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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 제4의 물결, 새 정부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 전자정부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In&Out] 제4의 물결, 새 정부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 전자정부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기술직 공무원과 구내식당에서 식사하고, 청와대 수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커피를 마셨다. 진일보한 한국의 민주주의와 소통하는 정부를 보여주는 듯해서 좋았다. 그러나 청와대 직제 개편에서 미래전략수석이 사라지는 등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미래의 바람직한 모습과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정부혁신의 구체적인 방향에 대한 논의는 소홀한 듯해서 아쉽다. 제4차 산업혁명은 ‘제4의 물결’이 산업구조 전반에 미치는 빅뱅 현상이다. 제4의 물결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모바일, 클라우드 등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몰고 온 거대한 물결로 기존 산업이 몰락하고 예기치 못한 새로운 산업이 등장한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수요와 시장을 창출했다. 그 수요를 기존의 정책과 정부조직으로는 충족시킬 수가 없었다.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새로운 국민적 요구에 국가가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 거대한 새 물결은 쓰나미가 되어 국가와 사회를 모두 쓸어가 버렸다. 지금 제4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 산업사회에서 만들어진 구태의연한 정부조직과 정책결정 방식 즉 과거의 거버넌스로는 새로운 물결을 맞이할 수 없다. 제4의 물결은 모든 분야의 개혁을 요구한다. 첫째, 제4의 물결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기 위하여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역사적 교훈을 살펴보자. 산업화 초기에 도시화로 농촌에서 밀려난 수많은 노동력을 제대로 활용해야 했다. 많은 반발과 저항을 물리치고,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16세까지 교육해야 한다는 ‘16년 교육의 원칙’이 미국에서 만들어졌고, 그것이 밑바탕이 되어서 미국은 산업화 시대의 종주국이 될 수 있었다. 둘째, 제4의 물결 시대에서는 국가 간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지고, 승자 독식 현상이 더 심화한다. 첨단 과학 기술력으로 무장한 국가가 세계를 선도하게 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고등교육마저도 평등성 논리 때문에 수월성 교육에 소홀했다. 제4의 물결 시대에도 고등교육의 수월성이 무시되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뒤처질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기존 교육부의 기능에서 평등성이 중요한 중등교육과 수월성이 강조되는 고등교육 정책을 분리하여, 두 정책이 독립적·병행적으로 집행되도록 조직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제4의 물결 시대엔 데이터가 국력이다. 제4의 물결을 견인하는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먹고 진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사이에, 그리고 부처 사이에 물처럼 유연하게 흐르도록 새로운 형태의 ‘지능형 전자정부’도 구축해야 한다. 넷째, 인공지능 로봇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근원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제4의 물결에서 국력은 인공지능 로봇의 수가 될 것이다. 유럽연합(EU)과 같이 인간노동을 대체하는 인공지능 로봇에 대하여 법인격을 부여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법인격을 부여받으면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로봇에 대하여 세금을 부과할 수도 있어 인간 노동의 감소에 따른 세수 결함을 보정할 수 있는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물결에 맞서 역사적으로 성공과 실패의 두 가지 경험을 모두 갖고 있다. 증기기관이 가져온 제1의 물결과 전기발명이 가져온 제2의 물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망국의 한을 경험했다. 그러나 컴퓨터가 몰고 온 제3의 물결에서는 전자정부 세계 1등을 하는 등 정보화 사회의 선두주자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4의 물결을 뛰어넘는 비전과 정책을 보여주는 지도자가 되어 국민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 주길 바란다.
  • 한예종 유치전 수도권 6곳 경쟁 ‘후끈’

    한예종 유치전 수도권 6곳 경쟁 ‘후끈’

    답보 상태에 있던 한국종합예술학교(한예종) 이전 문제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물 위로 부상하고 있다.14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1992년 설립된 한예종은 서울 성북구 석관동과 서초구 서초동, 종로구 와룡동 등 3곳에 캠퍼스가 분산돼 있다. 이 중 석관동 캠퍼스는 인접한 경종과 선의왕후의 능인 의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2025년까지 이전해야 한다. 문체부 산하 국립대 한예종은 석관동 캠퍼스만 이전하거나, 이 기회에 통합캠퍼스를 만들 방침이다. 문체부는 자치단체가 유치 의사를 밝힌 송파구 방이동 생태학습관 인근, 일산 킨텍스 인근, 인천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 인근 등 6곳의 후보지를 놓고 지난해 2월 연구용역을 줘 올해 초 결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내부 논의가 중단됐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학교 측이 새 장관 취임 시 업무보고를 위해 내부 검토를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 관계자는 “부지 제공 의사를 밝힌 지자체와의 협의, 학교 구성원들의 내부적 공감대 형성, 문체부 등 관련 부처와의 협의 등 단일 후보지 결정까지는 갈 길이 멀다”면서도 “새 장관에게 이전 후보지 관련 보고는 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들은 새 정부의 인적 구성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학교 측이 새 장관 취임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물어도 보지 말라지만, 학교 관계자들이 새 장관에게 업무보고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어 경쟁 지자체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캠퍼스 설립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천시는 아시아드 주경기장 인근 부지를 무상 제공하겠다는 파격 제안을 한 상태다. 그러나 학생 등 학교 구성원들은 교통이 편리한 서울 지역 내 이전이나 서울에 인접한 후보지를 선호해 송파구 방이동과 일산 킨텍스 인근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리시도 서울여대, 서울과학기술대, 육사 등이 가까운 갈매지구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석관동 캠퍼스만 이전하게 될 경우에는 과천, 노원·서초구 지역도 후보지에 든다. 한편 지자체들의 유치 운동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지난해 6월 무기한 보류된 국립한국문학관 사례를 들며 자제를 당부하는 시각도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학교 구성원들이 총의를 모아 가장 합리적인 위치로 결정해야지 정치권 입김을 앞세우는 것은 학생들의 반발만 초래할 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맨시티 여자축구 FA컵 우승, 9개월 동안 트로피 4개 수집

    맨시티 여자축구 FA컵 우승, 9개월 동안 트로피 4개 수집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 위민이 14일(이하 한국시간) 3만 5271명이 런던 웸블리 구장을 찾아 여자 축구협회(FA)컵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버밍엄 시티 레이디스를 4-1로 따돌리고 첫 우승에 성공했다. 루시 브론즈가 전반 18분 프리킥 상황에서 헤더로 선취골을 올렸고 이지 크리스티안센이 전반 25분 두 번째 골을 넣었고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여자선수를 수상한 칼리 로이드가 7분 뒤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찰리 웰링스가 후반 28분 만회 골을 넣어 잠깐 희망을 지폈지만 질 스콧이 후반 35분 강력한 슛으로 완승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잉글랜드 여자 슈퍼리그(WSL) 챔피언인 맨시티 레이디스는 2011년 아스널 이후 처음으로 국내 3대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모두 들어올리는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또 지난해 WSL, 컨티넨탈컵과 함께 9개월 동안 4개의 국내 대회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는 위업도 달성했다. 나아가 WSL 스프링 시리즈마저 우승하면 국내 다섯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그야말로 새 역사를 쓰게 된다. 다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올랭피크 리옹(프랑스)에 막혀 결승이 좌절된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대회 결승은 다음달 2일 리옹과 파리생제르맹(프랑스)의 대결로 갈린다. 2012년 우승을 차지했던 버밍엄은 준준결승에서 아스널을, 준결승에서 첼시와 1-1로 비겨 승부차기 끝에 4-1로 따돌리고 결승에 올랐지만 역부족이었다. 맨시티의 주장이며 올 여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7에서 잉글랜드 여자대표팀을 이끌 스텝 휴턴은 이번 대회 우승이 “잃어버린 하나”를 채워넣은 것이라고 평가한 뒤 “지칠 틈도 허락하지 않는 일정을 소화했지만 우리는 오늘 최고의 팀이었다. 목표는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만큼 많은 트로피를 수집하는 것이다. 이 클럽의 주장이 된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웸블리에서 FA컵을 들어올린 것은 오랜 꿈 가운데 하나였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佛 마크롱 부인, 25세 연상 이유로 ‘조롱·성차별’ 시달려

    佛 마크롱 부인, 25세 연상 이유로 ‘조롱·성차별’ 시달려

    에마뉘엘 마크롱(39) 프랑스 대통령의 25세 연상 부인 브리짓 트로뉴(64)가 온갖 조롱과 성차별 발언에 시달리고 있다. 25세 연상연하 커플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트로뉴의 막내딸 티판느 오지에르(32)는 프랑스 BFMTV와 인터뷰에서 최근 모친을 겨냥한 각종 성차별적 발언을 언급하며 “(나이가 어린 배우자를 둔) 남성 정치인이나 여성 정치인의 배우자라면 이렇게 공격했겠느냐. 21세기 프랑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혐오스럽다”면서 “엄청난 질투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어 “난 오히려 어머니의 행동이나 일, 어머니의 기여도에 존경을 표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비난밖에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을 내버려두겠지만 그럴수록 우리 가족은 더욱 끈끈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지에르의 발언은 최근 프랑스에서 마크롱 부부를 희화화하는 사례나 어머니 트로뉴에 대한 성차별적인 발언이 잇따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 10일자 표지에 마크롱 당선인이 임신해 만삭인 브리짓의 배 위에 손을 댄 채 웃는 모습을 그린 캐리커처를 싣고 ‘그가 기적을 행할 것’이라는 문구를 달았다. 새 대통령이 프랑스에 기적을 일으킬 것이라는 희망을 담은 것처럼 보이지만 마크롱보다 25세 많은 브리짓의 나이를 비꼰 악의적 의도가 있다는 것이 프랑스인들의 판단이다. 미국 CNN은 “마크롱 당선인의 부인이 프랑스에서 성차별주의와 여성혐오에 직면했다”고 전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프랑스 예비 퍼스트레이디가 단지 남편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조롱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당선인은 대선 전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정통적이지 않은 관계’로 아내가 “일상에서 여성혐오 피해를 겪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내가 만약 브리짓보다 20살이 많았다면 아무도 우리가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브리짓이 20살 많다는 이유만으로 ‘저 관계는 유지될 수 없어, 불가능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 송기인 신부…“문재인, 노무현보다 실수 적을 것”

    두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 송기인 신부…“문재인, 노무현보다 실수 적을 것”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송기인(79) 신부가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보다 실수를 적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신부는 1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들어주는 힘이 있고 생각을 깊이 하기 때문에 부딪히는 일이 적을 것 같다. 들어주는 아량이 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머리가 좋고 공부를 많이 하고 실력이 있으니깐 다른 사람 의견을 대수롭지 않게 봤다. 그는 어떤 일이 있으면 자기가 먼저 결정해 버렸다”고 밝혔다.송 신부는 “적폐 청산 없는 화합은 거짓말 화합”이라며 “아무리 아파도 썩은 것은 도려내야지, 감싼다고 낫는 것이 아니다”며 적폐 청산을 강조했다. 송 신부는 2005년 12월 사목 일선에서 은퇴한 후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용전마을에 정착했다. 1972년 12월 사제 서품을 받은 송 신부는 부산 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다음은 송 신부와 일문일답. -건강은 어떠신지.→괜찮다.사목 일선에서 물러난 후 이곳에 정착한 지 12∼13년 됐다. -문 대통령이 재수 끝에 당선됐는데.→이번엔 문제가 없을 거라고 봤다.대세였다. 촛불이 밀어줬다. 촛불이 아니면 선거가 미뤄졌을 것 아니냐. 워낙 국내외 상황이 어려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잘못해도 너무 잘못하니깐 나선 것 아닌가. -노 전 대통령, 문 대통령과 인연은 언제부터인지.→문 대통령이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반정부시위 전력으로 판사 임용이 안됐다. 무일푼으로 변호사 길로 들어섰는데 그때 먼저 개업한 노 전 대통령을 소개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함께 만났지. 민주화운동이 한창일 때였어. 젊은이들이 민주화운동으로 연행되면 두 사람에게 (변론을) 부탁하곤 했다. -문 대통령 가족과 인연은.→문 대통령 모친과 아주 오래전부터 친하다. 부산 신선성당 주임신부로 있을 때 모친이 성당 사목위원회 부회장을 맡았다. 굉장히 열심히 활동했다. -참여정부 이후 10여년 만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는데.→이미 문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해본 경험도 있고 10년간 다른 정부가 하는 걸 보고 공부를 많이 했을 것이다. 준비를 많이 했고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 등 새 정부 첫 인선을 어떻게 보나.→다 아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대체로 진보적으로 꾸리는 것 같다. 진보적인 것이 꼭 좋은 것만 아니고 발목을 잡힐 우려도 있다. 국회가 딴지를 걸 수도 있으니 참작해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새 정부에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것 같은데.→적폐를 청산하지 않는 화합은 거짓말 화합이다. 아무리 아파도 썩은 것은 도려내야지, 썩은 걸 감싼다고 낫는 것이 아니다. 적폐를 청산하고 화합을 해야지, 적폐를 포함해서 화합하자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참여정부 때 노 전 대통령은 적폐 청산을 안 했다고 보나.→청산이 안됐다. 하려고 하다 말았다. -참여정부 공과는.→참여정부만큼 큰 변혁을 가져온 정권은 없었다. 특히 검찰을 독립시켜줬다. 각각 자기 할 일만 잘하면 된다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 아니냐. 당시 그런 걸 놓고 보수언론이 딴지를 걸고 발목을 잡았다. 그때 보수언론을 비롯해 야당, 보수 쪽에서 협조했더라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한 단계 올라갔다.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장·단점은.→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보다 실수를 적게 할 거다. 그는 들어주는 힘이 있고 생각을 깊이 하기 때문에 부딪히는 일이 적을 것 같다. 들어주는 아량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머리가 좋고 공부를 많이 하고 실력이 있으니깐 다른 사람 의견을 대수롭지 않게 봤다. 그는 어떤 일이 있으면 자기가 먼저 결정해 버렸다. -문재인 정부에 국민들 기대가 큰 것 같은데.→국민이 신뢰하고 희망 섞인 기대를 하는 것 같다. 앞서 국정 운영 경험과 그동안 쌓아온 공부가 있으니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새 정부 인사에 대한 생각은.→탕평, 탕평하는데 그 지역 균형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 실제로 해당 분야에 우리나라에서 실력이 가장 우수하냐를 봐야 한다. 가장 좋은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관계가 여전히 막혀 있는데.→국민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 북한 주민의 배고픔을 덜어주려는 것이다. 민간 차원에서라도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지금 경색된 남북관계 물꼬를 열자고 하면 보수 쪽에서 야단일 거다. 먼저 사람이 사람 도와주는 것,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것으로 봐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당부는.→시간이 길지 않다. 5년이 금방 간다. 쉬지 말고 부지런히 계속 일해야 한다. 개혁을 멈추거나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열심히 하는 것 같은가.→우선은 그렇다(웃음). 하지만 조금만 있으면 딴지를 거는 세력이 많을 거다. 보수언론이 특히 그럴 것 같다. 이런 세력에 발목이 잡힐 우려도 상존한다고 본다. 노 전 대통령도 이런 부분에 발목을 잡힌 것이 제일 크게 작용했다. -곁에서 개인적으로 본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사람인가.→아주 강하다. 운동을 잘 하지 않느냐. 특전사 출신으로 등산도 좋아하지만, 스쿠버다이빙광이다. 가족 4명이 다 잘한다. 좀 안됐다 싶은 게, 청와대 가서 이제 하고 싶어서 어떻게 참을지(웃음). 어쨌든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는 것도 박력 있고 두려움 없이 잘했다. 축구도 잘한다. 운동에 만능이다. -문 대통령은 골프를 하는가.→못한다. 골프채는 있지만 너무 바쁘고 돈도 들고 하니깐 안 하더라. 하지만 난 언젠가 그것이 핸디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를 할 줄 알아야 다른 나라 수장이 골프를 제의해도 응할 수 있는데 할 줄 모르면 귀한 시간을 놓칠 수 있다. 웃으면서 언제가 후회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통화했나.→당선 후 한번 전화가 왔다. 그런데 그냥 끊었다. 내가 ‘바쁘니 끊으라’고 했다. 대통령이 전화할 시간이 있겠느냐. 우리는 서로 아는 사람인데 뭐하려고 전화를 하느냐. 그냥 예의상 전화를 했겠지만, 그냥 ‘끊고 일하라’고 했다. 김정숙 여사는 전화가 왔길래 그냥 격려만 해줬다. -문 대통령 주변 가족 가운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나.→없다고 본다. 그 집에 식구는 그럴 사람은 없다. 남동생은 오래전부터 멀리 있으면서 배를 탔고 여동생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서 겨를이 없다. 아이들도 다들 각자 삶에 충실한 거로 안다. -오는 23일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나.→지난 9일 지인들과 함께 봉하마을을 찾아 참배하고 왔다. 이번 추도식에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더더욱 안 간다. 정치인들 많이 갈 텐데 나까지 가면 더 복잡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세월호’ 기사에 “마음 아프다” 댓글…시민들 500여건 답글

    문 대통령, ‘세월호’ 기사에 “마음 아프다” 댓글…시민들 500여건 답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세월호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13일 온라인 상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2일 오후 5시 12분쯤 포털사이트 다음에 올라온 “세월호 선내 수색서 ‘사람 뼈’ 추정 뼈 다수 발견” 기사에 달린 댓글에 답글을 달았다.문 대통령이 답글을 단 댓글은 ‘안산의 합동분향소 벽에 붙어있는 단원고 학생 어머니의 편지’라고 회자된 글이다. 문 대통령은 ‘문변’이라는 아이디를 통해 “현철이, 영인이, 은화, 다윤이, 고창석,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 이영숙 씨”라며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들의 이름을 열거했다. 문 대통령은 “돌 때 새 명주실을 놓을 걸, 한달이라도 더 품을 걸 후회하며 엄마가 지옥을 갈 테니 부디 천국에 가라는 절절한 엄마의 마음을 담은 이 글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라며 “모두가 함께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오길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답글을 달기 전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에게 “이 글을 보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 댓댓글을 달고 싶은데 괜찮겠느냐”고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연합뉴스를 통해 “대통령님께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슬픔이 워낙 강하신 상황에서 우연히 인터넷에 뜬 기사를 보시고 매우 가슴 아파하셨다”며 “저도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였다”고 소개한 뒤 “대통령님께서는 위로의 말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답글을 다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도 자주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 노 전 대통령은 주로 참여정부의 국정홍보 사이트인 국정브리핑에 댓글을 남겼다.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10월29일 국정브리핑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에 ‘참 좋은 기사입니다. 혼자보기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는 댓글을 다는 등 2005년에만 20여차례 댓글을 달았다. 문 대통령이 답글을 달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앞다퉈 답글을 달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답글을 단 이후 약 22시간이 지난 13일 오후 7시 기준 해당 댓글에는 571개의 답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저마다 ‘성지순례’를 외치며 현직 대통령이 직접 댓글을 달았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하면서도 문 대통령의 소통과 공감에 찬사를 보냈다. 또 문 대통령이 남긴 댓글처럼 유가족들의 슬픔에 공감하며 조속한 수습과 진상규명을 바란다는 희망도 적어 냈다. 한 네티즌은 “문 대통령님 세심한 배려에 또 한 번 감탄…”이라는 댓글을 썼고, 다른 네티즌은 “글에 울고 문변님 댓글에 한 번 더 울고”라고 남기기도 했다. 또 “대통령님 바람대로 미수습자들이 모두 돌아오길 간절히 바랍니다”는 댓글도 많았고, “꼭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며 호소하는 글도 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낙연 총리 후보자, 재산 16억 7000만원 신고…평창동 땅·서초 아파트 등

    이낙연 총리 후보자, 재산 16억 7000만원 신고…평창동 땅·서초 아파트 등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12일 국회에 제출된 청문 요청서에 재산으로 총 16억 7970만원을 신고했다. 본인과 배우자, 모친의 재산을 더한 금액이다.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본인 명의로 서울 종로구 평창동 땅(450㎡·5억 2110만원)과 서초구 아파트 (85㎡·7억 7200만원), 예금(2475만원) 등 13억 5927만원을 신고했다. 배우자 명의로는 3억 251만원 상당의 예금, 모친 명의로는 전남 영광 법성면의 땅과 논 등 1791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장남과 손녀는 독립생계를 이유로 고지를 거부했다. 이 후보자는 전남도지사 시절이던 지난 3월 공직자 재산공개에서는 15억 2200만원을 신고했다. 당시 6억 7200만원이던 서초구 아파트 가액이 두 달 새 1억원 올랐고, 배우자 예금도 2억 4474만원에서 6000만원가량 증가했다.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보면 이 후보자는 전남도지사 시절인 지난해 총 급여 1억 2986만원을 받아 신용카드 404만원, 보험료 464만원 등 소득 공제 내역을 제출했다. 기부금은 51만 9000원이었다. 이 후보자는 2015년에는 31만 9500원, 2014년 67만 6500원의 기부금을 각각 소득 공제 신청했다. 병역과 관련해서 이 후보자 본인은 1974년부터 1976년까지 육군에 복무하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장남은 2002년 3월 재검 대상으로 분류돼 같은 해 5월 ‘견갑관절의 재발성 탈구’ 사유로 5급 판정을 받았다. 총리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아들은 2001년 8월 대학교 1학년 때 3급으로 현역입대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4개월 뒤 운동을 하다가 어깨를 다쳐 탈구가 발생했고, 2002년 2월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총리실은 “이 지명자는 아들의 입대를 위해 병무청에 탄원서를 보내는 등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규칙상 어렵다는 판정 결과를 받아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희망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범죄경력으로는 2004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만원, 1978년에는 예비군 관련 병역법 위반으로 벌금 3만원을 각각 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상한 파트너 지창욱, 남지현 구했다 “네 인생을 박살 낼 ‘운명’”

    수상한 파트너 지창욱, 남지현 구했다 “네 인생을 박살 낼 ‘운명’”

    ‘수상한 파트너’가 폭풍 전개의 핵사이다를 선물하는 ‘신개념 로코’로 안방극장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지창욱이 살인죄 누명을 쓴 남지현을 화끈하게 구하며 ‘핵사이다 노검’으로 남지현의 구세주가 되며 본격적인 로맨스를 기대하게 했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지창욱-남지현의 ‘개미지옥 케미’까지 더해지며 ‘인생 로코’라는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새 수목 드라마 스페셜 ‘수상한 파트너’(권기영 극본 / 박선호 연출 / 더 스토리 웍스 제작)는 전 남자친구 장희준(찬성 분)을 죽였다고 살인 누명을 쓴 은봉희(남지현 분)가 지도검사에서 담당검사가 된 노지욱(지창욱 분)의 용기 있는 선택으로 위기를 벗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수상한 파트너’는 이날 냉탕과 온탕, 고구마와 사이다를 오고 가는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 전개와 통통 튀는 감각적인 대사는 첫 방송부터 ‘핑퐁 로코’라는 찬사를 들었는데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법연수생에서 한순간에 수렁에 빠진 봉희는 지욱에게 의지했다. 지욱은 봉희가 무죄라는 것을 알면서도 법정 최고형으로 기소하지 못하면 검사 옷을 벗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봉희는 조사실에서 “대체 왜 일어났는지 이유도 모르겠고 실감도 안 나고 무섭고 근데 또 의지할 사람은 검사님 밖에 없고...”라면서 지욱이 자신을 구원해줄 것이라고 희망을 품었다. 지욱은 “왜 날 의지해. 하지 마”라고 냉정하게 말했지만 봉희는 “할 거예요. 검사님 밖에 없잖아요. 내 주변에 법 알고 힘 있는 사람...”이라며 울먹였다. 지욱은 흔들렸고 오랜 고민 끝에 정의와 인간 은봉희를 택했다. 봉희를 범인으로 가리키고 있는 조작된 증거를 법정에서 밝히며 판사에게 공소 취소를 요청했다. 자신이 봉희의 무죄를 밝히더라도 검찰 조직 생리에 따라 다른 검사가 항소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공소 취소를 하면 봉희가 범인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재기소를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지욱의 배려였다. 아버지의 뜻을 잇기 위해 검사가 된 지욱은 검찰 조직에 반기를 들면서까지 봉희를 구했다. 결국 지욱은 자랑스러워하던 검사 옷을 벗었다. 여주인공 봉희의 위기가 벌어지며 흥미를 위한 찰나의 고구마를 안겼던 ‘수상한 파트너’는 소화제인 사이다를 빠른 시간에 투척했다. 갑갑할 틈을 주지 않고 휘몰아치며 흥미를 높인 ‘수상한 파트너’는 다시 한 번 반전을 거듭하며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한없이 가까워질 것 같았던 지욱과 봉희의 관계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욱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봉희를 도왔느냐는 변영희(이덕화 분)의 물음에 “운명”이라고 의미심장한 대답을 했다. 지욱은 어린 시절 땡중(홍석천 분)으로부터 “만나면 아주 아주 큰일 날, 네 인생을 박살 낼 그런 여자”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를 들었다. 이런 지욱의 마음을 모른 채 봉희는 지욱에게 푹 빠졌다. 지욱을 좋은 인연으로 생각한 봉희가 고백을 하려는 순간, 자신의 인생을 망칠 운명의 여자가 봉희라고 확신한 지욱은 “우린 아무래도 운명인 것 같아. 악연. 그러니깐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마”라고 선을 그었다. 놀라는 봉희와 강한 어조의 지욱의 표정이 대조되며 시청자들을 짜릿하게 했다. 도무지 다음 이야기가 예측이 되지 않아 더 재밌는 중독성 강한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이날 희준을 죽인 진범을 잡기 위한 봉희의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암시도 있었다. 봉희가 진범의 휘파람 소리를 기억했고 향후 이 소리가 진범을 찾아야 하는 봉희에게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첫 회부터 진범의 존재를 시청자들에게까지 숨기며 스릴러 요소를 가미한 이 드라마는 이날 역시 설렘 가득한 전개 속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영민한 로맨틱 코미디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수상한 파트너’는 트렌디한 ‘사이다 로코’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가 남녀 주인공이 사랑을 이루기까지 답답한 전개를 보이는 것과 달리 속도감 있는 속 시원한 구성을 자랑한다. 질질 끌지 않는 제작진의 자신감은 완벽히 통했다. 주인공을 둘러싼 갈등이 그 회차에 대부분 소멸되며 시청자들을 답답하지 않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억울하게 살인죄 누명을 쓴 봉희가 지욱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벗어나는 것 역시 빠르게 펼쳐지며 쉽사리 전개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이 드라마의 큰 매력이다. ‘환상 케미’를 보여주고 있는 지창욱과 남지현의 티격태격 로맨스는 설렘을 폭발시켰다. 지창욱은 ‘까칠한 노검’에서 ‘핵사이다 노변’까지 여성 시청자들을 두근거리게 하는 매력과 완벽한 연기를 보여줬다. 매회 연기와 비주얼을 경신하며 배우 보는 맛이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첫 방송부터 거침없이 망가졌던 남지현은 이날 살인 누명을 쓴 후 혼란스러운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에서 뭉클한 눈물 연기로 안방극장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지창욱, 남지현, 최태준, 나라 등이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 ‘수상한 파트너’는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사진=SBS ‘수상한 파트너’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공약으로 본 문재인 시대의 과제와 변화] 아동수당 10만·기초연금 30만원… 年7조 ‘재원 로드맵’ 짜야

    [공약으로 본 문재인 시대의 과제와 변화] 아동수당 10만·기초연금 30만원… 年7조 ‘재원 로드맵’ 짜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의 교육제도를 크게 흔드는 교육 공약을 많이 내놨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절대평가를 비롯해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 일부 공약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쏠리는 부분은 대입제도 개선이다. 문 대통령은 대입전형을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수능으로 단순화한다고 밝혔다. 올해 대입 기준 전체 선발인원의 3.7%를 차지하는 논술전형과 8.5% 수준인 실기전형을 점차 없애겠다는 뜻이다.[교육] 외고·자사고 일반고로 전환 수능 절대평가 논란 불가피 현재 중3 학생이 치르게 될 2021학년도 수능은 9등급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는 5등급의 자격고사로 바꾼다. 현재 수능에서 영어와 한국사만 절대평가인데, 국어와 수학 영역은 물론 새로 도입하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도 절대평가가 될 수 있다. 전면 도입할지, 부분 도입 후 전면화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모든 영역을 한꺼번에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학교 현장에 큰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이번 달 공청회에서 절대평가 단계적 도입을 비롯한 3개 정도 방안을 내놓고 현장 의견을 수렴해 올 7월에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선거 캠프 관계자도 “일부 언론에서 2021학년도 수능부터 전면적으로 도입한다고 하는데, 아직 확정하지는 못했다. 단계적 도입도 비중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시의 축인 수능 절대평가, 나아가 자격고사화까지 예고되면서 수능의 영향력은 앞으로 약화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학생부 교과전형과 학생부 종합전형에 무게중심이 급격히 쏠릴 가능성이 크다. 고교 수업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고교 학점제’ 도입도 예고했다. 초·중·고 필수교과를 최소화하고 학생이 원하는 교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한다. 4단계에 걸쳐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대입 경쟁에 초점이 맞춰진 지금 고교 체제에선 학교 현장에 큰 혼란을 부를 가능성도 있다. 대입 경쟁 완화의 연장선에서 고교 체제 개선도 내놨다. 외국어에 특화된 인재를 기르는 외고, 교육과정에 자율성을 주는 자사고가 대입에만 몰입한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학교는 물론 입학을 준비하던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대가 예상된다. 대선 캠프의 다른 관계자는 “우선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외고와 자사고가 자율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도록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나머지 학교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전환 작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학교 지원도 눈에 띄는 공약이다. 문 대통령 교육 공약을 설계한 김상곤(전 경기도교육감) 공동선대위원장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다. 학생부 교과·학생부 종합전형 강세와 맞물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만 환영받는 혁신학교가 고교에서도 늘어날지 주목된다. 영유아 단계에서는 ‘국가 책임 강화’를 강조했다. 국공립 유치원·어린이집 비율을 늘려 원아 수용률을 4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비용 부담 갈등으로 ‘보육대란’을 촉발한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 비용에 대한 국가 책임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 학생 간 학력 격차가 크게 발생하는 교과목 수업에 교사 2명을 배치하는 ‘1수업 2교사제’ 도입도 지켜볼 만하다. 사범대 등에서 교직이수 중인 예비 교사 인력을 활용하는 등 초·중·고 교사 수급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학교에서 기초학력 낙오자가 없도록 학부모, 교사, 학생 면담을 의무화해 개인별 맞춤 학습을 지원하고 학습 지원 전문교사와 학습지도팀을 자체적으로 구성하도록 한다. 지난해부터 전면 도입된 자유학기제는 진보와 보수 모두 환영하는 정책이다. 문 대통령도 꾸준히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을 총괄하는 교육부의 기능 개편도 예고했다. 초·중등교육 권한을 시·도교육청과 단위 학교로 이양하고, 교육부 기능은 고등·평생·직업교육 중심으로 축소·개편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집권 초기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교육회의를 구성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법률 개편을 통해 독립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한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의 기능이 상당 부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복지] 육아휴직 급여 2배 인상… 저출산 해결에 집중 새 정부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복지 과제는 ‘저출산’이다. 지난 10여년간 저출산·고령화 분야에 100조원에 가까운 돈을 쏟아부었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17명에 그쳤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50년에는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고령화 국가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뒤 2007년 1.25명으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후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따라서 해마다 초라한 성적표를 내고 있는 저출산 대책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모의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동수당’ 신설을 공약했다.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한 뒤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올해 관련 법안을 입법하고 내년 하반기 수당 지급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또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 아동을 전체 아동의 40%까지 끌어올리고 육아휴직 급여를 최초 3개월간 2배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현행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은 첫째 아이 100만원, 둘째는 200만원인데 내년부터는 모든 육아휴직 급여를 200만원으로 통일한다. 남성 육아휴직을 촉진하기 위해 자녀 수에 상관없이 부부가 육아휴직을 연속으로 사용하면 6개월까지 최대 200만원을 제공하는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갈등을 빚었던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가 부담한다. 어린이 입원진료비 본인 부담은 현행 20%에서 5%로 낮춘다. 다만 아동수당과 육아휴직 급여 확대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해 재정지출 개혁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추진할지에 국민들의 관심이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동수당에는 연평균 2조 6000억원, 육아휴직 확대에는 4600억원이 소요된다.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 확대에도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특히 육아휴직 급여는 일반 예산이 아닌 근로자와 기업이 부담하는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하고 있어 기금 고갈 우려도 나온다. 일단 문 대통령은 재정 압박을 줄이기 위해 모든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저출산 문제는 근로시간 단축, 칼퇴근법 제정 등 노동정책과 병행해야 하는데, 재정 여건과 반발 여론 때문에 여러 정책의 추진 시점이 일치되지 않을 경우 효과가 낮을 수 있어 추진 시점 조절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8세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 최장 24개월 동안 임금 삭감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유연근무를 시행하는 방안 등 보완 대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고령화 대책도 예산 부담이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은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현행 월 20만원에서 내년 25만원, 2021년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기초연금 지급액이 깎이는 제도도 고쳐 국민연금을 얼마나 받든 기초연금 30만원은 보장한다. 노인 치매 의료비는 90%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한다. 여기서 기초연금 인상에만 연간 4조 4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노인 소득 확보 등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해 우선 재정을 투입하고 보다 많은 전문가를 동원해 정책 효과와 추진 시점을 다시 한번 세밀하게 분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정책 강화를 위해선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국민들의 ‘증세 공포’를 어떻게 완화하느냐도 핵심 과제다. 기초연금이나 아동수당 등을 지방정부에 부담시키는 방식으로 갈등이 촉발되지 않도록 증세 로드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방산 비리 조사와 최순실·해외자원개발 예산을 대폭 감축하는 방식의 지출 개혁으로 연평균 22조 4000억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이를 바탕으로 세금은 6조 3000억원만 더 걷겠다는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노동] 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1만원… 사측 반발 클 듯 문재인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노동 분야 핵심 과제는 근로시간 단축과 근로자 처우 개선으로 요약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에서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멕시코(2246시간), 코스타리카(2230시간)에 이어 3위를 기록할 만큼 장시간 근로가 만연한 상태다. 특히 운송, 방송, 사회복지서비스 등 특례업종 근로자가 200만명에 이르고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시간 제한 규정에서 예외로 분류돼 있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근로기준법상 1주일 최대 근로시간은 40시간에 연장근로시간 12시간을 합한 52시간이지만, 정부 행정지침상 휴일근로 16시간을 포함하면 최장 68시간을 일할 수 있다. 장시간 근로는 일·가정 양립에도 악영향을 미쳐 만혼과 비혼, 저출산을 일으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우선 근로기준법 개정안 입법 등을 통해 1주일 근로시간 상한선을 52시간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만약 야당 반대로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어려울 경우 행정지침 폐기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근로시간 상한선 해석은 대법원에도 계류돼 있다. 정부는 근로시간 특례업종 축소와 연차휴가 사용 촉진도 추진한다. 이런 방식으로 5년 임기 안에 근로시간을 1800시간 이내로 줄인다는 목표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가장 큰 걸림돌은 경영계의 반발이다. 경영계는 2015년 노사정 대타협에서 이미 합의했듯이 기업 규모에 따라 2020년까지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하고 이후 4년 동안 특별연장근로를 주당 8시간까지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들도 근로시간 단축이 인건비 증가와 구인난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반발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 대책과 여론 조성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여론을 감안해 공약에서 밝힌 것처럼 근로시간 단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근로자 처우 개선을 위해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공약에 따르면 연평균 최저임금은 15.7%씩 인상하도록 돼 있다. 올해 최저임금이 6470원인 만큼 단순 계산을 하더라도 내년도 최저임금은 7486원으로 인상해야 한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6.0~8.1%였기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과 마찬가지로 경영계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기침체의 중심에 있는 소상공인 반발을 무마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988년 발족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을 결정한 사례가 7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해마다 노사 마찰이 심했던 만큼 어느 때보다 정부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 하락을 최저임금 인상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노사 마찰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정규직, 청년, 노인 등 노동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정책도 경영계와의 마찰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32.8%로 2014년 이후 3년 연속 증가 추세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대기업에 ‘비정규직 고용 부담금’을 부과하고,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한다.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 제정도 약속했다. 아울러 정원의 3%를 채용하도록 하는 공공기관 청년고용 의무 비율을 2020년까지 한시적으로 5%로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근로자의 정년을 보장하기 위해 ‘희망퇴직남용방지법’도 제정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65세 이상 노인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노인 일자리 수당은 2020년까지 월 40만원 수준으로 인상한다. 유해·위험한 작업의 사내 하도급을 전면 금지하고 비정규직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이 노동조합 대신 가입할 수 있는 ‘한국형 노동회의소’ 설립도 추진한다. 이런 정책에 대한 국민 여론은 대체로 우호적이지만 비용 증가를 우려하는 경영계의 반발 등 험로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2015년 대타협처럼 정부 주도로 끊어진 노사정 대화 채널을 하루빨리 복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노총이 지난해 1월 정부의 양대 지침 발표에 반발해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1년 넘게 노동계와 정부의 대화는 중단된 상태다. 여당은 지난해 정부에 일반해고 등을 담은 양대 지침 폐기를 요구한 바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보수·진보 존재감 드러낸 劉·沈… 작지만 큰 승리

    보수·진보 존재감 드러낸 劉·沈… 작지만 큰 승리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대선 이후 행보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두 후보 모두 6%대 득표율을 얻어 ‘꼴찌’를 면치 못했지만 각각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통합정부를 추진할 경우 두 사람의 존재감과 역할이 부각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6.76%의 득표율을 기록한 유 후보는 불과 창당 100일밖에 안 된 신생 정당 후보로, 조직의 힘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대선의 벽을 크게 실감했다. 대신 ‘보수의 새 희망’ 슬로건을 통해 새로운 개혁적 보수를 대표할 적임자라는 점을 각인시켰고 기존의 보수 정치와는 차별화된, 건전한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는 정당이라는 점을 알리기 시작했다. 집단 탈당 사태로 현역 의원이 20명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자칫하면 당의 존립마저 위기에 놓일 처지가 됐지만 유 후보는 ‘원칙과 소신’을 앞세워 당의 토대를 닦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10일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우리 당이 얼마나 악조건 속에서 고군분투했는지 동지들께서 제일 잘 아실 것”이라며 “선대위는 비록 해단하지만 우리가 가고자 했던 그 길로 가기 위한 새로운 첫걸음을 떼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저는 백의종군하면서 여러분과 늘 함께 갈 것”이라며 “여러분께서도 어려울 때 신념과 용기를 갖고 같이 극복한다는 생각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강조했다.심 후보의 완주도 의미가 깊다. 심 후보의 6.17% 지지율은 역대 진보 정당 후보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12년 대선에서 중도 사퇴하고, 그에 앞서 지방선거에서도 양보를 했던 심 후보의 활약은 정의당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대중과의 친밀감을 더욱 높였다. 심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대통령이 부디 촛불의 열망을 실현하는 성공하는 개혁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저와 정의당은 새 정부의 과감한 개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단식에서도 “더 강한 개혁과 더 큰 변화를 위해 정의당의 사명을 다해 가겠다”고 밝혀 새 정부에서 더욱 개혁적인 진보의 목소리를 내면서 여당과 협력 관계를 이어 갈 것임을 내비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임기 시작…국회의장 등 5부 요인 만나 “힐링 정치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시작…국회의장 등 5부 요인 만나 “힐링 정치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10일 정세균 국회의장 등 5부 요인과 첫 상견례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의장실을 찾아 정 의장과 황교안 국무총리, 양승태 대법원장,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을 만났다.정 의장은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께서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국민의 높은 지지로 이렇게 대임을 맡으시게 돼서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아침에 대통령께서 ‘사이다’ 같은 행보를 해주셨다. 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들을 순회하시면서 말씀도 하시고 그 행보 자체가 국민이 기대하는 협치와 의회 내부뿐 아니라 정부와 국회의 협력에 부응하는 행보를 해주신 것 같다”며 추켜세웠다. 정 의장은 또 “국회의장으로서 대통령님께서 국정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손을 내밀도록 하겠다”며 국회 사무처가 마련한 ‘입법 및 정책과제’ 책자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덕분에 선거는 잘 치를 수 있었고 감사드린다. 말씀하신 대로 나라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이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정치권도 국민들도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편으로 개혁도 해야 하고 한편으로 통합도 해야 하고 그런 면에서 저는 국회도 존중하고 또 여당과 소통하지만, 특히 야당과도 빈번하고 소통하고 대화하고 타협하고 협력하는 정치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20년 전체를 놓고 돌아보며 성찰해야 할 것이 제왕적 대통령제 또는 역대 대통령들의 불행했던 모습은 헌법에 정해진 3권 분립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연히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면서 또 협력하고 한다”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사법부의 독립도, 또 내각도 제가 책임총리제, 책임장관제 그렇게 해서 권한을 다 나누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민이 바랐던 나라다운 나라, 그 가운데 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노력하다. 많이들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교안 총리는 “처음으로 준비 기간 없는 대통령으로 시작하시게 되지 않았나, 새 길을 새롭게 펼쳐주시길 바라면서 국민 모두 그 길을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총리님께도 협력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오랫동안 국정 공백이 있었으니까 국민이 위축되고 사기가 죽어있는 상황”이라며 “쉬어도 놀아도 신이 나게 놀지 못하는 그런 사회에 대통령께서 신나고 흥이 나는 분위기, 뭔가 좀 기가 살아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말씀대로 국민들 상처가 깊은데 위로하고 치유하는, 요즘 말로 ‘힐링’하는 정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양 대법원장을 향해 “법조 선배뿐 아니라 학교도 선배”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국민이 희망을 갖는 정책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했고,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선거에 담긴 국민의 뜻을 받아서 좋은 정치 해주시길 바란다”고 각각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1㎝의 권력/박홍기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1㎝의 권력/박홍기 수석논설위원

    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헌정 사상 최초의 보궐선거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5개월,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결정한 지 꼭 60일 만에 치러졌다. 짧고도 길었다. 지난해 10월 29일 광장에 촛불이 처음 켜졌을 때부터다. 차디찬 겨울도 견디고 따스한 봄을 넘기며 여름의 기운을 맞닥뜨리고서야 마무리됐다. 사철을 다 겪은 듯하다.투표용지는 가로 10㎝, 세로 28.5㎝다. 역대 가장 길다. 용지에는 15명의 후보 이름이 적혀 있다. 가장 많다. 후보들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 자유대한민국을 지킬, 국민의 승리를 장담할, 보수의 새 희망을 키울, 노동이 당당한 나라로 다질 적임자임을 자임했다. 공약들도 실현 가능성만 담보됐다면 나라의 미래와 안녕을 위해 소중한 것들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촛불에 둘러싸여 있었든, 단 하나의 촛불만이 비췄든, 고개를 들고 소리쳤든, 고개를 숙이고 침묵했든, 높은 곳에 살든 낮은 곳에 살든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똑같이 갖는 한 칸, 바로 기표란이다. 가로 1.5㎝, 세로 1㎝의 작은 공간이다. 전체 선거인 4247만 9710명이 가진 ‘1㎝의 권력’이다. 기표란이 17, 18대 대선 때에 비해 줄었다. 두 차례 모두 세로가 1.3㎝였다. 가로는 같다. 좁아진 기표란 탓에 지름 0.7㎝의 기표 용구를 사용하는 데 다소 불편함을 느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국민은 4년 5개월 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그곳에 다시 소망과 믿음, 책임, 권리를 채웠다. 지난 4, 5일 이틀간 실시한 사전투표의 참여도 26%를 넘었다. 사전투표제가 처음 적용된 2014년 이후 최고다. 나흘 뒤 투표일까지 기다리지 못한 듯싶다. 총투표율은 77%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실천이다. 강물(백성)이 화가 나면 배(임금)를 뒤집을 수 있다는 ‘군주민수’(君舟民水) 역시 주권 행사였다. 국민이 대통령을 바꿨다. 정치를 살리려면 먼저 ‘국민이 바뀌어야 한다’는 경구(警句)를 행동으로 옮긴 결과다.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걸맞은 정부를 갖는다.” 토크빌의 말이다. 달리 깨어 있는 국민이 돼야 하는 게 아니다. 새 대통령의 앞길은 평탄치 않다. 정치·경제·외교·안보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다. 당장 촛불과 태극기 집회,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국론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데 나서야 한다. 국민 통합이 우선이다. 그러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대통령으로서의 임무다. ‘1㎝의 권력’을 쥔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박홍기 수석논설위원
  • [수요 에세이] 새 정부를 맞는 공직자의 자세/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수요 에세이] 새 정부를 맞는 공직자의 자세/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날씨가 이제 따스해졌다. 추위 속에서 봄을 열었던 꽃들이 하나둘 지기 시작한다. 모든 나무들이 푸르게 활기를 더해 가는데 왜 봄꽃들은 지는 것일까. 한강변에 서서 흐르는 물을 본다. 바람이 불어 파도는 이리저리 쳐도 물길은 끝내 서해를 향해서 흐른다. 꽃이 피고 지고, 물이 흐르는 것은 자연의 원리에 따른다. 이제 새 정부가 시작된다. 박근혜 정부가 허물어졌던 지난봄은 유난히 매섭고 추운 진통의 계절이었다. 정권이 무너지는데도 다행히 흘린 피는 없었다.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로 극단적 양극화 갈등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런 모습에 세계도 놀랐다. 그러나 어느 편에 섰건 모두 찢겨진 마음이야 피보다 더욱 붉었으리라. 그런 아픔을 지나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정부는 모두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지고, 국민에게 희망의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전운이 감돈다. 어떤 사람들은 지난 정부의 잘못을 철저히 파헤치고 책임자들을 엄벌하는 것이 새 정부의 첫 번째 임무라고 주장한다. 생각은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 적폐청산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세월호 사건, 4대강 사업과 방산 비리, 자원외교 비리도 다시 조사해 관련자들을 더 혼내주면 한편 속이 풀릴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조사할 만큼 조사한 사건을 보복의 방식으로 다루는 것은 안 된다. 파헤친 과거를 다시 헤집고 분노하고 끊임없이 보복하는 사이 다른 일을 하지 못하고, 또 다른 분노를 키운다. 이는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다. 적폐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 계절이 바뀌며 아름다운 꽃이 지는 것은 안타깝지만 그것은 다음 단계로 가야 하는 자연의 섭리이다. 그렇게 하여 나무는 자라고 자연은 풍성하게 된다. 자연의 원리이다. 앞으로 나아가야 더 성장한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참으로 녹록지 않다. 확산되던 자유무역은 이기적인 국가주의에 허우적대고 있다. 대외 의존율이 높은 우리 경제는 큰 위기이다. 지금까지 우리 성장을 이끌었던 엔진들은 낡은 것이 되고 있다. 혁신과 변화가 필요한데 우왕좌왕하고 있다. 핵과 미사일 등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심상치 않은 동북아 정세는 우리의 안보에 위협을 주고 있다. 현안으로 떠오르는 4차 산업혁명은 기술혁신뿐만 아니라 과거와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정신의 전환, 정책과 제도의 전환, 심지어 사회체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조선 말 정파 갈등으로 세상의 변화에 뒤떨어져 나라까지 내주었던 선조들의 실패를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소모적인 과거의 멍에에서 과감하게 탈피하자. 여기에서 행정과 공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는 장기 집권의 폐해를 막으려고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5년마다 모든 면에서 단절의 임기제를 소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는 대통령 탄핵의 후유증까지 안고 있다. 더욱 단절과 파괴로 갈 수 있다. 새 집권 세력에게 행정이 중심을 잡아 주고 맥을 잡아 주어야 한다. 표를 잡기 위해 내걸었던 보복과 시혜 정책들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게 하고, 현안으로 부각된 그럴듯한 대책들이 전체 국가 발전과 조화를 이루도록 조정되게 설득해야 한다. 힘없고 소리 없는 사람들의 이해관계도 정책의 어젠다로 내놓고, 껄끄러웠던 분야별 구조조정과 합리적인 국가발전의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공직자들은 국민의 가치를 기준으로 일해야 한다. 집권세력의 눈치를 보며 그 정파 기준으로 일하다가 대통령 탄핵까지 맞았다. 국가적 혼란을 초래했다.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행정과 공직자들은 지탄의 대상이 되고 파괴되었다. 그런 후 정치와 함께 농단에 가담하면서 또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행정이 제자리를 잡고, 공직자들이 역할을 제대로 해서 성공적인 이어달리기를 해야 한다. 단절과 파괴가 아니라 개선하고 승화시켜야 한다. 행정과 공직자가 국민의 가치를 중시해야 정권이 실패하지 않는다. 그래야 국가가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국민의 가치가 자연의 순리이다.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 행정과 공직자의 역할을 기대한다.
  • 상실의 시대 ‘윤동주앓이’

    상실의 시대 ‘윤동주앓이’

    시대상과 그의 詩 들어맞아…공연·음반·문화행사 신드롬 “부끄러워하는 시인에서 실천·희망 이미지로 변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윤동주 ‘서시’ 중)윤동주(1917~1945) 탄생 100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그를 기리는 행사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부끄러움’과 ‘희망’(별)을 따르기라도 하듯, 조용히 그러면서도 또렷하고 단호하게 그를 좇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문단의 그 어떤 거목들에 대한 기림보다도 강렬하다. ‘윤동주앓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인과 사회학자들은 이를 단순히 탄생 100주년이라서가 아니라 윤동주의 삶과 그의 시가 지금의 시대정신에 들어맞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우리 사회의 윤동주 신드롬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당장 한국 시집 판매량이 2015년에 비해 무려 505.7% 늘었다. 무엇보다 윤동주의 일생을 그린 영화 ‘동주’가 개봉하며 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복간 초판본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초판본 찾기 행렬을 낳았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지금도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10’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윤동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주요 문화예술단체와 지자체 등의 다양한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가 전석 매진 기록을 이어 간 끝에 지난달 막을 내렸고, 오는 12일에는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네오아르떼가 기획한 공연 ‘시인 윤동주를 위하여’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펼쳐진다. 공연에서는 윤동주의 29년 짧은 생과 그의 주옥같은 시어를 담은 가곡을 드라마 형태로 그려 낸다. 그런가 하면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클래식 음반들이 쏟아지고 있고, 그의 시를 그림으로 펼쳐 낸 시화전도 줄을 잇는다. 문화행사도 다채롭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윤동주를 비롯해 1917년생 문인 이기형, 조향, 최석두, 손소희 다섯 작가를 재조명하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심포지엄과 문학의 밤 행사를 지난달 연 데 이어 올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윤동주와 관련 시·그림전, 일본 문학 기행 행사를 잇달아 연다. 지난달 서울 남산도서관에 이어 서울 서대문도서관은 10일부터 7월 말까지 윤동주 기념행사 ‘윤동주, 읽다·쓰다·걷다’를 진행한다. 윤동주 문학을 20년 동안 분석한 김응교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는 이런 새삼스럽다 싶은 ‘윤동주앓이’에 대해 “과거와 달리 윤동주에 대한 평가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윤동주 대표 시로 꼽는 ‘자화상’이나 ‘참회록’은 윤동주가 창씨개명과 징용제도 등을 겪으면서 시를 쓰지 않은 침묵기(1939년 9월~1940년 12월) 전에 쓴 시다. 이런 시들이 교과서에 실리고 주목받으며 윤동주에 대해 ‘일본강점기에 아무것도 하지 못해 부끄러워하는 시인’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했지만 침묵기 이후의 시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항하고 실천하는 시인’으로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최근 ‘윤동주 하면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를 묻는 설문조사(인터넷 이용자 1086명 대상)를 벌인 결과 312명이 ‘별’을 꼽았고 ‘부끄러움’(249명) ‘성찰’(78명)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런가 하면 ‘왜 윤동주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는 ‘교과서에 나와서’나 ‘기독교인이라서’ 등의 예상 답변을 제치고 ‘시가 좋아서’라는 응답이 첫 번째를 차지했다. 결국 일제강점기의 엄혹한 시절 몇 줄의 글로 저항할 수밖에 없었던 무기력한, 그러면서도 하늘의 별을 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청년 윤동주의 모습이 지금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많은 이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김 교수는 지난해 촛불집회에서 자주 쓰였던 ‘쉽게 씌어진 시’(1942년)의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이라는 구절을 들어 “실천의 시대에 대한 답을 윤동주에게서 얻고 싶은 욕구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굵직한 사건들을 겪으면서 우리의 새 시대에 대한 희망이 너무 커져 버린 감이 있다. 대선 이후 들어서는 정부가 이런 희망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 윤동주에 대한 인기도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공정” “민생”…산불 이재민·위안부 피해자도 소중한 한 표

    “공정” “민생”…산불 이재민·위안부 피해자도 소중한 한 표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은 자신의 한 표에 저마다의 미래와 의미를 담았다. 산불로 집을 잃은 강원도 이재민도, 110세 울산 할머니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도, 다문화 가족도 투표소로 향하는 자신의 작은 발걸음이 대한민국의 큰 도약에 밑거름이 되길 기원했다. 투표소에서 만난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에게 민생안정, 경제발전, 국민통합, 일자리 창출 등을 부탁했고, 부정부패의 사슬을 끊어 내라고 준엄하게 경고했다.강원도 강릉·삼척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은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었음에도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했다. 강릉시 성산면 제1투표소에는 산불로 집을 잃은 관음2리 김순태(81)·강순옥(79) 부부가 찾아 눈길을 끌었다. 투표 종사원들은 몸이 불편한데도 투표소를 찾은 강씨를 끌어안고 격려했다. 김씨는 “산불에 집을 잃고 선거할 엄두를 못 냈지만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울산에서는 오전 9시 30분 110세 김소윤 할머니가 부축을 받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투표 후 “내가 뽑은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며 “새 대통령은 백성 모두를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승합차를 지원했다.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도 이날 오전 9시쯤 궂은 날씨에도 퇴촌면사무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이옥선(90) 할머니는 “일본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대통령을 뽑기 위해 희망을 갖고 투표했다”며 “새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반드시 받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0년 국적을 회복한 이 할머니는 이번이 네 번째 대통령 선거다.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주민들도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봉여(89·여)씨는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지원금이 대폭 삭감됐다. 곧 구룡마을에서 쫓겨난다. 너무 힘들다”면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국토 최남단 섬인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유권자 20여명은 기상 악화(풍랑주의보)로 뱃길이 막혀 투표를 하지 못했다.이날 서울 곳곳의 투표소에서 만난 시민들은 새 대통령에 대한 바람을 쏟아 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직장인 이현희(32)씨는 “내가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라도 진심으로 인정하겠다”며 “마찬가지로 새로 뽑힌 대통령도 자신을 찍지 않은 국민까지 포용해 달라”고 말했다. 박원자(76·여)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모진 일을 겪었다”면서 “우리 자식 세대는 이런 일을 겪으면 안 된다. 지역감정을 극복하고 편견 없이 사람을 고루 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과 고시생들은 무엇보다 일자리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관악구 대학동에서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김효섭(25)씨는 “모두 같은 선상에서 시작해 각자 최대한 노력하면 개개인이 의미 있는 결과를 성취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주길 빈다”고 말했다. 안보에 대한 주문도 꽤 있었지만 입장은 상반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주민 주모(69·여)씨는 “이제 평화통일을 향해 나아갈 때”라면서 “새 대통령이 남북 긴장 관계를 풀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금상연(58)씨는 “안보가 중요하다. 개성공단 확대, 대북 지원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서진수(23)씨는 “새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들을 반면교사 삼아 악·폐습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초구 서초초등학교 투표소를 찾은 약사 이보라(31·여)씨는 “출산율이 낮다고 하면서 정작 육아와 관련된 정책은 부실하다. 어린이집을 확충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많은 시민은 하루 종일 실시간으로 투표율을 확인하며 뉴스를 찾았다. 전통시장 상인 한연희(55·여)씨는 “손님은 물론이고 가족, 친구들과의 대화가 모두 대선에 관한 것”이라며 “장사는 뒷전이고, 하루 종일 선거방송만 봤다”고 말했다. 투표가 종료된 밤에는 대형 TV가 있는 식당이나 술집에 모여 개표방송을 단체 관람하는 경우도 많았다. 직장인 황모(34·여)씨는 “퇴근하고 친구들과 집에 모여 투표방송을 보면서 정치 이야기를 나눴다”며 “새로운 대통령이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상처받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8세가 안 돼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모의투표를 통해 대선 체험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오후 한국YMCA전국연맹은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빌딩 앞에 실제 투표소와 비슷하게 기표소를 만들었다. 고등학생인 김한솔(18)군은 “새 대통령은 청소년 인권에 좀더 관심을 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모의투표 결과가 실제 대선과 같으면 ‘청소년이 뽑은 대통령 당선증’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신 기자 xin@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강릉·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광주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美 “동맹 강화” 中 “사드 철회” 日 “안보 협력”… 셈법 제각각

    아베 “최대한 빨리 통화하길 원해” 英언론 “美와 의견일치 어려울 듯” 中언론 “한·중 관계 개선 가능성” 미국과 일본, 중국 등 한반도 주변국과 영국의 BBC 등 주요 언론은 9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앞서자 문 당선인의 승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이를 긴급 뉴스로 전하며 자국과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 등을 계산하느라 분주했다. AFP통신은 저녁 8시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가장 먼저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 후보의 압도적 승리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문 당선인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승리 선언을 한 직후인 이날 오후 11시 51분쯤에도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 당선인의 발언을 가장 먼저 타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문 당선인을 “진보적인 인권 변호사이자 북한에 대해 중도적(moderate) 정책을 옹호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보수 성향 경쟁자인 홍준표 후보를 가볍게 이겼다”고 전했다. 일본의 NHK는 출구조사 발표 10분 뒤인 오후 8시 10분쯤 생방송 음악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문 후보가 출구 조사에서 리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도통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석비서관 출신인 문 후보가 다른 경쟁자를 ‘넉넉한’(comfortable) 차이로 앞선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 5분 뒤 긴급 기사를 통해 “문 후보가 큰 차이로 앞섰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사전 투표율이 높았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한국인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구망 등은 차기 대통령이 남북 관계 및 한·중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하면서 한국 정부의 태도 변화를 기대했다. 영국 언론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에 주목했다. 가디언은 “문 후보의 승리는 북한과의 ‘화해’ 시대와 북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둘러싼 (문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의견 일치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상황을 생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디언은 “문 후보는 박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추구해 온 대북 강경 노선을 비판하면서 10년에 걸친 보수 정권이 북핵 프로그램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고 전했다. BBC는 문 당선인이 북한에 대해 압박과 제재를 유지하는 한편 대화를 주장해 왔다면서 이는 거의 모든 대북 관계를 중단한 전 정권과 대조를 이룬다고 소개했다. 한반도 주변국도 이번 대선 결과에 촉각을 기울였다.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이날 ‘5·9 대선’에 대한 논평 요청에 “한국의 새 대통령과 한·미 양국의 긴밀하고 건설적이며 깊은 협력 관계를 지속해서 유지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한국의 변함없는 동맹이자 친구, 파트너로 계속 남을 것이며 한국에 대한 우리의 방위공약은 철통같다”고 덧붙였다. 애덤스 대변인은 “한·미 동맹은 앞으로도 계속 역내 안정과 안보를 위한 린치핀(linchpin)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10일 오전 선거 결과가 정식으로 확정된 뒤 트럼프 대통령 명의의 축전을 신속하게 보낼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한국의 대선 결과에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에서 대선 투표가 진행 중인데 한국 새 정부가 사드 배치를 중단하길 희망하느냐’는 질문에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되고 변함없다”고 밝혔다. 일본은 한국의 새 정부가 위안부 합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베 신조 총리는 대선과 관련해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고자 한국 새 대통령과 한·일, 한·미·일 간 안전 보장면에서 협력해 나가고 싶다”면서 “가능한 한 빠른 단계에서 시간을 조정해 (새 대통령과) 통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015년 12월 한·일 간 위안부 합의를 거론하며 “한·일 간 약속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높이 평가되는 합의로 일본 정부는 한국에 끈질기게 합의를 착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특파원 jun88@seoul.co.kr
  • 劉 ‘구도의 벽’ 못 넘었지만 소신정치로 보수에 새 희망

    劉 ‘구도의 벽’ 못 넘었지만 소신정치로 보수에 새 희망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결국 ‘구도’(構圖)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유 후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을 거치며 일종의 덫에 걸렸다. 보수 진영에선 탄핵을 주도하고 새누리당을 떠났다는 이유로 ‘배신’의 낙인이 찍혔고 그 밖의 진영에선 과거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경력과 새누리당 출신이라는 이유로 철저히 외면받았다. 대선 출사표를 던진 직후부터 다양한 분야의 정책 공약을 발표했지만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지지율이 거듭 바닥을 치다 보니 당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하고 고립됐다. 유승민계 의원들을 제외한 바른정당 의원 대부분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영입을 염두에 두고 당을 떠났다. 반 전 총장의 중도 포기 이후에도 유 후보가 이들의 구심점이 되지 못했다. 급기야 물밑에서 끊이지 않았던 후보 단일화 및 사퇴 요구가 본격적으로 제기됐고 유 후보가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집단 탈당 사태가 벌어졌다.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며 탈당해 바른정당은 창당 100일 만에 분당됐다. 그러나 최악의 위기를 맞은 유 후보에게 오히려 응원이 쏟아지는 등 탈당 사태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물론 대선 문턱을 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선거 막판 ‘건전한 보수’를 염원하는 민심을 확인한 만큼 유 후보의 향후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인다. 유 후보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두 동강 난 당을 수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한 주 동안만 신입 당원이 7000명이 넘고, 9일 선거 결과에서도 20~30대 젊은 세대에서 선전한 만큼 젊은 세대들과 함께 새로운 보수 정치의 씨앗을 키워 나가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洪 “한국당 복원 만족” 安 “미래로 나가길”

    洪·安 “선거 결과 수용” 승복 劉 “국민 덕분에 끝까지 왔다” 沈 “정의당 새로운 도약 계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9일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한국당을 복원하는 데 만족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이날 밤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KBS·MBC·SBS 지상파 3사 공동 출구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이어 2위에 그친 결과와 관련,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한국당을 복원하는 데 만족하겠다”고 말했다. 출구조사 결과 문 당선인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밤 10시 30분쯤 선관위의 개표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 시점이었지만 후보들은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국민의당 선거 종합상황실이 마련된 국회 헌정기념관을 찾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변화의 열망에 부응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대한민국이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미래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이날 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힘들고 때로는 외로운 선거였지만 제가 지칠 때마다 저를 지켜주신 국민들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무엇보다 제가 추구하는 개혁보수의 길에 공감해 주신 덕에 바른정당과 저는 새 희망의 씨앗을 심을 수 있었다. 우리가 왜 정치를 하는지, 정치의 본질을 늘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정의당 개표상황실에서 “이번 선거는 우리 정의당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국민 여러분의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을 받아안아 우리 정의당이 또다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대선투표 이모저모/전국종합 ] 동명이인에 생년월일까지 똑같네! 투표권 뺏길 뻔도

    19대 대선 투표가 있던 9일 전국에서는 투표권 행사와 관련해 웃지못할 이색적인 일들이 일어났다. 우선 경기 남양주시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쯤 남양주시 와부읍제4투표소(강산마을코오롱아파트 관리사무소 노인정)를 찾은 A(58·여)씨는 사전투표를 했다고 파악됐나. 그러나 A씨는 투표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선거인명부에는 A씨가 지난 4일 양천구 신월5동 사전투표소에서 이미 투표를 한 것으로 돼 있었다. 결국, A씨는 투표하지 못하고 출근했지만, 신월5동에서 사전투표를 한 사람은 A씨와 동명이인인 B씨로 뒤늦게 밝혀졌다. A씨와 B씨는 이름과 생년월일까지 같았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사무원의 실수로 동명이인인데 체크가 잘못됐다”며 “해당 유권자는 현재 출근한 상태여서 퇴근하고서 투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충북 제천에서는 동명이인이 투표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천시 중앙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할 A씨는 투표소를 착각해 이날 오전 제1투표소를 찾아가 투표했다. 제1투표소 선거인명부에는 A씨와 동명이인인 B씨 이름이 있었고, 투표 사무원은 A씨가 B씨인 줄 알고 투표를 하도록 안내했다. 나중에 투표소를 찾은 B씨는 누군가 자기 대신 서명을 하고 투표한 사실을 확인하고 “투표를 한 적이 없다”고 항의했지만, 투표 사무원은 “신분증을 확인해 오류가 있을 리 없다”고 맞섰다. 동명이인을 뒤늦게 확인한 선관위는 A씨가 원래 투표소인 제2투표소에서 다시 투표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B씨에게는 정상적으로 투표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울산에서는 이날 110세 할머니가 부축을 받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울산 중구 병영1동 제1 투표소에는 백발의 김소윤 할머니가 투표했다. 1907년생인 김 할머니는 올해 110세로 울산에서 최고령 유권자다.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김 할머니는 통장과 다른 주민의 부축을 받으며 신분을 확인하고 용지를 받은 후 혼자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했다. 투표함에 용지를 넣을 때도 도움을 받았다. 김 할머니는 투표 후 “내가 뽑은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며 “새 대통령은 백성 모두를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승합차를 지원했다.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도 이날 오전 9시쯤 궂은 날씨에도 퇴촌면사무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90) 할머니는 “일본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대통령을 뽑기 위해 희망을 갖고 투표했다”며 “그동안 (진정한) 사죄를 못 받아서 애를 썼는데 이번에 당선되는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반드시 받아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나눔의 집 측은 전했다. 2000년 국적을 회복한 이 할머니는 이번이 네 번째 대통령 선거다. 국토 최남단 섬인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유권자들의 투표권 행사가 이날 기상악화로 바닷길이 막혀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내려진 풍랑주의보 탓에 제주도 본섬의 모슬포항과 마라도를 연결하는 소형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마라도 주민들은 오전 10시 30분 출발 첫 여객선 편 등으로 약 10㎞ 떨어진 모슬포항으로 나와 대정여고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할 예정이었으나, 마라도 인근 해상에 2m 가까이 되는 높은 파도와 초속 10m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불어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강원도 강릉·삼척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도 투표권을 행사했다. 강릉시 성산면 제1투표소에는 산불로 집을 잃은 관음2리 김순태(81)· 강순옥(79) 부부가 찾아 눈길을 끌었다. 투표 종사원들은 몸에 불편한데도 투표소를 찾은 강 씨를 끌어안고 격려했다. 김씨는 “산불에 집을 잃고 선거할 엄두를 못 냈지만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심장 수술로 몸이 불편한 아내 강씨도 “산불 피해주민에게도 정부가 잘 지원해 줘 주민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집에 붙은 불을 끄다 손목을 다친 김진걸(63) 씨도 깁스한 불편을 몸에도 투표소를 찾았다. 이날 강릉시선거관리위원회는 성산면 일대 산불피해 지역 주민이 투표에 불편함이 없도록 마을을 순회하는 버스를 운행하기도 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송도동 제2투표소에서는 소란을 피우고 투표용지를 찢으며 소란을 피운 A모(49)씨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A씨는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포항 송도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사무원에게 시비를 걸며 투표용지를 찢어 바닥에 버리고 욕설을 하는 등 약 10분간 투표진행을 방해했다. 그는 기표소 3곳 가운데 1곳이 더 넓은 이유를 묻고는 투표사무원이 “장애인용인데 거기서 투표해도 된다”고 말하자 “내가 장애인이냐”며 난동을 부렸다. 그는 술에 취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2동 제5투표소에서 한 선거인이 다른 선거인에게 투표 방법을 설명하다 대신 기표하는 일이 발생했다. 부산진구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9일 오전 7시 10분쯤 70대 A씨가 투표소 앞에서 머뭇거리던 70대 B(여) 씨에게 투표방법을 설명하다 기표소까지 동행해 A씨가 기표했다. B씨는 A씨가 본인을 대신해 기표한 것에 항의했고 현장 선거관리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투표방법을 설명하다가 나도 모르게 기표했다”고 진술했다. 선관위는 해당 투표용지를 훼손 처리하고 B씨가 직접 다시 투표하게 했다. 관위는 A씨를 공직선거법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강릉·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수원·광주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씨줄날줄] ‘반려나무’ 들이는 날/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반려나무’ 들이는 날/박건승 논설위원

    장 지오노의 단편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이 60여년 전 미국에서 처음 출판됐을 때 제목은 ‘희망을 심고 행복을 가꾼 사람’이었다. 알프스 여행길의 한 젊은이가 폐허가 된 마을에서 3년째 도토리나무를 심는 양치기 노인을 만난다. 아내와 아들을 잃고 외떨어진 곳에 들어와 황무지에 나무를 심는 노인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10년 뒤 다시 찾았을 때 그 마을은 더는 황무지가 아니었다. 울창한 나무들이 빽빽하고 사람들이 북적였다. 그제야 그 옛날 노인이 심은 것은 도토리나무가 아닌 희망이었음을 깨닫는다.우리 조상은 딸을 낳으면 딸 몫으로 울 밑에 벽오동나무를 심었다. 딸이 혼례 치를 날을 받으면 십수 년 자란 나무를 잘라 농짝이나 반닫이를 만들어 주려는 것이었다. 오동나무에 둥지 트는 습성을 가진 봉황이 집 안에 깃들라는 희망과 바람도 담았을 것이다. 요즘 ‘반려나무’ 입양 움직임이 국내에서도 활발하다. ‘반려’가 동물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상용이나 조경용이 아니다. 반려견처럼 생을 함께하며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동반자다. 꼭 집 안에 들이지 않고 집 밖 공원에 사는 나무를 입양하기도 한다. 열흘여 뒤 개장하는 ‘서울로7017’(옛 서울역 고가 보행로)에 심어진 80여종, 500여 그루의 키 큰 나무가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누군가 일정액을 내고 이곳 나무 한 그루를 입양하면 서해안과 바로 맞닿은 인천수도권매립지 ‘미세먼지 방지숲’에 느티나무 3~10그루를 심어 준단다. 500여 그루의 반려나무가 가족을 찾으면 많게는 5000그루의 느티나무가 인천수도권매립지에 들어서는 셈이다. 베이징은 한 해의 3분의1이 미세먼지와 스모그로 뒤덮인다. 서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수도 가운데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짙다. 50년 자란 나무 한 그루는 3400만원어치의 산소를 생산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6700만원에 해당하는 대기오염 물질을 없애 준다. 하루에 8시간 광합성 작용을 하는 큰 느티나무 한 그루는 연간(5∼10월) 이산화탄소 2.5t을 흡수하고, 산소 1.8t을 방출한다. 연간 성인 7명에게 필요한 산소량과 맞먹는다. 나와 함께하는 반려나무 입양. 비록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 ‘뿌연 먼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주 멋진 방법이지 않을까. 오늘은 국가 지도자가 아닌 동반자를 선택하는 날이다. 국민과 함께 새 길을 출발하는 반려나무를 들이는 날이다. 앞으로 20년, 아니 50년 뒤의 미래를 생각하는 하루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박건승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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