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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소하면 네 가족 다 죽이겠다” 대놓고 협박… 불법 소지품 뺏기자 교도관 허벅지 걷어차

    “출소하면 네 가족 다 죽이겠다” 대놓고 협박… 불법 소지품 뺏기자 교도관 허벅지 걷어차

    자해 난동 말리자 볼펜 휘둘러 식판으로 교도관 머리 가격도 폭행 반복하는 수용자들 많아‘강력범 집합소’로 악명 높은 경북 청송군의 경북북부2교도소. 그곳에선 수용자가 교도관을 때려 감옥살이를 더 하는 일이 해마다 반복된다. 2020년 6월 안경다리를 삼켜 병원에 입원한 한 재소자는 곁에 있던 교도관 얼굴에 침을 뱉고 물건을 던졌다. 같은 해 8월엔 손톱깎이 등을 삼켜 치료를 받던 재소자가 한 달 입원 기간 교도관 4명을 폭행했다. 지난해 9월엔 자해 난동을 부리던 한 재소자가 이를 말리는 교도관을 주먹과 발로 때리고 볼펜을 휘둘렀다. 이들 셋은 모두 재판에 넘겨져 징역 6개월이 추가됐다. 교도관은 수용자 간 폭력이나 자해·극단적 선택 등 각종 교정 사고를 막는 관리자이지만 때론 그 자신이 폭력의 피해자가 된다. 28일 서울신문이 분석한 최근 1년 법원에서 확정된 70건의 교도관 폭행사건 판결문에는 교정공무원이 처한 열악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체 70건 중 67건은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함께 적용됐고 법원에서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피해 교도관 대부분은 정당한 업무 수행을 하다가 피해를 입었다는 뜻이다. 전남 목포교도소에 수감된 A씨는 불법 소지품을 뺏긴 일로 화가 나 교도관의 머리를 때리고 허벅지를 걷어찼다. 욕설을 하고 물병에 담겨 있던 물까지 뿌리며 “나는 출소가 얼마 안 남아 괜찮다”고 거들먹대던 그는 결국 그 일로 징역 1년을 더 살게 됐다. 서울남부구치소의 재소자 B씨는 밤늦은 시간에 반찬통을 내던지며 난동을 부렸다. 교도관이 다가와 “조용히 취침하라”고 말하는 순간 문 사이로 손을 뻗어 교도관의 머리채를 잡았고 보호장비를 착용시키려 하자 발로 교도관을 걷어찼다. 교도관 2명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B씨에겐 징역 1년 10개월이 선고됐다. 보호실 수용에 반발해 옷을 모두 벗고 괴성을 지르는 재소자를 진정시키려고 들어간 한 교도관은 팔목을 물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또 다른 곳의 교도관은 ‘식판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바꿔 달라’는 요구를 거절했다가 식판으로 머리를 가격당했다. “권총으로 쏴 죽인다”, “출소하면 네 가족을 다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은 교도관들도 있다. 공무집행방해는 대법원 양형기준의 가중처벌 요소로, 일반 폭력범죄보다 무겁게 처벌한다. 실제로 총 70건 사건 중 64건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벌금형과 징역형의 집행유예는 각각 2건과 4건에 그쳤다. 그런데도 재범을 반복하는 수용자들이 적지 않다. 수용자 폭행사건을 맡았던 한 판사는 “(이 같은 사건은) 교도관 개인의 피해를 넘어 교도 인력의 불필요한 낭비와 교도 행정의 질서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 “출소하면 죽는다” 욕하고 때리고···교도관은 출근이 두렵다 [매 맞는 교도관]

    “출소하면 죽는다” 욕하고 때리고···교도관은 출근이 두렵다 [매 맞는 교도관]

    ‘강력범 집합소’로 악명 높은 경북 청송군의 경북북부2교도소. 그곳에선 수용자가 교도관을 때려 감옥살이를 더 하는 일이 해마다 반복된다. 2020년 6월 안경다리를 삼켜 병원에 입원한 한 재소자는 곁에 있던 교도관 얼굴에 침을 뱉고 물건을 던졌다. 같은 해 8월엔 손톱깎이를 삼켜 치료를 받던 재소자가 한달 입원 기간 동안 교도관 4명을 폭행했다. 지난해 9월엔 “나 오늘 죽는다”며 자해 난동을 부리던 한 재소자가 이를 말리는 교도관들을 주먹과 발로 때리고 볼펜을 휘둘렀다. 이들 셋은 모두 재판에 넘겨져 징역 6개월이 추가됐다. 교도관은 수용자 간 폭력이나 자해·극단 선택 등 각종 교정 사고를 막는 관리자이지만, 때론 그 자신이 폭력의 피해자가 된다. 28일 서울신문이 분석한 최근 1년 법원에서 확정된 70건의 교도관 폭행 사건 판결문에는 교정공무원이 처한 열악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체 70건 중 67건은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함께 적용됐고 법원에서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피해 교도관 대부분은 정당한 업무 수행을 하다가 피해를 입었다는 뜻이다.목포교도소에 수감된 A씨는 불법 소지품을 뺏긴 일로 화가 나 교도관의 머리를 때리고 허벅지를 걷어찼다. 욕설에 물병에 담겨있던 물까지 뿌리고 “나는 출소가 얼마 안 남아 괜찮다”고 거들먹대던 그는 결국 그 일로 징역 1년을 더 살게 됐다. 서울남부구치소의 재소자 B씨는 밤늦은 시간에 반찬통을 내던지며 난동을 부렸다. 교도관이 다가와 “조용히 취침하라”고 말하는 순간 문 사이로 손을 뻗어 교도관의 머리채를 잡았고, 보호장비를 착용시키려 하자 발로 교도관들을 걷어찼다. 교도관 2명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B씨에겐 징역 1년 10개월이 선고됐다. 보호실 수용에 반발해 옷을 모두 벗고 괴성을 지르고, 대변을 바닥에 묻힌 재소자를 진정시키려 들어간 인천구치소의 한 교도관은 팔목을 물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또 다른 곳의 교도관은 ‘식판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바꿔달라’는 요구를 거절했다가 식판으로 머리를 가격 당했다. “권총으로 쏴죽인다”, “출소하면 네 가족을 다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은 교도관들도 있다. 공무집행방해는 대법원 양형기준의 가중처벌 요소로서 일반 폭력범죄보다 무겁게 처벌한다. 실제로 총 70건 사건 중 64건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벌금형과 징역형의 집행유예는 각각 2건과 4건에 그쳤다. 그런데도 재범을 반복하는 수용자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2월 교도관 폭행 혐의로 실형을 받은 뒤 9개월 만에 또 교도관을 때린 C씨는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4차례 동종 전과가 있던 D씨는 교도관의 치아를 부러뜨려 지난 5월 대전지법에서 징역 8개월이 확정됐다. 수용자 폭행 사건을 맡았던 한 재판부는 “(이 같은 사건은) 교도관 개인의 피해를 넘어 교도 인력의 불필요한 낭비와 교도 행정의 질서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 [포착] 이게 전부 매미?…꽃매미의 ‘침공’ 받은 美 현재 상황(영상)

    [포착] 이게 전부 매미?…꽃매미의 ‘침공’ 받은 美 현재 상황(영상)

    꽃매미 무리가 미국 뉴욕 거리를 뒤덮으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고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주 등 일부 지역을 뒤덮은 꽃매미는 매미목 꽃매미과의 곤충으로, 한국에서는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에 등록된 곤충이다. 날개에 검은색과 붉은색, 흰색의 무늬가 어우러져 있어 꽃처럼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곤충계의 황소개구리로 불리기도 하는 꽃매미는 중국 열대지역에서 들어온 외래생물이다. 나무의 잎이나 가지에서 수액을 빨아먹는 흡즙성 해충으로 나무에 붙어 배설물을 내뿜고, 그을음이라는 병균까지 퍼트린다. 이 때문에 꽃매미 떼가 출몰하면 과수 피해가 상당하다.미국 곳곳에 나타난 꽃매미 무리의 규모는 상상 이상이다. 수천 마리로 추정되는 꽃매미가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떨어져 있거나, 나무를 빽빽하게 뒤덮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에 뉴욕과 인근 지역 행정당국은 꽃매미 무리와 관련해 ‘발견하면 죽이자’, ‘밟아서 없애라’ 등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SNS에는 시민들이 꽃매미를 밟거나 해충제를 뿌려 퇴치하는 모습의 동영상이 다수 업로드되기도 했다.뉴욕주의 경우 포도 생산량이 많은 지역인만큼, 꽃매미 확산이 과수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뉴욕주 당국은 해충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꽃매미의 서식지 등을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연방 농무부에 문제 해결을 요청한 상태다. 펜실베이니아주는 꽃매미가 발견된 지역을 검역구역으로 지정해 성충이나 알을 옮길 수 있는 묘목 또는 통나무의 이동을 엄격하게 규제했다. 일각에서는 당장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꽃매미를 죽이는 게 잔혹한 일이라며 뉴욕주 당국의 캠페인을 비난했다. 필라델피아의 한 시민은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양심에 따라 꽃매미를 죽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뉴욕 시민도 “(밟거나 해충제로 마구 죽이는 것이) 과한 처사라고 느껴진다”고 덧붙였다.뉴욕주 당국 관계자는 “다채로운 색깔을 가지고 있으며 해가 없어 보이는 꽃매미를 죽이는 걸 주저하는 시민들을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꽃매미는 주요 작물에 피해를 주고, 식량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꽃매미는 한국에서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돼 있다. 지난 1일 강원도농업기술원과 도내 지자체에 따르면 미국선녀벌레와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 등이 지난달부터 도내 농경지와 산간에 출몰해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이들 해충은 최근 몇 년간 발생이 주춤했으나 지난 겨울 고온 현상과 봄 가뭄 등으로 인해 올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검찰 발달장애인 아동 추행사건 불기소

    검찰 발달장애인 아동 추행사건 불기소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발달장애인의 아동 추행사건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피의자가 사물 변별 또는 의사 결정 능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장애 2급인 A(20)씨는 지난 1월 28일 대구의 한 놀이터에서 B(9)양 엉덩이를 손으로 1차례 툭 치고 지나갔다. B양은 이를 자기 어머니에게 말했고 B양 어머니가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B양 진술과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해 A씨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가 있다며 기소 의견으로 대구지검 서부지청에 송치했다. 이 사건 기록을 검토한 담당 검사는 A씨가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으로 돼 있었다. 또 A씨 어머니는 A씨가 2007년 자폐로 장애 2급 판정을 받았고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며 좋아하는 색깔이나 냄새, 무늬에 몰입해 툭 치는 경우가 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담당 검사는 장애가 있는 A씨가 성에 대한 개념을 인식하고 범행했는지 의문이 들어 그와 면담한 후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에 A씨에 대한 임상심리평가를 의뢰했다. A씨와 보호자를 만나본 대검 전문 임상심리평가 분석관은 A씨가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고 성적인 개념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지적 능력이 없어 성 관련 이해도와 판단 능력이 현저히 낮다고 평가했다. 이에 담당 검사는 B양 어머니에게 A씨 상황을 설명했고 B양 어머니는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보였다. B양 어머니는 B양이 평소처럼 잘 지내고 있다며 A씨가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 정신 장애가 있다고 짐작했었다고 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대구시와 연계된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 치료 등 지원을 의뢰했다.
  • 제니, 이번엔 ♥뷔 집…사생활 유출 심각

    제니, 이번엔 ♥뷔 집…사생활 유출 심각

    방탄소년단 뷔와 블랙핑크 제니의 열애설이 의심되는 사생활 사진이 또 유출됐다. 25일 각종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뷔와 제니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셀카 사진이 확산됐다. 사진 속 남녀는 색깔이 다른 헐렁한 팬츠에 흰색 티셔츠로 은근한 커플룩을 연출했다. 제니로 추정되는 여성은 한 손에 핸드폰을 들고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셀카를 찍고 있다. 이 사진이 뷔와 제니로 추정되는 이유는 사진 속 배경 때문이다. 현관 앞으로 보이는 장소는 뷔가 종종 셀카를 게재하는 뷔의 집이다. 제주도에서부터 대기실까지 뷔와 제니로 추정되는 커플 사진이 연이어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은 열애설에 대해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뷔는 지난 24일 화보 촬영차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으며, 제니는 이날 블랙핑크 멤버들과 함께 MTV어워즈 일정을 위해 뉴욕행 비행기를 탄다.
  • “비 올라치면 빗방울만 쳐다봐… 기상이변 잦아 최근엔 6㎜짜리 관측도”[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비 올라치면 빗방울만 쳐다봐… 기상이변 잦아 최근엔 6㎜짜리 관측도”[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최근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기상이변과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기상청 기상레이더센터는 날씨와 관련한 방대한 레이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일기예보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권수현(사진) 기상연구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빗방울을 연구하는 공무원이다. 대학 입학 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5년 넘게 빗방울 연구라는 한길을 걷고 있다. 주변에서 “빗방울과 사랑에 빠졌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빗방울 연구에 매진하는 권 연구사를 인사혁신처 도움을 받아 23일 만났다. -빗방울 연구에 대해 설명한다면. “정식 직책은 기상연구사이다. 그런데 빗방울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니 별명이 ‘빗방울연구사’라고 하더라. 말 그대로 빗방울 모양과 실제 비가 내리는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일이다. 기상레이더는 전파를 발사해 강수입자에 부딪혀 산란돼 되돌아오는 신호를 분석해 구름의 위치, 이동속도 등을 관측하는 장비다. 레이더가 강수입자를 관측하는데, 이 강수입자가 흔히 말하는 빗방울이다. 빗방울이 얼마나 크게, 얼마나 많이 모이는지, 낙하속도는 어떻게 되는지 분석하면 비가 얼마나 올지도 판단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1년 내내 빗방울만 쳐다보는 일을 한다.”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 “간단하게 말하면, 출근해서 기상레이더 관측자료를 확인하고 분석하다 퇴근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관측자료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관련 논문과 보고서를 읽고 쓰는 것도 중요하다. 구름이 없는 맑은 날에는 예전 자료를 분석하거나 기술개발 관련 업무도 한다. 쉽게 말해서 비가 올 때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비가 안 올 때는 연구개발을 하는 일과라고 보면 된다. 비가 올때는 강수분석으로 바쁘고, 봄. 가을에는 예보지원을 위한 연구개발로 바쁘다. 사실 눈 입자도 같이 연구한다. 상공에 있는 얼음 입자가 떨어지면서 녹은 게 빗방울이기 때문이다. 눈과 비를 제대로 구분해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한데, 사실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같은 온도라도 습도나 다른 조건에 따라 눈이 될 수도 있고 비가 될 수도 있다.”-빗방울 크기와 특징을 분석하면 날씨를 예측할 수 있나. “대체로 빗방울이 크면 더 큰비가 내린다. 비가 많이 온다고 하면 그건 비 자체의 양이 많을 수도 있고 빗방울이 클 수도 있다. 빗방울은 지름이 보통 0.2~8㎜가량 된다. 학계에선 0.2㎜보다 작으면 빗방울이 아니라 구름 입자로 간주한다. 가장 자주 관측되는 빗방울 지름은 2㎜다. 대략 약한 비는 지름 1㎜, 세차게 내릴 때는 3~4㎜라고 보면 된다. 최근 중부지방 집중호우에선 6㎜까지 관측했다. 미국에서 연구한 걸 보면 2006년 앨라배마에서 지름이 9.1㎜나 되는 빗방울도 있었다. 2012년 오클라호마에선 9.7㎜까지 갔는데, 당시 빗방울 내부가 얼음이었다.” -기상레이더는 어떤 장비인가. “기상레이더는 500m에 하나씩 측우기를 배치해 놓은 것과 같은 효과로 높은 공간 해상도로 강수를 관측할 수 있으며, 5분마다 한 번씩 관측자료를 갱신한다. 기상레이더는 1922년 개발돼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급속하게 발전했다. 적의 항공기나 선박을 탐지할 목적으로 개발된 군용 레이더가 전쟁 뒤 기상용 레이더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선 1969년 11월 기상레이더를 서울 관악산에 설치한 게 최초다. 지금은 백령도에서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기상레이더 관측망을 운영하고 있다.”-최근 기상이변이 잦은데. “빗방울 크기 자체가 예전보다 커졌다. 비가 한 번 내릴 때 더 많은 비가 내린다는 의미다. 열대까진 아니지만 소낙성 강우가 잦아졌다. 지름 5㎜가 넘는 빗방울을 관측한 횟수가 2014년엔 67회였는데 지난해엔 104회나 됐다. 최대 관측직경 역시 2014년에는 6.3㎜였는데 지난해엔 7.9㎜나 됐다.” -기상 예측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겠다.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예보가 맞니 틀리니 하는 얘기는 항상 듣고, 아무래도 사람 기억이라는 게 일기예보 틀린 것만 기억하기 마련이니까. 기상청 직원들 소풍날엔 비가 온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으니. 대학원에서 대기과학을 전공했는데, 우리 대학원생들이 놀러 가면 비가 내린다는 농담도 했다. 변명을 하자면 일기예보라는 게 정말 어려운 작업이다.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더 어렵다. 기상레이더만 보면 우리나라 기술력이 선진국 수준에 거의 근접했고, 레이더 자료 품질관리와 강수량을 추정하는 영역 등은 선진국 중에서도 잘하는 축에 든다. 그저 기상연구사나 예보관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건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 오는 날을 어지간히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업무 같은데. “2006년에 대학에 입학한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빗방울만 쳐다보고 있다. 박사학위 논문도 빗방울을 주제로 썼다. 대학에서 기상레이더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첫인상이 딱 ‘와 예쁘다’였다. 색깔도 알록달록하고 구름 모양이나 움직임 하나하나가 그렇게 매력적일 수가 없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아무 생각 없이 반려동물만 바라보고 있으면 행복한 느낌과 비슷하다. 빗방울과 사랑에 빠졌다는 말도 듣는다. 그러다 보니 대학원에서 레이더 및 미세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국립기상과학원을 거쳐 2018년부터 기상레이더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기상레이더센터가 대전으로 이전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2026년까지 정부대전청사로 완전 이전할 예정이다. 기상레이더센터는 2010년 4월 기상청 소속기관으로 설립됐다. 레이더지원팀, 레이더운영과, 레이더분석과로 구성돼 있고 전국 14대의 기상레이더(현업용 10대, 시험용 1대, 연구용 3대)를 관리·운영한다.”
  • SPC삼립, ‘그릭슈바인 캔햄’·‘빚은 추석’ 선물세트

    SPC삼립, ‘그릭슈바인 캔햄’·‘빚은 추석’ 선물세트

    SPC삼립이 다가오는 한가위를 맞아 ‘그릭슈바인 캔햄’ 선물세트와 ‘빚은 추석’ 선물세트 35종을 선보였다. 먼저 그릭슈바인 캔햄으로는 국내산 돼지를 저온숙성한 ‘그릭슈바인 캔햄 선물세트’와 포도씨유, 천일염, 참기름 등을 혼합한 ‘그릭슈바인 복합 선물세트’ 등이 있다. ‘동물복지 돼지로 만든 햄 선물세트’도 있다. 동물복지 축산인증 농장에서 건강하게 키운 돼지만을 사용한 캔햄으로, 돈육 90% 이상을 함유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기존 동물복지 캔햄 대비 염분을 36% 낮춘 저염도 캔햄으로 구성한 ‘동물복지 돼지로 만든 햄 라이트 선물세트’도 선보였다. 빚은 추석 선물세트로는 ‘송편세트’, ‘한과세트’, ‘찰떡세트’ 등 1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가격대를 갖췄다. 대표적인 추석 선물세트인 ‘송편세트’는 국내산 쌀에 모시, 호박, 자색고구마, 도토리 등을 넣어 만든 송편과 함께 찰떡, 만주 등을 구성했다. 5가지 색깔의 ‘오색송편’, 동부 앙금을 넣은 ‘모시잎송편’ 등은 1kg 단위로 별도 판매한다. 떡 세트 외에도 한과 세트로 ‘양갱세트’, ‘전병세트’, ‘만주세트’ 등이 있다. 차례상을 간편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찹쌀산자, 약과, 제수편, 식혜 등 상차림 제품도 있다. 설기, 찰떡, 송편 등으로 구성한 ‘실속형 송편 답례 세트’는 2000원에서 6000원대로 만날 수 있다.
  • 당신의 심장, 왜 뛰나요… 1인 16역 열연으로 묻다

    당신의 심장, 왜 뛰나요… 1인 16역 열연으로 묻다

    불빛 하나 없는 극장 안. 무대와 객석의 경계마저 어둠이 삼킨 가운데 심장 소리가 요동친다. 고막이 터질 것처럼 강렬했던 소리는 잠시 후 파도 소리에 바통을 넘겨준다. 조명이 켜지고 화면에 산산이 부서지는 포말이 보인다. 그리고 무대 위의 단독자, 그가 서 있다. 배우 김지현(40)이 연극 무대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로 돌아왔다. 현대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베스트셀러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19살 청년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 판정을 받고, 부모의 동의를 거쳐 장기가 기증되기까지 24시간을 다룬다. 이미 두 차례(2019년 초연, 지난해 재연) 관객을 만난 작품이지만, 이번 공연에 큰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손상규, 윤나무 두 남자 배우만 하던 역할에 여자 배우인 김지현과 김신록이 새로운 캐스트로 합류했기 때문이다. 김지현은 홀로 100분간 서술자를 비롯해 서핑을 하고 돌아오던 길 교통사고로 코마에 빠진 ‘시몽 랭브르’부터 시몽의 심장을 이식받는 심근염 환자 ‘클레르 메잔’까지 16명의 인물을 연기한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작품이 처음 무대에 오를 때부터 반했다”고 고백했다. “처음 작품이 올라왔을 때 봤는데, 정말 ‘멋’지더라고요. 연출도 무대 위의 배우도요. ‘여자가 할 수 있는 멋진 1인극 작품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극장을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때 ‘난 왜 이 작품을 여자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했을까’ 하며 머리가 좀 띵했죠.” 실제로 극의 큰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게 서술자인 데다 여자와 남자 모두 등장인물로 등장하기 때문에 배우의 성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여자 배우라 감정이입이 잘됐다는 관객도 있다. “이 공연의 표현 방식이 좀 담담해요. 대본, 연출도 그렇죠. 하지만 작품 속 감정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몇 안 되는 인물이 시몽의 엄마인 마리안, 시몽의 심장을 이식받는 클레르 등 여성이에요. 그 인물들의 감정을 짧고 강렬하게 표현해야 하죠. 제 연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면 그 인물과 같은 성별이기 때문에 말투나 목소리 톤의 필터를 바꾸는 부담이 없어 그런 게 아닐까요. 물론 남자 배우들도 너무나 훌륭히 전달하고 있지만요.” 장면 전환이 엄청나게 빠른 작품인 만큼 고충도 상당할 터. 실제로 그는 방금까지 눈물을 흘려 놓고 눈물을 닦아 낼 틈도 없이 다른 인물을 연기한다. “순간순간에 최대한 집중하고, 그 순간을 만나는 게 답인 것 같아요. 걸리는 것 없이 감정을 잘 운영하고 나면 다음 장면에서 미련이 없게 되거든요. 가장 컨트롤되지 않는 것은 콧물이죠. 하하.”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집요한 ‘자기화’ 과정이 있었다. “나만의 색깔을 찾아내고 이 작품을 나에게 딱 붙게 하는 과정이 참 어려웠어요. 스스로를 의심한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엔 나를 믿고, 관객을 믿고 열심히 만나는 수밖에 없다는 걸 또 한번 깨달았죠.” 작품은 장기 기증 당사자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인의 시선을 파편적으로 보여 주는 한편 삶과 죽음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전작이었던 드라마 ‘서른, 아홉’에서도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치료를 거부한 친구를 곁에서 지켜봐야 했다. “두 작품 모두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했어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더 고민하고 끝없이 답을 찾으며 잘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김지현은 자신이 느낀 것을 관객도 함께 느끼길 바랐다. “‘검은 화면 위로 그녀의 심장 파동이 반짝입니다’라는 대사를 할 때마다 괜스레 울컥하게 돼요.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심장에 손을 슬그머니 얹어 보며 돌아갈 수 있는 공연이 되길 바랍니다.” 
  • 3년만에 돌아온 멍때리기 대회…“잠수교서 분수멍 때리세요”

    3년만에 돌아온 멍때리기 대회…“잠수교서 분수멍 때리세요”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3년 만에 돌아왔다. 올해는 보행교로 변신한 잠수교에서 세계 최장 교량분수인 달빛무지개분수의 낙하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분수멍’을 때릴 수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다음달 4일 오후 한강 잠수교에서 ‘2022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한강사업본부는 대회 창시자인 ‘웁쓰양’과 협업해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대회는 올해로 5회째를 맞는다. 대회는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뒤처지거나 무가치한 것이라는 통념을 지우고자 시작됐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가치 있는 행위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멍때리기를 가장 잘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현대 미술작품(퍼포먼스 아트)다. 대회는 아티스트 웁쓰양이 진행하는 개회 퍼포먼스를 감상한 후 기체조로 간단하게 몸을 풀고 나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90분 동안 어떤 행동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대회 참가 방법이다. 대회 진행 중에 선수들은 말을 할 수 없으므로, 대신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색깔 카드를 제시하여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멍때리기에 실패하면 ‘퇴장 카드’를 받고 경기장 밖으로 끌려 나간다. 빨간카드(졸릴 때 마사지 서비스), 파랑카드 (목마를 때 물 서비스), 노랑카드(더울 때 부채질 서비스), 검정카드 기타 불편사항) 등으로 의사 표현을 하면 진행요원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승자는 ‘심박수’와 ‘현장 시민투표’를 함께 평가하여 선정한다. 주최 측이 15분마다 측정한 참가자의 심박 그래프를 바탕으로 점수를 부여하고, 현장에서 대회를 관람한 시민의 투표 점수를 합산하여 최종 1, 2, 3등을 가린다. 총 50팀을 모집하며 1팀당 최대 3명이 함께 참가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가 팀을 기존 70팀에서 50팀으로 축소해 운영한다. 전체 참가자 마스크 착용, 참가자 간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실시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한강 잠수교에서 생각을 비우며 잠시나마 코로나19 등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떨쳐보시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한강공원을 다양한 문화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걸그룹 연습생에 “속옷만 입은 사진 보내라”… 연예기획사 대표 수사

    걸그룹 연습생에 “속옷만 입은 사진 보내라”… 연예기획사 대표 수사

    걸그룹 데뷔를 준비하는 연습생들에게 속옷만 입은 사진을 보내라고 정기적으로 요구한 연예기획사 대표가 경찰에 고발됐다. 22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연예기획사 대표 A씨에 관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4∼6월 자신이 운영하는 연예기획사 소속 걸그룹 연습생들에게 속옷만 입은 사진을 찍게 한 뒤 휴대전화 메시지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전날 YTN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연습생들에게 매주 화요일 속옷만 입은 전신사진을 보내라고 했다. A씨는 연습생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확실하게 속옷 웨이트 사진 보내줘봐. 그리고 전면, 측, 후 이렇게 부탁해”라며 여러 장의 사진을 요구했다.또한 몸무게와 허벅지·허리·팔뚝 둘레 등 신체 사이즈를 측정해 보내라고 요구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이게 싫다면 어떻게 케이팝을 한다는 거지? 한국의 케이팝은 쉽게 되는 게 아니다”며 질책하기도 했다. 2주 연속 같은 색깔의 속옷 사진을 보내면 지난주 사진이 아니냐며 따지기까지 했다. 대만 국적의 20대 연습생은 YTN에 “회사가 사진 보내달라고 하는데 ‘이거 보내야 하나’ 하고 고모에게 물어봤는데 ‘이 정도는 좀 이상하지’라고 해서 안 보냈다”며 “걱정도 된다. 사진 찍어서 보내면 그 사람이 어디에 쓰는지 모르니까”라고 말했다. A씨는 “데뷔 기간을 줄이기 위해 동의를 받고 진행한 것일 뿐 성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달 A씨의 연예기획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그의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확보한 뒤 분석하고 있다.
  • ‘분수멍’ 때려볼까… ‘한강 멍때리기 대회’ 3년만에 개최

    ‘분수멍’ 때려볼까… ‘한강 멍때리기 대회’ 3년만에 개최

    잔디밭에 앉아 강물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멍때리기 대회’가 3년 만에 열린다. 올해는 세계 최장 교량분수인 잠수교 달빛무지개분수가 낙하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분수멍’을 때릴 수 있다. 서울시는 다음달 4일 오후 3시 한강 잠수교에서 ‘2022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멍때리기 대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뒤처지거나 무가치하다는 현대사회 통념을 깨려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2016년 첫 행사가 열렸고 올해 5회째를 맞는다. 대회 참가자는 90분 동안 어떤 행동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유지하면 된다. 다만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색깔 카드를 제시하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빨강 카드(졸릴 때 마사지 서비스), 파랑 카드(목마를 때 물 서비스), 노랑 카드(더울 때 부채질 서비스), 검정 카드(기타 불편사항) 등 4종류다.우승자는 심박수와 현장 시민투표 통해 가려진다. 주최 측은 15분마다 참가자의 심박 그래프를 측정해 점수를 부여하고, 현장 시민들의 투표 점수를 합산해 최종 1~3등을 선정한다. 멍때리기에 실패하면 퇴장 카드를 받고 경기장 밖으로 끌려 나간다. 참가선수 전원에게는 참가 인증서가 주어진다. 대회 종료 후에는 요가클래스, 멍상음악회 등 부대행사도 열린다. 시는 멍때리기 대회에 참가할 총 50팀을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을 통해 모집한다. 1팀당 최대 3명이 참가할 수 있다. 윤종장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한강 잠수교에서 생각을 비우며 잠시나마 코로나19 등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떨쳐보시기를 바란다”며 “한강공원을 다양한 문화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아쉬움 속 해피엔딩…두 달간 시청자와 울고 웃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아쉬움 속 해피엔딩…두 달간 시청자와 울고 웃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던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17%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장애인을 비롯한 우리 사회 소수자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보여주며 큰 호응을 얻은 드라마는 마지막까지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8일 오후 9시 방송된 ‘우영우’의 마지막 회 시청률은 17.5%(비지상파 유료가구)로 집계됐다. ‘우영우’는 첫 회 0.9%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률이 수직상승해 꾸준히 13∼14%대를 유지했다. 최근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등 주요 채널 드라마들이 5%대 시청률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천재적 기억력을 동시에 가진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는 법무법인 한바다에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어느새 훌쩍 성장한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총 16회에 걸쳐 장애인 변호사가 현실적으로 마주하는 편견과 한계를 다루는가 하면 자폐를 가진 장애인으로서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을 세심하게 풀어냈다. 의뢰인 역시 노인, 여성, 영세 자영업자, 탈북민 등 다양해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상황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사건들을 우영우만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유쾌하게 풀어내며 인기를 끌었다.마지막 화에서는 우영우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태수미의 숨겨진 친딸이라는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갈등이 해소됐다. ‘고래커플’ 우영우와 이준호도 헤어지지 않기로 마음을 굳히며 해피 엔딩을 맞았다. 우영우는 매번 갇혀버리던 회전문을 혼자 힘으로 빠져나온 뒤 ‘뿌듯함’이라는 감정을 느꼈다며 환하게 웃었다. 우영우를 연기한 박은빈의 섬세한 연기가 극을 이끌고, 송무팀 직원 이준호(강태오)를 비롯해 변호사 정명석(강기영), 최수연(하윤경), 권민우(주종혁) 등 한바다 식구들로 분한 배우들 역시 각자만의 색깔을 지닌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이야기에 힘을 보탰다. 영우의 친구인 동그라미와 그가 일하는 털보네 요리주점 사장, 영우의 아버지 우광호 등 배역을 맡은 배우 주현영, 임성재, 전배수 등의 활약도 도드라졌다.드라마 후반에 들어서며 업무에 시달린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이 위암 3기 진단을 받고, 태수미의 아들이 천재 해커로 등장하는 설정 등이 억지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우영우가 정명석에게 위암 생존율을 운운하며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장면은 익살스럽게 연출되면서 암 환자들의 아픔을 개그 소재로 활용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수연과 권민우의 러브 라인 역시 억지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뜨거웠던 관심만큼 비판도 따랐지만, ‘우영우’는 드라마가 방송된 8주간 시청자를 울리고 웃기며 매회 명대사와 장면들로 감동을 안겼다.학원 버스를 ‘탈취’해 초등학생들을 야산에 데려간 어린이 해방 총사령관은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나중은 늦다. 불안으로 가득한 삶 속에서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을 찾기에는 너무 늦다”며 학업 부담에 짓눌려 현재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대변했다. 사내 부부 직원들 가운데 아내에게 사직을 권고한 기업의 인사부장은 “아내로서 남편의 앞길을 막아서야 하겠습니까. 내조는 이럴 때 하는 거죠”라며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유리천장의 현실을 드러냈다. 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는 탈북민 에피소드에서는 탈북민이 한국 사회에서 겪는 편견을 보여주기도 했다.도로 개발로 마을 하나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소덕동 이야기’ 에피소드에서는 작은 동네의 아름다움과 그곳에 오래 이어져 온 소중한 가치를 돌아보게 했고, 드라마에 등장한 팽나무는 실제 천연기념물 지정을 놓고 문화재청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우영우가 좋아하는 고래를 매번 언급하며 “고래에게 수족관은 감옥”이라고 말한 대사는 동물권에 대한 인식 제고로도 이어졌다. 마지막 방송날인 18일 ENA와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종영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 마련한 시청자 단체 관람에는 수많은 팬이 몰려 종방을 기념했다.
  • SK디앤디 ‘에피소드’ 신촌점, ‘스푼잉글리쉬’ 팝업스토어 오픈

    SK디앤디 ‘에피소드’ 신촌점, ‘스푼잉글리쉬’ 팝업스토어 오픈

    SK디앤디(D&D)의 고급 임대주택브랜드 ‘에피소드’ 신촌369점이 영어교육·글로벌 문화 커뮤니티 업체 ‘스푼잉글리쉬’와 손을 잡았다. 19일부터 열리는 스푼 팝업하우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문화권의 젊은 세대가 모이는 신촌 지역 특성을 살린 ‘컬처 밍글링’(문화 교류) 콘텐츠를 강화해 신촌점만의 색깔을 차별화할 계획이다. 에피소드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도시생활자들을 위해 주거 공간과 커뮤니티 기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컨셉의 신개념 주거 브랜드다. 2019년 서울 성수동에 1호점인 에피소드 성수 101·에피소드 성수 121을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수유(수유838)·신촌(369)·서초(서초393)·강남(강남262)에 연이어 문을 열어 규모를 확장했다. 각 지점에는 지역의 라이프스타일을 살린 시설과 콘텐츠를 확보해 단순한 임대주택이 아닌 커뮤니티 플랫폼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 많이 거주하는 신촌369점은 글로벌 문화 경험을 할 수 있는 다채롭고 활기찬 ‘플레이그라운드’가 컨셉이다. 이에 따라 신촌369점은 스푼잉글리쉬와 협업해 입주자들에게 글로벌 커뮤니티 경험과 영어 콘텐츠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2015년 오픈한 스푼잉글리쉬는 기존 영어 교육 방식에서 탈피해 개인의 취향에 따른 맞춤식 일대일 영어 튜터링을 제공하고, 외국인과 친구가 돼 일상에서 영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영어·문화 커뮤니티 업체다. 스푼 팝업하우스에선 에피소드 입주자들만을 위한 영어 고민 상담소 운영, 외국인 호스트와 함께하는 필름 나이트, 외국인 아티스트가 초대하는 뮤직 나이트, 외국인과 한국인이 어울리며 소통하는 글로벌 모임(스푼 개더링) 등의 프로그램이 열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일상 속에서 문화적인 교류로 영감을 나누고 영어로 소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지난 18일 팝업 오픈 전날에는 2층 라운지에서 진은정 스푼잉글리쉬 대표의 ‘셀프브랜딩 하기 : 나로서 사는법’ 강연도 열렸다. 에피소드와 스푼잉글리쉬는 이번 신촌 369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타 지점에도 ‘글로벌 콘텐츠’를 확충해 도시생활자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예정이다. 진 대표는 “어디에 사는가보다는 어떻게 사는가가 더 중요해진 시대”라면서 “거주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의 본질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브랜드인 에피소드와 영어를 매개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문화적 경험을 확장하는 일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스푼잉글리쉬 간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치명적 유혹…추석 연휴 버섯 채취는 포기하세요

    치명적 유혹…추석 연휴 버섯 채취는 포기하세요

    “성묘나 산행 길에 버섯을 발견해도 ‘채취’는 포기하세요”.산림청 국립수목원이 19일 야생 독버섯 주의보를 내렸다. 고온다습한 여름이 지나 가을철에 접어들면 버섯 발생이 늘면서 독버섯 섭취에 의한 중독사고 등이 빈발하고 있다. 올해는 추석(9월 10일) 전후로 버섯이 크게 올라올 것으로 예상됐다. 독버섯은 화려한 무늬와 색깔, 독특한 냄새가 있고 식용버섯과 유사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내 서식하는 버섯은 2122종으로 이중 식용 가능 버섯은 493종, 나머지 1629종은 독버섯 또는 식독불명이다.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강한 독성이 있는 버섯도 있다. 독흰갈대버섯(독)-큰갓버섯(식용), 노란개암버섯(독)-개암버섯(식용) 등이 대표적이다. 독버섯 중독은 버섯이 함유하고 있는 아마톡신·코프린·실로시빈 등 다양한 독성분으로 인해 발생하며, 신경계 마비·위장관자극·구토·환각 등 중독을 일으키는 데 현재까지 해독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한편 국립수목원 내달 9월 7일까지 국민에게 독버섯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자 산림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치명적인 유혹, 독버섯의 세계’ 특별전시회를 진행한다. 지난 3년간(2019~2021년) 진행한 독버섯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버섯의 분류, 생태, 독성 연구 등을 통해 국내 자생버섯의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마련됐다.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김창선 연구사는 “독버섯과 식용버섯을 비교해봄으로써 독버섯 중독사고 예방을 줄이기 위한 취지”라며 “산림에서 야생 버섯을 채취하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 “수면 공간 통해 권력·경제 불평등 볼 수 있어”

    “수면 공간 통해 권력·경제 불평등 볼 수 있어”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나의 잠’에선 전시장 곳곳 사각형으로 붙은 색색의 마스킹테이프가 눈에 띈다. 색깔도 크기도 다양한 테이프는 복도 바닥과 계단 등 전시장 구석구석을 네모나게 구획하며 이 공간의 의미를 상상하게 한다. 그래픽디자인 작업을 주로 선보이는 스튜디오 하프 보틀의 설치 작품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잠잘 땅이 필요한가?’ 얘기다. 이 네모는 누구를 위한 공간일까. 관람 내내 갸우뚱했던 고개는 전시장 막바지에 이르러 끄덕임으로 바뀐다. 바로 사람들이 잠을 자는 공간을 실제 크기대로 가져온 것이다. 기획전 ‘나의 잠’은 총 19개 팀(개인) 작가가 참여해 일상 행위인 잠에 주목한다. 그중 스튜디오 하프 보틀의 조현익 작가는 일반적인 회화나 조각 대신 수면 공간의 사회학을 선보인다. 최근 서울신문과 만난 조 작가는 “동시대인들이 자는 공간의 크기를 통계적으로 도식화하고, 각각이 속한 계급과 그 권력의 차이를 시각화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조 작가가 만들고 현재 혼자 운영하는 스튜디오 하프 보틀은 사회 각종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전국 투표 전도’ 등을 만들었다.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관련 정보를 글과 인포그래픽으로 제작한 책이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개인 서사 외에 수면과 관련한 다양한 관점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잠과 관련한 여러 통계를 찾아보던 중 특정한 장소에서 잠을 자야만 하거나 극한 상황에서도 잘 수밖에 없는 공간의 특수성에 주목했다. 색깔 테이프로 나눠 놓은 전시장의 공간은 총 16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의 파업 농성용 구조물부터 알리바바에서 판매되는 소형 난민보트, 대판 판형 신문지 6장, 구 남영동 대공분실 조사실 내 의자, 아폴로 11호 달 착륙선 이글의 승무원실 등이 포함됐다. 조 작가는 “잠을 자는 공간은 가장 편안하고 안전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수면 공간을 통해 이 사회에 존재하는 자본·정치·위계에 따른 권력과 경제적 불평등의 차이를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에선 관객이 자신이 자는 공간과 타인의 수면 조건을 보며 연관성을 찾고 공감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건축도면처럼 추상적으로 놓인 선 사이를 거닐며 관객은 수면 공간에 얽힌 맥락까지 함께 읽을 수 있는 셈이다. 전시는 오는 9월 12일까지.
  • 돌 하나만 남은 ‘부의 욕망’… 시전도 난전도 진심이었던 ‘먹고사니즘’[김별아의 도시 기행문- 서울을 걷는 시간]

    돌 하나만 남은 ‘부의 욕망’… 시전도 난전도 진심이었던 ‘먹고사니즘’[김별아의 도시 기행문- 서울을 걷는 시간]

    ‘육의전 빌딩’이 엉덩이를 비벼 꾹 눌러앉은 육의전 박물관을 보지 못하고 돌아서서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긴다. 아쉬운 대로 종각역 3번과 3-1번 출구 코너에 있는 ‘종로타워’ 빌딩 앞 쉼터에 있다는 ‘육의전 터’ 표석을 찾아볼 작정이다. 육의전은 비단(선전), 무명(면포전), 명주(면주전), 종이(지전), 어물(어물전), 모시베(저포전)를 대표로 하여 여섯 가지 혹은 여덟 가지 품목을 파는 주비(注比)가 이 길에 펼쳐져 있기에 육주비전 혹은 팔주비전으로도 불렸다. 종로를 따라 길게 펼쳐져 있던 시전이라 어디다 표석을 갖다 놔도 무방할 터. 그래서인지 어째서인지 ‘육의전 터’ 표석은 탑골공원 앞에 있다가 종각까지 밀려갔다.하지만 새로 자리를 잡았다는 ‘종로타워’ 앞 쉼터에 다다랐는데도 한눈에 들어오는 표석이 없다. 듬성듬성 놓인 돌 의자에 걸터앉아 한담을 나누는 사람들을 헤치고 한참을 두리번거린다. 이 거리에서 부자들이 밟은 흙을 파던 조선 사람들이 이런 모양새였을까. 남들은 모르는 길 위의 보물을 눈을 번쩍이며 찾아 헤맨다. 마침내 여러 개의 둥근 돌 의자 가운데 혼자만 네모난 돌이 눈에 들어오니, 바로 ‘육의전 터’ 표석이다. 눈앞에 두고도 수차례 자리를 맴돈 게 억울해 일부러 못 찾게 해놓은 것 같다고 엉두덜거려 본다. 다른 돌들과 높이도 거의 같고 색깔도 같으니 헷갈릴 만하다. ‘육의전 터: 육의전은 조선시대에 독점적 상업권을 부여받고 국가에 필요한 물품을 조달한 서울의 여섯 시전(市廛)을 말한다. 이곳은 육의전 중 으뜸인 선전(廛)이 있던 자리로 비단을 주로 취급하였다.’●밀리고 밀린 옛 시전 터의 흔적들 표석은 길 건너편 종각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사이에 바르게살기운동 종로구 협의회에서 세운 커다란 돌이 시야를 가린다. ‘바르게 살자’ 바르게 살자…. 입안으로 구호를 곱씹으며 종로를 걷는다. 바·르·게·살·자…. 한 글자 한 글자 스타카토로 읽어 본다. 대체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일까? 육신의 나이로는 지천명을 넘었으니 하늘의 뜻을 알아야 마땅한데 나는 여전히 하늘의 뜻은커녕 사람들이 품은 뜻도 못다 헤아린다. 뜻 없이 욕심으로 사는 경조부박한 세상에 때로 절망하면서도 어쩌면 그것이 더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것일지 모른다고 의심한다. 중국 춘추 시대 제나라의 재상이었던 관중이 말하기를 “입는 옷과 먹는 음식이 풍족하고 나서야 영화와 치욕을 안다”라고 했다. 맹자는 말하기를 “내 자신이 몸 둘 곳이 없는데 어떻게 뒷사람들을 근심할 틈이 있겠는가”라고 했다.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는 노골적으로 노래한다. “불 아니 땔지라도 절로 익는 솥과/ 여물죽 아니 먹여도 크고 살쪄 잘 걷는 말과/ 길쌈 잘하는 여기첩(女妓妾)과 술 샘솟는 주전자와/ 양() 부로 낳는 검은 암소/ 평생에 이 다섯 가지 두량이면 부러울 것이 없어라!” 옛날에도 지금처럼 뜻보다는 욕심이 앞섰고, 욕심이 채워져야 뜻도 세움직했다. 상공업을 천시하다가 근대화의 물결에서 도태돼 식민지로 전락한 나라의 후손으로서, 부(富)에 대한 노골적인 찬양은 한편으로 여전히 불편하지만 그 또한 압도적인 시대의 요구임을 부인하지 못한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다. 어느 이념보다 강력하고 엄중한 ‘먹고사니즘’을 무시할 수가 없다. 종로에서 교보빌딩을 끼고 돌면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의 육조거리다. 육의전 앞길이 부자들의 기를 받기 위해 기를 쓰는 사람들의 욕망으로 움푹움푹 파였다면, 육조거리에는 하얀 왕모래가 깔려 있고 먼지 하나 없을 만큼 깨끗했다고 한다. 검은 흙과 하얀 모래, 흑백의 대비만큼이나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깊다랗다.‘칠패시장 터’ 표석도 예전의 자리에 없다. 남대문 건너편 연세봉래빌딩 보도 녹지에 있다고 하여 주변을 맴돌며 뒤졌지만 표석은 보이지 않는다. 도심 재개발 사업 중 어디론가 옮겨 놓은 듯한데 한여름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길을 잃으니 난감하다. 거리에 선 채로 다시 인터넷을 뒤져 보니 길 건너 염천교 교차로의 순화동 더샵 아파트 앞으로 옮겼다는 정보가 있다. 맞다, 표석의 방향만 서로를 등지고 있을 뿐 지난 5월에 왔던 ‘팔홍문 터’와 지척이다. 등잔 밑이 어둡고 이웃집이 멀다. 처음 걷는 길만이 아니라 전에 걸었던 길까지도 넋 놓고 걸으면 지리산가리산하기 마련이다. 그래도, 어쩌랴? 이쯤에서 받아들이기로 한다. 정처 없이 방황했던 이립(而立)과 미혹의 불혹(不惑)과 여전히 지천명할 수 없는 지금을. ‘(칠패시장) 유래: 조선 시대 서울 시내에 있던 난전 시장의 하나. 지금의 서소문 밖에 있었다. 이 칠패시장이 언제 설치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이미 18세기 전반기에 이현(梨峴), 종가(종로)와 함께 서울의 가장 큰 상업 중심지의 하나로 발전하였다. 또한 시전과 마찬가지로 미곡·포목·어물 등을 비롯한 각종의 물품이 매매되었는데, 그중에서 어물전이 가장 규모가 크고 활발하였다.’ 자리를 옮긴 칠패시장 터 표석은 엉뚱한 모양을 하고 있다. 항아리 위에 신발 한 켤레가 놓인 형상인데 칠패시장의 어물전이 컸다니 새우젓 항아리를 형상화한 것이려나? 염천교에서 마포 나루나 서강 나루까지가 걸어서 한 시간쯤의 거리다. 이른바 양난(兩難),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국가의 통제가 느슨해지고 민간의 욕망이 노골화됐다. 남대문 밖에 칠패시장, 동대문으로 들어와 지금의 광장시장 자리인 이현(배오개)시장에 상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칠패는 조선 후기 훈련도감이나 어영청 등 경찰 조직이 한성부를 8패로 나누어 순찰하던 데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어영청의 칠패가 남대문 밖에서부터 청파와 마포, 용산 지역의 순찰을 담당했고 순라군의 초소 격인 복처(伏處)가 칠패 인근에 있었다.육의전이 나라가 허락한 시장이라면 칠패는 처음에 불법으로 취급됐던 난전이다. 금난전권을 가진 육의전 상인들은 칠패와 이현 시장에서 파는 물건은 반드시 시전에서 공급받은 것이어야 한다며 통제했다. 특히 겹치는 물품인 어물에 대해 칠패를 견제했다. 하지만 장사는 머리와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발로 한다. 칠패 상인들이 발 빠르게 지방에서 들어오는 어물을 중간에서 매점매석하니 육의전 상인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 두 전란 거치며 치솟은 인간의 욕망 그 시절 서울은 지속적으로 비대해지고 있었다. 당시의 한양 도성민의 숫자는 약 10만으로 어림되는데, 도성 안에 살지 못하면 사대문 밖 인근에 모여 살았다. 남대문 밖의 칠패와 동대문 밖의 창신동과 왕십리에서 도성 안으로 출퇴근하며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살이는 시간을 뛰어넘어 그 비루하고 얍삽한 꼴이 비슷하다. 요즘 말하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 그때의 성저십리(城底十里)이니 상전벽해를 꿈에서조차 상상 못한 사람들은 그 와중에 도성 안 북촌 일대를 ‘우대’라 하고 동대문 밖 일대를 ‘아랫대’라고 하여 하대도 했더랬다. 칠패시장에서 호객하고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 가운데 얼굴이 까만 이들을 마포 사람으로, 목덜미가 까만 이들을 왕십리 사람으로 구분했다는 객소리도 있다. 마포 사람들은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아침 일찍 새우젓 지게를 지고 성안으로 들어오기에 얼굴이 까맣고, 왕십리 사람들은 동쪽에서 해를 등지고 아침 일찍 문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목덜미가 까맣다는 것이다. 좋은 밭 1000만 이랑이 있어도 하루에 쌀 두 되를 먹고, 큰 집이 1000칸 있어도 밤에는 여덟 자 방에 눕는다는 말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숱한 이야기를 밀봉한 채 뚱하게 서 있는 돌 항아리 표석을 어루더듬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조상들도, 대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리도 먹고사는 데 진심이다. 어리석을지나 진정이다. 소설가
  • 온하늘(全天) 관측 가능한 美NASA 우주망원경 시험장비 韓이 개발

    온하늘(全天) 관측 가능한 美NASA 우주망원경 시험장비 韓이 개발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만들어지는 전천(全天) 탐사 우주망원경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스피어엑스’(SPHEREx) 우주망원경의 성능시험을 위한 장비를 개발하고 미국으로 이송까지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스피어엑스는 우주 공간에서 온하늘을 적외선 영상 분광을 통해 102가지 색으로 촬영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주관으로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한국 천문연구원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2015년부터 2800억원이 투입됐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적외선은 지구 대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흡수된다. 이 때문에 적외선 영역 관측을 위해서는 망원경을 우주로 띄워야 한다. 문제는 망원경이 우주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우주의 온도보다 낮은 극저온 상태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스피어엑스는 2025년 4월 지구 공전방향과 주기와 같은 궤도로 태양과 항상 일정한 각도를 유지할 수 있는 태양동기궤도로 발사돼 약 2년 6개월의 임무기간 동안 전체 하늘을 탐사관측할 계획이다. 약 20억개의 천체들에 대한 개별 분광 자료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천문연은 스피어엑스 망원경의 성능을 지상에서 정밀하게 시험할 수 있는 극저온 진공챔버를 개발했다.이번에 개발한 진공챔버는 스피어엑스가 맞닥뜨릴 영하 220도 이하의 극저온 진공상태를 구현했다. 스피어엑스 망원경을 챔버에 넣고 사진을 촬영해 초점이 제대로 맞는지 검증하고 사진의 각 부분에서 특정 파장에서 어떤 색깔을 보이는지 측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천문연과 스피어엑스 연구팀은 내년 상반기 중에 칼텍에서 망원경 광학성능을 검증하는 검교정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측 연구책임자인 정응섭 천문연 박사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좁은’ 지역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고, 스피어엑스는 ‘넓은’ 지역의 기본적인 물리적 특성을 제공하는 망원경”이라며 “극저온 상태에서 우주망원경의 초점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며 이번에 개발한 진공챔버는 스피어엑스의 정확도와 작동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우원재♥미노이 열애설 끝에 ‘잠수이별’ 발표

    우원재♥미노이 열애설 끝에 ‘잠수이별’ 발표

    열애설이 불거졌던 아티스트 우원재, 미노이가 신곡 ‘잠수이별 (Prod. 코드 쿤스트)’을 발표했다. AOMG는 공식 SNS를 통해 우원재의 신곡으로 알려졌던 ‘잠수이별 (Prod. 코드 쿤스트)’의 두 번째 뮤직비디오 티저와 우원재, 미노이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공개, 두 아티스트의 컬래버레이션 성사를 알렸다. 공개된 ‘잠수이별 (Prod. 코드 쿤스트)’의 두 번째 뮤직비디오 티저에는 우원재가 아닌, 미노이가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말미에는 물속에 잠긴 휴대폰에 우원재로부터 착신 알림이 뜨는 모습이 공개돼 뮤직비디오 본편과 신곡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우원재, 미노이의 깜짝 컬래버 소식을 향한 음악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뚜렷한 음악적 개성과 색깔로 사랑받는 두 아티스트의 만남인 만큼 ‘잠수이별 (Prod. 코드 쿤스트)’로 선보일 두 아티스트의 시너지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우원재, 미노이의 컬래버 신곡 ‘잠수이별 (Prod. 코드 쿤스트)’은 오는 18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 확대명 쐐기 박은 이재명… 온라인 플랫폼 또 꺼냈다

    확대명 쐐기 박은 이재명… 온라인 플랫폼 또 꺼냈다

    李 “당원 투표로 현안 결정을”특검·탄핵 등 예시 들어 강조개딸 등 강성당원 입김 우려“폭력도 자유인가” 尹 비판도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당원과의 소통을 늘리고 당원 권한을 키우겠다며 ‘온라인 플랫폼’ 도입을 다시 꺼냈다. 앞서 해당 안이 비판받자 한 발 물러선 바 있는데,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뚜렷해지자 이를 다시 내보이며 본격적으로 자기 색깔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15일 전남 순천대에서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당의 주요 현안에 대해 ‘당원투표’를 통해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방안과 당원 및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수렴하는 ‘온라인 플랫폼’ 구상을 소개했다. 정당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당원들의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당원들이 당에 청원하고 당의 중요한 결정에 대해 투표하고, 투표를 일상화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특검할까요?’ 하면 투표하고, ‘탄핵할까요?’ 투표하고, ‘하지 말라’면 안 하고, 이러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원들의 투표로 중대 사안을 결정하는 방식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의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어 자칫 극단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특히 이 후보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권리당원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커지면 당 지도부의 논의 체계가 무력화되고 여당과의 협의도 가로막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억압하고 힘이 있으면 비록 타인에게 폭력이 되더라도 자유롭게 행사하는 것을 진정한 자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광복절 경축사 키워드로 제시한 ‘자유’를 고리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한편 8·28 민주당 전당대회를 보름 정도 앞두고 강훈식 당대표 후보가 자신의 ‘안방’ 충청 지역 경선을 마친 지 하루 만에 당권 레이스 하차를 선언했다. 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당대표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만 민주당을 유능한 수권정당으로, 다양성과 다름이 공존하는 통합정당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과 발걸음은 치열하게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명(반이재명) 단일화’에 대해선 “인지도 낮은 후보에게 단일화 제안은 ‘활주로 방지턱’에 불과하다”며 “반명 단일화만으로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고 일축했다. 강 후보의 당권 도전 중단으로 이재명·박용진 후보의 1대1 구도가 형성되면서 ‘확대명’ 판세가 더욱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이 후보의)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친문(친문재인)들이 결집해 특정 후보를 미는 움직임이 있다면 얘기가 달랐겠지만 그런 조짐이 전혀 안 보인다”고 했다.
  • 회색지대에 스며든 붉은 공장… 햇빛 타고 흐르는, 부유하는 공간[건축 오디세이]

    회색지대에 스며든 붉은 공장… 햇빛 타고 흐르는, 부유하는 공간[건축 오디세이]

    한국은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조 8239억 달러(약 2166조 8000억원)로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다. 무역액(1조 2596억 달러)은 세계 8위이며 수출액(6445억 4000만 달러)만 놓고 보면 세계 7위다. 수치로 보나 성과로 보나 대한민국의 위상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이어 가는 외형적 성장에 비해 산업 시설은 기름때 묻은 공장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행스럽게도 건축가들의 손길이 미치면서 제품 생산을 위한 기능 못지않게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편의와 디자인 감성을 담은 공장 건물이 하나둘 생겨나 산업 현장의 풍경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건축가 김수영(숨비건축사사무소장)이 지난해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 내에 신축한 KPX케미칼 울산공장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국내 최대의 공업 도시인 울산 남구에 위치한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 울산공항에서 자동차로 2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공단의 모습은 영화 속에서 보던 디스토피아 같았다. 지상에선 탱크로리가 달린 대형 트럭들이 오가고 고개를 들면 회색빛 하늘 아래 어마어마한 규모의 저장 탱크들과 연결 파이프들이 고층 빌딩처럼 서 있었다. 거대한 굴뚝에선 수증기가 줄기차게 뿜어져 나온다. 한마디로 살풍경하다. 길 한편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대고 KPX케미칼(울산 남구 납도로 103)로 들어갔다. 미리 방문 요청을 해 놓은 터였지만 정문에서 다시 신청서를 작성하고 신분 확인을 한 뒤에야 공장 단지에 들어설 수 있었다. 화학공장 단지 내에 위치한 KPX케미칼은 자동차, 침구류, 가전제품 등에 사용하는 우레탄과 반도체를 만들 때 사용되는 소재를 생산한다. 밖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생산 제품의 원료를 저장하는 탱크에서 시작돼 파이프라인을 타고 이리 가고 저리 가면서 최종 제품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제조 공정이 이뤄질 것으로 짐작되는 공장의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12만 3000㎡에 이르는 부지 규모는 숫자만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웠다. 김수영 소장은 “현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 화학단지와 주변의 시설물들이 무척 낯설었지만 기능을 고려해 노랑, 빨강, 파랑으로 구분해 색칠한 파이프라인, 거대한 매스를 형성하는 철골구조와 반짝이는 금속패널들이 만들어 내는 독특한 풍경이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말한다. ‘안전한 공장, 깨끗한 공장, 쾌적한 공장’, ‘PSM(공정안전관리) 정착은 생존의 필수조건’이라고 적힌 구호가 무색하지 않게 이 거대한 장치 산업에서는 안전이 최고 우선이라는 것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바닥에 그어진 선은 하늘색과 초록색으로 구분돼 있는데 하늘색 선이 그어진 곳 안에서는 안전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초록색 선이 그어진 구간(그린존) 안에서는 안전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다닐 수 있다. 주 출입구에 면해 단정하게 서 있는 3층 높이의 붉은색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새로 지어진 사무동 건물이다. 김 소장은 “기존 건물을 확장 이전하면서 새로 짓는 건축물은 거대 시설들과 함께 하나의 산업적 풍경을 이루면서 주 출입구에 면해 있는 만큼 기업의 상징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이슈였다”며 “붉은 톤의 금속 재질이 갖는 선적인 요소들이 복잡한 산업 시설의 배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건축가 김종규와 김준성의 사무실에서 10년 넘게 실무를 수련하고 2010년 숨비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2014년 제7회 젊은 건축가상, 2016년 김수근 건축상 프리뷰상, 2019년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최우수상 수상이라는 성과가 말해 주듯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며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규모와 상관없이 구조와 치수, 빛과 같은 요소를 다루는 그의 방식은 정교하고 깔끔하다. “콘크리트 기단을 만들고 그 위에 가벼운 것을 얹은 뒤 선으로 나눠야 주변의 풍경과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H빔이나 파이프라인의 선들이 가진 풍경을 공장의 기능적 요소들과 함께 연결하고자 했습니다.” 주 출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바로 이어지는 사무동은 28m×28m(연면적 2260㎡)의 정방형 건물로 조경 공간을 사이에 두고 기존 연구소와 일렬로 서 있다. 1층은 철근 콘크리트, 2~3층은 철골구조를 적용했고 내부는 H빔을 사용했다. 기둥과 보를 중심으로 구성하면서 외피와 구조가 하나의 면을 이루는 방식으로 구축했다. 1층은 콘크리트 기둥을 4m 간격으로 놓되 콘크리트 외피가 기둥의 두께만큼 안으로 들어간 형태고, 2~3층은 각 파이프 기둥을 2m 간격으로 놓은 뒤 벽돌색에 가까운 붉은색으로 도색한 알루미늄 외피를 밖으로 돌출하는 방식을 취했다.김 소장은 “콘크리트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철골구조를 건축에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주변의 금속들과의 관계를 구조적으로 연결시키는 시도였는데 철골을 사용해 보니 콘크리트와는 다른 성격의 공간이 도출됐다”고 말했다. 건물의 출입구는 케이크를 자른 듯 1층의 모서리를 삼각형으로 덜어 내 만들었다. 출입구로 들어서면 외피의 색과 같은 붉은 벽돌색 바탕에 흰색으로 쓰인 KPX케미칼 로고가 선명하다. 현관의 천장 높이는 2.35m. 다소 답답한 느낌을 받으며 자동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의외의 공간이 펼쳐지며 갑자기 눈이 번쩍 뜨인다. 3층 천장부터 바닥까지 뻥 뚫려 있는 공간에 밝은 빛이 가득하다. 흰색으로 마감된 캔틸레버 계단은 기둥이 없어서인지 공중에 떠 있는 것 같다. 라운드 형태의 난간에도 빛이 부서진다. “공장 내의 건물이기 때문에 도시의 화려한 오피스 빌딩처럼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지을 필요는 없지만 이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빡빡한 현장의 무게를 다소나마 덜어 낼 수 있도록 3층 높이의 보이드(void·빈 공간)와 빛을 이용해 ‘부유하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미술관의 아트리움을 연상하게 하는 보이드를 가운데 두고 각 층에 사무공간이 둘러서 배치돼 있다. 빛은 12m×5m의 직사각형으로 뚫린 천창에서 9㎜ 두께의 철판으로 된 루버(날개창)를 통해 실내로 들어와 흰색으로 칠해진 H빔 기둥과 보, 계단, 유리 난간에 반사돼 공간을 부유한다. 고흥석을 매끈하게 갈아 마감한 1층 바닥으로 떨어지는 빛이 반사되면서 중력을 잊게 만든다.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그림자가 내부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좀더 직접적인 교감을 주기를 바랐다면 시시각각 변하는 붉은 톤의 외피는 건물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색다른 시각적 즐거움을 주리라 생각합니다.”김 소장은 “외피 색깔부터 내부의 보이드 공간, 디자인이 드러나는 캔틸레버 계단, 천장 등 파격적인 시도를 기업 오너가 적극적으로 수용해 준 결과”라면서 “처음엔 모두들 보이드 공간을 아까워했지만 이용하는 분들이 공장 사무실이 아니라 미술관에 오는 것 같다며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사무실 내부도 말끔하게 디자인돼 있어 창밖으로 보이는 거대 설비들만 아니면 화학공장이라기보다 최첨단 정보기술(IT) 기업이나 갤러리에 와 있는 느낌이다. 실제로 3층 공간은 미술 작품들을 벽에 걸고 테이블을 놓아 갤러리로 꾸밀 예정이라고 한다. 김 소장은 앞서 경기 양주의 음향기기 생산공장 소비코 사무동을 디자인했고, 충북 오창에도 배터리 부품(리드탭)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고 있다. KPX케미칼에서는 석유화학 제품을 보관하는 탱크터미널에 위치한 글로벌 물류창고 건물을 추가 발주했다.“산업의 역사가 긴 서구 국가에서는 공장이 건축 영역으로 들어온 지 오래입니다. 공장은 기능 면에서 구조적 부분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건축가들이 많이 작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공장이 건축 분야로 아직 편입되진 않았지만 오너들의 인식이 서서히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김 소장은 “지금까지 제조업 공장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적었지만 그들이 하루를 보내는 공장의 환경이 좀더 좋아지면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생산성도 향상된다”면서 “근무자들의 복리후생을 늘리고, 공장의 이미지를 변화하기 위해 건축물에 디자인을 더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면 젊은층의 제조업 기피 현상도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함혜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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