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색깔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승부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이자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투자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옥순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184
  • ‘NLL·정수장학회’ 여야 갈등 고조

    17일에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과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매각 논란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대화록 일부가 노 전 대통령의 지시로 폐기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이날 “참여정부의 문서 결재 관리 시스템을 전혀 몰라서 하는 소리이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 충북 청원 지식산업진흥원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선거 때만 되면 북풍 색깔론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 언론도 비판해야 한다.”며 “대화록과 회의 일지 등은 다 보고되고 결재되기 때문에 한 부분만 폐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이날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여론몰이를 시도했다. 새누리당은 의총에서 ‘민주당과 문 후보는 국정조사와 대화록 열람을 즉각 수용하라.’는 요지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앞서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정보위 차원에서 ‘노무현·김정일 대화록’을 열람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런 요구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국정조사는 물론 정보위 차원의 대책 역시 민주당 협조 없이는 사실상 추진이 불가능하다. 민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의총에서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추진키로 했지만, 새누리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렇듯 상대의 수가 뻔히 읽히는 상황에서 여야는 막말 수준의 설전만 주고받았다. 민주당 배재정 의원은 의총에서 정수장학회 이창원 사무처장의 통화내역을 근거로 “정수장학회 측이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주말 박근혜 후보 측과 대책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사실무근이며 (민주당 측이) 정수장학회 사무실에 불법 침입해 도촬(도둑 촬영)한 것”이라면서 “비열한 정치이자 막장 정치”라고 몰아세웠다. 한편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자진 사퇴하고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인 분을 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라고 했고, 김용갑 당 상임고문은 “사퇴를 종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열린세상] 대통령의 외교언어/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열린세상] 대통령의 외교언어/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신라 선덕여왕이 즉위하자 당(唐) 태종이 모란 그림을 보내왔는데 당연히 있어야 할 나비가 없는 것을 보고 여왕은 ‘그림에 나비가 없으니 이는 당제(唐帝)가 과인이 짝이 없음을 놀리는 것이다.’라 했다고 삼국유사는 전하고 있다. 이는 당과 신라의 정상외교를 묘사한 것으로, 여기에서 모란 그림을 오늘날 넓은 의미의 외교언어(diplomatic parlance)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외교언어란 말과 글(문서)뿐만 아니라 그림과 같은 상징물, 독특한 몸짓이나 태도, 스타일과 같은 비언어로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외교 의사소통 방식이다. 미국 첫 여성 국무장관이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여사가 외국방문 시에 색깔이 다른 브로치를 사용해 의사표시를 한 것도 외교언어다. 1972년 닉슨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시에는 중국이 판다 곰을 선물해 ‘판다 외교’도 그 이름을 남겼다. 때로는 침묵도 외교언어가 될 수 있다. 은둔으로 일관하다가 필요할 때 잠시 등장해 세상의 주목을 유도한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의 행태를 ‘침묵 외교’라고도 한다. 2008년 2월 뉴욕 필이 평양에서 공연을 했다. 미국의 ‘콘서트 외교’는 1956년 미·소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튼 이래 1973년에는 미·중관계의 해빙을 조성해서 공산권과의 외교에 단골메뉴가 되었다. 1946년 3월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가 야당 당수일 때 미국을 방문해 미주리 주의 웨스트민스터 대학 연설에서 언급한 ‘철의 장막’은 냉전 반세기 동안 외교언어의 대명사가 되었다. 1992년 5월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바로 이 대학을 찾아 ‘냉전의 종식’을 선언했다. 외교언어는 국가관계와 국제정치에 영향을 주고받는 외교의 중요한 소통수단이다. 그래서 국가정상의 외교언어는 언제나 주목을 받지만, 외교언어에 힘과 행동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진실성이 결여된 ‘구두선’(lip service)으로 또는 ‘그저 한번 해본 소리’(rhetoric)로 평가 절하되어 정상 개인뿐 아니라 나라의 신뢰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서양에서도 ‘큰 대포는 잘 쏘지 않는다.’고 한다. 세치 혀는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천 냥의 빚을 질 수도 있다. 한국 대통령의 외교언어는 실패한 사례가 자주 거론된다.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의 ‘일본 버르장머리 고치기’와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의 ‘북한 핵 개발 일리 있다’는 발언이다. 정제되지 않은 외교언어였다. 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도 방한하고 싶으면 먼저 사과하라.’는 발언도 신중하게, 의도된 외교언어가 아니었기 때문에 독도문제나 과거사 문제에 대한 메시지는 약화되고 대일외교에 혼란을 초래했다. 학생과의 대화 중에 우연히 나온 실수라는 해명은 또 하나의 실패한 외교언어가 될 수 있다. 옛말에도 ‘왕의 말씀은 바꿀 수 없다.’고 했다. 한국 대통령의 외교언어로서 성공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1952년 1월 국제사회에서는 ‘리-라인’으로 회자된 이승만 대통령의 ‘평화선‘이다. 6·25전쟁 중이었고 미국과 일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평화선을 통해 우리의 영해를 넓히고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가능하게 했다. 외교언어를 잘 구사하기 위해서는 우선 의도하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그 결과를 예측해야 한다. ‘결과를 잘 생각하라.’는 로마 속담도 있다. 결과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결과가 불확실하면 아니함만 못하다. 그리고 행동할 때는 힘이 수반되어야 효과가 있다. ‘큰 몽둥이를 갖고 다니되 말은 부드럽게 하라.’ 외교의 정곡을 간파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 대통령의 말이다. 12월 19일 대통령 선거가 있다. 대통령의 외교언어는 곧 외교력이다. 세 후보의 외교언어 능력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아직 후보들은 인기가 없는 외교, 안보 이슈에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와 동북아의 영토분쟁, 민족주의, 정치 우경화, 군비경쟁 등 한국에 주어진 외교적 도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준엄하다. 한국의 미래는 외교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지도자는 교체되었고, 중국과 미국·일본의 정상은 곧 선출된다. 이들과 상대하게 될 새로운 한국 대통령의 외교력을 기대해 본다.
  • 교과부, 서울교육청 5년만에 감사

    교육과학기술부가 5년 만에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다. 교과부는 오는 22일부터 2주간 감사인력 20여명을 투입해 시교육청에 대한 정기 종합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시교육청에 대한 감사는 정책, 인사, 예산, 시설관리 등 시교육청의 운영 현황 전반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교과부는 이날부터 사흘간 서울교육청에 감사관실 직원을 보내 자료 점검 등 예비감사를 실시했다. 시교육청에 대한 감사는 2007년 이후 5년 만으로 앞서 교과부는 1993년, 2000년, 2007년 등 7년 단위로 감사를 실시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이나 국립대학에 대한 교과부 정기감사는 3년 단위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중간에 특정 감사 등 현안이 발생하면 감사 주기가 길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고강도 감사가 예고되면서 일각에서는 “곽노현 전 교육감의 색깔을 지우려는 의도”라는 시선도 제기된다. 곽 전 교육감의 한 측근은 “인권조례, 혁신학교 등 곽 전 교육감의 핵심 정책사업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번 감사는 전임 교육감의 색깔을 지우려는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과부는 지난 8월 23일부터 20일간 전북·경기·강원교육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 폭력 학생부 기재 관련 특정 감사’ 결과 김상곤 경기교육감과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직권 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은 고교의 전·현직 교장 23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NLL 포기발언’ 진보 vs 보수 시위

    ‘NLL 포기발언’ 진보 vs 보수 시위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새누리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보수와 진보 단체들이 16일 각각 서울 여의도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자유총연맹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서해 NLL은 안보 보장선”이라고 주장했고(왼쪽 사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진보단체들은 “색깔론을 그만두라.”며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미쓰에이 “당당하고 독립적인 여성들…남자 없이 잘 살아”

    미쓰에이 “당당하고 독립적인 여성들…남자 없이 잘 살아”

    아시아의 넘버원 걸그룹이 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갖고 2010년 데뷔한 미쓰에이. 그녀들이 15일 새 앨범 ‘인디펜던트 우먼 파트 3’를 들고 가요계에 컴백했다. 데뷔곡 ‘배드걸 굿걸’부터 ‘굿바이 베이비’, ‘터치’에 이르기까지 상처받은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했던 이들은 제목부터 도발적인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남자 없이 잘 살아’로 자신의 인생과 감정에 솔직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지난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미쓰에이는 그동안 무대에 비친 강한 모습과 달리 장난기 많고 발랄했다. 멤버들은 이번 곡에 대해 “기존의 미쓰에이의 당당함을 유지하면서도 어둡고 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나고 발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사실 ‘브리드’라는 곡을 빼면 그동안 무대에서 노려보거나 ‘썩소’를 날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장난도 많이 치며 웃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안무도 손의 위치까지 맞춘 군무가 아니라 박자를 쉽게 타면서 각자의 느낌을 살리는 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민) 자연히 화제는 타이틀곡 ‘남자 없이 잘 살아’로 이어졌다. 박진영 PD가 작사·작곡한 이 노래는 ‘내 돈으로 방세 다 내/ 먹고 싶은 거 사 먹고 옷도 사 입고/ 충분하진 않지만 만족할 줄 알아/ 그래서 난 나를 사랑해’라는 독특한 가사가 눈길을 끈다. “가사를 집중해서 들어보면 남자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부모님이나 남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잘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지아) “여자를 쉽게 보거나 노리개처럼 여기고, 돈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에게 보내는 경고도 담겨 있어요. 사실 요즘 살기도 어렵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잖아요. 이런 험한 세상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면서 당당하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심정을 노래했죠.”(민) 그동안 여자를 배신하고 떠난 남자들에게 경고하는 노래로 유독 여성 팬들이 많다는 미쓰에이. 미쓰에이의 민은 “비슷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저희 노래를 듣고 발을 차는 동작이 나오면 그렇게 속이 시원하다고 하더라.”면서 웃었다. 혹시나 이번 곡으로 남성팬들이 떠날 걱정을 하지 않았는지 물었더니 “안 그래도 약간 걱정을 했는데, 요즘 남자들도 독립적인 여성을 좋아한다면서 가사에 공감하는 남성들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가사처럼 남자 없이 잘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게 벌든 많이 벌든, 좋은 직업이든 아니든 내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여성분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희 엄마도 어렸을 때 분식집을 하셨는데 늘 자부심을 느끼고 일하셨거든요. 저도 엄마를 보면서 깨달은 것이 많아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피팅 모델을 하면서 얼마 안 되지만 스스로 용돈을 벌어서 쓴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고요.”(수지) 팀의 막내이자 내년에 성년을 앞둔 수지는 이처럼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대답을 내놨다. 인터뷰 당일 고등학교 3학년인 수지가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수지는 “평범한 대학 생활을 꿈꾼 적도 있지만, 지금 대학에 가봤자 학교생활을 제대로 못 할 것 같고, 나중에 정말 열심히 해볼 생각이 생길 때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연습생 기간을 포함해 함께 생활한 지난 2년 6개월 동안 멤버들이 의견 충돌을 빚은 적은 있지만 싸운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다른 팀과 달리 리더가 없다는 미쓰에이는 “네 명의 멤버 모두 기가 센 편”이라면서 웃었다. 특히 중국인 멤버인 지아와 페이는 이제 한국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5년 반 동안 매일 두 시간씩 꾸준히 한국어로 말하고 쓰는 연습을 한 덕분이다. 고향인 중국에서 K팝 스타인 이들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얼마 전 중국에 갔는데 40~50대인 어머니 친구들이 ‘강심장’ 같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저희에 관한 정보를 다 알고 계셔서 놀랐어요. 부탁받은 사인을 하느라 시간이 무척 걸렸죠.”(페이) “중국의 집으로 휴가를 갔는데 어떤 중국인 팬이 저희 집 앞에서 몇 시간째 기다리고 있었어요. 보다 못한 어머니가 세수도 안 한 저를 깨워 집 안에서 즉석 팬미팅을 했는데 좀 쑥스럽더라고요.”(지아) 미쓰에이는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도 하는 ‘연기돌’을 꿈꾼다. 최근 중국 드라마 출연이 무산됐지만 지아와 페이는 언어 문제가 해결된다면 한국 드라마에도 출연하고 싶어 한다. 영화 ‘카운트다운’에 전도연의 딸로 출연해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민도 “기회가 된다면 스토리라인이 살아 있는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뭐니 뭐니 해도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이라는 별명을 얻은 수지를 빼놓을 수 없다. “첫 영화인데 이렇게까지 잘 돼서 너무 얼떨떨해요. 심지어 저는 처음에 대본이 재미도 없고 어디서 웃어야 할지도 몰랐거든요. 조금 촌스러운 이미지로 결정돼서 예쁘게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무대에서 늘 붙이던 속눈썹도 붙이지 않고 거의 민낯이라 위험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죠. 영화 자체가 남자들이 좋아할 내용이고, 제가 아니었더라도 누구나 인기를 얻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수지는 “제 성격이 털털하고 여성스럽지 않아서 앞으로 액션 연기나 뱀파이어 역할, 또는 치명적인 팜파탈 등 강한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로 데뷔 3년차를 맡는 미쓰에이의 목표는 무엇일까. “저희의 색깔을 더 선명하게 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무섭지만 섹시하고 강하고 당당하고 센 언니들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4인조 걸그룹 미쓰에이 “여자 배신한 남자는…”

    4인조 걸그룹 미쓰에이 “여자 배신한 남자는…”

    아시아의 넘버원 걸그룹이 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갖고 2010년 데뷔한 미쓰에이. 그녀들이 15일 새 앨범 ‘인디펜던트 우먼 파트 3’를 들고 가요계에 컴백했다. 데뷔곡 ‘배드걸 굿걸’부터 ‘굿바이 베이비’, ‘터치’에 이르기까지 상처받은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했던 이들은 제목부터 도발적인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남자 없이 잘 살아’로 자신의 인생과 감정에 솔직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지난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미쓰에이는 그동안 무대에 비친 강한 모습과 달리 장난기 많고 발랄했다. 멤버들은 이번 곡에 대해 “기존의 미쓰에이의 당당함을 유지하면서도 어둡고 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나고 발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사실 ‘브리드’라는 곡을 빼면 그동안 무대에서 노려보거나 ‘썩소’를 날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장난도 많이 치며 웃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안무도 손의 위치까지 맞춘 군무가 아니라 박자를 쉽게 타면서 각자의 느낌을 살리는 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민) 자연히 화제는 타이틀곡 ‘남자 없이 잘 살아’로 이어졌다. 박진영 PD가 작사·작곡한 이 노래는 ‘내 돈으로 방세 다 내/ 먹고 싶은 거 사 먹고 옷도 사 입고/ 충분하진 않지만 만족할 줄 알아/ 그래서 난 나를 사랑해’라는 독특한 가사가 눈길을 끈다. “가사를 집중해서 들어보면 남자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부모님이나 남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잘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지아) “여자를 쉽게 보거나 노리개처럼 여기고, 돈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에게 보내는 경고도 담겨 있어요. 사실 요즘 살기도 어렵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잖아요. 이런 험한 세상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면서 당당하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심정을 노래했죠.”(민) 그동안 여자를 배신하고 떠난 남자들에게 경고하는 노래로 유독 여성 팬들이 많다는 미쓰에이. 미쓰에이의 민은 “비슷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저희 노래를 듣고 발을 차는 동작이 나오면 그렇게 속이 시원하다고 하더라.”면서 웃었다. 혹시나 이번 곡으로 남성팬들이 떠날 걱정을 하지 않았는지 물었더니 “안 그래도 약간 걱정을 했는데, 요즘 남자들도 독립적인 여성을 좋아한다면서 가사에 공감하는 남성들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가사처럼 남자 없이 잘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게 벌든 많이 벌든, 좋은 직업이든 아니든 내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여성분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희 엄마도 어렸을 때 분식집을 하셨는데 늘 자부심을 느끼고 일하셨거든요. 저도 엄마를 보면서 깨달은 것이 많아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피팅 모델을 하면서 얼마 안 되지만 스스로 용돈을 벌어서 쓴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고요.”(수지) 팀의 막내이자 내년에 성년을 앞둔 수지는 이처럼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대답을 내놨다. 인터뷰 당일 고등학교 3학년인 수지가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수지는 “평범한 대학 생활을 꿈꾼 적도 있지만, 지금 대학에 가봤자 학교생활을 제대로 못 할 것 같고, 나중에 정말 열심히 해볼 생각이 생길 때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연습생 기간을 포함해 함께 생활한 지난 2년 6개월 동안 멤버들이 의견 충돌을 빚은 적은 있지만 싸운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다른 팀과 달리 리더가 없다는 미쓰에이는 “네 명의 멤버 모두 기가 센 편”이라면서 웃었다. 특히 중국인 멤버인 지아와 페이는 이제 한국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5년 반 동안 매일 두 시간씩 꾸준히 한국어로 말하고 쓰는 연습을 한 덕분이다. 고향인 중국에서 K팝 스타인 이들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얼마 전 중국에 갔는데 40~50대인 어머니 친구들이 ‘강심장’ 같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저희에 관한 정보를 다 알고 계셔서 놀랐어요. 부탁받은 사인을 하느라 시간이 무척 걸렸죠.”(페이) “중국의 집으로 휴가를 갔는데 어떤 중국인 팬이 저희 집 앞에서 몇 시간째 기다리고 있었어요. 보다 못한 어머니가 세수도 안 한 저를 깨워 집 안에서 즉석 팬미팅을 했는데 좀 쑥스럽더라고요.”(지아) 미쓰에이는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도 하는 ‘연기돌’을 꿈꾼다. 최근 중국 드라마 출연이 무산됐지만 지아와 페이는 언어 문제가 해결된다면 한국 드라마에도 출연하고 싶어 한다. 영화 ‘카운트다운’에 전도연의 딸로 출연해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민도 “기회가 된다면 스토리라인이 살아 있는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뭐니 뭐니 해도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이라는 별명을 얻은 수지를 빼놓을 수 없다. “첫 영화인데 이렇게까지 잘 돼서 너무 얼떨떨해요. 심지어 저는 처음에 대본이 재미도 없고 어디서 웃어야 할지도 몰랐거든요. 조금 촌스러운 이미지로 결정돼서 예쁘게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무대에서 늘 붙이던 속눈썹도 붙이지 않고 거의 민낯이라 위험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죠. 영화 자체가 남자들이 좋아할 내용이고, 제가 아니었더라도 누구나 인기를 얻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수지는 “제 성격이 털털하고 여성스럽지 않아서 앞으로 액션 연기나 뱀파이어 역할, 또는 치명적인 팜파탈 등 강한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로 데뷔 3년차를 맡는 미쓰에이의 목표는 무엇일까. “저희의 색깔을 더 선명하게 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무섭지만 섹시하고 강하고 당당하고 센 언니들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피아니스트 박종훈 “전혀 다른 色의 음악들이 날 자극”

    피아니스트 박종훈 “전혀 다른 色의 음악들이 날 자극”

    클래식 연주자가 뉴에이지(혹은 이지리스닝)나 크로스오버 음악을 하면 ‘날라리’ 취급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가끔 리사이틀에서 팬서비스로 한두 곡 앙코르를 하는 경우는 있지만, 작정하고 앨범까지 내놓은 경우는 드물었다. 꼭 10년 전 피아니스트 박종훈(43)이 뉴에이지 앨범 ‘안단테 텐덜리’를 발표했을 때 의아한 시선들이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가 엘리트 코스를 거친 데다 막 피아니스트로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박종훈은 “뉴에이지 음악을 가볍게 보는 시선들은 알고 있다. 베토벤 피아노소나타와 비교하면 유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뉴에이지는 이해하기 쉽게 예쁜 멜로디로 만든 피아노곡으로 가치가 있다. 편안하게 쉴 때조차 베토벤의 곡을 들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라며 웃어넘겼다. 박종훈은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작은할아버지의 권유로 3살 때 바이올린을, 5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다. 12살 때부터 피아노에만 전념했다. “바이올린은 어렸을 때부터 재미가 없었다. 반면 피아노는 연습한다기보다 논다는 생각으로 했다. 남달리 목이 긴 편이어서인지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무리가 왔던 것도 피아노에 전념한 이유가 됐다.” 15살 때 서울시향과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을 협연할 만큼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이후 줄리아드 음대 대학원에선 세이모르 립킨을, 이탈리아 이몰라 피아노 아카데미에서 라자르 베르만을 사사했다. 2000년 이탈리아 산레모 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유럽 무대에 데뷔했다. 그즈음 한국에선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앙드레 가뇽이 인기였다. 마침 박종훈의 연주를 지켜본 유니버설뮤직 관계자가 ‘앙드레 가뇽 풍의 앨범을 내놓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서울예고 시절 딥퍼플에 빠져 록밴드 기타리스트를 했고, 이후 재즈와 팝을 즐겨 듣고 이지리스닝 계열의 피아노곡을 작곡해 놓았던 박종훈은 선뜻 수락했다. 그렇다고 뉴에이지로 방향을 튼 건 아니다. 2009년 프란츠 리스트(1811~1886)의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 연주회를, 지난해에는 ‘파가니니에 의한 대연습곡’ 전곡 연주에 도전했다. 훤칠한 키와 수려한 외모, 남다른 쇼맨십으로 유럽 전역 귀부인들의 넋을 잃게 했던 19세기 슈퍼스타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은 웬만한 피아니스트는 고개를 내두르는 난해한 레퍼토리다. 피아노곡의 스펙트럼을 1~10까지 나눈다면 박종훈은 극단을 오가는 행보를 반복하는 셈이다.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음악이 다르다. 욕심이 많은 것일 수도 있고, 나쁘게 말하면 금방 싫증 낸다. 리스트의 곡을 오래 연습하고 있으면 짜증 난다. 그럴 때 크로스오버 곡들을 연습하면 리스트를 치고 싶어진다. 전혀 다른 색깔의 음악이 날 자극하고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박종훈은 23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뉴에이지·크로스오버 데뷔 10주년 특별공연을 연다. 박종훈이 대표로 있는 ‘루비스폴카’ 소속 비올리스트 가영과 함께하는 카르멘을 빼면 대부분 직접 작곡한 곡들로 채워진다. “귀에 익은 곡들이 아니라 (티켓 판매의) 위험부담도 있지만 지난 10년 동안 내가 만든 곡들을 들려주고 싶다.”는 게 박종훈의 설명이다. 이달에 나올 새음반 수록곡도 소개된다. “서정적인 뉴에이지 피아노 솔로 곡으로만 100% 채웠다. 쉽고 낭만적인 멜로디이면서도 화성 진행도 신경을 쓰고, 가볍지만 대위법적인 요소들도 포함시킨 깊이 있는 곡들”이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심장·뇌혈관 약 복용하세요? 40대 이상 남성인가요?

    심장·뇌혈관 약 복용하세요? 40대 이상 남성인가요?

    우리나라 장년층 이후 남성들이 상부위장관 출혈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 상부위장관 출혈이란 위와 식도, 십이지장에 발생하는 출혈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인구 1000명당 1명꼴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소화기 질환으로, 전체 위장관 출혈 질환의 80%를 차지한다. 특히 소장과 대장에서 생기는 하부위장관 출혈에 비해 출혈량이 4∼5배나 많아 응급 상황을 초래하기 쉽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윤영훈 교수는 2008년 1월부터 2012년 8월 사이에 이 병원에서 상부위장관 출혈로 진단받은 10세 이상 환자 1만 3904명을 분석한 결과 남성(1만632명)이 여성(3272명)보다 3.25배 이상 많았다고 최근 밝혔다. 특히 40대 이상 장년층에서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4배 가까이 진단율이 높았으며 최근 2년 동안은 60∼70대 남성 환자 수가 여성의 7배에 이르렀다. 또 같은 기간 급성 상부위장관 출혈로 이 병원 응급실을 찾은 1279명 중 남성이 69%(878명)였으며 이 가운데 40∼70대가 76%나 됐다. 이들 상당수가 심장 질환과 뇌경색 치료를 위해 평소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40대이상 男 환자, 女보다 4배 많아 여성도 안심할 수 없다. 50대 이상 여성 역시 상부위장관 출혈이 이전 연령대에 비해 많았다. 윤 교수는 “평소 속쓰림이나 명치 부위의 통증 등 궤양 증상이 있으면 내시경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면서 “최근 내시경 치료술이 발전하면서 상부위장관 출혈에 의한 사망률이 2% 정도로 낮아지기는 했지만 간경변이나 만성신부전 등 만성 질환을 가진 경우에는 사망률이 7∼10%로 여전히 높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남녀 간의 발병 빈도 차이는 남성이 사회적 스트레스와 과음, 흡연 등의 위해 요인에 더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부위장관 출혈 원인의 50%를 차지하는 위·십이지장궤양 등 소화성 궤양과 간경변증에 의한 식도 및 위정맥류 출혈(14%), 반복적인 구토·구역질로 식도와 위 경계부가 찢어지는 ‘말로리와이즈 열상’(3∼14%) 등이 모두 남성에게 흔한 소화기 질환이다. 윤 교수는 “이 밖에 심장질환과 뇌경색 등을 예방, 치료하기 위해 복용하는 항혈소판제나 항혈액응고제 등도 상부위장관 출혈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흔히 사용하는 두통약이나 소염진통제도 출혈 위험성을 높인다. ●두통약·진통제도 출혈 위험성 높여 상부위장관 출혈을 예방하려면 40대 이후 정기적인 내시경검사가 필요하다. 아울러 연령에 상관없이 구토할 때 피가 나오거나 변의 색깔이 검은 흑색변, 변에 붉은 피가 섞인 선혈변 등의 증상이 보이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별한 원인질환이 없는데도 빈혈, 어지럼증이 있거나 지속적인 속쓰림, 명치 통증이 있는 사람도 소화성 궤양이나 상부위장관 출혈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소화기 질환과 심뇌혈관 질환을 함께 가진 50∼70대 남성은 상부위장관 출혈 고위험군에 해당하므로 임의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지 않아야 하며 응급 상황에 대비해 24시간 내시경 지혈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미리 파악해 둬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판소리 한토막의 행복

    오랜만에 보건복지부를 찾았다. 명색이 출입처라면서 다른 일에 바빠 근래 얼굴 한번 내밀지 못했던 터라 낯설었다. 두루 인사를 나누자니 뜻하지 않게 저녁 자리로 이어졌다. 생일을 맞은 동료에게 ‘조공’ 삼아 출세(出世)를 축하하는 자리였는데 일단 멍석이 펼쳐지자 회포가 몇 길이라도 되는 양 소주잔이 가쁘게 돌았다. 취기가 돌아 다들 귓볼이 달아오를 무렵 누군가가 기막힌 제안을 했다. 동석한 인사 중에 소리꾼 반열에 드는 ‘천하의 가객’이 있으니 소리 한 토막 청해 듣자는 것이었다. 그 분위기에 누가 그걸 마다할까. 박수로 소리 한 토막을 청했다. 쑥스러운 듯 목을 가다듬은 그 인사는 이윽고 물꼬를 밀어낸 봇물처럼 소리를 터뜨렸다. 수궁가의 고고천변(皐皐天邊) 대목이었다. 수궁의 별주부가 토끼 간을 구하러 세상에 막 나와 아름다운 풍광을 보고 읊조리는, 명창 송만갑 선생이 잘 불렀다는 그 대목이다. 우렁한 소리가 활달하고 경쾌하게 술자리를 휘어잡았다. 판소리라는 게 이제는 ‘꼰대들 노래’가 되어 그런 게 있었는지도 모르는 세상이 되어가지만 어쩌랴, 그 소리에는 우리의 민족 정서를 깨우는 각성의 묘약이 들었으니…. 다들 기이하다, 신통하다는 듯 소리에 빠져들었다. ‘고고천변 일륜홍(日輪紅) 부상(扶桑)에 높이 떠 양곡(凉谷)의 깊은 안개 월봉(月峯)으로 돌고 돌아 어장촌(漁場村)에 개 짖고 회안봉(廻雁峯)에 구름이 떴구나.’ 그 후로도 한동안 그 소리가 환청처럼 들렸다. 배부른 세상에 구곡간장을 끊을 듯 내뱉는 그 절창이 어울리지 않는다지만 예전의 신산했던 시절에 비해 영혼의 주림이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은 세상임을 안다면 그렇게 재단할 일도 아니다. 요즘 아이돌의 얼치기 노래, 음미할 여지조차 없는 맹탕 사랑타령에 지친 내게 그 고고천변 한 토막이 준 울림은 컸다. 나야 그 소리 한 토막에 뿅, 갔지만 사람마다 정서의 층위와 색깔이 다를 터이니 굳이 그것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겠다. 무엇인들 상관있으랴. 위태로운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위해 가끔 그런 도락이라도 즐기며 살 일이다. jeshim@seoul.co.kr
  • 여야 대결전선 NLL·FTA로 점입가경 양상

    여야 대결전선 NLL·FTA로 점입가경 양상

    대선을 두 달여 앞둔 여야의 대결 전선이 북방한계선(NLL)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확대되고 있다. 12일 새누리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영토주권 포기’ 발언에 대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반면 민주통합당은 ‘대선용 정쟁’으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캠프도 ‘신북풍 공작’으로 규정, 문 후보를 간접 지원하고 나섰다. ●安측 ‘신북풍 공작’ 규정… 文 간접지원 국정조사 요구서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 비공개 대화록 내용과 작성 경위, 노 전 대통령의 ‘NLL 무효화 구두 약속’ 의혹, 북핵 관련 발언 등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대화록을 허위 날조라고 뒤집어씌우지 말고 당당히 국정조사에 응하라.”면서 “문재인 후보는 영토주권에 대해 왜 꿀 먹은 벙어리인가. 국정조사 요구를 받아들이라는 지침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도 “NLL 논란과 노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NLL 공세를 수준 낮은 색깔론으로 규정하고 정면 반박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단독회담 비밀 대화록의 존재를 주장했다가 없다는 게 확인되자 ‘정상적인 정상회담 대화록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면서 “만일 정상회담 대화록을 보고 얘기한 것이라면 불법 유출로 새누리당과 정 의원은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를 각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 대화에는 비밀 대화라는 것이 없으며 공식·비공식 대화가 있을 뿐”이라며 “비공식 대화도 모두 국가기록물로 관리되기 때문에 다른 무엇인가 비밀회담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한·미 FTA와 관련해 2006년 협상 당시 한국 측 수석대표였던 김종훈(왼쪽)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의 한·미 FTA 관련 발언록을 보면 굉장히 헷갈린다.”며 “갈지자 행보”라고 비꼬았다. ●김종훈, 기자회견 열고 文 정면공격 문 후보가 지난해 10월 한 언론사와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 각각 출연해 ‘한·미 FTA 적극 추진’, ‘현 상태 비준 반대’ 등의 상반되는 발언을 한 데 이어 올해 6월 ‘한·미 FTA 이행’으로 입장을 또 뒤집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문 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총괄하는 이정우(오른쪽) 경제민주화위원장에 대해서도 “한·미 FTA를 참여정부의 과(過)로 평가했는데 지금 와서 뒤집겠다는 것이냐.”며 “지도자를 보좌하는 측근으로서 매우 적절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이 자신의 저서에서 ‘최빈국인 방글라데시의 행복도가 우리나라보다 높다.’고 적은 데 대해서도 “정책적으로 우리가 방글라데시를 벤치마킹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맞서 이 위원장도 “어처구니없다.”며 반박에 나섰다. 그는 김 의원의 FTA 재협상 불가론에 대해 “경제민주화를 저해할 독소 조항이 있다면 당연히 재협상해야 한다.”면서 “전면 폐기는 곤란하겠지만 부분적 독소 조항은 재협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방글라데시 발언에 대해서도 “행복과 소득이 같이 가지 않는 건 많은 경제학자들이 얘기하는 것이고 그걸 연구하는 게 행복경제학”이라면서 “경제학의 기본도 모르면서 그런 소리를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생명의 窓] 이 몹쓸 기억력/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강사

    [생명의 窓] 이 몹쓸 기억력/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강사

    어머니가 노인대학 친구들과 단풍놀이를 가기로 했다며 여비를 부쳐달라신다. 한나절을 빙 돌려 말씀하셨지만, 골자는 그거다. 겉으로는, 바람 잘 쐬고 오세요, 지금 가면 경치 끝내주겠네, 맞장구를 쳤지만, 속에서는 주판알 튕기는 소리가 요란하다. 다달이 부쳐드리는 돈이 얼만데…, 얼마 전에도 홍삼 사서 달이겠다고 뭉칫돈을 가져가시더니…. 자식도 마찬가지다. 바쁘다는 핑계로 통 연락 한번 없다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안부를 물어오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또 얼마를 달라 하려고 이렇게 애교전술인가, 며칠 전에도 뭐 산다고 해서 준 돈이 얼만데, … 또다시 돌아가는 머릿속의 계산기. 살다 보면 기억력이 너무 좋아서 탈인 경우가 많다.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 티격태격할 때도 이 몹쓸 기억력은 어째 그리 생생하게 과거의 서운함을 떠올리는지, 시시콜콜 날짜까지 들이대며 ‘그때 그 사건’을 줄줄 읊어대는 통에, 정작 지금 틀어진 이유는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아, 이럴 때만 천재적인 나의 기억력이여. 그러고 보면 인간의 기억이란 얼마나 편리하게 자기중심적인가. 남에게 베푼 것과 남이 나를 서운하게 했던 것은 꼬박꼬박 기억하면서, 남에게 잘못한 것과 남이 내게 베푼 은덕은 곧잘 잊어버린다. 그리하여 남이 내 잘못을 지적할라치면, 자동적으로 내미는 ‘오리발’! 나는 하나도 잘못한 게 없다, 다 네 탓이다, 일단 방어부터 하고 보는 치졸함이란. 한자로 ‘나’를 뜻하는 ‘아’(我)자가 손(手)과 창(戈)이 결합한 말이라더니, 늘 남을 찌를 궁리나 하는구나. 나처럼 기억력이 좋아서, 누구한테 뭘 얼마나 잘해 줬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되새김질하고 있는 인간에게 딱 어울리는 성경 내용이 있다. 최후 심판 때 예수가 천국에 들어갈 ‘양’ 무리와 지옥에 빠질 ‘염소’ 무리를 가르는 장면이다. 기준은, 예수 자신이 굶주릴 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를 때 마시게 하며, 나그네가 되었을 때 환대하고, 헐벗었을 때 옷을 입히며, 병들었을 때 돌보고, 옥에 갇혔을 때 찾아갔는지 여부다. 양의 무리에 속한 이들은 그렇게 한 반면에, 염소 무리에 속한 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거다. 그런데 후자의 사람들이 한결같이 부인하며 이구동성으로 항변한다. 자기들의 기억에 따르면 분명히 선행을 베풀었는데, 왜 이런 푸대접을 받는지 모르겠단다. 전자의 사람들은 영 딴판이다. 자기들이 언제 선행을 베풀었는지 도통 기억나지 않는단다. 영락없는 바보 아니면 치매환자다. 그 머릿속에 지우개가 들어 있지 않는 한, 어찌 까먹을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의 사후 운명을 가를 그토록 중요한 기억정보를. 렘브란트의 동판화 가운데 ‘선한 사마리아인’(1633)을 자세히 보면, 성경 내용과 아무 상관도 없는 ‘똥 누는 개’가 등장한다. 고개를 오른편으로 향한 채 느긋하게 생리현상을 해결 중인 개는 자기 왼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영 관심이 없다. 왼편의 상황은 성경에 나오는 대로 사마리아인이 여행 도중에 우연히 보게 된 ‘강도를 만난 사람’(문맥상 유대인)을 도와주는 장면이다. 유대인 제사장과 레위 사람은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갔지만, 사마리아인은 가까이 다가가서 상처를 치료해 주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까지 데리고 가 돌봐 주었다. 노자 가라사대, 어린아이가 하루 종일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 까닭은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라 했던가. 자연스러우면 굳이 기억하고 말고가 없다. 우리 역시 건강할 때는 배변 횟수나 색깔 따위를 기억할 일이 없지 않은가. 그걸 애써 살피고 새겨야 하는 경우란 병에 걸린 때 말고는 없다. 렘브란트는 선행도 이와 같다고 말하는 것 같다. 율법이고 동족이고 따지지 말고 자연스럽게 하되, 하고 난 뒤에는 잊어버려야 한다. 준 사람도 없고, 받은 사람도 없으며, 오고간 것도 없어야 참으로 맑고 깨끗한 보시라는 말이다. 아하, 그러니까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예수 말씀은 결국 잊어버리라는 가르침인 거다. 한데 이 몹쓸 기억력은 손톱만큼 베푼 선행을 도무지 잊지 못하니, 구제받지 못할 염소가 바로 나로구나.
  • 文 “비공개 대화록 제기는 與의 색깔론”

    文 “비공개 대화록 제기는 與의 색깔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12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비공개 대화록’ 의혹 제기에 대해 ‘색깔론이자 구태 정치’라고 비판하며 초강수 대응에 나섰다. 이런 강경한 자세는 새누리당이 비공개 대화록을 고리로 보수층의 결집을 유도하고 참여정부는 물론 자신을 공격하는 상황을 막아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또 남북정상회담 실무준비를 책임졌던 당사자로서 새누리당이 제기한 비밀 녹취록이 없는 것은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도 사실이 아니라는 확신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문 후보 측 설명이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의 총공세에 격앙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는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중간에 자른 뒤 “더 세세한 질문은 필요하지 않다. 결국 문제는 녹취록이나 비밀 대화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녹취록 또는 비밀 대화록이 국가정보원과 통일부에 있다면 국정원장과 통일부 장관은 그 존재를 즉시 밝혀 주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문 후보는 이날 국방·안보 행보로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를 방문해 부대 현황에 대해 듣고 안보공원을 참배한 뒤 천안함을 방문해 헌화, 묵념했다. 이어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한국형 구축함’ 양만춘함에 승선해 승조원들을 격려했다. 오후에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전직 국방장관 및 예비역 장성들과 ‘유능한 안보, 신뢰받는 국방’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방안보 간담회에 참석했다. 문 후보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을 의식한 듯 “대통령이 되면 민주정부의 NLL 수호 의지를 발전적으로 계승해 서해에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는 확고한 안보 능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문 후보의 개성공단 방문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문 후보 측을 방문해 “우리 대선 후보가 북한 승인을 받아 가며 방문하는 것은 위상을 생각했을 때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꼭꼭 숨어라” 위장술 뛰어난 곤충 모아보니

    “꼭꼭 숨어라” 위장술 뛰어난 곤충 모아보니

    야생 전문 사진작가가 포착한 ‘위장술의 대가’ 곤충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사진작가 존 칸칼로스는 파퓨아뉴기니 등지에서 자연 속에 교묘하게 숨은 곤충과 동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포식자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주변 환경과 비슷하게 보호색 또는 형태 등을 바꾸는 이들은 저마다 감쪽같은 속임수를 쓰는 듯 완벽하게 위장한 모습을 보였다. 여치는 자세히 봐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나뭇가지와 나뭇잎에 ‘완벽 빙의’된 모습을 보였다. 짙은 갈색의 여치 몸은 길고 가는 나뭇가지 사이에 교묘하게 숨어 있고, 말라비틀어진 나뭇잎 사이를 눈 씻고 찾아봐야 간신히 ‘정체’를 알 수 있다. 나뭇가지의 결 형태까지 고스란히 모방한 곤충도 있다. 나방의 일종인 오크뷰티(Oak beauty)의 애벌레는 오크 나무의 색깔과 나뭇결까지 완벽하게 모방해 나무에 매달린 채 오크 잎을 먹고 산다. 조류 중에서도 곤충 못지않게 위장술이 뛰어난 새가 있다. 쏙독새과의 일종은 포투(Potoo)는 밤에 주로 활동하며, 나무와 완전히 일치하는 피부, 깃털 등으로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한다. 일부 곤충과 동물은 효과적으로 먹이사냥을 하기 위해 위장술을 쓰기도 하며, 수중생물 중에서는 넙치류 생선류가 바닥의 모래와 몸의 색깔을 완전하게 맞추는 보호색을 쓴다. 보호색 또는 위장 능력을 가진 동물과 곤충을 카메라에 담은 존은 “여치는 자세히 들여다봐도 나뭇잎과 매우 똑같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밖에도 많은 동물·곤충들이 약육강식의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 능력을 쓴다.”고 설명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국조 수용하라” vs “색깔 덧칠하기”… 여야 NLL의혹 ‘진흙탕 싸움’

    “국조 수용하라” vs “색깔 덧칠하기”… 여야 NLL의혹 ‘진흙탕 싸움’

    제18대 대선을 60여일 앞두고 또다시 색깔론 공방이 일고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비밀대화’ 의혹을 제기한 새누리당은 진상조사특위 첫 회의를 열고 국정조사를 거듭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주장은 전형적인 ‘색깔 덧칠하기’라고 반발했다. 새누리당은 11일 ‘민주당 정부의 영토 주권 포기 등 대북게이트 진상조사특위’ 첫 회의를 국회에서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새누리당은 대화록의 존재에 대해 김만복 전 국정원장 등 당시 관계자들도 인정한 만큼 국정조사에서 막후 내용에 대해 떳떳이 밝히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특위 위원장인 송광호 의원도 민주당을 향해 “정치공세다, 북풍이다 하는 차원에서 얘기하지 말고 떳떳하다면 특위에 나와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게 민주당 입장에서도 좋은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폭로 당사자인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대화록에는 NLL 포기뿐만 아니라 주한 미군을 수도권에서 다 내보내겠다는 발언도 있다.”면서 “12일에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재단은 “사실무근이며 완전한 날조”라고 반박했다. 재단은 성명을 내고 “정 의원은 또 거짓말을 반복했다.”면서 “당시 주한미군 문제는 의제도 아니었고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의원은 자신이 주장한 단독회담과 비밀녹취록의 존재가 거짓으로 밝혀지자 말장난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 겸 점검회의에서 “새누리당이 녹취록을 봤다면 공개하라. 녹취록이 사실로 확인되면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2009년 1월부터 2011년 1월까지 현 이명박 정부에서 통일비서관을 지냈던 정 의원이 8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비공개 녹취록’이 통일부와 국가정보원에 보관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번 논란의 쟁점은 ▲비공개 회담, 합의 여부 및 비공개 녹취록 존재 여부 ▲노 전 대통령의 당시 발언 내용 ▲정 의원의 정보 입수 경위 등이다. 정 의원은 “2007년 10월 3일 백화원초대소에서 오후 2시 40분쯤 시작된 정상회담이 오후 3시쯤에 단독회담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당시 남북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당일 오전, 오후에 회의가 있었는데 오후 회의는 2시 넘어 시작해 쉬는 시간 없이 4시 25분에 끝났다.”면서 “배석자가 없었던 적은 없었고 철도 개·보수 등 남북 협력 사업을 논의했다.”고 반박했다. 녹취록에 대해 정 의원은 당초 “당시 회담 내용은 녹음됐고 북한 통일전선부는 녹취된 대화록이 비밀 합의 사항이라며 우리 측 비선라인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정상회담의 녹취록은 없고 배석자들의 수기를 기록한 대화록만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진상조사특위에 참석한 정 의원은 “이 전 장관이 대화록이 있다는 말을 했다. 국감에서 밝힌 내용이 바로 그 대화록에 있는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정 의원이 폭로한 내용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있는 것이라면 실정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진다. 이 전 장관은 “정 의원이 그 대화록을 봤다면 위법”이라고 말했다. 정상 간 대화록은 1급 비밀로 분류돼 있다. 또 국가기록원에 있는 비공개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들어진 지 30년이 지나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어기고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비공개 대통령기록의 내용을 누설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관련 내용을 폭로해 국회의원 면책특권에 따라 처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경력보다 소통, 넥센의 선택

    경력보다 소통, 넥센의 선택

    넥센의 새 사령탑에 염경엽(44) 코치가 전격 선임됐다. 프로야구 넥센은 10일 염경엽 주루·작전 코치와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과 연봉 각각 2억원 등 모두 8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장석 넥센 대표는 “창단 5년이 지난 시점에 대폭적인 팀 체질 개선이 필요했고 이런 변화를 주도할 리더로 염 신임 감독이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염 신임 감독은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겠다.”면서 “내년 시즌에는 더 이상 다크호스가 아닌 짜임새와 작전, 팀워크로 무장한 강한 팀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감독이나 코치의 눈치를 보지 않고 긍정적이면서도 즐겁게 훈련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며 “선수 개개인과의 소통을 통해 분명한 목표의식을 심어 주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내지 않았다. 광주제일고-고려대를 졸업하고 1991년 태평양에 입단한 뒤 2000년 현대에서 은퇴할 때까지 내야수로 뛰며 통산 타율 .195에 5홈런 110타점에 그쳤다. 다소 초라한 성적표다. 무명은 아니었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지도자로서도 수비 코치 두 차례(2007년 현대·2011년 LG)와 작전·주루 코치 한 차례가 전부다. 하지만 생소한 그가 화려한 경력과 인지도 높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넥센의 사령탑에 오른 것은 선수들과의 빼어난 소통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로 보인다. 지난해 말 LG를 떠나 넥센으로 둥지를 옮긴 염 감독은 격의 없는 대화로 젊은 선수들의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넥센 관계자도 “염 감독이 유망주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고 말한다. 구단 프런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역 은퇴 뒤 현대 구단 운영팀에서 오래 근무했다. 2008년 LG로 옮겨서는 스카우트를 거친 뒤 운영팀장에 올랐다. 또 ‘뛰는 야구’로 팀 색깔이 바뀐 것도 그의 지도력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통산 도루가 각각 11개와 12개에 불과했던 박병호와 강정호가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편 한화는 이날 주루코치 이종범과 연봉 5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색깔 없는 희귀 ‘안개 무지개’ 英서 포착

    희귀한 기상현상 중 하나인 안개무지개가 영국서 포착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일반적인 무지개(Rainbow)와 차별해 ‘포그보우’(Fogbow)라 부르는 이 안개무지개는 가는 안개 알갱이에 의해 생기는 무지개를 뜻한다. 무지개가 공기 중 물방울에 의해 태양빛이 반사·굴절돼 나타나는 현상인 반면, 안개무지개는 빗방울보다 작은 안개 알갱이가 역시 태양빛의 반사와 굴절되지만 파장에 따른 차이가 적어져 흰 색깔을 띤다. 때문에 ‘흰무지개’라고도 하며, 둥근 아치형의 형태는 일반 무지개와 다르지 않지만 색깔이 전혀 없이 뿌옇기 때문에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이 현상은 잉글랜드 컴브리아주 스테인모어 지역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동이 틀 무렵 관찰됐다. 현지 언론은 전날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으로 심한 안개가 발생한 탓에, 안개무지개 뿐 아니라 호수와 숲 전체가 안개로 옅게 뒤덮이는 등 희귀하고 아름다운 자연현상을 목격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기고] “인생을 영화처럼…인생을 여행처럼…”/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기고] “인생을 영화처럼…인생을 여행처럼…”/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중순쯤 동대문구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여행을 담은 포토에세이 ‘그곳에 가면 누구나 행복해진다’를 읽고 그중 한 구절을 구청의 희망글판에 게재해도 되겠는가 하는 요청이었다. “인생을 영화처럼… 인생을 여행처럼…” 이 구절을 싣고 싶다고 했다. 흔쾌히 응낙했다. 평소에 광화문 글판에 실린 감동적인 글귀를 보고 마음 뿌듯한 느낌을 받아왔기 때문에 내 글이 어딘가 글판에 실린다는 건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 일본으로 여행 갔을 때 일행 중 한 명인 영화 감독이 건배사를 했다. “인생을…영화처럼…” 같이 갔던 사람들은 그 건배사를 참 좋아했다. 영화처럼 살고 있진 못하더라도 영화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하기 때문이리라. 물론 공포영화나 액션영화처럼 살고 싶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달콤 씁쓰레한 감성의 촉촉함을 느끼면서 살고 싶다는 바람이었을 것이다. 여행은 영화처럼 살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방법일 것이다. 떠나간 그곳이 어디이건, 자신의 일상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세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여행이건 여행의 색깔은 총천연색이다. 화려해야만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작은 마음의 떨림이라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면 자신을 겹겹이 보호하고 있는 무미건조한 방탄복을 벗어 던질 수만 있다면 된다. 여행을 참 좋아한다. 많은 곳을 다녔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날 수 있었다. 낯선 도시에서 미술관과 박물관, 공연을 찾아 다니면서 머릿속에서 전구가 반짝 불을 밝히는 느낌을 받을 때 나는 행복했다. 사진도 많이 찍었다. 여행을 떠나면 큰 풍경에서부터 카페에 놓인 작은 컵의 세세한 모습까지 아름다운 것을 다 찍는다. 그렇게 찍다 보니 모인 사진이 수만장이나 된다. 내 컴퓨터의 스크린 세이버로 만들어 놓고 5초에 한 장씩 사진이 화면에서 바뀌도록 해놓았다. 그 장소에서 느낀 감정들, 그때 그 순간이 아니면 느끼기 힘들었을 마음의 장면들이 사진 속에 다 녹아 있다. 결국 여행도 사진도 영화도, 찰나의 감정을 이끌어내고 붙들어 매는 작업이다. 일상의 마음을 비우고 새로운 느낌으로 그 속을 채우는 기회가 된다. 빈자리가 없는 것 같은데도 비워낼 게 있는 걸 보면 신기하다. 가득 차 있는 것 같은데 또 채울 게 있다는 것도 오묘한 일이다. 10여년간 여러 가지 일로 다니다 보니, 꽤 많은 곳을 여행했다. 갈 때마다 수백장씩 사진을 찍다 보니 사진도 꽤 많이 모였다. 어느 누구의 인생도 마찬가지리라. 돌이켜보면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곳을 갔으리라. 단지 한 곳에 모아서 정리를 안 했을 뿐이리라. 구청 관계자와 통화 후 2주 정도 지났을 무렵 이메일로 동대문구청 청사 입구에 게재된 희망글판 전경을 찍은 사진을 받았다. 사진을 보는 순간, 이제 관공서도 많이 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이야기하는 감성글판을 청사 입구에 걸어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열심히 생활하는 구민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줄 수 있다니 말이다. 내 글뿐만 아니라 더 좋은 글들이 구 청사를 방문하는 구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인생을…영화처럼…” 그리고 “인생을…여행처럼…”
  • “내 목소리를 타고 너를 웃게 할 이 노래”

    “내 목소리를 타고 너를 웃게 할 이 노래”

    “사람들이 들으면 ‘이건 박지민의 노래’라고 할 만큼 한 번도 듣지 못한 내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박지민) “지난 5년간 재즈나 블루스, 알앤비에서 나만의 색깔을 찾으려 노력했는데, 기회가 빨리 다가와 고마울 따름입니다.”(백예린) 15세 동갑내기에, 생일은 불과 아흐레 차이, 같은 대전 출신으로 혈액형은 B형…. 특기가 노래라는 두 ‘천재 소녀’는 모두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어머니 손에 이끌려 지상파 방송을 타며 유명세를 치렀다. 이쯤 되면 ‘찰떡궁합’이란 표현이 아깝지 않을 법하다. 지난 7일 ‘아이 드림’(I Dream)으로 데뷔한 그룹 ‘피프틴앤드’(15&)의 박지민·백예린 얘기다. “데뷔곡을 불러보며 펑펑 울었다.”던 앳된 외모의 두 소녀를 지난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 사옥에서 만났다. 풋풋함이 가득한 두 사람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당차게 설명했다. #15살 동갑내기… 화음 잘 맞아요 박지민은 “최근 대전에서 청담동으로 이사했다.”면서 “새 학교 친구들과 수다 떨고 노는 건 좋지만 가끔 ‘연예인’이라며 신기한 눈으로 쳐다볼 때는 불편하다.”며 웃었다. 백예린도 “2년간 미국 뉴저지주의 시골마을과 뉴욕을 오가며 연습했고, 귀국해 지난 4월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면서 “내년에는 지민이와 함께 예고에 진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팝스타’ 우승으로 예정된 데뷔 수순을 밟는 박지민과 2007년 SBS ‘스타킹’에 출연, 수준급 노래실력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백예린의 결합은 프로듀서(PD)인 가수 박진영의 작품. 기존 아이돌과 인스턴트 가수를 뛰어넘는 여성 보컬리스트를 키우겠다는 JYP의 ‘히든 카드’다. 백예린은 미국 JYP지사에서 집중적인 음악훈련을 받았고, 박지민은 태국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 둘 다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한다. 그래서 미국과 동남아 시장의 동시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5년간 고된 연습생 생활을 버텨온 백예린은 낮은 허스키 목소리에 솔(soul)풍의 흔치 않은 보컬이다. 여기에 성격은 차분하면서도 내성적. JYP 1기 공채 출신으로, 2PM의 우영이 동기다. 반면 박지민은 타고난 고음을 지닌 개성 있는 목소리로, 한때 개그맨을 꿈꿨을 만큼 호탕한 성격을 지녔다. 지난달 백예린의 청담동 숙소에 들른 박지민은 ‘씨스타예예마마빠빠’라는 예린의 별명을 부르며 자매 같은 포즈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백예린에게 박지민은 ‘지민짱’으로 불린다. 박지민은 “PD님(박진영)이 같은 나이의 대전 출신 연습생이 있다고 친하게 지내라며 예린이를 소개시켜줬다. 같이 밥도 먹고 지내다 보니 닮은 점을 많이 찾았고 화음도 잘 맞아 그룹으로 가면 어떻겠냐고 말씀드렸는데 이미 그런 계산을 깔고 계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백예린 역시 “굉장히 의외였고 좋았다.”면서 “듀엣으로서 제한보다는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랫말 내 얘기… 펑펑 울었어요 곡은 여성 작곡가인 심은지가 맡았고, 감성 풍부한 사춘기 소녀의 얘기를 담았다. “오~, 내 목소리를 타고 너를 웃게 할 이 노래”란 노랫말에 담긴 곡을 들으며 지민과 예린은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백예린은 “꼭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5년간의 일들이 북받쳐 울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시작한 연습생 생활이 녹록지 않았던 탓이다. K팝스타의 뒷얘기가 궁금해졌다. 박지민은 “(이)하이 언니와 다이어트조에 포함돼 살을 빼야 했는데, 나오는 건 샐러드뿐이더라. 둘이 부둥켜안고 간장게장을 떠올리며 웃었다.”면서 “하이 언니와는 방송 중 라이벌 구도로 비쳐졌는데, 속상했다.”고 말했다. 앞서 데뷔한 K팝스타 출신의 백아연, 이달 말 데뷔 예정인 이하이는 경쟁자가 아닌 친한 ‘언니들’이라는 얘기다. K팝 스타 우승으로 기획사 선택권이 주어진 지민은 예상을 깨고 JYP를 택했다. “(SM, YG 등) 3곳을 모두 가봤는데 박진영 PD님이 가장 독설을 많이 했고,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에게 난립하는 최근 오디션 붐과 방송에 대해 살짝 물었다. 박지민은 “(태국에서) 돌아와 처음 접했을 때는 무척 신기했다. 내가 나갈 것이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백예린은 “출연했던 ‘스타킹’을 보니 막 제 자랑만 늘어놓더라. 대본대로 했는데 욕만 먹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대형 기획사가 주도하는 스타 마케팅 시장에 대해선 말끝을 흐렸다. 이들의 꿈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색깔 있는 가수이고, 이제 막 첫걸음을 뗐기 때문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30년 기타 치다 직업병…‘기타바’ 개발, 평창스페셜올림픽 주제곡 첫선 보일 것”

    “30년 기타 치다 직업병…‘기타바’ 개발, 평창스페셜올림픽 주제곡 첫선 보일 것”

    열한 살 때 형과 누나가 기타를 튕기는 모습을 보면서 클래식 기타에 빠졌다. 중학교 2학년 때 기타리스트 제프 백의 연주 앨범을 듣고 결심했다. 기타리스트가 되겠다고. 시간이 흘러 조동익과 함께한 포크 듀오 ‘어떤 날’을 결성했다.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그래도 어떤 날의 1·2집과 그의 솔로 1~3집은 명반으로 남았다. 하지만 기타에 정신이 팔려 국내활동을 접고 어느 날 오스트리아로 훌쩍 떠났다. 빈국립음대에서 6년, 이후로도 미국 피바디음악원에서 4년을 더 머물렀다. 2000년 귀국 뒤에는 기타리스트 활동보다 영화음악 감독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왔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왕의 남자’ ‘괴물’ ‘해운대’를 비롯해 22편의 영화에 그만의 감성과 숨결을 불어넣었다. 이병우(47)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교수가 주인공이다. 연례행사처럼 가을마다 단독공연을 하던 그가 올해에도 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팬들과 만난다. 지난해 가을 손부상이 잇따르면서 공연을 취소하기도 했던 게 생각났다. 건강부터 물었다. “안 하던 연주 테크닉을 연습하다 보면 팔 근육이 못 견디고 무리가 온다. 최근에도 이상 조짐이 있어 좀 놀랬다. 다행히 신경에 이상 있는 건 아니고 근육통이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나아졌다.” 30년 이상 목과 어깨는 구부리고 팔은 꺾은 채 기타를 품고 살았으니 직업병이 생긴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개발한 게 울림통이 없는 ‘기타바’다. 그는 “고교시절 다리가 부러졌는데 의사가 제대로 관리를 해주지 않아 지금도 다리가 불편하다. 기타바를 만든 이유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교본에 나오는 자세대로 연습하다 보면 목과 어깨를 다치거나 실력은 늘지 않은 채 건강을 지키거나 둘 중 하나다. 직업으로 하든 취미로 하든 부상 없이 기타에만 몰두할 수 있게, 또 어디든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악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 동안 새 영화음악 작업도 뜸했다. 지난해 공연과 올해 공연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다. 그는 “2000년 귀국했을 땐 기타 공연으로만 살아가고 싶었는데 갑자기 영화음악 제안이 몰리면서 연주와 멀어졌다. 요즘 들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영화제작자협회 등의 영화음악 사용을 둘러싼 갈등 탓에) 영화음악을 할 기회가 줄었다. 다시 기타를 마음껏 칠 수 있게 됐으니 또 하나의 기회인 것도 같다. 50살이 되면 손과 팔 근육도 예전 같지 못할 것이다. 기타 솔로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1월에 열릴 평창 스페셜올림픽(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여동생이자 사회사업가인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의 제안으로 1968년부터 열린 지적발달 장애인 대회. 올림픽, 장애인올림픽과 더불어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인정하는 3대 올림픽이다) 개·폐막식 예술감독을 맡았는데 그 주제곡을 처음 선보일 것”이라면서 “한국어 버전은 가수 이적에게 맡길 건데 마침 그가 이번 공연 게스트”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1월에 발표할 솔로 앨범 수록곡을 들려 드릴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가 솔로 앨범을 발표한 건 2003년 ‘흡수’가 마지막. 그동안 음반시장의 패러다임은 빠르게 바뀌었다. 디지털 싱글이 시장을 지배하는 게 현실. 이병우 같은 거장도 새 앨범의 색깔과 형식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2003년 앨범을 지금 들어보면 너무 어렵게 꼬아놨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음악을 대했던 것 같다. 더 편하고 기타의 맛을 살릴 수 있는 앨범을 구상하고 있다. 그렇다고 (가수의 목소리를 곁들이는) 피처링은 하고 싶지 않다. 기타의 매력만도 한 움큼인데 시장에서 덜 팔릴지언정 굳이 노래를 넣을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른여섯 샌포드 8년 만에 한국 코트로

    하나외환이 여자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로 나키아 샌포드(36·193㎝)를 지명했다. 샌포드는 5일 서울 강서구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사옥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드래프트에 나선 77명 가운데 1순위로 지명돼 8년 만에 한국 무대에 선다. 샌포드는 2001년부터 한국 무대를 밟아 이듬해 여름리그에서 현대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2004년 겨울리그에서 국민은행 소속으로 평균 15.7점, 13.4리바운드의 성적을 내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지난 시즌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피닉스에서 평균 4.1점, 3.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조동기 하나외환 감독은 “안정감 있는 센터를 찾다 보니 WKBL 경험이 있는 선수를 찾게 됐다.”며 “17분 정도 충분히 뛸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선 특출한 빅맨이 없어 지명에 애를 먹었다는 것이 6개 구단 감독의 공통된 견해였다. 2순위 지명권을 가진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차선책으로 노련미 넘치는 루스 라일리(33·196㎝)를 택했다. 라일리도 2005년 겨울리그에서 삼성생명 소속으로 활약했으며 지난 시즌 WNBA 시카고에서 평균 2.7점, 2.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순위인 KDB생명의 이옥자 감독은 한국 무대가 처음인 빅토리아 바흐(23·196㎝)를 택했다. 이 감독은 “비디오를 보는 순간 성실하고 팀 색깔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신정자의 짐을 덜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4순위인 삼성생명의 이호근 감독은 궂은일을 도맡을 선수로 앰버 해리스(24·196㎝)를 선택했다. 5순위인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타메라 영(26·188㎝), 6순위 국민은행의 정덕화 감독은 리네타 카이저(22·193㎝)를 뽑았다. 두 선수 모두 한국 농구를 처음 경험한다. 새 시즌은 오는 12일 KDB생명-우리은행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데 5년 만에 부활된 드래프트로 뽑힌 선수들은 3라운드인 11월 18일 경기부터 투입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