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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터 아동 절반 ‘집으로’… 달라진 아빠 모습에 상처도 아물었다

    쉼터 아동 절반 ‘집으로’… 달라진 아빠 모습에 상처도 아물었다

    범죄자로만 인식하면 가족 해체 불가피교육·치료 통해 좋은 보호자로 돌아가야부모와 자녀 사이 유착 관계가 깊은 경우무조건 분리 땐 불안한 심리 악화 가능성 재학대 비율 3년 새 1.8%P 늘어 10.3%학대 행위자 변화시킬 사회적 제도 필요고등학교 3학년 임두리(18·가명)양은 최근 아버지와 주말마다 집 근처로 캠핑을 다니기 시작했다. 과거 임양에게 아빠는 그저 피하고 싶었던 존재였다. 어렸을 때부터 이어진 폭력과 폭언으로 임양의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만 남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변화된 아빠의 모습에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다. 아빠는 화가 나면 언제나 가족들에게 고성과 폭력을 앞세웠다. 사소한 일에도 사사건건 간섭을 하며 숨을 막히게 했다. 엄마 황모(46)씨도 남편의 폭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엄마와 자매 4명은 2018년 6개월 동안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운영하는 학대 피해 아동 쉼터에서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몸을 위탁했다. 아빠는 그때 큰 절망을 느꼈다. 가족이 자신을 영영 떠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서다. 주변에서도 아빠 편을 드는 사람은 없었다. ‘이대로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회사에 사직서도 제출하고 삶의 의욕도 잃었다. 쉼터에서 몸을 피했던 황씨는 어느 날 집 근처에서 우연히 남편의 모습을 봤는데, 평소와 달리 많이 야위고 축 처진 모습이었다. 황씨는 이때 행복했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봤다. 황씨는 자녀들에게 “아빠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자”고 설득했다. 자녀들은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그러나 엄마의 완곡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임양은 “그때도 안 되면 아빠를 버리자”는 조건을 걸었다. 원가정 복귀 이후 처음에는 ‘아버지의 폭력성이 변할 수 있을까’란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예상과 달리 변했다. 가족과 두 번 다시 떨어질 수 없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설거지 등 먼저 집안일을 나서서 하는가 하면 화가 나는 상황에서는 밖에 나가 상황을 피해 버렸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자녀들도 이제는 변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캠핑도 아버지가 먼저 제안했다. 야외에서 같이 텐트를 치고 먹을 것을 함께 준비한다.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아버지와 이를 받아들이려는 자녀가 서로 점차 이해하면서 임양의 가정은 조금씩 상처를 회복하고 있다. 아동학대의 해피엔딩은 ‘원가정 복귀’다. 그래야 피해 아동이 겪은 학대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쉽고, 성인이 됐을 때도 가족의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학대 행위자를 범죄자로만 생각하면 답은 쉽게 처벌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올지 몰라도 가족 해체는 피할 수 없다. 아동학대 정책은 가해자가 보호자인 ‘고차 방정식’인 만큼 상담·교육·치료를 통해 좋은 보호자로 되돌리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 과정이 실패했을 때 원가정 완전 분리를 해도 늦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올해 중학생이 된 김현지(13·가명)양도 부모의 학대 이후 최근 가정으로 복귀했다. 김양의 기억 속에 엄마는 매일 술에 취해 방에 누워 있었다. 김양은 사실상 방임 상태에 가까웠다. 끼니를 챙겨 줄 사람이 없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혼자서 라면을 끓여 먹는 게 버릇이 됐다. 툭하면 학교를 빼먹어 선생님의 애를 태웠다. 지난해 말 김양은 어머니가 과음으로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쉼터에 입소했다. 쉼터에는 대화가 통하는 또래 친구들이 많았고 선생님들도 김양에게 많은 관심을 쏟았다. 하지만 김양의 마음 한쪽에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쳤다. 어른들의 눈에는 무책임한 엄마였지만 김양에게는 가장 큰 그늘이자 쉼터였다. 엄마와 분리된 직후 괴로움을 호소하던 김양은 지난 4월 엄마와 재회했다. 김양은 그제야 미소를 되찾았다. 모녀가 떨어져 있는 동안 엄마도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몇 달 동안 딸과 떨어져 있다 보니 딸의 빈자리가 크게 다가왔다. 딸을 보지 못하는 것은 술을 끊는 것보다 몇 배는 큰 고통이었다. 딸을 만나니 다시 떨어질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술이 생각날 때는 밥으로 배를 채우며 술을 끊었다. 현재 김양과 엄마는 시간이 날 때마다 동네 산책을 다니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9일 복지부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해자의 재학대 비율은 2016년 8.5%, 2017년 9.7%, 2018년 10.3%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재학대 피해를 막기 위해 원가정 복귀 원칙까지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위의 두 가정처럼 원가정 복귀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아동보호 전문기관 관계자는 “부모와 자녀의 유착 관계가 큰 경우 무조건적인 분리는 오히려 이들의 불안한 심리를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깊이 있는 개입이 필요한 가정이 있지만 어느 정도 회복력이 있어서 작은 개입으로도 상황이 많이 나아지는 가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부모의 학대 행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동보호 전문기관 관계자는 “위탁 가정을 거치는 아이들이 원가정에서 보호할 때보다 심리적으로 더 해로운 영향을 받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프로그램이나 치료를 통해 학대 행위자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민관 지원체계와 사회적 제도를 마련하는 게 원가정 보호 원칙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순천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주택공급 민간참여 길 터주고… 경기회복→고용 선순환 만들어라

    주택공급 민간참여 길 터주고… 경기회복→고용 선순환 만들어라

    ‘촛불 정부’의 최근 1년은 국민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시간이었다. 2017년 5월 출범 직후 84%(한국갤럽), 취임 3주년 71%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때 29%(4월 5주)까지 추락했다가 지난주 34%로 소폭 반등했다. 10일 출범 4주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에 남은 1년은 선택과 집중, 절제와 균형이 절실한 시기다. 매듭지어야 할 과제와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전문가 조언을 들어 정리했다.남은 임기 첫 번째 과제로는 강성 지지층인 문파만 바라보는 ‘작은 정치’ 극복이 꼽힌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자기 편만 챙기는 코드 인사 등이 대한민국의 갈등 유발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친문(친문재인)과 함께 국민 가슴에 염장을 지르지 말라”며 “친문이 부상하면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각계 유능한 인재를 중용해야 하는데 마지막 개각까지도 내 편 논리에 갇혀 있었다”고 했다. 소통과 협치는 모든 전문가들이 강조한 지점이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야당을 존중하는 협치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청와대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네거티브를 고민하는 헤드쿼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선 미국에서 백신 ‘3차 접종’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우리도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는 조언이 쏟아졌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실현 가능한 수준에서 우선 올해 국민의 70%인 3600만명을 맞히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1년 만에 백신을 개발했다. 몇십년 전부터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 인프라를 충분히 갖춰 놨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유행하는 쪽으로 연구비가 쏠리는 경향이 있다. 남은 임기에 연구비를 빼앗아 몰아주는 방식을 지양하고 다각적·체계적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4년은 25년 가까이 논의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고 검경 수사권이 실질적으로 조정된 시기였다. 여당은 개혁의 고삐를 몰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한 박탈)까지 주장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개혁 성과를 점검하고 보완에 주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 검찰미래위원회와 경찰개혁위원회에 참여한 양홍석 변호사는 “수사권 조정이 안착되지도 않았는데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같은 더 큰 제도 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어렵고 국민에게도 위험한 변화”라고 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도 “검수완박은 차기 대선 공약에 나와야 할 사안”이라면서 “변화된 시스템에서 검찰이 제 역할을 하도록 안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부동산 문제는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거론된다. 정책의 무게추를 투기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옮기고 잇단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불신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에 민간 건설사가 적극 참여하는 길을 터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주택 공급에서 공공과 민간은 쌍두마차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면서 “역세권 개발이나 저층 주거지 개발, 준공업지역 개발 등에 민간이 참여할 길을 마련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안전진단 완화도 적극 검토하고, 전세난 등이 우려되면 사업을 십수년에 걸쳐 나눠 시행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한때 지지율 고공행진을 견인했으나 답보 상태에 놓인 남북 관계는 조급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정부는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해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어렵고, 대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북한과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는 희망고문을 포기하라”고 주문했다.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대치는 미국으로부터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끌어내는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향적 성과를 만들지 못하면 도발을 각오하고 상황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은 임기 ‘한반도의 봄’ 복원은 꿈이다. 차선으로 연락 채널 복원 등 소통 창구를 틔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정치와 맞물려 ‘일본 때리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신 일본군 위안부·강제징용과 관련, 차기 정부의 숨통을 틔워 주려면 임기 내 해결의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전공 교수는 “한일 모두 선거를 앞두고 유혹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등 악재가 쌓인 상황에 포퓰리즘식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현금화 과정에 있는 강제징용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창의적 해법을 내놓았으면 한다”면서 “위안부·강제징용 문제가 정리되면 다음 정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쿼드 플러스’(미·일·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의 확장판)에 선택적 참여를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박재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한미동맹을 기본 축으로 미국이 추진하는 인프라 투자 협력, 해양능력 배양 등에서 쿼드 플러스에 협조하면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열린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가 되겠다고 했지만 코로나로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고용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3% 포인트 상승한 59.8%를 기록하며 1년간 이어 온 고용률 마이너스 행진을 끝냈지만 현실은 암울하다. 전문가들은 정부 재원으로 취업자를 ‘만들어 내는’ 방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민간 투자와 성장을 도와야 한다”면서 “규제완화, 투자활성화 등으로 기업 성장을 도와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용춘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일자리가 지속되기 위해선 근로자가 새 기술과 지식, 능력을 익혀 생산성을 높이거나 다른 분야에서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중장기적 정책을 주문했다. 투자자 보호와 과세를 둘러싸고 논쟁이 가열되는 가상자산(암호화폐)과 관련, 근거법(업권법)인 가상자산업권법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인호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장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요구는 허위정보 유포, 시세 조작 등을 막고 상장·공시를 관리하는 등 안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여야 의원들이 암호화폐를 상품 선물로 볼 것인지, 증권으로 볼 것인지 등을 두고 깊이 논의한 뒤 업권법 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회는 평등하게’를 외쳤던 문재인 정부는 차별금지법 제정에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법안을 대표 발의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까지 나섰지만 정부는 반응이 없다. 몽(활동명)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헌법 가치인 평등권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는 국회뿐 아니라 정부에도 있다. 공론화 과정조차 만들지 않았다는 게 정부의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4월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88.5%로 조사됐다며 사회적 공감대가 무르익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30년 이전 석탄 화력발전소 폐쇄 및 연도별 행동계획이 나와야 한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정부가 신규 석탄발전소 재검토를 공약했지만 후속 대책이 없다 보니 예산 낭비 우려가 나온다”며 구체적인 정책 목표 제시를 촉구했다. 이민호 율촌 ESG 연구소장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기업 등이 흔들리지 않고 탄소중립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확고한 의제를 제시해야 한다”며 “탄소중립에 반대가 없는 만큼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강병철·이현정·오세진·윤연정 기자 bckang@seoul.co.kr
  • 주택공급 민간참여 길 터주고… 경기회복→고용 선순환 만들어라

    주택공급 민간참여 길 터주고… 경기회복→고용 선순환 만들어라

    남은 임기 첫 번째 과제로 검찰개혁 속도 조절이 꼽힌다. 지난 4년은 25년 가까이 논의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고 검경 수사권이 실질적으로 조정된 시기였다. 여당은 개혁의 고삐를 몰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한 박탈)까지 주장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개혁 성과를 점검하고 보완에 주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 검찰미래위원회와 경찰개혁위원회에 참여한 양홍석 변호사는 “수사권 조정이 안착되지도 않았는데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같은 더 큰 제도 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어렵고 국민에게도 위험한 변화”라고 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도 “검수완박은 차기 대선 공약에 나와야 할 사안”이라면서 “변화된 시스템에서 검찰이 제 역할을 하도록 안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강성 지지층인 문파만 바라보는 ‘작은 정치’를 넘어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권 재창출에 파묻혀 자기 편만 챙기는 코드 인사 등이 갈등 유발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친문(친문재인)과 함께 국민 가슴에 염장을 지르지 말라”며 “친문이 부상하면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각계 유능한 인재를 중용해야 하는데 마지막 개각까지도 내 편 논리에 갇혀 있었다”고 했다. 소통과 협치는 모든 전문가들이 강조한 지점이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야당을 존중하는 협치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청와대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네거티브를 고민하는 헤드쿼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국내 정치와 맞물려 ‘일본 때리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 일본군 위안부, 강제징용과 관련, 차기 정부의 숨통을 틔워 주려면 임기 내 해결의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전공 교수는 “한일 모두 선거를 앞두고 유혹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등 악재가 쌓인 상황에 포퓰리즘식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현금화 과정에 있는 강제징용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창의적 해법을 내놓았으면 한다”면서 “위안부·강제징용 문제가 정리되면 다음 정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쿼드 플러스’(미·일·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의 확장판)에 선택적 참여를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박재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한미동맹을 기본 축으로 미국이 추진하는 인프라 투자 협력, 해양능력 배양 등에서 쿼드 플러스에 협조하면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열린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문제는 대표적 실정으로 거론된다. 정책의 무게추를 투기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옮기고 잇단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불신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에 민간 건설사가 적극 참여하는 길을 터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주택 공급에서 공공과 민간은 쌍두마차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면서 “역세권 개발이나 저층 주거지 개발, 준공업지역 개발 등에 민간이 참여할 길을 마련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안전진단 완화도 적극 검토하고, 전세난 등이 우려되면 사업을 십수년에 걸쳐 나눠 시행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투자자 보호와 과세를 둘러싸고 논쟁이 가열되는 가상자산(암호화폐)과 관련, 근거법(업권법)인 가상자산업권법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인호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장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요구는 허위정보 유포, 시세 조작 등을 막고 상장·공시를 관리하는 등 안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여야 의원들이 암호화폐를 상품 선물로 볼 것인지, 증권으로 볼 것인지 등을 두고 깊이 논의한 뒤 업권법 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회는 평등하게’를 외쳤던 문재인 정부는 차별금지법 제정에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법안을 대표 발의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까지 나섰지만 정부는 반응이 없다. 몽(활동명)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헌법 가치인 평등권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는 국회뿐 아니라 정부에도 있다. 공론화 과정조차 만들지 않았다는 게 정부의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4월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88.5%로 조사됐다며 사회적 공감대가 무르익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30년 이전 석탄 화력발전소 폐쇄 및 연도별 행동계획이 나와야 한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정부가 신규 석탄발전소 재검토를 공약했지만 후속 대책이 없다 보니 예산 낭비 우려가 나온다”며 구체적인 정책 목표 제시를 촉구했다. 이민호 율촌 ESG 연구소장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기업 등이 흔들리지 않고 탄소중립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확고한 의제를 제시해야 한다”며 “탄소중립에 반대가 없는 만큼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우리도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는 조언이 쏟아졌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실현 가능한 수준에서 우선 올해 국민의 70%인 3600만명을 맞히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1년 만에 백신을 개발했다. 몇십 년 전부터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 인프라를 충분히 갖춰 놨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유행하는 쪽으로 연구비가 쏠리는 경향이 있다. 남은 임기에 연구비를 빼앗아 몰아주는 방식을 지양하고 다각적·체계적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가 되겠다고 했지만 코로나로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고용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3% 포인트 상승한 59.8%를 기록하며 1년간 이어 온 고용률 마이너스 행진을 끝냈지만 현실은 암울하다. 전문가들은 정부 재원으로 취업자를 ‘만들어 내는’ 방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민간 투자와 성장을 도와야 한다”면서 “규제완화, 투자활성화 등으로 기업 성장을 도와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용춘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일자리가 지속되기 위해선 근로자가 새 기술과 지식, 능력을 익혀 생산성을 높이거나 다른 분야에서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중장기적 정책을 주문했다. 한때 지지율 고공행진을 견인했으나 답보 상태에 놓인 남북 관계는 조급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정부는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해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어렵고, 대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북한과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는 희망고문을 포기하라”고 주문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대치는 미국으로부터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끌어내는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향적 성과를 만들지 못하면 도발을 각오하고 상황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은 임기 ‘한반도의 봄’ 복원은 꿈이다. 차선으로 연락 채널 복원 등 소통 창구를 틔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강병철·이현정·오세진·윤연정 기자 bckang@seoul.co.kr
  • 문파보다 국민 챙기고 검수완박 집착 버려라

    문파보다 국민 챙기고 검수완박 집착 버려라

    ‘촛불 정부’의 최근 1년은 국민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시간이었다. 2017년 5월 출범 직후 84%(한국갤럽), 취임 3주년 71%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때 29%(4월 5주)까지 추락했다가 지난주 34%로 소폭 반등했다. 10일 출범 4주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에 남은 1년은 선택과 집중, 절제와 균형이 절실한 시기다. 매듭지어야 할 과제와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전문가 조언을 들어 정리했다.남은 임기 첫 번째 과제로는 강성 지지층인 문파만 바라보는 ‘작은 정치’ 극복이 꼽힌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자기 편만 챙기는 코드 인사 등이 대한민국의 갈등 유발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친문(친문재인)과 함께 국민 가슴에 염장을 지르지 말라”며 “친문이 부상하면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각계 유능한 인재를 중용해야 하는데 마지막 개각까지도 내 편 논리에 갇혀 있었다”고 했다. 소통과 협치는 모든 전문가들이 강조한 지점이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야당을 존중하는 협치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청와대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네거티브를 고민하는 헤드쿼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선 미국에서 백신 ‘3차 접종’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우리도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는 조언이 쏟아졌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실현 가능한 수준에서 우선 올해 국민의 70%인 3600만명을 맞히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1년 만에 백신을 개발했다. 몇십년 전부터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 인프라를 충분히 갖춰 놨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유행하는 쪽으로 연구비가 쏠리는 경향이 있다. 남은 임기에 연구비를 빼앗아 몰아주는 방식을 지양하고 다각적·체계적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지난 4년은 25년 가까이 논의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고 검경 수사권이 실질적으로 조정된 시기였다. 여당은 개혁의 고삐를 몰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한 박탈)까지 주장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개혁 성과를 점검하고 보완에 주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 검찰미래위원회와 경찰개혁위원회에 참여한 양홍석 변호사는 “수사권 조정이 안착되지도 않았는데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같은 더 큰 제도 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어렵고 국민에게도 위험한 변화”라고 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도 “검수완박은 차기 대선 공약에 나와야 할 사안”이라면서 “변화된 시스템에서 검찰이 제 역할을 하도록 안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부동산 문제는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거론된다. 정책의 무게추를 투기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옮기고 잇단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불신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에 민간 건설사가 적극 참여하는 길을 터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주택 공급에서 공공과 민간은 쌍두마차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면서 “역세권 개발이나 저층 주거지 개발, 준공업지역 개발 등에 민간이 참여할 길을 마련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안전진단 완화도 적극 검토하고, 전세난 등이 우려되면 사업을 십수년에 걸쳐 나눠 시행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한때 지지율 고공행진을 견인했으나 답보 상태에 놓인 남북 관계는 조급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정부는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해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어렵고, 대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북한과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는 희망고문을 포기하라”고 주문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대치는 미국으로부터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끌어내는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향적 성과를 만들지 못하면 도발을 각오하고 상황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은 임기 ‘한반도의 봄’ 복원은 꿈이다. 차선으로 연락 채널 복원 등 소통 창구를 틔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정치와 맞물려 ‘일본 때리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신 일본군 위안부·강제징용과 관련, 차기 정부의 숨통을 틔워 주려면 임기 내 해결의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전공 교수는 “한일 모두 선거를 앞두고 유혹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등 악재가 쌓인 상황에 포퓰리즘식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현금화 과정에 있는 강제징용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창의적 해법을 내놓았으면 한다”면서 “위안부·강제징용 문제가 정리되면 다음 정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쿼드 플러스’(미·일·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의 확장판)에 선택적 참여를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박재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한미동맹을 기본 축으로 미국이 추진하는 인프라 투자 협력, 해양능력 배양 등에서 쿼드 플러스에 협조하면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열린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가 되겠다고 했지만 코로나로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고용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3% 포인트 상승한 59.8%를 기록하며 1년간 이어 온 고용률 마이너스 행진을 끝냈지만 현실은 암울하다. 전문가들은 정부 재원으로 취업자를 ‘만들어 내는’ 방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민간 투자와 성장을 도와야 한다”면서 “규제완화, 투자활성화 등으로 기업 성장을 도와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용춘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일자리가 지속되기 위해선 근로자가 새 기술과 지식, 능력을 익혀 생산성을 높이거나 다른 분야에서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중장기적 정책을 주문했다. 투자자 보호와 과세를 둘러싸고 논쟁이 가열되는 가상자산(암호화폐)과 관련, 근거법(업권법)인 가상자산업권법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인호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장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요구는 허위정보 유포, 시세 조작 등을 막고 상장·공시를 관리하는 등 안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여야 의원들이 암호화폐를 상품 선물로 볼 것인지, 증권으로 볼 것인지 등을 두고 깊이 논의한 뒤 업권법 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회는 평등하게’를 외쳤던 문재인 정부는 차별금지법 제정에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법안을 대표 발의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까지 나섰지만 정부는 반응이 없다. 몽(활동명)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헌법 가치인 평등권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는 국회뿐 아니라 정부에도 있다. 공론화 과정조차 만들지 않았다는 게 정부의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4월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88.5%로 조사됐다며 사회적 공감대가 무르익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30년 이전 석탄 화력발전소 폐쇄 및 연도별 행동계획이 나와야 한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정부가 신규 석탄발전소 재검토를 공약했지만 후속 대책이 없다 보니 예산 낭비 우려가 나온다”며 구체적인 정책 목표 제시를 촉구했다. 이민호 율촌 ESG 연구소장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기업 등이 흔들리지 않고 탄소중립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확고한 의제를 제시해야 한다”며 “탄소중립에 반대가 없는 만큼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강병철·이현정·오세진·윤연정 기자 bckang@seoul.co.kr
  • 빌 게이츠 이혼 충격…美 ‘황혼 이혼’ 논쟁·中 “결혼 희망 사라져”

    빌 게이츠 이혼 충격…美 ‘황혼 이혼’ 논쟁·中 “결혼 희망 사라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66)와 부인 멀린다(57)의 이혼이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6일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빌 게이츠 부부의 이혼이 미국에서 황혼 이혼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빌과 멜린다 게이츠는 지난 3일 “27년 결혼생활을 끝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삶의 다음 단계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이혼 사유를 밝혔다. 이들은 특별한 갈등보다는 각자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이혼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최근 들어 노년층의 이혼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앞서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와 맥켄지 스콧도 2019년 결혼 25년 만에 이혼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이혼율은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50세 이상에서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100세 시대’가 되면서 노년기에 새 인생을 찾기 위해 황혼 이혼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나이대의 이혼은 대부분 결혼생활의 심각한 갈등보다는 결혼생활에 대한 재평가 결과, 이혼을 하는 것이 향후 삶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 이뤄진다. 게이츠 부부의 이혼은 미국에서 황혼 이혼에 대한 논쟁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한편 중국에도 빌 게이츠 부부의 이혼이 큰 충격을 안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빌 게이츠 이혼’이라는 중국어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은 이날까지 웨이보에서 약 8억30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6만6000 토론글이 붙었다. 중국인들이 게이츠 부부의 이혼 소식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 이유는 그간 빌 게이츠가 중국과 맺어온 긴 인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MS는 1992년 중국에 진출했고 빌 게이츠는 이후 12회 이상 중국을 방문해 역대 국가주석과 만났다. 2006년에는 워싱턴에 있는 자택에 후진타오 전 주석을 초대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도 지난해 빌 게이츠를 향해 “코로나19 퇴치에 도움을 줘서 감사하다”며 특별히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빌 게이츠는 2018년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중국인의 오랜 친구”라는 칭송을 받기도 했다. 자선단체인 빌앤멀린다게이츠 재단도 2007년 베이징에 사무실을 내고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와 기아 퇴치 캠페인을 벌여왔다. 중국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는 빌 게이츠의 팔로워가 410만명이다. 최근 전 세계서 가장 많은 이목을 끄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170만명에 불과하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게이츠가 이혼했다면 우리는 결혼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중국의 IT업계 인사들도 게이츠 부부의 이혼에 대해 “믿을 수 없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지역 문제 고민하고 해결할 청년 있어요?

    지역 문제 고민하고 해결할 청년 있어요?

    전라남도가 민선7기 브랜드 시책인 ‘새천년 인재육성 프로젝트’의 하나로 ‘청년 무한도전 프로젝트’에 참여할 청년을 오는 10일까지 공개 모집한다고 5일 밝혔다. ‘청년 무한도전 프로젝트’는 청년이 스스로 지역 공헌 과제를 정하고 실현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팀당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한다. 주제는 지역 공헌과 지역문제 해결 프로젝트다. 블루 이코노미, 일자리, 교육, 환경, 도시재생, 관광, 공연·전시·문화행사, 지역 홍보영상 제작 등 분야에 제한 없이 후원한다.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의 청년 3인 이상 팀 단위를 구성해 참여할 수 있다. 공고일인 4월 26일 기준 주민등록지가 전남이거나 전남 초·중·고·대학교 재학생 또는 졸업생이면 가능하다. 도는 지역 공헌사업 연계과제를 중점 발굴하고 청년 간 협력 활성화 및 성과 공유를 통해 지속가능한 마을기업·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청년 무한도전 프로젝트’는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 누리집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과으로 문의하면 된다. 1차 서류심사와 2차 발표심사를 거쳐 20개 내외 팀을 뽑는다. 선정된 팀에 대해서는 당초 계획대로 성과를 거두도록 지속적으로 전문가 컨설팅을 해준다. 성과가 우수한 팀에는 시상금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고미경 도 희망인재육성과장은 “청년이 지역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스스로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지역의 미래를 이끌 역량있는 청년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블링컨 “새 대북정책 외교가 초점”… 美, 北에 공 넘기며 대화 복귀 압박

    블링컨 “새 대북정책 외교가 초점”… 美, 北에 공 넘기며 대화 복귀 압박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새 대북정책은 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북한이 이 기회를 잡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미 비난 담화를 낸 북한에 다시 공을 넘기면서 대화 복귀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간 탐색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5일 열리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대북정책의 효과적 이행을 위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블링컨 장관은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외교적으로 관여할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다가올 수일, 그리고 수개월 내에 북한이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행동하는 것까지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도 이전처럼 벼랑끝 전술로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고 대화에 응하라는 뜻으로 읽힌다. 또 블링컨 장관이 ‘수개월’을 지켜보겠다고 한 것은 북한 문제가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차분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북미 대화 조기 개최로 임기 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복원시키려는 우리 정부로서는 미측에 대한 추가 설득이 필요한 부분이다. 북한이 오판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일단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5일 열리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대북정책의 구체적 이행 방안과 관련해 우리 정부 역할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작전(대북정책)에 대해선 한일 양국 모두 미측으로부터 사전 공유를 받은 만큼, 실전 투입을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하는 셈이다. 다만 일본은 협상 장기화 우려로 단계적 접근법을 경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대북제재) 이행을 강조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한일 간 이견을 줄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은 시간을 끌거나 긴장을 조성하면서 유리한 협상 여건을 만든 다음 초기 보상을 극대화하려고 시도할 것”이라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입’을 통해 ‘한국이 초기에 촉진자 역할을 해 달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로 공 넘기는 북미…정의용, 중재자로 나서나

    서로 공 넘기는 북미…정의용, 중재자로 나서나

    블링컨 “北, 외교적 기회 잡길 바라” 탐색전 길어지면 北 ‘오판’ 가능성도 정의용, 한미일 회담서 韓 역할 강조 “北, 시간 끌며 초기 보상 극대화할 듯”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새 대북정책은 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북한이 이 기회를 잡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미 비난 담화를 낸 북한에 다시 공을 넘기면서 대화 복귀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간 탐색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5일 열리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대북정책의 효과적 이행을 위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블링컨 장관은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외교적으로 관여할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다가올 수일, 그리고 수개월 내에 북한이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행동하는 것까지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도 이전처럼 벼랑끝 전술로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고 대화에 응하라는 뜻으로 읽힌다. 또 블링컨 장관이 ‘수개월’을 지켜보겠다고 한 것은 북한 문제가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차분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북미 대화 조기 개최로 임기 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복원시키려는 우리 정부로서는 미측에 대한 추가 설득이 필요한 부분이다. 탐색전이 길어지면 북한이 오판할 가능성도 있어서다.일단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5일 열리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대북정책의 구체적 이행 방안과 관련해 우리 정부 역할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작전(대북정책)에 대해선 한일 양국 모두 미측으로부터 사전 공유를 받은 만큼, 실전 투입을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하는 셈이다. 다만 일본은 협상 장기화 우려로 단계적 접근법을 경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대북제재) 이행을 강조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한일 간 이견을 줄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은 시간을 끌거나 긴장을 조성하면서 유리한 협상 여건을 만든 다음 초기 보상을 극대화하려고 시도할 것”이라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 ‘입’을 통해 ‘한국이 초기에 촉진자 역할을 해달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美 “북한, 외교 기회 잡아라” vs 中 “대북재제 완화를”

    美 “북한, 외교 기회 잡아라” vs 中 “대북재제 완화를”

    블링컨 대화재개는 “북한에 달렸다” 공 넘겨“수일, 수개월간 북한의 말과 행동 지켜볼 것”반발 관리 넘어 대화로 나오라고 촉구한 듯유인책·구체적 조건 등 없어 北 응할지 미지수中 장쥔 “美 대북 경제압박 완화, 대화 나서길”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자신들의 새 대북 정책에 대해 초점은 “외교”라며 북한이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도발 가능성까지 비치며 반발하는 북한을 관리하려는 의도도 읽히지만,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는 데 더 무게가 실린다. 다만, 유인책 없는 대화 재개에 북한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중국도 ‘트럼프식 일괄타결도, 오바마식 전략적 인내도 아닌’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접근법에 대해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견해차를 보였다.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블링컨은 3일(현지시간) 화상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외교적으로 관여할 기회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향해 전진할 방법이 있는지 살펴볼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다가올 수일, 그리고 수개월 내에 북한의 말 뿐 아니라 행동까지 지켜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외교에 초점을 맞춘 매우 명쾌한 정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초 위에서 관여하기를 희망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북한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과 적대가 아닌 해결을 목표로 한다”고 말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에 대화 재개에 나서라고 촉구를 한 셈이다. 다만 블링컨은 북한에 공(선택권)을 넘기면서도 구체적인 유인책이나 대화 조건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유인책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미국 조야의 부정적 의견이 큰 데다가, 북한의 태도를 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블링컨이 북한을 “수일에서 수개월까지” 지켜보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북한이 3월 순항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는 등 그간 북미는 갈등을 이어왔다. 미국은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문제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바이든이 지난달 28일 의회연설에서 북핵과 관련해 “동맹국들과 협력해 ‘외교와 엄중한 억지력’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하자 지난 2일 권정근 북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미국 집권자는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큰 실수를 했다. 시간 흐를수록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따라서 북한이 곧바로 대화에 응할 가능성은 적어 보이며, 이에 미국도 동맹과 협력하면서 당분간 상황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도 이날 “가까운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서 시작해 모든 나라와 매우 적극적으로 협의하는 것을 보장하길 원했다”고 했다.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과 함께 중국에도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특히 중국은 대북 제재 공조에 필수적이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설득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다만, 미국이 대북제재 유지를 전제로 하는 외교적 노력에 방점을 찍었다면, 중국은 대화 재개를 위해 일부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어 입장이 크게 다른 상황이다.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5월 순회 의장을 맡은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가 바이든 행정부에 대북 경제압박 완화와 함께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장쥔은 “(미국의 대북 접근법) 검토 결과가 극단적인 제재를 강조하기보다는 외교적 노력과 대화에 중요성을 부여하기를 바란다. 지난 몇 년간 우리가 지켜본 바에 따르면 외교적 노력이 더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강북 새내기 공무원, 행정구역 경계 답사 떠난다

    강북 새내기 공무원, 행정구역 경계 답사 떠난다

    강북구 새내기 공무원들이 도보로 행정구역 경계 지역에 답사 여행을 떠난다. 구는 올해 상반기 임용된 직원 65명이 3~4명씩 조를 나눠 구 행정구역을 살펴보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답사 아이디어는 지난 2월 확대간부 회의에서 곽인선 부동산정보과장이 냈다. 그는 “새내기 공무원이 도보로 행정경계를 직접 확인하는 경험을 했으면 한다”며 “걷는 동안 공직자로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스스로 그려보길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새내기 공무원들은 오는 6월까지 조별로 답사 날짜와 경로를 결정하고 출발한다. 경로는 우이천, 월계로와 숭인로, 혼합형 등 3종류로 짜여졌다. 답사 내용은 둘레길 걷기, 경치 보며 바람직한 공직자상 생각하기, 경계구역 걷기로 구성됐다. 이들은 조별 경로를 걷기 전 먼저 수유1동 빨래골 공원지킴터에 모여 북한산 둘레길 3구간 흰 구름길을 걷는다. 전망대에서 경치를 내려다보고 행정경계 기본정보 교육을 받는다. 이어 전통사찰로 옮겨 문화재 등을 살펴본 뒤 조별 출발지로 이동한다. 그 뒤 지역 곳곳을 걸으면서 행정경계 이해도를 높이고 일정을 마무리한다. 답사 뒤 스스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공무원상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구는 신규 공무원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장애인식 개선체험, 재활용품 선별 처리시설 견학 등 공직사회 적응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이번 체험이 주민 생활상을 느껴 보고 구정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며 “공직자로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 공무원에게 마음가짐을 다지는 시간으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장애는 탁구대 네트, 딱 그만큼… 도쿄서도 우리는 환상의 라이벌

    장애는 탁구대 네트, 딱 그만큼… 도쿄서도 우리는 환상의 라이벌

    “패럴림픽이 벌써 다섯 번째라니 믿기지 않네요. 그냥 열심히 했을 뿐인데….”(오른쪽·37·김영건) “몸이 불편하다고 혼자 처박혀 있으면 더 우울해져요. 그깟 장애가 대수인가요.”(왼쪽·35·김정길) 장애인탁구의 ‘간판스타’ 김영건(광주광역시청 장애인체육회)은 지금도 그날을 잊지 못한다. 전남 광주 숭의중 1학년 때다. 수업 도중 목이 뻣뻣해지고 두통이 심해지더니 그만 정신을 잃었다. 병원에서 깨어나 보니 이미 허리 아래는 감각이 없었다. 급성척수염. 그는 “하반신마비 2년의 절망을 깨운 건 탁구였다”면서 “16세 때 재활을 위해 근처 복지관을 찾았다가 우연히 만난 비장애인 문창주 선생님(청주장애인탁구팀 감독)이 쥐여준 라켓을 처음으로 잡았다. 희망을 봤다”고 했다. 중학교와 고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친 뒤 광주보건대를 수료하고 편입한 호남대 사회체육학과에서 정규 4년제 대학 졸업장도 받았다. 2개월 뒤엔 ‘새 각시’도 맞이한다. 경북 구미가 고향인 김정길은 김영건의 훈련 파트너이자 광주시청 장애인체육회 동료로 둘도 없는 동생뻘 라이벌이다. 그는 스포츠광이었다. 격한 운동이 특히 좋았다. 2004년 3월 경북 고령의 산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다가 반대편 능선으로 점프한다는 게 그만 거리가 모자라 계곡으로 추락했다. 척추 골절로 6개월 만에 퇴원했지만 그 역시 하반신마비라는 호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천성이 긍정적인 김정길은 퇴원 직후 탁구를 시작했다. “‘장애인 탁구를 하려면 모름지기 광주로 가야 한다’는 주위의 말에 뒤도 안돌아보고 ‘광주 유학’에 올랐죠.” 지금까지 광주에서 16년째다. 지난 26일 광주광역시 치평동의 광주광역시청 장애인탁구팀 훈련장에서 만난 둘은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이방인을 맞았다. “이제 곧 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으로 들어가는데 본격적인 정규 훈련 시작에 앞서 호흡을 맞추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영건은 패럴림픽 ‘메달 부자’다. 2004년 아테네패럴림픽 개인·단체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2년 런던대회 개인 금메달·단체전 은메달, 2016년 리우대회 단체전 금메달 등 네 차례 출전한 패럴림픽에서 모두 5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김정길은 런던대회부터 패럴림픽에 출전해 김영건과 리우에서 단체전 금메달 1개를 합작했다. 그는 “두 번째 단체전 금메달은 물론이고 저도 개인전 금메달을 따야죠. 아마 8강쯤에서 영건이형과 진검승부를 펼치게 될 것 같습니다”라며 웃었다. 둘은 휴식 시간 탁구대 모서리를 가운데 두고 앉아 두 손을 맞잡으면서 말했다. “팔씨름을 하면서 저희는 ‘잠재적 장애인’이었던 비장애인 시절을 기억합니다. 사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경계는 탁구대 네트, 딱 그만큼의 두께밖에 안 됩니다.” 글 광주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문 대통령 “민주당, 단합해야 개혁 가능…다시 ‘원팀’ 돼야”

    문 대통령 “민주당, 단합해야 개혁 가능…다시 ‘원팀’ 돼야”

    문재인 대통령은 2일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 “다시 국민과 함께 울고 국민과 함께 웃어야 한다”며 민생중심 정당으로의 혁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위기에 강한 나라다. 민주당 역시 강하다”며 “억압을 이기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냈고, 특권과 반칙을 뚫고 공정경제로 나아갔으며, 집요한 색깔론을 견디면서 평화를 확산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들은 우리 당이 시대의 변화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부단히 혁신해왔는지 묻고 있다. 새로운 대한민국 100년의 역사를 만들 능력있는 정당이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에게 내려진 참으로 무거운 질책이자 치열한 실천으로만 답할 수 있는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4·7 재보궐 선거 패배로 당 지도부가 조기 사퇴하고 진행된 전당대회를 동력으로 다시 혁신의 고삐를 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역사의 수레바퀴는 앞에서 국민이 이끌고 뒤에서 정치와 경제가 힘껏 밀고 있다. 수레의 한쪽은 민생이고 다른 한쪽은 개혁”이라며 민생과 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당은 어려움을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숙제를 하나씩 풀어가면 국민들도 우리 당의 진정성을 받아주실 것”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초심을 되새기는 대회”라고 했다.문 대통령은 “기회를 위기로, 절망을 희망으로 만드는 힘도 국민에게 있다”며 “오늘부터 다시 시작해 국민의 손을 더 굳게 잡자. 우리 당이 존경스럽다”고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재보궐 선거 이후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 논란과 관련해 직접 ‘단합’을 강조했다. 당의 분열에 자중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단합해야 유능할 수 있고, 단합해야 개혁할 수 있다. 단합해야 국민들께 신뢰를 드리고 국민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다”며 분열을 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성숙해지고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선의 위에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며 “배제하고 상처주는 토론이 아닌 포용하고 배려하는, 끝내 하나가 되는 토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우리는 다시 ‘원팀’이 돼 대한민국의 강한 회복과 도약을 위해 앞서갈 것”이라며 “민주당은 더욱더 튼튼한 뿌리를 가진 아름드리나무로 자랄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동성 아들 부부의 손녀 대리출산한 할머니, 새로운 가족의 2년 뒤

    동성 아들 부부의 손녀 대리출산한 할머니, 새로운 가족의 2년 뒤

    지난해 미국 할머니 줄리 러빙(52)이 딸 브리애나 록우드의 대리모를 자청해 자신의 뱃속에 손녀를 10개월 품었다가 출산했다. 하지만 러빙 모녀가 손녀와 딸을 얻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던 것은 동성애자 아들 부부의 대리모를 자청한 세실 엘레지(63)의 성공 사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인사이더 닷컴이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러빙이 처음 딸에게 대리모 얘기를 꺼냈을 때 딸은 엄마가 미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전화기를 휙 던져 버렸다. 쓸데없는 희망을 키우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2019년 4월 세실의 출산에 관한 기사를 보고 마음을 돌렸다. 록우드는 “기사를 읽기 시작했는데 내 얘기 같았다. 잠깐, 이건 가능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태어난 세실의 손녀 우마가 얼마 전 두 살 생일을 맞았다. 인사이더 닷컴은 세실과 아들 매튜 엘레지(34), 그의 동성 남편 엘리엇 도게티(31), 우마로 이뤄진 새로운 가족의 뒷얘기를 더 들어보기로 했다. 매튜는 “엘리엇과 난 가족 얘기를 공유하는 것이 할 수 있는 가장 혁신적이고 영향력 있는 행동이란 점을 깨달았다. 정치적이거나 혁명적이지 않겠지만 우리는 우리와 가족을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우리 얘기는 동성애자 커플과 보통 커플에게 행복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말 창의적인 일을 하도록 고무시킨다”고 말했다.2012년에 가족 얘기는 시작한다. 매튜는 단편영화 일을 하다가 엘리엇에게 헤어스타일 일을 해줄 수 있는지 요청했다. 그렇게 사랑에 빠져 2015년 결혼했다. 미국 대법원이 동성애자끼리 결혼할 권리를 막는 일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하면서 네브래스카주 최초로 동성 결혼을 올렸다. 매튜는 엘리엇과 약혼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영어와 웅변 교사로 오마하의 스쿠트 가톨릭 고교에서 해고됐다. 졸업생들이 주도한 온라인 청원에 10만 2000명이 서명해 학교에 남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가톨릭 교리를 뛰어넘긴 어려웠다. 매튜는 새 교사 일자리를 구했지만 이 경험은 둘을 위축되게 했다. 이렇게 보수적인 주에서 부부가 입양하려면 똑같이 곤란한 일을 당하겠구나 싶었다. 네브래스카주 대법원이 동성 커플도 합법적으로 입양할 권리가 있다고 인정한 것은 지난 3월에서야 일이다. 둘은 시험관 시술(IVF)을 생각했다. 엘리엇의 누이 레아가 곧장 난자를 기증하겠다고 나서줬다. 정자는 매튜 것을 쓰기로 했다. 하지만 레아는 자기 가족을 돌보느라 힘든 상황이었다. 마음 편하게 대리모를 해달라고 청할 수가 없었다. 둘의 여자친구에게도 제안했는데 의사는 여친의 건강 때문에 힘들겠다고 했다. 이때 세실이 손을 들고 나섰다. “매튜가 힘들다고 털어놓을 때까지는 솔직히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들이 ‘그냥 직진할까 봐요’라고 말하자 본능적으로 모성 본능 같은 것이 들었다. 내가 하면 되지, 싶었다. 왜 내가 하면 안돼? 난 건강하고 뭐든 할 수 있는데. 여러분도 아들들의 얼굴을 봤어야 하는데,”매튜는 “우리 엄마가 그 일을 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 가지 선택이란 생각도 못했다. 우리는 그런 일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 엄마는 폐경이기도 했고”라고 말했다. 의사들에게 얘기했더니 그들도 충격을 받았다. 의사들은 건강하냐고, 자궁은 있는지부터 물었다. 나중에 세실은 검사마다 모두 통과했다. 호르몬 치료를 받고 집에 돌아오니 남편은 “그래, 이 일을 다시 해보겠다는 거냐”고 물었고, 세실은 “당신도 알다시피 이런 이유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지금까지 해냈는데 어떻게 일이 매조지되는지 봅시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 번 정하면 뒤를 돌아보지 않는 성격이라고 했다. 두 차례 임신 테스트 결과 양성이 나왔다. 자연 출산했으며 순조롭게 손녀가 이 세상에 나왔다. 전 세계를 들었다 놨다한 것은 물론이다. 엘리엇은 “우리 인생은 재래적이 아니어서, 보통이 아닌 방식으로 살았기에 우리 얘기를 공유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을 연결하고 대화를 바꿔놓았다”고 털어놓았다. 세실은 무엇보다 자신의 얘기가 러빙이 대리모를 자청하게 만든 데 감명 받았다고 했다. 아들 매튜는 “그 연세에도 올스타 역할을 했다는 것이 대단하고 날 재창조하도록 고무시킨다. 이기적이지 않은 절대적 사랑을 실행했는데 난 다른 사람의 꿈을 실현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금도 손녀 우마를 보면 경이롭기만 하다고 털어놓은 그녀는 “그렇게 해낼 수 있었다는 점을 믿기 어렵다. 그녀는 바라만봐도 즐겁고 독립적이며 강한 작은 소녀이며 내가 사랑하는 딸이다. 심장이 뛰는 한 다시 하고 싶어진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몸무게 100㎏ 중국 아이돌 “먹을때 방탄소년단에 미안”

    몸무게 100㎏ 중국 아이돌 “먹을때 방탄소년단에 미안”

    중국에서 평균 몸무게 100㎏의 아이돌 그룹 ‘프로듀스 판다’가 화제다. AP통신은 30일 5명 멤버의 중국 아이돌 그룹은 그들이 동경하는 한국의 방탄소년단(BTS)과 달리 두툼한 뱃살과 이중턱을 자랑한다고 전했다. 딩, 카스, 허스크, 오터, 미스터17로 구성된 이들은 ‘중국 최초의 뚱뚱한 보이밴드’라고 스스로 부른다. 한국에서도 소방차, 슈퍼주니어 등에 날씬하지 않은 멤버가 있었지만, 모든 구성원이 플러스 사이즈인 아이돌 그룹은 중국에서 처음 시도된 셈이다. 이들은 중국 최대 영상 플랫폼 ‘아이치이’가 주최한 아이돌 선발대회에서 마지막 최종선발 후보 9명에 올랐다. 멤버 카스는 “우리 다섯 명은 표준적인 외양은 아니지만, ‘플러스 사이즈 밴드’가 아름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멤버 다섯 명 가운데 두 명은 이전에 바에서 노래한 적이 있으며, 아이돌 그룹 멤버로는 나이도 많은 편이다. 중국에서도 한국 아이돌 양성 시스템을 본받아 10대 때부터 연습생으로 훈련을 받는다. 이들의 등장에 중국 인터넷에서는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이들의 춤을 지켜보는 것이 공포스럽다는 글도 올라왔다. 특히 밴드의 이름인 ‘판다’의 중국어 발음이 일본의 유명 공포영화 ‘링’과 같은 점을 이용해 무섭다는 반응도 나왔다.서른 한 살인 멤버 미스터17은 그룹의 메인 댄서로 오디션 출전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았다. 그는 틱톡으로 스타가 됐는데, 밥공기를 들거나 잠옷을 입고 춤을 추는 영상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의 닉네임인 ‘17’은 가장 좋아하는 나이에서 따온 것이다. 미스터17은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기 전에는 원유회사에서 일했다. 또 다른 멤버 허스키는 정보통신계열 회사에서 일했는데, 초등학교 이후 계속 뚱뚱했던 데다 살빼기에도 실패했던 자신에게 이 일자리가 안성맞춤이라고 여겼다. 허스키는 “종종 하루 일하러 가고 그다음 삼일은 쉬곤 했는데 그 덕에 살이 더 쪘다”고 말했다. 이 둘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항상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방탄소년단과 같은 다른 아이돌그룹에 미안할 때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먹을 때는 항상 말처럼 거리낌 없이 먹는다고 강조했다. 팀의 리더인 딩은 ‘XXL’ 몸매의 보이 밴드를 오디션 한다는 소식을 듣고 플러스 사이즈 모델 일을 당장 관두었다. 딩은 “내가 뚱뚱한 아이돌 그룹에 잘 맞을 것이라 생각했고, 잡지 표지모델이 될 수 있겠다고 여겼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꿈을 좇아라’란 곡을 포함한 새로운 앨범 작업과 안무에 한창이다. 새 곡의 가사는 ‘말 위에 올라 꿈을 좇아가자. 시간을 낭비하지 마’란 내용이다. 밴드에서 노래를 담당하는 오터는 일곱 살때부터 한국의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를 흠모해왔지만, 자신이 아이돌그룹이 되어 춤을 추고 노래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오터는 “사람들이 우리의 공연을 보고 힘을 얻어 프로듀스 판다도 하는데 나는 왜 안될까라고 생각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남원·정읍 백신 접종 ‘속도전’… 비결은 정부·지자체 긴밀한 협력

    남원·정읍 백신 접종 ‘속도전’… 비결은 정부·지자체 긴밀한 협력

    버스 여러대가 체육관 앞에 도착하자 조용하던 체육관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전북 남원시 춘향골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는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75세 이상 고령층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시작했으니 전국에서도 가장 먼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곳 가운데 하나다. 지난 23일 백신접종센터에서 만난 박은순 남원시 건강생활과장은 “의료진 한명이 대략 150명을 접종한다. 어제까지는 하루 600명 가량 접종했는데 오늘부터는 정부 방침에 따라 800여명을 접종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방역 수칙을 고려하면 가용인력을 총동원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면서 “남원시 75세 이상 접종 대상자가 1만 5612명인데 현재 절반 가량 진행했다”고 설명했다.●초저온 냉동고 등 발 빠르게 준비 백신접종센터 관계자들은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를 탄 접종 대상자들을 도와 안내하고 접종신청서 작성을 도와주느라 아침 일찍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남원 백신접종센터에 이어 찾아간 전북 정읍시 백신접종센터 역시 다르지 않았다. 남원과 마찬가지로 지난 1일부터 문 연 정읍 백신접종센터에서 만난 김영덕 총무팀장은 “정읍은 도농복합도시다. 시내에 거주하는 인구보다 농촌인구가 훨씬 많다보니 수송체계 마련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65세 이상 인구가 3만명으로 고령화율이 30%나 된다. 75세 이상 백신 접종 대상자도 1만 2338명이다. 시청부터 주민센터까지 정읍시 행정역량을 총동원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정읍시와 남원시가 지난 1일부터 예방접종을 바로 시작할 수 있었던 건 연초부터 신속하게 초저온 냉동고를 신청하고 예방접종센터를 마련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보건소뿐 아니라 시청과 주민센터 직원들 역시 백신 접종 대상자에게 일일이 연락해 백신 접종을 권유하고 동의를 받는 등 관련 서류작업을 거들고 있다. 인근 군부대에서 파견나온 군인들이 냉동고 감시를 하는 등 말그대로 민·관·군이 모두 나선 총력전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험으로 행정안전부에서도 인정하는 백신 접종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꼽히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 견학을 오거나 “비법을 전수해달라”는 문의전화도 자주 받는다. 일처리가 늦어진 곳에서는 28일이 돼서야 75세 이상 백신 접종을 시작할 정도로 지역 간 차이도 나타난다. 김 팀장은 “백신접종센터에서 사람 이동이 자연스럽게 되도록 하는데 신경을 썼다. 입구와 출구를 별도로 구성하고 은행에서 쓰는 번호표 기계도 들여놨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관광버스업계와 협력해 접종 대상자들을 모셔오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관광버스연합회에서 어려운 시기에 큰 도움을 줘서 고맙다며 십시일반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기부를 해주는데 오히려 우리가 더 고마웠다”고 귀띔했다.백신 접종이 속도를 더해 가면서 보완해야 할 사안들도 계속 생기고 있다. 백신접종센터 설치나 350만명에 이르는 75세 이상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일 수밖에 없다. 전국 곳곳에서 예측하지 못한 일이 계속 발생하기도 한다. 백신 보관용 냉장고가 고장이 나거나 온도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백신을 폐기해야 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고, 접종 전 본인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85세 치매 노인이 두번 접종받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런 속에서도 화이자 백신 접종은 속도를 더해 가고 있다. 4월 말까지 전국에 백신접종센터를 267개까지 늘리고 있고 접종 속도도 더해가면서 하루 14~15만명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가장 급한 건 행정지원인력” 현장에서는 새롭게 나타나는 과제를 확인하면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중앙정부가 보완방안을 내놓으면 즉각 전국에 영향을 미친다. 백신접종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접종 대상자들을 백신접종센터로 옮겨주는 발 구실을 하는 버스기사들도 긴급히 백신 접종을 해야할지 등이 좋은 사례가 된다. 박 과장은 “가장 급한 건 의료진보다는 오히려 행정지원인력”이라면서 “고령층을 안내하고 신청서를 쓰는 것을 도와주는 등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 정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접종센터를 처음 열 때는 행정지원인력 10명으로 시작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지금은 20명까지 늘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백신접종센터는 접종하러 온 고령층 한명 한명을 일일이 챙겨야 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와 관련, 행안부 관계자는 “백신접종센터를 비롯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임시직 확대 등으로 지자체에서 추가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교부세와 예비비 등 다양한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백신 접종 대상자들을 위한 이동서비스를 하는 버스기사들은 백신 접종 대상자에 포함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영상회의 시스템이 여기서 힘을 발휘한다. 김 팀장은 “고령층이 고위험자라고 해서 먼저 접종을 하는데 이들을 한꺼번에 모시는 버스기사 역시 접종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점을 중대본에 건의하려 한다”면서 “매일 아침 중대본 영상회의를 통해 전국 지자체 관계자들이 상황을 공유하고 건의사항도 내놓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행안부에서도 주기적으로 김희겸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지자체 관계자들과 영상점검회의를 열고 어려운 점이나 건의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신속한 백신 접종 와중에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지자체와 중앙정부 공무원들의 ‘안면’이다. 공무원들끼리 서로 학연·지연으로 얽혀있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 속도전 상황에서는 기관을 넘나드는 ‘연결망’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행안부는 지난 1월 코로나19 예방접종 지원단을 발족하고 국장급 17명을 지역전담책임관으로 지정했다. 행안부 국장급들은 지자체 근무 경험이 많기 때문에 지자체 관계자들과 신속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위탁의료기관에 냉장고 디지털온도계를 지원해달라는 건의를 받은 적이 있다”면서 “질병관리청과 협의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와서 국고보조금으로 지원했다”고 설명했다.●“공공의료·공중보건 중요성 절감” 대규모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는 행정역량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박 과장은 “400병상 공공병원인 남원의료원이 있다는 게 코로나19 대응과 백신 접종에 엄청난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의료원이 있는 지자체와 없는 지자체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면서 “남원과 이웃한 주변 지자체에서 ‘우리도 지방의료원 있으면 좋겠다’며 부러워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몇 년 전만 해도 남원시 보건소 직원 중 간호직이 10% 정도에 불과했다. 간호직을 적극적으로 늘린 덕분에 지금은 60% 정도다. 간호직이 많은 것 역시 전문성 측면에서 큰 힘이 된다”면서 “코로나19가 그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공공의료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성욱 정읍시 보건소장은 “몇년 전만 해도 보건소는 하는 일 없이 노는 곳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공무원 중에서도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공공의료, 공중보건에 대한 생각 자체가 달라졌다”면서 “부서 간 협조체계는 물론이고 기초지자체와 광역지자체,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 협업체계가 갈수록 긴밀해진다”고 말했다. 허 소장은 “지금처럼 조금만 더 고생하면 곧 마음 편하게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남원·정읍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소상공인에게 새 희망 주는 강북… 1년간 무이자 융자 지원

    소상공인에게 새 희망 주는 강북… 1년간 무이자 융자 지원

    서울 강북구가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중된 소상공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구의 융자금 1년치 이자 전액을 부담하기로 했다. 구는 28일 서울신용보증재단 강북지점, 신한·우리·하나은행과 협업해 ‘강북구 소상공인 무이자 융자’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역에 사업장이 있으며, 사업자 등록 뒤 6개월이 지난 소상공인, 중소기업 중 사업주 신용평점이 595점(7등급) 이상인 경우 신청할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업체당 2000만원이며 조건은 보증료 0.5%, 1년 거치 4년 분할상환이다. 1년간 무이자 지원 뒤 연 2.6% 수준의 1년 변동금리로 융자가 운영된다. 접수처는 ▲신한은행 강북구청 지점·강북금융센터·미아역지점 ▲우리은행 수유동금융센터(구청사거리)·미아역지점·미아동지점·우이동지점 ▲하나은행 수유역금융센터·미아사거리역지점·번동지점 등이다. 구는 자금 200억원이 소진될 때까지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자세한 사항은 구청 홈페이지 ‘새소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구청 일자리경제과(02-901-6445) 또는 접수처에 하면 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한 해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는고 있 소상공인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이번 사업을 준비했다”며 “소상공인이 희망을 잃지 않고 생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데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험난한 중국 벤처의 산, 이 남자가 먼저 올랐다

    험난한 중국 벤처의 산, 이 남자가 먼저 올랐다

    흔히 ‘스타트업 창업’이라고 하면 부유한 재벌 2~3세나 이들의 후원을 받는 외골수 천재들이 떠오르곤 한다. 그들이 주고받는 수십억~수백억원의 투자금 논의는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들린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아닌 중국에서 ‘북경한반도과기유한공사’라는 스타트업을 일군 김준범(28) 총경리(대표)는 27일 기자를 만나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이 회사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인이 만든 첫 번째 벤처기업이다. “창업의 문을 두드리고 또 두드려 어렵사리 회사를 차렸어요. 돈이 넉넉지 않아 정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부딪치니 마침내 새로운 길이 열리더라고요.” ‘초짜 사업가’인 김 대표가 정글 같은 중국의 벤처 생태계에서 살아남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베이징의 마윈’이 돼 금의환향할 수도, 처절한 실패를 맛보고 외롭게 귀국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젊음을 걸고 세상을 바꾸고자 출사표를 던진 결단만큼은 박수받기에 충분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공무원이 되고자 1평 남짓 고시원 방에서 수험서를 외우고 또 외우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그의 이야기가 신선한 자극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1993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사업가인 아버지를 따라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새로운 세상을 볼 때마다 가슴이 뛰었다. 원래 꿈은 의사였다.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 사촌형 등이 모두 의사여서 자연스레 ‘장래희망’이 됐다. 하지만 하늘의 뜻이었을까. 고3 때인 2010년 11월에 치른 대입 수학능력 시험 결과가 참담했다. 재수를 고민하던 그에게 가족의 조언이 자극제가 됐다. “의사가 넘쳐나는 집안에서 굳이 너까지 의대에 가야 할 필요가 있을까. 어릴 적 네가 좋아했듯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때.” ●새로운 세상 찾아 베이징으로 중국이 눈에 들어왔다. ‘니하오’(안녕하세요)밖에 몰랐지만 미국과 함께 양대강국(G2)이 된 이 나라에 인생을 걸고 싶다는 열망이 피어났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생각으로 한 달 뒤 베이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대학 입시 준비를 위해 코피를 쏟아가며 2년 넘게 고군분투했다. 죽기 살기로 공부에 매달려 2013년 9월 중국에서 가장 들어가기 어렵다는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중국 공유자전거 개척자로 불리는 ‘오포’의 창업자 따이웨이(30)가 4년 선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로 해군 청해부대에서 근무한 최민정(30)씨가 3년 선배다. 온 세상이 내 것 같았다. 그러나 대학 생활이 순탄하진 않았다. 가장 큰 난관은 언어였다. 2년 넘게 중국어를 익혔지만, 첫 수업부터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례 위주로 소개하는 경영학 강의 특성상 뜻을 모르는 신조어가 쏟아져 공부가 갑절로 힘들었다. 몇 주 만에 수업을 포기하고 학교 밖으로 맴돌았다. 밤마다 중국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며 허송세월했다. 베이징에 첫발을 디딜 때 가졌던 ‘초심’도 이렇게 사라지는 듯했다.●학사경고 받자 ‘무너질 수 없다’ 마음 바꿔 그의 방황은 2학년 1학기 말 학사경고장을 받아 든 뒤에야 끝이 났다. ‘힘들게 베이징까지 왔는데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다’고 스스로 채찍질했다. 이해가 되지 않아도 수업에 100% 출석하기로 마음먹고 이를 악물었다. 그런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했던가. 신기하게도 교수들의 강의가 들리기 시작했다. 중국 친구들과 밤새 놀며 인생을 논한(?) 덕분에 자신도 모르게 귀가 트인 것이다. 수업이 들리니 공부에 재미가 붙었다. 늘 맨 앞자리에 앉아 서툰 중국어로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도 좋아졌다. 한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 ‘특이한 케이스’라고 입소문이 났다. 애초 그는 베이징에 올 때부터 취업에 관심이 없었다. ‘경영학을 전공하니 어떻게든 창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 갖고 있었다. 졸업이 다가오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때 ‘한국과 중국의 첨단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연계해 시너지를 내는 플랫폼을 만들면 대박을 치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하지만 ‘외국인이 어떻게 회사를 만들고 창업비자를 받을지’ 알려주는 이가 없었다. 무일푼인 그에게 막대한 창업 비용도 걸림돌이었다. 동아줄을 잡는 심정으로 대학 내 취업지원센터인 ‘직업발전중심’을 찾았다. 직원들이 그를 보고 신기해했다. 유학생이 창업을 문의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단다. ‘1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30번 넘게 찾아가 묻고 또 물었다. 학교가 그의 노력에 백기를 들었다. 직업발전중심에서 연락이 왔다. “너 같은 학생은 처음이다. 너를 위해 정부 인사들을 모아 특별 강연회를 열기로 했으니 꼭 참석하라”고. 앞서 중국 국무원은 2017년 7월 외국인 유학생 창업비자 발급 제도를 개시했다. 중국 경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려면 ‘두뇌의 국적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본 것이다.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촌의 대표적 지원기관인 ‘하이디앤 창업원’이 사업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아 성과가 미미했다. 강연회를 통해 새 제도를 접한 그는 곧바로 창업원을 찾아가 매달렸다. 마침내 대학 졸업 한 달 전인 2019년 7월 북경한반도과기유한공사를 만들 수 있었다. 중국 국가급 창업원에 입주해 외국인 무자본 창업 제도로 태동한 최초의 외자기업이 태어났다.●한중 연계 플랫폼 키워 유니콘 목표로 북경한반도과기유한공사는 김 대표를 포함해서 전 직원이 4명뿐인 초미니 벤처다. 그럼에도 회사는 중국 정부로부터 고신기술기업(첨단기술벤처기업), 1호 집군주책기업(혁신기업 클러스터), 베이징 신4판(과학기술기업 전용 거래소) 상장기업에 선정될 만큼 기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엔젤 투자도 유치해 사업을 확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그가 실현하려는 아이디어는 한중 두 나라의 기술·자본 협업을 이끌 모든 종류의 지원 사업이다. 이미 양국 정부에서 마이스(전시·컨벤션 등) 관련 프로젝트 16개를 수주받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중국 정부로부터 ‘국제인재창업기업 대표’로 선정돼 현지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된 유명인사다. 그래도 시간을 쪼개 유튜브 채널 ‘김준범 총경리’에서 중국 경제 현황을 소개하고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한중 창업·청년 교류방’에서 유학생 창업 정보도 제공한다. 자신을 ‘퍼스트 펭귄’(위험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뛰어드는 선발자)으로 여기는 후배들의 ‘대륙 도전’을 돕기 위해서다. ●창업 원하면 가슴 뛰는 삶 추구하라 요즘 그는 왕훙(인플루언서) 발굴이라는 신사업을 개척 중이다. 중국 문화를 정확히 이해하는 한국인 왕훙을 대거 육성해 ‘21세기 수출 역군’으로 키우려는 취지다. 북경한반도과기유한공사를 베이징을 대표하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성장시켜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국부도 증진하는 데 기여하고 싶단다. 끝으로 그는 창업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에게 ‘가슴 뛰는 삶’을 추구하라고 조언했다. “아직도 중국의 잠재력을 모르고 중관촌 창업거리에서 기념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한국인들이 많아 아쉬움이 커요. 인정하기 힘들겠지만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는 이미 중국이 우리를 앞서 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금융·기술 인재들이 이곳의 창업가들과 교류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것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신성장동력이라고 확신합니다.” 글 사진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32년 동안 이탈리아 섬에서 홀로 산 81세 노인 마침내 “세상으로”

    32년 동안 이탈리아 섬에서 홀로 산 81세 노인 마침내 “세상으로”

    이탈리아 사르데나 섬에 딸린 부델리 섬은 아침마다 해변이 핑크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곳이다. 이 섬에서 무려 32년을 혼자 살며 당국의 추방 압력에도 꿋꿋이 버텨 온 81세 노인이 마침내 세상으로 나온다. 18세기 영국 작가 대니얼 디포의 소설 주인공 로빈슨 크루소가 이탈리아에 나타났다고 해서 화제가 됐던 마우로 모란디가 은둔의 삶을 마치고 세상으로 걸어나올 뜻을 밝혔다고 영국 BBC 방송이 2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1989년 지중해 라 마달레나 제도에 위치한 이 아름다운 섬에 들렀다가 반해 이곳에서 지내왔다. 지난해에 섬의 주인이 떠나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는데 이제야 거처를 옮기겠다고 손을 들었다. 최근 소셜미디어로 세상과 연결돼 아름다운 섬의 풍광을 소개해 온 그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내가 32년 동안 지켜온 대로 앞으로도 부델리 섬이 보호받을 것이란 희망을 갖고 떠날 것”이라고 알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는 라 마달레나 제도의 근처 섬에 있는 조그만 아파트로 이사할 것이라면서 “내 삶은 그다지 많이 변하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바다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체육교사로 일했던 그는 두 딸을 낳아 가정을 일궜지만 소비 만능 세태와 이탈리아 정치에 환멸을 느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자연인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2018년 BBC 인터뷰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세상에 불만이 많은 반항아였다”면서 “아홉 살에 집이 싫어 처음으로 가출을 했을 정도”라고 돌아봤다. 그가 처음에 가려고 마음 먹었던 곳은 태평양 한가운데 폴리네시아 제도의 외딴 섬이었다. 여러 친구들과 배를 타고 폴리네시아를 향해 출발해 라 마달레나 제도에서 돈을 모아 항해를 이어갈 요량이었다. 하지만 부델리 섬의 아름다운 풍광에 반한 데다 관리인 겸 관광 가이드 일을 하던 노인이 곧 은퇴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의 뒤를 잇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오랜시간 아름다운 섬에 묻혀 살다보니 세상에 품어온 불만과 분노는 사라지고 인상도 부드럽게 변했다. 지난 2016년 이탈리아 정부가 부델리 섬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쫓겨날 신세가 됐다. 2차 세계대전 때 만들어진 통신시설을 오두막으로 개조한 것을 트집잡았다. 그러자 한때 다시는 보지 않으려 했던 세상 사람들이 그의 딱한 사정을 알고 7만명 가까이 지방정부에 탄원해 계속 머무를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정부가 섬에 환경 관측소를 설치하는 등 새 단장한다며 섬을 나가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도 “질질 끌려 나가는 한이 있어도 이 섬에 머물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곳에 내 삶이 있으며 고향으로 돌아가 카드놀이나 하는 내 삶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멸종위기에 처한 산호를 지키고 관광객들을 통제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면서 “내가 없어지면 부델리 섬도 끝장날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섬의 주인마저 등을 떠밀자 더 비빌 언덕이 사라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아하! 우주] 프록시마 센타우리서 거대 플레어 방출…외계생명체 존재할까?

    [아하! 우주] 프록시마 센타우리서 거대 플레어 방출…외계생명체 존재할까?

    과학자들이 우리 은하계에서 기록된 최대 규모의 항성 플레어 중 하나를 발견했다. 플레어는 태양 같은 항성이 돌연 대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갑자기 밝아졌다 서서히 어두워지는 현상이다. 플레어 중 가장 잘 알려진 플레어는 태양 대기에서 발생하는 태양 플레어이다. 우리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에서 바깥쪽으로 발사된 플라스마 제트가 포착되었다. 태양계에서 경험한 어떤 것보다 100배 이상 강력한 이 플레어는 과학자들이 태양 복사와 외계 생명체에 대해 기존의 인식을 바꿀지도 모른다. 지구에서 약 4.25 광년 거리에 있는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별 중에서도 가장 작고 어두운 적색왜성으로, 주계열성에 속하는 유형의 항성이다. 질량은 태양의 1/8에 불과하며, 그 둘레를 도는 두 개의 외계행성을 가지고 있다. 이 행성 중 하나인 프록시마 센타우리 b는 지구와 비슷한 것으로 간주되며 생명 거주 가능 구역(habitable zone) 내에 있다. 연구원들은 허블우주망원경를 비롯해 아타카마 대형 전파망원경, NASA 외계행성 탐사위성을 포함한 9개의 지상 및 궤도 망원경을 사용하여 2019년 몇 달에 걸쳐 총 40시간 프록시마 센타우리를 면밀히 모니터링했다. 2019년 5월 1일, 연구팀은 7초 동안 주로 자외선 스펙트럼에서 보이는 메가 플레어를 포착했다. 콜로라도 볼더대학 천체 물리학자 메러디스 맥그리거는 “별은 몇 초 동안 자외선 파장에서 볼 때 정상에서 1만4000배 더 밝아졌다”고 밝혔다. 이 플레어의 힘과 방출되는 방사선 유형은 적색왜성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별을 공전하는 행성의 생명 가능성에 관한 인식을 바꿀지도 모른다고 연구원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 같은 항성 플레어는 별의 강한 자기장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다량의 전기로 충전된 가스에 의해 생성되는 자기장이 꼬인 상태에서 갑자기 제자리로 돌아오는 자기재연결(magnetic reconnection)로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강렬하게 빛나는 현상이다. 마치 손가락으로 고무 밴드를 발사하는 것과 같다. 프록시마 센타우리의 플레어는 태양에서 방출되는 플레어에 비해 매우 강력했으며, 게다가 태양 플레어와는 달리 다른 종류의 방사선을 방출했다. 특히 그것은 ‘밀리미터 복사’로 알려진 자외선과 라디오파의 엄청난 파도를 일으켰다. 맥그리거는 “과거에는 별이 밀리미터 범위에서 플레어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밀리미터 플레어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발견은 팀이 각각 전자기 스펙트럼의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망원경을 사용하여 별을 모니터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우리가 이런 종류의 항성 플레어를 다양한 파장으로 포착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발견은 적색왜성에 의해 방출되는 항성 플레어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폭력적이며, 외계 생명체가 주변에서 발생할 가능성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프록시마 센타우리가 방출하는 방사선의 유형과 양은 강력한 플레어로 인해 대기가 없을 가능성이 높은 외계행성에서 생명체가 생존하기 어렵게 만들 것으로 연구원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다. 맥그리거는 “만약 프록시마 센타우리에 가장 가까운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와도 매우 다른 형태일 것”이라면서 “이 행성에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이제 우리은하 내 다른 별의 플레어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망원경을 사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맥그리그는 “우리가 이전에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유형의 물리학을 보여주는 특이 플레어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 신흥 주거지 타운에 희소성 높은 중대형

    신흥 주거지 타운에 희소성 높은 중대형

    한화건설은 다음달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146 일원에 브랜드 아파트 ‘한화 포레나 천안신부’를 분양할 예정이다.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29층, 6개 동으로 전용면적 76~159㎡, 총 602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타입별로 살펴보면 ▲76㎡ 123가구 ▲84㎡A 195가구 ▲84㎡B 27가구 ▲104㎡ 98가구 ▲113㎡A 128가구 ▲113㎡B 28가구 ▲159㎡A 2가구 ▲159㎡B 1가구다. 전체 물량의 약 80%가 지역 내 희소성이 높은 중대형으로 구성된다. 입주는 2023년 12월. 천안 지역 내 중대형 아파트는 대부분 노후 단지인 상황으로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자는 물론 면적을 넓혀 가길 희망하는 예비 청약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단지가 조성되는 신두정 일대는 현재 브랜드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며 1만여 가구의 대규모 신흥 주거지로 거듭나고 있다. 교통과 교육, 정주 환경도 좋다. 포레나 천안신부는 2019년 분양을 마친 포레나 천안두정과 함께 신두정지구에서 포레나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게 된다. 또 8월에 ‘포레나 천안백석’(가칭)도 인근에 공급 예정이다. 홍보관은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 1427에 위치한다. 1661-6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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