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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란법’ 시행 앞두고 농축산인들 반발,,,국회서 ‘썰렁 한우세트’ 공개

    ‘김영란법’ 시행 앞두고 농축산인들 반발,,,국회서 ‘썰렁 한우세트’ 공개

    농해수위서 농축산물 제외·시행 연기 촉구…소위 “시행 전 법 개정 검토” 헌법재판소의 소위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금지법)의 위헌 여부 선고를 하루 앞두고 농축산업계 대표들이 국회를 찾아 법 적용 품목에서 농축산물을 제외하거나 법 시행을 연기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5개 농축산업계 단체 대표들은 27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하 부정청탁등금지법 관련 소위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김진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은 “김영란법으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가 천문학적이고 일자리만 6만 3천개가 날아간다”며 “먹거리가 부정부패의 온상일 순 없다. 김영란법에서 농수산물을 제외하든 법 시행을 연기하든 해달라”고 주장했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 회장도 “정부가 각 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며 농축산물을 고급화하래서 노력했는데 가격이 높다보니 김영란법에 걸려버렸다”며 “애정어린 농민들의 선물 하나로는 로비가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농축산업계 대표들은 김영란법 시행령이 선물가액 범위를 5만원으로 규정한 데 항의하는 표시로 상자안이 거의 빈 5만원짜리 선물세트를 가져와 보이기도 했다. 김홍길 회장은 선물상자 속 4개 팩(pack) 중 1곳에만 한우가 들어있는 것을 보이며 “실제 5만원으로 선물세트를 구성하면 어떻게 되는지 위에 계신 분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가져왔다. 포장비, 택배비 등을 다 합해 5만원이면 선물하지 말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진보 성향인 전국농민회총연맹의 이종혁 정책본부장은 “김영란법의 목적은 한국사회의 뿌리깊은 부패를 없애고 청렴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니만큼 우리는 법이 원래 취지대로 시행되게 노력할 것”이라고 4개 단체 대표 중 유일하게 다른 입장을 표했다. 이에 소위 위원들은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 법 개정을 검토해보자는 의견을 냈다. 농민 출신인 더민주 김현권 의원은 “법은 시행하되 현실적 피해를 고려해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을 고려해보자”고 답했다. 소위 간사인 같은 당 황주홍 의원도 “김영란법 시행 예정일은 9월 28일인데 법 개정은 그것과 상관없이 이뤄질 수 있다”며 “그러려면 다수 의원의 동참이 필요하다.오늘 5개 공익단체 입장을 들었으니 계속 논의해보자”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생산 저하와 내수경기 침체가 너무 우려되는 만큼 농축수산물은 김영란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김영란법이 헌법에 어긋나는지 여부에 관해 28일 최종 결정을 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대주주 적격성 심사 금융업 전반으로 확대

    은행과 저축은행에 적용되던 최대주주 적격성 심사 제도가 다음달부터 보험사, 금융투자회사, 카드사 등 금융업 전 업권으로 확대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금융회사 최대 주주인 대기업 총수들은 2년마다 금융 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그동안 은행과 저축은행에만 적용했던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제도를 제2금융권 전반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금융 당국이 금융사 대주주의 위법 사실 등을 고려해 주주의 자격을 심사하는 제도다. 다음달부터는 최대 주주가 최근 2년 이내에 조세범 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10% 이상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이 최대 5년간 제한된다. 금융회사의 최대 주주가 개인이 아닌 법인일 경우 법인의 최다 출자자인 개인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된다.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의 최다 출자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의 최다 출자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표적인 예다. 임원 후보자가 갖춰야 할 자격 요건은 강화되고 사외이사의 최대 임기도 제한된다. 거래 관계가 있는 특정 기업의 이익을 대변할 우려가 있다면 임원 선임에 결격 사유가 된다. 이해관계인 결격 요건은 은행이나 금융지주에만 적용됐지만 전 업권으로 확대 적용된다. 사외이사는 한 회사에서 최대 6년, 계열사 합산 9년까지 재직할 수 있다. 은행이나 지주 사외이사는 자회사를 제외한 다른 회사의 사외이사를 겸직할 수 없다. 자산 5조원 이상의 금융 회사나 7000억원 이상의 저축은행은 사외이사를 3명 이상이면서 과반수 이상 임명해야 하며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한다. 시행령은 관보 게재 절차를 거쳐 법률, 감독 규정 제정안과 함께 다음달 1일 시행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태양광만으로 비행… 505일 만에 ‘지구 한바퀴’ 새 역사 날았다

    태양광만으로 비행… 505일 만에 ‘지구 한바퀴’ 새 역사 날았다

    태양에너지 비행기 ‘솔라 임펄스2’가 세계 최초로 연료 없이 세계 일주에 성공하면서 인류 도전과 과학 진보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솔라 임펄스2는 26일(현지시간) 오전 4시 5분쯤 505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세계 일주를 시작한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알바틴 공항에 착륙했다고 AFP 등이 보도했다. 솔라 임펄스2의 세계 일주 마지막 조종을 맡은 스위스 출신 탐험가이자 솔라 임펄스 재단의 회장인 베르트랑 피카르(58)는 “미래는 깨끗하고, 미래는 당신이며, 미래는 바로 지금”이라며 “더 멀리 나가자”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3월 아부다비에서 출발한 솔라 임펄스2는 아시아, 태평양, 아메리카, 대서양, 유럽, 아프리카를 차례로 가로지르며 총 4만 2000㎞를 비행했다. 솔라 임펄스2는 조종사 휴식과 기체 수리, 기상 악화 등을 이유로 16곳에서 기착했으며 전 과정에서 화석연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한 사람만 탈 수 있는 솔라 임펄스2의 조종은 피카르와 재단 최고경영자(CEO)인 앙드레 보르슈베르그(63)가 번갈아 맡았다. 보르슈베르그는 지난해 5월 일본 나고야에서 출발해 7월 미국 하와이에 도착할 때까지 118시간 동안 쉬지 않고 8924㎞를 비행해 세계 최장 기간 비행기록을 세웠다. 피카르는 지난 24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마지막 여정을 시작해 44시간 동안 2500㎞ 이상을 비행한 뒤 아부다비에 무사 귀환하면서 1년 4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피카르와 보르슈베르그가 10여년에 걸쳐 개발한 솔라 임펄스2는 향후 항공, 자동차산업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솔라 임펄스2는 날개에 붙은 태양전지 1만 7248개에 동력을 의존하며 다른 비행기보다 가볍고 오래가는 배터리를 장착했다. ‘종이 비행기’로 불리는 솔라 임펄스2는 탄소 섬유 재질로 만들어져 기체 무게가 중형차 1대 수준인 2.3t으로 가볍다. 솔라 임펄스 재단은 “이런 혁신이 더욱 가볍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자동차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상복입은 성주 군민들 “새누리는 죽었다” 울분···‘개작두’ 대령에 곡소리까지

    상복입은 성주 군민들 “새누리는 죽었다” 울분···‘개작두’ 대령에 곡소리까지

    새누리당 지도부의 방문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강하게 반대하는 경북 성주군민들의 성난 민심을 결국 달래진 못했다. 성주군민들은 ‘장례식’ 퍼포먼스로 이들의 방문에 맞서는가 하면 새누리당 당원이었던 군민들이 새누리당을 대거 탈당하는 등 후폭풍이 점점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전통적 텃밭에서 민심 이반 현상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새누리당의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관용 경북지사, 경북 칠곡·성주를 지역구로 하는 이완영 의원,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오균 국무조정실 1차장, 황인무 국방부 차관 등 정부부처 고위 인사들이 26일 오전 성주를 찾았다. 이들은 사드가 배치될 장소인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의 공군 방공부대인 성산포대를 둘러본 뒤 오전 10시 30분 예정된 성주 주민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성주군청에 도착했다. 성주 주민 500여명은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군청 앞에서 이들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현수막에는 ‘차기에는 안속는다 개누리당 박살내자’, ‘친환경 농촌에 사드 배치가 웬말이냐’, ‘사드 성주 배치 절대 반대한다’는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피켓에도 ‘우리의 마음에 새누리는 죽었다’랄지 ‘사드 대안 있냐고? 박근혜 탄핵이 대안이다’라는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특히 검은 상복 차림의 젊은 성주 주민들이 ‘근조, 개누리’, ‘근조, 우리의 마음에서 박근혜는 죽었다’, “근조, 대한민국 민주주의, 주권, 인권’, ‘개작두를 대령하라’고 적힌 피켓들을 들고 있었다. 모두 사드의 성주 배치를 결정한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주민들은 ‘사드 배치 결사반대’라고 적힌 띠를 두룬 채 상복을 입고 상여를 들고 곡을 했다. 경찰은 군민들보다 숫자가 많은 2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계란, 물병 등의 투척을 막기 위한 우산부대도 모습을 보였다. 집회를 주최한 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 측 사회자는 “절대로 오늘 폭력이 있어선 안된다. 절대적으로 평화적인 퍼포먼스가 되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을 통곡하는 마음으로 해달라. 뒤에서 곡을 좀 해달라. 폭력을 조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쁜 사람들이다. 성주군민으로 간주하지 말자”고 비폭력 집회를 호소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가 성주군청 앞에 나타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격해졌다. 특히 새누리당 지도부가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이는 정문을 피해 간담회장으로 이동하려다가 성주군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어렵게 군청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도 군민들의 강한 반발과 질타는 계속됐다. 정 원내대표는 성주 주민들의 성남 민심을 확인했다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도 “언제까지 함성과 물리적인 행사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이 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한 대화 창구를 구성해달라”면서 “성주군민, 성주군, 미군, 새누리당 등 대화 주체들이 참여하는 (일명) ‘성주안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이 문제를 처리해나가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성주 주민들은 박 대통령의 성주 방문, 국회 청문회 개최, 한민구 국방장관에 대한 국회 차원의 해임 결의안 제출, 성주환경영향평가 결과 공개 등을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가 이렇다 할 확답을 하지 못하자 주민들 중 일부는 분통을 터트리며 간담회장을 뛰쳐나가기도 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와 군민 간담회는 1시간이 지난 낮 12시 20분쯤 마무리됐지만, 돌아가는 길도 만만치는 않았다. 정 원내대표 등은 간담회 후 군청 앞으로 나와 대기하던 버스에 탑승하려 했지만 이를 발견한 군민들이 달려들어 버스의 출발을 막았다. 이 과정에 약 5분 간 경찰과 주민 사이에 격한 몸싸움이 벌어져 사진기자 1명과 상복을 입은 한 군민이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사드 배치 결정 후 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성주에서만 약 2000명의 새누리당 당원들이 탈당했다. 또 오는 27일에는 연로한 성주 유림단체 회원 120여명이 서울에 가서 청와대에 직접 사드 배치 반대 상소문을 전달할 예정이며, 성주군내 4개 천주교 성당들이 합동으로 주말마다 사드 반대 미사를 열고 있는 등 저항은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서울, 2016년 여름…광장시장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서울, 2016년 여름…광장시장

    “왓더헬~~!!??”, “오 마이 갓!!”, “쩐더??”“ 7월 중순, 오후 4시경이다. 서울 광장시장 먹거리타운 입구에서 한국인 가이드에게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던 외국인 관광객들의 외마디 놀란 소리들이다. 놀란 눈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갸우뚱, 가이드를 뚫어본다. 이윽고 가이드가 한 뜸 들여 미소 지으면서 광장시장의 명물인 ‘마약김밥’, ‘마약떡볶이’ 명칭의 유래를 설명한다. 곧이어 나오는 박장대소와 더불어 입술 모은 채 고개 끄덕이며 시장 안으로 가이드 깃발 표지 삼아 발을 옮긴다. 산낙지 수족관 앞에서 단체 인증샷을 찍으며 치즈를 외친다. 서울 2016년 여름, 늘상 만나는 광장시장의 일상이다. ●팀 버튼 감독과 광장시장 빈대떡의 만남 분명 뜻밖이고, 특이하고, 예상을 넘어선다. 광장 시장은 더 이상 시장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가장 번성한 시장이다. 광장시장 안 ‘한류 먹거리 특화거리(K-food street)’에는 마약김밥, 빈대떡, 냉면, 육회, 만두, 수수부꾸미, 순대, 암뽕, 생선회까지 300여개 점포에서 내미는 차림표에는 우리나라 모든 음식이 들어있다. 진정한 먹거리 천국이다. 시장이라 말하면 누구에게나 당연히 드는 이미지가 있다. 그것은 부산스러움과 생활의 건강함, 그리고 소박한 서민들의 삶의 내음새이다. 그러나 광장시장은 어느 순간부터 이런 시장 이미지에서 한참이나 멀어져 있다. 이제 광장시장 먹거리타운은 서울의 대표 '핫 플레이스' 이자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서울 관광코스가 되어 버렸다. 광장시장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계기가 있었다. 2012년 겨울이다. <가위손>,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영화 감독인 팀 버튼의 방문이었다. 스텝들과 어울려 부침개를 막걸리와 나누어 먹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삽시간에 광장시장은 기괴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독특한 영화감독이 찾는 유니크한 공간으로 알려지게 된다. 이후 미국, 일본, 중국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되었다. 어느덧 광장시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서울의 뒷골목이고, 야시장이고, 호기심이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고단한 직장인들에게는 고향집이고, 스스럼없으며, 포근한 사랑방으로도 그 역할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 자본주의의 출발점, 광장시장 광장시장 역사는 생각보다 단단하다. 1904년 고종 즉위 41년 을사보호조약 체결 후 상설시장인 남대문 시장의 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간다. 당시 종로4가와 지금은 시계 골목으로 이름난 예지동 일대에 ‘배오개 시장 ’ 즉 ‘이현(梨峴)’시장이 서울 3대 시장으로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바로 이 배오개시장을 모태로 하여 광장주식회사에서 운영하는 시장, 정식명칭으로 ‘동대문시장’이 1905년 7월 5일 한국인 운영 최초 상설시장으로 문을 연다. 한국 자본주의 출발의 맹아(萌雅)인 셈이다. 이후 동대문시장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거쳐, 1950년대에는 청과와 의류를 전문으로 거래하는 시장으로 변신, 하루 거래액이 남대문 시장의 3배에 이를 정도로 성장한다. 이때 동대문상인연합회가 결성이 되었고, 정치깡패 ‘이정재’가 회장으로 등장하여 숱한 사연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현재의 광장시장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게 된 시기는 1964년부터였다. 그 전까지는 종로 4가에서 동대문까지를 그냥 동대문시장으로 통칭하였다. 그러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광장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예지동 일대를 광장 시장, 신당동 일대를 신평화시장, 종로 5가를 동대문 시장, 종로 6가를 동대문 종합시장으로 나누게 된다. 이후 계속하여 70년대 산업화와 맞물려 주변이 급속도로 팽창한다. 다시금 청계천 남쪽으로 평화시장, 동화시장, 통일상가, 신평화시장 등의 의류전문시장들이 차츰 들어서 지금의 거대한 상업권역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광장시장은 현재 점포 수가 5000여 곳, 면적 4만 2150㎡에 이르며, 1만 5000여 명 이상이 모여 일하는 서울 도심의 대표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시장안에는 먹거리 타운 외에도 한복, 원단부자재, 양복, 침구, 커튼, 잡화, 주방용품, 의류 등 100년 전통 시장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광장(廣藏) 시장의 어원에 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다. 서울 토박이일지라도 대개의 경우 이 근처에 무언가 큰 광장(廣場)이 있던 자리여서 광장시장으로 이름을 붙이는 것이라고 십중팔구 그리 생각한다. 그러나 광장(廣長) 명칭은 바로 청계천 3가와 4가에 있던 다리, 즉 광교(廣橋, 너른다리)와 장교(長橋, 긴다리)의 앞머리를 따온 말이었다. 그러다 지금의 광장(廣藏) 시장에 쓰이는 ‘장(藏)’ 자는 곳간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기존의 긴 장(長) 자에서 바꾼 것이다. ●번외편 : 응답하라 1970년 광장시장- 노신사의 기억을 더듬다 1970년 광장시장. 평화시장 미싱 소리가 세상의 전부였다. 16살 어린 시다의 배고픈 저녁은 길었고, 도시락에는 늘상 먼지 한 웅큼이 반찬이었다. 재단사가 광장 시장에서 얻어 온 오뎅국물과 풀빵 몇 개는 지상 최대의 만찬이었다. 가난은 그리도 지독하였다. 새벽 도매물건 떼러 온 지방 가게 주인들은 한 보따리, 두 보따리 가득 짊어진 채 출출한 배를 달래줄 샛밥을 찾아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변변한 차림표가 없어도 이심전심 통하는 마음으로 육수 한 가득 부어주는 칼국수 국물에 옹심이 건더기로 속 든든히 달래었다. 비록 문지방 닳게 손님들 넘실대는 서울 장안 내로라하는 맛집은 아닐지언정, 새벽 문전성시 동대문 시장, 평화시장 주인공들의 입맛에는 최고의 맛은 바로 광장시장에 있었다. 세월은 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 광장시장은 풋풋한 호기심 가득한 젊은이들의 셀카봉 세례를 받는 여행지가 되었다. 물건 다 떼고 고향 가는 시외버스 기다리며 노루잠 청하던 길목어귀 공터는 이제 중국인 관광객들 짐으로 그득하다. 밤새 미싱을 돌린 채, 지우지 못한 기름내 가득한 손으로 후후 불어 가며 먹던 뜨거운 수제비 국물의 아련한 향수는 이제는 더 이상 광장시장에는 없다. 고향 이모가 돼지 비계 둘러 온 힘 실어 누른, 접시 넘치게 담아주는 두툼한 빈대떡 한 판이 세상제일 음식이었다. 고향이었다. 달그락거리며 남겨진 국수 면발 건지다보면, 어느새 맘씨 넉넉한 주인 아주머니가 퉁명스레 쏟아주던 육수와 건더기들이 그리도 고마웠다. 생각 없이 들어간 부침개 집에서 익숙한 고향 말씨라도 들을 요량이면, 음식 맛은 뒷전이었다. 그리도 반갑고 푸근했다. 고단했던 서울 1970년 겨울, 푸근했던 아지트도 어느덧 이제는 50년이 다 되어간다. 그래도 배고픈 그때, 광장시장 한 가운데 멸치국수 내음 찾아 가로질렀던 젊음이 꿈만 같다. 서울 2016년 여름. 너무 낯설다. 노인에게는. <광장시장에 대한 여행 10문답>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답입니다.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인가요? -한국사람이라면 여행지가 아닌 시장으로 접근하는 공간이다. 동대문시장이나 평화시장, 광장시장에 볼 일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방문 추천한다. 만약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그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처음 온 친구라면 의미있는 공간이 될 듯. 2. 이 공간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은? -DDP를 방문한다든지, 종로 4가 근처에 볼 일이 있어 오시는 분들. 3. 숙소 등의 시설환경은 괜찮은가요 ? -서울이다. 4.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그냥 익숙한 시장이다. 다만, 먹거리 장터가 특성화 되어 있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다는 정도이다. 특별한 것은 없다. 5.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없다. 6. 홈페이지 주소 및 찾아가는 길? -http://jkm.or.kr (종로광장전통시장) -지하철 1호선 종로 5가역 8번 출구 / 지하철 2호선, 5호선 을지로 4가역 4번 출구 -버스(초록 : 0212, 2112 / 파랑 : 100, 101 , 103, 106, 140, 143, 150, 160, 260, 262, 270, 271, 273, 370, 720, 721 / 빨강 : 9301) 7. 먹거리 정보와 가격 정보는? -수수부꾸미 1개 2000원/ 육회비빔밥 6000원/ 국수류 6000원 /보리밥 등 식사류 6000원대/ 빈대떡 4000원/ 마약김밥 3000원 8. 주변에 가 볼만한 다른 공간도 있나요? -현재 시청역에서 이 곳까지 지하 상가로 연결되어 있다. 지하 상가 내의 수많은 점포들이 세월의 내공을 안고 있어 더운 여름날 천천히 시원스레 지하상가로 나들이 가는 것을 추천. 9. 이 곳에서 꼭 추천하고픈 공간이나 체험은? -광장시장의 먹거리 타운 이외에도 원단 부자재 상가나 생활 집기류를 파는 다른 상점들도 볼 만한 것들이 많다. 10. 총평 및 당부사항, 기타정보 -광장시장은 홀로 있는 곳이 아니라 동대문에 상권의 일정 부분을 일컫는 말이다. 생각보다 시장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둘러보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특히 주차문제는 심각해서 대중교통을 적극 권장.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하프타임]

    대한유도회장에 김진도 전 회장 김진도(66·기풍섬유 대표) 전 대한유도회장이 21일 유도계 수장으로 다시 뽑혔다. 대한유도회는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대한체육회 회의실에서 제37대 대한유도회장 선거를 치러 단독 입후보한 김진도 전 회장을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기는 2021년 1월까지다. 이번 선거를 위해 지난 6월 회장직에서 물러난 김 회장은 지난해 6월 남종현 전 회장이 사퇴하면서 그해 8월 치러진 제36대 회장 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유도 수장 자리에 올랐다. 프로축구 시즌 중 올스타전 취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올 시즌 중에는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을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연맹 측은 “최근 K리그에 불미스러운 일도 있는 만큼 자숙이 필요해 올스타전을 여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연맹은 아직 올스타전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며 시즌이 끝난 뒤에 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 ‘낙하산 내정설’ 부담 됐나…대우건설 사장 선임 무산

    ‘낙하산 인사’ 내정설로 갈등을 겪고 있는 대우건설의 새 사장 선임이 무산됐다. 대우건설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본사 회의실에서 열린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회의에서 최종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추위원들은 이날 사장 후보에 오른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에 대한 면접을 실시하고 최종 후보 1명을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추위원 간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최종 후보를 선정하지 못했다”면서 “조만간 다시 사추위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은 이날 경영설명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우건설 사장 선임이 불발된 것은) 이런저런 의견이 많아 조금 숙려 기간을 두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있다기에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졸속으로 하기보다는 반대와 찬성이 논쟁을 벌여 잘 되면 좋은 것 아니냐”면서 “숙고하겠다는 뜻이니 압력을 넣었다는 식의 소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낙하산 논란’에 대한 부담 때문에 사장 선정이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대우건설 사추위 회의에 외부 인사가 등장하면서 이 같은 의혹은 더 커졌다. 당시 사추위는 5명의 서류 통과자를 대상으로 최종 후보 2명을 가리는 면접을 했다. 사추위는 면접 후 4시간 넘게 격론을 벌이다 밤 9시 넘어 외부 인사가 회의장에 등장하면서 1시간여 만에 후보 선정을 끝냈다. 이 과정에서 진행에 불만을 품은 사추위원 2명이 퇴장하기도 했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특정 후보를 정권 실세가 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대우건설은 물론 다른 건설사들도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낙하산으로 거론되던 인사가 사장 후보로 결정되면 내부 반발 정리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박용만 회장 “성장·소통·제도 틀 바꿔야”

    박용만 회장 “성장·소통·제도 틀 바꿔야”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성장, 소통, 제도의 세 가지 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1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박 회장은 “미래와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에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담론이 절실하며,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면서 “성장, 소통, 제도의 틀을 업그레이드해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할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변화하려는 의지만큼 혁신의 속도는 나지 않고, 급변하는 글로벌 리스크에 불안해하는 모습도 엿보인다”면서 “우리 경제에 부여된 과제는 무엇인지,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얘기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숫자나 속도 중심의 목표에서 벗어나 성장의 내용이 ‘지속 가능한지’, ‘사회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는지’를 반영하는 성장의 틀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가 성숙한 지금 국내총생산(GDP)을 몇 퍼센트 올리는지가 목표의 전부는 아니라는 뜻이다. 박 회장은 “최근 20대 국회와 정부 관계자 한 분 한 분을 찾아뵈니 주요 현안에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정부와 국회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 않다는 점을 많이 느꼈다”면서 “소통의 틀을 바꿔 서로에 대한 걱정과 우려, 의문과 불신을 털고 절충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 변화의 속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성장을 전제로 설계된 많은 제도들이 작동을 멈추고 있다. 과거의 문법을 벗어던지고 바뀐 세상에 맞는 새 문법으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또 “기업이 성숙한 경제주체란 점을 인정해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고 기업 스스로 변할 수 있게 얽히고설킨 규제들을 과감히 걷어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끝으로 “성장, 소통, 제도의 틀을 바꾸기 위해 대한상의가 끈질기게 매달리고 정부, 국회와도 협업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쉐이크쉑 버거’ 국내 1호점 첫 공개…허희수 SPC 전무 “새시장 개척할 것”

    ‘쉐이크쉑 버거’ 국내 1호점 첫 공개…허희수 SPC 전무 “새시장 개척할 것”

    미국의 유명 햄버거 체인인 ‘쉐이크쉑 버거’(쉑쉑버거)의 국내 1호점이 모습을 드러냈다. 쉐이크쉑 버거의 국내 도입을 주도한 SPC그룹의 허희수(38) 전무는 “쉐이크쉑 버거로 국내에 ‘파인캐주얼’(합리적 가격의 고급 레스토랑)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19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에서 쉐이크쉑 1호점 강남점 언론공개행사를 개최하고 쉐이크쉑 국내 진출과 관련한 전략과 목표를 발표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 전무는 이날 브랜드 도입 과정 등을 설명하며 쉐이크쉑 브랜드의 국내 성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허 전무는 “쉐이크쉑은 SPC그룹의 품질관리 역량과 점포운영 노하우를 높이 평가해 SPC와 손을 잡고 국내에 진출했다”면서 “쉐이크쉑의 강점과 SPC의 역량이 결합하면 쉐이크쉑은 한국에서 널리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맞춰 방한한 랜디 가루티 쉐이크쉑 최고경영자(CEO)는 “5년 전인 2011년 허 전무가 미국에 쉐이크쉑을 찾아와 한국에 쉐이크쉑 매장을 열겠다고 했을 때는 ‘미쳤다’(He‘s crazy)고 생각했다”면서 “당시에는 우리 쉐이크쉑 전체 매장이 5개 밖에 없을 때였다”고 말했다. 가루티 CEO는 “5년 동안 SPC 직원들과 우리 쉐이크쉑 이 함께 노력해 드디어 한국에 첫 매장의 문을 열게 됐다”며 “꿈이 이뤄졌다(Dream’s come true)”고 말했다. 쉐이크쉑은 2002년 뉴욕 맨해튼의 ‘메디슨 스퀘어 공원’에서 공원을 살리기 위한 이벤트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핫도그 매대에서 출발해 전 세계 햄버거 체인으로 성장한 브랜드다. 한국 1호점은 세계에서 98번 째 쉐이크쉑 매장이다. SPC그룹은 지난해 12월 쉐이크쉑과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국내 도입 준비를 해 왔다. 허 전무는 2011년부터 뉴욕과 서울을 수 차례 오가며 프레젠테이션과 협상 등 직접 브랜드 도입을 이끌었다고 SPC그룹 측은 설명했다. 허 전무는 “쉐이크쉑을 통해 외식사업을 강화해 2025년까지 ㈜파리크라상의 외식사업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면서 “쉐이크쉑의 도입은 ㈜파리크라상이 제과제빵 전문기업을 넘어 글로벌 컬리너리 기업으로 성장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PC그룹은 쉐이크쉑 본사와 협의를 통해 제조설비, 레시피, 원료 등을 동일하게 구현했으며, 쉑버거, 쉑-카고 도그, 커스터드(아이스 디저트), 쉐이크 등 현지 메뉴를 국내에서도 그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맥주와 와인 등 주류와 애완동물을 위한 펫 메뉴도 판매한다. 국내 판매 가격은 기본 햄버거인 ‘쉑버거’가 6900원이다. 아울러 쉐이크쉑 문화 중 하나인 지역사회와 협업을 위해 매장에서 판매하는 친환경 티셔츠와 에코백 제품 중 ‘쉑어택(Shake Attack)’의 판매액의 5%를 강남구 방과후 학교에 기부할 예정이다. 쉐이크쉑 강남점은 오는 22일 오전 11시 공식 오픈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울광장] 출발선이 다른데 어떻게 같아지냐고?/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출발선이 다른데 어떻게 같아지냐고?/임창용 논설위원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개·돼지’ 발언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린다. 그는 99%의 민중을 먹고살게만 해 주면 되는 개·돼지라고 했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파문이 커지자 ‘본심이 아니다’, ‘취중이라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납작 엎드렸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지속적, 논리적이었다. 본심이 아니면 그럴 수 없다. 그는 1%가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가식적이다. 그의 지위는 이미 공직사회에서 1%에 속한다. 그가 그걸 모를 리 없다. 오히려 ‘개·돼지’인 99%는 1%가 되려고 하지 말라고 경고까지 했다. 미국에서 흑인이나 히스패닉은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말이다. ‘고시열전’이란 기획 기사를 연재한 적이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행정안전부(현 행정자치부)에서 취재할 때다. 각 부처의 인사가 마무리될 시점이었다. 새 정부를 이끌 고위 공무원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싶었다. 그때까지 새로 임명된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83명 중 52명이 행정·외무·기술고시 또는 사법시험 출신이었고, 그중 36명이 행정고시(현 5급 공무원 공채시험) 출신이었다. 비고시 출신은 37%에 불과했다. 출신만 놓고 보면 고시 출신 엘리트들의 정부였다. 그런 현상은 정부에만 국한돼 있지 않았다. 행시 기수별로 합격자들의 인생 궤적을 더듬어 봤다. 그들은 공직을 떠나서도 대부분 각 분야의 꼭대기 자리에 있었다.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 수장과 임원 자리 대부분이 그들의 차지였다. 금융업계와 대기업에서도 그들은 꼭대기에 진출해 있었다. 산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각종 협회의 상임 부회장은 사실상 관련 부처 퇴직자들의 독무대였다. 고시 출신들은 대부분 공직사회에서 상위 1%까지 올라갔고, 중도 탈락자들은 민간 부문으로 둥지를 옮겨 1%에 속해 있었다. 나 전 기획관은 출발선이 다른데 어떻게 같아지냐고 했다. 흙수저는 영원히 흙수저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공직사회로 국한하면 7·9급은 1%에 속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신분제의 공고화 현상은 실상 우리 사회의 아픈 자화상이다. 계층 상승 사다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미 끊어졌다는 비관적 목소리까지 들린다. 언론에선 나 전 기획관 파문 이후 연일 땅에 떨어진 공직윤리를 질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단순히 윤리 차원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수뢰나 성범죄, 직무유기 같은 범법행위와는 다르다. 이런 범법행위들은 느슨한 감시 시스템이 빚은 개인적 일탈의 성격이 짙다. 반면 나 전 기획관의 발언에선 깊은 뿌리가 감지된다. 상위 1% 신분을 부여해 온 행정고시가 그것이다. 행시 합격자는 5급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한다. 행시 초기엔 지방 군수로 발령나기도 했다. 지금도 시군구 기초지자체에선 바로 과장급이다. 반면 경찰만 해도 가장 높은 출발선이 행정직 7급에 해당하는 경위다. 직업 장교도 소위로 출발한다. 그래도 최고위직인 경찰청장도 되고 참모총장에도 오른다. 한데 유독 행정 공무원만 행시를 통해 5급에서 출발한다. 말단인 9급이 20년 넘게 근무해도 오르기 어려운 지위다. 이들은 처음부터 부하들을 거느린다. 9급부터 시작한 수하들을 자기와 같은 반열에 놓을 수 있을까. 자신과는 다른, 뒤떨어지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생기지는 않을까. 나 전 기획관의 개·돼지 발언은 이런 인식의 극단적인 표출에 불과하다. 그의 머릿속에 똬리를 튼 신분 의식이 공직사회를 넘어 전체 사회로 확산된 것이다. 결코 술취한 관료의 일회성 발언이 아니라는 의미다. 대부분의 9급 공무원 시험 응시자들이 대학 졸업자인 현실에서 행시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선발 시스템이다. 선민의식으로 똘똘 뭉친 1%를 양산할 뿐이다. 1%에 속하는 사람이 99%를 동등하게 생각하려면 출발선이 같거나 비슷해야 한다. 그런 점에선 나 전 기획관의 출발선 논리를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얼마 전 한 변호사가 지방직 9급 공무원시험에 응시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7급 시험에선 낙방했다고 한다. 7·9급 공무원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의미다. 출발선이 다른데 어떻게 같아지느냐고? 그럼 출발선을 같게 해 주는 처방을 내리면 되지 않나? 행시 폐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온 것 같다. sdragon@seoul.co.kr
  • [‘포켓몬고 광풍’] ‘포켓몬고’ 테마주 고공행진… 일주일 새 닌텐도 주가 75.9%↑

    [‘포켓몬고 광풍’] ‘포켓몬고’ 테마주 고공행진… 일주일 새 닌텐도 주가 75.9%↑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의 열풍에 코스닥과 게임 및 AR, 가상현실(VR) 관련주가 활짝 웃고 있다. 하지만 VR은 포켓몬이 구현한 AR과 차이가 있는 만큼 구분해 투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국내의 경우 AR 기술이 아직 발달하지 않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14일 코스닥 시장에서 게임업체 한빛소프트는 포켓몬고 인기에 힘입어 19.85% 오른 7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상한가(29.96%)를 친 데 이어 이틀 연속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비상장 VR 개발업체 스코넥과 업무 제휴를 통해 게임을 개발 중인 한빛소프트는 포켓몬고의 대표적인 테마주로 분류된다. 게임업체 드래곤플라이 주가도 6.48% 오른 1만 1500원에 장을 마쳤다. 드래곤플라이는 1인칭 총싸움(FPS)게임 ‘스페셜포스’ 캐릭터를 활용한 AR 게임을 개발 중이다. 액토즈소프트(3.48%) 등 다른 게임업체도 주가가 올랐고, 최근 VR 내비게이션을 개발한 팅크웨어(2%)도 포켓몬고 효과를 누렸다.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은 216조 7000억원으로 전날에 이어 또 한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손세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켓몬 고 열풍으로 AR 기술을 적용한 게임이 본격적으로 개발될 것”이라며 “킬러 콘텐츠(등장과 동시에 경쟁 제품을 몰아내고 시장을 지배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등장으로 AR은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AR과 VR 관련주를 정확히 구분해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포켓몬고가 인기를 끈 건 VR처럼 값비싼 장비가 필요 없고 어지럼증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AR과 VR의 혼돈에서 오는 VR 관련주 주가 움직임은 보수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AR은 현실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 주는 그래픽 기술이다. 가상 환경 전체를 컴퓨터로 만들어 실제 주변 상황처럼 느끼게 하는 VR과 다르다. 한편 포켓몬을 개발한 닌텐도 주가는 이날 도쿄 증시에서 15.9%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일 미국과 호주에서 포켓몬고를 출시한 후 1주일 만에 75.9%나 치솟았다. 김정주 회장의 검찰 조사로 최근 요동친 넥슨 주가도 4.5% 상승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상상조차 못한 일…모든 수단 동원 결사 저지”

    “상상조차 못한 일…모든 수단 동원 결사 저지”

    군수·군의회 의장 등 단식농성 돌입 경북 성주가 미국의 사드 배치 지역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민들이 실력 행사에 나서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드 성주 배치 반대 범군민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우리 지역에 사드 배치가 추진되는 것에 대해 엄청난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정부를 성토한 뒤 “5만 군민의 생존과 자주권 확보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결사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국민 비대위는 이날 이장협의회와 새마을지도자협의회 등 성주지역 기관·사회단체 대표 50여명으로 긴급 구성됐다. 비대위는 이날부터 읍·면별로 사드 배치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했으며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군의회 의장, 이수경 경북도의원, 이재복(성주군 노인회 회장) 비대위원장 등 4명은 오후 5시 50분부터 군청 현관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오는 14일 오전 11시 성밖숲에서는 주민 3000여명이 참석하는 ‘사드 배치 반대 범군민 궐기대회’가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 김 군수와 군의회 의원 8명 전원, 주요사회단체 인사 등 10명은 ‘결사반대’ 혈서를 쓰고 퍼포먼스로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 미사일 화형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는 사드가 무수단 미사일의 요격을 위해 배치된다는 점을 항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또 15일 주민 1000여명과 함께 국방부를 항의 방문하고 사드 배치 반대 2만명 서명부를 전달할 계획이다. 김 군수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성주가 사드 배치 유력 후보지로 알려지자 지역 사회가 심각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며 “4만 5000여명의 주민과 함께 사드 배치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배 의장은 “상상조차 못한 일이 일어나 충격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사드 배치 장소로 거론되는 성주읍 성산리 방공포대는 인구가 밀집한 성주읍·선남면에서 직경 1.5㎞ 이내로 사드 전자파 위험반경 5.5㎞ 안에 들어가 생존권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어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실적 부진 영국 명품 ‘버버리’, 셀린느 회장 CEO로 영입

    실적 부진을 겪던 영국의 유명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명품업계 베테랑으로 꼽히는 셀린느의 회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해 기사회생한다. 버버리는 11일(현지시간)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패션그룹 산하 브랜드인 셀린느를 이끄는 마르코 고베티(57) 회장을 CEO로 영입하고, 크리스토퍼 베일리 현직 CEO는 사장 겸 크리에이티브 총괄 역할을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는 의료기기업체 스미스앤드네퓨의 줄리 브라운을 영입하기로 했다. 버버리는 2014년 5월 디자이너 출신인 베일리가 CEO를 맡으면서부터 실적 부진에 허덕였다. 2015~2016회계연도 연간 이익은 10% 감소했고, 지난 12개월간 주가는 35%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베일리의 연봉도 75% 삭감됐다. 버버리의 구원투수가 될 고베티는 이탈리아 출신이지만 미국에서 경영학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04∼2008년 지방시에서 CEO를 맡았고 모스키노와 셀린느에서도 CEO로 활약한 베테랑이다. 버버리 측은 CEO 교체로 회사가 새 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존 피스 버버리 회장은 베일리가 마케팅과 전략, 크리에이티브 분야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번 CEO 교체는) 버버리가 새로운 장으로 넘어가기 위해 알맞은 리더십을 배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 교체 소식이 알려지면서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된 버버리의 주가는 장중 7% 이상 뛰었다가 소폭 하락해 4.22% 상승 마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AIIB 부총재 날린 홍기택 파문 책임 엄히 물어야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한국 몫인 최고리스크책임자(CRO) 직위가 부총재에서 국장급으로 격하됐다. 홍기택 부총재가 돌연 휴직계를 내고 잠적한 지 14일 만이다. AIIB는 대신 국장급이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부총재급으로 격상시켜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결국 한국이 4조 3000억원의 분담금을 내고 어렵게 확보한 자리만 허무하게 날린 셈이 됐다. AIIB는 후임자 자격 요건으로 ‘전문성’과 ‘직업윤리’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고 하니 국가적 망신까지 산 꼴이 됐다. 이번 사태의 1차적 책임은 홍 부총재의 부적절한 처신에 있다. 그는 지난 2월까지 대우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회장을 맡았다. 대우조선의 부실을 키우는 데 누구보다 책임이 크다. 특히 5조 4000억원에 이르는 대우조선의 회계 부정을 감독하는 역할을 소홀히 했다. 홍씨가 회계 부정을 알면서도 눈감아 줬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홍 부총재는 서별관회의를 폭로하는 인터뷰를 통해 모든 책임을 정부와 청와대에 돌려 파문을 불렀다. 또 지난달에는 휴직계를 제출하고 AIIB 연차 총회에 불참했고, 결국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 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유다. 검찰이든 감사원이든 그를 불러 철저히 책임을 따져 물어야 할 것이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인물에게 중책을 맡긴 청와대와 정부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홍 부총재는 금융 실무 경험이 거의 없는 학자 출신이다. 산은 회장 선임 때부터 뒷말이 적지 않았다. 복잡한 산은 회장 업무를 맡기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정부 일각에서까지 불거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정부가 끝까지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그가 소신과 책임의식을 갖고 산업은행을 이끌었다면 대우조선의 부실이 손대기 어려울 정도로 불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부는 홍씨에 대해 대우조선 부실 문제만으로도 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했다. 그런데 외려 지난 2월 그를 AIIB 부총재로 추천해 사실상 영전을 시켜 줬다. 전문성이 부족하고 소신마저 없는 인물에게 무리하게 중책을 맡긴 셈이다. 이번 사태는 우리 정부에 만연한 낙하산 인사가 국제적으로까지 확대돼 망신을 산 경우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들에 가도 샌다고 했다. 무자격자를 아무 데나 내리꽂는 낙하산 인사가 근절되지 않으면 이번과 같은 국제 망신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아름다움의 본질에 다가서다…제주 문화 명소 본태박물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아름다움의 본질에 다가서다…제주 문화 명소 본태박물관

      제주를 여행한다는 것은 검은 돌과 짙푸른 바다를 보고, 드넓은 초지와 이름모를 오름을 오르고, 울창한 나무가 우거진 숲을 걷다가 싱싱한 특산물을 즐기는 일정을 떠올린다. 요즘은 여기에 문화가 보태졌다. 제주도 곳곳에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 공연장이 들어서 여행 중 전시와 공연,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된 까닭이다. 수준을 따지자면 천차만별이다. 왜 이런 아름다운 곳에 이런 흉한 것들을 들여 놓았는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곳부터 어디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곳까지 천차만별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산록남로에 위치한 본태박물관은 후자의 경우이다.  본태박물관은 2012년 11월 개관해 이제 겨우 4년이 채 안되는 박물관이지만 소장품의 수준이나 건축물, 전시, 교육 등 운영면에서 제주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사립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 아름다운 전통 공예품으로 빚어낸 수준 높은 전시, 제주도의 수려한 자연풍경 등 3박자가 어우러진 빼어난 문화공간은 제주의 숨은 진주같은 곳이다.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산방산과 남쪽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지만 중산간지역인지라 잦은 안개 때문에 탁 트인 풍경을 보는 것은 쉽지않다. 이것 또한 본태박물관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우리 생활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인과 나누고, 전통 공예와 현대 미술을 통해 새로운 미래 가치를 창출한다’는 게 이 박물관의 컨셉이다. 전통과 현대라는 사뭇 다른 이미지가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비결은 ‘본태(本態)’라는 이 박물관의 이름에서 찾을 수 있다. 사물 본래의 모습이 지닌 아름다움에 주목하다 보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게 된다.  본태박물관의 설립은 40여년전부터 시작된 이행자(73) 본태박물관 고문의 골동품 수집에서 시작됐다. 고(故)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부인이자 세 아이의 어머니로, 현대가의 며느리로 쉽지않은 삶을 살았던 이 고문은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장안평이나 인사동에 나가 옛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골동품의 아름다움을 마주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고 회상한다. 이제는 박물관이 그에게 삶의 전부가 됐다.  “처음엔 장롱과 목가구를 모으기 시작하다가 모아둘 공간이 부족해서 소반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모양도 아름답고 크기별로 모아서 겹쳐서 보관하면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서 하나둘씩 모았죠. 그 후엔 붉은 자수공예품과 장신구, 소박한 보자기도 모으게 됐지요. 민속 공예품을 수집하는 덕분에 힘든 세월을 견딜 수 있었어요.”  본태박물관이 짧은 시간에 유명세를 탈 수 있었던 비결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1941~)의 설계로 건축된 박물관 건물의 아름다움을 들 수 있다. 안도 타다오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로 ‘예술의 섬’ 일본 나오시마의 베네세 하우스와 지추미술관(2004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푼타 델라 도가나 컨템퍼러리뮤지엄(2007년) 등 전 세계에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켰다. 매끈하게 다듬어진 노출 콘크리트를 주로 사용하는 그의 건축은 순수 기하학적인 형태의 건물에 빛과 물을 건축 요소로 끌어들여 자연과의 통합을 꾀하는 것이 특징이다. 본태박물관에는 제주의 자연과 조화를 고려하는 건축환경에 대한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제주에 박물관을 만들고, 안도에게 설계를 맡기는 것은 순전히 이 고문의 생각이었다. 이 고문은 “나오시마에 지추미술관이 생기고 얼마 안 돼서 그곳을 방문했을 때 안도의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에 큰 감명을 받았고 언젠가 박물관을 짓는다면 제주도에 안도의 설계로 짓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고 회고했다. 몇차례 만나 의견을 나누다가 IMF 때문에 중단된 후에도 박물관 건립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강하게 바라면 이뤄진다고 했던가. 안도는 이 고문을 베네치아의 푼타델라도가나 오프닝에 초대했다. 푼타델라도가나는 300년전에 지어진 베네치아의 세관 건물로 세계적인 미술품 컬렉터 프랑수아 피노 회장의 현대미술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맡은 안도는 고풍스러운 건물의 외관과 목재로 이뤄진 천정은 그대로 둔채 노출 콘크리트로 전시공간을 멋지게 만들어냈다. 이 고문의 푼타델라도가나 방문을 계기로 박물관 설계가 급물살을 탔다.  안도는 본태박물관 설계를 하면서 제주의 대지에 순응하면서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담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박물관은 경사진 대지의 성격을 거스르지 않고 공간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해 서로 다른 높이에서 만나는 삼각과 긴 사각 마당을 가진 두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두 개의 ‘L’자형 건물은 동질감을 가지면서 단의 높이 차를 두고 만나 다양한 공간감을 연출한다.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일월석(日月石) 담이 두개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박물관은 원래 고급 주택단지인 비오토피아의 생태공원 내 연못 옆에 지을 계획이었지만 단지 주민들의 반대로 바깥 쪽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 고문은 “반대가 극심해서 그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일반인의 접근이 용이해 지고 자연과 더 가까워 지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면서 “좀 더 많은 학생들이 박물관을 찾아서 선조들이 살아온 문화를 보고 배우면 더없이 좋겠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1~4 전시실과 야외 조각공원으로 구성된다. 1관에는 전통 한옥 공간에서 사용됐던 조선시대의 공예품이 고르게 전시돼 있다. 2층부터 1층까지 이어지는 개방된 공간에 장식미술의 결정체인 목가구, 다양한 소반, 옛 여인들이 한땀한땀 정성들여 놓은 자수와 장신구, 보자기 등 전통 수공예품, 담백한 도자기, 전통복식 등 삶을 이루고 풍요롭게 했던 아름다운 옛 물건들이 차례로 펼쳐진다. 소박함과 화려함, 단정함과 파격을 동시에 보여주는 우리 수공예품에 담긴 다채로운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2관의 현대미술 컬렉션도 수준급이다. 1층에는 20세기 현대조각의 새 장을 연 안소니 카로의 ‘물결’, 대담한 색상과 특유의 컷아웃 기법으로 유명한 팝아트 조각가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불타는 입술’, 이브 클라인의 ‘블루 YBK’, 페르낭 레제의 ‘건설 노동자’, 살바도르 달리의 ‘늘어진 시계’ 등ㅇ이 소장품이다. 2층에는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과 본태박물관을 설계한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특별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 다음으로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창호문으로 사방을 장식하고 맞은 편 벽면에는 한국의 모시조각보를 형상화한 스테인드글래스를 설치한 ‘명상의 방’으로 이어진다. 3관은 점으로 유명한 일본 출신의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의 상설전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쿠사마의 시그니쳐 작품 노란 호박 외에 특수 거울과 조명이 설치된 ‘무한 거울방-영혼의 반짝임’이 환상적인 예술적 체험을 맛보게 한다. 4관에서는 선조들이 피안으로 가는 길에 동반했던 꽃상여와 꼭두 등 우리 옛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전통 장례관련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제주의 나무로 가꿔진 조각공원에는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유포리아(희열)’, 자우메 플렌사의 ‘어린아이의 영혼’, 로트르 클라인-모콰이의 ‘집시’가 설치돼 있다.  제주 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금융개혁 필요성’ 국내 금융사 CEO 20명에게 물어보니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금융개혁 필요성’ 국내 금융사 CEO 20명에게 물어보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계좌이동제, 기술금융도 결국엔 ‘땅따먹기’(고객 뺏어오기)와 다를 바 없다.” 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얘기다. 거침없이 이어지는 그의 발언. “정부가 ‘선진 금융’이라고 힘주어 포장한 상품들을 모든 은행들이 한날한시에 ‘땅’ 하고 내놓는다. 그런데 상품 내용이 다들 고만고만하니 대출 금리나 수수료를 깎아 주고, 예금 이자를 더 얹어 주며 고객을 한 명이라도 뺏어오려고만 한다. 이런 땅따먹기 게임에선 선진 금융기법은 없고 (정부에 보여 주기 위한) 실적 경쟁만 남게 된다.” 금융 당국은 ISA와 계좌이동제, 안심전환대출, 비대면실명확인서비스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들을 잇따라 내놓았다. ‘금융개혁 마중물’이라는 강조도 빠뜨리지 않는다. 하지만 금융권은 “정부가 (정책 출시에 드는) 비용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불만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올 4월 일임형 ISA를 출시하기 위해 전산을 새로 개발하고 인력 채용 및 교육에 적지 않은 비용을 들였다”며 “앞으로 수익은 얼마나 될지 투입 비용을 모두 건질 수 있을지 계산조차 어려운데 은행들이 적자를 보면서까지 고객 가치를 계속 실현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CEO는 “정권이 바뀌면 도루묵이 될지도 모르는 일에 선뜻 큰 비용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일선 현장에서 ‘유효기간 1년 반(박근혜 정권 남은 임기)짜리 정책과 상품’이라며 반발해도 자신 있게 ‘믿고 따라오라’고 설득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금융개혁이 추진력을 얻으려면 역대 정권에서부터 되풀이되어 온 민(民)과 관(官) 사이의 불신을 걷어내야 함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CEO들 새 정책·서비스 ‘투자보다 비용’ 인식 특히 정책 지속성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명박 정부 때 강조했던 ‘녹색금융’은 현 정권 들어 ‘기술금융’으로 자리바꿈됐다. 조선업 구조조정 실패로 뭇매를 맞고 있는 산업은행은 정권에 따라 정책금융공사를 떼었다(2009년 이명박 정부) 붙였다(2015년 박근혜 정부) 하며 2500억원만 날렸다. 한 카드사 임원은 “당국은 섭섭할지 모르겠지만 (정권 교체 때마다) 그렇게 단명한 상품을 수도 없이 봐 와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런 ‘학습효과’ 탓에 CEO들에게 새 정책이나 새 서비스는 ‘투자’보다 ‘비용’으로 더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CEO들이 금융개혁 필요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신문 설문조사에 응한 국내 금융사(은행·증권·보험·카드 등) CEO 20명은 ‘국내 금융산업 선진화에 기여했다고 생각되는 서비스’로 현 정권이 도입한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51.34%)를 가장 많이 꼽았다. A증권사 임원은 “비대면 실명 확인은 점포와 실명거래 위주의 기존 영업 관행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 뒤는 ‘계좌이동제’(20%)가 차지했지만 ‘비대면 실명확인’ 응답과의 격차가 컸다. ‘간편결제’(14.28%), ‘ISA’(8.57%), ‘인터넷전문은행’(5.71%) 등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보였다. 금융 당국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서는 CEO들 모두 100% 찬성 입장을 보였다. ‘발전적인 경쟁 문화가 자리 잡으면 서비스나 실적 개선에 도움 될 것’(75%)이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대못 규제 철폐·해외진출 활성화 반드시 필요” B은행장은 “전 산업을 통틀어 호봉제가 적용되고 있는 유일한 업종이 은행업”이라며 “오히려 정부가 성과주의를 도입하라고 얘기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당연히 추진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은 노조 반발을 의식해 섣불리 성과연봉제 카드를 협상 테이블 위에 꺼내 놓지 못했을 뿐이라는 고백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권 보신주의를 뿌리뽑고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며 ‘거친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만 금융권이 생각하는 금융개혁의 선(先)과 후(後)는 금융 당국과 온도차가 있었다. CEO들은 ‘절절포’를 가장 많이 외친다. 절절포는 임 위원장이 NH농협금융 회장 시절 범금융인 대토론회에서 ‘규제 완화는 절대로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발언한 데서 생겨난 말이다. 금융 당국은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그동안 1064건의 법령 규제 중 211건을 개선했다. 그림자 규제는 700건 중 43건으로 줄었다. CEO들은 ‘반드시 필요한 금융개혁’을 묻는 질문에 ‘대못 규제 철폐 내지 완화’(20.83%), ‘해외진출 활성화’(20.83%)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뒤는 ‘금융 노사관계 개혁’(16.67%), ‘낙하산 및 관치금융 차단’(12.5%) 및 ‘고객 중심의 금융서비스 제공’(12.5%) 등이 차지했다. C은행 임원은 “축구장에서 왼발 슛을 잘 날리는 선수가 있고 어시스트에 능한 선수가 있는 것처럼 은행마다 특성과 장기가 다 다른데 이런 기량을 자유롭게 펼칠 여건이 잘 안 된다”고 토로했다. 지금은 비대면 실명확인→계좌이동제→ISA→사잇돌대출(중금리대출) 등 금융 당국이 정해 놓은 타임스케줄에 따라 모든 금융사들이 허겁지겁 따라가기 바쁘다는 것이다. ●MB정부 이후 끊임없이 금융감독 체계 개편 제기 D은행 부행장도 “2014년 금융 당국과 은행들이 모인 기술금융 태스크포스(TF)에서 기술금융 부작용을 언급했던 한 금융사 임원은 이후 회의에선 아예 발언권조차 얻지 못했다”며 “이런 상명하복식 분위기에서 어떻게 금융사가 자유롭게 당국과 소통하고 창의성을 발휘하겠느냐”고 털어놓았다. 여전히 금융 당국이 ‘심판’ 대신 ‘코치’ 역할을 하려 한다는 볼멘소리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 체계 개편에 대한 주장이 끊임없이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지금의 금융개혁에는 금융사와 소비자에 대한 부분은 있지만 정작 금융 당국 개혁에 대해서는 고민이 없다”며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을 분리한 이후 부작용과 비효율성이 적지 않은 만큼 금융감독 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금융산업의 특성상 금융 당국 스스로 심판과 코치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반론도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 교수는 “2011년 미국 월가 시위 이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금융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았고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민감한 사태가 터졌을 땐 여론재판이 극심하다”며 “이런 풍토에선 금융 당국도 몸을 사릴 수밖에 없고 자꾸 코치 역할을 하려는 유혹을 떨쳐 버리기 힘들다”고 강변했다. 실제 2014년 최수현 당시 금융감독원장은 그해 초 터진 카드 고객 정보 1억건 유출 사건 책임을 지고 중도 해임됐다.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 명예교수는 “5년 단임 대통령제 아래선 관료들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유혹은 (연임이 쉽지 않은) 금융사 CEO들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금융사의 유전자(DNA)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교수는 “정부가 시장에 맡겨 개혁을 추진하더라도 이해 당사자인 금융사 경영진 및 주요 주주의 개혁 의지가 부족한 경우도 있다”며 “(금융사들은) 정부 때문에 개혁이 안 된다고 책임을 떠넘기지만 금융사의 의지 부족도 개혁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경영자들 관치금융에 오랫동안 순치’ 지적도 특히 글로벌 금융사로의 도약 과정에서는 정부 지원 못지않게 금융사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 CEO 중에 글로벌 DNA가 부족한 사람이 적지 않다”며 “선진 금융 경험이 많은 유능한 인재를 CEO로 과감하게 영입하고 글로벌 인재를 키워 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 승계를 통해 CEO를 배출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며 “금융권 경영자들이 관치금융에 너무 오랫동안 순치돼 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가나다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이원태 수협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 목록화·디지털 작업… 800여점 이매방 유품에 숨결 불어넣다

    목록화·디지털 작업… 800여점 이매방 유품에 숨결 불어넣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최근 최대 숙원 사업인 ‘명예의 전당’ 건립 초석이 될 국가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 유품 조사와 수집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지난 5월 조각장(국가무형문화재 제35호) 김철주(1933∼2015년) 명예보유자를 시작으로 승무(제27호)와 살품이춤(제37호) 이매방(1927~2015년) 명예보유자, 태평무(제92호) 강선영(1925~2016년) 명예보유자의 유품을 차례로 모으고 있다. 지난달 27일 명예의 전당을 채울 인간문화재 유품 보존·관리 현장을 찾았다.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립무형유산원 지하 1층 수장고에 들어서니 바깥의 찜통더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자료 보존을 위해 연중 20~22도의 온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수장고는 분류실, 시청각자료 보존실, 실물자료 보존실로 이뤄져 있다. 분류실에선 이매방 명예보유자 유품 목록화 작업이 한창이었다. 곳곳에 그의 유품이 산재해 있었다. 무형유산원 직원들은 지난달 22~23일 이 명예보유자의 서울 양재동 자택을 찾아 유품을 일일이 분류해 800여점을 수거해 왔다. 이 명예보유자가 공연 때 쓴 음향과 공연 장면이 담긴 카세트테이프·릴테이프·VHS테이프·CD·LP 등 501점, 사진 앨범 14권, 서화 및 액자 44점, 한복·양복·공연의상·모자 등 의복류 97점, 악기·병풍·가발 등 공연 소품 112점 등이다. 사진과 테이프엔 이 명예보유자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최연규 조사연구기록과 사무관은 “희귀 자료들이 많다”며 “1세대 춤꾼인 김천흥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통 춤꾼들이 모두 나오고, 녹음테이프 중엔 안숙선·김소희 명창이 구음(口音·입소리)을 한 것도 있다”고 했다. 유품 중 고풍스러운 멋을 자아내는 재봉틀과 릴테이프 편집기가 눈에 띄었다. 최 사무관은 “이 명예보유자의 손때가 묻어 있는 귀중한 유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명예보유자께선 본인뿐 아니라 제자들이 공연 때 입을 옷을 손수 만드신 걸로 유명합니다. 선생께서 공연 복 제작 때 사용하셨던 재봉틀로,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거예요. 100년도 넘었는데 아직도 잘 작동합니다. 릴테이프 편집기도 선생께서 공연 때 쓸 음향을 직접 녹음·편집할 때 사용했던 겁니다.” 분류실 한쪽에선 아카이브(기록보관)를 위해 의복, 악기 등을 사진 촬영하고 있었다. 분류실에서 목록화 작업이 끝나면 시청각자료는 시청각자료 보존실로, 실물 자료는 보존실로 옮겨져 보존된다. 무형유산원 3층 ‘디지털아카이빙실’에선 이 명예보유자의 공연 장면이 담긴 VHS테이프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김정남 기획운영과장은 “의복이나 가구, 병풍, 서화 등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보존 처리를 거친 뒤 수장고에 보관하고, 시청각자료는 영구 보존될 수 있도록 디지털로 변환한다”고 했다. 최 사무관은 “디지털 전환 작업은 인내를 요한다”며 “오래된 테이프들은 서로 달라붙어 영상이 중간에 끊기는 경우가 많아 담당자가 몇 시간이고 자리에 앉아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명예보유자 부인인 김명자 이매방춤보존회 회장은 “선생님의 유품이 영구 보존돼 구십 평생 춤으로 살아온 선생님의 정신이 길이길이 전해졌으면 한다”며 “전통 춤에 조예가 있는 사람들은 선생님 유품을 보면서 전통 춤의 맥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고 일반인들은 선생님의 새로운 면모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신 옷에는 저마다 애틋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며 “낡고 색이 바래 애석하지만 그 옷들을 보며 선생님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철주 명예보유자의 경우는 김 명예보유자뿐 아니라 조선 후기 최고의 조각장이었던 그의 아버지 김정섭 선생의 유품까지 모두 가져왔다. 김 명예보유자 딸과 사위가 최근 유품 보존 관련 상의를 하러 무형유산원을 찾았다 관계자들에게 유품 보존·활용 계획을 듣고 부자의 유품을 모두 기증했다. 강선영 명예보유자의 유품은 이달 초 무형유산원으로 옮겨진다. 강 명예보유자의 유품은 경기 안성의 전수교육관에서 관리를 잘하고 있지만 태평무 가치를 일반인들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선 무형유산원에서 보관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무형유산원 직원들은 강 명예보유자의 전수교육관과 서울 성북동 자택을 찾아 기초 조사를 마쳤다. 최 사무관은 “강 명예보유자는 한류 1세대에 해당한다”며 “1960년대부터 프랑스 파리 등 해외 공연을 1000회 이상 했는데, 그 기록들이 다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재필 조사연구기록과장은 “인간문화재들이 돌아가시면 그분들의 유품은 가족들이 보관하거나 제자들이 나눠 가지곤 했다”며 “그분들의 사진, 영상, 의복, 작품 등이 제대로 보존·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지하창고나 장롱, 박스에 묻혀 있는 유물들이 너무 많은데, 체계적으로 수집해 공개하면 학술 연구에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잠자고 있는 유물들에 숨결을 불어넣어 새 생명을 갖게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주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함부로 애틋하게’ 수지X김우빈, 그리고 이경희 작가 “심쿵 준비”

    ‘함부로 애틋하게’ 수지X김우빈, 그리고 이경희 작가 “심쿵 준비”

    KBS 2TV 새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극본 이경희, 연출 박현석 차영훈)가 6일 베일을 벗는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악연으로 헤어졌던 두 남녀가 안하무인 슈퍼갑 톱스타와 비굴하고 속물적인 슈퍼을 다큐 PD로 다시 만나 그려가는 까칠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 대세배우 김우빈과 수지의 첫 의기투합만으로도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함부로 애틋하게’에 완전하게 몰입하게 만드는 관전 포인트 네 가지를 살펴본다. ◆ ‘감수성 있는 필력’ 이경희 작가와 ‘감각적 연출’ 박현석PD의 의기투합 ‘함부로 애틋하게’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고맙습니다’, ‘이 죽일 놈의 사랑’, ‘참 좋은 시절’ 등을 통해 서정적인 대사와 감성적인 필체로 안방극장을 들었다놨다한 이경희 작가와 ‘공주의 남자’, ‘스파이’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현석PD가 처음으로 힘을 모은 작품. 이경희 작가 특유의 색채가 짙게 묻어나는 치명적이고 절절한 정통 멜로가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의 박현석PD와 만나 어떤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최고의 대세 배우, 3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 현재 대한민국 최고 핫배우로 자리매김한 김우빈과 ‘국민 첫사랑’에서 파격적인 연기변신을 꾀할 수지가 만나 설명이 필요 없는 케미를 선보인다.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김우빈과 수지의 환상적인 비주얼이 눈길을 잡아끌고 있는 것. 더불어 두 사람이 각각 이 시대 최고의 도도하고 까칠한 엔터테이너 신준영 역과 돈 앞에 무너지는, 강자 앞에 한없이 허약한 노을 역으로 펼쳐낼 폭발적인 열연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우빈과 수지는 애절하면서도 운명적인 사랑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저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 개성만점 입체적 캐릭터들의 향연 ‘함부로 애틋하게’는 급이 다른 배우들의 의기투합으로도 시선을 모으고 있다. 먼저 비밀을 가진 금수저남 최지태 역의 임주환과 강력한 대권후보의 딸 다이아몬드 수저녀 윤정은 역의 임주은이 드라마의 팽팽한 긴장감을 높인다. 또 묵직한 연기로 극에 무게감을 더하는 최고 스타 검사이자 신준영의 생부인 최현준 역의 유오성, 탄탄한 연기 스펙트럼을 지닌 신준영의 엄마 신영옥 역의 진경이 스토리 전개에 힘을 보탠다. 여기에 오랜만에 안방극장을 찾게 된, 재벌 회장이자 최현준의 아내 이은수 역의 정선경과 안정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연기를 펼쳐낼, 신영옥을 좋아하는 진국남 장정식 역의 최무성 등 믿고 보는 막강 연기파 배우들의 총집결도 ‘함부로 애틋하게’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 예정이다. ◆ 드라마 신화창조는 준비된 작품만 가능하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100% 사전제작으로 이뤄져 드라마의 완성도를 최고로 높였다. 사전제작으로 인해 ‘함부로 애틋하게’는 폭염과 장마가 오가는 한여름에도 대한민국의 봄과 가을, 겨울을 담아낸다.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홍콩, 태국, 필리핀, 싱가폴, 캄보디아, 베트남, 미주 지역 등에 선 판매를 완료한 상태. 더욱이 대한민국과 중국, 대만, 홍콩, 미주 지역에서는 동시에 방송을 진행,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시청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는 최초의 작품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제작사 삼화 네트웍스 측은 “‘함부로 애틋하게’는 어떤 한 부분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장점들을 두루 갖춘 최고의 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이름만으로 안방극장을 설레게 만들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 배우들과 이경희 작가, 박현석PD의 시너지 효과가 어떻게 발현될지 ‘함부로 애틋하게’에 많은 기대와 호응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사진=삼화네트웍스 제공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선진국형 농업의 리더 될 것…광주 정서로 전북 판단 말라”

    “선진국형 농업의 리더 될 것…광주 정서로 전북 판단 말라”

    “호남이 아니라 전주와 나주·제주도를 합쳐 전라도였고, 전라도의 원주인은 전북이고 전주입니다.” 송하진(64) 전북도지사는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한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구한말 전국 3대 도시였던 전주의 자존심을 되찾고 싶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북 지역 국회의원 10명과 정책협의회 조찬 모임을 막 마친 그는 “광주 정서로 전북의 정서를 평가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행정고시 24회로 전북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해 전주시장을 거쳐 전북지사가 된 덕분인지 ‘전북 DNA’로 꽉 차 있다. ‘명문가의 자제’로 알려졌지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자수성가의 길을 밟았을 뿐”이라며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기회가 적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2006년 전주시장 시절부터 뛰어 10년 만에 ‘탄소산업’에 시동을 건 송 지사는 “‘삼락농정’으로 선진국형 농업대국의 길을 전북이 열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북은 정치적으로 광주·전남을 쫓아가지 않나. -언론에서 전북을 호남의 일부로 다루는 데 불만이 크다. 전북과 광주는 정서도 민심도 완전히 다르다. 현대에 와 광주가 커졌다고 형 대접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옳지 않다.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 제주도를 합한 것이다. 그 전라도의 수부가 전주다. →전주·전북이 광주와 호남으로 묶여 피해를 봤나. -피해가 많다. 공공기관과 기업의 호남 본부가 광주에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국민 화합을 위해 ‘동진정책’ 하느라고 전북이 역차별받고 소외됐다. ●자수성가 정치인… 전북 떠난 적 없어 →명문가·금수저 출신 아닌가. 강암 송성용 선생의 막내 아들이고, 송하철 전 전북부지사, 서예가 송하경 성균관대 교수, 송하춘 고려대 교수와 형제다. -김제의 가난한 한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강암 선생이 비석 글씨 써 주고 쌀 한 말 받는 식으로 사시다가 서예가로 이름난 것은 60세가 넘어서다. 그때 친구들 도움을 받아 전주로 나왔다. 근대 교육을 받은 큰 형님이 9급 공무원이 돼 처음으로 돈을 벌었다. 전북 공무원으로 있다가 붓글씨 잘 쓴다고 상장에 글씨를 쓰라고 8급 때 서울 내무부에 불려 올라갔다. 둘째·셋째 형님에 나까지 ‘응팔’에 나온 쌍문동 산비탈에 있는 큰형님 집에서 학교를 다니며 어렵게 학업을 마쳤다. 송하경 교수도 돈 없어서 김제에서 농사짓다가 아버지 몰래 성균관대 시험 봐서 장학생으로 학교 다녔다. 명함만 보면 그럴듯한데 형제들이 이렇게 자수성가했다. 전형적인 한국의 출세 모형이다. 나도 도지사가 되고 보니까 엄청 출세한 것 같은 사람이 됐다. 하지만 벅차다. →성공에 가슴이 벅차다는 것인가. -능력이 벅차다. 도민의 선택으로 여기까지 왔다. 부족한 사람은 채우려고 노력한다. 금수저란 생각을 안 하니까 빈자리를 채우려고 뼈 빠지게 노력했다. 정치적으로도 자수성가했다. 시골 바닥에서 출발해 여기까지 왔다. 국회의원 한 번도 안 해 보고 도지사 된 사람이 나밖에 더 있나.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있다. -국회의원 안 했어도 대통령 만든 사람인데…. →요즘 20대들이 ‘흙수저’라며 절망하는데 자수성가한 사람으로서 조언한다면. -사회 구조적인 측면이나 경제적 시스템을 수정하는 것은 중앙정부가 할 일이다. 개인의 입장에서 돌아보면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는 길이 가장 빠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요즘 젊은이들이 우리 때보다 기회가 적어졌다. 문명이 고도로 발달했지만 국민들이 골고루 기회를 갖는 것은 아니다. 골고루 기회를 주기 위해 농업이 중요하다. →왜 농업이 중요한가. -미래에 농업, 농식품, 농생명 산업으로 가지 않으면 무궁무진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다. 농촌 인구 감소는 농업을 키우지 않고 막을 수 없다. →선진국은 농업대국이다. -당연하다. 궁극적으로 선진국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한 나라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농업은 안 하고 2·3차 산업만 하면 경제대국으로 갈 것으로 믿는다. 잘못됐다. 농업, 농민, 농촌 세 가지가 다 즐거운 ‘삼락농정’이 필요하다. 기아에 허덕이는 인류가 10억명이 넘는 만큼 양적인 농업 증대와 농산물의 질을 높이는 농생명, 농식품 산업을 함께해야 한다. →행정고시 출신인데 전북도청에서 공무원을 시작했다. -원래 목표가 전북이었다. 부처를 선택할 때 1순위 내무부, 2순위도 내무부, 3순위는 문화부라고 썼다. 큰형님의 영향이 컸다. 이왕이면 고향에서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강했다. 여산 송씨인데 본관도 전북에 있고 전북을 떠나 본 일이 없다. 그렇다 보니 전북이 보였다. ●‘농도’서 선진농업 꿈… 청년에도 기회 →전북이 어떤 모습으로 투영됐나. -적자인데 서자 취급받는 아픔이 보였다. 산업화 이전에는 전북이 농도로서 최고였다. 그런데 265만명이던 인구가 187만명으로 줄었다. 조선 말에 전주는 3대 도시였다. 오늘날에는 20대 도시를 넘어섰다. 내가 태어나고 뿌리를 박았던 내 고향이 낙후되는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전주시장 8년을 하면서 느낀 점이 너무 많았다. →전북도 DNA만 가진 행정가처럼 발언한다. -전북을 살리려는 사람은 전북을 정확히 냉철하게 봐야 한다. 금수저는 흙수저 심정을 모른다. 당해 보지 않은 자는 모른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친하다는 소문이다. -대학 선배다. 총학생회장 할 때 난 고시 공부했다. 공교롭게 그분이 당직을 맡고 계실 때 정치에 입문했다. 출마하라고 권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53세 때 명퇴했다. →어떻게 출마를 결정했나. -전북도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할 때 나에게는 정치인이 될 DNA가 없다고 생각했다. 전북도 기획관리실장을 하며 시야가 넓어져 생각이 바뀌었다. 당시 서울에서 출마하겠다는 각오를 밝히지 않고 정치인 100여명을 만났다. 국회의원, 시장·군수 당선자, 낙선자, 시·도 의원까지 두루 만났다. 당시 가장 궁금한 게 정치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나, 조직은 무엇을 조직이라 하는가, 배경이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등이었다. 하지만 다 필요 없다는 것을 알았다. 선거에 나가도 되겠구나 생각했다. →조직은 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정책학에서 ‘느슨하게 연결된 조직’이란 게 있다. 우호 세력이 많으면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우호 세력을 비교적 많이 보유한 사람 중 하나다. →비결은 뭔가. -성격과 출신이다. 성격은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남들과 잘 섞이되 내 주관을 잃어버린 일이 없다. 남들이 나를 너무 물렁하고 사람 좋아 보인다고 하지만, 자신에겐 서릿발 같고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 같은 ‘지기추상 대인춘풍’(知己秋霜 對人春風)을 체화했다. 농촌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는 김제, 중학교는 익산, 고등학교는 전주, 대학교는 서울에서 다녔다. 외가는 완주다. 전북 180만 인구 가운데 120만은 나와 인연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하려고 어려서부터 그렇게 돌아다녔냐”고 농담하는 분도 있다. →국내 탄소산업의 선구자로 알려졌다. -내가 대한민국에서 탄소산업이란 용어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전주시장 8년 동안 연구개발비로 1200억원을 투입했다. 금방 성과가 나오는 일도 아닌 일에 기초정부가 그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는 어려웠다. 정치적 오해, 방해, 모함, 협박까지 받았다. 중앙 부처는 물론 광역정부인 전북도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지방정부 단체장 혼자 설쳐 2년 전 발의한 탄소산업육성법이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해 자랑스럽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전북의 미래는. -4차 산업혁명이 오고 있다. 지금까지 방식으론 경제 흐름을 잡을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전북이 가장 유리하다. 탄소, 농생명, 관광, 새만금 등이 키워드다. 관광도 막연한 관광이 아니다. 전주시장 때 한옥마을을 키운 이유다. ●새만금 후퇴 안 해… 드론 산업 추진 →노태우 정부에서 시작한 새만금은 아직도 공사 중이다. 지금이라도 발 빼야 하지 않나.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가 끝난 지 10년이 지났다. 절대로 후퇴할 수 없다. 같은 해 착공한 상하이 푸둥지구는 이미 완공돼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이 됐다. 지금 필요한 것은 좌고우면이 아니라 속도다. 한·중 경협단지 추진, 규제 특례지역 조성 등으로 개발의 호기다. 대규모 재정 투입으로 새만금 기본계획대로 2020년까지 완공돼야 한다. →새만금에서 추진할 새로운 사업은. -드론산업이다. 주변에 공장도, 주택도 없어 하늘과 땅이 모두 필요한 드론을 연습할 수 있는 천혜의 여건을 갖췄다. 가상현실 산업도 좋다. →새만금 신공항 건설 가능성은. -새만금은 여의도 140배의 새 땅이다.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새만금 공항과 연계하는 건 부적절하다. 국토부의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새만금 신공항 건설계획이 반영됐다. 공항은 건설돼야 한다. →2023 세계잼버리 유치 전망은. -새만금은 천혜의 야영지다. 경쟁지인 폴란드 그단스크에 앞선다는 평가다. 폴란드는 전·현직 대통령과 노벨평화상 수상지 바웬사 등 정부가 적극 나섰다. 2015년 일본에서 열린 대회가 실패했다는 평가가 우리에게 부담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개최 결정까지는 1년 정도 남았다.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 대담 문소영 사회2부장 정리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새누리 윤리위원장에 부국욱 영산대 총장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당 중앙윤리위원장에 부구욱 영산대 총장, 부위원장에 정운천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부 위원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쳐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 통일교육자문단 자문위원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부 위원장은 서울고법 판사 시절인 1992년 이른바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의 2심 재판에서 배석 판사로 참여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은 당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총무부장이던 강기훈씨가 사회부장이던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필하고 자살을 방조했다며 강씨를 기소했고, 재판부는 강씨의 필적과 김씨 유서의 필적이 같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 결과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지난해 5월 대법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다.  김 위원장은 윤리위원으로는 심재철 고려대 언론대학원장, 김용하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손지애 전 아리랑 TV사장, 전주혜 전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임진석 변호사 등 5명을 임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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