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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통위, 중진들 모여 ‘상원’ 명성 찾아

    19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가운데, 여야의 최전선 격인 상임위원회 배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는 의원 개개인의 전문성과 전투력을 고려해 상임위 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수 중진 의원들이 외교통일위원회를 지원, ‘상원’이라는 과거의 명성을 외통위가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22일까지 지원자가 대거 몰린 인기 상임위나 지원자가 거의 없는 상임위, 대법원 선고를 앞둔 의원들의 상임위 조정만 남겨 뒀을 뿐 대부분 상임위 배정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쟁점 상임위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안전행정위·환경노동위에 전투력이 센 의원들을 집중 배치했고, 새정치연합은 의원들의 전문성을 고려해 상임위 배치를 거의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중진 의원 가운데 6선의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5선의 이재오 의원, 4선의 원유철·정병국 의원은 외통위 배치가 사실상 확정됐다. 새정치연합에서는 4선의 김한길 공동대표와 6선의 이해찬 의원 등도 외통위에 배치되는 등 다선 의원들이 외통위로 대거 모일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당권 주자인 서청원·김무성 의원은 안행위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각각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제 의원도 농해수위 배치가 유력하다. 나머지 당권 주자 중 홍문종 의원은 미방위에, 김태호·김영우 의원은 외통위로 갈 예정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국방위와 안행위 중 한 곳을 고려하고 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토교통위원회를 희망했으나 지원자가 부족한 안행위에 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상반기에 몸담았던 복지위에 남을 예정이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기획재정위원회에, 박혜자 최고위원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배정된 가운데 나머지 최고위원은 유동적이다. 기재위에는 박영선 원내대표와 김현미 원내정책수석,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박범계 원내대변인 등 원내지도부가 대거 배치됐다. 문재인 의원은 국방위원회로, 당 중진인 한명숙 의원과 박지원 의원은 각각 정무위원회와 법사위원회로 배정될 예정이며 정세균 의원은 당의 전략에 따라 막판에 상임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인천 루원시티·도화지구·검단신도시 등 대규모 사업 전면 재검토

    인천 루원시티·도화지구·검단신도시 등 대규모 사업 전면 재검토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의 인천시장 당선으로 ‘대형사업 1번지’로 불리는 인천시가 추진해 온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유 당선인의 시정 인수업무를 맡은 희망인천준비단 관계자는 20일 “가뜩이나 부채에 허덕이는 시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루원시티와 도화지구 등 사업비 1조원이 넘는 대규모 도시재생사업들을 전면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 업무보고 자료를 보면 서구 루원시티 손실예상액은 적게는 1조 6000억원에서 많게는 2조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루원시티는 총사업비가 2조 8926억원에 달하고 이미 집행액이 1조 7118억원이나 된다. 그러나 조성원가가 3.3㎡당 2120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2배나 돼 투자 유치가 지연되는 데다 투자 유치가 이뤄져도 손실을 면하기는 어렵다. 사업비용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선 부담하고 손익은 LH와 인천시가 50대50으로 사후 정산하기로 했기 때문에 시는 최소 8000억원의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희망인천준비단 관계자는 “루원시티는 철거가 완료된 상태지만 높은 조성원가와 경기침체 등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남구 도화지구의 사정도 좋지 않다. 사업비가 1조 4075억원인 도화지구의 손실액은 3000억∼4500억원으로 추정된다. 희망인천준비단은 도화지구에 대해 “손실예상액이 30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유치된 시설은 앵커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주변 파급효과가 있는 앵커시설의 적극적인 유치 및 블록별 매각을 통해 조기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단신도시는 핵심 시설로 중앙대 유치가 추진되고 있다. 사업비 9000억원을 들여 검단신도시에 캠퍼스 33만㎡, 주거·상업지역 33만㎡, 공공시설 33만㎡를 개발하는 계획이다. 주거·상업지역 개발이익 2000억원을 캠퍼스 건립비로 쓰는 구조다. 그러나 주거·상업지역 개발에 참여할 민간 사업자를 찾지 못하면서 사업 전체가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건설업체 61곳이 의사를 타진했으나 특수목적법인(SPC)에 참여하겠다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검단신도시 앵커시설인 중앙대 입주가 늦어질수록 신도시 개발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조용균 희망인천준비단 시민소통팀장은 “루원시티와 도화지구는 주요 앵커시설을 유치할 수 있도록 토지 무상 또는 저가 공급이 가능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우리銀 ‘투트랙 매각안’ 이번엔 새주인 찾을까

    우리은행 매각안이 오는 23일 확정 발표된다. 우리금융 지분 30% 이상과 지분 10% 미만으로 나눠 진행하는 ‘투트랙 매각안’으로 정해졌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고 대주주를 찾아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지난 10여년간 수차례 유찰된 우리금융 매각 방식에서 교훈을 찾지 못한 듯하다. 시장에서는 벌써 우리은행의 매각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최소 3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데다 유효 경쟁 입찰 방식이어서 최소 2곳 이상이 입질해야 하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56.97% 중 30% 이상을 매각하는 A그룹과 10% 이하의 지분을 파는 B그룹으로 나눠 매각안을 진행하기로 했다. A그룹은 경영권에 관심 있는 그룹으로 경영권이 함께 따라간다. B그룹은 투자 목적 그룹이다. 우리은행 매각 규모는 5조 4000억원 안팎이다. 지분 30%를 인수한다고 해도 최소 3조원가량을 베팅해야 우리은행의 새 주인이 될 수 있다. A그룹은 입찰 경쟁이 성립되지 않으면 입찰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현재 인수 희망자는 교보생명 외에 외국계 사모펀드 컨소시엄 등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교보생명의 자체 출자 여력은 1조원 정도에 불과해 전략적 투자자들과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면서 “유효 경쟁이 성립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많다”고 밝혔다. 공자위는 B그룹에 콜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 매각 흥행을 위해 A그룹과 B그룹 동시 입찰도 허용할 방침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영상] 전혜빈, 소방관에서 ‘욕망의 불꽃’으로 변신

    [영상] 전혜빈, 소방관에서 ‘욕망의 불꽃’으로 변신

    19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KBS 새 수목드라마 ‘조선 총잡이’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김정민 PD와 출연배우 이준기, 남상미, 전혜빈, 한주완 등이 참석해 자신이 맡은 배역과 출연 소감 등을 전했다. ‘조선 총잡이’는 개화기를 배경으로 신세계를 꿈꿨던 두 남녀의 사랑과 희망을 그린 작품으로, 이준기는 개화기에 칼을 버리고 총을 잡아야만 했던 조선의 마지막 검객 박윤강 역을, 남상미는 박윤강의 연인으로 호기심 많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수인 역을 맡았다. KBS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한주완은 정수인만 바라보는 서자 출신의 급진적인 개화사상가로 등장한다. JTBC ‘인수대비’에 이어 두 번째 사극에 도전하는 전혜빈은 조선 보부상의 우두머리를 꿈꾸는 철의 여인이지만 박윤강을 만나면서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최혜원 역을 맡았다. 전혜빈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된 순간부터 새로운 욕망이 타오르는 연인이다. 서늘하기도 하고 뜨겁기도 한 캐릭터다”고 하면서 “맡은 역할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욕망의 불꽃’이다. 조선을 자신의 손바닥 위에 놓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진 역할”이라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맡은 어떤 역할보다 애착이 간다. 잘 해보고 싶다”며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내비치며,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다. 나이도 서로 비슷해서 단합이 잘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준기, 남상민, 전혜빈, 한주완외에도 최재성과 유오성 등 굵직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조선 총잡이’는 오는 25일 첫 방송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영상] ‘조선 총잡이’ 남상미 “이준기 귀여워진 것 같다”

    [영상] ‘조선 총잡이’ 남상미 “이준기 귀여워진 것 같다”

    “이준기 씨와 7년 만에 다시 만났다. 그 사이 이준기 씨는 군대도 다녀왔는데 더 귀여워진 것 같다” 19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BS 새 수목드라마 ‘조선 총잡이’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남상미가 전작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함께 호흡한 이후 두 번째 작품을 같이하게 된 이준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조선 총잡이’는 개화기를 배경으로 신세계를 꿈꿨던 두 남녀의 사랑과 희망을 그린 작품으로, 이준기는 개화기에 칼을 버리고 총을 잡아야만 했던 ‘조선의 마지막 검객 박윤강’ 역을, 남상미는 박윤강의 연인으로 호기심 많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수인’ 역을 맡았다. 이준기와 7년 만에 다시 조우한 남상미는 “7년 전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만났을 때는 서로 너무 어렸고 연기하기 바빴다”며 “지금은 장난도 많이 치고 오누이가 된 것 같다.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사극 연기에 도전하는 것으로 이에 대해 “사극은 이전부터 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조선 총잡이’를 하려고 여태까지 기다렸다보다”라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준기, 남상민, 전혜빈, 한주완, 유오성 등이 출연하는 ‘조선 총잡이’는 ‘골든크로스’ 후속으로 오는 25일 첫 방송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영상] 조선총잡이 한주완, “짝사랑 전문이라 잘 살릴 수 있어요”

    [영상] 조선총잡이 한주완, “짝사랑 전문이라 잘 살릴 수 있어요”

    “내 취미이자 주특기는 짝사랑이다. 요즘 새로운 짝사랑 상대를 찾고 있다” 19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BS 새 수목드라마 ‘조선 총잡이’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한주완이 자신이 맡은 배역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조선 총잡이’는 개화기를 배경으로 신세계를 꿈꿨던 두 남녀의 사랑과 희망을 그린 작품으로, 한주완은 영의정 김병제의 아들로, 서출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조선의 혁명을 꿈꾸며 스스로의 운명 속에서 끊임없이 괴로워하는 김호경 역을 맡았다. 한주안은 “일생 짝사랑만 하고 살아와서 그런지 극중 김호경 역할에 이입이 잘 되더라”며 “다소 무거운 역할이라 부담도 된다. 극중 인물의 갈등이 큰 것 같아서 도전정신이 생긴다”고 말했다. 한주완은 KBS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에서 외유내강의 최상남 역을 맡으며 높은 시청률만큼이나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한주완은 “이번 드라마도 시청률이 25%는 넘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준기, 남상민, 전혜빈, 한주완, 유오성 등이 출연하는 ‘조선 총잡이’는 ‘골든크로스’ 후속으로 오는 25일 첫 방송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영상] ‘조선 총잡이’ 이준기 “상미야 고마워!”

    [영상] ‘조선 총잡이’ 이준기 “상미야 고마워!”

    “남녀 배우가 좋은 연기를 보이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남상미 씨와는 그런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연기하는 게 매 순간 행복하다” 19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BS 새 수목드라마 ‘조선 총잡이’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준기가 전작 ‘개와 늑대의 시간’(2007년)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남상미와 두 번째 작품을 함께 하게 된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조선 총잡이’는 개화기를 배경으로 신세계를 꿈꿨던 두 남녀의 사랑과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이준기는 개화기에 칼을 버리고 총을 잡아야만 했던 조선의 마지막 검객 박윤강 역을, 남상미는 박윤강의 연인으로 호기심 많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수인 역을 맡았다. 이준기는 “남상미와 정말 언젠가는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전 작품에서는 절절한 사랑을 다뤘지만 이어지지 못했다”며 “로맨스물에서 만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 남상미가 캐스팅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설렜다. 어떤 사랑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고 말하며 이번 작품을 함께 하게 된 남상미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 한편 이준기, 남상민, 전혜빈, 한주완, 유오성 등이 출연하는 ‘조선 총잡이’는 ‘골든크로스’ 후속으로 오는 25일 첫 방송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공연리뷰] 19禁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공연리뷰] 19禁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국립창극단의 ‘변강쇠 점 찍고 옹녀’(7월 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는 시작부터 세 가지 ‘실험’으로 화제를 모았다. 첫째, 창극단 사상 최초로 ‘19금 창극’을 내세웠다. 둘째, 그동안 5회 정도에 그쳤던 공연 횟수를 23회로 늘려 최장기 공연이라는 승부수도 띄웠다. 셋째, 변강쇠가 아닌 옹녀를 중심에 두고 색녀 아닌 억척녀, 순정녀로 그를 그린다. 변강쇠와 옹녀라는 친밀한 캐릭터에 고전의 해학과 골계미를 현대에 맞게 입힌 연출력, 웃음을 자극하는 성적 코드가 맞물려 작품이 순항 중이다. 지난 11일 개막 이후 매회 관객 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하고 남은 공연도 이미 절반가량 예매가 끝난 상태다. 창극단의 ‘판소리 일곱바탕 복원 시리즈’ 가운데 세 번째로 ‘변강쇠전’이 낙점된 데는 “후반부가 지리멸렬한 변강쇠전을 제대로 손봐 복원하고 싶었다”는 고선웅 연출의 의지가 작용했다. 그는 고전을 해체하고 다시 쌓아 올리면서 되새김질해 볼 의미와 통쾌한 재미를 함께 안겨주는 데 일가견이 있다. 그의 손길을 탄 극은 시작부터 줄줄이 초상을 치르는데도 객석에서는 쉴 새 없이 웃음이 터져 나온다. 특히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능청스러운 연기력으로 무장한 조연들은 극의 탄성을 높이는 주역들이다. 호색할매·이정표 장승(서정금), 옹녀와 변강쇠의 관계를 도리없이 구경해야 하는 청석골 남녀 장승(이영태, 나윤영), 대방장승 부부(허종열, 유수정) 등은 관객의 웃음보를 능수능란하게 풀었다 조였다 한다. 이야기 전개에 들어맞게 적재적소에 영리하게 배치된 음악들도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작창과 작곡을 맡은 한승석 중앙대 교수는 창부타령(경기), 장타령(구미) 등 각 지방 민요와 염불 ‘천수경’, 비나리, 최희준의 ‘하숙생’ 등 전통과 현대음악을 아우르면서도 우리 소리의 질감과 정서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의 레퍼토리로 굳히기 위해서는 2시간 40분이라는 공연 시간을 압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짜임새가 탄탄한 1부와 달리 2부는 상대적으로 밀도가 떨어진다. 캐릭터로만 친숙하고 정작 이야기에는 깜깜하던 이들에겐 ‘변강쇠전’을 다시 볼 기회다. 근대 판소리 이론가인 신재효(1812~1884) 선생이 사설로 정리한 판소리 여섯 바탕 가운데 하나였던 ‘변강쇠전’은 변강쇠와 옹녀가 서로의 은밀한 부분을 보며 부른 ‘기물가’(己物歌) 등이 외설적이라고 외면받았다. 하지만 극 속에 흐르는 기물가에는 남녀의 성기를 닭벼슬, 곶감, 쇠고삐 등 다양한 사물에 비유하는 문학성에 더해 조선 민초들이 품었던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까지 엿보인다. 마지막에 옹녀는 이렇게 당부한다. “(나와 우리 변 서방을) 부디 색골 남녀라 싸게 몰아치지 말고 천생연분으로 경계를 넘어 사랑하였구나 하고 저 후세까지 전해 주오.” 이는 작품이 관객에게 건네는 말이기도 하다. 2만~5만원. (02)2280-4114~6.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안철수 “문창극 후보, 역사상 이런 총리 후보자 있었나”…박지원 “청문회 갈 필요 없어”

    안철수 “문창극 후보, 역사상 이런 총리 후보자 있었나”…박지원 “청문회 갈 필요 없어”

    ‘안철수 문창극’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문창극 총리 후보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안철수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후보자의 역사관에 대해 일본 극우파는 환영 일색이지만, 양식 있는 일본 시민을 비롯해 중국에서도 걱정을 한다”며 “역사상 이런 총리 후보자가 있었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안 공동대표는 “국무총리는 국민과 대통령의 다리 역할을 하는 자리”라며 “대통령도 세월호 참사 후 달라진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소통과 통합하겠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후보 지명을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세월호 참사 두달 째인데, 엉뚱한 인사문제가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다른 중요한 일로 나라를 비우신다고 한다. 대통령이 없는 며칠간 없어도 될 인사 논란이 계속될 것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 뿐”이라고 말했다. 표철수 최고위원은 여당을 향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바꾸겠다며 도와달라고 하더니, 고작 자격 미달 총리 후보와 국정원장을 지키는 방탄복 노릇을 하려던 것이었나”라고 반발했다. 청문회가 열리기 전에 문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인사청문 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박지원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청문회에 갈 필요가 없도록 하는 것이 국민과 역사 앞의 도리”라며 “박 대통령이 청문요구서를 제출하지 않고 지명철회를 하거나 문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전날 문 후보자가 사과한 것에 대해서도 “사퇴를 요구했지 사과를 요구한 것이 아니다. 죄송하다는 말보다는 사퇴라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오늘 중으로라도 사퇴하리라는 희망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경환 LTV·DTI 규제 완화 시사

    최경환 LTV·DTI 규제 완화 시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후보자는 지난 13일 저녁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LTV, DTI 등 부동산 규제에 대해 “지금은 있으면 (부동산이) 불티나게 팔리고 프리미엄이 붙는 한여름이 아니라 한겨울 아니냐”면서 “한여름 옷을 한겨울에 입고 있는 셈이니 감기 걸려 죽지 않겠냐. 옷은 계절이 바뀌면 바뀌는 대로 가면 된다. 언제 올지 모르는 한여름에 대비해 (한여름) 옷을 계속 입고 있으면 되겠느냐”며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지난 4월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할 때도 민생 경기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LTV, DTI 등의 규제를 지역별, 연령대별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자는 체감 경기와 관련해 “새 정부 들어서 뭔가 나아졌구나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느끼기에는 미흡한 것 아니냐”면서 “과거처럼 성장률이 몇 프로 되고 이런 게 아니라 국민들이 먹고살기가 나아졌느냐 하는 걸로 평가할 텐데 그게 정권 성공의 핵심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대책에 대해서는 “자기 나라 화폐 가치가 올라가면 국민들의 소득, 구매력이 올라간다”면서 “(고환율로) 수출이 잘되면 일감이 중소기업에 내려가고 고용을 해 주는 등의 효과가 나타났지만 요즘은 대기업이 수출을 (잘)해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기업 지원 위주로 낙수효과를 기대했던 기존 정책들과 달리 환율 등 전반적인 경제 정책방향의 초점을 국민들의 체감 경기를 높이는 데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경제주체 기운 나게 바꿀 건 확 바꿔야”

    “경제주체 기운 나게 바꿀 건 확 바꿔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 후보자는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지난 13일 저녁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또 최근 원화 가치가 올라(환율 하락) 대기업 등의 수출에 피해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환율 하락이 일반 국민들의 소득 향상에 도움이 되는 만큼 환율 시장 개입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정책 방향의 큰 틀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먹고살기가 나아졌다고 느낄 수 있도록 체감 경기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후보자와의 일문일답.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소감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느낌이다. 국민들이 잔뜩 기대를 하고 있다.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다. 특히 다른 관료들도 그런 맘을 가지고 있겠지만 박(근혜) 정권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 →지난 1년 동안 경제 운용에 대해 아쉬운 점은. -새 정부 들어와 ‘뭔가 나아지겠구나’, ‘나아졌구나’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체감적으로 느끼기에 미흡하다. 현재는 갑갑하게 뭔가 막혀 있는 느낌이다. →전반적인 경제 인식은. -경기가 좀 나아지려다가 세월호 때문에 주춤한 상황이다. 세계경제 국면과 연관도 있다. 회복세가 너무 미약하다. 우리 경제가 좀 더 커야 할 청장년 경제인데 조로(早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저성장의 늪에서 계속 가면 결국 늙은 경제국가가 될 우려가 크다. 상당기간 우리 경제가 과거와 같은 6~8% 성장은 못하겠지만 상당한 다이내믹스(동력)를 갖고 5~10년은 가져가야 노령화 시대를 맞을 수 있다. →체감 경기를 살릴 아이디어는. -정부, 기업, 가계대로 경제 주체들이 축 처져 있다. 경제 주체들이 신명나게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고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전환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점검해봐서 바꿀 것은 확 바꿔서 분위기를 쇄신하면서 경제 주체들이 ‘경제 좀 돌아가겠구나’하는 희망을 빨리 주는 게 경제팀의 최대 과제다. 우리 경제가 4분의3은 시장이고 4분의1이 재정이다. 재정이 크게 기여하는 시대는 지났다. 시장과 호흡하면서 시장이 응답하도록 정책을 주고, 신뢰를 주고 끌고 가지 않으면 효과를 못 본다. →소득양극화 해소가 필요한데. -국정기조 첫 번째가 ‘경제부흥’이고 두 번째가 ‘국민행복’이다. 경제 성장도 하고 일자리 성장도 해서 골고루 나눠줘야 국민이 행복해지는 게 큰 틀의 기조다. →부동산 정책은 LTV, DTI 등을 손 봐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예전에 공무원일 때 아파트채권입찰제를 도입한 게 내 아이디어다. 한창 부동산이 난리였던 시절이다. 쉽게 얘기하면 (부동산이) 불티나게 팔리고 프리미엄이 붙던 시절로 한여름이었다. 지금은 한겨울이다. 한여름 옷을 한겨울에 입고 있으니 감기 걸려서 안 죽겠느냐. 옷은 계절이 바뀌면 바뀌는 대로 가면 되는 거다. 언제 올지 모르는 한여름을 대비해서 옷을 계속 입고 있으면 되겠느냐. →기업들 입장에선 고환율이 좋지만 국민들은 그렇지 않다. -거시적 성장이 국민 행복과 따로 떨어지는 한 예다. 지금껏 우리나라는 수출해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니까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국민들이 이제 그 손해를 안 보겠다고 요구하는 것이다. ‘경제성장은 6~7% 하는데 나한테 돌아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데 국민의식이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수출이 되면 일감이 중소기업에 내려가고, 고용해주고 이런 식으로 효과가 나타났다. 요즘은 대기업이 수출해본들 효과면에서 많이 떨어진다. →환율은 장기적으로 강세로 가나. -경상수지 흑자만 보면 그런 요인도 있지만 환율, 가격변수라는 것은 민감해서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관피아 척결 대책이 나오고 공무원 인사가 어렵다. -인사가 순환이 안 된 측면이 있다. 공무원도 마음을 조급하게 가질 필요는 없다. 차관이 50대 초중반인데 차관급이 50대 중후반까지 4~5년 공무원 생활을 더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세종시에는 일주일에 얼마나 있을 예정인가. -아직 모르겠다. 세종시 건설 당시 세종시 특위 한나라당 간사였다. 지금처럼 짓는 걸 반대했다. 청사만 넓게 지으면 뭐하냐는 것이었다. 첨단 공단을 지어주자고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생명의 窓] 초록의 할머니/길은영 미술심리상담센터 소장

    [생명의 窓] 초록의 할머니/길은영 미술심리상담센터 소장

    얼마 전 할머니들을 위한 일자리 사업의 면접관으로 나가 300여명을 만나는 기회가 있었다.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자리로 돈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할머니들은 자녀를 키우고 손주를 돌보고도 더 많은 아이를 보고 싶어 했다. 예순을 보내고 일흔을 넘기는데 새 출발을 하고 싶어 했다. 공통점은 매일 신문을 읽고, 곁에 마음과 소식을 나눌 친구가 있었다. 무엇보다 가슴속에 삶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고운 여성성 또한 간직하고 있었다. 5일 동안 면접한 결과 살면서 생긴 경험의 그림자를 보게 됐다. 아이를 만나는 일에 학력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직업을 가졌었는지, 남편이 무엇을 하는지, 고운 피부와 주름 없는 얼굴은 중요하지 않았다. 삶 속에서 익힌 크고 작은 지식을 바탕으로 실제로 체험한 노하우와 행동할 수 있는 담력이 더 중요했다. 그리고 이 모두를 바탕으로 쌓은 윤리, 우리 아이들이 힘들고, 딸들이 일터에서 고생하니 그 아이들을 돌봐야 하며 그것이 우리나라를 살리는 길이라고 하는데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움이 밀려 올라왔다. 그건 어떤 지적능력보다 뛰어난 보살핌의 윤리로 분명, 우분투(UBUNTU)였다! 나머지 다른 아이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만 기분이 좋을 수 있는가. 내가 있기에 우리가 있고, 함께했을 때 더 커지는 행복이 더 달콤한 것임을 아시는 거다. 그래서 그들은 늘 초록빛 할머니였다. 나는 많이 부끄러웠고 반성하게 됐다. 누군가의 곤경을 마음에 둘 때 나의 불가피한 것을 짐 지우고 있는 건 아닐까하고 말이다. 그리고 ‘세월호’ 재난에 대처하는 많은 사람들의 감정과 태도를 지켜보면서 결국 이 사회에서 ‘생존’이란 개인 책임이 되었나 하고 좌절과 절망감을 걷어낼 수 있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과 함께하고자 하는 우분투의 할머니들을 미리 만났기에, 그 사건을 남의 일이 아니고 나의 일로 여기며 눈물 밥을 삼키는 이웃들이 보였고, 아이들의 심혼이 엄마와 연결돼 있음을 느꼈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깊은 사랑과 한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사랑하기 위한 분노의 힘이라고 희망할 수 있었다.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중립적 가치로써 그 힘을 선으로 사용한다면 그것은 용기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진짜 사랑이란 관계를 맺음으로써 생명과 세상을 치유할 때 더 힘이 솟는 것이 아닐까. 분노를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사랑은 자신으로부터 나와서 다른 사람을 향하는 끈질긴 외향화로 저절로 치유하는 품이 될 것이다. 치유란, 삶이 저물어가는 때에 살기 위해 발걸음 하신 할머니처럼 다시 세상을 만지고 움직이는 것은 아닐까. 모든 풍파를 겪고 소화하고 승화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움과 채도의 빛깔과 힘은 못 말리는 아름다움이며 일생을 잘 닦아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 빛깔은 어떤 특별한 깨달음보다 일상의 진리를 인생으로 살아가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어떠한 능력도 끈질긴 초록빛깔의 할머니만큼 생명을 주고 양육하고 삶을 새롭게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용솟음치는 다양한 생명을 안아 주는 품이며, 심장이 뜨거운 초록의 할머니가 가진 사랑의 능력이다. 우리가 가진 고통과 현실을 감내하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애끓는 심장 말이다. 거기엔 누구를 비난하느라 삶을 게을리하는 오류가 없다. 오늘의 삶을 걷는 온몸의 지혜가 필요하다. 자격증, 회사이름을 적는 경력사항란에 어느 할머님이 쓴 경력이 떠오른다. ‘손주 밥먹이기, 손주 씻기기, 산책하기. 이야기 들려주기.’
  • 여야 거물급들 출마 어디에… ‘눈치작전’ 치열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거물급 인사들이 실제 출마할지, 출마한다면 어느 지역으로 나올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수도권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서울 동작을 출마를 두고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1순위로 동작을을 지망하고 2순위로는 좀 더 안정적인 지역구를 타진하는 식이다. 야권의 ‘최대어’인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여권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출마를 전제로 동작을 출마 1순위 후보로 거론된다. ‘빅매치’가 성사되면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띨 수도 있다. 손 상임고문은 2순위로 경기 수원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와의 껄끄러운 관계가 공천의 최대 걸림돌이다. 안 대표는 10일 인사차 국회 기자실을 방문해 “당 중진들은 이번 선거에서 선당후사로 임할 것으로 믿는다”며 다소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정동영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동작을을 1순위로 지망하지만, 지역은 어디라도 상관없다며 눈치작전에 들어갔다. 정 상임고문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재·보선 출마에 대해 “당과 나라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인지 숙고하고 있다”며 “(출마) 지역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기 수원의 후보군으로도 거론된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 역시 동작을이 1순위지만, 오히려 2순위인 광주 광산을을 내심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부터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인근에 변호사 사무실을 내고 활동해 왔기 때문이다. 경기 수원에서도 거론되지만, 천 전 장관의 한 측근은 “경기도 안산에서 4선을 하고 서울 송파을에서 낙선했는데, 다시 경기로 갈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경기 김포 출마가 집중 거론되지만, 동작을 출마를 선호하는 눈치다. 김 전 지사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김포 출마는 경쟁자들이 흘리는 말 같다”면서 “상징성이 있고, 재·보선 의미를 실천할 수 있는 지역에서 출마하고 싶다”고 밝혔다. 새누리당도 야권만큼이나 서울 동작을을 두고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여권 내 ‘최대어’로는 김문수 경기지사가 꼽힌다. 단체장이 관할 구역 선거에 나가기 위해선 선거일 120일 전에 사퇴해야 하는데, 김 지사는 임기를 모두 채웠기 때문에 경기도 내 출마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동작을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재·보선에 아예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정몽준 후보에게 패배했지만, 정 후보 지역구였던 동작을을 차지한다면 가장 확실한 명예 회복의 수단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남 장성 출신인 김 전 총리는 2순위로 광주 광산을 출마도 가능하다. 나경원 전 의원도 언제든지 동작을에 차출될 가능성이 있다. 경쟁에서 밀린다 해도 고향이 충북 영동인 만큼 충북 충주에 도전장을 던질 명분이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그 상징성 때문에 동작을이 첫 번째 출마 후보지로 거론된다. 경기 수원이나 김포 등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때 동작을 출마설로 여권을 들썩이게 했던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차선책으로 경기 김포 출마도 거론된다. 전남 곡성이 고향이고, 19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했다 패배한 적이 있어 광주 광산을에 출마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경남교육감 인수위, 면면 살펴보니…교총·전교조 출신 함께해

    경남교육감 인수위, 면면 살펴보니…교총·전교조 출신 함께해

    경남교육감 인수위, 면면 살펴보니…교총·전교조 출신 함께해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당선인이 10일 교육감직 인수위원회를 ‘실무형·의제형’으로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새로운 교육 준비위원회’는 진보교육감을 보좌하는 기구지만 선임된 위원들은 대체로 교육전문가가 중심이 된 실무자들로 구성했다고 박 당선인은 설명했다. 박 당선인은 “명망가 중심으로 인수위를 꾸릴 것인지, 실무형으로 할 것인지를 고민 끝에 실무형으로 구성했다”며 “특정집단에 의존하거나 98개 시민사회단체에 국한되지 않는 균형 있는 인사들로 꾸렸다”고 밝혔다. 실제 위원장과 부위원장에는 경남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강재현 변호사와 경남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인 강종표 진주교대 교수를 선임했다. 이들은 대체로 지역에서 특정 정파나 계층에 치우치지 않는 인사들로 알려졌다. 기획 및 대변인을 맡은 허인수 창원문성고 교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으로 경남교육포럼 이사를 맡고 있다. 혁신분과장에는 이용훈 한국행동분석연구소 자문위원이, 위원으로는 이윤기 마산YMCA 기획부장과 김영회 유목초등학교 교사가 각각 맡았다. 정책분과장에는 조의래 덕정초등학교 교사로 정해졌고, 위원으로는 배경환 양산남부초등학교 교감과 이소영 경남교육희망 운영위원이 발탁됐다. 현직 공무원인 심재소 낙동강학생교육원 운영지원부장이 재정분과장을 맡았고, 분과 위원으로는 황금주 김해봉명중학교 교사와 최영주 공인노무사가 외부전문가로 위촉됐다. 박 당선인은 “우리 지역에서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심이 되는 분들을 교육 준비위원회에 모셨다”며 “경남교육이 잘되도록 조정하고 중재하며 도민을 설득하는 역량이 충분할 것이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잃어버린 ‘고양이’가 찾아준 꿈, 희망, 사랑

    잃어버린 ‘고양이’가 찾아준 꿈, 희망, 사랑

    KBS 1TV는 9일 밤 8시 25분 ‘사랑은 노래를 타고’의 후속작으로 새 일일연속극 ‘고양이는 있다’를 첫 방송한다. 두 남녀 주인공 염치웅(현우)과 고양순(최윤영)이 각자의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는 과정에서 가족 간의 숨겨진 비밀과 진실을 알게 되고 갈등과 화해를 그린 코믹 미스터리물. 지난해 인기를 모았던 KBS TV소설 ‘삼생이’의 이은주 작가와 김원용 PD가 손잡은 작품으로 잡지사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다.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다 잡지사에 취직한 양순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지만 밝은 성격의 인물로 ‘고양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쓰고 있는 아버지 고동준(독고영재)을 찾아간다. 성실한 가장이던 동준은 납품하던 회사가 망하면서 쓴 불법사채가 그의 발목을 붙잡는 바람에 서류상으로 3년 전에 죽은 것으로 돼 있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치웅은 꿈을 이루기 위해 잡지사에 입사한다. 여기에 걸그룹 시크릿의 전효성이 양순의 입사 동기인 한수리 역을 맡아 양순과 사랑의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다. 어릴 적 부모와 함께 미국에 갔지만 연예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한국에 온 윤성일 역할은 신인 연기자 최민이 연기한다. 젊은 주연급 연기자 배우들을 중심으로 이재용, 이경진, 박소현, 김서라, 서이숙 등 탄탄한 중견 배우들이 극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제목에 담긴 ‘고양이’는 비주류이자 목소리가 작은 사람들을 뜻한다. 김 PD는 “개에 비하면 고양이는 비주류적인 면이 있다. 목소리가 작지만 어딘가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에게 배려와 관심을 갖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6·4 선택 이후] 여야 지도부 모두 “국민 뜻 무섭게 받들겠다” 자성 목소리

    [6·4 선택 이후] 여야 지도부 모두 “국민 뜻 무섭게 받들겠다” 자성 목소리

    6·4 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 5일 여야 지도부는 입을 모아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자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월호 참사 속에 치러진 선거인 데다 어느 한쪽이 승리를 주장할 수 없는 절묘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곁들여 ‘자성의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빈틈없는 균형감각에 감사하고 민심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며 “표에 담긴 민심을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일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이면서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갈 것”이라고 했다. 김한길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결과는 여야 모두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라는 엄중한 명령이라 생각하고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들겠다”면서 “선거를 통해 우리 사회에 깃든 희망의 빛과 절망의 그림자를 동시에 봤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희망을 키우며 국민 마음속 절망과 그림자를 지우는 일이 여야 모두의 과제”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여야는 서로를 비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이 세월호 참사라는 국민적 비극을 너무 선거에 이용한다거나 통합진보당 후보가 사퇴라는 반복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인 것은 향후 선거법 개정이라는 숙제를 남겼다”고 했다. 반면 김 대표는 “선거 결과는 세월호의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을 단 한 명도 살리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국민의 눈물이 아니라 대통령의 눈물만 걱정하는 새누리당의 무책임에 대한 국민의 경고”라면서 “국민의 눈물을 먼저 아파하는 집권세력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앞으로 여야는 ‘6월 국회’에서 진행될 세월호 국정조사 등에 집중하며 7·30 재보궐 선거 준비에 나설 듯 보인다. 우선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관련 국가공무원법 개정, 세월호 관련 특별법(제정), 국정조사 등 진상규명을 위해 가능한 조치를 약속한 대로 차질 없이 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원식 새정치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6월 국회에서 여야가 국정조사특위를 제대로 운영하고 안전관련 법령을 총체적으로 정비해 새롭고 완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선거기획단을 만드는 등 7·30 재보궐 선거를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교육감] “교육비 적게… 부산을 교육특별시 만들겠다”

    [교육감] “교육비 적게… 부산을 교육특별시 만들겠다”

    “오늘 부산교육의 새 역사가 열렸습니다.” 4일 부산시교육감 선거에서 당선한 김석준(57) 후보의 일성이다.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후보가 난립하면서 선거전 내내 단일화 여부가 당락을 가르는 핵심 화두로 떠올랐으나 진보진영은 단일화에 성공한 반면 보수진영은 결국 단일화에 실패했다. 진보 단일후보와 6명의 보수 후보가 출마해 ‘3강 4약’의 구도를 형성, 치열한 선거전을 전개해 온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진보성향의 김 후보가 임혜경 현 교육감을 눌렀다. 김 후보는 현직 사범대 교수라는 신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대학생과 학부모 등 젊은 유권자들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했다. 김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에도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의 수업을 단 한 번도 빼먹지 않았다. 그는 당선이 확정되자 “여러모로 부족한 저를 지지해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오늘 부산교육의 새 이정표가 세워졌다. 시민들의 소중한 한 표가 부산교육에 희망의 불씨를 지펴 올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의 승리는 김석준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부산교육에 대한 변화와 개혁을 원하는 위대한 부산 시민들의 승리”라면서 “청렴하고 깨끗한 교육환경을 만들어 학생들이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는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부산교육을 하나씩 바꿔 나가겠다”면서 “공부가 즐겁고 교육비 부담이 적어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모두 참여하는 교육을 만들어 교육에 있어 부산을 특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북 봉화 출신인 김 당선자는 2002년과 2006년 부산시장에 출마한 적이 있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안철수, 광주 윤장현 당선되자 밝힌 소감이…“국민이 저의 스승”

    안철수, 광주 윤장현 당선되자 밝힌 소감이…“국민이 저의 스승”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5일 6·4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들겠다”면서 “선거 결과는 여야 모두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내라는 엄중한 명령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를 통해 우리 사회에 깃든 희망의 빛과 절망의 그림자를 동시에 봤다”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희망을 키우며 국민 마음속 절망과 그림자를 지우는 일이 여야 모두의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의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모두가 스스로 변화할 때 대한민국의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면서 “새정치연합부터 변해 책임있는 대안정당,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앞으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시장 선거에서 자신이 주도해 전략공천한 윤장현 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 “광주 민심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해주셨다. 그 명령에 따라 대한민국 변화를 위해 헌신하겠다”면서 “지방선거를 치르며 많은 것을 배웠다.국민이 저의 스승”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참사 50일… 그들이 전하는 아픔과 희망 이야기] 눈 감으면 출렁거리던 시커먼 바닷물 그 속으로 가라앉는 배가 자꾸 생각나

    [세월호 참사 50일… 그들이 전하는 아픔과 희망 이야기] 눈 감으면 출렁거리던 시커먼 바닷물 그 속으로 가라앉는 배가 자꾸 생각나

    “가끔 원인 모를 분노가 치밀어 아내에게 이유 없이 발끈하기도 합니다. 아내는 왜 이렇게 사람이 변했느냐고 하는데 정작 난 왜 화가 났는지, 누구에게 화가 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4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덧 50일. 하지만 세월호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강병기(41)씨의 시간은 ‘4월 16일’에 멈춰버린 듯하다. 그날 이후 이유 없이 폭식을 하고, ‘김밥’ 같은 쉬운 단어를 떠올리는 것조차 어려울 때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정신이 멍해질 때가 있다. 길을 걷다가도 10분쯤 멍하니 서 있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만히 있어도 이유 없이 손이 떨릴 때가 많다. 공공기관에서 문서를 작성할 일이 있으면 다른 분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대신 써달라고 부탁한다”고 털어놓았다. 거리를 지나는 어린 학생만 보면 눈물이 난다. 일부러 학교 주변을 피해 먼 길을 돌아가기도 한다. 며칠 전 사촌 동생 결혼식에서는 축가를 듣다가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생각나 눈물을 쏟았다. 사고 당일인 지난 4월 16일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만난 강씨를 3일 경기 부천의 한 카페에서 다시 만났다. 난간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강씨는 4월 15일 장인 이용주(70)씨와 직원 이모(47·중국 동포)씨와 함께 제주 방파제의 난간 보수 공사를 하러 세월호에 올랐다. 이튿날 아침 식사를 한 뒤 3층 선수 다인실에서 장인 이씨, 직원 이씨와 함께 나란히 누워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강씨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왼쪽으로 기운 것을 느꼈다. 창문으로 배 앞쪽에 실린 컨테이너 박스들이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강씨는 장인을 안심시킨 뒤 상황을 살피러 안내데스크로 갔다. 하지만 순식간에 배는 기울었고, 차가운 바닷물이 차올랐다. 주변에 있던 학생들에게 눈에 띄는 대로 구명조끼를 입혀 탈출을 돕던 강씨는 배가 심하게 기울자 본능적으로 잠수해 좌현 출입문 쪽으로 빠져나왔다. 수영을 못하는 데다 구명조끼도 입지 못했던 강씨는 물속에서 허우적거렸다. 죽음의 그늘이 덮쳐 오던 순간, 누군가 손목을 잡아 끌어올렸다. 고무보트에 탄 해경이었다. 장인도 해경이 선실 유리창을 깬 덕에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2년여를 함께 일했던 직원 이씨는 사고 발생 10여일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고 발생 이후 경기 부천의 한 병원에 20여일간 입원했던 강씨는 지난달 8일 퇴원했다. 2주일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눈을 감으면 무섭게 출렁거리던 시커먼 바닷물과 그 속으로 가라앉는 배의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떠오른다고 했다. “병원에 가면 담당 의사는 ‘몸이 어떤가’, ‘머리는 안 아픈가’ 정도를 물을 뿐입니다. 퇴원하고 나서도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에 가서 상담을 받으라고 조언했지만, 이제 일도 해야 하고, 아파도 참게 됩니다.” 아픈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가장이자 한 업체를 운영하는 대표라는 책임감이 강씨를 짓눌렀다. 강씨는 지난 두 달 간 정부에서 월 108만원의 긴급 생계비를 지원받았다. 생계를 유지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1000만원에 육박하는 기계 공구와 공구가 실린 1t 트럭이 바닷속에 가라앉은 탓에 당장 일을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강씨는 “사고 전에 수주받았던 공사 몇 건을 다른 업체에 넘겨줬다”면서 “벌써 몇 달째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지 못해 면목이 없는데,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해 줘서 고마울 뿐”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날의 기억이 자꾸 떠올라서 힘이 듭니다. 빨리 일을 해서 예전처럼 일상으로 돌아가면 힘든 기억도 빨리 잊혀질까요? 금쪽 같은 자식들을 잃은 단원고 희생자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차마 말을 못 꺼냈지만 정부가 생존자 가족들의 고통에도 조금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나이 80에 문인화로 ‘힐링아트’ 시작한 국민주치의 이시형 박사

    [김문이 만난사람] 나이 80에 문인화로 ‘힐링아트’ 시작한 국민주치의 이시형 박사

    ‘치유’라는 단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떠오른 요즘이다. 세로토닌은 몸에 행복감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어느 날 한 정신과 의사는 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 사회에 대해 “이제 세로토닌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다. ‘세로토닌 문화원’을 설립해 그저 바쁘게만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정신적 폐단을 지적하고 ‘이젠 다르게 살아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화두로 던졌다. 현재는 ‘병원이 필요 없는 사람’을 만드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다. 그런 그가 최근에 ‘힐링아트’라는 또 하나의 단어를 꺼내들었다. 바로 ‘문인화’다. 문인화를 통해 생명과 사물의 본질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마음의 깨끗한 기운과 여백을 찾아 스스로 치유하자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세로토닌 문화원에서 이 시대의 대표적 정신과 의사로 통하는 이시형(80) 박사를 만났다. 문화원 앞마당에서 인사를 나눴다. 아담한 잔디밭 가장자리에는 푸름이 짙은 나무들이 빙둘러 서 있었다. “지금 꽃은 다 졌지만 때가 되면 이곳에는 목련도 피고, 튤립도 있고, 작약도 있어요. 밤에는 별들도 볼 수 있지요. 주택들이 밀집돼 있지만 아주 조용해요. 회원들도 오고 변호사, 화가 등 여러 지인들이 자주 찾아와 자연과 밤하늘을 함께 노래하기도 하지요.” 친숙하게 오랫동안 사귄 벗을 소개하는 듯했다. 그는 4일부터 일주일 동안 서울 종로구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첫 문인화 전시회를 연다. ‘치유적 예술로서의 문인화’라는 제목으로 강연 시간도 가진다. 나이 80인 정신과 의사가 문인화 50여점을 내걸었다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는 전시에 앞서 직접 그리고 쓴 그림과 글을 모아 ‘나이 여든 소년 산이 되다’라는 문인화첩을 냈다. 삶에 대한 깊은 사색, 진정한 치유와 행복을 담고 있다. 책을 펴냄과 거의 동시에 전시회를 갖는 셈이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들이 이어졌을까. “사태(책을 내고 전시하는 일)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으로 빠지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어떤 치기에서 시작됐지요. 작년 말쯤 나이 80이 된다고 생각하고 보니 그동안 해 왔던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모든 것들이 쉽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다 이루어졌지요. 그러면서 이제 가장 못하는 일을 한번 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교실 뒤편 게시판에 제 그림이 한번도 걸려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그는 즉시 주변 사람들을 꼬드겼다. ‘초등학교 때 교실 뒷벽에 한번도 그림이 걸려보지 못한 사람 모여라’고 했더니 20명쯤 됐다. 평소 존경하는 김양수 화백을 찾아갔다.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그림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허락을 받아낸 그는 일주일에 한번 지인들과 함께 김 화백에게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대나무, 매화 등 사군자부터 시작했다. 배울수록 그림이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대로 잘 그려나가는데 자신은 영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공부를 그만두기로 했다.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실컷 바람을 잡아놓고 도중하차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시 붓을 들었다. 이번에는 사군자가 아닌 산과 나무, 바위를 그렸다. 초가집과 산골, 홍천의 선마을 풍경을 생각나는 대로 그렸다. 조금은 쉬어졌다. 또 생각날 때마다 글귀를 써 넣었다. 차츰 문인화의 구상에 빠졌고 마음이 편해지면서 잡념이 사라졌다. 저절로 치유가 된다는 것을 느꼈다. ‘힐링아트’라는 말도 떠올랐다. 그림을 시작한 지 5개월쯤 지난 어느 날이었다. 김 화백이 같이 그림을 배운 동료들을 모아놓고 “문인화는 담백하고 순수해야 하는데 이 박사의 그림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으뜸이다. 잘 그린 그림도 있고 좋은 그림도 있다”면서 “세로토닌 문화 후원회원을 상대로 경매에 내놓기로 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또한 화첩을 만들고 개인전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며칠 뒤 김 화백과 인사동 갤러리 골목에 갔더니 갤러리 주인들이 다들 서로 전시하겠다고 나섰다. 아니 이게 웬일이람? 뿐만 아니다. 출판사와 갤러리 전시 계약까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일들이 계속 벌어졌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이희수 교수가 책 제목을 ‘여든, 산이 되다’라고 정했다. 이를 본 서울대 김병종 교수가 ‘여든 소년의 작품’이라는 말과 함께 ‘소년’을 추가하게 되면서 ‘여든 소년 산이 되다’라는 제목으로 출간과 전시를 하게 됐던 것. 그림 여백에 그가 직접 쓴 글귀를 잠시 들여다본다. ‘세월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흘러오는 세월도 넘칩니다’ ‘맨손의 새는 자유로이 난다’ ‘네가 오는 길 달 지고 마중 나가마’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그런 밤입니다’ ‘사랑은 아프다 하지만 그 아픔이 그립다’ ‘한겨울의 파란 이끼를 피워내는 늙은 바위의 힘’ 등이다. 선시(禪詩) 같은 느낌이 든다고 그에게 말했다. “문인화 수업은 제게 참으로 많은 걸 깨우치게 했습니다. 저는 시인도, 화가도 아닙니다. 그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던 생각과 작업의 과정을 통해 또 다른 창조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자연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습니다. 무뚝뚝하던 바위에 그렇게 따뜻한 마음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물의 본질을 보면서 80년 동안 살아온 내공이 자연발생적으로 부려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인화는 치유의 예술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번에 같이 문인화를 배운 동료 중에 성질이 급하고 격한 사람이 있는데 최근 그 성질이 다 없어졌다. 앞으로 일반인들에게 힐링아트를 보급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요즘 탈산업사회로 넘어가는 추세인 만큼 기업 CEO들도 감성과 부드러움으로 경영하는 ‘세로토닌 기업문화’로 눈을 돌릴 때가 됐다고 강조한다. 화제를 세월호 얘기로 잠시 돌렸다. “역사적으로 이런 일은 처음일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애도가 아니라 분노입니다. 누구 하나 원칙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선현의 말씀 중에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지요. 선현이 교훈을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설마’가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예방에 대한 개념이 없어졌어요.” 세월호로 생긴 집단 우울증을 어떻게 치유하는 것이 좋으냐고 물었다. “사고가 단발로 끝난 것이 아니라 한 달 이상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충격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정서에는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슬플 때는 슬퍼하고 아플 때는 충분히 아파해야 합니다. 그것을 막으면 안 되지요. 그러나 이제는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유가족들도 기운을 내야 합니다.” 그러면서 세로토닌을 얘기한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후 슬프고 힘든 뉴스를 접하면서 세로토닌 균형이 깨지게 됐으며, 자연과 함께 움직이면서 힐링을 하게 되면 세로토닌 분비가 다시 되살아난다고 말한다. 우울증 등을 치료하는 좋은 약도 많지만 세로토닌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 아침에 태양을 보면서 30분 동안 걷는 것이 가장 좋다고 귀띔한다. 그는 성장하는 중학생들에게 세로토닌 분비와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지금까지 160여개의 북을 제작해 각 학교에 보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원래는 고등학교에는 보내주지 않았는데 단원고만큼은 예외로 하고 그들을 위한 북 제작을 이미 마쳤다. 학교 측이 북을 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대로 보낼 예정이다. 힘든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기 위해서다. 건강관리에 대해 물었더니 “아들이나 딸, 손주뻘 되는 사람들과 늘 기분좋게 만난다. 주말에는 강원도 홍천 선마을에 가서 산에도 가보고 사물도 천천히 관찰하고 그러니 병이 생길 일이 없다”면서 겨울부터 본격적인 문인화 교실을 열어 또 하나의 힐링아트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면 더욱 건강해지지 않겠느냐며 웃는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인생이 더 길고 복잡해졌지요. 따라서 후반전을 위해서는 전반전에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나이 들면 모든 것이 나약해지거든요. 베이비붐 세대들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300년을 해 온 일들을 우리나라는 40년 만에 이루어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그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사람들입니다. 후반전을 위해 개인의 노력도 우선 중요하겠지만 기업과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어릴 적 꿈에 대해서는 “중학교 때 주로 유럽 쪽을 무대로 한 세계문학전집을 읽었는데 나중에 커서 혼자 유럽의 낯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을 상상했다. 나이 70이 거의 다 돼 혼자 유럽 그 상상의 무대에서 직접 꿈을 펼쳐봤다”며 웃는다. 나이 80에 새로운 것, 더구나 제일 못하는 그림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의 인생사에도 새로운 용기를 주지 않을까.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시형 박사는 1934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정신과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스턴 주립병원 청소년 과장, 경북대·서울대 외래, 성균관 의대 교수, 강북삼성병원장,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실체가 없다고 여겨지던 ‘화병’(HWA-BYUNG)을 세계 정신의학 용어로 만든 정신의학계의 권위자로 대한민국에 뇌과학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또한 베스트셀러 작가로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세로토닌하라!’ ‘배짱으로 삽시다’ ‘우뇌가 희망이다’ ‘이젠 다르게 살아야 한다’ 등 76권의 책을 펴냈다. 2007년 자연치유센터 힐리언스 선마을, 2009년에는 세로토닌 문화원을 건립했다. 현재 세로토닌 문화원 이사장,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 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 서울사이버대 석좌교수, ㈔한국산림치유포럼 회장,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사장, 한국청소년희망재단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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