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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만 잘해도 돈이 절로 굴러 들어와요

    정리만 잘해도 돈이 절로 굴러 들어와요

    좁은 집 대궐처럼 쓰는 수납 비법 정리정돈은 정리, 수납, 청소를 한꺼번에 이른다. 정리는 버리는 것, 수납은 정리된 물건들을 배치하는 것, 청소는 어질러진 물건들을 제자리에 놓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버릴 물건을 골라낼 때는 2년 정도를 기준으로 잡으면 편리하다. 지난 2년간 사용한 적이 없거나 앞으로 2년간 사용할 계획이 없다면 미련 없이 버리자. 그래도 ‘살만 조금 빼면 입을 수 있는데’ ‘이거 나중에 유행할지 모르는데’ 하는 미련이 남는다면 그 짐이 얼마짜리인지를 생각하자. 현재 수도권 지역 아파트 값은 아무리 싸도 한 평에 천만 원이 넘는다. 한 평을 차지하고 있는 저 짐이 천만 원짜리라는 것만 기억하라. 수납을 얼마냐 잘하느냐에 따라 열 평의 공간 차이가 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즉 수납만 잘해도 1억을 벌 수 있다는 뜻이다. 사용빈도와 동선을 고려하라 1년에 한두 번 쓰는 제기나 한복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놓는 사람은 없다. 수납 시 첫 번째 고려사항은 사용빈도. 예를 들어 키가 큰 장에 물건을 넣는다면, 사용빈도가 높은 것은 어깨에서 허리 높이에, 사용빈도가 낮은 것 중 가벼운 것은 어깨 위로, 무거운 것은 허리 아래로 넣는다. 서랍장은 사용빈도순으로 위부터 넣는다. 두 번째 고려 조건은 동선. 동선을 특히 고려해야 할 곳은 주방이다. 물건을 넣기 전에 미리 머릿속으로 가능한 동선들을 생각한 뒤 수납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나누고 또 나누어라 수납도구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수납을 잘하는 비결이다. ‘선반 위의 서랍, 서랍 안의 파티션’만 기억해도 공간을 절약하고 정리상태를 잘 유지할 수 있다. 선반 위에 종이 박스나 바구니를 놓으면 자연스럽게 구획이 이루어질 뿐 아니라 당겨서 내용물을 꺼내고 다시 밀어 넣으면 되는 서랍의 역할을 한다. 서랍 안도 내용물에 따라 다시 작은 구획을 만들어주면 빼고 넣을 때 흐트러지지 않는다. 계절별로 수납? 색깔별로 하라 옷장 정리의 목표는 1년간 옷 정리를 하지 않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여름이 되면 겨울옷을 넣고, 겨울이 되면 여름옷을 넣는 수고를 하지 않는 것. 더욱이 요즘 옷 입기의 트렌드는 계절에 관계없이 여러 질감의 옷을 겹쳐 입는 것이기 때문에 반팔, 7부, 긴팔 모두 필요하다. 사계절 옷을 옷장에 함께 걸되, 상의, 하의, 겉옷, 속옷 등 아이템별로 대분류한 뒤 색깔별로 수납하라. 사람들은 모양보다는 색깔과 이미지로 먼저 옷을 기억한다. 예를 들어 ‘빨간색 카디건’을 찾는다면 상의 분류에서 붉은색을 찾으면 쉽게 꺼낼 수 있을 것이다. 세로 본능, 세로로 꽂아라 수납 형태는 상하형과 좌우형이 있다. 상하형은 그릇처럼 아래에서 위로 쌓는 것을 말하고, 좌우형은 책을 책꽂이에 꽂는 형태를 말한다. 같은 크기의 접시를 제외하고는 좌우형이 넣기도 꺼내기도 쉽다. 청바지는 일정한 크기로 개어 세워서 넣고, 두꺼운 겨울옷들은 돌돌돌 말아 책 꽂듯이 꽂아둔다. 세로 수납의 가장 큰 장점은 한눈에 내용물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 만약 서랍이 얕아서 상하형 수납을 해야 하는 경우,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3켜 이상 쌓지 않는 것이 좋다. 서랍을 정리할 때 또 한 가지 주의사항. 부피가 커서 식별이 쉬운 것은 안쪽에, 부피가 작아서 식별이 어려운 것은 앞쪽에 배치하라. TIP. 주방의 골칫거리 프라이팬 수납법 벽에 걸면 지저분하고 싱크대 아래에 놓으면 꺼내기가 불편한 프라이팬. 이럴 때는 서류 정리용 파일박스를 이용하자. 프라이팬이 뚜껑까지 쏘옥 들어갈 뿐 아니라, 손잡이를 위로 세우면 꺼내기도 편하다. 심현주_‘까사마미의 깔끔한 수납 레시피’라는 블로그(blog.naver.com/casamami)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부들 사이에 ‘수납의 달인’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여러 매체에 소개되었고, 최근에는 기업체의 수납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수납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가르치는 ‘수납 아카데미’를 열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 「미스·노동청」최혜원양-5분 데이트(192)

    「미스·노동청」최혜원양-5분 데이트(192)

    「프로필」이 무척 곱게 돋보이는 최혜원(崔惠圓)양(22)이 이번주 표지 아가씨. 근무처인 노동청 통계과에서 성실하고 신중한 아가씨라는 칭찬을 듣는 최양은 아직도 응석 부리는 티를 벗지 못했다며 얼굴을 붉히면서 앳되게 웃는다. 3남2녀중 막내. 아버지 최귀석씨(64)는 조그맣게 장유(醬油)업을 하고 있다. 『통계과 안에서도 40명 가까운 여직원이 있는데요.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사업체들의 근로자수나 임금 등에 대한 전체적인「데이터」를 내고 있어요』3급정도의 주산 실력. 가끔은 주판 대신 소형 전자계산기로 숫자를 맞추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예능을 잘 했고 보성여고 때는 특히 그림에 뛰어난 재주를 보여온 최양의 꿈은 「패션·디자이너」가 되는 것. 옷 한가지를 보더라도 색깔·「모드」·기장에 이르기까지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 버릇을 가졌고 틈 나면 양재학원에 다니려는 생각이다. 결혼은 성실성·생활력 등을 따져서 2, 3년 후에 하고 그뒤로는「패션」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냉면과「샐러드」같은 찬음식만 좋아하지만 색깔은 그 반대로 노랑 주황 등 따뜻한 계통에 마음이 끌린다. 160cm의 키. 혈액형은 AB. [선데이서울 72년 7월 9호 제5권 28통권 제 196]
  • [보고 듣고 즐기세요]

    ■ 연극·뮤지컬 ●레인맨 24일~8월2일 SM아트홀. 자폐증 형과 까칠한 동생의 형제애를 그린 더스틴 호프만, 톰 크루즈 주연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겼다. 임원희, 이종혁 출연. 3만~4만원. (02)2051-3307. ●경성에 딴스홀을 허하라 5월24일까지 아리랑소극장. 1930년대 조선총독부가 금지한 댄스홀을 되찾으려는 모던보이, 모던 걸들의 이야기. 실제 사건을 토대로 했다. 1만 5000~2만원. (02)2278-5741. ●15분23초 23일까지 LG아트센터. 1992년 공연 하루 전 리허설 진행중 무대가 무너져 20여명의 배우가 다친 실제 사고를 모티브로 한 서울예술단의 댄스뮤지컬. 3만~6만원. (02)2005-0114. ■ 클래식·국악 ●정명화 40년 음악인생의 멋과 혼 2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첼리스트 정명화의 국제무대 데뷔 40주년 기념 음악회. 2만~5만원. (02)518-7343.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I & II 21일 오후 7시30분, 24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진은숙이 선택한 현대음악의 향연. 21일 5000~1만원, 24일 5000~3만원. (02)3700-6300. ●국악관현악 명곡전IV 26일 오후 4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박범훈의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 이찬해의 한국드럼을 위한 협주곡 ‘어머니의 굴곡’ 연주. 2만~5만원. (02)2280-4115~6. ●화음 프로젝트와 클림트의 만남 5월13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클림트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음악 등 연주. 3만원(전시관람료 포함). (02)780-5054. ■ 전시 ●월전미술상 수상작가 초대전 29일까지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제 1회 수상자인 오용길을 필두로 김보희, 김대원, 조환, 이왈종, 조춘자 등 수상작가들의 한국화가 전시. 월요일 휴관. (031)637-0033. ●김지명 개인전 22~28일 인사아트센터. 컬러 아크릴릭 판을 이용해 높낮이가 서로 다른 수백 개의 자그마한 박스를 조합한 작품 20점. 색깔들의 조화에 주의할 것. (02)736-1020. ●김계완 개인전 30일까지 필립강갤러리. 독일 쾰른에서 열린 아프페어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로, 베토벤 인물상을 쿠킹호일로 감아싼 뒤 구겨진 표면에 나타난 빛의 반사를 극사실주의로 그린 베토벤 시리즈 11점. (02)517-9014. ■ 대중음악 ●색소폰 연주가 조슈아 레드맨 콘서트 26일 오후 7시 LG아트센터. 4만~8만원. (02)2005-0114. ●재즈그룹 포플레이 내한공연 26일 오후 7시 경기도 문화의전당 대공연장. 2만~6만원. (031)230-3440. ●윤수일 밴드 전국 투어 25일 오후 7시 고양 아람누리 아람극장. 5만 5000~9만 9000원. 1588-9053. ●이승환 오리지널 콘서트 25일 오후 6시 고양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7만 7000~9만 9000원. 1566-1369.
  • “문근영 빨치산 비방은 색깔론”

    보수논객 지만원씨가 지난해 기부 선행으로 주목받은 톱스타 문근영씨에 대해 ‘빨치산’을 들먹인 비방은 색깔론이었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5부(부장 김성곤)는 17일 지씨가 “발언을 왜곡해 보도했다.”며 SBS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지씨는 지난해 11월 문씨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6년간 8억 50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공개되자 자신의 홈페이지에 ‘기부천사 만들기, 좌익세력의 작전인가’, ‘문근영은 빨치산 선전용’ 등의 글을 올렸다. 이에 SBS가 “색깔론까지 들고 나와 비방했다.”고 보도하자 SBS를 상대로 5000만원의 소송을 제기했다.그러나 재판부는 “원고의 글은 문근영의 기부행위에 빨치산 선전 등의 어떤 목적이 있었다는 식으로 비판적으로 서술하는 데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음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앨범출시’ 이준기 “가수데뷔 아냐…팬들 위한 것”

    ‘앨범출시’ 이준기 “가수데뷔 아냐…팬들 위한 것”

    배우 이준기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글로벌 팬 콘서트 ‘에피소드2:더 마스크(Episode2:The mask)’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준기를 취재하기 위해 국내외 취재진 200여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준기는 20일 온오프라인을 통해 발매되는 앨범 ‘J-style’에 작사한 곡을 수록하고 뮤직비디오와 앨범 재킷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준기는 18일 팬 콘서트에서 ‘J-style’의 수록곡들을 처음 공개하는 동시에 현장에서 음반을 선판매했다. 다음은 이준기가 취재진과 나눈 질의응답. -최근 근황은 어떠한지. 원래 작품과 작품 사이에 공백을 많이 주지 않는데 ‘일지매’ 이후로 욕심이 많아졌다. 기존 작품들이 워낙 컸기 때문에 그 이후에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걱정과 고민을 많아져서 꼼꼼하게 작품을 보게 됐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연기를 얼마만큼 창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중이다. 작품은 하지 않고 있지만 해외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채워나가고 있다. 올해 초에 작품 하나를 선정해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원래 작품 내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드리는 걸 좋아한다. 20대의 이준기는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앨범을 낸 게 혹시 가수데뷔는 아닌가. 가수데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기존 가수분들이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다르다. 저는 그분들과 같은 활동은 없다. 일종의 프로젝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가수 김조한에게 보컬트레이닝을 받았다는데. 선생님이 깐깐하고 철저해서 트레이닝을 열심히 지도해주셨다. 제가 농담 삼아 그런 말을 했었다. 선생님을 만나서 트레이닝을 받기 전에는 제가 노래를 곧잘 노래를 하는 줄 알았다.(웃음) 지인들과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를 때는 좋았는데 연습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느껴봤다. 가수분들의 트레이닝이 이렇게 중요한지 이제 알았다. 저 때문에 선생님도 정말 힘드셨다. 제가 다른 가수분들과 달리 장기간에 걸쳐 트레이닝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최단기간에 보여줄 수 있는 만큼 다 해야 했다. 노래가 정말 어렵다는 걸 느꼈다. 제가 노래에 쉽게 도전한다는 게 무모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앨범재킷 디자인을 직접했는가. 앨범재킷 디자인을 저에게 맡겨주시면서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하셨다. 제가 배우로서 보여줄 수 없는 걸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골라봤다. 다양한 콘셉트 중 어떤 게 저랑 가장 잘 어울리는지 모르겠지만 재밌었다. 그때 마다 색다르게 빠져있는게 바로 이준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예전에 저에 대해 ‘야누스’라고 표현해준 게 상당히 좋았다. 짜릿하게 와 닿았다. 이런 것들을 사진에 담아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얼굴에 항상 다양한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하는 느낌을 담아내는 게 목표였다. 다음에도 더 재밌는 걸 만들어보고 싶은 게 꿈이다.(웃음) -수록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제가 작사한 노래가 제일 재밌다.(웃음) 김형석 PD님이 작사를 하면 앨범을 소장하는 팬들에게도 기념이 될 것이라고 하셨다. 제가 작곡 작사 트레이닝을 받아 본적이 없는데 어떻게 하냐고 했다. 제가 평소 마음을 글로 전달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어려운 게 있으면 도와준다고 하셨다. 팬들이나 사랑하는 사람한테 하고 싶은 말들을 두서없이 적었다가 지웠다가 반복했다. 재밌었지만 막상 가사를 쓸 때는 스트레스였다.(웃음) 곡에 어울리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됐다. 개인적으로 ‘J-style(제이스타일)’이 가장 정이 간다. 체력적으로 힘이 들었지만 녹음작업 하면서 색깔을 잡아갔던 곡이다. -앨범 ‘J-style’을 발매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팬들은 흥미로워한다. 특히 해외 팬들이 더욱 그러하다. 제가 팬들에게 항상 말씀드리지만 가수로 데뷔가 아니다. 가수의 역할을 맡은 또 하나의 연기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연기에 대한 연장선으로 주안점을 두고 있다. -팬 콘서트를 하게 된 이유는. 가장 우선적인건, 배우로서 보여드릴 수 있는 건 한정적이기 때문이었다. 이준기로서 더 다양한 걸 보여드리고 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3년 전 ‘에피소드1’에서 처음 선보였다. 매년 하고 싶었지만 배우로서 제 영역을 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연기에 전념했다.”고 답했다. -팬 콘서트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다면. 하나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다양한 걸 다 해보고 싶었다. 이번 콘서트는 기사에도 나간 것처럼 락 댄스 발라드 노래가 다 있다. 한동안 배우생활 한다고 춤 연습을 게을리 했더니 뼈마디가 굳은 것 같았는데 다행히 팝핀현준과 댄스팀의 도움을 받아 재미있는 퍼포먼스가 준비됐다. -뮤직비디오 촬영 소감은 어떠한가. 뮤직비디오는 참여하는 스태프들과 많은 고민을 했다. 뮤직비디오를 만드신 창 감독님께서 저에게 ‘너의 얼굴에 맞게 오리엔탈하면서도 묘하고 멍한 느낌을 담아보자’고 하셨다. 아시아팬들이 멋있게 볼 수 있는 느낌을 담아내서 전체적으로 독특하다. -특별히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솔직히 노래를 부르는 건 어렵지만 어떡해든 해보겠는데 카메라 앞에서 립싱크하는 게 처음이라 닭살스러웠다.(웃음) 가수분들은 정말 대단한 게 노래를 부르지도 않는데 동작을 하시는 게 대단하다. 립싱크를 하는데 정말 부끄러웠다. 그걸 연기라고 생각하면 괜찮은데 그 순간 제 자의식이 발동돼서 촬영하기가 참 어려웠다. 하지만 촬영하다보니까 나중에는 맛 들려서 카메라 앞에서 생쇼를 다 했다. 예전에 스토리 형식의 뮤직비디오를 찍어본 적은 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정말 재미있었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팬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자꾸 도전할 수 있다. 팬들은, 제가 자칫 멈춰설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지 않도록 실천할 수 있는 원동력을 준다. 팬들은 저를 어머니처럼 챙겨준다. 매니저들보다 더 먼저 제가 아픈 걸 안다. 최대한 즐겁게 재밌게 웃기게 다양한 것들을 마련하고 싶었다.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없이 오늘 제대로 망가져보겠다. 모두 즐겁게 놀았으면 좋겠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길섶에서] 진달래 꽃/함혜리 논설위원

    사방에 온갖 꽃이 만발했다. 갑자기 찾아온 더위 때문인지 올봄에는 꽃들이 순서도 없이 피고 지고 있다. 매화가 지기도 전에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는가 싶더니 어느 새 목련과 벚꽃이 활짝 피었다. 아직 철이 이른데 라일락까지 피어 버렸다. 화려함을 자랑하던 목련과 벚꽃은 열흘도 채 못 가서 꽃잎을 바람에 날려 버리고 있다. 청계산에 올랐다. 산에도 진달래 꽃이 한창이다. 따뜻한 봄 햇살을 받으며 진달래가 흐드러진 산길을 따라 걸었다. 봄이면 으레 피는 진달래이거늘 올해엔 그 느낌이 전혀 달랐다. 야들야들한 꽃잎이 너무 가련해 보였다. 진홍빛깔 꽃 색깔은 슬퍼 보이기까지 한다. 김소월이 예쁜 진달래를 보면서 왜 그런 애처로운 느낌의 시를 썼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큰 슬픔을 겪고 난 그의 가슴은 이별의 정한으로 가득 찼을 것이다. 보름 전 장호원에 있는 진달래 공원묘지에 아버지를 모셨다. 진달래만 보면 괜스레 가슴이 아프다. 애써 외면하려 해도 진달래꽃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재불 서양화가 남홍 日 작가와 2인전

    재불 서양화가 남홍 日 작가와 2인전

    군대에서 밤새 행군을 하면 졸면서 걷는다고들 한다. 재불 서양화가 남홍(본명 이남홍·53)은 밤새 그림을 그리다가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뇌진탕으로 죽을 뻔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림에 미쳤다.’는 소리를 듣는 그의 그림에 대한 정열을 이해할 수 있는 일화다. 남홍은 지난 3월10일 경매회사인 소더비에서 ‘리사이클 인생, 장밋빛 인생’이 5만달러(7000만원)에, 열흘 뒤에는 일본 옥션회사 아트마스터스에서 ‘비상’이 판매됐다. 프랑스로 건너가 그림공부를 시작한 지 27년만에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쾌거다. 그 남홍이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서 일본 작가인 구사마 야요이(80)와 2인전을 30일까지 연다. 화랑측은 “일본인으로 뉴욕에서 활동하며 그림에 대한 열정을 이기지 못해 정신병원을 들락달락하면서 그림을 그려온 구사마 야요이와 한국을 떠나 프랑스에서 외로움을 잊기 위해 그림에 몰두하는 남홍은 서로 닮은 꼴”이라고 2인전의 배경을 설명했다. 효성여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남홍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검도도장에서 사범을 하던 화가 남편과 결혼해 1982년 한국을 떠났다. 남홍은 처음엔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려고 했디. 하지만 남홍의 의상 스케치에서 ‘끼’를 느낀 남편은 그림을 그리라고 권유하며 그녀를 파리8대학 학생으로 손수 등록시켰다. 중진 미술가 이강소, 고인이 된 언니 이강자 등 형제 5명이 작가인 집안에서 자란 남홍은 ‘미술학교에 가지 않아도 화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제대로 ‘스텝’을 밟아보자는 남편의 설득에 넘어갔다. 그녀는 그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982년부터 ‘살롱 도톤드’ 에서 8년 연속 수상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2001년에는 프랑스문화협회로부터 ‘황금 캔버스상’을 받고 이듬해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회 유럽 아트페어’에 한국 작가로는 유일하게 초대돼 화제를 모았다. 이번 전시에서 그녀는 빨강·진홍·노랑 등 화려한 색깔을 배경으로 오브제로 태운 종이꽃과 탄산음료 스프레이트의 밑바닥으로 형상화한 플라스틱 꽃, 코카콜라 알루미늄 캔을 활용한 작품들을 내놓았다. 구사마 야요이의 190㎝ 높이의 대형 호박 조각과 1979년작 드로잉도 볼 만하다. (02)738-757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인도 지상최대 총선랠리

    인도가 16일부터 한달 동안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제15대 총선을 치른다. 유권자 수가 모두 7억 1400만여명에 이르는 ‘거대 선거’다. 인구수로는 중국이 가장 많지만 직접 선거를 치르지 않는 까닭에 인도의 총선은 ‘세계 최대 규모’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13일 인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16일 1차 투표에 이어 23일과 30일, 새달 7일과 13일 등 한달에 걸쳐 543명의 하원의원을 선출한다. 유권자 수가 많다 보니 선거구별로 선거 시차가 다르다. 선관위는 전국에 무려 82만 8804개의 투표소를 설치하고 400만명의 선거 사무원과 136만 8000대의 전자투표기를 동원한다.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전국 정당은 7개이며 지역 정당은 35개다. 다양한 종교와 인종, 계급으로 인해 정당의 색깔도 천차만별이다. 그런 만큼 단일 정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한 사례는 드물었다. 이번 총선도 다수당이 연정을 통해 집권을 하는 모양새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전문가들은 현 여권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2004년 총선에서 제1당이 된 국민회의당(INC)은 좌파 정당과의 연정을 통해 통일진보연합(UPA)을 결성, 연정으로 정권을 잡았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은 13개 군소정당을 아우르는 전국민주연합(NDA)이라는 야권연대를 구성하며 UPA 견제, 양당제의 기능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의 핵협정을 둘러싸고 UPA의 일부 좌파 정당들이 연정을 탈퇴하고 ‘제3전선’을 만들면서 정치 구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최근 여론조사는 UPA가 약간 우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NDA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어 예측은 어렵다. 또 제3전선에 대한 지지도 만만치 않아 UPA의 과반 의석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제3전선이 이번 선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집권 INC는 만모한 싱 현 총리를 총리 후보로 내세웠으며 BJP는 랄 크리시나 아드바니 총재가 나섰다. 바후잔사마즈당(BSP)을 이끌고 있는 불가촉 천민 출신 마야와티 우타르프 라데시주(州) 총리도 다크호스다. 이번 총선 개표는 새달 16일에 이뤄진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Healthy life] (19) 우울증

    [Healthy life] (19) 우울증

    최근 유명 연예인의 잇따른 자살로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정신의학계는 전국민의 약 5% 정도가 치료받아야 할 만큼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전체 국민 중 약 250만명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울증을 드러내놓고 치료하지 못해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하규섭 교수를 만나 우리가 알아야 할 우울증의 실체를 들여다 봤다. ●일반적인 우울감과 우울증은 어떻게 구분하나 평소에 우울한 일도 있고 짜증날 일도 있는 것이 정상이다. 다만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기 마련이다. 실연을 당했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사람은 하루 이틀이면 자신을 추스르지만 어떤 사람은 수개월씩 우울감이 지속되기도 한다. 여기서 우울증은 통상 우울감이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계속될 때를 의미한다. 병이 아니라면 심하게 우울하다가도 며칠 지나면 평상심을 되찾을 수 있다. ●우울감과 구별되는 우울증의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전형적인 증상은 많이 먹고, 많이 자거나, 안 먹고 안 자는 것이다. 전형적인 우울증은 식욕이 떨어지고 불면증이 심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반면 일부 우울증은 평소보다 훨씬 많이 먹게 하고 계속 잠에 빠져들도록 유도한다. 항상 축 처져 있고 위축돼 있지만 본인이 이런 증상의 원인을 알아차리는 경우는 드물다. 항상 자신을 ‘무가치한 사람’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는 이도 많다. 복통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해 다른 병으로 오해할 가능성도 있다. ●우울증의 원인은 무엇인가 뇌에는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회로’가 있다. TV를 예로 들면 색깔을 표현하는 회로와 비슷하다. 이 때 만약 ‘빨간색을 보여주라.’는 명령을 내릴 때 ‘분홍색’을 보여주면 신경회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우리 뇌속에서는 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이 회로의 기능 이상과 관계된다. 세로토닌이 줄면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이 나타나지만 반대로 분비량이 증가하면 유쾌하고 활발해진다. 우울증이 유전될 가능성이 있지만 말 그대로 가능성이지 확실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전성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우울증은 왜 유독 가을에 심해지나. 봄에는 어떤가 세로토닌의 분비량은 또 다른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양과 관련이 있다. 멜라토닌은 일조량에 따라 가을, 겨울에는 많아지고 봄, 여름에는 줄어든다. 멜라토닌의 양과 세로토닌의 양은 반비례하기 때문에 가을, 겨울에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기 마련이다. 다만 봄에는 갑자기 추워졌다가 더워지는 등 기온의 변화가 많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은 우울증을 심하게 느낄 가능성이 있다. 호르몬의 변화가 너무 가파르면 우울증이 악화될 소지가 있다. ●우울증은 어떤 사람들에게 많나 지나치게 꼼꼼하고 목표치가 높은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이런 사람은 실패를 경험할 확률이 높고 실패한 뒤에는 상실감이 크기 때문에 우울증을 호소하게 된다. 특히 외모·돈·권력 등 상실할 가능성이 큰 요소에 집착하는 사람은 우울증을 쉽게 경험한다. 따라서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인기·외모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직업군은 우울증에 시달릴 위험이 높다. 자기 잘난 맛이 없어지면 삶의 가치를 잃게 되고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종교를 믿거나 성실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상실감을 느낄 위험이 적기 때문에 우울증 확률도 그만큼 낮다. 여성은 호르몬의 변화가 많아 우울증 환자가 많다. 특히 출산과 생리의 영향이 크다. 또 여성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많지 않아 우울증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울증 환자는 여성이 2배 이상 많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우울증 초기라면 심리·사회적 치료를 통해 상태를 충분히 호전시킬 수 있다. 초기 당뇨병일 때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과 같다. 생각의 틀을 바꾸는 ‘인지치료’를 하면서 주변에서 심리적으로 지지해주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환자의 40~50%는 이런 치료로 증상이 호전된다. 반면 20~30%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 이 때는 약물을 이용해 치료한다. 중증 이상의 우울증은 약을 쓰지 않고는 치료가 어렵다. ●우울증과 자살은 불가분의 관계인 것 같다. 자살 환자는 얼마나 되나 우울증 환자의 최대 10%는 자살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여성은 일생에 1번 이상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로 심한 우울증 환자가 5~10%, 남성은 3~5% 정도다. 또 자살자의 70%가 우울증 등의 정신장애를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울증 환자가 자살하는 이유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이고, 세상은 살 가치가 없다는 쪽으로 생각이 모아지기 때문이다. 자살을 하게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환자의 99% 이상이 자살충동이 사라진 뒤에는 후회한다는 사실이다. 절대로 상황을 오판해서는 안 된다. ●약물로 완치가 가능한가. 생활요법만으로 치료할 수는 없나 약물로 증상을 치료할 확률은 95% 이상이다. 다만 많은 환자에서 증상이 재발한다. 재발 비율은 30% 수준이다. 보통 약물치료는 6~9개월 정도 유지하는데 이런 사람들은 계속 진단을 받고 주기적으로 약물치료를 해줘야 한다. 바로 장기유지치료다. 생활요법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는 드물다. 마찬가지로 약물요법만으로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햇볕을 쬐고, 운동을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인지치료와 행동치료 등 여러 정신과 치료법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이 있는데 과거와 달리 최근에 개발된 약들은 부작용이 적다. 또 중독성도 전혀 없다. 의사 입장에서 보면 ‘불행하게도’ 정신과 약은 중독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 우울증은 뇌의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나 ‘편도’의 기능을 손상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거나 약을 먹지 않으면 기억력이 손상되고 머리가 나빠지는 것이다. 약을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고 착각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그 반대다. 오히려 우울증약은 뇌세포 회복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우울증에 대해 숨기지 말고 터놓고 얘기하는 사회적인 약속이 필요하다. 경제위기나 카드대란이 모든 자살의 원인이라고 착각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울증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2009 서울모터쇼 결산] 흥행은 성공…내실은 글쎄

    [2009 서울모터쇼 결산] 흥행은 성공…내실은 글쎄

    ‘2009 서울 모터쇼’가 열흘간의 화려한 축제를 마치고 12일 폐막했다. BMW 등 수입차 업체들의 대거 불참으로 ‘반쪽 모터쇼’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다채로운 프로그램 마련 등 노력으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관람객을 동원하며 흥행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는 다소 빈약한 신차 및 콘셉트카, 거물급 인사 등 아쉬운 대목도 적지 않았다. 보다 무게 있는 출품 차량과 신기술, 한국적 프로그램 등 내실을 다져 세계 5대 모터쇼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참가업체 감소 불구 흥행 성공 모터쇼 기간에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95만 6650명으로 집계됐다. 2007년 행사때 99만 280 0명에 버금간다. 개막 첫날 5만 3000명, 첫 주말에만 28만 6000여명이 몰렸다. 경기 불황에다 참가업체 수마저 예상보다 30개나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흥행면에서는 성공을 거둔 셈이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의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평일 직장인과 가족들이 전시장을 찾기 힘든 점을 감안해 폐장시간을 2시간 연장했고, 불참하는 수입차 업체 부스를 활용해 ‘세계 자동차 역사관’ 등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참가 업체도 유명 연예인 등을 내세워 홍보에 팔을 걷었다. 그 결과 연인과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이 찾았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시장 흐름에 부합하는 친환경 하이브리드카 등 첨단 차량과 다양한 부품이 전시돼 공업고·과학고, 공대생들이 단체 관람하는 ‘현장 교육 실습장’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도우미 서비스도 국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선정적 복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친환경 의상 등 각 차종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구현하려 애썼다. 르노삼성 등은 각종 정보를 전문적으로 전달하는 도우미인 ‘인포우미(정보+도우미)’를 등장시켜 호응을 얻었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이번 모터쇼는 경기 불황속에서 ‘양’보다는 ‘질’을 추구했고, 다양한 볼거리 개발 등을 통해 흥행면에서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이번 모터쇼로 인해 발생한 경제 파급 효과를 8200억원으로 추산했다. 2007년 행사에 비해 200억원 늘었다. 행사 기간 자동차 내수 판매와 생산, 이에 따른 고용효과, 모터쇼 티켓 판매와 참가 업체들의 참가비, 주변 상권 등 지역경제 활성화, 완성차 및 부품 업체와 전시 차종 등의 광고 효과,물류 등 유무형의 파급 효과를 합산한 수치다. 아울러 바이어 1만명 이상이 전시관을 찾았고 11억 2000만달러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모터쇼에는 국내 124개, 해외 34개 등 9개국에서 158개 업체가 참가해 모두 149개 차종을 전시했다. 그러나 수입차 업체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포드와 폴크스바겐과, 도요타, 아우디 등 8개업체만 참가했다. ●‘한국형 모터쇼’브랜드 가치 높여야 무엇보다 새 모델이 절대 부족했다.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신차인 ‘월드 프리미어’는 9대로 2007년 행사 때보다 4대나 늘었다. 하지만 모두 현대차와 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업체들이 내놓은 것이고 수입차 가운데는 단 한 대도 없었다. 수입차들은 이미 다른 국제 모터쇼에서 공개했거나 현재 시판중인 차량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현대·기아차의 아반떼 및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차량 등 친환경차가 30대 남짓 출품된 것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올해 하반기 본격화될 한·일 양국간 하이브리드카 격돌에 앞서 도요타 프리우스와 혼다 인사이트 등 하이브리드 차량이 소개된 것도 나름의 성과로 꼽혔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는 향후 서울모터쇼를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에 걸맞은 정상급 모터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울모터쇼가 ‘한국형 모터쇼’로서의 고유 색깔을 찾는게 급선무라고 조언한다. 관람객 수에서는 세계 정상급 모터쇼에 속하지만, 일본적 색채로 인정 받는 도쿄 모터쇼와 신흥시장 프리미엄을 지닌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 낀 ‘샌드위치 신세’에 불과하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세계 유명 업체들의 최초 공개 신차를 보다 많이 유치하고 해외 CEO들도 초청해 최상급 모터쇼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진종오 20년만에 세계新 명중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16년 만에 사격 금메달을 따냈던 진종오(30·KT)가 20년 묵은 세계신기록을 고쳐 썼다.진종오는 12일 창원종합사격장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창원 월드컵사격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 본선에서 594점을 쐈다. 1989년 뮌헨월드컵에서 구 소련의 세르게이 피지아노프가 세운 593점을 넘어선 세계신기록. 하지만 진종오는 결선에서 95.7점에 머물러 합계 689.7점으로 러시아의 신예 레오니드 예키모프(587+104.0=691.0점)에 1.3점 뒤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독한 불운과 운영 미숙이 겹쳤다. 진종오의 전자표적은 처음부터 오작동했다. 그러나 너무 긴장한 탓인지 7번째 격발을 하고 나서야 오작동을 알아챘다. 표적 교체가 불가능한 탓에 ISSF 규정에 따라 진종오는 예비 표적이 설치된 다른 사대로 옮겼다. 사소한 변화에도 민감한 사격 선수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집중력을 잃은 진종오는 마지막 격발에서 7.9점이란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했다. 메달 색깔이 뒤바뀐 순간. 진종오는 앞서 11일 남자 50m 공기권총에선 674.6점(본선 575, 결선 99.6점)의 한국신기록으로 에키모프(665.0점)를 가볍게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리뷰] ‘노잉’

    [영화리뷰] ‘노잉’

    알렉스 프로야스가 2004년 ‘아이, 로봇’의 성공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노잉(Knowing)’은 재난 또는 재앙을 다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분명하지만 이전까지와는 다른, 기존 공식을 깨는 전복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 주인공인 존 코스틀러(니컬러스 케이지)는 대형 참사가 일어날 것을 알고 막아 보려 한다. 하지만 부질 없는 일이다.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지구를 구하기 위해 초개 같이 목숨을 버리는 영웅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완벽한 영웅주의에서 살짝 비껴갔다. 보통 인류는 간발의 차이로 멸망의 위기를 피한 뒤 가슴을 쓸어내리며 교훈을 되새기지만 ‘노잉’은 이러한 공식에서도 벗어난다. 왜 인류가 위기에 몰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딱히 설명도 없다. 지난 50년 동안 대형 참사들로 징조(sign)는 계속됐고, 멸망은 예정된 수순이었을 뿐이다. 종말을 3~4일 앞뒀을 때까지 정작 인류만 그 사실을 몰랐다. 인류의 명맥을 잇게 하는 것도 인류가 아닌 다른 존재의 임무다. 1998년 미미 레더가 연출한 ‘딥 임팩트’처럼 불화가 있던 가족 구성원들이 자연스레 화해하고 함께 마지막 순간을 맞는 장면을 곁들이는 등 가족애에 무게를 둔 것은 비슷한 점이다. 기존 공식을 비트는 것은 일단 신선함을 준다. 영화는 대형 항공기가 추락하고, 선로를 이탈한 지하철이 참사를 불러오는 장면을 ‘블록버스터답게’ 그려내며 이야기를 바느질하지만 스크래치가 난 레코드 판에서 바늘이 연속적으로 튀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언뜻 보면 의미가 없어 보이는 일련의 숫자가 담긴 예언서를 얻게 되며 이어지는 초반부는 영화 ‘식스 센스’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냄새가 나는 미스터리물로 간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맞이하는 ‘데스티네이션’(2000) 느낌으로 징검다리를 삼은 뒤 막바지로 치달으며 휴거, 천사, 아담과 이브, 에덴의 동산, 생명의 나무 등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이미지로 마침표를 찍는다. 이집트에서 태어났으나 호주에서 자란 프로야스는 CF와 뮤직비디오를 통해 경력을 쌓다가 ‘크로우’(1994)로 할리우드 데뷔를 했던 연출자다. 이소룡의 아들인 브랜든 리가 촬영 중 숨지며 더 유명세를 탔던 ‘크로우’에서 그는 디스토피아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비주얼로 주목받았다. 이후 영화 관객들에게 ‘다크시티’(1998)라는 또 하나의 SF 컬트를 선사하며 아우라를 뿜어 냈다. 첫 번째 블록버스터였던 ‘아이, 로봇’까지도 독특한 색깔을 유지했으나 이번 ‘노잉’에서는 그 색깔이 상당히 바랬다. 16일 개봉.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러시아 ‘앵벌이 개’

    매일 아침 지하철을 타고 모스크바 도심으로 출근하는 일명 ‘앵벌이 개들’이 포착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 영자신문 잉글리시러시아는 모스크바 인근 공장지대에서 무리를 지어 살면서 아침마다 먹을 것이 풍부한 도심으로 출근하고 있는 앵벌이 개들을 집중 조명했다. 실제로 이 개들은 비교적 한적한 첫 차를 타고 일 터(?)로 나서며 내릴 정거장을 정확히 기억해 능숙하게 내린다. 이 개들의 행태를 연구한 모스크바 환경진화연구소의 A. 포이아르코프 박사는 “개들은 굶주렸기 때문에 도심에서 사람들을 상대로 주로 ‘샌드위치 사냥’을 한다.”고 설명했다. 앵벌이 개들이 사람들에게 음식을 얻는 방법은 크게 2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샌드위치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 큰 소리로 짖어 놀라게 만들어 손에 있는 샌드위치를 떨어뜨리게 해 음식을 빼앗는다. 또 다른 하나는 주로 벤치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여성들에게 다가가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음식을 구걸하는 것이다. 박사는 “개들은 놀라울 정도로 인간의 심리를 꿰뚫고 있으며 사람 지능에 맞먹는 똑똑한 행동을 보인다.”면서 놀라워했다. 특히 이 개들은 보통 개들이 색맹에 가깝게 색깔 구별을 하지 못하는 것과 달리 신호등을 확인하고 길을 건너며 놀라울 만큼 지하철역을 잘 구분하는 등의 행동 방식을 보였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개들이 처음 모스크바 도심으로 출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0년 대 부터다. 소비에트 연합이 붕괴되고 경제가 어려워지자 증가한 유기견들이 생존을 위해 도심으로 지하철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개들은 해가 지면 다시 지하철을 타고 변두리에 위치한 그들만의 보금자리로 돌아간다.”면서 “가끔 문이 닫히기 전 아슬아슬하게 지하철에 타는 등 행동을 보이는 데 이것은 그들이 스스로 터득한 놀이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랑과 전쟁’ 9년만에 17일 막내린다

    ‘사랑과 전쟁’ 9년만에 17일 막내린다

    KBS 2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 17일 479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1999년 10월 첫방송 후 9년 6개월 만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5분에 방송되던 이 프로그램은 불륜을 조장하고 부부 싸움을 유발한다는 비난도 많았지만, 지난 10년간 꾸준히 인기가도를 달렸다. 단막극 형태로는 흔치 않게 시청률 20%를 넘는 호황을 누릴 때도 있었고, 최근 시청률이 하락하면서 10%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동시간 시청률 1위 자리를 고수했다. 하지만 올해 경기불황에 최근 3~4개월 한두 개 광고만 붙는 상황이 이어지자 봄 개편에서 폐지 대상이 됐다. 그동안 수많은 인기스타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탤런트 윤정희, 이필모 등이 출연했었고, 가수 장윤정과 박현빈도 무명시절에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다. 불륜녀로 이름을 날린 유지연과 민지영은 ‘사랑과 전쟁’의 인기를 발판으로 여러 방송에서 활약했다. 이는 또 KBS 공채 탤런트들의 출연장이기도 했다. 출연진의 4분의3이 공채 탤런트로 채워졌었다. 하지만 ‘사랑과 전쟁’이 낳은 최고의 스타는 누가 뭐래도 탤런트 신구다. 첫회부터 출연해 마지막회까지 함께한 신구는 이 프로그램의 산 증인이다. 이혼을 앞둔 부부에게 조정위원회 위원장 신구가 남기는 “4주 후에 뵙겠습니다.”는 유행어가 됐다. 개그맨이나 진행자들이 각종 프로그램에서 수없이 패러디했다. 마지막 녹화에서 신구는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사회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연했었고, 여느 드라마와도 색깔과 성격이 달라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폐지를 미리 말해준 사람도 없고 마지막 녹화날 폐지소식을 들었다.”면서 불편한 심기도 감추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프로그램 폐지의 이유를 두고서는 말들이 많다. 우선은 광고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제작을 담당한 KBS 예능국 박효규 부장은 “드라마로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인 회당 5000만원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으나 광고가 줄며 그 명분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소재 고갈이 폐지에 한몫했다는 지적도 있다. 박 부장은 “다양한 결혼 스토리만큼 이혼 사유도 다양해 소재가 고갈될 수 없다. 아직 시청자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이 제보한 소재들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의 다른 관계자는 “소재 고갈로 점점 자극적인 내용만 다루다 보니 본래 기획의도를 벗어난 점이 있다.”라고 귀띔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예술 명동’ 34년만에 부활

    ‘예술 명동’ 34년만에 부활

    소비 중심지인 서울 중구 명동이 1960~70년대 문화예술 1번지로서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1975년 민간 금융회사에 매각되면서 극장 기능을 상실했던 명동 중앙로의 옛 국립극장(시공관)이 34년 만에 복원돼 오는 6월5일 명동예술극장으로 문을 연다. 명동예술극장(극장장 구자흥)은 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극장 시설을 공개하고, 향후 극장 운영 방침을 밝혔다. 복원된 명동예술극장은 바로크 양식의 건물 외부는 원형 그대로 보존하되 내부를 현대식 시설로 개조해 지하 1층, 지상 5층, 객석 552석 규모의 연극 전용 중극장으로 새롭게 변모했다. 옛 국립극장의 전신인 명치좌(明治座)는 대지 505평, 연건평 749평의 3층 철근 콘크리트 건물로 객석은 820석이었다. 명동예술극장은 무대와 객석간 거리가 최대 16m 이내로 가깝고, 무대를 감싸는 듯한 말발굽형 객석으로 극의 집중도를 높여 연극 공연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 건물 옥상에 유리벽을 설치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지상 1층에도 카페를 마련하는 등 휴게시설에도 신경을 썼다. 명동예술극장은 연극 전문제작극장을 표방하고 있다. 대관 없이 자체 제작과 공동제작 방식으로 모든 연극 제작에 참여한다. 구자흥 극장장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든 연극은 믿고 볼 수 있다는 신뢰를 얻도록 작품성과 대중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명동 국립극장에 올려졌던 화제작들로 개관 페스티벌을 치르고, 내년부터 신진 작가 대상의 ‘창작희곡 발굴 프로젝트’, 중견 연출가들이 참여하는 ‘명연출자 명연극전’, 신진 연출가에게 기회를 주는 ‘상상력 확장 프로젝트’ 등을 통해 극장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드러낼 계획이다. 개관작은 1969년 공연돼 전회 매진을 기록했던 연극 ‘맹진사댁 경사’(오영진 작, 이병훈 연출). 축하 공연이란 의미에서 원로부터 젊은 배우까지 함께 어울리고, 중장년층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작품으로 선택했다고 극장측은 설명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배우 최은희 등 유명 인사들이 카메오로 등장할 예정이다. 이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최인훈 작, 한태숙 연출), ‘밤으로의 긴 여로’(유진 오닐 작, 임영웅 연출), ‘베니스의 상인’(셰익스피어 작, 이윤택 각색·연출)이 무대에 오른다. 개관에 앞서 5월11일 연극인들을 초대해 집들이 행사를 갖고, 전시회와 학술행사도 잇달아 연다. 하지만 명동 국립극장의 복원을 염원해온 원로 연극인들조차 젊은이들과 외국 관광객이 점령한 명동 한복판에서 연극 전문공연장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문화예술계도 상업화, 산업화 바람으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때 순수예술인 연극의 부활은 시급한 과제인 동시에 힘겨운 도전이다. 이양희 공연기획팀장은 “일각에서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공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으나, 현 시점은 국내 연극인들과 관객에게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60~70년대 명동 문화예술의 한 축이었던 중장년이 공연문화의 주인으로 돌아올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불량식품은 맛있어! -이환제-

    [엄마와 읽는 동화]불량식품은 맛있어! -이환제-

    숙제를 하면서도 지금 내 마음은 문구점에 가 있어요. 학교 앞 문구점에서 연필이나 공책, 색종이 같은 문구만 파는 게 아니잖아요. 쫀쪼니, 쫀듸기, 달고나, 짱셔요…. 그리고 여러 가지 색색깔의 새콤달콤 맛있는 사탕들…. 우리 엄마는 용돈을 절대로 안 주거든요. 나하고 같은 2학년 아이 중에 날마다 천 원씩 용돈을 받는 친구들도 있는데 말이에요. ‘나도 용돈을 받았으면….’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요. 날마다 불량식품을 실컷 사 먹을 수 있잖아요. 이상하게 엄마가 사 주는 간식거리는 맛이 없어요. 어른들이 먹지 말라는 불량식품은 어떤 줄 알아요? 그야 뭐 무지무지 먹고 싶고, 엄청나게 달콤하고, 아주아주 맛나지요. 친구들이 불량식품을 사 먹을 때 조금씩 떼어 주어서 잘 알거든요. 숙제는 하기 싫고, 불량식품은 먹고 싶고…. 나는 숙제를 하다 말고 발딱 일어섰어요. 엄마는 오랜만에 친구들 모임에 가고 아빠는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고 있었어요. 거짓말을 하기로 마음먹고 나니까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어요. 그런데 하고 싶은 말 대신 엉뚱한 말이 툭 튀어 나왔어요. “아빠, 티브이 보세요?” “응?” “헤헤, 티브이 보시냐고요?” “이 녀석아, 알면서 왜 물어?” “그냥.” 나는 상냥하게 말하며 아빠 어깨를 주물러 드렸어요. “진희, 너 아빠한테 할 말 있지?” “어떻게 알았어요?” “갑자기 아빠한테 존댓말 하며 예쁜 척하는 거 보면 다 알아.” 나는 속으로 흠칫 놀랐어요. 아빠한테 거짓말 하려는 내 마음을 들켜 버린 것 같았어요. 나는 아빠 몰래 숨을 크게 들이 쉬었어요. “아빠, 공책 사게 천 원만 주세요.” 공책 산다는 건 거짓말이고 그 돈으로 불량식품을 사 먹을 생각이에요. 한번 말문이 트이자 거짓말이 술술 나왔어요. “국어 공책도 사야 하고, 알림장도 사야 돼. 공책 때문에 어제는 선생님한테 혼났어. 다 쓴 공책을 모르고 그냥 가지고 갔거든.” “공책 때문에 선생님한테 혼났다고?” 아빠는 뭔가 생각에 잠겼어요. 무슨 말을 할 듯하다 말고 지갑에서 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 주었어요. “공책 사가지고 민지네 가서 숙제 하고 올게.” 나는 학교 갈 때처럼 가방을 챙겨 나왔어요. 나는 곧장 민지네 집으로 갔어요. “민지야, 우리 문방구에 가서 맛있는 거 사 먹고 숙제 하자.” 내가 돈을 보여 주며 말하자 민지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어요. “와, 신난다! 얼른 가자.” “쉿! 조용히 해. 너네 엄마 다 듣겠다.” “히히, 알았어.” 우리는 문방구에 가서 먹고 싶은 것을 몽땅 샀어요. 모두 다 100원짜리로만요.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학교 운동장 제일 구석진 곳으로 가서 맛있게 먹고 돌아와 얼른 숙제를 했어요. 집에 오자 아빠가 소리 없이 웃더니 말했어요. “진희야, 아까 너 공책 때문에 선생님한테 혼났다고 했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거짓말한 것 때문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어요. 갑자기 배가 아픈 것 같았어요. 불량식품이 잔뜩 들어가 있는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요. 갑자기 아빠가 말했어요. “진희야, 이야기 하나 해 줄까?” “무슨 이야기?” “들어 보면 알아.” 너처럼 꼭 3학년 때 일이야. 어느 날 아침 나는 학교에 가다 말고 집으로 재빨리 뛰어갔어. 공책을 사야 하는데 깜빡하고 돈을 안 타 갔거든. 삽짝 문을 들어서며 소리 쳤지. “공책 사게 돈 좀 주세요.” 설거지를 하던 엄마가 부엌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어. “공책 한 권이 얼마냐?” “20원요.” 엄마는 젖은 손으로 방에 들어가더니 이내 도로 나왔어. 지금 집에 돈이 한 푼도 없다는 거야. 내가 울상을 지으며 서 있자 엄마는 얼른 부엌에서 달걀 두 개를 가져왔어. “달걀 하나에 10원이다. 이거 두 개 가지고 가서 공책하고 바꾸어 써라.” 아휴, 달걀하고 공책하고 바꾸어 쓰라니, 난 무척 창피했어. 달걀하고 공책을 바꾸는 걸 누가 보기라도 해봐. 얼마나 창피하겠어. 뭐? 달걀을 공책하고 바꾸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그거야 지금 네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렇지. 네가 그때 나였다면 넌 아마 더 창피했을지도 몰라. 전에 우리 반 누가 달걀을 연필하고 바꾸어 쓰는 걸 보고 아이들이 막 놀려 먹었거든. 연필 살 돈도 없는 가난뱅이라고. 학교 정문 앞에 있는 문구점은 언제나 아이들로 붐볐어. 그러니까 아무도 몰래 공책하고 달걀하고 바꿀 수도 없잖아. 누구든 보기만 하면 금방 소문을 내고 말테니까. 달걀을 주머니에 하나씩 나누어 넣고 학교로 가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무거웠어. 느릿느릿 학교로 가던 나는 길에서 벗어나 개울가로 갔단다. 나뭇가지로 개울가 둑을 판 다음 달걀 두 개를 흙속에 묻어 두었어. 그리고 얼른 학교로 갔지. 선생님한테는 공책도 없이 공부하러 덜렁덜렁 왔다고 혼이 났단다. 대나무뿌리 회초리로 손바닥을 다섯 대나 맞았어. 무척 아팠지만 참았어. 친구들한테 놀림 당하는 것보다 선생님한테 회초리 맞는 것이 차라리 나았으니까. 그 달걀은 어떻게 한 줄 아니? 공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하고 구워 먹었어. 어떻게 구워 먹었냐 하면, 먼저 진흙으로 달걀을 두툼하게 싸는 거야. 그래서 그걸 땅속에 묻고, 달걀 묻은 자리에 마른 나뭇가지를 모아 모닥불을 피우는 거지. 모닥불 열기 때문에 땅 속에 묻은 달걀이 맛있게 잘 익거든. 집에 돌아와서는 거짓말을 했어. 학교 가다가 넘어져서 달걀 두 개를 다 깨버렸다고. 다음날 나는 또 공책 사게 돈을 달라고 했지. “돈 없다. 달걀하고 바꾸어 써라.” 그러면서 엄마는 또 달걀 두 개를 손에 쥐여 주시는 거야. 당연히 오늘은 돈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어쩔 수 없이 또 달걀 두 개를 가지고 가는 수밖에. 마당에서 모이를 쪼고 있는 닭들이 미워 보였어. 우리 집에 닭이 없으면 달걀도 없었을 테고, 그러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하고. 어른들 몰래 나는 닭들한테 괜히 심술궂은 발길질을 했어. 지금 생각하면 그 닭들이 너무나 고마운데 말이야. 힘없이 터덜터덜 걷다가 나는 또 달걀을 땅속에 묻어 두고 학교로 갔어. 친구들한테 놀림 받는 것은 정말 싫었거든. 나는 선생님한테 또 매를 맞았지. 이번에는 열대나 맞았어. 얼마나 아프던지, 매를 맞고 돌아서는데 눈물이 뚝 떨어지더라. “와, 많이 아팠겠다. 그런데 땅에 묻은 두 번째 계란은 어떻게 했어?” “어떻게 했을 것 같니?” “또 구워 먹었을 것 같은데.” “아니야. 이번에는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가게에 가서 군것질을 했단다. 계란하고 먹고 싶은 것하고 다 바꾸어 먹었지. 한 개에 5원씩 하는 풀빵하고도 바꾸어 먹고, 쫄쫄이하고 달고나 하고도 바꾸어 먹고….” “어, 쫄쫄이하고 달고나는 지금도 있는데!” “정말이야? 그런 불량식품이 지금도 있다니 놀랍구나.” “달걀로 군것질하고, 집에 가서 안 혼났어?” “네 할머니는 내가 당연히 공책하고 바꾼 줄 알았겠지.” 나는 사지 못한 공책은 어떻게 했냐고 물었어요. “또 공책 없이 학교에 갈 수는 없잖아. 그래서 생각 끝에 달걀을 훔치기로 했어. 날마다 닭장에서 알을 꺼내오는 것이 내가 할 일이었거든. 그날 저물녘에 달걀을 꺼내면서 그 중 두 개를 아무도 몰래 숨겼지. 삽짝 밖 호두나무 아래 풀숲에.” “정말?” “다음날 아침, 숨겨 놓은 달걀을 가지고 아주 일찍 집을 나섰어. 아이들이 없을 때 문방구에 가서 공책하고 바꾸려고. 다행히 아이들 눈을 피해 무사히 공책하고 바꾸었단다.” 아빠가 머리를 긁적이며 나를 바라보았어요. 처음엔 배가 많이 아픈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아빠 말을 듣다 보니 배 아픈 것이 가라앉았어요. 그래도 아빠를 속이고 거짓말을 해서 돈을 타 내어 거짓말을 한 것이 마음에 걸렸어요. ‘아빠는 나보다도 더 했는데 뭘.’ 우리 아빠는 거짓말을 하고 달걀까지 훔쳐 냈잖아요. 나는 마음이 조금 놓였어요. 아빠한테 거짓말한 것도 들키지 않았고, 불량식품을 먹었는데도 배가 안 아팠기 때문이죠. ‘불량식품 먹으면 배탈 난다고? 흥, 엄마는 거짓말쟁이. 히히, 난 이렇게 괜찮잖아.’ 그래도 혹시 배 아프면 어떡하나 생각하며 배를 문질러 보았어요.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져도 나한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날 저녁, 민지네 집으로 전화를 했다가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어요. 민지 좀 바꾸어 달라니까, 민지 엄마가 숨넘어가는 소리로 이러는 거예요. “진희야, 우리 민지 지금 막 토하고 난리 났다! 뭘 잘 못 먹어서 그런지, 배 아프다고 데굴데굴 구르고 토한다니까! 얘, 얼른 전화 끊자. 민지 데리고 응급실에라도 가 봐야겠다.” ●작가의 말 몇 년 전 북한강변으로 이사하고 봄부터 아이들하고 닭을 길러 보았습니다. 암탉이 알을 낳고, 그 알을 품어 병아리가 깨어나자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습니다. 이듬해가 되자 닭은 이십여 마리로 불어났답니다. 달걀을 많이 낳아 이웃집하고 나누어 먹었지요. 달걀을 보니, 어릴 적 문방구에 가서 달걀을 공책이나 연필하고 바꾸고, 불량식품하고도 바꾸어 먹던 기억이 났습니다. ●작가약력 ▲1963년 충남 청양 출생. ▲199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 ▲동화집으로 ‘여우는 어디로 갔을까?’, ‘잘가라, 산도깨비야’ 등이 있음. ▲지금은 경기도 양평 북한강변에서 가족과 텃밭을 가꾸며 살고 있음.
  • 전주 영화로 열번째 봄을 맞다

    전주 영화로 열번째 봄을 맞다

    디지털 및 독립영화들을 앞장서 소개해온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오는 30일부터 새달 8일까지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영화 축제를 벌인다. 특히 이번에는 열 돌을 맞아 보다 풍성한 식단으로 차려냈다. 42개국 200편(장편 147편, 단편 53편)의 출품작이 15개 상영관을 통해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은 디지털 옴니버스 영화 ‘숏!숏!숏! 2009’다. ‘숏!숏!숏!’은 3년째 계속되고 있는 디지털 단편영화제작 프로젝트. 예년의 경우 단편 3편을 모아 상영했지만, 올해는 10주년을 기념해 단편 10편을 묶었다. 이송희일, 윤성호, 김성호, 양해훈 등 젊은 감독 10명이 돈을 둘러싼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10가지 색깔로 보여 준다. 새롭게 발굴되는 감독들은 누구 누구일까. 그동안 전주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왕빙, 장률, 류승완 등은 어느새 자국을 대표하는 감독들로 우뚝 성장했다. 올해도 국제경쟁부문에는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는 세계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 즐비하다. 산업화로 사라져 버린 태국 전통 농업을 구현해낸 우루퐁 락사사드 감독의 ‘유토피아’, 꿈과 현실의 괴리를 그린 라드 주드 감독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 등이 스크린에 걸린다. 2008년 한국장편경쟁부문 최우수상(JJ-Star상)을 받은 ‘낮술’의 뒤는 어떤 작품이 이을까. 지난해 ‘나의 친구 그의 아내’로 화제를 일으킨 신동일 감독은 신작 ‘반두비’를 내놓았다. ‘반두비’는 이주노동자 청년과 한국 여고생의 우정을 그렸다. 4회 이후 중단된 한국영화 회고전의 부활도 반갑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완전복원판이 공개되는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비롯해 양주남 감독의 ‘미몽’, 신상옥 감독의 ‘열녀문’,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 등 고전영화 4편이 상영된다. 이색적인 체험을 원하거나 자신의 인내력을 시험해 보고 싶다면, 중국 왕빙 감독의 ‘철서구’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철서구’의 상영시간은 무려 551분(9시간11분). 예년 초청작이었던 이 작품은 ‘JIFF가 발견한 감독 열전’에서 상영된다. ‘시네마스케이프-장편 극영화’ 섹션에 포함된 라브 디아즈 감독의 ‘멜랑콜리아’도 만만치 않다. 실제 상영시간은 7시간이 조금 넘으나, 감독이 정해 놓은 ‘쉬는 시간’까지 합하면 480분에 달한다. 그런가 하면 ‘찰나’로 스쳐 가는 영화도 있다. 장 뤼크 고다르의 ‘파국’은 1분짜리, 쑨쉰 감독의 ‘신중국’은 5분짜리다. 이들은 ‘영화보다 낯선-단편’ 섹션에서 다른 영화들과 함께 찾아간다. 비서구권 거장의 면모들도 조우할 수 있다. ‘스리랑카 특별전’은 오랜 내전과 식민지 역사, 종교 갈등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성찰을 보여 주는 작품 12편을 소개한다. 스리랑카 빈민가 소년의 꿈과 현실을 그린 ‘마찬’(감독 우베르토 파솔리니)은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전주영화제가 제작비를 지원한 디지털 영화제작 프로젝트인 ‘디지털 삼인삼색’도 빼놓을 수 없다. 홍상수(‘첩첩산중’), 가와세 나오미(‘코마’), 라브 디아즈(‘나비들에겐 기억이 없다’) 등 아시아 대표 감독 3인의 작품을 통해 디지털 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다. 정수완 전주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전주영화제는 그동안 숨겨진 영화들을 발견·발굴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올해는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더 힘차게 나아가기 위한 프로그램들로 더욱 강화했다.”고 밝혔다. 입장권 구입은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가능하다. 개막식은 14일부터, 일반상영은 16일부터 홈페이지(www.jiff.or.kr)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개·폐막식은 1만원, 일반상영은 5000원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나만의 서사를 갖고 싶었다”

    “나만의 서사를 갖고 싶었다”

    한동원이란 이름은 어색할지라도 영화소개 어디선가 봤던 ‘적정관람료’나 ‘결정적 장면’, ‘무규칙 문화칼럼’ 등은 결코 낯설지 않을 것이다. 발칙하고, 발랄한 문화평론 스타일로 유명한 영화평론가 한동원이 이번에는 장편소설을 써냈다. 단편도, 별다른 습작도 없이 대뜸 장편소설에 도전했다. 영화평론가이자 방송작가, 칼럼니스트, 또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한 그이지만 정작 본인은 ‘소설가’라는 호칭 말고 다른 건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말까지 덧붙이면서 말이다. “수없이 남의 서사에 토를 달았는데 이번에는 나만의 서사를 갖고 싶었다.”라고 소설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껏 써온 글은 미디어라는 외부적 요인에 너무 영향을 많이 받아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자유롭게 창작을 하기가 불편했다는 것. 하지만 그는 꽤 오래 소설 쓰기를 준비했다. 이번에 나온 ‘삐릿’은 1년 반 정도를 고심하며 썼다고 한다. 1980년대 유행했던 마이클 잭슨의 노래 ‘Beat It’에서 제목을 딴 이 소설은 명문고등학교에서 밴드를 결성한 문제아 백동광의 이야기다. 지은이는 입학날부터 디스코 패션으로 이미 ‘찍혀 버린’ 주인공 ‘똥광’을 통해 꿈을 가진 청소년이 세상과 만나는 방법, 그리고 억압적인 교육의 문제 등을 거침없는 입담으로 풀어낸다. 곳곳에 등장하는 ‘쌍팔년도’ 문화코드도 볼 만하다. 물론 겁도 없이 문학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하다. 그는 “등단도 않고 습작도 얼마 안 쓰고 무작정 장편을 썼다. 앞으로가 분명 더 어려울 것이다.”라고 걱정했지만, 이내 “소설은 평생을 걸어볼 만한 일”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쨌든 고통스러운 창작 과정을 운명처럼 받아들인다는 그의 자세만큼은 이미 소설가에 가깝다. 자신의 이번 작품을 두고는 “책 속에서 그저 재미를 찾고, 조금만 생각할 걸 건진다면 좋겠다.”라고 일축했다. 책의 적정 구입료를 묻는 질문에는 그저 “노코멘트”라며 웃어 넘겼다. 수많은 영화의 적정 관람료를 매겨 왔지만, 정작 자신의 소설에 대해서는 가격을 매기기가 곤란한 모양이었다. 출판사에서 정한 가격은 9800원. 첫 작품을 내자마자 현재는 부지런히 다음 작품을 집필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의 집단적인 의식이 개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과정을 그려보고 싶다.”면서 “양념처럼 과거의 문화 코드를 닮으면서도 그 속에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얘기를 하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여류작가 9인이 본 아홉색깔 서울

    “나는 아직도 서울이 누군가의 고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소설가 윤성희) 그녀의 말처럼 서울은 누구에게도 쉽게 고향의 편안함을 주지 못한다. 그런데도 그곳에는 국내 인구 중 4분의1이 살고 있다. 과연 서울은 우리에게 어떤 도시이며, 서울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아홉 명의 여성 소설가들이 모였다. 현장에서 왕성한 필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혜경, 하성란, 권여선, 김숨, 강영숙, 이신조, 윤성희, 편혜영, 김애란이 모여 서울을 테마로 한 소설집을 낸 것.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강 펴냄)는 아홉 작가가 그려내는 아홉 가지 서울의 모습을 담았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중심이다. 편혜영이 쓴 ‘크림색 소파의 방’의 주인공 가족처럼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퍼붓는 비에 고장난 와이퍼’로 서울로 향하고 있다. 길은 평탄하지도 않다. 비가 쏟아지는 날, 정체 모를 사내들이나 짐승들에게 길이 막힌 채 오도가도 못하며 어두운 국도에서 밤을 보내기도 한다. 갖은 고생을 하고 상경해도 그 앞에 펼쳐지는 건 희망뿐이 아니다. 중심을 향해 왔지만, 서울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 앞에는 결국 변두리 인생이 놓여 있다. 하성란은 이곳 사람들이 중심으로 가기 위해 ‘늘 반쯤 뛰고 있으며 어깨나 머리가 채이고 발이 밟히는 일도 허다하다.’(‘1968년의 만우절’)고 썼다. ‘거짓말의 도시’인 서울에서 변두리 인생들이 ‘눈뜨고 코 베이지 않기’ 위해서는 역시 자신들도 거짓말을 무기로 삼아야만 한다. 소설 속 아버지는 상경 직후 남산에 올라 발밑에 서울을 두고 큰소리를 치던 사람이다. 하지만 평생을 아내에게까지 나이를 속여가며 살아온 그는 틀림없는 서울의 변두리 인생일 뿐이었다. 서울 속 변두리 인생들은 북촌(이혜경, ‘북촌’)에도, 망원동 다세대 주택(김숨, ‘내 비밀스런 이웃들’)에도, 한강변 오피스텔(권여선, ‘빈 찻잔 놓기’)에도 살고 있다. 강변북로(강영숙, ‘죽음의 도로’)를 달리고, 한강의 밤섬(이신조, ‘조금밖에 남아 있지 않은’)을 거니는 이들은 서울이 불안하고 초조해도 떠날 수가 없다. ‘서울은 그들과 가장 닮은 도시이기 때문이다.’(편혜영) 작가들 스스로가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이 ‘다른 도시에 비해 비문학적으로 보이는 게 안타깝다.’며 출판 제안을 해 책이 나왔다고 한다. 문학평론가 김영찬 계명대 교수는 “지금껏 서울을 이야기한 작가는 ‘서울, 1964년 겨울’의 김승옥 정도였다.”면서 “아홉 편의 글은 안간힘과 희망, 서울에 대한 안타까운 애증을 잘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이번주말 봄나들이 생각한다면…

    이번주말 봄나들이 생각한다면…

    ■ 꽃망울터진 전북 벚꽃 구경하고 전주~군산간 번영로·완주 송광사 등 절정 ‘살랑이는 봄바람 타고 전북으로 벚꽃 구경 오세요.’ 전북도내 벚꽃 명소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예년보다 1주일 정도 빠를 것으로 예상됐던 벚꽃의 향연은 꽃샘추위로 다소 늦어져 이번주 말부터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에서 가장 긴 벚꽃길인 전주~군산간 번영로 43㎞는 오는 7일부터 12일 사이에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번영로 벚꽃은 고향을 그리는 재일교포들의 성금으로 40여년 전에 심은 왕벚꽃이다. 분홍빛 탐스러운 꽃가지가 장관을 이룬다. 수령이 오래 됐고 일부 구간은 교통사고로 훼손됐지만 아직도 옛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군산시는 4~12일 군산 월명경기장과 은파유원지, 월명공원 등 3곳에서 ‘벚꽃축제’를 연다. 각종 문화예술공연과 벚꽃가요제, 벚꽃아가씨 선발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송광사 입구 2㎞ 벚꽃길도 이번 주말이 가장 아름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 근교여서 평일에도 봄나들이 행락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정읍시 천변 벚꽃터널은 이미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봄맞이 명소다. 호남고속도로 정읍IC에서부터 내장사 입구까지 7㎞ 구간에 걸쳐 화려한 벚꽃터널이 이어진다. 시기동 천변도로가 특히 아름답다. 내장저수지를 둘러싸고 있는 벚꽃길도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1일부터 10일까지 정읍천 벚꽃축제가 열린다. 그러나 올 정읍천 벚꽃은 축제가 끝난 13일쯤 돼야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진안 마이산 벚꽃은 전국에서 가장 늦게 핀다. 이달 20일 이후에야 마이산 입구에서부터 탑사까지 5㎞ 구간 벚꽃들이 장관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수령 20~30년의 마이산 벚꽃은 재래종 산벚꽃으로 깨끗하면서 환상적인 꽃색깔로 유명하다. 이밖에 장수군 논개생가 가는 길, 완주 경천저수지와 구이 저수지, 모악산 입구, 김제 금산사 등 벚꽃이 아름다운 지역이 많아 4월 전북은 상춘인파로 넘쳐날 전망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울산 ‘모세의 기적’ 체험하고 진하해수욕장~명선도 구간 바닷길 열려 울산 울주군 진하해수욕장~명선도 구간의 바닷길이 열려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일 울주군과 진하리 주민들에 따르면 울산의 대표적 해수욕장인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 진하해수욕장에서 맞은 편 무인도인 명선도 100여m 구간에 바닷물이 빠져 모랫바닥을 드러내면서 바닷길이 열리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이 현상은 매년 음력 2월 말이나 3월 초에 시작해 음력 4월까지 한달가량 낮 12시~오후 4시 진행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바닷길이 열렸다. 조수 간만의 차에 따라 전남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2.8㎞의 바다가 갈라져 만드는 바닷길과는 규모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오후 2~3시에는 모랫바닥을 완전히 드러내 사람이 신발을 신고 다녀도 젖지 않을 정도가 된다. 평소 배를 타고 명선도에 들어가야 하지만 바닷길이 생기는 이 시기에는 누구나 걸어서 명선도에 들어가 무인도의 절경을 감상하고 주변 바위 사이에서 미역이나 소라를 따는 등 남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이 바닷길은 음력 4월을 넘기면 평소처럼 다시 물이 차기 시작해 1.5∼2m의 수심을 유지하게 된다. 배근호(47) 진하리 이장은 ““최근 바닷길이 열린다는 소문이 나면서 주말에 관광객이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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