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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격호 지우는 롯데… 창업 1세대 퇴장

    신격호 지우는 롯데… 창업 1세대 퇴장

    신격호 재판 대비 2주간 정신감정 이상 판정 땐 신동주 경영권 불리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제과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 회사인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계열사에서 신 총괄회장의 흔적 지우기가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1967년 롯데제과 설립 뒤 49년 동안 등기이사직을 유지해 온 신 총괄회장은 자의가 아니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결단에 따라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모습이다. 롯데제과는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과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신 회장의 최측근인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 등을 새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7일 공시했다. 롯데제과는 공시에서 이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신 총괄회장의 재선임 언급을 생략, 그의 퇴진을 공식화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만으로 95세 고령이고, 현재 성년후견인(대리인) 신청까지 제기된 상태여서 회사의 이사로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퇴진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번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계열사별로 이사직 퇴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 총괄회장의 이사직 임기 만료는 오는 28일 호텔롯데, 11월 부산롯데호텔, 내년 3월 롯데쇼핑과 롯데건설, 같은 해 5월 롯데자이언츠, 8월 롯데알미늄 등의 순으로 예정돼 있다. 이번 신 총괄회장의 불명예 퇴진은 최근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신 회장이 결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제안한 신 회장의 해임을 묻는 안건이 지난 6일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부결되면서 신 회장의 한·일 롯데그룹 원톱 체제가 재확인됐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이 형인 신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신 총괄회장을 경영권에서 완전히 배제시키기 위해 등기이사 퇴임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49년 만에 자신이 처음으로 세운 롯데제과에서 물러나게 된 신 총괄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 재판인 성년후견인 지정 재판을 위해 약 2주간 정신감정을 받을 예정이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그의 지지를 바탕으로 경영권을 주장했던 신 전 부회장이 크게 불리해지게 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바다 위 LNG공장 사상 첫 건조 성공

    바다 위 LNG공장 사상 첫 건조 성공

    새달 말 말레이시아에 인도 대우조선해양이 일명 ‘바다 위의 LNG 공장’으로 불리는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 선박을 세계 최초로 건조했다. 기존에는 고정식 해양 설비로 심해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해저 파이프를 통해 육상으로 보낸 뒤 별도의 시설에서 액화시켜야 했지만 FLNG는 이 과정을 하나의 선박 안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위기에 빠진 우리 조선업계가 FLNG와 같은 고부가가치 해양 기술을 통해 흑자 전환의 기틀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사가 발주한 FLNG에 대한 명명식을 했다고 6일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과 페트로나스사의 완 줄키플리 완 아리핀 회장을 비롯한 100여명이 참석했다. 선박 이름은 페트로나스의 머리글자인 ‘P’를 앞에, 첫 번째란 뜻의 말레이시아어 ‘사투’를 뒤에 붙여 ‘PFLNG 사투’(이하 페트로나스 FLNG)로 정했다. 선박은 2012년 6월 8억 달러(약 1조원)에 수주한 뒤 3년 9개월 만에 완성된 세계 첫 FLNG다. 길이 365m·폭 60m 규모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뉘어 놓은 것보다 길다. 면적은 축구장의 3.6배 규모다. FLNG 상부에 있는 생산구조물 무게만 4만 6000t으로 무게는 총 12만t이다. 액화천연가스 저장량은 국내 전체 1일 평균 사용량의 3배 수준인 18만㎥에 달한다. 오는 4월 말 선주 측에 최종 인도된 뒤 말레이시아 해역 유전에서 연간 290만㎥의 액화천연가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FLNG 건조 기술은 우리 조선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3월 현재 세계에서 발주한 FLNG는 모두 국내 조선사들이 만든다. 총 6척 가운데 5척은 삼성중공업이, 1척은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했다. 정 사장은 이날 명명식이 직전 기자들과 만나 “FLNG는 기존의 게임을 바꾸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며 올해 1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5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하나금융 새 진용 구축… CEO 7명 중 4명 은행맨

    하나금융 새 진용 구축… CEO 7명 중 4명 은행맨

    ‘비은행’ 이진국 금융투자 사장 유일함영주 사내이사로… 후계 경쟁 하나금융지주가 이달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7명 중 5명을 교체하는 등 새 진용을 구축했다. 하나금융투자에는 2회 연속 외부 인사를 투입했지만 나머지 4명은 모두 은행 출신을 중용했다. 사내이사 숫자를 대거 늘린 점도 눈에 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하나애프앤아이, 하나금융투자의 CEO를 각 사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2일 밝혔다. 하나은행 부행장 출신인 정수진 하나저축은행 사장은 하나카드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카드사업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라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나생명 사장에 추천된 권오훈 전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외환은행 출신이다. 해외사업그룹 전무를 거쳐 지주 글로벌전략실 부사장 등을 지냈다. 황종섭 하나저축은행 사장 후보는 하나은행 영남사업본부 부행장 등을 지낸 영업통이다. 하나은행장 후보로도 여러 차례 이름이 올랐다. 정경선 전 KEB하나은행 전무는 하나애프앤아이 사장 후보로 추천됐다. 비은행 출신은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후보가 유일하다.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출신으로 2013년부터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지주에 증권 전문가가 없어 3년 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사라는 후문이다. 추진호 하나캐피탈 사장,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사장, 배현기 하나금융연구소장은 연임이 결정됐다. 사내이사는 김 회장이 유일했으나 이번에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추가로 추천됐다. ‘포스트 김정태’ 자리를 놓고 후계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전평이다. 이로써 하나금융 이사진은 9명에서 11명으로 늘었다. 하나금융 측은 “지주와 계열사 간 원활한 업무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통합은행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내이사 수를 3명으로 늘렸다”며 불필요한 해석을 경계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그 많던 폭주족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 많던 폭주족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서울 영등포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소속 수사관 2명은 지난달 29일 밤 10시부터 다음날인 1일 새벽 6시까지 오토바이 폭주족 단속을 위해 여의나루역 주변 한강공원을 지켰다. ●3·1절 폭주 9년 새 1163 → 221건으로 하지만 8시간 동안 폭주족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과거에 3·1절이나 광복절이 광란의 오토바이 질주로 얼룩지는 10~20대 폭주족의 축제와도 같았던 적이 있었다. 한강 둔치는 그들의 집결지였다. 도로를 차지한 채 차들을 위협하며 위험한 곡예 운전을 해댔다. 경찰은 오토바이 검거용 그물까지 동원해 국경일이면 1000명 이상의 폭주족을 적발하곤 했다. 하지만 폭주족이 이제는 사실상 사라졌다.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 및 처벌 강화도 주요한 이유지만 우선적으로 오토바이가 ‘멋의 상징’에서 ‘알바의 상징’으로 바뀌면서 그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3·1절을 맞아 오토바이 폭주 사범을 단속한 결과 공동 위험 행위, 불법 개조, 무면허 등의 혐의로 221건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9년 전인 2007년 3·1절에 1163건을 적발한 것과 비교하면 5분의1도 안 된다. 입건된 건수는 같은 기간 48건에서 33건으로 감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폭주족이 워낙 많아 중대한 잘못을 한 경우에만 입건했는데 최근에는 모든 불법 행위에 대해 처벌을 하기 때문에 입건 건수는 상대적으로 덜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 3·1절에는 과거와 같은 수십명의 집단 폭주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부분 오토바이 2대를 4명이 나눠 타고 굉음을 유발하며 운행하는 수준이었다. 경찰은 “10대들을 중심으로 청소년들은 더이상 오토바이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날 폭주족을 단속한 경찰관은 “정우성 주연의 영화 ‘비트’(1997년)를 통해 ‘오토바이는 반항’이라는 공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단순한 취미나 레저 수단 이상으로 인식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황에 배달 청소년 크게 줄어 김지석(59) 전국이륜문화개선운동본부 회장은 “폭주족 문화는 사회에 대한 반항을 상징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요즘 10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그런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과거에 폭주족의 상당수를 차지했던 배달 청소년들도 불황으로 수가 크게 줄었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사장이 직접 배달을 하거나 배달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서다. ●경찰 체계적 단속·압수도 한몫 경찰의 단속도 주효했다. 폭주족의 인터넷 동호회 카페 등을 통해 서울 여의나루역 한강공원·뚝섬 유원지, 부산의 해운대·광안리 해수욕장, 인천 부평역, 대구 호림로 등을 집중 단속했다. 현장 검거 방식을 버리고 고성능 카메라로 번호판 등을 촬영한 뒤 사후 검거로 전환했다. 경찰 관계자는 “폭주를 즐기는 청소년들은 오토바이를 자기 분신처럼 여기기 때문에 입건보다 오토바이 압수에 더 큰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오토바이 폭주보다 경기 일산 자유로, 인천 영종고속도로 등지에서 발생하는 성인들의 외제차 폭주가 더 골칫거리”라고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언론인 10년, 정치인 20년 경력의 6년차 구청장이다. 빨간색, 보라색 등으로 염색한 머리 색깔과 여름이면 반바지에 잠자리 눈알 같은 파란색 렌즈의 미러 선글라스 차림으로 가끔 주민들을 놀래 주기도 한다. 외양만 파격적일 뿐 아니라 구민들을 위한 정책도 ‘용꿈꾸는 작은도서관’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도시’ ‘지식도시락 배달서비스’ ‘365 자원봉사도시 관악’ 등 재치와 배려가 넘친다. 억지에 가까운 민원은 “세종대왕이 관악구청장을 해도 그 문제는 어쩔 수 없을 겁니다”라며 단호하게 대처하지만, 대부분의 민원을 세종대왕처럼 슬기롭게 해결해 낸다. 신문기자 시절 그는 ‘머’로 불렸다. 재치 있는 농담을 잘해서 성과 합하면 ‘유머’가 그의 별명이었다. 언제 어느 장소에서나 군중을 웃게 하는 농담은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민주당의 대변인으로 활약할 때도 그의 유머 감각은 빛을 발했다. 민감한 정치 사안에 대해 김한길 의원의 속마음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의 답은 이랬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겠습니다.” 경로당을 자주 찾는 그가 인사말로 꼭 꺼내는 농담이 있다. “저는 여당도 야당도 아니고 경로당입니다. 어르신 모시는 일에는 오로지 경로당만 있을 뿐입니다.” 여러 번 들은 말이라도 들을 때마다 어르신들은 박장대소한다. 신문사에 사표를 내고 여러 일을 하다 정치계에 뛰어들고서 낙천, 낙선을 다섯 번이나 겪은 끝에 “겨우” 구청장에 당선됐다. 대기업 사원, 기업 홍보실장, 공공기관장, 편집국장, 방송작가, 베스트셀러 작가, 방송국 사장 등 무수한 이력을 쌓는 중간중간 백수로 지낸 적도 많았다. 유 구청장이 던진 사표 숫자만도 7장이다. 감정적으로 던진 것은 아니었다. 첫 직장인 LG그룹 기획조정실은 ‘혼을 바쳐 일하는 기자’가 되고 싶어 나왔다. 한국일보 기자 시험에 합격해 3년간 다녔지만, 국민주주의 성금으로 한겨레가 창간되자 과감히 옮겼다. 5년간 일한 한겨레는 고(故) 송건호 전 한겨레 초대회장의 인사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표를 던지고 떠났다. 그는 “준비되지 않은 사표를 던지고 엄청 고생이 많았다”며 “젊음은 용기와 배짱이 생명이니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사표를 던지면 더 좋은 길이 나타날 거란 무책임한 충고는 할 수 없다”고 ‘사표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했다. 유 구청장은 서울대와 함께 성장하는 도시인 관악구의 첫 서울대 출신 민선 구청장이다. 서울대 안에 경전철 역이 들어설 수 있도록 역할도 했다. 현재 역사 건설 비용을 놓고 서울대와 서울시가 입장이 다른 상황이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울대 캠퍼스를 지나는 경전철을 후보노선으로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고, 도시철도법상 2018년에 재검토하도록 법적으로도 조치했다. 삼성전자 연구소도 서울대와 협력해서 유치해 내년 1월 낙성대 주변에 연구원 1000명이 근무하는 대규모 연구시설이 완공된다. 철학을 전공한 그는 50대 후반의 공무원이란 사실을 잊게 할 만큼 틀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종종 던진다. 선거운동을 하다 구청장이 뭐냐고 묻는 아이에게 “관악구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라고 대답했다가 “잘난 체하시네!”라는 핀잔을 들었다. ‘잘난 체하시네!’라는 제목으로 펴낸 구청장 선거 일기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바라던 국회의원은 못 되고 국회도서관장이 되었을 때, 모두 “한직이지만 책이나 많이 읽다 와라”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직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다짐하고서 세계의 위대한 도서관 50여곳을 탐방해 쓴 ‘세계 도서관 기행’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개정판까지 낸 ‘세계 도서관 기행’으로 아직 전국 곳곳에서 강연 요청이 오고, 인세 수입도 쏠쏠하다. 해외 도서관을 탐방하며 보고 들은 바를 관악구 정책에 접목시킨 것도 상당하다. 도서관에서 전문 직업 상담사가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각종 취업 관련 세미나도 여는 ‘잡 오아시스’는 뉴욕 공공도서관의 사례를 적용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카고에서 첫 직장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뉴욕 도서관의 직업정보센터의 힘이었다. 해외 사례는 물론 가까운 국내 사례의 잘된 정책을 빨리 도입하는 것이 그의 구정 경쟁력이다. 본격적으로 도시농업을 시작하면서 서울시 도시농업의 메카라 할 수 있는 강동구도 이미 다녀왔다. 유 구청장이 관악구 공무원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좋은 것은 따라 하자’는 정신이다. 올해는 옥상텃밭, 상자텃밭, 자투리텃밭 등으로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도시’에 이어 ‘걸어서 1분 거리 텃밭 도시’로 관악구를 만들 계획이다. 처음 도시농업 계획을 내놓았을 때 공무원들은 농사를 지을 땅이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 유 구청장은 공무원들에게 시야를 넓히라고 조언했다. 결국 공무원들은 여기저기서 노는 땅을 찾아왔다. 그는 “자치단체장의 역할은 ‘조물주’에 맞먹습니다. 구청장이 말을 하면 공무원들이 이뤄내니까요”라고 ‘구청장 조물주론’도 농담 삼아 곁들였다. 기초단체장으로서의 철학도 확고하다. 아무리 기초단체장이 주민 복지를 챙겨도 국가 안보가 불안하면 ‘지붕 새는 집’이라는 것이다. “국가 안보는 집으로 치면 기둥이자 지붕이고, 지방 자치의 복지는 아늑한 이불 덮고 따뜻한 밥상 차리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기둥이 기울고 지붕이 새는 문제를 복지로 해결할 수는 없지요. 게다가 안보는 99%를 막아도 1%가 새면 문제입니다.” 지방 자치로 국민 불안을 잠재울 수 있어도 국가 안보는 1%의 빈틈도 메우겠다는 자세로 안정적 운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년간 정치계에 몸담은 유 구청장은 정치의 계절을 맞아 “정치는 짧고 정책은 길다”라며 그동안의 경험을 담은 정치철학을 소개했다. 별 4개 단 장군도, 시민운동가도, 언론사 사장도, 앵커도 정치권만 가면 멀쩡하던 사람이 ‘건달’이 된다는 것이다. 자기 정책이 없고 누구 따라다닐까만 생각하다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 건달’이 되어버린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치인 윌리엄 윌버포스는 노예무역 폐지를 정치 목표로 삼고 20여년에 걸쳐 결국 목표를 이루었습니다. 유명 정치인 누구를 따라다닐까, 누구 눈치를 볼까에 집중하다 보면 장군도 정치계에서는 졸병이 되어버립니다. 자기 테마와 정책을 갖고 이 제도개선을 꼭 해야겠다, 작은 진보라도 이뤄야겠다고 마음먹고 이뤄야만 정치 건달이 되지 않습니다.” 정치권 20년 경험자의 ‘정치 건달 되지 않기’ 철학이다. 유 구청장이 올해 새롭게 구상 중인 정책은 ‘동물복지’다. 2014년부터 반려동물 등록제가 시작되면서 인구 50만명인 관악구에서 4만여 마리의 반려견을 등록했다. 동물복지에 관한 책인 ‘돼지도 장난감이 필요해’를 ‘관악의 책’으로 선정한 관악구는 반려동물에 관한 교육을 시작으로 다양한 반려동물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1인 가구가 많은 관악구를 포함해 현대사회에서 반려동물은 필수적인 사회구성원이란 생각에서다. 반려동물을 돌보는 방법부터 이웃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예의 등을 가르치고 ‘애견 파크’와 같은 반려동물을 위한 시설도 늘려 간다는 구상이다. 보건소에서 정육점 민원을 처리하던 수의직 공무원도 반려동물 업무에 배치했다. 정책 구상을 위해 사료업체 대표를 만난 유 구청장은 “15살짜리 개가 동물병원에서 곧 사망한다는 판정을 받았는데 주인이 정성으로 밥을 해 먹였더니 6년이나 더 살았다고 하더라”며 동물이 행복하면 사람은 더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도시농업, 동물복지는 모두 시대의 흐름을 읽은 구청장이 내놓은 정책이다.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그가 세상을 바꿀 또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최문순 강원 화천군수

    [자치단체장 25시] 최문순 강원 화천군수

    “산천어축제로 세계인들에게 알려진 접경지역 화천 군민들이 이제는 풍요로운 경제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습니다.”지난달 16일 기자와 함께한 최문순(61) 강원 화천군수는 휴전선을 지척에 둔 인구 2만 7000명 안팎의 산골마을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혼신의 열정을 쏟고 있었다. 산천어축제가 끝난 화천천을 찾아 청정 생태하천 복원과 안전을 챙기고 인재교육의 산실이 될 어린이도서관 공사 현장을 찾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최 군수 자신이 군 지역경제과장으로 일할 당시 기획하고 시작했던 ‘산천어축제’가 대박을 터뜨리고 자치행정과장 시절 시작한 다양한 ‘인재육성 프로그램’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큰 자신감이 생겼다. 폐장한 축제장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조각을 돌아보며 안전을 강조하는 모습에서 꼼꼼함이 묻어났다. 최 군수는 화천 토박이로 하남면 원천리 산골마을의 가난한 농사꾼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 살림 탓에 고교만 졸업하고 곧바로 농사를 지어야 했다. 하지만 근면함으로 화천군 4H 연합회장을 맡는 등 리더십을 키워 나갔다. 24세 때 군 9급 농업직으로 공무원에 입문한 뒤 행정직으로 옮겼고 기획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면장과 주민생활지원과, 기획감사실장을 두루 거쳤으며 강원도인재개발원 교육연구실장과 화천 부군수직을 끝내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화천군수로 당선됐다. 평소엔 실무자에게 업무를 맡겨 성과를 지켜보는 성격이지만 자수성가한 탓에 ‘될 성싶은 사업이다’ 판단하면 팔을 걷어붙이고 꼼꼼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별명도 ‘탱크’다. 산천어축제의 시작부터 성공까지 관여했던 산증인으로 이 축제만큼은 군수가 직접 챙기며 독려한다. 2003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산천어축제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다. 비슷한 겨울축제를 펼치는 인근의 다른 자치단체들이 화천군을 따라가지 못하는 노하우의 대부분은 최 군수가 직접 챙기고 지시하며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날 얼곰이성 등 축제가 끝난 현장을 찾은 최 군수는 “2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2016 산천어축제’도 역대 최고의 축제로 기록됐다”면서 “지난해보다 4만명이나 많은 154만여명이 축제장을 찾았고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만 7만 5000여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 방문은 집계를 시작한 2006년 1000여명이 찾은 이후 10년 새 70배 이상 늘어났다.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았다는 방증이다. 여기에는 산천어축제가 갖는 남다른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함께 간 오경택 예산계장은 “흐르는 물은 웬만한 추위로는 얼지 않지만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천은 흐르는 물의 수위를 조절해 얼음을 얼리는 노하우로 20㎝ 이상 안전한 얼음 얼리기에 성공하고 있다”면서 “수년간 축제를 이어 오면서 터득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최 군수는 “이상고온과 최강 한파라는 최악의 기상 조건에다 남북 긴장으로 군 장병의 외출·외박이 통제됐지만 많이 찾아준 관광객과 헌신적인 노력을 해 준 주민들께 감사한다”면서 “축제 기간 미흡했던 부분을 개선해 내년부터 본격 체류형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이 머물 수 있도록 야간 얼음낚시와 야시장 등을 처음으로 연 것도 대박에 일조했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과 환경을 최우선으로 축제를 펼쳤고 마무리작업까지 완벽하게 하고 있다. 축제 기간 UDT·특전사 출신 안전요원 22명이 산소통을 메고 수시로 축제장 얼음 속을 점검했다. ‘이상고온으로 혹 얼음 상태가 나빠질까’ 안전에 올인했다. 축제가 끝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안전점검팀은 여전히 현장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혹시나 녹아내린 얼음조각들이 행인들을 덮치지 않을까, 축제장으로 쓰던 화천천에 행인들이 빠지지 않을까, 밤낮 경비를 서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반종철 안전점검팀장은 “안전은 기본이고 그물과 대형 자석까지 동원해 강물에 남아 있는 산천어와 쓰레기, 낚시 등을 건져 내는 일도 함께 하며 화천천의 청정 환경 유지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 성공의 자신감으로 지역경제 살리기와 복지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화천읍, 간동면, 하남면, 상서면, 사내면 등 5개 읍·면을 대상으로 권역별 특별경제활성화 계획을 마련했다. 낙후된 산골마을이지만 성공 축제를 기반으로 지역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화천읍과 사창리에는 이미 100~150석 규모의 작은 영화관들이 들어섰다. 산양리에도 오는 9월쯤 작은 영화관이 개관한다. 간동면과 상서면 다목리 일대에는 야구장 등 생활체육공원이, 하남면 일대에는 교량 등을 활용한 호수변 힐링관광산업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공무원 현장도우미제도’는 취약계층과의 소통의 끈이 되면서 현장 복지의 표본이 되고 있다. 군수와 실·과장, 복지담당이 수시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구를 찾아 희망의 불씨를 심어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방문한 가구만 1000곳이 넘는다. 최 군수는 “화천은 농산촌 주민들과 군 장병들이 많아 그동안 안정된 생활이 어려웠다”면서 “세계적인 산천어축제 성공을 발판으로 관광객들이 머물며 즐기고 힐링할 수 있도록 하고 군 장병들이 외출, 외박 때 화천에 머물며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 복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복한 마음, 신나는 삶, 밝은 화천’이란 군정 슬로건만큼 최 군수의 얼굴도 신나고 밝았다. 글 사진 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화성행궁 갔다가 박물관 투어하고 오지요

    [명인·명물을 찾아서] 화성행궁 갔다가 박물관 투어하고 오지요

    수원 화성 축성 과정 직접 볼 수 있어 서예박물관에 영·정조가 쓴 어필첩도새달부터 박물관 3곳 야간 관람 가능 경기 수원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화성 등 볼거리와 먹거리가 즐비한 곳이다. 팔달산을 중심으로 5.7㎞에 걸쳐 있는 화성은 성문, 누대 등 건축양식이 동양 성곽의 웅대함과 서양 성곽의 아름다움, 실용성을 모두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화성행궁은 정조가 융릉을 참배할 때 머물던 임시 처소로, 우리나라 행궁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수원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늘고 있다. 그런데 수원을 찾는 쏠쏠한 재미가 더 생겼다. 바로 수원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 수원광교박물관 등 수원시 박물관 3형제와 최근 문을 연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덕분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박물관의 불모지였던 곳에 볼거리로 가득 찬 박물관과 미술관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수원이 역사·문화·체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화성에 관한 모든 것… 수원화성박물관 화성행궁 인근에 있는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화성의 축성과 정조에 얽힌 역사적 사실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09년 문을 연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에 화성축성실, 화성문화실, 기획전시실 등 3개 전시실과 야외 전시장을 갖췄다. 보물 1477호 번암 채제공(1720~1799) 초상화를 포함해 252건 740점(기증 147점, 구입 593점)의 다양한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화성축성실은 화성이 어떻게, 누구에 의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 준다. 정조가 화성행차 때 입었던 황금갑옷, 축성 보고서 ‘화성성역의궤’ 영인본, 정조가 화성 유수 조심태에게 보낸 어찰, 규장각과 화성박물관만 소장하고 있는 정조문집 ‘홍재전서’ 완질본, 국내 2점뿐인 사도세자의 대리청정 유훈교서 등도 전시하고 있다. 화성문화실에서는 1795년 윤2월 정조의 8일간 화성행차를 팔폭 병풍에 그린 ‘화성능행도병’ 모사도, 화성유수 채제공의 영정과 정조가 채제공에게 보낸 어찰, 필사본 번암선생집, 정조의 정예 친위부대 장용영의 복식과 무기 등을 볼 수 있다. ●수원의 과거~미래 한눈에 수원박물관 2008년에 개관한 수원박물관은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다양하게 보여 주는 ‘수원역사박물관’과 한국서예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서예박물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원역사박물관은 ‘수원의 자연환경’, ‘선사·역사시대의 변천사’, ‘수원로의 개설’, ‘60년대 수원 만나기’, ‘근대 수원의 문화’ 등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과거·현재·미래의 시점과 주제별로 보여 준다. 또 지방자치단체에서 최초로 건립한 한국서예박물관은 6000여점에 달하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예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서예의 이해’, ‘서예의 감상’, ‘문방사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중요 작품으로는 영조와 정조가 친히 쓴 어필첩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야외전시장에는 수원에서 관리를 지낸 인물들의 업적을 나타내는 선정비, 의장석물, 묘제석물, 생활 유물 등을 곳곳에 배치했으며 ‘어린이체험실’에서 다양한 역사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몄다”고 소개했다. ●‘어린이체험실’ 갖춘 수원광교박물관 2014년 3월 개관한 수원광교박물관은 수원시의 세 번째 공립박물관으로 영통구 광교역사공원에 들어서 있다. 1층 광교 역사문화실에서는 광교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출토된 빗살무늬 토기 등 신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의 유물을 볼 수 있다. 개발 전 광교 골짜기 마을에 대한 민속, 문화, 생태, 생활사 자료도 한데 모아 옛 정취를 보존했다. 수원 출신 역사학자 사운 이종학(1927~2002) 선생과 학창 시절을 수원에서 보낸 소강 민관식(1918~2006) 선생이 기증한 유물도 별도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사운 이종학실에서는 2004년 유족이 기증한 충무공 이순신과 독도 포함 영토 관련 사료, 일제 침략사 등 2만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소강 민관식실에 전시한 3만여점은 민관식 선생이 국회의원, 문교부 장관, 국회의장 직무대리 등을 하며 평생 수집한 것으로 2010년 기증받았다. 어린이들이 역사와 문화를 놀면서 접할 수 있는 ‘어린이체험실’도 갖춰져 있다. 시는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다음달부터 수원박물관과 수원화성박물관, 수원광교박물관 등 지역 내 박물관 3곳에서 야간 관람을 실시한다. 관람시간을 오후 6시에서 9시로 연장하며 휴관일인 매달 첫째주 월요일과 토요일, 공휴일은 제외된다. ●4개월 만에 관람객 5만명 돌파 아이파크미술관 화성행궁광장 옆에 들어선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개관 4개월 만인 지난달 말 현재 누적 관람객 5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수원 최초의 시립미술관으로 연면적 9661㎡에 5개의 전시실, 예술전문 도서관, 교육실, 카페테리아 등 관람객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전통과 현재가 소통하는 곳’이란 주제로 건립된 이 미술관은 화성의 전통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변 경관과 어울리면서도 기하학적인 현대미를 최대한 살린 게 특징이다. 미술관 전면에는 확 트인 투명창을 설치해 관객들이 전시품을 관람하면서 동시에 화성행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 미술관 안에는 ‘포니정홀’도 마련했다. 국내 최초의 고유모델 자동차인 ‘포니’를 개발한 현대자동차 초대 사장인 정세영 명예회장을 기리는 공간이다. 미술관은 지난해 11월 나혜석(1896~1948)의 유족으로부터 ‘자화상’, ‘김우영초상’ 등 나혜석의 미공개 유작 2점을 기증받았다. 한국 최초의 여성 유화가인 나혜석의 두 작품은 한국 근대 미술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미술관 측은 밝혔다. 미술관은 오는 4월 나혜석 탄생 120주년을 맞아 나혜석 기념 전시를 개최한다. 염태영 시장은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와 수원화성 완공 220주년을 맞아 특색 있는 전시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한편 수원화성과 수원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화성박물관, 전통시장 등 기존의 자원과 함께 관광 인프라를 확대해 연계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교과서에 女항일투쟁사 실리나

    항일투쟁의 어머니’로 불리는 남자현 열사를 비롯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새 국정 역사 교과서에 실릴지 3·1절을 앞두고 관심을 끈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현행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여성 항일 운동사를 기술한 부분은 ‘전무’ 하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의 내용을 살펴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수업 채택률이 약 30%인 비상교육 교과서는 전체 400여쪽 가운데 일제 강점기 역사는 5분의 1가량인 75쪽이다.  유관순 열사 외에 항일투쟁에 앞장선 여성 기술은 거의 없다.1910년대 항일 민족 운동을 소개한 부분에서 ‘여성들이 주축이 된 송죽회 등이 항일 활동을 벌여나갔다’는 언급이 전부다.  당시 ‘신여성’의 삶을 별도로 다룬 교과서는 많다.서양화가 나혜석,소프라노 윤심덕,기자 최은희 등이 주인공들이다.  시대 변화상과 함께 남성중심 체제를 흔든 여성운동을 다룬 것이어서 순수한 항일운동사적 기술과는 차이가 있다. 남자현(1872∼1933) 열사는 영화에서 전지현이 연기한 안옥윤의 실제 모델이다. ‘여자 안중근’ ‘독립군의 어머니’ 등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모든 청소년이 배우는 역사교과서에는 이런 기록이 없다.정부는 집필 중인 새 국정 역사교과서에 남 열사의 위국헌신 정신을 소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성 독립운동사 교과서 기술 촉구’ 운동을 전개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김희선 회장은 “‘독립은 정신에 있다’고 한 남자현 열사,충효애국 자손만대 보존의 말씀을 남기신 의병대장 윤희순 등 많은 여성 운동가를 외면하는 것은 우리의 역사 인식이 아직 부족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들을 교과서에 싣도록 정부에 촉구하는 결의문을 조만간 채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판티노 ‘세계 축구 대통령’ 되다

    인판티노 ‘세계 축구 대통령’ 되다

    2차 투표서 115표 획득… 살만 따돌려비리 얼룩 ‘블라터의 FIFA’ 개혁 주목 잔니 인판티노(46·스위스)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이 새로운 ‘세계 축구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7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할렌슈타디온에서 ‘2016 FIFA 특별총회’를 열고 209개 회원국 가운데 자격정지로 투표권을 잃은 쿠웨이트와 인도네시아를 뺀 207개국의 투표를 통해 인판티노 사무총장을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신임 인판티노 회장은 앞으로 4년 동안 부패 추문과 비리 파문으로 추락한 FIFA의 개혁을 이끌게 됐다.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88표를 얻은 인판티노 회장은 투표에 참가한 회원국 3분의 2(138표) 이상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2차 투표를 치렀다. 결국, 2차 투표에서 과반(104표)을 넘긴 115표를 확보해 새 수장으로 뽑혔다.   앞서 지난 1998년부터 18년간 FIFA 회장을 맡아왔던 제프 블라터 회장은 지난해 12월 이해 상충, 성실 위반, 금품 제공 등의 혐의로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자격정지 8년을 받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블라터 전 회장은 항소를 통해 자격정지 기간을 8년에서 6년으로 줄였다. 인판티노는 2009년부터 UEFA 사무총장으로 활동한 전문 축구행정가다. 비리혐의로 6년 자격정지를 받은 미셸 플라티니(61·프랑스) UEFA 회장을 대신해 선거에 나섰다. 유럽과 남미, 북중미는 물론, 아프리카에서도 상당한 지지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살만보다 늦게 출마한 인판티노는 ▲아프리카계 인사 FIFA 사무총장 기용 ▲4년간 모든 회원국에 500만 달러 지원 ▲각 대륙연맹에 4000만 달러 지원 등 검은 대륙을 의식한 공약을 쏟아냈다.   반면, FIFA 112년 역사상 첫 비유럽 출신 회장에 도전한 살만은 아시아를 지지 기반으로 아프리카 표심을 잡고자 노력했지만, 끝내 고배를 마셨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지재권은 새 먹거리… 변호사·변리사 손잡아야”

    “지재권은 새 먹거리… 변호사·변리사 손잡아야”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 변리사들과 밥그릇 싸움을 하려고 우리 협회를 만든 게 아닙니다. 세계 시장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변호사들과 변리사들이 손을 맞잡아야 합니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대한특허변호사회의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승열(55·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는 25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는 특허나 상표, 저작권 등 지식재산(Intellectual Property·IP) 분야가 국내외적으로 커다란 먹거리 산업으로 떠올랐다”면서 “이 때문에 변호사와 변리사 간 협업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특허변호사회는 변리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들의 모임이다. 김 회장은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를 맡고 있다.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과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지식재산연수원 운영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변리사는 별도의 시험을 통해 자격증을 받지만 변호사는 별다른 시험을 거치지 않고 실무 수습을 받으면 변리사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변호사 업계와 변리사 업계는 업무 영역을 놓고 자주 대립해 왔다. 이번에 특허변호사회가 출범하자 대한변리사회가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과거에는 변리사의 기본 업무가 특허명세서 작성 등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어요. 기업이 보유한 특허 등이 늘어 가치 평가를 하는 변리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고,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와 변리사 사이에 협업해야 할 분야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특허변호사회 운영의 3대 원칙으로 공개성, 디지털, 글로벌 등을 꼽았다. 그는 “회의 과정을 동영상으로 올리는 등 조직 운영을 공개할 것”이라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전문가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플랫폼 등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식재산에 관심 있는 법조인을 대거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둘 생각”이라며 “로스쿨 재학생이 기초작업을 배울 수 있는 실무교육 등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레고 ‘집안일 하는 아빠, 직장일 하는 엄마’ 인형 출시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장난감 브랜드 ‘레고’가 이번에는 현대의 가정 세태를 반영한 인형을 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레고 시스템스 회장 소렌 토르프 라우르센은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현대 가정에서의 성(性)역할 변화를 인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라우르센 회장이 공개한 새 인형은 한마디로 '집안일 하는 아빠, 직장일 하는 엄마'다. 즉 과거 오랜 시간 인형으로 출시돼 왔던 아빠와 엄마의 정형화된 성역할이 시대 변화에 발맞춰 제품에 반영된 것이다. 그간 레고를 비롯한 인형 제작사 마텔의 '바비' 등은 아이들에게 획일적인 고정관념을 심어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레고의 경우 사회적·문화적 다양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바비의 경우 비현실적인 외모로 미(美)에 대한 잘못된 관념을 아이들에게 준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최근 들어 마텔 측은 뱃살이 조금 튀어나온 바비, 신장이 작은 바비, 키 큰 바비 등을 내놓았으며 레고 측도 휠체어를 탄 인형을 공개한 바 있다.   라우르센 회장은 "유모차를 밀고 아이를 육아하는 아빠의 모습 등 급격히 변화하는 가정의 모습을 인형에 담았다"면서 "세계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이 인형은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계의 거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장난감들의 변신은 두 회사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스페인의 완구기업 토이 플래닛은 지난 2014년부터 남아용 장난감과 여아용 장난감의 경계를 허무는 광고를 만들어왔다. 이들의 광고에는 전동공구 모형을 가지고 노는 소녀나 아기인형을 안고 있는 소년이 등장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며, 각종 사회적 차별문제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어른 중심적 사고에 해당된다는 비판 또한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오늘의 눈] “저 X가 왜 여기 왔어?”/안석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저 X가 왜 여기 왔어?”/안석 정치부 기자

    #.“저년(여자)이 왜 여기 왔어?” 2014년 7·30 재보선이 끝난 뒤 새정치민주연합의 첫 의원총회장. 광주 광산을에 당선된 권은희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자 여성 의원의 앙칼진 목소리가 한 당직자의 귀에 들렸다. 권 의원은 상스럽게 자신을 부르는 말을 들었을까. 선거 패배로 침울한 분위기 속에 단상에 선 그는 “저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여의도 등원을 신고했다. “권은희 공천 때문에 졌다.” “같은 대학 선배 ○○○의 말만 듣는 거 아니냐.” 당내에서는 선거 패배의 원인을 권 의원에게 돌리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그 뒤로도 권 의원과 여성 의원들은 잘 어울리지 못했다. 물론 권 의원이 그래서 탈당했다는 말은 아니다(솔직히 탈당에 대해 자유롭게 손가락질할 야당 의원도 많지 않다고 본다). 학교에서나 보던 ‘왕따’가 제1야당에서 일어난 셈인데, 권 의원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너,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려고 이러는 거지?” 지난해 말 더불어민주당에서 중진과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기 선대위 구성 논의가 한창일 때 문재인 대표 측 인사가 후배 A의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의 내용이다. 서로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동료 의원에게 어떻게 이런 문자를 보낼 수 있을까. 쪼개지는 당을 어떻게든 막아 보겠다던 A의원의 심정은 쓰라렸다. 며칠 뒤 안철수 탈당 소식을 들은 그의 마음은 더욱 비통했다. 정치권에서는 상대 당만 공격하는 게 아니다. 같은 당 동료에 대한 공격도 비일비재하다. 당권이나 공천권을 놓고 다투는 경우도 있고, 노선이나 정책의 차이로 같은 당 동료를 비판하기도 한다. 싸우더라도 선거에서만 이길 수 있다면 얼마든지 싸워도 좋다. 노선·정책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요즘 더민주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이끈 김현종 전 유엔대사의 입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참에 누구 말이 옳은지, 참여정부가 비준한 FTA인데 왜 이 당에서 비판이 나오는지 더 다퉈 봐도 좋겠다. 하지만 동료에 대한 공격이 개인이나 계파의 이익 때문이라면 동의하기가 어렵다. 모욕을 주기 위한 것이거나 도덕적 우월감으로 상대를 공격해서도 곤란하다. 앞서 소개한 사례들이 그렇다. ‘우리는 옳고 너희는 그르다’는 이분법이 더욱 상처를 주는 것은 막말이나 비아냥과 같은 방식으로 상대에게 전달되기 때문일 것이다. 야권이 대중의 신뢰를 잃은 원인 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러한 ‘공격의 태도’ 때문이 아니었을까.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새로운 인물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새 국회가 시작하면 동료 의원 상당수는 바뀌어 있을 것이고, 이 가운데는 여의도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게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는 권 의원이 새정치연합에서 겪은 ‘왕따’나 계파, 개인의 이익을 전체의 이익으로 둔갑해 공격하는 일이 부디 없었으면 좋겠다. 요즘 더민주 내에서 젊은 영입 인사들을 놓고 벌써부터 선배 정치인들의 험담, 뒷담화가 도는 모습을 보니 조금 우려가 돼 하는 말이다. sartori@seoul.co.kr
  • 교원 장평순 회장, 더스위트호텔 ‘봄 꽃 맞이 패키지’ 2종 선보여

    교원 장평순 회장, 더스위트호텔 ‘봄 꽃 맞이 패키지’ 2종 선보여

    교원그룹(회장 장평순)의 호텔체인 ‘더스위트호텔’은 매화, 벚꽃 등 봄 꽃의 향연 속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봄 꽃 맞이 패키지’ 2종을 선보인다. 스위트호텔 경주에서는 ‘꽃으로 채운 봄 패키지’를, 스위트호텔 남원은 ‘봄 향기 패키지’를 마련했다. 스위트호텔 경주에서는 벚꽃 개화 시즌에 맞춰 오는 3월까지 ‘꽃으로 채운 봄 패키지’를 선보인다. 디럭스, 패밀리 디럭스, 로얄스위트 객실 이용이 가능하며 레스토랑 ‘라테라스’ 2인 조식과 더치커피가 포함된다. 아동을 동반한 가족의 경우, 더치커피 대신 소아조식 및 침구 세트로 변경 가능하다. 파크 골프와 사우나 50% 할인권, 테디베어 박물관 할인권이 각각 제공되며, 투숙 어린이 고객을 대상으로 도서 3권 대여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객실 타입 및 요일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15만 4천원(세금, 봉사료 포함)부터 제공된다. 예약 및 문의는 스위트호텔 경주로 하면 된다. 스위트호텔 경주는 보문단지 안에 자리잡고 있으며 보문호수와 근접해있어 벚꽃 구경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손꼽힌다. 스위트호텔 남원은 오는 4월 말까지 봄 향기 패키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디럭스 객실 숙박과 2인 조식,사우나가 포함된 것은 물론,봄 꽃으로 만든 꽃차와 도자기로 만든 새 모형의 악기가 웰컴기프트로 제공된다. 봄 향기 패키지는 주중 15만원, 주말 19만 1천원부터이며 시작되며, 조식을 제공받지 않을 시 약 20% 할인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다. 세금과 봉사료는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예약 및 문의는 스위트호텔 남원으로 하면 된다. 한편, 더스위트호텔은 고객은 물론 교원그룹의 임직원과 파트너를 위한 휴양 시설로, 주요 관광지를 거점으로 제주, 경주, 남원, 낙산 등지에 위치한 호텔 체인이다. 부티크 호텔을 지향하는 더스위트호텔은 객실 규모는 소규모지만, 음식과 서비스만큼은 최상을 지향하는 하이엔드컨셉으로 방문객에게 한층 품격 있는 숙박 및 편의시설을 제공해오고 있다. 또한 감각적인 건축, 조경은 물론 미술작품들이 호텔 군데군데 전시되어 현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 2003년 7월 스위트호텔 제주 오픈을 시작으로, 이어 2004년 7월에는 스위트호텔 낙산, 2008년에는 스위트호텔 경주, 2012년 스위트호텔 남원이 개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19 주역’ 잠들다

    ‘4·19 주역’ 잠들다

    지난 20일 세상을 떠난 이기택(79) 전 민주당 총재는 부패한 이승만 정권의 장기집권을 종식하고 제2공화국 출범을 끌어낸 ‘4·19세대’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고인은 1960년 고려대 상대 학생위원장 시절 자유당의 3·15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4·18 고대 의거’를 주도, 이튿날 학생 총궐기의 도화선이 됐다. 1967년 만 30세에 신민당 전국구 의원으로 7대 국회에 입성한 뒤 7선 의원을 지냈다. 하지만 15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여의도 재입성에 실패했다. 또한 고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과 함께 야권을 이끌었지만, 양김의 그늘에서 끝내 대권의 꿈에 다가서지 못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대선 후보를 둘러싼 양김의 갈등 국면에서 YS를 지지했던 고인은 1990년 3당 합당을 계기로 YS와 결별했다. 이후 노무현, 홍사덕 당시 의원 등과 함께 민주당(꼬마민주당)을 창당했고, 이듬해 DJ의 신민주연합당과 합당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DJ가 정계은퇴를 선언하자 민주당 총재에 올라 대권을 꿈꿨지만, 1995년 DJ의 정계복귀로 물거품이 됐다. 2002년 대선 때 부산상고 후배 노무현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지만, 2007년 17대 대선에선 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고려대 및 고향(포항) 후배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야당 정치인으로 대부분을 보냈지만, 정작 야권에선 추모 논평을 내지 않은 까닭이다. 21일에도 조문 행렬은 이어졌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서울성모병원 빈소를 찾았다. 정 의장은 “저에게는 하나의 사표(師表)와 같은 분”이라며 “김영삼 전 대통령, 이만섭 전 의장, 이 전 총재 같은, 어른들이 떠나는 게 안타깝고 슬프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 대표는 “국가적 손실이고 후배들의 마음에 공허함을 주시고 가셨다”고 했고, 같은 당 이재오 의원은 “개인적으로 아껴 주셨고, 친형처럼 모셨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전날 오후 1시쯤 심장마비로 숨졌다. 지난 19일 자서전 원고를 탈고할 만큼 건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시절 비서실장으로 보좌했던 박계동 전 의원은 “19일 밤 6년간 준비해 온 자서전 원고 탈고를 마치고 나오며 ‘아… 큰일을 마쳤네’라고 흡족하게 말씀했다고 들었다”면서 “아침 늦게까지 주무셨고 식사 때문에 깨우러 방에 들어가 보니 돌아가신 상태였다더라”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이경의 여사와 세 딸인 우인·지인·세인씨와 아들 성호씨가 있다. 지난해 별세한 태광그룹 공동창업주인 이선애 전 상무와는 남매지간이다. 고인의 비서관으로 정계 입문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4·19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24일 국회와 방배동 생가를 마지막으로 돌고 4·19 국립묘지에서 영면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모리뉴 아닌 라니에리 같은 리더가 돼라”

    “모리뉴 아닌 라니에리 같은 리더가 돼라”

    허창수 GS 회장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 FC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언급하며 “구성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신임 임원진에게 강조했다. 허 회장은 지난 19일 제주 엘리시안 리조트에서 GS 신임 임원진과 만찬을 갖고 “라니에리 감독은 새로 부임하자마자 선수들 개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승리하는 방법에 대해 선수들과 끊임없이 소통했다”면서 “구성원들이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게 하는 게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레스터시티 FC는 2년 전까지만 해도 2부 리그를 전전했지만 올해는 우승을 바라보는 다크호스 팀이 됐다. 첼시 FC의 사례도 들었다. 그는 “첼시의 조제 모리뉴 감독은 경질되기 얼마 전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뛰지 않았다며 팀 침체의 원인을 선수 탓으로 돌렸다”면서 “뛰어난 리더는 본인이 아니라 함께하는 구성원들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또 ‘장자‘ 추수편에 ‘정중지와 부지대해’(井中之蛙 不知大海) 구절을 인용해 “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자신이 속한 곳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고 편협한 사람에게 도에 관한 이야기를 해줄 수 없는 것은 자신의 지식에만 속박돼 있기 때문”이라면서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물리적인 제약과 한계를 뛰어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버진 갤러틱 새 우주선 공개…민간인 우주여행 활짝

    버진 갤러틱 새 우주선 공개…민간인 우주여행 활짝

    영국의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회장의 우주여행 사업이 점차 현실이 되고있다.지난 19일(현지시간) 브랜슨 회장이 설립한 우주여행사 버진갤럭틱이 관광객을 실어나를 새 우주선을 공개하고 다시 '시동'을 걸고 나섰다.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의 격납고에서 공개된 이 우주선의 이름은 'VSS 유니티'(Virgin Space Ship Unity)로 기존 우주선 ‘스페이스쉽2’를 개량한 것이다. 이번 발표가 의미있는 것은 지난 2014년 10월 말 테스트 도중 발생한 사고 이후 공개적인 첫 행사이기 때문이다. 당시 우주선 ‘스페이스쉽2’는 모하비 항공우주기지에서 시행비험 도중 폭발해 부조종사 1명이 사망하고 조종사 1명이 중상을 입는 대형사고를 냈다. 이후 일부 예약자가 여행을 취소하는 것은 물론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며 버진갤럭틱의 야심찬 우주여행 사업은 좌초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번에 새롭게 개량된 'VSS 유니티'를 내놓고 올해 연말 다시 시험비행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날 흰색 SUV를 타고 영화배우처럼 행사장에 나타난 브랜슨 회장은 "몇 달 안에 새 우주선이 이륙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새 우주선 VSS 유니티는 기존 모델과 외형은 비슷하나 안전성이 대폭 강화했으며 2014년 사고도 기기 결함이 아닌 조종사의 실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석학 스티븐 호킹 박사의 메시지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호킹 박사는 "만약 리처드 회장이 나를 데려간다면 나도 우주로 향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주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축하했다. 실제 버진갤럭틱은 민간인의 우주여행을 모토로 삼고있다. 우주여행의 첫 고객은 브랜슨 회장과 그의 가족으로 호킹 박사를 비롯한 배우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등 유명인 700여명이 이미 예약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여행가격은 1인당 25만 달러(약 3억원)로 상상을 초월한다. 우주선을 탄 여행객들은 110km 상공까지 올라가 5분 간 무중력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총 여행시간은 단 2시간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목동 어머니들이 이렇게 혁신교육지구에 열정적일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이미 주민들은 지금의 삶의 방식이 행복한가 고민하고 있었던 거죠. 변화의 주체요? 요즘 주민들이 구청장이나 공무원이 뭘 하자고 끌고 가면 그대로 가나요. 변화의 주체는 주민입니다. 제 역할은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같이 이야기하고 대안을 찾는 소통의 물꼬를 트는 거죠.” 서울 양천구 목동은 강남구 대치동, 노원구 중계동과 함께 한국 대표 3대 학군이다. 그래서 유난히 치맛바람도 세고 학원도 많다. 이런 양천에서 지난해 연말 해괴한(?) 일이 일어났다. 1년 넘게 노력한 끝에 양천구가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선정됐는데 예산이 구의회를 통과하지 못하자 목동 학부모들이 의원들을 직접 압박한 것이다. 입시 교육이라는 피라미드의 정점에 서 있는 목동에서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18일 “오히려 우리가 너무 늦은 감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서 “혁신교육 하자고 옆구리만 쿡 찔렀는데 생각지도 않은 동력이 주민들 사이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 학군’으로 불리는 양천구의 교육 방식을 어떻게 바꾸자는 생각을 했을까? 김 구청장은 “대입과 관련한 수많은 성공 신화 뒤에는 더 많은 실패라는 현실이 있다”면서 “나도 다른 엄마와 똑같이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 공부를 제대로 못 봐 준다는 죄책감 때문에 학원 뺑뺑이를 돌렸지만 우리 아이도 나도 행복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대학을 잘 가고 못 가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삶 속에서 느낀 것을 정책으로 만든다’는 구정 철학대로 행정을 펼쳤다. 그래서일까. 김 구청장이 내놓은 정책 대부분은 교육, 경력단절여성, 대안적 경제, 육아 등 생활에 발을 ‘착’ 붙인 것들이다. 곱상한 얼굴에 전 구청장의 부인. 겉보기로 등급을 매기면 김 구청장은 영락없는 ‘금수저’급이다. 그런 그가 엄마들의 고민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알까? 김 구청장은 “남편을 잘 만나서”라며 호탕하게 웃더니 “처음에는 나도 금수저 인생을 살 줄 알았는데, 살다 보니 수저 자체가 없더라. 그러는 새 두 살배기 애를 업고 회사도 나가 보고, 우리 아이를 어떻게 하면 좋은 학교 보낼까 학원 뺑뺑이도 돌려 봤다. 내가 잘나서 현실을 아는 게 아니라 살아 보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다 보니 너무 힘들어서 이거 좀 바꿔 보자고 내놓는 것들이 (정책의)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이해가 간다. 학원 원장부터 벤처회사 임원까지 생활인으로서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사실 흙수저 인생은 그가 알아서 찾아간 길이다. 문학평론가를 꿈꾸며 1983년 이화여대 국문과에 입학했던 김 구청장은 소위 운동권 학생이 됐다. 김 구청장은 “1학년 때 지적 호기심이 왕성해 문학학회를 들어갔는데 김수영, 정지용 등 생전 처음 듣는 시인들의 작품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참여주의 문학작품을 읽다가 사회과학 , 한국 근현대사, 서양 경제사 등으로 범위가 넓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사회문제로 시선이 옮겨 갔다”면서 “새로운 세상에 눈뜰 때 군부 독재라는 현실이 들어왔고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초·중·고교 12년을 개근했던 그는 학생운동도 참 근면 성실(?)하게 했다. 김 구청장은 “다른 사람은 몰래 연애도 하고 그랬는데 바보처럼 남자 한명 제대로 만나보지 못했다”며 웃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당선되는 순간 수배자가 된다는 총학생회장 자리에 올랐다. 김 구청장은 “내가 요령이 없어서 총학생회장이 됐다”면서 “당시에는 총학생회장을 하려면 학점이 어느 정도 돼야 했는데 같이 운동하던 사람들 중에 성적이 되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내가 공부를 잘했다기보다 수업을 빼먹지 않아서, 그리고 당시만 해도 교수님들이 데모하는 학생들 점수를 박하게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김 구청장은 학생·노동운동으로 3번이나 옥살이를 했다. 김 구청장은 “많은 이들에게 배웠던 시기다. 심지어 공장과 교도소에서도 배울 게 많았다”면서 “1986년 서강대 총학생회장을 했던 남편 이제학을 만난 것도 이 당시”라고 전했다. 그렇게 학교를 졸업한 김 구청장은 이후 여성정치운동에 뛰어들었다. 본격적인 ‘엄마 정치’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국회의원 사무실, 여성희망일터지원본부장, 민주당 여성리더십센터 부소장 등을 맡으며 조금씩 내공을 쌓아 갔다. 여의도로 무혈입성할 기회도 있었지만 정치인의 필수 조건(?)이라는 ‘뻔뻔함’이 부족해 양보만 하고 지냈다. 그러던 중 남편 이제학 전 구청장이 2011년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자 “내가 구청장이 되겠다”고 나서 재수 끝에 2014년 양천구청장이 됐다. 이 때문에 김 구청장을 이 전 구청장의 ‘정치적 아바타’라고 공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오랫동안 김 구청장 부부를 봐 온 손모(44)씨는 “김 구청장은 내조자라기보다 자기 정치를 해 온 사람”이라면서 “굳이 따지자면 내조형인 바버라 부시(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아내)보다 힐러리 클린턴 같은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남편이 구청장을 먼저 지냈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오해”라며 웃어넘겼다. “떠드는 것보다 일하는 게 좋다”는 김 구청장이 들어온 뒤 양천구는 허황된 개발 청사진 대신 생활을 바꾸는 정책을 중심으로 구정을 바꾸고 있다. 김 구청장은 “올해 서울형 혁신교육지구로 선정돼 서울시와 교육청으로부터 10억원의 예산을 받은 것에 5억원을 더해 마을방과후 강사 양성과 진로직업교육 등 5개 분야 23개 사업을 진행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방과후학교 등을 연계한 사회적기업 건립도 계획하고 있다. 엄마들이 교육을 받은 뒤 아이들 방과후 교사가 되는 시스템을 마련해 혁신교육과 일자리 창출 사이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을 사회적기업과 청년 창업의 허브로 만들기 위한 작업도 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올해 목5동 주민센터를 리모델링해 ‘사회적기업 허브센터’를 만드는 사업을 할 것”이라면서 “우리 지역을 청년 기업가들의 요람이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프라 구축도 삶의 수준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게 지역의 산과 길, 하천과 공원을 연계하는 총연장 24.5㎞를 잇는 ‘양천 둘레길’ 사업이다. 김 구청장은 “현재 3단계 사업 중 1단계 사업인 산지형 코스 7.2㎞(지양산~매봉산~신정산)를 지난해 12월 완료했다. 올해는 용왕산에서 갈산, 안양천까지 이어지는 2단계(7.9㎞) 사업과 목동 중심축 걷고 싶은 거리에서 근린공원까지 이어지는 3단계(9.4㎞) 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김 구청장은 “가족이 행복한 정치, 엄마가 행복한 정치를 하고 싶다”면서 “그런데 이런 일은 혼자 못 한다. 주민들과 진짜 우리가 행복해지는 방법이 무엇인지 찬찬히 고민하면서 실행하고 싶다”고 답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美 ABC 첫 흑인 여성 사장

    美 ABC 첫 흑인 여성 사장

    “능력 탁월”… 주요 방송사서 첫 발탁 연예계 인종차별 논란 속 중책 맡아 미국에서 처음으로 주요 방송사에 흑인 여성 사장이 탄생했다. ABC는 17일(현지시간) 시청률 하락세 속에 퇴임 의사를 밝힌 폴 리 연예·오락 부문 사장의 후임으로 채닝 던게이(46)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백인들만의 잔치로 전락한 아카데미 영화제 등 연예계 인종차별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흑인이자 여성이 사장에 오른 것은 고무적이다. 던게이는 현재 드라마, 영화, 미니시리즈 제작 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다. 그가 제작을 총괄한 작품은 ‘스캔들’이다. CBS에서 일했을 때는 ‘크리미널 마인드’를 제작, 총괄했다. 던게이 새 사장은 “중책을 맡게 돼 한없이 기쁘면서도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벤 셔우드 디즈니-ABC텔레비전그룹 회장은 “던게이는 탁월한 창조적 재능을 가진 검증된 인물”이라고 말했다. 폴 리 현 사장은 가파른 시청률 저하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ABC는 올해 들어 전체 시청률이 전년보다 13%나 떨어져 ABC, NBC, CBS, 폭스 등 미국 4대 방송국 가운데 최악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국낙농육우협회장에 이승호씨

    한국낙농육우협회장에 이승호씨

    한국낙농육우협회 새 회장으로 이승호(56) 경기 여주 순덕목장 대표가 18일 선출됐다. 2004~2013년 12~14대 낙농육우협회장직을 수행한 이 신임 회장은 3년 만에 회장직에 복귀했다. 이 대표는 2013년부터 농협중앙회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이 신임 회장은 원유 가격 산정 체계 문제 등의 잘못된 점을 당국과 협의해 바로잡고 낙농정책연구소를 연구 전문 기관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12~14대 회장 시절 역점을 뒀던 육우산업 활성화 논의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신한생명 새 사옥으로 이사

    신한생명 새 사옥으로 이사

    신한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17일 서울 중구 장교동 ‘신한L타워’에서 신한생명의 신사옥 입주를 축하하며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유정식 신한생명 노조위원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신한생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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