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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색·향·포장으로 차별화한 ‘감성농업’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색·향·포장으로 차별화한 ‘감성농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시장 개방을 눈앞에 둔 우리 농업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게 요구되는 가운데 차별화한 마케팅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한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디자인이 제품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맛과 품질뿐 아니라 색깔, 포장, 향기 등 다양한 디자인의 힘을 활용한 감성농업(感性農業)의 현장을 찾았다. ●누에고치 염색해 만든 성탄 트리장식 전구·시들지 않는 꽃 등 인기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보존화(保存花)는 싱싱함을 3년 넘게 유지할 수 있는 꽃이다. 연구실에 들어서자 향긋한 꽃 냄새와 알싸한 약품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생화를 약품 처리해 꽃잎의 부드러운 질감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 ‘시들지 않는 마법의 꽃’으로 불린다. 전량 수입에만 의존했던 보존화는 1만원을 넘어 손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꽃이 아니었다. 2006년 보존 약품이 국내에서 개발되고 가격이 4000원 아래로 내려가면서 수요도 늘고 있다. 도시농업팀 송정섭 과장은 “생화와 다른 이미지와 질감을 갖춘 상품 구성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에고치로 만든 깜찍한 장식 소품이 사양길의 양잠사업에 활력을 주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는 누에고치를 이용한 전구다발, 장식용 목걸이 등 7건의 디자인 의장 등록을 했다. 김종선 소장은 “누에고치 안에 염색을 방해하는 세라신이라는 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성분을 첨가해 오방색 염색법을 개발했다.”며 “제작 기술을 산업체에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농업박람회(30일까지 전남 나주)에 출품한 누에고치로 만든 성탄절 트리용 장식 전구는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디자인이 농업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컬러 농업’의 영역도 넓어졌다. 먹거리에 색을 입혀 오감을 자극한다. 녹색 쌀, 붉은 감자, 보라색 고구마등 맛과 멋을 갖춰 소비자를 군침 돌게 하는 ‘감성식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곡물 아트·전통떡 밀폐형 포장법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원동력 다양한 컬러 작물을 활용한 ‘곡물 아트’와 ‘논 아트’라는 새로운 예술 영역도 생겼다. 쌀과 콩, 보리, 팥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곡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수원 농진청 식량과학원의 작업현장. 크기와 색깔이 다양한 재료를 모자이크처럼 수놓는 손길이 분주하다. 김선영 연구원은 “지난해 G20 정상회의에서 참가국 국기를 곡물 종자로 그려서 찬사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논아트는 색깔이 서로 다른 벼를 이용해 논에 다양한 글자와 문양을 표현한 것이다. 보통 5∼6월에 시작되며 작품 감상의 최적 시기는 벼가 무르익는 가을이다. 농진청 기획조정과 김춘송 과장은 “벼가 자라 수확 때까지 지역을 알리는 효과가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포장에 고객의 시선을 자극시키는 디자인 요소를 접목한 사례도 있다. 전남 화순군의 사평기정떡 구경숙 대표는 전남농업기술원의 기술 지원으로 투박한 전통떡 포장의 문제점을 개선해 소비자들의 입맛과 눈길을 사로잡은 포장재를 개발했다. 떡과 포장상자 크기를 소형화하고 밀폐형 낱개 포장지 개발로 상온에서의 유통기간을 늘렸다. 현재 캐나다와 중국에 우리 떡을 수출하는 쾌거를 올리고 있다. 이처럼 우리 농산물을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려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여는 체계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그의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꿈과 감성이야말로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소비자에게 감동과 믿음, 행복을 주는 제품이야말로 우리 농업을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안철수 열풍’ 차갑게 읽기

    요즘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안철수’다. 정치판에서 시작된 ‘안철수 현상’은 사회 전 부문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이재훈 외 3명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는 이 같은 ‘안철수 현상’의 의미를 짚은 책이다. 책은 안철수를 키워드 삼아 우리 사회와 정치를 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데 목적을 뒀다. ‘안철수 현상’의 바닥에 깔려 있는 대중심리, 그가 던진 메시지의 해석, 보수 언론과 프레임의 정치에 대한 해설, 안철수가 정치판에 나설 경우의 가상 시나리오 등을 각각 4개의 파트에 담았다. 첫 번째 저자로 나선 한윤형은 “얼마 전까지 정치인으로 생각해본 적도 없는 사람을 불과 얼마 만에 유력한 대선 주자로 변태시키는 강력한 에너지의 근원을 곰곰 분석하고 성찰하지 않는다면 한국 사회의 정치를 논할 자격도 없는 것 아닐까.”라고 반문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김민하는 20대에 주목한다. 그간 한국의 선거는 보수적인 50대 이상 연령층과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30~40대가 허리 역할을 하며 사실상 결과를 결정해왔다고 진단한다. 안철수가 청춘콘서트에서 보여준 것 같은 소통력으로 20대를 대거 투표장으로 불러들인다면 지금까지의 선거판 상식은 뒤집어져 버린다는 것이다. 안철수를 통해 이 땅에 선거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초이자 최대의 정치실험이 예고된다고 그는 진단한다. 안철수의 메시지 분석을 맡은 이재훈은 안철수를 ‘반칙 사회가 낳은 원칙의 아이콘’이라 본다. 그는 안철수가 가진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가 그를 ‘재수 없어’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은 반듯한 도덕 선생님처럼 말하고 행동하면서도 상대에게는 자신과 함께 반듯해야 한다는 강박을 안겨주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완은 안철수의 등장으로 선거가 ‘박근혜 대세론’에서 ‘반MB’ 또는 정권 심판론으로 되돌아갔다고 해석한다. 아울러 안철수가 본격적으로 선거에 뛰어들면 주류 언론이 색깔 공세를 펼칠 것을 과거 사례를 들어 전망하고 있다. 저자들이 안철수를 좋게만 보는 것은 아니다. 그가 정치인으로서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좀 더 자세한 정책 각론을 내놓아야 할 때라는 지적과 함께, 안철수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에게 ‘안철수식 성공 모델’에 환각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아울러 안철수가 윤여준을 ‘자른’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 호남 민중에 대한 이해 부족의 가능성 등도 현실 정치인으로서 결격 사유로 꼽는다. 1만 4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사업조정회의’ 구성 현안 조율… “3~5개 공약에 집중”

    ‘사업조정회의’ 구성 현안 조율… “3~5개 공약에 집중”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27일 첫 업무지시는 “당장 새달부터 초등학교 5·6학년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하라.”는 것이었다. 이어 그는 “겨울철 서민대책을 철저히 하라.”고 일성을 올렸다. 취임 첫날 업무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 시장이 5·6학년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지시한 것은, 앞으로 서울시정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원인이자 서울시의회와의 갈등 요인을 시간을 끌지 않고 서둘러 풀어 버렸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오전 10시에 시작된 시정현안 업무보고에서 첫 안건으로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올리고, 초등학교 무상급식과 관련해 서울시청 몫의 5·6학년을 위한 예산 185억원을 서울시교육청에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에 관한 조례에 대한 재의요구를 철회하고 11월부터 즉각 지원하게 된다. 초등학교 전 학년 무상급식이 실현된 것이다. 박 시장은 오후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새달에 2012년 예산안을 통과시켜 내년에도 무상급식 지원을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 전 시장 체제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무상급식에 관한 해법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 ●“복지사각지대 재발굴에 집중” 박 시장은 또 서울시청 업무보고에서 “공약 중에 복지 공약이 많은데 저는 특히 장애인,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다.”고 말하면서 “안전망에서 빠져 있는 분들을 재발굴하는 부분을 눈여겨봐 달라.”고 참석 간부들에게 지시했다. 당선된 직후 이날 새벽 서울광장에서 당선자 신분으로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박 시장은 “선거 때만 시장을 찾아가고 양로원을 찾아가는 시장이 되지 않고, 늘 어려운 노인들과 함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부채 중 7조원 이상을 임기 중에 갚겠다고 약속한 박 시장은 “복지는 예산이 수반돼야 하고 부채도 줄여야 하니 양면의 압박이 있을 것”이라며 “서울시의회와 중간 협의도 하겠지만, 우리 안도 어느 정도 완성해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지방자치단체 동시선거가 있을 때는 일반적으로 한 달 정도 서울시정을 인수인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지만, 현재 박 시장에게는 그럴 시간적 준비 없이 서울 행정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 문제다. ●한강르네상스·디자인시티 등 재검토 우선 한강르네상스 사업이나 디자인시티, 양화대교 교각 확장 공사 등과 같은 정책은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겠지만, 나머지 전임 시장의 주요 정책들을 어떻게 이끌어갈지를 빠른 시간 내에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은 “한강르네상스 같이 현안이 된 여러 사업에 대해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시민들이 함께 심사숙고해 판단하는 ‘사업조정회의’와 같은 기구를 한시적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상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원순표 정책을 시민들에게 각인시키려면 2년 6개월이 짧다.”면서 “주요 공약 3~5개에 집중해 이끌어가는 것이 필요하고, 잘못된 정책은 사업조정회의를 통해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 시장은 민주당은 물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정당과 시민단체 등과의 정책적인 협의도 과제다. 박 시장은 “자문기구를 통한 협치가 박원순 시정의 핵심이자 소통의 방안”이라며 “의결기구가 아닌 자문기구인 ‘공동정부운영협의회’를 구성해 어려움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각 정파의 입장이 총론에선 서로 비슷해도 각론으로 들어가면 상당한 차이를 가지고 있어 이들을 조율하고 ‘박원순표 행정철학’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인사는 박 시장이 누구인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신호다. 박 시장이 이날 “인사를 급하게 안 할 생각이다. 간부님들 모두 맡은 자리에서 새로운 분위기로 일해 달라.”고 당부해 들뜬 서울시 공무원들을 안정시켰다. 그러나 고위 공무원은 잠시 미루더라도 주요 정무직에 대한 인사는 해야만 한다. 현재 공석인 정무부시장(차관급)이 가장 중요한 자리이고, 1급 상당인 정무조정실장, 소통특보, 대변인 등이 그들이다. 민주당이 압도적인 서울시의회를 고려한 인사를 할 것인지, 아니며 시민사회단체 출신의 색깔을 강화할 것인지 등이 주요한 관심사다. 고건 시장 때는 행정부시장도 외부인사로 채웠지만, 그 때문에 서울시 공무원들이 상당히 반발했었다. ●임기 다한 市산하기관장 다수 교체 예정 서울시 산하기관인 공사 사장이나 투자기관장들도 기다리고 있다. 이 기관장들은 임기제로 공모를 통해 선출되는데, 일부 기관장들은 올 10월 말부터 내년 2월에 임기가 끝난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이해균 이사장의 임기가 오는 31일이고, 서울의료원 유병욱 원장은 11월 30일, 세종문화회관 박동호 사장이 12월 4일, 서울시립교양악단 김주호 단장이 내년 2월 24일, 디자인재단 심재진 단장이 내년 2월 29일 등이다. 서울시 주택정책과 큰 관련이 있는 유민근 SH공사 사장의 임기도 내년 3월 26일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슈스케3 ‘심사위원 명곡’미션…제2의 ‘본능적으로’ 탄생?

    슈스케3 ‘심사위원 명곡’미션…제2의 ‘본능적으로’ 탄생?

    ‘슈퍼스타K3’(슈스케3)에서도 제2의 ‘본능적으로’가 탄생할 수 있을까? 지난해 슈퍼스타K2에서 큰 사랑을 받은 곡 중 하나는 바로 TOP4까지 진출한 강승윤이 부른 윤종신의 ‘본능적으로’다. ‘본능적으로’는 심사위원 윤종신이 2010년 5월에 발표한 곡으로 당시엔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그 해 슈퍼스타K2 TOP4 무대에서 강승윤에 의해 재탄생, ‘본능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곡이다. 강승윤은 당시 무대서 비록 TOP3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심사위원인 이승철, 윤종화, 엄정화에게 그간 보여줬던 무대 중 최고였다는 극찬을 들었던 것은 물론, 이후에도 원곡보다 잘 부른 가수 대열에 합류해 온라인 음악차트 상위권을 휩쓸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슈퍼스타K3의 ‘심사위원 명곡’ 미션은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음악적 색깔이 극명하게 갈리는 4팀이 어느 심사위원과 만나 어떤 곡을 소화해 낼 것인지 뿐 아니라, 지난해 ‘본능적으로’를 압도하는 명곡이 또 탄생할지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 심사위원 이승철과 윤종신, 윤미래 사이의 팽팽한 대결구도까지 더해져 시청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울랄라 세션, 크리스티나, 버스커버스커, 투개월(김예림, 도대윤) 등 TOP4의 5번째 생방송 무대는 28일(오늘) 밤 11시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서 생방송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사진=버스커 버스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1) 괴산 오가리 느티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1) 괴산 오가리 느티나무

    단풍도 알고 보면 나무가 이 땅에 살아남으려는 안간힘의 결과다. 고요히 사는 듯하지만, 나무는 자신의 생존을 지키고,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해 한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나무도 끝없이 이어지는 생존투쟁의 고리를 벗어날 도리가 없다. 한곳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오랫동안 살아야 하는 나무를 붉게 물들이는 단풍 빛깔 역시 자기를 지키기 위한 나무의 생존 전략이다.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함이 아니다. 단풍 잎의 붉은 빛이 머금은 안토시아닌은 해충의 침입을 막아내는 중요한 성분이다. 붉은 단풍 낙엽을 나무 그늘 아래 떨어뜨리는 것은 나무가 긴장을 풀고 겨울잠에 드는 동안 가까이 찾아오는 해충을 막으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붉은 단풍은 해충 막는 성분 함유 단풍의 계절이다. 도시에도 은행나무 가로수에 노란 물이 한창 올랐고, 숲에도 고로쇠나무 복자기 화살나무 잎의 붉은 색과 갈참나무 굴참나무의 갈색이 색깔의 향연을 벌이고 있다. 느티나무에도 단풍 물이 올랐다. 느티나무의 단풍은 독특하다. 같은 느티나무이면서도 단풍 빛이 나무마다 조금씩 다르다. 모두 붉은 계통이기는 하지만, 각각의 색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심지어 줄지어 선 나무의 경우에도 햇살이 닿는 양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다양한 빛깔로 단풍이 들기에 가을이면 어느 나무보다 먼저 느티나무를 찾게 되는지 모른다. 해마다 새로운 기대로 설레는 까닭이다. 천연기념물 제382호인 충북 괴산 장연면 오가리 느티나무에도 어김없이 가을 단풍 물이 올랐다. 조금 이르긴 해도 무성한 나뭇잎에 오른 빨간 단풍 빛은 이제 뚜렷해졌다. 바람결 더 차가워지기 전에 겨울 날 채비를 마치려 애쓰는 중이다. 해충의 침입을 막는 안토시아닌 성분을 잎 위에 잔뜩 모으는 중이라는 이야기다. 오가리 우령마을 어귀에 커다란 삼각형을 이루는 각 꼭짓점 부분에 한 그루씩 서 있는 느티나무에는 제가끔 다른 빛깔의 물이 올랐다. 어김없이 장관이다. 살아 남으려는 생명체의 안간힘이 핏빛으로 드러났다. 나무 뒤로 이어지는 서른 가구쯤 되는 마을 안쪽은 고요하다. 마침 가을걷이를 마친 농부들이 인근의 초등학교에 모두 모여 ‘장연면 농산물 축제’를 벌이는 중이어서다. 단풍으로 겨울 채비에 나선 느티나무처럼 사람들도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며 추운 겨울을 이겨낼 준비를 하는 중이다. ●마을의 평안 지키는 천연기념물 “정월 대보름 전날 저녁에 당산제를 지내. 우리 마을에선 큰 잔치인 셈이야. 느티나무가 천연기념물이어서 당산제 때, 제사음식이나 제사용품은 나라에서 보태주는 걸.” 늦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마을 앞을 흐르는 개울가로 산책 나온 노파가 낯선 나그네에게 데면데면한 표정으로 다가와 나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나무에 얽혀 전해오는 별다른 이야기는 없어도, 마을 사람들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을 나무라고 덧붙인다. 괴산읍 동북쪽에 위치한 이 터에 우령마을이 들어선 것은 800년 전이다. 그때 마을을 세운 옛 사람들은 마을로 들어서는 개울가에 나무를 심었다. 평화로운 살림살이가 이뤄지는 마을을 가리키는 표지도 되고,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정자도 되는 느티나무였다. 느티나무가 잘 자라면 마을에 찾아올지도 모를 잡귀, 잡신을 막아낼 수 있다는 생각도 있었을 게다. 마을 사람들은 그래서 이 세 그루의 나무를 한데 묶어 ‘삼괴정’(三槐亭)이라 부른다. ‘세 느티나무 정자’라는 뜻이다. “나무 옆에 있던 밭을 갈아엎고 깔끔하게 정리해서, 나무 보러 오는 사람들이 좋아하더군. 쉴 자리가 넉넉하고 깨끗해졌으니 좋지. 하기야 우리들도 집 바깥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으니 나쁠 것 없지,” 느티나무 주위로 이어졌던 야트막한 비탈밭은 5년쯤 전에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으로 정비했다. 멀찌감치 자동차를 세울 주차장과 간이 화장실을 세우고, 나무 가까이에는 아담한 크기의 정자도 마련했다. 마을 사람들에게야 특별히 좋을 일이라 할 수 없지만, 나무 보호를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었다. 나무를 찾아보기에도 편리해졌다. 삼괴정의 세 그루 나무 가운데 가장 아래에 있는 나무를 하괴목, 중간의 나무를 상괴목이라고 부르는데, 이 두 그루를 하나로 묶어 천연기념물이 됐다. 그보다 조금 높은 곳에 서있는 다른 한 그루는 비교적 규모도 작고, 생육 상태도 떨어지는 편이어서 제외했다. 보호구역으로 정비된 자리는 상괴목과 하괴목 주변이다. 오랫동안 마을 사람들은 하괴목에서 당산제를 지냈다. 키 19m, 가슴높이 둘레 9.4m에 이르는 큰 나무다. 나무 줄기는 2m쯤 높이에서 셋으로 갈라졌는데, 그중 가장 굵은 줄기는 오래 전에 부러져 외과수술로 메웠다. 긴 세월의 더께가 겹겹이 쌓인 하괴목의 굵은 줄기 앞에는 당산제 지낼 때 쓰는 돌 제단이 놓였고, 줄기에는 당산제 때 쳐놓은 금줄이 둘러쳐 있다. ●농부는 마을 축제, 나무는 단풍 잔치 세 그루의 나무 가운데 가장 수려한 몸집을 보여주는 건 단연 상괴목이다. 느티나무의 전형적인 품새를 지니고 있는 상괴목은 키가 25m나 되고, 가슴높이 둘레도 8m나 된다. 사방으로 고른 가지퍼짐도 여느 느티나무 못지 않다. 우리나라의 느티나무 가운데에는 가장 아름다운 나무로 꼽아도 손색이 없는 나무임에 틀림없다. 이 땅의 살림살이를 오랫동안 지켜온 세 그루의 느티나무는 지금 그렇게 저마다의 단풍 빛으로 붉게 타오르는 중이다. 멀리 장연 농산물 축제장으로부터 풍악 소리를 싣고 날아오는 소슬바람 따라 나무도 흥에 겨워 온 가지를 살랑인다. 나무도 농부도 한해 살림을 잘 마쳤다는 신호다. 그건 또 새 봄을 채비하는 나무의 붉은 다짐이기도 하다. 글 사진 괴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충북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 321. 중부내륙고속국도의 괴산나들목으로 나가서 동쪽으로 2.5㎞ 가면 추점삼거리가 나온다. 장연면 방면으로 난 오른쪽 길을 이용하여 4㎞ 조금 더 가면 장연면잡곡가공공장이 있는 우령마을입구가 나오는데, 마을 입구 도로가 작아서 그냥 지나치기 쉽다. 마을 입구에서 200m 조금 못 미처에 장연초등학교가 있다. 그 옆으로 난 마을 길로 좌회전하여 다시 200m쯤 가면 우령마을이다. 삼괴정으로 부르는 세 그루의 느티나무는 마을 어귀에 있다.
  • 전수일감독 “드러날 듯 말듯한 아픔에 더 큰 울림 있다오”

    전수일감독 “드러날 듯 말듯한 아픔에 더 큰 울림 있다오”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대표적인 작가주의 감독으로 인정받고 있는 전수일(52). 영화철학자로 불리는 그가 신작 ‘핑크’(27일 개봉)로 돌아왔다. ‘핑크’는 가족에 의해 파괴된 삶을 살던 여자가 ‘핑크’라는 선술집에 살게 되면서 자기 방식대로 버텨내고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 수작이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 사옥에서 전 감독을 만났다. →‘핑크’라는 발랄한 제목과 달리 영화가 전반적으로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다. -원래는 한 여자가 남도를 전전하면서 자신이 받은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우연히 군산 쪽에서 ‘핑크’의 배경이 되는 해운 노조 사무실을 발견했다. 지금은 쓰이지 않는 곳이지만, 공간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주변의 회색 갯벌과 산동네 분위기도 소외되고 버려진 사람들의 정서를 표현하기에 적격이었다. 영화는 아픔과 상처의 정서를 쭉 따라가면서 공간과 리듬, 소리 등이 어우러진 영상시에 가깝다. →영화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 당했던 성폭력 기억 때문에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는 수진(이승연)이 ‘핑크’에 머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래는 역사의 상처로 인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지만, 가족의 상처로 바꿨다. 수진은 본인의 상처와 억압을 스스로 드러내지 못하는 인물이다. 자료를 조사하면서 근친 성폭력을 당한 사람은 조바심과 두려움으로 인해 30대에 들어서 어린아이처럼 퇴행적인 증세를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픔이 치유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인 문제와 결부시키기보다는 아픔을 지닌 수진이 ‘핑크’라는 공간과 사람들을 통해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 →수진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인물 중 하나가 바로 선술집 ‘핑크’의 여주인 옥련(서갑숙)이다. 수진과 대조적인 캐릭터로 극의 또 다른 중심축인데. -옥련은 자신이 사는 산동네가 철거 대상이 되자 고장을 지키기 위해 당당하게 요구도 하고 공권력에 맞서 투쟁하기도 하는 인물이다. 물론 옥련은 사회적 권력 앞에 나약한 소시민의 체념을 대변하고 있지만, 수진은 자기 의지가 강한 옥련의 모습을 보고 조금씩 닮아가면서 현실에서 도망치지 않고 스스로를 치유하게 된다.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서갑숙의 전라 노출신 등이 화제다. 상당히 사실적으로 표현했는데. -섹슈얼리티를 강조하기보다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그리고자 했다. 옥련이 산동네 사람들의 삶에 잘 녹아들게끔 하는 장면이었다. 서갑숙씨도 노출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영화에 필요한 부분이라는 데 생각이 일치해 오히려 자유로웠다. 해외 영화제에서 처음 만났는데, 서갑숙씨가 내 영화에 관심이 많아 출연하게 됐다. →자유로운 방랑객 역으로 가수 강산에가 등장한다. -원래는 음악감독만 맡으려고 하다가 출연까지 하게 됐다. 방랑객은 음악으로 인물의 아픔을 달래주는 인물이다. 생생함을 주기 위해 강산에씨가 직접 노래하는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사람들의 아픔을 관조하고, 바라보는 제3의 눈이다. 다시 말해 관객의 시선과 일치한다. →인물들의 연기가 과장되지 않고 상당히 사실적이다. -감정을 내면에 억누르고 오히려 겉으로 드러날 듯 말듯 하는 연기가 더 울림이 있다고 본다. 희로애락은 쉽게 표현할 수 있지만, 그 아픔을 감추는 것이 더 큰 울림을 주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것을 표현할 때 연기를 하려고 하거나 뭔가 해 보려고 하는 배우들이 많다. 하지만 이번에는 감정을 폭발하기보다는 억누르면서 마치 연기가 아닌 것처럼 사실적으로 표현하도록 주문했다. →롱테이크(길게 찍기)가 자주 쓰이고, 미장센(화면구도)이 강조돼 마치 사진첩을 보는 것 같다. -빛에 대한 컨트롤을 많이 했다. 조명을 쓰기보다는 은은한 역광을 사용해 인물과 공간이 입체적으로 보이게 했다. 대신 조명의 색감은 자제해 영화가 전반적으로 무채색에 가깝게 표현되도록 했다. 음악도 과장된 것을 자제했다. 평소에 사진과 그림을 좋아하고 관찰하는 것을 즐긴다. 혹자는 내 영화가 너무 미적으로 흐른다고 말하지만, 나는 구체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간도 하나의 이미지라고 보기 때문에 공간을 파헤치고 해부하면서 해석하는 것이다. →영화 제목인 ‘핑크’가 의미하는 바는. -핑크라는 색은 화려함을 갖고 있지만, 빛바랜 핑크는 우수, 상실 등의 가치가 공존한다. 흔히 여성들의 꿈을 ‘핑크빛’이라고 많이 표현하는데 상처라는 양면성도 담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데 아쉽지 않나. -영화제용 영화를 만들었다기보다는 보편적인 정서에 나의 색깔을 얹었다. 해외에서는 작가로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시공간을 해석한 것에 대해 평가를 해주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요즘 충무로에는 다양한 색깔의 영화들이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비슷한 유형, 비슷한 이야기가 너무 많다. 영화를 표현 매체로 본다면 사회의 한 모습이나 삶의 태도를 반영한 것이고 세계관을 투영한 것인데, 재미를 위한 액션이나 과장된 멜로로 이야기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등 너무 상업적으로 흘러가는 점이 아쉽다. →구상 중인 작품은.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로드무비를 좋아한다. 다음 작품은 사랑에 관한 멜로드라마다. 남미 페루에서 작업을 하게 될 것 같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2] 의혹 vs 규탄

    [서울시장 보선 D-2] 의혹 vs 규탄

    10·26 재·보궐 선거의 마지막 레이스가 맞고발과 불법선거 논란이 뒤엉킨 난타전으로 치닫고 있다. 23일 범야권 박원순 후보 측이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향해 ‘5대 불가론’을 제기하자 나 후보 측은 박 후보에 대해 ‘10대 불가론’으로 맞불을 놓는 등 한 치의 양보 없는 힘겨루기를 이어 갔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23일 각 정당과 후보자에게 정책 경쟁을 당부하는 서한을 보냈다. ● 5대 불가론 vs 朴 10대 불가론 한나라당은 이날 박원순 범야권 단일 후보가 설립한 아름다운재단과 참여연대, 한화그룹 사이의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참여연대가 2002년 10월 대한생명을 인수한 한화를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2004년 2월 한화 계열사인 대덕테크노밸리가 아름다운재단에 10억원을 기부하기로 발표한 이후 한화에 대한 참여연대 측의 문제 제기가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인 이종구 의원은 “참여연대가 고발하고 아름다운재단이 기부금을 받고 눈감아 준 것이며, 이 돈은 범죄 수익금과 다름없다.”면서 “시민사회단체가 기부금을 뜯어내는 일이 없도록 이른바 ‘삥뜯기 금지법안’, ‘박원순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에는 특정인의 가치·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의혹을 내놓거나 수사기관에 고소·고발한 법인·단체 등은 해당 특정인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지 못하도록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박 후보 측에 대한 공세 수위도 높여 나갔다. 나 후보 측 안형환 대변인은 한 시민단체의 아름다운재단 고발과 관련, “박 후보 측이 정치적 음모를 주장하는 것은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며, 정치 검찰을 거론하기 전에 정치 시민 운동가에 대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아름다운재단 검찰 고발·수사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연합’은 지난 21일 아름다운재단의 공금 유용 의혹이 짙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삥뜯기 금지 ‘박원순 법안’ 논란 이에 맞서 범야권의 박 후보 측 선거대책위원회는 선대위원장단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아름다운재단의 기부금 문제에 대한 검찰 수사를 규탄했다. 우상호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해 국가기관이 3개월여 조사한 결과 무혐의 종결된 사안”이라면서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 측근 비리 의혹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박 후보 색깔 입히기에 몰두하고 있다. 명백한 정치 공작”이라며 수사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한화그룹 관련 의혹 제기에 대해 “참여연대는 한화그룹이 2004년 3억원, 2005년 7억원을 기부한 이후에도 한화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삥 뜯기 금지법안’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인 한나라당과 이종구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를 사과하고 근거 없는 네거티브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박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였던 검찰이 이제 박원순 죽이기에 나섰다.”면서 “청와대, 한나라당, 국정원, 검찰이 모두 나서도 변화를 향한 서울시민의 열정을 가둘 수 있겠느냐.”고 강하게 반문했다. 민주당은 나 후보가 서울시장이 돼선 안 되는 이유를 제시하며 공세에 나섰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상위 1% 특권층만을 대변하고 오세훈식 토건 행정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오세훈 아바타’ 후보로는 곪을 대로 곪아 있는 서울시를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구혜영·장세훈기자 koohy@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주말 분수령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나흘 남겨 놓은 가운데 여야가 막판 총력전에 돌입했다. 선거전 마지막 주말인 22~23일이 승패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나경원·범야권 박원순 후보는 오차범위 내 혼조를 거듭하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결국 투표 당일 어느 쪽이 더 많은 지지자를 투표소로 끌어내느냐가 명운을 가를 상황이다. 한나라당 나 후보는 22일부터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5일까지 나흘간 48개 당원협의회를 중심으로 서울 전역을 샅샅이 훑는 유세를 통해 보수진영 결집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광화문 광장 등 서울 주요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유세를 갖고 서울시정의 변화를 바라는 민심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나 후보는 21일 서울시 직능단체연합회, 중도보수단체 대표, 대한불교종단협의회 주요 종단 상임이사 스님들과의 간담회를 잇따라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서울 강서구, 양천구, 구로구에서의 거리유세를 통해 바닥 표심을 파고들었다. 박 후보 진영은 22일 오후 도심 한복판인 광화문 광장에서 4시간짜리 대규모 집중유세를 개최한다. 민주당·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물론이고 그동안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투표참여를 독려해 온 스타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대적인 세 몰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전이 치열해지면서 양측의 검증 공방도 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 후보의 이념 성향을 공격하며 ‘색깔논쟁’의 불을 지폈고, 민주당은 나 후보의 피부관리 비용 등 사생활까지 들춰내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나라·羅측, 朴후보 ‘협찬’ 공세 강화

    한나라·羅측, 朴후보 ‘협찬’ 공세 강화

    한나라당은 20일 박원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협찬 공세’를 강화했다. 김기현 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1998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친 박 후보의 외국 체류 현황을 공개했다. 김 대변인은 “체류 기간이 7일부터 6개월까지 다양하며, 대부분 생활비가 비싼 지역인 만큼 체재비가 최소 2억∼3억원은 됐을 것”이라면서 “수익 대부분을 기부하며 적은 월급으로 빠듯한 생활을 해 왔다는데 해외 체류 경비는 어디서 조달했느냐.”면서 해명을 요구했다. ●“朴, 美 체류 때 기업 지원받아” ‘박원순 저격수’로 떠오른 무소속 강용석 의원도 “박 후보가 2004~2005년 사이 7개월 동안 미국 스탠퍼드대에 체류했는데, 국내 P기업으로부터 6000만원을 지원받아 쓴 것 아니냐는 제보가 있었다.”면서 “아름다운재단 입금 현황을 보니 2004년 11월 P사에서 6000만원이 입금됐다. 이게 맞는다면 범죄에 가까운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참여연대에서 5년여간 활동하면서 박 후보에 대해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朴, 국가보안법 폐지 앞장” 당 지도부는 박 후보의 ‘사상 검증’에 주력했다. 자칫 ‘색깔론’으로 비쳐 역풍을 맞을까 우려되지만 보수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홍준표 대표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아름다운 재단이 2008년 촛불 사태를 주동한 단체에 50억원을 지원하는 등 100억원 가까운 돈이 좌파단체로 갔다.”고 주장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노무현 정부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려고 할 때 박 후보가 앞장섰다.”면서 “종북주의자들이 인터넷에서 설치는 상황에서 서울시장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걱정”이라고 비난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경제 브리핑] KT&G, 흡연감 개선 ‘4色 레종’ 출시

    KT&G는 주황색, 파란색, 회색, 녹색 등 네 가지 색상을 적용한 ‘4색(色) 레종’을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 20대 소비자들이 색깔 패키지에 선호가 높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패션 트렌드로 부상한 원색을 과감하게 적용한 것이다. 또 맛을 강화해 기존 레종보다 ‘풍부해진 맛’과 ‘깔끔한 뒷맛’으로 흡연감을 개선했다고 KT&G는 덧붙였다.
  • 1집 ‘내꺼하자’로 인기몰이 인피니트

    1집 ‘내꺼하자’로 인기몰이 인피니트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INFINITE)의 성장속도가 무섭다. 데뷔 1년 만에 정규 1집 타이틀 곡 ‘내꺼하자’로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 9일 SBS ‘인기가요’에서 스페셜 리패키지 앨범 타이틀 곡 ‘파라다이스’(PARADISE)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13일 엠넷(Mnet)의 엠카운트다운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 모든 게 데뷔 1년 4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최근 톱 배우 이다해가 KBS 2TV 연예가 중계에 출연해 ‘인피니트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다.’고 고백할 정도로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대세돌’ 인피니트의 멤버 김성규(22), 장동우(21), 남우현(20), 호야(20), 이성열(20), 엘(19), 이성종(18)을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먼저 인피니트 멤버들은 톱 배우 이다해의 고백에 대해 그저 신기하다고 했다. 동우는 “실제 방송은 못 봤고 기사를 통해 알게 됐어요. 멤버들 모두 아주 기분 좋아서 ‘다시보기’로 확인도 했죠.”라며 수줍어했다. 이에 우현이 “멤버들끼리 이다해 선배님이 우리 멤버 7명 가운데 누굴 좋아하는지가 화제가 됐어요.”라고 하자 성열이 “우현이는 본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어요.”라며 받아쳤다. 리더 성규는 “그저 신기했어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다해 선배님을 다 잘 알잖아요. 유명한 분이 저희를 안다고 하시니까 너무 고맙고 기분이 좋더라고요.”라며 감격했다. 각 방송사의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휩쓸고 다니는 그룹이지만 겸손했다. 지난 9일 공중파에서 첫 1위를 했을 때는 물론이거니와 지난 9월 케이블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했을 때도 이들은 펑펑 울었다. 성규는 “1위에 인피니트가 호명됐는데도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옆에 서 있는 동생들이 펑펑 울더라고요. 마음이 짠했어요. 무대를 내려와서도 믿어지지 않아 매니저 형들에게 정말 1위 맞느냐고 수차례 물었죠.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받아도 되는 건가 싶었어요” 성열은 “1위로 호명되고 나서도 멤버들끼리 ‘누가 1위야?’라고 물었을 정도로 1위는 진짜 기대 안 했어요. 그런데 1위를 하니까 데뷔했을 때 생각도 나고 방송을 보고 있을 엄마 생각이 나면서 너무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아들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것 같고, 인피니트가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그래서 펑펑 울었어요.”라며 웃었다. 우현도 “가수의 길을 선택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죠.”라고 말하며 흐뭇해했다. 동우는 “부모님께서 늘 ‘우리 동우는 7명 중에 키가 제일 작아서 그런지 무대에서 뭐하는지 모르겠다. (동우를 제외한)6명만 눈에 보인다’고 말씀하셨는데 1위하고 난 뒤 ‘네가 할 일을 제대로 찾은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기뻤다.”고 말했다. 유명해진 것을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멤버들 모두 수줍게 인정했다. “사장님 사촌들께서 저희가 1위한 뒤 처음으로 사인과 사진촬영을 요청하셨어요. 놀랐죠.”(우현),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길에 인피니트의 노래가 거리에서 메아리처럼 들리더라고요. 가게마다 인피니트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데 신기했죠.”(성열) 1위 그룹이 되면서 이들은 소속사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비가 오면 물이 새거나 벽지가 뜯어지고, 콘크리트가 떨어졌던 망원동 단칸방 숙소에서 최근 인근의 주상복합아파트로 이사한 것. 가요 프로 10위 안에 들면 숙소를 옮겨주기로 한 약속을 회사 대표가 이행했다. 인피니트는 이번 앨범에서 기존과는 조금 다른 색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 좀 더 강한, 남성다운 느낌이 강했다면 ‘내꺼하자’와 ‘파라다이스’는 좀 더 로맨틱한 콘셉트다. 발랄하고 깔끔한 흰색 슈트 정장을 선보이며 비주얼적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멤버들도 로맨틱한 콘셉트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멤버들은 달라진 콘셉트의 가장 큰 수혜자로 동우를 꼽았다. “달라진 콘셉트가 너무 좋아요. 저희도 보면서 진짜 잘 어울린다고 평가하거든요. 특히 동우가 좋아해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하죠”(성규), “동우는 파라다이스 노래 무대에서 센터에만 서면 사람이 달라져요. 야수가 되죠.”(우현), “멤버들 모두 달라진 콘셉트를 마음에 들어 하는데 동우형이 제일 좋아해요. 이번에 미모 터졌다면서요. 하하.”(성열) 최근 인터넷에선 인피니트 멤버 7명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 화제다. 꽃미남의 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멤버들은 ‘훈남이라 깜짝 놀랐다. 인피니트에 영입하고 싶다.’며 멤버들의 얼굴을 합성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 각 멤버들의 장점을 이야기해 달라고 하자 이들은 서로 봇물 터지듯 멤버들을 칭찬하느라 바빴다. 서로 믿고 의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밝고 씩씩한 인피니트. 이들은 11월 일본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진행된 첫 일본 단독 콘서트도 성황리에 마쳤다. ‘대세돌’ 인피니트가 ‘신한류돌’로 거듭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톡식 “큰 음반사 러브콜 와도 가요는 못할 것 같다”

    톡식 “큰 음반사 러브콜 와도 가요는 못할 것 같다”

    “돈보다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 15일 밤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2TV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톱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2인조 밴드 톡식(TOXIC)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우승 뒤 기자들과 만난 톡식은 “본능을 자극하는 밴드가 되고 싶다.”고 했다. 케이블 방송의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슈스케) 3’에 대해서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톡식은 산울림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와 자작곡 ‘잠시라도 그대’를 연주,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와 자작곡 ‘폴’(Fall)을 연주한 2인조 밴드 포(POE)를 꺾었다. 다른 사람의 곡을 재해석한 카피곡 대결(478대454)에서 앞서고, 자작곡 대결(460대468)에서는 뒤졌지만 시청자 문자투표 등을 합산한 최종 결과(1515대1345)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톱 밴드’는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에 밀려 5% 안팎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지만 ‘마니아 문화’로 여겨져온 밴드 음악을 대중들의 관심권으로 끌어올리고 실력 있는 밴드들을 발굴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시즌 2’ 얘기도 나온다. 다음은 톡식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흘렸는데. -방청석을 보니 너무 행복해 보이더라. 우리 음악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김정우·오른쪽·24, 보컬·기타).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그런데 점점 오기가 생기더라. 그래도 우승까지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김슬옹·왼쪽·19, 드럼). →자작곡 점수는 포가 더 높았다. -심사위원들이 말씀하셨듯 취향의 문제, 색깔의 차이인 것 같다(김슬옹). →경연 중 가장 위기를 느꼈던 순간은. -누가 봐도 브로큰 발렌타인 형들과 맞붙었던 16강 경연 때일 거다. 정말 그때 천 번은 연습하고 올라갔다. ‘톱밴드’를 하면서 ‘사람은 노력에 의해 성공한다’는 걸 깨달았는데, 그때도 노력한 덕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김슬옹). →우승 소감을 말하면서 (‘슈스케’의 편집 조작을 문제삼으며 자진하차한) 예리밴드 리더 한승오씨에게 특별히 감사 뜻을 표시했는데. -‘톡식’을 시작하기 전부터 승오 형한테 많은 걸 배웠다.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너무 감사한 분이다(김정우). →예리밴드는 ‘슈스케’에, 톡식은 ‘톱밴드’에 각각 도전한 까닭은. -간단하다. 예리밴드는 ‘톱밴드’라는 프로그램이 생긴지 몰랐다더라(웃음). 우리는 ‘슈스케’에 밴드도 나갈 수 있는지 몰랐다. 근데 슈스케에 나갔다고 해도 잘 안 됐을 거다.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지 않나(김정우, 김슬옹). →앞으로도 베이스 없이 활동할 생각인가. -그렇다(두사람 함께). →상금 1억원은 어디에 쓸 생각인가. -슬옹이 할머니가 강원도에 사시는데 집을 보수해야 하고 의치도 해드려야 한다. 그러고 나선 앨범 내는 데 쓸 생각이다(김정우). →대형 음반기획사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던데…. SM·YG·JYP 이른바 ‘빅3’에서 영입 제안이 온다면.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우리 음악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상관없다. 다만 가요를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김슬옹).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는. -‘감성을 자극하는 밴드는 많이 봤지만 본능을 자극하는 밴드는 처음’이라던 유영석 위원(작곡가)의 심사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런 밴드가 되고 싶다(김정우).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뒤태에 끌리다…실용성 뛰어난 해치백의 질주

    뒤태에 끌리다…실용성 뛰어난 해치백의 질주

    ‘뒤태가 예뻐야 진짜 미인’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뒷모습이 예쁜 해치백과 박스카, 비대칭 자동차 등 다양한 컨셉트의 자동차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만큼 선택의 즐거움이 커진 셈이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치백 모델인 현대차의 i40와 기아차의 프라이드, 한국지엠의 쉐보레 크루즈5가 잇따라 선을 보였다. 수입차도 포드코리아의 올-뉴 포커스와 도요타 렉서스의 CT200h, 폴크스바겐의 골프 1.6 TDI블루모션 등이 올해 출시된 해치백 차량이다. 또 지난 8월에 출시돼 젊은 층의 인기를 끄는 닛산 큐브와 꾸준히 팔리는 기아차 쏘울은 박스카 형태다. 10월 첫째 주까지 신형 ‘프라이드’ 계약자 중 해치백인 5도어를 선택한 비율이 49%에 이른다. 이는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의 대단한 변화이다. 국내에서 해치백 차량이 인기를 끈 경우는 거의 없었다. ●틈새를 파고드는 해치백·박스카 해치백(hatch back)에서 ‘해치(hatch)’는 선박 등에서 사용되는 위로 젖히는 출입문을 가리킨다. 자동차 트렁크 문을 위로 젖혀 올린다는 의미에서 해치백이라고 불린다. 트렁크가 없지만 뒷좌석을 접으면 짐을 적재할 수 있어 트렁크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해치백은 지붕이 뒷좌석까지 있고 뒷좌석과 트렁크 구분이 없어 보다 실용적이다. 그동안 해치백 모델은 국내에서 큰 인기가 없었다.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은 주로 세단형 차량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간 해치백이나 왜건은 세단과 SUV 차량 사이에 존재하는 어중간한 모델로 인식됐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해치백의 실용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큰 유모차나 자전거 등을 싣고 다니고 싶어하는 젊은 운전자가 늘어났다. 또 캠핑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등 레저 활동에 필요한 장비를 수납하려면 충분한 트렁크 공간이 필수적이다. 이런 소비자들은 차량을 평소에는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고 주말에는 레저용으로 사용하기 좋다는 점에서 해치백과 박스카 등을 선호한다. ●넓은 트렁크 공간이 매력 현대차의 유럽 전략형 중형 왜건 i40는 뒷자리 의자를 접으면 일반 중형 세단의 약 3배에 달하는 1672ℓ의 트렁크 공간이 확보된다. 임시 타이어까지 빼면 최대 1719ℓ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지엠의 크루즈5는 뒷좌석을 6대4로 나눌 수 있는 폴딩(folding) 기능이 있어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폴크스바겐의 파사트 왜건형도 뒷좌석 의자를 접으면 최대 1731ℓ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디자인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차로는 현대차 벨로스터와 한국지엠의 쉐보레 크루즈5 등을 꼽을 수 있다. 현대차가 지난 3월 선보인 변종 해치백 모델 벨로스터는 운전석에 1개, 조수석에 2개의 문을 비대칭적으로 구성했다. 색깔도 빨간색, 주황색, 연두색 등 톡톡 튀는 9가지 색깔이 있다. 또 한국지엠이 지난 5월 선보인 쉐보레 크루즈5는 비행기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좌우 대칭형 디자인이 시선을 끈다. 준중형급에서 폭과 길이가 가장 넓고 긴 편이라 공간도 넉넉해 실용성도 겸비했다. 또 박스카의 인기도 높아졌다. 일명 ‘효리차’로 불리는 닛산 큐브가 벌써 2000여대에 가까운 계약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기아차 쏘울도 지난해 2만 2000여대가 팔려 나가며 변치 않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유럽 등 앞선 자동차 시장에서는 실용성과 경제성, 멋스러움을 겸비한 해치백과 박스카 스타일의 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앞으로 우리나라도 세단 일변도의 시장에 판도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일본통신]’홈런왕’ 야마사키의 빈자리가 씁쓸한 이유

    [일본통신]’홈런왕’ 야마사키의 빈자리가 씁쓸한 이유

    역대 일본야구 최고령 홈런왕 기록은 카도타 히로미쓰(63)가 가지고 있다. 카도타는 난카이 호크스(현 소프트뱅크) 시절인 지난 1988년 만40세의 나이로 44개의 홈런을 쳐내며 최고령 홈런왕에 등록했다. 카도타는 이후 오릭스로 이적한 1989년 33개, 1990년 31개의 홈런을 쳐내며 불혹의 나이가 무색할만큼의 장타력을 뽐냈던 대표적인 타자다. 그렇다면 현역 선수들 중에 최고령 홈런왕 기록은 누가 가지고 있을까? 바로 얼마전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퇴단 된 야마사키 타케시(43)가 그 주인공이다. 야마사키는 2007년 외국인 타자 터피 로즈(전 오릭스)와 시즌 막판까지 가는 혈투 끝에 43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개인 통산 두번째 홈런왕을 차지했다. 당시 야마사키가 홈런왕에 등극할때의 나이가 만 39세다. 야마사키는 우여곡절의 대명사격에 해당되는 선수다. 1989년 주니치 드래곤스에 입단해 1996년 첫 홈런왕(39개)을 차지하기 전까지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소화해 본적이 없었던 타자다. 이후 야마사키는 오치아이 히로미쓰(현 주니치 감독)가 니혼햄으로 이적하자 이듬해부터 팀의 4번타자 자리를 꿰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탄탄대로를 달릴것 같던 야마사키는 2002년 부상으로 쓰러지며 26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하며 잊혀진 선수가 됐다. 정교함보다는 장타력, 그리고 장타력을 제외하면 내야수로서 특출나게 내세울것이 없었던 야마사키의 쓰임새는 한계가 있었다. 당시 우승을 노리던 주니치 입장에선 지명타자에나 어울릴법한 야마사키의 존재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3년 야마사키는 오릭스로 이적한다. 이적 첫해 홈런 23개를 쳐내며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듬해인 2004년 또다시 부상으로 쓰러졌다. 야마사키에게 내려진 가혹한 시련이었다. 오릭스 구단은 그해를 끝으로 야마사키를 방출한다. 실의에 빠져 있던 야마사키를 구출한건 신생구단 라쿠텐 골든이글스였다. 2005년 라쿠텐은 센다이시를 연고로 새롭게 창단된 구단이다. 라쿠텐에서 야마사키는 이적 첫해 부상을 떨쳐내며 25개의 홈런을 터뜨리는 불사조와 같은 모습을 재현한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무릎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 것도 이쯤이다. 그리고 한 시즌을 잘보내면 이듬해 부상이 찾아왔던 것을 말끔하게 해소하며 노무라 카츠야(전 감독)가 부임했던 2006년, 모처럼 만에 규정타석에 들며 19개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야마사키가 노장 파워를 제대로 보여준 것은 2007년이다. 그해 야마사키는 타율 .261 홈런43개, 108타점을 기록하며 주니치 시절이었던 1996년 이후 무려 11년만에 홈런왕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해 라쿠텐은 신생구단으로서 처음으로 꼴찌에서 탈출(4위)했는데 야마사키의 활약 역시 밑거름 됐던 것은 당연했다. 타자가 나이가 들면 가장 먼저 하락하는게 파워다. 그래서 보통의 노장 선수들은 짧고 간결한 스윙으로 타격폼을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야마사키는 원래부터 정교함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고 아직도 풀스윙으로 일관하는 대표적인 타자다. 올해 야마사키는 8월 18일 경기(세이부전)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을 기록했다. 42세 9월만에 기록한 최고령 400홈런 신기록이다. 이런 야마사키가 올해를 끝으로 라쿠텐을 떠난다.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올 시즌 부진했던 타선을 정비할 계획으로 내년부터는 좀 더 젊은 팀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단에선 야마사키에게 올 시즌 후 현역 은퇴, 그리고 코치직을 제안했지만 야마사키가 이를 거부했다. 10일 경기(지바 롯데전)가 라쿠텐에서 마지막 경기된 야마사키는 홈구장인 크리넥스 스타디움 미야기를 찾은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리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뜨거운 눈물을 보이며 이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쿠마 히사시와 타나카 마사히로 등 동료 선수들 역시 눈물을 보인 것은 마찬가지. 야마사키에 대한 라쿠텐 팬들의 사랑은 말로 다 형언할수 없을 정도다. 비록 나이는 많지만 라쿠텐이 창단할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오랫동안 4번타자 자리를 지켜왔고 아직까지 라쿠텐에서 야마사키보다 더 많은 홈런을 쳐낸 선수가 없었을 정도로 팀을 대표하던 타자였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전권을 쥔 호시노가 선수단을 장악하는 그리고 기존의 색깔을 지우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해 말 감독에 취임한 호시노는 비록 농담이었지만 기자들 앞에서 ‘아라이 타카히로(한신)를 데려오고 싶다’ 며 멀쩡한 4번타자 야마사키를 자극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호시노가 야마사키를 대신해 4번타자로 생각하고 있는 선수는 요코하마에서 뛰었던 브렛 하퍼로 알려져 있다. 노장은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실력이 있고 아직 힘이 있다면 경험적인 측면에선 오히려 팀에 더 보탬이 되는 경우도 많다. 올해 라쿠텐에서 야마사키(11홈런)보다 더 많은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없다. 시즌 중반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되지만 않았다면 20홈런 이상은 충분히 쳐낼수 있었다. 팀 체질개선이 필요하더라도 이런식의 선수정리는 말이 많을수 밖에 없다. 약팀 라쿠텐을 위해 헌신했던 그리고 창단 멤버로 ‘불꽃부활’의 화신이었던 야마사키의 퇴단은 결코 팬들을 배려하는 행동이 아니다. 사진=왼쪽은 호시노 센이치, 오른쪽은 야마사키 타케시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강남엔 왜 후보가 안보이나

    “강남도 서울인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의 동선(動線)에서 아예 제외된 듯한 곳이 있다. ‘강남’이다. 이번뿐 아니라 예전부터 선거 때만 되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가 여야 모두로부터 외면(?) 당하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야권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송파구의 가락시장을 찾은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박 후보 모두 강남 근처에는 발을 딛지 않았다. 나 후보가 ‘생활공감’ 행보로 각 분야의 정책을 발표했던 현장은 서울패션타운(동대문구), 광진노인종합복지관(광진구), 신림동 택시업계(관악구), 대림동 어린이집(영등포구), 방화동 방신시장(강서구) 등이다. 박 후보의 ‘경청투어’도 마찬가지다. 가산동 벤처기업(금천구), 홍은동 어린이집(서대문구)를 비롯해 구로구청, 노원구 시설관리공단, 성북경찰서 등을 찾았다. 행사를 비롯해 유권자들을 접촉했던 개별적인 일정에도 강남은 제외됐다. 후보들의 공약에 ‘강남·북 균형발전’ 방안은 필수다. 나 후보와 박 후보는 “자치구별 재정 불균형을 줄여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강북지역을 지원하는 방식을 두고 각론에서 차이가 날 뿐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담긴 속셈은 각각 다르다. 한나라당은 ‘부자동네’로 여겨져 온 강남지역을 선거기간 멀리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자정당’ 색깔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 반면 야권에는 이곳이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회의감이 작용한다. 시끌벅적한 유세가 강남 스타일에는 맞지 않다는 각 캠프의 공통된 편견도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강남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한나라당 이혜훈(서초구갑) 의원은 “선거 때마다 강남 사람들을 몰염치한 것처럼 몰고가는 데 대해 자존심이 상해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 후보 캠프의 우상호 대변인도 “강남지역에서 박 후보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한나라당과 나 후보에 대한 비토가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시속 300㎞로 쌩~~팀 구별 어떻게?

    시속 300㎞로 쌩~~팀 구별 어떻게?

    포뮬러 원(F1). 아직 생소한 팬들이 많다. 스포츠는 잘 모르면 지루하고 알고 보면 재미있기 마련이다. 조금 더 재미있게 F1을 즐길 방법을 소개한다. ●팀·선수, 머신 앞부분 색상으로 구별 머신은 빠르다. 시속 300㎞ 이상의 속도로 지나간다. 자연히 머신과 드라이버를 구별해내기가 힘들다. 특히 레드불과 토로로소의 머신들은 비슷하다. 둘 다 ‘레드불’이 적혀 있고 붉은 황소도 그려져 있다. 머신 앞부분을 보자. 레드불은 밝은 노란색, 토로로소는 어두운 황금색을 쓴다. 또 레드불은 운전석 뒤쪽이 노란색. 페라리는 전통적으로 붉은색을 쓴다. 맥라렌은 은색 바탕에 붉은색을 섞었다. 팀 에이스는 차량 뒤쪽 카메라 박스가 빨간색으로 돼 있다. 세컨드 드라이버는 노란색이다. ●10개의 깃발 색깔로 사고 등 신호 플래그 마셜(깃발 신호를 보내는 오피셜)이 펄럭이는 10개 깃발을 숙지하자. 녹색기는 레이스 출발을 알린다. 황색기는 사고 신호다. 속도를 줄여야 하고 추월하면 안 된다. 청색기는 추월을 시도하는 더 빠른 머신이 뒤에 있다는 걸 알려준다. 흑색기는 반칙 등 페널티를 받은 드라이버의 차 번호와 함께 나온다. 적색기는 사고나 악천후 등으로 경기가 중단됐다는 신호다. 체커기는 경기가 끝났다는 의미다.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는 말은 곧 우승자를 표현한다. DRS(Drag Reduction System)와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s)는 추월을 쉽게 하는 특수 장치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명품 보이스’ 라디오 소울, 1년 6개월 만에 컴백

    ‘명품 보이스’ 라디오 소울, 1년 6개월 만에 컴백

    ’명품 보이스’를 자랑하는 5인조 R&B그룹 라디오 소울(RADIO SOUL)이 이번 가을 한층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1년 반 만에 가요계로 돌아왔다. 라디오 소울은 싱글앨범 ‘우리 끝내지마’라는 곡을 통해서 감성적 R&B소울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1년 여 공백 기간 동안 멤버수를 3명에서 5명으로 늘리고 피나는 노력을 한 결과 이전보다 다양하고 웅장하게 곡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라디오 소울은 리더이자 메인보컬 성국를 필두로 재선, 윤, 준석, 민수가 특색 있는 목소리로 아름다운 화음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라디오 소울은 당초 ‘옴므’라는 이름으로 데뷔 ‘미치도록’이란 곡을 발표해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다양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안타깝게 활동을 마무리한 뒤 라디오소울로 그룹이름을 교체하는 과정을 통해 실력파로 거듭날 수 있었다. 라디오 소울 소속사 스웰엔터테인먼트의 손지훈 실장은 “라디오소울이 브라운아이드소울을 롤모델 삼아 음악적인 색깔이 분명한 보컬그룹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애플 ‘아이메시지’ 출시 초비상

    애플 ‘아이메시지’ 출시 초비상

     애플의 새 모바일 운영체제(OS)인 ‘iOS5’가 13일 배포되면서 애플 사용자끼리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아이메시지’가 주목받고 있다. 아이폰뿐 아니라 전화번호가 부여되지 않는 아이패드, 아이팟터치의 iOS5 사용자 간에도 무료로 문자를 보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아이메시지의 등장으로 카카오톡, 다음 마이피플이 주도하는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잠식할 뿐 아니라 이동통신사들의 문자 매출에도 위협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아이메시지를 통해 아이폰3GS나 아이폰4의 단말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이동통신사의 문자메시지와 통합된 ‘사용자 환경’(UI)을 선보였다. 아이폰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낼 경우 상대방이 iOS5를 쓰는 사용자이면 아이메시지로, 나머지는 기존 이통사 문자메시지로 보내게 된다. 이때 주고받는 메시지가 아이메시지인지 이통사 문자인지는 색깔로 구분된다. 아이메시지가 기존 문자와 통합돼 있어 iOS5 사용자끼리는 문자메시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반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아이메시지 사용자가 확대될수록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다만 iOS 사용자가 아닌 경우에는 건당 20원이 과금되며 iOS5로 업그레이드해도 무제한 데이터 사용자가 아니면 기본 데이터량이 소비된다.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과 동일하게 사진,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고, 주소록 및 위치정보도 보낼 수 있다. 카카오톡과 마이피플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내려받아야 한다.  국내 이통사에는 비상이 걸렸다. 카카오톡, 마이피플 등 모바일 메신저로 인한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단말기 제조사인 애플마저 ‘무료 문자’ 서비스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마저 무료 문자 서비스인 ‘챗온’을 연내 예정대로 출시하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1분기 문자발송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억건이 감소했고, KT는 19억건이 줄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문자메시지로 분기별 1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던 KT는 올 2분기 660억원으로 추락했다. LG유플러스도 분기별 문자 매출이 지난해 300억원대에서 올해 250억원대로, SKT도 매출 하락이 점쳐지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골라보는 재미 극장가 삼국지

    골라보는 재미 극장가 삼국지

    10~11월이면 극장가에 찬바람이 분다. 여름 블록버스터 전쟁에서 힘을 뺀 배급사들이 겨울방학 대목을 앞두고 숨 고르기에 돌입하기 때문.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요리만큼이나 영화에서도 또렷한 색깔을 지닌 프랑스와 일본, 태국 영화를 모은 기획전이 열린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새달 13일까지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프랑스 영화의 황금기: 1930-1960’ 기획전을 개최한다. 프랑스 영화의 황금기를 이끈 장 르누아르와 장 비고, 로베르 브레송, 자크 타티 등 친숙한 감독부터 국내에는 거의 소개된 적이 없는 장 그레미용과 사샤 기트리, 아벨 강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단 4편의 작품을 남기고 스물아홉 살에 요절한 장 비고의 ‘품행제로’(1933)와 ‘라탈랑트’(1934)가 우선 눈에 띈다. 권위적인 기숙사 사감과 교활한 교장에 맞서 반란을 일으키는 학생들의 모습을 다룬 ‘품행제로’는 교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상영이 금지됐던 영화다. 깃털이 날리는 베개싸움 장면과 지붕 전투 장면 등은 초현실주의와 사실주의가 결합된 매혹적인 명장면이다. ‘라탈랑트’는 젊은 선원 부부의 사랑과 이별, 재회를 다룬 영화다. 촬영 때부터 이미 건강이 악화된 상태였던 비고는 개봉 한 달 후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인상주의 화가 오거스트 르누아르의 아들 장 르누아르의 작품은 ‘익사에서 구조된 부뒤’(1932) ‘토니’(1934) ‘인간야수’(1938) ‘프렌치 캉캉’(1954)이 낙점됐다. 수많은 감독들이 좋아하는 영화로 첫손에 꼽는 로베르 브레송의 ‘무셰트’(위·1967)를 비롯해 르네 클레망의 ‘목로주점’(1956), 자크 타티의 ‘축제일’도 빠트리면 서운할 법하다. 개봉 당시 묵직한 반향을 일으켰던 영화들을 엄선한 ‘2011 일본 멜로영화 기획전’도 11월까지 이어진다. 에쿠니 가오리와 쓰지 히토나리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만들어 2001년 일본 개봉 당시 1000만 관객을 불러 모은 ‘냉정과 열정 사이’(가운데)가 지난 13일 첫 테이프를 끊었다. 쓰마부키 사토시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7일 개봉)과 일본 국민배우 야쿠쇼 고지의 ‘쉘 위 댄스’(11월 10일), ‘지금, 만나러 갑니다’(11월 24일)가 차례로 개봉한다. 서울 CGV압구정과 스폰지하우스 광화문, 광주극장, 대전아트시네마, 부산국도예술관에서 열린다. 세계 영화제를 휩쓸고 있는 태국 영화를 집중 조명한 특별전도 열린다. 20~26일 씨네코드 선재에서 열리는 ‘태국영화의 오래된 미래전’에서는 제63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엉클 분미’(아래)와 시바로지 콩사쿤의 ‘영원’(2011년 프랑스 도빌아시아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아노차 수위차콘풍의 ‘우주의 역사’(2010년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영화제 대상), 아딧야 아사랏의 ‘원더풀 타운’(2008년 도빌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상)이 소개된다. 새달 2~5일에는 같은 프로그램이 경기 부천 산울림청소년수련관에서 계속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 ‘아홉개의 붉은 협곡’

    서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 ‘아홉개의 붉은 협곡’

    척박하고 위험한 땅이 되레 아름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극한의 기후와 생존 여건이 빚어낸 극한의 풍경들. 호주의 ‘아웃백’(Out Back)이 그렇습니다. 아웃백의 사전적인 의미는 ‘건조한 내륙부에 사막을 중심으로 뻗어 있는 넓고 인구가 매우 적은 지역’입니다. 서(西)호주 사람들은 그 풍경을 ‘익스트로더네리’라고 표현합니다. 상식을 넘어서는, 기이한 풍경이라는 뜻이지요. 그 광활한 곳이 인간의 땅임을 설명해 주는 건 실핏줄 같은 길 하나뿐이었습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길이었지만, 단언컨대 그 길에서 생략해도 좋을 풍경은 없었습니다. 팝업북처럼 책장을 넘기면 같으면서도 다른 풍경들이 튀어 나왔습니다. 우리가 시골이나 고향 등의 단어에서 먹먹한 느낌을 갖듯 호주 사람들도 아웃백에서 여러 감정들이 섞인 풍경을 떠올릴 겁니다. 붉은 암석과 흰 유칼립투스 나무,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들개 ‘딩고’와 수줍은 캥거루가 퍼뜩 떠오르겠지요. 브루스 산(1235m)에서 내려다보는 장쾌한 풍경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거대한 철광석 광산과 수 ㎞에 달하는 화물열차가 평원을 오가는 그런 풍경 말입니다. 아웃백이란 이런 여러 느낌과 풍경들이 씨줄날줄로 얽힌 표현이지 싶습니다. 서호주의 대표적인 아웃백인 필바라 지역에 카리지니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아홉 개의 붉은 협곡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각 지역을 색깔로 표시한 현지 지도조차 붉은 색으로 칠해 놓은, 척박한 미개척지입니다. 카리지니야 아무 때고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협곡 아래로 내려가 35억년 전의 세계를 맨살로 부대낄 기회는 늘 있지 않습니다. 우기가 시작되면 협곡 사이를 흐르는 물의 양이 많아지고 발 디딜 공간도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우기가 끝나고 여름이 시작된 요즘, 카리지니는 모험을 즐기는 세계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노 폰, 노 인터넷, 노 스트레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아웃백. 사방이 붉다. 철광석이 함유된 토양이 산화되며 생긴 현상이다. 그리고 넓다. 홍두깨로 땅을 두들겨 편평하게 펼쳐 놓은 듯하다. 지평선을 접할 기회가 흔하지 않은 한국인에게 붉은 땅은 그래서 더없이 넓게 느껴진다. 그 땅 위로 드문드문 나무가 자라고 있다. 사방 몇백 리에 크기를 견줄 만한 대상이 없어 나무가 큰 건지 작은 건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서호주 주도(州都) 퍼스에서 두 시간 가까이 날아온 비행기가 붉은 먼지를 휘날리며 내려섰다. 활주로 하나와 간이 건물 하나 달랑 서 있는 황량한 땅, 파라버두 공항이다. 여느 공항처럼 탑승교를 통해 나가는 건 언감생심이다. 트랩에서 내려 곧바로 땅 위를 걸어가야 한다. 햇볕이 어찌나 강한지 모자와 선크림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구운 오징어가 될 판이다. ‘게이트 1’이라 적힌 철문이 유일한 출입구다. 그냥 게이트라고 하면 될 걸 굳이 ‘1’ 자를 붙여 멋을 냈다. 수하물이 자동으로 돌아 나오는 시스템도 당연히 없다. 철망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짐차가 와서 짐을 내려놓는다. 거기가 곧 ‘수하물 찾는 곳’이다. 낯선 풍경에 웃음이 새어 나오고 가슴은 미지의 땅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방망이질을 친다. 호주 원주민을 ‘애버리지니’라 부른다. 그 가운데 서호주 원주민인 눙아(Noongar)족은 일년을 6계절로 나눈다. 계절의 양태가 우리와 달라 4계절로 환치하긴 어렵지만 각 계절의 의미를 곱씹어 보면 그들의 생활 습관과 계절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서호주의 봄’은 ‘캄바랑’(Kambarang)이라 불리는 10~11월부터 시작된다.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시작되고 야생화들이 절정을 이룬다. ‘비락’(Birak)은 12~1월로 ‘첫 번째 여름’이다. 건조하고 뜨거운 계절이다. 아이들에게 사냥 기술을 가르치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때다. ‘브누루’(Bunuru)는 2~3월이다. ‘두 번째 여름’으로 일년 중 가장 뜨겁다. ‘제란’(Djeran)은 4~5월이다. 슬슬 차가운 계절이 시작된다. 6~7월은 ‘마쿠루’(Makuru)라고 부른다. 비가 가장 많이 오는 계절이자 생식의 계절이다. 영어로는 첫 번째 우기라는 뜻에서 ‘First Rain’이라 쓴다. ‘질바’(Djilba)는 8~9월이다. ‘두 번째 우기’라 불린다. 수태의 계절이다. 종종 일년 중 가장 추운 날이 기록되곤 한다. 그들의 셈법에 따르면 지금은 ‘캄바랑’이다. 아쉽게도 아까시꽃 등 일부를 제외하고 야생화들은 상당수 자취를 감췄다. 그 빈자리는 스피니펙스가 채워준다. 열기가 더해질수록 성장하는 녀석으로 야생화처럼 들녘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사초와 닮았으나 가시는 여간 뾰족하지 않다. 스피니펙스 주변엔 유칼립투스 나무가 서 있다. 표피가 흰색이어서 현지인들은 ‘화이트 껌’이라 부른다. 나무는 저 하나가 생명이려니와 다른 생명을 보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유칼립투스 위엔 새가, 아래엔 흰개미가 집을 짓고 살아간다. 비포장길을 달려 얼굴이 붉은 먼지로 뒤덮일 즈음에야 카리지니는 이방인의 발걸음을 허락했다. 별이 총총한 밤, 팝송 제목처럼 그야말로 ‘스타리 스타리 나이트’(Starry starry night)다. 현지 가이드 피트 웨스트는 세 문장으로 카리지니를 설명했다. “노 폰, 노 인터넷, 노 스트레스!”(No Phone, No Internet, No Stress) ●맨발로 부대낀 35억년 전의 세계 카리지니의 외관은 참 독특하다. 너른 평지가 펼쳐지다 느닷없이 아래로 푹 꺼진다. 영화 ‘2012’에서 지각변동으로 갈라진 로스앤젤레스 시가지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각 협곡 위의 전망대에서 보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갈라져 있다. 원주민의 전설대로 왈루(Wahlu)라는 거대한 뱀이 인도양에서 올라와 붉은 땅을 헤집으며 지나간 듯하다. 전체 면적은 약 63만㎢로 우리나라 충북도보다 약간 좁다. 아래서 보면 협곡은 100m에 달할 만큼 높지거니 솟아올랐다. 우사인 볼트라면 채 10초도 안 되는 시간에 주파할 거리지만 100m가 주는 위압감은 대단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붉디붉은 협곡의 빛깔이다. 황토처럼 부드러울 것 같은데 만져보면 딱딱한 암석이다. 꼭 키 100m짜리 근육질 붉은 거인들이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듯하다. 불퉁한 외모와 달리 카리지니는 원주민 말로 ‘만남의 장소’란 뜻을 갖고 있다. 건조하고 뜨거운 협곡 위에 견줘, 유칼립투스가 그늘을 만들고 군데군데 오아시스 같은 폭포와 연못들이 있는 협곡 아래야말로 사람들이 쉬고 모이기에 최적의 장소였을 것이다. 카리지니 방문객 센터 안내판 등에 따르면 45억년에서 35억년 전 사이 카리지니는 원시 지구의 바다 밑바닥이었다. 그러다 해수면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지상으로 드러났다. 이후 물과 비바람이 깎고 세월이 조탁해 오늘날과 같은 기이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시루떡같이 쌓인 협곡 층 사이사이 원시 지구의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는 건 그런 까닭이다. 카리지니 안에는 모두 9개의 크고 작은 협곡이 있다. 해머슬리를 제외하면 핸콕, 조프리, 레드, 데일스, 위노, 녹스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협곡들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몰려 있다. 깎아지른 벼랑을 어떻게 내려갈까 싶지만 절묘하게도 협곡마다 내려갈 만한 길이 하나씩은 꼭 있다. 협곡 트레일은 난이도에 따라 1~6단계로 나뉜다. 어느 단계든 조심해야 하지만 5~6단계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각 협곡은 저마다 특징을 갖고 있다. 데일스 협곡은 평이한 난이도에 수채화 같은 유려한 풍경을 갖췄다. 계곡 물이 모여 서큘러 풀과 포테스큐 폭포 등 예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 위에 조롱박처럼 매달려 낮잠을 자는 박쥐 등 이국적인 풍경과도 조우할 수 있다. 조프리 협곡은 거대한 원형 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조프리 폭포가 매력적이다. 붉은 암석들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는 녹스 협곡은 장엄미가 단연 돋보인다. 핵심은 핸콕 협곡이다. ‘지구의 중심’을 숨겨둔 곳. KBS 2TV ‘남자의 자격-배낭여행’ 편에 등장하며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른 협곡과 달리 헬멧과 스위밍 수트, 암벽등반을 위한 하네스 등을 갖춰야 할 정도로 험한 편이다. 하지만 꼭 남자뿐이랴. 다소의 모험을 즐길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자격’은 충분하다. 출발은 다른 협곡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화번호부처럼 촘촘하게 쌓인 암석들을 딛고 내려간 뒤 계곡길을 따라 걷는다. 물에 잠겼거나 미끄러운 부분도 있지만 어려울 건 없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은 리건 풀 바로 앞까지다. 여기서부터는 장비를 갖춘 참가자(가이드 2명 포함 최대 10명)들만 갈 수 있다. 서로의 몸을 자일로 묶고 하켄 박힌 암벽을 따라 오르내려야 한다.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까닭에 적잖이 힘도 든다. 그러나 붉은 거인의 심장, ‘지구의 중심’이 멀지 않은데 예서 멈출 사람은 없다. 핸콕 협곡의 마지막 코스인 ‘지구의 중심’은 핸콕과 조프리, 레드, 위노 등 네 협곡이 만나는 곳이다. 당연히 물줄기도 합류돼 큰 호수를 이룬다. 핸콕 협곡의 묘미는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지구의 중심’이 전하는 풍광도 좋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만나는 근육질의 풍경은 그보다 몇 곱절 뛰어나다. 무엇보다 위험한 곳들을 참가자들이 합심해서 건너가는 과정이 정말 짜릿하고 즐겁다. 서호주 관광청이 내세운 슬로건 ‘기이함을 경험하라!’가 설득력을 갖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핸콕 협곡 위의 ‘옥서 전망대’는 반드시 들르길 권한다. 9개 협곡에 조성된 전망대 가운데 가장 도저한 풍광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발 아래 ‘지구의 중심’을 두는 맛이 각별하고, 네 협곡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경이롭다. 옥서 전망대 유칼립투스 나무 아래엔 십자가가 하나 세워져 있다. 핸콕 협곡의 아름다운 연못 ‘리건 풀’의 이름으로 남은 남자, 지미 리건의 묘다. 구조대원으로 자원해 활동하던 그는 2004년 안전장비 없이 협곡 위를 걷던 사람을 구하다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스스로의 안위를 빚졌다는 기분으로 그의 묘에 돌 하나 얹어 놓고 오는 것도 좋겠다. 글 사진 톰 프라이스(호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이것만은 잊지 마세요 ▲싱가포르 항공(www.singaporeair.com)이 매일 3회 싱가포르를 경유해 퍼스까지 오간다. 총비행 시간은 11시간 남짓. 퍼스~파라버두는 국내선, 파라버두~카리지니는 지프 등 차량(약 3시간 소요)을 이용한다. 퍼스~카리지니 약 1600㎞ 거리를 4륜구동 차량으로 이동하는 여행객들도 많다. 운전석이 오른쪽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호주정부관광청 한글 사이트(www.westernaustralia.com), 호주정부관광청( www.australia.com) 참조. ▲카리지니 1일 패스는 차량 1대당 11호주달러(약 1만 2000원)다. 1호주달러=약 1150원. ▲하루 종일 따가운 햇살이 내리쬔다.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모자 등을 챙겨 가는 게 좋다. 아울러 협곡마다 노천 풀이 형성돼 있으니 수영복을 준비해 가는 것도 좋겠다. ▲카리지니 국립공원 내 숙박업소는 에코 리트리트가 유일하다. ‘에코 텐트’ 안에 침대, 샤워기가 딸린 화장실 등 기본적인 시설만 설치했다. 취사는 불가. 식사는 사무실 겸 레스토랑에서 해결한다. ▲현지 ‘웨스트 오즈 액티브 어드벤처’(www.westozactive.com) 프로그램으로 핸콕 협곡을 돌아볼 경우 장비 일체가 제공된다. 215달러. 개별 여행자는 레스톡 투어(www.lestoktours.com.au/karijinipark)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퍼스 시내 국제선과 국내선은 터미널이 떨어져 있다. 오전 4시부터 50분 간격으로 셔틀 버스가 양 터미널을 오간다. 택시 요금은 25달러가량. ▲콘센트 형태가 일자형 세 개다. 별도 어댑터를 가져가야 한다. ▲퍼스 시내 팬 퍼시픽 호텔은 스완강에 인접해 있는 데다 시내 접근성이 좋다. 자전거를 빌릴 수도 있다. 1시간 6달러. ▲퍼스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프리맨틀이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맛집, 시장 등이 잘 어우러져 있다. 애버리지니 문화센터에서는 풍속화와 민속악기 디저리두 등을 배울 수 있다. ▲워너투어(www.wannatour.com, 02-3477-7555)와 코코스여행사(02-318-1998) 등에서 서호주 아웃백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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