 밑바탕에 깔려있다.한국에서처럼 디자이너와 소비자,기업이 별개로 움직이는 법은 없다.소비자가 구경만 하는 모델은 절대 디자인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 「괴박테리아」 소동/박건승 생활과학부기자(오늘의 눈)

    지난 주말의 「박테리아 소동」과 관련,보사부와 의료계가 엇갈린 주장을 내놓자 가뜩이나 불안해 하던 국민들을 깊은 혼돈의 수렁에 빠질수 밖에 없었다.한 쪽은 국내의 괴사성 근막염 사례가 유럽의 괴박테리아에 의한 괴질과 무관한 것이라고 강변한 반면,다른 쪽에선 대동소이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당초부터 「괴박테리아」는 실존하지 않았다.연쇄구균이 있었고 이의 악성변종만이 존재했다.결과적으로 유럽에서 많은 희생자를 낸 괴질도,국내에서 생긴 괴사성 근막염의 주범도 모두 연쇄구균의 악성변종일 뿐이었다.다시 말해 연쇄구균의 변종들이 갖는 독소에 차이가 있을지언정 「괴질」의 원인균및 발생기전은 같은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진상을 보다 정확히 밝히려는 노력없이 「급한 불만 끄고 보자」는 식의 보사당국 처사는 결코 합당해 보이지 않았다.물론 보건책임자로서 국민의 불안을 극소화하려는 의지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다만소동 직후 곧바로 『아니다』보다 찬찬히 정확한 정보를 알렸다면 국민은 혼돈까지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병은 알려야 낫고 알아야 예방할수 있다』는 극히 상식적인 말을 다시 한번 음미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이번 「박테리아 소동」은 세균성 질환에 둔감해진 현대인에 대한 일종의 「옐로우 카드」성 색채를 띠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인류는 66년전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견하자 세균성 질환이 완전 정복된 것으로 생각했다.페니실린이 폐렴과 매독을,스트렙토마이신은 결핵을 진압하면서 항생제는 만병통치약으로 군림했다.그러나 이에 대한 맹신은 곧 남용으로 이어져 최근들어 내성을 가진 「슈퍼세균」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폐렴구균의 70%,포도상구균의 98%가 각각 페니실린에 이미 내성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진다.「영특한 작은 악마」 세균은 이번 사건에서 보듯 내성뿐 아니라 곧잘 생존전략의 하나로 변종을 양산,치료를 어렵게 함으로써 인류는 다시 딜레마에 처해 있다.이번 소동을 교훈 삼아 세균성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일깨우지 않으면 안된다.더구나 국내 항생제의존율이 외국 보다 두배이상 높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내성균및 변종균의 문제는 결코 남의 일만일수 없는 노릇이다.
  • 호텔 예식장영업 허용/새달8일부터… 특1급관광호텔은 제외

    ◎행정규제 완화계획 다음 달 8일부터 특1급 관광호텔을 뺀 모든 호텔에 예식장 영업이 허용된다.또 장례식장의 허가기준이 크게 완화돼 전문 장례식장을 만들기가 쉬워진다. 정부는 24일 경제기획원에서 한리헌 경제기획원 차관 주재로 경제행정규제 완화 실무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제6차 행정규제 완화계획(총 35건)을 확정했다. 계획에 따르면 올 연말에 미관지구내 건축물의 색채변경에 대한 허가제가 완화돼 색채허용 폭이 크게 확대된다.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공단에서 중소기업의 공장 신·증축이 전면 허용되고 공업지역의 중소도시형 업종 공장에는 3천㎡까지 신설이 허용된다.
  • 바그다드·암만/사막의 모래바람(아랍서 지중해까지:1)

    ◎중견작가 4인의 연작 문학기행/아늑한 도시… 걸프전 피폭 잊을뻔/직격탄 맞았던 호텔 현관바닥에 부시얼굴 새겨 밟고다녀 새벽 4시가 조금 지나 12시간에 걸친 사막의 질주를 끝내고 드디어 우리는 바그다드시내로 들어왔다. 거리에 통행자는 없는데 전등들은 모두 그대로 켜져있다.낮은 상가건물들이 서울 어느 변두리 건물들처럼 친근하게 다가오지만 아직 형체가 분명하지 않다.태양이 떠오르면 그것들은 전혀 다른 색채와 분위기를 드러낼 것이다. 암만에서 버스를 함께 타고온 열댓명의 우리 일행은 알 만수르호텔로 안내되었다.일행중엔 튀니지에서 온 남녀 두사람,고고학자라는 오스트리아인 중년 두사람도 끼여 있었다.알 만수르는 기원763년 바그다드에 새로 수도를 창설한 압바스 왕조의 지배자 이름이다.튀니지 사람들이 묵게된 알라쉬드호텔 이름 역시 압바스왕조의 칼리프(지배자)이름에서 빌린 것인데 알 라쉬드호텔은 걸프전 당시 미사일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유명했다.그 호텔현장에 가봤는데 지금은 건물이 말끔하게 복구되었고 피폭지점에는기념설치물이 마련되어 있었다.또 이 호텔 현관바닥 복판에는 부시의 얼굴이 크게 부조되어 드나드는 사람마다 그것을 밟게 되어 있었다. ○12시간 버스 여행 7층 객실에 짐을 풀어놓고 피곤했지만 발코니로 나왔다.바그다드와 첫인사를 나누지 않고는 잠들수 없었기 때문이다.바로 눈앞에 티그리스 강이 조용히 흐르고 강 저쪽으로 현대식 빌딩들이 드문드문 솟아있는 시가지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강 이쪽은 공원처럼 보이는데 키 큰 야자수와 종려나무들이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다.그 숲만 바라봐도 가슴이 후련해진다.원경으로 낮은 회색건물들이 숲 사이사이에 끼여있는 모습은 무척 평화롭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여기가 그 소란했던 걸프전의 포화앞에 노출되었던 도시라는 생각을 잠시 잊어버린다. 문득 레바논 출신의 여가수 마즈다 루미의 노래소리가 강건너 저쪽에서 들려오는 것같다.물론 환청이다.방콕에서 암만으로 가는 비행기 좌석 리시버를 통해 오랜만에 마즈다 루미의 청승맞은 목소리를 들었을때 나는 무척 반가웠다.십여년전부터 나는 그녀의슬픔으로 저며진 것 같은 목소리에 정신을 홀딱 빼앗겨 왔던 것이다.「사랑이 바로 해답」,「그는 모래언덕으로 나를 찾아왔다」.내가 좋아하는 마즈다 루미의 노래들이다.나는 마즈다의 노래에 이끌려 여기까지 찾아온 것은 아닐까?내 마음의 밑바닥을 살펴보면 그 흔적이 드러날지도 모른다.마즈다 루미의 노래를 닮은 여인들,그 노래가락처럼 슬픈 마음을 지닌 여인들,시원한 눈매로 문득 잠에서 깨어 놀란듯한 표정을 짓고있는 마즈다의 재킷 사진을 닮은 여인들이 지금 이 도시에서 잠들고 있을 것이다. 암만∼바그다드간 자동차여행은 정말 멀고 지루했다.이처럼 장시간 자동차를 타는 것은 난생 처음이다.게다가 국경선을 중심으로 검문검색하는 초소들이 수없이 널려있어 여행자를 더욱 짜증나게 만들었다.이상하게 느낀건 이라크쪽보다 요르단 관리들이 더 딱딱하고 거만하게 굴었다는 점이다.그들은 여권검사를 할 때 무려 한시간 이상이나 우리를 기다리게 만들었다.이 작고 가난한 왕국의 관리들은 명망높은 폐하의 관리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있는 것 같았다.비교적 친절했던 이라크 사람들도 무기검색에는 아주 철저했다.그들은 자동차 밑바닥을 조사하기 위해 도로상에 세차장에 설치된 것같은 페치카까지 파놓고 있었다. ○갈증해소에 인기 국경을 넘어서자,우리가 제일먼저 마주친 얼굴은 도로 중앙에 설치된 사담 후세인의 대형 입간판 초상화였다.우리는 비로소 이븐 탈랄 후세인의 땅에서 사담 후세인의 땅으로 넘어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왕과 대통령,두사람의 직함은 분명 다르지만 후세인의 대형 초상화 앞에 섰을때 그런 차이는 별 의미가 없었다. 국도에는 대형 유조트럭들,화물트럭들이 줄을 이어 달리고 있었다.일반 차량을 구경하기가 도리어 어려웠다.항로마저 폐쇄된 현재 이도로가 아라크의 유일한 젖줄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도로 주변은 대부분 황량한 땅이다.모래사막은 아닌데 풀은 겨우 손뼘만큼 자란게 고작이다.그래도 제법 많은 양떼를 거느리고 들판을 어슬렁거리고 있는 양치기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양떼들이 어디서 무엇을 먹고 자라는지 궁금하기만 했다. 좌우의시야에 지평선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그리고 이따금 희미한 샛길들이 지평선쪽으로 뻗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분명 사람들이 걸어간 흔적일텐데 한차례 바람이라도 불면 금방 샛길 흔적이 지워져버릴 것만 같다.저 길로 끝까지 걸어가면 과연 마을이 나타날까?거기에 나타나는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어린시절 그랬듯 이런 부질없는 상념들이 불현듯 떠오르곤 했다. 점심을 먹기위해 처음 찾아든 국도변의 식당은 꼭 우리 시골길가에 있는 주막겸 잡화점의 분위기였다.식당 홀 옆에 가게가 붙어있는데 여기에는 생필품과 간단한 차량 부속품들이 선반에 조금씩 진열되어 있었다.이 가게에서 펩시콜라는 단연 인기품목이었다.코카콜라는 흔적도 보이지 않았는데 그 회사가 유태계란 것이 그 이유였다.콜라는 사막의 갈증을 해소하는 명품으로 이곳 사람들에게 이해되는 모양이었다.여행자건 현지인이건 식탁에 앉으면 펩시콜라부터 찾았다.우리가 식탁에 앉자,우리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식당주인인 키큰 아랍 남자는 당연한 순서라는듯 펩시콜라부터 한병씩 안겨줬다. 간이식당 식탁에서 처음으로 이라크인들의 주식인 카밥과 코르사를 만났다.카밥은 양고기를 손가락 두께로 말아서 구운 것인데 그런대로 맛이 구수했다.누군가가 까마귀밥이란 뜻이 아니냐고 농담을 했지만 이곳에서는 비싼 음식에 속하는 것으로 육류섭취의 대표적인 음식이었다.코르사는 화덕에서 구운 밀가루 전병인데 제분상태가 안좋아서 거칠고 딱딱하며 때로는 밀짚쪼가리가 섞여 나오기도 했다.이것은 주식으로 코르사에 카밥을 둘둘 말아서 손으로 들고 먹는게 관습이었다.그밖에 채소 샐러드 접시가 하나 나왔는데 잘게 썰은 토마토와 상추,그리고 종려나무 열매인 대추야자가 고루 섞여 있었다.우리는 토마토를 과일로 여기고 판매도 과일가게에서 하고 있는데 반해 아랍지역과 지난날 아랍의 세력이 미쳤던 지중해의 여러 지역에서는 토마토는 순수한 채소로 대우받고 있는게 우리와 달랐다.코밑 수염이 더부룩하게 자랐고 종일 손을 씻지 않았을 것처럼 보이는 식당 주인남자가 자기 머리통을 싸매고도 남을만큼 크고 넙적한 코르사 여러장을 들고와서 식탁위에 턱턱 던져 놓았다.우리는 기겁을 했지만 값비싼 펩시콜라를 곁들여 그런대로 만족스럽게 최초의 아랍식 식사를 끝냈다. ○2백디나르 사기 버스에 좀 야릇한 옷차림의 손님이 중도 승차한 것은 밤이 으슥해서 우리가 바그다드 가까이 다가갔을 때였다.그는 헐렁한 추리닝을 입은 중년남자인데 국도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는지 알 길이 없었다.그는 몸집이 좋고 비윗살깨나 있게생긴 사내였다.처음 아무도 이사람을 주목하지 않았다.차가 한참 달린 뒤에야 그가 활동을 개시했다.그는 차에 함께 타고있는 정부관리의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이 관리는 우리를 데려가려고 암만으로 파견된 사람이다.그래서 누구나 추리닝을 단번에 신뢰하게 되었다.그는 자기가 우연찮게 디나르를 많이 소지하고 있는데 좋은 환율로 달러와 바꿔주겠다고 제안했다.현재 달러당 80디나르인데 1백25디나르로 바꿔준다는 것이다.튀니지 사람들만 제외하고 누구나 돈을 바꿨다.추리닝은 버스중간 통행로를 바쁘게 오가며 말했다. 『여러분은 나의 친구다.그래서 기쁘게 돕는것이다』 한차례 환전이 끝나자,추리닝은 헐렁한 바지속에서 해바라기씨를 잔뜩 꺼내 우리 모두에게 일일이 나눠주었다.환전보답품이었다.그런뒤 차내 불이 곧 꺼졌는데 그 어둠속에서 그는 바람처럼 종적을 감춰버렸다. 바그다드호텔 환전소에서 돈을 바꿨을 때 환율은 달러당 3백25니다르였다.추리닝은 달러당 무려 2백디나르를 훔친 것이다.그렇다고 이 사실 하나로 아랍인의 대의와 순결성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그는 다만 옛날 사막의 대상들이 지녔던 장사솜씨를 손님에게 잠깐 선보인 것 뿐일 것이다.
  • 구미패션계에 「환경보호」 물결

    ◎“지구를 살리자” 메시지 담은 패션쇼 러시/소비자 반응 좋아 모자·넥타이 등 잘 팔려 환경보호운동의 물결이 미국과 유럽 패션계를 강타하고 있다. 최근 밀라노·런던등 세계 각지에서 열린 트렌드 패션쇼에서는 동물보호,생태계복원등「지구를 되살리자」는 메시지를 담은 문양과 스타일의 옷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고 있다.또 이미 미국·유럽시장에서는 이들 옷과 모자 넥타이가 일반소비자들의 호응속에 판매되고 있는 추세.특히 소품인 넥타이의 경우 환경보호주의자들이 공동으로 착용한뒤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의상들은 올 봄과 여름을 겨냥,지난해 가을 개최된 이탈리아 밀라노와 도쿄 런던 컬렉션에서 유명 디자이너들에 의해 대거 선보였다.엠프리오 아르마니,제타노 나바라,스포츠 맥스 쿄쿄 히가등 디자이너들은 깨끗한 자연 그자체와 인간의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몰린 동물들의 문양을 선명하고 구체화시켜 그들의 작품으로 제시했다. 이들은 옷감을 화폭으로 삼아 하늘에서부터 바닷속의 오염되지 않은 푸른색을 바탕에 깔고 그 속에 과일 나뭇잎 꽃잎등 식물과 새 범 고래 악어 거북이 바다표범 아프리카 코뿔소등 멸종위기의 동물들을 그려넣었다. 슬립과 잠옷,재킷,파티복의 다양한 의복에 표현된 이들 무늬들은 하이웨이스트등 고전적인 실루엣과 어울려 로맨틱하고 강한 인상을 주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클래식한 니트의류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브랜드「가이거」도 이 대열에 합류,자연의 소재를 구체화한 무늬로 올 봄·여름 신상품에 대폭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같은 환경보호 메시지가 패션에 응용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0년 초부터.오드리햅번·재키스타일의 복고풍과 함께 패션계를 잔잔히 물들이기 시작한 자연주의 경향의 일종으로 미주지역에서 강한 영향력을 지난 환경보호주의자및 소비자들의 의식과 연계돼 발생했다. 패션전문가들은 모래와 자갈,갈색의 낙엽색깔등의 색채와 흐르는 듯한 실루엣 중심으로 세계 패션이 주도되고 있는 가운데 강렬한 원색을 갈망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환경보호를 내세운 선명함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자연에서 발견되는 돌이나 나무 조개껍질 같은 소재를 이용한 목걸이 팔찌 핀 등의 패션소품에 대한 최근의 유행과 맞물리면서 이같은 환경보호운동 패션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 불 현대발레 진수 맛본다/아틀란티크발레단 내한 공연

    ◎레진 쇼피노 안무 「성 조오지」 선보여 프랑스의 세계적인 안무가 레진 쇼피노가 이끄는 아틀란티크발레단이 오는 6월1∼2일 하오 7시30분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프랑스 5대 국립현대무용단 가운데 창조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있는 아틀란티크발레단의 안무가 쇼피노는 81년 바놀레 국제콩쿠르에서 2등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낸 프랑스 최고의 춤꾼.중세의 로마네스크 양식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춤으로 프랑스 무용계를 매혹시켰으며 91년에는 프랑스 무용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안무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부조나 조각상의 다양한 인물과 동물,기하학적 무늬등에서 동적인 모습을 이끌어내 이를 자신의 춤에 접목시키는 그에게는 언제나 난해한 무용문법을 추구한다는 평도 따른다. 아틀란티크발레단이 이번 내한무대에 내놓을 작품은 「성 조오지」(St.Geores).로마네스크 예술양식 특히 조각과 건축물의 부조에서 착상을 얻은 이 작품은 시간의 벽을 넘나들며 중세라는 시간을 현대의 언어영역으로 옮겨놓은 쇼피노의대표작으로 그의 무용세계를 압축해 보여준다.로마네스크 미술양식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한 이 작품에서 그는 자신이 재창조한 살아있는 조각품들과 동물의 울음소리,종소리,자연의 소리들을 절묘하게 결합시킴으로써 중세와 현대의 불가능한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막이 오르면 오소리 비슷한 동물들과 마녀들,혹은 머리가 둘이거나 두 몸에 머리는 하나인 동물의 엇갈린 모습들이 눈앞에 펼쳐진다.유연한 몸짓의 무용가들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장식물을 연상시킬만큼 아름답고 정교한 포즈로 볼을 맞댄 두 병사의 모습을 추어 보이는가 하면 엉덩이를 맞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두 짐승의 형상을 표현해내기도 한다.이처럼 그의 춤에는 음악가가 하나의 주제를 여러개의 변주곡으로 처리하듯 고정된 틀에 변화를 주려 애쓰는 흔적이 역력하다. 음악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아카펠라 5중창단인 모라 보시스 앙상블이 맡았으며 의상은 세계적인 팝가수 마돈나의 무대의상을 담당하기도 했던 프랑스 최고의 패션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가 맡았다.특히 야릇한색채와 간결한 선이 돋보이는 패션감각을 보여온 고티에는 이번 작업에서도 등장인물들을 의상으로 간주,무대위의 온갖 형상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한 묘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는 복안이어서 눈길.『무용이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질문이라는 형식의 긴 여행』이라는 쇼피노의 무용관이 오롯이 투사된 이번 「성 조오지」공연은 상상력의 극점에 도달한 현대무용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듯싶다.
  • “지구촌 최후의 동식물보고를 지키자”/민간주도 남북환경회담 추진

    ◎DMZ 생태계보호운동 활기 비무장지대(DMZ)의 생태계를 남북한이 공동으로 지키자는 움직임이 정치인·학자·민간단체등에 의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특히 유엔과 북한 관계당국이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남북환경회담의 성사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운동에는 권숙표한국환경교육협의회장,김정현경희대자연과학대학장,한영채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장,송두호민자당환경위원장,박덕영농어민후계자연합회장,이윤자주부교실중앙회장등이 앞장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초 1천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태환경 비정부기구 한국본부」(회장 권숙표)를 발족,「통일한국을 위한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과 야생동식물보호운동」에 착수했다. 그리고 통일전까지는 비무장지대와 관련한 남북의 자료교환및 공동조사와 개발제한구역선포를,통일후에는 케냐의 「야생동물보호구역」처럼 유엔이 관리하는 생태계보호특별구역을 운영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은 이를 위해 오는 8,9월쯤 유엔후원,국제민간환경회의 주관으로 「비무장지대의 생태계보존및 활용방안」을 주제로 한 대규모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이 세미나에는 앨 고어 미국부통령,대처전영국수상등과 각국의 환경관련장관및 학자등을 대거 초빙할 예정이다. 이 모임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관계당국자도 이 세미나의 참석에 긍정적인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유엔관계자가 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가 내년도 광복 5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판문점 생태계및 유적지 공동조사계획의 성사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태환경한국본부」는 이와 함께 유엔산하에 새로 설치될 환경기술연구재단및 SDN(보존·개발 기구)를 한국에 유치하기 위한 국제공조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일본이 이 기구의 유치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으나 「한국본부」는 『비무장지대에 형성된 세계최고의 천연생태계는 통일후에도 유엔의 책임 아래 지속적으로 보존돼야 한다』고 설득,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본부」는 앞으로 민간기업등의협조아래 미화 1천만달러의 기금을 조성,유엔에 신설되는 두 기구에 출연한뒤 5천만달러의 연구기금을 지원받아 비무장지대보존 프로젝트에 사용할 계획이다. 권회장은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에 형성된 생태계의 보고를 영구히 보존,전세계의 평화적 이용에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정치적 색채를 배제하고 순수한 민족공동의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바라춤/법고/원화무/불교의식무 향연 펼친다

    ◎국립무용단,17∼22일 국립극장서 「환」 공연/다양한 춤사위 보강,역동적으로 꾸며/“부처님 오신날에 맞춰 매년 정기공연 계획” 부처님 계신곳을 깨끗이하는 나비춤,인간의 고뇌를 치유하는 바라춤과 법고,인간의 여덟가지 행실을 바로잡는 팔정도춤,화랑들의 쌍검무·기마무,여화랑들의 원화무,연꽃든 여인들의 연화무등….불가에서 추는 온갖 춤들을 무대예술로 재현한 불교의식무의 향연이 오는 17∼22일 국립극장 대극장무대에서 장엄하게 펼쳐진다. 국립무용단(단장 조흥동)은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지난해 10월 초연해 호평을 받은 대형무용극「환」을 새롭게 각색,다시 무대에 올린다. 모두 8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현진건의 소설「무영탑」을 원작으로 삼은 것으로 백제의 비운의 석공 아사달에 얽힌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불교적 색채의 춤으로 풀어낸 화제작.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주역들의 춤사위를 다양하게 보강하고 장면연결 부분을 대폭 축소하는등 극적 긴장감을 높였으며 무대장치 또한 한층 역동적으로 꾸며 사실적인 묘사에 충실을 기한것이 특징.국악관현악과 오보에,플루트,신디사이저가 어우러지는 무용음악이 춤을 탄탄히 받쳐준다.기다림에 지친 아내가 물위에 뜬 남편의 환영을 보고 「그림자 못」속으로 뛰어드는 마지막 장면이 압권. 이야기전개 또한 몰락한 백제의 석공으로 적국 신라의 호국불탑을 쌓아야했던 주인공의 시대적·공간적 상황에 초점을 맞췄던 초연때와는 달리 역사성을 최대한 배제,보다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무대로 꾸민다는 방침이다.이에 따라 석공­아내­가실의 지순한 삼각사랑에 무게중심을 두었으며 여기에 원불(원불)의 이미지를 일치시킴으로써 세속을 초월한 예술적 사랑의 숭고함을 일깨운다는 것.안무를 맡은 조흥동 국립무용단장은 『석공을 향한 아내의 사랑과 귀족여인 가실의 구애는 단순히 한 남성에 대한 두여자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숭고한 예술혼에 대한 흠모이자 원불에 대한 갈망』이라며 『지고한 사랑의 승리를 통해 세속적 계산과 순간적 쾌락에 탐닉하는 신세대 사랑법에 경종을 울리고 싶다』고 안무의도를 밝힌다. 한편 이번 공연에서는 국립무용단의 주역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신진 라이벌 여미도씨(32)와 전은경씨(31)가 초연 당시의 배역인 석공의 아내아사녀와 귀족여인 가실역을 그대로 맡아 또한번 춤대결을 벌이게돼 관심을 모은다. 입단경력 8∼9년에 모두 부부무용수라는 공통점을 갖고있는 이들은 연공서열의식이 강한 국립무용단 풍토에서 오로지 춤실력만으로 발탁된 케이스.여씨가 고도의 집중력과 신비로운 분위기를 특징으로 하는데 비해 전씨는 결코 튀지않는 부드러움과 깨끗하고 날카로운 춤매가 돋보인다는 평을 듣고있다.백제 석공역은 중견무용수 손병우·차효영씨가 맡았다. 국립무용단측은 무용극「환」의 작품성을 지속적으로 보완,매년 부처님오신날에 맞춰 고정 레퍼토리로 공연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평일 하오7시30분,토·일·공휴일 하오4시 공연.
  • 한국의 대표적 추상화가 이준­김환기화백 회고전

    ◎내일부터 현대­환기미술관서 각각 열려/쉼없이 화풍변화 추구… 독자영역 이뤄/1백점씩 모아 연대별 변천모습 한눈에 끊임없는 해체작업을 통해 국내 추상화단에 큰 획을 남긴 작가 2인의 회고전이 잇따라 열린다.국립현대미술관이 5일부터 24일까지 제2전시실에서 마련하는 이준회고전과 환기미술관이 10일부터 7월10일까지 2개월간 여는 수화 김환기선생 20주기 회고전­. 이준화백(75)과 고 김환기선생은 같은 추상화에 몰두했으면서도 작품세계가 크게 다른 면모를 보였고 두 사람 모두 작업에 있어서 쉴틈없이 변화를 추구한 대표적 작가들이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 추상화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는 두 화백의 전 생애에 걸친 작품세계를 집약해놓은 자리란 점에서 서양화단의 관심거리가 되고있다. 사실적인 구상회화로 시작,53년 제2회 국전에서 「만추」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준화백의 경우 시기별로 현격한 작품변화를 보여왔다.60년대초 비구상회화로 전환해 빛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표현대상의 이미지를 다양한 색채로 표현해내다가70년대엔 직선과 곡선을 대비시키면서 피라미드형태의 삼각형이 조화된 기하학적 형상작업에 몰두했다.80년대 중반까지 이같은 작품경향을 보였으나 80년대 후반 문양이 곧 색면자체로 흡수돼 형태와 색채의 구성이 동등한 비중을 차지하는 화풍으로 옮겼고 이후 직선적 형태의 색띠에 의한 대칭구조를 주조로 한 작업에 치중하고 있다. 이번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는 반세기에 걸친 이화백의 작품중 각 시기별 대표작 1백여점을 연대별로 구성해 보여준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란 표제로 열리는 환기미술관의 김환기선생 20주기 회고전도 고 김화백의 작품과 인생을 연결하는 대규모 전시회. 「한국현대미술의 기초를 다진 역량있는 작가」,혹은 「한국의 추상미술 태동자」로 불리는 김화백은 초기 자연주의에 입각한 아카데미즘에서부터 출발,프랑스 유학과 뉴욕체재등을 거치며 가장 한국적인 추상미를 화폭에 담기위해 노력했던 대표적인 작가다. 지난 70년 당시 57세의 나이로 한국미술대상전에 출품해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름을 딴 이번 전시회에는 김화백의 데뷔시절부터 74년 작고때까지의 시기별 주요작품들이 공개된다.30년대 후반부터 45년까지의 초기추상,45년부터 63년까지의 자연주의적 내용과 양식,63년부터 작고때까지의 점·선에 의한 순수추상등 3개 경향으로 나눠 미공개 대표작 1백여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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