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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예수가 활동하던 시기 유대는 로마의 속국이었다. 유대인들의 숙원 가운데 하나는 로마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킬 메시아가 도래하는 것이었다. 때마침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 예수는 신의 아들로 자처하였고, 많은 유대인들은 푸른 미래를 기약하면서 그를 추종하였다. 자신들이 그토록 바라던 자유와 독립을 가져다 줄 자가 바로 예수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대의 상류층 역시 예수를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이 볼 때, 전통적 율법을 질타하고 기득권층을 비판하는 예수는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불온한 선동가이자 권력의 야망을 가진 위험한 인물이었다. 예수는 정치적 성향의 존재로 인식되었고 그를 향한 유대사회의 기대와 우려 또한 다분히 정치적 색채를 띠었던 것이다. 유대인들의 생각은 섣부른 예단이었다. 예수는 현실정치와 거리가 멀었다. 원대한 포부를 품은 정치적 야심가로 오인되었던 예수는 오히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라는 불후의 메시지를 남겼다. 로마황제 즉 가이사(카이사르)의 영역과 신의 영역은 엄연히 구별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국가와 종교는 각각 고유의 관할범주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분립구도는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치와 종교의 분리는 다름 아닌 예수의 가르침이었다. 한동안 정부에 대한 불교계의 반발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9일 이명박 대통령의 유감표명이 있기까지 불교계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 왔다. 지난달 말 수 만 명의 스님과 불자가 서울광장에 운집하여 정부의 종교차별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천명하였다. 그로부터 며칠 후 전국 1만여 사찰에서 같은 취지의 법회가 일제히 열렸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가정에 있는 어른이 차별을 두면 가족 모두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대통령의 유감표명을 미온적으로 수용한 불교계가 차후 어떤 노선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태의 근본원인은 새 정부 들어와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의 원칙이 훼손되었다는 데 있다. 서울시장 재직 당시에도 종교 편향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신념을 고수해 왔다. 청와대와 내각 그리고 일선 공직자 사회 일각에서도 개신교에 우호적인 언행과 조치가 연이어 나타났다.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린 산사의 불심이 편할 리 없었음은 자명하다. 모든 개인은 신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신앙을 현실사회에 구현하겠다는 소명의식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는 탓할 바 없다. 그러나 개인의 신앙과 국가의 운영이 혼선을 빚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모든 정부 부처의 복음화가 나의 꿈”이라는 전 청와대 경호차장의 발언은 이러한 혼선을 극명히 보여 주는 사례다. 한 신앙인으로서 ‘모든 정부 부처의 복음화’를 바랄 수는 있지만, ‘가이사의 것’과 ‘하나님의 것’이 뒤엉킨 형국이다. 이제 대통령도 자신의 공언처럼 종교 편향적 행보를 자제해야 한다. 기독교 장로로서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봉헌”하고 싶겠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재임할 동안은 종교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기독교 공화국의 탄생이 아니라 온 국민의 화합과 상생이기 때문이다. 세월의 건너편으로 다시 가보자. 예수는 신의 섭리를 구현하기 위해 검을 들지 않고 차라리 십자가의 고난을 택했다.‘하나님의 것’을 이루기 위해 ‘가이사의 것’인 세속의 권력을 이용하지 않았던 것이다.‘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그의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골목길 미술관’에서 길을 잃다

    ‘골목길 미술관’에서 길을 잃다

    홀로 집을 지키는 누렁이, 빈 집 혹은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호시탐탐 노리는 길고양이는 호형호제하며 서로 골목의 주인을 자처한다. 골목과 골목 사이를 뛰놀던 아이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낡은 담장 어느 한 곳이 뚝 끊긴 자리에 걸어둔 대문은 녹이 슨 채 열리지 않는다. 십수 년 살이의 공간이, 개발 논리에 밀려 빗장을 잠근 채 늙어간다. 골목, 살이의 공간 하루가 다르게 번화하는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뒤편 오르막길에 이르면 낙산공원 산책길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이정표를 따라 산책길을 오르다보면 낮게 엎드린 낡은 집, 구불텅 길, 가파른 계단을 지나친다. 산책길보다는 골목길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길이다. 골골샅샅 이어긴 길은 이화동 이곳저곳을 혈관처럼 흐른다. 낙산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는 이화동은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대학로와 다르게 고립되어 있는 도시 속의 섬이다. 이화동 골목의 특징은 길과 계단의 불규칙성과 낮은 담장에서 드러난다. 골목은 동선의 효율성이나 공간 활용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만들어진 길과 계단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미로처럼 얽힌 길과 계단은 사람의 키보다 낮은 담을 가진 집과 집 사이를 연결한다. 그리고 불규칙한 공간 사이사이 자투리 공간에는 어김없이 세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안과 밖의 기준을 허문다. 길과 담을 기준으로 안과 밖이 구분되는 여느 마을의 풍경과 다른 모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화동 골목길은 생활소품들의 의미가 가장 잘 살아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사실 한낮의 골목은 사람 구경이 힘들다.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살이의 흔적들만이 사람이 사는 마을임을 짐작케 할 뿐이다. 장마가 막 끝난 시점에 찾은 골목에는 유독 형형색색의 이불이 눈에 띈다. 이불은 낮은 담장에 몸을 기댄 채 단잠에 빠져 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잠결을 스치면, 자신을 덥고 밤새 뒤척였을 달동네 사람들의 꿈을 부드러운 컬러로 풀어낸다. 텅 빈 거리는 저녁이 되면 비로소 사람들이 비척비척 계단을 오르고, 좁은 길을 종종 걸음으로 집에 돌아와 불을 밝힌다. 골목길 미술관 소규모 봉제, 재단 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마을에는 하루 종일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쳇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지난한 가난과 하루 종일 천장 낮은 공장에서 재봉틀을 돌려야 하는 직공들의 삶은 지척의 마로니에공원에서 펼쳐지는 공연문화와는 무관해 보인다. 이렇듯 문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달동네가 최근 문화공간으로서 새로이 탈바꿈됐다. 이화동이 낡은 옷을 벗고 문화를 입기 시작한 것은 ‘소외지역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미술사업’의 시범 구역으로 선정된 2년 전의 일이다. 생활의 공간에 예술의 한 장르인 미술작품을 가미해 일정 장소에서만 접할 수 있던 미술을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공공 거리미술관’으로 만든것이다. 일명 ‘낙산 프로젝트’이다. 문화관광부 산하 공공미술추진위원회와 종로구가 주관한 공공미술프로젝트인 낙산 프로젝트는 2006년, 70여 명의 작가와 300여 명의 주민들이 ‘섞다, 잇다, 함께 어울리다’라는 주제 아래, 마을 곳곳에 그림을 그리고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대학로와 낙산을 섞고, 잇고,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거리미술관으로 꾸민 것이다. 이들의 노력은 회색빛 일색의 마을 담장에 꽃을 피워냈고, 낙산을 알리는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었다. 지금은 알음알음 찾아온 이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거리미술관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미술관의 작품과 달리 자연스레 시간의 흔적을 입는다는 것이다. 무심히 그림에 이끌려 사진기에 담으려는 이들이 있다면 ‘한 발짝 더 다가가 보라’는 말을 건네고 싶다. 불과 2년 남짓한 작품들은 비와 바람에 자연스레 누그러져 시간의 결이 그대로 살아 움직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위적인 색채를 벗고 자연스러움을 입는 것이다. 골목길을 기웃거리는 동안 이정표를 놓치고 길을 잃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저기 모퉁이를 돌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글·사진 임종관 《삶과꿈》기자
  • [한가위 선물]한국도자기-실용·품격 담은 식기세트 할인 판매

    [한가위 선물]한국도자기-실용·품격 담은 식기세트 할인 판매

    한국도자기는 올해 추석 선물세트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전국 대리점에서 20∼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한국도자기측은 2일 “실용성과 품격을 갖춘 다양한 추석선물 세트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국도자기가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디자인을 담아 선보인 ‘앙드레김 식기 시리즈’는 앙드레 김 특유의 세련되고 화려한 디자인뿐 아니라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있다. 회사측은 동서양의 조화 속에 장수와 풍요의 의미가 스며든 앙드레김 반상기 세트는 ‘품격과 예의’를 갖춘 선물로 적당하다고 말한다. 우리 산수(山水)와 전통 문화를 소재로 구성된 ‘민화 식기’는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추석의 의미와 가족의 소중함, 옛 추억을 함께 떠올리게 한다. 학의 기상이 스며든 ‘군학도’,‘해학반도’와 ‘길쌈’,‘그네타기’,‘가을걷이’ 접시에서 추석 명절 분위기가 물씬 풍겨온다. 한국도자기측은 “이번 한가위 추석 선물세트는 온가족이 둘러앉아 즐기는 ‘추석 덕담’과도 같은 정성을 담아 준비했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추석 선물 아이템뿐 아니라 실용적이고 ‘젊은 감각’이 가득한 제품도 있다. 현대적인 색채와 감각을 입힌 전통 다기(茶器)세트, 실속파를 위한 뷔페와 스낵, 면기, 어린이 식기 등 받는 분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커피와 머그세트는 부담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선물로 매년 인기가 좋은 편이다. 가격대도 다양해 ▲2만∼5만원대 커피·머그세트 ▲7만∼10만원대 커피·스낵·뷔페·다기세트 ▲30만원 이상 칠첩반상기, 홈세트, 명품 식기 등이 있다.
  • [김형준 정치비평] 작게 실패하고 크게 성공하는 길

    [김형준 정치비평] 작게 실패하고 크게 성공하는 길

    18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100일간의 회기에 돌입했다.10년만에 여당으로 변신한 한나라당은 이번 정기 국회를 ‘경제 살리기 국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정부 여당의 절박함과 비장함에도 불구하고 각종 경제지표와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6개월 후 주가지수가 출범 때에 비해 12.1%가량 떨어졌고, 올 들어 무역수지 적자는 이미 60억달러를 넘어섰다. 소비자 물가는 무섭게 치솟고 있고,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은 소득보다 지출이 많아지면서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정부가 ‘9월 위기설’은 근거 없다고 공언했지만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하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진정 경제를 살리려고 한다면 단순한 포부를 넘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최소한 경제살리기의 걸림돌인 세 가지를 버려야 한다. 첫째, 어설픈 색깔론을 버리고 국회가 더 이상 이념 공방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한나라당은 “잃어버린 10년을 되찾는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좌편향, 반시장 반기업’ 법안을 뜯어고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러한 선언은 야당에는 색깔론의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다. 당장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정부 여당이 색깔론을 동원해서 민주 정부가 10년 동안 이룩해 놓은 개혁 정책을 되돌리려고 한다면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한국 사회처럼 보혁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는 소리만 요란한 이념 색채가 강한 각종 법안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 17대 국회가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탄핵 역풍속에서 원내 과반을 이룬 열린우리당은 2004년 17대 국회 첫 정기국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 입법을 추진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를 ‘4대 국론 분열법’으로 규정하고 격렬하게 저항했다. 결과적으로 4대 개혁 입법은 여야간에 적당히 타협되어 ‘누더기 법’으로 전략했다. 당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17대 국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80%에 달했다. 한나라당이 이러한 불행의 전철을 밟지 않고 진정 경제를 살리려고 한다면 무엇보다 편가르기와 밀어붙이기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안정 없이 경제를 살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둘째, 잘못된 상황 인식에서 깨어나야 한다. 청와대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이명박 정부 6개월의 경제 성적에 대해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 근거로 성장, 물가, 환율 등을 제시했다. 국민은 죽을 지경인데 이러한 자화자찬식 상황 인식으로는 위기를 결코 극복할 수 없다. 세계경영연구원이 최근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 1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84%가 지난 6개월간 이명박 정부의 성과에 대해 ‘기대 이하’라고 응답했다. 청와대와 기업간의 인식이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국민감동의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될 수 있겟는가. 근거 없는 낙관주의는 정부 여당에 허황된 자신감을 가져다줄지는 모르지만 국민의 눈에는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독이 될 수 있다. 셋째, 여당이 무기력에서 조속히 벗어나야 한다. 당정간의 일사불란함이 안정을 가져다주는 시기는 지났다. 반대로, 권력분산시대에서는 여당이 정부에 대해 당당하고 꼿꼿하게 할 말을 할 때만이 당이 활력을 찾고 국민의 신뢰를 얻으며 동시에 건강한 정부를 만들 수 있다. 실패를 은폐하고 부정하거나 나아가 실패를 경험한 곳에서 무엇인가 배우기를 거부할 때 또 다른 치명적인 실패가 잉태된다. 반대로 실패를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받아들이면 성공의 길이 열리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 정부가 ‘작게 실패하고 크게 성공하는 길’을 걸으려고 한다면 지난 6개월간의 경제혼란과 실패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한나라당도 ‘색깔론·착각·무기력’을 떨쳐 버리고 이번 정기국회부터 야당을 상대로 ‘관용과 배려’가 살아 숨 쉬는 대담한 ‘상생 연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오바마는 날개 달린 캥거루… 힐러리는 사자”

    “오바마는 날개 달린 캥거루… 힐러리는 사자”

    |덴버 김균미특파원|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덴버 펩시센터에 마련된 임시 미디어센터에는 뭔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30년 동안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시사만화가로 활동해오고 있는 케빈 켈러허(53)이다. 흰 스케치북에 연필로 작업하는 켈러허의 주위에는 호기심에 찬 외국 기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이 8번째 미국 전당대회 취재라는 그는 26일(현지시간) “그 어느 때보다 에너지가 넘쳐나는 올해 민주당 전당대회장에는 취재거리가 많다.”며 웃었다. ●“美 민주당 전당대회장은 동물원” 켈러허는 올해 전당대회를 ‘동물원’으로 비유했다.“동물원처럼 북적거리고 시끄럽고 활기가 넘친다.”면서 “바깥 세상과는 전혀 다른 자기만의 규칙으로 통제된 모습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모두 다섯 컷의 시사만화를 완성했다. 주인공은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빌 클린턴, 보수주의 색채가 강한 TV 남성 진행자와 사방에 깔린 보안요원들이다. 그는 “힐러리는 자존심이 강하고 위엄이 있고 강인한 점이 사자와 닮았다.”면서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거칠게 포효하고 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은 부상당한 새” 빌 클린턴은 부상당한 새에 비유했다. 최근 안팎으로 비난 여론에 몰린 그의 ‘딱한’ 신세를 꼬집은 것이다. TV의 보수주의 논객은 앵무새로, 보안요원은 떼로 몰려다니는 검은 독수리에 비유했다. “오바마는 조금 어렵다. 어떤 동물에 비유할지 고민 중”이라는 그는 위엄과 우아함을 갖춘 공작이나 치타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조금 뒤 그의 스케치북에는 보도 듣도 못한 가상의 동물이 그려져 있었다. 이른바 ‘오바마루(OBAMAROO)’였다. 날개가 달린 캥거루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오바마와 같은 사람은 처음이고, 그의 특징을 제대로 담을 동물도 마땅치 않기 때문에 가상의 동물을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켈러허는 매일 4∼5장의 시사만화를 그려 일부는 이코노미스트에 보내고, 나머지는 웹사이트에 올린다. 전날은 대폭 강화된 보안 때문에 속옷 차림으로 검색대를 통과한 자신의 모습과 취재경쟁에 내몰린 기자들이 엉뚱한 사람을 붙잡고 인터뷰하는 모습을 그렸다. 캘러허는 각종 통신기술의 발달로 시사만화가로 활동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카메라나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면서 “사진과 다른, 사진이 제공할 수 없는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그린 시사만화 한 컷은 어떤 기사보다도, 사진보다도 영향력이 크다고 믿는다. 접근성이 뛰어나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독자들에게도 호응이 높단다. 그림에 유머와 풍자를 겸한 메시지를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그리는 시사만화 한 장 한 장에 대단한 애착을 갖고 있다. 미국인인 그는 대학에서 만화를 공부한 뒤 1978년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시사만화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kmkim@seoul.co.kr
  • [종교 편향 시비] 경찰 ‘번뇌’

    27일 열릴 범불교도 대회를 앞두고 경찰이 고민에 빠졌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진게재와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차량 검색 등 경찰도 불교계를 거리로 뛰쳐 나오게 만든 원인제공자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공식사과와 함께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불교계를 달래려고 경찰은 스님 300여명에게 어 청장 명의의 편지를 보냈다. 각 지역 주요 사찰에 경찰을 보내 사과의 뜻을 전달했지만, 오히려 불교계로부터 “범불교도 대회 참여를 막기 위한 안간힘”이라는 비아냥까지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조차 무리하게 정권 코드 맞추기에 나섰던 어 청장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천주교 신자인 청장이 개신교의 경찰복음화 포스터에 등장했던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말했다. 불교계의 심상치 않은 정서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경찰은 이번 행사를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순수한 종교행사인 만큼 거리행진 등 모든 행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광장에서 조계사까지 거리행진을 하더라도 최단 거리로 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촛불집회를 반정부 불법시위 시위로 간주하고 진압해 왔던 경찰은 범불교도 대회에 대해서는 집회를 보장해 줘야 한다. 촛불집회를 이끌었던 세력들도 집회에 다수 참가할 전망이지만 경찰은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헌법파괴·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 대회’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이날 집회는 정치적 색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과 불교계는 집회에 10만∼2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 사찰에서 올라오는 버스만 800대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찰은 스님들이 산문(山門)을 박차고 서울 도심으로 나오는데 원인을 제공했다는 ‘원인 제공론’과 행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관리 책임’의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대전시립무용단 26일 서울공연

    대전시립무용단 26일 서울공연

    김매자 예술감독이 이끄는 대전시립무용단이 26일 오후 7시30분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른다. 올해로 창단 23주년을 맞은 대전시립무용단은 전통무용, 신무용, 창작무용의 다양한 춤 색깔을 갖춘 단체.30여년간 창무회를 이끌었던 김매자 예술감독의 스타일을 받아들여 새로운 춤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무대는 김 예술감독의 취임 1주년을 맞아 기획한 ‘전통춤의 향기-한영숙류 춤’. 깊이 있는 호흡과 곡선적인 춤사위를 강조하는 김매자 창무춤을 바탕으로 전통 춤을 조금씩 비틀어 무대에 올린다. 무용단이 보여줄 레퍼토리는 화려한 의상과 다양한 춤사위가 특징인 정재 ‘학연화대처용무합설’(학무·연화대무·처용무)과 한국의 대표적 민속무용인 한영숙류 ‘승무’,‘태평무’,‘살풀이춤’. 주로 개인무로 추던 ‘승무’‘태평무’‘살풀이춤’을 솔로가 부각되는 군무 구성으로 변형시킨 점이 이번 공연의 큰 특징이다. 전통 춤사위는 그대로 보여주되 구성을 다르게 해 관객들이 다양한 춤 형태를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특히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할 살풀이춤은 김매자 춤의 창작적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는 춤. 첫 부분을 신문지 살풀이로 구성해 신문에 담긴 희노애락, 현실의 나쁜 액을 춤으로 풀어내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목원대 교수 이태백(장구), 국립국악관현악단원 이석주(피리),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수석 원완철(대금), 국립창극단원 이동훈(해금),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원 이정숙(가야금)의 연주가 춤판 분위기를 돋운다.(042)610-2282.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해발 3000m 이상의 험준한 고산들로 이루어진 일본 알프스. 유럽의 알프스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돌이 많아 남성적이고 거친 북알프스와는 달리 남알프스는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매력을 가지고 있다. 탤런트 임호, 장창훈과 함께 일본 남알프스의 장쾌한 능선을 오른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고지도 두 점을 소개한다. 우리나라 고지도와 최초의 서양지도에 표기된 독도를 통해 러일전쟁 이전, 독도가 무소유지였다는 일본의 주장이 거짓임을 입증한다. 이와 함께 검은색 바탕에 매화를 그린 특이한 병풍의 재미있는 비밀이 밝혀진다. ●대결!노래가 좋다(KBS2 오전 8시20분) R.ef의 성대현이 데뷔 15년 만에 첫 라이브 무대를 연다. 인기그룹 노이즈 출신의 한상일, 그룹 모닝의 래퍼 백보람, 요즘 한창 제3의 전성기를 맞은 유채영, 틴틴파이브 출신의 홍록기, 요정그룹 클레오의 채은정 등 아이돌 스타 출신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노래대결을 펼친다. ●늘 푸른 인생(MBC 오전 6시10분) 이맘때쯤이면 온통 불그레한 색채로 뒤덮이는 사과의 고향, 경북 영주시 부석면 우곡마을이다. 젊은 시절 음식인심이 후해 시어머니한테 ‘손 크다’는 타박을 많이 들었다는 김경남 할머니, 남편이 걱정할 정도로 소싯적에 한 외모했다는 이상숙 할머니의 이야기가 정겹고도 유쾌하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5분) 지방의 한 마을에서 소름끼치는 충격적인 영상이 촬영됐다. 세계언론도 이를 앞다투어 보도했다는데, 그 영상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1836년 네덜란드의 공동묘지. 험상궂고 심술맞게 생긴 한 남자가 그 곳을 배회하고 있었다. 그리고 7년 뒤 한 자선사업 단체에 모습을 드러낸 남자의 정체는? ●퀴즈 육감대결(SBS 오전 10시45분)방송계 최고 ‘브레인’과 최고 ‘얼짱’ 서경석·남규리의 만남. 소띠 커플, 이혁재·홍지민. 감미로운 목소리의 이재훈과 ‘고음불가’ 김나영,‘엉뚱 커플’ 유세윤·유 리, 불협화음 절대강자 김성수·지상렬, 나이가 많아 서러운 최고령 커플 변진섭·안혜경. 번뜩이는 재치와 노련한 육감만이 살 길이다. 과연 67대 ‘육감왕’은? ●희망풍경(EBS 오전 6시) ‘뇌성마비 장애인’이라는 말은 20년 넘게 강성국(29)씨를 따라다닌 수식어다. 물론 그는 지금도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퍼포머’,‘청년 예술가’란 별명도 새로 갖게 됐다. 단순히 장애를 극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장애를 매력으로 승화시킨 멋진 그를 만나 본다. ●인사이드월드(YTN 오후 5시30분)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와 과테말라 등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은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자연환경 보존을 위한 핵심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지역들은 정부의 지원 등으로 친환경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생물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각국의 노력들을 알아 본다.
  • [부고] 서양화가 이존수씨 별세

    서양화가 이존수씨가 18일 폐암으로 별세했다.64세. 경남 남해 출신으로 1980년 첫 개인전 이후 국내외에서 꾸준한 작품 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자연과 어우러진 물고기와 새, 호랑이 등 전통적인 동물을 과감한 구도와 색채로 그려왔다. 유족으로는 장남 세계(배너피아 과장), 딸 은경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의료원. 발인은 20일 오전 10시30분.(02)3430-0289.
  • 금천·서대문구 “담장을 예술로”

    서울시내 곳곳의 학교 담장이 공공미술작품으로 변신하고 있다. 금천구는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국제로타리 3640지구 금천지회와 협약을 맺고 ‘꿈꾸는 학교 만들기’를 주제로 독산동 독산초등학교 담장에 아름다운 벽화를 그린다고 11일 밝혔다. 금천미술협회원이 전체 밑그림을 그리고, 지역내 고등학교 미술동아리 학생들과 장애인 학생들, 구 자원봉사센터 봉사자들이 함께 벽화작업을 진행해 19일에 완성할 예정이다. 국제로타리클럽은 벽화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후원하고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금천구 관계자는 “지역내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무더운 날씨에도 400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작업에 참가해 지역 봉사 활동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도 홍제동 신연중학교 입구 담장을 장식하는 ‘동화가 있는 담장 갤러리 조성 사업’을 최근 완료했다. 담장 갤러리 조성사업은 가로 66m, 세로 1∼3m 옹벽을 타일벽화로 꾸미는 것으로 1500만원을 투입하고, 한달여간 작업해 완성했다. 벽화는 임옥상 공공미술연구소, 이화여대 색채디자인연구소, 서울시 디자인과 등 전문기관에 자문을 얻어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를 컨셉트로 디자인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일상이 반복되는 도시인에게 활력을 주고 학생들에게는 동화속 이야기를 통해 상상의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공공시설물 디자인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Beijing 2008] 최고·최대… ‘中國의 힘’ 과시

    [Beijing 2008] 최고·최대… ‘中國의 힘’ 과시

    “지난 3년 동안 피땀 어린 준비를 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5000년의 중국 문화를 짧은 시간 내에 담아내는 게 가장 어려웠다.” 장이머우(張藝謀·57) 감독은 첸카이거 감독 등과 함께 중국 영화의 존재를 세계에 알린 대표주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붉은 수수밭’,‘홍등’,‘국두’ 등으로 중국 현대사의 질곡을 날것으로 드러내 중국 정부의 미움을 샀다. 세계 곳곳에서 갈채를 받은 그의 작품이 정작 고국에선 상영금지 조치를 당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반체제 예술인으로 낙인찍힌 그가 중국인이 100년을 기다려 왔다는 베이징올림픽의 개·폐회식 총연출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영웅’,‘황후화’ 등 블록버스터를 찍으며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에서 중국을 ‘대변’하는 작가로 전향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역대 최고, 최대의 개·폐회식을 뽐내 중화의 위상을 높이려는 중국 지도부에 장이머우만 한 적임자는 없었을 것이다. 최근 그의 작품들은 중국인들이 끔찍히 아낀다는 붉은색 중심의 질펀한 색채의 향연에다 장대한 스케일을 보태며 중국의 우월성과 자존심을 고스란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장이머우 감독으로서도 1000억원을 쏟아붓고 2만여명을 투입, 중화 넘버원을 테마로 하는 블록버스터 흥행물을 65억 지구촌을 상대로 상영한 셈이 됐다. 예술의 자유를 억압하는 중국 정부와 손을 잡았다는 비난도 있지만 그는 “올림픽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평생에 한번 올까 말까 한 좋은 기회”라면서 “중국 인민을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Beijing 2008] ‘찬란한 문명’ 화려한 군무·디지털로 재현

    세계적인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총연출을 맡은 베이징올림픽 개회식 문화행사는 황허(黃河)문명으로 시작돼 5000년을 이어온 중국의 유구한 역사를 화려한 영상과 수천명의 군무, 첨단기법으로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오후 7시52분(이하 현지시간)에 시작해 9시7분까지 75분간 이어진 문화공연은 환희와 감동에서 출발해 전 인류의 희망으로 막을 내렸다. 눈이 부시도록 화려한 의상과 형형색색의 폭죽은 중국의 웅장한 역사를 담은 대서사시를 더욱 빛나게 했다. 다양한 색채를 띤 빛의 향연과 사람의 몸짓과 함께 어우러진 대서사시는 관객들과 지구촌 TV시청자들의 눈을 시종일관 사로잡았다. 2008명의 고수들이 베이징의 올림픽 주경기장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 등장해 중국 전통 타악기인 ‘부(缶)’를 두드리며 힘찬 시작을 알렸다. 흰색, 파란색 빛을 뿜어내는 북소리와 함께 카운트다운에 들어가 8시 정각이 되자 메인스타디움을 메운 9만 1000여명의 관중은 100년을 참아온 뜨거운 함성을 내질렀고, 수만 발의 불꽃이 베이징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악대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인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면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를 힘껏 외치며 세계를 향해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베이징 시내 29곳에서 솟아오른 폭죽은 발걸음을 옮기듯 메인스타디움으로 계속 다가오며 관객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이어 궈자티위창 내에서는 올림픽 오륜기가 입체적으로 세워지며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중국 내 56개 소수민족의 전통의상을 입은 224명의 어린이 합창단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들고 나와 단합의 이미지를 과시했고,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을 합창했다. ‘아름다운 올림픽’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문화 공연의 1부는 ‘찬란한 문명’이 테마였다. 제지술을 처음으로 발명한 중화 민족의 우수성을 잔잔하게 전하면서 두루마리로 말리는 장면으로 영상은 시작됐다. 곧이어 폭 147m에 달하는 거대한 두루마리가 실제 주경기장 한가운데 펼쳐지기 시작했다. 두루마리가 펴지자 그 위에 사람들이 올라가 인간 붓 역할을 하며 한 폭의 그림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손과 발이 두루마리를 스칠 때마다 중국 고유의 수묵화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이후 중국의 4대 발명품 가운데 하나인 활자인쇄술을 담아낸 공연이 이어졌다. 세계 유일의 상형문자를 사용하는 중국의 한자를 주제로 한 내용이었다. 수많은 활자판 속에 사람이 들어가 역동적이고 규칙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중국의 자랑거리인 한자의 변천 과정을 그려냈다. 특히 ‘화(和)’자의 변천 과정을 통해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제창한 ‘허셰(和諧·화합)’ 의지를 드러냈다. 공자의 3000제자로 분장한 공연단이 중국 고대의 책인 ‘죽간(竹簡)’을 들고 나와 ‘공자의 제자는 모두가 하나의 형제’라는 구절을 외치는 퍼포먼스로 올림픽은 세계인이 펼치는 화합의 축제임을 강조했다. 활자판들은 중국의 자랑거리인 만리장성으로 변모하며 갈채를 받았다. 이 공연이 끝나자 13개월 동안 구슬땀을 흘렸던 사람들이 활자판 밖으로 나와 해맑은 웃음을 드러내며 관중과 함께 호흡하기도 했다. 드넓은 바다와 대륙으로 가로지르는 비단길과 중국 전통 명화들이 두루마리 영상에서 펼쳐졌고, 중국 전통 음악인 ‘예악’이 관객들의 귀를 자극했다. 이어진 경극에서는 세계 8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진시황릉에서 1㎞가량 떨어진 유적지인 병마용을 표현해냈다. ‘영광스러운 시대’로 명명된 2부는 중국이 배출한 천재 피아니스트 랑랑과 5살 어린이 피아니스트 라무쭈의 협연으로 시작됐다. 정치·종교·인종적 갈등과 차별이 전혀 없는 미래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순서였다. 조선족·장족·위구르족 등 소수민족들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며 화합을 강조했다. 베이징의 옛 이름인 ‘연경’을 뜻하는 제비의 모습을 담아내는 군무가 함께 펼쳐졌다. 제비의 모습은 어느새 궈자티위창의 모습으로 바뀌며 탄성을 자아냈다. 이어 자연과의 조화를 상징하는 태극권 공연도 잔잔하게 이어졌다.2008명에 달하는 허난성 무술학교 학생들이 등장해 역동성을 불어넣기도 했다. 우주인이 베이징 밤하늘을 유영하며 등장한 뒤 궈자티위창의 바닥이 열리며 무게 16t, 높이 24m에 달하는 거대한 지구 모형이 떠올랐고, 와이어를 이용해 지구를 도는 지구인의 모습을 통해 역대 최장의 성화 봉송 과정을 재현하는 한편, 정치·종교·인종적 갈등과 차별이 전혀 없는 미래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jenuesse@seoul.co.kr
  • 지드래곤 “빅뱅 3집, 역대 앨범 중 최고”

    지드래곤 “빅뱅 3집, 역대 앨범 중 최고”

    8일 발매된 빅뱅 미니 3집 앨범의 베일이 벗겨졌다. 빅뱅은 7일 경기도 가평군에서 가진 미니 3집 앨범 발매 기념 프레스 파티에서 3집 수록곡과 타이틀 곡 ‘하루하루’의 뮤직 비디오를 전격 공개하며 3집의 아웃라인을 드러냈다. 지 드래곤은 이번 앨범의 변화에 대해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으며 다이시 댄스(Daish Dance)비롯한 외부 아티스트가 처음으로 빅뱅 앨범에 참여하면서 전체적으로 더욱 탄탄하고 깊어진 앨범”이라고 평했다. 타이틀 곡 ‘하루하루’는 시부야케이 장르의 선두주자인 다이시 댄스와 지 드래곤이 공동으로 만든 곡이다. 감성적이고 세련된 반주가 특징인 다이시 댄스의 음악적 색채에 파워풀한 빅뱅의 에너지를 넣어 완성한 곡이다. 지 드래곤은 “이번 미니 앨범은 지금껏 발매한 모든 앨범 중 가장 자신 있고 애착이 가는 앨범”이라며 “다른 멤버들이 다양한 활동에 전념하면서 나의 경우 휴식기를 가져 창착 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 좋은 곡들이 많이 탄생해서 정규를 낼까 미니앨범을 낼까 고민을 많이 했을 정도”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음반 팬매에 대한 기대에 대해서는 “실력있는 가수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요즘 음반시장이 활력을 얻고 있다.”며 “빅뱅의 경우 선주문 8만 5천 장이라는 좋은 소식이 있었기 때문에 10만장 대열에 합류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멤버들이 그간 각자의 분야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는 빅뱅의 다섯 멤버 모두가 서로 다른 색깔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팬들에게 어필했다.”며 “다섯 멤버가 ‘빅뱅’이란 이름으로 뭉쳤을 때에는 그 이상의 에너지가 발산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빅뱅은 오는 10일 SBS ‘인기가요’를 통해 컴백 무대를 갖는다. 이날 무대에서 빅뱅은 타이틀 곡 ‘하루하루’를 비롯해 3집 수록곡인 ‘인트로’와 ‘오 마이프렌드(Oh my friend) 등 총 세 곡을 부르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룰 예정이다. 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세계 최고 갤러리에 연이은 개인전 준비 전광영씨

    세계 최고 갤러리에 연이은 개인전 준비 전광영씨

    일일이 한지로 감싼 스티로폼 조각을 이어 붙여 독특한 조형감각을 구사해 온 중진 작가. 눈밝은 미술팬이라면 이쯤해서 대번 떠오를 이름, 전광영(64)이다. 그런 그가 요즘 큰 일을 하나 냈다. 아니, 하나가 아니고 줄줄이다. 뉴욕 로버트 밀러 갤러리(9∼10월), 미국 코네티컷 얼드리치 현대미술관(12월∼내년 5월), 일본 도쿄 모리미술관(내년 2∼3월). 웬만한 작가들에겐 평생 작품 한 점 걸어 보는 게 소원일 해외 저명 갤러리들의 전시가 줄서 있다. 로버트 밀러 갤러리는 장 미셸 바스키아, 루이스 부르주아, 쿠사마 야요이 등 세계적 작가들이 작품을 걸었던 공간. 얼드리치 미술관도 마찬가지다. 안젤름 키퍼, 솔 르윗, 줄리안 오피 등의 거장들이 거쳐갔다. 휘트니·구겐하임 미술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생존작가들의 작품만 걸기로도 유명하다. ●웬만한 작가들은 평생 한 점 걸어보기 힘들어 경기도 용인의 한적한 산자락에서 7년째 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가는 요즘 시쳇말로 ‘업’돼 있다. 그럴 만도 하다. 해외 초대전들은 후원자 하나 없이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어 챙긴 소득이다. 그런데, 전시 초대를 받은 기쁨도 잠시. 최근엔 그 넓은 전시공간을 뭘로 메우나 고민하느라 머리가 아프다. 도쿄 도심에 자리한 모리미술관 전시는 특히나 그렇다.“한개 층을 다 쓰기로 돼 있다.”는 그는 “검게 병든 현대인의 심장을 은유한 입체작품을 일단 내보낼 작정이며, 나머지는 좀더 고민해 봐야 한다.”며 웃어 보였다. 육십줄을 훌쩍 넘어선 나이. 작가는 “도박하는 심정으로 작품을 하고 있다.”고 했다. 홍익대 미대와 미국 필라델피아 대학원을 졸업했으나, 그는 한참 동안 무명작가였다. 한약 봉지에 착안한 지금의 작품 시리즈를 시작한 것은 1995년. 그해 미국 아트페어에서 주목받으면서 해외무대에서 먼저 ‘떴다’. 한지를 주요 오브제로 삼는 기본 틀거리는 유지하되 작품의 포인트에 빨강, 파랑 등 강렬한 색채를 동원하는 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한다.“뉴욕 화랑가엔 ‘5분 스타’란 말이 있는데, 창의적 정신 없이는 5분 이상 시선을 끌지 못한다는 뜻”이라는 작가는 “로버트 밀러 갤러리에 새 작품 ‘블루’(사진 아래)를 내놓기로 모험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미국 메이저 화랑들은 전시 오프닝 다음날 곧바로 다음 전시 얘길 꺼냅니다. 그렇지 않고 다음에 전화하겠노라 얼버무리면 10년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죠. 이번 ‘블루’ 작품은 그래서 도박하는 심정으로 내놓는 겁니다.” ●“죽도록 작품만 하겠다” 또 다른 미술실험 대표적 중진 작가로서 그는 최근 한국 미술시장 전반에 대한 문제도 솔직담백하게 짚었다.“최근엔 화랑이고 언론이고 할 것없이 모두들 중국작가 해바라기들을 하고 있어요.‘블루칩’이다 뭐다 아트페어에서 많이 파는 작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역량있는 작가, 좋은 작품을 발굴하는 미술시장의 혜안이 우선돼야 합니다.” 그러면서 세계적 스타작가로 부상한 중국작가 장 샤오강을 예로 들었다.1996년 시카고 아트페어에 자신과 함께 작품을 냈는데, 그때만 해도 아무도 제대로 주목하지 않았다는 것. 그런 그는 중국 정부의 체계적 전시지원, 언론의 후원 등으로 국제스타로 착착 발돋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청년작가보다 더 푸른 의지를 드러냈다.“목숨걸고 뛰겠다.”“죽도록 작품만 하겠다.”는 말을 몇번이나 되풀이하며 “다음 전시를 위해 한창 또 다른 미술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아름다운 간판 2008] 도시미관 아름답게

    도시미관 향상을 위해 ‘간판면적총량제’로 한 발 앞섰던 인천경제자유구역이 ‘경관상세계획’을 통해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경관상세계획은 조화로운 개발, 예측가능한 개발 등을 위해 ‘안전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관상세계획에는 ▲건축 ▲색채 ▲간판 ▲조명 ▲가로시설물 등 공간을 구성하는 5대 요소가 담겨 있다. 요소별 규제·권장사항도 명시돼 있다.●건축·색채 등 5대 요소 규제·권장 건축 부문의 경우 건물의 높이·형태·재질 등은 물론 보행자의 이동 경로를 감안해 출입구를 어느 방향으로 내야 한다는 위치까지 지정하고 있다. 또 아파트단지의 경우 학교 주변은 저층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외곽으로 갈수록 고층이 되는 ‘스카이 라인’도 형성돼 있다. 건물이 들어서는 단지(Zone) 전체의 조화와 균형을 중시한 것. 경관상세계획은 3차원 입체형상으로도 제작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송도(53㎢), 청라(18㎢), 영종(138㎢) 등 3개 신도시로 이뤄져 있다.3곳 면적을 합치면 서울 크기의 3분의1이다. 게다가 오는 2020년 개발이 마무리되는 초대형 장기 투자사업이다. 하지만 경관상세계획 때문에 전체적인 개발 방향은 물론 세부적인 개발 모습까지 미리 알 수 있는 예측가능한 개발이 되고 있다. 박수옥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디자인관리팀장은 “신도시 등을 개발할 때 토지이용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난개발을 막는 데는 허술한 측면이 있다.”면서 “토지이용계획의 관심이 전체적인 숲에만 치우치다 보니, 정작 숲을 이루는 나무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경관상세계획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어느 정도 보편화됐지만, 우리나라에서 체계적으로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모든 건축물은 심의 통과해야 현재 경관상세계획이 수립된 지역은 송도 신도시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국제업무지구이다. 비용은 25억원이 들었지만, 난개발 등 부작용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는 수단인 만큼 그 효용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따라서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도 경관상세계획을 수립 중이거나, 수립할 계획이다. 박 팀장은 “경관상세계획에 따라 미관에 문제가 없다면 현재 적용하는 간판면적총량제 상한선 이상으로 간판을 설치할 수도 있다.”면서 “경관상세계획은 간판면적총량제에 우선하는 제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경관상세계획을 무시한 채 건물을 마음대로 지을 수 있을까. 대답은 ‘불가능하다.’이다. 현재 높이 16층 이상이거나 면적 5000㎡ 이상 건물에 대해서만 건축심의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보다 작은 규모의 건물에 대해서는 사실상 규제 수단이 마땅치 않다. 하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는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경관심의위원회’가 운영된다. 도로·교량·육교 등 공공시설물을 포함한 모든 건축물은 경관심의위 심의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물론 심의 기준은 경관상세계획이다. 추한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도시디자인과장은 “공공디자인을 뛰어넘는 도시디자인을 위한 첫 단추”라면서 “현재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전 단계로 ‘도시경관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송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건국 60주년] 개헌논란… 외국 정치구조는

    [건국 60주년] 개헌논란… 외국 정치구조는

    프랑스 의회는 지난 21일 대통령의 권한을 현재보다 크게 강화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랑스 상·하원 합동회의는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나눠 가지는 ‘이원집정부제’에서 대통령에게 권한을 몰아주는 대통령 중심제 색채를 띠는 개헌안을 채택한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처럼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의 개편에 대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원집정부제,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중 하나를 채택 중인 세계 각국은 정치 상황에 따라 권력구조 개편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권력구조 모델의 장단점을 분석해 자국에 맞는 절충식 정부 형태로의 전환도 눈에 띈다.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에게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면서도 의원내각제 요소를 기본으로 하는 정부 형태다. 프랑스를 비롯해 핀란드,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포르투갈 등이 채택하고 있다. 국가에 따라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 대통령과 의회의 관계, 대통령 선출 방식에서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20세기 초일류 국가로 부상하면서 미국식 대통령제를 전파시켰다. 대통령과 의회 간의 독립, 대통령 직선제, 행정부와 의회 간의 겸직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러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필리핀, 인도네시아, 남아공 등 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국가들이 주로 운용 중이다. 의원내각제는 영국을 모델로 하고 있다. 의회의 내각불신임권과 내각의 의회해산권을 결합시킨 내각과 의회 간의 상호 의존 및 견제 관계, 의원과 내각 간의 겸직 허용, 의회 다수파의 의사에 따른 총리 선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유럽지역이나 영연방 또는 전통적인 군주제 국가들에서 주로 시행하고 있다. 고려대 이준일 법학과 교수는 “개헌을 통한 새로운 권력구조 개편은 외국 선진국들의 제도를 충분히 검토한 뒤 다음 세대까지 고려하는 측면에서 신중하고 장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최태환칼럼] 단청 빨강, 서울의 향기

    [최태환칼럼] 단청 빨강, 서울의 향기

    지난달 말 스페인 국민들은 열광했다.2008 유로 축구선수권 대회의 우승컵을 들었다.40년만이었다. 스페인 전역에 특유의 노랑과 주황의 물결이 넘쳤다. 비슷한 시기였다. 프랑스 파리에선 푸른 에펠탑이 밤하늘을 싱싱하게 물들였다.EU 순회의장국이 된 것을 자축하는 빛의 축제였다. 주제는 달랐지만 세계인을 감동시킨 색채의 향연이었다. 빛의 교향시였다. 두 나라의 상징색과 빛의 물결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아 있다. 얼마전 서울시가 단청 빨강을 시의 상징색으로 정했다. 시는 단청 빨강엔 조선과 배달민족의 이미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조선(朝鮮). 글자 그대로 아침의 맑고 깨끗함이다. 밝고 붉음은 배달민족의 상징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부적, 연지곤지, 팥죽, 색동저고리의 색감도 첨가됐다. 현대의 적벽돌, 붉은 악마의 이미지 역시 단청 빨강을 탄생시킨 조연이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단아한 단청 빨강의 자취를 만나긴 쉽지 않다. 경복궁을 중심축으로 한 서울 시내도 마찬가지다. 광화문에서 남대문에 이르는 길은 서울의 상징 가로다. 대한민국 수도의 심장부다. 조선조 개국의 얼이 숨쉬는 곳이다. 하지만 전통의 건축물은 드물다. 성한 곳이 별로 없다. 여기저기서 재건축·리모델링이 한창이다. 가림막 속의 광화문, 남대문은 지금 흔적도 없다. 정부 중앙청사 앞 광화문 광장, 서울시 청사 모두 공사가 한창이다. 대형 크레인 등 각종 건축 장비의 굉음이 요란하다. 역사적 건축물이라곤 덕수궁만이 홀로 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광화문·남대문이 제 모습을 찾는다 해서, 서울의 전통 이미지가 도드라질 것 같지도 않다. 광화문 일대 현대 건축물 가운데 그나마 세종문화회관이 옛 이미지를 담았다. 시원한 배흘림 기둥이나 한옥 처마, 봉덕사종 비천상 무늬 등을 건물 전체에 기하학적으로 접목했다. 그래서인지 차가운 석조 건축물이지만 편안하다. 한밤의 건물 조명은 우리 전통 건축의 단아함과 품위를 새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서울은 회색빛이다. 도시의 표정에 윤기가 없다. 프랑스의 공공디자인 전문가 도르브는 “서울은 딱딱하고 차갑고 기계적인 도시라는 인상이 강하다.”고 했다. 도르브팀은 서울시와 공동으로 서울의 공공디자인 프로젝트 전시를 준비 중이다. 올해 3차례 우리나라를 방문해 서울 청사 주변과 남산, 명동, 강남 등을 둘러봤다. 그는 도시에 인간미를 불어넣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4대문 안으로 넓혀 둘러봐도 마찬가지다. 옛 사람들의 자취를 느끼게 하는 역사 건축물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나마 남아 있는 건축물도 뒤틀리고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 어지러운 펜스에 갇힌 사직단(社壇)이나 고립된 섬이 된 동십자각은 쳐다보기조차 민망하다. 창경궁 집춘문이 100년만에 곧 개방된다고 한다. 조선조 때 왕실이 문묘·성균관 나들이 때 쓰던 전용문이다. 왜 이제야 개방될까. 천박한 역사 인식과 무관심의 작은 단면이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도시는 황량하다. 영혼 없는 사람들의 천박한 삶터일 뿐이다. 서울역사, 명동성당, 한국은행, 성공회 서울성당, 서울시 청사 등 일제 때 건축물이 서울의 기념비적 얼굴이 된다면, 너무나 참담하지 않은가. 서울이 더 이상 향기 없는 천박한 도시가 돼선 곤란하다. 단청 빨강이 역사 도시 서울을 만드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논설실장 yunjae@seoul.co.kr
  • 중남미의 정열 서울을 녹이다

    중남미의 정열 서울을 녹이다

    추적추적 장맛비가 내리던 지난 25일 오후.‘20세기 라틴아메리카 거장전’의 개막식이 열린 덕수궁 미술관 곳곳은 라틴계 사람들이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었다. 대형 기획전이라지만, 출신국 관계자들이 그렇게까지 성원하기는 드문 일이었다. 따져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전시는 애당초 ‘그들’의 발의로 시작됐다. 한국 주재 남미권 대사들의 “유럽 미술만 미술이 아니다.”라는 제언에서 출발, 그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국립현대미술관이 작품 선정 작업에 나섰던 것. 미술계가 지나치게 서유럽 편향적으로 흘러왔다는 자성을 토대로 한 전시에는 멕시코, 브라질, 베네수엘라, 페루, 콜롬비아, 칠레 등 중남미 16개국의 거장들이 총동원됐다. 라틴 대표작가 84명의 작품이 무려 120여점. 세계미술사에 멕시코 르네상스를 이끈 트로이카로 기록된 디에고 리베라, 호세 클레멘테 오로스코, 다비드 알파로 시케이로스 등이 포함됐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미술학도가 아니고서야 이 이름들을 기억할 리 만무할 터. 일반 관람객들에겐 뭐니뭐니해도 영화화되기도 했던 디에고 리베라와 그의 부인 프리다 칼로의 존재가 가장 반가울 듯하다. 프리다 칼로의 작품은 7점이 와 있다. 라틴 현대 미술을 보여주는 전시는 크게 네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멕시코 혁명으로 불붙어 중남미 전체로 확산된 ‘벽화운동’, 서유럽 식민지 아래서 끊임없이 정체성을 고민한 흔적을 추적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정체성’, 프리다 칼로의 작품세계를 통해 널리 알려진 라틴 초현실주의 계보를 짚어보는 ‘개인의 세계와 초현실주의’,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발전과 함께 꽃핀 기하추상 운동을 살펴보는 ‘구성주의에서 옵아트까지’ 등이다. 전체 맥락을 먼저 이해한 뒤 1,2층을 둘러보면 남미 현대미술을 개괄해보는 데 크게 부족함이 없다. 남미 벽화운동의 선구자로 통하는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은 전시 초입에서부터 눈길을 끈다. 백인지배자들에 대항해 인디오와 메스티소들의 권익 옹호를 위해 일어난 멕시코 혁명은 삽시간에 새로운 민중예술을 구현하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으로 이어졌다. 벽화는 당시 변혁운동의 일환이었던 것. 옥수수 가루를 파는 멕시코 노동자 계급의 여인을 그린 디에고 리베라의 ‘피놀레 파는 여인’이 대표작이다. 황색의 군복, 청회색의 노동복 등 색채 대비를 통해 힘의 대립관계를 극명히 보여주는 시케이로스의 ‘5월1일 행진’을 비롯해 화폭 가득 굵고 단순한 선이 꿈틀거리는 오로스코의 ‘손’‘죽음과 부활’ 등도 선보인다. 고통스러운 자의식을 초현실주의 화법으로 묘사했던 프리다 칼로의 수채화 ‘코요아칸의 프리다’와 유화 ‘미겔 N. 리라의 초상’, 동글동글한 선으로 대상을 희화화시킨 콜롬비아 초현실주의 작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시인’ 등도 주목해볼 작품. 가벼운 붓터치보다는 원색을 쓰더라도 장중하고 역동적인 감상을 안긴다는 점이 라틴미술의 전반적인 특징이다. 유럽과 원주민 문화가 결합된 묘한 혼혈정서가 작품 곳곳에 스며 있다는 점도 챙겨볼 만하다 . 기혜경 학예연구사는 “20세기 초반부터 1970년까지의 라틴 대표작들이 엄선됐다.”면서 “식민지배의 경험, 모더니즘과 전통의 충돌과 화해 등을 거친 남미의 현대미술에서 우리의 모습을 성찰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11월9일까지. 성인 1만원, 청소년 8000원, 초등학생 6000원(덕수궁 입장료 포함).(02)368-1414.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조선시대 천재화가 3인 재조명

    조선시대 천재화가 3인 재조명

    EBS ‘다큐프라임’은 조선시대 대표 화가 3인을 조명한다. 사실적인 풍속화로 천재성을 떨친 김홍도, 색(色)으로 시대를 신랄하게 풍자한 신윤복,19세기 개화기의 운명을 기록한 김준근의 삶과 작품을 분석하는 것.‘조선의 프로페셔널-화인(畵人)’ 3부작은 28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오후 11시10분에 방영된다. 첫날 1부 ‘풍속화, 조선을 깨우다’는 단원 김홍도 편이다. 그는 18세기말 다양한 생활현장과 생생한 민중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 조선에 본격적인 풍속화의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행적을 더듬어 올라가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된다. 궁중 최고의 화가로 정조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던 것. 그런 그가 어떻게 일반 서민들의 풍속에 관심을 가지게 됐을까. ‘씨름도’ 등 작품의 화풍을 비교해보며 그의 천재성을 짚어본다. 29일 2부 ‘여인과 색깔, 조선을 흔들다’는 혜원 신윤복 편. 그의 대표작 ‘기방무사’는 갑작스레 외출에서 돌아온 기생 때문에 당황해, 무더운 날씨에 기생의 계집종과 함께 두꺼운 이불로 몸을 급하게 가린 우스꽝스러운 양반의 모습을 담았다. 또 ‘유곽쟁웅’은 기생을 놓고 웃통까지 벗은 채 싸움을 벌이는 양반의 모습을 희화화했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 이같은 파격적 화풍은 당시로선 충격이었다. 지금까지도 신윤복은 향락적인 풍속에만 주목한 화가로 비쳐져 왔다. 하지만 정말 그랬을까. 채색의 농담(濃淡)을 철저히 고려한 탁월한 미의식, 화려한 색채를 구사한 그만의 기법과 색재료의 정체, 근엄한 척하지만 기생들과의 유흥에 빠진 양반들의 이중성을 비판한 풍자정신 등도 함께 들여다본다. 30일 3부 ‘조선풍속화, 세계를 거닐다’는 19세기말 조선의 화가 기산 김준근의 세계를 다룬다. 단원이나 혜원에 비해서는 덜 알려진 이름이지만, 사실 그는 세계적 수준의 화가로 꼽힌다. 그의 그림은 세계 10여개국에 1190여점이 퍼져 있을 정도다. 그는 과연 누구이며, 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일까. 그의 풍속화는 세계가 조선을 알아가는 밑바탕이 됐다. 서양 사람들은 기산이란 낙인이 찍힌 그림을 사진보다 더 선호했다. 하지만 그의 세계는 베일에 싸여 있다. 김준근이란 가명으로 여러명의 화가들이 그림을 공동제작했다는 설, 근대 번역소설 ‘천로역정’의 삽화가라는 설 등이 난무하는 건 그래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베이징올림픽 D-15] ‘반바지’ 혹은 ‘뒤틀린 도넛’

    [베이징올림픽 D-15] ‘반바지’ 혹은 ‘뒤틀린 도넛’

    올림픽 덕에 이제 베이징도 런던의 빅벤, 파리의 에펠탑,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처럼 도시 이미지를 압축하는 랜드마크를 갖게 됐다. 선수단과 응원단, 관광객의 눈길을 단박에 사로잡을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신사옥이 베이징의 새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다고 미국의 신문·출판 종합업체 매클래치 인터넷판이 최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베이징 시내 어느 곳에서나 바라보는 이들이 약간 어지럼증을 느낄 정도로 뒤틀린 모양새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또 49층짜리 건물의 35층 이하 일부가 뻥 뚫리게 지어졌고 36층부터 꼭대기층까지는 수평으로 연결돼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지어진 많은 건물과 경기장 가운데 가장 몽툭해 보이면서도 가장 과감한 설계를 자랑하고 있다. 올림픽주경기장이 ‘새 둥지’, 수영경기장이 ‘워터큐브’란 별명으로 불리듯 이 건물은 ‘반바지’ 또는 ‘뒤틀린 도넛’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 설계를 맡은 네덜란드 건축가 렘 쿨하스는 이 건물을 “모난 불가사의(angular marvel)”라고 지칭하며 “마천루의 황홀한 재창조”라고 자랑했다고 매클래치는 전했다.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 건물 공사비로는 8억달러(약 8000억원)가 투입됐으며 지진에 취약한 베이징의 지반을 감안해 철강만 무려 1만t이 들어갔다. 다만 집권 중국공산당의 선전기구인 CCTV 사옥에서 중국 특유의 색채를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고 매클래치는 전했다.2002년 쿨하스의 응모작을 당선작으로 뽑았던 홍콩의 건축가 로코 임은 “지금 이 순간 미래로 나아가며 불가능에 도전하는 이 나라의 정신을 오롯이 새겼다.”며 “에펠탑이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도 처음엔 시민들의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지구촌의 랜드마크가 됐다.”며 이 건물이 사랑받을 것을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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